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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른다섯 프로데뷔 ‘엄마선수 1호’ KT&G 장소연

    “딸 고은이를 생각하면서 힘을 내요.” 새로운 도전 앞에 선 그녀에게 두려움보다 설렘이 앞섰다. 주변의 시선을 의식했다면 신인으로 다시 코트에 서기는 힘들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할 수 있을 때 하고 싶은 거 해야지.”라며 부추긴 두 살 연하 남편인 사업가 김동한씨의 지지가 그녀에게는 큰 힘이 됐다. 배구 환갑이라는 서른을 훌쩍 넘긴 나이에 프로무대에 데뷔한 ‘늦깎이 신인’ 장소연(35·185㎝·KT&G) 얘기다. ●팀 막내와 무려 18살 차이 그녀는 국내 유일한 엄마 배구 선수로 세살배기 딸 고은이가 있다. 숙소생활을 하기 때문에 집에는 열흘에 한 번꼴로 들어간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딸 고은이의 얼굴을 보는 것도 그때뿐이다. 하지만 엄마의 새로운 도전에 대해 당당하게 말해줄 그날을 기다리며 입술을 앙다문다. 1992년부터 2004년까지 13년 동안 국가대표 센터였던 장소연은 ‘이동 속공의 달인’으로 이름을 날렸다. 실업배구 선경에서 활동하다 외환위기로 1998년 현대로 이적해 팀을 정상으로 이끌던 그녀는 2004년 아테네올림픽을 끝으로 돌연 은퇴를 선언한다. 그러나 2년간 호주에서 유학한 뒤 돌아온 장소연은 경북체육회 소속으로 2007년 출산 때를 제외하고 꾸준히 선수생활을 해 왔다. ●경기 고비마다 ‘알토란 블로킹’ 올해 데뷔한 팀의 막내 김회순(17)과는 무려 18살 차이다. 후배들은 그녀를 장쌤(장선생님)이라고 부른다. 시즌 초반에는 어깨부상으로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그러나 지금은 고비마다 터뜨리는 블로킹 능력을 앞세워 지난달 18일 흥국생명전에서 엄지손가락 골절을 당한 센터 김세영의 공백을 훌륭히 메우고 있다. 20일 대전 안방에서 열린 도로공사전에서도 장소연은 블로킹 1점 포함해 6점을 올리며 알토란 같은 활약을 펼쳤다. KT&G 박삼용 감독은 “장소연이 김세영의 공백을 메워 주지 못했으면 팀은 하위권으로 추락했을 것”이라며 흐뭇해했다. ●최종 목표는 지도자의 길 그녀의 목표는 지도자의 길을 걷는 것이다. 그녀는 “지도자가 되려면 프로무대 경험이 꼭 필요할 것 같아서 2년만 뛰기로 했어요.”라고 말한다. 프로무대에 전념하기 위해 올해부터 시작한 경희대 시간강사 활동도 그만뒀다. 신인왕 욕심이 나지 않느냐고 묻자, “아휴, 그건 생각도 안 해요.”라며 손사래를 친다. “컨디션을 끌어올리기 위해 매일 체력훈련장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는 그녀의 새로운 도전은 순항 중이다. 황비웅기자 stylist@seoul.co.kr
  • [엄마와 읽는 동화] 코카콜라 때문에/문성희

