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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마존 정글 불시착, 새알 먹으며 버틴 조종사 36일만에 구조 (영상)

    아마존 정글 불시착, 새알 먹으며 버틴 조종사 36일만에 구조 (영상)

    아마존 정글에 불시착한 비행기 조종사가 실종 36일 만에 구조됐다. 6일 브라질 G1은 얼마 전 아마존에서 사라진 비행기 조종사가 극적으로 가족과 재회했다고 보도했다. 지난 1월 28일, 브라질 파라주 알렌케르에서 출발해 아우메이링으로 향하던 경비행기 한 대가 이륙 직후 실종됐다. 비행기에는 조종사 안토니아 세나(36)가 타고 있었다. 구조대는 헬기를 띄워 공중 수색을 벌였다. 하지만 일주일이 다 되도록 이렇다 할 성과가 없었고, 비행기 잔해조차 찾지 못한 채 수색은 종료됐다.구조 소식을 기다리던 가족은 절망했다. 사고 한 달이 넘어가면서부터는 그를 다시 볼 수 있을거란 희망마저 접었다. 그런데 사고 36일째였던 6일 뜻밖의 소식이 날아들었다. 죽은 줄로만 알았던 그가 살아있다는 소식이었다. 비행 도중 기관 고장으로 아마존 개간지에 불시착한 조종사는 불이 붙은 비행기에서 비상식량과 소지품을 챙겨 가까스로 탈출했다. 이후 머리 위로 날아다니는 수색 헬기를 보고 애타게 구조 신호를 보냈지만 발견되지는 못했다.구조대가 일주일 만에 수색을 중단하자, 그는 직접 살길을 찾아 나섰다. 조종사는 “구조 헬기가 나를 발견하지 못하고 수색을 포기했다. 도움을 청하기 위해 하염없이 걷고 또 걸었다”고 밝혔다. 살기 위해선 먼저 물과 음식을 찾아야했다. 조종사는 밀림 속을 헤치며 새알을 주워 먹고 야생과일을 따먹으며 36일을 버텼다. 그는 “생사의 갈림길에 서 있다는 사실은 명확했다. 어떻게든 살아남아야 했다”고 말했다. 살고자 하는 그의 간절한 마음이 하늘에 가 닿은 걸까. 사고 36일째였던 지난 6일 드디어 살길이 열렸다. 조종사는 “정처 없이 떠돌다 하얀 방수포를 발견했다. 방수포를 걷어보니 밤과 물, 도구가 든 바구니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근처에 사람이 있다는 뜻이었다. 조종사는 밤나무를 따라 서둘러 걷기 시작했다. 그리곤 밤 줍는 사람들을 찾아내 가족에게 생존 소식을 전했다.목격자 신고를 토대로 실종자 위치를 파악한 구조대는 다시 한번 헬기를 띄웠고, 이번에는 제대로 실종자를 구조해 가족 품으로 돌려보내 주었다. 당시 영상에는 울창한 숲 사이로 구조 헬기를 발견하고 환하게 손을 흔드는 조종사 모습이 담겨 있다. 드디어 살았다는 안도감에 조종사 입가에서는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마침내 구조된 조종사는 구조 직후 병원으로 옮겨졌으며, 경미한 부상과 탈수 증세에 대한 치료를 받았다. 턱수염이 덥수룩하게 자라긴 했지만 건강에 큰 이상은 없었다. 8일 퇴원 후 가족과 재회한 조종사 눈에서는 주체할 수 없는 눈물이 흘렀다. 그는 “내 생일 이틀 전에 사고가 났다. 오직 가족을 다시 만나야 한다는 일념 하나로 마음을 강하게 먹고 버텼다. 가족에 대한 사랑과 그리움이 내 유일한 버팀목이었다”며 감격스러워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헌법 지키기 이렇게 어렵나… ‘아프리카의 노벨상’ 이브라힘상 3년만에 시상식

    헌법 지키기 이렇게 어렵나… ‘아프리카의 노벨상’ 이브라힘상 3년만에 시상식

    상금 500만 달러(약 57억원), 수상 5년 뒤부터 죽을 때까지 매년 20만 달러(약 2억원). 이처럼 막대한 보상도 ‘법대로 퇴임’을 이끌기엔 부족한 것일까. 자신의 임기연장을 위해 헌법·법률 개정을 강행하지 않고 민주적으로 정권을 위임하는 아프리카 지도자에게 수상하는 이브라힘상이 3년 만에 겨우 시상식을 여는 데 성공했다. 2007년 첫 시상 이후 14년 동안 수상자는 2020년 수상자를 포함해 6명에 불과하다.8일(현지시간) 열린 시상식의 주인공은 최빈국인 서아프리카 니제르에서 재임 끝에 퇴임을 앞둔 마하마두 이수푸(68) 대통령. 상을 주관한 모 이브라힘 재단은 “그의 집권 10년 동안 니제르의 빈곤선 이하 인구 비중이 약 48%에서 40%로 떨어졌다”고 선정사유를 밝혔다. 그러나 영국 이코노미스트는 그의 수상이 극빈곤층을 10년 동안 고작 8%포인트 줄인 점 때문이 아니라, 1960년 독립 이후 4차례나 쿠데타가 있었던 이 나라에서 민주적 정권이양을 해낸 공로 때문이라고 숨은 배경을 짚었다. 그러면서 야권 경쟁후보에게 아동매매 혐의를 씌우는 공작 끝에 이수푸의 측근이 선거에서 이겼다는 의혹을 전하며 “이브라힘상 선정위원회의 기대치가 얼마나 낮아졌는지 또한 알 수 있다”는 혹평을 곁들였다. 이브라힘상은 2007년 수단 출신 영국계 통신재벌인 모 이브라힘이 사재를 출연해 만들었다. ▲합법적·민주적으로 선출되어 ▲국가 발전을 이끌고 ▲헌법이 정한 임기를 마친지 3년 이내의 ▲아프리카 지도자에게 주는 상이다. 세계에서 가장 상금이 큰 상을 그저 ‘헌법만 지키면’ 받을 수 있지만, 장기집권을 위해 법을 뜯어고치는 위인입법(爲人立法)이 만연하고 정변이 흔하게 벌어지는 아프리카에선 넘보기 힘든 상이 됐다. 최근에도 기니, 코트디부아르, 우간다 등에서 집권연장을 위해 헌법을 고치거나 새롭게 유권해석 하는 일이 벌어졌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전했다. FT는 “3선 금지 헌법을 준수해 대선을 치른 이수푸의 결정은 주변국의 행보와 대비를 이뤘다”고 평가했다. 니제르에 앞서 이브라힘상 수상명단에 든 국가는 2007년 모잠비크, 2008년 보츠와나, 2011년 카보베르데, 2014년 나미비아, 2017년 라이베리아 등 5개국이 전부였다. 3년 만에 수상자가 나오면서 아프리카 국가 구조에 대한 관심은 다시 높아졌다. 이코노미스트는 “정치 지도자라면 (상금 약 10억원의) 노벨물리학상보다 이브라힘상 받기가 더 수월할 것”이라며 아프리카의 민주주의 확산에 대한 희망을 드러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이병도 서울시의원 “차별·소외 없는 노동존중특별시를 향해 한걸음”

    이병도 서울시의원 “차별·소외 없는 노동존중특별시를 향해 한걸음”

    서울시의회 이병도 의원(더불어민주당·은평2)이 발의했던 「서울특별시 노동자 권리 보호 및 증진을 위한 조례 전부개정조례안」이 지난 5일 본회의에서 의결되어 「서울특별시 노동 기본 조례」로 제정됐다. 기존 노동관련 조례에서 근로계약 여부에 따라 “노동자”를 규정했던 반면에 「서울특별시 노동 기본 조례」에서는 “노동자”를 “계약의 형태에 관계없이 임금을 목적으로 노동을 제공하는 모든 사람”으로 규정함으로써 플랫폼 노동자, 특수형태근로종사자 등 새로운 형태의 노동자들까지 정책의 대상으로 포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노동권익 보호와 증진에 관한 사업으로 ▶노동환경 개선 사업 ▶노동 취약계층 사회안전망 구축, 소득지원, 사회보험 가입 지원 ▶노동자 권익보호와 증진사업 ▶노동 안전·보건 및 산업재해 예방 사업 ▶관련 기관·단체 등과의 협력체계 구축 사업 등을 열거하고, 이를 민간에 위탁할 수 있는 근거를 규정하여 민간의 전문성을 활용한 효율적인 사업추진이 가능하도록 했다.(제10조) 그리고 서울노동권익센터의 설치 근거를 마련하고 ▶노동실태조사와 정책연구 개발 ▶법률과 교육지원 ▶노동 인식개선과 홍보활동 ▶취약 노동자의 노동조건 개선 지원 ▶노동자 종합지원센터에 대한 지원 ▶협력체계 구축 등의 기능을 수행하도록 규정했다.(제13조) 이로서 노동권익센터의 기능과 역할을 조례에 규정하여 더욱 구체적이고 다양한 활동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이번 조례안의 본회의 통과에 이의원은 “빠르게 변화하는 노동시장에서 계속 새로운 형태의 노동자가 나타나고 있지만 이들을 보호하고 지원하는 정책과 제도는 보다 늦게 만들어 지는 경우가 많았다”며 “특정한 직업이나 계약 형태를 가진 사람만이 노동자가 아니라 모든 일하는 사람이 노동자라는 인식이 더 확대되고 정책에도 반영되어야 한다. 본 조례가 거기에 기여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고 본회의 통과에 대한 소감을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백신 접종자, 마스크 벗어도 된다?…정부 “국내 상황 보고 판단”

    백신 접종자, 마스크 벗어도 된다?…정부 “국내 상황 보고 판단”

    미CDC, 백신접종 완료 2주 넘은 접종자에“마스크 없이 접종자·저위험군 만나도 돼”정부 “다수 면역력 확보 땐 단계 완화 가능” 정부는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모두 마친 접종자는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된다는 권고를 내놓은 것과 관련해 국내 상황을 고려해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9일 브리핑에서 “각국의 방역수칙이 다르고, 국민들의 방역 민감성에도 차이가 있다”면서 “예방접종을 미리 시행한 해외 국가의 상황을 보면서 우리 실정에 맞는 부분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 반장은 “외국과 국내의 방역 전략이 다르기 때문에 해외에서 하고 있다고 해서 따라갈 수는 없다”면서도 “백신 예방 접종률이 올라가면 ‘사회적 거리두기’나 마스크 착용 등 방역수칙 (조정)에 대한 전반적인 안내가 이뤄질 것이며, 추후 질병관리청과 더 논의가 필요한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CDC는 백신을 맞은 뒤 2주가 지난 접종자들에 대해 마스크를 쓰지 않고도 다른 접종자와 만날 수 있으며, 중증을 앓을 위험성이 낮은 경우라면 상대가 비접종자라도 실내에서 마스크를 쓰거나 거리두기를 하지 않은 채 만날 수 있다고 권고했다. 이에 손영래 중수본 사회전략반장도 “백신 접종이 잘 이뤄져서 상반기에 (고위험군인) 고령층이 백신 접종을 마치면 하반기에는 거리두기를 조정할 수 있는 여지가 생기게 된다”고 말했다. 손 반장은 “(백신 접종이 이뤄지면) 위험도가 낮아지게 되므로 거리두기 단계 격상 기준을 좀 더 상향하거나, 사회·경제적 피해가 큰 부분에 대한 단계 적용을 완화하는 등의 조정안을 검토할 수 있게 된다”고 덧붙였다. 다만 “전제는 다수의 국민이 백신 접종을 받아 상당수가 면역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예방접종이 차질없이 진행되도록 많은 국민들께서 접종을 받아주실 것을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미 3∼4개월 먼저 접종을 시작한 국가들에서 2억명이 넘게 접종이 이뤄졌지만 큰 부작용은 관찰되지 않았다”며 “접종 후 발열 등 가벼운 면역반응에 대해서는 과도한 불안감을 갖지 않고 접종을 잘 받아달라”고 당부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진실공방 번지는 박혜수 ‘학폭’…“나도 피해자” vs “위약금 협박”[이슈픽]

    진실공방 번지는 박혜수 ‘학폭’…“나도 피해자” vs “위약금 협박”[이슈픽]

