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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집-6000년 인류 주거의 역사/노버트 쉐나우어 지음

    인간 사회에서 집은 가장 기본적이고 본능적 필요성이 반영되는 생존의 필요조건이자 잉여의 투영이다.또 한 시대,개개인이나 그 집단의 모습을 고스란히 그려내는 자화상이자 역사의 다른 모습이기도 하다.집을 포함한 모든 구조물은 필요를 반영하며,필요는 생활과 관습의 축적에서 나온다.관습은 자연스럽게 그 사회와 색조를 같이 하며,그 색조를 낳는 것은 사회를 지탱하는 이념이다.그래서 집은 한 시대,한 사회의 실록과 비견되는 역사성을 담은 유형의 자산이 되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노버트 쉐나우어의 신간 ‘집-6000년 인류 주거의 역사’는 선사(先史)와 유사(遺史)의 시대를 살았던 인류의 자취를 건축이라는 스펙트럼으로 다시 조영하는 역저로 손색이 없다.저자는 선사시대에서 20세기에 이르기까지 기능과 형태의 진화를 거듭해온 집의 역사를 40여년의 연구 끝에 집대성했다. 그는 저서에서 “집의 역사를 탐구하는 작업은 인류 문명의 진보와 퇴락을 실체적으로 더듬는 일이며,나아가 문명을 가능하게 한 개개인의 내밀한 필요와 욕망이 주거공간에서 어떻게 반영됐는지를 살필 수 있는 유의미한 모색”이라고 규정한다.집이란 인간의 이성과 자연환경은 물론 정치와 사회경제적 조건까지를 퍼담는 포괄적이고 구체적인 문화의 실체이기 때문이다. 책은 원주민의 움막과 유랑민의 천막집,고대도시의 주거는 물론 근대의 양식건축까지 모든 주거양식을 망라해 집의 변천사를 풀어헤치고 있다.또 집의 정체성에 접근하기 위해 북극의 이누이트족,호주의 아룬타족,남미의 인디언은 물론 미국 영국 프랑스 러시아 중국 등 세계 각지의 특색있는 주거유형을 모두 섭렵해 보인다.이번에 출간된 번역판에서는 원저에 없는 ‘한국의 주거’도 포함돼 있다. 그는 책에서 6000년 인류 역사를 지탱하는 실체적 증거로 집을 들고 그 원형과 발달과정을 꼼꼼하게 추적한다.동양의 특징적 주거 유형인 ‘내향형 중정주택’과 서양의 문화를 담은 ‘도시주거’를 살펴 동서양문화의 ‘같고 다름’을 집의 양식이라는 독도법으로 조영하는가 하면 기존 문명사를 부정하는 놀라운 주장도 편다.우리가 주거의 시원으로 알고 있는 동굴이 사실은 수렵채집사회에서의 임시거처였을 뿐 최초의 자생적 원시주거는 어머니의 자궁을 닮은 움막이라는 것. 이런 탐구의 경로를 거쳐 그가 제시한 미래는 결코 서양식이 아니다.서양식이라는 게 너무 크고,단단하며,소통의 통로가 없어서다. 그가 “우리는 조금 모자라게 사는 법을 배워야 하며 자연은 정복해야 할 적이 아니라 조화를 이루며 함께 살아갈 동지라는 인식이 필요하다.”고 한 말은 바로 지금의 우리에게 주는 고언이 아닐까.3만 5000원.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열린세상] 정보화와 소득격차/김종석 홍익대 경제학 교수

    너무나 당연한 진리지만,많은 사람들이 간과하고 있는 사실 중 하나가 사람들의 소득은 누군가의 지출이라는 점이다.그것이 비빔밥이든,컴퓨터 프로그램이든,변호사의 변론이든 수요자가 효용가치가 있다고 여기기 때문에 지출이 발생하고 그 결과 공급자는 소득을 올리게 된다.평범한 월급쟁이의 봉급도 마찬가지다.경제학에서는 이 효용가치를 부가가치라고도 하고 지불용의라고도 한다. 따라서 소득이란 자기가 창조한 부가가치의 일부를 자기 몫으로 현금화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사람들 사이의 소득격차는 각자가 창조한 부가가치의 크기와,그것을 얼마나 자기 몫으로 현금화할 수 있는가의 차이 때문에 발생한다. 전통적인 가치창조 개념은 열심히 땀흘려 일해서 물건을 만드는 것,즉 노동 가치설이다.이것에 따르면 근로소득만이 정당한 소득이다.그러나 이제는 전문지식이나 새로운 아이디어가 얼마든지 시장에서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는 상품이 되었다.지적 재산권도 부동산과 같이 하나의 재산으로 시장에서 거래되고,그 소유권이 법적 제도적으로 보장받게 된 것이다.이제는 땀흘려 일하지 않고도 좋은 아이디어와 약간의 사업가 기질만 있으면 얼마든지 자기가 만든 부가가치를 현금화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제 경제적 부가가치는 보고 만질 수 있는 물건뿐 아니라,보이지 않는 지적 재산에 의해서도 얼마든지 창조될 수 있게 되었다.한 나라의 경제도 국제시장에서 가치를 인정받는 좋은 서비스와 지적 재산을 생산할 수 있으면 얼마든지 높은 소득을 올리고 필요한 물건은 교역과 자유거래를 통해 얼마든지 소비할 수 있게 되었다.그렇다면 이제 제조업이 국가 경제의 기본이고 반드시 우리 영토에서 우리 손으로 무엇인가를 만들어야만 한다는 전통적 산업정책의 기본 전제가 더 이상 성립하지 않게 된 것이다.과거에는 공장을 소유하고 부동산을 가진 실물자본가들이 부자였지만,이제는 지적 재산을 소유하고 이것을 기업 주식으로 현금화한 지식자본가들이 신흥 부유층이 되고 있다. 그러나 이것은 우리에게 새로운 문제를 제기한다.그것은 창의력이나 아이디어,벤처기질이 누구나 다 가지고 있는 속성이 아니라는 점이다.이런 능력은 타고난 것이고,지능과 정보력이 높은 사람이 더 유리할 수밖에 없다.그리고 그런 사람은 어느 사회를 막론하고 전체 인구 중 소수일 수밖에 없다.산업혁명이 자본가와 자본을 가지지 못한 자의 계층분화와 빈부격차를 초래한 것과 같이,정보통신혁명은 지능을 가진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 사이에 계층분화와 소득격차를 유발할 것이다.또,예전에는 개인이나 기업이 신기술 개발이나 경영혁신을 통해 사회적으로 큰 부가가치를 창조하더라도,이를 현금화해서 사유화하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그러나 이제는 지적 재산권의 보호와 정보통신기술의 발달로 인해 개인이나 기업이 사회에 기여한 부가가치의 상당부분을 흡수해서 자기 것으로 만들 수 있게 되었다. 이렇게 볼 때 지금 나타나고 있는 소득격차 심화 현상은 지금 진행되고 있는 가치창조 구조의 변화와 정보통신 혁명의 불가피한 결과로 사실상 범세계적인 현상으로 보아야 한다. 그러나 지금과 같은 지식 정보 중심의 가치창조 구조 속에서 인위적 소득 이전을 통한 소득격차의 축소는 자칫 사회적으로 가치창조 능력이 가장 큰 사람들의 생산의욕을 낮추고,동시에 보조받는 사람들의 자립능력과 의지를 약화시켜 결국 모든 사람의 복지수준을 낮추게 될 수 있다는 것이 많은 경제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좋은 선생님은 일등과 꼴찌의 점수 차가 너무 벌어지는 것을 걱정하지 않는다.좋은 선생님은 꼴찌가 낙오하지 않도록 도와주는 선생님이다.마찬가지로 우리도 소득격차가 벌어지는 것을 걱정할 것이 아니라,오히려 새 경제구조에 적응하지 못해 빈곤선 아래로 추락하는 취약계층의 보호에 더 관심을 가져야 한다.지식 정보화된 경제가 창출하는 엄청난 경제적 잉여의 일부를 이들이 최소한의 인간적 삶과 행복을 누릴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에 사용하는 것을 반대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김종석 홍익대 경제학 교수 ˝
  • [열린세상] 교황의 한반도 해법

    상아탑에 갇혀 살던 필자에게 난데없이 대사(大使)라는 새로운 소임이 주어져 교황청에 파견받았다.현지에 부임하여 7월 4일에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에게 노무현 대통령의 신임장을 제정하였는데 필자의 제정사(提呈辭)에 대한 교황의 답변서(둘은 라틴어로 문서를 주고 받았다)에는 한반도 주변에 일고 있는 국제정치의 풍랑을 지켜보는 종교지도자의 혜안이 담겨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1984년에 한반도를 방문한 적이 있는 교황은 국민의 정부와 참여 정부가 “대화를 통해서 갈등을 해소하고 상호간에 대면하려는 공고한 의지”를 보이는데 희망의 실마리를 본다고 했다.휴전선을 사이에 둔 분쟁은 “동등한 군사력을 과시하는 데서가 아니라 오로지 상호신뢰로 풀어나가야 한다.”는 원칙하에 교황은 남북한의 “인내하고 과감하고 항구하며 사려깊게 지속되는 대화”만이 겨레에게 항속적 안정을 가져다 주고 “그것은 단지 두 나라의 화합만이 아니라 한반도가 위치한 주변 지역 전체의 공고한 안정을 가져다 주리라.”고 평가했다. 창경궁만한 넓이의 초미니국가이지만 전세계 12억 가톨릭 신자들의 정신적 모체인 교황청은 그 일간지 ‘로세르바토레 로마노’에 7월 한달에만도 이틀이 멀다 하고 한반도의 정치 상황을 외신으로 전하고 있다. 요한 바오로 2세는 필자에게 북핵 문제를 언급하면서 “대량살상무기,특히 핵무기가 점진적으로 평등하게 또 결연하게 폐기되어야 한다.”는 세 마디로 공식 입장을 표명했다. 서기 5세기에 로마 제국이 붕괴되던 시대를 살았던 아우구스티누스는 ‘평화(平和)는 정의(正義)의 열매’라고 설파하였다.개인간에도 사회에도 국가간에도 정의가 이루어지지 않는 한 표면적 평화는 패자의 죽음과 한시적 침묵을 의미할 따름이라는 말이다.지금 유럽의 지성인들은 아프간과 이라크와 팔레스타인,아니 아랍 세계 전체에서 들려오는 이 ‘침묵의 외침’에 괴로워 하고 있다.고대 그리스 현자들이 정의를 “각자에게 자기 몫을 돌려 줌”이라고 단언했음을 알고 있는 까닭이다. 정치가나 외교관의 귀라면 북핵문제에 관한 교황의 발언에서 한반도에서 핵무기가 “점진적으로 결연하게 폐기되어야 한다.”는 구절 사이에 끼어 있는 ‘평등하게’라는 단어를 놓치기 쉽다.세계의 현안문제에 중립적인 공평을 유지하고자 애쓰는 교황은 한편은 강대국의 핵우산 밑에 앉아 있고, 한편은 같은 강대국의 반세기 넘는 경제봉쇄에 온 국민이 아사지경인 처지를 지적하여 이 단어를 쓴 듯하다. 비록 그 정신적 지도력과 특사 파견으로도 부시의 이라크 침공을 막지는 못했지만 20세기의 언론으로부터 ‘평화의 사도’로 칭송받는 교황의 발언은 누구보다도 남한 인구 30%에 이르는 크리스찬,특히 인구 9%에 도달한 가톨릭 신자들에게 건네는 말이었다.성프란치스코의 기도대로 “미움이 있는 곳에 사랑을,다툼이 있는 곳에 용서를” 심겠다는 종교인들에게 교황은 “지나간 시대의 고통이 보다 나은 시대를 내다보는 자신감을 감소시켜서는 안 된다.인간에 대한 존중,정의와 평화의 항구한 추구라는 굳건한 바탕에서 한국의 현 시대와 미래를 정위시키라.”고 호소한다. 물론 교황은 정치인으로서가 아니라 종교인으로서 발언하고 있으며,인류와 민족의 역사는인간과 하느님의 두 의지가 밀고 당기면서 수행해나간다는 신학을 갖추고 있다.인류사의 지평선을 불안한 눈으로 지켜보는 83세의 노인은 한반도의 운명이 미국의 핵우산과 남한의 군사력에만 달려 있지 않고,한겨레가 국제정의를 구현하고 북한의 빈곤과 기아문제를 해결하는데 남한의 잉여가치를 내놓겠다는 도덕심에 의해서도 좌우된다는 가르침을 건네주고 싶었던 것이다.그리스도인들이 자기네가 믿는 하느님을 ‘역사(歷史)의 주님’이라고 부르는 까닭이다. 성 염 서강대 교수 주 교황청 한국대사
  • 부고 / 원로영화인 유재원씨

