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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면수심 입양엄마

    가정 불화를 겪어 오던 30대 주부가 입양한 딸을 학대해 병원에 입원시킨 뒤 살해하고 보험금을 타낸 사건이 적발돼 충격을 주고 있다. 경북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18일 생후 28개월 된 입양 딸을 질식시켜 숨지게 한 최모(31·경북 경주)씨를 살인 혐의로 구속했다. 최씨는 2008년 4월쯤 생후 6개월 된 여아를 입양해 길러 오다 지난 1월 14일 오후 3시쯤 경남의 한 대학병원에서 장염 등으로 입원 치료 중이던 딸을 질식시켜 지난 3월 7일 ‘저산소성 허혈증 뇌증’으로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넉넉지 않은 살림에 딸을 입양한 최씨는 국내 2개 보험사에 3건의 보험을 가입하고 월 25만 3000원을 보험료로 불입해 왔다. 입양 당시 건강했던 아이 얼굴에 이불 등을 덮어 씌워 숨을 못 쉬도록 해 경련과 청색증 증세를 일으킨 뒤 병원에 입원시켜, 진료 중 살해한 것으로 드러났다. 최씨는 딸이 숨지고 이 보험사들로부터 치료비와 위로비 등으로 2600만원 상당을 지급받았다. 최씨는 앞서 2005년 5월쯤에도 생후 1개월 된 여아를 입양해 키워 오다 14개월 뒤 역시 장염 등의 증세로 대구의 한 대학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던 딸이 숨지자 그동안 월 보험료로 10만원을 내 오던 2개 보험사로부터 1500만원의 보험금을 타 냈다. 최씨는 또 2003년 3월쯤 생후 20개월 된 자신의 친딸이 장염, 장출혈로 입원 치료 중 사망하자 1개 보험사로부터 1800만원(월 보험료 3만 6000원)의 보험금을 지급받았다. 경찰은 최씨의 입양한 두 딸이 비슷한 증세로 병원에서 치료를 받다 숨진 사실을 접하고 수사에 나서 엽기적인 범행을 확인하게 됐다. 경찰은 2번째 입양아가 숨진 병원의 진료기록을 확인해 ‘간질, 청색증, 경기 증세를 보여 종합검사를 벌였으나 전혀 이상이 없었다.’는 점을 파악하고 의사나 간호사들이 진료 중 이상한 점을 느끼고 진료기록지에 메모한 내용에 주목했다. 메모에는 입원실 내 숨진 여아의 침대 주변에서 생활하는 환자나 보호자들이 ‘커튼으로 가린 가운데 아이가 ‘캑캑’거리는 소리를 들었다.’고 적혀 있었다. 경찰은 이를 토대로 최씨를 불러 조사해 범행을 자백받았다. 수사과정에서 최씨는 어린이 입원시 지급되는 보험금을 타기 위해 평소 소독하지 않은 우유병에 끓이지 않은 물로 우유를 타서 먹여 장염 등에 걸리기 쉽도록 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또 대형 트럭 운전기사로 일하는 자신의 남편이 수년 전부터 생활비를 제대로 주지 않자 정수기 회사, 편의점, 대리운전 기사 등으로 생활해 온 것으로 밝혀졌다. 최씨는 저소득층을 위한 방송 프로그램과 지방 언론사, 사회복지공동모금회 등으로부터 총 2190만원의 후원금을 받기도 했다. 최씨는 경찰 조사에서 “아이를 죽일 마음까지는 없었으나 당시 남편과 불화로 가출해 혼자 지내던 터라 아이가 거추장스럽게 여겨져 모진 행동을 했다.”며 “지금은 후회한다.”고 진술했다. 경찰 관계자는 “아동 입양기관에서 입양된 아이들이 학대받는 사례가 더 있는지 여부에 대해 수사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구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 아내 쾌유 비는 글귀 20만번 또박또박

    아내 쾌유 비는 글귀 20만번 또박또박

    “드러내 놓을 게 못 되는데…. 이 나이에 할 일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하죠.” 서울 동대문구 종합민원실에서 일하는 ‘민원상담관’ 이유승(75)씨는 10일 이렇게 말했다. 이씨는 당뇨와 암으로 투병 중인 부인의 쾌유를 비는 글귀를 10년째 하루도 빠짐없이 A4용지에 빼곡하게 적어 ‘노신사의 사랑’으로 눈길을 끌고 있다. ●차곡차곡 모은 A4용지 3000여장 그는 시간이 날 때마다 ‘隨城崔氏殷均女史快癒萬病健康恢懇切祈願’(수성최씨은균여사쾌유만병건강회복간절기원)이라는 글을 A4 용지 한 장에 스물한 번씩 쓴다. 30여년 전부터 당뇨를 앓다가 2007년 폐암수술을 받고 항암투병 중인 부인 최은균(71)씨를 생각하며 글을 쓴 지 10년째다. 차곡차곡 모은 A4 용지가 3000여장이나 된다. 마치 발원문과 같은 글을 6만번 넘게 써내려 갔다. 더구나 A4 용지를 모으기로 마음먹기는 2007년 초 친구의 조언을 받은 뒤부터이니 20만번 넘게 적은 셈이다. 이씨는 “2000년 초부터 쓴 종이를 버리지 않았다면 1만장쯤 됐을 텐데 나중에 책으로 엮어 아내에게 선물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부부는 내년 금혼식을 맞는다. 이씨는 “완쾌를 바라는 것도 아니고 건강하게 곁에 좀 더 있어 줬으면 하는 바람”이라면서 “암 진단을 받고 금방 세상을 뜨는 경우도 많이 봤는데 아직 곁에 있는 걸 보면 기원문을 쓴 덕분인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씨는 1994년부터 동대문구에서 민원상담과 서류대필 업무를 보고 있다. 아홉살 때 아버지를 여의는 바람에 초등학교 졸업이 학력의 전부인 이씨가 공직에 발 들여 놓은 사연도 남다르다. 한 방송국에서 수신료 징수 일을 하다가 1988년 수신료와 전기·수도료 등이 통합부과되며 업무가 기초자치단체로 옮겨가는 바람에 인연을 맺었다. 거주지 우선으로 발령을 냈는데, 이씨는 동대문구 답십리3동에 근무하게 됐다. 1994년까지 6년간 근무한 뒤 총무과 호적계로 옮겼다. 1996년 퇴직한 뒤 자원봉사하고 있다. 호적 전산화사업 때였는데 구청으로서는 한자투성이인 서류들을 다루려면 이씨의 도움이 절실해 공공근로로 다시 호적계 일을 맡겼다. ‘상담관’이라는 직함 아닌 직함도 붙었다. ●입양아 90여명에 사랑 베풀기도 1985년부터 버려진 아이들이 많다는 사실을 알고 홀트아동복지회에 연락해 2004년까지 90여명이 입양되기까지 사랑을 베풀기도 했다. 이씨는 “2000년 ‘이성철’이라는 아이를 맡았는데 발육상태가 나빠 입양이 미뤄지다 보니 2년 넘게 길렀다. 아내에게 병마가 덮치기 전 미국으로 초청돼 11일간 머물며 아이들을 만났는데 성철이가 ‘마마’라며 안겨와 펑펑 울고 말았다.”며 웃었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성유리, ‘누나’ 캐스팅 “장편독립영화 첫 도전, 기대”

    성유리, ‘누나’ 캐스팅 “장편독립영화 첫 도전, 기대”

    배우 성유리가 장편 독립 영화를 통해 관객들과 만난다. 성유리의 소속사 관계자는 5일 오전 “성유리가 장편 독립 영화 ‘누나’에 캐스팅됐다”며 “기존 작품들에서의 모습과는 달리 어두운 연기를 펼칠 전망이다”고 밝혔다. 성유리를 주연으로 선택한 ‘누나’는 학교 식당 보조원이 결손 가정 출신의 한 고등학생과 만나 교감을 나누며 치유와 구원을 찾기 위해 애쓰는 이야기를 그린다. 극중 성유리는 아버지로부터 가정 폭력에 시달리며 학교 식당 보조일로 어렵게 살아가는 윤희로 분한다. 성유리가 스크린에 도전하는 것은 지난해 장혁과 호흡을 맞춘 영화 ‘토끼와 리저드’ 이후 두 번째다. ‘토끼와 리저드’에서 다소 어두운 입양아 캐릭터를 소화하며 호평을 받았던 성유리는 이번 ‘누나’에서는 매 맞는 연기와 폭력 피해자의 극도로 어두운 내면 연기를 선보일 예정이다. 이에 성유리는 “지금까지 안 해본 캐릭터를 해보고 싶었고 도전하는 의미로 작품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이어 “주변에서는 대중적인 작품 안 한다고 걱정하는 분들도 있지만 흥행에만 신경 쓰지 않고 나의 다른 연기에 도전해보고 싶었다”며 ‘누나’를 선택한 이유를 밝혔다. 한편 ‘누나’는 오는 30일 크랭크인해 한 달 동안 서울의 한 고등학교와 낙후주거지역에서 촬영을 진행할 계획이다. 사진 = 서울신문NTN DB 서울신문NTN 박민경 기자 minkyung@seoulntn.com 서울신문NTN 오늘의 주요뉴스 ▶ ’무릎팍’ 축구 이정수에 쇼트트랙 이정수 사진…황금어장 또 방송사고 ▶ 애프터스쿨, 문메이슨 최고의 누나 도전 ‘애정공세’ ▶ ’평균 14세’ 지피베이직…f(x)이어 최연소 걸그룹 탄생 ▶ ’제빵탁구’ 윤시윤-전광렬, 극적인 父子 상봉 ‘예고’ ▶ ’시크릿’ 전효성, 팜므파탈 재킷 ‘개미허리’ 공개 ▶ ’승부사’ 허정무 “찢어진 내 고환, 너무 예뻤다”
  • [당신들과 우리들의 대한민국] 정이삭 해외입양인연대 사무처장

