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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선택 2012 D-28] 매니페스토 ‘공약 답변서’ 분석… 재원 마련 ‘주먹구구’

    [선택 2012 D-28] 매니페스토 ‘공약 답변서’ 분석… 재원 마련 ‘주먹구구’

    18대 대선이 28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에 제출한 유력 대선 후보들의 공약 재원 마련 대책이 주먹구구식인 것으로 드러났다. 안철수 무소속 후보 측은 아예 ‘빈칸’으로 제출했다. 2011년 기준 경제 규모가 1237조원인 나라를 5년간 경영하겠다고 나선 대선 후보들이 재원 대책에는 ‘나몰라라’하고 있어 책임 의식이 결여됐다는 비판이 나온다. 서울신문이 20일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로부터 입수한 후보들의 ‘매니페스토 비교분석 질의 답변서’를 분석한 결과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는 향후 5년간 134조 5000억원(연평균 27조원) 규모의 재원 대책을 마련해 이날 현재까지 발표한 공약에 97조 5900억원을 투입할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는 연평균 34조 8000억원을 조달해 34조 7000억원을 지출할 예정인 것으로 드러났다. 반면 안 후보 측은 ‘추후 발표 예정’이라고 언급하며 재원 대책과 공약별 투입 규모를 적시하지 않았다. 유권자의 선택이 한 달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공약의 대차대조표’도 제시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박 후보와 문 후보도 문제점을 드러내긴 마찬가지다. 박 후보 측은 134조 5000억원을 어떻게 마련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 입출 항목들을 뺐다. 또 수십조원을 투입해야 할 복지 공약과 최소 수십조원이 들어갈 것으로 예상되는 지역개발 공약의 재원 대책도 밝히지 않았다. 문 후보 측도 최근 ‘완결판’인 종합공약을 내놓았지만 답변서에 추가 공약을 밝혀 재원 투입이 더 필요해 보인다. 박 후보와 마찬가지로 지역 방문에서 발표한 지역개발 공약에 들어갈 재원을 어떻게 마련할지 제시하지 않았다. 여기에 ‘직업훈련을 포함한 공공고용 서비스 확충’ 등 당연히 예산을 투입해야 할 것으로 보이는 상당수 공약을 재원이 필요치 않은 비예산으로 편성해 전체 재원 소요 규모를 줄였다. 이광재 매니페스토본부 사무총장은 “대선 후보들의 답변서를 보면서 대한민국을 대표할 후보들의 정책 역량이 이 정도인가 하는 자괴감이 든다.”고 꼬집었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 보험금 타려고… 60대女, 40대 내연남 입양후 살해

    수억원의 생명보험금을 노리고 수면제와 연탄가스를 이용해 양아들이자 내연남인 40대 남성을 살해한 혐의로 60대 여성과 아들 내외 등이 경찰에 붙잡혔다. 경기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안양에 사는 윤모(64·여)씨와 친아들 박모(38)씨를 살인 등의 혐의로 구속하고 범행에 가담한 박씨의 아내 이모(35)씨와 보험설계사 유모(52·여)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윤씨는 2002년 골프장에서 처음 만나 같은 집에 살던 채모(42)씨와 내연관계를 맺어 오던 중 이웃의 따가운 시선을 피하기 위해 채씨를 양자로 입양했다. 그러나 채씨가 술을 마시면 주사가 심하고 다른 여자를 만나자 살해하기로 마음먹고 아들 내외를 끌어들였다. 윤씨는 2010년 2월 10일 새벽 아들 내외와 서울·경기·강원 지역에서 구입한 수면제를 홍삼즙에 타 채씨에게 먹여 잠들게 한 뒤 거실 연탄난로 덮개를 열고 외출해 채씨를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부검 결과 채씨의 몸에서는 1회 복용량의 80배가 넘는 수면제 성분이 검출됐다. 윤씨는 범행 한 달 전 채씨가 사망할 경우 4억 3000만원을 자신이 받는 조건으로 생명보험 3개에 가입하는 등 2002년부터 채씨 명의로 12개 보험에 가입한 것으로 조사됐다. 윤씨 등은 범행 후 6억 7000만원의 보험금을 청구했으나 경찰이 채씨 사망에 의심을 품고 수사에 들어가자 미수에 그쳤다. 이에 대해 윤씨는 경찰에서 “재테크 목적으로 보험에 들었으며 친아들 부부 명의로도 20여개 보험에 가입해 매달 500여만원의 보험료를 내 왔다.”며 2010년 2월부터 살해 혐의를 일관되게 부인하고 있다. 안양 동안경찰서는 채씨가 숨지자 윤씨를 의심해 수사에 착수했으나 직접적인 연관 사실을 밝히지 못해 사건은 미제로 처리되는 듯했다. 그러나 거액의 보험금을 노리고 양자를 살해한 일당이 있다는 첩보를 입수한 경기청 광역수사대가 지난 5월 재수사에 들어가 윤씨 아들 부부의 알리바이를 집중적으로 추궁해 범행을 밝혀냈다. 경찰 조사 결과 윤씨는 공시지가 기준 40억여원짜리 5층 상가 건물의 소유주로, 매달 받는 임대료 900여만원 가운데 500여만원은 보험료로, 300만~400만원은 윤씨와 아들 부부의 카드값 등으로 지출해 왔다. 한상봉기자 hsb@seoul.co.kr
  • 용역 80명 동원해 오피스텔 무단침입

    소유권 분쟁 중인 오피스텔에 대해 유치권을 행사하겠다며 용역 80명을 동원해 건물에 무단침입한 이들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13일 백모(58)씨와 이모(48)씨를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상 공동주거침입 혐의로 구속했다. 백씨 등은 지난 8일 오후 8시 30분쯤 용역 80명을 데리고 영등포구 양평동의 한 오피스텔 출입문을 부수고 침입한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 결과 백씨 등은 자신들이 임원으로 있는 회사가 오피스텔 시행사로부터 받은 채권 20억원에 대한 유치권을 행사하겠다는 이유로 무단침입을 시도한 것으로 밝혀졌다. 지상 15층, 지하 2층 규모인 이 오피스텔은 2004년부터 시공사와 전·현 시행사, 하청업체, 전세권자 간의 분쟁이 복잡하게 얽혀 그동안 유치권 다툼과 명도소송이 끊이지 않았다. 경찰은 백씨와 이씨가 시행사로부터 받은 20억원의 채권양도 통지서를 유치권 행사의 근거로 내세우고 있지만 사건 하루 전인 7일에 급조된 문서인 데다 이 회사들의 정체도 불분명하다고 전했다. 경찰은 오피스텔에서 폭력행위가 발생할 것이라는 첩보를 미리 입수해 대기하고 있다가 무력행사를 시작하는 이들을 곧바로 검거했다. 경찰은 폭력에 적극적으로 가담한 5명과 오피스텔 사무실 열쇠를 해체한 열쇠수리공 1명을 공동주거침입 및 경비업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은 “용역 폭력에 소극적으로 대응하면 분쟁 상대편도 용역을 동원하는 등 악순환에 빠지게 된다.”면서 “용역을 동원한 폭력을 초기에 적극 차단하겠다.”고 말했다. 신진호기자 sayho@seoul.co.kr
  • [씨줄날줄] EBS 수능교재의 명암/임태순 논설위원

