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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수 눈앞서 번번이 실패 ‘KB금융의 M&A 잔혹사’

    KB금융 경영진이 동반 중징계를 통보받음에 따라 그룹의 인수합병(M&A) 전략에도 비상등이 켜졌다. 인수 목전까지 갔다가 번번이 실패하곤 해 ‘M&A 잔혹사’라는 말마저 나오고 있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KB지주가 최근 추진해 온 M&A는 LIG손해보험이다. 임영록 회장은 ‘전산 내분’이 생기기 전까지 매주 임원회의 때마다 진척 상황을 챙길 정도로 LIG손보 인수에 각별한 공을 들였다. 실사에만도 경쟁사보다 많은 60여명을 투입했다. 예비입찰가가 낮아 불리하다는 관측도 돌았으나 경쟁이 무르익으면서 강력한 인수 후보자로 떠올랐다. LIG손보 노조도 인수 주체로 KB를 지지하면서 처음으로 제대로 된 M&A를 성사시키는가 싶었다. 하지만 오는 26일 금융감독원 제재심의위원회에서 사전 예고된 대로 기관 경고를 받게 되면 양상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 기관 경고를 받더라도 은행·보험·증권 등 개별 금융사와 달리 지주사는 M&A 자체에는 제약이 없다. 하지만 인수 뒤가 문제다. 금융 당국은 모기업의 경영 실태 등을 따져 자회사 편입 여부를 승인해주는데 KB지주의 기관 경고 전과가 감점 요인으로 작용할 공산이 높다. LIG그룹으로서는 자회사 편입 승인조차 불투명한 곳에 ‘자식’을 팔기 부담스러울 수 있다. 그러는 사이 LIG손보에 눈독 들여온 롯데는 인수 제안가를 6000억원대까지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KB지주는 앞서 이미 대형 M&A 경쟁에서 두 번이나 고배를 마셨다. 2012년 어윤대 당시 KB지주 회장은 ING생명보험 인수에 필사적으로 매달렸으나 “가격이 너무 비싸다”는 사외이사들의 반대로 포기해야 했다. 경영진이 바뀐 뒤 지난해 말 처음 도전한 우리투자증권 패키지(우투증권+우리아비바생명보험+우리금융저축은행) 인수전에서는 1조 1500억원의 최고입찰가를 적어내고도 우투증권만 선별 인수하겠다는 방침을 고수하는 바람에 탈락했다. 그룹 매출의 83%를 은행에 의존하는 KB로서는 비은행 분야 M&A가 선택이 아닌 필수다. ‘세상은 넓고 매물은 많다’지만 이번에도 LIG손보 인수에 실패한다면 전열 재정비에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안미현 기자 hyun@seoul.co.kr
  • 정유업계 “알뜰주유소를 잡아라”

    알뜰주유소에 유류를 공급하려는 정유업계의 경쟁이 어느 때보다 치열하다. 전국 1만 2600여 개 주유소의 8.4%를 차지하는 알뜰주유소를 잡으면 안정적 판로 확보에 시장점유율까지 높일 수 있다는 계산에 업체마다 총력전을 벌이는 모습이다. 10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SK에너지, GS칼텍스, 에쓰오일, 현대오일뱅크 등 정유 4사와 삼성토탈은 입찰을 앞두고 대응팀을 구성했다. 현재 알뜰주유소 공급권을 가진 에쓰오일과 현대오일뱅크는 수성을, 지난 입찰에서 고배를 마신 SK에너지와 GS칼텍스는 탈환을 노린다. 업계 관계자는 “이윤만 생각하면 큰 도움이 되지 않지만, 안정적인 물량 공급처에 미래 판로를 확보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알뜰주유소의 등장은 정유사 시장점유율에 적잖은 영향을 미쳤다. 업계 1위인 SK에너지는 경질유 내수시장 점유율이 2012년 1월 33.2%에서 올해 4월 현재 28.9%로 내려앉았고, 같은 기간 2위인 GS칼텍스도 25.0%에서 24.1%로 하락했다. 반면 지난해 4월부터 공급권을 확보한 현대오일뱅크의 점유율은 22.2%에서 23.1%로, 에쓰오일은 16.3%에서 18.7%로 점유율이 뛰었다. 특히 올해부턴 2부 시장(석유공사가 휘발유와 경유를 현물로 구매해 알뜰주유소에 공급하는 시장) 입찰에 삼성토탈과 수입사 외에 기존 정유사도 참여할 수 있게 돼 업체 간 치열한 눈치작전이 예상된다. 삼성토탈은 지난해 휘발유 반제품을 공급하는 방식으로 1부 시장(유통망을 가진 정유 4사 중 낙찰자가 알뜰주유소에 직접 물량공급하는 시장) 공급가보다 ℓ당 50원 저렴한 가격을 써내 한국석유공사와 수의계약을 맺었다. 하지만 특혜 지적이 일면서 2부 시장에도 반제품 휘발유 대신 완제품 휘발유를 납품하는 한편 경유도 입찰 대상으로 포함됐다. 삼성토탈도 자사의 최대 정유시장인 2부 시장을 놓칠 수 없다는 각오다. 한국석유공사와 농협중앙회는 오는 20일까지 입찰제안서를 접수해 1부 시장은 23일 협상적격자를, 2부 시장은 오는 20일 낙찰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 코레일, 전관예우 비리 막는다

    한국철도공사(코레일)가 전관예우에 따른 비리 근절을 위해 퇴직 공직자 또는 공기업의 임원 출신을 고용한 업체가 입찰에 참가하면 감점을 부과하는 제도를 도입했다. 공기업에서 나온 첫 민관 유착 척결 대책이다. 특히 공직자윤리위원회로부터 재취업 승인을 받은 경우에도 동일한 감점을 적용해 퇴직 공직자의 철도분야 재취업을 원천적으로 차단할 방침이다. 최연혜 코레일 사장은 지난 3일 열린 월례조회에서 ‘규제개혁 및 불공정거래·입찰비리 근절’ 대책을 공표했다. 계약에 관한 투명성 확보와 퇴직 공무원 관련 비리를 근절해 철도 안전을 강화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담고 있다. 제도 개선으로 퇴직 공직자를 고용한 업체는 사실상 낙찰이 불가능해졌다. 또 계약 과정에서의 예우나 특혜를 배제해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공정한 경쟁질서가 확립될 것으로 기대된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에 직결된 물품구매의 품질 저하를 유발할 수 있는 지나친 경쟁을 막기 위해 ‘기초가격’ 산정 기준도 개선했다. 거래 가격을 토대로 제조 원가에 못 미치는 덤핑 가격은 제외하는 등 원자재와 물가지수 등을 반영한 적정 가격으로 계약하기로 했다. 물품 인수 때 품질 확보를 위해 검사도 강화할 방침이다. 대전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강남 마지막 노른자위 한전부지 쟁탈전

