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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학생 개선 ABC프로그램

    학생 개선 ABC프로그램

    학교생활에 적응을 잘하는 우등생도 있는 반면 적응을 못하는 친구들도 있다. 이들에게는 친구 사귀는 게 어렵고 수업도 흥미가 없다. 때론 왕따가 되기도 한다. 그동안 이른바 ‘학교 부적응아’대책마련을 외치는 목소리는 높았다. 그러나 정작 구체적인 교육방법은 딱히 없었다. 무관심했던 측면도 있다. 하지만 그냥 두면 이는 사회문제가 된다. 서울시 교육연구원의 한 교사 연구팀이 부적응 학생들을 개선시키는 프로그램을 연구, 현장에 적용하고 있다. 그들을 만나봤다. 지난 10일 경기도 평택시 무봉산 청소년 수련원에서 열린 청소년 수련 캠프에서 중학교 교사들이 학생들에게 친구와 쉽게 친해지고 대화 잘하는 방법을 가르치고 있었다. 우선 ‘친구 보물 찾기’방법. 처음 만난 친구에게 말을 붙이고 빨리 가까워지는 방법을 배우는 시간이다. 학생들은 종이 한 장씩을 받았다. 여기엔 ‘짝사랑 경험이 있는 친구’,‘좋아하는 연예인이 나와 같은 친구’,‘캠프에서 좋은 친구로 사귀고 싶은 친구’ 등 10여개 질문이 적혀 있었다. 박은혜(15·가명·명덕중 2학년)양은 좋은 친구로 사귀고 싶은 친구를 찾다가 김지연(14·가명·인성중 1학년)양을 만났다. 은혜는 “너 연예인 누구 좋아해.”라고 묻자 지연이는 “지오디”라고 답했다. 은혜는 “나랑 똑같네.”라면서 “난 호영이 오빠 좋은데 너는?”이라고 물었다. 지연이는 “난 귀여운 태우 오빠”라고 답했다. 두 친구는 공통 관심사가 있어 금세 친해질 것 같다고 말했다. 다음은 ‘창의적인 인사법’. 최성인(15·가명·혜화중 3학년)양은 이해진(14·가명·영덕중 2학년)양과 “안녕!”하고 인사한 뒤,“하이!파이브”를 외치며 손바닥을 마주쳤다. 다시 서로 등을 대고 뒤돌아서서 머리 위로, 다리 사이로 손바닥을 마주쳤다. 성인이는 “해진이 하고만 하는 인사법이 생겨 특별한 친구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해본 적 있어요.’ 자기경험을 친구들도 겪었는지 확인하는 시간이다.13개 방석이 큰 원모양으로 놓여 있었다. 각 방석에 한 명씩 앉았다. 술래는 원 가운데 방석에 서 있었다. 술래는 홍진(15·가명·백성중 2학년)군. 방법은 술래가 경험담을 말하고 친구들에게 ‘해 본 적 있느냐.’고 물으면 같은 경험이 있는 친구는 원 가운데 방석을 밟은 뒤 원래 앉았던 방석과 다른 방석에 앉는 것. 다음 술래는 자리를 못 잡은 친구가 된다. 진이는 “부모님한테 성적표 안 보여준 적 있어요?”라고 묻자 모두 원 가운데 방석을 향해 뛰었다.“작년에도 이 프로그램에 참가했다.”는 진이는 “친구들도 내가 한 잘못을 똑같이 한다는 것을 알게 돼 쉽게 마음을 터놓게 됐다.”고 했다. 이날 이 친구들이 체험한 것은 이른바 ‘ABC’(Adventure Based Counseling)프로그램. 학교에 적응하지 못하는 학생의 성격을 바꾸는 교육과정이다. 방승호 서울시 교육청 장학사가 1997년 미국 연수 중 비영리 교육연구기관인 PA(Product Adventure)에 들렀을 때 이 프로그램을 처음 접하고 돌아온 뒤, 교육현장에 적용했다. 연예인이 되겠다며 학교수업에 자주 빠지던 여학생이 ABC를 통해 수업에 재미를 붙여 대학에 진학하는 등 효과가 좋았다고 한다. 그는 서울시 교육연구원에 이 프로그램 도입을 제안했다. 교육이론을 응용, 교육현장에 적용하는 시 교육연구원은 ABC가 효과가 있다고 판단,2002년 8월 방 장학사의 제안을 받아들여 ABC를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ABC프로그램 개발팀’을 만들었다. 개발팀에는 교사 12명이 활동하고 있다. 청소년 상담에 관심이 높은 교사들로 공모를 거쳐 선발됐다. 초·중·고 교사가 모두 포함됐다. 팀은 2주마다 만난다. 관련 책과 자료는 이병일 팀장이 인터넷 서점 아마존(www.amazon.com)과 PA기관 사이트(www.pa.org)에서 찾는다. 팀원들은 이 팀장이 모은 영문자료를 각자 번역, 정리한다. 이들은 각자 교육현장에서 이 연구내용을 학생들과 함께 실험한다. 이어 2주 뒤 다시 모여 현장에서 적용한 결과를 발표한다. 특이한 점은 프로그램의 최종 수정·보완에 앞서 개발팀 소속 교사들이 직접 실험에 참가한다는 것. 보다 나은 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해서다. 가령 PA기관의 ‘지뢰밭 통과’는 여러 친구들이 함께 자신들 앞에 놓인 지뢰를 통과, 목적지에 이르는 게임이다. 하지만 이를 실험해 본 교사들은 프로그램을 수정했다. 안대를 낀 친구와 안대를 하지 않은 다른 친구가 서로 손을 맞잡고 지뢰를 밟지 않으면서 목적지에 닿게 하는 식으로 바꿨다. 안대를 낌으로써 장애인의 어려움을 느끼고 맞잡은 친구 손을 통해 친구와의 신뢰감도 갖게 될 것이라는 취지다. ABC는 크게 상호인식과 분위기 조성, 신뢰, 문제해결, 도전활동 등 5개 활동으로 나뉜다.‘친구 보물찾기’는 상호인식,‘해본 적 있어요.’는 분위기 조성,‘지뢰밭 통과’는 신뢰활동에 속한다. 문제해결은 여러 친구가 신뢰를 바탕으로 과제를 수행하는 활동이고, 도전활동은 야외에서 하는 문제해결활동이다. ABC프로그램 개발팀은 PA기관의 자료를 대부분 모았고 이 가운데 70%를 분석했다. 이 팀은 방학에는 이틀에 한 차례, 학기 중엔 4∼5일에 한 차례 연수를 나간다. 보통 신청학교를 방문, 교사와 학생에게 강의를 하지만 최근엔 시민단체와 기업체에서도 문의가 오고 있다. 이 팀장은 “방학 동안 쉬지 못 하지만 ABC를 통해 학교에 적응하는 학생들을 보면 열정이 더 생긴다.”고 말했다. 글 사진 박지윤기자 jypark@seoul.co.kr ■ 美서 체험 14명에 시범 실시 1년 지난뒤 눈에 띄는 성과 “ABC프로그램을 전국적으로 늘리겠습니다.” 이 프로그램을 국내에 첫 도입한 방승호 서울시 교육청 장학사는 평소 학교부적응 학생 문제로 고민이 많았었다.“한 반 35명 가운데 5∼6명이 수업시간에 잠을 자고 여 교사는 거친 학생 때문에 당황한다.”고 우울한 교육현실의 한 단면을 소개했다. 그가 이 프로그램을 처음 접한 것은 8년 전 교육방법 개선을 위한 해외테마연수에 참가하면서부터. 그 때 미국 교육연구기관 PA에서 직접 ABC프로그램을 체험한 뒤 푹 빠졌다. 매사추세츠주의 여러 학교에 적용한 결과, 학교부적응 학생의 출석률이 눈에 띄게 높아지는 등 효과가 좋다는 소식도 들었다. 그는 이 프로그램을 국내에 꼭 도입하겠다고 결심했다. 첫 실험은 당시 재직 중이던 서울 양천구 신월중학교에서 했다. 한 반에 한 명씩 모은 학교부적응 학생 14명을 대상으로 ABC프로그램을 가르쳤다.“늘 지각과 결석을 했던 학생들이 1년 뒤 학교에 늦거나 빠지는 일이 거의 없어졌습니다. 성격이 개선돼 친구들을 사귀면서 학교에 재미를 붙인 거죠.” 성공가능성을 감지한 방 장학사는 더 많은 학생들을 상대로 프로그램 전파에 나섰고 반응은 좋았다.“학교들 사이에서 이 프로그램을 연수하면 좋다는 입소문이 돌면서 더 많은 곳에서 연수를 부탁해왔다.”고 한다. 그러나 그는 혼자 힘으론 이를 널리 전파하고 연구하기에 부족하다고 판단,2001년 초 장학사에 지원했다. “연수를 많이 하려면 예산이 필요하고 전문적으로 개발하려면 좋은 동료가 있어야 하지 않느냐.”면서 “이 어려움을 푸는 데는 장학사가 되는 게 빠른 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그동안 영재와 관련한 교육 프로그램은 많았지만 우리 교육이 학교부적응아 관련 프로그램은 등한시했다.”고 지적했다. 또한 “특히 최근 가정파괴로 생긴 부적응 학생을 위한 프로그램은 더욱 절실한 실정”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일부 경기도 교사들이 프로그램을 체험한 뒤 경기도 프로그램 개발팀을 만들려고 한다.”고 소개한 뒤,“전국 각지에 나가 연수를 하면 각 시·도에 개발팀이 생겨 전국적으로 전파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박지윤기자 jypark@seoul.co.kr
  • 지방 노인들 ‘新타향살이’

    지방 노인들 ‘新타향살이’

    이기영(82)씨는 평생을 대전에서 지냈다. 하지만 지금 사는 곳은 경기도 용인의 한 실버타운이다. 남들과 반대로 노후에 고향을 떠나 객지생활을 하는 셈이다. 이씨가 4년 전 이곳에 온 것은 고향에 마땅한 실버타운이 없었기 때문이다. 이씨는 “이곳에 오니 시설은 훌륭하지만 친구가 없어 외롭다.”면서 “나 살던 곳에도 이런 시설이 있었으면 굳이 여기까지 오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아쉬워했다. ●호남권 시설, 수도권 5분의1 수준 노인복지시설의 지역별 편중이 심각하다.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노후를 안락하게 보낼 수 있는 번듯한 실버시설의 수요가 커지고 있지만 수도권 등 일부 지역을 빼고는 수적으로 미미하다. 사회 전반의 양극화가 노인복지에도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호남의 경우, 유료 노인복지시설의 수용능력이 수도권의 5분의1에 불과하다. 아늑한 공간을 찾아 정든 곳을 떠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제주도의 한 노인요양시설 관계자는 “최근 노인복지시설이 늘긴 했지만 아직 태부족이어서 이곳에 들어오려고 짧게는 6개월, 길게는 1년까지 기다리기도 한다.”고 말했다. 최근 호남대 사회복지학과 김경호 교수는 한국노인복지학회지에 ‘유료 노인 복지시설 분포의 형평성 평가’라는 논문을 발표했다.65세 이상 노인 1000명당 유료 노인복지시설 정원을 따져본 결과, 경기 지역이 전체 노인 69만여명 중 2850명을 수용할 수 있어 가장 높은 4.13명을 기록했다. 이어 강원 2.17명, 인천 1.95명, 충남 1.74명 순이었다. 반면 전남은 0.16명, 광주는 0.09명이었으며 울산과 충북은 수용시설이 전무했다. 서울은 1.43명이었으며 전국 평균은 1.59명이었다. 권역별로 수도권(서울·경기·인천)이 2.70명으로 가장 많았고 호남은 0.55명, 제주 0.44명으로 각각 수도권의 5분의1,6분의1에 그쳤다. ●제주도 “입소 위해 1년 넘게 기다리는 곳도” 수용능력이 달리다 보니 제주·호남 등의 노인복지시설은 거의 만원이다. 제주는 입소율(수용공간 대비 입소자의 비율) 108.7%로 이미 정원을 넘어섰고 대구 100%, 전북 96.2%, 전남 92.0% 등이었다. 김 교수는 “거주노인 수에 관계없이 인구가 많은 곳으로 유료 노인복지시설이 집중되고 있는 게 지역별 양극화가 심화되는 원인 중 하나”라고 분석했다. 이에 대해 업계는 ‘돈 되는’ 곳에 지을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대한실버산업협회 관계자는 “유료시설의 입지는 소득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보니 어쩔 수 없다.”면서 “수익을 위해서는 대규모로 지을 수밖에 없는데 지방에는 아직까지 그만한 수요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경제력이 있더라도 지방 거주자가 고급 노인요양시설에 들어가기는 어렵다. 노년에 거주지를 바꾸는 결정을 내리기가 쉽지 않은 까닭이다. 인천의 한 요양시설 입소 관리자는 “자녀가 이곳에 살고 있다든지 하는 사람들이 주로 지방에서 올라오고 있다.”면서 “단순히 시설수준만 보고 올라오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김 교수는 “노인복지시설 건립을 시장 원리에만 맡길 경우, 이윤 추구를 목적으로 하는 민간자본의 속성상 지역적 차별성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면서 “민간투자를 유도할 수 있도록 정부가 나서 정책적 유인을 제공하고 불필요한 규제를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국립박물관 ‘3館3色’ 조상의 얼과 숨결 촘촘히 느끼세요

