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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영화 제왕들을 돌아보다

    1930~40년대 대공황의 여파로 관객이 줄자 미국 영화스튜디오들은 기발한 아이디어를 짜냈다. 잘나가는 감독과 배우를 고용한 ‘A영화’와 상대적으로 예산이 적고 한물간 스타나 신인배우를 기용한 ‘B영화’를 묶어 동시 상영한 것. 이때부터 B영화는 졸속 제작한 영화라는 편견이 싹텄다. 새달 8일까지 서울 종로3가 서울아트시네마에서 열리는 ‘B영화의 위대한 거장 3인전:리처드 플레이셔, 로저 코먼, 테렌스 피셔’는 B영화 장인의 흔적을 되짚어 볼 기회다. 자유로운 상상력과 아이디어로 열악한 제작환경을 극복한 B영화들의 성찬이 펼쳐진다. 메인요리는 리처드 플레이셔(1916~2006) 감독 작품이다. ‘해저 2만리’(1954) 등 특수효과 영화에서 장기를 발휘한 감독. 하지만 그의 진면목은 실제 범죄를 소재로 한 ‘강박충동’(1959), ‘보스턴교살자’(1968) 등에서 잘 드러난다. 그는 범죄자들을 냉정하고 초연하게 바라본다. 개입도 부정도 하지 않고 범인과 그의 행위, 심리를 지켜볼 뿐이다. 이번 영화제에서는 ‘해저 2만리’ 등 그의 대표작 9편이 상영된다. ‘B급 영화의 제왕’ 로저 코먼(85)은 시네필에게 낯익은 이름. 20세기 폭스사의 문서배달사원으로 입사해 스토리분석가를 거쳐 감독에까지 이른 입지전적 인물이다. 50편이 넘는 작품을 만들고 250편에 가까운 영화를 제작할 만큼 다작(多作)했다. 에드거 앨런 포 원작의 ‘어셔가의 몰락’(1960), 귀신 들린 집을 소재로 한 영화의 선구적 작품인 ‘저승과 진자’(1961) 등이 상영된다. 10대 때 선원생활을 했던 테렌스 피셔(1904~1980)는 마흔셋의 나이에 뒤늦게 데뷔했다. 당시만 해도 파격에 가까웠던 폭력 묘사로 공포영화의 거장으로 떠올랐다. 드라큘라역의 대명사인 크리스토퍼 리(89)와 12편이나 호흡을 맞췄다. 영화제에서도 ‘프랑켄슈타인의 저주’(1957)와 ‘드라큘라’(1958) 등 찰떡콤비의 호흡을 확인할 수 있다. 상영 일정은 홈페이지(www.cinematheque.seoul.co.kr) 참조. 일반 6000원, 청소년 5000원. (02)741-9782.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재연배우 이중성 “트로트 가수에 도전한 이유는…” (인터뷰)

    재연배우 이중성 “트로트 가수에 도전한 이유는…” (인터뷰)

    배우 ‘이중성’이란 이름을 들어본 적 없는 사람이라도 재연 프로그램을 한두 차례 시청했다면 보자마자 “아 이 사람!”이라면서 손뼉을 칠지도 모르겠다. 이중성은 10년 이상 장수 중인 MBC ‘신비한TV 서프라이즈’를 통해 꾸준히 얼굴을 알리고 있다. 또 ‘재연 배우계의 왕자’라는 애칭을 얻는 것은 물론 팬 카페를 보유할 정도로 큰 사랑을 받고 있다. 봄기운이 드리운 화창한 날씨 속, 서울 청계천 일대에서 만난 이중성은 특유의 서글서글한 인상으로 “오랜만에 청계천을 걸으니 좋은데요?”라고 말을 건네면서도 인터뷰를 할 때의 모습은 사뭇 진지했다. 사실 이중성은 재연 프로그램을 통해 얼굴을 알리기 전부터 뮤지컬 배우로도 활동하고 있었다. 그는 최근 대학로에서 진행 중인 뮤지컬 ‘스노우 드롭-시즌 2’에서 트렌스젠더 오마담 역할로 무대에 서고 있다. “여장 남자 역할이 은근히 우울해요. 메이크업 했는데 남자 옷을 입고 있거나 메이크업을 안했는데 여자 옷을 입고 거울을 보면 슬퍼요.”(웃음) 이 밖에도 그는 이색적인 여러 이력을 갖고 있다. 뮤지컬 배우를 하게 되면서 춤 실력이 너무 빨리 늘어 재즈댄스 강사로도 활동했고 중국에서는 잠시 뮤지컬 연출을 맡기도 했다. 또 모 대기업에서는 3~4년간 신입사원을 가르치는 교육 강사로 활동하기도 했으며 모 케이블방송에서는 MC로도 활약하고 있다. “예전에는 연기만 할 생각이었지만 시대가 바뀌듯 혼자 고집 피우는 것은 아닌 거 같아요. 아직 뭔가를 할 수 있을 때 제가 할 수 있는 무언가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계신다면 그분들이 행복해질 때까지 하고 싶어요. 제 최종 목표도 행복한 사람이 되는 거예요.”(웃음) ‘행복한 사람’이 되고 싶다는 이유로 이중성은 지난달 말 새로운 트로트 앨범을 공개하면서 트로트 가수라는 새로운 영역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사실 이중성은 2년 전 한차례 발라드풍의 디지털 음원을 발표하고 잠시 활동한 바 있다. 그래서인지 이번 앨범 역시 발라드 장르의 곡을 준비하고 있었다고. “앨범 준비 중 약간의 문제로 차질이 생긴 와중에 지인의 소개로 ‘천년을 빌려준다면’을 부르신 박진석 선생님을 만나게 됐어요. 음악적인 부분만이 아니라 인간적으로도 아주 좋아 함께 작업하게 됐죠. 사실 음악은 어린 시절부터 가리지 않고 들었어요. 개인적으로 발라드를 좀 더 좋아하지만 트로트에서도 매력을 느끼게 됐죠.”(웃음) 이중성은 이번 앨범 작업을 하면서 따로 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았다. 사람과 사람이 만나 믿음으로 같이 일 할 수 있을 때까지 하기로 했다. “데모를 들었을 때 단순히 쿵작쿵작하던 곡이 아닌 제가 추구하던 음악임을 느꼈어요. (박진석) 선생님은 ‘돈 때문에 노래하려고 하지 마라. 노래에 마음을 담고 네 얘기를 담아야 한다.’라고 말씀하셨고 그런 부분이 서로 잘 맞았던 것 같아요.” 이중성은 이번 앨범에 대해 ‘노스텔지아(향수·鄕愁)가 담겨 있다.’며 무한 애정을 드러냈다. 특히 타이틀곡인 ‘나쁜 남자’는 자신이 직접 작사에 참여해선지 애틋함 마저 느껴진단다. “두 곡 다 좋은 곡이긴 한데 타이틀곡인 ‘나쁜 남자’가 저를 위해 만든 곡이고 가사 역시 제 경험을 바탕으로 써서 그런지 ‘이중성’이라는 사람과 더 잘 어울리는 것 같아 좀 더 특별하긴 해요.”(웃음) 끝으로 이중성은 이번 앨범을 통해 트로트 가수에 도전한 자신의 심정에 대해 “단순히 이벤트성으로 할 음악이었으면 이 같은 곡을 선택하진 않았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무나 노래 한다는 소리 듣고 싶지 않았어요. 약간의 흠이 될 수도 있긴 한데 ‘재연배우’라는 새로운 분야에 대해 한 획을 그었잖아요? 부족하지만 가수로도 부끄럽지 않게 한 획을 긋고 싶어요.”(웃음) 영상=서울신문 나우뉴스TV 손진호 기자 nasturu@seoul.co.kr 글·사진=서울신문 나우뉴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부고] ‘용의 눈물’ ‘여인천하’… 사극의 대부