    [엄마와 읽는 동화] 코카콜라 때문에/문성희

    “우와! 이 샤프랑 수첩 예쁘다.” 지현이가 샤프와 수첩을 집어 들었습니다. 샤프에는 금빛구슬로 만든 하트가 달려 있습니다. 분홍 리본이 달린 수첩은 보기에도 깜찍했습니다. 나는 반 친구들과 학교 수업을 마치고 문구점에 왔습니다. 특별히 필요한 것이 없는데도 우리는 문구점에 꼭 들렀습니다. “지현아, 이 필통 봐. 정말 귀엽다.” 나는 파란 필통을 지현이에게 보여주었습니다. 토끼가 그려진 아주 귀여운 필통이었습니다. 뚜껑을 열면 안쪽에 거울도 붙어 있습니다. 거울 옆에는 메모지를 붙여 사용할 수 있는 메모판도 있습니다. 파란 필통 뚜껑을 몇 번이나 열었다 닫았다 했습니다. 며칠 뒤 지현이는 생일잔치를 한다고 나를 초대했습니다. 3학년 때 같은 반이 된 지현이는 성격이 좋아서 나 말고도 친구들이 참 많았습니다. 이번 토요일 신나게 놀겠구나 생각하니 기분이 좋았습니다. 그날 저녁에 나는 엄마와 지현이 생일선물을 사러 학교 앞 문구점에 갔습니다. 한참 이것저것을 고르다가 전에 지현이가 좋아하던 샤프와 수첩이 떠올랐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찾아봐도 샤프와 수첩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아마 벌써 다 팔린 게 분명했습니다. 그때 진열장 맨 구석에 파란 필통이 보였습니다. 내가 꼭 갖고 싶었던 필통이었습니다. 파란 필통은 딱 2개 남았습니다. 파란 필통을 얼른 집었습니다. “엄마, 저도 이 필통 하나 갖고 싶어요. 하나 더 사면 안 돼요?” “안 돼. 지금은 지현이 선물 사러 나온 거니까 선물할 것만 사는 거야. 그리고 엄마가 냉장고에 붙여둔 ‘기사’ 너도 알잖아…….” 며칠 전 일입니다. 엄마는 친구들 모임에 다녀오자마자 가방에서 가위로 오린 신문기사를 꺼냈습니다. “다혜야, 이리 와봐. 이제부터 엄만 이것대로 할 테니까 너도 잘 알아둬라.” 하면서 그 기사를 냉장고 문에 붙여 놓았습니다. 나는 궁금해서 그 기사를 읽어보았습니다. 그것은 ‘자녀를 위한 교육법’이었습니다. 혼자서 집을 보게 하라, 말씨는 엄하게 다스려라, 거짓말하면 다시는 못하게 혼을 내주어라, 꼭 필요한 물건만 사주어라 등이었습니다. ‘흥, 별 게 다 있네.’ 나는 이렇게 생각하며 대수롭지 않게 여겼습니다. 하지만 이 기사 때문에 엄마가 어떻게 달라질지 속으로 궁금하기도 했습니다. 그 다음날 학교가 끝나 집에 와보니 엄마가 없었습니다. 그날 난 유치원에서 돌아온 동생과 함께 집을 보아야 했습니다. 그뿐 아니었어요. 엄마는 동생에게 말을 밉게 했다고 나를 무척 혼냈습니다. 예전 같았으면 아무렇지도 않았는데 말이에요. 엄마는 그 기사를 보고 달라지기로 단단히 마음먹은 게 틀림없습니다. 그런 엄마에게 필통을 사달라고 억지를 부릴 수가 없었습니다. 억지를 부린다고 사줄 것 같지도 않았습니다. 나는 두 개 골랐던 필통을 한참 만지작거리다 하나는 슬며시 제자리에 놓았습니다. ‘이럴 때 그런 기사가 날 게 뭐야.’ 부엌 장식장에 붙여 놓은 기사가 정말 미웠습니다. 지현이 생일인 토요일이 돌아왔습니다. 나는 학교에서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집에는 아무도 없었습니다. 식탁 위에 작은 메모지가 한 장 놓여 있었습니다. ‘다혜야, 지현이 생일선물 잘 챙겨가거라. 엄마, 지혜랑 할머니 집에 갔다 올게.’ 엄마는 이제 나 혼자 집에 있는 게 아무렇지도 않은가 봅니다. 아무리 지현이 생일이 있다지만 점점 달라지는 엄마가 야속했습니다. 나는 방으로 갔습니다. 서랍을 열어 지현이 생일선물을 꺼냈습니다. 그 순간 불쑥 파란 필통을 갖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생일잔치에 안 가면 파란 필통은 내 것이 되는데…….’ 이런 엉뚱한 생각이 눈덩이처럼 자꾸 커져갔습니다. ‘지현이는 친구가 많아서 선물도 많이 받을 거야. 이깟 필통 하나 안 받아도 괜찮을 거야.’ 이제 선물이 점점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도 내가 안 가면 지현이가 섭섭해할지 몰라. 어쩌지? 갈까? 말까?’ 내 마음은 시계추처럼 자꾸만 왔다 갔다 했습니다. ‘그래, 코카콜라로 결정하는 거야. 오른쪽 다리가 짚이면 안 가야지.’ 나는 방바닥에 다리를 살짝 벌리고 앉았습니다. “코카콜라 맛있어. 맛있으면 또 먹어, 또 먹으면 배탈 나. 배탈 나면 병원 가. 병원 가면 딩 동 댕.” 노래를 부르면서 한 박자에 하나씩 손으로 다리 한번 바닥 한번 번갈아 가며 짚었습니다. ‘댕’ 하고 노래가 끝나자 손은 왼쪽 다리를 짚었습니다. ‘친구들이랑 코카콜라 할 때 항상 세 번씩 했으니까 이번에도 세 번 해야지.’ 나는 다시 노래를 불렀습니다. 나머지 두 번 다 오른쪽 다리를 짚었습니다. “야호, 안 가도 된다.” 나는 선물 포장지를 부욱 뜯었습니다. 파란 필통을 껴안기도 하고 뺨에 비벼 보기도 했습니다. ‘참, 못 간다고 전화를 해야지.’ 지현이 집에 전화를 걸어 아파서 못 간다고 거짓말을 했습니다. “다혜야, 지현이 생일잔치에 잘 갔다 왔니?” 할머니 집에 다녀온 엄마가 방문을 열고 물었습니다. “네~에.” 나는 얼버무려 대답하면서 파란 필통을 얼른 서랍에 넣었습니다. 엄마가 나가자마자 서랍에서 파란 필통을 꺼냈습니다. 이상하게 파란 필통을 보아도 전처럼 기분이 좋지 않았습니다. 무거운 바위에 눌린 것처럼 이상하게 가슴이 답답해졌습니다. 그날 저녁 시간이었습니다. “다혜야, 김치찌개 끓였다. 네가 좋아하는 소시지도 가득 넣었어.” 엄마가 식탁 위에 수저를 놓으며 말했습니다. “와아! 맛있겠다.” 지혜가 수선을 떨었습니다. 여느 때 같으면 나도 맛있게 먹었을 텐데, 오늘은 김치찌개가 맛이 하나도 없었습니다. 그날 밤, 나는 책상에 앉아 파란 필통을 만지작거렸습니다. ‘엄마한테 그냥 말할까?’ 엄마는 큰 잘못을 하지 않는 한 회초리를 들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전에 동생이랑 심하게 싸워 회초리로 종아리를 세 대 맞은 적이 있습니다. 되게 아팠습니다. 더군다나 냉장고에 붙여 놓은 기사 때문에 더 엄해진 엄마 모습이 떠올랐습니다. 아마 세 대보다 더 많이 맞아야 할지도 모릅니다. ‘아, 난 못해…….’ 파란 필통을 서랍 맨 아래에 넣고 그 위에 공책을 덮어두었습니다. 침대에 벌렁 누웠습니다. 잠이 오지 않았습니다. 나는 이불을 머리까지 뒤집어썼습니다. 자면서 몇 번이나 몸을 뒤척였습니다. 내가 방에서 숙제를 하고 있는데 갑자기 엄마가 들어왔습니다. 그러더니 서랍을 하나하나 열어보았습니다. 나는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습니다. 엄마는 책상 맨 아래 서랍을 열더니 공책으로 덮어 놓은 파란 필통을 꺼냈습니다. “이게 뭐니?” 엄마는 눈을 부릅뜨고 나에게 파란 필통을 내밀었습니다. 깜짝 놀라 잠에서 깼습니다. 온몸이 땀으로 흠뻑 젖었습니다. 창밖이 환하게 밝아왔습니다. 다음날 아침 나는 아빠를 따라 약수터에 갔습니다. 약수터는 아파트 뒤 야트막한 산에 있습니다. 한참을 올라가는데 뒤에서 날 부르는 소리가 났습니다. “다혜야!” 나는 가슴이 덜컥했습니다. 지현이도 가족과 함께 약수터에 온 모양입니다. “너 이제 안 아프니?” 지현이는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물었습니다. “어, …….” 나는 지현이를 슬쩍 보고는 눈을 내리깔았습니다. 입술이 바르르 떨렸습니다. 지현이를 보자마자 파란 필통이 떠올랐습니다. 순간 머리가 아찔해서 마른 침을 삼켰습니다. ‘내일도 학교에서 지현이를 만날 텐데…….’ 나도 모르게 엄마와 지현이에게 또 거짓말을 하게 될지도 모릅니다. 이러다 정말 거짓말쟁이가 되는 건 아닐까 걱정이 되었습니다. 그렇게 되면 모두들 내 말을 믿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두려운 생각들이 마음속에 뭉게구름처럼 피어났습니다. 나는 집에 오자마자 엄마에게 파란 필통을 보여 주었습니다. “무슨 일이니?” 엄마의 눈이 동그랗게 커졌습니다. 엄마에게 사실대로 말했습니다. 엄마는 내 말을 듣더니 거실 창밖만 바라보았습니다. 엄마가 아무 말도 안 하니까 가슴이 더 바짝 졸았습니다. 엄마는 어떤 벌을 줄까 고민하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파란 필통이 그렇게 갖고 싶었니?” 엄마는 나를 빤히 바라보며 물었습니다. “…….” 나는 아무 말도 못하고 고개만 끄덕였습니다. 가슴이 조마조마했습니다. 엄마는 살짝 웃더니 나를 꼭 안아 주었습니다. “너 그 필통이 정말 갖고 싶었구나. 지현이 선물 다시 사서 월요일 날 갖다 주렴. 이제 다시는 안 그럴 거지?” 엄마는 새끼손가락을 내밀었습니다. 나도 새끼손가락을 내밀었습니다. “엄마, 이제부터는 안 그럴게요.” 나는 엄마와 손가락을 걸고 약속을 했습니다. 엄마는 다시 한 번 날 꼭 안아주었습니다. 엄마의 품은 참 따뜻했습니다. ●작가의 말 아이들은 누구나 다 실수와 잘못을 하고 자라지요. 한순간의 거짓말이나 잘못 때문에 불안과 죄책감으로 힘든 시간을 보기도 하고요. 그런 시간을 통해 아이들은 마음의 키가 한 뼘 더 자랄 거예요. 아이가 스스로 자신의 잘못을 깨닫고 그런 아이를 무조건 혼내기보다는 마음으로 따뜻하게 보듬어주는 부모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약력 숙명여자대학교 한국사학과를 졸업했다. ‘푸른 목각 인형’으로 제7회 푸른 문학상 ‘새로운 작가상’을 받았다. 펴낸 책으로는 ‘날 좀 내버려 둬’(공저)가 있다.
  • 伊총리 때린 ‘성당 모형’ 없어 못 판다

