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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맹장등 7개질병 11월부터 포괄수가제

    보건복지부는 오는 11월부터 모든 의료기관에서 맹장수술 등 7개 질병에 대해 포괄수가제가 의무적으로 적용된다고 21일 밝혔다. 포괄수가제란 의료행위의 횟수 등 진료 내용과 관계없이 일정금액의 진료비를 내는 것으로,지금까지는 자연분만을 포함,8개 질병에 대해 의료기관이 자율적으로 시행해왔다. 이번에 의무적용되는 7개 질병군은 맹장과 백내장,편도선,제왕절개 분만 수술,항문 및 항문주위수술(치질),탈장수술,자궁 및 자궁부속기 수술 등이다.자연분만은 환자 상태에 따라 위험군이 다양하게 분포돼있어 포괄수가제 적용을 의무화하면 일부에서 산모를 기피할 수 있어 의무적용 대상에서 제외했다.진료비가 과다하게 드는 혈우병 환자,에이즈 감염자도 제외된다. 김성수기자 sskim@
  • 관절염·당뇨등 대학병원급 진료 / 보건소가 달라졌다

    ‘가격은 보건소,서비스는 대학병원급?’ 전염병 예방 등 방역활동이 주업무로 알려진 보건소가 크게 달라지고 있다.최첨단 진료시설을 갖추고 주민속으로 파고 들고 있다.특히 관절염,당뇨,치매 등 일반 병원을 이용하기에는 부담이 되는 특정 전문분야를 특화하면서 주민들로부터 가장 사랑받는 기관으로 탈바꿈한 것이다. ●70% 이상이 일반인 주부 김현자(56·서울 광진구 광장동)씨는 21일 보건소를 찾아 골밀도 검사를 받았다.대퇴부,허리,손목 등을 정밀촬영,진단하고 상담을 마치기까지 불과 40여분밖에 걸리지 않았다.하지만 이날 검사를 위해 김씨는 2개월 전에 예약했다.예약 당시 검진 대기자가 500여명이나 밀려 있었다.보건소에 예전처럼 생활보호대상자가 아닌,김씨와 같은 일반인이 몰리고 있다.광진구 보건소 김일호 팀장은 “건강검진자의 50%,골밀도 검진자의 70%,모자관리실 진료자의 95% 등 보건소 이용객의 70% 이상이 평범한 주민들”이라고 말했다. ●저렴한 가격으로 최첨단 진료 보건소를 이용하는 이들이 느끼는 매력은 싼 진료비에도불구하고 대학병원 못지않은 최첨단 장비를 갖추고 있다는 점이다. 성동구보건소는 요통환자를 위한 최첨단장비인 ‘매덱스(Mdx·요부근력측정 및 단련기)’를 갖춰 주민들의 인기를 독차지하고 있다.광진구보건소도 2억여원을 들여 전자동 혈액학분석기,발광효소면역검사장비,골밀도 검사기 등을 갖췄다.동네 병·의원 수준을 넘어 대학병원 등 종합병원에 뒤지지 않는 장비들이란 평가다.소화기계통의 암을 비롯해 췌장암·난소암·자궁암 등 대부분의 암과 골다공증을 피 한방울로 진단할 수 있다. 마포구보건소를 비롯한 대부분의 자치구 보건소가 이같은 종류의 최첨단 장비를 갖추고 있으며 나머지 보건소들도 평판을 듣고 서둘러 도입하는 중이다. 진료비는 엄청 싸다.암 검사비 2만 1600원,골다공증 검사비 1만 2100원 등으로 일반 병원 진료시 자기부담액의 30% 수준에 불과하다.병원에서는 의료보험이 적용되지 않지만 보건소에서는 실비만 받기 때문이다. ●관절염,치매 관리 등 특화 보건소들은 지역실정에 맞는 특화진료로 주민들의 환심을 노리고 있다. 강북구보건소는 매주 월·수·금요일 ‘관절염 자조교실’을 열어 퇴행성 관절염 환자들에게 수준 높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으로 유명하다.관악구보건소는 올 3월부터 ‘치매관리센터’를 운영해 벌써 1000명이 넘는 환자진료 및 가족상담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체계적인 다이어트와 체력관리로 눈길을 끄는 곳은 성북구보건소.최첨단 장비를 갖춘 체력측정실에서 심전도,폐활량검사뿐 아니라 체지방,근력·근지구력·심폐지구력 등을 정밀측정,주민 개개인의 정확한 체력과 다이어트법을 찾아내 처방해 주고 있다. ●서비스,병원보다 앞서 이처럼 보건소는 공익성을 내세우며 일반병원이 담당하지 못하는 영역에서 양질의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노원구와 관악구 등 일부 자치구는 보건소 진료정보를 개인의 휴대전화로 알려주는 문자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강남구 보건소는 인터넷을 활용한 ‘원격 영상 진료’를 도입했다.방문간호는 이제 모든 보건소의 필수사업이 됐다.성동구보건소는 거동이 불편한 환자를 집까지 안전하게 데려다 주는 ‘귀가서비스’도도입했다. 이동구기자 yidonggu@
  • 창간99주년 특집1-건강 100세 / 폐암 조기진단 어떻게

    폐암으로 진단되면 5년 동안 생존할 확률은 15% 미만이다.그러나 임파절이나 다른 장기로 퍼지지 않은 3㎝미만 크기의 폐암의 경우 수술로 제거하면 5년 생존율은 70%이다.따라서 빨리 발견하여 수술로 치료한다면 오래 살 확률이 높아진다. 이렇게 폐암으로 인한 사망이 점점 많아질 것도 분명하고,폐암을 빨리 발견한다면 오래 살 확률도 높아지는데 간암,대장암,위암,유방암,자궁암 등은 5대암으로 지정하여 국가에서 검진 사업을 추진하고 있고 일부는 이미 시행하고 있는데,폐암에 대해서는 그러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이는 폐암을 조기에 진단할 만한 적절한 검진 방법을 아직까지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미국 통계에 따르면 폐암으로 의한 사망이 유방,대장,직장,전립선 암으로 인한 사망을 합친 수보다 많다.미국에서도 악성 종양에 대해서는 정기 검진이 추천되고 있고,검진을 시행함으로써 지난 20년간 10∼15%의 사망률 감소를 보였다. 미국의 국립암센터 및 암과 관련된 여러 학회에서 폐암의 검진을 권장하지 않고 있는데,그 이유는 흉부 X-선과객담세포진(가래 검사)으로 폐암 조기 검진을 시행하였을 때 5년 동안 더 살 확률은 약간 높아졌지만 폐암에 의한 사망률을 낮추지는 못했기 때문이다.또 작은 크기의 종양이라 하더라도 이미 다른 곳으로 퍼졌을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어떤 이들은 폐암의 조기 검진을 반대하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의사들은 폐암의 조기 진단을 위해 흉부 X-선 검사 (흔히 가슴 사진이라고 부른다)와 객담 검사나 최근 관심을 모으고 있는 저선량 CT(low-dose spiral CT=LDCT)를 이용하여 폐암 조기 검사를 하고 있다.이유는 폐암으로 인한 사망이 많고,전체적인 치유율이 10% 정도로,1950년대 이후에 여러 화학 요법이나 방사선 치료의 발달에도 불구하고 치유율에 의미있는 변화가 없었기 때문이다.초기 폐암은 약 70% 정도에서 치유가 가능하며,치유가 불가능한 폐암을 치료하는 데 드는 비용이 치유 가능한 폐암을 치료하는 비용보다 매우 높다는 것도 이유다.최근에는 흉부 X-선보다 폐결절이 더 잘 보이는 LDCT를 이용하여 폐암 검진을 시행한다면 좀 더 향상된 결과를얻을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폐암 조기 검진에서는 정확한 진단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단순히 폐결절을 찾기만 하면 되므로 방사선량이 많을 필요가 없으므로,선량을 낮추어 CT를 촬영하는 것이다.방사선량은 흉부 X-선 2∼4장 정도를 찍는다고 생각하면 된다.흉부 X-선으로만 검사할 때보다 약 3∼10배가량 폐암을 발견할 확률이 더 높다. 그러나 LDCT에서 무엇이 보였다고 해서 반드시 폐암은 아니다.이러한 결과를 위양성이라고 하는데,이는 환자의 불안을 증가시키고,진단을 위한 추가 CT검사,조직 검사,수술 등으로 인해 추가 의료 비용이 소요된다. 폐암센터 김혜영 의사
  • [씨줄날줄] 샴 쌍둥이

