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입양
    2025-08-12
    검색기록 지우기
  • 약혼
    2025-08-12
    검색기록 지우기
  • 소상공인
    2025-08-12
    검색기록 지우기
  • 모친
    2025-08-12
    검색기록 지우기
  • 전진
    2025-08-12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5,812
  • [영상] 아기 고양이 100마리 돌보는 핏불… ‘비결은 인내심’

    [영상] 아기 고양이 100마리 돌보는 핏불… ‘비결은 인내심’

    고양이 친구를 잃고 100마리 넘는 새끼고양이의 위탁모가 돼서 슬픔을 이겨낸 핏불 테리어가 있다고 미국 피플지(誌)가 지난 18일(현지시간) 소개했다. 미국 오리건 주(州) 포틀랜드 시(市)에 사는 론다 레인(47세)은 5년 전 핏불 반려견 ‘주카’ 때문에 걱정이 많았다. 7년간 붙어 지낸 친구 고양이 ‘스타우트’가 지난 2013년 신장병으로 세상을 떠난 후, 주카는 낙담한 듯 평소보다 더 많이 잤다. 그러던 어느 날 레인이 집 근처 동물보호소에서 새끼고양이 ‘멍키’를 데려왔다. 자원봉사로 멍키의 위탁모가 된 것. 주카는 멍키를 보자마자 귀를 쫑긋 세우더니, 조심스럽게 멍키 곁으로 다가왔다. 그리고 둘은 바로 어울리기 시작했다. 레인은 “주카와 멍키는 보자마자 친한 친구처럼 함께 어울렸다”며 “주카는 50파운드(약 22.6㎏) 나가지만 멍키 주변에서 매우 주의 깊게 있고, 항상 인내심 있고, 순하다”고 전했다. 레인은 멍키에 이어 새끼고양이들 형제까지 맡게 됐다. 새끼고양이들이 중성화 수술을 받을 만큼 충분히 클 때까지 돌봐야 했다. 수술을 받은 고양이들은 입양 준비를 마치고 새로운 주인을 만났다. 몇 달이 될 수도 있고, 몇 년이 될 수도 있었다. 위탁모 일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졌고, 주카는 큰 힘이 됐다. 그리고 주카도 슬픔을 털고 기운을 차리기 시작했다. 그래서 레인은 주카의 인스타그램 페이지를 만들고, 새끼고양이들을 돌보는 일상을 공유하기 시작했다. 지난 4년간 주카는 100마리 넘는 새끼고양이들을 돌봤다. 레인은 “주카는 새끼고양이들이 바랄 수 있는 최고의 위탁모”라며 “주카는 본능적으로 새끼고양이들이 필요한 것을 정확히 아는 것처럼 보인다”고 설명했다. 주카는 위탁모 재능을 타고난 것 같았다. 새끼고양이들이 우유나 밥을 먹고 흘리면 주카가 깨끗하게 씻겨줬다. ☞ 아기 고양이 100마리 돌보는 핏불 동영상 보러가기 주카는 휴메인 소사이어티 동물보호소 우리에서 6개월간 지내면서 고아가 된 새끼고양이들을 많이 접한 덕분에 이런 재능을 더 키운 것으로 보인다. 레인은 지난 2006년 보호소에서 주카를 처음 봤을 때, 다른 개들과 다른 인상을 받았다고 한다. 다른 개들은 뛰고 짖었지만, 주카는 조용히 앉아서 꼬리만 흔들 뿐이었다. 당시 고양이 2마리를 키우던 레인은 주카가 고양이들을 보고 어떻게 행동하는지 알고 싶었다. 그래서 주카를 고양이 우리에 데려다 놓았다. 레인은 “주카는 고양이들에게 다가가서 꼬리를 흔들었다”며 “바로 그때 주카를 입양할 결심을 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주카는 고양이 2마리 중 스타우트와 친한 친구가 됐다. 그리고 주카는 스타우트가 17세로 무지개다리를 건넜을 때까지 그 곁을 지켰다. 이제 레인이 매일이다시피 데려오는 새끼고양이들 덕분에 주카는 슬플 시간도 없다. 12살 된 주카는 인공 관절을 한 노령견이 됐지만, 새끼고양이들이 기어오르고 할퀴어도 여전히 잘 참아준다고 한다. 노트펫(notepet.co.kr)
  • [여기는 남미] “곧 태어날 아기 넘겨요”…17세 임신부의 사연

    [여기는 남미] “곧 태어날 아기 넘겨요”…17세 임신부의 사연

    출산을 앞둔 10대 소녀가 모바일 장터에 아기를 넘긴다는 글을 남겼다. 처음엔 비난이 쇄도했지만 말못할 속사정이 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안타깝다는 여론이 확산하고 있다. 10대 임신의 심각성도 새롭게 지적되고 있다. 아기를 넘기겠다고 한 임신부는 아르헨티나 미시오네스주의 한 작은 마을에 사는 17살 소녀다. 이름이 공개되지 않은 이 소녀는 최근 모바일메신저 왓츠앱의 오픈 장터(단체 채팅방)에 "태어날 아기를 입양할 사람을 찾는다"는 글을 올렸다. 소녀는 "진심으로 신생아를 입양하길 원하는 사람을 알고 있는 분은 내 번호로 연락을 부탁한다"고 적었다. 소녀로선 입양 희망자를 찾는다는 취지로 남긴 진솔한 글이었지만 하필이면 장터에 글을 올린 게 오해를 부를 만도 했다. 장터엔 "아기를 팔아넘기려 하느냐"는 질타가 쇄도했다. 소녀에겐 비난 메시지가 빗발쳤다. 비난이 커지자 소녀는 다시 장터에 글을 올렸다. 소녀는 "아기가 어떻게 이 세상에 오게됐는지 모른다면 비난을 자제해달라"면서 "비난 메시지는 아예 읽지 않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소녀는 "모든 건 법에 따라, 합법적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공언했다. 논란이 확대되자 경찰은 인지수사에 나섰다. 경찰에 따르면 소녀는 미시오네스주 오베라라는 곳에 사는 주민으로 현재 임신 8개월이다. 경찰은 "아기가 태어나면 입양시키기로 한 건 공개하기 어려운 사정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관계자는 "장터에 글을 올려 오해를 샀지만 소녀가 아기를 팔 생각은 아니었다"면서 "소녀가 정상적인 입양을 위해 변호사의 자문을 받고 있는 사실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경찰이 이렇게 사실관계를 확인하자 여론은 동전론으로 급반전했다. 누리꾼들은 "원하지 않은 아기를 갖게 된 것 같다. 충격이 크겠다" "구체적으로 사정은 모르겠지만 아기를 보낼 때 마음이 아플 텐데"라며 안타까워했다. 10대 임신은 아르헨티나의 심각한 사회적 문제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아르헨티나에선 매년 평균 만 19세 미만의 여성 10만여 명이 임신하고 있다. 이 가운데 70%는 원하지 않는 아기를 가진 경우다. 출산하는 10대의 나이도 갈수록 낮아지는 추세다. 15세 미만 엄마에게서 태어나는 신생아는 매년 평균 3000여 명에 이른다. 아르헨티나 정부는 10대 임신을 줄이기 위해 피임도구 보급을 늘리고 성교육을 강화하겠다고 최근 발표했다. 사진=17살 소녀가 "아기를 원하는 사람을 찾는다"며 남긴 메시지 캡처 남미통신원 임석훈 juanlimmx@naver.com
  • [월드피플+] 출생직후 헤어진 쌍둥이 자매, 36년 만에 재회한 사연

    [월드피플+] 출생직후 헤어진 쌍둥이 자매, 36년 만에 재회한 사연

    태어난 직후 각기 다른 가정으로 입양돼 생사도 몰랐던 쌍둥이가 36년 만에 만나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최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등 현지언론은 중국 저장성 항저우에서 이루어진 쌍둥이 자매의 재회 소식을 일제히 전했다. 이들 쌍둥이 자매에 얽힌 사연은 36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일란성 쌍둥이로 태어난 자매는 태어난 지 불과 16일 만에 각기 다른 가정으로 입양됐다. 친부모가 아이를 키울 형편이 되지못해 어렵게 내린 결정 때문이었다. 각각 왕후이와 우루라는 이름으로 살게 된 두 사람은 자신이 쌍둥이라는 사실은 알고 있었으나 정보가 없어 지금까지 서로의 생사도 모른 채 살아왔다. 두 사람이 극적으로 만나게 된 계기는 우연히 찾아왔다. 현재 버스기사로 일하는 왕씨가 한 승객으로부터 자신과 똑같이 생긴 사람을 봤다는 말을 해준 것. 이에 왕씨는 헤어진 자매가 같은 항저우 지역에 살고있을 것이라 확신하고 경찰에 도움을 요청했다. 이에 경찰은 지역 내 왕씨와 생년월일이 같은 여성들을 조사해 총 280명을 찾아냈다. 이후 왕씨와 경찰은 이들의 사진을 바탕으로 다시 조사에 들어가 그녀와 꼭 닮은 우루를 찾아냈다. 이같은 우여곡절 끝에 두 사람은 경찰서에서 36년 만에 만나 뜨거운 눈물을 쏟아냈다. 현지언론은 "쌍둥이 자매는 만나는 것이 평생의 목표였으며 이제 꿈을 이뤘다"면서 "놀랍게도 두 사람은 지금까지 32㎞ 떨어진 곳에서 살고있었다"고 보도했다. 이어 "쌍둥이 자매의 다음 목표는 어릴 적 헤어진 친부모를 찾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5년 전 잃어버린 고양이, 알고보니 옆집서 살아