    서울 강남의 마지막 노른자 위 땅인 강남구 삼성동 한국전력 본사 부지의 매각작업이 본궤도에 오른다. 한전이 올 하반기에 공개입찰을 추진함에 따라 국내 기업과 외국자본의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전은 구체적인 부지 매각 방안과 일정을 조만간 마련, 산업통상자원부, 국토교통부, 서울시 등과 협의를 거쳐 이르면 3분기에 매각 입찰공고를 낼 방침이다. 축구장 12개 크기(7만 9342㎡)의 한전 본사 부지의 공시지가는 지난해 말 기준 1조 4830억원이다. 현 시세는 3조∼4조원에 이른다. 11월 전남 나주로 본사를 옮기는 한전은 관련법에 따라 내년 11월까지 부지를 팔아야 한다. 그동안 한전은 매각 방법으로 프로젝트파이낸싱(PF), 자산신탁, 자산유동화(ABS)증권 발행, 특수목적법인(SPC) 설립 등을 다양한 방법을 검토해 왔지만 최근 경쟁입찰로 무게 중심을 옮긴 것으로 알려졌다.현재 부지 매입에 가장 적극적인 곳은 현대차그룹이다. 서울 성동구 뚝섬부지(2만 7828㎡)에 110층짜리 신사옥을 건립하려던 계획이 무산된 현대차 그룹은 한전 본사 부지를 대체지로 꼽고 있다. 이 부지에 초고층 ‘글로벌 비즈니스센터’(GBC)를 지어 그룹 신사옥 외 호텔, 컨벤션센터, 대형 쇼핑몰 등으로 활용한다는 구상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시너지 효과를 위해 계열사가 모여야 하는 상황이지만 양재 사옥은 이미 한계상황”이라며 “개발가치 등을 고려하면 경제성도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삼성그룹도 경쟁자다. 삼성그룹은 2011년 삼성생명을 통해 한전 부지 옆 한국감정원 부지를 2328억원에 사들였다. 또 2009년에는 삼성물산과 포스코 컨소시엄이 한전 부지 일대를 복합 상업시설로 개발하는 방안을 내놓은 적이 있다. 부동산 업계에선 삼성이 아직 상황을 주시하는 소극적인 모양세지만 실제 입찰이 시작되면 발 빠르게 움직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외국계 자본도 변수다. 시장에선 중국 최대 부동산 개발기업인 녹지그룹과 미국계 카지노그룹 라스베이거스샌즈 등이 눈독을 들이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외국계 투자회사의 임원은 “자본 여력이 있는 외국계 투자사라면 한전 부지는 솔직히 욕심 나는 땅”이라고 말했다.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 일반 도로보다 통행료 최대 2.75배 비싼 민자고속도로 “더 늘린다” vs “공공재는 나랏돈으로”

    일반 도로보다 통행료 최대 2.75배 비싼 민자고속도로 “더 늘린다” vs “공공재는 나랏돈으로”

    정부가 일반 고속도로보다 통행료가 최대 2.75배나 비싼 민자(民資)고속도로를 더 늘릴 방침이어서 논란이 일고 있다. 민자도로가 국민들의 통행료 부담을 높이지만 복지 예산 급증에 더해 세월호 참사로 안전 예산까지 늘려야 하는 등 사회간접자본(SOC)에 투입할 예산은 한정돼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도로 등 공공재는 나랏돈으로 짓는 것이 바람직하며 현행 민자도로 통행료도 낮춰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어 민자도로를 둘러싼 공방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8일 “도로 등 공공재에 대한 수요는 늘어나는데 재정은 점점 힘들어지고 있어 현 추세대로 가면 공공재를 국민들에게 적기에 제공하지 못한다”면서 “제2경부고속도로 등 인프라 건설 사업을 민자 형태로 가려고 계획 중”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현재도 민자도로 건설에 민간 투자가 그리 활발하지 않은 상황이다. 시공 중인 상주~영천고속도로의 경우 민간자본 조달이 여의치 않아 공사가 제대로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 민자도로에 투자하면 최소 15년가량 돈이 묶이기 때문에 주요 투자자인 은행들이 장기 투자를 꺼리기 때문이다. 이에 기재부는 민간 보험사, 연기금 등의 장기투자금을 끌어들이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최근 관련 연구용역 입찰도 공고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보험사와 연기금은 장기투자가 가능하므로 민자사업에 투자하면 세금 감면 등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민자고속도로 운영 업계에 따르면 다리를 짓느라 공사비용이 특별히 많은 인천대교를 제외한 9개 민자고속도로의 ㎞당 통행료는 평균 109.3원이다. 통행료가 가장 비싼 곳은 인천공항고속도로(40.2㎞)로 ㎞당 189.1원에 달한다. 한국도로공사가 관리하는 경부고속도로 중 인천공항고속도로와 구간이 비슷한 서울~안성 구간(49.4㎞)의 총 통행료는 기본요금 포함 3400원이다. ㎞당 68.8원으로 인천공항고속도로 요금의 3분의1 수준이다. 민간투자사가 투자금을 회수해야 하므로 민자도로 통행료가 비싼 것은 당연하지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불만일 수밖에 없다. 박준석 한국교통연구원 연구위원은 “현재도 민자도로 통행료를 깎아달라는 민원이 많다”면서 “수익성이 있는 도로를 민자사업으로 하겠다는 것인데, 수익이 나는 도로라면 정부가 건설하는 것이 맞다”고 지적했다. 정병두 계명대 교통공학과 교수는 “일반 도로를 탈 때보다 빨리 가려는 사람은 비싼 통행료를 내면서 이용할 수도 있지만 일반도로 통행료와 균형을 맞춰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선거 끝나자… 바빠진 은행들

