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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공립대에 한인 이름 딴 단과대 생겼다

    美 공립대에 한인 이름 딴 단과대 생겼다

    미국 공립대에 한인 이름을 딴 단과대가 처음 생겼다. 미 일리노이주립대(ISU)는 지난 13일(현지시간) 예술대학을 한국 출신 중견 화가 김원숙(66)씨의 이름을 딴 ‘김원숙 예술대학’으로 바꿨다고 밝혔다. 김 화가가 남편 토머스 클레멘트와 함께 이 대학에 1200만 달러(약 143억원)를 내놓자 이를 기리기 위해 예술대학 이름을 바꾼 것이다. 래리 다이어츠 ISU 총장은 “김씨 부부가 학생들을 지원하고 일리노이의 미래에 투자했다”면서 “이번 기부가 ‘기회의 땅’으로서 미국을 기념하는 의미가 되기를 바란다”고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김 화가와 남편 클레멘트는 한국에서 태어나 미국으로 건너왔다. 김 화가는 대학 시절 미국에서 유학했으며, 클레멘트는 6·25전쟁 때 고아가 돼 미국으로 입양된 뒤 인디애나주에서 의료기기 회사를 운영했다. 김 화가는 1972년 장학금을 받고 ISU 예술대학에서 유학한 뒤 이 학교에서 예술석사(MA), 예술실기석사(MFA), 명예박사 학위를 받았다. 그는 2010년 이 학교 예술대학 ‘명예의 전당’에 입성했으며, 지난 2월 개교기념일에는 미술계에 대한 공헌도를 인정받아 명예박사 학위를 받았다. 그는 회화와 소묘, 판화, 조소 등을 통해 일상의 아름다움을 그려 낸다. 일찍이 미술계의 주목을 받아 세계 각지에서 개인전을 64회 열었다. 1995년에는 유엔으로부터 ‘올해의 예술가’로 선정됐다. 그의 작품은 현재 미 뉴욕현대미술관을 비롯해 워싱턴 국립여성예술가박물관, 바티칸미술관 등에 전시돼 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버림받은 곳서 새 삶 찾는 댕댕이

    버림받은 곳서 새 삶 찾는 댕댕이

    충주에서 한해 400마리 유기견 발견도로공사·충주시, 입양센터 운영 제안 市, 반려견 등록칩·예방접종비 지원 상처받은 강아지 두 마리 새주인 만나 10일 충주휴게소(중부내륙고속도로 양평 방향) 반려동물 입양지원센터. 사람들이 다가가자 보호소 안에 시무룩하게 앉아 있던 강아지 다섯 마리가 신이 났다. 반가운 듯 꼬리를 흔들고 뛰기도 한다. 손을 내밀자 앞발을 들고 두 발로 서는 묘기도 보여 준다. 사람들은 웃는 얼굴로 강아지 곁을 한동안 떠나지 않았다. 입양을 기다리는 이들은 모두 주인에게 버림받은 유기견이다. 충북 충주시 반려동물 보호센터에서 생활하다가 여기로 왔다. 입양센터에서 나이가 제일 많은 ‘검둥이’(6·믹스견)는 지난 5월 23일 충주공업고등학교 앞에서 발견됐다. 센터에는 발견 장소와 시간 등 강아지들의 딱한 사정을 알리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서울로 가다 휴게소에 들른 김태식(60)씨는 “생각지도 못한 강아지들을 보니 반가웠는데 유기견이란 사실을 알고나니 마음 한구석이 무거워졌다”며 “좋은 곳으로 많이 입양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입양센터는 한국도로공사 충북본부, 충주휴게소, 충주시가 손을 잡고 지난달 7일 문을 열었다. 간단한 놀이기구가 설치된 반려견 놀이터와 보호소 등 총 90㎡ 규모다. 휴게소 손님들을 위해 반려견 놀이터를 만든 충주휴게소에 도로공사와 시가 입양센터를 운영하자고 제안했다. 고속도로 휴게소에 반려동물 입양시설이 마련된 것은 국내 처음이다. 이들이 엉뚱한(?) 발상을 한 것은 귀찮아지면 내다버리는 반려동물 문화에 경각심을 심어 주고 유기견들에게 새 주인을 찾아주기 위해서다. 주병구(56) 시 축산과 수의사는 “휴게소에서 유기견이 자주 발견되고 충주에서도 한 해 400마리가 넘는 유기견이 발생한다”면서 “유기견 실태를 알리기 위해 사람들이 많이 찾는 장소를 선택한 것”이라고 밝혔다. 입양하려면 휴게소 푸드코트 중앙계산대에서 신청서만 쓰고 강아지를 데리고 가면 된다. 시는 반려견 등록칩과 최대 20만원의 예방접종비를 지원한다. 개소 후 현재까지 입양 실적은 2마리다. 휴게소 임재성(41) 대리는 “마음에 상처가 있는 강아지들이지만 밝고 명랑하다”며 “입양간 두 마리가 잘 지내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보람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유기동물은 지난해 기준 12만 1077마리로 매해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유기동물 가운데 2만 4509마리가 안락사했다. 글 사진 충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여기는 중국] 쌍둥이 판 돈으로 최신 스마트폰 구매한 비정한 엄마

    [여기는 중국] 쌍둥이 판 돈으로 최신 스마트폰 구매한 비정한 엄마

    쌍둥이를 출산한 20대 엄마가 아들 두 명을 팔아 넘긴 사건이 발생했다. 이 여성은 쌍둥이 친자를 팔아넘긴 뒤 받은 돈으로 최신형 스마트폰을 구입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저장성(浙江省) 원저우시(温州市) 출신의 여성 마 씨(21). 그는 올 초 출산한 생후 5개월의 쌍둥이 아들 두 명을 인신매매한 혐의로 최근 공안에 적발됐다. 지역 출신인 오 씨와의 사이에서 출산한 쌍둥이 형제를 홀로 출산했던 여성 마 씨가 인터넷을 통해 알게 된 불임 부부와 한 남성 등에게 자신의 쌍둥이 아들을 각각 팔아넘긴 혐의다. 현지 언론에 공개된 사연에 따르면 쌍둥이를 팔아넘긴 혐의로 붙잡힌 마 씨는 그동안 사실혼 관계였던 쌍둥이 친부 오 씨로부터 일체의 경제적인 지원 등을 받지 못한 처지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약 2년 동안 결혼을 전제로 만남을 가졌던 두 사람은 지난해 마 씨가 임신한 것을 확인한 오 씨가 가출을 하며 관계가 멀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마 씨가 홀로 출산, 육아를 담당하는 동안 쌍둥이의 친부 오 씨는 단 한 차례도 마 씨 모자를 찾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임신과 출산, 육아 과정을 20대 초반의 여성 마 씨가 전담했던 것. 이 과정에서 쌍둥이 친모 마 씨는 제2금융권에서 생활비와 육아 비용 등에 소요된 금액을 대출 받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후 줄곧 채무 독촉과 생활고에 시달렸던 것으로 알려졌다. 급기야 마 씨는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알게 된 불임 A씨 부부에게 자신의 친자 중 한 명을 4만 5000위안(약 760만 원)을 받고 팔아넘기는 선택을 하게 된 셈. 이후 마 씨는 또 다른 쌍둥이 아들 역시 2만 위안(약 350만 원)을 받고 안후이성(安徽省)에 거주하는 것으로 알려진 한 남성에게 차례로 팔아넘긴 것으로 드러났다. 이 과정에서 온라인을 통해 활동하는 인신매매 조직이 개입한 정황도 드러나 공안국이 추가 수사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마 씨는 자신의 친자를 각각 산둥성에 거주하는 불임 부부와 안후이성의 한 남성 등에게 넘긴 뒤 받은 돈으로 새 스마트폰을 구매한 정황이 드러나 비난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최신형 스마트폰 구입에 쌍둥이 형제 매매 대금을 사용한 흔적이 발견된 것. 또 남은 금액으로 출산 후 대출 받았던 제2금융권의 대출금 상환을 한 것도 확인됐다. 더욱이 쌍둥이 형제의 친부인 오 씨가 아들 매매 대금 중 일부를 갈취한 내역도 드러나 이에 대한 추가 수사도 진행 중으로 알려졌다. 임신과 출산 이후 줄곧 자취를 감췄던 친부 오 씨가 쌍둥이 매매 대금을 갈취하기 위해 마 씨를 찾아온 흔적이 발견됐기 때문. 한편 이 같은 비정한 부모의 사건이 언론을 통해 드러나자 현지 네티즌들은 마 씨와 오 씨 두 사람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강하게 제기하고 있는 상황이다. 일부 네티즌들은 “차라리 책임감 없는 친부와 친모 대신 불임 부부의 가정에 입양돼 성장하는 것이 나은 선택일 수도 있다”면서 “다시 아이들이 친모 곁으로 돌아가야 한다면 장래를 장담할 수 없다. 무책임한 부모로부터 아이들을 멀찍이 떼어 놓아야 한다”는 지적의 목소리를 내고 있는 상황이다. 반면 현재 현지 공안국은 산둥성, 안후이성 등으로 팔려갔던 마 씨의 쌍둥이 아들 두 명을 찾아, 마 씨와 그의 가족들에게 인계한 상태다. 마 씨와 가족들은 쌍둥이 형제 양육과 관련, “향후 가족들이 전적으로 책임지고 양육할 것”이라면서 “이번 사건에 대해 큰 책임감을 느낀다. 벌을 받아야 한다면 벌을 받겠지만 아이들 양육 만큼은 가족들이 전담하고 싶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임지연 베이징(중국) 통신원 cci2006@naver.com 
  • “최초 100호 도서관…날개 단 스마트시티…지식문화도시 착착”

    “최초 100호 도서관…날개 단 스마트시티…지식문화도시 착착”

