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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길섶에서] 주1회 한식먹기/박현갑 논설위원

    얼마 전 선배로부터 까페베네가 미국의 스타벅스를 제치고 중국 지점 개설에 성공했다는 얘기를 들었다. 세계 무대를 놓고 경쟁하는 미국보다 우리나라가 만만했는지 모를 일이나 내수 시장이 좁은 만큼 수출은 권장할 일이다. 특히 소비형 산업일수록 더 그렇다. 어제 CJ그룹은 만두를 제2의 초코파이로, 한식 레스토랑을 제2의 맥도날드로 키우겠다고 선언했다. 세계 소비자들이 매주 한 차례 이상 CJ의 한식 제품을 즐기게 될 것이라는 구체적 지표까지 제시했다. 우리 음악과 영화로 세계인의 눈과 귀를 사로잡고 입맛까지 우리 취향으로 끌어들일 수 있다면 국토가 좁은들 대수랴. 그런데 유감스럽게도 우리의 식습관은 갈수록 서구화되고 있다. 주식인 쌀과 김치의 소비는 줄고 빵 등 대체식품 소비는 늘어만 간다. 내 아이들도 밥보다 햄버거, 치킨, 피자를 선호한다. 고등학교에 다니는 아이 학교에서는 점심 때 햄버거도 나온다고 한다. 이러다 ‘쌀 데이’ 이벤트나 주 1회 한식 먹기 캠페인을 펼치는 진풍경이 벌어지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박현갑 논설위원 eagleduo@seoul.co.kr
  • 거북이가 그렇게 맛있어?맛보려다 징역 1년

    거북이가 그렇게 맛있어?맛보려다 징역 1년

    입맛을 다시며 멸종의 위기에 놓인 동물을 죽인 남자가 처벌을 받았다. 코스타리카 법원이 녹색거북이를 죽인 혐의로 40세 외국인 남자에게 징역 1년을 선고했다고 현지 언론이 최근 보도했다. 이름이 공개되지 않은 이 남자는 니카라과 국적의 관광객으로 최근 코스타리카 카리브 지역인 리몬 주의 한 국립공원을 관광했다.바라데토르투게로라는 이 공원에는 산란기에 거북이가 많이 몰려든 것으로 유명한 곳이다. 남자는 공원 이곳저곳을 돌다 멸종위기에 놓인 녹색거북이를 발견했다.녹색거북이를 보자 갑자기 군침이 돈 남자는 녹색거북이를 죽였다. 고기와 알을 챙긴 남자는 공원을 빠져나가다가 순찰을 돌던 경찰과 공원경비원에게 적발됐다. 남자는 멸종위기의 동물을 죽인 혐의로 바로 기소됐다. 남자는 “갑자기 거북이 고기가 먹고 싶어져 죽인 것일 뿐 멸종위기의 귀한 동물이라는 사실은 몰랐다”고 선처를 호소했지만 재판부는 징역을 선고했다. 사진=자료사진 임석훈 남미통신원 juanlimmx@naver.com
  • [거대 시장 중국을 공략하다] SPC그룹

    [거대 시장 중국을 공략하다] SPC그룹

    파리바게뜨는 2004년 9월 중국 상하이에 진출한 이래 지난 2월 기준으로 베이징, 톈진 등지에 총 120개 점포를 운영 중이다. 가맹점 업계에서 100호점의 의미는 남다르다. 브랜드 인지도나 운영 시스템이 시장에서 확실히 자리 잡았음을 뜻한다. 동북 3성과 화서, 화남 등으로 시장을 넓혀 2015년까지 500개로 매장을 늘리는 것이 목표다. 파리바게뜨는 중국에서 맥도날드나 피자헛 같은 세계적 상표로 여겨진다. 중심 상권과 고급 주택가를 공략해 프리미엄 베이커리 이미지를 구축했다. 실제 베이징의 유명 쇼핑몰인 더 플레이스나 왕푸징(서울 명동에 해당)은 물론 톈진, 상하이, 항저우의 목 좋은 자리에선 어김없이 파리바게뜨를 만날 수 있다. 상복도 터졌다. 명성 있는 가게, AAA 브랜드, 중국 10대 브랜드, 베이징올림픽 공급상, 네티즌 선정 인기 브랜드 등에 연이어 선정됐다. 중국 시장에서 해외 베이커리의 성공 사례는 찾기 어렵다. 까다로운 중국인의 입맛을 맞추기 어려워서다. 파리바게뜨의 중국 성공 사례는 중국 진출을 계획하는 기업들에 참고할 만한 교훈을 준다. ▲사업 시작 전에 충분한 시장 조사와 전략 구축 ▲브랜드 이미지 구축을 위한 노력 ▲현지화를 위한 유연한 변화와 대응으로 정리할 수 있다. SPC그룹 관계자는 “2020년까지 해외에 3000개의 매장을 가진 프리미엄 브랜드로 거듭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 [케이블 하이라이트]

    ■WWE 로우(FX 밤 10시) 대니얼 브라이언과 웨이드 배럿의 오프닝 경기에 브래드 매덕스가 특별심판으로 등장한다. 과연 브라이언은 매덕스의 방해를 극복하고 배럿을 이길 수 있을까. 또 양대 머니 인 더 뱅크의 승자 랜디 오턴과 대미언 샌도우가 대결을 펼치고 코디 로즈가 특별한 해설자로 나선다. 한편 미즈TV의 게스트로 존 시나와 대니얼 브라이언이 출연한다. ■벼락 맞은 문방구(투니버스 밤 8시) 다빈과 인서는 좋아하는 인기 아이돌 엠아이비의 차량이 털렸다는 소식을 듣고, 오빠들을 걱정하며 침울해한다. 그러던 중 엠아이비 매니저로부터 잃어버린 트로피를 찾아달라는 의뢰가 들어오고, 번개탐정단은 트로피의 행적을 찾아 나선다. 과연 번개탐정단은 인기 아이돌이 잃어버린 트로피를 찾을 수 있을까. ■실전! 근접 전투 CQB(내셔널지오그래픽 밤 12시) 근접전투를 지원하는 저격수 스나이퍼에 대해 알아본다. 저격수 활용에 관한 이론과 과학적 근거를 짚어보고, 그들의 무기도 면밀히 분석한다. 특히 무기 시그 자우어 3000의 일반 모델과 소음기 모델을 직접 비교한다. 실제 저격수 시각에서 경험하는 작전인 아프가니스탄 국경에서 목표를 제거하는 과정도 소개된다. ■계절의 식탁(올리브 밤 9시) 한국인의 대표 식재료인 호박의 모든 것을 소개한다. 마트에서 애호박을 구입하면서 지금껏 무심코 지나쳤던 비닐 애호박과 일반 애호박의 차이점이 뭔지 알아본다. 스님과 함께 만들어본 사찰 음식부터 애호박 고명을 올린 건진국수, 맛도 영양도 두 배인 애호박 민어곰탕, 호박을 이용한 디저트까지. 호박의 다양한 변신이 여성들의 입맛을 사로잡는다. ■틴울프 3(AXN 밤 10시 50분) 스캇은 앨리슨과 함께 앨리슨의 할아버지를 찾아가고, 그에게서 과거의 이야기와 듀캘리언이 눈이 멀게 된 사연을 듣는다. 그리고 듀캘리언이 앞을 볼 수 있을 때도 있다는 사실도 알게 된다. 한편 스타일즈는 피터로부터 데릭의 과거 얘기를 듣고, 데릭이 사랑했던 여자 때문에 깊은 상처를 안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은하로 킥오프(애니맥스 오후 5시) 보람 초등학교 축구팀은 킥오프 대회 준결승을 지나 결승전까지 순조롭게 통과한다. 하지만 갑작스러운 소영이의 부상으로 팀에 큰 위기가 닥쳐온다. 태양은 소영이가 다친 것이 자신의 탓이라고 여기고 마음을 잡지 못한 채 방황한다. 과연 축구팀은 각자의 장점을 살린 플레이로 위기를 무사히 극복하고 결승전에서 승리를 거둘 수 있을까.
  • [길섶에서] 맥주 후진국/서동철 논설위원

    맥주가 OB와 크라운 둘뿐이었던 시절의 이야기다. OB가 크라운보다 훨씬 잘나가는 분위기였지만 친구의 독일인 매형은 한국에 올 때마다 꼭 크라운 맥주만 찾았다고 한다. 크라운 맥주가 쌉쌀한 호프 맛이 조금 더 짙어 맛있다며…. 친구의 누이는 간호사로 독일에 갔다가 의사로 일하던 남편을 만났다. 그런대로 맥주의 본고장 출신 입맛에도 맞는 맥주가 있었던 시절이다. 요즘 맥주 맛은 한마디로 재미가 없다. 동료들이 싱거운 맥주 맛을 탓할 때마다 “한국 맥주는 처음부터 소주와 섞어 마시는 용도로 만들어서 그런 거야” 하고 농담을 한다. 주변을 둘러봐도 중국엔 칭다오, 일본엔 아사히가 있고 북한조차도 대동강이 명성을 떨치고 있다. 영국 경제지 이코노미스트는 대동강 맥주가 한국 맥주보다 맛있다는 기사를 싣기도 했다. 최근에는 미국의 북한 전문 여행사가 대동강 맥주를 비롯해 북한의 맥주 공장을 둘러보고 시음하는 관광 상품도 내놓았다. 맥주가 맛없는 것이 곧 삶의 질이 낮은 것이라면 억지일까. ‘맥주 후진국’에서 하루빨리 벗어났으면 좋겠다. 서동철 논설위원 dcsuh@seoul.co.kr
  • [부고] ‘종자산업 성공신화’ 새누리당 고희선 의원

