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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찍은 적 없는데 왜 벗겨놔”…여배우 얼굴로 AI 광고 만든 드라마 논란 [핫이슈]

    “찍은 적 없는데 왜 벗겨놔”…여배우 얼굴로 AI 광고 만든 드라마 논란 [핫이슈]

    배우가 동의하지 않은 선정적 장면이 인공지능(AI) 기술로 만들어져 드라마 광고에 쓰였다는 주장이 나왔다. 1~2분짜리 짧은 에피소드로 구성된 ‘마이크로 드라마’ 시장이 미국에서 급성장하면서, 이용자 확보 경쟁이 AI 합성 광고와 초상권 침해 논란으로 번지고 있다. 7일(현지시간) 비즈니스인사이더에 따르면 배우 테스 디너스타인(28)은 마이크로 드라마 ‘하우 투 테임 어 실버 폭스’ 광고를 보고 충격을 받았다. 광고는 그가 등장한 뒤 실제 작품에는 없던 선정적 분위기의 장면으로 이어졌다. 디너스타인은 해당 장면을 촬영한 적이 없고 그런 방식의 홍보에도 동의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그는 “정말 충격적이었다”며 “사람들이 그 광고를 보고 나를 배우로 진지하게 봐주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이어 “배우라는 직업에 감사하지만, 내가 동의하지 않은 방식으로 이미지가 쓰이는 것은 다르다”고 덧붙였다. ◆ 작품엔 없던 장면, 광고엔 있었다 비슷한 피해를 호소한 배우는 디너스타인만이 아니었다. 배우 페이스 오르타(26)는 자신이 출연한 작품 광고가 틱톡에 올라온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광고에는 실제 촬영 내용보다 훨씬 더 선정적으로 보이도록 편집·조작된 장면이 담겼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오르타는 “실제 장면은 광고와 달랐다”며 “AI가 내가 보여주고 싶지 않은 방식으로 내 이미지를 바꾸면 내 몸과 얼굴에 대한 통제권을 빼앗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배우 데이비드 이브스(29)도 자신이 출연한 마이크로 드라마 광고에서 자신의 얼굴이 실제 촬영하지 않은 선정적 상황에 쓰인 것을 지인에게서 전해 들었다. 이브스는 그런 장면을 촬영한 적도, 동의한 적도 없다고 밝혔다. 그는 “모든 사람이 내가 그런 장면에 동의하지 않았다는 것을 아는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AI가 만든 가짜 장면이 배우의 평판과 향후 활동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뜻이다. ◆ “300개 광고가 돌았다”…계약서 고치는 배우들 배우 헤일리 로흘리(21)는 자신이 출연한 영화 광고가 확산된 뒤 낯선 팬들로부터 불쾌한 메시지를 받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광고 속 그는 실제 작품과 달리 신체 노출을 암시하는 모습으로 등장했다. 로흘리는 해당 작품을 배급한 앱 측에 항의했다. 그는 회사로부터 문제의 광고 변형본이 약 300개나 돌고 있다는 설명을 들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나도 아닌 내 모습을 보는 것은 너무 불쾌하다”고 말했다. 배우들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피해 사례를 공유하며 계약서에 AI 조작 금지 조항을 넣어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로흘리는 이후 자신의 이미지나 목소리를 AI로 바꾸려면 사전 동의를 받아야 한다는 문구를 계약서에 넣고 있다고 밝혔다. 이 문제는 일부 배우만의 피해 호소를 넘어 AI 시대의 초상권 문제로 확산하고 있다. AI 기술이 정교해지면서 배우의 얼굴과 목소리를 이용한 합성 영상은 더 싸고 쉽게 만들어지고 있다. 할리우드 배우조합 SAG-AFTRA도 2023년 주요 스튜디오와 맺은 합의에서 동의 없는 디지털 복제 사용 금지 조항을 포함했다. 올해 협상에서도 AI 보호 장치 강화를 요구해 왔다. ◆ 1분 드라마 광고 전쟁…“결국 협상력 문제” 마이크로 드라마는 세로 화면에 맞춘 짧은 드라마다. 에피소드 한 편이 보통 1~2분에 불과해 모바일 시청에 최적화돼 있다. 중국 등 아시아권에서 성장한 이 시장은 최근 미국에서도 빠르게 커지고 있다. 딜로이트는 2026년 마이크로 드라마 앱 매출이 78억 달러(약 11조 4400억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이 가운데 미국 시장이 거의 절반을 차지할 것으로 봤다. 시장이 커지자 앱 업체들은 이용자를 끌어들이기 위해 막대한 광고비를 쏟아붓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신규 이용자 확보 비용이 치솟으면서 광고가 갈수록 자극적으로 변한다고 지적한다. 마이크로 드라마 제작자 톰 우들리는 “어떤 앱이 한 작품으로 3000만 달러(약 440억원)를 벌었다고 자랑해도 그중 2700만 달러(약 395억원)는 광고비로 나갔을 것”이라고 말했다. 피해 배우들은 앱 업체에 항의했지만 명확한 책임을 묻기 어렵다. 일부 배우들은 회사 측으로부터 “제3자가 만든 광고”라는 답변을 들었다고 말했다. 디너스타인은 릴숏 최고경영자에게 직접 연락했고, 회사 측이 해당 광고를 “베이징팀이 만들었다”고 설명한 뒤 광고를 내렸다고 전했다. 법적 대응도 간단하지 않다. 엔터테인먼트 전문 변호사 조너선 핸델은 일반적인 배우 계약서가 제작자에게 배우의 이미지와 음성을 사용할 폭넓은 권리를 주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배우가 초상 사용을 두고 제작자를 상대로 이기는 사례는 드물다고 했다. 핸델은 배우가 홍보물에서 자신의 이미지가 성적으로 소비되지 않도록 계약상 제한을 둘 수는 있지만, 제작자가 그런 조건을 부담스러워하면 다른 배우를 고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결국 협상력의 문제”라며 “그것이 냉혹한 현실”이라고 덧붙였다. 틱톡과 메타도 논란에서 자유롭지 않다. 마이크로 드라마 앱들은 틱톡, 페이스북, 인스타그램을 통해 광고를 집행한다. 두 플랫폼은 선정적 콘텐츠를 제한하고 AI 생성 콘텐츠 표시 정책도 운영하지만, 실제로는 일부 콘텐츠가 심사를 통과해 노출된다. 배우들은 이 문제가 이제 시작일 뿐이라고 우려한다. 디너스타인은 올해 1월 새 프로젝트 광고에서 자신이 영화에서 말하지 않은 성적 표현을 말하는 것처럼 편집된 장면도 봤다고 밝혔다. 그는 “그들이 나에게 그런 말을 하게 만들 수 있다면 무엇이든 말하게 만들 수 있다는 뜻”이라며 “내가 여기서 문제를 제기하지 않으면 어디까지 갈지 모른다”고 강조했다.
  • ‘가죽자켓’ 입고 김정은 옆 사격 ‘탕탕’…김주애 패션 ‘이유’ 있었다

    ‘가죽자켓’ 입고 김정은 옆 사격 ‘탕탕’…김주애 패션 ‘이유’ 있었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딸 김주애가 가죽 재킷과 모피 등의 옷차림으로 공개석상에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외신은 김주애의 옷차림이 ‘권력 세습’을 암시하는 선전장치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BBC는 지난 6일 ‘후계 구도를 위한 옷차림: 김주애의 패션이 알려주는 북한의 미래’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김주애의 패션을 분석했다. 김주애가 처음 북한 관영매체에 등장한 것은 2022년 11월이었다. 김주애는 검은 바지에 흰색 패딩 점퍼를 입고 김 위원장과 함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앞을 걸었다. 당시 그의 나이는 9세 안팎으로 알려졌다. 현재 13세로 알려진 김주애는 꾸준히 공식 석상에 얼굴을 비추고 있다. 그의 헤어스타일은 더욱 정교해졌고, 옷차림은 우아해지고 세련돼졌다. 때때로 김주애는 어머니 리설주를 닮은 정장과 치마를 입는 모습이 목격되기도 했다. 매체는 김주애의 의상이 북한 노동당 선전선동부에 의해 관리되고 있다고 봤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부소장은 BBC코리아에 “김주애는 아직 어리기 때문에 미래 지도자로서 약점이 될 수 있다”며 “북한 정권은 어머니 리설주와 비슷한 정장 차림으로 김주애의 어린 이미지를 가리고 더 성숙한 이미지를 만들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주애가 김 위원장과 비슷한 가죽 재킷을 입는 모습도 여러 차례 포착됐다. 김 위원장은 평소 검은색 가죽코트나 트렌치코트를 즐겨 입는다. 정 부소장은 가죽 의상이 강한 인상을 주는 동시에 군사기지 같은 거친 현장에도 어울린다고 전했다. BBC는 “이전 세대의 패션을 따라 하는 이른바 ‘이미지 복제’는 북한 지도자들이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사용해온 전략”이라며 “김정은 역시 집권 초기 자신의 정통성을 확보하기 위해 할아버지 김일성과 비슷한 옷차림을 했다”고 설명했다. 정 부소장은 “선전선동부는 김일성에 대한 존경심이 자연스럽게 김정은에게 옮겨가도록 일련의 과정을 연출하는 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했다”며 “젊은 김정은이 후계자로서 직면한 경험 부족과 나이 등의 한계는 그가 김일성을 닮았다는 사실만으로 상쇄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김주애도 비슷한 과정을 거쳤을 것이라고 봤다. 어머니 리설주를 닮은 정장 차림은 성숙함을, 아버지 김정은을 닮은 가죽 의상은 권력자의 강한 이미지를 강조한다. 또 김주애가 입는 명품 브랜드, 가죽 재킷, 모피 코트 등은 일반 북한 주민들이 입을 수 없는 옷인 만큼 김주애의 특별한 지위를 보여주는 차별화 전략이라고 BBC는 분석했다. 정 부소장은 “고급 가죽 의상은 특별한 지위를 과시하는 방식”이라며 “북한 주민들 사이에서 가죽 재킷이나 모피, 명품 의류는 아무나 입을 수 없는 귀한 옷”이라고 말했다. 김주애의 옷차림은 북한 당국이 주민들에게 외부 문화를 강하게 단속하는 상황과도 대비된다. 북한은 2020년 ‘반동사상문화배격법’을 제정해 외부 문화 유입을 막고 있지만, 김주애는 2023년 공개된 ICBM 관련 영상에서 프랑스 명품 브랜드 크리스찬 디올의 1900달러짜리 검은 패딩 재킷을 입고 등장했다. 2024년 5월에는 평양 주택지구 준공식에서 팔이 드러나는 반투명 블라우스를 입고 등장했다. 북한 당국은 주민들에게 김주애와 비슷한 옷차림과 헤어스타일을 금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우영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북한에서는 청바지가 서구 패션이라는 이유로 금지돼 있지만 김정은은 청바지를 입고 등장한 적이 있다”며 “아무리 외부 문화를 금지하고 법을 만들어도 북한에서 최고지도자가 하지 못할 일은 없다”고 밝혔다. BBC는 외부 정보 접근이 극도로 제한된 북한에서 김 위원장이 한때 젊은 남성들의 머리 모양에 영향을 준 것처럼, 이제는 김주애도 새로운 패션 상징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덧붙였다.
  • 호르무즈서 사라진 유조선, 서산 앞바다에 나타났다…100만 배럴 하역 [핫이슈]