    6·4 지방선거에서 단체장이 대거 바뀌면서 지방자치단체 금고를 차지하기 위한 은행들의 쟁탈전이 뜨거워지고 있다. 지자체 예산 관리뿐 아니라 관련기관 및 소속 공무원들을 고객으로 끌어들일 수 있다는 점에서 은행들의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인천, 충북, 전남, 경남, 세종 등 상당수 광역 지자체가 올해 말로 각 시중은행과 맺고 있는 금고 운영 계약이 만료된다. 이 가운데 인천과 전남, 세종은 지방선거에서 지자체장이 바뀌면서 현재 계약을 맺고 있는 은행이 교체될 가능성이 높다. 기존 금고 은행이 기득권을 주장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2007년부터 시(市)금고 운영을 신한은행에 맡기고 있는 인천은 올해 국민·우리·하나 등 다른 시중은행이 도전장을 낼 것으로 보인다. 계약 기간이 남은 지역에서도 금고 운영권을 사이에 둔 은행들 간 신경전은 마찬가지다. 대구는 2015년 말까지 대구은행과, 부산과 광주는 2016년 말까지 각각 부산은행, 광주은행과 계약기간이 예정돼 있어 새로 바뀐 지자체장 임기 내에 새로운 금고 은행 선정을 위한 입찰에 나설 예정이다. 윤샘이나 기자 sam@seoul.co.kr
  • 입찰 담합 대림산업·성지건설 과징금

    공정거래위원회는 경기 이천시 공공 하수도 사업 입찰에 참여하면서 담합한 대림산업과 성지건설에 시정명령을 내리고 과징금 40억 4500만원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고 4일 밝혔다. 대림산업 과징금은 31억 6600만원, 성지건설은 8억 7900만원이다. 조사 결과 환경관리공단이 2009년 2월 발주한 ‘이천시 부필·소고·송계 공공하수도 사업’ 입찰에서 대림산업이 낙찰받도록 성지건설은 들러리를 섰다. 대가로 대림산업은 조달청이 2009년 6월 발주한 ‘올림픽대로 입체화 공사’ 입찰 때 성지건설을 공동수급 업체의 일원으로 참여시켰다.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기본을 지키자] “부당이익 사업주에 과징금 면죄부… 형벌수위 높여야”

    담합 제재를 강화하는 세계적인 추세에 맞춰 우리나라도 담합을 막기 위한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먼저 사업자에 대한 형사처벌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은 담합 행위에 대해 개인을 형사처벌하고 있다. 하지만 사업자에게는 개인이 담합을 하지 않도록 상당한 주의의무를 이행하지 아니한 경우에만 형사처벌을 부과한다. 담합으로 사업자를 형사처벌하는 경우는 매우 이례적이고, 형사처벌을 하더라도 대부분 과징금 부과로 면죄부를 주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하지만 담합으로 인한 부당이득은 개인이 아닌 사업자가 보는 것이고, 대형사업의 담합은 회사 차원에서 주도적으로 이뤄진다는 점에서 사업자에 대한 형사처벌을 강화하고 형벌 수위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설득력을 얻는다. 자진신고자 감면제도(Leniency Program)가 교묘하게 이뤄지는 담합을 효과적으로 적발하기 위한 수단으로 자리 잡았지만 부작용이 많다는 지적도 나온다. 공정위가 내린 과징금 가운데 30% 이상이 리니언시 제도를 적용, 과징금 부과가 면제되고 있다. 따라서 담합을 주도한 사업자에 대한 감면 비율을 조정하는 방안이 검토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권오인 경실련 국책사업팀장은 3일 “불법으로 부당이득을 보았음에도 불구하고 최초로 자진신고했다는 이유만으로 과징금을 100% 면제받고 형사처벌도 받지 않는 모순이 있고, 이를 악용하는 기업도 늘고 있다”고 말했다. 담합을 유도하는 입찰제도 또한 손을 대야 한다. 대표적인 것이 건설공사의 턴키입찰제도다. 4대강사업이 턴키입찰로 발주된 대표적인 공사다. 그동안 턴키심의제도 전면개편, 담합업체 삼진아웃제 등을 도입했지만 담합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일시에 턴키공사를 발주해 나눠먹기, 들러리입찰 등 담합의 빌미를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들러리 입찰을 막기 위해 부실설계업체에는 향후 입찰 시 감점을 주고, 입찰가격에 대한 업체 간 짬짜미 여부를 가려낼 수 있는 변별력을 키워야 한다. 기술 심의위원에 대한 업체의 로비를 차단하기 위해 제도적 장치 마련과 함께 심의위원의 특정업체 밀어주기 심의를 막기 위한 온라인 심의제도를 확대하는 것도 바람직하다.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기본을 지키자] 기업 불공정 거래 고리를 끊자

