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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기철의 노답 인터뷰] “제 캐릭터 띵구, 중국을 대표하는 세계적 캐릭터를 키울 것입니다”

    [이기철의 노답 인터뷰] “제 캐릭터 띵구, 중국을 대표하는 세계적 캐릭터를 키울 것입니다”

    ‘띵구’ 이승구 작가가 말하는 ‘조각 한류(韓流)’“제 작품의 캐릭터 ‘띵구’를 애니메이션 ‘쿵푸 팬더’처럼 중국을 대표하는 세계적 캐릭터로 성장시키고자 합니다. 이를 위해서 조각뿐만 아니라 인형과 피규어, 티셔츠까지 제작하는 등 활동 범위를 넓히고 있습니다. 제가 중국에서 활동하는 한국 조각가이지만 중국을 넘어 세계인 누구나 하나씩 갖고 싶어하는 작품을 남기려 합니다.” 中주요 건물 앞에 설치된 하얀 강아지 ‘띵구’연예인에서 문화예술로 ‘한류’ 한 차원 높여중국에서 최고의 인기를 누리는 조각가 이승구(47) 작가의 포부다. 그의 작품은 베이징의 랜드마크인 파크뷰그린 쇼핑물, 진하오호 리조트 골프장, 상하이 그린랜드, 항저우 인디고 쇼핑몰 앞 등에서 설치돼 있다. 공공장소에 설치된 그의 작품은 지나가는 사람 누구나 볼 수 있다. 그의 작품은 홍콩, 우한, 다퉁 등에서도 볼 수 있다. 이들 건물 앞에서 떡 하니 버티고 선 하얀 강아지 띵구가 그의 작품 주인공이다. TV나 영화의 스타들이 중국에서 일으키는 연예인 한류를 이 작가가 ‘조각 한류(韓流)’ 돌풍을 일으키며 문화예술로 한류를 한 차원 더 올려놓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문화와 예술에서 자존심이 세기로 유명한 중국에서 그가 어떻게 최고의 인기 작가가 되었는지 궁금했다. 몇 차례의 약속 재조정 끝에 그가 중국으로 돌아가기 전날인 지난 12일 만났다. 코밑과 턱에 수염을 기른 모습에 첫눈에 그를 알아볼 수 있었다. - 한국에선 잘 알려지지 않다. 자신을 간단히 소개하면. “저는 서울 종로구 청운동에서 태어난 100% 한국 사람입니다. 제가 중국에서 활동하지만, 부모님과 형, 누나 모두 한국에 살고 있습니다. 2002년 중앙대 조소학과를 졸업하고 독일로 유학, 킬시립미술학교를 거쳐 2008년 슈투트가르트 국립미술학교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독일에서 7년간의 유학생활을 마친 직후인 2008년부터 중국에서 작품 활동을 하고 있으니 한국에선 저를 모르는 것이 당연합니다. 조각을 전공한 대학 동문들만 저를 알지만….” “獨 유학시절 만난 아내와 결혼 중국행…11년째中문화예술 자부심 대단…외국작가 활동 애로 많아”- 중국에서 활동하게 된 계기는. “독일에서 ‘개념 미술’을 공부하다 다른 유학생들처럼 미래를 걱정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던 중에 중국 여성을 만나 결혼했습니다. 그래서 새로운 나라에서 새롭게 활동을 하는 것이 어떨까 하는 생각으로 아내의 나라 중국에 왔습니다. 처음엔 전혀 중국말을 모르는 상태에서 잠시 살아보자는 가벼운 마음으로 베이징올림픽이 한창이던 2008년 8월 중국으로 왔는데, 벌써 11년이 됐습니다.” - 중국인의 문화예술에 대한 관심은 어떻나. “많이 놀랐습니다. 중국인의 문화예술에 대한 관심은 정말로 남다릅니다. 갑자기 부자가 된 ‘졸부 근성’이 아니라 문화를 사랑하는 마음이 느껴집니다. 제가 홍보하지 않고 전시회를 해도 하루 1000~2000명씩은 거뜬히 옵니다. 고미술전시회라도 열리면 허름한 옷차림의 동네 어른들도 가서 봅니다. 유료 입장이라도 고가의 티켓을 끊고 들어오는 이들이 많습니다. 예술가의 거리인 베이징 798 예술구에 있는 갤러리들이 ‘사람들이 너무 많이 드나들어 한 달에 한 번씩 바닥을 공사해야 할 판’이라고 농담 조로 이야기합니다. 문화예술에 대한 중화사상이랄까 자긍심 이런 게 느껴집니다. 이런 분위기가 젊은 층으로 퍼져 나가면서 예술품 구매도 활발하지요.” 건물 앞을 보란 듯이 지키고 선 하얀 강아지 ‘띵구(DDinggu)’. 입을 크게 벌리고 붉은 혀를 쑥 내밀고 있다. 이 작가는 이 애완견은 “불테리어를 형상화한 것”이라고 한다. 당장에라도 달려들 듯한 사냥개 특유의 야생성도 엿보이지만 하얀 이빨은 뾰족하지 않고 둥글다. 검은 눈은 귀여워 보인다. 전체적으로 순진무구한 느낌이 물씬 풍기며 띵구라는 이름처럼 익살맞은 장난꾸러기 같다. 좌충우돌하는 강아지 띵구를 왜 중국인들을 좋아할까. 새로 짓는 건축물에 사악한 기운이 범접하지 못하게 지켜달라는 벽사의 의미로 강아지를 설치하는 걸까, 중국인들이 좋아하는 동물로 친숙한 느낌이 주는 작품성 때문일까. 신축 건물 앞에 버텨선 띵구, 볼테리어 형상화띵구는 어릴 적 별명…본성 잃어가는 인간 내면사냥개 특유의 야생성에 익살 맞은 장난꾸러기신축 건물의 사악한 기운 물리치는 벽사 의미도”- 전혀 연고가 없는 중국에서의 활동, 힘들지 않나. “중국은 저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 작가들도 살아남기 힘들어하는 곳입니다. 외국 작가들이 얼마 못 버티고 철수하곤 했습니다. 한번은 이스라엘 사람이 제 작품을 사서 가져간다고 포장했습니다만 ‘작가가 한국 사람’이라고 하니 포장을 다시 풀더라고요. 중국에서 활동하는 무명의 한국 작가가 할 일은 작품에 몰두하는 것뿐이었습니다. 저는 처음엔 작품 평론은커녕 보도자료 하나 부탁할 곳도 없었습니다. 말 그대로 맨땅에 헤딩이었습니다. 중국인들이 자국 작가를 열심히 밀어주는 것이 마냥 부러웠죠.” - 전시회, 얼마나 자주 하나. “지난해에만 베이징, 상하이, 샤먼, 다통 등에서 6번 전시회를 가졌다. 요즘엔 상업시설도 있지만, 공공시설에서 전시회를 많이 합니다. 이런 곳에선 한번 하면 2개월가량씩 전시합니다. 그러면 지난해 사실상 1년 내내 전시를 한다고 보면 됩니다. 너무 자랑 같나요(웃음). 갤러리에서 전시하면 일부러 찾아가야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한계가 있지만, 공공시설엔 사람들이 지나가면서 제 작품을 볼 수 있으니 더 좋습니다. 예컨대 서울광장처럼 이런 곳에서 전시회를 합니다.” - 공공장소 임대가 쉽지 않을 텐데. “제게 전시해달라고 부탁이 많이 들어옵니다. 당연히 저도 일정한 금액을 받습니다. 공공시설 전시회도 수년 전에 제가 처음으로 중국에 도입한 방식입니다. 대중들에게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다고 생각해서 시도한 것입니다. 요즘엔 중국 작가들도 저를 따라서 공공시설에서 전시를 많이 합니다. 이런 곳에서 사람들에게 보여주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제 전시작은 솔드아웃(Sold out·매진) 됩니다.” - 작품 소재가 강아지로 특이하다. “제 작품의 모티브는 사냥개인 불테리어입니다. 여기에다 제 어렸을 적 별명인 ‘띵구’를 붙여줬습니다. 어릴 때 친구들이 제 이름을 빗대어 ‘띵구’라고 불렀거든요. 띵구는 스테인리스 강철로 만들고 그 바탕에 색깔을 입힌 겁니다. 이렇게 탄생한 띵구가 또 다른 저 자신입니다. 원래 불테리어는 한번 물면 놓지 않을 정도로 힘이 세고 입이 큽니다. 그러나 개량에 개량을 거듭해 본성을 잃고 애완용이 되었습니다만 그 근성이 남아있지요. 사람도 마찬가지이죠. 억압이나 스트레스 속에서 자유나 자신의 참모습을 찾고자 하는 갈망 이런 것을 담았습니다. 이걸 캐릭터에 담았습니다. 띵구가 저보다 유명해지게 할 겁니다.” “2009년 첫 전시회부터 전시작 매진 행렬지난해 6번 전시회…전시기간은 1년 내내”그의 작품 가격은 얼마나 나갈까. 그는 중국에서도 17%의 세금을 내느라 골머리가 아프다고 한다. 높이 4m짜리의 대작은 4억 5000만 원에 넘겨줬다고 한다. 최고가라고 한다. 그러나 50cm 전후 크기의 작품 가격은 수천만 원에 거래된다고 한다. 그래도 전시회 때마다 그의 작품은 다 팔려나간다. 최근 수년 동안 경기 활성화에 힘입은 중국에 불어닥친 건물 신축 바람도 그에게 날개를 달아줬다. 전통이 아닌 현대식 신축 건물의 지킴이로 그의 작품이 불티난 것이다. 요즘엔 그의 작품을 모방한 가짜도 돌아다닌다고 한다. 중국 대륙을 누비는 띵구, 2007년 만들었고, 2008년에 처음 발표했다. - 작품 성격, 좀 더 자세히 설명해 달라. “제 아이가 2014년인가 그때 로컬 초등학교에 입학했습니다. 어느 날 여느 중국 학생들처럼 목에 빨간 스카프인 홍링진(紅領巾)를 매고 왔습니다. 어릴 적 한국에서 반공교육을 세게 받았던 저는 상당히 충격적이었지만 우리 아이는 아무렇지도 않게 받아들였습니다. 사람도 미디어나 교육 등의 영향으로 변한다는 겁니다. 이걸 전시회에서 한번 차용한 적이 있습니다. 제 전시회에 입장하는 사람들에게 홍링진을 매게 했더니 중국 사람들은 학창 시절을 추억했고, 외국인들은 새로운 경험을 하는 듯 재미있어하였습니다. 저는 뻘줌하고 어색했던 기억이 납니다. 최근 20년간 3개국을 떠돌았으니 제 정체성에 혼란이 왔던 겁니다. 자유로워지고 싶은 마음, 본능에 충실하고 싶은 마음을 띵구에 담은 겁니다.” - 하루 작품 활동은 얼마나 하나. “직접 만드는 것만이 작품 활동은 아닙니다. 제가 하는 독서나 여행 등도 작품의 영감이나 아이디어를 주기에 작품활동의 연장이라 생각합니다. 소재는 스테인리스 강철입니다. 이걸 구부리고, 떼어내고 도색하는 모습이 어찌 보면 철공소 풍경과 비슷할 겁니다. 작품을 만들려며 진흙으로 틀을 만드는 데서부터 시작합니다. 높이 4m짜리 큰 작품 하나 완성하는데 한 6개월 걸립니다. 땀도 많이 흘리고 몸무게도 5kg 정도 빠집니다. 힘들지만 완성되고 나면 카타르시스도 느낍니다. 이럴 때가 제일 행복합니다. 요즘엔 작업을 도와주는 스태프, 체계적인 시스템도 갖췄지만, 초창기엔 혼자서 거의 다 했지요.” “4m짜리 대작은 6개월…체중 5kg 빠져작품 최소 수천만원에 대중화 한계 회의사랑받는 작가 되려고 작품 대중화 고민인형·피규어·애니메이션 제작이 돌파구”- 언제부터 중국인들로부터 작품성을 인정받았나. “중국에 온 다음해인 2009년 첫 개인전을 가졌는데 그때 제 작품이 운이 좋게도 모두 팔려나갔습니다. 중국 현지인들이 아니라 중국에 사는 외국인들이 제 작품을 거의 다 사갔습니다. 제 작품이 사람들 눈에 많이 익어야겠다는 생각에 초창기에도 1년에 두 번 정도는 꾸준히 개인전을 가졌습니다. 그러다가 차츰 중국인들의 관심도 받게 되었습니다. 특히 2014년 베이징에 있는 호텔 및 백화점인 파크뷰그린의 전속작가가 되었고요. 때마침 소셜네트워크(SNS) 바람을 탔어요. 제 작품을 배경으로 한 사진이 위챗(중국의 모바일 메신저)을 통해 널리 알려지면서 제가 덕을 봤습니다. 첫 개인전부터 지금까지 항상 다 팔려나갔습니다.” - 첫 전시 작품이 다 팔렸다면 중국에서 고생하지 않았겠다. “2008년 중국에 왔을 때, 말도 전혀 하지 못했습니다. 문화도 달랐습니다. 조용하고 다른 사람의 프라이버시를 존중하는 독일 문화에 익숙했다가 갑자기 거대도시 베이징의 시끄럽고 복잡한 문화에는 적응이 되지 않았습니다. 작업실을 구하는데 여러 번 실패했다가 버스를 잘 못타는 바람에 베이징 798 예술구 뒷골목을 갔지요. 그곳이 마음에 들어 작업실을 구했습니다만 집에서 작업실까지 버스로 왕복 4시간이 걸렸습니다. 처음엔 중국에 잘못 온 것이 아닌가 하는 후회도 들었지만, 작업에만 몰두했지요. 매일 하루 4시간의 출퇴근 때 버스 안에서 작품 드로잉과 스케치를 했습니다. 그 드로잉은 지금도 제 영감의 원천입니다. 버스를 종점에서 탔는데 맨 뒤 오른쪽 끝자리가 제자리였지요.” - 작가를 그만둘뻔했다던데. “2016년쯤 ‘내가 뭘 하고 있나’라는 회의감이 깊이 밀려들어서 작가를 때려치우려 했습니다. (두 손을 30~40㎝가량 벌리더니) 요만한 크기의 작품이 몇천 만원이면 보통 사람들이 살 수 있나요. 저는 대중들에게 사랑받는 작가가 되고 싶었는데…. 대중화 한계에 고민이 있었던 거죠. 그런데 아이들이 제 작품을 좋아합니다. 그래서 비싼 작품만 만들게 아니라 더 많은 사랑을 받기 위해 2만~3만원 이면 살 수 있는 피규어나 인형 등을 만들자는 생각을 했습니다. 조각의 범위를 폭넓게 생각하자는 목표가 생긴 겁니다. 물론 너무 비즈니스적으로 생각하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도 받습니다만 예술에 대한 생각이 다 다르니.” - 인가 작가여서 사드 영향은 없었겠다. “왜 없었겠어요. 롯데와 같은 대기업도 나가떨어지는데…. 베이징의 ‘코리아타운’인 왕징의 한인 상가도 거의 절반 가까이 철수했지요. 제가 하려던 전시회나 띵구를 소재로 한 애니메이션 작업이 취소되었습니다. 중국 회사와 계약해 띵구 피규어와 인형, 티셔츠를 만들려던 프로젝트가 취소됐다가 최근에 다시 시작했습니다. 법인등록도 하고, ‘이승구 스튜디오’라는 회사도 만들었습니다. 나이키와 같은 브랜드화할 계획입니다. 한국보다 시장이 훨씬 큰 중국에서 승부를 볼 생각입니다.” 글·사진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美 뉴욕의 특목고, 한국 등 아시아계가 접수해