    며칠 전 치러진 올해 대입 수학능력시험에서도 어김없이 EBS 교재에서 수능문제가 출제됐다. 정부가 지난 2011학년도부터 사교육비를 떨어뜨리고 공교육을 정상화하기 위해 수능과 EBS 교재를 연계하도록 해오고 있기 때문이다. 수험생들은 EBS 연계율이 당초 공언한 70%에 못 미친다고 볼멘소리를 하고 있지만 올해도 언어, 외국어 등 각 영역에서 EBS 교재의 지문을 활용한 문제들이 다수 출제됐다. EBS 교재는 지난해 6월 이명박 대통령이 대입수능 문제를 출제하는 교육과정평가원과 EBS를 방문, 수능과 EBS 교재의 연계율을 70%로 높이라고 독려하면서 더욱 독보적 위치를 구축하게 됐다. 고3 교실과 대입학원가에서는 EBS 교재가 교과서와 참고서를 대신하고 있으니 사실상 제2의 국정참고서가 탄생한 셈이다. 수능-EBS 연계는 사교육비 경감 등 일정 부분 긍정적 기능을 하고 있다. 사교육의 위축은 ‘쉬운 수능’ 또는 ‘가계경기 침체’ 등의 영향도 있지만 여기저기서 감지되고 있다. 강남 대치동 학원가가 몰락하고 유명 인터넷 강의 업체도 된서리를 맞았다. 학생들의 반응도 나쁘지 않다. 이 책, 저 책 뒤적일 필요없이 EBS 교재만 열심히 공부하면 대학 진학이 해결된다. EBS 교재가 참고서 시장을 석권하면서 교재 가격도 절반으로 떨어져 학부모들의 부담도 줄어들었다. 그러나 수능-EBS 연계는 부정적 측면도 야기하고 있다. EBS 교재가 참고서 업계의 공룡이 되면서 많은 군소 출판사들은 문을 닫았다. 업계에서는 연 매출 1200억원의 수능대비용 참고서 시장에서 EBS의 점유율은 해마다 늘어나 80%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비상교육, 두산동아, 천재교육 등 종전의 대형업체들은 고 1, 2 또는 중등용 참고서 등 틈새시장으로 활로를 찾고 있다. 다른 메이저 업체들은 유·초등용 시장으로 내몰리거나 인력을 절반으로 감축하는 등 추운 겨울을 보내고 있다. 참고서 업체들은 영세한 중소기업이다. 그런 점에서 정부가 규모가 큰 EBS 출판사에 일감을 몰아주는 것은 시장질서를 왜곡하는 것이자 공정거래를 해치는 측면이 있다고 할 수 있다. 일각에서는 EBS 교재 독점은 대기업들이 재벌 2, 3세들에게 소모성 자재를 공급하는 MRO를 맡기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면서 공생사회에도 어긋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공교육 정상화, 사교육비 경감이라는 대의명분에도 불구하고 수능과 EBS 교재 연계 방안은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임태순 논설위원 stslim@seoul.co.kr
  • [미주통신] 사임한 美 CIA 국장 ‘불륜’ 일파만파로 확대

    [미주통신] 사임한 美 CIA 국장 ‘불륜’ 일파만파로 확대

    자신의 불륜 관계 때문에 9일(이하 현지시각) 전격 사임한 퍼트레이어스 전 미국 중앙정보국(CIA) 국장의 불륜 관계의 추가 내용이 알려지면서 그 파장이 일파만파로 확대되고 있다고 미 언론들이 11일 보도했다. 퍼트레이어스 전 CIA 국장은 자신의 전기를 쓴 여성 작가 폴라 브로드웰과의 불륜 관계가 불거지면서 전격 사퇴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이러한 불륜 관계가 불거진 원인이 브로드웰이 퍼트에리어스의 또 다른 제2의 여성에게 그와 가까이하지 말라고 협박성 이메일을 보내면서 시작된 것으로 알려져 파문이 일고 있다. 협박을 받은 이 여성은 연방수사국(FBI)에 신변 보호를 요청했고 이에 정보를 입수한 FBI는 퍼트레이어스 전 CIA 국장에 관한 광범위한 조사를 비밀리에 수행하고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따라 FBI는 즉각 국가정보국(DNI)에 이러한 사실을 알렸으며 DNI는 퍼트레이어스에게 사임을 권유한 것으로 밝혀졌다. 지금까지 조사 결과, FBI는 브로드웰이 퍼트레이어스와 이메일을 공유하고 있을 만큼 가까웠던 사이라 국가안보 정보 누출에 관한 여러 정황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현재까지 기소할 만한 중요한 혐의는 없는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고 언론들은 보도했다. 한편, 이러한 불륜 관계에도 브로도웰은 퍼트레이어스의 공식 행사장에 그의 부인 옆에 나란히 참석하고 CIA 국장실에서 찍은 사진마저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TV 쇼에 출연하여 아무렇지도 않게 자신과 퍼트레이어스와의 친밀성을 강조했던 사실이 다시 조명되면서 미국민들을 충격과 분노에 빠뜨리고 있다고 미 언론들은 전했다. 다니엘 김 미국 통신원 danielkim.ok@gmail.com
  • [2013학년도 수능] 내년부터 수준별 시험, 국어 듣기는 지필평가

    현재 고등학교 2학년이 치르게 될 2014학년도 대입수학능력시험은 난이도에 따라 A형과 B형으로 나뉜다. 2014학년도 수능 체제 개편안의 가장 큰 특징은 국어·수학·영어 영역을 A·B형으로 구분해 처음 시행되는 ‘수준별 시험’이라는 것이다. A형은 출제 범위를 줄이고 현행 수능보다 쉽게, B형은 현재 수능 난이도 수준으로 출제된다. 수험생들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상대적으로 난이도가 높은 B형은 최대 2과목까지 응시할 수 있게 하고 국어 B형과 수학 B형은 동시에 선택할 수 없도록 했다. 사회탐구·과학탐구 등 탐구영역은 난이도를 나누지 않는 대신 응시할 수 있는 선택과목 수를 현재 최대 3과목에서 최대 2과목으로 줄인다. 직업탐구는 17개 과목에서 5개 과목으로 통합 실시되고, 제2외국어에는 기초 베트남어가 추가된다. 범교과적 소재를 활용해 온 언어·수리·외국어영역의 명칭이 국어·수학·영어로 바뀌면서 시험 문항의 성격이 교과 중심 출제로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국어·영어영역의 경우 시험시간은 기존 80분과 70분을 유지하되 문항 수는 각 50문항에서 45문항으로 5문항씩 줄어들고, 국어의 듣기평가는 지필평가로 대체된다. 현행 수능의 언어영역 듣기평가에서 다양한 유형의 담화를 활용해 언어 사용의 실제 모습을 강조하는 문제를 출제한 반면 2014학년도 수능에서는 지필평가를 통해 ‘말하기’ 영역의 평가가 가능해지면서 주로 화법 과목에서 출제될 것으로 보인다. 화법에는 대화, 면담, 토의, 토론, 발표, 연설 등 다양한 요소가 있다. 수학은 문항 유형만 일부 변형되는 등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예상되며, 현 수능과 같이 세트 문제와 실생활과 연계한 문제가 점차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영어는 듣기문항 수를 기존 34%(50문항 중 17문항)에서 50%(45문항 중 22문항) 정도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정부의 국가영어능력평가시험(NEAT) 시행 확대에 발맞춰 말하기 영역에서 기존의 수능 유형과 달리 NEAT 예시 문항을 반영한 짧은 대화를 듣고 푸는 말하기 문제가 출제될 것으로 예상된다. 윤샘이나기자 sam@seoul.co.kr
  • 근로자 추가근무 시켜도 기업수익은 늘지 않는다