    지난 2000년 네티즌이 선정한 세계 10대 뉴스에 영국에서 몸이 붙은 채 태어난 쌍둥이 자매가 뽑혔다.이들이 정상적으로 살아가려면 분리 수술을 해야 하지만 부모가 수술을 거부함으로써 법정문제로까지 비화됐기 때문이다.이들 중 한쪽은 출생 당시 폐와 심장 기능이 정지된 상태여서 한 명을 살리려면 다른 한 명은 생명을 포기해야 했다.가톨릭 신자였던 부모는 ‘하느님의 뜻’이라는 이유로 수술을 반대했으나 법원은 수술을 하지 않으면 둘 다 죽는다는 전문의들의 권고를 받아들여 분리 수술을 명령했다.부모가 항소를 포기함에 따라 분리 수술한 끝에 한 명은 사명하고 한 명은 정상적인 삶을 얻었다. 출생 당시 몸이 붙은 채 태어나는 비분리 쌍둥이를 ‘샴 쌍둥이’라고 한다.1811년 샴(지금의 태국)에서 태어난 ‘챙’과 ‘잉’ 형제가 기록에 남은 최초의 비분리 쌍둥이였기 때문이다.이들은 가슴이 맞붙은 상태로 태어났지만 나란히 서서 걷는 것은 물론,수영도 할 수 있었다고 한다.1829년 미국으로 이주해 유랑극단을 따라다니다가 미국 시민권을 얻어 1843년 자매와 결혼해 아이까지 얻었다.둘은 63년간이나 붙어다니다가 1874년 1월17일 동시에 사망했다. 성인 샴 쌍둥이로는 세계 최초로 시도된 이란인 라단 비자니와 랄라 비자니(29) 자매의 분리 수술이 결국 실패로 끝났다고 한다.싱가포르의 저명한 신경외과 전문의 등 28명의 의사와 100명의 보조인력이 52시간에 걸쳐 사투를 벌였으나 뇌 분리에 실패했다는 것이다.변호사가 되겠다던 라단과 기자가 되겠다던 랄라의 꿈은 결국 의술의 한계를 뛰어넘지 못했다. 쌍둥이에는 한 개의 정자와 한 개의 난자에서 태어나는 일란성 쌍둥이와,두 개의 정자와 두 개의 난자에서 태어나는 이란성 쌍둥이가 있다.하지만 영화 ‘배니싱 트윈(Vanishing Twin)’에서 보듯 모태(母胎)에서 쌍둥이로 착상되더라도 85%가 임신 초기에 자궁내에서 사라져 버린다고 한다.어머니의 뱃속에서 공급되는 한정된 영양분을 나눠갖는 과정에서 ‘약육강식’의 법칙이 적용돼 약한 쪽이 퇴화돼 버린다는 것이다. 라단·랄라 자매의 불행한 출생과 죽음도 기형아를 거부하는 또 다른생존법칙에 희생됐다고 해야 하지 않을까. 우득정 논설위원
  • “전통 삼베로 富農의 꿈★ 이뤘죠”/ 전남 벤처농업연구클럽 연합회장 이찬식씨

