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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0세 시대 新노년] 순천 죽청마을 ‘9988 쉼터’ 할머니들의 하루

    [100세 시대 新노년] 순천 죽청마을 ‘9988 쉼터’ 할머니들의 하루

    현재 우리 사회의 65세 이상 노인 인구는 13%에 달한다. 2년 뒤면 14%를 넘고 2023년에는 20%가 넘는 초고령사회가 된다. 이쯤 되면 노인, 노년이란 단어의 기준도 달라져야 한다. ‘70대 젊은이, 80대 중년’이라는 말과 함께 100세 시대가 현실이 될 것이다. 그렇다고 마냥 반길 일만은 아니다. 경제력이 없거나 거동이 불편하면 자식과 사회로부터 제대로 보호받지도 못해 고통스러운 노후가 되기 십상이다. 100세 시대에 자식과 사회에 짐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최근 전국 곳곳에서 아름다운 노후를 위한 여러 가지 노력이 시도되고 있다. 서울신문은 창간 111주년을 맞아 100세 시대에 대비하는 노인들의 변화된 삶을 5회에 걸쳐 조명해 본다. “외로움요? 그런 거 몰라요. 우리는 혼자가 아닌걸요. 주변에 이렇게 많은 친구가 있는데요.” 지난 14일 오전 전남 순천시 서면에 위치한 죽청마을의 ‘죽청마을 9988 쉼터’에서 만난 할머니들은 연신 웃음을 참지 못했다. 무엇이 그리 즐거운지 소녀들처럼 수다를 떨었다. 김영애(83) 할머니는 “할머니 10명이 함께 생활하면서부터 웃음이 끊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9988 쉼터는 99세까지 건강하게 살라는 의미를 가진 경로당이다. 일반적인 경로당과 달리 할머니들이 함께 잠자고 빨래하고 끼니도 해결하는 생활공간이다. 할머니들은 대부분 집에서 혼자 지내다 지난해 11월부터 이곳에서 함께 생활하고 있다. 낮에 어울리는 것 외에 저녁에도 방 2개에 나눠 같이 잔다. 인근에 있는 집에 들러 잠깐 볼일을 보러 가는 것 외에는 하루를 온통 함께 보낸다. 식사도 아침 7~8시, 점심 오후 1시, 저녁 오후 7시 30분 등 규칙적으로 한다. 하루 세끼를 꼬박꼬박 따뜻한 밥으로 해결한다. 이전에는 힘든 밭일을 하고 나면 밥을 짓기 싫어서 굶기도 했지만 이젠 여럿이 함께 식사하니 밥맛이 더 좋다. 덩달아 외로움이 사라진 지도 오래됐다. 김 할머니는 “같이 먹고 자고 놀고 생활하는 우리는 한 식구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며 “밥하는 사람, 된장국 끓이는 사람, 반찬 만드는 사람, 청소하는 사람 모두 웃으면서 준비를 한다”고 말했다. ●순천시 쉼터 42곳 ‘실험 성공’… 9월까지 10곳 확대 89㎡(27평) 규모로 방 2개와 거실이 있는 쉼터에는 냉장고, 샤워시설, 전기밥솥, 가스레인지, 선풍기, TV 등이 갖춰져 있다. 이불, 베개, 장롱도 시에서 구입해 줬다. 겨울에는 난방비도 지원한다. 처음에는 할머니들끼리 생각이 다르고 취향도 맞지 않아 티격태격하는 등 의견 충돌도 있었다. 하지만 계속 같이 지내다 보니 양보심과 배려심이 생기면서 이제는 집안 식구들 이상으로 친자매처럼 지낸다. 임옥남(80) 할머니는 “집에서 혼자 처량하게 지내야 할 형편인데 이렇게 어울리며 살게 해 줘 고마운 마음뿐”이라면서 “아파 누워 있을 때 물 한잔 가져다줄 사람이 없어 눈물이 날 때도 있었는데 이제는 외롭지 않고 사는 게 재미있다”고 말하며 웃음을 보였다. 지난해 4월 문을 연 서면의 ‘지본마을 9988 쉼터’에서도 8명의 할머니가 함께 거주한다. 자식 3명이 모두 세상을 떠나고 큰며느리(68)와 살고 있는 박봉남(89) 할머니는 잠자리에 들 때 외에는 쉼터에서 하루 종일 시간을 보낸다. 같이 생활하는 할머니들이 밥을 직접 먹여 주기도 하는 등 뒷수발을 하고 있다. 인근 마을에 딸이 살고 있지만 사위에게 미안하기도 하고 여기가 편해 아침 일찍부터 찾아온다. 이이남(79) 할머니는 “한집 식구라는 마음으로 서로서로 챙기고 있다”며 “처음에는 방귀 뀌는 사람, 코 고는 사람, 늦게까지 안 자는 사람 등 서로 불편했는데 이제는 공동생활에 적응해 가장 안락한 집이 됐다”고 말했다. 지난 4월에는 이복순(84) 할머니가 갑자기 복통을 호소하면서 쓰러지자 옆에 있는 쉼터 사람들이 택시를 불러 급히 병원으로 옮겨 응급조치한 일도 있었다. 입맛이 없거나 힘이 없어 누워 있는 사람들을 위해 서로 미음과 죽을 끓여 주기도 하고, 청결에 신경을 써야 해서 귀찮지만 샤워도 자주 하는 등 정신적으로도 건강해지는 모습들이다. 인근에 위치한 ‘해룡마을 9988 쉼터’의 최점엽(89) 할머니는 “자녀들이 모두 서울 등 타지에 살고 있어 안부 전화를 받는 정도지만 쉼터에서 사람들과 어울린 후로는 아들들도 고민이 줄어들었다며 좋아한다”고 밝혔다. 경기도 부천에 산다는 아들(53)은 “거리가 멀어 명절에 찾아오는 것이 고작이어서 건강 걱정 등 항상 죄스러운 마음만 있었는데 어머니가 웃음도 짓고 밝은 얼굴로 보내고 계셔서 언제나 고마운 마음을 갖는다”고 말했다. ●“고독사·우울증 등 해결 큰 역할… 경로당보다 발전한 모델” 순천시는 2013년부터 이 같은 9988 쉼터를 42곳 운영하고 있다. 이곳에서 305명의 노인이 함께 즐거운 노년을 보내고 있다. 매월 난방비 20만원과 1인당 4만원의 부식비, 쌀 20㎏ 1포씩을 지원한다. 할아버지들이 함께 생활하는 9988 쉼터는 주암과 월등 등 3곳이 있다. 할아버지들은 할머니들과 달리 여러 사람과 같이 지내는 것이 불편하고 다소 부담돼 잠잘 때는 대부분 자기 집으로 돌아간다. 주민들의 호응이 커지면서 순천시는 오는 9월까지 쉼터를 52곳으로 확대하고, 2018년에는 100곳으로 늘려 운영할 계획이다. 낮 시간대에 노인들의 무료함을 달래 주기 위해 한글 교실과 요가·체조·전통 뜸·치매 예방 교실 등을 운영하고 있다. 김청수 순천시 노인복지담당은 “자원봉사단체 회원 200여명이 매월 2~3번 정도 찾아와 뒷시중을 드는 등 서로 어울리기도 하고 자녀들도 문안 인사를 오면서 자연스레 효 문화도 되살아나는 것 같다”고 밝혔다. 김명수(73) 대한노인회 순천시노인대학 학장은 “경로당은 단순한 노인들의 휴식처였지만, 9988 쉼터는 한 단계 발전한 새로운 모델”이라면서 “9988 쉼터가 독거노인의 고독사와 치매, 우울증 등의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는 데 큰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글 사진 순천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구순 나이 잊은 방앗간 할아버지와 심청이 딸 이야기

    구순 나이 잊은 방앗간 할아버지와 심청이 딸 이야기

    경북 성주군의 한 마을에는 지은 지 150년이 다 된 옛 방식의 정미소가 있다. 60년 넘게 이 방앗간을 지켜 온 박두준(93) 할아버지는 평생 ‘정직’을 신념으로 삼고 손님들에게 1등급의 쌀만을 100% 도정해 팔아 왔다. 그런 할아버지의 곁을 지키는 사람은 8남매 중 둘째 수연씨다. 결혼해 학원을 운영하던 딸 수연씨는 6년 전 친정어머니가 불의의 사고로 돌아가신 후 홀로 남은 아버지 곁을 지키기 위해 친정으로 돌아왔다. 17일 오후 7시 50분 방송되는 EBS 1TV ‘장수의 비밀’에서는 93세 나이에도 고집스럽게 방앗간을 운영하는 아버지와 딸의 이야기를 만나 본다. 13살 때부터 방앗간 일을 시작한 할아버지에게 기계는 장난감이고 방앗간은 놀이터다. 6년 동안 할아버지의 일을 도운 딸이 이제 기계를 만질 줄 알지만, 할아버지는 아직도 자기 손으로 다 해야 성이 풀린다. 딸은 아버지가 혹시라도 넘어질까 걱정이지만 아버지의 고집을 꺾을 수 없다. 이웃 사람들은 수연씨를 심청이라 부른다. 외식을 싫어하고 기름진 음식도 싫어하는 할아버지의 입맛에 맞춰 매 끼니를 정성으로 차려 내고 밤에도 곁을 지키며 말벗이 돼 준다. 밀 수확 후라 한창 바쁜 때, 밀방아 기계에 갑자기 문제가 생겼다. 손님들이 덜 건조시킨 밀을 가져와 빻다 보니 밀가루가 체에 뭉쳐 구멍이 난 것이다. 수연씨는 공구를 들고 높은 기계 위에 뛰어올라 살핀다. 금세 기계의 고장 난 부분을 찾아 뚝딱뚝딱 고쳐 기계는 다시 힘찬 소리를 내며 돌아간다. 할아버지의 얼굴에도 안도의 미소가 번진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치타, 하이에나 먹는 모습에 침 흘린 기막힌 사연?

    치타, 하이에나 먹는 모습에 침 흘린 기막힌 사연?

    치타가 잡은 먹잇감을 하이에나가 가로채는 모습이 포착된 영상이 공개됐습니다. 지난 14일 유튜브에 게재된 해당 영상은, 최근 남아프리카 공화국 크루거국립공원에서 촬영됐습니다. 영상 속 치타는 이미 누 사냥에 성공해 먹잇감을 물고 있습니다. 하지만, 치타가 사냥한 누의 숨통이 끊어지기가 무섭게 하이에나 한 마리가 나타납니다. 녀석은 거침없이 치타에게 다가와 먹잇감을 가로챕니다. 이에 치타는 하이에나에게 별다른 저항도 하지 않고 자신이 사냥한 누를 먹어치우는 녀석의 모습을 바라만 볼 뿐입니다. 사냥한 먹이를 둔 채 한쪽으로 밀려나 멀뚱멀뚱 하이에나를 바라보며 입맛만 다시는 치타의 모습은 애처롭기까지 합니다. 이처럼 치타가 애써 잡은 먹잇감을 하이에나에게 빼앗기는 광경은 그리 낯선 광경이 아닙니다. 치타는 속도는 빠르지만, 몸집이 작아서 하이에나와 사자에게 종종 먹이를 빼앗기곤 합니다. 사진 영상=Kruger Sightings 영상팀 seoultv@seoul.co.kr
  • [사설] ‘코드’ 감사원, 정권 바뀌면 ‘창조경제’ 표적감사하나

    감사원이 그제 정부의 30여년간 해외 자원개발 사업은 총체적으로 실패한 것이라는 중간 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몸집 키우기´에만 급급해 국민의 혈세를 낭비해 놓고도 정작 필요한 자원은 확보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석유·가스·광물자원공사 등 3개 자원 공기업이 1984년부터 35조 8000억원을 들여 169개 해외 자원개발 사업을 벌였지만 안정적인 자원확보에는 실패했다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석유의 경우 최근 13년 동안 해외 개발 규모가 연간 수입량의 0.2%(224만 배럴)에 불과해 국내 시장의 수급 안정에 기여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감사원은 3개 자원 공기업이 앞으로 48개 사업에 지금보다 투입된 돈보다 더 많은 46조 6000억원을 추가로 투자할 계획을 하고 있어 이대로 진행된다면 부채가 9조 7000억원가량 늘어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8개국 현지 감사결과 자원개발 사업을 왜 하는지 의문이 들었다”고까지 밝혔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가 돼 버린 해외 자원개발 사업의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번 감사 결과는 ‘이명박 정부’ 시절의 해외 자원사업에 칼날이 겨눠져 있다. 지금까지 해외 자원개발에 들어간 35조 8000억원 중 약 80%인 27조 8000억원이 이명박 정부 때 이뤄졌다. 이명박 정부 당시 실적 압박에 자원개발 사업이 무리하게 진행됐고 대통령의 가족과 측근들이 개입한 의혹이 제기된 것은 사실이다. 비리가 있었다면 진상을 끝까지 파헤치고 책임을 철저히 물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감사 결과 드러난 자원개발 사업의 문제점도 고쳐 나가야겠지만 자원 빈국인 우리나라는 리스크는 있겠지만 해외 자원개발을 포기할 수는 없다. 감사원의 감사 결과가 정권에 따라 춤을 춘다는 것도 큰 문제다. 감사원은 이번에는 ‘총체적 실패’라고 했지만 이명박 정부 때인 2012년 4월에는 5대 전략광물의 자주 개발률이 높아지는 등 자원개발 사업이 일정 부분 성과를 거뒀다고 정반대로 평가했다. 4대강 사업에 대해서도 이명박 정부 때는 “문제없다”고 했다가 정권이 바뀌자 “총체적 부실 사업”이라며 말을 뒤집었다. 정권의 입맛에 따라 상반된 결과를 내놓는다면 누가 감사 결과를 믿겠나. 정권 눈치를 보며 ‘정치 감사’를 반복하는 것은 헌법상 독립기관인 감사원이 스스로 독립성을 해치는 일이다. 이런 식이라면 박근혜 정권이 끝나고 다음 정권이 들어선 뒤에는 감사원이 새로운 ‘코드’에 맞춰 ‘창조경제’를 표적 감사하지 않겠는가. ‘영혼’ 없는 감사원은 반성해야 한다.
  • [新 국토기행] 울산 남구