    [부고] ‘종자산업 성공신화’ 새누리당 고희선 의원

    새누리당 고희선 의원이 25일 오후 지병인 폐암으로 별세했다. 64세. 고 의원은 2007년 4월 보궐선거에 출마해 경기 화성시 국회의원에 당선, 17대 국회에 입성했다. 이어 지난해 4월 19대 총선에서 화성시갑에서 당선되며 재선 의원이 됐다. 지난해부터 당 경기도당위원장을 역임했다. 고 의원은 중졸 경력으로 1981년 창업한 농우종묘를 국내 종묘산업 1위 업체로 키워냈다. 국내 종묘업계 4대 대표 기업 중 유일하게 살아남은 기업이기도 하다. 고 의원은 1998년 외환위기 때 “국내의 종자산업은 이제 다국적 기업의 입맛과 의지에 따라 움직여질 만큼 큰 지각변동을 일으켰다. 외국 기업에 당당히 맞서 경쟁하면서 우리 농민의 권익과 자존심을 지켜가는 데 사운을 걸겠다”며 ‘종자 주권’을 선언하기도 했다. 고 의원은 생전 농민에게 우수 종자를 싼 값에 공급하기 위해 육종기술 연구에 매진했다. 현재 여주군 일대 5만평 규모의 대단위 육종연구소에 70여명의 자체 연구 인력과 연구·개발(R&D) 인프라를 구축했다. 빈소는 수원시 아주대 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오는 28일, 장지는 화성시 매송면 송라리 선영이다. 영결식은 28일 오전 9시 수원 아주대병원 대강당에서 회사장으로 치러진다. (031)219-6654.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향토기업 특선] “외국에 장맛 알려 한식을 세계로 亞 식품회사 100위 내 진입 목표”

    [향토기업 특선] “외국에 장맛 알려 한식을 세계로 亞 식품회사 100위 내 진입 목표”

    “건강과 행복의 100년 조미식품 기업을 만들어 갈 것입니다.” 지난 4월 68년 전통의 매일식품 대표이사로 취임하며 3대째 가업을 이은 오상호(42)씨는 25일 “미래 세대의 식습관을 선도하고, 외국인들에게 한국 장맛을 알려 한식 세계화에 앞장서는 데 더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전남전략산업기획단 기술자문단 위원을 지낸 오 대표는 지난해 상무이사로 신기술과 해외 마케팅 전략 등을 진두지휘하며 220억원의 매출을 기록할 정도로 뛰어난 경영 능력을 선보였다. 오 대표는 ‘더 좋은 매일, 1535를 이루자’와 ‘2025년까지 1000억원대가 되자’는 회사 비전을 직원들과 함께 차근차근 실천해 나가고 있다. 1535는 회사 발전 1단계로 2015년까지 350억원의 매출을 올리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고객의 생활 습관 변화와 세계인의 입맛을 잡기 위해서는 장류기반형 조미식품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그는 “매일식품이 개발한 100여 가지 제품을 접하지 못한 세계인을 대상으로 신시장을 개척하는 데 역량을 키우고 있다”고 말했다. 오 대표는 “2020년까지 아시아 식품회사 가운데 100위 안에 들어갈 것”이라며 “상품의 다각화로 장류 외에도 다양한 소스를 개발해 국내외에 좀 더 많은 활로를 개척하는 등 장수하는 회사로 성장하겠다”고 말했다. 지역 사회와 더불어 성장을 추구하는 방안을 모색한다는 오 대표는 순천 하면 떠오르는 토착기업이 되고 싶다는 말도 덧붙였다. 그는 지역을 위해, 세계를 위해 달리겠다는 회사 방침에 맞게 지역대학 출신들의 취업 고민과 중소기업의 나아갈 방향 등에 대해서도 해결책을 내놓았다. 그는 “하고 싶다”는 열정이 아닌 “해야 한다”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학생들이 막연히 대기업 입사를 생각하는 것보다 가슴속의 꿈과 열정을 토해 내 중소기업을 중견기업 이상으로 바꾸겠다는 열정과 인내를 가졌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오 대표는 “중소기업은 우리나라 성장엔진과도 같아 중소기업이 멈추면 대기업이 정지되고 나라 전체가 서고 만다”면서 “엔진 하나하나가 모여 거대 동력이 되듯 우리도 쉼 없이 엔진을 돌리다 보면 대기업 혹은 그 이상이 될 수 있는 만큼 모두가 힘을 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순천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지상파 하이라이트

    ■소비자 리포트(KBS1 밤 7시 30분) 한국인의 밥 도둑 게장. 그런데 당신의 입맛을 훔쳤던 게장이 실은 건강까지 훔치고 있다면? 최근 제작진 앞으로 게장을 먹고 알레르기나 식중독으로 고생했다는 소비자들의 제보가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한국소비자원에 최근 3년간 접수된 게장 관련 안전사고는 77건으로 이 중 상당수가 알레르기와 식중독에 관련된 내용이다. ■부부클리닉 사랑과 전쟁 2(KBS2 밤 11시 10분) 어느 날 부부클리닉 위원회에 한 부부가 찾아왔다. 여고 시절 우연히 아버지의 외도를 목격한 이후, 지선은 강박증과 의부증을 갖게 된다. 그리고 결혼 후, 지선은 끊임없이 남편 성욱의 외도를 의심하며 감시한다. 결국 주위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게 되고, 지선의 이유 없는 의심에 성욱도 점점 지쳐 가는데…. ■꾸러기 식사교실(MBC 오후 4시 30분) 천방지축 꾸러기들을 위한 솔루션을 준비했다. 훈장님 앞에서는 순한 양이 되고, 엄마 목소리에 터져버린 눈물샘을 감추지 못하는 꾸러기들. 서당 밖에서의 신나는 자연 체험과 새로운 경험에 꾸러기들은 흥분한다. 그런데 화가 잔뜩 난 훈장님의 표정에서 심상치 않은 기운이 감돈다. 과연 말썽꾸러기 동화에게 무슨 일이 벌어진 걸까.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SBS 오후 5시 35분) 배밀이와 기어가기, 혼자서 앉고 서기를 하지 않는 12개월 지우와 갑자기 목욕과 관련한 모든 행동을 무조건 거부하기 시작한 나율이에게 솔루션을 제공한다. 한편 아이들에게 목욕에 대한 두려움을 줄 수 있는 부모들의 실수는 무엇일까. 목욕이 즐거운 시간이라는 것을 재경험하게 해주는 솔루션도 제시한다. ■명의(EBS 9시 50분) 전날 과음을 한 한 남자가 아침이 되어 일어났다. 평소보다 몸이 무거웠지만 숙취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아내가 따뜻하게 차려준 식탁 앞에서 젓가락을 떨어뜨렸다. 그리고 ‘푹’ 하고 옆으로 넘어졌다. 심장이 멈추었고, 숨을 쉬지 않는다. 남자는 죽었다. 누군가의 남편이었고, 누군가의 아들이었고, 누군가의 아버지였던 남자에게 순식간에 벌이진 일이었다. ■쉬즈 더 맨(OBS 밤 11시 5분) 축구를 너무 사랑하는 말괄량이 바이올라는 여자 축구를 무시한 전 남자 친구에게 복수하고자 쌍둥이 오빠 서배스천 행세를 할 결심을 한다. 그렇게 친구들의 도움을 받아 서배스천으로 변신, 남자 기숙사 잠입에 성공한다. 그러나 어딘지 어색한 바이올라의 행동으로 룸메이트인 듀크와 그 친구들에게 왕따를 당하기 일보 직전의 위기에 처한다.
  • 유아용품도 ‘한류’

    한국산 유아용품이 안전성과 우수한 품질을 인정받으면서 중국, 동남아시아 등지에서 한류 바람이 불고 있다. 22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육아용품 전시회 ‘베페’에서도 이런 움직임을 읽을 수 있었다. 이날부터 4일간 열리는 베페는 국내 최대 규모의 육아용품 전시회다. 1997년 7월 1회를 시작으로 24회째 열리고 있다. 141개 업체 956개 부스가 참여한다. 지난 2월 열린 23회에는 8만 4000여명이 다녀갔고, 14년간 누적 관람객이 130만명에 이른다. 초창기 베페는 국내 소비자에게 미국, 유럽 등 선진국의 유아용품을 소개하는 성격이 강했다. 1회에 참가한 60개 업체 대부분이 수입브랜드였다. 하지만 2~3년 전부터 국산 브랜드 비중이 점차 증가해 이번 행사에 참여한 업체의 절반가량이 국산이다. 이번에 처음 참가한 22개 업체의 73%가 토종 브랜드다. 이근표 베페 대표는 “초기에는 부가부, 스토케 등 유럽산 유모차를 수입하는 업체가 인기를 끌었으나, 최근에는 까다로운 우리나라 엄마들의 입맛에 맞춘 쁘레베베의 페도라, 마더스베이비 등 국산 브랜드의 강세가 돋보인다”고 말했다. 외국인 관람객과 바이어의 숫자도 크게 늘었다. 지난 2월에는 300여명의 외국인이 다녀갔다. 주로 중국, 타이완,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인들이다. 이 대표는 “한류의 영향으로 한국에서 웨딩촬영 등 결혼을 준비하고, 서울의 산후조리원에서 관리를 받는 젊은 중국인이 늘면서 한국산 육아용품에 대한 관심도 커졌다”면서 “베이징, 상하이 등 중국 대도시에서는 겉포장에 한글이 쓰여 있는 한국산 이유식기, 분유, 유아의류 등이 비싼 가격임에도 없어서 못 팔 정도”라고 전했다. 베페는 중국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세계 최대 규모의 육아박람회인 중국 상하이 ‘CBME차이나’에 내년 7월 50~100부스 규모의 한국관을 설치하는 것이 목표다. 이 박람회는 13만 8000㎡의 면적에 5000개의 부스가 설치돼 베페의 7배 규모와 맞먹는다. 육아 소비시장이 큰 인도네시아, 베트남, 태국 등 동남아시아 진출도 협의 중이라고 베페 측은 밝혔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서울시 공무원 간첩사건 ‘무죄’…국정원·검찰 무리한 기소 논란