    지난 15일 문을 연 서울 경복궁 국립고궁박물관 앞. 박물관을 관람하러 온 사람들로 장사진을 이뤘다. 밀려드는 관람객 때문에 첫 개관시간이 오후 4시에서 3시로 앞당겨졌다. 박물관 문이 열렸지만 한꺼번에 입장할 수는 없는 법. 박물관측은 박물관 이미지인 ‘왕실’의 엄숙한 분위기를 살린다는 취지로 한번에 20∼30명씩만 입장시키며 질서를 유지하느라 진땀을 뺐다. 고궁박물관 개관을 계기로 60년 역사의 국립민속박물관과 오는 10월 용산 새 보금자리에서 새롭게 문을 여는 국립중앙박물관이 어깨를 견주게 됐다. 이른바 ‘3관 시대’가 열리는 것. 비슷한 듯하면서 다른 이들 박물관의 특색을 들여다보자. ■ 국립중앙박물관 경복궁을 떠나 용산으로 옮겨 새 단장한 지 1년 만에 10월28일 재개관하는 중앙박물관은 규모나 소장·전시유물 종류에 있어 다른 박물관의 추종을 불허한다. 전시면적만 8000평이 넘어 소장유물 15만점 가운데 12만점이 동시에 전시될 만큼 넉넉한 공간을 자랑한다. 아무리 유물이 많아도 관심을 끄는 국보·보물은 있기 마련. 최근 10년에 걸친 이전·복원작업을 마친 경천사 10층석탑이나 금동여래입상, 보신각종, 금령총금관 등 200점에 달하는 지정문화재들이 건물 안팎에 숨어 있어 이들을 찾아 감상하는 것도 묘미일 듯. ‘동아시아 중심’ 박물관의 위상에 맞게 새로 선보이는 전시실도 흥미롭다. 아시아 각국의 수준 높은 문화재들만 모아 전시하는 ‘동양관’과 전해 오는 유물이 희귀해 제대로 된 전시실을 꾸리지 못했던 ‘발해실’ 등이 그것. 용산의 넉넉한 자리를 차지한 만큼 박물관 관람뿐 아니라 공연과 음식, 쇼핑까지 다양한 문화를 즐길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으로 거듭난다.870석 규모의 공연장 ‘극장 용(龍)’은 클래식과 무용, 연극, 대중음악 등 다양한 장르의 공연을 선보일 예정이다. 단순한 기념품이 아닌, 자체 개발한 300여종의 생활·장식용품 등을 판매하는 ‘뮤지엄숍’과 한식과 전통차, 다과 등을 제공하는 8개의 레스토랑·카페에서도 다양한 멋과 맛을 느낄 수 있다. 한 가지 흠이라면 교통이 다소 불편하다는 것. 지하철 4호선 이촌역에서 가장 가깝지만 정문까지 200m 이상 걸어야 한다. 이 때문에 지하철에서 박물관까지 바로 연결되는 지하통로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亞 주변국 유물도 전시” 현재 우리 사회는 지식기반사회의 도래, 정보화의 확산, 세계화의 심화, 남북통일문제 등 거시적인 많은 변화에 직면하고 있다. 중앙박물관도 이러한 변화에 대응해 문화교육 강화, 지식정보 공유 및 박물관 네트워크 구축, 사이버박물관 운영, 국제교류 협력 강화 및 남북 박물관 자료교환 및 전시교류 등이 필요하게 됐다. 새로운 사고와 방식의 패러다임으로 가고 있는 박물관, 대한민국의 존재와 중요성을 확인할 수 있는 정체성을 지닌 박물관, 기술과 문화의 발전을 보여주는 생성형(生成型) 박물관, 통일에 대비한 문화공간으로서의 박물관 구현을 정책목표로 설정했다. 새 박물관은 크게 상설·기획전시실과 어린이박물관으로 구성된다. 아시아 주변국가의 유물을 전시해 역사적 관련성을 비교할 수 있도록 구성된 아시아관을 통해 아시아 문화의 전당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다. ■ 국립고궁박물관 ‘조선시대 임금과 왕비가 어떻게 지냈나.’ 궁금하다면 최근 개관한 고궁박물관을 찾아보자. 덕수궁 궁중유물전시관과 창덕궁, 종묘 등에 흩어져 있던 조선왕실 문화재 2만여점이 한자리에 모였다. 연말까지 2만점이 추가로 옮겨올 예정이다. 기존 전시공간보다 3배나 늘어난 만큼 그동안 빛을 보지 못했던 유물들이 부드러운 양탄자가 깔린 정갈한 전시실에 모습을 드러냈다. 특히 어의와 편경, 가구, 장신구 등 찬란한 왕실문화를 보여주는 화려한 보물들이 눈길을 끈다. 다음달 25일까지 열리는 개관 특별전인 ‘백자 달항아리전’도 세계적으로 20점 남아 있는 달항아리 중 9점을 모아 국내 처음으로 마련된 ‘야심작’이다. 그러나 전시실 모두가 조선시대 유물에 국한되기 때문에 다른 시대 문화재를 보고 싶다면 중앙박물관이나 민속박물관으로 가야 할 것이다. 뮤지엄숍과 카페는 다른 박물관과 비교할 때 규모면에서는 크지 않다. 그러나 ‘아름다운 재단’에 경영을 위탁해 수익금 100%를 환원하기로 했다. 박원순 아름다운 재단 상임이사는 “수준 높은 왕실문화에 맞는 다양한 문화상품을 개발,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교통은 가장 편리하다.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에서 내리면 지하도를 통해 바로 박물관 정문 앞으로 연결된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역대 왕조문물 보존·연구”동서양을 막론하고 왕조의 역사가 존재한 곳에서는 왕실의 문화가 바로 그 나라를 대표하는 정상급 문화였다. 세계 각국이 왕궁을 보존하고 왕궁박물관을 운영하는 이유가 거기에 있다. 전통문화를 계승·발전시키는 데 가장 중요한 본보기가 되는 것도 역대 왕실문화다.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와 가장 밀접한 왕실문화는 조선왕실 문화다. 애석하게도 일제강점에 의해 왕실의 문화유산은 순조롭게 보존되지 못했다. 광복과 함께 조선왕실 문화유산의 보전에 힘을 기울여온 결과 조선왕실 문화는 품격 있고 심오하며 위풍당당하고 화려한 것임을 알게 됐다. 이에 1992년 궁중유물전시관을 세워 부분적으로나마 왕실의 보물을 전시·보존하기 시작했고 올들어 왕실의 문화유산을 총괄보존하고 전시하는 국립고궁박물관을 열게 됐다. 앞으로 역대 왕조 문물의 보존, 전시, 연구, 교육, 홍보에 매진함으로써 전통문화의 가치창출에 앞장설 뿐 아니라 전통문화가 국가발전의 힘이 되도록 노력할 것이다. ■ 국립민속박물관 경복궁 북동쪽에 위치한 민속박물관은 한민족의 생활사를 한눈에 알 수 있는 교육장이자, 가족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최적의 문화공간이다. 다양한 전시실 관람은 물론 아기자기하게 꾸며 놓은 어린이박물관과 야외 문화체험장 등에서 이뤄지는 각종 전통체험행사는, 특히 자녀를 둔 부모라면 한번쯤 경험해볼 만하다. 중앙박물관이 고급문화를 보여준다면 민속박물관은 민속의 근간인 서민들의 생활사를 입체적으로 보여준다. 선사시대부터 조선시대에 걸친 선조들의 문화유산과 의식주, 생업, 의례 등을 복원해 전시한다. 한민족 5000년의 변화과정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것. 지난 2003년 개관한 2개층 규모의 어린이박물관은 민속박물관의 자랑거리다. 유치원·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전통민속놀이와 한지·국악 등을 배우는 각종 프로그램이 봇물을 이룬다. 어린이들뿐 아니라 가족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체험교육도 40개에 육박한다. 야외 전통문화배움터와 영상민속실 등이 365일 내내 붐빈다. ‘민속’이라고 하면 느껴지는 고리타분한 이미지에서 벗어나기 위해 최근 변신을 시도했다. 기존 뮤지엄숍과 카페, 벽화갤러리 등을 새 단장해 보다 친근한 편의공간으로 만든 것. 특히 카페 ‘다섯’은 한국 전통음식을 현대적 입맛에 맞게 개발한 퓨전음식을 선보여 ‘입소문’을 타고 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우리전통 뿌리 찾을터”일제 식민지 등 격변기를 거치면서 우리 민족의 소중한 세시풍속, 제사, 조상숭배 등 전통문화와 민속이 경시되고 미신화됐다. 이렇게 사라져 가는 문화를 지키고 왜곡된 민속을 바로잡아 우리의 뿌리를 되찾는 작업이 필요하다. 민속박물관은 먼저 우리 전통의 뿌리를 찾는 역할에 주안점을 두고자 하다. 둘째, 잃어버린 전통의 뿌리를 찾아 국민에게 재교육하고자 한다. 전통문화와 민속을 찾아 복원하고 이를 교육하는 것이야말로 박물관의 사명이다. 이를 위해 전국 100여개의 민속생활사박물관과 협력해 공동교육을 하고 있다. 셋째, 현대 문화다원주의 시대에 살아남으려면 우리 주체문화를 기리고 키우고 회복해야 한다. 따라서 우리 민족의 저변에 뿌리내린 문화의 재발견과 재평가가 시급하다. 흔히 ‘고급문화’라고 지칭하는 ‘궁궐문화’도 90% 이상은 서민문화와 민속이 차지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민속문화는 고급문화에 밀려 제대로 평가받지 못했는데, 이제는 같은 비중으로 재평가돼야 한다. 민속박물관은 우리 전통문화의 가치를 재평가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할 것이다.
  • 흥행대박 “박수 받았다”

    흥행대박 “박수 받았다”

