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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부겸 “촛불 혁명은 기득권에 대한 분노…개헌으로 완성돼야”

    김부겸 “촛불 혁명은 기득권에 대한 분노…개헌으로 완성돼야”

    야권의 잠재적 대권 주자로 분류되는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촛불 시민 혁명은 개헌으로 완성돼야 한다”면서 즉각적인 개헌 논의의 시작을 촉구했다. 전날 새누리당과 민주당, 국민의당 원내대표가 모여 국회에서 개헌특위를 신설하자는 데 합의한 뒤로 정치권에서 개헌론이 급물살을 타는 모양새다. 그러나 김 의원은 개헌을 고리로 한 여야 의원들의 ‘제3지대’ 구성에 대해선 “정치인들이 자신들의 유불리에 따라서 정계개편을 인위적으로 도모하는 그 자체는 불가능하지 않느냐”라면서 “격동기에 그런 논의들이 있었지만, 결국 국민이 납득할 만큼 가치와 대의명분을 제시하지 못한 정치인들만의 이합집산은 소용이 없다”라는 말로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김 의원은 13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촛불의 함성으로, 국민의 명령으로 대통령이 탄핵된(대통령 탄핵안이 국회에서 가결된) 지금부터 저는 개헌과 국가 대개혁을 위한 국민운동을 시작하려 한다”면서 “개헌은 정략이 아니라 이미 오래된 우리 사회의 약속”이라고 밝혔다. 김 의원은 “(19)87년 헌법이 정한 정치체제는 무능하고 부패한 대통령의 폐단을 막을 수 없다”는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발언을 인용하면서 “제왕적 대통령제가 무능하고 염치없는 대통령을 이미 예고하고 있다는 선견지명이 노무현 대통령에게 있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가 대개혁의 시대적 과제를 불완전할 수밖에 없는 대통령 한 사람의 인격에만 맡길 수는 없다”면서 “승자독식의 선거제도를 통해 기득권을 누리는 정치구조도 과감히 고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국민적 정의가 아니라 권력의 이해를 따르는 검찰 권력도 ‘검사장 직선제’ 등을 통해 개혁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약탈 경제를 멈추고, 기득권을 해체하고, 반칙과 특권을 폐지해야 한다”면서 “국민발의·국민소환 등 국민이 직접 참여하는 민주주의를 확대하고 경제민주화와 노동의 존엄과 기회균등을 확보하고 지방분권을 실현해야 한다”는 말로 자신이 생각하는 개헌의 방향을 제시했다.. 김 의원은 회견 이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조기 대선 가능성에 따른 개헌 불가론에 대해 “만약 시기가 맞지 않으면 다음 대선에 나오는 주자들이 개헌 스케줄에 대해 분명한 약속을 하는 데까지 나아갈 수 있다”면서 “시간을 핑계로 논의 자체를 하지 말라는 것은 이해 못 한다”고 맞섰다. 아래는 기자회견 전문. 촛불 시민혁명, 국가 대개혁과 개헌으로 완결해야 합니다. 촛불은 시민혁명입니다. 국민이 스스로 들고 일어나 만들어 가고 있는 혁명입니다. 세계 역사상 유례가 없는 지도부도 선동도 없는 순수하고 아름다운 혁명입니다. 대한민국 국민은 혁명의 역사를 지금 새로 쓰고 있습니다. 오늘 대한민국을 관통하고 있는 시대의 정서는 불안과 분노입니다. 우리 국민은 불평등과 불공정, 부정과 부패, 반칙과 특권에 가위 눌려 살아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광화문과 전국 도시들의 밤을 수 놓은 200만이 넘는 촛불의 함성은 무능하고 염치없는 대통령 한 사람에 대한 분노가 아니라 이 시대에 대한 분노이고 몰염치한 기득권에 대한 반란입니다. 촛불 시민혁명은 재벌개혁, 정치개혁, 검찰개혁을 포함한 국가 대개혁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촛불 혁명을 대통령 한 사람 끌어내리는 것으로 멈출 수 없습니다. 약탈경제부터 뜯어고쳐야 합니다. 재벌이 권력과 야합하는 것은 약탈입니다. 재벌이 편법으로 부를 상속받고, 내부거래로 시장의 부를 이전해가는 것은 약탈입니다. 비정규직을 값싼 노동으로 착취하는 것도 약탈입니다. 청년실업을 방치하고, 값싼 일자리에 몰아넣는 것 또한 약탈입니다. 촛불은 약탈경제에 대한 분노입니다. 촛불은 기득권에 대한 분노입니다. 국민연금이 왜 삼성 재벌의 편법 상속을 도와야 합니까? 권력과 재벌의 부도덕한 거래입니다. 삼성의 편법 상속에 대해서는 특검을 해서라도 진상을 낱낱이 밝혀야 합니다. 촛불은 반칙과 특권, 부정과 부패, 불공정을 바탕으로 형성된 우리 사회의 기득권 해체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87년 헌법이 정한 정치체제는 무능하고 부패한 대통령의 폐단을 막을 수 없다.” 제 말이 아닙니다. 노무현 대통령이 2007년도에 하신 말씀입니다. 제왕적 대통령제가 무능하고 염치없는 대통령을 이미 예고하고 있다는 선견지명이 노무현 대통령께 있었던 것입니다. 대한민국 국민의 양심과 지성이 대통령 한 사람만 못할 리 없습니다. 그럼에도 왜 대통령 한 사람에게 제왕적 권력을 몰아주어야 합니까? 이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제왕적 권력을 가진 대통령이 아니라 국민주권의 대의제를 실현하는 것입니다. 국가권력은 독점되는 것이 아니라 견제를 통해 균형을 이루어야 합니다. 승자독식의 선거제도를 통해 기득권을 누리는 정치구조도 과감히 고쳐야 합니다. 국민적 정의가 아니라 권력의 이해를 따르는 검찰권력도 검사장 직선제 등을 통해 개혁되어야 합니다. 촛불 시민혁명은 개헌으로 완성되어야 합니다. 개헌으로 약탈경제를 멈추고, 기득권을 해체하고, 반칙과 특권을 폐지해야 합니다. 국민발의, 국민소환 등 국민이 직접 참여하는 민주주의를 확대해야 합니다. 경제민주화와 노동의 존엄과 기회 균등을 확보하고, 지방분권을 실현해야 합니다. 지방분권은 단지 중앙권력을 지방에 이양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실질적인 국민주권을 실현하는 것입니다. 국민주권의 온전한 실현을 위해서는 모든 것을 움켜쥔 중앙정부의 권력을 지자체 연합 또는 지자체 연방의 수준으로까지 분권화하는 것은 이제 필수 개혁 과제입니다. 주민자치권을 국민기본권으로 해야 합니다. 자치입법권을 강화하고 재정적 자립을 보장하는 조세구조가 완성되어야 합니다. 개헌은 정략이 아닙니다. 이미 오래된 우리 사회의 약속입니다. 다만, 제왕적 대통령 권력을 누리려는 욕심이 그 약속을 파기해왔을 뿐입니다. 대한민국은 지금 국가 대개혁을 시대적 과제로 안고 있습니다. 국가 대개혁의 시대적 과제를 불완전할 수 밖에 없는 대통령 한 사람의 인격에만 맡길 수는 없습니다. 촛불을 든 우리 국민의 손으로, 광화문과 전국의 밤을 밝힌 촛불의 힘으로 국가 대개혁을 완수해야 합니다. 국가 대개혁의 과제는 개헌이라는 전 국민적 합의로 일단 완성되어야 합니다. 개헌에 대해 두 가지 견해가 있습니다. 개헌 논의를 막으려는 것이 그 하나입니다. 촛불 시민혁명을 대통령 하나 바꾸는 것으로 끝내자는 것이기에 동의할 수 없습니다. 또 하나는 무원칙한 대통령과 함께 권력을 농단하던 정치세력이 개헌을 통해 촛불 혁명의 불길을 피하려는 것입니다. 용납할 수 없습니다. 개헌과 함께 정권교체까지 완수해 달라는 것이 이 시기 촛불의 간절한 염원입니다. 촛불의 함성으로, 국민의 명령으로 대통령이 탄핵된 지금부터 저는 개헌과 국가 대개혁을 위한 국민운동을 시작하려 합니다. 그것이 제가 할 일이라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존경하는 정세균 국회의장께서 이미 여러 차례 의지를 밝히신 만큼, 국회에서 조속히 개헌특위가 가동되어 각 분야의 개혁과제에 대한 논의가 속도있게 진행되어야 합니다. 아울러 우리 시대가 해결해야 할 국가 대개혁의 과제를 어떻게 헌법에 담아낼 것인가에 대한 진지한 국민대토론이 시작되어야 합니다. 저는 겸손한 마음으로 개헌을 통한 국가 대개혁으로 촛불 시민혁명을 완수하는 데 헌신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꼭꼭 숨은 우병우···서울·충북 제천·경기 기흥 모두 살폈으나 ‘허탕’

    꼭꼭 숨은 우병우···서울·충북 제천·경기 기흥 모두 살폈으나 ‘허탕’