    호르무즈서 사라진 유조선, 서산 앞바다에 나타났다…100만 배럴 하역 [핫이슈]

    호르무즈 해협 봉쇄 직전 빠져나온 유조선이 8일 충남 서산 앞바다에 도착했다. 아랍에미리트(UAE) 원유 100만 배럴을 실은 몰타 선적 오데사호다. HD현대오일뱅크 등에 따르면 오데사호는 이날 오전 10시쯤 육지에서 약 5㎞ 떨어진 HD현대오일뱅크 해상계류시설 부근 해상에 도착했다. 이 배는 도선사와 예인선 4척의 도움을 받아 오후 1시쯤 해상계류시설에 접안한 뒤 원유 하역에 들어갈 예정이다. 하역 작업은 9일 오후 3시 마무리될 전망이다. 원유는 파이프라인을 통해 HD현대오일뱅크 저장탱크로 옮겨진 뒤 휘발유와 경유, 등유, 나프타 등으로 정제된다. 100만 배럴은 국내 하루 원유 소비량의 절반 수준이다. ◆ 호르무즈 봉쇄 직전 빠져나온 오데사호 오데사호는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다시 봉쇄하기 직전인 지난달 13일 해협을 통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호르무즈 해협을 빠져나온 유조선이 한국에 도착한 것은 지난 3월 20일 HD현대오일뱅크에 200만 배럴을 하역한 이글 벨로어호에 이어 두 번째다. 로이터 통신은 7일(현지시간) UAE 국영 아부다비국영석유공사(ADNOC)가 지난달 최소 4척의 유조선으로 총 600만 배럴 규모의 원유를 호르무즈 해협 밖으로 내보냈다고 보도했다. 업계 소식통과 에너지 리서치 업체 케이플러, 신맥스 자료에 따르면 ADNOC는 4월 한 달 동안 어퍼자쿰 원유 400만 배럴과 다스 원유 200만 배럴을 수출했다. 이 과정에서 일부 유조선은 선박자동식별장치(AIS)를 끄고 항행한 것으로 파악됐다. ADNOC는 해협 통과 뒤 다른 유조선에 원유를 옮겨 싣는 선박 간 환적, 오만 항구 저장시설 하역, 한국 정유소 직항 등 세 방식으로 원유를 내보냈다. ◆ UAE 원유는 신호 끄고 한국으로 케이플러 자료에 따르면 초대형 유조선(VLCC) 하페트호는 지난달 7일 어퍼자쿰 원유 200만 배럴을 싣고 출항했다. 이 배는 같은 달 15일 호르무즈 해협을 빠져나온 뒤 그리스 국적 VLCC 올림픽럭호에 원유를 옮겨 실었다. 해당 물량은 말레이시아 펭거랑 정유소로 향했다. 다스 원유 200만 배럴을 실은 VLCC 알리아크몬 I호는 지난 2일 해협을 빠져나와 오만 라스마르카즈 저장터미널에 원유를 내렸다. 한국행 물량도 있었다. 수에즈막스급 유조선 오데사호와 주주N호는 각각 어퍼자쿰 원유 100만 배럴씩을 싣고 한국을 향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가운데 오데사호가 먼저 서산 앞바다에 도착했다. UAE가 위험한 항로를 택한 것은 호르무즈 봉쇄 이후 원유 수출길이 크게 좁아졌기 때문이다. 이란은 미국·이스라엘의 공격에 맞서 자국 원유를 제외한 호르무즈 해협 통과를 사실상 봉쇄했다. 이 여파로 이라크와 쿠웨이트, 카타르는 수출을 중단하거나 가격을 낮췄고 사우디아라비아는 홍해 경유 수출을 이어가고 있다. AIS는 선박의 위치와 항로를 외부에 알리는 장치다. 이를 끄면 추적을 피할 수 있지만 충돌 위험과 보험 부담도 커진다. 로이터는 어퍼자쿰 원유 일부가 ADNOC 공식 판매가보다 배럴당 20달러 높은 프리미엄에 팔렸다고 전했다. 전쟁 위험이 원유 가격에 붙은 셈이다. ◆ 이란 원유는 인도네시아 앞바다서 환적 UAE 원유가 호르무즈를 빠져나오는 사이 이란 원유는 더 먼 바다에서 다른 방식으로 움직였다. 워싱턴포스트(WP)는 미국의 걸프 오만 봉쇄가 시작된 뒤 최소 13척의 유조선이 인도네시아 리아우 제도 인근에서 이란산 원유를 몰래 환적했다고 보도했다. WP는 위성사진과 선박 추적 자료를 분석해 이 같은 정황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리아우 제도는 중동에서 중국으로 향하는 항로상에 있다. WP에 따르면 지난달 16일 이후 이란 국기를 단 적재 유조선 6척이 비어 있던 유조선 6척 옆에 붙은 장면이 위성사진에 포착됐다. 허위 국기를 달았거나 선박 관리 주체가 불분명한 적재 유조선 7척도 다른 빈 선박들과 나란히 있는 장면이 확인됐다. 유조선 추적 업체 탱커트래커스는 이들 선박이 약 2200만 배럴의 이란산 원유를 옮겨 실은 것으로 추산했다. 현재 가격으로 20억 달러 이상, 우리 돈 약 2조9000억 원 규모다. 이 같은 선박 간 환적은 이란이 제재를 피해 원유 출처를 흐릴 때 써온 방식이다. 한 번 출항한 이란산 원유는 목적지에 도착하기 전 여러 차례 배를 갈아탈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선박들은 위치 신호를 거의 보내지 않고 불투명한 등록 정보나 허위 국기를 쓰기도 한다. ◆ 봉쇄가 만든 ‘그림자 항로’ 미국은 봉쇄가 효과를 내고 있다고 주장한다. 백악관은 봉쇄 이후 50척 넘는 선박이 되돌아가거나 항구로 복귀했다며 작전 성공을 강조했다. WP는 봉쇄가 페르시아만에서 새 이란 원유가 빠져나가는 흐름은 막는 것으로 보이지만 이미 바다에 나온 원유는 환적을 통해 중국 등 시장으로 계속 이동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란산 원유의 주요 구매자는 중국이다. WP는 중국이 이란산 원유의 90% 이상을 사들이고 있으며 이 수입이 이란 정부 예산의 거의 절반을 차지한다고 전했다. 다만 시간이 갈수록 이란의 선택지는 줄어들 수 있다. 케이플러에 따르면 리아우 제도 인근에 떠 있는 이란산 원유는 2월 초 약 9000만 배럴에서 최근 약 4200만 배럴로 줄었다. 케이플러는 “물량은 지금 있지만 보충은 되지 않고 있다”고 평가했다. 봉쇄는 원유 흐름을 즉시 끊지는 못했지만 새 물량의 진입을 막으며 해상 재고를 소진시키는 방식으로 압박을 가하고 있는 셈이다. ◆ 호르무즈 닫히자 원유 숨었다 오데사호의 서산 도착은 호르무즈 봉쇄가 한국과도 무관하지 않다는 점을 보여준다. UAE는 이란의 공격을 피해 AIS를 끄고 해협을 빠져나갔고 이란은 미국의 봉쇄와 제재를 피해 인도네시아 앞바다에서 배를 갈아탔다. 전쟁은 원유 수출을 멈추기보다 더 복잡하게 만들었다. 항로는 길어졌고 추적은 어려워졌고 가격에는 위험 프리미엄이 붙었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장기화할수록 이런 ‘그림자 항로’는 더 늘어날 수 있다. 바다 위에서 붙은 위험 비용은 결국 국제 유가와 각국 에너지 안보 부담으로 돌아올 가능성이 크다.
  • ‘노상원 수첩’에 울컥한 정청래 “치가 떨리고 분노가 치밀어 오른다”

    ‘노상원 수첩’에 울컥한 정청래 “치가 떨리고 분노가 치밀어 오른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8일 내란 중요임무 종사 등 혐의로 기소된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의 수첩에 적힌 ‘연평도 수집소’ 관련 보도를 언급하며 “진짜 치가 떨리고 분노가 치밀어 오른다”면서 눈물을 보였다. 정 대표는 이날 서울 송파구 조재희 송파구청장 후보 선거사무소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어제 TV 뉴스를 보면서 다시 한번 살 떨리면서 경악했다”면서 “지독하고 잔혹했던 내란의 실체가 밝혀지고 저에게도 참 안 좋은 기억이었다. ‘노상원 수첩’에 나온 것을 특검에서 확인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5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철창 있는 곳이 18군데나 있었다는 것 아니겠나”며 “만약 계엄이 성공했더라면 이재명 대통령도, 저도 혹시 그곳에 갇혀 있지 않았을까, 아니 그곳에 가다가 꽃게밥이 되지 않았을까 하는 살 떨리는 악몽 같은 기억이 다시 떠올랐다”고 언급했다. 이어 “노상원은 이른바 노상원 수첩에 이 대통령과 정청래, 우원식, 김명수, 권순일 이런 사람들을 죽이려 했다”면서 “연평도로 격리하고 배에 실어 살해하려는 계획을 기록했다”고 말하며 울컥했다. 민주당 정원오 서울시장 후보와 한병도 원내대표는 정 대표의 어깨를 두드리며 다독였다. 정 후보는 정 대표에게 자신의 손수건을 건네기도 했다. 정 대표는 이어 “최근 특검이 정말 수첩에 적힌 대로 연평부대 지하갱도에 5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18곳의 철창 그래픽을 보면서 저도 저지만, 진짜 이것을 우리가 막아내지 못했다면 처절한 참극이 벌어졌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또 이렇게 특검에서 확인했음에도 불구하고 지귀연 판사가 마치 계엄이 하루 이틀 전에 기획되고 우발적인 것처럼 재판한 것을 보면서 참으로 야속하고 원망스러웠다”고 토로했다. 그는 “그 수첩에 적혔던 사람들이 실제로 연평도로 가는 배에서 바닷물에 던져졌거나 연평도 쇠창살이 있는 그 감옥에 갇혀 있었다면 정말 격리된 곳에서 쥐도 새도 모르게 고통스럽게 죽어가지 않았을까 그런 생각을 했다”면서 “저에게도 그게 하루하루 시간이 지날수록 그런 기사를 보면 여러 가지 생각이 많이 들고 천만다행이라고 한숨을 쉬면서도 마음이 너무 안 좋다”고 덧붙였다. 정 대표는 1심에서 내란 중요임무 종사 등 혐의로 징역 23년을 선고받았던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2심에서 징역 15년으로 감형받은 것에 대해서도 “8년이나 감형됐다”고 비판했다. 그는 “50년 공직 생활로 봉사했다는 것이 감형 사유가 될 수 있겠냐”면서 “오히려 가중처벌 되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50년 넘게 공무원을 했다는 것은 국민의 세금으로 먹고살았다는 것”이라며 “이런 비상계엄을 하면 더 안 된다는 것을 누구보다도 더 잘 알았을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특히 정 대표는 “국무총리를 했다면 국무회의 절차나 여러 가지 계엄에 필요한 조건들을 생각해서 가장 적극적으로, 가장 강하게 말렸어야 되는 인물 아니냐”면서 “근데 가중처벌을 해도 모자랄 판에 감형하냐. ‘대한민국 조희대 사법부’ 정말 문제가 많다”고 비판했다.
  • “쓴맛 나는 음료 ‘원샷’ 강요하고 끌고 갔다”…CCTV에 찍힌 김소영 모습

