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입당
    2025-12-25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5,246
  • “與의원 일부 한나라 기웃”

    열린우리당 일부 의원이 여권의 지지율 하락과 차기 대선·총선 결과를 우려해 한나라당 입당을 고려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한나라당 전여옥 최고위원은 11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열린우리당 일부 의원이 한나라당 문을 두드리는 것으로 알고 있다. 실명을 본 적도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러나 한나라당은 춥다고 파고 드는 안방 아랫목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전 최고위원은 “한나라당이 만만하게 철새들이 오가는 도래지가 결코 아니라는 점을 당내에 있는 분들도 인식해야 한다.”면서 “만약 그런 분들을 받아들인다면 누가 당에 충성을 하겠느냐.”고 지적했다. 그는 일부 기자들에게 “실명으로 거론되는 의원만도 12∼13명에 달한다.”면서 “이런 소문으로 한나라당이 동요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언급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열린우리당 우상호 대변인은 “과거 정치공작이 난무하던 시대에 주로 쓰던 ‘아니면 말고 식’의 전형적인 구태정치식 발언”이라고 일축했다. 우 대변인은 “제1야당의 최고위원이 근거없는 소문을 공식 회의석상에서 언급한 것은 국민의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고 꼬집었다.김준석기자 hermes@seoul.co.kr
  • 野 “지방선거 낙선자 보은인사”

    野 “지방선거 낙선자 보은인사”

    국회 행정자치위원회는 11일 박명재 행정자치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열고 노무현 대통령의 보은인사와 박 내정자의 5·31 지방선거 당시 행적 등을 집중추궁했다. 야당 의원들은 노 대통령이 지방선거에서 낙선한 박 후보자를 장관에 기용한 것은 ‘보은인사’라고 주장한 반면 여당 의원들은 박 후보자가 5·31 지방선거 당시 한나라당 포항시장 후보로 이력서를 낸 점 등을 집중 추궁했다. ●“내년 대선 선거중립 의지 의심” 한나라당 안경률 의원은 “지방선거 낙선자가 당선자인 자치단체장을 관장하는 행자부장관이 된다는 건 국민을 무시하는 것”이라며 “이는 대통령의 사적 차원의 인사권 남용이며 후보자가 국민의 눈을 의식하고 상식적인 생각을 한다면 스스로 사퇴하는 게 현명하다.”고 말했다. 같은 당 김정권 의원은 “박 후보자는 선거 차출에 대한 ‘보은인사’의 측면이 강하다고 보지 않느냐.”고 묻고 “내년에는 대선이 있어 선거관리업무의 주무장관인 행자부장관의 정치적 중립성이 중요한데 지방선거에 여당후보로 출마했던 사람을 내정한 것은 정부의 공정선거 의지를 의심케 한다.”고 질타했다. 민주당 최인기 의원은 박 후보자가 저서 ‘연어는 손짓하지 않아도 돌아온다.’에서 ‘신라정신의 계승’을 주장한 점을 지적하고 “노 대통령이 영남 패권주의를 주장하는 사람을 장관에 기용한 것은 영남중심 정치세력화의 일환”이라고 주장했다. ●한나라 이력서 제출 등 추궁 열린우리당 이인영 의원은 박 후보자가 5·31 지방선거 당시 한나라당에 이력서를 보냈던 사실을 지적하고 “한나라당의 요청에 시달리다 못해 이력서를 보낸 것이냐. 본인이 고심끝에 낸 것이냐.”라고 따져 물었다. 같은 당 강창일 의원은 “한나라당에 이력서를 제출한 뒤 하루 만에 입당의사를 철회할 때 가장 영향력을 미친 인물은 누구인가.”라고 물은 뒤 “우리당과 한나라당 중 어느 당이 후보자 본인의 코드에 더 맞다고 판단하느냐.”고 물었다. 한편 박 후보자의 개인 신상과 관련된 문제도 제기됐다. 한나라당 유기준 의원은 “박 후보자 부인이 1996년 1월부터 2005년 11월까지 H 섬유에 근무해 매월 100만원 정도의 급여를 받았는데도 부당하게 배우자 공제 100만원씩을 받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박 지명자는 “보은인사가 아니라 행자부 기획관리실장을 지내는 등 전문성을 인정 받은 것”이라고 답했다. 이종락기자 jrlee@seoul.co.kr
  • [서울광장] 물러난 대통령, 물러날 대통령/진경호 논설위원

    [서울광장] 물러난 대통령, 물러날 대통령/진경호 논설위원

    열린우리당이 정치공황적 정계개편 논란에 휩싸인 가운데 전·현직 대통령의 움직임이 예사롭지 않다. 김대중(DJ) 전 대통령은 8년 만에 정치고향 목포를 찾아 ‘목포의 눈물’을 합창했다. 전남도청에선 ‘무호남 무국가’(호남이 없으면 나라가 없다)라는 충무공의 말을 방명록에 남겼다.“정치에 관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한 말은 ‘난 정치를 하지만 여러분은 정치행위로 보지 말라.’는 얘기로 들린다.“여당의 비극은 분당에서 비롯됐다.”고도 했다. 비극은 끝내야 하고, 따라서 국민 뜻을 어기고 나간 사람들은 민주당으로 돌아가라는 논리가 된다. 노무현 대통령은 그럴 뜻이 없어 보인다. 민주당과의 통합신당을 주장하는 천정배 의원에게 “전당대회에서 누가 옳은지 겨뤄보자.”고 선을 그었다. 왼팔이라는 안희정씨는 지방을 돌며 노사모 재건을 외친다. 지난 8월엔 노 대통령이 노사모 회원들을 청와대로 초청,“노사모의 대선 승리는 역사에 남을 일”이라며 ‘어게인 2002’를 다짐했다고 한다. 두 전·현직 대통령의 이중주는 분명 4년 전 참여정부의 문을 열 때의 앙상블이 아니다. 사실 노 대통령에게 ‘DJ와 호남’은 극복의 대상이었다.1995년 DJ의 정계복귀 때 그는 ‘3김정치 청산’을 외치며 1년여간 저항했다. 자신이 몸 담은 ‘국민통합추진회의’가 와해되면서 새정치국민회의에 입당한 것은 그에게 ‘3김정치’에 대한 굴복이었을지 모른다. 영남 출신인 그는 그럼에도 ‘호남당’을 택했다. 지역구도와는 끝내 타협하지 않았던 것이다. 그런 그에게 자신의 열린우리당이 퇴임 대통령의 흡인력에 의해 도로 호남당으로 회귀하는 상황은 좌시하지 못할 일 같기도 하다. 따라서 두 사람의 갈등은 얼핏 지역정치 극복을 둘러싼 신·구세력의 대립처럼 보인다. 그러나 과연 이것뿐일까. 여권, 특히 친노(親盧)진영에선 얼마 전부터 몇가지 대선 시나리오가 나돌았다. 그 하나가 ‘열린우리당 분당-민주당과의 재통합’이다. 열린우리당내 비노·반노 진영이 가세한 민주당과 친노진영의 열린우리당이 일정 시점까지 각개약진하다 대선 직전 ‘민주·호남+개혁’의 재통합을 단행, 시너지를 극대화한다는 전략이다. 여기에 오픈프라이머리라는 국민참여경선제가 가미되면 2002년 정몽준 의원과의 후보단일화 못지않은 드라마가 연출될 것이라는 판단이다. 각본대로라면 지금 노 대통령과 DJ의 대치는 이를 위한 전주곡일 뿐이다.‘DJP연합’,‘노-정 후보단일화’ 등 반 한나라당 연대의 위력은 지난 두차례 대선에서 입증됐다. 민심이 등 돌린 상황에서 여권이 승리를 기대할 거의 유일한 카드가 이 시나리오일지 모른다. 그러나 이는 정치가 아니라 정치공학일 뿐이다. 가객 한대수가 최근 낸 앨범에 ‘대통령’이라는 곡이 있다.‘┽내가 만약 대통령이 된다면 난 지극히 사랑할거야. 국민들은 양호하게 잘 살고, 여자들은 기뻐서 웃을거야’ 암울한 군사정권 시절 ‘행복의 나라’로 가자고 선동(?)하며 민중의 목마름을 호소하던 그는 정작 민주화된 지금을 ‘슬픈 시대’라고 했다. 극과 극의 파워게임 세상이라는 것이다. 진짜 갈등이든, 고도의 전략이든 전·현직 대통령의 충돌은 국민을 더 피곤하게 할 뿐이다. 지금 정권이 그렇듯 다음 정권도 국민과 다음 정치세력의 몫이다. 물러난 대통령과 물러날 대통령은 권력 승계의 정치생태적 욕망을 버려야 한다. 국민들은 더이상 ‘정치 9단’들을 원치 않는다. 진경호 논설위원 jade@seoul.co.kr
  • 우리당 각계파 “일단 지켜보자”