    우병우(49) 전 청와대 민정수석은 끝내 국회 국정조사 청문회 자리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국정조사 특별위원회가 발부한 동행명령장 집행을 위해 국회 직원들이 서울과 지방을 다녔지만 결국 우 수석을 만나지는 못했다. 국회 입법조사관들과 경위들은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있는 우 수석의 장모 김장자 삼남개발 회장 자택에 김 회장과 우 전 수석이 있다는 소식을 접하고서 7일 오전 11시 45분 이곳을 방문했다. 그러나 김 회장 또는 우 전 수석을 만나는 데에는 실패했다. 1시간 가량 기다리던 국회 직원들은 자택을 떠나면서 “집 안에서 인기척이 느껴지지 않는다. 우 전 수석이 여기 있을 것으로 생각했는데 인기척이 없다”고 말했다. 직원들은 지방의 다른 곳에서 김 회장이 타는 외제차를 목격했다는 제보를 받고 차를 타고 경부고속도로와 영동고속도로를 지나 충북 제천 산 속의 한적한 가정집으로 향했다. 이곳은 김 회장의 측근 집이었다. 그러나 이곳에도 우 전 수석이나 김 회장은 물론 아무도 없었다. 국회 직원들이 “계세요, 국회에서 나왔습니다!”라며 수차례 문을 두드렸으나 아무런 반응도 없었다. 두 차례나 동행명령장 집행에 성공하지 못한 국회 직원들은 오후 5시쯤 김 회장 소유 골프장인 경기 화성의 기흥컨트리클럽(CC)까지 방문했으나 이곳에도 우 전 수석과 김 회장은 없었다. 국회 직원들은 기흥컨트리클럽 내 깊숙이 숨어 있는 별장에 우 전 수석이 장모와 함께 숨었다는 제보를 받고 이곳을 찾았으나 골프장 소속 직원이 나와 “직원 기숙사일 뿐”이라고 답했다. 이 직원은 “남자 직원들이 쓰는 기숙사”라며 “우 전 수석과 김 회장은 한 번도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결국 우 전 수석과 김 회장은 국회 국정조사의 출석 요구에 응하지 않았음에도 아무런 처벌도 받지 않게 될 전망이다. 국회가 동행명령장 집행을 거부한 증인을 처벌하려면 그 증인이 애초 출석 요구서를 수령했어야 하는데, 우 전 수석과 김 회장에게는 출석 요구서조차 전달되지 못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글로벌 인사이트] 승자 독식 美선거제 바꾸려는 ‘배신투표’ 쿠데타 성공할까

    [글로벌 인사이트] 승자 독식 美선거제 바꾸려는 ‘배신투표’ 쿠데타 성공할까

    지난 11월 8일(현지시간) 치러진 미국 대선에서 승리한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내각 후속 인사를 연이어 단행하는 등 행정부 구성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트럼프는 538명의 선거인단 중 과반인 270명을 훌쩍 넘긴 306명을 확보해 232명에 그친 힐러리 클린턴에게 승리했다. 그런데 미국 대선은 사실 공식적으로 끝나지 않았다. 선거인단만을 대상으로 하는 공식 대선일은 오는 19일 치러진다. 최근 클린턴 지지자를 중심으로 한 일부 선거인이 반란을 꿈꾸면서 뒤집기를 시도하고 있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지난달 22일 최소 6명의 민주당 선거인이 공화당 선거인에게 트럼프를 찍지 말라고 설득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유권자 득표에서 클린턴이 더 많은 표를 얻었음에도 트럼프가 당선된 것은 민의를 왜곡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들의 ‘도발’은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워싱턴DC·29개주만 배신투표 금지 우선 선거인단의 ‘도발’ 시도를 이해하려면 미국만의 독특한 제도인 선거인단이 어떻게 구성되는지 이해해야 한다. 선거인단은 모두 538명이다. 하원(435명)과 상원(100명) 숫자를 합친 535명에 워싱턴 DC의 선거인 3명을 합친 숫자다. 선거인은 선출직, 임명직과 관련 없이 연방정부 관련 관직을 가져서는 안 된다. 미국 수정헌법은 주 또는 연방 관직을 수행하고자 헌법 수호를 맹세한 사람이나 미국에 대항해 반란을 일으킨 사람은 선거인단이 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선거인단 후보는 대통령 선거 한 달 전에 각 주의 정당이 추천한다. 오클라호마, 버지니아, 노스캐롤라이나 등에서는 당 대회를 거쳐 선거인 후보를 정한다. 미 대선은 각 주에 할당된 선거인이 유권자의 뜻에 따라 각 후보에게 투표해 이뤄진다. 대부분 주는 승자독식의 원칙에 따라 해당 주에서 가장 많은 표를 얻은 후보가 선거인 전체를 지지자로 갖게 된다. 연방법에 따라 선거인이 특정 대통령이나 부통령 후보에 대한 지지 서약을 할 필요는 없지만 대부분의 선거인은 애초 약속한 대로 투표한다. 문제는 선거인이 유권자의 뜻을 배신하고 다른 후보에게 투표하는 길이 열려 있다는 점이다. 헌법에는 선거인이 절대적으로 해당 후보를 선택해야 한다는 규정은 없다. 다만 캘리포니아와 앨라배마, 알래스카 등 29개 주와 워싱턴 DC에서는 이른바 ‘배신투표’를 금하고 있다. 반면 조지아, 애리조나, 캔자스 등 21개 주는 배신투표에 대한 특별한 규정이 명시돼 있지 않다. 즉, 선거인이 다른 정당의 후보를 찍는 이른바 배신도 가능한 셈이다. 미시간과 미네소타는 배신투표를 무효로 규정하고 있다. ●배신투표 최대 이유는 후보 사망 240년이 넘는 미국 대통령 선거 역사에서 지금까지 배신투표를 한 선거인은 179명이다. 이 중 71명은 후보자의 사망이나 선거 포기(1872년, 1912년)로 마음을 바꾼 경우다. 2명(1812년, 2000년)은 어떤 후보도 마음에 들지 않아 아예 투표를 포기했다. 나머지 106명은 개인의 이해관계나 우연하게 마음을 바꿔 배신투표를 했다. 배신투표는 대부분 혼자 하는 경우가 많았다. 1836년에는 23명의 선거인이 집단으로 배신투표를 했다. 반란표로 인해 최종 선거 결과가 달라지는 일은 지금까지 없었다. 배신의 이유는 여러 가지다. 1836년 버지니아주에서 23명의 선거인이 한꺼번에 반란표를 행사했다. 민주당은 당시 부통령 후보로 리처드 존슨을 정했는데 그가 흑인 여성과 결혼하고 자녀를 낳았다는 이유로 선거인단이 반대의사를 밝힌 것이다. 대통령 후보 마틴 밴 뷰런은 당선됐지만 존슨은 선거인의 배신으로 당선에 필요한 과반수를 확보하지 못했다. 그는 이후 상원의 결정으로 부통령 자리에 올랐다. 가장 최근 사례로는 2004년 대선을 꼽을 수 있다. 민주당이 미네소타에서 다수표를 얻으면서 선거인은 대통령으로는 존 케리, 부통령은 존 에드워즈에게 투표해야 했다. 그렇지만 선거인은 대통령과 부통령 모두 에드워즈에서 투표했다. 누가 배신했는지를 찾고자 미네소타 주는 진상조사를 벌였지만 비밀투표 규정으로 해당 선거인을 찾지 못했다. 다만, 배신투표는 착각 때문인 것으로 추정됐다. 결국 미네소타 주 의회는 이 선거 이후 선거인단의 투표를 공개 투표로 전환했다. 2000년에는 워싱턴 DC의 선거인인 바버라 레트 시먼즈가 배신투표를 했다. 그녀는 당초 민주당의 앨 고어, 조 리버먼을 각각 대통령과 부통령으로 투표해야 했지만 백지표를 제출했다. 그녀가 배신한 이유는 워싱턴 DC가 미국 본토임에도 입법 대표를 선출할 수 없는 상황을 비판하고자 백지투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1972년에는 버지니아에서 로저 맥브라이드가 공화당의 리처드 닉슨과 스피로 애그뉴를 각각 대통령과 부통령으로 투표해야 했으나 그렇게 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는 군소 정당인 자유당의 존 호스퍼스와 토니 네이선에게 투표했다. 부통령 후보였던 네이선은 미국 최초로 선거인을 확보한 여성 후보가 됐다. 배신투표를 한 맥브라이드는 4년 뒤 아예 자유당 소속으로 대선에 출마하기도 했다. ●트럼프 당선 취소하려면 38명 등돌려야 이렇듯 배신투표는 2004년까지 일어났지만 선거인도 결과가 뒤바뀌기를 실제로 바라는 것은 아니다. 이번 대선 역시 마찬가지다. 트럼프는 이미 306명의 선거인단을 차지해 그의 당선을 막으려면 최소 38명의 선거인 마음을 돌려야 하는데 이는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이다. 오히려 선거인이 주목하는 것은 바로 미국 대통령 선거제도의 문제점을 공론화시키는 것이다. 선거인의 간접선거로 승자가 결정되는 대선은 민의를 왜곡하는 결과를 낳기도 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여전히 진행 중인 이번 대선 개표작업에서 클린턴이 큰 표차로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선거분석 매체 ‘쿡폴리티컬리포트’는 지난달 27일(현지시간) 대선 전체 득표에서 클린턴은 6463만여 표 트럼프는 6240만여 표를 얻어 클린턴이 200만 표 이상 앞섰다고 전했다. 결국 클린턴은 트럼프보다 200만 표 이상의 지지를 더 받았지만 선거인단 제도의 허점 때문에 패배할 수밖에 없었다. 1992년 대선에서는 개혁당 후보로 나온 로스 페로가 전국 유권자로부터 19%의 높은 지지를 받았지만 정작 선거인단은 한 명도 확보하지 못했다. ●트럼프 역대 4번째 유효득표 적은 승자 미국 역사상 선거인단 승자가 유효득표수에서 뒤진 경우는 이번을 포함해 모두 4차례다. 1876년과 1888년, 2000년, 2016년 등이다. 이 때문에 배신투표를 독려하는 선거인은 민주당 쪽 선거인에게도 힐러리를 찍지 말라고 독려하고 있다. ‘배신투표’가 많이 나오면 나올수록 제도의 문제점이 부각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워싱턴주 선거인인 레비 구에라(19)는 당초 민주당 클린턴을 지지해야 하지만 트럼트 당선에 항의 차원에서 배신 투표를 결심했다고 지난달 30일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일곱 번째 배신투표 선거인이 된 그녀는 이번 선거가 생애 첫 선거라면서 “당에 앞서 내 나라를 생각하는 마음에서 배신투표를 결심했다”고 말했다. 한 선거인은 “만약 이 문제를 의회로 가져가게 되면 정치적 후폭풍을 불러올 논쟁이 일어 충분한 사람들이 선거인단 제도에 대해 들여다보게 될 것”이라는 기대를 밝혔다. 선거인단 제도를 연구해 온 텍사스 A&M 대학의 조지 에드워즈 교수는 “트럼프 선거인단이 8~10명만 다른 사람에게 투표하더라도 사람들의 주의를 끌 수 있다”며 “대선에서 그렇게 많은 선거인이 배신투표를 한 적은 없다”고 말했다. 이제훈 기자 parti98@seoul.co.kr
  • “채점기준 파악 후 과목별 공략 효과봤죠”

