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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인지 감수성 결여’ 재판한 부부 자살 사건, 대법 유죄 확정

    ‘성인지 감수성 결여’ 재판한 부부 자살 사건, 대법 유죄 확정

    ‘강간 무죄’ 선고에 동반 극단 선택한 지 1년 만에1심 재판부의 강간 무죄 판결에 대해 대법원 ‘성인지 감수성 결여’를 이유로 파기 환송한 사건에서 가해자로 지목된 30대 남성에게 징역형이 확정됐다. 1심의 강간 무죄 선고 이후 성폭행 피해를 주장하며 부부가 동반 자살한 지 1년 만에 나온 선고다. 이 남성(39)은 1·2심에서 강간 혐의에 대해 무죄 선고를 받았으나, 대법원이 ‘성(性)인지 감수성’ 결여 등을 들어 유죄 취지로 원심을 파기환송함에 따라 다시 열린 2심에서 강간 혐의도 유죄로 인정돼 형량이 늘었다.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지난달 28일 강간 혐의 등으로 기소된 박모씨의 상고심에서 징역 4년 6월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박씨는 2017년 4월 충남 계룡시 한 모텔에서 자신의 말을 듣지 않으면 남편과 자녀들에게 위해를 가할 것처럼 협박해 피해자를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폭력조직 후배들이 자신의 말을 이해하지 못한다는 이유로 폭행한 혐의 등도 받았다. 1, 2심은 박씨의 폭행 혐의 등은 유죄로 인정해 징역형의 실형을 선고했으나 강간 혐의는 무죄로 판단했다. 1심은 징역 1년6월, 2심은 1심이 무죄로 판단한 협박 혐의를 유죄로 보고 징역 2년을 각 선고했다. 1심은 당시 모텔 주차장 폐쇄회로(CC)TV에 박씨와 함께 찍힌 피해자 모습이 ‘강간 피해자 모습이라기엔 지나치게 자연스럽다’ ‘피고인 담배를 피우고 가정문제에 대해 대화도 나눴다는 피해자 진술 역시 강간 당한 직후 행동으로 보기 어렵다’ 등 ‘피해자다움’을 문제삼아 박씨의 강간 혐의를 무죄로 인정했다. 2심도 “피해자의 항거가 불가능하거나 현저히 곤란해져 간음에 이른 것인지 의문”이라며 같은 판단을 내렸다. 하지만 대법원은 피해자 진술 신빙성이 인정된다며 강간 혐의에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유죄 취지로 대전고법에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피해자 진술은 일관될뿐 아니라 매우 구체적”이라며 “해당 진술 신빙성을 배척한 원심은 성폭행 피해자가 처한 특별한 사정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아 성폭행 사건 심리를 할 때 요구되는 ‘성인지 감수성’을 결여한 것이란 의심이 든다”고 지적했다. 이어 “강간 피해자의 대처 양상은 피해자 성정이나 구체적 상황에 따라 달리 나타날 수밖에 없다”면서 오히려 박씨 진술에 대해 “일관되지 않을 뿐 아니라 진술 자체로 모순되거나 경험칙상 납득이 어렵다”고 덧붙였다. 다시 열린 2심은 대법원의 파기환송 취지에 따라 유·무죄 부분을 다시 판단해 박씨의 강간 혐의를 유죄로 인정, 징역 4년 6월에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40시간 이수명령을 선고했다. 2심은 합의 하에 성관계를 했다는 박씨 주장에 일관성이 떨어진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두번째 재판에서 “관련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며 이를 그대로 확정했다. 한편 피해자 부부는 1심이 박씨에게 ‘강간 무죄’를 선고하자 지난해 3월 전북 무주 한 캠핑장에서 ‘죽어서라도 복수하겠다’는 취지의 유서를 남기고 함께 목숨을 끊었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87명 샷 영상에… 모두 다 특별한 마스터스

    87명 샷 영상에… 모두 다 특별한 마스터스

    강우 확률 60~80%… 장타자 유리 전망 김시우 “파5홀서 필살기 드라이버샷” 월리스, 파3 콘테스트 100번째 홀인원 쭈타누깐 자매, 태국 선수 캐디로 변신 이번 대회의 변수로 전문가들은 날씨를 꼽고 있다. 대회 이틀째인 금요일부터 최종 라운드가 열리는 일요일까지 오거스타 지역의 강우 확률이 60~80%로 예보된 상황이다. 특히 일요일에는 천둥·번개를 동반한 강한 비가 내릴 가능성도 점쳐진다. 이 때문에 세계랭킹 2위인 더스틴 존슨, 마스터스 2회 우승자 버바 왓슨, 커리어 그랜드슬램(4대 메이저 우승)에 도전하는 로리 매킬로이 등 장타자들이 유리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런 관측 속에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의 시즌 첫 메이저 대회인 제83회 마스터스가 11일(한국시간) 미 조지아주 오거스타내셔널골프클럽(파72·7475야드)에서 나흘간의 ‘명인 열전’에 돌입했다.한국 선수로는 유일하게 김시우(23)가 출전권을 따냈다. 전날 후반 9홀의 연습 라운드를 치른 김시우는 “전체적으로 몸 컨디션과 샷 감각이 다 좋다. 기대된다”며 “코스 파악보다는 컨디션 관리가 더 중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처음 출전했던 2017년에는 처음인 데다 워낙 유명한 선수(필 미컬슨)와 같이 쳐서 엄청나게 긴장했다”며 “작년부터 긴장도 덜 되고 코스가 보였다. 올해는 훨씬 마음도 편하고 코스도 더 익숙해졌다”고 덧붙였다. 김시우는 승부처로 파5홀인 13,15번 홀을 지목하며 필요할 경우 필살기인 페어웨이 드라이버샷을 쓸 수 있다고 밝혔다.개막전에 앞서 이벤트로 열린 마스터스 토너먼트 ‘파3홀 콘테스트’는 이 대회에 처음 참가한 맷 월리스가 우승했다. 61세의 노장 샌디 라일과 연장전까지 간 끝에 승부를 가린 월리스는 8번 홀에서 파3 콘테스트 사상 100번째 홀인원도 기록했다. 파3 콘테스트는 선수들의 부인이나 여자친구, 자녀들이 주로 캐디를 맡아 흥겨운 잔치처럼 치러진다. 지난해에는 전설의 골퍼 잭 니클라우스의 15살 손자가 캐디로 나서 할아버지 대신 날린 티샷으로 홀인원을 하기도 했다.올해 파3 콘테스트에서 시선을 사로잡은 캐디는 미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활약하는 태국의 쭈타누깐 자매였다. 언니 모리야와 동생 에리야는 이날 첫 PGA 투어에 입성한 첫 태국인 선수 끼라뎃 아피반랏의 캐디를 맡았다. 지난해 파3 콘테스트에서도 아피반랏의 캐디로 나섰던 에리야는 이날 미골프기자협회가 수여하는 2018년 최우수 여자선수상도 받았다. 올해 마스터스 대회는 출전하는 선수 87명의 모든 샷을 영상으로 제작해 인터넷 홈페이지와 모바일 앱을 통해 공개하기로 했다. 영상은 샷을 마친 후 5분 이내 팬들에게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골프다이제스트는 “카메라가 접근하기 사실상 불가능한 곳에서 이뤄지는 샷을 빼고는 거의 모든 샷을 영상에 담을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자연사 99세 노인 해부해보니…좌우 장기 바뀐 5000만 분의 1 사례

