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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野, 문방위 봉쇄… ‘3차 입법전쟁’ 대충돌 조짐

    野, 문방위 봉쇄… ‘3차 입법전쟁’ 대충돌 조짐

    국회는 29일 한나라당의 요구로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를 비롯한 11개 상임위 전체회의를 소집했다. 하지만 하나같이 ‘반쪽 상임위’에 그쳐 파행 국회가 재연됐다. 비정규직 보호법의 처리 문제로 이날 밤늦게까지 진행된 ‘5인 연석회의’는 끝내 결렬됐다. 이로 인해 30일 여야 간 대결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날 민주당은 문방위의 회의장 입구를 원천 봉쇄했고, 다른 상임위에도 출석하길 거부했다. 지난해 말부터 이어온 ‘입법전’의 3차 대결이 대충돌로 이어질 조짐들이다. ●양노총 “유예안 수용 불가” 맞서 파행의 1차 고리인 비정규직법 처리는 초읽기로 내몰렸다. 이날 밤 늦게까지 이어진 공식·비공식 접촉에서 합의 도출에 실패했다.한나라당은 연석회의에서 300인 미만 사업장에 대해 ‘비정규직 사용기간 2년 적용’ 조항을 2년 유예하는 방안을, 민주당은 6개월 유예안을, 자유선진당은 1년6개월 유예안을 제시했다.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은 ‘유예안 수용불가’로 맞서 절충점을 찾지 못했다. 한나라당은 “비정규직법 처리를 외면하면 국민의 심판을 받을 것”이라며 압박했다. 민주당은 “5인 연석회의에서 합의안을 도출해야 한다.”는 원칙에서 물러서지 않았다. 연석회의가 결렬되면 현행 비정규직법을 그대로 시행할 수밖에 없다고 한나라당을 몰아붙였다. 정세균 대표는 “여야 합의로 현행법을 만들었다. 지난 2년 간 놀다가 법 시행 전에, 안 고치면 큰일 난다고 겁주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고성·승강이 벌이며 한때 대치 문방위는 실력 대치가 재연됐다. 이날 오전 민주당 의원총회 직후 문방위로 자리를 옮긴 한 무리의 의원·보좌관들은, 간사인 전병헌 의원의 “위치로”라는 구령에 일사불란하게 의자 등으로 회의장 입구를 봉쇄했다. 이어 ‘단독국회 결사반대’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쳤다. 여야 간 고성과 승강이가 벌어지는 등 한때 긴장감이 감돌았다. 한나라당 간사인 나경원 의원은 “국회 정상화의 첫 단추인 오늘 회의를 못 열게 하는 것은 국회를 전면 금지하자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전 의원은 “안건에 대한 협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회의를 진행해선 안 된다.”고 맞받았다. 대치가 이어지자 고흥길 위원장은 회의를 열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고 위원장은 “미디어 관련법을 이번 임시국회 내에 반드시 처리하겠지만 너무 서두르지는 않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민주당은 미디어 관련법의 상임위 기습 처리 가능성과 비정규직법의 본회의 강행 처리 시나리오에 대비해 저지선을 만들었다. 소속 의원 84명을 2개조로 나눠 문방위와 본회의장 앞 로텐더홀에 40명 정도씩 배치했다. 한나라당은 기존 미디어 관련법 원안에 각 정당의 개정안, 미디어발전 국민위원회의 보고서 등을 참고해 단일안을 이번 주 안에 확정할 예정이다. ●선진당 등원 결정에 민주 당혹 이런 가운데 제3당인 자유선진당의 행보가 주요 변수로 등장했다. 류근찬 원내대표는 “6월 임시국회에 적극 참여하기로 결정했다.”며 이날부터 전격 등원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과 창조한국당은 당혹스러워했다. 단독국회 반대의 명분과 야당 공조의 동력이 약화될 것을 걱정하고 있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자유선진당의 움직임이 중요하다. 일단 상황을 지켜 보고 있다.”면서 “미디어 관련법을 9월 정기국회로 넘기는 방안을 계속 설득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지운 홍성규 허백윤기자 jj@seoul,co.kr
  • 비정규직법 담판 또 결렬

    6월 국회 첫 본회의가 예정된 29일을 하루 앞두고 여야는 양대 노총이 포함된 ‘5인 연석회의’의 7번째 회의석상에 마주 앉아 비정규직법 협상의 불씨를 힘겹게 이어갔다. 연석회의에 참석한 한국노총 백헌기·민주노총 신승철 사무총장은 28일 “위원장이 회의에 참석해야 한다.”고 요구하면서 중간에 자리를 떴다. 노총은 ‘기간제 폐지, 법 시행 유예 반대’를 고수하고 있다. 국회 환경노동위 추미애 위원장도 이날 “5인 합의 없는 법안 상정은 거부하겠다.”는 원칙을 재확인했다. 여야 3당 간사단은 29일 본회의 직전까지 접점을 찾아보기로 했다. 여야는 협상 무산에 대비해 3차 입법대치 전략을 모색하는 등 긴장의 고삐도 죄었다. ‘조문 정국’을 이끌어 온 민주당은 정국 주도권을 이어가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정세균 대표는 이날 당 지도부를 소집, 비공개 회의를 갖고 비정규직법 협상 전략을 직접 챙겼다. 한나라당이 비정규직법과 함께 방송법 등 미디어관련법의 날치기 통과를 시도할 때에 대비한 대응 전략도 논의했다. 한나라당이 29일 오후 본회의에 앞서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전체 회의를 오전에 소집한 데 따른 것이다. 이에 정 대표는 당 소속 의원 전원과 당직자, 보좌진에게 ‘여의도 비상 대기령’을 내렸다. 민주당은 또 야권 공조와 시민단체 연계를 통해 거대 여당에 맞설 동력 키우기에 분주했다. 정 대표를 비롯해 이미경 사무총장, 강기정 대표 비서실장, 김유정 대변인 등 지도부는 이날 오후 부산 서면 쥬디스태화백화점 앞에서 민주노동당, 창조한국당, 진보신당, 시민사회단체 등과 함께 ‘민주회복·민생살리기 영남권 시국대회’를 갖고 여론에 호소했다. 야4당 대표는 대 국민호소문을 통해 각계의 시국선언 물결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 이명박 정부를 “소통 자체를 포기한 불통(不通)정권”이라고 비판했다. 야4당과 시민사회단체는 다음달 5일에는 대전, 노무현 전 대통령의 49재 직후인 다음달 11일에는 서울 시청앞 광장에서 릴레이 시국대회를 이어갈 계획이다. 한나라당은 이날 민주당에 미디어 관련법 처리를 위해 양당 정책위의장과 문방위 간사가 참여하는 ‘4자 회담’을 제안했다. 홍성규 김지훈기자 cool@seoul.co.kr
  • 문 열고 입 닫은 단독국회

    문 열고 입 닫은 단독국회

    6월 임시국회가 26일 개회됐다. 다음달 25일까지 한달간이다. 한나라당 단독으로 소집된 임시국회여서 여야간 격렬한 대치가 예상된다. 비정규직 보호법, 방송법 등 미디어 관련법을 비롯해 쟁점 법안이 대기 중이다. 지난 23일부터 국회 본회의장 앞 로텐더홀을 점거한 민주당은 나흘째 농성을 벌였다. 이날 본회의는 여야 간 의사일정이 합의되지 않아 열리지 않았다. 현안을 둘러싼 여야간 입장차가 워낙 커 국회 공전은 계속될 전망이다. 다만 비정규직법 처리를 위한 본회의가 열릴 가능성은 남아 있다. 한나라당은 오는 29일 또는 30일 본회의를 열어 비정규직법만을 처리하는 ‘원-포인트 본회의’를 요구하고 있다. 민주당도 여야 3당과 양대노총이 참여하는 ‘5인 연석회의’에서 합의점을 도출하는 것을 전제로, 이를 수용할 뜻을 내비쳤다. ●5인 연석회의 막판 조율 하지만 ‘5인 연석회의’는 이날도 접점을 찾지 못한 채 난항을 겪었다. 현행법상 ‘비정규직 사용기간 2년’ 조항의 적용을 유예할지, 유예 한다면 그 기간을 얼마로 할지가 걸림돌이었다. 정규직 전환을 위한 정부 지원금 규모도 맞물렸다. 민주당과 양대 노총은 “유예하지 말고 현행법 대로 다음달 1일부터 ‘사용기간 2년’ 조항을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나라당은 “대량 해고 사태가 우려되니 유예해야 한다.”고 맞섰다. 그러면서도 여야는 극적 타결을 위한 협상안을 내놓았다. 한나라당은 당론으로 정했던 ‘3년 유예, 정부지원금 5000억원’에서 한걸음 물러난 ‘2년 유예, 지원금 1조원’을 제안했다. 민주당은 ‘정부지원금 3년간 3조 6000억원’만 담보된다면 1년 미만의 유예는 받아들일 수 있다고 했다. 반면 양대 노총의 저항은 거셌다. 한국노총 장석춘·민주노총 임성규 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어떤 상황에서도 유예에 동의할 수 없다.”면서 “법 시행의 유예를 전제로 만들어진 연석회의라면 참가하지 않을 것”이라고 못박았다. ●야권, 미디어법 저지 공조 앞서 민주당은 이날 오전 민주노동당, 창조한국당, 진보신당과 함께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미디어 관련법 처리를 저지하기 위해 결의를 다졌다. 이강래 원내대표는 “한나라당이 의석 수만 믿고 힘으로 모든 것을 해결하려고 한다면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야 4당이 똘똘 뭉쳐 언론악법을 기필코 철회토록 하고 저지하겠다.”고 목청을 높였다. 민주노동당 강기갑 대표는 “함께 힘을 모아 독재정권을 심판해야 하며, 끝까지 말을 안 들으면 퇴진까지 시켜야 한다. 적당히 타협하고 넘어가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고 가세했다. 기자회견에는 500명에 이르는 야 4당의 의원 및 당직자가 참석했다. 민주당은 다른 야당들과 함께 시국대회 등 장외 투쟁을 벌이면서 지지층을 결집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오는 29~30일 국회 앞에서 1박2일 일정으로 열리는 시민사회단체의 국민대회와 촛불문화제에 참가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정세균 대표는 “국회가 다시 이명박 정권과 거대 여당에 의해 전쟁터로 변할지 모르는 엄혹한 상황에 놓여있다. 한나라당에 당당하게 맞서겠다.”고 다짐했다. 우윤근 원내 수석부대표는 “죽기 살기로 나가야 한다. 주말에 여의도를 떠나지 말고 보좌관도 전부 다 대기하라.”며 비상 대기령을 내렸다. 이지운 홍성규 허백윤기자 jj@seoul.co.kr
  • 수원시의회 黨 떠난 녹색공조

    경기 수원시의원들이 당적을 떠나 빗물 관리와 자전거 이용 활성화를 위한 조례를 포함한 친환경 조례 제정을 추진해 눈길을 끌고 있다. 24일 수원시의회에 따르면 시의회 녹색교통 및 주거환경개선 연구단체 소속 김효수·김진관·이윤필·이재식·김영대·염상훈·진흥국 시의원 등 7명은 최근 ‘자전거 이용 활성화에 관한 조례 개정안’을 공동 발의했다. 개정안은 자전거 이용 시범학교와 직장, 관련 행사에 참여한 시민이 자전거 상해보험에 가입하도록 하고 보험료 일부를 시가 지원할 수 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자전거 교실 운영을 외부 전문기관에 위탁하고 비용과 업무를 시가 지원할 수 있도록 했다. 김명욱·백정선·문병근·심상호·윤경선·박명자 시의원 등 6명은 전국 기초단체 가운데 처음으로 ‘물 순환관리 조례안’을 발의했다. 이들 의원은 “생활수준 향상과 경제활동 증가로 물 사용량이 큰 폭으로 늘어나고 있는 데 비해 도심의 불투수(不透水) 면적이 늘고 빗물의 토양침투량이 줄어 빗물의 효율적인 관리를 통해 물 자급률을 높이는 것이 시급하다고 판단해 조례 제정을 추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조례안에 따르면 시장은 도시계획 단계부터 물순환 면적을 반영하고 지속적인 수자원 확보 차원에서 10년 주기로 물 순환관리 기본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또 건축주는 공공·상업·업무용 건물과 단독·공동주택을 신축할 때 빗물이용시설을 설치해야 하며 기존 주택은 자발적으로 빗물이용시설을 설치하되 시설비 일부를 시가 지원할 수 있도록 했다. 조례안 발의에는 한나라당과 민주당, 민주노동당 소속 시의원들이 당적에 관계없이 동참했다. 이들 안건은 지난 19일 각각 해당 상임위원회를 통과해 28일 본회의 의결절차를 남겨두고 있다. 시의회는 2007년 의원발의 입법 활성화와 의원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의원 연구단체 구성 및 운영 조례’를 제정하고 지난해 녹색교통 연구단체와 환경정책 포럼, 도시경관조성 연구단체 등을 잇따라 구성해 활동하고 있다.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미디어법 등 저지 총력”