    “채점기준 파악 후 과목별 공략 효과봤죠”

    2017년도 5급 국가공무원 공개경쟁채용 시험 일정이 확정됐다. 내년 1월 17일부터 20일까지 나흘간 원서접수를 시작으로 2월 25일 1차 공직적격성평가(PSAT)를 치른다. 3개월 후 시작될 내년도 공채 시험에 응시할 수험생을 위해 올해 최고득점 또는 최연소로 합격 문턱을 넘은 일반행정, 교육행정, 국제통상, 재경 직렬별 합격자 4명을 인터뷰했다. 과목별 공부 방법, 수험 기간 생활패턴 등 합격 비결을 들어봤다. ●일반행정-입법·사법고시 기출까지 정복 올해 일반행정 직렬 응시자 가운데 가장 높은 점수로 합격한 최일암(30·서울대 행정대학원)씨는 2010년 여름 수험생활을 시작했다. “1차 시험만 7차례, 2차는 4차례 응시했습니다. 마지막 단계인 3차 면접은 올해 첫 응시였는데, 다행히 합격할 수 있었습니다.” 학부에서 경제학을 전공한 최씨는 처음에는 재경직에 지원했다가 대학원 진학 후 정책학을 전공하면서 일반행정으로 응시 직렬을 변경했다. 최씨는 “일반행정직으로 응시할 경우 1차 PSAT합격이 재경직에 비해 상대적으로 쉽고, 거의 모든 부처에 지원할 수 있는 직렬이기 때문에 선택의 폭이 넓다”고 말했다. 최씨는 반드시 필요한 1차 시험 대비법으로 기출문제 분석을 꼽았다. “기출문제를 철저히 분석해 출제자 의도가 무엇인지 파악하는 훈련을 했습니다. 논리학, 법률, 어림산 요령 등 지식이 요구되는 부분은 공부를 했고요.” 2차 논술형 필기 과목인 행정학에 대해서는 “사례집 중심으로 서브노트를 만들고 헌책방에서 여러 교수의 사례집을 구입해 발췌했다”고 최씨는 전했다. 이와 함께 5급 공채 필기시험뿐만 아니라 입법고시, 사법고시 등 모든 기출문제를 풀면서 교수들의 채점평, 고시계 강평 등을 참고해 채점자인 교수가 원하는 답안이 무엇인지 파악하는 노력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응시직렬을 재경에서 일반행정으로 바꾸면서 최씨가 가장 단시간 안에 공부했던 과목은 정치학이다. “수험기간이 짧을수록 공부범위의 한계선을 정하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제 경우 합격생 강의를 선택해 강의내용을 컴퓨터로 필기하고, 그 자료에 추가할 내용을 덧붙여 풀어쓰는 방식으로 서브노트를 만들었습니다.” 그에게 가장 극복하기 어려웠던 과목은 행정학이다. 최씨는 “행정학은 경제학과 달리 많은 현상을 설명하기 때문에 논리적 엄밀성이 떨어져 명쾌하게 이해하기가 어려웠다”며 “신문 등을 읽으며 실사례를 찾아 이해도를 높였고, 아는 이론이나 사례를 동원해 답안을 완결하는 훈련을 했다”고 말했다. 최씨는 3차 면접 준비를 위한 스터디를 2차 합격자 발표 전부터 시작했다. 직접 인력을 배치한다면 어느 부서에 우선적으로 할 것인지 묻는 질문을 받았다. 마지막으로 최씨는 수험생에게 “방대한 내용을 먼저 공부한 후 채점기준을 맞춰 나가기보다 과목, 문제별 채점기준을 알아내고 그에 맞춰 공부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전했다. ●국제통상- 교재 하나 정해 통째로 암기 올해 국제통상 직렬 최고득점자 최우진(27·고려대 영문학과 4학년)씨는 2013년 2월부터 수험생활을 시작했다. 그는 1차 PSAT 준비 방법과 관련, “학원에서 치르는 PSAT 문제가 깔끔하진 않지만, 긴장감이나 부담감 때문에 체감 난도는 실제 시험과 유사하다”며 “시험일 20일 전부터는 기출문제와 모의고사를 반복해 풀며, 틀린 문제를 검토했고 과목별로 유념해야 할 주의사항, 함정 피하기, 자주 하는 실수 등을 A4용지 1장에 정리해 시험 시작 직전까지 살폈다”고 말했다. 최씨는 2차 시험 때 행정법, 국제정치학, 국제경제학, 국제법, 영어를 치렀다. “기본적으로 모든 과목을 한 권으로 정리해 통째로 암기했고, 이를 기반으로 답안을 작성하는 연습을 했습니다.” 행정학은 직접 손으로 정리하지 않았다고 했다. 최씨는 “학원강사들이 제작한 암기노트 중심으로 일부 내용을 추가해 통째로 외웠다”며 “국제법은 김대순 교수의 국제법론을 기반으로 직접 주요 내용을 정리했고, 국제경제학은 학원 강사가 만든 모의고사 문제집을 통째로 베껴 쓰고 외웠다”고 말했다. 수험 기간 동안에는 학교 고시반에서 생활하고 강의는 모두 인터넷 동영상을 활용했다고 한다. 면접 때는 공직사회의 소극행정 행태에 대한 원인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등의 질문이 나왔다. 최씨는 수험생들에게 “자신만의 템포를 찾아 공부방법을 찾는 게 중요하다”며 “제 경우 학원 강의는 2순환까지만 들었고, 2차 답안을 작성할 때는 최대한 출제의도를 정확히 파악하고 하나의 주제나 흐름으로 소문제 답안을 엮어 논리, 문맥을 유지하려고 했다”고 조언했다. ●교육행정-교육심리학 5년 기출 풀고 첨삭 최성용(30·서울대 물리교육과 졸업)씨는 교육행정 직렬 응시자 가운데 최고 득점을 올렸다. 최종 합격까지 5년 남짓 시간이 걸렸다. 최씨가 1차 PSAT 시험을 대비할 때 가장 신경 쓴 부분은 시간관리다. 최씨는 “10문제마다 시간을 측정해 속도를 조절했다”며 “기출문제나 모의고사를 풀면서 중요한 팁은 인터넷 클라우드에 업로드시켜 놓고 식사 때나 이동 시간에 봤다”고 말했다. PSAT 언어논리 과목은 참·거짓 문제나 벤다이어그램 등을 정리해놓으면 큰 틀에서 벗어나지 않게 출제된다는 게 최씨의 설명이다. “자료 해석은 숫자 계산 연습을 많이 했고, 상황판단 문제는 학원 강의를 2년 정도 들었습니다.” 2차 시험 과목에 대해 최씨는 “경제학은 미시경제학과 거시경제학 기본서를 읽으며, 내용·문제별 서브노트를 정리했다”며 “미시경제학은 문제를 많이 풀면서 답을 정확히 도출하는 연습을 했고, 거시경제학은 교과서를 여러 차례 읽은 뒤 가정과 모형에 대한 확실한 이해를 바탕으로 답안을 써내는 연습을 했다”고 말했다. 행정법에서는 판례를 암기하고 사례에서 쟁점을 찾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꼽았다. 최씨는 “판례 암기는 먼저 핵심 키워드를 암기한 뒤 판례문구를 스스로 만들어보며 조사와 서술어를 판례문구와 비슷하게 적는 연습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행정학 답안 작성 시에는 현실 행정사례 해결에 중점을 뒀다고 최씨는 설명했다. 교육행정직과 같은 소수직렬 과목은 학원 강의나 모의고사를 접하기가 어렵다. 대안으로 최씨는 기출문제를 철저히 분석하고, 학부시절 공부했던 교육학 교과서를 통독한 뒤 복사집에서 판매하는 합격생 서브노트를 구해 내용을 추가하며 공부했다고 말했다. 최씨가 가장 취약했던 과목은 교육심리학이다. “지난해 26점을 받다가 올해 시험에서는 40점 정도로 크게 올랐습니다. 지난해 겨울 교육심리학 교과서 2권을 꼼꼼히 1회독 한 후 최근 5년간 출제됐던 문제에 대한 답안을 작성해 첨삭을 받았습니다.” ●재경-모의고사 풀때 시간 더 촉박하게 올해 최연소 합격자는 재경 직렬에 응시한 유형석(20·서울대 경영학과 2학년)씨다. 유씨는 “대학 1학년 2학기 때부터 학업과 병행하며 시험 준비를 시작했다”며 “시험 준비기간은 총 3단계로 구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처음 반년간은 학교 수업 때 5급 공채 2차 시험과 겹치는 경제학, 행정학 등 과목을 수강했다. “학교 수업 외 시간에는 인터넷 동영상으로 학원 강의를 들으면서 단기간에 시야를 넓히고 회독 수를 높일 수 있었지만, 시간·체력 관리는 어려웠던 것 같습니다.” 1차 PSAT시험 준비기간은 단 1개월이었다. 유씨는 “준비기간이 짧았던 탓에 기출문제에만 집중했다”며 “3월부터는 휴학을 하고 본격적으로 학원과 독서실을 오가며 2차 시험을 준비했다”고 말했다. 1차 시험 관련 팁으로 유씨는 “실전에서는 항상 시간이 촉박하기 때문에 모의고사를 풀 때 실제 시험 시간보다 짧은 시간에 문제를 풀어내는 연습을 했다”며 “매일 기출문제를 풀면서 반복해 읽고 암기했다”고 말했다. 2차 시험일까지 4개월간은 모의고사와 강의, 자습의 반복이었다. 유씨가 치른 과목은 경제학, 행정법, 행정학, 재정학, 국제경제학이다. “경제학을 공부할 때는 항상 ‘그동안 공부한 내용을 답안지에 나타낼 수 있는가’를 염두에 뒀습니다. ‘정의, 가정-수식, 그래프-함의, 한계’ 틀을 계속 떠올리며 현재 공부하고 있는 내용이 이 중 어떤 단계에 포함되는지 생각해보려고 했습니다.” 경제학은 범위가 워낙 방대해 여러 책을 동시에 읽기보다는 한 책을 반복해 읽는 게 전체적인 틀을 파악하며 암기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유씨는 전했다. 행정법은 가장 난해했던 과목이다. 그는 “기본서 두께에 위축돼 요약집을 반복해 읽다가 나중에는 문제점-학설-판례-검토별 키워드를 만들어 암기하니 효율적이었다”고 말했다. 행정학에 대해서는 “공부했던 내용과 시험문제가 크게 달라 가장 당황했던 과목”이라고 말했다. 유씨는 또 “재정학의 이론 부문은 경제학적 측면, 제도 부문은 행정학적 측면에 가깝다고 판단해 풀이방법도 다르게 쓰려고 노력했다”고 했다. 이어 “국제경제학은 가정 및 설정에 따라 모형, 그래프, 함의 등이 달라진다”며 “A4용지 한 장에 무역론의 모든 모형을 가정에 따라 정리하면서 체계화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공무원이 말하는 정책이야기] 권오상 식약처 과장에게 들어본 ‘화장품 관리제도’

