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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흔하나 톰 브래디 19시즌 만에 1000 러싱 야드 위업

    마흔하나 톰 브래디 19시즌 만에 1000 러싱 야드 위업

    마흔하나, 살아 있는 ‘쿼터백의 전설’ 톰 브래디(뉴잉글랜드 패트리어츠)가 19시즌 만에 통산 1000 러싱 야드를 넘어섰다. 이번 시즌 언젠가는 하지 않을까 여러 차례 농을 했던 브래디가 2일(이하 현지시간) 매사추세츠주 폭스보로의 질레트 스타디움으로 불러 들인 미네소타 바이킹스와의 미국프로풋볼(NFL) 13주차 경기 1쿼터에 스크램블을 뚫고 5야드를 전진해 24-10 승리에 앞장섰다. 서드 다운에 3야드만 진전하면 되는 상황이었는데 그는 마지막에 슬라이딩으로 2야드 남짓을 더 얻어내며 퍼스트 다운을 얻어냈다. 구단 공식 트위터 계정은 경기를 앞두고 5야드만 추가하면 “신기원”을 이룬다고 농 섞어 밝혔는데 뜻대로 됐다. 원래 브래디는 2006년 이후 상대에게 160 러싱 야드를 허용하며 툭하며 경기를 내주고 허망함에 무릎을 자주 꿇어 “무릎꿇기(kneels)”란 별명을 얻었다. 그는 지난달 초에도 1000야드를 돌파할 기회에 근접했지만 실패했다. 브래디는 “오랫동안 몇 인치가 모자라 헤맸다. 내 경기의 일부가 전혀 아닌 것 같았다”고 돌아봤다. 경기 뒤 가장 기억에 남는 러닝 플레이를 묻는 취재진에게 2011년 볼티모어 레이븐스와의 아메리칸풋볼컨퍼런스(AFC) 챔피언십에 1야드를 진전시켜 터치다운에 성공했던 것을 꼽았다. 그는 “(당시) 레이 루이스가 자신의 헬멧을 내 목 중간에 갖다대 보호해줬다. 가장 다치기 쉬운 부위라 그랬던 것 같아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이라고 돌아봤다. 그가 이날 남긴 기념비적인 기록은 1000야드 러싱만 있는 게 아니다. 3쿼터 조시 고든에게 생애 508번째 정규 시즌 터치다운 패스 기록을 남겼는데 브렛 파(49·은퇴)와 역대 공동 3위다. 플레이오프까지 합하면 579번째 터치다운 패스인데 페이튼 매닝(42·은퇴)과 역대 공동 1위가 됐다. 시즌이 끝날 때쯤이면 두 기록이 얼마나 달라져 있을까 궁금해진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색다른 인터뷰] 검찰총장 사과? 하든 말든… 1991년, 그렇게 다들 잊었더라

    [색다른 인터뷰] 검찰총장 사과? 하든 말든… 1991년, 그렇게 다들 잊었더라

    6월 항쟁을 그린 영화 ‘1987’은 700만여명이 봤다. 1991년 봄을 그린 영화 ‘1991, 봄’을 본 관객은 5000명이 채 안 된다. 87년은 승리의 역사로 기록되지만, 사실은 군사정권과의 타협으로 매듭지어진 절반의 승리일 뿐이다. 87년의 타협이 91년의 패배를 불러왔고, 지금 우리가 목도하고 있는 온갖 모순은 91년 패배에서 잉태됐을지도 모른다. 모두 쉽게 잊은 91년의 아픔이 온몸에 새겨진 인물 강기훈. ‘강기훈 유서대필 조작 사건’의 피해자 강기훈씨를 지난달 25일 서울 대학로에서 만났다. 전남 강진에서 간암 투병을 하고 있는 그는 병원에 들르기 위해 한 달에 한두 번 서울을 찾는다. 이미 한 차례 인터뷰를 거절하고, 몇 달이 지나서야 마지못해 승낙한 강씨는 사진 촬영을 극도로 꺼렸다. “누군가 나를 알아보는 게 너무 힘들다”는 이유에서다. 그에게 아픈 과거를 묻는다는 건 잔인한 일이었다. 하지만 그는 “많은 이들이 91년을 잊고 살고, 어떤 이들은 의도적으로 잊는 것 같다. 그러나 나는 그러기 힘들다”고 말했다. 비록 자신이 더 아프더라도 많은 사람들이 91년을 기억했으면 하는 바람으로 인터뷰에 응한 것처럼 보였다.→법무부 산하 검찰과거사위원회가 ‘검찰총장이 강기훈씨에게 직접 사과하라’고 권고했습니다. -검찰총장이 사과를 하든 말든 관심 없어요. 당사자도 아닌데 검찰총장 사과가 무슨 의미가 있습니까.(그를 수사했던 검사 강신욱 신상규 안종택 박경순 윤석만 임철 송명석 남기춘 곽상도, 당시 법무부 장관 김기춘, 유죄 판결을 내린 판사 노원욱 정일성 이영대 임대화 윤석종 부구욱 박우동 김상원 박만호 윤영철, 허위로 필적감정서를 작성한 김형영 등 국립과학수사연구소 직원들 중 누구도 강씨에게 사과를 하거나 유감 표명을 하지 않았다) 설령 사과를 하더라도 안 받는 건 제 마음입니다. 저는 용서하지 않을 권리를 갖고 있고, 한편으로는 복수할 의무도 갖고 있어요. 물리적인 폭행은 아니지만 복수할 의무가 있어요. 권리가 아니라 의무죠. →1994년 출소 이후 어떻게 살았나요. -컴퓨터 소프트웨어 관련 회사에 다니고, 무역회사에도 있었어요. 막노동을 한 적도 있습니다. 사람들이 금방 알아보더라고요. ‘유서는 왜 대신 써 줬어요’라고 비난하듯 묻는 사람도 있고, ‘유서 써 준 게 뭐가 죄가 되느냐’는 사람도 있었죠. 안 썼다고 말해도 아무도 안 믿어 줬어요. 대법원 판결이 나와서 사실이 돼 버렸으니까요. 5월이 되면 유독 힘들었고, 지금도 힘듭니다. 누군가 알아보고 사건을 이야기하면 멘탈이 깨져서 일을 못 했어요. →모두가 사실로 믿어버린 사건에 대해 재심 청구하기가 쉽지 않았을 텐데요. -재판으로 뒤틀렸으니 재판으로 바로잡는 방법밖에 없다고 생각했죠. 사실 물리적 복수를 생각하기도 했어요. 과거에 고문으로 어쩔 수 없이 간첩이 된 분들한테 ‘10억원 받을 거냐 아니면 당신이 맞은 만큼 때려줄 거냐’고 한 번 물어보세요. 십중팔구는 ‘돈은 필요 없고 때려 주겠다’고 말할 거예요. →조작 당사자들 가운데 직접 대화를 나눈 이는 없나요. -재심 재판에서 국과수 직원이 나와 김형영이 필적 감정을 조작했다고 진술했어요. 김형영과 함께 필적 감정서에 사인한 사람인데 자기 책임은 없다고 하더군요. 그리고 휴정 시간에 저한테 태연히 악수를 청했어요. 순간 ‘뭐지?’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미안하다는 뜻인가요. 미안하면 미안하다고 말을 해야죠. 김형영의 죄를 진술한 것으로 자기 책임을 회피하는 것은 물론 역사적 임무를 다했다고 생각하는 건 아닐까요. 사람들이 이렇게 무서워요. →어떻게 그런 말도 안 되는 조작이 가능했을까요. -사람들이 믿어 주니까 가능했겠죠. 제가 인간에게 실망하는 것도 그 지점이에요. ‘그럴 수도 있겠네’라고 툭 던져 버리고 이후에는 관심 없죠. 타인의 아픔을 공감할 줄 아는 사람은 1%도 안 돼요. 내 말이 타인에게 고통을 안길 수 있다는 생각은 하지 않아요. 진보든 보수든 마찬가지예요.→거짓을 믿게 하는 작동방식이 있는 것 같군요. -이심전심이죠. 이 방향이 권력에게 이로우니까 모두 그렇게 몰고 간 겁니다. 검찰이 정권의 압력을 받아서 조작했다고 하는데 표현이 틀렸어요. 이해관계를 같이하는 집단이 이심전심으로 한 거예요. 언론도 ‘이쪽 방향으로 가는구나’라는 걸 알고 받아 쓴 거죠. 얼마나 재밌어요. 연쇄죽음에 배후가 있다는 둥, 제비뽑기를 해서 자살할 사람을 뽑는다는 둥. 검찰이 흘리면 언론은 사실인 양 보도해요. 보도가 나가면 검찰은 보도대로 수사하죠. 지금은 그렇지 않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나요? →2007년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가 ‘유서 작성자는 강기훈이 아니라 김기설’이라고 발표했을 때부터 진실이 규명되기 시작한 건가요. -과거사위 발표가 나왔을 때 제가 냉소적으로 변했다는 걸 깨달았어요. 사람들이 ‘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우리가 이렇게 하고 있다’고 말하더라고요. 남들은 저를 구제받아야 할 대상으로 생각한다는 걸 알았죠. ‘이게 왜 나만의 문제가 돼 버린 것일까. 나만 구제되면 다 해결되는 걸까’ 생각했어요. 사람들이 자기 편해지기 위해서 나에게 문제 해결을 강요하고 있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냉소적인 인간이 되긴 했지만 사람들이 뭐 때문에 아파하는지 알고 그걸 공감할 수 있게 됐어요. 세월호 보도를 차마 보지 못하고 쌍용차 해고 노동자들의 집회 현장을 차마 지나갈 수 없었어요. →1991년을 생각하면 어떤가요. -91년에 대해 많이 연구해야 합니다. 그래야,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어요. 기억하지 못하는 국가는 미래가 없어요. 91학번들에게 부채의식도 느껴요. 저는 어쨌든 재야운동단체의 실무자였잖아요. 유서조작 사건으로 모든 게 엎어졌어요. 당시 운동권이 얼마나 준비를 안 했으면 그렇게 쉽게 엎어졌을까 생각해요. 그때는 소위 지도부라는 사람들이 다 정치하려고 했어요. 87년 성과를 빌미로 야당 들어가서 한자리 해야 한다는 욕망에 불탔던 시절이고, 실제로 지금까지 많이 들어갔잖아요. →영화 ‘1987’은 요즘 젊은이들까지 보며 울었는데, ‘1991, 봄’은 별 관심을 못 받고 있습니다. -‘1987’은 재밌게 만들었잖아요. 저는 1987년에 감옥에 있었어요. 같이 감옥에 있던 친구와 그 영화를 봤는데 10분이 지나면서 불편해지기 시작했죠. 툴툴거리면서 봤어요. 저거 아닌데 이러면서…. 86세대(1980년대 학번·1960년대생)는 자기들이 승리자라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그 시절의 진짜 모습은 잊고 권력의 단맛에 취해서. 그들 중 1991년을 기억하는 사람은 별로 없어요. →정작 본인을 모티브로 한 ‘1991, 봄’은 왜 보지 않나요. -거울 본 지도 오래됐어요. 제 삶 자체가 재난인데 뭐하러 그 영화를 보겠어요. →영화 속에서 ‘하찮고 시시한 삶을 살고 싶다’고 했는데요. -그동안 너무 무겁게 살았어요. 별 내용 없는 시시한 수다를 떨고 농담도 하고 살고 싶어요. 저 보고 힘내라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젠 당신들이 힘을 좀 내시죠’라고 쏘아붙인 적도 있어요. 충분히 힘들어 하는 사람에게 왜 힘내라고 하죠. 힘내서 잘 싸우길 바라는 건가요? →유서대필 조작 사건이 없었다면 91년 상황이 달라졌을까요. -나 아닌 다른 사람이 다른 사건으로 뒤집어쓰고 결국 비슷하지 않았을까요. 당시 사람들의 열망이 어디로 향해 있었는지를 생각해 보면 알아요. ‘87년 항쟁으로 민주화됐는데 뭘 또 그래’ 이런 마음이 있지 않았을까요. 지금과 비슷해요. ‘적폐청산 다 했는데 뭘 또 자꾸 시끄럽게 하느냐’는 식이잖아요. 지금도 사람은 죽어 가고 있어요. 헌법에 보장된 파업을 하는데도 구구절절 이유를 나열하고 설득해야 하지 않나요? →91년에는 어떤 삶을 꿈꾸셨나요. -세상이 괜찮아지면 취직해서 결혼도 하고 자연스럽게 살고 싶었어요. 만일 제가 과거를 다 잊거나, 당사자가 아니었으면 저도 아마 무딘 감성으로 살았겠죠. 어쩌다 무슨 사건이 나면 ‘아, 옛 생각 나네’라고 과거를 반추하며 ‘후진 인생’을 살았을지도 모르죠. →‘후진 인생’과 ‘시시한 인생’은 뭐가 다른가요. -옛날에는 어땠다고 떠벌리며 폼 잡는 인생이 후진 인생이죠. 어떻게 하면 돈을 많이 벌고, 어떻게 하면 애들 유학 보낼 수 있을까. 욕심에 부들부들 떨면서 망가지는 인생이죠. 그렇게 망가지지 않아 다행이에요. 이창구 사회부장 window@seoul.co.kr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색다른 인터뷰] 강기훈에게 띄우는 91학번 편지 지켜주지 못해 미안하다고 했습니다 그런 제게 그는… “그해 봄을 망쳐서 미안하다”고 합니다 1991년 봄, 뜨겁고 잔인했습니다. 그리고 아팠습니다. 저와 같은 91학번 신입생이었던 명지대생 강경대가 경찰 쇠파이프에 맞아 죽었고, 연일 또래 친구들이 몸에 불을 살랐습니다. 집회에 나갈 결심이 서지 않아 기숙사에서 이불을 덮고 비겁하게 울었고, 마침내 종로 집회에 나갔을 때 가슴이 벅차 울었습니다. 봄은 오래가지 못했습니다. 시인 김지하가 “죽음의 굿판을 걷어 치우라”고 했을 때 불길한 예감이 들었습니다. 전민련 사회부장 김기설이 서강대에서 분신하자 성직자 박홍은 “죽음을 사주하는 어둠의 세력이 있다”고 단언했습니다. 검찰은 전민련 총무부장 강기훈이 유서를 대신 썼다고 발표했습니다. 그렇게 당신(강기훈)은 어둠의 세력을 대표하는 인물이 됐습니다. 종로 거리는 차갑게 식었고, 우리는 패배주의의 늪으로 빠져들어 갔습니다. 고백하건대 공안정국을 조성한 정권에 대한 분노만큼이나 당신이 진짜로 유서를 대필한 것 아닌가 하는 의심도 깊었습니다. 91년 봄이 허무하게 지나갔듯이 당신도 어느새 잊혀졌습니다. 당신이 20년 가까이 외롭게 결백을 증명해 나아가는 동안에도 우리는 방관자일 뿐이었습니다. 시간은 무심히 흘렀고, 당신과 인터뷰를 하게 됐습니다. 인터뷰 내내 흔들리는 당신의 눈빛을 봤습니다. 세상에 대한 두려움과 분노, 냉소와 달관이 그 눈빛에 담겨 있는 것 같아 가슴이 아렸습니다. 저는 당신에게 “1991년 봄, 믿어 주지 못하고 지켜 주지 못해 미안하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당신은 도리어 제게 더 미안하다고 했습니다. “그해 봄을 망친 선배 세대가 더 미안해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검찰의 조작을 사실로 둔갑시킨 책임은 언론에 있습니다. 당신이 그해 명동성당에서 눈물로 결백을 호소할 때 서울신문 기자도 있었습니다. “제 말에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네가 대신 쓴 거 맞잖아’라고 몰아붙이던 서울신문 기자의 얼굴을 아직도 또렷이 기억한다”는 당신에게 제가 회사 대표는 아니지만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91년 봄을 잊지 않고 살겠다는 약속도 드리고 싶습니다. 이창구 사회부장 window2@seoul.co.kr
  • 생사 갈림길 러시아 태권도 대부 ‘쪼이’, 시한부 인생인지 모르고 마냥 웃습니다

