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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간병살인 154인의 고백] 장애 아들 돌본 40여년, 살아도 산 게 아니었어

    [간병살인 154인의 고백] 장애 아들 돌본 40여년, 살아도 산 게 아니었어

    발달장애 아들 둔 허강원씨의 삶그날 힘없이 무너져 내린 건 아들의 몸뚱이만이 아니었다. 허강원(73·가명)씨의 실낱같은 희망도 함께였다. 발달장애(지적장애 1급·다운증후군)로 불혹의 나이에 키가 150㎝에서 멈춰버린 큰 아들은 질뚝거렸지만 걸어는 다녔다. 아들이 혼자 걷는다는 건 그 이상의 의미였다. 대소변을 혼자서 가리고, 밥이 있는 곳까지 이동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노부부가 감당할 수 있는 돌봄의 한계치이기도 했다. 허씨는 여느 날과 다름없이 “밥 먹자”고 큰아들을 불렀다. 큰아들은 기우뚱하더니 서지 못하고 엎드렸다. 식탁으로 기어 오기 시작했다. 역설적이게도 그 순간 밤잠 못 이루며 끙끙댔던 고민들이 명쾌해졌다. ‘그래 같이 죽자’. 한씨는 2015년 4월 15일 집 안방에서 자던 큰아들(당시 41)의 머리를 망치로 내리쳤다.“지나고 보니 사는 게 그늘이 많았어. 안 해 본 사람은 몰라. 간병이라는 게 매스컴에 나오는 그런 것과는 많이 달라.” 유난히 태양이 뜨겁던 지난 7월 31일, 허씨를 서울 그의 집 앞에서 마주했다. 사건이 발생한 지 3년이 흘렀지만, 세상과 등진 그의 삶이 달라진 건 크게 없어 보였다. “이젠 눈에 보이지 않잖아. 노력도 많이 했고…. 지나간 일이니까”라며 애써 태연했다. 긴 설득 끝에 그의 집 앞에서 지난 삶에 대해 들었다. 아내는 강남구의 한 빌딩에 청소일을 하러 갔고, 작은아들은 결혼 후 따로 살고 있어 때마침 그는 혼자였다. 허씨는 이미 끝난 일이라며 얘기하고 싶지 않다고 했지만, 한편으로 여지는 남겼다. 노인의 얼굴에 쓴웃음이 내려앉았다. “그래. 그때 예감했어. 차라리 죽었어야 했어.” 큰아들은 아내가 임신한 지 9개월째 되는 날 태어났다. 수술할 돈이 없어 산파에게 부탁했다. 어렵사리 아이는 엄마의 자궁 밖으로 나왔지만, 한동안 숨을 쉬지 못했다. 산파는 도망갔고, 아내가 급한 맘에 아이의 발을 잡고 들어 올려 엉덩이를 때렸다. 기적처럼 큰아들은 울음을 터뜨렸다. 어렵게 살아났지만 아이는 약했다. 갑자기 숨을 쉬지 않는 등 죽을 고비를 수차례 넘겼다. 다섯 살이 됐지만 서지 못했다. 다운증후군, 지적장애 1급이라고 했다. “요즘 눈으로 생각해 보면 장애를 둔 아이를 키우는 게 짜증 날 일도 아니잖아. 근데 사는 재미가 없었어. 희망이 조금이라도 있어야 하는데, 그게 없었지.” 허씨는 강원도 대관령에서 나고 자랐다. 25살 경기 동두천 내 미군부대에서 군생활을 했고, 전역하고 서울에 정착했다. 28살 아내와 혼인해 다음해 큰아들을 가졌다. 찢어지게 가난했다. 서울 중랑구 근처 면도칼 공장에서 일했는데, 벌이가 시원치 않았다. 가진 기술이 없으니 막노동이나 다름없었다. 없이 살았지만 큰아들의 장애가 나을 거라는 희망은 버리지 않았다. 집 근처에 장애인 특수학교가 없어 수소문 끝에 인천 부평에 있는 학교에 보냈다. 그때만 해도 먹고살기 어렵다는 이유로 적지 않은 부모들이 발달장애 아동의 교육을 포기하던 때다. 10개월쯤 지나서였을까. 특수학교를 찾아가 선생님에게 밥을 대접했다. 조금이라도 나아지는 게 있느냐고 물었다. 대답은 야속했다. “나아지는 것 없다”는 말에 작은 희망조차 사라졌다. 없는 살림에 매달 쌀 한 가마니 값을 치러 가며 학교를 보냈지만, 그럴 이유도 사라졌다. ‘발달장애는 질병과 달리 낫지 않는다’, 이 사실을 모르는 부모는 없다. 머리는 알지만, 가슴은 이해할 수 없었다. 첫 겨울방학을 기점으로 아이는 집으로 돌아왔다. 첫째가 잘하는 건 집에서 텔레비전 보기였다. 뭐가 그리 재미있는지 텔레비전을 틀어 주면 온종일 봤다. 말은 대충 알아들었고, 간신히 걸어 똥오줌은 가렸다. 그러나 거기까지였다. 아이가 흘린 김칫국물을 닦고, 국물이 묻은 옷을 벗기고, 발버둥 치는 몸을 씻기는 일은 40여년을 해도 즐겁지 않았다. 큰아들을 돌보느라 나들이 한 번 제대로 가 본 적 없었다. 아이를 돌봐야 하니 일을 마치고 퇴근해도 직장 동료나 친구들과 어울리지도 못했다. 큰아들이 어렸을 땐 집에 놀러 오는 사람도 있었지만, 아이가 성인이 되고 나선 이웃도, 친구도 모두 사라졌다. “또래들이 태권도복 입고 태권도장 가는 모습을 보잖아요. 우리 아이는 제대로 걷지도 못하고 찔찔찔 하는데, 사람 눈 뒤집히지. 행복할 수가 있나.” 우울증이 찾아왔다. 술만 마시면 눈물을 흘리며 비관했다. 남들한테 추한 꼴을 보이기 싫어 술도 담배도 끊었다. 이게 벌써 수십년 전이다. 언제나 단정하게 보이려고 했지만, 남들은 늘 추하게만 보는 것 같았다. 사실 큰아들 밥 차려 주고 거두는 건 힘들지 않았다. 그냥 큰아들을 바라보는 것 자체가 스트레스였다. 공원에 가서 사람들과 얘기를 나누다 보면 얘기의 끝은 늘 아들, 딸, 며느리 얘기였다. 그럴 때마다 할 얘기가 없어서 소심해졌다. 5살 터울인 작은아들에게도 형은 굴레였다. 장애를 둔 형 때문에 파혼을 당하기도 했다. 부모가 죽고 없으면 형을 돌볼 수 있는 가족은 동생뿐이지 않냐며 상대편 부모가 반대했다. 부모의 마음은 미어졌다. “부모들 모임도 여유 있는 사람들이나 가는 거야.” 그는 인터뷰 도중 자주 엄지와 검지를 말아 쥐었다. 돈을 뜻하는 손짓이었다. 결국 돌보는 노동에서 벗어나고자 아이를 센터에 보내는 것도,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도 경제적 기반이 필요하다는 의미였다. 허씨 내외는 경제적으로 늘 허덕였다. 맞벌이를 해 봐야 시원치 않았다. 아내는 아이를 낳고 빌딩 청소일을 해 왔고, 허씨는 여러 공장을 전전하다가 60세에 환경미화원을 끝으로 은퇴했다. 이후 빌딩 경비 일도 했지만, 2교대 근무 탓에 큰아들을 돌봐 줄 사람이 없어 금방 그만뒀다. “밥 먹다가 숟가락을 딱 떨어뜨렸어.” 그 사건이 발생하기 약 1년 전 허씨는 뇌출혈 선고를 받았다. 식사를 하다가 손에 힘이 없어 자기공명영상(MRI)을 찍었더니 뇌경색이 발견됐다. 이미 고혈압과 협심증, 류머티즘 관절염, 척추 디스크, 수면장애 등을 앓고 있었지만 뇌출혈은 느낌이 달랐다. 곧 죽을 거라는 예감이 들었다. 큰아들은 누가 돌봐야 할지 걱정부터 앞섰다. 잘못된 생각이 들었다. 큰아들과 함께 죽는 게 모두를 위해 최선이 아닐까 하는 믿음도 생겼다. 고민이 깊어질 무렵, 걷지 못하는 아들의 모습을 봤다.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팽팽하던 긴장의 사슬은 톡 끊어졌다. “아들을 망치로 내리쳤소. 규남이는 내가 데리고 갑니다. 정선희 당신을 만나 한평생 잘 지냈소. 규남이에겐 입이 열개여도 할 말이 없소이다.”(유서 전문) 2015년 4월 15일 새벽 6시쯤, 아내가 일을 나간 것을 확인하고 망치로 아들의 머리를 힘껏 내리쳤다. 회한이 몰아치기 전에 유서를 썼다. 그리고 미리 준비한 수면제 수십알을 들이켰다. 정신을 잃기 전에 아파트 복도 밖으로 뛰어내리려고 했다. 중간쯤 갔을까. 허씨는 그 자리에서 쓰러졌다. 그렇게 질긴 목숨은 끝나지 않았다. 일을 마치고 돌아온 아내가 남편을 발견했고 곧바로 병원으로 옮겼다. 허씨는 3일간 혼수상태를 오갔지만, 끝내 깨어났다. “피고인을 징역 3년에 처한다. 다만 5년간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법원은 허씨가 지적장애를 가진 아들을 수십년간 정성 들여 보살펴 온 점을 인정했다. 고령이고 지병이 있고, 남은 가족을 생각해 맏아들을 살해했다는 점 등도 참작했다. 그는 돈 때문에 큰아들을 마음껏 못 가르친 게 한이 된다고 했다. 그래서 많지 않지만 월 1만~2만원씩 발달장애 아동 단체에 기부금을 낸다. “내가 어려움을 겪어 봤으니까. 그런 애들 불쌍하잖아…. 집사람이 일을 그만두면 이나마 못 하겠죠.”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간병살인 154인의 고백] 불혹의 장애아들 돌보던 뇌경색 부친 “가자, 같이”

    [간병살인 154인의 고백] 불혹의 장애아들 돌보던 뇌경색 부친 “가자, 같이”