    伊총리 때린 ‘성당 모형’ 없어 못 판다

    한 젊은 남자가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총리에게 던진 이탈리아 두오모 밀라노 성당의 미니모형이 이탈리아에서 최고의 인기상품으로 떠올랐다. 없어서 못팔 정도로 진열대에 오르기가 무섭게 불티나게 팔려나가고 있다. 이탈리아 북부 롬바르디아의 주도 밀라노에서 이번 주 성당 모형 판매가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고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두오모 성당 근처에서 관광기념품을 파는 한 남자는 “이맘때면 (하루에) 12개 정도를 팔곤 했는데 이번 주에는 배에 가까운 20여 개를 팔았다.” 면서 “(베를루스코니 총리 사건이 난 뒤로) 모형이 정말 잘 팔린다.”고 말했다. 또 다른 기념품 판매상은 “베를루스코니 총리의 테러에 사용된 모델이 초절정 인기를 끌고 있다.”면서 “평소에는 하루에 4개 정도를 팔았는데 이번 주에는 월요일에만 20개 이상을 팔아 이제 물건이 떨어졌다.”고 밝혔다. 두오모 성당 근처에서 인기리에 판매되고 있는 모형 조각상은 석고 또는 금속으로 제작된 것으로 값은 6-10유로 정도다. 가격이 저렴한 데다 ‘베를루스코니 테러사건’이 나면서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이탈리아에서 가장 인기 있는 선물로 떠오르고 있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기념품을 파는 상인들에 따르면 성당 모형을 찾는 사람은 주로 베를루스코니에 반대하는 ‘야당파’다. 한 상인은 “좌파 쪽 사람들이 증오하는 총리를 때린 모형물을 소장하고 싶다는 이유로 물건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바보 같은 짓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한 판매상은 “내 자신이 모형을 팔고 있지만 총리를 때린 모형을 소장한다는 건 바보 같은 짓”이라면서 “어이없는 유행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베를루스코니 총리는 지난 13일 괴한이 던진 조각상에 코와 입술이 터지는 부상을 입었다. 치아가 2개나 부러졌다. 베를루스코니는 최근 각종 추문에 휘말려 정계 입문 후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해외통신원 손영식 voniss@naver.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올림픽 4전5기… 밴쿠버서 큰일 낸다”

    “올림픽 4전5기… 밴쿠버서 큰일 낸다”

    “4년에 한 번씩 절 평가받는 자리죠. 아직 한 번도 성공한 적 없는….” ‘올림픽’이 뭐냐고 묻자 이규혁(31·서울시청)이 새삼 진지한 얼굴로 대답했다. 2009~10국제빙상경기연맹(ISU) 스피드스케이팅 월드컵 4·5차 대회에서 금3·은2을 목에 걸고 금의환향한 지 이틀째. 쾌감은 잊고 어느새 진득하게 훈련에 골몰하고 있는 이규혁을 17일 태릉선수촌에서 만났다. 이규혁은 “준비는 끝났다. 얼른 올림픽이 시작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공부를 완벽하게 끝내고 자신있게 시험을 기다리는 수험생이 이런 모습일까. 1994릴레함메르 겨울올림픽 때 열여섯의 나이로 태극마크를 달았던 이 소년은 어느새 대표팀의 ‘맏형’이 됐다. 내년 밴쿠버올림픽이 벌써 다섯 번째 출전. 김관규 대표팀 감독은 “1998나가노올림픽 때는 규혁이가 너무 긴장했는지 입술이 다 하얘졌더라고요.”라고 추억했다. 옆에 있던 이규혁은 “비타민이 부족해서 그랬던 거예요. 자꾸 놀리시네.”라고 펄쩍 뛴다. 그 떨리는 순간순간이 모여 지금의 ‘베테랑’ 이규혁이 완성됐다. 이규혁은 20년 넘게 얼음 위에서 살았다. 인생의 반 이상이 태릉선수촌 생활이었다. “제가 여기 터줏대감이죠. 촌장님만 몇 분을 뵈었는지 몰라요.”라고 웃었다. 줄곧 ‘최고의 자리’에 있었던 이규혁이지만 올 시즌을 앞두고 체중을 5㎏나 줄였다. 좀 더 가볍고 날렵해지기 위한 대단한(?) 결심이었다. “슬림이 대세잖아요.”라고 ‘쿨하게’ 소리쳤지만 근육뿐인 몸에서 5㎏을 빼는 일에 얼마나 큰 고통이 수반됐을까. 올림픽 시즌은 그만큼 간절했다. 체중을 줄이는 대신 근력을 키웠다. 코너워크를 탄탄히 하기 위해 쇼트트랙 스케이팅도 열심히 탔고 도로사이클로 구슬땀을 쏟았다. 이규혁은 2006토리노올림픽에서 0.04초 차이로 동메달을 놓쳤다. 그는 좌절하는 대신 악을 품었다. 사실 2007년엔 은퇴를 심각하게 고민했을 정도로 스케이트에 질렸었다. 스케이트가 싫어서라기 보다는 오히려 품은 열정이 너무 강했기 때문. 그는 “그땐 인정받고 싶어서 조바심을 냈어요. 항상 칭찬에 목말랐죠. ”라고 회상했다. 전엔 더 잘하고 싶어 욕심을 부렸다면, 지금은 가지고 있는 걸 지키는 선에서 타려고 한다. 그만큼 여유와 노련미가 생겼다. 월드컵 성적이 좋아 자신감이 붙은 만큼 부담도 커졌다. “월드컵 때는 잘했지만 어쨌든 지금까지는 ‘테스트’잖아요. 목표는 결국 올림픽입니다.” 스피드 스케이팅이 비인기 종목이고, 올림픽 아니면 관심 받을 일도 거의 없는 만큼 ‘큰일’을 내고 싶다고 눈을 반짝였다. 그동안 ‘노골드’였던 것에 대표경력 19년차의 책임감도 느낀단다. 어떤 색 메달을 원하느냐고 당연한(?) 질문을 던졌다. “거기 은메달 따러 가겠어요?” 글ㆍ사진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코뼈 부러진 伊총리… 위기탈출 호재되나

