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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최저임금법 시행령 개정, 국회 논의 반영해야

    정부가 최저임금을 산정하는 근로시간에 유급휴일을 포함하는 최저임금법 시행령 개정안을 오늘 국무회의에서 논의한다. 개정안이 통과한다면 내년 1월 1일부터 시행된다. 내년 최저임금은 올해보다 10.9%가 올라 시간당 8350원이다. 문제는 개정안에 근로기준법상 주휴일(일요일 8시간)을 포함해 월 209시간을 기준으로 최저임금을 따진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내년 최저임금은 법정액 8350원보다 20% 높은 1만 20원이 된다는 게 경영계 주장이다. 주휴일을 최저임금 산정 시간에 포함한 시행령 개정안은 “실제 일하지 않는 시간은 임금 산정 시간에 포함해선 안 된다”는 대법원 판례와 상충된다는 점에서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다. 여기에 김학용 국회 환노위원장은 입법권 침해를 이유로 상위법 개정 이후 시행령 처리를 촉구했다. 주휴일을 포함한 최저임금 인상은 근로자의 생계 보장이라는 측면에서 명분 있는 정책이다. 하지만 문재인 대통령이 최근 확대경제장관회의에서 최저임금 인상, 노동시간 단축과 관련해 “필요한 경우 보완 조치도 함께 강구”하라고 언급한 데서 드러나듯 부작용이 만만찮다. 최저임금 인상 속도조절론이 나오는 이유는 한국은행이 이달 초 낸 ‘최저임금 인상폭이 커질수록 저임금 근로자 소득이 줄어든다’는 내용의 보고서 등에서 알 수 있다. 또 지난 21일 소상공인연합회의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소상공인 영향 실태조사’에 따르면 조사 대상 사업체 1204곳 중 17%인 204곳이 직원을 줄였다. 정부는 최저임금법 도입 취지는 살리되 보호받아야 할 저임금 근로자가 오히려 일자리를 잃는 부작용이 생기지 않도록 시행령 개정 시 국회 논의 상황과 경제 현실을 잘 감안해야 할 것이다. 경기침체 속 최저임금 인상 등의 여파로 올해 폐업하는 자영업자가 100만명을 넘을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다. 기업에 따라서는 일요일 외에 토요일까지 유급휴일로 주는 만큼 정확히 기업의 유급휴일 실태를 파악해야 한다. 최저임금 부담 인상 정도에 따라 최저임금법 위반에 따른 시정 기간을 신축적으로 주는 등 현실성 있는 조치를 마련해야 한다.
  • 김상조, “소득주도성장 지속가능한 형태로 더 강화됐다”

    김상조, “소득주도성장 지속가능한 형태로 더 강화됐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에서 소득주도성장이 후퇴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정면으로 반박했다. 오히려 지난 5년 간 경제정책 기조가 일관되게 유지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 위원장은 20일 세종시 인근의 한 식당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내년 경제정책방향에 대해 “내년도 단기 경제정책으로서는 경제활력에 방점을 둔다는 것은 너무나 자명하다”면서 “현재 경제상황에서는 5년간의 경제정책 기조를 유지하면서 내년 경제 정책 방점은 경제활력에 둔다고 부처 간에 정리가 됐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소득주도성장 정책이 후퇴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홍남기 경제부총리가 최저임금의 인상 속도가 시장의 기대보다 빠르다고 한 부분이 소득주도성장 기조를 전환하거나 포기한건 아니다”면서 “최저임금과 같은 소득증가, 생활비나 경영비용의 절감, 이전지출을 통한 가처분소득 증가, 이 세 가지가 합쳐져서 소득주도성장이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은 “최저임금은 시장의 수용력을 감안해 속도조절이 필요한지 모르겠지만 이번 경제정책방향에서 간과된 것은 오히려 소득주도 성장이 강화된 것”이라면서 “최저임금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경제 현실 경제환경에 맞게 소득주도성장이 지속가능한 형태로 더 강화됐다고 평가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소득주도성장과 혁신성장이 두개의 바퀴고 공정경제는 그 자동차가 굴러가는 도로”라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은 재벌개혁에 대해서는 일방적으로 밀어부치는 정책을 펴지는 않겠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지난 30년 동안 경제민주화에 성공했다고 생각하는 국민들이 없는데, 정부 의지가 부족했기 때문만은 아니다”면서 “개혁의 방법이 30년 전 상황과 지금은 달라졌는데 재벌개혁 방법을 30년 전 방법으로 똑같이 했기 때문에 실패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출총제 부활, 순환출자금지, 금산분리 강화 등 사전규제 입법을 통해 밀어부치는 방식으로 가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그것이야말로 실패를 자초하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김 위원장은 21일 한국 경영자총협회를 방문해 손경식 회장과 간담회를 가졌다. 그는 간담회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공정거래법 전부개정안 추진과 관련, “하위 법령을 준비하면서 기업인들의 불확실성을 해소할 수 있는 구체적 내용을 정할 것이며 재계와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공정위원장의 경총 방문은 경총이 설립된지 49년 만에 처음이다. 세종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내년 교부세 6조 4800억 증액… 속도 내는 재정분권

    내년 교부세 6조 4800억 증액… 속도 내는 재정분권

    지방소비세분, 부가가치세 11→15% 인상 3조3000억원 확충…총 9조8000억 증가 국회 재정분권 3법 처리로 제도적 지원 ‘중앙 재정의 지방 이전’ 역대 정부 중 최고지방분권의 두 축인 재정분권 확대가 자치분권 만큼이나 속도를 내고 있다. 정부는 관련 정책을 지방자치단체에 이양하고 국회도 ‘재정분권 3법’을 입법화해 뒷받침하고 있다. 지난 10월 정부가 재정분권 종합계획을 발표할 때만 해도 불만을 토로하던 지자체에서도 조금씩 태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17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내년도 행안부 예산은 총 55조 6817억원으로 확정됐다. 올해보다 7조 250억원(14.4%) 증가한 규모다. 내년도 정부 전체 예산(469조 6000억원)이 올해보다 9.5% 늘어난 것과 비교하면 행안부 예산이 상대적으로 크게 늘었다. ●행안부 예산 7조원 넘게 대폭 증가 행안부 예산 가운데 중앙정부가 지방자치단체에 주는 돈인 지방교부세가 52조 4618억원으로 가장 많다. 내국세 증가 등에 힘입어 올해보다 6조 4813억원 많아졌다. 여기에 지난 10월 정부가 발표한대로 지방소비세율(부가가치세에서 지방소비세가 차지하는 비율)도 11%에서 15%로 높아져 3조 3000여억원 확충됐다. 이 두 가지를 더하면 9조 8000억원에 달한다. 재정분권을 위한 ‘마중물’이라고 할 수 있다. 입법부도 재정분권 제도화를 돕고 있다. 지난 8일 국회가 의결한 내년도 중앙정부 예산에는 현행 부가가치세의 11%인 지방소비세분을 15%로 인상하는 내용의 부가가치세법·지방세법 개정안이 포함됐다. 지방교육재정 교부세율(내국세 총액 가운데 지방교육재정 교부세가 차지하는 비율)을 20.27%에서 20.48%로 높이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 개정안도 가결됐다. 이로써 ‘재정분권 3법’이 모두 처리됐다. 소방직 국가직화에 따른 세원 확보를 위해 소방안전교부세율도 20%에서 45%로 인상한다. ●소방안전교부세율도 20%→45%로 인상 정부가 재정분권 계획을 발표했을 때만 해도 지자체들은 ‘기대에 못 미친다’는 반응이 많았다. 이에 대해 행안부는 “재정분권이 마무리된 것이 아니다. 시간이 지나면 이들의 생각도 분명 바뀔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내년부터 국세와 지방세 비율을 8대2에서 7대3으로 개선하는 ‘2단계 재정분권 추진방안’이 마련되는데, 이때 지방재정의 자율성과 책임성을 획기적으로 강화할 수 있는 기반을 구축하면 지자체들이 지금과는 다른 행정을 하게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김부겸 행안부 장관은 “일부에서 정부의 재정분권 발표가 미진하다고 여긴다는 사실을 잘 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이번 정부의 재정분권이 역대 대한민국 어느 정부보다 많은 규모의 재원을 중앙에서 지방으로 이전했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지방정부가 확충된 재원을 바탕으로 지역 현안을 스스로 책임지고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면 장기적으로 ‘국가가 주도하는 것보다 지방이 이끄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는 인식과 신뢰가 퍼질 것이다. 궁극적인 재정분권은 이때 완성된다”고 덧붙였다. 고규창 행안부 지방재정경제실장도 “재정분권 관련 입법이 성공적으로 추진될 수 있었던 배경엔 행안부 직원들이 국회의원을 일일이 만나 재정분권의 당위성을 설득해 공감을 이끌어낸 데 있다”며 “늘어난 재원이 지방경제 활성화와 지역 일자리 창출 등에 유용하게 쓰였으면 한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정부와 국회가 ‘재정분권 토대쌓기’에 나서자 지방에서도 조금씩 기류 변화가 감지된다. 전국 17개 시·도의회 지방분권 태스크포스(TF)를 이끄는 김정태(서울시의원) 단장은 “‘문재인표 자치분권’의 첫 걸음이 재정분권에서부터 시작됐다. 문재인 정부의 진정성이 입증됐다”며 “경기침체와 고용부진 등 어려운 경제여건을 헤쳐나가는데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힘을 합치게 됐다”고 평가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주 52시간 계도기간 연장 여부 연내 발표…최저임금 결정 땐 고용 영향 등 고려해야”

