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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데스크 시각] 건보는 주인 없는 곳간이 아니다

    [데스크 시각] 건보는 주인 없는 곳간이 아니다

    탈모 치료제에 건강보험을 적용하자는 논의가 일단 멈춰 섰다. 정부가 7월 4일로 예정했던 국민참여 토론회를 취소하면서다. 생명과 직결된 질환보다 탈모 지원이 우선이냐는 비판과 빠듯한 건강보험 재정에 부담을 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맞물린 결과다. 이번 논란은 우리 사회에 ‘공적 보험의 책임은 어디까지인가’라는 묵직한 질문을 남겼다. 건강보험은 모두가 돈을 보태 함께 쓰는 제도다. 그래서 쉽게 ‘공유지의 비극’에 빠진다. 주인 없는 풀밭에 저마다 소를 풀어놓으면 결국 초지가 황무지가 되듯, 건강보험도 다르지 않다. 건강보험은 전형적인 공유지의 속성을 안고 있다. 병원은 수익을 위해 진료와 검사를 늘리고, 환자는 보험료를 냈으니 어떻게든 더 많이 이용하려 한다. 정치권도 여기에 편승해 건보 재정을 동원한 선심성 공약을 쏟아내곤 했다. 탈모약 급여화는 2022년 대선 과정에서 이재명 당시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공약으로 등장했다. 이 대통령은 이번에도 “탈모는 생존의 문제”라며 건강보험 적용 검토를 지시했다. 탈모가 단순한 미용 문제가 아니라는 말에는 일리가 있다. 당사자에게는 취업과 결혼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현실적 고통이다. 젊은층에게 탈모가 사회생활의 장벽이 될 수 있다는 점도 외면하기 어렵다. 그러나 건강보험은 모든 절박함을 떠안는 만능 장치가 아니다. 생명과 건강에 미치는 영향, 치료의 시급성, 대체 수단의 유무, 개인이 감당하기 어려운 비용인지부터 따져야 한다. 재정 투입 효과도 냉정하게 짚어봐야 한다. 오리지널 탈모 치료제 비용은 월 3만~6만원 정도지만, 복제약(제네릭)을 쓰면 월 1만원 수준까지 부담이 낮아진다. 건강보험을 적용하더라도 환자가 체감하는 편익은 크지 않을 수 있다. 반면 한 번 급여 항목으로 들어오면 건강보험 재정에는 지속적인 부담으로 남는다. 경계선이 흐려지면 원칙은 금세 무너진다. 탈모 급여화를 청년 대책이라고 하지만, 실제로는 남성에게 혜택이 더 쏠리는 ‘반쪽 청년 정책’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탈모가 사회생활에 지장을 준다는 이유로 건강보험을 적용한다면 여드름이나 비만도 지원해 달라는 요구가 나올 수밖에 없다. 당사자에게 절박하지 않은 고통은 없다. 그러나 건강보험이 모든 절박함을 떠안을 수는 없다. 더구나 건강보험 재정에는 이미 경고등이 켜졌다. 급격한 고령화로 의료 수요는 폭발하고 고가 신약과 첨단 의료기술도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간병비 급여화처럼 막대한 재정이 필요한 대형 과제들도 대기 중이다. 준비금이 바닥나면 결국 해법은 보험료 인상뿐이다. 오늘의 달콤한 급여 확대는 내일의 무거운 청구서로 돌아온다. 이 순간에도 생명의 기로에 선 환자들은 곳곳에 있다. 암이나 희귀난치성 질환을 앓는 이들 가운데는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약값을 감당하지 못해 치료를 포기하는 환자가 적지 않다. 중증질환 산정특례 제도가 있더라도 비급여 치료의 벽은 여전히 높다. 이들에게 건강보험은 삶의 편의가 아니라 문자 그대로 ‘생존’의 문제다. 재정이 한정돼 있다면 먼저 투입해야 할 곳은 분명하다. 치료 시기를 놓치면 생명을 잃거나 회복하기 어려운 질환, 개인이 감당할 수 없는 재앙적 의료비, 시장에만 맡기면 무너질 필수의료다. 새로 돈을 쓰겠다면 의학적 근거와 재정 추계를 따지고 어디서 지출을 줄일지도 함께 제시해야 한다. 이런 질문 없이 ‘퍼주기식’ 급여 확대부터 꺼내 들어서는 안 된다. 건강보험은 먼저 손대는 사람이 임자인 주인 없는 곳간이 아니다. 국민이 매달 보험료로 채워 넣는 공동의 재산이다. 누군가의 혜택을 넓히는 결정은 다른 누군가의 몫을 줄이는 결정이기도 하다. 그래서 건강보험 정책은 설익은 선의나 값싼 인기투표로 결정돼서는 안 된다. 무너진 원칙의 뼈대를 다시 세우는 일, 그것이 이번 논란이 우리 사회에 남긴 숙제다. 이현정 경제정책부 차장
  • 송파구 책박물관 ‘佛 루이14세 미술과 명품의 탄생’ 강연

    서울 송파구는 송파책박물관에서 미술사학자 양정무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를 초청해 ‘책문화 강연’을 연다고 5일 밝혔다. 8일 열리는 강연은 2019년 박물관 개관 이후 꾸준히 이어진 프로그램으로 인문과 교양, 예술, 과학 분야의 저자가 독자들의 눈높이에서 책 내용을 풀어내는 자리다. 이번 주제는 ‘태양왕 루이 14세의 미술과 프랑스 명품의 탄생’이다. 17세기 프랑스 궁정에서 펼쳐진 그림과 건축, 공예가 어떻게 권력의 언어이자 문화의 자산이 됐는지, 그 흐름이 오늘날 프랑스 문화와 명품 산업으로 이어졌는지 친숙한 사례로 설명할 예정이다. ‘명작은 어떻게 탄생하는가’ 등 다양한 저서를 쓴 양 교수는 방송과 라디오 등을 통해 대중에게 미술 이야기를 쉽게 전달하고 있다. 책문화에 관심 있는 성인이면 누구나 신청 가능하며 수강료는 무료다. 서강석 구청장은 “송파책박물관의 책문화 강연은 책 한 권에서 시작된 관심을 한층 더 깊은 인문 경험으로 이어주는 자리”라며 “앞으로도 다양한 저자와 주제를 통해 책문화가 주는 즐거움을 넓혀가겠다”고 밝혔다.
  • 김경대 구청장, 첫 현장은 한남3구역

    김경대 구청장, 첫 현장은 한남3구역

    “한남뉴타운은 용산의 미래를 바꿀 중요한 사업입니다. 안전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각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김경대 서울 용산구청장은 민선 9기 첫 사업 현장 방문 일정으로 지난 2일 보광동 한남3구역 철거 현장을 찾아 현대건설 현장실장 등 공사 관계자에게 이같이 당부했다. 이주를 마치고 지난해 10월부터 철거가 진행 중인 한남3구역은 한남동 686번지 일대 38만 6365㎡에 5970가구의 아파트를 짓는 대규모 사업이다. 현재 지상 건물의 99%, 지하 건물의 73%가 철거됐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공사 추진 현황과 함께 안전교육 설치, 폐쇄회로(CC)TV 상황실 등 안전 관리 방안 등을 김 구청장에게 설명했다. 이에 김 구청장은 “대형 프로젝트가 지연되지 않도록 안전사고가 발생하지 않게 해달라”고 강조했다. 김 구청장이 취임 이튿날 한남3구역을 찾은 것은 정비사업의 신속 추진 의지를 밝힌 행보로 풀이된다. 한남뉴타운은 용산 노후 주거지 변화 흐름의 대표적인 사례다. 한남2구역은 관리처분인가를 받고 이주를 앞두고 있고 4·5구역은 관리처분인가 절차를 밟고 있다. 앞서 김 구청장은 1호 결재로 ‘거침없는 용산 개발과 안전 강화를 위한 전담기구 신설’에 서명했다. 정비·개발사업에 대해 최고 책임자가 직접 관리하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용산 개발 신속추진단은 단순 인허가 검토를 넘어 공정관리를 총괄하고 사업 단계별로 점검할 계획이다. 일단 임시기구로 운영한 뒤 조례 개정과 조직 개편 절차를 추진할 방침이다. 이는 선거 기간 내내 ‘거침없는 용산 개발’을 강조해온 김 구청장의 핵심 공약을 이행하는 행보다. 그는 지난 1일 오전 0시에 당직실과 재난안전상황실, 통합관제센터를 방문하면서 임기를 시작했다. 김 구청장은 “민선 9기는 구민과의 약속을 실천하는 책임행정의 출발점이 될 것”이라며 “구민이 변화를 체감할 수 있는 구정을 펼쳐 나가겠다”고 밝혔다.
  • 광교신도시 올 하반기 ‘청년 특공’ 도입