    원로 영화인 유재원(劉在元)씨가 21일 경기 고양시 탄현동 자택에서 별세했다.85세.고인은 니혼(日本)대 예술학부를 졸업한 뒤 영화계에 투신해 65년 유현목 감독의 ‘잉여인간’으로 대종상 영화제 편집상을 받은 60년대 한국영화계의 대표적인 편집감독이다. 유족으로 부인 김정식(金貞植)씨와 형종(亨鐘ㆍ한국신용평가정보 상무) 윤종(潤鐘ㆍ동아일보 문화부 기자) 성희(性喜)씨 등 2남1녀와 사위 김재록(金在錄ㆍ섬코퍼레이션 대표)씨가 있다.발인 23일 오전 8시 일산백병원.(031)919-0899.
  • [LOOK 아시아]1부 新 장보고 루트 르포 (15)고급품 명성 한국상품들

    |상하이 오일만특파원|상하이(上海)의 최대 번화가 난징둥루(南京東路)는 신흥 귀족(新貴族)들의 쇼핑가로 유명하다.명품족들의 집결지인 이스턴 백화점의 4층 휴대전화 매장은 모토롤라 노키아 에릭슨 등 유명 다국적기업들의 전시장이다. 그 중앙에 4000위안(60만원)이 넘는 고가품들이 따로 진열돼 있는데 삼성전자의 ‘애니콜’ 제품들로 가득찼다.매장 지배인 류화(劉華·35)는 “다른 제품보다 2배나 가격이 비싸도 애니콜을 찾는 사람이 끊이지 않는다.”고 즐거워했다. 애니콜은 중저가 시장에서 모토롤라와 노키아에 밀리지만 4000∼5000위안(60만∼75만원)대의 고급 제품 시장에서는 수년째 시장점유율 1위를 기록 중이다. 이렇듯 중국 대륙 곳곳에서 한국 상품들의 ‘선전’은 실로 놀랍다.만리장성보다 높다는 중국의 각종 경제 장벽들을 뛰어넘어 세계 최고의 제품들과 자웅을 겨루고 있다.삼성이나 LG 등 일부 가전제품들은 중국 시장점유율 1위로 뛰어오르며 기염을 토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 상품들이 모두 승승장구하는 것은 아니다.중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은 지난해 연말 기준으로 1만∼1만 2000개로 추정되지만 중국인들에게 확실하게 각인된 브랜드는 그리 많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중국의 세계무역기구(WTO) 가입 전후로 경쟁적으로 현지로 진출하고 있지만 저임의 인건비를 따먹는 ‘물량떼기’나 철지난 상품을 가져와 망신당한 사례도 적지 않다는 지적이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이효수(李曉秀)중국 본부장은 “미제나 일제와 달리 한국 제품은 중국 소비자들에게 아직은 중저가 상품으로 통한다.”며 “고급 브랜드로 인식을 심어줘야 살아남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고급 이미지 광고가 주효 실패도 있었다.90년대 후반까지 삼성전자는 양적 팽창 전략을 채택,중저가 시장으로 뛰어들었지만 브랜드 홍보 미흡으로 고전을 면치 못했다.3년 전부터 중국 전역에서 국내와 똑같은 브랜드 광고를 시작,최고급 상품이란 이미지를 굳혔다. 베이징 왕푸징(王府井)의 최대 백화점 신둥팡(新東方)이나 차오양취(朝陽區)의 타이핑양(太平洋) 백화점을 가보면 LG 가전제품들이 눈에 들어온다.중저가부터고가제품까지 폭넓은 사양을 갖춘 LG전자는 중국 진출 10년만에 중국인들에게 가장 친숙한 한국 브랜드로 발돋움했다. 지난해 LG의 중국 내 판매 성적은 참으로 화려하다.광스토리지(CD롬) 시장점유율 1위(25%,200만대) 전자레인지 1위(39.7%,150만대)다.뒤늦게 뛰어든 CDMA 휴대전화 시장에서는 지난해 60만대(12%)를 팔아 3위를 했다. LG 중국본부 최만복(崔萬福)부사장은 “중국 대리점의 개입을 배제하고 유통과정을 직접 관리하는 직판체제가 주효했다.”며 “전국 600여개 매장에 3000여명의 임시고용 사원들이 중국 대륙을 누비며 판촉 활동 중”이라고 밝혔다. ●기술로 승부 지난해 중국관영 CCTV와 인민일보가 공동으로 실시한 소비자 조사에서 오리온 초코파이는 63%라는 시장점유율로 4년 연속 파이제품 1위를 기록했다. 초코파이의 중국명은 하오리유(好麗友·좋고 멋진 친구).지난 95년 헤이룽장(黑龍江)성에 ‘오징어 땅콩’ 공장을 설립했다.한국에서 남아도는 잉여 설비로 지은 ‘중고 공장’이었다.결과는 대패로 끝났다. 중국이 결코 만만치않다는 것을 깨달은 경영진은 96년부터 회사 최고 제품인 초코파이를 들여왔고 설비도 최신 기술로 바꿨다.최고의 전략상품,최고의 기술로 승부를 건 것이다. ●특성에 맞는 현지화 전략 베이징 시내에서 동북쪽으로 30㎞쯤 떨어진 화이러우취(懷柔區) 공군실험기지(空軍實驗基地) 공사현장에서 대우 굴삭기가 부지런히 움직이고 있다.베이징 쓰우환루(西五環路) 공사 등 주요 건설현장에서 어김없이 볼 수 있는 것이 바로 대우 굴삭기다.지난해 3750대를 팔아 굴삭기 시장점유율 24%로 1위를 했고 올 4월 누계 판매 1만대를 돌파,저력을 과시했다. 96년 당시 대우 굴삭기는 거의 밑바닥을 맴돌아 결국 중국 시장에서 금기시된 ‘할부판매’로 승부를 걸었다.김동철(金東哲) 대우기계 베이징 지사장은 “할부판매 이후 다들 무리라고 말렸지만 전국 100여개의 A/S망을 만든 것도 판매 1위로 뛰어오른 비결”이라고 밝혔다. ‘매운 것을 먹지 못하면 남자가 아니다.(喫不了辣的 非漢子)’.상하이 시내버스의 광고판에서 볼수 있는 ‘신라면’의 광고 문구다.중국인들은 매운 음식을 즐기지 않는 데다 비교적 선호하는 컵라면도 아닌 끓여 먹는 신라면이 성공할 가능성은 상당히 낮았다.하지만 농심은 상위 5% 인구(6500만명)의 고소득층을 겨냥한 ‘선택과 집중’의 전략을 세워 돌풍을 일으켰다. 중국에서 타이어의 대명사는 금호 브랜드다.지난해 1000만개를 생산,국내외 업체를 통틀어 시장점유율 1위(20.5%)를 차지했다.중저가 시장을 타깃으로 삼은 금호는 가격을 3∼5% 높이면서 품질(주행거리)은 30%를 높였다.소비자에게 ‘고급이면서 가격은 저렴하다.’는 이미지 광고가 주효했다. ●쏘나타 1호 생산 베이징 시내에서 올들어 쏘나타 택시가 심심치 않게 목격된다.지난해 4월 베이징에 입성한 현대차는 12월23일 ‘쏘나타 1호’를 생산,중국 공략의 시동을 걸었다.2008년 베이징 올림픽의 표준 모델택시로 채택,돌풍을 예고하고 있다.2010년 50만대 생산체제를 갖추겠다는 베이징 현대차의 노재만(盧載萬) 대표는 “마이카 붐을 타고 최고의 자동차 메이커가 되겠다.”고 기염을 토했다. 숱한 좌절과 실패를 딛고 중국 시장에 진출한 한국 상품들은 현재 중저가의 중국제품과 세계 최고의 다국적기업들 사이에 낀 상황이다.한 차원 업그레이드한 고기술·고품질만이 생존경쟁에서 살아남는 유일한 무기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oilman@ ■셰청 SK그룹 현지법인 대표 |베이징 오일만특파원|중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의 화두는 ‘현지화’로 집약된다. 수교 10년 이후 수출기지에서 내수시장으로 공략 포인트를 맞춘 한국기업들에 현지화는 더이상 외면할 수 없는 절실한 과제가 된 것이다. SK그룹이 중국 현지화를 목표로 2년 전 출범시킨 SK차이나의 셰청(謝澄·42) 대표를 만나 중국 시장을 파고드는 다양한 전략을 알아봤다. 셰청 대표는 중국 쓰촨(四川)성 출신으로 칭화대(淸華大) 공정 물리학과를 졸업한 뒤 미국 퍼듀대에서 물리학과 전자공정학 석사 학위를 받고 인텔 본사와 인텔 차이나에서 근무한 경력을 갖고 있다. 현지화의 정확한 개념은 무엇인가. - 현지화는 단순히 현지인을 관리층으로 쓰는 것이 아니다.관리자가 중국인이든 외국인이든 총체적 관리 이념이 현지 문화와 융합돼야 한다는 의미다. 2년간 SK차이나 대표로서 일한 경험에 따르면 인간 위주의 경영원칙이 가장 중요하다.한국기업이 중국에 뿌리를 내리려면 기업의 응집력을 키워야 하며 ‘인간’ 자원이 핵심 역할을 한다. 중국 직원들이 ‘조수 역할’에 그치는 것이 아니고 열심히 하면 최고 경영층이 될 수 있다는 확신을 심어줌으로써 그들의 역량을 끌어내는 것이 관건이다.중국 직원을 저렴한 노동력으로만 보지 않고 기업의 일원으로 인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한국과 중국의 기업문화를 비교하면 어떤 차이가 있는가. - 역사적 문화적으로 두 나라는 통하는 것이 많지만 ‘속도’에서 차이가 난다.한국은 인구도 적고 면적도 작아 속도가 빠르고 단결심과 자아 보호의식도 강하다. 반면 중국은 대국으로 내부에서조차 ‘다양’한 문화적 배경을 갖고 있어 일의 속도가 느리다.반면 심리적으로 ‘개방화’의 특성을 갖고 있다. 문화적 충돌이 상존한 상황에서 한국 기업들의 올바른 현지화 방향은. - 중국 시장을 개발하는 것은 ‘바둑’을 두는 것과 같다.한 수 앞만 내다보지 말고 포석부터 장기적인 전략을 짜야 한다. SK그룹의 경우 중국에 ‘제2의 SK’를 구축한다는 거시 목표를 갖고 공동의 발전과 시너지 효과 등을 고려하면서 10년 이상을 준비해 왔다.세계화의 통로로 중국 시장을 생각하는 것이 중요하다. 중국에 진출한 한국기업들의 문제점이 있다면. - 한국 기업들의 중국 투자를 보면 효율성이 떨어지는 분산적인 투자를 많이 하는 것 같다.전체적이고 장기적인 전략 부재 때문이다. 중국 기업과의 협력이 중요하다.결국 마케팅이나 판매는 중국인과 중국 기업을 통해 구체화될 수밖에 없다.중국 사업을 자기 일처럼 생각하도록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한·중 쌍방의 수요는 명확하다.한국 기업은 중국의 시장을 바라고 중국 기업은 한국의 선진 관리와 제품 기술을 원한다. 협력 파트너 쌍방의 이익을 충분히 고려하는 선택이 필요하다. 한국 상품의 중국내 인지도는 어느 정도이며 어떤 마케팅 전략을 짜야 하는지. - 한국 제품이 중국에 들어온 시간이 그리 길지 않다.전자제품을예로 들면 몇몇 제품을 제외하고 일류 브랜드는 일본제로 인식돼 있다.한국은 그 뒤를 잇고 있다는 인식이지만 상대적으로 짧은 시간에 인지도가 높아진 것도 사실이다. 반면 삼성이나 LG의 브랜드는 미국과 유럽 기업보다 인지도가 앞선다.최근 한국제 문화·인터넷 게임의 강세도 브랜드 제고에 도움이 되고 있다. 한국 민족의 책임감,근면성도 중국 사람에게 강한 인식을 심어줘 한국 제품의 인지도를 높인 원인이 됐다. 중국에서 관시(關係)의 중요성은 어느 정도나 되는가. - 관시의 중요성이나 ‘지위’도 계속 변화 중이다.폐쇄된 시장이나 불균등한 시장,계획경제 하에서는 관시가 제일 중요했지만 현재의 중국 시장은 이 단계를 넘어섰다. 과거의 관시는 ‘안 되는 일을 하도록 만드는 것’이라면 지금의 관시는 ‘얼마나 빨리 일을 추진하게 하느냐’로 요약된다. 중국 정부의 정책이나 관리 방식도 굉장히 투명해지고 있다.지방정부의 투명화되는 속도가 중앙정부보다 빠른 느낌이 든다.
  • [밀레니엄] ‘경제, 거대한 사탄인가’ 弗 경제학자 지로와의 대담/노동생산 줄여야 공황 막는다