    “주 52시간 계도기간 연장 여부 연내 발표…최저임금 결정 땐 고용 영향 등 고려해야”

    임서정 고용노동부 차관은 12일 이달 말 끝나는 ‘주 52시간 근무제 처벌 유예기간’에 대한 연장과 관련해 “사회적 대화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에서 논의를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임 차관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이를 토대로 연말까지 정부 입장을 내놓겠다”고 말했다. 앞서 경영계는 계도 기간을 연장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임 차관은 “근로시간 단축 이후 고용부가 사업장 3500곳을 대상으로 전수조사를 하고 있다”며 “경영계가 우려하는 것보다 훨씬 많은 기업들이 (주 52시간 근무제를) 지키고 있다”고 덧붙였다. 임 차관은 최저임금 결정 구조 개편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도 밝혔다. 그는 “최저임금을 객관적인 수치가 아닌 교섭의 형태로 결정하는 것에 대한 우려가 있다”면서 “전문가들이 근거를 갖고 사전에 구간을 정하면 여기서 결정하는 방식이 거론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경제 상황이나 최저임금이 고용에 미치는 영향 등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최저임금을 결정할 때 경기 상황을 감안해야 한다는 것으로 앞으로 최저임금 인상 속도를 조절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주 52시간 근무제를 보완하기 위해 경영계가 요구한 선택근로제와 재량근로제의 업종 확대에 대해선 “입법 계획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임 차관은 “경사노위 산하 노동시간제도개선위원회가 지속된다면 논의해볼 수 있지만 (탄력근로제 단위기간 확대 외에) 추가적 검토는 없다”고 강조했다. 세종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최저임금 속도조절… 공유경제·서비스업 과감히 규제개혁

    최저임금 속도조절… 공유경제·서비스업 과감히 규제개혁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가 11일 취임할 예정이다. 이로써 지난달 9일 임명된 김수현 청와대 정책실장과 함께 ‘J노믹스’(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의 ‘2기 경제팀’이 꾸려졌다. 2기 경제팀은 J노믹스의 기본 방향은 유지하되 일부 속도 조절과 수정 작업을 할 전망이다. 속도 조절과 보완이 진행될 가능성이 가장 높은 분야는 최저임금 정책이다. 홍 후보자는 인사청문회에서 소득주도성장, 혁신성장, 공정경제라는 J노믹스의 3대 축을 그대로 유지하겠다고 밝혔지만, 최저임금 인상이 시장에 상당한 충격을 줄 것이라는 우려를 나타냈다. 최저임금은 올해 16.4% 올랐고, 내년에 10.9% 오를 예정이다. 홍 후보자는 “2020년부터는 최저임금이 지불 능력이나 시장 수용성, 경제파급 영향을 감안해 결정돼야 한다”면서 “여러 지표와 지불 능력을 봐서 합리적인 최저임금 인상 구간을 설정하면, 최저임금위원회에서 구간 범위 내에서 최저임금을 결정하는 이원적인 방식이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주 52시간 시행에 따른 탄력근로제 적용도 현행 3개월에서 6개월로 늘리는 방안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뜻을 밝혔다. 일각에선 2기 경제팀이 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이 자영업자들에게 직접적인 타격을 주면서도 실제 소득분배 지표는 개선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을 일부 수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시장에서는 2기 경제팀이 공유경제와 서비스산업 등에서 규제 개혁을 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크다. 이를 통해 혁신성장 정책의 효과를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또 홍 후보자는 기재부 정책조정국장 시절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입법 실무를 맡았고, 국무조정실장 때는 규제 샌드박스 도입을 추진했다. 홍 후보자는 인사청문회에서 내년 상반기까지 관광, 의료, 물류, 게임·콘텐츠산업 등 4가지 분야의 규제 완화와 함께 지원 대책을 내놓겠다고 시간표까지 제시했다. 홍 후보자는 “사회적으로 파급력이 큰 눈앞의 ‘빅이슈’는 공유경제”라면서 “선진국에서 보편적으로 이뤄지는 서비스라면 대한민국에서도 못할 것이 없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세제정책은 크게 변화가 없을 전망이다. 홍 후보자가 종합부동산세 강화 등에 대해선 1기 경제팀과 같은 견해를 보였기 때문이다. 가업상속공제 확대, 주류 종량세 전환 등은 비교적 소신을 뚜렷하게 밝혔지만 구체안은 제시하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2기 경제팀이 소득주도성장과 혁신성장 관련 큰 그림을 제시하는 것과 함께 위기 상황에 대한 대처를 철저하게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현욱 한국개발연구원(KDI) 거시경제연구부장은 “1기 경제팀은 소득주도성장에 대한 공감대가 부족했다”면서 “장기적인 관점에서 경제 정책의 청사진을 제시하고, 보완할 부분을 명확하게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소 경제연구실장은 “조선업과 자동차업에서 실업자가 밀려 나와 자영업으로 몰려가면서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면서 “적극적인 경기 부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본격적인 위기 관리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과 교수는 “미·중 무역갈등을 비롯해 다양한 부문에서 경제 위기의 조짐이 보이고 있다”면서 “정책을 수정·보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최근 현실화되는 경제 위기에 대한 대응책을 마련하는 것이 더 우선일 수 있다”고 말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홍남기호, 소득주도성장 계속 추진…최저임금·탄력근로 보완

    홍남기호, 소득주도성장 계속 추진…최저임금·탄력근로 보완

    최저임금 속도조절·탄력근로 기간 확대 성장세 약화… 내년 경제도 녹록지 않아 구조개혁·체질개선 통해 포용국가 실현 공유경제 각계 의견 수렴… 상생안 마련 부동산 보유세 높이고 거래세는 낮춰야문재인 정부 ‘2기 경제팀’은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계속 추진하되 그동안 드러난 일부 부작용을 해소할 대책도 마련할 방침이다. 최저임금 인상 속도를 조절하거나 탄력적 근로 시간제 단위 기간을 확대해 근로시간 단축을 현장에 안착시키겠다는 계획이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는 2일 이런 내용의 향후 경제정책 방향을 담은 인사청문회 답변서를 국회에 제출했다. 홍 후보자는 현재 경제 상황에 대해 “전반적으로 성장세가 약화하는 모습”이라면서 “미·중 통상마찰, 주요국 통화정책 정상화 등 대내외 리스크 확대를 고려하면 내년에도 경제 상황이 녹록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홍 후보자는 핵심 추진 과제로 ‘함께 잘사는 포용국가 구현’을 꼽았다. 그는 “구조개혁과 체질개선을 통해 성장 잠재력을 확충하고 경제 활력을 높이는 한편 성장의 과실을 함께 나누는 포용성을 강화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특히 홍 후보자는 소득주도성장 정책에 대해 “소득분배 왜곡과 양극화, 계층이동 단절 등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계속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그는 “시장에서 애로를 제기하는 일부 정책에 대해서는 소통과 면밀한 분석을 통해 보완해 나갈 필요도 있다”면서 “최저임금 인상이 가야 할 방향이지만 속도에 대한 우려가 있다는 점을 잘 알고 있으며 이에 대해 고려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근로시간 단축 역시 가야 할 방향이지만 탄력적 근로 시간제 단위 기간 확대 등 제도 개선을 병행해 현장에서 안착할 수 있도록 뒷받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홍 후보자는 소득주도성장과 함께 경제정책의 양대 축인 혁신성장 정책에 대해서는 “규제혁신, 노동시장 구조 개선, 기술 혁신, 핵심 인재 양성 등 혁신성장을 위한 체질개선 노력을 병행하고 기존 산업, 서비스산업, 신산업, 창업 등 4대 산업 분야의 경쟁력 제고와 신성장 동력 창출을 위한 방안을 마련해 충실히 이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홍 후보자는 공유경제 규제 완화와 관련해 “승차 공유(카풀) 서비스 등 공유경제에 관한 각계 의견을 수렴해 이해관계자의 상생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의료 영리화 논란에 대해서는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을 토대로 의료 영리화가 적극 추진될 것이라는 우려를 국회 논의를 통해 최소화할 수 있도록 보완하면서 조속히 입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홍 후보자는 부동산 정책에 대해서는 “부동산의 효율적 활용을 위해 중장기적으로 보유세 비중을 높이고 거래세 비중을 낮출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종합부동산세 개편과 더불어 신혼부부 등 정책적 배려가 필요한 계층에 대해서는 발표했던 것처럼 거래세를 내릴 계획”이라면서 “다만 취득세는 지방세로서 전반적 세율 인하는 지방재정에 미치는 영향, 지역 간 재원 배분 등을 고려할 때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양도세 완화도 불로소득과 근로소득 간 과세 형평성, 정부의 일관된 투기 차단 방침 등을 고려할 때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서울 사대문 안에선 시속 ‘5030’ 지켜라

