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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종차별 발언서 영향 받았다”… 증오범죄가 낳은 생방송 총격

    “인종차별 발언서 영향 받았다”… 증오범죄가 낳은 생방송 총격

    미국이 잇따른 총격 사건으로 충격에 빠졌다. 버지니아 방송국 기자 두 명이 생방송 도중 전직 동료의 총격을 받아 사망하는 초유의 일이 벌어졌고, 같은 날 루이지애나 경찰이 가정폭력 사건 현장에 출동했다가 범인의 총에 맞아 사망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총기 규제 입법을 거듭 촉구했다. 월마트는 반자동 소총 판매를 중단했다. ●오바마 “가슴 찢어진다”… 총기규제 입법 촉구 26일 오전 버지니아주 프랭클린카운티의 한 복합휴양시설에서 방송 중이던 지역방송사 WDBJ의 앨리슨 파커(24) 기자와 카메라 기자 애덤 워드(27)가 총격으로 현장에서 사망했다. 생방송하는 기자들이 총격으로 사망하는 장면이 카메라에 담겨 생방송된 것은 처음으로, 아침 시청자들이 큰 충격을 받았다. 이들에게 총을 쏜 용의자는 같은 방송사에서 일했던 전직 동료 기자 베스터 리 플래내건(41)으로, 그는 입사한 지 11개월 만인 2013년 2월 “분열적 행동”에 따른 동료들과의 불화로 해고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자 시절 브라이스 윌리엄스라는 가명을 썼던 그는 트위터 등을 통해 특히 자신이 총격을 가한 두 기자가 자신에게 인종차별적 발언을 했다고 비판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특히 도주하면서 파커와 워드 기자에게 총을 겨누는 장면을 직접 찍은 동영상을 소셜미디어에 올려 충격을 줬다. 플래내건의 범행은 전직 회사 동료들의 인종차별 등에 따른 증오범죄로 추정된다. 그는 도주 후 자살하기 전 ABC방송에 ‘친구와 가족에게 보내는 자살 노트’라는 제목의 23쪽짜리 문건을 팩스로 보내 범행 동기와 준비 과정 등을 알렸다. 그는 이 문건에서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찰스턴의 (흑인교회) 총기난사가 6월 17일 발생했고 나는 6월 19일 총기 구입을 위해 미리 돈을 냈다”며 “나를 이 지경까지 몰아붙인 것은 교회 총격사건이다. 총알에는 희생자들의 이름 약자가 새겨져 있다”고 했다. 또 2007년 버지니아공대에서 총기 난사로 32명을 살해한 증오범죄자 조승희에게서도 영향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이날 오후 루이지애나주 주도 배턴루지 서쪽 선셋에서도 가정폭력 사건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 헨리 넬슨(51)이 용의자 해리슨 리 라일리(35)의 총에 맞아 사망했다. 라일리는 자신의 여동생과 친척 등 3명을 칼로 찌른 뒤 넬슨을 총으로 쏘고 달아났다가 경찰과 2시간 동안 대치하다 붙잡혔다. 총기 사건이 이어지자 미국은 충격에 휩싸였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총기 참사 소식을 접할 때마다 가슴이 찢어진다”며 총기 규제 입법을 거듭 촉구했다. 조시 어니스트 백악관 대변인은 “총기 폭력을 줄이는 가시적 효과를 가져올 조치들이 있다”며 “이것은 의회만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마이크 톰슨(민주), 로버트 돌드(공화) 하원의원이 지난 3월 총기 구매자의 신원조사를 대폭 강화하는 내용의 총기 규제 강화 법안을 재발의했으나 미국총기협회(NRA) 로비 등으로 심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월마트 AR15 등 반자동 소총 판매 중단키로 이런 가운데 세계 최대 유통업체 월마트는 AR15(M16 계열 소총의 민간형 모델) 등 반자동 소총 판매를 중단하기로 했다. AR15는 코네티컷주 샌디훅 초등학교 총기 난사 사건과 콜로라도주 영화관 총기 난사 사건에서 사용된 것으로, 월마트의 총기 판매 정책을 재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제기돼 왔다. 한편 영화 ‘배트맨’의 악당 조커를 모방한 총기 난사범 제임스 홈스(27)에 대해 주 법원은 12번의 종신형과 3318년형을 선고했다. 홈스는 2012년 콜로라도의 한 영화관에서 총기를 난사해 관람객 12명이 사망하고 70여명이 다쳤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뒷돈·청탁·폭행… 19대, 최악 ‘추한 국회’

    뒷돈·청탁·폭행… 19대, 최악 ‘추한 국회’

    임기 마감을 9개월여 앞둔 19대 국회가 뒷돈과 입법 로비, 취업 청탁, 폭행 등 사법부 수사로 얼룩지며 역대 최악의 ‘어글리(추한) 국회’라는 오명을 뒤집어쓸 운명을 목전에 두고 있다. 국회의원들이 불법 정치자금 수수, 특혜성 청탁 등 이권 개입은 물론 자질·윤리 의식이 의심되는 폭행 사건에까지 휘말리면서 여야의 혁신 움직임도 무색해졌다는 비판이 나온다. 20일 현재 국회 사무처 등에 따르면 한명숙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의 의원직 상실을 포함해 19대 국회 들어 총 29명이 의원 배지를 잃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6월 지방선거 출마를 위해 퇴직한 의원 10명, 사망 1명을 제외하면 선거법 위반, 형사사건에서 금고 이상 형으로 직을 상실한 의원은 총 18명이다.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의원직을 상실한 한 의원 외에 이재균·김근태·김형태·김영주·이재영·현영희·신장용·배기운·성완종·안덕수 의원 등 10명은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의원직을 잃었다. 통합진보당 해산과 함께 이석기·김재연·이상규·김미희·오병윤 등 5명의 의원직도 날아갔다. 노회찬 전 의원은 삼성 엑스파일 사건 관련 통신비밀보호법 위반으로, 김선동 전 의원은 국회에서 최루탄을 터뜨린 혐의(총·포·도검류·화약류 등 단속법 위반)로 의원 배지를 뗐다. 현재 재판이나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인 의원도 18명이나 되기 때문에 19대 국회는 역대 의원직 상실자가 가장 많았던 18대 국회(32명·당선무효형은 15명)를 능가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18명 중 11명은 새정치연합, 5명은 새누리당 소속이다. 2명은 무소속이지만 혐의가 드러나며 논란이 일자 각각 탈당했다. 성완종 리스트로 사퇴한 이완구 전 국무총리의 경우 새누리당 당원권은 정지됐지만 당적은 여전히 보유하고 있다. 이 전 총리는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 상태에서 재판 중이다. 새누리당 김태원·새정치연합 윤후덕 의원은 각각 자녀의 특혜성 취업 의혹으로 구설에 휘말렸다. 성폭행 의혹을 받고 있는 무소속 심학봉 의원은 검찰이 재조사에 나섰다. 김현 새정치연합 의원은 국가정보원 여직원 감금 혐의와 대리기사 폭행 혐의의 별건 재판이 진행되고 있다. 사정이 이런데도 국회 차원의 자체 징계는 여태껏 솜방망이 수준이다. 19대 국회 들어 국회 윤리특별위원회에 징계안이 회부된 의원은 38명이나 되지만 지금껏 1건의 징계안도 의결되지 않았다. 여론 비판이 거세지자 국회 윤리심사자문위원회는 이날 만장일치로 심학봉 의원에 대한 징계안에 찬성해 다음주 회의에서 최종 결론을 윤리특위에 전달하기로 했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국회의원들의 직업윤리 부재, 여야의 기준 없는 공천이 수준 미달의 국회를 빚어낸 것”이라면서 “윤리특위 가동 등 사후 징계가 아니라 사전에 수준 있는 의원 후보를 걸러 내는 작업이 절실하다”고 밝혔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현역의원 불출마’ 무주공산 잡아라