    경기도는 광교신도시 A17블록 지분적립형 분양주택에 청년 특별공급을 도입한다고 5일 밝혔다. 분양 시기는 올해 하반기로 공급 규모는 240세대다. 지분적립형 분양주택은 입주자가 초기 분양가의 일부만 부담한 뒤 20~30년에 걸쳐 나머지 지분을 단계적으로 취득하는 공공분양주택이다. 그동안 다자녀, 신혼부부, 생애최초, 노부모 부양 가구로 대상을 한정해 청년은 혜택을 받지 못했다. 이에 도는 청년 특별공급 신설과 공급 비율 조정을 국토교통부에 건의했다. 특별공급 제도 취지를 고려할 때 청년층의 내 집 마련 기회를 넓히기 위한 별도의 특별공급 유형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도의 건의는 ‘공공주택 특별법 시행규칙’을 개정하는 제도 개선으로 이어졌다. 개정된 시행규칙은 분양주택 특별공급 비율을 기존 50%에서 70%로 확대하는 게 골자다. 여기에 청년 특별공급 15%와 신생아 가구 특별공급 20%를 신설하고 신혼부부 특별공급은 20%에서 15%로 조정했다.
  • 대포폰 근절… 오늘부터 휴대전화 개통 ‘얼굴 인증’

    휴대전화를 새로 개통하거나 가입된 이동통신사를 바꿀 때 ‘안면(얼굴) 인증’을 통한 강화된 본인확인 절차가 6일부터 적용된다. 보이스·스미싱 범죄와 대포폰 개설을 포함한 명의도용을 방지하겠다는 취지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이동통신 3사와 알뜰폰 사업자가 6일부터 전국 대리점과 판매점, 온라인 등 대면·비대면 등 모든 채널에서 기존 신분증 확인보다 엄격해진 본인확인 절차를 시행한다고 5일 밝혔다. 이는 명의도용을 통한 불법 개통을 막아 대포폰과 보이스피싱 등 민생 범죄를 예방하려는 조치다. 정부는 지난해 말부터 시범 운영해 온 제도를 전 채널로 확대 적용하기로 했다. 신규 가입이나 번호이동 신청자는 얼굴 인증, 행정안전부 모바일 신분증 앱, 당일 발급된 주민등록초본 중 하나를 직접 선택해 본인 인증을 받아야 한다. 같은 통신사에서 단말기만 교체하는 기기 변경은 대상이 아니다. 당초 정부는 얼굴 인증을 의무화하려 했다. 하지만 개인정보보호위원회와 국가인권위원회가 얼굴 정보의 민감성을 이유로 선택권 보장을 권고하면서 다중 인증 체계로 수정됐다. 정부 관계자는 “휴대전화가 금융거래와 각종 온라인 서비스의 본인 확인 수단으로 폭넓게 활용되는 만큼 개통 단계부터 명의도용을 차단해 대포폰 유통과 보이스피싱 등 범죄를 줄이는 데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편 얼굴 정보의 유출 우려에 대해 과기정통부는 “얼굴 원본 이미지를 저장하지 않고 대조 즉시 파기한다”면서 “시범 운영과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의 보안 점검에서도 취약점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노후화된 신분증 사진은 얼굴 인증 시 정확도가 떨어질 수 있고, 시스템 오류가 발생하면 가입자의 불편이 커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정부는 이번 제도를 시작으로 휴대전화 부정 개통 방지 체계를 지속해 보완할 계획이다. 정부 관계자는 “추가적인 본인 확인 수단을 도입하고 주민등록초본 진위 확인 시스템을 연계하고 관련 법령 정비를 추진하는 한편 부정 개통에 연루된 유통망 관리를 강화해 휴대전화 개통 과정의 신뢰성을 높여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 어른들이 방치한 ‘조롱 응원’… 체계적 인권교육은 없었다

    어른들이 방치한 ‘조롱 응원’… 체계적 인권교육은 없었다

    배재고 야구부 선수·감독·학부모오늘 광주일고 찾아가 사과 예정 학생선수 인권교육 폭력 예방 중심외국은 지도자가 차별금지 가르쳐경찰, 광주일고 폭파물 협박 수사 서울 배재고 야구부의 ‘스타벅스 응원’ 논란을 계기로 학생선수 처벌을 넘어 어른들의 역할을 묻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학교와 지도자, 학부모, 협회가 혐오 및 비하 표현을 막을 구체적인 교육과 행동 기준을 마련하지 않는다면 비슷한 논란은 반복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5일 야구선수 학부모들이 모인 회원 4만 4000여명 규모의 온라인 카페에는 배재고 사태 이후 학생선수 징계와 어른들의 책임을 둘러싼 글이 잇따랐다. 지난 1일 올라온 글은 나흘 만에 조회수 3000회를 넘기기도 했다. 배재고 야구부 일부 선수들은 지난달 29일 광주일고와의 경기 중 “가야지, 가야지, 스타벅스 가야지”, “탱크데이” 등 조롱성 응원 구호를 외쳐 논란이 됐다. 한 작성자는 이번 일을 “특정 지역을 비하하고 조롱한 명백하고 엄중한 잘못”이라고 꼬집으면서도 “배재고 한 팀의 일탈이라기보다 승리 지상주의에 매몰돼 온 엘리트 야구계 전반의 부끄러운 자화상”이라고 밝혔다. 징계를 둘러싼 시각도 엇갈린다. 조롱 응원이 5·18 민주화 운동 비하로 이어진 만큼 엄정한 징계가 불가피하다는 목소리가 있는 반면, 가담 정도를 따지지 않은 단체 징계가 고3 선수들의 진학 기회까지 제한할 수 있다는 반론도 나온다. 앞서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는 배재고 야구부에 전국대회 6개월 출전 정지 중징계를 의결했다. 배재고 야구부 선수들과 지도자, 학부모 등은 6일 광주일고를 찾아 직접 사과할 예정이다. 사과 후 5·18 민주묘지를 참배하고 민주화운동 교육도 받을 계획이다. 진정성 있는 사과와 피해 학교의 용서가 이뤄질 경우 협회의 징계 수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같은 논란을 반복하지 않으려면 학생선수 개인의 일탈로만 볼 것이 아니라 경기장 응원 문화를 바로잡을 교육과 기준이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현재 학생선수 대상 인권교육은 폭력 및 성폭력 예방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다 보니 경기 중 상대팀을 조롱하거나 지역·성별·외모·장애·출신지 등을 비하하는 표현에 대한 구체적 지도는 부족한 실정이다. 유럽평의회 보고서에 따르면 독일 청소년스포츠협회는 지도자들이 청소년 선수에게 민주적 가치와 차별금지를 가르치도록 교육하고 있다. 김창우 운동선수학부모연대 회장은 “체육 현장을 잘 아는 학부모들이 교육에 참여하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본질적으로 학교에서 학생들의 혐오 표현을 자성할 수 있는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박주형 경인교대 교육학과 교수는 “온라인상 혐오 문화를 학교가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며 “학생들이 온라인 문화를 스스로 비판적으로 생각할 수 있도록 하는 수업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한편 이날 경찰은 광주일고에 폭발물을 설치했다는 협박 글에 대해 수사에 착수했다. 전날 온라인 커뮤니티에 관련 글이 올라와 경찰과 소방이 수색 작업을 벌였다.
  • “혈연 가족문화 사라져 ‘친족 특례’ 없애야” “인간의 본능인데… 처벌 범위만 확대될 뿐”