    북한이탈주민의 명단을 북한에 넘긴 혐의 등으로 기소된 서울시 계약직 공무원 유모(33)씨가 간첩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받았다. 이에 따라 국가정보원과 검찰이 유씨를 무리하게 수사해 기소한 것이 아니냐는 비난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부장 이범균)는 22일 유씨의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를 모두 무죄로 판단하고, 여권법과 북한이탈주민 보호 및 정착지원법 위반 혐의만 유죄로 인정해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추징금 2565만 3170원을 선고했다. 법원은 검찰이 유씨의 국보법 위반 혐의에 대한 유력한 증거로 주장해 온 유씨의 여동생 진술에 대해 “객관적인 증거와 명백히 모순되고 진술의 일관성 및 객관적 합리성이 없다”고 밝혔다. 법원은 국정원이 유씨 여동생에게 ‘진술거부권’을 고지하지 않고 받은 진술서의 증거능력을 인정하지 않았다. 특히 재판부는 유씨가 지난해 설 연휴 기간에 밀입북했다는 여동생의 진술에 대해 “공소사실 중 가장 최근의 일인데도 객관적인 자료와 모순되는 진술은 단순히 기억의 착오 때문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검찰은 여동생의 진술서를 바탕으로 유씨가 지난해 1월 22일 중국에서 밀입북했다고 주장했지만, 변호인은 당시 유씨가 중국에서 가족 등과 찍은 사진을 증거로 제출하며 ‘짜맞추기 수사’ 의혹을 제기했다. 그러나 법원은 북한 원주민이 아닌 화교임에도 불구하고 자신을 북한 국적자로 속여 북한이탈주민에게만 지급하는 정착지원금을 수령하고, 여권을 부실기재한 혐의에 대해서는 “국적이 밝혀질 경우 힘겹게 이룬 생활터전을 잃고 강제추방당할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에 범행한 것으로 보인다”며 집행유예 사유를 밝혔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의 장경욱 변호사는 “법원이 유씨 여동생 진술이 허위라는 것은 인정했지만 국정원의 가혹행위 등 허위 진술을 하게 한 원인에 대해서는 여전히 모호하다”면서 “미흡하지만 다행스러운 판결”이라고 평가했다. 디지털 증거 조사 전문가인 김인성 한양대 컴퓨터공학과 교수는 “공안 사건에서 국정원이나 검찰의 입맛에 맞게 디지털 증거가 조작될 수도 있으나 이를 막을 장치가 없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검찰은 “판결문을 받아 검토한 뒤 항소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포항 ‘추억’ vs 제주 ‘설욕’

    축구협회(FA)컵 준결승 대진 추첨이 열린 21일 서울 축구회관. 말쑥한 정장을 갖춰 입은 감독들은 말똥말똥한 눈망울로 입맛만 다셨다. 딱 두 고비만 넘으면 우승인 만큼 상대가 중요하다. 뽑기를 앞둔 감독들은 “다 훌륭한 팀들이라 버겁다. 제발 홈에서만 했으면 좋겠다”고 엄살을 부렸다. 짧고 굵으면서도 우승팀에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이 주어지는 만큼 포기할 수 없는 짭짤한 대회다. 황선홍 포항 감독, 윤성효 부산 감독, 최강희 전북 감독, 박경훈 제주 감독이 차례로 구슬을 쥐었고 ‘운명의 상대’가 결정됐다. 제주는 지난해에 이어 또 포항을 만나고, 부산은 전북을 안방으로 초대한다. 칼날을 감췄던 감독들은 상대가 결정되자 기싸움 설전을 시작했다. 최강희 감독이 “상대로 전북이 정해지니까 윤 감독님이 회심의 미소를 짓던데 그 미소가 일그러지도록 해주겠다”고 선공을 날렸다. 이에 윤성효 감독은 “전북은 강팀이고 우리가 열세인 게 사실이지만 우리 홈에서 하는 만큼 100% 총력을 쏟아붓겠다”고 받아쳤다. 수원 감독 시절부터 FC서울의 천적으로 군림하며 ‘윤성효 부적’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낸 그는 “부적같은 건 의미 없다”며 은근하게 지도력을 자랑했다. 골키퍼 이창근(부산)은 “우리가 집중한다면 충분히 큰 점수 차로 이길 것”이라며 호기롭게 맞섰다. 지난해 4강에서 황망한 자책골로 포항에 결승 티켓을 내준 제주는 설욕을 다짐했다. 박경훈 감독은 “준결승에 세 번 올라갔는데 우승과 인연이 없었다”면서 “작년에 포항에서 무너졌는데 되갚아 주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원정팀 지옥’으로 불리는 제주에서 홈경기를 하는 데다 리그 순위싸움에서 한 발짝 떨어져 있는 만큼 FA컵에 ‘올인’할 수 있는 게 강점이다. 박 감독은 “FA컵을 따내면 (제주의 상징인) 오렌지색으로 염색하고 몇 달을 지내겠다”고 우승 퍼포먼스를 약속했다. 황선홍 감독은 “작년엔 결승까지 5경기 모두 홈에서 하고 우승했는데 올해는 전부 어웨이”라며 앓는 표정을 지으면서도 “제주를 상대로 좋은 기억이 많다”고 여유있게 웃었다. 장외 설전보다 더 뜨거운 FA컵 준결승은 새달 14일 벌어진다. 조은지 기자 zone4@seoul.co.kr
  • “살려줘!”…바다표범 보고 깜짝놀란 펭귄

    “살려줘!”…바다표범 보고 깜짝놀란 펭귄

    ”살려주세요!” 펭귄이 ‘천적’ 바다표범을 보고 깜짝 놀라 뒤뚱뒤뚱 도망치는 극적인 장면이 카메라에 포착됐다. 지난 20일(현지시간) 영국매체 데일리메일은 남극 쿠버빌섬(Cuverville Island)에서 포착한 바다표범과 펭귄의 재미있는 모습을 담은 사진을 보도했다. 사진 속 주인공은 황제펭귄과 킹펭귄에 이어 세번째로 몸집이 큰 젠투펭귄(Gentoo Penguin)으로 이곳 쿠버빌섬이 남극의 대표적 서식지 중 하나다. 땅 위에서는 뒤뚱뒤뚱 걷는 펭귄이지만 물 속에서는 펭귄도 거침없는 사냥 본능을 과시한다. 그러나 그 펭귄 역시 바다 표범에게는 ‘한입’ 거리. 이 사진을 촬영한 남아프리카 공화국 출신의 벤 크란케(49)는 “몸길이 3m가 훌쩍 넘는 바다표범은 귀여운 외모과는 달리 펭귄들을 한입에 꿀꺽하는 최상위 포식자 중 하나” 라면서 “펭귄이 물 밖으로 나오는 순간이 바다표범의 중요한 사냥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사진 속 펭귄은 죽을 힘을 다해 도망쳐 목숨을 건졌으며 바다표범은 입맛만 다시고 다시 물 속으로 사라졌다”고 덧붙였다.  사진=TOPIC / SPLASH NEWS(www.topicimages.com)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심재억 전문기자의 건강노트] 구이음식의 두 얼굴

    찌거나 삶는 음식과 달리 굽는 음식만이 갖는 묘한 끌림이 있습니다. 우선 때깔부터 구미를 자극합니다. 생선이나 감자, 고구마가 노릇하게 굽힌 걸 보면 절로 군침이 돕니다. 육류를 즐기는 사람은 고기가 불판 위에서 굽히는 걸 보며 먹을 때가 되었음을 알아차리고 서둘러 술잔부터 채우지요. 그야말로 피해 가기 어려운 고량진미의 유혹입니다. 음식이 타면서 풍기는 냄새는 또 어떻습니까. 굳이 때깔이 아니더라도 졸여지다가 마침내 타들어가면서 풍기는 냄새는 이상하게 회를 동하게 하지요. 거의 모든 조리에 불을 사용했던 우리의 이런 음식문화 때문에 탄 음식에 길들여지지 않을 도리가 없었겠지요. 그런데, 그 탄 음식이 문제입니다. 육류 등 동물성 식품은 타면서 여러 가지 성분이 변질돼 헤테로사이클릭아민, 벤조피렌, 다이옥신 등 유해한 독성물질을 만들어 냅니다. 이런 물질들은 세계보건기구에서 벌써 발암물질로 지정했으니 피해야 하는 건 당연한데, 더러는 이런 상태를 즐기기도 하니 입맛을 위해 건강을 외면하는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물론 타서 문제가 되는 게 육류만은 아닙니다. 지방과 단백질을 많이 함유한 생선류는 물론 감자, 고구마 등도 태우면 고유의 성질이 변해 비슷하게 유해한 물질을 만들어 냅니다. 식용유나 올리브유를 끓여서 튀겨낸 음식이나 가열해 만드는 견과류 볶음도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많은 의사들이 우리나라에서 특히 위암이 많은 것을 두고 짜게 먹는 식습관과 함께 꼽는 것이 바로 탄 음식임을 감안하면 결코 소홀히 지나칠 문제가 아닙니다. 물론 한두 번 탄 음식을 먹는다고 당장 문제가 되는 건 아니지만 타거나 졸인 음식에 길들여지면 어디 음식이라는 게 한두 번 먹다 말기가 쉬운 일이 아니지 않습니까. 특히나 음식이 타면서 만들어 내는 수많은 유독 화학성분들이 바로 쓰레기 소각장에서 내뿜는 유독물질들과 다르지 않다는 점을 안다면 생각이 좀 달라질까요. 그래서 굽는 삼겹살보다 삶는 수육이 몸에 훨씬 이롭다는 것인데, 어차피 입맛이란 길들여지는 것인 만큼 작심하고 식성을 바꿔보는 건 어떨까요. jeshim@seoul.co.kr
  • 3조원 투입 전통시장 현대화 사업 ‘비리 복마전’

    3조원 투입 전통시장 현대화 사업 ‘비리 복마전’