    [당신들과 우리들의 대한민국] 정이삭 해외입양인연대 사무처장

    미국 입양아 정이삭(30·Isaac Tufvesson)씨는 어려서부터 한국이 어떤 나라인지 궁금했다. 태어난 지 10개월 만에 떠난 ‘낯선’ 땅이지만, 남들은 그를 ‘한국계’라고 불렀다. 미네소타로 입양돼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대부분 살았지만 말이다. 5남매의 장남인 그는 한국계 동생이 2명이나 있다. 정씨의 양부모가 한국아이 3명과 미국아이 1명을 입양했기 때문이다. 양부모는 어려서부터 한국어와 한국 문화를 가까이하도록 격려했다. 한국아이를 입양한 다른 미국 가족과 정기적으로 모임을 갖고, 여름방학 때는 ‘한국문화 캠프’에 보내줬다. 정씨는 대학을 다니며 한국어와 한국사를 배웠다. 2007년 기회가 찾아왔다. 영어 강사로 한국에 체류하던 친구가 놀러오라고 손짓했다. 그냥 어떤 곳인지 보고 싶어서 정씨는 한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그리고 그는 엄청난 충격에 휩싸였다. “중남미를 여행했지만 동양은 처음이었습니다. 낯설고 불편할 거라 상상했는데 전혀 그렇지 않았어요. 익숙하고 편안했죠. 그 이유를 아직도 저는 모르겠어요.” 한달간 서울에 머물며 정씨는 길거리와 궁궐, 공원을 누볐다. 말을 하지 않으면 아무도 그를 주목하지 않았다. 익명성이 놀라울 정도로 편안하다는 걸 그는 깨달았다. “다른 (백인) 친구들에게는 한국인이 다가와 영어로 말을 걸었습니다. 때론 귀찮은 일이었어요. 그러나 아무도 내게는 영어를 하지 않았습니다. 똑같이 생겼으니까 당연한 일이었죠.” 오히려 낯선 한국인이 다가와 그에게 한국어로 길을 묻고, 물건을 사라고 졸랐다. 그가 입술을 떼서 영어를 시작하는 순간, 한국인의 시선은 달라졌다. “한 할아버지께 영어로 길을 물었더니 짜증스럽다는 듯 ‘일본인이냐?’고 묻는 거예요. ‘입양인’이라고 대답하니까 태도를 바꿔 ‘잘생긴 한국 청년인데, 한국어를 빨리 배워야겠다.’며 안쓰러워하더군요. 할아버지는 찾던 곳까지 데려다 줬습니다.” 긍정적인 반응만 있는 건 아니다. 서울 남대문시장에서 물건을 사려고 할머니에게 가격을 물었더니 비싸게 값을 불렀다. 뒤따라 온 다른 한국인에게는 3분의2 가격을 제시했다. “한국어를 알아듣고 항의하니까 할머니가 막대기로 저를 때리며 내쫓았습니다. 한국인이 아니기에, 한국어를 잘하지 못하기에 겪는 외국인의 어려움이라 생각해요.” 2008년 12월 정씨는 두 동생과 함께 다시 방한했다. 이번에는 여동생이 친부모를 만나기로 했다. 정씨는 “친부모 찾기에 대해 입양인의 생각은 다양하다.”고 말했다. 여동생은 어려서부터 친부모를 만나고 싶어했지만, 남동생은 친부모를 찾는 데 전혀 관심이 없다. 정씨는 여동생이 친어머니를 만나고 한국사회와 깊은 관계를 맺는 걸 보면서 고민을 시작했다. ‘내 삶이 부족해 ‘뿌리’에 집착하는 게 아니라, 친부모와 만나 더 풍부한 삶을 살 수도 있겠구나’ 싶어졌기 때문이다. 지난해 8월 정씨는 한국에 다시 입국했다. 이번에는 ‘방문’이 아니라 ‘체류’ 목적이었다. 한국 정부가 지원하는 외국인 장학생 프로그램에 선발됐다. 한국어를 1년간 배우고 석사과정을 2년간 이수할 계획이었다. 미국 캘리포니아 대학에서 동양미술 역사와 건축을 전공한 그는 미국에 없는, 한국에서만 배울 수 있는 한국미술을 전공으로 선택했다. 1년간의 한국어 프로그램을 마친 정씨는 그러나 장학생 프로그램을 중단했다. 해외입양인을 지원하는 모임인 사단법인 해외입양인연대 사무차장으로 일하기 위해서였다. “굉장히 어려운 결심이었지만, 한국과 입양인 간의 관계를 새롭게 형성해야할 중요한 시기라 힘을 보태고 싶었다.”고 그는 말했다. 1970, 80년대 한국을 떠난 10만여명의 입양아가 어른으로 성장해 한국에 돌아오고 있다. “우리는 일방적인 도움을 바라지 않는다.”고 정씨가 설명했다. 한국과 교류하며 함께 성장하는 동반자적 관계를 맺고 싶어한다는 거다. “질좋은 교육과 풍부한 경험을 쌓은 우수인재가 한국 사회, 문화, 언어를 배우고 싶어서 귀환하고 있습니다. 다른 나라가 갖지 못한 인적자원입니다.” 최근 복수국적을 허용하도록 국적법이 개정돼 해외입양인의 한국 진출은 더욱 활발해질 것이라고 그는 기대했다. 그도 때가 되면 한국 국적을 회복할 계획이다. 입양인의 한국 진출을 위해 정씨는 한국어 교육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입양인에게 가장 힘든 게 언어장벽이기 때문이다. 그는 “영어권이든, 프랑스권이든 해외에서 한국어를 배울 수 있는 곳이 턱없이 부족하다.”고 했다. 그가 한국어를 처음 접한 캘리포니아 대학 산타바바라캠퍼스의 강좌도 재원 부족으로 최근 문을 닫았다. 한국에서도 마찬가지다. 다문화지원센터는 결혼이주자를 위한 한국어 강좌만 제공한다. 해외입양인연대가 자원활동가를 모집해 1대1 한국어 개인교사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이유다. “해외입양인이 한국인인가, 외국인인가 묻습니다. 둘다입니다. 복잡하고 애매하지만, 그게 현실입니다. 그래서 우리 입양인은 한국과 외국을 잇는 튼튼한 다리로 성장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성인 입양인의 새로운 관계 형성은 이제 ‘당신들과 우리들의 대한민국’의 몫이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당신들과 우리들의 대한민국]돌아오는 입양인들 “나를 찾아왔지만 나는 없었다”

    [당신들과 우리들의 대한민국]돌아오는 입양인들 “나를 찾아왔지만 나는 없었다”