    “쓴맛 나는 음료 ‘원샷’ 강요하고 끌고 갔다”…CCTV에 찍힌 김소영 모습

    강북 모텔 연쇄살인 피의자인 김소영(20)이 의식을 잃어가는 피해 남성을 부축해 끌고 가는 모습이 담긴 폐쇄회로(CC)TV 영상이 법정에서 처음으로 공개됐다. “김소영이 쓴맛이 나는 음료를 억지로 마시게 했다”는 피해자의 진술도 나왔다. 서울북부지법 형사합의14부(부장 오병희)는 7일 살인 등 혐의로 기소된 김씨의 2차 공판을 열었다. 김씨는 녹색 수의를 입고 법정에 출석했다. 이날 재판에서는 지난해 12월 경기 남양주시의 한 카페에서 김씨로부터 약물이 섞인 음료를 건네받았던 생존 피해자의 증인 신문이 진행됐다. 신문은 신변 보호를 위해 비공개로 진행됐다. 피해자는 “김씨가 운전하느라 고생했다며 정체를 알 수 없는 비타민 음료를 건넸고, 굉장히 쓴맛이 났다”며 “더 마시기를 거부했지만 김씨가 ‘원샷하라’며 다 마시기를 강요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법정에서는 김씨가 약물에 취한 듯한 남성을 어디론가 끌고 가는 모습이 담긴 CCTV 영상이 공개됐다. 영상에는 김씨가 남양주 한 카페 엘리베이터에서 약 기운에 몸을 가누지 못하는 남성의 팔짱을 낀 채 탑승하는 모습이 담겼다. 남성은 제대로 서 있지 못하고 휘청이며 김씨에게 이끌려 움직였다. 김씨가 남성의 볼을 두드리며 상태를 확인하는 듯하다가 휴대전화를 보여주며 무엇인가 대화하는 듯한 모습도 보였다. 영상이 재생되는 동안 법정 방청석에서는 욕설이 나오기도 했다. 검찰은 다른 영상도 준비했으나 기술적 문제로 재생하지 못했다. 김씨는 이날 재판에서 재차 혐의를 부인하는 듯한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자 측을 대리하는 남언호 변호사에 따르면 김씨는 증인으로 출석한 피해자에게 질문이 있냐는 물음에 ‘피해자가 과거 자신에게 동의 없이 신체접촉을 한 적이 있냐’는 취지의 질문을 하고 싶다고 했다. 남 변호사는 이에 대해 “피해 남성으로부터 원치 않는 스킨십을 당한 기억이 있어 이로부터 자신을 지키기 위해 약물을 탄 음료를 건넨 것이라는 주장을 하고 싶은 것 같다”고 주장했다. 김씨는 지난해 12월 중순부터 올해 2월까지 20대 남성 3명에게 벤조다이아제핀계 약물이 든 음료를 건네 2명을 숨지게 하고 1명이 의식을 잃게 한 혐의로 3월 구속기소 됐다. 지난달 30일에는 다른 남성 3명에게 비슷한 수법으로 상해를 입힌 혐의로 추가 기소됐다. 다음 재판은 6월 11일 오후 4시 30분에 열린다.
  • “한국서 ‘혼밥’하려다 2번이나 문전박대”…CNN 기자가 한국에서 당한 일

    “한국서 ‘혼밥’하려다 2번이나 문전박대”…CNN 기자가 한국에서 당한 일

    전 세계적으로 1인 가구가 늘어나고 개인화된 외식 트렌드의 영향으로 ‘혼밥족’이 늘고 있는 가운데 한국을 다녀간 외신 기자가 ‘혼밥’을 거절당한 사연을 밝히며 전 세계 혼밥 트렌드를 분석했다. 5일(현지시간) 미국 CNN 방송의 여행 전문 사이트인 CNN 트래블은 한국 식당에서 ‘혼자라는 이유’로 두 차례 입장을 거절당한 소속 기자의 경험을 소개했다. 해당 기자는 서울 방문 당시 한 식당을 찾았다. 그는 손가락 하나를 들어 보이며 “한 명인데 식사할 수 있느냐”고 물었지만 가게 측은 고개를 저으며 출구를 가리켰다. 이후 그는 다른 식당에서도 같은 이유로 입장을 거절당했다. 그는 “혼자 여행한다는 ‘죄’로 두 번째 거절을 당했다”며 “당혹스럽고 혼란스러웠다”고 전했다. ● 1인 가구 36% 넘었는데도 ‘혼밥’ 퇴짜 여전매체는 “2024년 기준 한국의 1인 가구 비중은 역대 최고치인 36%를 넘어섰지만, 여전히 혼밥에 대한 인식은 낮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말 서울의 한 국수집이 “(우리는) 외로움을 팔지 않으니 혼자 오지 마세요”라는 내용의 안내문을 게시해 공분을 샀던 사례를 언급했다. 다만 매체는 ‘혼밥’을 거부하는 식당의 태도가 한국만의 특별한 사례라고 보지 않았다. 2023년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일부 레스토랑은 단체 손님을 받기 위해 1인 고객 입장을 거부해 논란이 일었다. 지난해 말 영국 리버풀의 한 터키식 식당에서도 바쁜 시간대엔 1인석을 운영하지 않는다며 고객을 돌려보내 화제가 된 바 있다. ● 혼자 온 손님이 돈 더 쓴다‘혼밥’은 더 이상 특별한 현상이 아니며 하나의 외식 산업 트렌드로 당당히 성장하고 있다. 글로벌 외식 예약 플랫폼 오픈테이블 자료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1인 식사는 증가 추세다. 2025년 전 세계에서 1인 식사 예약은 전년 대비 19% 증가해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혼자 식사하는 이용객의 지출도 평균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1인 고객의 식당 1회 이용 평균 지출은 약 90달러(약 13만원)로, 일반 여행객 대비 약 54% 높은 수준이다. 오픈테이블 관계자는 “1인 고객은 매출 측면에서도 중요한 고객층”이라며 “레스토랑 입장에서도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식당들도 이러한 변화에 발맞춰 변화하고 있다. 뉴욕의 유명 식당 세르보스(Cervo’s)는 바(Bar) 좌석과 작은 테이블을 조화롭게 배치해 1인 손님과 커플, 소규모 그룹이 함께 어우러질 수 있도록 했다. 또 1인 손님을 고려해 적은 양으로도 즐길 수 있는 메뉴를 다양하게 마련했다. 일본은 주방과 가까이 앉아 식사할 수 있는 ‘카운터석’이나 노점석이 발달했다. 홍콩은 합석 문화가 발달해 있어 비교적 실용적인 방식으로 1인 식사를 허용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고기구이, 찌개, 반찬 등 여러 음식을 나눠 먹는 문화가 강해 일부 식당에서 1인 식사가 어려울 수 있지만, 비즈니스 지구를 중심으로 1인 식사가 가능한 식당도 많다고 매체는 설명했다. 홍콩에 거주하는 여행 작가 글로리아 청은 “혼자 밥을 먹으면 다양한 메뉴 선택의 기회는 줄어들지만 음식의 맛과 질감 등에 집중할 수 있다”며 “혼자 식사하는 것은 고립이 아니라 경험에 집중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혼밥을 잘하기 위한 방법으로 ▲카운터석이 마련된 식당 이용 ▲혼잡 시간대를 피해 오전 11시나 오후 5시 30분에 식사하기 ▲당당하게 1인석 요청하기 등을 조언했다.
  • 최대 성수기에도 쌓여만 가는 꽃다발… 화훼농가, 값싼 수입 꽃에 폐업 위기

    최대 성수기에도 쌓여만 가는 꽃다발… 화훼농가, 값싼 수입 꽃에 폐업 위기

    국내 화훼업계 최대 성수기인 5월이 돌아왔지만 우리 땅에서 자란 ‘K-화훼’는 생존을 걱정해야 할 처지다. 생산비는 치솟고 값싼 수입 꽃의 공세는 거세지면서 경쟁력이 빠르게 무너지고 있기 때문이다. 어버이날을 하루 앞둔 7일 서울 서초구 양재꽃시장. 형형색색 꽃다발 사이로 상인들의 한숨이 흘렀다. 30년째 꽃 도매업을 하는 임종단(74) 씨는 “3~5월은 꽃집 최대 성수기인데 최근엔 물가가 오르고 꽃 소비까지 줄면서 소매상들이 가져가는 물량이 절반으로 줄었다”고 말했다. 꽃집을 하는 이유진(55) 씨도 “기름값과 비룟값 등 부자재 가격이 줄줄이 오르면서 꽃값도 함께 뛰었다”고 토로했다. 국산 꽃 가격이 치솟는 사이 그 빈자리는 저렴한 수입 꽃이 파고들고 있다. 한국무역통계진흥원에 따르면 절화류(뿌리를 캐지 않고 꽃줄기나 가지를 잘라낸 꽃) 수입량은 2021년 9019t에서 지난해 1만 3799t으로 늘었다. 중국·베트남·콜롬비아 등지에서 들어오는 꽃들은 천혜의 기후 덕에 시설 유지비가 거의 들지 않아 가격 경쟁력에서 국산을 압도한다. 특히 수입 꽃은 국내 경매장을 거치지 않고 소매점으로 직접 공급돼 경매 수수료 등 10~15%의 부대비용까지 절감하며 시장을 잠식하고 있다. 국내 화훼 농가는 결국 밭을 갈아엎고 있다. 양재동 화훼공판장의 카네이션 경매 물량은 2021년 38만 4105단에서 올해 13만 8393단으로 3분의 1토막이 났다. 올해 상황은 더 심각하다. 어버이날 대목을 앞둔 최근 열흘간(4월 27일~5월 6일) 경매 물량은 3만 1625단으로, 전년 동기(5만 6181단) 대비 43.7% 급감했다. 여기에 국회 비준을 앞둔 한-에콰도르 전략적경제협력협정(SECA)은 업계에 ‘사형 선고’나 다름없다. 세계 장미 수출 3위국인 에콰도르산 꽃이 무관세로 들어오면 국내 산업이 회복 불가능한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최강희 한국절화협회 사무국장은 “대다수 화훼농가가 수익을 낼 수 없어 폐농 위기에 처했다”며 “수입 꽃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국내 농가는 모두 죽는다”고 호소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무이자 자금 지원과 소비 촉진 캠페인에 나서고 있지만 현장에서는 근본적인 구조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 아픈 과거 품은 물길에… 다시, 치유가 차오른다[서울 로드]