    배우 박혜수가 학교 폭력 의혹과 관련해 “나도 학교 폭력 피해자”라는 입장을 밝힌 가운데, 제보자는 “위약금 운운하며 협박을 당하고 있다”며 반박했다. 박혜수는 지난 7일 첫 폭로글이 올라온 지 13일 만에 자신의 입장을 장문의 글로 올렸다. 그는 “가짜 폭로가 만들어낸 편견으로 고통스러웠다”며 오히려 본인이 친구들에게 학교 폭력을 당했다고 했다. 그는 “강북에서 전학을 왔고, 동급생들보다 한 살이 많고, 미국으로 유학을 다녀왔다는 이유로 괴롭힘을 당했다”면서 “현재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사람은 저의 식판을 엎고, 지나가면 욕설을 뱉던 사람”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피해자 모임방 또한 실체가 없는 존재로 보이며 현재로서는 떠돌고 있는 모든 가짜 가십거리들에 대해 낱낱이 토를 달고 입장표명을 하는 것이 무의미하다고 느껴진다. 나를 망가뜨리려는 이 아이에게 도대체 왜 그래야만 하는지, 이를 통해 얻는 것이 무엇인지 묻고 싶다”며 타협 없이 시시비비를 가리겠다고 했다. “위약금 문다며 그만하라고 협박” 이를 접한 제보자 A씨의 반응은 “소름끼치는 피해자 코스프레”였다. A씨는 그동안 자신의 얼굴과 이름을 공개하며 박혜수의 학교 폭력을 폭로해왔다. A씨는 ‘박혜수가 주장하는 대로 무고한 학폭 피해자가 가해자로 둔갑한 거라면 입장문을 지금까지 미룰 이유가 전혀 없다’ 등 자신에게 유리한 내용을 캡처해 올리며 간접적으로 자신의 심경을 드러냈다. 그리고 9일 A씨는 자신의 인스타그램 스토리를 통해 “제 주변에게 연락해서 자기 의지와는 상관없이 인스타에 글을 쓴 것이며 자기는 저에게 한짓들 포함 모든 피해자들에게 한짓들이 전혀 기억이 나질 않는다고 한다더라. 그러면서 위약금 100억, 200억을 물 수도 있는데 괜찮냐며 이쯤에서 그만하라며 협박을 당하고 있다”고 글을 남겼다.이어 “또 한 사람에게 전화해서 울면서 ‘허위 증언’을 해달라고 했다더라. 제 페이스북을 염탐해 그 사건과 전혀 관계없는 사진을 올리며 저와 제 지인을 모함하고 저와 모든 피해자들까지 거짓말쟁이로 만들고 있다”고 분개했다. 박혜수가 출연한 KBS 드라마 ‘디어엠’ 방영은 무기한 연기됐다. 박혜수는 “저에 대한 논란으로 인해 피해를 입고 계신 KBS와 디어엠 관계자 분들, 배우 분들, 모든 스텝 분들 진심으로 너무나도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그의 소속사는 “당사는 이미 허위사실을 게시한 주요자들에 대해 고소장을 접수했고, 현재 수사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학교 폭력 가해자로 지목된 연예인들 대부분이 지난날 과오에 대해 사과한 것과 달리 박혜수의 사과는 오직 제작진을 향했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명백한 허위사실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제보자 입장은 달랐다. 제보자가 “모든 피해자들을 거짓말쟁이로 만들고 있다”며 맞선 가운데 양측의 진실공방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고든 정의 TECH+] 과학자들이 해조류인 ‘켈프’ 엘리베이터 개발한 이유는?

    [고든 정의 TECH+] 과학자들이 해조류인 ‘켈프’ 엘리베이터 개발한 이유는?

    미국 캘리포니아 연안에는 거대한 해조류인 켈프(kelp) 군락이 존재합니다. 다시마과에 속하는 켈프는 식용이나 기타 천연 소재로 사용되는데, 오래전부터 과학자들은 식용 이외에 다른 가능성에 주목해왔습니다. 바로 바이오 연료입니다. 해조류인 켈프는 별도의 토지나 농업용수가 필요없고 비료나 살충제, 제초제 같은 농약도 필요하지 않습니다. 사람이 먹는 주곡 작물도 아니어서 옥수수처럼 바이오 연료로 사용했을 때 논쟁이 발생할 여지도 없습니다. 하지만 켈프의 가장 큰 장점은 지상 식물과는 비교도 안 되는 성장 속도입니다. 일부 켈프는 하루 50㎝씩 자랄 수 있으며 30~80m 길이로 자라는데 1년이 채 걸리지 않습니다. 바이오 연료 후보 식물을 연구하던 과학자들이 켈프에 주목한 건 당연합니다. 그러나 켈프를 대량 재배하는 것은 생각보다 쉽지 않은 문제입니다. 단순하게 말하면 켈프 재배 자체는 어렵지 않으나 켈프를 대량으로 재배할 수 있는 바다가 많지 않습니다. 켈프는 햇빛이 잘 드는 얕은 바다를 선호하는데, 성장 속도가 빠르다 보니 얕고 수온이 적당한 바다 가운데서 규소, 질소, 인 등의 영양염류가 풍부한 바다를 선호합니다. 이런 조건을 만족하는 장소에는 이미 거대한 켈프 군집으로 이뤄진 켈프 숲이 존재합니다. 켈프 숲은 산호초처럼 수많은 해양 생물의 보금자리로 바이오 연료 재배를 위해 함부로 파괴할 수 있는 장소가 아닙니다. 바다는 넓지만, 켈프를 대량으로 재배할 수 있는 장소는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과학자들은 다양한 해결책을 연구했습니다. 서던 캘리포니아 대학 연구팀이 제시한 방법은 조금 엉뚱해 보이는 켈프 엘리베이터입니다. 바다에 사는 해조류인 켈프에게 엘리베이터가 필요한 이유는 바로 영양염류입니다. 광합성 식물이 없는 깊은 바다에는 영양염류가 풍부해 켈프에게 좋은 비료가 됩니다.연구팀은 스테인리스 스틸과 유리섬유 소재로 만든 켈프 재배 장치에 부표에 매단 후 낮에는 얕은 바다로 끌어올리고 밤에는 수심 80m의 깊은 바다에 내려보냈습니다. 켈프는 빨리 자라는 자이언트 켈프의 일종인 마크로시스티스(Macrocystis pyrifera)를 선택했습니다. 이를 캘리포니아 인근 해안에서 100일간 시험한 결과 켈프 엘리베이터가 켈프의 성장 속도를 4배 빠르게 한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연구팀은 켈프 엘리베이터를 사용하면 수심이 깊은 바다에서도 켈프를 효과적으로 재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참고로 농지에 비료를 주듯 영양염류를 바다에 직접 뿌리는 방법도 있지 않으냐고 반문할 수 있지만, 뿌린 비료의 상당 부분은 주변 바다로 흘러 들어가 적조현상 같은 환경 문제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켈프 엘리베이터는 더 간단하고 저렴한 방법으로 켈프에 영양분을 공급하면서 환경 오염 문제를 피할 수 있습니다. 물론 이 방법이 실제로 켈프의 대량 상업 재배에 적합한지는 앞으로 검증이 필요합니다. 분명한 것은 땅에서 재배하는 식량 자원과 생물 자원이 부족한 상황에서 바다를 더 현명하게 사용할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참신한 아이디어를 통해 인류가 직면한 식량 및 에너지 문제를 해결할 방법이 나올 수 있습니다. 땅은 좁지만,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우리 역시 이런 아이디어에 주목해야 할 것입니다. 고든 정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 수몰민 ‘눈물의 호수’에서 ‘섬진강 르네상스’ 여는 임실 옥정호

    수몰민 ‘눈물의 호수’에서 ‘섬진강 르네상스’ 여는 임실 옥정호

    1965년 섬진강댐으로 생긴 인공호수각종 규제로 지역개발 걸림 애물단지2015년 이후 전북 대표 ‘생태관광 보고’ 코로나 이후 웰빙·힐링 트렌드에 최적붕어섬 에코가든·경관도로 休 등 조성2기 사업 출렁다리 스카이워크 등 추진전북 임실군 옥정호는 1965년 섬진강댐을 쌓으면서 조성된 인공호수다. 유역면적 763㎢, 저수면적 26.3㎢로 총저수량은 4억 3000만t에 이른다. 옥정호는 국내 최대 곡창지대인 호남평야를 적셔 쌀이 모자라던 시절 주곡 자급률을 높이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한 국가기반시설이다. 그러나 임실군민들에게 옥정호는 일방적으로 희생만 강요한 ‘눈물의 호수’다. 1만 5000명의 수몰민들이 강제 이주로 삶의 터전을 잃었고 상수원 보호구역으로 지정돼 개발 사각지대로 밀려나야 했다. 하지만 지난 56년간 ‘소외’와 ‘아픔’만 안겨 줬던 옥정호가 이제 ‘미래’와 ‘희망’으로 변하고 있다. 옥정호가 지켜 온 깨끗한 환경과 아름다운 자연이 임실을 넘어 ‘전북도의 보물’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임실군은 옥정호가 불과 6년여 전까지만 해도 지역개발을 가로막는 걸림돌이었다고 8일 밝혔다. 옥정호를 휘감아 도는 환상의 드라이브 코스가 ‘대한민국 아름다운 길 100선’에 올랐고 오봉산과 국사봉이 감싸 안은 호수는 천혜의 경관을 자랑하지만 임실군민들에게는 그저 ‘강 건너 불’이었다. 이에 임실군은 옥정호를 ‘지역발전의 견인차’로 바꾸기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민선 6기 단체장으로 취임한 심민 임실군수는 우선 관광개발의 발목을 잡는 상수원보호구역 해제에 나섰다. 심 군수는 2015년 전북도, 인접 지자체, 수자원공사를 설득해 임실군을 꽁꽁 묶고 있던 상수원보호구역 해제를 이끌어 내는 데 성공했다.●옥정호 드라이브 코스 아름다운 길 100선 이후 옥정호는 ‘애물단지’에서 ‘친환경 관광거점지구’로 급변했다. 임실군은 옥정호를 자연과 인간이 공존하는 생태문화공간으로 가꾸는 ‘에코뮤지엄 조성’ 프로젝트에 착수했다. 이 사업은 자연환경 훼손을 최소화한 ‘경관 감상형 친수공간’을 배치해 옥정호 일대를 ‘전북 대표 관광특구’로 개발하는 계획이다. 이는 천혜의 자연경관과 풍부한 수자원을 활용해 ‘섬진강 르네상스 시대’를 열겠다는 야심 찬 구상이다. 이를 위해 임실군은 ‘옥정호 힐링과’를 신설하고 4개 팀에 17명의 핵심 요원을 배치, 사업추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이 사업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웰빙과 힐링을 추구하는 최신 관광 트렌드와 맞아떨어져 전국적인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에코뮤지엄 조성사업은 1, 2기로 나눠 추진된다. 지난해까지 1기 사업에 280억원이 투입돼 체험·체류형 관광지 기반을 닦았다. 올해부터 2025년까지 250억원 규모의 2기 사업이 추진된다. 1기 사업은 ▲붕어섬에코가든 ▲경관도로 휴(休) ▲에코투어링 루트 ▲에코누리 캠퍼스를 조성하는 것이다.●산책로 ‘물안개길’ 국가 생태탐방로 육성 핵심은 옥정호 절경 가운데 으뜸인 붕어섬을 에코가든으로 꾸미는 사업이다. 만수위 때는 7만 3000㎡, 갈수기에는 15만㎡인 붕어섬에 소나무, 구절초, 철쭉, 수국 등 교목과 관목, 초화류를 가득 심어 사계절 가 보고 싶은 친환경 정원으로 만들었다. 경관도로 휴는 옥정호 수변 도로 미개설 구간인 입석리~운정리 4.5㎞를 명품길로 가꿨다. 산책로에 수변데크, 포켓 쉼터를 설치했다. 자라섬에는 구절초를 심어 가을이면 몽환적인 경관을 연출하도록 했다. 에코투어링 루트는 운정리~운암리~마암리 21㎞를 힐링길, 자연길, 휴양길 등 테마가 있는 감성투어로드로 조성하는 사업이다. 옥정호 명품 생태관광지의 상징이다. 물안개 자욱한 물길을 따라 걷는 맛이 일품이다. 임실군은 테마별 옥정호 산책길을 ‘옥정호 물안개길’로 통일해 국가생태탐방로로 육성한다는 복안이다. ●짚라인, 알파인코스터 즐기며 친환경 체험 에코뮤지엄 2기 사업으로는 ▲출렁다리 스카이워크 ▲산악레포츠 체험 시설 ▲캠핑장 조성 공사가 추진된다. 요산공원과 붕어섬을 연결하는 410m의 출렁다리는 오는 10월 완공된다. 출렁다리는 붕어섬을 오가면서 옥정호의 비경을 감상할 수 있는 전국적인 명물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올해는 산림욕장도 개장된다. 산악레포츠 체험 공간에는 코스형 짚라인(1.7㎞)과 알파인 코스터 사업이 민자로 추진된다. 자연과 동화되는 친환경 체험을 즐길 수 있어 많은 관광객이 찾을 것으로 전망된다. 에코뮤지엄 조성사업 추진으로 임실의 숨어 있던 관광자원이 빛을 보고 일자리가 창출돼 지역경제 활성화, 주민들의 실질소득 향상이 기대된다. 국연호 옥정호힐링과 생태개발팀장은 “에코뮤지엄 조성 사업은 지역의 다양한 인적·물적 자원을 활용하기 때문에 관광산업은 물론 지역경제 전반에 활력을 증진시키는 효과를 거둘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임실군은 옥정호~치즈테마파크~오수 의견공원~성수산 산림휴양지를 연계해 1000만 관광 시대를 열어 나갈 계획이다. 임실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단독] 신도시 곳곳 ‘용버들 신공’ 전수됐나