    충무로가 오랜만에 크게 웃었다. 상반기 국산 블록버스터들의 잇따른 참패로 의기소침했던 영화계가 ‘친절한 금자씨’(이하 ‘금자씨’) ‘웰컴 투 동막골’(이하 ‘동막골’) ‘박수칠 때 떠나라’(이하 ‘박수’) 등 3편의 줄줄이 흥행으로 생기를 되찾았다. ●‘금자씨´·‘동막골´ 나란히 300만명 돌파 광복절 연휴를 거친 지난 15일 현재 ‘금자씨’의 관객동원 성적은 전국 340만 4000명.7월29일 개봉,2주차인 지난주 말 동안에만 전국 17만 7000여명을 끌어모으는 파워를 자랑했다. 일주일차로 이어 개봉한 ‘동막골’의 기세는 더 무섭다. 지난 4일 개봉한 ‘동막골’은 2주차에 접어든 지금까지도 관객 수의 변화가 거의 없을 정도. 개봉 11일 만에 가볍게 전국 300만명 고지를 넘어섰고,16일 현재 35만 2000여명을 확보하며 흥행행진 중이다. 광복절 하루만 전국 30만명이 넘게 봤다. 장진 감독의 ‘박수’ 위력도 만만찮다. 개봉 일주일만인 지난 17일 전국 100만명을 확보했다. 이들의 성적에 영화가가 흐뭇한 시선을 보내는 것은 단순히 흥행의 산술적 가치 때문만은 아니다. 흥행 포인트들이 다양하다는 점에서 그 의미는 한층 더 커지고 있다. ●‘박수´ 개봉 5일만에 90만명 넘어 무엇보다 세 작품 모두 ‘흥행할 이유가 충분히 있다.’는 동의를 이끌어낼 만큼 높은 완성도를 자랑하고 있다는 대목에 주목할 만하다. 기실 ‘박찬욱-이영애’라는 보증수표를 내세운 ‘금자씨’의 흥행은 일찌감치 점쳐졌던 것. 그러나 흥행기세는 당초 예상보다 셌다. 한 마케팅 담당자는 “18세 관람등급인 데다 다분히 마니아 취향의 작품이라 300만명 넘기가 수월치 않을 것으로 봤는데, 스타 감독·배우의 티켓 동원력이 기대 이상이었던 것 같다.”고 분석했다. 한국영화의 가능성 측면에서 따지자면 ‘동막골’의 미덕은 ‘금자씨’보다 한 수 위다. 홍보를 맡은 영화인의 조옥경 이사는 “관객몰이를 보장할 스타파워가 상대적으로 약하다는 핸디캡을 극복하고,‘잘 만든 영화는 보게 돼 있다.’는 진리를 새삼 환기시켜준 셈”이라고 평가했다. ●신인감독들 급부상… 한국영화 발전 신인 감독의 강화된 역량도 이 작품에서 찾아볼 수 있는 한국영화의 발전적 단면으로 꼽힌다. 매끄러운 서사구도, 안정된 화면 등 초보감독(CF감독 출신의 박광현) 티가 전혀 나지 않는 작품 내·외적 완성도를 눈여겨보는 이들이 많다. 상반기 웰메이드 흥행작인 ‘말아톤’의 정윤철 감독에 이은 잠재력 있는 신인 감독들의 급부상에 충무로가 반색하는 분위기다.“내실있는 최근작들의 흥행 덕분에 큰 돈을 써야 크게 먹는다는 ‘블록버스터 지상주의’도 한풀 기세가 꺾일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입소문을 타고 뒷심이 이어질 것으로 예측되는 ‘동막골’의 흥행행진은 어디까지일까. 이달 안에 전국 500만명을 넘어 700만명까지는 어렵잖게 확보할 듯하다는 게 배급사측의 자신있는 전망이다. 이로써 한국영화의 봄은 가을 극장가로까지 이어질 것으로 충무로는 낙관하고 있다. 배용준 카드가 돋보이는 멜로 ‘외출’, 이명세 감독의 스타일이 빛나는 ‘형사’, 강도 높은 코미디 ‘가문의 위기’가 9월 개봉을 야심만만히 기다리고 있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의원들이 ‘해병대 훈련캠프’로 간 까닭은?

    전국 최고 부자동네의 ‘잘 나가는 의원님들’이 혹독한 해병대 훈련을 받기 위해 캠프에 입소했다. 한나라당 공성진(강남을) 국회의원과 전국 기초의회 의장협의회 대표인 강남구의회 이재창 의장을 비롯한 구의원 3명이 지역 사회단체 간부 등 20여명과 함께 지난 11일 충남 태안군 백사장해수욕장 옆에 설치된 해병대 아카데미에 입소, 지옥훈련을 했다. 공 의원은 이튿날 국회 정보위원회 회의 등의 일정으로 하루만에 상경했지만 구 의원 3명은 2박3일 동안의 ‘지옥 훈련’을 소화했다. 입소 첫날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가운데 연병장에서 제식훈련,PT체조, 집총체조와 함께 선착순 달리기, 좌우로 구르기 등 ‘얼차려’를 받느라 온몸은 금세 흙탕물투성이가 됐다. 자정이 넘도록 계속되는 교육으로 녹초가 됐지만, 그래서 더욱 달콤한 잠자리가 됐다. 이튿날에는 오전 6시에 어김없이 일어나 오전 내내 12m 상공에 대롱대롱 매달리는 래펠훈련을 강행했다. 오후에는 100㎏에 육박하는 고무보트를 머리에 이고 바다로 나가 받는 해상 기동훈련을 이를 악물고 견뎌내야만 했다. 마지막 날인 13일에는 해안을 따라 기지포해수욕장까지 왕복 8㎞를 돌아오는 행군도 무사히 치러냈다. 해병대 장교 출신인 공 의원은 “군 경험이 사회생활과 의정활동에 큰 도움이 됐기에 스스로를 더욱 조이기 위해 뜻이 맞는 구 의원 등과 함께 입소를 신청했다.”면서 “이번에는 국회 일정 때문에 훈련을 제대로 못했지만 내년에는 반드시 모든 훈련을 받겠다.”고 다짐했다.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인간시대] ‘시인 공무원’ 서울 송파구청 이규종씨

    [인간시대] ‘시인 공무원’ 서울 송파구청 이규종씨

    ‘…꽃송이마다 하얗게 흔들리며 퍼가나는 은은한 바람소리. 죽사리 일만 해오다 먼길을 떠난 내사랑이 운다. 피자마자 꽃대가 잘려진 국화꽃들이 운다.’(‘국화꽃들이 운다’ 中) ‘왕십리 역에서 버스를 타려는데 어느 노파가 배가 고프다며 손을 벌리기에 버스비까지 털어주고 서대문 사거리까지’(‘루게릭병과 싸우는 별을 위하여’ 中) 상실감은 인간의 가장 보편적인 정서다.‘이란성 쌍둥이’인 사랑과 함께 예술의 오래된 소재이다. 특히 가족을 잃은 슬픔은 세대의 간극을 뛰어넘는다.‘생사의 길은 예 있으매 머뭇거리고’로 시작되는 향가 ‘제망매가’가 천년의 시간을 넘어 가슴에 와 닿는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최근 한 공무원이 형의 죽음을 추모하며 시집을 냈다.‘서울 하늘은 별빛을 기다린다’라는 이름의 시집 안에 형과 이웃에 대한 사랑과 슬픔을 오롯이 새겨 놓았다. 서울 송파구청 세무2과 이규종(47·세무 7급)씨가 애달픈 사형가(思兄歌)의 주인공이다. ●필명 ‘이훈강´으로 더 잘 알려져 이씨는 문단 데뷔 3년차의 시인 공무원이다.2003년 ‘월간 한국시’ 신인문학상으로 등단했다.2002년 11월에는 1집 시집 ‘사랑보다 더 먼 곳에 있는 아픔’을 냈다. 이씨는 필명 ‘이훈강(李暈江)’으로 더 잘 알려져 있다.‘햇빛을 머금은 강물’이라는 뜻이다.300여명의 회원을 거느린 인터넷 포털 다음 카페 ‘시인의 나라 이훈강 시인과의 만남’(cafe.daum.net/narakang)의 운영자로 온라인 상에서는 이미 인기 작가다.1집은 별다른 광고도 없이 회원들과 팬들의 입소문만으로도 2만여권 가까이 팔렸다. 지난달 발간된 2집 ‘서울 하늘은’은 지난해 11월 발병 7개월 만에 루게릭병으로 작고한 친형 이선종(48)씨를 떠나 보낸 슬픔과 그리움을 담았다. ●“2집은 형님의 마지막 선물” 이씨의 형님은 공사를 다니던 평범한 직장인이었다. 그러나 주위의 고통에 함께 아파하는 ‘시인의 삶’을 살았다. ‘왕십리 역에서 버스를 타려는데 어느 노파가 배가 고프다며 손을 벌리기에 버스비까지 털어주고 서대문 사거리까지’(‘루게릭병과 싸우는 별을 위하여’ 中) 걸어올 정도였다. 그의 형이 루게릭병을 앓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4월. 이씨는 2집 출판일까지 미뤄 가면서 형의 병상을 지켰다. 하지만 인명(人命)은 재천(在天)이었다. 사람의 정성으로 불치병을 뛰어넘는 것은 역부족이었다. 결국 가을 바람에 형을 저 세상으로 떠나보냈다. 이씨는 “원래 불우이웃 돕기에 쓰려던 두번째 시집의 수익금은 조카를 위해 쓰기로 했다.”면서 “이번 시집은 외롭고 지친 이들의 벗이었던 형님이 내게 마지막으로 남긴 선물”이라면서 눈시울을 붉혔다. 이씨의 ‘객관적’인 삶은 문학과는 거리가 멀다. 체계적으로 문학 수업을 받은 것도 아니다. 덕수상고를 졸업한 뒤 대기업을 전전하다가 공직에 들어와 경기대 회계학과를 졸업했다. 그러나 그는 고교 시절 소설 습작을 시작한 ‘문학청년’이었다. 고 3때 대학 영문과 진학에 실패해 중도 포기했지만 오래지 않아 문학에 대한 갈망은 가슴 깊숙한 곳에서 고개를 쳐들었다. “서른 후반까지 숫자만 보고 사니까 인생에 대한 허전함이 밀려왔습니다. 함몰되는 내 삶이 보이기 시작한 거죠. 시를 쓰지 않으면 죽을 것만 같았습니다. 다행히 퇴근 뒤 시간을 낼 수 있는 공무원이라 집에 오면 줄곧 시에만 매달렸지요.” ●한국시의 대중화를 향해… 한번 봇물이 터진 그의 시상(詩想)은 막힐 줄 몰랐다. 어느새 1000여편이나 쌓였다. 그의 시는 일반인은 물론 평론가들에게도 호평을 받았다. 품위와 의식을 갖췄으면서도 난해하지 않고 누구나 감동할 수 있는 시어를 써 온 덕분이었다. 이씨는 이번 달 말부터 동국대 예술대학원 문예창작과 석사 과정에 다닌다. ‘한국시의 대중화’라는 그의 목표에 한 걸음 더 다가선 셈이다. 이씨는 “유행가 노랫말같이 일반인들이 쉽게 외울 수 있는 시를 쓰는 게 희망”이라면서 “외롭고 고단한 이들을 위해 내 시가 작은 위안이 된다면 더 바랄 게 없다.”고 밝게 웃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문화마당]아줌마 /채윤희 올댓시네마 대표

