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입양아
    2026-03-06
    검색기록 지우기
  • 부활절
    2026-03-06
    검색기록 지우기
  • 통계청
    2026-03-06
    검색기록 지우기
  • 토요일
    2026-03-06
    검색기록 지우기
  • 상황실
    2026-03-06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898
  • [열린세상] ‘해외입양 반대’에 반대하는 이유/ 서홍관 국립암센터 금연클리닉 책임의사

    벌써 여러 해 전 일이다. 해외연수를 위해 1년간 미국에 체류할 기회가 있었다. 초등학교 1학년에 입학한 둘째 아이가 어느 날 말하기를 독서 시간에 자기를 도우러 오는 5학년 누나가 있는데 한국 사람 같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그 아이는 한국말을 전혀 못한다고 하니 궁금하지 않을 수 없었다. 담임교사를 만나서 물어 보니 미국 학교는 학생들에게 남을 돕는 것을 가르치기 위해서 상급생이 하급생을 돕는 프로그램들을 운영하는데, 마침 한국인 입양아가 있어서 일부러 우리 아이를 맡도록 배려했다는 것이었다. 그 아이의 이름은 로렌이었고, 우리는 그 아이를 집으로 초대했다. 우리 아이들이 로렌과 노는 동안 우리는 같이 온 백인 양엄마와 대화를 나누게 되었다. 로렌의 엄마는 남편과 사이에 아들이 하나 있는데도 만 두 살 된 로렌을 입양했다고 했다. 로렌의 엄마는 로렌에게 ‘너는 한국인’이라고 알려주고, 한국에 대해서 알려주기 위해 애를 많이 썼다고 했다. 보스턴 지역에는 한국인 입양아 부모들을 위해 한국식 음식과 풍습을 소개하는 날이 있었는데 그곳에 로렌을 데리고 가 한국음식도 먹고, 한국의 공예품들을 구경하기도 했다고 했다. 그녀는 영어로 씌어진 로렌의 한국 이름을 가지고 왔는데 ‘Jung Soon Kim’이라고 씌어 있었다. 한글로 ‘김정순’하고 적어주었더니 그 이름을 꼭 껴안고 “이 이름이 바로 진짜 우리 딸 아이의 이름이냐?”하면서 감격하는 것이 참으로 아름다웠다. 로렌은 다른 평균적인 미국 아이들보다도 더 좋은 교육을 받고 있었다. 무용과 피아노를 배우고, 전직교사인 엄마의 지도 아래 책도 많이 읽고, 행복해 보였다. 나는 로렌을 통해서 미국인들의 입양에 대한 태도를 단편적이나마 알게 되었는데, 우선 이들은 입양 사실을 숨기지 않고 아이에게도 ‘너는 입양되었다.’는 것을 당당히 밝힌다. 이렇게 할 수 있는 이유는 바로 입양이 전혀 부끄러운 일이 아니라고 믿기 때문이다. 또한 이들은 입양아가 외국인일 때는 그 나라의 문화와 관습과 언어를 가르쳐주려고 애를 쓴다는 사실이다. 과연 그들은 무슨 이유로 인종도 다른 입양아들을 위해 그렇게 정성을 바칠 수 있을까? 미국에서는 입양을 받으려면 재산 정도나 품성에 대해 꽤 엄격하게 심사받아야 하고 적지 않은 돈까지 지불해야 한다. 그런 귀찮은 과정을 거치면서 아이를 키운다는 것이 무얼까? 이들은 아이를 키우고 사회에 내보내는 기쁨을 가질 뿐이다. 내가 키워주었으니까 나를 위해 뭘 해달라는 것도 없다. 이런 사실은 우리나라의 혈족주의에 물들어 있는 나에게는 대단한 충격이 아닐 수 없었다. 만약 로렌이 미국에 입양을 가지 않고 한국에 남아 있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아마도 영아원 같은 시설에서 자라지 않았을까? 그러한 시설에서 자란다는 것은 자신에게 조건 없는 사랑을 베풀어주는 사람이 많지 않은 환경에서 살아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나라의 극성스러운 부모들은 자녀들이 고아와 노는 것조차 달갑지 않게 생각하는 경향도 있으며, 훗날 결혼이라도 할라치면 더 서러운 편견에 시달리게 된다. 국내 입양의 기회도 워낙 없지만 혹시 운 좋게 입양이 된다 해도 주변 사람들의 눈치에 어느 날 자신의 출생의 비밀을 알게 되고, 서로들 쉬쉬하는 것이 마음의 병이 되어 어릴 때나 청소년 시기에 정서적으로 방황하게 된다. 그러나 차라리 해외에 입양되어 나가면 편견이 적은 사회에서 성장할 수 있고, 적절한 교육을 받을 기회가 주어진다. 어떤 사람들은 우리가 1인당 국민소득이 1만 달러인데 ‘고아 수출국’으로 오명을 남기고 있다고 해외 입양을 반대한다. 그러나 자신이 그들을 입양해서 행복하게 해줄 자신이 없다면 그 아이들이 겪게 될 고통의 무게도 잘 모르면서 국가체면만 언급하는 것은 적절치 않은 일이다. 우리나라에도 입양하는 문화가 형성되어야 하지만 그보다 시급한 것은 이들에 대한 편견과 차별이 먼저 사라져야 한다는 것이다. 얼마 전에는 로렌의 엄마한테서 로렌이 지금도 가끔 지구본을 돌려보며 한국은 몇 시냐고 묻는다고 편지가 왔다. 언젠가 로렌의 결혼식 청첩장이 우리 집으로 날아온다면 비록 우리가 그곳까지 가진 못하더라도 축하한다고, 행복하게 지내라고 축전이라도 쳐줄 생각이다. 서홍관 국립암센터 금연클리닉 책임의사
  • [길섶에서] 돌잔치/우득정 논설위원

    친구 아이의 돌잔치가 있다며 참석하란다. 지난해에 하지 않았느냐고 하자 두 번째 입양한 아이의 돌잔치라고 한다. 그 친구는 2년여 전 큰아이를 교통사고로 잃어버린 뒤 입양으로 눈을 돌렸다. 지난해 돌잔치 때 “얘가 장가들 때까지 뒷바라지하려면 70이 넘도록 직장생활해야 한다.”며 돌아가는 술잔을 극구 사양했던 것 같다. 그리고 어느 자리에선가 돈을 좀 벌었다고 소문난 한 녀석이 이짓 저짓 다해 봤지만 이젠 재미를 못 느끼겠다며 넋두리를 늘어놓자 “사람에게 투자하라.”고 에둘러 질책하던 게 기억난다. 주변 사람들에게 부담될 것 같아 돌잔치를 하지 않으려고 했는데 이웃집 입양아 때문에 함께 돌잔치한단다. 소식을 전한 친구 녀석은 “나도 원래 그렇게 베푸는 삶을 살고 싶었는데…. 같이 축하해 주는 것으로 위안삼자.”며 목소리를 떨어뜨린다. 어느 시인은 내가 이 땅에 살았음으로 인해 단 한 가지라도 세상이 나아졌다는 흔적을 남기고 싶다고 했다. 그래서 지금까지 남들이 가지 않은 길로 가고 싶다고 했다.‘가슴에 묻는다.’는 자식의 죽음을 이웃 사랑으로 승화시키고 있는 친구가 부럽기도 하고 부끄럽기도 하다. 우득정 논설위원 djwootk@seoul.co.kr
  • 나사렛대학 백위열 총장 임기 마치고 17일 이임식

    “33년간 한국에 살면서 이제 완전한 한국인이 됐어요. 여생도 한국에서 봉사하며 살고 싶습니다.” 1973년 10월 선교사로 한국에 처음 발을 디딘 충남 천안 나사렛대학교 백위열(63·미국명 윌리엄 H 패치) 총장이 17일의 이임식을 앞두고 이렇게 소회를 밝혔다. 백 총장은 자가용 대신 낡은 봉고차를 직접 운전해 출·퇴근하고 월급과 외부 강사비 전액을 학교에 기부하는 ‘청빈 총장’으로 화제를 모았다. 미국 매사추세츠 동부나사렛대학을 졸업하고 뉴욕 세인트로렌스 대학원을 거쳐 로체스터 대학에서 상담학 박사과정을 공부하던 그는 한국을 자원, 부인 그리고 어린 두 딸과 함께 선교사로 오게 됐다. 처음 한국땅을 밟은 그는 곧바로 가족들과 함께 농촌 오지마을을 찾아다니며 한국인의 삶과 정서를 배우며 한국사랑의 싹을 틔우기 시작했다. 한국인 남자아이를 입양해 키울 정도로 한국사랑이 남다른 백 총장은 영어학과 교수인 부인 백경희(63·게일 S 패치)씨와 함께 이 학교에서만 33년간 봉사하며 검소한 삶으로 주위의 귀감이 되기도 했다. 특히 백 총장은 장애인들이 교육적 혜택을 받지 못한 채 집안에 감춰져 생활하는 것을 목격하고, 이들을 위해 전국 대학 최초로 대학부설 특수 유치원, 초등학교 과정을 개설했다. 백 총장은 “30년을 넘게 살아온 이땅이 이제는 전혀 남의 나라 같지 않다.”며 “한국에 온 이래 처음으로 갖게 되는 1년간의 안식년을 두 딸과 한국인 입양아들이 있는 미국에서 보낸 뒤 아내와 함께 한국에 돌아와 소외된 사람들을 위한 마지막 봉사를 하겠다.”고 말했다. 대전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복서 김주희, 美셰이퍼에 판정승… 최연소 타이틀