    민주당이 6월 입법 대치를 앞두고 내부 전열 정비에 힘을 쏟고 있다. 당내 주류와 비주류간 갈등은 일단 묻어 두고 방송법 등 미디어 관련법을 비롯해 쟁점법안 저지에 총력을 기울이는 모양새다. 정세균 대표와 이강래 원내대표, 당 최고위원들과 신임 원내대표단은 21일 1박2일 일정으로 제주 서귀포 한 호텔에서 워크숍을 갖고 강한 ‘야성(野性) 회복’을 다짐했다. 이날 워크숍에서 지도부는 이 원내대표 등 원내 사령탑이 비주류 위주로 꾸려지긴 했지만 당분간 계파간 갈등 표출을 자제하고 대여 투쟁에 매진하자는 데 의견을 모았다. 미디어 관련법이나 비정규직법 등이 6월 임시국회에서 처리된다면 정권 탈환을 위한 지지 기반을 잃을 수 있다는 위기감에 따른 것이다. 당내 ‘결집’을 6월 입법전의 필승 전략으로 꼽은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이 원내대표로서는 향후 주류와 비주류간 당내 주도권 다툼을 감안한다면, 취임 이후 첫 무대인 6월 국회에서 일정한 성과를 거둬야 할 상황이다. 정 대표는 이날 “우리가 단단하게 결심해야 할 내용은 6월 국회에서 모두가 하나가 돼 MB언론악법을 확실히 막아내는 것”이라며 당의 화합을 주문했다. 이 원내대표는 “6월 국회 목표는 잘못된 MB정권의 국정운영 방향을 바로 세우고 국민이 바라는 MB악법 철회 유도”라고 화답했다. 당 지도부는 원내대책회의 참여 범위와 의원총회의 공개 토론을 확대해 화합의 창구를 열어놓기로 했다. 또 야4당은 물론 시민사회단체와 공조하는 장외투쟁 전략도 구체화하기로 했다. 한편으로는 현 여권의 정책 난맥상을 파고들어 반사이익을 챙기려는 모습도 보이고 있다. 박병석 정책위의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곽승준 미래기획위원장이 제안한 ‘심야 학원교습 금지 법제화’ 등 사교육비 절감 정책이 흐지부지된 것과 관련, “한나라당이 뒤로 물러서면 민주당이 전향적으로 나갈 것이고 초당적 협력도 마다하지 않겠다.”고 압박했다. 서귀포 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데스크 시각] ‘용산 특검’ 與 당당히 수용해야/박찬구 정치부 차장

    [데스크 시각] ‘용산 특검’ 與 당당히 수용해야/박찬구 정치부 차장

    그날, 무너진 건 망루뿐만이 아니었다. 사람답게 살고, 또 그렇게 죽을 수 있다는 빈자(貧者)의 믿음과 최소한의 권리가 외면당했다. 국가가 서민의 재산과 생명을 지켜줄 것이라는, 소박한 바람이 사그라졌다. 망루의 절박한 사투는 공권력과 용역이 합작한 몰상식한 진압 작전에 사위어갔다. 그날 이후, ‘실용’과 ‘경제’의 구호로 포장된 정부를 향한 신뢰와 기대도 무너졌다. “이런 나라에 정말 살기 싫어요.” 유족의 외침에는 메아리가 없다. 오히려 참사의 본질을 왜곡하고, 호도하려는 시도와 징후가 불거지고 있다. 정부는 그들이 왜 망루에 올랐는지 고민하기보다, 망루에서 어떻게 행동했는지만 놓고 되돌이표를 그리고 있다. 신뢰가 곤두박질치고, 본질이 가려진 시대에 다시 정치의 본연을 생각한다. 격랑과 비바람에 시달리는 뱃사람에게 365일 일관되게 직선의 불빛을 비춰주는 등대의 희생과 헌신에서 정치의 역할을 떠올린다. 그날 이후, 권력의 출혈을 감수하고라도 여권이 참사의 본질과 진상을 제대로 짚어나갔다면 시위대가 도심 거리에서 겨울밤을 보내지 않았을 것이다. 집권 여당의 지도자들이 제 몸을 사리지 않고 권력 핵심과 공권력에 직언하고 잘잘못을 따졌다면, 스스로 그토록 중요하다고 되뇌던 2월 입법국회가 지금처럼 ‘용산 국회’로 점철되지 않았을 것이다. 되레 여권은 정권의 안정을 얘기한다. 야당이 용산 참사를 빌미로 위기를 부추긴다고 강변한다. 집권 2년차의 속도전과 효율을 강조한다. ‘실용’이 대북 정책에서 빛이 바래고, 믿음을 잃은 정부의 경제정책이 참화를 부를 것이라는 경고가 빗발쳐도, 여권은 마이동풍이다. 먹고 살기 힘든 세상에 가치가 무엇이고, 권리가 무엇이냐며 일상(日常)을 좇는 무감각한 행태와 다르지 않다. 유한한 정권의 위기보다 더 치명적인 건 신뢰 상실의 위기이며, 5년간의 권력보다 더 준엄한 건 국민과 생명의 가치라는 이성적인 판단을 현 여권에서는 찾아보기 어렵다. 청와대 홍보지침 이메일 파문에서 정부는 “모른다.”, “사실무근이다.”, “공문이 아니다.”라며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렸다. 국민을 우습게 알지 않고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이메일을 보낸 청와대 행정관 한 사람의 사퇴로, 정부는 5공(共)식 여론 조작을 연상시키는 엄청난 사안을 서둘러 덮으려 한다. 온당치 않다. 일개 청와대 행정관이 개인 아이디어 차원에서 공조직인 경찰에 홍보지침을 내려보냈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경찰 내부에서는 진실을 은폐하고 왜곡하기 위해 말맞추기가 자행됐다는 의혹과 제보가 야당에 쏟아지고 있다. 이마저 반(反)이명박 세력의 정치 공세로 몰아붙일 것인가. 귀를 닫고 눈을 감는다고 진실이 영원히 묻히는 건 아니다. 불신과 의혹은 고스란히 현 정부에 ‘성난 민심’이라는 재앙으로 부메랑처럼 돌아갈 것이다. 이미 늦었지만, 아직 늦지 않았다. 여권이 지금이라도 야당의 특검과 국정조사 요구를 당당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야당의 주장에 공감하는 익명의 다수도 엄연히 여권이 안고 가야 할 국민이다. 특검이든, 국정조사든 피할수록 의혹은 쌓여가고 불신은 깊어진다. 털어서 문제가 없다면, 도려낼 건 도려낸다면, 여권의 정책 행보가 한결 가뿐해질 것이다. 굳이 의혹 덩어리를 안고 위험한 질주를 감행할 이유가 있는가. 70, 80년대 개발의 속도전은 90년대를 붕괴의 시대로 만들었다. 다리가 무너지고, 백화점이 동강나고, 건물이 내려앉았다. 죽어간 사람의 수를 헤아릴 수조차 없었다. 망루의 붕괴는 신뢰와 가치를 상실한 21세기형 속도전의 결말을 예고하는 불길한 단초일 수 있다. 무엇을, 왜 망설이는가. 박찬구 정치부 차장 ckpark@seoul.co.kr
  • 강기갑 “죄송하다.하지만 한나라가 원인 제공”

    강기갑 “죄송하다.하지만 한나라가 원인 제공”

      민주노동당 강기갑 대표는 12일 국회 폭력사태와 관련,”내 행동이 지나쳤다는 국민 여러분의 질타를 겸허히 받아들인다.”며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려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밝혔다.하지만 강 대표는 “국회 폭력의 원인 제공자는 한나라당”이라면서 “더러운 입법전쟁을 벌인 청와대와 한나라당에는 사과할 것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연 강 대표는 국회 파행 당시와는 다르게 침착하고 조용한 모습으로 등장했다.하지만 그는 “국민에게만 사과하겠다.”며 기자회견 내내 ‘투사 이미지’답게 강경한 모습을 보였다.  그는 “지난번(국회 파행 당시)에는 내가 참지 못했다.”며 “상상의 범위를 벗어난 국회 사무처의 폭력이 벌어진 상황이었다.원내 정당으로서 참을 수 없는 모욕이었지만 그래도 더 신중히 대응했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다.”고 사과했다.  그는 “이번 사건 이후 괴로운 번민의 시간을 보냈다.”고 밝힌 뒤 “국민 여러분의 질책을 달게 받겠다.”고 말했다.  강 대표는 하지만 “국회 파행과 폭력사태의 근본 원인은 3권분립 정신에 근거한 입법부가 다수당의 횡포로 청와대의 거수기,통법부로 전락한 데 있다.”고 한나라당에 화살을 돌렸다.한편으론 “한나라당 편에서 불법적인 공권력을 동원한 국회 사무처의 요구에도 더 답하지 않겠다.검찰의 소환요구에도 일절 응하지 않겠다.”고 했다.  그는 “국회의원 국민소환제를 당장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한·미 FTA 비준안 일방 상정이라는 불법행위를 서슴지 않은 한나라당 의원이 첫 번째 대상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또 현행 교섭단체제도에 대해 “국회 운영의 의제와 절차를 교섭단체가 일방적으로 결정하는 것은 맞지 않다.”면서 “소수정당이 배제되는 교섭단체제도를 전면 재검토해 2월 임시국회에에 개정안을 발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 대표는 민주당에 “지금부터 2월까지 민노당과 함께 ‘MB악법 저지를 위한 시국토론회’를 공동으로 추진하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그는 자신의 사과 범위가 개인적인 것인지 폭력 사태에 관계된 민노당 당직자들을 대표한 것인지에 대해 “공당 대표로서의 사과”라고 답한 뒤 “이유야 어찌됐건 국회의원으로서 당 대표로서 넘지말아야 할 선을 넘었다.”고 덧붙였다.  강 대표는 함께 ‘입법전쟁’을 벌인 민주당에 비해 유독 민노당에 대한 법적 대응의 강도가 센 것 같다는 지적에 대해 “아마 그 쪽(한나라당)에서 답을 해야 할 사안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밝혔다.이어 “의원으로서 격분한 나머지 의장실을 찾아가서 탁자를 뒤집고 주먹으로 치고 문을 발로 차는 행위에 대해서 조명을 심하게 하는 것이 아닌가.”라고 불만스러워했다.  박승흡 민노당 대변인은 “민노당이 (정부와 여당에 대해) 비타협 노선을 강경하게 견지하고 있는 점에 대한 청와대와 한나라당의 총체적 반격”이라고 주장하면서 “강 대표는 2월에 있을 임시국회를 대비한 희생양”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근 한나라당에서 추진 중인 ‘국회폭력방지법’(가칭)과 관련, “겉으로 보이는 폭력도 있지만 국회에는 내적 폭력도 심하다.”고 주장했다.그는 “다수당이 법안을 억지로 밀어붙이는 것이 더 폭력적”이라고 비판했다.하지만 “최근 민주당에서 외적인 폭력과 내적인 폭력을 포괄한 법안을 준비 중이라고 한다.우리도 공조할 것”이라고 밝혔다.  강 대표는 “사실 지난번 임시국회서 MB악법을 폐기하도록 끝장을 내야한다고 생각했다.”며 “곧 있을 2월 임시국회에서 또 MB악법을 몸으로 막아야 할텐데 걱정”이라고 털어놨다.  최근 손가락 골절 수술을 받았던 강 대표는 “손가락 뼈가 두 조각나서 양쪽에 핀을 박아 고정한 상태”라고 밝혔다.그는 “다친 손가락 보다는 전신마취 후유증이 더 심하다.”며 “10주 정도 지나면 완치할 것이라고 한다.”고 전했다.  한편 박 대변인은 강 대표와 함께 부성현 부대변인 등 당직자들의 명예훼손 혐의 불구속기소건과 관련,”현행범 규정에 대해 동의할 수 없다.”며 “당 법률단을 통해 공식적인 법적 대응을 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인터넷서울신문 맹수열기자 guns@seoul.co.kr [서울신문 다른기사 보러가기] ‘엔高 여파’ 집창촌 기웃거리는 추한 日관광객 둘리도 몰라야 할 세가지 비밀 故 김성재 모친 “아들 자살 아니다” “삼성·LG 만한 게 없네”··· ‘2009 CES’ 이색 제품들 SKY대 출신 공무원들 “9급이면 어때” 고위공무원단 이렇게 바뀐다…내부공모 절반 축소
  • 강기갑 “죄송하다.하지만 한나라가 원인 제공”