    세상에는 세 종류의 성(性)이 있다고들 한다. 남성, 여성 그리고 아줌마. 언제부터인가 억척스럽고 막무가내에 부끄러움을 모르는 기혼여자를 가리키는 단어가 된 ‘아줌마’. 우리 사회에서 ‘아줌마’란 단어는 비하까지는 아니더라도 어쩐지 우스갯거리의 단어로 사용되기도 한다. 원래 아줌마는 아주머니를 홀하게 혹은 정답게 일컫는 말이라 한다. 가벼우면서 정답다. 그래서인지 우리 사회에서는 아줌마라는 단어가 정감 있고 친근하면서도 어딘지 우스꽝스러운 의미로 통용된다. 버스나 전철에서 빈 자리가 보이면 일단 모두를 제치고 잽싸게 뛰어가 자리를 차지하고 기회만 있으면 어디든 자리를 펴고 주위에 아랑곳하지 않고 사는 얘기, 세상 돌아가는 얘기에 대해 수다를 떠는 아줌마. 그런 아줌마들을 다른 인종으로 취급할 것이 아니라 이해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집안 살림에 애들 교육에, 일상에 지쳐 기회만 있으면 쉬고 싶은 게 아줌마다. 남편들이 일상의 지친 피로를 술 한 잔의 여유로 풀듯, 자식들이 친구를 만나 영화를 보고 PC게임을 하듯 아줌마들도 생활의 스트레스를 풀어야 한다. 아줌마 역시 똑같은 인간이다. 아니 누구보다도 더 위대하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아줌마가 없으면 나라가 멈출지도 모른다는 얘기가 있다. 그만큼 아줌마들이 사회 전반에 기여하는 영역이 넓다고 한다. 기혼여성의 사회진출이 늘면서 일하는 여성층이 남성 못지않다는 통계가 얼마 전에 발표되었다. 게다가 아줌마는 기업에서 무시할 수 없는 파워 소비자다. 각 기업에서는 주부 모니터를 운영하기도 하고, 포털사이트에선 아줌마들이 선정하는 ‘아줌마 입소문 파워 브랜드’에 선정된 기업들에게 상을 주기도 한다. 또 얼마 전에는 한 공중파 방송의 퀴즈 프로그램에서 전업주부가 명문대 졸업생, 고시 출신 공무원 등을 모두 물리치고 ‘퀴즈영웅’에 올라 아줌마의 힘을 유감없이 과시했다. 차츰 아줌마들을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지고 있다는 것을 느낀다. 아줌마를 주제로 한 드라마나 영화, 시트콤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다행히 아줌마들의 일상을 비하하며 조롱하는 소재로 쓰는 것이 아니라 아줌마들의 일상과 고뇌 등을 흥미롭게 다루고 있다는 것이다. 나아가 아줌마를 이해하고 살갑게 느끼도록 많은 역할을 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아가씨와 아줌마의 차이를 나눈 유머를 읽은 적이 있다. 옷을 입을 때 아가씨는 살을 드러내려고 하고 아줌마는 감추려고 한다는 유머와 아가씨는 배 속의 허기로 밥을 먹지만 아줌마는 가슴의 허기로 밥을 먹는다는 등의 의미심장한 유머도 있다. 줄줄이 열거되는 유머 중에서, 힘든 일이 있을 때 아가씨는 좌절하지만 아줌마는 강해진다는 이야기가 가장 마음에 든다.‘아줌마는 나라의 기둥’이라는 말이 괜한 말이 아닌 것도 그 때문이다. 고아원, 양로원, 봉사단체에서 활동하는 자원봉사단은 거의 다 아줌마라고 한다. 불우한 이웃을 돕는 일에 아줌마는 자기 몸 힘든 것을 개의치 않는다고 한다. 이렇듯 우리 주변에는 아줌마는 강하다는 말을 여실히 증명하는 일들이 많다. 그런데도 요즘 몇몇 광고들을 보면 아줌마가 된 것이 무슨 큰 잘못인 양 느껴진다. 어린 꼬마에게 ‘아줌마’ 소리를 듣고 분개하는 아가씨의 모습이나 또 ‘누가 당신 보고 아줌마라고 하겠어.’ 하며 아내를 위로하는 광고도 있다. 아직도 아줌마가 되는 것이 부끄럽고 서글픈 일인 양 치부하는 눈길들이 많은 것이다. 아줌마가 되는 것은 당연한 순리인 데도 말이다. 하지만 아줌마는 존중받고 사랑받아야 한다. 왜냐하면, 세상의 편견을 꿋꿋하게 이겨온 인내의 아줌마니까. 힘들고 어려운 시절을 이겨야만 될 수 있는 것이 아줌마니까 말이다. 세상의 모든 아줌마들! 파이팅!! 채윤희 올댓시네마 대표
  • 나의 단골 인터넷 패션몰

    나의 단골 인터넷 패션몰

    인터넷 패션몰이 이렇게 진화할 줄 누가 알았겠는가! “옷은 자고로 입어보고 사야 하는 법”이라거나 혹은 “바느질이나 디자인도 자세히 살펴보지 않고 어떻게 옷을 사느냐.”며 인터넷 패션몰에 대해 강한 거부감을 나타냈던 당신. 어느새 패션몰에서 다양한 스타일을 뒤져보고 있지 않은가? 어쩌면 지금 “바로 내가 원하는 스터일이야.”라고 환호하며 신용카드 결제를 하고 있는 중 아닌가? 인터넷 패션몰의 세계는 넓다. 싸고 독특한 디자인의 제품에서부터 국내에서 만나보기 힘든 브랜드까지, 인터넷에서 만날 수 있는 패션의 세계는 날로 방대해지고 있다. 진화에 진화를 거쳐 이제는 스타의 스타일까지 그대로 구입할 수 있게 됐고, 많은 사람들은 주거래 단골 매장을 두고 다양한 스타일에 도전할 수 있다. 인터넷으로 즐기는 패션의 모든 것.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단독 사이트를 운영하는 인터넷 패션사이트와 인터넷 쇼핑몰에 입점해 있는 의류매장 등의 패션 아이템은 수천, 수만개에 이른다. 이 중에서 어떤 사이트를, 또 어떤 아이템을 골라야 할까. 너무 싼 것은 쉽게 믿음이 가지 않고, 너무 비싼 것은 또 망설여진다. 이럴 때는 ‘커닝’이 최고. 다른 사람들은 어떤 인터넷 패션몰을 이용할까. 옷 잘 입는 직장인 3명이 뽑아준 ‘내가 즐겨찾는 인터넷 패션몰 Best 3’을 소개한다. ■ 별을 알면 유별나게 입을 수 있다 ‘그의 모든 것을 닮고 싶다.’ 새로운 옷을 만들어내고 트렌드를 제시하는 사람은 디자이너다. 하지만 유행을 확산시키는 역할은 스타에게 주어졌다. 인터넷 블로그나 미니홈피에 ‘스타일 좋은’ 스타의 스타일을 원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스타들이 즐겨입는 옷이나 액세서리를 구입하기 위해 인터넷 쇼핑몰을 뒤지는 네티즌도 많다. 멋진 옷차림을 뽐내는 스타에게 열광하고, 마치 옷차림 하나로 내가 스타가 된 듯 그들과 같아지고 싶어하는 경우도 상당수다. 이들을 위해 인터넷 쇼핑몰은 아예 스타의 모든 패션 아이템을 한자리에 모아놓기도 한다. ●스타 스타일을 훔쳐봐 CJ몰(CJmall.com)이 지난 6월 오픈한 ‘연예인 파파라치숍’은 평소 옷 잘 입기로 유명한 연예인을 한자리에 모았다. 끝 모르게 치솟는 인기와 사랑을 한몸에 받는 탤런트 정려원을 비롯해, 아나운서 정지영, 슈퍼모델 이기용이 입고, 쓰고, 착용한 소품을 판매한다. 상품을 기획한 심여린 대리는 “평소 스타의 소장품을 구입하고 싶어하는 여성 고객들의 호응이 크다.”며 “패션 아이템을 꾸준히 업데이트하는데 워낙 인기가 많아 2∼3일이 멀다 하고 품절”이라고 말했다. 하루 최고 17만명이 다녀가기도 했고, 일부 인기 상품은 예약 판매를 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 그중에서도 활동적이고 귀여운 정려원 스타일(E)이 최고 인기다. 길게 내려오는 민소매에 청바지를 코디하고, 여기에 모자, 보잉 선글라스 등의 아이템을 패션 포인트로 이용한다. 액세서리는 큼지막한 링귀걸이나 기즈모 고스트 이어링, 구슬 목걸이 등 독특한 디자인이 대부분. 이중 기즈모 고스트 이어링은 동대문에서 본뜬 제품을 만들어 정려원의 사진을 붙여 팔 정도로 핫아이템이다. 지적인 이미지를 대표하는 아나운서 정지영의 스타일(C)은 로맨틱하다. 색감이 화려하고 디테일이 많아 눈길을 끄는 패션 아이템이 많다. 하지만 지나치게 튀지는 않아 발랄하게 연출할 수 있는 스타일이 많은 편. ‘빨간모자 아가씨’로 불리는 슈퍼모델 이기용(B)의 스타일은 ‘섹시’ 그 자체다. 건강하고 탄탄한 몸매를 드러내면서 자유로운 섹시함을 발산하는 스타일이 주류. 큼직한 귀고리와 칭칭 감은 목걸이, 장식이 많이 붙은 비녀를 이용해 화려하게 연출한다. 이들의 사진은 예쁘게 카메라를 응시하는 모습이 아닌, 마치 파파라치가 잡아낸 스틸샷처럼 생동감있게 연출해놓은 것은 또 다른 재미를 준다. ●스타 스타일을 부담없이 즐긴다 CJ몰이 10만∼20만원대를 중심으로 한 고가의 아이템을 선보였다면, 가수 이효리를 메인모델로 쓴 G마켓(www.gmarket.co.kr)은 부담없는 가격으로 스타의 스타일을 입을 수 있는 ‘스타숍’을 만들었다. 지난 7월 톱스타 이효리를 내세워 스타 코디네이션 10선을 제시, 그녀의 스타일을 머리 끝부터 발 끝까지 훑어 선보였다. 걸어다니는 스타일 제조기를 앞세운 스타숍은 거의 모든 아이템이 품절 표시를 붙여야 할 정도로 인기였다. 특히 밝고 상큼한 컬러가 세련되게 배합된 무늬와 높은 허리선 처리로 몸매를 완벽하게 커버할 수 있는 슬리브리스 원피스는 더운 여름에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어 인기를 끈 상품.G마켓은 이 여세를 몰아 최근 이민혁, 오윤아, 이윤지와 계약을 맺고 그들의 스타일을 만든 아이템도 판매할 계획을 세웠다. 이효리가 섹시한 히피 스타일이라면, 시트콤에서 당찬 커리어우먼의 역할을 소화하고 있는 오윤아(A)는 볼륨있는 몸매를 그대로 드러내는 섹시 캐주얼 아이템으로 스타일을 연출할 예정이다. 이윤지(F)는 10∼20대를 공략해 지나치게 화려하거나 럭셔리하지 않으면서 귀엽고 발랄한 스타일을 보여준다. 면티셔츠와 청바지를 벗어나 멋진 스타일을 추구하는 남성을 위한 코디네이션 제안은 이민혁(D)이 맡았다. ■ ”나만의 ☆일 보여줄께” (1) 쉬즈굿닷컴(www.shezgood.com)은 명품 스타일의 의류전문 사이트로 입소문을 타고 유명해졌다. 소재와 바느질이 좋다. 가격이 센 편이지만 질적인 면에서 만족할 수 있다. 나는 주로 캐주얼을 구입하는데 기본 디자인의 정장도 구입할 만 하다. 액세서리 종류도 많아 원스톱 쇼핑이 가능한 점도 강점이다. 모델이 입고 찍은 사진보다 구매자가 직접 입고 찍은 사진을 보는 게 실패를 줄일 수 있는 방법. 난 모델 체형이 아니니까. (2) 업타운걸(www.uptowngirl.tv)에서는 독특하고 고급스러운 스타일의 캐주얼을 만날 수 있다. 간단한 비주얼로 아이템을 찾기 편하고 가격대비 품질이 우수하다. 무엇보다 나같은 30대도 살짝 오버하면서 소화할 수 있을 만한 예쁜 캐주얼 아이템이 많다는 게 장점! 특히 티셔츠, 블라우스 등의 상의류 중에 예쁘고 특이한 것이 많다. (3) 드레스폼(www.dressform.co.kr)은 남들과 똑같은 스타일에 싫증이 났거나, 기성복 사이즈가 맞지 않을 때 찾으면 된다. 기성제품도 만들지만, 아예 내 몸에 맞도록 내가 원하는 대로 맞춰주기도 한다. 일반 맞춤정장과 동일한 질로 저렴하게 만들어준다. 오래오래 입고 싶을 때 과감하게 투자할 만한 가치가 있는 곳이다. 단 옷에 대해 충분히 상담한 후에 제작에 들어가야 뒤늦은 후회가 없다. (4) 젠느(zenne.net)는 명품 분위기의 옷이 많다. 가격이 비싼 편(내 기준으로는)이지만 소재와 바느질이 매우 좋다.‘○○ 스타일’은 각 쇼핑몰마다 내세우는 품목이지만 그 중에서도 질이 높은 편이니 아이템에 따라 이용하는 것이 포인트. 예를 들어 한철 입고 말 크롭트 팬츠라면 비슷한 스타일을 판매하는 좀더 저렴한 곳에서 골라도 괜찮지만, 정장이나 원피스라면 이곳을 이용하는 것이 더 나을 듯하다. 원피스는 그야말로 스타일을 잘 내야 하는 아이템 중 하나니까. (5) 슈가몰(www.sugarmall.co.kr)은 최근 유통되지 않는 브랜드나 그와 비슷한 느낌의 옷을 저렴하게 발견할 수 있는 곳. 실물 컷과 런웨이 컷, 모델 컷 등 제품을 다양하게 볼 수 있도록 해둔 것이 장점이다. 물량이 적어 제품이 쉽게 품절되므로 이 패션몰 스타일이 자신과 맞다고 생각되면 꾸준히 스타일을 체크하는 게 좋겠다. 가끔 세일때는 정말 싼 가격에 제품을 고를 수 있다. 배송과 Q&A가 빠르고 상담도 친절한 편. (6) 블루리본(www.blueribon.com)은 해외 연예인이나 패셔니스타 스타일을 가장 빠르게 받아들이는 패션몰이다. 자체 제작 아이템도 상당량 되며 원하는 디자인을 신청하면 만들어 주기도 한다. 올슨 자매나 키얼스틴 등의 스타일 마니아들이 많이 찾는다. 배송도 빠른 편이고 가격은 합리적인 편. 단 사이즈가 들쭉날쭉한 편이니 자신의 사이즈를 제대로 알고 골라야 실패가 없다. (7) 빌리윌리(www.billywilly.co.kr)에는 딱딱하지 않은 귀여운 원피스와 재킷이 주종을 이룬다. 가격은 다른 패션몰에 비해 높은 편이지만 바느질과 옷감, 그리고 피팅감이 예술이다. 디테일을 적절하게 활용하는 센스가 돋보이는 곳. 한달에 2∼3회정도 ‘럭셔리공동구매’ 이벤트를 여는데, 이때 30%정도 저렴한 가격으로 살 수 있으니 이 시기를 이용하는 것도 지혜. 품절이 잘되는 편이나 인기있는 디자인은 3차,4차까지 재주문을 할 수 있다. 작은 44사이즈에서 77사이즈까지 맞춤도 가능하다. (8) 제이드(www.e-jade.co.kr)는 고급여성의류 인터넷 쇼핑몰의 원조라 할 수 있는 사이트다. 옷도 옷이지만 이곳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은 바로 가방! 패션리더의 필수 아이템이었던 모터백을 비롯해 멀버리, 실버라도, 루엘라 등 다양한 가방을 구비하고 있다. 가방 하나 가격이 원피스 한벌 가격을 훌쩍 뛰어 넘으니 각오는 해야 할 듯하지만 가방이 패션의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는 것을 아는 사람이라면 꼭 한번 들러봐도 좋다. (9) 이스타일리스트(www.e-stylist.co.kr)에는 셔링과 리본이 한껏 달린 블라우스, 스커트 등 여성스러운 옷이 많다. 핑크색 시폰 블라우스와 하늘하늘한 화이트 스커트, 소개팅과 상견례 때 입으면 100% 먹힐 만한 그런 스타일을 맛볼 수 있다. 코디돼 있는 슈트를 구매하면 10% 할인해 주기도 한다. 다양한 액세서리를 구매할 수 있는 것도 이 곳의 장점이다.
  • 평생배움? 칠곡으로 오세요

