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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 길은 어디에 있습니까” 깨달음 향한 90일간 정진

    “그 길은 어디에 있습니까” 깨달음 향한 90일간 정진

    깨달음을 향한 90일간의 싸움, 스님들의 동안거(冬安居) 수행이 1일 시작됐다. 조계종 산하 전국 100여개 선원에서는 이날 결제 법회를 마친 2300여명의 수좌(首座·참선 수행에 전념하는 스님)들이 화두와의 기나긴 씨름에 들어갔다. 애초 우기(雨期)에 수행승들의 건강과 자라나는 생명을 지키기 위해 시작된 안거는 현재 한국 불교에만 남아 있는 독특한 집단 수행 문화다. 산철(안거를 하지 않는 기간) 동안 자유롭게 수행하던 스님들은 90일 동안 산문 출입을 제한당한 채 잠도 거르고 집중적으로 화두를 참구하게 된다. 자신이 머물 선원에 방부(房付·절에 머물겠다는 신청)를 들인 스님들은 결제 전날인 지난 30일 안거 중 각자 소임을 정하는 용상방(龍象榜)을 작성했다. 소임이 정해지면 이들은 방장 스님 등 큰스님을 모시고 결제 법어를 청하고 수행에 들어선다. 조계종 종정인 법전 스님은 올해 동안거 결제 법어로 한 납자(衲子·수행승)가 건봉선사와 운문선사를 찾아가 나눈 대화를 제시하며 ‘그 길은 어디에 있습니까.’라는 법어를 내렸다. 한 납자가 건봉선사에게 “시방세계의 모든 부처님은 오직 하나의 길로써 열반의 경지를 체득하였다고 하는데, 도대체 그 열반의 경지를 체득한 하나의 길이란 어떤 것입니까.”라고 묻자, 선사는 주장자(柱杖子·선사들이 드는 지팡이)로 공중에 선 한 줄을 긋고 “여기에 있다.”고 답했다. 납자가 이해하지 못하고 다시 운문선사에게 묻자, 선사는 들었던 부채를 위로 올리며 “이 부채는 뛰어오르면 33천의 천상까지 올라가 제석천의 콧구멍에 붙고, 동해에 있는 잉어를 한방 치면 곧바로 뛰어올라 갑자기 그릇에 담긴 물을 뒤엎은 것처럼 비를 쏟아 붓는다.”고 답했다. 법전 스님은 이 대화를 소개하면서 “선지식의 이런 고준한 법문이 푸른 하늘의 밝은 해와 같으나 어리석은 사람들은 어렵다거나 혹은 쉽다는 생각으로 일부러 망상을 지으니 비록 이진겁을 지나더라도 깨달을 기약이 없을 것”이라면서 “결제 대중들은 각자가 자기 발밑에서 열반길을 찾아야 하며, 그 열반길은 화두를 열심히 제대로 참구할 때만이 해답을 스스로 찾을 수 있다.”고 당부했다. 한편 태고종 종정 혜초 스님도 동안거 결제 법어를 내려 “조사스님들이 나하고 다른 근기(根機·종교적 자질이나 능력)의 사람들에게 내린 법문을 자신에게 맞추려 애쓰지 말라.”면서 “근기에 맞는 화두를 골똘히 사유하여 말씀 속에 숨은 참뜻을 제대로 알아내라.”고 당부했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4대강 논리 무장’ 與주류의 반격

    ‘4대강 논리 무장’ 與주류의 반격

    한나라당 주류에서 4대강 사업 예산을 지키기 위한 움직임이 분주하다. 국회 예산 심사가 파행을 겪고 있고 야당의 공세가 거세지는 상황에서 이에 맞서기 위한 ‘논리 무장’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이명박 정권의 핵심 정책을 여당 주류가 뒷받침해야 한다는 절박감도 엿보인다. ●親李모임 역대 최다 31명 참석 한나라당 친이계 모임인 ‘함께 내일로’는 18일 오전 국회에서 정종환 국토해양부 장관을 초청해 4대강 사업 관련 정책간담회를 가졌다. 정 장관에게 ‘특강’을 요청하는 형식이었다. 모임 대표인 안경률 의원과 안상수 원내대표 등 31명의 의원이 참석했다. 한 의원은 “모임 창립 이래 최대 인원이 모였다.”고 전했다. 정 장관은 이 자리에서 4대강 사업이 “역대 정부들의 숙원사업이자 이 정부가 반드시 추진해야 할 필수 사업”이라고 강조했다. “(준설사업이 이뤄지지 않아) 송사리만 사는 강에 잉어와 메기가 살게 하자.”고 분위기를 띄우기도 했다. 간담회에 앞서 인사말에서도 “큰일 치고 어려움이 없는 것이 없었다.”면서 “의원들께서 도와주시면 열과 성을 다해 역사의 평가를 받는 작품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협조를 당부했다. 정 장관의 설명이 끝나자 참석 의원들은 홍보전략의 문제점, 친환경적 사업추진에 대한 보완, 4대강 사업에 따른 일자리 문제 등 다양한 질문을 쏟아냈다. 한 참석자는 “그동안 야당쪽 주장을 자꾸 들으며 많은 의문이 갔는데 장관이 직접 설명해 줘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간담회에는 주호영 특임장관도 참석했다. 국토해양부가 이날 4대강 살리기 사업의 내년도 세부예산 내역을 담은 자료를 국회에 제출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국토부, 세부예산 자료 국회 제출 국토해양부는 ‘2010년도 국가하천정비사업 참고자료’를 통해 4대강 사업예산 3조 5000억원을 기준으로 일반수용비, 사업추진비, 연구개발비 등 비목을 세분화하고 수계별 예산내역, 공구별 세부내역을 담아 국회에 보고했다. 친이계 신지호 의원이 최근 한나라당 의원들에게 저서 ‘반대가 성공한 역사’를 나눠준 것도 이날 모임과 비슷한 취지로 여겨진다. 이 책은 경부고속도로, 인천국제공항 등 성공한 대형 프로젝트를 소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신 의원 쪽은 “국가 운명을 바꾼 프로젝트들은 엄청난 시련 속에서 빛나는 성취를 거뒀고 4대강 사업도 마찬가지”라고 주장했다. ●민주 “상류 지천 취수장 설치를” 한편 민주당은 이날 국회 국토해양위 소속 김성순 의원을 중심으로 보 설치를 전면 재검토하는 대신 상류 지천에 소형 취수장을 설치하도록 하는 내용의 ‘4대강 대안’을 제시했다.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 [공주형 미술세계] 대도시속의 자연… 자연속의 나

    “하지만 하늘을 어떻게 사고팝니까. 맑은 대기와 찬란한 물빛이 우리 것이 아닌 터에 그것을 어떻게 사겠다는 것인지요. 우리는 이 땅의 일부요, 이 땅은 우리의 일부입니다.” 미국 북서부의 땅을 사고 싶다는 1852년 미국 정부의 편지에 인디언 추장 시애틀이 보낸 답신 내용의 일부입니다. 인디언 추장의 서신 속에서 바람은 인간에게 첫 숨결을 불어넣어 주고 마지막 한숨을 거두어 주는 존재입니다. 땅은 간난아이가 어머니 심장소리처럼 사랑하는 존재입니다. 거룩하고 신성하게 인간들이 나누어 쓰던 자연이 오늘날 우리에게 갖는 의미는 무엇일까요. 영국에서 박사학위를 마치고 국내에서 전시를 갖는 박성실(46)의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라!’는 이 질문에 작가가 써내려간 나름의 답안입니다. 물속에서 잉어가 헤엄치고, 오리 떼가 물 위를 떠다닙니다. 갈대가 햇살을 가르고, 마른 풀들이 바람에 흔들립니다. 물이 잉어의 것일까요. 물에 잉어가 속한 것일까요. 갈대가 햇살의 주인일까요. 갈대가 햇살의 소유물일까요. 누가 누구의 ‘것’이라고 쉽게 단정 지을 수 없습니다. 물은 물대로, 잉어는 잉어대로, 갈대는 갈대대로, 햇살은 햇살대로 충분히 신성하고 거룩한 존재인 까닭입니다. 런던과 홍콩, 베이징과 서울을 오가며 활동한 박성실의 지난 20년 삶터는 영국이었습니다. ‘창의적인 영국’이라는 기치 아래 마돈나 같은 팝스타를 시상자로 내세운 미술상 터너프라이즈가 텔레비전에 생중계되고, 런던 골드스미스 대학의 이름 없는 학생들이 현대 미술의 총아들 ‘yBa’로 급부상하던 바로 그 시기였습니다. 싹둑 자른 소대가리에서 코끼리 똥에 이르기까지 충격적 재료들이 등장하고, 사생활을 적나라하게 드러낸 침대에서 제국주의까지 다양한 주제를 섭렵하며 영국 현대 미술이 살아 있는 신화로 자리매김하던 때이기도 했지요. 영국 미술계의 특수한 상황들에서 작가는 같은 주제를 그들과 다른 방법으로 고민했습니다. 영국 작가가 자신의 피 4리터를 뽑아 모아 자화상을 만들 때, 그는 힘차게 헤엄치는 잉어들을 보며 생에 대한 긍정의 마음을 확인했습니다. 영국 친구가 신분증과 핸드폰 등 자신이 쓰던 물건을 쓰레기 봉투에 담아 버리는 퍼포먼스를 할 때 그는 바람에 흔들리는 마른 풀들을 보며 삶에 대한 구도자의 모습을 배웠습니다. ‘물이 새는 지붕을 고치러 지붕에 올랐다가 정작 본 것은 구멍 난 지붕이 아니라 한없이 높은 하늘이었다.’ 누군가의 고백처럼 대도시의 귀퉁이에서 그가 만난 것은 자연에 투영된 바로 자신입니다. 있음 그 자체로 충분한 존재들은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깨달음입니다. 우리의 영혼도 근육과 비슷해서 쓰면 쓸수록 강해진다고 인디언들은 믿었다고 합니다. 남을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것이 바로 영혼을 쓰는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합니다. 혼자 더 많이 갖는 것이 아니라 여럿이 더 잘 존재하는 것이 삶의 목표였기에 가능한 이야기입니다. 박성실의 헤엄치는 잉어, 흔들리는 갈대 앞에서 인디언들이 전해 주는 ‘나에게 닿는 최선의 방법’을 생각합니다. 남을 인정하는 것입니다. 12월10일까지. (02)538-1271. <미술평론가>
  • [Healthy Life] (47) 기생충

