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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친노 4인방 ‘통합 소용돌이’ 한가운데

    범야권의 통합 행로 위엔 유독 낯익은 얼굴들이 있다. 이해찬·한명숙 전 국무총리와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 유시민 국민참여당 대표 등 이른바 친노(親) 진영을 대표하는 4인방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을 보좌하며 정치적 운명을 함께했던 이들이 이제 통합 소용돌이의 맨앞에 서 있다. 유 대표를 제외하면 모두 대통합 물살에 몸을 실었다. 복수의 친노 관계자는 21일 “2012년 총선과 대선의 키워드는 반한나라당이다. 그러려면 김대중·노무현 세력이 뭉쳐야 한다.”고 말했다. 이 전 총리는 기획통으로 불린다. 1997년·2002년 대선에서 승리를 견인했다. 지금도 ‘혁신과 통합’의 상임대표를 맡으며 범야권 통합의 야전사령관 역할을 하고 있다. 이 전 총리의 통합 구상은 1988년 평민당의 재야(평민련) 입당파 1세대로서 내걸었던 ‘국민정당’과 일맥상통한다. 민주적 의사결정 구조, 각 계층과 결합하는 정책 정당이다. 한 측근은 “안 해본 건 오직 국회의장이다. (이 전 총리는) 적어도 2012년 대선까진 ‘플래너’로 활동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한 전 총리는 통합정당의 당 대표로 출마하기로 했다. 정치권과 시민사회의 거리를 좁히는 적임자로 평가받는다. 실제 1979년 4월 박정희 정권의 마지막 시국사건인 크리스찬아카데미 사건으로 구속된 뒤 여성운동을 하다 정치권에 입문했다. 친노 관계자는 “한 전 총리는 검찰 수사를 이겨낸 ‘진보개혁’ 대표 선수이자 정당과 시민사회를 아우르는 등 범야권 재편기를 상징할 수 있는 인물”이라고 귀띔했다. 문 이사장은 ‘혁신과 통합’ 상임대표를 맡으며 통합에 뛰어들었다. 동급의 다른 친노 인사들과 달리 정치적 이력이 거의 없는 편이다. 그러나 부산·경남(PK) 지역을 정권교체의 교두보로 삼으려는 각오가 강하다. 2012년 총선 이후 정치적 위상이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 부산 출마설이 힘을 받고 있다. 유 대표는 세 사람과 다른 길을 택했다. 진보 소통합에 힘을 보탰다. 민주당과의 뿌리 깊은 불신 때문이다. 그러나 이 전 총리와는 정치적 사제지간이다. 문 이사장은 유 대표에겐 정치적 후견인이다. 노 전 대통령이 유 대표를 후계자로 인정한 것을 지켜봤다. 지금은 외딴길을 걷는 유 대표가 언젠가는 대통합 대열에 동참할 수 있는 배경이기도 하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박세일·문재인, 정계개편 제3의 진앙 직격 인터뷰