    5년 전 잃어버린 고양이, 알고보니 옆집서 살아

    한 여성이 실종된 애완 고양이와 5년 만에 재회했다. 그러나 여성은 잃어버린 고양이가 이웃과 함께 살고 있었다는 사실에 다시 한번 놀랐다. 미 텍사스주 댈러스에 사는 응우히 무투리(23)는 지난 16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반려견 팬서가 집으로 돌아오게 된 사연을 밝혔다. 사연에 따르면, 고양이 팬서는 5년 전 종적을 감춘 후 집에서 약 24km 떨어진 한 동물 보호소에서 발견됐다. 그 곳에서 팬서는 안락사 당하기 며칠 전 한 여성에게 입양되면서 겨우 위기를 모면했다. 여성은 다른 도시에서 팬서를 ‘찰리’라는 이름으로 몇년 동안 키우다가 더 이상 돌볼 수 없게 되자 부모에게 팬서를 부탁했고, 팬서는 여성의 부모와 함께 1년 이상을 함께 지냈다. 놀랍게도 그 부모는 바로 무투리 가족의 옆집 이웃이었다. 어느 날, 무투리 아버지가 집 밖을 서성이는 팬서를 집 안으로 들여오게 허락하자 팬서는 한 때 자신이 가장 좋아하던 장소로 곧장 달려갔다. 의심스러웠던 가족들은 팬서가 앞 발에만 발톱을 가지고 있는 것을 확인한 후 5년 전 사라진 반려묘임을 깨달았다. 당시 무투리는 옆집이 부탁한 시베리안 허스키 ‘트로츠키’를 입양해 키우고 있었는데, 두 마리의 애완동물이 한 동안 바로 옆 집에서 함께 살고 있었던 것이다. 무투리는 “옆집 이웃이 트로츠키를 감당하기 너무 벅찼는지 우리 가족에게 입양할 의사가 있는지 물었고, 우리는 지난해 트로츠키를 새 식구로 들였다. 나는 그들의 개를, 그들은 내 고양이를 데리고 있었던 셈”이라며 놀라워했다. 이어 “트로스키가 오늘 우리집에 온 팬서를 보았을 때 흥분하거나 짖지 않은 이유를 알았다”며 “이웃이 전화해서 ‘찰리가 하루종일 안보인다’며 행방을 묻지 않았다면 우리는 서로 이 사실을 몰랐을 것”이라고 말했다. 끝으로 그녀는 “팬서가 돌아왔단 사실이 ‘초 현실적’이라 실감나지 않지만, 오랜만에 다시 볼 수 있게 돼서 정말 감사하다. 이웃은 팬서를 돌려주겠다고 했으나 우리는 팬서를 그냥 이웃집에 머물게 하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사진=트위터 안정은 기자 netineri@seoul.co.kr
  • 이보영 “‘마더’ 하루하루 행복했고 소중한 시간이었다”

    이보영 “‘마더’ 하루하루 행복했고 소중한 시간이었다”

    “우린 이제 행복하니까” 진짜 엄마가 되기 위한 이보영의 가슴 시린 여정이 아름다운 결말로 마침표를 찍었다.어제(15일) 방송된 tvN 수목드라마 ‘마더’ 16회에서 이보영(수진 역)이 허율(혜나 역)과 모녀로 완전하게 거듭났다. 그녀가 잉태의 고통에 버금가는 험난한 과정을 겪은 끝에야 얻은 귀중하고 값진 대가였다. 이보영은 안방극장의 드라마 퀸(Queen)으로 매 작품마다 특유의 섬세한 표현력을 통해 입체적인 캐릭터를 완성해왔던 바, 이번 작품에서도 그녀만의 독보적인 캐릭터 소화력이 극 전체를 완벽하게 점령하며 마지막까지 시청자의 눈시울을 적셨다. 특히 어제(15일) 방송에서는 이보영은 허율을 진짜 딸로 입양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내성적이고 남들 앞에 나서기를 싫어했던 그녀가 허율의 그룹홈 엄마에게 스스럼없이 무릎을 꿇는 일도 마다치 않았다. 그저 아이를 다시 제 품에 안기 위한 절실함, 그 하나만을 위해 내달리는 엄마의 마음을 그려낸 이보영의 호소력 짙은 연기가 또 한 번 묵직한 울림을 안겨줬다. 또한 길러준 엄마 이혜영(영신 역)과 낳아준 엄마 남기애(홍희 역)를 통해 비로소 엄마의 마음을 이해하게 되면서 그녀의 모성애 역시 한층 더 짙어졌다. 자신의 현재와 과거에 있는 엄마들, 그리고 허율과 함께하며 느낀 감정들을 캐릭터에 녹여내며 많은 이들의 심금을 울리기도 했다. 극 말미, 지난한 모든 순간들을 뒤로하고 더 이상 사람들의 눈을 피해 도망 다니는 신세가 아닌 당당하게 딸 허율과 바닷가를 뛰는 이보영의 모습은 뭉클함을 자아냈다. 그녀의 험난한 순간들을 지켜본 이들에게 남다른 감회를 전한 것. 이에 이보영은 “지난 늦가을부터 시작해서 봄이 올 때까지 ‘마더’와 함께 했는데 찍는 동안 하루하루 정말 행복했고 의미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수진, 윤복이와 같이 아파해주시고 눈물 흘려주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말씀을 전하고 싶다. 다음에 또 좋은 작품으로 찾아뵐 테니 많은 응원 부탁 드린다“며 종영소감을 밝혔다. 이처럼 이보영은 16회 동안 엄마가 되어가는 순간들을 서서히 깊이 있게 담아내 캐릭터에 설득력을 더한 것은 물론 보는 이들의 감성을 촉촉이 젖어들게 만들었다. 더불어 진짜 ‘엄마’란 무엇인지 되돌아보게 하면서 모정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시, 안방극장에 의미 있는 메시지를 던지며 작품의 완성도를 한층 더 끌어올렸다. 한편, ‘마더’로 또 한 번 압도적인 영향력을 입증, 안방극장에 쉬이 가시지 않는 여운을 새긴 이보영. 배우로서 그녀의 다음 행보는 어디로 향하게 될지 많은 이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마더’ 이혜영, 세상과 이별...“너무 아름다워 그 진가를 몰랐던 세상이여, 안녕”

    ‘마더’ 이혜영, 세상과 이별...“너무 아름다워 그 진가를 몰랐던 세상이여, 안녕”

    ‘마더’ 이혜영이 세상과 작별 인사를 했다.14일 방송된 tvN 드라마 ‘마더’에서는 영신(이혜영 분)이 세상을 떠나기 전 주변을 하나씩 정리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둘째 딸 이진(전혜진 분)과 셋째 현진(고보결 분)은 이날 자신이 입양아였다는 사실을 알고 충격에 빠졌다. 이날 현진은 우연히 화단에 숨겨진 이진의 입양서류와 과거 비디오테이프가 담긴 상자를 발견했다. 비디오 안에는 갓난 아이 때 영신에게 입양된 이진의 모습이 담겼다. 영신과 수진은 엄마에게 버려진 사실을 알고 힘들어할 이진을 위해 이 사실을 꽁꽁 숨겨왔던 것. 이진은 자신이 입양아였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그간 자신이 해왔던 행동들을 깊이 반성하며 언니 수진에게 미안함과 엄마에 대한 감사를 다시 한번 느꼈다. 현진 역시 입양아였음을 어쩌면 예견하고 있었을지 모른다며 이를 덤덤히 받아들였다. 특히 이날 방송에선 영신의 매니저 재범(이정열 분)이 친아버지라는 사실까지 드러나 시청자들에게도 놀라움을 줬다. 암 투병으로 힘든 시간을 보낸 영신은 마지막을 준비하며 수진의 친모 홍희(남기애 분)을 집에 초대했다. 영신은 “나 죽으면 우리 수진이 엄마 돼주세요. 어차피 나 없으면 둘이 만날 거 아는데 그래도 내가 부탁해서 만나는 걸로 했으면 좋겠어요”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가 살면서 유일하게 원통한 거. 우리 수진이 낳지 못한 거. 세상에서 제일 부러운 사람. 수진이 낳은 사람”이라며 눈물을 보였다. 수진을 진슴으로 사랑하는 영신의 마음을 느낀 홍희는 수진의 배냇저고리와 아이 때 사진을 영신에게 전했고, 영신은 눈물을 쏟았다. 한편 이날 수진과 떨어져 임시보호소에 있던 윤복(허율 분)은 홀로 서울행 기차에 올랐다. 영신의 집에 무사히 도착해 수진과 재회한 윤복은 “엄마가 너무 보고싶었다”며 울음을 터뜨렸다. 수진과 윤복의 눈물겨운 재회는 시청자의 눈물샘을 자극했다. 이어 윤복은 영신의 방을 찾았고, 영신의 마지막을 옆에서 지켜보며 대화를 나눴다. 영신은 죽음을 눈앞에 두고 “아 너무나 아름다워 그 진가를 몰랐던 세상이여, 안녕”이라는 ‘우리 읍내’의 에밀리 대사를 읊었다. “엄마”를 부르며 그는 결국 세상과 작별을 고했다. 한편 진정한 엄마의 의미를 다시금 새기게 하는 드라마 ‘마더’는 종영까지 단 1회 만을 남겨두고 있다. 오늘(15일) 오후 9시 30분 마지막 회가 방송된다. 사진=tvN 김혜민 기자 khm@seoul.co.kr
  • 베트남 ‘생선 파는 고양이’ SNS 스타…귀여운 복장에 시크한 표정

