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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영수업 분주한 ‘한진 3세’

    한진그룹 조양호 회장의 외아들인 조원태(31) 대한항공 상무가 착실한 경영수업을 쌓고 있다. 조 상무는 지난해 12월 대한항공 임원 승진인사에서 단연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그는 지난 2003년 8월 한진그룹 계열사인 한진정보통신 영업기획 담당으로 입사했다. 다음해 10월 대한항공 경영전략본부 부팀장(차장)으로 자리를 옮긴 뒤 3개월이 지나 자재부장에 올랐다. 그 뒤 11개월여 만에 ‘별’을 달았다. 조 상무는 현재 자재부 총괄팀장으로 일하고 있다. 항공사에서 자재부는 핵심 중의 핵심 부서다. 회사 운영의 근간이 되는 항공기, 항공기 부품, 항공유 등 모든 자재에 대한 투자를 집행한다. 항공기를 어느 시점에 어떤 방식으로 들여올 것인지 등을 꼼꼼히 따져 실행에 옮기는 부서다. 타이밍을 놓치면 엄청난 손실을 입을 수 있다. 이 부서의 책임자가 조 상무다. 이 때문에 로열 패밀리들이 반드시 거쳐 가는 부서다. 경영수업 필수코스인 셈이다. 그룹 오너인 조양호 회장도 자재, 정비, 정보기술 등 항공사업의 핵심 부문을 두루 거쳤다. 조 회장이 국제적인 항공전문경영인으로 활동하는 데에는 이 때의 실무경험이 밑바탕이 되고 있다. 조 상무는 자재부에 들어오기 전 기획부서에서 일했다. 회사 전반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꼭 거쳐야 하는 부서다. 회사 관계자는 “전문경영인이 되려면 다양한 분야를 경험해야 한다.”면서 “하나하나 배워나가는 과정이라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조 상무는 지난해 12월 미국 남가주대(USC) 경영대학원을 졸업했다. 합리적인 스타일로 알려졌으며 정보기술(IT) 분야에 관심이 많다고 한다. 그는 직원들과 식사도 자주 하는 등 소탈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룹 오너 아들로는 이례적으로 보일 정도로 친화력도 갖춘 편이라고 한다. 조 상무는 오너의 아들이기에 앞서 임원으로서 뭔가 그럴듯한 성과를 내야 한다는 부담도 있을 것 같다.최용규기자 ykchoi@seoul.co.kr
  • “구청 주부대학 가면 제2의 인생이 보여요”

    “구청 주부대학 가면 제2의 인생이 보여요”

    맞벌이를 위해 취업과 창업전선에 나서려는 주부들이 늘면서 자치단체가 운영하는 주부대학을 100% 활용하는 ‘열혈 아줌마’들도 늘고 있다. 서울 강서구에서 운영하는 주부여성교양대학을 통해 1년4개월간 무려 4개의 조리사 자격증을 따낸 억척주부 고정순(45)씨의 성공 스토리를 들어봤다. ●주부대학은 펀드보다 좋은 투자(?) “한 학기에 12만원을 투자해 자격증을 따고 직장도 얻는다면 잘 나가는 펀드보다 좋은 투자 아닌가요.” 강서구 화곡7동에 사는 주부 고정순씨의 하루는 짧기만 하다. 내발산동과 목동을 오가며 식당 2곳의 음식 맛을 책임져주는 일 외에도 매주 2차례 아파트 주부들을 대상으로 출장요리법을 강의한다. 겨울방학이라 잠시 쉬고 있지만 3월부터는 강서구 화원중학교에서 특별활동 요리교사로 활약할 예정이다. 월수입은 200만원이 조금 넘는 정도. 하루 종일 발품 파는 것을 생각하면 많다고는 하기 어렵겠지만 웬만한 대졸 대기업 입사자의 초봉 수준이다.20년 주부의 야무진 일솜씨에 손맛까지 소문나면서 여기저기서 스카우트하려는 음식점도 많다. 청년실업자 100만명에, 실업급여 신청자만 60만명이 넘는 시대를 살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고씨는 40대 중반에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는 셈이다. ●주방 아줌마에서 요리사로 업그레이드 “돈도 돈이지만 제 아이가 다니는 학교에서 특별활동 교사로 일하는 것이 가장 보람 있어요. 아이도 자랑스러워하는 눈치고요.” 고씨는 자칭 주부대학 마니아다. 불혹이 지난 중년의 삶을 변화시킨 것이 바로 구청 주부대학이라는 생각에서다.2005년 8월부터 지난해 12월 말까지 1년4개월여 동안 한식부터 양식, 중식, 일식까지 연달아 모두 4가지 공인 조리사자격증을 땄다. 우연히 구청신문을 보고 주부대학 ‘출장요리반’에 등록한 것이 계기가 됐다. “10년간 분식집과 도시락 전문점을 운영한 경험이 있었지만 자격증도 따고 음식도 제대로 배워 보고 싶은 생각이 들더라고요.” 수업시간에 배운 음식은 손이 기억할 정도로 집에서 연습했다. 공중보건부터 식품위생, 식품관련 법까지 필기시험준비를 위해 늦깎이 공부도 해야 했다. 중·고교생 자녀 2명을 뒷바라지해야 하는 엄마로서 쉽지 않은 일이다. 자격증이 생기면서 여기저기 일거리도 생겼다. 대우도 달라졌다. “월급, 주방에서 담당하는 일, 업무시간까지 확 달라졌어요. 주방 아줌마에서 요리사로 업그레이드한 거죠.” ●싸다고 결석하면 치명적 자치구마다 연평균 1000명이 넘게 수강하는 주부대학. 하지만 수료한다고 누구나 성공담을 쓰는 것은 아니다. 고씨는 몇 가지 원칙을 제시했다. “우선 적성에 맞는 과목을 고르고 자격증이나 창업 등 구체적인 목표를 세우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 그럴듯해 보이는 과목보다는 실용성을 우선 판단하시고요. 싸다고 결석하는 분들이 많은데 학기가 짧은 만큼 결석은 치명적입니다.” 최종목표는 ‘전문 출장 요리강사’다. 이를 위해 지난해 말에는 연세대 여성인력개발연구원에서 진행하는 ‘푸드 코디네이션’ 과정도 수료했다. 그는 “아직은 아줌마의 힘을 다 보여준 것이 아니다.”며 의미심장한 미소를 날렸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대신경제硏 대표이사 심충보씨

    대신경제연구소는 3일 김영익 전 대표가 사임함에 따라 심충보(50) 대신증권 상무를 신임 대표이사에 선임했다. 심 신임 대표는 1985년 대신경제연구소에 입사한 뒤 22년간 대신증권에서만 몸담아 왔다. 김영익 전 대표는 대한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으로 옮겼다.
  • 직업전문학교 재학생 19명 ‘실무’로 日 IT기업 뚫었다

