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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제·국가혁신 등 가시적 성과” 평가 … 자화자찬 비판론도

    29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2014년 핵심국정과제 점검회의’에서 정부는 올 한 해 38개 핵심 과제를 점검하고 개선방안을 논의하면서 공공기관 개혁, 창조경제 혁신역량 강화, 통상협력 강화, 국민의료비 부담 경감 및 노후생활 보장, 맞춤형 고용복지통합전달체계 구축, 4대 사회악 근절 등 7개 핵심 과제에서 가시적 성과를 거뒀다고 보고했다. 경제혁신 분야에서는 창조경제생태계 활성화, 기업의 불합리한 규제 개선, 기업투자환경 개선을 통한 투자활성화, 자유무역협정(FTA) 네트워크 강화, 대·중소기업이 상생하는 경제민주화 토대 마련 등이 성과로 꼽혔다. 국가혁신 측면에서는 비정상의 정상화 추진, 공공기관 정상화 본격화, 안전시스템 혁신 등이, 복지분야에서는 반값등록금 완성, 기초연금 도입, 국민의료비 부담 경감, 보건의료 투자활성화 등이 제시됐다. 주요 부처 장관들은 공공기관 부채비율 감축과 방만경영 사례 개선, 창조경제혁신센터 구축, 국민비급여 의료비 부담 경감, 성폭력·가정폭력 재범률 감소, 학교폭력 피해응답률 감소, 식품안전체감도 개선 등을 주요 성과로 보고했다. 그러나 정부가 개선됐다고 평가한 규제개선을 통한 투자활성화, 주택시장 활성화 대책, 경제민주화, 확고한 국방태세 정립 등의 과제들은 정책 성과에 의문이 제기돼 ‘자화자찬’식 평가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됐다. 예컨대 국방 태세 정립에 대해서는 방위산업 비리 및 총기 사건 등으로 성과가 무색해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비판이 일자 유민봉 청와대 국정기획수석은 “기존 성과를 냉정하게 평가하고 격려할 부분은 격려하고 부족한 부분에 대해서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해 점검하는 자리였다”며 “연말 소중한 2시간을 이렇게 잘했다고 할 상황도 아니고 그런 여건도, 분위기도 아니었다”고 말했다. 회의에서 박근혜 대통령도 “소기의 성과를 거두기도 했지만 또 돌이켜보면 아쉬운 점들도 많다”면서 “아직은 서민들이 체감할 수 있을 정도로 경기가 살아나지 않고 있다”면서 “국민 개개인이 생활 속에서 변화를 체험하기 위해서는 국민 생활 현장에 더욱 밀착해서 국민들이 느끼는 어려운 점들을 하나하나 해결할 수 있도록 더욱 정성을 기울여 나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나아가 “내수 진작과 투자활성화, 그리고 일자리 창출 등 산적한 경제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관련 대책의 입법화 작업이 적기에 이뤄져야 한다”며 국회의 협조를 거듭 당부했다. 박 대통령은 성과로는 “자산 2조원 이상 41개 공공기관의 부채비율이 2012년에 235%에서 금년 말에는 220% 수준으로 줄어들 전망”이라며 방만 경영, 과다 부채 등으로 대표돼 온 공공기관의 비정상적 경영행태의 정상화를 제시했다. 박 대통령은 이어 “그간 헌신해온 우리 공무원들의 희생을 요구해야 한다는 점에서 가슴 아프게 생각하지만, 미래를 위한 절박한 심정으로 공무원 연금 개혁을 본격 추진하고 있고, ‘공직자 윤리법’ 개정을 통한 퇴직 공직자 관리를 강화해나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지운 기자 jj@seoul.co.kr
  • [서울신문이 만난 사람] 민관군 병영혁신위 심대평 위원장

    [서울신문이 만난 사람] 민관군 병영혁신위 심대평 위원장

    강원도 고성 GOP(일반전초) 총기사건과 육군 28사단 윤일병 사망사건 등의 영향으로 군대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크게 떨어졌다. 한국행정연구원이 최근 공개한 올해 ‘사회통합실태조사’에 따르면 군대에 대한 신뢰도는 지난해 59.6%에서 올해 34.5%로 절반 수준으로 추락했다. 이런 가운데 민관군 병영문화혁신위원회는 지난 18일 ‘국민이 신뢰하는 열린 병영문화 정착’을 목표로 22개 과제를 국방부에 권고했다. 하지만 군 복무 가산점제와 복무기간 대학 학점 인정제 등은 발표 직후부터 논란이 됐다. 최종권고안 발표 다음날인 지난 19일 서울 광화문 정부청사에서 심대평(73) 혁신위 공동위원장을 만나 권고안 도출과정과 향후 과제 등에 대해 들어봤다. 심 위원장은 “병사가 긍지를 느끼고 부모가 안심하며 국민이 신뢰하는 군대라는 3대 원칙에 초점을 두고 지난 5개월 동안 활동했다”면서 “위원들이 제시한 의견을 전부 수용하기는 어려웠지만 첫 권고안치고는 B 학점은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심 위원장은 “병영문화 혁신은 의지와 예산의 문제”라면서 “정부와 국회가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혁신위 활동을 자평한다면. -군대와 직간접적으로 관련이 없는 국민은 1명도 없다. 그만큼 병영혁신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높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에 110명의 위원과 25명의 자문위원 등 135명은 책임감을 갖고 매우 의욕적으로 활동했다. 병영문화 혁신의 핵심은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 장병들이 군 생활에 대해 보람과 긍지를 갖도록 만들어주는 것, 둘째, 부모들이 자식을 안심하고 군대에 보낼 수 있도록 하는 것, 셋째 강한 군대, 강한 군인을 만들어 군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회복시키는 것이다. 과거처럼 중도에 흐지부지되는 것을 막기 위해 국방부에 실현 가능성부터 물어가며 진행했기 때문에 선정된 22개 과제는 국방부가 강한 의지를 갖고 추진할 것으로 믿는다. →위원회가 권고한 22개 혁신과제 중 가장 시급하다고 판단되는 3가지는. -첫째, 현역 복무 부적격자 군 입대 적극 차단이다. 모든 문제의 발단은 현역으로 입대해서는 안 되는 인원이 입대함으로써 발생하기 때문이다. 둘째, 우수 간부 확보를 위한 선발 및 조기 퇴출제도 개선이다. 셋째, 군 성실근무자 보상제도 추진이다. 군 복무자 가산점제로 언론에 보도됐는데, 이는 모든 군 복무자가 아니라 성실하게 군 복무를 마친 군인들에 한해 학업 및 직업 등 경력 단절에 대한 합리적 보상 차원이다. 한 가지를 더한다면 인간존엄을 중시하는 신세대 장병의 인성 함양이다. →말씀하신 대로 군 복무자 가산점제는 1999년 헌법재판소에서 위헌 결정이 내려졌던 사안이다. 다시 도입할 경우 논란이 불을 보듯 훤한데 왜 굳이 포함시켰는지 궁금하다. -먼저, 용어를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 군 복무자 가산점 제도가 아니라 군 성실복무자 보상제도다. 군 성실복무자에게 취업 가산점을 부여하는 이 제도의 본질은 남녀 간 문제나, 장애인과 정상인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를 위해 헌신·봉사한 것에 대한 사회적 보상의 문제이다. 1999년 헌재의 위헌결정 요지는 “입법 목적 자체는 정당하나, 입법목적에 비해 차별로 인한 불평등 효과가 커 차별취급의 비례성을 상실”했다는 것으로 이 제도 자체를 반대하기보다 세부기준에 대한 위헌적 요소를 지적한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이 같은 취지에 맞춰 혁신위에서는 보상점 비율을 종전의 3~5%에서 2%로 낮췄고, 부여 횟수를 5회로 제한했다. 인원도 전체 합격자의 10% 이내로 정해 위헌적 요소를 최대한 해소했다. 모병제를 실시하는 미국에서도 1979년 군 가산점제에 대한 위헌소송이 제기됐으나 연방대법원에서 합헌판결을 내렸다. →모든 군 복무자에 가산점을 준다는 취지는 아니라는 것인가. -그렇다. 모범적으로 병영생활을 해야 가산점을 부여한다는 취지다. 당장은 논란이 되고 있지만 국방의 중요성에 대한 국민 인식 강화, 군에 대한 신뢰 차원에서 가산점제의 정당성을 충분히 입증할 수 있다고 본다. (군 가산점제에 대해서는 부처별로 입장이 달랐다. 청와대는 부처 간 이견을 조정한 뒤 추진하자는 입장이다. 여성가족부는 이 제도의 재도입에 반대 뜻을 분명히 했고, 대신 다른 보상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입장을 갖고 있다. 국회도 상임위원회 간 견해가 다르다. 국방위는 전반적인 찬성 기조 속에 새정치연 일부 의원이 개인적으로 반대입장을 표명했고, 여가위는 재도입에 반대, 다른 보상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입사 단계에서 군 복무자에게 가산점을 부여하는 방안 대신 군 경력을 호봉에 인정해주는 방안은 논의됐나. -공무원의 경우 현재 그렇게 하고 있다. 하지만 일반 기업들은 비용이 더 들기 때문에 오히려 회피할 수 있다. 그래서 이 방안(경제적 보상 부여)은 초기 단계에서 일찌감치 논의에서 제외됐다. →학점 인정제는 또 다른 차별을 낳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있다. -대학생에게 학점만 인정해주는 제도가 아니라 계층별로 학업 의욕을 갖도록 해주는 제도이다. 병영에서 학업을 수행하고 성취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쇄신해야 한다. 고졸자나 대학 재학생 모두 보람과 성취감을 느끼는 데 기여하는 게 중요하다. →위원들 사이에 가장 논란이 됐던 사안은. -국방 인권 옴부즈맨제도와 사법제도 개혁이 마지막까지 논란이 됐다. 계급제를 없애는 방안은 반대도 심하고 문제점도 많아 채택하지 않고 대신 현재의 4개 계급제를 2~3개 계급제로 전환하도록 권고하는 차원에서 마무리됐다. →국방 인권 옴부즈맨제도는 어떤 부분이 논란이 됐나. -군 내부에 옴부즈맨제도가 있다고 병영문화를 혁신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의견이 적지 않았다. 논의 과정에서 최후의 (군 인권)보장 정책으로서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국회와 총리실, 국방부 중 어디에 설치할 것인가를 두고 의견이 갈렸는데 전체회의에서 총리실 직속으로 결론을 냈다. →독립성 등을 고려할 때 국회에 설치했어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국방옴부즈맨을 국회에 둘 경우 독립성이 강화되기보다 오히려 군의 주요 사건이 정치 쟁점화되고, 정치논리에 좌지우지돼 본질을 훼손할 우려가 있다. 총리실 직속으로 운영하고 독립된 법률안 제정 및 임기·예산의 독자성을 유지하는 등 독립성 강화 및 활동여건 보장 대책을 수립할 예정이다. →이번 권고안에 국민참여재판제도 도입이 빠진 것을 두고 비판적 시각이 적지 않다. -국민참여재판제도는 배심원의 의견이 판사를 구속할 수 없고, 단지 권고만 할 수 있다. 배심원 선발은 인재풀이 구성된 상태에서 객관성을 확보할 수 있으나 군은 내부의 특수성으로 제한될 수밖에 없어 군에 도입하기에는 아직 시기상조라고 판단했다. →모병제 등 군 복무제도 전반에 대해 검토했으면 하는 의견이 있었는데. -현역복무 부적격자의 입대 차단과 부적응 병사 조기 퇴출을 위한 제도적 개선은 전투력 증강을 위한 현역 정예화 차원에서 추진되어야 한다. 모병제와 연계해 검토하는 것은 이르다고 생각된다. 모병제 도입은 북한의 군사적 도발이 지속되고 있는 현 안보상황과 국방 예산의 대폭적인 증액이 필요한 점 등을 고려해볼 때 현재로서는 추진이 제한된다. 그러나 복무연한을 희망자에 한해 3~4개월 늘릴 경우 연간 약 1만 5000명 정도 증가하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복무기간 연장은 검토했지만 정치적 문제여서 이번에 채택하지는 못했다. 직업군인으로서 하사관 수를 늘리는 방안은 예산이 뒷받침돼야 가능하다. →지적처럼 예산이 뒷받침되지 않고는 혁신안이 성과를 낼 수도, 지속 가능하지도 않을 텐데. -국회 특위에서 이번에 병영혁신을 위한 예산을 별도로 편성한 것으로 안다. 정부가 요청한 700억원 남짓 가운데 350억원이 추가 예산으로 증액됐다고 들었다. 여태까지 없었던 일로 의지가 강하다는 반증이다. 예산은 의지의 문제다. 전투력 증강과 관련된 무기체계 변화 못지않게 정신 전력에 대한 국방부, 군의 생각이 바뀌면 예산배정도 달라질 것이다. 결국 선택의 문제다. 찔금찔금 예산을 배정해서는 성과를 낼 수 없다. 어느 시점에서는 국회와 정부가 병영문화 혁신에 과감하게 투자 결정을 내려야 한다. →군대에 왜 긍지를 갖지 못한다고 보나. -흔히들 군대에서 ‘2년간 썩는다’고 생각한다. 자긍심을 갖지 못하기 때문이다. 군인으로서 자랑스럽지 못한 것은 병영생활뿐 아니라 사회 전체 분위기 때문이다. 그래서 앞으로는 군대에 갔다 왔더니 사람 생각이 바뀌었구나 싶을 정도로 21개월간 인성교육에 역점을 둘 계획이다. 공부하고 자격증을 딸 수 있게 하고, 인성교육을 강화하는 등 군을 제2의 교육기관으로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미진한 부분이 있다면. -예산과 관련된 부분은 거의 다 빠졌다. 예를 들어 육군에는 전투복만 있고 근무복은 없다. 예산 문제 때문이다. 복장에 대한 개념이 분위기를 바꾸는 데 매우 중요하다. 정장을 하고는 함부러 행동하지 못하는 것처럼 외형적 변화에 역점을 둬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아쉽다. 또 같은 사단 내에서도 생활관 등 시설 차별 문제는 빨리 개선돼야 한다. 요즘은 ROTC도 잘 안 간다고 한다. 병사보다 근무기간이 길어서 그런데 복무기간을 줄일 수 있다. 그러려면 돈이 더 들어 못한다. →위원장이 생각하는 신병영문화의 핵심어는. -전우애다. 전우애를 키우기 위해서는 초급장교들의 역량이 필요하다. 부사관들이 자기 위치를 제대로 지키고 화합하며 전우애를 만들어낼 수 있도록 관리해주는 게 중요하다. 상호 신뢰와 존중은 언행에서 시작된다. 말을 함부로 하게 만드는 군대문화부터 없애야 한다. 내부혁신은 인성교육에서 시작된다. 지난 8월 6일 출범한 혁신위는 5개월 동안 야전부대와 학교, 군사병원 등 현장방문 20회와 인터넷 등을 통한 9600건의 의견을 수렴했다. 26일 해단식 이후에도 10명의 위원이 민간 자문단으로 남아 내년 4월까지 국방부에 자문 역할을 맡는다. 김균미 편집국 부국장 kmkim@seoul.co.kr ■심대평 위원장은 40년 행정의 달인… 자유선진당 대표 지낸 ‘충청의 맹주’ 한민구 국방장관과 함께 민관군 병영문화혁신위원회 공동위원장을 맡은 심대평 위원장은 ‘행정의 달인’ ‘충청의 맹주’로 통한다. 청와대와 국무총리실, 지방행정 부서 등에서 40여년간 근무한 행정 전문가이자 자유선진당 대표를 지낸 정치인이다. 2013년 10월부터 대통령 직속 지방자치발전위원회 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충남 공주 출신인 심 위원장은 1966년 행정고시에 합격하면서 공직에 입문했다. 1970년 국무총리실에 근무하면서 김종필 전 총재와 인연을 맺고 1995년 자민련을 창당했다. 같은 해 치러진 지방선거에서 자민련 후보로 나와 민선 1기 충남 도지사에 당선됐다. 이후 두 차례 연거푸 충남도지사를 지냈다. 2005년 4월 치러진 17대 총선에서 열린우리당 돌풍과 김종필 전 총재의 정계은퇴 선언으로 당 혁신을 주장하다 탈당해 2006년 초 국민중심당을 창당했다. 17대 대선 출마를 선언했지만 당시 무소속이었던 이회창 총재 지지를 선언하고 후보직에서 물러났다. 심 위원장은 이명박 정부에서 한때 유력한 총리 후보로 거론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이회창 총재와 갈등을 빚기도 했다. 19대 총선에서 세종시 선거에 출마했으나 민주당 이해찬 전 대표에게 고배를 마셨다. ▲1941년 충남 공주 출생 ▲대전고·서울대 경제학과 졸업 ▲1966년 제4회 행정고시 합격 ▲경기 의정부 시장, 대전시장, 충청남도 도지사 ▲대통령비서실 행정수석비서관 ▲민선 1·2·3기 충청남도 도지사 ▲자민련 부총재, 국민중심당·국민중심연합 대표최고위원, 자유선진당 대표 ▲제17·18대 국회의원
  • [내년도 시험, 어떻게 준비하나] (중)법원공무원, 국회사무처, 경찰, 소방직 등 특수직군