    “내일 아침 눈을 떴을 때 침대 옆의 챔피언 벨트를 확인해야 실감날 것 같아요.” ‘얼짱 소녀 복서’ 김주희(18·거인체육관)가 여자프로복싱 최연소 세계챔프에 등극했다. 김주희는 19일 성남 신구대학 체육관에서 열린 국제여자복싱협회(IFBA) 주니어플라이급 세계챔피언 결정전에서 한국계 미국인 멜리사 셰이퍼(26)를 일방적으로 몰아붙인 끝에 3-0(100-90 99-91 100-89) 심판 전원일치 판정승을 거뒀다. 이날 승리로 김주희는 불과 18세의 나이로 왕좌에 올랐으며, 통산 9전7승(2KO)1무1패를 기록했다. 1패는 고교 2학년인 2002년 11월 이인영(33)과의 플라이급 한국챔피언 결정전에서 당한 것. 한국인으로는 전 IFBA 슈퍼플라이급 챔피언 이인영(33)에 이어 두번째 ‘세계챔프’. 전승가도를 달렸던 셰이퍼는 8승(5무)만에 첫 패배를 당했다. 이번 경기를 준비하며 6개월 동안 300회 이상의 스파링과 1000㎞ 이상의 러닝으로 몸을 강철같이 단련한 김주희의 스피드와 파워가 돋보인 한 판이었다. 김주희는 1라운드부터 빠른 스피드를 바탕으로 안면에 약점이 있는 셰이퍼를 집중 공략했고, 셰이퍼는 3회부터 코피를 흘리면서 집중력이 흐트러졌다. 수세에 몰린 셰이퍼는 전세를 뒤집기 위해 ‘한 방’을 노리고 들어오다 되레 어퍼컷을 허용하며 여러 차례 다운 위기에 몰리기도 했다. 한국인 어머니와 주한미군 출신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셰이퍼의 트레이너로 온 입양아 출신 킴 메서는 “김주희 정도의 스피드와 파워라면 세계챔피언으로 손색이 없다.”고 혀를 내둘렀다. 복싱에 입문한 지 3년 만에 정상에 우뚝 선 김주희는 올해 영등포여고를 졸업했지만 챔프의 꿈을 이루기 위해 대학 진학을 1년 늦췄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마음으로 낳은 아이… 이젠 자랑하세요”

    “마음으로 낳은 아이… 이젠 자랑하세요”

    “산고를 겪고 낳은 아이나 입양한 아이나 똑같은 우리 아이들입니다.” 선천성 뇌병변으로 오른쪽 팔다리가 불편한 재원(4)이는 서울 종로경찰서 생활안전과 서원석(43)경위에게는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늦둥이 막내아들이다. 서 경위는 2002년 7월 서울 성북구에 있는 중증장애어린이보호시설 상락원에서 봉사활동을 하다 재원이를 처음 만났다.3개월쯤 지나 천진난만한 재원이와 정이 들 무렵 수두에 걸린 재원이가 격리치료를 받아야 할 처지에 놓였다. 서 경위는 선뜻 상락원측에 “재원이를 우리 집에서 치료시키겠다.”고 제안했다. 고열에 시달리던 재원이를 20일 정도 치료하던 서 경위는 문득 없어서는 안될 ‘내 아이’가 됐다는 느낌이 들었다. 부인 김순희(43)씨, 두 아들 장원(17)·영원(11)이도 누구하나 반대없이 재원이를 가족으로 받아들이기로 했다. 일주일에 두차례씩 재활치료를 받고 있는 재원이는 부모와 두형의 사랑을 듬뿍 받으며 웃음을 잃지 않고 있다. 전순걸(42)·신주련(42)부부의 막내 딸 아영(4)이 역시 선천성 뇌기형으로 무뇌증 증세를 앓고 있다.2000년 3월 생후 1개월된 아영이를 입양한 부부에게 시련이 닥친 것은 그해 9월. 잦은 병치레를 하던 아영이에게 의사는 “정신지체로 말을 못하고 사지도 마비되는 등 갖은 장애를 안고 살아갈 아이”라고 진단했다. 전씨 부부는 포기하지 않았다.24시간 아영이를 보살폈다.2002년 4월에는 신씨가 아영이를 치료하며 써내려간 일기집 ‘선물’을 책으로 펴내기도 했다. 전씨는 “치료의 효과가 나타나는지 아영이가 조금씩 눈짓으로 의사표현을 하기 시작했다.”면서 “그런 모습 하나에도 우리 부부는 감사하다.”고 말했다. 홀트아동복지회는 16일 마포구 합정동 강당에서 국내 최초로 순수한 입양아 부모 모임인 ‘한사랑회’를 출범시켰다. 서 경위와 전씨 가족 등 국내 입양가정 60가족이 참여한 이 모임은 입양에 대한 편견을 깨기 위한 홍보활동을 적극 펴나갈 예정이다. 회장을 맡은 전씨는 “아영이가 자랐을 때 입양을 부끄러워하지 않을 수 있도록 이렇게 나섰다.”고 밝혔다.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하프타임] 여복서 킴 메서 4년만에 모국 방문

    입양아 출신의 한국계 미국인 여자복서 킴 메서(38·한국명 백기순)가 14일 제자 멜리사 셰이퍼(26)의 국제여자복싱협회(IFBA) 세계타이틀매치를 위해 4년여 만에 모국을 방문했다.5살 때 미국에 입양돼 1994년 세계킥복싱협회(WKA) 세계챔피언에 올랐던 메서는 1995년 6월 프로복서로 전향,2000년 8월 서울에서 주니어플라이급 챔피언벨트를 거머쥔 뒤 2002년 링을 떠났지만 3개월전 트레이너로 변신해 오는 19일 셰이퍼와 김주희(19)의 IFBA 주니어플라이급 세계타이틀전을 통해 다시 링 주위에 모습을 드러내게 됐다.
  • ‘한국입양홍보회’ 설립한 해외입양인 최석춘씨