    [단독] 신도시 곳곳 ‘용버들 신공’ 전수됐나

    “LH 직원들이 투기한 땅뿐 아니라 신도시 예정지 곳곳에 용버들이 가득해요. 다 LH 직원 소유의 땅일 가능성이 큽니다.” 8일 광명시흥 신도시 부동산 등에 따르면 한국토지주택공사(LH) 임직원들의 땅 투기 의혹을 받고 있는 경기 시흥시 과림동뿐 아니라 인근 무지내동 일대도 곳곳에 녹색줄기의 ‘용버들’의 묘목이 셀 수 없을 정도로 빽빽이 심어져 있다. 한눈으로 봐도 거액의 토지보상을 노린 묘목으로 보인다. 시흥시 과림동의 178-6, 178-7은 LH의 임직원들이 사들인 땅이다. 바로 옆인 178-4, 178-5는 소유주가 누구인지는 불분명하지만 LH 직원과 관련된 친인척이나 지인일 가능성이 크다. 이들 땅은 등기부상 4개 필지로 나뉘어 있지만, 현장에 가 보면 한 필지처럼 구획선이나 경계가 없기 때문이다. 또 이들 4개 필지의 1만 900여㎡(약 3300여평)에 구분 없이 ‘용버들 묘목’이 잔뜩 심어져 있다. 또 인근인 무지내동 경기자동차과학고 주변의 땅에서도 용버들 묘목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광명시흥 신도시 곳곳에 ‘용버들’ 신공이 퍼져 있다는 의미는 LH의 관련자들의 투기가 광범위하다는 의미일 수 있다. 신도시대책위원회 관계자는 “일반인들은 용버들이 1년에 1m 넘게 자라 보상시점인 3년 후엔 3m 이상 훌쩍 크기 때문에 보상 비용을 엄청나게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한다”면서 “동네주민들은 주로 고구마나 감자·마늘·고추 등을 심는데, 용버들을 심었다는 것은 LH 직원이나 관계자일 가능성이 아주 크다”고 주장했다. 광명시흥특별구역 내 한 감정평가사는 “신도시 발표 전 미리 항공위성 촬영을 해 놓기 때문에 보상용으로 심은 나무들은 전부 잡아낼 수 있다”면서 “이번 LH 투기 사건을 계기로 신도시 예정의 투기뿐 아니라 보상을 노린 꼼수를 뿌리 뽑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명선 기자 mslee@seoul.co.kr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한국소비자포럼, ‘2021 브랜드 고객충성도 대상’ 소비자 조사 실시

    한국소비자포럼, ‘2021 브랜드 고객충성도 대상’ 소비자 조사 실시

    세계적인 컨설팅그룹 맥킨지(Mckinsey)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미국의 77%, 전 세계의 60% 소비자가 사용하던 브랜드를 이탈했다고 밝혔다. 소비자들이 브랜드를 떠나고 있는 지금 충성고객은 지속가능한 브랜드를 구축하는 핵심이다. 한국소비자포럼(대표 전재호)은 고객과의 정서적 유대감을 형성하며 높은 충성도를 확보한 브랜드를 사회에 널리 알리기 위해 고객충성도 분야의 글로벌 조사·연구기관 브랜드키(대표 로버트 파시코프)와 함께 ‘2021 브랜드 고객충성도 대상’ 소비자 조사를 실시한다고 8일 밝혔다. 이 조사는 ‘BCLI(Brand Customer Loyalty Index) 모델’을 활용한다. 이는 한국소비자포럼과 고객충성도 분야의 스페셜리스트로 꼽히는 브랜드키가 대한민국의 시장 상황에 맞춰 공동 개발한 고객충성도 측정지표다. BCLI 모델은 브랜드 신뢰도 및 애착도를 통해 소비자의 감정적 로열티를 측정하고 이를 기반으로 재구매 의도와 타인 추천 의도를 질문해 태도적 로열티를 측정하도록 설계됐다. 마지막으로 브랜드 전환 의도를 질문해 소비자가 가지고 있는 전반적인 브랜드 충성도를 측정한다. 이번 조사는 ICT, 가전, 건강, 교육, 금융, 쇼핑, 외식, 식품 등 13개 부문 1800여개 브랜드를 대상으로 진행되며 소비자 조사 및 심의를 통해 부문별 고객충성도 1위 브랜드를 선정한다. 미국과 유럽 등 글로벌 시장에서 높은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는 윤활유 부문에서는 ‘Kixx’, ‘SK ZIC’, ‘S-OIL 7’, ‘현대Xteer’가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이제는 필수 생활용품으로 자리 잡은 미세먼지마스크 부문에서는 ‘3M’, ‘닥터퓨리’, ‘미마마스크’, ‘아에르’, ‘에어데이즈’, ‘에이퓨리’, ‘에티카’, ‘웰킵스’, ‘크리넥스 황사마스크’, ‘힐메이드’가 경쟁을 벌인다. 전국적으로 브랜드 아파트의 선호도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아파트 부문에서는 ‘e편한세상’, ‘I PARK’, ‘더샵’, ‘래미안’, ‘롯데캐슬’, ‘스위첸’, ‘자이’, ‘푸르지오’, ‘호반베르디움’, ‘힐스테이트’가 후보에 올랐다. 나날이 성장하고 있는 프로바이오틱스 시장도 경쟁이 뜨겁다. 유산균 부문에서는 ‘덴마크 유산균이야기’, ‘듀오락 프로바이오틱스’, ‘드시모네’, ‘락토핏 생유산균’, ‘세노비스 수퍼바이오틱스’, ‘셀티아이’, ‘여에스더 유산균’, ‘장대원’, ‘트루락’, ‘폴리시아 프로바이오틱스’가 후보에 올랐다. 운동량 부족으로 인한 관절염 환자가 증가하면서 최근 주목받고 있는 관절건강기능식품 부문에서는 ‘관절보궁’, ‘관절연골엔 보스웰리아’, ‘관절팔팔’, ‘뉴트리원라이프’, ‘조인트100’, ‘천관보’, ‘튼튼닷컴’이 후보에 포함됐다. 성장기 아이들 역시 활동량이 줄어들면서 어린이 키 성장은 어린 자녀를 둔 부모들의 주요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어린이성장기능식품 부문에는 ‘아이커’, ‘아이클타임’, ‘키즈텐’이 후보에 이름을 올려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이례적인 성장률을 보인 생명보험 부문에서는 ‘NH농협생명’, ‘교보생명’, ‘미래에셋생명’, ‘삼성생명’, ‘신한생명’, ‘오렌지라이프’, ‘푸본현대생명’, ‘한화생명’, ‘흥국생명’이 후보에 올랐다. 코로나19 백신접종이 시작되면서 소비심리의 반등으로 매출 상승을 이루고 있는 백화점 부문도 주목할 만하다. 후보에는 ‘롯데백화점’, ‘신세계백화점’, ‘현대백화점’이 후보에 포함됐다. 2021 브랜드 고객충성도 대상 소비자조사는 온라인 및 모바일과 1대 1 유선조사를 통해 진행된다. 3월 8일부터 오는 21일까지 해당 브랜드의 이용 경험이 있는 대한민국 15세 이상 소비자라면 홈페이지를 통해 조사에 참여할 수 있다. 고객충성도 1위로 선정된 브랜드는 다음달 27일 열리는 ‘2021 브랜드 고객충성도 대상 시상식’에서 발표된다. 서울비즈 biz@seoul.co.kr
  • “고수들은 달랐다… 신도시 일대 용버들을 찾아라”

    “고수들은 달랐다… 신도시 일대 용버들을 찾아라”

    “앞으로 땅을 살 땐 1000㎡ 이상, 지역단위농협에서 담보대출을 받고 용버들 묘목을 심어야겠어요.” 경기 시흥 주민들이 최근 광명시흥지구 신도시 일대에서 발각된 한국토지주택공사(LH) 임직원들의 땅투기 수법을 보고 하는 말이다. LH 임직원들이 매입해 땅투기 의혹을 받고 있는 시흥시 과림동 178-6번지를 중심으로 양쪽에는 178-4, 178-5, 178-7번지 등 4개 필지로 분할돼 있다. 지목은 답이며, 자연녹지지역으로 근처 무지내동 일대에도 동종의 용버들 묘목이 잔뜩 심어져 있다. 178-6번지 토지는 북시흥농협에 채권최고액 7억 8000만원의 근저당이 설정돼 있어 이 토지를 담보로 60% 대출이 이뤄진 것으로 추정된다. 이곳에는 현재 녹색줄기의 용버들나무 묘목이 셀 수 없을 정도로 빽빽이 심어져 있다. 한눈으로 봐도 토지보상을 노린 묘목으로 보인다. 현장에 가보면 겉으로는 한 필지에 경계도 없이 용버들묘목을 심은 것처럼 보이지만 등기부상에는 4개 필지로 나뉘어져 있다.바로 옆에서 고물상을 하고 있는 주민은 “지난해 봄에 일꾼 20여명이 동원돼 3일간에 걸쳐 용버들 묘목 심는 걸 봤다”고 말했다. 이어 “나랏일을 하는 공직자들이 내부정보를 이용해 희한한 나무를 심어 더 많은 보상금을 타내려고 꼼수를 부리고 있다”고 성토했다. 그러면서 “우리같은 서민은 운전하다 과속으로 단속에 걸리면 범칙금을 꼬박꼬박 내는데, 공직자들은 내부정보를 이용해 투기행위를 하다 걸려도 먹고사는데 별 문제가 없다. 낱낱이 파헤쳐 토지수익금을 전부 환수조치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신도시대책위원회 관계자는 “우리 동네주민들은 고구마나 감자·마늘고추 등 주로 식용작물을 심는데, 용버들을 심는 경우는 아주 특이한 경우로 외지인들 짓”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용버들은 1년에 1m씩 자라 보상시점인 3년 후엔 3m 이상 훌쩍 큰다”며, “나무가 크면 이식비도 비례해 엄청 늘어나므로 용버들을 심어 한탕을 노린 것 같다”고 추정했다. 또 광명시흥특별구역내 한 감정평가사는 “수십년간 감정평가를 해왔지만 용버들나무 보상평가는 한번도 안해봤다. 이곳에 왜 용버들묘목을 심었는지 솔직히 잘 모르겠다”고 말하며, “보상가가 그리 많지 않아 일반인들은 나무를 저렇게 많이 안심는다. 신도시 발표전 미리 항공위성 촬영을 해놓기 때문에 보상용으로 심은 행위들은 전부 잡아낼 수 있다”고 말했다. 글·사진 이명선 기자 mslee@seoul.co.kr
  • 군산에 대해 미처 몰랐던 것들, 울외장아찌 채만식 이은주