    근로자 추가근무 시켜도 기업수익은 늘지 않는다

    사람을 새로 뽑지 않고 기존 직원에게 초과근무를 시키는 것이 회사 경영 측면에서 도움이 안 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잔업수당 등으로 비용이 많이 발생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서울신문이 지난 7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홍영표(민주통합당)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고용노동부의 ‘장시간 근로 개선이 기업 경영에 미치는 효과 분석’ 연구용역 중간 보고서에 따르면 직원 1인당 총근로시간이 1주일에 1시간 늘어나면 1인당 영업이익이 5000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그러나 감소금액이 통계상 오차범위 안에 있어 반드시 이익이 줄어든다고 확정적으로 말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사람을 새로 뽑기보다는 추가근무를 시키는 것이 기업에 더 이익이라는 통념은 들어맞지 않는다는 것이 증명된 셈이다. 이는 추가근로로 발생하는 인건비 부담이 추가근로로 발생하는 매출 증가보다 더 크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됐다. 이는 한국노동연구원의 사업체 패널조사 3년치(2005·2007·2008년) 자료를 바탕으로 한 것이다. 이 조사는 상용근로자 30인 이상 사업체 1700여곳의 인사·노무 담당자와 근로자 대표 등에게 근로시간, 매출 등에 대해 묻는 방식으로 2년마다 진행돼 왔다. 근로자들이 느끼는 노동생산성(같은 시간을 일했을 때 거두는 성과)도 총근로시간이 한 시간 늘 때마다 0.008점(5점 척도 기준) 줄었다. 보고서는 근로시간이 늘어나는 이유 중 하나로 중소기업의 구인난을 꼽았다. 중소기업의 경우 구직시장에서 인기가 없어 신규 근로자를 구하기 어려운 탓에 어쩔 수 없이 기존 근로자에게 추가근무를 시키는 경우가 많다. 작은 건설자재 업체를 운영하는 이모(58·경기 안산)씨는 “6개월 전 직원 한 명이 그만둔 뒤 아직도 일할 사람을 구하지 못해 직원들이 근무 시간을 늘려 가며 빈자리를 메우고 있다.”면서 “일손이 부족하니 기존 사원들의 야근, 특근이 많아질 수밖에 없고 그러면 근로 환경이 열악해져 구직자들이 더욱 지원을 꺼리게 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고 말했다. 특히 여가를 중시하는 젊은 층의 경우 잔업이 많다는 이유로 중소기업 취업을 꺼리는 경우가 많다. 우리나라 근로자의 주당 근무시간은 지난해 기준 44.6시간으로 법정근로시간(40시간)보다 4시간 30분가량 많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최고 수준이다. 지난해 고용부 자료에 따르면 국내 근로자 7명 중 1명꼴(14.7%)로 법정근로시간보다 12시간 이상 일을 더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제조업 근로자는 12시간 이상 추가 근로하는 사람이 4명 중 1명꼴(27.1%)로 전체 평균을 크게 웃돌았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기억력만 좋아도 공짜로 호화 생활할 수 있다?”

    “기억력만 좋아도 공짜로 호화 생활할 수 있다?”

    뛰어난 기억력으로 장장 20년 동안 호텔을 전전하며 호화생활을 한 걸인이 체포됐다. 고급 걸인 생활을 한 사람은 호킨스라는 성의 49세 미국인. 그는 호텔을 돌며 공짜 생활을 한 용의자를 찾던 미 플로리다 경찰에 최근 체포됐다. 그는 체포되자 “20년간 사기행각을 벌이며 여러 호텔에서 공짜 생활을 했다.”고 털어놨다. 남자의 재산은 기억력이었다. 그는 어떻게 입수했는지 확인되지 않은 신용카드 정보를 꿰고 있었다. ABC뉴스 등 현지 언론은 “남자가 100개 이상의 신용카드 번호와 만기날짜를 외우고 있었다.”고 보도했다. 덕분에 남자는 남의 신용카드로 펑펑 돈을 쓰며 하며 20년 동안 호화생활을 할 수 있었다. 그가 마지막으로 체크인한 곳은 디즈니스 코로나도 스프링스 리조트였다. 조사 결과 남자는 지금까지 26번 이 리조트에 투숙한 것으로 나타났다. 남자가 리조트에서 쓴 돈은 1만 8000달러, 우리나라 돈으로 약 2000만 원이었다. 사진=자료사진 해외통신원 손영식 voniss@naver.com
  • 한국거래소는 ‘까막눈’

    한국거래소의 공시 관리 허점이 또 도마 위에 올랐다. 증자 자금이 들어온 것처럼 허위로 꾸민 코스닥 상장기업에 법원이 지난 4월 유죄 판결을 내렸음에도 이에 대한 공시 요구를 다섯 달 뒤에나 해 투자자들의 피해를 키웠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소액주주들 사이에서조차 이런 소문이 파다했음에도 정작 가장 먼저 정보를 입수해 감시해야 할 한국거래소가 ‘까막눈’이었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투자자 보호에 맹점을 보인 셈이다. 전자부품 유통업체인 알에스넷은 5일 한국거래소에 상장 폐지 이의신청을 냈다. 이 회사는 지난달 24일 ‘기업의 계속성과 경영 투명성이 어둡다.’는 이유로 상장 폐지 처분을 받았다. 거래소 측은 “자본잠식률이 50%를 넘는 등 재무상태가 불안해 상장 폐지 결정이 불가피했다.”고 밝혔다. ●투자자 보호에 맹점 드러나 상장 폐지 결정에는 ‘가장납입’ 영향이 컸다. 가장납입이란 재무상태를 좋게 보이려고 대부업체 등에서 돈을 빌려 실제 증자를 하지 않았음에도 한 것처럼 속이는 것을 말한다. 실정법상 처벌대상이지만 그 자체는 상장 폐지 요건이 아니다. 다만, 상장 폐지를 피하기 위해 악용했을 때는 상장 폐지 심사대상에 오른다. 문제는 서울남부지방법원이 지난 4월 19일 가장납입을 인정하는 1심 판결을 냈음에도 거래소가 알에스넷에 조회공시를 요구하지 않았다는 데 있다. 이 판결로 알에스넷 전 대표였던 김진택씨는 징역 1년을 선고받았다. 거래소는 항고심 판결(7월 27일)이 나고도 거의 두 달이 지난 9월 10일에야 조회공시를 요구했다. 그제서야 알에스넷은 345억원의 가장납입 사실을 공시했다. ●거래소측 “900개 기업 감독 한계” 법원의 1심 판결이 나오자 이 회사의 소액주주 인터넷 카페 모임에는 “전 대표가 가장납입으로 구속됐으니 빨리들 정리하라.”(아이디 ‘소라넷’)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이때가 6월이었다. 알에스넷 소액주주모임 대표 강모씨는 “개미(소액투자자)들까지 아는 내용을 거래소만 모르고 있다가 (뒤늦게 상장 폐지하는) 뒷북을 쳤다.”면서 “몇몇 소액주주들이 관련 민원까지 넣었지만 거래소는 꿈쩍도 안 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알고도 꾸물대다가 화를 키웠다는 의심이 든다.”면서 “정말 몰랐다면 거래소의 감시 시스템에 큰 허점이 있다는 의미”라고 성토했다. 알에스넷이 “이미 지나간 일”이라며 상장 폐지 이의신청을 한 것도 거래소의 뒷북 대응이 자초한 결과라는 지적이다. 거래소 측은 “900개가 넘는 코스닥 업체를 일일이 감독하는 것은 인력 여건상 한계가 있다.”고 해명했다. 이성원기자 lsw1469@seoul.co.kr
  • [선택 2012 민심탐방] 내게 대선은 [ ]다 (1)대학생에 듣다