    [Healthy Life] (47) 기생충

    회충 때문에 창백하게 시들며 횟배를 앓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요즘 사람들은 아예 기생충을 잊고 산다. 격세지감이다. 그 만큼 기생충과 멀어진 것이다. 그러나 정말 우리가 기생충으로부터 안전한 생활을 하고 있는 것일까? 전혀 그렇지 않다. 예전처럼 기생충에 먹힐 수준은 아니지만 아직도 몸 속에 기생충을 기르고 있는 사람이 부지기수다. 단지 그런 사실을 모르거나 애써 “그럴리가?”라고 여길 뿐이다. 국내 장내 기생충류의 감염 양성률은 아직도 4%에 가깝다. 이 정도면 모르는 게 약이 아니라 독이 될 수도 있다. 이런 기생충의 문제를 경희대 의학전문대학원 의동물학교실 주종필 교수로부터 듣는다. ●기생충이란 무엇인가? 넓게는 인체에 기생하는 내장충, 사람에게 질병 및 해를 주는 위생곤충으로 피부에 기생하는 체외 기생동물, 병원체를 매개하는 동물, 중간숙주가 되는 동물 및 병원체를 사람에게 옮길 수 있는 동물 등을 말한다. 그러나 일반적으로는 인체를 숙주 삼아 체표·체내에 일시적 또는 영구적으로 기생·서식하면서 영양분을 탈취하는 충류를 말한다. ●최근 들어 기생충에 대한 인식이 크게 느슨해져 있다. 그만큼 현대인이 기생충으로부터 안전한가? 그렇지 않다. 최근의 양상이 주로 토양을 통해 감염되던 과거와는 다를 뿐이다. 이런 변화는 급속한 산업화와 경제성장으로 환경 조건이 개선된 결과다. 그러나 국가 간 인적·물적 교류가 활발해지면서 예기치 않는 기생충 문제에 직면하게 됐다. 문제의 변수는 해외 여행 및 취업 등으로 급증한 외국 체류자와 해외 인력의 잦은 국내 유입 등이 손꼽힌다. 또 열대·아열대지역의 말라리아 등 외국 풍토병에 대한 인식 부족도 심각한 위협이다. 여기에다 지구 온난화에 따른 기후의 변화가 기생충 감염 증가와 전파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근래 다양한 인수(人獸) 공동감염증이 증가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새삼 기생충병에 대한 재인식이 요구되는 것은 이 때문이다. ●기생충에 대한 경각심이 낮아진 원인은 무엇 때문인가? 그간의 산업화와 급속한 경제성장으로 생활환경이 빠르게 나아지고, 덩달아 개인 및 사회 위생상태가 개선된 결과로 본다. 이 과정에서 기생충 문제가 상당 부분 극복됐으나 그것이 완전한 퇴치를 뜻하는 것은 아니다. ●국내의 종별 주요 기생충 감염률은 어느 정도인가? 모기가 전파하는 말라리아 말고도 장내 기생충류의 감염 실태를 보면, 지난 1971년 84.3%로 정점에 올랐던 양성률이 1981년 41.1%를 거쳐 1991년 3.8%, 2004년 3.7%로 상당히 안정됐다. 종별로는 간흡충 2.4%, 요충 1.3%, 장흡충 0.5%, 편충 0.3%, 회충과 폐흡충이 0.05∼0.002% 등이다. 과거와 달리 인체 위해성이 높은 기생충의 양성률이 높음을 알 수 있다. ●감염률이 가장 높은 기생충은 무엇이며, 어떤 경로로 감염되는가? 질병관리본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 7월말 영산강·섬진강·금강·낙동강 유역 주민 2만 6000명을 대상으로 장내 기생충을 조사한 결과, 무려 11.9%가 간흡충에 감염된 것으로 나타나 전체 기생충 감염자의 91%를 차지했다. 이처럼 현재는 간흡충 감염률이 가장 높으며, 감염 경로는 피낭유충이 든 민물고기 잉어과 어류인 참붕어·긴몰개·몰개·붕어·백조어·모래무지 등을 날로 먹기 때문이다. ●기생충의 종류별 증상과 주요 합병증을 설명해 달라 회충·편충 등 장내 연충류는 과거에 만연했던 기생충으로, 복통·설사·식욕부진 같은 비교적 경미한 위장관 장애를 일으키나 더러는 기생 부위를 벗어나 엉뚱한 곳에서 병을 일으키기도 한다. 또 개나 고양이회충에 감염되면 유충이 간에서 염증이나 고름집을 만들어 간 비대, 상복부 통증, 간기능 이상을 나타내거나 다른 장기에 침입하기도 한다. 유구조충(갈고리촌충)이나 무구조충(민촌충)은 보통 가벼운 소화기 증상을 유발하나 유구조충의 유충인 유구낭미충이 뇌로 들어가면 간질발작·두통·시각장애·감각이상·운동장애를 유발하거나 뇌척수액의 흐름을 막아 뇌압을 올리기도 한다. 뱀·개구리 등을 날로 먹어 감염되는 고충(스파르가눔)도 피하결절이나 간질발작·두통·하반신마비 등의 문제를 일으킨다. 그런가 하면 증상이 결핵과 흡사한 폐흡충은 기흉·기관지염·기관지 확장증과 드물게 간·비장비대와 반신불수·실어증·시력장애를, 간흡충은 담석·담관폐쇄·담관경화증·담관암 등의 합병증을 일으키기도 한다. 동성애자에게 빈발해 성병으로 오인되기도 하는 이질아메바는 혈점액성 설사와 복통·장궤양·장천공·복막염·간농양·뇌막염·육아종을 만들며, 성 접촉으로 감염되는 질편모충은 질염·대하·요통·자궁점막 손상·자궁내막염·요도염은 물론 임신 불능을 부르기도 한다. 삼일열원충에 감염된 모기가 전파하는 말라리아는 빈혈·발열·두통·혈소판감소증·간비종대·뇌증 등을 나타내며, 뇌 순환장애로 인한 혼수, 간질성 폐렴, 심근부종 및 사구체신염 등의 합병증을 초래하기도 한다. ●국내에서 새로 확인된 희귀 기생충도 없지 않을텐데… 최근 오소리를 날로 먹고 선모충증에 걸린 사례가 보고됐고, 멧돼지 고기를 날로 먹었다가 집단 감염되기도 했다. 애완동물이 늘면서 개·고양이회충도 증가하는데, 이 기생충은 인체에 유충 상태로 기생하면서 간·폐·뇌·안구 등을 침범하며, 특히 개회충이 산모를 거쳐 태아에게 감염되면 실명·전간·뇌막염 등의 문제를 일으키기도 한다. 또 뱀과 돼지고기를 날로 먹어 걸리는 고충증과 낭미충증이 있는가 하면, 민물고기나 뱀에서 감염되는 사고흡충·수세미이형흡충·참굴큰입흡충·유해이형흡충·가시이형흡충 등이 새롭게 보고되기도 했다. 이밖에도 최근에는 말라리아와 유사한 증세를 보이는 바베시아가 유입됐으며, 장내 기생충인 와포자충·원포자충도 새로 확인된 기생충이다. ●기생충은 어떻게 구제, 치료하는가 약을 투여하거나 수술 또는 면역치료도 가능하며, 위·대장내시경을 통해 제거하는 방법도 있다. 치료 방법은 환자의 증상과 상태에 따라 달라진다. 요즘에는 예전처럼 연간 구충제를 의무적으로 복용할 필요는 없지만 감염이 의심되면 미루지 말고 정확한 검진과 적절한 치료를 받아아야 한다. 일부에서는 특정 구충제가 모든 기생충을 다 없애는 것처럼 선전하기도 하나 그런 약으로 구제할 수 있는 기생충은 일부 장내 기생충뿐이다. 중요한 것은 감염 여부와 종류, 치료 방법을 전문의를 통해 확인, 결정해야 한다는 점이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울산 삼산배수장 생태공원으로

    모기와 악취로 몸살을 앓던 도심의 배수장이 잉어, 붕어, 가물치가 노니는 수변생태공원으로 탈바꿈한다.울산시는 모기와 악취로 민원의 온상으로 변모한 남구 삼산배수장을 내년 4월까지 수변생태공원으로 조성해 주민들에게 개방한다고 11일 밝혔다.시는 우선 삼산배수장(3만 1800㎡)으로 들어오는 각종 생활오수를 모두 모아 하수종말처리장으로 보내는 시설을 연말까지 완료할 계획이다. 또 유수지(인공 저수지) 내 수질을 개선하기 위해 바닥 준설과 함께 수중 정화시설도 설치할 예정이다.시는 수질개선 공사가 완료되면 유수지에 물억새와 부들, 연꽃 등 수생식물을 심은 뒤 잉어, 붕어, 가물치 등을 방류해 습지 수생태계를 복구할 방침이다.울산 박정훈기자 jhp@seoul.co.kr
  • [Let´s Go] 경남 함안 둑길