    군산에 대해 미처 몰랐던 것들, 울외장아찌 채만식 이은주

    전북 군산이 좋은 도시란 것은 누구나 안다. 신선하고 횟감이 그득하고 아름다운 섬들이 지척이다. 전라도 땅이면서 충청 사람이 많아 한결 부드럽고 눙치는 사투리가 질펀하고 지붕 없는 박물관이기도 하다. 지난해 도발적인 제목으로 눈길을 사로잡은 ‘늬들이 서울을 알아?’을 펴냈던 SBS 기자 출신 김병윤 선배가 2편 격으로 ‘늬들이 군산을 알아?’(감미사)를 펴냈다. 전작이 조선시대 얘기가 많았다면 이번은 불과 100년 전, 일제 강점기 아픈 얘기들이 수놓는다. 1987년 야구 취재를 위해 처음 찾았다가 바쁜 기자생활 속에 까마득히 잊고 지냈던 군산을 30년을 훌쩍 넘긴 지난 2019년 운명처럼 다시 찾았단다. 군산의 속살을 취재한다며 고샅을 누비다 창피함을 느꼈다고 했다. 군산의 아픔을 모르고 살았던 스스로가 미워질 정도였다고 했다. 해서 속죄의 심정으로 글을 써야겠다고 마음을 고쳐 먹었다. 아예 군산에 터 잡고 군산사람들 얘기를 속속들이 글로 옮겼다. 과거를 끄집어냈다. 현재를 적었다. 미래를 그렸다. 한 문장을 쓰느라 2시간을 썼다 지우기를 반복했다. 원고를 미리 살피면서 가장 눈에 들어온 것은 울외장아찌였다. 임금님이 먹던 음식이다. 군산의 특산물이다. 울외는 군산에서 많이 재배하는데 성산면이 울외장아찌 특화마을로 조성돼 있다. 박과에 속하는 한해살이 덩굴식물인데 박과 오이, 참외를 두루 닮았다.호남평야의 좋은 쌀은 군산항을 통해 일본으로 반출됐다. 비옥한 농지는 일본인에게 빼앗겼다. 소작농으로 전락해 힘겨운 삶을 이어갔다. 군산의 선조들은 먹을 쌀이 없어 벼 옆에 자라는 잡초인 피죽으로 연명했다. “피죽도 못 먹었냐”는 말이 그래서 나왔다. 군산에는 국내에 유일하게 남은 일본식 사찰 동국사가 남아 있다. 일본식 가옥 170여 채도 잘 보존되고 있다. 히로쓰 가옥은 거의 원형 상태로 관광객을 맞고 있다. 군산세관 건물은 옛 모습 그대로, 국내 3대 서양고전주의 건축물의 하나로 보존돼 슬픈 역사를 웅변하고 있다. 군산내항은 수탈당한 쌀들이 실려나간 고통의 현장이다. 빛바랜 임피역은 그 시절의 아픔을 감춘 채 낭만을 찾는 이들에 쉼터가 되고 있다. 군산은 천혜의 자연을 간직하고 있다. 특히 섬이 아름답다. 왕들이 반한 섬이다. 신선의 섬이다. 군산의 섬을 걷다보면 삶의 의미를 깨우치게 된다. “석양이 비출 때 몽돌해변을 걸어 보라. 황혼의 노부부가 걸으면 지나온 삶에 고개를 숙이게 된다. 서로가 미안한 마음에 두 손 꼭 잡게 된다. 젊은 연인이 걷게 되면 말없이 껴안게 된다. 석양의 붉은 빛보다 더 뜨겁게 사랑해야 되겠다며.” 너무 아름다운 섬들이 많은데 다섯 곳만 책에 실어 안타깝다고 했다. 싱싱한 해산물. 바닷바람을 견뎌낸 채소 등 음식 재료가 풍성한 곳인데 손맛이 더해지고 넉넉한 인심에 사투리가 더해진다. 군산에 머무는 내내 저자는 객지에 와서 먹을 걱정을 안해 행복했다고 했다. 군산 사람들은 강하다. 자신의 아픔을 밖으로 나타내지 않는다. 과거의 아픔을 미래의 희망으로 탈바꿈 시켰다. 진취적이다. 현대중공업과 GM자동차의 철수로 지역경제가 힘들지만 문화예술관광의 도시로 탈바꿈하고 있다. 천혜의 자연환경과 융합된 특색 있는 도시로 변하고 있다. 섬과 바다가 어우러진 해양관광도시가 설립된다. 군산은 이방인의 도시다. 많은 예술인들이 정착을 하고 있다. 유명 아티스트들이 터를 잡아 채만식과 이은주 등의 뒤를 잇고 있다. 군산은 건강의 도시다. 시내에 나지막한 산이 많다. 해발 200m 안팎의 산이다. 언제나 부담 없이 올라갈 수 있다. 가벼운 옷차림으로 가면 된다. 자연과 역사가 숨쉬는 트레킹 코스도 자랑거리다. 11개 코스로 이뤄진 구불길은 트레킹 명소로 사랑받고 있다. 백제부터 현재의 역사를 체험하며 걸을 수 있다. 고군산군도의 아름다움에 넋을 잃게 된다. 몽돌해변의 파도 소리에 시름을 씻겨 보낼 수 있다. 아! 군산 가고 싶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길섶에서] 포천 사과/서동철 논설위원

    집에 쌀이 떨어지면 듣는 사람도 없는데 ‘철원에 다녀와야겠군’ 한다. 친분이 있는 한의사로부터 철원 쌀이 좋다는 이야기를 들은 다음부터다. 말이야 ‘뭐 그렇게 악착같이 찾아 먹을 필요가 있나’ 했지만 철원에 갈 이유가 생겼구나 싶었다. 그곳에는 도피안사 부처님이 계시다. 불교 신자라고 할 수는 없다. 절이나 성당에 가면 마음속으로 삼배(三拜)를 하거나 성호(聖號)를 긋는다. 학창 시절 어느 크리스마스에는 교회 성가대의 임시단원으로 ‘메시아’를 부르기도 했다. 얼마 전 쉬는 날에도 파주 집을 나서 연천부터는 경원선 철길과 나란한 3번 국도를 타고 철원 도피안사에 갔다. 그러고는 동송읍 농협 마트에 들러 쌀 두 봉지를 사서 차 트렁크에 실었다. 철원 여행의 목적은 일단 달성한 것이었다. 돌아올 때는 다른 길로도 가 보면 좋겠다 싶어 연천 고대산의 반대편인 포천 관인을 거쳤는데 사과 과수원과 판매장이 눈에 들어왔다. 포천 사과는 맛있었다. 사과의 대명사는 대구였고, 이후 충주와 예산 사과가 유명해진 줄은 알겠는데 포천 사과라니. 가장 추운 도시의 하나인 철원과 맞붙은 포천이다. 사실 철원을 즐겨 찾는 이유는 도피안사 철불 말고도 오가는 길 주변의 막국수집들 때문이기도 하다. 포천 사과로 그 즐거움이 하나 늘었다.
  • [이경우의 언파만파] 국어사전 뜻풀이의 성차별

    [이경우의 언파만파] 국어사전 뜻풀이의 성차별

    국어사전들은 ‘각선미’를 어떻게 풀이하고 있을까. 이 낱말은 여성에게만 해당되는 것일까. 일부의 예상대로 ‘각선미’가 여성에게만 한정되는 것으로 풀이해 놓은 사전도 있고, 그렇지 않은 사전도 있다. 남녀 공통된 것으로 풀이한 사전은 언어 현실을 더 정확히 반영한 것이기도 하고, 성차별적인 요소를 적절히 감지한 것이기도 하다. ‘표준국어대사전’은 ‘각선미’를 “주로 여자의 다리에서 느끼는 아름다움. ≒다리맵시”라고 풀이했다. 풀이에서 ‘주로 여자’가 보인다. ‘고려대한국어대사전’은 “다리의 윤곽을 나타내는 선에서 느껴지는 아름다움”이라고 했다. 이 사전에서는 ‘여자’가 보이지 않는다. 그런데 이 사전은 같은 의미의 ‘다리맵시’에서는 “주로 여자의 다리에서 느끼는 아름다움”이라고 표준국어대사전과 같은 풀이를 했다. 북한의 ‘조선말대사전’은 “다리의 곡선미”라고 설명했다. 지난달 25일 열린 한국사전학회 학술대회에서 ‘국어사전의 성차별적 기술의 몇 문제’라는 주제의 발표자(동국대 윤소정, 성균관대 민지원)들은 세 개 사전의 풀이를 제시하며 ‘주로 여자의 다리’라는 표현은 여성을 성적 대상화한 것이라고 했다. 이들은 ‘각선미’는 “다리의 곡선에서 느낄 수 있는 아름다움”이라며 여성이라는 주체에만 한정되는 것이 아니라고 밝혔다. “남자라고는 믿기 힘든 각선미가 공존했다”(노희준 ‘오렌지 리퍼블릭’)에서처럼. ‘육향’도 같은 차원에서 지적했다. 표준사전은 ‘육향’을 “주로 여자에게서 나는 살 냄새”, 고려대사전은 “몸에서 나는 냄새”, 조선말사전은 “주로 녀자의 몸에서 나는 살 냄새”라고 풀이했다. 그렇지만 “남편의 품에서 흘러나오는 아스라한 육향을 잊어버린 지 오래되었다”(정연희 ‘이치개’)에서처럼 ‘육향’은 여자에게서 나는 냄새만을 가리키지는 않는다. ‘양산’은 각각 이렇게 풀이했다. “주로, 여자들이 볕을 가리기 위하여 쓰는 우산 모양의 큰 물건.”(표준) “햇빛이나 햇볕을 가리기 위하여 쓰는, 우산같이 만든 물건.”(고려대) “우산모양으로 만든 해가리우개.”(조선말) 이들은 표준사전처럼 양산의 사용 주체를 여자로 한정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다. ‘양산은 여자가 쓰는 것’이라는 고정관념을 재생산할 수 있다는 것이다. 사전 곳곳에 이런 방식의 서술이 숨어 있었다. 국어사전은 참고서이면서 지침서 같은 구실을 한다. 객관과 공정도 섬세하게 더해져야 한다. 올바른 국어사전의 이용은 비판적으로 읽는 데 있다.
  • 베레모에 파이프 문 ‘명동백작’ 럭비선수… 詩는 건강한 정신이었다