    생사 갈림길 러시아 태권도 대부 ‘쪼이’, 시한부 인생인지 모르고 마냥 웃습니다

    적십자사 초청 방한 중 말기암 선고 수술비 못 구하면 러 출국… 도움 절실 “자신이 시한부 중환자라는 사실을 모르고 천진난만하게 웃는 ‘쪼이’를 보면 가슴이 미어집니다.”2일 오후 산정호수 근처 마을인 경기 포천시 영북면 운천리의 작은 시골의원 1층. 임영선(62) 포천태권도협회장이 입원실로 들어서자 누워 있던 60대 한 무인이 반갑게 맞이한다. 병약한 얼굴이지만 임 회장 손을 맞잡은 그의 팔은 매우 다부져 보인다. 그는 고려인 2세 최명철(68·멘체르 쪼이)씨다. 가라테 러시아 국가대표 코치였던 그는 1988년 서울올림픽 때 시범 종목이었던 태권도의 화려한 발기술을 TV로 보다가 한눈에 반했다고 한다. 이듬해 함께 수련하던 동료 37명과 서울 국기원에서 20일간 지도받기 위해 방한했다. 이미 무술로 단련된 사람들이라 닷새 만에 교육을 마쳤다. 임 회장은 갑자기 오갈 데가 없던 이들을 도와주며 인연을 맺었다. 두 사람은 지난 30년간 태권도 불모지였던 러시아 80여개 주 가운데 절반가량에 태권도 도장을 보급하며 ‘러시아 태권도계 대부’가 됐다. 최씨는 러시아태권도협회를 만들었고 현재 고문이다. 8단으로 러시아에서 최고단자이다. 그런 그가 갑자기 병석에 누운 건 지난 10여일 전. 대한적십자사 초청으로 한국에 온 그는 몸에 이상이 생기자 임 회장에게 연락했다. 정밀검사 결과 폐와 간까지 전이된 직장암 말기였다. 수술하지 않으면 6개월 넘기기 어렵다는 진단을 받았다. 하지만 수술비 5000만원을 마련할 방도가 없다. 최씨는 살림이 넉넉하지 않고 외국인이라 국내에서 의료보험도 안 된다. 응급수술 등 지금까지 들어간 병원비는 임 회장과 경기도태권도협회 관계자 등이 해결했다. 최씨는 수술비를 마련하지 못하면 오는 10일 러시아로 출국해야만 한다. 임 회장은 “쪼이는 지난 28년간 러시아에 태권도를 보급해 대한민국 국익에 큰 기여를 했다. 이제 우리가 보답할 때”라며 도움을 호소했다. 문의 010-5326-6291. 글 사진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쉬는 시간, 여자만 전화업무 강요” “동료가 오빠라고 불러보라 시켜”

    “쉬는 시간, 여자만 전화업무 강요” “동료가 오빠라고 불러보라 시켜”

    기관사·부기장·목수·생산직 노동자 참석 ‘여자는 못하는 일’ 여기는 시선 고충 토로 “성별 분업의 벽은 콘크리트 천장” 지적“남성 기관사들은 쉬는 시간에 편히 쉬는데, 회사는 전화는 여자가 받는 거라며 여성 기관사들에게만 사무 업무를 시켰습니다. 그러면서도 입사 후 3년 동안 승진에서 배제해 남자 후배들이 먼저 승진하는 걸 지켜봐야 했습니다.” 이숙경 서울도시철도 기관사는 1995년부터 23년간 지하철 5호선의 운전대를 잡아 온 베테랑이다. 철도 사상 첫 여성 기관사라는 자부심으로 없는 길을 개척해왔다. 하지만 여성인 점이 걸림돌로 작용한 적이 많았다. 이 기관사는 “가장인 남성들을 먼저 승진시킬 수밖에 없으니 여성들이 참으라고 하더라”면서 “남녀의 역할이 구분돼 있다는 편견을 깨기가 매우 어려웠다”고 했다. 지난달 30일 서울 중구 정동 민주노총에서 열린 ‘젠더 이분법을 뭉갠 언니들’ 집담회에는 남성이 대다수인 직종에 종사하는 여성 노동자 4명이 일터에서 겪는 고충을 토로했다. 이 기관사를 비롯해 조은영 대한항공 부기장, 남한나 형틀목수, 황지선 현대자동차노조 여성실장이 패널로 참석했다. 이들은 첫 출근부터 남달랐던 경험을 소개했다. 외항사 승무원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가 2년간의 자격증 공부 끝에 조종사가 된 조 부기장은 “첫날 사무실에 들어서니 누구를 찾아왔냐고 물었다”면서 “동료들은 내가 어려운 훈련을 거치고 들어왔으니 독한 여자라고 생각했다고 한다”고 말했다. 현대차 생산라인에서 17년째 일하는 황지선 실장도 “왜 하필 여자가 우리반에 왔냐고 불만을 표하며 언제까지 버티나 보겠다는 반응이었다”고 돌이켰다. 같은 일을 하는 동료보다는 단지 여성으로 받아들여질 때도 있다. 한 아파트 건설현장에서 유일한 여성 형틀목수로 일하고 있는 남한나씨는 1년 8개월의 짧은 경력에도 능력을 인정받아 6개월 전부터 반장 역할을 맡았다. 하지만 능력보다는 여성으로 부각되거나 아예 지워진 존재가 될 때도 있다. 남씨는 “남성 동료들이 오빠라고 불러보라거나 술을 마시자고 하더라”면서 “화장실이 멀다고 남성들이 현장에서 볼일을 보거나 여성을 주제로 짓궂은 농담을 할 때는 없는 사람 취급을 받는 느낌이었다”고 토로했다. 외부의 시선도 아직 성별에 쏠려 있다. 조 부기장은 “대한항공 조종사 3000명 중 1%인 30명이 여성인데, 여기장이 기내 방송을 하면 왜 여자가 비행하냐며 따지는 승객도 있다”고 말했다. 이 기관사도 “여성 기관사가 운전석에 있으면 승객들이 깜짝 놀라 한참을 쳐다본다”고 했다. 신경아 한림대 사회학과 교수는 “성별 분업의 벽은 유리천장보다 더 견고한 콘크리트벽, 콘크리트천장”이라면서 “이 벽을 깨야 여성들이 특정 직종에 쏠리고 질 낮은 일자리에 몰리는 현상을 해결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글 사진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자살·성폭력·학대…매일 듣다보니 내가 당한 듯 짓눌렸다

    자살·성폭력·학대…매일 듣다보니 내가 당한 듯 짓눌렸다

    자살 유가족 상담 후 현장 본 듯한 충격 상담자 극단 선택 땐 자책감에 시달려 아동학대 현장출동 등 업무 과중까지 대다수 심리치료 매뉴얼도 없이 방치심리 상태가 불안정한 사람들의 ‘재활’을 돕는 심리상담사들이 극심한 심리적 외상(트라우마)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통을 겪는 상담자들이 쏟아내는 경험담을 마치 자신이 겪는 일처럼 여겨 비탄에 빠지게 된다는 것이다. 간접경험에서 오는 ‘대리 외상 증후군’이다. 2일 서울신문이 심리상담사 10명에게 가장 두려워하는 상담 유형을 설문한 결과 이구동성으로 ‘자살 상담’을 꼽았다. 정신건강복지센터 상담사 유모(35)씨는 “상담자에게 약물·입원 치료를 권유했는데도 돌연 자살해 버리면 가족이나 지인이 자살한 것과 같은 충격을 받는다”면서 “‘내가 잘못했나’, ‘내가 놓친 것이 있나’라는 생각과 함께 극심한 죄책감이 밀려와 심리적 타격이 크다”고 말했다. 사랑의 전화 우혜진 과장은 “유가족이 자살한 가족의 마지막 모습을 생생하게 묘사하면 듣고 있기가 쉽지 않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우 과장은 “한 예로 학생이 교복을 입은 채로 어떻게 자살했는지 유가족이 지나치게 자세하게 설명해 한동안 교복 입은 학생만 봐도 멈칫할 정도”라고 말했다. 상담사들은 이와 같은 불안한 심리 상태에서 또 다른 사람의 고통을 상담한다. 마음속 상처가 아물 틈이 없는 것이다. 이 때문에 사랑의 전화나 한마음한몸자살예방센터 등은 자살 상담을 한 달에 1~2번, 하루 3시간 이하로 제한하고 있다. 청소년 상담도 고충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부모의 협조나 동의를 요구하는 미성년자라는 점에서다. 한국청소년상담복지개발원 소속 상담사 이모(31)씨는 “부모가 자녀를 어떻게 대하고 소통하는지가 상담의 키포인트인데 부모와 협조가 잘 안 돼 성인 상담보다 배나 더 힘들다”고 토로했다. 성폭력 상담사들도 자괴감과 무력감에 빠지기 일쑤다. 한국성폭력상담소 상담팀 조은희(51) 활동가는 “피해자가 유출된 영상이나 사진을 지우고 또 지워도 온라인에 계속 남아 힘들다고 호소하는데 마땅히 해줄 수 있는 게 없거나, 상담을 한 피해자가 무고죄로 역풍을 맞으면 큰 좌절감을 맛본다”고 말했다. 특히 성폭력 상담사들은 각종 수법의 피해 사례를 수차례 듣다 보니 평소 자신도 범죄에 노출될까 봐 상당히 예민한 모습을 보인다고 한다. 아동학대 상담원은 정신뿐만 아니라 신체적으로도 힘든 직군이다. 아동학대 상담은 신고가 접수되면 현장에서 하는 것이 원칙이기 때문이다. 신고전화가 ‘24시간 체계’로 돼 있어 한밤중에 상담이 이뤄지는 경우도 잦다. 또 가해자가 가족이거나 친척인 경우가 많다는 이유로 아동을 ‘분리 상담’하는 것도 힘든 일이다. 김성민 경북동부아동보호전문기관 팀장은 “부모와 떨어져 불안을 겪는 아동을 보면 상담원 스스로가 나쁜 사람이 된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고 말했다. 피해 아동의 가정을 사후 지속적으로 관찰·관리하는 것도 상담원의 몫이다. 안혜은 전남중부아동보호전문기관 팀장은 “매년 수백건의 아동학대 사례가 누적되다 보니 건건마다 개입할 수 있는 시간적·구조적 한계가 있다”면서 “재학대까지 발생하면 죄책감은 이루 말할 수 없다”고 전했다. 상황이 이런데도 심리 상담사에 대한 치료나 보상책은 제대로 마련돼 있지 않다. 상담사를 위한 심리 치료 프로그램이나 관련 매뉴얼을 마련해 둔 상담소는 극히 드물다. 명상이나 심리 치료를 병행하는 상담소도 있지만, 상담사 인력이 부족해 시간을 내기가 쉽지 않다. 한 상담원은 “주변 동료와 대화하는 게 유일한 스트레스 해소법”이라고 말했다. 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
  • 시골 병실에 누운 러시아 태권도 대부 ‘쪼이’