    고건 전 국무총리가 2일 ‘신당창당’을 선언했으나 열린우리당내 반응은 여당도 이미 새판짜기에 돌입한 만큼 일단 ‘지켜보자’는 분위기가 대세였다. ‘신당창당파’인 이상경 의원은 “고 전 총리가 열린우리당에 입당하지 않은 채 독자적인 정치세력화를 시도하는 것에 대해 일단 환영한다.”면서 “파트너가 불분명한 것보다 낫지만, 현 시점에서 고 전 총리의 신당창당이 반드시 의미있는 일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일단 열린우리당도 시점이 다르지만 ‘헤쳐모여’를 할 상황이기 때문에 신당의 출연이 매력적이지 않다.”면서 “열린우리당내 지지하는 세력들이 없지는 않겠지만 탈당해 합류하는 일은 없지 않겠느냐.”고 전망했다. ‘리모델링파’인 친노직계 이광재 의원은 “오대산에서 시작한 물이 정선에서 1차 합쳐져 동강이 되고, 동강이 서강과 영월에서 합쳐져 남한강 본류가 된다. 다시 남한강과 북한강이 양수리에서 합쳐져 한강이 되고 한강이 임진강과 합쳐서 서해바다로 흘러간다.”고 언젠가 고 전 총리측과 합류 가능성을 우회적으로 밝혔다.이어 “고 전 총리와는 오픈 프라이머리(완전국민참여 경선제)에서 만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즉 당원의 뜻을 모으는 열린우리당 전당대회가 끝날 때까지는 각자 가자는 것이다. 고 전 총리와 잦은 회동을 가져온 중도파의 안영근 의원은 “원래 탈당을 해서 합류하거나 할 생각은 없었다.”면서 “앞으로 신당창당 과정을 지켜볼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안 의원은 “이번 선언으로 지지도가 올라가면 창당이 순조로워지고, 천하통일도 이뤄지는 만큼 고 전 총리에 대한 국민들의 지지율이 관건이다.”라고 말했다.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사설] ‘간첩단 사건’ 진상규명이 우선이다

    일부 386운동권 출신들의 간첩 혐의 사건은 충격적이다. 영장에 나타난 일부 혐의만으로도 국가의 안전을 해치는 반국가 활동이 분명해 보인다. 주범 장민호 씨는 간첩교육을 받고 충성서약을 했으며, 노동당에 입당한 뒤 10여년간 국가기밀을 수집해 음어로 북한에 전달했다고 한다. 장씨를 비롯해 민주노동당 이정훈 전 중앙위원과 최기영 사무부총장이 북한과 내통한 것이 사실이라면 국기를 흔드는 시대착오적인 범죄다. 북한이 어떤 곳이라는 것은 이제 삼척동자도 다 아는 세상이다. 국정원은 장민호 리스트를 토대로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리스트에는 정치권과 시민단체 인사들이 포함돼 있다고 한다. 혐의가 있는 사람들은 모두 수사해 철저하게 진상을 가려야 한다. 하지만 부풀리기식 수사는 안 된다. 국정원은 그동안 많은 시행착오를 되풀이해왔다. 국민은 국정원의 용공조작 사건들을 잊지 않고 비판적인 시선을 거두지 못한다. 따라서 국정원은 철저한 수사와 증거로 말을 해야 한다. 특히 북한을 위해 실제로 간첩 행위를 했는지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과거와 같이 사건을 ‘만들어’ 내면 재판에서 뒤집어진다. 그러면 국정원에 대한 신뢰는 또 추락하게 된다. 민노당도 말을 아껴야 한다.‘극우세력의 기도가 대대적인 조작사건으로 나타나고 있는 게 아닌가 의심스럽다.’라는 성명은 국민 반발을 부를 수 있다. 이정훈 씨는 “신공안정국을 조성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모두 자숙하면서 사건을 지켜보아야 한다. 보수세력의 움직임도 우려된다. 일부 386운동권이나 청와대 관계자들이 연루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해서 전체 386운동권이나 청와대를 매도하려 해서는 안 된다. 이제는 우리 국민도 ‘색깔론’에 거부감을 가질 만큼 성숙해졌다.
  • 고교·대학동문 ‘386운동권’ 인맥 北지령 받고 정관계 포섭 나선듯

    고교·대학동문 ‘386운동권’ 인맥 北지령 받고 정관계 포섭 나선듯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는 민노당 전·현직 간부와 80년대 학생회 간부들은 고정간첩 장민호씨가 주도한 일심회라는 조직을 중심으로 결속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고교·대학 동문이거나 학생운동을 했다는 공통점 때문에 쉽게 감정과 사상을 공유할 수 있었다. 이들과 고교·대학 동문인 허인회씨도 일심회 결성에 큰 역할을 했을 것으로 공안 당국은 보고있다. ●역할분담, 최종 목표는 민노당? 손정목씨 등은 1997년부터 2003년 사이에 일심회에 가입했다.386세대가 사회에서 왕성한 활동을 하기 시작한 시기이다. 이들은 정치, 경제 등 자신의 분야에서 탄탄한 경력을 쌓고 있었다. 곧 ‘사회전공’을 살려 일심회 안에서 역할을 분담했다. 장씨는 북한의 지령을 받고 활동을 보고하는 임무를 맡으며 조직을 총괄했다. 손씨는 국내 일반 정세를 탐지·수집하는 역할을 맡았다. 이진강씨는 시민단체 동향, 민노당 중앙위원이었던 이정훈씨는 민노당 서울시당의 동태를 파악해 보고한 것으로 드러났다. 손씨를 통해 포섭한 최씨에게는 그동안 수집하던 정보보다 한 차원 더 높은 수준의 정보를 기대했다. 공안당국 관계자는 일심회가 최씨에게 요구한 역할과 관련,“정당 내부에서 북한의 의지가 관철될 수 있는 조직을 만드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주한미군 근무 때도 정보수집 1987년 미국에서 친북인사에게 포섭된 장씨는 2년 뒤 처음으로 북한을 방문, 모르스 통신교육 등을 받고 89년 초 미군에 입대한 것으로 확인됐다. 장씨는 주한미군으로 파견돼 대전과 용산에서 물류병으로 근무하면서도 남한 정세를 정기적으로 북한에 보고했던 것으로 공안당국은 파악하고 있다. 장씨도 혐의를 시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장씨는 93년 두번째 북한 방문 때 노동당에 입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장씨는 국내 IT 관련 대기업 사원으로 국내에 들어와 일심회 조직원들을 본격적으로 물색했다. 장씨는 ‘탐색-제안-포섭’ 3단계를 거치며 남측 정보원을 찾아갔다. 학연과 지연, 사업상 관계를 이용해 접근해서 통일과 북한에 대한 생각을 길게는 1∼2년 동안 검증한 뒤 자신의 신분을 밝히면서 “함께 일하자.”고 제안하는 식이었다. 포섭 단계에서는 중국 등지에서 북측 공작원과 만나게 하고 사상교육을 받게 했다. 이들은 반국가단체인 한국민족민주전선(한민전) 강령을 일심회의 강령으로 준용한 것으로 전해진다.‘자신과 조직 보위에 충실한다.’는 등의 3대 규약에 대한 선서도 받았다. ●행정부처 산하기관 부장으로도 근무 손씨가 장씨의 첫번째 포섭대상이 된 이유는 그가 장씨의 서울 Y고 후배였기 때문이다. 둘은 동문 모임에서 처음 만났다. 이정훈씨 역시 고교 동문인 허인회씨 소개로 접촉했다. 장씨의 활동과 관련, 주목되는 것은 그가 정보통신부 산하기관의 부장으로도 근무했다는 점이다.98년 미국 실리콘밸리 소재 해외소프트웨어지원센터 부장으로 근무하면서도 수시로 대북보고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보고는 북한 대외연락부 간부로부터 받은 비밀 인터넷 이메일을 통해 수시로 이뤄졌다. 공안당국 관계자는 “장씨에 대해 장기간에 걸쳐 치밀하게 내사를 벌여 조직의 실체에 접근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법조팀 saloo@seoul.co.kr
  • [한종태 정치전문기자의 정가 in&out] 통합이냐 야합이냐