    1970년대 말만 해도 ‘철커덕 철커덕’하는 삼베(마포)베틀 소리가 농촌 골목을 가득 채웠다.‘삼베바지 방귀 빠져나간다.’는 말처럼 삼베는 시원하고 까실까실해 옛날 남정네들이 여름을 지내기에 그만이었다.하지만 여인네들에게는 한(恨)의 상징이요,끔찍한 유산이었다.물레질로 밤을 하얗게 지새우기 일쑤였으니 오죽하면 삼밭이 많은 보성으로는 시집가기 싫다고 했겠는가. ●수익 쌀의 3~4배… 염색 삼실 中수출도 이처럼 여인네의 ‘등골을 빼먹던’ 삼베를 예찬하며 ‘잘사는 농촌’을 외치고 있는 자칭 ‘문화대사’가 이찬식(58·전남 보성군 복내면 유정리 옥평마을)씨다.7년 전인 97년부터 ‘보성 삼베랑’이란 상표를 붙여 삼베 한복 등을 지어 판다.누구나 사양사업으로 여기는 삼 농사를 “환금성이 좋아 희망이 있다.”고 고집한다. 그는 “3월 초에 씨를 뿌렸다가 7월 중순이면 수확해 토지 이용률이 높고 자금 순환이 빠르다.”고 말한다. 그가 사는 보성 복내면에는 300여 농가가 대마밭 40㏊를 경작,벼농사보다 최고 3∼4배의 이익을 남기는데,그는 올해 수입된 중국산 삼실에다 전통방식으로 천연염색을 해 중국시장에 700만원어치를 역수출했다고 자랑한다. 지난해엔 2억원의 매출을 올렸다.4년 만에 한 번씩 윤달(공달)이 들어 뭣을 해도 동티가 나지 않아 수의를 사두려고 한다는 것.이 때 수의(12m짜리 8필)는 한 벌에 250만∼500만원이나 돼 매출액이 서너배 뛴다고 귀띔했다. ●20년 입는 삼베팬티 1장에 7만원 “삼은 자연통풍이 잘되고 항균성·방염성·흡수성·내구성이 좋아 어떤 화학섬유보다 경쟁력이 있지요.통기성이 좋아 자궁암을 예방하고,삼 자체가 레이더에 걸리지 않아 군복으로도 제격입니다.” 그의 삼베 예찬은 끝이없다. 자신이 직접 지은 삼베 팬티 1장에 7만원을 자신있게 요구한다.“비싸지 않느냐.”는 지적에 “한 번 사면 20년을 입을 수 있고 습진도 안걸린다.”며 손사래쳤다. 할머니·어머니가 삼베짜는 걸 보고 자란 그다.농고·농대를 나와 천생 농사꾼으로 살고 있는 그는 68년 대학 졸업 후 출판사,제과점 등 12년 봉급생활을 청산하고 80년 고향인 보성에 정착했다.이주 3년 동안 공들였던 산간지 개간이 물거품이 되고 빈털터리로 전락했다.예부터 고향인 복내면과 인근 겸백·미력면 등은 삼베 특산지.삼굿(삼을 삶은 솥)이 없는 마을이 없을 정도로 번성했다. 삼베하면 안동포가 알려져 있지만 지금도 보성산 삼베는 전국 유통량의 절반을 웃돈다.97년부터 저질의 값 싼 중국산 삼베가 밀려오면서 그나마 있던 삼밭들이 문을 닫았다.이 영향으로 전국적으로 300㏊ 정도이던 삼밭이 80㏊로 줄었다.국내산은 일교차와 토질 등 영향으로 중국산과 견줄 수 없을 정도로 고품질이다. 그는 97년 정책자금 2000만원과 융자 등 1억여원으로 집 마당에 공장 겸 연구실을 짓고 재봉틀을 들여놨다.전통방식대로 삼베를 짜고 부인(56)이 직접 디자인한 뒤 수를 놓아 한복과 수의,팬티,침대보 등 20여가지를 만든다. 삼 농사는 고된 작업의 연속이다.7월이면 2∼3m로 자란 삼 줄기를 잘라 통째로 삶는다.그런 다음 껍질을 벗겨 삼실을 자아 베틀에 올려 베짜기까지 50여차례 손을 거쳐야 하기 때문.기계화가 안돼 예나 지금이나 수작업이다.이씨는 지난 5월부터 삼베에다 쪽으로 천연염색하기와 길쌈놀이 체험 등 전통문화 추억만들기 프로그램을 손수 마련해 삼베 알리기를 실천하고 있다. ●불량깻잎 1장도 반품… 유통인식 새롭게 시대가 급변하면서 전통농법은 설 자리가 없어졌다.그가 틈만나면 “우리 들과 산에는 돈되는 식물이 무궁무진하다.”면서 ‘고부가가치 농법’을 입버릇처럼 강조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 지난해 월드컵 땐 직접 목화 화분을 만들어 개당 2만원씩 받고 200개를 팔았다.꽃이 하얗게 핀 목화를 줄기째 잘라놨다가 송이당 600원씩 꽃꽂이용으로도 넘겼다.단옷날 머리감는 창포를 샴푸처럼 만들어 각 가정에 팔면 돈이 된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98년부터는 도내 벤처(틈새) 농업인 500여명이 회원인 도 벤처농업연구클럽연합회 회장을 6년째 맡고 있다.이들 가운데 3∼4명은 송이버섯과 불미나리즙 등으로 연간 매출액이 억대에 이른다. “전남 장성에 사는 젊은 농사꾼들은 깻잎 한묶음(700원)에도 하자가 있으면 리콜(반품) 합니다.” 이게 바로 감동 판매요,유통의 기본이라고 들었다.외부에서 강의 요청이 오면 그는 어김없이 이를 사례를 든다.면사무소 2층에서 하는 농민교육도 바뀌어야 한다는 주장이다.“농민들이 유통을 알아야 합니다.유통이란 게 별겁니까.내 자신의 명예를 지킨다는 생각으로 제품을 팔면 되지요.” ●모시·목화등 자연섬유학교 운영이 꿈 그래서 그는 주문이 들어오면 제주도까지 직접 날아가 자신의 제품을 설명하고 기어이 ‘단골고객’으로 만든다.한 때 그는 삼베 지키는 일에 매달렸다가 가족들한테 외면당했고,이 때가 가장 힘들었다고 회고했다. 꿈도 소박하다.삼베와 목화·모시 등을 연구하는 자연섬유학교를 지어 선조들의 얼과 문화가 깃든 우리의 것을 보존하고 이어가는 게 여생에 할 일이란다. 글·사진 보성 남기창기자 kcnam@
  • “어머니 생전모습 마지막 뵙나”/ 암투병노모 만난 양심수 ‘눈물’ 교도소측 1주일간 특별휴가

    “아이고 석기야,꿈이냐 생시냐.”,“어머니,막내가 왔습니다.죄송합니다.” 지난 4월 30일 특별사면·석방에서 빠진 공안수 이석기(42·서울 동작구 이수동)씨는 구속된지 1년여 만에 만난 어머니 김복순(85)씨 앞에서 말을 잇지 못했다. 이씨는 북한 주체사상 노선을 따르는 ‘민족민주혁명당’구성과 관련해 1999년부터 수배생활을 해오다 지난해 5월 국가보안법상 반국가단체 가입등 혐의로 구속,지난 3월 3년형을 선고받고 대전교도소에 수감중이다. 이씨는 교도소에서 자궁경부암 3기 진단을 받고 투병중인 어머니 소식을 들을 때마다 가슴을 치며 눈물만 흘렸다고 말했다. 김씨는 아들의 석방을 위해 싸워오던 중 형이 확정된지 6개월이 지나지 않았다는 이유로 아들이 특별사면 대상에서 제외되자 충격을 받고 병세가 급격히 악화됐다. 이를 견디다 못한 아들은 지난 21일 아픈 어머니를 돌보기 위해 휴가를 신청,24일부터 일주일 동안 특별휴가를 받았다. ‘짧은’석방을 환영하기 위해 대전으로 내려간 옛 동지들과 서울 집으로 올라가는 내내 이씨의 걱정은 오로지 어머니뿐이었다.더 야위지는 않았는지,혹시나 아들을 못 알아보지는 않을지.이석기씨 석방 대책위원회 회원과 가족들은 이씨가 사면에서 빠진 이후 이씨의 석방을 외치며 거리에 나섰다.지난달에는 25㎞에 이르는 청와대 주변을 걷기도 했다.이씨는 “기쁘지만 완전히 출소한 게 아니기 때문에 안타까운 마음이 앞선다.”면서 “일주일이라도 어머니 곁에서 간호하며 못다한 효도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구혜영기자 koohy@
  • [씨줄날줄] 휴마우스

    한 민간 생명공학연구소가 인간(Human)과 쥐(Mouse)의 유전자가 혼합된 혼종 쥐를 탄생시키는 데 성공했다고 발표했다.실험용 쥐에 인간의 유전자를 이식하는 실험은 이전에도 있었지만 생쥐의 수정란에 인간의 배아줄기세포를 주입해 대리모 자궁에 착상시키는 방법으로 ‘휴마우스(Hu-mouse)’를 ‘출생’시킨 것은 세계적으로 처음이라고 한다.연구소측은 지난 1월 11마리의 휴마우스 출생 사실을 발표한 바 있다.이제 5개월만에 이들 쥐 중 5마리에서의 인간 유전자 발현 확인과 2세 교배에서도 휴마우스가 출생했다는 진척된 연구결과를 공표한 것이다. 휴마우스는 ‘이종간 교잡’이라는 민감한 윤리문제를 건드린다.성급한 상상력은 그리스신화에서 얼굴은 인간이고 몸은 말인 켄타우로스의 난폭성을 떠올리며 반인반수(半人半獸) 재앙의 가능성에 몸을 떤다.인간존엄성을 해치는 이종간 교잡은 어느 국가,어느 문화에서나 금지되는 행위다. 이런 종류의 연구가 안고 있는 문제는 이것만이 아니다.인간의 모든 장기로 분화해 ‘만능세포’ 혹은 ‘세포공장’으로까지 불리는 줄기세포 연구는 난치병 치료의 열쇠로 각광받고 있는 분야지만 줄기세포를 배아로부터 추출하는 행위 자체부터가 생명윤리의 논란거리가 된다.인간의 난자와 정자가 수정돼 생기는 배아는 그 자체가 생명체로서 존엄성을 갖고 있으므로 연구 수단으로서의 배아파괴 행위는 제한돼야 한다는 주장도 많다.또한 불임치료 목적으로 쓰고 남은 냉동배아를 연구용으로 이용하는 데 따른 시료 획득과 사용의 적절성 여부등도 문제가 된다. 연구소측은 휴마우스가 반인반수가 될 염려는 없다고 주장한다.또 이종간 세포 이식을 ‘이종간 교잡’으로 보는 것은 지나친 해석이란 옹호론도 있다. 그러나 생명윤리 관련 법안이 아직 준비중에 있는 상황에서 잇따른 연구발표는 규제를 피해 보자는 속셈이 아니냐는 눈초리도 많은 것이 사실이다.인간 줄기세포 발현 연구를 굳이 생물체인 쥐에 할 필요는 없다는 지적도 있다.우리나라는 유독 불임 치료 등 생식의학 분야에서 세계 최고수준을 달린다.이제 생명윤리 수준도 세계 수준을 지향할 때가 된 것이 아닐까.법적 근거도 없는 상황에서 자극적 연구결과를 내놓기보다 윤리와 과학발전을 고루 이끌 수 있는 관련 법안 마련에 힘을 합치는 편이 급한 일일 것 같다. 신연숙 논설위원
  • [녹색공간] 삼보일배의 진정한 마무리