    [선택 2012 민심탐방] 내게 대선은 [ ]다 (1)대학생에 듣다

    20대의 표심과 투표율이 18대 대선의 향방을 가늠할 주요 변수 가운데 하나로 부각되고 있습니다. 유력 대선 후보들도 반값등록금, 취업난 해소 등 대학생들을 겨냥한 공약을 앞다퉈 내놓고 있습니다. 하지만 후보들의 공약이 실제로 대학생들의 피부에 와닿을지는 의문입니다. 후보들이 제시한 공약이 현실성을 갖추고 있는지, 구호성에 그치는 건 아닌지 등을 진단하기 위해 서울지역 대학생 3명의 생생한 목소리를 들어봤습니다. 20대 대학생들은 18대 대선을 ‘밥’이라고 정의했다. 누군가 마음에 들지 않을 때 “밥맛이다.”라고 표현하면서도, 매일 먹지 않고는 살 수 없는 것이 밥이기 때문이다. 또 밥값은 그들의 열악한 호주머니 사정과도 직결된다. 대선 후보들이 자신들의 현재와 미래의 경제 문제를 해결해 주길 바라는 마음이 ‘밥’에 담긴 셈이다. “나에게 대선은 계륵”이라고 표현한 대학생도 있었다. 득될 것은 없으나 차마 버리지 못한다는 얘기다. 서강대 경영학과 4학년 장우성(25)·이화여대 사학과 4학년 장영인(23)·한양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3학년 박형윤(24)씨를 29일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 학생문화관 앞 교정에서 만나 대학생들이 느끼는 현실적인 고민을 들어봤다. 이들은 “대선 후보들의 입에 발린 공약에 속아 넘어갈 대학생은 없다.”며 공약의 빈틈을 따끔하게 지적했다. ●“반값등록금은 실현 불가능” 이들은 ‘반값등록금’을 실현 불가능한 공약으로 내다봤다. 또 대학의 등록금 인하·동결은 대학생에게 거의 혜택을 주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장영인씨는 “학생 대부분이 반값등록금을 상징적인 용어로 생각한다.”면서 “실제 절반으로 낮춰질 것이라고 기대하는 학생은 별로 없다.”고 전했다. 장우성씨는 “등록금은 수백만원까지 오를 대로 올랐는데 장학금으로 고작 50만원을 깎아 주니 장학금이라고 부르기도 민망하다.”고 했고, 박씨는 “등록금 2%를 줄이는 대신 한 학기를 16주에서 15주로 줄여 학내에서는 수업일수 복권에 대한 서명운동이 벌어지고 있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박씨는 후보별 등록금 공약의 문제점도 지적했다. 그는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의 장학제도 개선 방침은 혜택이 크지 않아 생색내기 공약에 불과하고,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의 국공립대 실질적 반값 등록금 공약은 가장 시원하고 솔깃하지만 사립대 비중이 높은 상황에서 현실성이 가장 떨어지며, 안철수 무소속 후보의 점진적 반값등록금 공약은 그나마 현실적이지만 여대야소 국면에서 국회 동의를 어떻게 이끌어 낼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학자금 대출 이자나 대폭 낮춰줬으면 좋겠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학벌·학점 스펙은 옛말 취업 문제 역시 깊은 고민거리였다. 이들은 “취업은 사회가 학생에게 지우는 굴레이며 현실적으로 대학생이면 누구나 그 굴레를 따를 수밖에 없다.”며 현실론을 폈다. 그러면서 대학생들의 취업 고민 첫 번째가 ‘대기업’ 입사에 대한 스트레스라는 점에 공감했다. 장우성씨는 “사정이 나쁘지 않고 전도유망한 중소기업이 적지 않은데 대기업에 못 들어가면 입사에 실패했다는 인식이 많다는 것이 문제”라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근무 환경이 좋은 중소기업도 정말 많은데 무슨 일을 하는 기업인지 등 국가 주도의 홍보나 장려책이 없다. 고작 취업카페를 통해 입수하는 정보가 전부”라며 아쉬워했다. 장영인씨는 “중소기업을 중견기업으로 성장시키는 정부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박씨는 “연봉을 많이 준다는 이유로 대기업 입사를 꿈으로 갖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정부 주도의 중소기업 육성과 중소기업에 대한 인식 제고로 학생들에게 선택의 폭을 넓혀 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들의 취업에 대한 고민 이면에는 ‘스펙(Specification)쌓기’가 최대 걸림돌로 자리 잡고 있었다. 기존의 학벌, 학점, 토익점수 등과 같은 스펙에 대한 고민이 아니었다. 장우성씨는 “문 후보가 스펙 해결책으로 제시한 ‘블라인드 평가’는 이미 때 지난 얘기”라면서 “기업들이 입사지원 자기소개서에서 ‘스토리텔링’이라는 고난도의 스펙을 요구하는 것이 문제”라고 설명했다. 박씨는 “글로벌 인턴 경험이 있는지, 해외에 사는 외국인 친구가 있는지 등 돈이 없으면 현실적으로 쌓기 어려운 스펙을 갖춰야 유능한 인재로 평가받는다는 점은 ‘넘사벽’(넘을 수 없는 사차원의 벽)”이라고 말했고, 장우성씨도 “해외에 나가 보지 않았는데 어떻게 스토리를 쓰느냐.”고 맞장구를 쳤다. 장영인씨는 “교수들과 함께 가는 해외 학술탐방 기회가 간혹 있는데 적잖은 비용이 들지만 경쟁이 치열하다.”고 전했다. 이들은 “수치화된 점수와 출신 성분이 1세대 스펙이라면 ‘스토리’를 요구하는 스펙은 2세대 스펙”이라고 규정했다. ●학생 호주머니 터는 학내 물가 대학의 ‘궁핍한 학생 호주머니 털기’도 문제로 지적됐다. 특히 대학이 유명 커피전문점을 속속 입점시켜 학생들의 과다소비를 조장하는 것에 대한 불만이 많았다. 장우성씨는 “학생증을 제시하면 10%를 할인해 주는데 5000원에서 500원 할인해 봤자 커피 한 잔에 4500원 아니냐.”고 꼬집었다. 장영인씨는 “커피전문점 할인이 학생회장 선거 때마다 공약으로 나오는데 지켜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한 달 지출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밥값에 대해서도 걱정이 많았다. 장우성씨는 “학내 식당 한 끼 식사 비용이 2500원에서 3500원으로 올라 용돈 부담이 더 커졌는데 질은 오히려 떨어졌다.”면서 “거액의 등록금이 식당 질을 높이는 데 사용되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기숙사 문제도 심각하다고 전했다. 장우성씨는 “서강대 곤자가 국제학사의 한 학기 비용은 200만원에 육박한다. 3월 개강부터 6월 종강까지 월 50만원이나 내야 해 부담이 크다.”고 했다. 박씨는 “서울에 지방 출신 대학생들의 비율이 적지 않은데 비싼 숙식비의 고민을 해결해 줄 수 있는 현실성 있는 정책을 내놓는 후보가 있다면 아마 많은 지지를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영준기자 apple@seoul.co.kr
  • 체육기자상 보도부문에 송지훈·박린

    한국체육기자연맹(회장 김경호)은 2012 체육기자상 3분기 보도부문 수상작으로 일간스포츠 송지훈·박린 기자의 ‘박종우 독도 세리머니 해명 공문 단독 입수’를 지난 25일 선정했다. 연맹은 또 기획 부문에 중앙일보 장주영·정종훈 기자의 ‘우리도 운동하고 싶다’ 시리즈와 KBS 이진석 기자의 ‘체조 양학선 기술 입체분석 등 올림픽 심층기획 3편’을 공동 수상작으로 선정했다. 한화그룹이 후원하는 2012 체육기자상 3분기 시상식은 29일 오후 3시 서울 프레스센터 19층 기자클럽 엠바고룸에서 열린다.
  • [美 대선 D-11] 벵가지 영사관 피습 백악관, 2시간만에 무장단체 소행 인지