    [공무원이 말하는 정책이야기] 권오상 식약처 과장에게 들어본 ‘화장품 관리제도’

    신개념 화장품 시장 열린다천연 성분·개인별 맞춤형·덜어 파는 제품 등 관리법규 내년 시행 개인의 피부 상태를 분석하고 필요한 성분을 골라 만드는 맞춤형 화장품, 덜어서 판매하는 소분(小分) 화장품 등 소비자의 필요에 맞춘 새로운 개념의 화장품이 시장에 속속 등장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빠르게 변화하는 화장품 시장의 트렌드에 맞춰 화장품 산업 제2의 도약기를 이끌 제도를 만들고 있다. 최근에는 기능성 화장품 인정범위를 미백, 주름 개선, 자외선 차단 등 3종에서 염모, 탈모 방지, 아토피 피부 보습, 여드름 피부 각질화 방지 등 11종으로 크게 확대했다. 권오상 식약처 화장품정책과장은 2001년 화장품법이 제정된 이후 최근 가장 큰 변화를 보이는 화장품 관리 제도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이전과는 전혀 다른 유형의 맞춤형 화장품이 등장하는 등 화장품 시장이 들썩이고 있지만,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화장품 산업은 미래 유망산업이 아니었습니다. 2001년 이전에는 화장품 관련 법조차 없어 약사법으로 화장품을 관리했을 정도였지요. 화장품 시장은 빠르게 변화하는데 그동안 제도는 변화 속도를 제대로 따라잡지 못했습니다. 과일이나 꽃 등 천연 성분으로 만든 천연화장품만 하더라도 이미 화장품 시장에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았지만, 천연 원료로 제조했음을 인증하는 제도가 없어 소비자들이 화장품의 정보를 정확하게 확인하기가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천연화장품의 정의와 기준을 명확히 정하고 정부가 이를 인증하는 제도를 만들고자 지난 9월 화장품법 일부 개정안을 입법예고했습니다. 현재는 화장품에 들어가는 화학적 물질에 대한 기준만 정하고, 나머지 물질을 얼마나 넣느냐는 업체 자율에 맡기는 방식으로 관리하고 있습니다. 아직 검토 단계이지만, 천연 성분이 95% 이상 들어가야 천연화장품으로 표시할 수 있게끔 할 계획입니다. 맞춤형 화장품도 마찬가지입니다. 맞춤형 화장품을 즉석에서 제조해주는 매장이 하나둘 생겨났지만 관련 제도가 없어 사실상 ‘회색지대’에 놓여 있었습니다. 기업은 계속 문의하는데 식약처는 맞춤형 화장품을 만들지 말라고도, 만들라고도 말하기 어려운 애매한 입장에 놓여 있었습니다. 지난 9월 입법예고한 화장품법 일부 개정안이 시행되면 회색지대의 맞춤형 화장품이 제도권으로 들어오게 됩니다. 공급자가 제품을 대량 공급하던 사회에서 벗어나 고도화된 장비로 소비자의 피부를 분석하고 최적화된 상품을 판매하는 화장품의 4차 산업 혁명이 시작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3D프린팅 기술과 맞춤형 화장품 산업이 결합해 새로운 결과물을 낼 수도 있을 것입니다. 지금까지 우리나라는 화장품 산업의 선도주자가 아니었습니다. 프랑스나 미국의 명품을 쫓는 위치에 있었습니다. 하지만 맞춤형 화장품 분야만큼은 다른 나라도 우리와 마찬가지로 출발 단계에 서 있습니다. 잘하면 우리가 선도에 설 수 있습니다. 그동안 의약외품으로 관리하던 염모제 등도 이제 기능성 화장품으로 관리하게 됩니다. 사실 염모제는 다른 화장품보다 부작용이 많습니다. 그래서 일반 화장품보다 더 엄격히 관리하는 기능성 화장품에 포함했습니다. 의약외품만큼 관리가 까다롭진 않지만, 기능성 화장품은 품목별로 심사를 받아야 판매할 수 있습니다. 천연화장품, 맞춤형 화장품, 소분 화장품 판매 등과 관련한 입법안이 국회 논의를 거쳐 내년쯤 시행되면 지금껏 만나보지 못한 새로운 화장품을 접할 수 있을 것입니다. 오송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원격의료 오진은 누구 책임일까

    입법조사처 “의료분쟁 증가” 환자가 의사에게 화상으로 자신의 상태를 설명하던 중 원격의료 장비의 화면이 뚝뚝 끊기고 해상도가 낮아 의사가 오진했다면 그 책임은 누가 져야 할까. 지난 6월 22일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의료법 일부개정법률안’을 적용하면 장비가 환자의 것일 경우 환자는 의사에게 오진에 대한 책임을 물을 수 없다. 환자가 원격으로 연결된 의사의 지시를 따르지 않거나 의사의 과실을 인정할 만한 명백한 근거가 없고, 환자가 갖춘 장비의 결함으로 오진이 발생하면 의사가 책임을 지지 않아도 된다고 법에 명시돼 있기 때문이다. 국회입법조사처는 7일 ‘의사·환자 간 원격의료 도입의 쟁점과 향후 과제’ 보고서에서 이 법이 국회를 통과하면 의료 분쟁이 증가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보고서를 작성한 김주경 입법조사관은 “불안정한 화질, 낮은 해상도, 통신 장비의 오류나 접속 불안정, 느린 전송 속도 등은 의료 정보의 질을 떨어뜨려 의사의 오진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며 “환자나 의료인이 통신 장비의 기계적 결함이나 오작동 등을 입증하는 것은 자동차 급발진 사고의 원인을 규명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간단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자칫 오진으로 인해 의료사고가 발생할 경우 환자는 보상받기가 더 어려워질 수 있다. 원격의료 시행 시 환자의 민감한 의료 정보가 외부로 유출될 가능성도 제기됐다. 입법조사처는 “백신과 방화벽 등 보안 프로그램을 운영하더라도 악성코드에 감염될 위험은 항상 있으며, 해킹과 정보 매매를 완벽하게 차단할 수 없어 원격의료 논의에는 정보 보안에 대한 문제가 항상 따른다”고 지적했다. 또 “당장은 동네의원 중심으로 의사와 환자 간 원격의료를 도입할지라도 장래에 대형병원까지 이 사업에 참여하면 대형병원으로의 환자 쏠림 현상이 심화될 것”이라며 원격의료가 의료전달체계를 훼손할 우려가 있다고 주장했다. 정부가 원격의료 허용을 위한 의료법 개정안을 발의한 것은 이번이 세 번째로, 그동안 보건의료 시민단체와 의료인의 반발에 부딪혀 법 개정이 번번이 무산됐다. 현행법은 의사와 의료인 간에만 원격의료를 허용하고 있으며 현재 의사와 환자 간 원격의료는 시범 사업 중이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자율차 시험운행구간 11월부터 전국으로 확대

    자율차 시험운행구간 11월부터 전국으로 확대

     오는 11월부터 자율주행차 시험운행 구간이 전국 도로로 확대된다. 국토교통부는 자율주행 시험운행 구간 지정을 ’네거티브‘ 방식으로 전환하는 내용을 담은 ’자동차관리법 시행규칙 일부 개정안‘을 마련해 입법 예고한다고 29일 밝혔다. 시험구간 확대는 자율차에 대한 연구·개발을 촉진하고, 다양한 교통 환경에서 여러 형태의 시험운행을 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현재는 고속도로 1개, 국도 5개, 대구 규제 청정 지역, 세종시 등 375㎞ 구간에서만 시험운행이 가능하다.  국토부는 도로·교통 전문가와 함께 시험운행 시 위험을 초래할 수 있는 구간을 검토해 어린이·노인·장애인 등 교통약자 보호구역을 제외한 나머지 구간에 대해 시험운행을 전면 허용할 계획이다.  세종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한국 상위 10% 소득집중도 가장 빠른 속도↑…네티즌 “같이 좀 먹고 살자”

    한국 상위 10% 소득집중도 가장 빠른 속도↑…네티즌 “같이 좀 먹고 살자”