    ‘스캔들 제조기’인 실비오 베를루스코니(73) 이탈리아 총리가 13일(현지시간) 고향인 밀라노 광장에서 시위자가 던진 조각상에 얼굴을 맞아 피투성이가 됐다. 프랑스 일간 르 피가로와 BBC 등 유럽 언론에 따르면 베를루스코니 총리는 이날 집회에서 연설한 뒤 지지자들과 악수를 하며 사인을 하던 도중 반대편 시위대에서 날아온 조각상에 맞아 쓰러졌다. 이탈리아 국영TV는 그가 피습 뒤 눈과 코, 입술에 피를 흘리며 승용차에 급하게 오르는 모습을 방영했다. 잠시 뒤 차에서 내려 시민들에게 괜찮다는 모습을 보여 주기 위해 차 위로 올라가려고 애쓰는 모습도 보여 주었다. 인근 산라파엘레 병원으로 옮겨진 베를루스코니는 응급처치와 각종 검사를 받은 뒤 의사의 권유로 하루 입원해 치료를 받았다. 병원 대변인 파올로 클룬은 “날아온 조각상에 맞아 심각하게 멍이 들었다.”며 “코와 치아 2개가 부러졌고 입술 안팎에도 상처를 입었다.”고 밝혔다. 베를루스코니의 주치의인 알베르토 장그릴로는 완치하려면 몇주 정도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용의자 마시모 타르타글리아(42)를 현장에서 체포했다. 금속으로 된 두오모 성당 모형을 던진 그는 체포 당시 몽롱한 표정을 짓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Ansa통신은 타르타글리아가 10년 동안 정신질환으로 치료를 받아 왔다고 전했다. 이번 피습사건이 잇단 성추문과 마피아 연루 혐의, 퇴진 요구 등으로 정치적 위기를 맞은 베를루스코니 총리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일각에서는 그에게 동정론이 일면서 거세지고 있는 비난 여론을 무마할 수 있는 호재가 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이탈리아 정치권이 이날 폭력행위를 일제히 비난한 것도 같은 맥락이라는 것이다. 베를루스코니와 친분이 두터운 움베르토 보시 북부동맹 당수는 “테러행위”라고 비난했다. 조르지오 나폴리타노 이탈리아 대통령도 “오늘은 이탈리아에 참으로 나쁜 날”이라며 “모든 정치 세력이 우리가 폭력이 난무하던 이전 시절로 되돌아가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 줘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종수기자 vielee@seoul.co.kr
  • [우리말 여행] 루주

    ‘루주’ 하면 붉은색이 떠올려진다. 루주를 대표한다고 할 수 있는 색이 붉은색인 셈이다. 그런데 ‘루주(rouge)’는 본래 프랑스어로 ‘붉다’는 뜻을 지녔다. 여성들이 주로 붉은색 루주를 사용하면서 입술에 바르는 연지를 가리키는 말이 됐다. 언제부터인지 ‘립스틱(lipstick)’이 ‘루주’를 밀어내고 더 많이 쓰이고 있다. 이전에는 ‘입술연지’를 주로 썼다.
  • 중국 신병 입대모습, 한국과 어떻게 다를까?

    중국의 신병입대는 어떤 모습일까? 국가를 막론하고, 아직 어린아이일 것 같은 아들·딸을 군대에 보내는 어머니의 마음은 같은가 보다. 최근 중국의 전국 각지에서 소집된 신병의 입대 모습을 담은 사진이 공개됐다. 한편으로는 우리와 비슷하면서도 조금은 다른 중국의 신병입대 모습이 눈길을 끈다. 지난 10일 베이징에서 소집된 800여명의 신병은 산시, 충칭, 산둥 등 각지로 보내졌다. 어머니의 안타까운 눈빛을 바라보며 입술을 굳게 다문 기차 속 어린 신병의 모습은 우리와 크게 다르지 않다. 부모들은 아들을 조금이라도 더 보고싶은 듯, 기차의 창에 너도나도 손을 뻗어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각자 지정된 곳으로 이동한 신병들은 입대 직전 가족으로부터 가슴을 모두 가릴 만큼 큰 붉은 꽃과 두꺼운 털모자를 선물로 받는다. 10일 장수성 난징시로 소집된 1200명의 신병들은 모두 가슴에 붉은 꽃을 달고 부모의 걱정을 뒤로 한 채 초보군인의 위풍당당함을 뽐냈다. 중국 여군도 크게 다르지 않다. 10일 입대한 여군 120명은 사람들의 시선을 한 몸에 받으며 밝은 표정으로 입대했다. 여느 때보다 치열했던 여군선발경쟁을 넘어, 최종합격한 이들은 일반군인과 마찬가지로 가슴에 붉은 꽃을 달고 환한 미소를 지었다. 이날 안후이성의 푸양기차역은 부대로 가는 신병들의 차지가 됐다. 똑같은 군복을 입고, 똑같은 가방을 열 맞춰 세운 뒤, 모두 같은 곳을 바라보는 이들에게서 긴장과 두려움, 설렘을 모두 읽을 수 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김소연·선우 선, 경쟁 접고 선행 ‘의기투합’

    김소연·선우 선, 경쟁 접고 선행 ‘의기투합’

    수목드라마 경쟁을 벌이고 있는 김소연과 선우선이 선행을 위해 한 마음으로 뭉쳤다. KBS 2TV ‘아이리스’의 김소연과 SBS ‘크리스마스에 눈이 올까요’의 선우 선이 최근 패션 매거진 엘르 코리아의 ‘쉐어 해피니스’(Share Hapiness) 캠페인의 일환으로 화보를 촬영했다. 캠페인을 통해 모인 성금은 차후 자선단체에 전달된다.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이 캠페인에 동참한 김소연은 이번 화보에서 ‘아이리스’에서의 강렬한 이미지에서 탈피해 여성의 고운 선을 드러냈다. 김소연은 “2년간 뜻 깊은 일에 동참할 수 있게 돼 영광”이라며 “행복을 나눈다는 좋은 뜻으로 촬영한 사진들이 정말 마음에 든다. 오히려 내가 더욱 행복해졌다.”고 소감을 전했다. 독특한 마스크로 신비한 매력을 발산하고 있는 선우 선은 이번 화보에서도 특유의 무표정과 당당함으로 그녀만의 독특한 매력을 발산했다. 선우 선은 화보촬영 인터뷰에서 “깊은 눈과 두꺼운 입술이 예전엔 단점이었는데 개성이 존중되는 시대에서 볼수록 매력 있는 독특한 개성으로 인정받고 있다.”고 본인의 외모에 만족해했다. 한편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93명의 스타와 92개의 브랜드가 참여한 ‘쉐어 해피니스’ 캠페인엔 올해 네티즌도 동참할 수 있는 ‘행복 나누기 프로젝트’가 마련됐다. 8일부터 29일까지 엘르(www.elle.co.kr)와 엘르 앳진(www.atzine.com)에서 93명의 스타 화보를 구매하면 건당 천원이 기부되는 것. 엘르 앳진 측은 “매주 차례로 ‘쉐어 해피니스’ 화보를 업데이트해 네티즌들에게 이 캠페인의 취지를 알리고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기부 문화 확산에 나서겠다.”는 계획을 전했다. 사진 = 엘르앳진 서울신문NTN 정병근 기자 oodless@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할머니 같은 마돈나 ‘나이 값 사진’ 화제