    “한국에 왔을 때 내 과거를 찾은 듯했다. 이곳이 내가 태어나고 자라야 했던 곳이라는 걸 느꼈다.” 9년간 한국에 머문 미국 입양인 지은씨는 인천공항에 처음 발을 내디뎠을 때를 이렇게 회상했다. 사람들과 의사소통을 할 수는 없었지만, 미국에서는 알지도, 느끼지도 못했던 편안함을 경험했다. 지워져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여겨졌던 과거가 시간의 벽을 넘어 쓰나미처럼 밀려왔다. 일순간의 ‘소속감’은, 그러나 한국생활이 길어질수록 흐릿해졌다. 언어 장벽과 문화 차이로 또 다른 소외감이 엄습했다. “한국인들에게 둘러싸여 있지만, 나는 한국인이 아니다. 현실적으로 나는 완전히 한국인이 되지 못할 것이다.” 해외입양인들이 한국으로 돌아오고 있다. ‘아동수출국’ 세계 1위를 기록했던 1980년대에 한국을 떠났던 입양아들이 성장해 20~30대 입양인으로 귀환하고 있는 것. 어른이 되면서 ‘뿌리’를 캐고 싶은 욕구가 형성되고, 그중 일부는 한국에서 체류하기로 결정한다. 7월 현재 해외입양인연대에 등록된 장기체류 비자(F4) 입양인은 328명으로 2008년(238명)에 비해 27%나 늘었다. 한국입양인 사후 서비스를 지원하는 중앙입양정보원은 지난 5년간 성장 입양인 4만 6000명이 방한했다고 밝혔다. 1960년대 7275명이던 해외 입양아 수가 1970년대엔 4만 8247명, 1980년대는 6만 5321명으로 급증했던 점을 감안하면 귀환 입양인은 앞으로 계속 늘어날 수밖에 없다. 해외입양인의 복수 국적을 허용하는 개정 국적법이 지난 5월 공포되면서 귀환 현상은 강력한 동력까지 얻었다. 모국에 돌아와도 이들의 험난한 여정은 끝나지 않는다. 최근 ‘입양인의 나라: 성인 입양인의 한국으로의 귀환’이라는 논문을 한국입양연구에 발표한 마이 은 헤르뢰브는 “귀환은 입양인이 입양 국가와 모국, 그 어디에도 완전하게 속하지 않는다는 걸 깨닫는 과정”이라고 진단했다. 한국에서 적게는 1개월, 많게는 9년간 체류한 해외입양인 14명을 인터뷰하고 그가 내린 결론이다. 입양 가족과는 인종이 달라서, 친가족과는 언어와 문화가 달라서 ‘이방인’으로 살 수밖에 없음을 절감한다. 차별에서 벗어나고자 입양국을 떠났지만, 같은 경험을 모국에서도 되풀이할 수밖에 없다. 2년간 한국에 머문 리스베스는 입양인이라고 밝히기 전에 깊이 생각한다. 한국 사람이 입양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기 때문이다. “‘나 같은 사람을 처음 본다.’ 고 말한다. 나는 그들과 다르다는 뜻이다.” 미국 입양인 나야는 백인이 아니라서 영어 강사 자리에서도 잘렸다. 그는 “‘우리랑 비슷하게 생긴 사람이 아닌 사람을 원한다.’는 학부모들의 말에 충격을 받았다.”고 했다. 소속감을 찾는 방법으로 해외입양인은 ▲한국사회에 스며들거나 ▲자신을 드러내지 않거나 ▲정치적 활동을 선택한다. 벨기에 입양인 피에르는 한국인 여자친구를 사귀고 스포츠 동호회 활동을 하며 한국사회와 소통한다. 미국 입양인 경호(가명)씨는 “완전한 한국인이 아니니까 다른 외국인들 사이에서 자리를 찾아야 한다.”며 입양인이라는 걸 발설하지 않는다. 반면 킴 스토커씨는 ‘국외입양인연대’를 만들어 한국의 해외 입양 중단을 촉구하며 입양인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경우다. 헤르뢰브는 “한국으로 돌아오면서 입양인은 자신의 목소리와 정체성을 새롭게 발견한다. 그래서 한국은 입양인의 출신국이자 입양인이 새로운 나를 찾아내는 특별한 공간”이라고 설명했다. 20~30년 전 입양아를 떠나보냈던 한국 사회가 되돌아오는 입양인의 정체성 찾기에 힘을 보태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당신들과 우리들의 대한민국]숫자로 본 해외입양

    [당신들과 우리들의 대한민국]숫자로 본 해외입양

    해외입양의 역사가 50년을 넘었다. 1980년대 ‘아동 수출국’ 1위라는 불명예는 벗었지만 지난해도 1125명의 한국 아이가 미국·캐나다·스웨덴 등 9개 나라로 떠났다. 1958년부터 지난해까지 한국이 해외로 보낸 아이는 16만 2683명. 전 세계 해외입양아의 3분의1에 해당한다. 20~30년 후 입양아는 되돌아와 ‘뿌리 찾기’에 도전한다. 보건복지부와 중앙입양정보원 통계를 토대로 해외입양인의 오늘을 조명한다. [3700명-작년 방한한 입양인] 5년 사이에 ‘뿌리’를 찾으려고 방한한 해외입양인이 4만 6000명이다. 지난해만 해도 3700명이 우리나라를 찾았다. 그러나 실제로 부모를 확인한 경우는 극히 드물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1995~2005년 7만 6646명이 친부모를 찾아나섰지만, 2113명(2.7%)만 성공했다. 입양기관별로 기록을 따로 쥐고 있는데다 관리 미흡으로 손실되거나 왜곡·조작된 경우가 많다. 일부 기관은 친부모의 사생활 보호를 내세우며 입양기록의 공개를 거부한다. 1980년대 떠난 입양아 6만 5321명이 성인이 됨에 따라 귀환자는 늘어날 전망이다. [64.2%-해외 입양아중 남아비율] 지난해 해외입양아는 1125명으로 남아가 722명(64.2%), 여아가 403명(35.8%)이었다. 국내입양아 1760명 가운데 남아가 459명(34.9%), 여아가 855명(65.1%)인 것과 대조적이다. 국내 입양부모가 여아를 선호하기에 남아는 주로 해외로 입양된다. 친모의 나이는 20세 이상(823명), 학력은 고졸 이상(685명)이 대부분을 차지해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뒷받침되면 자녀를 키울 여성이 늘어날 것으로 전문가는 내다봤다. [2007년-국내입양 > 해외입양] 국내입양아동이 해외입양아동을 처음 앞지른 것은 2007년. 입양아 2652명 가운데 국내입양이 1388명(50.4%), 해외입양이 1264명(46.6%)이었다. 한국의 해외입양은 한국 전쟁 직후에 시작됐다. 50년대는 혼혈아동이 대다수를 차지했고, 1960~70년대에는 가난으로 아이를 떠나보냈다. 최고조는 한국 경제가 발전한 1980년대로 한해 평균 6532명이 해외로 떠났다. 1988년 서울 올림픽 때 ‘아동수출국’이라고 외신이 비판하자 정부가 해외입양 쿼터제를 도입했다. 이때부터 18년간 매년 해외입양은 2200명 안팎을 유지했다. [3분의 1-전세계 입양중 한국비율] 1958년부터 지난해까지 한국에서 해외로 입양 보낸 아동은 16만 2683명이다. 이 가운데 67%인 10만 9072명이 미국으로 보내졌다. 다음으로 프랑스(1만 1173명), 스웨덴(9381명), 덴마크(8723명) 순이다. 미국에서 한국 출신 해외입양인은 전체 24%로 1위다. 해외입양아가 줄고 있지만 지난해에도 과테말라, 중국, 러시아, 에티오피아에 이어 5위를 차지했다. 학자들은 한국 출신 입양인을 20만명으로 추정한다. 해외입양을 입양기관(4곳)이 주도해 한국 정부가 통계조차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고 있다고 본다. 입양기관은 민영이라 한국아이를 입양하기 위한 비용을 받는다. 홀트인터내셔널의 수수료는 1만 7215달러(약 2069만원)이다. 등록비, 서류작업 비용, 에스코트 비용 등은 별도다. 비용은 현지 입양기관과 한국 입양기관이 나눠 갖는다. 입양 특례법에 따르면 한국 입양기관은 최대 961만 6000원을 받아야 한다. 국내 입양수수료(220만원)보다 4.3배나 많다. 연간 1300만달러(약 156억원)가 넘는다. 미혼모가 아이를 낳을 때까지 보살피는 비용 등에 쓰인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f(x) 크리스탈, 뻥쟁이 ‘여고생’ 변신 “귀여워”

    f(x) 크리스탈, 뻥쟁이 ‘여고생’ 변신 “귀여워”