    아픈 과거 품은 물길에… 다시, 치유가 차오른다[서울 로드]

    병자호란 ‘환향녀’ 슬픔이 서린 곳과거 씻는다는 의미로 몸 씻게 해50년간 버려졌던 유진상가 지하는빛의 예술길 ‘홍제유연’으로 재탄생커피와 함께 인공폭포서 ‘폭포멍’도 ‘길에는 주인이 없고, 그 길을 가는 사람이 주인이다’ 조선 영조 때 실학자 신경준은 ‘도로고(道路考)’에 이렇게 썼다. 소설가 김훈은 ‘허송세월’에서 ’“길은 소통의 통로란 의미”라고 풀었다. 오래 전부터 길을 중심으로 사람과 재화, 서비스가 움직이고 건물이 들어섰다. 이처럼 길은 도시의 경쟁력이자 풍경이며 삶을 비추는 거울이다. 600여년 역사의 서울에는 많은 길이 있다. 영화 ‘왕과 사는 남자’의 단종이 쫓겨갔던 유배길부터 3·1 운동과 4·19 혁명, 6월 민주항쟁, 2002년 월드컵, 두 번의 탄핵 촛불까지, 역사의 변곡점마다 길이 있었다. ‘서울 로드’에서 길에 스며든 과거와 현재, 미래를 풀어보려 한다. “제 외아들의 처가 청나라에 잡혀갔다가 몸값을 주고 돌아왔습니다. 더 이상 아들의 배필로 인정할 수 없습니다. 선조의 제사를 받들 수 없습니다. 이혼하고 새 장가를 들 수 있도록 허락해 주십시오.”(1638년 3월 11일 ‘인조실록’ 중 우의정 장유의 상소문) “제 딸이 청나라군에 사로잡혀 있다가 몸값을 주고 귀국했는데, 사위가 다시 장가들려 합니다. 원통해서 못 살겠습니다.”(같은 날 전 승지 한이겸의 상소문) 병자호란(1636~1637년) 때 청나라에 끌려간 이들은 50만~60만명. 다수가 여성이었다. 일부는 온갖 고초를 겪고 다시 고향 땅을 밟았지만, 정절을 강조하던 조선 사회는 이들을 죄인 취급했다. ‘환향녀’(還鄕女)란 주홍글씨를 덧씌웠고, 잡혀갔었다는 이유로 이혼을 요구하는 사례가 늘면서 ‘인조실록’에서처럼 사회적 논란이 됐다. 급기야 인조가 “홍제원(弘濟院) 냇물에서 목욕을 하고 돌아오면 죄를 묻지 않겠다”고 했다는 얘기가 전해진다. 그럼에도 돌아갈 수 없었던 여성들이 모여 살기 시작했고 왕의 큰 은혜에 감사한다는 의미의 ‘홍은동(弘恩洞)’이 됐다는 속설이 있다. 북한산에서 발원해 홍제동, 남가좌동, 성산동을 거쳐 한강에 이르는 홍제천에는 ‘살아서 돌아온 죄’를 짊어져야 했던 환향녀의 슬픔이 담겨 있다. 이 이야기는 가부장적 사회에서 ‘소거’되기를 강요받았지만, 살아내려 했던 여성 캐릭터를 다뤄 화제를 모은 드라마 ‘연인’과 연극 ‘나비’로 변주됐다. 홍제천이란 이름은 조선시대 중국 사신이 묵는 홍제원에서 유래했다. 의주를 거쳐 평양, 개성을 찍고 도착한 명, 청 사신이 무악재를 넘어 궁궐에 도착하기 전 의관을 정돈하는 숙소였다. 중국으로 출발하는 학자, 상인도 왕래하던 교통 요지다. 홍제원 건물은 남아 있지 않지만 3호선 홍제역 2번 출구 표지석에서 흔적을 찾을 수 있다. 1930~40년대 홍제천 일대는 경성이 확장되면서 도시 빈민이 몰려든 사대문 밖 대표적인 달동네였다. 박완서 작가의 자전적 글에 종종 등장하는 현저동에 대한 묘사를 보면 그때 생활상을 짐작할 만하다. “막상 내가 도달한 어머니의 서울 살림은 형편없이 궁색한 것이었다. 반듯반듯한 기와집 동네를 다 그냥 지나쳐 꼬불꼬불한 길을 한없이 기어올라가 깎아지른 듯한 축대 끝에 제비집처럼 매달린 초가집의 우중충한 문간방이 어머니의 서울 살림집이었다.”(‘나 어릴 적에’) 조선시대 중요한 육상교통로 중 하나였던 의주로는 박정희 정권에서 ‘통일로(서울역~파주 통일대교)’라는 새 이름을 얻고, 서울 서북권역의 교통 요지로 계속 기능했다. 1968년은 1·21 사태(김신조 사건)와 푸에블로호 사건, 울진·삼척지구 무장공비 침투 사건 등 군사적 긴장이 한껏 고조된 시기다. 3선 개헌을 준비하던 박정희 정권은 국민 불안감을 활용해 정치적 저항을 억누르는 전략을 취했고, 이 과정에서 만들어진 구호가 ‘싸우면서 건설하자’였다. 이 흐름 속에 세워진 건축물이 유진상가다. 홍제천을 덮은 시유지에 1970년 지어진 유진상가는 최고급 주상복합 아파트이자 랜드마크였다. 세대별 분양 면적이 최소 33평, 최고 68평에 달했다. 상가아파트임에도 고급 공동주택을 일컫던 ‘맨션’이란 명칭이 붙은 까닭이다. 유진상가는 서울 서북부가 뚫렸을 경우에 대비해 일반 건축물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튼튼하게 지어졌다. 당시 도심에서 가장 가까운 방어선은 구파발이다. 북한군이 구파발 저지선을 뚫고 청와대나 세종로로 진출하려면 반드시 홍은사거리를 거쳐야 했다. 구파발에서 6㎞ 남짓 떨어진 이곳에서 세검정길을 거쳐 청와대까지 5㎞, 정부중앙청사까지 4㎞ 거리였다. 유진상가 1층에 거대한 기둥(필로티)을 세우고 공간을 확보해 유사시 아군 전차의 엄폐 진지로 활용할 수 있도록 설계한 까닭이다. 하부 기둥을 부술 경우 아파트가 넘어지면서 거대한 대전차 장애물 역할도 하도록 지어졌다는 얘기도 있다. 유신 시대를 상징하는 유진상가 위로 1995년 내부순환도로가 개통했다. B동의 절반인 4, 5층이 뜯겨나가고 회색빛 그늘이 드리웠다. 낙후한 부도심인 데다, 지하 주차장이나 엘리베이터도 없고 소음과 분진이 심각했다. 점점 흉물 취급을 받았고, 2010년대부터 재건축 민원이 제기됐다. 서대문구청이 사업시행자를 맡는 등 적극적으로 나섰고 지난 4월 최고 49층 규모의 주거복합시설로 바꾸는 정비계획이 확정됐다. 50년 동안 막혀 있던 유진상가 지하의 홍제천은 2019년 다시 흐르기 시작했다. 군사 목적으로 폐쇄됐던 지하통로를 공공미술 프로젝트로 재생했다. 홍제천을 따라 흐르는 인연이란 의미로 ‘홍제유연(流緣)’이란 이름을 붙였다. 유진상가를 지탱하는 100여개 기둥 사이 물길을 따라 미디어아트 작품이 전시되고 있다. 콘크리트는 캔버스가 되고 물이 스크린이 된 것이다. 가장 눈길을 끄는 ‘온기’의 작가(팀코워크)는 “조선시대 환향녀 이야기에 비춰진 홍제천은 억울하게 외면받던 여성들을 위한 치유의 장소다. 따뜻한 온기를 담은 빛의 향연으로 평온한 정서를 재현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유진상가에서 걸어서 홍제천 변 산책로를 40분쯤 거슬러 올라가면 물길이 좁아진다. 홍제천 상류는 조선시대 선비들이 음풍농월(吟風弄月)을 위해 찾던 장소다. 특히 비 온 뒤 폭포의 모습이 장관이라는 세검정(洗劍亭)이 으뜸이다. 요즘 말로 ‘물멍’ ‘폭포멍’을, 당시에는 관창(觀漲·비 온 뒤 폭포 구경)이라고 했다. 실학자 정약용(1762~1836)은 ‘유세검정기’에서 ‘우두커니 앉아만 있어도 좋기에 / 시 다 짓고도 어서 가자 말하지 않노라’라고 묘사했다. 노년의 겸재 정선(1676~1759)은 이를 그림으로 남겼다. 세검정이란 이름은 인조반정 때 이귀·김유 등이 모여 광해군 폐위를 결의하고 칼날을 씻었다는 데서 유래했다. 정자 앞 너른 바위는 조선왕조실록 편찬자들이 비밀 유지를 위해 원고 종이를 씻어낸 세초(洗草) 작업의 현장이다. 현재 세검정은 1941년 화재로 불타 주춧돌만 남아 있던 것을 1977년에 복원했다. 임진왜란, 병자호란 이후 서울도성과 북한산성을 보완하기 위해 만든 탕춘대성의 성문 ‘홍지문’도 가까이에 있다. 홍제천 옆 옥천암 바위에는 마애보살좌상이 앉아 흐르는 물을 무심히 바라보고 있다. 태조 이성계가 도읍을 정하면서 이곳에서 기도를 올렸다는 전설이 있다. 홍제천 상류의 지류인 백사실 계곡을 따라 올라가면 추사 김정희의 별장터(별서터)가 나온다. 홍제천의 또 다른 이름인 모래내는 1960년대 형성된 남가좌동 모래내시장으로 명맥을 잇고 있다. 맑은 물에 모래가 많아 생긴 이름이다. 장마철이 돼야 물이 흐르는 ‘건천’이었던 홍제천은 요즘 사계절 물이 흐르는 산책로로 바뀌었다. 2008년부터 펌프로 한강에서 상류까지 물을 끌어올렸다. 봄에는 벚꽃, 개나리가, 가을이면 단풍이 흐드러진다. 천변을 따라 달리는 러닝 크루, 자전거 족도 적지 않다. 안산(鞍山) 자락의 홍제천 인공폭포는 커피와 함께 ‘폭포멍’을 즐길 수 있는 또다른 명소다.
  • 어버이날·스승에날 잇따른 호황기에도…밀려오는 수입꽃에 “농사 접고 싶다” 화훼농가 울상