    시골 병실에 누운 러시아 태권도 대부 ‘쪼이’

    “자신이 시한부 중환자라는 사실을 모르고 천진난만하게 웃는 ‘쪼이’를 보면 가슴이 미어집니다.” 2일 오후 산정호수 근처 마을인 경기 포천시 영북면 운천리의 작은 시골의원 1층. 임영선(62) 포천태권도협회장이 입원실로 들어서자 누워 있던 60대 한 무인이 반갑게 맞이한다. 병약한 얼굴이지만 임 회장 손을 맞잡은 그의 팔은 매우 다부져 보인다. 그는 고려인 2세 최명철(68·멘체르 쪼이)씨다. 가라데 러시아 국가대표 코치였던 그는 1988년 서울올림픽 때 시범 종목이었던 태권도의 화려한 발기술을 TV로 보다가 한눈에 반했다고 한다. 이듬해 함께 수련하던 동료 37명과 서울 국기원에서 20일간 지도받기 위해 방한했다. 이미 무술로 단련된 사람들이라 닷새 만에 교육을 마쳤다. 임 회장은 갑자기 오갈 데가 없던 이들을 도와주며 인연을 맺었다. 두 사람은 지난 30년간 태권도 불모지였던 러시아 80여개 주 가운데 절반가량에 태권도 도장을 보급하며 ‘러시아 태권도계 대부’가 됐다. 최씨는 러시아태권도협회를 만들었고 현재 고문이다. 공인8단 보유자로, 러시아에서는 최상위 고단자 이다. 그는 세계적인 대회로 자리잡은 춘천코리아오픈국제태권도대회에 2000년 제1회 대회 때 부터 200~300명의 선수를 이끌고 매년 러시아 선수단 단장 자격으로 참가하고 있다. 그런 그가 갑자기 병석에 누운 건 지난 10여일 전. 대한적십자사 초청으로 한국에 온 그는 몸에 이상이 생기자 임 회장에게 연락했다. 정밀검사 결과 폐와 간까지 전이된 직장암 말기였다. 수술하지 않으면 6개월 넘기기 어렵다는 진단을 받았다. 하지만 수술비 5000만원을 마련할 방도가 없다. 최씨는 러시아 현지의 살림이 넉넉하지 않고 외국인이라 국내에서 의료보험 혜택도 못받는다. 응급수술 등 지금까지 들어간 병원비는 임 회장과 경기도태권도협회, 그리고 주변 지인들이 십시일반 도왔다. 최씨는 수술비를 마련하지 못하면 오는 10일 러시아로 출국해야만 한다. 임 회장은 “쪼이는 지난 28년간 러시아에 태권도를 보급해 대한민국 국익에 큰 기여를 했다. 이제 우리가 보답할 때”라며 도움을 호소했다.(도움 주실 곳 : 농협 585-01-026665, 예금주 포천시태권도협회, 연락처 임영선 010-5326-6291) 글·사진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방탄소년단 뷔, ‘멜론 뮤직어워드’ 7관왕 소감 “맛난 과일 드릴게요”

    방탄소년단 뷔, ‘멜론 뮤직어워드’ 7관왕 소감 “맛난 과일 드릴게요”

    방탄소년단이 2018 멜론뮤직어워드(2018 MMA)에서 7관왕을 차지했다. 방탄소년단 멤버 뷔는 ‘2018 멜론 뮤직 어워드’ 대상 수상 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늘 우리들이 어떤 나무로 크는지 지켜봐주는 우리 아미(팬덤명). 이쁘게 자라서 맛난 과일 하나 드릴게요”라고 팬들을 향한 애정 넘치는 소감을 전했다. 이는 지난달 28일 열린 ‘2018 AAA 아시아 아티스트 어워즈’ 수상 이후 방탄소년단 공식 트위터에 올린 소감을 옮겨온 것. 방탄소년단은 AAA 가수 부문 대상을 비롯, 패뷸러스 상, 올해의 아티스트상, 스타페이 인기상 등 4관왕에 오른 바 있다. 한편 1일 열린 ‘카카오와 함께하는 2018 멜론뮤직어워드’에서 방탄소년단은 앨범상과 아티스트상 2개의 부문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이날 멤버 개개인의 독무로 꾸며진 인트로 이후 열정적인 칼군무와 ‘FAKE LOVE’로 무대의 시작을 알린 방탄소년단은 가면과 망토를 두른 댄서들 사이에서 마술처럼 사라지는 무대로 몰입도를 높였다. 이어 시작된 ‘에어플레인 파트 2 (Airplane. part2)’ 무대에서는 라틴팝의 무드를 한껏 끌어올려 한편의 뮤지컬같은 무대를 연출했다. 특히 ‘아이돌’ 무대에서는 한국전통 춤인 대규모 삼고무, 부채춤, 사물놀이와 탈춤, 사자춤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퍼포먼스로 전 세계에 ‘한국의 예술’과 진정한 K-Culture의 힘을 소개했다. 지치지 않고 넓은 무대를 넘나드는 방탄소년단의 매력과 열정에 관객들은 함성과 응원으로 에너지를 전달했다. 방탄소년단은 아티스트상, 앨범상 대상을 비롯, 네티즌 인기상, 카카오 핫스타상, TOP10, 랩/힙합, 글로벌 아티스트상 등 7관왕의 영예를 안았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운명과 분노’ 소이현, 첫 방송부터 강렬 “서슬 퍼런 분노”

    ‘운명과 분노’ 소이현, 첫 방송부터 강렬 “서슬 퍼런 분노”

    ‘운명과 분노’ 소이현이 강렬한 변신으로 이목을 집중시켰다. 소이현은 지난 1일 첫 방송된 SBS 주말 특별기획 ‘운명과 분노’(극본 강철웅, 연출 정동윤)에서 8시 뉴스 앵커 차수현 역을 맡았다. 소이현은 재벌가에 입성하겠다는 야망을 가지고 거침없이 행동하는 등 완벽히 차수현에 몰입한 모습으로 공백기를 무색하게 만드는 연기를 선보였다. 차수현은 부유한 집안에서 태어났지만 졸부로 취급 받는 것이 싫어 재벌 2세 태인준(주상욱 분)과의 정략 결혼을 선택한 인물. 약혼자 태인준을 그룹 후계자로 만들기 위해 자신의 능력, 집안 등을 총동원한다. 이날 방송에서는 차수현과 구해라(이민정 분)의 악연이 시작됐다. 태인준은 중요한 거래처와의 계약에 결정적인 도움을 준 구해라에게 호의를 베푼다. 태인준이 자리를 비운 사이, 차수현은 구해라에게서 태인준의 명함을 빼앗고 “질척거리지 말고 돈만 챙겨”, “도둑년들”이라며 막말을 퍼부었다. 태인준의 호의가 계속 되자 차수현은 분노하기 시작했다. 태인준과 구해라가 헬기 데이트를 한 것도 모자라 태인준이 헬기에서 내리려는 구해라에게 다정하게 손을 내민 것. 게다가 구해라가 자신의 명품 드레스를 입고 있어 차수현의 분노가 극에 달했다. 차수현은 구해라를 보자마자 뺨을 때리고 드레스를 찢어버렸다. 그리고 “쓰레기 인생”이라며 구해라를 무참히 짓밟았다. 분노했지만 어딘가 여유가 느껴지는 소이현의 표정은 차수현의 내공을 짐작하게 만들었다. 생긋 웃어 보이다가도 얼음장 같이 차가워지는 눈빛으로 소름을 유발하기도. 차수현-구해라의 갈등과 관계 변화가 또 하나의 관전 포인트로 작용하며 궁금증을 자극했다. 약 2년 만에 드라마 복귀로 관심을 모았던 소이현은 한층 깊어진 연기력으로 사전 기대감을 충족시켰다. 사랑과 운명, 복수, 분노가 얽히며 펼쳐질 앞으로의 전개 속 소이현의 활약에 관심이 집중된다. 한편 소이현이 출연하는 SBS 주말 특별기획 ‘운명과 분노’는 매주 토요일 밤 9시 5분 방송된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하나뿐인 내편’ 제작진 “애틋한 ‘최수종표’ 부성애, 현장 숙연”

    ‘하나뿐인 내편’ 제작진 “애틋한 ‘최수종표’ 부성애, 현장 숙연”

    ‘최수종표’ 부성애가 다시 한 번 안방극장을 뜨겁게 달굴 예정이다. KBS 2TV 주말드라마 ‘하나뿐인 내편(극본 김사경, 연출 홍석구, 제작 DK E&M)’ 속 유이-이장우의 결혼식이 예고되며 화제를 모으고 있는 가운데, 하나뿐인 딸의 결혼식을 먼발치에서 바라볼 수밖에 없는 아버지 최수종의 애틋한 내면이 감지되는 스틸 컷이 전격 공개돼 눈길을 끌었다. 결혼식장까지 김도란(유이 분)을 에스코트한 강수일(최수종 분)은 도란을 기다리고 있던 왕대륙(이장우 분)에게 살포시 잡았던 손을 건넨다. 풍성한 웨딩드레스 탓에 자칫 넘어지진 않을까 도란을 부축하고 있는 수일이지만 이는 마치 딸의 손을 잡고 결혼식장에 입장하는 친정아버지의 모습을 연상시키며 가슴 먹먹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이어 대륙의 손을 잡고 결혼식장으로 들어간 도란의 뒷모습을 촉촉한 눈으로 바라보는 수일의 모습에서 세상 누구보다 소중한 딸이 눈앞에 있지만 자신의 정체를 드러낼 수 없는 안타까운 현실과 갖은 역경에도 불구, 밝고 예쁘게 자라준 도란에 대한 고마운 마음이 교차되며 깊은 애잔함을 자아내기도 한다. 제작진은 “최수종은 누구보다 딸의 결혼을 축하하지만 먼발치에서 바라볼 수밖에 없는 아버지의 안타까운 내면을 완벽하게 소화해내며 현장의 스태프들을 절로 숙연하게 만들었다” 고 밝히며 “애틋한 ‘최수종표’ 부성애로 브라운관을 적실 이번 주 ‘하나뿐인 내편’에 많은 관심과 기대 부탁드린다” 고 덧붙였다. 한편 28년 만에 나타난 친부로 인해 인생이 꼬여버린 한 여자와 정체를 숨겨야만 했던 그녀의 아버지가 ‘세상 단 하나뿐인 내편’을 만나며 삶의 희망을 되찾아가는 이야기를 담은 ‘하나뿐인 내편’은 매주 토,일요일 저녁 7시 55분 방송된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하나뿐인 내편’ 유이♥이장우, 결혼식 보니 ‘눈물+뾰로통’ 여러 얼굴들