    국비 1조 5400억원을 포함해 총 3조원 가까이 투입된 전통시장 현대화 사업이 공무원의 관리 부실을 포함해 발주, 시공, 보증 등 곳곳에서 허점을 드러내고 있다. 많은 예산이 투입되다 보니 중소 전문건설사 관계자들도 주도권을 놓고 소송전을 벌이는가 하면 예산을 관리해야 할 공무원들이 시공업체의 입맛에 맞게 공사비를 부풀리는 등 사업이 ‘복마전’으로 치닫고 있다.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2009년 파산 폐지된 한 전문건설업체를 둘러싸고 전 대표와 임원 등이 지금도 분쟁을 벌이고 있다. 이 회사 상무로 재직했던 이모(54)씨는 “전 대표인 김모(41)씨가 전통시장 현대화 사업의 공사 선급금을 받아놓고 고의로 부도를 냈다”는 의혹을 제기했고, 김 전 대표는 “2011년 고의 부도 등의 혐의에 대해 검찰의 무혐의 처분을 받았는데 이씨가 영업 방해를 목적으로 새삼 문제를 제기했다”고 맞서고 있다.  김 전 대표는 2008년 12월부터 2009년 5월까지 6개월 동안 전북 임실군의 관촌시장과 전남 장흥군 관산시장 등 전통시장 현대화 사업 5건을 포함해 관급 공사 7건을 따내고 선급금 17억원을 받았다. 하지만 김 전 대표의 S전문건설업체는 2009년 5월 조모씨로 대표자 명의가 변경됐고, 같은 해 7월 파산 폐지됐다. 김 전 대표는 현재 다른 전문건설업체의 본부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이씨는 “김 전 대표가 공사를 수주한 뒤 자재 하나 구입한 적이 없으며, 처음부터 공사를 진행할 의사 없이 입찰에 참가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김 전 대표는 “당시 공사는 물론 유동성 위기를 맞은 회사를 살리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며 “오히려 자금을 투입하겠다며 이씨가 끌어들인 사람들 때문에 회사가 강제로 파산하게 됐다”고 반박했다. 이어 “현재 동종업계에 종사하고 있는 이씨가 영업 방해를 목적으로 이미 해결된 문제를 들쑤시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 전 대표는 2010년 S사의 자금 횡령과 고의 부도(배임) 등의 혐의로 고발을 당했지만 2011년 5월 수원지방검찰청 여주지청은 횡령 혐의에 대해 무혐의, 배임에 대해서는 불기소를 결정했다.  S사가 선급금을 받도록 보증을 선 전문건설공제조합도 부실한 검증과 사후 관리로 도마에 올랐다. 전문건설공제조합은 김 전 대표가 수주한 공사들에 대해 보증을 제공한 뒤, S사의 부도로 총 12억 9000여만원을 채권자에게 지급한 것으로 확인됐다. 조합 관계자는 “S사의 부도와 관련해 공사채권자에게 보증금을 지급해 조합에 손실이 발생했지만 선급금 편취 등 김 전 대표의 혐의가 발견되지 않아 형사 고발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조합은 최근 이씨 등의 문제 제기로 당시 보증에 대해 재조사를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방자치단체 공무원들은 공사감독관의 확인도 받지 않고 시공업체의 공사비를 늘려주기도 했다.  서울시는 지난 6월 21일부터 지난 달 4일까지 금천구가 시행한 시설 공사들을 감사한 뒤 대명시장 현대화 사업 공사비를 임의로 변경한 6급 공무원 A씨 등 2명을 징계 조치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공사감독관이 반대했음에도 시공사의 설계변경 내역서를 그대로 받아들여 공사비 4억 6400만원을 증액한 것으로 확인됐다. 금천경찰서는 관련 공무원 5명을 조사하고 있다. 지난 3월에는 인천 연수구 공무원이 전통시장 현대화 사업비 등 1800만원을 횡령·유용한 혐의로 조사를 받는 등 전통시장 현대화 사업과 관련된 지자체 공무원들의 비리 의혹이 잇따르고 있다.  전통시장 현대화 사업은 중소기업청이 2002년부터 공사비를 지원해 현재 최대 60%까지 국비가 투입되고 있다. 올해도 전국 전통시장 현대화 사업에 국비 816억원을 포함해 총 1706억원이 들어갔다. 중소기업청에 따르면 2002년부터 올해까지 국비 1조 5451억원을 비롯해 총사업비 2조 8186억원이 투입됐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힘 합친 동네 빵집, 프랜차이즈 이겼다

    힘 합친 동네 빵집, 프랜차이즈 이겼다

    동네 빵집들이 일을 냈다. 유명 프랜차이즈 빵집의 공략으로 폐업의 기로에 섰던 동네 빵집들이 손을 잡고 공동으로 제품을 개발한 것이다. 동네 빵집들은 제품 공동 개발에 그치지 않고 프랜차이즈 빵집처럼 같은 재료를 공급하고 제조 기술을 공유하고 있다. 대구 서구의 동네 빵집 6곳이 의기투합한 것은 2011년 5월이다. 당시 유명 프랜차이즈점에 맞서기 위해 업주 6명이 그동안 쌓아 온 빵 제조 노하우를 접목해 ‘서구 맛빵’을 개발했다. 빵 껍질은 열대지방에서 나는 식물 뿌리인 타피오카를 원료로 해 만들었다. 속은 호두, 밤, 해바라기씨, 완두 등 몸에 좋은 천연 재료로 가득 채웠다. 여기에 고객의 시선을 단박에 사로잡을 수 있도록 코코아, 바닐라, 딸기 등으로 빵 색깔을 다양화했다. 식감도 기존 빵보다 쫄깃해 시민들의 입맛을 사로잡는 데 성공했다. 판매량이 꾸준히 늘어 매출액이 2배 이상 늘었다. 지난해 9월에는 대구백화점 본점 지하 1층 식품관에 입점했다. 규모가 100㎡로, 유명 프랜차이즈 빵집이 있다가 장사가 안 돼 문을 닫은 자리였다. 서구 빵집이 입점한 뒤 매출은 프랜차이즈 빵집보다 3배가량 늘어났다. 서구 빵집들은 최근 2호 제품을 내놓았다. 6개월에 걸쳐 수천번의 시행착오를 겪은 끝에 개발한 고구마빵이다. 겨울철 동네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군고구마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서민적이고 웰빙 이미지와도 잘 맞아떨어진다고 판단한 것이다. 밀가루가 아닌 고구마라는 천연 재료를 활용해 제품을 특화시켰다. 다른 빵집 주인 8명도 개발에 참여해 빵 굽는 기술을 익혔다. 이들은 지난달 8일 서구맛빵협동조합을 설립했다. 영세한 자금 사정상 개별적으로 제품 개발과 판로 개척에 나서기는 힘에 부친다고 판단했다. 자본금은 정부 지원을 받아 5억원 정도 되며, 앞으로 참여하는 빵집을 늘릴 계획이다. 손노익 서구맛빵협동조합 이사장은 “프랜차이즈와 맞서기 위해 동네 빵집들이 뭉쳤다. 앞으로 공동 개발 제품을 10개 이상으로 늘려 가겠다”고 말했다. 동네 빵집이 성공 가도를 질주하는 데는 지방자치단체의 역할도 컸다. 서구 맛빵이란 브랜드 이름도 서구가 주민들을 대상으로 공모해 정한 것이다. 서구는 서구 맛빵을 2011년 9월 특허청에 상표 등록해 다른 곳에서 사용하지 못하게 했다. 또 판매 빵집 6곳에 ‘모범음식점’과 같은 ‘서구 지정-맛있는 빵집’ 표지판을 선물했다. 이와 함께 대학교수와 소비자단체 등 15명으로 지원팀을 구성했다. 구청 직원 400명은 맛 평가단으로 참여했다. 여기에다 서구는 지역을 찾는 관광객들에게 반드시 서구 맛빵을 맛보게 했다. 맛을 본 관광객들이 블로그 등에 글을 올려 서구 맛빵의 홍보대사 역할을 톡톡히 했다. 강성호 서구청장은 “동네 빵집이 힘을 합쳐 새로운 빵을 개발하는 게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을 주고 있다”면서 “적극적인 행정 지원과 브랜드 관리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 [공기업 탐방-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이슬람권에 한국 인삼·유자를 유행시키다… 그것이 창조농업

    [공기업 탐방-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이슬람권에 한국 인삼·유자를 유행시키다… 그것이 창조농업