    미국 뉴욕의 공립 영재학교 전체 신입생 중 50%가 한국과 인도 등 아시아계인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흑인과 히스패닉계의 신입생 비율은 점점 줄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9일(현지시간) 전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 인종의 다양성 확보를 위해 시험 위주의 학생 선발 방식을 바꿔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지만, 이는 오히려 아시아계의 역차별이라는 반발도 만만치 않다. 뉴욕시 교육당국(DOE) 자료에 따르면 뉴욕 8개 영재학교의 2019~2020년도 합격자 4798명 가운데 아시아계가 2450명으로 51.1%를 차지했다. 이어 백인 28.5%(1368명), 히스패닉 6.6%(316명), 흑인 3.9%(190명) 순이었다. 이 중 최고 명문으로 꼽히는 맨해튼 스타이브센트고교의 아시아계 비율이 60%를 웃돌았다. 이 학교 신입생 895명 가운데 아시아계가 65.6%(587명)에 달했고 백인 21.7%(194명), 히스패닉 3.7%(33명), 흑인 0.8%(7명)이 뒤를 이었다. 흑인 학생 수는 2017년 13명에서 지난해 10명으로 줄었다가 이번에는 한 자릿수로 떨어졌다. 뉴욕 영재학교의 아시아계 초강세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스타이브센트고교의 아시아계 신입생 비율은 해마다 70% 안팎을 유지하고 있다. 뉴욕의 일반 공립고에 흑인과 히스패닉 학생이 3분의 2를 웃도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이에 뉴욕 교육당국 내에서는 현재의 입학시험 위주 대신 일종의 내신 성적으로 신입생 선발 방식을 바꿔서라도 인종 다양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뉴욕주 법에 따라 별도의 입학시험(SHSAT) 성적만으로 신입생을 선발하는 입학 시스템을 개편하자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상대적으로 성적이 우수한 저소득층 아시아계 학생들을 역차별하는 방안이 아니냐는 반론도 거세다. 뉴욕의 한 소식통은 “교육 당국은 입시 제도를 바꿀 것이 아니고, 흑인과 히스패닉 학생들에게 어떻게 양질의 교육을 제공할 것인가에 초점을 맞춘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미 USC, 입시비리 연루 학생 퇴학 조치 검토

    미 USC, 입시비리 연루 학생 퇴학 조치 검토

    미국 서부 명문 사립대학인 서던캘리포니아대(USC)가 19일(현지시간) 입시 비리와 관련된 재학생들의 수강 신청과 성적 증명서 발급을 중단시켰다고 밝혔다. 최근 불거진 대규모 부정입학 사건과 관련 철저한 조사를 거쳐 연루된 학생들에 대한 입학 취소·퇴학 등 적절한 조치를 결정하겠다는 방침이다. 앞서 미 연방수사국(FBI)과 매사추세츠주 연방지방검찰청은 USC를 비롯해 조지타운·스탠퍼드 등 유수 대학과 유명배우·최고경영인(CEO) 학부모 등 50명이 연루된 대규모 입시 비리 사건의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지난 8년간 입시 브로커 윌리엄 릭 싱어(58)를 통해 학부모와 학교 관계자들 사이에 뒷돈 약 2500만 달러(약 283억원)가 오간 사실이 드러났지만 검찰은 학교 차원에서 가담한 것은 아니라고 판단해 기소 대상에 포함시키지 않았다. 또 부정 입학한 학생들에 대한 후속 조치 역시 각 학교 측 처분에 맡겼다. 온라인매체 악시오스에 따르면 USC측은 사건이 세간에 알려진 지 일주일 만에 트위터를 통해 후속 조치를 공표했다. 다만 이번 조치로 영향을 받게 될 학생들의 숫자가 몇 명인지 밝히지 않았으며, 학생 개개인에게 개별적으로 통보했다고 전했다. 인기 미드 ‘풀하우스’의 여배우 로리 러프린이 지난주에 발표된 기소 대상자 50명에 포함된 상태여서 이 대학에 다니는 그녀의 두 딸 역시 정상적인 학업을 이어가기 어려울 전망이다. 한편 입시 부정에 연루된 조지타운대 대변인은 기소장 세부 사항을 검토하고 입시 기록을 살펴본 뒤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답했을 뿐 개별 학생에 대해 어떤 징계조치를 취할지는 언급을 피했다. 예일대·로스앤젤레스캘리포니아대(UCLA)·텍사스대는 지난주 이미 입학을 취소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스탠퍼드대는 현재 입학생 1명과 관련된 정황을 파악하는데 노력하고 있다고만 밝혔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병무청 ‘성접대 알선’ 승리 입영 3개월 연기 결정