    자연사 99세 노인 해부해보니…좌우 장기 바뀐 5000만 분의 1 사례

    지난해 3월, 미국 오리건주 오리건보건과학대학교(OHSU)에서는 해부실습이 한창이었다. 의대생인 워렌 닐슨(26) 역시 동료들과 조를 이뤄 해부에 참여했다. 해부가 시작된 뒤 닐슨과 동료 의대생들은 그들의 눈을 의심했다. 자연사한 99세의 여성 시신은 심장을 제외한 모든 장기가 다른 사람들과 정반대에 위치해있었기 때문이다. 닐슨은 “정맥이 있어야 할 자리는 텅 비어 있고 위장은 정상 위치인 왼쪽 대신 오른쪽에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 학교 임상해부학과 교수 카메론 워커는 “뭔가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안 뒤 시신의 장기가 어떻게 배치되어 있는지 알아내는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며 “5000만분의 1의 확률로 나타날 만큼 매우 드문 케이스”라고 밝혔다. 워커 교수는 “심장의 대정맥은 왼쪽에 있었으며 횡경막을 통해 흉추와 대동맥 아치를 따라 오르락내리락하고 있었다. 정작 정맥이 있어야 할 심장 우측은 텅 빈 상태였다”고 말했다. 그는 “수많은 혈관이 없거나 전혀 엉뚱한 곳으로 연결돼 있었다. 오른쪽 폐에는 세 개가 아닌 두 개의 로브밖에 없었다. 대신 심장의 우심방은 정상 크기의 두 배였다”고 설명했다. 시신의 위와 비장, 간과 담낭 등 모든 장기도 정반대로 배치되어 있었다.이처럼 몸 속 장기가 정반대로 배치되어 있는 증상을 의학계에서는 ‘좌우바뀜증’(Situs inversus)이라고 일컫는다. 보통 심장질환을 동반하는 좌우바뀜증은 신생아 2만 2000명 중 1명 꼴로 발생하는 희귀 질환으로 임신 30일~45일 사이 발견된다.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으며 이 질환을 갖고 태어난 아기들은 보통 5세 이전에 사망한다. 5세를 넘겨서까지 생존할 확률은 5~13%에 불과하다. 지금까지 이 질환을 가지고도 생존한 사람은 단 2명이며 각각 13세와 73세까지 살았다. 좌우바뀜증을 가지고도 99세까지 살다 자연사한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볼 수 있다. 해부학자들은 시신이 다른 좌우바뀜증 환자와 달리 심장질환 없이 태어난 몇 안 되는 변칙성 환자라 장수가 가능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학교 측은 이 시신이 2017년 10월 99세의 나이로 사망한 로즈 마리 벤틀리 여사라고 밝혔다. 벤틀리 여사는 자신의 장기가 정반대로 위치해있다는 사실은 까맣게 모른 채 평생을 살았다. 1918년 오리건주 월드포트의 작은 해안 마을에서 태어난 그녀는 미용사를 꿈꿨으며 제2차 세계대전 당시 간호장교를 자원하기도 할 만큼 건강했다. 벤틀리 여사의 셋째 딸 진저 로빈스(76)는 “어머니는 생전에 수영을 즐길만큼 활동적이었으며 우리를 데리고 캠핑과 낚시도 자주 갔다”고 말했다. 남편 짐 벤틀리와 농장 및 애완용품 가게를 운영하던 벤틀리 여사는 1980년 은퇴 후 미국 50개주를 여행하기도 했다. 이 부부는 생전 ‘일출을 본 적이 없는 사람에게 눈을 주어라’라는 구절이 담긴 로버트 테스트의 시를 읽고 신체기증을 선서했다. 고인의 뜻에 따라 가족들은 13년 전 남편이 먼저 세상을 떠났을 때와 마찬가지로 벤틀리 여사의 시신을 학교에 기증했다. 벤틀리 여사의 자녀들은 그녀가 살아 생전 관절염과 위염으로 고생하기는 했지만 이런 질환을 가지고 있을 거라고 상상할 수 없을 만큼 건강했다고 말했다. 다만 벤틀리 여사가 50대 무렵 자궁 절제술과 맹장 수술을 받았을 당시 의사들이 장기의 위치를 찾지 못했으며 이를 기록으로 남긴 흔적이 있다고 밝혔다. 벤틀리 여사의 장녀 패티 헬미그(78)는 그러나 그 어떤 의사도 벤틀리 여사의 문제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으며 어떤 진단도 내리지 못했다고 밝혔다. 셋째 딸 로빈스는 “어머니가 살아 계셨다면 본인이 5000만 분의 1의 확률에 해당하는 사람이라는 걸 알고 무척이나 재밌어 했을 것”이라며 자신들도 모두 사후 시신을 기증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오리건보건과학대학교 측은 2019 미국 해부학자협회 연례회의에서 벤틀리 여사의 케이스를 발표했으며 학자들은 의학사에 길이남을 그녀의 해부학적 기형에 대해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검찰 ‘KT 부정 채용’ 추가자료 확보…본사 등 3곳 압수수색

    검찰 ‘KT 부정 채용’ 추가자료 확보…본사 등 3곳 압수수색

    KT의 ‘부정 채용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KT를 또다시 압수수색했다. 이 사건을 수사하는 서울남부지검은 오늘(9일) 오전 9시쯤 KT 광화문지사 경영관리부문장 사무실과 KT 성남 분당 본사, KT 자회사인 KT서비스북부 등 3곳을 압수수색해 관련 자료를 추가로 확보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 1월에도 KT 광화문지사와 본사 등을 압수수색해 2012년 KT 신입사원 채용 당시 총 9건의 부정 채용이 이뤄진 증거를 확보했다. 이를 토대로 자유한국당 김성태 의원을 비롯해 전 한국공항공사 사장, 동반성장위원회 사무총장, KT 자회사인 KTDS 전 사장 등이 자녀 또는 지인 자녀의 취업을 청탁한 정황이 파악됐다. 이번 압수수색 대상인 KT 경영관리부문장이다. 검찰은 지금까지 KT 부정 채용 수사를 통해 서유열 전 KT홈고객부문 사장, 김상효 전 KT 인재경영실장 등을 구속했으며 김 전 전무는 구속 상태에서 재판에 넘겼다. 김 전 전무의 첫 재판은 오는 11일 서울남부지법에서 열린다. 검찰은 또 부정 채용의 최종 책임자인 이석채 전 KT 회장을 소환해 조사했다. 필요에 따라 추가 소환도 검토 중이다. 또한 검찰은 김성태 의원이 딸의 부정 채용에 적극적으로 가담했는지 확인하기 위해 김 의원의 소환 여부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다양성 보여주는 게 국회의 역할…자녀와 함께 출석 환영할 만한 일”

    “다양성 보여주는 게 국회의 역할…자녀와 함께 출석 환영할 만한 일”

    ‘유급 육아휴직 26주’ 법안 통과된 날 동료 의원의 아기 안고 사회 봐 화제 “포용 가치 실현하는 50년 넘는 전통” 신보라 의원 아이 동반 불허와 대비“뉴질랜드에서 의원들이 아이를 국회에 데려오는 전통은 벌써 50년이 넘었습니다.” 트레버 말라드(65) 뉴질랜드 국회의장은 8일 서울신문과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의회 본회의장에 아이를 데려오는 것은 정말 환영할 만한 일”이라고 말했다. 노동당 소속인 그는 2017년 11월 뉴질랜드 수도 웰링턴 의사당 본회의장에서 동료 의원의 생후 3개월 된 딸 ‘헤니’를 안고 의장석에 앉아 회의를 진행해 국제적으로 주목받았다. 최근 문희상 국회의장이 신보라 자유한국당 의원의 아이 동반 본회의 출석을 불허한 것과 비교되는 지점이다. 말라드 의장은 헤니를 안고 회의를 진행했던 것에 대해 “‘가족친화적인 의회’가 뉴질랜드 사회의 다양성을 더 잘 반영할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국민의 대표이기 때문에 의회에 다양성을 반영하는 일이 매우 중요하다”며 “다양성은 새로 부모가 되는 등 삶의 모든 단계에 있는 사람들을 포함하는 의미”라고 덧붙였다. 그래서인지 뉴질랜드 의사당에는 아이와 가족을 위한 공간이 많다고 한다. 어린 자녀를 둔 의원들이 이용할 수 있는 패밀리룸, 아이들을 위한 실내 정원이 마련돼 있고, 현재 의회 앞 잔디밭에 어린이 놀이터를 만들려고 하고 있다. 우리 국회에서 신보라 의원의 경우 아이와 함께 본회의에 나와 부모 동시 육아휴직 허용,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 확대 등의 법안을 설명하려 했으나 “아이를 이용해 ‘쇼’를 하려 한다”는 거센 비판을 받았다. 말라드 의장은 “내 경우엔 의회 안팎으로 그 어떤 비난도 받지 않았다”며 “의회를 가족친화적으로 만들기 위한 움직임은 대부분 환영받아온 것 같다”고 했다. 그가 안고 있었던 아이는 같은 당 초선인 윌로 젠헤니 의원의 딸이었다. 말라드 의장은 “젠헤니 의원과 당선 전에 이미 약속했던 일”이라고 당시를 돌이켰다. 마침 유급 육아휴직 법안을 토론하던 날이었다. 당시 국회를 통과한 법안 덕택에 뉴질랜드 부모들은 2020년 7월부터 26주간의 유급 육아휴직을 할 수 있게 됐다. 말라드 의장은 “어린 자녀를 둔 워킹맘들과 아빠들이 더 쉽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며 “결코 쉬운 일은 아니지만 꼭 그렇게 하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한국에서의 상황을 놓고 그는 말을 아꼈다 “다른 나라 국회가 어떻게 운영되어야 한다거나 다른 나라의 사회 문제에 대해 논평하는 것은 내가 할 일이 아니다”는 것이다. 다만 그는 “젊은 여성을 포함해 더 많은 여성들이 뉴질랜드 국회에 참여하는 것은 의회의 대표성을 높이는 등 매우 좋은 일”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어 “이는 다양성과 포용이라는 뉴질랜드의 핵심 가치를 반영하는 데 도움이 되는 일이며 특히 지금은 그 어느 때보다 그런 가치가 중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비상경영 한진… ‘조원태 체제’ 국민연금·KCGI 견제 땐 가시밭길