    “혈연 가족문화 사라져 ‘친족 특례’ 없애야” “인간의 본능인데… 처벌 범위만 확대될 뿐”

    법무부, 법안 개선 검토 작업 착수獨 형사 사건 공무원은 면책 제외수사팀, 장 부친에 영장 계획 등 유출장·부친 수차례 통화도 수사기록 누락 ‘광주 여고생 살인사건’ 가해자 장윤기의 부친이 현직 경찰관 신분으로 사건 증거를 인멸한 정황이 드러나면서 형법상 ‘친족 특례’를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다. 가족의 범행을 숨긴 행위는 처벌하지 않는다는 해당 조항을 삭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가운데 법조계에서도 ‘폐지론’과 ‘신중론’이 팽팽히 맞선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법무부는 친족 특례 개선 관련 법안 검토 작업에 들어갔다. 구체적인 개선 방향 등은 아직 결정되지 않은 단계라는 설명이다. 친족 특례란 일종의 면책 조항이다. 타인의 형사 사건과 관련해 범인을 은닉 또는 도피시키거나 증거를 인멸한 경우 처벌되지만, 친족이 가족을 위해 범행을 저지른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처벌하지 않는다. 장윤기가 구속 수사를 받는 동안 현직 경찰관인 그의 아버지가 훼손된 리얼돌 등을 폐기했지만 친족 특례 규정에 따라 입건되지 않으면서 비판이 제기됐다. 법조계에서도 의견이 나뉜다.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과거와 같은 혈연 중심주의 가족문화가 유효하지 않은 오늘날 친족 특례를 유지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동거하는 친족의 경우로 범위를 제한하거나 특례를 삭제하는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 형사 전문 변호사는 “범인이 증거를 인멸하면 처벌받지만 친족의 증거인멸은 면책이 된다는 점을 노려 가족을 범행 은폐에 악용하는 사례도 있다”고 전했다. 반면 실효성이 크지 않을 것이란 반론도 만만치 않다. 친족 특례의 법리적 근거는 ‘적법 행위의 기대 가능성 결여’인데, 즉 가족을 고발하거나 증거를 내놓는 것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창현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범죄를 저지른 가족을 감싸는 것은 인간의 본능인데, 이를 법으로 막는 건 범죄 예방의 효용 없이 처벌 범위만 지나치게 확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방민우 법무법인 민 변호사도 “국가가 개인의 모든 행동을 개입·제한하는 방향으로 가는 것은 위험한 방향”이라고 우려했다. 이런 가운데 당시 경찰 수사팀이 장윤기의 부친에게 수사 정보를 유출한 사실이 추가로 드러났다. 광주 광산경찰서는 장윤기를 긴급체포한 직후 부친 장모 경감에게 전화로 구속영장 신청 계획 등 수사 진행 상황을 미리 알려준 것으로 전해진다. 수사팀은 장 경감에게 장윤기가 홀로 거주하던 원룸의 주소와 출입문 비밀번호도 전달한 것으로 파악됐다. 장윤기가 구속된 뒤 부친과 수차례 통화했던 사실도 드러났는데, 수사팀이 검찰에 넘긴 수사 기록에는 장 부자가 나눈 통화 관련 내용은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 작가·경리·SW 개발자… AI 도입 뒤 청년 고용 급감

    작가·경리·SW 개발자… AI 도입 뒤 청년 고용 급감

    최근 청년층의 고용 부진이 인공지능(AI)과 밀접한 업종에서 더욱 두드러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숙련도가 낮은 사회 초년생의 업무를 AI가 대체하면서 청년 고용에 본격적으로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5일 국가데이터처 국가통계포털에 공개된 고용행정통계를 보면 지난 5월 30세 미만 고용보험 가입자는 약 223만 3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6만 5000명(2.8%) 줄었다. 고용보험 전체 가입자가 26만 8000명(1.7%) 증가한 가운데 가입자가 감소한 연령대는 30세 미만과 40대뿐이었다. 30세 미만 가입자는 2022년 9월 이후 3년 9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특히 AI의 영향을 받는 업종에서는 고용 감소세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30세 미만 가입자는 정보통신업에서 1년 전보다 9.3% 줄었고 전문·과학·기술서비스업에서 4.1% 감소했다. 20대 고용보험 피보험자 수 역시 비슷한 경향을 보였다. 직종별로 법률 사무원은 6.1%, 작가·통번역가는 20.6%, 디자이너는 7.6%, 회계·경리 사무원은 11.5%, 소프트웨어 개발자는 10.1% 줄었다. 지난해 하반기 전국 사업체 인력 동향에서도 컴퓨터 하드웨어·통신공학 기술자와 컴퓨터시스템 전문가, 디자이너 등 AI 활용도가 높은 직종의 경우 종사자 수와 구인 인원이 전년 대비 모두 감소했다. 전체 노동시장의 변화를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AI가 청년층의 직무를 대체할 수 있다는 신호로 읽힌다는 점에서 변화의 방향을 보여준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부는 AI를 청년 고용 감소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정부는 산업의 인공지능 전환(AX)에 따른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직무 전환 교육과 역량 강화, 이직·전직 지원을 확대할 방침이다.
  • [사설] 신규 원전, 과감한 정부 추진력 절실하다

    [사설] 신규 원전, 과감한 정부 추진력 절실하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대규모 호남 반도체 공장 투자와 관련해 원전 추가 건설 여부를 속히 검토해야 한다고 방송에서 밝혔다. 전남 영광과 울산 울주에 총 4기의 원전을 더 지을 땅이 있다는 구체적 방안까지 제시했다. 사실상 원전 추가 건설을 주장한 것이다. 김 장관은 문재인 정부 시절 대표적인 탈(脫)원전론자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각별하다. 이미 계획된 원전만 짓고 새 원전은 짓지 않는다는 이재명 정부의 ‘감(減)원전’ 기조와도 결이 다른 발언이다. 반도체 공장 운영에 필수적인 안정적 전력 공급이 우려된다는 지적에 대한 고육지책일 것이다. 김 장관은 “탈원전은 아니다”라고 했지만 기존의 정책 기조와 다른 방향임에는 틀림없다. 앞서 지난달 29일 강훈식 청와대 비서실장도 원전 관련 내용이 올해 말 발표되는 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포함될 것이라면서 원전 건설을 앞당기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3일 “SMR(소형모듈원자로) 분야에도 과감하고 적극적인 투자”를 말했고,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도 “SMR 국가전략기술 선정을 검토 중”이라고 했다. 이쯤 되면 탈원전은 물론 감원전도 사실상 폐기되는 분위기다. 문재인 정부는 시장 논리와 세계적 추세를 거스르며 탈원전을 선포하고 우리나라 지형에 적합하지도 않은 재생에너지로 방향을 전환해 원전 산업에 심대한 타격을 입혔다. 국내에서는 원전을 퇴물로 취급하면서 다른 나라에는 내다파는 이율배반적 행태를 보이기도 했다. 인공지능(AI) 시대의 국가 경쟁력은 전력에서 나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리 지형과 기후에는 원전만큼 효율적인 전력이 없다. 탈탄소 방향성에도 부합한다. 호남 반도체 공장 투자가 아니더라도 원전 정책은 이미 오래전에 방향을 전환했어야 했다. 정부는 원전 정책 방향 전환을 찔끔찔끔 흘릴 일이 아니다. 우물쭈물하지 말고 이제라도 명백하게 ‘탈탈원전’을 선언하고 신규 원전 건설에 전력질주해야 한다. 나아가 이참에 환경 정책 전반을 옥죄고 있는 이념적 족쇄도 끊어낼 필요가 있다. 더불어민주당 일각에서 주장하는 ‘4대강 보 해체’는 기껏 모은 수자원을 내다버리는 자해 행위일 수 있다. 용수 공급도 반도체 공장 운영의 사활을 좌우하는 만큼 이념의 틀을 뛰어넘는 획기적 대책이 나와야 할 때다. 강 비서실장은 민주당 워크숍에서 중도층을 품기 위해 영국 노동당처럼 ‘제3의 길’을 갈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제3의 길은 선거 전략이 아니라 원전 산업, 환경정책에서 먼저 나와야 한다.
  • “명령에 어쩔 수 없이 겨눈 총부리… 남북, 상처 딛고 다시 하나 되기를” [월요인터뷰]