    [한종태 정치전문기자의 정가 in&out] 통합이냐 야합이냐

    요즘 대선정국이 도래했음을 쉬이 알 수 있는 단어가 있다.‘통합’이다.‘대연합’이나 ‘연대’도 비슷한 말이다. 우리 정치권은 언제부턴가 대통령선거 때만 되면 으레 통합 문제를 꺼내왔다. 일상화돼 있다는 지적이 맞을 것이다. 물론 대선 승리를 위한 선거전략 성격이 짙다. 1992년 15대 대선에서 오매불망 고대하던 대권 승리를 쟁취한 김영삼 대통령도 이태 전의 전격적인 3당통합이 있었기에 가능했다.TK(대구·경북)와 PK(부산·경남), 충청권을 한 울타리로 묶어 반호남연대를 구축한 탓에 김대중 후보에게 여유있게 승리한 것이다. 1997년 16대 대선에선 새정치 국민회의 김대중 후보와 자민련 김종필 총재간 DJP연합이 성사되면서 김대중 대통령이 탄생했다.5년 전과 달리 한나라당과 영남권이 역공을 당한 것이다.2002년 17대 대선 역시 비슷한 과정을 거쳤다. 세 후보 가운데 지지율이 꼴찌였던 노무현 후보가 2위인 정몽준 후보와 후보 단일화에 극적으로 성공하면서 이전까지 1위를 달리던 이회창 후보를 꺾고 청와대의 주인이 되었다. 이번에는 민주개혁세력 대연합과 범보수 대통합을 양축으로 해서 범여권 통합, 중도실용개혁세력의 통합,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연대 등의 곁가지까지 그야말로 어지러울 지경이다. 그럴 듯한 거창한 명분들을 내세우지만 핵심은 두 가지다. 하나는 반(反)한나라당 연대이고, 다른 하나는 호남권 구애다. 유력 후보가 없는 열린우리당으로선 대통합에 목을 매고 있다. 한나라당에 정권을 뺏길 수 없다는 위기감의 발로다. 김근태 열린우리당 의장은 틈만 나면 “한나라당 중심의 수구보수 대연합에 맞서 열린우리당과 민주당, 고건 전 총리 진영 등 개혁진보세력이 민주개혁세력 대연합을 구축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열린우리당의 형편없는 지지율 탓에 누구도 귀기울이지 않는다. 지지율 빅3 중 한 명인 고 전 총리는 오히려 자기 중심의 중도실용개혁세력 통합을 강조한다. 열린우리당 입당은 ‘언감생심’이란다. 반면 한나라당은 유력 후보군에선 앞서지만,10년 만의 정권 탈환을 확실히 하기 위해서는 ‘2% 아쉬운’ 대목을 철저히 차단하겠다는 생각이다. 민주당과의 통합 또는 연대 얘기는 그래서 나온다. 일각에서는 통합 당명을 민주당으로 하자는 아이디어까지 제시한다. 한나라당의 한 후보는 벌써부터 김대중 대통령과의 핫라인을 가동하고 있다는 소문도 들린다. 이처럼 양쪽 모두 애가 탄다. 그러나 여기서 짚고 넘어갈 게 있다. 통합이나 대연합이니 하는 것의 잣대가 국가의 장래나 국민이 아니라는 점이다. 정치권이 대선 승리에만 주파수를 맞춘 기준을 설정하고 맘대로 재단하고 있을 뿐이다. 과거 통합의 사례가 실패로 끝난 것도 이때문이다. 김영삼 문민정부는 엄존한 계파 갈등과 이견으로 개혁 착근에 실패한 채 끝내 IMF사태를 맞았다. 내각제를 연결고리로 한 DJP연합도 불안한 동거체제를 유지하다 결국 3년 만에 종지부를 찍었고,4년 전 노무현과 정몽준의 후보단일화 역시 투표 직전 ‘없었던 일’이 돼버렸다. 이 정도쯤 되면 통합이 아니라 ‘야합’에 지나지 않는다. 급조된 통합이라는 얘기다. 대선 후에는 바람잘 날 없는 갈등의 연속이다 보니 국민을 위한 정책을 만들고 국가발전 전략을 펼칠 틈이 없었다. 국민들도 이젠 식상해 있다. 통합이란 말이 시중의 술안줏감이 된 지 이미 오래다. 국가와 국민을 생각한다면 정치권은 이제라도 야합의 유혹을 떨쳐 버려야 한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통합의 잣대는 국민이다. jthan@seoul.co.kr
  • 獨 리릭 소프라노 슈바르츠코프 90세로 잠들다

    독일이 낳은 세계적인 리릭 소프라노 엘리자베스 슈바르츠코프가 오스트리아 서부의 자택에서 90세를 일기로 눈을 감았다고 뉴욕 타임스가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금의 폴란드 땅인 프로이센 야로친에서 태어난 슈바르츠코프는 1938년 베를린에서 데뷔한 뒤 71년 은퇴할 때까지 무려 53편의 오페라에 출연하고 74개의 배역을 소화해낼 정도로 끊임없이 자신을 연마한 성악가로 이름 높다. 은퇴 뒤 오페라 무대엔 서지 않았지만 기회 있을 때마다 리사이틀 무대에 서왔고 미국 줄리아드 음대 등에 출강했다. 이를 두고 한 평론가는 ‘프러시아의 완벽주의자’란 별명을 선사하기도 했다. 리하르트 스트라우스와 모차르트, 이고르 스트라빈스키의 오페라 명작들을 완벽하게 해석하고 현란한 기교와 독창적인 스타일을 뽐냈다. 프란츠 슈베르트와 휴고 볼프 등의 독일 가곡도 통찰력 있게 부르는 것으로 이름을 떨쳤다. 그러나 말년은 그리 아름답지 못했다.2차대전 당시 나치에 협력한 전력을 은폐하고 심지어 거짓말을 한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미군 점령기에는 무대에 오르기 위해 자신의 나치 입당 전력과 나치 친위대를 위해 노래를 부른 사실을 부인했는데 1982년 한 역사학자가 그의 나치 협력 증거를 폭로하는 바람에 곤욕을 치렀다. 런던 필하모닉 창설을 주도한 EMI 레코드의 음악감독 월터 레그를 만나 51년 결혼했으며,79년 사별한 뒤엔 남편과의 추억을 담은 책을 출간하기도 했다.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이준열사 순국 100주년 기념 헤이그 교외에 교회 세운다

    대한제국이 자주독립국임을 세계 만방에 알리려다 순국한 이준(1858∼1907) 열사의 기념 교회가 네덜란드 헤이그 레이트셴담에 세워진다. 기독교대한감리회는 이준 열사의 순국 100주년을 맞아 건립키로 한 기념예배당을 헤이그시에 인접한 레이트셴담이란 지역에 세우기로 했다고 이창기 헤이그 한인교회 목사가 1일(현지시간) 밝혔다. 이 목사는 “기념예배당 설립 추진위원들이 2일 현지를 답사한 후 최종 결정할 예정이지만 레이트셴담의 천주교회 건물을 매입해 리모델링할 것이 확실시된다.”고 말했다. 내년 6월 말까지 내부 수리 등을 완료한 후 이준 열사의 순국 100주년이 되는 내년 7월14일 기념교회 입당 예배 및 각종 기념 행사를 가질 계획이다. 서울 상당감리교회 집사였던 이 열사는 1907년 고종황제의 밀사로 을사조약의 무효와 조국 독립의 지원을 위해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린 만국평화회의에 참석하려 했으나 일제의 방해로 뜻을 이루지 못하자 분사(憤死)했다.헤이그에 있는 이준 열사 기념관은 현지 교포인 이기항 장로가 1995년 사재 20만달러를 들여 이 열사가 순국 직전 장기 투숙했던 호텔을 사들인 뒤 기념관으로 리모델링해 지금까지 운영해 오고 있다.브뤼셀 연합뉴스
  • [서울광장] 오픈 프라이머리, 그 슬픈 찬가/진경호 논설위원

    [서울광장] 오픈 프라이머리, 그 슬픈 찬가/진경호 논설위원

    열린우리당이 대선후보 선출 방식으로 오픈 프라이머리(open primary)를 검토하기 시작했다. 일반국민이 참여하는 경선으로 대선후보를 뽑겠다는 것이다. 뒤집어 말하면 기간당원제를 그만 접겠다는 얘기다. 아예 없애느냐 껍데기는 남겨두느냐의 문제만 남은 듯하다. 기간당원제는 열린우리당의 금과옥조였다. 창당 정신이고, 개혁성을 강조하는 상징이었다. 창당 2년 8개월만에 이를 벗어던지려 하는 것이다. 김근태 의장도 최근 “우리 여건에서 현실적으로 문제가 많다. 종이당원 문제가 발생하고 민심이 잘 반영되지 못한다.”고 기간당원제와 결별할 뜻을 분명히 했다. 그의 발언은 지금까지의 주장과 정면으로 배치된다. 올 초 당의장 출마회견 때만 해도 “기간당원제를 흔든 우리 모습을 반성해야 한다.”고 기간당원제 사수를 다짐했었다. 당시 정동영 전 의장도 “기간당원제가 정당개혁의 핵심”이라고 가세했다. 노무현 대통령 또한 1월 당 지도부 만찬에서 기간당원제의 올바른 실천을 거듭 당부했었다.5·31지방선거 참패 후 이런 다짐들이 마구 뒤집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유는 따로 없다. 이길 후보를 뽑겠다는 것이다. 기간당원과 일반당원, 국민이 3:2:5의 비율로 참여하는 지금의 선거인단으론 득표력 있는 외부인사를 후보로 만들기 어렵다는 얘기다. 한 당직자는 “당원 10만명보다 국민 100만명이 뽑은 후보가 더 경쟁력 있는 것 아니냐.”고 했다. 얼핏 맞는 말이다. 그러나 이는 기간당원이 당익(黨益)에 저해가 된다는 얘기나 다름없다. 당의 핵심인 기간당원을 정작 가장 중요한 대선후보 선출에서 배제하는 자기모순의 발상이다. 이에 또 다른 논리가 나온다.“한나라당을 이기는 게 개혁”(임종석 의원,2월14일 대전 합동연설회)이라는 것이다. 오픈 프라이머리는 고건, 정운찬, 박원순씨 등 ‘구원투수’의 입당과 후보 당선을 수월하게 하고, 따라서 이 ‘차선의 개혁’을 달성할 가장 효과적 수단이라는 것이다. 시계를 4년 전으로 돌려본다.2002년 7월 낮은 지지율에 허덕이던 노무현 민주당 대선후보가 ‘결단’을 내린다. 정균환 의원 등 당권파들의 ‘퇴출압력’에 밀린 끝에 대선후보 재경선 요구를 받아들인 것이다. 대선후보를 뽑아놓고는 당 밖의 한국미래연합 박근혜 대표나 무소속 정몽준 의원과 다시 후보경선을 실시하는 희대의 상황이 빚어지게 된 것이다. 정 의원과 여론조사에 의한 후보단일화로 결말이 났으나 당시 논리도 ‘한나라당을 꺾는 것이 개혁’이었다. 기간당원제는 당이 인물을 좇는 이런 구시대적 행태를 청산하자는 데서 출발했다.3김 정치처럼 한 사람에 의해 명멸하는 인물정당을 끝내자는 것, 그리고 진성당원을 주인으로 100년 가는 정책정당을 만들자는 것이 민주당을 뛰쳐나가 열린우리당을 만든 주역들의 명분이자 기치였던 것이다. 노 후보를 끌어내리던 민주당 구당파들의 자리에 지금 그들에 맞서 노 후보를 지켜낸 열린우리당 주역들이 서 있다. 박근혜·정몽준을 향한 민주당 구당파의 그 애타는 시선으로 고건·정운찬·박원순을 쳐다본다. 퇴출대상이 노 후보에서 기간당원으로 바뀐 것이 좀 다를 뿐이다. 추락한 지지율 앞에서 그저 좀더 높아 보이는 득표력만이 존중할 가치로 남은 듯하다. 민심을 잃고, 이제는 자기를 잃어간다. 미국식 오픈 프라이머리가 민의를 보다 충실히 반영할 수는 있다. 그러나 그것이 바람직한 정당의 모습이라고, 열린우리당만은 말하지 않아야 한다. 진경호 논설위원 jade@seoul.co.kr
  • ‘밀러 파일’