    박세일·문재인, 정계개편 제3의 진앙 직격 인터뷰

    ■보수 ‘브레인’ 박세일 한반도선진화재단 이사장 “신당, 연말 가시화할 수도 총선전 결정땐 후보낼 것” 내년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한국 정치가 요동치고 있다. 10·26 재·보선 이후 여권에선 한나라당의 쇄신 논란과 맞물려 신보수 정당의 출현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야권은 민주당과 친노(친노무현) 진영의 재결합을 핵심 고리로 한 통합 논의에 분주하다. 정치권 개편 논의의 중심에 서 있는 박세일 한반도선진화재단 이사장과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을 8일과 9일 잇따라 만나 정치 지형의 변화 가능성을 짚어 봤다. 박세일 한반도선진화재단 이사장은 보수 진영 브레인이자 여권의 잠재적 대권 주자로 꼽힌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한때 자신이 몸담았던 한나라당을 향해 그는 ‘발전적 해체’를 요구했다. 그리고 개혁적인 보수 세력과 합리적인 진보 세력이 대동단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나라당과 민주당을 통폐합한 거대 국민 정당을 구축하는 것, 그게 21세기 선진 한국을 향한 그의 정치 디자인이었다. 지난 9월 안철수 바람이 막 피어오른 때부터 두 달 가까이 인터뷰를 고사하던 그가 마침내 입을 열었다. 고민은 끝났고 행동만 남았다는 뜻이다. 8일 서울 서초구 반포동의 ‘공동체자유주의’ 사무실에서 그를 만났다. →신당 창당을 준비 중이라는데. -여러 사람을 만나고 있다. 연말까지 가시화할 수도 있다. 내년 총선 전까지 창당 여부가 결정되면 후보도 낼 것이다. →서울시장 선거에서 한나라당이 패했다. -한나라당뿐 아니라 정당 정치가 국민들에게 거부당한 것이다. 시대가 변화를 원한다. →한나라당의 쇄신이나 야권 통합이 본질적 변화를 가져올까. -야권 통합이 무엇을 위한 것인지 분명하지 않다. 가치가 다른 정당들이 통합이라는 이름으로 모인다는 것은 야합이다. 선거를 위한 야합은 국가 발전에 도움이 안 된다. 민주당과 민주노동당이 지향하는 가치가 다른데도 모인다는 것은 뭘 의미하는 것인가. 나눠 먹기 식으로 하겠다는 것 아닌가. 국회가 나눠 먹기 하는 곳인가. 한나라당의 쇄신도 자기들 내부의 권력투쟁이 쇄신이라는 이름으로 나타나는 것은 아닌지 살펴봐야 한다. →안철수 원장이 최대 관심 인물이다. -여러 가지로 좋은 일을 많이 한 분이다. 정당이 국민과 소통하고 자기 정책을 설명하고 국민의 어려움도 수렴해야 하는데 한국 정당은 그게 없다. 안 원장이 그것을 했다. 답은 못 내더라도 국민들의 문제에 공감하고 대화를 해 줬다. 정당의 실패가 안철수 현상의 성공으로 나타난 것이다. 그러나 어떤 국가 전략을 가진 분인지, 정치에 참여할 경우 어떻게 국가를 끌고 갈지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없다. →한나라당 내에서 ‘박근혜 역할론’이 부각되고 있다. -한나라당의 실질적인 오너는 박근혜 전 대표다. 실력자다. 그분이 나서서 당을 개혁해야 효과적이다. 박 전 대표가 나서서 당을 바꾸고 국민에게 ‘우리를 다시 지지해 달라.’고 말할 때가 왔다고 본다. 현 지도부가 당을 추스르지 못하고 있고, 개혁이나 쇄신도 잘할 것 같지 않다. →박 전 대표와 화해할 생각은. - 난 박 전 대표와 싸운 적이 없다. 사적인 감정도 없다. 정책에 대한 견해가 달랐을 뿐이다. 견해가 다른 것은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 (한나라당 탈당) 당시에 나는 수도 이전이 국익에 해롭다고 봤다. 화해란 말은 적절치 않다. 기본적으로 훌륭한 정치인이라고 생각한다. →박 전 대표가 대권을 쥘 것으로 보나. -대통령이 될 수 있는지는 본인이 어떤 마음을 가지고, 어떤 노력을 하는가에 달려 있다. 통일, 복지 등 정책 이슈는 준비하는 게 보인다. 이제 국가 비전과 목표, 그리고 국가 가치에 대해 본인이 정리된 시각과 철학을 제시해야 한다. 두 가지를 보완해야 한다. 먼저 ‘왜 박근혜이어야 하는가’, ‘왜 대한민국 미래를 박근혜가 맡아야 하는가’를 설명해야 한다. 둘째, 외연을 확대하는 게 좋겠다. →박 이사장은 새 보수 정당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창하고 있지 않나. -(한나라당의 쇄신과 별개로) 새로운 보수 정당을 만드는 것은 발전이다. 신보수가 등장해 보수의 새 가치를 정립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더 바람직한 것은 신보수와 신진보, 즉 개혁적인 보수와 합리적인 진보가 대동단결, 협력해서 한국을 선진화와 통일로 이끄는 거다. 이념·지역·세대·계층에 의한 분열을 이대로 두면 대한민국과 국민의 행복은 어렵다. 거대한 국민통합 정당이 나라를 운영하면 선진화와 통일이 가능하다. 당이 다르면 타협이 안 되지만, 당이 같으면 (이념적) 차이가 커도 타협이 된다. →너무 이상론 아닌가. -하루아침엔 안 되겠지만 그런 움직임이 있어야 대한민국에 희망이 생긴다. 지금부터 시작하면 가까운 장래에 성공할 수 있다. 한나라당, 민주당 둘 다 해체하고 국민 정당으로 통합하는 게 좋다고 본다. →일당 독재가 연상되는데. -대한민국엔 1.5당이 필요하다. 국민의 75% 지지를 받는 정당이 필요하다. 양당 체제는 국민을 분열시키는 경향이 있다. 양당제에서 동양은 서양과 달리 정당이 국민 통합에 기여하기보다 국민을 분열시킨다. 아시아에서 국가가 발전할 때는 주로 1.5당이 존재할 때였다. 우리는 공화당 때, 일본도 자민당 때 발전했다. 1.5당이 시대의 과제를 푸는 데 바람직하다고 본다. 진보와 보수가 빨리 합쳐지는 게 좋다고 본다. →내년 총선과 대선 전망은. -한나라당이 이대로는 총선도 어렵고, 대선 전망도 밝지 않다. 정권 교체 가능성도 높다. 그러나 야당도 국정운영 능력과 비전이 부족하기 때문에 정치권 전체에 대해 걱정하는 바가 많다. →직접 한나라당에 들어가 개혁해 볼 생각은. -(웃으며) 그럴 생각은 없다. →내년 대선의 시대 정신은 뭔가. -통일과 선진화다. 선진화의 과제는 두 가지다. 우선 어떻게 하면 부민(富民)을 만들 것이냐, 둘째는 신복지 전략, 즉 안민(安民)이다. 그 다음은 통일이다. 통일이 내년에는 굉장히 중요한 화두로 등장할 것이다. →박 이사장을 여권의 잠재적 대권 주자로 보는 시각이 존재한다. -들어본 적도, 관심도 없다. 지금부터 5~10년은 한국 명운이 갈라지는 때다. 어떻게 하면 한 단계 더 발전할지를 정치가 고민해야 한다. →한반도선진화재단, 선진통일연합 등을 이끄는데 서울대 교수직이 제약이 되진 않나. -한반도선진화재단을 만들어 정책 운동을 하고 있고, 국민운동 형태로 선진통일연합을 하고 있다. 아직까지는 문제가 없으나 앞으로 일이 많아지면 가까운 장래에 학교 일을 정리해야 한다. 이춘규선임기자·주현진기자 taein@seoul.co.kr ■범야권 유력 대선후보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 “野통합, 마냥 기다릴수야… 무산땐 제자리 돌아갈 것”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에 이어 현재 범야권의 유력한 차기 대선 후보다. 지난 6월 자전 에세이 ‘운명’을 출판하면서 정치권으로 걸음을 옮긴 지 5개월. 그는 어느 새 정치 격랑의 한복판에 들어서 있다. 그동안 언론사 인터뷰 장소로 한사코 부산 변호사 사무실을 고집했던 그가 처음으로 9일 서울 서교동 노무현재단 이사장 사무실에서 서울신문 인터뷰에 응한 것도 작지만 정치인 문재인을 웅변하는 함의를 지닌다. 연일 야권 통합을 외치는 그에게 물었다. “문 이사장 머리엔 통합밖에 없나 봅니다. 통합 안 되면 어쩌려고 그럽니까.” “통합이 안 되면 제자리(인권 변호사)로 돌아가야죠.” 답변은 간결했고 강했다. 노무현 대통령 시절 청와대 민정수석과 비서실장을 지냈고, 노 전 대통령의 시신을 지켜본 3명 중 1명인 그다. “참여정부 때 과오가 있다면 노 대통령 다음은 내 책임”이라고 말했다. 참여정부의 부채를 자신이 짊어지겠다는 것이다. ‘노무현의 자산’까지 승계할 것인지는 공란으로 뒀다. →야권 대통합에 대한 기본 입장은. -야권 통합의 필요성은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통해 다시 한번 확인됐다. 야권 정당과 시민사회 세력까지 모두 합쳐서 지지를 받을 수 있었다. 수권 정당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게 (야권통합에 임하는) 기본 입장이다. →연합 정당이라는 개념으로 성공할 수 있나. -헤쳐 모여식 통합이나 화학적 결합까지 도모하는 통합보다 그게 오히려 현실적이고 쉬운 길이다. 진보대통합은 정체성까지 함께하자는 통합이니 쉽지 않다. 기존의 야권 정당들, 시민사회 세력이 독자성이나 정체성을 그대로 지켜 가면서 한 지붕 아래 여러 가족이 함께 사는 것 같은 통합을 하자는 것이 연합 정당이다. →야권 대통합에 대해 민주당 내 반발이 심하다. -대통합의 취지를 제대로 잘 몰라서 생긴 오해라고 생각한다. 과거에 민주당에서 열린우리당이 분당됐던 아픔을 겪은 경험도 갖고 있어 그런 생각을 할 수 있는데, 전혀 그런 통합이 아니다. →복당이나 입당, 영입하면 되는데 왜 복잡한 과정을 거치냐고도 하는데. -그런 정도로 정권교체, 새로운 정치에 대한 국민들의 열망이 충족된다면 얼마나 좋겠나. 민주당이 갖고 있는 현실적인 한계가 있다. 지역적으로 치우치고 젊은 세대를 포괄하지 못하는 한계도 있다. 통합만이 유일한 길이라고 본다. →도로 열린당 아닌가. -통합의 폭, 통합에 참여하는 세력의 범위 문제다. 가급적 폭넓은 정당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는 거다. 그러나 지금 현재 통합에 대해 포용하고 있는 세력들만 해도 기존 민주당의 범위를 완전히 벗어난다고 할 정도라고 생각한다. →중통합을 하고 이른바 개문 발차하자는 얘기도 있는데. -모든 세력이 한꺼번에 통합하는 형태와 방식이 이상적인데, 마냥 기다릴 수는 없다. 그래서 일정한 시기까지 다 함께 가려는 노력들을 해 보고 그게 끝내 되지 않으면 경우에 따라서는 그 시기까지 통합에 동의하는 세력들끼리 우선 통합 추진기구를 구성해 출발하고, 나머지 세력들을 설득해 다시 통합의 대열에 합류하게끔 하는, 그런 길이 불가피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안철수 원장을 통합에 합류시킬 수 있는 방안은. -우선 합류는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서울시장 선거에서도 결국은 안철수 원장과 안 원장이 대표하는 제3세력들까지도 함께함으로써 우리가 승리할 수 있었던 것 아닌가. 안 원장의 지지가 높고, 제3세력의 범위가 크다고 하더라도 역시 현실적인 정치 세력이 함께 기반이 돼야 현실에서 뜻을 펼칠 수 있다. 통합 세력과 함께하는 것이 그분에게도 바람직한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뜻을 전하기도 하고, 앞으로 기회가 있다면 그런 것에 대한 논의나 설득을 해볼 생각이다. →안 원장이 제3의 신당을 만들 가능성은. -현실적이지 않다. 지금 지지도를 보이는 것처럼 지지받는 정당을 만드는 것은 현실적으로는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자칫하면 야권을 분열시켜 약화시키는 결과가 초래될 수도 있다. →문 이사장의 권력의지가 종종 회자된다. 권력의지가 있나, 없나. -제가 꼭 돼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제가 꼭 맡아서 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지 않다. 의지가 있다면 제가 뭘 이렇게 해서 권력을 손에 쥐겠다, 그런 의지가 아니고 ‘어쨌든 이번에 정권교체는 꼭 돼야 한다. 안 되면 나라 결딴이다.’라는 의지가 더 강하다. 그래서 거기에 제가 할 수 있는 힘을 보태겠다고 생각, 통합 운동도 하고 선거 지원도 했다. →내년 4월 11일 총선에 출마할 생각은 있나. -내년 대선·총선이 중요한데 거기에 통합 정당의 후보들이 나서서 당선될 수 있도록 하는 데 힘을 보태겠다. 어떤 식으로 하는 게 도움이 될지는 그때 가서 판단할 것이다. →대선 출마에 대해 나도 잘 모르겠다고 했는데. -지금 하고 있는 일들, 처해 있는 입장 이런 것이 언제까지 또 어디까지 가게 될지는 잘 모른다. 어쨌든 내년 총선·대선에서 정권 교체까지 되게끔 할 수 있는 힘을 보태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그것이 어떤 방식이 될지도, 어떤 선택을 해야 할지도 지금으로서는 판단하기 어렵다. 우선 통합 운동에 매진해야 하고 통합이 반드시 성사돼야 그 이후도 생각할 수 있는 것이다. →참여정부의 정치적 책임론이 있다. -참여정부 때 과오가 있다면 노 대통령 다음에는 내 책임이다. →박근혜 대세론을 어찌 보나. -대세론은 무너졌다. 대세는 요지부동 지속돼야 대세인데 한번이라도 아닌 것으로 드러나거나 흔들리면 더 이상 대세는 아니다. 우세일 뿐이다. 결국 우리가 넘어설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한 거다. 넘어서는 방법은 우리끼리 힘을 모으는 것이다. 새로운 정치에 대한 희망을 주는 거다. 이춘규선임기자·이현정기자 hjlee@seoul.co.kr
  • ‘범야권 통합’ 박원순 캐스팅보트