    ‘수출입국’ 시대 우리 경제를 뒷받침했던 공업단지 출신 구로가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대한민국의 ‘지식문화도시’로 떠오르고 있다. 국내 처음 도서관 100호 건립을 달성한 것은 물론 전국에서 유일하게 서울 구로구 전역에 와이파이망과 사물인터넷망(로라망)을 구축한 스마트시티로 변신하면서 지식문화도시의 초석을 완성했다. 3선인 이성 구로구청장은 “미래 산업은 모두 지식에서 나온다”며 일찍이 지식문화도시를 목표로 세우고 도서관 건립과 스마트시티 사업을 이끌어 왔다. 지난달 27일 국내 최초로 관내 100번째 도서관을 기록한 신도림동 ‘구로 기적의도서관’ 개관식에서 그를 만났다. 구로에는 이 구청장의 임기인 민선 7기가 끝나는 2022년까지 대형 도서관 6개가 추가로 들어선다. -서울 25개 구청 가운데 구로가 처음 관내 100호 도서관 시대를 열었는데. “2011년 개봉동에 글마루 한옥 어린이도서관 개관을 시작으로 ‘걸어서 10분 내 도서관 사업’에 박차를 가했다. 이곳 구로 기적의도서관과 같은 대형 도서관 이외에 주민들이 집 가까운 곳에서 책을 접할 수 있도록 ‘작은도서관’도 부지런히 만든 결과다. 새로 짓는 아파트 단지는 도서관을 넣지 않을 경우 건축허가를 내주지 않는 식으로 강제하기도 했다(웃음). 기성 아파트는 관리사무소 등 빈 곳을 찾아 도서관으로 리모델링해 줬다. 교회에도 도서관을 넣었고, 책을 빌려주기만 했던 옛 새마을문고를 도서관으로 바꿨다. 민선 7기의 남은 임기 3년 안에 구로에 6개 대형도서관이 추가 완성된다. 첫 구청장 임기인 민선 5기 취임 때인 2010년 7월 40개에서 올해 8월 현재 100개로 60개 늘렸다. 당분간 어느 도시도 흉내 내기 어렵다. 뿌듯하고 자랑스럽다.”-도서관을 택한 이유는. “미래는 지식산업 시대다. 4차 산업시대 도시의 정체성이 지식에 있기 때문이다. 이런 의미에서 구로는 지식도시로 나아가야 하고, 같은 맥락에서 도서관 건립 사업과 스마트시티 조성 목표를 내놨던 것이다. 도서관만 놓고 보면 도서관은 남녀노소 모두 이용할 수 있고 주민 간 소통의 장도 될 수 있는 곳이다. 실제로 아파트 단지에 있는 도서관에서 주민들이 모여 자원봉사나 재능기부를 하고 아파트 관리비 문제도 토론한다. 보육과도 연결할 수 있다. 지난해 하반기 작은도서관을 활용한 ‘구로형 온종일 돌봄센터’(구로형 아이돌봄체계)를 선보인 게 대표적이다.” -구로구는 서울시에 서울시립도서관 권역별 분관 건립 아이디어를 냈는데 정작 대상지 선정에서는 고배를 마셨다. “대신 서울시 ‘책보고’가 들어오기로 했는데 권역별 도서관 이상의 좋은 시설로 만들 생각이다.” -구로가 대한민국 스마트시티를 선도하고 있는데 스마트시티의 장점은. “구로구는 관내 전역에 와이파이망과 사물인터넷망을 바탕으로 전국에서 가장 앞서 다양한 스마트 도시 조성 사업을 하고 있다. 지난해 전국 최초로 위험시설물 붕괴 사전 감지 시스템을 구축했으며, 치매·어린이·홀몸어르신 안심서비스, 찾아가는 이동형 공기질 서비스, 청각약자를 위한 웨어러블 기기 보급, 불법촬영카메라(몰카) 탐지 등이 대표적이다. 사물인터넷을 활용해 동네 문제를 해결하는 리빙랩도 개소했다. 올해는 사물인터넷을 기반으로 하는 ‘스마트 주차 정보 시스템’도 도입했다. 사물인터넷을 활용한 길거리 쓰레기통도 설치했다. 스스로 꾹꾹 눌러 담고 수거 시기도 알려주는 똑똑한 쓰레기통이다. 최근에는 드론을 행정에 활용하는 시스템도 마련했다. 이외에도 스마트 교차로, 스마트 보안등, 전통시장 화재 알림 등의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스마트 도시로 기업들이 맘껏 날개를 펼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면 그 성과물들이 구로구의 미래 먹거리가 된다.”-3선 연임 제한이 있어 남은 임기는 3년이다. 지역에서 풀어야 할 과제를 꼽는다면. “후배에게 숙제를 안 남겼으면 좋겠으나 부득이하게 남을 것 같은 게 있다. 철도차량기지 이전과 개발 착공이 임기 내 될지 안 될지 조마조마하다. 동부제강과 CJ제일제당 부지 개발의 경우 구청이 지원할 수 있는 부분은 다 했으나 땅 주인 의사가 사업 가능 여부를 결정짓는 요인이어서 한계가 있다. 그나마 온수 융복합산업단지 개발 사업은 최근 확정이 되어 다행이다.” -내년 총선에 출마할 생각이 없다고 했다. 민선 7기 이후 공직에서 완전히 은퇴할 생각인가. “우리나라 대부분 대통령이 70세를 넘기거나 칠순 무렵에 당선됐다. 국회의원, 장관, 단체장도 노쇠하다. 제가 3선 마치면 66세다. 40~50대 주자에게 물려주는 게 마땅하다. 노인폄하는 아니다. 젊은 사람들의 생각에 맞추기 위해 세대교체해야 한다.” -부모님을 생각하며 그린 유화 ‘봄날’이 프랑스 한 도시의 미술관에 걸려 있고, 2010년에는 에세이집(돈바위산의 선물)을 내는 등 시서예화에도 조예가 깊은데. “3년 뒤 임기 마치면 새 길을 가겠다. 글쓰기를 좋아한다. 쓴다면 문학작품보다 요즘 인기인 웹소설에 관심이 있다. 웹소설 ‘전능의 팔찌’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웃음).” -주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3선 연임하면서 구로에서 깨끗한 행정을 만드는 데 큰 성과를 냈다고 본다. 비록 3선 이후 재출마는 없지만 일을 마무리하는 사람이 아니라 앞으로 미래를 위한 초석을 깔겠다고 공약한 것처럼 구로를 지식문화도시로 완성하기 위해 임기가 끝나는 날까지 누구보다 열심히 일할 것이다. 저의 공직에 대한 자존심이기도 하다.” 진행 주현진 부장 jhj@seoul.co.kr정리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그가 걸어온 길 ‘천재 워커홀릭’이라 불린 서울시 고위 공무원 출신 부구청장으로 구로 인연 이인영 삼고초려로 출마 ‘천재 워커홀릭’으로 불렸던 서울시 고위 공무원 출신이다. 차분하면서도 소신이 강하고 무엇을 기대하든 그 이상을 보여 준다는 평이다. 큰누이는 매일 새벽 4시 반부터 미아3거리부터 종로까지 꼬박 1시간 반을 걸어서 학교에 다니면서도 전교 1등을 놓치지 않은 수재였으나 가난 때문에 진학을 포기하고 구로공단에서 일했다고 말할 때는 아직도 두 눈에 눈물이 고인다. 경북 문경 점촌에서 태어났다. 7남매 중 2명이 먼저 세상을 떠났을 만큼 어려운 환경에서 자랐다. 퇴계 이황 선생의 18대 후손답게 공부는 물론 시서예화 각 방면에서 재능을 보였으나 어머니의 삯바느질로 온 식구가 먹고살아야 했던 형편 때문에 덕수상고로 진학했다. 큰 뜻을 품고 공무원이 된 것은 아니다. 집안의 뜻을 거스르고 취업 대신 고려대 법학과에 진학했으나 빨리 제 앞가림할 목적으로 고시를 택했고, 과외로 동생의 학비까지 벌면서도 24세 때 행정고시에 합격했다. 천직이랄 만큼 일이 좋았고 덕분에 동기들보다 항상 앞서 승진해 마흔넷에 서울시 국장이 됐고 1급 자리까지 올랐다. 2000년 서울시 국장 발령을 앞두고 별안간 온 가족을 이끌고 세계 일주 여행을 떠난 일이 반향을 일으키면서 괴짜 공무원으로 전국적인 조명을 받았다. 재충전을 이유로 90만 공무원 가운데 처음 무급 휴직을 신청한 주인공이었는데 당시 부모를 잃은 처조카 2명을 아들로 입양하면서 여행을 가족 간 화합을 도모하는 계기로 삼은 일이 뒤늦게 알려져 감동을 주기도 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서울시장 당선 때 인수위원회 국장을 지내면서 미래권력으로 떠올랐으나 ‘누구의 사람’이란 말이 듣기 싫어 이 시장 임기 내내 부구청장으로 4년 외유한 게 구로와 인연을 맺은 계기가 됐다. 민선 5기 지방선거를 앞둔 2009년 초부터 여야로부터 뜨거운 콜을 받다가 2009년 10월 당시 오세훈 서울시장의 공천 제의를 뿌리치고 사표를 낸 뒤 삼고초려했던 당시 구로갑 지구당위원장인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손을 잡았으며, 민선 7기까지 내리 3선을 달리고 있다. ▲1956년 경북 문경 출생 ▲서울 덕수상고 ▲고려대 법학과 ▲행정고시 24회(1980) ▲서울시 서울올림픽 홍보계장(1985~1988) ▲청와대비서실 행정관(1994~1995) ▲서울시정개혁단장(2000) ▲구로구 부구청장(2002~2006) ▲서울시경쟁력강화본부장(2008) ▲서울시 감사관(2009) ▲민선 5·6·7기 구로구청장(2010~현재). 부인 홍현숙씨와 4남.
  • “할머니 뜻을 기리며”… 강서 장학금 후원자 모집

    “할머니 뜻을 기리며”… 강서 장학금 후원자 모집

    서울 강서구는 광복절을 맞아 위안부 피해자 황금자(1924~2014) 할머니의 뜻을 기리기 위해 매달 1만원을 기부하는 ‘구민한마음장학금’ 후원자를 모집한다고 13일 밝혔다. 황 할머니는 열세 살 때 일본 순사에게 끌려가 흥남의 한 유리공장에서 일했다. 3년 뒤 다시 간도로 끌려가 위안부 생활을 했다. 광복 후 여자아이를 입양했지만 열 살 때 죽었다. 이후 줄곧 혼자였다. 1994년 강서구 등촌7단지 임대주택에 둥지를 틀고, 빈병과 폐지를 팔아 돈을 모았다. 기초생활수급자 생계비, 위안부 피해자 생활지원금은 한 푼도 쓰지 않았다. 이렇게 모은 돈을 2006년부터 강서장학회에 장학금으로 기부했다. 2014년 1월 돌아가시면서 남은 전 재산도 장학금으로 기탁했다. 구는 2017년 ‘황금자 장학금’을 마련해 지금까지 관내 대학생 34명에게 장학금을 지원했다. 구 관계자는 “지역 청소년들을 위하는 할머니의 마음은 주민들에게 큰 감동을 주면서 지역 장학사업의 동력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강서구장학회 장학기금은 할머니가 기부를 시작한 2006년 4억원에서 현재 26억원으로 증가했고, 매년 지원받는 학생도 50명에서 98명으로 늘었다. 장학금 후원은 동 주민센터를 방문하거나 강서구장학회에 문의하면 된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국민 10명 중 3명 반려동물 보유, 사회적 비용도 증가

    반려동물이 지속적으로 늘면서 각종 문제가 발생하는 등 사회적 비용이 증가하자 반려동물 등록세 도입문제를 공론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경기도는 이같은 주장이 담긴 경기연구원 보고서 ‘반려동물 관련정책의 쟁점과 대안’ 발간했다고 4일 밝혔다. 반려동물 산업 현황과 관련 정책을 담은 보고서에 따르면 국민 10명 중 3명이 반려동물을 보유하고 있다. 생활수준 향상과 고령화, 1인 가구 증가에 따라 보유 가구 수는 증가 추세다. 2018년 기준 전국 가구의 29.5%인 511만 가구가 반려동물을 보유하고 있으며 630여만 마리로 추정하고 있다. 경기도 반려동물 양육가구는 도 전체 가구의 28.1%인 150만 가구로 전국 지자체 중 가장 많다. 반려동물 산업 규모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2019년 현재 약 3조원을 웃돌고 있으며, 2027년에는 2배인 6조원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한다. 현재 반려동물 정책은 산업 촉진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고 반려동물의 공격, 층간소음 규제 등 반려동물과 그 소유주에 대한 규범은 미흡해 사회적 부작용을 초래하고 있다. 반려동물 구매는 대부분 지인이나 펫샵을 통해 이루어지고 있으며, 동물보호시설 등을 통한 입양률은 매우 낮다. 분양 시 교육이나 사육환경에 대한 검토, 책임성 고지도 없다. 반려동물 등록제도가 활성화되지 않아 유기동물 수는 2014년 이후 해마다 늘어 2018년 12만 1077마리로 집계됐다. 전국에 300여개에 달하는 유기동물보호센터의 운영비용은 연간 200억 원으로 추산되는 등 사회적 비용이 증가하고 있다. 이에 대해 박효민 경기연구원 연구위원은 “미국의 일부 주나 독일에서는 펫샵에서의 반려동물의 대량거래를 금지하고 있다”며 “한국도 장기적으로는 펫샵을 통한 반려동물 구매를 금지하고, 보호동물 분양시스템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지나친 시장 의존도를 축소하고 반려동물 소유주의 책임성을 높인다면 동물 학대와 유기와 같은 사회문제를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제도적 뒷받침으로 분양 과정에서 반려동물의 등록제 의무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보호소 내 반려동물 입양 지원을 위한 프로그램 도입하고 반려동물 구매 과정에서 사육환경 심사, 책임 고지, 소유주 교육 등을 꼽았다. 박 연구위원은 또한 “반려동물과 소유주를 위한 각종 지원정책이 시행되고, 반려동물로 인한 사회적 비용이 발생하고 있음에도 반려동물 소유에 대한 사회적 부담은 거의 없다”면서 “각 지자체에서 반려동물 등록세를 도입하여 지자체 단위에서 반려동물 관련 정책을 보다 적극적으로 펼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남상인 기자 sanginn@seoul.co.kr
  • 댕댕이 진료·교육비 지원합니다… 유기견 입양률 75% 이끈 서초

    댕댕이 진료·교육비 지원합니다… 유기견 입양률 75% 이끈 서초

    매년 급증하는 유기견이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는 가운데 유기견을 주민과 이어주는 서울 서초구 서초동물사랑센터의 활약이 눈길을 끌고 있다. 서초동물사랑센터는 유기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해 12월 구에서 마련한 유기견 보호 기관이다. 구는 지난 8개월간 센터에 입소한 유기견 24마리 가운데 18마리가 주인을 찾는 데 성공했다고 1일 밝혔다. 입양률 75%로 서울시 전체 입양률 56%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이는 다양한 지원으로 버려진 개들의 입양을 장려하는 구의 노력이 뒷받침된 것이다. 지난해 12월 개소 이후 1700여명의 주민이 센터를 찾을 정도로 인기를 끄는 이유다. 구는 유기견이 아플 때 드는 병원비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입양 뒤 6개월 이내의 진료영수증을 센터에 내면 최대 10만원까지 진료비를 지원한다. 하반기부터는 지역 주민이면 무료로 참여할 수 있는 반려견 1대1 행동 교정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또 센터 안에는 전문 자격증을 갖춘 직원 5명이 방문 혹은 전화 상담으로 입양 절차를 도와준다. 직접 센터를 찾기 어려운 주민들은 홈페이지에서 입양이 가능한 유기견들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조은희 서초구청장은 “서초동물사랑센터가 지역 내 올바른 반려동물 문화를 정착시키는 데 크게 일조한다”며 “앞으로도 사람과 동물이 조화롭게 공존하는 ‘반려동물도 행복한 서초’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고아 118명 입양해 키운다며 온갖 나쁜짓 고아원 원장님에 20년형