    [新 국토기행] 울산 남구

    우리나라 산업 근대화의 상징인 울산 석유화학공단. 365일 멈추지 않는 석유화학공단의 불꽃을 품은 울산 남구. 포경산업을 살아 있는 고래생태관광산업으로 도약시키며 전국적인 관심을 끈 고래도시. 계절마다 꽃 옷을 갈아입는 울산대공원과 축구·야구·양궁장 등을 갖춘 울산체육공원이 시민과 관광객의 발길을 잡고 있다. 남구는 산업, 생태, 관광이 공존하는 미래형 복합 도시로 발전하고 있다. ●국내 최대 도심 명품 공원 ‘울산대공원’ 산업도시 울산의 삶을 풍요롭게 바꾼 남구 울산대공원. 2002년 개장 이후 도심 명품 공원으로 자리잡으면서 친환경 생태도시 울산을 이끌고 있다. 울산대공원은 국내 최대 규모(3.69㎢)로 미국 뉴욕 센트럴파크(3.4㎢)보다 넓다. 둘러보는 데만 최소 3시간 이상 소요된다. 풍부한 녹지와 쉼터, 자연환경과 시설을 갖춘 ‘도심 명품 공원’을 콘셉트로 설계됐다. 도심 숲 붐을 일으킨 주역으로서 울산의 품격을 한 단계 높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기존 산림과 경관은 최대한 유지하면서 수용된 임야 등을 활용해 ‘용의 형상’으로 시설물을 배치했다. 랜드마크인 풍차가 있는 풍요의 못과 호랑이발 테라스는 격동저수지를 친환경적으로 단장해 이국적인 분위기를 연출했다. 나비식물원과 노인들을 위한 파크골프장, 수영장, 어린이동물농장 등 89개의 다양한 시설물을 갖췄다. 국내 최고 수준인 장미원은 축제가 열리면 북새통이 된다. ●가족·연인과 함께하는 ‘고래바다여행’ 크루즈선을 타고 장생포 앞바다를 3시간여 동안 돌아보는 고래바다여행은 물살을 가르는 고래를 볼 수 있는 매력이 있다. 우리나라에서 유일한 고래박물관도 있다. 12.4m 길이의 브라이드고래 골격 등 고래 관련 유물 283점이 전시돼 있다. 2009년에는 일본에서 들여온 돌고래 4마리가 고래생태체험관에 보금자리를 틀었다. 남구는 고아롱, 고다롱, 장꽃분, 장두리라는 이름을 지어 주고 명예 구민으로 주민등록증까지 만들어 줬다. 고래생태체험관 옆에는 고래연구소도 있다. 지난 5월에는 고래문화마을(10만 2000㎡)도 문을 열었다. 1986년 상업포경이 금지되기 전 고래잡이로 번성했던 옛 장생포마을이 재현됐다. 고래 해체장, 고래고기를 삶아 팔던 고래막 등 23개 동의 건물을 실물 크기로 볼 수 있다. 추억의 학교와 이발소 등도 마련됐다. 고래조각공원에는 실물 크기의 귀신고래, 혹등고래, 밍크고래, 향고래, 범고래 등을 만들어 놨다. ●월드컵·세계선수권 치른 ‘울산체육공원’ 2002년 한·일월드컵 경기장인 문수축구경기장이 태양을 향해 비상하는 학처럼 우아한 자태를 뽐내는 울산체육공원은 스포츠와 문화가 조화를 이뤘다. 문수산과 남암산을 배경으로 자연 호수와 울창한 삼림이 어우러져 한 폭의 산수화를 연출한다. 호수의 대형 고사분수와 수생식물이 무성한 생태학습장, 인라인스케이트장, 자전거도로, 2002m 호반산책로는 도심에서 차로 10분 거리라 시민들의 여가 활동 공간과 체력단련장으로 사랑받는다. 호수와 연접한 호반광장은 다양한 볼거리가 제공되는 열린 공간이다. 울산체육공원 맞은편에는 최신 시설을 갖춘 국내 최대 규모의 문수국제양궁장이 있다. 경기가 없는 날에는 개방한다. 옆에 바비큐장이 있어 주말과 휴일이면 바비큐를 즐기려는 주민들로 넘쳐난다. 지난해에는 국내 최고 첨단 시설을 갖춘 문수야구장이 문을 열었다. 야구 불모지 울산에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롯데 홈경기(일부)가 열리지 않는 날은 동호회 등 시민들에게 빌려준다. 관중석은 내야 스탠드 8088석과 외야 잔디 4000석 등 모두 1만 2088석이 있다. 주 출입구 앞에 설치된 길이 18m, 너비 3m, 높이 6m의 청동 재질 조형물인 ‘베이스 패밀리’가 관람객을 맞는다. 관중석은 메이저리그 구장처럼 그라운드와 같아 눈높이에서 경기를 관람할 수 있다. 상단 관중석에는 커플석을 마련했고, 일부 좌석에는 음료를 즐기며 야구를 관람할 수 있도록 스탠딩 테이블을 설치했다. ●365일 꺼지지 않는 산업 불꽃 ‘석유화학단지’ 울산 석유화학단지는 밤이면 휘황찬란한 빛을 발한다. 대한민국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이 광경은 울산 12경 중 하나로 꼽힌다. 이를 보려고 많은 사람들이 밤에 무룡산을 오른다. 석유화학공단에는 SK, 한화, 삼성, 효성 등 국내 화학업체들이 모여 있다. 1970년대 우리나라 근대화의 상징물이다. 공장들은 24시간 쉼 없이 돌아간다. 석유화학공단의 불꽃은 365일 꺼지지 않는다. ●초미니 종교시설 갖춘 쉼터 ‘선암호수공원’ 선암호수공원은 40여년간 공업용수원으로 시민들의 접근이 금지됐던 선암댐을 2005년 63억 4000여만원을 들여 공원으로 만들었다. 지금은 남구 주민들의 쉼터가 됐다. 1구간에 길이 849m, 폭 2.5m의 산책로와 지압보도, 야생화단지, 코스모스·유채단지 등을 조성했다. 2구간에는 길이 651m, 폭 2.5m의 산책로와 1만 5000㎡ 규모의 수생 생태원, 댐 정상 전망대, 2400㎡ 규모의 연꽃 군락지를 만들었다. 연꽃 군락지는 겨울에 스케이트장으로도 활용된다. 3구간은 길이 1.4㎞, 폭 1.5~2m의 산책로 가운데 1㎞가 황토로 포장됐다. 이곳에는 폭 2m, 길이 130m의 수상 구름다리, 전망데크와 쉼터, 물레방아, 높이 4.5m의 인공 폭포가 있다. 특히 초미니 종교시설은 주민들뿐 아니라 관광객들의 사랑을 독점하고 있다. 안민사(절), 호수교회, 성베드로기도방 등이 있으며 한 명이 간신히 들어갈 수 있는 크기다. 기네스북에도 등재됐다. 이용객들이 남긴 기부금은 어려운 이웃을 위해 사용된다. 안민사는 수험생들에게 효험이 있다는 소문이 나 매년 입시철 수험생 부모들로부터 인기를 끈다. ●도심 속 숲길을 걷는 산책로 ‘솔마루길’ ‘소나무가 많은 산등성이’이라는 뜻의 솔마루길은 울산 도심을 연결하는 산책로다. 선암호수공원~신선산~울산대공원~문수국제양궁장~삼호산~남산~태화강 둔치 십리대숲을 잇는 24㎞ 구간에 조성됐다. 도심을 벗어나지 않고도 집 주위 야산과 숲에서 흙길을 걸으며 자연 생태를 즐기고 휴식을 취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솔마루길은 산책로뿐 아니라 구름다리와 건강을 위한 108계단, 데크산책로, 육교, 야생화밭, 산림욕장, 자연학습원 등이 조성된 다목적 문화 공간이다. 울산 시가지와 태화강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신선산, 삼호산, 남산 위에 쉼터로 각각 정자를 지었다. 생태계 교란을 막기 위해 낮은 위치에 20~40m 간격으로 800여개의 돌고래 모양 가로등을 설치했다. ●미식가 입맛 유혹하는 활어와 고래고기 울산을 찾는 관광객들은 장생포 일대에서 갓 잡아 올린 자연산 활어와 고래고기를 즐긴다. 가족과 연인들의 맛 여행 코스로 인기가 높다. 바다를 바라보며 먹는 자연산 활어회는 다른 곳에서 쉽게 접할 수 없다. 고래고기는 다양한 맛을 즐길 수 있다. 껍질, 혓바닥, 내장, 꼬리 등 부위에 따라 12가지 맛을 낸다. 그중 가슴살을 최고로 친다. 꼬들꼬들한 껍질과 껍질 안쪽에 붙은 기름의 녹는 맛이 일품이다. 붉은 살코기는 육회로 먹는 게 맛있다. 배를 썰어 넣고 참기름 등의 양념으로 무쳐 고소한 맛을 낸다. 목살과 가슴살을 얇게 썰어 초장이나 겨자 간장에 찍어 먹는 ‘우네’, 꼬리지느러미를 소금에 절였다가 뜨거운 물에 데쳐 내는 ‘오배기’, 고기를 썰어 막장·고추장에 바로 찍어 먹는 ‘막찍기’ 등도 인기다. 고래고기는 고단백 저지방에 저칼로리 음식으로 칼슘과 비타민 등이 골고루 함유돼 있어 성인병 예방에 효과가 크다고 알려졌다. 동의보감에도 ‘쉽게 피로하고 활동성이 떨어지며 가벼운 운동만 해도 맥박이 빨라지는 사람에게 고래고기가 좋다’고 적혀 있다. 최근에는 고래스테이크 등 퓨전 요리도 나온다. 스테이크는 살코기에 칼집을 내고 하루 동안 올리브유에 재어 둔 뒤 버터를 둘러 구운 것이다. 구운 채소와 어린이 주먹밥을 곁들여 먹으면 좋다. ●더위야 가라… 원기 회복엔 장어구이 더위와 스트레스로 지친 몸에는 바닷장어구이가 최고다. 바닷장어는 먹장어(곰장어), 붕장어(아나고), 갯장어(하모)로 구분된다. 울산에는 붕장어 요리가 많다. 회부터 구이, 탕까지 다양하다. 구이는 소금과 양념으로 나뉜다. 소금구이는 장어에 소금만 뿌려 구운 것으로 속살이 부드럽고 고소하다. 마늘 기름장에 찍어 먹으면 좋다. 담백하면서 깔끔해 장어 본래의 맛을 볼 수 있다. 양념구이는 비릿함이 없고 새콤달콤해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다. 바닷장어는 원기 회복과 면역력 증진, 두뇌 건강, 혈액 순환, 시력 개선, 피부 노화 방지 등 여러 방면에 좋은 것으로 알려졌다. ●바다를 품은 대게… 된장찌개로 마무리 대게는 겨울에서 3월까지가 가장 맛있을 때다. 대게 요리는 역시 ‘찜’이다. 대게라고 해서 맛이 비슷할 것으로 생각하면 착각이다. 종류만큼 맛도 다양하다. 대게 살을 한입 먹는 순간 바다의 향기가 가득 퍼져 온다. 몸통 부분은 희고 뽀얀 살이 꽉 차 있어 수저로 퍼 먹을 정도다. 게살을 먹는 것만으로는 만족이 되지 않는 사람들을 위해 대게를 이용한 음식들도 많다. 대게찜을 맛있게 먹었다면 대게 내장 볶음밥과 대게 된장찌개로 마무리한다. 게 맛이 향긋하게 느껴지는 고소한 볶음밥과 대게를 넣고 푹 삶아 진국이 우러나온 된장찌개는 배불러도 식탐을 내게 한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세입경정은 장밋빛 경제 전망 탓 대규모 추경 불용 사태는 없을 듯”

    “세입경정은 장밋빛 경제 전망 탓 대규모 추경 불용 사태는 없을 듯”