    베트남 ‘생선 파는 고양이’ SNS 스타…귀여운 복장에 시크한 표정

    베트남의 ‘생선 파는 고양이’가 SNS에서 큰 사랑을 받고 있다. 베트남 북부 항구도시 하이퐁의 한 재래시장을 오가는 스코티시 폴드 종의 3살 고양이가 그 주인공.이 고양이는 때로는 해적 복장, 때로는 경찰 제복, 또는 전통 의상 차림으로 재래시장 곳곳에서 시선을 모으고 있다. 이 고양이의 사진은 지난 7일부터 트위터와 인스타그램 등에 올라오기 시작했다. 13일 현재 5만 2000여명이 리트윗(재전송)했고, 10만 7000명 이상이 ‘좋아요’를 눌렀다. 인스타그램 계정 팔로워도 이미 6만 7000명을 넘어섰다. 버즈피드에 따르면 이 고양이의 주인은 레 꾸옥 퐁(25)이다. 재래시장 근처에 사는 퐁은 재밌고 특이한 사진을 찍기 좋아해 최근엔 고양이에 옷을 입혀 생선이나 채소를 파는 상인을 돕는 듯한 사진을 선보였다. 고양이는 금세 재래시장의 스타가 됐다. 이 시장에서 이 고양이를 모르는 사람은 없을 정도다. 고양이의 이름은 ‘쪼(cho)’로 특이하게도 베트남어로 ‘개’를 뜻한다. 고양이 주인 퐁은 더운 날 이 고양이를 입양했는데 마치 개가 헐떡이듯이 혀를 내밀고 있어 ‘개’라고 이름을 지었다. 퐁은 “‘쪼’를 홍보해서 더 많은 사람들이 베트남에 대해 알 수 있게 하고 싶다”고 전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어차피 죽을 개들” 동물보호센터가 개농장에 유기견 넘기려다 적발

    “어차피 죽을 개들” 동물보호센터가 개농장에 유기견 넘기려다 적발

    지자체로부터 동물보호센터 운영을 위탁받은 동물병원이 유기견을 개농장에게 넘겨오다 적발됐다.13일 광양시와 동물권단체 ‘케어’에 따르면 전날 오후 4시쯤 광양읍 한 동물병원이 보호하던 유기견 5마리를 개농장에 팔다가 이를 지켜보던 행인 신고로 당국에 적발됐다. 광양시 공무원들이 도착했을 때 유기견들은 밧줄에 묶여 동물병원 앞 자동차 화물칸 철창 속으로 옮겨진 상태였다. 시 담당자가 파악한 결과 해당 동물병원은 10일간 공고 기간에 주인이 나타나지 않은 유기견들을 개인에게 무단으로 분양했다. 지자체마다 차이가 있지만 현행 동물보호법에 따르면 동물보호센터에 맡겨진 유기견들은 10일의 공고기간 뒤 주인이나 입양인이 나타나지 않을 경우 인도적 처리(안락사)된다. 해당 동물병원 원장은 철창에 갇히는 유기견에 대해 행인이 항의하자 ‘어차피 내가 죽일 개들 무슨 상관이냐’고 대꾸한 것으로 알려졌다. 동물병원 측은 광양시가 경위 파악에 나서자 ‘본인이 키우겠다고 해서 준 것이다. 개장수인 줄 몰랐다’고 항변한 것으로 전해졌다. 분양 과정에서 금전 거래가 있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광양시는 고의성 여부를 떠나 개농장에 유기견을 분양한 처사가 부적절하다고 판단해 동물보호센터를 현장에서 폐쇄 조처했다. 이 동물병원은 2006년부터 동물보호센터를 위탁 운영해오고 있었다. 개농장에 넘겨질 뻔한 유기견 5마리를 포함해 병원이 보호하던 강아지 17마리, 고양이 2마리는 다른 동물보호센터로 분산 이송됐다. 케어 관계자는 “병원이 시로부터 운영비를 보조받으면서 한편으로는 유기견을 개농장에 팔아 부당이득을 챙기려고 한 것은 아닌지 의심된다”면서 “경찰에 수사를 의뢰할 것”이라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두 마리 외눈박이 개, 우연히 만나 첫눈에 반하다

    두 마리 외눈박이 개, 우연히 만나 첫눈에 반하다

    각각 한 쪽 눈을 잃은 개 두 마리가 서로 첫눈에 반하는 마법같은 순간이 일어났다. 10일(현지시간) 미국 NBC는 미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찰스턴에 사는 외눈박이 애완견 플러트(9)와 위니(15)의 이야기를 소개했다. 둘의 깜짝 만남은 2016년 11월에 시작됐다. 플러트의 주인 에밀리 스턴(19)은 마트에 쇼핑을 하러 갔다가 소스라치게 놀랐다. 바로 자신의 애완견이 거울에 비친 것 처럼 똑 닮은 개 위니를 발견했기 때문이었다. 위니는 당시 주인 앨리 스미스 프렌츠(28)와 함께 외출 중이었다. 스턴은 이번 주 초, 미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에 두 애완견의 사진을 공개했고, 해당 사진은 3만 7천 건이 넘는 조회수를 기록했다. 그녀는 “유명 인사를 만나면 사람들에게 그 사실을 알리고 싶어하는 것처럼 나는 모두에게 보여주고 싶었다. 특히 구조견과 관련된 이야기는 내게 아주 중요하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한 눈에 서로를 알아본 플러트와 위니는 둘 다 몸집이 작은 ‘킹 찰스 스패니얼’ 품종의 구조견이었지만 한 쪽 눈만 가지게 된 사연은 달랐다. 플러트의 경우 문에 머리를 크게 부딪혀 그 외상으로 한 쪽 눈을 잃었고, 약 3년 전 주인 스턴에게 입양됐다. 반면 위니는 감염으로 눈 한쪽을 잃었고, 2013년 7월 4일 주인 프렌츠의 가족이 됐다. 프렌츠는 남편에게 결혼 선물로 구조견인 킹 찰스 스패니얼 종을 원한다 말해 예물 대신 위니를 건네 받았다. 현재 10분 떨어진 거리에 살고 있는 플러트와 위니는 첫 만남이 있었던 1년 반 전부터 지금까지 특별한 관계를 유지해오고 있다. 스턴은 “둘은 마치 쌍둥이 같다. 영원히 소중하게 여기고 싶은 우연”이라며 “플러트가 한 쪽 눈만 가지게 된 이유를 이제 알 것만 같다”고 전했다. 사진=에밀리스턴 안정은 기자 netineri@seoul.co.kr
  • [김응교 교수 작가의 탄생] 피로 쓴 투명한 詩… 노동자의 고단함을 노래한 ‘일곱 번째 인간’

    [김응교 교수 작가의 탄생] 피로 쓴 투명한 詩… 노동자의 고단함을 노래한 ‘일곱 번째 인간’