    베레모에 파이프 문 ‘명동백작’ 럭비선수… 詩는 건강한 정신이었다

    “어머님 심부름으로 이 세상 나왔다가/ 이제 어머님 심부름 다 마치고/ 어머님께 돌아왔습니다”(조병화, ‘꿈의 귀향’ 전문) 돌아가신 어머니의 묘소 옆에 지은 묘막 ‘편운재’에서 막내아들이 지은 시의 전문이다. 조각구름마저 쉬어 가는 곳이라는 뜻의 편운재는 아들의 효심이 지은 그리운 구름의 집이자 어머니의 숨결이 시가 된 시의 집이다. 아들은 그곳에서 어머니가 작고하신 나이와 같은 수의 시 81편을 짓는다. 모두 어머니를 위한, 어머니에 의한, 어머니만을 그린 시다.편운재의 현관 옆에는 옥상으로 올라가는 사다리가 놓여 있다. 밤하늘의 별을 헤아리며 어머니가 계신 곳을 짚어 보고자 하는 시인의 뜻이다. 어머니에 관해서라면 생의 모든 것을 바쳐 사랑하고 그리워했던 사람, 시인 조병화다. 그는 1921년 5월 2일 경기 안성시 양성면 난실리에서 5남 2녀 중의 막내로 태어났다. 미동공립보통학교, 경성사범학교를 거쳐 일본 동경고등사범학교에서 물리와 화학, 수학을 공부하다가 제2차 세계대전에서 일본이 패하자 학업을 중단하고 귀국했다. 1945년부터 경성사범학교 물리 교사로 재직했고, 서울고등학교와 경희대에서도 근무했다. 그 후 자리를 옮긴 인하대에서 정년퇴임을 하며 길었던 교직 생활을 마친다. 학생들을 가르치는 데 열중함과 동시에 창작 활동도 왕성히 했다. 1945년에 첫 시집 ‘버리고 싶은 유산’의 출간을 시작으로 53권의 시집과 선시집 28권, 시론집 5권, 수필집 37권, 번역서 2권, 시 이론서 3권, 화집 5권 등을 합하여 총 160여권의 저서를 출간했다.그가 다룬 시편들의 소재보다 그가 다루지 않은 것을 찾는 것이 더 빠르다는 세간의 농담은 이 저서들의 방대함에서 시작된 것일 터. 시인의 다양한 시편은 국내에만 머물지 않았다. 중국, 일본, 독일, 프랑스, 미국, 영국, 스페인, 스웨덴, 네덜란드 등지로 뻗어 나갔다. 그 덕분에 그의 제자들은 그를 “가장 많은 시집을 냈으며, 세계문학행사에 국가대표로 참가해 그 엄혹했던 시절에도 해외여행을 가장 많이 하는 시인이었고, 문학상도 가장 많이 받은’ 작가로 기억했다. ‘가장’이 여러 번 붙는 시인은 그 시작 활동의 우수성과 공헌을 인정받아 금관문화훈장을 받기에 이른다. 금관문화훈장의 기념비는 그의 고향 난실리에 세워졌다. 시인은 자신의 작품 활동에만 그치지 않고 후배 문인들의 창작 활동을 격려하기 위해 1991년부터 편운문학상을 제정해 시상하기 시작했다. 시인이 작고한 후에는 그의 가족들이 안성시의 후원을 받아 현재까지도 문학상 운영을 지속하고 있다. 왕성한 창작과 사회공헌활동, 은퇴 후에도 끊임없이 이어지는 특강 등으로 바삐 지내던 시인은 절필 선언을 한 지 6개월 만에 영면에 들었다. 시인이 절필을 선언하고 타계하기 직전까지의 여백이 유독 짧게 느껴지는 것은 생전에 그가 했던 여러 활동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김수영·박인환… 그리운 명동백작들 지금의 서울 명동은 코로나19로 인해 비어 가는 가게가 속출하는 거리가 됐지만 한때는 외국인들이 한국을 찾으면 가장 먼저 발걸음을 하는 곳이었다. 그리고 그보다 훨씬 전, 그러니까 6·25전쟁이 있기 전의 명동은 예술인들의 거리이기도 했다. 명동 개발의 붐이 일기 전인 1960년대까지도 명동은 낭만과 꿈, 우울과 병증, 창작에 대한 열의와 애환, 작가들의 우정과 반목이 얼기설기 엮여 있던 곳이었다. 명동은 가히 문화예술의 산실이었다. 조병화 시인 역시도 다른 이들과 마찬가지로 이곳에 자주 드나들었다. 그는 여기서 김수영, 박인환, 이봉구, 김환기 등과 함께 ‘명동백작’으로 불릴 만큼 명동 터줏대감 노릇을 했다. 그 시간 덕분이었을까. 6·25전쟁 이후 거제도 포로수용소에 갇혀 있던 김수영 시인이 조병화 시인에게 엽서를 보내 자신의 생사를 알렸다. ‘나 이곳에 있다. 포로수용소이지만 무섭지 않은 곳이다. 한번 찾아와 다오.’ 부산에서 이 엽서를 받은 조병화 시인은 그 길로 박인환 시인과 거제 포로수용소에 찾아가 김수영 시인을 만나고 돌아온다. 그리고 명동의 문우들에게 ‘김수영이 살아 있다’고 일러 줬다. 박인환, 김수영 시인과 막역한 우정을 나누다가 두 벗을 차례로 먼저 떠나보내며 그들의 장례에 조시(弔詩)를 써서 애도했다. 명동백작의 시대는 조병화 시인이 가장 늦게까지 이생에서 술잔을 기울이며 파이프 담배를 피우고 시를 쓰고 그림을 그리는 것으로 막을 내렸다. 2021년인 올해는 조병화 시인과 김수영 시인이 백 세를 맞이하는, 탄생 100주년이 되는 해다. 더불어 김종삼 시인까지도. 한 인물이 나고 자라고 돌아간 시계만을 이야기하는 100년이 아니라 한 세계가 한 세기를 거뜬히 이겨 낸 100년이다. 시인의 힘은, 시의 생명력은 이토록 길다. 그들이 있어 한국문학의 지형도가 다양하고 풍성한 100년이었다. 우리가 미처 다 볼 수는 없겠지만, 앞으로의 100년도 그들의 시편들이 꿋꿋하게 그 자리를 지키리라 믿는 이유이기도 하다.●돌아본 문인 서재 중 유일한 럭비공과 유니폼 시인은 검은색 베레모와 파이프, 럭비공과 수많은 저서로 독자들에게 각인돼 있다. 시인의 베레모와 파이프, 명동의 나날들까지는 모두에게 익숙한 이야기지만 럭비라니. 시인은 경성사범학교 시절부터 럭비를 시작해 럭비 선수로 활동했으며, 부임하는 학교마다 럭비부를 창설해 선수들을 직접 지도하기도 했다. 운동으로 다져진 다부진 신체에서 나오는 건강한 정신이 학생들과 선생을 이어 주는 끈이 되기도 하며 또 시를 쓰는 정신에 활력을 불러일으킨다고 믿었던 까닭이다. 그가 럭비 선수로 활동했던 이력은 조병화문학관 한편에 오롯이 전시돼 있다. 문학관에 뜬금없이 럭비라니, 하는 물음에 대한 유쾌한 답은 그가 입고 뛰던 유니폼과 트로피들 앞에서 찾을 수 있게 해 뒀다. 여러 문학관을 찾아가 봤지만 문인의 서재에 럭비공들이 즐비한 곳은 단연코 이 자리밖에 없을 터다.●구름의 집 ‘편운재’·개구리 소리 듣는 ‘청와헌’ 교직에서 은퇴한 시인은 난실리로 돌아와 편운재 옆에 개구리 소리를 듣는다는 뜻의 ‘청와헌’(聽蛙軒)을 짓고 기거하며 여러 문인의 사랑방지기 역할을 하기 시작한다. 당대의 문인들이 자유롭게 드나들고 기거하며 시와 예술에 대해 논했던 곳. 젊었을 적의 명동의 시간이 고스란히 재현된 곳이 바로 난실리다. 시인은 편운재와 청와헌에서 숨 쉬는 것처럼 시를 짓고, 그림을 그리고, 사진을 찍었다. 그의 문학관에 유독 문인에 대한 자료와 사진이 많은 것도 이 때문이다. 시인이 작고한 뒤에 문학관의 전시실에 놓인 유품들이 그의 꼼꼼한 정리벽을 말해 주고 있다. 사소한 메모와 창작 노트들, 자필 원고들은 물론이거니와 그림과 서예 작품에 찍던 낙관, 즐겨 마시던 술병, 애용하던 찻잔과 커피 그라인더, 베레모와 펜던트, 만년필과 몽블랑 잉크, 펜던트와 시계, 세계 각국에서 모아 온 기념품들로 장식한 페치카, 스케치북과 카메라와 럭비부 시절의 운동용품 등이 전시돼 있다. 편운재 현관에는 “살은 죽으면 썩는다”는 문장이 새겨져 있다. 생에 대한 성실성과 근면을 유독 엄격하게 훈육했던 어머니의 음성을 벽에 새기며 시인은 어떤 마음을 다지고자 했던 것일까. 그 가르침 덕분에, 어머니를 종교처럼 믿고 의지했던 까닭에 시인은 그 누구보다도 성실하게 작품 활동에 매진하고 또 성실할 수 있었던 것이 아닐까.한 사람의 생애에는 희로애락애오욕이 있기 마련이다. 그의 작품 세계와 활동에도 활발한 세계 속에 묻힌 고뇌와 오욕이 있었을 거라 짐작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그의 세계를 읽고 재해석하는 것은 독자들의 몫이다. 또한 그의 활동을 되짚어 보며 평가를 내리는 것 역시도 후대가 해야 할 일이다. 그만큼 한국문학에서 그의 자리가 크다는 방증이다. 시인의 100년이 고스란히 저장된 난실리 전체가 문화특구가 된 것 역시 시와 시인의 깊이와 크기를 톺아볼 수 있는 증거다. 편운재와 청와헌, 조병화문학관이 있는 난실리는 봄이 유독 예쁜 고장이라고 한다. 탄생 100주년을 맞는 조병화 시인의 터에 다가오는 봄에는 꼭 한번 들러 보라고 이야기하고 싶다. 그곳에서 100세가 된 노시인이 넌지시 건네는 투명한 술잔에 문장을 가득 채워 오시기를 바라며.소설가 이은선
  • [라이드온] BMW ‘2도어 쿠페’ 스포츠 세단… 다이내믹한 주행에 딱!

    [라이드온] BMW ‘2도어 쿠페’ 스포츠 세단… 다이내믹한 주행에 딱!

    수입차 시장에서 메르세데스벤츠를 턱밑까지 추격한 BMW가 올해 첫 신차로 ‘뉴 4시리즈’를 출시했다. 2013년 출시 이후 8년 만에 완전변경 모델로 재탄생했다. 4시리즈는 스포츠 세단 3시리즈 기반의 ‘2도어 쿠페형’ 차량이다. 5시리즈처럼 판매량이 많은 볼륨 모델은 아니지만 BMW가 지향하는 스포츠카의 정체성을 고스란히 담은 모델이라는 점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1인 가구 수가 늘어나는 요즘 나 홀로 다이내믹한 주행을 즐기기에 제격인 차량이란 평가도 받고 있다. BMW는 2세대 4시리즈를 출시하며 외형적으로 파격적인 변신을 감행했다. BMW를 상징하는 앞면 ‘키드니 그릴’을 흔히 봐 왔던 가로형이 아닌 세로형(수직형)으로 내놨다. 마치 콧구멍이 더 커지고, 콧대가 더 높아진 모습이다. 그릴이 위아래로 길어지면서 그릴 아래 범퍼 위에 부착되던 번호판도 그릴 위에 얹어졌다. 이 파격적인 세로형 그릴을 놓고 업계의 평가는 둘로 나뉘었다. “토끼 앞니 같고 어색하다”, “기존 가로형보다 안정감이 떨어진다”는 등 다소 부정적인 반응과 함께 “뻔한 가로형에서 탈피해 지루하지 않고 신선하다”, “강렬하고 역동적이다” 등 긍정적인 반응이 동시에 나왔다. 결과적으로 파격적인 디자인 덕에 시선을 한몸에 받는 데는 일단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4시리즈 디자인을 주도한 임승모 디자이너는 “세로형 키드니 그릴은 1930년대와 1970년대 선보인 BMW 클래식 모델의 디자인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결과물로 익숙함에 변화를 시도하고 신선한 이미지를 추구했다”고 설명했다. 4시리즈 옆모습은 완만한 곡선으로 이어진 쿠페 디자인의 정석을 그대로 따랐다.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선과 면은 조화롭게 균형을 이뤘다. 헤드라이트와 테일램프는 이전 모델보다 더 세련되고 날렵한 모습으로 바뀌었다. 차체 길이는 130㎜ 길어진 4770㎜, 폭은 27㎜ 넓어진 1845㎜, 축간거리는 41㎜ 늘어난 2850㎜다. 높이는 트림별로 10㎜씩 차이가 난다. 실내공간은 전반적으로 넓어졌지만, 2도어 쿠페형 스포츠 세단인 만큼 뒷좌석에 승객을 태우는 것보단 개인 짐을 두는 게 더 어울릴 법했다.실내 운전석은 시트와 중앙 콘솔, 계기판과 디스플레이가 운전자를 감싸는 듯한 느낌이 들도록 설계됐다. 12.3인치 디지털 계기판과 10.25인치 디스플레이는 운전자에게 주행 정보를 직관적으로 전달했다. 시트 포지션이 낮은 편이어서 바닥에 착 붙어 달리는 느낌을 선호하는 운전자라면 더 큰 매력을 느낄 수 있다. BMW코리아가 지난달 3일 인천 중구 영종도 BMW 드라이빙센터에서 개최한 시승행사에서 뉴 4시리즈의 성능을 체감했다. 시승 모델은 ‘뉴 420i M 스포츠패키지’였다. 최고출력 184마력, 최대토크 30.6㎏·m의 트윈파워 터보 4기통 가솔린 엔진은 스포츠카치곤 고성능이라 할 수 없다. 하지만 직접 몰아 보니 중형 쿠페 세단인 420i를 움직이기엔 부족함이 없었다. 8단 자동변속기는 부드럽고 빠른 변속 능력을 보여 줬다. 운전대는 BMW 특유의 묵직함과 탄력을 지녀 정교하면서도 안정적인 움직임을 선사했다. 고속 주행에서도 흔들림이 작았고 급격한 코너 구간에서도 운전대를 돌린 각도보다 더 꺾여 차량이 안쪽으로 기우는 ‘오버스티어’가 나지 않았다. BMW코리아 관계자는 “차량의 앞뒤 무게 배분을 50대50으로 설정하고 3시리즈보다 무게 중심을 21㎜ 낮춰 더 민첩하고 정교한 핸들링이 가능해졌다”고 설명했다. 첨단 운전자 보조시스템도 웬만한 기능은 모두 탑재했다. 전방 충돌·차선 이탈 경고 시스템,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등을 하나로 묶은 ‘드라이빙 어시스턴트’가 기본 적용됐다. 손쉬운 주차를 돕는 ‘파킹 어시스턴트’와 차를 돌릴 수 없는 막다른 길에 봉착했을 때 진입 동선을 따라 최대 50m까지 자동으로 돌아가는 ‘후진 어시스턴트’ 기능도 전 모델에 기본 탑재됐다. 헤드업 디스플레이도 옵션이 아닌 기본으로 제공된다.시승 모델인 ‘뉴 420i M 스포츠패키지’의 판매 가격은 개별소비세율 3.5%를 적용해 5940만원이다. 차량 덮개가 열리는 ‘컨버터블’ 모델은 6790만원으로 책정됐다. 고성능 모델인 ‘뉴 M440i xDrive 쿠페’는 8190만원이다.
  • 박혜수 “학폭 제보자, 내 식판 엎었던 사람”[전문]