    [Let´s Go] 경남 함안 둑길

    “아니, 하먕이 아이고, 하만. 걩남 하~만. 마, 좀 단디 하소.”  경상남도 함안군은 1시간 남짓 떨어진 지리산 자락의 함양군과 늘상 헷갈린다. 경남 20개 시·군 기초단체 중 손에 꼽을 정도로 재정자립도도 높고, 인구수도 8만명 가까이 되니 제법 큰 군(郡)임에도 타지 사람들의 머릿속에는 강렬한 뭔가가 부족했나보다. 실제 함안으로 와야할 우편물이 함양땅 어딘가에서 길을 잃고 헤매는 경우도 왕왕 발생한다고 한다. 참 답답할 노릇이겠다.  채 알려지지 않은 점이 있다. 바로 강(江). 함안 땅을 끼고 돌거나 복판을 가로지르는 함안천, 남강, 낙동강 줄기가 유장히 이어져 있다. 핵심은 강이 아니라 그 둘레의 둑방길이다. 무려 338㎞가 구비구비 이어져있다. 요즘 참살이(웰빙)의 핵심 트렌드가 뭔가, 바로 길, 그리고 걷기 아닌가. 5㎞ 걷기, 10㎞ 건강마라톤, 풀코스 마라톤, 울트라마라톤 등 어떤 대회든 못 치를 게 없다. 게다가 아스팔트 달리기와는 비교할 수 없는 상쾌함을 주는 황토 흙길이다. 천혜의 요건을 두루 갖추고 있으니 매연을 걱정하거나 교통을 통제할 필요조차 없다. 그냥 둑 위로 올라가 걷고 뛰면 된다.  이리도 푸른 가을 하늘, 뻥 뚫린 길이 놓여있는데 뛰지 않고 배길 수 있나. 강변따라 338㎞… 가을을 느껴보세요 제주에 올레길, 지리산에 둘레길이 있다면 함안은 둑길이다. 이런 천혜의 관광 자원을 함안 사는 사람들이 모를 리 없다. 주말이면 걷는 사람, 뛰는 사람, 자전거 타는 사람 등이 몰려든다. 이들은 “확 트인 전망은 오히려 (그런 길보다)낫다.”고 자부한다. 허나 엄밀히 말하면 천혜의 자원이라기보다는 역사의 산물에 가깝겠다. 해마다 물 피해를 보곤 했기에 일제시대 함안천, 남강의 수해를 막기 위해 쌓은 둑이라고 한다. 수해를 막기 위한 필요로 만들었지만 아무튼 지금은 사시사철 상쾌한 바람 부는 둑길은 물론, 골프장 몇 개는 짓고도 남을 너른 둔치와 함께, 야트막한 키로도 하늘을 충분히 가릴 수 있는 풍성한 갯버들 수풀길까지 덤으로 얻었다. 338㎞의 강변 둑길은 네 군데 정도가 50m 남짓씩 끊어졌다. 함안에서는 조만간 끊어진 둑길을 몽땅 이을 계획을 갖고 있다. 이렇게 되면 명실상부한 국내 최고 트레일 런 코스를 확보하게 되는 셈이다. 일단 오는 27일 둑길 마라톤 축제인 ‘제1회 함안 둑방 마라투어’를 준비했다가 신종플루 탓에 부랴부랴 취소했다. 대회는 열리지 않더라도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 이날 함안을 찾는 모든 이들에게 함안군 측은 이동 차량과 안내, 주차시설 등을 제공할 예정이다. 둑길을 미리 되짚어봤다. 딱히 출발 지점이 따로 있을 이유는 없지만 합수천과 남강이 만나는 지점, 악양루가 올려다 보이는 곳에서 길을 시작했다. 농촌의 가을을 느끼기에 제격이다. 벼가 누렇게 잘도 익었다. 길 양쪽에서 하늘거리는 코스모스가 꽉찬 가을을 즐겨라고 소곤거린다. 둑 아래쪽 한편에 고추모종이 삐죽삐죽 솟아 농촌의 한가로운 느낌을 전한다. 평화로운 농촌의 풍경 외에도 둑길 양쪽은 제법 신기한 볼거리들이 많다. 둑길 왼쪽 아래에 무거운 시멘트를 발라놓은 타이어가 널려 있었다. 바로 싸움용 소 훈련장이다. 그 오른쪽에는 일반 소보다 두 배 가까이 큰 싸움소들이 엎드려 달콤한 휴식을 취하고 있다. 조금 더 달려보니 백로 서 너 마리가 마치 어미 뒤를 쫓듯 풀 뜯는 황소 뒤를 졸졸 따라다니고 있다. 정작 송아지는 어미 곁에서 멀찌감치 떨어져 있다. 소똥에 섞인 먹잇감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부드러운 흙이 깔린 황톳길은 단단하지만 발에 피로감을 주지 않을 만큼 폭신폭신하다. ‘황토길에 선연한/ 핏자웃 핏자욱 따라/ 나는 간다 애비야/’로 시작하는 김지하의 처연한 시 ‘황토길’과는 느낌이 사뭇 다른 것은 당연지사다. 함안군체육회 안준욱 사무국장은 “겨울에는 둑길 주변에서 철새들이 떼를 지어 군무를 펼치는 모습을 무시로 볼 수 있다.”면서 “가을걷이 끝난 논이 수박비닐하우스로 온통 바뀌어 은빛으로 번쩍거리는 모습은 가을 풍경 못지 않은 장관”이라고 자랑했다. 악양마을엔 처녀뱃사공 노래비 법수면 옆 대산면 악양마을에는 ‘처녀 뱃사공 노래비’가 있다. ‘군인 간 오라버니’ 대신 노를 잡고 뱃사공 역할을 했다는 ‘큰 애기 사공’의 실제 주인공은 여전히 살아 있지만 함안을 떠나 마산에서 살고 있다는 소식만 남아 있다. 가수 윤항기, 윤복희 남매의 아버지인 윤부길씨가 유랑공연을 다니다가 악양나루터에서 처녀뱃사공을 보고서 가사를 써내려갔다고. 당시 나룻배를 기다리며 지친 다리쉼을 한편, 허기와 조갈을 달래던 나루터 주막은 이제 전망좋은 식당이 됐다. 또한 유유히 흐르는 남강과 둑길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악양루는 이 식당에서 좁은 길로 1~2분만 오르면 된다. 함안 둑길의 전모를 확인하고자 하는 사람들 혹은 처녀뱃사공 노래의 현장을 보려는 사람들은 반드시 거쳐야 하는 곳이다. ●여행수첩 ▲먹거리 붕어찜과 참게탕, 장어구이, 민물고기회 등 남강에 기댄 먹거리가 유명하다. 장어구이는 다른 곳과 달리 머리까지 통째로 구워 내놓는다. 눈에 익숙하지 않지만, 숨어있는 머릿살을 발라 먹는 맛이 일품이다. 장어 또한 물고기 아닌가. 역시 어두일미(魚頭一味)다. 산초와 방아잎을 듬뿍 넣은 참게탕은 향긋하지만 쌉싸름하다. 혹시 산초에 거부감이 있는 이들은 주문 때 미리 말하는 것이 좋다. 회로 먹는 민물고기는 향어다. 뼈째 썰어준 향어회를 참기름, 마늘로 양념한 된장에 푹 찍어먹으면 약간의 오독거림과 고소함이 입안에 감돈다. 함안에서는 잉어와 붕어도 회로 먹는다고 하니 민물고기의 천국이다. 둑길 마라톤 출발지(법수면)에서 가까운 곳에 있는 악양둘안횟집(055-584-3393)이 남강에서 뛰놀던 각종 먹거리를 모두 담고 있다. ‘처녀뱃사공’의 조카손녀가 운영하는 곳이라 한다. 가을에 최고의 당도를 더하는 씨없는 칠북포도가 있다. 겨울에는 하우스수박이 유명하다. ▲가는 길 서울에서 중부고속도로를 타고 함양분기점을 지나 진주분기점에서 남해고속도로로 갈아탄 뒤 함안나들목으로 빠지면 된다. 4시간30분 정도 걸린다. 열차는 하루 세 차례 서울에서 함안까지 직접 간다. 5시간~5시간30분 소요된다. 좀 더 빠른 방법은 KTX를 타고 밀양역에서 갈아타는 방법이 있다. 환승 시간을 감안해도 4시간 남짓이면 된다. 글ㆍ사진 함안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청원으로 떠나는 ‘가을 바캉스’

    청원으로 떠나는 ‘가을 바캉스’