    ‘하나뿐인 내편’ 유이♥이장우, 결혼식 보니 ‘눈물+뾰로통’ 여러 얼굴들

    KBS 2TV 주말드라마 ‘하나뿐인 내편(극본 김사경, 연출 홍석구, 제작 DK E&M)’의 유이-이장우 커플이 마침내 결혼에 골인한다. 식을 줄 모르는 인기 고공행진 속, 새로운 국민드라마 탄생의 기대감을 높여가고 있는 ‘하나뿐인 내편’은 극중 갖은 우여곡절 끝에 사랑의 결실을 맺게 된 김도란(유이 분)-왕대륙(이장우 분)의 결혼식 모습이 담긴 스틸 컷을 전격 공개했다. 공개된 스틸 컷 속에는 그간의 아픔과 시련은 잠시 접어둔 채 시종일관 환하게 웃고 있는 도란-대륙, 두 사람의 모습이 훈훈함을 절로 자아낸다. 많은 이들의 축복 속 인생의 새로운 출발을 약속한 두 사람의 모습은 보는 이들의 행복지수마저 급상승시키며 이들이 그려나갈 아름다운 미래를 향한 기대감을 더욱 증폭시키는 한편, 순백의 웨딩드레스와 블랙 턱시도의 정석을 보여주듯 눈부신 ‘비주얼 케미’를 자랑해 시선을 사로잡는다. 앞서, 도란이 업둥이라는 사실을 폭로한 것도 모자라 28년간 키워준 양육비를 요구하는 등 딸의 행복은 안중에도 없고 오직 잿밥에만 관심이 가득했던 계모 소양자(임예진 분)의 안하무인 언행 탓에 새로운 난관에 봉착했던 터. 또한 강수일(최수종 분)이 운전하는 차안에서 웨딩드레스를 입은 채 하염없이 눈물을 쏟고 있는 도란의 모습이 예고된 상황이라 또다시 들이닥친 시련을 이겨내고 행복한 웃음을 지을 수 있게 된 이들의 사연에 시청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와 함께, 이들 결혼식을 바라보는 주변 인물들의 각양각색 표정과 반응 또한 눈길을 끈다. 결혼문제로 한차례 불꽃 튀는 신경전을 벌인 대륙의 어머니 오은영(차화연 분)과 양자 사이에는 여전히 냉랭한 기류가 감지된다. 도란-대륙의 결혼이 못마땅한 은영과 도란을 시집보내면서까지 탐욕을 감추지 않았던 양자의 각기 다른 속내가 짐작되는 가운데, 이유가 어찌됐던 약속이나 한 듯 나란히 눈물을 훔치고 있는 장면은 장성한 자식의 결혼을 바라보는 우리네 어머니들의 애틋한 마음을 대변하며 먹먹한 울림을 선사하기도 한다. 이어 은영과 마찬가지로 도란의 존재가 눈엣가시였던 장다야(윤진이 분) 역시 뾰로통한 표정을 짓고 있는 반면 진심으로 축복하는 왕할머니 박금병(정재순 분)과 대륙의 아버지 왕진국(박상원 분)의 상반된 모습이 대조를 이루며 이들 결혼으로 야기된 갈등이 쉬이 봉합되지 않음을 짐작케 했다. 환한 웃음으로 하나뿐인 언니 도란의 결혼을 축하하는 김미란(나혜미 분)의 ‘과즙미 가득’ 상큼한 미소 또한 인상적인 가운데, 남몰래 도란을 짝사랑해왔지만 이제는 도란-대륙의 든든한 조력자 역할을 하고 있던 홍비서(김창회 분)의 울먹임은 왠지 모를 웃음을 자아내기도 한다. 제작진은 “실제 결혼식장을 방불케 하는 뜨거운 열기와 환호로 진행된 도란-대륙 결혼식 장면에서 유이-이장우 두 배우 모두 아름답고 멋진 자태를 뽐내며 탄성을 자아냈다”고 후일담을 전하며 “도란의 본격적인 ‘시월드’ 입성을 바탕으로 스토리 전개 역시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할 예정이다. 이번 주 ‘하나뿐인 내편’에 많은 관심과 기대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한편 28년 만에 나타난 친부로 인해 인생이 꼬여버린 한 여자와 정체를 숨겨야만 했던 그녀의 아버지가 ‘세상 단 하나뿐인 내편’을 만나며 삶의 희망을 되찾아가는 이야기를 담은 ‘하나뿐인 내편’은 매주 토,일요일 저녁 7시 55분 방송된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한은 기준금리 0.25%P 인상…내 대출 어떻게 해야 하나

    한은 기준금리 0.25%P 인상…내 대출 어떻게 해야 하나

    한국은행이 30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리면서 가계는 ‘빚 부담’이 커질까 우려가 크다. 미국이 먼저 정책 금리를 올리면서 시중 금리는 오르고 있던 데다가 한은마저 금리를 올렸기 때문이다. 내년에는 한은이 추가로 금리를 올리기는 쉽지 않고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도 금리 인상 속도에 브레이크를 걸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그러나 금리 인상 속도가 가파르지 않더라도 대출을 늘이기 보다는 ‘빚 다이어트’가 필요한 때라는 지적이다 ‘빚 리모델링’를 하기 위해서는 먼저 본인의 이자 부담부터 정리해보는 단계가 필요하다.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신용대출, 카드론 등 금융기관 별로 빌린 돈과 금리를 정리한 뒤 중도 상환 수수료가 없고 신용도에 나쁜 빚부터 우선 정리하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대출을 받은 뒤 취직이나 승진을 한 대출자라면 은행에 알리는 것이 좋다. 소득이나 신용등급이 오르면 ‘금리인하 요구권’으로 금리를 낮춰달라고 요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저축은행이나 카드사, 보험사에서 받은 대출도 마찬가지다. 앞으로 주담대나 사업자금 등을 장기로 대출을 받아야 하면 유리한 조건을 고민해야 한다. 보통 대출기간이 3년 이상으로 길고 금리가 오르고 있을 때는 변동금리 보다 고정금리 대출이 유리한 편이다. 다만 세계 경제가 위축되고 있어 금리를 더 올리기는 어렵고 시중금리가 떨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금리 인상이 더디면 변동금리 보다 고정금리가 높아 되레 손해를 볼 수 있다. 윤여삼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예상대로 기준금리가 1.75%로 인상됐지만 시장금리는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다”면서 “어두운 내년 경기 전망을 토대로 볼 때 추가 금리 인상이 쉽지 않고 내년까지 국고채 3년물은 금리가 1.7%대까지, 국고채 10년물은 금리가 1.8%대까지 하락할 여지를 감안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주담대를 받아 주택을 사려고 한다면 금리 인상이 주택 가격에 미치는 영향도 염두에 두는 편이 좋다. 최근 한은 금리 인상을 앞두고 주택 가격이 주춤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11월 넷째 주 서울 아파트값은 전주보다 0.05% 내렸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 [애니멀구조대] 두 계절이 흐른 ‘하남 개지옥’은 지금…

    [애니멀구조대] 두 계절이 흐른 ‘하남 개지옥’은 지금…

    어느덧 두 계절이 훌쩍 지나버렸습니다. 뜨거워 못 살겠던 여름이 지나 매서운 찬 바람이 부는 계절이 되었습니다. 저녁 기온에는 얼굴과 귀가 시려 벌겋게 상기되곤 하지만, 우리는 아직 돌아갈 수 없습니다. 포기하기엔 이릅니다. 1주일만 집중하면 한 녀석이 또 구해지니, 아직 이곳을 완전히 떠날 수가 없습니다. 오늘도 한 녀석이 미리 설치해 놓은 포획틀로 들어왔습니다. ‘철커덩!’ 포획틀 닫히는 소리는 어떤 리듬 소리보다 우리를 흥분시킵니다. 오랫동안 눈독 들여 잡고자 학수고대하던 녀석이 들어와 주었습니다. “꺄호! 잡혔다, 잡혔어! 야 이 녀석 이제 들어왔구나, 넌 살았다 살았어!” 수 십만 평은 족히 되는 이곳. 사방이 뚫린 허허벌판에 땅이 깊게 패이고 흙이 그 옆에 다시 산더미처럼 쌓이는 개발 작업이 한창인 이곳. 하남시 감이동 택지개발 지구입니다. LH에서 아파트를 짓는다며 모든 땅을 파 놓아 이제는 제대로 걸어 다니기도 힘이 들 지경입니다. 때론 작은 구릉 하나를 넘는 것처럼, 발이 푹푹 빠지는 탓에 구조 환경은 최악이지만 아직 우리 눈 앞에서 왔다갔다하는 저 녀석들을 보면 쉽게 발길을 돌려버릴 수가 없습니다. 더욱이 하루라도 우리가 오지 않으면 녀석들은 밥조차 먹을 수가 없습니다. 하남 개지옥 사건. 개 도살업자들이 하남 감이동이 개발된다는 소식을 듣고 쓸모없어진 개들 수백 마리를 데리고 몰려들어 각자 간판 60여 개를 걸고 60억의 보상금을 요구했던 사건. 볼모로 이용된 개들은, 수년 동안 방치된 채 차례차례 굶어 죽어갔습니다. 어차피 쓸모없던 개들이 죽으면 사체를 아무렇게나 던져 버리고 그 낡은 개장 안에는 또 다시 다른 개를 채워 넣었습니다. 뼈만 남아 죽은 개 사체들과 살아남은 개들이 뒤엉켰던 이곳. 2018년 6월 말, 동물권단체 케어가 제보를 받고 현장을 세상에 폭로한 후 남은 개들 200마리는 동물보호법에 근거한 긴급격리조치가 취해졌고, 하남시청에서는 개들이 죽어나간 바로 그 옆 부지에 간이 펜스들을 둘러쳐 살아남은 개들을 보호하게 되었습니다. 희망을 찾아서 그때부터 누가 시키지도 않은 일을 찾아 우리는 매일 현장을 다녔습니다. 공무원들은 LH에 요구하여 현장 관리직만 임시로 구해 개들을 관리하게 해 놓았지 나머지는 관심 없었습니다. 현장에 와서 하는 일이라곤 서류상으로 개들을 확인하는 일 뿐이었고 개들의 건강 따위는 신경 쓰지 않았기에 이대로 두다간 개들은 공고기한만 채우고 속절없이 안락사를 당할 것이었습니다. 그 끔찍한 고통을 견디고 살아남은 개들이 이 지옥을 빠져나갈 수 있는 방법은 단 하나, ‘입양’이었습니다. 우린 입양을 위해 필사적으로 매달렸습니다. 하나라도 더 이 지옥을 빠져 나가, 고통 없는 삶이 뭔지 느껴볼 수 있도록 말입니다.뼈만 남은 것도 모자라 피부병이 온 몸을 덮어 괴로워하는 개들. 그도 그럴 것이, 음식물 쓰레기는 부패 단계를 넘어 이미 굳어 있었는데 부패된 오물과 음식물 쓰레기에 온 몸이 빠져 그 습하고 더운 여름을 견뎠으니 개들의 피부가 온전할 리 없습니다. 죽지 않은 것이 신기할 정도로, 뼈마디가 앙상한 그 개들의 몸이 오히려 우리 손길에 부서지지 않을까 두려워하며 우린 그 덩치 큰 개들 하나하나의 몸을 매일 약을 푼 물에 담가 목욕을 시켰습니다. 아침 9시부터 시작된 일은 밥을 주고 배설물을 치우는 것까지 해서 허리도 제대로 펴지 못한 채 이어졌습니다. 아무리 일해도 할 일이 산더미라, 약욕 차례가 오지 않은 개들을 남겨둔 채 깜깜한 밤이 되어서야 그곳을 나오곤 했습니다. “내일은, 너부터 씻겨줄게” 미안한 약속만 하고 돌아서야 했던 나날들. 37도가 되는 폭염에 땀이 비 오듯 쏟아졌고, 개들의 피부병이 옮은 것인지 우리 몸 구석구석에도 발진이 나고 가려웠습니다 7월 초부터 시작된 봉사활동을 우린 단 하루도 쉴 수 없었습니다. 조금이라도 깨끗해 보이고 예뻐 보이는 녀석들은 먼저 임시보호나 입양을 나갔기 때문입니다. 그런 녀석들을 보면서 우린 더 치열하게 매달렸습니다. 워낙 끔찍한 사건인지라, 하남의 개들 소식은 전세계로 퍼져 나갔습니다. 삼삼오오 전국에서 밀려든 도움의 손길로, 작은 개들과 품종을 가진 순혈종의 개들은 모두 입양을 갔습니다. 그리고 남은 누렁이와 진도믹스 80여 마리. 우린 이 녀석들을 순화시켜 해외로 입양보내는 계획을 세웠고, 매일 매일 줄에 묶어 산책 훈련까지 시켰습니다. 줄이 뭔지도 모르는 개들은 처음에 껑충껑충 이리 저리 뛰며 거부 반응을 보였지만, 생전 처음 자신들을 애정으로 돌보는 사람들이라 생각했는지 우리 손길을 얌전히 받아들여 주었습니다. 그렇게 해서 20여 마리가 또 입양을 갔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하남시청이 현장을 직접 관리해 온 동물권단체 케어와 봉사자들 모르게, 남은 개들 60여 마리를 ‘묻지마 입양’ 처리를 했고, 우여곡절 끝에 13마리는 도로 찾아 와 입양을 보내고 있지만 47마리 이상의 개들은 여전히 애니멀 호더로 정평이 나 있는 사람이 대표로 있는 단체에 입양 가 어떻게 관리 되고 있는지 알 길이 없는 상황입니다. 그리고 이제 남은 떠돌이 개들. 처음 개들이 집단으로 아사하며 죽어나가던 그 당시, 용감하게도 철장을 뛰쳐나와 돌아다녔던 이 녀석들은 아직도 하남 현장에 남아 있습니다. 하지만 이제 점점 생활터전이 사라지고 있습니다. 눈에 띄게 LH 개발 공사는 진척을 보여 아파트 모습을 한 시멘트 골조들이 곳곳에 세워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구조하지 않으면, 굶주릴 것이고, 아파트가 다 들어서기도 전, 떠돌이 개들은 이곳을 떠날 것이고, 어느 날 로드킬로 생을 마감할지도 모를 일입니다.그도 아니면, 새끼를 낳고 낳아 군집을 이루며 이주한 지역에서 몰려 다니겠지요. 그러면 또 들개라고 취급하며 지자체가 포획자를 동원해 쏜 마취총을 맞고 쓸쓸히 눈을 감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벌써부터 돌아다니는 개들이 새끼를 한 둘 낳아 또 다시 개체수가 불어날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동물권단체 케어가 하남시청에 공문을 보내 떠돌이 개들의 안전포획을 요구했지만 시청 측은 묵묵부답입니다. 결국 마음 약해 마지막까지도 외면 못하는 우리와 케어가 계속 남은 떠돌이 개들을 잡아야만 할 것입니다. 개들끼리 싸움이 나서 약하고 어린 강아지들은 다리를 절거나 하반신이 마비되어 발견되기도 합니다. 녀석들은 고맙게도 우리 시야에서 벗어나진 않았습니다. 매일 밥 주는 우리 주변을 맴돌며 아직은 곁에 있어 줍니다. 제 몸을 숨길 곳도 없이 벌판에서 잠을 청하는 녀석들, 그리고 점점 더 추워지는 날씨. 오늘은 추워지는 날씨 만큼이나 우리들의 마음도 덩달아 조급해집니다. ‘어서 좀 잡혀 주라. 너희들 큰일나면 어쩌려고 그래...' 국내 동물권 역사 상 가장 끔찍했던 사건인 하남 개지옥 사건 속에서 끝까지 현장에 남아 개들을 구조하고 치료하고 해외 좋은 입양처를 찾아 입양을 보내고 있는 봉사자들의 이야기를 1인칭 시점으로 썼습니다. 심정연, 이지영, 애니, 이시은, 고경돈, 박소현, 최은영, 강혜경, 이은영 봉사자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올 연말, 케어는 이들에게 감사패를 전달하기로 했습니다. 동물권단체 케어 박소연 대표 soyounpark@fromcare.org
  • 대법원 “전두환, 광주에서 재판받아야…공평성 문제 없어”