    신설되는 ‘밀레니엄’면에서는 국내외 정치·경제·과학기술 등의 큰 흐름과 그것이 우리에게 미칠 영향을 소개합니다.숨가쁘게 돌아가는 나날의 사건에서 벗어나 세계 사조(思潮)의 큰 줄기를 거시적으로 분석하는 미래지향적인 기획물을 싣습니다.새로운 현상을 분석하면서 변혁의 흐름을 제시하는 국내외 강연,외국의 기사·저서를 소개합니다.아울러 국내외 전문가들을 초빙,기획좌담 등을 통해 깊이있고 재미있는 읽을거리를 제공할 것입니다. 헤지펀드(환투기세력)의 공략,외환시장 붕괴,모라토리엄(지불유예),세계적금융위기,IMF(국제통화기금),뼈를 깎는 구조조정…. 21세기 문턱을 넘는 터널에서 인류는 통과의례를 톡톡히 치렀다.이제는 수요부족으로 인한 디플레이션 경고까지 나온다.이런 가운데 밀레니엄 대변혁기를 조망해보는 책이 나와 관심을 모으고 있다.‘경제,거대한 사탄인가?’(피에르 노엘 지로와의 대담,김교신 옮김,동문선). 작은 분량이지만 이 책은 지구 사회가 안고 있는 정치,경제,사회,문학과 사이버세계 등의 주제를 다루고 있다.철학박사이자 프랑스 언론인인 필리프 프티가 주요 이슈들에 대한 질문을 던지면,프랑스의 저명한 경제학자인 피에르 노엘 지로가 대답한다.필리프 프티는 프랑스의 지성들과 10여차례의 릴레이 대담을 하고 있다.책의 대담을 요약한다. 口오늘날 경제는 인간 행동의 ‘견본’이 됐다.만사가 경제로 설명된다는 ‘호모 에코노미쿠스(경제적 인간)’적 시각 또는 경제가 모든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경제 사탄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경제란 지나친 경의도,모욕도 받아 마땅치 않다.예컨대 노동시장이 시장원리대로 작동하면 각자는 전체 생산물 가운데 자신이 기여한 부분만큼을 요소소득으로 받는다는 경제학 개념이 있다.이는 ‘공정’과 관련된다.반면 ‘평등’은 정치적 개념이다.사람들은 평등을 공정으로 대체하면서 경제학과 정치학간의 불가피한 긴장을 피하려 한다. 口정부의 정책능력이 시장의 글로벌화로 인해 무력해졌다는 ‘금융시장의 독재’ 논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영토간 자본이동을 통제할 수 있었던 60년대에 국가는 자유롭게 성장론적인 통화정책을 추진할 수 있었다.하지만 펀드매니저,기업 자금담당,은행들이 국경을 넘나들어 투자하게 되면서 환율은 시장에 따라 결정되고 국가가 정책을 펼 운신의 폭은 상당부분 상실됐다.인플레정책을 펴려면 자본이탈을 각오해야 한다.반대로 돈을 맡기는 이들의 입장은 강화됐다.높은 이율을 따라 옮겨다닐 수 있기 때문이다. 口‘저축자들의 독재’를 우려하는 시각도 있는데?= 과거엔 저축자들이 정부의 독재 아래 있었다고 반박하고 싶다.그것도 소액저축자들이 최대의 피해자였다.큰 손들은 언제든 스위스로 달아날 방법이 있었지만 중산층 저축자들은 약탈당해 왔다. 口투자자들의 최대수익 추구도 이젠 더이상 ‘시장경제 법칙’이 아닌 ‘카지노 법칙’에 따라 이뤄지는 것 같다.= 인정한다.투기는 집단적 현상이 됐다.자본시장이 완전 자유화로 가면서 환율과 이자율 등 모든 가격이 시장에서 결정되다보니 불확실성이 커졌고,위험을 헤지(회피)하기 위한 옵션들,2차 파생상품들이 봇물을 이뤘다.2차상품의 본질은 위험 헤지다.그러나 수요공급의 법칙에 따라 위험을 부담하려는 이들이 있어야만 거래가 이뤄진다.이른바 투기꾼들이다. 환율,이자율,주가,원자재 가격 등 무엇이든 투기적 거래가 가능하다.투기꾼들은 초고수익을 위해 거품을 부풀리는 위험한 도박을 마다하지 않는다.그들이 한탕 챙겨 떠나 버리면 거품이 꺼지고 시장이 출렁인다.글로벌화는 이런 메커니즘을 전세계로 확산시켰다. 口분데스방크(독일연방은행)의 총재는 2차상품들이 금융시장을 실물경제로부터 완전히 분리시켰다고 비난했는데.= 실물경제가 굴러가려면 어떤 형태로든 금융이 반드시 필요하다.금융시장의 불안정성이 싫다고 그걸 없앨 수는 없다.2차상품시장 참여자는 투기꾼만이 아니다.정부도 ‘복권사업’으로 참여한다.투기를 더 높은 투자수익을 노린 금융수단간 ‘옮겨타기’로 정의한다면 SICAV(프랑스 투자신탁회사)에 돈을 넣은 소액투자자들도 다 투기꾼이다.투자자금이 투기적 자산인 주식에 일부 투자되고 있기 때문이다.문제는 투기냐 아니냐가 아니라,어느 정도이냐에 있다. 口자본이 설비투자 등 실물경제로 흐르지 않고 더 높은 수익률을 좇아 위험한 금융수단 사이를 옮겨다니는 것은 문제 아닌가?= 투기가 심해지는 원인을 알아야 한다.지난 97년 아시아의 금융위기를 초래한 원인이 화폐와 주식시장을 공략한 투기꾼들이란 점을 부인할 수 없다.그러나 그 전에 증시와 부동산에는 이미 투기거품이 있었다.첫째,정부가 은행을 제대로 통제하지 못했기 때문이다.은행은 돈을 부동산,주식 등에 투자하는 기업에 빌려줬다.둘째,이런 나라들의 특징은 내부 분배가 매우 불공평했다는 점이다.투자처를 찾던 극소수의 부자들은 실물부문 투자수익률이 금융부문 수익률보다 훨씬 낮다는 걸 간파한다.소득불균등으로 인해 생산해봤자 수요가 낮기 때문이다.그러나 실물 뒷받침없이 늘어난 잉여자본은 거품붕괴와 함께 결국 터지고 마는 법이다.정부는 은행의 투기적 대출을 엄격히 감시하고 국내소비를 진작시켜 실물부문의 수익률을 높여야 한다. 口글로벌화에 관한 많은 비판 가운데 글로벌 기업이 국가간 불평등을 이용하고 있다는 얘기가 있다.불평등이 더 심화될 위험은없는가?= 경험에 따르면 선진국내에선 빈부격차가 심해져도 나라간 빈부격차는 오히려 줄어들었다.한국,타이완 등 신흥공업국이나 중국,인도,러시아,브라질 등은 빠르게 선진국을 따라 잡으려 한다.선진국내 빈부격차가 가속화된 것은 ‘경쟁률 높은 일자리’가 국제사회에 개방되면서,여기서 해고된 사람들이거센 국제경쟁의 외곽지대에 놓인 허드렛 일자리로 떨어지기 때문이다.한국등 ‘아시아의 용들’외에도 앞으로는 중국,러시아,인도 등 인구나 기반산업,저력 면에서 훨씬 위협적인 국가들이 선진국 따라잡기에 나설 것이다.선진국에서 경쟁률 높은 일자리의 파괴는 훨씬 가속화될 수 밖에 없고 이는 ‘중간계급의 축소’를 불러올 것이다.그렇게 되면 마르크스의 예언대로 전세계적 소비저하-자본과잉-공황의 연쇄고리가 또 한번 작동될 지도 모를 일이다. 口이런 재앙의 시나리오에서 중간계급을 구해내는 방법은 무엇인가?= 소비부족과 과잉생산은 동전의 앞뒷면이다.노동자에게 더 소비할 수단을 주거나 덜 일하게 해야 한다.나는 후자가 바람직스럽다고생각한다.‘돈대신 시간’이다.문화와 정치에 짬을 내줄 수 있기 때문이다. 口그렇다면 글로벌 경제에서 국가는 무력한가?= 그렇지 않다는 것이 최근의 결론이다.특히 분배의 형평에는 국가개입이 필요하다.다만 현실적인 한계를 인정하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인플레 정책,세수(稅收)의 사용처를 정하는 예산상의 힘,공적 일자리의 창출,최저임금을 준조세로 보전하는 정책 등 정부는 많은 카드를 갖고 있다.다만 정책이란 갑에게서 빼앗아 을에게 주는 것이기 때문에 분쟁의 소지가 늘 뒤따른다.때문에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할 뿐이다. 손정숙기자 jssohn@ ■피에르 노엘 지로/ “미국주도의 세계화 반대 투명경영 신뢰회복 시급” 피에르 노엘 지로(Pierre Noel Giraud·53)는 미국 주도의 세계화에 반대하는 프랑스의 경제학자이다. 수재들만 입학한다는 명문 그랑제콜의 하나인 폴리테크니크를 졸업했고,현재는 그랑제콜인 파리 광산학교(Ecole des Mines)의 경제학 교수로 재직중이다.파리 9대학에서도 강의한다. 지로는 세계화와 금융문제를 주로 연구하는 세르나(Cerna·산업경제연구소) 소장직을 맡고 있다.그는 “불평등의 책임은 기술진보에 있지 않고 세계화에 있다.”며 세계화의 폐해를 지적한다. 세계화되면서 국민의식의 경제적인 토대가 사라졌다고 통탄한다. 지로는 9월초 프랑스 유력신문인 르몽드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자본주의를 비난하기보다 빨리 찬양했다.”고 토로하면서도 현재 세계가 겪고 있는 경제위기가 근본적으로 1930년대와 다르다고 진단했다.미국 엔론사의 분식회계에서 드러났듯 투자자들은 이제 기업의 분식회계를 걱정하고 있다고 말해 경제위기의 원인이 신뢰상실에 있다고 지적했다. 앨런 그린스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구사해온 금융 ‘마법’도 더이상 통하지 않아 기업 신뢰 상실에 따른 제2의 엔론사태가 계속된다는 얘기다.하지만 이런 위기는 금융시장에 내재돼 있던 것이며 전혀 새로운 현상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그는 “신뢰가 무너졌다는 충격 때문에 우리는 자본주의가 훨씬 불안정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됐지만,불안정성은 자율적인 조정기능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현재의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는 첫째 방안은 회사 경영진들의 속임수와 분식회계에 소액 주주들이 맞설 수 있는 제도가 마련돼야 한다는 것이다. 둘째 정보의 비대칭성에서 벗어나 정보를 투명하게 공유할 수 있는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마지막으로 스톡옵션을 규제해야 한다. 문제는 국제금융시장이 그동안 눈부신 발전을 해왔지만 규제는 항상 이런 제도개혁보다 늦다는 것이라고 지로는 지적했다. 박정현기자 jhpark@
  • [열린세상] 다시 생각하는 주5일 근무제