    ‘여인천하’, ‘용의 눈물’ 등 선 굵은 사극을 연출해 ‘사극의 대부’라 불리는 김재형(한국공연예술종합학교 학장) PD가 10일 오전 7시 45분 별세했다. 75세. 큰 지병 없이 대학 출강 등 바쁜 일정을 소화해 오다 위 천공 수술 뒤 고령으로 회복이 어려웠던 것으로 알려졌다. 충북 음성 출신인 고인은 1961년 KBS에 입사, 1964년 TV사극의 효시로 꼽히는 ‘국토만리’를 시작으로 ‘별당아씨’, ‘사모곡’, ‘한명회’, ‘왕도’ 등을 잇따라 연출했다. 1996년 KBS ‘용의 눈물’, 2001년 SBS ‘여인천하’는 시청률 40~50%대를 넘나들며 사극 인생에 정점을 찍었다. 이 때문에 한민족문화예술대상(영상예술), 한국연극영화예술상(TV연출상), KBS연기대상, 서울시 문화상(언론부문), 한국TV프로듀서상(공로상), 한국방송대상 TV프로듀서상, 한국방송프로듀서상 작품상·대상, 한국방송대상 대상, 문화훈장 보관장 등 수상이력도 화려하다. 고인은 생전의 인터뷰에서 다른 PD들이 다 기피하는 사극 연출에 집중한 이유에 대해 “현대극은 스토리만 있지 정신이 없다. 재미뿐 아니라 국민들에게 교훈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사극에 미친 듯 매달린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후 고인은 내리막길을 걸었다. 연예계 비리 사건에 이름이 거론되면서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고, 2003년 SBS ‘왕의 여자’가 시청률에서 고전을 면치 못한 데 이어 그 다음에 도전한 2006년 SBS ‘왕과 나’ 역시 건강 문제 때문에 마무리 짓지 못하고 중도하차하기도 했다. ‘왕과 나’는 고인의 248번째이자 마지막 드라마 연출작이 됐다. 유족으로는 부인과 2남 2녀. 큰 아들 창만씨는 영화감독, 두만씨는 CF 감독이다. 빈소는 서울 풍납동 서울아산병원. 발인은 13일 오전 9시. (02)3010-2265.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일본 MK택시 수석졸업...현지인들 감탄시킨 ‘쏘나타 택시’ 정태성씨

    일본 MK택시 수석졸업...현지인들 감탄시킨 ‘쏘나타 택시’ 정태성씨

    ‘세계 최고의 기사’가 되겠다는 포부에 비해 택시 모양새는 영 어울리지 않아 보였다. 지난 5일 오전 10시쯤 서울 여의도공원에서 정태성(47·서울 월계동) 씨의 쏘나타 개인택시에 올랐다. 큰 목소리가 들려왔다. 벚꽃축제 개막 사흘을 앞둔 윤중로를 달렸는데 그랬다. 노량진역 근처에서 첫 손님으로 택시에 오른 김진수(34·회사원)씨는 “세심한 부분까지 배려하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 가는 내내 지루하지 않게 말을 걸어줘 재미있었다.”고 말했다. 정씨가 손님에게 던진 질문은 “지금 온도 괜찮습니까?” “급한 일 있으시면 좀 빨리 갈까요?” 등이었다. 예약 손님에게 다가갈 때 그의 본색(?)이 드러난다. 차에서 내려 왼손으로 뒷문을 열고, 오른손을 뒷문 윗부분에 갖다대 손님의 머리를 보호한다. ‘뭐 이렇게 황송하게까지?’하며 당황하던 손님들도 마음을 다한 친절에 고개를 끄덕인다. 유하나(28·회사원)씨는 “이런 경험은 처음인데 대접받는 기분이 들어 좋았다. 정말 친절해서 또 이용하고 싶다.”고 말했다. 택시 안에는 정씨가 직접 만든 33개의 ‘친절 매뉴얼’이 있다. 여러 상황에 맞춘 고객 응대법이 망라돼 있다. 비상약품 키트도 준비돼 있다. 셔츠도 매일 갈아 입고 넥타이와 어울리는지도 꼼꼼히 살핀다. 올해로 15년째 택시 핸들을 잡는 정씨는 여러 모로 남다르다. 1997년부터 법인택시, 2000년부터 개인택시를 했다. 부친은 육사 14기 출신으로 준장까지 지낸 정헌택(2002년 작고) 씨이고 형은 미국 벨연구소를 거쳐 조지아주립대 교수로 재직하고 있는 정태철(49)씨다. 이른바 ´좋은 집안´ 출신. 하지만 군부독재 시절, 장군의 아들이란 점을 고민하던 그는 작가의 길을 걷기 위해 명지고 2학년을 중퇴했다. “작가가 되려면 광부, 농부, 원양어선 선원, 택시기사 등 어렵고 힘든 일을 해 봐야한다고 생각했다.” 이삿짐센터, 공장, 홀서빙등 50개가 넘는 일들을 경험한 뒤 1993년부터 2년여 운영하던 광고 사업이 부도를 맞고 친인척들을 빚쟁이로 만들었다. 딸까지 참담하게 잃은 그는 잠실대교에서 스스로 생을 마감하려 했다. 하지만 난간에서 “아빠”라고 부르는 딸의 환청이 들렸다. 죽을 용기로 세상을 살아야겠다고 마음을 바꿨다. 장사를 해볼까 했지만 자금이 없었다. 그 즈음 어릴 적 꿈이었던 택시기사가 그의 마음에 들어왔다. 택시일을 하겠다고 하자 부인의 만류가 심했다. 주위 시선도 그렇고, 더 안정적인 직업을 찾아보라는 당부가 이어졌다. 하지만 정씨는 흔들리지 않았다. 비좁은 공간이지만 답답한 사무실을 벗어나 경치도 즐기고 일한 만큼 보상받는 것이 좋았다고 했다. 무엇보다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어 좋았다. 2002년에 부친이 세상을 떠나며 “난 세계 최고의 장군이 될 수 없었지만 넌 세계 최고의 택시기사가 될 수 있다.”는 유언을 남긴 것이 큰 힘이 됐다. 최고가 되려면 최고의 스승을 만나야 한다는 생각에 택시 1700여대를 보유한 일본 최대 업체 MK에 들어가 일을 배우겠다고 결심했다. 신입사원 연수를 받고 싶다고 편지를 썼다. 아무 반응이 없었다. 답답해진 정씨는 청와대, 주한 일본대사관, 서울시, 대기업들에 추천서를 써달라는 편지를 보냈고 대기업 두 군데에서 추천해줘 MK의 문을 다시 두드렸으나 여전히 답이 오지 않았다. “자기네 직원이 아니면 연수를 하지 않는 것이 방침이라고 하더군요.” 포기할 즈음, 국내에도 잘 알려진 유봉식(73) MK그룹 회장의 동생인 유태식(72) 부회장이 우리 국회를 찾는다는 소식을 들었다. 마지막 기회라고 여긴 그는 무작정 국회 본관으로 달려갔다. 일이 되려고 했는지 유 부회장은 그의 편지를 기억하고 있었다. 며칠 뒤 MK에서 기숙사 비용을 받지 않을 테니 연수에 참가하라는 연락이 왔다. 이제 언어가 걸림돌이었다. 2년여 ‘주운야독’(晝運夜讀)을 이어갔다. 일본인 기사보다 늘 앞장섰다. 이방인에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던 일본인들도 그의 열심에 마음을 열었다. 2009년 5월부터 두달의 연수를 끝낸 정씨는 3.0 만점으로 수석 졸업했다. 함께 연수한 일본인 기사 중에 최고 점수가 2.0이었다. MK 최초이자 마지막 외국인 수료생에 축하를 보내던 유 부회장에게 “택시 기사의 친절은 단지 돈 버는 수단이 아니라 존재의 이유”라고 밝히자 유 부회장의 눈가가 붉어졌다. 유 부회장은 김포공항에서 겪은 일을 털어놓았다. 종업원이 컵을 탁~ 하고 성의 없이 내려놓더란 것. 유 부회장의 당부가 이어졌다. “한국의 서비스가 아직 멀었다고 생각했다. 서비스 산업 발전을 위해 고국에 돌아가 열심히 일해 달라.” 정씨의 노력은 예서 멈추지 않았다. 아직도 수동 기어를 고집하는 그는 절약되는 한달 연료비 20만원을 자기계발에 쓰고 있다. 1983년 고졸 검정고시를 거친 그는 일하는 틈틈이 사이버 대학을 다녔고 지난 2월 서울 광운대학 서비스경영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이미지 컨설팅 교육까지 받았는데 그의 멘토 격인 컨설팅 업체 ‘예라고’의 허은아 대표는 “택시 하는 분들이 바쁘기 때문에 결석이 잦을까 걱정했는데 한번도 결석을 안하고 함께 수업을 듣는 이들의 모범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레크리에이션 강사, 웃음 치료사, 서비스경영 최고관리자 등의 자격증을 땄고 논술 지도사, 독서 지도사 자격증 등 화려한 스펙을 자랑한다. 2009년 8월부터 서비스 관련 강의를 시작했고 진지하면서도 열정적인 솜씨가 소문 나 섭외가 줄을 잇고 있다. 집에 가져가는 돈은 한달에 200만원이 되지 않는다. 강연료를 챙기지만 지방을 오가며 교통비로 거의 다 쓴다. 봉사활동 삼아 많이 하지만 가계에 보탬이 되지 않는 일. 동료들은 업계의 열악한 여건이 개선되지 않는 한 헛고생을 한다고 비웃는단다. 하지만 그의 생각은 다르다. “우리 일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부족한 대목이 많지만 내가 조금 변하면서 택시 서비스가 조금 올라갔으면 좋겠다.” 정씨는 “항공대학, 철도대학은 있지만 택시대학은 없지 않느냐?”고 되묻고 “10년 뒤에 택시대학이 만들어지면 총장 되는 것이 꿈”이라고 말했다. 예술계 고교를 다니는 외아들에게 자기 직업을 물려주고 싶어 하는 그는 결혼 19주년 기념일이라며 작은 케이크를 들고 아이처럼 좋아했다. 남들이 우습게 여기는 택시 일을 위해 9년을 준비하고 3년을 갈고 닦은 그는 이미 ‘세계 최고’다. 글 사진 영상콘텐츠부 성민수PD globalsms@seoul.co.kr ●15일 오후 7시 30분 케이블 채널 서울신문STV 방영
  • 택시대학 총장을 꿈꾸는 기사 정태성 씨