    무모하다고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던 삼보일배가 65일 만에 마무리되고,숙연했던 거리는 평상으로 돌아왔다.몇 군데 언론에서 짤막하게 전한 삼보일배의 정신이 시민들의 가슴에 훈훈하게 내려앉은 지 얼마 되지 않아,한쪽에선 개발 독재시대에 통용되었을 개발 논거를 근거도 없이 들이민다.위기 의식인가.분위기 반전용인가.전북의 도지사와 일부 공무원들은 개발 시위로 핏발을 세운다. 군사 독재시절 ‘국론분열’이라는 용어는 우리에게 무섭게 다가왔다.‘하면 된다’를 앞세우며 일사불란한 획일성을 강요했던 권위주의 정권은 문제를 제기하는 작은 목소리도 국론분열이라며 윽박지르는 데 주저하지 않았다.희생을 각오한 민주화 운동으로 서슬 퍼런 분위기에서 벗어난 요즘,권위주의에 길든 기득권들은 참여 정신에 몸을 맞추지 못한다.국론통일은 왜 필요하고 어떻게 가능한지,그 과정에 반드시 필요한 민주적인 토론이 무엇인지 모르는 것 같다. 민감할수록 양비론을 즐기던 일부 언론의 무책임한 논법은 장애인들의 억압된 이동권보다 그들의 시위로 지하철이 마비된 현상을 강조하는 표피적 진단과 맥을 같이한다.책임있는 언론이라면 제대로 취재하고 편중없이 분석해야 할 일이다.인간의 탐욕과 분노와 어리석음을 반성하며 오체를 던진 삼보일배를 집단 이기주의로 싸잡아 몰아붙이는 태도를 우리는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탐욕이나 어리석음과는 거리가 먼 4명의 성직자와 스스로 참여한 행렬이 확성기로 개발을 부르짖는 예의 없는 인파들에게 언짢은 표정 한번 던지지 않았는데,어떤 근거로 삼보일배를 집단 이기주의라고 폄하하는가. 참여와 시스템을 강조하는 청와대도 예의 없었던 것은 마찬가지다.땡볕 아래 묵묵히 삼보일배로 찾아간 성직자들을 외면하지 않았던가.숱한 비서관 중 단 한 명도 물컵 들고 나오지 않은 결례는 참여정부의 손님맞이와 거리가 멀어 보였다.첨예한 사안일수록 이해 당사자가 포함된 논의를 민주적으로 충실하게 거치며 양보와 타협으로 합의를 끌어내야 한다는 건강한 상식은 새만금에는 예외인가.새만금에 대한 주장들을 세력 관계로 이해하고 눈치보는 듯한 자세는 참여정부의 자세와 거리가 멀어도 한참 멀어 보인다. 흔히 갯벌은 인체로 볼 때 콩팥과 허파에 비유되지만 하구 언의 갯벌은 자궁에도 빗댈 수 있다.수많은 어패류의 오랜 산란장이 아닌가.민족의 역사와 문화가 이어진 갯벌은 우리가 물려받은 그대로 후손에게 물려주어야 할 우리의 생명이자 자산이건만,질식되는 생명체들의 고통을 외면하는 우리는 당대의 탐욕을 위해 황금알 낳는 거위의 배를 가르려 한다.삼보일배는 그런 우리를 반성하게 한다.새만금 개발 중단을 주장하는 시민·사회단체들은 정부의 만족스러운 다짐도 받지 못한 채 삼보일배가 마무리되자 잠시 허탈하고,물막이 공사를 서두름으로 다급한 마음이지만,삼보일배는 성과가 컸다. 삼보일배의 정신을 시민들과 가다듬어야 할 순서가 남았다. 논의 과정만이라도 새만금 제방 내 갯벌에 바닷물은 흘러야 한다.물길이 막히면 보전이 불가능하지만 물길이 터 있는 상태에도 개발 논의는 충분하지 않은가.차제에 우리는 인간과 자연이 공존하는 보전으로 해마다 2000만 명의 관광객이 운집하는 독일의 갯벌을 타산지석으로 삼았으면 한다.탐욕과 어리석음으로 황금알 낳는 우리 자신의 생명을 죽이지 말자는 뜻이다. 박 병 상 인천도시 생태연구소장
  • 성기묘사물 전시 저지 유림에 손해배상 판결 / 법원 “예술의 자유 침해”

    서울지법 민사항소3부(부장 趙鏞龜))는 4일 “‘아방궁(아름답고 방자한 자궁)’ 공연을 방해,표현의 자유를 침해했다.”며 곽모씨 등 여류 예술가 8명이 유림단체인 전주이씨 대동종약원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원고들에게 100만원씩 모두 800만원을 지급하라.”며 1심을 뒤집고,원고 일부승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피고가 실력행사를 통해 종묘공원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행위예술을 저지,원고들에게 정신적 피해를 준 점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이어 “남녀 성기를 묘사한 작품이 일부 관람객에게 불쾌감을 줄 수 있으나 이런 이유로 작품의 전시나 시연을 막는 행위는 헌법상 보장된 학문과 예술의 자유를 침해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곽씨 등은 2000년 9월 서울 종묘공원에서 “가부장적인 왕실문화의 터전인 종묘를 여성해방 공간으로 탈바꿈시키겠다.”며 여성 자궁 모양의 전시물 등을 설치,‘아방궁’이라는 행위예술을 기획했으나 전주 이씨 등이 주축이 된 ‘정통가족수호 범국민연합’이 행사를 막자 소송을 제기,1심에서는 패소했다. 정은주기자
  • 어린이 비만·질환 집중 점검/ KBS1 ‘생로병사의 비밀’ 3부작