    ‘세일즈맨의 죽음’의 저자이자 여배우 마릴린 먼로의 세번째 남편으로 유명한 미국의 극작가 아서 밀러가 1940∼50년대 연방수사국(FBI)의 면밀한 사찰을 받았음을 보여주는 FBI의 ‘밀러 파일’이 공개됐다.AP통신이 정보자유법에 근거해 입수한 이 파일은 FBI가 신문기사는 물론 정보원들을 통해 밀러의 작가로서의 활동과 사생활을 면밀히 추적한 것을 보여준다. 이유는 밀러의 공산주의자 혐의 때문. 그러나 FBI의 이러한 노력은 결국은 밀러가 공산당 동조자가 아니라 도리어 반대자라는 증거가 더 많이 입수된 채 1956년 끝났다고 AP는 전했다. 지난해 2월 향년 89세로 작고한 밀러는 평생을 베트남전 반대, 민권운동 지지 등으로 보낸 자유주의자. 밀러는 1956년 미 하원 비(非)미국행위위원회로부터 1940년대 같은 모임들에 참석했던 공산주의자 혐의를 받는 작가들의 이름을 밝히라는 요구를 받았다. 밀러는 이를 거부했다가 의회 모독 혐의로 기소됐었으나 나중에 대법원에서 번복됐다. FBI의 밀러 파일에는 한 정보원이 “밀러는 공산당에 환멸을 느꼈다. 입당했을 때 가졌던 기대와 달리 당이 밀러 내부의 창작력을 자극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FBI에 보고한 내용이 들어 있다. 밀러 파일은 1944년부터 수집됐다.FBI는 밀러의 작품에 공산당의 영향을 집중 조사했으나, 한 정보원의 보고를 전하는 메모엔 ‘수명의 공산당원들이’ 밀러의 작품에서 배역을 원했으나 거절당했다는 내용도 들어 있다. 이 정보원의 결론은 밀러의 희곡은 “때때로 공산당의 지지를 받았으나 마르크스 이념을 추종한 것은 아니다.”는 것이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은 밀러의 장례식에서 밀러를 20세기 주요 극작가로 추모하면서 ‘양심의 문제들’에 대한 밀러의 경탄스러운 활동 때문에 겪은 ‘호된 시련’을 언급했었다고 AP통신은 전했다.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17대 후반기 국회의장단 프로필

    ●임채정 신임 국회의장 ‘재야 출신’의 첫 입법부 수장이다. 개혁성과 실용주의를 곁들인 합리적 리더십으로 당내 신망을 얻고 있다는 평. 지난해 1월 당 지도부가 개혁입법의 국회 통과 실패로 총사퇴했을 때 범계파의 추대로 임시의장을 맡았다.1975년 자유언론수호투쟁으로 동아일보에서 해직된 임 의장은 민주화 운동이 한창이던 지난 1987년 평민당에 입당하면서 정계에 발을 내디뎠다.1997년 국민회의 정세분석위원장,2000년 민주당 국가전략연구소장,2002년 대선 당시 민주당 정책선거특별본부장,2005년 열린우리당 기획전략자문위원장과 열린정책연구원장 등 기획·정책분야를 두루 거쳤다.2002년 대선 직후에는 대통령직 인수위원장을 맡아 참여정부의 산파역을 맡았다.4선 국회의장 등극은 1983년 채문식(11대) 의장 이후 23년 만이다. 언론인 출신으로는 채 의장과 이만섭(14·16대)·김원기(17대) 의장에 이어 네 번째다. 부인 기영남(64)씨와 2남. ▲전남 나주(65)▲고려대 법대 ▲동아일보 기자 ▲14·15·16·17대 국회의원 ▲동아자유언론수호투쟁위원회 상임위원 ▲민주당 국가경영전략연구소장 ▲대통령직 인수위원장 ▲열린우리당 의장·열린정책연구원장 ●이용희 부의장 정치경력만 45년을 넘긴 17대 국회 최고령 4선 의원. 총선과 지방선거에 13번 출마해 8번은 낙선했다. 원칙과 소신의 정치인이라는 평가를 받기도 한다.1971년 신민당 선전국장 시절에 김대중 전 대통령과 연을 맺어 막역한 사이로 알려져 있다. 부인 유정순(72)씨와 3남2녀. ▲충북 옥천(75) ▲대전사범학교 ▲9,10,12,17대 국회의원 ▲국민회의 부총재 ▲국회 행정자치위원장 ▲열린우리당 고문단장 ●이상득 부의장 전문 경영인 출신의 5선 의원.1988년 13대 국회 때 코오롱 상사 사장직을 그만두고 민정당 의원으로 정계에 입문했다. 어린 시절 동생인 이명박 서울시장과 함께 배를 곯았다. 평사원에서 경영자까지 오른 입지전적 인물답게 추진력이 돋보인다는 평. 부인 최신자(65)씨와 1남2녀. ▲경북 포항(71) ▲서울 상대 ▲코오롱상사 사장 ▲국회 재경위원장 ▲한나라당 원내총무·사무총장 ▲13,14,15,16,17대 의원 박찬구기자 ckpark@seoul.co.kr
  • [세계를 이끄는 여성 리더] (6)끝 뤼슈롄 타이완 부총통

    |베이징 이지운특파원|뤼슈롄(呂秀蓮) 타이완 부총통은 타이완 민주화 및 여성 운동의 산 증인이다. 최근 타이완 정국에서 총통직 승계 인물로 주목받는 것도 부정·비리 의혹이 없는 정치 이력과 과거 화려한 민주화 경력이 큰 몫을 하고 있다. 그의 민주화 인생은 미국 유학에서 돌아온 뒤 1979년 반체제 잡지였던 ‘메이리다오(美麗島)’의 발간에 참여하면서부터 본격화됐다. 그해 12월에는 가오슝(高雄) 시위 사건으로 체포돼 군사법정에서 12년형을 선고받았다.6년여 수감 생활 끝에 85년 석방돼 또 미국으로 건너간다. 정치로의 본격 투신은 다시 귀국한 88년 이후부터다.90년 민주인동맹회 이사장, 신여성연합회 이사장 등을 지냈고 그해 11월 민진당에 입당했다.92년 제2기 입법위원이 된다.98년 지방자치단체장 선거에서 국민당 후보를 물리치고 지방 현장(縣長)에 당선됐다. 2000년 여성층의 강력한 지지에 힘입어 천수이볜(陳水扁) 총통과 함께 러닝메이트로 출마, 당선됐다.1967년 국립 타이완대 법률학과를 수석 졸업한 그는 천수이볜 총통의 대학선배다.2004년 3월 총통 선거유세 때 발생한 피격사건에서 오른쪽무릎에 가벼운 총상도 입었다. 뤼슈롄은 ‘행동하는 여성’의 전형이다. 미국 유학시절에도 미국과 유럽을 오가며 타이완 독립연맹을 결성하는 등 왕성한 활동력을 보였다. 타이완 독립에 관한 한 중국으로부터 ‘극렬 분자’의 낙인이 찍혀 있을 정도다. 그는 타이완의 유엔 가입에도 선봉에 서왔다.91년 ‘타이완 유엔가입 촉진회’를 만든 뒤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에게 공개 편지를 보내 가입 지지를 촉구했다.99년에는 미국 워싱턴포스트에 광고를 내고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에게 공개질의도 했다. 뤼슈롄은 ‘말’에 있어서도 뒤지지 않는다. 별명이 ‘못말리는 큰 입’(大嘴)이다.‘IBM(Internal Big Mouth)’으로도 불린다.‘권력분점’을 요구하며 천 총통을 곤혹스럽게 해왔다. 무엇보다 미국에 대한 당당한 태도가 천 총통과 다르다.‘타이완 국민투표’에 대한 미국 고위 관료들의 부정적 발언을 “내정간섭”이라고 성토하거나 “잡음”으로 치부했다. 거침없고 직설적인 언변으로 논란을 몰고 다닌다는 평도 없지는 않다. 뤼슈롄은 전형적인 자수성가형이다. 스스로 “어린 시절 가난 속에서 자랐고, 남의 집에 양녀로 보내질까 봐 항상 두려워했었다.”고 밝힌 적이 있다. 부모나 남편의 후광 없이 정치적으로 성장했다는 점에서 아시아의 다른 많은 여성지도자들과 가장 두드러지는 차별성이다. 그는 미혼이다. 현재로선 천 총통이 측근들의 비리 등과 관련해 자진 하야를 하거나 탄핵안이 통과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 뤼슈롄의 총통직 승계가 쉬운 일만은 아니라는 얘기다. 정치적으로 헤쳐나갈 일도 많다. 지난 6년간의 부총통 재임 중 권력 핵심에서 다소 비껴나기도 했다.“총통부에 소(小) 내각이 있다.”며 종종 불만을 터뜨렸던 그다. 여론 지지도에서도 야권의 마잉주(馬英九) 국민당주석이나 같은 여권의 셰창팅(謝長廷) 행정원장, 쑤전창(蘇貞昌) 민진당 주석에 다소 뒤지고 있다는 게 중론이다. ■ 약력 ▲1944년 6월7일 타이완 출생▲타이완대 법률학과 졸업, 미국 일리노이대 비교법학석사, 하버드대 법학석사·박사▲행정원 법규위원, 입법위원▲중국시보(中國時報)·타이완시보(臺灣時報) 등 칼럼니스트, 잡지사 사장▲민주인동맹회 이사장, 신여성연합회 이사장▲리덩후이(李登輝) 총통 국정 고문▲부총통(2000년 이후) jj@seoul.co.kr
  • 고건 ‘대선후보 구상’ 윤곽

