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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제위기 돌파구 저축(눈높이 경제교실)

    ◎올 저축률 30%선… 2년연속 하락 예상 올해 저축률이 지난해에 이어 떨어질 것 같다.2년 연속 하락이다. 그 수준을 예측하기는 쉽지 않지만 30%를 약간 웃도는 수준에서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저축률은 95년 36.2%에서 지난해 34.6%로 떨어졌다. 저축률과 투자율은 93년 균형상태(각 35.2%) 이후 94년에는 0.8%포인트,95년 1.2%포인트,96년 4.0%포인트 등으로 투자율 우위의 격차가 해마다 커지고 있다.저축률이 투자율에 못미치면 국내업체들의 자금조달난은 더 심화된다. 다른 경제지표와 달리 저축률은 월별 또는 분기별 집계를 내지않기 때문에 현 시점에서 올 연간 저축률을 추정하기는 힘들다.그러나 지난 해보다 낮아질 것이라는 징후는 몇가지 있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경기침체의 장기화로 인한 재벌기업의 연쇄부도 여파 등으로 소득 증가율이 지난 해보다는 둔화될 것 같다”며 “그런 데다 지금까지 추세로 보면 올 연간 소비증가율이 소득증가율을 웃돌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해 저축률이 하락할 것임을 시사했다.재정경제원 관계자도 “경기불황으로 전반적인 과소비 풍조는 진정되는 모습이나 연말에 가봐야 고급 사치품의 수입추세를 알 수 있기 때문에 아직은 소비가 둔화됐다고 단정짓기 이르다”며 “올 저축률이 지난 해보다 떨어질 것은 분명해 보이며 30%선에서 유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경기외적 요인으로 보아도 저축률은 선진국으로 진입할수록 낮은 수준을 보이는 것이 일반적이다.경제성장률의 둔화와 고령화에 따른 부양가족 증가,사회보장제도 확충,소비자금융의 활성화 등이 저축률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한다.94년의 경우 일본은 31.3%의 저축률을 기록했지만 미국은 15.8%,캐나다 16.7%,영국 13.6%,프랑스 19.2%에 그쳤다. 전문가들은 저축률 하락추세에 맞춰 업계의 무분별한 투자행태도 시급히 시정돼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오승호 기자〉 □의미·결정요소 요즘 우리 경제는 위기라고 표현될 정도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경기가 좀처럼 살아나지 못하고 경상수지가 큰 폭의 적자를 지속하고 있는 것도 문제지만 연초 이래 대기업 부도가 계속 발생하여 금융시장이 불안정해지고 국가신인도 자체가 크게 흔들리는 것이 더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다. 이에 더하여 연말 대선을 앞두고 정치상황마저 불투명해 과연 우리 경제가 오늘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선진경제 대열에 합류할 수 있는 길을 찾을수 있을지 안팎의 관심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이다. ○일정기간 소득중 쓰지않고 남은 부분 한국경제의 앞날에 대해 다양한 견해가 있을수 있겠지만 낙관적인 견해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제시하는 근거는 우수한 인적자원과 높은 저축률이다.사실 우리나라의 총저축률(=총저축÷국민총가처분소득)은 경기변동에 큰 관계없이 30%를 웃돌고 있는데 이는 다른 나라와 비교해볼때 매우 높은 수준이다.과연 저축이란 어떠한 역할을 하길래 우리 경제를 밝게 보는 근거가 되는지 살펴보는 것은 의미 있는 일이다. 일반적으로 저축이란 일정기간동안 벌어들인 소득중에서 소비되지 않고 남은 부분을 의미한다.우리가 경제활동을 통해 돈을 벌고자 하는 것은 궁극적으로 소비를 통해 보다 많은 만족을 얻고자 함인데 왜 사람들은 저축을하려는 것일까. 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사람들이 저축을 하는 동기는 자녀교육비 마련,재난 대비,주택 마련,노후생활 안정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이처럼 동기는 다양하지만 저축은 현재의 소비를 줄이고 대신 이것을 미래의 소비에 충당함으로써 전생애에 걸쳐 만족을 극대화하는 수단이 된다. 미래를 조금이라도 생각할 줄 아는 사람이라면 지금의 소득 모두를 소비하지는 않을 것이다.그러나 소득 가운데 얼마를 저축하는 지는 사람마다,또 국가마다 다르다.소득 가운데 저축이 차지하는 비중인 저축률은 어떠한 요인들에 의해 결정되는 것일까. ○노·소년층 비율 높을수록 저축률 하락 저축률은 국민성,사회분위기 등 심리적 요인들에 의해서도 영향을 받는다.중국 화교가 상권을 쥐고 있는 일부 동남아 국가나 2차대전 후 일본과 독일의 예에서 보듯 근검절약하는 국민성을 가진 국가의 저축률은 높다.인구구조도 저축률에 영향을 미친다.주로 소비만 하는 노년층과 소년층의 비율이 높을수록 저축률은 하락하고 청장년층의 비율이 높을수록 저축률은 상승한다.또 의료보험,연금제도 등 사회보장제도가 잘 발달되어 있으면 개개인은 노후생활이나 예기치 못한 사고 등에 개별적으로 대비해야할 필요성이 적기 때문에 저축률은 낮아지게 마련이다. □역할 ○자본축적과 생산능력 높이는 견인차 미래의 불확실성에 대비하기 위한 수단인 저축은 국가경제 전체적으로 볼때 어떠한 역할을 하는 것일까.저축의 국민경제적 역할에 대해서는 크게 두가지 상반된 견해가 있다. 먼저,저축은 경제성장의 원동력이 된다는 견해로 ‘저축은 미덕’이라는 우리가 가지고 있는 일반적 사고를 대변하는 것이다.이는 경제학의 시조라고 불리는 아담 스미스(Adam Smith)가 그의 저서 국부론에서 전개한 이론에 바탕을 두고 있다.아담 스미스에 따르면 국부란 그 나라가 얼마만큼 생산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으며 생산능력은 생산에 필요한 요소,즉 노동과 자본의 축적 정도와 그 이용가능성에 좌우된다고 했다.이들 생산요소 가운데 자본의 축적은 투자에 의해 달성되며 그 투자에 필요한 자금은 저축에 의해 뒷받침되는 것이기 때문에 결국 저축은 자본축적과 생산능력 확충의 견인차 역할을 한다.다시 말해 저축이 늘어나면 투자가 확대되어 소득수준이 향상되고 이는 다시 저축의 증가로 이어지는 경제의 선순환(선순환)이 이루어지게 된다.아담 스미스는 저축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낭비하는 자는 경제성장을 가로막는 공공의 적이라고 하였다. 반면 과도한 저축은 경기침체를 가져올 수 있다고 주장하는 견해도 있다.이는 1930년대에 전세계를 휩쓴 대공황의 처방전을 제시했던 영국의 경제학자 케인즈(Keynes)에 의해 주장된 것이다.그는 저축의 역할을 투자의 재원이라는 측면보다는 소비를 감소시키는 측면에서 생각했다.다시 말해 저축이 증가하면 자연히 소비가 감소할 수밖에 없고 이는 생산활동을 위축시켜 경기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이러한 과정을 간단한 예를 들어 설명해 보자.만일 사람들이 저축을 늘리기 위해 외식을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면 많은 식당들이 문을 닫게 되고 식당에서 일하던 사람들은 직장을 잃게 된다.이제 실업자가 된 식당 종업원들은 원하든 원하지 않든 간에 소비를 줄일 수 밖에 없게 되고 그 결과 누군가는 다시 직장을 잃게 된다는 것이다.케인즈는 소비를 많이 하는 사람이 착실히 저축하는 사람보다 국가경제에 더 큰 기여를 하는 셈이라고 주장하였다.이러한 견해는 바로 ‘소비가 미덕’이라는 논리의 배경을 이루고 있다. ○소비 감소시켜 경기침체 불러올수도 이처럼 저축의 역할에 대한 견해는 경제성장을 이끄는 견인차를 소비로 보느냐 아니면 투자로 보느냐에 따라 달라지게 된다.케인즈는 소비 역할을 강조하였고 아담 스미스는 투자의 역할에 더 큰 점수를 주었다.그렇다고 케인즈가 투자의 역할을 과소평가한 것은 아니다.단지 투자는 정부가 공공사업 등을 통하여 수행하는 것이 효과적이며 민간은 소비를 늘려 경제성장을 뒷받침하면 된다고 보았다.그러나 과거와 달리 전체 경제활동에 있어 정부의 역할이 크게 줄어들고 민간부문이 절대적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오늘날에는 투자활동도 정부보다는 기업이 주도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국내현황 우리나라는 지난 30여년간 연평균 8%가 넘는 고도성장을 지속해 온 결과 가난한 농업국에서 작년 말에는 선진국들의 모임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가입할 정도로까지 발전하였다.이러한 고도성장의 배경에는 높은 저축률에 의해 뒷받침된 왕성한 투자활동이 자리잡고 있다. ○80년대말 40%선서 작년 34%로 하락 그러나 언제부터인가 우리 사회에서 저축증대운동이 구시대의 낡은 유물쯤으로 격하되고 과소비 풍조가 확산되면서 저축률이 점차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1980년대 말까지만 해도 40% 가까이 이르렀던 총저축률이 작년에는 34% 수준으로 떨어진 것이다.이처럼 저축률이 하락함에 따라 투자재원을 국내에서 전부 조달할 수 없게 되었고 이는 큰폭의 경상수지 적자로 이어졌다.이렇게 볼때 오늘 우리가 겪고 있는 경제적 어려움의 상당부분은 투자재원으로서의 저축의 중요성을 간과한데서 비롯되었다고 볼 수 있다. 저축은 증대시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물가를 안정시켜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를 불식시키는 것이 중요하다.아무리 금리가 높더라도 물가가 안정되어 있지 않으면 물가상승분을 뺀 실질적인 이자수입이 줄게 되므로 저축이 늘어나기 어렵다. ○국민들 절제된 소비습관 길러 나가야 이와 함께 부동산투기 억제시책을 통해 불로소득의 기회를 차단하는 한편 금융규제를 꾸준히 완화 또는 철폐하여 금융기관이 새롭고 다양한 저축수단을 개발·공급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 주어야 할 것이다.이와 함게 국민들 모두 아직은 허리띠를 풀 때가 아니라는 점을 자각하고 절제된 소비습관을 길러 나가는 지혜가 요구된다 하겠다.
  • 11일 발효되는 새 영화진흥법