    ●발달장애 자식에게 둔기 든 애끊는 父情 그날 힘없이 무너져 내린 건 아들의 몸뚱이만이 아니었다. 허강원(73·가명)씨의 실낱같은 희망도 함께였다. 발달장애(지적장애 1급·다운증후군)로 불혹의 나이에 키가 150㎝에서 멈춰버린 큰 아들은 질뚝거렸지만 걸어는 다녔다. 아들이 혼자 걷는다는 건 그 이상의 의미였다. 대소변을 혼자서 가리고, 밥이 있는 곳까지 이동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노부부가 감당할 수 있는 돌봄의 한계치이기도 했다. 허씨는 여느 날과 다름없이 “밥 먹자”고 큰아들을 불렀다. 큰아들은 기우뚱하더니 서지 못하고 엎드렸다. 식탁으로 기어 오기 시작했다. 역설적이게도 그 순간 밤잠 못 이루며 끙끙댔던 고민들이 명쾌해졌다. ‘그래 같이 죽자’. 한씨는 2015년 4월 15일 집 안방에서 자던 큰아들(당시 41)의 머리를 망치로 내리쳤다. “지나고 보니 사는 게 그늘이 많았어. 안 해 본 사람은 몰라. 간병이라는 게 매스컴에 나오는 그런 것과는 많이 달라.” 유난히 태양이 뜨겁던 지난 7월 31일, 허씨를 서울 그의 집 앞에서 마주했다. 사건이 발생한 지 3년이 흘렀지만, 세상과 등진 그의 삶이 달라진 건 크게 없어 보였다. “이젠 눈에 보이지 않잖아. 노력도 많이 했고…. 지나간 일이니까”라며 애써 태연했다. 긴 설득 끝에 그의 집 앞에서 지난 삶에 대해 들었다. 아내는 강남구의 한 빌딩에 청소일을 하러 갔고, 작은아들은 결혼 후 따로 살고 있어 때마침 그는 혼자였다. 허씨는 이미 끝난 일이라며 얘기하고 싶지 않다고 했지만, 한편으로 여지는 남겼다. 노인의 얼굴에 쓴웃음이 내려앉았다. “그래. 그때 예감했어. 차라리 죽었어야 했어.” 큰아들은 아내가 임신한 지 9개월째 되는 날 태어났다. 수술할 돈이 없어 산파에게 부탁했다. 어렵사리 아이는 엄마의 자궁 밖으로 나왔지만, 한동안 숨을 쉬지 못했다. 산파는 도망갔고, 아내가 급한 맘에 아이의 발을 잡고 들어 올려 엉덩이를 때렸다. 기적처럼 큰아들은 울음을 터뜨렸다. 어렵게 살아났지만 아이는 약했다. 갑자기 숨을 쉬지 않는 등 죽을 고비를 수차례 넘겼다. 다섯 살이 됐지만 서지 못했다. 다운증후군, 지적장애 1급이라고 했다. “요즘 눈으로 생각해 보면 장애를 둔 아이를 키우는 게 짜증 날 일도 아니잖아. 근데 사는 재미가 없었어. 희망이 조금이라도 있어야 하는데, 그게 없었지.” ●장애 아들 돌본 40여년, 살아도 산 게 아니었어허씨는 강원도 대관령에서 나고 자랐다. 25살 경기 동두천 내 미군부대에서 군생활을 했고, 전역하고 서울에 정착했다. 28살 아내와 혼인해 다음해 큰아들을 가졌다. 찢어지게 가난했다. 서울 중랑구 근처 면도칼 공장에서 일했는데, 벌이가 시원치 않았다. 가진 기술이 없으니 막노동이나 다름없었다. 없이 살았지만 큰아들의 장애가 나을 거라는 희망은 버리지 않았다. 집 근처에 장애인 특수학교가 없어 수소문 끝에 인천 부평에 있는 학교에 보냈다. 그때만 해도 먹고살기 어렵다는 이유로 적지 않은 부모들이 발달장애 아동의 교육을 포기하던 때다. 10개월쯤 지나서였을까. 특수학교를 찾아가 선생님에게 밥을 대접했다. 조금이라도 나아지는 게 있느냐고 물었다. 대답은 야속했다. “나아지는 것 없다”는 말에 작은 희망조차 사라졌다. 없는 살림에 매달 쌀 한 가마니 값을 치러 가며 학교를 보냈지만, 그럴 이유도 사라졌다. ‘발달장애는 질병과 달리 낫지 않는다’, 이 사실을 모르는 부모는 없다. 머리는 알지만, 가슴은 이해할 수 없었다. 첫 겨울방학을 기점으로 아이는 집으로 돌아왔다. 첫째가 잘하는 건 집에서 텔레비전 보기였다. 뭐가 그리 재미있는지 텔레비전을 틀어 주면 온종일 봤다. 말은 대충 알아들었고, 간신히 걸어 똥오줌은 가렸다. 그러나 거기까지였다. 아이가 흘린 김칫국물을 닦고, 국물이 묻은 옷을 벗기고, 발버둥 치는 몸을 씻기는 일은 40여년을 해도 즐겁지 않았다. 큰아들을 돌보느라 나들이 한 번 제대로 가 본 적 없었다. 아이를 돌봐야 하니 일을 마치고 퇴근해도 직장 동료나 친구들과 어울리지도 못했다. 큰아들이 어렸을 땐 집에 놀러 오는 사람도 있었지만, 아이가 성인이 되고 나선 이웃도, 친구도 모두 사라졌다. “또래들이 태권도복 입고 태권도장 가는 모습을 보잖아요. 우리 아이는 제대로 걷지도 못하고 찔찔찔 하는데, 사람 눈 뒤집히지. 행복할 수가 있나.” 우울증이 찾아왔다. 술만 마시면 눈물을 흘리며 비관했다. 남들한테 추한 꼴을 보이기 싫어 술도 담배도 끊었다. 이게 벌써 수십년 전이다. 언제나 단정하게 보이려고 했지만, 남들은 늘 추하게만 보는 것 같았다. 사실 큰아들 밥 차려 주고 거두는 건 힘들지 않았다. 그냥 큰아들을 바라보는 것 자체가 스트레스였다. 공원에 가서 사람들과 얘기를 나누다 보면 얘기의 끝은 늘 아들, 딸, 며느리 얘기였다. 그럴 때마다 할 얘기가 없어서 소심해졌다. 5살 터울인 작은아들에게도 형은 굴레였다. 장애를 둔 형 때문에 파혼을 당하기도 했다. 부모가 죽고 없으면 형을 돌볼 수 있는 가족은 동생뿐이지 않냐며 상대편 부모가 반대했다. 부모의 마음은 미어졌다. “부모들 모임도 여유 있는 사람들이나 가는 거야.” 그는 인터뷰 도중 자주 엄지와 검지를 말아 쥐었다. 돈을 뜻하는 손짓이었다. 결국 돌보는 노동에서 벗어나고자 아이를 센터에 보내는 것도,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도 경제적 기반이 필요하다는 의미였다. 허씨 내외는 경제적으로 늘 허덕였다. 맞벌이를 해 봐야 시원치 않았다. 아내는 아이를 낳고 빌딩 청소일을 해 왔고, 허씨는 여러 공장을 전전하다가 60세에 환경미화원을 끝으로 은퇴했다. 이후 빌딩 경비 일도 했지만, 2교대 근무 탓에 큰아들을 돌봐 줄 사람이 없어 금방 그만뒀다. “밥 먹다가 숟가락을 딱 떨어뜨렸어.” 그 사건이 발생하기 약 1년 전 허씨는 뇌출혈 선고를 받았다. 식사를 하다가 손에 힘이 없어 자기공명영상(MRI)을 찍었더니 뇌경색이 발견됐다. 이미 고혈압과 협심증, 류머티즘 관절염, 척추 디스크, 수면장애 등을 앓고 있었지만 뇌출혈은 느낌이 달랐다. 곧 죽을 거라는 예감이 들었다. 큰아들은 누가 돌봐야 할지 걱정부터 앞섰다. 잘못된 생각이 들었다. 큰아들과 함께 죽는 게 모두를 위해 최선이 아닐까 하는 믿음도 생겼다. 고민이 깊어질 무렵, 걷지 못하는 아들의 모습을 봤다.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팽팽하던 긴장의 사슬은 톡 끊어졌다. “아들을 망치로 내리쳤소. 규남이는 내가 데리고 갑니다. 정선희 당신을 만나 한평생 잘 지냈소. 규남이에겐 입이 열개여도 할 말이 없소이다.”(유서 전문) 2015년 4월 15일 새벽 6시쯤, 아내가 일을 나간 것을 확인하고 망치로 아들의 머리를 힘껏 내리쳤다. 회한이 몰아치기 전에 유서를 썼다. 그리고 미리 준비한 수면제 수십알을 들이켰다. 정신을 잃기 전에 아파트 복도 밖으로 뛰어내리려고 했다. 중간쯤 갔을까. 허씨는 그 자리에서 쓰러졌다. 그렇게 질긴 목숨은 끝나지 않았다. 일을 마치고 돌아온 아내가 남편을 발견했고 곧바로 병원으로 옮겼다. 허씨는 3일간 혼수상태를 오갔지만, 끝내 깨어났다. “피고인을 징역 3년에 처한다. 다만 5년간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법원은 허씨가 지적장애를 가진 아들을 수십년간 정성 들여 보살펴 온 점을 인정했다. 고령이고 지병이 있고, 남은 가족을 생각해 맏아들을 살해했다는 점 등도 참작했다. 그는 돈 때문에 큰아들을 마음껏 못 가르친 게 한이 된다고 했다. 그래서 많지 않지만 월 1만~2만원씩 발달장애 아동 단체에 기부금을 낸다. “내가 어려움을 겪어 봤으니까. 그런 애들 불쌍하잖아…. 집사람이 일을 그만두면 이나마 못 하겠죠.”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탐사기획부 유영규 부장, 임주형·이성원·신융아·이혜리 기자
  • [간병살인 154인의 고백] 가족 간병 4명 중 3명 “경제적 압박”… 월평균 191만원 지출