    [내년도 시험, 어떻게 준비하나] (중)법원공무원, 국회사무처, 경찰, 소방직 등 특수직군

    서울신문이 마련한 2015년 시험 대비법 시리즈 2회에서는 ‘경단기’, ‘법단기’, ‘합격의 법학원’ 강사들의 조언과 합격자 수험기를 바탕으로 순경 공채, 소방직 공무원시험, 국회사무처, 법원 및 검찰직 등에 어떻게 대비해야 하는지 짚어 봤다. 법원 및 검찰직, 소방직, 순경, 국회사무처 가운데 내년도 공채 일정이 확정된 곳은 순경 공채, 검찰직, 국회사무처와 소방직 공무원 시험이다. 국회사무처 입법고시(5급) 1차 시험은 3월 14일이고, 2차 시험은 6월 8일부터 12일까지다. 마지막 관문인 3차 시험은 8월 11일부터 이틀간 치러질 예정이다. 8급의 경우 5월 16일 필기시험이 예정돼 있고, 9급은 9월 19일이다. 지방자치단체에서 선발하는 소방직 공무원 시험은 국가직 9급 시험과 같은 날인 4월 18일 치러질 예정이다. 대전시는 지난 17일 소방직 공무원(소방사) 필기시험을 4월 18일 치른다고 발표했다. 매년 지자체별로 같은 날 필기시험을 치렀기 때문에 다른 지자체도 이날 시험을 치를 것으로 보인다. 소방직 공무원은 필기 합격 이후 체력시험, 신체검사, 적성검사, 면접을 통과해야 한다. 필기시험 이후 지자체별 일정과 정확한 선발 규모는 내년 1월 중으로 공고된다. 상·하반기 두 차례에 걸쳐 진행됐던 순경 공채는 내년부터 세 차례로 늘어난다. 선발 예정 인원도 1만여명으로, 올해 채용된 인원 6542명(1차 2982명, 2차 3560명)보다 30% 정도 증가했다. 1차 공고는 1월 6일에 낸 뒤 응시원서 접수를 받아 2월 14일 필기시험을 치를 예정이다. 체력·적성검사와 면접시험을 거쳐 4월 24일 최종 합격자를 발표한다. 2·3차 시험은 각각 5월 30일, 9월 19일 필기시험이 예정돼 있다. 1차 시험과 같은 과정을 거쳐 2차 선발은 8월 11일, 3차 선발은 12월 11일 최종 합격자가 발표된다. 검찰직은 국가직 공무원시험 가운데 하나의 직렬이기 때문에 9급은 4월 18일, 7급은 8월 29일 필기시험을 치른다. 5급 공무원에 해당하는 법원 행정고등고시(법원행시)와 9급 공개경쟁채용 시험 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법원행정처는 내년 1월쯤 선발규모와 함께 시험일정을 확정할 방침이다. 특수직군은 수험생이 희망하는 직군에 따라 공부법이나 대비법이 확연히 다르기 때문에 직군별 맞춤형 준비가 필요하다. 소방직 공무원과 순경 공채는 선발 규모가 크지만, 국회사무처(입법고시)와 법원행시 및 9급, 검찰직은 소수인원을 선발하는 데다 일반 공무원시험과 시험과목도 다르다. 우선 가장 많은 수험생이 몰릴 것으로 전망되는 순경 공채와 소방직 공무원 필기시험에 대해 전문가들은 “순경과 소방직 공무원은 내년도 선발 규모가 대폭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합격을 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분석했다. 순경 공채의 경우 올해 선발 인원은 6500여명보다 30% 이상 증가한 1만여명을 뽑을 예정이고, 소방직 공무원도 소방방재청 폐지와 국민안전처 신설로 소방관 증원이 예정된 만큼 선발 인원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소방단기 학원 조동훈 강사는 “소방직 공무원은 올해 1500여명에서 내년에는 3000명 이상을 선발할 것으로 보인다”며 “2015년은 소방직 공무원을 준비하는 수험생에게 놓쳐선 안 되는 중요한 시기”라고 강조했다. 조 강사는 “내년도 필기 시험이 4개월밖에 남지 않았다고 2016년 시험을 대비하겠다는 마음은 버려야 한다”며 “지금부터 기본 강의를 들으며 집중적으로 공부한다면 합격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수험생들은 월간 계획표와 주간 학습일지 등을 통해 학습량과 진도를 확인하면서 4월 18일로 예정된 필기시험에 대비해야 한다. 필기시험뿐 아니라 체력 및 적성검사에 대비해 휴식 시간 틈틈이 체력을 기르는 운동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올해 모두 세 차례 실시되는 순경 시험의 경우 ‘이번이 마지막 시험’이라는 생각으로 매번 시험에 임할 필요가 있다. 지난해 대구지방경찰청 수석합격자 박계훈(31)씨는 1년 6개월 동안의 수험생활을 마무리하고 지금은 경찰관으로 근무하고 있다. 박씨는 수험생활 초반 학원과 도서관, 집만을 오가며 하루 10시간 이상씩 공부하면서 기본기를 확실하게 다졌다. 국사와 형법 과목은 동영상 강의를 반복해 들었고, 형사소송법과 경찰학개론은 출제빈도가 높은 순서대로 암기했다. 박씨는 “절대 실수하지 않는다는 각오로 여유와 자신감을 가져야 한다”며 “매번 시험을 치를 때마다 이번이 마지막 시험이라는 마음가짐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수험생들이 부담을 가질 수 있는 체력검사에 대해서는 “필기시험 전후로 무리하게 운동을 하다 크게 다치는 수험생도 있다”며 “필기시험을 대비하는 기간에 지속적인 체력관리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올해부터는 체력 검정 때 도핑테스트(약물검사)를 받는다는 점도 명심해야 한다. 경단기 학원 김중근 원장은 “지난 시험의 난이도를 분석하면 공통과목인 영어와 국사는 평이하거나 다소 쉽게 출제됐고, 경찰실무에 필요한 형법, 형사소송법, 경찰학과목은 다소 어려웠다”며 “2015년은 올해 1차 시험보다 공통과목은 쉽게 법률과목은 어렵게 출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순경 공채 선발 인원 증가에 따라 일반행정직 공무원 수험생들이 대거 경찰시험에 응시해 합격선이 높아질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국회사무처는 입법고시(5급)의 경우 일반행정, 재경, 법제직렬을 선발하고, 9급은 속기직, 사서직, 경위직, 전산직 등의 직렬을 뽑는다. 올해는 입법고시 합격자가 22명, 9급 합격자가 23명이었다. 소수인원을 선발하는 데다 9급의 경우 직렬별 시험과목이 다르기 때문에 공통과목 위주로 우선 학습하는 것이 필요하다. 금동흠 공단기 강사 등은 “국회사무처 9급 영어는 국가직, 지방직 9급 출제 유형과 전체적인 방향성 면에서 큰 차이가 없지만, 국어 과목은 다른 공무원 시험에 비해 상대적으로 난이도가 높다”며 “헌법 과목은 7급 공무원시험보다는 쉽게 출제되지만 매년 국회법에서 많은 문제가 나오고, 한국사는 기존 7·9급 공무원시험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입법고시의 경우 1차 시험은 국가직 5급 공무원시험과 같은 공직적격성시험(PSAT)이고, 합격자에 한해 직렬별로 필수 4과목, 선택 1과목으로 구성된 2차 시험을 통과해야 한다. 국가직 공무원 직렬 가운데 하나인 검찰직(7·9급)과 법원 공무원은 올해 선발 규모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법무부가 지난달 판사 370명, 검사 350명을 5년간 증원하는 내용을 담은 판검사정원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했기 때문이다. 9급 시험 과목으로는 국어, 한국사, 영어 등 필수 과목과 형법, 형사소송법, 사회, 과학, 수학, 행정학개론 가운데 2과목을 선택해야 한다. 7급은 선택과목 없이 국어, 영어, 한국사, 헌법, 형법, 형사소송법, 행정법 등 7과목을 치러야 한다. 법원행정처가 주관하는 법원직 공무원(9급) 시험은 올해 3월에 실시된 만큼 내년에도 일정에 큰 변동이 없을 전망이다. 올해와 비슷한 일정이라면 시험이 3개월 앞으로 다가온 것이다. 백광훈 강사는 “법원직을 대비하는 수험생들은 지금부터 문제풀이를 중점적으로 해야 한다”며 “순발력과 실전적응력을 기르는 데 전력을 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백 강사는 “한 문항에 1분 이상 걸려서는 문제를 모두 풀 수 없기 때문에 지속적인 문제풀이를 통해 시간 관리법을 익히고, 과목별 난이도와 개인 역량에 따라 과목당 시간 배분을 달리하는 연습도 필요하다”며 “기출문제 및 모의고사 풀이를 반복하는 것이 지금 시점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정 총리 “민감한 정책은 발표前 부처간 긴밀 협의”

    정 총리 “민감한 정책은 발표前 부처간 긴밀 협의”

