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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분 데이트 (8) - 이윤숙

    5분 데이트 (8) - 이윤숙

    시집 좋은데 가고파, 미스·한전(韓電) 이윤숙(李侖淑)양 『전요, 어머니가 정해주시는 사람과 결혼할래요』 165cm의 헌칠한 키에 서글서글한 눈매. 적당히 애교스러운 표정으로 이양은 대뜸 이렇게 말한다. 작년까지만 해도 이름이 이인숙(李仁淑)으로 되어 있었으나 본인의 말을 빌자면『시집 좋은데 가려고』仁자를 侖자로 갈았다고. 순 서울산(産). 만 23세의 해방동이 아가씨이다. 안산국민학교를 거쳐 경기여고시절엔 농구선수로 활약했다고. 그래서 그런지 퍽 명랑하고 쾌활하다. 『한 5명 선을 보았지만요 실감도 안 나고 싱겁기만 해요』 하는 이양은「정직하게 생기고 착실해 보이면」좋겠단다. 나이는 세 살 위인 27세쯤이면 좋겠단다. 결혼 후 가족계획은 남녀 상관없이 2명으로 만족하겠다고. 남자 27세면 신입사원 아니냐니까『본인만 똑똑하면 되죠 뭐』한다. 직장사람들「데이트」요청엔 거의 응하지 않는 편. 그래도 인심 잃지 않고 상냥한 아가씨로 통하고 있으니 퍽 대인관계에 요령좋은 아가씨이다. 제일 좋아하는 건「밀크·초콜리트」. 한전 근무가 꼭 4년째. 주식과(株式課), 전기시험소를 거쳐 지금은 김(金)이사실 근무. 일요일이면 꼭 훈련 삼아 밥을 지어본다는 이양은 된장찌개는 구수하게 잘 만들어 낸다며 이젠 3층밥은 짓지 않을 자신이 있다고. 요즈음은 퇴근 후면 꼭 2시간씩 취미로 무얼 배우러 다닌다고-. 꽃과 관련이 있다나? <표지사진의 배경은 경복궁 안「10층탑」(국보 제86호)입니다> ※ 뽑히기까지 1백 여명의 한전 아가씨들 중 꼭 1명의「미스」한전을 뽑기란 그야말로 하늘의 별따기보다 더 어려운 일. 동료들간에 인기가 있어야 하고, 근무 경력이 2년은 넘어야 하고, 키도 크고, 조금 멋도 있고, 예쁘기도 한 무척 까다로운 선발기준을 세워놓고 직원 5명이 꼬박 4일 걸려 뽑아낸 행운의 아가씨가 바로 이윤숙양이다. [ 선데이서울 68년 11/17 제1권 제9호 ]
  • [2005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한진그룹 (1) 창업 趙회장 일가