    ◎기존 공연윤리위 대신 공연예술진흥협 구성/심의때 삭제권한 없애고 등급부여제로 바꿔/상영등급 부여 보류기간을 3개월 이상 규정/심의 미필 영화 상영땐 과태료 5천만원 부과 지난 4월 영화진흥법과 공연법을 개정한데 따른 시행령들이 11일 발효된다.이번 개정은 지난해 10월 헌법재판소가 ‘영화 사전검열’이 위헌이라고 결정한 데서 비롯됐다. 새 법과 그 시행령의 뼈대는 기존의 공연윤리위원회 대신 한국공연예술진흥협의회(약칭 공진협)를 구성하며,사전검열로 지적된 심의상의 삭제권한을 없애고 등급부여제로 바꾼 것.또 ▲상영등급 부여 보류기간을 3개월 이상으로 규정 ▲전용상영관에 대한 지원조항 ▲영화업 등록예탁금의 수익금 처리시 근거규정 등도 들어 있다. 공연법상의 심의기구 설치(공진협)조항에서 위원 임명은 당초 문화체육부 장관이 추천하던 것을 ‘예술원 회장 추천­대통령 위촉’으로 개정했다.예술원이 추천한 위원 15명 가운데 초대 위원장에는 소설가이자 언론인인 서기원씨(67)가 유력하게 거론된다. 그동안 문체부 장관이가졌던 외국영화 수입추천권도 공진협으로 넘어갔고 문체부 장관이 운영하던 영화제작 및 수입편수 조절제도는 폐지했다. 아울러 심의를 받지 않은 영화를 상영할 때 법적 제재를 내리도록 한 규정은 행정처분으로 완화했다.위반행위에 따른 과태료는 ▲심의 미필영화 상영 5천만원 ▲연소자 유해 여부 미확인 선전물 배포 2천만원 ▲영화상영금지 및 정지처분 불이행 2천만원 등으로 정했다. 다만 시행령에 삽입하려던 한국영화 의무상영일수(스크린쿼터제) 경감조항은 입법예고 이후 영화인들이 거세게 반발해 백지화했다. 한편 영화계 일각에서는 개정 영화법에도 여전히 위헌 소지가 많다고 지적해 위헌논쟁은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완전등급 분류를 위한 범영화인기구’는 ▲등급외전용관이 없는 상태에서 공진협에게 3개월 이상 등급부여를 보류할 수 있도록 한 것은 사실상의 상영금지에 해당하며 ▲심의미필 영화상영에 5천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한 것은 다른 법률상의 제재와 비교할 때 형평에 어긋나며 ▲예술원 회장 추천­대통령 위촉으로 구성되는 심의기구도 국가기관으로 보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 국민회의 TK­군출신 영입추진 안팎

    ◎외부인사 영입 효과 극대화에 무게/거물급 위주서 탈피 사회 각분야 인물 안배/내주초 명단 발표… 신한국 전대 김빼기인듯 ‘외부인사 영입에 따른 효과를 극대화하라’ 국민회의가 TK(대구·경북)와 군 출신 인사들을 주타킷으로 영입작업을 벌이고 있는 당내 영입추진위원회에 준 과제다.당초부터 거물의 영입을 기대하지 않았던 만큼 효과를 극대화시키는 것이 영입 그 자체보다 중요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철저한 보안을 앞세우면서도 비교적 무게있는 영입인사들의 면면을 ‘흘리는’것도 같은 차원이다.관계자들이 영입작업의 성과로 내세우는 인사는 먼저 경찰청장을 지낸 L씨다.역시 경찰청장을 지낸 김효은씨에 대해서도 영입을 추진중이라고 밝힌다.또 4성장군 출신인사도 처음으로 입당할 가능성이 크다는 주장이다.엄삼탁 전 안기부 기획조정실장과 서완수 전 기무사령관 등의 입당은 거의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이용택 전 의원이 지난 22일 대구에서 별도의 입당기자회견을 갖고 입당을 선언한 것도 ‘효과 극대화 전략’의 일환이다.안기부 출신인 이 전 의원은 김대중 총재 납치사건에 관계되어 있다.그런 그를 ‘대공수사의 대표적 인물’로 포장함으로서 DJ(김총재)의 포용력과 색깔콤플렉스를 동시에 극복하는 효과를 노린 셈이다.그는 기자회견에서 4∼5명의 TK인사들이 더 입당할 것임을 시사하기도 했다. 영입추진위원장을 맡고 있는 조세형 총재권한대행은 24일 기자들과 만나 밝힌 영입작업의 대원칙을 ‘양보다는 균형’이라고 밝혔다.경제·금융·교육·행정·법조 등 분야를 대상으로 고루 영입작업을 벌이고 있다는 설명이다.파괴력있는 인사의 영입이 쉽지 않은 만큼 ‘깊이’보다는 ‘넓이’로 승부하겠다는 또하나의 효과 극대화 전략이다. 또 조위원장은 이날 “그동안 위원회가 벌인 영입작업의 성과는 빠르면 다음주 초 영입자의 일부가 발표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30일로 예정된 신한국당의 대구 전당대회 이후 발표키로 했던 당초 방침이 바뀌었음을 알 수 있다.조위원장은 “신한국당 일정에 신경쓰지 않는다”고 말했지만 ‘효과 극대화’를 노린 ‘전당대회 김빼기’의 냄새가 짙다.
  • 식량·경제난 타개 국제지원 얻기 총력

    ◎IMF·ADB 동시가입 추진/해외채권 2억불 발행 모색/유엔총회서 지원호소 계획도 최근 국제사회를 향한 북한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식량난과 경제난을 타개하고 김정일의 공식적인 권력승계 여건을 마련하기 위해 외국의 식량원조 외에 국제금융기관 등의 지원을 받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이와함께 국제금융시장에서 거액의 해외채권 발행을 추진중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올 여름 예기치않은 가뭄으로 막대한 농작물 피해를 본 북한은 또 현재 개회중인 52회 유엔총회에 외교부 부부장 최수헌을 단장으로 하는 대표단을 지난 18일 보냈으며 이들을 통해 대북 식량지원을 호소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이밖에 김정일이 카터 전 미국대통령의 방북을 초청한 것도 미국과의 관계개선은 물론 국제적인 관심을 끌기 위한 다목적 포석으로 분석되고 있다. 현재 북한은 심각한 식량난과 경제난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외국의 원조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판단 아래 막대한 규모의 외환확보에 필수적인 국제통화기금(IMF)과 아시아개발은행(ADB)가입을 위해 다각적으로 노력하고 있다.북한은 IMF 가입을 위해 최근 비공식으로 가입을 청원했으며 ADB측에는 지난 2월 이미 가입청원을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같은 북측의 청원에 따라 IMF는 진상조사단을 지난 6일부터 북한에 보내 북한의 경제관련자료를 조사하는 등 IMF가입자격에 대한 사전심사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쿠바와 함께 IMF에 가입하지 않은 몇 안되는 국가중 하나인 북한의 가입 문제를 IMF가 긍정적으로 보고 있고 한국과 일본이 북한의 가입을 적극 지지하고 있는데다 미국도 반대하지 않고 있어 북한의 IMF가입은 24일 홍콩에서 열리는 연차총회에서 그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ADB가입을 위해 북한은 지난 5월 일본에서 열린 ADB 연차총회에 앞서 서면청원을 했으며 연차 총회에서 북한 가입신청서가 회원국들에게 넘겨져 현재 회원국들이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한국과 일본은 북한의 ADB 가입 역시 지지하고 있으며 중국 또한 공개적으로 북한의 가입을 후원하고 있어 ADB 가입엔 어려움이 없을것으로 전망된다. 북한의 IMF·ADB가입이 성사되면 이들 두 금제금융기관으로부터 수억달러의 저리차관을 빌릴수 있어 북한은 이 자금을 유용하게 쓸 수 있게 된다. 북한은 국제금융기관의 가입추진과 함께 최근 마카오의 국제금융시장에서 2억9백만달러 상당의 독일 마르크화 표시 채권을 액면가의 50%에 발행하는 것을 추진중인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이번 채권은 북한 무역회사인 국제공업개발사가 발행하는 것으로 북한 무역은행인 고려은행이 보증하고 있다.북한이 해외에서 기채하는 것은 20년만에 처음인데 그동안 북한은 해외차관및 무역대금을 갚지 못해 채무불이행국으로 낙인 찍혀 왔다.한편 국제금융시장에서는 최근 북한의 채권가격이 큰 폭으로 오르고 있다.미국이 북한에 대한 자산동결 해제 등 경제제재 완화를 추진하면서 유럽은행들이 적극적으로 북한채권을 거래하고 있기 때문이다.
  • 민노총 총파업 결의/퇴직금 변제유보 반발