    직업전문학교 재학생 19명 ‘실무’로 日 IT기업 뚫었다

    취업난이 극심한 가운데 서울의 한 전문학교 재학생들이 일본 IT기업에 무더기로 취업해 화제가 되고 있다. 주인공은 한호석(33)씨와 박종선(29·여)씨 등 19명. 모두 서울 강서구 등촌3동 서울호서전문학교(이운희 학장) IT관련 학과에서 공부하고 있는 1학년생들이다. 서울호서전문학교는 학점은행제에 따른 2년제 취업 전문기관으로, 졸업하면 교육부총리 이름으로 전문학사를 받는다. ●졸업 1년 앞두고 입도선매 이들은 지난해 11월말 한국을 찾은 일본 IT기업들의 면접을 거쳐 취업이 최종 확정됐다. 전공별로는 사이버해킹보안과 10명, 디지털정보처리과 7명,e-비즈니즈과 1명, 게임프로그램개발과 1명이다. 이 학교 졸업생들의 해외 취업이 처음은 아니다. 그러나 외국 기업들이 졸업을 1년이나 앞둔 재학생들을 ‘입도선매’ 방식으로 한꺼번에 채용하기로 한 것은 처음이다. 학생들을 선발한 기업은 글로벌컨설팅과 아세아정보시스템스,PHP스쿨 등 세 곳. 일본에서는 프로그래밍 분야 중견 기업으로 알려져 있다. 대우는 파격적이다. 연봉 300만엔(약 2400만원)에 아파트형 숙소와 교통비를 지급하기로 했다. 학생 한 명당 100만원의 장학금에 올해 여름방학에는 항공비와 체재비까지 지원하는 무료 기업 연수기회도 준다.1인당 150만원의 어학원비도 따로 지원하기로 했다. 입사 후 1년이 지나면 연봉을 높여 주겠다는 약속도 받았다. ●연봉 300만엔·숙소등 파격 대우 일본 기업들이 이 학교에 관심을 보이는 것은 학생들의 실력 때문이다. 면접만으로 전격 채용을 결정했다. 이런 성과의 배경에는 철저히 실습과 실무 위주로 이뤄지는 강도 높은 교육 과정이 있었다. 실습과 이론 비율이 1학년은 6대4,2학년은 9대1로 실무교육이 압도적으로 많다. 특히 주당 평균 27시간에 이르는 수업 분량에 자격증 특강 등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도 한몫했다. 모든 교육 과정은 매년 관련 기업들의 ‘입맛’에 맞춰 재편성된다. 교수 대부분은 실무 경험이 풍부한 기업체 출신이다. 대부분의 고등교육기관들이 갈수록 추락하는 취업률로 고민하고 있지만 이 곳은 2000년 이후 줄곧 ‘100%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입학 경쟁률도 평균 2.5대1에 이른다. 특히 4년제 대학 또는 전문대 졸업자나 중퇴자가 진로를 찾아 다시 입학, 전체 신입생의 30∼40%를 차지하고 있다. 이번에 선발된 박씨도 서울 S대에 다니다 이 곳에 다시 입학, 희망에 부풀어 있다. 고교 과정을 늦깎이로 마치고 지난해 입학한 한씨도 사이버보안 전문가의 꿈을 키워 나가고 있다. 사이버해킹보안과 학과장 이종락 교수는 “IT분야 인력난을 겪고 있는 일본 기업들이 곧바로 실무에 투입할 수 있는 우리나라 학생들에게 관심을 보이고 있다.”면서 “학생들의 실력이 해외에서도 인정받고 있다.”고 말했다. 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 젊은 ceo의 조건

    젊은 ceo의 조건

    한나패드 장영민 대표(26세)의 말에 따르면 소상공인지원센터를 찾아오는 사람들 중에는 두 부류가 있다. “내가 지금 돈이 얼마 있는데 어떤 사업을 하면 잘되겠느냐?”고 묻는 부류와 “내가 이 사업을 하고 싶은데 돈이 얼마나 필요하느냐?”고 묻는 부류. 이 중 누가 성공할 가능성이 있을까? 그의 대답은 후자이다. 하고 싶은 일에서 즐거움과 가치를 이끌어내야 한다는 믿음 때문이다. 그는 대학시절 생리통이 심했던 여자친구 때문에 처음 면 생리대를 접하게 되었다. 피부질환으로부터 안전하고, 환경오염을 줄이는 면 생리대의 장점을 발견하고는 머릿속엔 온통 생리대 생각뿐이었다. 원단을 구입하기 위해 야간 아르바이트를 했고, 벽장에 숨겨둔 공업용 재봉틀 소음이 새어나갈세라 이불을 뒤집어쓰고 샘플을 만들었다. 변태가 아니냐고 오해하는 친구도 있었고, 사업에 미쳐 여자친구와 이별도 했지만 끝내 창업자금 4백만 원을 모아 회사를 차렸다. 어차피 입사해서 치열한 경쟁을 해야 한다면 젊은 시절에 창업하는 것도 하나의 선택이다. 하지만 열정만으로 가능한 일은 아닐 터. “한 조직의 책임자는 무수한 고민과 번뇌 속에 있습니다. 직원들은 비전을 제시해주기를 초롱초롱한 눈으로 바라보고 있어요. 때로는 그들의 생활과 자녀 문제까지 생각해야 하죠. 단순히 일거리를 끌어오고, 월급만 잘 준다고 CEO가 되는 게 아닙니다.” 그는 젊은 예비 CEO들에게 당부한다. 돈과 명예만 추구한다면 아예 시작도 하지 말라고. 기꺼이 병사들의 목숨을 돌보는 전쟁터 사령관이 되어야 한다고. 자신의 열정을 책임질 수 있는 사람만이 진정한 CEO가 될 수 있다고 말이다. 취재, 글_ 강성봉 기자.
  • [여성&남성] 돼지띠 남녀들 새해 꿈