    고건 ‘대선후보 구상’ 윤곽

    고건 전 총리의 ‘대선후보 쟁취 구상’이 서서히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유력한 여권의 차기 대선주자로 꼽히는 고 전 총리의 핵심 구상은 ‘희망연대-열린우리당-민주당’간의 3자 세력 통합이다. 올 연말까지 통합기구를 띄우고 내년 상반기 중에 국민참여 경선을 통한 여권의 단일후보를 결정하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 고 전 총리의 측근으로 꼽히는 안영근(열린우리당) 의원은 최근 “고 전 총리측이 올 연말쯤 범여권 통합기구를 만들어 내년 2월까지 희망연대와 우리당, 민주당이 통합해 새로운 당을 창당하고 내년 4∼5월께 범여권 대선후보 경선에 참여한다는 구상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고 전 총리측은 높은 국민 지지율 등 모든 기득권을 버리고 조건 없는 국민참여 경선을 치른다는 생각인 것으로 안다.”고 지적했다. 이에 고 전 총리의 대변인 격인 김덕봉 전 총리공보수석은 11일 “향후 정치 일정에 대해서 아무 것도 결정된 것이 없다.”고 일단 발을 뺐다. 하지만 측근들의 말을 종합해보면 고 전 총리측이 ‘연합전선’ 방식 이외에는 정치세력화를 도모하기 어렵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런 맥락에서 내달 말 중도 실용주의 정치 결사체인 ‘희망 한국국민연대’(가칭)를 출범, 독자세력화의 첫발을 디딜 전망이다.“기존의 정치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는 고 전 총리는 일단 비정치인 전문가 집단을 모체로 정치권과 연합전선을 구축하는 수순을 밟을 것이란 분석이다. 고 전 총리가 구상하는 정치권과의 연합은 1단계로 ‘국민희망연대+민주당’방식일 가능성이 크다. 고 전 총리의 지지기반 격인 ‘호남권’을 고리로 가장 쉽게 뭉칠 수 있는 그림이다. 이는 ‘당 대 당’ 통합 형식을 모색하고 있는 한화갑 민주당 대표측과는 이해가 엇갈리는 대목이다. 한 대표는 최근 소속 의원들과 만찬을 갖고 “고 전 총리측에 합류할 사람은 지금 당장 당을 떠나라.”고 공개 경고까지 했다는 후문이다. 하지만 민주당의 한 핵심 당직자는 “고 전 총리가 ‘대선 깃발’을 들 경우 특별히 대선주자가 없는 민주당 내 상당수 의원들이 동요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여차하면 ‘고건 신당’으로의 개별 입당도 가능할 것이란 전망이다. 최종 단계인 열린우리당과의 연합은 상당한 난관이 예상된다. 다만 여당 내부에서 ‘대연합’ 없이 정권 재창출이 불가능하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고건 대세론’이 태풍처럼 몰아칠 경우 여당 일부 세력이 합류할 가능성은 상존하는 상황이다. 한 핵심 당직자는 “민주·양심세력 대연합을 주창한 김근태 의장과 고 전 총리와의 관계 설정과 여권 내부의 변화의 동력이 종합적으로 검토돼야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오일만기자 oilman@seoul.co.kr
  • [5·31 이후] 김태환 제주지사 “분열된 도민 화합 최우선”

    [5·31 이후] 김태환 제주지사 “분열된 도민 화합 최우선”

    무소속 김태환 제주도지사 당선자는 1일 “지방선거에 중앙정치가 지나치게 개입하면서 나홀로 무소속 후보로서 어려움이 많았다.”면서 “도민들이 정치꾼이 아니라 지방자치 일꾼을 뽑겠다는 현명한 판단을 한 것에 감사드린다.”고 당선 소감을 밝혔다. 선거운동 기간 내내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놓치지 않았던 김 당선자는 선거 막판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 피습사건이라는 태풍을 만났지만 ‘제주 사정은 고향을 지켜온 내가 잘 안다.’는 토박이론으로 맞서 재선에 성공했다. ‘식개집(제사집의 제주 방언) 도지사’로 불릴 만큼 제주에서 40년 공직생활을 하면서 경조사 등으로 인연을 맺은 탄탄한 바닥표가 ‘박풍’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지지로 연결됐다. 정당에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는 ‘괸당(혈연, 지연, 학연)’이라는 제주 특유의 선거정서도 김 당선자에게 유리하게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한나라당 탈당과 열린우리당 입당 번복으로 ‘철새’라는 비난과 함께 위기에 몰렸으나 “정치에는 초보여서 생긴 일이지만 구차하게 변명하지 않고 도민들의 심판을 받겠다.”며 정면 돌파해 왔다. 그는 “정당 입당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면서 “야당(한나라당)도지사로 있으면서 정부 여당의 협조를 이끌어내 특별자치도를 만들어 낸 만큼 정치권에서 자유로운 무소속이 오히려 도지사직 수행에 장점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 당선자는 “앞으로 중앙정부에 대한 설득논리를 개발하고 도민의 공감대 형성을 이끌어내 특별자치도를 완성시켜 나가는 데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또 “중앙정치권이 개입하면서 빚어진 과열선거 분위기로 도민들의 민심이 갈기갈기 찢어졌다.”면서 “취임하면 도민 화합을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고 덧붙였다. 도지사 재임시 공무원의 선거운동 개입으로 검찰수사를 받은 것과 관련, 김 당선자는 “공식 선거운동 기간도 아니고 TV토론 준비를 사전 선거운동으로 볼 수 있느냐는 논란이 있다.”고 말했다. ▲63세 ▲제주대 법학과 ▲민선 제주시장, 민선 제주도지사 ▲부인 강경선씨와 2남1녀 제주 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
  • [5·31 이후] ‘한나라 텃밭’ 함양·밀양 與 첫당선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후보자들의 이색경력과 단체장에 오른 사연 등이 숱한 화제를 뿌렸다. 한나라당 텃밭인 영남지역에서 열린우리당 기초자치단체장 후보가 당선된 사례가 최대 이변으로 꼽힌다. 고위관료를 지내거나 국회의원 출신이 고향 발전을 위해 하향 지원해 군수나 구청장이 된 사례도 속출했다. 영남지역에서 인기가 거의 없는 열린우리당 간판으로 기초단체장 자리를 거머쥔 인물은 천사령(63) 경남 함양군수 당선자와 엄용수(41) 밀양시장 당선자 등 2명이다. 민선자치가 실시된 이후 무소속 출마자 등 일부를 제외하고 신한국당이나 한나라당 공천 없이 시장·군수에 당선된 것은 처음이다. 천사령 함양군수 당선자는 건국대를 나와 경찰에 투신, 경찰청 방범국장(치안감)을 끝으로 퇴직, 지난 2002년 무소속으로 함양군수에 당선됐다. 그리고 2004년 열린우리당에 입당했다. 공인회계사 출신인 엄용수 밀양시장 당선자는 한나라당 후보와 접전 끝에 기초단체장 반열에 올랐다. 그는 한나라당 후보에 맞서 시종일관 ‘인물론’과 ‘힘있는 여당론’을 피력하며 선전을 거듭, 이변을 만들어냈다. 경북 의성군수에 출마한 무소속 김복규(65) 후보는 농림부 차관을 역임한 한나라당의 김주수(53) 후보를 물리치고 당선, 기염을 토했다. 이와는 달리 노동계의 텃밭으로 여겨져온 울산 북구에서 한나라당 강석구(46) 후보가 노동계가 내세운 후보를 물리치고 구청장에 당선됐다. 국회의원이나 광역단체 부단체장을 지낸 인사들도 기초자치단체장으로 하향 지원했다. 16대 국회의원을 지낸 민주당 전갑길(48) 후보는 주변의 곱지 않은 시선에도 불구하고 눈높이를 낮춰 광주시 광산구청장에 출마, 당선됐다. 민주당 송광운 광주시 북구청장 당선자와 김채용 의령군수 당선자도 이번 선거 출마를 위해 각각 전남도와 경남도의 행정부지사 자리를 박차고 나왔다. 한나라당 윤순영(53) 당선자와 같은당 김영순(57) 당선자가 각각 대구시 중구와 서울시 송파구의 살림을 맡게 된 여성 단체장으로 뽑혔다. 전남 곡성군에서는 농민회 출신인 무소속 조형래(56) 후보가 세번째 대결만에 고현석 현 군수를 물리치고 당선의 영광을 안았다. 조 당선자는 평생 농사꾼답게 끈질긴 집념과 관록을 보여줬다.1995년 초대 민선군수를 지냈으나 그후 2차례 선거에서 고현석 군수에게 1000여표 차로 연거푸 졌다가 이번에 78표 차로 신승했다.광주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 [5·31 이후] CEO출신 무덤 된 ‘5·31’