    “농산물을 생산하는 것 자체만으로는 일자리를 늘리기가 어렵지요. 하지만 생산 이후의 가공, 유통, 수출 등 분야에서는 무한한 일자리 창출이 가능합니다.” 김재수(56)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사장은 우리나라 농업구조를 ‘생산 농업’에서 ‘생산 이후의 농업’으로 확대 발전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창조적인 발상의 전환을 말했다. 그는 이슬람 문화권에 대한 국산 가공식품의 수출 증가를 일례로 들었다. 우리의 노력이 바탕이 돼 입맛이 전혀 다를 것 같은 이슬람 문화권에서 한국산 가공 식품을 좋아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누에고치로 인공고막을 만들어 사양길에 있던 잠업을 되살린 것도 현실에서 찾아볼 수 있는 ‘창조농업’의 성공사례라고 말했다. 그는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으로 농산물 무역 역조가 심해질 것이라는 걱정도 우리가 하기에 따라서는 기우(杞憂)에 그칠 수 있다고 했다. →이슬람 문화권이 우리나라 식품 수출의 새로운 활로로 떠올랐다. 우리나라 식품의 현지 경쟁력은 어느 정도인가. -이슬람 문화권은 인구만 20억명이고 식품시장의 규모는 연간 7000억 달러 수준이다. 전 세계 식품시장이 5조 4000억 달러 규모인 점을 감안하면 이슬람권은 세계 식품시장의 13%에 이르는 ‘블루오션’이다. 지난해 우리나라는 전체 식품 수출의 10.5%(8억 4000만 달러)를 이슬람 문화권에서 달성했다. 전년보다 9.4% 늘어났다. 담배나 커피제품, 고등어, 명태 등이 많이 수출된다. 국가별로는 아랍에미리트연합(UAE·2억 2450만 달러)의 수출액이 가장 많고 인도네시아(1억 5190만 달러), 아프가니스탄(9280억 달러) 순이다. →이슬람권 수출을 위해서는 ‘할랄’ 인증이 중요하지 않나. -이슬람 문화권의 식품 수출 인증을 ‘할랄’이라고 부른다. 이슬람어로 ‘허용되는 것’이라는 뜻이다. 이슬람 율법에 따라 생산·도살·가공된 식품에 부여하는 인증이다. 식품에 이슬람에서 금기인 돼지 추출 성분이 없어야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한국이슬람중앙회 소속 한국할랄위원회에서 ‘한국 할랄’을 인증해 준다. 아무래도 세계적으로 공신력 높은 ‘말레이시아 할랄’에 비해 인지도가 부족하다. 그래서 한국 식품이 한국 할랄을 받을 경우 말레이시아 할랄과 같은 동등성을 인정하도록 말레이시아 정부에 신청해 지난달 초 허가를 받았다. 이슬람권 수출에 청신호가 켜진 셈이다. 현재 할랄 인증은 세계적으로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싱가포르가 가장 유명하다. 곧 인도네시아와 싱가포르에서도 ‘한국 할랄’의 동등성 효력을 인정받을 예정이다. →이슬람권이라고 해도 국가마다 식품에 대한 기호가 다를 텐데. -그렇다. 국가별로 특화된 수출품목 육성이 필요하다. 사우디와 이집트는 면이나 배, 유자를 선호하고, UAE·터키·이란 등은 인삼이나 과즙음료, 담배를 원한다.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는 소스류, 면류, 커피 등의 수출이 잘된다. 2017년까지 20억 달러 수출이 목표다. aT는 올해 이슬람 지역에서 수출업체의 개별 박람회를 14회 지원한다. 카자흐스탄과 UAE 아부다비의 전시회에 참여해 한국식품관을 운영하고 이슬람권 대학에서 한식 강좌를 열 계획이다. 또 이슬람권 특급 호텔 2곳에서 한식요리법을 교육한다. →농산물 유통구조 개선은 중요하고 오래된 과제지만 시원한 해결책은 없는 듯하다. -aT가 하는 일 중 80~90%가 유통구조 개선일 것이다. 사실 그동안은 공판장을 짓고 경매시스템을 정착시키는 쪽으로 유통구조 개선 정책이 진행됐다. 결과적으로 공정하고 투명한 거래는 정착됐지만 농산물의 수급에 따른 가격 변동폭이 너무 커졌다. 가장 큰 고민은 유통비용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물류비와 인건비가 내려가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런 구조를 볼 때 사이버 거래를 통해 물류비와 인건비를 대폭 낮추는 방법이 가장 좋은 대안으로 보인다. 우리 공사가 ‘농수산물 사이버 거래소’를 운영하는 이유다. →정부의 농산물 수급 정보가 많이 틀리는 것도 원인 아닌가. -맞다. 배추 파동이 오면 1000원짜리가 5배, 10배씩 오르기도 한다. 이상기후가 증가하면서 기후 예측이 힘들어졌다. 농산물 수급 관측 기법도 좀 더 발전해야 한다. aT는 이런 문제를 보완하기 위해 최근 수급상황실을 처음으로 만들었다. 농림축산식품부의 농산물 수급조절위원회에 빠른 유통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창조경제’가 화두인데 농업 분야에서는 어떻게 적용할 수 있나. -농업은 창의적 아이디어가 꽃을 피울 수 있는 대지(大地)다. 사양산업이었던 잠업은 차(茶), 화장품, 치약을 만드는 재료로 쓰이면서 최첨단 사업으로 변신했다. 인공고막도 만들었고, 인공뼈를 만드는 연구가 진행 중이다. 벌침은 젖소 유방암 치료제로 쓰이며 조류인플루엔자 치료제인 타미플루의 재료도 중국의 팔각나무 씨다. 농촌은 치료농업, 힐링농업, 관광농업에 눈을 뜨고 있다. 농업을 1차 산업, 2차 산업, 3차 산업을 모두 합친 6차 산업이라고 부르는 이유다. 농업은 정보통신, 생명공학 등 어떤 산업과도 융합될 수 있다. 창조경제의 중심이 될수 있다는 의미다. →식품산업에는 골목 영세상인이 특히 많다. 상생(相生)의 측면에서 중소 식품기업의 경쟁력 강화 방안은. -2011년말 음·식료 제조업체의 92.1%가 종업원 10명 이하의 영세업체다. 음식점 중에는 종업원 10인 이하 사업장이 97.6%다. 어느 분야보다 상생발전이 중요하다. aT는 해외 농산물을 수입해 비축했다가 중간 상인을 통해 국내에 방출하는 역할을 한다. 이를 공매라고 부르는데, 특별한 기준이 없어 대부분 큰 업체가 대량으로 사다가 시중에 팔았다. 중소기업을 우대하는 방식으로 공매 제도를 개선해나가고 있다. 영세 식품업체를 위해 식품기업협의회를 만들어 광고, 마케팅, 경영, 세제 등 많은 부문에서 전문가들이 컨설팅을 해주고 있다. 한 알로에 음료 업체는 aT의 영세기업 해외 박람회에 잇따라 참여해 보따리 장사 수준에서 중견 수출기업으로 성장했다. →한·중 FTA 협상이 진행되면서 농업 분야에 대한 우려가 많다. -농산물의 개방 위기를 극복하는 대안은 수출이라고 보고 있다. 공격에는 공격으로 맞대응해야 한다는 것이다. 올 상반기에는 우리나라가 농산물을 수출하는 선진국들이 소비 부진을 겪었고, 특히 엔화 약세에 일본 수출이 힘들었다. 하지만 상반기 수출은 27억 8000만 달러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2.6% 증가했다. 또 지난해 우리나라 전체 수출액은 2011년보다 1.3% 줄었지만, 농식품은 4% 증가했다. 우리 농식품의 수출 경쟁력이 높아진 것이다. aT는 한류 열풍을 농식품 수출과 연결시키기 위해 지난 6월 상하이 코리안 푸드 페어를 개최했으며 베트남, 미국, 홍콩 등 세계 전역에서 계속 열 계획이다. →현재 중국 농산물 무역적자를 볼 때 수출로 중국의 공세를 극복하기가 쉽지 않아 보이는데. -지난해 대중국 농식품 수출액은 12억 8000만 달러였고, 수입액은 53억 달러였다. 40억 달러 이상의 적자가 났다. 이런 상황을 단번에 뒤집을 수는 없지만 노력을 멈추어서도 안 된다. aT의 대 중국 농수산물 수출 전략은 고품질·고부가가치 제품, 중서부 내륙시장 개척, 온·오프라인의 새로운 유통 채널 확보로 정리할 수 있다. 내년 3월에 aT의 칭다오(靑島) 수출전진기지 물류센터가 완공된다. 고품질 냉장·냉동식품을 수출할 수 있고, 물류비가 절감될 것으로 예상한다. →정부 주도의 수출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연간 수출 100억 달러를 기점으로 민간 영역이 수출을 주도할 것으로 예상한다. 이명박 정부 초기 48억 달러였던 농수산물 수출액은 지난해 80억 달러까지 늘었다. 2~3년 안에 100억 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한다. 물론 100억 달러 수출은 우리나라 전체 수출액의 1% 정도에 불과하다. 하지만 대부분의 산업은 비싼 원자재가 필요한 반면 농업은 씨를 키워 열매를 따는 산업이다. 수출액의 대부분이 순이익이라는 의미다. 수출 100억 달러가 넘으면 정부가 나서서 농산물 포장까지 일일히 보완하는 시대는 끝날 것으로 본다. 민간 영역에 의해 수출 품목이 다양화되면서 수출액도 지금보다 더 빠르게 늘 것이다. →농업이 일자리 창출에 얼마나 기여할 수 있는지. -농민은 전체 인구 중 2.6%에 불과하다. 하지만 식품 가공, 유통, 수출 인구까지 합한 ‘애그리 비즈니스’ 인구는 전체 인구의 18%에 이른다. 농업 생산이 아니라 생산 이후의 산업들이 발전하면 일자리는 크게 증가한다. 우리 공사가 ‘농수산물유통공사’에서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로 사명을 바꾼 것도 식품산업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해서다. 정리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사진 도준석 기자 pado@seoul.co.kr ■김재수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사장 ▲1957년 경북 영양 출생 ▲경북고, 경북대 경제학과, 서울대 행정대학원 행정학 석사, 미국 미시간주립대 대학원 경제학 석사, 중앙대 경제학 박사 ▲행정고시 21회 ▲농림수산부 시장과장·국제협력과장·식량정책과장·농업정책과장, 농림부 농산물유통국장·농업연수원장,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원장, 농촌진흥청장, 농림수산식품부 제1차관
  • [김종민 이 생각 저 생각] 문화 융성 그리고 콘텐츠공제조합