    지난달 주헝가리 한국문화원이 주최한 ‘윤동주-요제프 아틸라 시인 심포지엄’을 위해 부다페스트를 찾았다. 다뉴브강을 그윽하게 품고 있는 도시의 야경은 황홀 그 자체였다. 바로크, 아르누보, 네오클래식의 아름다운 건물에 매혹되었지만 부다페스트의 역사가 담긴 영화 한 편이 떠오르면서 감탄사는 이내 한숨으로 바뀌었다. 우울한 일요일이라는 뜻의 ‘글루미 선데이’. 2차 대전 당시 부다페스트에서 일어났던 유대인 학살의 비극을 배경으로 한 영화의 제목은 원래 피아노 연주곡에서 따온 것이다. 1933년 헝가리 피아니스트가 만든 동명의 연주곡은 라디오 전파를 탄 지 두 달 만에 헝가리에서만 180명이 넘게 자살하는 초유의 사태를 초래했다.“13세기에 건축된 왕궁은 몽골군의 습격으로 파괴됩니다. 몽골군이 들어올 때 속수무책이었다고 합니다. 15세기에 르네상스 양식으로 왕궁을 다시 짓는데 오스만튀르크에 의해 다시 부서져 버리지요. 그 후 헝가리는 좋은 시기를 맞이해요. ‘헝가리 제국’이라고 할 수 있는 시대죠. 1860년부터 1910년까지 가장 화려했던 시기였을 거예요. 그런데 전쟁에 패하면서 영토의 60%쯤을 빼앗겨요. 2차 대전 무렵 히틀러와 힘을 합치면 영토를 회복할 수 있다는 꿈에 러시아 사회주의에 반대하며 히틀러 나치에 붙지요. 당시 의사, 언론인, 변호사 등 사회 지도층의 반 이상을 차지하던 유대인을 학살하기 시작합니다. 헝가리 나치정당, 화살십자당이 주도했지요. 1944년 3월부터 불과 몇 달 사이에 집중해서 학살한 겁니다. 이 시기에 아우슈비츠에서 학살된 110만명 중에 44만명이 헝가리 유대인이라고도 하지요.”주헝가리 한국문화원 김재환 원장의 열정적인 설명을 들으며 왜 이곳에서 집단 자살을 일으킨 전설의 금지곡이 나왔는지 알 수 있었다. 겉으로는 화려한 헝가리 제국의 역사에는 감출 수 없는 슬픔이 많았다. 부다페스트를 찾은 목적 중 하나는 헝가리가 낳은 시인 요제프 아틸라(1905~1937)의 발자취를 밟는 것이었다. 시집 ‘일곱 번째 사람’을 읽고 그가 어떤 사람인지 궁금한 마음을 숨길 수 없었다. 우리에게는 낯설지만 유네스코가 2005년을 ‘요제프 아틸라의 해’로 정할 정도로 세계문학이 기억하는 역사적 인물이다. 행사를 위해 만난 헝가리 시인 커러피아트 오르쇼아는 “아틸라는 헝가리가 가장 사랑하는 시인”이라고 말했다. 윤동주와 아틸라는 야만의 시대를 노래한 시인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심포지엄에서 만난 헝가리 청중들은 윤동주의 시에서 아틸라를 만나고 싶어 하는 듯했다. 행사에서 심보선 시인이 아틸라의 대표 시 ‘일곱 번째의 인간’에 영향을 받아 쌍용차 해직자들의 자살 행렬을 추모한 시 ‘스물세 번째 인간’을 썼다는 말을 들었을 때 마음이 무척 쓰렸다. 다뉴브 강가에 요제프 아틸라의 동상이 있는데 다 떨어진 셔츠만 입고 오래 굶어 삐쩍 마른 몸을 재현하고 있다. 그가 얼마나 굶주렸는지 그의 시에 자주 나온다.“작은 빵조각이라도/ 아무거라도/ 적선을 구한다.”(개) “친구여, 나는 한 주 내내 아무것도 먹지 못했다.”(칠일 동안) “나는 사흘째 아무것도/ 빵 한 조각도 먹지 못했다.”(온 마음을 다하여) “나는 하루걸러 한 끼 먹는데/ 위궤양은 매일같이 나를 좀먹는다.”(마지막 전투) “나는 어제도 굶었지만/ 악마는 내 대신 배를 채웠다.”(메달) 비참한 표현들인데 이상하게 시큰하기는커녕 담담하다. 아홉 살 때 배급소에서 “저녁 7시부터 다음날 아침 7시 반까지 밤새 줄을 섰어도 내 차례가 되기 바로 전에 보급품이 떨어졌다는 소리를” 듣고서도 우직하게 배고픔을 견딘다. 빈궁했지만 그는 “나는 곤궁 가운데서도 오만했다!”(소네트)고 할 만큼 자긍심이 있었다. 헐벗은 동상 앞에서 비행기 타고 여기까지 올 수 있는 살 만한 처지인 나는 괜히 미안하다. 굶어 죽을 처지였지만 그는 작가로서 명랑함과 팽팽한 긴장을 놓치지 않았다. “국제적 자질을 지닌 최초의 프롤레타리아 서정시인”이라고 게오르그 루카치가 썼듯이. 아틸라 시집 ‘일곱 번째 사람’을 몇 번이나 곰삭여 읽었는데, 다시 읽고 싶을 정도로 매혹 자체였다. 시집을 읽는 내내 오랜만에 눈시울이 뜨거웠다. 남녀노소 빈부를 가리지 않고 헝가리인이 모두 사랑하는 아틸라의 시는 나에게 큰 의미를 주었다. 그중에 ‘유리 제조공’은 특히 시를 쓰는 자세뿐만 아니라 삶을 대하는 곡진한 태도를 생각하게 했다. 불을 일으키고도가니 속에투명한 용액을 끓여피와 땀을 섞어 넣는유리 제조공.남은 힘으로용액을 붓고는매끈한 판유리를 만든다. 해가 뜨면도시로,작디작은 시골 마을 오두막으로빛을 가져간다. 노동자로 불리기도 하고시인으로 불리기도 하는 그들 -노동자나 시인이나 매일반이긴 하지만.조금씩 피를 써 버리다투명해진다. 그리고미래로 향하는 큼지막한 크리스털 유리창이우리에게 끼워진다. -‘유리 제조공’제목 때문에 이 시는 노동자의 삶을 그린 시로 보인다. 1연은 유리 만드는 공정을 상세히 재현하고 있다. 아침이 되면, 도시와 시골 오두막까지 “빛을 가져간다”는 표현은 따스하다. 그의 삶은 지지리도 고통스러운 가난에 시달리던 노동자의 삶이었다. 비누공장 노동자인 아버지와 세탁부로 일했던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그는 ‘자기소개서’에 이렇게 썼다. “나는 1905년 부다페스트에서 태어났다. 종교는 그리스정교, 아버지는 요제프 아론, 아버지는 내가 세 살 때 헝가리를 떠났다.” 나는 마침내 이해한다메아리치는 대양 건너아메리카로 간 아버지를 이해한다. 고국에서의 기회는 점점 줄어들고희망은 쓴맛을 보았다.아버지는 비누 제조에 신물이 났다. -‘나는 마침내 아버지를 이해한다’에서 그의 아버지는 아메리카로 돈을 벌러 갔고 아틸라는 아동보호국의 주선으로 양부모에게 입양됐지만 아틸라는 얼굴도 모르는 아버지를 미워하지 않았다. 어릴 적부터 돼지치기를 했다. 이후 할머니가 데려가 부다페스트에서 학교를 다녔다. “3학년이 독본에서 훈족 왕 ‘아틸라’에 관한 이야기를 읽고 독서에 몰입하기 시작했다. 내 이름이 아틸라여서 더 흥미로웠다. 기독교인 이름에는 아틸라라는 이름이 없다고 들었기 때문에 아틸라 왕 이야기가 놀라웠다. 나는 이를 계기로 나라는 존재에 대한 의문을 품기 시작했다.” 아틸라가 1937년 입사지원서로 쓴 ‘자기소개서’에는 작가의 탄생을 알리는 시점이 보인다. 이름에 얽힌 의문은 “나라는 존재에 대한 의문”으로 발전하고, 그 의문을 쓰기 시작했을 때 돼지치기 소년 아틸라는 시인 아틸라로 변하기 시작했을 것이다. ‘나는 누구인가’라고 묻는 지점에서 뇌와 가슴은 성찰과 기록의 엔진을 돌리기 시작한다. 가족을 부양하려고 진종일 무거운 세탁물을 나르며 지쳐 가던 어머니 몸속에는 암세포가 번지고 있었다. 그가 16세였던 1919년 어머니가 사망하자 아틸라는 신문팔이, 선박 급사, 옥수수밭 경비원, 시인, 번역가, 항만 하역부, 날품팔이 등 20개에 달하는 직업을 전전하며 하루하루를 살았다. 아니 살았다가 아니라, 버텼다. 이 시는 분명히 유리를 제조하는 노동자의 모습을 그리고 있지만, 거기서 끝나지 않는다. ‘유리 제조공’은 유리 만드는 사람의 이야기이면서, 시 쓰는 사람 이야기, 노동하며 살아가는 우리 모든 인간을 그린 이야기다. “노동자로 불리기도 하고/시인으로 불리기도 하는 그들”(3연)은 바로 우리 자신의 모습이다. 노동자 모습을 그대로 글 쓰는 사람, 시 쓰는 사람의 자세와 연결시킨다. 노동을 시 쓰듯이 한다면, 시를 노동하듯이 쓴다면, 성실하게 시 쓰는 노동자는 얼마나 행복할까. “조금씩 피를 쓰다/투명해지고”는 끔찍하면서도 아름다운 표현이다. 이 시에는 “투명”이라는 단어가 두 번 나온다. 얼마나 투명해야 제대로 시를 쓸 수 있을까. 얼마나 투명해야 솔직한 삶을 살 수 있을까. 시는 피로 쓰는 것이다. 시는 투명해질 때까지 쓰는 것이다. 유리처럼 투명해질 때까지 피로 써야 한다. 니체 말대로 피로 써야 한다. 그것은 시 쓰는 데만 한정된 이야기가 아니다. 삶 자체를 진정한 인간으로 살아야 할 것이다. 아틸라는 가장 유명한 시 ‘일곱 번째 사람’에서 그가 그리는 인간상을 이렇게 표현한다.할 수만 있다면 시인이 되어라 시인은 일곱 사람으로 이루어진다- 대리석 마을을 짓는 사람 꿈을 타고난 사람 하늘의 지도를 그릴 줄 아는 사람 언어의 선택을 받은 사람 자신의 영혼을 만들어 가는 사람 쥐를 산 채로 해부할 줄 아는 사람- 둘은 용감하고 넷은 슬기롭지만 너 자신이 일곱 번째라야 해.” - ‘일곱 번째 사람’에서 여기서 말하는 시인은 글 쓰는 시인이 맞다. 열일곱의 나이에 첫 시집 ‘아름다움의 구걸인’을 발표했던 아틸라는 노동자의 궁핍함과 희망을 시집에 담았다. 문단의 주목을 받았지만 지독한 가난에서 탈출할 수 없었다. 가난했지만 그의 시는 군색하지 않다. 그의 시에서 말하는 ‘시인’이란 직업으로서의 시인을 넘어선다. 그냥 시 쓰는 사람이 아니라, 하늘의 지도를 그리듯 미래를 보는 사람, 자신의 영혼을 만드는 긍지의 사람, 짐승을 산 채로 해부하듯 끔찍한 일도 감내할 수 있는 사람을 의미할 수 있겠다. 아틸라 문학관에도 가보았다. 오래 묵은 옛 건물 골목 골목을 에돌아 문학관에 닿았다. 자그마한 정원에 사방이 둘러싸인 3층 연립주택이었다. 이름이 같은 아틸라라는 직원은 66㎥(20평)쯤 될까 말까 한 작은 문학관을 상세하게 안내해 주며 멀리서 찾아온 나그네를 맞아 주었다. 2층에 아틸라가 쓰던 방이 있다고 하는데 들어가 보지 못했다. 작은 건물에서 아틸라가 그리워하던 어머니를 생각해 봤다. 자그마한 체구의 어머니,세탁부들이 대개 그렇듯 일찍 돌아가셨다.무거운 세탁 바구니를 옮길 때 떠는 다리,다리미질이 주는 두통, 그들에게는 빨래더미가 산이고다리미의 수증기는 구름이었으며 - ‘어머니’에서 암으로 일찍 죽은 어머니를 잊지 못하던 아틸라는 1930년 당시 불법이었던 공산당에 입당하여 가난을 극복해 보려 했지만 1933년 스탈린주의자들에 의해 공산당에서 쫓겨난다. 극도의 절망에 시달리던 그는 1937년 12월 서른두 살의 고단함 몸을 화물열차에 던져 마감했다. 짧은 생애라 하지만 극빈 노동자 집에서 태어나 자본주의의 밑바닥을 체험하며 32년을 견딘 것은 얼마나 처절한 견딤이었을까. 그나마 버틸 수 있었던 건 ‘시’가 있었기 때문 아닐까. 그에게 ‘시’는 생명 그 자체였다. 부다페스트에 윤동주를 전하러 갔던 나는 요제프 아틸라를 만나고 왔다. 윤동주 시처럼 아틸라 시도 쉽지만 검박한 일상어에는 심연이 있다. 윤동주가 말했던 “모든 죽어가는 것”(서시)을 아틸라는 감정적인 수작 없이 냉철하고 천천히 응시했다. 아틸라는 죽어가는 것 자체였다. 세상이 버거운 독자들은 아틸라가 견뎌온 힘겨운 삶을 읽으며 위안을 받는 모양이다. 그의 비극적 시는 독자들에게 세상 앞에서 담담하게 마음의 채비를 하라고 권한다. 아틸라의 처절한 시 앞에서는 어떤 불평도 싱겁다. 다른 대륙에서 살았던 두 시인은 죽어가는 것을 시로 쓰는 지점에서 불멸의 시인으로 탄생했다. 시인·숙명여대 교수
  • 프랑스 파리에 ‘평화의 소녀상’ 세워진다