    [5·31 이후] CEO출신 무덤 된 ‘5·31’

    5·31 지방선거에선 삼성과 현대 등 국내 대기업 최고경영자(CEO) 출신 후보들이 줄줄이 낙마했다. 경기지사 선거에 도전했다가 한나라당 김문수 후보에게 쓴맛을 본 열린우리당 진대제 후보는 삼성전자 사장 출신이다. 삼성반도체를 세계 톱으로 올려놓은 주역인 그는 노무현 대통령에게 발탁돼 정보통신부 장관을 지낸 뒤 이번 선거에 차출됐다. 진 후보는 여론조사 지지율에 있어서 출발부터 김 후보에게 크게 뒤진 상황에서 막판까지 분전했지만 거의 두배나 되는 지지율 차이를 좁히지 못했다. 밑바닥을 헤매는 열린우리당 지지율 때문에 “당이 아닌 인물을 보고 뽑아달라. 경제도지사가 되겠다.”며 ‘인물론’을 호소했지만 허사였다. 한나라당 후보로 제주지사에 도전했다 낙마한 현명관 후보는 삼성물산 회장 출신이다. 무소속 후보로 출마한 김태환 현 지사에게 초반 크게 뒤지던 판세를 극복하고 박빙의 승부를 펼쳤지만 간발의 차이로 석패했다. 그는 4월 말까지만 해도 여론조사에서 김 후보에 11%P 뒤졌지만 김 후보가 열린우리당에 입당하려 했다가 거부당하는 사태를 맞은 뒤 지지율 격차를 점차 좁혀 나갔다. 특히 선거 하루 전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가 제주도를 방문하면서 ‘판세가 뒤집혔다.’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남제주 출신이지만 제주와 관련 없는 일을 해와 ‘뭍 사람’으로 인식됐고 선거운동 과정에서 지역 민심을 얻지도 못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현대자동차 사장과 현대캐피탈 회장 등을 역임한 이계안 열린우리당 의원은 서울시장 선거 예선전격인 당내 경선에서 강금실 후보에게 패해 고배를 마셨다. 하지만 이 의원은 경선 과정에서 실물경제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경험을 토대로 막판까지 분전했고 당 안팎에서 “당내 위상이 크게 올라갔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는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로 오세훈 후보가 나오자 “강금실을 상대하기 위한 맞춤형 후보인 오세훈을 이기려면 나를 전략적으로 선택해달라.”는 논리를 내세웠지만 전세를 뒤엎지는 못했다. 황장석기자 surono@seoul.co.kr
  • [5·31 광역단체장 후보 지상탐구] (3) 제주지사

    [5·31 광역단체장 후보 지상탐구] (3) 제주지사

    ■ 무소속 김태환 “제주도 전역 면세화” 무소속 김태환 후보는 ‘누가 제주를 안다고 하는가.’라는 선거 슬로건을 내세웠다. 다분히 일찍 고향을 떠났던 한나라당 현명관 후보를 겨냥한 말이다. 그는 열린우리당 입당 번복으로 위기에 몰리자 도지사직 사퇴라는 배수진을 치고 나왔다. 특유의 친화력과 경·조사 챙기기로 다진 지지세가 만만찮다는 사실은 다른 후보들도 이의를 달지 않는다. 경조사만 챙긴다는 시비에 김 후보는 “제주 사회는 하나의 공동체다.”면서 “기쁨과 슬픔을 함께 나눌 수 있는 리더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9급 말단에서 도지사까지 승승장구했지만 ‘철새’라는 꼬리표가 따라 다닌다. 1998년 제주시장 선거 때는 국민회의,2002년 재선 때는 무소속,2004년 제주지사 재선거는 한나라당, 이번 선거를 앞두고는 열린우리당 입당을 선언했다가 하루 만에 번복했다. 그는 ‘모든 게 정치적 미숙에서 비롯된 일”이라며 “철새 시비는 도민들의 심판을 받겠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특별자치도의 완성을 위해 항공자유화, 도 전역 면세화, 법인세율 인하 등을 공약으로 내놓았다. 또 특별법 추진과정에서 시민단체의 반발 등으로 무산된 교육 및 의료시장 개방 등도 단계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김 후보는 “지난 2년간 혼신의 힘을 다해 특별자치도를 탄생시켰다.”면서 “앞으로 중앙부처 설득논리를 개발하고 도민의 공감대 형성을 이끌어내 특별자치도를 완성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에 따른 제주 생명산업인 감귤산업의 위기와 관련해 1조원의 유통안전기금을 조성, 농가 자금지원 확대와 이자 부담을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제주항공 노선 확충과 제주관광공사 설립, 내국인 면세점 확대 등을 통해 2010년까지 제주관광 800만명시대, 관광수입 3조원을 달성하겠다는 공약도 내놓았다. 김 후보는 해군기지 건설은 ‘도민이 찬성해야만 가능하다.’고 전제하고 “가시적인 경제효과가 나타나고 평화의 섬 이미지를 해치지 않는 방향에서 추진하면 반대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제주 4·3사건의 완전 해결을 위해 국가추모일 지정, 후유 장애인 지원이 포함된 4·3특별법 개정도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무소속 단체장의 한계론에 대해서는 “야당 도지사로 있으면서 정부 여당의 협조를 받아내 특별자치도를 탄생시켰다.”면서 “이제 중앙정치권이 이래라 저래라 하는 시대는 지나갔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박근혜 대표 피습사건은 안타까운 일”이라면서 “중앙당 지원유세가 힘을 발휘하지 못하는 선거정서로 볼 때 별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제주 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 ■ 한나라 현명관 “항공료 50% 내릴것” 한나라당 현명관 후보는 “나는 정치는 잘 모른다.”면서 “오직 먹을거리 걱정하지 않고 아이들 학비 걱정하지 않게 돈버는 정책을 연구하고 만들어내 실천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항공료 50% 인하, 인터넷 카지노 유치, 제주펀드 조성 등 굵직한 공약을 내놓았지만 아직은 2%가 부족한 상황이다. ‘잘나갈 땐 뭐하다가 이제 와서….’라는 식의 일부 바닥정서가 그의 발목을 잡고 있다. 그는 중학교 졸업후 서울로 유학, 행정고시를 거쳐 공무원으로 있다 일본 유학을 다녀온 후 삼성그룹에서 일해 왔다. 줄곧 객지 생활을 했다. 현 후보는 “객지에서 기죽지 않고 당당하게 ‘제주인’으로 살아왔다.”고 말한다. 항공료 인하가 실현 가능성이 없다는 지적에 그는 “육지의 철도나 고속도로는 정부에서 건설하고 운행적자도 보전해 주지만, 제주의 철도나 고속도로와 마찬가지인 하늘길은 정부가 투자한 일이 없다.”면서 “제주노선으로 국내선 적자를 메우는 것은 도민들의 호주머니를 털어가는 행위”라고 말했다. 또 “기름값이 올랐다고 요금을 인상한 후 기름값이 내리면 항공사들이 한번이라도 요금을 내린 적이 있느냐.”면서 “안 된다 하지 말고 당당하게 요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외국관광객 전용 인터넷 카지노 유치 공약을 내걸었지만 ‘미국에서조차 불법인 인터넷 카지노가 한국에서 가능한가.’라는 지적도 쏟아졌다. 제주 특별자치도의 앞날에 대해서는 “현재로서는 특별할 게 없는 특별자치도가 된다.”면서 “홍콩이나 싱가포르 등과 경쟁하려면 법인세를 내려야 하고 국세의 지방세 이전 등 재정자립도 제고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귀포시를 교육규제자유특구로 지정해 외국어학교와 외국의 명문대 분교 등을 유치, 동남아지역 학생들을 끌어들이겠다는 교육공약도 제시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에 따른 제주농업의 위기에 대해서는 “스스로 경쟁력을 갖추어 나가는 게 최선의 방안”이라며 “서울, 부산, 대구 등 대도시 근교에 무공해 제주 고급브랜드 농수축산물을 보관·판매하는 유통거점센터를 만들면 대한민국 최고로 만들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삼성도 전부가 아닌 2∼3가지로 세계를 제패했다.”면서 “좁게는 아시아태평양지역에서 경쟁력 있는 1가지 명품만 만들어도 승산이 있다.”고 말했다. 검찰의 삼성에버랜드 전환사채 수사와 관련, 현 후보는 “문제가 있다면 출마하지도 않았다.”고 일축했지만 다른 후보들은 거짓말을 하고 있다며 후보직 사퇴를 요구하고 있다. 현 후보는 “박근혜 대표의 피습사건을 두고 선거에 유·불리를 논하는 것은 예의가 아니다.”면서 “박 대표의 제주방문이 차질을 빚게 된 것은 아쉽다.”고 말했다. 제주 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 ■ 우리당 진철훈 “서귀포에 웰빙테마타운 조성” 열린우리당 진철훈 후보는 본선 경쟁력을 의심한 중앙당의 김태환 전 제주도지사 영입 시도에 ‘단식농성’이라는 배수진 끝에 뒤늦게 후보로 확정됐다. 공천 과정에서 자존심을 구겼지만 진 후보는 “단식으로 구태정치 청산을 바라는 도민들의 자존심은 지켜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카리스마가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지만 그에게는 늘 ‘사람이 진실해 보인다.’는 수식어가 뒤따른다. 기술고시를 거쳐 20여년간 서울시 공무원으로 일하면서 동료들이 ‘가장 일 잘하는 공무원’으로 선정할 만큼 일하는 능력은 검증받았다. 그는 “유선전화 방식의 여론조사 결과는 그다지 믿지 않는다.”면서 “20∼30대 젊은층이 대거 투표에 참가하면 결과는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열세를 의식한 듯 TV토론에서는 “도민을 팔아가며 자신의 권력만을 위해 이당 저당 기웃거리는 정치인은 반드시 심판해야 한다.”면서 연일 공세를 펼치고 있다. 그가 내국인 관광객 카지노 육성이라는 공약을 내놓자 ‘도박의 섬으로 만들려고 하느냐.’는 말들이 많았다. 진 후보는 “기존의 외국인 카지노 시설을 활용하고 도민들을 제외한 입도 관광객들에 한해 면세점을 이용하듯 항공권과 신분증을 제시하고 이용토록 하면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또 “전남의 J프로젝트와 경남이 내국인 카지노 개설을 추진중”이라며 ““투명하게 운영하면 관광객도 늘어나고 재원도 튼튼해진다.”고 덧붙였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에 따른 감귤산업 위기에 대해서는 “협상에 제주출신 전문가가 참여하면 예상치 못한 문제를 최소화할 수 있다.”면서 “장기적으로 개방이 불가피할 경우 오렌지 생과나 농축액에 대한 관세수입 1000억원을 제주로 돌려달라고 요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매년 특별자치도비로 유학생 100명을 세계에 보내겠다는 야심찬 공약도 내놓았다. 진 후보는 “유학비 지원은 복권기금과 내국인 관광객 카지노 수익금 일부를 활용하면 가능하다.”면서 ”글로벌 인재양성에 집중 투자해야만 국제자유도시로 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단기체류 제주관광을 장기 체류형으로 바꾸기 위해 휴양형 주거단지 조성사업 등을 추진하겠다는 관광정책도 내놓았다. 그는 “서귀포시에 30만평 규모의 웰빙 테마타운을 조성하고 첨단의료복합단지를 유치, 돈이 되는 제주관광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자신의 러닝메이트인 서귀포 행정시장 후보에 정치권 인사가 아닌 주민자치위원장 경력의 일반시민을 내세워 눈길을 끌기도 했다. 진 후보는 “혈연, 지연, 학연에서 벗어나 제주의 미래를 위해 고민하고 또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주 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
  • [5·31 지방선거 격전지 표심기행] (3) 예측불허 접전 제주도