    고아 118명 입양해 키운다며 온갖 나쁜짓 고아원 원장님에 20년형

    아이들을 무려 118명이나 입양해 한때 ‘사랑의 어머니’로 불렸던 중국 고아원 원장이 사기 혐의 등으로 징역 20년형을 선고받았다. 허베이성 우안(武安) 인민법원은 지난 24일(이하 현지시간) 고아원 원장이었던 리얀시아(54)의 사기와 공중 질서 위반 등 네 가지 혐의에 대해 유죄를 인정해 징역 20년형과 함께 267만 위안(약 4억 5000만원)의 벌금을 부과했다고 영국 BBC가 25일 전했다. 그녀의 남자친구 쉬키는 12년 5개월형에 120만 위안(약 2억원)의 벌금이 부과됐고, 나머지 공범 14명에 대해서 많게는 징역 4년형을 선고했다. 차이나데일리와 중국경제망 등 중국 매체에 따르면 리씨는 고아들을 양육하기 위해 수백만 위안을 쓴 자선사업가로 알려졌고, 2017년에는 아동 118명을 돌보기도 했다. 이혼한 뒤 전 남편이 아들을 인신매매업자에게 7000 위안을 받고 넘겼다는 사실을 알고 아들을 되찾으려고 각고의 노력을 했지만 실패한 뒤 다른 아이들을 돕기 위해 입양과 고아원 운영을 결심했다는 이야기는 모두를 감동시킬 만했다. 그녀는 2006년 ‘허베이성을 감동시킨 10대 인물’에 선정되는 등 명성을 누렸고 현지 매체들로부터 ‘사랑의 어머니’로 불렸지만, 지난해 5월 당국에 의해 범행이 적발돼 연금됐다. 공소장에 따르면 리씨 등은 2017년 12월부터 지난해 4월까지 고압 선로 이전 공사가 자신들이 소유한 철광산 탐사권에 나쁜 영향을 끼쳤다는 이유로 고아원의 장애어린이와 미성년 학생 10여 명을 동원, 여러 차례 현장에서 공사를 방해했다. 피고인들은 공사 현장 구덩이에 드러눕기까지 했다. 리씨는 1990년대 중반 광산 업체에 투자한 뒤 인수할 정도로 재력을 쌓아 허베이성 최고의 여성 갑부 중 한 명으로 꼽히기도 했다. 하지만 그녀의 행각에 이상한 점이 많다는 제보가 끊이지 않았다. 지난해 5월 계좌를 추적했더니 2000만 위안(약 34억 3000만원) 이상과 2만 달러가 은행 계좌 45개에 예금돼 있었고, 랜드로버와 메르세데스 벤츠 등을 굴리고 있었다. 2011년 이후 온갖 범죄를 저지르고 있는 사실도 드러났다. 법원은 리씨 등이 시공업체에 큰 피해를 줬다고 인정했고, 리씨가 다른 회사의 도장을 위조해 철광산 탐사권을 불법으로 소유했다고 밝혔다. 또 사망한 사람의 명의로 돈을 타내는 등 정부로부터 최저생활 보장 지원금 56만 8000 위안(약 9000만원)을 부정 수급했다고 판단했다. 그녀는 판결에 불복, 항소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고아원은 문을 닫았고, 그곳에 있던 74명의 고아들은 다른 시설로 옮겨졌다. 중국 누리꾼들은 양들을 기른 늑대라며 큰 충격에 빠졌다. 웨이보에 “역겹다. 우리 삼촌도 예전에 그녀의 고아원에 기부한 적이 있다”고 분통을 터뜨리는 이도 있었고, “나도 한때 그녀를 사랑의 어머니라고 불렀다. 되돌려 받고 싶다. 사랑 따위는 없었다. 그녀는 그런 이름으로 불릴 가치가 없다”고 분개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구조한 유기동물이 안락사되는 현실 바꾸고 싶었다” 앱 개발자가 된 수의사

    “구조한 유기동물이 안락사되는 현실 바꾸고 싶었다” 앱 개발자가 된 수의사

    유기동물에 관심 있는 사람이거나 반려동물을 잃어버린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들어봤을 포인핸드(Pawinhand). 포인핸드는 유기동물 보호소로 구조된 동물의 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하는 애플리케이션이다. 앱을 통해 유기동물 입양 절차를 밟을 수 있고, 키우던 반려동물을 잃어버렸을 때 편리하게 실종 전단을 만드는 기능도 있다. 특이하게도 이 앱을 만든 것은 수의사 이환희(34)씨다. 2013년 유기동물 보호소에서 근무를 하던 중 구조된 유기동물들이 너무나 건강한 상태에서도 사람들에게 제대로 알려지지 못해 안락사당하는 현실이 안타까웠다는 그는 대학 시절 취미였던 컴퓨터 개발 공부를 바탕으로 ‘포인핸드’를 만들었다. 반려인들 사이에서 뜨거운 호응을 얻으며 입소문을 탄 포인핸드는 현재 앱 사용자가 10만 명까지 늘어났다. 1년에 유기동물 만 마리 이상이 포인핸드를 통해 입양되고 있는데, 이 수치는 전국 유기동물 입양 두수의 약 50%를 차지한다. “단 한 생명이라도 입양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는 마음으로 포인핸드를 제작했다는 이환희씨. 수의사 직함을 잠시 내려놓고 현재 사회적 기업 포인핸드의 대표로 활동하고 있는 그를 만나 포인핸드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원래 직업이 수의사인데 포인핸드를 만들게 된 계기는?2013년도에 유기동물 보호소에 근무를 하면서 관리를 하게 됐다. 가서 보니까 건강한 유기동물들이 제대로 알려지지 못한 채로 대부분 안락사되고 있었다. 사회적으로 구조된 유기동물들을 알리고 보호해주는 인프라가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아 이런 일이 벌어졌는데, 적어도 이런 동물들이 좀 알려져야 되지 않나라는 생각에 포인핸드를 개발하게 됐다. -보통 보호소에 유기동물이 입소한 후 입양이 안 되면 어떻게 되나요?공고기간 10일이 있다. 10일 동안은 법적으로 기존의 주인에게 찾아주기 위해서 아무런 처리를 할 수가 없다. 그런데 공고기간이 지나면 그 동물들의 생명을 보장해줄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다. 다행히도 누군가가 입양을 하려고 하면 입양을 보내면 되겠지만 입양 문의가 없다라는 경우엔 사실 안락사라는 형태로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현재 포인핸드를 통해 입양이 얼마나 이뤄졌나요?현재는 사용자가 정말 많이 늘어서 1년으로 따지면 한 만 마리 이상 정도의 유기동물들이 포인핸드로 입양이 되고 있다. 전국 유기동물 입양 두수의 거의 50% 이상이 포인핸드를 통해서 이뤄지고 있다.-앞으로 유기동물 문제의 화두는 믹스견, 대형견, 노령견의 입양률을 높이는 것에 있다고 호소하셨는데.유기동물 문제의 근본이었던 게 이제 드러나기 시작하는 것 같다. 유기동물 입양에 있어서도 입양 문의를 많이 하는 동물들과 없는 동물들이 갈린다. 품종 있고 어린 동물들은 사람들이 정말 줄을 설 정도로 입양문의가 많은데 품종 없는 믹스견이라든지 대형견들은 아무도 입양을 하려고 문의를 하지 않는다. 당연히 평생 같이 살아갈 가족을 입양하는 거기 때문에 어린 동물을 입양하는 것을 이해한다. 또 우리나라는 대부분 아파트에서 생활하다 보니까 보호소에 있는 대형견들은 선택받지 못하는 거고. 게다가 이미 너무 나이가 든 상태로 버려진 동물을 누가 입양하려고 하겠는가. 하지만 믹스견 대형견 노령견 이 동물들의 입양률을 높이지 않으면 결국에 안락사는 계속 그대로 될 거고 안락사된 동물들은 그 동물들이 될 거다. -믹스견, 대형견, 노령견의 입양률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은?우선 품종에 대한 편견 없이 입양을 하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대형견 같은 경우에는 한국에서는 약간 수요가 없지만 해외에선 입양하고자 하는 문의가 지금도 계속 오고 있다. 해외 입양을 원하시는 분들하고 국내에 있는 유기동물 보호소의 대형견들을 연결해주는 작업들을 앞으로 해나갈 거고, 노령견 같은 경우는 정부의 지원이 필요할 것 같다. 노령견들은 오랫동안 보호되면서 국가에서 그 동물들을 보호할 수 있는 장치를 만들어주거나, 노령견을 입양했을 때 입양자에게 주어지는 혜택 같은 게 좀 더 있어야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최근 포인핸드 유기견 사진전을 열게 된 계기는?유기견이 더럽고 아프다는 편견이 많다. 그런 편견 자체가 보호소에서 올라오는 유기동물의 사진 때문에 비롯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당연히 길에서 혼자 배회하다가 관리를 못 받으면 털이 더럽혀지고 못나 보일 수밖에 없다. 그런데 실제로 입양된 후 사랑을 받은 유기동물들의 모습은 버려진 직후의 모습과 정말 다르다. 입양된 유기동물들의 모습을 통해 유기동물도 다르지 않다는 걸 보여주고 싶어서 입양의 행복이라는 주제로 사진 전시회를 열게 됐다.-매거진을 창간한 이유는?포인핸드 앱으로는 전할 수 없는 정보들이 많았다. 포인핸드 앱 자체가 유기동물 입양을 위한 플랫폼 서비스이기 때문에 입양 후기나 입양정보들을 좀 더 생생하게 전달하고 싶었다. 그리고 입양자의 이야기를 담으러 다니면서 그 이야기 속에 반려동물을 입양하는 문화를 바꿀 수 있는 힘이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래서 그분들의 생생한 이야기와 유기동물 입양에 대한 여러 가지 전문적인 정보를 담은 매거진을 만들게 됐다. -대표님이 생각하시는 올바른 반려동물 입양문화는 무엇인지?반려동물을 처음 가족으로 맞이하기 시작할 때부터 죽을 때까지 해야 할 것들이 있다. 입양을 할 때는 품종에 대한 편견이나 유기동물이라는 편견 없이 입양을 해야 된다. 그리고 같이 살아가는 동안에는 가족처럼 정말 아끼고 사랑해야 한다. 살면서 힘든 순간들이 당연히 찾아오겠지만, 당연히 가족이기 때문에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방법을 찾으려고 노력을 해야 된다. 그래서 죽을 때까지 함께 해주는 게 반려인으로서 가져야 될 태도가 아닌가 생각한다. - ‘사지 않고 입양하는 문화’를 만들어가기 위해 제도적으로 뒷받침됐으면 하는 부분이 있다면?보호소에서 건강검진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다 보니까 입양을 하고 나서 질병이 있단 사실을 알게 되는 경우가 많다. 예상치 못한 동물병원 비용으로 파양하는 경우도 많고 이런 사례들로 인해 유기동물에 대한 편견이 더 생겨나는 것 같다. 그래서 보호소에 구조된 당시에 동물들에 대한 건강상태에 대해 철저한 확인이 이뤄졌으면 좋겠고 그런 정보들이 많은 분들한테 입양하기 전에 제공이 됐으면 좋겠다. 그래서 입양자분들이 충분히 마음의 준비를 하고 유기동물을 보듬어줄 수 있는 마음으로 입양을 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져야 된다고 생각한다. -대표님의 꿈은?유기동물 문제가 해결되고 반려동물이 하나의 생명으로 가족으로 당연하게 인식되는 문화가 만들어졌으면 좋겠다. 그리고 그런 문화가 정착이 됐을 때 저도 작은동물 병원에서 동물들을 진료하는 수의사로 그냥 소박하게 살고 싶은 게 꿈이다. 글 김민지 기자 mingk@seoul.co.kr영상 박홍규 문성호 김민지 gophk@seoul.co.kr
  • 아동권리보장원, 국외입양인 한국어 교육