    대법원 “전두환, 광주에서 재판받아야…공평성 문제 없어”

    518 민주화운동 희생자들에 대한 명예훼손 혐의를 받는 전두환 전 대통령의 재판관할 이전신청을 대법원이 최종 기각했다. 이에 따라 전 전 대통령은 남은 재판을 광주에서 치러야 한다.대법원 1부(주심 권순일 대법관)는 전날인 29일 전 전 대통령이 신청한 관할이전 기각 결정에 대한 재항고를 기각했다고 30일 밝혔다. 전 전 대통령은 지난해 4월 출판한 회고록에서 헬기 사격을 목격한 고 조비오 신부의 증언이 거짓이라고 주장했다. 당시 전 전 대통령은 ‘광주사태 당시 헬기 기총소사는 없었던 만큼 조비오 신부가 헬기사격을 목격했다는 것은 왜곡된 악의적 주장이다. 조 신부는 성직자라는 말이 무색한 파렴치한 거짓말쟁이다’라고 밝혔다. 이에 검찰은 전 전 대통령에 대해 사자명예훼손 혐의를 적용해 지난 5월 불구속 기소했다. 그러나 전 전 대통령은 ‘고령으로 광주에 갈 수 없다’며 재판부 이송 신청을 하고, 서류 검토 등을 이유로 계속 연기신청했다. 첫 재판은 지난 8월 27일에서야 열렸다. 이후 전 전 대통령은 지난 9월 21일 광주고법에 ‘서울중앙지법에서 재판을 받게 해달라’며 관할이전 신청서를 제출했다. 전 전 대통령은 형사소송법 15조를 근거로 ‘공소제기가 토지관할을 위반했으며 범죄의 성질, 지방의 민심, 소송의 상황, 기타 사정으로 재판의 공평을 유지하기 어려운 염려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광주고법은 지난달 2일 이전신청을 기각했다. 재판부는 “신청인이 주장하는 사유와 기록에 나타난 자료만으로는 본안사건이 제기된 광주지법에 재판의 공평을 유지하기 어려운 객관적 상황이 존재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전 전 대통령은 즉시 항고장을 제출했지만, 대법원 역시 광주고법의 판단이 옳다고 판단했다.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 “기초연금 5만원 인상하면 독거노인 빈곤율 61% 감소”

    “기초연금 5만원 인상하면 독거노인 빈곤율 61% 감소”

    현재 월 25만원인 기초연금을 5만원 인상하면 노인 빈곤율이 절반 이상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초연금의 빈곤 개선 효과가 적지 않다는 의미다. 정부는 내년 4월부터 소득 하위 20% 수준인 빈곤 노인에게 기초연금 30만원을 지급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30일 임완섭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이 작성한 ‘기초연금 추가 지급에 따른 노인빈곤율’ 보고서에 따르면 빈곤선을 기준중위소득 50%로 설정했을 때 기초연금을 받는 65세 이상 노인 빈곤율은 31.2%, 전체 가구 중 빈곤율은 14.3%로 나타났다. 중위소득은 전 국민을 100명이라고 가정할 때 소득 규모가 50번째에 해당하는 사람의 소득을 의미한다. 기초연금은 소득 하위 70% 노인에게 월 25만원을 지급한다. 빈곤선을 기준중위소득 40%로 설정한 다음 기초연금을 5만원 인상하면 노인 빈곤율이 55.7% 감소했다. 10만원 인상하면 빈곤율은 67.6% 감소한다. 특히 독거노인이 생계유지에 큰 도움을 받는 것으로 분석됐다. 독거노인에게 기초연금을 5만원 더 주면 빈곤율이 61.6% 감소하고 10만원으로 높이면 빈곤율 감소효과가 73.2%에 이른다. 노인 부부 가구도 빈곤율 감소효과가 각각 56.0%, 68.1%에 이르렀다. 빈곤선을 기준중위소득 50%로 높이면 5만원을 더 지급할 때 빈곤율이 33.6% 감소했다. 10만원은 빈곤 감소 정도가 42.4%였다. 임 위원은 “기초연금 추가 지급을 통한 빈곤율 감소 효과가 적지 않은 수준이며 전체 빈곤율 감소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극빈층인 기초생활보장 수급 노인의 빈곤 개선효과는 일반 노인보다 낮았다. 정부가 기초생활보장 수급자에게 기초연금을 지급한 뒤 생계급여 기준액에서 모자라는 금액만 보충해서 주는 ‘보충성의 원리’ 때문이다. 이른바 ‘줬다 뺏는 기초연금’이다. 극빈층 노인이 기초연금을 신청해 받으면 생계급여 인정 기준이 되는 ‘소득인정액’이 올라가 기초연금을 받은 액수만큼 생계급여 지원액에서 삭감된다. 빈곤선을 기준중위소득 40%로 설정했을 때 일반 노인은 기초연금이 5만원 늘면 빈곤율이 55.7% 감소하지만 생계급여를 받는 노인의 빈곤율 감소효과는 52.2%로 줄었다. 10만원 오르면 빈곤율 감소효과가 각각 67.6%, 60.7%로 격차가 더 벌어졌다. 기준중위소득 50%일 때는 기초연금이 5만원 오르면 일반 노인의 빈곤율 감소효과는 33.6%, 생계급여 수급 노인은 30.9%였다. 또 10만원 오르면 각각 42.4%, 36.7%로 격차가 더 벌어졌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불온(不·on)한 회의] 계급질 욕하면서 그 계급 욕망하는… 혹시 나도 ‘내로남불’?

    [불온(不·on)한 회의] 계급질 욕하면서 그 계급 욕망하는… 혹시 나도 ‘내로남불’?