    [2005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한진그룹 (1) 창업 趙회장 일가

    “당신, 이야기(베트콩 습격으로 한진직원 5명 사망) 들었소? 내 두말도 안하겠소! 우리 운전수들 군인 출신이오. 방어용으로만 할 테니 M16을 지급해 주시오.”(조중건 전 대한항공 부회장) “너 미쳤냐? 어떻게 민간인에게 군대 소총을 나눠주라는 거야.”(찰스 마이어 꾸이년지구 사령관) “돈 벌러 와서 죽을 수는 없지, 우리도 방어는 해야 할 거 아냐.”(조 전 부회장) “미스터 조, 이건 사이공 사령부도 모르는 일이오. 당신과 나만 아는 일이오, 알겠소?그리고 절대 먼저 쏘지 마시오.”(마이어 사령관) 조중건(73) 전 대한항공 부회장이 자서전에서 밝힌 이 대화는 한진이 사지인 베트남 정글에서 어떻게 달러를 벌었는지 가늠케 하는 대목이다.‘해방둥이’ 한진이 ‘수송보국’의 길을 걸은 지 60년. 이런 피와 땀들이 모여 오늘날 육·해·공을 아우르는 ‘세상의 길’을 개척했을 것이다. 그리고 그 ‘길라잡이’에는 고 조중훈 한진그룹 회장이 서있었다. 길이 있는 곳에 ‘한(韓)민족의 전진(進)’, 한진이 있다며 전장으로, 바다로, 하늘로, 수송 외길을 걸어온 고 조 회장. 이 때문에 한진그룹의 23개 계열사들은 지금 이 순간에도 5대양 6대주에서 한민족의 영토를 세계로 넓히고 있다. ●전장에서 성장한 한진 “형님이 경제시찰단의 일원으로 베트남에 갈 때입니다. 돈 될 만한 사업이 있을 것으로 확신했던 중훈 형은 비행기에서 내려다본 베트남 꾸이년지역의 풍경에서 바로 사업 아이디어를 찾아냈습니다. 항만을 보니, 화물이 꽉 찬 배가 50척이 몰려 있더라는 것입니다. 단순히 그것만 본 것이 아니라 배들이 짐을 실은 채 마냥 대기하고 있다는 사실이었죠. 순간적으로 상황을 파악한 형님은 갑자기 창문에서 휙 돌아앉아 휘파람을 불기 시작했다고 합디다. 다른 사장들이 쳐다볼까 싶어 큰 일이라고 생각한 거죠.”조 전 부회장은 한진의 베트남사업 첫발을 이렇게 설명했다. 한진의 화물수송사업은 전후방이 없었던 베트남에서 당연히 쉽지 않았다. 그러나 고 조 회장은 빗발치는 전장을 오가며, 뚝심과 오기로 밀어붙였다. 베트콩으로부터 기습공격을 받고, 직원들이 공포에 떨 때는 사기를 높이기 위해 직접 수송 차량의 선두에 서기도 했다. 그런 고생끝에 주어진 과실은 너무나 달콤했다. 한진이 1966년부터 5년간 베트남에서 벌어들인 달러는 무려 1억 5000만달러. 당시 한국은행이 보유한 가용외화가 5000만달러 남짓이었으니, 한진이 베트남에서 얼마나 많은 돈을 벌었는지 짐작할 수 있다. 한진은 베트남 특수로 당당히 재벌 반열에 들어선다. 고 조 회장은 67년 7월 자본금 2억원으로 대진해운을 설립했고, 그해 9월에는 삼성물산으로부터 동양화재를 5억 7000만원에 인수했다. 또 68년 2월에는 한국공항,8월에는 건설회사인 한일개발(현 한진중공업)을 세웠다. 이어 인하대학교도 인수했다. ●부실기업 대한항공공사 인수 고 조 회장은 뜻하지 않은 곳에서 위기이자 도전을 맞이한다. 다름아닌 항공사업이었다. “청와대로부터 호출이 왔었습니다. 어느 정도 짐작가는 내용이었죠. 당시 김형욱 중앙정보부장과 이후락 비서실장, 김성곤 공화당 의원 등이 수시로 드나들면서 만년 적자 공기업인 대한항공공사 인수를 독촉했으니까요. 그래서 저는 형한테 절대 받아들이지 말라고 했습니다. 하도 불안해서 저도 형님과 같이 청와대에 따라 갔었습니다. 그러나 그뿐이었습니다. 박정희 대통령이 우리나라 국적기를 타고 해외 나들이를 한번 해보고 싶다는 게 소망이라는데 형님이 거절할 수 있겠습니까.”(조 전 부회장) 고 조 회장은 결국 69년 ‘말 많고 탈 많았던’ 대한항공공사를 인수했다. 항공공사는 당시 프로펠러기 7대와 제트기 1대를 보유했지만, 전체 좌석수는 점보기 1대보다 적었다. 또 27억원의 부채는 감당키 어려운 것이었다. 이 때문에 임원들은 ‘베트남에서 목숨 걸고 번 돈을 부실 항공사에 모두 쏟아붓게 됐다.’며 크게 우려했다. 그러나 고 조 회장은 과감한 투자와 국제선 개척으로 이를 헤쳐나갔다. 그리고 36년 후 대한항공은 화물수송 세계 1위, 보유 항공기 113대, 매출 7조 2000억원(지난해)이라는 거대 기업으로 성장했다. ●“창업주에겐 은퇴란 없다” 트럭 한 대로 국내 최대의 운수그룹을 일군 고 조 회장은 팔순의 나이에도 명예회장으로 물러나지 않고, 현장을 챙길 정도로 노익장을 과시했던 정열적인 경영자였다. 그가 모언론 인터뷰에서 “창업주에게 은퇴란 없다.”고 한 말은 그의 성격과 일 욕심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고 조 회장은 또 ‘남이 닦아놓은 길을 뒤쫓으며 훼방하는 얌체사업’을 싫어했다. 모르는 사업에 뛰어들어 ‘문어발식’ 확장도 자제했다.‘낚싯대를 열개, 스무개 걸쳐 놓는다고 해서 고기가 다 물리는 게 아니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었다. 그래서 그는 모르는 사업을 하기보다 수송 전문화에 더 집중했다. 주변에서 ‘돈 버는’ 무역회사를 만들자고 권유하기도 했지만 고 조 회장은 그때마다 “우리가 무역회사를 하면 많은 무역회사들이 우리의 경쟁자가 될 텐데 그들이 우리 비행기를 타고 우리에게 화물을 맡기겠느냐.”며 반대했다고 한다. 그는 1920년 부친 조명희옹과 모친 태천즙 여사의 4남4녀 가운데 둘째로 태어났다. 부친은 집안을 분주하게 돌아다니며, 이것저것 뚝딱거리고 어질러 놓기를 좋아했던 둘째아들에게 ‘동(動)과 정(靜)이 조화를 이룬 사람이 되라’는 뜻에서 ‘정석(靜石)’이란 아호를 지어주었다고 한다. 고 조 회장은 45년 광복 직후 인천에서 한진상사를 설립, 수송 외길의 첫발을 내디뎠다. 고만 고만하던 한진상사가 두각을 낸 것은 56년 미군부대 화물 수송을 맡으면서다. 이때 맺은 미군과의 인연은 한진 성장의 든든한 ‘우군’이 됐다. ●“찰리 조, 보따리 좀 싸봐” 조중건(영어명 찰리) 전 부회장은 창업주인 고 조 회장의 동생이라기보다 사업 동반자이자, 유능한 참모였다. 조 전 부회장은 통역과 포병장교로 6·25 전쟁에 참전한 뒤, 미국 버클리대학에서 수송학을 전공했다. 59년에 귀국한 그는 바로 한진에 합류했다. 조 전 부회장의 본격적인 활약은 베트남 전쟁에서 발휘됐다. 고 조 회장이 1965년 베트남을 시찰한 뒤, 조 전 부회장에게 이렇게 말했다.“니가 가서 보따리 좀 싸봐.”이 말은 한번 기획을 잘 해서 사업으로 만들어 보라는 ‘조 브러더스(중훈·중건 형제)’의 은어였다. 조 전 부회장은 미군 인맥을 활용해 중장비 조달 등의 악조건을 뚫고 베트남 꾸이년항의 미군 용역과 수송작업을 따냈다. 계약금액은 790만달러. 조 전 부회장의 설명이다.“베트남 수송사업을 돌아볼 때 그것은 참으로 100년만에 한번 있을까, 말까 한 사업이었다.” 조 전 부회장은 또 고 조 회장을 도와 70∼80년대 대한항공의 성장사를 주도했다. 국제노선 개척을 위해 당시 소련과 중국 등 적국까지 넘나들며, 대한민국의 하늘을 넓혀 놓았다. 항공노선과 관련된 에피소드 한토막. 그는 88년 서울올림픽 선수단 수송을 위한 부정기 항공 노선을 뚫기 위해 혈혈단신 모스크바로 날아갔다. 구소련 국영 아에로플로트 항공사 사장과 항공청 장관, 체육부 장관을 만나 설득에 들어갔지만, 요지부동이었다. 하루는 그들이 조 전 부회장을 한 궁전의 깊숙한 곳으로 안내하더니, 약속이라도 한 듯 옷을 훌훌 벗어버리고, 사우나탕과 보드카로 조 전 부회장의 진을 빼기 시작했다. 수십번 반복된 행동으로 조 전 부회장은 금방이라도 쓰러질 것 같았다. 그러나 그는 정신력으로 계속 버티며, 협상을 주도해 나갔다. 동이 틀 무렵 조 전 부회장은 그들의 수장으로부터 긍정적 답변을 얻어냈다. 고 조 회장의 막내동생인 조중식(70) 전 한일개발(현 한진중공업) 부회장은 미국에서 토목공학을 전공한 뒤 한진에 입사했다. 당시 새로운 건축공법인 H-빔 공법으로 서울 소공동 KAL빌딩 설계 및 시공을 했으며, 중동 특수 때 사우디아라비아 등에서 많은 공사를 따내기도 했다. ●조씨가, 명망가로 사통팔달 한진 조씨가의 혼맥은 명망가 집안이 두루 포함돼 있다. 관·재·학·법조계 등으로 폭넓게 뻗어있다. 또 연애 결혼보다 유난히 중매 결혼이 많다는 점이 눈에 띈다. 창업주인 고 조 회장은 1944년 집안 어른의 중매로 평범한 집안의 김정일(82) 여사와 결혼했지만, 그의 동생들과 자녀들은 당대의 유력 인사의 자녀를 배필로 맞았다. 고 조 회장과 김 여사는 슬하에 4남 1녀(현숙·양호·남호·수호·정호)를 뒀다. 장녀인 조현숙(60)씨는 68년 숙부인 조 전 부회장의 중매로 당시 엘리트 법조인인 이태희(65·현 법무법인 광장 대표변호사) 서울지방법원 판사와 인연을 맺었다. 이 변호사는 흥아타이어 감사를 지냈던 이상묵씨의 장남으로 서울대 법대와 미국 하버드대 법학박사 출신이다. 조양호(56) 대한항공 회장은 73년 이재철 전 교통부 차관의 장녀인 명희(56)씨를 부인으로 맞이했다. 이씨는 서울대 미대 출신. 고 조 회장과 이 전 차관이 한 모임에서 아들·딸과 관련된 대화를 나누다가 인연이 돼 사돈간이 됐다. 조 회장 얘기다.“양가에서 혼담이 오가던 중에 장모님이 예비 사위 얼굴을 보기 위해 집을 찾아오신 적이 있었습니다. 그때 제 사진을 보고 흡족하셨던 모양입니다. 군제대 후에 바로 결혼하게 됐습니다.” 당시 양가의 통혼은 운수기업과 주무부처인 교통부의 고위층 집안이 맺어졌다고 해서 화제가 됐다. 조 회장의 장인인 이 전 차관은 76년 공직에서 물러난 이후 인하대와 국민대, 중앙대 총장을 역임하는 등 교육계 인사로 활약했다. 조남호(54) 한진중공업 회장은 김원규 전 교육감의 차녀인 영혜(54)씨와 우연히 테니스코트에서 만나 결혼에 성공한 케이스. 형제들 가운데 유일하게 연애결혼에 성공했다. 조양호 회장은 “다른 형제는 해외에서 공부하다 보니 집안에서 혼사를 챙겼지만 둘째는 국내에서 대학을 나오다 보니, 주변 친구들의 도움으로 연애를 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조수호(51) 한진해운 회장은 조씨가가 국내 재벌가와 혈연으로 얽혀지는 첫번째 다리를 놨다. 조 회장의 처가가 롯데그룹 창업주인 신격호 집안이기 때문이다. 부인인 최은영(43)씨의 모친이 신 회장의 넷째 여동생인 신정숙 여사다. 신 여사의 남편은 최현열 전 NK그룹 회장이다. 조정호(47) 메리츠증권 회장은 87년 구자학 아워홈 회장의 차녀인 명진(41)씨와 혼인했다. 이 결혼으로 한진 조씨가는 재계 혼맥의 주류로 편입된다. 장인인 구 회장이 LG 구씨가이기 때문이다. 또 삼성 이씨가와도 바로 연결된다. 구 회장의 부인인 이숙희 여사가 고 이병철 삼성 회장의 차녀다. ●방계 혼맥도 장관 사돈 많아 고 조 회장의 형제자매 혼맥도 전직 장관 가문부터 평범한 집안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을 보여준다. 조중건 전 대한항공 부회장은 이상실 전 상공은행장의 3녀인 영학(68)씨와 결혼해 1남 3녀를 뒀다. 장남인 진호(43)씨는 이종남 전 감사원장의 장녀인 경아(35)씨와 인연을 맺었다. 장녀인 윤정(41)씨는 이동원 전 외무부 장관의 장남 정훈(44)씨와 백년가약을 맺었다. 쌍둥이인 주은(38)씨는 미혼, 주연(38)씨는 김태효(38) 성균관대 교수와 결혼했다. 조씨 가문의 장자인 고 조중렬 전 한일개발 부회장은 최학희(80) 여사와 결혼,2남 1녀를 뒀다. 장손인 조지호(57) 한양대 교수는 이병호 전 상공부 장관의 장녀 숙희(56)씨와 혼례를 올렸다. 차남 건호(53)씨는 재미동포인 윤주덕 내과의사의 딸 영태(51)씨를 아내로 맞았으며, 장녀인 인숙(59)씨는 문영호(66) 전 동부제일병원 내과과장과 혼인했다. 영호씨의 부친은 제일은행 이사를 지낸 문재관씨다. 고 조 회장의 첫째 여동생인 조정옥(82) 여사는 전윤진(89) 전 동양화재 감사와 인연을 맺었으며, 둘째 여동생 조정원(80) 여사는 박두진(78)씨와 혼례를 치렀다. 셋째인 조도원(77) 여사는 박태원(79) 전 한국과학기술원 이사장과 결혼했으며, 막내인 조경숙(75) 여사는 재미교포 외과의사인 박소회(78)씨에게 시집갔다. 고 조 회장의 막내 남동생인 조중식 전 한일개발 부회장은 교육자 집안 출신인 김복수(68)씨를 아내로 맞았다. golders@seoul.co.kr ■ “떠날때는 ‘쿨’ 하게” ‘2인자’ 조중건, 조카 경영권승계 앞두고 야인으로 역사적으로 2인자의 삶은 불행한 경우가 적지 않았다.1인자를 향한 욕심이 화(禍)를 불러들인 탓이었다. 반면 드물게 성공한 2인자는 맺고 끊음이 명확하고, 절제된 삶을 살았다는 것을 역사는 보여준다. 조중건(73) 전 대한항공 부회장은 이런 점에서 성공한 2인자로 분류할 수 있다. 그는 1996년 조카들의 경영권 승계가 마무리될 시점에 미련없이 대한항공을 나와 야인으로 돌아갔다. 오너가(家)의 일원이기보다 전문경영인으로서 행동했으며, 나아가고 물러날 때를 알았던 것이다. 1인자에 대한 욕심은 없었을까. 조 전 부회장이 한때 하와이에 머무는 것을 놓고 일각에서는 형제간의 ‘힘겨루기’로 보는 견해도 있었다. 또 조 전 부회장이 일정 기간 대한항공의 ‘수장’을 맡다가 장조카인 조양호 대한항공 사장(현 회장)에게 물려줄 것으로 보는 시각도 적지 않았다. 한진그룹의 일부 계열사를 받을 것으로 판단한 이도 있었다. 그러나 이같은 세간의 예측과 달리 조 전 부회장은 모든 것을 훌훌 털고 하와이로 떠났다. 조 전 부회장은 훗날 이같이 전했다.“형제간이라도 언젠가 헤어질 거면 기분좋게 헤어지고 싶었다. 조카들의 앞길을 막는 것은 보기가 안 좋았다. 또 한국에 있으면 언론 인터뷰를 하게 되고, 이 때문에 본의 아니게 형(고 조중훈 회장)에게 누를 끼칠까봐 신경이 쓰였다.”시쳇말로 어차피 헤어질 거면 ‘쿨하게’ 떠나고 싶었다는 의미일 것이다. 조양호 대한항공 회장은 “96년 초 작은아버지께서 물러나시기를 원하셨다.”면서 “선친도 그동안 숙부께서 고생하셨던 것을 잘 아셨던 만큼 섭섭지 않게 해드렸다.”고 설명했다. 그럼 조 전 부회장이 생각한 2인자는 어떤 모습일까. 그는 자서전에서 이렇게 밝혔다.“형이 대한항공의 ‘선장’이었다면, 나는 ‘일등항해사’였다. 선장은 모름지기 새로운 곳을 향한 모험심과 카리스마가 있어야 한다. 그러나 실제 배를 움직이는 것은 일등항해사다.2인자는 항상 해결사 역할을 해야만 했다. 성공확률은 거의 50% 이하였다.” 그는 그렇다고 무조건 ‘예스맨’이 2인자는 아니라고 강조했다. 조 전 부회장은 고 조 회장이 정부로부터 부실기업을 인수할 때마다 형에게 수없이 대들었다.“형, 하지 마시오. 밑빠진 독에 물붓기요.”그러나 조 전 부회장도 끝내는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자신에게는 선택권이 없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있기 때문이다. 남은 것은 최단 기간에 부실 기업을 흑자 기업으로 돌려놓는 것이었다. 고 조 회장이 아이디어를 내놓으면, 이를 현실화하는 것은 언제나 조 전 부회장의 몫이었다. 그는 그 고통을 이렇게 표현했다.“전면에 나선 총수가 그저 ‘이러 저러하니, 알아서 만들어봐.’라고 화두만 획 던질 뿐일 경우가 많다. 물론 1인자에게는 1인자의 고뇌가 있다는 것을 잘 이해하고 있지만, 실제로 일을 처리하는 입장에서는 작은 일 하나 때문에 며칠을 헤매야 하는 일이 허다했다.” 그는 그럼에도 2인자의 삶이 만족스러웠다고 회고했다.“2인자들은 1인자가 꾸는 꿈에 덩달아 취해 열정을 다해 일하는 존재들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형은 육·해·공의 종합물류 기업이라는 꿈을 내게 보여줬다.” golders@seoul.co.kr ■ 역대 정권과의 인연 1999년 4월20일, 당시 김대중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대한항공에 대한 고강도 제재 의사를 내비쳤다. 민간기업에 대한 청와대의 이같은 조치는 극히 이례적인 일이었다. 그러나 이런 빌미를 제공한 것은 대한항공. 대한항공기의 잇단 사고가 주요 원인 중 하나였다는 것이 당시의 분위기였다. 더구나 국적항공사의 항공 사고는 국가 이미지에 미치는 악영향이 적지 않았다. 한진그룹 조씨가(家)로서는 처음으로 맞는 정권과의 갈등이었다. 한진 조씨가와 역대 정권과의 인연은 ‘극과 극’을 달린다는 점에서 국내 여느 재벌가와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박정희 정권부터 김영삼 정권까지가 우호적 관계였다면, 김대중 정권때는 시련의 연속이었다. 고 조 회장은 국적항공사 대표라는 신분과 특유의 사교성, 부지런함 덕분에 역대 정권의 핵심 인사와 적지 않은 친분을 쌓았다. 이 때문에 사업상 ‘손해본 장사’도 많았다. 고 조 회장은 리스크를 떠안으면서도 정권이 요청한 부실기업을 잇따라 인수했다. 대한항공공사(현 대한항공)를 비롯해 대한선주(현 한진해운과 합병), 조선공사(현 한진중공업)를 떠안았다. 동시에 미국, 일본, 프랑스 등 해외 인맥을 활용, 민간 차원의 외교력을 발휘하기도 했다. 또 30여년간 한진그룹의 ‘2인자’였던 조중건(73) 전 대한항공 부회장도 과거 군경력을 바탕으로 폭넓은 인맥을 구축했다. 그렇다고 인맥을 활용해 특혜를 누린 것은 아니었다. 그가 자서전에서 밝힌 대목이다. “1953년부터 2년간 미국 포병학교 교관 생활로 400여명의 기간 장교들과 많은 인맥을 형성할 수 있었다.(중략)나는 박정희 대통령과 매우 친근한 관계였고 나를 친아우처럼 아껴주셨고, 가끔 당시 혁명 주체들이 내 형(조중훈 회장) 집에서 모여 회의를 했다. 만약 마음만 먹었다면 얼마든지 이권과 청탁으로 돈을 긁어모을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나나 형은 그런 방식으로 돈을 버는 것은 신기루와 같다고 여겼다.” 그러나 98년 DJ정권이 들어서면서 조씨가는 서서히 ‘쓴맛’을 보기 시작한다. 대통령 전세기의 경쟁 입찰제 도입은 그 신호탄이었다. 이어 국세청 조사인력 240여명이 동원된 3개월간의 한진그룹 세무조사는 조씨가를 무척 당혹스럽게 했다. 이처럼 DJ정권이 대한항공에 대해 강하게 ‘칼자루’를 휘두른 이유는 뭘까.1차적으로 DJ정권 출범 이후 크고 작은 대한항공측의 사고 탓이었다. 대한항공의 문제는 기업뿐 아니라 국가 이미지 훼손이라는 것이 정부의 시각이었다. 여기에 과거 조씨가가 보인 ‘반DJ 행보’도 일부 영향을 끼쳤을 것이란 관측도 있다. 세무조사 이후 대한항공은 노선권 배분 차별 등 정부로부터 각종 불이익을 받았다. 그러나 법보다 감정을 앞세운 정부의 무리수도 적지 않았다. 사법부는 대한항공이 잇따라 제기한 노선 배분 소송에서 정부 결정을 뒤엎는 판결을 속속 내렸다. golders@seoul.co.kr ●특별취재반 산업부 홍성추 부장 (부국장급·반장) 박건승·정기홍·류찬희·김성곤차장 안미현·주현진·류길상·김경두기자
  • [대한민국은 산재공화국] 안전망 ‘구멍’…10년간 손실 86조