    아동권리보장원(옛 중앙입양원)은 국외입양인 사후서비스 사업의 일환으로 ‘1:1 한국어 교육 및 취업 컨설팅’을 하며 오는 21일까지 참가자를 모집한다고 17일 밝혔다. 한국어 교육과 취업 컨설팅은 안정적인 모국 정착을 희망하는 국외입양인들에게 한국어능력시험(TOPIK) 자격증 취득을 위해 개인별 교육 지원을 비롯해 금융과 취업상담 등을 제공한다. 아동권리보장원 입양지원국 관계자는 “모국 정착을 희망하는 입양인이 계속 증가함에 따라 2018년부터 한국어교육을 지원하고 있다”며 “올해부터 지원하는 한국어자격증 취득과정을 통해 입양인들이 취업하는 데 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지원 자격은 F-4 비자 또는 한국국적을 취득한 국외입양인으로 10월 한국어능력시험에 응시하여야 하며 자세한 사항은 아동권리보장원 홈페이지(www.kadoption.or.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입양인 사후서비스 사업은 2013년도부터 보건복지부로부터 위탁받아 모국방문, 모국어연수, 한국문화체험 등을 지원해오고 있다.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홀트아동복지회, ‘책가방을 메고 싶은 아이, 스레이놋’ 캠페인

    홀트아동복지회, ‘책가방을 메고 싶은 아이, 스레이놋’ 캠페인

    우리나라는 교육기본법에서 6년의 초등교육과 3년의 중등교육을 의무교육으로 정해두었으며, 내년부터는 고등학교 무상교육을 시행할 예정이다. 그렇기에 어린 시절에 가방을 메고 등교를 하는 게 너무나도 당연하게 여겨진다. 그러나 매일 아침 가방을 메고 집을 나서지만 학교로 가지 못하는 스레이놋에게는 등교가 소원이다. 캄보디아 프놈펜 내 철거민 정착촌에 살고 있는 스레이놋은 경제적인 어려움과 더불어 일하는 부모님을 기다리는 동네 아이들의 보호자이자 친구가 되어줘야 하기 때문이다. 사실 스레이놋과 같은 아이들은 상당히 많다. UNICEF의 ‘세계아동현황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6~11세 아동 중 약 6100만명은 학교에 다니지 못하고, 5~17세 아동 약 1억 6800만명은 돈을 벌어야 하는 상황에 놓여있다고 한다. 또한 18세 이전에 결혼을 하거나 발육 부진을 겪는 아이들도 상당하다. 홀트아동복지회는 새 캠페인 ‘책가방을 메고 싶은 아이, 스레이놋’을 통해 이렇게 교육을 받지 못하는 아이들이 자립할 수 있는 능력과 꿈을 키울 수 있도록 지원한다. 2011년 캄보디아를 시작으로 몽골과 탄자니아, 네팔의 아이들을 돕고 있는 홀트아동복지회는 ‘아동에게는 가정보호가 우선’이라는 신념 아래 다양한 아이들을 도왔다. 이번 캠페인 역시 교육비 지원과 교육 환경 개선, 교육 프로그램 실시 등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작곡가 김형석은 캠페인을 응원하기 위해 재능기부를 통해 직접 스레이놋 소개 영상에 삽입된 음악과 내레이션을 담당하며 뜻을 함께 했다. 김호현 홀트아동복지회 회장은 “지금도 캄보디아에는 수많은 스레이놋이 있다. 이 아이들이 내일의 희망을 포기하지 않도록 여러분이 함께 해주기를 바란다”면서, ”정기 후원을 통해 아이들이 배움으로 꿈을 꿀 수 있도록 든든한 지원자가 되어주길 바란다“라고 밝혔다. ‘책가방을 메고 싶은 아이, 스레이놋’ 캠페인은 홀트아동복지회 홈페이지나 전화를 통해 누구나 참여할 수 있으며, 홈페이지에서는 스레이놋에게 희망을 담은 메시지를 남길 수도 있다. 한편 홀트아동복지회는 한국전쟁 직후인 1955년에 전쟁과 가난으로 부모를 잃은 아동에게 새로운 가정을 찾아주는 입양사업을 통해 설립되었다. 오늘날에는 입양복지와 아동, 청소년, 미혼한부모, 장애인, 저소득가정, 다문화가정 등 소외된 이웃에게 다양한 복지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회복지 전문기관으로 자리매김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훈육 목적 부모 체벌 법으로 금지”… 국가의 아동책임 확대

    “훈육 목적 부모 체벌 법으로 금지”… 국가의 아동책임 확대

    민법 915조 ‘친권자의 징계권’에서 제외 “가정학대에 대한 사회적 인식 끌어올려” 위탁아동 집에 돌아가도록 복귀 지원부모의 체벌은 ‘사랑의 매’일까, ‘아동 학대’일까. 사회적 의견이 분분한 친권자의 체벌 문제에 대해 정부가 답을 내렸다. 훈육 목적으로도 자녀에게 매를 들어선 안 된다는 것이다. 정부는 23일 ‘포용국가 아동정책’을 발표하며 부모가 자녀를 체벌하지 않도록 민법상 ‘친권자 징계권’을 손보겠다고 밝혔다. 또 모든 아동이 태어난 즉시 자동으로 국가기관에 등록돼 보호받을 수 있도록 ‘출생 통보제’를 도입하고 지방자치단체 공무원과 사례관리사가 부모로부터 버려진 아동의 처지를 면밀히 파악해 적절하게 보호하도록 공적 체계를 강화한다. 이번 정책은 상대적으로 소홀히 다뤄 온 아동 문제에 대한 국가 책임을 확대하고 아동을 단순한 양육 대상이 아닌 생존권·발달권·참여권·보호권을 가진 주체로 인식하도록 패러다임의 전환을 시도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정부는 먼저 아동 체벌에 관대한 사회 분위기를 바꾸고자 민법이 규정한 ‘친권자의 징계권’에서 체벌을 제외하기로 했다. 민법 915조는 ‘친권자는 그 자(子)를 보호 또는 교양하기 위해 필요한 징계를 할 수 있다’고 규정하되, 징계의 방식을 구체적으로 명시하진 않았다. 정부는 이 조항에 ‘체벌은 징계권의 범위를 넘어선 행위’로 못박는 내용을 담을 계획이다. 민법이 이렇게 바뀌더라도 훈육 목적으로 매를 든 부모가 처벌받진 않는다. 하지만 아동 학대 사건이 발생했을 때 재판부의 결정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최소한 아동 학대가 ‘사랑의 매’로 치부되는 일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고득영 보건복지부 인구아동정책관은 “가정 학대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보건복지부가 2017년 20세 이상 1000명을 조사한 결과 76.8%는 여전히 부모의 체벌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부모가 버려 보호가 필요한 아동(요보호 아동)은 국가가 책임지는 시스템도 갖춘다. 시군구마다 한 해 요보호 아동이 평균 192명씩 발생하고 있지만 담당 공무원은 1.2명에 불과하다. 아동이 처한 상황을 분석해 보호계획을 수립해야 할 시군구 아동복지심의위원회마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버려진 아동의 운명이 지자체 공무원의 도장 하나에 기계적으로 행정처리되고 있다. 복지부는 가정위탁, 그룹홈, 시설, 입양 중 아동에게 가장 적합한 보호 방식을 면밀히 검토해 결정하도록 시군구 아동복지심의위원회 산하에 아동 관련 전문가와 사례관리사로 구성된 ‘사례결정위원회’를 설치할 계획이다. 전담 공무원과 전문 사례관리사도 700명씩 확충한다. 아울러 내년 상반기 중 위탁가정에 맡겨진 아이가 부모 품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친가정 복귀 지원 프로그램을 개발하기로 했다. 우리나라의 위탁아동 친가정 복귀율은 2017년 15.3%에 그쳤다. 전문인력이 아동의 특성에 따른 맞춤형 양육을 할 수 있도록 ‘전문가정위탁제도’도 법제화한다. 다만 친가정 복귀의 핵심 포인트인 위탁가정에 아이를 맡긴 친부모가 정기적으로 아이를 만나도록 강제할 방안, 친가정 자립 지원 방안 등은 구체적으로 명시하지 않았다. 가정위탁 양육보조금 지급 책임 역시 그대로 지자체에 뒀다. 정부는 출생신고도 없이 유기되거나 학대·사망·방임되는 아동을 줄이기 위해 의료기관이 출생하는 모든 아동을 누락 없이 국가기관 등에 통보하도록 가족관계등록법을 개정할 계획이다. 이로 인해 출산 사실을 알리고 싶지 않은 임산부가 의료기관이 아닌 곳에서 위험하게 아이를 낳지 않도록 신원을 감추고 출생등록을 할 수 있는 ‘보호(익명) 출산제’도 도입하기로 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어릴 땐 친부모, 18세엔 국가가 버렸다…강제 홀로서기하는 아이들

    어릴 땐 친부모, 18세엔 국가가 버렸다…강제 홀로서기하는 아이들

    친부모가 학대하거나 양육을 포기한 아이들은 시설이나 가정에 위탁되거나 입양된다. 매년 4000명 넘는 아이가 부모로부터 버림받고 낯선 곳에서 홀로서기를 한다. 현재 정부가 보호하는 아동은 3만 5000여명으로, 10명 중 9명은 부모가 있다. 하지만 친부모에게 돌아가는 아동은 5명 중 1명도 안 된다. 2017년 가정위탁 종결 아동 2182명 중 334명(15.3%)만이 친가정으로 복귀했고, 평균 위탁 기간은 6년 9개월이나 됐다. ‘친가정 복귀 지원을 위한 일시 보호’라는 가정위탁제도 본래 목적을 달성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아이들에게 집으로 돌아가는 길은 너무나 멀다. 포용국가를 천명한 문재인 정부가 오는 22일 ‘가정위탁의 날’을 맞아 맞춤형 대책을 내놓을 때다. “처음에는 1~2년 맡아 키우면 친부모가 자립해 부모 품으로 돌려보낼 수 있을지 알았죠. 하지만 친부모는 여전히 아이를 돌볼 형편이 안 되고, 우리 부부가 15년째 아이를 키우고 있어요.” 위탁모 송순향(60)씨는 2002년 ‘가슴으로 낳은 아들’ 경수(17·가명)를 만났다. 강보에 싸인 아기를 데려왔을 때만 해도 아이가 고등학생이 될 때까지 위탁 양육을 하게 될 줄은 몰랐다. 경수의 친아버지는 이혼하고 다시 결혼해 가정을 꾸렸지만 신용불량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내년이면 경수가 만 18세가 돼 송씨가 맡아 키울 수 있는 법적 보호기간이 끝난다. 보호 종료 청소년은 친부모에게 돌아가거나 자립해야 하지만, 송씨는 도저히 경수를 떠나보낼 자신이 없다고 털어놨다. 송씨는 19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경수는 독립하겠다는 데 저 어린 것을 어떻게 혼자 살게 하느냐”며 “친부모에게 돌아가도 함께 살 형편이 안 되고, 간다고 해도 새엄마 슬하로 가야 한다. 아이에게 엄청난 스트레스”라고 말했다. 연세대 아동가족학과 강민주 교수팀이 지난해 가정위탁지원센터 종사자(93명)와 위탁부모·친부모·보호아동(16명)을 설문·심층인터뷰(복수 응답) 방식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종사자의 69.9%가 친가정 복귀 지원의 어려움으로 ‘복귀를 위한 제도적 장치의 부재’를 꼽았다. 67.7%는 친가정의 경제적 자립을 위한 취업 지원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하지만 관련 제도는 없다시피 한 상황이다. 송씨는 “친부모가 경제적으로 자립할 수 있도록 취업 활동을 지원하고, 정부가 친가정에 임대아파트 등 주거 공간을 제공해 아동이 부모와 함께 살 수 있는 최소한의 여건을 만들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모의 형편이 나아지지 않으니 아동이 시설이나 위탁 가정에 머무는 기간은 길어질 수밖에 없다. 평균 위탁 기간이 6년 9개월이라지만, 성인이 될 때까지 10년 이상 머물기도 한다. 친가정으로 돌아가지 못한 아동이 만 18세가 돼 보호자 없이 세상에 강제로 나서는 순간 전쟁터가 펼쳐진다. 정부가 보호 종료 아동에게 지급하는 자립수당 30만원으로는 기본 생계조차 해결할 수 없다. 송씨는 “18세가 돼 자립하든, 친가정으로 복귀하든 시스템과 계획이 잡혀서 가는 게 아니라 이 정도면 ‘다 컸다’며 강제로 내몰리는 것”이라며 “겨우 고등학교를 졸업했을 뿐인 아이들은 심리적으로 방황하게 된다”고 말했다. 어릴 땐 부모에게, 커서는 법적으로 성인(만 19세)도 되기 전에 자신을 키운 국가로부터 버려지는 셈이다. 보호 기간 종료 전에 친가정으로 복귀한 아동은 기초생활 수급비와 양육비 지원이 끊겨 어려움을 겪는다. 일단 친가정으로 돌아가고 나면 사후 관리도 전혀 이뤄지지 않는다. 제주에 사는 위탁모 이진희(49)씨는 몇 년 전 친자식과 다를 바 없는 위탁아동 진아(가명)와 벼락 같은 이별을 했다. 진아의 친모가 결혼했는데, 친모의 시댁에서 진아를 받아들이기로 한 것이다. 준비 없는 이별이었다. 가지 않겠다고 소리지르며 우는 진아를 억지로 떼어놓고서 이씨는 한동안 불면증과 공황장애를 앓았다. 이씨는 “아이가 너무 보고 싶어 진아가 사는 친모 집을 찾아갔는데, 내가 친모와 얘기하는 동안 내 무릎에 누운 진아가, 그 다섯 살짜리 아기가 1시간을 숨죽여 울고 있더라. ‘예쁘게 헤어져야 또 만날 수 있어’라고 했더니 1년 뒤 다시 만났을 땐 해맑게 잘 놀다가 나와 헤어지고 집으로 갈 때 대성통곡을 했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토로했다. 이씨는 “아이가 아무리 어려도 분명히 의사 표현을 하면 복귀 전 적응할 기간을 줘야 한다”고 말했다. 아동에게 생활환경이 한순간 바뀌는 것은 생존이 위협받는 정도의 큰 사건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아동이 친가정을 떠나며 경험한 마음의 상처, 거꾸로 위탁 가정을 떠날 때 받는 충격을 치유하려면 여유를 두고 심리 상담 등을 병행해야 하지만, 현행 제도는 아동을 전혀 배려하지 않는다. 이씨는 “매뉴얼상의 준비 기간은 있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며 “아동과 위탁 가정에 대한 사전·사후 심리 치료는커녕 아이가 친가정이 정말 아이를 키울 수 있는 상황인지 모니터링조차 잘 이뤄지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정익중 이화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아이를 너무 쉽게 맡기고 돌려받는 시스템이 문제”라면서 “최소한 친가정의 상황을 점검하고서 위탁 아동을 돌려보내야 하고, 복귀 뒤 사후 관리가 철저히 이뤄져야 하는데 가정위탁지원센터 인력이 너무 적다”고 지적했다. 친부모와 아동의 만남 또한 정기적으로 이뤄지지 않다 보니 친가정 복귀가 어려울뿐더러 복귀한 뒤에도 아동은 친부모와의 관계 설정에 혼란을 겪는다. 2015년 아동자립지원통계 현황보고서에 따르면 보호 종결 아동의 57.2%가 부모의 생존 여부조차 알지 못한다고 답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도장 하나에 운명 달린 ‘위기의 아동’