    ‘현역의원 불출마’ 무주공산 잡아라

    현역 국회의원들의 내년 총선 불출마 선언이 이어지면서 ‘무주공산’이 된 지역구를 차지하기 위한 쟁탈전이 치열해지고 있다. 이미 총선 불출마 의사를 밝힌 문재인(부산 사상구)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와 김태호(경남 김해시을) 새누리당 최고위원의 지역구를 놓고 예비 후보군들의 물밑 경쟁이 뜨겁다. 여기에 성추문 논란에 휩싸인 심학봉(경북 구미시갑) 의원과 정치자금법 등의 위반 혐의로 사전구속영장이 청구된 박기춘(경기 남양주시을) 의원이 탈당을 선언하면서 2개 지역구가 추가로 비게 됐다. 문 대표의 지역구인 부산 사상은 여당의 텃밭인 부산·경남(PK)에 속하는 만큼 여당 내 공천 경쟁이 치열하다. 권철현 전 주일본대사, 장제원 전 의원, 손수조 당협위원장 등이 각축을 벌이고 있다. 새정치연합에서는 비례대표인 배재정 의원이 출사표를 던졌다. 김 최고위원이 불출마를 선언한 경남 김해을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고향인 봉하마을이 자리잡고 있어 상대적으로 야당이 강세를 보이는 지역이다. 지난 19대 총선 당시 김 최고위원에게 5133표 차이로 석패한 김경수 노무현재단 경남지역위원회 공동대표가 내년 총선에도 도전할 것으로 보인다. 일찌감치 총선 불출마 뜻을 밝힌 이한구 새누리당 의원의 지역구인 대구 수성갑에서는 당협위원장으로 선출된 김문수(왼쪽) 전 경기도지사와 그동안 표밭을 다졌던 김부겸(오른쪽) 전 새정치연합 의원의 ‘빅 매치’가 예상된다. 심학봉 의원의 지역구인 구미시갑에서는 이인선 경북 경제부지사, 김성조 한국체육대학교 총장 등의 출마가 거론되지만 전략공천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박기춘 새정치연합 의원의 지역구인 남양주을에는 김한정 연세대 김대중도서관 객원교수가 출마 의사를 굳힌 것으로 알려졌다. 경선에서 상대적으로 유리한 위치를 점하는 당협위원장(지역위원장) 경쟁도 치열하게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은 경남 김해을, 경북 구미갑 등의 조직위원장을 오는 19일까지 공모할 예정이다. 조직위원장은 해당 지역에서 내부 회의를 거쳐 당협위원장으로 선출된다. 새정치연합은 당무위원회를 통해 조직강화특별위원회를 구성한 뒤 경기 남양주을을 비롯해 지역위원장을 새로 선출해야 하는 10여곳을 공모한다는 방침이다. ‘철도비리’에 연루된 송광호 새누리당 의원과 ‘입법로비’ 혐의를 받고 있는 김재윤 새정치연합 의원이 항소심에서 선고받은 ‘의원직 상실형’이 대법원에서 확정될 경우 비는 지역구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총선이 임박해지면서 여야 중진 의원들의 ‘용퇴론’이 거세질 경우 총선 불출마 선언이 도미노처럼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 [법조계 성공보수 관행 메스] ‘착수금+성공보수’ 한국·일본 뿐… 英·佛·獨은 없고 美 민사만 인정

    [법조계 성공보수 관행 메스] ‘착수금+성공보수’ 한국·일본 뿐… 英·佛·獨은 없고 美 민사만 인정

    우리나라 변호사는 사건 수임 시 통상 착수금과 수사 및 소송 결과에 따라 성공보수를 구분해서 받고 있다. 이 같은 이중적인 보수 구조를 가진 나라는 한국과 일본뿐이고, 미국과 유럽 등 대부분의 나라에서는 형사사건의 성공보수금 지급은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있다. 24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국내 변호사 업계의 성공보수는 변호사의 재조 경력(검사 혹은 판사) 여부 등에 따라 천차만별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성공보수와 관련된 공식적인 통계나 기준은 없다. 법조계 관행으로 돈이 오가다 보니 문제가 돼 변호사와 의뢰인 간 소송이 벌어질 때 드러나는 정도다. 법조계에서 대표적인 성공보수를 둘러싼 분쟁 사건은 2011년 배임수재 혐의로 구속기소됐다가 대법원에서 무죄 확정 판결이 난 A씨 사건이다. A씨는 8년간 검사 재직 경력이 있는 B변호사를 선임했다. 착수금은 3000만원이었지만 무죄 확정을 받기까지 약정한 성공보수는 모두 2억 5000만원에 달했다. 성공보수가 너무 과하다고 생각한 A씨는 9000만원만 줬지만 지난해 B변호사가 제기한 민사 소송에서 법원은 변호사의 손을 들어 줬다. 당시 판결문에 나타난 성공보수 지급 기준은 상당히 구체적이었다. 수사 단계에서 불기소·약식기소 처분을 받거나 재판을 받고 무죄가 나오면 2억원을 주기로 했다. 유죄라도 실형을 면하면 1억원, 형량이 검찰 구형량의 절반 이하를 받는 경우에는 5000만원이었다. 별도 금품수수 혐의의 불입건에도 5000만원을 보수로 걸었다. 세계 각국은 성공보수 약정 관행을 무효로 보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성공보수 약정으로 인한 증거조작과 부패 우려가 크다고 보기 때문이다. 미국은 형사 사건과 가사 사건, 입법 로비 영역은 성공보수 약정을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형사 사건은 승소하더라도 의뢰인이 재산을 더 늘릴 수 없기 때문에 성공보수 개념이 타당하지 않다는 게 미국 법조계의 입장이다. 다만 채권회수와 토지 수용 등 민사 사건에서 승소한 경우에만 제한적으로 성공보수를 허용한다. 경제적인 이유로 변호사를 선임하기 어려운 사람들이 더 쉽게 법률 서비스를 받아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영국, 프랑스, 독일은 성공보수 약정 자체를 무효로 본다. 변호사 직무는 명예직이고 사건 당사자로부터 독립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국가에 따라 형편이 어려운 변호사가 맡은 사건이나 도산사건 등에 대해서는 예외적으로 허용한다. 일본은 한국과 마찬가지로 착수금에 더해 성공보수금까지 받는 관행이 있다. 그러나 사선 변호인을 선임하는 비용이 상대적으로 낮고 판사나 검사가 변호사로 개업하는 사례가 드물어 전관의 성공보수금이 사회 문제가 되는 경우는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19대 국회 평가] 입법 70배差… 의원님, 밥값 하고 계십니까

    [19대 국회 평가] 입법 70배差… 의원님, 밥값 하고 계십니까

    서울신문은 법률소비자연맹과 공동으로 19대 국회 출범 이후 3년간의 성과를 세 차례 시리즈를 통해 분석 보도했다. 전수조사를 통해 여야 국회의원들의 입법 실적은 최대 70배(최고 70건, 최저 0건), 법안 표결 참석률은 4배(98.8%, 최저 23.4%), 본회의 재석률은 3배(최고 99.0%, 최저 33.4%)까지 격차가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다. ‘일하는 국회’, ‘국민에게 신뢰받는 국회’가 단순한 헛구호에 그치지 않으려면 국회 차원의 자정 노력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여야 의원들의 목소리를 인터뷰를 통해 들어봤다. ■“국회의원 제1 사명은 입법, 권한은 막강…역할은 한심” 법률소비자연맹 김대인 대표 김대인 법률소비자연맹 대표는 26일 “막강한 책임을 갖고 있는 입법부 소속 국회의원들이 국민의 권익을 지키는 역할을 하는 데 있어서는 한심할 정도”라고 일갈했다. 서울신문과 공동으로 19대 국회 3년간의 의정활동을 평가한 김 대표는 “법안을 제대로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는지, 법안 표결 과정에는 빠지지 않고 참여하는지, 예산 감사는 철저히 하는지 등 국회의 기능을 두루 살펴보고 내린 결론”이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특히 김 대표는 ‘법안 처리’ 과정의 부실함에 대해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18대 국회에서 분석을 시작한 이후) 포퓰리즘이나 로비, 청탁에 의해 만들어지는 법이 갈수록 많아지고 있다”면서 “의원의 제1사명은 지역구도 챙겨야 하고 할 일이 많지만 결국은 국민 5000만명을 지키는 입법”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잘못된 법안 하나가 부정부패와 비리를 만연하게 만드는 중차대한 결과를 자아낼 수 있다”며 ‘입법 과정’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김 대표는 또 이러한 문제의 해결책으로 ‘전문성 강화’를 제시했다. 김 대표는 “의원들은 법을 잘 모르기 때문에 국회 수석전문위원의 (법안)검토의견만 듣고 악법을 만드는 경우를 많이 봤다”면서 “입법 과정에서 수많은 전문가의 의견을 경청할 수 있는 공청회를 개최하고, 의원들도 치열하게 공부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발표를 통해 의원들이 경각심을 갖고 법안을 신중하게 대하는 풍토가 조성됐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법률소비자연맹은 18대 국회가 출범한 2008년부터 국회 회의 출석, 법안 발의 등 13개 분야에서 의원들의 의정 활동을 평가하고 있는 단체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책상머리 정부 법안은 한계… 지역구·현장 경험이 더 중요” 우수 입법 처리 강창일·이명수 의원 19대 국회 3년 동안 법안 대표발의·처리 성적이 우수한 여야 의원들은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며 낮은 자세를 취했다. 전체 여야 의원 중 입법 실적 1위(70건)인 새정치민주연합 김우남 의원(3선, 제주 제주시을)에 이어 2위를 차지한 새정치민주연합 강창일(오른쪽·3선, 제주 제주시갑) 의원은 26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행정부를 감시·감독하고 법안을 만드는 것은 의원의 기본 업무”라면서 “선수가 높다고 해서 이를 소홀히 하면 직무유기”라고 강조했다. 강 의원은 “공무원들은 책상에서 법을 만들다 보니 현실감이 떨어질 수 있다”면서 ‘정부 입법’의 한계를 지적한 뒤 “의원들은 늘 지역 주민들과 만나고 여러 사람들의 다양한 얘기를 듣기 때문에 현장감 있는 법을 발의할 수 있다”고 자평했다. 그는 “역사 바르게 세우기 관련법, 제주특별자치도법, 자살예방법 등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면서 “어떻게 해야 다수의 국민들이 법 때문에 피해를 입지 않을까 항상 고민하며 입법 활동을 할 때 사회적 약자를 가장 많이 신경 쓴다”고 덧붙였다. 여당 의원 중 가장 활발하게 입법 활동을 펼친 새누리당 이명수(왼쪽·재선, 충남 아산시) 의원은 “국회가 입법기관이기 때문에 의원도 당연히 입법 활동이 제1의 책무”라고 밝혔다. 이 의원은 “대통령 비서실, 내무부, 국무총리실 등 다양한 곳에서 20여년 동안 공직 생활을 해 온 것이 많은 도움이 됐다”면서 “어느 부처 소관이라는 판단을 빨리 할 수 있어 이를 입법과 연관시켰다”고 설명했다. 이 의원이 19대 국회 들어 대표 발의해 본회의를 통과한 법안은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법 개정안 등 총 53건이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평일 국회, 주말은 지역구 관리” “참석률 공천 심사에 반영 검토” 표결 참석률 본회의 재석률 여야 1위 의원 새누리당 김한표(왼쪽·초선, 경남 거제) 의원은 26일 “여야 의원들이 질의하고 국무위원들이 답변하는 모습이 국정에 대한 학습에 큰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19대 국회 여야 의원 298명 중 ‘법안 표결 참석률’(98.8%)과 ‘본회의 재석률’(99.0%)에서 ‘2관왕’에 오른 김 의원은 이날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지역 주민들이 위임해 주신 이 자리가 소중하기 때문에 의원을 그만두는 날까지 자리를 지킬 생각”이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김 의원은 “100점을 받을 생각을 했는데 한 문제를 틀린 것 같은 기분”이라면서 “평일은 국회, 주말은 지역구로 생활 패턴을 정해 놓았기 때문에 지역구 관리도 소홀히 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야당 의원 중 표결 참석률 1위를 기록한 새정치민주연합 문희상(오른쪽·5선, 경기 의정부갑) 의원은 김 의원보다 불과 0.3% 포인트 뒤졌다. 문 의원은 “기본 의무를 다하지 않고 다른 것을 주장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회의 참석률을 공천 심사, 세비 측정 등에 반영하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본회의 재석률에서 야당 의원 중 가장 높은 92.9%를 나타낸 새정치연합 김춘진(가운데·3선, 전북 고창·부안) 의원은 “정략은 자제하고 정책을 우선시하는 의원이 되라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당부를 따르는 것일 뿐”이라면서 “본회의에 출석해 다른 의원들의 질의를 듣기만 해도 많은 정책 개발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또 “국회 의사정족수 규정을 4분의1(현행 5분의1)로 강화시킬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숫자보다 법안 내용이 중요” “발의한 법안 심의 길어진 탓” 법안 0건 처리 이유있는 항변 19대 국회 들어 입법 실적이 없는 국회의원들도 할 말이 없진 않았다. 법안의 양보다 질이 중요하기 때문에 숫자보다는 내용을 봐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중요 법안일수록 심의 기간이 길어져 재·보궐 선거를 통해 회기 도중 국회에 입성해 발의한 법안이 본회의를 통과할 때까지 물리적 시간도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새누리당 나경원(왼쪽·3선, 서울 동작을) 의원은 26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법안 발의를 안 한 것이 아니라 이미 여러 개 했는데 아직 통과가 되지 않은 것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지난해 7·30 재·보궐 선거로 국회에 재입성한 나 의원은 공직선거법 개정안 등 4개 법안을 대표 발의한 상태다. 나 의원은 “법안을 많이 통과시키는 방법을 모르는 것이 아니다”면서 “(문구 등을) 정리하는 법안을 내면 금방 통과되는데 이런 것보다는 국민 생활에 도움이 되는, 변화가 있는 법안을 통과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나 의원과 함께 국회에 들어온 새누리당 김용남(오른쪽·초선, 경기 수원병) 의원도 “법조문을 우리말화하거나 조사를 바꾸는 식의 법안이 100건, 1000건이 통과되면 무슨 의미가 있나”면서 “숫자가 중요한 게 아니다”라고 일부 의원들의 ‘실적 쌓기’식 법안 발의 관행을 꼬집었다. 김 의원은 “법안이 실질적으로 국민 생활에 변화를 가져오는 내용이어야 한다”며 “이러한 법안이 1~2개라도 발의·통과되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중요한 법안은 본회의까지 통과하는 데도 시간이 오래 걸린다”고 덧붙였다. 김 의원은 현재 변호사시험법 개정안 등 7건을 대표 발의했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사설] ‘묻지마 발의’식 입법 포퓰리즘이 나라 망친다