    민주노총(위원장 권영길)은 11일 “최근 퇴직금 우선변제 조항의 헌법 불합치결정과 산업구조조정법 도입추진 등 노동자의 고용안정을 위협하는 정·재계의 움직임을 저지하기 위해 이달말과 10월중 총파업 투쟁을 벌이겠다”고 밝혔다. 민주노총은 이날 민주노총 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정부와 재계는 지난 1월 노동법 투쟁으로 철회된 정리해고제를 산업구조조정법이라는 이름으로 재추진하고 있다”면서 “정부와 정치권은 고용안정대책위원회를 가동하고 고용안정협정 체결을 추진하라”고 요구했다.
  • DJ,거부세력 껴안기에 초점/김 총재 회견의 함축

    ◎특정계층·지역 불안해소 역점/‘과거불문’ 천명… 유화입장 표명 국민회의가 ‘거부세력 껴안기’의 노력이 한층 강화됐다.김대중 총재가 10일 기자회견을 갖고 자신의 집권에 대한 특정 계층이나 지역의 불안감을 희석시키기 위한 몇가지 카드를 선보인게 그 징표다. 그는 회견에서 ‘정치보복방지와 차별대우금지법’(가칭)의 제정 추진의사를 거듭 밝혔다.통칭 ‘3금 법안’으로 불리는 이 법안은 정치보복금지,차별대우 금지,대통령 친인척의 부당행위 금지 등을 골자로 한다.최근 기회있을 때마다 강조해왔던 내용이다. 물론 법안은 취지와는 별개로 다분히 선언적인 성격을 띠고 있다.실효성이나 입법기술상 상당한 문제가 있다는 당안팎의 지적도 없지 않다. 김총재도 이날 “이 법을 만들어도 실제 쓸 일이 없을 것”이라고 한 자락을 깔았다.즉 “정치보복,차별대우를 하지 않는다는 우리의 의지를 국민에게 확신시키는 게 입법 목적”이라는 설명이었다.요컨대 국민회의 집권시 있을지도 모를 측근정치나 ‘호남패권론’에 대한 세간의 우려를 잠재우기 위한 수순이라는 얘기다. 김총재는 이와 함께 이날 고위공직자층이나 보수기득권층 등을 겨냥한 또 다른 카드를 내밀었다.집권후 인사 5원칙을 천명한 것이다.즉 ▲능력 위주 ▲균형인사 ▲측근인사는 선거직만 허용 ▲무차별 ▲과거불문 올스타팀(최강진용)구성 등이 그것이다. 이 또한 자신의 집권에 피해의식을 갖는 계층에 대한 유화 제스처임은 물론이다. 이같은 제스처가 국민회의의 ‘고정표+α’전략에 어느 정도 주효할 지는 미지수다.다만 추석 이전에 국민회의측의 유사한 후속카드가 꼬리를 물 전망이다. 한화갑·남궁진·최재승 의원 등 김총재 가신그룹 의원들이 준비중인 ‘집권시 행정부 진출 자제선언’도 그 일환이다.엄삼탁 전안기부 기조실장 영입추진의사 표명에 이어 영남권 인사나 구여권 또는 군장성 출신 인사영입에 안간힘을 쏟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 홍콩경기 되살아나나/중 반환이후 첫 부동산경매 인파 몰려

    ◎예상 웃도는 낙찰가… 주가 덩달아 뛰어 최근 홍콩의 한 음악당에서 열린 부동산 경매 여파로 홍콩의 경제계가 떠들썩하다. 화제의 경매는 홍콩 리펄스만에 있는 34만평방피트의 호화 주거지역에 대한 것으로 홍콩의 중국반환 이후 처음 열린 부동산 경매였다.수백명의 부동산 개발 주식회사 관계자들과 경제분석가,그리고 신문·방송언론인들이 입추의 여지없이 경매장을 메웠다.이 경매가 중국반환 이후 홍콩 부동산 경기를 분석하는 시금석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 까닭이다.반환을 앞두고 하늘 높은줄 모르고 치솟으며 ‘잘나가는’홍콩 경제의 뒤를 받쳐준 홍콩 땅값은 바로 주가 등 홍콩의 전반적인 경제의 명암을 가리키는 지수로 여겨진 것이다. 이날 경매 낙찰가는 55억5천만 홍콩달러(약 7억1천만달러).낙찰자는 아시아내 가장 부유한 여성사업가 대열에 드는 니나 왕이 소유한 부동산 개발투자회사 차이나켐그룹이다.지노랜드,층공,뉴월드개발,항룽개발,케리 부동산 등 홍콩내 쟁쟁한 부동산개발업체 8개가 참여했다.경매전 예상낙찰가는 40억∼68억 홍콩달러선.새정부가 들어선 이후 침체된 부동산 경기에도 불구,센 가격으로 제시된 예상가의 ‘허리’를 거뜬히 뛰어넘는 낙찰가가 나오자 경매장은 놀라움으로 탄성이 흘러나왔다. 이 소식은 동남아 통화가치 하락의 ‘홍콩전이’설에 흔들리고 있던 홍콩 주가에도 영향을 끼쳤다.전장에서 263포인트나 떨어진 홍콩 항생지수는 이 소식을 접한 투자가들이 대량 매수에 나선 덕분에 13.27포인트만 떨어진 채 장을 마감했다. 분석가들은 이날 경매결과로 볼때 “홍콩의 호화저택 부동산 시장이 장기적으로 강세를 보일 것이라는 확신을 갖게 됐다”고 입을 모았다. 한편 오는 10월 동건화 홍콩특구 행정부의 주택공급 계획발표를 앞두고 10∼15%까지 하락한 일반 주택경기도 강세를 보일 것이라는게 부동산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호화저택시장 경기가 결국은 일반 주택경기를 활성화할 것이라는 것.그러나 홍콩 부동산의 전반적인 흐름이라고 보기 어렵기 때문에 단순한 호화 부동산시장에 국한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는 시각도 만만찮다.
  • 입추와 칠석(외언내언)

    ‘칠월이라 맹추되니 입추·처서절기로다.…늦더위 있다한들 절서야 속일소냐.비 밑도 가볍고 바람끝도 다르도다.가지위의 저 매미 무엇으로 배를 불려,공중에 맑은 소리 다투어 자랑는고’ 염천의 맹위가 꺾이고 입추의 바람이 가을을 몰아오고 있음을 농가월령가는 알려준다. 오늘이 입추다.엊그제 양동이로 퍼붓듯이 거셌던 장대비때문인지 새벽엔 선들바람에다 매미소리도 쇠잔해진 기미다.늦더위가 더 남았다고는 하지만 9일은 칠석에다 이젠 누가 뭐래도 가을의 문턱에 들어섰다. 시기적으로 칠석이 되면 견우성과 직녀성이 은하수를 가운데 두고 가장 가까운 위치에 있다는데서 견우직녀의 설화가 생겨났다.중국에서는 후한때 만든 효당산 석실의 ‘삼족오도’에 견우·직녀성이 보이고 우리나라에서는 평양 덕흥리 고구려 고분벽화에 견우직녀성이 그려져 있다. 1년에 한번밖에 만나지 못하는 견우직녀의 만남을 위해 까마귀 까치가 오작교를 만들거나 만나고 헤어질때 우는 눈물을 칠석우라고 하는 것은 누구나 아는 일이다. 대체로 7월이면 비가 잦은 탓에 집안 구석구석에 습기가 차기 마련이다.옷가지며 서책을 습기찬 채로 두었다가 썩거나 곰팡이 스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햇빛이 반짝이는 날을 골라 내다 말려야 한다.이를 ‘쇄서포의’라고 해서 농가월령가의 7월령은 ‘장마를 겪었으니 곡식도 거풍하고 의복도 말리라’고 조언한다. 또 칠석날 밤에는 부녀자들이 견우·직녀성을 향해 ‘바느질과 길쌈을 잘하게 해달라’고 재주를 비는 걸교의 풍습이 있었다.‘천손운금’은 ‘직녀가 짜놓은 구름같은 비단’이란 뜻의 은하수를 지칭한 것이고 천손은 직녀의 다른 이름이다. 가을은 차고 이지적이면서 그속에 분화산같은 정열을 감추고 있다.그리고 그 열정이 이지를 어기고 폭발하거나 차가운 이지의 내면에 싸늘하게 숨어버린다.어제 새벽 KAL기 괌추락사건은 예상치 못했던 불상사였다.상서롭지 못한 잡다한 여름을 씻고 엄숙한 자연의 절후에 옷깃을 여며야겠다.
  • 공룡 신드롬­유럽을 위한 제언(미래를 보는 세계의 눈)