    “명령에 어쩔 수 없이 겨눈 총부리… 남북, 상처 딛고 다시 하나 되기를” [월요인터뷰]

    인천상륙작전·장진호 전투 치른 스무 살 미군, 어느덧 아흔다섯사탕의 답례로 어린 소년이 그려준 태극기, 수호신처럼 품고 버텨하룻밤 새 사라진 전우, 다음은 내 차례란 생각… 피란민들 모습도 처참지금껏 간직한 총알 관통한 벨트·피 묻은 태극기엔 증오 아닌 ‘용서’ 담겨 노병이 액자에 담아 76년째 보관한 태극기는 군데군데 붉은 얼룩이 있었다. 한국전쟁 당시 흘린 자신의 피라고 노병은 담담하게 말했다. 쌀 포대 자루에 그려진 태극기는 4괘가 좌우로 뒤바뀌어 있었다. ‘건’이 ‘감’의 위치에, ‘곤’은 ‘리’의 자리에 있었다. 노병에게 태극기를 건네준 어린 한국 소년이 급하게 그리느라 실수한 것으로 보인다. 노병은 이 태극기를 품에 간직한 채 전투에 임했고 그를 관통한 총탄이 붉은 물을 들였다고 한다. 어느덧 아흔다섯이 된 루디 미킨스 옹은 76년 전의 일을 어제처럼 기억했다. 스무 살 한창의 나이에 미 해병대에 입대한 그는 한국전쟁에 파병돼 인천상륙작전과 장진호 전투 등에서 활약했다. 특히 미군이 1950년 11~12월 함경남도 장진군 일대에서 중공군과 치열하게 교전한 장진호 전투에선 다리와 팔 등 13곳에 부상을 입었음에도 임무를 완수해 퍼플하트 훈장(전사자 및 부상자에게 수훈되는 훈장)을 네 차례나 받았다. 4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열린 미국 건국 250주년 기념행사에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미킨스 옹을 ‘영웅’이라고 기렸다. 미국 버지니아주에서 부동산 중개업을 하는 미킨스 옹의 사무실은 작은 한국전쟁 기념관 같았다. 피 묻은 태극기뿐만 아니라 그가 장진호 전투 당시 전우들과 찍은 사진, 전투 상황을 조명한 영문 잡지, 한국전쟁을 기리는 배지 등으로 가득했다. 워싱턴DC의 한국전쟁 참전용사 기념비에 새겨진 글귀 ‘자유는 희생 없이 지킬 수 없다’(Freedom is not free)도 액자에 담겨 걸려 있었다. 미킨스 옹은 곧 바스러질 것 같은 오래된 낡은 가죽 혁대 하나를 꺼내 들었다. 장진호 전투 당시 착용한 벨트였는데, 삼각형 모양의 작은 구멍이 뚫려 있었다. 총탄이 관통한 흔적이었다. 70여년의 세월이 흐른 지금, 그에게 남은 것은 증오가 아니라 용서였다. 그는 “중공군도, 북한군도 명령을 받았을 뿐”이라고 담담히 말했다. 이어 “남한과 북한도 이제 전쟁의 상처를 딛고 하나가 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기원했다. 다음은 한국전쟁 76주년인 지난달 25일 버지니아주의 한 사무실에서 미킨스 옹과 만나 나눈 일문일답. -미 해병대에 입대한 계기는. “한국전쟁이 발발하기 1년 전인 1949년 일이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나는 주방위군으로 근무하고 있었는데, 친구 2명과 함께 공수부대에 입대하고 싶었다. 공수부대의 고공 낙하 훈련이 멋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당시는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뒤라 공수부대 정원이 매우 적었다. 한 명만 입대할 수 있고 나머지 둘은 2주를 기다려야 한다고 했다. 우리 중 한 명이 제안했다. ‘셋이 함께 입대할 거면 해병대로 가자’. 해병대에 입대하기 위해선 먼저 주방위군을 제대해야 했다. 전역 신청서를 받은 주방위군 담당자는 우리가 해병대에 간다고 하니 ‘후회할 것’이라고 했다. 그렇게 해병대에 입대한 날이 1949년 9월 15일, 인천상륙작전이 전개되기 정확하게 1년 전이었다.” -인천상륙작전은 한국전쟁의 전환점이었다. 당시 어떤 임무를 맡았나. “나는 포병이라 보병처럼 직접적으로 탄환에 노출되진 않았다. 하지만 배에서 크레인을 이용해 박격포를 들어 올린 뒤 해변으로 옮기는 고난도 임무를 맡았다. 박격포 한 문은 10명의 대원이 팀으로 운용한다. 하지만 박격포를 운송하는 수륙강습 차량엔 6명만 탈 수 있었다. 해병대원인 나는 차량에 탑승하는 한 명으로 선발됐고, 예비군 출신도 꽤 섞여 있었다. 예비군은 정말로 아무 훈련도 받지 않은 채 이곳으로 끌려온 사람이었다. 배 뒤편에서 그들에게 총 쏘는 법을 가르쳐야 할 정도였다. 박격포를 실은 차량 바퀴가 갯벌에서 헛돌아 애를 먹었다. 다행히 불도저 한 대가 우리 차량을 견인하면서 무사히 포를 해변에 배치할 수 있었다.” -장진호 전투 당시 기억을 들려달라. “장진호 전투는 미국 최대 명절인 추수감사절 직후 시작됐다. 우리는 가족들을 생각하며 금속 식판에 담긴 따뜻한 음식을 제공받았는데 다 먹기도 전에 얼어버렸다. 정말 엄청난 추위였다. 1950년 11월 27일 밤, 중공군이 본격적으로 총공세를 가했다. 우리는 밤새도록 포를 쐈다. 하지만 추위로 인해 포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원래는 분당 8~10발 정도 발사할 수 있는데, 2~3발밖에 쏘지 못했다. 전사자와 부상자가 너무 많이 발생해 포병인 나도 보병으로 차출됐다. 엄청난 수의 적군이 파도처럼 몰려왔고 조준할 필요도 없이 그냥 총을 쏴야만 했다. 전투가 잠시 소강상태가 됐을 때 사방에 널려 있는 시신이 보였다.” -액자에 담아 소장하고 있는 태극기의 사연은. “인천상륙작전을 마치고 인천에 머물며 원산상륙작전을 준비하던 시기로 기억한다. 열 살 전후로 보이는 ‘김’이라는 어린 소년이 나를 찾아와 ‘도와드릴 일이 있느냐’고 물었다. 사탕이나 전투식량을 받는 대신 우리한테 뭔가 답례를 하고 싶어 했던 것이다. 나는 ‘한국 국기를 한 장 구해다 주면 좋겠다. 다만 우리가 언제 이동할지 모르니 최대한 빨리 가져올 수 있느냐’고 물었다. 소년은 ‘그러겠다’고 답한 뒤 3시간 만에 태극기를 가져왔다. 보면 알겠지만 소년이나 가족이 쌀 포대 자루에 직접 그린 것이다. 급히 마련하느라 태극기 괘를 잘못 그린 것 같다. 이 태극기를 나의 수호신처럼 몸에 지니며 장진호 전투 등에 임했다. 전쟁이 끝난 후 태극기를 액자에 담아 지금껏 간직하고 있다.” -실제로 겪으면서 보고 느낀 전쟁의 참상은. “어제까지 함께 했던 전우가 다음 날 죽어 있는 것을 보면 내가 다음 차례일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한다. 포병에서 보병으로 차출된 전우 한 명이 박격포탄에 맞아 전사했다. 그의 소식을 내게 전한 다른 동료는 말 그대로 ‘셸 쇼크’(shell shock·전쟁성 정신 이상) 상태였다. 얼굴만 봐도 완전히 정신이 나간 걸 알 수 있었다. 군인이 아닌 피난민들의 모습도 정말 처참했다. 어른들은 등과 머리에 한가득 짐을 멨고, 그들을 따르는 아이들은 모두 울고 있었다. 애꿎은 희생자도 많았다. 북에서 남으로 내려오던 피난민 중에는 북한 억양을 쓴다는 이유만으로 첩자로 몰려 처형당한 이들도 있었다. 전쟁은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결코 알 수 없는 인류의 비극이자 결코 반복돼선 안 되는 재앙이다.” -북한군이나 중공군에 대한 감정은. “워싱턴DC의 한국전쟁 참전용사 기념공원에서 열린 행사에 참석한 적이 있다. 한 동양인 남성이 다가와 ‘나의 할머니가 미군 용사를 만나면 꼭 대신 사과드리라고 했다’며 말을 건넸다. 무슨 사연이냐고 물었더니 그는 지갑에서 사진 한 장을 꺼내 보여줬다. 중공군 복장을 하고 있는 그의 할머니였다. 그는 ‘할머니가 강제 징집돼 한국전쟁에 파병됐다. 한국군과 미군에게 총을 쏘고 싶지 않았지만 명령을 거부하면 할머니가 죽을 수밖에 없었다’며 미안함을 전했다. 나와 마찬가지로 북한군과 중공군도 명령에 따라 어쩔 수 없이 서로에게 총구를 겨눴다. 그들에게 개인적인 원한은 추호도 없다.” -남과 북이 앞으로 어떤 관계이기를 바라나. “한국군과 미군은 전쟁에서 많은 피해를 입었지만 남한의 민주주의를 수호할 수 있었다. 한국은 지금도 남과 북으로 갈라져 있지만 꼭 통일되기를 희망한다. 미국도 남북전쟁을 겪었지만 하나가 됐다. 1995년 나와 참전용사들은 한국 정부의 초청을 받아 판문점을 방문한 적이 있다. 당시 북측 구역까지 걸어갈 수 있도록 허락받았는데, 북한군 병사들이 뒤에서 우리를 노려봤다. 그들의 눈에는 증오가 가득 담겨 있었다. 한국전쟁의 참상이 너무 크다 보니 지금도 많은 이들에게 상처가 남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남과 북이 언젠가는 이런 앙금을 털고 다시 하나가 되는 날이 올 것이라고 믿는다.” ■루디 미킨스는 1931년 노스캐롤라이나주에서 출생해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미 해병대에 입대했다. 1950년 한국전쟁 당시 파병돼 인천상륙작전과 장진호 전투 등에 참전했다. 장진호 전투 당시 입은 부상으로 이듬해 전역했고, 이후 대학에서 회계학을 전공한 뒤 부동산 중개업을 하고 있다. 한국전쟁에서의 활약으로 미 정부로부터 네 차례 퍼플하트 훈장을 받았다.
  • 피의 복수로 가득 찬 하메네이 장례식… 모즈타바는 불참