    19대 국회에서 의원들이 총 1만 3215건의 법안을 발의했으나, 이 중 원안 통과되거나 수정 처리된 법안은 6.3%에 그쳤다. 어제 본지의 탐사 보도에서 밝혀진 국회의 ‘보여 주기식 입법’의 적나라한 실상이다. 특히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이후 여야는 감염병 대처 법안만 31건을 쏟아냈다. 하지만 정부가 뒤늦게나마 병원 이름을 공개하고 의료기관들도 이제 격리 시설을 마련한 터에 이를 촉구하는 내용을 담은 법안들이 쓸모없게 된 건 불문가지다. 국회가 행정부의 무능을 보완하긴커녕 국정 혼선만 가중시키는 ‘입법 포퓰리즘’의 덫에 걸린 형국이다. 지난 3년간 자신이 대표 발의한 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건수가 전무한 의원이 14명에 이르는 것으로 드러났다. 본지가 법률소비자연맹과 공동으로 19대 국회 발의·처리 법안을 전수조사한 결과다. 19대 회기 중 재·보선으로 입성한 의원들이야 그렇다 치더라도 황진하·이석현 등 여야 다선 의원들의 입법 실적이 부진한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달랑 1건을 대표 발의·처리하고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는 입법 건수가 ‘제로(0)’였다. 여야 당 지도부로서 ‘큰 정치’를 하느라 바빴겠지만, 이 또한 핑계가 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하지만 더 심각한 문제는 따로 있다. 브레이크 없는 기관차인 양 폭주하는 입법 포퓰리즘이야말로 우리의 의회민주주의가 중병에 걸렸다는 확실한 징후라는 얘기다. 19대 국회가 출범한 2012년 5월 30일 이후 지난 22일까지 하루 13.4건의 새 법안이 접수됐으나 이 중 빛을 본 사례는 매우 드물었다. 특히 의원 본인이 낸 법안을 반대, 또는 기권하는 웃지 못할 블랙코미디도 심심찮게 연출되고 있다는 건 뭘 말하나. 애당초 실현 가능성은 고려하지 않고 지역 주민이나 이해 집단의 민원에 편승한 발의였거나, 재정 여건을 도외시하며 ‘아니면 말고’ 식의 시류에 영합한 발의였다는 뜻이다. 의원 10명 중 1명꼴로 법안 표결에 ‘상습 결석’하고 참석률 50% 미만 의원도 30명에 이른다. 대통령중심제에 내각제적 요소를 가미한 우리 헌법 체계상 입법 활동은 국회의 권리이자 의무다. 이런 본연의 업무를 게을리하는 것보다 더 큰 해악은 입법권을 요술 방망이인 양 두드리는 행태다. 오로지 선거 때의 표밭만 의식해 국가 재정을 거덜내는 법안을 남발하고, 정작 법안 처리 과정에서는 ‘모르쇠’로 일관하는 게 우리 정치권의 현주소라면 여간 심각한 사태가 아니다. 그렇잖아도 공청회조차 제대로 갖지 않고 뚝딱 만드는 의원 입법은 원천적으로 ‘날탕 법안’일 소지가 크다. 의원들이 ‘묻지마 입법’을 남발하면서 정부가 제출한 소위 경제활성화 법안들을 끊임없이 표류시키는 것도 문제다. 내용상의 허점이 있더라도 정부가 제출한 경제활성화 법안들을 심의·절충하는 일조차 기피하는 것은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는 꼴이다. 행정부에 대한 견제와 감시도 필요하지만 국회선진화법에 기대어 무소불위로 입법 권력을 휘두르는 국회 개혁도 절실하다. 이익단체의 로비에 휘둘려 ‘양심 불량’ 법안을 마구잡이로 발의하는 의원이나 표결에 참여하지 않는 불성실 의원의 명단을 공개해야 할 이유다.
  • 檢 ‘입법 로비’ 신계륜 징역 7년·신학용 5년 구형

    ‘입법 로비’ 혐의로 기소된 새정치민주연합 신계륜(61), 신학용(63) 의원에게 각각 징역 7년과 징역 5년이 구형됐다. 8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 장준현) 심리로 열린 두 의원에 대한 결심 공판에서 검찰은 “입법권을 무기로 직무 관련자의 청탁을 받고 법안을 특정 집단에 유리하게 통과시켜 중형 구형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검찰은 신계륜 의원에게는 벌금 1억 1000만원에 추징금 5500만원을, 신학용 의원에게는 벌금 1억원에 추징금 4860만원을 추가했다. 이들은 서울종합실용예술학교 김민성 이사장으로부터 교명 변경 법안 처리 대가로 각각 수천만원의 금품을 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신학용 의원은 사립유치원 관련 법안을 대표 발의한 대가로 한국유치원총연합회로부터 금품을 수수한 혐의도 받고 있다. 신계륜 의원은 “이번 기소를 아직도 실감할 수 없고 참담하다. 아들이 초등학교 때 신계륜의 아들이란 이유로 선배들에게 욕을 듣고 싸움이 벌어진 뒤 어렵게 유학을 보냈는데, 검사가 유학 자금을 갖고 의심하니 참 나쁜 아버지가 된 것 같다. 억울함을 잘 살펴 옥석을 가려 달라”고 호소했다. 신학용 의원은 “뜬눈으로 밤잠을 못 이루는 나날의 연속이었다. 한 인간으로서, 국회의원으로서 이렇게 살아오지 않았는데 왜 이런 시련을 겪는지 모르겠다. 결코 부정한 대가가 있는 금품을 받은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선고 공판은 다음달 17일 열린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당신의 책]