    [간병살인 154인의 고백] 가족 간병 4명 중 3명 “경제적 압박”… 월평균 191만원 지출

    가족 간병은 대표적인 ‘그림자 노동’이다. 아픈 가족을 돌보며 환자 못지않은 정신적, 육체적 고통을 받지만 돌아보면 허무하게 사라지는 그림자처럼 대가 따윈 없다. 하루하루 의료비 부담은 쌓여 가지만 다니던 직장도 그만둬야 할 판이니 경제적으로 감당할 능력은 점점 줄어든다.서울신문이 한국치매협회, 네이버 ‘뇌질환 환우 모임’ 등과 함께 가족 간병인 32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73.9%가 경제적 어려움을 호소했다. ‘의료비 부담’(35.1%)이 가장 큰 이유로 꼽혔고, ‘사직’(26.3%)과 ‘근무시간 단축’(25.4%)도 상당한 비중을 차지했다. 한 달에 감소한 수입이나 지출 증가 규모를 적은 결과 평균 191만원으로 집계됐다. 연간으로 따지면 2292만원이다. 가족이 아프면 일단 금융상품에 손을 댔다. 53.1%가 적금이나 보험을 깼다. 다음 단계는 빚이다. 40.1%가 대출을 받았다. 이런 영향으로 32.5%는 신용등급 하락을 경험했다. 집을 처분한 예도 16.6%나 됐다. 경제적 어려움은 간병인에게 가정불화 등 또 다른 고통을 가한다. 삼성생명 은퇴연구소가 65세 이상 부모를 간병하는 400명(의료비 1000만원 이상 지출)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고, 일부 결과를 서울신문에만 제공했다. 이 자료를 보면 40.8%가 ‘부모 의료비 부담으로 가족 간 갈등이 발생했다’고 답변했다. 공무원 이중호(가명·49)씨는 자궁경부암을 앓는 모친(82)을 간병하느라 지난 1년간 1500만원을 썼다. 자식들 중 자신이 비교적 경제적 여유가 있어 치료비를 떠안았지만, 어느 순간 경제적 압박과 가정불화까지 겪었다고 털어놨다. 이 밖에 ‘간병으로 시간이 없어 일상생활에 영향을 받았다’는 답변도 63.5%나 나왔다. ‘노후 준비에 어려움을 겪는다’(47.8%)거나 ‘자녀 양육에 지장이 있다’(33.8%)는 호소도 있었다. 탐사기획부 tamsa@seoul.co.kr
  • 마약에 중독된 여성 노숙인의 딸 입양한 美 경찰관

    마약에 중독된 여성 노숙인의 딸 입양한 美 경찰관

    미국의 한 경찰관이 여성 노숙인의 갓 태어난 딸을 입양해 화제가 되고 있다. 2일(현지시간) 미 CBS, CNN등 외신은 지난 달 31일 미 캘리포니아 주 산타로사시 경찰서에 근무하는 경찰관 제시 휘튼이 새로운 가족 구성원을 맞았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8월 제시는 길거리에서 살고 있는 여성 노숙인과 처음 만났다. 그녀는 임신한 몸으로 약물 중독과 싸우고 있는 상태였다. 순찰 중이던 휘튼은 그녀와 자주 마주쳤고, 건강이 걱정돼 괜찮은지 확인하곤 했다. 여성 노숙인과 친해진 제시는 우연한 기회에 아내 애슐리를 소개하게 됐고, 두 사람 역시 모성애와 엄마로서의 어려운 점을 토로하며 가까워졌다. 애슐리는 “그녀에게 ‘임신했군요?’라고 말하자 그녀는 ‘네, 맞아요.’라며 내 손을 자신의 배에 손을 얹었다”고 회상했다. 그러던 중 올해 2월 14일, 휘튼 부부에게 한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아이를 출산한 여성 노숙인이 두 사람에게 자신의 아이를 입양해달라고 요청한 것이었다. 부부는 “기쁘면서도 미안한 마음이 들었지만 결코 상상해본 적 없었던 제안이었다. 우리 삶을 바꿔놓았다”고 설명했다. 휘튼 부부는 생후 6개월 된 여자 아이에게 해로우 마시 휘튼이라는 이름을 지어주었고, 지난 주 산타로사시 경찰서 페이스 북을 통해 해로우의 사진을 공개함과 동시에 입양을 공식화했다. 부부는 “딸아이가 너무 아름답게 웃는다며 미소가 일품”이라며 기뻐했다. 이어 “자궁에서 몇 주 동안 마약에 노출돼 몇 가지 문제를 겪긴 했지만 현재 많이 좋아졌다”며 소식을 전했다. 제시와 애슐리는 해로우를 가족으로 받아들인 후 생모인 여성 노숙인과 만났다. 세 사람의 만남은 격정적이었다. 애슐리가 “당신은 딸을 위해 이러한 선택을 내렸고, 우리는 이에 대해 정말 감사해하고 있다”고 말하자, 생모는 “이제 당신이 딸아이 엄마다. 잘 부탁한다”고 답했다. 사진=프레스데모크랫 안정은 기자 netineri@seoul.co.kr
  • 74세 할머니 동성 결혼 허용, 석달 전 세상 떠난 파트너와

    74세 할머니 동성 결혼 허용, 석달 전 세상 떠난 파트너와

    미국 유타주에 사는 보니 포에스터(74) 할머니는 최근 법원으로부터 결혼을 인정받았다. 세상의 여느 신랑신부가 하는 결혼과 사뭇 다르다. 우선 그녀의 결혼 상대는 동성인 여성이다. 그것도 3개월 전에 세상을 떠난 이와 성혼이 선언됐다. 어떻게 된 일일까? 포에스터 할머니는 무려 50년 가까이 솔트레이크 시티에 거주하는 베벌리 그로상 할머니와 동성 가정을 이뤄왔다. 지난 5월 그로상은 82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패트릭 코럼 연방법원 판사는 지난 21일(현지시간) 둘의 결혼이 합법적으로 인정된다고 선언했다. 유타주에서는 동성 결혼이 2013년부터 합법화돼 주민이 법원에 청원을 제기하면 대부분 받아들여지고 있다. 다만 예식 같은 것을 통해 하는 것은 아니고 법정에서 선언만 한다. 변호인이며 20년 넘게 둘의 친구로 지낸 로버트 훌은 이번 판결이 드물긴 하지만 전례가 없는 일은 아니라고 했다. 이달에만 두 번째 동성 결혼 판결이라고 전했다. 훌은 둘이 “정말로 끈끈했다”고 말했다. 포에스터는 1968년 1월 뉴욕에서 처음 그로상을 만났던 날을 생생하게 기억한다고 했다. 포에스터는 남편에게 두들겨 맞아 갈비뼈가 부러진 상태였고 두 눈을 모두 얻어맞아 선글라스를 낀 채였다. 그로상이 다가와 “선글라스 벗어봐. 지금은 1월이야”라고 말했다. 곧바로 사랑에 빠졌다고 했다. 그로상의 푸른 눈동자를 본 순간 사랑에 빠져 날 위해 태어난 사람으로 보였다고 했다. 일주일 뒤 둘이 합쳤고 그 뒤 죽음이 그들을 갈라놓을 때까지 한 번도 떨어지지 않았다. 1979년 그로상이 병든 어머니를 돌봐야 한다고 해서 유타주로 옮겨왔다. 포에스터는 유방암, 자궁경부암을 앓았고 29차례나 등 수술을 받았다. 시력감퇴로 앞이 안 보이기 시작했고 희귀 뼈 감염 때문에 2016년 두 다리를 잘라냈다. 포에스터를 돌보다 이번에는 그로상이 시력 상실에 만성 심장질환을 앓게 됐다. 그렇게 그로상이 세상을 뜨기까지 둘은 따로 요양시설에서 지냈다. 임종은 했다고 했다. 이어 그녀를 여읜 뒤 “내가 누군지도 모르겠다. 그녀가 내 인생이었다”고 돌아봤다. 2015년부터 미국 전역에서 동성 결혼이 가능해졌지만 둘은 건강 때문에 결혼하지 못하다가 한 사람이 세상을 등진 뒤에야 하게 됐다. 포에스터는 영국 BBC 인터뷰를 통해 “그녀는 날 위해 태어났고 난 그녀를 위해 태어났다. 우리는 서로를 찾아냈다. 난 그렇게 믿는다”고 말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낙태죄 처벌 강화에… 행동 커진 여성계

    낙태죄 처벌 강화에… 행동 커진 여성계

    “국가가 여성들 요구 역행” 연이틀 집회 임신중단 합법화·먹는 낙태약 도입 촉구 안희정 무죄판결 규탄 시위도 2주째 열려 낙태죄 폐지를 요구하는 여성 집회가 지난 25일부터 이틀간 서울 도심에서 열렸다. 헌법재판소가 낙태죄 위헌 여부를 가리기 위한 공개 변론을 미룬 데 이어 최근 보건복지부가 불법 낙태 수술을 시행한 의료인에 대한 처벌을 강화한 것과 관련해 여성계는 “국가가 여성의 낙태죄 폐지 요구에 역행하고 있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여성주의 단체인 ‘페미당당’과 ‘위민온웹’은 26일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에서 낙태죄 폐지와 임신중단 합법화를 요구하는 시위를 개최했다. 이들은 집회에서 초기 임신중절 약물인 ‘미프진’의 도입을 주장했다. 미프진은 임신 9주 이전까지 복용 시 임신중절 성공률 90%를 나타내는 이른바 ‘먹는 낙태약’으로 국내에는 도입되지 않았다. 앞서 여성단체 ‘비웨이브’는 지난 25일 같은 장소에서 ‘내가 생명이다’라는 주제로 제16차 임신중단 전면 합법화 시위를 개최했다. 주최 측 추산 1000여명이 모였다. 검은 옷을 입고 나온 회원들은 ‘나는 아기 자판기가 아니다’, ‘나는 사람이다’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낙태죄 폐지를 주장했다. 참가자 30여명은 계란을 깨트리는 퍼포먼스를 선보이며 “이것은 살인이 아니다”라고 외쳤다. 참가자들은 “복지부가 낙태 수술 의사 처벌을 강화한 것은 여성을 국민으로 취급하지 않는다는 의미”라며 정부의 정책을 강하게 규탄했다. 이어 “임신을 할지 말지에 대한 결정권은 자궁을 가진 여성에게 있다”면서 “낙태를 많이 하자는 것이 아니라 출산 선택권을 여성에게 주자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복지부는 지난 17일부터 ‘의료법상 비도덕적 진료행위’에 임신중단 수술을 포함하는 행정처분 규칙 개정안을 시행하고 있다. 규칙 개정안에 따르면 의료인이 불법 낙태 수술을 하면 자격정지 1개월에 처하게 된다. 의료계 일부도 반발하고 있다. 인도주의의사협의회는 “낙태죄가 위헌 심의에 올라 있는 상황에서 복지부가 이런 결정을 한 것은 여성들의 요구에 역행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대한산부인과의사회도 “고시가 철회될 때까지 인공 임신 중절 수술을 거부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 25일 종로구 서울역사박물관 앞에서는 성폭행 의혹으로 재판 중인 안희정 전 충남지사에 대한 ‘무죄 판결’을 규탄하는 시위가 2주째 열렸다. 시민단체 ‘헌법 앞 성 평등’이 주최한 이 집회에는 신지예 전 녹색당 서울시장 후보 등 100여명이 참여해 성범죄 가해자에 대한 엄벌을 촉구했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2030 여성 부인암 급증… 초기 발견·치료 땐 임신 가능