    ◎이브 티보 드 실귀/급변의 21세기 「불안한 유럽」 경고/「경제전쟁」시대 경쟁력 강화 노하우개발 필요 최근 유럽 출판계에서는 새로운 변화의 조짐이 일고 있다.몇년 전만해도 철학이나 역사관련 서적에 비해 상대적으로 빈약했던 미래관련 서적들의 발간이 크게 늘어나고있는 가운데 이브­티보 드 실귀(Yves-Thibault De Silguy) 유럽위원회 위원이 쓴 책이 단연 눈에 띈다. 제목은 「공룡신드롬­유럽을 위한 제언(Le Syndrome Du Diplodocus­Un nouveau souffle pour l’Europe)」.이 책은 통계수치 등을 이용한 실증적인 방법으로 논리를 전개,다른 책과는 접근방식이 다른 점이 이채롭다. ○자유무역질서 정착 그는 이 책에서 21세기에 대해 「지구화 됐지만 불안한 세계」가 될 것이라는 결론을 내리고 있다.결론을 도출해 나가는 전개과정이 어떤 이론이나 학설을 근거로 하기보다는 현재의 급변하는 세계상황을 토대로 조목조목 짚어 나가고 있어 보다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그러나 「공룡신드롬­유럽을 위한 제언」이라는 제목처럼 유럽을 중심으로다루고 있다는 점이 또다른 특징이다. 그는 이책에서 현시대의 유럽을 한 시대에 가장 강했던 동물이었지만 급변하는 환경에 적응하지 못한 공룡에 비유하면서 서술해나가고 있다.저자는 책 서두에서 이렇게 말한다.『21세기가 시작되고 있다.그런데 우리는 이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실제로 모든 것은 다 변한다.그동안 지속 되어온 동서 대립은 그 주역들이 역사의 뒷편으로 사라지면서 경제는 세계화돼 간다.새로운 힘의 균형이 태동하고 있고 새로운 강대국들이 모습을 드러내고있다.그리고 예기치 않은 위험이 준비되고 있거나 이미 나타나고 있다.』 저자는 급변할 앞으로의 세계상황중 특히 경제와 국제관계의 상황이 보다 무섭게 변할것으로 내다봤다.경제는 자유무역주의와 이에 따른 지역주의의 발호를 예견하고 있다.무한 경제전쟁의 시대를 의미한다.국제관계에서는 냉전체제의 붕괴로 힘의 공백기가 이어질 것이며 이는 곧 새로운 전쟁가능성의 내재라는 논리로 전개해 나가고 있다. ○생산비용 감축 절실 우선 경제적으로 21세기는 왼전한자유경제와 자유무역의 시대가 될 것임을 확언하고 있다.하나의 세계가 된다는 의미다.모든 국가들이 시장의 문을 활짝 열게 될 것이며 이럴 경우 경제 성장은 교역의 경쟁력 여하에 따라 좌우될 것으로 보고 있다.그는 특히 한국 일본등 극동 아시아를 예로 들었다.이들 국가는 활발한 교역에서 연 8∼10%의 성장을 보이고 있는 반면 유럽은 연3∼4%의 성장마저도 힘든 상황으로 이 추세라면 위험수위라고 진단하고 무역경쟁력강화가 21세기 경제적 성패의 관건이라고 강조했다.대안으로 생산비를 낮출수 있는 노하우의 개발을 강조했다.특히 이 대목에서 저자는 한국을 좋은 예로 들었다.한국은 자신들의 상품생산과 관련,여건이 열악해지고 있는 임금 등의 부분에 대해 이미 방어망을 구축해놓고 있다는 설명이다. 저자가 전망하는 국제관계는 상당히 비관적이다.그는 냉전체제의 붕괴로 「이제는 전쟁의 위험이 없다」는 믿음을 신봉하지 말라는 강력한 메시지를 이 책에 담고 있다.과거에는 한반도 베트남 중동지역이 전쟁발발가능성이 가장 높은 지역이었지만앞으로는 유럽대륙도 마찬가지라는 논리를 펴고있다는 점이 이채롭다.그 이유를 구소련의 붕괴와 함께 공산주의가 사실상 사라진 사실에서 찾고 있다.겉으로는 이제 모든 전쟁이 끝났다고 보이나 사실은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설명이다. 실제로 이 대목에서 그의 주장은 논리적인 유희같아 보이기도 하지만 논리적 근거가 탄탄해 설득력을 갖추고 있다.역사적으로 고찰해보면 그의 주장과 일치하는 대목이 상당부분 있기 때문이다.실제로 큰 전쟁은 대제국이나 연합이 붕괴됐을때에 나타났다.그는 문화나 경제 언어 등이 다양해졌을때도 일어났다고 지적했다. ○동서간 분열 가속화 지금이 소련의 붕괴로 인한 힘의 공백시기라는 점을 감안할때 설득력이 있는 설명이다.현재 동서간의 긴장완화는 동유럽 일부국가의 NATO 가입추진등으로 이미 동의 분열을 야기시키고 있는 셈이다.이러한 사실이 유럽 대륙의 또 하나의 위험이라는 설명이다. 그러면서 그는 이같은 「공룡신드롬」이 특히 유럽지역에서 더욱 확산되어 나갈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유럽은 아직도 연방주의와 민족주의 사이에서 분열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이책의 뒷 표지면에 쓰인 선전문구를 보면 이렇게 쓰여있다.『그는 전통적인 유럽주의자는 결코 아니다.외교 정치 산업 등 모든 분야에서 일해본 경험이 있는 사람이다.그는 유럽인들에게 21세기로 가는 여권 대신 이 책을 주었다』 저자 자신도 유럽위원회 위원이라는 사실이 부담이 된 듯하다.유럽연합을 의식하고 이 책을 쓴것은 아니라고 주장하고있다.충분한 근거와 충실한 논리에도 불구하고 그러한 느낌을 완전히 지울수 없는 뒷맛이 다소 아쉽다고 할까. 알뱅 미셸(Albin Michel)출판사 발행.251쪽.93.50프랑.
  • 판소리 고수 정화영(이세기의 인물탐구:128)