    경북 칠곡군에 영어교육 열풍이 불고 있다. 칠곡군이 지난해 교육인적자원부로부터 평생 학습도시로 선정된 이후 모든 주민들을 대상으로 미군부대 입소 등을 통한 다양한 영어교육에 나섰기 때문이다. 12일 칠곡군에 따르면 관내 미군부대인 캠프 캐롤과 공동으로 초·중학생을 대상으로 영어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초등학생은 미군부대에 입소시켜 하루 동안 쇼핑체험과 한·미간 문화차이 등을 체험토록 하고 있다. 또 중학생은 1주일 동안 부대에 입소시켜 자연스러운 영어교육 분위기를 만들어 준다. 칠곡군은 이와 함께 석전중학교에 ‘영어마을’을 설치, 중·고교 학생과 주민들을 대상으로 방학 중 3일, 학기 중에는 1주일간 영어캠프를 운영하고 있다. 영어마을에는 우체국, 호텔, 가게 등 모형시설이 갖춰져 있고, 교육생들은 이들 시설에서 상황에 맞는 다양한 영어회화 교육을 받고 있다. 군은 또 동명면 가천리를 배움의 시범마을로 지정, 주민들에게 풍물놀이를 가르치고 있다.6월 말부터 시작된 풍물놀이 수업은 매주 월요일과 수요일 이틀 동안 하루에 2시간씩 열린다. 주민 35명이 참여하고 있으며 강사는 대구시 무형문화재 2호인 날뫼북춤 지도자 윤종공씨다. 칠곡군은 시범마을 육성을 위하여 1000만원의 교육비를 지원했다. 칠곡군 관계자는 “주민들이 배움에 대한 열정이 매우 뜨겁다.”면서 “주민 평생교육 사업을 지속적으로 지원해 나가겠다.”고 말했다.칠곡 한찬규기자 cghan@seoul.co.kr
  • “살림 꾸리듯 고객돈 불렸죠”

    “살림 꾸리듯 고객돈 불렸죠”

    갑부들을 상대하는 프라이빗뱅커(PB)가 아니었다. 수억원의 뭉칫돈이 오가는 서울 강남에서 근무하는 행원도 아니었다. 학맥·인맥을 앞세워 자금을 끌어들이는 스마트한 남자 행원도 아니었다. 우리은행과 조흥은행은 최근 2005년 상반기 ‘상품 판매왕’을 뽑았다. 공교롭게도 두 은행에서는 자녀를 둘씩 둔 주부 행원들이 판매실적 1위를 차지했다. 이들은 최하위급인 영업점에서 서민들의 소중한 재산을 자신의 돈처첨 굴려주며 신뢰를 쌓았다. 우리은행 안산 상록수지점 권현희(37) 대리와 조흥은행 서울 삼양동 지점 정유진(38) 계장의 마케팅 비법은 ‘고객 감동’ 그 자체였다. ●먼저 가입해 보고 권한다. 우리은행 황영기 행장은 10일 월례조회에서 “안산 지점에 들르는 고객들은 적립식 펀드에 가입하지 않고서는 은행문을 나서지 못한다는 소문이 있다.”며 권 대리의 ‘수완’을 칭찬했다. 권 대리는 올 상반기에만 적립식 펀드 1525계좌(8억 5100만원 상당)를 팔았다. 조흥은행 정 계장도 매월 집계되는 적립식 펀드 판매 실적에서 줄곧 5위 안에 들었다. 올 상반기에만 600계좌(9억 6000만원 상당)를 팔아 행내 최고의 실적을 올렸다. 정 계장은 특히 정기예금 및 거치식 신탁 판매액 38억원, 환전·송금 판매액 32만 3000달러를 기록해 판매에 관한 한 발군의 능력을 보이고 있다. 이들의 공통적인 판매전략은 손님에게 권하기 전에 자신이 먼저 가입해 상품의 운용 원리와 수익률를 확인하는 것이다. 쏟아지는 신상품에 모두 가입할 수 없게 되자 남편과 자식은 물론 시댁 식구들까지 끌어들이는 노력을 했다. 고객의 수익률을 주기적으로 점검해 알려주는 것도 두 행원의 빼놓을 수 없는 영업 전략이다. 권 대리는 업무를 끝낸 뒤 밤 9시까지 남아 상품 설명이 미흡했던 고객들에게 일일이 전화를 거는 게 생활화됐다. 권 대리는 “고객의 수익률이 올라가면 내 일처럼 기뻐하고, 떨어지면 함께 안타까워하는 게 자연스러워졌다.”면서 “인근 신도시로 이사간 고객들도 모두 우리 지점을 찾는다.”고 말했다. 정 계장은 매일 아침 판매 목표량을 백지에 적어놓고 이를 반드시 달성하려고 한다. 정 대리의 달력에는 그날 그날 수익률을 점검해야 할 고객의 계좌번호와 전화번호가 빼곡하게 적혀 있다. ●‘만년’ 대리,‘만년’ 계장 권 대리와 정 계장을 찾는 고객은 대부분 중년 주부나 할머니, 할아버지들이다. 요즘 유행하는 인터넷뱅킹이나 텔레뱅킹을 사용할 줄 모르고, 적립식 펀드가 뭔지도 잘 모른다.“어느 지점에 가면 친절한 은행원이 있다더라.”는 입소문을 따라 권 대리와 정 계장을 찾고 있다. 두 행원은 “이런 고객의 사연을 잘 알기 때문에 한 분이라도 소홀히 대할 수 없다.”고 입을 모았다. 권 대리는 1993년 입행했다. 남자 동기들은 모두 오래 전에 과장으로 승진했다.“실적에 비해 진급이 너무 늦지 않으냐.”는 질문에 권 대리는 “고객에게 인정받는 것보다 더 소중한 게 어디 있느냐.”며 웃어넘겼다. 정 계장은 1987년 입행했다가 94년에 퇴직한 뒤 98년에 창구 전담 계약직 직원으로 다시 입사했다. 지금까지 비정규직이어서 월급은 130만원 안팎에 불과하다. 정 계장은 “처음에는 ‘계약직 텔러가 하면 얼마나 잘 하겠냐.’는 말을 듣지 않기 위해 열심히 했지만 이제는 고객의 땀이 밴 돈을 관리하는 재미를 알게 됐다.”고 말했다. 최근 은행권에는 ‘우먼 파워’가 거세다. 신입행원의 비율에서 여성이 우위를 보이고, 여성 임원들도 속속 나오고 있다.“월급이나 진급이 아닌, 고객을 보고 일한다.”는 권 대리와 정 계장 역시 우먼 파워의 선두에 서 있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안어벙’으로 유명한 개그맨 안상태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안어벙’으로 유명한 개그맨 안상태