    범야권 통합 주도권을 놓고 물밑 힘겨루기에 들어선 민주당과 ‘혁신과 통합’(혁통) 사이에는 박원순 서울시장이 있다. 다시 말해 박 시장이 어느 쪽으로 다가서느냐에 따라 팽팽한 양측의 무게중심이 어느 한쪽으로 기울어지게 된다는 얘기다. 박 시장은 10·26 재·보선을 통해 시민사회 세력의 힘을 정당 중심의 정치권에 실현시켰을 뿐만 아니라 중도층의 지지를 끌어내면서 진보 세력의 정치적 지지 기반을 확대시켰다. 무엇보다 야권 단일 후보로서 상징성을 지니고 있다. 우선 박 시장이 혁통의 일원으로 참여할 경우, 친노(친노무현) 진영과 범시민사회 진영의 결합이라는 결과로 이어질 전망이다. 차기 잠재적 대선 주자로 분류되는 문재인 노무현재단이사장과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보유한 영남권 및 20~40대 진보·중도 표심이 결집될 공간을 마련한다는 얘기가 되고, 이는 범야권 통합의 주도권에 있어서 절대적으로 유리한 지위를 차지하게 되는 셈이다. 반대로 제1야당인 민주당의 입지는 크게 흔들릴 것으로 전망된다. 당 해체 수순에 버금가는 통합 폭풍이 덮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거꾸로 민주당 입당 등 박 시장이 당과 손잡는 경우다. 이럴 경우 민주당은 야당 맏형으로서 위상이 대폭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손학규 민주당 대표의 ‘민주당 중심 통합론’에 무게가 실리면서 전국 정당화, 중도층 결집을 위한 ‘호남 물갈이’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혁통 측은 친노 세력과 일부 시민단체가 결합한 세력의 하나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다. 손 대표는 31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야권 통합은 선거만을 위한 공학적 결합이 돼선 안 된다. 민주당이 대통합의 중심에 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캐스팅보트를 쥔 박 시장은 두 곳 다 선택하지 않아도 손해볼 것은 없는 상태다. 여전히 대안 세력으로 존재하는 데다 안 원장을 중심으로 한 제3정당이 출현할 경우 박 시장 선택의 폭은 더욱 넓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박 시장은 아직까지는 ‘등거리’ 외교를 하는 모양새다. 6일 있을 정치 세력화를 위한 ‘혁신과 통합’ 콘퍼런스에도 참석하지 않을 예정이다. 박 시장의 한 핵심 측근은 이날 서울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박 시장은 어느 곳에도 속하지 않을 것이며 힘을 싣느니 마느니 하는 건 그들의 생각일 뿐”이라면서 “야권 통합 과정에 추임새는 넣겠지만 시장 일 이외에 어떤 정치적 행보도 하지 않겠다는 게 박 시장의 생각”이라고 선을 그었다.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시민 박원순’ 택했다] “서울시민의 승리… 민주당에 큰 빚 졌다”

    [‘시민 박원순’ 택했다] “서울시민의 승리… 민주당에 큰 빚 졌다”

    박원순 서울시장 당선자는 27일 0시 10분 안국동 희망캠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야권 통합 시민후보 박원순은 오늘 이 자리에서 서울시민의 승리를 엄숙히 선언한다.”며 당선 소감을 밝혔다. 박 당선자는 “1995년 시민의 손으로 서울시장을 직접 뽑은 이래 26년 만에 드디어 이번 선거에서 ‘시민이 시장입니다’라는 민주주의의 정신을 완성했다.”면서 “시민의 분노, 지혜, 행동, 대안이 하나의 거대한 물결을 이뤄내 승리한 것”이라고 ‘무소속 당선’의 의미를 부여했다. 박 당선자는 당선 소감에 앞서 “저와 함께 경쟁한 한나라당 나경원 후보에게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며 “나 후보를 지지한 시민들의 뜻도 함께 존중하겠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다음은 박 당선자와의 일문일답.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이번 선거에 많은 도움을 줬는데. -안 교수님은 저와 오랜 신뢰 관계에 기초해 이번 선거에서도 지원을 아끼지 않으셨고 그런 신뢰관계는 앞으로도 계속 유지시켜 나가겠다. 고맙다. →민주당에도 큰 빚을 졌는데, 민주당에 입당할 생각이 있나. -민주당은 이번 선거 과정에서 손학규 대표부터 바닥 현장에 이르기까지 정말로 열심히 뛰어줬다. 제가 큰 빚을 졌다. 민주당이 앞으로 우리 민주주의 맏형으로서, 야권의 맏형으로서 혁신과 변화를 주도하는 정당으로서의 역할을 계속 해 나갈 것이라고 보고 저는 그 과정에서 함께하겠다. →지금 이 순간, 가장 생각나는 사람은. -너무 많은 분들이 생각난다. 우선 가족들이다. 이번 선거에서 보셨듯이 참 어려운 것들이 있었다. 이른바 네거티브로 선거가 치닫는 과정에서 제가 당한 것이야 참을 수 있었지만 가족들이 당한 것은 너무 미안하고 슬펐다. 가족들에게 저로선 미안한 마음이 든다. 선거 과정에서 여기 계시는 야권의 정치 지도자들, 또 그 정당의 당원들이 하나가 돼서 열심히 뛰는 모습에 참 감동받았다. 서로 정당이 다르고 갔던 길이 달랐지만 이렇게 하나의 목표로, 새로운 시대를 위해 하나로 뭉칠 수 있고, 함께 뛸 수 있는 생각에, 그리고 제가 후보가 된 서울시장 선거에서 하나가 됐다는 데 큰 감동을 느꼈다.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시민 박원순’ 택했다] 박원순 민주입당 ‘NO’… 마이웨이로