    준비하지 않는 이에게 가을은 짧기만 하다. 왔나 싶으면 가버리는 것이 가을이다. 살갗에 와닿을 때는 시원한 가을 바람이었는데 대뇌에 이 느낌을 전달하는 동안 스산한 초겨울 바람으로 바뀌는 것 아닌가 싶을 정도다. 별 수 없다. 짧은 봄, 긴 여름, 짧은 가을, 긴 겨울의 순환은 쉬 바뀌지 않는다. 그저 조금 더 일찍 가을을 찾아다니고, 마지막까지 가을을 붙들어두려 안간힘을 쓰는 수밖에 없다. 충북 청원으로 가을맞이를 나서자. 청원(淸原), 이름 그대로 맑음이 시작되는 곳이다. 마음 속 도화지에 곱게 그려놓은 청원의 가을 모습은 제법 오래 간다. 가슴이 뻥 뚫리는 듯 시원한 대청호가 있고, 대청호 어부의 그물에 붙잡힌 통통한 가을 붕어가 있고, 소슬한 바람 냄새, 나무 냄새 간직한 자연휴양림이 있다. 또한 빨간 고추 널려 있는 도로변에서 가을 하늘을 지붕삼아 참깨를 터는 우리네 어미, 아비가 아들, 딸, 손녀, 손자들을 늘상 그리워하는 곳이다. 청원군의 지형은 특이하다. 군이 청주시를 둥그렇게 감싸고 있다. 청주를 쏙 빼내면 울퉁불퉁한 도너츠 모양이 된다. 도너츠 둘레를 따라 풍성한 느낌의 가을이 곳곳에서 서서히 내려앉고 있다. 이곳 사람들에게 가장 편안한 휴식처 같은 곳이 바로 문의문화재단지다. 옛 대장간, 민화그리기 체험장, 주막집, 베짜는 아주머니 등 우리 고유의 전통 문화를 재현해놓은 곳이다. 유치원부터 시작해 초·중학생들의 역사교육장으로 활용되고 있다. 뿐만 아니다. 문의문화재단지는 이곳 사람들에게 시민공원 같은 곳이다.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5분 남짓만 올라도 대청호와 파란 가을 하늘이 한 눈에 훤히 내다보이는 탁 트인 전망을 안겨준다. 산 바람, 호수 바람은 여름 내 쌓인 묵은 더위와 고민을 씻겨준다. 입장료 1000원으로 누리는 상쾌함이다. 한낮의 땡볕이 여름을 방불케 하던 지난주 말 문의문화재단지에 올라섰다. 곳곳 그늘 아래에서 원고지를 앞에 놓고 자뭇 진지한 표정으로 글귀를 떠올리며 머리를 쥐어뜯는 학생들의 얼굴이 있었고, 손가락 사이에 붓 끼우고 도화지 위 미완성 그림과 눈앞의 가을 풍경, 물감 팔레트를 번갈아 쳐다보는 또다른 학생들의 얼굴이 있었다. 마침 충청북도 초·중·고등학생의 글짓기, 그림대회가 열린 날이었다. 무더운 날씨이지만 도화지 속에 그려지고 있던 연둣빛 잔디와 파란 하늘, 노란 빛깔의 나무는 이미 가을의 청원이었다. 물론 가을보다 더욱 싱그러운 생명력을 품고 있는 것은 꿈 가득한 학생들의 얼굴일 것이다. ●가을, 오지 산간마을부터 오다 문의문화재단지를 둘러보고 나면 진짜 청원 여행을 시작해야 한다. 문의삼거리에서 길을 따라 한참 가다보면 오른쪽에 ‘청원벌랏한지마을 13㎞’ 이정표가 보인다. 슬쩍 얼굴을 내비쳤다가 사라지는 대청호를 따라 구비구비 산길이 20분 남짓 이어지더니 길의 끝 막다른 곳에 마을 하나가 나타난다. 그동안 이정표가 두 세 번밖에 없어 편도차선 넓이의 좁은 길을 따라가다 보면 맞게 가고 있는지 의심이 들거나, 혹은 전설 속의 마을에 들어서는 것 아닌가 하는 작가적 상상력이 발동될 수도 있다. 믿음을 갖고 가야 한다. 그저 길가에 이정표가 친절하게 세워지지 않았을 뿐이다. 벌랏한지마을은 지리적 위치가 설명하듯 세상과 외따로이 있다. 몇 년 전부터 하루에 버스 6대가 다니며 그나마 나아졌지만 이 산길이 나기 전에는 선착장에서 배를 타고 대청호를 건너야 다른 동리에 다다를 수 있었다. 그래서 누군가는 ‘충북의 동막골’이라고 부르기도 했다. 자연 속에 파묻혀 사는 이곳은 요즘 농촌체험으로 성황을 이룬다. 닥나무로 한지를 만들고, 올챙이, 도롱뇽 등이 뛰노는 생태계를 직접 체험해볼 수 있다. 야생화와 가을 단풍의 한복판에 마을이 있으니 설명이 필요없을 정도다. 벌랏한지마을의 강귀순씨 등이 7~8곳에 ‘동물나라집’, ‘대나무숲집’ 등 나름대로 이쁜 이름을 붙여서 민박도 하고 있다. ●숲속의 가을은 겨울의 예고편 벌랏한지마을이 완벽한 별유천지(別有天地)를 보여준다면 옥화자연휴양림은 편안한 접근성을 갖고서도 자연의 한가운데 파묻힐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미원면 면소재지에서 운암삼거리 지나면 바로 옥화자연휴양림이다. 인공의 느낌을 가능한 없앤 것이 가장 큰 미덕이다. 산길인 듯, 숲길인 듯 옥화자연휴양림은 편백나무, 잣나무, 소나무, 낙엽송 등 180종의 나무가 다투어 뻗어올라 온 산을 덮고 있다. 남쪽 440m봉과 팔각정이 있는 남동쪽의 476m봉으로 연결된 산줄기로 둘러싸여 있다. 굳이 삼림욕장을 특정할 필요는 없겠지만 어쨌든 삼림욕장이라 이름붙여진 잣나무 군락은 그저 바라보기만 해도 시원한 느낌을 준다. 40년 안팎의 나이를 먹은 것들로 하늘을 향해 20~30m씩 쭉쭉 뻗어있다. 옥화자연휴양림에는 14㎞ 정도 길이의 등산코스가 있다. 경사가 급하지 않아 3시간 정도면 충분히 돌아볼 수 있다. 또한 어린 아이와 함께라면 3㎞ 또는 6.5㎞ 정도의 가벼운 산책 코스 등도 있으니 천천히 걸으며 피톤치드 안에 몸을 던져놓기만 하면 된다. 또한 저녁 8시부터 ‘숲 체험 야간산행’을 진행한다. ●여행수첩 ▲가는 길 경부고속도로와 중부고속도로가 만나는 지점이 바로 청원이다. 문의문화재단지나 옥화자연휴양림, 벌랏한지마을, 대청호 등을 찾으려면 청원분기점에서 청주~상주 간 고속도로를 타고 문의나들목으로 나와야 한다. 20~30분 이내 거리다. 이 밖에 오창나들목, 청원나들목 등을 통해서도 청원으로 들어설 수 있다. ▲먹을 거리 대청호 붕어와 옥화9경 맑은물에서 잡히는 메기, 빠가사리, 참마자 등은 살이 통통하게 올라 가을을 실감케 한다. 옥화자연휴양림에서 차로 10분 남짓 떨어진 미원면 상촌매운탕(043-297-9933)의 잡어매운탕은 의심할 나위없이 모두 자연산이다. 쌉싸래한 꺽지, 빠가사리 등이 푹 우려진 매운탕 국물은 자칫 ‘소주 도둑’이 될 수도 있다. 다만 손으로 뚝뚝 떼어넣는 수제비가 아니라 포장 판매되는 수제비를 매운탕에 넣는 점은 아쉽다. 또한 대청호를 끼고 있는 문의면 구룡식당(043-297-6754)은 붕어로 만든 어죽과 참마자인삼도리뱅뱅이로 유명하다. 참마자는 잉어목 잉어과의 물고기로 빙어나 멸치와 비슷한 크기다. 튀겨서 독특한 양념으로 볶은 뒤 채 썬 인삼과 함께 먹으면 술안주로 딱이다. 감자, 수제비, 호박, 양파 등 갖은 야채와 함께 얼큰하게 푹 끓인 어죽 역시 붕어 비린내는 전혀 없이 별미를 자랑한다. 글 사진 청원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떠나볼래요 | 삶과꿈 에세이] 자전을 꿈꾸는 자전거

    [떠나볼래요 | 삶과꿈 에세이] 자전을 꿈꾸는 자전거

    토요일 아침 6시 30분. 자전거를 끌고 혼자 길을 나선다. 식구는 모두 잠들어 있다. 나만의 시간 속으로 잠행한다. 저녁때까지 자전거가 이끄는 대로 떠났다가 돌아오면 된다.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갈 수 있는 자발적인 시간이다. 탄천은 잉어들의 천국이다. 잉어들은 죽비를 내리치듯 물의 등짝을 철썩 후려치는 일에 골몰하고 있다. 상선약수(上善若水)! 최고의 선함은 물과 같다는 깨우침을 터득하기 위해 노자는 얼마나 강물을 응시했을까? 나도 노자보다 깊은 철학을 얻을 수 있을까? 이제부터 자전거의 시간은 시침으로 돌아가지 않고 물의 흐름으로 돌아간다. 유속을 앞서거니 뒤서거니 따라가는 것이다. 이른 시간이지만 많은 사람들이 운동을 하고 있다. 징검다리 위에서 국민체조를 하는 아줌마를 본다. 물의 흐름을 몸으로 받아들이는 표정이다. 물소리 덩굴이 그녀를 담벼락처럼 타고 올라가 휘감고 있는 듯이 보인다. 징검다리 주변의 여울에는 송곳 같은 모서리로 쌓아올린 기묘한 돌탑 수십 기가 그저 새끼손톱보다 좁은 면적으로 아슬아슬 닿아 있을 뿐이다. 야탑역에서 실개천을 따라 상류로 오른다. 중탑과 상탑을 지나고 도촌동을 빠져들어서 모리아산 기도원 뒷길로 접어든다. 바퀴의 팽팽한 공기가 자갈과 잽을 날리고 발길질을 한다. 갈마치고개에 오르자 광주는 물론 이천까지 시야가 확 트이고 햇살이 눈부시게 쏟아진다. 눈동자를 파먹을 듯이 날렵한 햇살이다. 콧잔등의 땀방울이 햇살을 사방으로 파열시킨다. 백여 미터 내려가자 산허리를 끝없이 휘감고 도는 임로(林路)가 나타난다. 여기가 바로 태재고개까지 왕복 오십여 리 하이킹코스다. 이 임로를 달리면서 자전거는 온전히 늑대가 되고 외로운 야생이 되곤 한다. 자전거가 달릴 때 비포장도로의 표층에 깔린 회색빛 자갈에서 돌의 울음이 들린다. 계곡과 능선의 너울에는 아침 햇살의 미묘한 스펙트럼이 신기루처럼 펼쳐져 있다. 수많은 식물과 산짐승의 눈동자 속으로 흘러들어 갔을 색깔의 마술을 바라보면서 도시락을 먹는다. 내가 싼 도시락에는 장조림과 생마늘과 고추장과 계란프라이와 우엉이 섞여 있다. 맑은 고량주 한 잔을 곁들인다. 운이 좋으면 즉석에서 산두릅이나 옻순을 따먹기도 하고 산도라지를 캐먹기도 한다. 아침을 먹고 나서 본격적으로 임로를 달린다. 몸이 휘청거리고 숨결이 거칠고 큰 호흡이 목구멍에서 쏟아지면서 한참을 달리다 보면 무아지경에 빠져든다. 어느새 자전거가 굴러가는 속도에 몸의 혈액이 자연스럽게 녹아들어가 있다. 자전거와 몸은 그림자와 본신처럼 서로 애달파하는 형영상린(形影相燐)이 되어 있다. 바큇살이 닿는 모든 언저리는 유역이다. 자전거가 기억하는 길을 몸도 기억한다. 자전거가 제 몸에 새긴 지도는 내 몸에도 새겨진다. 크지 않은 능선이지만 수십 개의 골짜기를 거느렸고, 임로는 수시로 깊이 휘돈다. 산등성이를 휘돌 때 임로의 후미가 보였다가 숨어버리고, 전방이 나타났다가 사라지면서 자맥질을 계속한다. 바람이 뒤따라온다. 바람이 앞질러 간다. 연두빛 바람이었다가 연노랑 바람이기도 하다. 바람은 나를 찾아 멀리서 달려온 존재 같다. 바람은 나를 찾기 위해 얼마나 많은 산을 헤매고 다녔을까. 바람은 실존이다. 살아 움직인다. 울기도 한다. 사실 바람은 지구 자전의 산물이다. 지구의 자전과 자전거는 무슨 관계일까? 자전거 바퀴는 바람을 닮았다. 바람이 자전거 바퀴의 타이어 안에 팽팽하게 갇혀 있다. 산허리를 빙글 도는 일은 여러 위험 요소가 있지만 초보자도 갈 수 있을 만큼 평탄한 길이다. 산들바람과 함께하는 길이다. 능선과 나란히 뻗은 길이다. 수많은 갈림길을 거느린 길이다. 시야가 뻥 뚫린 길이다. 산 아래 국도를 질주하는 차량의 소음이 기어오르다가 뒤돌아선 길이다. 오후가 되면 넓은 역광과 산그림자가 드리우는 길이다. 오후 네 시가 넘어 수만 기 무덤 사이로 천천히 회향한다. 어느 때는 수백 개의 묘비를 읽느라 몇 시간 지체하기도 했던 길이다. 어느 때는 소나무 그늘이 드리운 무덤의 잔디밭에 누워 두어 시간 곤한 잠을 자기도 했던 길이다. 무덤은 마치 캠핑장에 쳐놓은 텐트처럼 보이기도 한다. 자전거가 흘러 다닌 궤적을 따져보니 집에서 직경 20㎞를 벗어나지 않았다. 집 주변의 산길을 하루 종일 헤매고 다닌 것이다. 이것도 방랑이고 여행이라고 해야 하나? 순환의 첫 자리로 돌아가는 자전거는 술 취한 김유신을 애인 천관녀의 집으로 모시고 간 애마처럼 나를 집으로 데리고 가는 것이다. 이러다가 어느 날 자전거는 아주 멀리 떠날지도 모른다. 어느 날 갑자기 나의 자전거는 주인에 대한 최선의 예우를 꿈꾸며 몽골 초원을 지나 고비사막으로 떠날지도 모른다. 글_ 장인수 시인
  • 개보다 큰 ‘괴물 잉어’ 돌연사에 英충격