    어버이날·스승에날 잇따른 호황기에도…밀려오는 수입꽃에 “농사 접고 싶다” 화훼농가 울상

    국내 화훼업계 최대 성수기인 5월이 돌아왔지만 우리 땅에서 자란 ‘K-화훼’는 생존을 걱정해야 할 처지다. 생산비는 치솟고 값싼 수입 꽃의 공세는 거세지면서 경쟁력이 빠르게 무너지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이대로 가면 화훼 산업 기반이 무너지고 해외 수입 시장에 종속될 수 있다며 보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호소했다. 어버이날을 하루 앞둔 7일 서울 서초구 양재꽃시장 상인들은 형형색색 꽃다발을 쌓아놓고 한숨을 내쉬었다. 30년째 꽃 도매업을 하는 임종단(74)씨는 “3~5월은 꽃집 최대 성수기인데 최근엔 물가가 오르고 꽃 소비도 줄면서 소매상들이 가져가는 물량이 크게 줄었다”며 “예전에 10단씩 사가던 손님들이 이제는 5단만 가져가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중동 사태로 운송비와 재룟값이 오른 것도 꽃시장에 영향을 미쳤다. 16년째 꽃집을 운영 중인 이유진(55)씨는 “중동 사태 이후 기름값과 비룟값 같은 부자재 가격이 줄줄이 오르면서 꽃값도 덩달아 뛰었다”며 “카네이션 20송이 한 묶음이 1만 4000원이었는데 지금은 1만 8000원까지 올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상인들도 최소한의 비용만 반영한 건데 손님들은 부담스럽다며 쉽게 지갑을 열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국산 꽃 가격이 치솟는 사이 그 빈자리는 저렴한 수입 꽃이 파고들고 있다. 한국무역통계진흥원에 따르면 절화류(뿌리를 캐지 않고 꽃줄기나 가지를 잘라낸 꽃) 수입량은 2021년 9019t에서 지난해 1만 3799t으로 늘었다. 주요 수입 품종별로는 카네이션이 1248t에서 2501t으로 2배 이상 늘었고, 장미는 587t에서 1579t으로 3배 가까이 증가했다. 기존에도 수입량이 많았던 국화는 6071t에서 7541t으로 급증했다. 중국·베트남·콜롬비아 등지에서 들어오는 꽃들은 천혜의 기후 덕에 시설 유지비가 거의 들지 않아 가격 경쟁력에서 국산을 압도한다. 또 수입 꽃은 국내 경매장을 거치지 않고 소매점으로 직접 공급돼 경매 수수료 등 10~15%의 부대비용까지 절감하며 시장을 잠식하고 있다. 국내 화훼 농가는 결국 밭을 갈아엎고 있다. 양재동 화훼공판장의 카네이션 경매 물량은 2021년 38만 4105단에서 올해 13만 8393단으로 3분의 1토막이 났다. 올해 상황은 더 심각하다. 어버이날 대목을 앞둔 최근 열흘간(4월 27일~5월 6일) 경매 물량은 3만 1625단으로, 전년 동기(5만 6181단) 대비 43.7% 급감했다. 여기에 국회 비준을 앞둔 한-에콰도르 전략적경제협력협정(SECA)은 업계에 ‘사형 선고’나 다름없다. 세계 장미 수출 3위국인 에콰도르산 꽃이 무관세로 들어오면 국내 산업이 회복 불가능한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최강희 한국절화협회 사무국장은 “대다수 화훼농가가 수익을 낼 수 없어 폐농 위기에 처했다”며 “수입꽃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국내 농가는 모두 죽는다”고 호소했다. 이어 “수입꽃이 밀려오면 수량이 너무 많아 가격이 폭락한다”며 “국내 화훼업계도 고령화 여파로 청년들이 진출해야 하는데, 이런 상황에서는 불가능”이라고 지적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무이자 자금 지원과 소비 촉진 캠페인에 나서고 있지만 현장에서는 근본적인 구조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 “놀이공원 매직패스에 서민 박탈감…대통령님 없애주세요” 호소 글 ‘갑론을박’[이슈픽]

    “놀이공원 매직패스에 서민 박탈감…대통령님 없애주세요” 호소 글 ‘갑론을박’[이슈픽]

    놀이공원 유료 우선 탑승권을 이용하는 사람들을 보며 상대적 박탈감을 느꼈다며 해당 제도를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한 시민의 글에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에는 한 놀이공원을 다녀온 뒤 유료 우선 탑승권인 ‘매직패스’ 이용자들 때문에 불쾌감을 느꼈다는 A씨의 사연이 올라왔다. A씨는 “놀이공원에 갔다 왔는데 매직패스 쓰는 사람들 때문에 진짜 짜증 난다”며 “한 시간 동안 놀이기구 타려고 기다리는데 매직패스 사용자들이 내 앞을 가로질러 가는 모습을 보고 있으니 돈 주고 새치기하는 게 권리처럼 느껴지고 박탈감까지 들어서 기분이 울적했다”고 토로했다. 이어 “아이랑 같이 갔는데 아이가 ‘저 사람들은 왜 새치기해?’라고 묻는데 엄마가 무능력해서 미안하기도 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돈 더 쓰면 편해지고 안 쓰면 기다려야 하는 걸 아이들에게 보여주는 것도 교육에 썩 좋을 것 같지 않다”며 “매직패스 이용자들 때문에 줄이 안 줄어들어서 몇 시간을 서서 기다리다가 다리만 퉁퉁 붓고 진이 다 빠졌다”고 하소연했다. 그러면서 “거금을 들여 자유이용권을 끊었는데 자유롭게 이용도 못 했다”면서 “이재명 대통령님께서 서민들이 박탈감을 느끼게 만드는 매직패스 같은 시스템 막아주셨으면 한다”고 호소했다. 이에 누리꾼들의 의견은 엇갈렸다. 일부는 “놀이공원은 가족 공간인데 아이들 입장에서는 불평등하게 느껴질 수 있다”, “아이들이 줄서기와 질서를 배우는 공간인데 씁쓸하다”, “가족 단위 공간에서 상대적 박탈감을 키운다”, “아이들 동심을 파는 곳에서 동심을 깨트리는 격”이라며 A씨의 의견에 공감했다. 반면 일부는 “시간을 돈으로 사는 것은 자본주의 시스템이다. 비행기 비즈니스석을 구매하는 것과 크게 다를 게 없다”, “반대로 매직패스가 없어지면 일반 대기 줄은 더 길어진다”, “기업의 자유이자 소비자의 선택”이라고 반박했다. 정재승 “돈으로 새치기 권리 사…아이들에 부정적 영향”경제학자 “돈으로 시간 사는 행위, 자본주의에선 당연한 것” 패스권을 둘러싼 논쟁은 매년 반복되고 있다. 일반 이용권보다 비싸지만, 패스권 소지자들은 일반 대기 고객보다 더 빠르게 시설을 이용할 수 있다. 패스권이 자본주의 논리에 의한 정당한 권리라는 의견도 있지만, 일각에서는 아이들이 패스권으로 인해 박탈감을 느낄 수 있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지난 2023년에는 SBS ‘집사부일체’에서 ‘돈과 권력’을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다 놀이공원 패스권을 언급하며 논란이 점화된 바 있다. 당시 정재승 카이스트 바이오·뇌과학과 교수는 “아이들이 어릴 때 그걸 보고 어떤 가치를 배우게 되는가”라며 “먼저 줄을 선 사람들이 서비스를 먼저 받는 건 당연한 건데, 이 경우에는 돈을 더 낸 사람이 새치기를 할 수 있는 권리를 준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우리 사회는 돈이 있는 사람과 없는 사람을 다르게 대한다는 사실을 아이들이 배우게 되는 공간이기도 하다. 그게 정당한지 한번 생각해보자”고 화두를 던졌다. 이에 패널인 격투기 선수 김동현은 “부모로서 아이한테 이런 상황을 보여주기가 싫다”며 “돈이 많은 사람이 먼저 들어가는 모습은 안 보여주고 싶다”고 공감한 바 있다. 그러면서도 “열심히 살게 만드는 시스템”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놀이공원의 이 같은 제도가 경제학적 관점에서는 논란의 여지가 없다는 입장이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돈으로 시간을 사는 행위는 일상생활에서 수시로 발생한다. 근로와 금융 등 대부분의 경제활동이 돈으로 시간을 사는 행위”라고 설명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추가 요금을 내고 먼저 입장할 수 있는 제도는 자본주의 관점에서 문제될 게 없다”면서도 “다만 이 제도로 인해 이용객 다수가 불편함을 느낀다면 패스권 발행량 수를 제한하거나 패스권 전용석을 만드는 등의 방법이 있다”고 대안을 제시했다.
  • 당뇨 전문의 “백 마디 처방보다 강력”… 환자가 스스로 변하는 ‘이것’ [진짜 명의에게 물어봐]

    당뇨 전문의 “백 마디 처방보다 강력”… 환자가 스스로 변하는 ‘이것’ [진짜 명의에게 물어봐]