    프랑스 파리에 ‘평화의 소녀상’ 세워진다

    이용수(90) 할머니가 지난 8일 프랑스 하원과 파리대학에서 ‘위안부’ 피해자 고통을 증언한 것을 계기로 파리에 ‘평화의 소녀상’ 건립이 추진된다. 양기대 광명시장의 주선으로 프랑스를 방문한 이 할머니는 11일 오전 귀국하면서 “역사의 산 증인으로서 프랑스에서 위안부 피해 증언을 했는데 모든 사람이 공감하고 눈물을 흘려 보람을 느낀다”며 “프랑스 파리에 평화의 소녀상을 세우겠다는 의견도 제시돼 기쁘다”고 말했다. 이 할머니가 하원 증언과 파리 고등건축학교에서 열린 강연에서 젊은 학생들과 교민, 프랑스인들에게 일본이 저지른 전시 여성 성폭력의 참상을 생생하게 고발하면서 참석자들 사이에 자연스럽게 제기됐다. 이날 이 할머니는 단상에서 휠체어를 탄 채 2시간 가까이 증언을 이어갔다. 이에 젊은 학생과 여성 교민들, 프랑스인 등 150명 청중들은 숨죽이며 눈물을 흘렸다. 이 할머니는 15세 때 강제로 끌려가 중국과 타이완 등에서 3년간 겪은 고초를 고통스럽게 떠올리며 “역사의 산 증인이 살아있는 데도 아베 정부는 부인하고 있다. 할머니들이 모두 돌아가시기 전에 일본 정부는 공식 사죄하고 법적 배상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양 시장과 한국계 입양아 출신의 장뱅상 플라세 전 장관, 일부 프랑스 교민들, 광주 나눔의 집 안신권 소장 등은 프랑스 교민들과 협력해 파리에 평화의 소녀상을 세우기로 논의했다. 향후 구체적인 일정 등도 협의하기로 했다. 이 할머니의 프랑스 첫 증언과 유네스코 앞 위안부 기록물 등재촉구 집회는 KBS 등 현지 특파원들과 외국어 기사로도 타전돼 크게 주목을 받았다. 이명선 기자 mslee@seoul.co.kr
  • 체르노빌 입양아 출신 옥사나 매스터스 네 번째 패럴림픽 메달 “銅”

    체르노빌 입양아 출신 옥사나 매스터스 네 번째 패럴림픽 메달 “銅”

    체르노빌 참사의 유전적 영향 때문에 두 다리를 잘라낸 뒤 버려져 미국 가정으로 입양된 옥사나 매스터스(28)가 또 패럴림픽 동메달에 머물렀다. 그녀 인생은 곡절이 많았다. 우크라이나 체르노빌 핵발전소 근처에 살던 생모는 무릎 아래가 정상이 아니었던 아이를 거리에 버렸다. 두 다리를 잘라냈고, 손을 제대로 쓸 수 있게 하려고 여러 차례 수술대에 올라야 했다. 결국 일곱 살 때 양어머니 손에 이끌려 미국으로 건너갔다. 양아버지는 강연 치료사인 게이 매스터스. 옥사나가 스포츠에 재능과 열정이 있다는 것을 발견한 양어머니 덕에 2012년 런던하계패럴림픽 조정 동메달을 땄고 2년 뒤 소치 동계패럴림픽에서는 크로스컨트리 스키로 전향해 은메달과 동메달 하나씩 더했다. 그리고 다시 2년 뒤 리우하계패럴림픽에는 장애인 사이클링에 출전해 등 부상을 이겨내고 두 차례나 상위 5명 안에 들었다. 사격 기량이 일취월장하며 지난해 장애인세계선수권 바이애슬론에서 금메달과 동메달, 크로스컨트리 스키 금메달 3개를 더하며 미국 선수로는 처음 크로스컨트리 스키와 바이애슬론 금메달을 겨냥했다. 그러나 지난 10일 바이애슬론 여자 6㎞ 좌식에서 켄달 그레취(미국)에게 그 영광을 양보하고 은메달에 머물렀다. 11일 크로스컨트리 스키 여자 12㎞ 좌식에서도 그레취(38분15초90)와 안드레아 에스카우(독일, 38분48초30)에 이어 39분04초90을 기록하며 개인 패럴림픽 네 번째 메달을 동메달로 더하는 데 만족해야 했다. 기대를 모았던 한국의 서보라미(32)는 45분27초50으로 12위, 이도연(46)은 46분49초60으로 13위에 머물렀다. 서보라미는 초반 2.85㎞ 구간까지 15위권을 유지하다 3.8㎞ 구간에서 14위, 8.98㎞ 구간에서 12위로 뛰어오른 뒤 순위 변동 없이 경기를 마쳤다. 학창 시절 무용을 배우던 그는 고교 3학년이던 2004년 계단에서 굴러떨어지는 사고를 당해 하반신이 마비됐다. 1년 넘게 방황하다 휠체어 럭비, 휠체어 육상 등 스포츠를 통해 삶의 희망을 발견했고, 대학 입학 후 스키를 배웠다. 2007년 국내 1호 장애인 크로스컨트리 스키 선수가 돼 제2의 인생을 펼친 뒤 벌써 세 번째 패럴림픽 무대에 섰다. 이도연은 0.75㎞ 구간까지 17위를 달리다 역주를 펼치며 13위로 경기를 마감했다. 이날 완주한 선수는 18명 밖에 되지 않았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반려독 반려캣] 병원 앞에서 4개월째 죽은 주인 기다리는 견공