    걸그룹 에프엑스(f(x)) 크리스탈이 사랑스러운 ‘뻥쟁이’ 연기로 시청자들의 눈을 사로잡았다. 크리스탈은 지난 6일부터 MBC 일일시트콤 ‘볼수록 애교만점’에 합류해 귀엽고 발랄한 여고생 연기를 선보였다. 극중 김성수의 조카 정수정 역을 맡은 크리스탈은 첫 연기 도전에도 불구, 신인답지 않은 능숙한 캐릭터 표현으로 찬사 받았다. 크리스탈은 극중 “방학동안 서울에서 학원 다니겠다.”며 무작정 삼촌을 찾아 상경한 막무가내 고등학생으로 분해 열연했다. 첫 등장부터 “앞으로 해도 정수정, 거꾸로 해도 정수정입니다.”는 깜찍 인사로 주목받은 크리스탈은 본명 ‘정수정’의 이름으로 본연의 귀여운 매력을 담아 실감나는 연기를 펼쳤다. 이날 방송분에서 크리스탈은 서울에서 처음 만난 선호에게는 입양아라며 어눌한 한국말로 돈을 빌리는 뻥쟁이 소녀로 변했다. 또 의사 예지원의 호감을 얻기위해 “의대에 가겠다.”고 폭탄선언을 하며 천진난만한 매력을 드러냈다. 방송 직후 시청자들은 “아, 셧더 마우스!” ,“와우 스프링 쩐다.”등의 대사로 제 또래의 소녀처럼 생기발랄한 연기를 선보인 크리스탈의 연기를 칭찬했다. ‘볼수록 애교만점’의 시청자 게시판에는 “귀여운 수정이, 내가 너 때문에 살맛난다.”, “연기 초보 같지가 않더라, 예상외로 탄탄한 연기력”, “연기인지 실제 생활인지 구별 안 될 만큼 귀여운 연기” 등 다채로운 소감이 게재됐다. 첫 촬영을 마친 크리스탈은 “이번 기회를 통해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게 돼 매우 기쁘고 설렌다. 이번 시트콤을 통해 열심히 배워 앞으로 다양한 모습을 보일 수 있는 연기자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사진 = MBC 일일시트콤 ‘볼수록 애교만점’ 화면 캡처 서울신문NTN 전설 인턴기자 legend@seoulntn.com
  • [영화리뷰] 모성에 대한 두 영화

    [영화리뷰] 모성에 대한 두 영화

    ‘엄마….’ 듣기만 해도 짠해진다. 엄마의 사랑이 하늘처럼 높고 바다처럼 넓다는 걸 누가 부정할 수 있을까. 그래서 사람들은 엄마의 사랑을 본능의 영역으로 귀속시켜 ‘모성 본능’이라고 부른다. 하지만 모성 본능은 여성의 굴레가 돼 버렸다. 아이는 엄마가 키워야 한다는 책임감은 너무나 당연하게 따라다닌다. 여기 모성에 대해 조금 다르게 접근한 두 영화가 있다. 하나는 프랑스의 유명 감독 프랑수아 오종의 ‘레퓨지’이고, 다른 하나는 전수일 감독의 ‘영도다리’다. 두 영화가 바라보는 모성 본능은 어떤 것일까. ■레퓨지 : “모성은 죄책감이다” 파리의 아파트에서 두 연인 무스(왼쪽·이자벨 카레)와 루이(멜벨 푸포)가 헤로인을 맞고 있다. 다음날 루이는 마약 과다복용으로 목숨을 잃고 무스는 혼수상태로 병원에 실려 간다. 무스는 루이의 죽음과 자신이 임신했다는 소식에 충격에 빠진다. 무스는 루이의 동생 폴(오른쪽·루이스 로낭 슈아시)과 아름다운 해안가 마을에서 함께 지내기 시작한다. 영화에서 무스는 루이와 함께 마약을 했지만 자신만 살아 남았다는 사실에 괴로워한다. 임신은 죄책감의 다른 이름이었다. 출산을 결심하는 건 무스의 애도 방식이며 상실감을 치유하기 위한 방법이었다. 하지만 폴과의 만남으로 생각이 흔들린다. 폴은 루이의 동생이지만 입양아였다. 그는 친어머니의 존재에 관심조차 없다. 모성에 대한 그리움도 없다. 다만 완벽하지 않은 자신에 대한 상처를 갖고 산다. 무스는 이런 폴을 보며 조금씩 자유로워지고 함께 상처를 치유한다. 결국 무스는 죄책감을 빼면 자신의 모성에 남는 건 없다는 걸 알게 된다. 영화는 말한다. 우리 사회는 모성을 높은 가치로 이상화시키지만 실제로는 이보다 더 복잡한 감정이란 것을. 어쩌면 가족주의자들에게 무척 불순한 코드로 읽혀질 수도 있겠다. 15일 개봉. ■영도다리 : “모성은 성장통이다” 영도다리 밑에서 혼자 사는 열아홉살 여고생 인화(박하선)는 원치 않은 임신으로 미혼모가 되고 아이를 낳자마자 입양기관에 넘긴다. ‘혹’을 떼어내 가뿐할 줄 알았던 삶. 하지만 점점 무거워진다. 인화는 외부 환경에 무관심하다. 으슥한 골목에서 어린아이가 위협을 당하고 있어도, 영도다리 밑에서 패싸움이 나도, 취객이 물에 빠져 죽어도 멍하니 지켜본다. 하지만 입양기관을 찾아가 아이를 돌려 달라고 소리를 지르며 생떼를 쓰는 모습을 대비시킨다. 영화는 인화의 모성애를 뼈대로 진부한 미혼모의 이야기를 다룬 듯 보이지만 모성애와 성장통을 같은 맥락에 놓고 있다. 인화는 미숙한 존재였다. 세상과 단절된 삶 속에서 아무 생각 없이 살아가는 듯 보인다. 하지만 아이와의 관계에서는 보다 적극적인 존재로 재탄생된다. 아이를 찾기 위해 프랑스로 떠날 정도로. 떠나 보낸 아이와 엄마와의 재회로 마무리한 설정은 모성애 관점에서 마냥 진일보한 영화로 평가하긴 어렵다. 다만 엄마와 아이의 관계가 아닌 엄마에 포커스를 맞춰 절제된 방식으로 풀어내고 있다는 점은 신선하다.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 [사설] 해외 한글교과서 지원 늘려도 모자랄 판에

    해외 한글학교에 교과서를 보급하는 재외동포교육진흥재단이 이달 초 재외 공관에 하반기 교과서 지원 물량을 줄이겠다는 방침을 통보했다고 한다. 교육과정 개편 등으로 교과서 구입비와 물류비는 3~4배 올랐는데 예산은 늘지 않아 공급에 어려움이 크다며 일부 학년의 경우 재고분과 물려받기 등을 활용해 달라고 요청했다. 한글학교는 한민족 정체성 확립을 위해 재외 교민과 입양아 자녀들에게 주말을 이용해 한국어와 한국사, 한국문화 등을 가르치는 사설 교육기관이다. 110개국 2100여개 한글학교에 13만여명의 학생이 다니고 있다. 재외동포교육진흥재단은 교육과학기술부 산하 국립국제교육원의 위탁을 받아 한글학교와 정부가 세운 정규 한국학교(15개국 30개교)에 연간 60만권의 교과서를 보급하고 있다. 재단 측은 국제교육원과 추가 예산 편성을 논의했지만 여의치 않아 교과서 공급 축소 결정을 내렸다고 한다. 하지만 교과부는 재외국민 교육예산을 지난해 394억원에서 올해 695억원으로 두 배가량 늘린 상태다. 그런데도 예산 부족을 이유로 한글학교의 교과서 지원을 축소한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처사다. 게다가 한국학교는 전량 공급하면서 한글학교만 공급을 줄인 점도 납득하기 어렵다. 재외동포 700만명 시대다. 정부는 고령화·저출산 시대를 맞아 재외동포 인재를 지식기반 경제사회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모색 중이다. 재외동포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인재 발굴과 육성에 적극 나서고 있다. 재외동포 3·4세들이 한민족의 뿌리를 잃지 않고, 민족적 동질감을 획득하려면 모국어 교육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대다수 한글학교 교사들은 열악한 현실에서 애국심과 사명감으로 한국문화 교육의 첨병 역할을 묵묵히 수행하고 있다. 이들에 대한 지원을 늘리지는 못할망정 교과서만이라도 제대로 보급하는 게 그렇게 힘든 일인가.
  • “지구는 내가 접수”… 55세 동갑 세 천재의 IT대전