    넘쳐나는 의학 정보 속에서 나에게 꼭 필요한 정답을 찾기란 쉽지 않습니다. ‘진짜 명의에게 물어봐’는 분야별 최고 권위자를 직접 만나 질병의 근본 원인과 실질적인 해법을 과학적으로 짚어보는 연재 기획입니다. 단순한 치료법 안내를 넘어, 독자 여러분의 불안을 덜고 건강한 삶을 위한 구체적인 행동 변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명의의 깊은 통찰을 담아내겠습니다. 이 연재가 여러분의 소중한 일상을 지키는 든든한 길잡이가 되기를 바랍니다. 평소 앓고 있는 질환이나 건강에 대해 명의에게 직접 묻고 싶은 점이 있다면 아래 댓글로 자유롭게 남겨주세요. 여러분의 질문을 바탕으로 다음 연재를 준비하겠습니다. “흰 쌀밥을 먹어도 혈당이 좋은 사람이 있고, 통곡물 식빵을 먹어도 혈당이 치솟는 사람이 있습니다.” 원종철 김포우리병원 내분비·당뇨병센터장이 당뇨병 식단을 둘러싼 오랜 통념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당뇨 환자는 무조건 현미밥만 먹어야 한다’거나 ‘흰 식빵은 나쁘고 통곡물 식빵은 좋다’는 식의 일률적 권고가 더는 유효하지 않다는 것이다. 사람마다 같은 음식을 먹어도 혈당 반응이 천차만별이며, 그 차이는 유전적 특성과 장내 미생물 구성처럼 개인의 생물학적 조건에서 비롯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국내 당뇨병 환자가 600만 명을 넘어섰다. 30세 이상 성인 7명 중 1명꼴로, 이미 ‘국민병’ 반열에 올라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런 환자들에게 천편일률 식단을 들이미는 시대는 저물고 있다는 게 원 센터장의 진단이다. 국제 학술지 ‘셀’이 제시한 맞춤형 식단의 근거 원 센터장은 2015년 세계적 학술지 ‘셀’(Cell)에 실린 이스라엘 와이즈만연구소의 연구를 거론했다. 800여 명의 식후 혈당을 분석한 결과, 같은 음식을 먹어도 사람마다 혈당 곡선이 전혀 다르게 그려졌다는 것이다. 표준화된 당뇨식보다 개인에게 맞춘 식단이 중요해지고 있다고 그는 설명했다. 원 센터장은 “사람은 다 다르기 때문에 특정 음식을 두고 좋다 나쁘다 미리 단정 짓기보다 환자 스스로 자기 몸이 어떤 음식에 어떻게 반응하는지 확인하며 찾아가게 하는 게 맞다”며 “최근 진료실에서도 환자들에게 맞춤 식단을 적극 안내하고 있다”고 전했다. 연속혈당측정기(CGM)가 바꾼 진료 풍경 이런 맞춤 식단을 가능하게 한 일등 공신은 연속혈당측정기(CGM·Continuous Glucose Monitoring)의 보급이다. 과거에는 병원에서 채혈하거나 손끝을 찔러야만 혈당을 알 수 있었지만, 이제는 상완(윗팔)에 동전 크기 센서를 붙이는 것만으로 24시간 혈당 변화를 실시간 확인할 수 있다. 국내에서는 2019년부터 1형 당뇨 환자를 대상으로 건강보험 지원이 시작됐고, 2020년대 들어 지원 범위와 사용자가 빠르게 늘었다. 최근에는 2형 당뇨 환자뿐 아니라 일반인들도 식습관·운동 관리 목적으로 CGM을 활용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원 센터장은 “환자들이 처음엔 ‘아프지 않냐’, ‘거추장스럽다’며 꺼리지만, 부착하고 두 시간만 지나면 왜 권유했는지 공감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백 번 말씀드리는 것보다 ‘이 음식을 먹으니 혈당이 300까지 오르더라’는 걸 직접 눈으로 보면 그다음부터는 혈당을 올리는 음식을 자연히 멀리하게 된다”고 했다. 눈으로 보는 데이터가 백 마디 처방을 이긴다는 얘기다. 당화혈색소만으로는 부족한 이유...‘혈당 변동성’에 주목해야원 센터장은 당뇨병 관리 지표로 흔히 쓰이는 당화혈색소(HbA1c)의 한계도 짚었다. 당화혈색소는 적혈구 속 혈색소(헤모글로빈)에 포도당이 얼마나 달라붙어 있는지를 따져 지난 2~3개월간의 평균 혈당을 보여 주는 검사다. 적혈구 수명이 약 120일이라 그 기간의 ‘평균 성적표’에 가깝다. “당화혈색소 검사를 1년에 네 번 받는다면, 학교로 치면 중간고사·기말고사 같은 셈이죠. 하지만 모의고사도 보고 쪽지시험도 봐야 학생이 제대로 공부하는지 알 수 있지 않습니까. 매일매일 혈당을 보는 게 그래서 중요합니다.” 특히 그는 ‘혈당 변동성’의 위험성을 강조했다. 같은 평균 혈당 150이라도, 어떤 사람은 130에서 150 사이를 오가지만 다른 사람은 60에서 200까지 출렁인다. 이렇게 널뛰는 혈당은 혈관 내피세포를 갉아먹어 동맥경화와 당뇨 합병증을 부를 뿐 아니라, 평균치 뒤에 숨은 저혈당까지 끌고 온다. 평균이 같아도 결과는 다르다는 얘기다. 고혈당이 부르는 ‘삼고’(三高)와 합병증 당뇨병은 혈액 속 포도당 농도, 곧 혈당이 비정상적으로 높아지는 질환이다. 혈당이 치솟으면 소변이 잦아지고 갈증과 허기가 몰려오는 직접 증상이 먼저 나타난다. 방치하면 체중이 빠지면서 갖가지 합병증이 줄지어 따라붙는다. 원 센터장이 가장 경계하라고 꼽는 것은 모세혈관이 망가지면서 생기는 미세혈관 합병증이다. 손발이 저리거나 갑작스러운 마비가 오는 신경병증, 거품 섞인 소변에서 신호가 오는 콩팥 합병증이 대표적이다. 시야가 흐려지는 망막병증도 같은 뿌리에서 자란다. “작은 미세혈관들이 고혈당에 노출되면서 변성되고 상하는 것”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여기에 고혈당, 고지혈증, 고혈압 이른바 ‘삼고’(三高)가 겹치면 위험은 곱절로 커진다. 굵은 혈관이 굳어 가는 동맥경화로 이어지고, 끝내는 심근경색과 뇌졸중으로 들이닥친다는 게 의료계 정설이다. 원 센터장은 “심장과 뇌혈관에 문제가 생겨 뇌졸중으로 병원에 왔다가 당뇨병을 처음 진단받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귀띔했다. “치료 공간은 진료실이 아니라 환자의 일상”원 센터장은 당뇨병 치료에 대한 자신의 철학을 분명히 했다. 그는 “당뇨병을 치료하는 공간은 진료실이 아니니고 환자의 일상”이라며 “당뇨병 환자들이 겪는 모든 문제는 결국 일상에서 먹고 움직이며 나타나고, 그 안에서 풀린다”고 말했다. 그는 또 다른 만성질환과 달리 환자 스스로 되돌릴 수 있다는 점이 당뇨병의 희망이라고 강조했다. “암에 걸렸을 때 운동과 식사만으로 암이 사라진다면 모두가 그렇게 할 겁니다. 하지만 암은 그렇지 않습니다. 당뇨병은 다릅니다. 스스로 열심히 운동하고 식사를 지키면 당뇨병을 완전히 떨쳐낼 수도 있습니다.”
  • 황대호 경기도의원 “1분기 도 방문 외국인 53만명… K-관광 신성장 동력으로”

    황대호 경기도의원 “1분기 도 방문 외국인 53만명… K-관광 신성장 동력으로”

    황대호 경기도의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위원장(더불어민주당·수원3)은 2026년 1분기 경기도를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이 53만명으로 추정된다며, 관광 수요를 체류와 소비로 전환하기 위한 정책 역량 집중을 강조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 통계에 따르면 올해 1~3월 방한 외래관광객은 전년 동기 대비 23% 증가한 476만명으로 1분기 기준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이 중 경기도 방문객은 전년보다 37.3% 증가한 53만 1230명으로 추정된다. 황 위원장은 이와 관련해 “문화체육관광부 통계에 따르면 외국인 관광객의 지역 체류와 철도·버스 이용이 동시에 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라며 “이는 기존 서울을 포함한 일부 대도시 위주의 관광 흐름이 전반적으로 넓어지고 있다는 것으로, 이를 놓치지 않고 경기도 관광 산업을 신성장 동력으로 키우기 위해 지금부터 정책·예산으로 뒷받침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외국인 관광객의 지역 체류와 대중교통 이용이 늘어나는 추세에 맞춰 경기도 대표 관광 브랜드인 ‘경기투어패스’를 기반으로 한 ‘외국인 전용 광역 통합패스’ 도입을 공식 제안했다. 황 위원장은 “현재 서울에는 지하철·시내버스를 일정 기간 이용할 수 있는 외국인 전용 Mpass 카드와 관광형 교통권 등이 운영되고 있지만, 경기도 전역을 포괄하는 광역형 통합패스는 사실상 부재한 상황이다”라며 “경기투어패스를 외국인 전용 광역 통합패스로 고도화해 지하철·광역버스·시내버스·광역철도 등 교통과 주요 관광지·쇼핑·공연 할인 혜택을 한 번에 담아내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일본 간사이 지역의 ‘간사이 스루패스(Kansai Thru Pass)’의 예를 들며 “패스 한 장으로 넓은 권역을 자유롭게 이동하고, 동시에 지역 관광·소비를 촉진하는 구조는 수도권 서북부·동북부·남부를 아우르는 경기도에 가장 잘 맞는 모델이다”라며 “이제는 경기도 차원에서 경기투어패스를 기반으로 ‘교통+관광+할인 혜택’을 결합한 외국인 전용 패스를 설계한다면 체류 기간 연장과 2·3선 도시 방문 확대, 지역 상권 활성화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다”고 밝혔다. 황 위원장은 이번 정책 제안이 단순한 아이디어에 그치지 않도록 경기도의회 차원의 예산·제도 뒷받침을 예고했다. 그는 “지금은 단순한 관광 회복을 넘어 경기도가 K-관광의 플랫폼을 선점할 수 있는 결정적 시기이다”라며 “경기도의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위원장으로서 중앙정부와 경기도, 시군, 민간이 함께하는 통합 관광 전략을 제시하고 예산으로 관철하는 데 끝까지 책임을 다하겠다”라고 의정활동 방향성을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무엇보다도 이런 성과를 내기 위해 노력해 준 경기도 문화체육관광국 박래혁 국장을 비롯한 관계 공무원과 공공기관 가족들에게 감사하고, 고생하셨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라고 덧붙였다.
  • [포착] 피해 경미하다더니…이란, 중동 미군 기지 내 최소 228개 군사 자산 타격

    [포착] 피해 경미하다더니…이란, 중동 미군 기지 내 최소 228개 군사 자산 타격

    이란의 지속적인 공습으로 기존에 알려진 것보다 훨씬 더 많은 미군 시설이 공격받았다는 보도가 나왔다. 지난 6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 중동 전역의 미군 기지 내에서 최소 228개의 구조물 및 장비가 손상되거나 파괴됐다고 보도했다. WP 분석에 따르면 2월 28일 전쟁 발발부터 4월 14일까지 이란은 중동 지역의 미군 기지 15곳의 구조물 217개와 장비 11개를 손상 및 파괴했다. 이 중 파괴된 구조물은 병사들이 거주하는 병영을 비롯해 격납고, 창고 등이었으며 위성 통신 시설, 패트리엇 방공시스템, 위성 안테나, 발전소, 5개의 연료 저장시설 등도 화를 피하지 못했다. 또한 요르단의 무와파크 살티 공군 기지와 아랍에미리트의 고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THAAD) 레이더 및 장비, 사우디아라비아 프린스 술탄 공군기지에 있는 E-3 센트리 지휘통제기와 공중급유기가 손상 또는 파괴된 것도 이번 분석으로 재차 확인됐다. 특히 WP의 이번 보도는 이란이 공개한 위성 사진과 유럽연합의 코페르니쿠스 위성 데이터 등을 비교 분석해 이뤄졌는데, 그간 정밀 사진을 공급하던 미국의 최대 상업위성 이미지 제공업체인 밴터와 플래닛은 미국 정부의 요청에 따라 해당 지역의 이미지 공개를 중단했다. 지금까지 미국은 이란 군사력을 무력화시켰다고 강조하고 있으나 반대로 미군의 피해는 경미하다거나 안보상의 이유를 들어 자세한 내용은 공개하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국이 이란의 능력을 과소평가했으며 드론 전에 대한 충분한 대비가 없었고 일부 기지를 제대로 보호하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마크 캔시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선임 고문은 “이란의 공격은 정밀했다. 빗나간 흔적을 보여주는 무작위적인 구덩이도 찾아볼 수 없다”고 평가했다. 해군 분석 센터 연구 분석가 데커 이블레스는 “드론은 탑재량이 적어 큰 피해를 입히지 못한 경우도 있지만 요격하기가 훨씬 어렵고 정확도가 훨씬 높아 미군에게 훨씬 더 큰 위협이 된다”고 밝혔다. 사실 이란 전쟁으로 인한 미국의 피해와 비용이 알려진 것보다 훨씬 더 크다는 보도는 계속 이어지고 있다. 앞서 미 국방부는 지난 4월 말 기준 대이란 군사작전에 쓴 총지출이 약 250억 달러(약 37조 원)라고 공식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미국 CBS뉴스는 1일 미 정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이란 전쟁의 실제 비용이 500억 달러(73조 8500억 원)에 가깝다고 전했다. 이는 미 국방부가 의회에서 밝힌 추정치의 두 배에 달하는 금액이다.
  • “독감인 줄 알았는데”…응급실 갔다가 하루 만에 사망한 9살 소녀, ‘이 암’이었다