    [당신의 책]

    바보, 산을 옮기다(윤태영 지음, 문학동네 펴냄) 참여정부 당시 청와대 대변인·연설기획비서관을 지낸 윤태영씨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정치적 목표와 역정을 지근거리에서 기록한 비망록. ‘대통령의 필사’로 알려진 저자가 노 대통령의 언행들을 ‘국민통합’ 측면에서 중점적으로 서술했다. 자서전 등을 통해 잘 알려진 일화나 인권변호사 활약상은 과감히 생략했다. 대신 국민통합의 화두를 각 시기마다 어떻게 구현하려 했는지를 관찰자 시각에서 가감 없이 서술한 게 특징이다. 1987년 이후 정치인 노무현의 행보와, 대통령 당선 이후 재임기를 나눠서 다뤘다. 3당 합당과 낙선 등 시련과 좌절을 겪으면서 ‘국민통합’ 화두를 정치적 과제로 설정하는 과정, 부산에 잇따른 출사표를 던지면서 지역주의 벽에 도전하는 정치 역정이 그려진다. 한국 현대정치사의 새로운 장을 열었던 한 정치인의 우직한 면모를 볼 수 있다. 저자는 지난해에도 노 전 대통령의 인간적 면모와 정치적 리더십을 조명한 ‘기록’(책담)을 출간한 바 있다. 418쪽. 1만 5000원. 잃어버린 낙원, 원명원(왕롱주 지음, 김승룡·이정선 옮김, 한숲 펴냄) 원명원은 중국 원림예술의 절정기에 지어진 웅장하고 아름다운 정원이다. ‘황실’의 어원으로 서양인들에겐 ‘지상낙원’으로 비쳐진다. 영국·프랑스 연합군에 소실된 뒤 동치제가 일부를 복구했으나 다시 훼손됐고 중화민국 이래 방치된 채 끊임없이 파괴당했다. 역사가인 저자는 원명원이 제왕의 궁원으로 성장했다가 아편전쟁기에 소실돼 스러지는 장면을 청조의 융성·패망에 얹어 살폈다. 문헌자료를 통해 재구성한 원명원 내 제왕 일상과 원 조직, 역할을 통해 원림이 휴양공간 아닌 청조 정치의 심장부였음을 보여준다. 건축과 역사로 나눠 원명원을 조망한 게 특징. 저자는 청조 제왕들이 주거공간이자 정치공간이었던 원명원을 자금성보다 더 아꼈을 것이라 본다. 지금은 수많은 관광객을 끌어들이는 유적공원이 됐고 곳곳에 복제 원명원이 조성되고 있다. 저자는 잘못된 덧칠을 그만두고 지금의 모습을 잘 유지하는 게 진정 유산을 보존하는 길이라고 강조한다. 464쪽. 1만 5000원. 미디어 시간여행(김동민 지음, 나남 펴냄) 음악이나 회화, 연극, 건축, 영화는 각각 독립학문이나 예술로 분화돼 언론사(言論史) 영역에선 다뤄지지 않았다. 책은 그런 장르를 미디어 개념으로 확장해 ‘시간여행’ 테마로 엮었다. 한양대 겸임교수인 저자의 두 번째 책. 예술을 예술 이전의 미디어였다고 보고 예술품에 담긴 미디어 의미를 탐색한 게 특징이다. 미디어 역사에서 누락된 미디어를 찾아 동서양을 누빈다. 라스코 동굴벽화, 미켈란젤로의 ‘천지창조’, 피카소의 ‘게르니카’, 류성룡의 ‘징비록’…. 사회과학 발전의 맥락과 맹점을 지적하고 그 안에서의 언론학 연구방법도 살폈다. 뉴턴이 중력 법칙을 철학적 사유에서 얻었듯이 마르크스도 생산력과 생산관계의 착상을 철학적 사유에서 얻었음을 추적한다. 미디어를 역사로부터 격리된 발달과정이 아닌, 역사 속 맥락을 살펴 상호작용에 대해 서술한 부분도 흥미롭다. 개화 당시 언론 부분에서 조선과 일본의 시선과 상황을 비교한 점이 도드라진다. 264쪽. 1만 5000원. 보이지 않는 힘, 퍼블릭 어페어즈(조승민 지음, 삼성경제연구소 펴냄) ‘기업·단체가 자신들의 활동에 영향을 미치는 법안·정책을 최대한 우호적으로 결정·집행되도록 펼치는 활동’ 이렇게 정의되는 ‘퍼블릭 어페어즈’(Public Affairs)를 글로벌입법정책연구원 연구원이 상세히 풀어냈다. ‘퍼블릭 어페어즈’는 미국·유럽에선 경영활동의 필수항목으로 여겨지지만 우리는 은밀하게 진행되는 ‘로비’쯤으로 인식한다. 저자는 공감과 동의를 얻기 위해 세상을 설득하는, 시장 밖의 비(非)시장전략이 바로 퍼블릭 어페어즈라고 본다. 그런 차원에서 퍼블릭 어페어즈의 중요성을 인식하지 못한 우리에게 이 활동을 뒷받침할 제도와 체계적 전략이 미흡하다고 말한다. 로비와 정치활동 후원, 선거 참여 등 10가지 범주로 나눠 퍼블릭 어페어즈를 개념화하고 한국에서의 적용 가능성을 살폈다. 특히 한국 퍼블릭 어페어즈의 과제를 투명성 확보, 체계적 활동, 사회적 기여 등 3가지로 정리한 게 눈에 띈다. 176쪽. 7000원.
  • [사설] 국회 상임위원장 직책수당 없애는 건 어떤가

    국회의원들이 의정 활동과 관련해 쓰라고 받은 활동비를 부인에게 생활비로 갖다 주거나 아들의 해외유학비로 썼다고 당당하게 털어놓는 어이없는 사례가 잇따라 드러나고 있다. ‘입법로비’ 사건으로 재판을 받고 있는 신계륜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그제 공판에서 “(환경노동위원회) 위원장 시절에 받은 직책비 일부를 아들의 유학자금 등 개인 용도로 썼다”고 진술했다. 검사가 “상임위원장 직책비를 개인적인 용도로 써도 되냐”고 묻자 신 의원은 한술 더 떠 “된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결과적으로 국민의 혈세를 유용해 놓고 이런 답변을 했다니 기가 막힌 노릇이다. 이에 앞서 홍준표 경남지사도 지난 11일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으로부터 1억원을 받았다는 의혹을 해명하면서 “2008년 국회 운영위원장 시절 매달 국회 대책비 4000만~5000만원을 전부 현금화해서 대책비로 쓰고 남은 돈을 집사람에게 생활비로 줬다”고 해명했다. 홍 지사도 공무(公務)에 써야 할 돈을 사적으로 유용한 셈이다. 직책비나 대책비 모두 상임위원장에게 지급되는 국회 특수활동비를 말한다. 영수증 처리가 필요 없는 특별업무 경비다. 일반 상임위원장은 매달 1000만~2000만원을, 여당의 원내대표가 맡는 운영위원장은 4000만~5000만원을 받는다고 한다. 식사비, 경조사비, 명절 선물비 등에 주로 쓰인다. 재량권은 줬지만 특수활동비를 제 맘대로 돌려 쓰는 것은 공금 횡령과 다를 바 없다. 누구의 감시·감독도 받지 않는 ‘눈먼 돈’으로 돼 버린 상황이니 다른 상임위원장들도 별 차이 없이 유용했다고 봐도 크게 틀리지 않을 듯하다. 2013년 2월 낙마한 이동흡 헌법재판소장 후보자는 억울할 것 같다. 그는 헌법재판관 재직 때 매달 400만원씩 받은 ‘특정업무경비’를 사적으로 쓴 사실이 드러나 국회의원들로부터 뭇매를 맞은 끝에 낙마했다. 하지만 지금 와서 보니 ‘똥 묻은 개가 겨 묻은 개 나무란 격’과 다를 게 없다. 특수활동비를 생활비로, 아이 유학비로 가져다 쓴 국회의원들이 헌법재판관의 특수활동비 집행을 잘못됐다고 질타했으니 누가 봐도 코미디다. 연간 90억원에 달하는 국회의 특수활동비는 필요할 수 있지만 사적인 유용을 막을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집행 규정과 범위 등을 정하고 활동비 내역도 공개해야 한다. 보안을 요구하는 정보기관도 아닌 국회가 활동비를 남몰래 써야 할 이유도 없으니 영수증 첨부 등 증빙 절차를 의무화해야 한다. 현금이 아닌 신용카드로 바꾸는 방안도 검토해볼 만하다. 아니면 아예 없애는 것도 방법일지 모른다.
  • 신계륜 “상임위원장 직책비 아들 유학자금 썼다”

    신계륜 “상임위원장 직책비 아들 유학자금 썼다”