    민주노동당 강기갑 대표는 12일 국회 폭력사태와 관련,”내 행동이 지나쳤다는 국민 여러분의 질타를 겸허히 받아들인다.”며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려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밝혔다.하지만 강 대표는 “국회 폭력의 원인 제공자는 한나라당”이라면서 “더러운 입법전쟁을 벌인 청와대와 한나라당에는 사과할 것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연 강 대표는 국회 파행 당시와는 다르게 침착하고 조용한 모습으로 등장했다.하지만 그는 “국민에게만 사과하겠다.”며 기자회견 내내 ‘투사 이미지’답게 강경한 모습을 보였다. 그는 “지난번(국회 파행 당시)에는 내가 참지 못했다.”며 “상상의 범위를 벗어난 국회 사무처의 폭력이 벌어진 상황이었다.원내 정당으로서 참을 수 없는 모욕이었지만 그래도 더 신중히 대응했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다.”고 사과했다. 그는 “이번 사건 이후 괴로운 번민의 시간을 보냈다.”고 밝힌 뒤 “국민 여러분의 질책을 달게 받겠다.”고 말했다. 강 대표는 하지만 “국회 파행과 폭력사태의 근본 원인은 3권분립 정신에 근거한 입법부가 다수당의 횡포로 청와대의 거수기,통법부로 전락한 데 있다.”고 한나라당에 화살을 돌렸다.한편으론 “한나라당 편에서 불법적인 공권력을 동원한 국회 사무처의 요구에도 더 답하지 않겠다.검찰의 소환요구에도 일절 응하지 않겠다.”고 했다. 그는 “국회의원 국민소환제를 당장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한·미 FTA 비준안 일방 상정이라는 불법행위를 서슴지 않은 한나라당 의원이 첫 번째 대상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또 현행 교섭단체제도에 대해 “국회 운영의 의제와 절차를 교섭단체가 일방적으로 결정하는 것은 맞지 않다.”면서 “소수정당이 배제되는 교섭단체제도를 전면 재검토해 2월 임시국회에에 개정안을 발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 대표는 민주당에 “지금부터 2월까지 민노당과 함께 ‘MB악법 저지를 위한 시국토론회’를 공동으로 추진하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그는 자신의 사과 범위가 개인적인 것인지 폭력 사태에 관계된 민노당 당직자들을 대표한 것인지에 대해 “공당 대표로서의 사과”라고 답한 뒤 “이유야 어찌됐건 국회의원으로서 당 대표로서 넘지말아야 할 선을 넘었다.”고 덧붙였다. 강 대표는 함께 ‘입법전쟁’을 벌인 민주당에 비해 유독 민노당에 대한 법적 대응의 강도가 센 것 같다는 지적에 대해 “아마 그 쪽(한나라당)에서 답을 해야 할 사안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밝혔다.이어 “의원으로서 격분한 나머지 의장실을 찾아가서 탁자를 뒤집고 주먹으로 치고 문을 발로 차는 행위에 대해서 조명을 심하게 하는 것이 아닌가.”라고 불만스러워했다. 박승흡 민노당 대변인은 “민노당이 (정부와 여당에 대해) 비타협 노선을 강경하게 견지하고 있는 점에 대한 청와대와 한나라당의 총체적 반격”이라고 주장하면서 “강 대표는 2월에 있을 임시국회를 대비한 희생양”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근 한나라당에서 추진 중인 ‘국회폭력방지법’(가칭)과 관련, “겉으로 보이는 폭력도 있지만 국회에는 내적 폭력도 심하다.”고 주장했다.그는 “다수당이 법안을 억지로 밀어붙이는 것이 더 폭력적”이라고 비판했다.하지만 “최근 민주당에서 외적인 폭력과 내적인 폭력을 포괄한 법안을 준비 중이라고 한다.우리도 공조할 것”이라고 밝혔다. 강 대표는 “사실 지난번 임시국회서 MB악법을 폐기하도록 끝장을 내야한다고 생각했다.”며 “곧 있을 2월 임시국회에서 또 MB악법을 몸으로 막아야 할텐데 걱정”이라고 털어놨다. 최근 손가락 골절 수술을 받았던 강 대표는 “손가락 뼈가 두 조각나서 양쪽에 핀을 박아 고정한 상태”라고 밝혔다.그는 “다친 손가락 보다는 전신마취 후유증이 더 심하다.”며 “10주 정도 지나면 완치할 것이라고 한다.”고 전했다. 한편 박 대변인은 강 대표와 함께 부성현 부대변인 등 당직자들의 명예훼손 혐의 불구속기소건과 관련,”현행범 규정에 대해 동의할 수 없다.”며 “당 법률단을 통해 공식적인 법적 대응을 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글 / 인터넷서울신문 맹수열기자 guns@seoul.co.kr 영상 / 서울신문 나우뉴스TV 김상인VJ bowwow@seoul.co.kr @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민주당 ‘강기갑 구하기’

    민주당이 ‘강기갑 구하기’에 나섰다.민주당은 23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의원직 상실형’에 해당하는 벌금 300만원을 구형받은 강기갑 민주노동당 대표를 선처해 달라는 탄원서를 강 대표 쪽에 전달했다.탄원서는 “농민 출신인 강 의원이 민노당 대표로 열심히 의정활동을 하면서 진보적 대안세력의 수장 역할을 하고 있다.우리 정치의 다양성을 지켜내기 위해서라도 선처해 달라.”는 요지의 내용으로 돼 있다.강 대표 쪽은 이를 재판을 맡은 경남 창원지법 진주지원에 제출할 예정이다.탄원서에는 민주당 의원 83명 가운데 구속된 정국교 의원을 빼고 전원이 서명했다.자유선진당에서도 류근찬·이상민 의원 등 4명이 동참했다.무소속까지 합치면 모두 90명이 넘는다.민주당의 ‘강기갑 구하기’는 한나라당과의 ‘입법 전쟁’에서 야당간 공조가 절실한 현 상황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입법전쟁 ‘크리스마스 휴전’ 속내는

    한나라당의 ‘25일 시한부’ 대화 제의에 야당은 선뜻 손을 내밀지 않고 있다.진정성이 없다는 이유에서다.한편으론 비판 여론을 희석시키고,다른 한편으론 야당을 압박하는 양동작전을 한나라당이 구사하고 있다는 시각이다.이에 민주당은 속도전의 배후로 지목한 이명박 대통령에게 공세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자유선진당은 틈새에서 당의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물고 물리는 여야의 속내를 들여다 본다. ■ 한나라 양동작전 한나라당은 오는 25일까지 야당과 대화하겠다고 밝혔지만,연내 법안처리를 마무리한다는 당초 계획에는 변함이 없다.대화를 강조하면서도 기한을 정해 민주당을 압박하는 양동 작전을 펴고 있는 것이다. 홍준표 원내대표는 22일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 원혜영 원내대표에게 전화를 걸어 만나자고 하니 ‘직권상정을 안 하겠다고 약속하라.’고 했다.”면서 “(민주당이) 연내 협의처리를 약속해야 직권상정을 하지 않겠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예산안 처리와 마찬가지로 기한을 못 박아 놓고 야당과 협의되지 않으면 한나라당 단독으로 법안처리를 강행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물론 25일까지 마냥 기다리지 않고 대화의 노력을 계속한다는 방침도 유효하다.주호영 원내 수석부대표는 이날 “상임위가 열리면 열리는 대로,안 열리면 안 열리는 대로 대처할 것”이라면서 “우리가 제출한 법안중 문제점이 있는 것은 수용할 수 있으며,법안 처리 일정과 범위 등은 끊임없이 대화하겠다.”고 밝혔다. 한나라당은 모양새를 갖추기 위한 대국민 홍보전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박희태 대표는 이날 서울 신대방동 전문건설회관에서 건설업계의 고충을 청취하며 ‘경제살리기’,‘민생’,‘위기극복’이라는 단어를 많이 사용했다.당 대변인과 원내대변인도 수시로 기자실을 찾거나 논평을 내고 상임위를 거부하고 있는 민주당을 비판하며 위기극복을 강조했다.한 핵심 당직자는 “이제부터는 홍보전”이라면서 “여론을 선점하는 쪽이 이길 것”이라고 말했다. 한나라당의 자신감에는 김형오 국회의장이 법안처리 과정에서 “한번은 도와줄 것”이라는 전망도 깔려 있다.여야 협의가 안 되면 김 의장이 법안을 직권상정해 줄 것이라는 기대감을 엿볼 수 있다.하지만 김 의장은 직권상정에 대한 입장을 정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대신 그는 여야 원내대표가 빨리 만나 대화로 풀 것을 요구했다.김 의장은 서울의 한 호텔에서 열린 헌정회 초청 강연회에서 “여야 교섭단체 대표들은 내일(23일)까지 무조건 만나야 할 것”이라면서 “여야 원내대표들까지 만남이 없다면 내일 오후 만남을 직권중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지훈기자 kjh@seoul.co.kr ■ 민주 ‘MB 압박’ 여야가 치열한 입법전쟁의 한 가운데서 시한부 휴전에 돌입했지만 민주당의 결기는 갈수록 날이 서고 있다. 민주당은 한나라당이 제안한 ‘25일까지 잠정휴업’을 국회의장의 직권상정을 위한 명분쌓기로 받아들이고 있다.때문에 민주당은 22일 예정된 국회 11개 상임위 일정을 거부하고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와 정무위,행정안전위 등 쟁점 상임위에 대한 점거를 풀지 않았다. 민주당은 ‘국회 정상화’라는 전제로 국회 파행에 대한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의 사과 및 재발방지 약속을 내걸었다. 특히 입법전쟁의 주 전선을 청와대와의 대결에 맞추는데 주력하고 있다.이날 지도부의 메시지도 ‘반(反) 이명박’임을 분명히 했다. 정세균 대표가 문방위 회의장 앞에서 열린 비상의원총회에서 “한나라당의 일방통행 배후에는 이명박 대통령이 있다.대통령은 국회에서 손 떼라.”라고 주문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정 대표는 아예 이 대통령을 “한나라당의 당수”라고 표현했다. 민주당은 당초 한나라당 홍준표 원내대표가 법안의 단계별 처리 방침을 밝혔지만 이 대통령과 박희태 대표의 당청회동 뒤 강행 처리로 선회한 것을 두고 청와대의 개입을 확신하는 분위기다.입법전쟁의 키를 이 대통령이 쥐고 있다는 것이다.따라서 여야가 숨고르기에 들어갔지만 연말까지 법안을 처리하겠다는 한나라당의 입장이 드러난 만큼 휴전협정 자체가 의미없다고 판단할 수 있다.이 대통령을 직접 겨냥한 경고 메시지는 사전 압박용으로도 들린다. 원내 핵심 관계자는 “한나라당이 날치기 처리하더라도 여론에 호소할 수 있는 명분을 줘야 하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원혜영 원내대표가 의원총회에서 “야당을 대화의 파트너로 인정하라.”고 주문한 것도 이같은 기류를 반영한다. 여기엔 국회 파행과 여론 악화에 따른 부담도 작용하고 있다.만에 하나 한나라당이 법안을 강행처리한다면 그야말로 엎친 데 덮친 격이다.야당으로서 명분도 실리도 다 잃을 수 있다.민주당으로선 이 대통령에게 주파수를 맞추게 되면 정쟁의 책임론에서 비껴갈 수 있고,청와대의 강경 드라이브에도 부담을 줄 수 있다는 계산을 할 법하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선진 ‘실속 찾기’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극한 대치로 국회가 파행을 거듭하고 있지만 ‘캐스팅보트’를 쥔 자유선진당은 오히려 느긋한 입장이다.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타협의 기미를 보이지 못하면서 선진당의 협조가 각 당에 ‘명분’을 부여하는 주요 기준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을 반영하듯 선진당은 쟁점 사안별로 여론의 방향에 따라 유연하게 입장을 정리하면서 민심을 파고들고 있다. 이회창 총재는 지난 21일 긴급 기자간담회에서 한나라당의 법안 심사 강행과 민주당의 폭력 저지를 싸잡아 비판하고 양당의 사과와 한나라당의 법안 일방처리 재고,상임위 정상화 등을 중재안으로 제시했다.때마침 한나라당은 25일까지 법안 심사 일정을 연기하고 민주당과 대화에 나서겠다고 밝혔다.김정권 원내대변인도 22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 총재의 중재안에 공감하는 부분이 많다.”며 긍정적인 답변을 내놓았다. 선진당은 쟁점 법안 처리 문제에서도 정쟁에 휘말리지 않고 국민의 여론을 봐가면서 당론을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선진당 핵심 관계자는 “경제활성화를 위해 우선 처리가 시급한 민생법안 등에 대해서는 정부와 한나라당의 손을 들어 주겠지만 출총제 등 불필요한 갈등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은 법안은 오히려 민주당과 의견을 같이 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사안에 따라 어느 당과도 공조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구동회기자 kugija@seoul.co.kr [서울신문 다른 기사 보러가기] “한나라 쟁점법안 직권상정 논의” 국토해양위 문건 파문 ’국회 난장판’ 온라인게임으로 패러디한 네티즌의 센스
  • [李대통령 취임 6개월] 공약이행 점검해 보니