    택시대학 총장을 꿈꾸는 기사 정태성 씨

     ’세계 최고의 기사’가 되겠다는 포부에 택시 모양새는 영 어울리지 않아 보였다.  지난 5일 오전 10시쯤 서울 여의도공원에서 정태성(47·서울 월계동) 씨의 쏘나타 개인택시에 올랐다. 큰 목소리가 들려왔다. 라일락 향기가 코끝을 자극했다. 벚꽃축제 개막 사흘을 앞둔 윤중로를 달렸는데 그랬다.  노량진역 근처에서 첫 손님으로 택시에 오른 김진수(34·회사원)씨는 “세심한 부분까지 배려하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 가는 내내 지루하지 않게 말을 걸어줘 재미있었다.”고 말했다. 정씨가 손님에게 던진 질문은 “지금 온도 괜찮습니까?” “급한 일 있으시면 좀 빨리 갈까요?” 등이었다.  예약 손님에게 다가갈 때 그의 본색(?)이 드러난다. 차에서 내려 왼손으로 뒷문을 열고, 오른손을 뒷문 윗부분에 갖다대 손님의 머리를 보호한다. ‘뭐 이렇게 황송하게까지?’ 하며 당황하던 손님들도 진지한 그의 마음을 다한 친절에 고개를 끄덕인다.  유하나(28·회사원)씨는 “이런 경험은 처음인데 대접 받는 기분이 들어 좋았다. 정말 친절해서 또 이용하고 싶다.”고 말했다. 택시 안에는 정씨가 직접 만든 33개의 ‘친절 매뉴얼’이 있다. 여러 상황에 맞춘 고객 응대법이 망라돼 있다. 비상약품 키트도 준비돼 있다. 셔츠도 매일 갈아 입고 넥타이와 어울리는지도 꼼꼼히 살핀다.    ●어렵고 힘든 일 해보는 게 꿈이었다  올해로 15년째 택시 핸들을 잡는 정씨는 여러 모로 남다르다. 1997년부터 법인택시, 2000년부터 개인택시를 했다. 부친은 육사 14기 출신으로 준장까지 지낸 정헌택(2002년 작고) 씨이고 형은 미국 벨연구소를 거쳐 조지아주립대 교수로 재직하고 있는 정태철(49)씨다. 이른바 ‘좋은 집안’ 출신. 하지만 군부독재 시절, 장군의 아들이란 점을 고민하던 그는 작가의 길을 걷기 위해 명지고 2학년을 중퇴했다.  “작가가 되려면 광부, 농부, 원양어선 선원, 택시기사 등 어렵고 힘든 일을 해보겠다고 생각했다.”  이삿짐센터, 공장, 홀서빙등 50개가 넘는 일들을 경험한 뒤 1993년부터 2년여 운영하던 광고 사업이 부도를 맞고 친인척들을 빚쟁이로 만들었다. 딸까지 참담하게 잃은 그는 잠실대교에서 스스로 생을 마감하려 했다. 하지만 난간에서 “아빠”라고 부르는 딸의 환청이 들렸다. 죽을 용기로 세상을 살아야겠다고 마음을 바꿨다.  장사를 해볼까 했지만 자금이 없었다. 그 즈음 어릴 적 꿈이었던 택시기사가 그의 마음에 들어왔다.    ●세계 최고의 택시기사가 되거라  택시일을 하겠다고 하자 부인의 만류가 심했다. 주위 시선도 그렇고, 더 안정적인 직업을 찾아보라는 당부가 이어졌다. 하지만 정씨는 흔들리지 않았다. 비좁은 공간이지만 답답한 사무실을 벗어나 경치도 즐기고 일한 만큼 보상받는 것이 좋았다고 했다. 무엇보다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어 좋았다. 2002년에 부친이 세상을 떠나며 “난 세계 최고의 장군이 될 수 없었지만 넌 세계 최고의 택시기사가 될 수 있다.”는 유언을 남긴 것이 큰 힘이 됐다.    ●일본의 그 유명한 MK를 가다  최고가 되려면 최고의 스승을 만나야 한다는 생각에 택시 1700여대를 보유한 일본 최대 업체 MK에 들어가 일을 배우겠다고 결심했다. 신입사원 연수를 받고 싶다고 편지를 썼다. 아무 반응이 없었다. 답답해진 정씨는 청와대, 주한 일본대사관, 서울시, 대기업들에 추천서를 써달라는 편지를 보냈고 대기업 두 군데에서 추천해줘 MK의 문을 다시 두드렸으나 여전히 답이 오지 않았다. “자기네 직원이 아니면 연수를 하지 않는 것이 방침이라고 하더군요.”  포기할 즈음, 국내에도 잘 알려진 유봉식(73) MK그룹 회장의 동생인 유태식(72) 부회장이 우리 국회를 찾는다는 소식을 들었다. 마지막 기회라고 여긴 그는 무작정 국회 본관으로 달려갔다. 일이 되려고 했는지 유 부회장은 그의 편지를 기억하고 있었다. 며칠 뒤 MK에서 기숙사 비용을 받지 않을테니 연수에 참가하라는 연락이 왔다.    ●서비스의 대부를 울리다  이제 언어가 걸림돌이었다. 2년여 ‘주운야독(晝運夜讀)’을 이어갔다. 일본인 기사보다 늘 앞장 섰다. 이방인에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던 일본인들도 그의 열심에 마음을 열었다. 2009년 5월부터 두달의 연수를 끝낸 정씨는 3.0 만점으로 수석 졸업했다. 함께 연수한 일본인 기사 중에 최고 점수가 2.0이었다. MK 최초이자 마지막 외국인 수료생에 축하를 보내던 유 부회장에게 “택시 기사의 친절은 단지 돈 버는 수단이 아니라 존재의 이유”라고 밝히자 유 부회장의 눈가가 붉어졌다. 유 부회장은 김포공항에서 겪은 일을 털어놓았다. 종업원이 컵을 탁~ 하고 성의 없이 내려놓더란 것. 유 부회장의 당부가 이어졌다. “한국의 서비스가 아직 멀었다고 생각했다. 서비스 산업 발전을 위해 고국에 돌아가 열심히 일해 주세요.”    ●정말 화려한 스펙 쌓기  정씨의 노력은 예서 멈추지 않았다. 아직도 수동 기어를 고집하는 그는 절약되는 한달 연료비 20만원을 자기계발에 쓰고 있다. 1983년 고졸 검정고시를 거친 그는 일하는 틈틈이 사이버 대학을 다녔고 지난 2월 서울 광운대학 서비스경영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이미지 컨설팅 교육까지 받았는데 그의 멘토 격인 컨설팅 업체 ‘예라고’의 허은아 대표는 “택시 하는 분들이 바쁘기 때문에 결석이 잦을까 걱정했는데 한 번도 결석을 안하고 함께 수업을 듣는 이들의 모범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레크리에이션 강사, 웃음 치료사, 서비스경영 최고관리자 등의 자격증을 땄고 논술 지도사, 독서 지도사 자격증 등 화려한 스펙을 자랑한다. 2009년 8월부터 서비스 관련 강의를 시작했고 진지하면서도 열정적인 솜씨가 소문 나 섭외가 줄을 잇고 있다.    ●택시대학 총장을 꿈꾸다  집에 가져가는 돈은 한달에 200만원이 되지 않는다. 강연료를 챙기지만 지방을 오가며 교통비로 거의 쓴다. 봉사활동을 많이 하는 것도 가계에 보탬이 되지 않는 일.  동료들은 업계의 열악한 여건이 개선되지 않는 한 헛고생을 한다고 비웃는단다. 하지만 그의 생각은 다르다. “우리 일에 대한 사회적 인식에 부족한 대목이 많지만 내가 조금 변하면서 택시 서비스가 조금 올라갔으면 좋겠다.”  정씨는 “항공대학, 철도대학은 있지만 택시대학은 없지 않느냐?”고 되묻고 “10년 뒤에 택시대학이 만들어지면 총장 되는 것이 꿈”이라고 말했다. 예술계 고교를 다니는 외아들에게 자기 직업을 물려주고 싶어 하는 그는 결혼 19주년 기념일이라며 작은 케이크를 들고 아이처럼 좋아했다.  남들이 우습게 여기는 택시 일을 위해 9년을 준비하고 3년을 갈고 닦은 그는 이미 ‘세계 최고’다.  글·사진 영상콘텐츠부 성민수PD globalsms@seoul.co.kr  ●15일 오후 7시30분 케이블 채널 서울신문STV의 ‘TV 쏙 서울신문’ 방영  
  • [경제 브리핑] 하이트진로그룹 사장단 인사