    “지구는 내가 접수”… 55세 동갑 세 천재의 IT대전

    20세기 말 이후 지금까지 전세계 경제를 이끌어가는 가장 큰 산업은 정보기술(IT)이다. 앞으로 이같은 추세가 계속된다면 2010년 5월26일은 당분간 잊히지 않는 날이 될 것 같다. 이날 미국 뉴욕증시에서는 영원한 2인자 애플이 절대 강자 마이크로소프트(MS)를 누르고 IT분야 시가총액 1위에 등극했다. 애플과 MS의 성공스토리에는 1955년생, 55살의 동갑내기 천재 빌 게이츠와 스티브 잡스가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했다. 이들이 25년간 이어온 전쟁에 이제 두 사람의 친구인 구글의 에릭 슈미트가 본격적으로 가세했다. 세 사람이 전세계를 무대로 벌이는 IT삼국지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짚어본다. 게이츠, 잡스, 슈미트는 IT산업이 낳은 최고의 스타들이다. 이들의 한마디에 소비자들은 열광하고, 이들이 움직이면 IT를 넘어 사람들의 생활이 바뀐다. 적어도 지난 20년간 그랬다. 전세계 언론은 행사장마다 이들이 어떤 제품을 들고 나타나느냐에 관심이 집중됐다. 2006년 서울디지털포럼에 나타난 MS의 최고경영자(CEO) 스티브 발머는 의자를 밀치고 일어선 후 헤드셋을 끼고 회견을 시작했다. 단상을 오가며 열정적으로 손짓하며 청중과 눈을 맞추고 대화하는 발머의 모습도 이들이 만들어낸 문화의 일부다. 동갑내기 세 사람의 인생역정은 컴퓨터를 기반으로 출발했다는 점 이외에는 판이하게 다르다. 게이츠는 고등학교 시절 어머니가 학교에 설치한 공유 터미널 시설을 통해 프로그래밍의 세계에 빠져들었다. 하버드대를 중퇴하고 1975년 마이크로소프트(MS)를 창업한 것도 이때 얻은 자신감 덕분이었다. 개인용컴퓨터(PC) 시장의 선두주자 IBM과 손잡은 MS는 92년 윈도3.1을 출시하면서 ‘PC=윈도’의 공식을 만들어냈다. 윈도NT, 윈도95, 윈도98, 윈도ME, 윈도XP는 MS가 세운 제국 확장의 역사였다. ●미국인의 사랑받는 애플 애플이 사랑 받는 것은 이들이 미국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영웅담’과 ‘성공스토리’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입양아 출신인 잡스는 집안 사정으로 교양학부 대학 리드칼리지를 한 학기 만에 그만뒀다. 대신 18개월 동안 학교에 머물면서 디자인에 빠져들었다. 애플이 사용자환경(UI)을 중시하게 된 것도 그의 이런 성장배경과 직결된다. 1976년 창고에서 창업한 잡스는 세계 최초의 PC ‘애플1’을 만들어 백만장자 대열에 들어섰다. 그러나 IBM이 PC산업에 뛰어들자 곧바로 내리막길을 걸었고, 급기야 1985년 회사에서 쫓겨나는 처지로 전락했다. 그로부터 12년. 그는 1997년 애플에 복귀하자마자 10억달러 적자에 허덕이던 기업을 1년만에 4억달러의 흑자기업으로 만들었다. 당시 생긴 추종자들은 그를 ‘신’이라 부르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 2000년대 이후에는 아이팟, 아이튠즈, 아이폰, 아이패드에 이르기까지 전타석 홈런을 기록하고 있다. 슈미트는 세 사람 중 유일하게 창업자가 아닌, 밑바닥부터 최고경영인(CEO)까지 오른 인물이다. 개발자로서의 그는 전설적이다. 선마이크로시스템스에서는 운영체제 구분 없이 프로그램을 활용할 수 있는 자바(JAVA) 개발을 주도했다. 2001년 슈미트는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의 혁신적인 사고와 통찰력에 감탄해 구글에 합류했다. IT업계에서 쌓은 그의 풍부한 경험은 구글에 그대로 반영됐고, 덕분에 구글은 세계 최고의 인터넷 검색엔진을 거쳐 애플과 MS에 대항할 수 있는 유일한 IT기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세 천재의 판이한 경영 철학 최고의 기업을 일궜지만, 이들의 경영스타일은 극명하게 갈린다. 게이츠는 ‘직원 배려 리더십과 비즈니스 감각’, 잡스는 ‘통찰력과 카리스마’, 슈미트는 ‘신중함과 조정능력’으로 대표된다. 게이츠는 사업가적 기질이 탁월하다. 본인이 만든 프로그램의 복사본이 나돌자 프로그래머들에게 ‘도둑질’이라는 말을 날려 초기 소프트웨어 시장을 상품의 영역으로 만들어버린 것이 바로 그다. 직원 관계에 있어서는 철저하게 상대를 배려한다. 신입사원들도 자유롭게 그에게 메일을 보낼 수 있었고, 회사 정책에 반대하는 의견조차도 비교적 자유롭게 받아들였다. 그가 2008년 6월 일선에서 물러난 이후 MS는 정점을 내려오기 시작했다. 게이츠는 퇴직 연설에서 “다른 사람들이 부각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지만 그의 바람은 아직까지 이뤄지지 않았다. 일각에서 그가 MS의 퇴보를 예측했기에 미련 없이 물러났다고 비판하는 이유다. 실제로 윈도비스타와 윈도7의 부진한 실적은 애플에 1위 자리를 내주는 빌미를 제공했다. 그가 마지막으로 예언한 TV의 미래 ‘스마트TV’는 MS가 구체적인 비전을 제시하기도 전에 구글과 애플의 전장이 됐다. 잡스는 PC의 창조자이면서도 IBM이 시장의 중심으로 자리잡자 과감히 이를 포기했다. PC 운영체제에 있어서도 윈도가 대세인 세상에서 매킨토시를 고집했다. 한마디로 표준과는 늘 동떨어진 길을 걸었다. 직원들에게도 이를 요구한다. 대신 소비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UI(User Interface, 사용자 인터페이스)에 집중했다. 소비자들에게 강요하는 대신 소비자들이 쓰지 않고는 못 배길 제품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전통적인 조직관계도 무너뜨렸다. CEO이면서 실무자와 직접 소통하고, 논리적인 설명보다는 직관을 더 중시한다. 자신감도 넘친다. 아이패드 출시 당시 잡스는 “앞으로 몇 년 후면 아마존의 전자책 ‘킨들’은 아무도 기억하지 못하게 될 것”이라고 장담하기도 했다. 슈미트는 절대 튀지 않는다. 대신 조용하고 침착하게 관리하고, 기발한 천재 창업자들의 아이디어가 현실화될 수 있도록 돕는다. 2001년 슈미트가 구글에 합류한 첫 달 구글은 처음으로 분기흑자를 기록했고, 지금까지 단 한 차례도 분기 실적이 떨어지지 않았다. 기술분야에서만 줄곧 일해온 그는 속마음을 숨기는 데 익숙하다. 화법 역시 직설적이지 않고, 중의적인 표현으로 다른 사람이 해석하도록 맡긴다. 실리콘밸리 투자자들이 “IT시장에서 가장 안정감 있는 투자를 원한다면 슈미트가 있는 혁신적인 구글에 투자하라.”고 조언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입양의 날] 뇌성마비 1급 장애아 입양 김진미씨