    신계륜(61)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입법 로비’ 사건 재판에서 국회 상임위원장 시절 받은 직책비를 아들의 유학 자금 등 개인적인 용도로 썼다고 진술했다. 최근 홍준표(61) 경남도지사도 ‘성완종 리스트’ 의혹을 해명하는 과정에서 국회 운영위원장 대책비를 부인에게 생활비로 줬다고 말해 ‘공금 횡령’ 지적이 나온 바 있어 국회의원 직책 수당에 대한 논란이 확산될 전망이다. ●생활비도 직책비 계좌서 매월 줘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 장준현) 심리로 18일 열린 재판에서 신 의원은 검찰이 계좌의 입출금 내역을 따지며 아들의 캐나다 유학 자금 출처를 추궁하자 “상임위원장 직책비 통장에서 현금으로 찾아 보냈다”고 말했다. 아들 유학 자금을 주로 상임위원장 직책비 통장에서 인출하느냐는 질문에는 “상임위원장 통장에서 찾을 때도 있고 개인 통장에서 찾을 때도 있다”고 답했다. 검찰이 상임위원장 직책비를 개인적인 용도로 써도 되느냐고 묻자 “된다고 들었다”고 주장했다. 이 외에 부인에게 주는 생활비도 직책비 계좌에서 매월 출금했다고 진술했다. 신 의원은 2012∼2014년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위원장을 지냈고, 직책비로 매월 900만~1000만원가량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신 의원, 입법로비 혐의는 강하게 부인 서울종합실용예술학교(SAC) 김민성 이사장으로부터 학교명 변경 법안 처리 대가로 현금과 상품권 등 5500만원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신 의원은 이날 자신의 혐의를 강하게 부인했다. 하지만 2013년 말 김 이사장에게서 상품권 500만원어치를 받은 일이 있느냐는 검찰 질문에는 “상품권이라고 해서 봉투 안을 살펴보지 않고 받았다”고 시인했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성완종 리스트 수사] 洪 “국회 대책비 중 일부 모은 돈”… 野 “명백한 공금 횡령”

    [성완종 리스트 수사] 洪 “국회 대책비 중 일부 모은 돈”… 野 “명백한 공금 횡령”

    홍준표(61) 경남도지사가 11일 불법 정치자금으로 의심받고 있는 2011년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대표 경선 당시 낸 기탁금 1억 2000만원을 “집사람이 마련한 비자금”이라고 해명했지만 의혹은 한층 더 커진 모양새다. 상황에 따라서는 그를 더욱 궁지로 몰아갈 소지가 다분하다. 주요 쟁점을 문답 형식으로 짚어본다. ① 국회 대책비 유용, 공금 횡령은 아닌가? 홍 지사가 부인의 비자금에 대해 “변호사를 11년간이나 했고, 국회 대책비로 한 달에 수천만원씩 나오는 돈 가운데 일부를 모은 것”이라고 해명하면서 ‘공금 횡령’ 논란이 일고 있다. 강희용 새정치민주연합 부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원내대표 당시 수령한 수천만원의 국회운영비를 생활비로 쓴 것은 명백한 공금 횡령”이라고 지적했다. 그러자 홍 지사는 페이스북을 통해 “국회 대책비 중에는 국회 운영위원장으로서의 직책수당 성격의 돈이 있는데 마치 이를 예산 횡령으로 잘못 알고 있는 것 같다”고 다시 해명했다. 국회 관계자는 “운영위원장에게는 현금으로 특수활동비가 나오는데 그 돈을 통상 대책비라고 지칭한다”면서 “영수증 첨부 없이 사용할 수 있는 돈이기 때문에 빼돌렸다고 해도 법적인 문제는 없겠지만 도덕적 문제는 있을 수 있다”고 했다. 반면 여권 관계자는 “세금으로 조성된 특수활동비를 전용했다면 국가재정법 위반 혐의가 적용될 수 있으며 재산 신고에 부인의 비자금이 누락됐다면 공직자윤리법 위반 혐의 적용도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② 2011년 기탁금 출처를 몰랐을 수가 있나? 홍 지사는 기탁금 1억 2000만원에 대해 “이번에 (수사를 받으면서)알게 됐다”고 해명했다. 홍 지사의 말대로라면 아내로부터 1억 2000만원을 5만원짜리 2400장의 현금 다발로 받으면서도 당시에는 출처도 묻지 않았다가 4년이 지나 검찰 수사가 시작돼서야 겨우 확인했다는 것이다. 자금 관리를 투명하게 했다고 주장하는 홍 지사가 아내의 비자금을 정말 몰랐겠느냐라는 반문이 상식적인 수준에서라도 나올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재경 지검의 한 부장검사는 “검사 출신에다 정치를 오래 하신 분이 아무리 당내 경선이라지만 아내에게 거액을 받으면서 돈의 출처도 알아보지 않았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했다. ③ 왜 대여금고에 현금을 보관했나? 홍 지사가 아내의 비자금을 언급하면서 이를 시중 대여금고에 보관해 왔다고 말한 부분도 일반적인 경우는 아니어서 의문을 자아낸다. 대여금고는 은행에 설치된 금고로 주로 귀금속과 유가증권 등 귀중품을 보관하는 용도로 쓰인다. 이자가 붙지 않아 현금을 보관하는 경우는 드물다. 통상 불법 정치자금 수사에서 비자금 은닉처로 사용된 전례가 많은 보관수단이다. 지난해 8월 입법로비 의혹을 수사하던 검찰은 신학용 새정치연합 의원의 은행 대여금고에서 출처가 불분명한 수천만원을 확인한 바 있다. ④ 스스로 불리한 표현 왜 썼나? 홍 지사가 자신의 혐의를 부인하는 발언을 하면서 ‘비자금’과 ‘대여금고’ 등 자신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는 표현을 쓴 점도 흥미롭다. 물론 자신의 비자금이 아닌 ‘아내의 비자금’이라고 해명했지만 또 다른 논란을 일으키는 동시에 자신의 무혐의를 주장하기 위해 아내를 희생양으로 삼았다는 비난 여론도 충분히 예측할 수 있는 대목이다. 3억원에 이르는 비자금의 존재를 스스로 인정한 것도 해마다 실시하는 ‘공직자 재산 등록·공개’를 엉터리로 했다는 비난으로 연결될 수 있다. 검찰 측은 “공직자윤리법을 적용해도 형사처벌이 아닌 징계 정도에 그친다는 점을 잘 아는 홍 지사의 전술”이라는 입장이다. 일부에서는 그만큼 홍 지사가 느끼는 위기감이 크다는 걸 방증하는 것이라고 해석한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소규모 복합공사 확대는 역차별” 종합건설사 반발 확산

    소규모 복합공사 규모를 3억원에서 10억원으로 늘리는 정부 방침에 일반(종합)건설업체의 반발이 확산되고 있다. 소규모 복합공사는 2개 이상의 전문공사가 복합된 공사임에도 예외로 전문건설업자에게 입찰 참가를 허용하는 제도다. 주로 지방자치단체가 발주하는 상하수도 공사, 도로 포장 및 보수 공사 등이 해당된다. 국토교통부는 지난달 전문건설업체의 복합공사 진입 규제를 완화하기 위해 소규모 복합공사의 범위를 확대하는 내용의 건설산업기본법 시행규칙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 작은 공사임에도 공종이 복합됐다는 이유만으로 종합건설업체에만 일감을 주는 것은 전문업체의 시장 진입을 막는 규제이고 하도급 다단계를 가져온다는 이유에서다. 일반건설업체의 모임인 대한건설협회는 “종합과 전문업종 간 영업범위(시공자격) 제한을 규정하면서 전문업체의 종합시장 진입만 허용하는 것은 일방적 업역 잠식의 제도화일 뿐 규제완화로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종합건설업체를 규제하려고 도입된 제도를 오히려 확대 적용하려는 것은 종합건설업체 입장에서는 되레 규제 강화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소규모 복합공사 확대 추진 과정에서도 종합업계의 의견을 무시한 채 전문업계의 주장만 수용했다고 반발했다. 건협은 또 “소규모 복합공사를 확대할 경우 예상되는 종합업체의 연간 피해액이 1800억원에 불과할 것이라는 국토부의 전망은 전문업계의 주장을 그대로 받아들인 수치에 불과하다”면서 “실제 피해액은 2조 3000억원에 이를 것”이라고 주장했다. 건협은 법개정 추진을 포기할 것을 주장하며 13, 19일 각각 정부세종청사와 국회에서 지방 종합건설업체 근로자 수천 명이 참가하는 대규모 항위시위를 진행할 계획이다. 정내삼 건협 부회장은 10일 “전문업체와 종합업체의 영업범위와 시공자격, 설립 기준이 엄격히 제한됐는데 종합건설사의 업역에 전문건설사의 진입만 일방적으로 허용하는 것은 한쪽 업역을 잠식하는 것이지 규제완화가 아니다”라면서 “발주 단계부터 종합과 전문업체 가운데 한쪽에만 발주를 하는 시스템이어서 발주처에 대한 로비와 청탁이 난무하고 비리를 키우는 부작용이 우려된다”고 주장했다. 국토부는 “소규모 복합공사 규모를 입법 예고안보다 축소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허태열·홍준표 등에 쪼개기 후원금 前신협 회장 징역 1년 유죄 확정