    추가경정예산(추경) 논란이 진실 공방으로 확대되고 있다. 국회 예산정책처(예정처)는 정부의 추경사업이 급조한 흔적이 역력하다고 지적했고 기획재정부는 ‘잘 모르면서 지적한다’고 맞받아쳤다. 제각각 입맛대로 해석하려다가 충돌한 셈이다. 추경 논란의 진실과 거짓을 짚어봤다. Q 세입경정은 경기 악화 탓인가, 장밋빛 경제 전망 탓인가 A ‘장밋빛 경제 전망’이 더 타당하다.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와 가뭄이 아니어도 올해 세수 부족은 예견됐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견해다.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부 교수는 14일 “세입경정을 한 이유는 정부가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3.8%로 너무 높게 잡았기 때문”이라면서 “해마다 성장률을 장밋빛으로 전망하니 세수 펑크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예정처는 정부가 이번 추경 편성에서 세수 부족분을 다 털고 가겠다는 의도가 있다고 분석했다. 예정처 측은 “경상성장률(실질성장률+물가상승률)의 1% 포인트 하락 대비 세입경정 규모를 보면 2013년 4조 6000억원, 올해는 2조 7000억원으로 1조원 안팎이었던 과거보다 훨씬 크다”면서 “이는 경기 하락에 따른 세수 차질을 시정하는 것을 넘어 당초 낙관적인 전망으로 과대 계상된 세입 예산을 수정했다는 의미”라고 진단했다. 기획재정부 고위 관계자는 “앞으로는 세제실에서 내놓는 세수에 대해 인위적으로 조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성장률에 맞춰 세수를 미세 조정했다는 얘기다. Q 메르스·가뭄 추경에 SOC 사업 끼워 넣기는 총선용(?) A 확대 해석이다. 정부는 이번 추경의 목적에 경기침체 대응이 있는 만큼 일자리 창출과 경기 보강에 효과가 큰 사회간접자본(SOC)을 집어넣었다고 밝혔다. 이번 추경이 메르스와 가뭄을 위한 맞춤형 추경은 아니라는 얘기다. 오히려 메르스는 사회적 재난으로 법상 추경 요건에 해당되지 않는다. Q 추경 사업 4건 중 1건은 ‘부실 추경’인가 A 부실 추경사업도 있다. 하지만 4건 중 1건이라고 하기에는 좀 과하다. 정부가 예정처의 지적에 발끈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정부는 예정처가 부실 추경사업으로 꼽은 항바이러스제(리렌자) 구매와 관련해 ‘잘 모르면서 지적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예정처는 내년 교체 물량을 이번 추경에 반영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했지만 정부는 비축 물량을 기존 25%에서 30%로 상향 조정한 것으로 내년 교체 물량과 관련이 없다고 해명했다. Q 예산정책처의 지적은 당연한 얘기(?) A 그렇지 않다. 예정처의 비판에 대한 정부의 신경질적인 반응으로 해석된다. 예정처는 추경에 포함된 ‘청년취업 아카데미’ 성과가 저조하다고 평가했다. 협약기업 취업률이 2011년 26.4%에서 2013년 14.2%로 떨어졌다. 굳이 사업 효과가 떨어지는 곳에 추경을 쓸 필요가 있느냐는 얘기다. 다만 연내에 돈 풀기 목적에는 부합할 수 있다. 예정처는 ‘공연티켓 1+1’ 이벤트도 업계의 사재기 가능성을 제기했고 정부도 이에 대한 부작용 방지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Q 정부 말대로 추경 집행은 연내에 가능한가 A 정부 목표로 해석하는 것이 옳을 듯하다. 추경안이 제때 국회를 통과해도 남은 기간은 4~5개월이다. 2013년 추경은 4월에 편성됐음에도 연내까지 다 쓰지 못했다. 박기백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는 “일부는 불용될 가능성이 높지만 대규모 불용 사태가 발생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로빈과 줄리안의 그릭요거트 ‘먹방’ 화제

    로빈과 줄리안의 그릭요거트 ‘먹방’ 화제

    프랑스 댄디가이 로빈과 벨기에 출신 방송인 줄리안이 13일 인스타그램을 통해 그릭요거트에 대한 특별한 애정을 드러냈다. 최근까지 jtbc 예능프로그램 비정상회담에서 원년멤버로 활약하며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이들은 아침 대용식으로 그릭요거트를 챙기며 자국 홍보도 잊지 않았다. 로빈은 13일 오전 자신의 인스타그램(@robindeiana)에 “흘러내리지 않은 딴딴한 그릭요거트 신기해요! 오늘 아침은 든든한 그릭요거트로 간단하게! 이거 프랑스에도 있는 거 아세요? 저랑 그릭요거트로 파리지엥 되요”라는 글과 함께 사진 한 장을 게재했다. 로빈은 사진 속에서 이른 아침에도 스타일리시한 차림으로 그릭요거트를 먹으며, 프랑스 출신다운 패션감각과 그릭요거트 사랑을 보였다. 로빈에 이어 줄리안 인스타그램(@aboutjulian)에 “전에 모델했던 그릭요거트 벨기에에서도 판매한다고 들어서 오랜만에 먹었는데 맛 굿! 나랑 찰리 모델로 다시 쓰면 좋겠다. 찰리 아빠 따라해봐~”라며 자신의 애완묘 찰리와 함께한 사진과 글을 올리면 월요일부터 팬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했다. 로빈과 줄리안은 각각 프랑스와 벨기에 출신으로 호감 가는 외모와 귀여운 말투로 시청자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최근 비정상회담에서 하차하면서 팬들의 아쉬움이 이어지자 그들은 그릭요거트를 먹는 재미있는 인스타그램 사진을 통해 팬들의 아쉬움을 달랬다. 특히 뒤집어도 안 떨어질 만큼 단단한 질감과 아침 식사 대용으로 먹는 모습은 유럽식 아침식사를 떠오르게 해 관심을 모았다. 이 날 공개한 사진에서 로빈과 줄리안이 먹은 그릭요거트는 실제 프랑스, 벨기에, 캐나다, 영국에서도 판매가 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고향의 맛'을 그리워하는 두 사람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에 팬들은 “로빈은 한국에서도 파리지엥이네”, “그릭요거트 먹으면 로빈의 몸과 얼굴을 가질 수 있나”, “유럽에서도 우리나라와 같은 그릭요거트가 있다니 신기하다”, “불어라인 친구끼리 그릭요거트 입맛도도 통하나보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편 이들은 jtbc 비정상회담의 원년멤버로 활동하면서 자국의 문화를 알리며 지난 해부터 뜨거운 사랑을 받고 있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광주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 속 국내 수출 농식품, 외국인 사로잡다

    광주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 속 국내 수출 농식품, 외국인 사로잡다

    농림축산식품부(장관 이동필, 이하 농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사장 김재수, 이하 aT)는 ‘2015 광주유니버시아드대회’와 연계하여 7월 3일부터 대회 주경기장인 광주 월드컵경기장 일원에서 우리 수출 농산품의 우수성을 알리기 위한 홍보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홍보 행사장은 월드컵경기장 북문 주차장에 마련된 마켓스트리트 내에 위치해 있으며, 7월 14일까지 해외선수단과 관람객을 대상으로 우리나라 주요 수출 농식품을 전시한다. 이와 함께 수출 농식품을 이용한 다양한 에이드와 홍삼음료, 그리고 전통 막걸리 등의 시음과 다채로운 이벤트 진행으로 대회장을 찾은 방문객들의 많은 참여와 관심을 받고 있다. 특히 세계로 뻗어나가는 우리 농식품(채소, 버섯, 인삼 등)을 소개하는 수출 농식품 전시관은 각종 수출 가공농식품과 화훼류의 실물전시와 함께 영어, 중국어, 일본어 통역요원들의 친절한 설명으로 외국인 방문객들의 높은 호응과 반응을 얻고 있다. 전시관을 찾은 많은 외국인들은 전시된 참외와 팽이버섯에 대해 높은 관심을 보였다. 참외를 처음본다는 반응과 함께 서양의 멜론에서 전파된 것이며 오리엔탈 멜론(Oriental melon)이라는 설명에 매우 놀라며 냄새를 맡아보고, 한국에 머무는 동안 꼭 한번 먹어보고 싶다고 말하기도 했다. 중장년층 외국인 방문객의 경우 홍삼제품에 대한 높은 관심을 보였다. 전시관 외부에서 진행된 각종 시음행사에서는 요즘 대세인 유자가 외국인 입맛을 사로잡았다. 유자액기스를 이용해 만든 유자에이드와 각종 유자막걸리는 외국인들이 특히 선호했으며, 시음해본 외국인들은 ‘Very Good’을 외치며 한국의 식품의 맛에 매료되는 모습이었다. aT 김재수 사장은 현장을 찾은 자리에서 이번 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 연계 농식품홍보관 운영이 한국을 찾은 세계 여러나라의 학생들에게 한국 식품에 대해 알리고 다양한 한국의 먹거리를 체험 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는 뜻을 전했다. 수출농식품 홍보관에는 지금까지 만여명이 넘는 방문객이 찾아와 세계로 수출되고 있는 우리 농식품에 알아보고 다양한 이벤트와 체험행사에 참여했다. 전시장은 폐회식이 있는 7월 14일(화)까지 운영될 예정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제철 음식이 보약] 가지

    여름철 떨어진 입맛을 돌게 하고 면역력도 키워 주는 제철 채소로는 가지만 한 게 없습니다. 가지의 짙은 청자색의 성분은 안토시아닌이라는 생리활성물질로 면역체계를 증진시키고 눈의 피로, 시력 저하를 개선해 책을 많이 보는 청소년에게 좋습니다. 특히 안토시아닌은 세포 내 활성화산소를 없애 노화를 막아 줍니다. 따라서 가지를 꾸준히 먹으면 고운 피부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가지는 또 수분이 많고 열량도 100g당 19㎉에 불과한 저열량 식품이어서 다이어트에 제격입니다. 가지 1회 분량(70g)을 먹으면 엽산 하루 권장량의 약 8%를, 식이섬유소는 하루 권장량의 6% 정도를 섭취할 수 있습니다. 가지를 살 때는 껍질이 얇고 육질이 연한 것을 고릅니다. 색은 선명하고 윤기가 있는 것이 좋습니다. 갓이 검고 가시가 붙어 있어야 싱싱한 가지입니다. 속이 꽉 차 있으면서 씨가 여물지 않은 것이 좋습니다. 가지의 모양은 제각각이지만 구부러진 것보다는 모양이 바른 것을 고릅니다. ■도움말 식품의약품안전처
  • 더위쯤이야 물렀거라~ 여름철 특급 보양식 우리 고장이 최고!

    더위쯤이야 물렀거라~ 여름철 특급 보양식 우리 고장이 최고!