    병무청 ‘성접대 알선’ 승리 입영 3개월 연기 결정

    피의자 신분으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는 가수 승리(29·본명 이승현)의 현역 입대가 연기됐다. 병무청은 성접대 알선 등의 혐의를 받고 있는 승리가 제출한 현역병 입영연기원을 허가했다고 20일 밝혔다. 이로써 오는 25일이었던 승리의 육군 입대일은 3개월 연기됐다. 병무청은 “본인이 수사에 임하기 위해 입영연기원을 제출했고, 수사기관에서 의무자(승리)에 대한 철저하고 일관된 수사를 위해 병무청에 입영일자 연기요청을 했다”면서 “병역법 제61조 및 같은 법 시행령 제129조에 근거해 현역병 입영일자를 연기했다”고 밝혔다. 병역법 시행령 129조(입영일 등의 연기)에 따르면 입영 연기는 질병, 천재지변, 학교 입학시험 응시, 그 밖의 부득이한 사유 등에 해당될 때 가능하다. 경찰 수사를 받는 승리는 ‘그 밖의 부득이한 사유’에 해당한다고 병무청은 판단했다. 병무청은 “현역병 입영 연기기간(3개월)이 만료된 후에는 병역법 규정에 따라 입영 및 연기여부가 다시 결정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경찰 수사를 받고 있는 승리가 만약 구속되면 병역법 제60조와 병역법 시행령 제128조에 따라 입영은 추가로 연기된다. 앞서 병무청은 지난 1월 말 대학원 졸업을 앞둔 승리에게 이달 25일 육군으로 입대하라는 ‘병역의무부과 통지서’를 발송했다. 이후 승리에 대한 강남 클럽 ‘버닝썬’ 실소유주 및 해외 투자자 성접대 알선 혐의가 불거졌고, 승리는 경찰 수사를 받게 됐다. 이런 가운데 승리의 소속사인 YG엔터테인먼트는 지난 8일 “승리가 25일 충남 육군 논산훈련소로 입소해 현역으로 복무한다”면서 승리의 입대 사실을 공개했다. 그러자 경찰 수사 회피를 위한 ‘도피성 입대’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논란이 커지자 승리는 대리인을 통해 현역병 입영연기원을 서울지방병무청에 전날 공식 제출했고, 병무청은 심사절차를 거쳐 이날 승리의 입영 연기를 최종 결정했다. 기찬수 병무청장은 지난 18일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키고 현실 도피성으로 군에 입대하는 경우나 중요한 수사로 인해 수사기관장의 연기 요청이 있을 경우 병무청 직권으로 연기할 수 있는 법 개정을 추진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공교육 불신에 사교육비 급증… 대안학교가 ‘대안’ 될까

    공교육 불신에 사교육비 급증… 대안학교가 ‘대안’ 될까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숙명여고 사태와 ‘스카이(SKY) 캐슬’ 열풍으로 이어지는 우리 사회의 공통점은 한 가지로 요약된다. 공교육에 대한 불신이다. 교육부가 통계청과 함께 조사한 ‘2018년 초·중·고 사교육비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국민들이 쓴 사교육비 총액은 19조 4852억원으로 전년 18조 6730억원보다 4.4% 늘었다. 학생 수가 전년 대비 2.5% 줄었음에도 사교육 씀씀이는 더 커졌다. 우리 공교육에 대한 신뢰가 얼마나 무너졌는지 보여 주는 단면이다.공교육 불신의 반대편에 사교육이 있다면 공교육과 사교육이 수용하지 못하는 지점에 대안교육이 위치한다. 제도권 밖에서 이뤄지는 교육이지만 이를 통해 우리 사회의 일원이 되는 것을 목표로 한다는 점에서 공교육·사교육과 다르지 않다. 지난 2월 박원순 서울시장이 비인가 대안학교 중 자격조건을 갖춘 학교를 ‘서울형 대안학교’로 지정해 공교육 수준에 준하는 학교운영비 70% 수준으로 지원을 확대(기존 40%)하는 방안을 발표하면서 기존 공교육의 대안으로써 대안학교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대안학교란 교육당국에서 인정하는 국공립이나 사립 초·중·고교를 제외하고 민간에서 학생들을 받아 교육기관으로 운영하는 곳을 뜻한다. 학력을 인정받는 인가형과 학력이 인정되지 않는 미인가형으로 나뉜다. 1997년 경남 산청에 설립된 간디청소년학교(현 제천간디학교)를 시작으로 확산된 대안학교는 2017년 기준 289곳(교육부 조사)이 운영 중이다. 실제 운영 중인 곳은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 중 정부로부터 인가받은 대안학교는 2018년 기준 전국 39개교(공립 11개교, 사립 28개교)다. 인가형 대안학교는 비인가형에 비해 교육과정의 자율성이 제한된다. ●기숙사비 포함 학비, 일반고보다 비싸 대안학교는 교육부의 지원을 받지 않는 대신, 교육과정에서부터 학제까지 완전 자율로 운영된다. 국내 첫 대안학교인 제천간디학교는 중·고등 과정을 통합한 6년제로 운영된다. 경남 산청에서 현재 충북 제천으로 옮겨 왔다. 2018년 5월 기준 학년별로 15~23명씩 총 105명의 학생이 재학 중이다. 교사 수는 31명으로 교사 1인당 3.5명의 학생을 맡는다. 지난해부터 ‘4+2체제’로 바꾸고 1~4학년은 10명 안팎의 모둠반으로 운영되고 5~6학년은 학교 밖 교육도 병행하는 ‘넘나들기 학습’을 진행한다. 교육과정 역시 일반 중·고등학교와 완전히 다르다. 기숙생활을 하는 1~4학년이 함께 섞여 ‘비즈니스’(자립-적게 일하고 더 행복하기) 수업과 ‘인문’(심리학은 처음인데요) 수업 등을 듣는다. 기숙사비와 학비를 포함해 월 76만원과 입학금 500만원이 별도로 든다. 충남 서산에 위치한 샨티학교는 여행대안학교를 표방한다. 교사와 함께 학생들이 함께 준비해 떠나는 총 50일 이상의 장기여행을 교육의 기회로 삼는다. 네팔의 안나푸르나 라운드 트레킹이나 800㎞의 순례길을 걸어가는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 40여일간 카자흐스탄 한글학교 교육봉사 등이 그동안 다녀온 여행지다. 이 학교의 서수미 교사는 “길다고 하지만 50여일의 여행만으로 아이들이 크게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그러나 교사들과 함께 여행을 준비하고 타지에서 긴 시간을 함께 보내고 돌아온 아이들은 앞으로 성인이 된 뒤에 자신이 어떤 길을 가야 하는지 진지한 고민의 시간을 보내고 돌아온다. 이는 일반 제도권 교육에서는 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김 교사는 또 “대안학교지만 학부모 중 공립학교 교사들의 비율이 가장 높다“면서 ”단순히 제도권 교육의 대체제가 아니라 대입에 매몰된 우리 교육의 현실에 대한 좌절을 직접 경험하고 자녀들을 보낸 학부모들”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정부의 지원을 받지 않는만큼 학비는 일반 고교보다 높은 편이다. 샨티학교는 입학금 500만원과 기숙사비를 포함해 월 90만원의 학비를 내야 한다. 대안교육을 선택하는 학부모와 학생들은 학교폭력이나 적응 부족 등으로 인해 불가피하게 대안학교 등으로 가는 경우도 있지만 기존 제도권 교육으로는 학부모와 학생이 원하는 성인으로 성장하기 힘들다는 판단에 따라 자발적으로 대안학교를 선택하는 경우도 많다. 2남 1녀를 둔 오세훈(59)씨의 경우는 후자다. 오씨는 세 자녀를 모두 대안학교에서 교육시켰다. 오씨는 “기존 공교육으로는 아이들의 창의성을 제대로 발현시키기가 힘들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오씨의 막내아들 율평(25)씨는 중학교를 대안학교에서 생활하다 여러 사정으로 인해 일반 고교를 졸업한 케이스다. 율평씨는 “대안학교를 거쳐 일반학교에 진학하면서 적응하기 쉽지 않았던 부분은 있었다”면서도 “내가 공부하고 싶은 분야를 온전히 공부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줬다는 점에서 대안학교 생활을 후회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중·고등학교 시절 영화와 미드(미국 드라마)에 빠져 영어를 독학했다는 율평씨는 최근 본 토익 시험에서 만점을 받기도 했다. 제도권 교육에 순응하지 않고도 제도권 시험에서 성과를 이뤄 낸 셈이다. 율평씨는 올해 서울예술대 극작과에 입학했다. 현재 아르바이트로 미국 넷플릭스에서 수입하는 한국 드라마의 번역이 잘됐는지 확인하는 일을 하고 있다는 그는 “영화나 드라마 시나리오 작가가 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제도권 교육의 정점이라 할 수 있는 대입에서도 대안학교들은 적지 않은 성과를 내고 있다. 2017년에는 광주의 철학·인문학 대안학교인 지혜학교에서 대학수학능력시험 만점자가 나와 화제가 됐다. ●“자기의 삶 스스로 결정하는 주체성 길러” 대안교육을 경험한 이들이 공통적으로 꼽는 장점은 본인의 삶을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주체성을 가질 수 있다는 점이다. 서울 관악구에 위치한 대안학교인 ‘꿈꾸는 아이들의 학교’를 졸업한 유수정(23)씨는 국내 최초 세대별 노동조합 청년유니온 조합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학교에서 졸업을 앞두고 청소년 노동자와 청소년 빈곤에 대해 직접 알아보기 위해 했던 청년유니온 산하의 청소년유니온 인터뷰를 계기로 청년유니온 조합에 가입했다는 유씨는 “향후 노동인권 교육 분야 활동을 준비하고 있다”면서 “일반 학교에 다녔다면 내 스스로 미래와 진로에 대한 생각을 하지 못한 채 지금껏 지내고 있을지 모른다“고 말했다. 전국 56개 미인가 대안학교가 소속된 대안교육연대의 유은영 사무국장은 “일부에서는 대안학교가 학교에 적응하지 못한 학생들이 오는 곳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지만 이는 일부일 뿐 사실이 아니다”라면서 “대부분 대안학교는 교사와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틀에 얽매이지 않는 교육환경을 만들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는 곳”이라고 말했다. 서울시의 ‘서울형 대안학교’ 외에도 정책적으로 대안학교를 확대하기 위한 노력은 이어지고 있다. 현재 국회에는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대안교육에 관한 법률‘이 계류 중이다. 미인가 대안학교를 기존 ‘인가’ 방식 외에 ‘등록’ 유형으로 법의 울타리 안에 넣는 내용이 포함됐다. 미안가 대안학교는 현재 법적으로는 근거가 없는 상태다. 광주지검은 지난해 6월 ‘학교설립 인가를 받지 않고 학교로 운영할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이라는 초·중등교육법 67조를 근거로 광주 지혜학교의 교장을 벌금 300만원에 약식 기소하기도 했다. 박 의원은 “천편일률적인 공교육 체계에서 벗어나 다양한 교육적 수요를 반영하기 위한 최소한의 법적 기반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부천시, 타 시·도 중학교와 비인가 대안학교 입학 신입생도 교복비 지원