    ‘한국입양홍보회’ 설립한 해외입양인 최석춘씨

    “나는 아직도 배가 고프다(I am still hungry)….”월드컵축구대회가 ‘중반 열기’를 뿜던 2002년 6월15일 당시 거스 히딩크 감독이 축구 변방국인 한국에 본선 첫 2라운드 진출의 영광을 안긴 뒤 던진 이 말은, 그 뒤에도 많은 이들이 베껴먹은 ‘명언’으로 남았다. 히딩크는 ‘승리’와 ‘우승’에 배가 고팠지만 우리의 많은 이웃들은 사랑과 그리움에 배고품을 느끼고 있다. 지난 11일 만난 스티브 모리슨(48·한국명 최석춘·미국 캘리포니아주 노워크)도 그 중 한 사람이다. 다리를 저는 장애 소년으로 미국 양부모에 입양된 모리슨, 아니 최씨는 1999년 사단법인 한국입양홍보회(MPAK·Mission to Promote Adoption in Korea)를 설립,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현재 미국 캘리포니아 주립 우주항공연구소(The Aerospace Corporation)에서 14년째 수석연구원으로 일하고 있다. 차세대 위성항법시스템(GPS)을 적용한 인공위성을 2012년 발사하는 게 1차 목표다. ●묵호 움막집에서 보낸 유년 시절 그는 이역만리 미국의 한 낯선 가정에 맡겨졌지만 양부모에게 한국에서는 그토록 목말라 하던 ‘사랑’을 듬뿍 받았다. 그러나 그의 눈에는 “아직도 난 사랑에 배가 고프다.”는 표정이 역력하다. 사람 좋은 모습이지만 어딘가 허전해 보이는 표정으로 말을 이어갔다. 워낙 오래된 일인데다 구절양장(九折羊腸)과도 같은 삶속에서 네살 때인지, 다섯살 때인지 기억도 아련하다. 가난이라는 표현도 사치스러운, 집도 절도 없던 시절이었다. 강원도 묵호역 근처 ‘굴다리’ 밑 움막이 보금자리였다. 그러나 찢어지도록 가난했던 움막생활도 그에겐 큰 아픔으로 남아 있지 않다. 최씨는 “사랑만 있었어도….”라며 말끝을 흐렸다. 그 날의 사건만 없었다면, 늘 술에 찌든 아버지가 어머니에게 주먹을 휘두르지만 않았다면, 지금껏 피붙이들이 어울려 행복하게 살고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아직도 그의 뇌리를 맴돌고 있다. 1960년 어느 날 어머니가 가출했다. 곧바로 무슨 일 때문인지 모르지만 아버지는 경찰서에 붙들려갔다. 낯선 아주머니가 찾아와 두살 아래였던 동생을 데려갔다. 자신은 한 신사의 손에 이끌려 고아원으로 갔다가 62년 당시 서울 은평구 녹번동에 있던 홀트아동복지회로 옮겨졌다. “아버지, 어머니를 용서한 지 오래입니다. 꼭 뵙고 싶어요. 단 한번이라도…. 그러나 솔직히 동생 대천이가 더 그리워요. 너무 어렸던 녀석이라 어떻게 자라났는지 걱정스럽기도 하고….” ●사랑을 준 ‘푸른 눈’의 아버지 14살 때인 1970년 그는 인생의 전환기를 맞는다. 미국인 양부모에 입양된 것이다. 친자식 1남 2녀를 둔 양부모는 지금 80세,79세 됐다. 최씨는 위로 누나 둘, 아래로 남동생 둘을 뒀다. 바로 아랫 동생은 한국인과 미국인의 핏줄을 지닌 혼혈 입양아. 그가 털어놓은 새아버지에게 얽힌 에피소드는 입양에 대한 인식이 우리와 얼마나 다른지, 가족 사랑이 어떤 것인가를 잘 가르쳐준다. 그는 세계최초의 우주인 닐 암스트롱을 배출한 인디애나주 퍼듀(Purdue) 공대를 나온 뒤 항공우주국(NASA) 등에서 스카우트 제의를 받기도 했다. 이어 남가주대학원(USC) 우주항공학과에 진학할 수 있는 장학금을 약속한 항공업체 휴스(Hughes)에 다니며 공부를 계속했다. “새 삶을 일궈준 양아버지가 심장수술을 받게 됐습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수술할 날 졸업 시험이 있었지 뭡니까.‘학생은 공부만 해야 한다.’는 말을 입에 달고 다니시던 아버지의 모습이 떠올라 찾아뵙지 않고 시험을 치렀습니다.” 이후 졸업장을 들고 아버지를 찾아 갔다. 아버지는 졸업장에 쓰인 글을 한 글자, 한 글자 읽어내려가며 눈물을 글썽였다. 양부모가 은행에서 융자를 받아 학자금을 댔다는 사실도 전혀 눈치채지 못하다 최근 우연찮게 들었다. ●입양아 70%이상이 미국인 품으로 “지금은 아주 많이 달라지고 있다고는 하지만 당시 한국인의 입장에서 바라보면, 어디 제 정신이고서야 나같은 사람을 입양할 마음을 품었겠습니까.” 그는 한창 사춘기 무렵이어서 예민하고 위험할 수도 있는 14세, 그것도 장애인인 자신을 거둬들인 지금의 부모를 생각하면 정치 경제 등 전 분야에서 세계 초강대국으로 우뚝 선 미국의 저력을 알 수 있다고 생각한다. 건강한 몸으로 태어났지만 움막집에서 지낼 때 다리를 다쳤고 치료를 받지 못해 장애인이 됐다. 얼른 알아채기는 어렵지만 걸음걸이가 부자연스럽다. 한국에 대해 묻자 “한국인들은 부지런하고, 생산력이 엄청나며, 높은 교육열 등 장점이 많다.”면서 말끝을 흐렸다. 정보통신(IT) 강국이고 올림픽과 월드컵을 치른 몇 안되는 나라라지만 입양에 대한 좋지 않은 인식 때문이다. 그가 1999년 11월 한국입양홍보회를 만든 계기는 우리나라의 입양실태와 맞닿아 있다. 국내에서 수많은 사연 속에 버려지는 어린이는 해마다 1만 2000여명에 이른다. 이 가운데 다른 나라의 새로운 부모에게 안겨지는 숫자는 2400여명이다. 그 중에서도 70% 이상이 미국인 품으로 돌아간다. 반면 생각이 비슷하고 환경이 같은 우리 국민에게 새 둥지를 트는 아이는 1800여명에 불과하다. 하지만 그가 염려하는 것은 우리가 생각해온 것과는 아주 다르다. 해외 입양 자체를 반대하고, 국내 입양이 꼭 바람직하다는 게 아니어서 그렇다. “88서울올림픽 무렵 ‘고아 수출국’이라는 혐오스러운 말이 언론을 통해 지구촌으로 퍼져나갔습니다. 그 뒤로 입양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무섭게 번졌죠. 왜 도와주지도 않으면서,‘고아 수출국’이라는 말로 해외 입양까지 막으려는지 모르겠더라고요.” ●‘영원한 정신적 기둥’ 홀트 어머니, 누나의 일을 본받아 우리나라 안에서 버려지는 아이들을 피부색깔도 다른 나라의 사람이 받아들이는데, 이래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고아들은 물론 한인(韓人)과 한국을 위해서라도 이를 고치겠다는 결심을 하게 됐다. 1995년부터 미국 한인사회를 중심으로 개인적으로 입양홍보 활동을 하다가 보다 체계적으로 뒷받침해야겠다는 뜻에서 홍보회를 만들었다. 그는 “정작 나 자신이 입양아이면서도 미국 홀트국제아동복지회 이사로 일하며 현실을 깨우치게 됐다.”고 말했다.83년부터 16년 동안 이사로 활동한 경험으로 다른 아이들의 아픔을 덜어주는 데 온힘을 다하겠다는 다짐도 빼놓지 않았다. 그는 지난 6일 서울에서 열린 입양 한마당 축제에 참가하기 위해 입국했다. 입양아들에게 친부모를 공개해야하는 지 여부에 대해서는 “언제 누군가에 의해서라도 길러준 사람이 친부모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되기 때문에 공개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잘못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을 떨치고 일찍 알려줘야만 충격을 견뎌내고 건강하게 자라난다.”는 말도 보탰다. 현재 국내 500여개 입양가정이 가입한 입양홍보회의 취지도 공개입양 절차와 가정끼리의 모임으로 건전한 인식을 심는 데 있다. 국경을 초월한 사랑의 힘으로 버림받은 아픔을 딛고 일어선 그는 지난 14일 “벌써부터 아들 일곱살배기 조지프(한국명 오해성·2000년 입양)과 같은 일곱살인 큰 딸, 다섯살 된 막내딸이 보고 싶어지네요.”라며 가족들이 기다리는 미국행 비행기를 탔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최석춘씨는 1956년 강원도 묵호 출생 1962년 홀트아동복지회에 입소 1970년 미국으로 입양 1979년 퍼듀대 우주항공과 졸업 1981년 남가주대학원 석사 1981년 미국 우주항공연 입사 1983∼1999년 국제홀트회 이사 1999년 한국 입양홍보회 창설 2000년 한국인 오해성(3)입양
  • 윤석화 ‘입양활성화’ 자선공연

    연극배우 윤석화가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국내 입양활성화를 위한 자선 공연을 마련한다.19일부터 21일까지 설치극장 정미소에서 기타리스트 안형수, 피아니스트 노영심, 아코디언 연주자 안재용 등과 함께 릴레이 콘서트를 연다. 첫날 공연에 앞서 입양아를 키우며 겪은 이야기와 아들에게 보내는 편지를 담은 저서 ‘작은 평화’ 출판기념회도 열린다.(02)3672-3001.
  • 장애언니·입양동생 함께부른 ‘어머니 은혜’