    [‘시민 박원순’ 택했다] 박원순 민주입당 ‘NO’… 마이웨이로

    ‘포스트 10·26’의 중요한 관전 포인트는 박원순(얼굴) 서울시장 당선자와 범야권 정치세력 간의 관계 설정이다. 범야권은 일찌감치 지형 변동을 예고했다. 박 당선자는 범야권 단일후보로 승리를 거머쥐었다. 통합 과정에서 박 당선자의 선택이 주목되고 있다. 결론부터 말하면 박 당선자는 민주당에 입당하는 형식으로 통합에 임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박 당선자 측과 민주당 등 복수의 관계자들은 26일 “어느 한 세력에 힘을 싣기보다는 등거리 관계를 유지하지 않겠나.”라고 한목소리를 냈다. 박 당선자는 후보 시절부터 “범야권이 하나로 힘을 모아 2012년 총선과 대선에서 승리하고 2013년 체제도 준비해야 한다.”며 다소 원칙적인 입장을 강조해 왔다. 현재 야권 통합의 현실적 동력을 확보한 곳은 민주당과 범야권 통합세력인 ‘혁신과 통합’ 측이다. 박 당선자는 ‘혁신과 통합’에 비교적 가까운 편이다. 일각에선 박 당선자가 ‘혁신과 통합’에 힘을 실을 것이라고 관측한다. ‘혁신과 통합’의 통합 주도권에 기여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그러나 범야권 관계자는 “스스로가 범야권 통합후보였기 때문에 민주당이 신경 쓰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다고 민주당에 입당하는 것은 더더욱 비현실적인 선택이다. 새로운 정치를 상징하는 후보였다. 새로운 정치는 기존 정당에 대한 심판의 성격이 짙다. 이 때문에 민주당 입당은 자칫 자기 모순이 된다. 더군다나 나경원 한나라당 후보를 큰 표차로 이겼다. 자기 주도권이 강해진 셈이다. 범야권은 현재로선 전격적인 통합보다 단계적 통합 쪽이 현실적인 상황이다. 여전히 민주노동당과 국민참여당의 진보 소통합 경로가 살아 있다. 박 당선자가 어느 한 쪽에 서기가 힘들다는 것을 보여주는 정황들이다. 우선 시정에 전념하면서 야권 통합의 흐름을 지켜볼 가능성이 높다. 한 측근은 “박 당선자 스스로 결정하는 것보다 야권 통합을 지켜보면서 요청에 응하거나 혹은 야권 세력들에게 제언하는 형식의 행보를 취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민주당엔 기득권을 버린 더 큰 민주당을 요구할 수 있다. 진보 정당과 참여당엔 대통합에 동참할 것을 주문하는 방식이다. 시민사회도 정당과의 거리 좁히기를 촉구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정 로드맵을 구현하는 과정 자체가 박 당선자가 갖고 있는 통합의 단상을 들여다보는 계기가 될 수 있다. 공동정부 구성과도 연관된다. 한 핵심 측근은 “세력별로 자리 나누기 형태보다 범야권이 합의한 10개 정책을 추진하는 데 신경쓸 것”이라고 귀띔했다. 지분 협상보다는 박 당선자가 전적으로 재량권을 갖고 공동 정부를 구성할 가능성이 높다는 말이다. 그러나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공동정부는 기본적으로 자리 나누기가 아니냐.”고 말해 향후 서울시 인선 과정에서 민주당과 진보진영 정당, 시민사회세력 등 야권 각 세력이 치열한 세력다툼을 벌일 가능성을 예고했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옴부즈맨 칼럼] 서울시장 선거보도를 보면서/임종섭 서강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옴부즈맨 칼럼] 서울시장 선거보도를 보면서/임종섭 서강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서울신문은 어떻게 다루고 있을까? 서울시장 선거운동에 관한 기사를 들여다봤다. 이 과정에서 머릿속에 떠오른 것은 후보자 중 누가 앞서는가를 파헤치는 경마식 보도였다. 경마식 보도는 언론학계와 언론계에 이미 잘 알려진 용어이며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나경원 후보와 박원순 후보를 다룬 서울신문 기사 중에 경마식 보도가 많았다. 지난 4일과 5일에 서울신문은 외부 여론조사업체와 손잡고 두 후보자를 주제로 한 여론조사를 시행해 결과물을 관련 기사로 다루었다. 이들 기사를 보면, ‘박원순 후보의 민주당 입당 여부’ ‘두 후보의 공약 여론’ ‘두 후보의 구별 지지율’을 도표와 수치로 자세하게 제시했다. 기사는 주제와 작성한 기자들이 다르지만, 여론조사 자체를 설명하는 정보는 기사에 빠져 있다. 가령, 여론조사 대상자는 몇 명이며, 이 중 몇 명이 응답했는지, 기사와 직접 관련된 질문문항과 측정 척도는 무엇인지는 기사에서 찾을 수 없었다. 한국언론학회는 여론조사 보도에 관한 지침을 마련해 놓았지만, 언론현장에서 이를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예를 들어, 1000명을 상대로 한 여론조사의 응답률이 10%라면 100명가량이 설문에 답한 것이다. 이 경우, 조사결과를 신뢰하기는 어렵다. 100명의 응답자가 전체 서울시민을 대표한다고 보장할 수 없기 때문이다. 기사 끝부분이나 별도로 여론조사 과정과 응답률, 관련 질문문항을 제시하면 기사 신뢰감은 그만큼 높아질 것이다. 20세기를 대표하는 사회·정치 철학자인 칼 포퍼는 감정에 호소하기보다는 이성에 근거한 비판이 사회 발전에 이바지한다고 지적했다. 이유는 지나친 감정의 뿌리에는 폭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 지적은 서울시장 보궐선거에도 유효하게 적용될 것이다. 유권자들이 후보를 결정하려면 정확하고 신뢰할 정보가 필요하다. 서울신문의 선거보도는 당연히 이 필요성을 충족시켜야 한다. 미국 언론학자인 윌리엄 베노이트는 선거 후보자의 목표는 당선이며 이를 위해 상대 후보를 공격하고 자신을 방어하거나 장점을 부각시키는 전략을 구사한다고 설명한다. 그만큼 정치선거에 이성보다는 감정을 자극하는 양상이 전개될 가능성이 크다. 안타깝게도 서울신문은 이 양상을 주요 기삿거리로 다루고 있다. ‘돌아서면 네거티브’(10월 11일 자) ‘여, 박원순 학력 병역 이념 총공세-야 MB 사저 나경원 재산 집중타’(10월 13일 자) ‘희비 가를 투표율 45%’(10월 14일 자)가 예이다. 또한, 외래어를 기사 제목에 그대로 쓰고 있어 눈에 거슬린다. ‘재보선 선거운동 첫날 서울시장 두 후보의 컨셉트’(10월 14일 자) ‘나경원 박원순 첫 토론. 서로 아킬레스건을 찌르다’(10월 11일 자) ‘친이 친박 손잡은 매머드 선대위’(10월 7일 자)가 그 예이다. 말만 통하면 되지 문제 될 것 있느냐고 하겠지만, 이는 기사에 요구되는 엄밀성을 철저히 무시하는 소리이다. 우리의 언어시장은 그만큼 혼탁해질 것이다. 서울시장에 거는 유권자들의 이해는 생각보다 다양하며 자세하다. 신문은 후보자들의 유세 행보나 비난행위를 지면에 중계하지 말고 유권자의 판단을 돕는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 이들 정보는 유권자가 이성에 근거한 적절한 결정을 내리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이 점에서 전문가들이 분석한 ‘나경원 박원순 정책 검증’(서울신문 10월 10일 자) 기사는 주목할 만하다. 정책분석 기사들이 계속 나오기를 기대한다. 이와 관련, 서울신문은 유권자의 목소리를 선거보도에 많이 실어야 한다. 기사 취재에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활용되는 만큼, 유권자들이 원하는 내용을 트위터와 페이스북으로 모아서 지면에 충분히 보도할 수 있다. 칼 포퍼는 역사는 사람들이 직접 만들어가는 것으로, 권력층과 가진 자들을 다룬 역사가 전부가 아니라고 지적한다. 언론이 현재 일어나는 역사의 한 면을 보여준다면 서울시장 선거에서 시민들의 목소리를 생생하게 담는 기사가 많이 나와야 한다.
  • ‘미스터 노멀’이냐 ‘佛의 메르켈’이냐