    특정 정치인에게 소액 정치 후원금을 몰아주는 ‘쪼개기’ 방식을 동원해 입법 로비를 시도한 신협중앙회 전직 간부들이 유죄 확정판결을 받았다. 쪼개기 후원금을 받은 정치인 중에는 최근 ‘성완종 리스트’에 거명된 허태열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홍준표 경남지사도 들어 있다. 대법원 2부(주심 이상훈 대법관)는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장태종(67) 전 신협중앙회장에게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일 밝혔다. 함께 기소된 이모 전 신협중앙회 이사와 조모 전 기획조정실장은 각각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이 확정됐다. 장 전 회장 등은 2010년 정부가 이사 권한을 대폭 축소하는 방향으로 신협법 개정을 추진하자 전국 지역본부를 동원, 18대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의원들에게 후원금을 제공했다. 또 직접 의원들과 접촉해 신협에 유리한 방향으로 법을 개정해 달라고 부탁했다. 그해 6월부터 9월까지 쪼개기 후원금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된 의원은 모두 20명이었지만 1심은 이 중 13명(총 1억 4574만원), 2심은 19명(총 1억 8389만원)에게 건네진 부분만 유죄로 판단했다. 2심이 쪼개기 후원금을 받았다고 판단한 의원 명단에는 허 전 실장(2306만원)과 홍 지사(300만원)도 포함됐다. 정치인들은 기소되지 않았다. 입법 로비용 후원금이라는 것을 모르고 받았고, 후원금 또한 신협 직원 1명당 5만~10만원 선으로 소액이었다는 이유에서다. 검찰 관계자는 “쪼개기 후원금 사건은 후원금이 의원에게 직접 전달되지 않고 후원회를 통하기 때문에 정치인 처벌을 위한 혐의 입증이 매우 어렵다”고 밝혔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입법로비’ 진실공방에… 국회 현장검증 나선 재판부

    ‘입법로비’ 진실공방에… 국회 현장검증 나선 재판부

    “가구는 어떤 식으로 배치돼 있었습니까?” “7~9명이 앉을 수 있는 직사각형 테이블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소파나 사무용 책상은 없었나요?” “테이블과 의자만 기억납니다.” 이른바 ‘입법 로비’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는 새정치민주연합 신학용(63)·신계륜(61) 의원에 대한 현장검증이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렸다. 금품을 받은 인물과 장소를 놓고 서울종합예술실용학교 이사장 김민성(55)씨와 의원 측 간 진술이 엇갈리자 법원은 이례적으로 국회를 찾았다. 재판을 맡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 장준현 부장판사는 김씨 및 검사 등과 함께 가장 먼저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위원장 비서실로 들어갔다. 김씨가 신학용 의원에게 상품권 500만원을 건넸다고 법정 진술한 장소다. 이곳을 비롯해 수석전문위원실, 입법조사관실을 10~15분마다 오가며 김씨의 증언과 실제 상황을 비교하던 장 부장판사는 “일부 증언 내용이 현장 상황과 맞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당초 진술한 수석전문위원실이 아닌 입법조사관실에 있는 탁자가 금품 전달 당시 본 것과 유사하다고 김씨가 말했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이어 국회 의원회관에 있는 신계륜 의원실로 자리를 옮겨 40분가량 현장검증을 펼쳤다. 김씨는 ‘소파에 3000만원을 두고 왔다’고 진술했지만 신 의원 측은 ‘의원실에는 소파가 없다’고 반박했었다. 실제로 의원실에는 소파가 없었다. 이와 관련, 변호인 측은 “김씨 진술에 신빙성이 없다”고 강조했다. 반면 검찰 측은 “김씨는 30~40분 기다리다가 아주 짧게 신 의원을 만났다”며 “방문 목적은 청탁과 금품 공여였지 가구 배치 파악이 아니었다”고 일축했다. 두 의원은 앞서 학교 명칭에서 ‘직업’을 빼고 ‘실용’을 넣을 수 있게 근로자직업능력개발법 개정안을 처리하는 대가로 김씨로부터 각각 1500만원과 5500만원 상당의 현금과 상품권을 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신학용 의원은 사립유치원 관련 법안 발의 대가로 한국유치원총연합회로부터 3360만원을 받은 혐의로 추가 기소되기도 했다. 재판부는 이르면 6월 초 최종 변론과 함께 결심을 갖고 선고 기일을 정할 예정이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사설] ‘성완종 리스트’, 여야 불문하고 철저히 수사하라

    ‘성완종 리스트’ 파문이 커지면서 야권 인사 연루설이 현실화될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여야 유력 정치인들에게 금품을 건넸다는 일부 언론의 보도가 나오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는 야당 중진의원 7~8명 이름이 구체적으로 적시돼 급속하게 유포되고 있는 상황이다. 검찰은 이례적으로 언론 보도 내용을 공식적으로 부인했지만 새정치민주연합은 문재인 대표까지 나서서 본질을 흐리는 ‘물타기 작전’이라며 분노를 감추지 않고 있다. 그럼에도 마당발로 알려진 성 전 회장이 그동안 정치인 다수에게 검은돈을 뿌렸다는 정황이 드러나고 있고 이 과정에서 야권 인사들이 연루됐다면 야당 의원에 대한 검찰 수사는 피할 수 없어 보인다. 우리 정치가 그동안 검은돈의 먹이 사슬에서 정경유착이란 형태로 최상의 포식자로 군림해 온 것이 사실이다. 통제받지 않는 무소불위의 특권을 이용해 입법 권력의 뒤에서 사리사욕을 챙겼던 구태 정치가 변하지 않았던 것이다. 성완종 파문은 단발성 불법 정치자금 사건 아니라 그동안 곪아 왔던 우리 정치의 민낯이 그대로 드러난 것으로 봐야 한다. 우리 정치는 스스로 개혁할 자정 능력을 상실한 지 오래다. 이번 파문을 비리 정치, 부조리 정치를 근절하는 정치 개혁의 절호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 하지만 분명하게 짚고 넘어가야 할 대목은 이번 사건은 대통령의 전·현직 비서실장과 국무총리, 친박계 권력 실세들이 한꺼번에 ‘검은돈 의혹’에 휩싸인 ‘권력형 게이트’라는 점이다. 그동안 성 전 회장의 로비 스타일로 봐서 야당 의원들도 정치자금을 받았을 개연성은 있다. 하지만 박근혜 대통령이나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등 집권 세력은 물론 검찰 수뇌부 역시 사태의 본질을 흐리는 어떠한 시도도 국민적 저항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박 대통령은 먼저 대통령의 최측근들이 연루된 사건이기 때문에 검찰이 좌고우면해선 안 된다는 점을 직접 분명히 밝히고 검찰 조사의 독립성을 보장하기 위해 청와대 민정수석실이 아예 검찰 수사 진행 사항을 보고받지 말라는 지시를 해야 한다. 국민이 검찰 수사 결과를 불신하게 되면 문제는 더욱 심각해진다. 박 대통령 역시 유체이탈식 화법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 파문을 불러온 당사자들은 박 대통령의 핵심 측근이다. 자신의 주변 인물들이 대거 불미스러운 일에 이름이 거론된 것에 대해 먼저 국민 앞에 고개를 숙이는 것이 순서다. 야당에 대한 검찰 수사는 이뤄져야 하지만 “과거부터 현재까지 정치권의 부정부패를 확실하게 뿌리 뽑아야 한다”는 박 대통령의 ‘메시지’나 야당의 대선자금을 언급한 여당 대표의 뜻을 검찰이 충실히 따르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박 대통령이 해외순방에 나선 직후 야권의 연루 리스트가 나도는 것도 석연치 않다. ‘성완종 리스트’가 불법 대선자금 의혹으로 번지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야당을 끌어들인다는 의심을 사서는 안 된다. 과거의 문제도 파헤치자는 주장이 국민에게 설득력을 가지려면 현재의 살아 있는 권력부터 가차 없이 수사해야 한다. 그래야 야권 일각에서 주장하는 ‘물타기 전략’이란 비판을 잠재울 수 있다.
  • 새정치민주연합 전순옥 의원, 쪼개기 후원금 받은 혐의로 경찰청 출두

    새정치민주연합 전순옥 의원, 쪼개기 후원금 받은 혐의로 경찰청 출두

    한전 자회사인 한전KDN의 입법 로비를 수사 중인 경찰청 특수수사과는 8일 한전KDN 측으로부터 법안 개정 청탁과 함께 ‘쪼개기 후원금’을 받은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로 전순옥 새정치민주연합(비례대표)의원을 소환, 조사를 벌이고 있다. 전 의원은 한전KDN 측으로부터 ‘소프트웨어산업진흥법’ 개정안을 자신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재개정해달라는 부탁과 함께 2012년 12월과 2013년 8월 두 차례에 걸쳐 모두 1816만원의 후원금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2012년 11월 중소기업을 보호하기 위해 공공기관이 발주하는 소프트웨어사업에 상호출자제한기업의 참여를 제한하는 내용의 개정안이 전 의원 대표발의로 국회에 상정되자 한전KDN 측이 전 의원을 상대로 입법로비를 벌인 것으로 보고 있다. 한전KDN은 ‘소프트웨어사업 대처팀’을 꾸린 뒤 ‘제한 기업 중 공공기관은 제외한다’고 개정안을 수정해달라는 부탁과 함께 직원 100여명을 동원, 후원금을 전달했다. 전 의원은 2013년 2월 사업 참여 제한 대상에서 공공기관을 빼는 내용의 재개정안을 다시 발의했고, 수정된 법안은 2013년 말 국회 본회를 통과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경제 블로그] ‘만사경통’ 측근 영입한 ‘검투사’… 씁쓸한 뒷맛