    비상경영 한진… ‘조원태 체제’ 국민연금·KCGI 견제 땐 가시밭길

    조양호 회장 보유 주식 가치 3580억 1700억 상속세 위해 배당 늘릴 가능성 커 지배구조 재편 기대에 계열사 주가 급등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갑작스럽게 별세하면서 그룹과 핵심 계열사인 대한항공의 경영 구도가 어떻게 바뀔지 관심이 쏠린다. 조 회장 일가 구성원 가운데 유일하게 이사진에 남아 있는 조원태(44) 대한항공 사장에게 경영권이 승계될 가능성이 크다는 시각이 현재로선 우세하다. 하지만 조 회장의 사내 이사 연임을 좌초시킨 국민연금과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의 견제가 지속된다면 경영권 승계가 순탄하지 않을 수도 있다.한진그룹은 8일 조 회장의 별세 소식을 전하며 그룹 전체를 비상경영체제로 전환했다. 조 사장이 장례 절차로 인해 당분간 경영에 신경 쓰기 어렵고, 경영권 승계가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그룹 경영에 차질이 없도록 하기 위해서다. 한진그룹은 지주회사인 한진칼이 그룹의 정점에서 대한항공과 ㈜한진을 통해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는 구조다. 이 그룹 주요 3사를 이끄는 사령탑이 모두 조 회장의 최측근인 만큼 조 회장의 유고에도 그룹과 계열사 경영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전망이다. 우선 대한항공은 조 사장 체제로 발 빠르게 전환될 것으로 보인다. 조 사장은 2017년 사장으로 승진한 이후 조 회장과 함께 전면에서 회사 경영을 이끌어 왔다. 하지만 비상경영체제가 언제까지 유지될지, 조 사장에게 경영권 승계가 순조롭게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조 회장의 지분 이양과 상속세 문제가 걸림돌로 남아 있기 때문이다.그룹 지주사 한진칼의 지분은 조 회장을 비롯한 자녀가 28.9%, KCGI가 12.8%, 국민연금이 6.7%, 기타 주주가 51.6%씩이다. 조 회장의 지분이 17.8%로 비중이 크고, 조 사장은 2.3%에 불과하다. 여기서 상속세율을 50%로 적용했을 때 조 회장 일가의 지분율은 20.0% 수준으로 떨어지게 돼 자칫 최대주주 지위를 위협받을 가능성도 있다. 이날 한진그룹 주가는 그룹 지배구조 재편과 배당 가능성이 부각되면서 동반 상승했다. 코스피에서 한진그룹 지주사 한진칼은 전 거래일보다 20.63% 오른 3만 4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거래량은 1089만 5325주로 하루 새 50배 급증했다. 우선주인 한진칼우는 가격제한폭(29.91%)까지 오르며 상한가인 2만 1500원을 기록했다. 대한항공(1.88%)과 대한항공우(14.49%), 한진(15.12%), 진에어(3.40%), 한국공항(4.76%) 등 나머지 계열사 주가도 강세였다. 신한금융투자 등 증권업계에 따르면 조 회장이 보유한 그룹 계열사 주식의 가치는 약 3579억원으로 상속세율 50%를 단순 적용해도 상속세가 1789억원에 이른다. 조 회장 일가가 주식담보대출로 조달할 수 있는 돈은 609억원가량이어서 나머지 1180억원을 마련하기 위해 계열사 배당을 늘릴 가능성이 크다. 이영준 기자 the@seoul.co.kr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신보라 “아이 동반 출입 불허한 문희상 국회의장 깊은 유감”

    신보라 “아이 동반 출입 불허한 문희상 국회의장 깊은 유감”

    생후 6개월 된 아이와 함께 국회 본회의장에 출입하게 해달라는 신보라 자유한국당 의원의 요청을 문희상 국회의장이 불허했다. 문 의장은 국회의원들의 의안 심의권이 방해를 받을 수 있다고 했다. 이에 신 의원은 “우리 국회가 ‘노키즈존’(No Kids Zone)이 되겠다는 것인지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깊은 유감의 뜻을 밝혔다. 문 의장은 아이와 함께 본회의장에 출석하게 해달라는 신 의원의 요청을 불허하는 내용의 공문을 4일 전달했다. 앞서 신 의원은 지난달 28일 아이와 함께 본회의장에 출석해 자신이 발의한 남녀고용평등법(남녀고용평등과 일 ·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개정안의 제안 설명을 할 수 있게 해달라고 문 의장에게 요청했다. 이 개정안은 육아휴직 급여 소득대체율을 상향 조정하고 부부의 동시 육아휴직 사용을 허용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런데 문 의장은 이날 신 의원에게 전달한 공문을 통해 “현행 국회법은 국회의원과 의안 심의에 필요한 필수 인원만 본회의장 출입을 허용하고 있고, 국가원수급 또는 이에 준하는 의회 의장 등 외빈의 국회 방문 시 제한적으로 본회의장 출입을 의장이 허가한다”고 밝혔다. 이어 “현행법에 따르면 영아를 동반하지 않고서는 의안 심의가 불가능한 부득이한 사유가 있는 경우에만 예외 문제를 고민해 봐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행 국회법은 본회의장에 국회의원, 국무총리, 국무위원 또는 정부위원, 그 밖에 의안 심의에 필요한 사람과 의장이 허가한 사람 외에는 출입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신 의원은 24개월 이하 영아의 회의장 동반 출입을 허용하는 내용을 담은 국회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이 개정안은 현재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심사 중이다. 문 의장은 “신 의원이 발의한 국회법 개정안이 소관 국회 상임위원회에서 논의 중인 상황에서 의장이 본회의장 출입을 선제적으로 허가할 경우 다른 의원들의 입법 심의권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부득이 요청을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결론에 이르렀다”면서도 “국회법 개정안이 조속히 논의될 수 있도록 국회 운영위원회에 촉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신 의원의 요청은 최근 저출산 시대로 접어든 우리나라 사회가 양육 친화적인 사회 환경 조성, 일과 가정의 양립이라는 가치를 추구해야 한다는 방향을 제시했다는 측면에서 상징적 의미가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신 의원은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깊은 유감”이라고 밝혔다. 신 의원은 “여성이 출산을 기피하는 가장 큰 원인은 일과 육아의 병행을 포용하지 못하는 직장 환경과 사회적 분위기”라면서 “국회 본회의장 아기 동반을 통해 워킹맘의 고충을 알리고, 가족 친화적 일터 조성의 절실함을 호소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이어 “국회의장과 국회사무처가 워킹맘의 고충에 대한 이해와 포용을 거부했다”면서 “허가 요청서를 제출할 때만 해도 이렇게 어려운 일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이미 미국, 호주, 뉴질랜드, 유럽 등 다른 나라 의회에선 자녀 동반 출석이 낯설지 않은 풍경”이라고 했다. 신 의원은 “가장 선진적이고 포용적이어야 할 국회가 워킹맘에게 냉담한 한국 사회의 모습을 똑같이 재현했다는 점에서 대단히 유감스럽다. 보수적인 국회의 높은 벽을 실감한다”면서 “이번 결정으로 선례를 만들기 두려워하는 국회 현주소를 본 것 같아 씁쓸하다. 한 사람의 워킹맘으로서 국회부터 가족 친화적인 일터, 열린 공간이 될 수 있도록 국회 문을 다시 두드리겠다”고 밝혔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특혜 채용 의혹’ 이석채 前 KT 회장 檢 조사받아

    ‘특혜 채용 의혹’ 이석채 前 KT 회장 檢 조사받아

    KT 채용비리 의혹의 정점으로 지목된 이석채 전 KT 회장이 검찰에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돼 조사를 받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 딸의 특혜 채용 논란으로 불거진 수사가 KT 최고 윗선까지 확대됐다. 서울남부지검은 지난달 22일 이 전 회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한 차례 불러 조사했다고 3일 밝혔다. 검찰은 이 전 회장을 상대로 2012년 신입사원 부정 채용 과정에 관여했는지, 정치권과 관가로부터 채용 청탁을 받았는지 등을 조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관계자는 “추후 소환 여부는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검찰은 지난달 27일 이 전 회장의 최측근인 서유열 전 KT홈고객부문 사장을 구속했다. 앞서 2012년 채용을 담당했던 김상효 전 인재경영실장도 업무방해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이들은 검찰 조사 과정에서 “2012년 채용 과정에서 불법 행위가 있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 KT노조위원장 정모씨도 참고인 신분으로 검찰 조사를 받았다. 정씨는 지인의 부탁을 받아 서 전 사장에게 채용을 청탁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검찰은 2012년 김 의원의 딸과 성시철 전 한국공항공사 사장 지인의 자녀, 정영태 전 동반성장위원회 사무총장 등 9명이 부정한 방식으로 채용된 증거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김성태 딸 부정채용 의혹’ 이석채 전 KT 회장 피의자 조사받아

    ‘김성태 딸 부정채용 의혹’ 이석채 전 KT 회장 피의자 조사받아

    2012년 KT 부정채용 의혹의 정점으로 지목되는 이석채 전 KT 회장이 검찰에 소환돼 조사를 받은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서울남부지검은 지난달 22일 이석채 전 회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한차례 불러 조사했고 추후 소환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고 3일 밝혔다. 검찰은 이 전 회장이 2012년 신입사원 채용에서 김성태 의원 등 유력 인사들의 청탁을 받고 부정채용을 지시했는지 등을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당시 9명이 부정한 방식으로 채용된 증거를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금까지 검찰이 밝힌 바에 따르면 김성태 의원의 딸과 성시철 전 한국공항공사 사장 지인의 자녀, 정영태 전 동반성장위원회 사무총장 등의 자녀 등이 부정한 방식으로 최종 합격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전 회장은 2012년 당시 KT 회장으로 재직했다. 이 전 회장의 최측근인 서유열 전 KT홈고객부문 사장은 부정채용 9건 가운데 6건을 주도한 혐의로 지난달 구속됐다. 또 인사담당 전무였던 김상효 전 인재경영실장은 서 전 사장에게서 지시받은 2건을 포함해 5건을 주도한 혐의가 적용돼 이달 초 구속 상태에서 재판에 넘겨졌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검찰, “김성태, 딸 계약직 원서 직접 전달했다” 진술 확보…전 노조위원장도 청탁 정황