    [기본을 지키자] 기업 불공정 거래 고리를 끊자

    ‘담합→공정거래위원회 적발 후 제재→제재 불복 소송→다시 담합.’ 기업의 담합 행위는 매년 도돌이표처럼 반복되고 있다. 실제로 최근 금호산업은 최악의 위기상황을 겪을 뻔했지만 구사일생으로 살아나기도 했다. 공정위는 인천 도시철도 2호선 담합으로 금호산업을 포함해 대림산업과 현대건설, GS건설, 대우건설 등 15개 건설사에 대해 과징금을 부과했다. 이에 대해 조달청은 15개 건설사에 대해 지난달 2일부터 6개월~2년간 국내 공공공사 입찰 참가 자격을 제한한다고 통보했다. 건설사들은 이에 앞서 지난해 4대강 사업 참여 시 대규모 담합 사실이 적발됐고 대구 지하철 3호선, 경인아라뱃길, 부산 지하철 1호선 등에 대해서도 무더기 담합 판정이 내려진 상태라 공공공사 입찰 제한 및 과징금 축소 처분을 받았기 때문에 이번 처분으로 인한 타격은 클 수밖에 없다고 항변했다. 이에 금호산업은 지난 4월 24일 조달청을 상대로 인천 도시철도 2호선 담합 제재와 관련한 공공공사 입찰 자격 제한 행정처분에 대해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과 행정처분 취소소송을 서울행정법원에 제기했다. 서울행정법원은 효력정지 가처분 결정을 내렸다. 이로써 금호산업은 행정처분 취소 소송 판결 시까지 공공공사 입찰에 문제가 없게 되는 등 시간을 벌 수 있었다. 공정거래법에서는 기업들이 어떤 형태로든 업체 간 판매 지역의 안배, 시장 점유율 판매량 제한 등과 같이 경쟁을 실질적으로 제한하는 공동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그러나 건설사들은 이처럼 법으로 금지한 행위를 명백하게 저질러 이익을 나눠놓고도 반성 없이 같은 행위를 되풀이하고 있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3일 “정부에서 최저가 낙찰제를 적용하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면서 “입찰 가격을 올리면 낙찰받기 어려워지고 낙찰을 바라고 입찰 가격을 너무 내리면 손해 볼 수 있기 때문에 건설사들로서는 손해를 보지 않기 위해 사전에 논의할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라고 털어놓았다. 윤영선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과거부터 건설사들이 가격 경쟁을 통한 저가 수주의 피해보다는 서로 이익을 나눠 피해를 줄이는 것이 관행으로 이어져 왔고 또 여기에 최저가 낙찰이라는 가격 중심의 수주제도가 복합적으로 얽히다 보니 담합이 쉽게 없어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빈번한 담합으로 인한 과징금 부과로 회사의 손실이 커지자 최근 담합과 관련해 처음으로 주주대표소송이 제기되기도 했다. 지난달 23일 경제개혁연대 등 소액주주들은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과 서종욱 전 대우건설 사장 등 대우건설 전직 이사들 10명을 상대로 466억 6000만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주주대표소송 소장을 서울중앙지법에 제출했다. 이들은 대우건설이 4대강 사업 등에서 입찰 담합이 적발돼 공정위로부터 466억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은 것과 관련해 회사가 입은 손실을 회복하기 위해 소송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경제개혁연대 관계자는 “담합으로 인한 회사 손실과 나아가 대규모 관급공사 입찰에서 불법행위를 해 시장경쟁 질서를 훼손하고 결과적으로 국민의 혈세 낭비를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담합 외에도 기업들이 공정거래법을 위반해 공정위에 사건이 접수된 사례로 불공정행위 위반이 있다. 공정거래법 위반 사건 접수 734건 가운데 가장 많이 위반한 유형으로는 ‘불공정거래행위’(389건)였다. 또 불공정거래행위 가운데 가장 많이 문제를 일으킨 유형으로는 ‘거래상 지위남용’(191건)이었다. 그다음으로는 ‘부당한 고객 유인’(81건), ‘거래 거절’(31건) 등 순으로 많았다. 거래상 지위남용의 대표적인 사례는 지난해 대리점 물량 밀어내기로 ‘갑을(甲乙) 관계’라는 논란을 일으킨 남양유업이 있다. 남양유업은 대리점에 제품 구입을 강제하고 대형 유통업체 판매사원 임금도 대리점에 전가한 사실이 적발돼 공정위로부터 123억원의 과징금과 시정명령을 부과받은 한편 검찰 고발까지 당했다. 거래거절 사례로는 지난해 녹십자에 대해 시정명령을 내린 것이 있다. 녹십자는 2010년 2월 서울대병원 정주용 헤파빅 구매입찰에서 낙찰받은 A 도매상에 대해 물량 한정을 이유로 헤파빅 공급 요청을 거절한 것으로 드러났다. 헤파빅을 구할 수 없었던 A 도매상은 어쩔 수 없이 B 도매상에게 입찰 가격보다 더 높은 가격으로 제품을 구매해 서울대병원에 물량을 공급했고 납품 지연으로 지연 배상금까지 물게 됐다. 공정위는 독점적 지위에 있는 제약업체가 병원의 의약품 경쟁입찰 제도를 무력화시켰다고 밝혔다. 공정위의 소비자보호 관련 법률 위반 사건 접수는 지난해 992건으로 이 가운데 유형별로는 ‘표시광고법’ 위반이 439건으로 가장 많았다. 최근 사례로는 소셜커머스 사업자인 위메프가 시정명령을 받은 것이 있다. 소셜커머스업체의 비방광고를 제재한 첫 사례였다. 위메프는 지난해 6월부터 11월까지 유튜브 동영상 광고에서 ‘구빵 비싸’ 등의 표현을 사용해 경쟁사 쿠팡을 비방하고 자신이 판매하는 모든 상품이 가장 저렴한 것처럼 광고했다. 그러나 실제 동일 상품을 비교한 결과 티셔츠와 운동화 등 24개 품목에서 쿠팡의 상품이 더 저렴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기업들의 다양한 불공정 거래 행위에 대해 김우찬 고려대 경영대학 교수는 “과징금 등의 징계를 내릴 때 부과 기준, 감경 사유 등을 구체적으로 명시해 공개해야 공정위의 징계에 대한 신뢰와 함께 기업들 스스로가 잘못된 행위를 깨닫고 고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기본을 지키자] 작년 직권조사 28% 감소… 정권 눈치보는 ‘경제검찰’

    [기본을 지키자] 작년 직권조사 28% 감소… 정권 눈치보는 ‘경제검찰’