    개보다 큰 몸집으로 영국에서 ‘물고기 스타’로 불린 잉어가 죽은 채 발견됐다. 몸무게 29kg인 잉어 벤슨(Benson)이 지난 달 29일(현지시간) 피터보로 근처에 있는 킹피셔 호수(Kingfisher Lake)에서 배를 드러낸 채 목격됐다고 영국 타임스는 보도했다. 20~25살로 추정되는 이 잉어는 1997년에 처음 잡혔다. 당시 거대한 몸집으로 화제에 오르며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1999년부터 이 호수에서 살았고 세계 각국에서 온 낚시꾼에게 60번이 넘게 잡혔으나 지금껏 건강하게 살았다. 킹피셔 호수 주인에 따르면 벤슨이 이날 아침 배를 들어낸 채 발견됐다. 보통 잉어 수명이 30년이 훌쩍 넘는데도 벤슨이 수명을 다 하지 못하고 죽은 것과 호수 주변에 익지 않은 견과류가 널려 있던 것으로 미뤄, 벤슨이 치명적인 먹이를 먹고 죽은 것으로 보인다고 어류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벤슨은 거대한 몸집 때문에 약 4000만원의 가치가 있는 것으로 추정됐다. 가격 뿐 아니라 영국 내에서 가장 큰 잉어라는 상징적인 의미 때문에 낚시광 사이에서는 ‘잉어의 왕’으로 불렸다. 타임스는 “많은 낚시광이 낚시 커뮤니티 사이트에 벤슨의 사망을 애도하는 글을 올리고 있다.”면서 “유명하고 진귀한 잉어가 죽었다는 사실에 망연자실해 하는 낚시꾼도 많다.”고 전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강경윤기자 newsluv@seoul.co.kr @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스타들의 엉뚱한 과거’ 부모가 폭로

    반짝반짝 빛나는 스타들의 부모는 어떤 사람일까. 스타와 스타의 2세가 출연해 화목한 모습과 숨은 끼를 자랑했던 SBS ‘스타주니어 붕어빵’(연출 김태형)이 4일 오후 5시5분 방송에서 여름특집 ‘잉어빵’을 내보낸다. 이번에는 스타의 2세 대신 부모들이 출연해 그들의 숨은 이야기를 전한다. 먼저 두 번째 미니앨범을 내고 활동 중인 소녀시대 수영과 함께 출연한 어머니는 수영의 지저분한 생활을 폭로한다. 그녀는 브라운관에 비치는 예쁜 모습과는 달리 수영이 평소 청소와 담을 쌓고 살며, 같이 방을 쓰는 윤아와 태연에게 미안해서 자신이 몰래 방을 치우고 나온 적도 있다고 고백한다. 어머니의 갑작스러운 이야기에 수영은 얼굴을 붉히며 당황한다. 슈퍼주니어 신동의 아버지는 외모와 성격까지 아들과 똑같은 붕어빵이다. 그가 밝힌 신동의 평소 모습은 발랄하고 재치있는 TV 속 이미지와는 달리 무뚝뚝한 ‘경상도 사나이’라고 한다. 거기다 학창시절에는 학교도 안 가고 등록금을 댄스활동비로 쓸 만큼 속을 썩인 문제아였다고 밝힌다. 평소 아버지에게 애정표현을 못했다는 신동은 이날 지난 일에 대해 용서를 빌며 카네이션을 달아드리고 사랑한다는 말을 전한다. 또 가수 문희준의 어머니는 아들 못지않은 입담을 보여주며 문희준의 과거사를 폭로하고, 진행자 김구라와 설전도 벌인다. 그 외 가수 이지혜와 슈퍼주니어 예성의 어머니가 들려주는 스타들의 학창시절 이야기도 들을 수 있다. 그룹 카라의 규리와 어머니는 함께 프리티 걸 댄스를 보여준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붕어빵’ 특집, 부모들이 밝힌 스타비밀은?

    ‘붕어빵’ 특집, 부모들이 밝힌 스타비밀은?

    스타의 부모들이 직접 자식의 비밀 들춰내기에 앞장섰다. 4일 방송되는 SBS ‘스타주니어쇼 붕어빵’(이하 ‘붕어빵’)이 ‘잉어빵’이라는 부제를 달고 특집으로 꾸며졌다. 스타의 자녀들이 출연했던 기존 형식과 달리 스타의 부모들이 등장해 스타들의 비밀을 낱낱이 공개했다. 그룹 슈퍼주니어 멤버 예성, 신동, 소녀시대 멤버 수영, 카라 멤버 규리, 가수 문희준 이지혜, 방송인 남창희, 김정민이 각자 부모님과 동반출연했다. 특히 문희준 어머니 이희경씨는 “붕어빵에 김구라를 만나러 왔다.”고 입을 열었다. 김구라는 문희준 어머니의 따가운 눈초리에 안절부절 못하며 녹화 내내 식은땀을 줄줄 흘리며 방송생활 이래 가장 당황한 모습을 보였다는 후문이다. 아들 못지않은 입담을 펼친 문희준 어머니는 “우리 아들은 방에 처박혀 있다가도 소녀시대 노래만 흘러나오면 어느새 TV 앞에 앉아있다.”면서 “아들이 밖에 나가 깜깜 무소식일 땐 용돈통장에 넣어주는 돈을 끊으면 바로 해결된다. 아들 잔소리가 심해 내가 산 물건도 선물 받았다고 거짓말 한다.”고 아들 문희준의 사생활에 대해 폭로했다. 아들에게 바라는 소원을 묻자 문희준 어머니는 “HOT 시절 올림픽 경기장 콘서트 때의 그 감동은 엄마인 나뿐만 아니라 팬들에게도 평생 잊지 못할 감동이었다.”면서 “단 한번이라도 좋으니 언젠가는 HOT 멤버들과 다 같이 모여 올림픽 경기장에서 그때의 그 감동을 다시 한번 보여줬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소녀시대 멤버 수영 역시 어머니와 함께 출연해 실생활이 만천하에 공개됐다. 수영의 평소 모습은 털털, 지저분 그 자체라는 것. 수영 어머니는 “오죽하면 숙소에서 수영이와 같은 방을 쓰는 윤아와 태연이에게 미안해서 우렁각시처럼 몰래 방을 치우고 나온 적도 있다.”고 백했다. 이밖에도 슈퍼주니어 신동과 가수 이지혜가 청소년 시절 가출했던 경험이 공개돼 눈길을 끌었다. 사진제공 = SBS 서울신문NTN 김예나 기자 yeah@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7일 TV 하이라이트]

    ●SBS스페셜<1592 침묵의 거북선>(SBS 오후 11시20분) 경상남도가 거북선 실체를 파헤치기 위해 나섰다. 최첨단 장비와 최고의 탐사팀이 만나 2003년 거북선의 실체를 찾기 위한 1년 간의 대장정이 시작된다. 1%의 가능성을 찾아 나선 이들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 가슴속 거북선의 의미를 되새겨 보는 시간을 갖는다. ●영상앨범 산(KBS1 오전 7시30분) 고미영은 세계 최초로 여성 산악인 14좌 완등을 목표로 삼고, 지난 2006년부터 히말라야를 등반 중이다. 2009년 3월, 고미영은 자신의 히말라야 14좌 레이스 중 여덟 번째인 마칼루로 떠났다. 2009년 3월 19일부터 5월 17일까지 약 60일 간의 등반 과정에 동행해 마칼루 등반의 생생한 과정을 함께한다. ●체험, 삶의 현장(KBS1 오전 9시) 탤런트 박윤배가 우리 조상들의 지혜와 슬기가 고스란히 담겨 있는 옹기를 만들러 울산 외고산옹기마을로 출동한다. 메기병장 개그맨 이상운은 부안땅 오디 수확 부름을 받고 7~8년생 뽕나무와 씨름한다. 또 ‘사랑과 전쟁’의 단골 불륜녀 민지영과 이시영이 2만여마리 비단잉어 보금자리로 출동한다. ●2009 외인구단(MBC 오후 10시40분) 외인구단의 첫 승리의 감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혜성은 엄지가 동탁과 결혼했다는 소식을 듣고 절망에 빠진다. 어떻게든 엄지의 모습이 보고 싶어 집 앞으로 찾아가지만 동탁과 함께 있는 모습에 돌아서고, 엄지의 회사로 찾아가 엄지를 만난다. 다음 날 혜성은 경기에 나가지 않겠다며 고집을 부린다. ●신비한TV 서프라이즈(MBC 오전 10시45분) 1999년 12월 30일 모두가 잠든 고요한 새벽. 영국 옥스퍼드 샤이어의 한 저택에서 한 남자의 비명 소리가 들렸다. 피를 흘리고 쓰러진 남자는 놀랍게도 비틀스의 멤버였던 조지 해리슨이었다. 그런데 이같은 그의 암살 사건에는 엄청난 음모가 도사리고 있었는데…. ●찬란한 유산(SBS 오후 10시) 2호점으로 찾아온 환은 다짜고짜 은성의 팔을 잡고는 옥상으로 끌고 간다. 진지한 표정의 환은 지금까지 특별히 하고 싶은 것도, 갖고 싶은 것도 없었다며 이제는 하고 싶은 일이 생겼다고 말한다. 뜻밖의 말에 놀라서 환을 보는 은성에게 환은 할머니 회사를 절대로 안 뺏기겠다며 비장하게 이야기한다. ●인사이드 월드(YTN 오후 5시30분) 돼지 특허 출원. 돼지가 발명품이라는 것일까? 몬산토 사의 연구진은 돼지의 유전자 특허를 위한 작업에 여념이 없다. 특허 문제가 곧 효력을 갖게 되면, 농민들은 생계를 걱정해야 할 것이다. 키우고 있는 돼지의 유전자 정보에 관한 특허가 특정 기업에 있다는 이유로 사육이 금지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 [엄마와 읽는 동화] 자반고등어/홍종의