    [김종민 이 생각 저 생각] 문화 융성 그리고 콘텐츠공제조합

    ‘행복을 돈으로 살 수 있는가’의 문제는 사회과학연구의 고전적 질문이다. 1974년 미국 펜실베이니아 대학교의 이스털린 교수는 ‘경제성장이 인간의 몫을 개선해 주는가’라는 연구에서 경제의 부흥이 보다 나은 만족이나 행복을 가져오지는 않는다고 주장했다. 기본적 욕구가 충족되면 행복해지나 이 단계를 지나면 곧 욕구는 커지고 행복의 기준이 높아지는 등 돈으로 행복을 살 수는 없다는 것인데, 이스털린의 역설로 불린다. 34년 후 브루킹스 연구소의 젊은 경제학자 스티븐슨과 울퍼스는 절대적 소득이 커지면 커질수록 더 행복해진다는 시계열 통계와 함께 돈이 행복을 가져온다면서 위 역설을 반박했다. 현재 USC 교수로 있는 이스털린은 잘사는 나라 사람들이 더 만족할 수는 있지만 돈 자체가 행복을 가져다 주지는 않는다고 재반박했다. 젊은 경제학자들이 시계열 분석의 일부 오류를 인정했으나, 소득과 행복을 둘러싼 논쟁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그런데 여러 연구 결과에 따르면 소득 1만 달러 이상의 국가에서는 소득이 증가해도 이에 비례해서 행복이 증가하지 않았다. 욕구 자체가 변화하기 때문에 행복의 결정에는 비경제적 요인의 비중이 커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경제부흥 자체는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것이 아니며, 풍요를 어떻게 다루느냐가 역설 속의 행복을 좌우하게 되는 것이다. 신자유주의의 확산으로 사회복지의 약화와 개인적 행복의 저하를 우려하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많은 나라들이 사회발전의 패러다임을 물질적 풍요에서 행복한 삶의 증진으로 바꾸고 있다고 한다. 국정의 기조를 경제부흥, 국민행복, 문화융성에 두고 있는 우리의 경우 주목할 필요가 크다고 본다. 경제부흥과 국민행복을 함께 이룩하는 데 필요한 촉매는 문화융성이다. 문화가 융성하려면 콘텐츠산업이 활성화되어야 한다. 건강한 콘텐츠산업의 생태계는 비교우위가 높고 경쟁력이 탁월한 콘텐츠를 만드는 일에서 비롯되며, 문화예술가들에게 표현의 자유와 창의적 분위기를 조성해 주는 창작안전망의 구축이 핵심에 자리하고 있다. 기술과 접목해서 고품위 콘텐츠를 제작하고 유통구조를 개선하여 잘 만들어진 창작콘텐츠를 합리적으로 소비할 수 있는 환경 또한 함께 구축되어야 한다. 까다로운 입맛을 가진 소비자들의 수요에 맞도록 창작 콘텐츠의 다양화가 이루어져야 하며, 소비자는 창작에 대해 제값을 지불하는 자세가 되어 있어야 생산과 소비의 선순환구조가 만들어진다. 외형적 생태계의 사활을 결정하는 것은 보이지 않는 피의 흐름이다. 콘텐츠산업이 창조경제적 역량을 발휘하고 문화융성에 기여하느냐 여부는 현실적으로 콘텐츠 지원자금의 흐름에 달려 있다. 우리나라 콘텐츠 산업분야의 개인이나 기업은 영세하다 못해 열악하다. 콘텐츠사업자의 경우 매출액 10억원 미만이 87%를 차지하고, 종업원 10인 미만이 92%에 달한다. 꿈속의 이야기로 즐거움을 만들어 내는 대부분의 콘텐츠 창작자들은 부동산 등 자산이 달린다. 담보를 요구하는 금융 관행은 창작자들에게 자금 절벽으로 다가온다. 한 줄의 이야기와 한 편의 이미지가 밑천인 콘텐츠산업을 위한 새로운 금융의 등장이 절실하다. 반가운 것은 영세 콘텐츠 기업들의 ‘돈맥경화’를 풀어 주는 콘텐츠공제조합이 곧 출범한다는 소식이다. 조합원 간의 상부상조를 바탕으로 영세사업자에게 필요한 보증과 융자를 적시에 제공하면서 한도는 높이고 요율은 낮춘다는 원칙 아래 운영될 것이라고 한다. 많은 기대 속에 출발하는 공제조합이 콘텐츠 생태계의 안전보호처와 창작의 마중물이 되어 문화융성의 디딤돌로 하루빨리 자리 잡기를 바란다. 대표적인 고위험 고수익 분야인 콘텐츠산업이 황금알을 낳는 산업으로 안착하는 전기를 만들어 가야 한다. 무엇보다 도전적이고 창조적인 많은 젊은이들에게 반듯한 일자리를 풍성히 만들어 내는 역할을 잘 해내면 좋겠다.
  • 김주영 대하소설 ‘객주’ 완결편

    김주영 대하소설 ‘객주’ 완결편

    수정암 마룻장을 뜯고 찾아낸 장물의 물목단자에는 그동안 십이령을 넘나들던 어물 상단과 길손들이 적당에게 탈취당했던 엄청난 전대와 패물의 알천들이 일목요연하게 적바림되어 있었다. 당백전은 말할 것도 없었고, 은장도(銀粧刀)와 석장도(錫粧刀), 은항장도(銀項粧刀), 칼자루, 피도갑(皮刀匣), 밀화(密花), 산호(珊瑚), 호박(琥珀), 진옥(眞玉)과 같이 어물 상단으로는 눈요기도 어려웠던 진귀한 보석들이었다. 값어치로 따지면 기천 냥을 헤아릴 만하여 과연 십이령의 험로를 넘나들던 상단의 복물짐이나 길손들의 봇짐을 가차없이 탈취한 적당이라 할 만했다. 그러나 그들 상단으로선 출처를 알 수 없는 물자들도 있었다. 그런 물목단자를 앞에 두고 속내가 달라진 접소 동무들의 의견이 분분했다. “장물들 대부분이 우리 상단을 은사죽음시키고 탈취한 물화들이니 임소의 하회를 기다릴 것도 없이 응당 우리들의 차지가 되어야 합니다.” “장물은 그동안 적변으로 억울하게 목숨을 버린 동무들의 친인척을 찾아내어 돌려주어야 후환이 없습니다.” “그 말도 온당하나 그동안 죽음을 당한 동무들 거개가 고향이 어느 고을 어느 골짜기인지 알고 있는 사람이 드물지 않나. 여기 모여 앉아 있는 우리들 역시 마찬가지지만, 십중팔구 사고무친한 미장가 엄지머리에 오쟁이 진 홀애비 처지들이라, 그동안 장례며 면례(緬禮)조차 우리 임소 동무들이 십시일반해서 치러주지 않았나. 혹여 망자의 안태고향을 찾아낸다 할지라도 십중팔구 가숙이라 할 만한 계집사람이나 내지른 소생도 없어서 생시 때 초인사는 물론이고, 안면조차 트지 않았던 사돈의 팔촌들만 움 안에서 떡 받기 십상이 아닌가.” “그렇다면 이 물화들을 관아에 고스란히 갖다바쳐야 하나?” “그건 게걸들린 길청의 이서배 놈들에게 이것 갖다가 한입에 꿀꺽 삼키시오 하고 턱밑에 들이대는 것과 다르지 않을 것이야.” “설마하니, 몽땅 털어 삼킬까.” “그놈들 목구멍은 호랑이 목구멍보다 더 크다는 것을 임자가 몰라서 그러나? 구실살이들이 월름(月?)이 없는 까닭이 나변에 있나? 그렇게 임자 없이 굴러온 물화를 거두어 치부하라고 월름을 두지 않았던 것이야. 여북했으면 호랑이 아가리란 별호가 붙었겠나. 우리 목숨을 초개같이 여기고 적굴을 소탕하고 건진 거관(巨款)을 입맛 다시는 데 이골 난 길청의 이서배 놈들 썩은 뱃속에 채워줄 까닭은 없지.” “그거 듣던 중 반가운 말씀일세.” “아무리 생각해 보아도 우리 접소에서 거둬들여야 할 장물일세.” 행중 식구들이 중구난방으로 떠들어대는 가운데, 곰방대를 빼물고 천장만 쳐다보고 앉았던 정한조가 시끌시끌하던 좌중이 가라앉기를 기다렸다가 가만히 일렀다. “그 장물의 물목단자는 이미 임소에 보장을 띄웠으니, 우리가 접소에 앉아서 가지자 말자 하고 떠들어댈 처지가 아닐세. 견물생심이라 해서 그만한 거관에 이르는 장물을 취득하였다면 나랏님이라도 거두어서 내탕금으로 쓰고 싶은 심정일 것이야. 나 또한 욕심이 생기지 않은 것은 아니네. 그러나 장물로 말미암아 해로동혈하자는 접소의 동무들끼리 의견이 분분하고 종국에 가서는 좋은 의초들이 상해 서로 얼굴을 붉히고 삿대질이 오갈까 해서 부랴부랴 임소에 보장을 접수시키지 않았겠나. 그로써 그 장물은 좋든 싫든 이미 우리 손에서 떠난 셈일세. 임소에서 작정하신 대로 우리 접소로 되돌려준다면, 그때 우리 임의대로 처분할 것이고 아니면 임소나 관아에서 처분하도록 지켜보는 것이 도리일세. 우리가 처음 적당을 소탕하고자 결의하고 나섰을 때, 저들의 장물을 거두고자 발기한 것은 아니지 않나. 다만 십이령 고갯길에 적당이 창궐하여 그 폐해가 막심해 그것을 정습시켜 우리들 상로의 안녕을 지키자는 것이 아니었나. 그러기에 장물을 가지고 말들이 많은 것은 우리의 체면을 스스로 손상시키는 일이며, 누워서 침 뱉기일세. 모두 자숙들 하게나.” 본심은 한결같이 충직한 사람들이라, 정한조의 한마디에 좌중이 잠잠해졌다. 정한조는 일행의 심사가 그동안 치러진 일들로 몹시 들떠 있고, 장물에 대한 미련도 말끔히 씻어낼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들떠 있는 심지들을 쓰다듬고 달래주어야 한다는 것 역시 알고 있었다. 그러나 당장 이렇다 할 묘책이 나서지 않아 전전긍긍이었다. 사로잡은 적당의 수괴는 임방의 처분에 따라 안동 부중으로 압송하여 짐을 덜었으나, 그와 더불어 길세만을 징치하라는 하회가 떨어질까 해서 조마조마했다. 그래서 모처럼 조기출, 천봉삼과 정담을 벌여보았다. 긴 논의 끝에 천봉삼이 내놓은 의견을 따르기로 하였다. 우선 송만기를 샛재의 월천댁에게 보냈다. 송만기로 하여금 자신의 본색을 토로하여 월천댁의 마음을 달래주기 위함이었다. 그로부터 자초지종을 듣게 된 월천댁의 가슴은 찢어지는 것 같았고, 억장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 평소에는 곁에 벼락이 떨어진다 해도 침착했던 월천댁은 송만기가 부풀어 오른 젖무덤을 숨기려고 가슴을 감싸고 있던 무명 자투리를 풀어 보이자, 그만 새파랗게 질리고 말았다. 설마하니 송만기가 남장한 계집일까 해서 사뭇 곧이듣지 않다가 오목 주발을 엎어놓은 듯한 만기의 푸짐한 젖가슴이 눈에 들어오는 순간, 뒤통수를 얻어맞은 듯한 배신감에 치를 떨었다. 만기의 실체를 차마 보고 싶지 않아 일변 손사래를 치면서도 그 가슴에서 시선을 뗄 수 없었다. 보고 또 보다가 그만 염치불구하고 곡지통을 내쏟고 말았다. 간혹 젊고 모색도 반반하게 생긴 보상들이 통행에 구애를 받거나 험상궂은 부상들이 뒤따라다니며 지분거릴까 해서 남장을 하고 다니는 경우는 있었으나, 소금이나 어물 짐을 지고 험로를 넘나드는 부상이 남장을 했으리라곤 꿈에도 생각지 못했던 일이었다.
  • [극과 극](4)라면과 울고 웃은 50년…‘신라면’ 아성 뒤 비운의 ‘쌀탕면’ 아시나요