    “주5일 근무를 실시한 이후 직원들의 업무 집중도가 높아지고 피로도가 낮아져 전체적인 생산성은 높아진 듯하다.… 토요일 근무의 경우 대부분의 직장에서 정상적으로 이루어지지 않아 효율성을 떨어뜨리고 피로도만 높일 뿐이다.”(주)대교의 이아무개 부장의 말이다.이 솔직한 발언은,주5일 근무제를 도입하는 경우에 “생산성 감소,노동비용 증가,임금 상승으로 인한 물가상승”이 온다고 걱정(위협)하는 재계와 기업가들의 논리에 대한 정면 반박이다. 노동시간을 단축하는 경우 노동비용이 증가하여 생산성이 감소한다는 가진자들의 논리는 사태를 너무나 정태적으로 본 것이다.그들은 노동시간 단축으로 인해 업무집중도가 높아지고 직원들의 사기가 올라갈 수 있는 동태적 과정을 이해하지 못하거나 애써 감추려고 한다.다른 한편으로 별로 효율도 없는 토요일 근무를 고집함으로써 절대적 잉여가치 생산을 더 많이 하려고 하거나,아니면 자상하게도 일하는 사람들이 휴가나 여가의 달콤한 맛에 중독(?)되지 않게 예방하려 한다. 그들은 임금 상승으로 물가인상이 된다고 하지만 임금 인상에도 불구하고 이윤의 폭을 줄이면 물가 인상은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모른다.자기 이익 위주로만 생각하기 때문이다.나아가 노동자들도 소비자들인데 이들의 구매력을 줄이기만 하고 반면에 생산성만 끊임없이 높이면 생산과 소비,공급과 수요의 격차가 갈수록 벌어져 불경기,공황,대공황이 온다는 경제 원리조차 모른다.경제를 크게 보지 못하고 자기 발등의 불만 보기 때문이다. 그들은 또한 해외의 경우 전례가 없다는 식의 논리를 펴다가 해외에서도 많이 하고 있고 오히려 우리만 예외적으로 안 하고 있다고 하면 그에 대해 아직 우리가 하기엔 시기상조라고 반박한다.하지만 이제 주5일 근무,나아가 과감한 노동시간 단축 운동은 시대적 대세가 되었다.그 누구도,그 어떤 논리도 이를 가로막을 순 없다.왜냐하면 이것은 일하는 사람들이 자신의 삶의 시간을 되찾고자 하는 ‘시간주권' 운동이며 ‘삶의 자율성' 운동이기 때문이다. 이제 노사정위원회에서 합의가 잘 되지 않자 정부가 나서서 입법을 추진하고 있다.6일에 입법예고한 정부안의 내용을 들여다보면 차라리 원점에서 다시 시작해야겠다는 인상이 든다.우선 시행시기를 일괄적으로 하기보다는 업종과 규모에 따라 연차적으로 하는 것까지는 좋은데 이것이 앞으로 4년이나 걸리게 되어 있다.또 학교의 경우는 중소기업의 시행 시기에 맞춘다고 되어있는데 이것도 사실상 질질 끄는 전술이다.차라리 아이들과 청소년들이 토요일날 갈 수 있는 문화 공간,특별 활동 공간,창작 공간 따위를 많이 만들어 주5일제를 선두에서 촉진하는 식으로 가야 옳다. 나아가 4년이 지나도록 적용이 안 되는 곳이 있는데 상시 근로자 30인 미만의 영세사업장이다.현재 총 노동자 1300만명의 60%인 800만명 가까이가 그러한 영세 사업장에 종사하고 있는데 이들에게는 별도의 대통령령이 적용된다고 함으로써 사실상 주5일제 근무에서 제외했다.그런데 따지고 보면 노동시간 단축이 가장 필요한 곳이 바로 이런 영세사업장이다. 이들은 저임금에 무노동권,그리고 높은 산업재해 위험에다 장시간 노동에 고통받고 있다.일하는 사람들의 삶의 질을 드높임으로써 생산성을 향상시키려 한다면 오히려 이들부터 먼저 적용해야 한다. 그 외 일요일 무급화 논의나 생리휴가 무급화는 갈수록 ‘무노동 무임금'을 경직되게 적용하는 것이다.농부들은 소에게 일하지 않는 한겨울에도 먹고살게 여물을 주었다.자본가는 말로는 ‘한 가족'이라 하면서도 사실은 노동자들이 가정과 학교에서 노동력을 잘 만들어 오면 그것을 거의 덤핑 가격으로 가져간다. 이제 발상을 바꾸어야 한다. 한국 경제가 인간 냄새 물씬 풍기는 방향으로 가려면 경제의 근본 철학부터 바꾸고 그에 기초해 제도와 문화,구조와 의식을 근본적으로 뜯어고쳐야 한다.막연히 시간이 간다고 저절로 될 일이 아니다. 강수돌 고려대 교수 경영학
  • ‘생명윤리법’ 복지부 주관

    정부는 25일 최근 보건복지부와 과학기술부가 각각 추진중인 생명윤리 법률과 관련,복지부 주관으로 단일 법률안을 만들어 올 정기국회에 제출하기로 했다. 정부는 이날 김진표(金振杓) 국무조정실장 주재로 관계 차관회의를 열어 양부처가 협력해 생명윤리 문제와 국내 생명공학기술 발전을 함께 고려하는 방향으로 단일법률 제정을 추진하기로 했다. 정부는 생명윤리관련법 제정은 복지부가 현재 마련중인 법률안을 토대로 하되,생명윤리와 관련된 연구의 허용 및 금지범위 등에 관한 사항은 ‘생명윤리위원회’에서 결정하기로 했다. ‘생명윤리위원회’는 복지부와 과기부가 공동 간사를 맡아 종교·과학계관계자 등 민간인들도 포함시켜 구성하기로 했다. 정부 관계자는 “단일 법률안을 마련한 뒤 공청회 등을 거쳐 내달부터 입법 절차를 본격 밟을 방침”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복지부와 과기부가 인간개체 복제금지 및 냉동잉여 배아,성체줄기세포를 이용한 연구허용 등에 대해선 이견이 없으나 유전자치료에 대한 범위,정보이용 등에 대해 현격한 입장 차이를 보이고 있어 생명윤리위원회 논의과정에서 진통이 예상된다. 최광숙기자 bori@
  • [사설] 인간배아 복제 기준 엄격해야