    무엇을 먹어야 지친 몸을 충전하며 한여름 무더위를 한 방에 날릴 수 있을까. 보양식의 대명사격인 삼계탕과 보신탕도 좋지만 전국 곳곳에는 역사와 문화, 환경이 만들어낸 독특한 보양식이 즐비하다.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생선과 국수가 만난 옥천의 생선국수, 먹으면 젊어진다는 강진의 회춘탕 등 맛과 영양, 여기에다 재미까지 더한 여름철 특급 보양식을 만나러 가족과 함께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 [옥천 생선국수] ‘진한 국물을 들이켜면 보약이 따로 없어유.’ 대청호와 금강 덕분에 민물고기 요리가 유명한 충북 옥천에서는 명품 국물을 자랑하는 생선국수를 즐길 수 있다. 비린내 나는 생선과 국수가 어울릴 것 같지 않지만 맛을 본 사람은 진한 국물과 면의 조화에 그 맛을 잊지 못한다. 만드는 방법은 어렵지 않지만 정성이 필요하다. 먼저 잉어 등 민물고기를 12시간 푹 삶아 육수를 만든다. 뼈까지 뭉개질 정도로 오래 끓여야 한다. 처음 두 시간 정도 끓일 때 뚜껑을 열어두면 비린내가 사라진다. 국물이 뽀얗게 우러나면 체에 걸러 가시를 골라낸 뒤 양념 고추장을 풀어 간을 하고 밀국수 사리를 넣어 삶는다. 마지막으로 파, 애호박, 깻잎, 미나리, 풋고추 등을 썰어 넣어 한 번 더 끓이면 완성. 가격은 5000~6000원. 면과 함께 부스러진 민물고기 살이 함께 씹히면서 구수한 맛이 입을 가득 채운다. 얼큰하고 진한 육수 때문에 애주가들도 즐긴다. 단백질, 칼슘, 지방, 비타민 등이 풍부해 성장기 어린이와 노약자들에게 좋다. 생선국수 원조는 1962년 시작한 청산면 지전리의 선광집이다. 청산면에는 현재 생선국수 식당 6곳이 영업 중이다. 김성원 창산면장은 “생선국수를 먹기 위해 위해 일부러 대전과 청주에서 오는 사람들이 많다”며 “청산면의 대표 음식”이라고 말했다. [강진 회춘탕] 해산물과 닭, 각종 한약재를 넣고 푹 고아 낸 회춘탕이 여름철 보양식으로 각광받고 있다. ‘맛의 1번지’로 통하는 전남 강진군이 최근 지역 명품 음식으로 내 놓으면서 인기를 더해가고 있다. 회춘탕은 가시오가피, 헛개나무 등 12가지 한약재에 소금을 넣지 않고 1시간 이상 푹 고아 우려낸 국물에 문어·전복·닭 등을 넣고 한 번 더 끓여 낸 전통 보양식이다. 회춘탕은 ‘먹으면 회춘하는, 즉 도로 젊어지는 정력 음식’이란 재밌는 이름과 함께 고려 역사유적지인 마도진 만호성지와 연관된 스토리를 담고 있다. 마량면에는 마도진 만호성터가 남아 있는데, 성을 관장하던 만호가 높은 양반들에게 대접하기 위해 바다에서 잡힌 고급 해산물과 고기를 넣은 음식을 만든 데서 유래했다. 군은 2013년 회춘탕을 현대인의 입맛에 맞게 레시피를 개발했다. 식재료는 문어, 전복, 토종닭, 찹쌀, 멥쌀, 녹두, 밤 등이 사용된다. 육수용 재료는 엄나무, 느릅나무, 당귀, 가시오가피, 칡, 헛개나무, 뽕나무, 대추, 마늘, 무, 다시마, 수삼 등이다. 군이 회춘탕 성분 분석 용역을 실시한 결과 노화를 방지하는 항산화 물질인 폴리페놀 함유량이 1g당 800mg으로 녹차보다 10배 많고 항당뇨 성분과 치매 예방 물질을 함유하고 있다. 군 관계자는 “강진에 와야만 제대로 된 맛을 즐길 수 있는 ‘Only 1’ 브랜드로 키워나갈 계획”이라며 “인증식당을 운영하는 등 맛을 표준화 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순천 짱뚱어탕] 순천만의 청정 갯벌에는 도마뱀처럼 잽싸게 돌아다니는 짱뚱어를 볼 수 있다. 색깔도 거무튀튀한 게 메기를 닮았다. 무척 영리해서 그물을 피해 다닌다. 솜씨 좋은 낚시꾼들이 홀치기 낚시로 한 마리씩 잡을 정도로 어획이 쉽지 않다. 양식도 어려워 그 수가 많지 않다. 짱뚱어는 100마리 먹으면 감기에 걸리지 않는다고 해서 일찍부터 보양 음식 재료로 사용됐다. 1980년대 언론에 소개되면서 순천만의 별미가 됐다. 아무것도 먹지 않고 한 달을 사는 짱뚱어의 특징 때문에 스태미나 음식으로 알려졌다. 여름을 맞아 더욱 활동성이 뛰어난 짱뚱어는 소고기보다 단백질 함유량이 더 많은 고단백 식품으로 자양강장에 좋다. 다이어트와 신장에 좋고 부기를 빼는 데 최고다. 짱뚱어는 전골로 끓이거나 그냥 구워 먹는다. 탕으로도 즐겨 먹는다. 듬성듬성 썰어낸 짱뚱어회와 바삭하게 구운 짱뚱어 튀김도 맛볼 수 있다. 추어탕처럼 삶아 체에 곱게 거른 뒤 육수에 된장을 풀어내 시래기, 우거지, 무 등과 함께 걸쭉하게 끓여낸다. 시원한 국물이 일품이어서 속풀이로도 많이 찾는다. 순천만 인근 식당들은 짱뚱어를 맛보려는 관광객들로 항상 북적댄다. [제주 자리물회] 5월부터 8월까지 청정 제주 바다는 자리돔 천국이다. 자리돔을 뼈째로 썰어 채소와 함께 토장 등으로 양념한 후 시원한 물을 부어 먹으면 더위가 싹 가신다. 비늘을 긁어내고 머리와 지느러미 내장을 제거하고 썰어서 식초를 약간 뿌려 둔다. 상추, 깻잎 등의 채소들은 잘게 썰고 오이는 채를 썬다. 여기에다 토장과 다진 마늘 등 양념을 넣고 무친 후 찬물을 부어 먹는다. 제피나무의 잎을 띄우면 향도 좋고 비린내도 가신다. 자리돔에 있는 양질의 단백질과 신선한 채소가 가진 각종 비타민을 섭취할 수 있어 무더위에 잃어버린 입맛을 돋우는 데 뛰어나다. 자리돔은 도미과의 생선답게 가시가 억센 편이다. 머리의 눈이 있는 부위부터 내장이 있는 부분을 비스듬히 자른 후 사선으로 굵은 채 썰듯 썰면 가시까지 모두 먹을 수 있다. 뼈째로 썰어 먹은 자리강회는 여름철 술안주로도 최고다. 제주에는 ‘한여름 자리물회 열 번만 먹으면 보약이 필요 없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제주의 여름은 습도가 높고 무덥다. 음식물을 오래 보관하기가 어렵고 생선회는 반나절 만에 상할 수도 있는데 자리물회와 같이 토장과 식초로 간을 하면 식중독 위험도 줄일 수 있다. [청송 달기약수 닭백숙] 톡 쏘는 맛이 일품인 달기약수는 청송의 최고 명물 중 하나다. 예부터 위장병과 신경통, 빈혈 등에 효험이 있다고 전해지면서 전국의 관광객이 약수터를 찾고 있다. 청송에서 약수만큼 유명한 것이 달기약수 닭백숙이다. 청송읍 부곡동 달기약수로 삶아낸 닭백숙이다. 닭백숙은 양념이나 향신료를 쓰지 않고 토종닭 한 마리를 통째 약수에 푹 곤 뒤 건져내는 게 특징이다. 철분 함량이 많은 탄산수가 닭 특유의 비린내를 없애 고기맛이 담백하고 부드럽다. 특유의 감칠맛이 일품이다. 탄산수는 닭의 지방을 제거해주니 마음 놓고 먹어도 좋다. 여기다 인삼과 당귀, 천궁, 강황, 두충, 오가피, 하수오, 옻 등 청송지역 특산인 다양한 한약재를 넣어 고아내면 더할 나위 없는 약선 음식으로 변신한다. 손님 체질에 따라 맞춤형 한방백숙도 가능하다. 함께 내놓는 밥도 약수로 지어 찰기가 더하고 빛깔도 파르스름하다. 1970년대 박정희 전 대통령이 달기약수터 인근의 한 여관에서 머물다 간 이후 달기약수 닭백숙은 전국에 명성을 떨쳤다. 곁들여 나오는 반찬들도 가히 일미다. 곰취, 미역취, 다래순, 산도라지, 참나물, 참죽 등 청송산 청정 산나물 장아찌와 고춧잎 나물, 백김치, 고추된장박이, 나박김치 등 10여 가지. 깔끔하고도 맛깔스러운 웰빙식단 그 자체다. [울산 바닷장어] 울산 시민들은 여름의 시작과 함께 바닷장어구이를 즐긴다. 더위와 스트레스로 지친 몸을 달래고 원기를 회복시켜 주는 최고의 보양식이기 때문이다. 바닷장어는 먹장어(곰장어), 붕장어(아나고), 갯장어(하모)로 구분된다. 바닷장어는 육지에서 멀리 잡힐수록 크다. 크기는 먹장어, 붕장어, 갯장어 순이다. 울산에는 붕장어 요리가 많다. 회부터 구이, 탕까지 다양하다. 울산 바닷장어(붕장어) 구이는 소금과 양념구이로 나뉜다. 장어를 숯불에 초벌구이한 다음 소금이나 양념을 발라 한 번 더 굽는다. 소금구이는 장어에 소금만 뿌려 구운 것으로 속살이 부드럽고 고소하다. 노릇노릇 구워진 장어를 마늘 기름장과 함께 먹으면 좋다. 담백하면서 깔끔해 장어 본래의 맛을 즐기려면 소금구이가 좋다. 양념구이는 장어에 양념장을 발라 비릿함을 없앴다. 새콤달콤한 맛 때문에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다. 양파샐러드와 함께 먹으면 좋다. 살이 부드러워 입에서 살살 녹는다. 구이를 먹고 나면 탕이 나온다. 탕은 지역별로 다르지만 장어를 갈아 들깻가루와 깻잎, 방아잎 등을 넣고 걸쭉하게 끓였다. [태안 박속밀국 낙지탕] ‘지친 황소도 벌떡 일어나게 한다’는 게 낙지다. 세계 5대 갯벌의 하나로 꼽히는 충남 가로림만은 낙지가 지천이다. 갯벌 속에서 사는 이른바 ‘뻘낙’이다. 삽으로 뻘을 들춰 잡는다. 영양분을 충분히 먹고 자라 살이 통통하다. 여기에 바가지를 만들던 박은 이곳도 옛날부터 흔했다. 이 둘이 만난 토속 음식이 ‘박속밀국낙지탕’이다. 낙지는 봄부터 몸집을 계속 불려 피서철이 되면 중간 크기로 자란다. 매우 부드럽고 잘라 먹기 적당하다. 박은 가을에 완전히 익기 전 살이 도톰하고 수분이 흠뻑 밸 때 따서 속을 파 급속 냉동한 뒤 연중 식재료로 쓴다. 요리는 나박나박 썬 박속과 파, 양파, 다진 마늘 등을 물에 넣고 소금으로 간을 한 뒤 끓이다가 산 낙지를 투입한다. 붉은빛이 약간 돌 정도로 살짝 데친 낙지를 꺼내 초고추장이나 초간장에 찍어 먹는다. 낙지는 익을수록 질겨진다. 국물은 무를 넣는 연포탕보다 더 시원하고 담백하다. 낙지를 다 꺼내 먹으면 남은 국물에 수제비와 칼국수를 함께 넣어 끓인다. 충남 서해안 일대에서는 밀가루로 만든 수제비 등을 ‘밀국’이라고 불렀다. 2대째 박속밀국낙지탕을 판매하는 태안 이원식당 주인 안국화(57)씨는 “국물은 먹을수록 입맛이 당겨 계속 먹게 된다”면서 “피서철이 되면 꾸지나무골해수욕장 등을 오가는 피서객으로 꽉꽉 찬다”고 말했다. 옥천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강진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청송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순천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생명의 窓] 하일서정/이재무 시인

    [생명의 窓] 하일서정/이재무 시인

    여름 숲길엔 이 나무 저 나무에서 흘러나온 그늘이 합수하여 출렁거린다. 걷다가 마음의 조롱박으로 그늘을 퍼서 마시고 세안을 한다. 우람한 그늘의 등과 어깨에 기대거나 혹은 그늘을 홑이불로 끌어다 덮고 누워 내 생을 다녀간 이들에게 나는 과연 슬픔이었을까, 기쁨이었을까, 그늘이었을까를 떠올려 본다. 또 서늘한 그늘 서너 바가지 푹 퍼서 등에 끼얹으며 이 생각 저 생각에 젖어 본다. 이래저래 여름은 정서의 키가 웃자라는 계절이다. 그늘이 늘 풋풋하고 싱싱한 것은 날마다 새로이 태어나기 때문이다. 이른 새벽이나 아침에 태어난 그늘은 하루 종일 열심히 농사를 짓다가 밤과 더불어 어둠이 오면 한 점 미련도 없이 사라진다. 그늘처럼 날마다 새로이 태어나는 삶을 살아야 한다. 죽음과 부활을 반복하는 그늘이 새삼 위대해 보인다. 여름은 부지런한 계절이다. 일 년 중 해가 가장 많이 비추는 하지 즈음에는 밤꽃 내가 진동하고 호박 오이 넝쿨이 기세 좋게 뻗어 나가고 생강 촉, 토란 싹이 올라오고 풋고추, 풋가지가 주렁주렁 열린다. 이렇게 분주한 여름에는 사람도 덩달아 바빠지기 마련이어서 감자를 캐야 하고 장마 뒤에 풀의 차지가 되지 않도록 미리미리 밭마다 김을 매 주어야 한다. 비 올 때를 기다려 들깨 모를 내고 고구마 순을 묻어야 한다. 여름은 고요가 단단해지는 계절이다. 여름 중에서도 고요의 힘이 가장 세지는 때는 빨랫줄 바지랑대 그림자의 키가 작아지는, 정오를 갓 지난 오후 한 시에서 두 시 사이다. 이때에는 한동안 각축하듯 울어 대던 매미도 울음을 뚝 그치고 바깥에서 연애질하느라 분주하던 누렁이들도 마루 밑으로 기어들어가 그늘을 깔고 누워 오수를 즐긴다. 마당 텃밭 들길 산길 논길 밭길 들판 신작로 가릴 것 없이 숫돌 다녀온 왜낫처럼 날 선 햇살이 따갑게 내려, 꽂히는 바람에 사람의 경우도 축축한 생각은 금세 휘발되고 백치의 순간에 이르게 된다. 일체의 사고가 정지된 시간대에 고요만이 다 익은 살구씨처럼 단단해지는 것이다. 여름은 천렵의 계절이다. 천렵은 봄부터 가을까지 절기와 상관없이 즐길 수 있는 놀이이지만 그래도 수량이 풍부한 여름철에 해야 제 맛이 난다. 탁족(濯足)과 함께하는 천렵은 그 자체로 하나의 피서법이다. 천렵에는 여러 방식이 있지만 그중 나는 된장을 풀어 잡는 법을 선호한다. 민물고기들은 된장을 좋아한다. 어릴 적 나는 민물새우 천렵을 즐겼다. 악동들과 함께 소쿠리에 된장 주머니를 달아 놓고 저수지 가생이에 담가 놓고는 미역을 즐기다 해거름 출출해지면 소쿠리를 건져 올린다. 된장 주머니 둘레에 새까맣게 민물새우 떼가 매달려 있다. 그걸 주전자에 담는다. 제법 묵직하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남의 집 담장 위 더운 땀 흘리는 앳된 애호박 푸른 웃음 꼭지 비틀어 딴 후 사립에 들어선다. 막 밭일 마치고 돌아와 뜰방에서 몸에 묻은 흙먼지를 면 수건으로 터는 엄니는, 한 손에 든 주전자와 또 한 손에 든 소쿠리 속 애호박을 바라보다가 지청구 한마디를 빼지 않는다. “저런 호로 자식을 봤나? 간뎅이가 부어도 유만부동이지 남의 농사 집어 오면 워찍한더냐, 워찍혀!” 그런데도 엄니의 얼굴 표정은 켜 놓은 박 속 같다. 아들은 눈치가 빠르다. 다음날도 또 다음날도 서리는 계속된다. 된장 밝히다 죽은 새우는 애호박과 함께 된장국으로 끓여져 식구들 입맛을 돋우곤 했다. 논두렁을 기어나온 개구리 울음들이 뽕나무 가지마다에 주렁주렁 열렸고, 달은 우물 옆 팽나무 가지가 휘청하도록 크게 열렸다. 여름의 서정은 넓고 우묵하다.
  • 해 뜨면 과거도시 해 지면 미래도시