    검찰, “김성태, 딸 계약직 원서 직접 전달했다” 진술 확보…전 노조위원장도 청탁 정황

    딸이 KT에 부정 채용됐다는 의혹이 불거진 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이 딸의 계약직 입사지원서를 당시 KT 사장에게 직접 전달했다는 내용의 진술을 검찰이 확보했다.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남부지검은 “서유열 전 KT홈고객부문 사장이 2011년 김성태 의원에게서 딸의 계약직 지원서를 직접 받았다고 진술했다”고 2일 밝혔다. 다만 2011년 계약직 채용은 공소시효(7년)가 지나 검찰의 수사 대상이 아니다. 김성태 의원의 딸은 2011년 4월 KT 경영지원실 KT스포츠단에 계약직으로 채용됐다. 이후 2012년 하반기 공채로 정규직이 됐다가 지난해 퇴사했다. 검찰은 2012년 하반기 공채 1차 전형인 서류전형 합격자 명단에 김성태 의원 딸의 이름이 없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그러나 당시 김성태 의원 딸의 공개채용 과정이 석연치 않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이에 대한 고발이 이어지면서 검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검찰은 2012년 하반기 KT 신입사원 공채 부정채용 의혹을 수사하면서 김성태 의원의 딸이 서류 합격자 명단에 없었는데도 최종 합격한 증거를 확보한 상태다. 김성태 의원이 딸의 계약직 취업에 적극적으로 개입한 정황을 확보한 검찰은 딸이 정규직이 된 2012년 공개채용 때에도 김성태 의원이 적극적으로 개입했는지 확인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김성태 의원에게서 딸의 계약직 원서를 받았다고 진술한 서유열 전 사장은 총 6명의 부정채용에 가담한 혐의로 지난달 27일 구속됐다. 서유열 전 사장에게서 지시받은 2건을 포함해 부정채용 5건을 주도한 혐의를 받고 있는 김상효 전 인재경영실장(전무)은 지난 1일 구속 상태에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성시철 전 한국공항공사 사장, 정영태 전 동반성장위원회 사무총장, 김종선 전 KTDS 부사장 등도 딸, 지인 자녀 등의 취업을 청탁했다는 내용을 김 전 전무의 공소 사실에 포함했다. 성 전 사장이 청탁한 지인 자녀는 면접에서 탈락했는데도 최종 합격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검찰은 KT 전임 노조위원장도 채용 비리에 연루된 정황을 포착하기도 했다. 서울남부지검은 지난달 29일 KT 노조위원장을 지냈던 정모(57)씨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2012년 KT 홈고객부문 고졸 공채에서 지인의 부탁을 받고 서유열 전 사장에게 채용을 청탁한 정황을 발견,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씨는 2011년 11대 KT 노조위원장으로 당선됐고, 2014년에는 재임에 성공했다. 이 때문에 노동계 출신인 김성태 의원과 KT 경영진 사이에서 정씨가 가교 역할을 했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메디컬 인사이드] 먼지에… 유전에… 1년 내내 편히 숨쉬지 못하는 코 막힌 삶

    [메디컬 인사이드] 먼지에… 유전에… 1년 내내 편히 숨쉬지 못하는 코 막힌 삶

    부모 알레르기 40~80% 자녀에 유전 꽃가루·집먼지진드기 등 환경 요인도 비염환자 70%가 알레르기 결막염 동반 첫 돌까지 들이마시는 공기의 질 ‘영향’ 한 번 수술로 완치 어려워… 면역 키워야 청결·맨손 체조·미지근한 물 등이 도움 온종일 콧물이 흐르고 시도 때도 없이 재채기가 나며 늘 코가 막혀 잠을 못 이루거나 머리가 무거운 증상을 안고 사는 사람들이 있다. 만성 비염 환자다. 이들은 사실상 1년 내내 코감기를 앓는 것이나 다름없다. 꽃가루 알레르기가 있는 환자는 봄철에만 비염을 앓고 지나간다. 하지만 만성 비염 환자들은 집먼지진드기나 실내 곰팡이 같은 항원에 알레르기 반응이 나타난다. 계절에 관계없이 반복적으로 고통을 겪는다. 특정 계절에만 맑은 콧물과 코막힘이 생기는 비염은 ‘계절성’, 365일 반복적으로 증상이 나타나면 ‘통년성’ 알레르기 비염으로 구분하지만 대다수 환자가 여러 항원에 다양한 반응을 보여 명확히 나누긴 어렵다. 평소 코막힘 등을 달고 살다가 특정 계절에 더 나빠지는 식이다. 국내 연구진이 알레르기 비염 환자 96명과 정상인 54명을 비교 분석한 결과 비염 환자는 정상인보다 스트레스와 피로도가 높고 신체적 기능과 사회적 기능이 정상인보다 낮았다. 심한 감기처럼 앓아누울 정도의 증상은 아니지만 비염이 개인의 삶의 질을 현저히 떨어뜨리는 것은 분명하다. 비염 환자들의 이야기를 들어 보면 가장 괴로운 증상은 코막힘이다. 한쪽 코가 막히면 다른 쪽 코로 숨을 쉬면 되지만 양쪽 코가 모두 막히기도 해 숨을 쉬는 것조차 고역이다. 7살 때 시작된 비염을 32년째 달고 사는 이정현(39)씨는 31일 “입을 벌리고 숨을 쉬다 보면 입안이 마르고 코맹맹이 소리가 심해 말을 하기도 어렵다. 밤에 이런 증상이 나타나면 잠을 이루기 어렵고 잠을 자고 일어나도 잔 것 같지 않을 때가 많다”고 말했다. 고개를 숙이면 증상이 더 심해져 장기간 업무나 공부에 집중하기 어렵다. 다른 사람들 앞에서 쉴 새 없이 콧물이 흐르거나 코가 막혀 일시적으로 목소리가 달라지면 여간 난감한 일이 아니다. 알레르기 반응을 억제하는 항히스타민제를 먹어도 콧물과 재채기만 막을 뿐 코막힘까지 해결하진 못한다. 이럴 때 사용하는 약이 코 안 혈관을 수축시켜 코막힘 증상을 줄이는 ‘비충혈 제거제’다. 한 번 뿌리면 2분 안에 극적으로 코가 뚫리지만 1주일 이상 연속으로 쓰면 되레 반동적으로 혈관 확장작용이 일어나 코막힘 증상이 더 심해지기도 한다. 습관적으로 약을 사용해 약물성 비염으로 악화되면 이전보다 더 자주 코가 막히고 치료가 더 어려워진다. 그래서 비염 환자들은 이 약을 “마약 같다”고 말하기도 한다. 코막힘이 심할 때만 사용하는 게 좋다. 비염의 원인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유전적 요인이다. 부모가 알레르기 질환이 있을 때 자녀도 알레르기 질환을 가질 확률이 적게는 40%, 많게는 80%에 이른다. 이건희 강동경희대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알레르기 비염 환자의 70%가 알레르기성 결막염을 동반하고 기관지 천식이 있는 환자의 절반 이상이 알레르기 비염을 함께 앓는다. 이 때문에 알레르기 비염은 단순 코 질환이 아니라 전신질환의 하나로 볼 수 있다”며 “많은 환자가 ‘눈과 코가 같이 불편하다’거나 ‘천식이 생기면서 코도 불편해졌다’고 호소한다”고 설명했다. 또 하나는 환경 인자다. 특정 계절에만 증상이 나타나는 계절성 알레르기 비염은 꽃가루가 주된 원인이다. 계절에 관계없이 증상이 지속되는 통년성 알레르기 비염도 집먼지진드기가 원인일 때가 많다. 바퀴벌레나 곰팡이, 동물 털도 흔한 알레르겐(알레르기 유발물질)이다. 신생아의 경우 태어나서 첫 돌 때까지 들이마시는 공기의 질이 비염 발생에 영향을 미친다고 알려져 있다. 삼성서울병원 환경보건센터 안강모·김지현 교수 연구팀이 대기측정소에서 반경 2㎞ 이내 지역에서 태어난 초등학교 1학년 3722명을 조사한 결과 생후 첫 1년간 대기 중 일산화탄소 농도가 하루 평균 0.1 증가할 때마다 알레르기 비염이 발생할 위험이 10%씩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산화탄소가 많은 환경에 노출되면 알레르기 비염에 더 잘 걸릴 수 있다는 뜻이다. 안 교수는 “아이들을 데리고 외출할 때 대기오염 경보에 관심을 두고 챙길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한의학에서는 알레르기 비염의 원인을 단순히 코의 문제로 보지 않는다. 폐를 중심으로 기관지 등 호흡기와 위장관 기능이 떨어져 면역 기능에 이상이 생긴 것으로 파악한다. 그래서 면역기능을 높이는 치료에 초점을 둔다. 이 밖에도 음식물이 알레르기 비염의 원인이 되거나 온도·습도, 비강의 해부학적 구조, 스트레스 등이 비염을 유발하기도 한다. 비중격(코를 좌우로 나누는 벽)이 코의 중심에서 한쪽으로 치우쳐도 코막힘이 일어난다. 조형주 세브란스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레이저 치료를 통해 알레르기 반응을 억제하기도 하고 코의 연골이나 뼈가 휘어 증세가 심할 때는 비중격 성형술로 교정해 증상을 완화하기도 한다. 다만 이런 치료는 알레르기 비염 자체를 치료하는 게 아니라 증상 완화가 목적이므로 수술 뒤에도 알레르기 비염 치료는 계속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알레르기 비염은 한 번의 수술로 완치가 어렵다. 이상적인 치료 방법은 면역주사요법이다. 알레르기의 원인 물질의 양을 소량씩 계속 주사해 인체가 내성을 갖게 하는 것이다. 장용주 서울아산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꽃가루나 곰팡이 집먼지진드기가 원인인 알레르기에 주로 사용하는데, 3~5년간 일정 간격(2~4주)으로 주사를 맞아야 한다. 극히 일부 사람에게는 항원주사에 의해 쇼크가 나타나기도 해 위험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원인 항원이 코로 들어오는 것을 피하거나 과민체질을 개선하면 알레르기 비염을 완치할 수 있다. 하지만 집먼지진드기가 코로 들어오는 것을 완전히 막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 그래도 침구류를 자주 햇빛에 말리고 부지런히 집안을 쓸고 닦아 집먼지진드기를 줄이면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고 한다. 베갯속은 씨앗이나 깃털 대신 합성고무나 천연고무 제품을 사용하는 게 좋다. 소파 등도 직물 대신 가죽 제품을 사용하는 게 좋다. 집먼지진드기는 고온다습한 환경을 좋아하므로 춥더라도 실내온도 19~21도, 실내 습도는 40~50% 이하로 유지한다. 천식이 없다면 아침에 맨손 체조로 하루를 시작하는 것도 치료에 도움이 된다. 아침에 몸을 움직여야 밤새 코 안에 고인 분비물이 쉽게 빠져나가기 때문이다. 물은 따뜻하거나 미지근하게 해서 마신다. 찬물은 속을 차게 해 비염에 좋지 않다. 김민희 강동경희대병원 한방안이비인후피부과 교수는 “알레르기 비염을 치료하는 것은 알레르기 소인이 있는 체질을 완전히 바꿔 어떠한 자극에도 반응하지 않게 만드는 게 아니라 내 몸에서 과민하게 반응하는 면역기능 이상을 조절해 증상이 나타나지 않게 하는 것”이라며 “평소 체력을 단련하고 환경을 정비해 최소한의 치료와 관리만으로도 증상을 억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오늘의 눈] 나도 저들의 아들딸이 되고 싶다/강윤혁 정치부 기자