    경제 관련 사안에 대해 34년째 전속고발권을 독점하고 있는 ‘경제검찰’ 공정거래위원회도 혁신이 필요하다. MB정부 때 물가안정 파수꾼 역할을 자처한 공정위는 박근혜 정부 들어서 정부의 정책기조가 경기 부양 쪽으로 바뀌자 직권조사를 대폭 줄였다. 정권 입맛에 따라 운신한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3일 공정위 통계연보를 보면 지난해 직권조사 건수는 1053건으로 2012년 대비 28.0% 감소했다. 직권조사는 공정위가 피해 당사자의 신고 없이 자체적으로 불공정행위 사업장을 조사하는 것으로 공정위의 활동성을 나타내는 바로미터다. 이와 관련, 눈여겨볼 대목은 공정위 직권조사 건수가 지난해 1~4월까지는 333건으로 전년동기 대비 48.7% 증가했다가 5~12월엔 41.8%나 감소했다는 점이다. 복수의 정부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지난해 4~5월을 기점으로 박근혜 정부의 정책기조가 경제민주화에서 투자활성화, 경기 부양 쪽으로 바뀌었다. 지난해 4월 인사청문회에서 “기업이 담합하면 망하게 하겠다”고 밝힌 노대래 공정위원장은 취임 후엔 높은 수위의 구두경고를 자제하고 있다. “투자하는 기업은 업어줘야 한다”(지난해 7월)고 대통령이 나서서 기업들에 투자를 확대해 달라고 하고 경제부총리가 공정위원장, 국세청장, 관세청장 등 권력기관장을 불러모아 “기업 의욕을 꺾지 마라”(지난해 6월)고 당부했다. 한 고위 공무원은 “노 위원장도 공무원이다. 이런 분위기를 어떻게 무시하겠나”라고 말했다. 공정위의 과징금부과 역시 솜방망이인 경우가 많아졌다. 재발방지 기능조차 못할 정도로 과징금이 약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 막말·밀어내기로 물의를 일으킨 남양유업은 지난 15년간 공정거래법을 10번이나 어겼지만 가중처벌을 받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올 4월 경인운하사업에 입찰 담합한 현대건설, 삼성물산, GS건설 등 11개 건설사에 과징금 991억원을 부과했다. 문제는 감경사유다. 과징금을 산출하면서 공정위는 건설경기가 침체됐다고 10%, 조사에 협력을 잘해서 30%, 당기순이익 적자라서 50%를 깎아줬다. 경실련 관계자는 “처벌강화 없이는 입찰 담합을 근절하기 어렵다. 과징금 관련 제도의 개선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경제범죄를 근절하려면 전속고발권 완전 폐지 등 공정위 권한 축소 및 개혁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지난해 6월 법 개정으로 공정거래법 관련 고발요청권은 ‘검찰’에서 ‘조달청’, ‘중기청’ 등으로 확대됐다. 공정위의 반발에 애초 전속고발권 폐지에서 물러선 절충안이었다. 여전히 일반인은 공정거래법 위반 사건에 대해 검찰에 고발할 수 없다. 당연히 공정거래법 위반 사건의 검찰 고발 비중은 낮을 수밖에 없다. 지난해 검찰 고발 건수는 61건으로 2012년(44건)보다는 늘었지만, 전체 공정위 처리 사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8%에 불과하다. 김상조 경제개혁연대 소장은 “최소한 국민경제에 큰 해악을 미치는 가격 담합, 입찰 담합, 사업자단체의 공동행위 등에 대해서는 일반인도 고발이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사실 공정위의 솜방망이 처벌을 문제 삼는 건 시민단체만이 아니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도 여야의원들이 “(공정거래위원회가 부과하는) 과징금의 감경 사유별 적용 대상과 요건을 엄격히 제한하는 등 판단기준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고, 2012년 10월엔 국민권익위원회가 “감경사유와 감경률의 적정성 및 타당성에 대해 전반적으로 재검토하고, 반복적 법 위반에 대한 제재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꼬집기도 했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KB사태 지방금융지주 불똥… 금감원 내부통제 점검키로

    KB국민은행 내분 사태의 불똥이 지방금융지주사로 튀었다. 금융당국은 대형 금융지주보다 기반이 취약한 지방 금융지주들의 내부 통제 부실 가능성을 점검하기로 했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최근 대구은행에 대한 종합검사와 함께 DGB금융지주의 지배 구조, 내부통제를 점검하고 있다. DGB금융지주는 지난 1분기 당기 순이익(571억 8800만원)이 1년 전에 비해 25.3%나 줄어든 상황에서 KDB생명 인수를 위한 예비입찰 제안서를 제출하는 등 과도한 외형 확장을 시도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금감원은 또 지난해 6월 내부통제 부실로 물러난 이장호 전 회장을 고문으로 위촉한 사실이 최근 드러난 BS금융지주에 대해서도 도덕적 해이 및 내부통제 부실 가능성을 들여다보고 있다. 윤샘이나 기자 sam@seoul.co.kr
  • 정부 ‘가축질병공제제도’ 도입 검토

    정부가 조류인플루엔자(AI), 구제역 등 가축 질병을 예방하기 위해 농민과 정부가 일정 비율의 돈을 모아 가축에 대한 사전 진료 서비스, 방역 컨설팅 등을 실시하는 ‘가축질병공제제도’를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최근 이런 내용의 가축질병공제제도를 도입하기 위해 연구용역 입찰 공고를 냈다고 1일 밝혔다. 이번 연구용역을 통해 비용 대비 효율성을 분석하는 등 타당성 조사를 실시해 3~4년 이후 시행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국내에는 1997년 도입된 가축재해보험이 있지만 가축의 폐사 및 재해를 보상하는 데 그쳐 축산농가의 경영 불안 요소인 구제역, AI 등 가축 질병은 보험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그동안 농민단체 및 축산 전문가들은 각종 질병으로 피해를 입은 농가에 손해를 보상하는 일본식 가축질병공제제도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일본 정부는 1947년부터 가축의 폐사뿐만 아니라 질병 및 상해로 인한 손실도 보상해주는 가축공제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농식품부는 현재 AI, 구제역 등으로 가축을 살처분할 경우 정부와 지자체에서 8대2의 비율로 농가에 시가의 100%를 기준으로 보상해주고 있어 사후 보상 제도는 필요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대신 농식품부는 농가와 정부가 일정 비율의 공제 기금을 마련해 가축 질병이 발생하기 전에 수의사가 주기적으로 진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방역 컨설팅을 실시하는 등 질병을 예방하는 방식의 공제제도를 검토하고 있다. 올해 안으로 연구용역을 통한 타당성 검토를 마무리하고, 내년 중에 농민과 정부의 공제기금 부담 비율 등 구체적인 제도를 농민단체와 관련 부처 등과 협의해 마련할 계획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기존에는 가축이 질병으로 죽거나 문제가 생기면 사후에 보상해줬는데, 이번 공제제도는 미리 질병을 예방하는 데 초점을 맞춘 것”이라면서 “내년에 제도를 마련한 뒤 시범사업을 진행해 3~4년가량의 준비 기간을 거쳐 중장기적으로 실시하는 방안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국민은행 내분’ 공은 금감원으로