    6일 오후 서울 서초동 ‘사랑의 교회’에는 한쪽 팔이 없는 언니와 입양된 여동생이 연주하는 ‘어머니 은혜’가 울려퍼졌다.‘제5차 전국 입양가족대회’ 특별공연 순서였다. 전국의 입양가족 1000여명이 따뜻한 선율에 갈채를 보냈다. 오른손에 트럼펫을 든 언니 최정원(15)양은 지난 99년 10월 교통사고로 왼쪽 팔을 잃고 다리마저 절게 됐다. 피아노를 연주한 동생 현빈(7)양은 같은 해 대한사회복지회로 부터 양부모인 최용식(41·회사원)·박순희(42)부부에게 입양됐다. 최씨 부부는 “장애를 가진 큰딸과 친부모를 모르는 작은딸이 서로 아픔을 달래며 지내는 모습을 보면 기특하고 기쁘다.”고 말했다. 정원 양은 다친 다리가 자라지 않아 매년 뼈를 늘려주는 고통스런 수술을 받고 있다. 현빈 양도 조금씩 자라면서 “난 왜 언니처럼 엄마 뱃속에서 안나왔어”라며 불안해 한다. 최씨 부부는 “두딸의 고통과 불안을 지켜보며 근심에 빠질 때가 많았다.”면서 “하지만 따뜻하고 솔직한 대화로 서로의 아픔을 감싸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특히 “장애를 겪다보니 친구가 별로 없던 정원이를 생각해 입양을 결심하게 됐지만 현빈이에게 태생의 비밀을 알렸던 것은 모험이었다.”면서 “이젠 둘다 자신의 처지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있어 매우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대회를 주최한 한국입양홍보회 한연희(47·여) 대표는 “과거엔 입양아의 심리적 고통과 주위의 시선을 피하기 위해 비밀입양이 권장됐고, 그 결과 양부모와 갈등하고 실패하는 사례가 많았다.”면서 “아름답고 의미있는 입양을 양성화시키는 것은 해외 입양이 많았던 부끄러운 과거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 “넌 배 아닌 가슴아파 낳은 자식”

    “너는 이 엄마가 배 아파 가며 낳은 게 아니라 가슴 아파 가며 낳은, 세상에서 둘도 없는 자식이란다.” 전국 입양아와 양부모 1000여명이 6일 오후 1∼3시 서울 서초구 서초동 강남역 인근 ‘사랑의 교회’에서 터놓고 만난다.‘사랑과 기쁨으로 함께하는 입양 한마당’이라는 타이틀이 걸린 서울시 후원의 축제다. 국내 입양가족 축제는 이번이 5회째지만 이처럼 많은 입양아와 양부모들이 한꺼번에 공개적으로 만나는 것은 처음이다. 한연희 한국입양홍보회장, 대한사회복지회 관계자 등 국내입양 관련 단체가 대거 참석해 입양가정의 행복을 빌어줄 예정이다. 축제는 입양아인 홍시온·예선(이상 6) 두 어린이가 개회선포와 함께 꿋꿋이 자라겠다는 다짐을 하며 출발한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본사 권혜정기자등 3명 한국편집상

    한국편집기자협회(회장 박정철)는 26일 제10회 한국 편집상 심사위원회를 열어 150여편의 출품작중 서울신문 권혜정·조두천·홍희경 기자가 출품한 ‘주말매거진 We’(레이아웃 부문) 등 10편을 수상작으로 선정, 발표했다. 다음은 그외 수상자와 수상작. ●제목부문 경향신문 양규완 차장 ‘강삼재 “YS가 940억 줬다”’, 문화일보 전지면 기자 ‘노는 “GO”…고는 “NO”…개각 정면충돌’, 조선일보 한정일 차장 ‘軍國의 추억’, 한국일보 이만열 차장 ‘강삼재 “安風,940억 YS가 줬다”’, 영남일보 변종현 기자 ‘두 자녀 가슴에 묻고…입양아 가슴에 품고’. ●레이아웃 부문 국민일보 황병설 차장 ‘감동, 누워서‘, 중앙일보 조주환 기자 ‘헌재, 탄핵 기각 盧대통령복귀’, 국제신문 안인석 기자 ‘건망증’ ●편집미술 부문 부산일보 노인호 기자의 ‘부산, 영화로 通한다’. 시상식은 12월3일 제41차 한국편집기자협회 정기총회 겸 편집기자의 밤에서 치러진다.
  • [여성&남성] 서른잔치 시작 ‘이브가 된 아담’ 하리수

