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단독 개회식’ 밖에선 野 연좌농성/정기국회 첫날 이모저모
◎여‘국회·사정 분리’ 재확인… 단독운영 배제안해/야의원 80명 “야 파괴” 규탄… 일부 참석론 역부족
정기국회가 개회된 10일 여의도 의사당에는 팽팽한 여야 대치 기류가 흘렀다.반쪽짜리 개회식이 진행되는 동안 야당 의원들은 의사당 본청 앞에서 연좌농성을 벌였다.
▷본회의◁
○…하오 2시 제198회 정기국회 개회식은 국민회의 자민련 등 여당 의원들만 참가한 가운데 약 20분 동안 진행됐다.朴浚圭 의장은 개회사에서 “대화와 타협을 통한 생산적인 국회,의회가 정책의 중심이 되는 새로운 의회상을 만들어 나가자”고 강조했지만 한나라당 의원들은 듣지 못했다.
개회식에는 최근 한나라당을 탈당,여권에 합류한 權正達,金佶煥,李在明,朴宗雨,宋勳錫 의원 등이 보이지 않았다.반면 국민신당에서 국민회의에 입당한 朴範珍 의원 등은 동료 의원들과 반갑게 악수를 나눠 눈길을 끌었다.
국민회의 소속 의원들은 의장에게 한나라당측이 본청 앞에서 확성기를 동원,집회를 갖도록 방치한 데 대해 강력 항의했다.朴의장은 “앞으로 어떤 종류의 집회도 본회의장 앞에서는 개최하지 못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朴의장은 이어 여당 의원들에게 “국회 정상화를 위해 며칠만 기다려 달라”고 당부한 뒤 “그러나 야당이 등원을 계속 거부할 경우 본회의를 소집하겠다”고 밝혀 여당 단독으로 국회를 운영할 수 있음을 내비쳤다.
▷여당◁
○…여권은 이번 정기국회를 사정(司正)문제와 분리한다는 원칙을
세웠다.정기국회가 산적한 민생문제와 개혁과제를 다룰 수 있도록 운영에 최선을 다한다는 방침이다.
이날 국회 개회 직전 열린 국민회의 의총에서도 이같은 입장을 확인했다. 趙世衡 총재대행은 “사정을 핑계로 국사처리를 거부하는 것은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는 무책임한 일이며 실망스럽다”고 개탄했다.
韓和甲 총무도 “李信行 의원 보호를 위해 5번이나 임시국회를 연 한나라당이 편파수사를 문제삼아 농성하는 것은 의원들의 권위와 품위를 스스로 실추시키는 행위”라고 비난했다.鄭東泳 대변인은 “한나라당의 국회 보이콧은 반(反)의회적인 발상이며 국민에 대한 배신 행위”라며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의원들은 이날 한나라당이 등원을 거부할 경우 2∼3일간 공동운영 노력을 꾀하되 이 노력이 무산되면 마냥 기다릴 수 없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경우에 따라서는 시급한 안건의 단독처리 가능성도 염두에 뒀다.
▷야당◁
○…한나라당은 개회식이 열린 시각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야외 의원총회를 겸한 연좌농성을 벌였다.뙤약볕 속에 李會昌 총재와 80여명의 의원들이 참석,30여분 동안 ‘야당 파괴공작’을 규탄했다.옛 여권의 내로라하던 장관,장성,법조계 출신 의원들도 주먹을 쥐고 구호를 외치는 등 ‘야성(野性) 익히기’ 대열에 동참했다.
朴熺太 총무는 “더 때묻은 사람이 덜 때묻은 사람을 어떻게 비난할 수 있나”라고 반문하고 “온 몸을 던져 투쟁의 열기를 달구자”고 역설했다.
앞서 한나라당은 본청 146호실에서 의원총회를 열어 ‘개회식 불참’을 결의했다.李重載 李佑宰 李康斗 朴承國 金映宣 의원 등이 앞장섰다.李雄熙 朴是均 金在千 金光元 의원 등이 개회식 참가를 주장했지만 역부족이었다.
李會昌 총재도 “더 이상진흙탕에 뒹굴리고 정치에 오염된 불명예스러운 삶을 살지 않겠다.저의 삶을 언제든지 명예롭게 마칠 각오가 돼 있다”며 “성스러운 발걸음으로 독재에 맞서 민주주의를 지키겠다”고 비장한 심경을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