    KB국민은행 이사회가 두 번째 긴급 이사회에서 이건호 행장 측이 제안한 전산 시스템 교체 원점 재검토를 사실상 거부했다. 이 행장 등 경영진과 사외이사 양측이 서로 한 발짝도 양보하지 않는 상황 속에서 공은 현재 특별검사를 진행하고 있는 금융감독원으로 넘어갔다. 금감원은 국민은행의 내분사태가 예상보다 심각한 것으로 보고 오는 5일까지 검사 일정을 마친 뒤 다음 달 제재 수위를 발표하기로 했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열린 국민은행 긴급 이사회에서는 IBM 메인프레임 시스템을 운영하는 업체를 포함해 입찰 과정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자는 은행 경영협의회의 제안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유닉스 시스템으로 전환한다는 이사회의 종전 결정은 그대로 고수하면서 금감원의 검사가 끝날 때까지만 입찰 과정을 일시 중단한다는 결정이어서 겉으로만 ‘휴전모드’에 들어간 셈이다. 김중웅 이사회 의장은 “경영협의회에서 결정된 의견을 존중한 결정”이라고 말했지만 실제 그동안 사외이사들이 고수했던 주장을 그대로 가져간 것으로 이 행장과 사외이사 측의 갈등만 재확인했다는 평가다. 실제 이사회 회의가 진행되는 동안 양측 간 고성이 오가고 책상을 두드리는 등 격앙된 모습도 연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행장은 지난달 19일에 열린 긴급 이사회에 이어 30일 열린 긴급 이사회에서도 은행 경영협의회의 결정 사항을 관철시키지 못하면서 은행 최고 경영책임자로서의 리더십에 상당한 내상을 입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전국금융산업노조 국민은행지부 관계자는 “무모한 치킨게임에 KB금융 전체가 흔들리고 있는데도 책임지려는 경영진은 단 1명도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금감원은 국민은행이 현재의 갈등을 자체적으로 해결할 수 없다고 보고 통상 한 달 이상 걸리는 검사 기간을 보름 가까이 앞당기기로 했다. 늦어도 다음 달 중순까지 관련자와 경영진에 대한 제재 수위를 국민은행 측에 통보할 계획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지주, 은행 경영진까지 제재 대상에 포함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샘이나 기자 sam@seoul.co.kr
  • 한국 정부 민간화 수준 OECD 최하위권

    한국 정부 민간화 수준 OECD 최하위권

    한국 정부가 공기업 등 공공 부문과 민간의 경쟁을 유도해 공공서비스의 가격을 낮추고 질을 높이는 수준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최하위권인 것으로 나타났다. 오영민 한국조세재정연구원 부연구위원이 1일 발표한 ‘공공부문의 성공적인 개혁을 위한 방향과 정책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총생산(GDP) 대비 정부 민간위탁 지출비율이 우리나라는 6.8%다. 비교 가능한 30개 회원국 중 26위다. 민간위탁이란 정부가 공급하는 공공서비스 업무를 기업 등 민간에 맡기는 것으로 공공기관과 민간의 경쟁으로 공공서비스를 개선할 수 있다. GDP 대비 민간위탁 지출 비율이 가장 높은 국가는 네덜란드로 19.4%에 달했고 핀란드(13.8%), 영국(13.3%), 스웨덴(13.1%), 이스라엘(12.9%) 등이 뒤를 이었다. 한국보다 민간위탁 지출 비율이 낮은 나라는 스위스(4.7%), 멕시코(2.7%), 브라질 및 터키(0%) 등 4개국에 불과했다. 오 연구위원은 보고서에서 “민간과의 경쟁이 필요한 기능은 민간 위탁이나 민영화를 통해 성과를 높여야 한다”면서 “다만 과거 정부에서 민간 위탁이 계약 과정에서 수의계약, 입찰비리와 같은 문제가 발생해 오히려 효율성을 저하시킨 사례가 많기 때문에 민간 위탁의 입찰과정을 투명하게 관리하고 경쟁을 촉진시킬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정부는 인사 관리의 권한과 책임을 조직 하층부에 위임하는 인사 관리 분권화 수준도 OECD 30개 회원국 중 23위로 낮았다. 제도적으로 팀제를 도입하고 자율운영기관을 지정했지만 상위 관리자의 인사 관리 권한을 실제로 위임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오 연구위원은 “한국의 공직 제도가 전문성보다는 서열을 중시하는 계급제에 기초하고 있어 상위 관리자가 권한을 위임하는 데 소극적”이라면서 “개인과 조직의 전문성을 개발시키고 그에 맞는 직무 자율성을 부여해 성과에 스스로 책임을 지게 할 수 있도록 미국과 같이 공직의 인력 운용에 직위 분류제 도입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종합심사낙찰제 실시… 부실 시공 막는다

    가격 경쟁뿐 아니라 공사 수행능력과 건설업체의 사회적 책임, 계약 이행 정도를 종합적으로 평가해 낙찰자를 선정하는 종합심사낙찰제가 실시된다. 국토교통부와 기획재정부는 덤핑입찰, 부실공사와 같은 최저가낙찰제의 부작용을 막기 위한 종합심사낙찰제 낙찰자 선정기준을 만들었다고 1일 밝혔다. 배점은 가격 55점, 공사 수행능력 45점을 적용하고 사회적 책임은 가점, 계약신뢰도는 감점요소로 적용한다. 최저가낙찰제는 가장 싼 가격을 써낸 업체가 무조건 낙찰자로 결정된다. 종합심사낙찰제는 그러나 무조건 싼 가격에 덤핑하는 업체를 배제시키고 평균 시장가격을 써낸 업체가 높은 점수를 받도록 했다. 입찰가 중 상위 40%와 하위 20%는 탈락시키고 중간 40%만으로 평균 입찰가격을 뽑아 이 평균가격의 97∼100%에 응찰한 업체에 만점(55점)을 주는 방식이다. 평균가격보다 높을 경우 낮은 가격을 써낼수록 높은 점수를 받지만 평균가격의 97% 미만인 가격을 써낸 업체는 80%(44점)만 점수를 받는다. 종합심사제는 또 최저가낙찰제와 달리 세부 공종별로 가격을 제출하도록 했다. 전체 가격에서 만점을 받았더라도 특정 공종을 헐값에 입찰했다면 감점이 된다. 하도급금액이 너무 낮아도 감점 대상이다. 공사 수행능력은 과거 수행한 공사에 대한 시공평가에 비중(15점)을 뒀다. 고품질 시공을 유도하기 위한 장치다. 동일공사 시공 실적, 기술자 경력 등도 평가요소다. 사회적 책임은 건설 안전재해 비율, 건설인력 고용, 공정거래 등을 평가한다. 계약신뢰도는 핵심기술자 배치계획이나 하도급 이행계획 충실도를 평가하는 항목이다. 국토부는 내년까지 22개 공공기관 발주공사에 종합심사낙찰제를 도입하기로 하고 경기 수원 호매실지구 한국토지주택공사(LH) 아파트 건설공사(590억원)를 시범사업으로 결정했다. 또 종합심사낙찰제를 실시하기 위해 올해부터 최저가낙찰제 대상 공사를 300억원 이하에서 100억원 이하로 확대하려던 계획을 2016년으로 연기했다. 세종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국민銀 전산시스템 교체 원점 재검토