    ‘돼지’들이 제철을 만났다.2007년은 정해년(丁亥年) 돼지해, 그것도 600년 만에 한 번 돌아온다는 ‘황금 돼지해’라는 속설 때문이다. 일부에서는 황금 돼지해가 관련 업계들의 ‘상술’이라며 일축하지만 어찌됐든 1959·71·83년생 등 ‘돼지띠’들에게는 의미가 각별하다.‘돼지 돈(豚)’의 발음이 ‘돈(錢)’과 비슷해 올해 태어난 아이들은 재물복이 있다고 한다. 또 사업하는 사람들은 개업할 때 돈을 많이 벌게 해달라고 돼지머리를 놓고 고사를 지낸다. 돼지꿈을 꾸면 ‘재물이 굴러 들어온다.’고 한다.‘돼지띠’들에게는 이런 말 만큼 기분좋은 얘기가 어디 있겠는가. 연일 매스컴에서 돼지 관련 화제를 조명하고, 업계에서도 돼지를 빼면 장사가 안된다는 말까지 나올 만큼 올해의 ‘흥행 코드’로 떠올랐다. 주목받아서 좋고, 재물 복이 많다 해서 행복한 돼지 남녀들, 그들의 남다른 새해 소망을 들어봤다. ■ 남 “보다 나은 미래 준비” ●20대,‘미래’를 위해 한걸음씩 대학생 서성록(24·광운대 2년)씨는 신세대답게 번뜩이는 이벤트로 새해를 맞이했다. 그는 “태어난 지 세번째 맞이하는 돼지해에 무언가 평생 기억에 남는 일을 하고 싶었다.”면서 “그래서 서울에서 부산까지 시내버스로 횡단하면서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그들의 이야기를 카메라에 일일이 담았다.”고 말했다. 그는 구랍 27일부터 29일까지 모두 24번의 시내버스를 갈아타면서 부산에 내려갔다. 도중에 용돈을 주는 분도 있었고, 추운데 고생한다며 자신이 팔고 있는 모자를 선뜻 내준 상인도 있었다. 비디오저널리스트(VJ)나 프로듀서를 꿈꾸는 서씨는 전 과정을 카메라에 담아 ‘엔유’라는 사용자 제작 콘텐츠(UCC)사이트에 올렸다. 새해 첫날 상병으로 진급한 현역군인 구두희(24)씨의 새해 소망은 건강한 군생활을 보내는 것이다. 슬슬 반환점을 돌아선 군 생활 이후를 준비하는 것이 정해년을 맞은 구씨의 과제다. 특히 밖에서는 이렇다 저렇다 말들이 많지만 이해 당사자인 그로서는 노무현 대통령의 군복무 단축 발언이 마냥 즐겁다. 제대 전에 혜택을 볼 수 있을 것이란 기대 때문이다. “부족한 학점도 채워야 하고 아직 한 번도 보지 않은 토익 공부도 해야돼서 갈길이 멀다는 느낌이네요. 휴가 나와 먼저 제대한 친구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미리미리 준비하지 않으면 큰 일 나겠더라고요. 시간은 부족하지만 짬을 내서 공부를 시작해야겠어요.” ●30대,‘부자아빠’를 꿈꾸죠 30대 후반에 접어든 갈길 바쁜 ‘서른여섯 돼지띠’들은 재물과 자식에 대한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회사원 임진한(36)씨는 “우리 딸이 건강하고 예쁘게 잘 자랐으면 좋겠다. 특히 부모님과 우리 가족 모두에게 ‘돈벼락’이 내렸으면 더 없이 좋겠다.”며 새해 소원을 펼쳐 놓았다. 임씨의 또 다른 소망은 둘째 아이를 보는 것.“올해가 황금돼지해라서 애를 낳으면 좋다는데 여섯 살된 첫째 은경이에게 동생을 보여주고 싶네요. 돼지는 재물운이 있다니까 더 욕심이 나요.” 건설업을 하는 손영범(36)씨는 “지난해 사업이 참 힘들었다. 나나 집사람이나 모두 돼지띠인데 올해는 뭔가 달라질 것”이라면서 “새해 첫날 로또복권을 샀는데 대박이 터졌으면 좋겠다.”며 함박 웃음을 터뜨렸다. ●40대,‘인생 2막’ 준비는 이제부터 ‘지천명’을 앞둔 40대 돼지띠들은 천천히 인생의 제2막을 준비중이다. 6개월 전에 해외주재원 생활을 접고 국내로 돌아온 김정우(48·기아자동차 해외영업본부 부장)씨는 “그동안 삶이 조금 나태해진 것 같다.”면서 “새로운 변신을 통해 도태되지 않고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는 한 해가 됐으면 한다.”며 각오를 다졌다. 대기업 임원을 맡고 있는 이병호(48·대한항공 공보담당 상무)씨는 개인적인 소망보다는 업무나 회사 일에 대한 바람이 더 크다. “임직원들과 똘똘 뭉쳐서 올해 더 크게 도약할 수 있도록 일조하고 싶습니다. 그러면 저 한테도 더 좋은 일들이 생기지 않겠습니까.”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여 “화목한 가정이 최우선” ●20대,‘취업문아, 활짝 열려라’ 군대를 갔다와야 하는 남자들과 달리 이제 막 대학문을 나서는 여자 돼지띠들은 취업에 대한 소망이 많았다. 공무원 시험을 준비중인 현수진(24)씨는 “올해의 목표는 취업 성공”이라면서 “지난해에 취업이 정말 힘들었는데 올해는 돼지의 해이니 만큼 우리가 들어갈 자리가 많아졌으면 좋겠다.”며 얼른 취업준비생 신분을 벗고 싶은 속내를 드러냈다. 수십 군데에 원서를 넣었지만 계속 고배를 마셨다는 고유진(24·취업준비생)씨는 “지난해는 충격이 꽤 커서 많이 힘들었지만 더이상 주저하고만 있을 수 없어서 새로운 해를 맞이해 다시 책을 폈다.”면서 “일단 내가 가고 싶은 기업에 가기 위해 토익 900점,JPT 750점을 목표로 최선을 다할 생각이며, 외국계 기업 수시 채용을 중점으로 취업 시장에 재도전 할 생각도 있다.”고 애써 미소를 지었다. 직장을 잡은 돼지띠들은 성공적인 출발을 기원했다. S전자에 입사를 앞둔 명지현(24)씨는 “회사에서 인간 관계를 잘 만들고 싶다.”면서 “돼지는 복을 상징한다는데 올해에는 특히 인복을 많이 받고 싶다.”라고 설레는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유치원 선생님인 박진선(24)씨는 “이제 사회인이 된 만큼 취업에 매몰된 생활이 아니라 취미 생활을 누리고 싶다.”면서 “그동안 틈틈이 피아노를 배웠는데, 좀더 제대로 배워서 수준을 높이고 싶다.”고 말했다. ●30대,‘가정 화목이 최우선이죠.’ 주부생활 6∼8년차에 접어드는 30대 중반 돼지띠들은 역시나 가정의 화목을 제일로 꼽았다. 부산에 사는 전업주부 박여정(36)씨는 “돼지하면 ‘돈(豚)’”이라면서 “돼지해에 맞게끔 경제적으로도 부유해지고, 남편 사업이 많이 어려웠는데 잘 풀렸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순영(36)씨도 “가족과 우리 아기의 건강이 무엇보다 우선”이라면서 “아기가 돼지처럼 건강하고 튼튼하게, 씩씩하게 자라줬으면 좋겠고, 재물운이 따른다는데 좀 더 넓은 집으로 이사하고 싶다.”고 소원을 말했다. 그는 현재 20평에 살고 있는데 30평 방 세 개짜리(현재는 방 2개, 거실주방 겸용)로 이사를 가는 부푼 꿈을 꾸고 있다. ●40대,‘후회없는 인생 만들터’ 불혹의 끄트머리를 바라보는 40대 후반의 돼지띠 소망은 나이 만큼이나 원숙했다. 황규자(48·한양대 무용과 교수)씨는 “지난해 12월 초 어머니께서 돌아가시고 얼마 안되어서인지 만남과 헤어짐을 더욱 소중히 여기게 됐다.”면서 “올해는 일상에서 주변 사람들과 만나고 헤어지는 작은 일에도 후회가 남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고 싶다. 항상 따뜻한 마음으로 사람을 대하고 배려하는 한 해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아직 독신이라는 이혜신(48·직장인)씨는 “정해년 황금 돼지해를 맞아 금돼지의 통통한 몸매처럼 삶이 넉넉하고 푸근한 한 해가 되었으면 좋겠다.”면서 “개인적으로는 현재 미혼이어서 따뜻한 인연을 만나는 한 해가 됐으면 싶고, 모든 이들의 꿈과 희망이 이루어지는 한 해가 되길 바란다.”고 소박하지만 훈훈한 소망을 밝혔다. 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 [EBS플러스1]

    07:00 겨울방학특강 과학08:40 고1 예비과정 영어,수학10:20 겨울방학특강(재) 문학, 비문학, 영어명문독해112:50 겨울방학특강(재) 수학, 사회, 영어명문독해215:20 겨울방학특강(재) 과학, 국어, 영어17:00 고1 예비과정(재) 영어18:00 고1 예비과정(재) 수학19:00 고1 예비과정(재) 문학   ●달자의 봄(KBS2 오후 9시55분) 서른셋 노처녀 오달자는 뜻밖에도 입사동기 신세도로부터 프러포즈를 받고 꿈에 그리던 연애를 시작하지만, 그는 사내에서 소문난 바람둥이다. 게다가 달자와 앙숙지간인 쇼호스트 위선주와 양다리까지 걸치고 있다. 진심을 짓밟힌 달자, 어떻게든 창피함을 면해보려고 내뱉은 거짓말에 일은 점점 커진다.   ●사랑도 미움도(SBS 오전 8시30분) 정희는 몰래 인주의 뒤를 밟아 미용실로 따라 들어간다. 인주라는 사람은 없다는 직원의 말에 다시는 인주를 만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혼잣말을 한다. 한편 인주는 황여사를 찾아가 스카프를 선물로 내놓는다. 황여사는 그런 인주에게 고마움을 느끼고, 인주는 그새를 놓치지 않고 음식솜씨를 발휘한다.   ●거침없이 하이킥(MBC 오후 8시20분) 밍크코트를 입은 아줌마가 부러운 문희는 순재에게 살짝 얘기를 꺼내 보지만 반응이 없다. 며칠 뒤에 있을 원장 모임에서 기 죽기 싫은 문희는 결국 순재 몰래 밍크코트를 주문해 버리고 만다. 한편 윤호가 자꾸만 사고를 치고 다니는 것이 걱정되는 해미는 민정을 찾아가 부탁을 한다.   ●클로즈 업 (YTN 오후 1시30분) 아쉬움 속에 한 해를 보내고 어느덧 희망의 새해를 또 맞았다. 새해 첫 시간인 만큼 신년 대담 편을 마련했다. 초대 손님은 ‘만인보’로 유명한 고은 시인. 해마다 유력한 노벨문학상 수상 후보로 거론되며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고은 시인과 함께 새해의 희망과 행복을 이야기해 본다.   ●시사다큐멘터리(EBS 오후 11시) 2007년 신년을 맞아 서구 국가들의 저출산 실태와 21세기 새로운 인권문제로 더욱 부각되고 있는 노인차별 문제, 퇴직자들의 퇴직연금 문제를 다룬다.BBC가 제작한 이번 다큐는 급속히 증가하는 저출산, 가속화하고 있는 고령화 시대에 대비해야 하는 우리에게 많은 시사점을 던져주고 있다.
  • 녹십자 사장에 허재회씨