    최근 며칠을 관통한 단어를 꼽으라면 ‘계급’이라고 하겠습니다. 흙수저·금수저가 상징하는 ‘신계급사회’라는 현상은 어제오늘 일이 아닙니다. 재력과 권력이 자연스럽게 동일시되는 사회입니다. 다만 이번엔 스스로를 ‘1등 신문’이라고 주장한 언론 사주의 10살짜리 손녀의 막말이나, 재력을 자랑하던 연예인들도 부모의 과거 행적이 드러나면서 계급이 공고화한 한국 사회의 암울한 현재를 들여다보게 했습니다. 그래서 이번 ‘불온(不on)한 회의’에서는 계급이 만들어낸 오늘의 현상을 논해 봤습니다.부장: 청소년의 5명 중 1명은 ‘감옥에 가더라도 10억원을 준다면 부패를 저지를 수 있다’고 했다는 설문조사도 있었는데. ‘돈이 곧 권력’이라는 게 더욱 선명했던 한 주가 아닐까.진호: 자각하지 않아서 그렇지 아니었던 적이 없어요. 돈이 있으니 계급이 높고, 자신보다 가난한 사람들을 하대해도 된다는 것은 굉장히 천박한 인식이죠. 하지만 최근 연예인의 부모가 채무를 불이행했다고 주장하는 글들이 이른바 ‘빚투’로 불리며 올라오고 있는데 이를 해명하는 과정에서 가수 도끼가 보여준 태도가 그랬어요. 유민: 처음 의혹이 불거졌을 때 ‘모친은 사기를 친 적이 없고, 잠적할 이유도 없다’고 해명했지만, 그 과정에서 1000만원을 자신의 ‘한 달 밥값’이라고 지칭했습니다. 자신에게는 적은 돈인데, 그걸 갖고 피해자가 생떼를 쓰는 것처럼 느껴지게 해 반감이 들었어요. 결국 피해자에게 변제해 원만하게 해결했다고 하지만 그의 사고방식은 적잖이 실망스러웠습니다. 부장: 가수 마이크로닷(마닷) 역시 부모가 사기 혐의로 고발당했고, 그 비난이 마닷에게까지 미치면서 연대책임 논란까지 불렀다. 유민: 한국에서 연좌제는 1980년대 폐지됐지만 이 건은 심정적인 연좌제라고 할까요. 피해를 본 사람이 존재하는 이상, 부모의 채무라 하더라도 그들이 대중의 인기, 이미지로 먹고사는 연예인이기 때문에 사람들이 비난하는 건 어느 정도 이해가 돼요. 사안별로 정도는 다를 수 있겠지만, 마닷의 경우 초기엔 “사실무근이며 법적 대응하겠다”고 강경하게 나왔는데, 부모의 문제를 가족 모두 알고 있었다는 정황이 나오고 있고. 그러다 보니 부정적인 반응이 생길 수밖에 없는 거죠. 진호: 재력이 어떻게 이루어졌느냐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것이 우리 사회의 문제점인 것 같아요. ‘어떻게’에 대한 자각이 있다면 그러한 행동을 하지도 않을 사람들이죠. 부에 대한 책임감이 없는 거죠. 부장: ‘노블레스 오블리주’라는 상류층의 사회적 책임보다는, 자신이 가진 것들을 누리기만 하는 게 보통이지. 책임감 따위는 배우지 못했기 때문에 부모들이 쌓은 재력 위에서 성장한 자식들의 일탈, 갑질이 사회문제가 되는 거고. 조선일보 손녀의 경우처럼.달란: 그 기사를 다룰 때 ‘미성년자 보호’, ‘부당한 인권침해 폭로’ 사이의 고민이 있었죠. 최초 보도를 한 MBC는 후자에 무게를 둔 거 같아요. 이번 건이 기존 갑질과는 다르다고 판단한 거죠. 재밌는 건, 네티즌들은 언론사들이 그 애가 미성년자라서 기사를 안 썼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거예요. 동업계 일이라 침묵했다는 거죠. 포털에서 기사가 잘 보이지 않게 손을 썼다는 음모를 제기하는 사람도 있어요. 언론사를 향한 불신이 두텁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세진: 최초 보도 당시 MBC 보도 하나로만 해당 사실을 확인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그 안에 담긴 변조된 목소리가 그 아이가 맞는지 알 수 없는데 무작정 받아쓰기엔 조심스러워서 바로 쓰지 않은 것도 있어요. ‘양진호 폭행’ 영상 같은 경우는 뉴스타파, 셜록에서 영상을 공개하고 확인한 후에 쓸 수 있었지만. 진호: 조선일보 손녀가 미성년자라는 이유로 보도하지 않는 게 이 아이를 보호하는 걸까요. 한번쯤 고민해야 하는 지점이지만 그것이 그렇게 큰 딜레마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손녀는 철없는 애가 아니라 일종의 거울이죠. 그 집안, 그 정도 부를 가진 사람들의 실제 정신수준을 보여주는 거니까요. 달란: 보도해야죠. 재벌가, 부유층의 자녀 교육이 뭐가 잘못됐는지 취재해보고 싶어요. 세진: 모든 보도가 완결성 있게 나갈 수는 없어요. 아이의 발언이 보도가 되고 그 이후에 이러한 문화에 대해 파헤치는 기획기사가 나올 수 있겠죠. 이러한 일련의 과정이 바람직했던 것 같아요. 이 손녀가 커서 ‘제2의 조현아’가 되지 않기 위해서는 차라리 지금 이런 문제가 불거진 게 다행일 수 있습니다. 평범한 사람들과 달리 이 아이는 이런 일이 없다면 그 행동이 잘못인 줄 모르고 크게 될 가능성이 높은 거니까요. 달란: 위기관리의 기본이 신속한 사과인데 그런 면에서는 방정오 TV조선 전무의 사과문은 효과가 있었나 봐요. 딱 넉 줄, 진정성이 느껴진다고 보긴 어렵지만…. 딱히 문제 삼을 수 없게 물러나겠다고 했고, 그러면서 사태를 확 진정시켰으니까요. 진호: 속도 면에서는 언론사답게 행동했지만, 매우 오만하다고 느꼈습니다. 정부기관이 아닌데 ‘대국민사과문’이라니요. 부장: 사실 이 아이의 태도가 단순히 재력가 아이의 문제라고 볼 수 있을까. 그렇지 않아 보이는 게, 보통 가정에서도 ‘쟤는 아빠가 없으니까’, ‘임대주택에 사는 집 애니까’라는 이유로 계급과 계층을 나누고 있지 않나. 세진: 아이들이 학교에서도 기간제 교사, 정규직 교사 나눠서 차별한다고 하잖아요. 저는 아파트가 다르다고 선을 긋고, 다른 아파트에 사는 주민 아이들과 못 어울리게 하는 주민들에 대해 굉장히 비판적인 입장이에요. 유민: 방 전무를 댓글로 비난하는 사람들 중에는 ‘임대아파트 애들이랑 다니지 말라’고 교육하는 사람들이 있을 거라는 거죠. 빈부격차를 사람의 질로 평가하는 인식과 그것을 주입하는 것, 반드시 재벌 집에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겠죠. 달란: 꼭 그렇게만 볼 건 아니에요. 모든 아이들을 다 포용하면서 가야 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부모가 되면 우리 아이가 비슷한 사람들과 어울렸으면 하는 바람이 생겨요. 아이를 위험에서 보호하고 싶으니까…. 탈선의 가능성, 위험에 처할 가능성을 미리 차단하고 싶은 거죠. 며칠 전에 사회부가 ‘부동산계급’에 대해서 다뤘죠. “임대주택 사는 걔, ‘캐슬’ 사는 우리 애랑 같은 길로 못 다녀” 기사였는데, 독자에게 전화가 왔어요. 임대주택에 산대요. 기사에 등장하는 몇몇 용어를 모르는데, 기사로 인해 단어를 인지하고 아이가 상처받을까 봐 걱정된다는 거였죠. 사는 곳에 따라 서열을 매기는 삐뚤어진 현상을 다룬 기사였지만, 이런 문제 제기에 공감했습니다. 사회부에서도 후속 조치를 취했어요. 진호: 내 아이를 보호하겠다는 인식은, 완전할 수 없어요. 그런 인식들 속에서는 보호한답시고 간 곳에서도 그곳의 기준에 따라 차별이 계속 나올 수밖에 없으니까요. 심정적인 부분을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과연 그것이 아이를 진정으로 위하는 일일지는 사회적으로도, 각 가정에서도 고민을 해봐야 한다고 생각해요.세진: 주거를 이유로 차별하지 말자는 법 개정안이 발의됐다는 건 참 씁쓸한 일이에요. 인간에 대한 존중은 너무나 상식적이며 기본인 건데 자연법의 영역까지 법의 적용을 받아야만 실현 가능한 일이 되어버렸나 싶어서요. 진호: 조선일보, 대한항공 등 3세, 4세들의 갑질을 비판하는 댓글을 쓸 때는 도덕적이고, 자식을 가르칠 때는 그렇지 않다는 것이죠. 현실이니 마냥 비난할 수는 없지만 최소한의 도덕률이라는 것이 도덕 책에 글자로만 존재하지 않고 부모님의 가르침 속에 살아 있을 때가 있었는데 이제는 그런 것조차 없어진 느낌이에요. 달란: 우리가 방 전무를 욕하면서도 우리 역시 그의 딸이 가질 법한 인식을 자식들에게 물려주고 있다는 거죠. 유민: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죠. 방정오 딸 욕하면서 자기 자식들한테는 또 다른 차별을 주입하고 있으니까요. 저를 비롯해 스스로를 되돌아보는 계기로 삼았으면 해요. 정말 부끄러워야 하는 것은 재산이 아닌 인성이 가난한 것이니까요. 정리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어린이 책] 사랑하는 사람들은 같은 곳을 바라볼까

    [어린이 책] 사랑하는 사람들은 같은 곳을 바라볼까

    똑, 딱/에스텔 비용스파뇰 글·그림/최혜진 옮김/여유당/32쪽/1만 3000원너무너무 사랑하는 사이는 늘 함께 있고, 늘 같은 곳을 바라봐야 할까. 평화로운 ‘따로 또 같이’는 정말 가능한 것일까. 어린이 책에서 그 해법을 찾을 줄 몰랐는데, 찾.았.다.그림책 ‘똑, 딱’에는 두 마리의 새 ‘똑이’와 ‘딱이’가 등장한다. 세상 가장 친한 친구인 둘은 늘 함께 먹고, 함께 자고, 함께 노래 부르며 늘 붙어 다녔다. 그러던 어느 날 갑자기 딱이가 사라졌다. 놀란 똑이는 급히 친구를 찾아 나선다. 사랑하는 친구인 똑이 없이도 내가 나일 수 있는지 수없이 반문하면서. 아니나 다를까. 딱이를 찾는 여정에서 만난 친구들은 하나같이 말했다. “네가 딱이와 떨어져 있다면 너는 똑이가 아니야! 우리는 딱이 없는 똑이는 본 적 없어!” 숱한 눈물을 뿌리다 드디어 찾은 딱이. 어라, 애타는 똑이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딱이는 다른 새들과 룰루랄라 놀고 있었다. 똑이는 들킬까 얼른 나뭇가지 뒤로 숨었다. “어떻게 이럴 수 있지?” 하던 찰나 깨달음이 왔다. 바로 앞에서 자라난 환상적인 꽃 한 송이와 함께. ‘스포’를 막기 위해 더이상의 언급은 피한다. 단, 표지에서 같은 곳을 보던 이들이 마지막 장에서 각자 다른 곳을 보며 평화롭게 노래 부르는 장면(그림)이 모든 걸 말해 준다. 읽으며 비슷한 이름 ‘똑’과 ‘딱’이 헷갈리지만, 헷갈려도 상관은 없다. 이들이 말하는 메시지가 명쾌하니까. 현실 연인들에게도 도움이 될 법한 책이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더 단단하게 더 쫄깃하게… 돌아온 ‘몸짱’ 모슬포 ‘맛짱’

    더 단단하게 더 쫄깃하게… 돌아온 ‘몸짱’ 모슬포 ‘맛짱’

    겨울이 찾아오면 ‘방방’ 뜨는 곳이 있다. 제주 남서쪽 끝 모슬포항이다. 따뜻한 제주 남쪽 바다를 찾아오는 방어떼 때문이다. 회유성 어종인 방어는 태평양을 한 바퀴 돌고 통통하게 살을 찌운 채 겨울이면 모슬포 앞바다로 돌아온다.제주의 겨울 맛은 단연 방어다. 횟집마다 수족관에는 방어들이 넘쳐난다. 거친 파도와 물살로 유명한 모슬포항과 국토 최남단 마라도 사이 바다에서 잡힌 방어는 예부터 최고로 쳐 준다. 빠른 해류를 견디느라 운동량이 많아 육질이 단단해서다. 더구나 모슬포 앞바다에 풍부한 자리돔을 먹고 자란 방어는 살이 차지고 지방을 잔뜩 축적한 넉넉한 뱃살로 고소하고 쫄깃한 맛을 자랑한다. 제주 사람들이 며칠만 안 먹으면 입안에 가시가 돋는다는 게 마라도 방어다.●11월~3월 대목… 고소하고 쫄깃함 일품 방어는 전갱잇과에 속하는 생선. 등 부분은 짙은 푸른색이고 배 부분은 은백색이다. 몸은 긴 방추형이고 약간 옆으로 납작하며 몸길이는 1m가량이다. 동해안과 남해안에 많이 분포하며 5월 초순부터 한여름까지 북상, 회유하고 늦여름부터 이듬해 봄에 이르는 사이에 남하, 회유한다. ●회+양념간장 환상… 6㎏ 이상 대방어 맛 좋아 모슬포 앞바다 방어잡이는 자리돔을 미끼로 써서 주낙으로 잡아 올린다. 외줄 낚싯줄에 바늘을 한 개만 매단다. 출어 전에는 자리들망으로 살아 있는 자라돔을 잡아 놔야 한다. 요즘은 인조 미끼를 사용하기도 한다. 모슬포에서는 11월에서 다음해 3월까지가 방어잡이 대목이다. 최근에는 지구 온난화로 바닷물이 따뜻해지면서 방어떼가 남한 최북단인 강원도 앞바다까지 옮겨갔다. 하지만 최남단 모슬포 앞바다의 거친 파도와 풍부한 자리돔을 먹고 자란 기름지고 힘센 방어는 명품 대접을 받는다. 방어는 주로 회로 먹는다. 하지만 버릴 것 하나 없어 탕, 머리구이, 조림 등 요리 방법도 다양하다. 참치와 마찬가지로 방어도 큰 게 맛도 좋고 비싸다. 6㎏ 이상 대방어가 가장 맛이 뛰어나다. 방어회는 등살과 뱃살로 나뉜다. 대방어는 배꼽살과 중뱃살, 사잇살, 볼살, 날개살, 목살 등 부위별로 맛볼 수 있어 특별대접을 받는다. 이 때문에 여럿이 모여서 대방어를 주문해 먹는 게 좋다. 방어회를 숙성해서 먹으려면 건빵처럼 두툼하게 칼질하고 잡은 후 곧바로 먹으려면 넓고 얇게 썬다. 방어회는 고추냉이 간장이나 초장으로 먹어도 좋지만 양념간장에 찍어 먹으면 더 맛있다. 제주사람들은 다진 마늘과 매운 고추를 듬뿍 썰어 넣은 쌈장을 선호한다. 기름진 생선이라 묵은 김치에 둘둘 말아 먹기도 좋다. 대방어 특수부위는 소금을 뿌린 기름장에 살짝 찍어 먹는다.●소주 당기는 머리구이 볼때기살의 고소함 회를 뜨고 난 뼈와 내장, 자투리 살과 미역이나 달콤한 겨울 무 등을 넣고 끓인 방어탕은 시원한 국물이 일품이다. 제주에서 방어탕은 매운탕보다 맑은탕을 주로 먹는다. 방어탕에 미역이나 수제비를 넣어서 먹기도 한다. 방어머리는 따로 소금구이로 해먹는다. 머리구이는 살집이 넉넉한 데다 볼때기 살이 특히 고소해 소주 한잔을 부른다. 겨울 무와 갖은 양념으로 고등어조림과 비슷하게 조린 방어조림도 칼칼한 별미를 자랑한다. 때로는 뜨거운 물에 방어를 살짝 익혀 샤부샤부로 먹기도 한다.겨울철이면 제주에선 방어 코스 요리가 인기다. 방어회를 시작으로 방어튀김, 방어탕, 방어머리구이 등이 나온다. 1인당 2만~3만원 정도. 겨울 방어철만 되면 방어 사촌 격인 부시리(히라스) 논쟁이 불거진다. 방어와 부시리는 계절에 따라 맛이 다르지만 가격도 천차만별이다. 서로 모양이 비슷해 맛도 늘 비교 대상이다. 방어는 겨울철을 제외하면 맛이 덜하지만 부시리는 봄철을 제외하곤 맛의 기복이 별로 없다. 언제부턴가 ‘겨울 방어, 여름 부시리’라는 말이 생겨났지만 예부터 제주에서는 방어보다 부시리를 더 선호했다. 겨울에도 부시리는 지방이 올라 맛있는 생선으로 통했다. 하지만 겨울 방어 인기가 치솟으면서 요즘 겨울에 부시리는 제주에서 힘을 못 쓴다. 일반인들은 방어와 부시리를 구분하기 어렵다. 회를 뜨면 방어는 붉은빛이 돌고 부시리는 흰색을 띤다. 두 생선 모두 지방 함량이 높고 단백질과 비타민이 풍부하며 식감과 맛이 뛰어나다. 방어는 지방질과 고도불포화지방산 함량이 각각 16.1%, 5.09%로 넙치(1.2%, 0.48%), 전어(11.9%, 2.54%), 소고기(12.5%, 0.55%), 돼지고기(7.8%, 0.91%)보다 높다. 모슬포 겨울 방어가 뜨면서 겨울철에 부시리를 방어라고 속이는 행위가 잦자 제주테크노파크가 DNA를 이용한 방어와 부시리의 종 판별 기술을 개발, 특허를 내기도 했다. 모슬포항 주변에는 방어를 사면 즉석에서 회를 떠 주는 곳이 여럿 있다. 서울 등 육지로 당일 택배로 보내준다. 지구 온난화 탓으로 수년 전부터는 마라도 바다를 찾아오는 방어들이 들쑥날쑥해 어민들이 애를 태우고 있다. 수년 전에는 모슬포 앞바다에서 방어가 집히질 않아 육지 바다에서 잡은 방어가 제주에 역수입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올해는 지난달부터 모슬포 바다에 방어가 많이 몰려와 방어값이 떨어지는 바람에 어선들이 조업을 조절했다. ●대정고을엔 추사 유배길도 조성 모슬포항이 있는 대정읍은 추사가 유배 온 곳으로 유명하다. 추사는 1840년 9월 55세라는 늦은 나이에 대정고을에 유배됐다. 8년 3개월을 대정고을에서 지내다 1848년 12월 유배에서 풀려났다. 모슬포항과 멀지 않은 인성리에는 추사 적거지와 추사기념관 등이 있고 추사가 거닐었던 추사 유배길도 조성돼 있다. 추사 유배길을 만든 양진건 제주대 교수는 “추사도 긴 유배 기간 겨울철이면 모슬포 바다에서 건져 올린 방어 맛을 한번쯤은 봤을 것”이라며 “방어는 모슬포 앞 마라도 청정 바다가 아낌없이 내어주는 최고의 겨울 선물”이라고 말했다. 글 사진 제주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
  • [이기철의 노답 인터뷰]“북한 개방되면 월드옥타 회원들이 北제품 전세계로 수출...이런 날이 빨리 오길”