    KB국민은행이 최근 내분 사태의 원인이 된 전산시스템 교체 작업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기로 했다. 주 전산시스템을 유닉스 체제로 바꾸기로 한 이사회의 결정을 사실상 뒤집고 IBM 메인프레임도 입찰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유닉스든, 메인프레임이든 우선 입찰에 참여하게 한 뒤 더 좋은 조건을 내놓는 쪽을 선택하겠다는 셈이다. 이건호 행장 등 경영진과 사외이사 사이 충돌했던 의견을 절충하는 방향이어서 갈등은 일단락될 것으로 보이지만 당초 예상했던 전산시스템 전환 시기를 놓쳐 계약 연장 가능성이 높아진 한국 IBM만 이득을 보게 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30일 국민은행에 따르면 은행 이사회는 이날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민은행 본점에서 회의를 열고 전산시스템 교체 사업 재검토 등에 대해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이 행장은 기존 입찰 조건이었던 유닉스 기반 업체뿐 아니라 IBM도 같이 참여시켜 경쟁하자는 긴급 안건을 올렸다. 입찰 대상을 확대하는 이 같은 결정은 이사회에 앞서 열린 국민은행 경영협의회에서 결정됐다. 협의회에는 정병기 감사와 은행 각 본부장 등이 참석했다. 은행 관계자는 “29일 마감한 입찰에서 업체 한 곳만 참여해 경쟁입찰 요건을 충족시키기 위해 원점에서 재추진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날 이사회는 오후 7시에 시작해 밤 12시 가까이까지 이어진 마라톤 회의였다. 유닉스 체제로의 전환을 의결하는 데 주축이 됐던 사외이사들은 IBM 시스템의 입찰을 허용한 협의회의 결정에 반발했지만 앞선 두 차례 입찰 공고에서 SK C&C 한 곳만 참여 의사를 밝히면서 입찰이 무산되자 협의회 측의 제안을 강력히 반대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은행과 KB금융지주 내부에서 이번 이사회를 통해 갈등을 봉합해야 한다는 위기감이 커진 것 역시 영향을 미쳤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국민은행 이사회 내부의 갈등으로 인해 시스템 전환 사업의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조건을 바꿔 재공고를 하더라도 입찰에 선뜻 뛰어들 업체가 있겠느냐는 회의적인 반응을 내놓고 있다. 시스템통합(SI) 업계의 한 관계자는 “바뀐 조건에 따라 한국 IBM이 입찰에 참여한다면 시스템의 안정성과 전환 일정 등을 고려해 지금 시스템 제공을 하고 있는 IBM이 계속해서 국민은행과 계약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말했다. 이 경우 유닉스 체제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이사회의 내분이 아무 소득 없이 은행에 흠집만 남겼다는 비판이 일 것으로 보인다. 또 경쟁 입찰을 거쳐 유닉스 시스템 업체가 선정되더라도 최소 13개월이 걸리는 시스템 전환 일정상 내년 7월 한국 IBM과의 계약 종료 이후에도 국민은행이 최소 수개월간 계약을 연장할 가능성이 높다. 업계 관계자는 “5년 이상 장기 계약과 달리 월 단위로 계약을 연장하면 한 달에 최대 90억원의 높은 비용을 지불해야 해 결국 IBM의 ‘남는 장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샘이나 기자 sam@seoul.co.kr
  • [지방선거 교육감 판세분석(4·끝) 충청] 충남 2강2약 안갯 속 각축

    [지방선거 교육감 판세분석(4·끝) 충청] 충남 2강2약 안갯 속 각축

    후보 4명이 나선 충남도교육감 선거는 진보 성향의 김지철 충남도의회 교육의원이 보수 쪽 서만철 전 공주대 총장을 다소 앞서고 있지만 결과는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다. 명노희 충남도의회 교육의원과 심성래 전 천안 병천중고교 교장도 출마했으나 힘에 부치는 모습이다. 김 후보로서는 이들 모두 보수라는 것이 이점이다. 서 후보는 미국 유학 때 낳은 아들이 우리나라로 돌아와 대전의 외국인학교를 다니고도 미국 시민권을 취득해 병역 의무에서 벗어난 사실이 드러나 스스로 발목을 잡고 있다. 심 후보는 선거사무장과 선대본부장이 시·군·구 선거연락소장에게 조직활동비 등 1600만원을 전달하다 적발돼 검찰에 고발됐다. 김종성 현 교육감 등 역대 충남교육감들이 비리 혐의 등으로 잇따라 사법처리돼 도덕성과 청렴이 화두가 되고 있으나 선거운동이 본격화된 뒤 막상 진흙탕 싸움으로 번지자 유권자들이 실망하고 있다. 그래도 후보들 주요 공약은 ‘청렴 충남교육’이다. 30년의 교직생활과 8년간의 교육의원을 지낸 김 후보는 고교평준화, 친환경 무상급식을 내세운 뒤 교육비리 원스트라이크 아웃제 도입과 인사비리 신고센터 설치 등을 약속했다. 서 후보는 문화·예술·체육 및 진로적성 학교 교육을 활성화하겠다고 한 뒤 청렴 인센티브제 운영과 주민참여제도 확대 등 공약을 내놓았다. 심 후보는 충남교육에 만연한 부정부패를 없애겠다며 학연과 지연을 배제한 능력중심 인사, 합리적 입찰시스템 도입, 학부모 감사청구권 활성화를 제시했다. 명 후보는 교육감 권한을 시·군 교육장에게 대폭 이양하고 예체능 전문 전담교사제를 도입해 수업의 질을 높이겠다고 공약했다. 홍성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 또 국민銀… 前직원 연루 금융사고