    [대한민국은 산재공화국] 안전망 ‘구멍’…10년간 손실 86조

    산업현장 안전망에 구멍이 뚫려 있다. 지난 10년간 산업재해 손실액이 86조원에 이르는 등 경제적 비용이 엄청나다. 이같은 손실액은 해마다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어 기업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때문에 산업현장에 ‘안전 원칙’이 지켜지는 풍토 조성이 무엇보다 시급하다. 안전에 빨간불이 켜진 산업현장의 상황과 이에 따른 정부의 대책 등을 알아본다. ●지난해 손실액 인천공항 2개 건설비용 한국산업안전공단에 따르면 지난 10년간(1995∼2004년) 산재로 인한 인적·물적 손실은 실로 어마어마하다. 재해자수는 73만 9390명으로 의정부시(39만)와 평택시(37만)의 인구를 합한 규모에 해당한다. 이 가운데 2만 6206명이 사망했다. 이 기간동안 경제적 손실액은 86조 6655억원에 이른다. 산재발생이 최고조를 이룬 지난해 통계 수치를 보면 산재로 인한 손실이 얼마나 심각한지를 쉽게 알 수 있다. 재해자 8만 8874명(하루 243명꼴) 중 하루 7.7명꼴인 2825명이 사망했다. 이는 경제규모가 비슷한 선진국과 비교하면 아주 높은 수치다. 우리나라의 사망만인율(근로자 1만명당 사망률)은 2.70으로 독일(0.26). 일본(0.31), 미국(0.40)에 비해 6∼10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경제적 손실액은 14조 3000억원으로 노사분규로 인한 생산차질액 2조 4972억원의 약 5배에 달한다. 이는 100억원짜리 공장을 1420개, 인천국제공항을 2개 건설할 수 있는 금액이다. 한국노동연구원 선한승 선임연구위원은 “기업이 경쟁력을 갖기 위해선 산업현장의 안전보건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경제의 주역인 노동자들이 안전하고 건강하게 일할 수 있는 직장분위기가 조성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산재, 건설·제조업에 집중 우리나라의 산재발생 구조는 취약하기 짝이 없다.50인 미만 사업장이 전체 산재의 70%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전체 재해자 8만 8874명 가운데 50인 미만 사업장에서 6만 423명(68%)이 발생했다.“전문인력 부족, 열악한 작업환경 등이 주된 이유”라고 노동부 정순호 안전정책과장은 분석했다. 산재 사망자의 절반 정도가 건설업에 집중돼 있으며 제조업이 그 뒤를 잇고 있다. 또 고령화시대가 가속화되면서 50세 이상 고령노동자의 재해발생도 점차 늘고 있다. 연령별 산업재해 발생현황(2002∼2004년)을 보면 전체 산업재해 발생건수 중 50세 이상 고령노동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2000년 25.1%에서 2001년 27.6%,2002년 29.7%,2003년 30.0%,2004년 30.7%로 점차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다. 또한 50세 이상 고령자의 산재 사망 비중도 산재 사망자 대비 2000년 42.5%에서 매년 증가해 2004년 46.4%로 거의 절반에 육박하고 있다. 여성근로자 재해 발생도 늘어나는 추세다. 또 입사 6개월 미만자가 전체 재해자수의 절반정도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팔 걷고 나선 정부 노동부는 산업현장의 안전확보를 통한 산재발생을 줄이기 위해 법률 개정작업에 나섰다. 사업주의 안전·보건조치 강화가 포인트다. 안전보건조치 소홀로 인한 근로자 사망시 사업주에 대한 처벌수준을 현행 ‘5년 이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 벌금’에서 ‘10년 이하 징역 또는 5억원 이하 벌금’으로 대폭 상향조정하기로 했다. 또 사망사고가 다발하는 건설 및 제조업에 대해서는 특별관리키로 했다. 노동부는 이같은 내용의 ‘산업안전보건법 개정법률안’을 지난달 13일 입법예고했으며 개정법률안을 오는 9월 정기국회에 제출, 내년 9월부터 시행할 방침이다. 안전보호구 착용의 생활화를 통한 재해 예방에도 적극 노력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지난달부터 대대적으로 안전보호구 착용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최용규기자 ykchoi@seoul.co.kr ■ 산업안전보건 강조주간 행사 풍성 노동부와 한국산업안전공단(이사장 박길상)은 1∼7일을 산업안전보건 강조주간으로 설정하고 다채로운 행사를 벌이고 있다. 일본과 미국, 독일에서도 매년 10월 우리나라와 비슷한 행사를 개최한다. 일본에서는 전국노동안전위생대회, 미국에서는 산업안전보건청(OSHA) 주관으로 전미안전대회, 독일에서는 연방산재예방기관연합회가 산업안전보건대회를 연다. 국내 행사 중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지난달 29일부터 2일까지 서울 코엑스(COEX) 태평양홀에서 열리고 있는 ‘국제안전기기·작업환경개선·소방산업 전시회’다. 올해가 23회째인 이번 전시회에는 우리나라를 비롯,13개국에서 178개 안전 관련 업체가 참가하고 있다. 전시회에서는 첨단 안전장비와 작업환경개선 설비를 한눈에 보면서 국내외 기술 수준을 비교할 수 있다. 1일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는 산재예방유공자에 대한 포상이 있다. 동탑산업훈장을 받은 청림산업(주) 박태복(52) 사장은 1999년 10월 회사설립 이후 5년여 동안 무재해를 기록했다. 또 같은 날 코엑스 콘퍼런스센터에서는 산업안전공단 주관으로 안전보건분야 기술 세미나가 열린다. 모두 7가지 주제로 나뉘어진 세미나에서는 산재 감소를 위한 건설안전 제도 개선과 산재 은폐의 원인 및 대안 등이 다각도로 논의된다. 롯데월드호텔 크리스탈볼룸에서 1일까지 3일간 열리고 있는 제4차 아·태지구 건설안전 국제회의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3대 주제는 ▲건설업의 안전보건경영 시스템 ▲추락, 낙하·비래, 감전 및 붕괴방지 대책 ▲아·태 안전보건 공동조직 구성 및 활동 등이다. 최용규기자 ykchoi@seoul.co.kr
  • [일본을 다시본다] (5)’인디펜던트 콘트랙터’가 뜬다

    [일본을 다시본다] (5)’인디펜던트 콘트랙터’가 뜬다

    |도쿄 특별취재팀|올해 마흔 한살의 아키야마 스스무. 그는 여느 직장인들처럼 아침마다 출근 준비를 서두른다. 그러나 출근하는 회사는 매일매일 다르다. 월요일에는 에너지 관련 회사에 나간다. 이곳에서의 업무는 신규사업 개발. 다음날에는 가네보 화장품 회사로 출근한다. 담합 등 법률 위반행위가 발생하지 않도록 꼼꼼히 점검하고 위반 소지가 있는 행위를 미리 걸러내는 것이 주된 임무다. 수요일에는 신생업체인 모 중소기업체로 향한다. 이곳에서의 직함은 사장 고문. 경영과 관련해 이런저런 자문을 해준다. 점심시간까지 여유가 좀 있어 보인다 싶더니 또 서둘러 가방을 챙겼다. 수요일 오후에만 출근하는 또다른 회사가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매일 다른 회사로 출근하니까 지겨울 틈이 없어요. 때로는 오전·오후 직장이 다를 때도 있습니다. 그 사이사이에도 급한 일이 들어오면 짬을 내 처리해줍니다.” 일찍이 ‘인디펜던트 콘트랙터(Independent Contractor)’ 세계에 뛰어든 덕분에, 지금은 꽤 일이 많이 들어온다는 아키야마는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일을 한다는 점에서 인디펜던트 콘트랙터야말로 인간의 본성에 가장 부합하는 고용 형태”라고 말했다. ●인디펜던트 콘트랙터란 일본에서 인디펜던트 콘트랙터가 뜨고 있다. 뜻을 그대로 옮기자면 ‘독립된 계약인’이다. 전문 기능을 무기로 기업체와 독립된 계약을 맺고 일을 처리한다. 신사업 개발, 인사관리, 회계 정비, 재무전략 수립, 정보기술(IT) 시스템 구축, 경영 컨설팅 등 응용분야는 무궁무진하다. 통상 영문 머리글자를 따 IC로 불린다. 사원식당이나 콜센터 등이 팀 단위의 아웃소싱 형태라면 IC는 개인 아웃소싱이다. 대개는 10년 안팎의 직장 경력자들이다. 회사에 소속돼 있지는 않지만 계약을 맺고 있다는 점에서 탈(脫)샐러리맨과는 다르고, 높은 위험을 수반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창업과도 다르다. 적게는 2∼3개, 많게는 4∼5개의 전문영역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 한가지 분야의 전문가인 프리랜서와도 구별된다. 물론 한가지 업무만 전문으로 하는 IC도 있긴 하다. 태동지인 미국에서는 활동 인원수가 860만명에 이른다. 일본에 IC협회가 설립된 것은 2003년 12월.30명으로 출발한 회원수는 현재 180명으로 불어났다. 회원들의 평균 연령은 43세.4명의 공동 이사장 가운데 한 명으로 협회 설립을 주도한 아키야마는 “일본의 기업환경이 빠른 속도로 변화하고 있어 앞으로 IC가 더욱 각광받을 것”이라고 장담했다. ●일본에서 IC가 뜨는 이유 아키야마 이사장은 일본 기업체에 불고 있는 ‘스피드 경영’ 바람을 IC의 확산과 연관지어 해석했다. 신입사원을 뽑아 일정 훈련을 거쳐 투입시키는 기존의 형태만으로는 빠르게 변화하는 소비자들의 욕구와 눈높이를 충족시킬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고도로 훈련된 외부의 전문 인력에게 눈을 돌리게 됐다는 설명이다. 오랜 불황으로 비용 절감이 절실해진 것도 일본에서 IC가 뜨고 있는 이유 중의 하나다. 고용을 늘리고 싶지 않은 대기업체나, 노련한 전문가를 원하는 중소기업 또는 벤처기업체에 1인 아웃소싱인 IC는 ‘해답’이었다. 일본 특유의 ‘종신 고용’ 문화를 감안할 때,IC 붐은 다소 의외라고 지적하자 아키야마 이사장은 “종신고용은 전후에 정착된 형태”라면서 “전쟁 전엔 일이 있으면 모였다가 끝나면 흩어졌다.”고 지적했다. ●또다른 약육강식의 세계 IC의 최대 장점은 시간조절이 자유롭다는 점이다. 몸이 힘들거나 가족들과 좀 더 시간을 보내고 싶으면 일감을 줄이거나 밀쳐놓으면 된다. 그러나 전문능력이 없으면 결코 성공할 수 없는 것이 또 IC다. 대부분의 IC들이 10년 이상의 직장생활 경력자인 것은 이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회원들간 경쟁도 심하다.‘수주’는 대개 능력과 직결된다. 입소문이 나면서 협회로 IC 소개를 부탁하는 기업체들도 부쩍 늘었다. 이렇게 들어온 일감은 협회 홈페이지와 회원들의 개인 이메일로 통보된다. 시간과 조건이 맞는 IC가 수임 의사를 비치면 계약이 체결된다. 회비는 연간 3만 2000엔(약 32만원). 구체적인 보수 협상은 전적으로 IC 당사자의 몫이다. 전공 분야는 보수를 높게, 부전공 분야는 다소 낮춰 부르기 때문에 보수 계약을 놓고 큰 갈등은 없다고 한다. 연간 1억엔 이상의 고소득자도 적지 않다. 큰 프로젝트가 들어올 때면 몇 명의 IC들이 팀을 짜 맡기도 한다. ●IC도 재투자해야 IC로 성공하기 위해서는 재투자도 필수적이다.‘리크루트’사에서 15년 이상 여행잡지 편집을 맡다가 2년 전 과감히 IC로 전환했다는 이마무라 마유미(41·여).“마흔살 이후에도 직장에 매여 있는 모습을 생각하니 그림이 안 그려져 IC로 나섰다.”는 그는 잡지 편집(주 1회 낮)·아로마향 치료(주말)·커리어 상담(주 3회 저녁) 등 세가지 일을 하고 있다. 잡지 편집은 주전공이지만 아로마 치료사는 경력이 아직 짧다. 아로마 보수는 시간당 700엔(7000원). 맥도널드 매장의 아르바이트 임금보다도 낮다.“이 분야의 다른 IC들보다 기술이 처지기 때문에 적은 보수를 받는 것은 당연하다.”면서 “그러나 재투자 기간이 끝나면 달라질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는 전문자격증을 따기 위해 학원에 다니는 등 수입의 30%를 재투자에 쓰고 있었다. 그러다보니 리크루트에 다닐 때보다 수입이 적다.“3년 정도 더 투자하면 역전될 것”이라는 게 그의 얘기다. 이어지는 얘기가 재미있다.“직장에 다닐 때는 쉬면서도 내 개인시간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았는데 IC로 나서고부터는 일하는 시간도 내 시간으로 느껴진다. 그래서 일이 더 즐겁다.” IC들이 경계해야 할 최대의 적은 ‘과욕’.“의욕이 넘쳐 닥치는 대로 일을 맡았다가 밤샘작업을 밥먹듯이 했다.”는 이마무라는 “노련한 IC일수록 시간과 체력 안배가 뛰어나다.”며 한국에서도 IC협회가 생겨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hyun@seoul.co.kr ■ ’10년후 일본’ 저자 다카하시 |도쿄 특별취재팀|‘10년후 일본’이라는 책에서 인디펜던트 콘트랙터(IC)의 등장에 주목한 다카하시 스스무(52) 일본종합연구소 이사는 “IC가 ‘단카이세대’의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단카이(團塊)세대란 2차대전 직후인 1947∼1949년 사이에 태어난 일본의 첫 베이비붐 세대를 일컫는 말로, 워낙 사람수가 많다 보니 구조조정의 단골대상이 돼왔다. 게다가 오는 2007년을 전후해 대거 정년을 맞게 돼 일본 내 사회문제로도 떠오르고 있다. 다카하시 이사는 “중장년 사원이 많은 회사는 인건비를 절감해서 좋고, 당사자들은 임금이 오르지 않는 상태에서 직장에 계속 머물러 있어봤자 비전이 없기 때문에 IC를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국이나 일본이나 오야지(아저씨들을 일컫는 일본말)들에게 주어진 또 한번의 기회가 IC”라며 웃었다. 그가 10년 후 일본을 보여주는 키워드 가운데 하나로 IC를 지목한 데에는 일본인들의 인생관 변화와도 무관치 않다. 예전의 일본인들은 나이가 들수록 ‘회사형 인간’으로 불렸다. 그러나 구조조정 파고로 회사가 곧 전부는 아니라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다양한 삶의 행태를 즐기는 일본인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다카하시 이사는 “흔히 잃어버린 10년이라고들 얘기하지만 일본이 바뀌어야 한다는 것을 체감했고 바뀔 준비를 했다는 점에서 결코 잃어버린 10년은 아니었다.”며 “다만 다이어트(구조조정)로 뺀 살을 흡수할 데가 없으면 말짱 헛일인 만큼 새로운 분야 개척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최근 일본에서 뜨고 있는 ‘가이고(介護·노인요양사업)’를 그 대표적 예로 꼽았다. 그는 “한국도 중국에 추격당하고 있다는 점에서 새 분야 개척은 유효한 키워드”라며 “드라마 겨울연가나 영화 쉬리 등 영상·콘텐츠산업에서의 발전 속도가 비약적인 만큼 새로운 수익원을 발굴하는 1인자형 사업에 (한국도) 눈을 돌려야 한다.”고 조언했다.1등을 따라잡는 ‘캐치업’형에서 ‘1인자(프런트 러너)’형으로 변신해야 한다는 얘기다. 그는 10년 후 일본의 또다른 키워드로 ‘기술 중심의 시즈(seeds)형’ 대신 ‘감성 중심의 니즈(needs)형’을,‘하이테크’ 대신 ‘하이터치’를,(골프채를 전부 갖고 다니는)‘풀세트형’ 대신 (분업의) ‘하프세트형’을 제시했다. hyun@seoul.co.kr 협찬 POSCO
  • [경제플러스] 동양제철화학 대표 백우석씨