    [입양의 날] 뇌성마비 1급 장애아 입양 김진미씨

    11일은 다섯번째 맞는 ‘입양의 날’이다. 지난해 국내와 국외에 입양된 우리 아동은 2439명으로 2001년 이후 9년째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입양의 날을 제정한 의미가 무색한 실정이다. 특히 국내 장애아 입양은 3%에도 미치지 못할 정도로 수준이 낮다. 장애아를 기피하는 사회 분위기 속에서 국내 장애아동 입양 실태를 점검해 보고, 실제 입양 사례와 전문가 대책을 들어본다. “위탁가정 봉사를 하면서 이틀 동안 영운이를 맡았다가 복지시설로 돌려보냈는데 밤새 울고 저만 찾더래요. 그래서 다시 집으로 데려오게 됐고 그때부터 아예 우리 가족이 됐죠.” 입양의 날을 하루 앞둔 10일 경기 광주에 있는 재활병원에서 장애 입양아 오영운(12)군과 어머니 김진미(52)씨를 만났다. 오군은 2000년 4월, 16개월이 되던 때 처음 김씨 집에 왔다. 움직이지도, 머리를 가누지도 못하는 뇌성마비 1급 장애아동이었다. 짝짝이인 귀에 뒤통수가 움푹 파이고 머리도 또래 아기들보다 2배가량 컸지만 김씨와 가족들에겐 방긋 웃는 그 모습이 천사처럼 예쁘기만 했다. 김씨만 찾으며 보채는 오군을 집에서 계속 위탁 받아 기르던 김씨네 가족은 2002년 12월 정식으로 입양신청을 밟았다. 이미 장성한 아이들과 스무 살 가까이 차이가 나지만 24시간 눈에 밟히는 오군을 아예 호적에 올려 진짜 ‘막내 아들’로 삼은 것이다. ●“6살까지 업고 다녀… 가족사랑 덕에 호전” 김씨는 “영운이 분신으로 10여년을 살았던 것 같아요. 걸음을 못 걸어서 여섯 살이 될 때까지도 포대기로 업고 다녔어요. 3학년 때 처음으로 혼자 기저귀 없이 화장실에 간 날은 가족들이 다 소리지르면서 환호했어요. 그날이 지금까지 가장 기뻤던 날인 것 같아요.”라며 미소지었다. 그는 “일반애들이 한 가지 배워가고 깨우치는 것과 장애아가 하는 것과는 천지차이예요. 걷는 것, 말하는 것, 화장실 가는 것, 다 눈물나죠. 못할 줄 알았는데, 안될 줄 알았는데 하니까.”라며 옛 생각에 눈시울을 붉혔다. ‘복덩어리’라고 부르며 애지중지하는 가족들의 사랑 덕에 오군은 날로 상태가 좋아졌다. 잇단 고관절 수술과 재활치료 때문에 아직도 오전엔 학교에 갔다가 오후 2시부터 5시반까지 병원에 있지만 지금은 절뚝거리면서도 잘 걷고, 어눌한 말투로 의사표현도 분명하게 한다. 10일 만난 오군의 모습도 걷거나 말하는 것만 약간 불편할 뿐 큰 문제가 없어 보였다. 미용사 출신의 엄마가 직접 다듬어준 바람머리와 이제 여드름이 갓 생기기 시작한 하얀 피부가 인상적이었다. 오군의 이런 상태는 의사들도 놀랄 정도다. 보통 오군처럼 편마비를 동반한 뇌성마비 1급은 나이가 들수록 인지·운동능력이 떨어지는데 오군은 갈수록 상태가 호전되기 때문. 김씨는 “저한테 의존하게 될까봐 혼자 걸으라고 계단에서 떼놓고 올라오게 했어요. 그랬더니 아들이 앉아서 다리를 포갠 뒤 계단을 올라오더라고요. 왈칵 눈물나서 끌어안고 그랬죠. 엄마 없이도 혼자 살 수 있게 하려고 이러는 거라고 하면서 붙잡고 한참을 울었죠. 그렇게 지금 이 상태까지 온 거예요.”라고 말했다. ●“건강하기만 바랐는데… 이젠 공부도 욕심나요” 5학년인 오군은 경기 광주 초월초등학교에 다닌다. ‘공부를 따라갈 수 있을까.’ 하는 주위의 우려와 달리 공부도 제법 한다. 얼마 전 중간고사에선 과목 평균 점수가 79점이나 나왔다. 전체 55명 가운데 20등. 김씨는 “건강하게 자라기만 바랐는데 이제 공부도 욕심내 보려고요.”라고 환하게 웃었다. 그는 장애아 입양에 있어서 가장 힘든 점으로 부족한 정부 지원과 부정적인 사회 인식을 꼽았다. “장애아들은 어릴 때 치료가 중요한데 우리나라는 장애아를 위한 집중적인 치료 프로그램이 거의 없어요. 게다가 의료비 등 지원금도 턱없이 모자란 실정이고요..”라면서 “지자체마다 다르지만 기초수급자들이 무료로 받을 수 있는 사회복지센터의 미술, 언어 치료 같은 것도 무상으로 받을 수 있는지 문의하면 ‘입양할 정도면 능력있는데, 왜 돈 안 내려고 하느냐.’는 대답이 돌아올 때도 있어요. 그럴 때 참 힘들고 서글프죠.”라고 안타까워했다. 그는 지난 8일 오군이 어버이날 선물로 준 종이 카네이션을 꺼내 보이며 자랑했다. “우리 아들이 만들어 준 거예요. 사춘기가 왔는지 이제 ‘아가’라고 부르면 싫어하고 ‘아들’이라고 불러달라고 할 정도로 컸어요.”라면서 “이렇게 잘 커줘서 너무 고맙고 대견해요. 영운이를 만난 게 저나 가족들 모두 인생 최대의 축복이자 최고의 선물이라고 생각해요.”라고 말했다. 글 사진 백민경기자 white@seoul.co.kr
  • [입양의 날] 장애아 입양 현황과 대책

    [입양의 날] 장애아 입양 현황과 대책

    ‘201명 VS 5095명’. 지난 9년간 국내와 국외로 각각 입양된 장애아동 숫자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2001~2009년 국내에 입양된 장애 아동은 201명에 불과하다. 반면 같은 기간 해외 가정에 입양된 장애아는 5095명으로 무려 25배의 차이를 보였다. 부족한 정부 지원책과 부정적인 사회 인식 때문이다. 실제 국내 입양가정은 양육보조금으로 월 55만여원(중증 57만원, 경증 55만 1000원)과 연간 252만원의 의료비를 받지만 양육비와 병원비로는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또 언어·놀이·정신과 치료 등과 같은 전문적 치료는 비급여로 처리돼 지원받지 못한다. 그러나 정부는 선진국의 해외 입양 시스템 체계조차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을 만큼 장애아 입양 문제에 대해 소극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다. 주요 선진국들은 입양 관련 문턱을 낮추거나 정부가 직접 나서 입양 활성화를 지원하고 있다. 영국의 경우엔 정부와 민간 단체, 입양 부모가 ‘삼위일체’를 이뤄 지원책을 만드는 등 입양을 독려하는 사회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 민경태 홀트아동복지회장은 “우리나라의 경우 불임 가정이 대를 잇겠다는 생각으로 입양을 하고 이를 주변에서 알까 쉬쉬하며 숨기는 경향이 강하다. 전반적으로 입양에 대한 인식이나 지원시스템 자체가 선진국에 비해 많이 떨어진다.”면서 “(장애입양아에 대한)재활치료가 어렵고 지원이 부족한 것도 걸림돌”이라고 말했다. 또 장애아동은 대개 복합 장애를 갖고 있는 경우가 많아 여러 치료를 병행해야 하는데 치료센터가 각각 떨어져 있어 거리나 시간 제약이 많다. 선혜경 대한사회복지회 국외입양부장은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아동과 같은 경우 입양 전 단계에서의 심리치료가 수반돼야 하는 등 체계적인 장애아 전문 진료 시스템과 정부 차원의 지원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백민경 안석기자 white@seoul.co.kr
  • [10일 TV 하이라이트]

    ●인간극장(KBS1 오전 7시50분) 뮤지컬 배우의 꿈도 이루고 싶고, 좋은 아내, 좋은 며느리, 좋은 엄마도 되고 싶은 욕심 많은 은주씨. 그리고 그런 그녀를 사랑하는 가족들. 물질적 가치로 행복을 평가하는 요즘 물질이 아닌 서로의 사랑으로 행복을 만들어가고 꿈을 이루도록 가족 모두가 격려해 주는 은주씨네의 특별한 이야기를 만나본다. ●국가가 부른다(KBS2 오후 9시55분) 자신의 생일날 남자친구에게 먼저 청혼했다가 무참히 차이고 만 9급 순경 오하나. 실적이나 올리자며 경찰로서의 사명감을 발휘해 여자 화장실에 몰카를 설치하는 파렴치한을 잡았는데, 알고 보니 정보국 요원 고진혁이다. 하나는 정보국 수사를 방해했다는 누명은 벗었지만 대기발령에 처한다. ●희망특강 파랑새(MBC 오후 5시45분) 소아과 의사이자 6만 입양아들의 어머니로 살아온 조병국 전 홀트아동병원장. 50년 이상 아픈 아이들과 입양아들을 돌보며 여든이 가까운 할머니가 되었지만 매주 금요일마다 아이들을 위한 진료봉사를 하고 있다. 정년을 넘기고도 아이들과 청진기를 놓지 못한 조 박사의 희망 메시지를 들어본다. ●자이언트(SBS 오후 9시55분) 비즈니스계의 오스카상을 수상한 강모가 비서인 소태와 함께 행사장에 들어서자 수많은 기자들이 플래시를 터뜨린다. 정신병원을 탈출해 강모의 펜트하우스에 잠입한 조필연은 강모의 머리에 총을 겨눈다. 한편 공사대금을 구하지 못해 부도위기에 처한 황태섭이 오지로 발령이 난 조필연을 찾아온다. ●세계테마기행(EBS 오후 8시50분) 바라나시를 보지 않으면 인도를 보지 못한 것이란 말이 있을 정도로 인도라는 색채가 가장 강하게 묻어나는 도시 바라나시. 갠지스강을 둘러싼 도시는 인도 최고의 힌두교 성지로 그들에겐 영혼의 고향 같은 곳이다. 매년 수백만의 순례자들과 여행자들이 찾는 바라나시, 그곳에서 인도 여행을 시작한다. ●경찰 25시(OBS 오후 11시) 여자 친구의 낙태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금은방에서 절도사건을 벌인 고등학생이 검거됐다. 용의자는 귀금속을 보여 달라고 한 뒤 이내 물건을 들고 도주했다. 피해 금액은 무려 800만 원. 눈앞에서 벌어진 절도사건에 주인은 황당함을 감추지 못했다. 형사들은 CCTV에 찍힌 범인의 사진과 탐문 수사로 용의자를 검거한다.
  • [사설] 입양특례법 고쳐 아동수출국 오명 씻자