    서울 사대문 안에선 시속 ‘5030’ 지켜라

    보행사망 비율도 평균보다 12%P 높아 市, 내년 개선공사 후 하반기 본격 단속 내년부터 서울 도심 사대문 안 자동차 최대 시속이 50㎞로 제한된다.서울시는 보행자 교통 사망사고를 줄이고 안전을 강화하고자 내년부터 사대문 안 자동차 제한속도를 간선도로는 시속 50㎞, 이면도로는 30㎞로 낮춘다고 2일 밝혔다. 기존 사대문 안 제한속도는 시속 60㎞였다. 이번 속도 제한은 국토교통부, 경찰청 등이 추진하는 ‘안전속도 5030’ 사업에 따랐다. ‘안전속도 5030’이 대도시 도심지에서 전면 시행되는 것은 서울시가 처음이다. 시에 따르면 이번 전면 시행에 따라 사직로∼율곡로∼창경궁로∼대학로∼장충단로∼퇴계로∼통일로로 둘러싸인 사대문 안, 청계천로 전체구간(청계1가∼서울시설공단 교차로) 등 모두 41곳에서 제한 속도가 낮아진다. 시는 2016년부터 2년간 서울경찰청 주변, 북촌지구, 남산소월로, 구로G밸리, 방이동 일대에서 시범사업을 했고, 올 6월에는 종로의 통행속도를 시속 50㎞로 낮췄다. 시는 이번 조치가 사람이 먼저인 교통문화 정착을 위한 획기적인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특히 매년 보행 중 교통사고로 숨지는 시민(200여명)도 줄어들 것으로 본다. 시에 따르면 전체 면적의 1.2%에 그치는 사대문 안에서 발생하는 교통사고는 전체의 4.1%에 달한다. 보행사망자 비율도 평균(57%)보다 높은 69%다. 한국교통안전공단에 따르면 주행속도가 시속 60㎞이면 보행자의 중상 가능성이 92.6%이지만 50㎞면 72.7%, 30㎞면 15.4%로 낮아진다. 시는 제도 시행에 앞서 내년 3월까지 제한속도를 나타내는 발광다이오드(LED) 표지, 노면 표시 등 교통안전시설 개선공사를 한다. 경찰 단속은 내년 하반기부터 이뤄진다. 경찰은 서울시 공사 완료 후 유예기간 3개월 동안 기존 제한속도 기준으로 단속하고, 이후부터 변경된 제한속도로 단속할 계획이다. 앞으로 시는 도시 일반도로 통행속도를 시속 50㎞ 이내로 규정하는 도로교통법 시행규칙이 개정되면 자동차전용도로를 제외한 서울시 모든 도로에 ‘안전속도 5030’을 적용할 방침이다. 시행규칙은 현재 입법예고된 상태다. 고홍석 시 도시교통본부장은 “도심 제한속도 하향사업을 통해 보행자와 교통 약자의 교통안전이 더욱 강화되고, ‘걷는 도시 서울’이 정착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열정과 노력에 박수를… 박광온·최문순 등 석세스 대상

    열정과 노력에 박수를… 박광온·최문순 등 석세스 대상

    이창우 동작구청장·이성 구로구청장 등 정치·경제·문화 부문 혁신가 21명 수상 문화 가수 소찬휘·뮤지컬 신영숙 선정 문희상 국회의장 등 1000여명 참석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최문순 강원도지사, 이창우 서울 동작구청장, 이성 서울 구로구청장, 심민 전북 임실군수 등이 각 분야 혁신가에게 돌아가는 ‘2018 서울 석세스 어워드’를 수상했다. 26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남동 그랜드하얏트 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시상식에는 박 의원을 비롯한 정치·경제·문화 부문 수상자(단체) 21명과 문희상 국회의장 등 각계 인사 1000여명이 참석했다. 올해로 10회째인 석세스 어워드는 서울신문과 STV가 다양한 분야에서 창조적 사고와 열정으로 국가와 사회·문화 발전에 공헌한 단체나 개인에게 주는 상이다. 문 의장은 축사에서 “기적같이 찾아온 한반도 평화의 기회, 빛의 속도로 진화하는 4차 산업혁명으로 대한민국은 민족사적으로 세계사적으로 격변기의 한복판으로 들어가고 있다”며 “국가의 발전과 국민의 삶을 먼저 생각하는 리더들의 역할이 더욱 중요한 만큼 지금까지의 열정과 노력을 꾸준히 경주해 달라”고 당부했다. 정치 부문 정치대상은 박 의원, 광역단체장 대상은 최 지사가 받았다. 박 의원은 평소 개혁적 의정 활동으로 입법부 위상을 높이고 민주당 최고위원으로 민생 현장의 목소리를 당론에 반영하는 데 앞장섰다는 평가를 받는다. 박 의원은 “이 상을 국민께 걱정을 끼치기보다 국민께 사랑을 드리는 ‘책임’이라고 생각하고 받겠다”고 했다. 평창동계올림픽을 성공적으로 이끈 공로를 인정받은 최 지사는 “평창동계올림픽 성공은 우리 국민들이 함께 일궜는데 과분하게 제가 받았다”며 “3년 안에 ‘불량감자’에서 ‘평화감자’로 변신하겠다”는 소감으로 웃음을 자아냈다. 기초단체장 대상의 영예는 이창우 구청장, 이성 구청장, 심 임실군수가 안았다. 이창우 구청장은 보육청을 통한 공보육 100% 실현 노력, 일자리 창출, 맞춤 주택 보급 등으로 지역 곳곳을 ‘사람의 가치를 높이는 동작’으로 일궈 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구로구를 아이 키우기 좋은 교육도시, 스마트도시로 만들어 온 것을 인정받은 이성 구청장은 “더불어 살기 좋은 구로구를 만드는 데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했다. 심 군수는 임실군 대표 농특산물인 ‘임실N치즈’를 명품 치즈 반열에 올리고 임실치즈테마파크를 인기 높은 관광단지로 가꿔 임실에 ‘대한민국 치즈 1번지’라는 명성을 안겼다. 경제 부문에서는 식음료대상에 서울우유협동조합, 패션대상에 진도, 사회공헌대상에 그래미, 건설대상에 GS건설, 유통대상에 매일유업, 스포츠의류대상에 케이티에이지, 중소기업혁신대상에 세창기전, 마케팅혁신대상에 에스엘미디어넷, 벤처기업혁신대상에 리앤씨바이오가 선정됐다. 문화 부문에서는 폭발적인 가창력으로 대중을 사로잡아 온 가수 소찬휘가 문화대상을 받았다. 몰입도 높은 목소리로 무대를 압도하는 손승연이 가수대상을, 금잔디가 전통가요대상을, 유태평양이 국악대상을, 테너 진성원이 성악대상을, 신영숙이 뮤지컬대상을 받았다. 신인가수대상은 7인조 걸그룹 공원소녀에게 돌아갔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文 “유치원 비리·갑질에 국민 분노…반부패 개혁 두려워 말라”

    文 “유치원 비리·갑질에 국민 분노…반부패 개혁 두려워 말라”

    “국민들 눈높이에 제도·정책 못미쳐 잠시 방심하면 부패는 다시 살아나 법령개정 없이도 속도감 있게 추진” 9대 생활적폐 청산 대책 집중 논의 범정부 ‘생활적폐대책협의회’ 가동문재인 대통령은 20일 “최근 사립유치원 비리 파동, 학사비리, 채용비리, 갑질 문화에 대한 국민 분노가 크다. 국민 눈높이에 제도·정책이 미치지 못한 탓”이라며 “관행이었다는 이유로 눈감고 있었던 게 아닌지도 반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관행 이유로 눈감고 있었나” 강한 어조 지적 문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제3차 반부패정책협의회를 주재한 자리에서 이렇게 밝힌 뒤 “국민은 권력형 적폐 청산 수사를 믿고 지지해 주셨다. 공정한 사회를 바라는 국민 기대가 크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반부패를 위한 과감한 개혁을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며 “입법 여건의 핑계를 댈 수도 없으며 법령 개정 없이도 개선할 수 있는 부분부터 속도감 있게 추진하고 순차적으로 제도적 기반을 마련해 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회의에서는 ‘9대 생활적폐’(학사·유치원 비리, 공공기관 채용비리, 공공분야 불공정 갑질, 보조금 부정수급, 지역토착 비리, 편법·변칙 탈세, 요양병원 비리, 재건축 및 재개발 비리, 안전분야 부패) 근절대책이 보고됐다. 문 대통령은 “잠시 방심하면 부패는 다시 살아나고 대책을 세우면 회피하는 수법이 발전하고 새로운 부패들이 생겨난다”며 “인내심을 갖고 강력하게, 꾸준히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공직자의 청렴을 강조한 정약용 선생은 ‘타일러도 깨우치지 않고 또 가르쳐도 고치지 않으면 형벌로 다스려야 한다’고 했다”고 지적했다. ●요양병원 먹튀 등 언급하며 ‘핀셋 접근’ 주문 문 대통령은 “문제가 된 요양병원이 소위 ‘먹튀’를 하고 있다는 방증”이라거나 “재개발 비리는 시행사가 돈 되는 재건축 장소를 발굴해 주민대표 등을 끌어들이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지금 대책은 접근 자체가 잘못됐다”고 밝히는 등 지금껏 쓰지 않던 표현을 써가며 근본적 접근을 주문했다. 정부는 9대 생활적폐 유형을 ▲출발선에서의 불평등 ▲우월적 지위 남용 ▲권력유착 및 사익편취로 분류하고, 국민이 실생활에서 느끼는 부조리·불공정을 근절하기 위해 범정부 차원의 ‘생활적폐대책협의회’를 꾸리기로 했다. ‘출발선에서의 불평등’은 유치원·학사비리 및 공공기관 채용비리가 꼽힌다. 사립유치원 지원금 부정 사용 및 서울교통공사 고용세습 의혹 등이 불거진 데 따른 것이다. 김의겸 대변인은 “문 대통령은 ‘국민이 왜 분노하는가’라면서 ‘내가 낸 세금이 엉뚱한 데에 낭비되는 데 분노한다’고 말했다”며 “맥락상 유치원 문제를 얘기한 것으로 이해했다”고 했다. ‘우월적 지위남용’은 공공분야 불공정 갑질을 청산 대상으로 정했다. ‘권력유착과 사익편취’로는 ▲보조금 부정수급 ▲인허가 비리 등 지역토착 비리 ▲편법·변칙 탈세 ▲요양병원 비리 ▲재개발·재건축 비리 ▲안전분야 부패도 청산과제로 올랐다. ●‘김영란법’ 의식 흐려져… 처벌수위 높여야 김영란법 시행 실태 점검도 했다. 청와대는 “‘김영란 메뉴’가 사라지는 등 법 준수 의식이 흐려지는 상황도 보이고 있다”고 진단한 뒤 처벌 수위를 높이는 등 제도 개선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국민권익위원장을 비롯한 관련 기관장·장관 등 36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회의는 예정 시간을 40분 넘겨 2시간 동안 진행됐다. 참석자들은 점심을 도시락으로 해결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두야당 “조국 해임·고용세습 국조 요구…거부시 국회일정 어렵다”