    ◎구전심수로 익힌 북가락의 명인/“북채만 잡으면 신명” 타고난 「끼」로 연마적공/현란한 장단으로 판소리 애로희락 다스려 창자가 무대에 나와 절을 하고 선창에 들어서기전에 정화영 고수는 벌써 ‘구궁딱’,각을 때리고 손으로 궁편을 치면서 창자의 창을 이끌어내려는 전조를 보인다. ‘이산 저산 꽃이 피니/분명코 봄이로구나’ 이렇게 ‘사철가’가 시작되면 고수의 손놀림은 눈부시게 분주해져서 북채로 매화점이나 소점 대점을 찍고 북의 몸체인 손궁편을 막아치면서 ‘얼쑤’ ‘좋구나’‘좋지’ 입추임새로 박자를 넣기도 한다. 또 창자의 노래가 서름에 복바쳐오를 것을 짐작하여 손으로 궁을 치고 동시에 북채를 굴려서 ‘궁따라딱’ 잔가락치기로 주의를 환기시킨다. ○전국국악경연서 장원 신명이 솟을때의 번개같은 손놀림은 마파람에 나부끼는 어지러운 갈대인듯 애로희락을 다스리고 흥과 신명을 자재로 고조시킨다. 그런중에도 창자를 능가하기 보다 연주자의 호흡과 음절에 귀를 모아 채편으로 찍고 치고 손으로 밀고 당긴다. 판소리에서북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가는 ‘첫째가 북치는 사람이고 다음이 소리하는 사람’이라는 ‘일고수 이명창’이란 말로 짐작할수 있다. 또 ‘창자는 꽃이고 고수는 나비’라는 말도 있다. 춤장단이나 악기연주도 그렇지만 판소리는 특히나 북장단이 받쳐주지 않으면 변화무쌍한 극적인 음악성을 온전하게 살릴수가 없게 된다. 아무리 절세의 명창이라도 고수의 한순간의 실수가 명성을 살리거나 무너뜨릴수도 있다. 그와 오랜 연주파트너인 가야금의 황병기 교수(이대)는 ‘정화영은 구전심수로 소리북을 익혀온 명고수’로써 ‘우리 전통국악계의 마지막 세대’라고 들려준다. 가난과 천대와 따돌림속에서도 오로지 ‘끼’하나로 버텨온 ‘당대 명인’이라 했다. 물론 그는 예맥으로 대를 잇는 다른 국악인들과는 다르다. 경기도 화성에서 ‘예술’과는 거리가 먼 평범한 농가에 태어났으나 농악대가 동네에 들어오면 하루종일 집을 나가 어깨춤을 추면서 따라다녔고 냄비바닥을 쇠젓가락으로 두들기다가 어른들에게 들켜 꾸중을 듣기 일쑤였다. 장구든 북이든 북채를 잡기만하면 신바람나는 장단을 만들어내는 ‘타고난 북잡이 기질’이 아닐수 없었다. 초등학교 졸업후 서울로 이사하자 학교공부대신 여성국극단에 미쳐 동양극장이나 계림극장 주변에서 살다시피 했다. 그리고 영천에 살던 서용석씨에게 대금을 배우면서 ‘김’소리가 날까말까한 정도에서 ‘눈썰미가 있다’면서 스승은 명창 박초월문하에 들여보내 주었다. 그때만해도 악기하는 이가 드믄 편이었다. 그는 박명창의 연습반주를 거들다가 17살되던 해 낭자국악단에 입단하게 되었고 전국을 떠도는 공연으로 평생소원이던 광대의 길에 들어섰다. 21살때 광주예술제전 전국국악경연대회에서 대금으로 장원, 새파란 젊은이가 ‘대금을 잘 분다’고 해서 원로들의 총애를 한몸에 받으면서 ‘파릇젓대’란 별명으로 활동했다. 춥고 배고픈 유랑생활에서도 그 무렵에 만난 이정업 신용수씨에게 북과 장구장단을 다시 배웠고 한 공연에서 대금을 불고 춤장단 판소리장단을 치는 일인다역의 존재가 되어갔다. 여성국극이 사양길에 접어들자 이번엔 옥류장이며 대하 청운각 등 요정을 전전하다가 기약없는 유랑생활을 끝내고 78년 뒤늦게 국립창극단에 입단했다. 여기서 중요무형문화재 제59호 판소리고법예능보유자인 김동준씨를 만나 직계후계자가 되었고 ‘국악이 한낱 천대받는 예술이 아닌,우리만의 자랑스러운 고유음악’이란 자부심으로 밤을 낮삼아 연마적공을 쌓아 나갔다. 느리고 완만한 진양조,의연하고 안정된 중모리,긴박감으로 몰아치는 자진모리 휘모리, 10분의 8박이 한 악절을 이루는 엇모리에 이르기까지 원형장단 변형장단을 고루 섭렵하고 창자나 연주자의 몸짓하나에서 일장일단을 읽어내는 귀신같은 섬세함을 익힐수 있었다. 그러나 지난 84년 국립극장마당에서 열린 ‘수궁가’완창공연에서 스승인 김동준과 번갈아 장단을 맡았을때 15일간이나 계속되는 장기공연에다 완창 5시간이 그로선 견딜수 없었으나 스승은 한결같이 지치는 빛없이 신명을 올리는 것이 하두 신기하여 “선생님께서는 허구헌날 같은 공연이 지루하지도 않으시냐”고 물은 적이 있다. 스승은 제자의 질문에 얼핏 일별하고는 “그건 시간이지나야만 알게 될걸세”했고 10년이 지난후 가사한마디 음하나하나가 제대로 귀에 잡히기 시작하여 언제부턴가 다섯시간,열 시간공연도 무아경의 열락에서 시간가는줄 모르게 되었다. 북가락은 일정한 공식이 정해져 있지 않고 고수마다 다르게 칠뿐 아니라 같은 고수라도 그날의 기분따라 그때마다 다르게 마련이다. 소리속을 무르익게 터득하면서 비로소 스승과 같은 훌륭한 인간문화재가 될 것을 목표로 정했으나 두 손과 머리와 발끝까지도 전신이 장단에 실리는 경지를 바라보고 있을때 ‘하늘같은 스승’은 타계하고 말았다.3년의 전수과정중 1년을 채우지 못해 인간문화재는 커녕 전수조교의 자격마저 박탈당한 처지다. 손으로 울림을 막아치기도 하고 북채로 엄지점 임지점을 맺고 찍고 굴려치면서 ‘궁당궁 당구당’,현란한 그의 장단에 실리다보면 마음속 깊은 곳에 무상한 열반이 깃드는 것을 절로 실감하게 된다. ○「판소리 북연주법」 출간 오죽하면 원로 성경린씨가 ‘그의 북은 장단마다 신기가 붙어 가락이란 가락은 장단에 녹아든다’고 평한다.불우한 방랑생활로 결혼도 사별이나 이별로 실패한 경험이 있고 지금은 약사인 부인 문윤옥씨(52)의 극진한 내조로 안정된 생활을 누리고 있다. 자녀는 1남2녀. 그는 1년이면 서너차례씩 외국연주,가르치고 주관이 되고 솔선하는 위치에서 ‘북에관한 저서가 전무한 것’을 안타깝게 여겨 ‘판소리 북연주법’을 출간했고 지난 90년에는 평양에서 열린 범민족통일음악제에서 ‘대금산조’ 독주와 오정숙 명인의 ‘심봉사 눈뜨는 장면’의 장단을 맡아 ‘신명이 절로 놀고 생명이 넘치는 북가락’으로 북쪽 관객의 가슴을 녹였다. 그의 장단은 소점이나 매화점을 잔가락치기로 때리거나 손궁과 북채로 합궁 겹궁을 달고 풀다가 일단락을 끝맺을 때의 합박은 ‘궁’소리와 함께 창자의 흥을 서서히 잠재우고 관객의 심장에는 싱싱한 고동을 울려준다. 북을 치면 먼저 북이 알고 ‘북이 소리를 타는 가운데’ 이제 그의 예술은 ‘절대조화’를 뛰어넘어 풍상을 견디는 무극의 경지에서 언젠가 통천하는 시기를 바라보고 있다. □연보 ▲43년 경기도 화성 출생. ▲57년중앙국악예술학원 졸업. ▲60년 박초월 문하 사사후 낭자국악단임단,서용석씨에게 대금사사. ▲78년 국립창극단 입단. ▲78­89년 중요무형문화재 제59호 김동준판소리고법 사사. ▲78­82년 한국국악협회 고수분과원원장,이사. ▲80년 민속합주단 ‘우리가락 마당’창설 대표. ▲81­84년 ‘우리가락 마당’ 기악발표회 3차례.(세실극장.국립극장,드라마센터). ▲81­현재 국립창극단 ‘박씨전’‘춘향가’‘심청가’‘흥보가’‘수궁가’등 고수 및 대금연주. ▲84년 광주예술제전국국악경연대회장원(대금). ▲84­86년 중앙대 음대 한국음악과 고법강사. ▲85­93년 국립창극단 기악부 악장. ▲85년 ‘춘향전’완창창극(창자 오정숙) 고수(국립극장). ▲88년 서울올림픽 문화예술제참가연주. ▲89­93년 단국대 음대 국악과 고법강사. ▲89년 영국 ‘세계민속의 소리’ 심포지움 한국대표. ▲90년 범민족통일음악회 한국예술단으로 북한연주(평양 2·8회관) 대금독주 및 오정숙의 ‘심청가’ 고수. ▲90­93년 중요무형문화재 제59호 판소리고법김동준전수소 개설운영조교,국립창극단 ‘춘향전’대만연주 고수,미국연주,프랑스 독일 등 유럽연주. ▲91년 정화영 판소리고법발표회(국립극장대극장),UN가입 경축사절단미국 카네기홀 공연. ▲93­96년 한국문화통신사 일본 NHK연주 및 핀란드 쿠오모음악제,화란음악제 UN참전용사 기념비 제막식, 네덜란드 전통음악제 등에 안숙선과 동행연주. ▲94­95년 전주대사습전국국악경연대회 심사위원. 〈저서〉‘판소리 북연주법’ 〈수상〉KBS국악대상(85년),신라문화제대통령상(대금,87년),국악의해 국악보급 공로상(94년)
  • 10대그룹 대출관리제 연내 페지/강 부총리 국회보고