    [이기철의 노답 인터뷰]“북한 개방되면 월드옥타 회원들이 北제품 전세계로 수출...이런 날이 빨리 오길”

    하용화 신임 월드옥타 회장이 말하는 취임 각오“북한에 대해서는 우리 한인 무역인의 할 일이 아주 많을 겁니다. 지금도 합법적인 범위에서 북한과 생활필수품 교역을 하는 우리 교포들이 많습니다. 북한이 개방되면 국가나 대기업이 주도하는 중공업이나 큰 규모를 빼고 가내 수공업 내지 경공업 분야에는 우리의 역할이 자주 클 겁니다. 우리도 여기에 대비하고 있습니다. 특히 중국에서 일하는 분들을 통하면 북한 내부 소식을 실시간으로 들을 수도 있습니다. 그런 기대나 역할에 비해 우리 조직이 너무 과소평가돼 있어 안타깝습니다.” 한국을 제외한 전세계 74개국 146개 도시에 지회를 두고 있는 세계한인무역협회(월드옥타)의 하용화(62) 신임 회장의 포부다. 그는 지난달 월드옥타 회장으로 뽑혀 11월 1일부터 2년 임기가 시작됐다. 세계 금융의 ‘전쟁터’인 미국 뉴욕에서 굴지의 보험중걔회사인 솔로몬 보험그룹을 이끌고 있다. 회사 창립 25주년 행사를 미국 프로야구 뉴욕 메츠 홈구장 경기를 스폰서하면서 성황리에 열기도 했다. 지난달 말 경남 창원에서 열린 제23차 세계한인경제인대회에 참석차 귀국한 하용화 회장은 빠듯한 일정 속에서 출국 직전 가까스로 인터뷰에 응했다. “1986년 영어 공부하고자 도미70군데 원서 넣어도 취업 실패7년간 가방들고 나가 보험 팔아곰팡이 피는 반지하서 생활했죠” 그는 “뉴욕에서 기업을 운영하며 먹고 살만하고, 월드옥타 회장까지 됐으니 ‘개천에서 용 났다’는 말이 맞습니다”며 말문을 열었다. “제 이름이 ‘물하(河), 용용(龍), 될화(化)’이니 개천에서 용 났다는 말이 이름대로 증명됐지요.” 그의 고향은 충남 부여군 세도면으로 ‘오지’로 치부된다. 경기대를 마치고 ‘영어 회화’를 익히고자 미국으로 넘어갔다. “안병욱 교수님의 특강을 들었습니다. 21세기에 살려면 세 가지 즉 운전면허, 컴퓨터, 영어회화를 할 줄 알아야 한다는 말이 가슴에 와 닿았습니다. 그래서 영어회화 한 3개월 하면 될 줄 알고 1986년 1월 미국에 넘어왔는데…. 남들은 1년 반 만에 마치는 MBA를 4년이 걸렸습니다. 그게 지금까지 이어졌으니.” ‘어떻게 미국에서 사업을 크게 일구게 됐느냐’는 질문을 던졌더니 하 회장은 잠시 뜸을 들였다. “1986년 미국에 올 때 아무 연고도 없었습니다. 롱아일랜드대학에서 MBA를 마친 한국 동문 대다수는 한국에 들어갔습니다. 한국 경기도 좋았고. 저는 아버지가 돌아가시는 등 집안 형편상 돌아가지 못하고 …. 입사원서를 미국 회사 70군데에 넣었습니다. 영주권이 없으니 다 떨어지고, 마지막에 보험회사에서 ‘일 해보지 않겠느냐’고 했습니다. 열심히 일해 성과가 좋으면 ‘그린 카드’(영주권을 지칭)를 받게 해주겠다고 하면서. 그래서 들어가 일한 거지요. 그게 지금까지 이어진 겁니다.”“1992년 설립한 솔로몬보험연간 1억달러 수신고 기록‘100대 중개사’ 진입 목표동남아인 보험가입 권유하면?” 미국에서의 사업 성공 비결을 묻자 그는 “처음엔 한 7년 동안 가방 들고 한인들을 찾아다녔습니다. 보험을 팔았던 거죠. 사람을 많이 알게 되고, 바닥을 다졌습니다. 그러나 미국 사회에서 한국인의 한계는 분명하죠. 그래서 유대인, 팔레스타인인, 이탈리아인, 중국인 등 국적을 가리지 않고 찾아다녔습니다. 이런 말씀 드리면 죄송하지만, 한국에서 동남아 출신 사람이 찾아와 ‘보험 가입하라’고 하면 들겠습니까. 미국은 그게 가능한 나라입니다. 아시아인인 이 얼굴로 가능합니다.” 그의 회사는 직원 70여명 정도지만 연간 수신액이 지난해 기준 1억달러(한화 1126억원 상당)를 넘었다고 한다. 직원당 약 150만달러의 매출을 기록을 한 셈이다. 미국에 보험 중개사가 수십만개 회사가 있지만 그는 회사를 ‘100대 중개사’에 진입시키는 것이 목표다. 회사 직원의 절반 이상이 비(非)한국인, 수신고를 올리는 이들의 95%가 미국인이다. 지난해 5월 창립 25주년 기념행사를 뉴욕 메츠 홈구장인 플러싱에서 가진 것과 관련해 하 회장은 ‘쿨’하게 이야기 했다. “예약만 하면 다 가능합니다. 시구도 할 수 있고요. 직원들 사기는 굉장히 올라갔습니다.” “버핏, 5만달러 주면서 만찬 초청주빈 테이블서 농담도 교환버핏, 돈 잘 쓰는 철학 보여줘다양한 사람 만나는 게 버킷리스트” 초창기 미국 생활을 이야기해 달라는 말에 하 회장은 “보험 가입하라고 명함을 건네면 그 자리에서 제 명함을 쓰레기통에 넣는 사람도 봤습니다. 곰팡이 핀 반지하에서 살기도 했고 …. 처음엔 한인들을 중심으로 만났지만 나중에 세계 각국의 사람을 다 만났습니다.” 그러다 1992년 솔로몬보험 회사를 설립했다. 그 회사가 성장해 미국 재계가 주목하게 되면서 ‘투자의 귀재’로 알려진 워런 버핏(88)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이 2015년 6월 하 회장에게 5만달러(약 5600만원)를 주면서 만찬에 초청하기도 했다. 버핏은 기업공개(IPO)를 하지 않은 보험회사를 소유하고 있는데 이와 관련해 손꼽히는 중개사 최고경영자(CEO)이자 뉴욕한인회장이었던 그를 초대한 것이었다. ‘워런 버핏 회장과의 만남 뒷이야기를 들려달라’고 하자 하 회장은 “버핏 회장과 한 테이블에 앉았는데, 금언이 되는 말씀을 들려 주셨습니다. 버핏 회장은 자신의 버킷리스트 첫 번째로 다양한 사람을 만나는 것을 꼽았습니다. 기업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음미해볼 대목이라고 생각합니다. ‘조언이 필요할 때 누구를 찾느냐’고 질문하니 그는 ‘당신보다 나은 점이 있는 사람과 어울리고 그 사람의 좋은 점을 닮으려고 노력하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들려줬습니다. 자신은 사람을 만나는 것, 특히 지혜로운 사람을 만나는 것이 첫번째 버킷리스트이고, 거래가 크면 클수록 만족도가 높아진다며 직접 투자하는 것을 권했습니다. 취직하면 처음엔 다른 사람을 위해 돈 벌어주고, 다음엔 다른 사람이 나를 위해 돈을 벌어주지요. 마지막엔 돈이 돈을 벌어들입니다. ” ‘기부 왕’인 버핏 회장은 돈을 쓰는 철학에 대해서도 하 회장이 전해줬다. “버핏 회장은 ‘돈을 버는 건 자신 있지만 돈을 잘 쓰는 것은 어렵다’고하더라며 돈을 잘 쓰는 사람에게 자신의 재산을 줄 수도 있다고 하더군요. 그가 말하는 돈을 잘 쓰는 것은 경로당이나 고아원 같은 불우이웃 시절에 거액을 기부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을 위해 돈을 쓰면서도 세상을 더 좋게 바꾸는 것’이라고 하 회장은 나름대로 해석했다. 그런 결과로 버핏 회장은 5개의 비영리 재단을 만들었다고 봤다.하 회장은 버핏을 만나면서 만찬 비용을 낸 것이 아니라 “인센티브로 5만달러를 받았다”고 자랑스럽게 그리고 살짝 말했다. “초청을 받은 저는 왕복 항공권과 숙박권뿐만 아니라 그가 소유한 네브래스카주 오마하의 백화점 상품권도 받았습니다.” 매일 신문 6~7개를 읽는 버핏 회장은 또한 유머가 굉장히 뛰어났다고 그는 기억했다. 그가 들려준 유머다. “내 친구 존이 귀가 안 들린다고 이야기하길래 내가(버핏이) 친구랑 같이 주치의를 찾아갔지요. 병원 의사는 나랑 친구를 몇 걸음 떼어 등을 돌리고 서 있으라고 한 뒤 나에게 궁금한 것을 친구에게 물어보라고 했어요. 내가 ‘GM 주가 어떻게 돼?’를 여러 번 갈수록 큰 소리로 외쳤던 겁니다. 아무 소리도 안들려 의사에게 ‘친구 존이 정말로 귀가 먹었나보다. 내가 큰 소리로 몇 번이나 물었는데도 답이 없다. 큰일이야.’고 하자, 의사는 ‘사도 괜찮다며 친구는 다 답을 했다.’라고 했죠. 하하. 실제로 대화해보니 버핏 회장은 잘 듣고, 대답도 잘 하시더라고요.” 그는 재외동포 중심의 경제단체인 월드옥타가 그 역할에 비해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며 옥타 위상의 재정립에 대해 힘주어 말했다. 해외 750만 동포의 경제 중심 단체로서 모국과의 동반성장을 추구하고, 4세대까지 내려간 동포들에게 정체성을 일깨우고 무역실무를 가르치는데 방점을 찍겠다고도 했다. “지난달 창원에서 열린 행사에서 수출 계약금이 6200만달러(약 700억원)였습니다. 수출대국 한국에선 ‘그게 무슨 큰 도움이 되겠느냐’고 생각하실지 모르겠지만 한 번도 수출해보지 못한 작업 기업들, 중소기업의 입장에서는 수출이라는 큰 발을 내디딘 것이라 생각합니다.” 북한에 대해서도 중국이 처음 개방했을 때 전세계 화상(華商)들이 중국 물건을 보따리 장사로 수출했던 것처럼 머지않아 월드옥타 회원들이 한상(韓商)으로서 북한 제품을 수출할 것이란 기대를 숨기지 않았다. “청와대에 최근 이와 관련된 조직을 정비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북한 제품을 우리가 수출하는 그날이 하루 빨리 오기를 우리 월드옥타 회원들은 학수고대하고 있습니다.”그가 장밋빛 성공 가도만 달렸을까. 참척(慘慽)의 고통에 대해서도 되풀이되지 말자는 뜻에서 담담히 털어놨다. “처음엔 누구나 그렇듯이 남들에게 알리지 않고 숨겨 가족끼리만 (장례를) 하려고 했죠. 그래서 실명 대신 ‘H’씨로 보도됐는데 뉴욕지역의 유력 신문이 ‘전 뉴욕한인회장의 딸 투신 자살’이라고 1면 톱으로 보도한 거예요. 그 신문 사장과 ‘x새끼, x새끼’하고 전화로 싸워봤자 이미 다 터져버린거죠. 어쩔 수 없이 빈소를 차리니 조문객이 1200명이 오신 거예요. 부의금이 10만달러였는데 이를 어쩔까 고민하다 3개월이 지나 조문객들을 모아 논의했지요. 그때 마음의 병도 생명을 다투는 병이니 경각심을 주자는 의견이 모였고 그래서 2014년 딸의 이름을 따서 정신건강 비영리단체인 ‘에스더 하 재단 설립했습니다. 자살이나 우울증과 같은 심리 문제에 대해 상담과 소통, 치유 등 힐링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우울증에 적절한 치료를 병행하지 않고 운동과 햇빛이 좋다는 인터넷 이야기는 미친 짓이란 걸 절절이 깨달았습니다.” “갑작스러운 딸 죽음 불행에이름 딴 ‘에스더 하 재단’ 설립한류 열풍에 동포들 자긍심 높아해외 우리 유물 알기 운동도 계획” 이 재단을 만들고서도 뒷말이 많았단다. “재단을 알려야겠기에 처음엔 ‘아이와 사연’ 있는 한국 가수들을 초청해 공연도 했지요. 그랬더니 ‘딸을 팔아서 가수 부른다’고 수군수군했습니다. 이젠 많이 알려졌고, 많은 이들이 재단 프로그램을 이용하고 있어 더는 가수들을 초청하지 않습니다. 또 재단에 연간 20만달러 정도 소요되는데 제가 절반쯤 냅니다만, 재산을 빼돌리려고 재단을 만들었다는 등 뒷말들이 많았는데, 이젠 조용해졌습니다. 진심이랄까 진정성이 통했던 거죠. 지난달 25일엔 뉴욕의 그레이터플러싱 상공회의소로부터 ‘동네 영웅(Neighborhood Hero) 상을 받았습니다.” “딸 아이 때문에 많이 힘들었겠다”고 하자 하 회장은 “처음엔 지옥이었습니다. 사회생활에 무척 바빴던 저는 가정에 소홀했다는 회한, ‘머리가 이상하다’는 딸의 말을 무시하고 강하게 푸시했던 무지, 서로 ‘당신 탓’이라며 원망과 비난으로 끝없는 부부 싸움, 학교를 그만두고 술만 마시며 나이트클럽만 전전한 딸, 아무런 말도 않고 안으로만 들어갔던 아들 … 모든 게 엉망이었고, 가정이 풍비박산이 났죠. 이런 것을 극복하는데 기독교 신앙의 힘이 컸죠. 부의금을 재단의 시드머니로 삼았습니다. 재단을 잘 운영해 한 명의 목숨이라도 건지는 것이 21살, 대학교 2학년 때 간, 가슴에 묻은 딸을 기리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의 가족의 상처를 다시 건드릴까봐 쓰지 말까 생각하다 비슷한 고통에 처한 사람들에게 조금이나마 힘이 되고자 해서 기사화했다. 그도 이런 부분을 기사화하는데 동의했다). 그리고 이같은 그의 아픔과 치유 스토리는 미국 보이스오브아메리카(VOA)에 ‘딸의 이름으로’라는 제목으로 지난 9월 29일 심층적으로 보도되기도 했다. “애국가만 들어도 눈물이 나는” 해외 동포들이 요즘엔 어깨에 힘을 주고 다닌다고 한다. 방탄소년단(BTS)으로 대표되는 K-팝과 한국 음식, 한국 문화 등 한류 열풍에 힘입은 것이다. “한국 문화가 세계화되면서 현지에 있는 우리 문화재 내지 유물에 관심도 높아진 거죠. 당장 무슨 환수운동을 벌인다기보다는 우리 유물이 어디에 어떤 게 있는지 파악하고, 현지 사람들이 많이 찾는 그 문화재가 한국 것이라고 후세들에게 알려주는 거죠. 그런 것을 통해 문화적 자긍심을 심어주고, 정체성도 일깨워주는 것도 우리 역할이라 생각합니다.” 해외 동포들이 우리 문화에 대한 자부심을 느끼게 되면 그곳에 있는 우리 문화재를 다시 한번 찾아가보고 조사해 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해외 취업 ‘전쟁터’라는 각오로아이들 연약하게 키운 부모 책임” 한국의 실업률과 관련해 그는 할 말이 많은 듯했다. 하 회장은 “청년들이 국내에서 취업이 어려우니 외국에 눈을 돌리는데, 그게 해외는 도피처가 아니라 ‘전쟁터’라는 생각을 가져야 합니다. 전쟁터에 나간다는 마음의 각오를 다져야 합니다.”고 말하며 잠시 쉬었다. “한국 청년들, 소위 말해서 스펙은 무척 좋습니다. 자격증도 많고 토익 점수도 900점대로 아주 높고…. 그러나 인재를 뽑는 기업 입장에서는 이런 것을 원하는 게 아닙니다. 도전적이고 진취적이거나 아주 특이한 분야를 전공한 사람을 찾습니다. 특히 해외에서 취직을 하겠다고 하면 환상을 깨야 합니다. 미국만 해도 전세계의 젊은이들이 모여드는 전쟁터입니다. 우리 청년들이 영국·일본 등 선진국만 찾습니다만 이런 나라에는 야심만마난 전세계 젊은이들이 모여드는 나라입니다.”하 회장은 쓴소리를 이어갔다. “한국의 부모가 자녀를 연약하게 키운 책임이 큽니다. 자라면서 손에 물 한 방울 묻히지 않은 아이들이 험한 데서 일을 할 수 있겠습니까?. 지금도 베트남의 경우 하루가 다르게 성장합니다. 몇 년 열심히 투자하면 저보다 몇 배나 더 큰 부를 일굴 수 있을 겁니다. 베트남 등 동남아뿐만 아니라 아프리카도 마찬가지입니다. 하지만 우리 청년들이 한국보다 잘 사는 나라, 좋은 기업, 많은 연봉을 주는 곳만 찾으니 이런 나라에 갈 수 있겠습니까. 그래도 다행인 것은 한류 열풍에 한국 문화에 대한 수요가 무척이나 많습니다. 한국 음식을 만드는 요리사, 호텔리어, 헤어·의상 디자이너 등등에 수요가 아주 많습니다. 행운이라는 것은 준비된 사람이 기회를 만났을 때 생기는 것이지 하늘에서 곶감 떨어지듯 하는 건 아닙니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나이들면 탈모 생기는 이유 찾았다…“세포 속 신호전달 문제 탓”