    “‘미스터 노멀’(Mr.Normal·평범한 사람)이냐, ‘프랑스의 메르켈’이냐.” 내년 4월 프랑스 대선에서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과 격돌할 제1야당 후보 선출이 2파전으로 압축됐다. 사회당의 전·현직 수장인 프랑수아 올랑드(57) 전 대표와 마르틴 오브리(여·61) 대표가 주인공이다. 두 사람 중 누가 나와도 사르코지 대통령을 누를 수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경선 열기를 뜨겁게 달궜다. ‘캐스팅 보트’를 쥔 나머지 경선 후보도 양 후보와 여러 인연으로 얽혀 있어 어떤 선택을 할지 주목된다. 사회당은 9일(현지시간) 미국식 국민참여경선(오픈프라이머리)으로 실시된 대선 후보 경선 1차 투표 결과 6명의 후보 중 올랑드 후보가 39%의 득표율로 1위, 오브리 후보가 31%로 2위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과반을 획득한 후보가 없어 오는 16일 결선 투표에서 최종 승자를 가리게 된다. 중도 성향인 올랑드 후보는 도미니크 스트로스칸 전 국제통화기금(IMF) 총재가 성추문으로 낙마한 뒤 경선 여론조사에서 줄곧 선두를 달렸다. 스스로 ‘보통 사람’이라고 칭하는 그는 1954년 의사의 아들로 태어나 엘리트 코스만 밟았다. 여성이나 돈과 관련된 추문에서 자유롭고 1979년 사회당 입당 뒤 4선을 한 거물이지만 ‘모범생일 뿐 재미는 없다.’는 평가가 따라다녔다. 최근 지적인 이미지를 더하려 10㎏을 감량했다. 선명성 경쟁보다는 중도층 표심 잡기에 주력했다. 반면, 오브리 후보는 좌파 후보로서 ‘선명성’ 경쟁에 불붙이려 애쓴다. 프랑스 사회당 역사상 첫 여성 대표인 그는 1997~2001년 리오넬 조스팽 총리 정부에서 노동장관을 지내며 노동 시간을 주 39시간에서 35시간으로 단축시켰다. 외모가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흡사해 ‘프랑스 좌파의 메르켈’로 불리는 그는 매사 진지하며 조직에 자신감을 불어넣는 모습도 메르켈 총리와 닮았다. 두 후보의 운명은 1차 경선에서 고배를 마신 다른 후보들의 선택에 의해 갈릴 전망이다. 특히 두 후보와 얄궂은 인연을 가진 세골렌 루아얄(여) 후보의 입에 눈길이 쏠린다. 그는 이번 경선에서 7%의 득표율을 올렸다. 2007년 대선에서 사회당 후보로 사르코지와 대결하기도 했던 루아얄은 올랑드와 20여년간 동거했던, 사실상 부부였으나 지난 대선 과정에서 정치적 견해차를 드러내다 끝내 결별했다. 오브리 후보 역시 루아얄에게 지지를 호소하기 난처한 입장이다. 2008년 사회당 대표 선거에서 오브리에게 패한 루아얄 후보 진영이 재투표 실시를 요구하는 등 진통이 있었던 탓이다. 예상 밖의 3위를 차지한 아르노 몽트부르(48) 후보(17% 득표)와 ‘선수’에서 ‘관중’으로 전락한 스트로스칸 전 총재가 누구의 손을 들어줄지도 관심사다. 처음으로 미국식 오픈프라이머리로 실시돼 사회당원뿐 아니라 일반인도 1유로(약 1600원)만 내면 투표할 수 있었던 이번 선거에는 예상의 2배인 200만명이 참가해 흥행에도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손학규 “박원순은 더 큰 민주당 후보”

    범야권 무소속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가 사실상 민주당에 입당하지 않는 쪽으로 6일 가닥을 잡았다. 손학규 민주당 대표는 그를 가리켜 “야권 대통합 정신에 따라 박 후보는 민주당 후보”라고 말했다. 손 대표는 이날 인사차 국회 당 대표실을 찾은 박 후보에게 “서울시장 선거에 나를 비롯한 민주당은 전적으로 몸을 바쳐서 할 테니 민주당에 입당하느냐 안 하느냐에 대해서는 편하게 생각하라.”고 말했다.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 등록을 앞두고 박 후보에게 쏟아지는 입당 압박을 풀어준 것이다. 실익으로 따지면 박 후보의 입당이 손 대표에게 득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선거를 논외로 두고 야권 통합 국면을 고려하면 박 후보의 입당이 마냥 좋은 일만도 아니라고 여길 수 있다. 한 측근은 “박 후보가 입당할 경우 민주당 프레임에 갇혀서 정당에 대한 불신과 새로운 정치를 바라는 젊은 층, 중도층을 견인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 같은 관측에 부응하듯 손 대표는 “서울시장 선거가 통합의 과정이고 야권통합은 더 큰 민주당을 만드는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에 대해 박 후보는 “정말 해방된 느낌”이라고 화답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이 중심이 돼 변화와 통합을 이뤄가고 있으며 그 과정에 함께하겠다.”고 약속했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심은하 남편 “내게 모욕감 줬어” 격분하더니 끝내…