    하이트진로그룹은 하이트맥주와 진로를 통합한 하이트진로를 출범하고, 하이트맥주 사장에 김인규(49) 부사장을, 진로 사장에 이남수(59) 전무를 각각 승진 발령했다고 8일 밝혔다. 이로써 하이트진로는 맥주와 소주, 기타 제재주 등 거의 모든 주류 사업을 펼치는 국내 최대 규모의 주류 전문 회사로 거듭나게 됐다. 김 사장은 1989년 입사 후 인사, 마케팅, 경영기획과 영업 등을 두루 거친 전문경영인으로 2009년부터 하이트맥주 영업본부장을 지냈다. 이 사장은 행시 19회 출신으로 1989년 진로에 부장으로 입사해 2008년부터 그룹의 해외사업본부장을 맡아왔다. 이 밖에 손봉수(53) 진로 생산담당 부사장은 하이트맥주와 진로의 생산담당 사장으로 발탁됐다. 하이트진로그룹 관계자는 “이번 인사는 오늘 발표한 하이트맥주와 진로의 합병을 성공적으로 이끌고, 통합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도록 젊고 추진력 있는 인물을 발탁했다.”고 설명했다.
  • [카이스트의 슬픈 봄] 세계 주요국 엘리트 교육

    ■미국 - 우수학생 삶의 기술 부족, 불만 해소 운동법 하버드대를 비롯한 미국의 명문대에는 미국뿐 아니라 전 세계의 우수한 학생들이 모인다. 학생들 사이에 경쟁이 치열하고 학업에 따른 스트레스도 클 수밖에 없다. 대학들은 학생들이 치열한 교육환경에 적응해 나갈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미국의 수재들이 모이는 하버드 대학은 ‘진리추구’를 기치로 ‘학문 지상주의’를 지향한다. 하버드대에서는 학생의 리더십을 중요하게 평가한다. 특히 토론 중심의 세미나와 강의에서 지성인에게 필요한 설득력과 발표력을 기르도록 해 미국 사회에서의 핵심 리더를 배출해 내는 것이 학교의 목표다. 학점이 나쁘면 대학원이나 사회 진출시 불이익을 당하게 돼 있어 학생들은 학점관리에 신경을 쓸 수밖에 없다. 때문에 누구나 ‘하버드대의 공부벌레’가 되지 않을 수 없고 이로 인한 스트레스는 한국 대학보다 훨씬 세다는 지적이다. 하버드대에 재학 중인 한 한국 학생에 따르면 “성적 때문에 중도 탈락하거나 전학을 가는 학생도 있다.”면서 “들어오기도 힘들지만 보통 실력과 체력으로는 버티기가 힘든 것 같다.”고 말했다. 결국 고등학교에서는 1등을 놓쳐본 적이 없는 수재들이 명문대에 입학해서 자신보다 우수한 학생들과 접하면서 한계를 느낄 때 큰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볼 수 있다. 하버드대 리처드 카디슨 박사(의학)는 “공부를 잘하는 학생은 그만큼 삶의 기술과 상식이 부족한 편”이라고 지적했다. 미국은 경쟁이 치열한 명문대일수록 자살률이 높은 편이다. 2001년 ‘글로벌 스터디’가 공개한 통계에 따르면 매사추세츠공대(MIT) 학생들의 연간 자살률은 10만명당 20.6명으로, 같은 연령대(17~22세) 미국 전체 젊은이 평균(13.5명) 자살률의 2배에 육박한다. 그래도 대학 당국의 노력으로 미국 대학생의 자살률은 해마다 조금씩 개선되고 있다. 특히 자살이 단순한 스트레스로 인한 보편적 현상이 아니라 치료해야 할 질병이라는 인식이 점차 자리 잡고 있다. 정신과 전문의 등 전문가들을 적극 활용해 학생들의 심리상태를 관리하는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전에는 주로 친구나 부모를 통해 고민을 해결하던 학생들이 갈수록 전문가의 체계적인 조언에 기대는 ‘바람직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실제 일리노이주립대의 경우 학생들에게 학기당 4차례 정신과 상담을 의무화한 이후 자살률이 40%가량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병적인 폭음 치료를 위해 익명으로 신청을 받은 뒤 교육 프로그램을 안내해주는 대학도 생겼다. 여러 겹의 조언자를 지정해 자살 징후를 촘촘하게 진단하는 미 공군식 자살방지 프로그램도 주목받고 있다. 지도교수, 학교경찰, 전문의 등이 번갈아 가면서 학생들의 상황을 점검하고 상담해주는 방식이다. 학생들이 운동을 통해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도록 운동시설에 각별한 투자를 하는 것도 미국 대학들의 특징이다. 교외에 따로 떨어져 있는 대학일수록 학생들이 고립감과 우울함을 느끼기 쉽기 때문에 대학 당국은 미식축구, 야구, 소프트볼, 수영, 스쿼시, 배드민턴, 농구, 배구 등 온갖 스포츠를 두루 즐길 수 있는 대형 실내외 시설을 갖추고 있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일본 - 취업 보장된 경쟁 최소화 유토리 교육 일본도 학력경쟁을 당연시하는 풍조가 있지만 소득격차에 따라 양극화가 극심하고, ‘유토리 교육’의 영향으로 대학에서의 경쟁은 한국보다 치열하지 않다. 이런 이유로 최근 몇년간 명문대생이 학업 때문에 고민하다가 자살했다는 소식을 들어본 적이 없다는 게 교육 관계자들의 한결같은 얘기다. 우선 명문대에 입학할 수 있는 학생들이 부모의 소득수준에 따라 상당히 제한돼 있다. 부유층 세대의 학생들의 경우에는 유치원부터 대학까지 자신의 진로가 사실상 결정된 경우가 많아 학생들이 학업 스트레스를 덜 받는 편이다. 실제로 일본 대학의 부유층 조사에서는 연간소득이 3000만엔(약 3억 8200만원) 이상인 고소득자의 약 70%가 자녀를 사립학교로 진학시키고, 40%가 연간 300만엔(약 3820만원)을 학비로 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도쿄대 공학계 연구과 석사과정에 재학 중인 장화선(27)씨는 “도쿄대에 입학한 이후부터 사실상 취업이 보장되기 때문에 학생들이 학업보다는 클럽이나 사회활동을 하는 경우가 많다.”며 “졸업 후 입사할 때도 성적증명서를 제출할 필요가 없고 회사도 명문대생들에게는 대학에서 다양한 경험을 하는 것을 중요시한다.”고 말했다. 도쿄대 코마바 캠퍼스에서 만난 대학생 타무라(21)도 “도쿄대생이라는 자체로 자부심이 강해 학업성적을 비관해 자살하는 학생이 있었다는 경우를 들어보지 못했다.”며 카이스트대 재학생들의 잇단 자살소식을 이례적으로 받아들였다. 일본의 유토리 교육의 영향으로 학업 경쟁이 치열하지 않은 점도 학생들이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경우가 적은 이유다. 유토리 교육은 ‘여유 있는 교육’이라는 뜻이다. 고도 경제성장기 때 입시 경쟁이 과열됐고 그에 대한 반성으로 도입됐다. 학생들의 교육 부담은 줄이고 창의력을 키우자는 목표로 2000년대 초반부터 시행됐다. 하지만 교육 전문가들은 일본 학생들의 학력수준이 유토리 교육 때문에 저하됐다며 오히려 경쟁 교육방식을 도입하자는 목소리를 높일 정도다. 지난달 31일 발표한 중학교 교과서 검정 결과에도 유토리 교육을 탈피한다는 취지의 교과서 내용이 무려 24%나 증가했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프랑스 - 학비 공짜 월급도… 정부 관료로 특채 프랑스를 흔히 자유와 평등의 나라라고 하지만 프랑스만큼 철저하게 엘리트 주의를 유지하는 나라도 드물다. 모든 국민에게 평등하게 교육받을 기회를 주되 개인의 ‘실력’에 따라 철저하게 다른 대우를 한다. 좋은 대우를 받는 엘리트 그룹에 진입하려면 피나는 노력과 치열한 경쟁을 거쳐야 한다. 프랑스 고등교육의 핵심이자 가장 큰 특징은 ‘대학 위의 대학’이라고 하는 그랑제콜(Grandes Ecoles)을 중심으로 하는 엘리트교육시스템이다. 프랑스의 엘리트교육이 다른 나라와 뚜렷한 차이를 보이는 부분은 국가가 필요로 하는 인재들을 국가고시(콩쿠르)를 통해 소수 정예로 선발해 국가가 가르치고 훈련시켜 등용한다는 점이다. 전국에 100여개에 이르는 국립 그랑제콜은 어려서부터 수재 소리를 들어야 입학할 수 있다.특히 이과 부문 최고의 영재들이 다니는 에콜폴리테크니크와 최고 프랑스 두뇌의 산실이라고 자타가 공인하는 에콜노르말 등 최상위의 그랑제콜에 들어가기는 하늘의 별따기에 해당한다. 프랑스의 고교 졸업생 80만명 중 바칼로레아(대학수학자격시험) 상위 4% 내에 드는 학생들은 고등학교 졸업 뒤 2년 과정의 그랑제콜 준비학교(에콜 프레파라투아르)에 들어간다. 준비학교는 철저하게 그랑제콜 콩쿠르 준비만 하는 학교다. 학생들은 성적에 따라 희망하는 학교에 복수지원해 필기시험 1주일, 구두시험 1주일 등 2주일간의 테스트를 받는다. 이렇게 해서 최소 400대1의 경쟁을 뚫어야 국가가 인정하는 상위 그룹의 그랑제콜에 들어갈 수 있다. 어렵게 들어간 만큼 국가에서는 최고의 대우를 해주며 최고의 수준으로 키운다. 미래의 지도자가 될 학생들에게 아낌없이 베푼다. 학비는 물론 공짜다. 에콜폴리테크니크와 에콜노르말은 국가에서 학생들에게 월급까지 주며 공부를 시킨다. 졸업생들은 최고의 엘리트로 대접받으며 상상하기 어려운 특권을 누린다. 졸업과 동시에 주요 부처의 관료로 임명돼 주요 정책을 입안하거나 프랑스를 대표하는 국영 기업체나 글로벌 기업의 간부로 스카우트돼 곧바로 현장에 투입된다. 함혜리기자 lotus@seoul.co.kr
  • MBC ‘뉴스데스크’ 여성앵커에 배현진 아나운서 낙점