    미국 정부가 지난달 리비아 벵가지 주재 미 영사관 피습 사건이 테러단체의 소행임을 사건 발생 2시간 만에 알았던 것으로 드러나 파문이 일고 있다. 공화당 측은 은폐 의혹을 제기하며 버락 오바마 행정부를 압박, 대선의 또 다른 쟁점으로 부상할 조짐이다. 이 같은 사실은 지난 9월 11일 사건 발생 2시간 뒤 미 국무부 상황실이 현장 보고를 받고 백악관, 연방수사국(FBI) 등 각 정부기관에 보낸 이메일 사본을 CNN 등 미 언론들이 입수, 24일(현지시간) 보도하면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이에 따라 피습 초기 기획 테러 가능성을 차단하며 사건의 성격 규정에 혼란을 보였던 오바마 정부의 진정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당시 백악관은 9일 뒤에야 ‘기획 테러’라고 밝혔다. 국무부는 벵가지 영사관 피습 2시간 뒤인 12일 밤 0시 7분에 보낸 이메일에서 “안사르 알샤리아가 이번 공격이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페이스북과 트위터에서 주장했다.”고 알렸다. 안사르 알샤리아는 이슬람 원리주의자 세력인 살라피스트 계열로, 알카에다 북아프리카지부 등과 연계된 무장단체다. 오바마 정부가 이를 미리 인지했다는 것은 사건의 배후를 반(反)이슬람 영화에 분노한 시위대 무리로 판단했던 초기 입장과 배치되는 것이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존 매케인 상원의원(애리조나) 등 공화당 의원 3명은 오바마에게 서한을 보내 “(무장단체의 소행임을) 알았으면서도 왜 이 비극에 혼란스럽게 대응했냐.”고 질타했다. 하지만 백악관 관리들은 “문제의 이메일은 그날 우리가 받았던 여러 다른 내용의 보고 가운데 하나”라면서 “정보들을 평가해서 쓰여진 게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이우헌 코레일 유통본부장 선발에 靑 외압 의혹

    이우헌 코레일 유통본부장 선발에 靑 외압 의혹

    지난해 8월 이영호(구속 기소) 전 청와대 고용노사비서관의 지시로 장진수 전 공직윤리지원관실 주무관에게 민간인 불법사찰 폭로 무마용으로 2000만원을 전달한 이우헌 코레일 유통사업본부장이 청와대의 인사 외압으로 선발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23일 국회 국토해양위원회 소속 박기춘 민주통합당 의원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이 본부장은 장 전 주무관에게 돈을 전달하기 직전인 지난해 7월 29일 코레일 유통사업본부장에 선발됐다. 하지만 돈을 전달한 시점과 선발된 시점이 맞물리는 데다 자필 이력서와 자기소개서에서도 석연찮은 부분이 적잖게 발견된다. 이 전 비서관과 경북 포항 구룡포중학교 동기인 이 본부장은 코레일에 제출한 자기소개서에서부터 “포항시 구룡포에서 태어났다.”며 구룡포 출신이라는 점을 명시적으로 밝혔다. 청와대 실세인 ‘영포라인’(경북 영일·포항 출신)과의 연관성을 드러내기 위한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들게 하는 대목이다. 또 코레일 측이 밝힌 유통사업본부장 선발 기준은 유통사업 경영전문가, 경영혁신 능력자, 관련 분야 전문가, 경영성과 기대자 등이다. 하지만 이 본부장이 제출한 자필 이력서에는 어학능력 점수는 아예 없으며 연구 및 과제수행 주요 업적, 관련 분야 논문, 관련 분야 특허, 국제화 활동사항 등이 전부 공란으로 돼 있다. 자기소개서에서도 “유통 분야가 제게 생소한 것은 사실입니다.”라고 적었다. 그런데도 이 본부장은 당시 유통 분야 출신을 포함한 4명의 지원자 가운데 14단계의 복잡한 과정을 거쳐 최종 선발됐다. 코레일 유통사업본부장은 연봉(6000만원) 외에 성과급 60%를 받으며 철도역사 매장 등을 관리하는 자리로 알려져 있다. 박 의원은 “본부장 선발 과정이 사장의 전권사항이기는 하지만, 복잡한 선발 절차를 거치도록 돼 있어 권력실세의 특별한 지시가 없이 전혀 관련 없는 분야의 인물이 선발되기는 불가능하다.”면서 “본부장 선발 과정에서 청와대의 외압이 있었다고밖에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 본부장이 불법 자금을 전달한 뒤에 수차례 검찰 조사를 받았는데도 코레일 측에서 자체 감사나 문책 등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고 있어 의혹이 더욱 증폭되고 있다. 이에 대해 이 본부장은 “공공기관 운영 경험이 있기 때문에 선발된 것으로 안다.”면서 “국토부 산하 공기업 인사에 이영호라는 사람은 관계가 없다.”고 반박했다. 황비웅기자 stylist@seoul.co.kr
  • 이시형씨 내일 소환… “아버지 지시로 자금 마련”

    이시형씨 내일 소환… “아버지 지시로 자금 마련”

    이명박 대통령 내곡동 사저 부지 매입 의혹을 수사 중인 특별검사팀(특검 이광범)이 이 대통령 아들 시형(34)씨를 25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 조사한다. 현직 대통령 자녀로 특검 조사를 받는 것은 시형씨가 처음이다. 특검팀 관계자는 23일 “시형씨 쪽에서 소환장을 받았다.”면서 “경호 등의 문제가 있어 (소환) 시간은 밝히기 어렵다.”고 말했다. 특검팀은 수사 초기부터 시형씨를 소환 조사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청와대 경호처와 시형씨 변호인 등과 일정 및 신변 경호문제를 조율해 왔다. 특검팀 관계자는 “경호문제에 신경 쓸 것”이라면서 “대통령 가족에 걸맞은 예우를 하라고 지시했다.”고 말했다. 시형씨와 청와대 측은 특검 사무실 위치가 경호에 취약한 점을 들어 출석에 난색을 표했으며 출석 날짜를 늦춰 달라는 뜻을 전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팀은 시형씨를 상대로 내곡동 3필지를 청와대 경호처와 공동 소유한 이유 및 지불 금액을 11억 2000만원으로 책정한 이유, 이 대통령의 큰형 이상은(79) 다스 회장에게 현금 6억원을 빌린 경위, 6억원을 농협에서 대출받아 매도인 측에 이체한 과정 등을 집중적으로 캐물을 계획이다. 시형씨는 앞서 검찰의 서면 조사에서 “내 명의로 돈을 빌려 땅을 샀고 추후 당신(이 대통령) 앞으로 명의를 돌리자는 아버지의 말에 따라 6억원을 큰아버지인 이 회장에게 빌려 청와대 관저 붙박이장에 보관해 왔고, 나머지는 어머니를 통해 마련했다.”고 진술했다. 시형씨는 이후 관련 업무를 김세욱(58·다른 사건으로 구속수감)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실 행정관에게 부탁해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특검팀은 청와대 경호처가 땅을 공동 매입하는 과정에서 시형씨의 지분이 늘어났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조사할 방침이다. 시형씨는 지난해 5월 말 청와대와 공동 매입한 내곡동 20-17의 지분을 53% 갖고 있었지만 6월에는 63%를 보유하게 됐다. 지분은 늘었지만 땅값은 더 내지 않았다. 앞서 특검팀은 부동산 중개업자들을 상대로 이렇게 된 경위를 조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팀은 이날 시형씨 등 사건 관계자들의 이메일 및 통화내역 분석에 들어갔다. 이창훈 특검보는 정례 브리핑에서 “어제 관련자들의 이메일 계정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이메일 내용 확인 작업에 착수했고, 통신사들로부터 통화내역을 입수해 분석 중”이라고 말했다. 이메일·통화내역 분석 과정에서 시형씨, 김백준(72)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 김인종(67) 전 경호처장, 김태환(56) 전 경호처 계약직 직원 등 주요 수사 대상자들이 배임·부동산실명제법 위반을 피하기 위해 주고받은 내용 등 불법을 입증할 만한 물증이 나올 경우 특검팀은 이 대통령 내외 등 권부 핵심까지 파고들 동력을 얻게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한편 특검 수사 착수 전날인 지난 15일 중국으로 나가 ‘도피성 출국’ 논란을 일으킨 이 회장은 24일 귀국한다. 이 회장은 당일 오후 중국에서 출발해 부산에 도착하는 항공편을 예약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은 이 회장이 귀국하는 대로 소환해 시형씨에게 부지 매입 자금을 빌려준 경위, 자금 출처 등을 조사할 계획이다. 박성국기자 psk@seoul.co.kr 최지숙기자 truth173@seoul.co.kr
  • 75세 중학중퇴 할아버지가 공격투자형?