    할머니 같은 마돈나 ‘나이 값 사진’ 화제

    ‘연하 애인이 속 썩이나’ ‘최강동안’ 팝가수 마돈나의 ‘나이 값(?)’ 하는 사진이 공개돼 화제에 올랐다. 올해 51세인 마돈나는 그동안 군살없이 근육으로 채워진 몸매와 뽀얀 피부로 데미 무어 등과 함께 ‘최강동안’ 할리우드 스타로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지난 8일 뉴욕서 열린 톰 포드 감독의 영화 ‘싱글 맨’ 시사회에 참석한 마돈나는 처진 눈가와 볼·입가 피부를 여과 없이 드러내 팬들을 놀라게 했다. 행사가 밤에 열린 탓에 곳곳에서 카메라 플래시가 터졌고, 마돈나가 이들을 피하다 표정관리에 소홀한 틈을 타 파파라치가 포착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새빨갛게 칠한 입술은 생기있어 보이기는 커녕, 처진 입가를 더욱 강조한 악영향을 낳았다는 것이 네티즌들의 평가다. 하지만 취재진들 사이에서 벗어나 이내 평정을 되찾은 마돈나는 큰 선글라스로 얼굴을 가리고, 털이 풍성한 코드를 입고 포토월에 서 패션 감각을 뽐냈다. 마돈나의 ‘색다른’ 모습을 본 네티즌들은 “그녀에게 미안하지만, 사실 너무 재미있는 사진이다.”, “공인으로서, 자신의 모습을 가꾸려는 그녀의 노력이 대단하다고 생각한다.”등 다양한 의견을 내 놓았다. 한편 마돈나는 이전에도 과한 운동으로 생긴 팔 근육과, 세월의 흔적을 숨기는데 ‘실패’한 주름살 가득한 손 사진이 공개돼 눈길을 끌기도 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이재오 “실세 표현 좀 빼주오”

    “애로사항 좀 하나 말씀드리겠습니다.” 8일 기자들과 만난 이재오 국민권익위원장은 자리에 앉자 마자 자신의 ‘권익’에 대해 하소연했다. 취임 두달 간 100여곳의 현장을 돈 강행군 탓인 듯 그의 눈은 충혈돼 있었다. 이 위원장은 “힘 있는 이재오가 한방에 민원을 해결했다는 말 때문에 죽도록 일하고도 묵사발이 되고 있다.”면서 “제가 정치권에 있었던 탓에 (정치적 비난을)운명으로 받아들이지만 이젠 ‘실세’니 ‘2인자’니 ‘힘 있는’이니 제발 이런 표현 좀 빼달라.”고 억울한 표정을 지었다. 그는 최근 속초비행장 고도제한 완화 조치를 언급, “실무 직원이 수차례 현장을 오가며 해결책을 찾은 것이지 내가 한 번 갔다고 된 게 아니다.”고 해명하면서 “그동안 안에서 서류만 읽어보고 안 된다고 한 사람들을 욕해야지 열심히 하는 사람을 욕하면 어떻게 하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나는 새벽 6시에 출근해서 매일 하루 13~14시간씩 일한다.”고 했다. 특히 이 위원장은 최근 권익위의 계좌추적권 확보 논란과 관련, “오해가 거듭돼 그야말로 입술이 몇번 터지면서 해놓았는데 한방에 날아갔다.”면서 “신고가 들어온 당사자에 한해 1회용으로 기본 자료를 열람할 수 있게 하자는 것인데 전 공무원들 계좌추적을 다 하는 것처럼 둔갑하는 바람에 집사람한테 얼마나 벌섰는지 아느냐. 돌부처도 백 번 절하면 돌아본다는데 언론에서도 잘 좀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그는 ‘친정’ 국회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던졌다. “국회에 가면 내 자화상을 보는 것 같다.”면서 “여러 부처가 종일 앉아 있다보니 업무가 마비된다.”고 지적했다. 이 위원장은 직원들에게 군납비리에 대해서도 챙겨보라고 주문했다고 한다. 한편 권익위는 이날 ‘2009년도 부패인식도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국민·기업인·외국인 등 4400여명이 뽑은 부패이미지 1등은 10점 만점에 2점대를 넘기지 못한 ‘국회’였다. 국민이 체감하는 부패심각성 조사에서도 ‘정당·입법 분야’는 47.6%로 행정기관(37.6%), 공기업(28.1%)보다 심각했다.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NOW포토] 촉촉한 입술을 가진 남자 배수빈

    [NOW포토] 촉촉한 입술을 가진 남자 배수빈

    배우 배수빈이 9일 오후 2시 서울 삼성동 코엑스 메가박스에서 열린 영화 ‘걸프렌즈’(감독 강석범) 언론시사회 및 기자 간담회에 참석해 인터뷰 시간을 갖고 있다.영화 ‘걸프렌즈’는 한 남자를 좋아하던 세명의 여자가 친구가 되는 과정을 담은 코믹 영화로 오는 17일 개봉된다.서울신문NTN 이규하 기자 judi@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아빠표 뽀로로 도시락 싸들고 소풍갈까

    아빠표 뽀로로 도시락 싸들고 소풍갈까

    대한민국 영·유아들이 무척 좋아하는 꼬마펭귄 뽀로로는 모양이 단순해 20분만 투자하면 사랑스런 캐릭터 도시락을 만들 수 있다. ●재료 흰 쌀밥, 달걀 3개, 당근, 새알 초콜릿 2알, 슬라이스 치즈 1장, 식용유. ●만드는 법 ① 달걀 2개를 푹 삶은 뒤 노른자만 체에 내려 곱게 간다. 노른자 가루를 밥과 섞어 노란색 밥을 만든다. ② 달걀 1개에서 흰자만 분리해 구워 뽀로로 얼굴을 완성한다. ③ 뽀로로의 고글은 당근을 3㎜ 두께로 동그랗게 썬 다음 안쪽을 둥글게 파서 만든다. 병뚜껑 등으로 눌러가며 돌려 당근 속을 파내도 된다. ④ 뽀로로 입술은 치즈를 엄지손가락 한 마디 크기로 잘라 여러 겹 포갠 뒤 칼로 살살 잘라 타원형을 만들고 다시 안쪽을 도려내 만든다. ⑤ 뽀로로의 비행기 조종사 모자는 노란색 밥을 펴서 만든다. 그 위에 달걀 흰자를 가위로 자른 뒤 올려서 얼굴을 만들고, 당근 고글과 초콜릿 눈동자를 얹는다. 마지막으로 치즈 입술을 올리면 완성.
  • 고단한 현실 이겨낼 힘 얻으려… 허상에 좀 기대 살면 안 되나요?