    MBC 주말 ‘뉴스데스크’를 진행해 온 배현진 아나운서가 출산휴가를 떠난 이정민 아나운서의 뒤를 이어 MBC ‘뉴스데스크’를 진행한다. MBC는 7일 자사의 여성 아나운서를 대상으로 ’뉴스데스크’ 앵커 오디션을 해 배 아나운서를 새로운 여성 앵커로 낙점했다. 배 아나운서가 진행해 온 주말 ‘뉴스데스크’는 문지애 아나운서가 이어받는다. 또 문 아나운서가 진행하던 주말 ‘뉴스투데이’는 신입 이진 아나운서가 맡는다. 배 아나운서는 2009년 MBC에 입사했다. MBC ‘우리말 나들이’, 주말 ‘뉴스데스크’ 등을 진행해 왔다. 인터넷서울신문 event@seoul.co.kr
  • “병마와 싸우는 분께 새 삶 선물해 뿌듯”

    “병마와 싸우는 분께 새 삶 선물해 뿌듯”

    한국야쿠르트 신입사원이 골수 기증을 통해 소중한 생명을 구해 훈훈한 감동을 주고 있다. 경남 마산에서 근무하고 있는 이정민(28)씨는 지난달 생면부지의 백혈병 환자를 위해 조혈모세포를 기증했다. 지난해 한국야쿠르트에 입사해 신입사원 연수를 받고 있던 이씨는 조혈모세포 이식 조정기관인 한국조혈모세포은행협회로부터 그와 유전자가 같은 급성 백혈병 환자가 나타났다는 전화를 받았다. 6년 만의 전화에 깜짝 놀랐지만 대학 시절부터 20회 이상 헌혈을 해온 그는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그 자리에서 기증의사를 밝혔다. 흔히 ‘골수’라고 불리는 조혈모세포가 부족하게 되면 재생불량성 빈혈이나 백혈병 등 각종 혈액질환을 앓게 된다. 특히 급성 골수성 백혈병 환자들에게 조혈모세포 이식이 반드시 필요하다. 그러나 조혈모세포를 이식할 수 있을 정도로 매칭(HLA:조직적 합성)이 맞을 확률은 형제자매 간에 25%, 부모와도 5% 이내이며, 타인의 경우 약 2만분의1에 불과하다고 알려져 있다. 이씨는 300㎖ 이상 채혈하고, 기증받을 환자와의 백혈구항원이 일치하는가를 알아보는 검사와 건강검진을 거쳐 수술을 받았다. 이씨는 “조혈모세포 기증을 통해 병마와 싸우는 환자에게 새 삶을 선물한 것 같아 뿌듯하다.”며 앞으로 사내 헌혈행사와 봉사활동에 적극 참여하겠다는 의지를 비쳤다.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200억 투자 대박…30대 ‘쿠팡’ CEO의 성공비결