    녹십자는 2일 허재회(58) 부사장을 대표이사 사장으로 임명했다. 허 사장은 연세대 생화학과를 졸업했다.79년 녹십자에 입사,2004년부터 녹십자 부사장으로 재임해왔다.▶관련 인사 29면
  • 새해 첫날 삼성전자 기흥 반도체 공장에 가다

    새해 첫날 삼성전자 기흥 반도체 공장에 가다

    정해년 새해는 반도체가 탄생한 지 60년이 되는 해다.1947년 미국 벨전화연구소에서 일하던 윌리엄 쇼클리 등 3명이 개발했다. 이제 반도체는 디지털 지식정보화 사회를 이끄는 핵심 기술이 돼 있다. 우리나라는 1980년대까지 세계 반도체 시장을 호령하던 종주국 미국과 일본을 제치고 90년대 이후 반도체 최강국으로 부상했다. 새해 연휴에도 가동을 멈추지 않은 삼성전자 기흥반도체 공장을 1일 찾았다. 경부고속도로 기흥인터체인지에서 빠져나온 뒤 경기 화성 동탄신도시 건설현장을 지나면 ‘산업의 쌀’이 생산되는 삼성전자 기흥반도체 공장이 한눈에 들어온다. 이곳은 단일 품목으로 15년 연속 수출 1위를 지켜온 반도체 생산의 심장. 흰색 건물들이 자리를 하고 있어 큼직한 캠퍼스가 연상된다. 이승백 반도체 총괄부장의 안내로 1983년 가동된 팹(Fab·생산라인)을 찾았다. 건물내 창문을 통해 들여다 본 생산라인에는 흰색 방진복(防塵服)에 마스크와 모자를 착용한 직원들이 바삐 오간다. 현미경으로 둥근 웨이퍼(반도체 판)를 보는 눈길도, 파란불이 반짝하자 달려와 웨이퍼를 옮기는 손길도 연휴를 즐기는 바깥 분위기와는 영 딴판으로 바쁘다. 작업의 몸놀림은 작동되는 기기만큼이나 빈틈이 없는 듯하다. 안쪽이 궁금해 진입(?)하려 했다. 이 부장이 막아섰다. 라인 내부는 ‘클래스1’의 청정도를 유지해야 한단다. 이래서 외부인은 얼씬을 못한다는 설명이다. 클래스1은 1입방피트(가로·세로·높이 각각 30㎝)에 1마이크로미터(㎛) 이하의 먼지가 1개 이내란 뜻이다. 즉 여의도 6배의 면적에서 먼지가 500원짜리 동전 1개 넓이밖에 되지 않는다는 의미다. 지극히 미세한 먼지도 용납하지 않는 최첨단의 현장이다. 때문에 여성 근로자들은 화장을 못 한다. 극미세 기술인 나노(10억분의 1m) 공정을 위해서는 일반인의 생각 이상의 깨끗함이 필수이기 때문이다. 내부 온도는 섭씨 24도. 반도체 생산라인은 1년 365일, 하루 24시간 내내 쉬지 않는다. 이 부장은 “라인을 정지시키는 데 이틀, 작동시키는데 이틀이 각각 걸린다.”며 “하루를 쉬려면 5일간의 생산 차질을 감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라인이 정지되면 생산 중이던 웨이퍼를 일일이 포장, 공기와의 접촉을 막고 보관해야 한다. 정지했던 라인을 재가동해 먼지가 없는 청정 환경을 만드는데도 시간이 걸린다. 즉, 공조기를 통해 먼지를 걸러내고, 온도와 압력을 맞추는데 하루가 걸린다. 본격 생산에 앞선 시험 가동도 20시간 이상 걸린다. 하루를 쉬는 감가상각비도 엄청나다. 반도체 라인 하나를 설립하는 비용은 3조∼4조원가량이다.5년 동안 감가상각을 하면 라인 1개에 하루 16억원의 비용이 발생한단다.15개 라인이면 하루 240억원이 증발하는 셈이다. D램 반도체는 요즘 공급이 턱없이 부족해 생산라인이 쉴 틈이 없다. 새해에도 호황이 예상된다. 이 부장은 “마이크로소프트사(MS)가 최근 컴퓨터 차세대 운영체계로 불렸던 ‘윈도 비스타’를 세계 시장에 출시해 D램의 수요가 크게 증가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6개 부문에서 세계 1위 기록을 갖고 있다. 이 부장은 “새해에 비메모리인 CMOS 이미지 센서, 멀티미디어 플레이어 SoC(전체 시스템을 한 칩에 담은 반도체)에서 정상을 차지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이어 MP3플레이어, 디지털 카메라,USB 드라이브 등에 들어가는 플래시 메모리 라인을 찾았다. 직원들이 방진복을 차려입은 것은 여기에서도 같은 모습이었다. 방진 마스크를 벗은 여성 근로자들의 얼굴은 ‘경제전쟁’의 여전사라 믿기지 않을 만큼 해맑다. 김수영(27)씨는 “입사 초창기엔 명절이나 연휴때 부모님과 같이 지내지 못해 서운했다.”면서 “요즘은 부모님도 이해를 해주신다.”고 말했다. 변덕임(29)씨는 “내 손으로 세계 최고의 제품과 세계 최초의 제품을 만든다는 자부심으로 연초 연휴를 현장에서 보낸다.”고 말했다. 기흥 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 작년 수출 3260억 달러 지난해 수출이 당초 목표치 3180억달러를 넘어 3259억 9000여만달러를 기록한 것으로 1일 잠정 집계됐다. 전년보다 14.6% 늘어난 수치다. 그러나 수입은 전년보다 18.4% 증가한 3093억 5000여만달러로 집계됐다. 그 결과 무역수지 흑자는 전년보다 65억 3000만달러가 줄어든 166억 5000만달러를 기록했다. 반도체는 지난해 수출액이 370억 4000만달러로 전년에 비해 23.5%나 증가했다. 자동차(완성차)는 11.5%의 증가율을 보이며 328억 9000만달러의 수출을 기록했다. 자동차 부품 부문도 21.6%의 증가율을 보이며 효자품목 노릇을 했다. 선박은 24.7% 늘어난 221억 7000만달러어치를 수출했다. 석유제품의 수출도 32.9% 증가해 20% 이상 고성장세를 보였다. 반면 무선통신기기는 부품수입에 따른 높은 비용구조로 인해 수출액이 270억 5000만달러에 그치며 전년보다 1.6% 뒷걸음쳤다. 수입은 원유값 급등으로 수입액이 전년 426억 1000만달러에서 2006년에는 559억 6000만달러로 급증하는 등 원자재 수입이 22.9% 늘었다. 항공기(118.8%)와 일반기계(14.4%) 등 자본재도 큰 폭의 증가세를 나타냈다. 아울러 휴대전화기(199.3%)와 승용차(49.6%) 등 내구 소비재의 수입이 크게 늘어났디. 지역별 수출은 중남미지역이 34.6%의 높은 성장세를 보였고, 새로운 경제강국으로 부상하고 있는 인도(21.6%)로의 수출도 크게 늘면서 미국과 유럽연합, 일본 등 선진국 지역(7.4%)의 수출 증가율을 능가했다. 중남미 지역에서 무역흑자는 98억 4000만달러로,100억달러 돌파를 앞두고 있다. 박경호기자 kh4right@seoul.co.kr
  • 새해 덕담 이렇게 하세요