    초등학생 10명 가운데 3명은 비만이고,20명 가운데 한명은 고도비만이라고 한다.아토피 피부염을 비롯한 소아 알레르기 질환도 10년 사이 10배 가까이 폭증했다.대체 우리 아이들의 몸에 어떤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것일까. KBS1 ‘생로병사의 비밀’은 갈수록 심각해지는 어린이 건강을 집중 점검한다.특집 3부작 ‘경고! 우리 아이들의 몸이 이상하다’가 3일부터 매주 화요일 오후 10시 연속 방영된다. 1편은 ‘성인병을 지고 사는 아이들’이다.제작진은 인제대의대 상계백병원 강제헌 교수팀과 서울시내 한 초등학교 전교생 1909명을 대상으로 비만도와 성인병 실태를 조사했다.비만아 61명 가운데 지방간이나 고지혈증 등 한가지 이상의 성인병을 가진 어린이가 71%였고,두 가지 이상의 성인병을 가진 어린이도 31%에 달했다.비만아 가운데 5명을 선발해 4주 동안 진행한 생활습관교정 프로그램을 소개한다. 2편 ‘아토피와의 전쟁,인체방어선이 무너진다’에서는 대한 소아알레르기 및 호흡기학회가 전국 유치원 아동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아토피 피부염 실태조사 결과를 분석한다.1차 조사에서 35%가 아토피 피부염을 앓는 것으로 조사됐다.8명을 선정해 수십일에 걸친 치료과정을 공개한다. 3편 ‘새로운 흐름,건강은 자궁에서 시작된다’는 태내 환경이 아이들의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짚어본다.유전과 성장환경을 질병의 주된 원인으로 꼽아온 세계 의학계에서는 최근 자궁속 환경을 새로운 질병의 원인으로 주목하고 있다.건강이 자궁속에서 결정된다는 추론이다. 의학자들은 출생 체중이 2.5㎏ 이하이면 비만과 당뇨,심장질환뿐 아니라 정신질환의 발병률까지 높다는 근거를 제시한다.제작진은 허갑범 박사와 서울시내 한 중학교에서 출생 체중과 현재 건강상태를 추적한 결과 비슷한 징후를 발견했다. 어린이 건강실태에 대한 국내 최초의 영상 백서와 함께 미국,영국,네덜란드 등 선진국들의 최신 의학정보와 대책 등도 소개한다. 이순녀기자 coral@
  • 癌 알면 알수록 커지는 희망 조기발견땐 87.8% 완치

    ‘암(癌)중모색’은 희망이다.무서운 암이지만 아는 만큼 이긴다. 해마다 암으로 진단받는 환자는 약 10만 여명.평균 수명이 늘어나는 것에 비례해 환자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대부분 암 진단을 받으면 이를 ‘사형 선고’로 여긴다.암은 무섭지만 현대의학도 가만 있지는 않고 있다.조기에 발견하면 87.8%가 5년 이상 생존,완치 판정을 받을 수 있다.심지어는 치료가 불가능하다고 알려진 폐암도 초기에 치료받으면 63%가 완치된다. 대한암학회가 암 극복의 희망을 찾기 위해 올해부터 춘계학술대회 기간인 6월 둘째주를 암주간으로 정하고,대국민 홍보활동에 나선다.그와 함께 암의 진단과 치료,예방에 관한 정확한 정보를 제공,일반인들의 암 극복을 도울 계획이다. ●최근 10년새 사망률 1.5배 늘어 국내에서 4명 중 1명의 환자가 사망하는 암은 최근 10년간 1.5배나 사망률이 증가했다.암으로 인한 직접적인 경제손실액도 19조원으로 GDP의 3.6%나 된다. 지난 2001년 1년 동안 우리나라에서 진단된 악성종양 9만 1944건중 남자가 56.3%로 여자 43.7%보다 10.0%포인트 높았다.높은 흡연율과 과도한 업무 스트레스,작업장 유해환경,불규칙한 식생활과 잘못된 음주문화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나이별 암 발생률은 60∼64세 15%,65∼69세 13.8%,55∼59세 12.4%,70∼74세 10.3% 순이다.55세 이후 급속하게 암 발생률이 높아져 이때부터 암 정기검진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발생 부위별로는 위 20.3%,기관지·폐 11.9%,간·담관 11.8%,대장 10.5%,유방 7.1%,자궁경부 4.4% 순이다.여전히 위암 발생률이 높다.맵고 짠 음식,불에 태운 생선과 고기가 주 요인이며,헬리코박터 감염률이 높은 것도 연관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대장암의 증가도 주목된다.서구식 식생활 유입과 고령인구의 증가가 원인이다. 성별로는 남자의 경우 위암(24%),폐암(16%),간암(16%),대장암(10.5%),방광암(3.4%),전립선암(2.8%),식도암(2.7%) 순이었는데 이중 대장·전립선암을 제외한 다른 암의 공통적인 발병 원인으로 흡연과 음주가 꼽힌다.여자는 유방암(16.1%),위암(15.3%),대장암(10.5%),자궁경부암(10.1%),갑상선암(8.3%),폐암(6.6%),간암(6.5%) 순이었다.이중 유방암의 뚜렷한 증가는 독신,모유수유 기피,비만과 운동부족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폐암의 경우 7대 도시 60∼64세 환자가 18.3%로 가장 많은 데 비해 기타 중소도시와 농촌지역은 65∼69세가 가장 많았다.공해,작업장 유해환경,스트레스,비만,운동부족 등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부동의 사망률 1위,폐암 폐암의 경우 발생률은 2위지만,사망률은 1위였다.완치가 어렵고 재발 가능성이 높아서다.조직학적 분류로는 편평세포암이 전체 폐암의 33.1%,선암이 26.5%로 전체 폐암의 증가와 함께 선암 발생률이 꾸준히 증가,서구적 발생 패턴을 보였다.선암은 흡연이 중요한 발암 인자로 알려져 있다. 한편 전체 환자중 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경우는 47.2%에 불과했으며 치료를 받지 않았거나 아예 암 발병 사실을 모른 경우도 40.9%나 됐다. 대한암학회 박찬일(서울대 의대 교수) 이사장은 “한국인의 암에 대한 인식이 지나치게 경직돼 있어 ‘암은 곧 죽음’이라는 생각이 지배적이나 최근 선진 외국에서는 ‘암은 더불어 살 수 있는 병’이라는인식이 확산되고 있다.”고 소개하고 “이런 인식 전환과 함께 암의 예방과 치료에 대한 홍보는 물론 조기검진에 대한 정책적 대안이 절실하다.”고 밝혔다. 심재억기자 jeshim@
  • 새콤한 맛… 몸안 노폐물이 싹~ / 매실에 담긴 건강비결

