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자창당 내일 4주년/합당주역들의 현주소
◎15인 추진위원 엇갈리는 부심/막중 역할/박관용/주중대사 중용/황병태/수감 생활/박철언/정치방황 쓴맛/김용환
민자당이 15일로 창당 4주년을 맞는다.
지난 90년초 「여소야대」의 정국구도속에서 민정·민주·공화당이 합쳐 거대여당의 모체가 된 3당통합은 정치권에 엄청난 지각변동을 가져오면서 새로운 문민정부를 탄생시키는 데 직접적인 계기가 됐다.그러나 이후 정치권이 진통을 거듭한 만큼이나 통합의 실무작업을 맡았던 주역들의 부심 또한 다양하기 이를데 없다.
「3당통합 15인 추진위원」가운데 어떤 인사는 새 정부의 실세로 화려한 정치생활을 누리고 있다.반면 이미 세상을 떠났거나 권력의 뒷전으로 밀려나는등 영욕이 엇갈리고 있는 양상이다.
「15인 추진위원」들은 민주계의 김동영 박관용 김덕용 황병태 김동규,민정계의 박철언 박준병 이승윤 정동성 김중권,공화계의 김용환 최각규 김용채 이택석 신오철씨등 전·현직 의원들.숫적으로 보면 새 정부에서 명보다는 암에 위치하고 있는 인사들이 더 많다.
먼저 실무주역 「3인방」으로 일컬어졌던 민정계의 박철언,민주계의 황병태,공화계의 김용환씨등은 계파에 따라 「현 주소」를 달리하고 있다.박,김의원은 모두 권력의 쓴 맛을 보고 있으나 황전의원만은 공신대접을 받고 있다.
황전의원은 지난 14대 총선에서 국민당의 김동길대표에게 패배,좌절을 겪기도 했으나 주중대사로 중용되면서 재기의 길이 열렸다.끊임없이 나돌고 있는 차기 대통령비서실장 기용설도 그의 건재함을 입증하고 있다.
그러나 「6공의 황태자」로 불리기도 했던 박철언의원은 영어의 몸으로 「권불십년」을 곱씹고 있다.통합이후 김영삼대표와 쉴새 없이 부딪치면서 「미운 털」이 박혔다는 것이 정설.새 정부의 사정한파 속에서 뇌물수수혐의로 구속수감됐다.김용환의원은 공화계의 몫으로 정책위의장까지 지냈으나 대선후보 경선과정에서 「주군」인 당시 김종필최고위원에게 등을 돌리고 탈당,국민당에 입당하면서 쇠락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이후 국민당마저 탈당,정치적으로는 「불구의 처지」에 놓였다는 것이 주위의 평가.
「15인 추진위원」가운데 민주계의 맏형격인 고 김동영의원은 통합이후 원내총무,정무1장관등을 맡아 민정계와 공화계의 공격에 맞서 「김영삼대통령 만들기」의 선봉장이 됐었다.그러나 평생 숙원이었던 「김영삼대통령」의 탄생을 보지 못하고 암으로 세상을 떠나는 비운을 맞았다.
김덕용의원은 새 정부 출범과 함께 정무1장관으로 중용돼 권력의 최고 핵심부에서 실세로 군림해 왔다.지난 연말 당정개편에서 배제됐으나 여전히 김대통령의 신임이 두텁다는 점에서 실세로서의 위치는 여전한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그러나 최형우내무부장관,서석재전의원 진영등 민주계 내부의 견제가 만만치 않아 앞으로의 행보가 주목되고 있다.
처음에 추진위원이었으나 통합을 거부,야당을 택했던 이기택의원은 이제 민주당의 대표로서 차기 대통령 후보를 꿈꾸고 있다.이대표의 뒤를 이어 추진위에 합류한 박관용의원은 새정부 출범과 함께 청와대비서실장을 맡아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김동규전의원은 지난 14대 총선에서 패배,정치일선에서 물러났다가 지난 연초 한국주택공사 사장으로 기용됐다.
민주계의 이같은 부상과는 달리 민정계는 상대적으로 초라하다.대선후보 경선과정에서 반YS(김대통령의 애칭)진영인 「7인 중진모임」의 일원이었던 박준병의원은 현재 당무위원직만을 맡고 있으며 지역구인 보은·옥천·영동의 지구당위원장 자리마저 위험하다는 말이 나돌 정도.
6공말기에 정무수석을 지냈던 김중권전의원은 지역구인 경북 울진지구당 위원장직을 국민당에서 입당한 이학원의원에게 내주는 수모를 겪었다.이의원이 재산공개 파문으로 탈당하면서 공석이 된 지구당에 재입성하기 위해 권토중래를 노리고 있다.이밖에 이승윤의원은 정책위의장,경제부총리등에 기용되기도 했으나 지금은 조용히 지내고 있으며 박철언의원의 「월계수회」멤버였던 정동성전의원도 복귀가 사실상 어려울 전망이다.
공화계의 최각규전의원은 경제부총리에서 물러난 이후 해외에 머물면서 야인 생활을 하고 있다.김용채전의원과 신오철전의원은 14대 총선에서 낙선한 뒤 15대를 노리며 절치부심하고 있으며 이택석의원(고양)은 민자당의 경기도지부장을 맡는등 두드러진 활동을 펴고있다.
최각규전의원은 민자당의 정책위의장,경제부총리등으로 화려한 정치생활을 누렸으나 새 정부 출범이후 해외를 떠돌며 야인생활을 하고 있다.이밖에 김용채전의원과 신오철전의원은 14대 총선에서 낙선한뒤 15대를 노리며 절치부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