    ◎동일계열 여신한도제 도입추진 정부는 금융개혁위원회의 의견을 수렴,금년중 10대계열기업군에 대한 은행대출한도 관리제도(바스킷제도)를 폐지하는 대신 동일계열기업군에 대한 여신한도제를 도입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 강경식 부총리 겸 재정경제원장관은 7일 국회 재정경제위원회 업무보고에서 최근 금융자율화 및 개방화추세에 대처하고 한보부도와 같은 금융사고의 예방을 위해 여신관리제도를 금융기관의 건전성 제고라는 본래의 목적에 맞도록 개편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강부총리는 이에 따라 현재 5대 및 10대 계열기업군 전체에 대해 적용하고 있는 바스킷제도를 개별은행별로 동일계열기업군에 대한 여신한도제로 개편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현재 바스킷제도는 5대 계열기업군에 대한 은행대출금이 전체 대출금의 4.88%를 넘지 못하도록 하고 있으며 10대 계열기업군은 6.61%를 상한선으로 하고 있다. 재경원은 그러나 앞으로는 동일계열기업군에 대한 여신이 은행자기자본의 일정한도를 초과할 수 없도록 개편,편중여신억제를통해 금융기관의 건전성을 유도할 방침이다. 강부총리는 또 한보사태와 같은 유사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은행의 책임경영체제를 구축하고 여신심사기법의 선진화,건전성감독기능의 강화 등을 위해 관련 금융제도와 관행을 개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 대입추천제 준비 치밀해야(사설)

    대학입시에서 학교장추천방식이 확산되고 있다.서울대가 98학년도 입시에서부터 고교 교장추천에 의한 특차전형제도를 도입하기로 한데 이어 성균관대·경희대가 2일 신입생정원의 1∼10%를 교장추천으로 뽑기로 했으며 이화여대·아주대도 이 제도의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한다. 대학의 학생선발제도는 고등교육의 기회가 구체적으로 누구에게 주어져야 하느냐를 결정하는 틀로서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히는 만큼 민감한 반응을 일으키게 마련이다.따라서 신중한 검토와 치밀한 준비가 필요하다. 학교장추천선발제도는 올해 포항공대를 비롯한 3개 대학이 이미 실시한 바 있고 긍정적인 측면이 많은 제도로 평가받았다.상대적으로 불리한 교육환경을 지닌 농어촌학생의 대학진학기회를 늘려주고 전과목성적이 고루 좋지 않아도 특별한 재능을 지닌 학생을 선발할 수 있으며 결과적으로 과외에 밀린 고교교육의 정상화에 기여할 것이라는 기대를 받고 있는 제도인 것이다. 그러나 이 제도의 급격한 확산은 교육의 평등권침해와 입학사정 방식의 공정성시비를 불러올 수도 있다.사립대학의 농어촌학생특례입학에 대해 기여입학제 도입을 위한 포석이라고 보는 시선도 있을 만큼 대학에 대한 일반의 신뢰가 아직은 확고하지 못한 탓이다. 따라서 이 제도를 도입하는 대학은 공정성을 의심받지 않을 만큼 객관적이고 치밀한 추천기준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추천에 필요한 최소한의 수능성적이나 내신기준도 합리적으로 마련하지 않으면 수능성적을 기본으로 하는 특차전형과 다를 바 없어지게 된다.그렇다고 학교차를 인정하여 전국의 고교를 몇개의 군으로 분류하는 식은 시기상조로 보인다.추천대상학생의 선발을 둘러싸고 고교에서도 치맛바람 등 잡음이 일수 있다.대학이 바뀌는 만큼 고교교육현장도 바뀌어야 이 제도의 성공이 가능하다.
  • 「미사일주권과…」 하경근 의원 정책보고서

    ◎“한·미 미사일양해각서 폐기돼야”/사정거리 180㎞이상 개발제한… 북과 수준차 심화 한국국제정치학회장과 중앙대총장을 역임하고 현재 국회 국방위원인 하경근 의원(민주당 부총재·정치학박사)은 23일 불공평한 한미 미사일양해각서는 폐기돼야 하며 한반도의 평화정착을 위해 미국에 대해 MTCR(미사일기술 통제체제)의 남북한 동시가입추진을 요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하의원은 「미사일 주권과 MTCR 가입­한미 미사일 양해각서의 개정과 우리의 입장」이라는 정책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히고 북한의 미사일 공격위협에 대해 패트리어트 미사일의 보호를 받기 위해서는 패트리어트의 추가배치 및 이 미사일의 국군운용이 가능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다음은 보고서 요지. 우리나라는 1979년 미국의 기술지원으로 한국형 지대지 미사일(현무)을 개발하면서 사정거리 180㎞ 이상의 미사일은 개발하지 않겠다는 이른바 「한미 미사일양해각서」를 맺었다.이 각서로 미사일의 제작,도입은 물론 항공우주산업의 핵심인 로켓 시스템 개발에도 막대한 제약을받고 있다. 북한은 지난 84년 사정거리 280㎞의 스커드 미사일을 개발,평양 부근에 배치했고 한해 100기의 스커드미사일 생산능력을 갖춘데 이어 87년부터 사정거리 500㎞의 스커드 개량형인 스커드 B,C형 미사일을 생산,이집트 이란 시리아 리비아 등 중동국가에 수출하고 있으며 특히 이란에는 160기를 수출했다.최근에는 사정거리가 3천∼5천㎞ 이상으로 추정되는 대포동 미사일을 개발한 것으로 전해졌다.이처럼 북한의 미사일 개발능력은 상당한 수준에 도달한 반면 우리나라는 한미 미사일 양해각서의 제약으로 사정거리 180㎞ 이내의 미사일만을 보유하도록 규제하고 있어 남북 미사일의 수준차는 큰 폭으로 심화되고 있다. 미국은 한국이 180㎞ 이상의 미사일을 개발하면 주변국의 미사일개발 경쟁을 촉진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러시아는 1천424기의 전략탄두 미사일을 실전배치해 놓고 있고 중국도 1만3천㎞의 대륙간 탄도탄,일본의 경우 1만5천㎞에 이르는 위성발사체 개발능력을 보유하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의 논리는 설득력이 없다고 볼수 있다.미국은 또 우리의 미사일개발 포기대가로 패트리어트 미사일 등 한미연합방위력으로 대응할 수 있다고 설득하고 있다.현재 배치된 패트리어트 6개 포대 48기는 후방의 미군기지이기 때문에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주요 전략산업시설 및 대도시에 대한 북한의 미사일 공격을 방어할 수 없는 실정이다.즉 현재 우리나라에 있는 패트리어트 미사일 포대는 미군기지를 보호하기 위한 목적에서 배치되어 있기 때문에 북한의 미사일 공격위협에 대해 패트리어트 미사일의 보호를 받기 위해서는 패트리어트의 추가배치 및 동 미사일의 무상대여와 국군의 운용이 가능해야 할 것이다.그러나 오히려 패트리어트 미사일의 대한 판매압력이 가중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같은 사실에 비춰 자주국방 능력과 국익을 확보한다는 차원에서 한미 미사일 양해각서는 전면 개정되거나 폐기돼야 한다.또 현재 진행중인 미·북 미사일협상과 관련,사정거리 300㎞,탄두중량 500㎏을 초과하는 미사일 및 관련기술,장비,시설의 수출을 통제하는 MTCR에 남북한이 동시 가입하는 방안을성사시켜야 한다.〈정리=황성기 기자〉
  • 문화체육공보위 최재승 의원(국감인물)

    ◎「문예진흥원 퇴직금 14억」문제 파헤쳐 국민회의 최재승 의원은 이번 국정감사에서 연일 「한건씩」 해내고 있다.문화체육공보위 소속인 그는 14일 문예진흥원에 대한 감사에서 퇴직금 제도의 문제점을 파헤쳤다.퇴직금이 15억원에 이르는 직원이 있는가 하면 10억원 이상도 12명이나 되는 등 퇴직금 산출 기준의 허점을 제시했다.30년 근속일 경우 퇴직금 지급률이 123개월분 봉급으로 돼 있었다.『해도 너무했다』는 공감을 얻어냈다. 문덕수 문예진흥원장도 『해결 방안을 찾느라 고심하고 있다』고 수긍해야만 했다.최의원은 결국 문예진흥원측이 새로운 규정을 적용,이런 맹점의 개선 방침을 발표하게 만들었다. 최의원은 또 국민체육진흥공단측과 「볼링장」논쟁으로 판정승을 거뒀다.그는 볼링장 이용객 한사람마다 걷는 체육진흥기금과 관련,볼링장업소측의 착복의혹을 제기했다.전국 볼링장 수입추정액에 비해 실제로 공단에 납부되는 기금이 10% 수준밖에 미치지 못한다는 계산도 곁들였다.박성달 공단이사장은 처음에 『최의원의 계산 잘못』으로 버텼다.하지만 끝내 『볼링장 실사를 강화하겠다』고 한발 물러나야만 했다.〈박대출 기자〉
  • 영화계 전반 지각변동 예고/영화 사전심의 위헌판결 이후