    [엄마와 읽는 동화] 자반고등어/홍종의

    거짓말도 자꾸 해 보니까 별 것 아니었다. 가슴이 두근거리지도 않고 말도 더듬지 않았다. 오히려 없는 말까지 보탰다. 욱이는 주머니에 손을 찔러 남은 돈을 셈했다. 천원 권 두 장과 동전 몇 개가 고작이었다. “좀 아껴 쓸 걸.” 욱이는 후회를 했다. 엄마에게 과외비로 받은 오만 원을 열흘 만에 거의 다 써버렸다. 당장 내일 쓸 돈이 모자랐다. “한 시간만 더 하자니까.” 민규가 고양이 발톱처럼 열 손가락을 세워 흔들며 툴툴거렸다. 컴퓨터 자판을 두드리던 느낌에서 빠져 나오지 못하는 듯했다. “이제 돈 없어. 내일부터는 네가 대.” 욱이가 다른 쪽 주머니를 훌렁 뒤집어 보였다. 먼지가 풀썩 피어올랐다. 민규의 얼굴이 순식간에 굳어졌다. “배고파. 오늘은 네가 떡볶이 좀 사라.” 욱이가 민규의 팔을 잡았다. 민규는 얼른 욱이의 팔을 떼어냈다. “내, 내가 왜?” 민규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 뒷걸음질을 쳤다. “내가 그렇게 많이 사 줬으면 한 번 사 줄 만도 하잖아.” 욱이가 목에 힘을 주며 또박또박 말했다. “누가 사 달랬어? 같이 있어 달라고 사정을 해서 나도 학원을 빼 먹으면서 놀아 줬더니….” 갑자기 민규가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며 달아났다. 마주 오던 사람들이 흘끔거리며 쳐다봤다. 욱이는 창피해 얼른 골목으로 꺾어 들어갔다. 마음 같아서는 민규를 쫓아가 한 대 갈겨 주고 싶었다. 사람들이 지나가자 욱이는 골목에서 머리를 삐쭉 내밀었다. 민규가 바람개비처럼 팔을 빙빙 돌리며 뛰어가고 있었다. “의리 없는 자식! 두고 보자.” 욱이는 주먹을 꼭 쥐었다. 열흘 전, 순대 김밥 배달을 민규에게 들키지만 않았어도 엄마를 속이지 않아도 됐다. 하필 배달을 한 곳이 민규네 보석 가게였다. “너, 철가방이었어?” 푹신푹신한 소파에 누워 발장난을 하던 민규가 욱이를 보자 처음 한 말이었다. 번쩍거리는 보석 진열대들이 빙글빙글 돌았다. 탁자에 김밥, 순대를 꺼내 놓는데 손이 떨렸다. 욱이는 정말 쥐구멍이라도 들어가고 싶었다. “우, 우리 엄마 심부름이야.” 욱이가 더듬거렸다. 덩치로 보면 반밖에 안 되는 민규가 그렇게 커 보일 수가 없었다. “그 잘난 우리 반 회장이 겨우 분식집 아들이었어?” 민규가 나무젓가락으로 순대를 싼 투명 랩을 푹 찔렀다. 욱이는 가슴이 찔린 듯 움찔했다. “안 본 걸로 해 줄 테니까 걱정 마.” 민규가 문까지 따라 나오며 욱이의 어깨를 툭툭 쳤다. 욱이는 입술을 꼭 깨물었다. 민규네 가게에 다녀오고 나서 욱이는 고민이 생겼다. 잘못하다가는 또 다른 친구에게 들킬 것이 뻔했다. 며칠을 고민하다가 욱이는 꾀를 냈다. 보석가게를 하는 부자 민규를 팔았다. 공짜로 과외를 같이 하자면 미안할 테니 오만 원만 내라고 했다고 엄마에게 거짓말을 했다. “욱이가 도와줘서 편했는데 할 수 없지 뭐. 그런 친구를 두기도 어려워.” 엄마는 당장 꼬깃꼬깃한 천원 권과 오천원 권, 만원 권으로 오만 원을 채워 주었다. 잠시 잊고 있었던 일이 떠올랐다. 그것보다도 욱이는 어떻게 당장 민규의 입을 막을지 막막했다. “똑똑.” 빗방울이 떨어졌다. 날씨가 흐린 탓인지 간판에 일찍 불이 켜졌다. 욱이는 육교를 향해 천천히 걸었다. 높은 곳에라도 올라가야 답답한 가슴이 시원해질 것 같았다. 빗방울이 점점 많아졌다. 사람들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자동차들도 속력을 높였다. 키가 크고 다리가 길어 한 발에 두 계단을 오르던 욱이었다. 그런데도 욱이는 느릿느릿 한 계단씩 육교에 올랐다. 육교에 오르자 바람이 시원했다. 욱이는 얼굴 가득 빗방울을 받았다. 답답하던 가슴이 뻥 뚫렸다. 욱이는 육교의 난간을 잡고 천천히 걸었다. “이리 와 봐.” 육교 중간쯤이었다. 한 할머니가 소쿠리를 앞에 놓고 욱이를 불렀다. 장사를 하던 사람들은 모두 돌아가고 할머니 혼자뿐이었다. “저, 저요?” 욱이가 걸음을 멈추고 물었다. “여기 좀 앉아 봐.” 할머니가 손짓으로 소쿠리 앞자리를 가리켰다. 욱이는 자석에 끌리듯 할머니 앞에 앉았다. 비린내가 확 풍겼다. 소쿠리 위에는 생선 한 마리가 달랑 남아 있었다. 자세히 보니 두 마리였다. 한 마리가 배로 다른 한 마리를 감싸 안고 있었다. 뒤에서 꼭 껴안은 모습이었다. “자반고등어야. 다 팔고 이것만 남았어. 비도 오고 날도 저물고 이것을 팔아야 집에 갈 수 있어.” 할머니가 생선을 욱이를 향해 밀었다. 어둠이 내려 할머니의 얼굴이 잘 보이지 않았다. “저, 저는 돈이 없는데요?” 욱이가 앉은걸음으로 뒤로 물러났다. 키가 큰 트럭이 달려오는지 육교 위가 환해졌다. 아주 잠깐이지만 쪼글쪼글한 할머니의 입이 보였다. 그 모습이 욱이의 머리에 오래도록 남았다. “내일 갚으면 돼.” 할머니가 냉큼 생선을 집어 검정 비닐봉지에 담아 내밀었다. 욱이가 받지 않으면 바닥에 떨어질 것 같았다. 욱이는 얼결에 비닐봉지를 받았다. 할머니가 소쿠리를 챙겨서 일어섰다. 욱이도 엉거주춤 일어났다. 할머니는 아무 일 없었다는 듯 육교를 내려갔다. 욱이는 비닐봉지를 들고 터덜터덜 걸었다. 그냥 주머니에 남아 있는 돈이라도 털어 줄 걸 하는 생각이 들었다. 가게에 들어서자 혼자 남은 아줌마 손님이 일어섰다. 설거지를 하던 엄마가 손에 묻은 물을 탈탈 털었다. “아이구, 우리 왕자님 오셨네.” 엄마가 두 팔을 벌리며 반겼다. “아들이우? 어쩜 저렇게 듬직하게 생겼을까? 키도 크고 얼굴도 잘 생기고 엄마를 업어줘도 되겠네.” 아줌마가 호들갑을 떨었다. “업어주기는요. 몸은 커다래도 아직 애기인 걸요.” 엄마의 얼굴이 환하게 밝아졌다. “그래, 영어 과외는 잘했어? 고맙기도 하지. 그만한 돈으로 어떻게 과외를 해. 학원을 다니려고 해도 십 몇만 원은 든다던데. 정신 바짝 차리고 열심히 해.” 엄마는 아줌마가 들으라는 듯 큰 소리로 말했다. 욱이는 비닐봉지를 슬그머니 의자위에 내려놓았다. 욱이는 슬슬 엄마의 눈치를 봤다. 탁자에 걸레질을 하는 엄마가 더 작아 보였다. 욱이는 주춤주춤 엄마에게로 가서 등을 내밀었다. “엄마, 한 번 업혀 봐.” 등 뒤에서 엄마의 기척이 들렸다. “어서!” 욱이가 엉덩이를 흔들었다. 그래도 엄마는 업히지 않았다. 갑자기 엄마가 뒤에서 욱이를 꼭 끌어안았다. 욱이는 가슴이 저릿해졌다. “우리 욱이 많이 컸네.” 엄마가 팔에 힘을 주었다. 욱이는 몸이 점점 작아지는 것 같았다. 아주 작아져 엄마의 가슴에 푹 담기는 것 같았다. 그때 욱이는 자반고등어 생각이 났다. “어, 엄마. 이거.” 욱이는 자반고등어 봉지를 내밀었다. “육교를 건너는데 할머니가 팔고 있었어. 이걸 팔아야 집에 갈 수 있대. 그래서 돈이 없다고 하자 내일 갚아도 된 대.” 엄마가 봉지 속에서 자반고등어를 꺼냈다. 불빛을 받고 자반고등어의 등이 푸르게 빛났다. “자반고등어네? 잘했어. 야무지게도 재웠네. 자반고등어는 이렇게 두 마리를 야무지게 재워야 상하지 않아. 우리 욱이와 엄마가 이렇게 한 몸인 것처럼.” 욱이는 가슴이 뜨끔했다. “외할머니께서 자반고등어를 무척 좋아하셨는데….” 엄마가 자반고등어를 뒤적이며 울먹였다. 외할머니 생각을 하는 모양이었다. 자반고등어는 머리는 두 개지만 마치 한 마리처럼 보였다. 욱이는 더 이상 엄마 옆에 있을 수 없었다. 마침 가게에 손님이 들었다. 엄마가 김밥을 써는 틈에 욱이는 가게를 나와 집으로 향했다. 밤새 퍼붓던 비가 거짓말처럼 그쳤다. 햇살이 쨍하니 나고 안개가 뽀얗게 피어 올랐다. 욱이는 엄마가 자반고등어 값으로 준 돈을 하루 종일 쥐고 있었다. 민규가 슬슬 욱이를 피해 다녔다. 학교가 끝나자마자 욱이는 육교를 향해 뛰었다. 육교 위에는 장사를 하는 사람들로 붐볐다. 그러나 자반고등어를 파는 할머니가 보이지 않았다. 욱이는 육교의 끝에서 끝으로 두 번을 왔다 갔다 했다. 할머니가 앉았던 자리에는 김을 파는 아줌마가 앉았다. “아줌마, 여기에서 자반고등어를 파는 할머니 안 나왔어요?” 욱이는 망설이다가 물었다. 아줌마는 하품을 하다 말고 눈을 동그랗게 떴다. “자반고등어요.” 욱이가 힘을 주어 다시 말했다. “무슨 자반고등어? 여기는 그런 거 안 팔아.” 아줌마가 쌀쌀맞게 말했다. “어제 여기서 자반고등어 팔던 할머니요. 제일 나중에까지 남아 있었어요.” 욱이는 울상을 지었다. “장사도 안 되는데 왜 귀찮게 굴어. 여긴 내 자리고 어제도 내가 제일 나중에 일어섰구먼.” 아줌마가 김을 뜯어 질겅질겅 씹었다. 다시 물었다가는 혼이 날 것 같았다. 욱이는 힘없이 육교를 내려왔다. 아무리 할머니의 얼굴을 떠올려 보려 해도 가물가물했다. 욱이는 길 가는 할머니들을 요리조리 살폈다. “야, 강욱!” 욱이가 깜짝 놀라 걸음을 멈췄다. 어느새 민규네 보석가게 앞을 지나치고 있었다. 가게에서 튀어 나오며 민규가 욱이를 불러 세웠다. 그때였다. 욱이의 머릿속이 환해졌다. 갑자기 할머니의 쪼글쪼글한 입이 퍼득 떠올랐다. “걱정 마. 오늘부터는 내가 돈을 다 댈게.” 민규가 욱이의 코앞에 돈을 들이대고 흔들었다. 그래도 욱이는 멍하니 서 있었다. “내가 다 댄대도?” 민규가 욱이의 등을 퍽 때렸다. 그때서야 욱이는 정신이 번쩍 들었다. 자반고등어의 머리가 눈앞에 떠오르면서 외할머니의 얼굴이 겹쳤다. “맞아. 외할머니의 입이야!” 갑자기 욱이가 소리를 질렀다. 몇 년 전에 돌아가신 외할머니의 쪼글쪼글한 입이었다. 틀림없었다. 욱이는 민규의 손을 뿌리치고 가게를 향해 뛰었다. 아무래도 가게에 엄마를 닮은 외할머니가 와 있을 것 같았다. ●작가의 말 가정이 행복한 세상이 정말 아름다운 세상이다. 현실적인 여건으로 인해 불안정한 가정이 늘고 있다. 그러나 그렇다고 전부 불행한 것은 아니다. 진한 사랑을 바탕으로 한다면 불행은 행복의 과정이 될 수 있다. 자반고등어는 두 마리가 합쳐 하나(한손)가 된다. 그렇게 서로 포개져야만 제대로 발효가 되어 맛있는 자반고등어가 된다고 한다. 자반고등어처럼 서로 기대고 안아주어야 하는 것이 가족이다. 짠맛이 고소한 맛이 되는 세상을 꿈꾸어 본다. ●약력 ▲대전일보신춘문예 동화당선 ▲계몽아동문학상, 율목문학상, 대전일보문학상 수상 ▲‘대나무 숲에 사는 잉어’, ‘하늘음표’, ‘하늘매 붕’, ‘똥바가지’, ‘초록말 벼리’, ‘구만이는 알고 있다, 구만이는 울었다’, ‘오이도행 열차’, ‘곳니’ 등의 작품집이 있음. ▲현재 중앙공무원교육원 근무
  • 안양천 뚝방 야외도서관 인기