    우리나라의 상위 10% 소득집중도가 주요국 중 가장 빠른 속도로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을 제외하고 가장 심한 수준이다. 4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국회입법조사처가 세계 상위 소득 데이터베이스와 국제통화기금(IMF)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12년 기준 우리나라의 상위 10% 소득집중도는 44.9%로 나타났다. 이는 아시아 주요국가 중 가장 높은 것으로 범위를 전 세계 주요국으로 넓혀봐도 미국(47.8%) 다음으로 높은 수준이다. 소득집증도는 소득 상위권 구간에 속한 사람들이 전체 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산출해 경제 내 소득불평등 정도를 판단하는 지표다. 우리나라는 외환위기 이후 빠른 속도로 소득집중도가 상승하기 시작해 2000년 35.8%,2008년 43.4%에 이어 2012년 44.9%까지 치솟았다. 위 통계를 접한 네티즌들은 다음과 같이 포털사이트 댓글란에 의견을 적었다. 그동안 노동자들 때려잡은 결과다. 같이 좀 먹고 살자.(kong****), 투표 잘못 했으니 죗값을 치러야지(giyo****), 소득 집중도? 물론 심각하지만 정말심각한건 자산 집중도다. 우리나라에서 직장을 잃으면 노동자들이 극단적인 농성을 하는 이유는 두가지다. 자산이 없다는것, 그리고 사회보장이 없다는것. 이 두가지를 깊게 파고들어가면 우리나라 경제의 모순이 적나라게 들어난다.(naa1****), 미국과 다른 점은 미국은 자신의 노력으로 이룬 것이고 한국은 태어날때 부터 금수저이거나 부정한 방법으로 재산을 모은 부패한 점이라는 것(wjdv****) 등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더민주 박광온 “대부업체에도 교육세 부과하는 교육세법 개정안 발의”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더불어민주당 간사인 박광온 의원이 대부업체에 교육세를 부과하는 ‘교육세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고 1일 밝혔다.  이 개정안은 그동안 정부의 입법 미비로 교육세를 내 않고 있는 대부업자와 대부중개업자를 교육세 납세의무자에 추가함으로써 교육 재원을 확보하고 교육의 질을 높이도록 했다.  현행 교육세법은 은행, 저축은행, 보험사, 증권사, 신용카드사, 금전대부업자 등을 포함한 금융·보험업자를 교육세 납세의무자로 열거하고 이들 업자의 수익금액 가운데 0.5%를 교육세로 내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시중은행과 보험사를 비롯한 금융·보험업자는 지난해 약 1조원대의 교육세를 내는 등 최근 5년 동안 약 5조원의 교육세가 걷혔다.  그러나 대부업체는 막대한 규모의 수익을 올리고 있음에도 교육세는 한 푼도 내지 않고 있다. 대부업법이 시행된 2002년 10월 이후 지난해까지 대부업계 상위 10개 업체가 그동안 거둔 수익은 약 14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대부업법 시행 당시 재경부(현 기획재정부)가 교육세법 시행령에 대한 유권해석을 통해 대부업자와 대부중개업자를 교육세 납세의무자에서 제외했다. 교육세법 시행령은 정부의 허가 또는 인가 등을 받지 않은 대부업과 대부중개업을 영위하는 자를 교육세 납세의무자로 규정하고 있다. 문제는 대부업법에서 대부업을 지자체 등록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어 정부는 지자체에 등록된 대부업체를 정부의 허가 또는 인가를 받은 대부업체로 해석해 교육세 납세의무자에서 빠지게 됐다.  박 의원은 “최근 급속도로 성장하는 대부업체에 대한 성장세와 다른 금융·보험업자와의 공평과세 측면을 고려해도 교육세 납세의무자에서 제외할 이유가 전혀 없다”고 말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현장 블로그] 비싼 영유아 카시트, 안전은 가격순인가요

    [현장 블로그] 비싼 영유아 카시트, 안전은 가격순인가요

    올해 말부터 6세 미만 아이가 카시트 없이 승차할 경우 6만원의 과태료를 물게 됩니다. 경찰청이 지난 9일 카시트 미착용 과태료를 기존 3만원에서 2배로 올리겠다고 도로교통법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했기 때문이죠. ●국내 착용률 30%… 선진국 90%대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교통사고로 사망한 어린이가 총 49명이고 이 중 절반가량이 승차 중에 사망했는데, 경찰은 이런 경우 대부분 카시트를 사용하지 않은 것으로 봐야 한다고 했습니다. 단속도 본격화할 예정이랍니다. 교통안전공단의 2014년 조사 결과 우리나라의 카시트 착용률은 30%로 독일·영국·미국의 94~96%와 비교해 현저히 낮으니 아이들의 안전을 위해 단속 강화는 분명 환영할 만한 일입니다. ●카시트 평균 가격 47만 9239원 문제는 많은 부모들이 카시트 구매를 두고 딜레마에 빠졌다는 겁니다. 많이 쓰이는 제품은 수입품인데 너무 비싸고, 저렴한 제품은 안전성에 의심이 간다는 거죠. 육아정책연구소의 육아물가지수에 따르면 지난해 카시트의 평균 가격은 47만 9239원입니다. 100만원이 넘는 카시트도 있죠. 게다가 영아용, 유아용, 어린이용 등 아이의 성장에 따라 바꿔 주어야 합니다. 저렴한 가격의 카시트도 있지만 제품군도 다양하지 않고 안전성 면에서 주부들이 합격점을 주지 않습니다. ●중고는 위험?… 정부도 “몰라요” 주부들 사이에 중고 카시트는 안전하지 않다는 소문도 돕니다. 소문의 진위가 궁금해 정부 기관에 물으니 “모르겠다”는 말만 돌아왔습니다. 카시트 가격이 비싸다 보니 일부는 안전벨트 위치 조절기를 쓰기도 합니다. 하지만 한국소비자원은 카시트만큼 안전하지 않다고 밝혔습니다. 교통안전공단은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카시트 무상 배포 사업을 벌였는데, 올해 1000명 선정에 2000명 넘는 사람이 몰렸습니다. ●“저렴하고 안전한 보급형 사업 필요” 아이들의 안전을 보장하는 카시트는 안전하고 저렴하게 보급해야 합니다. 김종현 교통안전공단 도로교통안전처장도 “안전이 확보된 국민 보급형 카시트 사업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아이가 둘인데 카시트 비용이 너무 비싸요. 오래 쓰지도 못할 걸 두 개나 사야 하니 부담이에요. 차라리 과태료를 물까요. 아이의 안전을 생각하면 사야겠고, 어쩔 수 없이 저렴한 걸 찾고 있는데 안전할까요.” 취재 중에 만난 한 주부의 답답함에 대해 정부가 답할 차례입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돈 앞에 멈춰선 대형차 긴급제동장치

    돈 앞에 멈춰선 대형차 긴급제동장치

    당국 - 업계 비용 떠넘기기 갈등 관련법 논의 5개월째 ‘헛바퀴’ 전남 여수 마래터널 10중 추돌, 4명의 목숨을 앗아간 영동고속도로 봉평터널 추돌 사고 등 최근 화물차 및 버스 운전기사의 졸음운전으로 인한 대형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하지만 이와 관련한 안전대책은 5개월째 헛바퀴만 돌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앞차와 거리를 유지하는 첨단 시스템을 장착하는 방안을 두고 비용 부담 문제에 대해 해결점을 찾지 못하기 때문이다. 18일 규제개혁위원회 관계자는 “국토교통부가 올해 3월에 입법예고한 ‘자동차 및 자동차 부품의 성능과 기준에 관한 규칙 개정안’에 대해 업계의 반발이 너무 커서 검토를 지속하고 있다”며 “오는 9월에는 심사를 할 수 있도록 최대한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충돌 위험 감지 땐 0.8초 만에 감속 국토부 개정안에는 내년부터 신차 중 11m 이상 버스, 무게 20t 이상의 화물·특수차에 졸음운전 사고를 방지할 첨단 안전장치를 의무적으로 장착하는 방안이 담겨 있다. 이 중 자동긴급제동장치(AEBS)는 차 앞쪽에 부착된 센서가 전방 상황을 감지해 충돌 위험이 있을 정도로 앞차와 가까워지면 충돌 예정 1.8초 전에 핸들이 진동하거나 소리를 내며 경고한다. 그래도 감속하지 않으면 자동으로 브레이크를 작동시켜 0.8초 만에 시속 20㎞를 떨어뜨린다. 이는 운전자가 온 힘을 다해 급브레이크를 밟았을 때보다 큰 감속 폭이다. 또 차로이탈경고장치(LDWS)는 자동차가 차선을 이탈할 경우 경고음을 울리고 핸들을 진동시켜 운전자에게 주의를 주는 장치다. ●AEBS·LDWS 설치비 500만원 문제는 이 두 장치의 가격이 500만원 정도여서 신차 가격이 크게 뛴다는 점이다. 정부는 업계에서 자체적으로 비용을 마련하도록 했지만, 업계는 정부 보조금을 요구하고 있다. 특히 개인 화물차주들의 반발이 심하다. 전국버스운송사업조합연합회 관계자는 “교통안전법 9조 2항을 보면 ‘교통안전장치 장착을 의무화할 경우 이에 따른 비용을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지원할 수 있다’고 돼 있다”며 “2012년 버스·택시·화물차 등에 설치하게 한 운행기록계 설치비 25만원 중 10만원을 보조금으로 지원한 전례도 있다”고 말했다. ●업계 “정부 보조금” vs 당국 “일부만” 국토부는 운행 중인 11m 이상 버스와 20t 이상 화물차 15만대에 대해서는 LDWS와 전방추돌경보장치(FCWS)를 설치하는 방안을 내부 논의 중이다. FCWS는 자동 감속 기능은 없지만 앞차와 충돌 2.4초와 2.1초 전에 운전자에게 핸들 진동과 경고음으로 위험을 알린다. 국토부 관계자는 “FCWS와 LDWS의 설치비는 50만원 정도여서 이 중 일부는 정부 보조금으로 지원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화물차 업계 관계자는 “신차는 설치비가 500만원이어서 정부 보조금을 지급할 수 없고 운행 중인 차는 50만원이어서 보조금 지급을 검토한다면 형평성에 어긋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김윤제 성균관대 기계공학부 교수(한국자동차안전학회장)는 “정부가 보조금을 아예 지급하지 않을 경우 영세 사업자는 치명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며 “한번에 일괄적으로 시행하기보다 대상을 나누어 선택적으로 설치하는 운영의 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단독]대형차 긴급제동장치 의무화, 돈 앞에 멈춰섰다