    [5·31 지방선거 격전지 표심기행] (3) 예측불허 접전 제주도

    23일 오전 11시 제주시청앞 버스정류장. 음식점 여주인 유춘옥(52)씨는 “원래는 (무소속)김태환씨를 찍으려고 했는데 (한나라당)현명관씨로 바꿨다.”고 말했다. 무소속 김 후보는 ‘촐싹거려서(탈당·입당 번복)’ 인심을 잃은 반면, 한나라당 현 후보는 ‘육지’에서 큰 기업(삼성물산) CEO였으니 침체된 지역경제를 일으킬 수 있을 것 같다는 얘기다. 반면 신시가지 이마트 앞에서 만난 박순천(49)씨는 “현 후보는 계속 육지에서만 살던 사람이라 제주도 물정도 모르는데 아무리 큰 회사에 다녔다고 한들 무슨 수로 단 한 번에 경제를 살릴 수 있다고 자신이냐.”고 꼬집었다. 골목골목 모르는 길이 없고 지역별로 뭐가 문제인지, 어떻게 풀어야 할지 속속들이 알고 있는 무소속 김 후보가 적격이라는 것이다. 제주는 요즘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제주지사는 16개 시·도지사 선거 가운데 대전시장과 함께 결과를 가장 점치기 어려운 대상이다. 무소속 김 후보가 앞서가는 구도였는데 한나라당 현 후보가 뒷심을 발휘해 몇몇 여론조사에선 오차범위 내에서 엎치락뒤치락하는 중이다. 현 후보가 상승세라는 것은 대부분 부인하지 않았다. 무소속 김 후보에 대해서는 지지·반대하는 쪽에서 모두 “좋은 사람” “가정적” “우리집에 숟가락 몇 개인지도 알 정도”라고 평한다. 시청 공무원에서 출발해 제주시장과 도지사를 경험한 ‘행정 달인’ 이미지도 좋다. 그러나 불출마 기자회견까지 했다가 번복했고, 여당에 입당한다더니 하루만에 뒤집어 “처신이 가볍다.”고 찍혔다. 이 때문에 김 후보는 “제주자치도를 잘 이끌려면 여당 소속인 게 좋을 것 같았다.”고 해명해야 했다. 그럼에도 도청에서 몇 시간 전에 함께 회의에 참석한 공무원 얼굴을 까먹고 다른 곳에서 처음 보는 사람처럼 인사했다는 소소한 일화까지 회자되고 있다. 현 후보에 대해선 “재산 270억원!” “큰 회사 다녔으니 뭐가 달라도 다를 것”이란 반응이 가장 먼저 나왔다. 물론 “중학교 이후에 제주도에 살지도 않았는데 뭘 알겠냐.” “아무것도 모르니까 밑에 공무원한테 끌려다닐 것” “말이 어눌해 싫다.”는 반발도 있다.“선거에서 떨어지면 뒤도 안 보고 서울로 올라갈 사람”이라며 ‘육지사람’을 경계하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적어도 청년기까지는 제주에서 보내야 완전히 ‘제주사람’으로 치는 게 지역정서라고 한다. 다만 현 후보에겐 높은 정당 지지율이 원군이다. 한 예로 동문시장에서 지방선거가 아닌 교육위원 선거에 기호 2번으로 출마한 한 후보가 명함을 돌리자 70대 할아버지가 “기호 2번이냐. 명함만 부지런히 돌렴시라(돌려라). 경허면(그러면) 그냥 당선된다.”고 말했다고 한다. 교육위원은 특정 당적 없이 선거를 치르는데도 ‘운 좋게’ ‘기호 2번’을 받은 후보는 덩달아 인기를 얻는다는 것이다. 덕분에 도 선관위에는 “기호 때문에 오해를 받으니 홍보를 제대로 해달라.”는 민원까지 있다는 후문이다. 일주일 전만 해도 ‘삼각구도’를 이뤘던 열린우리당 진철훈 후보는 지난 주말을 기점으로 상대적으로 뒤처지고 있다. 정당 지지율이 낮고, 이렇다 할 이슈를 만들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자영업자 김석호(36)씨는 “여론조사에서는 그렇지만, 김·현 두 후보가 표를 갈라먹고 있어 여당 지지층이 결집하면 정반대의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자신했다. 지역 정가에선 연령대별로 선호 후보가 다르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었다. 여당의 진 후보가 35세 미만 젊은층에서, 무소속 김 후보는 40대 중반∼50대 중반에서 표심을 쥐고 있고,56세 이상의 표는 한나라당 현 후보에 유리하다는 것이다. 결국 투표율이 문제란 얘기인데, 역대로 제주는 전국 평균을 웃도는 높은 투표율을 기록했다. 4년 전 지방선거 때만 해도 유권자 68.9%가 투표해 전국 평균 48.8%를 20%포인트나 웃돌았다.20∼40대 표심이 당락을 가를 것이란 분석도 가능하다. “이번엔 진짜 모르커(몰라). 끝까지 봐사 알주(끝까지 봐야 알 것)”라는 말로 결과를 예단하는 것을 꺼리던 도민들은 “아맹(아무리) 경해도(그래도)여자 얼굴에 칼 그스면 되크냐(되겠나).”며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의 피습사건에 동정론을 많이 보냈다. 그러나 표로 연결되겠냐는 질문에는 그렇다와 아니다가 반반 정도였다. 제주 박지연기자 anne02@seoul.co.kr
  • [5·31 표심(하)] 선거후 정국 3대 변수