    동양제철화학은 30일 신임 사장에 백우석(53) 이테크건설 사장을 선임했다. 백 신임 사장은 75년 동양화학공업(현 동양제철화학)에 입사한 뒤 경영관리본부장을 역임했다. 창업주 이회림 명예회장의 차남인 이복영 현 사장은 계열사인 삼광유리공업 회장을 맡는다.
  • [알뜰살뜰 정보]

    ●신세계백화점은 10일까지 본점 신관 오픈을 앞두고 본관 명소를 배경으로 하는 ‘추억의 사진 만들기’ 행사를 진행한다. 본관 정문이나 중앙 계단 등 신세계백화점 본점에서 디지털 카메라로 촬영해 즉석 인화해 주며, 매일 선착순 200명에게 윷놀이판으로 사용할 수 있는 신세계 본점 모형 퍼즐판을 기념품으로 증정한다.●우리닷컴(www.woori.com)은 인터넷 정육점인 ‘이프레시(e-fresh)’를 열었다. 신선한 쇠고기와 돼지고기, 닭고기 등 60여가지 부위를 500g 단위로 소포장 판매한다. 쇠고기의 경우 용도에 따라 국거리·구이·스테이크용 등 7가지로 세분화돼 안심·채끝·도가니 등 50여가지, 돼지고기는 목살·삼겹살 등 6가지, 닭고기는 다리·가슴·날개 등 3가지를 부위별로 판매한다.●롯데칠성음료는 고기능성 음료인 ‘콜라겐 5000’ 체험단을 홈페이지(www.collagen.com)를 통해 모집한다. 기간은 오는 31일까지. 사연을 올려주거나 간단한 퀴즈를 풀어 정답을 보내면 추첨 등을 통해 소비자 800명에게 2주 동안 마실 분량의 제품 2박스(14병)를 보내준다.●삼성플라자는 오는 17일까지 비 오는 날 10만원 이상 구매한 소비자에게 파전·버섯전 등 부침개를 증정하는 사은행사를 실시한다.●슈어엠(www.surem.com)은 내년 월드컵이 끝날 때까지 매일 5건의 문자메시지를 독일에 공짜로 보내주는 이벤트를 진행한다. 문자메시지는 한글과 영문 두가지 모두 전송이 되지만, 독일 현지 휴대전화가 영문 휴대전화인 만큼 영문만 가능한 셈이다. 영문 메시지는 모두 120자까지 가능하다.●그랜드백화점은 18일까지 경품보다 혜택이 더 많은 사은행사를 진행한다. 일산점은 당일 15만원 이상 구매하면 7%에 해당하는 상품권을, 수원 영통점은 상품권이나 여행용 가방·선풍기·그늘막·접시세트 등을 사은품으로 증정한다.●삼성테스코 홈플러스는 30일 일산 탄현동에 대형 슈퍼인 슈퍼익스프레스 19호점인 탄현점을 오픈했다. 영업면적 110평 규모인 탄현점은 기존 슈퍼에서 보기 힘들었던 편의상품 코너를 마련해 즉석대용식·처방없이 살 수 있는 일반 의약품(OTC)·일회용품 등을 한데 모아서 판매할 뿐 아니라, 현금인출기·즉석식품을 바로 먹을 수 있도록 전자레인지·온장고 등도 마련돼 있다.●애경은 오는 8월3일까지 여대생들을 대상으로 ‘케라시스 마케팅 공모전’을 진행한다. 홈페이지(www.kerasys.net)를 통해 접수하면 수상자에게는 모두 600만원의 상금과 입사시험에 지원할 때 가산점도 준다.●롯데마트는 10일까지 월드점·구로점·구리점·의정부점 등 수도권 4개 점포에서 지난 4월 선정된 130여개 중소기업 입점업체 중 67개업체의 제품을 판매하는 ‘제1회 우수 중소기업 상품전’을 연다. 특히 이번 상품전에서는 ‘치약 내장형 칫솔’과 집안에서도 쉽게 염분을 측정할 수 있는 ‘가정용 염도계’·체중을 분산시켜 골반과 척추의 균형을 유지해주는 ‘엉덩이 의자’ 등의 이색상품도 선보인다.●코코비아(www.cocobia.co.kr)는 오는 17일까지 여름철 질병인 냉방병에 좋은 예르바마테차 이벤트를 펼친다. 행사 기간동안 마테차 2통을 주문하면 따라구이차 1통, 따라구이 허브차 3통을 주문하면 따라구이 마테차 1통을 증정한다.
  • 한국후지제록스 회장 정광은씨

    한국후지제록스는 29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정기주주총회와 이사회를 열고 정광은 대표이사 사장을 대표이사 회장으로 신규 선임했다고 밝혔다. 정 회장은 최고경영자(CEO)와 이사회 의장도 겸하게 된다. 정 회장은 지난 83년 후지제록스에 기획담당 과장으로 입사한 뒤 지난 2003년 사장 자리에 올랐다. 국내영업 총괄책임자인 손문생 대표이사 부사장은 대표이사 사장으로 승진했고 다카스기 노부야 회장은 최고 고문으로 위촉됐다.
  • [Love & Wedding] 박우용·박정은

    [Love & Wedding] 박우용·박정은

    “사실 널 처음 보았을 땐 부담스러운 그저 예쁘기만한 여자라고 생각했는데 너 역시도 그랬었다 말했었지. 내가 쉬어 갈 곳 없는 지친 모습이었다고. 서로가 무관심했던 우리 이제 왜 이런가요. 사랑하는 우리 이상하잖은가요. 어떤 물음에도 뭐라고 설명할 수 없어요. 들떠 있는 요즘 나를 혹시 당신은 아나요….” 그녀가 좋아하는 노래 가사다. 누군가를 좋아하면 노래 가사들이 자기 이야기처럼 들린다는데…. 나도 이 노래가 어느 순간부터 정말 익숙해져 있다. 내겐 마치 그녀와 나의 이야기처럼 다가오기 때문이다. 입사 동기로 만난 새침한 그녀를 나는 줄곧 마음에 두고 있었다. 그리고 2003년 11월. 강남역에서 열린 입사 동기 모임 때 나는 사랑 고백을 하기로 마음 먹었다. 직접 얘기하기 쑥스러워 반지로 내 마음을 전하기로 했다. 남보다 일찍 나가서 작은 커플링 중 여자 것만 하나를 샀다. 동기들 모임이 끝나고 집이 같은 방향이란 점을 내세워 같은 차를 탔다. 그리고 그녀가 눈치채지 못하게 반지를 살짝 전해줬다. 그때까지도 그녀는 그 사실을 알지 못했다. 그녀가 집에 들어간 뒤 나는 그녀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 반지를 넣은 둔 곳을 일러주면서 확인을 해보라고 했다. 당시 그녀는 일주일간 일본으로 출장을 가게 됐다면서 그동안 생각을 해본 뒤 대답을 주겠다고 말했다. 거절당한 것인 줄로만 알았다. 그러나 얼마후 그녀가 일본에서 내게 전화를 걸어왔다. 그리고 돌아온 뒤 나를 남자친구로 받아주었다. 우리는 자연스럽게 서로 좋아하는 사이로 발전했고 이후 행복한 시간을 보내면서 서로에 대한 믿음을 쌓아갔다. 그러던 어느날. 여름휴가철이 다가왔다. 나는 홀로 유럽으로 배낭여행을 계획했고, 여자친구도 친구들과 함께 동유럽으로 휴가 계획을 잡았다. 이번 여행에서 프러포즈를 해야겠다고 결심한 나는 체코의 프라하에서 만날 수 있도록 여행 일정을 조정했다. 그리고 나는 프라하에서 프러포즈하기 좋은 장소 등을 미리 찾아 두었다. 동화 같이 아름다운 그 곳에서 해질녘 무렵 프라하 성이 보이는 언덕 위 레스토랑에 자리를 잡았다. 즐겁게 식사를 마친 뒤 그녀에게 나의 마음을 전했다. 처음에도 그랬듯이 이번에도 아무런 대답을 듣지 못했다. 그렇게 휴가가 끝나고 우리는 다시 일상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그녀는 내 마음을 받아주었다. 지난 24일 나의 아내가 됐다. 때로는 친구처럼, 때로는 부모처럼, 때로는 아이처럼…. 그렇게 평생을 같이할 수 있게 해주어 진심으로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사랑해 정은아….
  • 국내최초 ‘상담예술학’ 석사받은 강형숙씨

    국내최초 ‘상담예술학’ 석사받은 강형숙씨

    “아름다움에 대한 왜곡된 사고로 외모 콤플렉스 현상이 늘고 있지요. 새로운 상담예술이 절실한 때입니다.” 미용연구가와 뷰티칼럼니스트로 잘 알려진 강형숙씨. 요즘에는 ‘상담예술학’이라는 새로운 학문을 개척하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세계화의 흐름속에 ‘상담문화’만큼은 여전히 소외된 자의 몫으로 여기는 등 모델개발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그는 미국 영국 등을 오가며 연구를 거듭한 끝에 최근 ‘외모 콤플렉스를 치료하는 상담학과 미용예술학의 통합에 대한 연구’로 웨스터민스터 신학대학원에서 ‘상담예술학’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이 대학원에는 영국에서 인증하는 세계적 상담학과정(COSCA)이 설치돼 있다. 강씨는 오는 9월 박사과정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번 발표된 논문은 외모 콤플렉스로 고통당하는 사람들에게 심리학적 접근법을 통해 합리적이고 긍정적인 사고로 건강한 사회 일원이 되도록 해주자는 게 요지.‘상담예술학’이라는 용어 자체가 국내 첫 케이스라는 점에서 일단 눈길을 끈다. 강씨는 상담예술학의 근본을 ‘Ins&Outs’에 두고 있다고 강조한다. 즉 내면과 외면으로 오가며 맞춤 케어(Care)를 해주자는 것. 또한 이미지 컨설팅을 통해 매력포인트를 찾아내 칭찬하고 격려해 주면 콤플렉스는 자연히 극복된다는 논리다. 예를 들어 돼지코 콤플렉스가 있다면 우선 코 때문에 받아온 마음의 상처를 심리학적 상담을 하면서 동시에 이미지 컨설팅으로 장점을 찾아준다. 또 주름살 콤플렉스인 경우 주름살 대신 젊은 스타일의 대화법을 훈련시켜 주는 방식이다. “연예인 등 사회에 영향력을 끼치는 지위의 사람들은 일반인들보다 오히려 더 고립되고 우울증을 앓아요. 이들이 필요한 것은 틀에 박힌 상담이 아닌 예술적이고도 새로운 접근법이어야 합니다. 앞으로 ‘상담예술학과’는 새로운 경쟁력이 될 것입니다.” 나이를 묻자 그것도 콤플렉스라고 받아넘긴 강씨는 한국외국어대학을 졸업한 뒤 대한항공에 스튜어디스로 입사했다. 미 UCLA대학원 재학 시절 미스유니버스 대회 통역요원으로 활약한 것이 계기가 돼 미 LA의 야마노 미용대학을 졸업, 미용연구가로 나섰다. 국민대 디자인대학원 미용예술원 학과장을 역임했으며 지금은 한성대 예술대학원 패션예술학과에 출강하고 있다. 저서로는 ‘사소한 습관이 성공하는 여성을 만든다’‘일 잘하는 여자의 서바이벌 자기경영법’ 등이 있다. 김문기자 km@seoul.co.kr
  • 대한투자신탁운용 사장 한동직씨