    도장 하나에 운명 달린 ‘위기의 아동’

    맞춤형 보호 결정할 지자체 심의위 미흡 전담공무원은 서류에 도장만 찍으면 끝 시설·위탁 한번 결정되면 평균 6년 유지 정부, 전문위 구성 추진·아동 이력 전산화친부모가 양육할 형편이 안 돼서, 혹은 유기하거나 학대해 버려지는 아동의 운명이 지방자치단체 공무원의 도장 하나에 결정되고 있다. 아동이 처한 상황을 분석해 맞춤형 보호 계획을 수립해야 할 시군구 아동복지 심의위원회가 제대로 작동되지 않아서다.19일 보건복지부 등에 따르면 각 시군구에서 ‘요보호 아동’(보호 대상 아동)을 전담하는 공무원은 1~2명 수준으로 이마저 아동복지 전문 공무원이 아니다. 2016년 개정된 아동복지법에 따라 시군구는 아동복지심의위원회를 두고 요보호 아동에 대한 보호 계획을 수립해야 하나 아동급식 지원 대책과 아동복지시설 인가 등의 행정 업무에만 집중하고 있다. 심의위원회에 부군수와 지역 내 의사·변호사 등이 참여해 전문성도 떨어진다. 한 해에 4000~5000명 요보호 아동이 발생하고 있는데도 아동 처지에서 보호 방식을 고민하고 결정할 공적 체계가 사실상 없는 셈이다. 장애 아동은 맞춤형 지원을 해줄 장애아동 양육시설로, 심리 치료를 받아야 할 아동은 심리치료 프로그램이 있는 곳으로 보내야 하지만 심층적인 초기 상담은 거의 이뤄지지 않는다. 가령 친부모가 아이를 시설에 맡겼다면, 태반은 시설에서 청소년기를 보낸다. 전담 공무원은 관련 서류에 도장만 찍을 뿐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지금은 친부모가 처음에 아이를 어디에 맡겼느냐, 어디로 의뢰했느냐에 따라 아이들의 운명이 결정되는 상황”이라며 “입양 땐 법원이 개입하고 학대 아동에겐 아동보호 전문기관이 관여하지만, 부모가 자녀를 버리는 유기 땐 아이 운명이 달린 초기 결정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아동양육 시설이든 그룹홈이나 가정 위탁이든 한번 결정이 이뤄지면 아동은 평균 6년 이상을 그곳에서 살아가게 된다. 정부는 대안으로 각 지자체가 요보호 아동 문제만을 논의할 전문위원회를 꾸려 아동보호 정책의 방향을 결정하고 관리할 수 있도록 아동복지법을 개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위원회에는 해당 아동을 조사했던 사회복지 담당자와 법률가, 지역의 아동보호 전문가 등이 참여해 도움을 준다. 정부는 또 아동 관리 전산시스템도 강화한다. 지금은 요보호 아동의 정보가 제대로 전산화돼 있지 않아 아동의 이력을 추적하기가 쉽지 않다. 이와 함께 위탁 아동들이 친가정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제도 개선도 추진한다. 조만간 관련 대책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캐나다에선 위탁 보호를 받는 10세 이상 아동의 86.3%가 친부모에게 돌아가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친가정 복귀율은 2017년 15.3%에 그쳤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대한민국 사법부가 동문회인가… 고작 10명 징계 문제 더 키워

    대한민국 사법부가 동문회인가… 고작 10명 징계 문제 더 키워

    서울 종로구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사무실에서 지난 9일 만난 이탄희(41·사법연수원 34기) 변호사는 다소 까무잡잡해진 모습이었다. 지난 2월 법원에서 나온 뒤 한 달 넘게 스페인으로 여행을 다녀왔다고 했다. ‘판사직을 내려놨으니 홀가분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은 착각이었다. 두 시간 가까이 사법개혁의 중요성을 토로한 이 변호사는 법원에 대한 근심을 내려놓지 못한 듯했다. 그는 2017년 2월 국제인권법연구회 등 판사 뒷조사를 거부하며 사표를 냈지만 반려됐고, 이러한 사실이 언론에 보도되면서 ‘사법농단´이 외부에 알려졌다.-‘공익인권법재단 공감’을 선택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퇴직하고 장래를 고민하던 중에 친하게 지내던 판사 출신 변호사 사무실에 놀러 갔어요. 차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는데 갑자기 설명하기 어려운 우울한 느낌이 들더라고요. 그때는 이유를 몰랐는데 나중에 생각해 보니 ‘변호사로 살게 되면 세속적 이익을 좇으며 살겠구나´라는 마음 때문이었어요. 그동안 판사로서 공적인 가치를 지향하고 살았는데, 물론 변호사도 법조인으로서 공적인 책무가 있지만 변호사로서 제 모습이 스스로 뿌듯하게 느껴지지 않을 것 같았어요. 변호사로서 공적인 가치를 추구하는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니 ‘공감´이 떠올랐어요.” 이 변호사는 법무관 시절 공감에서 자원봉사활동을 했고, 아내 오지원 변호사와 함께 10년 넘게 공감을 후원해 왔다. 공감은 수임료를 받지 않고 기부와 후원으로만 운영되며 공익소송을 맡는다. 공감 사무실은 로펌이라기보다는 영세한 시민단체에 가까울 정도로 열악해 보였다. -공익변호사로서 어떤 분야에 관심이 있나요. “가톨릭 신자라서 그런지 빈곤층에 대한 감성적 연민을 쭉 갖고 있었어요. 과거 공감이 맡았던 사건 중에 2016년 대구에서 발생한 은비(가명) 사건이 있어요. 은비는 가출청소년이자 미혼모의 아이였는데, 입양된 집에서 양부의 학대로 사망했어요. 양부는 징역 10년형을 받았고요. 은비의 엄마는 IMF 때 태어났고, 경제적 타격으로 부모의 보호를 받지 못했어요. 빈곤이 악화됐고, 대물림되면서 은비가 결국 사망한 거죠. 빈곤이 우리 사회에서 광범위하게 확산되는 문제에 대한 송무와 제도 개선활동을 하고 싶어요.” -법원 밖으로 나오니까 어떤 점이 다른가요. “보통 판사들이 변호사가 되면 법정에서 법대를 위로 올려다보면서 법원에 대한 생각이 바뀐다고 하잖아요. 아직 그런 경험이 없어서 모르겠어요. 그런데 판사일 때 만나지 못한 다양한 직역에서 일하는 사람을 만나며 든 생각이 있어요. 제가 ‘내가 하는 일의 의미가 무엇인지 아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을 하면 사람들은 지향점, 가치관 이런 것보다는 조직원으로서 의무가 강조되는 문화에 맞닥뜨리면서 좌절감이 많았다고 해요. 아, 이게 법원만의 문제가 아니고 한국 사회, 특히 공직사회의 문제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 좌절감이 사법농단과 연결되는 지점이 있을까요. “공적인 업무를 하는 사람은 ‘내가, 우리가 하는 일이 공적으로 가치가 있는 일이다´라는 생각이 들 때 자부심을 느껴요. 공적인 가치를 망각하면 지향해야 할 가치가 조직의 이익이 돼 버려요. 조직의 이익을 위해 윗사람이 시키는 일을 하게 되죠. 사법농단의 원인 중 하나도 이거예요. 판사들이 자기가 하는 일의 의미를 망각한 거예요. 판사가 사조직원으로 전락한 겁니다. 법원의 조직원이라는 생각만 남은 거죠. 법원은 공적인 조직이니까 법원의 이익이 공적인 가치라고 착각한 거죠. 실상은 전혀 그렇지 않은데 말이에요.” -사법농단의 원인이 그게 전부일까요. “극단적인 폐쇄성도 있어요. 법원 내부의 폐쇄성, 법원행정처의 폐쇄성이 크죠. 단적인 예가 양승태 대법원 시절 ‘한마음 체육대회´예요. 판사들이 세일러문 코스튬을 하고, 양 대법원장을 찬양하는 카드섹션을 했다고 해요. 행사 규모가 큰데 법원 밖에서는 아무도 몰랐어요. 만약 기자나 외부인이 행사에 참여했다면 외적 명예 유지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판사들이 그런 일을 했을 리 없죠. 재판에 관여하기 위해 행정처에서 재판부에 전화하고, 이메일을 보내고, 문건을 보냈는데 행정처 외부 판사들은 알지도 못하고 상상조차 못했어요.” 양 전 대법원장은 공식 석상에서 수차례 ‘튀는 판결을 하지 마라’고 강조했다. 대법원과 다른 취지의 판결을 내리는 판사들을 향해 ‘조명을 받고 싶어 안달 났다´, ‘매명(賣名)을 한다(이름을 판다)´고 깎아내리는 말이 나돌았다. -재판을 받는 양 전 대법원장 등 전직 법관들은 모두 ‘죄가 안 된다’라고 하는데요. “현 시점에서 가장 우려되는 건 이 사건 본질이 형사법 위반인 것으로 잘못 이해되는 것이에요. 이 사건의 본질은 헌법 위반이고, 법관 직업윤리 위반이에요. 사건의 본질을 잘못 파악하게 되면 가해자와 피해자가 불명확해져요. 이 사건의 피해자는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박탈당한 국민과 양심적이고 독립적인 재판을 위해 노력한 법관들이에요. 양승태 대법원장 시절 행정처 판사들의 잘못으로 모든 판사들이 도매금으로 명예가 실추됐어요.” “이 사건을 형사법 위반으로 잘못 보면 피해자가 달라져요. 부당한 지시에 따른 행정처 판사들이 피해자가 돼버리죠. 그런데 헌법 위반으로 보면 그 판사들은 가해자예요.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박탈하는 데 협력한 사람들이에요. 결국 이 사건은 유죄 무죄로 판단할 게 아니라, 진정한 피해자인 국민을 위한 제도를 논의하는 것으로 이어져야 해요.” 김명수 대법원장은 이날 사법농단 연루 법관 10명에 대해 징계를 청구했다고 밝혔다. 검찰에서 법원으로 넘긴 비위 대상자는 66명이었다. 법원은 고작 10명을 징계했을 뿐만 아니라 징계 대상자도, 경위도 밝히지 않았다. 이 변호사는 페이스북에 “재판을 받는 국민은 내 사건을 맡은 판사가 (징계) 명단에 포함돼 있는지, 어떤 비위 사실이었는지, 징계가 이뤄지지 않았다면 어떤 근거인지 알권리가 있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법원 대처를 어떻게 평가해야 할까요.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더 키우고 있어요. 잘못한 판사들의 행위에 대해 명확하게 책임을 추궁해서 나머지 판사들에 대해서는 믿어도 된다는 메시지를 국민에게 줘야 해요. 과거와 단절해야죠. 김명수 대법원장, 조재연 법원행정처장이 모두 약속했어요. 그런데 그 약속과 달리 고작 10명에 대해 징계를 청구했어요. 언행불일치죠. 대한민국 사법부는 동문회가 아니잖아요. 개개인의 헌법기관인데. 국민은 나를 심판한 기관이 믿을 수 있는 사람인지 알권리가 있어요.” -대법원이 지난해 12월 사법행정회의를 신설하고 법원행정처를 법원사무처로 변경하는 개혁안을 내놨는데요. “제일 중요한 행정처 탈판사화가 빠졌어요. 판사는 재판만 해야 돼요. 최근에 김경수 경남지사 1심 판결을 두고 말이 많았잖아요. 판사가 법관직을 가진 채로 누군가의 비서 업무를 했다는 게 불신 요소가 되기 때문이에요. 판사의 덕목과 비서의 덕목은 정반대니까요. 현 대법원장의 비서인 판사도 나중에 시간이 지난 후에 정치 사건을 맡게 되면 누구라도 공격을 받을 수 있어요.” -사법개혁이 왜 중요하죠. “누구나 수사를 받아 재판을 받게 될 수 있고, 법적인 분쟁에 휘말릴 수 있어요. 누구나 아플 수 있으니까 병원 갈 일을 대비해 건강보험료를 내잖아요. 우리 모두 판사 앞에 서게 될 수 있어요. 나중에 사법개혁에 관심을 가지면 너무 늦어요. 근본적으로 재판이, 법관이 신뢰를 받으려면 사법농단 사태를 잘 마무리해야 돼요. 신뢰받기 어려워진 판사들이 더이상 직을 수행하지 않도록 만들어야 돼요. 그렇게 하려면 탄핵 이외에는 방법이 없죠. 의사는 환자들이 고를 수 있지만, 재판받는다고 해서 판사를 고를 수가 없잖아요.”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등 돌린 가족·학교, 출산 뒤엔 생활고… “이 굴레 대물림 두려워”