    [반려독 반려캣] 병원 앞에서 4개월째 죽은 주인 기다리는 견공

    쓸쓸한 얼굴로 매일 한 병원 문 앞에서 머무는 견공 한 마리의 안타까운 사연이 공개돼 사람들의 눈시울을 붉히고 있다.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 등 외신에 따르면, 브라질 상파울루주(州)에 있는 산타 카사 데 노부 오리존치 병원 앞에는 이름조차 없는 한 견공이 4개월째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하지만 그 주인은 이미 세상을 떠나 돌아올 수 없다.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충직한 이 견공은 지난해 10월 처음 병원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날 밤 다친 주인을 싣고 간 구급차를 따라 가까스로 병원에 도착했던 것이다. 현지 언론들의 보도에 따르면, 견공의 주인은 한 59세 노숙인 남성으로, 이날 노부 오리존치 거리에서 잔인한 칼부림에 휘말려 심하게 다친 뒤 급히 이 병원에 이송됐다. 하지만 주인은 과다 출혈 등으로 병원에 도착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그 사실을 알 리 없는 견공은 병원 앞에서 두 달 넘게 계속 기다렸다고 브라질 매체 오 글루부가 전했다. 그렇다고 해서 견공을 병원 측이 내버려둔 것은 아니었다. 직원들은 견공이 살아가는 데 필요한 모든 것을 제공했다. 한 직원은 정기적으로 사료와 물을 주고 병원에서 3㎞ 떨어진 가까운 보호소를 찾아 개를 보호하려는 조치도 했다. 마침내 보호소의 자원 봉사자들이 개를 데리러 왔고 사연을 접한 새로운 주인에게 입양됐다. 그런데 얼마 뒤 견공은 새 주인의 집을 탈출했고 결국 병원 앞으로 돌아왔다. 그 모습에 병원 직원들은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이 안타까운 사연은 지역 주민 여성 크리스틴 사델라가 자신의 페이스북 페이지에 견공의 사진과 함께 공개한 뒤 SNS상에서 널리 퍼져나가며 세상에 알려졌다. 그녀는 페이스북에 “우리는 동물들에게 배울 것이 많다. 이 개는 안타깝게도 매일 죽은 줄도 모르는 주인을 기다리기 위해 산타 카사 데 노부 오리존치 병원 앞에서 머물고 있다”면서 “개가 헛되게 기다리고 있는 것일지도 모르지만, 주인에 대한 사랑은 영원한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크리스틴 사델라/페이스북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유기견 출신 ‘퍼스트 도그’ 토리의 귀여운 근황

    유기견 출신 ‘퍼스트 도그’ 토리의 귀여운 근황

    동물권단체 ‘케어’ “대통령 사랑 덕에 건강하고 밝아져” 지난해 7월 문재인 대통령이 입양한 유기견 토리가 부쩍 건강하고 밝아진 모습의 근황을 공개했다.동물권단체 ‘케어’는 7일 홈페이지에 ‘토리의 친정 나들이’ 소식을 전했다. 토리의 청와대 입양을 주선한 케어는 토리의 건강 등을 확인하기 위해 입양 후 7개월 만인 전날 토리를 만났다고 설명했다. 케어 측은 “토리는 부쩍 건강해지고 이전보다 더욱 상냥한 성격으로 변화했다”면서 “학대로 인한 아픈 경험 때문에 남성에 대한 경계심이 강한 편이었는데 문 대통령 가족의 깊은 사랑 덕분에 남성에 대한 공격성도 한결 줄고 눈에 띄게 부드러워졌다”고 밝혔다. 앞서 문 대통령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토리 소식을 전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토리는 아주 예쁘고 사랑스런 개”라면서 “입양 때 남자들을 경계한다는 말을 들었는데 처음 볼 때나 그렇지 누구에게나 잘 따른다”며 ‘토리 바보’의 면모를 보이기도 했다.이어 문 대통령은 “토리는 왼쪽 뒷다리 관절이 좋지 않은데도 관저 잔디마당을 신나게 뛰어 다니고 쓰다듬어 주면 황홀해 하며 배를 드러내고 드러눕는다”며 애정을 드러냈다. 문 대통령은 이전부터 키우던 고양이 찡찡이, 반려견 마루와 토리의 ‘관계’에도 세심한 신경을 쓰고 있다고 밝혔다.그는 “보호센터에서 지내던 토리가 실내에 살려면 찡찡이와 잘 지내야 하는데 찡찡이는 개를 매우 싫어한다”면서 “실외에서는 마루와 친해져야 한다. 마루는 토리 크기의 개를 상대하지 않지만 주인의 사랑을 독차지하려는 질투심이 강해 혹시라도 토리에게 해코지를 할지 몰라 서로 닿지 않게 거리를 두고 있다”고 전했다.이런 보살핌 덕에 토리는 한결 건강하고 밝은 모습으로 근황을 전했다.케어 사무국은 이날 토리에게 ‘토리 캐릭터’ 인형을 선물했다. 케어 측은 털 색깔이 검다고 해서 입양을 기피하는 경향이 있는 검은 개 입양을 위한 ‘블랙독 캠페인’ 전시에 나올 인형이라고 설명했다.올해 5살인 토리는 남양주 폐가에서 구출돼 2년간 새 주인을 기다리다가 지난해 7월 청와대의 첫 유기견 출신 ‘퍼스트 도그’가 됐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백지연의 생각의 창] ‘엄마’로 산다는 것