    내일은 제5회 입양의 날이다. 아동수출대국이라는 오명을 씻고, 건전한 입양문화 정착과 국내입양 활성화를 위해 정부가 제정해 2006년부터 시행하고 있다. 세계 13위의 경제대국, 주요 20개국(G20)정상회의 개최국으로 도약했음에도 해외입양의 그늘은 우리에게 여전히 ‘불편한 진실’로 남아 있다. 미국 국무부에 따르면 2009년 미국 가정에 입양된 아동 가운데 한국 출신은 중국, 에티오피아, 러시아에 이어 4번째로 많았다. 중국과 러시아 등이 전년에 비해 입양아 수가 크게 줄어든 데 비해 한국은 1065명에서 1077명으로 오히려 늘었다. 참으로 부끄럽고, 안타까운 일이다. 국외입양인연대, 진실과 화해를 위한 입양인 모임 등 입양 관련 단체들이 입양의 날을 앞두고 입양특례법 개정을 촉구하고 나섰다. 기존 입양특례법보다 훨씬 엄격하고 제한된 해외입양 조건을 규정해 민간 기관이 해외입양을 함부로 하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민간 기관은 한국전쟁 직후 열악한 환경의 아동복지에 기여한 측면도 있지만 한편으론 해외입양을 유도·남발했다는 비판도 받고 있다. 개정안의 내용은 국내 입양은 법원 신고로, 해외입양은 정부 허가로 이분화돼 있는 것을 국내외 입양 모두 법원의 허가를 얻게 하고, 중앙입양감독원을 설립해 정부의 감독기능을 강화하는 방안 등이다. 보건복지부도 해외입양의 패러다임을 민간 주도에서 국가 주도로 바꾸기 위한 법 개정을 추진 중이다. 부당한 국제 입양을 막기 위해 1993년 체결된 헤이그 국제입양협약에 가입하려면 현행 입양특례법을 서둘러 고쳐야 한다. 최근 들어 사회 지도층의 공개입양 등으로 인식은 많이 바뀌었지만 국내 입양을 좀더 활성화하려는 노력도 필요하다. 그 전에 친모가 아이를 손수 기를 수 있는 환경 조성을 위한 다각적인 정책과 지원을 내놓아야 함은 물론이다.
  • 출산 크레디트제 연금 재정엔 毒

    저출산 문제 극복을 위해 정부가 도입한 ‘출산 크레디트’ 제도로 이르면 2050년에 국민연금 재정부담액이 5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됐다. 국민연금 재정에 적잖은 부담을 줄 수 있는 지출규모여서 예측이 어려운 출산율을 전제로 한 현재의 연금정책에 대해 면밀한 검토가 필요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5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출산 크레디트제도 시행에 따른 국민연금 추가 지출액은 2030년 26억원에서 2040년에는 8404억원, 2050년에는 무려 5조 4873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측됐다. 제도 시행 이후 첫 수혜자가 나온 지난해 지출액은 700만원 수준이었다. 지출액이 크게 느는 이유는 대상자가 해마다 급증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대상자는 13명이었지만 2030년에는 지급 대상자가 1000명으로 늘어난다. 그 다음해인 2031년에는 6000명으로 늘고, 2032년에는 1만 3000명으로 급증할 것으로 복지부는 예상하고 있다. 지출액이 5조원대에 이른 2050년의 지급 대상자는 250만명이나 된다. 여기에다 군복무 크레디트 제도 시행으로 인한 추가 지출액도 2050년 기준으로 1306억원에 이를 것으로 집계됐다. 이 해의 크레디트 대상자는 11만여명이다. 지난해 첫 수혜자가 나온 출산 크레디트와 달리 군복무 크레디트는 현재 군 복무자들이 연금 수급자가 되는 2047년이 되어야 첫 수혜자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출산 크레디트제도 등으로 국민연금 추가 지출액이 크게 늘어나는 것을 두고 복지부 내에서도 견해가 엇갈리고 있다. 출산율이 높아져 미래의 연금 가입자가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가 있는 반면, 단순히 크레디트제도만으로 출산율이 높아진다는 보장이 없어 결국 얻는 것 없이 재정 부담만 떠안게 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복지부 관계자는 “(출산율은) 다양한 요인이 작용할 수 있는 만큼 크레디트제도가 실제 출산율을 높일 수 있을지는 좀 더 지켜봐야 알 수 있다.”면서 “향후 제도의 목적이 달성될 수 있을지를 두고 향후 5년 뒤쯤에는 정밀한 검토가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오건호 사회공공연구소 연구실장은 “제도 때문에 출산율이 높아지지는 않을 것”이라며 “출산으로 인해 소득활동이 단절되는 것에 대한 형평성 차원에서 제도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안석기자 ccto@seoul.co.kr [용어 클릭] ●출산 크레디트제도 자녀 수에 따라 국민연금 납입 기간을 추가로 부여하는 연금 가입 유인책. 자녀가 2명이면 연금 가입 기간을 12개월, 3명이면 30개월, 4명이면 48개월, 5명이면 50개월까지 추가로 인정받을 수 있고, 입양아도 자녀로 간주한다. ●군복무 크레디트 제도 현역병과 공익근무요원 등 병역 이행자의 군복무 기간 중 6개월을 국민연금 가입기간으로 인정해주는 제도.
  • “해외입양가족 전통운동회 오세요”

    “해외입양가족 전통운동회 오세요”

    “양부모의 따뜻한 사랑을 받고 자랐지만 언제나 마음 한켠에서는 제 뿌리가 있는 한국이 어떤 나라였는지 궁금했습니다. 실제로 만난 한국은 정말 따뜻했습니다. 종로 북촌에서 처음 본 한옥을 보면서 마음이 뭉클해지는 것을 느꼈습니다. 제가 한국인이라는 것을 깨닫게 해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지난달 말 서울 종로구가 연 ‘해외입양가족 종로구 체험행사’에 참석한 입양인이 최근 종로구에 보낸 감사의 편지 내용이다. 이 편지에는 한국을 방문했을 때 느낀 감동과 그리움이 가득 묻어 있었다. 종로구가 홀트아동복지회와 함께 진행하는 ‘해외입양가족 종로구 체험행사’가 올해로 2년째를 맞았다. 구는 연간 2000여명의 해외 입양 동포들에게 우리 전통과 문화를 알리겠다는 목표 아래 지난해 6월 홀트와 ‘문화·관광 교류 협약’을 체결했다. 고국을 방문한 입양 가족들이 돌아보는 서울 관광 코스 중 80%가 종로에 위치해 있다는 점에 착안해 전문적인 프로그램을 만들어보자는 취지였다. 홀트 관계자는 “홀트는 1970년부터 해외입양아의 친부모를 찾아주기 위해 모국연수 프로그램을 실시해왔다.”면서 “여기서 더 나아가 이들에게 한국을 제대로 알리자는 종로구의 제안을 받아들여 체험행사를 계획했다.”고 소개했다. 북촌문화센터, 청원산방, 북촌 5·6·7경 관람, 동양문화박물관, 북촌 8경, 삼청동, 광장시장 체험 및 쇼핑, 광화문 아트홀 전통연희 ‘판’ 관람 등 서양에서는 접할 수 없는 다채로운 전통 행사들이 관광 대상이다. 지금까지 미국, 덴마크, 노르웨이 등지에서 해외입양가족들이 방문해 한국의 문화를 만끽했다. 지난 3월말 노르웨이 입양가족 60명의 종로 체험행사를 주관한 이성우 관광산업팀장은 “노르웨이 사람들은 전통가옥에 목재를 사용하기 때문에 비슷한 형태인 한옥에 관심이 높다.”면서 “소목장 인간문화재 심용식 선생이 전통 가옥이 현대에 어떻게 변해왔는지를 설명하는 프로그램이 가장 인기있었다.”고 말했다. 다음달부터는 독일, 벨기에, 덴마크 방문단이 차례로 종로를 찾을 예정이다. 행사 2주년을 맞는 6월에는 홀트 입양가족들이 종로구민과 함께 ‘전통운동회’를 즐기는 행사도 계획돼 있다. 구는 앞으로 문화재청과 협의해 방문 대상별로 차별화된 맞춤형 관광코스를 개발할 방침이다. 지역내 한옥 게스트하우스, 공연장, 호텔 등도 다양한 할인 혜택과 특별한 서비스를 제공에 자발적으로 동참하고 있다. 김충용 구청장은 “해외입양아들의 고국 방문 프로그램은 관광산업 진흥을 시도하는 종로구 입장에서도 새로운 기회”라며 “이들의 기호와 취향, 관심사항 등을 적극적으로 반영해 다른 외국 관광객 유치에도 힘쓰겠다.”고 강조했다. 글·사진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韓입양 미국 배우 “친부모 찾을 생각 없다”