    [李대통령 취임 6개월] 공약이행 점검해 보니

    ■ 경제공약 어떻게 됐나 이명박 대통령의 당선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은 뭐니뭐니해도 ‘경제 살리기’에 대한 국민들의 높은 기대감이었다. 그 분위기는 지난 4·9 총선까지 이어져 여당이 기록적인 압승을 거두는 원동력이 됐다. 그러나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다고 했던가. 취임 6개월이 지난 현재, 대통령 스스로 공언했던 ‘경제대통령’의 이미지는 찾아보기 힘들다. 여당 내부에서조차 무리한 목표설정과 정책판단 미스에 대해 비판이 나오고 있다. ●대외악재와 정책미스의 결합 이 대통령 입장에서 정권 출범 초기의 불운을 탓할 대목이 있음은 분명하다. 원유·광물 등 원자재의 전세계적인 급등과 이로 인한 10년래 최고의 물가 오름세, 미국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 등으로 인한 금융불안, 미국·유럽·일본 등 선진국 경기의 하강 등이 왜 하필 이때 나타나느냐는 탓을 해볼 수는 있다. 그러나 물가상승을 부채질한 고환율 정책,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둘러싼 잘못된 상황판단 등은 정권에 대한 지지도 하락과 신뢰도 추락으로 이어져 정책 전반의 추진력 상실을 부채질했다. ●연간 7% 경제성장률 달성 이른바 ‘747 플랜’(매년 7% 성장,10년 내 국민소득 4만달러,10년 내 7대 강국)으로 대표되는 성장목표는 안팎의 악재 속에 출발부터 공수표가 돼 버렸다. 대통령 스스로 지난 18일 공개된 미국 ‘야후’와의 인터뷰에서 “(747은)10년 내에 이룰 수 있는 목표”라고 말했다. 올해는 물론이고 내년, 후년에도 자신할 수 없다는 얘기다. 한국은행이 생각하는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4.5% 이하다. 일자리도 대선공약에서 밝힌 연간 60만개 확대는커녕 올해 연간목표인 20만개도 버거운 상태다. 지난달 일자리는 전년 동월 대비 15만 3000개 증가에 그쳤다. ●한반도 대운하 건설 한반도 대운하 건설은 좌초한 상태다. 대운하특별법 제정 추진 등 한때 발빠른 움직임을 보였으나 국민들의 강한 반대와 촛불정국 등이 맞물리면서 사실상 용도폐기됐다. 지난 19일 여당의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소 소장 김성조 의원은 “당에서도, 정부에서도 대운하는 전혀 추진을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재확인했다. ●공공부문 개혁 공기업 민영화도 추진동력이 약화됐다. 정부 출범 초기에는 60∼70개의 공기업이 민영화 대상으로 거론됐지만 지난 11일 발표된 정부의 1차 선진화 계획에서는 공적자금 투입기업 14개를 포함해 27개에 불과했다. 앞으로 2,3차 계획에도 민영화 대상 기업의 수가 많지 않을 것임을 감안하면 민영화 대상은 당초의 절반 수준으로 줄어드는 셈이다. ●규제혁신과 감세 규제 혁신과 감세는 다른 부문보다는 비교적 공약 실천도가 높은 부분으로 평가된다. 앞으로 국회에서 서비스산업 활성화, 토지이용 규제 완화, 대기업 투자제한 철폐 등의 입법이 이루어질 예정이다. 그러나 수도권 규제 완화는 현 정부가 참여정부 균형발전 정책을 큰 틀에서 지속하기로 함에 따라 뒷전으로 밀리는 형국이 됐다. 현재 국회에는 법인세율 인하, 연구개발 시설투자에 대한 세액공제율 확대, 유류세 탄력 인하율 확대 등 내용을 담은 법 개정안들이 제출돼 있다. 종부세는 올해 손대지 않고 양도세는 시장 파급효과를 감안해 신중하게 인하를 검토하는 쪽으로 추진되고 있다. 김태균기자 windsea@seoul.co.kr ■ 각종 지표 변화는 5개월만에 물가상승률 3.6%→5.9%로 새 정부는 지난 6개월 동안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에 따른 글로벌 신용경색과 원자재가 상승, 그에 따른 국제 경기 하락에 시달렸다. 그러나 방향을 잘못 잡아 배가 더욱 흔들리는 상황을 맞았다는 비판도 나온다. 21일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 등에 따르면 서민 생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물가상승률은 지난 2월 3.6%에서 7월 5.9%로 껑충 뛰었다. 한은의 물가 목표 범위인 3.5%를 훌쩍 넘어섰다. 고물가 시대의 주 원인은 국제유가가 큰 폭으로 올랐기 때문. 이명박 대통령의 취임일인 2월25일 배럴당 92.21달러였던 두바이유 가격은 20일 기준 110.70달러로 치솟았다. 그러나 실용정부는 고유가 추세를 내다보지 못한 채 ‘고성장’ 구호에 매달리면서 고환율 정책이라는 ‘헛발질’을 했다. 취임 당시 949.90원이었던 원·달러 환율은 21일 1054.90원으로 11%나 올랐다. 이는 고스란히 물가 폭등으로 이어졌다. 연 30만개 일자리 창출이라는 출범 당시 실용정부의 구호 역시 약발이 다한 분위기다.2월 21만명 수준이던 신규 일자리 숫자는 지난달 15만 3000명으로 뚝 떨어졌다. 투자 활성화를 위해 법인세 인하와 규제 완화 등을 했지만 이는 일자리의 원천인 중소기업이나 서비스산업이 아닌 ‘대기업 프렌들리’ 정책이었기 때문이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외교안보 대북 정책 시행착오로 관계 냉랭 한·미공조 美 쇠고기 등으로 흔들 지난 6개월 이명박 정부의 외교안보정책 성적표는 초라하기 짝이 없어 보인다. 이명박 대통령이 대선후보 시절부터 내놓았던 외교안보 공약인 ‘MB독트린’과 대북 정책인 ‘비핵·개방·3000’구상은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며 수정·보완돼야 할 상황에 처했다. MB독트린이 제시한 한국외교의 7대 과제와 원칙은 큰 틀에서는 이상적이었으나 추진 과정에서 지난 정부와 무조건 달라야 한다는 ‘노무현과는 반대’기조가 강하게 작용했고, 내실 없는 실용주의까지 더해져 실책을 연발했다는 평가를 듣고 있다. 이는 청와대와 외교통상부, 통일부 등 외교안보라인에 대한 질책으로 이어졌다. MB독트린은 비핵·개방·3000으로 대변되는 전략적 대북 개방정책과 ▲국익을 바탕으로 한 실리외교 ▲한·미동맹 발전 ▲아시아 외교 확대 ▲기여 외교 강화▲문화 코리아 지향 등을 담고 있다. 이 중 비핵·개방·3000은 대북 정책을 남북 관계보다 북핵 문제와 연계시켜 현실성이 없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특히 새 정부 출범 후 6·15,10·4선언 이행 여부를 둘러싼 갈등으로 남북 관계가 단절된 데다가 금강산 관광객 피살사건까지 발생하자 비핵·개방·3000만 앞세워온 정부의 정책 부재가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통일부는 비핵·개방·3000이 허울뿐인 공약(空約)이라는 비판에 직면하자 최근 자료집을 통해 3단계 이행계획을 밝혔으나 실현 가능성은 불투명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한·미 관계 복원과 한·일 관계 개선, 한·미·일 공조 강화 등 지난 정부와 다른 방향의 ‘실리 외교’는 미국산 쇠고기 개방 파동과 일본 교과서의 독도 영유권 명기 문제 등으로 뒤통수를 맞고 원칙부터 재정립해야 할 상황에 직면했다. 특히 이른바 4강(强) 외교에 치우치다 보니 아시아 외교와 기여 외교, 에너지 외교 확대는 아직까지 시동도 걸지 못하고 있다. 기여 외교와 관련, 정부는 최근 공적개발원조(ODA) 규모를 지난해 말 1인당 국민소득(GNI) 대비 0.07%에서 2015년까지 0.25%로 확대하는 계획을 마련했다. 그러나 국가 위상을 고려할 때 ODA나 유엔 평화유지활동(PKO) 등 기여 외교에 더욱 힘써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백진현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대북 정책과 외교 정책을 재정립하고 4강에서 벗어나 외교 다변화를 꾀해야 한다.”며 “과거 소극적 패러다임에서 벗어나 자신감을 가져야 선진 외교를 이룰 수 있다.”고 말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10개 시·도, 한전에 부과 재추진