    “아무나 박수 칠 때 떠나나.” 20대의 한 젊은이가 있다. 원래는 대학을 진학해 여름방학때 시골집 대청마루에 드러누워 수박을 실컷 먹는 것이 유일한 꿈이었다. 또 회사 다니다가 아이 낳고 그렇게 사는 게 인생이라고 생각했다. 업보일까. 일찍부터 노숙자같은 생활, 단칸 월셋방과 고시원 전전, 시골카페 DJ생활 등 춥고 배고픔의 연속이었다. 그러던 어느날 문득 깨달았다. 슬픔으로 가득찬 이 세상을 통째로 웃겨보자고. 친구들과 거리공연에 나섰다. 서울역, 지하철, 대학로, 거리식당 등 닥치는 대로 찾아가 “지금부터 여러분들을 웃겨드리겠습니다.”며 ‘철판 깔고’ 사람들 앞에 섰다. 고진감래(苦盡甘來), 드디어 공중파 방송에 뜨면서 박수갈채를 받기 시작했다. 꿈에서나 생각했던, 그건 분명 인기와 사랑의 보증수표였다. 하지만 돌연 방송중단을 선언, 미련과 욕심을 아낌없이 버렸다.“박수 칠 때 떠나라.”는 말을 남기고. 인기 개그맨 안어벙(28·본명 안상태).2004년 혜성처럼 나타나 ‘빠∼져 봅시다.’‘마데 홈쇼핑’ 등의 유행어를 뿌려대며 유명 포털사이트 검색어 1위를 차지하는 등 인기절정을 달렸다.‘잘 나가던’ 그는 지난 6월26일 마지막 방송을 마치고 매몰차게 방송계를 떠났다. 특히 젊은층은 물론 40∼50대의 장년층 팬들도 많았기에 아쉬움도 컸다. 지난주 서울 종로구 동숭동 탑아트홀.‘안어벙의 깜짝 콘서트’(7월7일∼9월26일)가 열리고 있었다. 출연진은 ‘안상태와 실미도 개그군단’, 모두 15명. 무명시절 고생했던 개그팀 ‘오장육부’의 김대범 황현희도 함께 출연했다.200석 규모의 소극장은 꽉 찼다. 공연이 시작되자 안어벙은 ‘마데홈쇼핑’을 비롯, 랩과 춤 그리고 즉흥 퍼포먼스를 섞어가며 관객을 압도했다. 이튿날 서울 여의도 한 카페에서 안어벙을 만났다. 어벙한 모습은 온데간데 없고 아주 진지하고 열심히 살아가는 한 청년이라는 인상을 강하게 받았다. 먼저 방송계를 떠난 이유를 물었다.“좀더 멋진 모습으로, 기발한 아이디어로 팬들과 만나기 위해서”라고 운을 뗐다. 이어 “여태것 물흐르듯 살아왔다. 가는 길을 열심히 갈 뿐이다.(방송에)있어도 문제, 나가도 문제라는 생각도 했다. 우선 연기쪽으로 방향을 잡고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 공연 중인 대학로 개그콘서트에 대해 “하루에 2∼3시간 자면서 두달간 연습했다. 팀원들과 마찰도 많았고, 주위의 걱정도 있었지만 후회없이 행복하게 무대에 올렸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돈벌이에 대한 얘기가 나오자 “수입을 생각하면 마음이 아프다. 살면서 늘 감사하고 또 (자신의)이름을 걸고 공연을 한다.”는 말로 대신했다. 아울러 항상 호응해주는 관객이 있기에 행복하고 또 많은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여자 친구가 있느냐고 하자 잠시 망설이더니 “무명시절, 길거리 공연때에는 눈물도 설움도 참 많았다.”면서 그때 여자친구한테 많이 차이기도 했다며 쓴 웃음을 짓는다. “얼마전 대학로 공연장에 당시 만났던 여자 친구가 찾아왔더군요. 맨앞좌석에 앉아 제 공연을 다 보고나서 만나달라며 안가고 기다리더군요. 할 수 없이 잠시 갔더니 악수를 청하며 ‘이젠 미워하지 않을 거지.’라고 하더군요. 당시엔 뒤도 안돌아 보더니…” 안어벙의 눈물겨운 개그는 2002년 늦가을 서울 응암동 달동네에서 30만원짜리 월셋방에 살면서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동료 3명과 합숙하며 더욱 뻔뻔해지기 위해 ‘오장육부’라는 이름으로 길거리 공연에 나섰다. 서울역 앞부터 대학로까지 낮이고 밤이고 가리지 않았다. 백화점, 경찰서, 지하철 안 등 닥치는 대로 개그 퍼포먼스를 벌였다. 노숙자들과도 자주 접했다. 이때 안어벙은 중요한 아이디어를 생각해냈다. 노숙자의 시선에 얻어진, 초점을 잃은 듯한 바보같은 느낌, 덜 미친사람 등을 떠올렸다. 영구나 맹구는 확실한 바보지만 중간형태, 즉 “어벙하게 가자.”고 정했다. 이무렵 안어벙은 개그맨 모집을 보고 여기저기 이력서를 내밀었으나 ‘엿장사 주제에’라는 말과 함께 문전박대를 당하기 일쑤였다. 게다가 열심히 머리를 짜내 만들었던 개그 아이템이 아무런 동의도 없이 모방송국 개그프로에 등장하는 것을 보고 적지 않은 배신감을 느꼈다.2003년 2월 대학로의 한 고시원으로 방을 옮겨 심기일전을 다졌다. 오장육부팀은 “개그맨이 안되면 함께 죽자.”며 손가락으로 혈서까지 썼다. 대학로의 소극장을 전전했다. 라면으로 점심을 떼우고 오후 1시부터 밤 10시까지 미친 듯이 공연을 했다. 주위에서는 안어벙을 가리켜 ‘인간 영사기’라고 했다. 이때 받은 한달 개런티는 30만원. 고시원 월세 25만원을 내고 남은 5만원으로 겨우 입에 풀칠을 했다. 나중에 월급이 50만원으로 오르자 안어벙은 그날로 은행으로 달려가 매달 10만원씩 붓는 적금통장을 만들었다. 나중에는 주택부금 통장으로 전환했다. 그러던 2004년 4월 오장육부팀은 KBS 개그맨 공채 19기에 응시, 당당히 합격했다. 이날 너무 감격스러워 모처럼 점심밥을 배가 터지도록 실컷 먹고는 다들 남산에 올라갔다.“우리를 배반한 자들은 절대 잘 될 수 없다. 하지만 다 잊자, 앞으로 긍정적으로 살아가자.”고 굳은 결의를 했다. 이날 안어벙의 고향인 충남 아산시 인주면 밀두리 마을입구에는 ‘축 합격, 개그맨 안상태 탄생’이라는 현수막이 크게 내걸렸다. 그해 안어벙이 KBS개그맨 신인상과 개그코너상을 연이어 수상했을 때에도 그랬다. 안어벙은 평범한 농촌의 종가에서 1남2녀 중 막내로 태어났다. 어릴 때 아버지는 동네에서 직원 5명 정도의 조그만한 방직공장을 운영했다. 어머니도 여기에 하루종일 매달렸다. 때문에 안어벙은 할머니한테 귀여움을 받으며 자랐다. 고등학교는 서울에서 독서실 등에서 혼자 자취하며 다녔다. 대학은 취직이 잘된다는 전자공학과를 택했다. 이때만 해도 개그맨은 꿈에도 생각하지 않았다. 성격도 너무 소심하고 조용했다. 다른 사람들과 얘기하는 것조차 좋아하지 않았고 부끄러움도 많았다. 그러던 어느날 “인생을 이렇게 살면 안 된다. 성격을 바꿔보자.”는 고민에 빠졌다. 대학 1학년때 하루는 학과대표와 얘기하던 중 문득 “상태야, 내일 MT가는데 진행을 맡아볼래”라고 제의했다. 안어벙은 아무생각없이 “그래”라고 대답했다. 막상 그러고나니 걱정이 태산이었다. 집으로 돌아와 거울 앞에서 “철판을 깔아야 한다.”고 다짐하면서 ‘또라이’처럼 소리를 지르며 온갖 표정연습을 했다. 이튿날 MT진행은 무난했다. 끝나고 나서 과대표의 “수고했다.”는 말에 기분이 너무 좋아 용기를 내 유머책 등을 뒤지기 시작했다. 대학 2학년때 논산훈련소에 입소한 그는 휴식시간마다 자청해서 앞에 나와 훈련병들을 웃기기 시작했다. 이때 얻은 별명이 ‘느끼가이’.32사단 배치를 받은 뒤에는 보초를 설 때마다 혼자 중얼거리며 음악DJ 연습을 했다. 군생활을 회고하면서 하마터면 대형사고를 칠 뻔했다고 고백했다. 상급자한테 워낙 매를 많이 맞아 몇번이고 죽이려고 했지만 실행직전 꾹꾹 참았다는 것. 이때마다 돌아서서 노래 ‘오버 더 레인보(Over The Rainbow)’를 혼자 부르며 마음을 달랬다. 제대하던 날 천안역에 내리자 비가 쏟아졌다. 비를 쫄딱 맞으며 이벤트 카페를 찾아다녔다.DJ를 하기 위해서였다. 결국 4개월여 동안 카페 DJ를 하다가 다시 서울로 올라와 길거리 공연 등에 나서면서 개그맨의 길을 걷게 됐다. “개그란 진지하고 페이소스가 있어야 합니다. 어떤 한 계층만이 아닌 어린이에서부터 어른까지 다 공감을 얻어야 하지요. 어릴 때 할아버지의 모습, 살아오면서 많은 고생을 했던 경험이 저에겐 소중한 자산이지요.” 안어벙은 그림과 시(詩)에도 많은 끼가 있다. 앞으로의 계획을 묻자 “영화 ‘야수와 미녀’에도 출연했듯이 아마 그쪽으로 갈 수도 있다.”면서 “한결같은 사람, 살아가면서 인간적인 사람, 뒷모습이 멋진 사람이고 싶다.”고 말했다. 부모한테 용돈을 드리냐고 하자 머리를 끄덕이며 “얼마전에는 건강검진을 시켜드렸다.”며 웃었다. ■ 그가 걸어온 길 ▲1978년 충남 아산 출생 ▲96년 신림고등학교 졸업 ▲97년 단국대 전자공학과 입학 ▲98년 육군 입대,2001년 만기 제대 ▲2001∼03년 대학로 마로니에공원, 지하철 등 거리공연 ▲03년 단국대 졸업 ▲03∼04년 3월 대학로 공연 ▲04년 4월 KBS개그맨 공채 19기 ▲04년 KBS 개그콘서트 ‘A-YO’‘춤추는 대수사선’‘X-FAIL’ ‘깜빡홈쇼핑’ ‘TV는 사랑을 싣고’‘해피선데이’‘비타민’‘해피투게더’ ‘스펀지’‘폭소클럽-록키루키’ 등 오락프로 다수 출연, 영화 ‘안녕, 형아’ 카메오 출연 ▲04년 KBS 연예대상 코미디 부문신인상, 최우수 개그 코너상 수상 ▲05년 영화 ‘야수와 미녀’ ‘작업의 정석’ 출연 ▲05년 6월 ‘KBS 개그콘서트-깜빡 홈쇼핑’ 마지막 방송출연 ▲05년 7월 대학로 탑아트홀 ‘안어벙의 깜짝 콘서트’ 공연 km@seoul.co.kr
  • 대출 모집인들 ‘고객잡기 전쟁’

    대출 모집인들 ‘고객잡기 전쟁’