    200억 투자 대박…30대 ‘쿠팡’ CEO의 성공비결

    국내에 스마트폰이 보급화 되면서 사람과 사람 사이의 네트워크인 ‘소셜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한 소셜 커머스가 활기를 띠고 있다. 대폭 할인된 가격에 서비스를 누릴 수 있는 소셜 커머스의 뜨거운 열기 한가운데에는 30대 초반의 젊은 최고경영자(CEO)인 김범석(34) ‘쿠팡’ 대표가 있다. 지난 해 8월 문을 연 쿠팡의 현재 회원수는 240만 명. 2위 업체의 두 배에 달하는 규모다. 10명 남짓밖에 되지 않았던 직원 수는 현재 300명을 넘어섰고, 매출은 8개월 만에 100배로 성장했다. 그야말로 ‘대박행진’을 기록하고 있는 셈. 최근에는 미국의 유명 투자자들로부터 200억 투자유치에 성공한 김 대표와 쿠팡은 연일 눈코뜰새 없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하버드대 졸업한 뒤 벤처사업에 뛰어든 ‘한국의 저커버그’ 김 대표의 남다른 저력과 이력은 페이스북의 창업자로 유명인사가 된 젊은 CEO 마크 저커버그를 연상케 한다. 중학교 시절 미국으로 건너간 뒤 하버드대를 졸업한 그는 고작 스무살 때 처음 사업을 시작했다. “대학생을 타깃으로 한 잡지 ‘커런트’(Current)를 창간해 직접 광고 영업을 했다. 이후 전국잡지로 발전했고 결국 ‘뉴스위크’(Newsweek)에 매각하는데 성공하면서 사업과 광고의 기초를 처음 배웠다.” 대학 졸업 후에는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이라는 탄탄한 회사에 입사했지만, 새로운 도전에 목말라 하던 그는 2006년 하버드 등 명문대 출신들을 타깃으로 하는 잡지회사인 ‘빈티지미디어컴퍼니’를 세웠다. 이 또한 고가에 매각한 후에는 비즈니스 스쿨에서 전문적인 경영관리시스템을 익혔다. 2009년 미국에서 소셜 커머스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기 시작하면서 한국시장에서도 매력적일 것이라는 분석을 마친 그는 2010년부터 ‘맨땅에 헤딩’하는 정신으로 쿠팡 오픈을 준비한다. 김 대표가 젊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생소한 분야의 벤처사업을 시작해 성공으로 이끈 배경은 무엇일까. “사업을 하는 사람에게는 대체로 반항적인 부분이 있다. 예전부터 안전함 보다는 새로운 것에 도전한다는 점에 재미를 느꼈는데, 이는 벤처를 하는 사람들의 특징인 것 같다. 우리는 남들과 다른 일을 한다는 것에 자부심을 느낀다.” ▲도전과 경쟁을 즐기는 것이야 말로 벤처의 진정한 재미 동양인으로서 미국에 사는 동안 그는 도전과 경쟁을 쉬지 않았다. 특히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고 시장을 개척하는 것에 남다른 흥미를 느꼈다. “외국에서 신체조건부터가 다른 외국인들과 경쟁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축구, 레슬링, 육상, 장대높이뛰기 등 운동부터 부딪혀 경쟁했다. 그야말로 정신력과 오기로 싸웠다.” 학부 전공은 정치학이지만 전혀 다른 분야에 뛰어든 것도 매체영역의 새로운 시장과 경쟁에 매력을 느낀 때문이라고. 그는 “벤처에 재미를 붙이는 것은 경쟁에 흥미를 붙이는 것과 비슷하다. 경쟁을 두려워한다면 절대 벤처사업에서 성공할 수 없다.”고 단언한다. 그의 이러한 성격을 갖는데에는 하버드대만의 독특한 교육방식도 한 몫을 했다. “하버드대의 경우 무엇을 하든 최고가 되어야 한다는 마인드가 있어서, 학생들이 동아리 활동을 해도 프로페셔널이 될 때까지 엄청난 시간과 노력을 투자한다. 학교는 내게 지식을 넓히기 보다는 그릇을 넓히는 방법을 알려줬고, 도전에 대한 욕심을 불어 넣어줬다.” ▲젊은 CEO의 성공 비책과 소셜 커머스의 미래 쿠팡의 성공 비책 중 하나가 하버드대 출신 등 대표의 화려한 이력 때문이 아니냐는 기자의 질문에 김 대표는 “학벌이 성공에 큰 이익이 된 것은 절대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내가 젊은 나이에 지금의 쿠팡을 만들 수 있었던 것은 좋은 직원들을 만났기 때문이다. 더많은 좋은 사람들이 모이면서 회사가 성장한다고 생각한다. 나 혼자만의 이력이나 배경으로는 절대 이룰 수 없는 것들이다.” 그는 쿠팡을 비롯한 소셜 커머스 업체들이 안전망을 튼튼히 세우고 신뢰도 높은 고객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좋은 거래처와 양질의 소비자 그리고 소셜 커머스 업체가 모두 윈윈(Win Win)하는 것이 바람직한 소셜 커머스의 미래라고 주장한다. “소비자 입장에서 새로운 곳을 파격적인 가격에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소셜 커머스, 그리고 쿠팡의 목표다. 다양한 경험을 중시하면서 반값 재미와 함께 두터운 신뢰까지 제공할 수 있는 쿠팡이 되도록 노력하겠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벗고 일할 직원 찾아요”…영국 IT업체 구인 논란

    “벗고 일할 직원 찾아요”…영국 IT업체 구인 논란

    영국의 한 소프트웨어 판매회사가 “옷을 벗고 일할 직원을 찾는다.”는 이색적인 구인요건을 내걸어 논란이 되고 있다. 자연주의를 표방하는 이 회사는 퇴폐근무가 아니냐는 세간의 의혹과 달리 순수한 목적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영국 버킹엄셔에 문을 연 컴퓨터 소프트웨어 판매업체 ‘누드 하우스’(Nude House)는 회사 명칭부터 자연주의를 내걸고 있다. 이달 초 내놓은 여성신입 사원 모집 공고에서 구직자는 필수적으로 옷을 벗고 일할 자연주의자여야 한다고 못 박고 있다. 누드하우스는 영국 최초의 자연주의 회사로 손꼽힌다. 회사 측은 따뜻하고 친근한 직장환경을 위해서 자연주의를 표방하고 있다고 주장했으며, 이는 여성 신입사원 뿐 아니라 기존에 일하던 남성과 여성 사원들에게도 적용된다고 밝혔다. 채용 담당자 크리스 테일러는 “자연주의를 성공적으로 기업문화에 적용한 몇 없는 성공적 사례”라고 자랑하면서 “나체근무가 굉장히 복잡한 이슈이긴 하지만 개인적 자유를 침해하지 않는 선에서 직장생활을 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곳”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를 보는 영국인들의 시선은 대체로 곱지 않다. 특히 일부 전문가들은 남녀 직원들이 직장에서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고 함께 일하는 건 합법적으로 퇴폐근무를 하겠다는 것이라고 날선 대립각을 세우기도 했다. 이에 대해 누드 하우스 측은 “인간은 성별 뿐 아니라 나이와 개성에 따라서 외모는 다르기 때문에 자연주의에서 성별은 본질적 요소가 아니다.” 면서 “고객들이 자연주의 회사라는 사실도 모를뿐더러 직원들의 생산성 면에서도 큰 기대를 하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누드하우스는 이미 영국에 존재하는 송버드(Songbird)란 업체의 자회사다. 송버드는 전 직원이 옷을 다 입고 일하는 평범한 기업으로 알려졌다. 한편 자연주의(나체주의)는 히피운동의 한 조류로, 단순히 해변에서 알몸으로 햇빛을 즐기고자 하는 사람들부터 내적인 원시성의 발현을 주장하는 사람들까지 다양한 층위의 ‘나체주의자’들이 존재한다. 유럽, 미국 등지에서는 비정부기구(NGO) 형태로 만들어진 자연주의 실천협회, 영국 자연주의자 협회, 누드비치 연합회 등 수십개의 단체들이 활동을 벌이고 있다. 13개국에는 나체주의 클럽들로 구성된 ‘국제자연주의자연합’이 대표 단체들이 활동하고 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강경윤기자 트위터( http://twitter.com/newsluv ) 
  • 롯데그룹 상반기 1500명 채용

    롯데그룹이 2011년 상반기 신입 공채 800명과 인턴 700명을 뽑는 등 상반기 기준으로 역대 최다인 1500명을 채용한다고 4일 밝혔다. 모집 분야는 식품, 관광, 서비스, 유통, 유화, 건설·제조, 금융 등 총 7개 부문 36개 계열사다. 이번 채용은 자격을 완화해 4년제 대졸뿐만 아니라 전문대 학사 이상의 학력 소지자까지 지원자 대상을 늘린 것이 특징이다. 롯데 관계자는 “학력보다는 지원 분야와 관련된 자격증 및 수상경력, 어학성적 등 실질적인 업무수행 능력을 중점적으로 평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글로벌 사업 확장에 따라 아랍어, 스페인어, 포르투갈어, 말레이·인도네시아어, 러시아어, 중국어, 베트남어, 인도어 등 특수언어 능통자를 우대해 별도 선발한다. 신입사원 공채는 5~14일, 인턴은 다음 달 17~26일 롯데 채용홈페이지(http://job.lotte.co.kr)에서 지원 받는다.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경제 브리핑] STX마린서비스 대표이사 이권희씨 내정

    STX그룹은 이권희 STX마린서비스 전무를 신임 대표이사 부사장에 내정했다고 1일 밝혔다. 이 신임 대표는 1979년 범양상선에 입사해 ㈜STX SMC사업본부장을 역임했다. STX마린서비스는 ㈜STX의 SMC 사업부문이 분할돼 새로 설립된 회사로, 선원·선박 관리와 그룹생산 제품의 서비스·부품판매 등의 사업을 하고 있다.
  • 정몽구회장 10년만에 ‘계동 귀환’