    [극과 극](4)라면과 울고 웃은 50년…‘신라면’ 아성 뒤 비운의 ‘쌀탕면’ 아시나요

    라면이 우리나라에 소개된지 꼭 50년이다. 1963년 9월 15일 삼양라면이 처음 출시됐다. 중량은100g, 가격은 10원이었다. 1961년 설립된 삼약식품이 2년만에 내놓은 첫 작품이다. 전중윤 삼양식품 명예회장은 최근 “국민을 위해 애국하는 마음으로 라면을 생산했다”고 말했다. 전 회장에게 ‘라면은 기아(飢餓)로부터 탈출, 식량자급문제 해결 수단’이었다. “당시 남대문시장을 지나다 시민들의 미군들의 음식찌꺼기로 만든 5원짜리 ‘꿀꿀이죽’을 사먹기 위해 줄을 선 광경을 보고, 과거 일본에 갔을 때 라면을 시식했던 기억을 떠올렸다”는 게 전 회장의 회고담이다. 이후 일본 묘조(明星)라면의 오쿠이(奧井) 사장을 끈질기게 설득, 시설과 기술을 이전받았다. 한국 1인당 年69개,세계1위 라면소비국  라면에 대한 소비자의 반응은 시큰둥, 자체였다. 곡식 위주의 생활을 하던 국민들에게 라면은 듣지도 보지도 못한 생소한 제품이었던 까닭에서다. 게다가 담백한 국물도 소비자들의 입맛에 맞지 않았다. 그러던 차에 식량 문제를 고심하던 박정희 대통령이 삼양라면에 관심을 보였다. “한국 사람은 맵고 짠 것을 좋아하니 고춧가루가 좀 더 들어갔으면 좋겠군”이라며 박 대통령은 제조 단가 탓에 사용하지 못하던 고춧가루 자금을 지원해주었다.(책:사물의 민낯) 일본식 라면과 다른 맵고 짠 맛으로 대표되는 한국식 라면이 탄생한 것이다. 라면은 적극적인 자사 홍보와 함께 정부의 혼분식 장려 정책에 힘입어 출시된지 1년쯤 지나자 소비자들의 반응이 나타났다. 날개 돋친 듯 팔려나갔다. ‘라면 붐’의 시작이다. 라면은 국내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가장 성공한 인스턴트 식품으로 꼽히고 있다. 일본에 본부를 둔 세계라면협회(WINA)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즉석라면 판매량은 1014억 2000만개이다. 1997년 조사가 시작된 이래 처음 1000억개를 돌파한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소비된 라면은 무려 35억 2000만개다. 중국, 인도네시아, 일본, 베트남, 인도, 미국에 이어 7번째로 라면을 많이 먹었다. 하지만 1인당 라면 소비량은 우리나라가 69개로 1위다. 중국 32.6개, 일본 42.6개에 비해 월등히 앞섰다. 쌀이 부족했던 시기 대체식품으로 개발했던 국산 라면이 반세기만에 국민의 기호식품, 제2의 쌀로 자리매김한 것이다. 삼양, 농심, 한국야쿠르트, 오뚜기 등 주요 라면업계의 지난해 매출액은 무려 1조 9800억원을 기록했다. 올해는 2조 80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물론 삼양라면이 첫 선을 보인 지 50년 동안 모든 라면이 국민들의 호응을 받은 것은 아니다. 제대로 소비자들의 손길을 받지도 못한 채 자취를 감춘 ‘비운의 라면’이 적잖다. [1968년 개발된 동명식품의 ‘풍년라면’ CF. 당시 라면은 기호식품이 아닌 배곯는 대다수 국민들의 훌륭한 먹거리였다. 1960년대부터 수많은 라면이 개발됐고 상당수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자료=유튜브] 농심 야심작 ‘쌀탕면’, 최단명 불명예 국내에서 ‘최단명 라면’은 농심에서 나왔다. 농심은 1990년 2월 야심차게 쌀을 30% 함유한 ‘쌀탕면’을 내놓았다. 1989년 12월 삼양식품이 전격적으로 쌀라면을 출시, 초반에는 공급이 달릴 큰 인기를 끌던 쌀라면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서다. 한국야쿠르트도 농심보다 약 한 달 전 쌀라면을 선보였던 터였다. 이른바 ‘쌀라면 전쟁’은 1989년 11월 사회적인 논란이 된 ‘우지(牛脂)파동’에서 촉발됐다. 삼양식품은 직격탄을 맞았다. 우지, 즉 공업용 쇠고기 기름으로 라면을 튀겼다는 것이다. 삼양식품은 우지파동 속에 ‘절대강자’의 위상 유지를 위해 대안으로 쌀라면을 신제품으로 내세웠던 것이다. 때 마침 쌀 소비량이 급격하게 감소, 쌀 소비 촉진도 쌀라면 전쟁을 부추기는데 한 몫했다. 농심은 ‘쌀탕면’의 흥행을 위해 최초로 ‘진공믹서공법’이라는 신 제조기술까지 도입, 면발을 부드럽게 만들었다. 또 기름에 튀기지 않은 ‘무지방 건면’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가격 역시 기존 쌀라면보다 30원 비싼 330원으로 책정했다. 그러나 쌀라면에 대한 시장의 호응은 오래가지 못했다. 특히 ‘밀가루 라면’에 익숙해져버린 소비자들의 입맛을 돌리기에 역부족이었다. 쌀은 밀보다 비싸 가격경쟁력도 떨어졌다. 결국 뒤늦게 ‘쌀라면 전쟁’에 뛰어든 농심은 6개월 만에 ‘쌀탕면’ 생산을 중단했다. 쌀탕면은 농심 홈페이지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 사라진 것이다. 쌀라면은 현재 삼양식품 등이 건강식으로 생산,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1984년 설립된 청보식품의 주력 ‘영라면’ CF. 당대 최고의 코미디언이었던 이주일씨를 홍보모델로 내세워 ‘곱배기’라면과 함께 출시 4개월 만에 라면시장 점유율 5%라는 경이적인 기록을 세웠다. 그러나 장기 성장 발판을 마련하지 못하고 출시 2년 만에 결국 단종됐다. 자료=유튜브] 이주일 내세운 ‘영라면’도 불운 청보식품의 ‘영라면’과 ‘곱배기라면’도 생명이 짧았다. 1984년 식품업계에 혜성처럼 등장한 청보식품은 이듬해 ‘영라면’과 ‘곱배기라면’으로 라면시장의 판도를 흔들었다. 당대 최고의 코미디언이었던 고(故) 이주일씨를 모델로 발탁, 출시 4개월만에 시장 점유율 5%라는 경이적인 기록을 세웠다. 청보식품 측은 이주일씨를 여러 차례 찾아가 “도와달라”고 읍소한 끝에 홍보모델 수락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과는 다르지만 당시 라면 광고 모델은 대체로 인기 코미디언이 맡았다. 코믹하고 소탈한 서민 타겟의 광고가 대세를 이뤘기 때문이다. 1975년 ‘농심라면’의 광고 모델 구봉서, 곽규석씨가 ‘형님 먼저, 아우 먼저’라는 광고 멘트로 히트를 친 것이 대표적인 예다. 1986년 코미디언 이홍렬과 이경규의 ‘짜짜로니’ 광고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역시 문제는 ‘맛’이다. 곱배기라면은 이름 그대로 면의 양이 다른 라면보다 많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소비자들로부터 “맛이 싱겁다”, “스프 양이 부족한 것 같다”, “특별한 장점이 없다”는 혹평을 받았다. 이후 1987년 경영난을 겪다 부도가 난 청보그룹의 식품사업 대부분은 오뚜기로 흡수되면서 두 라면은 2년만에 단종됐다. 라면업계는 소비자들의 다양한 입맛을 사로잡기 위해 파격적인 맛을 내거나 새로운 기능을 곁들였지만 적잖게 쓴맛을 봤다. 지금은 이름도 생소한 카레라면(삼양·1971년 출시), 머그면(농심·1993년), 쇼킹면(팔도·1997년), 채식면(오뚜기·1998년), 케찹라면(팔도·1998년), 매운콩라면(빙그레·1998년), 랍스타맛 왕라면(한국야쿠르트·2000년) 등이 그것이다. 쇼킹면은 TV 광고에서 입에서 나온 뜨거운 열기 때문에 천장 스프링쿨러에서 물이 뿜어져 나와 방 전체가 물바다가 되는 모습을 연출하고, ‘자신있는 분만 드십시오’라는 다소 과장된 멘트로 청소년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기는 했지만 소비자들의 오랜 선택을 받지 못했다. “자신있는 분만 드십시오” 쇼킹면의 도발 최근 들어 출시된 제품 가운데 2011년 4월 농심의 ‘신라면블랙’은 쌀탕면보다 더 빠른 출시 5개월만에 잠정 생산 중단돼 ‘최단명 라면’이라는 새로운 오명을 쓸 뻔했으나 용기면인 ‘신라면 블랙컵’으로 부활한 동시에 봉지면을 재출시, 미국·일본·중국 등 해외 수출로 판로를 개척했다. ‘신라면블랙’은 ‘신라면’보다 두배나 비싼 1600원을 소비자가격으로 정하고, “설렁탕 한 그릇의 영양이 그대로 담겼다”는 광고 카피를 통해 프리미엄 라면 이미지를 내세웠다. 하지만 출시 직후부터 “기존 제품을 개선한 ‘리뉴얼제품’에 불과한데 가격을 너무 많이 인상했다”는 논란에 휩싸인 끝에 출시 5개월만인 8월 30일 전격적으로 국내 봉지면 생산·판매를 중지했다. 농심은 지난해 봉지면 ‘신라면 블랙’을 국내에서 다시 내놓은 한편 월드스타 싸이를 용기면 ‘신라면블랙컵’ 홍보모델로 등장시키는 등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해외에서 더 통한 신라면 블랙 50년이라는 세월이 흘렀어도 소비자들이 선택한 라면 맛의 변화는 그리 크지 않다는 게 업계의 한결같은 말이다. 일반적으로 국내 소비자들을 사로잡는 맛은 얼큰한 ‘매운 맛’이다. 장기적으로 성공한 라면을 단번에 따라잡기는 쉽지 않다는 얘기다. 농심 관계자는 “지금까지 장기 히트한 신라면 같은 대부분의 주력 라면은 출시 이후부터 맛의 변화가 전혀 없다. 맛을 바꿀 이유가 없다”고 설명했다. 반대로 전통적인 매운 맛이 아닌 실험적인 시도는 거의 실패로 돌아갔다. 소비자가 요구하는 라면 맛이 상당히 보수적이라는 의미다. [빙그레가 1998년 개발한 ‘매운콩라면’ CF. 100% 콩기름을 사용해 라면시장에 ‘건강’이라는 화두를 던지며 한 때 돌풍을 일으켰다. 그러나 빙그레가 2003년 수익성 악화를 이유로 라면시장에서 철수하면서 결국 퇴출됐다. 자료=유튜브] 라면요리대회에서 우승경력이 있는 라면매니아 이창헌(42·국방부 계룡대 조리원사)씨는 “과거에 새로운 시도가 많았지만 소수를 위한 시장이기 때문에 소비자의 입맛에 어필하지 못하고 사라진 라면이 많다”면서 “각 회사마다 라면을 연구해서 새롭게 출시해도 대다수 소비자의 입맛을 따라갈 수 없기 때문에 시장성이 떨어져 중도에 사라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신라면’, 단일품목 27년연속 1위 아성 반대로 우리 국민에게 가장 사랑받는 라면은 농심의 ‘신라면’ 이다. 1986년 10월 첫 출시돼 지난해까지 총 220억 봉지를 판매했다. 농심은 지금까지 판매한 신라면을 일렬로 세우면 지구를 100바퀴 돌 수 있고 에베레스트산을 22만 7924회 왕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어떤 라면도 따라올 수 없는 실로 어마어마한 판매량이다. 단일 품목으로 현재까지 27년 연속 1위를 차지해 ‘라면계의 아성’으로 불린다. 한때 ‘하얀라면 돌풍’으로 점유율을 위협받기도 했지만 흔들리지 않고 지금까지 이르렀다. 해외에서는 80여개국에 수출돼 효자수출상품으로 불린다. 농심은 국산 라면의 자부심을 높이기 위해 2009년부터 ‘한국의 빅맥지수’로 불리는 신라면 지수를 발표하고 있다. 신라면 지수는 신라면이 판매되고 있는 주요 10개 지역의 신라면 1봉지 가격을 미국 달러로 환산한 것이다. 신라면 매출액은 국내외 판매를 합쳐 연간 8000억원에 달한다. 농심 전체 매출 2조원의 3분의 1에 가까운 부분을 담당하고 있다는 의미가 된다. 최근에는 농심의 또 다른 베스트셀러인 ‘짜파구리’(짜파게티+너구리)의 약진에 잠시 주춤하기도 했지만 여전히 “국민들의 까다로운 입맛을 사로잡기에는 신라면 만한 것이 없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라면매니아 이창헌씨는 “하얀 국물 라면이라는 새로운 시도가 있었지만 역시 빨간 국물이라는 전 국민적인 공감대를 벗어나지 못했다”면서 “신라면은 주식은 물론 해장용으로도 많이 사용하는 빨간 국물 라면의 대표주자 격인 라면”이라고 설명했다. 이씨는 “앞으로는 염도를 줄이고 건강을 생각하는 프리미엄 라면이 앞으로의 트렌드가 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전망했다. 한 라면업계 관계자는 “염도가 낮아지면 특유의 맛이 변할 위험도 있지만 규제가 강화되고 국민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어 조금이라도 염도를 낮춘 건강 라면 개발에 모든 연구자들이 사활을 걸고 있다”고 말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마카오=카지노는 잊어라”…이젠 ‘복합 가족리조트’로 탈바꿈