    [단독]대형차 긴급제동장치 의무화, 돈 앞에 멈춰섰다

    당국 - 업계 비용 떠넘기기 갈등 관련법 논의 5개월째 ‘헛바퀴’ 전남 여수 마래터널 10중 추돌, 4명의 목숨을 앗아간 영동고속도로 봉평터널 추돌 사고 등 최근 화물차 및 버스 운전기사의 졸음운전으로 인한 대형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하지만 이와 관련한 안전대책은 5개월째 헛바퀴만 돌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앞차와 거리를 유지하는 첨단 시스템을 장착하는 방안을 두고 비용 부담 문제에 대해 해결점을 찾지 못하기 때문이다. 18일 규제개혁위원회 관계자는 “국토교통부가 올해 3월에 입법예고한 ‘자동차 및 자동차 부품의 성능과 기준에 관한 규칙 개정안’에 대해 업계의 반발이 너무 커서 검토를 지속하고 있다”며 “오는 9월에는 심사를 할 수 있도록 최대한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충돌 위험 감지 땐 0.8초 만에 감속 국토부 개정안에는 내년부터 신차 중 11m 이상 버스, 무게 20t 이상의 화물·특수차에 졸음운전 사고를 방지할 첨단 안전장치를 의무적으로 장착하는 방안이 담겨 있다. 이 중 자동긴급제동장치(AEBS)는 차 앞쪽에 부착된 센서가 전방 상황을 감지해 충돌 위험이 있을 정도로 앞차와 가까워지면 충돌 예정 1.8초 전에 핸들이 진동하거나 소리를 내며 경고한다. 그래도 감속하지 않으면 자동으로 브레이크를 작동시켜 0.8초 만에 시속 20㎞를 떨어뜨린다. 이는 운전자가 온 힘을 다해 급브레이크를 밟았을 때보다 큰 감속 폭이다. 또 차로이탈경고장치(LDWS)는 자동차가 차선을 이탈할 경우 경고음을 울리고 핸들을 진동시켜 운전자에게 주의를 주는 장치다. ●AEBS·LDWS 설치비 500만원 문제는 이 두 장치의 가격이 500만원 정도여서 신차 가격이 크게 뛴다는 점이다. 정부는 업계에서 자체적으로 비용을 마련하도록 했지만, 업계는 정부 보조금을 요구하고 있다. 특히 개인 화물차주들의 반발이 심하다. 전국버스운송사업조합연합회 관계자는 “교통안전법 9조 2항을 보면 ‘교통안전장치 장착을 의무화할 경우 이에 따른 비용을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지원할 수 있다’고 돼 있다”며 “2012년 버스·택시·화물차 등에 설치하게 한 운행기록계 설치비 25만원 중 10만원을 보조금으로 지원한 전례도 있다”고 말했다. ●업계 “정부 보조금” vs 당국 “일부만” 국토부는 운행 중인 11m 이상 버스와 20t 이상 화물차 15만대에 대해서는 LDWS와 전방추돌경보장치(FCWS)를 설치하는 방안을 내부 논의 중이다. FCWS는 자동 감속 기능은 없지만 앞차와 충돌 2.4초와 2.1초 전에 운전자에게 핸들 진동과 경고음으로 위험을 알린다. 국토부 관계자는 “FCWS와 LDWS의 설치비는 50만원 정도여서 이 중 일부는 정부 보조금으로 지원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화물차 업계 관계자는 “신차는 설치비가 500만원이어서 정부 보조금을 지급할 수 없고 운행 중인 차는 50만원이어서 보조금 지급을 검토한다면 형평성에 어긋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김윤제 성균관대 기계공학부 교수(한국자동차안전학회장)는 “정부가 보조금을 아예 지급하지 않을 경우 영세 사업자는 치명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며 “한번에 일괄적으로 시행하기보다 대상을 나누어 선택적으로 설치하는 운영의 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안전과 차별 사이… 노인 운전면허 관리 강화 논란

    안전과 차별 사이… 노인 운전면허 관리 강화 논란

    노인에 대한 차별 논란으로 수차례 무산된 ‘고령자 운전면허 관리 강화 방안’이 재추진되면서 법안 통과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경찰은 75세 이상의 노인으로 면허 관리 강화 대상을 줄였지만 노인들의 반발은 여전히 심하다. 또 택시운전사 등 사업용 차량의 경우는 제외돼 논란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17일 오후 경찰청이 서울 중구 삼성화재 사옥에서 개최한 ‘고령 운전자 교통안전대책 공청회’에서 조우종 경찰청 면허계장은 “75세 이상 승용차 운전자의 면허 갱신과 적성검사 주기를 현행 5년에서 3년으로 단축하고 교통안전교육을 의무화하는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65세 이상 노인 운전자가 일으킨 교통사고는 2011년 1만 3596건에서 4년 만에 2만 3063건으로 69.6%(9467건) 늘었다. 같은 기간 노인 운전자 사고에서 사망한 사람도 605명에서 815명으로 약 34.7%(210명) 증가했다. 하지만 현재 도로교통법은 65세가 넘은 운전자가 5년에 한 번씩만 적성검사를 받으면 면허를 갱신할 수 있다. 노인의 인지기능검사를 실시하는 교통안전교육도 의무가 아니다. 65세 이상인 경우 교통안전교육을 이수하면 자동차 보험료를 5% 할인해 주고 있지만 지난해 교육 참여율은 0.1%에 불과했다. 공청회에 토론자로 나선 김인석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우리나라의 인구 고령화 속도를 볼 때 2020년에는 고령 운전자가 400만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며 고령 운전자 관리 강화를 주문했다. 경찰은 노인의 경우 차의 속도나 거리를 예측하고 주의력 등을 평가하는 인지기능검사가 꼭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경찰 관계자는 “일본은 70세 이상 고령 운전자에 대한 교육을 의무화하고, 75세 이상은 교육 전에 인지기능검사를 받도록 한 결과 고령 운전자 교통사고 사망자가 2010년 1560명에서 2014년 1395명으로 10.6%(165명)나 줄었다”고 말했다. 반면 노인들은 크게 반발했다. 이날 공청회에 참석한 김도훈 노인복지관협회 사무총장은 “개인의 건강을 고려하지 않고 일괄적으로 75세 기준을 적용하는 것은 재고해야 한다”며 “현재도 시각, 청각 등 여러 지각, 감각 중 하나만 부족하면 적성검사에서 떨어뜨리는데 너무 과도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운전 자체를 제한하기보다 건강 상태에 따라 장거리 운행이나 장시간 운행을 제한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안상욱(75)씨는 “갑자기 노인들의 면허 기준을 강화한다니 당황스럽고 억울하다”며 “유예기간을 두고 단계적으로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노인 표를 의식한 의원들이 경찰의 개정안에 손을 들지 못할 것이라는 예측도 있다. 경찰도 같은 이유로 의원입법이 힘들다고 보고 정부입법을 추진하고 있다. 2014년 8월 정희수 당시 새누리당 의원이 65세 이상 고령 운전자에 대해 인지기능검사를 추가하는 내용의 ‘도로교통법 개정안’을 제출했다가 고령층의 반발로 철회한 바 있다. 고령자 택시 기사에 대해 면허 갱신 기간을 단축하는 방안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높지만 택시업계의 반발은 더욱 거세다. 현재 전체 기사의 41%가 60세를 넘었다. 서울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 관계자는 “조합원의 평균연령이 60세가 넘지만 사회 전반적으로 평균연령이 올라가고 있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면서 “고령 기사의 면허 갱신 기간 단축에 반대하며 다른 방식의 사고 감소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고액연봉자, 신용카드 소득공제 100만원↓…서민 월세공제율 2%p↑