    2030 여성 부인암 급증… 초기 발견·치료 땐 임신 가능

    부인암인 자궁경부암, 난소암, 자궁내막암은 보통 40대 이상의 중·노년층에서 많이 발생한다. 하지만 최근에는 출산 경험이 없거나 결혼하지 않은 20·30대 젊은 여성에서도 환자가 늘고 있다. 19일 이은주 중앙대병원 산부인과 교수에게 이유를 물었다. Q.왜 젊은 부인암 환자가 늘어나나. A.늦은 초혼과 출산, 비만, 서구화된 식습관이 확산하면서 20·30대 젊은층에서 부인암 발병 위험이 높아지는 것으로 보인다. 최근에는 첫 출산 연령이 점점 높아지고 있어 부인암 진단을 받을 확률이 그만큼 더 높아지는 것으로 볼 수 있다.Q.수술하면 아이를 갖지 못한다고 우려하는 여성이 많다. A.흔히 부인암이라고 하면 무조건 자궁을 적출해 임신, 출산을 못 한다고 생각하는데 초기에 발견하면 재발 위험성을 꼼꼼하게 점검해 병변만 절제하거나 수술 뒤에도 임신 기능을 살릴 수 있다. 복강경이나 로봇을 이용해 수술하면 자궁과 난소의 손상을 최소화할 수 있다. 따라서 평소 건강에 관심을 갖고 정기적으로 산부인과를 방문해 검진을 받아 보는 것이 좋다. 난소암은 초기에 발견하면 병변이 있는 부위의 난소만 제거하고 반대쪽 난소는 충분히 보존할 수 있다. 자궁내막암은 초기이면서 분화도가 좋고 다른 장기로 전이된 증상이 없다면 내막에 있는 종양을 긁어내는 ‘자궁내막 소파술’을 이용하면 된다. 또 자궁내시경으로 종양을 절제한 뒤 고용량 호르몬 치료로 완치하면 자궁과 난소 모두를 보존할 수 있다. 자궁경부암은 초기에 자궁경부의 종양만 잘라내는 ‘경부 원추절제술’로 완치할 수 있다. 만약 좀더 깊이 암세포가 침투했다고 해도 다른 장기로 전이되지 않았다면 ‘근치적 자궁목 절제술’로 질과 연결된 좁은 통로인 ‘자궁목’만 제거하고 자궁을 바로 질과 연결해 보존하는 방법이 있다. Q.항암치료는 어떤가. A.수술로 임신 기능을 보존했다고 해도 재발 위험이 높거나 암이 재발했을 때는 방사선 치료와 항암 치료가 불가피해진다. 이런 치료는 자궁내막과 난소를 손상시켜 난임을 일으킨다. 특히 방사선 치료는 손상 정도가 크다. 이때는 항암 치료를 시행하기 전에 ‘배아냉동보존’, ‘난자냉동보존’ 시술을 해 항암치료가 끝난 뒤에 임신할 수 있도록 돕는다. 다만 난자 채취, 배아 형성에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병이 악화될 위험이 있다고 판단하면 성호르몬 억제 주사인 ‘생식샘 자극호르몬 방출호르몬 작용제’를 투약해 난소 활동을 최소화하면서 난소를 보호한다. 난소를 옮겨 방사선 치료로 인한 손상을 최소화한 뒤 자궁을 이식하고 본인의 난자를 이용해 시험관 시술로 배아를 형성한 뒤 자궁 내로 이식하는 첨단 기법도 시도되고 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특별한 동행] 불법 번식장 화재 현장에서 구조된 강아지들

    [특별한 동행] 불법 번식장 화재 현장에서 구조된 강아지들

    불법 번식장, 일명 강아지 공장에서의 화재 사고 후 개들이 구조됐다. 지난해 11월, 동물자유연대 조영련 실장은 경기도 시흥시에 “불법 번식장이 있다”는 제보를 받고 직원들과 현장을 방문했다. 번식장은 비닐하우스 안, 조립식 패널 건물로 지어진 불법 건축물로 모두 3동이었다. 그 안에는 개들이 한 마리씩 들어 있는 철창이 겹겹이 쌓여 있었다. 조 실장은 “100여 마리 이상 되는 개들이 있었는데, 대부분 포메라니안, 말티즈, 푸들과 같은 인기 종들이었다”고 전했다. 불법 번식장이라고 판단한 동물자유연대는 지자체 담당자와 다시 현장을 찾았다. 번식장 주인은 “번식을 하려는 것이 아니라”고 발뺌했다. 그렇게 번식장 주인과 동물단체가 대치하는 사이 충격적인 사고가 발생했다. 번식장에 불이나 철창 안에 갇혀 있던 개들이 참변을 당한 것이다. 이 사고로 개 30여 마리가 현장에서 즉사했고, 화를 면한 100여 마리가 구조됐다. 구조된 개들은 곧바로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다. 개들의 상태는 심각했다. 조 실장은 “모견에게 나타나는 자궁축농증과 좁은 철창 안에 평생 있어야 했기에 뒷다리 관절에 문제가 있었다. 출산을 많이 한 모견은 나이에 비해 이빨의 노후화가 현저히 빨리 진행된 상태라 전 발치를 할 수밖에 없었다”고 전했다. 힘겨운 치료를 이겨낸 개들은 현재 악몽에서 서서히 벗어나고 있다. 지난 1일 경기도 남양주 동물자유연대 반려동물복지센터에서 만난 조 실장은 “구조된 개들 대부분 입양 간 상태다. 아프거나 나이가 많은 아이들은 보호하고 있다”고 밝혔다. 취재진은 현재 보호 중인 개들을 만나 봤다. 녀석들은 낯선 사람에 대한 경계가 전혀 없는 상태였다. 취재진의 카메라에 매달리고 연신 꼬리를 흔들며 애교를 부렸다.지난 3월 22일부터 동물보호법 개정안이 시행되면서 반려동물 관련 영업 관리가 강화됐다. 강아지 공장 같은 반려동물 생산업 신고제는 허가제로 전환됐다. 미등록 무허가 영업자에 대한 벌금은 100만원에서 500만원으로 상향조정됐다. 그럼에도 보다 근본적인 법 개정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조 실장은 “해외에서는 그 나라에서 인정받은 ‘브리더(breeder·사육자)’들만이 반려동물 번식에 종사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허가 내고 등록만 하면 누구나 할 수 있는 상황”이라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중요한 것은 사육자로서 먼저 전문성과 윤리성이 검증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의 번식장 모견은 평생 비좁은 철망 안에서 강제적으로 임신과 출산을 반복한다. 쓸모가 없어지면 식용으로 팔려나간다. 개의 평균 수명은 15년이지만, 번식장의 모견은 고작 4, 5년 정도다. 또한 새로 태어난 강아지는 경매장을 거쳐 애견숍이나 동물병원 진열장으로 들어간다.조 실장은 “반려견을 물건 사듯이 사는 소비자들의 행태도 잘못”이라고 지적했다. “반려동물을 쉽게 사고, 파는 행위를 근절할 법 계정 강화도 중요하지만, 키우고자 하는 분들의 생각 자체가 바뀌어야 한다. 15년 이상 가족처럼 지내야 한다는 생각으로 진지하게 고민하고 결정해야 한다. 끝까지 책임지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조 실장은 반려견 구매 시 주의할 점에 대해 “인터넷에서 싸게 파는 경우, 특히 의심해봐야 한다. 또 펫샵에서는 강아지 출생 과정이 기록된 매매 계약서가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가정 분양으로 입양할 경우, 그 집을 방문해 모견과 아빠견을 확인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여기에 “무엇보다 지자체 보호소나 동물단체에서 입양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글 문성호 기자 sungho@seoul.co.kr 영상 문성호, 김민지 기자 mingk@seoul.co.kr▷ ‘특별한 동행’은 인간과 동물의 ‘공존’을 위해 우리는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지, 함께 고민해보는 인터뷰 형식의 짧은 다큐멘터리입니다. 이 프로그램은 ‘인간과 동물이 어떻게 하면 공존하며 행복하게 살아갈까?’라는 질문에서 출발해, 위험에서 구조된 동물들의 사연과 현재 모습을 통해 개선되어야 할 점들을 고민해 보고자 합니다.
  • [핵잼 라이프] 쌍둥인데 다른 자궁에서 자라났다고?

    [핵잼 라이프] 쌍둥인데 다른 자궁에서 자라났다고?

    영국 콘월주 캄본에 사는 제니퍼 애슈우드(31)는 지난해 12월 남편 앤드루와 방문한 병원에서 쌍둥이를 임신한 사실을 알고 기쁨과 동시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이후 애슈우드는 20주차 초음파 검사에서 자신이 ‘쌍둥이 아닌 쌍둥이’를 임신했다는 사실을 알고 더 크게 놀랄 수밖에 없었다. 그녀가 중복자궁으로 자궁이 2개 있으며, 각 자궁에 한 아이씩 자라고 있었던 것이다.최근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특별한 쌍둥이를 얻게 된 애슈우드의 사연을 소개했다. 보도에 따르면 중복자궁에 각각 아이가 생길 확률은 5억분의1로, 전 세계적으로 보고된 사례는 100건이 채 되지 않는다. 애슈우드처럼 중복자궁을 지닌 여성들은 대부분 한쪽 자궁에만 임신한다. 실제로 애슈우드 역시 첫아이는 한 명만 낳았다. 애슈우드는 “자궁 각각에 아이를 가졌다는 사실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면서 “담당 의사는 중복자궁 사례도 드물지만 각 자궁에 한 아기씩 임신하는 경우는 더욱 드물다고 말했다”고 회상했다. 중복자궁은 각각의 자궁이 정상적인 자궁보다 작아 유산이나 조산 위험을 더 높인다. 애슈우드 역시 34주 만에 진통을 겪었지만, 다행히 제왕절개 수술을 통해 2.55㎏의 아들 피란을, 2.35㎏의 딸 포피를 낳았다. 애슈우드는 “출생 직후 두 아기에게 황달 증세가 나타났으나 무사히 치료를 마쳐 2주 만에 집에 갈 수 있었다”면서 “나와 같은 사례가 매우 드물어서 아기들이 태어날 때까지 걱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아이가 두 명이 늘어 매우 힘들고 잠도 별로 못 자고 있지만, 사랑은 두 배가 됐다”고 덧붙였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여기는 중국] 심장 검사 받으려다 생식기 일부 절단된 여성