    전산시스템 교체를 둘러싸고 집안 싸움을 벌이고 있는 국민은행이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이번엔 전 직원이 금융실명제법을 위반하고, 수억원대의 금융사고에 또 연루된 것으로 뒤늦게 드러났다. 29일 국민은행에 따르면 2010년 이 은행을 퇴사한 한 여직원이 재직 당시 자신의 남편과 공동으로 사업을 벌이던 한 프랜차이즈 업체 대표 A씨의 명의로 통장을 만들어 사용했다. A씨는 해당 여직원과 남편이 자신 명의의 통장을 마음대로 만들어서 수억원대의 회사 자금을 유용했다고 주장하며 금융감독원에 민원을 제기했다. 금감원은 국민은행 내부의 기강 해이가 도를 넘은 것으로 보고 불시점검에 들어가기로 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실명제법 위반은 맞지만 횡령여부는 확인이 필요하다”라고 해명했지만, 최근 잇따라 터진 금융사고에 이어 내분사태까지 겪고 있는 상황이라 은행의 신뢰도에 적잖은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국민은행은 전산시스템 교체 작업을 담당할 업체 모집 기간을 연장해 이날 마감했지만 추가로 지원한 업체는 없었다. 1차 입찰 공고에서 단독으로 참가한 SK C&C가 우선 협상 대상자 자격을 갖게 됐지만 30일로 예정된 긴급 이사회에서 전산시스템 전환 작업 일정을 중단하기로 결정할 가능성이 높아 실제 계약이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이렇게 되면 내년 7월 한국 IBM과의 계약을 마치고 전산 시스템을 교체하려던 국민은행의 계획은 무산된다. 윤샘이나 기자 sam@seoul.co.kr
  • 국민은행 ‘전산 내분’ 30일이 고비

    전산시스템 교체 문제로 내분을 겪고 있는 국민은행이 오는 30일 임시 이사회와 감사위원회를 다시 열어 돌파구를 모색할 예정이다. 사회적 파장이 너무 커져 이대로 가면 공멸할 수 있다는 데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어 어떤 형태로든 봉합이 시도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결론이 어떻게 나든 후폭풍이 만만찮을 전망이다. 중요한 변수는 오는 28일까지 연장된 전산시스템 입찰이다. 당초 지난 21일 마감했으나 SK C&C 한 곳만 입찰에 참여해 국민은행은 마감시한을 5일 더 연장했다. 예상을 깨고 추가 입찰자가 나와 ‘의미 있는 유효경쟁’이 성립된다면 새 시스템(유닉스)으로의 교체 강행 여부가 30일 이사회의 핵심 관건으로 된다. 10명의 이사회 멤버 가운데 이건호 국민은행장과 정병기 감사를 뺀 8명은 지난달 24일의 ‘전산 교체’ 이사회 결정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태도를 굽히지 않고 있다. 그렇다고 금융 당국까지 특별검사에 착수한 이상 “전산 교체 결정 과정에 조작과 외압이 있었다”는 이 행장과 정 감사의 주장을 계속 무시하기도 어렵다. 이 경우 전산 교체를 예정대로 추진하면서 의혹 규명도 병행하는 쪽으로 절충점을 찾을 공산이 있다. 하지만 이사회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 모르는 상황에서 입찰 전에 추가로 뛰어들 업체가 있을지는 극히 불투명하다. 설사 있다고 해도 금감원의 조사 결과 의혹이 일정 부분 사실로 드러날 경우 전산 교체 자체를 취소해야 하는 위험이 따른다. 이 때문에 이 행장은 입찰방식 수정과 의혹 규명 병행을 제안했다. 지금은 전산 교체를 전제로 유닉스 업체에만 입찰 참여 자격을 부여하고 있으나 현행(메인시스템) 유지 가능성도 열어놓고 IBM에도 입찰 기회를 주자는 것이다. 의혹 향방에 따른 위험은 상대적으로 덜하지만 이는 애초 이사회 결정이 잘못됐음을 자인하는 것이어서 사외이사들이 받아들일 가능성이 극히 낮다. 입찰 마감을 연장했음에도 추가 입찰자가 나오지 않게 되면 전산 교체는 사실상 물건너가게 된다. 리베이트설까지 불거진 마당에 단독 입찰자에게 1900억원짜리 프로젝트를 맡기기는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의혹 규명만 남게 된다. 이사회는 전산 교체 보류를 선언하는 대신 철저한 책임 추궁을 결의할 공산이 높다. 법정 공방은 물론 최악의 경우 사외이사들이 일괄사퇴하거나 행장·감사의 동반 퇴진으로 번질 가능성도 있다. 그렇다 보니 금융감독원의 조사 결과에 ‘명운’을 맡길 수 없다는 주장도 나온다. 제3자까지 참여한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해 의혹을 규명하자는 것이다. 여기에는 금감원의 객관성과 중립성에 대한 회의도 깔려 있다. 안미현 기자 hyun@seoul.co.kr
  • 인조잔디 담합 17개 회사에 73억 과징금

    효성과 코오롱 등 사업자들이 정부가 발주한 학교 인조잔디 입찰에 담합했다가 총 73억여원의 과징금을 물고 일부 기업은 검찰에 고발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학교와 지방자치단체 등 209개 기관이 의뢰하고 조달청이 발주한 255건의 인조잔디 입찰 건에서 담합한 28개 업체를 적발했다고 25일 밝혔다. 이 중 17개 업체에 과징금 73억 6800만원을 부과하고 5개 업체는 검찰에 고발했다. 이들은 2009년 3월부터 2011년 9월까지 2년 6개월간 총 낙찰금액 737억원에 해당하는 255건의 인조잔디 입찰 건에 참여하면서 업체 간 모의를 통해 낙찰자 및 제안가격 등을 합의한 것으로 조사됐다. 28개사 중 검찰에 고발된 업체는 앙투카(과징금 13억 7600만원), 코오롱글로텍(12억 8300만원), 베스트필드코리아(8억 8200만원), 삼성포리머건설(8억 6500만원), 효성(4억 8900만원) 등 상위 5개 업체다. 이들을 중심으로 나머지 23개사가 임찰담합에 가담했다. 특히 일부 입찰 건에서는 담합에 협조하는 대가로 업체들 간에 190만∼9000만원의 금전거래도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담합 결과 낙찰률은 평균 95%에 달해 담합하지 않은 입찰 건들의 평균 낙찰률(65%)보다 30% 포인트나 높았다. 공정위 관계자는 “공공입찰 담합은 정부의 예산 낭비를 초래하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감시를 강화하고 담합이 적발되면 엄중히 제재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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