    안양천 뚝방에 야외도서관이 생겨 주민들의 인기를 독차지하고 있다. 양천구는 23일 세계 책의 날을 맞아 안양천 제방에 도서함을 설치, 안양천 이용 주민이 자유롭게 책을 꺼내 읽을 수 있도록 하는 ‘뚝방 도서관’을 운영한다고 밝혔다. 안양천은 그동안의 생태환경 복원과 정화 노력으로 수질이 개선, 잉어와 철새가 찾아오고 있다. 또 각종 체육시설과 레저공간을 조성해 안양천을 찾는 주민들이 꾸준히 늘고 있다. 이에 구는 주민이 잠시 휴식하는 시간에 편리하게 독서를 즐길 수 있도록 뚝방도서함을 설치했다. 뚝방도서함은 1.1×0.9×0.5m 크기로 적성목을 사용, 2단으로 디자인했다. 설치 위치는 신정교 피크닉 광장, 목동운동장 보도육교, 양평교, 식약청 앞 4곳이다. 주로 짧은 시간에 읽을 수 있는 시집이나 에세이집 등으로 1097권을 비치했다. 도서함은 언제든지 이용 가능한 개방상태로 운영된다. 비치 도서는 안양천 관리사무소가 수시순찰을 통해 현장 관리한다. 또 도서는 주민과 각종 단체를 통해 지속적으로 기증받을 예정이다. 책은 동 주민센터 도서방과 연계해 일정기간 비치한 다음 전면 교체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성의현 구 재난치수과장은 “세계 책의 날을 기념해 개방한 뚝방도서함이 안양천을 즐기는 주민 모두의 문화도우미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철저하게 관리하겠다.”며 “앞으로도 생태와 문화가 공존하는 안양천을 만들기 위해 다양한 사업을 펼칠 것”이라고 말했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길섶에서] 백조와 오리/노주석 논설위원

    청계천 오리 가족의 자맥질이 한창이다. 떼지어 몰려 다니는 피라미와 송사리도 ‘물 반 고기 반’이다. 팔뚝만 한 잉어들이 헤엄칠 날이 머지않았다. 청계천을 ‘거대한 수족관’이라고 깎아내리는 사람도 있지만 도시민에게 위안을 주는 건 사실이다. 오리를 보노라면 세 번이나 리메이크된 영화 ‘러브 어페어’의 무대가 된 타이티 모레아 섬의 백조가 생각난다. 1994년작에 출연한 캐서린 헵번의 명대사 때문이다. “마이크(워런 비티)는 자신이 백조인지 모르는 미운 오리새끼야. 백조(아네트 베닝)를 찾기 전까진 계속 오리 같은 짓을 하고 다닐 거야.”라고. 백조란 한 상대에게만 헌신하는 정절의 상징, 오리는 들이대는 난잡한 바람둥이다. 일부일처제에도 급수가 있다. 일정 기간 한 상대와 짝짓기를 하는 것이 ‘성(性)적 일부일처’라면, 짝짓기와 자식 키우기를 병행하지만 바람은 피우는 게 ‘사회적 일부일처’이다. 한 암컷이 평생 한 수컷의 새끼나 알만 낳는 ‘유전적 일부일처’가 백조식 일부일처제다. 백조가 될 것인가, 오리가 될 것인가. 노주석 논설위원 joo@seoul.co.kr
  • [2009 안면도 국제꽃박람회] 개막 한달 앞으로…

    [2009 안면도 국제꽃박람회] 개막 한달 앞으로…

    ‘꽃보다 경제.’충남 태안 안면도 국제꽃박람회는 경제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2007년 12월7일 사상 최악의 기름유출 사고로 얼룩진 태안의 이미지가 꽃박람회를 통해 ‘청정 고장’으로 거듭나고, 예전처럼 관광객이 몰려 지역경제가 되살아나기를 주민들과 자치단체가 간절히 바라고 있다. 박람회는 다음달 24일부터 5월20일까지 27일간 펼쳐진다. 개막을 한 달 앞둔 24일 행사 주무대인 안면도 꽃지해수욕장변 해안공원과 수목원을 찾았다. 주전시장인 꽃지해안공원 5~6개동의 대형 비닐하우스에서는 꽃이 한창 자라고 있다. 조롱박 터널을 만들고 있는 양진수(57)씨는 “박꽃도 만져줘야 수정이 잘된다.”면서 “박람회 때는 여름에나 볼 수 있는 탐스러운 조롱박이 빼곡히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전시장을 잇는 도로에서는 보도블록을 까는 작업이 한창이다. 현재 공정률은 63%. 공정률이 올라가는 것에 비례해 주민들의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태안의 대표 관광지인 만리포해수욕장 이장 이희열(60)씨는 “주말에는 관광객이 좀 오지만 기름사고 전에 비해 음식점·숙박업소 수입은 5분의 1밖에 안 된다.”면서 “박람회에 관광객이 몰리면 만리포 등도 둘러보고 가지 않겠느냐.”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그는 “기름은 대충 걷혔지만 마음의 상처는 지워지지 않았다.”며 “주민들이 남을 배려하지 못하고 사소한 일에 자주 화를 내고 다투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라고 귀띔했다. 조직위는 26일 천리포수목원과 일반개방 양해각서를 교환한다. 박람회 관람객이 다른 태안지역도 찾도록 하기 위해서다. 천리포수목원은 귀화한 미국인 고 민병갈씨가 국내 최초로 조성한 민간 수목원으로 세계적인 희귀식물이 많지만 회원에 한해 출입이 허용되고 있다. 지난해 태안을 찾은 관광객은 485만여명. 기름유출 사고 전인 2006년 2000만여명의 4분의1도 안 된다. 안면읍 정당1리 주민들은 쌈짓돈을 모아 꽃박람회장 우회도로에 연산홍과 철쭉 등 꽃나무 6000여그루를 심었다. 주민들이 관광객 유치에 자발적으로 힘을 보태고 있는 것이다. 2002년에 이어 7년 만에 열리는 안면도 국제꽃박람회 관람객은 110만명에 이를 것으로 충남도는 추정한다. 해외 21개국 56개 기관·업체를 비롯, 국내외에서 121개 기관·업체가 참가한다. 45만 2894㎡의 주전시장 꽃지해안공원에 입장할 때는 꽃으로 만든 국보1호 숭례문을 통과해야 한다. 이 토피어리는 숭례문의 2분의1 크기로 높이 10m, 길이 26m, 깊이 9.6m이다. 출입 문 폭은 3m이다. 120만 태안 자원봉사자를 상징하는 뜻에서 그만큼의 꽃송이로 만든다. 플라워심포니관에는 불에 타야 꽃을 피우는 나무 ‘그래스트리’가 선보인다. 한국 최초 우주인 이소연씨가 지구로 귀환할 때 가져온 종자에서 꽃을 피운 ‘우주꽃’ 등 희귀꽃 및 식물 20여종도 구경할 수 있다. 야외에는 솟대정원, 소망의 정원, 일출정원, 파도정원, 장미원, 분재원, 허브원 등 15개 테마정원이 있다. 꽃음식전시관도 있다. 16개 모형의 배를 띄우고 잉어가 노니는 인공 연못이 있다. 1820년대 고기잡이 배가 전시되고 뱃고동이 울려퍼지는 대형 수조도 놓여진다. 이곳에서 1.6㎞ 떨어진 34만 496㎡의 수목원에는 각종 꽃동산과 한국정원 등이 이미 들어서 있다. 두 전시장에서는 모두 57종 ‘1억 송이’의 꽃이 선보인다. 전시장 사이에는 셔틀버스가 오간다. 태안지역 음식점과 숙박업소는 ‘가격표시제’를 실시하고 일부 숙박업소는 숙박료를 1만~2만원씩 내리기로 결의했다. 문제는 교통이다. 서해안고속도로 서산·홍성IC에서 안면도로 들어가는 길목은 원청삼거리뿐이다. 조직위는 보령 대천항~태안 영목항 간 여객선 운항횟수를 하루 평균 다섯 차례에서 11차례로 늘리는 등의 수송 대책을 세워 놓고 있다. 영목에서는 셔틀버스로 실어 나른다. 권희태 사무총장은 “각종 교통대책을 세우고 있지만 체증은 불가피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완구 충남지사는 “기름유출 사고를 극복했듯이 또다시 ‘태안의 기적’을 이루겠다.”고 다짐했다. 글 사진 태안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수질오염 감지 로봇물고기 탄생