    홍콩의 79세 여성이 병원 측의 실수로 직장으로 삽입돼야 할 의료 장치가 잘못 주입돼 생식기관에 심각한 부상을 입었다. 29일 홍콩 카우룬(九龍)에 있는 퀸엘리자베스 병원은 공식 성명을 통해 의료사고 이후 감염 방지를 위해 여성의 생식기 일부를 제거했으며, 자신들의 잘못을 인정하고 깊은 유감의 뜻을 전했다. 병원 대변인에 따르면, 심장 질환이 있던 환자는 심장 시술과 혈전용해제가 필요한 상태였고, 그녀의 장이 수술과 약물 치료에 적합한지 확인하기 위해 바륨관장을 실시했다. 바륨관장은 엑스레이로 식별 가능한 무해한 조영제 바륨을 직장에 넣어 대장의 이상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다. 지난 4일 검사를 위해 카테테르(체내에 삽입해 소변 등을 뽑아내는 도관)에 바륨 조영제를 주입하던 의사는 여성의 골반 내강에서 조영제가 나타나자 검사를 즉시 중단했다. 후속 검사에서 조영제는 환자의 질, 자궁, 나팔관에서도 발견됐다. 기존 절차에 의하면 의사가 조영제를 사용하기 전 방사선 촬영기사가 먼저 카테테르를 삽입하는데 직장이 아닌 질에 잘못 삽입한 것이었다. 방사선 촬영기사 두 명과 방사선과 의사 한 명이 이 실수에 연루돼 있었다. 곧바로 조영제 세척을 위한 수술과 상처 치료가 실시됐고, 감염 방지 차 나팔관도 동시에 제거됐다. 환자는 지난 24일 퇴원했으나 어이없는 의료진의 실수에 가족들은 “병원 측이 의료사고에 대해 빨리 알리지 않아 혈뇨를 발견한 후에야 이 문제를 알게 됐고, 질에 3~5cm 크기의 상처를 입었다”고 주장했다. 이에 병원 측은 “이번 사건에 대해 깊이 우려하고 있으며, 환자분과 가족 분들에게 다시 한 번 사과드린다. 가족들과 연락을 계속 유지하며 필요한 지원을 할 것이다. 또한 검사 절차를 강화했고 조사를 통해 개선 방안을 내놓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위장 병학과 간장학(肝臟學) 전문의들은 “질과 항문의 위치를 찾는 것은 전혀 어려운 일이 아니기에 이번 의료 실수는 아주 드문 경우”라 입을 모아 말했고, 인권 단체도 “의료진들의 실수는 받아들이기 힘들다”며 “병원 측이 독립적인 전문 조사단을 꾸려야한다”는 입장을 전했다. 안정은 기자 netineri@seoul.co.kr
  • 삼성생명 ‘종합건강보험 일당백’ 인기

    삼성생명 ‘종합건강보험 일당백’ 인기

    지난달 출시한 삼성생명 ‘종합건강보험 일당백’이 3만 9000건 이상 판매되며 인기를 끌고 있다. ‘종합건강보험 일당백’은 이름에 맞게 한국인의 주요 질병사망 원인인 암·뇌혈관질환·심혈관질환 등을 확대 보장하고, 대표적인 만성질환인 당뇨와 경증·중증·난치성 질환을 특약으로 보장하는 ‘종합’ 건강보험 이다. 또한 ‘고지우량체’제도를 도입해 별도 진단 없이 보험료 할인을 받을 수 있는 것도 특징이다. ‘종합건강보험 일당백’은 암·뇌혈관질환·심혈관질환 등 3대 주요질병에 대한 보장범위를 확대했다. 먼저 기본적으로 암, 뇌출혈, 급성심근경색증을 주보험에서 100세까지 보장한다. 2017년 통계청에 따르면 이 3가지 질병은 한국인의 사망원인 중 46.7%를 차지할 정도로 발병률이 높다. 또한 그 동안 일반 암의 30%, 50%로 각각 보장이 줄어들었던 유방암과 자궁암에 대해 일반 암과 같은 보험금을 지급한다. 기존 건강보험에서 보장하지 않았던 뇌경색 및 협심증 일부는 특약으로써 뇌혈관질환과 심혈관질환의 보장범위를 확대했다. ‘종합건강보험 일당백’은 대표적 만성질환인 당뇨 질환을 보장하기 위해 ‘당뇨병진단특약’을 신설했다. 당뇨 환자는 매년 그 수가 늘어 작년 말 284만명(2017년 심평원 기준)을 넘어섰다. 또한 당뇨 환자가 일반인에 비해 주요 질병 발병률이 상대적으로 높은 점을 고려해, 당뇨병 진단 이후 암, 뇌출혈, 급성심근경색증, 말기신부전증 등이 발병하면 보험금을 2배로 받는 특약도 신설했다. 그 외에도 류마티스 관절염 같은 경증 질환, 간/폐/신장의 중증 질환, 루게릭병 같은 난치성 질환을 특약으로 보장한다. 삼성생명은 이처럼 보장범위를 확대하면서도 보험료를 낮추기 위해 별도 진단이 필요 없는 ‘고지우량체’제도를 도입했다. 이 제도는 체질량, 흡연여부, 혈압 등의 일정 기준을 통과하면 보험료를 할인해 주었다. 하지만 신상품에서는 고객이 별도 진단 없이 체질량과 흡연여부만 ‘고지’해도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또한 가입 이후 꾸준한 건강관리를 통해 우량체 기준을 충족하면, 추후 보험료에 대해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삼성생명은 고객의 선택권을 넓히기 위해 보험료 납입기간 중에는 해지환급금이 없는 대신 보험료를 낮춘 ‘실속형’ 을 도입했다. 다만, 납입기간 중에 해지환급금을 지급하는 ‘일반형’도 선택할 수 있다. 아울러 상품의 대부분 특약에 대해 갱신형과 비갱신형을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비갱신형은 갱신형에 비해 보험료가 다소 높지만 납입기간중 변동이 없다. 반면 갱신형은 3년 또는 15년마다 보험료가 변동된다. 별도의 건강관리서비스도 이용할 수 있다. 상품 가입 후 15년이내 암, 뇌출혈, 급성심근경색증으로 인해 보험금을 받을 경우에는 5년간 간호사 동행서비스, 병원 진료 예약 대행 등의 ‘케어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특히 당뇨병진단특약 가입자가 당뇨에 걸렸을 경우에는 당뇨 관련 건강관리, 운동코칭 등을 5년간 별도로 제공한다. 상품의 가입연령은 만15세부터 최대 60세까지이며, 주보험 및 비갱신특약은 100세(정기/재해사망/재해장해특약은 최대 80세)까지, 갱신형 특약은 3년 또는 15년마다 갱신을 통해 최대 100세까지 보장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5억 분의 1…두 자궁에 각각 임신 ‘쌍둥이 아닌 쌍둥이’ 출생

    5억 분의 1…두 자궁에 각각 임신 ‘쌍둥이 아닌 쌍둥이’ 출생

    영국 콘월주(州) 캄본에 사는 제니퍼 애슈우드(31)는 지난해 12월 남편 앤드루와 방문한 병원에서 쌍둥이를 임신한 사실을 알았다. 8살 된 첫째 딸 밀리가 동생을 원해 둘째를 갖기로 했던 애슈우드는 계획보다 아이 한 명이 더 늘어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이후 애슈우드는 20주차 초음파 검사에서 자신이 ‘쌍둥이 아닌 쌍둥이’를 임신했다는 사실을 알고 더 크게 놀랄 수밖에 없었다. 이는 그녀가 중복자궁으로 자궁이 2개가 있으며 각 자궁에 한 아이씩 자라고 있던 것이었다.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30일(현지시간) 이런 사연을 지닌 애슈우드의 사연을 소개했다. 보도에 따르면, 중복자궁에 각각 아이가 생길 확률은 5억 분의 1로, 전 세계적으로 보고된 사례는 100건이 채 되지 않는다. 애슈우드처럼 중복자궁을 지닌 여성들은 대부분 한쪽 자궁에만 임신한다. 실제로 애슈우드 역시 첫 아이는 한 명만 낳았었다. 애슈우드는 “이전에도 아이를 가졌지만, 이번에 내가 자궁을 2개나 가졌다는 사실을 알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면서 “사람들은 우리에게 중복자궁 사례도 드물지만 각 자궁에 한 아이씩 임신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고 말해줬다”고 회상했다. 중복자궁은 각각의 자궁이 정상적인 자궁보다 작아 유산이나 조산 위험을 좀 더 높인다. 애슈우드 역시 34주 만에 진통을 겪었지만, 제왕절개 수술을 통해 아들 피란을 2.55㎏, 딸 포피를 2.35㎏에 낳았다. 두 아이에게는 황달 증세가 나타나 치료를 받고 2주 만에 집에 갈 수 있었다. 애슈우드는 “첫 아이를 임신했을 때보다 훨씬 더 아팠다”면서 “나와 같은 사례가 매우 드물어서 아이들이 태어날 때까지 걱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아이가 두 명이 늘어 매우 바쁘고 잠도 별로 못 자고 있지만, 사랑은 두 배가 됐다”고 덧붙였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교통 사고로 숨진 엄마 배 속에서 빠져나와 생존한 갓난아기

    교통 사고로 숨진 엄마 배 속에서 빠져나와 생존한 갓난아기

    끔찍한 교통사고를 당하는 도중 엄마 뱃속에 있던 아기가 밖으로 튕겨져 나와 기적적으로 살아남았다. 28일(이하 현지시간) 영국 일간 메트로에 따르면, 브라질 남부 쿠리치바와 상파울루 사이 카자티(Cajati) 근처 고속도로에서 두꺼운 나무판자를 실은 트럭이 전복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트럭 운전자는 부상을 입고 병원에 옮겨져 치료를 받았으나 조수석에 탔던 여성은 즉시 사망했다. 여성은 만삭의 임산부였는데 트럭 하중에 깔려 숨진 것으로 밝혀졌다. 그러나 그녀의 뱃속에 있어야 할 태아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사고 현장에 제일 먼저 도착한 구급대원이 나무판자 더미 아래 깔린 피해 여성을 구하러 가는 순간, 어디선가 아기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여성에게서 몇 미터 떨어진 길가 위에 갓난아기가 울고 있는 것이었다. 구급대원 엘튼 바르보사는 “세 번째 피해자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기에 아기 울음소리를 들었을 때 온 신경이 곤두섰다. 잔디 위에 누워있는 갓난아기를 발견하자마자 재빨리 구급차를 불러 병원으로 데려갔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여성의 복부에 가해진 충격이 너무 커서 자궁이 열렸고, 아이가 빠져 나온 것으로 보인다”면서 “탯줄이 잘린 여자 아기는 놀랍게도 상처 하나 없이 건강한 상태였다. 아기가 그 상황에서 살아남은 것은 정말 기적이었다”고 덧붙였다. 아기는 현재 근처 지역 병원 신생아 집중 치료 병동에서 치료를 받고 있으며, 병원 측은 아기에게 ‘신의 보호를 받았다’는 뜻이 담긴 ‘지오바나’라는 이름을 붙여주었다. 한편 살인 혐의로 기소된 트럭 운전사는 ”여성과 아는 사이가 아니었다. 단지 태워다 주는 길이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여성의 신원을 파악하기 위해 노력중이며, 만약 여성에 대해 아무것도 밝혀지지 않으면 아기는 고아원으로 보내져 입양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메트로 안정은 기자 netineri@seoul.co.kr
  • ‘모유수유’ 중요하다면서 ‘모유은행’은 여전히 뒷전