    75세 중학중퇴 할아버지가 공격투자형?

    #사례 1 75세의 남성 A씨는 최근 한 증권사를 찾았다가 1900만원의 손실을 봤다. 직원 말만 믿고 제대로 상품을 파악하지 못한 것이 화근이었다. 증권사는 “A씨가 ‘일임매매’(고객이 증권사 직원에게 매매에 관한 모든 권한을 위임한 것)에 동의했다.”면서 “본인 스스로 투자성향에 ‘공격투자형’으로 기재했다.”며 책임을 돌렸다. A씨는 속만 끓이다 금융감독원을 찾았다. 금감원은 A씨와 직원 간 녹취록을 입수해 A씨가 전체 48개 거래 종목 중 5개 종목의 매매 사실만 알고 있었다는 점을 밝혀냈다. 또 A씨가 중학교 중퇴 학력으로, 계좌 개설 당시 투자성향 진단결과에서 금융상품 지식수준이 매우 낮다는 평가를 받았던 사실도 찾아냈다. 특히 금감원은 ‘일임투자 운용확인서’에 찍힌 A씨의 인감이 투자 시점 이후 바뀐 새 인감으로 찍혀 있는 사실을 발견, 일임 자체를 신뢰할 수 없다고 결론내렸다. A씨는 금감원의 조정으로 손실액의 75%인 1400만원을 돌려받았다. #사례 2 B(74)씨는 지난해 8월 오토바이를 타고 가다 곡선도로 3차로에 주차 중인 트럭에 부딪혀 머리를 다쳤다. 트럭 차주의 보험사는 오전 8시쯤 사고가 난 만큼 B씨가 전방주시를 태만히 한 것으로 의심된다며 치료비 2500만원을 지급할 수 없다고 버텼다. 금감원은 담당 경찰서의 사진자료와 보고서를 뒤졌다. 그 결과 2차로에 다른 차량들이 주행 중이었다면 B씨가 갑자기 3차로에서 2차로로 피하기 어려울 수 있었고, 음주상태도 아니었던 점으로 미뤄 치료비를 지급하도록 조정결정했다. #사례 3 외국에서 8년간 거주하다 지난해 귀국한 37세 여성 C씨는 통장을 확인하고 경악했다. 올케가 자신의 계좌에서 몰래 2억 1000만원을 빼갔기 때문이다. C씨로 가장한 올케는 주민등록증을 도용해 통장 및 현금카드를 재발급받고 비밀번호까지 바꿨다. 신용카드까지 새로 발급받아 3100만원을 썼다. 은행 측은 둘의 인상착의가 매우 흡사하고 C씨의 주민등록증 관리 소홀 잘못이 있다며 보상을 거절했다. 그러나 금감원은 거액 인출인데도 은행의 본인 확인절차가 미비한 점이 근본 원인이라고 지적, 피해 금액을 보상해 주도록 조치했다. 보험사, 은행, 카드사 등 금융회사와 소비자 간의 분쟁이 갈수록 늘고 있다. 22일 금감원에 따르면 분쟁조정 민원건수는 2009년 2만 8988건에서 2010년 2만 5888건으로 줄었다가 2011년 3만 3453으로 다시 늘었다. 올 상반기에만도 1만 8385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5.4% 증가했다. 금융사기가 갈수록 지능화되고 있는 데다 경기 부진 장기화로 삶이 팍팍해진 때문으로 풀이된다. 금감원이 이례적으로 분쟁조정 사례를 서울신문에 공개한 것도 억울한 피해자를 줄이기 위해서다. 금감원은 그동안 모방범죄의 우려를 들어 구체적인 조정 사례는 밝히지 않아 왔다. 금감원 관계자는 “법조계·학계·소비자단체 등 전문가로 구성된 분쟁조정위원회의 조정 결정은 재판상 화해와 동일한 효력이 있다.”면서 “소송을 통해 들이는 시간과 비용을 절감할 수 있기 때문에 분쟁조정제도를 이용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당부했다. 금융회사의 얌체 같은 행동에 속앓이만 하지 말고 적극 대응하라는 주문이다. 백민경기자 white@seoul.co.kr
  • ‘시조새’ 한림원 가이드라인대로 교과서 수록

    ‘시조새’ 한림원 가이드라인대로 교과서 수록

    고등학교 과학 교과서 출판사들이 시조새 관련 내용을 보강하고 말(馬)의 진화 관련 서술을 보완하기로 했다. 지난해 12월 기독교계 단체인 ‘교과서 진화론 개정 추진위원회’(교진추)의 ‘시조새 삭제’ 청원을 출판사들이 받아들이면서 시작된 진화론 논란이 이것으로 일단락됐다. 이번 사건은 ‘창조론과 진화론의 대결’로 ‘네이처’ ‘사이언스’ 등 국제적으로 유명한 과학저널에 보도됐다. 국가 망신이라는 비판도 일었으나 부실한 교과서 집필 및 개정 절차가 보완되는 계기가 됐다. 16일 서울신문이 서울시교육청에서 입수한 ‘2013년 고등학교 과학 교과서 출판사별 수정 대조표’에 따르면 7개 고등학교 과학 교과서 중 기존에 시조새를 서술하고 있는 6개 교과서는 모두 진화론 관련 내용을 대폭 수정한다. 출판사들은 과학계 자문단체인 한국과학기술한림원이 지난달 제시한 ‘진화론 가이드라인’을 대부분 수용했다. 더텍스트 출판사는 기존에 ‘공룡과 조류의 중간단계’라고만 표현했던 시조새를 ‘원시조류로 분류되며 지금은 멸종한 종. 중생대의 화석에는 시조새 이외에도 깃털 달린 공룡 등 다양한 단계의 원시 깃털을 가지는 생물의 화석들이 발견되고 있다. 이러한 증거들로 현재의 조류는 공룡의 한 분류군에서 진화되었다고 여겨진다.’라고 수정 보완했다. 미래엔 출판사는 ‘시조새는 조류가 파충류로부터 진화하였음을 알려준다.’는 단정적인 표현에서 ‘시조새 화석에 의하면 조류가 파충류로부터 진화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로 다소 완화했다. 상상아카데미, 금성출판사, 천재교육 등도 1~2줄에 불과했던 시조새 관련 서술을 한 문단 이상으로 크게 늘려 오해의 소지를 없앴다. 교진추가 지난 3월 청원했던 ‘말의 진화는 상상의 산물’에 대한 부분도 보완이 이뤄졌다. 교학사는 직선형으로 표시됐던 말의 진화도를 관목형으로 바꾸면서 ‘말의 진화 과정은 직선적으로 진행된 것이 아니라 다양한 종의 말이 출현했다가 사라지는 매우 복잡한 진화 과정을 겪어 왔음을 보여준다.’는 내용을 삽입했다. 일부 출판사들은 시조새와 말의 진화 이외에 진화에 대한 기본 개념 등을 새롭게 추가하기도 했다. 7개 과학 교과서는 이달 초 인정이 완료돼 내년 3월부터 고등학교 1학년 교재로 사용된다. 과학 교과서 자문을 맡았던 이덕환(서강대 화학과 교수) 기초과학관련학회협의체 회장은 “각 출판사들의 1차 수정본을 다시 검증해 여러 각도로 학계의 의견이 추가되도록 한 결과”라고 밝혔다. 반면 진화론 수정과 삭제를 주장했던 교진추 측은 “실제 개정과 자문 절차에 철저하게 진화론 학계의 의견만 수용됐다.”면서 유감을 나타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윤샘이나기자 sam@seoul.co.kr
  • 인천공항, 루이비통 초고속 입점 특혜