    정홍원 국무총리는 24일 “각 부처는 앞으로 국민 생활에 밀접한 영향을 미치거나, 이해관계가 민감한 사안에 대해서는 정책의 파급 효과와 예상되는 문제점을 충분히 검토하고 부처 간 긴밀한 협의를 거쳐 발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 총리는 이날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국가정책조정회의를 주재하면서 “중요하고 민감한 정책이 설익은 채 발표되거나, 부처 간 충분한 협의 없이 대외적으로 노출되는 사례도 있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는 정부가 지난 22일 내년도 경제 정책방향 발표에서 군인·사학 연금 개혁 방침을 밝혔다가 여당인 새누리당과 이해 당사자들의 거센 반발로 하루 만에 이를 번복한 사례를 지적한 것으로 보인다.<서울신문 12월 24일자 1·3면> 정 총리는 “아무리 정책의 취지가 좋더라도 부처 내 정책 판단이나 부처 간 조율 절차가 소홀히 되는 경우 정책 혼선과 정부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지게 된다”며 “중요 정책의 입법과 추진을 위해서는 국회의 이해와 협조가 필수적인 만큼, 당정 협의 등 사전 조율도 충실하게 해줄 것을 각별히 당부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회의는 올해 마지막 국가정책조정회의로, 정 총리는 “국가 정책을 논의하는 명실상부한 구심체로서의 역할을 다해 왔다고 생각한다”면서 “그동안 각 부처 장·차관들이 국가적 주요 현안과 정책을 협의·조정하고, 범정부적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적극 노력해 준 데 대해 감사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 총리는 “새해에도 국가정책조정회의를 통해 국정의 실질적 성과를 창출하고 이를 국민이 체감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지혜와 역량을 모아달라”고 당부했다. 국가정책조정회의는 한 달에 3~4차례 총리 주재로 열리며 올해에는 경제활성화를 위한 창조경제 타운 추진, 지역산업 육성, 자유무역협정(FTA)을 비롯한 통상협력 강화 등 주요 정책과제를 논의한 바 있다.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 사회복지·재난안전 담당 공무원 전보 제한 기간 늘려 전문성 강화

    사회복지 및 재난안전을 담당하는 지방공무원들의 전문성이 강화된다. 행정자치부는 23일 사회복지 및 재난안전 등 전문직위에 대한 전보 제한 기간을 늘려 업무 전문성을 높이는 내용을 담은 지방공무원 임용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고 밝혔다. 개정안에 따르면 지방자치단체장이 정하는 전문직위에 임용될 경우 전보가 제한되는 기간이 현행 3년에서 4년으로 늘어난다. 사회복지 업무 담당 공무원도 현행 1년 6개월에서 2년으로, 재난안전 업무 담당 공무원은 현행 1년에서 3년으로 자리를 옮기지 못하는 기간이 길어진다. 행자부 장관이 정하는 특정한 업무를 담당한 경력이 있는 공무원에겐 가산점을 부여할 수 있는 근거도 마련된다. 사회복지 및 재난안전은 물론 기피 부서의 업무를 맡지 않으려는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서다. 행자부 관계자는 “이번 개정안은 지방공무원의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인사교류 활성화 및 교류를 통한 하위 직급 역량 강화를 위해 기존 4급에서 6급까지 진행되던 인사교류는 7급까지 확대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개정안은 입법예고 기간인 내년 2월까지 유관 기관 및 각계의 의견을 수렴한 뒤 시행된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사설] 무급 인턴은 또 다른 형태의 임금 착취다

    최근 민간정책연구기관인 동아시아연구원 무급 인턴 모집이 도마에 올랐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대학(원)생을 호구로 여긴다는 식의 글이 줄을 이었다. 연구원의 모집 공고에 따르면 선발된 인턴은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6시까지 사뭇 장시간 근무하도록 돼 있다. 대외협력팀에서는 국내외 콘퍼런스 등 행사 진행 및 기획 업무를, 여론분석연구팀에서는 국민·국제여론조사 등의 일을 한다. 하지만 별도의 보수는 없다. 문제는 이런 정규 근로와 유사한 ‘상시적’ 업무를 무급 인턴에게 맡겨도 되느냐 하는 것이다. 노동계 일각에서는 ‘실질 업무’에 가깝다며 마땅히 보수를 지급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들의 주장대로라면 무급 인턴은 노동 착취요, 임금 착취다. 그러나 동아시아연구원 인턴 운용의 경우 교육·역량강화 프로그램에 무게를 둔 측면이 없지 않은 만큼 일방적으로 매도할 수만은 없다. 취업 스펙을 위해서라면 섶을 지고 불속으로라도 뛰어들어 가려 하는 게 요즘 청춘 풍속도다. 연구원 측으로서는 이 같은 청년 취업난 시대에 손쉽게 편승해 온 것은 아닌지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무급 인턴 논란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2011년에는 ‘시민들에 의한 싱크탱크’를 자임하는 희망제작소에서 인턴들에게 점심값 5000원만 주고 직원과 같은 일을 시켰다고 해 사회적 이슈가 되기도 했다. 당시 상임이사였던 박원순 서울시장의 해명 논리는 지금도 종종 입길에 오른다. “우리는 월급은 주지 못하지만 꿈을 주고 비전을 주고 사랑을 준다”는 것인데 받아들이기에 따라서는 돈을 주고도 배우는데 보수가 뭐 그리 대수냐 하는 말로도 들린다. 취업에 도움이 될까 해서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무보수 인턴을 하고 한편으로는 또 생계를 위해 아르바이트 전선에 나서야 하는 청춘이 부지기수다. 그나마 약발 있는 ‘꿀 인턴’은 힘있는 계층 자녀의 전유물이 되다시피 하고 있으니 이쯤 되면 인턴제 자체를 완전히 뜯어고쳐야 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무급 인턴은 입법 사각지대의 피해자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행법의 허점을 교묘히 이용해 보수를 지급해야 마땅할 인턴까지 무보수로 끌어다 쓰는 잘못된 관행은 반드시 뿌리 뽑아야 한다. 무급 또는 쥐꼬리만 한 돈을 주면서 취업 준비생을 착취하는 갑질 행태를 풍자하는 ‘열정 페이’라는 말은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젊은 세대에 부당한 희생을 강요하는 무급 인턴이라면 기득권 세력의 탐욕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비정상의 정상화가 시급하다.
  • 탐정을 영화에서만 보는 나라/ 김종식(한국민간조사학술연구소장)

    탐정을 영화에서만 보는 나라/ 김종식(한국민간조사학술연구소장)

    탐정을 영화에서만 보는 나라/ 김종식(한국민간조사학술연구소장) 우리는 언제까지 탐정을 영화에서만 봐야 하는가? 사립탐정으로 상징되는 민간조사제도는 고대 영국에서 처음 태동한 이래 시대와 나라를 넘나들며 여러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그 존재의 유용성이 검증되고 평가 되어 왔다. 선진국 클럽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 회원국 중 우리나라를 제외한 33개국은 ‘탐정’을 일찍이 직업으로 정착시켜 국가기관의 치안능력 보완과 실체적 진실 발견을 위한 재판기능 보강 등에 널리 활용하고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오늘날 선진국의 탐정업 실태를 보면 일정한 요건(경력)이나 자격시험에 합격한 개인을 영업 주체로 인정하는 미국에서는 5만 5000명의 민간조사원이 활동하고 있으며, 영국과 호주·프랑스·독일에서도 나라마다 1만 5000명에 이르는 민간조사원이 자격을 부여받아 탐정 업무에 종사하고 있다. 물론 이와 같은 통계는 잠정수치로, 보조원·사무원 등을 제외한 인원이다. 여기에 이들을 더하면 적어도 5~10배의 인원이 탐정업을 기반으로 먹고산다는 얘기다. 신고만으로도 탐정업이 허용되는 일본의 경우에는 4000개 업체에 3만명의 민간조사원이 창업·취업하고 있는 등 세계적으로 탐정업은 개인·합동·법인·다국적화 등 다양한 형태로 성장을 지속하면서 고용 정책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이들 나라에서는 탐정의 직업화에 만족하지 않고 탐정을 소재로 한 영화·드라마·소설·애니메이션·오락 게임물 개발 등 탐정문화를 통한 부가가치 창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사설탐정의 역할도 날로 진화하여 탐정업이 단순 직업에서 산업 차원으로 이어지는 동안 초기에는 개인의 모호한 행적 탐문이나 평판 조사, 잃은 물건 찾기 등 사적 영역을 주 활동 대상으로 삼아 왔으나 오늘날 대다수 외국의 탐정들은 국민 모두에게 피해를 안겨주는 보험금 부당청구 사례 탐지, 도피자 및 국외 은닉재산 추적, 공익 침해행위 고발, 미아·가출인·실종자 소재 파악 등 공권력의 개입 여지가 비교적 낮은 분야를 보완해 주는 대중적 측면의 일에 적극 참여하여 뛰어난 역량을 보이면서 각계각층의 시민들로 부터 신뢰와 자발적인 협력을 얻는 등 당당한 직업인으로서의 위치를 더욱 돈독히 하고 있는 추세다. 특히 미국·영국 등 일부 나라에서는 사회적 쟁점이나 혼란이 있을때 국가기관 스스로가 탐정에게 민심이나 특정정보의 수집을 의뢰 하기도 한다. 이렇듯 세계는 지금 탐정을 매체로 하여 다양한 실익를 거두고 있으나 우리나라는 15년 전부터 공론화 되어온 민간조사업 양성화 관련 법안(일명 탐정법 2건)이 현재 국회에 계류되어 있으나 17대 국회 때부터 단골 메뉴로 오르내린 막연한 사생활 침해 우려 등으로 입법 추진에 진지함과 속도감을 잃은 채 2년째 뒷전에 밀려나 있다. 다행히 이쯤에서 고용노동부가 박근혜 대통령의 새 일자리·신산업 발굴 지시에 따라 선진국에서는 잘돼고 있는데 우리나라에는 없는 사립탐정(민간조사업) 등을 신직업으로 공인·육성하겠다는 진일보한 계획을 지난 3월 18일 국무회의에 보고한데 이어 이를 국회와 국무조정실·법무부·경찰청 등 관계부처가 입법에 필요한 협의를 진행 중에 있음에 많은 국민들은 여러 측면에서 반기며 주목하고 있다. 여기서 한 예를 들어보면 우리와 법제 환경이 유사한 일본의 경우 작금의 우리처럼 민간조사원(탐정)에 의한 사회적 폐해를 우려하여 민간조사업 양성화를 오랫동안 미루어오다 관리 주체와 실정법 부재에 따른 부작용이 오히려 더 심각해지자 2007년에 탐정법을 전격 시행하여 민간조사업을 직업으로 공인함과 동시에 교육·지도·감독·벌칙·과세 등에 근거와 체계를 세움으로서 민간조사원의 그릇된 조사 행태를 적정화하고, 이를 신직업으로 안착시키는 데 성공했다. 이러한 선례는 1960년대부터 우리나라에 음성적으로 뿌리내려온 민간조사업(흥신업)의 원조가 일본이라는 점에서 우리도 어떻게 대처 해야 할 것인지에 대해 시사하는 바가 크다. 사실 민간조사업법(일명 탐정법) 제정이 필요한 가장 큰 이유는 진정 국민에게 안심과 편익을 줄 수 있는 합리적인 민간조사 시스템을 구축하자는 데 있다. 그러나 아직도 어떤 사람들은 ‘탐정은 태생적으로 불법과 부당을 수단으로 하는 그룹’이라며 탐정 그 자체를 거부하거나 역할을 아예 부정하려 한다. 특히 민간조사업법이 제정되면 탐정이 지나가는 사람을 불러 검문검색도 하고, 마치 경찰이 수사하듯 이사람 저사람을 추궁하거나 관공서 또는 금융사·통신사 등을 찾아 다니며 개인정보를 뒤지는 식의 준사법권을 행세할 것이라는 오해와 우려도 적지않음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세계 어느 나라도 탐정에게 이런 사법권을 부여하고 있지 않다. 실로 꿈도 꿀 수 없는 일이다. 민간조사원은 타인의 권익을 저해하지 않는 범위내에서 탐문하거나 공개된 정보를 취합·분석하여 정보의 오류와 함정을 발견하는 방법으로 사실관계를 파악해 내야 하는 무원의 고립성을 지닌 외로운 직업이다. 즉 비권력적 사실행위에 국한된 임의적 존재이다. 이는 세계 모든 탐정이 지니는 공통적 특성이기도 하다. 따라서 우둔스럽거나 게으런 사람 또는 불법을 동원해서라도 성과를 내려는 과욕주의자는 탐정 부적격자이다. 합당성을 포기한 탐정은 이미 탐정이 아니다. 소설속 셜록홈즈의 종횡무진이나 일부 심부름센터의 일탈을 탐정의 전형으로 여기면 답이 안 나온다. 선진국에서 하니 우리도 하자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왜 못하는가를 성찰해야 한다. 이제 우리도 탐정에 대한 편견과 오해에서 벗어나 글로벌한 시각으로 사회적·경제적 실리를 추구해야 할 때라고 본다. ‘탐정을 위해 탐정법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탐정을 활용하기 위해 탐정법이 필요한 시대’임을 특히 강조하고 싶다. 민간조사업 공인, 이제 결단해야 한다. 복잡·다양한 생활 양태와 당사자주의 강화 등 소송 법제의 변화로 점증하고 있는 민간의 사실관계 입증 수요가 무통제·무책임·무납세 지하업자들에게 분별없이 맡겨지는 위험과 혼란을 더 이상 강 건너 불 보듯하는 것은 국가의 도리가 아니다. 아무쪼록 머지않아 우리에게 신직업·신산업·신문화로 접목될 역사적 민간조사제도 법제화가 특수 직역(職域)의 유·불리나 소관청을 둘러싼 부처간 편협한 이기주의로 또 다시 지체되는 일이 없기를 많은 국민들과 함께 소망해 본다. ====================================================== ※‘자정고 발언대’는 필자들이 보내 온 내용을 그대로 전재하는 것을 원칙으로 합니다. 따라서 글의 내용은 서울신문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글의 내용에 대한 권한 및 책임은 서울신문이 아닌, 필자 개인에게 있습니다. 필자의 직업, 학력 등은 서울신문에서 별도의 검증을 거치지 않고 보내온 그대로 싣습니다.
  • [노주석의 서울택리지 테마기행] 서울특별시장(하)