    두야당 “조국 해임·고용세습 국조 요구…거부시 국회일정 어렵다”

    야당의 ‘3대 요구 사안’에 여당 “명분 없는 몽니”두 야당이 13일 조명래 환경부 장관 임명 강행 등을 이유로 “인사검증 책임자인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의 해임과 고용세습에 대한 국정조사”를 요구하고 나섰다. 지난 5일 여야정 국정 상설협의체 출범으로 협치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진지 일주일 만에 두 야당이 국회 일정 보이콧을 들고나오면서 정국이 급속도로 얼어붙고 있다. 자유한국당 김성태·바른미래당 김관영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의 해임과 고용세습 의혹 국정조사 수용 없이는 향후 국회 일정에 협조할 수 없다고 못 박았다.이들은 기자회견에서 “소통과 협치가 실현될 것이라는 기대에 대해 대통령과 야당은 돌려막기 인사, 환경부 장관 임명강행, 국정조사 거부로 답했다”며 “이런 상태에서는 협치 노력이 진전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대통령과 여당의 분명한 사과와 책임 있는 조치, 인사검증책임자인 조국 민정수석의 해임, 고용세습 채용 비리에 대한 국정조사 수용을 촉구한다”며 “이런 야당의 최소한 요구마저 거부될 경우 정상적인 국회 일정이 어려울 수 있다는 점을 경고한다”고 강조했다.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는 회견 이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국정난맥상과 위기 극복을 위해 합심하기로 했으나 5일 만에 조 장관 임명을 강행하고 내년 예산안 심의를 요구해놓고 심사가 마치기도 전에 담당 장관을 경질했다”며 “이런 고압적 자세를 보이는 대통령이라면 제1야당과 제2야당이 협치를 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했다”고 밝힌 것으로 뉴스1이 전했다. 그러면서 “국정운영의 중심축을 민주노총과 참여연대에 두고 야당을 무시하는 국정운영방식에 대한 국민들의 분노를 방치할 수 없다”고도 했다.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뉴스1을 통해 “지난 9일 여야정 협의체 합의문 이행을 위한 후속조치로 각당 정책위의장과 원내수석부대표간 협의체 가동하기로 발표했다”며 “그런데 그날 오후 (조 장관) 인사가 강행됐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문재인 정부 들어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채택 없이 임명을 강행한 사람이 장관만 7명, 헌법재판관 2명, KBS 사장 1명까지 총 10명”이라며 “박근혜 정부때는 4년6개월 합쳐 9명이다. 그때 민주당과 지금 여당으로서 보인 태도와 비난을 다시 한번 되돌아보라”고 말했다.이에 대해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이 ‘몽니’를 부리는 것이라고 맞섰다. 김태년 정책위의장은 원내대책회의에서 “입법과 예산에 초당적으로 협력하겠다는 합의문에 잉크가 마르기도 전에 벌어진 야당의 무책임한 태도가 안타깝다”며 “야당의 명분 없는 몽니로 여야 합의가 무산된 과거 사례가 되풀이되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문장길 서울시의원, 자치분권 실현 ‘지방자치법’ 개정 환영

    서울시의회 문장길 의원(더불어민주당 강서2)은 30일 정부가 발표한 지방자치법 전부 개정안 및 재정 분권 추진 방안에 대해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제도적 기반이 마련 될 것으로 생각한다며 정부 개정안에 대한 환영을 뜻을 밝혔다. 문 의원은 이전 정부와 비교해 지방자치와 재정분권이 빠르게 추진되고 있는 것은 ‘연방정부에 버금가는 지방정부를 만들겠다’고 공약한 문재인 정부의 지방분권 강화 계획이 구체적인 모습을 드러낸 것이라고 말했다. 지방자치법 개정안의 핵심내용은 주민참여권 보장 및 주민참여 제도의 실질화 ▲자치단체의 실질적 자치권 확대 ▲자율성 강화에 상응하는 투명성·책임성 확보 ▲중앙-지방 협력관계 정립 및 자치단체 사무수행 능률성 향상 등이다. 법안이 개정 될 경우 주민이 직접 지방의회에 조례를 발의할 수 있는 ‘주민 조례 발안제’가 도입 되고 주민감사·주민소송 청구 가능 연령이 현행 19세에서 18세로 완화된다. 또한 지방의회 인사권은 시도지사에서 지방의회 의장으로 넘어가고 지방의원 의정활동을 지원할 정책지원전문인력 제도도 도입된다. 문 의원은 “지방분권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는 것은 시대적 과제이며, 이번 지방 자치법 개정으로 지방자치단체의 권한이 강화되면서 서울시의회가 이에 발맞추어 부패와 비효율을 견제할 강력한 장치를 마련하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문 의원은 끝으로 이번 개정안이 국회에서 조속히 통과되어 도입한 지 반세기 된 지방자치가 하루 빨리 실질적 풀뿌리 민주주의인 주민 중심 자치로 거듭나기를 촉구했다. 지방자치법 개정안은 다음 달 입법예고와 국무회의 심의를 거쳐 12월 중 정기 국회에 제출될 예정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수사권 조정 요청했지만 사개특위 ‘티격태격’