    해마다 이맘 때면 매실이 익는다.매실이 농익는 망종(芒種·6월6일) 을 전후로 보름 정도 새콤한 매실이 시장에 선보인다. 연간 150t 정도의 매실을 생산하는 전남 광양시의 청매실농원 대표 홍쌍리(61)씨는 요즘 한창 바쁘다.국내 첫 식품 명인인 그는 꼭두새벽부터 밤늦게까지 온종일 바쁘다.환갑을 넘겼지만 장정 못지않게 힘을 쓴다. 또한 그에겐 사람이 끊이지 않는다.때론 어머니로,때론 언니로 혹은 친구로 그를 따르는 사람이 많다.그를 가까이 한 사람이라면 그의 잔소리에 시달려 보지 않은 이가 없을 것이다.반가운 인사가 끝나기도 전에 손바닥을 꾹꾹 눌러보고 “채소 많이 먹어라.”,“단식 한번 해봐라.”,“매실 왜 안 묵노.” 등과 같은 잔소리가 이어진다.농원을 찾는 이들에게도 마찬가지.그의 발길은 몸이 아파 보이는 이들에게로 먼저 향하고,또 같은 잔소리가 계속된다.그의 잔소리는 오랫동안 아팠던 자신의 과거에서 비롯된 동병상련이다. 꼭두새벽부터 매화나무가 있는 산과 2000개가 넘는 장독을 오가며 그는 일한다.젊은 사람 몫을 너끈히 하고 있다.너무나 바쁜 일상에 ‘전원생활의 느긋함’이란 환상은 깨어진다. “도대체 뭘 먹고 저리 힘을 쓸까?”많은 이들의 공통된 의문이다.하지만 그는 타고난 건강체질은 아니다.20대에 이미 자궁을 들어냈고 장의 일부를 잘라내는 큰 수술을 받았고,30대에는 류머티즘성 관절염으로 2년 6개월동안 목발 신세를 진 적도 있다.오토바이에서 떨어져 허리를 크게 다쳤다.나이답지 않게 피부는 곱지만 허리가 굽은 것도 이 때의 교통사고 탓이다. 그의 건강 비결은 자연건강법.채식과 매실,그리고 단식으로 압축된다.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매실 명인 홍씨가 ‘매실 아지매,어디서 그리 힘이 나능교?’(디자인하우스·1만원)를 펴냈다.지난 30년간 매실농사에서 얻은 체험과,수확한 매실로 갖가지 매실음식을 만들면서 형성된 그의 ‘먹거리 철학’이 담겨 있다. 모두 7장으로 구성된 책에서 저자는 자연식을 강조한다.그의 자연식은 ‘물과 소금,채소’를 충분히 섭취하면서 ‘가능한 한 자연 그대로의 먹을 거리를 밥상에 올리는 것’이다.유기농산물을 고르고,제철식품을 먹으며,현미잡곡밥을 꼭꼭 씹고,뿌리와 잎채소를 반반으로 해서 매끼 5가지 채소를 섞어 먹으라는 것이다.이것이 그가 주장하는 ‘약이 되는 밥상’이다. 또한 새벽운동과 냉온욕,홍쌍리식의 발마사지와 운동법,마음 건강법을 3장에서 소개하고 있다.이런 것들은 평범하고 쉬워 누구나 따라하기 쉽다. 제4장은 젊은 주부들에게 주는 잔소리.아토피와 소아성인병 등에 시달리고 있는 요즘 아이들을 어떻게 건강하게 키울 수 있는지를 알려주고 있다.임신중독증이던 맏며느리가 임신중 단식을 통해 건강한 아이를 낳은 이야기,손자들에게 먹지 말아야 할 음식부터 가르친다는 자신의 경험을 담담하게 풀어놓고 있다. 5장에서 7장까진 매실 건강법에 대한 이야기다. 매실식품을 먹은 사람들의 체험담과 현대인들에게 매실이 왜 좋은지를 담고있다.매실이 좋은 이유는 몸속에 쌓인 노폐물과 공해의 독을 배설시키는 ‘청소식품’이란 게 그의 설명이다.또한 매실을 이용한 다양한 건강식품을 만드는 방법을 쉽게 소개하고 있다. 이기철기자 chuli@
  • 저소득 350만명 5대癌 무료검진

    내년부터 대장암이 새로 추가되면서 소득이 하위 30%에 속하는 건강보험 가입자 350만여명이 위암,간암,유방암,자궁경부암 등 5대 암을 무료로 검진받게 된다. 2005년에는 암 무료검진대상을 전체 건보 가입자의 50%로 늘리고,2007년에는 전 가입자로 확대할 방침이다. 보건복지부는 27일 이런 내용을 골자로 하는 암 관리법이 지난달말 국회를 통과,28일부터 공포된다고 밝혔다.이 법에 따라 내년에는 건강보험 가입자의 보험료 기준 하위 30%에 속하는 사람들은 5대 암(위암,간암,유방암,자궁경부암,대장암)을 무료로 검진받게 된다.대장암이 내년에 새로 추가되며 올해에는 이미 위암,간암,유방암,자궁경부암 등이 무료검진대상에 속해 있다.소득 하위 30%에 속하는 사람은 올해 기준으로 약 356만명이다. 복지부는 암무료검진 대상을 2005년에는 건보가입자의 50%로 확대하고,2007년에는 전 가입자로 늘리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김성수기자 sskim@
  • 메디컬 라운지 / 日산부인과학회 최우수논문에

    분당 차병원 부인암센터의 김승조 의료원장과 이찬·이선영·김인호·나영정 교수와 포천중문의대 오유경 교수,박상은 연구원 등이 공동연구한 논문 ‘자궁경부암 예방백신’이 지난달 일본에서 열린 제55회 일본산부인과학회 국제 학술대회에서 최우수논문으로 선정됐다.
  • [건강칼럼] 여름철 산후조리

    임신과 출산은 여성에게 경이로운 경험이다.자궁에서 태아가 자라는 동안,여성의 몸은 호르몬과 체중 등 많은 변화를 겪는다.산후조리는 이런 변화를 감내한 여성의 몸을 최대한 안전하고 빠르게 원상태로 회복시키는 행위다.바람직한 산후조리가 중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몸을 따뜻하게 하는 것이 산후조리의 첫 원칙이라고는 하지만,무더운 여름철이 산모에게는 곤혹스럽다. 몸을 너무 덥게 해 여러가지 문제를 일으키기도 한다.더운 여름철,건강하게 산후조리하는 법은 무엇일까? 산후조리 최대의 적은 ‘바람’이다.여름철 출산의 경우 소위 ‘바람’이 들까봐 에어컨이나 선풍기 바람을 금하는 것은 물론 난방까지 해 땀을 뺀다. 출산으로 몸이 허한 상태에서 에어컨이나 선풍기바람을 직접 쐬면 몸이 시리고 뼈가 저린 산후풍 증상이 오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더운 여름에 난방까지 해서 무리하게 땀을 뺄 경우,땀과 함께 인체의 양기(陽氣)가 함께 빠져나가 가벼운 바람에도 몸이 시리거나 저린 산후풍을 겪기 쉽다.보통 실내온도 24∼25도,40∼60%의 습도를 유지해 보송보송한 느낌이 들도록 하는 것이 좋다. 산모들이 여름 출산을 힘들어하는 또다른 이유는 바로 씻을 수 없다는 점이다.그러나 아무리 더워도 산후 7일까지는 샤워를 하지 않아야 한다.꼭 해야 한다면 집안의 보온이 잘된 욕실을 이용하되 그렇지 않으면 따뜻한 물수건으로 몸을 닦아 주는 정도가 좋다.회음부 감염이 걱정된다면 하루 2∼3회의 좌욕을 하는 것이 적당하다. 산후 배를 들어가게 하려고 복대를 하는 경우가 있는데,이 또한 배 주위에 땀이 차기 쉽고,특히 제왕절개를 한 산모는 수술 부위에 염증이 생기기 쉬워 좋지 않다.찬 음료,아이스크림,얼음 등을 먹는 것도 금물이다.채소와 과일도 냉장고에서 꺼내 실온에서 찬기를 없앤 뒤 먹는 게 좋다.갈증이 심하면 미지근한 결명자차나 둥굴레차를 마시는 것이 도움이 된다. 강명자 꽃마을한방병원장
  • 메디컬 라운지