    과학기술부와 보건복지부가 각각 국무조정실에 제출한 법률 시안에 따르면 체세포 복제에 의한 인간배아 복제 연구가 사실상 허용될 모양이다.두 부처시안 모두 체세포 핵이식의 인간배아복제 허용 문제를 특별기구의 심의·검토사항으로 위임했다.얼마 전까지 과기부와 복지부는 산하 자문위 시안이나 공청회 발표안 등을 통해 체세포 복제의 금지를 명문화했었다.종교계는 물론 여러 시민단체들은 이처럼 정부가 명시적으로 배아복제를 금지하지 않는 데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인간개체 복제로 이어질 가능성이 큰 배아복제인데,정부가 위험하게도 유보적인 태도로 돌아섰다는 것이다. 우리는 체세포를 제공한 사람과 유전 정보가 100% 똑같은 복제인간의 탄생에 대한 시민단체 등의 우려에 전적으로 공감한다.그러나 인간개체 복제는 법률을 제정해 강력하게 막아야 하지만,개체복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 드넓은 개연성 때문에 인간배아 복제를 법으로 원천 봉쇄한다는 것은 옳지 못하다는 생명과학계와 의학계의 주장 또한 매우 설득력이 있다.과학자들이 이처럼 허용받고자 하는 체세포 복제 방식의 인간배아나,연구 허용이 기정사실화된 냉동 잉여배아나 모두 210여 인간장기로 분화하는 배아의 줄기(幹)세포를 얻는 한 방편일 뿐이다. 그러나 체세포 복제에서 나온 장기는 이식할 때 거부반응이 없는 완벽한 대체 장기지만,잉여배아에서 나온 장기를 이식할 때 이처럼 거부반응이 없을 확률은 10만분의1 정도라고 한다.거부반응 없는 이상적인 대체 장기를 이식할 수 있다면 지금의 수많은 난치병이 치료 가능하게 된다는 사실에 주목할때,많은 사람들은 정부의 명시적 인간배아 복제금지의 철회를 찬성할 수도 있을 것이다.정부 시안은 동시에 인간개체 복제에 10년형의 엄벌을 명문화하고 있다.우리는 인간개체 복제금지를 근간으로 하는 정부 시안의 조속 입법을 거듭 촉구하면서,사실상 허용된 인간배아 복제가 엄격한 기준을 통해 허용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자 한다.
  • 헷갈리는 생명윤리법안

    생명윤리 관련 법안을 독자적으로 마련하고 있는 과학기술부와 보건복지부가 번갈아가면서 법률안을 발표,혼란을 야기시키고 있다. 민감한 사안임에도 불구하고 유사한 내용의 법안을 두 부처가 각각 추진,행정력 낭비를 초래하고 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부처간 갈등을 조정해야 할 국무조정실의 업무조정능력에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과학기술부는 인간복제를 시도할 경우 징역 10년의 중형에 처할 수 있다는 내용을 담은 ‘인간복제금지 및 줄기세포연구 등에 관한 법률안’을 마련,국무조정실에 제출했다고 18일 밝혔다. 보건복지부도 지난 15일 보건사회연구원에서 열린 공청회에서 ‘생명윤리 및 안전에 관한 법률안’을 발표했다.복지부는 이에 앞서 지난 11일 법안을 국무조정실에 제출했다. 두 부처는 입법 범위가 각기 다르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인간복제를 금지하고,치료 목적에 한해 냉동배아 연구는 허용하는 등의 핵심 내용은 같다.쟁점이 되고 있는 배아복제 및 이종간 교잡 연구 허용문제도 결론을 유보했다. 과기부안에 따르면 인간복제에 대한 연구 및 실험을 할 경우 과기부 장관에게 현장검사 및 시료채취 등의 권한을 부여했으며,냉동잉여배아를 이용한 배아줄기세포연구를 허용했다. 또 국무총리 직속으로 신설되는 ‘생명과학윤리·안전위원회’에서 체세포핵이식 기술을 이용한 배아복제 및 이종간 교잡 등을 검토,결정하기로 했다.유사한 법안을 두 부처가 추진한다는 비난을 감안한 듯 과기부는 지난해 5월 생명윤리자문위원회가 제시한 권고안 중 배아관리와 정자·난자매매,유전자검사·치료 등은 사안별로 별도의 입법을 추진키로 했다. 한편 복지부는 공청회를 통해 어떤 목적이든 체세포 복제는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정자·난자의 제공과 채취도 일정기준과 자격을 갖춘 기관에서만 가능토록 하겠다고 밝혔다. 또 배아연구에 이용될 수 있는 배아의 조건을 수정후 14일 이내로 제한하고 배아이용은 불임치료법 및 피임기술 개발,질병치료를 위한 배아줄기세포연구 등으로 범위를 한정했다. 국무조정실은 두 부처가 낸 법안을 검토한 뒤 조만간 입법 주관부처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함혜리기자 lotus@
  • [사설]인간복제 금지입법 화급하다

    공청회를 통해 공개된 보건복지부의 ‘생명윤리 및 안전에 관한 법률 시안’에 큰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병든 것을 대체할 새 인간장기를 생산할 수 있거나 잘못된 유전자를 찾아내 치료할 수 있을 때 지금의 난치병들은 쉽게 고쳐진다.14일이 지나지 않은 수정란 세포덩어리를 인간배아라 하는데,이것의 핵심 부분으로서 210여개 특정 장기로 분화하는 배아줄기세포를 생명과학자들이 실험실에서 얻어낼 때 대체장기의 대량생산 길이 트인다.이처럼 중요한 배아줄기세포의 원천인 인간배아를 얻는 데 인간복제 문제가 걸려있어,과학계 종교계 등의 주시 속에 행정부가 법안을 마련한 것이다. 복지부 시안은 불임부부 치료에 사용하다 남은 냉동 잉여배아 중 5년이 지난 것을 이용하는 인간배아 연구를 허용했다.대신 핵 제거 난자에다 귀·혀 등의 인체 세포 핵을 융합하는 체세포 핵이식 방식으로 배아를 창출하는 것을 금지했다.이 ‘체세포 인간배아 복제’방식에서 나온 줄기세포의 장기는 잉여배아 방식과는 달리 이식 때 거부반응이 전혀 없다.그래서 우리는이를 금한 복지부 시안에 과학자들이 반발하는 것을 이해할 수 있다.그러나 체세포복제 인간배아를 실험실에서 장기로 키우는 대신 여성 자궁에 착상하면 그대로 복제인간이 태어나기 때문에,우리는 이를 금한 것이 타당하다고 본다. 우리는 인간복제 금지를 요체로 하고 있는 이 시안이 빠른 시일내에 법률로 제정되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자 한다.생명공학계의 반발,배아의 생명성을 들어 인간배아 연구를 전면 금지하자는 종교계의 주장도 일리가 있지만,이것이 조속 법률제정의 걸림돌이 되어서는 안된다. 비슷한 시안을 내놓은 부처간의 갈등으로 법제정이 지연돼서도 안된다.왜냐하면 미국의 클로네이드사 등 인간복제에 집착한 외국회사들이 인간복제 금지법이 없는 우리의 현 상황을 ‘복제인간 첫 출현지’로 악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 첫 복제 인간배아 임신 8주째…윤리논쟁 재점화

    불임여성이 ‘복제 인간배아’를 이용해 임신한 사실이 밝혀지면서 생명윤리에 대한 논란이 다시 뜨겁게 일고 있다.예정대로라면 연내 복제인간 1호가 탄생할 것으로 보인다. ◆연내 첫 ‘복제인간’ 탄생할까=이탈리아 인공수정 전문의 세베리노 안티노리 박사가 이끌고 있는 인간복제 프로젝트에 참여중인 한 불임여성이 임신 8주째를 맞았다고 영국의 과학전문지 ‘뉴사이언티스트’가 5일 보도했다. 잡지는 안티노리 박사가 최근 아랍에미리트연합(UAE)에서 열린 한 회의에서 “인간복제 프로젝트에 참여중인 5000명의불임부부중 한 명의 여성이 임신 8주째를 맞았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안티노리 박사의 말이 사실이라면 이 여성이 임신한 태아가 태어나면 최초의 복제인간이 된다.안티노리 박사측은 언론의 확인요청에 긍정도 부정도 거부했다.임신한 여성의 소재지 등에 대해서도 함구했다.안티노리 박사는 지난해 인간배아를 이용한 인간복제 계획을 발표했었다. ◆전문가들 비난 봇물=영국의 포유류 복제 전문가 리처드 가드너는 “윤리성을 따지기에 앞서 이같은 임신은 현재의 과학수준에서 매우 무책임한 시도”라고 평했다.이어 “배아의 성장과정에서 염색체에 대한 측정과 통제가 불가능하다.”면서 “복제포유류는 기형 조산 유산뿐만 아니라 암 등 불치병을 타고 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매사추세츠 복제과학기술연구소의 루돌프 재니시는 “안티노리 박사는 복제인간 프로젝트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주장했다.스코틀랜드 과학·종교·기술프로젝트 교회 도널드 브루스는 “복제인간의 권리도 존중돼야 한다.”면서 “안티노리 박사의 프로젝트는 건방지고 위험한 발상”이라고 비난했다. ◆양날의 칼=지난 96년 7월 영국 로슬린연구소가 최초의 복제양 ‘돌리’를 만들어낸 뒤 소 돼지 등 세계 곳곳에서 각종 동물 복제가 이뤄지고 있다. 그러나 로슬린연구소는 ‘돌리’가 퇴행성 관절염을 앓고 있으며 정상적인 양에 비해 조기 노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밝혔다. 도쿄의 국립전염병연구소도 12마리의 복제쥐 가운데 10마리가 폐렴과 간질환 종양 등을 앓아 정상 쥐보다 일찍 죽었다고 발표했다.인간배아 복제 지지자들은 연구의 목적이 인간복제가 아니라 신경중추 등 조직재생과 기술개발,알츠하이머 등 불치병치료에 있다며 필요성을 주장한다. 영국 의료윤리공고지 편집장 리처드 닐슨은 “과학의 진보가 오·남용되지 않고 인류를 구하려면 안전장치가 필요하다. ”며 “복제인간을 둘러싼 윤리·과학적 문제가 드러난 만큼 이를 금지하는 국제적 차원의 입법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주현진기자 jhj@ ■'생명윤리기본법' 9월 국회통과 예정. 우리나라는 ‘인간복제’를 철저히 금지하자는 입장이나 구체 입법은 아직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과학기술부 관계자는 7일 “생명윤리자문위원회의 ‘생명윤리기본법’이 아직 각계 의견조율을 끝내지 못한 상태다.”면서 “그러나 늦어도 오는 9월 정기국회에서는 통과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인간복제는 절대 금지하고 냉동 잉여배아를 이용한 줄기세포 연구는 난치병치료 등의 목적을 위한 범위내에서 허용한다는 방침까지 확정된 상태다. 그러나 체세포 복제를 이용한 실험에 대한 찬반논란이 아직계속되고 있어 법안이 확정되지 못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영국의 복제양 ‘돌리’에 이어 지난 99년 2월서울대 수의학과 황우석(黃禹錫) 교수에 의해 소의 체세포를 복제한 송아지 ‘영롱이’가 탄생했다.
  • 인간배아 연구 加도 허용 방침