    부천시, 타 시·도 중학교와 비인가 대안학교 입학 신입생도 교복비 지원

    경기 부천시가 다른 시·도 중학교와 비인가 대안학교 입학 신입생에게도 교복비를 지원하기로 했다. 부천시는 교복지원조례와 사각지대 학생 교복비 지원 예산이 시의회 본회의를 통과해 사각지대 없는 중학교 교복비 지원이 가능해졌다고 19일 밝혔다. 시는 올해부터 중학교 교복비를 지원한다. 올해 부천의 중학교 입학 신입생 6700여명에게 1인당 30만원 이내 교복비를 지원했다. 반면 다른 시·도 중학교와 비인가 대안학교 중학교에는 입학하는 학생은 제외됐다. 이에 부천시민인 중학교 입학 신입생은 누구나 교복을 지원받을 수 있도록 시의회는 사각지대 학생 지원까지 포괄한 조례를 제정하고 부예산 3000만원을 추가로 확보했다. 2019년 입학일 기준 교복을 입는 다른 시·도 중학교와 비인가 대안학교 중학교 입학 신입생이 대상이다. 1인당 30만원 이내 교복구입 실비를 지원하며, 경기도와 부천시가 50%씩 부담한다. 경기도에서 보건복지부와 사회보장제도 신설 협의를 완료하고 예산을 확보한 후 이르면 6월부터 시행할 예정이다. 다른 시·도와 비인가 대안학교 중학교에 입학하는 학생은 입학사실을 확인할 수 있는 서류와 교복구입 영수증 등을 첨부해 신청하면 된다. 다른 법령이나 조례 등으로 지원을 받고 있는 경우는 제외한다. 민승용 교육사업단장은 “무상교복과 무상급식 지원은 평등한 교육환경 조성과 보편적 교육복지가 실현되는 마중물”이라며 “차별 없는 교실, 꿈이 있는 교실에서 아이들이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교육지원 사업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명선 기자 mslee@seoul.co.kr
  • [월드피플+] 암투병 친구 ‘마지막 치료’ 위해 발벗고 나선 6세 소년

    [월드피플+] 암투병 친구 ‘마지막 치료’ 위해 발벗고 나선 6세 소년

    6살짜리 소년이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친구의 항암치료를 위해 420여만 원을 모금했다. 지난 17일(현지시간) 데일리메일은 암투병 중인 친구를 위해 발벗고 나선 용감한 어린이를 소개했다. 영국 베드퍼드셔주에 사는 루루 드브리스(6)와 오신 러스킨(6)은 지난 2017년 9월 초등학교 입학식에서 처음 만났다. 그러나 입학 직후부터 루루는 신경모세포종이라는 소아암 진단을 받아 더이상 학교에 다닐 수 없었다. 신경모세포종은 교감신경에 생기는 악성종양으로 주로 10세 미만의 소아에게서 발생한다. 병기에 따라 다르지만 1세 이상의 소아인 경우 완치율이 50% 정도다. 루루는 진단 당시 이미 뼈와 골수, 림프계로 암이 퍼진 상태였고 수술과 화학요법, 줄기세포 치료, 방사선치료 등 항암치료에 돌입했다. 루루의 아버지 롭 드브리스는 “유치원에 다닐 땐 하루 종일 뛰어다니던 딸이 지금은 겨우 반나절도 못 가 지쳐버린다”고 설명했다. 의사는 루루의 암이 재발할 확률은 50%에 달하며 지금이 암치료의 ‘마지막 기회’가 될지도 모른다는 비관적 소견을 내놨다. 절박했던 루루의 부모는 딸을 위해 백방으로 치료법을 수소문했고 미국에서 루루의 암 재발률을 10%까지 낮출 수 있다는 시험단계의 치료법을 발견했다. 그러나 16만2,000파운드(약 2억5000만원)에 달하는 비용을 감당할 길이 없어 좌절하고 말았다. 루루의 소식을 들은 친구 오신은 어떻게든 친구를 돕고 싶어했고 부모님의 도움을 받아 루루를 위한 모금 캠페인을 시작했다. 오신의 어머니 조 러스킨(40)은 “아들은 이 나라에서는 루루에게 필요한 약을 구할 수 없다는 걸 알았다. 머리를 맞대고 루루를 도울 방법을 찾던 우리는 모금 캠페인을 열기로 했다”고 말했다. 캠페인 시작 당시 2,000파운드(약 300만원)을 목표로 한 오신은 부모의 만류로 100파운드(약 15만원)을 모금하기로 했다. 그러나 캠페인 시작 3일째 루루를 위한 모금액은 2,800파운드(약 400만원)을 넘어섰다. 오신은 루루의 손을 잡고 직접 모금 행사장을 찾았고, 항암치료로 머리카락이 빠진 루루에게 직접 머리를 깎아달라고 말했다. 짧게 머리를 깎은 오신은 루루에게 “이제 너랑 똑같아졌다”며 친구를 위로하기도 했다. 루루의 아버지 롭은 “매우 특별한 순간이었다. 오신은 기부자들에게 자신이 모금 캠페인을 진행하는 이유를 조목조목 설명했고, 받아든 모금액을 엄마에게 들고가 루루에게 전해주라고도 했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아직 6살에 불과한 이 소년은 루루에게 “내 몫도 잊지마”라며 장난스러운 모습도 보였지만 루루가 아프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친구에 대한 우정을 드러냈다. 발병 후 지난해 4월까지 11번의 화학치료를 받은 루루는 종양의 크기가 점점 줄어들어 7월에는 종양 제거 수술을 받았다. 8월에는 일주일만에 17번의 화학요법도 진행하는 등 공격적 치료도 받았다. 현재는 면역 치료를 받고 있는 루루는 암이 완치되길 기대하고 있지만 여전히 재발 확률은 50%에 달한다. 롭은 “뉴욕에서 백신을 기반으로 한 치료법이 있다는 얘기를 들었고, 오신의 모금 캠페인 등 주변의 도움으로 곧 미국에서 치료를 받을 수 있기를 희망하고 있다”면서 “우리에게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 이건 마치 카지노에서 배팅하는 느낌이다. 절반의 확률이지만 딸이 살 수만 있다면 이것보다 더 적은 가능성에도 내 모든 걸 걸 생각”이라고 말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성범죄로 고려대 출교된 의대생, 의사면허 취득 눈앞 논란

    성범죄로 고려대 출교된 의대생, 의사면허 취득 눈앞 논란

    약 8년 전 고려대 재학 중 동기 여학생을 성추행하고 이를 불법촬영한 혐의로 기소돼 학교로부터 출교조치를 당한 의대생이 형을 마치고 성균관대 의대에 진학해 현재 의사면허 취득을 앞두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되고 있다. 18일 한국일보 보도에 따르면, 2011년 5월 고려대 의과대학 재학 당시 남학생 2명과 함께 술에 취해 잠든 동기 여학생을 집단 성추행하고 이를 불법촬영한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은 A씨가 성균관대 의대에 입학해 올해 4학년 신분으로 의사국가고시(의사국시)를 준비 중이다. 의사국시 평균 합격률은 95% 수준이로 큰 이변이 없는 한 A씨가 올해 의사면허를 취득할 것으로 보인다. 현행 의료법은 성범죄를 의사면허 취득 결격사유로 명시하고 있지 않다. 마약·대마·향정신성의약품 중독자, 금치산자·한정치산자, 의료 관련 법률 위반자 등을 열거하고 있을 뿐 성범죄자는 포함하지 않고 있다. 앞서 세 학생의 특수강간 혐의사실이 알려지면서 고려대는 2011년 9월 이들을 출교조치했다. 이후 대법원은 2012년 6월 A씨에게 가해자들 중 가장 무거운 형인 징역 2년 6개월형을 확정했다. 나머지 둘에게는 각각 징역 1년 6개월형을 확정했다. A씨는 피해자를 쫓아가 지속적으로 성추행하는 등 죄질이 나빠 다른 가해자들에 비해 무거운 형을 선고 받았다. 또 A씨 어머니는 피해자에 대한 허위 문서를 배포하는 등 피해자에게 2차 피해를 입힌 혐의(명예훼손)로 재판에 넘겨져 유죄 판결을 받기도 했다. 그런데 A씨가 형을 마치고 성균관대 의대 정시모집에 재입학한 사실이 2016년 뒤늦게 드러났다. 논란이 있었지만 성균관대 의대는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과 학생부 기록만으로 선발했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당시 성균관대 의대 학생회는 “중한 성범죄 전과를 보유한 사람이 환자를 진료할 수 있는 의사가 되는 것에 법적 제재가 없음에 문제를 제기한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월드피플+] 집 없어 노숙하던 청소년, 美 17개 대학 입학허가 받다

    [월드피플+] 집 없어 노숙하던 청소년, 美 17개 대학 입학허가 받다

    평생 집이 없어 노숙과 보호소를 전전하던 소년이 17개 대학으로부터 입학허가를 받아 화제에 올랐다. 지난 14일(현지시간) 미국 CNN, 뉴욕타임스 등 현지언론은 뉴저지 주에 사는 고등학교 3학년 생 딜란 치딕(17)의 감동 스토리를 일제히 보도했다. 올해 6월 졸업을 앞둔 딜란은 총 20개 대학에 입학을 지원해 얼마 전 17개 대학으로부터 입학허가서를 받았다. 아직 결과가 나오지 않은 것까지 합치면 사실상 모든 대학에서 그를 받아들인 것. 딜란의 이야기를 현지의 모든 주요언론이 주목한 이유는 한마디로 그가 '개천에서 용난' 사례이기 때문이다. 트리니다드에서 태어난 딜란이 미국으로 건너온 것은 7살 때다. 당시 미혼모였던 엄마와 어린 쌍둥이 동생과 함께 미국 땅을 밟은 그를 환영해주는 곳은 아무도 없었다.이때부터 딜란 가족은 길거리와 보호소를 떠돌며 힘겨운 삶을 시작했다, 그나마 몇년 후 시민권을 얻어 미국 땅에 정착할 수는 있었지만 역시 한 가족이 살 수 있는 따뜻한 내 집 한칸은 마련할 수 없었다. 특히 딜란의 어린 쌍둥이 형제는 심각한 심장질환도 앓고있어 2년 전 가족은 완전한 노숙자가 됐다. 다행히 딜란 가족은 뉴저지 주의 한 비영리단체가 제공하는 지원 주택에 살 수 있게 돼 그나마 노숙은 면할 수 있었다. 그야말로 최악의 조건이었지만 딜란은 한시도 펜을 놓지 않았다. 딜란은 "힘든 상황 탓에 학교 공부를 잘 못하고 성적도 떨어졌다"면서 "그러나 우리 가문에서 가장 먼저 대학에 가고 싶다는 각오를 다졌다"고 털어놨다. 특히 딜란이 방황하지 않고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던 비결은 자신의 힘든 상황을 솔직하게 친구와 학교에 알렸다는 점이다.그의 어머니가 비영리단체에 직접 찾아가 도움을 요청한 것처럼 딜란도 자신의 상황을 부끄러워하지 않고 주위에 도와달라고 손길을 내민 것. 딜란은 "내가 겪고있는 힘겨운 생활을 학교에 알렸으며 결과적으로 상황을 감당하기가 쉬워졌다"고 말했다. 이후 과거보다 자신감있게 학교생활을 한 딜란은 학생회장, 시 청소년 홍보대사. 시 학생회 위원 등을 역임했다. 그리고 졸업을 앞두고 대학 입학에 지원한 딜란은 뉴 잉글랜드 대학, 콜드웰 대학, 올브라이트 칼리지 등 17개 대학의 입학허가증을 받아들었다. 딜란은 "과거 보호소에서 살때 엄마가 항상 '그냥 계속 밀고나가라'라는 말씀을 하셨다"면서 "대학에 입학해 법학 학위를 따고 나중에는 정치 분야에서 일하고 싶다"고 밝혔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미국판 ‘스카이캐슬’ 뒤엔 ‘대리시험 브레인’ 있었다