    등 돌린 가족·학교, 출산 뒤엔 생활고… “이 굴레 대물림 두려워”

    편견·가난과 싸우는 청소년 부모 심층조사 그림자 가족. 복지 현장에서 청소년 부모가 꾸린 가정을 부르는 표현이다. 어린 산모(24세 이하)가 한 해 낳는 아기는 통계상으로만 1만 4600명(2018년 기준)이나 되지만 주변에선 좀처럼 보이지 않는다. 싸늘한 사회적 시선을 피해 숨어 지내는 가족이 많아서다. 서울신문은 청소년 부모 가정을 취재하기 위해 4~5월 서울, 여수, 부산, 광주, 강릉 등 전국을 돌았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아동복지연구소와 협업해 진행한 취재에서 100개 가정을 상대로 서면 또는 대면, 전화 인터뷰 등을 병행하며 심층 조사했다. 평균 19.3세에 출산한 100개 가정엔 각기 다른 사연이 있었지만 임신과 출산, 양육 때 겪는 공통적 패턴도 확인됐다. ▲임신과 동시에 주변의 지지가 끊기면서 산모는 홀로 고립됐고 ▲출산 후엔 경제활동을 하기 어려워 심각한 생활고를 겪었으며 ▲가난과 편견의 굴레 속에 갇힌 자신의 삶을 아이에게 물려주지 않기 위해 분투했다. 김지연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박사는 “어린 나이에 출산을 택한 부모들은 무책임한 게 아니라 오히려 책임감이 매우 강하다”고 말했다. 어린 부모 스스로의 노력에 사회적 지원이 더해져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야 청소년 부모 가정도 사회 구성원으로 제 몫을 할 수 있다. 온 힘을 다해 살아가는 어린 부모들의 이야기를 과거와 현재, 미래로 시점을 나눠 엮었다. 주위 시선에 부담을 느끼는 사례자들의 요청으로 이름은 모두 가명 처리했다.# 과거 청소년 부모 대부분은 임신을 자각한 순간을 ‘악몽’으로 기억한다. 이성 간 교제 시기가 과거보다 빨라진 상황에서 성적 호기심 또는 상대방의 강압적 분위기 유도 탓에 성관계했다가 덜컥 아이가 생겼다는 사연이 많았다. 지난해 교육부 등의 ‘청소년 건강행태조사’에 따르면 성관계 경험이 있는 중·고교생 비율은 5.7%였다. 해당 연령(13~18세)의 주민등록인구가 309만 6947명이니 성관계 경험이 있는 청소년은 17만명 이상으로 추정된다. 이른 임신 경험을 극소수의 이야기로 보기 어려운 이유다. 조사에 응한 청소년 부모 중 41%는 ‘피임에 실패해 임신했다’고 답했다. 또, 67%는 ‘임신사실을 알았을 때 두렵고 무서웠다’고 털어놨다. ‘아이를 낳아야 할까’, ‘부모나 친구들은 어떤 반응을 보일까’, ‘제대로 키울 수 있을까’, ‘학교는 다닐 수 있을까’ 등 10대 후반 또는 20대 초반의 청춘들이 감당하기 어려운 고민이 한꺼번에 머릿속을 채웠다고 했다. 태아를 품은 청소년들은 벼랑 끝에 몰린 심정이었지만 주변의 지지는 기대할 수 없었다. 가족마저 우군이 돼 주지 않았다. 응답자들에게 ‘임신 사실을 알렸을 때 가족들의 태도를 1(부정)부터 10(긍정) 사이로 평가해 달라’고 했더니 평균 3.61점이 나왔다. 특히 청소년 부모 중에는 위기 가정에서 자란 이들이 많았다. 응답자의 32%는 “부모로부터 가정 폭력을 경험했다”고 답했다. 58%는 가출 경험이 있었다. 서울에서 만난 정유정(24)씨도 아버지에게 수시로 맞고 자랐다. 고등학교 졸업을 한 학기 앞둔 18살에 아들 정우(6)를 몰래 낳았을 때 부모는 정씨 모자가 지내던 모자원에 찾아와 “아이를 포기하라”며 행패를 부렸다. 하지만 유정씨는 아들을 입양 보낼 수 없었다. 지옥 같던 현실에서 탈출구를 열어 줄 존재로 보였기 때문이다. 유미숙 한국미혼모네트워크 사례관리팀장은 “청소년 부모 중에는 불안정한 가정환경에서 자라 따뜻한 ‘진짜 가족’에 대한 갈증을 느끼는 이들이 많다”고 말했다. 학교나 친구도 울타리가 돼 주지 못했다. 임신 당시 33%만 학교를 다녔다고 응답했다. 학업을 중단한 이유로는 ‘출산과 생계유지를 위해 돈을 벌어야 해서’, ‘자녀 양육을 위해 복학하지 못해 자퇴 처리됨’, ‘임신으로 스스로 자퇴’ 등을 꼽았다. 학교에선 어린 부모의 임신 사실을 전혀 알아채지 못하거나 알게 되더라도 돕기보다는 자퇴를 권유하거나 퇴학 처리했다. 강원도에서 만난 강예원(25)씨는 “출산을 결심했다는 이유로 선생님들이 아기 아빠에게 ‘학교에서 나가라’고 했다”면서 “이후 실업계 학교로 복학해 졸업장은 땄지만 크게 상처받았다”고 털어놨다. 친구들 사이에선 “죽은 것 아니냐”, “남자를 어떻게 만났기에 그러느냐”는 등의 소문이 돌기도 했다. 손을 잡아 주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지만, 이들이 출산을 택한 이유는 간단했다. “내가 만든 존엄한 생명이기 때문”이라는 답변이 많았다. 유정씨는 “초음파 검사 때 들은 아기 심장 소리를 잊기 어려웠다”면서 “마치 ‘나 여기 살아 있어요’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고 했다.# 현재 초등학생부터 영유아까지 다양한 연령층의 자식을 키우는 응답자들이 꼽는 현재의 가장 큰 어려움은 ‘돈 문제’다. 번듯한 직장을 다니는 부모들에게도 육아 비용은 어깨를 짓누르는 부담이다. 수입이 적거나 고정 수입이 없는 청소년 부모들에겐 더 큰 어려움일 수밖에 없다. 아이가 커질수록 돈 앞에 더 좌절한다. 정민아(25)씨 부부는 딸에게 미안할 뿐이다. 올해 6살 된 아이는 “친구들처럼 태권도 학원이랑 발레 학원을 가고 싶다”고 조른다. 하지만 들어주기 어렵다. 일용직으로 일하는 남편 이지훈(24)씨의 한 달 벌이가 100만원대 후반 수준인데다 민아씨는 셋째를 임신해 일할 수 없다. 민아씨는 “아이가 유튜브를 보면서 태권도 동작을 따라 하니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생활고 탓에 아이와 생이별한 청소년 부모도 많았다. 전남 여수에서 만난 김이은(22)씨는 돈을 벌기 위해 아이와 떨어져 산다. 원래 집은 인천이지만 여수 펜션에서 일자리를 잡았다. 아이를 봐줄 사람이 없어 평일에는 두 살배기 아이를 친정 근처 ‘24시간 어린이집’에 맡긴다. 아이의 얼굴을 온종일 볼 수 있는 건 한 달에 한 번뿐이다. 이은씨는 “입양을 보내기 싫은 게 과도한 욕심인가 싶었다”고 말했다. 출산했다는 이유만으로 학교 밖으로 쫓겨난 청소년 부모들은 “그 흔한 학사 학위도 없어 구직이 더 어렵다”고 말한다. 이 때문에 뒤늦게 학교로 돌아가는 이들도 있다. 8살 딸을 혼자 키우는 홍예슬(25)씨는 올해 대학에 입학했다.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따는 게 목표다. 아이가 더 크기 전에 안정적 수입이 보장되는 직업을 구하지 못하면 생활고의 늪에서 빠져나오기 어렵겠다고 판단했다. 어린 부모들은 아이에게 떳떳하고 싶어서(67%) 또는 예슬씨처럼 더 나은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65%) 중단된 학업을 이어 가고자 했다. 안정적인 직업을 갖기 힘든 이들은 주로 ‘취업을 위한 기술교육을 받고 싶다’(27%)고 말했다. 문제는 뒤늦게 공부하려면 또 돈이 든다는 점이다. 예슬씨는 “학교에서 국가 근로로 일하면 1시간에 8350원씩, 매달 20만~40만원 정도를 번다”면서 “기초수급 등과 합하면 한 달에 100만원 정도를 손에 쥐는데, 교재 비용과 공과금, 교통비, 식비로 쓰면 저축하는 돈은 한 푼도 없다”고 토로했다. 유미숙 팀장은 “현금 지원이 어렵다면 이들의 건강권과 관련된 지원이라도 부족하지 않게 해 줘야 한다”고 말했다. 어린 부모의 책임감은 다른 부모들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심층조사에 응답한 어린 부모 중 48%가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양육포기를 전혀 생각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부산에서 만난 김수연(17)양은 앳된 얼굴 때문에 두 살 난 딸의 언니로 오해받는다. 그럴 때마다 “제가 얘 엄마예요”라고 당당히 말한다.자신이 엄마임을 받아들이기 시작한 계기는 뜻밖에도 출산 후 감행한 가출이었다. 돈 문제로 다투는 집안 어른들의 모습에 지친 수연양은 산후조리도 못한 채 딸을 친정에 두고 집을 나왔다. 그런데 갓난 딸아이가 자꾸 눈에 밟혔다. 수연양은 “입양을 생각하기도 했지만 딸이 너무 예뻐 떨어질 수 없었다”고 말했다. # 미래 청소년 부모들은 자신들이 겪었던 불행이 아이까지 덮치지 않길 바란다. 하지만 지극히 평범한 미래라도 준비하려면 다른 부모들보다 몇 배의 시간과 노력을 쏟아야 한다. 대학원생인 박은경(23)씨는 5년째 교수님과 친구들에게 아들의 존재를 알리지 못했다. 미혼모에게 쏟아지는 질타를 겪을 만큼 겪었기 때문에 따가운 시선이 아들에게까지 향할 것을 생각하니 두려웠다. 한부모 가정에서 자란 은경씨는 “주변 사람들이 ‘이혼 가정에서 자란 사람과는 연애하고 싶지 않다’거나 ‘사랑받지 못한 애는 티가 난다’고 얘기할 때마다 마음이 아팠다”면서 “내 아이에게 이런 아픔을 물려주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가난도 아이에게 물려주고 싶지 않은 미래다. 카페에서 파트타임으로 일하며 딸(3)을 키우는 이민정(21)씨는 안정적인 새 직장을 구하려고 자격증을 10여개나 땄지만 취업이 쉽지 않다. 민정씨는 “아이를 맡길 곳이 마땅치 않다”면서 “지금 사는 곳에서 너무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안정적으로 일하고 싶다”고 했다. 5살 난 아들을 둔 엄마 이지혜(24)씨는 “좋은 조건의 직장을 찾을 여유가 없다”면서 “대우가 열악해도 채용해 주는 회사가 있으면 감지덕지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청소년 부모 자립지원 단체인 킹메이커 배보은 대표는 “‘어린데 어떻게 부모 노릇을 할 수 있느냐’는 등 대안 없이 비난하는 것은 어린 부모들의 삶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서 “이들이 사회에 뿌리내리고 자신들의 삶을 꾸려 나갈 수 있도록 사회가 도와야 한다”고 말했다.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애는 낳아야지” “인생이 불쌍해”…이중 시선에 우는 어린 부모