    공익형 쌀직불제 도농 이견 커 미지수 ‘판문점 선언’ 비준 에둘러 협조 요청도 문재인 대통령은 1일 내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을 하며 예산안 원안 처리, 권력기관 정상화, 공익형 쌀 직불금제, 경제민주화, 지방자치 강화, 한반도 평화 정착 관련 입법 등 여섯 가지 ‘숙제’를 국회에 던졌다. 먼저 문 대통령은 검·경 수사권 조정,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설치, 대공수사권 폐지를 골자로 하는 국가정보원법 개정 등 권력기관 정상화를 위한 국회 논의에 속도를 내달라고 요청했다. 해당 사안을 논의하는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는 활동 시한을 두 달 남긴 이날에서야 첫 전체회의를 열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박영선 사개특위원장은 “공수처, 검·경 수사권 조정 등 숙원 사업인 사법 개혁 과제를 풀어 가겠다”고 했다. 반면 곽상도 자유한국당 의원은 “합의안이 도출됐지만 며칠 전 국감에선 검찰총장이 이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했고 정부안이 지금까지 제출돼 있지 않다”며 부정적 전망을 내놨다. 문 대통령은 농림축산식품부가 향후 5년간 적용할 쌀 목표가격의 국회 동의요청서 제출에 맞춘 협조도 요청했다. 정부는 한 가마니(80㎏)당 18만 8192원을 책정했는데, 이는 문 대통령의 21만원 공약을 한참 밑돌아 공약 파기 논란이 불가피하다. 쌀 직불제와 밭 직불제를 통합한 ‘공익형 직불제’로의 개편도 함께 논의할 것을 국회에 요청했지만 도·농 지역 간 이견이 워낙 커 원만한 논의가 진행될지는 미지수다. 문 대통령이 큰 틀에서 언급한 “경제민주화와 민생법안에 대해 초당적인 협력”의 핵심은 공정거래법 개정이다. 개정안이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 강화, 대기업 소속 공익법인의 의결권 제한 및 지주회사 기준 강화 등의 내용을 담고 있는데 한국당이 일찌감치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어 연내 처리 가능성이 크지 않다. 지난 3월 지방분권 개헌을 추진하다 무산된 문 대통령의 지방자치 강화 법안 처리 당부도 이어졌다. 문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한 국회의 뒷받침을 촉구하면서도 ‘4·27 판문점선언 비준’이라는 직접적 언급을 삼갔다. 문 대통령은 9월 평양공동선언 및 남북 군사합의서 비준에 대한 야당의 강한 반발을 의식한 듯 “우리에게 기적같이 찾아온 이 기회를 반드시 살릴 수 있도록 힘을 모아 주시기 바란다”는 간접적 표현을 썼다. 하지만 한국당은 문 대통령의 연설 후에도 “비준 불가” 입장을 고수했고, 이미 평양선언 비준에 대한 효력정지가처분 신청을 한 상황이다. 손지은 기자 sson@seoul.co.kr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이근홍 기자 lkh2011@seoul.co.kr
  • [팩트 체크] 특별재판부 헌법근거 없어 해석 난무… 임명권 쥔 대법원장 ‘키맨’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이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사법농단’ 의혹 사건을 심리할 특별재판부 추진에 속도를 내고 있다. 법원에서도 갈수록 부정적인 목소리가 표출되며 국회·사법부 간 갈등으로도 번질 조짐이다. 핵심 쟁점은 특별재판부 설치가 헌법에 위배되는가다.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8월 대표발의한 법안을 바탕으로 논란을 짚어 본다. ① 특별재판부는 위헌이다? → 논란 중 특별재판부가 헌법에 어긋난다는 주장은 특별재판부 존재부터 구성 방식 등 다양한 지점에서 나오고 있다. 헌법과 법률상 근거가 없다 보니 해석이 엇갈리기 때문이다. 국회가 주도하는 자체가 삼권분립 원칙에 맞지 않고 재판의 독립성을 해치게 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반면 특별법에 의해 법관이 재판을 하고 3심제도 보장돼 재판의 독립성 침해에 대한 우려는 지나치다는 게 반론이다. 박 의원은 “특별법원을 별도로 설치하는 게 아니고 법원 관할로, 판사들이 판결하기 때문에 헌법에 위배되지 않는다”면서 “사법권 독립은 재판에 관여하면 안 된다는 것이지 사법행정이나 제도 설계에 국민 의사가 반영되는 것을 막는 게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②국회·시민단체가 재판부 구성? → 대체로 거짓 법안에 따르면 국회가 직접 재판부 구성에 관여하지는 않는다. 대한변호사협회 추천 3명과 1·2심을 맡는 서울중앙지법과 서울고법 판사회의 추천 각 3명, 그리고 ‘학식과 덕망 있는’ 변호사 자격이 없는 3명(1명은 여성) 등 총 9명을 대법원장이 특별재판부 후보추천위원으로 위촉하고, 이들이 판사들 가운데 특별재판부 후보 2배수를 추천하면 대법원장이 최종 임명하도록 돼 있다. 다만 ‘개인·법인 또는 단체는 추천위원장에게 법관 후보자를 추천하거나 의견을 제출할 수 있다’고 명시해 국민이나 시민단체 등의 의견이 반영될 여지는 있다. 결국 재판부 구성의 ‘키맨’은 김명수 대법원장이 되는 셈이다. 김 대법원장이 최종 인선 권한을 갖게 되는 것은 다른 한편으로 한국당에 비판의 빌미를 주기도 한다.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는 “야당이 그렇게 반대한 김 대법원장을 임명해 놓고 사법부 불신 때문에 특별재판부가 필요하다면 김 대법원장을 먼저 사퇴시키라”고 주장했다. ③ 판사들은 왜 반대하나? → 공정성 논란 안철상 법원행정처장(대법관)은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 국정감사에서 “사건 배당이야말로 재판의 본질이라 할 수 있는데 특정인이 재판부를 지정한다는 것은 문제로 지적될 수 있다”고 말했다. 개인 의견을 전제로 했지만 특별재판부에 대한 사실상 반대 입장을 밝힌 것이다. 많은 판사들도 재판부 구성에 외부세력이 관여하는 자체가 공정성을 해친다고 말한다. 서울의 한 부장판사는 “특별재판부의 존재, 구성 과정부터 예단을 심어줄 것”이라면서 “재판부 제척, 기피신청 등 법원 내부 규정으로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부장판사는 “법안이 통과되면 피고인들이 위헌법률심판 제청이나 헌법소원을 반드시 할 텐데 헌법재판소 결정으로 더 큰 혼란이 초래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장영수 고려대 로스쿨 교수는 “특정인을 2배수로 추천하는 자체로 공정성 시비에 휘말릴 수 있다. 그렇다고 전체 판사 가운데 무작위로 선별하게 된다면 특별법이 실익이 없게 되는 딜레마에 놓인다”고 설명했다. 반면 일부 소장파 판사들을 중심으로 사법부 불신을 해소하기 위해선 별다른 방도가 없다는 의견도 조심스레 나오고 있다. 검찰 수사 과정에서 잇단 압수수색 영장 기각 등으로 이미 기존의 법원 조직을 신뢰할 수 없게 된 탓이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속도 내는 캐러밴… 트럼프 “美 국경에 軍 1000여명 배치” 경고

    멕시코 대통령, 합법적 망명 신청 독려 트럼프, 국경폐쇄 등 초강경 대응 예고 중미 출신의 이민자 행렬인 캐러밴이 미국 텍사스주 국경지대 매캘런까지 1537㎞ 떨어진 지점까지 도달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1000명 규모의 군을 국경에 배치해 이민자 대열을 멈추게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지난 26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캐러밴은 이날 오후 멕시코 남부의 아리아가에 도착했다. 미 매캘런까지 24시간을 꼬박 걷는다고 가정하면 15일 정도 걸리는 거리다. 캐러밴 본진은 대규모 무리를 이뤄 단속·체포 우려 없이 공개적으로 이동하고 있다. 캐러밴의 강행군에 미 국경은 가까워지고 있지만, 고된 여정 탓에 이탈자가 늘어나면서 캐러밴의 규모는 점차 줄고 있다. 유엔이 지난 22일 국제이주기구(IOM) 보고서를 토대로 추산한 7200여명에서 현재는 3500명으로 감소했다. 멕시코 정부는 이들 이민자들에 대한 합법적 망명 신청을 독려하기 시작했다. 엔리케 페냐 니에토 멕시코 대통령은 이날 사전 녹화된 담화를 통해 캐러밴이 멕시코 이민 당국에 망명 신청을 한다면 임시 신분 증명 서류와 직업 기회를 주고 이민자 자녀들에게 교육 서비스도 제공할 방침이라고 발표했다. 페냐 니에토 대통령은 “‘에스타스 엔 투 카사’(자기 집처럼 편안하게 있으세요)로 불리는 이 계획은 우리의 법을 준수하는 이들에게만 적용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의 대응 수위도 높아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캐러밴의 망명 신청권을 거부하고 국경 폐쇄도 공언하기 시작했다. 또 캐러밴의 미국 입국을 막기 위해 최대 1000명에 이르는 현역 군인을 남부 멕시코 국경지대에 배치하기로 했다. 현역 군인이 남부 국경지대에 배치되는 것은 처음이다. 트럼프 정부의 고위 관리는 이날 ABC뉴스에 “정부는 대규모 불법 이민 위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광범위한 행정적·법적·입법적 옵션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캐러밴은 세계에서 살인율이 가장 높은 온두라스를 비롯해 과테말라, 엘살바도르 등 중미 국가에서 폭력과 가난, 정치적 불안을 피해 미국으로 향하는 이민자 행렬을 가리킨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민주, 유치원 비리근절 ‘박용진 3법’ 당론 발의

    민주, 유치원 비리근절 ‘박용진 3법’ 당론 발의

    의원 129명 전원 동의… 野 별도안 낼 듯 유치원 반발 딛고 최종 입법화할지 주목더불어민주당이 23일 유치원 비리 근절을 위해 회계 투명성을 강화하고 유치원 평가 정보에 대한 학부모의 접근권을 늘리는 내용 등이 포함된 유아교육법·사립학교법·학교급식법 개정안을 당론으로 발의했다. 국감기간 동안 이 문제를 처음 제기한 박용진 의원이 대표발의한 개정안에는 민주당 소속 의원 129명이 전원 동의했다. 유아교육법 개정안은 비리유치원이 시정 명령을 받으면 5년간, 폐원 처분을 받으면 10년간 유치원을 다시 열 수 없도록 해 간판만 바꿔 다시 개원할 수 없는 이른바 ‘간판갈이’를 제한했다. 또 교육부 장관 및 교육감이 회계관리 업무를 위한 유아교육정보시스템을 구축·운영하고 유치원은 이 시스템을 의무적으로 사용하게 해 ‘깜깜이 회계’를 원천 차단했다. 사립학교법 개정안은 학교법인 이사장이 유치원 원장을 겸직할 수 있도록 한 조항을 삭제해 ‘셀프징계’를 없애도록 했다. 사립학교 경영자가 교비회계에 속하는 수입이나 재산을 교육 목적 외로 부정하게 사용할 수 없게 했다. 학교급식법 개정안은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일정 규모 이상의 유치원에는 학교급식법을 적용토록 해 원아들이 ‘급식 부정’ 피해를 보지 않도록 했다. 박 의원은 “자유한국당에서도 유치원 비리 근절 법안을 별도로 준비한다고 해서 당론 발의로 속도를 내기로 했다”며 “바른미래당 소속 이찬열 교육위원장과 임재훈 바른미래당 간사가 법안 발의에 동의해 줬지만 당론 발의 때문에 함께하지 못하게 됐고 이후 야당과 함께 추진해 나가겠다”고 설명했다. 유치원 비리 근절 3법이 발의됐지만 입법 가능성은 지켜봐야 한다. 지역구에 강한 입김을 발휘하는 유치원의 반발을 여야 의원이 무시하고 찬성표를 던질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박 의원은 “3법은 기존 법의 사각지대를 보완하는 성격이 강하다”며 “국감이 끝나면 유치원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이견을 해소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6년 전 창당 땐 미생… 이제는 완생 꿈꿔…정의당, 2020년 총선에서 제1야당 될 것”