    10개 시·도, 한전에 부과 재추진

    충남도 등 전국 10개 시·도가 화력발전소에 지방세인 지역개발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재추진하고 나섰다. 한전은 “수용하기 어렵다.”고 반발한다. 15일 충남도에 따르면 민주당 우윤근(전남 광양) 의원이 지난달 말 화력에 지역개발세를 물리는 지방세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고, 선진당 류근찬 의원(충남 보령) 등 국회의원 4명이 화력발전소가 있는 시·도의 요청에 따라 추가 발의를 추진하고 있다. 10개 시·도 관계자들도 다음달 모임을 갖고 국회 행안위와 법사위 등을 찾아가 법안 통과를 위해 활동을 벌인다. 해당 시·도지사도 오는 10월 법사위 등을 방문, 협조를 요청하기로 했다. ●충남 등 환경·관광 수입 피해보상 주장 이들은 수력 및 원자력발전소와의 과세 형평성을 내세우며 지역개발세로 당 0.5원을 물리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이 비율이 적용되면 충남도는 연간 600억원, 경남도는 250억원, 인천시는 213억원의 지역개발세를 각각 거둬들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법안이 제출되면 행안위 등에서 10월쯤 논의된다. 이 법안은 지난 17대 국회에서 발의됐다가 폐기됐다. 충남도 등은 “수력과 원자력에는 지역개발세를 부과하는데 화력은 왜 물리지 않느냐.”고 주장한다. 수력은 1992년부터 10㎡당 2원, 원자력은 2006년부터 당 0.5원을 각각 부과하고 있다. 국내 전기 생산량은 화력이 민간을 포함,26만 5889Gwh(64.2%)로 가장 많고 원자력 14만 2937Gwh로 34.5%, 수력 5042Gwh로 1.2%이다. 이들은 또 환경피해가 크다면서 오염자 부담원칙을 내세우고 있다. 충남도 관계자는 “사업자 한전의 반대가 크지만 최대 수요자인 서울시에서도 이 법안 추진에 뜨뜻미지근하다.”고 말했다. 충남에서 생산되는 전기의 70%가 수도권으로 공급되고 있다. 경기, 인천은 화력발전소가 많지만 서울은 일제 때 건설된 국내 첫 마포화력만 위치해 있다. ●한전 “입법예고 땐 헌법소원 불사” 연료수입 편의를 위해 해안 절벽 등에 발전소를 지어 뛰어난 경관을 활용하기 못하는데 따른 관광수입희생 보상차원에서도 지역개발세 부과가 이뤄져야 한다고 지자체들은 주장하고 있다. 한전 측은 “수력은 지역자원인 자연을 이용하는 탓에, 원자력은 방폐장 유치를 꺼려 정책적으로 개발세를 납부하지만 화력은 자치단체로부터 행정지원만 받는다.”고 과세추진을 반박했다. 환경 피해와 관련해서도 “대기환경보전법 등의 오염 배출량에 규제를 받아 환경오염을 유발하지 않는다.”고 부인했다. 또 기준치를 초과하면 공해배출부과금을 내 지역개발세 부과시 이중과세가 된다면서 강력 반발하고 있다. 한전 구조조정처 유지광 과장은 “다른 기업이나 경유차 등은 빼고 공기업에만 과세하려는 것은 형평성에 안 맞는 행정편의주의”라며 “지역개발세 부과시 전기료도 올라 결국 국민 부담과 물가상승이 커진다.”고 비난했다. 유 과장은 “한전의 연간 순익이 2조원에 이르지만 정부배당금과 설비투자비가 만만치 않은 데다 고유가가 지속돼 올해 처음 적자가 났다.”면서 “화력에 대한 개발세 부과가 입법예고되면 헌법소원도 불사하겠다.”고 밝혔다. 충남도 관계자는 “한전이 화력에 대한 과세를 강하게 반발하는 것은 나중에 조력과 풍력까지 적용되는 것을 우려해서”라며 “관련 시·도들과 공조, 내년부터 반드시 지역개발세가 부과될 수 있도록 해서 환경정화 및 낙후지역 개발에 투자하겠다.”고 말했다. 대전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종교편향 시정을… 불교계 연대 ‘합장’

    최근 시국과 관련한 불교계의 반발 움직임이 스님, 신도, 종무원 등 전방위로 확산되고 있다. 불교계는 특히 ‘쇠고기 정국’과 맞물린 시국 집회와 별도로 이른바 정부의 불교계를 향한 ‘종교편향’에 강도 높은 불만을 쏟아내며 범불교 연대운동에 돌입해 관심이 쏠린다. 종교평화위원회를 비롯한 조계종 산하 20여개 포교·신도단체로 구성된 ‘종교편향 종식 불교연석회의’(연석회의)는 3일 최근 잇따른 종교편향 사건에 대한 정부 관계자들의 문책 요구와 함께 정부의 근본대책이 있을 때까지 연석회의 활동을 범국민 운동으로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연석회의는 특히 4일 시국법회를 시작으로 천태종, 태고종 등 다른 불교종단들과 협의체를 구성, 연대하기로 해 귀추가 주목된다. 이에 앞서 지난달 25일 조계종 최고입법기구인 중앙종회 초선 의원들은 조계종 총무원을 비롯한 관련 기관에 대해 공공조직과 고위공직자들의 종교편향 행위에 강력히 대처할 것을 촉구했다. 조계종 영남권 본말사 주지 일동도 2일 성명을 발표,“공직을 이용한 종교편향 행위를 즉각 중지할 것”을 정부에 요구했다. 여기에 조계종 중앙종무기관 직원들의 모임인 원우회는 이례적으로 4일 이명박 정부의 종교편향을 종식시키기 위한 운동에 가세하고 나섰다. 불교계가 4일 시청앞 광장에서 시국법회를 연 것은 종교계에서도 예사롭지 않게 받아들일 만큼 드문 일. 불교계는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를 비롯한 보수 기독교단체가 시국 관련 사안이 터질 때마다 대형 집회를 가졌던 것과는 달리 집단행동을 자제해 왔다.이같은 관행을 깨고 스님, 신도들이 동참하는 대형 거리집회를 시작으로 연대 움직임에 돌입한 것은 그동안 쌓여온 불만이 폭발한 것으로 불교계는 보고 있다. 실제로 불교계는 지난해 변양균·신정아 사태 이후 불교계 핵심 인사들에 대한 검찰수사 등 대응 방침을 ‘불교 탄압’으로 규정할 만큼 크게 반발해 왔다. 불교계에 불리한 기사를 실었던 보수 일간지에 대한 구독거부가 전국 사찰을 중심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여기에 이명박 정권 출범 이후 잇따라 터진 종교편향 사건들이 결국 집단행동을 불러왔다는 것이다. 불교계는 국토해양부에서 제작한 지도에 주요 사찰들이 삭제된 것과 경찰청 공문의 ‘경찰복음화 대성회’ 참석 독려 포스터, 각급 학교에서의 기독교 교육 강요를 종교편향 행위로 여긴 채 좌시하지 않겠다며 별러 왔다. 지난 1일 서울광장 시국법회와 관련해 조계종 방문 길에 나섰던 한승수 총리가 시국법회 추진위의 반발로 발걸음을 돌린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4일 시청앞 시국법회에서도 예상대로 종교편향을 규탄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불교계는 4일 시국법회를 마친 뒤 “종교편향 종식 연석회의를 중심으로 공무원의 종교적 중립을 감시하는 활동에 주력하겠다.”며 정부의 대응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정부가 ▲정부 차원의 공개참회 및 대국민 사과 ▲종교편향 행위를 자행한 공직자 참회와 사퇴 ▲공무원의 종교편향 근절을 위한 법 개정 및 주의 훈령시행 보장 등 강도 높은 요구를 얼마나 수용할 수 있을지 결과가 주목된다.김성호 문화전문기자 kimus@seoul.co.kr
  • 국회 개원 다시 ‘안개속으로’

    국회 개원 다시 ‘안개속으로’

    18대 국회 개원을 향해 순항하는 듯했던 여야가 24일 다시 반대 방향으로 뱃머리를 돌렸다. 정부와 한나라당이 미국산 쇠고기 수입위생조건 장관고시를 이번 주 안에 하겠다고 동의한 게 암초로 작용했다. 한나라당 홍준표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이번 주에 관보를 통해 장관고시를 하는 것으로 안다.”면서 “고시를 한번 유보한 전력이 있어 마냥 늦출 경우 한·미 통상마찰이 극심해진다는 우려가 있다고 정부가 전달해 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고시가 관보에 게재되기 전에 쇠고기 문제 안전을 담보할 만한 검역지침이라든지 원산지 표시 의무화 방안 등을 충실히 보완해 안전장치를 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野는 정치파업 중단하라” 홍 원내대표는 또 야권이 ‘광우병 예방 특별법’ 제정과 국정조사 등을 주장한데 대해 “가축 전염병 예방법도 다 풀어 놨는데, 같은 내용을 주장하면서 광우병 예방 특별법을 만들자고 한다. 두 개가 뭐가 다른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그는 “이런 식으로 정치 파업으로 나가면 국민이 걱정한다.”고 말했다. 조윤선 대변인은 논평에서 “야 3당이 정부의 협상 결과를 폄하하며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하려다 보니 임시방편으로 어정쩡한 말맞추기 공세를 한 인상이 강하다. 야당이 변색되고 꺼져가는 촛불의 눈치를 보며 국회 밖을 맴도는 것은 국민을 불안하게 하고 어려운 민생을 외면하는 일”이라며 야당에 등원을 촉구했다. 정부와 한나라당이 장관고시 시점을 놓고 카운트 다운에 들어가자 이번 주 중에 등원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던 통합민주당에 다시 등원거부 기류가 흘렀다. 당내에서는 정부가 고시를 강행한다면, 이달 중 등원이 사실상 물건너갈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민주 등원론자 입지 크게 약화 민주당 원혜영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표단 회의에서 “정부와 여당이 고시의 관보 게재를 금주내 강행하는 것은 국민과 야당에 대한 선전포고”라며 “국민들이 납득하기 전까지 서두르지 않겠다고 하던 방침을 불과 하룻밤 만에 번복했다.”고 비난했다. 원 원내대표는 “이 같은 정부와 여당의 입장변화는 7월초 방한을 앞둔 미국 부시 대통령에게 제2의 선물을 주려는 것 아닌가 하는 의혹이 든다.”며 “지난 1차 협상이 정상회담을 위한 선물이었다면 이번 고시강행은 2차회담을 위한 선물”이라고 주장했다. 최인기 정책위의장은 절차적인 하자를 지적했다. 최 의장은 “이번 추가협상은 분명히 당초 4월18일 체결된 쇠고기 위생협정과는 현격한 차이가 있어 입법예고를 다시 하고 여론수렴 절차를 다시 밟아야 한다.”며 “행정절차를 무시하고 고시를 강행하는 것은 독선과 오만”이라고 강조했다. 당 관계자는 “정부가 고시강행 방침을 밝히면서 등원론자들의 입지는 크게 좁아진 상태”라며 “이대로 가면 민주당으로서는 장외 투쟁 이외의 다른 선택이 없는 게 아니냐.”고 반문했다. ●등원 기류 선진당도 비판 일단 등원을 해야 한다는 원칙에 변함이 없는 자유선진당도 고시 관보게재 결정에 대해서는 비판 논평을 내놓았다. 이념적 이질감을 극복하고 미 쇠고기 문제를 사이에 둔 야3당의 공조가 단단해지는 분위기다. 선진당 박선영 대변인은 “검역주권도 회복하지 못하고 국민의 건강권도 지켜 내지 못한 추가협상을 90점 이상이라고 자화자찬하더니 이제는 국민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고시를 강행할 태세”라면서 “고시강행으로 거리의 정치가 재연되는 불행한 결과가 초래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논평했다. 이종락 홍희경기자 jrlee@seoul.co.kr
  • [광우병 논란 각국 대처 어떻게] 광우병 발원지 EU의 대처법은