    [노주석의 서울택리지 테마기행] 서울특별시장(하)

    ●유권자수 두 번째 많아 ‘선출직 빅2’로 꼽혀 민선 서울특별시장 시대가 열린 지 내년이면 20돌을 맞는다. 그동안 1기 조순(민주당·1995~1998), 2기 고건(새정치국민회의·1998~2002), 3기 이명박(한나라당·2002~2006), 4기 오세훈(한나라당·2006~2010), 5기 오세훈(한나라당·2010~2011), 5기 보궐 박원순(무소속· 2011~2014), 6기 박원순(새정치국민연합·2014~2018) 등 모두 6기에 걸쳐 5명의 서울시장이 선출됐다. 출신을 따져 보면 학자(조순), 관료(고건), 최고경영자(이명박), 법조인(오세훈·박원순)이다. 당선 당시는 관료(조순·고건), 국회의원(이명박·오세훈), 시민 운동가(박원순)의 신분을 가지고 있었다. 대통령(이명박)을 배출했고, 2명의 시장(오세훈·박원순)은 재선에 성공했다. 전직 총리 4명(정원식·고건·한명숙·김황식)이 출사표를 던졌지만 1승(고건) 2패(정원식·한명숙)의 초과한 성적표를 제출했다. 김황식 총리는 본선에도 나가지 못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도 1995년 정원식 후보에게 경선에서 패했고, 1998년에는 선거법 위반 유죄가 확정돼 경선을 포기하는 등 2번의 예선탈락 끝에 시장직을 거머쥔 서울시장 ‘3수생’ 출신이다. ‘대권가도’ ‘제2의 권부’ ‘소통령’으로 인식되는 서울시장의 성공 여부는 대통령, 국회, 서울시의회 등 3박자로부터 가장 큰 영향을 받는다. 특히 대통령 선거에 이어 유권자 수가 가장 많아 ‘선출직 빅2’로 꼽히는 민선 서울시장은 대통령에 대한 중간평가 성격을 띤다. 지방선거의 시기적 특성상 대통령과 소속이 다른 야당 후보가 당선된 사례가 7차례 중 5차례였다. 조순 시장은 신한국당 김영삼 대통령(1993~1998) 임기 중 당선됐고, 고건 시장은 새천년민주당 김대중 대통령(1998~2003), 신한국당이 당명을 바꿔 한나라당 후보로 공천된 이명박 시장도 김대중 정권 아래 당선됐다. 고 시장은 김 대통령 임기와 겹쳤고, 이 시장은 노무현 대통령(2003~2008) 집권 때는 야당 서울시장이었다. 4기 오세훈 시장도 노 대통령 때 당선됐다. 박원순 시장은 이명박 대통령(2008~2013) 재임 때 5기 보궐선거에서 승리했고, 지금은 파트너를 바꿔 박근혜 대통령(2013~2018)과 6기를 동행 중이다. 고건·오세훈 시장은 여당 시장으로 밀월관계를 보냈지만, 조순·이명박·박원순 시장은 재임 기간 대부분을 불편한 야당 시장으로 보냈거나 보낼 예정이다. 그러나 영향력 측면에서 보면 집권 여당 대통령이 공천해 당선된 여당 시장보다 야당 시장이 센 경향이 있다. 대통령의 의중을 살피기보다는 시민의 표심에 따르기 때문으로 보인다. 고건 시장은 김대중 대통령의 그늘에 가려 ‘행정의 달인’ 역할에 만족했다. 오세훈 시장은 노무현 대통령이 집권한 4기 야당 시장일 때 디자인 서울 등 서울의 얼굴을 바꾸는 야심 찬 프로젝트를 추진해 재선에 성공했으나 여당 시장이던 5기 때는 같은 당 소속이자 전임 시장인 이명박 대통령의 뉴타운정책이나 교통정책 등 뒤치다꺼리를 맡는 듯한 인상을 주었다. 서울시장의 힘은 유권자인 서울시민과 감시자인 서울시의회에서 나온다. 불특정 다수인 시민과 달리 서울시 의회는 서울시장이 유일하게 눈치를 보는 대상이다. 서울시의회는 조례·예산 의결이나 행정사무 감사 등을 통해 서울시장과 집행부의 권한 남용과 독주 등을 감시하고 견제하기 때문이다. 서울시 의회의 지배력은 바람에 휘날리는 깃발처럼 그때그때 달랐다. 조순 시장은 야당 시장이었지만 소속 민주당이 서울시의회 의석 147석 중 130석을 차지하던 시절이라서 끗발이 있었다. ‘서울 포청천’의 인기를 만끽했다. 당산철교 폐쇄와 여의도 공원화 사업이 가능했던 배경이다. 구청장도 강남과 서초 2곳을 제외한 23곳이 민주당 소속이었다. 고건 시장은 여당 시장이면서 시의회(104명 중 80명)와 구청장(25명 중 19명)까지 여당인 최고의 호시절을 누렸다. 이명박 시장은 임기 전반은 김대중, 후반은 노무현 대통령과 맞물렸다. 한나라당은 1997년과 2002년 대선에서는 연속으로 졌지만 2000년 16대 총선에서 승리했고, 시의회(96명 중 81명)와 구청장(25명 중 23명)을 지배해 남부러울 게 없는 여건이었다. 청계천 복원, 뉴타운사업, 대중교통체계 개편 등 주력 사업에 올인할 수 있었다. 오세훈 시장의 4기는 화려했다. 강금실 후보를 61% 대 27% 압도적 표차로 따돌리면서 시의회(106명 중 100명)와 구청장(25명 중 25명)을 석권했다. 디자인 서울, 한강르네상스 사업 추진에 힘이 쏠릴 수밖에 없었다. 불행의 씨앗은 2010년 6·2지방선거에서 싹텄다. 자신은 한명숙 후보를 실낱같은 차(47.4%대 46.8%)로 이겼지만 시의회(민주 79명, 한나라 27명)와 구청장(민주 21명, 한나라 4명)을 내주었다. 무상급식 불협화음을 놓고 주민투표라는 극단적인 선택이 나온 것은 의회와의 불편한 관계에서 불거졌다. 시의회를 지배하던 4기 시절의 달콤한 추억을 잊지 못한 탓이다. 그 결과는 2011년 보궐선거에서 안철수의 ‘새 정치’ 바람을 탄 무소속 박원순 후보의 승리와 지난 6·4선거에서의 재선으로 이어졌다. 안방을 야당에 내준 이명박·박근혜 대통령의 장탄식이 광화문까지 흘러나왔다고 한다. 박원순 시장의 5기 잔여 임기와 새정치민주연합에 입당한 6기 시정은 비록 야당 시장이지만 잔여 임기 2년 8개월에 이어 서울시의회(106명 중 77명)와 구청장(25명 중 20명)을 장악한 힘있는 시장이다. 게다가 소속 정당까지 지리멸렬이니 소속 국회의원들이 전부 박 시장을 쳐다본다. 야당의 대통령 격이나 진배없다. ●민선 서울시장의 권한과 리더십 2013년 현재 서울의 인구는 1014만명으로, 면적은 국토의 0.61%에 불과하지만, 인구는 20%에 가깝다. 교육예산을 합친 올해 예산은 33조 원으로 우리나라 예산(376조원)의 10분의1쯤이다. 금융 등 경제력의 60~70%가 집중돼 있을 뿐 아니라 청와대와 입법·사법부가 자리 잡고 있어서 단순한 하나의 도시로 보기 어렵다. 서울의 영향력은 절대적이다. 수도권 인구(인천시 288만명, 경기도 1223만명)를 합치면 2527만명으로 우리나라 전체 인구 4991만명의 절반을 넘는다. 초거대 도시인 메가시티이면서 인접 수도권 대도시와 연결된 거대한 도시띠 메갈로폴리스이기도 하다. 서울이 한국이고, 한국이 서울인 셈이다. 한국의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모든 종합적인 요소와 기능이 작동하고 있어서 ‘서울공화국’은 단순한 상징 용어가 아니다. 서울시장이 시정과 관련된 사무를 통괄하는 의사결정권자이자 집행 책임자라는 점은 다른 17개 광역지방자치단체장과 같지만 1964년 시행 된 ‘서울시 행정에 관한 특별조치법’에 따라 더욱 높은 위상과 권한을 가지고 있다. 유일한 장관급 단체장이며, 조선시대 한성판윤의 전통에 따라 대통령과 당적이 달라도 국무회의에 참석할 수 있다. 서울시와 관련된 정책 수립은 물론 국가의 업무 배분이나 기획, 조정, 통제 등에도 참여할 수 있어서 국가정책 수립 과정에 깊숙이 관여하고 있다는 의미다. 서울시장은 서울시 본청과 25개 자치구, 서울시의회와 서울시 산하 국가직 5명을 제외한 시 소속 지방공무원 1만 6000여명의 임면·징계권도 행사할 수 있다. 정무부시장 등 정무직의 임면권도 마찬가지다. 서울메트로, 도시철도공사, 농수산물공사, SH공사, 서울시설공단 등 5개 투자기관의 사장과 서울의료원, 서울연구원 등 12개 출연기관장 역시 추천하거나 임명한다. 4만 8000명이 영향권 안에 있다. 정부, 여야 정당과 언론, NGO, 수도권 지방정부와의 관계 등 정치적 위상도 막중하다. 서울이 가진 수도의 상징성과 위상 때문에 서울시장의 리더십은 관심의 초점이다. 서울시장은 1000만 시민이 주주인 법인체의 CEO와 같은 위상을 가진다. 어떤 정책이든 입안하고 시행하기까지는 시의회, 시민단체, 수많은 이해집단과 갈등 해소를 위한 타협이 불가피하다. 고도의 비전 제시 기능과 출중한 리더십이 요구되는 까닭이다. 업무상 행정가로서의 역량이 더 많이 요구되지만, 선출직이라는 태생상 정치가일 수밖에 없다. 서울시장이 행정 경험과 지역 기반을 무기로 대권에 도전하는 일은 앞으로 더 늘어날 것으로 본다. 국회의원이 수상이 되는 내각제가 아닌 이상 서울시장이 대통령감으로 떠오를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조순은 포청천 리더십·이명박은 코뿔소 리더십 역대 민선 시장의 리더십은 어떨까. 조순 시장이 보여 준 ‘포청천 리더십’은 다분히 유학자형이었다. 고건 시장의 ‘행정 리더십’ 또한 돌다리를 두드리고 또 두드리는 관료 스타일이었다. 이명박 시장의 ‘코뿔소 리더십’은 치밀한 코뿔소의 저돌성이 빛을 발해 대통령직까지 움켜쥐었지만 토건주의의 상처를 남겼다. 오세훈 시장의 ‘독불장군 리더십’은 세련된 외모와 언변 뒤에 감춰 둔 고집이 좋지 않은 방향으로 나타난 결과였다. 박원순 시장은 시대의 화두로 떠오른 ‘시민소통 리더십’을 안고 완주할 모양이다. 그러나 NGO 시절 얻은 ‘협찬 인생론’의 습관이 혹여 주머니 밖으로 새나올까 우려된다. 리더십에 왕도는 없다. 대권 가도의 가시밭길이 있을 뿐이다. 현재 전적은 1승(이명박)3패(조순·고건·오세훈)로 열세다. 선임기자 joo@seoul.co.kr
  • [한국은행과 함께하는 톡 톡 경제 콘서트] 중앙은행의 정책시스템 설계와 운영