    “6년 전 창당 땐 미생… 이제는 완생 꿈꿔…정의당, 2020년 총선에서 제1야당 될 것”

    제1야당 도약 위해 선거 개혁 속도전 故노회찬 의원 빈자리에 눈물 훔쳐 거물급 스타정치인 부재 해결해야창당 6주년을 맞은 정의당이 2020년 총선에서 제1야당이 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21일 국회에서 기념식을 연 정의당은 “우리 정의당은 미생이었지만 이제 완생을 꿈꾸는 정당으로 발전해 가고 있다(심상정 의원)”고 자평하고 총선 승리를 다짐했다. 이정미 대표는 “이제 국민들은 그래 너희가 제1야당 한번 해보라고 격려해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2012년 10월 창당 당시 지지율 0%였던 정의당은 지난 8월 여론조사에서 창당 후 최고치인 15%를 기록해 원내 4개 야당 중 1위를 차지했다. 정의당은 제1당으로의 도약을 위해 ‘중단 없는 민생실천’과 정교한 입법, 전국 조직 확대 등을 과제로 꼽았다. 윤소하 원내대표는 “정의당의 입법과 정책은 얼마나 정교한지, 우리의 철학과 신념을 국민들에게 어떻게 설득할지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의당이 제1야당 목표를 달성하려면 선거제도 개혁도 필수다. 윤 원내대표는 “10% 전후의 지지율과 다르게 정의당의 의석은 5석, 1.7%가 채 되지 않는 것이 국회의 현실”이라며 선거제도 개혁의 당위성을 역설했다. 이날 기념식에선 노회찬 전 의원의 빈자리도 두드러졌다. 이 대표는 “노회찬 없는 창당 6주년 기념식”이라며 눈물을 훔치느라 말을 잇지 못했다. 정의당이 선정한 ‘2012~2018 결정적 순간들’ 11개 중 4개가 노 전 의원 관련 장면이다. 유시민, 노회찬, 심상정 등과 같은 거물급 스타정치인의 부재도 정의당이 극복해야 할 과제다. 지난 대선에선 심상정 후보가 완주해 총 득표율 6.2%, 역대 진보정당 후보 중 최고 성적을 거뒀지만 지금은 이렇다 할 ‘다음 주자’가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손지은 기자 sson@seoul.co.kr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논설위원의 사람 이슈 다보기] “왜 의사·여자에게만 돌 던지나… 낙태, 사회적 합의로 풀어야”

    [논설위원의 사람 이슈 다보기] “왜 의사·여자에게만 돌 던지나… 낙태, 사회적 합의로 풀어야”

    한국에서 인공임신중절(낙태) 수술은 불법이다. 1953년 형법 제정 때부터 범죄로 규정했다. 다만 1973년 모자보건법을 만들어 성폭력에 의한 임신, 유전적 질환 등 극히 일부 경우에 한해 예외를 뒀다. 불법 낙태가 적발되면 여성은 1년 이하 징역 또는 200만원 이하 벌금, 의사는 2년 이하 징역의 형사처벌을 받는다. 법은 이렇게 엄하지만, 낙태율은 1000명당 29.8명(2005년 기준)으로 낙태 허용 국가인 캐나다(13.7명)보다 훨씬 높다. 법대로 하자면 상당수 산부인과 의사들은 범죄자가 될 수밖에 없다. 지난달 28일 대한산부인과의사회는 보건복지부가 낙태 수술을 비도덕적 진료 행위로 규정하고, 수술한 의사의 자격을 1개월 정지하는 행정처분규칙 개정안을 공포한 데 반발해 낙태 수술 거부를 선언했다. 파장은 컸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낙태 의사 처벌 강화를 철회하라’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이에 복지부는 헌법재판소에서 낙태죄 위헌 여부가 결정될 때까지 행정처분을 유예하겠다고 한발 물러섰다. 하지만 대한산부인과의사회는 “근본적인 해법이 아니다”라며 낙태 수술 거부를 유지하고 있다. 김동석(59) 대한산부인과의사회장을 지난 13일 만나 자초지종을 들었다. 김 회장은 서울 강서구에서 24년째 산부인과를 운영하는 개원의다. 지난 7월부터 대한개원의협의회장도 맡고 있다.→복지부가 행정처분을 미뤘는데도 낙태 수술 거부를 지속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국민의 혼란과 건강권 보호 등 사태의 심각성에 대한 진지한 고민과 해결의지 없이 임시방편으로 책임을 회피하려는 것에 불과하다. 행정처분을 유예했으니 이제는 연간 수십만 건씩 이뤄지는 낙태를 허용하겠다는 것인지 묻고 싶다. 복지부는 헌재 판결이 나면 개정안도 자연스럽게 정리될 것으로 보고 있는데 그런 방관자적인 태도는 온당하지 않다. 당장 의사가 어떻게 해야 하는지 가이드라인조차 마련돼 있지 않다. 정확한 기준의 개정안을 만들기 전까지는 우리 스스로를 보호하는 차원에서 수술을 할 수가 없다. 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못하는 것이다. 지금처럼 사문화된 법이 아니라 공론화를 통해 법이 제대로 만들어지면 우리는 그 법을 지킬 것이다. →복지부는 이전에도 불법 낙태 수술을 한 의사에게 1개월 자격정지 처분을 내렸기 때문에 처벌 강화가 아니라고 주장한다. 이번 개정안이 왜 문제가 되는가. -이전에도 1개월 자격정지 처분을 내린 건 맞지만, 재판 결과가 유죄로 나와야 행정처분이 이뤄졌다. 이제는 개정안에 확실하게 비도덕적 진료행위로 규정이 돼서 즉시 처벌이 가능해졌다. 자격정지 몇 개월이 중요한 게 아니라 낙태 수술을 한 여성이나 의사를 비도덕적이라고 낙인찍은 게 문제의 본질이다. 현행 모자보건법은 45년 전에 만들어졌는데 당시엔 산아제한 때문에 보건소에서 낙태 수술을 권할 정도로 일반적이었다. 이후 수십 년 동안 국민이나 의사나 낙태 수술을 당연한 현실로 받아들였다. 형법에는 낙태 수술을 한 여성과 수술한 의사를 처벌한다고 돼 있고 한 해 수십만 건의 불법 낙태 수술이 이루어지고 있지만, 처벌은 드물다. 그런데도 유명무실해진 법을 내세워 불가피하게 수술을 택한 여성과 이를 도와준 의사를 비도덕적이라고 규정한 것은 부당하다. →모자보건법을 현실에 맞게 개정해야 한다는 주장도 했다. 어떤 부분이 바뀌어야 하나. -산부인과 의사들은 모자보건법에서 허용된 낙태 사유가 적절치 않다는 의견을 지속적으로 제기했다. 의학적으로 문제가 있는 내용이 많은데도 어느 정권이나 해결할 의지를 보이지 않았다. 현행 모자보건법은 산모의 상황에 따라서만 낙태를 허용하고 태아와 관련한 사유는 포함돼 있지 않다. 일례로 무뇌아처럼 생존이 불가능한 태아라도 현행법에서는 낙태 수술을 할 수가 없다. 반면 유전이 되는 정신 장애가 아닌데도 정신질환 부모의 낙태를 허용해 정신장애 환자들의 인권을 침해하고 있다. ‘의학적으로 임신의 지속이 모체의 건강을 심각하게 해치는 경우’라는 조항도 매우 모호한 표현으로 논란의 여지가 크다. →낙태죄 처벌 강화에 따른 부작용이나 폐해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다. -처벌 강화로 산부인과 의사들이 낙태 수술을 할 수 없게 된다면 음성화가 더 심각해져 돌이킬 수 없는 사회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안전하지 않은 수술로 여성의 건강이 위협받고,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다. 낙태를 금지한 필리핀이나 브라질 같은 국가에서 낙태 수술로 인한 모성사망이 많다는 자료가 세계보건기구(WHO)에 보고되고 있다. →그렇다면 의사회는 낙태 합법화를 주장하는 것인가. -아니다. 낙태 합법화에 대한 반대나 찬성은 의사 회원 각자가 가치관과 신념에 따라 결정할 문제다. 낙태 수술을 합법화하라는 게 아니라 입법 미비에 따른 혼란이 심각하니 바로잡아 달라는 것이다. 다만 일선 의료 현장에서 불가피하게 낙태를 해야만 하는 경우를 자주 봐 온 의사의 입장에선 외국의 사례처럼 사회적·경제적 사유로 인한 낙태를 허용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중요한 건 사회적 합의다. 어느 쪽이든 공론을 거쳐 법이 만들어지면 의사는 지켜야 한다. →불법 낙태약인 미프진 도입을 허용해야 한다는 여론도 있다. -낙태가 불법인데 미프진을 합법화하라는 주장은 공허한 메아리다. 미프진은 외국에서도 산부인과 의사의 진단과 처방을 받아야 하는 전문의약품이다. 인터넷에서 미프진 불법 유통이 만연하면서 하혈 등 부작용으로 산부인과를 찾는 환자들이 늘고 있다. 가짜 약까지 나돈다. 그런데도 정부는 손을 놓고 있다. 낙태 처벌을 강화하겠다면서 왜 미프진 통용은 방치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 하루빨리 실태조사를 해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저출산의 영향으로 산부인과의 어려움도 클 것 같다. 분만이 가능한 병원이 없는 지역도 상당수에 달한다는데. -합계출산율이 빠른 속도로 떨어지면서 산부인과도 덩달아 위기에 몰렸다. 그로 인한 분만 인프라의 붕괴는 이미 위험 수위를 넘었다. 분만 산부인과는 전국 600여곳으로, 지난 10년간 절반으로 줄었다. 우리나라 50여개 시·군·구에 분만 산부인과가 없다는 통계도 있다. 산부인과 전공의 배출도 감소 추세다. 저출산뿐만 아니라 분만 사고 시 의사의 책임이 무거운 점도 분만을 꺼리게 하는 주요 요인이다. 예전엔 산부인과 의사들이 태아와 산모, 두 생명을 살린다는 자부심과 사명감으로 밤낮없이 일했다. 요즘은 낙태 수술로 비도덕적 의사로 낙인찍히고, 분만 사고로 폐업 위기에 몰리는 이중고로 자괴감이 크다. 산부인과 간판 대신 피부 미용을 전문으로 하는 여성클리닉 병원이 늘어나는 현실이 안타깝다. →정부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화위원회에 산부인과 의사가 한 명도 없다. 분만 인프라가 망가진 걸 알면서도 관심을 두지 않고 있다. 이런 안이한 인식부터 바뀌어야 한다. 외국 사례처럼 산부인과의 진료 환경 개선에도 적극 나서야 한다. 일본은 2006~2010년 약 3조원을 투입해 산부인과 살리기에 나섰다. 의사와 산모에게 분만 지원금을 주고 산부인과에 진학하는 의대생에게 장학금을 지급했다. 뇌성마비 아이가 태어나면 국가와 지자체에서 보험금 등을 전적으로 책임지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의료기관이 모든 책임을 떠맡는 실정이다. 분만에 따른 여러 가지 의료사고는 불가항력적으로 생기는 경우가 많다. 사고가 났을 때 산모와 산모 가족이 가장 힘들겠지만, 의료진도 어렵다. 저출산 정책에 많은 재원을 사용하는 대한민국에서 산부인과의 불가항력적 사고에 대해 국가가 더 적극적으로 책임을 분담하지 않는 것은 부당하다고 본다. 분만을 포기하는 경우는 대부분 의료사고를 경험한 이후다. 산부인과의 저수가 문제도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 coral@seoul.co.kr
  • [씨줄날줄] 성매매 자활지원금/박현갑 논설위원