    |파리 이종수특파원|광우병의 발원지인 유럽은 관리 시스템을 잘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유럽연합(EU) 차원에서 1989년 회원국들과 공조체제를 이뤄 광우병에 적극 대응하면서 발생 횟수가 줄어들고 있다. 지난해 말 세계보건기구(WHO)가 발표한 유럽의 광우병 발생 현황에 따르면 영국이 18만 3000여건으로 가장 많았다. 아일랜드와 프랑스가 각각 1353건,900여건으로 뒤를 이었다. 이밖에 포르투갈(875건) 스위스(453건) 스페인(412건) 독일(312건) 이탈리아(117건) 벨기에(125건) 네덜란드(75건) 등지서도 광우병이 발생했다. 인간 광우병 발병사례도 영국이 163건으로 가장 많았고, 프랑스 11건, 아일랜드 4건, 포르투갈·스페인 각 2건, 이탈리아 1건 등이다. 광우병은 1985년 영국에서 처음 발견된 뒤 인근 서유럽 전체로 확산되는 양상을 보였다. 그러나 EU가 ▲입법 강화 ▲검사·통제 강화 ▲상시 모니터링 등 강력한 대책을 마련하면서 2003년부터는 대폭 줄고 있다는 평가다. 최근 광우병이 발생한 나라는 스페인이다. 지난해 12월과 지난 2월에 인간 광우병으로 2명이 숨지자 2000년 광우병 사태가 재연될지 모른다는 우려가 나왔다. 그러나 당국은 도축되는 모든 쇠고기의 점검과 유통을 통제한다고 발표하면서 진화에 나섰다. ‘광우병 발생지’라는 오명을 안고 있는 영국은 처음 광우병이 발견됐을 당시는 늑장 대응으로 비판을 받았다. 그러나 1988년부터 광우병에 걸린 모든 소를 도살했다. 이듬해에는 소의 뇌와 척수, 비장, 편도선 등 모든 내장에 대해 식용금지 처분을 내리며 ‘오명 씻기’에 나섰다. 이어 1996년 광우병 쇠고기를 먹으면 인간광우병에 걸릴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진 뒤 영국 정부는 철저한 방역·보건 대책을 발표했다. 특히 인간광우병이 수혈이나 수술장비로 감염될 수 있다는 과학자들의 주장이 나오자 1999년 이래 수혈용 혈액에서 감염경로가 될 가능성이 큰 백혈구를 제거하기도 했다. 또 보건부는 2억 파운드를 들여 외과 수술장비를 소독하기도 했다. 프랑스의 경우 2000년 대형 유통업체에서 광우병 감염 우려가 있는 쇠고기를 유통시켰다는 사실이 공개되면서 큰 소동이 벌어졌다. 당시 프랑스 정부는 ▲쇠고기 전량 리콜 ▲쇠고기 제품 판매 금지 ▲학교 식단에서 쇠고기 제외 등 강력한 조치를 취했다. 이후 EU의 조치에 맞춰 광우병 감염원으로 추정되는 동물성 사료의 유통을 금지하는 등 중·장기 처방과 대책을 발표했다. 구체적으로 24개월 이상된 소의 경우 도살하기 전에 광우병 병력과 진단을 반드시 받아야 한다. 당국의 관리 강화에 힘입어 광우병 확인 사례는 2001년 274건, 2002년 239건,2003년 137건 등으로 줄어들었다. vielee@seoul.co.kr
  • [이명박 시대-정책 과제] ‘중임제’ 신중…북핵등 숙제

    [이명박 시대-정책 과제] ‘중임제’ 신중…북핵등 숙제

    이명박 제17대 대통령 당선자에게는 승리의 환희를 충분히 맛보기도 전에 무겁게 누르는 과제들이 산적해 있다. 정치 분야를 비롯, 외교·통일, 경제·산업, 교육·노동, 환경·복지, 문화·체육 등 분야별로 5년간 새 대통령이 추진해야 할 과제를 제시하고 나아갈 방향을 가늠해 본다. ■ 정치 이명박 당선자는 정치 개혁과 관련해 산적한 과제를 안고 있다. 대선 기간 대부분의 후보들이 대통령 4년 중임제를 비롯한 개헌을 공약으로 내세운 점을 감안할 때 이 부분에 대한 입장 정리가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또한 당장 4개월 뒤에 17대 총선이 예정돼 있어 정권 초기 정치 부문의 비효율을 없애는 개혁적인 모습을 보여야 안정적인 의석수를 확보할 수도 있다. 참여정부에서 방만하게 팽창한 정부조직에 대해 손을 봐야 하는 문제도 이 당선자가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과제다. 이 당선자는 정치 개혁과 관련해 현행 제도를 마구잡이식으로 손대지 않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개헌 시기에 대해서도 대선과 총선, 지방선거의 시기 조정 문제를 고려해야 한다는 자세다.4년 중임 정·부통령제, 의원내각제, 이원집정부제 등 다양한 형태의 권력구조에 대한 논의를 대통령 취임과 동시에 시작할 수도 있지만 결정은 신중하게 내리겠다는 의도다. 국회의원 선거구제와 의원 정수, 비례대표 의원 비율 등은 현 수준에 눈높이를 맞추고 있다. 의원 수는 정치적 합의가 가능하다면 소폭 줄일 수 있다는 견해다. 중·대선거구제는 정당 간 정책대결을 희석시킨다는 점에서 반대한다. 이 당선자는 청와대 업무 개편에 대해서는 강한 의지를 갖고 있다. 청와대는 국가 전체 경영에 대한 방향 설정과 기획 업무만 담당하고 국무총리와 행정부에 조정·집행 기능을 맡긴다는 구상이다. 중앙행정기관을 ‘대부처(大部處) 대국(大局)체제’로 개편하는 등 대대적인 부처 통폐합을 실시하겠다는 의지도 피력하고 있다. 현재 56개인 중앙행정기관(18부,4처,17청, 기타 17개)을 12∼13개로 통폐합하겠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말 현재 416개에 달하는 각종 위원회도 대폭 정비하겠다는 뜻을 밝히고 있다. 이종락기자 jrlee@seoul.co.kr ■ 외교·안보 제17대 새 대통령의 취임식이 열리는 2008년 2월25일 즈음에는 한반도 비핵화를 통한 평화 정착이라는 당면 과제가 더욱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 북핵 6자회담과 남북정상회담 등에 따른 후속조치를 이어감으로써 비핵화 실현과 남북관계 발전을 통해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이라는 절체절명의 과제를 해결해야 하는 상황인 것이다. 우선 6자회담을 통한 북한의 핵폐기 유도는 이명박 당선자 앞에 놓인 최대 숙제다. 특히 비핵화 2단계인 핵프로그램 신고가 난항을 겪고 있는 만큼, 앞으로 닥칠 고비를 잘 넘길 수 있도록 국제적 공조를 강화해야 한다. 지난 10월 7년 만에 남북정상회담이 열려 남북간 신뢰를 회복하고 경협 확대의 길을 열었으나 남북관계가 6자회담과 선순환적으로 돌아감으로써 불필요한 논란을 야기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특히 ‘퍼주기식’ 경협이 아니라 비핵화와 속도를 맞춰나가는 동시에 유연한 대북정책을 추진하는 것도 이 당선자가 고려해야 할 과제일 것이다. 비핵화 이행과 남북관계 발전이 담보돼야 남북정상회담 이후 논란을 빚었던 4자 정상회담 등을 통한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이 가능하다. 핵 불능화·신고를 넘어 핵폐기 단계에 들어갈 때 종전선언을 포함한 평화협정 체결을 위한 협상을 시작해야 한다. 이를 통해 핵폐기가 완료될 때 실질적인 평화체제 시대를 맞이하도록 준비해야 한다. 참여정부에서 상당한 불협화음을 보였던 한·미동맹 문제도 새 정부가 더욱 실리적으로 강화해야 한다. 이 당선자는 “남북간 최대 과제는 6자회담을 통한 핵폐기이며, 대북 지원은 유연하게 풀 것”이라며 “한·미동맹은 21세기 새로운 전략환경에 걸맞은 동맹관계로 강화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경제·산업 당선자 측은 경제문제 해결의 방점을 성장에 찍었다.7% 성장과 소득 4만달러 달성, 세계 7대 경제강국 진입이라는 ‘747’ 공약을 내세웠다. 출자총액제도 등 규제를 풀고 법인세 등 세금을 낮추는 한편 강경한 노사관계를 유연하게 바꾸겠다고 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세수 보전대책이나 기업의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구조조정을 도외시해선 곤란하다고 말한다. 경기를 부양하면 성장률을 높일 수 있을지 모르나 자원 배분을 왜곡시켜 장기적으로는 경제에 부담이 된다는 것. 금융연구원의 하준경 연구위원은 “가시적 성과에만 집착해 경제 정책에 무리수를 두면 부작용을 키울 수 있다.”고 했다. 부동산 정책기조의 변화에도 신중할 필요가 있다. 규제를 풀어 공급을 늘린다고 하자 시장은 벌써 들썩인다. 공약의 이행에 집착, 종합부동산세나 양도소득세를 완화하려 하면 대립과 반목에 빠지고 투기심리는 되살아날 가능성이 있다. 정덕구 전 산업자원부 장관은 “내년 경제가 하락할 가능성 때문에 사회간접자본(SOC) 등에 재정 투자를 늘릴 수가 있는데 이는 부동산·건설의 버블을 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신용경색과 중국의 버블붕괴 가능성은 시한폭탄과 다를 바 없다. 자칫 국내 금융시장의 경색으로 번지면 버블이 터지고 금융 부실과 소비 위축으로 ‘저성장 속의 인플레이션’을 맞을 수 있다. 금융권의 자생력을 높이는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국내 한 자산운용사 대표는 “시장 친화적 정책에 대한 기대가 높아 투자심리에는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 “하지만 지급준비율이나 콜금리를 낮추는 정책을 편다면 혼란에 휩싸일 것”이라고 말했다. 백문일 문소영기자 mip@seoul.co.kr ■ 교육·노동 새 정부에서 가장 큰 변화가 예상되는 분야 가운데 하나가 교육이다. 사교육비 경감과 대학 입시 등 국민적 관심이 가장 많이 쏠려 있기 때문이다. 특히 대학입시는 어떤 형식으로든 개선이 불가피해 보인다.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는 대학에 학생 선발의 자율권을 주는 등 관치를 철폐하겠다고 공언했다. 이에 따라 문민정부 시절인 1995년 5·31 교육개혁 이후 10년 넘게 유지되어 온 ‘3불(不)’ 정책이 단계적으로 폐기될 것으로 전망된다. 대학 본고사를 시작으로 고교등급제와 기여입학제도 사실상 허용될 가능성이 높다. 최근 논란이 일고 있는 수능 등급제도 어떻게든 손질이 될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의 역할과 기구 축소 논의도 예상된다. 공교육 시스템에 대한 수술도 점쳐진다. 이 당선자의 공약대로 현재 자립형사립고에 해당하는 자율형 사립고 100곳을 설립하고, 낙후 지역에 기숙형 공립고 150곳을 세우면 30년 이상 유지되어 온 평준화 제도의 대수술도 불가피해 보인다. 노동분야는 참여정부와 마찬가지로 비정규직 문제를 둘러싼 갈등 해소에 행정력을 모아야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7월1일 비정규직보호법이 시행된 후 분야별로 정규직 전환이 진행되고 있으나 마찰음 또한 만만찮다. 특히 경영계의 협조가 따라주지 않는다면 민간분야의 비정규직 차별시정은 더딜 수밖에 없어 노동시장의 불안요인이 될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다 새 정부 들어 직권중재제도 대신 필수공익사업장에 대한 필수유지업무제도의 연착륙과 특수고용형태근로종사자의 노동자성 인정문제의 입법화 여부가 중요 과제로 떠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동구 김재천기자 yidonggu@seoul.co.kr ■ 환경·복지 대표 공약을 실천에 옮기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파고가 너무 높다. 쏟아낸 공약 가운데 환경론자의 반대에 부딪치는 사업이 많다. 대운하건설 공약은 경제성을 따져 철회해야 한다는 주장도 만만치 않을 것이다. 공약을 실천에 옮기기에 앞서 환경과 개발의 조화를 꾀하는 솔로몬의 지혜가 필요하다. 대규모 개발사업은 섣부른 강행보다 환경·시민단체를 먼저 끌어안고 지역 주민의 참여와 이해가 우선돼야 한다. 해묵은 과제인 물관리·산림관리 일원화 등 정치적 성격의 과제는 쉽게 풀릴 것으로 전망된다. 기후변화 적응 노력 및 온실가스 감축 정책에 강력한 드라이브도 걸릴 것으로 보인다. 복지분야에서는 성장과 분배의 적절한 조화가 요구된다. 서민 건강을 위해 의료 사각지대를 없애고 의료기관 이용 문턱을 낮추는 정책이 필요하다. 불안하게 덜컹대고 있는 국민연금제도를 조기에 안정시키고 비전을 제시해 국민들의 불안을 잠재우는 것도 시급한 과제다. 어린이 건강을 책임지고 안전한 먹거리 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한 꼼꼼한 정책도 내놔야 한다. 저출산·고령화사회에 대비한 장기 비전과 재원 마련 방안은 집권 초기부터 강력하게 추진해야 임기 동안 어느 정도 효과를 볼 수 있다. 서민 복지 확충을 위한 국고 부담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 문화 세계최고 수준의 디지털 인프라를 바탕으로 IT활용도를 높이고, 문화 콘텐츠를 ‘창조산업’으로 연결시켜 영상, 게임, 음악, 방송 등이 세계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예산과 행정지원을 강화한다는 게 주요 공약내용. 그러나 현재로선 핵심공약들이 선언적 수준에 머물러 있다는 지적들이 나온다. 서울시장 재임시절 한강 노들섬 오페라하우스 건립 무산의 전례가 있듯 ‘밀어붙이기식’ 가시적 성과보다는 장기적인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문화정책의 무게중심을 둬야 한다는 게 문화계의 바람이다. 기초 순수예술에 대한 지원 노력이 보다 강화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 체육 이명박 당선자는 현행 학교운동부를 스포츠클럽으로 단계적으로 전환, 체육특기자제도를 점진적으로 폐지하는 대신 가산점을 부여하는 방안과 국민체육진흥기금을 종자돈 삼아 국가 차원의 스포츠펀드 조성 및 스포츠마케팅회사 설립 방안을 체육분야의 주요 공약으로 제시했다. 장기적으로는 엘리트 위주의 체육정책이 생활체육으로 전환돼야 하겠지만 스포츠클럽이 활성화되지 않은 상태에서 체육특기자제도를 폐지할 경우 상당한 혼란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또 국가 차원의 스포츠펀드와 스포츠마케팅회사를 설립할 경우, 기존 국민체육진흥공단과의 관계 설정이 또 다른 해결과제로 남을 수밖에 없다. ■ 당선자에게 바란다 ●손경식(68·대한상공회의소 회장) 경제성장률을 더 높일 수 있는 정책을 적극적으로 펼치고 특히 성장의 원동력인 투자가 활발해질 수 있도록 규제완화와 노사관계의 안정 등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주기 바란다. 우리 경제가 투자부진과 새로운 성장동력의 부재, 중소기업과 지방경제의 위축 장기화 등으로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다는 점을 직시해 취임과 동시에 투자확대와 경제활력 진작을 위한 대책을 마련하기를 희망한다. ●심재명(44·MK픽쳐스 대표이사) 2007년은 유독 스크린 쿼터 축소와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의 공세 등 한국영화의 위기론이 크게 대두된 한 해였다. 이런 산재된 문제들을 한꺼번에 해결한다고 무리하게 제도를 고치거나 지원을 하는 등 급격한 변화를 주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문화 콘텐츠에 대해 경제적 잣대나 산업논리로만 바라보는 시각이 많이 있었다. 당선자는 과욕을 부리기보다 합리적인 대안을 제시해 내실을 다졌으면 한다. ●이응주(32·건설노동자) 공약에 내세운 것처럼 침체된 경제를 살려서 내가 할 일거리도 늘어나고 다른 일자리도 많아지도록 해달라. 수치상으로 경제가 좋아진다고 해도, 서민들에게는 일자리가 늘어나고, 일거리가 많아지는 게 경제가 좋아지는 것이다. 건설현장에서 일하다 다친 분들에 대한 산재보상처리 등 노동자의 복지가 부족한 것 같다. 땀 흘려 일하고 싶어 하는 사람이 대우받고, 꿈을 키워 나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새 대통령이 할 몫이다. ●이겸(19·명지전문대 실용음악과) 비정상적으로 높게 책정돼 있는 대학 등록금을 낮출 수 있는 구체적 대책을 마련했으면 좋겠다. 세금을 내지 않는 종교단체에 적정한 세금을 부과해 재원을 마련하면 될 것 같다. 광주에서 올라와 서울에서 혼자 살다 보니 아르바이트를 할 때가 많은데 업주들이 최저임금도 주지 않고, 그것마저 체불하는 경우도 다반사다. 불쌍한 아르바이트생들이 더 이상 피해를 보지 않도록 제도적 대책을 수립해 달라. ●선한승(55·한국노동교육원장) 참여정부가 사회통합적 노사정책을 추구했다면 새 정부는 친기업적인 노사정책으로 변화될 것으로 점쳐진다. 하지만 급격한 변화는 역효과를 낳을 수 있다. 참여정부를 거치면서 노동계의 목소리는 많이 높아졌다. 비정규직보호법을 비롯한 노동계의 숙원들이 많이 해소됐다. 또 공공부문의 갈등도 예측 된다. 새 정부는 노사안정을 중요시하면서 연착륙할 수 있는 노동정책의 점진적인 변화가 필요하다. ●박해란(43·주부) 내 아들은 이른바 ‘저주받은 89년생’이다. 새 대통령이 현실성 없는 교육개혁을 떠들기보다는 학생들과 학부모의 고통을 조금이라도 덜어주는 방안이 무엇인지 고민했으면 한다. 새 대통령은 서민들이 무엇 때문에 힘들어하고, 정치권을 싫어하게 된 이유가 뭔지를 알아야 한다. 지방(경남 김해)에 사는 입장에서 서울로 가지 않으면 먹고 살 길이 없다고 젊은이들은 느끼고 있다. 지역 간 격차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해야 할 것이다. ●구본무(62·LG그룹 회장) 우리 경제의 최우선 과제 중 하나가 성장 활력을 높여야 한다는 측면에서 당선자께서는 안팎의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다는 확신과 비전을 국민들에게 심어주기를 바란다. 면밀한 정책대응을 통해 안정적 경제 운영을 기대한다. 중장기적으로는 새국가 성장동력 창출을 위해 규제 개혁, 투자환경 개선 등 혁신을 촉진하는 비즈니스 환경을 조성해 앞으로 5년이 선진국 도약의 결정적인 전기(轉機)가 될 수 있기를 기원한다. ●황병무 (68·국방대 명예교수) 평화정착과 국방력 발전이 선순환 구조를 갖게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안보정책은 여러 정부에서 기초를 다지고 레일을 깔았다. 정책의 연속성과 안정성을 해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변화를 추구해야 한다. 특히 대북·대미정책에서 변화가 필요한 부분은 조속히 부처간 조율을 마쳐 참여정부에서와 같은 불협화음이 나타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서해 북방한계선(NLL) 문제와 종전선언 문제가 현안으로 떠오를 것이다.
  • [선택 2007 D-12] 첫 TV토론회 쟁점별 중계