    새해 덕담 이렇게 하세요

    말하는 순간 이미 이루어지느니 글_ 류정월(국문학자) 미국 인디언들은 어떤 말을 만 번 이상 되풀이하면 그 일이 반드시 이루어진다고 믿었다. 사랑을 이루길 원하는 사람이나 병이 낫길 원하는 사람들이 자신의 간절한 소원을 되풀이해서 외다 보면 어느 사이에 연인의 마음을 얻기도 하고 병도 완치된다는 게 그들의 생각이다. 인디언들의 경구처럼 정형화된 것은 아니지만 우리에게도 말의 신비한 힘을 믿는 전통이 있다. 바로 덕담이다. 원래 덕담은, 소리로 점을 친다고 하는 청참과 관련이 있었다. 청참이란, 새해 첫 새벽 거리에 나가서 방향도 없이 발 닿는 대로 돌아다니다가 사람의 소리든 짐승의 소리든 물건의 소리든 처음 들은 소리로 새해의 신수를 점치는 것을 말한다. 참새 소리는 흉년의 징조요, 까치 소리는 풍년의 징조라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같은 맥락에서, 새해 처음 만나 건네는 덕담도 지금과는 다른 방식으로 행해졌다. “금년에는 꼭 장가드십시오” 대신 “금년에 벌써 장가드셨다지요”라고 하고, “과거 급제하십시오” 대신 “벌써 과거 급제하셨다지요”라고 하는 것이었다. 이미 그 일이 이루어진 것처럼 말하는 것이 듣기에 더 좋을 뿐 아니라 실제로 그 일을 이룰 가능성도 높여준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선심을 쓰는 김에 왕창 서비스를 하는 격이라고 할까. 오늘날 우리가 주고받는 덕담은 과거형으로 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여전히 덕담을 통해 상대편의 행복을 빌어준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행복을 빌어주는 말로 어떤 말이 적당할까? 물론 그것은 상대가 어떤 상황에 처해 있느냐에 따라 다를 것이다. 아이가 없는 집에는 “올해는 아들 하나 낳게”, 실업자에게는 “좋은 직장을 구하게”, 수험생에게는 “좋은 대학 합격하게”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덕담거리를 찾는 것은, 상대방의 여러 면을 두루 살펴 부족하거나 필요하다 싶은 점을 발견하는 데에서 시작된다. 덕담이 말을 통해 결핍을 채우려는 생각과 관련이 있는 것이라면 우리는 이런 질문을 해볼 수 있겠다. 우리에게 이상적인 인간은 어떤 사람일까? 좀 에둘러 가기는 하지만, 이상형을 지향할 때 우리의 모자란 점이 더 잘 드러나기 마련이니까. 그러고 보면, 배우자를 고르거나 신입사원을 뽑거나 아이들을 평가한다던가 할 때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기준이 있는 듯하다. 하나는 ‘똑똑한가’이며 다른 하나는 ‘성격이 좋은가’이다. 똑똑한 것은 옛말로 하자면 재주가 있다는 것이고 성격이 좋은 것은 덕이 있다는 말이 된다. 예나 지금이나 사람들이 가장 이상적인 인간으로 생각한 사람은 두 가지 자질을 모두 갖춘 사람일 것이다. <장자>에서는 재주와 덕을 모두 갖춘 사람을 ‘성인’이라고 하며 높이 평가한다. 성인과 가장 거리가 먼 인물은 재주와 덕이 모두 없는 사람일 것이다. <장자>에서는 두 가지를 모두 갖추지 못한 사람을 어리석은 사람이라고 부른다. 성인과 어리석은 사람의 양극단 사이에는 두 가지 유형의 사람이 더 있다. 재주보다는 덕이 있는 사람, 반대로 덕보다는 재주가 있는 사람이 그것이다.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덕과 재주는 비등한 가치를 가지는 것처럼 인식된다. 덕이 있는 사람과 재주가 있는 사람이 있다고 치자. 두 사람 중 한 명의 배우자를 선택하거나 한 명의 신입사원만을 뽑으라고 한다면 잠깐 고민이 될 것이다. 이와 관련된 우스개가 하나 있다. 엄마가 아이를 평가하는 네 가지 말. 첫 번째는 “공부도 잘해”, 두 번째는 “성격은 좋아”, 세 번째는 “건강은 해”, 네 번째는 “제 아빠 닮았어”. 이렇게 현대인들에게 공부를 잘한다는 것, 재주가 있다는 것은 중요한 사항이다. 똑똑하다는 것은 좋은 학벌, 유능함, 비전 있는 직업과 동의어처럼 사용되기도 하고, 그것들을 가능하게 하는 전제조건처럼 여겨지기도 한다. 그러나 <장자>에서는 재주보다는 덕이 있는 사람을 군자라고 하고 덕보다는 재주가 있는 사람을 소인이라고 하면서, 재주있는 사람보다는 덕 있는 사람을 훨씬 높이 사고 있다. 나아가 인재를 등용하는 방법으로 군자, 즉 훌륭한 인격자를 얻지 못할 경우에는 재주가 있는 소인이 아니라 차라리 어리석은 사람을 얻으라고 조언한다. 소인은 재주를 나쁜 일에 쓰기 때문이다.<장자>에서 말하는, 소인을 쓰는 것보다 어리석은 사람을 써서 좋은 점. 어리석은 사람이 나쁜 짓을 할 때에는 쉽게 제압이 가능하지만 소인은 쉽게 제압할 수도 없다. 그래서 소인을 좋은 위치로 끌어주는 것은 호랑이에게 날개를 달아주는 격이라고 <장자>는 경계한다. 마지막으로 춘추전국 시대 진晉나라의 유명한 대부였던 지백이 죽은 것은 재주가 덕보다 승한, 당연한 결과라고 하면서 <장자>의 이 단락은 끝이 난다. 그렇다면 새해에는 재주보다는 덕이 있는 사람이 되라고 해봄이 어떨까. 얼핏 덕에 대해 말하는 것은 현대에는 별로 어울리지 않는 일인 듯싶다. 그러나 꼭 그렇지만은 않다. 새로운 리더쉽의 코드 가운데는 ‘셀프’‘비전’‘카리스마’와 함께 ‘감성’이 있다. 감성적인 리더는 과거의 냉철하고 똑부러지는 리더와는 다르다. 그는 마음이 따뜻하고, 다른 사람이 원하는 것을 미리 알아채는 경영인이다. 그런가 하면 아이큐보다는 이큐가 뜨는 시대이다. 이큐가 높은 사람은 자기 절제가 잘되고 대인 관계에 능하다. 또 노블리스 오블리제는 최상층의 도덕적 의무를 강조하는 말로 빈부의 불균형을 해결할 수 있는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다. 나는 이 시대가 덕의 가능성을 새롭게 발견하고 있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내게는 새삼스러운 일로 생각되기도 하고 때늦은 일처럼 생각되기도 하지만. 요즘 대부분의 덕담들은 목표와 성취에 초점을 둔다. “결혼해야지”라는 말이 그렇고 “부자 되세요”가 그렇다. 따뜻한 마음의 리더를 지향하라거나 자기 절제와 완만한 대인 관계를 중시하라거나 지위에 맞는 도덕적 의무를 가지라는 덕담은 목표보다는 도덕적 방법을 강조하기 때문에 좋다. 게다가 부자를 위해 달려가는 사람들의 결핍감을 완화시켜주는 효과도 있지 않는가. 어른이 먼저, 아랫사람은 나중에 신년 덕담과 함께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세배입니다. 흔히 웃어른께 세배를 드리면서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나 ‘건강하세요’의 말을 하는데, 이는 예의에 어긋난 행동입니다. 세배는 그 자체로 인사이기 때문에 공손히 절을 하고 어른의 덕담을 기다립니다. 어른이 덕담을 하신 이후에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과세過歲 안녕하셨습니까”라고 하는 것이 바른 예절입니다. 어르신께 반드시 건강에 관한 덕담을 드려야 할까요?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서 아랫사람이 윗사람에 건강에 관한 덕담을 드리는 일이 많아졌습니다. 그런데 건강을 기원하는 말이 오히려 듣는 이에게 ‘내가 건강 걱정을 해야 할 만큼 벌써 늙었나?’하는 느낌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이런 말은 조심해서 해야 합니다. 특히 “오래 사세요” “만수무강하세요”와 같은 인사는 말하는 사람의 의도와 달리 어른에게 서글픔을 느끼게 할 수 있으니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심리적인 압박보다 칭찬과 격려를 주는 내용이 좋아요 명절을 앞두고 실시되는 설문조사에서 가장 듣기 싫은 덕담의 수위를 다투는 것이 ‘좋은 사람 만나 결혼해라’, ‘취직해라’, ‘철 좀 들어라’ 등 입니다. 상대방이 간절하게 원하는 일이 이루어지도록 기원하는 것이 덕담이기는 하지만 듣는 이에 따라서는 심리적인 압박으로 작용할 수도 있는 것입니다. 아랫사람을 아끼는 마음에 여러 가지를 말하기보다는 “올해는 건강하게나” “꿈이 크게 이뤄지길 바라네”와 같이 칭찬과 격려의 내용으로 간단히 하는 것이 좋습니다. 글_서은미 기자 월간<샘터>2007.1
  • [외환위기 딛고 일어선 근로자·기업들] 샘솔정보기술 양태준 사장