    [씨줄날줄] 성매매 자활지원금/박현갑 논설위원

    “성매매는 대한민국에서 불법인데 왜 체포는 못할망정 지원을 해주나요?” “성매매를 하지 않고 정직하게 열심히 아르바이트해서 학자금, 대출한 빚 갚고 생활비 버는 학생들은 무엇이 되는 것입니까?” “이럴 돈 있으면 군대에서 사고로 다치거나 죽은 사람한테 보상해 주세요.”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와 있는 인천 미추홀구의 성매매 종사자의 자활지원금 조례 시행을 반대하는 목소리들이다. 수십여 건의 청원은 한결같이 조례 폐기를 외친다. 전국 단위로 시행되는 법이 아닌 기초지방자치단체에서 시행하려는 자치법규 시행에 대한 논란치고는 매우 뜨겁다. 논란이 된 자치법규는 인천 미추홀구에서 17일부터 시행하는 성매매 피해자 등의 자활지원 조례 시행규칙이다. 관내 집창촌인 ‘옐로하우스’의 성매매 종사자로서 탈성매매확약서·자활계획서를 제출한 경우 심사를 거쳐 내년부터 1인당 연간 2260만원을 1년간 지원한다는 내용이다. 월 100만원 이내의 생계비, 700만원 안팎의 주거지원비, 월 30만원 이내의 직업훈련비 등이다. 지원받았다가 다시 성매매를 한 사실이 확인되면 즉시 회수한다. 구는 2022년까지 연간 10명씩 4년간 40명에게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미추홀구에 따르면 성매매 자활지원 조례는 대구, 전주, 아산시도 시행 중이며 서울 성북구도 조례 제정을 마쳤다. 옐로하우스는 1970년대 미군 부대에서 노락색 페인트를 얻어다가 벽을 칠한 데서 유래한다. 현재 70곳 정도 있다. 이곳은 700여 가구의 주상복합아파트로 바뀔 예정이다. 조례를 발의한 이안호 미추홀구의원은 지원 반대 목소리에 대해 “처음부터 성매매에 종사한 사람은 없다. 가정폭력 등으로 가출하는 등 여러 요인이 있다”면서 “성과와 효율성만 따질 게 아니라 취약계층 지원에 대한 가치성을 따져야 한다. 상담을 거쳐 정밀하게 지원 대상을 정한다. 젊은 사람일수록 벗어나고 싶어 한다”고 덧붙였다. 2004년 9월 성매매특별법 제정으로 성매매는 단속하지만 키스방, 대화방 등 변형된 오프라인상 성매매와 모바일 채팅앱 등 온라인을 통한 음성적 성매매는 더 기승을 부리는 실정이다. 이른바 풍선효과인데 단속도 쉽지 않다. 미추홀구는 다시 성매매 활동을 하면 지원금을 회수한다지만, 방세 보증금 이외에는 사실상 회수가 불가능하다. 성매매 재유입 방지가 입법 취지라면 특정 공간 중심의 지원이 아니라 모든 형태의 성매매 종사자들에게 기회를 주는 게 맞다. 궁극적으로는 현장 단속도 해야겠지만 매춘 강요나 알선 등 산업화된 ‘성 시장’의 불법성 요인부터 해결하는 게 더 필요하지 않나. 박현갑 논설위원 eagleduo@seoul.co.kr
  • [공공서비스 업그레이드 1.0] 1초에 20㎝씩 퍼지는 담배 연기…층간 소음만큼 괴로운 ‘층간 흡연’

    [공공서비스 업그레이드 1.0] 1초에 20㎝씩 퍼지는 담배 연기…층간 소음만큼 괴로운 ‘층간 흡연’