    [선택 2007 D-12] 첫 TV토론회 쟁점별 중계

    6일 대선 후보자들의 첫 합동 TV토론회에서는 예정된 정치·외교·안보·통일 분야의 주제 외에도 전날 검찰이 발표한 BBK 수사결과를 놓고 아슬아슬한 설전이 오갔다. 쟁점별로 토론회 내용을 중계한다. ■BBK 검찰수사 공방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 검찰 조사 결과에 의해 모든 것이 밝혀졌지만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송구하게 생각한다.2002년 김대업식 공작정치와 유사한 일이 일어나고 있다. 선진국처럼 정책대결로 국민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 정동영 후보는 검찰을 믿지 않는다고 했다. 사기꾼 말은 믿고 검찰은 안 믿는다는 것인가. 그 검찰을 누가 임명했나. 바로 정동영, 노무현 정부가 했다. 대한민국 검찰 못 믿겠다면 북조선 검찰이 수사한다면 믿겠단 말인가. ●무소속 이회창 후보 가장 중요한 것은 국가 지도자가 철학과 원칙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상황에 따라 (이명박 후보처럼)말을 바꾸면 안 된다. 이 자리에서 이렇게 말하고 저 자리에서 저렇게 말하는 건 무늬만 보수지, 보수가 아니다. 한 국가의 지도자는 신뢰와 정직으로 국민의 마음을 모을 수 있어야 한다. 이런 걸 얻지 못하는 지도자는 국민의 힘을 모을 수 없다.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 검찰이 이명박 후보를 세탁해주려고 했는지는 몰라도, 이 후보가 부패한 후보라는 사실은 변함이 없다. 이명박 후보는 범죄자와 동업했다. 이 후보는 사리사욕을 즐기기 위해 범죄자와 동업했는가, 아니면 동업하고 보니 범죄자였는가. 검찰은 참여정부가 국민의 품으로 돌려준 자율을 악용해 이명박 후보의 품에 안겼다. 진실은 생매장됐고, 사법정의가 실종됐다. ●민주노동당 권영길 후보 위장취업·위장전입·탈세·땅투기·거짓말·부도덕. 이런 사람은 대통령이 될 수 없다. 이명박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재벌과 부자, 귀족에게만 성공시대가 열리고, 서민에게는 통곡시대가 될 것이다. 이명박 후보의 ‘관기’,‘마사지걸’ 발언에 분노한 여성이 이명박 후보의 진정성을 믿을 수 있을지도 걱정된다. ●민주당 이인제 후보 유력 후보가 검찰 조사를 받고, 또 어떤 후보는 검찰 조사에 불복해 시위를 하고 있다. 이는 청와대에 들어가 국가를 지도할 분들의 모습은 절대 아니다. ■북핵·남북관계 ●권 후보 북핵 문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남북이 주도하면서 북·미 간의 갈등을 해결해야 한다. 정전 협정을 평화 협정으로 바꾸겠다. 군 복무 인원을 단축하고 국방 예산을 줄여서 75조원 무상교육을 실시할 것이다. ●이회창 후보 북핵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원칙과 효율적인 협상방법이 있어야 한다. 상호주의가 가장 중요하다. 원칙을 정하고 협조하지 않으면 불이익을 주는 것이 원칙있는 핵 해결법이다. ●이명박 후보 6자회담을 통하는 것이 유일한 해결책이다. 북핵 해결은 남북, 북·미 간 협상과 함께 할 필요가 있다. 대북정책은 현실적인 문제다. 인도적 지원은 물론 이산가족·국군포로·납북자 문제를 해결하겠다. ●정 후보 한·미 한·러관계를 강화하면서 평화협정을 이루겠다. 남북관계 발전은 지난 10년 민주정부가 만든 성과다. 북핵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한·미 공조, 북·미 공조, 남북 공조로 같이 가야 한다. ●이인제 후보 북핵문제는 평화적 원칙으로 6자회담 틀을 지켜나가면서 미·중·러·일과 공조를 강화하겠다. 남북정상회담에서 본격적인 의제로 해결하겠다. 정치 군사적 관계와 기타 문제는 분리해야 한다. ●문 후보 북핵문제 해결은 북·미 협정만이 길이다. 경제 협력이 병행돼야 한다. 북·미 수교와 함께 러시아와의 관계를 강화해서 에너지 안보협력기구 만들고 실질적으로 경제적 영향력을 이북까지 넓히는 계기를 통해 해결하겠다. ■한·미관계 ●정 후보 우리의 가장 중요한 외교 상대국은 미국이다. 한·미관계의 수준을 한차원 높여야 한다. 한반도의 지정학적 상황에서 나라의 위상 지켜가려면 한·미관계를 재정립해야 한다. 핵문제 해결을 위해 한·미 공조는 반드시 강화돼야 한다. ●이명박 후보 6자회담을 통해서 북한 핵문제를 해결하는 유일한 길이다. 이 자리에서 친미·반미 용어를 쓰고 있다. 이분법으로 가르는 것은 21세기 맞지 않다고 생각한다. 국익적 차원에서 생각해야 한다.(미국이) 경제적 문제나 안보에서 도움된다면 가까이 해야 한다. ●권 후보 한·미 일변도 외교에서 탈피하고 남북관계를 활성화해야 한다. 무엇보다 한·미 동맹이 바뀌어야 한다. 다자간 안보체제로 나가야 한다. 당당한 대한민국으로 가야 한다. 이라크 파병도 미국이 하라고 하니깐 노무현 대통령이 그대로 따라 한 것이다. ●이인제 후보 핵보유는 어마어마한 일이다. 한·미 공조가 아니라면 정치적 균형이 깨진다. 적절히 대응을 해야 한다. 인도적 지원 중단이 아니라 금강산 관광 같은 것을 일시 중단하면서 핵폐기에 대한 의지를 보여야 한다는 것이다. ●문 후보 우리는 북한의 핵폐기 문제에서 미국과 의사 소통에 소홀했다. 친미·반미가 중요한 것이 아니고 이제는 용미다. 국익을 위해 미국을 잘 활용하는 지도자가 필요하다고 본다. ●이회창 후보 미국이 햇볕정책으로 가고 있다는 말은 어처구니 없다. 미국은 철저히 상호주의로 가고 있다. 소위 연계된 상호주의다. 미국은 북한이 하나를 하면 거기에 따라 주겠다는 것이다. ■권력구조·개헌 ●이명박 후보 헌법 개정은 신중해야 한다. 개정을 반드시 해야 한다면 권력 구조만 갖고는 안 된다. 기왕 다룬다면 21세기 시대 정신에 맞는 여성·기본권·환경 문제 등이 종합적으로 검토 돼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정 후보 4년 중임제가 상식이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국민의 뜻이다. 더 중요한 것은 헌법 정신이 아직 다 뿌리가 내리지 않았다.(검찰권을)국민 품으로 돌려줬는데 검찰권이 이명박 후보 품으로 돌아간 것을 바로 잡는 게 더 급하다. ●이인제 후보 노태우 대통령에서 노무현 대통령까지 (임기) 1년 남기고 당에서 쫓겨나고 민심에서 고립됐다. 대통령제가 제왕적 대통령제라 그렇다. 그러나 지금은 다원화 사회다. 분권형 대통령제로 가야 한다. ●문 후보 4년 중임제가 옳다고 생각한다. 중앙정부가 갖고 있는 권한을 지방정부로 보내는 게 아주 중요하다. 헌법 개정은 비단 정치인들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기업 잘되기 위한 것, 국민 잘되기 위한 것, 지역 세계화를 위해서도 절실히 필요한 것이다. ●권 후보 4년 중임제 합리적 측면이 있다. 하지만 권력 구조 바꾼다고 국민의 삶이 달라지지 않는다. 특권 없는 서민 시대, 통합헌법 민생헌법을 내세운다. 부동산 토지 공개념 도입하고 평화·통일 헌법 만들자는 것이다. ●이회창 후보 50년 내다보는 그림을 그려야 한다. 연방제에 준하는 구조로 국가를 바꾸면 좋겠다. 중앙은 외교·국방만 맡고 지방에 행정·입법·사법권·경찰권·조세권 넘겨주고 지방이 싱가포르처럼 세계에서 경쟁하게 해야 한다. 구혜영 박지연 나길회 구동회기자 koohy@seoul.co.kr
  • EU 거대 단일유럽으로 뜨나