    고액연봉자, 신용카드 소득공제 100만원↓…서민 월세공제율 2%p↑

    근로장려금 지급액 10% 인상…둘째 출산 50만원·셋째 70만원 세액공제월세 세액공제율 10→12%·연 2천만원 이하 월세소득 비과세2016년 세법개정안 마련…연간 3171억원 세수증대 효과 내년부터 연봉이 1억 2000만원이 넘는 고소득 근로자는 신용·체크카드 사용액 소득공제 혜택이 줄어든다. 연봉 7000만~1억 2000만원 근로자는 2019년부터 소득공제 한도가 줄어든다. 다만 올해로 끝난 예정이었던 카드 소득공제 제도는 2019년까지 3년 더 연장된다. 저소득 근로자에게 주는 근로장려금 지급액은 현재보다 10% 오른다. 젊은 부부들의 출산을 장려하기 위해 둘째 출산 시 세액공제액은 50만원,셋째부터는 70만원으로 늘어난다. 전세 가격이 오르고 월세 전환 속도가 빨라지는 상황에 맞춰 월세 세액공제율은 10%에서 12%로 상향조정되고, 연 2000만원 이하 주택임대수입에 대해서는 2018년까지 소득세를 매기지 않는다. 정부는 28일 서울 세종대로 대한상의회관에서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세제발전심의위원회를 열고 올해 정기국회에 제출할 이런 내용의 소득세법, 법인세법, 개별소비세법 등 13개 세법 개정안을 확정했다. 개정안은 오는 8월 18일까지 입법예고한 뒤 8월 말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오는 9월 2일 정기국회에 제출한다. 정부는 경제활력 제고와 민생안정, 공평과세, 조세제도 합리화 등의 큰틀 아래 올해 세법개정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우선 서민·중산층의 세금을 줄여주기 위해 신용카드 소득공제를 2019년까지 3년 연장하기로 했다. 다만 공제 한도를 연봉 수준별로 차등 적용한다. 총급여(연봉-비과세소득) 7000만원 이하 근로자는 지금처럼 최대 300만원까지 카드 공제혜택을 받을 수 있다. 총급여가 1억 2000만원이 넘는 고액 연봉자는 내년부터 공제 한도가 200만원으로, 7000만∼1억 2000만원은 2019년부터 250만원으로 낮아진다. 중고차를 구입할 때 카드로 결제하면 구입금액의 10%가 신용카드 등 소득공제 대상에 포함된다. 일하는 저소득 가구에게 지원하는 근로장려금 지급액은 내년부터 10% 인상된다. 이에 따라 연간 최대 지급액은 단독가구 77만원, 홑벌이 185만원, 맞벌이 230만원으로 늘어난다.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해 현재 자녀 1명당 30만원인 출산 세액공제를 둘째를 출산할 경우 50만원, 셋째 이상은 70만원으로 확대한다. 대학생이 학자금을 빌린 뒤 취업 후 상환하는 든든학자금은 원리금 상환액의 15%까지, 초·중·고 체험학습비는 학생 1인당 연간 30만원 한도로 교육비 세액공제로 돌려 받을 수 있다. 월세를 내는 서민층의 부담을 고려해 월세 세액공제 혜택도 확대된다. 현재는 총급여 7000만원 이하인 무주택 근로자가 지출한 월세액에 대해 연간 750만원 한도로 10% 세액공제가 적용되는데, 내년부터는 공제율이 12%로 2%포인트 오른다. 즉 월세 세액공제로 돌려받을 수 있는 최대 금액이 기존 75만원에서 90만원으로 15만원 늘어나는 셈이다. 주택 임대차시장 안정 차원에서 연간 2000만원 이하 주택임대수입에 대해서는 2018년까지 소득세를 물리지 않기로 했다. 1000cc 미만 경차 소유자에게 연간 10만원 한도로 유류세를 환급하는 특례도 2018년 말까지 2년 연장된다. 하이브리드차(최대 100만원), 전기차(200만원)에 이어 수소 연료전지자동차 구매 시에도 개별소비세를 최대 400만원까지 깎아주기로 했다. 음식점 사업자들에게 적용하는 농수산물 의제매입세액공제 우대 공제한도, 자영업자의 신용카드 등 매출세액공제 우대공제율 역시 2018년 말까지 2년 더 적용하기로 했다. 기재부는 이번 세법 개정으로 연간 3171억원 규모의 세금이 더 걷힐 것으로 예상했다. 서민·중산층은 연간 세부담이 2442억원 줄지만 고소득자는 1009억원 늘어나는 것으로 분석됐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전남 시장·군수협 ‘농·축수산물 김영란법서 제외해야’ 촉구

    전남 시장·군수협의회가 오는 9월 시행하는 ‘부정청탁 및 금품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에 의한 김영란법 적용 대상에서 농·축·수산물을 제외할 것을 요구하는 내용의 결의문을 26일 채택했다. 협의회는 결의문에서 “김영란법을 그대로 시행하면 우리 농축수산업은 자유무역협정(FTA)보다 더 큰 피해를 받아 농축산어민의 생존권을 위협받는다”며 “법률에서 규정하는 선물의 범위에서 농축수산물과 그 가공품을 반드시 제외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협의회는 “농축수산물 수입개방으로 국산 농축수산물의 소비가 급속도로 떨어지는 상황에서 김영란법이 시행되면 국산 농축수산물의 소비를 더욱 위축시킬 것이다”고 우려했다. 박병종(고흥군수) 협의회장은 “부정부패 근절이란 입법 취지에 대해서는 공감하나 사회적 약자인 우리 농어민들까지 피해를 줘서는 안 된다는데 공감대를 형성해 지자체들이 함께 결의문을 채택했다”고 설명했다. 협의회는 이번 결의문을 정부와 국회, 전남도에 전달하기로 했다. 고흥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공수처’ 더민주 법안 “前대통령도 수사대상”

    ‘공수처’ 더민주 법안 “前대통령도 수사대상”

    교섭단체 의뢰 때 수사 의무화 정당 정쟁에 이용 가능성 우려 더불어민주당은 21일 전직 대통령을 포함한 고위공직자의 비위사건을 전담해 수사하는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설립을 위한 법안의 토대를 발표했다. 국가인권위원회처럼 별도의 독립적인 기구 형태로 운영되며 수사는 물론 검찰의 고유권한인 기소권도 부여하기로 했다. 청와대 우병우 민정수석에 대한 잇따른 의혹을 계기로 고위공직자의 비리에 대한 수사 요구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진 만큼 속도감 있게 추진하는 모습이다. 더민주 민주주의 회복 태스크포스(TF)는 21일 공수처 신설과 관련, 입법추진 계획을 밝혔다. 공수처는 공직자의 직무상 범죄행위나 정치자금법 위반 행위에 대해 수사를 하며 기소와 공소유지 업무까지 함께 맡는다. 공수처의 수사대상 범위는 법관 및 검사, 국무총리 및 행정각부의 장·차관급 이상 공무원과 대통령실 소속 공무원에 더해 전직 대통령도 포함시켰다. 박범계 민주주의 회복 TF 팀장은 “수사대상 범위가 이제까지 제안됐던 법안 중에 가장 광범위하다”고 평가했다. 공수처장의 자격 조건은 법조인에 제한하지 않고 ‘학식과 덕망이 있고 각계 전문 분야에서 경험이 풍부한 사람’으로 정했다. 특별수사관 가운데 현직 검사의 비중이 절반 이상이 되지 못하도록 하는 등 검찰에 대한 견제 기능을 강화한 것도 이번 법안의 특징이다. 특히 공수처가 직접 범죄를 인지하거나 감사원·대검찰청으로부터 수사 의뢰를 받지 않더라도 국회 교섭단체의 의뢰가 있다면 반드시 수사를 실시하도록 했다. 다만 이에 대해서는 정당들이 공수처를 정당 간 정쟁에 이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정의당 노회찬 원내대표도 이날 공수처 신설 법안을 발의했다. 이 법안은 공수처가 공직자들의 직무에 관한 죄와 정치자금법 위반 행위 외에도 직권남용죄, 김영란법 위반 등에 대해서도 수사를 진행할 수 있도록 했다. 더민주는 국민의당, 정의당과 논의를 거쳐 다음주 법안을 제출할 계획이다. 우상호 원내대표는 “8월 임시국회에서 공수처 법안을 최우선 법안으로 삼아 협상에 나설 것”이라면서 “여소야대 국회인데다 새누리당 소속 의원들 중에서도 찬성하는 분들이 적지 않아 어느 때보다 통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기고] 행자부, 지방개혁 원안대로 입법해야/조윤길 인천 옹진군수

    [기고] 행자부, 지방개혁 원안대로 입법해야/조윤길 인천 옹진군수

    지방자치의 근간은 자치조직, 자치입법, 지방재정이다. 지방자치 20년을 되돌아보면 지방정부의 자치재량권은 많은 제한을 받았다. 특히 지방재정은 중앙과 지방이 8대2라는 근본적인 구조 탓에 중앙 의존성이 강화됐다. 또 부자 지방 정부와 가난한 지방정부 사이의 재정 불균형도 문제다. 최근 행정자치부는 자치단체 간 재정 불균형 완화를 위해 조정교부금 개혁안을 발표했다. 그러나 이 개혁안으로 손해를 보는 자치단체의 강력한 반대에 부딪히자 2018년까지는 일부만 적용하도록 입법예고안을 수정해 사실상 현 정부에서는 개선의 정도를 체감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요즘 젊은이들이 ‘금수저’, ‘흙수저’를 이야기하는데, 개인뿐 아니라 지방정부들도 비슷한 문제를 안고 있다. 서울 인근의 자치단체들은 급행철도, 지하철, 고속도로 등이 자꾸 생겨 집값이 계속 올라가고 그 덕분에 해당 자치단체의 세수도 올라간다. 변방 자치단체는 아무리 노력해도 서울 인근의 자치단체들을 따라갈 수 없다. 우리 옹진군은 재정도 부족한데 천안함 폭침, 연평도 피격 등 안보 위협과 중국어선 불법 조업과 같은 생계 위협도 감내하면서 살아야 한다. 전국적으로 자체 수입으로 공무원 인건비조차 해결하지 못하는 자치단체는 120여개에 이른다. 교부세 불교부 단체가 있는데 이는 자체 수입으로 재정 운영을 할 수 있다고 판단돼 행자부에서 보통교부세를 주지 않는 자치단체다. 이들은 대개 서울 인근에 있다. 이들을 비롯해 재정 여건이 나은 시·군과의 불균형을 완화하기 위한 재원이 조정교부금인데, 현재는 오히려 가난한 자치단체보다 부자인 자치단체가 먼저 배정받도록 돼 있어 격차를 악화시키는 심각한 모순을 안고 있다. 그럼에도 기득권 때문에 개선이 쉽지 않다. 일본은 대도시 납세자가 농어촌에 기부하면 소득세를 공제해 주는 ‘고향세’를 운영한다고 한다.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는 아프리카 속담처럼 지방정부들이 함께 가는 자세가 필요하다. 그러나 기득권 양보가 쉽지 않아 재정 불균형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다. 가난한 자치단체들이 기댈 곳은 지방재정을 책임지고 있는 행자부밖에 없다. 행자부의 이번 개혁안에 많은 지자체가 기대를 걸었다. 69명의 군수로 구성된 농어촌지역군수협의회, 비수도권 14개 시·도지사로 구성된 지역균형발전협의회 등이 개혁안에 지지 입장을 표명했다. 그럼에도, 행자부가 입법예고에서 당초 안보다 크게 후퇴해 아쉬움을 금할 수 없다. 지금이라도 기획 의도에 충실한 원안대로 입법해 주길 바란다.
  • 전동휠·자전거 ‘불편한 동행’