    피의 복수로 가득 찬 하메네이 장례식… 모즈타바는 불참

    수백만명 운집해 “미국에 죽음을”14개월 손녀 관 공개하며 민심 자극러시아·중국 등 100개국서 조문단트럼프 “시민들 눈물 가짜일 수도”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지난 4일(현지시간) 시작한 전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의 장례식은 “미국에 죽음을”이라는 외침과 통곡이 넘쳐나는 거대한 반미 집회장으로 변모했다. 지난 2월 28일 미국·이스라엘의 공습에 폭사한 하메네이의 장례식은 사망 126일 만인 이날 추모식을 시작으로 오는 9일 그의 고향에 안장되는 것을 끝으로 엿새 일정으로 이어진다. 장례식이 열린 테헤란 대형 예배 장소 이맘호메이니 대(大)모살라 광장에는 수백만 명이 운집해 전 최고지도자를 추모했다. 이들은 중앙광장 단상 위의 하메네이 관 앞을 지나며 추모하는 방식으로 조문했다. 장례식 현장의 시민들은 눈물을 참지 못했고, 복수를 상징하는 붉은 깃발을 치켜들고 미국을 향한 격앙된 감정을 표출했다. 이란은 국기로 감싼 하메네이의 관과 공습 당일 함께 폭사한 14개월 손녀의 작은 관을 같이 공개해 성난 민심을 자극했다. 조문 행렬은 “트럼프를 죽여라” “이스라엘에 신의 저주를 내려라”와 같은 피켓을 들고 복수를 외쳤다.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은 “신성한 지도자들의 사상은 순교로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후세가 저항의 길을 걷도록 인도한다”면서 복수의 메시지를 전했다. 그는 이어 이스라엘 정권이 이란 과학자와 엘리트 등 지도부를 암살하는 범죄에 국제 사회가 침묵하고 있다고 성토했다. 아버지의 뒤를 이어 이란의 신임 최고지도자가 된 모즈타바 하메네이가 장례식에 등장할지 관심이 집중됐지만 보안 우려로 참석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 ANI통신은 모즈타바 측 인사의 말을 인용해 “(모즈타바를) ‘죽음의 표적’이라고 한 이스라엘의 위협 때문에 장례식에 참석하지 않는다”고 보도했다. 이날 열린 장례 기도에는 모즈타바를 제외한 하메네이의 다른 아들이 모두 참석해 오열했다. 이란 당국은 100개국 이상에서 조문단을 보내왔다고 공개한 가운데 장례 일정에 모두 3000만명이 참여할 것으로 전망했다. 러시아와 중국에서는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전 대통령, 허웨이 전국인민대표대회 부의장이 대표로 조문했으며 니자르 아미디 이라크 대통령, 셰바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 체브데트 일마즈 튀르키예 부통령 등이 장례식에 참석했다. 테헤란에 이어 하메네이의 관은 중부 종교도시 곰과 이라크 등으로 이동하며 추모 행사를 가진 뒤 9일 시아파 성지이자 하메네이의 고향인 마슈하드에 안장된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액시오스 인터뷰에서 하메네이 장례식에서 통곡하는 군중을 보고 놀랐다며 “이란 사람들이 하메네이를 싫어한다고 생각했다. 아마 가짜 눈물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방으로 이란 지도부를 모두 보낼 수 있지만, 그러면 협상할 대상이 없으므로 일주일간 장례식 휴가를 주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 귀신 보러 왔다가 ‘시신’ 발견…여전히 ‘영업 중’인 명소였다

    귀신 보러 왔다가 ‘시신’ 발견…여전히 ‘영업 중’인 명소였다

    최근 폐건물을 찾았다가 시신을 발견하는 사례가 잇따르는 가운데, 지난 1일 공포체험을 하던 중학생들이 쓰러져 있는 남녀 3명을 발견한 충남 아산의 모텔은 수년간 폐업 신고도 없이 방치돼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5일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1일 오후 1시 43분쯤 시험 기간을 맞아 일찍 하교한 중학생 4명은 공포체험을 위해 아산의 한 폐모텔을 찾았다가 남녀 3명이 쓰러져 있는 것을 발견하고 경찰에 신고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현장에서 30대와 40대 남성 2명이 숨져 있는 것을 확인했다. 함께 발견된 20대 여성은 의식이 없는 상태였으나 호흡은 있었으며 인근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다. 경찰은 현장 감식과 부검 결과 등을 토대로 이들이 동반 자살할 목적으로 타지에서 찾아온 것으로 보고 있다. 시신이 발견된 모텔은 소셜미디어(SNS) 등에서 공포체험 명소로 입소문을 탄 것으로 전해졌다. 사망 사고 발생 이후에도 ‘밤에 찾아갔는데 들어갈 수는 없었다’, ‘가보고 싶었는데 이번 사고가 난 뒤부터 출입이 막혔다더라’는 반응이 나오는 등 여전히 주목받고 있다. 외부인의 발걸음이 이어지며 각종 사건·사고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사유재산인 탓에 행정기관에서도 처분을 강제할 방법이 없다. 해당 모텔은 폐업한 지 수년이 지났지만 소유자가 시청에 폐업 신고를 하지 않아 서류상으로는 여전히 ‘영업 중’인 상태다. 숙박업소의 경우 2년에 1회 관할 시청의 공중위생서비스 점검을 받아야 하는데, 이 모텔은 2020년부터 올해까지 4차례 연속 ‘폐문(문을 닫음)’을 이유로 점검이 이뤄지지 않았다. 아산시청 관계자는 “관할 세무서에 모텔 사업자 등록상 기록을 확인해 시청에서 영업 말소 조치를 할 수 있는지 여부를 확인 중”이라며 “별도로 소유자에게도 건물 무단출입 금지 안내문이나 개폐 장치 설치 등 가능한 방법을 권유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공포체험을 위해 폐건물로 향하는 발길이 늘면서 시신을 목격하는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앞서 지난달 충북 충주의 한 폐리조트에서도 공포체험을 위해 방문한 대학생들이 30대 남성의 시신을 발견한 바 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09 또는 자살예방SNS상담 ‘마들랜’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 ‘코인 압류’ 길 열렸다… 대법, 가상자산 강제집행 규칙 마련