    남성불임 ‘유전자 이상' 첫 확인 포천중문의대 차병원 이수만·김현주 교수팀은 원인이 확인되지 않은 남성 불임환자 95명과 정상인 남자 200명의 유전적 차이를 염기서열 비교방식으로 분석한 결과 불임 남성의 24.2%에서 정상인과 다른 염색체 및 Y염색체 결실 등 유전적 이상이 확인됐다고 밝혔다.이는 유전자 이상이 대물림되는 불임의 원인일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하는 것이다. 연구팀은 특히 불임남성 중 1명은 황체형성호르몬(LH) 유전자가 정상인과 달리 특정 부분에서 염기의 결합순서가 바뀌어 있는 등 부모에게서 유전적 이상이 대물림된 사실을 확인했다.이 경우 LH유전자에 이상이 있는 남성이 같은 조건의 여성과 결합해 2세가 불임일 확률은 25%에 달하나 부모 중 한쪽만 이상이 있는 경우 불임 가능성은 전혀 없다고 연구팀은 덧붙였다.LH는 정자 생산에 필수적인 호르몬으로,남성의 경우 테스토스테론 생성을 촉진,2차 성징을 일으키는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이 연구 결과는 미국 생식의학회지 최근호에 실렸다. 이 교수는 “유전자 이상이 남성불임에 직접 관여한다는 사실이 규명된 것”이라며 “특히 LH유전자의 이상에 의한 불임이 대대로 유전된다는 사실을 확인한 것은 큰 성과”라고 말했다. 의사협 ‘사스 위원회' 구성 대한의사협회(회장 김재정)는 사스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최근 ‘사스위원회’를 구성했다.이 위원회는 앞으로 사스 예방 및 치료와 관련된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시행하게 된다. 의협은 이와 함께 사스에 보다 효율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일반인이나 의료인이 사스와 관련된 응급상황에 직면했을 경우 즉시 대처할 수 있도록 협회에 긴급연락망(02-797-8177)을 개설,운영키로 했다. 갱년기증상 임상시험자 모집 한양대병원은 유방암 수술을 받은 여성 중 안면 홍조와 발한 등 갱년기 증상을 보이는 사람을 대상으로 임상시험 지원자를 모집한다.인원과 기한은 제한이 없다.시험은 폐경 여성의 갱년기 증상을 치료하는 전문 의약품의 안전성을 평가하기 위한 것이다.지원자에게는 시험 기간동안 유방암 진단과 관련된 외래 검사비용과 혈액검사,유방 사진촬영검사,자궁경부암 검사,진찰비,특진비 및 약이 무료 제공되며 교통비도 지급한다.(02)2290-8455. 진료예약등 인터넷서비스 세브란스병원이 첨단 시스템을 갖춘 인터넷 홈페이지(www.severance.or.kr)를 구축,서비스에 나섰다. 국내 병원으로는 처음 도입한 CM시스템을 통해 이용자들끼리의 신속한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며 내과,외과 등 모든 진료과 예약도 해결할 수 있다.
  • [건강칼럼] 한방 다이어트

    노출의 계절이다.홈쇼핑의 다이어트 식품과 운동기구가 불티나게 팔리고 있으며 잡지마다 다이어트 특집기사들이 넘친다.이처럼 거센 다이어트 열풍이지만 비만을 질병으로 인식하고 다이어트를 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비만은 이미 1996년 세계보건기구가 질병으로 규정했다.현대의학에서는 비만을 단순히 고혈압,당뇨병에 연관된 질환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건강을 위협하는 최대의 적으로 인식하고 있다.뚱뚱하다는 것은 질병과 점점 가까워지고 있다는 신호다.비만으로 몸의 균형이 붕괴되기 시작하면 체지방이 더욱 증가하게 되고,신체의 다른 부분에까지 영향을 미쳐 여러가지 질병을 앓게 된다.심장·당뇨병과 고혈압,뇌혈관 질환,골관절염 등의 만성질환과 직접 연관된 것이 바로 비만이다.또 여성에게서는 월경불순,무월경,불임,자궁암,유방암,자궁근종 등의 질환까지 일으킨다.그런가하면 비만이 원인으로 작용하지 않는 질환도 비만이 그 병의 치유를 방해,만성화시키며 외과수술시 합병증을 유발할 가능성도 높다. 한의학에 ‘비인다담(肥人多痰)’,‘십병구담(十病九痰)’이라는 말이 있다.뚱뚱한 사람은 담(痰)이 많은데 10가지 질병중 9가지가 담이 원인이라는 뜻이다.‘담(痰)’은 쉽게 말하면 몸 안의 노폐물이나 찌꺼기라고 할 수 있는데 체지방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이처럼 수천년 전부터 비만은 질병으로 인식되어 왔고 다른 질병을 일으키는 주요 원인으로 인식돼 왔다.근래에 한방 다이어트가 각광을 받는 이유는 비만 치료의 목표를 체중감량에만 두는 것이 아니라 건강유지까지 도모하는 의학이기 때문이다.한약과 침을 이용,혈액순환을 촉진하고 노폐물 배설을 원활하게 함으로써 체중을 효과적으로 감량하면서도 건강의 균형을 잡아주는 것이다. 비만은 우리가 평생 맞서 싸워야 할 ‘건강의 큰 적’이다.외적인 아름다움에만 치중해 단시간에 무리한 다이어트를 하는 것은 오히려 몸과 마음을 병들게 한다.그러므로 다이어트를 닥치는 대로 시도하기보다 전문의와 상의해 치료 방향을 체계적으로 잡아 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강 명 자 꽃마을한방병원장
  • 최윤 장편 ‘마네킹’ / 우리시대 위기 우화적으로 그려

    과학기술의 발달로 어디까지가 현실이고 가상인지 갈수록 헷갈린다.프랑스 사회학자 장 보드리야르는 이를 일컬어 ‘시뮬라크르(현실을 지배하는 가상 이미지)의 시대’라고 했다.이는 단순히 기술의 영역에만 적용되는 게 아니라 사람들의 의식마저 지배한다.중견 소설가 최윤의 장편 ‘마네킹’(열림원)은 이런 현실을 배경으로 삼았다.계간 ‘문학·판’에 연재했던 것인데,문학평론가 김경수는 “인공적인 것이 자연스러움이나 실존을 대체하고 있는 우리 시대의 위기를 우화적으로 그리고 있는 소설”이라고 말한다.제목 ‘마네킹’은 주인공 지니의 위치를 상징한다.가난한 가족의 ‘밥줄’을 대느라 어린시절부터 광고모델 노릇을 하며 자신이 누구인지 모른채 살아왔다.성공한 모델로서 돈 잘번다는 상품가치의 이미지만이 그를 채우고 있다.이야기의 주된 축은 지니가 수중촬영을 하다 맛본 ‘자궁 회귀’의 경험을 계기로 ‘마네킹’임을 거부하고 참된 자아를 찾아 자신만의 여행에 나선다는 것이다.또 한 축은 지니의 실종에 따라 가족에게 일어나는 변화와,지니를 보고 운명적 떨림에 젖었던 연구원이 지니의 여정을 추적하는 내용이다.작가는 지니를 묘사하는 장면에서는 3인칭 관찰자 시점을,다른 인물의 이야기는 1인칭 주인공 시점을 사용한다.이에 대해 평론가 김경수는 “지니의 삶은 제3의 서술자가 중개하면서 수수께끼같은 의문을 증폭하고,다른 인물은 자신이 직접 이야기해 자기방어의 목소리만 전달하는 효과를 거둔다.”고 설명한다. 작가는 자신의 존재를 걸고 ‘마네킹’에 머물지 않으려는 인간의 모습을 창조했다.죽음을 담보로 형상화한 그 아름다움은 인간의 본질을 돌이켜보게 하면서 물화(物化)되고 소외된 현대인에게 참된 삶의 의미를 들려준다. 이종수기자
  • “세계의 관혼상제 체험하세요”/ 23일부터 사흘동안 통과의례 페스티벌