    미국판 ‘스카이캐슬’ 뒤엔 ‘대리시험 브레인’ 있었다

    지난 8년간 부유층 자녀를 명문대에 부정 입학시킨 2500만달러(약 283억원) 규모의 미국판 ‘스카이캐슬’ 입시 비리를 가능케 한 핵심 브레인의 실체가 드러났다. 미 NBC방송은 13일(현지시간) 하버드대를 졸업하고 프로 테니스 선수로도 활동했던 천재 입시 컨설턴트 마크 리델(36)이 입시 비리의 총괄 설계자인 월리엄 릭 싱어(58)의 청탁으로 1회당 1만 달러씩 받고 수험생들 대신 미 대학수학능력시험(SAT)과 학력고사(ACT)를 대리 응시해줬다고 전했다. 리델이 그간 몇 차례의 시험을 대리 응시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미 메사추세츠주 연방지방검찰청은 그에게 약 45만 달러(5억 1000만원)의 불법자금을 추징할 계획이라고 밝혀 최소 수십회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담당 검사인 앤드루 렐링은 “그는 그저 똑똑한 사람이었다”면서 “사전에 정답을 알고 있었던 게 아님에도 학부모가 원하는 점수를 자유자재로 맞출 수 있었다”고 말했다. 테니스 특기생으로 하버드대에 입학했던 리델은 2003년부터 2005년까지 프로 테니스 선수로도 활동했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고교무상교육 코앞인데 재원 오리무중… 제2누리과정 사태 될까

    고교무상교육 코앞인데 재원 오리무중… 제2누리과정 사태 될까

    “1인당 160만원씩 지원 땐 年 2조 더 필요…지방교육재정교부금 0.8% 인상하면 가능” 기재부 “학령인구 감소… 세율 조정 어려워” 교육청 재정 상황 따라 복지격차 벌어질 수도고교 무상교육 시행이 반년도 남지 않은 상황인데도 재원 마련 방안은 ‘오리무중’이다. 재원 마련을 놓고 정부와 시도교육청이 갈등했던 ‘누리과정 사태’가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와 함께, 무상급식과 무상교복 등 교육복지의 지역 격차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14일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는 세종시 사무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고교 무상교육 실시가 제2의 누리과정 사태로 비화하지 않도록 국가가 책임지고 예산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헌법 정신의 구현이자 국민적 합의가 끝난 무상교육이 예산 문제로 전락해서는 안 된다”면서 “국가 정책의 재정 부담을 교육감에게 떠넘기지 말아 달라”고 요청했다. 고교 무상교육은 정부의 국정과제 중 하나로, 오는 2학기 고3 학생들을 시작으로 2021년 전면 시행된다. 입학금과 수업료, 교과서비, 학교운영지원비 등 1인당 연간 160만원가량의 교육비가 지원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한국이 유일하게 고교 무상교육을 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에 따른 정책이다. 그러나 연간 2조원가량 소요되는 재원을 어떻게 마련할지 교육당국과 재정당국 간 견해 차이가 좁혀지지 않고 있다. 교육부는 지방교육재정의 71%를 차지하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을 인상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은 매년 내국세의 20.46%를 정부가 지방자치단체에 나눠 주는 재정으로, 교부세율을 0.8% 인상하면 연간 2조원의 재정을 추가로 마련할 수 있다. 그러나 기획재정부는 세수 호황으로 현재 수준의 교부금만으로도 충분히 여력이 있으며, 학령인구 감소로 교부세율을 인상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고교 무상교육의 2학기 시행에 차질이 없도록 여러 방안을 놓고 합의점을 찾고 있다”고 설명했지만, 장휘국 광주교육감은 “기재부에서 난색을 표명해 교육부가 국비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교부세율 인상 등 정부 차원의 재정 확보 없이 지자체가 기존 재정으로 무상교육을 실시할 경우 2016~17년에 전국적으로 일었던 ‘누리과정 사태’가 반복될 수 있다는 게 교육감들의 지적이다. 당시 박근혜 정부가 만 3~5세 누리과정을 시행하면서 유치원과 어린이집에 투입되는 지원금을 모두 지방교육재정교부금으로 부담하도록 하자, 시도교육청이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 편성을 거부해 전국적인 ‘보육 대란’이 예고됐다. 각 시도교육청의 재정 상황에 따라 무상급식과 같은 교육복지 격차가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시도교육감협의회 관계자는 “재정에 여유가 없는 지역에서 무상교육에 막대한 예산을 편성하게 되면 다른 교육복지가 뒷전으로 밀려날 수 있다”면서 “무상급식과 무상교복, 수학여행비 지원 등 지자체별로 제각각 시행되고 있는 교육복지의 격차가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김균미 칼럼] ‘바짓바람’을 반길 수만은 없는 이유

    [김균미 칼럼] ‘바짓바람’을 반길 수만은 없는 이유

    “예전엔 아빠들의 무관심이 자녀 교육의 필수조건이라고들 했는데, 이제 다 한물간 얘기죠. … 바짓바람의 시대가 온 거죠.”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방영돼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던 드라마 ‘스카이 캐슬’에 등장하는 로스쿨 교수 차민혁의 대사다. 대한민국 상위 0.1%의 욕망을 풍자한 드라마 속 차 교수의 ‘피라미드 이론’과 ‘바짓바람’ 발언에 공감하는 ‘아빠’들이 주위에 생각보다 많다. 입시 설명회 장소에 나타나는 아버지들은 이미 일상이 됐다. 자녀를 직접 가르치는 아버지들도 적지 않다. 그런데 치맛바람에 빗대 바짓바람이라 부를 만큼 사회적 현상이 된 걸까. 지난 일요일 우연히 TV에서 ‘바짓바람 시대, 1등 아빠의 조건’이라는 프로그램을 봤다. 중고교에 다니는 자녀교육에 적극적으로 관여하는 여러 아버지를 다뤘다. 학원과 과외를 알아보고 학습 일정을 관리하는 아버지, 같이 공부하며 고교와 대학 입시를 준비하는 아버지가 등장한다. 이들은 부모가 모두 관심을 갖고 자녀를 지도할 때 더 좋은 결과가 나온다고 입을 모은다. 진로 선택에서부터 심리상태 관리까지 아빠들이 해야 할 역할이 있다고 강조한다. 교육 전문가들은 대학 입시 전형이 워낙 복잡해지고 수학능력시험과 학교 내신뿐 아니라 다양한 활동이 입시에서 중요해지면서 온 가족을 입시전쟁에 뛰어들게 만든다고 진단한다. 아버지들이 자녀 교육에 관심을 갖는 것은 바람직하다. 하지만 모든 것이 대입에 맞춰져 그렇잖아도 경쟁에 지친 자녀를 더욱 힘들게 몰아세워 부모 모두에게 의지할 수 없는 상황까지 간다면 교육에 관심을 갖지 않는 것보다 못하다는 지적이 귀에 쏙 박힌다. 요 며칠 동안 교육 관련 블로그와 카페는 바짓바람을 다룬 이 프로그램에 대한 반응으로 뜨겁다. ‘남편과 같이 봤는데 많은 걸 생각하게 됐다’, ‘남편과 꼭 같이 봐야겠다’는 댓글부터 ‘(아이들을) 믿고 기다려 주는 아버지들이 대단하다’ 등 다양하다. 자녀 교육을 엄마한테만 맡기는 시대는 지나갔다. 자녀의 미래를 위해 시간과 열정, 돈을 쏟아붓겠다는 부모들을 말릴 수도 없다. 그렇다고 아버지들까지 입시전쟁에 가세해야 하는 상황도 마냥 반길 수만은 없다. 엄마의 치맛바람과 아빠의 바짓바람을 이분법적으로 접근하거나, 누구의 역할이 더 중요하고 효과적이라고 재단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잔소리하고 자녀를 닦달하는 건 엄마 역할이라는 이미지를 심어 줘서도 곤란하다. 자녀의 양육과 교육은 부모 모두의 책임이다. 가정의 상황에 따라 엄마와 아빠의 역할이 다를 수 있을 뿐이다. 부모가 다 든든한 울타리가 되고 롤모델이 돼야 한다. 그래도 자녀의 학습계획을 직접 짜고 일일이 관리하는 아버지 모습이 아직은 낯설다. 전문가들은 대한민국 40대 후반의 대학 진학률이 역대 가장 높았다고 한다. 이들은 자녀 입시를 도와야 한다면 직접 가르칠 수 있는 능력을 갖췄고, 언제든지 그럴 자세도 돼 있다고 한다. 직접 가르치지 못하면 무리해 사교육의 도움을 받을 준비가 돼 있다. 일관성 없는 교육정책에 불안해하는 부모들의 상태는 학생수는 줄어도 매년 늘어나는 사교육비의 실태가 잘 보여 준다. 교육부와 통계청이 지난 12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8년 학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가 29만 1000원이다. 2007년 조사가 시작된 이후 최고다. 지역별·소득수준별 사교육비 양극화가 악화했다. 교육부는 사교육비 대책으로 공교육 정상화와 대학 입시의 투명성과 공정성 강화를 내놓았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보이지 않는다. 지난해 대입과 교육정책에 대한 불신만 키웠던 국가교육회의가 여야가 합의한다면 연내에 국가교육위원회로 새로 출범할 수 있다. 정권이나 당파를 초월한 10년 단위의 국가 교육 기본계획을 세우게 된다니 지켜볼 일이다. 대입정책이 교육정책의 전부는 아니지만, 핵심을 차지한다. 국민 대다수는 자녀가 일단 대학에만 입학하면 교육정책에 대한 관심이 사라진다. 따라서 미래를 좌우할 장기 교육계획을 세우는 국가교육위는 당장의 여론에 휘둘리지 말고 미래 사회에 필요한 인재를 키워 내는 청사진을 마련해야 한다. 그러려면 교육 전문가들로만은 한계가 있다. 치맛바람이라고, 바짓바람이라고 비판만 하지 말고 부모의 교육열이 선순환할 수 있는 장기 교육 비전부터 국가교육위는 제시해야 한다. kmkim@seoul.co.kr
  • 초등 1·2 방과후 영어 ‘지각 부활’… 빨라야 5월부터 수업