    심은하 남편 “내게 모욕감 줬어” 격분하더니 끝내…

    자유선진당 지상욱 전 대변인이 6일 선진당 탈당과 서울시장 보궐선거 불출마를 선언했다. 지 전 대변인은 기자회견을 갖고 “구태 정치와 선거문화를 청산하고자 이번 선거에 나섰으나 그동안 선진당이 보여준 모습과 서울시장 후보 공천과정에서 보여준 당의 행태는 창당정신을 철저히 외면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지 전 대변인은 배우 심은하씨의 남편이다. 그는 “선진당과 함께 한 저의 정치적 실험은 오늘로써 끝이 났다”며 “이제 사랑했던 선진당을 떠나고자 한다.정치적 신념을 위해 새롭게 시작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무소속 출마 여부에 대해 “탈당이 무소속 출마의 수단이 돼선 안된다”며 불출마 입장을 밝혔다. 앞서 5일 자유선진당은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한 지 전 대변인을 공천하지 않기로 결정했다.자유선진당은 이날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지 전 대변인은 물론 그 누구도 공천하지 않기로 했다. 선진당 핵심 관계자는 “지 후보가 출마선언을 하면서 범보수 단일화를 명분으로 한나라당 나경원 후보와의 단일화를 주장했는데, 이를 비판하는 이들이 많았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야당 후보가 여당 후보에게 단일화를 제안하는 것은 야당의 정체성을 포기하고, 한나라당으로의 입당 ‘구애’로 비칠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지 전 대변인은 “보수 대 진보의 구도는 내가 짠 것이 아니라 이미 형성된 것이고, 내가 범보수 단일후보로 적합하다고 주장한 것일 뿐 다른 의도는 없었다.”면서 “당을 지켜온 나에게 이런 모욕감을 주는 구태를 반드시 응징하겠다.”며 격분했다. 인터넷서울신문 event@seoul.co.kr
  • 대선급 서울시장 본격 선거전

    ‘대선급’ 서울시장 선거전의 막이 올랐다.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등록이 시작된 6일 한나라당 나경원 후보가 선거대책위원회를 출범시키고 후보등록을 한 뒤 ‘서울 사수’를 위한 총력전에 돌입했다. 민주당을 포함한 범야권도 박원순 후보를 중심으로 빠르게 뭉치고 있다. 박 후보도 이날 야권과 시민사회단체가 참여하는 선대위를 구성했고, 7일 후보등록을 한다. 나 후보는 선대위 출범식에서 “서울의 미래를 위한 진정한 변화를 책임지겠다는 약속을 하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면서 “뿌리가 없는 세력, 선동하는 세력, 이중적 잣대를 가진 세력, 법을 무시하는 세력, 갈등을 조장하는 세력은 진정한 변화를 이끌 수 없다.”고 밝혔다. 나 후보의 선대위에는 당내 친이(친이명박)계와 친박(친박근혜)계가 모두 합류했다. 보수 시민사회단체들도 나 후보를 위해 발 벗고 뛰기로 했다. 특히 ‘선거의 여왕’으로 불리는 박근혜 전 대표가 2007년 대선 이후 처음으로 선거 지원을 공식 선언했다. 보수 진영의 총집결인 셈이다. 박 후보는 민주당에 입당하지 않은 상태로 범야권을 한데 모으기로 했다. 민주당 손학규 대표는 “야권 단일후보는 대통합의 정신에 입각한 것으로 민주당의 당적을 가지든 안 가지든 박 후보는 민주당 후보”라며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박 후보는 “민주당만의 후보는 아니지만 기존 선거와는 다른 선거가 되도록 하겠다. 드림팀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박 후보는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에게 선거 지원을 요청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상황을 봐서…. 염치가 없다.”고 했다. 안 원장은 이날 서울대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원 여부에 대해 “할 말이 없다. 내 일이 아니니까.”라고 말했다. 그러나 선거전이 박빙으로 흐르면 안 원장이 박 후보를 지지하는 발언을 할 것이라는 전망이 여전히 많다. 시장 선거가 ‘박근혜 대 안철수’ 구도로 재편될 수 있다는 것이다. 범여권과 범야권이 총력전을 벌이는 이번 서울시장 선거는 기존 정치권에 염증을 느낀 부동층을 누가 더 많이 확보하느냐에 따라 결판이 날 것으로 보인다. 선거 결과에 따라 내년 총선과 대선 구도도 크게 출렁이고, 정치권 재편이 본격화될 수도 있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박원순 민주당 입당 반대” 58%

    “박원순 민주당 입당 반대” 58%

    서울시민 100명 가운데 절반 이상인 58명이 민주당 박영선 후보를 꺾고 범야권 통합후보로 선출된 무소속 박원순 후보의 민주당 입당을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장 후보들에 대한 여론지지율에서는 무소속 박 후보가 한나라당 나경원 후보를 10% 포인트 안팎 앞서는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신문이 정치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여의도리서치에 의뢰해 서울시민 1711명을 대상으로 4~5일 실시한 임의번호걸기(RDD) 방식 여론조사 결과 범야권 단일후보인 박 후보가 민주당에 입당해야 하느냐는 질문에 입당하지 말아야 한다는 응답자가 58.3%로 압도적 우위를 보였다. 입당해야 한다는 응답자는 27.5%에 그쳤다. 기성 정당에 대한 시민들의 불신에다 박 후보가 ‘안풍’(안철수 바람)을 등에 업고 ‘시민후보’를 자처한 만큼 그런 기조를 이어 무소속으로 남아야 한다는 여론이 우세한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시장 후보 지지율 조사에선 ‘한나라당 나경원-자유선진당 지상욱-무소속 박원순’ 3자 대결에서 박 후보가 48.2%의 지지율을 기록해 나 후보(39.5%)를 8.7% 포인트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 후보는 1.3%의 지지율을 얻는 데 그쳤다. 나경원-박원순 맞대결에선 박 후보가 50.7%, 나 후보가 40.3%를 기록, 10.4% 포인트 차를 보였다. 나경원, 박원순 후보가 내세운 정책공약들은 대체로 긍정적인 평가를 얻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나 후보의 ‘비강남권 재건축 연한 규제 폐지’ 공약과 관련해서는 ‘잘한 일이다’는 응답이 43.6%로 ‘잘못한 일이다’는 응답(30.1%)을 크게 앞섰다. 또 오세훈 전 시장의 역점 사업이었던 ‘한강르네상스’ 사업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겠다고 밝힌 것과 관련해서도 ‘잘한 일이다’는 응답이 55.1%로 압도적 우위를 보였다. ‘잘못한 일이다’는 응답은 21.0%에 그쳤다. 박 후보의 보편적 복지 예산 확대 공약에 대해서도 ‘바람직한 일이다’는 응답이 전체 응답자의 절반이 넘는 52.4%나 됐다. ‘바람직하지 못한 일이다’는 응답은 34.2%에 그쳤다. 그러나 ‘양화대교 공사 전면 중단’ 요구와 관련해서는 ‘잘못한 일이다’는 응답이 42.2%로 ‘잘한 일이다’는 응답(32.9%)보다 많았다. 나 후보의 ‘장애 청소년 알몸 목욕 봉사’ 논란과 관련해서는 ‘봉사를 위해 불가피한 절차였다’는 응답이 45.%로, ‘인권을 침해했다’는 응답(36%)보다 많았다. 박 후보가 참여연대 시절 경영의 불투명성을 문제 삼았던 대기업들로부터 기부금을 받아 나눔을 실천한 데 대해서는 ‘바람직하지 못한 일이다’는 응답이 44.3%로, ‘바람직한 일이다’는 응답(32.7%)보다 많았다. 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朴 “孫대표 사퇴철회 감사드린다”