    인천공항공사가 지난해 9월 10일 인천공항 면세점에 입점한 루이비통 준공 과정에서 호텔신라 측에 특혜를 제공했다는 의혹이 사실로 드러났다. 호텔신라 측의 공문 한 장으로 준공 기간이 상당 기간 단축됐다는 것이다. 15일 국회 국토해양위원회 소속 민주통합당 박기춘 의원이 입수한 ‘루이비통 매장 공사 잔여공사 추진 및 운영 개시계획’이라는 호텔신라 명의의 공문을 보면 “목표 오픈일 매장 운영 개시를 위해 필요한 준공 인허가 절차의 준수를 위해 귀사 및 인천소방서·서울지방항공청 등 관련 유관기관과의 사전 업무 협의를 진행할 계획”이라는 내용이 담겨 있다. 이 공문은 호텔신라 측이 지난해 8월 12일 인천공항공사에 발송한 것으로,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의 직인이 찍혀 있다. 입점일이 9월 10일이었던 점을 감안할 때 공문 발송 후 채 1개월이 안 되는 기간 안에 입점까지 완료된 것이다. 하지만 인천공항공사 측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소방서 준공 도면과 준공 일정이 나온 후 최종 준공검사 완료까지는 최소 3개월이 소요된다.”면서 “한 달 안에 준공 완료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박 의원은 “재벌가 명의의 공문 한 장이 문턱 높고 까다로운 인천공항까지 움직인 것으로 루이비통 입점은 굴욕 계약의 결정판”이라고 꼬집었다. 황비웅기자 stylist@seoul.co.kr
  • 특종 경쟁이 원인…장쩌민 사망 보도 ‘홍역’

    세계에서 신문의 영향력이 제일 큰 일본에서는 종종 대형 오보 사건이 발생한다. 영향력이 큰 만큼 경쟁이 치열해 검증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기 때문이다. 기본적인 사실관계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거나 잘못된 제보를 그대로 보도해 홍역을 치른다. 일본의 대표적 보수 신문인 산케이신문은 지난해 10월 중국 장쩌민(江澤民) 전 국가주석이 사망했다고 보도했지만 장 전 주석이 공개석상에 나타나 건재를 과시하자 오보를 인정하고 사과문을 냈다. 2009년 일본의 유력 민간 방송사인 니혼TV는 한 건설사 전직 임원의 제보를 토대로 기후현청이 비자금을 조성했다고 보도했지만 허위 증언에 의한 오보로 판명됐다. 니혼TV는 일본에서 처음으로 오보 재발 방지를 위한 검증 프로그램을 방송하라는 권고를 받는 굴욕을 당했다. 특히 정보가 제한된 북한에 대해 일본 언론은 빈번히 대형 오보를 냈다. 관련 정보를 입수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특종 경쟁을 벌이다가 오보를 양산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TV아사히는 2009년에 엉뚱한 한국인의 사진을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최근 모습이라고 보도했다가 한국 언론으로부터 오보 지적을 받고 공개 사과를 했다. 미국 언론들도 종종 오보 추문에 휩싸인다. 2004년 미국 3대 방송사 중 하나인 CBS가 당시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군 복무 비리 의혹을 보도하면서 근거로 조작된 문건을 제시한 사실이 드러났다. 간판 앵커였던 댄 래더는 오보 책임을 지고 물러났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 [사건 Inside] (46) “사실은 내가 재벌 친척인데…” 장흥교도소 ‘범털’의 비밀

    [사건 Inside] (46) “사실은 내가 재벌 친척인데…” 장흥교도소 ‘범털’의 비밀

    달콤한 말로 사람을 유혹하는 사기꾼을 일반인이 구분하기 쉽지 않다. 하지만 이들과 늘상 맞부딪치는 일선 경찰관이나 교정시설 직원들은 교육과 경험을 통해 비교적 쉽게 거짓말을 판별한다.  그런데 재소자가 교도관을 상대로 장장 2년간 금전 사기를 쳤다면 믿을 수 있을까?  이같은 사기꾼이 붙잡혔다. 교도관들은 사기 혐의로 복역 중인 이 재소자의 능수능란한 언변과 포장술에 속혀 언제나 ‘사주 경계’를 풀었다. 그에게 폐쇄적인 교도소는 전혀 장애가 되지 않았다. 경제 활동을 하는 교도관이 오히려 좋은 타깃이었다.  이 ‘불세출의 사기꾼’은 교도관에게 뜯어낸 돈을 다른 교도관에게 상납을 하면서 ‘교도소 안의 황제’로 군림해 온 것으로 경찰수사 결과 드러났다. ●일반 재소자와 달랐던 사기범, 날마다 경제지 펼치면서…  사기 전과 5범이었던 박모(36)씨가 사기 혐의로 전남 장흥교도소에 수감된 것은 지난 2007년 1월. 수감 직후 그는 여느 수감자과는 다른 모습을 보였다. 노역이 끝난 뒤 쉬는 시간이 되면 조용히 증권전문 서적이나 경제지를 들고 공부 에 전념했다. 처음에는 ‘샌님’, ‘별종’으로 부르던 동료 재소자들도 점차 그의 경제 이야기에 빠져 들었다.  이후 박씨는 한 일간지가 주최한 증권 모의투자 대회에 참여하면서 교도소 안에서 ‘경제통’으로 불렸다. 일반인이 이해하기 쉽지 않은 주식 용어와 그가 ‘대외비’라며 흘리는 재계의 소문은 재소자는 물론 교도관들의 귀를 솔깃하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박씨의 행동은 연기에 불과했다. 고졸 출신으로 이렇다할 직업을 가져본 적이 없는 박씨는 사기 행각을 위해 독학으로 익힌 얄팍한 경제 지식을 익혀온 것이었다.  자신을 보는 주위의 눈빛이 달라지자 박씨는 모 대기업 사주의 친척이라며 ‘신분 세탁’을 했다. 그가 포장해 떠벌린 기업 정보들은 전혀 사실이 아니었다. 하지만 바깥 세상을 잘 모르는 재소자와 경제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던 교도관들에게 그의 속임말은 ‘눈이 돌아갈 만한’ 것들이었다.  박씨의 말을 ‘신의 말’처럼 여겼던 인물은 교도관 정모(49)씨 였다. 주식투자로 수천만원을 날린 정씨에게 박씨는 ‘주식의 교주’와 다름이 없었다. 잃은 돈을 만회하려던 정씨는 ‘재벌가 친인척’ 박씨의 말에 완벽히 속아 넘어갔다.  “보통 유명 기업의 주가는 조금 오르면 팔죠? 그런 건 하수들이나 하는 짓이에요.”  박씨는 “저가의 유망 주식에 투자해 몇배로 불려 주겠다.”며 정씨에게 접근했다. 이렇게 시작된 정씨의 사기극은 2007년 1월부터 2009년 5월까지 2년이 넘게 이어졌다. 이 기간에 정씨가 41차례에 걸쳐 박씨 어머니의 계좌로 송금한 돈은 무려 5억 5900만원. 한번에 500만~3500만원씩을 보냈다. 박씨는 수익률을 확인할 수 없었지만 “돈을 묻어두면 더 벌 수 있다.”며 정씨의 의심을 피했다. 배당금 명목으로 틈틈이 약간의 돈을 정씨에게 쥐어줬기 때문에 정씨는 전혀 의심하지 않았다.   ●가짜 주식 고수, ‘대박’에 목마른 교도관에게 받은 돈으로 ‘범털’되다  박씨는 정씨가 송금한 돈의 대부분을 가족에게 송금했다. 교도소 생활을 편하게 하려고 또다른 교도관 정모(45)씨에게 건넨 돈도 1000만원에 육박했다. 외부농장 노역을 감독하던 정씨는 다른 재소자와 달리 박씨를 특별히 대우했다.  박씨는 되레 농장노역을 나갈 때마다 정씨에게 50만~200만원을 용돈으로 건넸다. 이 돈은 ‘대가성 뇌물’이었다. 또 농장노역 재소자들은 농장에서 주는 음식으로 점심 식사를 하지만 정씨는 박씨에게 고기를 몰래 반입해 건네고 원할 때마다 담배도 줬다. 심지어 최신 영화가 담긴 자신의 PMP를 빌려주며 문화생활까지 보장해 줬다.  박씨의 교도소 생활은 날이 갈수록 편해졌다. 공중전화를 마음대로 사용하고 때로는 교도관 정씨의 휴대전화로 바깥 세상과 소통을 했다. 그는 착용이 금지된 지퍼가 있는 점퍼까지 입고 다니면서 교도소의 실력자 행세를 했다. 박씨의 이런 모습에 재소자들은 그를 ‘범털(호랑이털이란 뜻으로 사회적 지위가 높거나 재산이 많아 교도소내에서 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수감자를 뜻하는 은어)’로 불렀다.  정씨는 박씨에게 건넨 자신의 돈이 동료의 주머니로 흘러 간다는 사실을 전혀 몰랐다. 가끔씩 들어오는 몇 푼의 배당금이 그를 안심시키는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정씨는 배당금 명목으로 받은 돈마저 다시 박씨에게 건넸다. 투자돈이 궁해지면 대출은 물론 친척들의 돈까지 끌어 들였다.  세월은 흘러 2009년 5월. 박씨는 가석방으로 풀려났다. 하지만 투자한 돈에 얼마나 수익이 났는지 등 주식 투자와 관련한 말은 거의 하지 않았다. 정씨는 애가 탔다. 하지만 박씨는 더 노골적인 요구를 해왔다.  “형님, 명색이 주식 전문가인데 제가 걸어 다녀서야 쓰겠습니까? 차 한대 뽑아주시죠.”  정씨는 박씨에게 최고급 국산차와 함께 활동비 명목으로 신용카드 5장을 마련해 줬다. 하지만 수익이 났다는 소식을 들을 수 없었던 정씨는 원금 상환을 요구하는 과정에서 박씨가 사기를 쳤음을 알아 차렸다. 하지만 재소자와 금전 거래를 금지하는 내부 규정을 어긴 것은 정씨. 경찰 신고는 꿈도 꿀 수 없었다. 그에게 돌아온 것은 5000만원 가량의 신용카드 결제대금 영수증과 어렵사리 찾은 차량뿐이었다.  교도관을 옴짝달싹 못하게 했던 박씨의 사기극은 어이없는 계기로 들통이 났다. 교도소에서 담배가 거래된다는 첩보를 입수한 경찰이 “‘범털’이 있다”는 제보를 받고서야 박씨의 정체는 드러났다. 경찰은 박씨에게서 돈을 받은 노역근무 담당 교도관 정씨 등 2명을 뇌물수수 혐의로, 박씨는 사기 혐의로 구속했다.  경찰 조사 결과 ‘주식의 달인’으로 알려졌던 박씨는 한번도 주식 거래를 한 적이 없었다. 그가 떠벌리던 그럴싸한 말들은 본인조차 이해하지 못하는 ‘공염불 같은’ 경제 단어였다. 사기를 당한 정씨는 경찰 조사에서 “도대체 내가 왜 속았는지 모르겠다.”며 뒤늦게 땅을 쳤다. 하지만 주식 투자금은 회수가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맹수열기자 guns@seoul.co.kr
  • 경기부양 ‘추경’ 빼곤 다썼다… 한국경제 ‘저성장 늪’속으로