    [오늘의 눈] 나도 저들의 아들딸이 되고 싶다/강윤혁 정치부 기자

    “나도 저들의 아들딸이 되고 싶다.” 국회 인사청문회를 지켜본 청년들의 자조 섞인 댓글이었다. 한국 사회의 성공을 대표하는 50·60대 장관 후보자들은 20·30대 청년에게 감동과 희망을 주기보다 냉소와 공허함만을 남겼다. 최정호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는 서울 잠실 아파트와 분당 아파트 등 2채와 세종 펜트하우스 분양권 등을 통해 23억원대 시세차익을 얻었다. 최 후보자는 검증 기간 ‘다주택자’란 지적을 피하고자 딸과 사위에게 분당 아파트를 지분 절반씩 증여해 다주택자에게 중과되는 증여세를 편법으로 덜어 ‘꼼수 증여’란 비판을 받았다. 최 후보자는 딸·사위에게 증여한 아파트에서 보증금 3000만원, 월세 160만원을 내고 산다고 신고해 빈축을 샀다. 조동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는 미국 유학을 보낸 두 아들에게 벤츠와 포르셰 차량을 사주고 매년 2억원이 넘는 유학 비용을 지원해 ‘황제 유학’이란 지적을 받았다. 조 후보자는 46회 해외 출장 중 36회 배우자를 동반했고 공무 출장 중 두 아들의 입학식과 졸업식에 참석해 ‘외유 출장’ 의혹도 제기됐다. 문성혁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는 정부대행검사권을 수임한 한국선급에 아들이 경력직으로 입사해 ‘특혜 채용’ 의혹을 받았다. 문 후보자는 아들의 채용기간을 전후해 4차례 한국선급을 공식 방문했고 문 후보자의 한국해양대 동기는 당시 면접위원이었다. 문 후보자는 차용증을 쓰고 아들에게 8000만원을 빌려 14~15차례에 걸쳐 갚고 있다고 신고해 논란이 됐다.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는 둘째 딸(31)과 셋째 딸(26)이 보유한 1억 8000여만원과 2억원의 예금에 대한 증여세 탈루 의혹이 일자 6500만원의 세금을 단번에 납부했다.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 후보자는 강남 아파트로 17억원대 시세차익을, 용산공원 인근 토지를 산 뒤 분양권 등으로 16억원대 시세차익을 얻었다. 진 후보자는 ‘용산참사’ 지역 인근 토지를 헐값으로 사들여 소위 ‘딱지 투자’를 했다는 비판도 받았다. 자녀 교육을 핑계 삼은 위장전입은 비일비재했다. 장관 후보자의 막말 논란과 이중 국적인 아들의 병역 이행 여부는 여전한 관심사가 됐다. 여야는 하루 종일 장관 후보자를 사이에 두고 서로를 탓하고 옹호했지만 부끄러움은 온전히 청년의 몫이었다. 우리 사회는 아직 이 정도 수준의 어른밖에 갖지 못한 것인가. 인사권자인 문재인 대통령은 최고 전문가를 등용하려는 노력만큼이나 이 시대 청년에게 던져질 메시지도 함께 고민해야 한다. yes@seoul.co.kr
  • ‘힐링플러스존’ 갖춰… 골프레슨 무료

    ‘힐링플러스존’ 갖춰… 골프레슨 무료

    헬로우짐휘트니스가 10호점과 11호점을 동시에 열었다고 밝혔다. 인천 연수동에 6600㎡(2000평) 규모로 문을 연 10호점은 웨이트 공간과 다양한 기구를 갖췄다. 직영 운영의 하타아카데미를 통해 GX프로그램을 운영한다. 특히 최신식 스크린골프 시설을 갖추고 전문 프로골퍼가 상주해 무료 골프 레슨을 해준다. 이곳은 편백나무 반신욕기, 무중력 안마기, 건식사우나, 온·냉탕, 카페테리아 등이 있는 ‘힐링플러스존’을 갖췄다. ‘키즈존’도 운영해 어린 자녀가 동반해도 마음 놓고 운동할 수 있다. 헬로우짐휘트니스는 전국 140여명의 스타 트레이너를 보유하고 있다. 이들은 대기구를 활용한 ‘필라PT’, EMS를 활용한 ‘피템스(PTEMS)’ 등의 전문 트레이닝을 서비스한다. 김태곤 객원기자 kim@seoul.co.kr
  • 자녀 ‘황제 유학’ 조동호 “잘못된 방법으로 지원”

    자녀 ‘황제 유학’ 조동호 “잘못된 방법으로 지원”

    7억 유학 비용·포르셰 자동차 문제 사과 野 “해외 출장 46회 중 36회 배우자 동반” 조 “배우자 비용 자비…공과사 구분할 것”조동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는 27일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자녀 지원과 부동산 문제로 진정으로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는 사과로 국회 인사청문회를 시작했다. 하지만 오전 10시부터 12시간 30분 동안 진행된 청문회는 정책질의가 불가능할 정도로 추가 의혹이 대거 쏟아졌다. 가장 큰 논란은 조 후보자의 부적절한 해외출장 의혹이다. 송희경 자유한국당 의원은 “출입국 내역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09년 이후 공식 해외출장을 나간 46회 중 36회에 배우자가 동반 출국했다”며 “출장 시기도 미국에 있는 자녀들의 대학 입학과 졸업 시기와 겹친다”고 지적했다. 김성수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부부 동반이 왜 이렇게 많을까 의아하다”고 지적했다. 김경진 민주평화당 의원은 “의도적으로 허위 해외출장 보고서를 제출했다면 장관은커녕 교수 자격도 없다”며 “조금이라도 허위가 있다면 자진 사퇴가 맞다”고 말했다. 조 후보자는 “배우자 비용은 자비로 처리했다”면서도 “앞으로 공과 사를 분명히 구분하겠다”고 했다. 또 해외 출장 중 장남 졸업식에 참석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사과했다. 자녀의 ‘황제유학’ 의혹도 도마 위에 올랐다. 박성중 한국당 의원은 “자녀 유학비로 7년 동안 7억원을 송금했다. 후보자 연봉이 1억원 내외인데 연봉 전체를 바친다는 게 이해가 되겠느냐”며 “그동안 자녀는 포르셰 자동차를 타고 월세 240만원인 아파트에 살며 ‘황제유학’을 했다”고 비판했다. 박선숙 바른미래당 의원은 “후보자가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지원이라 말했는데, 눈높이의 문제가 아니라 불법의 문제”라며 “유학비를 연 10만달러까지 지원할 수는 있지만, 자동차를 구입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조 후보자는 “자동차 관련해 문제를 일으켜 송구하다”며 “잘못된 방향으로 (자녀를) 지원한 듯하다”고 사과했다. 앞서 신용현 바른미래당 의원이 “산하 기관장 임기가 남았는데 청와대가 사퇴를 종용하면 어찌할 것이냐”고 묻자 조 후보자는 “결격 사유가 없으면 임기를 보장해야 한다”는 소신을 밝히기도 했다. 한편 이날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진통 끝에 KT 화재원인 규명 청문회를 다음 달 17일 실시하기로 최종 합의하고 청문계획서를 채택했다. 손지은 기자 sson@seoul.co.kr
  • 美·호주처럼… 헌정 사상 첫 아이 안고 국회 본회의 참석할까