    “마카오=카지노는 잊어라”…이젠 ‘복합 가족리조트’로 탈바꿈

    영화 ‘도둑들’의 배경이 되었던 마카오, 대형 호텔들의 화려한 야경과 그 안에서는 희뿌연 담배 연기 속에 ‘한 방’을 기다리는 회색빛 얼굴들이 마주하고 있는 모습이 우리에게 익숙했다. 그러나 이번 여름부터 마카오에서는 좀 더 다양한 색깔을 만나볼 수 있게 됐다. 더 이상 ‘마카오=카지노’의 공식에서 벗어나 가족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여행지로 탈바꿈하고 있다. 지난 7월 초 마카오에 드림웍스의 유명 캐릭터들이 찾아왔다. 우리나라에서도 많은 사랑을 받은 슈렉과 쿵푸팬더, 마다가스카, 드래곤의 주인공들을 마카오 리조트 곳곳에서 만날 수 있다. 마카오 최대 복합 리조트 회사인 샌즈 차이나의 ‘샌즈 코타이 센트럴 리조트’와 ‘드림웍스 애니메이션’의 합작 프로젝트가 진행되면서다. 드림웍스 애니메이션이 테마파크나 놀이공원이 아닌 호텔 리조트와 함께 합작을 하는 것은 세계 최초다. 샌즈 코타이 리조트 소속 호텔들은 드림웍스 캐릭터들로 꾸며진 하나의 가족 놀이공원이 됐다. 리조트마다 캐릭터 장식을 해놓은 것은 물론이고 호텔 숙박 프로그램까지 바꼈다. 홀리데이인 호텔 로비에서는 네 종류의 캐릭터를 오전과 오후에 직접 만날 수 있다. 흥겨운 애니메이션 주제곡과 함께 등장하는 캐릭터들과 귀여운 포즈를 잡고 사진을 찍을 수 있다. 어린이들을 위한 ‘팬미팅’인 셈이다. 호텔 안 쇼핑몰에서는 매일 오후 4시 퍼레이드도 펼쳐진다. 놀이공원에서 열리는 퍼레이드처럼 아이들이 좋아하는 캐릭터들이 춤을 추면서 쇼핑몰 안의 분위기를 돋운다.  쉐라톤 호텔에서는 9월 30일까지 ‘드림웍스 패밀리 스위트룸’ 숙박 패키지를 판매한다. 호텔에는 슈렉, 쿵푸팬더, 마다가스카, 드래곤 등 네 종류의 캐릭터 스위트룸이 만들어져 있다. 부모들이 이용할 수 있는 2인용 스위트룸에 2명의 어린이가 사용할 수 있는 방이 함께 있다. 어린이방에는 각각의 캐릭터룸에 따라 슈렉이 그려진 침대, 쿵푸팬더 세면도구 등 캐릭터별로 꾸며져 있다. 비용은 평일 기준 1박에 2668 마카오 달러(세금 30% 별도). 우리 돈으로 약 40~50만원 선이다.  리조트에 묵는 어린이들은 캐릭터들과 함께 아침을 맞이한다. 슈렉이 “굿모닝~”하고 모닝콜을 해주고 호텔의 아침식사는 ‘breakfast’가 아닌 ‘Shrekfast’로 변신한다. 슈렉과 쿵푸팬더, 마다가스카 등 다양한 캐릭터들이 어린이들의 아침식사를 함께하는 이벤트다. 메뉴도 어린이들의 입맛에 맞춰 달콤한 간식들과 햄버거, 샌드위치 등 다양하게 준비돼 있다. 특히 슈렉 모양의 팬케익, 쿵푸팬더 모양의 찐빵 등 재미있는 간식들을 맛볼 수 있다. 아침식사 중에는 캐릭터들이 나와 음악에 맞춰 율동을 보여주고 무대 밑에 내려와 아이들과 만난다.  호텔 안내데스크 옆에는 ‘줄리엔의 오두막(King Julien’s jungle hut)’으로 불리는 간이 매점이 있다. 체크인을 마친 어린이들이 무료로 자유롭게 찾아와 팝콘과 젤리, 주스 등의 간식을 먹을 수 있는 곳이다.  유럽의 베니스를 통째로 옮겨놓은 듯한 베네시안 마카오는 최대 규모의 카지노를 가진 동시에 대형 쇼핑몰도 갖췄다. 인공하늘로 된 천장과 곤돌라가 움직이는 물가를 따라 베네시안 리조트 안의 의류, 화장품 등 가게가 300여개가 있다. 여기에 포시즌 호텔의 150개를 비롯해 리조트 안에만 600여개의 상점이 있다. 샌즈 코타이 센트럴 리조트의 호텔들은 모두 구름다리 등 통로로 실내가 연결돼 있어 편하게 움직이며 쇼핑이 가능하다.  베네시안 리조트는 우리나라의 코엑스나 킨덱스처럼 전시관, 공연장도 함께 있어 마카오의 복합 엔터테인먼트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3000평 규모의 전시관이 6개 있고 대형 공연장 ‘Cotai Arena’ 한 곳 있다. 현재 전시관에서는 공룡이 살아 움직이는 듯한 모형을 전시해 놓은 공룡 특별전이 열리고 있고, 공연장은 올 가을 저스틴 비버가 이 곳에서 공연을 하는 등 세계의 유명 뮤지션들의 무대가 되기도 한다.  또 뮤지컬이나 오페라 극장으로 사용되던 공간도 영화관으로 탈바꿈해 지난달 13일부터 드림웍스의 신작 3D 애니메이션 ‘터보’가 상영되고 있다. 개봉 첫날 시사회에서는 마카오의 유명 배우들이 레드카펫 행사도 진행했다. 샌즈 차이나 관계자는 “마카오가 카지노 뿐 아니라 다양한 엔터테인먼트를 즐길 수 있는 가족 여행지가 될 수 있도록 주력하고 있다”면서 “특히 어린이, 여성들을 위한 시설과 프로그램을 갖추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마카오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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