    [여성&남성] 서른잔치 시작 ‘이브가 된 아담’ 하리수

    한 여자가 20대를 보내고 30대를 맞이한다. 서른 잔치가 이제 시작됐다. 말 그대로 ‘성숙의 계절’이다. 그는 그러나 한때 남자였다. 주민등록번호 뒷자리의 시작을 ‘1’에서 ‘2’로 바꾼 사람이다. 에덴 동산에서, 아담의 옷을 벗고 이브의 옷으로 갈아입었다. 왜? 그의 나이 30, 삶이 궁금해진다. 생각보다 그는 무척 행복한 표정이었다. 거칠 것 없이 신명나게 살고 있다. 트랜스 젠더의 대명사 하리수. 혹자는 ‘에구 남자였다가 여잔디.’라고 한다. 또 다른 사람은 ‘어쨌든 이 시대의 스타 아냐, 훌륭하지.’라는 눈길을 보낸다. 그는 이렇게 두 가지의 시선을 받고 있다. 이 세상에 남자 아니면 여자 아닌가. 그 사이를 오고 간 사람…. 누군가 그랬다. 팬티, 그래 입어야 팬티다. 벗으면 아무것도 아니지 않은가. 지난 16일 저녁이었다. 하리수는 서울 압구정동의 한 무도회장을 찾았다.1년만이었다. 매니저, 코디네이터 등 주변 친구들과 동행했다.“그래 오늘은 마시자고, 맘껏.” 폭탄주가 오고 갔다. 약간 취했다. 춤을 췄다. 비오는 날 창밖에 살짝 비치는 누드처럼, 현란했다. 전설의 여배우 마돈나가 환생했나. 무아지경에 빠진 ‘춤추는 하리수’는 문득 생각에 잠겼다. 죽고 못살겠다던, 사랑했던 사람이 스쳐갔다.‘그놈이 그놈이야. 부질없다. 그렇게 세월이 가고 오는 것이야’. 평소 소주 2잔이면 ‘사망’이다. 그런데 폭탄주를 4잔이나 마셨다. 주위 사람들이 행복해 보였다. 정다웠다.‘아, 이게 인생이구나’ 하는 느낌이 왔다. 하루 지난 17일 오후 압구정동 한 미용실에서 그를 만났다. 남자들에게는 익숙지 않은 ‘메이크업’ 중이었다. 남자는 가족을 위해 사냥길을 나설 때가 아름답다고 했던가. 여자는 그런 남자를 기다리며 화장할 때가 가장 아름답다고 했던가. ●사랑·이별·성공… 30代는 두려워요 1975년생인 그에게 나이 서른의 기분을 물었다. 그는 ‘20대를 보내며’가 낫지 않으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사랑도 했고 이별도 했고 성공도 했단다. 하지만 30대는 두렵단다. 인간이 어찌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있겠느냐고 했다. 청산유수였다. 까닭을 물었다. 그는 “몰라요, 고생한 경험, 많은 사람들과 부딪치고 만나면서 저절로 그렇게 수련이 된 것 같아요.”라고 대답했다. 그는 또 나이는 숫자에 불과한 것 아니냐고 했다.20살이 될 때에는 나이가 빨리 들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앞섰다고 했다. 그러나 지금은 쉼없이 달리는 말처럼 세월이 무지무지 빠르다고 했다. 그는 최근까지 지독한 사랑도 했고 미치도록 좋아도 했단다. 상대의 신상을 물었더니 그냥 상상만 하란다. 느낌으로 봐서 기자일 것 같았다. 되물었더니 웃기만 한다. 지금도 옛날 만났던 남자들이 전화를 종종 걸어온다고 했다. 다들 약속이나 한듯이 “너같은 여자 없어.”라고 속삭인다고 했다. 하리수는 속으로 ‘웬수들, 그러나 안돼, 너는 약속을 어겼잖아.’라며 마음의 열쇠를 꼭꼭 잠근다. 친구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고 다짐한다. 그는 세가지 조건을 통과해야 남자를 온몸으로 받아들인다. 첫째 ‘바람 안 피우고 나만 사랑하기’, 둘째 ‘담배 안 피우기’, 셋째 ‘거짓말 절대 안 하기’이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이 세가지 조건 앞에 다들 잠시 왔다가 가버렸다. 그는 “남자들은 한 여자를 사랑한다면서도 다른 여자를 왜 쫓아다니는지 모르겠어요.”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래서 이렇게 물었다.“하리수씨도 한때는 남자였기에 남자의 속성을 잘 알지 않느냐.”고 했다. 쉴 틈도 없이 그는 “나는 원래 여자였고, 남자라는 생각을 한번도 한 적이 없다. 그래서 남자들의 못 돼먹은 습성을 잘 모른다.”고 말했다. 괜히 질문했나. 이번에는 정중히(?) 양해를 구하고 “성욕은 어떻게 해결하느냐.”고 물었다. 이번 역시 망설이지 않고 “평범한 여자들 하듯이 똑같아요.”라고 했다. 그러면서 “헤어진 남자 친구가 요즘도 전화와서 뭐라고 그러는지 아세요.(섹스경험을 연상하듯)‘정말 너같은 여자없어’라고 해요.”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이어 “오르가슴도 얼마든지 느낀다.”며 수줍게 웃었다. 그렇담? 남자 몇명? 이런 상상을 눈치챘는지 그는 이렇게 말한다. ●헤어진 남친이 나같은 여자 없대요 “섹스는 수많은 거짓말 중에 하나이지요. 단지 어떤 순간을 위한 과정에 불과한데 너무 거창한 것 같아요. 섹스는 중요하면서도 중요하지 않은, 진실이면서도 거짓말일 수밖에 없는 일에 불과한 것 아닌가요.” 점입가경이다. 이쯤 해서 그는 옷을 갈아입었다. 짙은 초록색 민소매였다. 어깨 살까지 훤히 드러났다. 가느다란 팔뚝을 타고 미끄러지듯 하얀 속살이 농익은 감빛 피부였다. 볼록한 앞가슴이 반달처럼 패었다. 갑자기 질투하듯 모기 한 마리가 앞을 지나가자 그는 손으로 ‘휙’하며 날쌔게 낚아챘다. 그는 그렇게 살아가는 여자였다. 아니다. 흔치 않은 20대, 적어도 세 가지를 이룬 야심만만한 그런 인간이었다. 하나,‘100% 여자’가 되고 싶었다. 둘째, 스타가 되는 것이었는데 누구나 다 알아준다. 셋째, 부모를 모시고 싶었는데 결국 여섯 식구를 거느린 가장이 됐다. 그는 이 정도면 성공한 여자가 아니냐고 했다. “지금까지 인생을 살아오면서 눈물도 많았고 아픔도, 괴로움도 많았지요.50년을 산 것 같아요. 그런 과정을 겪으며 겨우 기초공사를 마쳤습니다. 이제 빨간 벽돌로 어떤 모습의 집을 지어야 할지 고민입니다.” 남자에서 여자로, 엄청난 변신의 과정, 이루 말로 표현할 수 있을까. 그러나 중요한 것은 그가 자신감에 충만해 있다는 것이다.‘그래 나 하리수야. 누구나 다 알잖아.’ 문득 생각이 났다.‘여자이기 때문에 말 한마디 못하고….’. 이미자의 ‘여자의 일생’. 그는 고등학교때 이태원 게이바에서 아르바이트하며 친구 한 명과 ‘쪽방’ 생활도 했다. ●中3때 남학생과 첫사랑 그는 경기도 성남에서 나고 자랐다. 아버지는 구청 공무원, 사회봉사 정신이 강하다 보니 집안일은 소홀히 했다. 대신 어머니가 파출부 등 온갖 궂은 일 하며 집안을 꾸려나갔다. 그는 어릴 때부터 단 한번도 남자로 생각하지 않았다. 여자 아이들 속에 파묻혀 놀았다. 고무줄 놀이하는 친구도 대부분 여자였다. 사춘기때 ‘끔찍한’ 일을 경험했다. 중학교 3학년 때 남자였던 몸이 여자로 점점 변했다. 골반이 워낙 커져 입던 옷이 하나도 맞지 않았다. 이때 그는 첫사랑을 경험한다. 상대는 학교의 전교 회장. 남자가 남자를 사랑한다? 망설임끝에 그에게 고백했다. 의외의 대답이 나왔다.‘그래 사귀자.’였다. 하루 종일 그 친구 생각뿐이었다. 하지만 삼각관계가 드러나 몇개월만에 헤어졌다. 너무 상처를 받았다. 고등학교 2학년 때 성전환 수술을 결심했다. 그래서 고교졸업후 1994년 12월 연예인 비자로 일본 히메지로 갔다. 수술도 하고 돈도 벌 심산이었다. 히메지는 지진으로 유명한 고베와 약 1시간 거리. 두달 후 그는 고베 지진을 직접 목격했다. 히메지에서는 한국무용을 하며 밥벌이를 했다. 이어 95년 말부터 98년 말까지 도쿄로 무대를 옮겼다. 이때 그는 성전환 수술을 한다. 수술 직전 어머니에게 전화를 걸어 “아빠에겐 알리지 말라.”고 신신당부를 했다. 마취 주사로 잠이 들었고 나중에 통증을 느낀 뒤에 눈을 떴다. 한달간 병원에 있었다. 들어올 때는 남자였으나 나갈 때 여자였다. 수술비는 1000만원 안팎. 여자로 변신한 그는 한국행 비행기를 탔다. 공항에 마중나온 어머니는 “내딸아 수고했다.”며 한없이 울었다. 이제는 연예계 진출. 그렇게 마음먹은 지 얼마 안돼 연예기획사 TTM 엔터테인먼트에서 전화가 걸려왔다. 일이 자연스럽게 풀렸다. “노래, 춤, 영화 가운데 노래할 때가 가장 신명나요. 결혼? 해야지요. 평범한 남자, 뚱뚱하지도 않고, 마르지도 않은 남자, 그리고 입양아를 잘 키울 수 있는 남자면 됩니다.” 김문기자 km@seoul.co.kr
  • 인간을 아름답게 하는건 바로 인간 자신입니다

    인간을 아름답게 하는건 바로 인간 자신입니다

    ●착한 일 보기만 해도 건강해진다? ‘테레사 효과’라는 게 있다.테레사 수녀의 헌신적인 봉사활동에서 유래한 의학용어로,착한 일을 하거나 착한 일을 하는 것을 보기만 해도 몸 안에 바이러스와 싸우는 면역물질이 생겨난다는 것이다.미국 스탠퍼드대학의 연구에 따르면,자신의 몸만을 생각하며 사는 암환자의 평균수명은 19개월인 반면,자원봉사 생활을 하는 암환자의 평균수명은 37개월로 거의 2배를 더 산다고 한다.남을 도우면 삶의 보람을 느끼게 되고,이때 체내 면역성도 강화되면서 몸이 건강해지기 때문이라는 것이다.실제로 테레사 수녀는 인도의 빈민가에서 여든일곱까지 살았으며,슈바이처 박사는 전염병이 들끓는 열대우림 아프리카에서 아흔 살을 살았다.그런가 하면 한국 입양아의 대모 바서 홀트 여사는 아흔여섯의 나이로 봉사의 삶을 마쳤다.이들의 건강하고 긴 생애는 단지 우연에 불과한 것일까.이들에겐 모두 세상에서 가장 낮은 자세로 나눔과 상생의 삶을 살아왔다는 공통점이 있다. ●공존과 상생 되짚어 본 에세이집 ‘당신에게 좋은 일이 나에게도 좋은 일입니다’(최재천 등 지음,고즈윈 펴냄)는 공존과 상생,조화의 의미를 각 분야 전문가들의 눈으로 살핀 15편의 글을 묶은 에세이집이다. 얼마전 우리 법원에서는 도롱뇽과 도롱뇽의 친구들을 원고로 한 소송이 기각된 적이 있다.도롱뇽이 소송당사자가 아니라는 것이 주된 이유다.반면 일본에서는 홋카이도 다이세쓰산 국립공원 인근의 주민과 환경단체가 터널공사를 저지하기 위해 다이세쓰산에 서식하는 ‘우는 토끼’를 원고로 소송을 제기,30년만에 승소한 일이 있었다.선진 외국에선 이와 유사한 판례들이 적지 않다.그러면 우리의 도롱뇽은 정말 소송당사자가 될 수 없으며 우리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는 존재일까.이 책에 따르면 그렇지 않다.필자 가운데 한 명인 숲해설가 유영초는 해월 최시형의 말을 인용,공존과 상생의 의미를 강조한다.“제비의 알을 깨뜨리지 아니한 뒤에라야 봉황이 와서 거동하고,초목의 싹을 꺾지 아니한 뒤에라야 산림이 무성하리라.” ●‘호모 사피엔스’ 대신 ‘호모 심비우스’ 제안 책의 필자들이 전하는 메시지는 이처럼 자연의 순리를 따르라는 것 혹은 공자의 화이부동(和而不同)이란 말로 요약된다.이러한 정신은 홍세화(한겨레신문 기획위원)의 글 ‘다름=틀림의 견고함에 대한 소고’의 톨레랑스 개념이나 최재천(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이 소개하는 ‘호모 심비우스(Homo Symbius)’라는 개념에 잘 드러나 있다.공생은 인간의 생존 자체를 결정하는 필수조건이라고 강조하는 최재천은 인간이 스스로 현명하다고 자처하며 붙인 호모 사피엔스 대신,21세기 새로운 인간상으로 ‘공생인’을 뜻하는 호모 심비우스라는 말을 사용할 것을 제안한다. 신화연구가이자 소설가인 이윤기의 상생의 철학은 어떨까.이윤기는 물길도 바로잡고 땅의 선도 만들고 싶어 양평에 2000평가량의 땅을 샀는데,결국 “물길을 가장 아름답게 만드는 건 물 스스로다.”라는 결론에 이르게 됐다고 토로한다.자연의 순리를 실천하는 삶을 꿈꾸고 있다는 얘기다.그는 고추를 직접 재배하면서 “물은 석 자만 흘러도 스스로를 맑게 한다.”는 이치를 깨닫게 됐다고도 말한다. 책은 자연과 생명에서 세계평화의 차원으로까지 시야를 넓혀간다.세계평화에 위협적인 존재로 종종 비쳐지는 이슬람에 대해 이희수(한양대 문화인류학과 교수)는 그동안 왜곡돼온 진실을 밝힌다.우리가 익히 들어온 ‘한 손에는 칼,한 손에는 코란’이라는 말은 그가 늘 주장하듯 서구가 이슬람을 정복하면서 만든 허구다.이슬람이야말로 공존과 상생이라는 뿌리 아래 성장한 ‘평화의 종교’라는 것이다.이슬람은 주변문화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그것을 자기화함으로써 급속한 발전을 이뤘다.이같은 포용력과 융화력은 이슬람 문화의 가장 큰 특징이다. 필자는 한 예로 1099년 예루살렘에 입성한 십자군들은 무슬림과 유대교도들을 닥치는 대로 학살한 반면,1187년 살라딘 장군이 이끄는 이슬람군은 예루살렘을 탈환했을 때 그들을 조금도 건드리지 않았던 사실을 든다. ●“기차가 달릴 수 있는 건 평행선 덕분” 이 책에는 생명과학자와 신화연구가가 나오고 역사가,시인이 등장한다.이들은 한목소리로 말한다.우리에게는 너와 내가 따로 있지 않다고.책 끄트머리에 실린 정호승의 시 ‘정동진’은 우리가 지향해야 할 공존과 상생의 가치가 어떤 것이어야 하는가를 생생하게 그려보인다.“…또다시 해변을 따라 길게 뻗어나간 저 철길을 보라/기차가 밤을 다하여 평생을 달려올 수 있었던 것은/서로가 평행을 이루었기 때문이 아니겠는가/우리 굳이 하나가 되기 위하여 노력하기보다/평행을 이루어 우리의 기차를 달리게 해야 한다.…” 1만 2800원.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2005년 예산안] ‘복지’ 14% 늘고 ‘中企’ 1.6% 줄고