    대한투자신탁운용은 28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한동직(50) 부사장을 사장으로 선임했다. 한 사장은 82년 대한투자신탁 입사 이후 주식운용부장, 채권운용부장, 투자분석부장 등을 거쳐 2000년 8월부터 부사장으로 재직해 왔다.
  • [재계 인사이드] 20대 ‘학생 대주주’ 시대 활짝

    재계에 20대 대주주 시대가 열렸다. 아직 학생 신분인 3세들이 대거 주식을 물려받으면서 일찌감치 지배권을 다져 놓은 것이다. 28일 한화그룹에 따르면 ㈜한화는 보유중인 한화S&C 지분 67%(40만주)를 김승연 회장의 장남 동관(23)씨에게 매각했다. 매각 대금은 20억 4000만원이다. 동관씨는 ㈜한화 지분 0.39%(29만주)를 매각해 인수대금을 마련한 것으로 파악된다. 차남인 동원(20)씨와 3남인 동선(18)씨도 지난 4월 부친인 김 회장으로부터 한화S&C 지분 33%(20만주)를 각각 16.5%씩 매입했다. 재계에서는 한화S&C가 지난해 매출이 1267억원에 달하지만 적자를 봤고, 부채비율이 6198%에 이를 정도로 한화의 대표적인 부실기업이라는 점에서 이번 지분 이동이 2세들의 경영 능력을 검증하기 위한 ‘예비 시험’으로 보고 있다. 한화 관계자는 “3형제의 신분이 현재 학생인 만큼 경영에 직접 참여하기보다 대주주로서 간접적으로 경영 경험을 쌓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동관씨는 또 ㈜한화 지분 3.1%(233만주)를 보유하고 있고, 동원·동선씨도 각각 1%(75만주)를 갖고 있다. 동관씨는 현재 미국 하버드대에 재학 중이며, 동원씨는 예일대, 동선씨는 고등학생 신분이다. 고 설원량 대한전선 회장의 장남인 윤석(25)씨도 부친 사후 사상 최대규모의 상속세를 내며 주식을 증여받으면서 20대에 이미 대주주(22.45%)로 자리매김했다. 윤석씨는 또 대한전선의 최대주주(30%)인 삼양금속 지분 53.8%를 갖고 있는 등 다른 그룹 오너들보다 오히려 ‘지배권’이 더 탄탄한 편이다. 오는 8월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할 예정인 윤석씨는 모 컨설팅회사 근무를 거쳐 올초 대한전선 스테인리스사업부 과장급으로 입사, 경영수업을 받고 있다. 임창욱 대상 명예회장의 차녀인 상민(25)씨도 이화여대를 졸업하고 미국 유학중인 학생 신분이지만 대상그룹의 지주회사격인 ㈜대상의 최대주주다. 상민씨는 지난 2001년 임 명예회장이 대상 주식 800만주를 증여할 당시 언니인 세령(이재용 삼성전자 상무 부인)씨보다 많은 500만주를 받아 지분율을 13.19%로 늘렸다.대상은 현재 상민(14.4%)씨, 세령(10.2%)씨, 임 명예회장(0.64%) 등이 주요주주다. 대상은 8월부터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되는데 상민씨는 이후에도 지주회사인 대상홀딩스의 최대주주로 남게 된다. 상민씨는 또 대상사료 지분 2.33%, 상암커뮤니케이션즈 지분 17%를 갖고 있다.류길상 김경두기자 ukelvin@seoul.co.kr
  • [29일 TV 하이라이트]

    ●환경 스페셜(KBS1 오후 10시) 우리나라 천연기념물이자 국제적 멸종 위기종인 산양. 우리나라에만 600여 마리의 산양이 살고 있으나 이의 멸종을 막기 위한 정부의 대책은 뚜렷한 게 없다. 이대로 방치하면, 산양 멸종은 시간 문제다. 우리나라 산양이 처한 실태를 점검하고, 멸종을 막기 위한 대안을 모색한다 ●생방송 TV연예(SBS 오후 8시55분) 6개국 팬들과 함께한 가수 비의 스물네번째 생일파티 현장을 찾아가 본다. 욘사마의 여인이 일본에 나타났다. 바로 청순한 매력의 배우 손예진. 수많은 팬들로 성황을 이룬 팬미팅 현장에서부터 그녀와 함께한 도쿄 나들이 까지 배우 손예진의 일본 방문기를 공개한다. ●박주현의 시사 업 클로스(YTN 오후 3시5분) 6·15 남북공동선언 5주년이 된 올 6월, 한국 외교는 유난히 분주한 일정을 보냈다. 그 한국 외교의 최전선에 있었던 반기문 외교통상부장관과 김태효 성균관대 교수가 참석해 6자 회담 재개를 위한 6월 외교의 결실을 짚어보고 앞으로의 북핵 문제를 전망한다. ●책, 내게로 오다(EBS 오후 10시50분) 부엌의 주체였던 여성들은 시대별로 과연 어떻게 살았는지 함한희의 ‘부엌의 문화사’를 통해 알아본다. 또 현대화된 부엌이 의미하는 것을 짚어보면서, 편리함을 가져온 기술적 발전뿐만 아니라 인간과 가족이 함께 하는 공간으로 변화할 수 있는 방안도 함께 모색해 본다. ●사과나무(MBC 오후 7시20분) 화려한 의상을 입고 무대 위에서 자신만의 카리스마를 뿜어내는 가수 태진아. 그가 트로트와 함께했던 세월의 흔적을 되짚어 보고 그의 사과나무도 공개한다. 또 ‘트로트계의 황태자’ 태진아가 밝히는 트로트 잘 부르는 비법과 함께 이름에 얽힌 사연, 그의 인기비결도 알아본다. ●부활(KBS2 오후 9시55분) 하은은 신입사원 오리엔테이션에서 신혁의 모습으로 나타난다. 은하는 하은의 죽음을 더욱 믿을 수 없게 되고, 하은은 그런 은하를 애써 외면한다. 한편 하은은 사설정보지 사장인 천 사장을 이용해 죽은 양만철의 부인을 돕고, 허 서장과 동찬, 태준의 뒤를 밟기 시작하는데…. <
  • [20&30] 해외취업 성공을 위한 ‘필수조건1%’

    [20&30] 해외취업 성공을 위한 ‘필수조건1%’

    극심한 청년실업이 몇년째 이어지면서 해외취업으로 눈을 돌리는 사람이 갈수록 많아지고 있다. 국내에서 생활의 터전을 찾기 힘든 2030세대들에게 나라 밖 일자리는 그야말로 매력적인 탈출구다. 하지만 외국기업의 입사관문을 뚫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고, 취업에 성공했다고 해서 황금의 땅 ‘엘도라도’에 안착하는 것도 아니다. 해외취업을 앞둔 예비직장인들이 전하는 ‘성공에 필요한 1%’를 알아봤다. 강호식(32)씨는 다음달부터 일본 정보기술(IT) 업체에서 일한다. 지난 6개월 동안 10여차례 이상 해외취업의 문을 두드린 결과다. 이은실(사진 왼쪽·27·여)씨도 외국항공사 승무원이 되겠다는 결심을 한 지 6개월 만에 아랍에미레이트항공사에 합격, 출근을 앞두고 있다. 그동안 5군데를 지원한 끝에 얻은 결실이다. 국내에서 한국어강사 양성과정을 마친 구성은(오른쪽·31)씨는 곧 인도네시아에서 한국어 수강생들 앞에 서게 된다. ●원어민 수준의 회화실력보다는 명확한 의사전달 능력 해외취업과 어학능력은 불가분의 관계다. 하지만 능숙한 회화실력을 갖췄다고 해서 100% 해외 일자리를 갖게 되는 것은 아니다. 취업에 성공한 사람들은 회화실력이 약하다는 이유로 해외취업을 포기해서는 안된다고 조언한다. 강씨는 일본 IT업체에 취업하기로 마음은 먹었지만 일본어 실력이 별로 없어 고민했다. 그래서 영어권 기업을 공략해볼까 마음 먹은 적도 있었다. 하지만 일본인과 이메일을 주고 받는 펜팔을 하면서 어학의 약점을 차츰 보완할 수 있었다. 또 회화보다는 독해능력 향상에 신경을 썼다.IT쪽에서는 능숙한 말솜씨보다는 독해능력이 더 중요할 것이란 계산에서였다. 결과는 성공이었다. 이씨는 “정확한 의사전달 능력만 갖고 있다면 영어면접을 무난히 통과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기본적인 커뮤니케이션 능력만 있으면 된다는 것이다. 그는 “회화능력에 집착하다 보면 해외취업은 영원히 현실로 다가오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구성은씨는 6개월 과정의 한국어강사 양성과정을 밟는 동안 우리말 실력에 전력을 다했다. ●실무능력은 팀을 짜서 길러라 실무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학원에 다니면서 수업을 듣는 게 좋지만 더불어 스터디그룹이나 팀을 짜서 공동으로 능력을 키우고 정보도 교환해야 한다. 강씨는 “인터넷 카페를 돌아다니면서 같은 분야에 취업을 하고자 하는 사람들과 쉴새 없이 일본기업이 원하는 자바(java·인터넷프로그래밍언어) 연계 웹프로젝트를 일본형 시스템에 맞추어 수없이 실행해 봤다.”고 전했다. 이씨도 “국내취업에서도 그렇지만 해외취업에 있어서는 특히 스터디그룹을 짜서 공부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자기의 현재 위치를 다른 사람과 비교해 정확히 알 수 있고 단점을 보완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구씨도 “한국어강사 양성과정을 듣는 90여명이 서로 의견을 모으고 실력을 점검했다.”고 말했다. ●면접에서 자신을 솔직하게 표현하라 해외취업의 마지막 관문인 면접은 자기를 과대포장하기보다는 인생에서 고난을 이겨온 점을 차분하게 설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성공한 사람들은 말한다. 또 자신이 갖고 있는 아르바이트 등 경력에 대해 자세하게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이씨는 “내 인생에서 고난에 닥쳤을 때 어떻게 대처해 왔는지를 설명하는 게 가장 어려웠다.”고 전했다. 그는 “화려한 인생경력도 중요했지만 어려웠던 경험, 나만의 인생설계 방법 등에 대해서 자세하게 설명하는 것이 필수”라고 했다. 이씨는 또 어설픈 수식어구로 자기를 홍보하기보다는 자신에 대한 예상질문을 100개 정도 뽑아놓고 그에 맞는 영어표현을 오랫동안 거르고 골라냈던 것을 회상하며 ‘자신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기본이라고 강조했다. 구씨는 “우리나라에서 인도네시아인을 만나기가 쉽지 않아 현지인과의 면접준비가 쉽지 않았다.”면서 “하지만 내가 솔직함으로 무장하고 면접에 임하자 현지기업의 마음이 움직였다.”고 말했다 ●보수와 생활여건이 한국과 같을 것이라고는 상상하지 마라 해외취업은 해외로 떠나는 배낭여행이 아니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현지의 문화와 관습에 적응하지 않고서는 현지적응에 실패한 채 씁쓸한 귀국을 맞을 수도 있다. 구씨는 인도네시아 취업을 준비하면서 인도네시아인들의 시간관념과 사고방식 때문에 상당한 마음고생을 했다. 높은 임금을 받을 것으로 무조건 기대해서도 안된다.1980년대 이후 우리나라 근로자들의 임금수준이 높아져 해외취업으로부터 높은 노동의 대가를 꿈꾼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워졌다. 해외에서 거주한다는 것도 상당한 부담이다. 숙소를 제공하는 회사들이 있긴 하지만 대부분 스스로 머물 곳을 찾아야 하기 때문에 취업에 성공했다고 해서 모든 게 끝나는 것은 결코 아니다. 글 김준석기자 hermes@seoul.co.kr 사진 정연호기자 tpgod@seoul.co.kr ■ 권영선 산업인력공단 차장 “한국인의 해외취업은 1997년 말 외환위기 이후 시작됐지만 본격적인 붐은 사실상 지난해부터 조성됐다고 봐야 합니다.” 한국산업인력공단 권영선 해외취업지원부 차장은 28일 “70년대 해외취업이 단순 노무인력 송출의 성격이었다면 현재는 전문기술인의 세계 진출이 주류를 이룬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해외 취업자는 571명. 올해는 5월말 현재 582명으로 작년 한해 규모를 이미 넘어섰다. 분야도 정보기술(IT)과 자동차 설계기술, 관리직, 의료분야, 교사 등으로 넓어지고 있다. 산업인력공단이 분석한 해외취업 시장의 규모는 고통스러운 국내 청년실업의 현실과 비교하면 무궁무진하다. 미국은 향후 10년 동안 매년 25만여명의 IT인력을 원하고 있다. 또 초·중·고교 교사 가운데 수학·과학·이중언어 교사의 수요도 15만∼25만명으로 어림된다. 일본은 3만여명의 IT 인력 채용을 추진하고 있으며 중국의 한국인력 수요는 3만여명에 달한다. 동남아에서도 한국어 강사, 한국진출 기업 관리직 등에서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다. 권 차장은 “해외취업의 경우 일자리보다는 오히려 능력을 갖춘 인재가 부족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3만여명의 해외취업 신청자 가운데 자격요건을 충족시킨 지원자가 1%도 채 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일본 기업인들은 한국인의 기술수준이 일본인보다 10% 이상 뛰어난 것으로 평가한다.”면서 “국내 연수를 통해 언어와 직무능력, 기술을 갖춘 맞춤형 인재의 해외 진출을 적극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 황슈셍 中동방항공 한국지점장 “지금의 한국 젊은이라면 어느 나라, 어떤 기업에 취직해도 부족함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중국 동방항공사 황슈셍 한국지점장은 28일 “중국 본사와 지점마다 한국 젊은이에 매기는 만족도와 평가점수가 매우 높다.”면서 한국인 채용을 적극 늘려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중국 상하이에 본사를 둔 동방항공은 전체 3만 2000여명의 직원 중 320명이 한국인이다. 이 가운데 210명이 승무원으로 전체 외국인 승무원의 75%를 차지하고 있다. 중국인 승무원 2500명과 비교해도 10분의1에 이르는 적잖은 규모다. 이는 한국인에 대한 평가가 높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황 지점장은 “미국과 유럽 출신의 승무원들은 조직 적응도 등 전체적인 평가가 떨어지는 반면 한국인은 진취적이고 성실해 외국 승무원 가운데 평가가 1위를 차지한다.”고 말했다. 올 1월 채용 시험에서도 전체 지원자 1만 4000여명 중 70명을 한국인 승무원으로 선발했다. 내년에는 안전요원 분야에도 한국인을 채용할 계획이다. 그가 말하는 승무원으로서 한국인의 가장 큰 장점은 미소. 황 지점장은 “중국인 승무원은 단체의식은 뛰어나지만 미소와 서비스 능력이 떨어진다.”면서 “한국인 승무원은 다소 개인주의적인 성향이 있지만 서비스 정신만큼은 독보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아쉬움도 있다. 매주 107편의 한·중 노선이 편성될 정도로 한국은 큰 시장이지만 채용에 있어서 한국 젊은이의 공급은 부족하다고 한다. 황 지점장은 무엇보다도 언어와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이유로 지적했다. 그는 “중국어와 영어 등 필수적인 언어 능력이 떨어지고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부족한 지원자가 의외로 많다.”면서 “꾸준히 한국인을 채용할 계획인 만큼 충분한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갖춰 달라.”고 주문했다. 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 7월부터 이렇게 달라집니다