    韓입양 미국 배우 “친부모 찾을 생각 없다”

    어릴 때 한국에서 입양된 미국 배우 제나 어시코비츠가 친부모 찾기에 관심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미국 음악 드라마 ‘글리’(Glee)의 아시아계 학생 ‘티나 코헨 장’으로 유명한 제나는 1986년 서울에서 태어났지만 이후 미국에서 자란 입양아 출신이다. 이 같은 과거와 관련해 제나는 미국 잡지 ‘스테핑아웃’(Steppin‘ Out Magazine)과의 인터뷰에서 “현재 가족이 우리 가족”이라고 잘라 말했다. 입양 사실이 자신에게 미치는 영향은 없다는 의미다. 친부모를 찾으려 시도한 적이 있냐는 질문에는 “없다. (서울에) 가보고 싶기는 하다.”면서도 “내가 어디서 왔는지는 흥미로운 부분이지만 친부모님과의 만남에는 신경 쓰지 않는다.”고 답했다. 이어 “어떻게 오게 됐는지 부모님과 얘기해 본 적 없다.”면서 “(입양 사실을) 그냥 알고만 있었다. 가족 간 대화에서 그것이 주제가 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또 “나는 축복받았다고 느끼며 부족함 없는 삶을 살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글리는 미국 고등학생들의 생활을 뮤지컬 코미디 형식으로 담아낸 드라마다. 2010년 골든글러브 최우수 코미디TV 부문 수상작으로 미국 폭스TV에서 방영 중이다. 사진=제나 어시코비츠(위 사진, 스테핑아웃) 드라마 ‘글리’ 출연진 서울신문 나우뉴스 박성조기자 voicechord@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韓입양아 출신 스웨덴군인 아프간서 순찰 도중 전사

    7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 북부 마자르 이 샤리프 부근에서 한국 입양아 출신인 스웨덴 육군의 스벤 군나르 현수 안데르손(31) 중위가 순찰 도중 숨졌다고 일간 스벤스카 다그블라데트 등 스웨덴 언론이 9일 보도했다. 안데르손 중위는 1978년 10월19일생으로 생후 3개월이던 1979년 1월에 스웨덴 외스테르순드로 입양돼, 스벤 외른베그 안데르손의 밑에서 자랐다. 그는 스웨덴 수도 스톡홀름에 있는 군사학교를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한 뒤 아프간에 파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 당시 안데르손 중위는 요한 팔뫼비(28) 대위, 샤바브 통역관 등과 함께 아프간 수도 카불에서 북서쪽으로 400㎞ 떨어진 마자르 이 샤리프 부근을 순찰하다가 아프간 경찰관 제복을 입은 이들의 공격을 받고 숨졌다. 또 다른 스웨덴 병사 한 명은 경상을 입고 독일군 야전병원으로 후송됐다. 연합뉴스
  • 해외쿼터제로 4년간 입양 25% ‘뚝’…버려진 아이들 두번 운다

    해외쿼터제로 4년간 입양 25% ‘뚝’…버려진 아이들 두번 운다

    정부가 도입한 해외입양 쿼터제가 입양아들에게 ‘족쇄’로 작용하고 있다. 제도 도입 당시 늘 것으로 믿었던 국내 입양은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고, 쿼터제로 해외 입양마저 크게 줄고 있다. 이에 따라 갈 곳을 찾지 못한 입양아들이 보육기관으로 유턴하는 현상이 확산될 전망이다. 입양을 기피하는 우리 국민의 정서를 제대로 보지 못하고 섣부르게 국내 입양 위주로 정책을 바꾼 것이 문제라는 분석이다. ●고아수출국 오명에 도입 보건복지가족부는 ‘고아수출국’이란 오명을 씻기 위해 2007년부터 해외입양아 수를 해마다 10%씩 줄이는 ‘해외입양 쿼터제’를 도입했다. 5개월간 국내 입양을 추진한 뒤 양부모를 찾지 못하면 해외입양을 알선하는 ‘5개월 유보제’도 함께 시행했다. 국내 입양 활성화를 통해 해외 입양아를 줄이겠다는 취지다. 정부의 강력한 해외입양 제한 드라이브로 2006년 1332명이던 국내입양아 수가 2007년에 1388명으로 소폭 증가한 반면 해외입양아는 189 9명에서 1264명으로 33.4% 줄었다. 이를 두고 2008년 뉴욕타임스는 “한국이 ‘입양아 수출국’에 종지부를 찍으려 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국내 제자린데 해외는 격감 그러나 정부의 이 같은 계획은 ‘반짝 성과’로 끝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국내 입양은 2008년 1306명, 2009년 1314명으로 거의 늘지 않았다. 해외입양은 2008년 1250명, 2009년 11 25명으로 계속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쿼터제와 유보제가 오히려 입양을 막는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는 셈이다. 부작용도 속속 드러나고 있다. 해외입양아가 적체돼 입양기관에서 아기를 위탁받은 시설과 가정이 양육아동으로 넘쳐나고 있다. 실제 H입양기관의 경우 임시양육하는 아동 수가 2006년 318명에서 제도가 시행된 200 7년에는 483명으로 51.8% 늘었다. 이후 2008년 469명, 2009년 534명으로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 ●갈곳없어 보육기관 유턴 문제는 입양 기회를 놓친 아이들이 보호시설로 옮겨질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점이다. 입양기관인 A복지단체 관계자는 “양육아동이 늘자 힘에 부친 위탁가정이 아이들을 못 맡겠다며 중도에 포기하는 사례가 많아졌고, 이 때문에 입양아들이 한꺼번에 50명씩이나 수용되는 임시보호시설로 보내지는 일이 잦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또 유보제 기간 동안 아이가 자라 입양 기피 대상이 되는 것도 큰 문제다. 입양 가정이 정해졌는데도 쿼터제 때문에 출국이 늦어지거나 절차가 지연돼 입양이 취소되는 사례도 없지 않다. B복지회 관계자는 “생모가 음주·흡연·약물 복용 등의 이력이 있으면 국내 입양이 사실상 힘들다. 하루라도 빨리 해외에서 양부모를 찾아주는 게 아이를 위한 최선의 방책”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해외입양을 규제하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라고 지적한다. 한림대 사회복지학과 허남순 교수는 “위탁가정의 양육아동 과밀화 문제를 줄이기 위해 지원금 등 인센티브가 필요하며, 혈연주의 중심의 우리 사회 인식을 바꿀 수 있도록 공익 캠페인 등 홍보와 교육이 강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백민경기자 white@seoul.co.kr
  • 부산 남아 입양시 월20만원 지원

    부산 남아 입양시 월20만원 지원

    부산시가 남자아이 입양 가정에 대한 양육비 지원을 대폭 올리는 등 남아 입양 촉진에 나선다. 부산시는 남아를 입양하는 가정에 대해 국·시비로 1인당 월 10만원씩 양육비를 지원해 왔으나 올해부터 시예산 10만원을 추가해 20만원씩 지급한다고 8일 밝혔다. 부산시에 따르면 2005년도 입양아동 219명 중 국내입양이 55명으로 25%에 그쳤으나 지난해에는 입양아동 224명 중 국내입양이 104명으로 46.4%를 차지하는 등 국내 입양아동 수가 많이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국내입양은 아들보다 딸을 선호해 지난해 입양된 104명 중 여아 73명으로 70%를 차지하는 등 남아 입양을 꺼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부산시는 국내입양 활성화와 입양에 대한 편견을 없애 남아 입양이 촉진되도록 하기위해 전국 처음으로 남아를 입양하면 양육비 10만원을 추가 지원하기로 했다. 시는 이와 함께 오는 7월부터 연말까지 모든 입양가정에 대해 3만 5000원의 보험료를 지급한다. 내년부터는 아이 1인당 연간 7만원씩 상해보험료를 지원해 아이들의 상해 등에 대비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입양비와 보험료는 만 12세까지 지원된다. 부산시는 입양아동 324명(남116명·여 208명)에게 양육수당(국비 70% 지원)을 월 10만원씩 지원하고 있다. 또 장애아를 입양하면 양육보조금을 장애등급에 따라 한 달에 55만 1000~55만 7000원을 지급하고 연간 252만원 안에서 의료비를 지원해 주고 있다. 부산시 관계자는 “이번 정책을 통해 국내 입양활성화와 함께 여아만 선호하는 편견도 해소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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