    [한국은행과 함께하는 톡 톡 경제 콘서트] 중앙은행의 정책시스템 설계와 운영

    올해 노벨의학상은 두뇌에 내재된 내비게이션 시스템을 연구해 두뇌가 어떻게 복잡한 환경에서 길을 찾아낼 수 있는가에 관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기여한 학자들이 받았다. 중앙은행은 망망대해를 나아가는 항해자에 종종 비유된다. 복잡한 환경에 처한 항해자일수록 길을 찾아갈 때 잘 설계된 내비게이션이 중요하다. 중앙은행의 정책 시스템이 바로 그런 역할을 한다. 정책 시스템은 정책 목표, 정책 운영 체계, 지배 구조 등 세 가지 관점에서 볼 수 있다. 중앙은행의 정책을 논할 때 법적 위상이 늘 논의의 전제가 된다. 중앙은행의 법적 위상은 넓은 의미의 독립적 행정기관이라는 것이 현대 행정법상 설득력 있는 견해 가운데 하나다. 입법부가 독립적 행정기관을 만든 이유 중 하나는 이 기관의 결정에 대한 직접적 통제를 줄여 그 기능이 순수한 공공 이익에 부합되도록 하는 데 있다. 각 나라가 통화정책을 대통령의 직접 통제하에 놓여 있지 않은 중앙은행이 수행하도록 하는 건 통화정책은 일반 행정기능과 달리 중립성과 자주성이 크게 요구되는 영역이기 때문이다. 독립적 행정기관으로서의 위상이 중앙은행법에서 나타나는 형식은 나라마다 다르다. 우리나라의 경우 중앙은행을 일반 행정부 조직과 분리된 독립적 특수공법인으로 설립해 중앙은행이 중립적이고 자주적으로 통화정책을 수행하도록 하고 있다. 아울러 통화정책의 중립적 수립 및 자율적 집행과 중앙은행의 자주성 존중을 명문화하고 있다. 중앙은행법에 명확한 책무를 규정하는 것은 중앙은행의 책임성을 높이는 데 기여할 수 있는 반면, 책무 간 계층구조 없이 하나 이상의 책무를 정책 목표에 포함시키는 경우는 중앙은행에 광범위한 제도적 재량권을 부여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의 정책 목표는 최대 고용과 물가 안정 달성이라는 이원적 책무다. 이 같은 복수의 목표들은 상충될 수 있으므로 목표 간 균형을 달성하기 위해 정책수행기관의 재량적 판단이 필요하게 된다. 유럽중앙은행(ECB)은 물가 안정을 먼저 달성하고 그 목표가 달성된 이후 경제 발전, 고용 증진 등 다른 목표들을 추구할 수 있는 계층적 책무를 부여받는다. 이원적 책무와 계층적 책무 간의 이런 대비는 중앙은행 정책 목표의 본질에 대한 법경제적 성찰이 요구됨을 뜻한다. 정책 목표에 관한 중앙은행의 법적 책무는 통화정책이 자리하는 가치 체계를 결정하며 특히 정책 결정자들이 사회의 상충되는 요구에 직면할 때 의지할 수 있는 궁극적 준거가 된다. 정치·사회적 수요 내지 요구라는 관점에서 보면 미국 모델이 보다 신축성을 발휘할 수 있고 따라서 해당 중앙은행이 높은 정책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는 전제하에서 상대적 강점을 지닐 수 있다. 유럽 모델 형식을 취하고 있는 국가도 정책을 둘러싼 환경 변화와 불확실성에 대응하는 역량을 높이는 과정에서는 미국 모델의 장단점을 참고해 볼 필요가 있다. 이 과정에서는 입법부의 견해 내지 사회적 합의가 중시돼야 한다. 현 한국은행법은 유럽 모델의 계층적 정책 목표 설정 방식에 가까운 형태다. 정부의 경제정책과 통화정책 간 조화를 모색할 때 중앙은행의 정책 목표에 관한 이런 인식을 토대로 중앙은행에 요구되는 합리적이고 균형 있는 판단 역량을 발휘해 나가는 것이 긴요하다. 다양한 사회적 요구와 가치, 중층적이고 상충적인 정책 목표 등을 추구하는 과정에선 보다 장기적 시야를 갖는 중앙은행과 같은 전문기관의 자율성과 독립적 판단이 중요함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중앙은행의 정책 목표와 그 하위 요소인 정책 운영 체계는 밀접하게 관련돼 있다. 정책 목표는 중앙은행이 정책 운영 체계를 설계하는 기본 환경을 제공한다. 예컨대 정책 목표가 중앙은행을 물가 안정에 기속시킬 경우 정책 운영 체계로서의 물가안정목표제는 정책 목표와 잘 부합한다. 한국은행은 통화정책을 물가 안정에 기속시키는 정책 운영 체계를 갖고 있다. 이런 운영 체계는 경제주체들에게 미래의 물가 안정을 보증하는 환경적 토대를 제공한다. 또 정책의 유효성 확보에 긴요한 경제주체들의 기대 관리를 뒷받침하는 준칙으로 물가안정목표제가 기능할 수 있다. 세계 금융위기를 계기로 물가 안정이 경제 안정의 충분조건이 아님을 인식하게 됐으나 여전히 필요조건의 하나이며 물가안정목표는 임금 협상 등 다양한 경제활동의 준거 역할을 하고 있다. 물가 안정이란 인플레이션뿐 아니라 디플레이션도 없는 상황을 의미하므로 물가안정목표제가 성장을 도외시하는 것이 아니다. 물가 안정과 경제성장의 조화는 물가안정목표제하에서도 정책의 시계를 장기화하고 물가의 상승(상방) 위험과 하강(하방) 위험에 대해 균형적으로 대처하는 정책 수행 등으로 모색 가능하다. 중앙은행 지배 구조는 중앙은행 정책 결정기구의 구성 및 정책 결정 시스템을 포괄하며 민주주의 원리 및 중앙은행의 책임성, 투명성, 독립성 등의 논의와 밀접히 관련된다. 중앙은행의 정책 목표가 중앙은행의 판단과 재량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설계·운영될수록 국민과 입법부로부터 권한을 위임받은 중앙은행 정책 결정자들에게는 더 높은 책임성이 요구된다. 중앙은행의 책임성 강화는 정책 결정 시스템의 투명성 제고 요구로 연결되지만 중앙은행의 책임성 및 투명성이 높아질수록 정책 결정 과정의 독립성에는 제약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정책이 외부 시야나 이해관계에 노출돼 있을수록 다양한 대안을 자율적이고 폭넓게 암중모색해 볼 여지가 제약받는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정책 목표 설계와 관련한 책임성·투명성과 독립성 간의 상호 관계를 중앙은행 지배 구조의 맥락에서 인식하고 적절한 균형을 도모하는 접근 방법이 필요하다. 지배 구조의 집권화 및 분권화라는 관점에서 보면 미국 모델은 중앙정치권력에의 권한 집중을 추구하는 집권화에 가깝다. 반면 유럽 모델은 나라별 평등한 배분에 기초한 분권화를 추구한다고 평가된다. 미 연방헌법은 중앙정치권력의 핵심인 대통령 및 연방 상원이 중앙은행 등의 의사결정기구 구성원 임명에 관여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반면 유럽공동체설립조약은 회원국별로 각 1인을 평등하게 배분하는 방식으로 중앙은행 등의 의사결정기구 구성원을 결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구성은 집권화의 성격이 강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추천제도가 포함된 점을 고려하더라도 중앙정치권력에 의해 결정되는 지배 구조의 유형이다. 정책 결정 권한을 행사하는 지배 구조의 집권화 또는 분권화는 동전의 양면과 같은 특성을 지니고 있다. 예컨대 집권화는 정책 결정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반면, 오류를 초래할 우려도 있다. 분권화는 정책 결정의 효율성을 낮출 수 있지만 오류 위험성은 상대적으로 덜할 가능성이 있다. 1993년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제도경제학자 더글러스 노스는 한 나라의 경제 시스템을 지지하는 제도의 틀에 의해 제도의 질적 수준이 결정되고 제도의 질적 수준이 높아지면 그 나라의 경제적 성과가 높아질 수 있다고 했다. 경제 시스템의 한 축을 구성하는 중앙은행 정책 시스템이 경제적 성과를 높이는 방향으로 설계되고 운영되는 것이 중요하다. 세계 금융위기 이후 중앙은행들이 걸어온 길은 그 이전의 역사적 경로와는 상당히 달랐으며 이는 각국 중앙은행의 정책 시스템을 재조명하는 계기를 제공하고 있다. 중앙은행 정책 시스템을 디자인하는 데 있어 중앙은행가들은 아직 최적 모델을 갖지 못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앞으로 최적 모델을 발견할 것이라는 기대는 기대에 머물 수 있겠으나 경제적 성과 제고라는 관점에서 시스템이 디자인되고 운영될 수 있는 방향을 모색하는 데 사회적 지혜를 모아 나가야 하겠다. 내용 문의 lark3@seoul.co.kr ■서울신문이 한국은행과 함께해 온 ‘톡톡 경제콘서트’가 50회를 마지막으로 1년의 여정을 끝냅니다. 그동안 많은 관심을 보내 주신 독자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 [사설] 개헌, 논의 단계부터 혼란 부르면 지지받겠나

    개헌 논의의 불가피성을 소리 높여 외친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하루 만에 발언을 거둬들였다고 한다. 김 대표는 어제 당 국정감사대책회의에 예정에도 없이 참석해 전날 상하이 개헌 발언이 “불찰이었다. 대통령에게 예의가 아닌 것 같아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는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개헌 논의 등 다른 곳으로 국가역량을 분산시킬 경우 또 다른 경제의 블랙홀을 유발시킬 수 있다”고 정치권의 개헌 논의에 일찌감치 제동을 걸어놓은 상황이다. 그런데 당 대표가 공개적으로 “정기국회가 끝나고 개헌 논의 봇물이 터지면 막을 길이 없다”고 말할 정도면 국정운영이 순조로울 것으로 기대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김 대표의 이런 움직임이 그의 표현대로 ‘불찰’인지 아니면 의도가 개입됐는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김 대표의 섣부른 발언으로 개헌 논의에 불이 붙으면서 정치권은 지금 그야말로 난리도 아닌 형국이 됐다. 대통령이 지적한 ‘국가역량의 분산’이 무엇을 말하는지 김 대표가 확인시켜 준 꼴이나 다름없다. 1987년 만들어진 현행 헌법이 시대의 변화를 수용하지 못하고 있는 만큼 바꿀 필요가 있다는 개헌론자의 주장에는 일정 부분 타당성이 있다. 여야를 막론하고 ‘개헌추진 국회의원 모임’에 154명이나 참여하고 있는 것도 이런 현실을 반영한 것이다. 하지만 국회의원쯤 됐으면 ‘누울 자리를 보고 발을 뻗으라’는 속담을 모르지는 않을 것이다. 우리 국민의 형편을 돌아보고, 생각을 들어보라는 뜻이다.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여야는 줄곧 민생 경제는 산으로 보내면서 정치적 주도권을 잡고자 샅바싸움으로 일관했다. 이제는 대다수 국민이 끝없는 정쟁을 지켜보며 진절머리를 내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개헌론이 가세한다면 주저앉기 직전인 우리 경제가 어디로 갈 것인지는 짐작조차 하기 어렵다. 정치권이 개헌론에 불을 지피자 “지금 개헌 얘기를 입에 담을 때인지 남대문시장에 나가 먼저 물어보라”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개헌 논의를 박 대통령이 주도해 막으려는 것은 논리적 모순이라는 지적도 있다. 2012년 대선을 앞두고 박 대통령 스스로 개헌을 추진할 의사를 밝힌 적이 있기 때문이다. 박 대통령은 ‘4년 중임제’까지 언급했으니 당시 개헌 추진에 대한 연구는 상당히 깊숙하게 이루어진 것으로 짐작할 수 있다. 박 대통령의 ‘개헌 블랙홀론’에는 주요 국정 과제를 본격적으로 추진해야 할 시기에 개헌 논의는 암초가 될 수 있다는 상황 인식도 없지 않다고 본다. 야당은 야당대로 개헌 논의의 조기 점화로 정국주도권을 갖고, 여당 내 비주류는 비주류대로 개헌론으로 당내 입지를 확보하려는 의도를 경계하는 것이다. 그럴수록 박 대통령은 국민에게 현시점에서 개헌 논의가 적절치 않은 이유를 분명히 설명하고 양해를 구하는 절차를 밟는 게 필요하다. 정치권은 여전히 세월호 특별법 및 재발방지 입법은 물론 각종 민생 현안의 해결에 아무런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 더구나 개헌 논의가 본격화되기는커녕 시동도 걸리지 않은 상황에서 벌어지고 있는 혼란을 지켜보면서 국민의 걱정은 더욱 커지고 있다. 여야는 이제부터라도 민생 법안 처리에 초당적으로 협력하는 모습을 보여주기 바란다. 뒤엉킨 실타래를 모두 풀어놓은 이후라면 개헌논의에 대한 국민의 동의를 받는 것도 어려운 일은 아닐 것이다.
  • [기고] 숙련 기술인이 능력중심사회 주역/박영범 한국산업인력공단 이사장