    수질오염 감지 로봇물고기 탄생

    “뚜뚜뚜… 오염지점 발견, 오염지점 발견!” 바닷속 환경오염을 조사하는 로봇 물고기가 탄생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가 20일 보도했다. 유선형 몸통에 비늘과 지느러미 등 실제 물고기와 꼭 닮은 로봇 물고기는 대당 2만 9000달러(약 4000만원)에 이르는 고가다. 진짜 잉어인 줄 알고 그물이라도 던졌다간 낭패를 볼지도 모를 일. 화학물질을 감지하는 소형 센서를 장착한 이 로봇 물고기는 선박이나 바닷속 파이프라인의 오염물질 유출 지점을 찾거나 오염진행 상황을 확인할 수 있다. 유럽연합집행위원회의 지원을 받은 영국 에섹스 대학과 공학회사 BMT그룹이 3년의 연구 끝에 이를 발명했다. BMT그룹의 선임연구원 로리 도일은 “항구의 수질오염을 조사하기 위해 로봇 물고기 떼를 이용하는 것이 공상과학소설의 얘기처럼 들리겠지만, 여기에는 특별한 이유가 있다.”면서 “물고기 모양의 디자인은 놀라울 정도로 에너지 효율적”이라고 전했다. 1.5m 길이에 초속 1m 속도로 헤엄치는 로봇 물고기는 한번 충전하면 8시간을 거뜬히 작동할 수 있다. 또 충전할 시간이 되면 자동으로 해안으로 되돌아오는 첨단지능까지 갖췄다. 에섹스 대학의 후훠성 교수는 “로봇 물고기는 바닷속 수질오염 여부를 빠르게 감지할 수 있으며 선박의 기름 유출지점을 조기에 탐지할 수 있다.”면서 “이를 통해 환경오염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디자인 등 최종 마무리 작업에 들어갔으며, 내년에 유럽 해안의 항구로 ‘실전 투입’될 예정이다. 안석기자 ccto@seoul.co.kr
  • 오염된 물 찾아내는 ‘로봇 물고기’ 개발

    오염된 물 찾아내는 ‘로봇 물고기’ 개발

    오염된 물, 나한테 맡겨! 최근 영국 대학의 한 연구팀이 오염된 수질을 탐색하는 ‘로봇 피쉬’를 개발하고 이를 최초로 방사해 학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잉어 모양의 이 로봇은 3년간의 연구 끝에 개발된 것으로 초당 1m를 움직일 수 있는 인공 꼬리와 지느러미가 달렸다. 실제 물고기처럼 물의 움직임에 반응해 몸을 흔들기도 하며 몸에 내장된 센서로 오염이 심각한 부분을 감지해 낸다. 오염물질을 감지한 로봇 피쉬는 오염물의 주성분과 원인 등을 분석한 자료를 특수 프로그램을 통해 지상에 전달하며 8시간을 연속 움직일 수 있다. 유럽 공동체(EUROPEAN COMMISSION)가 후원하고 영국 에식스(Essex) 대학 연구팀이 만든 이 로봇은 세계 최초로 개발된 ‘오염 감지 로봇 피쉬’로 오염지역과 원인을 정확히 감지하고 분석함으로서 수질 개선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번에 공개된 완성품은 최초로 스페인 북쪽의 히혼(Gijon)항구에 방사됐으며 함께 완성된 다섯마리의 로봇은 내년 말까지 곳곳에 배치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로봇 피쉬의 가격은 한 마리당 2만 파운드(약 4000만원)선으로 알려졌다. 사진=UPPA 서울신문 나우뉴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야생어류 ‘공사 스트레스’ 첫 배상

    야생 물고기들이 공사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았다면 건설업체가 어부들에게 줄어든 어획량을 배상해야 한다는 결정이 나왔다.중앙환경분쟁조정위원회는 남한강 상류의 어민들이 도로공사 때문에 어획량이 줄었다며 발주처와 시공사 등을 상대로 낸 분쟁조정 신청의 일부를 받아들여 1263만원을 배상하라고 결정했다고 10일 밝혔다.조정위는 결정문에서 “도로공사의 발파진동 영향을 조사한 결과 어업구역 전체에 미쳤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 의견”이라면서 “청각이 발달해 소리에 특히 민감한 어류의 특성을 감안하면 공사에 따른 어획량 감소의 개연성이 인정된다.”고 밝혔다.일반적으로 발파 진동은 동심원 형태로 주변으로 확산하는데 수중에선 소리로 변해 어류에 스트레스를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양식장 피해에 대한 조정위의 결정은 몇 차례 있었지만 야생 민물고기의 스트레스와 관련한 배상 결정은 이번이 처음이다.남한강 상류인 충주댐 근처의 어민들은 2004년 10월부터 시작된 도로공사 때문에 2005∼2006년 어획량이 줄었다며 미래의 피해액까지 합쳐 7억 9000여만원을 배상하라고 지난해 5월 신청을 냈다. 어민들은 발파작업에 따른 진동, 공사과정에서 나오는 흙탕물 때문에 쏘가리, 잉어, 붕어 등이 폐사하거나 산란에 차질을 빚었다고 주장했다.하지만 조정위는 앞으로 감소할 어획량을 증명할 자료가 없다는 점을 들어 미래의 피해액을 인정하지 않은 채 평균 어획량과 어종별 단가, 피해기간을 분석해 과거의 배상액만을 산정했다. 이영준기자 apple@seoul.co.kr
  • [한국의 토종] (20·끝) 붕어

    [한국의 토종] (20·끝) 붕어

    “토종붕어 한 마리 열 잉어 안 부럽다.” 각종 낚시대회에서 크기를 측정해 순위를 정하는 것은 오로지 붕어뿐이란 말이다. 잉어는 아무리 큰 놈을 낚아도 열외다. 낚시꾼이라면 누구나 소망하는 바로 그 월척 토종붕어를 보기가 어려워졌다. 빛깔이 진한 흙빛에 눈이 큼직하게 잘생긴 우리 물고기. 과거 전국 어느 하천에서나 쉽게 잡을 수 있을 만큼 생명력이 강하고 친숙했던 토종붕어가 사라지고 있다. 덩치가 크고 난폭한 외래어종이 유입되면서부터이다. 블루길, 배스가 토종 붕어를 잡아먹고 일본산 떡붕어가 판을 치기 때문이다. 1970년대 초, 식용자원 조성 목적으로 들여온 600마리의 일본산 떡붕어가 1980년부터 증식과정을 거쳐 청평호와 소양호에 24만마리나 방류됐다. 번식력이 뛰어난 떡붕어는 토종 붕어를 작은 지류나 상류로 밀어냈다. 하천이나 저수지의 낚시터에서 잡는 붕어의 90%가 떡붕어이다. 토종붕어는 낚시가 금지된 상수원보호구역 등에서나 겨우 명맥이 유지되고 있다. 토종붕어가 물의 하층부에 서식하는 데 반해, 떡붕어는 중층에 서식한다. 각종 낚시제품이 떡붕어를 겨냥한 일본제품으로 바뀌면서 국내 낚시산업도 적잖은 손실을 입었다. 값싼 중국산 붕어도 골칫거리다. 1990년대에 토종붕어의 8분의1 정도의 가격으로 유료낚시터를 중심으로 들여왔다. 홍수가 나자 자연스럽게 방류되었고 이후 하천과 댐 등에서 토종 붕어와 교잡해 유전자 교란을 일으키고 있다. 최근 멸종될지도 모르는 토종붕어의 보존에 대해 연구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선진국은 외래종을 도입해서 남는 수익금의 일부를 토종자원 유지, 보존에 할애합니다.” 국립수산과학원 중부내수면연구소 이완옥 박사는 토종붕어의 유지, 보존에 대한 정부차원에서의 지원을 강조했다. 현재 우리나라는 지역별로 토종붕어를 연구·관리하는 기관조차 없는 실정이다. 이 박사는 “외래어종에 의한 생태계 파괴보다 무분별한 남획이 더 심각하다.”며 멸종위기를 경고했다. 실제 건강식품으로 붕어 엑기스 등이 몸에 좋다고 알려지면서 하천 등지에서는 치어조차 찾아보기가 어려워졌다. 이 박사는 “토종붕어가 넘쳐나서 일본의 떡붕어처럼 수출은 못할지언정 우리가 씨를 말리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안타까워했다. 중부내수면연구소에서는 토종 붕어를 수집해 산란시켜 매년 10만~50만마리의 치어를 방류하고 있지만 개체수를 늘리는 데 는 역부족이다. 토종붕어에 한해서만은 손맛을 본 뒤 놓아주는 ‘캐치 앤드 릴리스(Catch and release)’가 낚시동호인들 사이에 뿌리내려야 할 때다. 생태계를 고려하지 않은 난개발은 지구 온난화 등 자연의 대재앙으로 인간에게 되돌아 온다. 이른 새벽 물안개가 자욱한 저수지에서 토종붕어가 입질을 하는, 평온한 사진을 더 많이 찍고 싶다. 우리 토종붕어가 무도한 외래어종을 물리치고 잃었던 하천과 저수지를 되찾는 그날을 기대해 본다. 사진 글 도준석기자 pad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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