    ◎성인전용관·민간심의기구 구성 최대 쟁점/비디오 완전등급심의제 주장도 논란 예상 최근 공연윤리위원회의 영화 사전심의가 위헌이라는 헌법재판소의 결정 이후 영화계 전반이 지각변동을 맞고 있다.문화체육부는 관계법규가 정비될 때까지 공륜이 영화등급결정업무를 잠정 수행토록 하는 등 긴급대책을 발표했지만 영화계에서는 등급외 영화,성인전용관,외화심의,공륜의 향후위상 문제 등에 대해 적잖은 반론을 제기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특히 성인전용관 설치문제와 심의기구 구성 등에 관해서는 정책당국과 영화계간의 입장이 크게 엇갈리고,각 단체간의 이해관계도 복잡하게 얽혀있어 쉽게 결론이 나지않을 전망이다.영화 자율심의시대를 맞아 논란이 예상되는 과제들을 쟁점별로 정리한다. ▷등급외 영화◁ 공륜은 앞으로 영화에 대한 사전심의를 하지않는 대신 연소자 관람가·중학생 관람가·고등학생 관람가·미성년 관람불가 등 4단계로 영화등급을 결정하고,상영불가 수준의 영화에 대해서는 등급외 판정을 내리게 된다.공륜의 상영금지 조치의 근거가 없어진 만큼 등급외 판정 영화라도 상영을 감행할 경우 막을 근거가 없다.다만 상영된 뒤 형법·청소년보호법·청소년기본법·아동복지법 등에 의해 사법조치될 수 있을 뿐이다.그러나 현재 우리로서는 등급외 영화 전용상영관이 없고 제도적 장치가 미비하기 때문에 일반 극장주들이 이런 영화들을 수용할 지는 의문이다. ▷공륜의 위상◁ 공륜이 잠정적으로 영화 등급결정업무를 담당키로 했지만 행정기관의 성격을 갖는 공륜이 등급을 결정하는 것은 헌법재판소의 위헌판결 취지에 어긋난다.하지만 한시적인 경과조치인 만큼 영화계에서는 찬성한다는 견해를 보이고 있다.일부에서는 입법,사법,행정 3부가 공동으로 위원을 추천하는 「영화진흥위원회」 같은 기구를 설치하고 산하에 민간주도의 자율적인 「영화등급심사위원회」를 두는 것을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다. ▷외화 심의◁ 수입외화의 경우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보는 문체부는 지금처럼 공륜의 추천심의에 따라 상영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세계무역기구(WTO)체제 취지에 비춰볼때 수입외화에 대한 제한조치와 스크린쿼터제 시행은 각국간에 합의된 사항이라는 것이 문체부의 논리.이에 따라 일단 수입되면 삭제없이 상영되겠지만 수입과정에서는 예전보다 한층 강한 통제가 예상된다.문체부가 사실상 수입금지권과 같은 수입추천권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비디오,비디오 게임 등 다른 영상물의 심의◁ 영화 사전심의 위헌 결정에 따라 비디오물(CD롬,롬PACK 포함)에 대해서도 완전등급심의제로 가야한다는 주장이 대두되고 있다.그러나 문체부는 『비디오는 극장영화와 유통구조가 다르고 청소년층에 직접 노출될 수 있으므로 영화처럼 사전심의를 완전 폐지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어서 논란을 낳고 있다.〈김종면 기자〉
  • “핵심멤버 G10그룹 차례”/국제 통화정책 논의 비공식 실무기구

    ◎대사들 수시 회합… 막후 실력행사의 장 선진국모임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내에 또다른 선진국모임이 있다.기존 28개 회원국가운데 핵심멤버인 G10그룹이다. 멤버는 미·일·영·독·불(G5)에다 캐나다·이탈리아(G7),오스트리아·네덜란드·벨기에·스위스 등 모두 11개국.하지만 관습상 G10으로 불린다. OECD내 경제정책위산하의 비공식실무기구(실무그룹Ⅲ)인 G10그룹은 OECD의 알맹이인 국제통화및 금융정책을 협의한다.따라서 OECD를 실질적으로 움직이는 기구라 할 수 있다.역할의 중요성으로 「통화(currency)마피아」라는 별명도 갖고 있다. G10그룹은 주재국 대사들이 수시로 모여 국제환율및 금리와 금융정책에 대해 폭넓은 의견을 교환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상대국의 환율 및 금리조정을 요구하기도 하면서 국제금융정책을 주도해 나간다는 것이다. 주불대사관의 OECD가입준비사무소가 G10의 실체를 파악한지는 얼마되지 않는다.대외적으로 알려지지 않은 비공식 기구였기 때문이고 운영방식 등은 알려져 있지 않다. OECD가입준비사무소의한 관계자는 『우리가 OECD에 가입한 만큼 다음 단계는 G10그룹에 참여하는 것』이라고 가입추진의사를 밝히고 있다. G10그룹의 논의내용이 국제금융시장의 큰 흐름과 직결되는 만큼 국제금융시장의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해 나가려면 여기에 합류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OECD에 갓 가입한 마당에 당장 G10가입을 서두르지는 않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G5국가중 유럽이 절반이상인 3개국을 차지하고 있어 유럽국가운데 두나라를 빼고 러시아와 중국으로 대체해야 한다는 주장이 일고 있는 것으로 영국의 파이낸셜지는 보도했다.나라의 힘과 통상규모에 맞춰 구조조정을 해야 한다는 얘기다. 국제기구의 개편논의는 우리나라의 G10가입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OECD는 한국이 금세기말 G7의 범위에 들어올 수 있을 것이라는 보고서를 이미 발표한 바 있기 때문이다.〈파리=박정현 특파원〉
  • 작년 정부살림 “흑자”/국회 법제예산실 분석결과

    ◎남은돈 5년내 최저… 살림 예측력 “우수”/예산규모 연 16.5%씩 증가… 팽창 기조 국회 법제예산실이 분석한 지난해 정부 살림살이를 보면 일단 정부는 흑자경영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쓰다 남은 돈이라고 할 수 있는 세계잉여금이 2조3천1백51억원에 이른다.이중 세출항목이 지정돼 있는 특별회계 잉여금과 전년도 이월액을 제외하고 말 그대로 쓰려다 못쓴 돈이라 할 순잉여금은 일반회계의 4천65억원이다.이는 지난 5년과 비교해 가장 낮다.일반회계의 경우 지난 91년엔 1조4백13억원이,지난 94년엔 1조3천62억원이 발생했다.예산과 결산의 차액이 적을 수록 정부의 예산편성 예측력이 높다는 것을 뜻한다고 할 때 일단 지난해 예산편성은 그런대로 적정선에서 이뤄졌다고도 할 수 있다. 다만 지난 91년부터 96년까지의 정부 재정증가율이 16.5%를 기록,같은 기간 GNP 평균 증가율 14.3%보다 1.2%포인트 웃도는 것으로 나타나 현정부의 재정운용이 팽창기조인 것으로 파악됐다. 국세징수에 있어서 지난해 예산과 비교해 목표액 대비 1백.9%의 국세징수실적을 올려 오차가 5천53억원에 그쳤으나 소득세와 관세의 경우 1차 추가경정전의 당초예산과 비교해 1조여원씩 더 거둬들이는 등 세수추계의 정확도는 아직 낮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와 함께 정부 부처별 예산집행 실태에 있어서도 적지 않은 부처에서 예산전용 및 불용사례가 매년 되풀이되고 있어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법무부의 경우 검찰청 운영비의 28억7천만원이 전용되었고 3백10억원으로 책정됐던 교도작업특별회계에 있어서 불용액이 73억원이나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공정거래위는 당초 세입예산을 3억5천만원으로 책정했으나 징수실적은 50억여원을 기록하는 등 매년 「과소세입책정·과다초과수납」을 반복,예산심의를 무의미하게 만드는 것으로 지적됐다.재정경제원은 연구개발비 7억3천만원의 25.5%가 전용·불용처리됐다. 국세청은 벌금수입예산액을 21억4천3백만원으로 책정했으나 실제 수납액은 이의 8배가 넘는 1백81억여원에 이르러 세입추정이 잘못됐던 것으로 드러났다.이와 반대로 관세청은 세입예산을 2백96억원으로 잡았으나 실제로는 1백91억원만 징수하는데 그쳤다. 통일원은 통일고문이 30명인데도 40명을 기준으로 운영예산을 편성,5천여만원의 집행잔액을 다른 사업의 업무추진비로 사용했다.내무부는 각 시·도 국가직 공무원의 인건비 4억8천8백만원을 정원및 기준호봉 미달등의 이유로 불용처리했다.국방부는 전체예산중 3백97억여원이 재이월되는 등 매년 사고이월.및 재이월이 되풀이돼 문제점으로 지적됐다.통상산업부는 폐광대책비 92억원을 과다지급한 것으로 드러났다.정보통신부는 6천7백56억원의 세계잉여금이 발생,예산편성의 허점이 지적됐다.건설교통부는 울산권 광역상수도사업비로 50억원을 책정했으나 사업추진이 불투명해지자 재해대책예비비 등으로 전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 소리없는 하늘의 말 새겨들어야(박갑천 칼럼)