    美·호주처럼… 헌정 사상 첫 아이 안고 국회 본회의 참석할까

    한국당 신보라 “워킹맘·대디 고충 전달” 국회의장에 6개월 아들 출입허가 요청 일·가정 양립지원법률안 등 제안 예정 文의장 “교섭단체 협의 통해 결정” 신중지난해 9월 출산한 신보라 자유한국당 의원이 28일 오후 2시에 열리는 국회 본회의에 6개월 된 아들과 함께 출석하겠다며 지난 26일 문희상 국회의장에게 허가를 요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문 의장이 이를 허용할 경우 헌정 사상 처음으로 국회의원이 자녀와 함께 본회의장에 참석하는 사례가 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신 의원은 27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지난해 정기적 수유가 필요한 24개월 이하 자녀에 한해 국회 회의장에 함께 출입할 수 있도록 하는 국회법 개정안을 발의했지만 아직 통과 전”이라며 “아이와 본회의장 동반 출석을 하기 위해 현행 국회법 제151조에 따라 문 의장에게 자녀의 출입 허가 및 관련물품(기저귀, 분유 등) 반입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국회법은 본회의장에 국회의원, 국무총리, 국무위원, 정부위원 그 밖에 의안 심의에 필요한 사람과 의장이 허가한 사람 외에 출입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신 의원은 “워킹맘·워킹대디의 고충을 알리고 사회적 공감과 배려를 촉구하기 위해 이번 일을 계획했다”며 “가족친화적 일터와 일·가정 양립 확산을 위해서는 국회가 좋은 본보기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 의원은 본회의에서 아이를 안은 채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과 ‘고용노동법 일부개정법률안’에 대한 제안 설명을 할 계획이다. 문 의장은 신 의원의 제안이 우리 사회의 일·가정 양립문화 확산에 긍정적 기여를 할 수 있다는 의견이지만, 앞으로 유사한 요청이 잇따를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 판단에 신중을 기하고 있다. 문 의장 측 관계자는 “자녀 동반 본회의장 출석은 전례가 없는 일인 만큼 허가 여부를 놓고 고심 중”이라며 “국회의장이 단독으로 결정을 내리기보단 여야 3당 교섭단체 지도부의 의견을 들은 뒤 본회의 전까지 최종 입장을 정리할 예정”이라고 했다. 다른 당에서도 신 의원을 지지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김동균 정의당 부대변인은 “문 의장이 신 의원의 자녀 동반출석을 허용해 주기 바란다”며 “육아와 관련한 법안 개정을 설명하는 자리인 만큼 신 의원이 아이와 함께 단상에 오르는 장면은 큰 의미를 남길 것”이라고 했다. 외국의 경우 국회의원의 자녀 동반 출석을 허용한 사례가 엇갈린다. 호주와 뉴질랜드 의회와 미국 상원 등에서는 회의장 내 자녀 동반을 허용하고 있다. 반면 덴마크 의회에서는 올 초 의장이 영아를 동반한 의원에게 아이를 내보낼 것을 지시했다. 이근홍 기자 lkh2011@seoul.co.kr
  • 3세 딸 훈육하다 경찰 신고당한 英 아빠 “아이 동반 외출 두려워져”

    3세 딸 훈육하다 경찰 신고당한 英 아빠 “아이 동반 외출 두려워져”

    공공장소에서 칭얼거리는 아이를 훈육 차원에서 꾸짖는 부모들이 있는데 이들은 자신의 행위가 다른 사람들 눈에 어떻게 비칠지는 전혀 생각하지 못할 것이다. 그런데 최근 영국에서는 한 남성이 어린 딸과 함께 외출 중에 성질을 부리는 딸을 꾸짖었다가 누군가의 신고로 경찰의 방문까지 받게 된 사연이 리버풀 에코 등 현지매체를 통해 공개됐다. 보도에 따르면, 리버풀에서 살며 세 아이를 홀로 키우고 있는 ‘싱글 파더’ 앤턴 싱클레어(23)는 지난 20일(현지시간) 만 3살 된 딸을 데리고 에지 레인에 있는 한 놀이 시설을 갔다가 딸을 꾸짖을 수밖에 없었다. 딸이 갑자기 성질을 부리며 소란을 피웠기 때문이다. 물론 이는 어린아이들에게서 흔히 나타날 수 있는 징징거림에 불과하지만 딸은 큰 소리로 울면서 그를 발로 차거나 주먹으로 계속해서 때렸다. 그는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가 가는 것을 막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딸의 팔을 붙잡고 나무랄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약 20분 동안에 걸쳐 겨우 딸을 타일렀고 이 때문에 마음이 차분해진 딸은 그 뒤 기분이 좋아져서 재미있게 뛰어놀았다. 당시 모습을 시설 측 직원들 역시 목격했지만 특별히 문제가 있다고 여기지도 않았다. 하지만 이 소란으로부터 약 8시간 뒤, 앤턴 싱클레어는 자택에서 아이들을 보살피다가 경찰관들의 방문을 받게 됐다. 그리고 “아버지가 아이를 때렸다는 신고를 받고 왔다”는 한 경찰관의 말에 그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이에 그는 이날 있었던 일에 대해 자초지종을 설명해야 했다. 경찰관 역시 “이미 놀이시설의 감시 카메라를 확인했으며 특별히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어떤 경우든 아이의 안전을 생각하므로 확인 절차상 자택을 방문해야만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앤턴 싱크레어는 “자녀가 공공 장소에서 소란을 피워 꾸짖기만 해도 누군가가 경찰에 신고해 집에 경찰이 온다면 이제부터는 불안해서 아이들을 밖에 데려갈 수 없을 것 같다. 증거를 수집하기 위해 보디캠이라도 달고 다니지 않으면 안 되겠다는 두려운 생각이 들었다”면서 “난 절대 나쁜 아버지가 아니며 이번 일로 충격을 받았고 화까지 난다”고 말했다. 놀이시설의 한 직원은 “경찰이 폐쇄회로(CC)TV를 보여달라고 해서 그제서야 사태를 알았다. 아이아버지가 아이의 짜증에 힘들어하는 줄은 알았지만 특히 아이의 신변 안전 등이 걱정될 만큼은 아니었다”면서 “아마 놀이시설에 와 있던 고객 한 명이 경찰에 신고한 것 같다”고 말했다. 현지 경찰은 이번 일에 대해 수사 결과 사건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이번처럼 아이를 비롯해 취약계층의 안전이 우려되는 신고가 접수되면 어떤 경우라도 진지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자료사진=123rf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출산을 강요하지 마세요. 우린 충분히 행복합니다”

    “출산을 강요하지 마세요. 우린 충분히 행복합니다”