    [2005년 예산안] ‘복지’ 14% 늘고 ‘中企’ 1.6% 줄고

    새해 예산에서 나타난 참여정부 정책방향의 특징은 크게 두 가지다. 우선 예산편성의 기조가 확 달라졌다.참여정부가 처음으로 편성한 올해 예산은 ‘초긴축’이었지만 1년만에 ‘대폭 확대’로 선회했다.예산(일반회계) 증가율이 2003년 7.8%에서 올해 1.7%로 내려앉았다가 이번에 9.5%로 급격히 치솟았다. 경기전망이 흐린 가운데 재정확대로 돌파구를 찾겠다는 뜻이다. ‘분배 강화’ 기조는 그대로다.저소득층과 노인·장애인 등 취약계층을 위한 사회복지 분야에 올해보다 14.4% 늘어난 37조 134억원을 배정했다.올해 예산(32조 3520억원)도 이미 지난해보다 10% 가까이 늘어난 터여서 2년 연속 가파른 상승세다. ●분야별 내역 국민기초생활보장 대책이 다각도로 강구된다.차상위계층의 11세 이하 아동과 입양아동에 대해 의료급여를 신규 적용해 18만여명에게 혜택이 돌아간다.부양의무자 기준도 완화해 기초생활보장 대상자(현재 140만명)를 146만 6000명으로 늘린다. 공부방 지원비가 월 67만원에서 200만원으로 대폭 증가하고 모자·부자 가정의 아동양육비는 월 2만원에서 5만원으로 커진다.영유아 보육지원 예산도 올해보다 50% 늘린 6077억원으로 책정했다.‘도시가구 평균소득 미만 저소득층의 둘째 이상 자녀’에 대한 보육료 지원제도를 신설해 월 3만∼6만원씩 3만여명에게 지급한다. 2000년 이후 6년째 가파른 상승세다.올해(18조 9412억원)보다 9.9% 는 20조 8226억원을 들여 F15K전투기·KDX-Ⅲ 구축함 등 핵심전력에 집중투자한다.사병봉급을 월 4만 5000원으로 1만원 올리고 5121억원을 들여 내무반 시설(80개 대대)을 침대형으로 바꾼다. 개성공단 건설(285억원)과 남북철도·도로 연결지원(1421억원),남북협력기금 확충(5000억원) 등을 위해 1조 9442억원이 배정됐다. 대학간 통폐합 등 구조개혁 자금으로 1000억원을 배정했다.이공계열 대학(원)생 15만 9000명에게 무상장학금을 지급,수혜자를 올해보다 5만 3000명 늘렸다.대학원연구중심대학(BK21) 육성자금은 200억원 증가한 2000억원이다. 도로·댐 투자비용은 줄이고 지하철·항만·공항·주택 등 나머지 분야는 소폭 늘어난다.전체 규모(27조 5265억원)는 올해보다 1.7% 증가하는 데 그쳤다.지방자치단체의 지하철 건설부채를 대신 갚아주기 위해 국고지원비 인상(50%→60%)과 ‘지하철 개통 후 10년동안 이자상환 지원금’ 등 1조 2390억원을 투입한다. 쌀협상 등 농산물 추가 개방을 앞둬 지원이 대폭 강화된다.농어민 건강보험료 경감률을 40%(현재 30%)로 올리고 재해로 인한 농작물 피해를 보상하는 농작물 국가재보험기금이 300억원 규모로 새로 조성된다. 지원이 유일하게 줄어든 분야다.11조 1877억원이 배정돼 올해보다 1835억원(1.6%) 감소했다.중소기업 금융지원을 5000억원 가량 대폭 축소하는 대신 기술혁신·부품소재개발 등 성장잠재력 확충을 강화했다. 수도권대기환경개선자금을 올해 159억원에서 1300억원으로 대폭 늘렸다.새집증후군 등 환경성 질환 예방을 위해 45억원이 신규 배정되고,국립공원 등 자연환경보전 투자도 올해보다 240억여원 늘렸다. ●연기금 주식투자 늘려 57개 기금의 총 여유자금 운용규모는 113조 7000억원으로 올해보다 19조 5000억원(19.8%) 늘었다.주식직접투자에 5조 5000억원,은행 등 예치금으로 36조 4000억원을 운용해 올해보다 각각 8000억원과 14조 5000억원 늘렸다.대신 채권투자는 올해(53조 6000억원)보다 1조 6000억원 준 52조원으로 운용되고 전체 여유자금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57%에서 47%로 떨어뜨렸다. 박은호기자 unopark@seoul.co.kr
  • “12세때 美입양… 金넷 목표”

    아테네 장애인올림픽에 출전 중인 미국 선수단에 한국인 입양아가 있어 화제다. 육상 4개 종목(휠체어 1500m,5㎞,10㎞,마라톤)에 출전한 소아마비 장애인 김정호(34)씨.미국 이름은 제이콥 하일베어다. 그는 12살 되던 때인 1982년 미국에 입양됐다.입양 경력도 특이하다. 한국 모 복지재단의 소개로 등뼈 수술을 받기 위해 미국 하와이 병원을 찾았다가 그곳에서 지금의 부모인 신니 하일베어와 프리벨 하일베어를 만났다.그는 ‘치료를 계속 받기 위해 입양되는 게 어떠냐.’는 제의를 직접 받았고,본인 의사에 따라 입양 쪽을 선택했다.“미국이 마음에 들었다.”는 게 이유다.제주도에 살고 있는 부모에게도 이런 사실을 통보했다. 부모는 충격을 받았지만 치료를 위해선 그 방법이 좋겠다며 마지못해 승낙했다고 한다.그는 입양 2년 뒤인 1984년 양부모와 함께 제주도를 찾아 4명의 부모가 제주도를 관광하며 친분을 쌓기도 했다. 올림픽 출전은 1996년과 2000년에 이어 세번째다.한번도 메달을 딴 적은 없다.하지만 “이번에는 금메달 4개가 목표”라고 당당하게 포부를 밝혔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이 주일의 어린이 책] 입양아 다룬 따뜻한 두 시선