    [경제 블로그] ‘만사경통’ 측근 영입한 ‘검투사’… 씁쓸한 뒷맛

    금융투자협회가 24일 대규모로 조직을 개편했습니다. 전체 조직을 증권사와 자산운용사 등 회원사를 담당하는 회원서비스 부문과 대외활동을 전담하는 대외서비스 부문으로 나눴습니다. 그리고 부문별 전무를 도입했습니다. 대외서비스 부문 전무는 한창수(56) 전 청와대 선임행정관입니다. 한 전무의 이력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부분은 2009년 10월부터 2011년 1월까지의 지식경제부 장관 정책보좌관입니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당시 지식경제부 장관이었습니다. 이후 한 전무는 산업통상자원부 산하기관인 한국화합융합시험연구원에서 대외협력실장을 하다가 현 정권 출범 이후인 2013년 4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청와대에서 근무했습니다. 금융투자협회가 한 전무를 임명하면서 내세운 이유는 “금융투자산업과 자본시장 관련 입법 활동 등을 종합적으로 지원하기 위해서”입니다. 정치권과 정부에 ‘로비할’ 사람으로 한 전무를 데려왔다는 말이지요. 황영기 금투협 회장은 지난 1월 회장 경선 당시 “정부는 물론이고 청와대에도 개인적으로 아는 사람이 많은데 이런 인맥을 십분 활용해 대외 협상력을 발휘해 보겠다”고 했습니다. 이 말에 ‘강한 협회장’을 원한 업계 최고경영자(CEO)들의 마음이 움직여 1차 투표에서 과반수 이상의 표로 당선됐다고들 분석했습니다. 황 회장의 대외 협상력을 실제 수행할 사람이 한 전무인 셈이지요. 하지만 씁쓸한 뒷맛은 여전합니다. ‘만사경통’(모든 일은 최경환으로 통한다)이니까요. 김인호 신임 무역협회장에 대해 일각에서는 최 부총리와 청와대에서 같이 근무한 인연을 꼽고 있습니다. 한 전무는 최 부총리의 지근거리에 있었습니다. 일각에서는 “최 부총리가 이렇게 자기 사람을 챙긴다는 것을 보여 준 것”이라고 쑤군대기도 합니다. 그래도 이왕 왔으니 자본시장에서 그동안 풀지 못했던 숙원들을 풀어내는 데 나름의 역할을 하기를 기대해 봅니다. 이젠 공식적인 ‘주군’이 ‘만사경통’에서 ‘검투사’(황영기 회장의 별명)로 바뀌었으니 말입니다. 너무 순진한 기대일까요.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 [이슈&논쟁] 부동산 중개수수료 인하 논란

    [이슈&논쟁] 부동산 중개수수료 인하 논란

    국토교통부가 부동산 중개수수료를 계산할 때 주택 매매는 6억원 이상 9억원 미만 구간을, 임대차 계약은 3억원 이상 6억원 미만 구간을 신설했다. 이 신설 구간의 수수료는 현재의 절반이다. 정부는 이 내용대로 시·도의회가 조례를 개정할 것을 권고했다. 하지만 경기도의회는 소비자와 부동산 중개업소가 협의해 정하도록 한 중개수수료를 고정 요율로 정하도록 해 홍역을 치렀다. 서울시의회는 정부의 권고안을 받아들이지 않고 오는 30일 공청회를 열기로 했다. 시민단체들은 이를 두고 부동산 업계의 로비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서민 부담을 줄이기 위해 부동산 중개수수료의 인하가 불가피하다는 시민단체와, 부동산과 소비자의 분쟁을 막기 위해 고정 요율 도입이 필요하다는 부동산 업계의 입장을 들어 본다. [贊] 신종원 서울 YMCA 시민문화운동본부장 “전셋값 폭등해 요율 인하 필요… 고정 요율은 사실상 변칙 인상” 1990년 벽두 빠르게 오르기 시작한 ‘미친 전세금’은 서울·수도권을 휩쓸었고 전세금 인상을 감당하지 못해 고민하던 17명의 가장을 자살로 내몰았다. 20여년이 지나 주택보급률이 100%를 넘었지만 여전히 주택난은 심각하고 전세금 폭등 현상도 그대로다. 특히 전세가격 문제는 물가 문제가 아니다. 인간다운 삶의 조건, 존엄에 관한 문제다. 서울시·경기도의회 등 일부 지방의회가 수백만의 시민을 상대로 희망 고문을 하고 있다. 새봄 이사철 이전에 바뀔 것으로 기대됐던 부동산 중개수수료 조례개정이 예상치 못했던 ‘트집’에 표류하고 있기 때문이다. 2000년 부동산 중개수수료 요율은 전세 0.3~0.4% 이하, 매매 0.4~0.5% 이하로 설정됐다. 예외적으로 전세금 3억원 이상(0.8% 이하), 매매 6억원 이상(0.9% 이하)은 고가주택으로 간주해 당사자 간에 협의하도록 했다. 당시 이 구간에 해당하는 주택은 1% 미만이었다. 하지만 그간 주택가격과 전세금이 크게 올라 서울의 평균 전세금은 3억원을 넘었다. 이에 따라 수년 전부터 지나치게 높은 중개수수료 개정 요구가 일기 시작했다. 3억원 전세의 경우 ‘0.8% 이하에서 협의’하도록 돼 있어 세입자가 상한인 0.8%, 즉 240만원의 중개수수료를 물기도 한다. 주택을 3억원에 산 경우 0.4%(120만원)만 부담하는 데 비해 세입자가 매매의 2배에 달하는 중개수수료를 물 수도 있는 불합리한 상황이 된 것이다. 지난해부터 국토교통부를 중심으로 중개수수료 개선 작업이 시작됐다. 전체적인 개선 필요성이 제기되기도 했지만 우선 급한 과제를 시급하게 개선하자는 취지에서 ‘전세금 3억~6억원’, ‘매매 6억~9억원’에 각각 0.4% 이하, 0.5% 이하의 ‘수수료 구간 신설’을 골자로 한 ‘조례개선 권고안’을 지난해 11월 마련했고, 서울시 등 자치단체들이 조례개정안으로 입법예고했다. 지난 2월 초 경기도가 제출한 조례개정안에 대해 경기도의회 소관 상임위원회가 모든 구간 중개수수료 요율에서 ‘이내’라는 문구를 삭제하고 소위 ‘고정 요율’로 의결해 비판 여론이 빗발쳤고, 결국 경기도의회는 본회의 통과를 보류했다. 도의회는 당사자 간 분쟁의 소지를 없애자는 취지로 고정 요율을 주장했다고 전했다. 느닷없이 분쟁의 소지를 없애겠다는 주장부터, 공정거래위원회의 우려처럼 고정 요율의 경쟁 제한이 공정거래법상 위법 소지가 있다는 점, 3억원 미만 전세 기존 구간의 경우 ‘이내’가 삭제돼 ‘상한’으로 고정되면 사실상 중개수수료가 인상되는 ‘변칙인상’이라는 점 등 억지스러움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서울시의회는 한술 더 떴다. 지난 2일 이사철 이전에 조례 통과의 기대를 모았던 서울시의회는 ‘임대차 6억원 이상과 매매 6억원 이상 9억원 이하 구간의 중개보수 역전 현상 등 치유 필요’ 등 엉뚱한 이유로 조례 원안 통과를 막았다. 입법예고 이후 3~4개월간 손을 놓고 있던 서울시의회는 이제 와 ‘여론수렴 부족’을 들며 공청회를 하겠다고 했다. 조례 통과를 막기 위한 ‘트집’에 불과한 이 이유는 내용도 부적절하고 시급한 조례개정 맥락과 무관하다. 일부 이유가 있어도 지엽적인 문제여서 향후 수정·보완하면 될 과제들이다. 호흡이 곤란한 응급 환자에게 감기 치료를 먼저 하자면서 응급조치를 방해한 격이다. 지방자치법은 지방의원의 책무를 ‘공공의 이익을 우선하여 양심에 따라 직무를 성실히 수행’하도록 규정한다. 서울시·경기도의회의 다수당인 새정치민주연합이 더 문제다. 시민 이익을 대변해야 할 당 정체성에 비춰 이해할 수 없다. 이는 시민을 향한 갑질이며, 공부도 노력도 부족한 상태에서 부리는 억지 횡포다. 이제라도 절박한 시민의 사정을 듣는 지방의회 본연의 모습을 회복하길 촉구한다. [反] 김학환 숭실사이버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 “요율 협의 땐 소비자와 분쟁 발생… 전문가 서비스에 정당한 대가를” 공인중개사의 중개보수는 전문가의 서비스 제공에 대한 대가이므로 시장경제의 원리에 따라 자율 약정에 의하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러나 현행 법체계는 중개보수를 규제로 꽁꽁 묶어 두고 있다. 이에 더해 국토교통부는 주택 중개보수를 법령의 범위 내에서 각 시·도 조례로 정하도록 한 취지에 무색하게 일률적 내용을 권고하고 있다. 그 권고안에도 전세중개와 월세중개의 등가 문제, 주거용 오피스텔과 주택과의 중개보수 불균형 문제 등 불합리한 문제점이 그대로 방치되고 있다. 이런 현행 법체계와 권고안의 제약 속에서 최선은 주택에 대한 중개보수를 고정 요율로 정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현재는 중개보수가 상한 요율로 돼 있어 중개수수료를 받을 때 소비자와 분쟁이 자주 발생한다. 상한 요율은 정률 또는 기준 요율일 수도 있으나 소비자 대부분은 상한선 이내에서 협의하는 요율로 생각한다. 그런데 문제는 이러한 분쟁이 중개를 의뢰하는 중개 계약 단계에서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거래가 모두 성사돼 중개가 완성된 이후에 발생한다는 점이다. 근래에는 공인중개사와 소비자 간의 정보 비대칭성이 상당 부분 해소됐고, 오히려 이른바 갑질을 하는 소비자도 적지 않다. 상한 요율에 관계없이 그 반도 안 되는 보수만 주고 가 버려도 공인중개사는 속수무책으로 당하기 십상이다. 우리나라는 법령에서 정한 요율 자체가 외국보다 낮다. 그런데 이른바 저가(低價) 구간의 경우 주택 거래자를 위해 조례에서 다시 요율을 낮췄다. 법령상에 정한 요율의 절반도 안 되게 조례에서 정한 구간도 있다. 이런 체계에선 소비자나 중개사가 서비스의 질과 양에 따라 보수를 협의할 여지가 별로 없다. 또 법령에서 정한 요율을 조례에서 다시 낮추면서 그 기준으로 삼은 것은 당해 구간별로 실제 실무에서 받는 평균 요율을 기준으로 한 것이다. 예컨대 신설되는 구간인 임대차 3억원 이상 6억원 미만의 요율인 0.4%는 현재 0.8% 상한에서 실제 받는 평균 요율이다(대한부동산학회의 조사에 의하면 0.5%임). 따라서 조례에서 정한 요율은 법령상 요율을 인하해 깎을 만큼 깎은 것이다. 중개 책임, 서비스 대가, 경영비용 등 원가분석을 해 보면 원가에도 못 미친다. 현행 요율체계에서는 소비자의 선택권 제약이나 공인중개사의 담합을 거론하는 자체가 맞지 않는 얘기다. 최저 수준의 요율임에도 다시 협의 여지가 있다면, 조례 요율은 법령에서 정한 요율의 4분의1에도 실제로는 못 미칠 수 있다. 따라서 요율을 고정화시켜 분쟁 없이 받게 해 주는 것이 그나마라도 타당한 것이다. 소비자 관련 단체 등에서는 선택권 제약 등의 이유로 고정 요율을 반대한다. 그렇지만 2012년 한국소비자원 조사에서 63.9%(고가주택 및 주택 이외의 중개보수), 2013년 경기개발연구원 조사에서 66.4%, 2015년 리서치 DNA 조사에서는 77.4%의 소비자가 고정 요율제에 찬성하고, 매년 찬성자가 증가하고 있음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또한 상위 법령에서 요율의 상한 범위만 설정하고 구체적 내용은 하위의 조례로 위임했다면 조례에서는 보다 구체적으로 요율을 정해 분쟁의 여지를 줄이는 것이 올바른 입법 방향인 것이다. 전문가가 제공하는 서비스에 대한 정당한 대가가 인정될 때 대한민국의 부동산서비스산업이 발전하고 일자리도 늘어날 수 있다. 주택의 중개보수를 인하하는 조례가 개정돼 적용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주택가격은 상승하고 거래량은 증가하고 있다. 중개보수가 높아 주택 거래가 안 된다는 주택 중개보수 인하의 당초 발상은 허구라는 사실이 시장에 의해 입증됐다. 소비자는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고 안전하고 신속한 부동산 거래를 하는 것이 바람직함을 다시 생각할 필요가 있다.
  • [김영란법 후폭풍] 국회의원은 제외?… “선출직은 모두 대상”