    “휴대전화 벨이 울리지 않는 날이 바로 이 세계에서 도태되는 날입니다.” 외국계 은행에서 4년간 대출모집인으로 활동하다 최근 우리은행의 대출전문 자회사인 ㈜우리모기지로 옮긴 김형우(34)씨. 그는 아침이면 서울 강남지역 부동산 중개업소로 ‘출근’한다. 주택담보대출 모집을 전문으로 하는 김씨와 부동산 중개업자들은 ‘악어와 악어새’ 관계다. 중개업소에는 아파트 등을 담보로 빚을 내 다른 부동산을 사려는 대출 수요자들의 정보가 가득하기 때문에 이곳을 통하지 않고서는 고객을 확보하기 어렵다. 중개업자들도 매매를 알선하면서 대출 관련 서류 등 온갖 금융서비스를 혼자서 해결하지 못해 대출모집인에게 매매자를 소개시켜 준다. 그러나 아무리 ‘끈끈한’ 관계를 맺고 있는 중개업자라도 김씨에게만 고객을 소개시켜 주지는 않는다. 결국 김씨는 다른 은행과 계약을 맺은 대출모집인들과 한 명의 고객을 놓고 피말리는 ‘대출 세일’ 전쟁을 벌인다. 김씨는 “우리 상품의 장점과 경쟁 은행 상품의 허점을 집중적으로 알리려면 모든 은행들이 판매하는 대출 상품의 특성을 훤히 꿰고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그는 각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 상환방식, 한도, 설정비, 인지대 등을 죄다 외우고 있었다. ●스키장 슬로프에서도 전화 상담 아파트에 뿌리는 전단지는 자신을 알리는 가장 강력한 무기이다. 하루에 2000∼3000장씩 뿌리면 2∼3건의 문의전화가 온다. 대출을 문의하는 전화는 김씨의 ‘밥줄’이자 ‘생명줄’이다. 한 고객과 2∼3시간씩 통화하는 것은 기본이 됐다. 심지어 스키장 슬로프 중간에 서서 1시간이나 대출 상담을 한 적도 있다. 대출모집인의 또 다른 고객 확보 수단은 ‘입소문’이다. 한 고객의 대출을 완벽하게 성사시키면 온갖 상담이 ‘입소문’을 타고 달려 온다. 김씨는 “고객이 안방이나 사무실에 앉아 대출금을 받을 수 있도록 모든 업무를 차질없이 진행시켜야 한다.”면서 “낮은 금리보다 ‘친절’과 ‘집요함’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지금이 바로 생사의 갈림길 김씨는 전에 있던 외국계 은행에서 프라이빗뱅커(PB) 제의까지 받았지만 이를 거절했다.4년여 동안 구축한 ‘인맥’을 잘 활용하면 엄청난 수입을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대출모집인들은 통상 대출해주는 금액의 0.3∼0.4%를 갖는다. 그래서 건 당 대출금이 수억원에 이르는 강남 지역에 대출모집인이 몰리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다. 김씨는 “잘나가는 사람들은 한달에 150억원 이상을 끌어와 3000만원 이상을 수입으로 챙긴다.”고 귀띔했다. 김씨는 투기지역 추가 대출이 금지되는 등 주택담보대출 요건이 엄격해진 요즘이 바로 대출모집인들에게는 생사의 갈림길이라고 소개했다. 대출 수요가 급격하게 준 만큼 능력있는 모집인과 도태되는 모집인이 뚜렷하게 구분된다는 것이다. 모집인들은 하루에도 몇번씩 고객들에게 ‘퇴짜’를 맞지만 거절당하는 것을 두려워해서는 살아남을 수 없다. 너무 친절해 사기꾼으로 오해받을 때도 있고, 대출 시장을 혼탁하게 만든다는 싸늘한 시선도 부담스럽다. 그러나 김씨는 “선진국에서는 ‘모기지 브로커’가 엄청난 인기를 누리고 있다.”면서 “우리나라도 곧 대출모집인이 명실상부한 금융 컨설턴트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국책은행도 대출모집인 활용 특정 은행과 업무위탁계약을 맺고 대출수요자와 은행을 연결시켜 주는 대출모집인은 그동안 외국계 은행들의 전유물이었다. 홍콩상하이은행(HSBC)은 대출모집인 규모를 ‘1급 비밀’로 유지하며 치밀하게 운영하고 있다. 국내 은행 중에는 하나은행만이 2001년부터 대출모집인 제도를 실시해 왔다. 그러나 최근 들어 대형 시중은행은 물론 국책은행까지 대출모집인 조직을 가동하기 시작했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말 대출모집 전문 조직을 만들어 자회사로 편입시켰고, 국민은행도 최근 100명 규모의 조직을 꾸렸다. 지난 3월에는 기업은행이, 지난달 29일부터는 농협까지 대출모집인들을 활용하기 시작했다. 한편 은행들의 대출모집인 과열 경쟁과 관련,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아직까지는 편법이나 소비자 권리 침해 등이 드러나지 않고 있지만 이들의 활동을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해병은 어릴적부터 내꿈”

    “오늘 이 순간부터 명예로운 해병이 되었습니다. 사랑하는 조국 대한민국과 무적 해병의 명예로운 전통을 위해 목숨 바쳐 싸울 것을 엄숙히 선서합니다.” 5일 해병대 1사단 종합전투연병장에서 열린 ‘해병 1000기 수료식’에서 종합성적 최우수 수료생에게 주어지는 ‘우등상’을 수상한 이헌(20·영진전문대 1년 수료) 이병은 “6월27일 입소 후 6주간의 강도 높은 신병교육 훈련 과정을 마친 동기생 358명을 대표해 상을 받게 돼 기쁘다.”면서 “어릴 적부터 소원이었던 해병인이 돼 가슴이 벅차다.”며 소감을 밝혔다. 그는 “무녀독남이어서 해병대 입대를 만류하셨던 부모님들도 ‘빨간 명찰’을 가슴에 단 아들을 무척 반기실 것”이라고 자랑스러워했다. 이 이병은 동기생들이 섭씨 30도를 웃도는 폭염 속에서 무사히 훈련을 마칠 수 있었던 것은 사회에서 보여준 해병 1000기에 대한 관심과 성원이 컸다고 겸손해했다. 또 동기생들이 입소 후 해병 1000기라는 사실을 뒤늦게 알고 대단한 자부심과 긍지로 정신무장한 것도 강도높은 훈련을 이겨낸 성공비결이라고 소개했다. 이날 수료식에는 김명균 해병대 사령관을 비롯해 해병대 현역 및 예비역, 수료생 가족·친지 등 5000여명이 참석했다.글 포항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 [오늘의 눈] 인터넷서점 판매순위의 허와 실/김미경 문화부 기자

    “선후배 여러분, 반드시 아래 알려드리는 인터넷서점 3군데 중 한곳에 들러 책을 구입하신 뒤 서평도 많이 달아주세요. 한턱 크게 내겠습니다.” 최근 생애 첫번째 책을 출간한 대학 후배가 인터넷카페에 띄운 글이다. 고생스럽게 쓴 책인 만큼 많이 팔리기를 바라는 마음은 여느 베스트셀러 작가 못지않다. 그러나 책을 내고 보니 인터넷서점 판매순위가 성패를 좌우한다며 전전긍긍하는 그의 모습은 출판담당 기자로서 씁쓸함을 느끼게 했다. 요즘 출판계는 인터넷서점에 의해 좌우되는 분위기다. 책을 쓴 작가들은 물론, 출판사와 독자 모두 인터넷서점 판매순위에 열을 올린다. 그도 그럴 것이 4∼5개의 대형 인터넷서점이 앞다퉈 기간별, 분야별, 연령별, 지역별 판매순위를 쏟아내고 있기 때문이다. 서점에 직접 가지 않고 온라인으로 실시간 출판정보를 얻는 상당수 독자들이 인터넷서점 판매순위와 네티즌들의 서평에 민감한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 주요 인터넷서점에서 베스트셀러 대열에 들면 ‘입소문’이 나서 순식간에 판매량이 급증한다는 것이 출판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이 때문에 저자와 출판사는 인터넷서점 판매에 주력하고, 인터넷서점에 서평을 쓰는 ‘아르바이트생’까지 쓴다는 웃지 못할 루머까지 나돈다. 그래서일까? 지난달 경제서적을 펴낸 한 선배는 “인터넷서점에 서평이 많이 붙더니 주간 베스트셀러에서 종합 베스트셀러로 올라갔다.”면서 기뻐했다. 물론 인터넷서점이 출판계에 미친 긍정적인 효과를 간과할 수 없다. 유통단계 단축에 따른 가격할인과 무료배송·멤버십카드·포인트제도 등 다양한 혜택으로 독자층 확대의 ‘1등 공신’으로 자리잡았다. 그러나 자칫 인터넷서점에 쏠린 관심이 판매시장의 독과점을 낳고, 잘못된 판매순위·서평 등 정보 왜곡으로 이어진다면 출판계의 양적 확대를 기뻐하기보다는 질적인 저하를 우려해야 할 상황이 올지도 모른다. 기자의 이런 걱정에 오랫동안 출판계에 몸담아온 한 작가는 이렇게 말했다.“여론에 휩쓸리지 말고 자신만의 잣대를 갖고 책을 사라.”고. 좋은 책은 인터넷서점이 알아주지 않더라도 언제나 누군가에게 읽힌다는 불변의 진리를 잊지 말라고. 김미경 문화부 기자 chaplin7@seoul.co.kr
  • 해병대 1000기 드디어 ‘빨간명찰’

    ‘귀신잡는’ 한국 해병 1기가 드디어 999기수의 ‘졸병’을 갖게 됐다. 해병대(사령관 김명균)는 5일 오전 경북 포항 해병대 1사단 연병장에서 해병 1000기 358명에 대한 수료식을 연다고 4일 밝혔다.1000기 탄생은 1949년 해병 부대 창설 이후 56년 만이다. 해병 1000기는 지난 6월27일 입소,6주 동안 인간의 한계에 육박하는 강도 높은 신병 교육훈련 과정을 이수했다. 입소 당시 1000기는 500명이 넘었지만 100명 이상이 극한적인 훈련을 견디지 못하고 탈락했다.특히 훈련을 수료한 1000기 중에는 최근의 병역 기피 세태를 무색케 할 만큼의 애국적 열혈청년들이 끼어 있어 눈길을 끈다. 박제성(19) 해병은 7차례의 도전 끝에 해병의 꿈을 이뤘으며, 허준석(19) 해병은 6대 독자로 부모님의 만류를 뿌리치고 자신과의 도전에 성공했다. 또 이름이 ‘한국인’(20)인 해병은 외할아버지와 삼촌 등 집안에서 6명이 해병대 출신으로 3대째 해병대의 ‘혈통’을 잇게 됐다. 수료식에서는 앞으로 2000기 이상의 해병을 기원하는 의미로 선정한 ‘미래 해병’ 어린이 3명(남 2명, 여 1명)에게 명예 해병증이 수여된다. 이들 ‘미래 해병’은 6∼10세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한 인터넷 공모를 통해 선발됐으며, 특히 해병대 창설 기념일인 4월15일에 태어난 이태웅(6)군은 할아버지가 제23대 해병대사령관인 이갑진 예비역 중장이다. 해병대는 또 수료식에서 서풍웅(62·해병대 부사관후보생 27기)씨와 조종환(72·해병대 병 6기)씨 집안에 ‘해병대 명문가’ 인증패를 수여한다.서씨 집안은 서씨를 포함해 아들 2명, 사촌 등 2대에 걸쳐 총 36명이 해병대에서 군 복무를 마친 예비역 또는 현역이며 조씨는 형제 5명과 손자 2명이 모두 해병대와 인연을 맺었다. 해병대는 49년 진해 덕산 비행장에서 부대 창설과 함께 1기 303명으로 걸음마를 떼었으며,56년 동안 83만여명의 해병을 배출했다.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서울신문·서울대 농생대 주최 ‘생명공학 캠프’ 화보

    서울신문·서울대 농생대 주최 ‘생명공학 캠프’ 화보

    서울신문사와 서울대 농업생명과학대학이 공동으로 마련한 ‘미래세대와 함께하는 생명공학 캠프’가 7월28일부터 8월4일까지 1기에서 5기까지 250여명의 초·중등 학생들이 참여한 가운데 성황리에 끝났다. 청소년들에게 과학의 즐거움에 눈뜨게 하고 한국의 미래를 이끌어 갈 생명공학자로의 꿈을 불어넣는다는 취지로 기획된 이번 캠프는 SK Telecom이 협찬하고 과학기술부가 후원해 더 알차게 꾸며졌다. 서울대 관악캠퍼스 및 경기도 광주 서울대 태화산 학술림에서 2박3일씩 진행된 행사를 통해 생명공학에 눈을 뜬 학생들은 설문조사에서 대부분이 ‘매우 만족한다.’거나 ‘만족한다.’고 응답했다. 이번 캠프에는 농생대, 수의대, 의대, 약대 등 서울대에 재직하고 있는 12명의 생명공학자가 참여했다. 서울대생 17명은 학생들의 조장으로 친형이나 누나처럼 학생들을 알뜰하게 보살폈다. 생명공학캠프에 참여한 모든 분들에게 감사드린다. ▲입소식 ▲특강 ▲체험실험 ▲기타 ▲수료식
  • 서울 압구정동 ‘봄날’

    서울 압구정동 ‘봄날’