    지난 26일 정부가 발표한 ‘국가 비만관리 종합대책’에 ‘모유 수유’ 확산을 위한 세부 지침이 실질적인 대책과는 거리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모유 수유 교육 강화와 수유시설 위생관리 전수조사 등이 포함됐지만, 이미 대부분 부모가 아는 ‘모유 수유의 우수성’을 교육하기보다 모유가 필요한 아이들을 위해선 ‘모유은행’의 설립 및 활성화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영유아를 키우는 부모 중 모유 수유의 우수성를 모르는 부모는 많지 않다. 모유 수유가 아이의 높은 IQ, 운동성 발달, 면역체계 발달, 소화 촉진에 좋을 뿐만 아니라 알레르기나 천식, 돌연사, 귀 감염질환, 설사, 세균성 수막염, 호흡기 감염 등 셀 수 없이 많은 질환이 발생할 위험률을 감소시킨다는 내용은 많은 연구를 통해 입증됐다. 아이에게 모유 수유를 하는 과정에서 엄마들도 덩달아 건강해진다는 사실도 널리 알려져 있다. 엄마의 자궁내막증 진행을 억제하고, 난소암 위험률을 감소시킬 뿐만 아니라 당뇨병이 있는 엄마의 인슐린 필요량도 줄여준다. 모유 수유 과정에서 엄마와 아이의 유대관계가 더 잘 형성돼 아이의 감정적인 욕구를 충족시킨다는 사실도 다들 알고 있지만, 정작 중요한 건 하고 싶어도 하지 못하는 엄마들이 많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모유의 우수성은 익히 알고 있음에도 모유 수유를 중단하거나 시도조차 하지 못하는 부모 대부분은 모유량이 부족하거나, 특정 질환에 의해 모유 수유를 하지 못하는 사례가 대부분이다. 일 때문에 시간이 부족해 모유 수유를 하지 못하는 엄마들도 많다. 2016년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만 2세 미만 아이를 둔 산모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국내 모유 수유 실태조사’에 따르면 한국의 ‘6개월 완전모유 수유율’은 18.3%로 세계 135개국(2010~2015) 평균(약 38%)보다 한참 낮은 수준이다. 모유 수유를 중단한 산모의 43.3%는 ‘모유량이 부족해서’라고 응답했으며 11.4%는 ‘직장 사정‘이라고 응답했다. 건강한 아이라면 분유로 대체하기도 하지만 저체중이나 미숙아, 우유 알레르기를 가진 영아 등 모유 수유가 절실한 아이들도 있다. 만혼의 증가로 37주 미만의 미숙아 출산 비율이 높아지고 있어 모유 수유를 필요로 하는 아이들도 덩달아 많아지고 있지만 정작 이를 위한 정부의 해결책은 뚜렷하게 없는 상황이다. 세계 여러 나라에선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정부 차원에서 ‘모유은행’을 설립해 운영하고 있다. 국내에도 모유은행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국내 대학병원 가운데 모유은행을 운영하는 곳은 강동 경희대병원이 유일하다. 저온멸균과 검사 작업 등에 많은 돈이 들어가다 보니 늘 적자에 시달리기 때문이다. 모유를 원하는 산모는 늘고 있지만, 기증자도 이에 못 미치는 상황이다. 모유은행과 관한 법률은 아직 만들어지지도 않았다. 2016년 7월 양승조 충남지사가 의원 시절 모유은행 설치를 위한 모자보건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으나 아직까지 국회에 계류 중이다. 영유아의 건강을 위해 모유 수유를 적극적으로 권장하면서 정작 모유가 필요한 아이들을 위한 모유은행의 설립이나 관리에 대해서는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있는 것이다. 이소영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은 ‘모유은행 설립·지원의 필요성 및 타당성 검토’ 보고서에서 “우리나라 모유은행은 개별적으로 운영되고 있어 여건이 매우 열악한 상황”이라면서 “국가 기관이 운영하는 전국규모의 모유은행을 초기 예산이 많이 들어간다는 우려점이 있어 현재 운영중인 모유은행이 적정 수준의 모유은행 운영지침을 제정하고 이를 준수하도로 정부차원에서 권고하는 것이 효과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김태의 뇌과학] 사회성의 뇌과학

    [김태의 뇌과학] 사회성의 뇌과학

    우리는 흔히 ‘사회성이 좋다’, ‘사회성이 부족하다’는 이야기를 한다.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은 사회성에 대해 ‘사회생활을 하려고 하는 인간의 근본 성질. 사회에 적응하는 개인의 소질이나 능력, 대인 관계의 원만성’으로 정의한다. 타인과 상호 작용을 잘 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뇌기능이 사용된다. 뇌의 어떤 기능이 사회성에 영향을 주는 것일까.사회성과 관계된 것으로 먼저 알려진 뇌 부위는 이마 안쪽에 자리잡은 전두엽 중에서도 안구를 싸고 있는 ‘안와’ 바로 위에 있는 ‘안와 전두엽’이다. 안와 전두엽이 손상된 환자들은 충동적이고 사회적 규칙을 무시하며 다른 사람의 감정을 읽지 못해 반사회적 인격 장애와 같은 행동 양상을 나타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 바이오젠사의 애니어벤 고시 박사는 사회성 행동과 관련된 부위를 확장하고자 했다. 연구팀은 ‘화학유전학’이라는 첨단 연구 방법론을 활용해 전두엽을 활성화시켰을 때 오히려 사회성 행동이 감소하는 것을 발견했다. 대신 등쪽 시상에 위치한 ‘하베눌라’라는 뇌 부위가 사회성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규명했다. 하베눌라의 뉴런을 억제하면서 전두엽을 활성화시키자 사회성 행동이 증가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한편 사회성을 조절하는 호르몬으로 ‘옥시토신’이 있다. 원래 옥시토신은 출산 후 모체의 뇌하수체 후엽에서 분비돼 자궁수축과 유즙분비 기능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 미국 스탠퍼드대의 로버트 말렌카 교수는 옥시토신의 기능이 ‘보상 회로’로 알려진 중뇌의 복측피개영역을 통해 일어난다는 사실을 발견해 사이언스지에 보고한 바 있다. 이들은 옥시토신이 작용하는 수용체가 보상 회로에 많이 존재한다는 점에 주목했다. ‘광유전학’을 활용해 옥시토신 수용체가 존재하는 뉴런을 선택적으로 자극하자 사회성 행동 반응이 현저하게 증가하는 것을 확인한 것이다. 옥시토신은 사회적인 의사소통을 인지하는 방식을 변화시키기도 한다. 중국과학원대 연구팀은 실험 대상자에게 몇 개의 점으로만 표시된 두 사람의 상호 작용을 나타내는 동영상을 보여 줬다. 한 종류는 서로 의사소통을 하는 모습이고, 다른 한 종류는 의사소통이 전혀 없는 모습을 모사한 것이었다. 그리고 실험 대상자에게 어느 쪽 동영상이 더 길었는지 묻자 실험 대상자는 의사소통을 하는 동영상이 더 짧다고 답했다. 사회적 상호작용 시간에 대해 짧게 느끼는 현상을 ‘시간 응축’이라고 한다. 연구팀은 시간 응축이 잘 일어나지 않았던 참가자에게 옥시토신을 투여하면 시간 응축이 촉진되고, 반대로 시간 응축이 잘 일어나던 참가자에게 옥시토신 길항제를 투여하면 시간 응축이 감소하는 것을 발견했다. 이는 옥시토신이 사회적 상호 작용을 인지하는 능력과 관련돼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자폐스펙트럼 장애’는 사회적 상호작용에 어려움을 겪는 대표적인 질환이다. 일상생활 자체에 큰 걸림돌이 되는 안타까운 질환이다. 이런 문제점를 해결하기 위한 뇌과학적 근거가 차근차근 쌓이고 있다. 안타깝게도 아직까지는 임상 연구에서 뚜렷한 치료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사회성이 ‘보상 회로’와 연결돼 있다는 점은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사회적 경험을 통해 기쁨을 느끼고 만족을 경험한다면 이런 회로들이 강화될 수 있다는 사실이다. 긍정적인 사회 경험이 다시 사회적 경험을 원하게 한다는 사실이 나를 포함해 사회성이 부족하다고 느끼는 모든 사람에게 희망적인 메시지가 되길 바란다.
  • 고대가요 ‘구지가’ 가르쳤다가 성희롱 징계받은 교사

    고대가요 ‘구지가’ 가르쳤다가 성희롱 징계받은 교사

    인천 한 고등학교 국어교사가 고전문학 수업 중 성희롱 발언을 했다는 의혹으로 교체 조치됐다. 16일 인천시교육청에 따르면 이 교사는 학교 측 조치가 부당하다며 국가인권위원회에 민원을 제기했다. ‘구지가’나 ‘춘향전’ 등 고전문학의 의미를 풀이하면서 특정 단어가 남근이나 자궁을 뜻한다고 설명했는데, 이를 한 학부모가 성희롱으로 봤다는 게 A 교사의 주장이다. ‘구지가’는 금관가야의 시조 설화에서 전해지는 노래로 ‘거북아 거북아 머리를 내놓아라. 내놓지 않으면 구워서 먹으리’라는 내용이다. A 교사는 “고대가요 구지가 의미를 풀이하는 과정에서 ‘거북이 머리’라는 특정 단어가 남근을 뜻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는데 이를 한 학생 학부모가 성희롱이라며 민원을 제기했다”고 주장했다. 또 “교과서를 가르치던 중 수메르어에서 바다를 뜻하는 ‘마르(mar)’라는 단어가 자궁을 뜻하기도 한다고 했는데 이를 자궁 얘기를 했다고 치부했다”면서 “광한루에서 춘향이 그네 타던 곳은 멀리 떨어져 있어 이몽룡은 아마 춘향이 다리 정도만 보고 그에 반했을 것이라고 말했는데 이를 성희롱으로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수업의 전체적인 맥락을 배제한 채 성희롱을 했다고 주장한 것”이라며 “학교는 사안을 조사하는 성고충심의위원회에 조사 보고서를 내기 전 양측 의견을 충분히 들어야 하지만 그런 과정도 없었다”고 말했다. 앞서 학부모 민원을 받은 학교 측은 해당 학급 학생들을 상대로 전수조사하고 성고충심의위원회를 열어 A 교사의 발언을 성희롱으로 결론 낸 것으로 확인됐다. 또 학교폭력대책위원회를 열고 ‘피해 학생을 보호하기 위해 2학기 동안 해당 학급 국어교사를 다른 교사로 교체하라’는 조치를 내렸다. A 교사는 페이스북에 제자들에게 받은 격려글을 올리며 억울함을 토로했다. A 교사는 15일 ‘졸업생 제자들이 보내준 편지’라며 “졸업생들이 저를 위해 위로의 글을 쓰고 저를 지키는 모임도 갖는다고 한다. 저는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 없는 교사의 삶을 살고자 노력하는 사람이다. 제가 가르친 제자들이 이를 증명한다. 절대 물러서지 않고 꿋꿋이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한 동료 교사는 “구전으로 전해지는 고대가요나 설화는 대부분이 성적인 내용을 포함하는데 이를 가르칠 때마다 교사의 성희롱으로 받아들인다면 어떻게 수업을 할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시교육청은 A 교사의 감사 요청이 들어오는 대로 학교 조처가 적법했는지 살펴볼 방침이다. 이혜리 기자 lee@seoul.co.kr
  • [메디컬 인사이드] 남자도 자궁경부암 백신 맞아야 한다고요?