    [로스앤젤레스 연합] 캐나다는 줄기세포에 대한 의학적 연구 목적을 위해 인간 배아와 낙태 태아의 조직을 이용하는것을 허용할 것이라고 글로브 앤드 메일지가 2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연방정부 산하 캐나다보건조사연구원(CIHR)이 마련,4일 공식 발표될 예정인 인간배아에 대한 새 법규를 입수,이같이 전했다. 새 법규에 따르면,부모의 동의 아래 기증된 잉여 인간배아에 한해서만 공개적으로 지지받는 줄기세포 연구가 허용되며,연구비가 지원된다.단 임신 여성이 낙태할지,계속 임신할지 여부를 결정하는데 과학자들이 압력을 가해서는 안된다. 또한 공적 자금을 지원받는 과학자들은 연구 목적만을 위해 실험실에서 인간 배아를 생산 혹은 복제하는 행위가 여전히 금지된다. 이 신문은 캐나다의 법규가 미국에 비해 덜 제한적이지만,줄기세포 연구를 위해 인간 배아의 생산·복제를 허용하는영국보다 엄격하다면서 미국와 영국의 중간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생명윤리에 대한 논쟁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줄기세포 연구와 관련,CIHR의 법규는 의회에서 정식 법이 제정될 때까지캐나다 과학자들의 유일한 지침이 될 것이라고 이 신문은 지적했다.
  • 한·일 문화월드컵 어떻게/ 그라운드 밖서 펼치는 지구촌 향연

    단순히 자기 나라 팀의 승리,축구 달인들의 묘기와 그림같은 팀플레이를 보기 위해 전 세계가 월드컵을 기다리는 것은 아니다.월드컵은 생의 환희를 폭발적으로 고양시키는대 스케일의 축제로서 우리들을 매혹시킨다.월드컵의 축제적 진면목,공동개최국 일본의 축제문화,주요 국내 월드컵문화행사 소개를 통해 보다 알찬 ‘축제로서 월드컵 즐기기,월드컵 문화축제 즐기기’를 준비해본다. ■한국에선. ‘월드컵을 통해 한류열풍의 열기를 전세계로 확산시킨다.’ 월드컵축구대회를 앞두고 문화행사를 준비하는 사람들의발길이 바쁘다.이들에게 월드컵은 중국,베트남 등 아시아여러 곳에서 불고 있는 한국문화 열풍을 전세계로 퍼뜨리기 위한 절호의 기회다.특히 한국문화의 독창성과 보편성을 드러내는 문화축제를 통해 ‘문화한국’의 이미지를 확산시켜 나가기 위한 준비가 한창 진행중이다. 중앙단위에선 문화관광부를 중심으로 국립중앙박물관,국립중앙극장,예술의전당,서울예술단 등 15개 문화예술기관·단체가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조선시대 풍속화전’‘남산골 사랑대축제’‘동방의 등불,한국’기획전 등 24개의 굵직굵직한 프로그램들이 ‘외국인 문화전도사’들을기다리고 있다. 지방단위에선 10개 월드컵 개최도시들이 ‘세계와 함께하는 지방’이란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그 도시만의 특화된 이미지를 최대한 반영한 77개의 문화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그 중 ‘종묘대제 봉행’(서울) ‘한일 해변민속축제’(부산) ‘한국전통의상 2000년전’(대구) ‘심청 축제’(인천) ‘동방의 빛 광주’(광주) ‘처용의 북울림’(울산)‘한지 페스티벌’(전주) ‘제주 해녀축제’(제주) 등이독특한 지방문화를 선보임으로써 외국인들의 눈길을 모을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문화축제는 해외에서도 이어진다.문화관광부는 다음달부터 4월말까지 월드컵 본선진출국을 대상으로 ‘문화사절단’을 파견할 예정.독일 아일랜드 터키 세네갈 남아공 등 5개국에선 전통음악과 춤 공연행사를 벌이며,베트남·중국에선 각각 10주년,40주년 수교를 기념한 전통예술단 공연및 영화제 등을 펼친다. 임창용기자 sdragon@ ■일본 열도 '사카마쓰리'로 들썩. 단순히 자기 나라 팀의 승리,축구 달인들의 묘기와 그림같은 팀플레이를 보기 위해 전 세계가 월드컵을 기다리는 것은 아니다.월드컵은 생의 환희를 폭발적으로 고양시키는대 스케일의 축제로서 우리들을 매혹시킨다.월드컵의 축제적 진면목,공동개최국 일본의 축제문화,주요 국내 월드컵문화행사 소개를 통해 보다 알찬 ‘축제로서 월드컵 즐기기,월드컵 문화축제 즐기기’를 준비해본다. “일본은 지금 ‘사카마쓰리’(축구축제)가 한창이다.축구의 인기가 하늘 높은 줄 모른다.”일본이 지지난해 컨페더레이션스컵 축구 결승전에 진출했을 때 한 신문이 현지의들뜬 분위기를 전하기 위해 보내온 기사의 첫 대목이다.마쓰리,즉 축제의 나라 일본.수천종에 이르는 일본 고유의마쓰리에 실제로 ‘사카마쓰리’란 것이 있는 건 아니다. 하지만 일본인들이 축구를 통해 축제의 카타르시스를 느끼고 일본 축구의 부흥 과정 자체가 ‘마쓰리’의 대량생산과정과 유사한 점에 생각이 미칠 때 ‘사카마쓰리’란 표현이 매우 유의성있게 느껴지지 않을 수 없다. 마쓰리는 신을 향한 인간의 바람과 감사에서 출발했다.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는 신사를 중심으로 그 지역주민들에 의해 오랫동안 행해져온 집단적,종교적 제사다. 하지만 이러한 전통적 마쓰리 외에 일본에는 현대적 마쓰리가 함께 성행한다.현대적 마쓰리는 70년대 중반부터 80년대까지 집중적으로 만들어졌다. 50∼60년대 고도경제성장의 부산물로서 중앙집중화·지방과소화 현상이 심하게 나타나자 침체된 지역사회를 재생해 보려는 지역활성화 정책으로 ‘무라오코(村起)’‘정주권구상’이란 이름하에 많은 지역에 마쓰리가 파종된 것이다.삿포로시의 유키마쓰리(눈축제),고베시의 고베마쓰리,고치시의 요사코이 나루코 오도리 등은 지역 주민들이 1년내내 손꼽아 기다리는 현대적 마쓰리들이다. 일본인들이 이처럼 마쓰리를 좋아하고 열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무엇보다 마쓰리에는 엄숙함을 주조로 한 제사의국면과 소란과 난장으로 이어지는 축제의 국면이 함께 어우러지기 때문이다. 김양주 배재대 외국학대 교수는 “요사코이 마쓰리에참가한 경험이 있는 한 여고생으로부터 춤을 추는 마쓰리 행렬에서 머릿속이 하얗게 비는 경험을 했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며 “일본인들은 마쓰리를 통해 자신이 속한 집단을 재확인하고 다시 태어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말한다. 일본프로축구 J리그의 출범도 지역정체성을 강화하기 위한 수단으로 출발했다는 점에서 마쓰리의 생산과 유사한 점이 많다. J리그는 80년대 거품경제로 자본잉여를 갖게 된지방정부와 기업이 지역공동체 화합을 끌어내기 위한 목표로서 축구에 투자하기로 결정함으로써 93년 5월에 시작되었다. 이바라키현의 해안도시 가시마의 경우 ‘가시마 안트라스’팀의 첫해 우승으로 지역경제 활성화는 물론 도시를 빠져나가는 젊은이들의 수가 현격하게 줄어 들었고 심지어폭주족까지 사라졌다는 보고가 있을 정도로 이런 투자는주효했다.일본축구는 여기에 스포츠가 곧 국가권위의 지표라는 민족주의까지 결합돼 만반의 준비로 2002년 월드컵대회를 기다리고 있다.이번 월드컵 대회는 지역을 넘어 이제또 하나의 축제,국가적인 ‘사카마쓰리’의 현장이 될 듯하다. 신연숙기자 yshin@
  • [정책갈등 해법] (1)생명윤리법 제정