    [외환위기 딛고 일어선 근로자·기업들] 샘솔정보기술 양태준 사장

    서울 구로디지털단지의 한 사무실. 샘솔정보기술 양태준(40)사장의 출근길은 활기차다. 그에게 구조조정 대상자라는 어두운 그림자는 찾아볼 수 없다. 10년 전 외환위기 한파 속에 정든 직장을 떠나야 했던 그는 오늘날 우수 중소기업인으로 성장했다. 1988년 현대전자에 입사한 양 사장은 94년 현대정보기술로 자리를 옮긴 뒤 영상기기와 네트워크 영업을 해왔다.97년 말 외환위기가 몰아닥치자 현대정보기술은 그가 몸담았던 영상팀을 해체했다. 하루아침에 10여년을 몸담았던 직장에서 쫓겨난 그는 막막한 나날을 보냈다. 그러다 옛 직장에서 동고동락하던 동료 5명과 퇴직금을 모은 1억원으로 빔 프로젝터를 판매하는 사업을 시작했다. 이렇다 할 아이템이나 기술도 없이 의지만으로 출발했던 그들에게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결국 2년만에 사업을 접어야 했다. 탈출구는 ‘블루오션’을 찾는 것이었다.“믿을 만한 것은 몸뿐이고 열심히 뛰는 것”이라는 양 사장은 실패에 좌절할 틈도 없이 방방곡곡을 누볐다. 그는 종합상황 관제시스템 분야에 도전하기로 했다. 국내산 장비가 없어 일본으로부터의 수입에 의존해야 했다. 따라서 일본기업의 신뢰를 얻는 일이 최우선이었다. 하지만 외환위기 여파로 한국기업과 금융기관에 대한 일본기업의 불신의 벽은 높기만 했다. 지인이었던 일본 전문가와 일본기업의 문턱이 닳도록 찾아다녔다. 양 사장과 샘솔정보기술이 도입한 관제시스템은 방재센터, 재난센터에 50·70인치 대형스크린 6개를 기본세트로하는 대형스크린디스플레이(LSD) 시스템을 구축하는 일이었다. 2002년 본격적으로 관제시스템 시장에 뛰어든 샘솔정보기술은 선발주자들을 제치고 선두로 나섰다. 지난해 매출액은 106억원.5명이었던 직원들은 40명으로 늘어났다. 그가 내세운 경영원칙은 신뢰, 책임, 권한이다. 양 사장은 “자신이 잘하는 일만 하고 나머지는 나보다 잘하는 사람에게 맡겨야 한다.”고 말했다. 양 사장은 스스로를 “내 회사가 아닌 우리의 회사에서 월급을 받는 직원의 한 사람”이라고 겸손해했다. 양 사장은 10년 전의 아픈 기억을 잊지 않고 있다. 무엇보다도 그를 지탱해준 것은 가족들의 믿음이었다. 양 사장의 아내는 “언젠가 그만둘 일이 오히려 잘됐다.”며 해고당한 남편에게 용기를 줬다. 그는 “멀지않아 수입국인 일본에 역수출하는 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다부진 포부를 밝혔다. 박경호기자 kh4right@seoul.co.kr
  • ‘예술과 외설 사이’

    “예술와 외설 사이를 줄타는 듯 넘나드는 영화.” ‘헤드윅’의 존 캐머런 미첼 감독의 신작 ‘숏버스’를 보고 느낀 소감이다. 실제 성행위를 하는 장면을 담고 노출 수위도 거의 포르노를 방불케 해 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 영화다. 숏버스는 내년 1월10일쯤 나올 영상물등급위원회의 심의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이에 앞서 서울 종로구 낙원상가의 서울아트시네마에서 29일 오후 5시30분,30일 오후 2시 일반인을 상대로 영화를 튼다. 내용은 비교적 간단하다. 소피아의 직업은 성 상담사. 아이러니하게도 정작 자신은 오르가슴을 느끼지 못하고 남편에겐 거짓으로 즐거운 척 해주는 이중적인 생활을 한다. 제이미와 제임스는 동성 연인. 제이미는 제임스를 뜨겁게 사랑하지만 제임스는 자살을 꿈꾼다. 세브린은 피학 성향 성욕을 지닌 손님들을 학대해 주며 돈을 버는 여성. 정상적이지 못한 사람들이 등장한다. 이런 이들이 뉴욕의 한 지하클럽 ‘숏버스’에 모인다. 집단으로 혹은 남자끼리, 여자끼리 무엇이든 자신의 취향대로 즐길 수 있는 그들만의 세상에서 펼쳐지는 사랑과 애환, 희망을 담담하게 그린 영화다.#충격적인 영상 영화는 애니메이션 영상으로 번화한 도시를 넘나들며 만화영화처럼 시작한다. 그것도 잠깐,1분여가 지나자 바로 숏버스의 파격적인 영상이 등장한다. 요가를 하는 것처럼 자신의 몸을 구부려 성기를 입으로 가져가는 묘한 자세, 그런 자신을 캠코더로 기록하는 변태적 모습이 놀라게 한다. 이어지는 화면엔 남녀 성기는 물론 집단 성교부터 동성애, 오럴, 자위, 스리섬 등 생각할 수 있는 모든 형태의 섹스 유형이 적나라하게 나온다. 하지만 담아내는 시각은 정말 담담하다. 보는 이들의 거부감을 아랑곳하지 않고 객관적인 다큐멘터리처럼 보여줘 ‘흥분’하고는 거리가 멀다.#과연 상영될까 물론 대답은 ‘NO’다. 영화를 좀 자르고 모자이크 한다면 ‘18세 이상 관람가’를 받을 수 있을지 모른다. 수입사인 스폰지 조성규 대표는 “등급을 받으려고 일부장면을 삭제하고 싶진 않다.”며 “한명이라도 원작을 볼 수 있는 방법을 찾아 보겠다.”고 밝혀 1월10일쯤 심의 통과는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미스·화신가구(和信家具) 이상숙양-5분데이트(80)

    미스·화신가구(和信家具) 이상숙양-5분데이트(80)

    『학력은 물론 대졸이어야 하겠지만 그밖에는 마음씨 착하고 건실하다면 되겠죠. 월수로 사람을 평가하고 싶지는 않아요』-「미스·화신가구(和信家具)」 이상숙(李相淑)양 (20)이 펼치는 이상적인 남성상이다. 가무스름한 피부, 단정한 이목구비 그리고 깊고 맑은 두 눈동자가 인상적인 아가씨이다. 홀어머니 이순화(李順花)씨(46)의 3남3녀중 네째. 위로는 3명의 오빠가, 아래로는 두명의 여동생이 있다고. 수도여사대 부속 중·고등학교를 거쳐 올봄 서라벌 예대 병설 초급대학 공예과를 졸업했다. 화신가구에 입사한지는 한달 남짓 되는 직장 초년병이다. 『직장에서는 사장비서직을 맡아보고 있어요. 직장에서 다루는 가구는 제 전공인 공예와 관계되는 부분이 많은 만큼 재미 있어요』 취미는 음악감상과 집안 가꾸기. 『예스터데이』를 즐겨 듣는다고. 학교때의 전공이 공예인만큼 실내장식은 자신의 손으로. 69년엔 「미스·아이·콘테스트」에서 「미스·아이·산스타」로 뽑히기까지 한 표정있는 아름다운 눈의 소유자이다. [선데이서울 70년 5월 3일호 제3권 18호 통권 제 83호]
  • “영화제야 콘서트야” 톡톡 튀는 종·시무식