    [기고] 숙련 기술인이 능력중심사회 주역/박영범 한국산업인력공단 이사장

    가속화하는 유로존의 경제위기 속에서 독일의 선전이 주목받고 있다. 특히 높은 고용률과 경상수지 흑자, 강소기업의 눈부신 활약 등 독일 경제를 뒷받침해주는 많은 요소들 가운데 으뜸은 직업교육훈련제도다. 도제식 교육을 통해 일과 학습을 병행하고 기업이 필요한 인재를 일찍부터 숙련시켜 양질의 인력을 고용할 수 있다. 숙련기술인에 대한 사회적 대우도 상당히 높다. 독일 자동차산업에서 전문정비소를 운영하려면 마이스터를 고용해야 한다. 전문기술교육을 받고 중소기업에 취업한 사람도 대기업의 90% 수준 임금을 받는다. 숙련기술인들의 창업도 활발하다. 마이스터가 되기 위해서는 4개 분야 시험을 통과해야 하는데, 경제경영분야를 포함해 기술인들의 기업경영에 대한 이해를 돕고, 창업에 필요한 준비를 하도록 한다. 독일처럼 우리나라도 제조업을 기반으로 경제성장을 이뤘다. 세계 10위권 경제대국이 되기까지 숙련기술인을 꾸준히 배출해 왔다. 1966년 기술진흥 및 기능장려사업 일환으로 국제기능올림픽대회 한국위원회를 설립했고, 전국기능경기대회도 개최했다. 1967년 제16회 스페인 국제기능올림픽에 첫 출전한 이래 지난해 독일 대회까지 모두 18회 종합우승을 달성함으로써 우리나라 숙련기술인과 훈련시스템에 대한 국제적 관심을 유도했다. 불과 30년 전만 해도 기능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면 카퍼레이드를 했던 기억이 생생하다. 하지만 1990년대 들어 학력위주 사회 풍토로 바뀌면서 기능인 양성에 대한 관심도 줄었고 숙련기술인들의 사기도 저하됐다. 대학진학률이 70%를 넘고 청년실업이 고착화되면서 현장에서 필요한 역량을 가진 숙련기술인에 대한 사회적 관심도 다시 높아지고 있다. 점점 위축되고 있는 숙련기술인의 저변 확대와 청년 일자리 문제 해결을 위해 고용노동부와 한국산업인력공단은 독일식 도제제도를 우리 현실에 맞게 설계한 일·학습병행제를 핵심 국정과제로 추진하고 있다. 기업현장에서 배운 기술과 직무능력을 기준으로 직업자격을 부여해 사회적 통용성을 확보하고 학습근로자로 참여한 청년들의 근로조건을 보호하는 등 제도 시행을 위한 근거 법률 제정에 필요한 입법예고도 지난 9월 30일 마쳤다. 산업현장에서 무슨 일을 할 수 있는지를 평가하는 기준인 국가직무능력표준(NCS) 개발을 올해 말까지 완료하고 국가역량체계(NQF)도 조속히 구축해 나갈 계획이다. 이제는 더 이상 좋은 학벌, 뛰어난 스펙으로 취업과 성공의 삶을 보장받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본인의 적성과 특기를 살린 전문화된 기술을 가진 사람이 100세 시대를 준비해 가는 선도자가 될 수 있다. 제49회 전국기능경기대회가 지난 6일 경기도에서 개막해 오는 13일까지 열린다. 숙련기술인의 꿈을 이루기 위해 1900여명이 펼치는 열띤 경연과 더불어 국민들과 함께 소통하고 즐길 수 있는 축제의 장이다. 선수들에게는 대회 결과도 중요하지만, 앞으로 더 큰 미래를 위해 기술습득에 매진하고 실력을 쌓아 나간다면 진정한 능력중심사회의 주역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
  • 국회의원 보좌관, 연봉 얼마나 되나 했더니…

    국회의원 보좌관, 연봉 얼마나 되나 했더니…

    석사 의원실의 박사 보좌관, 국내파 의원실의 유학파 비서관, 변호사 자격증이 없는 법제사법위 의원실의 진짜 변호사 비서관…. 고학력·전문직의 입법 보좌진 지원 열기가 뜨겁다. 바야흐로 모시는 의원의 ‘스펙’을 뛰어넘는 ‘명품 보좌진 전성시대’다. 현재 국회 의원회관에는 변호사, 공인회계사(CPA) 등 전문 자격증 보유자가 30여명으로 추산된다. 박사 학위 소지자도 비슷한 숫자로 추정된다. 300명의 의원실마다 실질적으로 입법을 주도하는 보좌관이 4명씩, 총 1200명인 점을 감안하면 고(高)스펙 보좌관은 전체 보좌진의 5%를 넘는 셈이다. 공적 영역에서의 활약을 꿈꾸는 전문직이 늘어나는 세태가 명품 보좌진 시대를 추동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전문 자격증 보유한 보좌진 30여명 추산 추미애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실의 조일출 보좌관은 정부회계를 전공한 경영학 박사다. 석사인 추 의원보다 조 보좌관의 ‘가방 끈’이 길다. 국회 국방위원장을 지낸 원유철 새누리당 의원실의 이철호 비서관은 해외 유학파다. ‘학사 의원을 보좌하는 석사’인 이 비서관은 미국 조지타운대에서 국제정치를 공부했다. 보좌관으로서 입법 전문성을 기르려는 동기로 학업을 이어갔지만, 막상 가방 끈이 길어진 뒤 보니 정책뿐 아니라 정무적 측면에서도 역량이 강화됐다고 두 보좌진은 입을 모았다. 그동안 정치 지형이 변했기 때문이다. 조 보좌관은 “보좌진에 입문한 1999년에는 큰 시대적 담론에 따라 입법 방향이 정해졌다면, 최근에는 국민의 고통을 실질적으로 해결할 정책에 초점이 맞춰진다”면서 “정책적 능력이 바탕이 돼야 정무적 능력을 갖출 수 있는 시대”라고 했다. 추 의원이 지난해부터 경제민주화기본법, 인권기본법 등 국가 위상에 비해 미비한 기본법 정비와 제정에 나선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 비서관 역시 다양한 의견을 망라해 검토한 뒤 입법에 반영할 수 있다는 데 학위의 가치를 뒀다. 그는 “예전에 의원실 차원에서 제프리 삭스 미 컬럼비아대 교수를 초청해 사회적 기업 토론회를 개최한 적이 있는데, 내가 학교에서 공적개발원조(ODA) 등을 공부했던 게 큰 도움이 됐다”고 했다. ●전문 보좌진 연봉 6000만원대 5급 채용 보좌진이 ‘가방모찌’로 불리던 시절도 있었다. 지역과 인맥 관리 등 정무형 보좌관을 폄훼하는 뜻이 담긴 은어다. 그러나 정무형 보좌관 역시 과거처럼 무조건 충성하는 ‘돌쇠형’ 대신 한국 정계의 역사와 인맥을 줄줄이 꿰고 상황에 유연하게 대처하는 ‘전략가형’이 대접받는 풍토다. 의원 임기 4년을 기준으로 수시로 의원실을 옮기거나 아예 국회를 떠나야 하는 ‘수시 자유계약’(FA) 시장에서 전문성이 없다면 도태되고 마는 직업적 특수성 때문이다. 18대 이후 두드러진 유행은 변호사, 회계사, 재무관리사(CFA) 등 전문 자격증을 취득한 뒤 입법 보좌진에 합류하는 사례다. 의원실이 전문직 모집공고를 따로 내 연봉 6000만원대 5급 비서관으로 채용하는 게 보통이다. 이에 따라 주로 법사위에 포진하던 변호사들은 이제 다양한 상임위를 넘보고 있다. 이 같은 보좌진의 전문성 강화는 곧 의원들의 전문성 향상을 의미한다. 박지원 새정치연합 의원이 “변호사 자격증 없는 법사위원”이라고 자조하면서도 법사위에서 ‘송곳 의정’으로 명성이 높은 것은 사법연수생 인턴 제도 등을 활용하며 소통을 이어간 덕분이다. 박 의원은 최근 변호사 비서관을 채용했다. 새누리당 의원실의 한 변호사 비서관은 “정책이든, 정무든 보좌진 업무에서 인맥의 중요성은 절대적”이라면서 “현역 판검사, 법대 교수들과 정보를 교환하거나 조언을 들을 때 자격증이 진가를 발휘한다”고 말했다. ●거물 정치인, 언론인 출신 보좌진 영입 추세 최근엔 언론인 출신이 거물 정치인의 참모로 영입되는 추세도 두드러진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실의 김상민 선임 보좌관은 방송사 경제부장 출신으로 최근 김 대표의 ‘경제 지도자 이미지’ 쌓기 전략을 주도하고 있다. 물론 보좌관의 직업적 특성상 전문가라고 해서 조문확인 작업, 회계분석 작업 등 제한된 일만 할 수는 없다. 자료수집, 요청, 정리에서부터 정무적 판단까지 업무 범위에 제한은 없다. 기재위 소속 야당 의원실에서 1년 동안 일한 뒤 회계법인으로 돌아간 전직 비서관은 “회계법인도 바쁘지만 그래도 결산 시즌이 지나면 다소 여유가 생긴다”면서 “연중 매일 야근인 국회에 비할 바가 아니다”고 토로했다. 그러나 육체적·정신적 피로는 특유의 보람으로 보상받는다. 김기식 새정치연합 의원실의 이미래 비서관은 “사심 없는 정치인이라면 좋은 변화를 많이 이끌 수 있고, 그 현장에 있는 게 입법 보좌진의 매력”이라고 했다. 회계사 출신으로 박원석 정의당 의원실에서 일하는 이종석 보좌관은 “정확한 정보를 알리고 대안을 찾는 일의 성취감이 매력적”이라고 보좌관직을 ‘칭송’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커버스토리] 박사·유학파에 변호사·회계사까지… 명품 보좌진 전성시대

    [커버스토리] 박사·유학파에 변호사·회계사까지… 명품 보좌진 전성시대

    석사 의원실의 박사 보좌관, 국내파 의원실의 유학파 비서관, 변호사 자격증이 없는 법제사법위 의원실의 진짜 변호사 비서관…. 고학력·전문직의 입법 보좌진 지원 열기가 뜨겁다. 바야흐로 모시는 의원의 ‘스펙’을 뛰어넘는 ‘명품 보좌진 전성시대’다. 현재 국회 의원회관에는 변호사, 공인회계사(CPA) 등 전문 자격증 보유자가 30여명으로 추산된다. 박사 학위 소지자도 비슷한 숫자로 추정된다. 300명의 의원실마다 실질적으로 입법을 주도하는 보좌관이 4명씩, 총 1200명인 점을 감안하면 고(高)스펙 보좌관은 전체 보좌진의 5%를 넘는 셈이다. 공적 영역에서의 활약을 꿈꾸는 전문직이 늘어나는 세태가 명품 보좌진 시대를 추동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전문 자격증 보유한 보좌진 30여명 추산 추미애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실의 조일출 보좌관은 정부회계를 전공한 경영학 박사다. 석사인 추 의원보다 조 보좌관의 ‘가방 끈’이 길다. 국회 국방위원장을 지낸 원유철 새누리당 의원실의 이철호 비서관은 해외 유학파다. ‘학사 의원을 보좌하는 석사’인 이 비서관은 미국 조지타운대에서 국제정치를 공부했다. 보좌관으로서 입법 전문성을 기르려는 동기로 학업을 이어갔지만, 막상 가방 끈이 길어진 뒤 보니 정책뿐 아니라 정무적 측면에서도 역량이 강화됐다고 두 보좌진은 입을 모았다. 그동안 정치 지형이 변했기 때문이다. 조 보좌관은 “보좌진에 입문한 1999년에는 큰 시대적 담론에 따라 입법 방향이 정해졌다면, 최근에는 국민의 고통을 실질적으로 해결할 정책에 초점이 맞춰진다”면서 “정책적 능력이 바탕이 돼야 정무적 능력을 갖출 수 있는 시대”라고 했다. 추 의원이 지난해부터 경제민주화기본법, 인권기본법 등 국가 위상에 비해 미비한 기본법 정비와 제정에 나선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 비서관 역시 다양한 의견을 망라해 검토한 뒤 입법에 반영할 수 있다는 데 학위의 가치를 뒀다. 그는 “예전에 의원실 차원에서 제프리 삭스 미 컬럼비아대 교수를 초청해 사회적 기업 토론회를 개최한 적이 있는데, 내가 학교에서 공적개발원조(ODA) 등을 공부했던 게 큰 도움이 됐다”고 했다. ●전문 보좌진 연봉 6000만원대 5급 채용 보좌진이 ‘가방모찌’로 불리던 시절도 있었다. 지역과 인맥 관리 등 정무형 보좌관을 폄훼하는 뜻이 담긴 은어다. 그러나 정무형 보좌관 역시 과거처럼 무조건 충성하는 ‘돌쇠형’ 대신 한국 정계의 역사와 인맥을 줄줄이 꿰고 상황에 유연하게 대처하는 ‘전략가형’이 대접받는 풍토다. 의원 임기 4년을 기준으로 수시로 의원실을 옮기거나 아예 국회를 떠나야 하는 ‘수시 자유계약’(FA) 시장에서 전문성이 없다면 도태되고 마는 직업적 특수성 때문이다. 18대 이후 두드러진 유행은 변호사, 회계사, 재무관리사(CFA) 등 전문 자격증을 취득한 뒤 입법 보좌진에 합류하는 사례다. 의원실이 전문직 모집공고를 따로 내 연봉 6000만원대 5급 비서관으로 채용하는 게 보통이다. 이에 따라 주로 법사위에 포진하던 변호사들은 이제 다양한 상임위를 넘보고 있다. 이 같은 보좌진의 전문성 강화는 곧 의원들의 전문성 향상을 의미한다. 박지원 새정치연합 의원이 “변호사 자격증 없는 법사위원”이라고 자조하면서도 법사위에서 ‘송곳 의정’으로 명성이 높은 것은 사법연수생 인턴 제도 등을 활용하며 소통을 이어간 덕분이다. 박 의원은 최근 변호사 비서관을 채용했다. 새누리당 의원실의 한 변호사 비서관은 “정책이든, 정무든 보좌진 업무에서 인맥의 중요성은 절대적”이라면서 “현역 판검사, 법대 교수들과 정보를 교환하거나 조언을 들을 때 자격증이 진가를 발휘한다”고 말했다. ●거물 정치인, 언론인 출신 보좌진 영입 추세 최근엔 언론인 출신이 거물 정치인의 참모로 영입되는 추세도 두드러진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실의 김상민 선임 보좌관은 방송사 경제부장 출신으로 최근 김 대표의 ‘경제 지도자 이미지’ 쌓기 전략을 주도하고 있다. 물론 보좌관의 직업적 특성상 전문가라고 해서 조문확인 작업, 회계분석 작업 등 제한된 일만 할 수는 없다. 자료수집, 요청, 정리에서부터 정무적 판단까지 업무 범위에 제한은 없다. 기재위 소속 야당 의원실에서 1년 동안 일한 뒤 회계법인으로 돌아간 전직 비서관은 “회계법인도 바쁘지만 그래도 결산 시즌이 지나면 다소 여유가 생긴다”면서 “연중 매일 야근인 국회에 비할 바가 아니다”고 토로했다. 그러나 육체적·정신적 피로는 특유의 보람으로 보상받는다. 김기식 새정치연합 의원실의 이미래 비서관은 “사심 없는 정치인이라면 좋은 변화를 많이 이끌 수 있고, 그 현장에 있는 게 입법 보좌진의 매력”이라고 했다. 회계사 출신으로 박원석 정의당 의원실에서 일하는 이종석 보좌관은 “정확한 정보를 알리고 대안을 찾는 일의 성취감이 매력적”이라고 보좌관직을 ‘칭송’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응시 제한 폐지된 ‘문화재수리기술자’에 도전하자