    박혜수 “학폭 제보자, 내 식판 엎었던 사람”[전문]

    배우 박혜수가 학교 폭력 가해자로 지목된 것과 관련 7일 “가짜 폭로가 만들어낸 편견으로 고통스러웠다”며 의혹에 대해 모두 반박했다. 박혜수는 이날 인스타그램에 장문의 글을 두 개로 나뉘어 올렸다. 그는 “글을 여러 번 쓰고 지우고 수도 없이 반복했다. 사실이 아니기에 지나갈 것이라 믿고 지켜보는 동안, 거짓에 거짓이 꼬리를 물고, 새로운 거짓말을 낳고, 그것들이 산더미처럼 쌓여 점점 높아져만 갔다. 사실과 무관한 사진 한 두 장이 ‘인증’으로서 힘을 얻고, 가짜 폭로들이 지우기 어려운 편견들을 만들어내는 과정을 보면서 고통스러웠다”며 그간의 심경을 토로했다. 박혜수는 “현재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사람은 저의 식판을 엎고, 지나가면 욕설을 뱉던 사람”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피해자 모임방 또한 실체가 없는 존재로 보이며 현재로서는 떠돌고 있는 모든 가짜 가십거리들에 대해 낱낱이 토를 달고 입장표명을 하는 것이 무의미하다고 느껴진다”며 타협 없이 시시비비를 가리겠다고 했다. 끝으로 박혜수는 방영이 무기한 연기된 드라마 ‘디어엠’ 제작진을 향해 “저에 대한 논란으로 인해 피해를 입고 계신 KBS와 디어엠 관계자 분들, 배우 분들, 모든 스텝 분들 진심으로 너무나도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하 박혜수 인스타그램 전문. 안녕하세요. 박혜수입니다. 이 글을 올리기까지 정말 오랜 시간이 걸렸네요. 이렇게 이야기하기까지 너무 오래 걸린 점 죄송합니다. 글을 여러 번 쓰고 지우고 수도 없이 반복했습니다. 사실이 아니기에 지나갈 것이라 믿고 지켜보는 동안, 거짓에 거짓이 꼬리를 물고, 새로운 거짓말을 낳고, 그것들이 산더미처럼 쌓여 점점 높아져만 갔습니다. 사실과 무관한 사진 한 두 장이 ‘인증’으로서 힘을 얻고, 가짜 폭로들이 지우기 어려운 편견들을 만들어내는 과정을 보면서 고통스러웠습니다. 제가 직접 나서서 이야기하기를 많은 분들이 기다리셨던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오랜 시간 동안 나서지 못했던 이유는 이미 걷잡을 수 없이 커진 편견 속에서 제 말에 힘이 없을 거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말에 힘을 더하기 위한 많은 증거들이 노출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사실이 사실대로 받아들여지지 않는 것을 보고 이렇게 글을 올리게 되었습니다. 저는 거짓 소문들이 퍼져 그것들이 마치 사실인 양 사람들에게 각인되는 걸 이미 과거에 한 차례 경험한 적이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사람들의 입에서 나온 무수한 거짓들을 하나하나 제자리로 돌려놓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잘 알고 있습니다. 저는 2008년 중학교 2학년 때 미국으로 유학을 떠나 교환학생 생활을 하다 다음 해에 한국에 돌아오게 되었습니다. 한국에 돌아오면서 원래 살던 동네를 떠나 전학을 가서 2009년 7월, 낯선 학교에 중학교 2학년으로 복학을 했습니다.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는 낯선 곳에서 학교생활을 시작한 저에게 처음 겪어보는 무서운 일들이 일어나기 시작했습니다. 강북에서 전학을 왔고, 동급생들보다 한 살이 많고, 미국으로 유학을 다녀왔다는 ‘사실’에 악의를 품은 거짓들이 붙어 저에 대한 소문이 빠르게 퍼져나가기 시작했습니다. ‘미국에 낙태 수술을 하러 갔다더라’, ‘미국은 간 적도 없고, 그 전 동네에서 행실이 좋지 않아 유급을 당했다더라’하는 소문들이 마치 사실인 것처럼 제 뒤를 따라다니기 시작했습니다. 두세 명에게만 알려주었던 제 번호가 여기저기 뿌려져 매일 아침 눈을 뜰 때면 심한 욕설과 성희롱이 담긴 문자들을 받았습니다. 아침에 눈 뜨자마자 쿵쾅대는 가슴으로 핸드폰을 확인하고 부모님 몰래 소리 없이 울던 시간들이 떠오릅니다. 이전 학교에서 지극히 평범한 학생으로서 친구들과 선생님들께 사랑받으며 좋은 기억만 가득했던 저에게 그 시간들은 견딜 수 없이 가혹한 시간이었습니다. 미국 가기 일주일 전 쯤, 등교하는 날이 아닌데도 담임 선생님과 학급 친구들이 모두 모여 깜짝 송별회를 열어줘서 행복해하며 친구들과 사진을 찍고, 케이크 초를 불던 제가 이 낯선 동네에 와서 왜 이런 취급을 받아야 하는지, 누구를 탓해야 하는지 몰라 너무나도 괴로웠습니다. 이유를 알 수 없는 괴롭힘에 정말 힘들었지만, 저의 교육을 위해 이사를 강행하신 부모님께 차마 말씀드릴 수가 없어 아무에게도 얘기하지 못한 채 혼자서만 앓았습니다. 괴롭힘은 점점 심해졌습니다. 밥을 먹는데 식판을 엎고 가서 교복에 음식물이 다 묻는다거나, 복도를 지나가는데 치고 가고 등 뒤에 욕설을 뱉는다거나 하는 일들이 일어났습니다. ‘그냥 거슬린다’는 이유로 3학년 복도로 불려가 많은 학생들이 보는 앞에서 머리를 툭툭 치며 ‘때리고 싶다’, ‘3학년이었어도 때렸을 거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하지만, 그런 상황 속에서도 제가 견딜 수 있었던 이유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손 내밀어준 몇몇의 따뜻한 친구들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저에 대한 소문이나 편견보다 제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바라봐주고 좋아해주는 친구들 덕분에 점점 더 나은 학교생활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렇지만 여전히 아물지 않은 상처들 탓에 상담 센터에서 3년 동안 상담을 받았습니다. 주기적으로 상담을 받으며 그간의 상처들을 많이 비워낼 수 있었습니다. 가짜 소문을 시작으로 미움 받고 괴롭힘 당하며 타인에 대한 원망이 스스로를 향해, 결국 저 자신을 미워하고 증오하려던 마음을 점차 달랠 수 있었습니다.처음 전학 왔을 때 저의 식판을 엎고, 지나가면 욕설을 뱉던 이가 현재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사람입니다. 그 이후 3학년 때 가까워지게 되었습니다. 함께하던 동안에도, 서로 왕래가 없었던 올해까지도, 저희가 나눈 것은 어린 시절의 우정이었다고 여겨왔습니다. 이렇게까지 상황이 흘러간 이상, 법적으로 모든 시시비비를 가리는 순간이 불가피하겠지만, 한때 친구로 지냈던 사이가 왜 이렇게 되어야만 했는지 생각하면 정말 마음이 아픕니다. 그 아이의 친구들이 무리지어 제 인스타그램 계정에 달려와 거짓으로 점철된 댓글들을 달며 이 모든 거짓말들의 씨앗을 뿌렸습니다. 인터넷에 떠돌고 있는 익명의 이야기들 또한 인스타그램 계정에 캡처 화면을 올린 내용들입니다. 신분도, 출처도 알 수 없는 이야기들이 모두 사실인 것처럼 인터넷에 돌아다니고 있습니다. 인스타그램 댓글에서부터 두 차례에 걸친 인터뷰까지 시시각각으로 달라지는 신빙성 없는 이야기로 거짓 선동하여 저를 망가뜨리려는 이 아이에게 도대체 왜 그래야만 하는지, 이를 통해 얻는 것이 무엇인지 묻고 싶습니다. 제가 무너지고 부서지기를 바라며 하고 있는 이 모든 행동들에도 저는 흔들리지 않을 것이고, 몇 달의 시간이 걸리더라도 반드시 사실을 밝혀낼 것입니다. 수십 명이 있다던 피해자 모임방 또한 위 이야기들처럼 실체가 없는 존재로 보이며, 그 안의 인원에 대해서도 그 방 내부로부터 제보가 들어오고 있습니다. 현재로서는 떠돌고 있는 모든 가짜 가십거리들에 대해 낱낱이 토를 달고 입장표명을 하는 것이 무의미하다고 느껴져, 이에 대해서는 더 이상의 기다림이나 타협 없이 움직이도록 하겠습니다. 이번 일을 지켜보는 동안 저는 제 마음 속 깊이 숨겨두었던, 소문과 괴롭힘 속에서 상처받았던 어린 제 자신을 마주했습니다. 이렇게 드러나는 직업을 택하지 않았다면, 저도 누군가에게 저의 꺼내기 힘든 끔찍한 기억들에 대해 호소하고 싶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거짓 폭로와 그로 인해 이어지는 무분별한 비방 또한 누군가를 향한 똑같은 폭력일 수 있다는 점을 꼭 기억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이들의 지난 과오들에 대한 구체적인 제보들이 있었지만, 그에 대한 내용을 공론화하는 것 또한 같은 폭력이라 생각하기 때문에 원치 않습니다. 저에 대한 논란으로 인해 피해를 입고 계신 KBS와 디어엠 관계자 분들, 배우 분들, 모든 스텝 분들....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너무나도 죄송합니다. 며칠 간 아무 말도 전하지 못하는 동안에도 저를 지지하고 응원해주시는 많은 분들께 너무나도 감사합니다. 덕분에 괴로움 속에서도 일어나서 상황을 또렷이 보고 차근차근 준비할 수 있었습니다. 시간이 오래 걸리더라도, 천천히, 하나하나 밝혀내고, 결국은 이 모든 게 지나갈 것이라는 걸 믿고 있습니다. 부디 앞으로도 사실들을 사실대로 바로 바라봐주시기를 간절히 말씀드립니다. 글이 정말 길었네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사유리, 한복입은 혼혈 아들 젠과 한국식 백일잔치

    사유리, 한복입은 혼혈 아들 젠과 한국식 백일잔치

    방송인 사유리가 자신의 아들 젠에게 한국식 백일잔치를 해줬다. 6일 공개된 유튜브 사유리TV ‘엄마,사유리’에서는 아들 젠의 백일잔치를 하는 사유리의 모습이 그려졌다. 백일잔치를 하기에는 날짜가 모자라지만 딸을 위해 한국에 머물고 있는 사유리의 어머니가 일본으로 돌아갈 날이 다가와 조금 앞당겨 백일 잔치를 한 것이다. 이날 사유리는 백일 기념 떡을 구매하고, 백일 잔치에 어울리는 소품을 구매해 집안에 설치했다. 사유리의 엄마는 옆에서 사유리의 잔치를 도왔다. 사유리는 주문한 갓을 꺼내며 “엄마가 젠이 꼭 이 모자 썼으면 좋겠다고 했다”고 했고, 사유리 엄마는 “10년 전부터 하고 싶었다”고 말해 웃음을 줬다. 사유리는 떡과 과일,키를 비롯한 각종 소품들을 백일 상에 차렸다. 이어 사유리와 친한 카메라 감독이 백일잔치를 찍어주기 위해 집을 찾았다. 카메라 감독은 사유리와 사유리의 어머니, 아들 젠을 카메라에 담았다. 사유리는 엄마가 되고 달라진 점을 묻는 질문에 “기미 많이 생기고 늙었다. 좋은 것은 저보다 소중한 생명이 생겼다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자식 먹는 것만 봐도 배부르다고 하던데’라는 질문에 “그렇지는 않더라. 나도 배고플 때 있다”며 “애기 돌봐줘야 하니까 내가 밥을 못 먹는다. 이럴 때 엄마 건강이 안 좋아지니까 그래도 밥을 먹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사유리는 한국식으로 백일잔치를 하는 이유에 대해 “옛날부터 백일 하는 사진보고 너무 하고 싶었다. 한복 입고 갓을 쓴 것을 너무 하고 싶었다”며 “오늘 하는 게 꿈꾸고 있었던 게 현실이 되는 느낌”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또 사유리는 “백일 잔치가 생각보다 어려웠다”며 상을 차릴 때 실수를 많이 해 후회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돌을 기다리고 있다. 돌 때는 사진을 찍고 싶다. 돌은 백일보다 완벽하게 하고 싶다. 그때 코로나가 끝났으면 좋겠다. 어머니 아버지가 한국에 와서 돌을 끝낼 수 있으면 좋을 것 같다”고 바랐다. 한편 사유리는 외국의 한 정자은행에서 백인 남성의 정자를 기증받아 임신한 뒤 지난해 11월 4일 일본에서 아이를 출산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우리는 존재한다” 아시아 여성 최초 골든글로브 감독상 자오의 말 [김정화의 WWW]