    해 뜨면 과거도시 해 지면 미래도시

    도시는 팽창한다. 새로운 중심지가 연이어 들어서며 도시 주변으로 번져간다. 반면 옛 중심지는 정체돼 있기 일쑤다. 특히 대도시일수록 그렇다. 이를 원(原)도심이라 부른다. 예전엔 구도심, 혹은 구시가지 등으로 불렸다. 한데 낡고 결핍된 느낌 을 주는 탓에 요즘엔 원도심이라 부르는 추세다. 대전에도 원도심이 있다. 다른 도시들보다 훨씬 낫다 할 수는 없지만, 과거와 맞닿은 아날로그 정서를 간직하고 있는 곳이 제법 많다. 무엇보다 좋은 것은 먹거리다. 신도시에도 맛집은 생기기 마련이지만 세월이 농축된 맛은 아무래도 따라잡기 쉽지 않다. 대전 원도심은 대전역과 옛 충남도청 사이, 대흥동과 은행동, 선화동 일대를 일컫는다. 80년 가까이 대전의 중심지 노릇을 하다 1980년대 이후 둔산 신도시 등으로 상권이 옮겨가면서 점차 명성을 잃었다. 그러다 예술가들이 하나 둘 모여들기 시작했고, 조금씩 활기도 되찾아 가는 중이다. 대개의 경우 젊은이들의 발걸음이 먼저 줄기 마련이다. 한데 대전은 좀 다르다. 밤이면 젊은이들이 쏟아져 나온다. 다른 지역의 원도심에 견줘 다소 이례적인 현상이다. ●유럽식 건축양식 ‘대전근현대사 전시관’ 옛 충남도청(270-4535, 이하 지역번호 042)부터 찾아간다. 2012년 말 충남도청이 홍성 쪽으로 옮겨가면서 지금은 대전근현대사 전시관(등록문화재 제18호)으로 변신했다. 1930년대 지어졌다고는 보기 힘들 만큼 중후한 유럽식 건축양식이 돋보인다. 바닥 타일과 벽면의 스크래치 타일, 스테인드 글라스 등이 매우 모던한 형태다. 1960년대 증축된 3층을 제외하고 1, 2층이 등록문화재로 지정돼 있다. 본관 1층은 전시관이다. 구한말 이후 시기별로 다양한 자료가 전시돼 있다. 2층으로 오르는 계단이 유려하고 아름답다. 둥글게 원을 그리며 올라간 난간 끝에서 미국 배우 비비안 리가 나긋나긋한 손길로 맞아줄 것만 같다. 영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에서처럼 말이다. 이 계단에서 한국 영화 ‘피고인’이 촬영됐다. 2층은 옛 도지사실이다. 무엇보다 베란다가 인상적이다. 건물 밖으로 돌출된 공간이다. 베란다에 서면 중앙로가 대전역까지 일직선으로 시원하게 뻗어 있다. 베란다에서 원도심 투어의 개략적인 이동 동선도 확인할 수 있다. 왼쪽은 ‘값 착한 거리’ 등 먹거리, 오른쪽은 산호다방, 으능정이 문화의 거리 등 주로 볼거리들이 많은 지역이다. 주전부리 여정의 ‘고전’ 중앙시장도 오른쪽 끝에 있다. ●50년 주민들의 사랑방 ‘산호다방’ 원도심 투어의 들머리는 산호다방 네거리다. 폭 10m 남짓한 골목길이 씨줄날줄로 연결돼 있다. 낡은 외벽 위로 셔츠 벽화가 그려진 건물이 ‘산호다방’(256-8733)이다. 같은 자리를 무려 50여 년이나 지켜왔다고 한다. 대전 원도심의 사랑방이자 중심축 노릇을 하고 있다. 지금도 갈색 소파에 앉아 계란 노른자 넣은 쌍화차를 맛볼 수 있다. 산호다방 건너편은 ‘도시여행자’(070-4656-1997)다. 카페 겸 서점이자 원도심 안내공간이다. 원도심 여행 전에 들르는 게 좋겠다. ‘산호여인숙’(070-8226-8270)은 소규모 전시와 도서관, 문화예술프로그램들을 운영하는 복합문화공간이다. 1층은 전시공간, 2층은 게스트하우스다. 1990년대 말까지 실제 여인숙이었던 곳이 낭만 가득한 여행자들의 공간으로 변신했다. 하루 숙박료는 2만원이다. 바로 옆 ‘설탕수박’(221-0474)은 문인, 연극배우 등이 주로 찾는다는 선술집이다. 올드 팝과 옛 가요 등을 LP판으로 들을 수 있다. ●거리위 스크린 으능정이 ‘스카이로드’ 하늘을 향해 두 손을 모으고 있는 듯한 형태의 천주교 대흥동교회(등록문화재 제643호), 옛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충청지원(현 대전 창작센터, 등록문화재 제100호) 등을 줄줄이 지나면 으능정이 문화의 거리다. 이 일대는 가급적 저물녘 찾길 권한다. 낮보다 아름다운 대전의 밤을 엿볼 수 있기 때문이다. 핵심은 ‘스카이 로드’다. 대전의 랜드마크 중 하나로, 도로 위에 세워진 대형 LED영상시설물이 압권이다. 하루 네 차례, 저녁 7시부터 10시까지 매시 정각에 다양한 테마의 영상물이 머리 위로 흐른다. 휴대전화로 사진을 곁들인 문자메시지를 보내면 그대로 화면에 보여준다. 문자메시지 보낼 전화번호는 영상물에 수시로 나타난다. 대전역 뒷편의 소제동엔 옛 철도 관사촌이 남아 있다. 1930년대 일본 철도 노동자들의 집단 거주지였던 곳이다. 전란 등을 용케 피한 적산가옥 등이 40채 정도 옹기종기 모여 있다. 일본식 건물의 원형이 많이 남아 있어 역사와 문화적 가치가 높다는 평가다. 한국관광공사의 윤재진 대전충남협력지사장은 “대전 원도심 여행은 근대문화가 숨 쉬는 건축물과 문화예술을 감상하고, 오래된 맛집까지 탐방할 수 있다는 게 매력”이라며 “원도심이 대전의 새 명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관광공사는 대전 원도심 활성화의 일환으로 7~8월 대학생을 대상으로 대전 원도심 탐방 이벤트를 벌일 예정이다. ●극강 비주얼 ‘두부·오징어 두루치기’ 이제 맛집을 말할 차례다. 옛 충남도청 왼쪽편에 ‘값 착한 거리’가 조성돼 있다. 말 그대로 대부분 음식점들의 값이 대학가처럼 저렴하다. 맛도 착하다. 광천식당(226-4751)이 가장 인상적이다. 두부와 오징어 두루치기를 대전의 대표 향토 음식으로 만든 집 중 하나다. 주 메뉴는 고춧가루 듬뿍 넣은 두루치기다. 입에 넣으면 불이라도 날 것 같은 ‘극강의 비주얼’이 인상적이다. 두부나 오징어 두루치기를 먼저 먹은 뒤, 시뻘건 국물에 국수나 밥을 넣고 비벼먹는 게 일반적이다. 대흥동의 진로집(226-0914)도 광천식당과 ‘원조’ 자리를 다투는 맛집이다. 주민들 간에 견해가 갈릴 만큼 강렬한 맛을 자랑한다. 으능정이 옆의 대전갈비집(254-0758)은 40년 동안 돼지갈비 하나로 대전 시민의 입맛을 사로잡은 맛집이다. 손질한 쪽갈비를 양념에 버무린 뒤 이틀 정도 숙성시켜 낸다. 먹음직스런 색감을 내는 카라멜 색소 등은 일절 쓰지 않는다. 그 때문에 다소 흐릿한 ‘비주얼’이지만, 맛은 부드럽고 깊다. 튀김소보루빵으로 이름난 성심당도 인근에 있다. ●70년간 지켜온 맛의 전설 ‘소머리 국밥’ 으능정이에서 대전천을 건너면 중앙시장이다. 싼값에 한 끼 배불리 먹을 수 있는 집들이 즐비하다. 가장 이름난 집은 함경도집(257-3371)이다. 소머리 국밥이 전문이다. 무려 70년 동안 한 자리에서 국밥을 팔았다고 한다. 맞은 편은 서울치킨이다. 닭을 바삭하게 구워 고소한 맛이 곳곳에 잘 스몄다. 원도심 쪽의 산호다방 맞은 편에도 서울치킨(252-7333)이 있다. 밤엔 자리가 잘 안 날 만큼 사람들이 많이 찾는 편이다. 칼국수 맛집은 대흥동과 은행동 일대에 분포돼 있다. 스마일 칼국수(221-1845)는 감칠맛 나는 육수로 이름났다. 대흥동 대전여중 주변에 있다. 한밭칼국수(254-8350)는 두부탕을 먼저 먹은 뒤, 칼국수 사리를 넣고 끓여 먹는다. 은행동 선화초등학교 맞은 편 골목 안쪽에 있다. 글 사진 대전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中, 3000억원짜리 잠수함 공짜로 드립니다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中, 3000억원짜리 잠수함 공짜로 드립니다