    ‘톡톡 튀는 행사’로 한 해를 마무리하는가 하면 새해 각오를 다지는 시무식을 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한국야쿠르트는 28일 아쟁산조와 남도민요, 판소리 등 국악한마당이 펼쳐지는 가운데 한 해를 마무리하는 종무식을 갖는다. 동원 F&B는 29일 종무식을 겸해 직원들이 참여하는 연주회를 개최한다. 샘표는 29일 열리는 종무식을 영화제 형식으로 치른다. 남녀 직원의 사회로 진행된다. 행사장으로 들어가는 입구에는 ‘레드 카펫’도 깔린다. 주요그룹들은 종무식을 계열사별로 진행하지만 시무식은 그룹회장과 계열사 임원들이 한데 모여 각오를 다진다. 삼성그룹은 내년 1월2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이건희 회장과 재경(在京)지역 임원 등 1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신년 하례 행사를 갖는다. 이 회장은 지난해 시무식에서는 영상메시지로 신년사를 대신했다. 현대차그룹도 양재동 본사에서 정몽구 회장 주관으로 시무식을 갖는다. 비자금 사건 등 다사다난했던 2006년을 정리하고 새해의 힘찬 도약을 다짐할 계획이다.LG그룹도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구본무 회장, 계열사 CEO 등 4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시무식을 개최할 계획이다. 포스코는 이구택 회장을 비롯한 포스코 임직원, 출자사 임원, 협력업체 대표 등이 참석한 가운데 서울과 광양을 영상으로 연결해 시무식을 가질 예정이다.GS칼텍스는 역삼동 GS타워에서 허동수 회장과 임직원 50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신입사원들이 대륙별 춤을 선보인다. 또 임직원들이 함께 사물놀이도 한다.박경호기자 kh4right@seoul.co.kr
  • 은행·손보사 또 ‘희망퇴직’ 바람

    금융권에 희망퇴직 바람이 다시 불고 있다. 조직의 경쟁력과 생산성 강화를 위한 조치다. 신한은행은 지난 22일부터 27일까지 전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받고 있다고 24일 밝혔다. 이번 희망퇴직은 통합은행 출범 이후 인력 과잉 현상을 해소하고, 조직을 슬림화해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다. 최근 타결된 임금·단체협상을 통해 노조와도 합의했다. 희망퇴직 대상자는 2000년 이후 입사자를 제외한 전 직원. 퇴직금 규모는 정년까지 남은 기간이 24개월 이내인 직원은 정년까지 월 평균 임금을 지급하고,24개월 이상인 직원은 26∼30개월치 임금을 지급한다. 사측은 ‘사전에 희망퇴직 대상자를 선정하지 않고 퇴직권고 등 직원들의 자율적인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어떠한 행동도 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명문화해 노조로부터 합의를 이끌어낸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희망퇴직 신청자는 주로 실적부진 등으로 `후방´으로 물러난 상위직급이나 육아문제로 고민하고 있는 여직원 등 모두 150∼300명 가까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앞서 부산은행도 최근 4급 이상의 책임자를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아 114명에 대해 지난 19일자로 퇴직발령을 냈다. 손해보험사들도 인력 구조조정에 뛰어들고 있다. 신동아화재는 이번 주에 장기 근속자를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한다. 그린화재는 이달 중순에 5년 이상 근무자를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자를 받은 결과,30여명이 접수했다. 최근 경영진을 교체한 LIG손해보험도 구조조정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앞서 흥국쌍용화재는 지난 6월 200여명이 희망퇴직을 했다.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경제플러스] 수입차 배출가스진단장치 장착 2년유예

    환경부는 내년 1월부터 수입 휘발유 자동차에 배출가스 자기진단장치(OBD)를 100% 의무 장착토록 했던 방침을 2년간 유예키로 결정했다고 21일 밝혔다. 환경부에 따르면 연간 휘발유 자동차 판매 1만대 이상의 제작ㆍ수입사는 당초대로 1월부터 적용하되 1만대 미만의 제작ㆍ수입사는 2007년 50%,2008년 75%,2009년 100% 의무 장착토록 했다.
  • [씨줄날줄] 정운찬/이목희 논설위원

    1987년 직선제 개헌 이후 학자들의 대권 도전기가 끊임없이 이어져 왔다. 첫 도전자는 노태우 정권의 노재봉씨. 서울대 교수에서 청와대 비서실장·총리로 승승장구하며 대권주자 반열까지 올랐다. 하지만 상대가 너무 버거웠다. 여당 대표 김영삼(YS)과 야당 대표 김대중(DJ)이 함께 손가락질하자 공식출사표도 던져보지 못한 채 스러졌다. 다음 주자는 역시 서울대 교수였던 조순씨. 노태우 정부에서 경제부총리와 한은 총재를 역임하며 지명도를 높였다.95년 DJ의 지원 아래 야당 후보로 나서 직선 서울시장에 당선되었다.97년 DJ가 떠나간 ‘꼬마 민주당’ 대통령후보가 되었으나 자금·조직·지지도 열세로 최종 출마의 꿈을 접었다.YS도 두 명의 학자를 대권주자로 키웠다. 또 서울대 교수 출신이었다. 이홍구·이수성씨, 두 사람을 번갈아 총리를 시킨 뒤 대권후보로서 역량을 탐색했다. 이들 역시 당내 경선의 벽을 넘지 못해 본선에서 뛰지 못했다. 위기의 여권을 구할 대권주자 후보로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이 떠오르고 있다. 그가 출마를 결심하면 서울대의 권토중래요, 좁혀보면 ‘조순 경제학맥’의 재도전이다. 정 교수는 대학졸업 후 첫 직장인 한국은행 입사 때 스승인 조씨의 신세를 졌고, 미국 유학도 조씨가 주선했다. 정 교수는 97년 은사의 대선출마를 말렸다고 한다. 이유는 “승산이 없기 때문”이었다. 대단히 현실적인 충고였다. 정 교수의 정계진입 여부를 놓고 설왕설래가 많지만 주변 분위기를 감안하면 결론은 간명하다.“승산이 있으면 출전한다.”는 것이다. 정 교수는 언론인터뷰에서 “정치 안 한다고 단언 못한다.”고 밝혔다. 승산의 일단을 보기라도 한 듯하다. 경기고 1년 선배인 김근태 열린우리당 의장과 제휴설이 나온다. 김 의장의 당내 기반을 넘겨받는 시나리오다. 정치판은 험하기가 상아탑에 비교할 게 아니다.‘순진한 학자’ 출신들은 집권자가 멍석을 깔아줘도 맥없이 나가떨어지곤 했다.‘정운찬·김근태 소연대’로는 승산이 약해 보인다. 노무현 대통령이 실책을 거듭하다가 막판에 정운찬을 위해 몸을 던지는 큰 그림이 있다면 모를까. 대선정국 감상의 재미를 더해주는 대목이다. 이목희 논설위원 mhlee@seoul.co.kr
  • 기업들의 구인과정 ‘꼼수’ 구직자에겐 ‘비수’