    ‘코인 압류’ 길 열렸다… 대법, 가상자산 강제집행 규칙 마련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에 대한 압류·매각·현금화 등 법원의 강제집행 절차가 구체화된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은 이런 내용이 담긴 민사집행규칙 일부개정규칙안을 지난 2일 입법예고했다. 개정안은 채무자가 보유한 가상자산과 거래소 등에 대한 이전청구권을 모두 강제집행 대상으로 규정했다. 법원이 압류명령을 내리면 채무자의 처분이 금지되고, 가상자산은 집행관에게 이전된다. 집행관이 가상자산을 넘겨받은 때 압류의 효력이 발생한다. 채권자는 거래소가 채무자의 가상자산 보유 여부와 종류·수량 등을 진술하도록 법원에 신청할 수 있다. 거래소가 아닌 개인 전자지갑에 보관된 가상자산도 압류 대상이다. 현금화 절차도 마련됐다. 법원은 채권자의 신청에 따라 가상자산을 채권자에게 직접 양도하거나 집행관에게 매각을 명할 수 있다. 집행관은 거래소에 개설한 계정으로 자산을 이전받아 시장가격에 매각하거나 거래소에 매각을 위탁할 수 있다. 거래가 적어 처분이 어려운 가상자산은 현금화가 용이한 가상자산으로 교환한 뒤 매각할 수 있다. 소송 진행 중 채무자가 가상자산을 처분하는 것을 막기 위한 가압류·가처분 절차도 신설됐다. 개정 규칙은 오는 10월 1일부터 시행된다. 대법원은 “민사집행절차에서 가상자산을 집행 대상으로 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며 “가상자산의 법적 성질과 거래 구조에 부합하는 절차를 마련해 각급 법원의 집행 절차를 통일하고 예측 가능성과 법적 안정성을 확보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 “트럼프 죽여라” 반미 집회 이란 하메네이 장례식

    “트럼프 죽여라” 반미 집회 이란 하메네이 장례식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전 최고지도자 장례식장은 “미국에 죽음을”이란 외침과 통곡이 넘쳐나는 거대한 반미 집회장으로 변모했다. 이란 국영방송은 5일 장례식장인 테헤란의 이맘 호메이니 모스크에 수백만 명이 운집해 눈물을 흘렸다고 전했다. 지난 2월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에 사망한 하메네이의 장례식은 전날 추모식부터 시작해 오는 9일 그의 고향에 안장되는 것을 끝으로 일주일간 이어진다. 이란은 국기로 감싼 하메네이의 관과 공습 당일 함께 폭사한 14개월 손녀의 작은 관을 같이 공개해 성난 민심을 자극했다. 조문 행렬은 “트럼프를 죽여라” “이스라엘에 신의 저주를 내려라”와 같은 피켓을 들고 복수를 외쳤다.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도 “신성한 지도자들의 사상은 순교로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후세가 저항의 길을 걷도록 인도한다”면서 복수의 메시지를 전했다. 그는 이어 이스라엘 정권이 이란 과학자와 엘리트 등 지도부를 암살하는 범죄에 국제 사회가 침묵하고 있다고 성토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호메이니 장례식에서 통곡하는 군중을 보고 놀랐다며 “이란 사람들이 하메네이를 싫어한다고 생각했다”면서 “아마 가짜 눈물일 수 있다”고 액시오스와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그는 “한방으로 이란 지도부를 모두 보낼 수 있지만, 그러면 협상할 대상이 없으므로 일주일간 장례식 휴가를 주기로 했다”고 강조했다. 아버지의 뒤를 이어 이란의 신임 최고지도자가 된 모즈타바 하메네이가 장례식에 등장할지 관심이 집중됐지만 보안 우려로 참석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 ANI통신은 이란 최고지도자의 현지 대표를 인용해 “(모즈타바를) ‘죽음의 표적’이라고 한 이스라엘의 위협 때문에 장례식에 참석하지 않는다”고 보도했다. 이날 열린 장례 기도에는 하메네이의 네 아들 가운데 차남 모즈타바를 제외한 모스타파, 마수드, 메이삼이 모두 참석해 오열했다. 이란 당국은 100개국 이상에서 조문단을 보내왔다고 공개한 가운데 장례 일정에 모두 3000만명이 참여할 것으로 전망했다. 러시아와 중국에서는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전 대통령, 허웨이 전국인민대표대회 부의장이 대표로 조문했으며 니자르 아미디 이라크 대통령, 셰바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 체브데트 일마즈 튀르키예 부통령 등이 장례식에 참석했다. 1989년 이란 초대 최고지도자인 루홀라 무사비 호메이니의 장례식에서 최소 8명이 압사한 만큼 이번에도 사상자 발생이 우려된다. 최고 36도의 폭염 속에 진행되는 야외 장례식에 주최 측은 모자와 삶은 달걀을 제공하고 물을 뿌려 사고 방지에 나섰다. 테헤란에 이어 하메네이의 관은 7일 종교 도시 곰과 이라크 등으로 이동하며 추모 행사를 가진 뒤 9일 시아파의 성지인 마슈하드에 안장된다. 반정부 매체 이란 인터내셔널은 장례식 과정에서 기업에는 지원이, 개인에게는 참여가 강요됐다는 불만이 제기됐다고 지적했다.
  • 맨손으로 ‘시신 수만 구’ 찾는 시민들…‘행정력 부재’의 끔찍한 나비효과 [핫이슈]

    맨손으로 ‘시신 수만 구’ 찾는 시민들…‘행정력 부재’의 끔찍한 나비효과 [핫이슈]