    나이들면 탈모 생기는 이유 찾았다…“세포 속 신호전달 문제 탓”

    과학자들이 나이가 들면서 생기는 노화 관련 탈모를 치료하는 약물을 찾는 데 도움이 될 새로운 의학적 발견을 해냈다. 미국 뉴욕의대 등 국제 연구팀은 실험 쥐를 대상으로 한 이 연구에서 손상된 피부에서 털이 다시 자라게 하는 데 성공했으며 이는 모발 등 털이 서서히 빠지는 과정을 되돌리는 방법을 발견한 것이라고 밝혔다.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Nature Communications) 최신호에 실린 연구논문에 따르면, 이는 뇌의 신호전달 경로인 ‘소닉헤지호그’(SHH·Sonic hedgehog)를 활성화함으로써 가능했다. SHH 경로는 태아의 모낭이 형성하는 동안 매우 활발하게 신호 교환이 이뤄지지만, 다친 피부나 노화한 피부에서는 신호 교환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 특히 이 연구는 피부와 모발의 형태와 강도를 유지하는 데 가장 큰 역할을 하는 단백질인 콜라겐을 생성하는 섬유아세포에 초점을 맞춘 것이다. 섬유아세포는 치유와 관련한 생물학적 과정 중 일부에 직접 도움이 된다고 알려져 연구팀은 이 세포에 주목했다. 이번 연구에서 연구팀은 SHH 경로를 활성화함으로써 섬유아세포들 사이에 ‘신호 교환’이 원활하게 이뤄지게 했다. 그러자 쥐들의 손상된 피부에서 4주 안에 털이 다시 자라기 시작한 것이다. 모근(털 뿌리)과 모간(털 줄기)의 구조는 9주 뒤부터 나타나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과학자들은 피부에 흉터가 생기고 콜라겐이 축적되는 것이 모발의 재성장을 막는 이유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번 증거는 모발 재성장을 다시 조명하게 되는 것이다. 이에 대해 연구를 주도한 이토 마유미 뉴욕의대 피부과 부교수는 “이제 우리는 노화와 관련한 탈모가 신호전달 문제임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이번 결과는 손상된 피부의 회복을 도울 뿐만 아니라 노화된 두피에서 다시 모발이 자라게 할 수 있는 증거가 되기도 한다. 이런 증거는 앞으로 모발 성장을 촉진하는 더 좋은 약물을 찾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연구팀은 말했다.기존 여러 연구에 따르면, SHH 경로의 활성화는 종종 종양 발생 위험을 높이는 부작용이 있다. 이에 따라 연구팀은 이런 위험을 피하고자 모낭 뿌리 부분에 있는 모유두(DP·dermal papillae)의 섬유아세포만을 활성화하는 데 성공했다. 연구팀의 목표는 모발 재성장을 촉진하는 약물을 찾는 것이다. 현재 허가된 약물들은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처방전 없이 구매할 수 있는 미녹시딜은 두피로 가는 혈류량을 높여 모낭에 영양을 공급한다. 이는 약 3분의 2의 남녀 환자에게 도움이 되고 있지만, 심장박동을 빠르게 하고 발을 붓게 하며 복통을 일으키는 등 부작용을 유발한다. 처방전이 있어야 살 수 있는 피나스테라이드는 남성용으로, 남성 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이 탈모를 유발하는 다이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DHT)으로 바뀌는 것을 억제한다. 연구에 따르면, 이 약물은 최대 80%의 남성에게서 모발 성장을 촉진하지만, 60명 중 1명은 발기부전을 경험하며 이런 위험은 약물을 더 오래 복용할수록 증가한다. 한편 미국 피부과학회(AAD·American Academy of Dermatology)에 따르면, 남성의 약 25%는 25세 이전에 탈모가 시작되며, 여성은 40세까지 40% 정도가 탈모를 경험한다. 사진=123rf(위),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거대 소 이어 키 91.5㎝ ‘거대 닭’ 화제…아이만한 몸집 (영상)

    거대 소 이어 키 91.5㎝ ‘거대 닭’ 화제…아이만한 몸집 (영상)

    일반 소보다 훨씬 큰 몸집 덕분에 살아남아 화제가 된 소에 이어, 이번에는 거대한 몸집을 가진 닭이 소개돼 눈길을 끌고 있다. 영국 더 선의 28일 보도에 따르면 코소보공화국의 한 농장의 주인이 눈를 통해 공개한 닭 ‘메라클리’는 몸무게는 7.7㎏, 발끝부터 꼬리 끝까지의 키는 약 91.5㎝에 달한다. 4~5세 어린아이의 키와 비슷하고 몸집은 유사하거나 더 큰 셈이다. 농장 주인에 따르면 이 닭은 브라마(Brahma) 종으로, 인도 원산의 닭 중 가장 크고 무거운 몸집을 자랑한다. 일반적으로 브라마 종의 닭은 몸무게가 평균 5.5㎏ 정도로 알려져 있다. 이 닭의 모습이 처음 알려진 것은 지난해지만, 인터넷 게시판과 SNS 등을 통해 뒤늦게 화제가 되면서 세계 각국 언론에 소개됐다. 농장 주인은 “현재 이 닭은 암컷 두 마리와 함께 평화로운 나날을 보내고 있다”면서 “브라마 종은 최대 9㎏까지도 자라며, 메라클리 역시 여전히 자라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처음 이 닭의 사진을 올렸을 때 사람들은 ‘가짜’라고 생각했다”면서 “하지만 이 닭은 여전히 우리 농장에서 극진한 보살핌을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브리마 종은 뼈대가 가늘고 살이 많이 찌며 고기질이 뛰어나 육용종 닭의 교배용으로 많이 이용된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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