    “애는 낳아야지” “인생이 불쌍해”…이중 시선에 우는 어린 부모

    [열여덟 부모, 벼랑에 서다] <1> 축복받지 못한 출산일찍 아이를 낳은 청소년 부모들은 자신들의 임신 사실과 양육 능력을 마뜩잖게 보는 사회적 시선 앞에서 좌절한다. 정상적인 양육이 불가능할 것이라는 편견은 ‘온 힘을 다해 남들처럼 아이를 품겠다’는 어린 부모들의 의지에 상처를 남긴다. 서울신문은 20세 이상 성인들이 청소년 부모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확인하고자 지난 2~6일 일반인 504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했다. 어린 부모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고스란히 드러났다.18살에 첫째를 출산한 최연희(23·가명)씨는 아이를 키우며 늘 주변 시선을 의식한다. 몇 년 전 옆집 주민이 경찰에 아동학대가 의심된다며 최씨를 신고하면서 생긴 트라우마 탓이다. 신고 이유는 단순했다. 누가 봐도 앳돼 보이는 최씨 부부의 외모, 종종 들리는 아이의 울음소리 때문이었다. 최씨는 “당시는 ‘고교생인 엄마가 아이를 모텔에서 낳고 도망갔다’거나 ‘신생아를 살해해 냉동실에 유기했다’는 등의 뉴스가 많이 나올 때였다”면서 “단지 우리가 어리다는 이유만으로 아이를 학대한다고 의심받은 것”이라고 말했다. 아동학대 신고는 해프닝으로 끝났지만 최씨에겐 여전히 아이를 훈육하는 게 조심스럽다. 최씨는 “어려서 서툴 수는 있어도 우리도 부모로서 책임감이 있다”고 말했다. ‘나이가 어리면 좋은 부모가 될 수 없을 것’이라는 인식은 설문조사에서도 확인됐다. 어린 부모들은 아이를 포기하면 “무책임하다”고 지탄받고, 아이를 품더라도 ‘부족한 양육자’라는 시선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전체 설문 응답자의 52.6%는 “청소년 부모가 정상적으로 아이를 양육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했다. 또 ‘청소년 부모’라는 키워드를 보고 떠오른 감정을 세 가지씩 고르라고 했더니 ‘걱정된다’(90.3%)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설문에 응답한 한 직장인은 “출산을 선택한 것은 부모의 의지이자 자유지만 경제·사회적으로 아이를 낳아 기를 준비가 돼 있는지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어린 나이에 출산을 결심한 부모에 대해 “용감하고 책임 있는 행동”이라고 긍정적으로 보는 시선도 물론 있었다. 하지만 “사회적 약자로 살아갈 아이와 부모가 불쌍하다”는 등 청소년 가정의 미래가 불행할 것이라는 예단이 훨씬 많았다. 연희씨 역시 출산을 결심하고 나서 가족을 비롯한 주변의 극심한 반대에 부딪혔다. 그는 “친오빠가 ‘네 나이에 아이를 어떻게 키우려고 그러냐’며 출산을 반대해 전국 각지로 도망 다녔다”고 했다. ‘어차피 제대로 키우긴 어렵겠지만, 임신했다면 그래도 낳아서 직접 길러야 한다’는 이중적인 인식도 나타났다. 많은 응답자들은 어린 부모들이 낙태를 선택하는 것을 부정적(52.8%)으로 봤고, 입양 보내는 것에도 회의적(73%)이었다. 키울 수 없는 아이를 종교 시설에 맡기고 가는 시스템인 ‘베이비박스’에 대해서도 ‘슬프다’(72.2%), ‘불쌍하다’(57.7%), ‘무책임하다’(55.4%) 등 부정적인 단어를 주로 떠올렸다. 해당 감정을 떠올린 이유에 대해 응답자들은 “베이비박스로 청소년 부모들이 죄책감을 덜 것 같다”, “베이비박스에 아이를 두고 가는 것은 도피이자 부모의 직무유기다” 등으로 설명했다. 어린 부모들은 일부가 저지르는 영아 유기 사건 등만 보고 전체를 매도하지 말아 달라고 호소했다. 17살에 출산한 장예빈(25·가명)씨는 동갑인 남자친구와 아이를 낳겠다고 결심한 이후 퇴학 위기에 몰렸다. 당시 다니던 학교의 교장은 “우리 학교의 명예를 실추시켰다”며 장씨를 몰아세웠다. 가족이 모두 교장 앞에서 애원한 뒤에야 퇴학이 아닌 자퇴로 처리됐다. 장씨는 “우린 끝까지 아이를 책임지려 애썼는데 어른들은 ‘명예를 실추했다’고 여겼다”며 “계획에 없던 임신이었지만 출산을 결정한 우리에게 가장 큰 상처는 우리를 바라보는 부정적인 시선이었다”고 말했다. 설문 응답자들은 어린 부모가 겪을 가장 큰 고충이 경제적 어려움(63.5%)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어린 부모의 월평균 예상 소득액이 200만원 이하라고 보는 응답자가 10명 중 9명(94.4%)에 달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20대 여성 응답자는 “어린 부모들에게는 자녀의 의식주조차 해결할 만한 경제력이 없을 것 같다”고 밝혔다. 응답자들은 정부가 어린 부모에게 돈을 쥐여 주기보다는 살아갈 힘을 키워 주는 방식으로 도와줘야 한다고 답했다. 정부가 생계비나 양육비 등을 현금으로 지원해 줘야 한다는 의견은 22.4%였던 반면 직업훈련이나 학업, 취업 지원을 해 줘야 한다는 의견은 29.6%였다. 아이 돌봄 관련 서비스 지원(26.8%)을 꼽은 사람도 많았다. 이필영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아동복지연구소 소장은 “아이를 낳고 양육하기로 결심한 어린 부모들은 용감한 양육자라는 관점에서 다양한 가족의 한 모습으로 인정해야 한다”면서 “많은 것을 포기하고 양육을 선택한 사람들을 무조건 보호의 대상으로만 낙인찍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제보 부탁드립니다 서울신문은 청소년 시기(24세 이하) 아이를 낳아 키우는 젊은 부모(또는 아이를 홀로 키우는 미혼모나 미혼부)들의 사연을 취재해 집중 보도하고 있습니다. 당사자이거나 주변에서 젊은 부모들의 삶을 목격하신 분 중 이들이 겪는 어려움, 복지·행정 제도의 미비점 등 여러 사연을 알고 계시다면 제보(dynamic@seoul.co.kr) 부탁드립니다.제보해주신 분의 신원은 철저히 비밀에 부쳐집니다. 알려주신 내용은 끝까지 취재해 보도하겠습니다.
  • 태평양전쟁 터지자… 일제는 모든 조선 영화사를 강제 통합했다