    [백지연의 생각의 창] ‘엄마’로 산다는 것

    요즘 일본 원작을 리메이크한 TVN 드라마 ‘마더’를 흥미롭게 보고 있다. 학대받는 소녀를 구출해 도주하는 여성의 이야기를 다룬 일본 NTV 드라마 ‘마더(2010)’는 아역 배우의 놀라운 연기에 힘입어 상당한 화제가 됐던 작품이다. 가족폭력과 학대라는 문제가 사회적으로 주목되는 지금의 한국 현실을 생각하면 이런 소재가 대중적인 드라마로는 뒤늦게 다루어진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드라마 ‘괜찮아 사랑이야(2010)’와 ‘킬미힐미(2015)’가 가족폭력과 학대가 남긴 정신적 외상의 문제를 섬세하게 형상화한 수작으로 기억에 남는다. 그러나 그 작품들에서도 ‘모성’의 자리는 분열된 그림자의 귀퉁이로 존재했던 듯하다.드라마 ‘마더’는 원작 서사의 기본 골격을 유지하면서도 학대와 폭력의 사회적 맥락이나 어머니의 역할을 해석하는 데 미묘하게 갈라지는 지점을 보여 준다. 도주하는 모녀를 돕는 조력자를 튼실하게 형상화하는 대신 악한 행동의 동기로는 뚜렷한 가족사적 원인을 설정한다. 선과 악의 구도를 분명히 정함으로써 극적 긴장을 강화하는 방식인데, 드라마 후반부에서는 아이를 버리는 친모의 복잡한 심리보다 동거남의 악행 동기가 갑작스럽게 설명적으로 드러나는 느낌이다.원작에서도 충격적인 장면이지만 학대와 폭력 속에 아이를 방치하던 엄마가 쓰레기 봉지에 아이를 넣어 유기하는 장면을 보면서 새삼 깊은 분노와 참담한 마음을 누르기 힘들었다. 그것은 하루가 멀다 않고 보도되는 가족폭력과 아동학대의 사건들을 환기한다. 그동안 변주돼 온 모성 스토리의 반복을 넘어 ‘마더’가 실감을 주는 이유는 약자를 향한 차별과 편견, 돌봄 노동과 어머니 역할, 폭력과 학대의 문제가 서로 겹겹이 얽혀 있는 구조적 문제임을 일깨우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이 드라마에 다양한 유형의 엄마들이 등장하는 점은 눈여겨볼 대목이다. 소외된 생활 속에 아이를 방치하고 학대하는 여성, 입양한 아이를 헌신적으로 키우는 여성, 버려진 경험을 극복하며 엄마가 되기로 결심한 여성, 평범한 일상 속에 관습적인 어머니 노릇에 충실해지려는 여성 등등 여러 유형의 여성이 등장한다. 아이와 엄마의 관계 역시 위계적이지 않으며, 각자의 삶을 살아가는 과정에서 만나는 공감과 연대의 동반자로 그려진다. 어릴 때 버려진 아픈 기억을 지닌 수진이 혜나를 구출하며 시작되는 도주의 여정은 수진 자신의 트라우마를 직시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신과 같은 모성애의 힘을 상정하지 않고, 누구나 분투하듯 치르게 되는 ‘엄마가 되는’ 과정의 지난함을 보여 주는 대목에 이 서사의 감동이 있다. 뜨끔하게 되새기는 것은 섬세하게 드러나는 ‘아이’의 표정과 마음이다. 여린 생명을 키워 본 모든 사람들이 느끼는 것이지만 이 세상에 전지전능한 보호자란 없다. 어머니의 자리는 생명을 돌보는 기쁨과 충만함이 언제든지 부담과 죄의식으로 전환될 수 있다는 것을 시시각각 느끼게 한다. 자신에게 목숨을 의탁한 약한 존재를 껴안고 키우면서 맛보는 불안과 망설임은 당연하게 생겨나는 감정이다. 문제는 자기도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상대적 약자에게 그 불안과 혼란을 전이시키고 폭발시킬 수 있다는 점일 것이다. 약자의 자리에서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지 않음으로써 학대의 고통을 마음속 깊이 새기는 아이의 모습은 어머니의 자리가 합리화시켰을 여러 종류의 감정적 분출을 생각해 보게 한다. 결국 엄마가 된다는 것, 엄마로 산다는 것은 생명과 타자를 대하는 사회적인 행위와 연결돼 있다. 이 드라마에서 외면할 수 없는 대사는 ‘모든 엄마가 다 아이를 키울 수는 없다”는 담담하면서도 고통스러운 전언이다. 키울 수 없는 엄마가 있다면 그를 대신하는 키울 수 있는 엄마도 있을 것이다. 생명을 기르고 보살피는 일은 사회 구성원 모두가 나누고 수행해야 할 역할이다. 아드리엔 리치가 절박하게 호소한 것처럼 ‘아이를 기르는 일’은 여성의 특별한 힘으로 제한될 수 없다. 그 힘은 새로운 인간 질서를 만들기 위해 사회 전체로 확장되고 분출돼야 한다. 그녀가 힘주어 이야기한 것처럼 육체적으로 어머니가 된다는 것은 “단지 우리 존재의 한 단계”일 뿐인 것이다.
  • 오스카 품은 여인, 모든 여성을 일으켜 세우다

    오스카 품은 여인, 모든 여성을 일으켜 세우다

    맥도먼드, 21년 만에 두 번째 여우주연상 ‘쓰리…’서 세상과 싸우는 엄마로 열연 ‘셰이프…’ 작품상·감독상 등 4관왕 “유리천장 사라져”… 미투 영향 강조도 ‘외모로는 오랜 기간 할리우드에서 ‘결격’ 취급을 받아 온 배우가 올해 아카데미의 주인공이 됐다.’미국 영화계의 최대 축제인 아카데미 시상식의 꽃인 여우주연상 수상자를 두고 현지 언론은 이렇게 표현했다. 4일(현지시간) 저녁 미국 로스앤젤레스 할리우드 돌비극장에서 열린 제90회 아카데미 시상식은 프랜시스 맥도먼드(61)에게 생애 두 번째 여우주연상을 안겼다. 연기 경력 34년차의 맥도먼드는 영화, 연극, TV드라마 등 장르를 자유로이 가로지르며 비중에 상관없이 작품마다 돋보이는 캐릭터로 강렬한 인상을 남겨 왔다.올해 예순을 넘긴 그는 특히 나이에 대한 차별에 대항하는 당당한 태도와 탁월한 연기력, 전통적인 여성상을 전복하는 맹렬한 여성 캐릭터로 다시 한번 오스카상을 거머쥐었다. 1997년 만삭의 경찰서장이라는 영화 사상 전무후무한 역할을 열연한 ‘파고’(1996)로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받은 지 21년 만이다.이날 여우주연상 수상자로 이름이 호명되자 숏커트에 화장기 없는 얼굴로 무대에 오른 맥도먼드는 “클로이 킴이 동계올림픽 하프파이프를 뛰고 나서 아마 이런 느낌이었을 것”이라며 벅찬 감정을 숨김없이 드러냈다. 그러면서 “모든 분야 여성 후보자들은 나와 함께 일어나 달라”며 동료 배우, 제작자, 촬영 스태프, 작곡가, 디자이너 등 영화계에 몸담은 여성들을 한꺼번에 일으켜 세웠다. 그는 “우리 모두는 스토리를 가지고 있다”, “포용은 옳은 길”이라는 등의 열정적인 언사로 객석에 큰 울림을 전하며 올해 아카데미를 관통하는 키워드가 ‘여성’임을 다시 확인시켰다.맥도먼드가 처음 연기에 발을 들여놓던 1980년대만 해도 그는 폭력적인 남성 사회에 액세서리로 낀 여배우였다. 하지만 나이가 들수록 많은 여배우들이 제 역할을 못 맡으며 사라지는 것과 대조적으로 그는 인간의 복합적이고 내밀한 감정을 절묘하게 드러내는 단단한 연기와 작품에 대한 깊이 있는 통찰로 찬사를 받아 왔다. 특히 그에게 여우주연상을 안겨 준 ‘쓰리 빌보드’에선 강간·살해당한 딸을 잃고 범인을 찾기 위해 사투를 벌이는 엄마 밀드레드 역으로 ‘인생 연기’를 펼쳤다는 평가를 받는다. 분노와 슬픔, 절망의 소용돌이 속에서도 범인을 찾겠다는 투지를 끝까지 밀어붙이며 신랄한 웃음까지 주는 압도적인 연기로 그는 일찌감치 여우주연상의 주인공으로 예상됐다. ‘쓰리 빌보드’의 감독인 마틴 맥도나도 ‘맥도먼드 없이 영화가 가능했겠느냐’는 질문에 이런 말로 그의 독보적인 입지를 강조한 바 있다. “밀드레드 역으로는 누구도 상상할 수 없었다. 누가 있겠나. 아무도 없다. 인위적이거나 할리우드 스타다운 외모의 배우는 바라지 않았다. 노동자 계급을 감성적이지 않으면서도 가르치려 들지 않게 연기해 줄 사람이어야 했다. 그녀 말고는 아무도 없었다.” ‘다름’을 만들어낸 것은 현실에 깊이 발붙인 그의 연기관이 한몫한다. 사람들이 사인을 요청하면 거절한다는 그의 이유가 대표적이다. “팬들에게 사인 요청을 받으면 ‘나는 비즈니스적인 부분에서 은퇴했다’며 ‘노’라고 말해요. 전 그저 연기를 하는 사람이거든요. 대신 전 ‘이름이 뭐예요’라고 묻고 그들과 함께 눈을 맞추고 포옹을 하죠. 전 사진이 찍히길 바라는 배우가 아니라 사람들과의 교류에 한 부분이 되고 싶어 하는 배우이기 때문입니다.”코엔 형제 감독 가운데 형인 조엘 코엔 감독의 아내이기도 한 그는 1984년 뉴욕 브로드웨이에서 데뷔했다. 자신도 1살 반 때 입양된 그는 조엘 감독과의 사이에 파라과이에서 입양한 아들 하나를 두고 있다. 2011년 ‘굿 피플’에서 싱글맘 역할로 토니상 여우주연상을 수상하고 2014년 HBO 미니시리즈 공동 제작과 주연을 맡은 ‘올리브 키터리지’로 에미상과 배우조합 여우주연상을 받은 그는 오스카와 에미상, 토니상 여우주연상을 모두 휩쓴 12번째 여배우이기도 하다. 올해 아카데미는 여전히 ‘미투’(#Me too·나도 피해자다) 운동의 강력한 자장 안에 있음을 보여 줬다. 2년 연속 사회를 맞은 지미 키멜과 시상자 및 수상자들은 여성·외국인 등 소수자들의 권리, 다양성의 가치와 포용의 정신을 일깨우며 영화계뿐 아니라 사회 전체의 여성·비(非)백인 차별, 트럼프 정권의 편협하고 폭력적인 행보를 날카롭고 위트 있게 꼬집었다. 키멜은 “우리는 하비 와인스타인을 축출했다”는 직설적인 언급으로 지난해 영화계에서 촉발돼 세계로 번진 미투 운동의 영향을 강조하며 “용감한 분들이 목소리를 내주셔서 이제 새로운 시대가 왔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특히 여성 감독과 여성 촬영 감독이 후보에 오른 것을 언급하며 “이제 더이상 영화계에 유리천장은 없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이번 아카데미에서 여성 영화가 작품상, 감독상, 여우주연상 등 주요 상을 골고루 가져간 것도 이런 흐름을 증명한다. 여우주연상 시상을 위해 무대에 선 조디 포스터와 제니퍼 로런스는 “여성들은 영화 속 캐릭터로도, 스크린 밖에서도 어려움을 이겨내며 힘을 보여 줬다. 할리우드에 새로운 날이 밝았고 우리 앞엔 새로운 도전이 있다”는 말로 이를 강조했다. 관례대로라면 지난해 남우주연상 수상자인 케이시 애플렉이 시상자로 나와야 했지만 그는 성추문으로 나오지 않았다. 한편 13개로 최다 부문 후보에 올랐던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의 ‘셰이프 오브 워터’는 작품상과 감독상 등 주요 상을 가져갔다. 델 토로 감독의 수상으로 현재 영화계에서 가장 활발하게 활동 중인 멕시코 출신 감독 3인방이 모두 아카데미 감독상을 받게 됐다. 2014년에는 ‘그래비티’의 알폰소 쿠아론이, 2015년·2016년에는 ‘버드맨’, ‘레버넌트’의 알레한드로 곤살레스 이냐리투 감독이 2년 연속 감독상을 차지했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모친 병원비 마련하려 아들 팔아넘긴 ‘무정한 아빠’