    응시 제한 폐지된 ‘문화재수리기술자’에 도전하자

    세계가 하나의 경제권이 되어 문화 교류가 활발해지는 시대일수록 우리의 것을 보존해 정체성을 확고히 하는 것이 지식인들이 공통으로 생각하는 글로벌 경쟁력을 지키는 길이다. 이에 전 세계적으로 각국의 고유한 ‘전통’에 대한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으며 우리나라 역시 이 같은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세계 무대에서 한국의 위상이 높아지면서 우리 문화재 보존에 더 역량을 쏟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문화재수리보수기술자’의 역할이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문화재수리기술자는 문화재수리 관련 기술적인 업무를 담당하고 문화재수리기능자의 작업을 감독하는 전문가로, 국제적으로 사회적 인지도가 높아지고 있는 유망직종이다. 그 동안 문화재수리기술자 국가공인 자격증 취득 시험에는 응시 자격 제한이 있었지만 오는 2015년 3월 시행되는 자격 시험부터는 이 제한이 폐지된다. 문화재청(청장 나선화)은 문화재 수리체계의 비정상적 관행을 정상화 하기 위해 문화재 수리 등에 관한 법률 시행령·시행규칙 일부 개정안을 마련해 입법 예고했다. 현재 법률 시행령안 제 8조2항에 따르면 문화재수리기술자는 관련학과 4년제 대학 졸업 후 12개월 이상 실무 종사자, 3년제 대학 졸업 후 15개월 이상 실무 종사자, 2년제 대학 졸업 후 18개월 이상 종사자를 비롯해 전공분야 기사·산업기사를 취득한 사람만이 응시자격을 갖추지만, 2015년부터 이 조항이 삭제된다. 이는 내년 3월 자격 시험부터 학력이나 경력에 상관없이 누구나 응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 문화재를 아끼고 사랑하는 더 많은 이들이 문화재수리기술자가 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됨에 따라 내년 3월 시험에 대비하기 위한 예비 기술자들의 대비가 분주해지고 있다. 이에 주경야독 문화재 아카데미(www.curatoredu.co.kr)에서는 문화재수리보수기술자 이론과정과 조경기술자 이론과정은 물론, 2015년 3월 시험을 대비하는 보수와 조경기술가 문제풀이 과정을 개강했다. 기존에 문화재수리 자격증을 목표로 이론공부를 해온 시험 준비생들은 이 문제풀이 과정이 유용할 것으로 보인다. 주경야독 문화재 아카데미는 제 32회 문화재수리기술자시험에서 보수기술자 전체합격생 35명 중 17명 합격, 조경기술자 전체 합격생 11명 중 8명의 합격생을 배출해 수험생들의 신뢰를 얻고 있다. 시험 및 교육 과정과 관련된 자세한 정보는 주경야독 문화재 아카데미 홈페이지(www.curatoredu.co.kr)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관련 문의는 전화(02-395-3650/무료전화 080-395-7909)로 하면 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세월호정국 극한대결] 野 “장외투쟁” 강공 드라이브

    새정치민주연합이 ‘강경 노선’으로 회귀하며 ‘투쟁의 길’로 들어섰다. 26일부터 예정된 분리 국감과 각종 입법 논의도 사실상 무산됐다. 이날 박영선 원내대표는 대국민 호소문을 통해 재차 정부와 여당을 압박하고 나섰다. 이처럼 지도부가 ‘강경 투쟁’의 깃발을 치켜들었지만 ‘온건론자’와 ‘강경론자’들 모두 투쟁 방향에 대해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장내외 투쟁’이 ‘선명성 확보’와 ‘의회 정치’ 어느 쪽에도 속하지 못하는 애매한 전략이라는 지적이다. 평소 강경론자로 분류되는 한 초선 의원은 “‘유민 아빠’ 김영오씨가 단식을 44일째 하고 있는데 장내외 투쟁을 병행하는 게 얼마나 선명성이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정청래 의원은 이날 트위터에 “광화문 단식 5일째 당을 보며 드는 생각”이라고 밝히면서 “우물쭈물 우왕좌왕. 우리가 결정적 선택의 순간 가장 피해야 할 자세”라고 글을 올렸다. 반면 당내 국회의원 15명은 이날 성명서를 내고 “국회의원들은 국회에 있어야 한다. 국회는 국회의원의 권한이며 의무”라면서 “이번 투쟁은 의회민주주의의 포기로 기록되고 말 것”이라고 비판했다. 즉각 지도부는 갈등 기류로 읽힐 수 있는 부분은 차단하고 나섰다. 일주일째 단식에 동참하며 ‘장외 투쟁’에 몰두하고 있는 문재인 의원을 방문해 ‘장내외 투쟁’에 함께할 것을 촉구한 것도 이런 맥락이다. 김영록 원내수석부대표는 “(지도부가) 국회에서 비상의총을 열고 투쟁하려고 하니 국회로 오셔서 대열에 함께해 주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조정식 사무총장도 한 라디오에 나와 “오죽 안타깝고 답답했으면 그랬겠는가. 정치적 이해관계로 해석할 상황이 아니다”라고 문 의원의 단식을 옹호했다. 새정치연합은 1단계로 월말까지 장내외 강경 투쟁에 당력을 총동원하면서 민생 살피기를 이어 간다는 전략이다. 이날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소속 의원들과 경남북 지역을 연고로 한 의원들을 부산 침수지역으로 파견해 주민들의 피해를 살피도록 한 것이 한 예다. 부산 지역의 기록적인 폭우로 5명의 사망자가 나온 가운데 세월호 정국에만 매몰돼 있을 경우 나올 수 있는 비판을 사전에 차단하고 나선 것이다. 동시에 김영오씨 관련 ‘유언비어’에 강력히 대응하기로 결정했다. 민병두 의원은 이날 한 라디오에 출연해 “지난 대선 때 움직였던 여권의 심리전 조직 같은 것이 확대개편돼 일정한 유통구조를 통해 유언비어를 유포하고 있다. 생산구조를 대충 짐작하고 있다”면서 “유가족에게 수도세, 전기세까지 준다는 내용이 돌았지만 가짜인 것으로 판명된 바 있고 당내 역량을 총동원해 생산조직과 유통조직 파악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당내에 유언비어 제보센터를 설치하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자정 캠페인에 나선다. 한편 새정치연합은 이날 밤 3시간가량 의총을 열어 27일 세월호특별법 제정을 위한 피켓 홍보전과 상임위별 새누리당 의원들과의 면담을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의총에선 경기 안산에서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을 만나 온 정혜신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의 트라우마 강의도 진행됐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국회 통제 싫은 軍… 군사옴부즈맨 도입 사실상 반대

    군 당국이 육군 28사단 윤모 일병 폭행 사망 사건을 계기로 국회에 설치할 필요성이 제기된 ‘군사옴부즈맨’ 도입에 대해 사실상 반대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기회가 있을 때마다 밝힌 군 인권 개선과 병영 적폐 청산 의지가 퇴색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군사옴부즈맨은 군 외부의 옴부즈맨(감독관)이 군대의 인권과 복지 현황을 감독하게 하는 제도다. 군 소식통은 24일 “군 내부적으로 장병 인권 보호 등을 위해 국회에 군사옴부즈맨을 설치하자는 주장은 사회와 안보 환경에 비춰 시기상조라는 의견이 강하다”고 부정적인 기류를 전했다. 이에 따라 25일 열리는 민관군 병영문화혁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군 관계자와 민간 위원들 간 찬반 토론이 예상된다. 군 일각에서는 국방부의 군인고충심사위원회 및 국방신고센터, 소원수리함 제도 등 자체 인권감시시스템과 더불어 외부의 국민권익위원회와 국가인권위원회가 군 관련 민원을 다루고 있는 만큼 군사옴부즈맨과 기능이 중복될 소지가 있다고 주장한다. 군사옴부즈맨이 제한 없이 부대를 방문하고 모든 자료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보안을 고려할 때 도입에 신중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도 있다. 하지만 속내는 입법부(국회)의 통제를 받고 싶지 않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은 “냉전 시기 소련의 위협을 받은 서독에서도 이 제도를 도입했듯 보안 때문이라는 말은 어불성설”이라면서 “행정부 직속 기관들의 역량으로는 한계가 있는 만큼 국회의 감시 아래 포괄적 권한을 갖춘 독립 기구가 필요하다”고 반박했다. 실제로 국가인권위는 2009년부터 2013년까지 접수된 군 인권 침해 관련 진정 1177건 가운데 74.3%인 875건을 조사할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는 이유로 각하시키는 등 적극적인 인권 개선 의지가 없다는 논란이 일었다. 국방부는 논란이 불거지자 “군사옴부즈맨 제도에 대해서는 여러 차례 회의를 통해 심층 논의를 이어 갈 것”이라면서 “이에 반대하기로 한 것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한편 군 법원은 후임병을 폭행하고 성추행한 혐의를 받는 남경필 경기도지사의 아들 남모(23) 상병에 대한 구속영장을 지난 19일에 이어 23일 다시 기각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광복절 경축사] “적폐 바로잡아 국가 재도약” 거듭 약속

    “어느 나라나 과거의 잘못을 묻어 두고 새로운 미래를 열어간 곳은 없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8·15 경축사에서 ‘국가 혁신’으로 국내 문제에 대한 언급을 시작했다. 박 대통령은 “그것은 깨진 항아리를 손으로 막는 것이나 다름없다”면서 “오랜 기간 쌓이고 방치되어 왔던 잘못된 관행과 적폐를 바로잡는 대혁신을 반드시 이루어내서, 국가 재도약의 단단한 토대를 만들어 갈 것”이라고 거듭 약속했다. 경제에 대해 박 대통령은 “지금 우리 경제는 중대한 기로에 서 있다”고 진단하고 “정부는 무엇보다 경제활성화에 국정역량을 집중해 그간 지속돼 온 침체와 저성장의 고리를 끊어낼 것”이라며 “경제활성화의 가장 중요한 목표는 국민 한 분 한 분의 살림살이가 나아지도록 하는 것이고 이를 위해서는 내수경기가 살아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기업 활동의 성과가 가계의 소득을 높이고 투자로 이어지도록 정부는 재정, 세제, 금융 등 모든 정책수단을 총동원해 내수경기를 살려낼 것”이라며 “이미 발표한 41조원 규모의 경제활성화 패키지에 더해 내년 예산도 최대한 확대 기조로 편성해 경기회복의 불씨를 되살리겠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미래 성장동력이라고 해서 항상 새로울 필요는 없다”면서 “기존 산업도 창조적 발상의 전환을 통해 신산업으로 탈바꿈시킬 수 있다. 조선과 철강 등 주력산업을 정보통신기술(ICT) 융합과 혁신을 통해 경쟁력을 배가하고 농업도 6차 산업화, 수출 산업화를 통해 젊은이들이 찾는 미래 성장산업으로 적극적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거듭 인식의 전환을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노사정 위원회의 가동에도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한국노총의 복귀에 따라 노사정위원회가 정상화된 것은 그분들이 많은 고심을 한 결과라고 생각한다”면서 앞으로 근로시간 단축과 임금체계 개편, 비정규직 문제 등 산적한 노사현안에 대해 노사정 간 대타협이 이뤄질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거듭 정치권에도 협조를 촉구했다. “진정한 국가혁신은 행정부와 입법부 그리고 여와 야가 따로 없으며 오로지 국민만을 바라보고 국민이 원하는 법과 정책을 제때 만들고 실천할 때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라면서 “지금 경제 법안들이 발이 묶여서 어렵게 일궈낸 경기활성화의 불씨가 언제 꺼져 버릴지 모르는 위기감에 싸여 있다. 정치권이 민의를 따르는 정치로 경제를 활성화하고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드는 길에 앞장서 달라”고 말했다. 이지운 기자 jj@seoul.co.kr
  • [軍 병영문화 혁신] 軍 사법제도 개혁안·장병 복지 대책 빠져… 실효성 있을까