    대다수 학교 준비 안돼… 학부모 혼란 지난해 금지됐던 초등학교 1, 2학년의 방과후 영어수업이 이르면 5월부터 재개된다. 그러나 개학 이후 ‘지각 재개’라 당분간 학교와 학부모들의 혼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국회는 13일 본회의를 열고 초등학교 1, 2학년 방과후 영어 수업을 허용하도록 하는 ‘공교육 정상화 촉진 및 선행교육 규제에 관한 특별법’(공교육정상화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이에 따라 정규 영어 수업이 시작되는 초등학교 3학년 이전에도 학교에서 방과후 수업으로 영어를 배울 수 있게 됐다. 교육부 관계자는 “국무회의 통과 등을 감안하면 이르면 이달 말 적용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달 초 개학과 함께 이미 방과후 과정 수업들이 확정되어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라 곧바로 영어 수업이 이뤄지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3~5월, 5~7월 분기 단위로 나눠 방과후 과정을 운영하는 일부 학교에서는 5월부터 영어 수업이 가능할 전망이다. 초등 1, 2학년 방과후 영어 수업은 선행학습을 금지하도록 한 공교육정상화법에 따라 지난해 처음 금지됐다. 공교육정상화법은 2014년 통과됐지만 여론의 반발로 시행이 2년간 유예되다 지난해 법이 적용된 것이다. 그러나 방과후 영어 수업 금지가 오히려 사교육을 부추긴다는 비판 여론이 끊이지 않았다. 지난해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취임과 함께 이 같은 여론을 받아들여 부활을 약속했지만 국회 파행으로 재개가 미뤄져 왔다. 뒤늦은 개정안 통과에 따라 일선 학교는 방과후 과정을 재조정해야 하는 혼란에 빠지게 됐다. 일부 초등학교에서는 학부모들이 방과후 영어 수업을 즉각 재개하라는 요구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교육계 관계자는 “방과후 수업 일정을 확정하기 위해서는 강사나 이를 대행할 업체 선정 등의 과정이 필요하기 때문에 적어도 한두 달 준비 기간이 필요하다”면서 “법이 적용되더라도 곧바로 수업을 시작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사립초들은 이번 학기 중 재개 가능성이 높다. 일부 사립초들은 지난해 말부터 1, 2학년 방과후 영어 재개를 가정하고 예비 학부모들에게 “수십년 영어 몰입 교육 노하우와 원어민 강사를 통한 영어 교육을 입학과 함께 받을 수 있다”고 홍보를 해왔다. 학부모들은 오락가락하는 정부 정책과 국회 파행으로 인해 공교육에 대한 불신만 커졌다. 한 학부모는 “방과후 영어가 안된다고 해서 이미 학원에 등록했는데 다시 방과후 영어를 신청하고 학원을 관둬야 하느냐”고 불만을 드러냈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미국판 스카이캐슬’… 입시 코디, 수년간 뒷돈 283억원 챙겼다

    ‘미국판 스카이캐슬’… 입시 코디, 수년간 뒷돈 283억원 챙겼다

    유명배우·CEO 학부모 등 50명 연루 예일대 등 명문대학 7곳에 부정입학 대입시험 감독관·코치 감독 등 매수 성적 바꿔치기에 운동경력 위조까지 브로커 소유 비영리재단서 뇌물세탁지난 8년간 2500만 달러(약 283억원)에 달하는 뒷돈을 받고 미국 부유층 자녀를 명문대에 부정 입학시킨 입시 브로커의 행각이 드러나 미국 사회가 발칵 뒤집혔다. 조지타운, 예일, 스탠퍼드,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대(UCLA) 등 유명 대학 7곳과 유명 TV 스타, 기업체 최고경영자(CEO) 등이 연루됐다. 수단을 가리지 않고 자녀의 명문대 입학을 성공시켜 부를 대물림하려는 미 상류층 부모의 엇나간 욕망이 불러온 전대미문의 입시 비리로 평가된다. 12일(현지시간) 미국 연방수사국(FBI)과 메사추세츠주 연방지방검찰청이 공개한 수사 결과에 따르면 학부모 33명, 대학 코치 10명, 대입시험 관리자 4명, 입시 브로커 3명 등 50명이 이번 사건에 연루됐다고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검찰은 이들을 사기공모·공무집행 방해·탈세 등 12개 혐의로 기소했다. 유죄가 인정되면 최대 징역 20년형에 처해지는 중범죄다. 다만 검찰은 이번 사건을 입시 브로커를 통한 학부모와 대학 코치·대입시험 관리자 간 공모로 보고 부정 입학한 학생과 대학 측은 입건하지 않았다. 미국 사상 최대 규모 입시 비리의 중심엔 입시 브로커 윌리엄 싱어(58)가 있다. 그는 대입 컨설팅 회사 ‘엣지 칼리지 앤드 커리어 네트워크’와 비영리재단 ‘키월드와이드’를 운영하는 입시 컨설턴트지만 미 대학수학능력시험(SAT)·학력고사(ACT) 감독관과 대학 코치·종목 감독 등을 매수해 성적을 위조하고 운동 경력이 전무한 학생을 체육특기생으로 조작한 대가로 2011년부터 지난달까지 학부모들로부터 모두 2500만 달러를 챙겼다. 부정 입학을 위해 시험지 유출과 살인까지 저지르는 국내 드라마 ‘스카이캐슬’ 입시코디 김주영과 닮았다. 싱어는 자신의 혐의를 모두 인정했고 유죄 확정 시 최대 징역 65년형과 벌금 125만 달러 등이 선고될 것이라고 CNN은 전했다. 싱어가 소유한 비영리재단은 학부모가 건넨 뇌물을 세탁하는 통로였다. 세탁된 돈은 스탠퍼드·조지타운 등 대학 측 공모자에게 건네졌다. 예일대에 축구 특기자로 합격한 여학생의 부모는 120만 달러(약 13억 6000만원)의 뇌물을 건넸으며 이 중 40만 달러가 대학 축구팀에 전해졌다. 비리가 집중된 전공 종목은 배구, 수구, 요트 등이라고 NYT는 전했다. 한 학부모가 제공한 최대 뇌물액은 650만 달러였다. 싱어의 조언에 따라 학습장애가 있는 것으로 위장한 학생은 사전에 매수된 감독관이 있는 특별시험장에서 시험을 치고 서던캘리포니아대(USC)에 합격했다. 감독관의 성적 바꿔치기 덕분이었다. 그 대가로 부모는 7만 5000달러를 냈다. 심지어 싱어는 다른 사람을 내세운 대리 시험을 치게 하기도 했다. 성적 바꿔치기나 대리 시험은 한 건당 1만 5000~7만 5000달러에 거래됐다.싱어에게 자녀의 부정입학을 의뢰한 학부모 가운데 인기 드라마 ‘위기의 주부들’에 출연한 펠리시티 허프먼과 시트콤 ‘풀하우스’에 나온 배우 로리 러프린 등 TV 스타·할리우드 배우도 포함됐다. 러프린은 두 딸을 USC 조정팀에 넣어주는 대가로 찬조금으로 가장한 사례금 50만 달러를 전달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밖에 세계 최대 채권운용사 핌코의 CEO 더글라스 호지 등 기업 CEO들도 다수 있었으며 변호사, 의사, 교수 등 직군이 대부분이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가천대, WCP 최고위과정 3기 입학식

    가천대, WCP 최고위과정 3기 입학식

    가천대학교 글로벌미래교육원이 12일 대학 비전타워 컨벤션센터에서 가천 WCP(Wellness Convergence Program) 최고위 과정 3기 입학식을 가졌다. 이날 입학식에는 은수미 성남시장, 가천대 최미리 기획부총장, 신재홍 글로벌미래교육원장 및 3기 입학생 등 150여명이 참석했다. WCP최고위 과정은 글로벌 리더로서 성공을 지원하기 위해 웰니스 융합지식에 특화한 과정으로 지난 2017년 처음 개설됐다. 최고위과정은 1년 과정으로 프랑스, 영국 등 유럽국가에서 성인학습자에게 제공하는 성인학습프로그램 U3A를 한국적으로 재설계했다. 문화, 예술에 관한 인문학적 지식과 의학, 보건학, 한의학 등에 관한 의학적 지식을 융합해 건강한 삶을 위한 웰니스 지식을 체계적으로 제공한다. WCP최고위 과정은 우리사회 각 분야의 최고 지도자들로 교수진을 구성했으며 특히 가천대의 메디컬파워를 활용해, 가천대 길병원, 이길여 암·당뇨연구원의 교수진 등이 직접 수업을 맡는다. 이길여 총장은 최미리 기획부총장이 대독한 축사에서 “20세기에 모범생이 하던 모든 일은 이제 컴퓨터와 인공지능이 해결하는 시대가 됐다. 신입생 여러분은 모범적으로 일하고, 각고의 노력으로 오늘 여기에 이르렀으며 그 모범의 토대는 실로 값지고 든든하다.”고 격려했다. <!-- MobileAdNew center -- 은수미 성남시장은 이날 입학식 초청특강에서 ‘스스로를 서로를 믿는 것이 시작이고 그 믿음이 다른 미래로 이어집니다’를 주제로 1시간 동안 특강을 했다. 은시장은 “성남시는 이해도가 다양하고, 시민들의 참여와 의견표출이 자주 일어나는 역동적인 도시이다. 성남시를 대표하는 판교테크노밸리는 1300개의 기업이 입주해 있으며 매출액만 80조에 달하지만 한편으로는 양극화가 굉장히 큰 도시”라며 “우리 사회의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서로가 신뢰에 기반한 이해를 바탕으로 시민이 중심이 돼 우리 사회의 현안을 해결해야한다. 이러한 방식이 앞으로 우리사회가 가야할 길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포토] ‘위기의 주부들’ 펠리시티 허프만, ‘입시비리’로 법원 출석

    [포토] ‘위기의 주부들’ 펠리시티 허프만, ‘입시비리’로 법원 출석

    12일(현지시간) 이날 미국에서 역대 최대 규모의 입시 비리 스캔들이 전모가 드러나 미국이 발칵 뒤집혔다. 유명 할리우드 스타와 기업인 등 부자 학부모가 대거 포함된 이번 스캔들은 매사추세츠 연방지방검찰청과 미 연방수사국(FBI)의 수사 결과 발표로 공개됐다. 이들 발표에 따르면 한 번도 제대로 된 축구팀에서 뛴 적 없는 여학생이 120만 달러(13억 6000만원)에 ‘스타 축구선수’가 돼 명문 예일대에 체육특기생으로 스카우트됐고, 한 고교생의 부모는 시험감독관을 매수해 아이가 학습장애가 있는 것처럼 속여 더 오래 시험을 치른 뒤에 서부 명문 서던캘리포니아대(USC)에 합격했다. 뉴욕타임스와 워싱턴포스트는 캘리포니아주 뉴포트비치에 있는 입시 컨설팅업체 ‘에지 칼리지&커리어 네트워크’를 운영하는 윌리엄 싱어가 이들 입시 비리를 주도했다고 보도했다. 싱어가 2011년부터 올해 2월까지 대학 감독과 직원들, 입학시험 관계자들을 매수하기 위해 학부모들에게서 받은 뇌물 규모는 2500만 달러(약 283억원)에 달한다. 예일대 부정입학 사건의 경우 싱어는 학부모에게서 120만 달러를 받고 이 수험생이 캘리포니아 남부의 유명 축구팀 공동주장이었던 것처럼 경력을 위조했고, 예일대 여자축구팀 감독에게 40만 달러를 뇌물로 줬다. 글로벌 법무법인 ‘윌키 파 & 갤러거’의 공동대표인 고든 캐플런은 자신의 딸 스스로도 알아차릴 수 없는 교묘한 수법으로 시험 성적을 조작할 수 있다는 싱어의 제안에 7만 5000 달러를 내주기도 했다. 앤드루 랠링 연방검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 사건의 진짜 희생자는 열심히 공부한 학생들”이라고 지적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구글 딥마인드 AI 알파고 대결 중국 바둑 천재 커제 칭화대 입학