    “독감인 줄 알았는데”…응급실 갔다가 하루 만에 사망한 9살 소녀, ‘이 암’이었다

    영국의 9세 소녀가 단순 장염처럼 보였던 증상으로 병원에 갔다가 혈액암 진단을 받고 하루 만에 숨진 사연이 전해져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지난 4일(현지시간) 영국 미러, 데일리메일 등 외신에 따르면 영국 더럼주 뉴턴 에이클리프에 거주하던 9세 소녀 밀리 로즈 헤들리는 최근 갑작스러운 구토 증세와 극심한 피로를 호소했다. 당시 밀리는 물조차 제대로 마시지 못할 정도로 상태가 악화돼 가족들에 의해 병원 응급실로 이송됐다. 가족들은 처음에는 식중독이나 바이러스성 장염 정도로 생각했다. 하지만 병원 검사 결과 밀리는 희귀 혈액암인 ‘급성 골수성 백혈병(AML·Acute Myeloid Leukemia)’ 진단을 받았다. 급성 골수성 백혈병은 골수에서 비정상적인 백혈구가 급속도로 증식하는 암으로, 진행 속도가 매우 빠른 것이 특징이다. 치료 시기를 놓치면 수일 내 상태가 급격히 악화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지 보도에 따르면 밀리는 진단 직후 곧바로 중환자 치료를 받았지만 끝내 상태를 회복하지 못했고, 병원으로 이송된 지 하루 만에 숨졌다. 밀리의 가족은 현지 언론 인터뷰에서 “아이가 전날까지만 해도 웃고 있었는데 믿을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며 충격을 감추지 못했다. 이들은 “밀리는 밝고 사랑이 많은 아이였다”며 “항상 주변 사람들을 웃게 만들었다”고 회상했다. 가족들은 밀리가 겪었던 증상에 대해 “지난 1년간 뼈 통증과 심한 피로감을 호소했다. 안색이 창백해지고 호흡 곤란이 오기도 한다”며 “사람들이 AML의 주요 징후를 알아두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밀리가 다니던 학교 역시 추모 성명을 내고 “친절하고 따뜻한 학생이었다”며 애도를 표했다. 지역사회에서는 유족을 돕기 위한 모금 운동도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피로감·뼈 통증·구토 등 증상 있으면 즉시 병원 찾아야 급성 골수성 백혈병은 골수 내에서 발생한 비정상적인 백혈병 세포가 정상 혈액세포의 생성을 방해하면서 문제를 일으킨다. 성인에게 더 흔하지만 어린이에게도 드물게 발생한다. 대표 증상으로는 지속적인 피로감, 창백함, 잦은 멍, 출혈, 발열, 뼈 통증 등이 있으며 일부 환자는 구토나 식욕 저하, 탈수 증상으로 처음 병원을 찾기도 한다. 적혈구가 감소하면 쉽게 피로를 느끼고 숨이 차는 빈혈 증상이 나타나며, 백혈구 기능이 떨어지면 감염에 취약해져 발열이나 반복적인 감염이 발생할 수 있다. 또 혈소판 감소로 인해 멍이 잘 들거나 코피, 잇몸 출혈 등 출혈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도 많다. 면역 기능이 약해지면서 감기가 오래가거나 체중이 줄고 식욕이 저하되는 등 특별한 이유 없이 살이 빠지기도 한다. 진단 과정에서는 혈액검사를 통해 이상 소견을 확인할 수 있지만, 확진을 위해서는 골수검사가 필수다. 전문가들은 “증상이 감기나 장염과 비슷해 초기 발견이 늦어지는 경우가 있다”며 “아이가 평소와 다르게 극심한 무기력 증세를 보이거나 상태가 급격히 나빠질 경우 즉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 “매일 1개씩 샀다” 비트코인 집착한 엘살바도르 대통령, 7000개 모은 근황

    “매일 1개씩 샀다” 비트코인 집착한 엘살바도르 대통령, 7000개 모은 근황

    비트코인 가격이 최근 다시 오름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나이브 부켈레 엘살바도르 대통령이 하루 1개씩 비트코인을 사들이는 ‘1일 1BTC’ 매집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6일(현지시간) 스페인어권 매체 인포바에에 따르면 엘살바도르 정부가 올해 5월 기준으로 보유한 비트코인은 7643개다. 총 매집 비용은 6억 2230만 달러(약 9000억원)다. 부켈레 대통령의 비트코인 매집은 2021년 9월 비트코인을 법정통화로 채택하면서 시작됐다. 당시 비트코인 가격은 개당 약 4만 7000달러 수준이었다. 그러나 2022년 세계 3대 가상화폐 거래소 FTX가 파산 신청을 하면서 비트코인 시세는 1만 5000달러까지 떨어졌고, 엘살바도르 정부는 수억 달러 규모의 평가손실을 떠안았다. 그러나 부켈레 대통령은 “싸게 팔아줘서 감사하다. 앞으로 매일 1비트코인씩 사들이겠다”며 오히려 추가 매수에 나섰다. 이러한 공격적인 매수는 현재 진행형이다. 정부는 지난해 1월부터 올해 4월까지 16개월 동안 1633개의 코인을 추가로 매입했으며 5월 들어서도 매일 1개씩 꾸준히 사 모으고 있다. 문제는 국제통화기금(IMF)과의 갈등이다. 엘살바도르는 공공부문의 비트코인 관련 정책 축소를 조건으로 2024년 말 IMF로부터 14억 달러 상당의 구제 금융을 받았다. 하지만 엘살바도르 정부는 이후에도 비트코인을 계속 사 모으는 중이다. 현지 국민들의 활용도 역시 기대만큼 높지 않다. 정부가 암호화폐 사용을 권장하고는 있지만 국민의 90%는 일상에서 암호화폐를 사용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 송금 분야에서는 활용이 늘고 있다. 올해 1분기 암호화폐 지갑을 통한 해외 송금액은 1738만 달러로 작년 동기(1161만 달러) 대비 49.7% 증가했다. 한편 비트코인 가격은 최근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암호화폐 전문 미디어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현물 상장지수펀드(ETF)로 쏠리는 강력한 자금 유입과 금융 자산의 토큰화에 대한 관심에 힘입어 전날 비트코인 가격은 8만 1500달러까지 상승했다.
  • 백화점서 산 금괴 ‘금 0%’…알고보니 구리·아연 덩어리 [여기는 중국]

    백화점서 산 금괴 ‘금 0%’…알고보니 구리·아연 덩어리 [여기는 중국]

    2011년 중국 백화점 유명 브랜드 매장에서 산 금괴가 15년 만에 가짜로 드러났다. 소비자는 피해를 주장하고 있지만, 판매처와 브랜드, 백화점 모두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 7일 중국언론 신원방에 따르면 뤄모씨는 2011년 1월 26일 시후인타이 백화점 내 ‘중국황금’ 매장에서 20g짜리 투자용 금괴 2개(총 40g)를 약 1만 2000위안에 구매했다. 현재 환율로는 약 259만 원 수준이다. 영수증에는 판매자가 ‘항저우인시백화유한공사’로 기재돼 있었다. 금괴는 15년 동안 그대로 보관돼 왔다. 그러다 올해 금값이 급등하자 뤄 씨는 금팔찌로 교환하려고 매장을 찾았고, 검사 과정에서 문제가 드러났다. 20g으로 표시된 금괴 1개의 실제 무게는 9g 남짓에 불과했다. 더 충격적인 사실은 성분 검사 결과 금은 전혀 검출되지 않았고, 구리와 아연 등 불순물만 가득했다. 뤄씨가 백화점 측에 항의하자 “당시 중국황금 매장은 현재와 다른 회사이며 우리는 임대 공간만 제공했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이에 대해 뤄씨는 “백화점 브랜드를 믿고 구매했고 결제도 백화점을 통해 이뤄졌는데, 10여 년 전 회사를 찾아가라는 건 납득하기 어렵다”고 반발했다. 뤄씨 측은 당시 1g당 300위안(약 6만 4851원)이던 금값이 현재 1300위안(약 28만 1099원) 수준까지 오른 점을 들어, 40g 기준 약 5만 2000위안(1124만 원) 상당의 피해가 발생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1월 20일경 고객 의견서를 제출하며 48시간 내 회신을 약속받았지만, 현재까지 별다른 답변은 없는 상태다. 현지 시장감독관리국에 따르면, 2011년 당시 판매업체인 저장중금황금장식품판매유한공사는 이미 고액 소비 제한 조치를 받았고, 2022년에는 영업장 소재 불명으로 경영 이상 명단에 포함됐다. 현재는 연락이 닿지 않는 상황이다. 현재 시후인타이 백화점에 입점한 중국황금 매장 측도 “2024년에 새로 들어온 가맹점으로 해당 제품과는 무관하다”며 “경찰에 신고해 형사 사건으로 처리하라”는 입장을 밝혔다. 금괴의 진위 여부를 둘러싼 주장도 엇갈린다. 뤄 씨는 금괴와 품질 보증서의 일련번호가 모두 일치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매장 측은 “레이저 장비로 번호를 새기는 것은 어렵지 않다”며 “정식 각인은 별도 허가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브랜드 본사 측은 “내부 보고 후 담당자가 연락할 것”이라며 입장 발표를 미뤘다. 뤄씨는 “같은 시기 해당 매장에서 금괴를 구입한 소비자들은 반드시 검사를 받아보길 바란다”며 공동 대응을 호소했다. 최근 유사 사례가 중국 업계에서 늘고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귀금속 감정사인 차이셴차오는 “최근 검사 과정에서 레늄 성분이 섞인 금이 여러 차례 발견됐다”고 밝혔다. 일부는 불순물 비율이 70%에 달하는 경우도 있었다. 이런 금은 겉으로는 구별이 어렵고, 절단하거나 정밀 장비로만 확인되는 구조다. 이미 드러난 피해보다 더 많은 ‘가짜 금’이 시장에 풀려 있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 여자농구 박지수, 발목 수술로 최소 4개월 재활…9월 농구월드컵, 아시안게임 빨간불