    7월부터 이렇게 달라집니다

    재정경제부는 7월부터 달라지는 29개 행정부처의 제도와 법규 사항을 취합,28일 책자로 발간했다. 대학생들은 다음달부터 정부의 보증으로 학자금을 4년동안 4000만∼6000만원까지 대출받을 수 있게 된다. 자녀의 뒷바라지를 위해 아내가 해외에 2년 이상 체류하는 ‘기러기 아빠’는 50만달러 범위에서 외국에 있는 주택을 살 수 있다. 퇴직 이후 생활안정을 위해 퇴직금을 일시불이 아닌 연금으로 매년 받는 퇴직연금제도가 12월부터 시행된다. 보유세제를 재산세와 종부세로 이원화해 재산세는 7,9월에 분할 납부하고 종부세는 12월에 낸다. 여권에 사진을 붙이지 않고 직접 인쇄하는 ‘전사식’ 여권이 등장한다. 공무원들도 주 5일만 일하고 고위 공직자의 경우 직무와 관련 주식을 금융기관에 백지신탁하는 주식신탁제도가 도입된다.7월부터 달라지는 소관 부처별 제도와 법규 사항을 요약한다. ■ 재정경제부 ▲해외부동산 취득요건 완화 본인 이외에 배우자가 외국에서 2년 이상 살 경우 50만달러까지 해외 부동산을 살 수 있다. 지금은 본인에 한정해 30만달러로 제한하고 있다. 개인이나 법인이 해외 골프장이나 호텔을 살 수 있는 한도도 100만달러에서 300만달러로 확대된다. ▲종부세 도입 보유세제를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로 나눠 재산세는 7,9월에, 종부세는 12월에 부과한다. 전국의 주택과 토지를 합산해 주택은 9억원, 토지는 40억원, 나대지는 6억원을 넘으면 종부세 부과대상이다. ▲주택개발지구 주민지원 주택개발지구내 국유지를 주민에게 팔 때 매매대금의 분할납부 기간이 현행 15년에서 20년으로 연장되고 이자율도 4%에서 3%로 낮아진다. ▲중소기업 상장시 세제지원 코스닥에 상장되는 벤처·중소기업의 소득 가운데 30%를 사업손실 준비금으로 인정, 손비처리토록 했다. ■ 교육인적자원부 ▲학자금 대출 정부가 보증 정부가 학자금 대출의 90%까지 보증한다. 최대 10년 거치,10년 분할상환 방식이다. 금리는 일반학생이 6.5%, 저소득층은 2%만 부담하고 나머지 4.5%는 정부가 지원한다. ▲방과후 학교제도 도입 방과 후에 보육과 특기적성교육, 수준별 보충학습을 활성화하기 위한 제도가 시행된다. 정부가 연구학교를 지정해 운영한 뒤 구체적인 모델을 개발한다. ▲학교 환경위생관리 강화 교사를 신축했을 경우 새 건물 증후군의 원인 물질을 측정해야 한다. ■ 과학기술부 ▲우주물체 등록제 우주발사체를 발사하려는 사람은 안전성 확보방안을 수립함과 동시에 발사시 손해배상보험에 가입한 뒤 허가를 얻어야 한다. ■ 통일부 ▲남북경협 손실보조액 확대 정치적 격변 등으로 남북경협에 손실이 발생할 경우 기업별로 손해액의 50% 범위에서 최고 50억원까지 손실보조를 받는다. ▲남북 출입절차 간소화 북한주민에 대한 접촉이 승인제에서 신고제로 바뀐다. 경의선 남북출입사무소에서 검사를 통과하면 별도의 군(軍)검색 없이 남북관리구역을 오갈 수 있다. ■ 외교통상부 ▲여권사진 변경 여권의 위·변조 방지를 위해 8월부터 여권 사진이 ‘부착식’에서 파일 형태로 인쇄하는 ‘전사식’으로 바뀐다. 일반여권의 유효기간은 5년에서 10년으로 확대된다. 여권 유효기간의 연장제와 8세 미만 동반자의 경우 보호자 여권에 함께 기록하는 제도가 각각 폐지된다. ■ 법무부 ▲통신사실 확인절차 변경 정부에 통신사실 확인자료를 요청할 경우 법원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출입국 사실증명 인터넷으로 발급 출입국·외국인등록, 거주신고 등 3가지 사실증명은 대한민국 전자정부(www.egov.go.kr) 사이트에 접속해 발급받을 수 있다. ■ 국방부 ▲퇴직군인 급여지급 대상 확대 공무원연금법이 시행된 1960년 1월 1일 이전에 중사 이상의 계급으로 퇴직한 군인과 유족들에게도 퇴직급여금이 지급된다. ▲군복무 예정자 해외여행 절차 간소화 제1국민역과 공익근무요원 소집대상의 단기 해외여행 허가기간을 5개월에서 1년 이내로 확대한다. 귀국보증제도가 폐지되고 인터넷으로 해외여행 허가를 신청할 수 있다. ▲전문연구요원 복무기간 1년 단축 이공계 석사 이상 전문연구요원의 복무기간이 4년에서 3년으로 단축되고 기존 복무자의 경우 잔여 복무기간의 25%를 줄여준다. ▲국외 이주자 병역의무 강화 병역면제(연기)를 받은 국외 이주자가 국내에 1년 이상 머물 때에 군대에 가도록 한 것을 6개월 이상으로 강화했다. 국적 회복자의 입영의무 면제 연령은 31세에서 36세로 상향조정됐다. ▲참전명예수당 자동지급 참전유공자가 직접 신청해야만 지급하던 참전명예수당을 65세가 되면 자동으로 지급토록 했다. ■ 행정자치부 ▲행정기관 주5일 근무제 토요 휴무제가 도입돼 주 40시간만 일한다. 경찰·소방·교정·교원 등 특수분야 공무원은 토요 휴뮤대상에서 제외된다. 우체통을 통한 우편수집, 국제특급, 우체국택배, 빠른우편물 배달 등은 토요일에도 이뤄진다. ▲주식백지신탁제 시행 공직자윤리법에 따른 재산공개대상자는 대통령이 정한 금액 이상의 직무와 관련된 주식을 보유했다면 이를 팔거나 금융기관에 백지신탁해야 한다. ■ 문화관광부 ▲인터넷신문 등록제 도입 인터넷신문을 경영하거나 관리하려면 소재지 관할 시·도에 등록해야 한다. 기존 사업자도 9월까지 신고·등록해야 한다. ▲언론중재위원회 권한 확대 언론중재위원회가 손해배상에 대한 강제조정을 하거나 판결과 같은 효력을 갖는 중재결정을 내릴 수 있다. ▲스포츠경영관리사 자격제 신설 스포츠산업 분야의 전문인력을 확보하기 위해 ‘스포츠경영관리사’ 국가기술자격제도가 시행된다. ■ 농림부 ▲쌀소득 보전 직접지불제 쌀 농가의 소득안정을 위해 80㎏ 가마당 17만 70원의 목표가격보다 싼 산지쌀에는 차이만큼 정부가 직접 돈으로 보전한다. ▲수입쌀 원산지 표시 강화 수입쌀에 원산지 표시를 하지 않으면 1년 이하 징역이나 1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물린다. ■ 건설교통부 ▲국민임대주택 후분양 국민임대주택의 분양시기를 공정이 40∼60%인 입주 전 13∼17개월에서 공정의 70%인 입주 전 12개월로 조정된다. ▲그린벨트 재지정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이 해제된 뒤 당초 결정된 도시관리계획 용도에 부합되지 않으면 다시 그린벨트로 지정될 수 있다. ▲철도운임제도 변경 건교부 장관의 인가를 얻어 결정되던 철도요금이 일정 범위에서 철도사업자가 자율적으로 결정해 신고토록 했다. ■ 산업자원부 ▲전기용품 안전규정 강화 전기용품의 안전인증이나 안전검사를 받지 않은 경우 3년 이하 징역이나 3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받는다. 전기용품 정기검사도 의무화돼 안전인증기관이 연 1회 실시토록 했다. ▲해외개발자원 국내반입 명령 원유수급 악화로 국내에서 자원위기가 발생할 경우 정부가 해외에서 개발한 자원의 국내 반입을 명령할 수 있다. ▲중독 공산품 보호포장 의무화 어린이가 마시거나 흡입할 때 중독될 위험이 있는 공산품에는 어린이 보호포장을 해야 한다. ■ 보건복지부 ▲국민연금 보험료 인상 연금보험료율이 표준소득액의 8%에서 9%로 높아진다. 이에 따라 월 평균 납부액이 8만 4800원에서 9만 5400원으로 늘어난다. ▲장애인시설 설치확대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하는 대상에 의원, 치과의원, 한의원, 이·미용원, 상점 등이 추가된다. 아파트 부설 주차장에도 장애인전용 주차구역은 전체 주차대수의 2∼4%가 돼야 한다. ■ 노동부 ▲체불임금 등에 대한 지연이자제 도입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임금이나 퇴직금을 체불했을 경우 연 20%의 지연이자를 지급해야 한다. 천재·사변이나 도산의 경우는 적용되지 않는다. ▲퇴직연금제 도입 사업장별로 기존 퇴직금제나 퇴직연금제 가운데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근로자가 직장을 옮기더라도 퇴직 일시금을 적립했다가 은퇴후 연금이나 일시불로 받을 수 있다. ■ 해양수산부 ▲선원 근무여건 향상 선원법 적용 대상이 25t 이상 어선에서 20t 이상으로 확대된다.500인 이상 사업장에서 근무하는 선원의 근로시간이 주 40시간으로 줄게된다. ■ 공정거래위원회 ▲경품고시 개정 문화상품권 및 스포츠 관람권을 경품으로 제공할 때의 한도가 거래액의 10% 이내에서 20% 이내로 확대된다. 물건을 산 사람에게 주는 경품 가격도 100만원에서 500만원으로 높아진다. ▲하도급법 적용 확대 건설업과 제조업에 제한됐던 하도급법에 광고, 디자인, 방송프로그램 제작, 영화제작, 건물유지·관리, 화물운송 등 서비스업 등도 포함돼 이 분야의 중소기업들도 하도급법의 보호를 받을 수 있게 된다. ■ 국세청 ▲양도소득세 중과 제외범위 확대 집을 지어 임대하는 건설임대의 경우 전용면적 45평 이하, 기준시가 6억원 이하의 집 2채 이상을 5년 이상 임대하면 1가구 3주택에 중과되는 양도소득세율 60%가 적용되지 않는다. ▲반기별 납부제 확대 사업자가 내는 근로소득세 등을 1년에 두번에 걸쳐 낼 수 있는 대상을 10인 이하 사업장으로 확대한다. ■ 관세청 ▲여행자 휴대품 통관제도 개선 보따리상이 아닌 일반 여행자가 반입한 물품은 수량이 많더라도 입국현장에서 휴대품 신고서만 작성해 내면 통관이 허용된다. 남북한 왕래자의 경우 재반입할 귀중품이나 반출수리물품 등은 한번 신고로 평생 반출입이 가능해진다. ■ 중소기업청 ▲중소기업 기술개발제품 우선구매제 확대 우선구매 지원 대상에 신기술 인증제품과 특허 등의 기술개발제품 이외에도 성능 인증제품과 소프트웨어 인증제품, 단체표준 인증제품 등이 추가된다. 우선구매 지원기간도 ‘인증일로부터 2년 이내’에서 ‘최초 추천일로부터 3년 이내’로 확대된다. 기술개발제품 구매촉진위원회가 구성되며, 성능보험 가입제품은 제한·지명경쟁입찰에서의 우선 참가자격이 주어진다. ▲창투사·창투조합 경영지배목적 투자 허용 창업투자회사나 창업투자조합이 경영지배 목적으로 창업 7년 이내의 기업에 대한 투자가 허용된다. 지금은 인수합병 등을 위한 일시적 경영지배에 한해 조건부로 허용되고 있다. ■ 특허청 ▲글자체 디자인권으로 보호 글자체도 디자인권으로 보호받게 된다. ■ 경찰청 ▲경부고속도로 버스전용차로제 토요일 운영시간 4시간 앞당겨 토요일 낮 12시∼오후 9시인 양재∼신탄진 IC 사이 134.8㎞ 구간의 버스전용차로 운영을 오전 8시∼오후 9시로 변경한다. 일요일과 공휴일은 지금처럼 오전 8시∼오후 9시(상행선은 오후 11시까지)로 동일하다.9월 말까지 3개월간의 홍보기간을 둔 뒤 10월부터 본격 단속한다. 정리 백문일 전경하 장세훈기자 mip@seoul.co.kr
  • 장수CEO는 특별한게 있다?