    구글 딥마인드 AI 알파고 대결 중국 바둑 천재 커제 칭화대 입학

    구글 딥마인드의 인공지능(AI) 알파고와 대결했던 중국의 바둑 천재 커제(柯潔·21)가 칭화(淸華)대 입학 허가를 받았다. 13일 반관영통신 중국신문망에 따르면 국가체육총국이 발표한 2019년 우수 운동선수 무시험 특례입학 추천 명단에 커제의 이름이 포함됐다. 2014년 말 세계 바둑랭킹 1위에 오른 커제는 베이징대와 함께 중국 최고 명문으로 꼽히는 칭화대 경영학과에 올 가을 입학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후진타오(胡錦濤) 전 국가주석이 이 대학 화공과와 수리공정학과를 각각 졸업했다. 1997년생인 그는 만 5세이던 2003년 바둑돌을 처음 잡았다. 2007년 처음으로 중국 챔피언이 됐으며 2015년 1월 세계 대회에서 처음으로 우승했다. 최근에는 지난 1일 3·1절 100주년 기념 대국에서 한국 이세돌을 꺾었다. 바둑계 밖에서는 그가 알파고와 대국한 것으로 유명하다. 커제는 2017년 5월 이 AI 알고리즘과 3차례 대결했지만 전패했다. 당시 대국은 인간이 만들어낸 기술이 인간을 이겼다는 점에서 논쟁을 일으켰다. 중국 프로기사 가운데는 구리(古力·36) 9단이 2015년 칭화대 역사학과에 입학했다. 구리 9단과 커제 9단은 둘 다 중국 바둑협회 부주석 녜웨이핑(?偉平) 바둑도장 출신이다. 커제 9단의 칭화대 입학으로 두 사람은 바둑 도장 선후배에 이어 대학 선후배가 됐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체육특기생이 美 명문대 ‘부정’ 통로, 축구 담 쌓은 딸도 버젓이

    체육특기생이 美 명문대 ‘부정’ 통로, 축구 담 쌓은 딸도 버젓이

    미국 연방수사국(FBI)과 보스턴 연방검찰이 적발한 명문대 부정 입학 스캔들은 여러 모로 충격적이다. 우선 연예계와 경영계 등 부유층 학부모 33명이 검찰에 기소됐다. 게중에는 미국 드라마 ‘위기의 주부들’에 출연해 낯익은 펠리시티 허프먼(57) 등 부유층 학부모 33명이 자녀들을 명문대에 입학시키려고 부정행위(커닝)를 모의하는가 하면 운동 경력이 전혀 없거나 부족한 자녀를 추천하도록 운동부 코치 9명을 매수하는 데 적극적으로 가담하기도 했다. 국내에서 인기를 끈 드라마 ‘스카이 캐슬’의 입시 컨설턴트 ‘김주영 쌤’에 해당하는 캘리포니아주 대입 컨설턴트 윌리엄 릭 싱어가 세운 알선 회사 ‘엣지 칼리지 앤 커리어’가 꾸민 대로 조지타운, 스탠퍼드, 캘리포니아주립대 LA 캠퍼스(UCLA), 서던 캘리포니아(USC), 텍사스, 웨이크포레스트, 예일 등 이른바 명문대에 자녀를 체육 특기생으로 입학시키기 위해 부정과 불법을 서슴치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이들이 문제의 회사에 건넨 돈은 2500만 달러(약 283억원)에 이른다. 대학 운동부 코치 등은 모두 9명이다. 예일의 전 여자축구 코치 루돌프 루디 메레디스, USC의 체육 수석부국장 도나 헤이넬과 여자축구 코치를 지낸 알리 코스로샤힌, 여자수구 코치 조반 발비치, 웨이크포레스트 배구 코치 윌리엄 퍼거슨, 스탠퍼드 요트 코치 존 반데모어, 텍사스 남자 테니스 코치 마이클 센터, UCLA 남자 축구 코치 호르헤 살체도, 조지타운 남녀 테니스 코치를 모두 지낸 고디 에른스트 등이다. 메레디스 코치는 한 번도 축구를 해보지 않은 학생을 축구부에 받아들이는 조건으로 40만 달러를 받았는데 학생의 학부모는 싱어에게 120만 달러를 건네 싱어는 무려 80만 달러를 챙긴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게 학부모들은 적게는 수천 달러에서 많게는 650만 달러까지 갖다 바쳤다. 이 회사는 부모들에게 허위로 장애 판정을 받으면 입학 시험을 더 오랜 시간 치를 수 있다고 꼬드긴 것으로 알려졌다. 부모들은 또 자신들이 미리 커닝 작전을 짠 시험장에서 시험을 치를 수 있도록 가족 결혼식을 핑계로 대기도 했으며 시험 감독관들이 부정행위를 눈감아 주도록 뇌물을 먹이기도 했다. 이 회사를 일하는 이들은 대리 시험을 치르기도 하고, 답을 미리 알려주거나, 답안지를 고쳐서 제출하게 하는 등의 부정을 저질렀다. 심지어 너무 점수가 높게 나와 의심을 사지 않도록 적당히 오답을 내도록 사전에 교육까지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운동 경력이 없는 학생이 체육 특기생으로 추천서를 받을 수 있도록 사진을 다른 학생의 사진으로 포토샵 처리하는 세밀함까지 뽐냈다.두 딸을 이런 식으로 부정 입학시키는 데 동의하고 뇌물로 전달하라고 1만 5000 달러를 건넨 미드 ‘위기의 주부들’로 낯익은 펠리시티 허프먼은 이날 LA에서 구금되는 등 13명의 학부모 신병이 확보됐다. 두 딸을 축구 선수로 둔갑시켜 USC에 입학시킨 시트콤 ‘풀하우스’의 로리 러플린 등은 기소됐다. 또 뉴욕에 있는 로펌의 공동대표인 고든 캐플런 변호사, LA의 부티크 마케팅업체 대표 제인 버킹엄, 뉴욕 소재 포장업체 대표 그레고리 애벗 등 내로라하는 경영계 거물들이 기소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자녀 명문대 보내려고 부정도 서슴치 않은 ‘미국판 스카이캐슬’

    자녀 명문대 보내려고 부정도 서슴치 않은 ‘미국판 스카이캐슬’

    예일, 스탠퍼드, 조지타운, 웨이크 포레스트, UCLA, 서던 캘리포니아(USC), 텍사스 대학 등 미국의 명문대학에 자녀들을 입학시키기 위해 입학시험에서 부정행위(커닝)를 미리 계획하고, 체육 특기생이 아닌데 장학금을 받고 입학하게 코치 등에게 뇌물을 먹인 미국판 ‘스카이 캐슬’이 적발됐다. 미국 연방수사국(FBI)은 드라마 ‘위기의 주부들’에 출연했던 배우 펠리시티 허프먼을 비롯해 대기업 최고경영자(CEO) 등 부유층 학부모 33명과 대학 코치, ‘김주영 선생’처럼 코디네이터 역할을 한 회사 대표와 직원 등 13명, 모두 46명을 무더기 기소한 것으로 12일(현지시간) 미공개 법원 기록들에 의해 확인됐다. 특히 허프먼은 큰딸의 커닝 작전을 위해 1만 5000 달러를 낸 것으로 밝혀졌다. 또 작은딸을 위해서도 같은 짓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기록에 따르면 허프먼은 FB1 수사에 협조해 몸에 도청 장치를 지닌 증인을 로스앤젤레스 자택에서 배우인 남편 윌리엄 머시와 함께 만나 커닝 모의 내용을 듣고 동의한 것이 녹음됐다. 머시는 기소되지 않았다.시트콤 ‘풀하우스’에 출연한 로리 러플린 역시 남편 모시모 지아눌리와 함께 USC 조정 팀에 두 딸을 넣어주도록 코치들에게 뇌물 50만 달러를 먹이는 데 동의했다. 두 딸 모두 현재 USC 재학 중이다. 보스턴 연방검찰은 ‘엣지 칼리지 앤 커리어 네트워크’란 회사를 세워 이런 음모를 알선하고 지휘한 윌리엄 릭 싱어(58)를 기소했는데 12일 보스턴 연방법원 재판에 출두해 협잡과 돈세탁, 사법방해 등 혐의를 유죄 인정하겠다고 밝혔다. 오는 6월쯤 유죄가 확정되면 최대 65년형의 실형과 함께 100만 달러 이상의 벌금형이 선고될 수 있다고 영국 BBC는 전했다. 예일 대학의 여자축구 감독은 한 번도 축구를 해보지 않은 학생을 축구부에 받아들이는 조건으로 40만 달러를 받았는데 학생의 학부모는 싱어에게 120만 달러를 건네 싱어는 무려 70만 달러를 챙긴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게 학부모들은 엣지에 적게는 수천 달러에서 많게는 650만 달러를 갖다 바쳐 싱어는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2500만 달러를 벌어 들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 회사는 부모들에게 허위로 장애 판정을 받으면 입학 시험을 더 오랜 시간 치를 수 있다고 꼬드긴 것으로 알려졌다. 부모들은 또 자신들이 미리 커닝 작전을 짠 시험장에서 시험을 치를 수 있도록 가족 결혼식을 핑계로 대기도 했으며 시험 감독관들이 부정행위를 눈감아 주도록 뇌물을 먹이기도 했다. 이 회사를 일하는 이들은 대리 시험을 치르기도 하고, 답을 미리 알려주거나, 답안지를 고쳐서 제출하게 하는 등의 부정을 저질렀다. 심지어 너무 점수가 높게 나와 의심을 사지 않도록 적당히 오답을 내도록 사전에 교육까지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운동 경력이 없는 학생이 체육 특기생으로 추천서를 받을 수 있도록 사진을 다른 학생의 사진으로 포토샵 처리하는 세밀함까지 뽐냈다. 해당 대학들은 일제히 수사에 협조하겠다고 성명을 발표했다. 소셜미디어에서는 분노의 물결이 일렁이고 있으며 일부는 미국의 대학 시스템이 이미 돈많은 백인들을 선호한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 아니냐고 지적했다. 예를 들어 대학에 기부금을 내고 자녀의 입학 허가를 받는 편법이 만연돼 있다는 것이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호스피스 병동의 사랑 따뜻한 배웅, 그래서 평화로운 끝맺음