    한국전쟁 이후 지난 50년간 해외에 입양된 한국인은 약 20만명을 헤아린다.선진국 대열에 들어섰다는 지금도 해마다 2000여명의 아이들이 ‘핏줄’을 중시하는 전통적 가치관에 희생돼 해외로 보내지는 현실은 여전히 우리의 아픈 상처다. 반갑게도 최근 들어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공개적으로 드러내길 꺼려온 입양이 세상밖으로 조금씩 걸어나오고 있는 것.드라마에서 입양아 주인공을 심심찮게 볼 수 있고,공개입양을 소개하는 프로그램도 시청자의 공감을 얻고 있다.이런 성숙한 사회 분위기를 반영하듯 입양을 다룬 국내외 동화책 두권이 나란히 출간돼 눈길을 끈다. 동화작가 유정이가 쓴 ‘이젠 비밀이 아니야’는 공개입양을 소재로 한 4편의 동화를 묶었다.각각의 이야기에는 입양아 자신이 겪는 아픔과 입양 가족들의 고민,그리고 입양에 선입견을 가진 보통 사람들의 모습이 따뜻한 시선으로 그려진다. ‘할아버지가 아니야’에 등장하는 주인공 원재는 자신이 공개입양된 사실을 알고 있다.부모님이 연세가 많아 친구들로부터 ‘할아버지,할머니’라는 놀림을 받지만 원재는 자신을 소중한 가족으로 선택해준 부모님에게 감사하며 밝게 자란다.그런가 하면 ‘보라공주 은비’의 재환이는 입양한 동생 은비에게 엄마아빠의 사랑을 뺏긴 것 같아 심술이 난다.아빠가 재환에게 “너는 배아파서 낳았고,은비는 가슴이 아파서 낳았단다.”라고 타이르는 대목은,가족을 지탱하는 울타리가 ‘핏줄’만이 아니라 ‘사랑’이라는 평범한 진리를 다시금 되돌아보게 한다.초등생용.7800원. 프랑스 작가 제랄드 스테르의 ‘진짜 동생’을 보면 우리보다 훨씬 개방적인 서구 사회에서도 입양 문제가 말처럼 그리 쉽지만은 않음을 알 수 있다. 어느날 꼬마 곰 지즐레트는 평소와 달리 말도 안하고,밥도 안먹고,게다가 아기새들이 가득 모여 있는 새둥지에 새총을 날리는 못된 짓을 골라한다.자신이 입양아라는 사실을 알고 크게 충격을 받은 것.어릴 때 지즐레트를 데려다 키운 오빠는 두려움 때문에 동생에게 입양 얘기를 차마 꺼낼 수 없었다. ‘지즐레트,내 말 좀 들어봐.네가 데려온 동생이라는 걸 진작 말해 줄 걸 그랬나 보다.그렇지만 그런다고 달라지는 게 뭐가 있니! 넌 어쨌든 내가 너무나 사랑하는 동생이잖아.’오빠의 진정어린 고백에도 영 마음이 풀리지 않는 지즐레트를 도와주는 건 친구 푸푸르다.푸푸르는 지즐레트가 아끼는 그릇을 예로 들며 이렇게 말한다.“자기가 어디서 왔는지 아는 건 중요하지.근데 어쩌면 누가 자기를 좋아하는지 아는 게 더 중요할 수도 있어.”입양 가족에게 이보다 더 마음에 와닿는 위로가 또 있을까.유아용.9000원.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세계한민족축전 17일 개막

    2004세계한민족축전이 17일부터 23일까지 서울과 제주 등지에서 열린다. 국민생활체육협의회가 주최하는 이 행사는 ‘한민족 한마음,영원한 내 조국’을 주제로 전세계 40개국에서 620여명의 동포가 참가한다.해외입양아 47명이 혈연을 찾고 제주 문화탐방 등을 통해 제주도민들과 화합의 시간도 갖는다. 18일 천안독립기념관,서울잠실종합운동장,올림픽기념관,월드컵경기장 탐방에 이어 문화관광부의 공식 환영연에 참가한다.이어 19일에는 한강시민공원에서 열리는 ‘한민족생활체육대회’에 참가하고,20일에는 경복궁 및 정동극장의 특별공연을 관람한다.21·22일 이틀 동안 제주도에서 관광과 다채로운 행사에 참가한 뒤 23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출국한다. 세계한민족축전은 88서울올림픽 이후 해외동포들의 화합을 도모하기 위해 89년 처음 열렸다.지난해까지 13차례 열려 모두 1만여명의 해외동포가 모국을 방문했다. 박준석기자 pjs@seoul.co.kr
  • [길섶에서] 눈물/이기동 논설위원

    나는 참 잘 운다.TV 연속극에 슬픈 장면이 나오면 식구들은 내 얼굴을 먼저 본다.하지만 아이들이 배꼽을 잡건 말건,이제는 내놓고 눈물을 펑펑 쏟는다.TV보다 더 취약지는 영화관이다.‘실미도’를 보며 눈물 한 말쯤 쏟았는데,영화관을 나와서도 멎지 않아 거리를 한참 돌아다녔다. 가장 곤혹스러운 곳은 출근길 지하철이다.어제는 서해교전 때 한쪽 다리를 잃은 이희완 대위의 결혼기사를 읽으며 울었고,그 전날은 22년 만에 생부를 만난 미국 입양아 여대생 기사 때문에 내릴 때까지 울었다.지난 대선 때는 정계은퇴 회견을 하며 눈물을 보인 이회창씨를 보면서 눈물을 훔치다,친 노무현 후배기자들의 눈총까지 샀다. 눈물은 이렇게 때와 장소,좋은 일 슬픈 일 가리지 않고 흘러 내린다.그런데 눈물을 쏟고 나면 가슴이 참 맑아진다.세상이 갈수록 험악해만 간다.대통령의 말씀도 거칠고,국보법 폐지로 밀고 당기는 여야 대표·원로들의 표정도 결의로만 가득차 있다.돌아 보면 주위에 울어줄 일이 좀 많은가.울고 나면 가슴이 맑아지는데.많이 울자. 이기동 논설위원 yeekd@seoul.co.kr
  • TV에선 콩가루…영화는 화목한 가족