    생명과학 연구의 가이드라인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내고 생명의 존엄성을 확보하기 위해 생명윤리법 제정이추진된 지 2년째.그동안 생명과학 기술은 눈부신 발전을거듭하고 있고 정부 차원에서 차세대 성장엔진이 될 생명공학(BT) 기술연구에 전폭적인 지원을 공표하고 나섰지만정작 연구의 가이드라인이 될 생명윤리법 제정은 답보상태다. 사안 자체가 워낙 민감한데가 생명공학 육성의 주무부처인 과학기술부와 국민 보건·의료 수준의 향상을 추구해야 하는 보건복지부가 각기 법 제정을 추진,정부의 단일 법안 도출이 늦어지고 있는 까닭이다. 지난해 과기부 생명윤리자문위원회는 생명윤리기본법 골격안을 발표했고,보건복지부는 지난달 29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연구용역 결과를 통해 법 시안격인 ‘생명과학관련 국민보건 안전·윤리 확보방안’을 내놓았다. 두 부처가 법 제정을 둘러싸고 줄다리기를 하고 있는 가운데 시민단체들은 “생명윤리법 제정을 더 이상 미룰 수없다.”며 생명윤리법 제정운동을 본격화하고 나섰다. 참여연대 시민과학센터는 생명윤리법 공동캠페인단과 함께 7일 서울 안국동 참여연대 강당에서 ‘생명윤리법 제정 긴급 토론회’를 갖고 생명윤리법의 조속한 제정을 촉구했다. 생명윤리법 제정문제를 시작으로 부처간 조정이 안 되고있는 정책과제 12건을 선정,그 해법을 찾아본다. ◆과학기술부 입장=(발표자 과기부 생명환경기술과 장현섭사무관) 최근 생명공학은 IT(정보기술) 등 배후기술의 발전에 힘입어 광범위한 분야에서 매우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다. 생명공학기술 발전의 수혜에 대한 반대급부로서의 생명윤리문제는 그동안 꾸준히 관심의 대상이 돼 왔다.그 해결방안 모색을 위해 과기부는 지난 2000년 11월부터 1년간 생명윤리자문위원회를 구성·운영하는 등 검토를 지속해 왔으며 현재 관련 부처와 입법내용 등에 관한 협의를 진행하고 있는 상태다. 이처럼 입법이 진행 중인 상황이지만 생명공학을 육성해야 하는 주무부처로서 막대한 경제적 부가가치 창출,난치병 질환의 근원적 해결 등 경제·사회복지 측면에서 파급효과가 지대한 줄기세포 연구를 주요 내용으로하는 ‘세포응용연구사업’을 21세기 프런티어연구개발사업으로 추진키로 했다. 줄기세포 연구는 관련 기술이 본격적으로 개발된 것이 세계적으로도 불과 2∼3년밖에 되지 않고,현재의 우리나라기술수준도 선진국에 그다지 뒤지지 않기 때문에 충분히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다만 배아 줄기세포의 연구에 있어서는 생명윤리에 관한논란이 있으므로 입법을 감안한 소정의 제한은 불가피하다는 것이 과기부의 입장이다. 즉,줄기세포 연구를 추진함에 있어 성체(成體) 줄기세포·동물줄기세포 등을 이용한 연구분야부터 추진하고,아직까지 견해가 대립되고 있는 배아복제 등의 분야는 향후 입법방향에 따라 추진하도록 할 예정이다. ◆보건복지부 입장=(발표자 보건복지부 보건산업정책과 김헌주 사무관) 보건복지부의 연구용역을 의뢰받은 보건사회연구원은 지난 2000년 12월 생명윤리법 시안을 마련해 공청회를 가진적이 있다.당시 법안이 연구범위를 지나치게 제한해 과학계의 반발이 심했었다. 보건사회연구원은 이후 1년 넘게 준비해 ‘생명과학관련 국민보건안전·윤리 확보방안’이란 제목으로 생명윤리법 시안을 냈다.이 시안에서는 생명공학 연구범위의 제한에대한 과학계의 반발을 상당부분 수용하고 있다. 인간의 체세포를 이용한 인간 개체복제를 금지하고 배아의 이용은 질병의 예방·진단·치료를 위한 연구·시술 목적으로만 허용하는 것은 과기부의 시안과 같다. 다만 배아연구 결과가 보건·의료분야에 실제 적용될 경우 제기될 우려가 있는 윤리적인 문제를 염두에 두고 시안을 마련했다. 배아는 원칙적으로 5년의 보존기간이 경과한 잉여배아로한정했으며,발생학적으로 원시선이 나타나기 이전(정자와난자가 수정된 후 약 14일)의 것만을 대상으로 정했다. 잉여배아연구의 활용범위를 구체화해 줄기세포에서 장기를 만드는 것까지 허용했다. 인간체세포 복제에 있어서는 원칙적으로 금지하되 과학기술 발전과 윤리의식의 변화를 고려해 체세포복제 문제는법 제정 3년 후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 ◆시민단체 입장=(발표자 참여연대 시민과학센터 김환석 소장) 주지하다시피 생명윤리법의 제정은그 내용을 둘러싸고서로 다른 집단간에 첨예한 사회적 논쟁을 낳고 있으며 이로 인해 국내외적으로 시급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법의제정이 계속 지연되고 있다.하루빨리 ‘사회적 합의’를이루어 법 제정에 박차를 가할 필요가 절실하다. 이때 궁극적으로 바탕이 돼야 할 것은 국민 대다수를 이루는 일반시민의 여론이다.따라서 생명윤리법의 주요 쟁점사항에 대한 일반시민의 여론을 확인하고 이를 법 제정에반영함으로써 생명윤리법의 민주적 정당성을 확보하는 것이 필요하다. 한림대학교 인문학연구소가 최근 20세 이상의 일반 성인538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난치병 치료를 위한 인간배아연구에 대해서는 ‘허용될 수 없다’는 의견이 76.9%,‘조건부로 허용될 수 있다’는 의견이 23. 1%를 차지했다.또 성체줄기세포 연구에만 집중해야 한다는 의견이 46.2%,의학적 가능성이 더 크다면 배아줄기세포를 연구해야 한다는 의견이 53.6%로 배아줄기세포 연구의 필요성을 인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인간개체 복제에 대해서는 반대 의견(85.6%)이 찬성 의견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다. 이런 조사 결과를 정부의 생명윤리 관련 법안의 내용에비추어 보면,과기부의 생명윤리자문위원회에서 마련된 안이나 보건복지부에서 최근 마련한 생명윤리 및 안전에 대한 법률 시안과 대체로 조화를 이룬다. 전체적인 내용에서 차이가 적다는 것은 그만큼 이 분야에 대해 어느 정도 사회적인 동의가 이루어졌다는 의미다.법안에서 문제되는 내용은 입법과정에서 논의를 거치더라도하루빨리 생명공학 관련 연구를 포괄적으로 규율하는 기본법이 마련돼야 한다. [김환석 참여연대 소장-김헌주 복지부 사무관-장현섭 과기부 사무관]함혜리기자 lotus@
  • 인간배아 복제…국내 연구동향

    줄기세포를 얻는 방법으로는 이번에 ACT사가 사용한 ‘체세포핵이식에 의한 배아복제’와 ‘냉동잉여배아를 이용하는 줄기세포배양’이 대표적이다. 이와 관련한 국내 연구기술은 세계 수준에 뒤지지 않는다. 지난해 서울대 황우석교수가 사람의 귀에서 피부 세포를떼어낸 뒤 유전자가 담겨있는 핵만을 따로 뽑아내 핵을 제거한 난자와 융합시키는 방법으로 4세포기까지의 체세포 복제에 성공했다.마리아의료재단,미즈메디병원,차병원 등 국내 10여개 불임클리닉 등에서는 냉동배아복제를 통한 치료목적의 배아복제 연구를 하고 있다. 특히 마리아의료재단 기초의과학연구소(소장 박세필)의 경우 시험관아기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여분으로 남아 4년이상 보관 중이던 냉동배아 6개를 실험에 이용,세계 처음으로냉동배아에서 줄기세포주를 배양했으며 여기에서 심근세포까지 배양하는 데 성공했다.박세필 박사팀은 인간배아 줄기세포주 배양조건,분화조건 등에 대해 국내 특허신청한데 이어 미국 호주 중국 등에 대해서도 지난 8월 특허출원한 상태다. 체세포핵이식에 의한 배아복제와 냉동잉여배아에 대한 윤리적인 논란 속에 성체(成體) 또는 태반 등에서 줄기세포를추출하는 성체줄기세포에 대한 연구도 진행 중이다. 국내에서는 최근 가톨릭의대가 태아의 탯줄혈액에서 분리해 낸 줄기세포에서 뼈를 만드는 조골세포 추출에 성공했다. 그러나 배아복제 연구가 넘어야 할 산도 많다.원하는 장기의 세포만을 선택적으로 얻으려면 배반포기 단계에서 떼어낸 세포덩어리를 줄기세포까지 분화시킨 뒤 배양해야하는데이것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기술적인 문제 외에도 배아복제 연구의 허용범위를 어디까지 하느냐도 문제다.과기부 생명윤리자문위원회는 지난 10월19일 인간개체복제와 배아복제를 금지하고 냉동 잉여배아를 이용한 줄기세포연구는 한시적으로 허용하는 것을 골자로 ‘생명윤리기본법’ 시안을 마련했다. 내년 3월 국회상정을 목표로 과기부가 생명윤리기본법 제정을 추진 중인 것과 별도로 보건복지부에서도 ‘생명공학보건안전윤리법’을 마련 중이어서 부처간 협의가 시급한실정이다. 함혜리기자 lotus@
  • 부시·민주당 ‘예산 전쟁’ 치르나

    워싱턴 정가에 ‘전운’이 감돈다. 4일 미 의회의 개회를앞두고 백악관과 의회가 예산안 등 각종 현안에 대해 첨예하게 맞서고 있다. 특히 클린턴 행정부가 이룩한 재정흑자기조가 3년만에 위협받자 민주당은 부시 행정부의 핵심 정책인 국방예산 증대와 세금 감면정책 전면에 ‘칼’을 댄다는 생각이다. ■사회보장 잉여금과 국방예산을 둘러싼 논란. 26일간의 휴가를 마치고 지난달 30일 워싱턴에 돌아온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국방·교육·의료 부문의 지출 삭감은 절대 있을 수 없다”며 의회와의 ‘예산전쟁’을 선언했다.부시는 31일 공식 업무를 ‘대의회 전략’을 짜기 위한 보좌진 회의로 시작했다.3일에는 미시건과 위스콘신을방문, 의회와의 전면전에 앞서 여론에 정책 타당성을 직접호소할 예정이다. 그러나 10월 1일부터 시작되는 2002년 회계년도에 앞서부시 대통령이 13개 예산법안에 모두 서명하기는 힘들 것같다.민주당은 예산 증대를 위한 사회보장 잉여금의 전용은 한푼도 허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사회보장 잉여금을건드리지 않겠다는 약속은 부시 대통령의 선거공약이며 이를 지키기 위해선 팽창 예산안을 줄일 수 밖에 없다는 판단이다. 최대 관심은 국방예산의 증액.부시 행정부는 미사일 방어(MD) 구축 등을 위해 내년 국방예산을 180억달러 증액했다.미국의 새로운 군사전략에 따라 요격미사일 실험과 알래스카 미사일 기지의 착공 및 군 장비의 현대화 등에 필요한 최소한의 예산안이라고 밝혔다.국방부는 30일까지 이를뒷받침할 4년마다의 국방전략재검토(QDR) 보고서를 의회에제출한다. 민주당은 러시아와 중국 등과의 외교적 마찰을 일으키면서 기술적 타당성이 입증되지 않은 MD에 국고를 낭비할 수없다는 입장이다. 군 지휘관과 병력을 줄여 MD에 집중 편성하는 것도 결국 세금으로 군수산업체의 배만 불리는 게아니냐며 반대한다. ■감세정책 공방. 감세정책 또한 치열한 공방전이 예상된다. 부시 대통령은경제회복을 위해 10년에 걸쳐 총 1조3,500억달러의 세금을줄이겠다고 공언했다. 그러나 민주당은 올해 400억달러의세금 환급 조치만으로도 재정이 고갈됐다며 감세정책의 전면 재검토를 요구한다. 부시 행정부는 감세정책에 따라 내년부터 경기가 좋아지고 세수도 증대,2003년 회계년도에는 사회보장 잉여금의도움없이 흑자 기조가 유지될 것이라고 자신한다.올해 재정이 고갈된 것은 세금 환급이 아니라 경기활동의 둔화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더 많은 권한을 원하는 부시. 역신속법안도 쟁점이다.백악관은 미국 경기의 회복을 위해 수출산업이 살아나야 하며 이는 세계 무역의 자유화를통해 가능하다고 본다.올해 말부터 시작,2005년에 끝날 새로운 무역라운드 협상에서 유리한 결과를 얻으려면 대통령에게 무역협정과 관련한 신속협상권을 줘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민주당은 의회의 투표 절차를 신속하게 진행하면 될 뿐 의회의 권한까지 행정부에 위임할 필요는 없다는논리다. 무역협정의 효율성만 강조하다가 자칫 노동여건과환경적 요인을 무시할 수 있다는 지적도 덧붙였다. 인간배아 줄기세포에 대한 연방기금의 제한적 지원 결정은 민주당 뿐 아니라 공화당 일부 의원들로부터 비판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지원대상을 줄기세포주 60개로 한정해서는 난치병 치료에 도움이 안되며 60개 자체도 실험에 적합한지 불확실하다. 지금까지 5분의1만 인준이 끝난 부시 행정부의 고위직 인선도 예산안과 맞물려 난항이 예상되며 막대한 예산을 전제로 한 에너지대책법안 및 교육개혁법안도 민주 대 공화,의회 대 백악관의 지리한 싸움으로 이어질 전망이다.부시행정부가 하원에서 승리하더라도 민주당이 상원을 장악,대타협이 이뤄지지 않는 한 2002년 회계년도의 예산안 일괄처리는 불투명하다. 워싱턴 백문일특파원 mip@
  • 워싱턴 政街 ‘폭풍전야’