    ‘축하합니다. 99.5% ○○ 가족이 되셨습니다.’(11월17일) ‘30명 미만으로 뽑게 돼 유감입니다.’(11월29일)지난달 모 대기업 계열의 무역회사 공채시험을 봤던 취업준비생 A(27·대학교 4년)씨는 보름 만에 천당과 지옥을 오갔다.A씨는 이 회사에 입사하지 못한 것보다 다른 회사에 지원을 하지 못하도록 한 회사측의 꼼수에 분통을 터뜨렸다.A씨는 6000여명이 지원한 서류심사를 거쳐 인적성검사와 팀장급 1차 면접, 영어면접 등을 통과한 뒤 2차 임원면접 결과만 기다리고 있었다. 그러던 중 이 회사로부터 ‘축하합니다. 오는 20일 저녁 만찬에 초대되셨습니다. 여러분들은 99.5% ○○ 가족이 되셨습니다.’라는 이메일을 받았다. 만찬에 참석한 A씨는 회사 인사팀 직원으로부터 “술 먹고 주정하고, 과장에게 소리만 지르지 않으면 합격이니 걱정 말라. 여러 곳에 합격한 사람들은 배신하지 말라.”는 말도 들었다. 그러나 A씨 등 6명은 최종발표를 이틀 앞둔 지난달 29일 이메일을 통해 ‘당초 계획이 다시 수정됐다.30명 미만으로 뽑게 돼 유감’이라는 사실상의 불합격 통지를 받았다. A씨는 “거의 합격이라 생각해 최종까지 갔던 다른 기업 면접은 가지 않았는데 하늘이 무너지는 기분이었다.”며 분을 삭이지 못했다. 2006 하반기 채용시즌을 맞아 기업들의 이같은 전형 횡포가 취업 준비생들을 울리고 있다. 기업들이 중복 합격자 유출을 막기 위해 ‘거의 합격했다.’며 응시생들을 꼬드긴 뒤 떨어뜨려 애꿎은 피해자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대기업 자동차회사 재무팀에 지원한 B(26·대학교 4년)씨는 1차 실무진 면접과 2차 임원 면접을 거친 뒤 이 회사 상무로부터 “채용할 테니 다른 회사에 들어가지 말고 기다려라. 며칠 있다가 인사팀에서 정식 통보가 갈 것”이라는 약속을 받았다. 재무팀 부장도 취업 의사를 묻는 전화를 걸어와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며칠 뒤 인사팀에서 “인적성검사를 다시 받아야 한다.”고 일방적으로 통보했고, 입사 전형에서 별 비중이 없었던 인적성검사에서 B씨는 결국 불합격 통지를 받았다. 이 과정에서 B씨는 기업체 4∼5곳의 최종 면접을 보지 못했다. 취업 준비생 C(26)씨도 지난해 말 한 기업에 원서를 넣었다가 최종에서 불합격 통보를 받았다. 하지만 이 기업 상무가 전화를 걸어와 “사장이 원하지 않았지만 당신은 꼭 필요한 사람이다.1년 동안만 비정규직으로 일하면 경력직으로 써주겠다.”고 말했다. 주저하는 C씨에게 상무는 “대기업 상무가 신입한테 거짓말하겠느냐.”고 꼬드겼다. 쥐꼬리만 한 월급을 꾹 참고 일했던 C씨는 결국 올 9월쯤 ‘공채에서 떨어진 사람을 계속 쓸 수는 없다.’는 해고 통지를 받아야 했다.C씨는 “쫓겨나는 저를 강 건너 불 구경하듯 보던 간부들을 생각하면 지금도 치가 떨린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A씨를 탈락시킨 기업 관계자는 “100% 합격이라고 공지한 적도 없고 6명은 예비합격자 명단에 올라 있는데 왜 문제를 삼는지 이해가 안 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예비합격자 6명은 최종발표 20일이 지난 지금까지 신분이 변하지 않고 있다.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정년연장 ‘노동력 대안’ 될까

    현재 입사 시기와 퇴직 연령 등을 감안한 25∼54세의 ‘실질생산 인구’가 4년 뒤인 2010년부터 감소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때문에 정년 연장을 통해 실질생산 인구를 늘려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반면 우리 사회의 구조적 특성상 정년 연장은 그 효과가 미미할 것이라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20일 기획예산처와 통계청에 따르면 실질생산 인구는 올해 2373만명에서 2007년 2396만명,2008년 2411만명,2009년 2416만명 등으로 증가한다.그러나 2010년부터 줄어들기 시작해 2015년 2311만명,2020년 2217만명,2025년 2104만명,2030년 1920만명 등으로 감소한다. 반면 노령 인구 증가로 15∼64세 ‘생산가능 인구’는 올해 3471만명에서 매년 늘어나 10년 뒤인 2016년 3619만명으로 최고점에 도달한다. 따라서 정년 연장이 실질생산 인구를 늘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정년이 5년 늘어나면 오는 2030년까지 매년 200만∼400만명의 인력 확충이 가능해진다.55∼59세 인구는 2006년 234만명,2008년 250만명,2010년 280만명,2020년 407만명,2030년 409만명 등으로 증가하기 때문이다. 정년을 10년 연장하면 해마다 400만∼800만명을 추가 확보할 수 있다. 한국노동연구원 방하남 노동시장연구본부장은 “정년 연장의 효과는 공무원과 대기업을 중심으로 제한적일 수밖에 없지만, 사회적 분위기와 계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다만 선진국에서는 정년 문제를 공적연금 수급연령과 연계하고 있는 만큼 정부와 노사가 단계적·장기적 계획을 갖고 접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우리나라는 봉급생활자에 비해 자영업자 비율이 높은데다, 봉급생활자들의 직업 안정성도 갈수록 후퇴하고 있어 정년 연장이 최선책은 아니라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GS그룹 오너일가 경영 ‘전진배치’

    LG그룹에서 독립한 GS그룹이 ‘오너 일가 전진 배치’에 나섰다.19일 GS그룹에 따르면 최근 단행된 연말 인사에서 허창수(58) GS홀딩스 회장과 허 회장의 사촌형인 허동수(63) GS칼텍스 회장의 직·방계 인사들이 잇따라 승진 또는 신규 영입됐다. 그룹의 양대 축 가운데 하나인 GS홀딩스는 이날 허창수 회장의 사촌동생인 허용수(38) ㈜승산 대표를 영입했다. 직함은 사업지원 담당 상무. 신설된 자리다. 회사측은 “그룹의 지주회사로서 자회사들의 신규사업 추진을 뒷받침하기 위해 자리를 신설했다.”고 설명했다. 허 상무는 국민은행 사외이사를 지냈다.2000년부터 화물운송을 주로 하는 ‘승산’의 최고경영자(CEO)를 지내 경영 능력을 검증받았다는 게 회사측의 설명이다.GS홀딩스 지분 2.98%도 갖고 있다. 허창수 회장이 최근 언론에 밝힌 인수·합병(M&A) 의지를 실천하는 과정에서 핵심적 역할을 할 것으로 관측된다. 임병용 GS홀딩스 부사장과의 호흡이 주목된다. 이에 앞서 GS칼텍스는 지난 13일 허동수 회장의 장남인 세홍(37)씨를 상무로 영입, 싱가포르 현지법인 부법인장에 기용했다. GS건설도 14일 단행한 인사에서 허명수(52) 부사장을 대표이사 사장으로 승진시켰다. 직책이 경영지원 본부장에서 사업지원 총괄본부장으로 ‘업그레이드’ 됐다. 신임 허 사장은 허창수 회장의 셋째동생이다. 고려대 전기공학과 출신으로 2002년 GS건설에 발을 들였다. 허창수 회장의 외아들인 윤홍(27)씨도 GS건설에 있다. 미국 세인트 루이스 대학을 나와 2002년 GS칼텍스 사원으로 입사, 영업전략팀·경영분석팀 등을 거쳐 지난해 GS건설 경영관리팀 대리로 자리를 옮겼다. 이로써 허 회장의 네 동생들 가운데 GS홈쇼핑 허태수(49) 부사장만 ‘부사장’ 딱지를 떼지 못했다. 첫째동생은 GS네오텍 허정수(56) 사장, 둘째동생은 GS칼텍스 허진수(53) 사장이다.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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