    태국 국방부는 지난 6월 중순, 잠수함 도입을 위한 사업추진위원회를 열어 중국의 최신형 잠수함인 Type 041 위안(元)급 잠수함 3척 구매를 의결했다. 형식상 ‘구매’를 의결이지만, 실제로는 ‘공짜로 받아오는 것을 확정짓는’ 자리였다. 원래 잠수함이라는 물건은 엄청난 수압을 견뎌야 하고,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깊은 바다 속을 항해해야 하기 때문에 현존하는 모든 첨단 기술이 집약된 값비싼 물건이다. 우리 해군에 도입된 1,800톤 크기의 손원일급 잠수함은 척당 4,000억 원이 넘고, 미국의 7,000톤짜리 버지니아급 원자력 잠수함의 가격은 무려 2조원에 육박한다. 이번에 태국해군이 도입하는 잠수함 역시 중국제라고는 하지만 국제 무기 시장에서 척당 4,000억 원 이상을 호가하는 3,500톤짜리 중형 잠수함이고, 심지어 AIP(Air-Independent Propulsion) 시스템이 탑재되어 수중에서 장기간 작전이 가능한 최신형 잠수함이다. 이런 값비싼 무기를 태국은 어떻게 공짜로 얻게 되었을까? -태국해군, 한국제 대신 중국제 구매 태국해군이 잠수함을 가져야겠다고 결심한 것은 제2차 세계대전 기간 중 독일과 미국 잠수함들의 맹활약을 본 이후였다. 그러나 경제력이 넉넉지 않은 태국의 상황에서 값비싼 잠수함을 구매한다는 것은 제약이 많았고, 태국해군은 약 70여 년간 주변국들의 잠수함 도입에 입맛만 다실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2000년대 들어 상황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베트남이 러시아로부터 킬로(Kilo)급 잠수함을 도입한 데 이어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도 신형 잠수함을 도입하기 시작했고, 심지어 인접한 빈국(貧國) 미얀마조차 러시아에서 신형 잠수함을 구매하는 등 동남아시아에서 잠수함 보유 경쟁이 시작된 것이다. 태국은 최소의 비용으로 잠수함을 확보하기 위해 여러 곳을 수소문했고, 독일해군이 노후 잠수함을 퇴역시키려 한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독일정부와 접촉했다. 태국은 독일해군이 운용하던 500톤 크기의 소형 잠수함 U206A 6척을 76억 바트(약 2,500억 원)에 판매해줄 것을 요청했다. 이 잠수함들은 소형일 뿐만 아니라 1970년대에 건조되어 수명이 30년을 넘은 상태였고, 선체 피로도 상태도 심각해 태국해군이 도입하더라도 6~7년 정도밖에 사용하지 못할 수준이었다. 그러나 태국해군이 제시한 조건을 독일정부가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계획은 무산됐고, 대신 잠수함 건조사인 티센크루프 마린 시스템(ThyssenKrupp Marine Systems)이 태국정부에게 “중고 잠수함 대신 신품인 U-209 잠수함이나 U210 잠수함을 도입하는 더 나을 것”이라는 제안을 해 왔다. 태국해군 역시 이를 긍정적으로 검토하면서 물밑으로 잠수함 승조원 양성을 위해 독일과 한국에 10여 명의 장교를 파견, 잠수함 승조원 교육을 받도록 했다. 그러나 태국해군은 독일보다는 기술적 신뢰성이 더 우수하고, 더 가까운 거리에 위치해 후속 군수지원도 유리한 한국의 U209 잠수함 도입을 내심 바라고 있었지만, 태국 국방부는 가격 하락을 유도하고 공정한 경쟁을 위해 잠수함 사업을 공개경쟁입찰에 붙였다. 이 사업에는 중국의 CSIC(China Shipbuilding Industry Corps)가 Type 041 잠수함을, 러시아 국영 무기수출중계사인 로소본엑스퍼트(Rosoboronexport)가 킬로(Kilo) 636 잠수함을, 프랑스 DCNS가 스콜펜(Scorpene)급 잠수함을 제안했고, 우리나라의 대우조선해양(DSME) 역시 장보고급 개량형 잠수함을 제시했다. 4개국이 경합을 벌였지만, 전문가들은 한국의 대우조선해양의 낙승을 점쳤다. 킬로급 잠수함은 태국 주변국들이 도입하고 있는 기종이어서 태국해군이 꺼렸고, 프랑스의 스콜펜급은 너무 비쌌다. 그렇다고 중국제 잠수함을 도입하자니 중국제 무기에 대한 트라우마가 발목을 잡았다. -‘Made in China’에 대한 악몽 태국은 1990년대 초반 중국으로부터 2척의 3,000톤급 호위함을 헐값에 들여온 적이 있었다. 태국해군은 이 호위함에 대한 기대를 가득 담아 이 배의 이름을 태국 역사상 가장 위대한 왕으로 추앙받는 나레수안(Nresuan) 대왕의 이름을 붙였다. 그러나 이 호위함은 오래 가지 않아 나레수안이라는 이름에 먹칠을 했다. 도대체 어떻게 건조를 했는지 볼트와 나사가 곳곳에 튀어나와 있었고, 군함이 적 미사일이나 포탄에 피격되었을 때 생존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방수격벽조차 없었다. 격벽은 배가 피격되었을 때 배 안의 다른 구역으로 바닷물이 들어오는 것을 막기 위한 필수적인 것이지만, 나레수안에는 이러한 격벽은 없었다. 화재 발생 시 진화를 위한 소화시설도 없었고 무장 발사 버튼을 눌러도 미사일이나 함포가 발사되지 않는 사례가 비일비재하게 발생했다. 결국 태국해군은 7,300만 달러라는 거금을 들여 스웨덴 사브(SAAB)에 사격통제장치와 지휘통제시설에 대한 전면 개조를 의뢰했고, 삼성탈레스 등 한국기업에 전투정보시스템 개량과 유지보수를 맡겼다. 그래도 못 미더운 이 호위함들의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해 대우조선해양에 4억 7,000만 달러짜리 신형 호위함을 발주했다. 태국해군은 그동안 중국제 호위함의 신뢰성 부족과 결함 문제 해결에 있어 한국으로부터 상당한 도움을 받았고, 한국산 함정에 대한 기대가 컸던 데다가 잠수함 부대 기간요원들이 될 장교들이 한국에서 교육을 받아 한국제 장비를 상당히 선호했기 때문에 태국해군의 잠수함 도입 사업에서 대우조선해양의 승리는 기정사실처럼 받아들여져 왔었다. 태국해군 잠수함 도입사업에서 한국의 승리가 유력시되던 상황은 중국이 일반적인 상거래에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파격적인 조건을 제시하면서 단숨에 뒤집혔다. 중국이 제시한 결제방식은 25년 거치 분할상환에 무이자 조건이었고, 약 1조원에 달하는 전체 계약 가격의 3배에 달하는 절충교역, 즉 약 3조 원어치의 태국산 물품을 구매해주기로 하였으며, 태국해군이 중국산 군함의 신뢰성에 불만이 많다는 점에 착안, 운용기간 중 품질을 중국정부가 보증해주기로 했다. 태국은 당장 돈 한 푼 안 들이고 동남아시아 각국이 보유하고 있는 잠수함 가운데 가장 우수한 성능의 최신형 잠수함 3척을 얻게 되었고, 덤으로 막대한 수출 이익까지 챙기게 됐다. 중국정부가 무리수를 두면서까지 태국에 잠수함을 제공하려하는 것은 단순히 일개 조선소의 영업이익을 위한 차원이 아닌 국가의 전략적 이익 때문이다. 잘 알려진 것처럼 미국과 중국의 패권 경쟁은 날이 갈수록 격화되고 있고, 미국은 중국과 해양 영유권 분쟁을 벌이고 있거나 분쟁 위협에 시달리고 있는 서태평양 국가들을 규합해 중국에 대항하는 연합전선 구축을 진행하고 있다. 일본 군사대국화의 브레이크를 풀어버렸고, 필리핀에 미군 재배치를 추진 중이며, 호주-싱가포르에 해군력 전진 배치를 천명했다. 이 지역의 우방국들에 대한 군사적 지원과 무기 판매를 확대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인도와의 협력을 강화하면서 중국을 양쪽에서 압박하고 있다. -‘공짜 무기’ 뿌리는 중국의 속내 중국은 미국의 이러한 포위망을 뚫기 위해 필사적으로 ‘친구 만들기’에 나서고 있다. 이미 태국육군의 신형 다련장 로켓 개발 사업을 지원하고 있고, 자국제 초음속 훈련기를 태국에 제공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인도를 견제하기 위해 파키스탄에는 핵탄두 설계도와 고농축 우라늄을 넘겼고, 신형 전투기를 아예 새로 개발해 넘겨주기도 했다. 중국의 이러한 ‘친구 만들기’는 아프리카나 서태평양 각지의 후진국들에게서 광범위하게 진행되고 있다. 앙골라와 남아프리카공화국, 자이르, 수단 등의 국가에 낮은 이자로 차관을 제공하거나 부채를 탕감해주고, 군용 차량과 장갑차, 탄약 등을 무상으로 제공해주고 있다. 태평양 일대에서 다랑어 등 수산 자원이 풍부한 국가들을 끌어안기 위해 마이크로네시아, 팔라우, 나우루 등의 국가에 학교와 교량 등 인프라를 건설해주고 있다. 중국이 이러한 ‘선심 쓰기’ 정책을 계속해 나가는 것은 외환보유고가 넘쳐나는 상황에서 달러를 투자할 곳이 마땅치 않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제3세계 국가들에 대한 영향력 확대를 통해 미국을 능가하는 초강대국으로 발돋움하기 위한 영향력 확대 차원이라고 보는 분석이 많다. 미국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잿더미가 된 유럽의 공산화를 막고 자국의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해 천문학적인 재정 지원 프로그램, 이른바 ‘마셜 플랜'(Marshall Plan)을 진행한 바 있고, 아시아와 중동, 아프리카 각국에도 이러한 재정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수많은 동맹국과 우방국을 만들어 세계 유일의 패권국이 될 수 있었다. 이러한 미국의 전례를 중국이 따라하면서 점차 그 영향력을 확장시켜 나가고 있다. 중국의 이러한 대외정책 속에서 세계 방산시장은 빠르게 ‘Made in China'가 잠식해 나가고 있다. 태국의 군함들도, 파키스탄의 전차와 전투기도, 심지어 친미 국가인 쿠웨이트의 자주포와 전투기까지 중국제 장비들이 깔리고 있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이제 막 세계 방산시장에 뛰어든 한국 방산제품들의 설 자리는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 이일우 군사통신원(자주국방네트워크 사무국장)
  • [손성진 칼럼] 그리스 사태의 교훈

    [손성진 칼럼] 그리스 사태의 교훈

    소크라테스, 민주주의의 발상국, 올림픽 발상지, 파르테논 신전, 제우스신과 헤라 여신, 선박왕 오나시스, 유로 2004 우승, 에게해의 일몰…. 그리스 하면 떠오르는 단어들은 손가락으로 꼽기 어려울 만큼 많다. 찬란한 고대 문명을 자랑했지만 그리스의 역사는 고난의 연속이었다. 알렉산더 대왕 이후 1830년 독립을 쟁취할 때까지 근 2000년간 그리스는 주변국의 침략과 압제로 고통을 받았다. 고대 로마나 튀르크제국보다 더 큰 고난을 안겨 준 것은 프랑스 등 서유럽 국가들이 일으킨 ‘제4차 십자군 전쟁’(1202~1204)이었다. 이슬람의 본거지인 이집트로 향하다 엉뚱하게도 비잔틴제국의 수도이자 기독교 도시인 콘스탄티노플로 방향을 튼 십자군들은 역사상 단일 사건으로 최대의 문명적 재앙으로 평가받는 약탈과 살육을 저질렀다. 피가 흘러 강이 됐을 정도라고 하니 그리스인들이 겪은 비극을 짐작할 만하다. 그리스는 십자군 전쟁 이후 800여년 만에 또다시 큰 비극과 맞닥뜨리고 있다. 우리도 경험한 바 있는 국가부도(디폴트)의 위험 앞에 놓여 있는 것이다. 강대국 채권단의 협상안에 반대한 국민투표 결과는 좌파 정권을 선택했을 때부터 예정돼 있었다. 300조원이 넘는 빚을 갖다 쓰고도 ‘배째라’ 하는 그리스인들을 바라보는 시선이 고울 리 없다. 미국 ABC방송이 그리스 위기의 첫째 원인을 ‘비효율적인 연금제도’로 꼽았듯이 과도한 복지가 그리스 사태를 일으킨 원인은 누구라도 부정할 수 없다. 돈을 빌려 가서 연금 지급에 써 버리고 못 갚겠다고 하는데 화가 나지 않을 채권자가 없을 것이다. 그리스의 연금정책은 채권국이면서 훨씬 더 잘사는 독일보다 더 적게 내고 많이 받도록 돼 있다. 문제는 복지의 최대 수혜자들이 서민이 아니라 정치인, 공무원, 경찰, 군인이라는 점이다. 그리스의 공무원 수는 100만여명으로 인구의 10%가 넘는다. 그리스의 복지 지출이 유럽 전체의 평균 정도인데도 욕을 먹는 이유가 공공부문에 대한 특혜 때문이다. 또한 그리스는 지하경제 비율이 25%로 미국(7.3%)은 물론 우리나라(17%)보다도 훨씬 높다. 탈세가 극심하다. 탈세뿐만 아니라 뇌물이 횡행하는 뇌물 공화국이다. 세금 청구액의 20%만 국가로 들어오는데 40%는 탈세되고 나머지 40%는 뇌물로 바쳐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3차 산업이 60%에 이를 만큼 그리스는 관광서비스업으로 먹고살았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지난 20년간 산업생산은 겨우 1% 성장하는 데 그쳤다. 천혜의 문화유산과 자연관광자원이 있으니 굳이 제조업에 투자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외국인들의 팁으로 연명한다는 조크가 있을 정도로 관광 수입은 그리스인들에게 절대적이다. 그리스 사태에서 우리가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할 점은 많다. 우파와 좌파가 입맛대로 그리스 사태를 해석해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현실은 눈꼴사나운 정도가 아니다. 복지 포퓰리즘만이 원인이 아니고 정치인의 부정부패만이 지금의 사태를 부른 것도 아니다. 그리스 위기의 원인은 다분히 복합적이다. 같은 일을 당하지 않으려면 거꾸로 하면 된다. 복지는 중요하지만 나랏돈의 한도 안에서 점진적으로 늘려 나가야 한다. 공무원의 수를 줄여야 한다. 이는 우리의 공무원연금 고갈과도 관련이 있다. 지하경제는 꾸준히 발굴해 양성화해야 하고 탈세를 뿌리 뽑아야 한다. 정치인과 고위 공직자의 부패 척결이 왜 필요한지도 그리스가 보여 주었다. 서비스업 발전 이전에 경제의 근간이 되는 제조업의 육성과 발전에 정책의 중점을 두어야 한다. 우리가 경제난을 극복할 방법을 그리스가 알려주고 있다. 알고 보면 쉬운데 하루아침에 되는 일도 아니다. 그리스 사태를 정략의 도구로 이용하려 들지 말고 우리의 현실에 어떻게 접목할지를 고민해야 한다. 외눈만 뜨고 포퓰리즘으로 몰아붙이며 그들을 비난한다거나 정치인들의 부패만 강조하며 그리스 국민을 옹호하는 것도 온당치 못하다. 그래 봐야 우리가 얻을 것도 없다. 단지 소중히 생각해야 할 것은 그리스가 주는 교훈이다.
  • [글로벌 인사이트] 직수입 링컨·캐딜락엔 호가 랠리… 낙찰자는 권력 쥔 듯 ‘好好’