    베네수엘라에서 연쇄 강진에 따른 사망자가 3000명에 육박하는 가운데 실종자들의 생존 가능성이 급격히 낮아지면서 본격적인 구조 작업은 사실상 종료되는 수순이다. AFP 통신 등 외신의 4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베네수엘라 정부는 이날 강진으로 인한 사망자가 2954명에 달하며 1만 6500여 명이 부상을 입었다고 밝혔다. 이는 하루 전 집계된 2645명보다 309명 늘어난 수치다. 정부 발표에 따르면 이번 지진으로 집을 잃은 이재민은 1만 6309명이며 800여 채의 건물이 피해를 입었다. 구조된 인원은 약 6500명이다. 당국이 공식 실종자 집계를 내놓지 않고 있지만 유엔은 최대 5만 명이 실종됐다고 추산하고 있다. 구조 작업이 끝난 이상 실종자 수만 명은 사실상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 국제 구조팀, 구조 활동 마무리 시작세계 각국에서 베네수엘라로 몰려든 국제 구조팀 중 일부는 이날부터 구조 활동을 마무리하기 시작했다. 골든타임이 훌쩍 지난 데다 최근 수색 작업 중에는 생존자를 발견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미국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소방국 구조팀은 “최근 수색 작업 중 생존 징후를 발견하지 못해 작전을 종료하고 있다”고 밝혔다. 플로리다주와 버지니아주 등에서 파견된 구조팀도 이날부터 철수 준비를 하고 있다. 이에 따라 본격적인 시신 수습 작업이 시작된 가운데 현장은 인적·물적 자원의 부족으로 시신 수습조차 애를 먹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붕괴한 건물 잔해를 치우기 위한 중장비가 도착하지 않으면서 주민들이 직접 잔해를 헤쳐 시신을 찾는 작업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최근 쏟아진 비로 지반이 약해져 추가 붕괴 위험이 잇따르자 개별적으로 시신을 수습하는 시민들이 위험한 상황에 처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망자가 급속도로 늘어나자 시신을 수습해도 안치할 장소가 없어 유가족들은 애통한 마음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BBC 스페인어판에 따르면 피해가 가장 큰 라과이라주의 항구 창고 시설은 임시 영안실로 운영되고 있으나 이곳에 안치되지 못한 시신 수백 구는 야외에 놓여 부패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행정력 부재에 분노하는 시민들델시 로드리게스 베네수엘라 임시 대통령은 지난 2일 “누구도 집단 매장지로 보내지지 않을 것”이라며 “법의학 전문가들이 희생자들의 모든 지문과 사진을 수집하고 개별 기록을 작성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베네수엘라 당국이 이번 참사 수습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는다는 비판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무엇보다 수십 년간 경제난과 정치적 혼란이 이어져 온 탓에 이미 행정력이 크게 약화하고 재난 대응 능력이 떨어져 있어 사실상 2차 참사나 다름없는 피해가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쏟아졌다. 실제로 라과이라주에 도착한 물과 식량 등 대부분의 구호 물품은 시민 수천 명이 오토바이로 직접 운반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족을 찾기 위해 구조팀에 합류했다는 미겔 폴레오는 로이터 통신에 “대통령은 지원이 신속하게 도착했다고 말했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았고 우리를 도운 것은 평범한 시민들이었다”며 “경찰들이 전쟁이라도 난 것처럼 총을 들고 다니는데 우리가 필요한 것은 그들이 일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 강화 교동도서 삼륜 오토바이, 1톤 트럭 충돌…60대 숨져

    강화 교동도서 삼륜 오토바이, 1톤 트럭 충돌…60대 숨져

    인천 강화군 교동도에서 오토바이와 화물차가 충돌해 60대 오토바이 운전자가 숨졌다. 5일 소방 당국에 따르면 전날 오후 5시 28분쯤 인천 강화군 교동면의 한 도로에서 60대 남성 A씨가 몰던 3륜 오토바이가 70대 B씨가 운전하던 1톤 화물차에 부딪혔다. 이 사고로 A씨가 크게 다쳤으며 소방헬기를 동원해 병원으로 이송했으나 끝내 숨졌다. 경찰은 B씨를 교통사고처리특례법상 치사 혐의로 입건하고 사고 현장 CCTV와 차량 블랙박스 영상 등을 확보, 구체적인 사고 경위를 조사할 방침이다.
  • 비만 주사 맞은 여성, 뜻밖의 효과…“결혼·취업 확률 높아졌다”

    비만 주사 맞은 여성, 뜻밖의 효과…“결혼·취업 확률 높아졌다”

    비만 치료제인 GLP-1 계열 약물을 복용해 체중을 감량한 여성은 결혼이나 동거를 시작하고 취업에 성공할 가능성이 크게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연구진은 이를 비만약 자체의 효과가 아닌, 여성의 외모와 체형에 대한 사회적 편견이 노동시장과 결혼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해석했다. 6일 의료계에 따르면 레베카 다이아몬드 하버드대 경제학과 교수는 최근 전미경제연구소(NBER)가 공개한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은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는 미국의 대표 패널조사인 ‘언더스탠딩 아메리카 스터디(UAS)’ 데이터를 활용했다. 연구진은 노보노디스크의 비만약 위고비와 일라이릴리의 비만약 마운자로(미국명 젭바운드) 등 GLP-1 치료제를 쓴 여성과 이들 치료제를 쓰고 싶었지만 쓰지 못한 여성을 비교했다. 치료 전 체질량 지수, 건강 상태, 소득, 고용 상태, 배우자 유무, 삶의 질 등이 유사한 그룹을 비교하는 방식으로 연구 정확도를 높였다. 분석 결과 미혼 여성은 GLP-1 치료를 시작한 뒤 결혼하거나 동거를 시작할 가능성이 비교군보다 18.3%포인트 높았다. 약 18개월이 지난 시점에는 이 격차가 28.6%포인트까지 확대됐다. 취업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타났다. 약물 투여 전 실업 상태였던 여성의 취업률은 비교군보다 13.2%포인트 높았고, 18개월 후에는 취업률 차이가 26.9%포인트로 커졌다. 반면 이미 직장을 가진 여성의 임금이나 기존 배우자가 있는 여성의 관계에서는 유의미한 변화가 확인되지 않았다. 연구진은 이러한 결과가 면접이나 새로운 인간관계처럼 ‘첫인상’이 중요한 상황에서 체중이 더 큰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다이아몬드 교수는 미국 경제매체 비즈니스 인사이더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연구의 계기를 소개했다. 그는 GLP-1 치료를 받은 한 친구가 “살을 빼고 나니 사람들이 나를 대하는 방식이 완전히 달라졌다”고 말한 것이 연구를 시작하게 된 계기였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연구는 GLP-1이 사람을 취업시키거나 결혼시키는 약이라는 의미가 아니다”라며 “오히려 여성의 비만이 노동시장과 결혼시장에서 얼마나 큰 불이익(obesity penalty)으로 작용하는지를 보여주는 결과”라고 설명했다. 다이아몬드 교수는 특히 비만약이 고가인 만큼 이러한 사회적 혜택이 경제적으로 여유 있는 사람에게 집중될 가능성도 우려했다. 그는 체중 감량을 통해 사회적 평가가 달라지는 현실 자체가 우리 사회의 편견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지적했다.
  • 푸틴의 고향도 ‘활활’…젤렌스키, 상트페테르부르크 석유터미널 때렸다 [핫이슈]

    푸틴의 고향도 ‘활활’…젤렌스키, 상트페테르부르크 석유터미널 때렸다 [핫이슈]

    연일 러시아의 정유시설을 골라 때리는 우크라이나가 이번에는 상트페테르부르크를 장거리 공습했다. 지난 4일(현지시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미디어 엑스에 “어젯밤 전쟁에 대한 책임을 물어 러시아를 상대로 한 우크라이나의 장거리 제재가 상트페테르부르크 인근 목표물에 명중했다”면서 “우크라이나군은 러시아의 전쟁 자금 조달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항만 석유 시설을 타격했다”고 밝혔다. 이어 “주요 군사 목표물인 크론슈타트에도 성공적인 타격을 가했다. 목표 지점은 우크라이나 국경에서 850㎞ 이상 떨어져 있다”고 덧붙였다. 장거리 제재는 우크라이나 자체 개발한 장거리 자폭 드론과 순항미사일을 활용해 러시아 본토 깊숙한 후방의 군사·에너지 인프라를 타격하는 공습 작전을 뜻한다. 특히 젤렌스키 대통령은 30초짜리 영상도 함께 공개했는데, 우크라이나군의 드론 공습으로 석유 터미널이 활활 타오르는 모습이 담겼다. 보도에 따르면 3일 우크라이나군은 발트해 지역에서 큰 시설 중 하나인 상트페테르부르크 석유 터미널을 공습했다. 이 시설에는 총 21개의 석유 저장 탱크가 있으며 연간 최대 1250만 톤을 처리할 수 있다.이 석유 터미널은 우크라이나 국경에서 약 1100㎞ 떨어져 있으며 이번 공습은 단순한 군사적 타격을 넘어 경제, 정치, 전략적으로 의미가 있는 것으로 평가받는다. 이곳은 러시아 최대 규모의 연료 저장 및 수출 기지 중 하나로 ‘전쟁 자금줄’을 직접 타격했다는 점과 최근 들어 가뜩이나 심각해진 러시아 내부의 연료 위기를 가중시킬 수 있다. 여기에 상트페테르부르크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고향이자 러시아의 제2 도시라는 점에서 상징성도 크다. 우크라이나는 최근 장거리 드론을 이용해 러시아 정유시설을 골라 타격하며 연료난을 심화시켰다. 실제로 모스크바 내 정유시설은 6월에만 최소 4차례나 공격받았는데, 특히 카포트냐 지역의 최대 시설이 큰 피해를 봤다. 또한 지난달 25일과 지난 1일에도 우크라이나는 최전선에서 1300㎞나 떨어진 러시아 내륙 깊숙한 우파 정유시설을 연이어 공격했다. 이어 2일 새벽에도 우크라이나군은 러시아 4대 정유공장 중 하나인 루코일 정유시설을 정밀 타격했다. 이 같은 공격이 계속되자 러시아 곳곳에서 연료 부족 현상이 확산하고 있다. 러시아 일부 지역에서는 연료 판매 제한 조치가 시행되고 휘발유 가격도 급등했으며 주유소 앞에는 긴 차량 행렬이 늘어서기도 했다. 결국 러시아는 인도와 카자흐스탄에서 휘발유를 수입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대로 러시아도 가만있지 않았다. 러시아는 2일 새벽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대규모 공습해 최소 110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러시아는 이번 공습에 수십 발의 순항미사일과 탄도미사일, 대규모 드론 공격을 병행했으며 이 과정에서 최소 21명이 숨지고 90여 명이 다쳤다. 아파트 여러 채가 파손되고 시장과 호텔 등 민간 시설이 피해를 보았다. 러시아 국방부는 이번 공습을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본토 공격에 대한 대응이라고 주장했다.
  • 전남광주통합특별시, SFTS 주의보···순천에서 올해 첫 환자 발생