    TV에선 콩가루…영화는 화목한 가족

    ‘TV에서 찢어진 가족들,영화에서 뭉쳤다?’ 요즘 TV드라마에는 ‘콩가루 가족’만 득실득실하다.이혼·불륜·동거를 넘어서 이복 형제간의 삼각사랑 싸움,남매간의 사랑 등 가족 관계를 반인륜적으로 굴절시킨다.주인공을 고아나 입양아로 만드는 것은 기본이다.반면 스크린에는 ‘가족의 사랑을 되찾자.’며 가족화합의 메시지로 회귀하고 있다.형제,부자,모자 할 것 없이 눈물로 진한 가족애를 호소하고 있는 것. ●브라운관은 가족해체 바람 지난 1일 첫 전파를 탄 MBC 수목드라마 ‘아일랜드’의 여주인공은 입양아 출신.입양부모마저 모두 살해당하고 외톨이가 된 뒤 고국으로 돌아와 한 남자를 사랑하게 되는데 알고 보니 친오빠다.SBS 수목 드라마 ‘형수님은 열아홉’에서 재벌가의 숨겨진 딸이자 입양아 출신인 여주인공은,계약결혼을 한 뒤 시동생에게 사랑을 느끼는 반인륜적인 가정사를 보여준다.MBC 일일드라마 ‘왕꽃선녀님’은 입양 자체를 비하시키면서 입양가족 단체로부터 방송중단 요구를 받기도 했다. MBC ‘황태자의 첫사랑’에서는 형제가,얼마전 종영한 SBS ‘파리의 연인’에서는 삼촌과 조카가(더 황당한 것은 나중에 알고보니 아버지가 다른 동복 형제란다.)가 한 여자를 놓고 사랑 대결을 펼친다. 오는 13일 첫 방송되는 MBC 일일극 ‘빙점’은 여주인공이 남편의 무관심속에 외도를 하게 되고,결국 딸이 유괴를 당해 목숨을 잃게 된다는 이야기다. ●스크린은 가족화합 바람 미혼모를 떳떳하게 내세운 ‘싱글즈’,조각난 가족의 초상화 ‘바람난 가족’등 영화 역시 지난해에는 ‘가족해체’가 화두였다.하지만 올해는 가족애를 강조하는 영화로 급선회하고 있다. 포문을 연 영화는 전쟁 속에서 피어난 형제애를 그린 ‘태극기 휘날리며’.뒤이어 ‘효자동 이발사’는 시대상 속에 부성애를 녹여냈고,‘인어공주’에서는 딸이 어머니의 과거를 목격하면서 이해해가는 과정을 그렸다.3일 개봉하는 ‘가족’은 반항아 딸이 무뚝뚝한 아버지와 화해하는 내용이고,‘돈텔파파’역시 홀로 아들을 키우는 아버지의 사랑을 기둥 줄기로 삼았다. 개봉을 앞둔 영화도 여럿 있다.새달초 개봉하는 원빈·신하균 주연의 ‘우리형’은 모범생 형과 말썽꾼 동생이 결국은 뜨거운 형제애를 느끼게 된다는 이야기.이달 크랭크인하는 조승우 주연의 ‘말아톤’은 자폐증 청년이 마라톤을 완주해내는 휴먼드라마로,김미숙이 연기할 어머니의 헌신적 사랑이 중심을 이룬다.11월 개봉 예정인 고두심 주연의 ‘먼길’역시 어지럼증으로 차를 못 타는 어머니가 막내딸 결혼식에 참석하기 위해 해남에서 목포까지 걸어간다는 내용.현재 촬영중인 문소리 주연의 ‘사과’에서도 아버지는 사랑을 잃고 상심한 딸을 위로하는 든든한 버팀목으로 그려진다. ●진부한 포맷vs사회상 반영 전문가들은 영화가 가족애를 강조하는 것은 사회상을 반영한다고 지적한다.영화평론가 심영섭씨는 “가족 이데올로기에 호소하는 것은 복고적인 현상”이라면서 “지렛대가 없는 사회가 원형적인 형태의 가족 팬터지에 기대는 심리를 만들어낸 것”이라고 분석했다.반면 TV드라마는 시청률·제작비 등 제작 여건상 기존의 성공한 드라마 포맷을 따라가는 경향이 짙다. 문화평론가 변희재씨는 “경제난과 맞물려 사회의 키워드는 ‘탈 개인화’,즉 가족으로 회귀하고 있다.”면서 “여러 작가들이 모여 기획하고 수정하는 단계를 거치는 영화와 달리,작가 한두명의 머릿속에서 나오는 드라마는 시대에 동떨어지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김소연 이영표기자 purple@seoul.co.kr
  • 신비로운 눈망울- 김효진

    신비로운 눈망울- 김효진

    배우 김효진(20)을 처음 본 것은 지난 2000년으로 기억된다.서울 한남동 모 의류업체 화보 촬영 현장에서였다.당시 갓 데뷔해 신세대 CF스타로 주목받고 있던 그녀는 한마디로 설익은 과일과 같았다.속 맛과는 상관없이 풋풋함 자체가 매력이었다.그후 4년이란 시간이 흐른 뒤 경기도 일산의 한 카페에서 그녀를 다시 만났다.늘씬한 몸매와 커다란 눈망울 그리고 톡톡튀는 생기발랄함은 여전했지만,어느덧 배우로서의 성숙한 몸태와 분위기가 깊이 배어있었다.나이를 의심케 하는 신중하고도 똑부러지는 말투에서는 또래 배우들에게서는 느낄 수 없는 어른스러움이 묻어났다. 그녀는 지난달 28일 첫 전파를 탄 SBS 새 주말드라마 ‘매직’의 여주인공 ‘단영’역을 통해 3년만에 브라운관에 복귀했다.데뷔후 첫 주연.입양아 출신이지만 늘 긍정적인 생각으로 웃음을 잃지 않는 ‘캔디’같은 발랄한 면과,엇갈린 사랑으로 가슴 아파하는 성숙한 여인의 모습을 동시에 보여준다.“실제 제 모습·성격과 비슷해 연기하기 편해요.자기 표현 확실하고 굉장히 낙천적이고…조금 변덕은 심하지만요.(웃음)” 그녀는 얼마전까지 ‘천년호’‘누구나 비밀은 있다’ 등 스크린 활동에 주력했다.‘누구나‘를 통해서는 그동안의 소녀 이미지를 벗고 성인 연기에 발을 들여놓았다.“이미지 변신을 염두에 둔 것은 아니었어요.시나리오가 맘에 들었을 뿐이죠.이번 ‘매직’은 처음으로 비중있는 역할이라 끌렸지만,그동안 못해본 멜로 연기 공부를 제대로 할 수 있을 것 같아 선택했어요.또래들끼리 연기해보고도 싶었고요.” 지난 99년 이른바 ‘길거리 캐스팅’을 통해 연예계에 발을 들인 뒤 잡지·CF 모델,배우,MC 등 종횡무진 활약을 했다.그러다 지난 2001년 드라마 ‘우리집’을 끝으로 연기 활동을 중단했다.“고비였어요.너무 어린 나이에 활동을 시작하다 보니 제 자신이 재미를 느끼지 못했어요.그저 ‘회사’가 시키는 대로 움직일 뿐이었죠.그 상태로라면 연기할 의미가 없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이후 그녀는 한양대 연극영화과(02학번)에 입학했고,학교생활에만 충실했다.(지금도 모든 촬영 스케줄을 학교 강의가 없는 날 위주로 짜고 있다.)당시는 김민희 등 비슷한 시기에 데뷔한 또래 배우들이 승승장구하고 있던 시기.“혼자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온갖 루머가 나돌고 ‘이제 김효진은 끝’이라는 평가도 나왔지만,적어도 1년 이상은 아무생각없이 공부만 해야 겠다고 생각했죠.”처음엔 인터뷰를 전제로 한 상투적인 답변으로 들렸지만,이어지는 말을 통해 솔직함이 느껴졌다.“항상 긍정적이고 밝고 건강한 사고방식을 가진 인간이 되려고 해요.연기측면에서도 겉 치장이 아닌 ‘속을 꾸미는’ 배우가 되려고 노력하죠.배우는 얼굴을 통해 그 내면이 얼마나 꽉찼는지 그대로 드러나기 마련이거든요.” 그녀는 누구보다 자신의 연기에 대해 잘 알고 있다.“연기를 말하기에는 아직 시기상조지만,이젠 어린애처럼 예뻐보이기에만 신경쓰지 않게 됐어요.다행이죠.쓸데없는 잡념 한가지를 버리니 연기에 몰입이 잘 되더라고요.긴 대사 처리할때 아직도 호흡이 고르지 못한 것은 계속 고쳐나가야 할 부분이에요.” 그녀에겐 부모님이 가장 무서운 시청자란다.“제 연기를 제일 냉정하게 평가해주시는 분들이에요.손짓,표정,심지어 걸음걸이 하나까지 모두 조언해 주세요.다만 늘 ‘짠’ 점수를 주는 게 불만이죠.(웃음)” “인간의 내면을 제대로 표현할 수 있는 나이가 되면 꼭 한번 정통 사극에 도전해 보고 싶다.”고 한다.10년쯤 뒤엔 이름 석자 앞에 어떤 수식어가 붙는 배우로 성장해 있을까.“한 가지 색깔로 덧칠되고 싶지는 않아요.주어진 역할 연기를 100% 소화해내는,‘연기 잘하는’배우로 크고 싶어요.”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시시콜콜한 질문을 통해 김효진의 또 다른 매력을 알아봤다. 가장 소중히 간직하는 것 -어릴적부터 찍어 온 가족과 친구들 사진.그리고 일기장 20여권.지금도 촬영 현장에서 틈 날 때마다 캠코더와 사진기를 들고 스태프와 연기자들을 촬영하며 추억을 남긴다. 첫사랑 -초등학교 5학년때 외국에서 전학왔던 남학생.숫기가 없어 중3때까지 그저 바라만 봤다. 타임머신 타고 초등학교시절로 돌아간다면 -보다 적극적으로 학교생활을 하고 남자친구도 많이 사귀고 싶다. 매력적인 이성상 -말이 통하는 남자 가족관계 -부모님과 남동생 얼굴 중 맘에 안드는 부분 -지금은 없다.한때 외꺼풀 눈과 (얼굴이 화면에 붓게 나와)볼 등을 손보려 했지만,지금은 성형 수술 안한게 천만 다행이다.개성있지 않나?(웃음) 취미 -집에서 틈 나는대로 신문 스크랩하는게 낙이다.2년전부터 나와 관련된 기사는 물론 주로 사회·문화(여행·연예)·인물 기사를 스크랩해 반복해서 읽는다.컴퓨터는 잘 안한다. 노래방 18번 -마이클잭슨의 ‘You are not alone’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