    [글로벌 인사이트] 직수입 링컨·캐딜락엔 호가 랠리… 낙찰자는 권력 쥔 듯 ‘好好’

    지난해 초 중국 인터넷에는 벤츠 승용차 뒷좌석에 앉아 있는 강아지 사진이 올라왔다. 이 사진을 올린 누리꾼은 “장쑤(江蘇)성 화이안(淮安)시 공안국장이 강아지 나들이를 위해 관용차를 이용한다”고 폭로했다. 조사 결과 공안국장은 벤츠와 아우디, 혼다 오디세이 등 3대의 외제차를 관용차로 굴리고 있었다. 중국 고위 공무원에게 관용차는 권력과 특혜의 상징이었다. 공공기관은 경쟁적으로 관용차를 늘렸고, 공무원들은 이 차를 개인적으로 사용했다. 가족들에게 한 대씩 나눠 주기도 했다. 은밀한 뇌물은 보이지 않지만, 고급 외제 관용차는 눈에 쉽게 띄어 관용차가 많아질수록 민초들의 불만은 커졌다. 국민에게 반부패 드라이브를 확실하게 각인시킬 방법을 찾던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은 상징적인 조치로 관용차를 없애기로 마음먹었다. 국무원은 지난해 7월 중앙정부의 장·차관급 밑으로는 관용차 이용을 금지했고, 올 1월부터는 해당 관용차를 경매하기 시작했다. 시 주석의 의도대로 관용차 경매는 반부패 운동의 상징이 됐다. 지난 4일 베이징시 창핑(昌平)구 야윈(亞運)촌 자동차 매매 시장에서는 여섯 번째 관용차 경매가 실시됐다. 공터에는 경매에 부칠 차량 160대가 나란히 서 있었다. 앞유리에는 경매 번호와 경매 개시 가격, 연식이 쓰인 종이가 붙어 있었다. 입찰자들은 경매 회사가 인터넷으로 공개한 정보를 토대로 미리 점찍어 놓은 차량을 꼼꼼히 살펴봤다. 어느 기관에서 누구를 모시던 차였는지가 궁금한 듯 차량을 쓰다듬는 이도 있었다. 오후 1시 30분 경매가 시작됐다. 첫 번째 매물은 2007년식 폭스바겐 파사트였다. 지난 5번의 경매에서 가장 많이 나온 차종이었다. 흔한 만큼 싱거웠다. 5만 8000위안(약 1000만원)에서 시작된 경매는 세 번의 경합 끝에 6만 500위안에 낙찰됐다. 아우디, 도요타, 벤츠, 뷰익 등 외국 브랜드 차량에 대한 경매가 이어지다가 10번째로 중국 토종 승용차 훙치(紅旗)가 등장했다. 개시 가격이 1만 위안에 불과했지만, 호가를 내는 이가 아무도 없었다. 경매사는 바로 유찰됐음을 알리고 다음 차량으로 넘어갔다. 경매회사 측은 “유찰된 차량은 다음에 한 번 더 경매에 부쳤다가 그래도 유찰되면 폐차하거나 다른 중고 매매상에게 판다”고 설명했다. 한국 브랜드도 경매 시장에선 경쟁력이 없었다. 이날 유일하게 경매에 나온 한국 브랜드는 비교적 신형에 속하는 2010년식 쏘나타였다. 개시가 4만 5000위안에 1명만 주문을 내 그대로 낙찰됐다. 25번째 경매물이 소개되자 장내에는 팽팽한 긴장감이 돌았다. 포드사의 2001년식 링컨. 경매사가 개시가 4만 위안을 부르자마자 여기저기서 구매 의사 표시로 번호표를 들어 올렸다. 1000위안씩 오르던 가격이 갑자기 5000위안씩 뛰었다. 12만 위안을 돌파하자 한 고객이 단번에 15만 위안을 질렀다. 박수가 터져 나왔다. 경매사가 “더이상 없나요? 그럼 마지막 15만원으로…”라며 방망이를 두드리려는 순간 한쪽 구석에서 “15만 5000위안!”이라고 소리쳤다. 15만 위안을 제시했던 고객은 바로 16만 위안(약 2900만원)으로 응수해 최종 낙찰자가 됐다. 유사한 상황은 GM의 2002년식 캐딜락 경매에서도 벌어졌다. 2만 위안으로 시작된 경매는 14만 위안까지 치솟으며 막을 내렸다. 경매 회사 관계자는 “링컨과 캐딜락은 중국에서 생산되지 않는 진짜 수입차여서 인기가 높다”면서 “특히 외교부나 공안부 등 힘 있는 기관의 고위직이 미국에서 직수입해 온 차량일 가능성이 커 이런 차종만 노리는 이들이 있다”고 귀띔해 줬다. 권력자가 타던 차를 손에 넣은 입찰자들은 저마다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 6만 8000위안에서 경매가 시작된 2003년식 벤츠를 8만 1000위안에 낙찰받은 딩(丁)모씨는 “지난번 경매에서 놓친 모델이어서 이번에는 꼭 사려고 마음먹었다”면서 “10만 위안을 예상했는데 생각보다 싼 가격에 구입해 더 기쁘다”고 말했다. 12만 6000위안에 낙찰된 포드의 지프 차량 경매에 참여했다가 실패한 덩(鄧)모씨는 “8만 위안 이상은 부를 수가 없어 포기했다”며 씁쓸한 입맛을 다셨다. 그러나 실망하기에는 이르다. 중국 국가사무관리국(우리의 조달청에 해당)은 애초 중앙 부처에서 쓰던 관용차 7000대를 경매에 부치기로 했다. 이 가운데 3000여대는 이미 팔렸고, 4000여대가 연말까지 더 나온다. 중앙 차원의 경매가 끝나면 지방 정부들도 10여만대를 경매시장에 내놓을 계획이다. 중국 공무원의 특권과 특혜가 무너지고 있음을 알리는 생생한 현장은 앞으로도 계속된다. 글 사진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대만 고교생들 ‘친중·반일 역사교과서’에 뿔났다

    대만 국민당 정부가 ‘친중(親中)·반일(反日)’ 내용을 강화한 새 고등학교 역사교과서를 내놓은 것에 반발해 고등학생들이 대규모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일본의 식민통치보다 대륙의 수탈이 더 악랄했다’는 대만의 뿌리 깊은 반중(反中) 정서가 학생 시위로 폭발한 것이다. 6일 홍콩 명보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고교생 400여명이 타이베이 교육부 청사로 몰려가 점거를 시도하며 격렬하게 시위했다. 학생들은 “교육부의 새 교과서는 막후에서 중국의 입맛에 따라 조정된 것으로 다원성과 객관성을 잃었다”면서 “절대 이 교과서를 채택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국민당 정부는 2012년 마잉주(馬英九) 총통이 재집권하면서 과거 민진당 집권 시절에 쓰인 친일 색채가 강한 역사 교과서를 수정하는 작업을 벌여 왔다. 다음달 1일 새 교과서를 배포할 예정이다. 이전 교과서는 중국사와 대만사를 분리해 대만의 독립적인 역사를 강조했지만, 개정 교과서는 ‘본국사’로 통합했다. ‘중국에서 제일 큰 섬은 해남도’라는 내용도 ‘우리나라에서 제일 큰 섬은 대만섬’이라고 개정해 중국과 대만을 하나로 봤다. 특히 새 교과서는 ‘황국 신민화’ 사상을 제거했다. 위안부 문제와 관련해 이전 교과서는 ‘자원해서 위안부가 된 부녀도 있었다’고 기술했지만, 새 교과서는 ‘강제로 끌려왔다’고 명시했다. ‘일부 대만 청년이 애국의 마음으로 일본군에 입대했다’는 내용도 삭제했다. 교육부는 “일본의 수탈을 강화해 객관성을 높였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민진당 출신이 시장을 맡고 있는 타이베이와 가오슝 등 주요 도시는 이 교과서를 채택하지 않기로 했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기린 공격하다 황천길 갈 뻔한 사자 外

    기린 공격하다 황천길 갈 뻔한 사자 外

    사자가 ‘정글의 제왕’이라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녀석들은 날렵한 몸놀림으로 상대의 목덜미를 물어 제압하는데, 그 속도가 소름이 끼칠 정도입니다. 하지만, 이런 녀석들도 실수하기 마련입니다. 공격 타이밍을 잘못 잡거나, 상황 파악을 잘못해 도리어 역공을 당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기도 합니다. 이처럼 사자들이 사냥하는 도중 역공을 당하는 순간이 포착된 영상 3편을 모아봤습니다. 1. 기린 공격하다 황천길 갈 뻔한 사자 첫 번째 영상은 사자 한 마리가 기린을 공격하려다 죽음의 문턱을 경험한 순간이 담겨 있습니다. 영상 속 사자는 달려오는 기린을 향해 땅을 박차고 뛰어오릅니다. 기린의 목덜미를 물어 제압하려고 했던 것으로 판단됩니다. 하지만, 녀석의 계획이 실패로 돌아가면서 기린의 발에 밟히는 굴욕을 당하고 맙니다. 2. 버팔로 반격에 혼쭐난 사자 무리 두 번째 영상에는 버팔로 떼를 쫓던 사자 무리가 쓸쓸히 발길을 돌리게 되는 모습이 담겨 있습니다. 영상을 보면 10여 마리의 버팔로가 사자에 쫓겨 도망치고 있습니다. 사자들은 이내 버팔로 한 마리를 공격합니다. 하지만, 이때 달아나던 버팔로들이 위기에 처한 동료를 돕고자 발길을 돌려 사자에게 달려듭니다. 버펄로의 거센 반격에 사자들은 한풀 기세가 꺾인 모습입니다. 결국, 사자들은 숲 속으로 사라지는 버팔로들의 뒷모습을 보며 쓸쓸히 입맛만 다시게 됩니다. 그야말로 ‘닭 쫓던 개 지붕 쳐다본다’는 말이 절로 나옵니다. 3. 달려드는 몽구스에 백기든 사자 마지막 영상은 사자 무리가 몽구스 한 마리에게 쩔쩔매는 순간이 포착된 영상입니다. 영상에는 몽구스 한 마리가 사자 무리와 대치하고 있습니다. 몽구스는 사자 무리를 상대로 괴성에 가까운 소리를 지르며 맞섭니다. 이후에도 몽구스는 상황이 불리하다 싶으면 땅속으로 몸을 숨겼다가 다시 나타나 소리를 지르며 싸움에 불을 지핍니다. 결국, 사자들은 ‘이 녀석 도대체 정체가 뭐야?’라는 듯 황당해하는 몸동작을 보입니다. 이렇게 녀석들이 주춤하는 모습을 본 몽구스는 더욱 기세등등해져 사자 얼굴까지 공격하며 더욱 과감하게 맞섭니다. 정글을 호령하는 사자가 몽구스 한 마리에게 톡톡히 굴욕을 당하는 순간입니다. 사진 영상=유튜브 영상팀 seoultv@seoul.co.kr
  • [명인·명물을 찾아서] 함박웃음 고래 입속 발 디디면 시간을 잊은 마을이 펼쳐진다