    최근 5집 앨범을 낸 톱가수 보아가 인터뷰한 장소로 관심을 끄는 곳, 자연주의를 지향하는 맛으로 입소문을 타는 곳, 바로 서울 청담동의 ‘봄날’이다. 이름처럼 이곳의 재료는 세상 모든 것이 가장 싱싱한 봄날 같다. 농약을 사용하지 않고 재배한 충남 공주의 엔젤농장에서 매주 두 차례 친환경 채소를 공급받고, 돼지고기는 항생제를 쓰지 않고 방목한 제주의 명품돼지를 사용한다. 피부미용, 체형관리 등 에스테틱 분야에서 무려 13년동안 몸담은 한미정(36) 원장이 엄선한 재료로 만들어낸 메뉴인 만큼 영양, 건강, 맛 어떤 면으로나 두루 믿을 만하다.“음식을 만들 때 ‘내 입으로 들어가는, 바로 내가 먹을 것’이라고 생각하면 입도, 몸도 모두 행복할 수 있는 것이 나온다.”는 한 원장의 철학이 모든 음식에 가득 배어 있다. 가장 인기있는 메뉴는 돼지삼겹살구이. 만드는 법이 ‘절대 비밀’이라는 양념에 삼겹살을 잰 뒤 푹 쪄내고 다시 양념을 발라 그릴에 구워낸다. 항암초 자소 적근대 치콘 청겨자 등 갖가지 채소와 팬지 패랭이 황년 등 식용꽃과 함께 질그릇 위에 어우러져 보기만 해도 산뜻한 자연이 느껴진다. 고기와 채소를 포크에 푸짐하게 찔러 야콘드레싱을 살짝 묻혀 입에 넣으면 입안에 온갖 향과 맛이 가득 담긴다. 돼지고기는 기름기가 싹 빠져 담백하다. 제각기 다른 향을 내는 채소는 씹을수록 신선함을 더한다. 기름기가 많은 메로를 달착지근하게 양념한 메로구이나 수삼을 얇은 안심에 돌돌 말아 내는 수삼안심말이, 신선한 해산물로 만드는 해물떡볶이도 추천메뉴. 여성 2명이 먹어도 남을 정도로 푸짐하다. 음식에 따라 매콤한 겨자마요네즈드레싱, 새콤한 발사믹드레싱, 달착지근한 야콘드레싱을 선택할 수 있다. 더운 여름이라면 녹차가루와 우유를 얼려 갈아넣고 그 위에 녹차 아이스크림을 얹은 녹차빙수가 후식으로 딱이다. 원하면 팥을 얹어주기도 하지만,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게 즐기는 녹차 맛이 일품이다. 저녁에는 갤러리 같이 은은하고, 카페같이 편안한 분위기에서 와인이나 사장이 직접 담근 전통주를 마시며 여름밤을 즐기는 것도 좋다.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파업 18일째 조종사들 정부 개입소식에 긴장

    파업 18일째 조종사들 정부 개입소식에 긴장

    3일 저녁 충북 보은군 산외면 신정유스타운. 아시아나항공 조종사 노조 파업 농성장이 갑자기 긴장에 휩싸였다. 상황을 조용히 주시해 오던 정부가 파업 18일째인 이날 ‘직접 개입’ 가능성을 언급했기 때문이다. 이날 오후 9시40분 정병석 노동부 차관은 지난달 24일부터 노조가 농성을 계속해 온 이곳을 찾아 김영근 노조위원장을 만났다.1시간 가량 이뤄진 비공개 대화에서 정 차관은 “노동부장관이 나서 사장이 직접 교섭에 나서도록 촉구한 만큼 노조도 먼저 파업을 풀고 교섭에 나서라.”라며 ‘선복귀, 후타협’을 촉구했다. 이에 대해 노조측은 “회사만 믿고 먼저 파업을 풀 수는 없다.”며 반대의사를 분명히 했다. ●사장-노조위원장 오늘 첫 직접 교섭 정 차관은 “그렇다면 내일이라도 사장과 직접 만나는 자리라도 만들라. 자율 해결이 안 되면 정부로서도 긴급조정권 발동 등 비상대응에 나설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김 위원장은 그러나 “회사가 전향적으로만 나온다면 언제든지 교섭은 가능하다. 단 직권중재 등 정부개입은 노사 교섭에 부정적 영향을 주는 만큼 정부는 노사간 자율교섭을 주선하는 수준에 머물러 달라.”고 주문했다. 아시아나 노사는 4일 파업 이후 최초로 박찬법 사장과 노조위원장 등이 직접 만나는 교섭을 벌이기로 했다. 그동안 노조원들은 정부의 개입을 가장 경계해 왔다. 긴급조정이 이뤄질 경우, 더 이상 물러설 수 없는 마지노선으로 설정한 13개 핵심요구안을 상당부분 잃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보잉777 부기장 이모(38)씨는 정부개입이 알려진 뒤 “지난해 9월 협상이 시작된 이후 노조 압박으로 일관해온 사측에 정부가 확실히 손을 들어준 셈”이라면서 “회사가 원하는 긴급조정을 정부가 나서 언급한 상황이므로 앞으로 사측은 성의있는 교섭을 더욱 꺼리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느긋한 반응도 나왔다. 노조 관계자는 “정부의 긴급조정권 발동은 사실상 정부의 노동계에 대한 선전포고로 받아들여질 수 있는데다 대한항공 노조까지 동조파업에 돌입할 가능성이 커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내다봤다. 당초 기자가 농성장을 찾은 것은 정부의 개입의지가 나오기 하루 전인 2일 밤 11시쯤이었다. 대부분 조합원은 “결국 우리가 이기는 싸움”이란 전망을 하고 있었다. 보잉747기종 조종사인 이모(40)씨는 “합법적인 파업이니 사측도 우리를 압박할 뾰족한 대안이 없어 결국 노조안을 수용할 것”이라고 했다. ●13개 핵심안 상당부분 잃을까 우려 농성 중인 조합원은 402명. 외국인을 포함한 전체 조종사 810여명의 절반이다. 당초 예상과 달리 파업 장기화에도 불구하고 이탈이나 동요의 움직임은 별로 없었다. 노조원들은 파업 장기화의 원인을 철저하게 회사쪽으로 돌렸다.3일 아침 식당에서 만난 부조종사 박모(36)씨는 “회사는 정부가 뭔가 해주기만 바라고 있다. 항공 성수기에 손실이 쌓이고 있는 상황에서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고 있는 격”이라고 말했다. 그는 “연간 비행시간을 1000시간으로 맞춰달라는 요구는 안전을 위해 대한항공에서 3년 전부터 시행하고 있는 제도”라면서 “델타항공(미국),ANA(일본), 에어캐나다, 뉴질랜드항공 등은 이미 1000시간 미만의 비행시간을 명문화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노조원들은 사측에 대해 깊이 팬 감정의 골을 여과없이 내비쳤다. 이런 분위기는 이날 낮 12시30분 승무원과 정비사 등 비(非)조종사 80여명이 농성장을 찾아 조속한 업무복귀를 촉구했을 때 극명하게 드러났다. 노조는 직원들의 면담요구를 거부하고 창문과 출입문을 걸어 잠근 채 강당에 모여 분임토의를 하며 오히려 내부결속을 더 다졌다. ●파업장기화 불구 이탈 별로 없어 한편 4일로 19일째가 되는 이번 파업은 지난달 말 국내 항공사 파업 최장기 기록을 갈아치운 데 이어 세계 최장수준으로 치닫고 있다. 이번 파업 전까지 국내 항공파업은 1999년 12월 아시아나항공·공항서비스 노조의 첫 파업 이후 아시아나 4차례, 대한항공 4차례 등 총 8차례였고 이 가운데 아시아나항공의 2001년 6월 파업이 6일로 가장 길었다. 해외 항공사를 통틀어도 세계 몇 손가락 안에 들 긴 수준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김강식 한국항공대 경영학과 교수는 “지난해 11월 법원 판결로 정식 노조로 인정받은 아시아나 조종사노조는 이번이 사실상 첫 교섭이라는 점 때문에 많은 것을 얻으려고 무리수를 두고 있고 사측도 미숙하긴 마찬가지”라며 “노사가 이번 경험에서 극한 대립은 안 된다는 교훈을 얻겠지만 너무 많은 것을 잃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보은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뭐? 훈련병 봉구가 우리 중대장님?”

    “뭐, 강봉구가 우리 중대장님이었다고….” 경기도 양평의 육군 20사단 신병교육대에서는 이달 중순 1주차 신병교육을 마친 훈련병들 사이에 동료의 ‘정체’를 놓고 소동이 빚어졌다. 신병교육대의 한 중대장이 훈련병 신분으로 입소,1주일간 함께 교육을 받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기 때문. 한동안 반말을 하며, 속마음을 모두 털어놓을 정도로 친하게 지냈던 동료가 1주일 뒤 ‘하늘 같은’ 중대장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 훈련병들은 까무러칠 만큼 놀랐다. 신분을 숨긴 채 훈련병 생활을 자청한 주인공은 신병교육대 2중대장 강병규(육사 56기·29) 대위로 그는 지난 8일 ‘210번 강봉구’라는 이름표를 달고 훈련소에 입소했다. 평소 신병들의 기본권 보장에 관심이 많던 그는 신병의 눈높이에서 교육과정을 둘러보고, 문제점을 직접 찾아 보겠다며 ‘잠행’을 결심했다. 강봉구는 물론 강 대위와 성만 같은 가상의 인물. ‘까까머리’를 한 채 훈련병에게 지급되는 보급품을 받고 입소, 군대 예절 등을 배우는 교육 1주차(7.8∼15) 과정을 모두 마쳤다. 물론 조교나 교관들은 강 대위의 신분을 알고 있었지만, 그의 의도를 알고 있던 터라 신분에 대해 철저하게 비밀을 지켜줬다. 덕분에 강 대위는 ‘팔굽혀펴기’나 ‘선착순’ 등 얼차려도 동료 훈련병들과 똑같이 받았다. 40여명의 동료 소대원들은 그의 신분을 추호도 의심하지 않은 채 동료로 대했으며 상당수는 그에게 자연스럽게 마음 속 얘기까지 털어놓았고, 강 대위는 그동안 몰랐던 신병 교육 과정의 문제점도 새롭게 인식했다고 한다. 함께 훈련을 받았던 이승태 훈련병은 “속마음을 털어놓았던 봉구가 중대장님이란 사실을 알고 깜짝 놀랐다.”며 “훈련병의 입장으로 돌아가 문제점을 파악하려는 중대장님의 모습을 보고 모두 적극적인 자세로 훈련에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 대위는 “이번 체험을 바탕으로 신병들의 기본권을 보장하고 교육 성과를 최대화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조승진기자 redtrain@seoul.co.kr
  • [새영화] 스텔스-인공지능 전투기의 반란

    29일 개봉하는 ‘스텔스’(Stealth)는 입소문 뜨르르 한 국내외 대작들이 아니라면 몇 배나 더 선전할 수 있을 SF액션물이다. ‘트리플 X’의 롭 코헨 감독이 그때 그 속도감을 그대로 살려 상공으로 무대를 옮겼다. 익스트림 스포츠를 감상하는 듯한 짜릿한 쾌감이 이번에도 100% 보장되는 건 물론이다. 국제테러 방지를 위해 어마어마한 경쟁을 뚫고 젊은 파일럿 3명이 선발된다. 매사에 자신만만한 헨리(제이미 폭스), 기계의 능력을 믿지 않는 벤(조시 루카스), 홍일점 카라(제시카 비엘). 맹렬한 팀워크를 자랑하는 세 사람들 틈에 인공지능 무인 스텔스기 ‘에디’가 끼어들면서 영화는 음모 가득한 고공비행을 시작한다. 돌발상황을 거치면서 갑자기 통제불능으로 치닫는 에디, 제멋대로인 에디를 막아 극도로 위험한 임무를 수행해야 하는 파일럿들의 고공 활약이 멀미가 날 정도로 빠르게 돌아가는 화면으로 구현된다. 음모론이 끼어들어 극의 재미를 살리기도 하지만 이 영화의 특장은 역시 롭 코헨 특유의 ‘스피드’이다. 롤러코스터에 올라탄 듯한 운동감을 즐기고 싶다면 더 이상의 선택이 없을 것이다.12세 이상 관람가.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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