    지난해 기준으로 국내 752개 상장사 CEO의 평균 재임 기간은 4.1년으로 미국(8.9년)보다 훨씬 짧았다. 하지만 쟁쟁한 CEO 후보자가 넘쳐나는 주요그룹내에서도 10년 가까이 장수한 CEO들이 적지 않다. 삼성을 대표하는 이학수 구조조정본부 부회장과 윤종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 96년 12월 각각 부임한 뒤 10년째 자리를 지키고 있다.이 부회장의 재임기간은 만 12년(78∼90년)을 재직한 소병해 전 실장에 이어 2번째로 긴 것이다. 이 부회장은 95년 삼성화재 대표이사 시절부터 시작하면 CEO 경력이 더 길어진다. 윤 부회장도 92년 삼성전기 사장을 시작으로 삼성전관(현 삼성SDI), 일본본사 사장 등을 역임한 터라 CEO 경력이 올해 14년째다. 이 부회장과 윤 부회장의 ‘장수비결’은 그룹전체가 위기에 빠졌던 외환위기를 강력한 구조조정으로 헤쳐나온 공으로 볼 수 있다. 물론 이건희 회장의 신임이 보다 결정적인 비결이다. 허태학 삼성석유화학 사장도 96년 삼성에버랜드 사장 이후 10년째 CEO를 지내고 있다. 김순택 삼성SDI 사장(97년 삼성중공업 건설기계부문 대표이사부터), 송용노 삼성코닝 사장(98년부터), 이중구 삼성테크윈 사장(98년부터), 배정충 삼성생명 사장(99년부터)도 장수하는 CEO로 평가된다. LG는 성재갑 회장이 일선에서 물러나면서 이수호 LG상사 부회장이 ‘최장수’ CEO로 부상했다.97년 LG상사 대표이사 사장으로 CEO 생활을 시작했으니 벌써 9년째다. 이 부회장은 대표이사로 취임이후 외형 위주의 양적 성장에 치중했던 패션부문을 수익 중심으로 정비, 이익을 가장 많이 내는 패션기업으로 키워냈다는 평이다. 남용 LG텔레콤 사장도 98년부터 8년째 CEO를 맡고 있다. 강유식 ㈜LG 부회장은 99년부터 구조조정본부장을 맡아 지주회사 체제 전환을 진두지휘한 뒤 2003년 ㈜LG 대표이사 부회장에 오를 정도로 구본무 회장의 신임을 받고 있다. 지난해 손길승 회장과 표문수 SK텔레콤 등 대표 CEO들이 줄줄이 퇴진한 SK에서는 조정남 SK텔레콤 부회장이 눈길을 끈다.66년 유공으로 입사, 정유부문에서 잔뼈가 굵은 조 부회장은 95년 SK텔레콤 전무로 자리를 옮긴 뒤 ‘국민의 정부’가 출범한 98년 3월 부사장으로 승진한 뒤 그해 12월 대표이사 사장 승진을 동시에 거머쥐었다.2000년 SK텔레콤 부회장으로 승진했고 지난해 표문수 사장, 최재원 부사장 등 ‘오너 이사진’이 퇴임한 뒤 실질적인 경영은 김신배 사장에게 맡기고 대외업무에 주력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장수 CEO들은 탁월한 경영실적과 자신만의 독특한 경영철학, 끊임없는 변화 등의 공통점을 갖고 있다.”면서 “물론 그룹 총수의 신임이 가장 큰 변수지만 이 역시 실적이나 실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오래갈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류길상기자 ukelvin@seoul.co.kr
  • [안동환기자의 현장+] 대학로 사이코드라마 배우 체험

    [안동환기자의 현장+] 대학로 사이코드라마 배우 체험

    조명이 꺼지자 과거와 현재, 꿈이 교차하는 여행이 시작된다. 주인공은 시간을 거꾸로 돌려 응어리진 상처와 고통을 맞닥뜨릴 수도 있다. 단 한번만이라도 그 순간으로 돌아간다면 후회없는 삶을 살 수 있지 않을까. 누구나 갖고 있는 인생의 아쉬움은 ‘잉여현실’이라는 전문용어로 표현된다. 사랑하던 사람과 이별하거나 상처받거나 깊은 분노로 인해 인생의 생채기를 남긴 그 순간으로 돌아갈 수 있다면 어떻게 할까. 서울 혜화동 대학로극장. 매주 월요일 오후 7시30분이 되면 이 극장의 시계는 멈춘다.20여명의 관객이 어우러지는, 대본도 리허설도 없는 즉흥 ‘사이코드라마’의 막이 오른다. 지난 13일,20일 기자는 대학로의 그 무대에 섰다. #장면1 떠나보내기… 주인공은 최근 간암으로 아버지를 떠나보낸 20대 여학생. 그녀와 언니는 아버지의 간이식을 위해 수술대에 올랐다. 차도를 보이는가 싶더니 아버지는 3주일 만에 숨을 거뒀다. 두 딸의 간을 이식받고도 끝내 떠난 아버지가 원망스럽기 짝이 없다. 수술 후 몸조리를 하느라 아버지의 임종을 보지 못한 죄책감도 깊은 상처로 남아 있다. 빈 의자에 주황색 조명이 들어오자 연출을 맡은 정신과 전문의가 “의자에 누가 앉아 있냐.”고 묻는다.“아빠.”“어떤 표정을 짓고 있나요?”“웃고 있어요.”“자, 아빠와 대화를 나눠 보세요.”“잘 지냈어?이제 안 아파? 많이 보고 싶었어. 아빠가 아파하는 거 보기가 싫어 쌀쌀맞게 대한 거 너무 미안해.”울음이 터져 나오자 객석은 숨소리조차 멈춘 듯하다. 연출자의 지시로 아빠 역을 맡은 ‘보조 자아’가 곁에 앉았다. 그녀에게 건네는 아빠의 목소리.“아빠는 네가 더 클 때까지 지켜주고 싶었는데…. 벌써 가야 하는게 미안해.”“아니야, 아빠. 아빠의 마지막 모습을 보지 못한 게 너무 가슴이 아파.”연출자는 일반 관객들 사이에서 차례로 엄마, 언니 역할을 할 연기자를 뽑았다. 무대는 집과 병실, 장례식장으로 바뀐다. 그녀가 용기를 내 엄마에게 고백한다.“엄마. 언니랑 내 몸에 난 상처에 더 이상 아파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아빠를 위해 수술한 건데 우리에게 그렇게 미안해하지마.”그녀는 역할 바꾸기를 통해 아빠, 엄마, 언니의 입장이 된다. 연출자가 “임종 순간으로 돌아갑니다.1분 후에 아빠는 저 문을 열고 나갈 거예요. 마지막 말씀을 하세요.”라며 종을 울린다. 작별의 시간.“이제 더이상 아프지마. 아빠 사랑해.” 그녀는 비로소 아빠를 떠나 보낼 수 있는 듯 평온한 표정이다. 두 시간에 걸쳐 진행된 드라마는 그녀가 꿈에서 깨어나며 끝난다. 그녀는 “화창한 여름날 숲속에서 온 가족이 물장구를 치며 놀던 어린 시절을 꿈꾸었다.”면서 “기억을 재생하면서 억눌렀던 아픔으로 가득 찬 가슴이 환해지는 느낌”이라고 말한다. #장면2 숨고르기… 34살의 6년차 직장인. 넘치지도 부족하지도 않아 보이는 삶. 사내는 그러나 “난 누구일까.”라고 자문한다. 어느날 문득 다가온 사춘기적 증상.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 불 꺼진 무대 위를 서성이는 사내의 마음은 혼란스럽다. 그는 “마치 페달을 멈추면 금방 쓰러질지도 모를 두발 자전거 위에서 달리지도 내려서지도 못하는 느낌”이라고 독백한다. 녹색 조명이 켜지자 무대 저편에서 한 목소리가 들려온다.“이제 떠납니다. 당신은 어디로 가고 싶은가요?” 독백의 주인공은 기자였다. 연출을 맡은 김수동(47·용인정신과 전문의) 박사는 정체성의 혼란과 실패에 대한 강박증을 호소하는 30∼40대 직장인이 많다고 설명한다. 일명 ‘3·6·9’증후군. 입사한 지 3년,6년,9년이 지나면서 몰려오는 상실감과 일로 쌓이는 스트레스를 일컫는 말이다. 대기업 직장인에서 전문직 종사자까지 직종을 가리지 않는다. 치열한 경쟁 속에서 궤도 이탈을 허용하지 않는 목표지향적인 풍토가 고스란히 스트레스의 자양분이 되는 것이다. 김 박사는 “최고가 아니면 꼴찌라는 이분법적인 인식이나 급격히 변화하는 사회로 인한 낙오의 두려움, 스트레스로 지친 심신도 정체성 혼란의 원인이 된다.”고 설명한다. 누구나 부딪칠 수 있는 문제에 대한 조언은 의외로 단순하다.“스스로의 삶을 돌아보는 퇴행의 시간을 가져보라는 것.” 일종의 숨고르기인 듯싶다. ●사이코드라마는 내면의 갈등과 상처를 밖으로 끌어내 해소하는 일종의 치료법이다. 환자를 대상으로 했던 김 박사의 사이코드라마에는 지난 99년 10월부터 일반인도 참가하고 있다. 정신과 전문의와 간호사가 스태프로 일한다. 처음 보는 낯선 관객 앞에서 속내를 드러내기란 쉽지 않다. 드라마는 웜업(Warm up)-공연(Acting In)-셰어링(Sharing)이라는 세 단계로 구성된다. 모든 관객들이 무대 위에서 원을 그린 뒤 1명씩 자신을 소개하는 시간. 굳게 닫힌 마음의 문을 열고 서로에게 신뢰감을 갖는 과정이 웜업이다. 그 과정이 끝나면 주인공이 선발된다. 늘 사이코드라마가 성공적이지는 않다. 극에 지나치게 몰두한 주부가 남편 역을 맡은 보조자아의 뺨을 때리기도 한다. 마지막은 셰어링. 관객 모두가 무대에 올라 주인공과 나누는 소통의 시간. 따뜻한 위로와 공감, 숨기고 싶었던 경험담마저 술술 풀려나온다. 입소문으로 찾아온 주부부터 직장인, 경찰, 사회복지사, 대학생, 비행청소년까지 모두가 함께 만들어가는 연극이다. 스트레스 과잉 시대, 혹 삶에 지친 당신이라면 가면을 잠시 벗고 내면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보는 건 어떨까. 그 무대 위에서 한때 열살이었던 당신을, 한때 다른 꿈을 꿨던 당신을 만날 수 있지 않을까. sunstory@seoul.co.kr
  • [주말화제] “인생에 퇴직은 없다”

    [주말화제] “인생에 퇴직은 없다”