    정몽구회장 10년만에 ‘계동 귀환’

    현대그룹 분화 이후 10년 만에 현대가(家)의 장자인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서울 계동 사옥에 귀환한다. 31일 현대차그룹 및 현대건설 등에 따르면 현대건설 되찾기에 성공한 정몽구 회장은 4월 첫 날 계동으로 출근, 현대건설 직원조회를 주재하는 등 계동에서 본격적인 업무를 시작한다. 1999년 시작된 ‘왕자의 난’으로 현대그룹이 갈라지면서 현대기아차가 2001년 4월 양재동으로 사옥을 옮긴 지 10년 만이다. 현대차그룹은 또 계동 현대사옥 본관 12층 고 정주영 현대 명예회장이 사용하던 집무실에 정몽구 회장의 총괄 집무실을 마련했다. 이 사무실은 정 명예회장 타계 이후 10년 동안 비어 있었다. 정 회장은 당분간 양재동 현대차 사옥과 계동을 오가며 그룹을 진두지휘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 회장은 1일 아침 7시 20분 계동 현대사옥에 도착, 집무실에서 업무보고를 받은 뒤 8시부터 본관 지하 2층 강당에서 부장급 이상 직원들이 참석한 조례에서 인사말을 할 계획이다. 이 자리에서 정 회장은 그동안 경영 위기를 극복한 현대건설 임직원들을 격려한 뒤 향후 비전을 제시할 예정이다. 정 회장은 이어 1층과 3층 등 사무실을 돌며 근무 중인 직원들을 격려할 예정이다. 저녁에는 서울시내 모 호텔에서 현대차그룹 부사장급 이상, 현대건설 상무보 대우급 이상 간부들의 부부동반 상견례 모임을 갖는다. 한편 현대건설은 이날 계동 현대사옥에서 정기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잇따라 열어 김창희 부회장과 김중겸 사장을 각자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이에 따라 김 부회장은 총괄 경영을, 김 사장은 국내외 영업 등의 실무 경영을 맡는 식으로 역할을 분담했다. 현대차그룹의 현대건설 인수작업을 지휘한 김 부회장은 제주 출신으로 제주대 경영학과를 나와 1982년 현대차에 입사, 20여년 간 자동차 영업을 담당한 영업 전문가다. 이어 2005년부터 현대엠코 대표를 맡아 당진 현대제철 건설 등 중요 사업을 잘 마무리하고 회사 매출액을 두 배 이상 끌어올리는 등 탁월한 경영 능력을 발휘했으며, 해비치컨트리클럽 대표를 역임하기도 했다. 김 사장은 2009년 현대건설 대표이사 사장으로 취임해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원자력발전소를 수주하고 매출 10조원을 달성하는 등 지난 2년간의 경영성과를 인정받아 최고경영진으로 남게 됐다. 주총에서는 또 이정대 현대차그룹 부회장이 기타비상무이사로, 이승재 전 중부지방국세청장·박상옥 전 서울북부지검장·신현윤 연세대 교수·서치호 건국대 교수 등 4명이 사외이사로 각각 선임됐다. 김성곤기자 sunggone@seoul.co.kr
  • [오늘의 눈] 백두산 회의는 이름만 전문가 회의? /윤설영 정치부 기자

    [오늘의 눈] 백두산 회의는 이름만 전문가 회의? /윤설영 정치부 기자

    지난 29일 경기 문산 도라산 남북출입사무소(CIQ)에서 있었던 백두산 화산 전문가 회의는 여러 모로 기대 이하였다. 남북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3시 50분까지 긴 회의를 했지만, 전문가 회의라는 타이틀이 무색하게 양측이 어떤 의견도 교환하지 못했다. 우리 측은 백두산의 지질, 지온은 어떤지, 온천활동은 활발한지 여러 질문을 던졌지만 이에 대한 대답은 전혀 듣지 못했다고 했다. 다만 이런 내용을 알 수 있는 자료들이 북한에 많이 있다는 답만 들었다. 다음 회의에서 이런 자료들을 가지고 나올는지 모르겠다. 대표단과 정부의 설명만 들어서는 과연 북한이 어떤 의도를 가지고 회의에 나왔는지 알 수 없었다. 회의 내용뿐만 아니다. 정부는 처음부터 이 회의를 전문가 회의라고 규정하면서 통일부 개입을 최소화했다. 그러나 회의는 사실상 정부 통제하에 이뤄진 것이나 다름없었다. 대표단은 언론의 취재에 약속이나 한 듯 일절 접촉을 거부했다. 회의 후 브리핑도 쫓기듯 20여분 만에 끝낸 뒤 정부 당국자들에 둘러싸여 정부가 제공한 차량을 타고 빠져나갔다. 기자들의 추가 질문에도 입을 굳게 다물었다. 학계 일각에서는 “대표단에 화산 전문가는 한 명도 없다.”는 지적도 나왔다. 대표단 구성이 어떻게 이뤄졌는지 교수들의 이력이나 연구 실적에 대해 정부는 답을 하지 않았다. 통일부는 이 회의를 “당국이 주선한 민간 회의 형태”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천안함·연평도 사건에 남북관계가 발목 잡힌 상황에서 전문가 회의라는 묘안을 내놓았다. 백두산 화산은 전문적인 내용인 만큼 당국 간 회담보다는 전문가 차원의 회의가 적절하다는 논리였다. 정부는 양측이 공동 연구에 공감하고 다음 만남을 약속했다는 점에 의의를 뒀다. 다른 남북 접촉이 없는 상황에서 이번 회의가 나름대로 의미 있다고 평가했다. 잘 진전되면 당국 간 회담으로 발전할 수도 있다고 기대하고 있다. 천안함·연평도를 고집하다 고작 전문가 회의에 남북 관계 회복을 기대하는 모습이 한편으로는 안쓰럽다. snow0@seoul.co.kr
  • 남미 축구장 관중석에 ‘시신 누운 관’ 황당 사건

    남미에서 축구장에 관이 몰래 들어갔다. 관에는 실제로 시신이 누워 있었다. 축구장 경비에 구멍이 뻥 뚫린 것으로 드러나면서 경찰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황당한 관 반입사건은 남미 콜롬비아에서 27일(현지시간) 벌어졌다. 콜롬비아 프로축구 1부 경기가 열린 축구장 관중석에 갑자기 관이 보였다. 관중들의 손을 타고 관은 관중석을 미끄러져 내려왔다. TV 등이 이 모습을 잡아내면서 경찰은 발칵 뒤집혔다. “관중석에 관이 웬 말이냐.” 허겁지겁 사태를 수습하고 관을 확보한 경찰은 뚜껑을 열고 또 한번 놀랐다. 관에는 실제로 시신이 누워있었다. 경찰조사 결과 관에 누운 사람은 전날 밤 사망한 16세 소년이었다. 도시 빈민촌에 살고 있는 이 소년은 공원에서 축구를 하다 청부살인업자의 총에 목숨을 잃었다. 그의 친구들은 치안에 허점이 많다는 걸 보여주겠다며 소년의 빈소를 찾아가 가족의 동의를 얻고 관을 넘겨받았다. 그리곤 신통하게 관을 축구장 안으로 들여갔다. 경찰 관계자는 “관을 들여간 이들이 모두 과격행위 전력을 갖고 있어 축구장 입장이 금지된 상태였다.”면서 “그런 사람들이 관까지 버젓이 축구장에 들어갔으니 축구에 비유하면 경찰로선 두 골을 한번에 허용한 꼴이 됐다.”고 얼굴을 붉혔다. 소년은 축구장 주변에서 난동을 일으키곤 하는 과격 축구 팬이었다. 살인을 사주한 건 소년의 조직과 대립하고 있는 또 다른 과격 팬 조직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남미통신원 임석훈 juanlimmx@naver.com
  • “北 백두산 화산 활동 가능성 언급 없었다”

    “北 백두산 화산 활동 가능성 언급 없었다”