    태평양전쟁 터지자… 일제는 모든 조선 영화사를 강제 통합했다

    1940년 전후 조선영화는 일본영화계와 협업하고, 조선총독부 당국과 협상하며 어느 정도 안정적인 제작 궤도에 오른 듯 보였지만 이것은 조선영화인들의 열망이 과도하게 앞선 탓에 그들에게 일종의 착시감을 준 것이었다. 조선영화계는 자본도 기술도 장비도 여전히 빈곤했고, 일제 당국은 더 강하게 군국주의 이데올로기의 반영을 요구하고 있었다. 특히 고려영화협회가 제작하고 최인규가 연출한 ‘수업료’(1940)와 ‘집없는 천사’(1941) 같은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조선영화는 일본 시장에서의 흥행도, 일제의 영화로 인정받는 것도 쉽지 않았다. 이 시기 조선의 민간 영화사들은 당국의 국책영화 시스템 속으로 급속히 재편되어 갔다. 1941년 12월 태평양전쟁의 발발은 이를 더욱 가속시켰고, 1942년 5월 사단법인 조선영화배급사와 9월 조선영화제작주식회사가 설립되며 조선영화는 본격적인 전시체제 국면으로 진입했다. 특히 조선영화제작주식회사는 일제가 조선의 모든 민간 영화사들을 강제로 통합해 만든 제작사였다. 이는 1944년 4월 조선영화배급사로 통합되어 사단법인 조선영화사가 되었고, 최인규는 이곳에서 국책선전영화 ‘태양의 아이들’(1944)과 ‘사랑과 맹세’(1945)를 연출하며 해방 직전까지 필모그래피를 이어갔다. 일제 말기를 대표하는 최인규의 영화들을 통해 ‘조선영화’의 본질을 파악해 볼 수 있을 것이다.●‘향린원 설립’ 방수원 목사 실화 ‘집없는 천사’ ‘집없는 천사’는 ‘수업료’에 이은 최인규의 세 번째 작품이자 고려영화협회의 세 번째 작품이다. 사실 고려영화협회(이하 ‘고영’)는 제작부터 배급까지 사업 범위로 삼았던 고려영화사의 산하 프로덕션이라고 할 수 있다. 대표였던 이창용은 1930년대 후반 일제 당국과 적극적으로 교섭하며 조선영화의 생존을 모색했던 인물이다. 그리고 최인규는 ‘고영’의 창립작이었던 ‘복지만리’(1941)의 감독 전창근과 함께 제국주의 일본의 이데올로기를 반영한 소재로 조선뿐만 아니라 일본의 영화시장을 겨냥해 영화를 만들었다. ‘집없는 천사’는 경성의 부랑소년들을 모아 함께 생활한 향린원(香隣園)의 설립자 방수원 목사의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 이창용은 당시 조선총독부 경무국 도서과 촉탁이었던 니시키 모토사다에게 시나리오를 맡겼고, 일본의 영화평론가 이지마 다다시로부터 감수를 받았다. 소학교 4학년 어린이의 작문을 원작으로 일본영화계의 중견 작가 야기 야스타로가 시나리오를 썼던 ‘수업료’의 작업 방식과 유사하게 진행하면서 더욱 만전을 기한 것이다. 한편 영화에 등장하는 조선어 대사는 임화가 썼다. 음악 역시 오즈 야스지로의 영화음악으로 유명한 이토 센지가 ‘수업료’에 이어 다시 맡았고, 1940년부터 일본 쇼치쿠에서 영화음악을 맡았던 작곡가 김준영(일본 이름 아사히나 노보루)까지 합류했다. “새야 새야 파랑새야”를 기본으로 한 테마 음악은 그의 선택으로 보인다. 세트 촬영 역시 ‘수업료’를 촬영한 ‘고영’의 남대문촬영소에서 진행했고, 촬영은 김학성, 녹음은 양주남이 맡았다. 영화의 도입부 카페 전체 공간을 훑는 장면이라든지 영화 전반의 쇼트를 연결시키는 감각에서 볼 수 있듯이 최인규의 연출력은 조선영화 발굴작 중 단연 뛰어나다. 영화는 부랑아집단에서 앵벌이 생활을 하는 명자(김신재)와 용길 남매를 중심으로 진행된다. 부랑아들의 폭력을 견디다 못해 도망친 용길은 길거리 고아들로부터 괴롭힘을 당하다 방성빈(김일해) 목사를 만난다. 고아들을 위한 사업을 구상하던 그는 아내 마리아(문예봉)를 설득하고 그녀의 오빠인 의사 안인규(진훈)로부터 공간을 지원받아 고아들과 함께 향린원을 만들어간다. 긴 장마가 끝난 어느 날, 향린원에서 도망가려는 아이들을 말리다 물에 빠진 용길의 생명이 위독해지자 방 목사는 급히 안 의사를 부른다. 이 사건으로 안 의사 밑에서 간호 일을 배우던 명자는 용길과 재회한다. 영화는 아역 배우들뿐만 아니라 실제 향린원 원아들이 직접 출연해 사실감을 더하고 있다. ●경성 시사회는 ‘북적’… 조선어 썼다고 8분 삭제 ‘수업료’와 마찬가지로 ‘집없는 천사’ 역시 조선에서의 흥행은 성공적이었다. 정확한 흥행 기록은 남아 있지 않지만 경성다카라즈카극장에서의 유료 시사회부터 관객들의 행렬이 대단했다고 전해진다. 하지만 일본에서의 공개는 결국 개봉하지 못한 ‘수업료’ 경우처럼 만만치 않았다. 일본의 배급사 도와상사는 조선군 보도부의 추천을 거쳐 조선영화 최초로 문부성의 추천까지 받아 개봉을 준비했지만 개봉 직전 내무성으로부터 재검열을 받고 문부성 추천 역시 취소되었다. 결국 218m(8분가량)가 잘린 개정판으로 개봉된다. 당시 정확한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영화 속 조선어의 사용과 복장이 문제가 된 것으로 짐작된다. 복장 문제는 영화 속 부랑아집단의 우두머리로 등장한 윤봉춘이 일본의 전통적인 노동자 복장을 하고 있었던 것이 원인으로 보인다. 당시 경성 시내 부랑아들 숫자는 1000명 정도였다고 기록되는데, 이러한 현실을 드러낸 것 역시 일제의 심기를 건드렸을 것이다. 무엇보다 이들을 구제하는 주체가 기독교의 조선인 목사라는 점도, 그가 영화 내내 자립을 강조하는 것도 용인하기 어려웠을 것으로 짐작된다. 영화는 도쿄의 쇼치쿠계에서 개봉했지만 흥행 성적이 좋지 않았고, 교토 등 다른 도시에서는 상영이 금지되기도 했다. 결론적으로 ‘수업료’와 ‘집없는 천사’는 제국 일본의 영화를 지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못했다. ●조선총독부·해군성 후원받은 ‘사랑과 맹세’ 일제 말기 최인규의 마지막 연출작인 ‘사랑과 맹세’는 일제의 국책영화사인 사단법인 조선영화사의 마지막 작품이기도 하다. 크레디트를 보면 해군성과 조선총독부의 후원으로, 해군보도부의 지도를 받았다. 고려영화협회의 기획으로 일본 도호영화가 제작했던 ‘망루의 결사대’(1943)에 이어 이 영화 역시 도호가 사실상 합작의 형태로 지원했다. ‘수업료’의 시나리오 작가 야기 야스타로뿐만 아니라 다카다 미노루 등 도호 출신의 배우들도 참가했다. 1989년 영상자료원이 일제 말기 국책선전영화인 ‘망루의 결사대’, ‘젊은 모습’, ‘사랑과 맹세’ 3편의 필름을 도호영화로부터 수집할 수 있었던 배경인 것이다. ‘사랑과 맹세’는 ‘망루의 결사대’를 연출한 이마이 다다시가 공동 연출했다는 기록도 있다. ‘사랑과 맹세’는 조선에서 만들어진 국책영화 중 처음으로 일본 해군의 가미카제 특공대를 다뤘다. 일본 해군의 후원과 지도를 받았다는 크레디트가 등장하는 이유이다. 영화는 조선인 고아 김에이류(영룡의 일본어 발음)가 일제의 해군 병사로 거듭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경성신보사 기자였던 무라이 소위(독은기)는 가미카제 출정 전 시라이 국장(다카다 미노루)을 찾아와 김에이류와 기념사진을 찍는다. 원래 에이류는 종로의 부랑아였는데, 시라이가 입양해 보살피고 있다. 무라이는 미국의 항공모함에 돌진해 전사하고, 신문에는 그의 순직 기사가 실린다. 국장 부부는 무라이 소위의 고향 집을 방문해 그의 아버지인 교장(시무라 다카시)과 조선인 아내 에이코(김신재)를 만난다. 교장은 아들이 죽었다고 생각하지 않으며 또 다른 무라이들이 계속해서 싸우고 있다고 말한다. 한편 에이코는 상하이에서 귀환할 때 남동생을 잃어버렸고 이름은 에이추(영중의 일본어 발음)였다. 이 영화가 흥미로운 점은 남매 설정 등 ‘집없는 천사’의 인물 구도를 변주하는 대목이다. 특히 에이류 역의 김유호는 ‘집없는 천사’에서 용길이 물에 빠지는 사건을 일으킨 영팔을 연기하기도 했다.에이류는 소국민신보의 기사를 취재하기 위해 무라이 소위의 집에서 머물게 된다. 특공대에 지원한 마을 청년이 입대하는 날, 역까지 운행하는 마을버스가 고장 나 청년은 먼 길을 뛰어 가게 된다. 실은 에이코가 누나이길 기대한 에이류가 집으로 돌아가기 싫어서 전날 윤활유를 빼 놓은 탓이었다. 이를 안 에이코는 못난 동생은 싫다고 말하고, 결국 에이류는 동생이 아닌 것으로 밝혀진다. 에이류는 시라이 국장으로부터 좋은 기사를 썼다고 칭찬받고 견습기자를 제안받지만 그는 해군특별지원병령(1943년 7월 공포)을 기회로 무라이 소위 뒤를 이어 해군에 지원한다. 입대하는 에이류는 에이코 그리고 양모와 함께 진해 해군부대 앞의 벚꽃길을 걸으며 무라이 소위의 동생은 ‘반도’에 많다고 말한다. 바로 ‘사랑과 맹세’가 ‘집없는 천사’와 결정적으로 달라지는 지점이다. 이제 잃어버린 동생을 찾는 이야기는 더이상 중요하지 않다. 일제는 무라이 소위의 뒤를 이어 벚꽃처럼 산화할 병사들이 더 필요했기 때문이다. 영화의 마지막은 진해 해병단의 정문과 해군들의 행진 모습을 촬영한 선전 영상으로 끝맺는다.이 영화에서 가장 흥미로운 점은 주요 등장인물 중 고아 청년 에이류와 무라이의 부인 에이코 그리고 무라이 고향의 입대 청년 소우케이메이(송경명의 일본어 발음)만 확실하게 조선인으로 설정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입대를 앞둔 청년들은 조선인이지만 그 외 주요 배역의 남성들은 그 배우가 실제 일본인인지 조선인인지의 여부를 떠나 영화 속에서 일본인인지 조선인이지 확실하게 구별하지 않는다. 사실 독은기가 연기한 무라이 소위가 다닌 소학교는 극 중에서 조선인 아이들의 학교로 보이고, 시라이 국장도 이 학교 출신이라고 나온다. 일제가 궁지에 몰린 태평양전쟁 말기 국책선전영화에서 군인을 비롯한 남성들을 일본인과 조선인으로 구분해 설정하는 것은 더이상 필요하지 않았다. 일제의 국책영화사가 제작한 마지막 조선영화는 이렇게 조선 청년들을 일제의 병사로 만들기 위해 내몰고 있었다. 정종화 한국영상자료원 선임연구원
  • 김용연 서울시의원, 유기동물 입양 활성화 위한 동물보험료 지원 근거 마련

    김용연 서울시의원, 유기동물 입양 활성화 위한 동물보험료 지원 근거 마련

    서울시에서 유기동물 응급치료센터를 설치하고 유기동물 입양 시민에게 동물보험료를 지원할 수 있도록 하여 유기동물에 대한 체계적 보호 및 입양 활성화를 통한 생명존중의 가치 실현과 동물과 시민이 함께 공존할 수 있는 서울시를 조성하는 제도적 근거가 마련됐다. 서울시의회 보건복지위원회 김용연 의원(더불어민주당·강서4)이 보건복지위원회를 통해 발의한 「서울특별시 동물보호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이 지난 30일 제286회 임시회 본회의에서 원안대로 통과됐다. 이번 개정안의 주요내용으로는 서울시 동물복지위원회의 위원 자격을 구체적으로 명시하고 유기동물 응급치료센터의 설치·운영과 유기동물을 입양하는 시민에게 동물등록 무선식별장치 및 동물등록비용, 동물보험료의 전부 또는 일부를 지원할 수 있도록 하는 근거를 담고 있다. 또 학대받은 동물에게 치료비 등의 실제 소용되는 비용을 학대받은 동물의 소유자에게 청구할 수 있도록 하여 동물학대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고자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김 의원은 “최근 한 동물보호단체의 대표가 유기동물 200여 마리를 안락사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많은 시민들이 분노하고 유기동물의 안락사가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서울시에서는 매년 8000여 마리의 유기동물이 발생하고 그 중 2000여 마리가 안락사에 처해지고 있다”고 말하며 “유기동물이 안락사를 당하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 위해서 보다 체계적인 유기동물 보호 및 입양 활성화 방안을 마련하고자 본 조례안을 발의하게 되었다”고 제안 이유를 밝혔다. 이어 김 의원은 “이러한 유기동물 보호와 입양 활성화를 통해 동물보호 및 생명 존중에 대한 서울시민들의 공감대를 형성하여서 동물과 시민이 함께 살아갈 수 있는 조화로운 환경을 조성할 수 있도록 서울시와 의회의 지속적인 노력과 관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김 의원이 발의한 「서울특별시교육청 공공건축물의 장애물 없는 생활환경 인증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이 본회의를 통과하여 서울시 교육청 건축물 중 기부채납으로 신설된 공공건축물도 장애물 없는 생활환경 인증을 의무적으로 받을 수 있도록 인증 대상 적용범위를 명확히 규정하여 장애물 없는 생활환경 인증 촉진 근거를 마련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우린 한국인도 외국인도 아닌 ‘입양인’…정체성 찾기 위해 평생 떠돌아다녀야”

    “많은 사람이 해외 입양은 ‘해피엔딩’일 거라고 생각하지만 실상은 다릅니다. 입양인은 평생 정체성을 찾아 떠도는 사람이에요.” 지난 28일 시민모임 해외입양인네트워크는 아름다운재단 지원으로 서울 성동구에서 ‘해외 입양인과의 대화’ 행사를 열었다. 해외 입양인들이 모여 직접 아픔을 털어놓고 국내 인식 개선과 정책 마련 등을 요청하는 자리였다. ●“좋은 가정 만날 확률은 ‘로또’와 비슷” 이날 행사에 참석한 입양인 3명은 입을 모아 “정부 관련 기관에서는 입양을 보내기만 하고 그 뒤는 신경 쓰지 않는다”면서 “한국인도 외국인도 아닌 우리 같은 사람이 존재한다는 걸 알아 달라”고 말했다. 네 살 때 호주로 입양된 하나 리 크리스프(35·한국명 이하나)는 “해외 입양은 ‘로또’ 당첨과 비슷하다. 나는 입양 뒤 좋은 가정에서 사랑받았지만, 그렇지 않은 내 친구는 결국 자살했다”면서 “어떤 가정에 가느냐에 따라 친구의 얘기가 내 얘기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백인 사회에서 혼자 아시아인으로 살면서 큰 소외감을 느꼈고, 내가 다른 사람보다 못생겼다는 잘못된 인식도 가졌다”면서 “양친이 아무리 잘해 줘도 그들은 백인 사회에서 인종차별을 겪지 않기 때문에 내 고충을 이해하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피부색 달라 겪는 혼란, 상처로 남아” 생후 두 달 때 네덜란드로 입양된 창 리 김(41·한국명 김창근)은 “입양인은 보통 백인 중산층 가정으로 보내지기 때문에 한국보다 좋은 환경에서 자랄 것 같지만 결코 그렇지 않다”고 강조했다. 양부모를 ‘패어런츠’(부모)가 아닌 ‘바이어’(구매자)라고 표현할 정도로 나쁜 기억을 갖고 있었다. 그는 “어릴 때부터 가정에서 지속적인 욕설과 폭력, 성적 학대에 시달렸고, 학교에서도 심한 인종차별을 겪었다”면서 “‘구매자’는 윈도쇼핑처럼 전 세계 아이들을 골라서 입양하는데, 백인 사회에서 그들은 소수자로서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입는다”고 돌이켰다. ●입양 청소년의 자살 시도율 4배나 높아 단체에 따르면 6·25전쟁 직후인 1950년대부터 한국에서 해외로 보내진 아이들은 20만~24만명으로 추산된다. 하나 리 크리스프는 “2013년 미국의 한 연구에 따르면 입양 청소년은 일반 청소년에 비해 자살 시도율이 4배나 높다”면서 “해외 입양인은 현지 부적응, 고국에 대한 그리움, 친부모에 대한 궁금증 때문에 한국으로 온 뒤에도 언어와 문화 차이 때문에 많은 어려움을 겪는다”고 말했다. 국내에서 입양인 처우 개선을 위해 활동하며 이번 행사를 주최한 시모나 은미(36·한국명 이은미)는 “국내에서 지속적으로 제도 변화를 요구할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하다”면서 “현재 1회성으로 열리는 행사 대신 입양인이 실제 한국에서 생활하는 데 필요한 언어 교육, 주거 지원 등 뒷받침이 필요하다”며 “여름과 가을에 1차례씩 입양인 모임을 추가로 개최할 예정”이라고 밀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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