    김영란법이 3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지만 위헌 논란 등 법이 미칠 파장과 적용 범위·예외 조항을 놓고 오해도 많다. 이를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Q. 선출직인 국회의원은 법 적용에서 제외됐나. A. 그렇지 않다. 국회의원과 지방자치단체장, 시·도 및 시·군·구 의원 등 선출직 공무원은 모두 김영란법 적용 대상이다. 김영란법의 적용을 받는 공공기관과 공직자 범위에는 국회, 중앙행정기관과 그 소속 기관, 지자체, 국가·지방공무원법에 따른 공무원이 모두 포함된다. Q. 하지만 부정청탁 금지 예외 조항을 통해 선출직 공무원이 혜택을 받는 것 아닌가. A. 맞다. 법 제5조 제2항 3에 따르면 선출직 공직자·정당·시민단체 등이 공익적 목적으로 제3자의 고충·민원을 전달하거나 법령 기준의 제·개정, 폐지 또는 개선에 관해 제안, 건의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당초 정부 제출안에는 ‘공익 목적으로 공직자에게 법령 등의 제정·개정·폐지 등을 요구하는 행위’만 예외로 했다. 그러나 지난해 하반기 새로 구성된 정무위에서 ‘공익 목적으로 제3자의 고충·민원을 전달하는 행위’를 추가했다. 지역 주민의 고충·민원, 지자체의 예산요청 청취 등 정당한 민원 통로가 다 막힌다는 반론이 정무위에서 제기됐기 때문이다. Q. 시민단체는 적용대상에서 왜 빠졌나. A. 당초 국민권익위의 입법예고안에는 시민단체·정당도 포함됐었다. 그러나 지난해 정무위 논의 단계에서 시민단체의 정당한 활동을 과도하게 위축시킬 수 있다는 지적에 따라 제외됐다. 그러나 이 역시 입법로비에 악용될 소지는 얼마든지 있다. Q. 정치인 후원금도 금품수수로 보나. A. 후원금은 제외된다. 1인당 특정 의원에게 후원할 수 있는 연간 금액 한도는 500만원이다. 그러나 김영란법 통과로 공직자가 100만원 이상 받으면 3년 이하 징역, 3000만원 이하 벌금형을 받게 되면서 형평성 문제도 제기된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지난해 국회의원 후원금 1인당 평균 1억 6860만원

    지난해 국회의원 후원금 1인당 평균 1억 6860만원

    국회의원들이 지난해 거둬들인 후원금은 1인당 평균 1억 6860만원으로 나타났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3일 공개한 ‘2014년도 국회의원 후원금 모금액’ 자료에 따르면 후원회를 두지 않은 새정치민주연합 최민희 의원을 제외한 나머지 299명의 후원금 모금 총액은 504억 1173만원이다. ●출판기념회 철퇴·檢 수사로 모금 줄어 총액은 2013년의 381억 9200만에 비해 32%(122억 1973만원) 증가한 것이다. 전국 단위 지방선거가 있었던 지난해에는 후원금 모금 한도가 평년의 2배인 3억원으로 늘어났기 때문이다. 후원금 모금 규모는 커졌지만, 실제 모금액은 한도의 3분의2에도 훨씬 못 미쳤다. 지난해 모금액 한도를 채운 의원도 18명에 불과해 2013년의 87명에 비해 5분의1 수준으로 줄었다. 정당별로는 새누리당 11명, 새정치연합 6명, 정의당 1명이다. 이는 지난해 후원금 모집의 편법 창구인 의원들의 출판기념회가 논란이 된 데다, ‘쪼개기 후원금’과 맞물린 입법 로비 의혹에 대해 검찰 수사가 이뤄진 데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모금액 1위는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를 거쳐 최근 청와대 정무특보에 임명된 새누리당 김재원 의원으로, 3억 1066만원이었다. 가장 적은 후원금을 거둔 새정치연합 권은희 의원(1705만원)에 비해 18.2배 많은 액수다. 새누리당 김무성, 새정치연합 문재인 대표는 각각 2억 9900만원(10위)과 2억 7100만원(48위)의 후원금을 거둬 상위권에 올랐다.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는 2억 8600만원(37위), 새정치연합 우윤근 원내대표는 1억 7500만원(127위)이다. 야권 대선후보 중 한 명인 새정치연합 안철수 의원은 평균 수준인 1억 7400만원(133위)의 후원금을 받았다. ●지방선거 전 지역구 지방의원 줄 후원 특히 의원이 해당 지역구에 속한 지방의원 등으로부터 고액 후원금을 받는 사례도 빈번한 것으로 드러났다. 대부분의 후원금이 지방선거가 치러진 지난해 6월 이전에 집중돼 공천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지역구 의원에게 고액 후원 형식을 빌려 정치자금을 우회 지원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안 의원은 자신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윤장현 광주시장으로부터 500만원을 받았다. 새누리당 이병석·이장우·김을동·심학봉·박성호 의원도 각각 해당 지역구 지방의원으로부터 300만원 이상 고액 후원금을 받았다. 새누리당 윤상현·김태원 의원, 새정치연합 한명숙·이목희·안규백·임내현 의원은 정당인 혹은 정치인으로 직업이 표시된 인사들로부터 50만~500만원의 후원금을 받았다. 지방의원 중 일부는 자영업자로 포장하거나 익명으로 후원하는 경우도 있어 유사 사례는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새누리당 강석호 의원은 같은 친이(친이명박)계 출신인 나경원·김영우 의원에게 각각 500만원을, 김무성 대표도 자신의 옛 지역구(부산 남을)를 물려받은 서용교 의원에게 500만원을 기부했다. 새정치연합 한명숙 의원은 문재인 대표에게 500만원을 기부했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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