    29일 백두산 화산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만났던 남북 전문가들은 알맹이 없는 회의를 한 뒤 헤어졌다. 양측은 공동연구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공감했으나 구체적인 자료 교환은 없었으며, 다음 회의 날짜도 정하지 못했다. 양측은 경기 문산 남북출입사무소(CIQ)에 마련된 회의장에서 오전 10시부터 오후 3시 50분까지 긴 시간 회의를 했다. 그러나 구체적인 성과가 있는 회의는 아니었다. 우리 측은 주로 백두산 화산활동 여부에 대한 사실관계 확인에 중점을 두고 백두산의 지질, 지원, 온천 현황 등 북한의 탐사자료와 관련해 집중적으로 질문했으나 만족할 만한 답변을 듣지는 못했다. 우리 측 단장인 유인창 경북대 지질학과 교수는 “주로 의견을 청취하는 자리였는데 북측이 자료를 제공한 것은 없었다.”면서 “구체적인 징후나 화산활동 가능성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남측의 과학자들이 전혀 접근할 수 없었던 훌륭한 자료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북측은 전문가 간 학술토론회를 진행하고 현지 공동조사 방식으로 공동연구를 진행하자고 제안했다. 결국 양측은 공동연구의 필요성만 공감했으며, 차기 회의 날짜도 잡지 못했다. 유 단장은 “북측은 4월 초 차기 회의 개최를 제안했으며, 우리 측은 검토 후 빠른 시일 내에 답변을 주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회의 모두 부분에서 북측은 기상현상과 일본 지진을 화제로 삼으면서 백두산 화산에 논의에 적극적은 자세를 보이기도 했다. 북측 대표단의 단장인 윤영근 화산연구소 부소장은 “3월 말에 개성에 눈이 왔는데 기상천외한 현상”이라면서 “기상현상도 잘 모르겠고 지진 또한 잘 모르는 일이다.”라고 말했다. 특히 일본 대지진과 관련, “일본에서 지진이 있은 다음에 우리 지하수 관측공에서 물이 약 60㎝ 출렁거리고, 샘물에서 감탕(흙탕물)이 나오고 이런 현상이 많았다.”고 말한 뒤 방사능 오염과 관련해 “우리 측(북쪽)에 미칠 것 같아서 많이 적극적으로 감시한다.”면서 남측의 피해 상황을 묻기도 했다. 정부는 이번 회의를 민간차원의 전문가 협의라는 점을 강조했다. 유 단장은 “천안함 사건이나 식량문제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이 없었다.”면서 “전문가 회의로서 주로 전문지식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고 말했다. 문산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코카콜라 불매운동 부른 20대의 죽음

    2008년 봄, 영국 런던에서 유학 중이던 노르웨이 여성 마르티네 비크 마그누센(당시 23세)이 실종 사흘 만에 시신으로 발견됐다. 사건 발생 3년 뒤, 곤경에 빠진 건 엉뚱하게도 용의자가 아닌 코카콜라였다. 영국과 예멘 간 범죄인 인도조약이 체결돼 있지 않아 이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임에도 죗값을 치르지 않고 있는 예멘 억만장자의 아들 파루크 압둘하크를 노르웨이 법정에 세우려는 한 단체는 지난달 1일부터 코카콜라 불매운동을 벌였다. 지난해 말 노르웨이 의원 7명이 파루크의 아버지 샤헤르 압둘하크와 사업 중인 다국적 기업 쪽에 거래를 중단해달라는 서한을 보냈지만 코카콜라가 이를 거절했기 때문이다. 예멘의 고급 호텔을 소유하고 외제차 수입사업도 하고 있는 아버지 샤헤르는 중동 지역의 코카콜라 병입 및 유통권에 대한 지분을 갖고 있다. 실제로 이 서한 때문인지는 알 수 없으나 다임러벤츠는 샤헤르와의 모든 사업을 중단했고 제록스도 이를 검토 중이다. 반면 코카콜라는 “용의자의 아버지는 투자자로서 우리와 간접적으로만 연결돼 있을 뿐”이라면서 “사건 해결은 현지 및 국제 경찰의 몫”이라고 선을 그었다. 결국 이 단체는 페이스북을 통해 이 같은 사실을 알렸고 단 2주 만에 5만 3000명이 해당 페이스북 계정에 가입했다. 매출에는 별 영향이 없었지만 코카콜라의 이미지는 큰 타격을 입었다. 결국 코카콜라는 지난 14일 성명을 통해 “샤헤르 압둘하크는 더이상 관련 지분을 갖고 있지 않고 이사회에서도 물러나기로 합의했다.”며 백기를 들었다. 마그누센은 런던의 유명 클럽에서 만난 파루크와 함께 사라졌고 결국 그의 아파트 지하실에서 발견됐다. 마그누센을 폭행하고 강간한 뒤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는 그는 사건 직후 예멘으로 돌아갔다. 미 시사주간 뉴스위크 최신호는 용의자 파루크가 여전히 예멘에 있다고 그의 아버지 회사 쪽 홍보 담당자를 인용해 전했다. 마그누센의 아버지는 노르웨이 외무장관과 영국의 고위 정치인들을 면담하는 등 갖은 노력을 하고 있지만 성과는 없는 상황이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삼성전기 필리핀 최우수기업상 수상

    삼성전기는 필리핀 생산법인이 사회공헌 및 노사 2개 부문에서 필리핀 정부가 주는 최우수 기업상을 받았다고 29일 밝혔다. 최근 필리핀 세계무역센터에서 열린 시상식에는 노이노이 아키노 필리핀 대통령이 직접 참석해 삼성전기 필리핀 법인장 이정수 상무 등 삼성전기 관계자들에게 상을 수여했다. 필리핀투자청(PEZA)은 매년 수출, 사회공헌, 노사, 환경개선 등 4개 부문에서 최우수 업체를 뽑아 시상하고 있다. 최우수 사회공헌상은 PEZA에 등록된 업체 가운데 한 해 동안 사회공헌 분야에서 가장 큰 기여를 한 회사에 주는 상으로, 삼성전기는 올해를 포함해 4년 연속으로 이 상을 받아 PEZA ‘명예의 전당’에 봉헌되는 영광도 누렸다. 삼성전기는 정규 학교에 들어가지 못한 저소득층 아동과 결연해 학습을 도와주는 한편 토요일마다 헌혈 기부 운동, 농활, 장학 사업, 빈민층 의료 투어 등 다양한 지원 활동을 펼치고 있다. 특히 신입사원 입문 교육에 이틀간의 봉사활동을 넣은 점이 높이 평가됐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이 상무는 “필리핀 사회와 공생하는 기업 이미지를 구축해 필리핀 국민이 가장 일하고 싶은 회사가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29일 백두산 화산협의… ‘北진정성 확인’ 시험대

    29일 열리는 남북 백두산 화산 전문가협의는 남북한 간에 거의 두달 만에 이뤄지는 공식 접촉이다. 지난 2월 군사실무회담이 결렬된 후 남북은 제대로 된 만남을 갖지 못했다. 정부가 이번 접촉을 민간 수준의 협의라고 강조하고 있지만 남북관계의 새로운 전기를 맞이할지 관심이 모아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남북은 개성 도라산남북출입사무소(CIQ)에서 오전 10시부터 전체회의를 갖는다. 이날은 첫 접촉인 만큼 협의체의 성격을 어떻게 규정할 것인지, 어떤 내용을 논의할 것인지 일정과 성격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눌 것으로 보인다. 북측은 지난 17일 보낸 전통문을 통해 백두산 화산 공동연구와 현지답사, 학술토론회 등 협력사업을 추진하기 위한 협의를 진행하자고 밝혔다. 우리 정부는 이날 협의를 북측의 진정성을 확인하는 자리로 보고 있다. 북측이 당국 간 협의를 제의했지만 정부가 민간 전문가 차원의 협의로 대응한 것도 이 같은 배경 때문이다. 지난 2월 군사실무회담을 결렬시킨 상황에서 당장 당국 간 회담을 열기보다는 민간 협의를 통해 북측의 속뜻을 살펴보겠다는 계산이다. 우리 정부는 북측이 진정성 있는 자세로 나올 경우 당국 간 회담으로 발전될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또 협의가 진척될 경우 공동조사나 설비 지원에 정부가 예산지원을 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이전처럼 남북관계에 대한 책임을 남측에 물으면서 진정성을 보이지 않을 가능성도 높다. 김영수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북한은 대화를 먼저 제의했다는 기록을 쌓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받아들이기 어려운 요구를 해 우리가 대화를 결렬시키도록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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