    ‘오즈의 마법사’의 주인공 도로시와 친구들은 기나긴 모험 끝에 오즈의 마법사를 만난다. 하지만 천신만고 뒤에 만난 오즈의 마법사는 그들의 소원을 들어주기는커녕 아무 힘도 없는 늙은이인 것으로 밝혀진다. 그래도 도로시와 친구들은 꿈을 이뤄줄 ‘오즈의 마법사’라는 존재를 믿고 있었기에 시련을 이겨낼 수 있었고, 어찌 됐든 결말에는 모두 꿈을 이룬다. 제1회 자음과모음 문학상(계간지 자음과모음 주최) 수상작인 소설가 안보윤의 ‘오즈의 닥터’는 그 제목에서부터 이미 ‘오즈의 마법사’의 오마주 낌새를 비춘다. 그렇지만 ‘오즈의 닥터’는 ‘오즈의 마법사’만큼 아름답거나 희망적이지는 않다. 오히려 더 처절하고 현실적인 시각으로 오즈의 마법사와 같은 ‘실체가 없는 믿음’, 즉 허상과 거기에 기대 살 수밖에 없는 인간들에 대해 이야기 한다. ●정신치료 상담하며 허상 끝없이 지어내 제목대로 소설에는 마법사 대신 의사가 등장한다. 책의 표지를 장식하고 있기도 한 ‘팽 닥터’라는 이름의 기묘한 의사다. 환자가 “속이 울렁거려요, 토할 거 같아요.”라고 할 정도로 기괴하고 부조화스런 모습이다. 주인공 화자(話者) 김종수가 만난 그는 두꺼운 목과 각진 어깨에 도저히 어울리지 않는, 가는 어깨끈의 홈드레스를 입고 나타난다. 턱을 덮고 있는 거뭇한 수염자국과 치맛자락 아래로 드러난 검은 털에 덮힌 굵은 다리, 거기다 보라색 입술과 보라색 손톱까지. 그런 꼴을 하고도 팽은 “취미야, 자기한테 피해가 가는 것도 아니잖아?”라며 오히려 당당하다. 김종수는 정신과 의사인 이 팽 닥터에게 상담을 받는다. 고등학교 교사인 김은 한 학생의 모함 탓에 성 추행범으로 몰리고, 결국 유죄 판결과 함께 정신치료 명령을 받았기 때문이다. 소설은 그가 팽 닥터 앞에 앉아 풀어내는 상담 내용을 바탕으로 회상이 섞여 들며 진행된다. 그런데 그의 이야기에는 일관성이 없다. 처음 김은 춤바람이 난 엄마 얘기를 꺼내지만, 뒤에 다시 그 이야기의 주인공은 엄마가 아닌 누나가 된다. 하지만 또 그 뒤에서는 그가 실은 외아들이고, 엄마는 그가 태어날 때 세상을 떠났다는 사실이 밝혀진다. 치료를 거듭할수록 그의 앞뒤 맞지 않는 이야기는 진실이 아니며, 결국은 그가 이야기를 털어놓던 팽 닥터까지도 허상임이 드러난다. 엄마와 누나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강한 욕구, 자신의 이야기를 한없이 풀어내고 싶다는 충동 등으로 김은 현실과 망상의 경계에 머문다. 그 경계에서 고단한 현실을 이겨낼 힘을 얻기 위해 ‘오즈의 마법사’와도 같은 존재를 스스로 만들어 낸 것이 닥터 팽인 것이다. 이 길고 달콤한 환상이 끝난 뒤 김은 위대한 환상의 힘에 대해 부르짖는다. “현실이 그렇게 중요한가요? 환각이 보이는 상태로 좀 살면 안 되는 건가요? 현실이라고 해봐야 좋을 것도 없잖아요. (…) 나는 이제 환각도 현실도 상관없어요.”라는 그의 고백은 눈에 보이는 진실 만으로는 도저히 삶을 이어갈 수 없는 현대인의 나약함, 또 그 현대인을 억누르는 현대사회의 폭력성 등을 보여준다. ●진실한 삶 살 수 없는 현대인의 나약함 고발 이러한 모습은 “이야기를 못해 몸져누운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 이발사의 모습이 나와 너무도 닮았다.”고 하면서 문학적 거짓, 즉 허구를 통해 세상과 소통하고자 하는 작가 자신과도 맞닿는다. 소설이라는 허구를 통해 팍팍한 생활에 새 힘을 얻고자 책장을 넘기는 독자들도 마찬가지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우즈, ‘바람피운 죄’ 500만달러 위약금 물어

    우즈, ‘바람피운 죄’ 500만달러 위약금 물어

    입술 찢어지고, 망신당하고, 돈까지 날리고…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의 인생에 최대의 먹구름이 꼈다. 얼마 전 교통사고로 ‘위장’한 부부싸움이 들통 나 톡톡히 망신을 당한 것도 모자라, 부인에게 거액의 위약금까지 물어줬다. 72시간의 마라톤협상 끝에, 우즈는 부인인 엘린 노르데그렌에게 혼인서약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500만 달러(약 57억 6000만원)를 물어줬다고 해외언론이 전했다. 2004년 결혼한 두 사람은, 당시 ‘결혼한 지 10년 안에 이혼을 할 경우, 이혼에 이르게 한 측이 위약금 2000만 달러(약 230억원)를 배상할 것’이라는 내용이 담긴 계약서에 서명했다. 이후, 두 사람은 계약기간을 7년으로 줄이는 대신 위약금을 4000만 달러로 올린 새 계약서를 다시 작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즈 측이 또 내연녀로 알려진 레이첼 우치텔에게 입막음 대가로 100만 달러(약 11억 5000만원)를 지불했다는 소식을 TMZ.com 등 해외 유명 연예뉴스사이트가 보도하면서 팬들의 충격은 더욱 커지고 있다. 해외 언론은 “우즈 뿐 아니라 엘린 또한 이혼을 막아보려고 필사적으로 노력했으며, 긴 협상 끝에 위약금을 지불하는 것으로 매듭지었다.”고 전했다. 한편 우즈는 자신의 홈페이지에 “27일 일어난 교통사고는 내 잘못이며, 가족과 나에게 매우 당혹스러운 일”이라며 외도 사실을 시인한 바 있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무슨 영화 볼까]

    ■ 시크릿(스릴러/18세 관람가) 감독 윤재구 줄거리 악명 높은 조직의 2인자가 잔인하게 살해당하는 사건이 발생한다. 현장에 출동한 성열(차승원)은 범인이 남긴 듯한 유리잔의 립스틱 자국과 떨어진 단추, 귀걸이 한쪽을 찾아내고 충격에 빠진다. 오늘 아침 외출 준비를 하던 아내(송윤아)의 입술 색깔, 아내의 옷에 달려있던 단추와 귀걸이라는 것을 깨달은 것. 본능적으로 증거물을 모두 없애는 성열. 그는 사건 당일 찾아온 여자를 봤다고 증언하는 결정적 목격자마저 협박해 빼돌린다. 감상 비밀도 반전도 많은 영화. ■ 비상(액션·드라마/18세 관람가) 감독 박정훈 줄거리 엑스트라 생활과 아르바이트로 근근이 살아가는 시범(김범)은 ‘인생 한방’을 기대하며 배우의 꿈을 품고 살아가지만 단짝 친구 외에는 기댈 곳이 없다. 이런 그에게 인생을 걸고 싶은 사랑이 나타난다. 그녀를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시범에게 호수(배수빈)는 호스트바에서 일할 것을 권해오고 결국 시범은 화려한 밤의 배우인 호스트가 된다. 역시 첫사랑의 아픔을 품고 고독하게 살아가는 호수는 그에게 든든한 배경이 돼 준다. 감상 여자의 환상을 사로잡는 호스트들의 순도 100% 사랑이야기. ■ 시간의 춤(다큐멘터리/전체 관람가) 감독 송일곤 줄거리 많은 이들이 사랑하는 체 게바라의 나라 쿠바. 100여 전 그 쿠바에는 제물포항을 떠나 멕시코를 거쳐 바람처럼 흘러간 300여명의 조선인들이 있었다. 그들은 4년 뒤면 부자가 되어 고국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희망으로 억세게 살았다. 학교를 세워 우리말을 가르치고 상해 임시정부 김구 선생께 독립자금을 보내며 체 게바라의 혁명에도 동참하면서. 하지만 그 누구도 조선으로 돌아오지 못했다. 감상 가슴 한 켠의 뭉클함! 감동을 받고 싶다면. ■ 카운테스(드라마·스릴러/18세 관람가) 감독 줄리 델피 줄거리 16세기 루마니아. 아름다운 외모와 막강한 부로 권력의 중심에 있었던 백작부인 엘리자베스 바토리(줄리 델피). 다른 귀족들의 질투로 고립된 삶을 살던 어느 날, 그녀는 파티에서 만난 젊고 매력적인 귀족 청년 이스트반(다니엘 브륄)과 운명 같은 사랑에 빠지게 된다. 하지만 그와의 사랑이 깊어질수록 점점 늙고 추해지는 자신이 불안하기만 한데. 감상 사랑 때문에 잔인해지는 여인의 삶.
  • 타이거 우즈 ‘의문의 교통사고’ 원인은 불륜?