    전동휠·자전거 ‘불편한 동행’

    “속도 느려 차도·인도보다 적합” “교통수단으로 이용 못해 불편” “자전거도 포화… 사고 위험 커” 정부 조율 속 시민들 찬반 논란 “지난해 한강시민공원 자전거도로에서 세그웨이와 부딪치는 사고가 나서 갈비뼈에 약간 금이 갔죠. 분명 세그웨이가 자전거도로에 들어오는 것은 불법인데 자전거보험사 말이 법적 위치가 애매하기 때문에 각자 치료비나 파손비를 물어야 한다는 겁니다. 당연히 억울했죠.”-회사원 김모(41)씨 세그웨이, 전동휠 등 개인형 이동 수단을 차도가 아닌 자전거도로에서만 타도록 하는 방안을 둘러싸고 정부 부처 간 조율이 한창인 가운데 시민들 간 논란도 커지고 있다. 도로교통법상 개인형 이동 수단은 원동기장치 자전거로 분류돼 차도를 이용해야 한다. 그러나 개인형 이동 수단은 속도가 느려 차도에서 타기 위험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인도에서는 보행자 안전을 위협한다는 지적이 있다. 이 때문에 자전거도로가 적합하다는 주장이다. 그런데 자전거 이용자가 급증하면서 곧 자전거도로는 포화 상태에 다다르고 개인형 이동 수단의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아 자전거도로에 넣기는 힘들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정부 관계자는 23일 “올해 말까지 개인형 이동 수단에 대한 규격과 통행 방법 등을 마련해 자전거도로에서 개인형 이동 수단을 탈 수 있도록 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는 개인용 이동 수단을 이용하려면 원동기 면허가 필요하지만 속도가 시속 20㎞에 불과해 차도 통행이 힘들다”며 “인도에서는 보행자 사이를 위험하게 가로지르는 상황도 많이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현재 서울 한강공원에 있는 자전거도로에서 개인용 이동 수단을 탈 경우 5만원의 과태료를 내야 한다. 인도에서 탔다가 걸리면 범칙금이 4만원이다. 하지만 실제 단속은 거의 없다. 지난 5월 규제개혁장관회의에서 정부는 개인형 이동 수단에 대한 안전기준과 통행 방법 등 관리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현재 국무조정실, 국토교통부,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국가기술표준원, 행정자치부, 경찰청 등이 논의 중이다. 경찰과 국토부 등이 개인형 이동 수단의 자전거도로 이용을 주장하는 반면 정작 자전거도로를 담당하는 행자부는 신중한 입장이다. 지난 3월 전기자전거의 자전거도로 통행을 허가하는 ‘자전거 이용 활성화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입법예고하면서 출퇴근 교통수단으로 자전거 이용도를 높이려는 입장에서 개인형 이동 수단은 장애물이 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행자부 관계자는 “세그웨이나 전동휠이 놀이기구인지 교통수단인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며 “아직 안전성이 담보되지 않은 개인형 이동 수단이 자전거도로에 들어오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밝혔다. 문제는 개인형 이동 수단의 가격이 저렴해지면서 이용자가 급증하고 있다는 점이다. 2001년 미국에서 세그웨이가 개발될 때만 해도 1000만원 정도였지만 지금은 다양한 가격과 형태로 출시됐다. 100만원 이하의 전동휠은 물론 20만~30만원대의 보급형도 나왔다. 개인용 이동 수단의 자전거도로 진입에 가장 크게 반대하는 이들은 자전거 동호회 및 대리기사들이다. 자전거 마니아인 이모(37·회사원)씨는 “가뜩이나 주말에 자전거도로가 붐비는데 여러 속도의 교통수단이 섞일 경우 접촉 사고가 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대리기사 정모(42)씨는 “대중교통이 끊긴 새벽에 개인형 이동수단을 이용하는 대리기사가 많은데 자전거도로에서만 타라고 하면 교통수단으로는 이용할 수 없다”고 전했다. 여의도에서 개인형 이동 수단 대여점을 운영하는 김훈용(45)씨는 “자전거도로에서 타도록 하는 대신 안전교육을 충분히 받고 안전장구를 갖추도록 하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관가 블로그] ‘건보 개편’ 발표 시기 속앓이하는 복지부

    [관가 블로그] ‘건보 개편’ 발표 시기 속앓이하는 복지부

    정부안 먼저 낼지 고심 거듭… ‘고소득자 부담 증대’ 후폭풍 우려 정부가 1년 넘게 미뤄 온 건강보험 부과 체계 개편 작업을 매듭짓는 문제를 놓고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이 부과 체계 개편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어 더는 미룰 수 없는 형편이기 때문이다. 정진엽 보건복지부 장관은 지난 8일 출입기자들과 만나 “박근혜 대통령의 아프리카 순방길에 동행하는 내내 건강보험 부과 체계 개편 문제를 고민했다”며 “우리가 먼저 개편안을 낼지, 국회가 개편안을 내면 협의해 나갈지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애초 정부는 2013년 출범과 함께 건강보험료 부과 체계 개편을 국정 과제로 정했다. 같은 해 7월 각계 전문가 16명으로 건보료 부과 체계 개선 기획단을 꾸려 이듬해인 2014년 9월 ‘소득 중심의 부과 체계 개편안’을 내놨다. 하지만 주무 부처인 복지부는 기획단의 개편안 발표를 차일피일 미루다 지난해 1월 연말정산 파동이 발생하자 부과 체계 개편 추진을 사실상 백지화했다. 반발 여론이 들끓자 백지화 선언 엿새 만에 재추진을 선언하고 새누리당과의 당정 협의를 통해 개편 작업을 추진했지만 해를 넘겨 6월이 되도록 무소식이다. 기획단이 마련한 건보료 부과 체계 개편안에는 부자에게 관대하고 저소득층에게 부담을 지우는 기형적인 형태의 현행 건보료 부과 체계를 뒤바꾸는 내용이 포함됐다. ‘송파 세 모녀’와 같은 취약계층 지역가입자의 건보료 부담을 줄여 주는 대신 고소득자에게 보험료를 더 매기고 피부양자로 무임 승차하고 있는 이들에게 건보료 부담 의무를 지우는 게 핵심이다. 개편 모형을 적용하면 저소득층 지역가입자와 월급만 갖고 살아가는 일반 직장인은 오히려 건보료가 내려가거나 그대로이지만 보수 외 종합소득이 연간 2000만원 이상인 고액 자산가와 직장인은 지금보다 더 많은 보험료를 추가로 내야 한다. 고소득 직장인과 피부양자에게 건보료를 매기는 개편안을 발표하면 정부는 일부 여론의 거센 반발을 감당해야 한다. 연말정산 파동과는 비교할 수 없는 후폭풍을 맞을 수도 있다. 더구나 대선을 코앞에 둔 상황을 맞아선 더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야당이 먼저 개편안을 내놓을 때까지 기다리면 국회가 의제를 선점하게 된다. 정부가 국회에 끌려다니는 모양새가 될 수도 있다. 이에 대해 정 장관은 “나도 이 점이 고민”이라고 말했다. 더민주는 내년 대선 전에 ‘더민주 안’으로 건강보험료 부과 체계 개편을 의원입법할 계획이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단독] 20대 국회도 ‘날림 발의’ 고질병

    개원 후 3일간 70건 발의 중 비용추계서 첨부 법안 4건뿐 20대 국회 개원과 함께 의원들이 앞다퉈 법안을 발의하고 있지만 국회법상 의무화된 비용추계서를 제출한 사례는 4건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개원 초기 ‘입법 속도전’을 벌이는 사이 국가 재정을 고려한 신중한 법안 발의에는 소홀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2일 서울신문이 20대 국회가 개원한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1일까지 발의된 법안 70건을 확인한 결과 비용추계서를 첨부해 발의한 사례는 4건에 불과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찬열 의원이 대표 발의한 초·중등교육법 개정안과 교육기본법 개정안, 새누리당 홍문표 의원이 대표 발의한 정부조직법 개정안, 같은 당 박명재 의원의 울릉도·독도 지역 지원 특별법 등이다. 2014년 3월 시행된 국회법 개정안에 따르면 재정이 수반되는 의원입법은 국회예산정책처의 비용추계 자료를 반드시 첨부하거나 예산정책처에 비용추계요구서를 제출하도록 돼 있다. 하지만 법안 가운데 비용추계서를 제출한 법안은 4건(5.7%), 예산정책처에 비용추계요구서를 제출하는 방식으로 발의된 법안은 28건(40%)이었고 나머지 38건(54.3%)은 재정 추계를 생략하고 발의된 것으로 나타났다. ‘날림 입법’을 방지하기 위해 비용추계서 제출을 의무화한 국회법이 시행된 지 2년이 넘었지만 20대 국회는 시작부터 이 같은 의무를 다하지 못하는 셈이다. 실제로 법안 발의 실무를 담당하는 보좌진은 초선 의원들의 경우 비용추계서를 첨부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수도권의 한 재선 의원실 관계자는 “재정이 수반되는 법안은 발의할 때 비용추계서도 함께 내라는 것이 국회법의 취지”라며 “하지만 개원한 지 4일밖에 안 됐는데 비용을 추계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고, 특히 초선 의원은 법안 발의를 준비할 때 당선자 신분이기 때문에 예산정책처를 활용하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다른 의원실 관계자는 “개원 초기에 실적을 내려다 보니 일단 비용추계요구서로 갈음하고 법안을 발의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실적 위주의 법안 발의는 19대 국회에서 폐기된 법안이 다시 제출되는 ‘재탕 발의’로 이어지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노인복지지원청 신설안을 담은 이명수 새누리당 의원의 정부조직법 개정안, 백재현 더민주 의원의 제조물 책임법 개정안 등 적지 않은 법안이 19대 국회에서 폐기됐다가 이번에 재발의됐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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