    결혼하면 당연한 듯 아이를 낳던 때가 있었다. 1960년대엔 급속한 인구증가를 경제발전의 저해요소라고 보면서 오히려 자녀를 3명으로 줄이자는 캠페인을 벌였다. 그러다가 1970년대 ‘딸 아들 구별 말고 둘만 낳자’더니, 1980년대엔 ‘둘도 많다’고 했다. 지금 상황은 완전히 달라졌다. 출산에 목매는 형국이다. 지난해 초혼인 신혼부부 110만 3000쌍 가운데 자녀를 출산하지 않은 부부는 37.5%(41만 4000쌍)로 집계됐다. 2017년 출생아 수는 전년보다 11.9% 포인트 줄어든 35만 7800명. 합계출산율은 1명이 채 안 되는 0.98명(2018년 기준)이다. 이것이 생산가능인구의 감소로 이어지고, 고령화사회를 부른다고 비판한다. 결국 화살은 ‘출산하지 않는 이들’에게 돌아간다. [출산은 선택, 육아는 함께] 기획은 어쩌면 그들에 대한 해명일 수도 있다. 무자녀 부부들은 왜 출산을 포기할까. 더불어 한국 사회가 출산을 ‘강요’할 수 있는 사회일까. ● 세상이 저희 부부의 출산만 기다리는 건가요 지난해 결혼한 김영민(가명·32)씨 부부는 반려견 체리와 함께 산다. 부부가 체리를 데리고 산책하던 어느 밤이었다. 지나가던 할머니가 체리를 빤히 바라봤다. 할머니는 다가와 “부부가 개를 키우면 안 된다”고 핀잔했다. 반려견한테 애정을 다 쏟아서 아기는 안 낳게 된다는 논리였다. 한번은 택시기사에게 ‘빨리 아이 낳으라’는 충고도 들었다. 마흔 다 되어 낳으면 자식이 대학 갈 무렵 환갑이라는 거다. 나이 들면 뒷바라지하기 힘드니 젊을 때 낳으라는 이야기였다. 결혼한 지 일 년도 안 됐는데 환갑을 걱정하다니. 게다가 가족도 친구도 아닌 낯선 이들까지 출산을 종용하는 게 당혹스럽다.영민씨 부부는 현재 출산을 유보한 상태다. 경제적 부담이 한몫했다. 신혼부부라 주택 마련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만 해도 빠듯하다. “아이 한 명 키우는 데 들어가는 돈이 만만치 않다는 걸 압니다. 사실 부모님께 받은 만큼 아이에게 해줄 자신도 없어요.” 현실적으로는 매달 들어갈 교육비가 벌써부터 영민씨를 망설이게 한다. 교육부가 지난해 초·중·고교생 1인당 들어간 사교육비를 조사한 결과, 월평균 29만 1000원으로 나타났다. 태어날 아이가 행복할지도 의문이다. 영민씨는 이른바 ‘88만원 세대’다. 청년실업률이 10%를 넘나들고, 취업에 성공해도 비정규직을 전전하는 시대를 경험했다. 자신이 거쳐온 입시경쟁과 취업경쟁 속에 아이를 밀어 넣을 상상을 하니 아득하다. 영민씨는 “아이를 낳으라고 강요하기 전에 아이가 행복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 게 먼저”라고 지적했다. ● 아이를 낳으면 잘 키울 것 같다지만…출산은 ‘선택’ 가족상담사 임혜민(33)씨는 직업상 아이들과 보내는 시간이 많다. 보통 아이의 심리적 문제로 찾아오지만, 부모가 양육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도 있다. 음악치료를 전공한 혜민씨는 아이들과 노래를 듣거나 악기를 연주하면서 이야기를 나눈다. 편안한 분위기가 만들어지면 아이들은 자연스레 속내를 꺼낸다. 부모들은 임씨에게 “선생님은 아이 낳으면 잘 키울 것 같다”고 말한다. 그녀는 아이를 ‘좋아하는 것’과 ‘키우는 것’은 다른 문제라고 봤다. 결혼한 지 4년째인 혜민씨와 남편 심재관(40)씨는 자신들의 삶에 집중하기로 했다. 함께 공연을 관람하고, 요가와 수영을 배운다. 혜민씨가 피아노를 치면 재관씨는 베이스기타를 들어 합주한다. 주말이면 근교로 나가서 캠핑도 즐긴다. 모두 아이가 없기에 가능한 일들이다. “요즘 비혼도 많고, 무자녀 부부도 많습니다. 하나의 룰(4인 가족)만 고집할 필요가 있나요.”(재관씨) “삼대가 한집에 살던 시절에는 엄마가 바쁘면 삼촌과 이모가 돌보고, 그마저 안 되면 첫째가 막내를 봐줄 수 있었어요. 하지만 지금은 아이를 낳아도 돌볼 사람이 없으면 키울 수가 없어요. 부모에게 맡기라는 것도 이기적인 거죠.”(혜민씨) 하지만 사회는 오히려 이들의 선택을 ‘이기적’이라고 한다. 저출산의 원인을 비혼주의자와 무자녀 부부에게 돌리는 탓이다. 혜민씨는 최근 면접에서 겪은 일을 털어놨다. “아이가 없어서 일하는 시간을 자유롭게 쓸 수 있다고 했더니, 면접관이 ‘아이가 국력인데 국가 경쟁력에 보탬이 돼야 하지 않겠냐’고 반문하시더군요.” 아이는 있어도 없어도, 면접 상황이 불편해지기 일쑤다. 특히 기업이 출산과 육아 문제로 여성을 기피하는 실태는 여전하다. 국가인권위원회의 ‘임신·출산·육아휴직 차별 실태조사 보고서’를 살펴보면, 임신·출산 경험이 있는 중소 사업장 노동자(30~44세)의 68.6%가 ‘출산휴가나 배우자 출산휴가 사용 때 차별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출산으로 인해 발생하는 업무 공백이나 인건비 부담 때문에 출산하는 여성을 마뜩잖게 본다는 얘기다. ● 근원을 찾을 수 없는 인식…‘아이가 없으면 불행하다’ 윤정희(가명·46)씨와 김은호(가명·51)씨는 1996년 결혼했다.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자녀가 없다. 노력을 해도 생기지 않은 경우다. 정희씨는 결혼 초 병원에 다니며 인공수정을 시도했다. 난임 치료는 고된 과정이었다. 직장생활을 유지하기 어려워 회사도 그만뒀다. 배란을 체크하고, 호르몬 주사를 맞으며 아이가 생기기를 기다렸다. 정희씨를 가장 괴롭게 만든 건 불안감이었다. 이대로 아이가 안 생기면 어떡하지, 노후는 어떻게 준비할까. 집에만 있으니 온갖 잡념이 밀려왔다. 반면 은호씨는 무덤덤했다. ‘없으면 말지’라고 입버릇처럼 말했다. 그런 무심함에 정희씨는 오히려 안심됐다. “남편이 간절히 바랐다면 더 힘들었을 거예요. 일 년이 지나도 임신이 안 되자 결국 둘이서만 살기로 결심했습니다.” 두 사람은 자녀 대신 시간과 여유를 얻었다. 부부는 자주 해외여행을 떠난다. 양가 부모를 모시고 열흘간 터키에 머무르면서 효도도 했다. 정희씨는 “아이가 있다면 교육에 도움 되는 곳으로 가지, 맥주 마시러 중국 칭다오에 가는 일은 못 했을 것”이라며 웃었다. 하지만 부부는 끊임없이 불편한 상황에 빠진다. “왜 아이를 안 갖느냐”는 물음이 수시로 달려들었다. 정희씨가 “저는 불임이에요”라고 말하면 상대가 되레 당황했다. 아이가 없으면 불행할 거란 편견도 정희씨 부부를 ‘비정상 가족’으로 만든다.● 낳으면 끝일까. ‘울타리가 없는 아이들’의 세상은 어쩌고 윤현준(가명·50)씨는 아내 박수연(가명·48)씨를 ‘짝지’라고 불렀다. ‘아내’나 ‘와이프’보다 훨씬 동반자 같은 느낌이 들어서다. 2007년부터 함께 살았지만, 혼인신고는 최근에야 했다. 현준씨는 대학에서 강의하느라, 박씨는 인권단체에서 활동하느라 시간 가는 줄 몰랐다. 어느덧 12년이 흘렀다. 자녀 계획은 엄두도 못 냈다. 둘 다 직업적 성취가 우선이었다. “대학에서 만나는 청춘들이 참 싱그럽습니다. 아이를 낳았다면 저렇겠지라는 생각도 하고요. 한때는 아이를 많이 낳아서 축구팀을 만드는 상상도 했는데, 짝지를 만나고는 생각이 달라졌습니다. 새벽에 집을 나서 밤늦게 돌아오는 아내에게 육아 부담까지 지울 순 없으니까요.” 두 사람이 무자녀 부부를 택한 결정적 계기는 ‘세월호 참사’다. 세월호 희생자 중 현준씨 지인의 아이가 있었다. 덩치 좋던 사람이 며칠 만에 뼈만 앙상하게 남았다. 현준씨는 “인간의 고통을 쥐어짜는 소리가 무엇인지 그때 처음 알았다”면서 “아이를 낳으려면 그 아이의 생존과 인권을 보호할 장치가 있어야 하는데, 우리 사회는 너무 무책임하다”고 성토했다. 누군가는 둘의 삶이 소중해서, 또 누군가는 경제적인 이유로 출산을 유보하고 있다. 또 어떤 이들은 낳고 싶어도 그럴 수 없다. 그러나 우리 사회는 여전히 출산을 통과 의례로 인식한다. 혜민씨 어머니는 한번은 ‘사람의 도리’라며 설득했다고 했다. 아이를 낳아서 가족을 이루는 건 마땅한 도리라는 뜻이다. 임씨는 “엄마로서 한 명을 잘 키우는 것뿐만 아니라 가족상담사로서 수많은 가정이 안정감을 회복하도록 돕는 것도 애국”이라고 생각한다. 여성이 사회를 이롭게 만드는 데는 다양한 방법이 있다. 그래서 부부는 출산을 ‘선택’의 문제라고 봤다. 혜민씨는 “지금은 무자녀 부부의 삶을 선택했지만, 시간이 지나면 그땐 또 다른 선택을 할 수도 있다”며 가능성을 열어뒀다. 사람의 가치관은 살아가면서 언제든 변하는 법이다. 재관씨는 “우리 부부가 자녀가 있는 다른 부부들의 삶을 존중하는 것처럼 그들도 무자녀 부부의 선택을 존중해줬으면 한다”고 했다. 인터뷰한 이들은 정부의 저출산 대책이 미흡하다는 점도 짚었다. 현준씨는 “우리 사회는 개인에게 출산과 육아에 대한 책임을 전가한다”고 비판했다. 수연씨도 “저출산 대책이 쏟아지지만, 정작 미혼모나 보육원 아이들에 대한 정책은 보완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아이를 낳는 데만 집착할 게 아니라 ‘울타리가 없는 아이들’을 돕는 방법도 고민해야 한다는 것이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출산은 선택, 육아는 함께] 기획① “출산을 강요하지 마세요. 우린 충분히 행복합니다”② 나도 육아휴직 쓰고, 칼퇴하고 싶은데…아빠들의 고민③ “저출산이 ‘문제’라니···국가가 너무 염치 없지 않나요?”
  • 트럼프 통제에도… 지난달 불법 이민자 7만 6000명 국경 넘었다