    실내 간접흡연을 규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정부가 아파트 등 공동주택 내부 흡연을 막는 정책을 잇따라 도입했지만 실효성이 미미하기 때문이다. 최근 수년간 오히려 간접흡연 민원이 늘어나는 추세여서 보다 강력하고 효과적인 규제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11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2016년 9월부터 전국에서 ‘금연아파트’ 제도를 시행한 이후 지난해 말까지 단속 건수는 단 3건에 불과하다. 금연아파트 제도는 입주민 절반 이상이 동의하면 아파트를 비롯한 공동주택의 복도, 계단, 승강기, 지하주차장 등 공용 공간의 전부 또는 일부를 금연구역으로 지정하는 것을 말한다. 그러나 전국 금연아파트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442곳에 이르는 반면 실제 과태료 부과 건수는 미미한 수준이다. 서울에만 금연구역 26만곳이 있지만 단속요원은 구청 소속 119명, 서울시 소속 15명에 불과해서다. 이런 상황에서 지방자치단체가 표를 쥐고 있는 주민과 분쟁이 일어날 수도 있는 아파트 흡연 단속을 강력하게 시행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 심지어 금연아파트의 흡연 과태료는 5만원으로 일반 공공장소 흡연 과태료(10만원)의 절반이다. 정부가 ‘자율 규제’ 가능성을 들어 처벌 규정을 완화했기 때문이다. 금연아파트 제도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자 국토교통부는 지난해 8월 경비원, 아파트 관리소를 포함한 공동주택 관리주체가 입주자 신고를 받으면 실내 흡연이 의심되는 가구에 들어가 계도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공동주택관리법’ 개정안을 공포했다. 그러나 이마저도 ‘을’(乙)인 경비원에게 되레 짐이 될 수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흡연 고통을 주장하는 주민과 “문제없다”고 버티는 주민 사이에서 고래 싸움에 새우등 터질 것을 염려하는 경비원들에게 적극적인 계도를 기대하긴 어렵다. 아무리 심하게 흡연해도 처벌할 규정이 없다는 것도 문제다. 복지부 관계자는 “세계보건기구(WHO)도 공용 공간에 대한 규제만 언급하고 있을 뿐 사적 공간을 규제할 방법이 현재로서는 없다”고 말했다.그러나 우리나라의 아파트 거주 비율이 유독 높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대로 비흡연자의 고통을 방치해선 안 된다는 목소리가 높다. 지난해 기준으로 전국 주택 중 아파트가 차지하는 비율은 60.6%로 단독주택(23.1%)보다 훨씬 높다. 아파트 거주 비율은 해마다 높아지고 있다. 이 때문에 층간흡연 분쟁도 늘고 있다. 국민권익위원회가 국민신문고에 접수된 간접흡연 피해 민원을 분석한 결과 2014년 337건에서 2015년 260건으로 줄었다가 2016년에는 265건, 지난해 353건으로 다시 늘어나는 추세다. 임민경 국립암센터 국제암대학원대 교수는 “아무리 음악 전공자가 들려주는 연주라고 해도 다른 주민에게 피해를 주면 규제하는 것이 일반적이지 않으냐”며 “다른 주민에게 피해를 준다면 규제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질병관리본부의 국민건강영양조사에서는 2016년 기준으로 비흡연자의 간접흡연 경험률은 직장이 17.4%, 가정이 6.4%다. 2011~2016년 권익위 분석에서 매년 3분기(7~9월)에 민원이 가장 많이 제기되는 특징이 있었다. 권익위는 “여름철에 더위를 피하기 위해 창문을 열고 생활하는 가구가 많기 때문에 피해 민원이 집중적으로 제기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서울의 아파트 주민 이연수(32·여)씨는 “올여름에는 특히 폭염이 심해 창문을 제대로 열지도 못했는데 밤마다 화장실 배기구를 통해서 담배연기가 밀려 들어와 고통이 심했다”고 토로했다.건강에 해로운 물질이 지속적으로 유입된다는 점에서 사적 공간이라도 어느 정도 규제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2014년 국립환경과학원이 분석한 결과 아랫집에서 흡연하면 니코틴 등의 오염 물질은 5분 이내에 윗집과 아랫집으로 퍼진다. 담배 연기는 최대 1초에 20㎝씩 빠른 속도로 확산됐다. 특히 담배 2개비를 피우면 미세먼지가 20시간 뒤에 가라앉지만 10개비를 피우면 하루가 지나도 가라앉지 않아 흡연량이 많을수록 비흡연자의 고통이 큰 것으로 조사됐다. 담배에서는 비소, 크롬, 카드뮴 등 각종 유해물질이 나온다. 닫힌 방(24㎥)에서 담배를 2개비만 피워도 지하철 승강장 수준으로 공기가 오염됐다. 간접흡연을 경험한 국민 10명 중 6명은 아파트 전체를 금연구역으로 지정해야 한다고 여긴다. 2016년 권익위가 토론사이트 ‘국민생각함’을 통해 조사한 결과 간접흡연을 경험한 민원인의 63.6%가 ‘실내 금연을 제도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웃 간 배려로 해결할 수 있다’는 응답은 25.5%에 그쳤다. 아파트 간접흡연은 저소득층이나 신혼부부에게 더 큰 영향을 미친다. 지은 지 오래된 아파트일수록 간접흡연을 막을 수 있는 설비를 제대로 갖추지 못한 곳이 많기 때문이다. 국토부는 2015년 9월부터 사업계획 승인 신청을 통해 새로 짓는 공동주택에 대해서는 냄새가 다른 가구로 역류해 불쾌감을 주지 않도록 배기구에 ‘자동 역류방지 댐퍼’를 설치하거나 ‘단위 가구별 전용 배기덕트’를 설치하도록 규제하고 있다. 이런 규제 이전에 지은 아파트는 간접흡연에 속수무책일 수밖에 없다. 아파트 전체를 금연구역으로 설정하는 방안이 수차례 시도됐지만 사적 공간을 규제하는 데 부담을 느낀 국회와 정부의 소극적 대처로 입법은 이뤄지지 않았다. 2015년 3월 공동주택에 거주하는 주민 3분의2 이상의 동의를 받으면 단지 전체를 금연구역으로 지정할 수 있도록 한 공동주택관리법 개정안이 발의됐지만 법 개정은 결국 무산됐다. 당시 개정안은 과태료를 10만원으로 정했다. 현재는 경비원 등 공동주택 관리주체가 계도할 수 있도록 한 규정 외에 ‘공동주택의 입주자는 발코니, 화장실 등 가구 내에서의 흡연으로 인해 다른 입주자에게 피해를 주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선언적 문구만 법에 담겼을 뿐이다. 해외에서도 실내 흡연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는 추세다. 1970년부터 이미 버스, 영화관 등 공공장소 흡연을 금지한 싱가포르는 2009년 모든 실내 금연을 금지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최근 이런 추세에 역행하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궐련형 전자담배’(가열담배)의 등장으로 빠른 속도로 감소했던 공공장소 실내 흡연이 주춤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냄새가 나지 않는다”는 이유로 빌딩 계단이나 화장실 등에서 몰래 흡연하는 사례도 많다. 그러나 지난 6월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궐련형 전자담배에서도 일반 담배와 마찬가지로 유해 성분인 니코틴, 타르와 발암물질인 포름알데히드, 벤젠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인체 유해성을 떠나 공공장소 실내 흡연 자체가 과태료 대상이지만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흡연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이런 행태는 아파트까지 이어져 주민들에게 고통을 안기고 있다. 한국금연운동협의회장인 서홍관 국립암센터 금연지원센터장은 “주민 본인 피해도 피해이지만 소중한 아이들 때문에 담배 연기가 스며들어 오는 것을 더 참을 수 없는 것”이라며 “흡연권과 혐연권이 충돌하면 우리나라는 언제나 혐연권에 우위를 둔 만큼 서둘러 공동주택도 실내 금연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여권 토지공개념 카드] 검토 땐 전월세 상한제 탄력…과세 대상 불분명·이중과세 논란

    [여권 토지공개념 카드] 검토 땐 전월세 상한제 탄력…과세 대상 불분명·이중과세 논란

    정책보다 이념에 방점… 野 반발 예고 땅·건축물 가치 획일적인 구분 어려워 빈토지 대상땐 난개발 등 부작용 우려 與 적극 추진 땐 계약갱신청구권 강화11일 여권에서 제기된 토지공개념 도입에 대해 전문가들은 집값 안정을 위한 필요성에는 공감했지만 실현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보고 있다. 이날 토지공개념 도입의 한 방법으로 제시된 ‘모든 토지에 대한 과세’는 지난해 대선 당시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공약했던 ‘국토보유세 도입’과 맥을 같이한다. 대선 후보 경선 과정에서 이 지사는 현행 종합부동산세를 폐지하는 대신 모든 토지에 누진제 방식으로 세금을 부과해 15조원의 재원을 만든 뒤 이를 국민에게 기본소득 형식으로 지급한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하지만 실제 적용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첫 번째 걸림돌은 이중 과세 문제다. 강우원 세종사이버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제 기능을 다하지 못하고 중단되다시피 한 토지공개념을 정책 철학으로 삼겠다는 뜻에 공감한다”면서도 “이중 과세 문제와 공평 배분의 당위성, 실현 방법, 국토보유세율의 적정성 등이 검토돼야 한다”고 말했다. 입법 여부도 속단하기 어렵다. 국토보유세 시행을 위해선 지방세법 개정을 비롯해 종부세 폐지, 국토보유세 신설 등 관련 입법 절차가 필요하다. 그러나 이 도지사의 제안이 ‘정책’보다 ‘이념’에 방점이 찍혀 있어 야당의 반발이 거셀 전망이다. 집값이 비싼 수도권에서 세금을 걷어 전액을 지방재원으로 활용해 토지공개념을 일부 실현하고 있다고 평가받는 종부세마저도 도입 당시에는 ‘부자에 대한 징벌적 과세’라며 공격을 받았다. 익명을 요구한 한 교수는 “세밀하게 정책을 고안해서 제시할 것을, 토지공개념이라는 거창한 이념을 앞세워 정치적 논란만 키운 꼴”이라고 꼬집었다. 또 과세 기준을 정하기도 쉽지 않다. 이창무 한양대 도시계획학과 교수는 “대상이 모든 토지라면 아파트나 건물도 대지 지분이 있는데 땅의 가치와 그 위에 있는 건물의 가치를 획일적으로 구분해 세금을 부과하기 어렵다”면서 “건물이 없는 토지에만 부과한다고 해도 토지 용도에 따라 쓰임이 다른데 기준을 어떻게 정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렇다고 빈 땅에만 세금을 부과하면 난개발을 부추길 수도 있다. 실제 1970~80년대 정부가 유휴토지 규제를 강화하자 서울 강남 주변에는 가든형 식당이 우후죽순 늘어나기도 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만약 빈 땅만 대상이 되면 세금 회피를 위해 필요도 없는 가건물 등을 세우는 사례가 적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오히려 기존 정책을 제대로 활용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신창득 한성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재개발·재건축 과정에서 나오는 개발 이익을 제대로 환수해 주거 복지에 사용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다만 여당에서 토지공개념 도입을 적극 검토할 경우 계약갱신청구권 강화나 전·월세 상한제 도입 등이 탄력을 받을 수도 있다. 또 주택 개발 과정에서 원가·이익 공개, 개발 이익의 서민주거안정 투입 등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같은 맥락에서 자치분권과 재정분권 등 지방자치 강화에 대한 주장도 거세질 전망이다. 이 지사는 광역단체가 중앙정부가 정한 세율과 세목 아래에서 자율적으로 세금을 거두고 나눌 수 있는 권한을 요구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용어 클릭] ■토지공개념 토지에 대한 개인의 재산권을 공공의 이익을 위해 제한할 수 있다는 게 핵심 논리다. 토지에 대한 소유와 이용을 제한하거나 지대 수익이나 과다보유 토지에 대한 이익을 환수하는 등 다양한 형태로 적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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