    “우리는 존재한다” 아시아 여성 최초 골든글로브 감독상 자오의 말 [김정화의 WWW]

    지난달 28일(현지시간), 한국인 이주민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 ‘미나리’가 제78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외국어영화상을 받으며 국내에서 큰 화제가 됐다. 하지만 이날 시상식의 주인공은 따로 있었다. 바로 중국계 미국인 영화감독 클로이 자오(39·본명 자오팅)다. 자오의 ‘노매드랜드’(Nomadland)는 이날 작품상과 감독상을 모두 받는 쾌거를 이뤘다. 골든글로브에서 여성이 감독상을 받은 건 1984년 영화 ‘엔틀’(Yentl)로 처음 수상한 바브라 스트라이샌드 이후 37년 만이다. 아시아계 여성으로선 최초다. “조용한 인디 드라마 제작자에서 이제는 할리우드에서 가장 많은 관심을 받는 감독”이라고 한 미 연예매체 벌처의 평가처럼 자오는 일약 스타가 됐지만, 갑자기 찾아온 행운 같은 건 아니다. 그간 차근차근 쌓아온 궤적이 막 빛을 보기 시작했을 뿐이다.중→영→미 떠돌이 삶…“내 영화는 미국인 정체성 관한 것” 자오의 세 번째 장편영화인 노매드랜드는 미 언론인 제시카 브루더의 동명 원작을 바탕으로 했다. 아이오와주 네바다에서 공장과 기업들이 붕괴한 후, 남편을 잃은 여성 펀(Fern)이 홀로 밴을 타고 새로운 삶을 찾아 떠나는 이야기다. 뉴욕타임스(NYT)는 “안정감과 ‘뿌리 뽑기’ 사이, 집이 주는 환상적인 위안과 광활한 길의 위험한 유혹 사이의 긴장감이 이 영화의 중심에 있다”고 했다. 중국 베이징에서 태어난 ‘전형적인’ 아시안 감독이 미국의 광활한 대자연을 담은 로드 무비를 만든 건 그의 경험과 무관하지 않다. 자오는 어린 시절 중국에서 자라다 10대 때 영국에서 기숙학교 생활을 했고, 미국 로스앤젤레스로 건너가 학업을 마쳤다.부모는 부유했지만 그를 자주 혼자 내버려뒀고, 자오는 일본 만화와 마이클 잭슨, 왕가위로 그들의 빈틈을 메워나갔다. 장국영과 양조위가 출연한 왕가위의 영화 ‘해피투게더’는 너무 좋아해 아직도 작업을 시작하기 전 매번 일종의 의식처럼 챙겨볼 정도다. 대학에선 정치학을 전공했지만 금세 자신의 길이 아니란 걸 깨달았고, 졸업 후 2년 간 바텐더로 일하는 등 각종 일을 전전하다 결국 뉴욕대 티시 예술대학에 들어갔다. 자오가 현재 함께 사는 파트너이자 영화 감독인 조슈아 제임스 리차즈를 만난 것도 뉴욕대 시절이다. 리차즈는 자오에 대해 “지독하고 극단적이다. 내가 영화 학교에서 만나고 싶었던 협력자의 이상적인 모습”이라고 했다. 그는 “내가 함께 시간을 보내던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저 앉아서 프로젝트에 대한 얘기를 했다. 반면 자오는 실제 이를 실행한 사람”이라며 “그래서 나는 그 기차로 뛰어 올랐다”고 돌아봤다.어릴 때부터 이리저리 옮겨 다닌 유목민 같은 삶은 작품세계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2015년 리차즈와 함께 만든 첫 장편 ‘내 형제가 가르쳐 준 노래’(Songs My Brothers Taught Me)와 2017년 ‘로데오 카우보이’(The Rider), 그리고 노매드랜드에 이르기까지 영화를 관통하는 가장 큰 메시지는 아이덴티티, 정체성에 관한 것이다. 자오는 “베이징에서 자란 나는 항상 몽골에 가는 걸 좋아했다. 어린 시절은 대도시와 넓은 평원으로 가득했다”며 “20대 중반 뉴욕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며 조금 잃어버린 느낌이 들었다”고 돌아봤다. 이어 “이렇게 ‘젊은’ 나라에서는 미국인이라는 게 무엇을 의미하는지 끊임없이 생각하게 된다”며 “내가 온 5000년 역사의 중국에서보다 이곳에서 정체성에 대한 논의가 훨씬 활발하다”고 했다.“배우 아닌 현실 사람들에 애정” 실제 유목민과 생활하며 촬영 자오의 큰 특징 중 하나는 영화 속 가상의 세계가 아닌 현실에 대한 깊은 애정이다. 현지 지역지 필라델피아 인콰이어러는 “자오는 사람들이 실제 사는 곳에서 그들을 만나는 것을 선호한다”며 “가능한 한 (전문 배우가 아닌) 현실 속 사람들을 영화에 쓰려고 한다”고 했다. 영화감독이지만 완전히 과장되거나 새로운 상상 속의 일을 창조하기보단 지금 현재, 이곳에서 벌어지는 일에 집중한다는 것이다.자오는 자신을 “시간을 기록하는 일에 종사한다”고 표현하며 실제 사람들이 이야기를 들려줌으로써 그들이 어떤 모습으로 비칠지 스스로 선택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사람들이 어떻게 기억되고 싶어 하는지 궁금하다”며 “(영화 제작은) 내 생각, 내 관점에 관한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노매드랜드에서 그려지는 이들의 모습도 마찬가지다. 영화에 나오는 대부분이 배우가 아닌 실제 유목민이다. 자오는 “그들이 하나의 이슈의 희생자로서 소비되는 걸 원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안다”며 “영화 속 등장인물이 품위를 갖기를 바란다”고 했다. 이를 위해 자오와 펀 역을 맡은 배우 프랜시스 맥도먼드를 포함한 제작진은 실제 유목민과 같이 밴을 타고 생활했다. 수개월간 사막, 평원, 바다를 오갔고, 야영장과 트럭 정류장, 월마트 주차장, 작물 수확 농장을 전전했다.자오의 철학은 다른 이들에게도 큰 영향을 미쳤다. 맥도먼드는 “영화를 만드는 과정이 아닌 한 사람의 삶을 기리는 것에 가까웠다”고 했다. 골든글로브에 앞서 지난해 베네치아 국제영화제 황금사자상을 받는 등 각종 영화제에서 167관왕을 차지하는 놀라운 기록을 세운 것도 자오의 진정성이 세계인의 마음을 파고들었기 때문일 것이다. 자오는 올해 개봉을 앞둔 마블의 히어로 영화 ‘이터널스’의 제작과 각본도 맡았다. 처음으로 성소수자 슈퍼히어로가 등장할 예정이다.코로나19 이후 중국인은 물론 아시아인 전체에 대한 혐오 발언이 커진 현재, 자오의 활약은 더욱 주목받는다. BBC는 “자오가 최초의 유색 인종 여성으로서 최고의 감독이 되는 역사를 만들면서 전 세계 아시아인이 ‘행복한 눈물’로 화답했다”고 했다. 언론인 디프 트란은 트위터에서 “아시아계 미국인이 여전히 이국적이고, ‘질병’으로 공격받는 시대에 클로이 자오와 영화 미나리가 골든글로브를 수상한 건 큰 의미가 있다”고 했다. 자오의 메시지는 간단하지만 깊은 울림을 준다. “우리는 존재한다, 우리는 미국인이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클로이 자오는 누구 · Chloé Zhao(赵婷)1982 중국 베이징 출생2000 미국 LA로 이주, 지역 공립학교 졸업마운트 홀리요크 대학 정치학 전공2010 뉴욕대 티시 예술대학, 단편 ‘딸들’(Daughters) 제작2015 장편 ‘내 형제가 가르쳐 준 노래’(Songs My Brothers Taught Me) 제작, 선댄스 영화제 초청2017 ‘로데오 카우보이’(The Rider) 제작, 칸 영화제 후보2020 ‘노매드랜드’(Nomadland) 제작, 베네치아 국제영화제 황금사자상 수상 2021 골든글로브 작품상·감독상 수상   ‘이터널스’(Eternals) 제작
  • 새 학기 ‘집콕’ 어린이들엔 독서가 제격…선생님들이 추천하는 책은

    새 학기 ‘집콕’ 어린이들엔 독서가 제격…선생님들이 추천하는 책은

    새 학기를 맞아 설레는 3월이지만, 코로나19는 여전히 맹위를 떨치고 있다. 어린 자녀가 집에서 독서를 하기에 딱 좋은 계절이나, 학부모로서는 초등학생 자녀들에게 어떤 책을 읽게 할지 고민이다. 학교도서관저널 도서추천위원회가 교육 현장의 교사, 사서, 전문가들의 의견을 취합해 발간한 ‘2021 추천도서목록’을 통해 추천한 어린이 문학 목록 가운데 일부를 소개한다.●초등 고학년엔 성장·심리·역사 소설 등 추천 초등학교 5~6학년을 위한 문학으로는 ‘5번 레인’, ‘내 가방 속 하트’, ‘내 친구의 집’, ‘너를 만났어’, ‘너의 운명은’, ‘맞바꾼 회중시계’ 등이 있다. ‘5번 레인’(은소홀 지음, 문학동네 펴냄)은 초등학교 수영선수인 한 소녀가 성장해 나가는 과정을 담은 이야기다. 미움·사랑·갈등·이해·용서라는 다양한 감정을 겪음으로써 1등을 못했더라도 스스로 만족스러웠다면 큰 가치가 있다는 걸 깨우치게 된다. 제21회 문학동네 어린이문학상 대상작이다.‘내 가방 속 하트’(주미경 지음, 창비 펴냄)는 사랑, 미움 등 아이들의 복잡 미묘한 감정을 섬세하게 쓴 동화 일곱 편이 담긴 작품집이다. 짝사랑하는 아이의 문자에 심장 소리가 멋대로 자라는 등 흥미로운 이야기들로 구성됐다. ‘내 친구의 집’(우미옥 지음, 사계절 펴냄)도 다섯 단편을 모은 책으로 등장인물로 나오는 아이들은 저마다 고민이 있다. 조용한 성격의 고학년 여자아이들에게 권한다. ‘너를 만났어’(이선주 외 2인 지음, 씨드북 펴냄)는 너와 내가 만나 ‘우리’가 되는 이야기 세 편을 담은 모음집이다. 세 이야기 속 주인공들은 여러 인물을 통해 자신이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너의 운명은’(한윤섭 지음, 푸른숲주니어 펴냄)은 1910년대 일제강점기 열한 살 소년이 지게 하나로 자신의 운명을 개척해가는 이야기를 담았다. 항일운동 이야기를 통해 주인공이 용기를 내어 도전하는 과정이 감동적이다. ‘맞바꾼 회중시계’(김남중 지음, 토토북 펴냄)도 김구 선생과 윤봉길 의사와의 만남을 그려낸 역사 동화다. 주석과 부록을 실어 이해를 도왔고 역사 공부를 시작하는 아이들에게 추천한다.●중간 학년엔 신박한 동화나 우정·모험 이야기 3~4학년용 문학 도서로는 ‘길 위의 길’, ‘나는 황태자, 놀부 마누라올시다!’, ‘바바얀과 마법의 별’, ‘복도에서 그 녀석을 만났다’, ‘코리와 악어 공주’ 등이 있다. ‘길 위의 길’(안순희 지음, 머스트비 펴냄)은 조선 제일의 소목장인 아버지의 재주를 물려받은 소희의 이야기다. 아버지는 여자인 소희가 소목장의 길을 걷는 것을 탐탁지 않게 생각하나, 소희의 모습은 꿈에 확신이 없는 사람들에게 용기를 준다.‘나는 황태자, 놀부 마누라올시다!’(이송현 지음, 산하 펴냄)는 놀부 마누라의 처지에서 본 새로운 버전의 ‘흥부전’이다. 무능한 흥부를 질책하는 놀부 마누라의 심정이 이해되는 새롭고 재미있는 발상이다. ‘바바얀과 마법의 별’(키쿠 아다토 지음, 박신순 외 1인 옮김, 한솔수북 펴냄)은 춥고 어두운 동굴에 사는 괴물 ‘바바얀’의 여행 이야기로 우정과 모험을 다뤘다. ‘복도에서 그 녀석을 만났다’(이혜령 지음, 책과콩나무 펴냄)은 학교 폭력과 괴롭힘의 문제를 다뤘다. 나를 괴롭히던 녀석이 다른 친구에게 괴롭힘을 당할 때 느끼는 혼란스러운 심리를 어린이의 시각에서 그렸다. ‘코라와 악어 공주’(로라 에이미 슐리츠 지음, 이혜원 옮김, 문학과 지성사 펴냄)는 외동딸로 태어나 부모의 조기 교육에 지친 공주의 하소연을 통해 아이들이 진짜 원하는 게 무엇인지를 조명한다. 어른들도 함께 읽을 만하다.●저학년 학생에겐 읽기 쉬운 우정·동물·판타지 동화 1~2학년이 읽을만한 문학 도서로는 ‘공룡 친구 꼬미’, ‘돼지 저금통의 기차 여행’, ‘이불 바다 물고기’, ‘피터와 에르네스토는 단짝이야’, ‘황금 글똥의 비밀’이 있다. ‘공룡 친구 꼬미’(김혜정 지음, 문학과지성사 펴냄)는 소녀 하나와 꼬마 공룡 ‘꼬미’의 따스한 우정을 그렸다. 시공간을 초월한 우정이 감동을 주고 철학적 주제로 다채롭게 담았다.‘돼지 저금통의 기차 여행’(무라카미 시이코 지음, 김숙 옮김, 북뱅크 펴냄)은 주인공 겐이치가 여행을 하고 싶어하는 돼지저금통을 데리고 할머니네 집에 가는 이야기다. 돼지저금통을 의인화한 발상이 신선하고, 그림책 독서에서 글 책 독서로 넘어가는 시기에 이 책을 추천한다. ‘이불 바다 물고기’(황섭균 지음, 웅진주니어 펴냄)는 순수하고 따뜻한 느낌의 판타지 단편 동화집이다. 이야기들이 아이의 작은 상처조차 읽어내고 보듬는 듯 섬세하다. ‘피터와 에르네스토는 단짝이야’(그레이엄 애너블 지음, 신형건 옮김, 보물창고 펴냄)는 나무늘보 피터와 에르네스토의 우정과 모험, 위기를 그린 만화다. 대화체 중심이라 저학년 어린이도 즐겁게 읽을 수 있다. ‘황금 글똥의 비밀’(김미형 지음, 바람의아이들 펴냄)은 밥 먹고 똥을 싸는 것처럼, 생각하면 글을 써야 한다고 하는 선생님과 학생 윤솔이의 이야기다. 작가는 생각을 글로 표현할 때 무엇이 우선돼야 하는지 일러준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학폭 인정’ 지수, 군대 간다…“반성의 시간 갖겠다” [이슈픽]