    11년 만에 최고… 자녀 동반 가족들 많아 100명 이상 함께 적발 사례도 70건 넘어 “제도적 수용 한계… 안보·인도주의 위기” 미국에서 지난달 멕시코와 인접한 남서부 국경을 허가 없이 넘어온 불법 이민자수가 7만 6000명을 넘어섰다고 AP통신 등이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배 이상 늘어난 수치로 도널드 트럼프 정부의 반(反)이민 정책이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 준다. 케빈 맥알레넌 미 국토안보부 세관국경보호국(CBP) 국장은 이날 “적법한 절차 없이 국경을 넘은 이민자수가 11년 만에 최고치”라며 “제도적으로 더이상 수용할 수 없는 한계점에 와 있다. 이것은 분명 국경 안보와 인도주의 둘 다 위기에 처했음을 보여 준다”고 밝혔다. 트럼프 정부는 국경을 통한 불법 이민자 유입을 차단하기 위해 장벽 건설을 추진하는 한편 불법 입국자를 전원 기소해 구금하는 등 강경책을 펴고 있지만 가족 단위 불법이민 시도는 오히려 증가하는 추세인 것이다. 당국은 그 이유에 대해 “자녀를 동반하는 경우 상대적으로 더 쉽게 국경을 넘을 수 있다는 인식이 중미 전역에 퍼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과거 국경에서 체포된 이들 대다수는 멕시코 남성이었으나 이제는 중미 각국 출신들이 가족 단위로 집단을 이뤄 국경을 넘다 체포되는 경우가 대부분인 것으로 조사됐다. 집단으로 국경을 넘는 이민자들의 수도 급격히 늘었다. 100명 이상이 함께 국경을 넘다 적발된 사례는 지난 몇 달 사이에만 70건에 달했다. 이런 사례는 지난해 13건, 2017년 2건에 불과했다. 미 정부의 강경한 이민 정책에도 가족 단위 불법 이민자수가 급격히 증가한 것을 두고 뉴욕타임스(NYT)는 “(불법 이민자에 대한 현 정부의) 기소 강화, 망명, 그리고 더 가혹해진 구금 정책이 폭력과 가난을 피해 고국을 탈출해 미국에 정착하려는 이민자들의 의지를 누그러뜨리진 못한다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두 자녀·쌍둥이 조카들 목조른 미국 40대 여성 “함께 죽고 싶었다”

    두 자녀·쌍둥이 조카들 목조른 미국 40대 여성 “함께 죽고 싶었다”

    미국 펜실베이니아에서 40대 여성이 자신의 두 자녀와 여동생, 여동생의 쌍둥이 딸 등 총 5명을 살해한 혐의로 경찰에 붙잡혔다고 CNN방송이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날 기소된 샤나 디크리(45)는 자신의 딸 도미니크 디크리(19)와 함께 펜실베이니아 북동부 모리즈빌 자택에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두 사람에게는 존속살해 등 총 6건의 혐의가 적용됐다. 샤나 디크리는 “모두 함께 죽고 싶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샤나 디크리 가족이 거주 중인 자택 침실에서는 그의 13세, 25세 자녀 2명과 그녀의 여동생인 자밀라 캠벨(42), 캠벨의 9살짜리 쌍둥이 딸 2명의 사체가 발견됐다. 경찰 관계자는 동반자살 시도 의혹에 대해 “현재로선 추측일 뿐 무엇도 확실하지 않다. 모녀의 진술이 서로 엇갈리고 있다”고 전했다. 샤나 디크리는 자신의 여동생인 캠벨 역시 어린 자녀들을 질식시키는 데 동참했다고 진술했으나 도미니크 디크리는 자신이 먼저 이모를 살해했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도미니크 디크리의 목에서는 목이 졸린 흔적이 발견됐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기초보장 소외 93만명… “부양의무제 없애 빈곤 사각 해소해야”

    기초보장 소외 93만명… “부양의무제 없애 빈곤 사각 해소해야”

    비수급 빈곤가구 중위소득 월 50만원대 기초수급 가구 평균의 95만원보다 낮아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에 年 10조원 필요 “부양부담에 빈곤 대물림… 사회비용 커” 대안으로 급여별 순차적 기준 폐지 거론이모(82)씨는 아들과 며느리로부터 학대를 받고 낡은 시골집에 버려졌다. 재산을 모두 물려줘 남은 것은 보일러도 제대로 돌아가지 않는 시골집 하나다. 부엌에 서 있는 것조차 힘들어 장기요양보호사가 식사를 챙겨주지 않으면 끼니를 거르기 일쑤다. 이씨의 수입은 기초연금 25만원이 전부다. 기본적인 생계조차 이어가기 어려운 형편인데도 이씨는 아들 내외 때문에 소위 ‘부양의무자’(1촌 직계혈족과 그 배우자) 기준에 걸려 기초생활보장 수급자가 될 수 없다. 지방자치단체에 처지를 호소하면 지방생활보장위원회 심사를 통해 수급자로 선정될 수도 있지만, 이씨는 “아들 내외가 처벌받을까 걱정돼 학대당한 사실을 알리고 싶지 않다”고 털어놨다. 이씨처럼 기초생활보장을 받지 못하는 비수급 빈곤층은 2015년 기준 93만여명이다. 대다수가 부양의무자 기준 때문에 수급자로 선정되지 못한 것으로 추정된다. 보건복지부는 2017년부터 부양의무자 기준을 단계적으로 완화하고 있지만 대상을 부양의무자 가구에 노인이나 중증장애인이 있는 빈곤층으로 제한했다. 가령 이씨처럼 비장애 중장년층 자녀에게 학대받아 버려지거나 아예 연락이 끊긴 이들은 깐깐한 부양의무자 기준에 걸려 빈곤 사각지대에 방치될 수밖에 없다. 부양의무자 기준이 완전히 폐지된 것은 기초수급 4개 급여(주거·교육·의료·생계) 가운데 주거·교육 급여뿐이다. 김윤영 빈곤사회연대 사무국장은 11일 “가장 핵심적인 것이 소득 보장인데, 주거급여로 임대료만 보충해줘선 부족하다”며 “임기 내 부양의무자 기준 완전 폐지가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이었는데도 정부 출범 2년이 다 돼가도록 실질적 폐지안을 내지 못한 것은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2017년 기초생활보장 실태조사를 보면 기초생활보장 수급가구의 총소득은 월평균 95만원이나 기준중위소득 30~40% 이하 비수급 빈곤가구의 총소득은 월평균 50만~60만원이다. 수급가구보다 더 빈곤한 삶을 사는 셈이다. 복지부 고위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부모 세대와 자식 세대를 분리하는 게 맞다고 보지만 재원 문제와 사회정서 때문에 부양의무자 기준을 완전히 없애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정부가 가장 우려하는 점은 재정 부담이다. 2016년 국회예산정책처는 부양의무자 기준을 폐지하면 2018~2022년 연평균 10조 1502억원이 들어갈 것으로 추산했다. 고령화가 진행될수록 재정 부담은 더 커질 수 있다. 그러나 부양 부담이 빈곤의 대물림으로 이어진다면 더 큰 사회적 비용이 발생할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보건사회연구원은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에 따른 정책과제 연구’에서 “막 독립한 청년이 부양 부담까지 진다면 본인의 미래 설계가 불가능할 것이고, 중장년층은 노부모 부양으로 본인의 노후를 준비하지 못해 동반 빈곤화의 위험이 크다”고 밝혔다. 재정 부담을 완화할 수 있는 대안으로는 급여별 순차적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가 거론된다.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생계급여부터 부양의무자 기준을 폐지하고 그다음 의료급여를 손보는 것이다. 부양의무자 존재 여부와 상관없이 소득인정액이 일정액 이하면 일단 기초생활보장급여를 지원하고, 사후에 이를 부양의무자로부터 징수하는 ‘선(先) 지원 후(後) 부양비 징수제’도 대안이 될 수 있다. 다만 징수하는 데 행정비용이 과다하게 들어 현실성이 낮다는 지적도 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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