    워싱턴 정가가 ‘폭풍전야’와 같다. 여름 휴가철을 맞아백악관과 의회가 ‘개점휴업’을 했지만 9월 초 개회를 앞두고 전운이 감돌고 있다. 부시 행정부의 최대 역점사항인감세정책과 미사일방어(MD) 계획 등에 대해 공화·민주 양당과 백악관이 벌써부터 치열한 공방전을 벌이고 있다. 백악관 예산관리국(OMB)은 22일 올해 재정흑자가 4월 전망치보다 1,230억달러 줄어든 1,580억달러에 그칠 것으로 추정했다.지난해 2,369억달러 흑자에 이어 미 재정사상 두번째로 많지만 민주당은 클린턴 행정부가 닦은 흑자기조를 부시 행정부가 망치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다. 민주당의 로버트 버드 상원의원은 “엉터리 세수 전망을바탕으로 추진한 감세정책”이라며 “이처럼 무책임한 행동은 본 적이 없다”고 조지 W 부시 대통령에 직격탄을 날렸다.내년에 지출이 확대될 사회보장분야의 잉여금을 제외하면 실제 순 흑자분은 10억달러 남짓에 불과하다는 것.민주당은 올해 400억달러의 감세규모를 승인했지만 10년간 총 1조3,500억달러의 세금감면은 어림도 없다는 생각이다. 텍사스 크로퍼드 목장에서 휴가를 보내던 부시 대통령은이날 미주리주의 한 고등학교에서 지나친 지출을 우려한 의회(민주당)의 ‘위협’은 기우에 불과하다고 맞섰다.그는감세정책은 미국 경제를 살릴 것이며 이에 따라 내년부터세수도 늘어날 것이라고 강조했다.백악관 OMB도 예산팽창에경계심을 표명했지만 감세정책에도 불구, 10년간 재정흑자는 740억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분석했다. 부시 행정부의 외교·안보 정책도 격랑이 예상된다. 부시행정부는 7월 14일 치러진 요격미사일 실험의 성공을 바탕으로 내년에 83억달러의 MD 예산을 요구했다.부시­푸틴 대통령간 제노바 회동을 통해 MD를 협상 테이블에 올려놓음으로써 한때 민주당의 반기를 꺽는 듯했다. 그러나 국방부 미사일방어 담당국장조차 요격미사일 실험의 ‘기술적 신뢰성’에 의문을 제시하고 러시아가 미국의탄도탄미사일협정(ABM) 탈퇴에 강력히 반발,미·러간 협상이 난관에 봉착함으로써 민주당은 반격의 빌미를 얻었다.외교분야에서도 교토환경협약 등 부시 행정부의 ‘고립주의’정책에대한 민주당의 공세는 계속되고 있다. 줄기세포 연구와 관련한 연방기금의 제한적 지원은 여야대 백악관의 싸움으로 전개될 조짐이다.민주당을 비롯한 공화당의 일부 의원들은 부시 대통령의 제한적 지원 결정을‘정치적 타협’으로 간주하며 지원 폭의 확대를 주장하고있다.부시 대통령은 세차례에 걸쳐 과학의 진보와 인간의존엄성을 동시에 고려한 결정이라고 반박했다. 워싱턴 백문일특파원 mip@
  • 생명윤리기본법 공청회

    “인간배아도 인간이다.인간은 어떠한 경우에도 연구의 도구가 돼서는 안된다.” “지나친 규제는 생명과학을 포기하는 것이다.” 인간배아에 대한 연구를 엄격히 제한하고 인간배아 복제를금지하는 내용을 담은 ‘생명윤리기본법’ 시안에 대한 공청회가 22일 생명윤리자문위원회(위원장 秦敎勳) 주최로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렸다.공청회에서는 인간배아의 복제및 연구 허용범위를 둘러싸고 뜨거운 논쟁이 벌어졌다. 공청회에는 생명공학계·종교·시민단체 인사와 법률전문가 등 300여명이 참석해 한치의 양보 없이 공방을 벌였다. 이날 동물학대방지연합 소속회원들은 ‘생명윤리법은 동물학대 허용법’이라는 피켓을 들고 침묵시위를 벌여 눈길을끌었다. ■전현희(全賢姬)변호사 생명윤리법 시안은 체세포 핵이식방법을 이용해 인간배아를 만들거나 이를 통해 간(幹·줄기)세포를 연구하는 행위를 금하도록 했다.그러나 미국이나영국,일본 등 선진국은 이를 일부 허용하고 있기 때문에 실효성이 떨어진다.이 법은 사문화될 가능성이 높다.따라서포괄적으로 금지하지 말고 선별적으로 허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동익(李東益·가톨릭대학 신학대 교수)신부 기본법 취지에 찬성한다.체세포 핵이식 방법으로 인간배아를 창출하는 행위를 금지한 것은 기본법의 제정목적에 부합하는 당연한 귀결이다.성인의 골수 등에서 채취할 수 있는 성체간세포 연구를 장려한 것은 매우 타당한 조치다.그러나 불임치료를 목적으로 체외수정 방법을 통해 얻어진 인간배아 중잉여분을 이용하는 연구를 허용한 것은 배아를 연구 도구로취급하는 비윤리적인 행위다. 배아의 안전을 위한 보호장치도 마련돼야 한다. ■서정선(徐廷宣·서울대 의대·마크로젠 대표)교수 생명윤리도 과학의 변화, 발전과 함께 발전해야 한다. 배아복제는 미래의 중요한 치료방법이고 인간의 수명을 연장하는 데 가장 핵심이 되는 연구다.이번 기본법 시안은 세포이식 치료를 원천봉쇄하는 것이다.첨단의학을 통해서 자신의 병을 치료하고 싶어하는 수많은 난치병 환자들의 기대가 생명윤리에 대한 추상적인 관점 때문에 꺾이고,연구자체가 금지되는 것은 재고돼야한다. 함혜리기자 lotus@
  • 인간배아 복제 금지

    우리나라에서도 인간배아(胚芽) 복제가 금지된다.인간배아에 대한 연구도 불임치료를 위해 만들어진 냉동배아에한해서만 허용된다. 과학기술부 생명윤리자문위원회는 18일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생명윤리기본법(가칭) 시안을 발표했다. 시안은 인간복제로 이어질 수 있는 체세포 핵이식에 의한 인간 배아복제는 일체 금지하고,그 방법으로 얻어진 인간배아 및 그 간(幹)세포에 대한 연구도 못하도록 했다.그러나 불임치료를 목적으로 체외수정에 의해 얻어진 ‘냉동잉여배아’나 일부 신체조직에서 뽑아낸 ‘성체(成體) 간세포’를 이용한 인간배아 연구는 허용키로 했다. 시안은 생명과학 발전에 따른 생명윤리와 안전문제를 총괄하기 위한 독립 상설기구인 국가생명윤리위원회를 대통령 직속으로 두고,인간배아에 관한 연구는 윤리위원회 산하 인간배아관리특별위원회가 관리하도록 했다. 자문위원회는 시안을 놓고 오는 22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공청회를 가진 뒤 생명윤리기본법안을 마련,올 정기국회에 올릴 계획이다. 자문위원회 진교훈(秦敎勳) 위원장(서울대 국민윤리교육학과 교수)은 “생명공학이 인간의 존엄성을 훼손하지 않는 방향으로 발전하도록 하는 것이 생명윤리기본법의 대원칙”이라면서 “난치병 치료나 대체장기 생산 등 보건의료 기술개발에 기여할 수 있는 인간배아 연구는 허용하되 배아를 얻는 방법에 있어서는 엄격하게 제한을 두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서울대 황우석(黃禹錫) 교수 등 일부 생명공학자들이 수행해온 체세포 핵이식에 의한 인간배아 연구 등이 금지돼 생명공학계의 반발이 예상된다. 황 교수는 “세계적인 추세가 인간개체의 복제는 엄격하게 금지하는 반면 치료목적의 배아복제는 허용하거나 적극육성하고 있다”면서 “잉여배아 등을 통한 연구는 적용영역이 극히 제한적인 만큼 과학기술 발전과 의료복지 향상차원에서 법안의 심도있는 재검토가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시안은 생식세포·수정란·배아·태아에 대한 유전자 치료와,체세포에 대한 우생학적인 목적의 유전자 치료도 금지했다.다만 암이나 에이즈(후천성면역결핍증) 등 사망률이 높고 만성적인질환의 경우 체세포에 대한 유전자 치료는 허용했다. 함혜리기자 lot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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