    [메디컬 인사이드] 남자도 자궁경부암 백신 맞아야 한다고요?

    침샘·부비동·편도·혀 등 발생쉰 목소리 2주 가면 후두암 의심조기 발견시 5년 이상 생존 95% 암이라고 하면 주로 폐암, 위암, 간암, 대장암을 떠올립니다. 그럼 ‘두경부암’은 어떤가요. 가장 최신 자료인 2015년 기준 신규 암환자 중 2.1%를 차지해 그다지 많이 알려진 암은 아닙니다. 그런데 배우 김우빈씨가 두경부암으로 투병한 사실이 알려져 세간의 관심이 높아졌습니다. 마침 오는 27일은 ‘세계 두경부암의 날’입니다. 암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건강도 챙기는 의미에서 여러분이 잘 몰랐던 두경부암을 소개합니다. 두경부암이라고 하면 흔히 1개의 암이라고 생각하는데 실제로는 부위에 따라 다양한 암이 있습니다. 후두, 침샘, 부비동, 편도, 비인두, 구인두, 하인두, 구강, 입술, 혀 등 머리와 목의 모든 부위에 암이 생길 수 있습니다. 가장 흔한 것은 ‘후두암’입니다. 전체 두경부암의 3분의1을 차지할 정도지요. 암이 후두에 생기면 목소리가 변하는 특징이 있어서 다행히 초기에 발견하는 사례가 많습니다. 목구멍에 이물질이 걸린 느낌이 있거나 혹이 만져지기도 하고 통증이 나타날 때도 있습니다. 대한두경부종양학회 회장인 최은창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15일 “쉰 목소리가 2주 이상 나면 이비인후과에서 간단한 검사를 받아 보는 것이 좋다”고 말했습니다. 후두암을 1기에 발견하면 5년 이상 생존율이 95%에 이릅니다. 빨리 발견하면 후두 일부분만 제거할 수 있어 목소리도 유지할 수 있습니다. ●두경부암 최대의 적 ‘흡연’ 후두암 최대의 적은 ‘흡연’입니다. 반대로 금연하면 예방에 큰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금연한 지 6년이 지나면 후두암 발병률이 낮아지고 15년 뒤에는 비흡연자와 비슷해진다는 보고도 있습니다. ‘음주’도 해롭습니다. 음주와 흡연을 동시에 하면 위험이 더 높아지겠죠. 술을 끊을 수 없다면 양이라도 줄여야 후두암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이세영 중앙대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후두암뿐 아니라 두경부암의 90%는 음주와 흡연이 주요 원인이라고 봐도 무방하다”고 설명했습니다.요즘 들어 가장 많은 관심을 불러모으는, 이른바 ‘핫’한 암은 ‘편도암’입니다. 자궁경부암을 일으키는 인유두종바이러스(HPV)가 주요 원인이기 때문입니다. HPV는 주로 성관계 과정에서 옮겨지는데 ‘구강성교’를 통해 편도로 이동할 가능성이 있다는 겁니다. 여러 HPV 중에서 ‘16형’이 주로 영향을 미칩니다. 편도암에서 HPV가 검출되는 비율은 50~60%에 이릅니다. 전 세계적으로 매년 2~3%씩 빠르게 편도암 환자가 늘고 있습니다. 최 교수는 “미국과 유럽 두경부암학회는 HPV 양성암의 병기를 따로 구분할 정도로 학계의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편도암은 ‘자궁경부암 백신’으로 예방할 수 있습니다. 만 12세 여성 청소년들은 무료로 접종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자궁경부암과 편도암을 동시에 막을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남성도 편도암 예방이 가능할까. 최 교수는 “여성과 마찬가지로 편도암 예방이 가능하다. 남성도 접종 지원을 해 줘야 할 만큼 중요한 예방정책”이라고 표현했습니다. 편도암도 초기에 발견하면 5년 이상 생존율이 90%를 넘고 수술이나 방사선치료만으로도 치료가 가능합니다. ‘비인두암’도 김우빈씨의 투병으로 큰 관심을 모았습니다. 특이하게 중국 남부지역과 홍콩이 다른 지역과 비교해 환자가 30배나 많습니다. 지난해 중국 국가식품의약품감독관리총국(CFDA)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주범으로 ‘소금에 절인 생선’이 지목됐습니다. 중국 남부지역에서는 대구나 조기 등 어류를 장기간 보관하기 위해 소금에 절여 놨다가 먹는 사례가 많은데 이것이 비인두암과 관련이 있을 것이라는 추정입니다. 미국으로 이민 간 중국인들은 발병률이 매우 낮아 이런 환경 영향이 크다는 분석도 나왔습니다. 코의 만성적인 염증도 비인두암 위험을 높입니다. ‘침샘암’은 흡연 외에는 뚜렷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암입니다. 그런데 최근 스마트폰이 암 발병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최 교수는 “학계에서 완벽히 입증된 것은 아니지만 스마트폰 사용량과 침샘암의 관련성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일부 나오고 있다”며 “그래서 나는 가급적 스마트폰에서 멀어질 수 있도록 이어폰을 이용하라고 권장한다”고 말했습니다. ●내시경 검진, 조기 발견에 가장 효과적두경부암을 스스로 빨리 찾아내기는 쉽지 않습니다. 목이 붓거나 쉰 목소리, 낫지 않는 입안 궤양, 반복적인 코피와 코 막힘, 목에 혹이 만져지는 등 전형적인 증상이 나타나지 않을 때도 많기 때문입니다. 조기 발견에 가장 좋은 방법은 ‘내시경 검진’입니다. 최 교수는 “1년에 1번씩 집에서 가장 가까운 동네 이비인후과 의원이나 종합병원 이비인후과에서 내시경 검사만 받아도 대부분의 두경부암을 잡아낼 수 있다”며 “내시경 검사 시간은 5분 이내이고 마취, 통증도 없어 간단하게 받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 교수는 “특히 애연가라면 정기적으로 이비인후과를 방문해 검사를 받는 게 좋다”고 조언했습니다. 두경부종양학회는 세계 두경부암의 날을 맞아 오는 25일까지 무료검진 신청을 받고 있습니다. 삼성서울병원, 서울대병원,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이대목동병원, 중앙대병원 등 전국 25개 병원에서 무료 검진을 해줍니다. 두경부암학회 홈페이지(www.kshno.or.kr)에서 신청서를 내려받아 작성한 뒤 두경부종양학회 메일(kshno@hanmail.net)이나 팩스(02-3462-5994)로 전달하면 됩니다. 궁금한 사항은 두경부종양학회(02-2019-3371)에 문의하면 됩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월드피플+] ‘사랑의 힘’…눈으로 글 써 작가된 뇌성마비 소년

    [월드피플+] ‘사랑의 힘’…눈으로 글 써 작가된 뇌성마비 소년

    심각한 뇌성마비 때문에 학습장애를 겪었던 초등학생이 자신의 이름으로 된 책을 출간해 어엿한 작가가 됐다. 이는 눈으로 의사소통하는 법을 가르친 엄마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10일(이하 현지시간)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잉글랜드 윌트셔주 치펜함 출신의 조나단 브라이언(12)과 엄마 샨탈(41)의 사연을 소개했다. 사연에 따르면, 조나단은 출산 예정일보다 한참을 앞선 36주차에 태어났다. 엄마가 자동차 사고를 당해 태반이 자궁에서 돌연 분리된 지 4일째 되는 날이었다. 출생 이후 의사들은 조나단이 사고로 신부전증을 비롯해 많은 뇌손상을 입었다는 점을 발견했다. 특히 조나단은 의식은 있지만 전신마비로 인해 외부자극에 반응하지 못하는 감금증후군(locked-in syndrome)이었다. 그러나 의연했던 엄마 샨탈은 아들을 포기하지 않았다. 조나단은 장애 아동을 위한 전문학교에 다녔다. 재미있는 활동은 많았지만 정작 읽고 쓰는 법을 배우지 못했다. 그때 한 전문가가 조나단이 눈을 깜박여 의사소통을 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일러주었고, 엄마는 당시 7살이던 아들을 집에서 가르치기 시작했다. 엄마의 지시에 따라 조나단은 철자 보드 위 글자를 향해 눈으로 말했고, 단어를 올바르게 선택하고 나열하며 철자에 맞게 쓰는 법을 배웠다. 지금은 글자, 숫자, 구두점이 적힌 세 개의 게시판을 자유롭게 사용하는 경지에 올랐다. 그리고 몇 년 후 조나단은 129페이지에 달하는 자서전 ‘눈으로 쓸 수 있다’(Eye Can Write: A Memoir Of A Child‘s Silent Soul Emerging)를 펴냈다. 최근 소설 집필에도 도전 중인 조나단은 “신나기도 하고 동시에 ‘사람들이 내 책을 좋아하지 않으면 어쩌지’라는 생각에 걱정도 된다”며 소감을 밝혔다. 엄마도 “가족 모두 조나단과 조나단이 달성한 일에 대해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조나단의 자서전은 현지시간으로 지난 12일 주요 서점에 발매됐으며, 책 수익금은 조나단의 자선단체(Teach Us Too) 기금으로 쓰일 예정이다. 사진=데일리메일 안정은 기자 netineri@seoul.co.kr
  • 내년부터 시행되는 저출산·고령화 대책 목표는 ‘삶의 질’ 향상