    박원순 서울시장 야권단일후보가 5일 고 김대중(DJ) 전 대통령의 부인인 이희호 여사를 예방하는 등 여심잡기에 나섰다. 박 후보는 서울 마포구 동교동 김대중도서관으로 찾아가 이 여사를 만났다. 이 여사는 “박 변호사의 책임이 중요한 자리”라면서 박 후보를 따뜻하게 맞이했다. 이에 박 후보는 “김 전 대통령의 뜻을 잇기 위해 찾아왔다.”며 지원을 호소했다. 박 후보 캠프의 송호창 대변인은 “예비후보 등록 후 현충원에 있는 김 전 대통령 묘역에 들렀는데 이 여사를 만나지 못했다.”면서 “야권단일후보가 된 것을 알려드리고 민주당과 함께 힘을 모으려 한다는 것을 전하기 위해서 방문했다.”라고 말했다. 박 후보는 이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손 대표의 사퇴 철회에 대해 “너무 다행이며 대의를 위해 결정해 준 것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남은 것은 민주당과 힘을 합쳐 선거에서 승리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후보는 입당 여부와 관련, “내일 모레(6~7일) 후보 등록인 만큼 오늘 중으로 정리할 것이며 대의를 기준으로 결론을 내리겠다.”고 말했다.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박원순 지지층 51.3% “민주당 입당하지 말아야”

    박원순 지지층 51.3% “민주당 입당하지 말아야”

    제1야당인 민주당 박영선 후보를 제치고 무소속으로 서울시장 야권 단일후보에 선출된 박원순 후보에 대한 민주당의 입당 구애가 뜨겁다. 그러나 서울시민 10명 가운데 6명은 ‘민주당에 입당하지 말라’고 주문했다. 5일 서울신문과 여의도리서치의 공동여론조사에 따르면 박 후보가 ‘민주당에 입당하지 말아야 한다’는 부정적 의견이 58.3%로 절반을 넘었다. ‘민주당에 입당해야 한다’는 응답은 27.5%에 그쳤다. ‘모르겠다’는 14.2%였다. 한나라당 지지자들 가운데는 입당 반대 의견이 많았고, 진보정당 지지자들의 의견은 갈렸다. 민주당 지지자들은 57.4%가 박 후보 입당을 희망했다. 입당 반대는 31.5%로 3분의1에 그쳤다. 그러나 내년 정권교체를 위해 민주당 등과 서울시장 보궐선거 공동선거대책위원회를 만들고 향후 총선, 대선에서 야권연대를 다짐했던 민주노동당과 국민참여당 지지자들은 겨우 24.2%, 22.4%만이 박 후보의 입당에 찬성했다. 반대 의견이 각각 70.1%(민노당), 56.9%(참여당)로 많았다. 진보신당(46.4%), 창조한국당(44.1%) 등 다른 진보 정당들도 찬성이 절반에 미치지 못했다. 한나라당과 자유선진당 등 보수 정당 지지자들도 입당 반대가 각각 74.2%, 63.3%로 높았다. 지지 후보별로는 박 후보 지지자의 51.3%가 입당을 반대했다. 입당해야 한다는 의견은 39.4%였다. 한나라당 나경원 후보 지지자들은 68.7%가 박 후보의 민주당행에 부정적이었다. 지역구별로는 나 후보의 지역구인 중구에서 무려 72.4%의 압도적인 입당 반대 의견이 쏟아졌다. 입당해야 한다는 응답은 겨우 2.7%였다. 민주당 입당에 찬성하는 응답률이 높은 지역구는 25개 지역구 가운데 손학규 민주당 대표가 지난 총선 때 출마했던 종로구(53.6%)가 유일하게 절반을 넘겼고 그외 도봉구(47.1%) 등 단 두 곳에 그쳤다. 다만 한나라당의 텃밭인 서초와 강남에서 각각 33.1%, 30.7%로 비교적 민주당 입당에 찬성하는 응답이 높게 나와 눈길을 끌었다.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경선패배에 사퇴 무리수… 리더십 ‘흔들’

    경선패배에 사퇴 무리수… 리더십 ‘흔들’

    손학규 민주당 대표가 5일 사퇴 의사를 번복한 것은 일단 대표 공백으로 발생할 당내 혼란을 막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전날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의 범야권 통합경선 패배에 따른 책임을 지겠다며 전격 사의를 표명한 뒤 민주당은 패닉 상태였다. 최고위원들과 중진들, 한명숙 전 국무총리까지 나서서 극구 만류했다. 당 소속 의원들은 이날 오전 긴급 의원총회에서 만장일치로 손 대표의 사퇴를 반대했고, 김진표 원내대표와 정장선 사무총장은 경기 분당의 손 대표 집까지 찾아가 ‘당심’(黨心)을 전달했다. 한쪽에선 손 대표의 사퇴를 두고 “무책임하다.”는 반응이 쏟아지는 등 당내 갈등이 불거질 조짐마저 보였다. 당 밖의 움직임도 긴박했다. 박원순 범야권 서울시장 후보 측도 당혹스러워하며 조속한 사퇴 철회를 촉구했다. 서울시장 선거를 앞두고 단일대오를 이뤄도 모자랄 판에 적전분열 양상이 예고된 셈이었다. 결국 손 대표는 “의원들과 당의 어른들이 극구 만류하고 오늘 의원총회를 통해서 사퇴 철회를 당론으로 결정하고, 원내대표와 사무총장이 직접 집을 방문해서 당명이라고 말했다.”며 다시 대표직에 복귀했다. 그러나 의원들의 끈질긴 만류가 손 대표의 사퇴를 막은 결정적 배경으로 작용했다는 것에 쉽게 고개가 끄덕여지지 않는다.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당 관계자들과 지인 대다수는 “손 대표는 절대 (사퇴 의사를) 번복하지 않을 것”이라는 데 한목소리를 냈다. 어차피 의원들의 반발을 예상 못했던 터도 아니고 오전 의원총회에도 참석하지 않았다. 모든 상황을 종합하면 하루 만에 결정을 뒤집을 만한 변수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 손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가장 큰 우려는 통합후보 경선 결과에 대한 존중”이라고 털어놨다. 자신의 사퇴가 민주당 후보의 패배에 따른 경선 결과 불복으로 비칠지 모른다는 우려로 들린다. 손 대표는 ‘통합경선 패배에 대한 책임’을 사퇴 이유로 내세웠다. 하지만 본질적인 이유로 ‘당의 혁신’을 꼽았다. 민주당 후보의 패배도 패배지만 정치권의 변화를 요구하는 민심을 수용하지 않는다면 활로가 없다는 메시지를 던지고 싶은 것이다. 손 대표가 기자회견에서 시종일관 “의원들이 사퇴를 만류한 것은 서울시장 선거를 끝까지 승리로 이끌어야 한다는 것과 남은 임기 동안 야권 통합과 당의 혁신에 매진하라는 것”이라는 점을 유독 강조한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사퇴의 변과 복귀의 변이 공교롭게도 같은 지점을 가리키고 있다. 사퇴 번복에 따른 비판을 감내하면서까지 당의 ‘환골탈태’를 외친 것은 가깝게는 박원순 후보의 승리를 돕기 위해 결집하자는 주문이다. 멀게는 야권 지형재편 과정에서 제1야당의 기득권을 벗자고 촉구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듣기에 따라서는 대표직에 있는 동안 당의 혁신을 비롯한 야권 통합 프로세스의 주도권을 쥐겠다는 것으로도 해석된다. 이를 보여주듯 기자회견 직후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10·26 재·보선의 서울 노원구 기초의원에 무공천을 결정했다. 일단 서울시장 선거 때까지 민주당은 손학규 체제로 움직이게 됐다. 박 후보 측도 “다행이다. 단일후보에게 힘을 모아서 적극적으로 선거운동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며 반겼다. 하지만 당내에서 여전히 박 후보의 입당을 종용하는 목소리가 거세다. 손 대표는 “박 후보가 당원이냐 아니냐가 중요한 게 아니다.”라며 선을 그었다. 박 후보는 민주당 입당을 저울질하고 있지만 현재로서는 가능성이 낮아 보인다. 최종 결정은 6일 오전 손 대표와 박 후보의 회동에서 판가름날 것 같다. ‘손학규 리더십’이 다시 한번 시험대에 서게 됐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선진당, 지상욱 공천 않기로