    [軍 병영문화 혁신] 軍 사법제도 개혁안·장병 복지 대책 빠져… 실효성 있을까

    국방부가 13일 발표한 병영문화 혁신 방안은 병사 상호 간 명령·지시 금지를 법제화한 군인복무기본법의 제정과 제3자가 병영 내 부조리를 신고하면 포상하도록 한 ‘군(軍)파라치’ 제도 등 20개 과제를 담았다. 하지만 군내 대형 사건·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내놓은 백화점식 ‘단골 메뉴’라는 점에서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된다. 병사들의 근본적인 복무 스트레스를 줄이는 시설개선이나 복지확충 등에 관한 계획도 제시되지 않았다. 이른바 장병 기본권 등을 담은 군인복무기본법이 제정되면 육군이 2003년 8월 병사들끼리 명령이나 지시, 간섭을 금지하도록 한 ‘병영생활 행동강령’을 각 부대에 알린 지 11년 만에 법제화를 이루게 된다. 군은 여당이 주도한 ‘군인복무기본법’과 야당 주도의 ‘군인지위 향상에 관한 기본법’ 등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법안의 통과를 지원하는 형식으로 법제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절차가 복잡한 정부입법 대신 의원입법을 통해 가능한 한 빨리 법제화하겠다는 의미다. 국방부의 한 관계자는 “두 법안이 공청회까지 거치는 등 상당 부분 진전이 됐고, 우리 의견도 상당 부분 반영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관계자는 “군 인권 향상만을 위한 법은 안 된다”고 밝혀 향후 논의 과정이 순탄치 않을 것임을 짐작하게 했다. 군은 ‘22사단 GOP 총기난사’ 사건을 계기로 GOP 경계근무 환경을 개선하기로 했다. GOP에 과학화 장비를 도입해 평소에는 최소한으로 초소를 유지하고 경계근무 투입 병력의 휴식을 보장하도록 한다는 의미다. 군은 또 GOP 부대 병사에 대한 면회제도를 신설하기로 했다. 관심병사의 잇따른 자살로 관련 제도에 대한 개선안도 이번 계획에 담았다. 2016년까지 임상심리사를 27명에서 87명으로 늘리는 등 현역 입영 대상자 판정을 위한 전문 인력을 대폭 확대하고, 집단따돌림 식별을 위해 병사 간 상호인식검사 제도도 도입하기로 했다. 또 현재 4단계인 현역복무 부적합 처리 절차를 2단계로 축소한다. 하지만 민간의 견제기구인 군 옴부즈맨 제도 도입이나 군 사법제도 개혁안은 이번 대책에서 빠져 근본적인 대책 마련과는 거리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열악한 병영시설 개선이나 장병 복지 확대 등도 이번 혁신안에서 빠졌다. 군 옴부즈맨과 관련, 국방부 관계자는 “권한을 지나치게 주고, 국민권익위 등의 기능과 중복된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과거 유사한 대책이 나왔지만, 보안이나 작전 등 ‘군의 특수성’을 이유로 무산된 전례에 비춰 보면 이번 혁신안이 실제로 추진될지도 미지수다. 당장 군은 GOP 경계 제도를 바꿔 30~40%의 병력을 절감하겠다고 밝혔지만, ‘경계작전 공백’ 논란이 제기될 수 있다. 군이 내놓은 ‘제3자에 의한 신고 포상’ 제도는 포상 방안으로 휴가가 검토되지만 오히려 제보자를 드러내는 꼴이 될 수 있다. 또 우수 소대장에게 인센티브를 주는 간부 역량 강화 방안이나 인성교육 강화 등은 과거 대책에서 이미 반복됐던 내용들이다. 송기춘 전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지휘관의 인식 변화가 무엇보다 중요한데, 이번 대책에는 이와 관련한 내용이 부족하다”면서 “과거 군이 내무생활을 대기가 아닌 주거 개념으로 바꿀 필요성도 제기했지만, 이 같은 내무생활과 관련한 대책도 없다”고 지적했다. 안석 기자 ccto@seoul.co.kr
  • 장기근속 전문직 공무원 승진·수당 혜택

    장기근속 전문직 공무원 승진·수당 혜택

    재난 등 특정 업무에 역량을 갖춘 전문 공무원을 육성하기 위해 내년부터 장기 재직이 필요한 전문 직위에서 오래 근무하는 공무원에게는 승진상의 혜택뿐만 아니라 월 최대 90만원의 인센티브가 주어진다. 10일 안전행정부에 따르면 정부는 고도의 전문성이 요구되는 직위에 종사하는 공무원을 대상으로 수당과 성과평가 차원의 혜택을 부여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공무원 수당 등에 관한 규정과 공무원 성과평가 등에 관한 규정의 개정안을 지난 5일 입법예고한 바 있다. 이에 따라 다음 달에 재난·통상·정보기술(IT) 분야 등에서 새로 지정되는 전문 직위에서 일하는 공무원에게는 내년부터 근무 기간 및 직급에 따라 ‘전문직위수당’이 지급된다. 지급 상한액은 4급 이상의 경우 근무 기간에 따라 10만(1년 미만)~45만원(4년 이상), 5급 이하는 7만(1년 미만)~40만원(4년 이상)이다. 구체적인 지급액은 상한액 범위에서 각 중앙부처 소속 장관이 정하되 해당 직위의 임용 여건, 직무 난이도 등을 고려했을 때 각 상한액의 100% 범위에서 가산해 지급할 수도 있다. 이를테면 4급 이상 공무원이 전문 직위에서 4년 이상 근무하고, 해당 직위에서 수행하는 직무 난도가 높다고 여겨질 경우 최대 90만원의 전문직위수당을 받는다. 정부는 또 전문 직위 종사자들의 차별화된 보직 관리를 위해 성과평가를 할 때 해당 장관이 반드시 가점을 부여하도록 할 방침이다. 현재는 공무원이 전문 직위에서 오랫동안 근무한다고 하더라도 장관 재량에 따라 가점 적용 여부가 결정되기 때문에 자칫 가점을 받지 못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전문 직위의 장기 재직을 유도하기 위해 가점에 대한 의무 부여 조항을 신설했다. 공직사회는 그동안 ‘계급제’를 기반으로 한 탓에 전문성 강화보다는 ‘승진’에 방점이 찍혀 있는 인사 제도가 운영돼 왔다. 이 때문에 광범위한 순환보직 구조 아래 승진에 유리한 주무 부서에만 공무원들이 몰리는 현상이 발생할 수밖에 없었다. 승진에 불리한 자리에서는 업무에 최선을 다할 필요 없이 그 자리에서 벗어나기만을 기다리는 게 현실이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지난해 11월 안전행정부는 직위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순환보직이 전문성 저하를 초래할 수 있다면서 전보가 제한되는 ‘전문직위군’ 등을 도입하고, 직위 유형별로 보직 관리를 차별화하는 내용의 제도 개선안을 마련했다. 수당과 성과평가 혜택은 이런 개선안의 후속 조치다. 안행부 관계자는 “전문성이 필요한 특정 직위에 대해서는 아예 해당 전문 분야에서 일정 기간 근무한 공무원들에 한해서만 승진 기회를 주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면서 “직위 유형별 보직 관리 등을 통해 직무 능력 중심의 공직사회를 만드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우리가 왜 계급 강등? 소방공무원 뿔났다

    ‘소방공무원들이 뿔났다.’ 지난달 29일 입법예고된 정부조직법 개정안에 따르면 현재의 소방방재청은 폐지되면서 조직이 국가안전처로 흡수된다. 따라서 차관급으로 소방총감인 소방방재청장의 자리는 사라지기 때문에 “해경처럼 잘못한 것도 없는데 왜 한 계급 강등이냐”는 것이 소방공무원들의 주된 불만이다. 소방공무원의 이의제기에 정부조직법 개정 작업을 맡은 안전행정부는 최근 해명자료를 내고 “차관급인 소방방재청은 장관급 국가안전처로 기능과 조직이 확대 개편된다. 입법안에서 국가안전처 차관을 ‘소방정감 또는 정무직’이 아니라 ‘정무직’으로 한 것은 장관급 행정부처 부기관장은 모두 정무직으로 하는 입법 사례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소방공무원들의 분노는 전혀 수그러들지 않았다. 입법 사례가 있더라도 국가안전처는 다른 행정부처와 달리 인명구조 지휘기능이 강조된 기관이므로, 인명구조 전문가인 소방직 공무원을 부기관장으로 임명해야 타당하다는 것이다. 여기에 윤상현 새누리당 사무총장이 지난 1일 “신설되는 국가안전처 차관을 소방방재청 출신으로 선임하도록 함으로써 위상이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소방방재청 관계자는 “자연재난은 소방방재청, 사회재난은 안행부로 이원화된 재난 관리를 일원화한다는 국가안전처 신설 취지에는 동감하나, 윤 사무총장의 발언은 개인적 의견일 뿐이라고 본다”고 반박했다. 소방공무원 불만의 근원은 현재의 조직 구조에 있다. 소방방재청 직원 600여명은 국가직, 나머지 4만여명의 소방직은 지방직 공무원이라는 데 있다. 지방직이다 보니 지방자치단체 재정 여건에 따라 장비나 근무 여건이 제각각 달라진다. 국가안전처 신설과 함께 소방공무원의 국가직 전환 요구가 또다시 봇물처럼 터져 나온 것은 6·4 지방선거를 앞둔 시점이란 점도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소방공무원은 4만여명이지만 민간인으로 구성된 10만여명의 의용소방대가 전국에 있다. 14만여명에 이르는 거대 소방조직이 지방선거를 앞두고 자기주장을 표출하고 있다는 것이다. 정부는 소방공무원의 국가직 전환은 어렵지만 지자체 사정에 따라 차이 나는 소방서 여건은 국고보조사업으로 지원한다는 입장이다. 전국에는 197개의 소방서가 있으며, 81곳은 ‘1인 지역대’로 한 명만이 근무하는 ‘1인 소방서’다. 소방공무원의 국가직 전환은 꾸준히 시도되었지만, 공무원의 신분 변화만으로 지방 재정력의 차이가 해결될 수 없다는 이유 등으로 무산된 바 있다. 한 소방공무원은 “지자체에서 소방공동시설세를 징수하고 있지만, 실제 소방장비 구매에 사용되지 않고 인건비 등으로 전용되는 비율이 높다”며 “소방공동시설세는 국세로, 소방공무원은 국가직으로 전환해 전 국민이 골고루 혜택을 누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소방직이 국가직으로 전환되면 지자체장이 구조용 소방헬기를 사적으로 이용하는 일도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전문가 의견] “소방공무원 국가직 전환” vs “신중해야” 팽팽 현재 국가직과 지방직으로 이원화된 소방공무원의 신분을 국가직으로 일괄 전환해 소방공무원의 처우를 개선하자는 논의가 수면 위로 다시 떠올랐다. 그러나 이를 놓고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의견이 분분한 상황이다. 백민호 강원대 소방방재학부 교수는 “지방재정 여건에 따라 초과근무 수당 지급 여부가 달라지는 등 소방공무원들의 근무 여건이 지역별로 편차가 커서 예전부터 소방공무원의 국가직 전환 필요성이 제기돼 왔다”면서 “지역적 차이를 극복하고 소방공무원의 처우를 일괄 개선하려면 소방공무원을 장기적 차원에서 국가직으로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국가직 전환에 신중해야 한다는 견해도 있었다. 정상만 한국방재학회장(공주대 교수)은 “미국, 영국 등 선진국은 재난 발생 때 현장 대응력을 높이기 위해 중앙정부가 아닌 지방정부 중심으로 국가 재난 대응체계를 설계했다”면서 “지자체 재난 대응 역량 강화를 위해서는 지방직 소방공무원 신분을 그대로 유지하고, 지역별 근무 여건 차이는 중앙정부 지원을 통해 균형을 맞추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정 회장은 “현재 국가안전처 차관 직위는 소방공무원과 같은 특정직뿐만 아니라 정무직 공무원 등도 갈 수 있도록 문을 열어놔야 한다”면서 “국가안전처 산하 각 본부(소방본부, 해양안전본부, 특수재난본부)의 본부장이 소방직이든 향후 선발 예정인 방재안전직 공무원이든 관계없이 전문성을 갖춘 인사가 차관 직위로 승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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