    경기부양 ‘추경’ 빼곤 다썼다… 한국경제 ‘저성장 늪’속으로

    한국은행은 11일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큰 폭으로 낮추면서 쓸 수 있는 카드는 모두 빼들었다. 적잖이 부담스러워하던 기준금리 2%대 시대를 다시 열었고 총액한도대출 금리도 전격 인하했다. 그만큼 경기 상황이 심각하다는 방증이다. ‘상저하저’(상·하반기 모두 저조)는 고사하고 ‘상저하추’(하반기 추락) 우려가 현실화될 조짐이 보이자 한은이 쓸 수 있는 부양책을 모두 꺼내든 것이다. 남은 것은 정부가 곳간을 푸는 일이다. 하지만 정부는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은 다음 정부의 몫”이라며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한은의 성장률 전망 하향 수정은 어느 정도 예견됐던 일이다.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도 일본에서 한·일 재무장관회의를 가진 뒤 기자들과 만나 “한은의 경기 인식과 정부가 보는 방향이 크게 다르지 않다.”며 정부 전망치 하향 가능성을 시사했다. 올 상반기 우리 경제는 2.5% 성장했다. 한은 전망대로 연간 성장률이 2.4%라면 하반기에 2.2~2.3% 성장한다는 의미다. 지난해 4분기 성장률(전분기 대비 0.3%)이 워낙 저조했기 때문에 기저효과가 예상되는데도 하반기 성장이 2% 초반이라는 것은 수출·소비 등 주요 경기지표가 생각보다 훨씬 나쁘다는 얘기다. 김중수 한은 총재는 “입수 가능한 많은 숫자를 가지고 전망한 것”이라고 밝혔다. 최신 지표에, 미공개된 지표까지 봤다는 의미다. 한은 관계자는 “3분기 성장률이 전분기 대비 마이너스까지는 안 가겠지만 당초 전망했던 것보다 좋지 않아 (지난해 4분기 이후) 4분기 연속 0%대 성장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 같은 까닭에 시장에서는 연내 한 번 더 금리를 인하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실질성장률이 잠재성장률(물가 상승 등의 부작용을 일으키지 않고 도달할 수 있는 성장 최대치)을 밑도는 상황도 내년까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됐다. GDP갭률(실질성장률-잠재성장률)이 7월 전망 때는 올해 3, 4분기 각각 -0.2%를 기록한 뒤 내년 상반기 -0.3%, 하반기 -0.1%로 예상됐으나 이번 전망에서는 올 하반기와 내년 상·하반기 모두 -1.0% 안팎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내년 하반기까지 경제 성장이 잠재 성장률을 크게 밑돌아 회복 시점을 가늠하기 어려운 ‘L자형’ 국면이 된다는 분석이다. 이마저도 올 4분기와 내년 세계 성장률이 완만하게나마 개선되는 것을 전제로 한다. 신운 한은 조사국장은 “유로지역 국가채무가 해결의 가닥을 잡고 미국의 재정절벽(갑작스러운 재정긴축)이 현실화되지 않는 것을 전제로 했다.”고 설명했다. 전제가 어긋나면 상저하추가 현실화된다. 불확실성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으로 ‘불황형 흑자’는 계속될 전망이다. 올 경상수지 흑자는 340억 달러로 7월 전망(200억 달러)보다 140억 달러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수출보다 수입의 감소폭이 크기 때문이다. 주택시장 부진, 가계의 부채상환 부담 등으로 소비 회복도 더딜 전망이다. 기업도 몸을 사려 설비투자가 올 하반기에 1년 전보다 0.8% 성장에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민간소비, 건설투자, 상품수출입은 모두 상반기보다 나아질 전망이지만 설비투자만 상반기(2.2%)보다 큰 폭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결국 정부가 돈을 푸는 문제로 귀착되지만 재정부는 여전히 부정적이다. 이석준 예산실장은 “내년 예산안을 만든 지 얼마 되지 않았다.”면서 “내년 추경은 차기 정부에서 결정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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