    27일 오전 2시25분쯤(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의 부유촌 아일워스. ‘쾅’ 하는 소리와 함께 최신형 캐딜락 SUV 차량이 소화전과 가로수를 들이받았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바닥에 누워 있던 사람을 보고 깜짝 놀랐다. 찢어진 입술 사이로 피를 흘리고 있던 그는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34)였다. 우즈의 부인 엘린 노르데그렌(29)은 “집에 있다가 큰 소리를 듣고 나가 보니 사고가 나 있었다. 골프채로 차 뒷유리창을 깨고 남편을 구출했다.”고 경찰에게 말했다. 인근 병원에 옮겨져 치료를 받은 우즈는 곧바로 퇴원해 집에서 안정을 취하고 있다. 통산 82승, 메이저 대회 14승 기록으로 골프황제라 불리는 타이거 우즈의 교통사고를 놓고 AP통신 등 외신들은 석연찮은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라며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의식을 잃을 정도로 큰 사고가 아니었는데 부인의 구출을 받아야 했다는 점, 한밤중에 우즈가 차를 몰고 어디를 가려 했는지 등 의문이 꼬리를 물고 있다. 우즈 부부는 외부 접촉을 완전히 차단한 상태다. 경찰 관계자는 “사고 조사를 위해 우즈와 연락을 시도했지만 매니저로부터 ‘지금은 아무도 만날 수 없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전했다. 우즈는 자신의 인터넷 홈페이지에 “집 앞에서 교통사고를 당했지만 상처는 경미하다.”는 공식 입장을 밝혔다. 현지 언론들은 이번 사고의 원인이 우즈 부부의 불화설 때문이라고 전했다. 미국 타블로이드신문 내셔널 인콰이어러는 최근 “호주 마스터스대회 참가차 멜버른을 방문했던 우즈가 뉴욕 유명 클럽의 VIP 매니저 레이첼 우치텔(34)과 함께 있는 것이 목격됐다.”며 불륜설을 보도했다. 또 다른 타블로이드 TMZ는 “우즈 부부가 이 소문을 두고 다투던 도중 교통사고가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타이거 우즈는 평소 깨끗하고 모범적인 사생활로 좀처럼 가십에 오르내리지 않는 스타였다. 그는 스웨덴 모델 출신의 엘린과 5년 전 결혼해 2명의 자녀를 낳았다. 이번 교통사고로 우즈가 다음달 3일부터 캘리포니아주 사우전드 오크스에서 열리는 셰브론 월드 챌린지 대회에 출전할 수 있을지 불투명해졌다. 오달란기자 dallan@seoul.co.kr
  • 여배우 캐릭터 대세는 웃기거나 터프하거나

    여배우 캐릭터 대세는 웃기거나 터프하거나

    스크린과 안방극장에 터프하거나 웃긴 여자들이 몰려온다. 청순함의 대명사 김태희, 임수정, 김소연, 고현정을 비롯해 4차원 캐릭터 이시영, 황정음에 섹시한 한채영, 선우선까지 여배우들이 기존의 이미지를 벗고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 이시영 한채영 황정음 ‘웃기거나’ 먼저 이시영 한채영은 각각 영화 ‘홍길동의 후예’ ‘걸프렌즈’에서 웃음전도사로 나섰다. MBC 예능 프로그램 ‘우리 결혼했어요’로 자신만의 독특한 캐릭터를 알린 이시영은 지난달 26일 개봉한 영화 ‘홍길동의 후예’를 통해 철저하게 망가지는 코믹연기를 선보였다. 이시영은 이범수의 입술을 물고 늘어진 고무줄 키스신으로 화제를 모았고 구수한 전라도 사투리와 의자 뒤로 넘어지는 장면 등 몸을 사리지 않는 코믹연기를 소화해냈다. 바비인형 한채영도 오는 23일 개봉하는 ‘걸프렌즈’에서 의외의 푼수끼를 마음껏 발휘했다. ‘걸프렌즈’는 한 남자를 공유하는 세 여자들이 서로 만나 절친이 된다는 발칙하고 유쾌한 이야기다. 한채영은 세 여자 중 한 명인 진 역을 맡아 하이톤의 웃음소리와 꺼이꺼이 목 놓아 울고 머리채를 잡고 싸우는 등 망가짐을 두려워하지 않는 열연을 펼쳤다. 이들 외에도 황정음은 최근 MBC ‘지붕 뚫고 하이킥’을 통해 데뷔 이래 최고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 예쁜 외모와 걸맞지 않게 술에 취해 쓰러져 일명 떡실신녀라는 별명이 붙는 등 기존의 새침한 이미지를 깨는 파격 연기를 선보이고 있다. ◆ 고현정 임수정 선우선 김태희 ‘터프하거나’ 이들이 코믹으로 승부한다면 임수정 선우선은 ‘전우치’, 고현정은 ‘여배우들’을 통해 터프한 매력을 발산한다. MBC ‘선덕여왕’에서 미실 역을 맡아 카리스마 있는 연기를 선보였던 고현정은 오는10일 개봉하는 영화 ‘여배우들’에선 6명 여배우들의 기싸움을 다룬 영화답게 여기저기 시비를 걸고 몸싸움을 벌이며 코믹하면서도 터프한 모습을 선보였다. 가냘프고 우수 어린 외모의 임수정도 오는 23일 개봉하는 한국 최초의 히어로물 ‘전우치’에서 수퍼히어로와 러브라인을 펼치는 서인경 역을 맡아 와이어액션 등 몸을 사리지 않는 액션연기로 제작진의 찬사를 받았다. 선우선은 주인공 전우치와 대적하는 인간요괴로 등장해 달리는 차 위에서 활을 쏘고 아파트에서 뛰어내리는 등 강도 높은 액션 연기로 매일 부상에 시달렸다는 후문이다. 브라운관에선 KBS 2TV 수목드라마 ‘아이리스’의 김태희, 김소연이 여전사로 변신해 과감한 액션을 선보이고 있고 윤소이 역시 MBC 수목드라마 ‘히어로’에서 여형사 역을 맡아 무술과 태권도는 물론 사격까지 소화해내고 있다. 이처럼 스크린 브라운관을 막론하고 몸을 사리지 않고 코믹하고 때론 터프하게 변신하는 여배우들이 있기에 시청자와 관객들은 즐겁기만 하다. 사진 = 시오필름, 영화사 아람, CJ엔터테인먼트 서울신문NTN 정병근 기자 oodless@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타이거 우즈 ‘의문의 사고’ 현장 최초 공개