    모친의 병원비를 마련하기 위해 친아들을 팔아넘긴 아빠의 사연이 중국 사회에 충격을 주고 있다. 치루완바오(齐鲁晚报)의 5일 보도에 따르면, 지난달 초 허난(河南) 저우커우(周口)에 사는 첸(钱, 22)씨는 한 살배기 아들을 3만6000위안(약 615만원)에 팔아넘긴 혐의로 체포됐다. 첸 씨는 돈벌이가 시원치 않았고, 모친은 병을 얻어 치료비가 많이 들었다. 설상가상으로 아내는 이혼을 요구해왔다. 가정 생활에 고비를 느낀 그는 “아들을 팔아서 돈을 벌어야겠다”는 생각에까지 이르렀다. 그는 인터넷을 통해 아들을 입양할 사람을 수소문했다. 그리고 지난 1월 말 아무도 몰래 아들을 지난(济南)까지 데리고 가서 팔아넘겼다. 하지만 막상 돈을 받아 들고 집에 돌아오자 심한 자책감이 밀려 들었다. 그는 결국 가족에게 모든 사실을 털어놓았다. 놀란 가족은 아들을 데려간 사람에게 연락했지만, 이미 연락이 끊긴 상태였다. 결국 가족들은 경찰에게 사실을 알리고, 도움을 요청했다. 경찰은 22일 만에 아들을 찾아냈고, 아들은 가족의 품으로 돌아왔다. 첸 씨와 거래에 가담한 일당은 모두 아동 인신 매매죄로 체포됐다. 사진=치루완바오 이종실 상하이(중국)통신원 jongsil74@naver.com
  • 금색과 파란색 눈을 가진 신비스런 고양이

    금색과 파란색 눈을 가진 신비스런 고양이

    몸 전체가 눈부시게 하얀 털로 뒤덮혀 있다. 한 쪽 눈은 반짝이는 금색으로, 다른 한 쪽 눈은 파란색을 지니고 태어난 신비스러운 고양이 한 마리가 화제다. 지난 23일(현지시각) 외신 데일리메일은 애니메이션에서나 볼 수 있는 환상적인 고양이 한 마리를 소개했다. 수 백년 전 태국에서 유래된 품종으로 ‘카오마네(Khao Manee)’ 또는 ‘다이아몬드 눈 고양이(Diamond Eye’s cat)‘로 여겨지는 리차드(Richard·7)라는 이름의 고양이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보는 것‘ 아니 ’보이는 것‘ 자체만으로도 신비스러운 이 고양이는 위스콘신 매디슨에 살고 있는 제시카 호이트(Jessica Hoyt·28)에 의해 입양됐고 남편인 소프트웨어 개발자 데이비드 호이트(David Hoyt·28)를 공동 부모로 두는 행운을 얻었다. 리처드는 밝고 짧은 털을 가지고 있으며, 눈은 용의 눈과 비슷한 모양을 하고 있다. 한 쪽 발은 다른 발과 달리 발가락 한 개를 더 가지고 있다. 주인이자 엄마인 제시카는 “버려진 이 고양이를 한 보호단체로부터 입양했다. 입양 후 고양이가 자신에게 너무나 친밀한 애정을 표현했다”며 “아마도 그러한 ’적극적인 애정 공세‘가 이 고양이와 사랑에 빠진 이유”인 거 같다고 말했다.그녀는 이 고양이가 “한 개의 금빛 눈과 또 다른 한 개의 파란색 눈을 가진 것을 보고 정말 놀라웠다”며, 당시 수의사는 “리차드가 ’카오마네(Khao Manee)‘ 고양이임에 틀림없다”고 말했다고 했다. 또한 그녀는 “오래전부터 아시아 왕실들은 이 고양이를 행운의 상징으로 여겨 늘 곁에 두고자 했다”고 덧붙였다. 호이트 부부는 미신을 믿진 않지만 이 고양이가 그들에게 많은 사랑과 행운을 가져다 준다며 ’무한 애정‘을 표현하고 있다. 리차드는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 그녀는 “사람들이 언제나 이 신비스런 고양이의 안부를 묻고 보기를 원했기 때문에 제 여동생의 권유로 리차드 인스타그램을 만들었다”며 “많은 사람들의 관심에 기분이 좋다”며 기뻐했다. 사진·영상=Nature World News/유튜브 영상팀 seoultv@seoul.co.kr
  • 스페인 30대 청년 고독사…사망 7년 만에 발견돼

    스페인 30대 청년 고독사…사망 7년 만에 발견돼

    스페인에서 고독사가 또 발생했다. 모친을 잃은 후 혼자 살던 38세 청년이 사망한 지 7년 만에 발견됐다고 현지 언론이 24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스페인 발렌시아의 한 아파트에 살던 청년 발렌틴이 마지막으로 이웃들과 접촉한 건 2011년이다. 기억을 더듬어낸 한 이웃은 "한동안 산탄데르에 가 있으려 한다"는 말을 들었다고 했다. 하지만 너무 오래 된 일이라 정확한 날짜는 기억하지 못했다. 청년은 그러면서 키우던 고양이 2마리와 개를 이웃들에게 입양시켰다. 그 뒤로 모습이 보이지 않자 이웃 주민들은 청년이 산탄데르로 떠난 줄 알았다. 인기척이 없는 아파트에선 언제부턴가 심한 악취가 새어나왔다. 하지만 고독사를 예상한 이웃은 없었다. 익명을 원한 한 이웃은 "발렌틴이 반려동물을 키웠고, 너무 오래 동안 청소를 하지 않아 냄새가 나는 것으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악취가 점점 심해지자 이웃들은 청년의 아파트 정문 틈새를 테입으로 막았다. 언젠가 청년이 돌아오면 떼어낼 생각이었다. 하지만 청년은 지난 20일 부패한 시신으로 발견됐다. 죽은 청년을 발견한 건 동생이다. 동생은 열쇠공을 불러 아파트를 문을 열고 들어가 내부를 둘러보다가 침대에 누워 있는 시신을 발견했다. 현지 일간 라스프로빈시아스에 따르면 청년이 살던 아파트는 부모가 남긴 재산이다. 형과의 연락이 끊긴 동생은 뒤늦게 물려받은 아파트를 찾았다가 죽은 형을 발견했다. 청년의 사망원인과 사망날짜는 확인이 불가능해 보인다. 경찰은 "워낙 오래 전에 발생한 사망이라 부검을 해도 사인과 사망날짜를 추정하긴 어려워 보인다"고 밝혔다. 사진=에페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 아이스하키 박윤정 ‘입양인 뿌리찾기’ 홍보대사

    아이스하키 박윤정 ‘입양인 뿌리찾기’ 홍보대사

    보건복지부는 25일 미국으로 입양됐다가 한국 여자 아이스하키팀 국가대표로 활약한 박윤정(26·미국명 마리사 브랜트) 선수를 ‘입양인 뿌리찾기 사업’ 홍보대사로 위촉했다고 밝혔다.입양인 뿌리찾기 사업은 입양인이 중앙입양원을 통해 친부모를 찾도록 돕는 사업이다. 이 사업으로 2015년 이후 900여명의 입양인이 친부모 정보를 얻거나 직접 친부모를 만났다. 박 선수는 앞으로 정부 입양 정책에 대한 자문과 지원, 입양인 뿌리찾기 행사 홍보 등 각종 활동에 참여할 계획이다. 박 선수는 1992년 우리나라에서 태어난 지 4개월 만에 미국인 가정에 입양됐지만 2015년 한국 국적(복수 국적)을 회복한 데 이어 한국 아이스하키팀 선수가 됐다. 함께 자란 동생 한나 브랜트(25)는 미국 여자 아이스하키팀에 발탁돼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캐나다를 꺾고 금메달을 수확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