    [5·31 표심(하)] 선거후 정국 3대 변수

    서울신문과 한국사회과학데이터센터(KSDC)의 여론조사 결과는 지방선거 후 정치권의 ‘지각변동’을 예고하고 있다. 정치권 변동의 진원은 2007년 대선에서 여권의 ‘정권 재창출’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점에 있다.‘열린우리당이 다시 한번 정권을 잡는 것이 좋다.’(18.8%)는 유권자보다 ‘야당으로 정권이 교체되어야 한다.’(60.2%)는 응답이 3배 이상 높은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 열린우리당의 분열(11.6%) 또는 민주당과의 통합(10.6%)이 상대적으로 높게 예측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정치권 ‘빅뱅’ 가능성이 적지 않은 것은 고건 전 총리의 존재 자체와도 무관치 않다. 노무현 대통령의 탈당 여부도 마찬가지다.“선거 이후 노 대통령이 초당적 국정 운영을 위해 열린우리당을 탈당해야 한다.”는 주장이 반대(13.7%)보다 3배에 가깝다. 노 대통령의 핵심 지지 기반이라고 할 수 있는 호남과 진보 계층에서 탈당에 찬성하는 비율이 높은 점은 상당한 ‘정치적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이남영 KSDC 소장·숙명여대 교수 nylee105@sookmyung.ac.kr ■ 정계개편 현황 지방선거 이후 ‘정계개편’이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정계개편의 핵심은 열린우리당의 분열 및 민주당과의 통합 여부로 압축되고 있다. 지방선거 이후 ‘열린우리당이 분열될 것이다.’라고 응답한 비율이 11.6%,‘열린우리당과 민주당이 통합될 것이다.’라는 비율은 10.6%로 나타났다. 반면 ‘한나라당이 분열될 것이다.’라는 비율은 2.1%,‘한나라당과 국민중심당이 통합할 것이다.’는 비율은 2.5%로 상대적으로 매우 낮다. 지방선거 이후 한나라당은 열린우리당과는 달리 정당간 이합집산에서 비켜 나갈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이러한 조사 결과가 주는 함의는 지방선거 이후 정치권 빅뱅의 진원지가 열린우리당일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민주당과 열린우리당 지지자 중에서 선거 이후 정치권 변화를 전망하는 강도가 상대적으로 강했다. 이는 열린우리당의 ‘정권 재창출’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낮아지면서 일어나는 현상이다.2007년 대선에서 ‘열린우리당이 다시 한번 정권을 잡는 것이 좋다.’는 비율은 18.8%에 불과했다. 반면 ‘야당으로 정권이 교체되어야 한다.’는 비율은 무려 3배 이상 많은 60.2%로 나타났다. 열린우리당으로서는 정권 재창출에 ‘빨간불’이 켜진 것이다. 지방선거 이후 여권에 대한 이탈이 가속화되면서 새로운 변화 요구가 거세질수록 열린우리·민주당과의 합당 논의는 점차 급물살을 탈 개연성이 높다. 이러한 추론은 ‘열린우리당이 다시 한번 정권을 잡는 것이 좋다.’고 응답한 사람들에게 열린우리당과 민주당의 통합에 대해 찬성하는 비율이 33.7%로 상당히 높게 나타난 점에서 확인된다. 민주당 지지자들 중에는 무려 35.9%가 ‘열린우리당과 민주당이 통합될 것이다.’라고 응답했다. 열린우리당 지지자들도 전체 평균보다는 많은 15.0%가 이러한 견해에 동의했다. 지역별로 호남 거주자들의 20.2%가 ‘열린우리당과 민주당이 통합될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이는 두 정당의 통합을 전망하는 전체 평균(10.6%)보다 2배 정도 높다. 서울(7.0%)과 대구·경북(9.4%) 지역에서는 열린우리당·민주당 통합에 대한 전망이 상대적으로 낮았다. 노무현 정권 탄생에 지대한 공로를 세웠던 진보 진영에서도 비슷한 성향을 보였다. 진보진영에서 통합에 찬성하는 비율이 25.3%로 중도(15.4%)와 보수(17.6%)보다 훨씬 높게 나타난 점도 같은 맥락이다. 97년과 2002년 대선에서 호남과 연대해 정권을 창출하는 데 기여했던 충청지역에서는 ‘찬성도 반대도 하지 않는 중립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는 사람들이 57.4%로 전체 평균(41.65%)보다 훨씬 높게 나타났다. 정리 오일만기자 oilman@seoul.co.kr ■ 노대통령 행보 노무현 대통령의 탈당 여부는 향후 한국정치에 있어서 ‘태풍의 눈’이다. “선거 이후 노 대통령이 초당적으로 국정을 운영하기 위해 열린우리당을 탈당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찬성(33.4%)이 ’반대‘(13.7%)보다 거의 3배에 가까웠다. 중립은 37.9%였다. 주목해야 할 사실은 대통령의 핵심 지지 기반이라고 할 수 있는 계층에서 탈당에 찬성하는 비율이 높다는 점이다. 열린우리당 지지층에서 대통령 탈당에 찬성(35.1%) 비율이 반대(24.0%)보다 높았다. 민주당 지지층에서 대통령 탈당에 찬성(33.3%) 비율이 반대(12.8%)보다 2배 이상 많았다. 그리고 한나라당 지지층에서도 찬성(40.7%)이 반대(12.8%)보다 훨씬 높게 나타났다. 지방선거 이후 열린우리당과 민주당간의 합당과 같은 정계개편의 전제조건이 노 대통령의 탈당이라는 점이다. 열린우리당과 민주당의 핵심 지지계층에서 두 정당 간의 통합을 전망하는 비율이 높다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 지방선거 후 대통령의 탈당에 찬성하는 비율이 모든 계층에서 반대보다 훨씬 높다는 것이 이러한 추론의 근거가 된다. 지역별로 유사한 경향을 보인다. 호남지역에서는 대통령 탈당에 찬성하는 비율이 29.1%로 반대(14.5%)를 압도하고 있다. 그리고 노 대통령 출신 지역인 부산·울산·경남에서도 찬성(40.2%)이 반대(13.5%)보다 높았다. 충청지역에서는 찬성(23.7%)이 반대(19.4%)보다 약간 많았으나 중립(46.0%)이 차지하는 비율이 다른 지역에 비해 월등히 높은 것이 특징이다. 수도권 지역에서는 찬성이 반대보다 많은 것이 두드러진다. 서울의 경우, 찬성과 반대의 비율이 31.1%대 15.0%였고, 인천·경기 지역은 35.4%대 14.4%였다. 이념에 상관없이 찬성이 반대보다 다소 높았다. 보수의 경우 찬성(36.2%)이 반대(11.0%)보다 25.2%포인트 높았다. 진보도 찬성(37.1%)과 반대(21.5%) 간에 15%포인트 차이가 났다. 중도도 찬성(33.3%)이 반대(11.6%)보다 21.7%포인트 높았다. 정리 오일만기자 oilman@seoul.co.kr ■ 고건의 선택은 앞으로 고건 전 국무총리는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대선 가도에서 고 전 총리의 행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지방선거가 끝나면 관심은 더욱 집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고 전 총리에 주목하는 이유는 첫째로 현재로서는 어느 정당을 택하지 않고 있는 고 전 총리가 열린우리당의 대선 후보가 되리라는 유권자의 전망이 우세하기 때문이다. 둘째로는 지방선거 이후 열린우리당-민주당 통합논의 등의 정계개편 가능성이 관측되고 있다. 셋째로 고 전 총리의 호감도는 20.8%로 이명박(26.8%) 서울시장, 박근혜(23.1%) 한나라당 대표보다 낮게 나타나기는 하지만, 열린우리당 정동영(6.8%) 의장보다는 훨씬 높다는 점이다. 그래서 지방선거 이후에는 고 전 총리의 의사와 무관하게 정치권이 요동칠 가능성이 높다. 열린우리당의 차기 대통령 후보를 뽑는 경선에서 누가 최종적으로 당선되리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고 전 총리가 37.8%로 선두로 나타났다. 정동영 의장은 20.7%, 김근태 최고위원 1.6%에 그쳤다. 호남지역에서는 고 전 총리 47.0%, 정 의장 23.6%로 고 전 총리의 인기가 확인됐을 뿐 아니라, 서울지역에서도 고 전 시장은 49.1%로 17.2%인 정 의장을 압도했다. 지방선거 후 고 전 총리가 취할 행보로 15.9%가 열린우리당의 대통령 후보, 독자정당 후보로 출마 13.5%로 나타났다. 대통령 후보로 출마해서는 안 된다는 응답은 15.2%였다. 한나라당의 대통령 후보로 출마해야 한다는 응답이 8.2%, 민주당 또는 국민중심당의 대통령 후보가 돼야 한다는 응답이 5.2%였다. 호남지역에서는 고 전 총리가 열린우리당에 입당해야 한다는 응답이 28.9%로 민주당 입당 18.3%, 독자 출마 15.3%보다 훨씬 높았다. 특히 열린우리당의 재집권을 바라는 계층에서는 고 전 총리의 열린우리당 후보 응답이 38.8%였다. 정리 박정현기자 jhpark@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