    여자농구 박지수, 발목 수술로 최소 4개월 재활…9월 농구월드컵, 아시안게임 빨간불

    올 시즌 여자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을 앞두고 발목 부상으로 결장한 박지수가 발목 수술을 받고 최소 4개월 이상 재활해야하는 것으로 알려져 농구대표팀에 비상이 걸렸다. 박지수는 지난 4일 왼쪽 발목 전거비·종비인대 봉합 및 내측 천부삼각인대 봉합 수술을 마친 뒤 6일 퇴원했다. 앞서 박지수는 2025~26 챔프전을 앞두고 팀 훈련 도중 착지 과정에서 수비수 발을 밟으며 왼쪽 발목을 접질렸다. 이로 인해 챔프전 3경기 모두 결장했다. 당초 박지수의 부상은 휴식을 취하면 나아질 것으로 알려졌지만 부상정도가 심각해 결국 수술을 택했다. 문제는 박지수가 수술대에 오르면서 정상적인 활동을 위해서는 최소 4개월 이상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회복 속도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코트 훈련을 정상적으로 소화하려면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박지수의 공백으로 당장 9월4일부터 13일까지 독일 베를린에서 열리는 2026 국제농구연맹(FIBA) 여자농구 월드컵과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대표팀은 높이의 열세가 불가피해졌다. 미국에 이어 두번째로 17회 연속 월드컵에 진출한 대표팀은 B조에서 프랑스와 나이지리아, 헝가리와 같은 조에 편성됐다. 박지수는 지난 3월 프랑스에서 열린 월드컵 예선전 나이지리아와의 경기에서 11득점, 10리바운드, 4블록슛으로 더블더블 활약을 펼쳤다. 세계8위인 나이지리아를 잡으면서 한국은 월드컵 본선 진출의 유리한 발판을 마련했다. 무엇보다도 골밑에서 피지컬이 강한 아프리카 선수를 상대로 양팀 최다 리바운드와 블록슛을 기록하며 골밑 존재감을 보여준 바 있다. 박지수 개인으로서도 자유계약선수(FA) 신분을 얻어 각 팀이 영입경쟁을 벌이는 상황에서 건강 문제를 놓고 화제가 되는 것은 그다지 유쾌한 일은 아니다. 박수호 감독은 7일 “재활까지 오랜 기간이 걸리고 코트에서 움직이려면 추가의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난감하다”라면서 “지수가 없을때 높이의 열세를 어떻게 만회할지에 대한 문제를 고려해봐야겠다”고 말했다.
  • [서울데이터랩] 코스닥, 장 초반 1214.45로 반등…개인 매수에 상승 출발

    [서울데이터랩] 코스닥, 장 초반 1214.45로 반등…개인 매수에 상승 출발

    코스닥지수가 장 초반 개인 매수세에 힘입어 반등 흐름을 보이고 있다. 7일 오전 9시 15분 기준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4.28포인트(0.35%) 오른 1214.45를 기록하고 있다. 지수는 1210.83에 출발한 뒤 장중 한때 1204.59까지 밀렸지만 이후 낙폭을 만회하며 1214.80까지 오르는 등 상승 전환했다. 수급별로는 개인이 674억 원 순매수하며 지수 방어에 나섰다. 반면 외국인은 544억 원, 기관은 90억 원 각각 순매도 중이다. 프로그램 매매는 차익거래 16억 원 매도 우위, 비차익거래 515억 원 매도 우위로 전체 531억 원 순매도를 나타냈다. 시장 전반에서는 하락 종목 수가 우세하다. 현재 상승 종목은 577개, 보합 157개, 하락 종목은 890개로 집계됐다. 지수는 오르고 있지만 개별 종목 장세가 짙은 모습이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은 등락이 엇갈렸다. 코오롱티슈진(950160)은 15.06% 급등한 11만 9200원에 거래되고 있다. 레인보우로보틱스(277810)는 0.28% 오른 70만 4000원, 에이비엘바이오(298380)는 0.63% 상승한 12만 8400원, 리가켐바이오(141080)는 1.19% 오른 17만 8900원을 기록 중이다. 반면 에코프로(086520)는 1.60% 내린 16만 200원, 알테오젠(196170)은 0.96% 하락한 36만 원, 삼천당제약(000250)은 2.09% 내린 39만 7500원, 리노공업(058470)은 0.94% 떨어진 11만 5600원, HLB(028300)는 0.49% 밀린 6만 14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에코프로비엠(247540)은 22만 8500원으로 보합이다. 개장 초반 상승률 상위 종목으로는 앤디포스가 23.31% 오른 3915원, 덕산테코피아가 20.86% 상승한 3만 2150원, 대한광통신이 19.87% 오른 2만 1900원, 상지건설이 18.89% 상승한 1만 1960원, 루멘스가 18.03% 오른 1872원을 나타냈다. 반면 하락률 상위 종목으로는 선샤인푸드가 21.74% 내린 18원, 뉴인텍이 18.19% 하락한 1722원, 대동금속이 13.87% 내린 4780원, 한스바이오메드가 11.53% 하락한 2만 6100원, 에스코넥이 10.36% 떨어진 4110원에 거래 중이다. 코스닥은 전일 1210.17로 마감해 0.29% 하락했지만 이날 장 초반에는 반등에 나서고 있다. 다만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매도, 하락 종목 우위 흐름을 감안하면 상승 탄력이 이어질지는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 [서울신문과 MetaVX의 생성형 AI가 함께 작성한 기사입니다]
  • [서울데이터랩]코스피, 장 초반 7499.00으로 상승…반도체·자동차 강세

    [서울데이터랩]코스피, 장 초반 7499.00으로 상승…반도체·자동차 강세

    코스피가 장 초반 1.00%대 상승 흐름을 이어가며 7500선에 근접한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7일 오전 9시 10분 기준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14.44포인트(1.55%) 오른 7499.00을 기록 중이다. 지수는 7499.07에 출발한 뒤 장중 7531.88까지 오르며 52주 최고치를 새로 썼고, 장중 저가는 7495.76이다. 최근 흐름도 가파르다. 코스피는 4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으며, 4일 5.12%, 6일 6.45% 오른 데 이어 이날도 강세를 이어가는 모습이다. 거래량은 3878만주, 거래대금은 3조 6681억원으로 집계됐다. 수급별로는 개인이 1조 1651억원어치를 순매수하며 지수 상승을 뒷받침하고 있다. 반면 외국인은 1조 1532억원, 기관은 204억원을 각각 순매도 중이다. 프로그램 매매는 차익거래 71억원 매도 우위, 비차익거래 8344억원 매도 우위로 전체 8415억원 순매도를 나타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은 대체로 오름세다. 삼성전자(005930)는 2.07% 오른 27만 1500원, SK하이닉스(000660)는 2.62% 오른 164만 3000원, 현대차(005380)는 6.91% 오른 58만 8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SK스퀘어(402340)는 2.94%, HD현대중공업(329180)은 2.16%, 삼성전기(009150)는 1.54% 상승 중이다. 반면 LG에너지솔루션(373220)은 1.56% 내린 47만 4500원, 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는 3.49% 하락한 138만 3000원을 기록하고 있다. 시장 전반에서는 상승 종목과 하락 종목 수가 비슷한 수준이다. 현재 유가증권시장에서는 387개 종목이 오르고 407개 종목이 내리고 있으며, 보합은 76개 종목이다. 개장 초반 상승률 상위 종목으로는 수산세보틱스가 14.77% 오른 3575원, 디아이씨가 9.19% 오른 7840원,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가 8.57% 오른 6만 4600원, 진흥기업이 8.07% 오른 1446원, 일성건설이 7.82% 오른 1889원에 거래되고 있다. 반면 하락률 상위 종목으로는 LS에코에너지가 8.47% 내린 8만 4300원, 선도전기가 7.69% 하락한 1만 1760원, 유안타증권우가 6.38% 내린 4915원, 대한전선이 6.07% 하락한 6만 5000원, 남해화학이 5.70% 내린 9930원을 나타냈다. 코스피는 반도체와 자동차 대형주 강세를 중심으로 상승 흐름을 유지하고 있지만,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매도 및 프로그램 매도 우위는 장중 변동성을 키울 수 있는 요인으로 보인다. [서울신문과 MetaVX의 생성형 AI가 함께 작성한 기사입니다]
  • 정부 “석유 빼면 물가상승률 1.8% 안정적”

    정부 “석유 빼면 물가상승률 1.8% 안정적”

    4월 소비자물가지수가 전년 동월 대비 2.6% 상승한 가운데 정부가 석유류를 제외한다면 3월과 4월 1.8%에 그쳤을 것이란 분석을 내놨다. 중동 전쟁으로 인한 유가 폭등이 전체 물가를 견인하고 있지만 대외 변수만 아니었다면 물가 잡기에 성공했을 것이란 의미다. 정부는 7일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주재로 열린 민생물가 특별관리 관계장관 태스크포스(TF) 회의에서 ‘최근 소비자물가 동향 평가 및 대응방향’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정부는 3월부터 시행한 ‘석유 최고가격제’와 유류세 인하 조치가 유가 충격을 흡수하는 방어막 역할을 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지난 2월 대비 4월의 국제 휘발유 가격은 73.9% 폭등했지만, 국내 소매가는 16.6% 상승에 그쳤다. 정부는 최고가격제를 시행하지 않았을 경우 4월 물가상승률이 현재(2.6%)보다 1.2%포인트 높은 3.8%에 달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정부 관계자는 “2월 말 대비 4월 경유가격 상승률이 한국은 25%로 일본(9%), 헝가리(13%)보다 높고 미국(42%), 프랑스(36%), 영국(35%), 이탈리아(24%), 독일(23%) 등 주요국과 유사하거나 소폭 낮은 수준”이라면서 “최고가격제가 시장 가격을 왜곡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유가와 달리 먹거리 물가는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농축수산물 물가 상승률은 3월(-0.6%)에 이어 4월(-0.5%)에도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특히 채소류(-12.6%)와 과일(-6.2%)의 하락세가 뚜렷했다. 가공식품 또한 원재료 가격 하락에 따른 식품업계의 가격 인하로 3개월 연속 상승세가 둔화됐다. 정부는 우리나라의 물가 상승률이 주요 선진국과 비교해 낮은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3월 기준 한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일본(1.5%)을 제외하고는 미국(3.3%), 영국(3.4%), 유럽연합(2.8%)보다 낮은 2.2%를 기록했다. 일본의 경우 지난해 에너지 보조금 중단에 따른 기저효과로 물가 상승률이 비교적 낮게 나타났다. 정부는 향후 대응 방향으로 석유류 수급 관리와 민생 밀접 품목 점검을 강화하기로 했다. 특히 매점매석 행위에 무관용 원칙으로 대응할 방침이다. 전날 이재명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주사기 등 일부 품목의 매점매석 움직임을 두고 “물량을 몰수해야 한다”며 실효적 제재를 지시하면서 나온 후속 조치다. 전날 관련 브리핑에서 강기룡 재경부 차관보는 매점매석에 대한 과징금 검토를 시사했다. 그는 “물가안정법상 매점매석 금지 위반에는 벌금이나 징역 외에도 관련 물품을 몰수하거나 몰수할 물품이 없을 때 추징하는 규정이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과징금 규정은 없다. 강 차관보는 이 대통령이 과징금 도입 필요성을 언급한 데 대해 “검토를 하게 된다면 과징금은 행정청의 권한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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