    호스피스 병동의 사랑 따뜻한 배웅, 그래서 평화로운 끝맺음

    서울신문은 지난 1월 21~25일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호스피스 병동에서 자원봉사자로 생활하며 삶과 죽음의 경계선에 서 있는 사람들의 모습을 기록했다. 죽음을 논하는 데 폐쇄적인 우리 사회에서 호스피스 병동은 자유롭게 죽음을 말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공간이다. 생의 끝자락에서 환자와 가족들은 죽음을 받아들이고 누구보다 최선을 다해 오늘을 산다. 남은 날이 많지 않다는 걸 모두가 알기 때문이다. 삶의 마지막 정류장에 마주친 세 가족의 이야기를 담아 봤다.“어머니, 두려우실 땐 지금 옆에 있는 자녀분들의 목소리를 기억하세요.” 지난 1월 21일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호스피스 완화의료센터의 한 병동. 봉사자가 임종을 앞둔 환자를 어루만지며 나지막이 속삭이자 환자 얼굴에 뜨거운 눈물이 흐른다. 눈조차 뜨지 못한 채 거친 숨만 몰아쉬는 순간에도 늙은 어미는 ‘자식’이란 말에 반응했다. 호스피스 병동은 마지막 정류장이다. 다양한 사연을 품은 승객이 이곳에 잠시 머물다 종착역으로 떠난다. 길을 떠나기 전 누군가는 의연하고, 누군가는 극도의 고독과 공포를 느끼지만 바람은 같다. 얼마 남지 않은 삶을 부디 평화롭게 마무리하길 빈다. 병동 의료진과 사회복지사, 자원봉사자들은 마지막 배웅을 돕는다. 자원봉사자들은 병동에 없어선 안 될 존재다. 욕창을 막으려 2시간 간격으로 환자의 자세를 바꿔 주고, 발마사지와 목욕 등을 시키며 환자의 위생을 관리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환자가 바라는 일을 들어주는 것이다. 소소한 바람도 예외는 없다. 사소해 보여도 한 인간의 마지막 소원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호스피스 봉사 16년차인 예은주(58)씨는 “언제 이별할지 모르는 환자들에겐 ‘내일은 없다’는 생각으로 순간순간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아버지와 회에 소주 한 잔 마시는 게 소원이라는 환자를 위해서 술상을 차린다든지, 병동에서 마련한 작은 결혼식의 사회자가 되기도 한다. 환자가 원하면 병동은 노래방이 되기도 한다. 트로트부터 랩까지 그저 목청 높여 부른다. 22일 302호 병실이 그랬다. 성가를 부르던 봉사자들에게 권진숙(62) 환자가 “후나(나훈아) 오빠 ‘사랑’ 부탁해요”라고 외치자 성가대는 기다렸다는 듯 모드전환했다.“이 세상에~ 하나밖에, 둘도 없는 내 여인아~.” 옆에 있던 의료진과 간병인까지 하나둘씩 떼창에 가담하면서 병동은 순식간에 나훈아 콘서트장이 됐다. 간만에 웃음소리가 병동을 가득 채웠다. “고통스러운 치료를 중단하고 편안하고 행복하게 남은 시간을 보내고 싶다는 생각뿐이에요.” 연명의료 중단을 결정하는 건 생각처럼 쉽지만은 않았다. 권씨는 2014년 12월에 난소암 말기 판정을 받았다. 곧바로 수술에 이어 항암 치료까지 들어갔지만 차도가 없었다. 암 병동에 입원해 2차 항암 치료도 해 봤지만 몸이 버티질 못했다. 약에 취해 종일 늘어져 잠만 자야 했다. 이건 아니지 싶었다고 했다. 얼마 남지 않은 날이지만 맑은 정신으로 보내고 싶었다. 권씨는 지난 1월 18일 연명의료 계획서를 작성하고 호스피스 병동에 왔다.“병동 식구들과 함께 노래하고, 꽃꽂이도 하고, 이런저런 이야기도 하는 시간이 고맙고 즐거워요.” 물 한 모금조차 넘길 수 없는 몸이지만 표정만은 밝다. 이날 미술치료에서 권씨는 난생처음 종이로 복주머니를 접었다. “누구에게 주고 싶냐”는 질문에 권씨는 “임신한 첫째 며느리에게 줄 선물”이라며 잠시 말을 멈춘다. 암 병동에서부터 만나 권씨와 단짝 친구가 된 김진옥(62) 간병인은 “항암 치료를 받을 때보다 표정이나 기력이 나아져서 다행”이라면서 “이렇게 좋은 사람에게 왜 병이 찾아왔는지 모르겠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권씨는 하루에도 수차례 병동을 돌며 운동한다. “제가 얼마나 더 살지 아무도 모르잖아요. 이렇게 웃다 보면 손주 얼굴도 보고 갈 수 있을지도 모르겠어요.” 권씨는 웃으며 퇴근 후에 찾아올 아들을 기다렸다.위로받아야 하는 이는 환자뿐만이 아니다. 사랑하는 사람이 죽어 가는 모습을 고스란히 지켜봐야 하는 가족의 가슴은 말 그대로 찢어진다. 호스피스에선 보호자들의 심리 상태도 늘 예의주시한다. 이 때문에 보호자들은 피교육자임과 동시에 모니터링 대상자다. 이별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고통스러워하는 경우엔 환자가 세상을 떠난 후에도 심리상담을 제공하기도 한다. “딸기를 너무 먹고 싶어 하는데 그거 한 입을 줄 수 없다는 게 가슴이 미어져요. 평생 한이 될 것 같아요” 24일 보호자 교육에서 만난 정유준(25)씨의 어머니 권은주(52)씨가 하염없이 눈물을 흘린다. 이날은 임종기 환자에게 보호자가 어떤 역할을 해 줘야 하는지를 교육하는 자리. 아들에게 먹을 것을 주면 안 된다는 건 이미 어머니도 잘 알고 있었다. 다만 말을 들어줄 사람이 필요했다. 간호사는 “충분한 포도당을 투여하니까 절대 굶기는 게 아니에요”라며 권씨를 꼬옥 안아 줬다. 초등학교 교사를 꿈꾸던 아들 유준이는 2013년 교대에 입학했다. 하지만 같은 해 신경 속에 종양이 생기는 희귀병이 찾아왔다. 암 덩어리를 일년에 한 번꼴로 잘라 내야 했다. “차라리 날 데려가 달라”고 기도했다. 아들을 품고 5년간 문이 닳도록 병원을 오갔지만 야속하게도 암은 너무 빠르게 아들을 삼켰다. 이제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아들을 떠나보내야 한다. 유준이는 투병 기간 동안 시를 썼다. 짧은 생애 속 갑작스레 다가온 죽음, 그리고 가족과 친구들에 대한 애정을 적었다. 2017년 크리스마스는 시집을 만들어 엄마에게 선물했다. “선물을 받고 펑펑 울었어요. 오히려 유준이는 자기의 죽음을 알면서도 의연하고 담담하게 받아들이더군요. 그게 너무 대단해요.” 호스피스에 가겠다고 말한 것도 아들이다. 떠날 시간이란 걸 직감한 듯했다. 통곡하는 엄마의 눈물을 닦아 줬다. 호스피스 병동에 들어온 지 얼마 안 돼 유준이의 상태는 안 좋아졌다. 권씨는 “잠시 집안일을 보고 오니 갑자기 유준이 목소리가 안 나오기 시작했다”면서 “좀더 옆에 있어 줄 걸 하는 후회가 든다”고 말했다. 하지만 목소리를 잃은 그날도 유준이는 웃었다. 참기 어려운 통증 속에서도 손짓과 입모양으로 늘 어머니와 주변을 향해 감사 인사를 전했다. 이제 유준이는 이 세상에 없다. 취재진이 병동을 떠난 뒤 얼마 못 돼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을 전해 들었다. 어머니에게 안부전화를 걸었다. 수화기 너머 권씨의 목소리가 들렸다. “투병 기간 내내 유준이가 고생했는데 마지막 시간이나마 통증을 조절하며 떠날 수 있게 된 걸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편안한 이별을 선물해 준 병동 식구들에게 감사해요. 도움을 받았으니 저도 받은 만큼 봉사할 계획이에요.”김순례(82)씨는 올 초 담도암 4기 진단을 받았다. 김씨는 크게 놀라거나 동요하지 않았다. 의사와 가족에게 사전에 작성해 둔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꺼내 보였다. 무의미한 치료 대신 평화롭게 여생을 마치겠다는 선언이기도 했다. 김씨가 비교적 죽음 앞에 의연할 수 있었던 것은 일찍부터 시작한 봉사활동의 덕이기도 하다. 김씨는 30년간 성당 연령회를 통해 아픈 환자들을 돌보고 장례 절차를 돕는 일을 했다. 타인의 죽음을 보며 자연스레 아픈 순간이 오면 존엄하게 죽음을 받아들이겠다고 결심했다. 이곳 호스피스 병동과도 인연이 깊다. 5년 전 말기암 선고를 받은 김씨의 남편도 이곳에서 삶을 마감했다. 김씨의 큰아들 조희성(56)씨는 어머니가 아프시다는 소식에 미국 시애틀에서 달려왔다. “어머니는 자식을 위해 악착같이 사신 분이세요. 어렵게 생계를 이어 갈 때도 본업에 부업까지 하면서 자식들을 과외까지 시키셨어요. 그 덕에 제가 이렇게 살고 있는데···혹시나 임종도 지키지 못할까 봐 가슴이 미어집니다.” 조씨는 먹고사는 일 때문에 일주일 뒤 미국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했다. 대신 조씨의 아내가 남아 어머니를 돌본다. 한 달 뒤 조씨는 미국에서 취재진에게 애타는 마음을 전해 왔다. 당시 통증 완화치료 후 퇴원했던 김씨는 지난주 다시 입원한 상태다. 통증이 잡히지 않아 고통받고 있다. 미국에서 어머니의 상태를 전해 들을 수밖에 없는 조씨는 하루하루 마음이 무너져 내린다. “통증으로 고통이 심하시다고 하네요. 그래도 며느리들과 기도하실 때 제일 편안해하신답니다. 어차피 가셔야 한다면 고통 없이 천국으로 가셨으면 해요. 가장 큰 바람입니다.” 이혜리 기자 hyerily@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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