    구약성서에 나오는 이스라엘의 신­하느님은 인간적이다.아니,아예 『자기형상 곧 하나님의 형상대로 사람을 창조하셨다』(창세기 1­27).그랬으니 사람은 겉모습이나 심성에서 하느님을 닮을수밖에 없다. 이 하느님은 사람과 똑같은 감정으로 화도 내고 버력도 입힌다.사람과 말도 주고 받는다.다윗도 이삭도 아브라함도 모세도…,그 하느님말을 듣고 따랐다.말더듬는 모세한테도 이집트로 어서 가서 겨레를 이끌고 젖과 꿀이 흐르는 가나안으로 가라지 않던가.자잘한 일도 일일이 이르고 가르치는 하느님이다. 이에 비긴다면 한자문화권의 하늘은 사람과는 다른 차원에서 우주를 영위하는 절대자다.사람의 가치기준으로 볼때 그 의지는 있는듯이 없고 없는듯이 있다.공자가 『하늘이 언제 말을 하더냐(천하언재:「논어」양화편)』고 한것도 그뜻이다. 그렇게 말은 없지만 『네계절은 운행되고 만물은 자란다』.하늘이 복을 내리느니 미워하느니 하는것도 사람의 가치기준이 생각하는 「완전한 존재」의 말없는 의지표현이라는 것뿐,형체있고 말하는 하늘의 뜻을가리키는 건 아니다.그점에서 여호와와 달라진다. 설사 그렇게 말이 없다해도 사람은 솔로몬의 예지로 그 소리를 들을수 있어야한다.들을줄 알아야한다.사실,하늘은 끊임없이 사람에게 말을 해온다.그래선 안된다,그렇게 하라,옳지 잘한다…면서.다만 사람이 듣질 못한다.들으려않고 못 들은 체한다.몹쓸병으로 남보다 먼저 죽음에 이른 사람을 보자.하늘은 그동안 여러모로 경고를 내렸다.그걸 못 듣거나 무시한 결과가 그 죽음이다. 하늘은 문명화에 취해있는 오늘의 우리에게도 소리없는 경고를 내려온다.지난번의 수해와 산사태도 그렇다.하늘의 말을 네뚜리로 들었기에 받은 앙화였다 함이 옳다.하늘은 자연환경 파괴에 야단을 친다.요얼마전만 해도 내리사흘 오존경보를 내리게 하지 않던가.죽은 물고기를 보이면서는 너희꼴이 이리되게 툭탁치기 바라느냐고 종주먹대기도.그런데도 못 듣고 못 봐서 못 느낀다 할 일인가. 『나면서 아는 자는 으뜸이며 배워서 아는 자는 그 다음이고 벽에 부딪쳐서야 배우는 자는 그그다음이다.벽에 부딪쳐서도 배우려 들지않는 것을 맨 아래로 친다』(「논어」계씨편).이는 공자가 도에 대해 한말이긴 하지만 세상 모든 일에 통하는 진리라 할것이다.벽에 부딪쳐서도 소리없는 말이라 하여 듣지 못한다면 자멸의 길만이 남지 않겠는가. 말없는 계절의 운행 따라 무더운 터널을 지나면서 듣는 소식­오늘이 입추로구나.
  • 입추(외언내언)

    이글거리는 불볕더위가 연일 계속되고 있다. 일부 지방에서 수은주가 섭씨38도를 넘어섰고 폭염을 피해 피서객들이 8월 첫 휴일인 4일 전국적으로 4백만명의 인파가 도시를 빠져나갔다고 한다. 올여름 더위는 평년보다 2∼5도가량 높아 유난스럽다는게 기상청의 분석. 이런 무더위는 중순까지 계속된다고 예보하고 있다. 더위는 말복(11일)을 향해 숨차게 기어오르고 있는 중이다. 한여름 땡볕속에서 줄기차게 울어대는 매미소리는 청각적으로 더위를 식혀준다. 요즘에는 도심의 아파트에서도 신기하게 매미소리를 들을 수가 있다. 울창한 나무가 있기 때문이다. 땅속에서 유충으로 7년을 살다가 한달이란 짧은 세상살이가 한이 돼서인지 매미는 정열적으로 울어댄다. 그래서 매미는 여름을 알리는 전령이다. 그러나 가을이 문턱에 오면 소슬바람속에 섬돌의 귀뚜라미가 청아하게 울어대기 시작한다. 「어느새 기러기 펄펄 날고/쏘르라미는 이내 쓰르람 울어대고/농부는 시절을 알고는/쑥대베어 비로소 가을을 알리네」 김극기의 한시 「전가사시」의 가을풍경이다. 폭염이 하도 기승을 부리니까 소슬바람 일고 하늘이 높아지는 가을이 더욱 기다려진다. 뙤약볕이 좋으면 가을의 수확은 한결 풍성하고 알차다하지 않는가. 그래서 가을을 기다리는 마음은 더욱 풍요로워진다. 절기상으로도 7일은 입추다. 더위가 아직 남아있긴 하지만 파장에 들어선 것은 분명하다. 이때의 더위를 사람들은 잔서라 부른다. 우리 조상들도 입추전후를 이렇게 노래했다. 「7월이라 맹추되니 입추·처서 절기로다/늦더위 있다한들 절서야 속일소냐/비밀도 가볍고 바람끝도 다르도다/」(농가월령가) 찜통더위와 열대야에 시달리다보니 입추」는 절기 이름만으로도 서늘함을 느끼게 된다. 유난히 높고 푸른 가을하늘에 고추잠자리 맴돌고 고개숙인 수수이삭 익어가는 농촌들녘의 정겨운 가을이 그리워진다.올여름의 더위가 혹독했던 만큼 가을은 더욱 소중하게 맞이하게 될 것이다.〈반영환 논설고문〉
  • “개방만이 살길” 궁지의 선택/북 해외농업기술 도입추진 배경

    ◎“구조개선 없인 식량난 계속” 자각/“최대한 빨리 지원”… 심각성 반영/개방정책 다른 부문 확산될지 관심 북한이 심각한 식량난의 근본적 대책마련을 위해 미카터센터를 통해 선진농업기술을 받아들이기로 한 조치는 비록 농업분야에 국한된 것이긴 하지만 북한이 어려운 현실상황을 솔직히 인정하고 외부세계에 도움을 요청했다는 사실에서 북한의 실용적인 자세변환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같은 북한측의 농업기술분야에서의 문호개방은 점차 농업생산의 증가를 가져올 것으로 예측되며 이는 다른 분야에서의 문호개방으로까지 파급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북한변화의 청신호로 분석되고 있다. 한반도의 긴장완화를 위해 노력해온 카터 전 대통령의 제안으로 이뤄진 이번 카터센터 농업대표단의 방북은 당장 시급한 식량지원과는 별도로 북한농업의 실태연구 및 처방제시와 카터센터의 영농지원프로그램인 「글로벌 2000」의 적용 가능성 조사 등 북한농업의 구조적 개선을 위한 것이었다. 따라서 대표단도 카터센터에서 앤드류 애글리 영농지원부장과 해리 반스 갈등해소 및 인권부장,국제 콩·밀개선센터(CIMMYT)의 노르만 볼로그 박사,록펠러재단의 존 오툴리 박사 등 8명의 농업전문가로 구성됐으며 이들과 주로 농업기술문제를 협의한 북한측 상대들도 농업위원회(농업부) 작물생산국장 임창덕,관개국장 김성각,농업과학아카데미 과학기술지원국장 김창활,평양 김보현농업대학의 한인복 교수 등 농업기술 관련 행정책임자와 학자들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일주일동안 북한농업기술의 현황과 개선방안을 집중토의 하고 또 틈틈이 청산리집단농장·태성저수지·서해갑문 및 배수시설·수해지역인 평북 희천시 일대를 함께 돌아보았으며 대표단이 놀랄 정도로 만나는 북한관리들마다 허심탄회하게 해당분야에 있어서의 문제점들을 자세하게 설명해주었다고 대표단의 보고서는 기록하고 있다. 북한당국이 수용한 대표단의 제안 내용은 첫째 CIMMYT와의 못자리 배양기술협력으로 북한측의 요청에 따라 오는 10월 파종될 겨울밀과 보리,97년 봄에 파종될 옥수수 등에 대한 배양 실험을 CIMMYT가 가능한 빨리 하기로 했다. 둘째는 글로벌 2000 및 가나의 곡물연구소(CRI) 등과의 협력을 통해 콩에 대한 단백질 함유량 테스트인 QOM제도 수용,셋째는 필리핀 국제쌀연구소(IRRI)와 함께 북한토양에 맞는 품종개발,넷째는 페루 감자연구소(CIP)와의 품종개량 협력,다섯째는 멕시코 산림부와의 소나무 품종개량 협력,여섯째는 연구·기술인력 교환 및 공동연구 등으로 돼있다. 북한측은 이밖에도 농업대학에의 컴퓨터 및 시료분석 장비지원,국제농업기술연구소와 1∼2개 집단농장과의 직접 결연으로 경영 및 기술지도 시범,식량 및 비료원조 등을 요청하기도 했다.또한 이와는 별도로 추진되고 있는 식량과 비료지원 등 인도주의적 차원의 대북한 지원에 있어서도 카터센터가 중심 역할을 수행키로 했다.〈워싱턴=나윤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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