    내년부터 시행되는 저출산·고령화 대책 목표는 ‘삶의 질’ 향상

    특고직, 자영업자 등 출산휴가급여 90일간 월 50만원 지급1세 아동 의료비 16.5만원에서 5.6만원으로아이돌보미 지원대상 중위소득 150%까지 확지임금삭감없는 육아기 근로시간 日 1시간 단축아빠 육아휴직 보너스제 200만원에서 250만원으로 배우자 유급출산휴가 2일서 10일로 확대정부가 낮은 출산율에서 벗어나기 위해 육아기 부모와 저소득층을 지원하는 것에서 2040세대 삶의 질을 높이는 방향으로 저출산·고령화 대책의 방향을 틀었다. 5일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는 위원회 심의를 거쳐 보건복지부와 여성가족부, 고용노동부, 행정안전부, 교육부 등 관계부처 합동으로 ‘일하며 아이키우기 행복한 나라를 위한 핵심과제’를 확정해 발표했다. 이번 대책은 지난해 12월 26일 대통령 주재 위원회 위원 간담회에서 ‘출산율 목표 중심의 국가주도 정책’에서 삶의 방식에 대한 선택을 존중하고 삶의 질을 개선하는 데 중점을 뒀다. 정부는 ▲출생부터 아동의 건강한 성장 지원 ▲아이와 함께하는 일·생활균형 ▲모든 아동과 가족에 대한 차별없는 지원 ▲청년의 평등한 출발 지원 ▲제대로 쓰는 재정, 효율적 행정지원체계 확립까지 5개 개혁 방향을 설정해 정책을 마련했다. ●출생부터 아동의 건강한 성장 지원 우선 출생 이후 아동의 건강한 성장을 위해 고용보험에 가입돼 있지 않아 출산휴가 사용이 어려원던 단시간 근로자와 특수고용직(보험설계자, 학습지교사, 골프장캐디, 신용카드모집인, 레미콘기사, 택배기사), 자영업자에 출산휴가급여를 월 50만원의 출산지원금(90일 간 총 150만원)을 지급한다. 고위험 산모의 비급여 입원진료비를 지원하는 대상질환 범위도 5개에서 11개로 대폭 확대한다. 기존에 조기진통, 분만관련 출혈, 중증임신중독, 양막의 조기파열, 태반조기박리 5개만 지원했지만 절박유산과 자궁경부 무력증, 분만 전 출혈, 전치태반, 양소과당증, 양수과소증 6개를 추가했다. 임신출산 진료비로 사용할 수 있는 국민행복카드는 50만원에서 60만원으로 10만원 인상된다. 다태아도 90만원에서 100만원으로 는다. 분만예정일 이후 60일까지 써야했던 사용기한도 1년으로 확대했다. 1세 아동 의료비 제로화를 목표로 외래 진료비 건강보험 본인부담을 21~42%에서 5~20%로 낮춘다. 이에 따라 건강보험 본인부담 평균액이 16만 5000원에서 5만 6000원으로 66% 가량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산후조리원을 이용하지 않아도 최소 비용으로 가정에서 건강과니를 할 수 있도록 산모·신생아 건강관리 서비스 지원대상을 내년부터 기준중위소득 80%에서 100%로 확대한다. 지원 받는 산모와 신생아는 8만명에서 11만 7000명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돌봄서비스도 확충된다. 아이돌봄서비스 지원대상은 중위소득 120%에서 150%(월 442만원→월 553만원)까지 확대한다. 저소득층 가구의 이용급액도 정부 지원비율은 최대 80%에서 90%로 확대한다. 2만 3000여명인 아이돌보미 숫자를 4만 3000명까지 2만명 늘려 2022년까지 이용 아동 규모를 9만명에서 18만명까지 늘릴 계획이다. 아이돌보미 임금도 대폭 늘릴 계획이다. 국공립 어린이집과 직장어린이집은 매년 각 450개소, 135개소 추가 확충하고 국공립어린이집은 2022년까지 2600개소를 확충한다. ●아이와 함께하는 일·생활균형 하루 2~5시간 사용할 수 있던 육아기근로시간 단축을 하루 1시간부터 쓸 수 있도록 하고 이 때 통상임금의 100%(상한 200만원)를 받을 수 있도록 한다. 만 8세 이하 아동의 부모는 육아휴직 합산 최대 2년간(육아휴직 포함) 근로시간 단축이 가능하다. 기존엔 1년까지만 사용이 가능했다. 남성 육아 활성화를 위해 한 명이 육아휴직을 쓴 다음 쓸 때 추가 지원하는 (아빠) 육아휴직 보너스 급여지원 상한은 200만원에서 250만원으로 오른다. 배우자 출산휴가 중 유급휴가 기간도 3일에서 10일로 확대된다. 중소기업 근로자의 유급휴가 5일 분에 대한 임금은 정부에서 지원한다. 아울러 같은 자녀에 대해 사실상 부모 중 한쪽만에 휴직이 가능하도록 한 제도를 개선에 부모가 동시에 육아휴직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육아휴직과 단축근로 사용에 따른 대체인력을 활성화를 위해 인수인계기간 중 대체인력에 대한 중소기업 지원 금액을 월 60만원에서 120만원으로 확대한다. 금액 지원기간도 15일에서 2개월로 늘린다. 육아기 근로단축에 따른 중기 지원금은 월 20만원에서 30만원으로 인상된다. ●모든 아동과 가족에 대한 차별없는 지원 한부모의 육아 고충 해소를 위해 아동 양육비 지원 자녀 연령을 14세에서 18세로 상향하고 지원액도 13만원에서 17만원으로 높인다. 청소년 한부모는 18만원에서 25만원으로 늘어난다. 비혼 출산·양육에 대한 편견을 없애고자 올해안으로 미혼모가 자녀를 기르던 중 아이 아빠가 자녀를 인지하게 되더라도 쓰던 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법을 개정하고 주민등록표 상에는 계부나 계모라는 표현이 드러나지 않도록 표기를 개선한다. 한편, 사실혼 부부도 법적혼 부부와 마찬가지로 난임시술 건강보험 적용을 받을 수 있도록 자격기준과 지원절차 등을 내년까지 마련할 계획이다. 이번 대책에 드는 재정소요는 약 9000억원(신혼부부 주거대책 재외)으로 전망된다. 내년도까지 실행할 수 있는 안들로 마련된 이번 대책외에 보다 근본적인 대책들은 올 10월에 발표될 예정이다. 김상희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은 “보육 중심의 이전 대책과 달리 중소기업의 일?생활 균형과 모든 출생에 대한 차별없는 지원에 중점을 두었다”고 하면서 “이번 대책은 기존의 출산율 위주의 정책에서 2040 세대 삶의 질 개선 정책으로 전환하는 첫 걸음으로, 보완이 필요한 부분은 지속 검토하고, 보다 근본적인 대책은 기존 3차 기본계획 재구조화에 반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커피 마음껏 마셔도 돼?…6잔 이상, 조기 사망 위험 16% 감소(연구)

    커피 마음껏 마셔도 돼?…6잔 이상, 조기 사망 위험 16% 감소(연구)

    이제 커피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죄책감 없이 커피를 즐길 수 있을 것 같다. 매일 커피를 6잔 이상 마시면 조기 사망 위험을 현저하게 줄일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국립보건원(NIH) 산하 국립암연구소(NCI) 연구팀이 세계 최대 규모 영국 바이오뱅크 데이터베이스에 2006년부터 2016년까지 등록된 38~73세 영국인 약 50만 명의 데이터를 분석해 위와 같은 결론을 내렸다고 미국 의사협회지(JAMA·Journal of the American Medical Association) 최신호(2일자)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이들 참가자가 하루에 커피를 몇 잔이나 마셨는지 분석했다. 커피는 일반 커피는 물론 인스턴트 커피, 그리고 디카페인 커피를 구분해 평가했다. 그 결과, 어떤 종류의 커피든 가장 많이 마신 사람들이 가장 오래 살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하루에 커피를 6~7잔 마신 사람들은 조기 사망 위험이 무려 16%나 감소했다. 커피를 8잔 이상으로 가장 많이 마신 사람들도 조기 사망 위험은 커피를 전혀 마시지 않는 사람들보다 14% 낮았다. 이런 효과는 커피를 조금 마시거나 적당히 마신 사람들에게서도 마찬가지였다. 커피를 4~5잔이나 2~3잔 마신 사람들은 조기 사망 위험이 12% 감소했고, 커피를 1잔 마시거나 1잔 이하로 마신 사람들은 각각 8%와 6%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이번 연구를 이끈 NCI의 암역학자 에리카 로프필드 박사는 “이번 결과는 커피가 드립 커피든 인스턴트 커피든, 아니면 디카페인 커피든 상관없이 어떤 종류의 질병으로도 조기 사망할 위험이 줄어든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커피는 오랫동안 여러 연구를 통해 심장질환과 암, 치매, 당뇨병, 그리고 우울증 등을 예방하는 것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는 건강한 성인의 경우 카페인 섭취를 하루 400㎎ 이하, 임신부는 300㎎ 이하로 권고한다. 카페인 400㎎은 8온스(236㎖) 분량 커피 4잔에 해당한다. 하지만 미국 최고 영양 관련 자문기구인 미국 식품생활지침자문위원회(DGAC)에서는 2015년 보고서를 통해 (블랙) 커피는 하루 5잔까지 건강한 식단의 일부가 될 수 있다고 결론지었다. 물론 카페인은 너무 많이 섭취하면 불안감과 현기증, 배탈, 심장박동 상승, 그리고 근육경련 같은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 하지만 미국과 유럽, 그리고 아시아에서 시행된 기존 여러 연구에서는 커피 섭취와 모든 질병 원인으로 인한 사망률 감소 사이에 일관된 연관성을 발견했다. 질병에는 당뇨병과 심혈관계 질환, 파킨슨병, 간암, 대장암, 그리고 자궁암 등이 포함된다. 게다가 카페인은 염증을 줄이고 폐 기능과 포도당을 제어하는 호르몬 인슐린에 관한 민감성을 높이는 항산화제가 풍부하게 들어있는 것으로도 밝혀졌다. 이에 대해 로프필드 박사는 “커피 섭취는 하루 8잔 이상 마시는 사람들을 포함해 사망률과 반비례 관계에 있다. 이런 결과는 커피와 사망률 사이의 연관성에 카페인이 아닌 성분들의 중요성을 시사하며 커피가 건강한 식단의 일부가 될 수 있다는 확신을 준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미국 하와이대 암센터와 서던캘리포니아대 켁의과대학 연구팀이 미국인 약 9만 명을 대상으로 커피 섭취에 관한 연구를 시행한 결과, 하루에 커피를 3잔 마시는 사람들은 조기 사망 위험이 18%, 커피를 1잔 마시는 사람들은 같은 위험이 12%까지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warrengoldswain / 123RF 스톡 콘텐츠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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