    전남광주통합특별시, SFTS 주의보···순천에서 올해 첫 환자 발생

    최근 기온 상승으로 진드기 활동이 왕성해지면서 전남광주통합특별시에 올해 첫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 환자가 발생해 보건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전남지역에선 최근 5년간 56명이 치료를 받았다. 이중 18명이 사망했다. 2021년 9명(사망 2명), 2022년 14명(사망 5명), 2023년 16명(사망 7명), 2024년 8명(사망 3명), 2025년 9명(사망 1명)의 SFTS 환자가 발생했다. 올해 첫 환자는 순천에 거주하는 70대 여성이다. 매실밭에서 농작업을 하던 중 진드기에 물려 감염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 여성은 지난달 27일 발열(37.9℃), 오심, 구토, 기력 저하 등 증상으로 의료기관을 방문했다. SFTS 확인진단 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아 현재 대학병원 중환자실에서 입원 치료를 받고 있다.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은 SFTS 바이러스를 보유한 참진드기에 물려 감염되는 제3급 법정감염병이다. 주로 4월부터 11월 사이 발생한다. 감염 후 2주 이내 38~40℃의 고열과 오심, 구토, 설사, 식욕부진, 근육통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중증으로 진행되면 혈소판과 백혈구 감소, 다발성 장기부전 등으로 숨질 수 있다. 현재까지 SFTS 예방백신과 치료제가 없어 진드기에 물리지 않도록 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 예방법이다. 통합특별시는 환자가 발생한 순천과 인근 취약지역의 매개 진드기 서식 환경을 중심으로 방역소독을 하고, 의료기관의 의심환자 신고체계를 강화할 계획이다. 농업인과 지역민을 대상으로 진드기 매개 감염병 예방 홍보도 확대한다. 정광선 전남광주통합특별시 보건복지본부장은 “SFTS는 예방백신과 특이 치료제가 없어 진드기에 물리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농작업이나 야외활동 때는 긴 옷과 모자, 양말 등을 착용하고 기피제를 보조적으로 사용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야외활동 후 2주 이내 발열, 오심·구토 등 증상이 나타나면 지체하지 말고 의료기관을 방문해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 “본전 감사합니다” ‘삼전닉스’ 매도 버튼…개미들 “물탈 돈도 없다” [내가샀다]

    “본전 감사합니다” ‘삼전닉스’ 매도 버튼…개미들 “물탈 돈도 없다” [내가샀다]

    ‘삼전닉스’가 급락세를 딛고 9% 안팎 급등한 지난 3일 개인 투자자들이 총 1조 7000억원어치를 팔아치운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 투자자들의 매수 대기 자금도 2개월여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투자자들의 ‘추가 매수’ 여력도 떨어진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3일 개인 투자자는 삼성전자를 9184억원, SK하이닉스를 8413억원 순매도했다. 이틀 내리 하락하다 모처럼 반등하자 개인들이 대거 매도에 나선 것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1일과 2일 이틀에 걸쳐 14.3%, SK하이닉스는 17.4% 급락하다 3일 각각 8.22%, 10.88% 반등했다. 지난달 기록한 신고가를 회복하지 못했지만 개인 투자자들은 증시 변동성이 극에 달하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반등할 때마다 팔아치우며 차익을 실현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종가 기준 신고가는 지난달 18일 기록한 36만 2500원이지만, 개인 투자자들은 35만 8000원에 마감한 지난달 25일과 33만 4000원에 마감한 30일에 ‘매도’ 버튼을 눌렀다. 앞서 지난달 25일 SK하이닉스가 291만 7000원으로 종가 기준 신고가를 갈아치우자 대거 매도에 나선 투자자들은 주가가 급락한 뒤 반등하자 3일에도 매도에 나섰다. 이날 기준 SK하이닉스의 종가는 신고가 대비 16.8% 낮은 수준이다. 증권가 “59만전자·420만닉스 간다”2일 기준 ‘삼전닉스’ 손실 투자자 30%대7일 삼성전자의 2분기 잠정 실적 발표와 10일 SK하이닉스의 ADR(미국주식예탁증서) 상장 및 뒤이은 2분기 실적 발표 등을 앞두고 증권가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대한 눈높이를 한껏 끌어올리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3일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종전 57만원에서 59만원으로 끌어올렸고, 같은 날 KB증권은 SK하이닉스 목표주가를 380만원에서 420만원으로 대폭 상향 조정했다. 그러나 이들 이벤트를 앞두고 증시가 출렁거리자 이미 수익을 내고 있는 투자자들은 ‘수익을 줄 때 챙긴다’는 생각으로 반등할 때 일부 매도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코스피가 8% 가까이 급락한 지난 2일 기준 삼성전자의 손실 투자자가 33.09%, SK하이닉스의 손실 투자자가 39.22%(NH투자증권 데이터)에 달하는 등 뒤늦게 ‘고점’에 뛰어들었다 손실이 불어난 투자자들도 적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증시 변동성이 커지자 투자자들의 매수 대기 자금도 줄어들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코스피에서 변동성 완화장치(VI)는 총 2만 9357건이 발동돼 반기 기준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상반기 평균 코스피 일중변동률은 3.30%로 1998년 상반기(3.51%) 이후 역대 두 번째로 컸다. 이러한 변동성 속에 증시 대기 자금인 투자자예탁금은 지난 2일 기준 119조 9264억원으로, 투자자예탁금이 120조원을 밑돈 것은 지난 4월 16일(119조 742억원) 이후 2개월 반만이다. 외국인이 지난달 19일 이후 꾸준히 ‘삼전닉스’를 매도하는 가운데, 개인들이 이를 받아내면서 ‘실탄’을 상당 부분 소진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재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최근 메타의 클라우드 진출로 인한 주가 급락은 ‘AI 수요 둔화’보다 과매수·수급 쏠림 및 차익실현 과정에서 발생한 변동성”이라며 “지수 변동성이 확대되는 구간에서는 투매를 지양하고, 저가 매수 기회로 여기는 게 좋다는 의견”이라고 밝혔다. 강진혁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양사의 실적 발표를 앞두고 나오는 각종 ‘노이즈’가 시장 심리에 조정의 빌미로 작용하고 있다”면서 “반도체주가 상반기와 같은 상승세는 어렵지만, 이러한 의구심이 해소될 경우 반등 여력을 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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