    [명인·명물을 찾아서] 함박웃음 고래 입속 발 디디면 시간을 잊은 마을이 펼쳐진다

    ‘부~웅’, ‘부~웅’ 만선을 알리는 뱃고동 소리가 울산 장생포 앞바다에 울리면, 마을 주민들과 상인들이 항구로 몰려든다. 고래잡이로 명성을 날렸던 1960~70년대의 장생포. 하지만 1986년 상업포경이 금지되면서 장생포는 쇠락의 길을 걸었다. 이후 29년 만에 고래잡이로 번성했던 당시의 장생포 마을이 복원돼 관광객을 맞고 있다. 울산 남구는 2010년 장생포 일대 10만 2705㎡ 부지에 272억원을 들여 ‘장생포 고래문화마을’ 조성사업을 착공, 지난 5월 15일 준공했다. 고래문화마을에는 고래광장, 장생포 옛마을, 선사시대 고래마당, 고래조각정원, 5D입체영상관, 고래 이야기길, 고래놀이터, 야외무대, 수생식물원, 주차장 등이 조성됐다. 특히 1960~70년대 장생포 동네 풍경을 실물 그대로 복원한 장생포 옛마을은 전국적인 관심을 끌고 있다. 장생포에는 2005년부터 고래박물관과 고래생태체험관, 고래연구소, 고래바다여행선 등 고래 관련 인프라가 구축돼 고래관광 사업을 주도하고 있다. 고래문화마을은 장생포 울산항만공사 인근에 조성됐다. 문화마을 입구에 들어서면 고래 머리를 형상화한 대형 조형물이 방문객을 맞는다. 조형물 옆에는 집채만 한 고래 모형이 큰 입을 벌리고 있다. 조형물을 뒤로하고 마을에 들어서면 1930~40년대 장생포의 모습이 한눈에 펼쳐진다. 포경으로 전국에 이름을 날렸던 1970년대 이전 동네 모습이다. 장생포 옛마을 안에는 수십 년 전의 학교와 철공소, 전파사, 여인숙, 구멍가게, 서점 등 낯익은 건물이 즐비하다. 고래연구를 위해 장생포에 머물렀던 미국 탐험가 로이 채프먼 앤드루스 박사의 하숙집을 비롯해 선장과 포수의 집, 거대한 고래를 해체하는 고래해체장, 고래 기름을 짜는 착유장, 고래 고기를 삶아 파는 고래막 등 23개 건물을 실물 크기로 볼 수 있다. 포경선 선장과 포수의 집은 당시 고래잡이 상황을 잘 알려준다. 영화 ‘인디아나 존스’의 실제 모델이자 1914년 한국계 귀신고래를 세계 학계에 처음 소개한 앤드루스 박사가 머물렀던 하숙집은 새로운 관심거리가 되고 있다. 인근 고래박물관 포경역사관에는 앤드루스의 논문도 전시돼 있다. 옛 건물만 되살린 게 아니라 당시 생활 소품과 거리 풍경도 그대로 재현했다. 지금은 거의 사라진 연탄가게를 비롯해 잡화를 팔던 구멍가게 등은 40대 이상 중·장년층의 향수를 자극하고 10~20대 젊은이들에게는 호기심으로 다가온다. 당시의 장생포를 기억하는 사람들은 “맞아, 그때 저게 있었지. 큰 고래를 순식간에 해체하는 모습이 참 신기했어”라며 추억을 더듬게 할 만한 것들이 즐비하다. 또 장생포 옛마을 내에는 참기름집, 고래빵집, 매점 등이 운영되고 있다. 이달부터는 방문객들의 입맛에 맞는 다양한 음식도 제공할 예정이다. 고래꼬치, 고래강정, 고래스테이크 등이 출시된다. 앞으로 고래관광 기념품 판매점을 개점하고 국수공장도 옛모습을 재현해 운영할 예정이다. 토요일과 일요일에는 장생포 주민들로 구성된 가판장수, 엿장수, 다방, 달고나 체험, 뽑기 등 각종 퍼포먼스도 진행한다. 장생포 문화마을을 찾는 관람객들에게 다양한 볼거리와 즐길거리를 제공하기 위한 것이다. 장생포 옛마을에서 조금 더 올라가면 고래광장이 나온다. 이곳에서는 장생포 전경뿐 아니라 울산항, 울산석유화학공단 등을 한눈에 볼 수 있다. 광장 옆 조각공원에는 대왕고래를 비롯해 밍크고래, 향고래, 귀신고래, 범고래, 혹등고래 등 실물 크기의 고래를 재현한 모형도 있다. 조각공원 입구에는 길이 20여m 규모의 대왕고래 뱃속을 볼 수 있다. 산책로인 ‘고래 이야기길’(길이 300m, 너비 2m)을 따라 걸으면 엄마 고래와 새끼 고래, 장생포 사람들의 이야기를 곳곳에서 접할 수 있다. 또 길이 240m, 너비 3m의 ‘고래 만나는 길’에는 ‘이야기 속의 고래’를 비롯해 ‘고래와 숲’, ‘물결과 고래’, ‘소녀와 고래’, ‘돌고래와 함께’ 등 사람과 친숙한 고래 조형물이 설치돼 있다. 여기에다 고래놀이터와 선사시대 고래마당, 수생식물원, 고래피크닉장 등 고래와 관련된 특색 있는 시설도 많다. 고래문화마을 동쪽 정상에는 내년 6월까지 지름 15∼18m, 높이 9m 규모의 ‘5D 입체영상관’이 들어선다. 이 영상관은 360도 회전하는 스크린을 통해 고래와 관련한 생동감 있는 입체영상이 12∼15분간 상영된다. 고래문화마을은 장생포 옛마을을 제외하고 모두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장생포 옛마을은 지난 6월부터 입장료 1000원을 받고 있다. 고래문화마을은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여파에도 개장부터 전국적인 관심을 끌고 있다. 남구가 지난 한 달간 고래문화마을 방문객을 집계한 결과 2만 771명이 찾은 것으로 조사됐다. 상황이 좋지 않음에도 관람객을 모으는 ‘집객 효과’를 증명해 장생포 대표 관광상품으로 자리잡을 것으로 평가됐다. 앞서 남구는 2005년 우리나라 유일의 고래박물관을 건립하고 전국 최초로 고래관광사업의 돛을 올렸다. 2008년 7월에는 장생포가 고래문화특구로 지정되면서 ‘고래 도시’의 옛 명성을 되찾기 시작했다. 고래박물관에는 길이 12.4m의 브라이드고래 골격 등 고래 관련 유물 283점이 전시돼 관광객을 부르고 있다. 2009년에는 일본에서 들여온 돌고래 4마리가 고래생태체험관에 보금자리를 틀었다. 크루즈선을 타고 울산 앞바다를 3시간여 동안 돌아보는 고래바다여행은 살아 있는 고래를 보는 획기적인 시도로 평가받고 있다. 1995년부터 시작된 울산고래축제는 문화체육관광부 유망축제, 지역브랜드 대상 특별상, 세계축제협회(IFEA) 7개 부문 수상 등 국내 최고 수준의 축제로 자리를 잡고 있다. 울산고래축제 방문객만 매년 60만~80만명에 이르고 있다. 이처럼 국내 최고의 고래문화 콘텐츠와 인프라를 가진 장생포는 이제 ‘고래문화 도시’로 뜨고 있다. 서동욱 남구청장은 “고래문화마을 준공으로 장생포 고래관광사업이 시너지 효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5월) 고래축제 때 다방 DJ와 종업원, 우체부, 연탄배달부 등의 복장을 한 연기자들이 관람객들의 관심을 끌면서 관광객 유치에 한몫한 만큼 앞으로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커버스토리] 밍밍·씁쓸·달달… 맥주 맛도 경기따라가나?

    [커버스토리] 밍밍·씁쓸·달달… 맥주 맛도 경기따라가나?

    지난 4월 초 K리그 챌린저(2부리그) 서울이랜드 홈경기가 열린 서울 잠실주경기장 입구에 생맥주를 판매하는 이동식 부스가 등장했다. 무엇보다 부스에는 탭이 3개나 있는 것이 눈에 띄었다. 보통 경기장에서 먹을 수 있는 생맥주 종류는 카스·하이트 같은 라거 맥주가 전부이지만 여기서는 에일 맥주 종류인 페일 에일과 화이트 에일(밀맥주)을 구비해 놓고 있었다. 두 경기쯤 지났을까. 처음에는 수제맥주를 생소하게 생각했던 관람객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나기 시작했다. 부스에 준비된 450cc 기준 500잔의 맥주는 경기 시작 전 이미 동나 하프타임 때는 빈손으로 돌아가는 사람들이 많았다. 리틀에일 우상현(35) 대표는 “좀 더 맛있는 맥주를 마시면서 스포츠를 즐길 수는 없을까 하는 생각에서 경기장 수제 맥주 이동식 부스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수제 맥주 열풍이 불면서 스포츠 경기 관람 시 다양한 맥주를 마시고 싶다는 욕구가 증가하고 있다. 자체 레시피의 수제 맥주를 판매하는 이승용(36·퐁당커뮤니케이션 대표)씨는 “요즘 젊은 스포츠팬들은 해외 경험이 많아 맥주를 고를 때 한 종류만 고집하지 않는다”며 “확실히 대기업 라거 맥주만 마시던 예전과 달리 맛있는 맥주를 마시면서 경기를 보는 사람들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미국 샌디에이고 수제 맥주 양조장 수석양조자 콜비 챈들러도 “샌디에이고 파트리스 야구장 내 펍에서 먹을 수 있는 생맥주 탭이 적어도 10개가 넘는다. 만약 한국 경기장에도 맥주를 고를 수 있는 다양한 선택지가 있다면 분명 스포츠팬들도 더 맛있는 맥주를 찾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스포츠 경기를 볼 때 먹을 만한 맥주 종류를 소개한다. ●페일·필스너·엠버·다크로 나뉘는 라거맥주 저온에서 발효했다는 뜻의 하면발효맥주에 해당하는 라거는 크게 페일 라거, 필스너, 엠버 라거, 다크 라거 네 가지 종류로 나뉜다. 한국 대기업 맥주를 비롯한 시중에서 파는 라거는 대부분 페일 라거에 속한다. 응원을 하면서 맥주의 청량감을 느끼고 싶지만 밍밍한 맛이 지겹다면 필스너와 엠버 라거가 먹을 만하다. 필스너와 엠버 라거는 페일 라거보다 홉의 향과 맛이 강한게 특징이다. 특히 엠버 라거는 크림같이 부드러운 목넘김으로 맥주 마니아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다. 미국 보스턴의 소규모 양조장에서 출발해 세계적인 맥주기업으로 성장한 사무엘아담스는 풍부한 보리향이 느껴지는 엠버 라거로 대중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시중에서 구할 수 있는 맥주로는 사무엘아담스 보스턴 라거, 브루클린 라거가 엠버 라거에 속한다. ●대세는 ‘IPA’… 강렬한 홉향·쓴 뒷맛으로 인기 요즘 대세는 IPA(Indian Pale Ale)다. 상온에서 발효했다는 뜻의 상면발효맥주에 해당하는 에일 맥주인 IPA는 한국의 수제 맥주 열풍을 이끌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현재 인기가 많다. IPA는 영국이 인도를 식민 지배하던 19세기 말 탄생했다. 당시 영국인들이 인도에 가기 위해서는 배를 타고 아프리카 대륙을 돌아 적도를 두 번 통과해야 했다. 인도에서도 맥주를 마시려면 방부제 효과가 있는 홉을 다량으로 넣을 수밖에 없었다. 때문에 IPA는 강렬한 홉향과 쓴 뒷맛을 자랑한다. 양조자의 레시피에 따라 감귤향, 풀잎향 등 다양한 맛의 변주를 느낄 수 있다. 9회말까지 이어지는 정적인 야구 경기를 보며 천천히 맥주 맛을 음미하고 싶다면 IPA 선택도 나쁘지 않다. 다만 도수가 일반 맥주에 비해 2~4도 높으니 과음에 주의해야 한다. 대형 마트에서 스컬핀IPA, 빅아이IPA 등을 구입할 수 있다. ●벨기에서 유래된 서양 막걸리, 여름 맥주 ‘세종’ 오로지 여름에만 마시는 맥주도 있다. 에일 중 밀맥주 계열인 세종은 계절이라는 의미의 불어로 여름 일꾼들을 위한 맥주다. 과거 벨기에 농부들이 겨울에 양조장에서 맥주를 만들고 묵혀 두었다가 여름에 마신 데서 유래한다. 농번기에 마시는 서양 막걸리라고 생각하면 쉽다. 집집마다 빚은 맥주이기에 정통 세종 맥주의 맛은 아무도 알 수가 없다. 하지만 기분 좋은 청량감을 느낄 수 있고 가볍게 마시기 좋아 여름에 딱이다. 봄, 여름에 스포츠 경기를 틀어주는 수제 맥주집에 갔다면 한 번쯤 주문해볼 만하다. 수제 맥주집 이태원 사계나 강남구 신사동의 퐁당에서는 세종 스타일의 수제 맥주를 팔고 있다. 시중에서 구할 수 있는 병입 제품으로는 ´업라이트 Four, Five´가 있다.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 파리바게뜨, 프랑스인 입맛 붙잡았나

    SPC그룹은 베이커리 브랜드 파리바게뜨가 프랑스 파리 오페라 지역에 프랑스 내 2호점인 ‘오페라점’을 열었다고 1일 밝혔다. 오페라점은 지난해 7월 국내 최초로 문을 연 프랑스 파리 1호점이 성공적으로 안착한 데 힘입어 약 11개월 만에 추가로 연 매장이다. 1호점인 샤틀레점은 하루 방문객이 개장 초기보다 20% 이상 늘어난 850명에 일평균 매출도 25% 넘게 증가해 국내 매장 평균 매출의 3배를 기록하는 등 프랑스 시장에 연착륙하고 있다. 오페라점은 연면적 200㎡, 좌석 22석 규모의 복층형 매장으로 프랑스에 처음 진출하면서 선보인 파리바게뜨만의 ‘베이커리 카페’ 콘셉트를 더욱 강화한 게 특징이다. 1층은 베이커리, 2층은 카페로 공간을 구분해 빵과 함께 커피나 차를 즐길 수 있는 공간을 더욱 넓히고 안락함을 더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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