    유럽연합(EU) 27개 회원국이 19일 새벽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열린 정상회의에서 새 개정조약을 승인하기로 최종합의했다. 이로써 EU가 정치통합을 거쳐 거대 단일유럽으로 부상할 계기가 마련됐다. 19일 BBC, 파이낸셜 타임스 등 외신보도에 따르면 이날 정상들은 조문작업을 거친 새 개정조약을 승인했다. 최종안은 오늘 12월 정상회의에서 공식 승인될 예정이다.EU 회원국은 2008년 회원국 비준을 거쳐 차기 유럽의회 선거가 예정된 오는 2009년 상반기 이전 새 조약을 발효할 계획이다. 이번 조약은 지난 2005년 프랑스, 네덜란드 국민투표에서 부결됐던 기존 EU헌법의 핵심내용을 그대로 담았다. 그동안 정치통합에 진통을 겪었던 EU가 거대 정치공동체로 거듭나기 위한 조항들이 배치됐다. 기존 6개월이었던 EU 대통령 임기를 2년6개월로 늘렸다. 외교정책 총괄직의 권한을 강화하고 EU위원회를 2014년부터 순차적으로 축소하기로 했다. 국가별 비토권(거부권)을 줄여 의사결정 과정을 효율화했다.EU 의회의 권한을 늘리는 한편으로 각국 입법부의 감독권도 강화했다. 다만 EU에 초국가적 지위를 부여하는 국가, 국기 등 상징에 관한 조약은 삭제했다. 전반적으로 하나의 유럽으로 가기 위한 고심의 흔적이 엿보인다. 영국이 경찰, 사법분야 공조에 참여하지 않을 수 있는 ‘옵트 아웃’ 등 4개 조항에서 예외를 인정받는 등 각국의 요구 조건도 대부분 수용됐다. 이탈리아는 막판 합의과정에서 유럽의회 의석을 1석 늘려 프랑스보다 1석 적지만 영국과 같은 73석을 할당받게 됐다. 불가리아는 유로(EURO)화 표기를 자국식으로 ‘evro’로 하도록 인정받았다. 오스트리아는 외국 유학생 쿼터제에 대해 5년간 EU의 제재를 유보받는 선에서 합의가 이뤄졌다. 각국 정부는 조약 비준 준비에 발빠르게 나섰다. 아일랜드는 새 조약 비준을 위한 국민투표를 실시할 예정이다. 나머지 국가들은 의회 비준을 선호하고 있다. 그러나 영국, 독일, 프랑스 등 주요국들은 여론과 야당이 국민투표 실시 압박을 가하고 있어 비준 통과에 진통을 겪을 전망이다. 의회 비준에서 의석 3분의2 이상의 지지를 받아야 하는 오스트리아, 폴란드, 핀란드 등도 새 조약 통과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與·3野 ‘전효숙 인준’ 공조하나

    14일에도 전효숙 헌법재판소장 후보자에 대한 국회 임명동의안 처리가 무산됨에 따라 다음 본회의가 예고된 19일 표결 처리 여부가 주목된다. 한나라당이 여전히 ‘나홀로 결사반대’를 고수하고 있지만 임채정 국회의장이 야3당의 요구대로 공식 사과까지 함으로써 19일 본회의가 가부간 정국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군소 야3당 사과 요구에 임의장 ‘화답´ 임 의장은 이날 본회의가 개회된 직후 “임명동의안이 원만히 처리되도록 인내심을 갖고 여야 합의를 기다려 왔으나 오늘까지도 임명동의안이 상정되지 못해 헌재소장 공석이라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면서 “국회의 운영을 책임진 입법부의 수장으로서 국민께 심려를 끼쳐드려 송구스럽다.”며 유감을 표명했다. 이 같은 입장은 민주당과 민주노동당, 국민중심당의 야3당이 줄기차게 사과를 요구한 데 화답한 것이다. 더구나 야3당은 전날 회동에서 늦어도 19일까지는 여야 합의로 동의안을 처리하자고 의견을 모았다.‘여야 합의’가 전제됐지만 ‘19일 처리’에 방점이 찍힌 만큼 한나라당을 고립시켜 압박을 가하는 전선이 형성된 셈이다. 열린우리당은 국회의장이 사과를 표명하자 “야3당이 제시한 중재안이 모두 수용됐으므로 한나라당의 선택만 남았다.”는 쪽으로 입장을 정리했다. 노웅래 원내공보부대표는 “1차 목표는 한나라당과의 합의 처리지만 잘 안 되면 최대한 빠른 시간 내에 국회법 절차에 따라 처리해야 한다.”면서 “한나라당 소속 법사위원장이 법사위 인사청문회 개최에 합의하지 않으면 법에 따라 국회의장의 직권상정으로 처리할 수밖에 없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한나라당은 그래도 마이 웨이 그럼에도 한나라당의 입장은 바뀔 기미가 없다. 전 후보자가 자진 사퇴하거나 대통령이 임명을 철회하는 게 유일한 해결책이라는 것이다. 또 여당이 군소 야3당과 협의해 국회 처리를 강행한다면 위헌소송 등 법적인 대응도 불사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유기준 대변인은 “국회의장이 사과하는 ‘통과의례’를 거쳤다고 해도 한나라당의 당론은 바뀌지 않는다.”면서 “야3당이 19일 처리를 합의했다고 하더라도 그 자체가 이번 사태의 법률적인 하자를 치유하는 것은 아니다.”고 못을 박았다. 김형오 원내대표도 본회의에 앞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전효숙씨는 헌재소장으로서 부적격하다.”고 주장했다. 전재희 정책위의장은 “열린우리당이 헌재소장 후보자에 대해 별도의 헌법재판관 청문회를 하지 않는 국회법 개정안을 낸 것만 보더라도 이번 사태가 원천무효임을 재입증한다.”고 말했다. 한편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는 민주당의 이상열 대변인은 “현 상황에서 19일이란 날짜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해선 안 된다.”면서도 “한나라당도 헌재소장 공백이라는 국정공백에 대한 국민적 비난여론을 무시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박지연 황장석기자 anne02@seoul.co.kr
  • [만나고 싶었습니다] 최병국 경북 경산시장

    [만나고 싶었습니다] 최병국 경북 경산시장

    “경산을 대학도시에서 명실상부한 교육도시로 발전시키겠습니다.” 최병국(50) 경북 경산시장은 13일 “지역 13개 대학과 54개 초·중·고교를 중점육성해 경산을 최고의 교육도시로 도약시키겠다.”고 말했다.6대 실천방안으로는 학원도시 지원에 관한 특별법 제정과 ▲경산시 장학회 설립 ▲명문고교 설립 ▲영어마을 조성 ▲교육경비 보조금 지원 ▲평생 학습도시 지정 등을 제시했다. 최 시장은 “우선 국회에 법안 상정된 ‘학원도시 지원 특별법’이 연내에 입법화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면서 “대학수가 5개 이상으로 법률안 제정을 공동 추진중인 천안·전주·춘천시와의 공조체제를 더욱 강화해 국회에 적극 건의하겠다.”고 밝혔다. 지방교육의 경쟁력 강화와 우수인재 양성을 위해 대학이 많은 중소도시에 대한 정부의 우선적 지원이 꼭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는 지역 교육발전을 위한 장학기금 조성사업을 적극 펼쳐갈 계획이다. 연내 ‘경산시 장학회’를 설립, 오는 2015년까지 100억원의 장학기금을 조성한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최 시장은 “기금 50억원은 시가 출연하고, 나머지는 시민·출향인사 등의 성금으로 조성할 예정”이라며 시민들의 적극적인 성원과 관심을 당부했다. 특목고교(과학고)의 설립과 내년 개교도 적극 지원할 참이다. 실험실습장비 등 각종 교육기자재 구입과 우수인재 유치 등 행·재정적 지원책을 검토하고 있다. 또한 올해부터 매년 각급 학교의 교육 환경개선 등을 위한 교육경비를 지원하고, 국제화시대에 대비한 영어마을도 조성할 계획이다. 학교와 지역민이 함께 하는 교육환경 조성도 목표 가운데 하나다. 그는 “시민들의 학습기회 확대와 교육서비스의 질 향상을 위해 지역 각급학교와 학습공동체를 조성하겠다.”고 강조했다. 경산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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