    ‘학폭 인정’ 지수, 군대 간다…“반성의 시간 갖겠다” [이슈픽]

    KBS드라마 ‘달이 뜨는 강’ 중도 하차광고 삭제, 출연작 다시보기도 중단소속사 “모든 활동 중단, 통렬한 반성할 것”“위압 동원한 성폭력은 명백한 사실무근”피해자 “사과 따윈 필요 없다, 평생 학폭자”중학생 시절 학교폭력 논란을 인정한 배우 지수(본명 김지수·28)가 모든 활동을 전면 중단하고 군에 입대하기로 했다. 지수의 소속사는 “지수는 통렬한 반성의 시간을 가질 것”이라고 밝혔다. 지수는 주연으로 출연했던 KBS 2TV 드라마 ‘달이 뜨는 강’에서도 하차한다. 그가 출연했던 출연작들의 다시보기는 중단됐으며 광고도 삭제됐다. 소속사 “지수, 10월 중순 입대,사회복무요원으로 복무 예정” KBS, 지수 배역 교체 후 재촬영“지수 출연 장면 최대한 삭제 방송” 소속사 키이스트는 5일 “지수는 배우로서 계획된 모든 활동을 즉각 중단하고 통렬한 반성의 시간을 가질 것”이라면서 “앞으로도 제보 이메일 접수, 온라인 커뮤니티 모니터링 등 다각도로 관련 사안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다만 “항간에 나도는 위압을 동원한 성폭력과 같은 주장들은 명백한 사실무근”이라고 강조했다. 키이스트에 따르면 지수는 지난해 12월 영장을 받아 오는 10월 중순 입대한다. 2016년 급성 골수염 수술을 받은 전력이 있어 사회복무요원으로 복무할 예정이다. 지수가 주연으로 출연 중이던 KBS 2TV 드라마 ‘달이 뜨는 강’은 배역을 교체하고 재촬영해 방송된다. 대타로는 최근 종영한 tvN 드라마 ‘철인왕후’에 출연했던 나인우가 발탁됐다. KBS는 이날 “나인우가 ‘달이 뜨는 강’의 온달 역으로 캐스팅됐다”면서 “9회 이후 방송분은 재촬영해 방송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KBS 측은 입장문을 통해 “방송일이 임박한 7·8회 방송분은 지수가 출연하는 장면을 최대한 삭제해 방송하고, 이번 주말 재방송은 결방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사건의 심각성을 깊이 인식해 드라마의 편성 취소를 포함한 모든 방안을 검토했다”면서 “‘달이 뜨는 강’을 사랑해 주신 시청자와 드라마 제작에 참여한 수많은 스태프와 연기자, 제작사 등을 고려해 결정했다”고 설명했다.초유 ‘학폭’ 방송 하차 지수, 자필 반성문“과거 저지른 비행, 변명의 여지도 없다” “과거 죄책감에 늘 불안, 진심으로 사죄해”“평생 씻지 못할 과거 반성, 뉘우치겠다” 방영 초반 드라마의 주연 배우가 학교폭력 논란으로 하차하게 된 것은 초유의 사태다. 지난해 12월 배우 배성우가 음주운전 적발로, 2018년 배우 조재현이 ‘미투’ 사태로 작품 말미에 각각 중도 하차한 바 있으나, ‘달이 뜨는 강’의 경우 아직 6회까지밖에 방송이 되지 않은 상태이기에 더 이례적이다. 지수는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학창 시절 심각한 수준의 학교폭력을 저질렀다는 의혹이 지속해서 제기되자 전날 “과거에 저지른 비행에 대해 어떤 변명의 여지도 없다”며 인정했다. 지수는 지난 4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린 자필 사과문에서 “나로 인해 고통받은 분들께 진심으로 사죄드린다. 용서받을 수 없는 행동들이었다”고 사과했다. 이어 “연기를 시작하면서 과거를 덮어둔 채 대중의 과분한 관심을 받으며 여기까지 왔으나 마음 한편에 과거에 대한 죄책감이 늘 존재했고 돌이키기엔 너무 늦은 후회가 저에게는 늘 큰 불안함으로 다가왔다. 어두운 과거가 항상 나를 짓눌러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연기자로 활동하는 내 모습을 보며 긴 시간 동안 고통받으셨을 분들께 깊이 속죄하고, 평생 씻지 못할 나의 과거를 반성하고 뉘우치겠다”고 언급했다. 지수는 또 “나 개인의 커다란 잘못으로 방송사와 제작진, 배우들, 드라마 현장을 묵묵히 지켜왔던 스태프에게 엄청난 피해를 주는 것이 괴롭고 죄스럽다”면서 “나로 인해 드라마에 더 이상의 피해가 가지 않기를 간절히 바란다. 나로 인해 피해를 본 모든 분께 무릎 꿇어 진심으로 사죄드린다”고 밝혔다. 앞서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을 중심으로 지수가 학교폭력 가해자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그 수위가 지금까지 연예계에서 제기된 의혹 중 가장 심각한 수준이고, 피해를 주장하는 사람도 여러 명 나와 수습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됐다.‘동문’ A씨 “연기하고 싶으면 하라, ‘학폭자’ 타이틀은 평생 품고 살라”“‘사실무근’ 주장하면 피해자들 연대” 지수에게 중학교 시절 학폭을 당했다고 주장한 A씨는 지난 2일 한 온라인커뮤니티에 “배우 지수는 학폭 가해자입니다”라며 장문의 글을 게재했다. A씨는 증거로 서라벌 중학교 졸업장을 게재하며 동문임을 밝혔다. A씨는 지수의 학폭은 언급하며 “돌이킬 수 없는 일에 사과 따윈 필요 없다. 진심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하고 싶은 게 연기면 하라. 다만 그 이름 앞에 ‘학교폭력가해자’ 지수 라는 타이틀은 평생 가슴에 품은 채 살라”고 못박았다. A씨는 자신에 대해 “2006년부터 2008년까지 서울시 강북구 우이동의 서라벌 중학교를 나온 ‘김지수(배우 지수)’와 동문”이면서 “김지수는 착한 척 그 특유의 웃음을 지으며 TV에 나오고 있으나, 그는 학폭 가해자, 폭력배, 양아치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A씨는 “지수는 또래보다 큰 덩치로 2007년 중학교 2학년부터 본격적으로 학교 일진으로 군림하여 학교에서 온갖 악행을 저질렀다”면서 “김지수가 포함된 그때의 일진들은 상당히 조직적이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수 무리는 부모님에 대한 패륜적인 발언도 일삼았고 구기 대회 등을 통해서도 치밀하게 괴롭혔다”면서 “우연찮게 접하는 김지수의 인터뷰나 기사를 보면 헛웃음부터 나온다. 저 정도면 진짜 자기 과거를 망각한 기억상실증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고 주장했다.A씨는 “제가 바라는 건 보상도 아니고 사과도 아닙니다. 이미 모든 걸 겪었고, 돌이킬 수 없는 일에 사과 따윈 필요 없습니다”라면서 “제가 바라는 건 딱 하나, 김지수씨. 하고 싶은 게 연기라면 하세요. 다만 그 이름 앞에 ‘학교폭력가해자’ 지수 라는 타이틀은 평생 가슴에 품은 채 사세요”라고 조소했다. 그러면서 “당신이 괴롭혔던 수많은 사람들의 그 기억은 저처럼 평생 잊혀지지 않아요. 순수한 척 순진한 척 착한 척 사람 좋은 척. 가증스러워서 못 보겠습니다. 연기는 스크린 속에서만 하십시오”라고 남겼다. A씨 폭로 이후 지수의 학폭을 주장하는 글들이 잇따라 올라왔다. 지수와 중학교 동창이라는 B씨도 “지수는 중학생 시절 정말 악랄했다”며 학폭 과거를 언급했다. B씨는 “지수는 누굴 특정해서 괴롭힌 것도 있지만, 자신이 왕처럼 학교에서 껄렁껄렁 다니면서 애들한테 무차별적으로 시비 걸고 이유 없이 때리고 욕하고 다녔다”고 주장했다. B씨는 “처음 데뷔해서 TV에 나오는 걸 봤을 때 절대 오래 못 간다고 생각했는데, 내 안일한 생각이었다”면서 “법적으로 책임질 게 있다면, 작성자를 비롯해 다른 피해자들과 연대해 지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만약 소속사를 통해 혹은 본인 입으로 ‘사실무근’이라는 소리가 들려온다면 그때는 더 많은 증거로 연대하겠다”고 경고했다. KBS 시청자 하차 청원 수천건 동의올스톱에 사실상 연예계 ‘퇴출’ 상태 이러한 학교폭력 의혹이 불거지면서 지수의 하차를 요구하는 KBS 시청자 청원은 이날 오후 1시 기준 7000명 이상의 동의를 받았다. 논란이 커지자 지수의 데뷔작 MBC TV ‘앵그리맘’(2015)과 주연으로 출연한 OCN ‘나쁜 녀석들: 악의도시’(2017)는 다시 보기에서 삭제됐다. 지난해 방영된 MBC TV ‘내가 가장 예뻤을 때’ 또한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플랫폼에서 서비스가 중단된 상태다. 이외에도 지수는 방송가뿐 아니라 출연 광고까지 모두 중단되거나 영상이 삭제되면서 사실상 연예계에서 ‘퇴출’ 상태가 됐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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