    “어른이 된다는건 뭐야? 엄마 죽는다는게 뭐야? 아빠 제사는 왜 지내는 거야?” 아이를 키우다보면 누구나 한번쯤 들을 법한 질문.부모들은 “응,크면 알수 있어”라고 얼버무리며 지나치기 일쑤다.자세히 설명한다고 해도 관념어의 나열에 그칠 뿐 아이들의 진지한 호기심을 만족시키기란 쉽지 않다.이런 곤혹스러움을 떨치기에 좋은 축제가 있다. ‘관혼상제 등 통과의례를 축제로 즐기며 배우자’라는 모토 아래 문화관광부·서울시·강동구가 주관하는 ‘세계 통과의례 페스티벌 2003’(집행위원장 임진택)이 오는 23일부터 사흘 동안 서울 강동구 암사동 선사주거지에서 펼쳐진다. ●삶의 의미 되새겨 볼 기회 올해로 4회째를 맞은 이 축제는 도심에서 가족과 함께 축제를 즐기면서 삶의 의미를 생각해볼 수 있는 값진 기회다.특히 올해는 벨로루시,남태평양의 쿡아일랜드,이란 등 별로 친숙하지 않은 나라의 민속팀을 초청하여 그곳의 통과의례와 민속놀이를 선보인다. 축제 분위기는 22일 저녁 7시 전야제에서 고조된다.김덕수 사물놀이패의 판굿과 비나리로 시작해,국립 창극단과 무용단이 창작음악 ‘가시리’와 상여소리에 맞춰 춤을 춘다. 먼저 ‘통과의례 비교·체험전’에서는 가나,터키,일본,뉴질랜드,인도 등 세계각국의 탄생의례,성년의례,혼례,상장례 등을 한자리에서 비교해볼 수 있다.예컨대 한국은 출생의례로 금줄을 만드는데,가나에서는 8일째 되는 날 이름을 주는 의식을 치른다.또 들돌이나 물동이를 들어올려 성인을 인정받는 한국의 의식과,문신을 그려넣어 전사로 인정받는 뉴질랜드 마오리족의 의식도 비교할 수 있다. 무엇보다 이 페스티벌의 큰 장점은 체험과 참여에 있다.임진택 집행위원장은 “이 축제는 단순한 공연예술제가 아니라 관객이 직접 통과의례를 경험하는 과정이 핵심”이라고 말한다.그의 말마따나 ‘생의 길-죽음 체험’코너를 마련하여 삶을 되돌아보는 기회를 준다.자궁을 연상케하는 공간을 지나서(‘태초의 길’),직접 관속에 들어가 삶의 외경심을 되새겨보고(‘생사의 길’),무덤을 지나며 환생을 체험하는(‘환생의 길’) 공간이 참가자들을 기다린다.또 쿡아일랜드·벨로루시·이란의 전통혼례를 원하는 커플의 신청을 받아서 혼례를 마련해준다. ●각국 민속놀이도 선보여 이밖에 나라별 가위바위보,한국·중국의 콩주머니 던지기등 유사한 민속놀이를 비교하거나 필리핀의 수타칸,몽골의 사교등 이색적인 민속놀이를 접할 수 있는 ‘통과의례 열두 대문’코너도 흥미롭다. 임진택 위원장은 “탄생에서 죽음까지의 의례를 통해 자기의 삶과 가족의 공동체성을 인식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며 “다른 나라의 풍속과 의례에 녹아있는 세계관과 삶의 방식을 통해 문명에 대한 고정적인 생각을 교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상세 일정은 홈페이지(www.ropf.or.kr)참조.(02)487-1444. 이종수기자 vielee@
  • [먹고 사는 이야기] 커피 권할 순 없지만…

    난 커피를 좋아한다.아메리칸 스타일의 연한 블랙커피도 좋지만 유럽풍의 진한 에스프레소도 좋다.향을 즐기며 원두 커피를 마시는 것도 즐겁지만 자판기의 설탕프림 커피의 달콤함도 좋다.커피와 관련된 건 뭐든지 가리지 않고 즐기는 편이다.잠이 쉽게 안 드는 밤에도 가끔은 커피를 탄다.어떤 날은 커피를 마시다 잠이 드는 통에 다음날 아침에 일어나 보면 식어버린 커피가 놓여있기도 하다.이런 얘기를 하면 사람들은 상당히 신기해 한다. 커피를 처음 먹어본 건 집안의 막내인 내가 초등학교에 입학하면서다.우리 남매들은 늦잠을 자는 편이었고 기상 시간은 어머니께 투쟁이었음에 틀림없다.아침 식사를 준비하랴,도시락을 싸랴,잠꾸러기들을 모두 깨우랴,이런 저런 물건들을 챙기랴….아마도 그래서 잠이 많은 우리 남매들을 이불 밖으로 유인하는 미끼로 우리 어머니가 커피를 이용하신 것 같다. 사실 커피라고 해봐야 이름뿐이고 설탕과 프림이 잔뜩인 뜨거운 차 정도였지다.하지만 학교를 입학하면서 접하게 된 이 ‘모닝 커피’는 나에게는 상당한 의미가 있었다.‘이제 나도 나이 많은 형제들과 똑같은 어른(?) 대접을 받고 있다.’는 벅찬 기쁨이었고,또래 친구들은 엄두도 내지 못하는 일을 하고 있다는 우쭐함이 있었고. 오랜 시간이 흐른 지금 나에겐 커피가 아주 오랜 친구 같다.뭔가 허전할 땐 커피가 생각난다.그리고 여전히 커피가 좋다. 그러나 난 다른 사람에게 커피를 권하지 않는다.아니 못한다.기호적인 면에서 좋다는 것과 건강 측면에서 좋다는 것은 별개의 의미니까.내 입에 맛있다고 해도 몸에 좋지 않은 커피를 굳이 권할 수 없는 일이다. 지금까지의 연구들을 보면 ‘커피는 건강에 좋지 않다.’는 결과가 우세하다.일부 연구에서는 노인들의 단기적인 기억력 향상이 있었다거나,신경계 질환인 파킨슨씨병의 위험이 낮아졌다는 결과가 보고되기도 했다. 그러나 커피로 인한 위험이 더 많이 보고되고 있다.예로 여성의 경우 하루 커피를 두잔 이상 마시면 여성 호르몬 에스트로겐의 분비가 증가돼 자궁 내막증이나 유방통 등이 악화될 위험이 있으며,임신한 여성이 커피를 많이 마시면 유산이 되거나 체중이 미달인 아이를 낳을 위험이 커진다.또한 커피를 많이 마실 경우 심장병의 위험인자인 콜레스테롤과 호모시스테인 수치도 상승할 위험이 크며,일종의 뇌졸중인 지주막하 출혈도 커피에 의해 촉진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커피에는 발암물질로 알려진 아크릴아미드라는 물질이 들어 있다. 때로는 녹차도 마시고 자스민차도 마시지만 난 여전히 커피를 좋아한다.그러나 날 찾아오는 지인들에게 난 커피를 권하지 않는다.오늘은 찾아오는 분들을 위해 녹차를 준비해 놓아야겠다. 박미선 서울대병원 임상영양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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