    불륜설 등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 관련 의혹이 증폭되고 있는 가운데, 최초로 교통사고 당시 모습이 공개됐다. 우즈는 지난 27일 새벽 2시 25분경 자신의 최신 SUV차량을 타고 자택을 나서다, 집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가로수와 소화전을 들이받는 교통사고를 냈다. 경찰이 도착했을 당시 우즈는 사고 현장에 누워있었으며, 우즈의 아내인 에린 노르데그렌이 그를 꺼내려고 골프채로 차량의 뒷유리를 깬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공개된 사진을 보면 당시 사고가 예상외로 컸음을 알 수 있다. 우즈의 차량은 구입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새차 임에도 타이어가 심하게 찢어졌으며, 오른쪽 범퍼부분은 원형을 알아볼 수 없을 만큼 파손됐다. 우즈는 이 사고로 입술이 찢어지는 중상을 입었으며, 불륜 때문에 아내와 싸우다 사고가 난 것이 아니냐는 의혹까지 받고있다. 실제로 우즈의 사고는 불륜설이 제기된 지 이틀만에 일어났으며, 현지 언론은 우즈의 내연녀로 뉴욕의 나이트클럽 호스티스인 레이첼 우치텔이라는 여성을 지목하고 있다. 이에 우즈는 29일 자신의 홈페이지에 “27일 일어난 교통사고는 내 잘못이며, 가족과 나에게 매우 당혹스러운 일”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사고로 약간 다쳐서 통증이 있다.”면서 “나도 인간이라 완벽하지 않다. 이런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하겠다.”고 덧붙였으나 의혹은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한편 현지에서는 우즈의 내연녀로 지목된 레이첼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가는 가운데, 우즈는 이를 전면 부인한 상황이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女談餘談] 거울속의 그 남자 그 여자/강아연 산업부기자

    [女談餘談] 거울속의 그 남자 그 여자/강아연 산업부기자

    영화 ‘마이클 잭슨의 디스 이즈 잇’을 보고 한동안 그의 노래 ‘맨 인 더 미러’를 흥얼거리고 다녔다. 선율도, 가사도 너무 아름다웠다. ‘난 거울 속의 남자로부터 시작하네. 그에게 삶의 방식을 바꾸라고 요구하지. 이보다 더 명확한 메시지는 없어. 세상을 더 좋은 곳으로 만들고 싶다면’ 나는 생각했다. ‘그래, 나도 변화를 해야해. 나 자신부터’ 그리고 얼마 뒤 문화부에서 산업부로 발령이 났다. 부서를 옮긴 지 이제 2주일째. 역시 변화는 쉽지 않다는 걸 하루하루 실감한다. 급선무는 새 부서 환경에 얼른 적응하는 것. 신문은 기자가 적응하도록 시간을 기다려주지 않는다. 산업부로 온 그날부터 바로 산업 관련 기사를 써야 했다. 배치받은 출입처에서 부지런히 인사를 다니기 시작했다. 노트북 가방에는 영화잡지 대신에 경제신문을 구비해 넣었다. 데스크의 ‘갈굼’을 적게 받기 위해 새 데스크의 스타일을 빨리 파악하는 것은 필수다. 그러나 앞서가는 마음에 비해 뇌와 손가락은 굼뜨기 짝이 없다. 이럴 때를 대비해 선배들의 잔소리를 보약처럼 달게 받아들이는 훈련을 평소 해놓은 게 그나마 다행이었다. 변화의 고통은 몸이 먼저 호소하고 나섰다. 우선 숙면이 어려웠다. 절대적 수면 시간도 부족하지만, 낮동안 긴장한 상태가 이어지다 보니 밤에도 잠을 깊이 이룰 수가 없었다. 입안에는 전에 없던 염증도 생겼다. 노랗게 여문 염증을 보노라면 도로 한가운데 떡하니 자리잡은 맨홀이 떠올랐다. 입술은 거북이 등짝처럼 쩍쩍 갈라졌다. 긴장을 할 때마다 자꾸만 입술을 핥아 보습제를 발라도 계속 껍질이 일었다. 그래도 침이 마른다. ‘…나는 변화를 일으킬 테야, 바로 오늘. 알죠? 그 사람 바로 그 사람부터 시작해야 해요. 행동으로 옮겨야 해요. 바로 지금’ 여전히 감미로운 노래를 들으면서 거울 속의 한 여자를 본다. 그리고 생각한다. 변화를 앞두고 막연히 두려움에 떨던 때보다 변화 가운데 서 있는 지금이 낫다고. 그나저나 궁금하다. 거울 속의 그 남자는 어떻게 변화했을까. 강아연 산업부기자 arete@seoul.co.kr
  • [대통령과의 대화] “지금 할 일 많아 감기걸릴 시간도 없다”

    이명박 대통령은 27일 밤 10시에 시작, 날을 넘겨 28일 0시10분까지 진행된 ‘특별생방송 대통령과의 대화’에서 내내 차분한 태도를 유지했다. 당초 100분으로 예정됐지만, 30분을 초과했다. 이날 이 대통령은 세종시 문제 등 민감한 현안에 대해서는 완곡하면서도 단호한 말투로 본인의 입장을 역설했다. 생방송을 40분 남짓 남겨둔 오후 9시16분쯤 서울 여의도 MBC 남문 현관에 도착한 이 대통령은 MBC 엄기영 사장, 청와대 참모진, 전문패널 등과 10여분 동안 담소를 나눴다. 간단히 분장을 마친 뒤 스튜디오로 향하면서 이 대통령은 엄 사장에게 “국민들은 납득이 되는데 정치권이 납득이 안 되는 일은 없지 않겠느냐.”면서 “나는 말을 꾸미는 재주도 없고, 내가 생각하는 것만 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이 세트에 들어서자 방청객들은 일제히 일어나 손뼉을 치며 환호했다. 검은 양복에 옅은 푸른색 와이셔츠, 잔무늬가 있는 검붉은색 넥타이를 맨 이 대통령은 만면에 미소를 띠었지만 다소 긴장한 기색이었다. 진행자가 “에너지가 넘치는 것 같다.”고 인사말을 건네자 “건강을 타고난 것 같다.”면서 “계속 긴장하고 있으니까 감기 걸릴 시간도 없고 건강해야 한다. 지금 할 일이 많아서.”라고 답했다. 최근 경제지표가 나아지고 있다는 말에는 “그러나 아직 긴장을 풀 때가 못 된다.”고 잘라 말하기도 했다. 패널들이 질문하는 동안에는 연필로 적은 뒤 “좋은 질문 해 주셨다.”는 말로 대답을 시작했다. 설명을 할 때는 침착하게 깍지 낀 손을 책상 위에 얹고 있거나 양손을 포개고 있었다. 하지만 쟁점 현안인 세종시와 4대강 문제에 대해서는 확신에 찬 모습으로 목소리를 높였다. 그때그때 다소 큰 손 동작을 취하며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하기도 했다. 현지 생중계를 통해 연결된 유한식 연기군수가 다소 격앙된 목소리로 “주민들이 세종시 원안 수정 방침에 대해 분노하고 있다.”고 말했을 때는 대답을 하면서 다소 긴장한 듯 입술에 침을 바르기도 했다. 공개토론 형식으로 진행된 이날 대화는 당초 100분 동안 진행될 예정이었지만, 치열한 문답이 오가면서 30여분을 초과한 28일 0시12분에야 끝났다. ‘한국 표준직업 분류’를 근거로 직업, 성별, 지역 등을 고려해 선정된 100명의 시민이 토론자로 참석했고 김호기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 김연희 베인앤컴패니 대표 등이 전문패널로 나서 날카로운 질문을 던졌다. 선우용녀·박현빈·오영실씨 등 연예인 패널도 3명 포함됐다. 유지혜 허백윤기자 wisepe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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