    “인생에 정년퇴직이 어디 있어. 열심히 일하는 모습 보면 저승사자도 왔다가 그냥 가는 법이지.”일흔 가까운 나이에 발명한 수도 밸브로 특허까지 출원한 김예애(74) 할머니는 국내 최고령 벤처기업 사장이다. 인터넷과 이메일도 자유자재로 쓰는 김 할머니는 “몸의 나이는 마음을 따라가는 법”이라고 얘기한다. 나이 70,80에도 현장을 지키는 ‘꿈많은 노년’들이 있어 ‘사오정’(45세 정년)과 ‘오륙도’(56세까지 회사에 다니면 도둑)란 말을 무색하게 하고 있다. 대한은퇴자협회가 주 20시간 이상 일하는 노령자들에게 주는 ‘히어로(Hero·영웅)상’의 수상자로 뽑힌 이 시대의 진정한 영웅들을 만나봤다. ●일흔 넘어 벤처 창업 우수노령히어로상을 받는 김 할머니는 페달을 이용해 발로 수도꼭지를 열고 잠그는 ‘발바리수도’를 발명했다. 어느날 며느리가 물을 틀어놓은 채 설거지하는 모습을 보다 바쁜 손 대신 발로 수도꼭지를 조정하면 물을 아낄 수 있겠다는 생각이 퍼뜩 들었다. 김 할머니는 곧바로 서울 을지로 뒷골목을 찾아가 1년을 헤맨 끝에 마음 맞는 수도기술자를 만나 1999년 제품을 만들었다. 혼자 벤처인증까지 따낸 김 할머니는 2001년부터 ‘발바리수도’를 상품화해 판매하고 있다. 젊은 시절, 남편을 잃고 혼자 아들을 키우며 이일 저일 닥치는 대로 해야했던 경험이 노익장의 원동력이다. 김 할머니는 “일을 쉬면 오히려 병이 났다.”면서 “나한테 이제 그만 쉬라는 말은 죽음을 재촉하는 몹쓸 얘기”라고 말했다. ●“승객과 인생이야기가 보람” 같은 상을 받는 배용복(79) 할아버지는 50년 무사고를 자랑하는 서울택시운송조합 소속 최고령 운전기사다. 여든을 바라보는 나이에 하루 12시간씩 택시운전을 한다. 평북 구성 출신인 배 할아버지는 일제 때 하사관학교를 나와 중국 하얼빈에서 군인생활을 했다. 광복 직후 고향에 돌아와 인민군에 입대,6·25전쟁에 참전했지만 전쟁 도중 공산주의에 염증을 느끼고 남한에 투항했다. 이후 미군부대 운전기사로 남한에서 새 삶을 시작했다. “택시일은 자유롭고 사람을 많이 만날 수 있어 좋지. 예순일곱이 되던 93년 개인택시 운전을 그만뒀는데 얼마후 택시회사에 다시 입사했어. 손님들에게 인생경험 들려주며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야말로 인생의 낙이자 훌륭한 건강 유지법이야.” ●“정년퇴직자는 베테랑 인력” 울산에 있는 조선하청업체 ㈜혁신기업은 정년퇴직자들의 모여 만든 회사로 이번에 노령자 고용 우수기업으로 선정됐다. 설립자는 20년 동안 현대중공업에서 기능공 관리직으로 일하다 정년퇴직한 김창원(69)씨.2001년 선수·선미 블록조립 부문의 퇴직 기능인들을 모아 회사를 차렸다. 처음에는 “퇴물이 된 사람들이 무슨 창업이냐.”는 이야기도 들었지만 깔끔한 솜씨로 입소문이 나 지금은 연간 10억원대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직원 40여명의 평균연령이 64세인 혁신기업에는 정년퇴직이 없다. 건강이 좋지 않아 스스로 퇴사하기 전까지는 모두 ‘현역’이다. 김씨는 “우리 직원들 모두 여든까지는 끄떡 없다고 자신하고 있다.”며 밝게 웃었다. 히어로상 시상식은 28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KT그룹 ‘찰떡 공조’ 이루나

    KT 최고경영자로 남중수(50) KTF 사장이 내정된 지 나흘만에 조영주(49) KTF 수석 부사장이 KTF 사장으로 선임되면서 향후 이어질 남-조 공조체제가 KT그룹에 어떻게 반영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남 사장의 한 측근은 23일 “남 사장이 일에 있어 공격적인 스타일이라면 조 사장은 온화한 스타일로 찰떡궁합을 이뤄왔다.”면서 “조 사장은 내실있고 조용한 일처리로 정평이 나있어 앞으로도 남 사장과 보조를 잘 맞출 것으로 기대된다.”고 평했다. 조 사장은 이날 기자와의 통화에서 “남 사장이 (KT 사장으로) 취임한 뒤에 경영 방안 등을 밝히겠다.”며 몸을 낮추었다. 그는 사장으로 선임된 이후 취임 소감 등은 일절 밝히지 않고 있다. 통신분야와의 인연은 조 사장이 남 사장보다 빠르다. 남 사장이 1981년 체신부(정보통신부 전신) 장관 비서관으로 있다가 KT와 인연을 맺은 반면 조 사장은 1979년 기술고시에 합격하면서 이듬해 체신부 사무관으로 입사했다.82년 한국통신(현 KT) 출범과 함께 남 사장은 경영계획과장, 조 사장은 중앙건설사무소 관로과장으로 출발했다. 98년 사업협력실에서 ‘남 실장-조 총괄팀장’으로 지근거리에서 일하게 되면서 본격적인 인연을 맺었다. 이듬해 남 사장이 IMT-2000(WCDMA) 사업추진본부장을 맡을 때도 조 사장이 그 아래 IMT사업기획단장을 역임하며 호흡을 맞춰갔다. 모두 경북 출신이며, 남 사장이 75학번(경영대), 조 사장이 74학번(공대)으로 서울대도 조 사장이 선배다. 조 사장은 KT 사장후보 선출 과정에서도 본인의 장점인 온유함으로 남 사장을 도왔다는 후문이다. 한 측근은 “지역색을 조장했던 일부 경쟁자들이 여기저기서 남 사장에 대해 잘못된 정보를 퍼뜨릴 때 조 사장이 이를 정정해주는 역할에 적극 나섰다.”고 귀띔했다. 손발이 잘 맞는 두 사람이 KT-KTF 사장을 맡게 된 만큼 향후 KT그룹 내 공조체제도 활발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통신산업이 이동통신 중심으로 성장하는 상황에서 KT와 KTF가 한 회사처럼 움직일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 것은 KT에 긍정적이란 평이다. 남 사장이 평소 유무선 통합서비스에 대한 의지가 남달라 KT와 KTF간 유무선 통합 서비스에도 진전이 있을 것이란 관측이다. 무엇보다 KT그룹의 남-조 공조체제는 향후 양사의 통합 가능성마저 높여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재계 인사이드] 구본무회장 ‘못말리는 대학생사랑’

    [재계 인사이드] 구본무회장 ‘못말리는 대학생사랑’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 대강당에서 열린 ‘LG 글로벌 챌린저 발대식’.300여명의 대학생들이 구본무 LG 회장이 소개될 때마다 ‘괴성’을 지르며 박수를 쳤다. 백발이 듬성듬성한 구 회장은 얼굴이 발갛게 상기된 채 기쁨을 감추지 못하는 표정이었다. 구 회장은 대학생들에게 임명장과 ‘지혜의 열쇠’를 직접 수여하고 챌린저 남녀 대표와 함께 대형 ‘챌린저 깃발’을 힘차게 휘둘렀다.LG글로벌 챌린저는 구 회장이 지난 95년 회장 취임과 함께 시작한 국내 최대 대학생 탐방프로그램으로 380개팀,1380명을 배출했다. ‘젊은 인재’에 대한 사랑이 남다른 구 회장은 챌린저 발대식과 탐방활동 결과를 평가하는 시상식 등 관련 행사에 11년째 단 한차례도 빠짐없이 참석하고 있다. 글로벌 챌린저 행사는 매년 말 새해 주요 일정을 세울 때 ‘연구개발 성과보고회’,‘전자부문 전략회의’ 등 그룹의 주요 일정과 같은 비중으로 최우선으로 반영된다. 구 회장은 또 매년 선발된 주제를 보고받으며 방대한 분량의 탐방활동 연구보고서도 꼼꼼히 읽고 있다. 지난해 90명이던 선발 인원을 120명으로 늘리고 대상·최우수상 수상자에게 LG 입사자격을 부여한 것도 구 회장의 지시였다. 구 회장은 격려사에서 “치열한 글로벌 경쟁에서 진정한 승자가 되기 위해서는 창의적인 사고를 통해 누구도 모방할 수 없는 새로운 기회를 창출하고 강인한 도전정신으로 미래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면서 “젊음만이 가질 수 있는 새로운 생각으로 과감히 도전해 나가는 젊은이가 LG가 원하는 인재”라고 강조했다. 발대식에는 구 회장을 비롯, 강유식 ㈜LG 부회장, 정병철 LG CNS 사장, 노기호 LG화학 사장, 조영환 LG마이크론 사장, 양흥준 LG생명과학 사장 등 LG의 최고경영진과 각 계열사의 인사담당 임원들이 총출동했다. 25대1의 경쟁을 뚫고 올해 LG 글로벌 챌린저로 선발된 30개팀 120명의 대학생들은 7∼8월 약 2주일에 걸쳐 ‘초소형 위성’,‘수소에너지’,‘나노의학’,‘중소기업의 경쟁력 강화전략’ 등을 주제로 미국, 유럽, 일본, 중국, 동남아 등 전 세계를 누비며 탐방활동을 벌인다. 대상과 최우수상 수상 6개팀 24명에게는 LG 입사 자격이 부여된다.LG계열사에는 현재 글로벌 챌린저 출신 20여명이 일하고 있다. 류길상기자 ukelvin@seoul.co.kr
  • [내 인생의 등대] 박석안 서울시 주택국장

    [내 인생의 등대] 박석안 서울시 주택국장

    떠남이 아름답기란 쉽지 않다. 더군다나 공직에서, 그것도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엇갈리는 주택분야에서 정년을 마친다는 것은 결벽증에 가까운 도덕성을 요구한다. 올해 주택국에서 각종 비리사건 등에 연루돼 중도하차하지 않고 정년퇴직하는 첫 공직자가 나왔다. 이번 달을 끝으로 30년의 공직을 접고 공로연수를 떠나는 박석안(59) 주택국장이 그 주인공이다. 경북 의성 출신인 박 국장은 서울시가 첫 직장이 아니다. 연세대 건축학과를 졸업한 뒤 동아건설에 잠시 몸담았다 1975년 7급 공무원으로 공직에 발을 디뎠다. 스승인 고(故) 김정수 교수의 영향이 컸다. “교수님은 여의도 국회의사당을 설계한 한국 건축계의 원로십니다. 수업을 많이 들으면서 가까워졌죠. 교수님이 손수 입사 준비를 도와주셨으면서도 ‘박군은 공직에 나가 좀더 큰 뜻을 펼쳐야 할 텐데’라고 말씀하곤 하셨습니다.” 당시는 요즘 못지않게 취업난이 심각했던 시절이었다. 그러나 박 국장은 오래 못 가 회사를 박차고 나왔다.“‘건축사로서 공익적 가치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사기업이 아닌 사회에 얽매여야 한다’는 은사의 가르침에 월급이 3분의1로 줄어도 과감히 공직을 선택할 수 있었다.”고 떠올렸다. 박 국장은 ‘변방도시’ 서울이 ‘국제도시’로 변모하는 과정을 지켜본 산증인이다. 강남개발부터 86아시안게임,88올림픽 도심 정비를 거쳐 2002 월드컵 시설 건설 등 서울을 대표하는 대규모 토목·건축 사업은 그의 손을 거치지 않은 게 없었다. 박 국장에게 가장 기억에 남는 사업은 경기도 벽제 승화원(옛 시립화장장) 건설이다.84년 착공 당시에도 인근 주민과 군부대의 반대가 만만치 않았다. 그러나 국토의 효율적인 개발을 위해서는 절실한 시설이었다. “화장장은 연고가 없는 시신이 가는 곳이라는 인식이 팽배했지요. 그래서 냉난방 시설을 완비하는 등 당시 최고급으로 지었습니다. 아직도 화장장은 서울시내에 한 곳도 없습니다. 건축가로서 경험하기 힘든 사업을 진행했다는 게 지금도 뿌듯하기만 합니다.” 공직 생활에서 아쉬운 점은 강남의 주택 가격을 잡지 못했다는 것. 강북 개발을 위한 뉴타운사업에 매달리는 것도 이 때문이다. 최근 불거진 양윤재 부시장 비리사건 때는 가장 힘든 시간을 보냈다. 청계천 주변부 개발을 주도한 주택국의 수장인 만큼, 그에게 의혹의 눈길이 쏠린 건 당연한 일이었다. 그러나 ‘공평무사하고 명확한 처리’라는 그의 업무 스타일로 위기를 벗어났다. 박 국장은 “후배들에게 ‘높은 도덕성을 요구받는 공무원은 가족들이 뒤에 있다는 생각으로, 네가 나고 나가 너라는 역지사지의 관점으로 업무를 처리해야 한다.’라고 조언하곤 한다.”면서 “지금까지의 자세로 제2의 인생을 펼쳐나갈 것”이라고 밝게 웃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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