    선진당, 지상욱 공천 않기로

    자유선진당 지상욱 전 대변인이 6일 선진당 탈당과 서울시장 보궐선거 불출마를 선언했다. 지 전 대변인은 기자회견을 갖고 “구태 정치와 선거문화를 청산하고자 이번 선거에 나섰으나 그동안 선진당이 보여준 모습과 서울시장 후보 공천과정에서 보여준 당의 행태는 창당정신을 철저히 외면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지 전 대변인은 배우 심은하씨의 남편이다. 그는 “선진당과 함께 한 저의 정치적 실험은 오늘로써 끝이 났다”며 “이제 사랑했던 선진당을 떠나고자 한다.정치적 신념을 위해 새롭게 시작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무소속 출마 여부에 대해 “탈당이 무소속 출마의 수단이 돼선 안된다”며 불출마 입장을 밝혔다. 앞서 5일 자유선진당은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한 지 전 대변인을 공천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자유선진당은 이날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지 전 대변인은 물론 그 누구도 공천하지 않기로 했다. 선진당 핵심 관계자는 “지 후보가 출마선언을 하면서 범보수 단일화를 명분으로 한나라당 나경원 후보와의 단일화를 주장했는데, 이를 비판하는 이들이 많았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야당 후보가 여당 후보에게 단일화를 제안하는 것은 야당의 정체성을 포기하고, 한나라당으로의 입당 ‘구애’로 비칠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지 전 대변인은 “보수 대 진보의 구도는 내가 짠 것이 아니라 이미 형성된 것이고, 내가 범보수 단일후보로 적합하다고 주장한 것일 뿐 다른 의도는 없었다.”면서 “당을 지켜온 나에게 이런 모욕감을 주는 구태를 반드시 응징하겠다.”며 격분했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전격 사퇴선언에 중진들 대표실 걸어 잠그고 만류

    10·26 범야권 서울시장 통합경선의 후폭풍이 민주당을 강타했다. 손학규 대표가 4일 사퇴를 선언하자 당내는 하루 종일 무겁고 긴박한 분위기에서 헤어나오지 못했다. 당 지도부를 비롯한 진보개혁 모임, 중진들은 손 대표의 사퇴를 만류하느라 잇따라 설득에 나섰고 손 대표는 당 인사들과 접촉을 피한 채 이날 밤 지인들과 술자리를 가졌다. 비주류 개혁파 모임인 ‘민주희망 2012’은 “대표 사퇴는 단일화 정신을 훼손하고, 사실상 민주당의 선거 보이콧으로 비쳐질 우려가 있다.”며 박원순 후보의 당선에 최선을 다할 것을 촉구했다. 손 대표는 전날 박영선 후보의 패배가 확정되자 밤늦게 박선숙 전략홍보본부장, 김헌태 전략기획위원장, 이철희 민주정책연구원 부위원장 등 핵심 참모들을 불러 거취 여부를 논의한 뒤 대표직 사퇴를 결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선이 잘 마무리됐는데 당 후보가 졌다고 사퇴하는 것은 무책임하게 비칠 수 있다며 참모들은 극구 만류했다. 손 대표는 이날 오전 정장선 사무총장, 이용섭 대변인, 대표 특보단 등 측근 의원들에게 사퇴 의지와 배경을 설명했다. 손 대표의 사퇴를 저지하려는 측근들의 끈질긴 설득이 통했는지 정 사무총장은 “손 대표가 의원들의 만류로 사퇴의사를 접기로 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곧이어 열린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손 대표는 “ 당 대표가 책임져야 한다.”며 물러나겠다는 뜻을 거듭 밝혔다. 정세균, 박주선 최고위원을 제외하고 모두 참석한 최고위원들은 손 대표의 사퇴를 극구 말렸던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낮 12시 45분 이 대변인은 손 대표의 사퇴 의사를 공식 브리핑했고 손 대표는 오후 2시 30분 기자회견을 하겠다고 밝혔다. 제1야당의 위기가 휘몰아치기 시작했다. 당내에서는 “조기 전당대회를 치르는 게 아니냐.”, “어제까지만 해도 박원순 후보의 당선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던 대표가 왜 사퇴했는지 모르겠다.”며 고개를 저었다. 박원순 통합후보의 입당을 논의하기 위해 손 대표를 찾았던 한명숙 전 국무총리(당 상임고문)와 긴급 회동을 가졌던 당내 진보개혁 모임 소속 의원들도 잇따라 의원회관 301호(손 대표 사무실)를 찾아 설득했지만 속수무책이었다. 손 대표는 오히려 담담히 써내려간 ‘사퇴 기자회견문’ 초안을 보여 주며 흔들림 없는 모습을 보였다고 한다. 홍재형 국회부의장, 김진표 원내대표, 원혜영·이미경·최규성 의원과 유인태·이목희·김태년 전 의원 등 10여명이 사퇴해서는 안 된다며 손 대표를 붙잡고 막아섰다. “당원들에 대한 책임보다 후보 단일화를 통해 야권연대를 이루는 국민적 여망이 더 크다.”(원 의원), “사퇴는 선거를 망치자는 건데 안 된다. 책임은 무슨 책임이냐. 무책임하다.”(유 전 의원)고 말리자 손 대표는 “좀더 고민해 보겠다.”며 기자 회견을 연기했다. 손 대표의 사퇴 여부는 5일 오전 의원총회에서 결정내기로 했다.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가장 작은 교회·절·성당 오밀조밀 한 곳에

    가장 작은 교회·절·성당 오밀조밀 한 곳에

    울산 호수공원에 세상에서 가장 작은 교회와 절, 성당이 한곳에 들어섰다. 이들 3대 종교 시설물은 기네스북 등재를 앞두고 있다. 울산시는 4일 남구 선암호수공원의 테마 쉼터에 기독교·불교·천주교의 기도 시설이 각각 입당식, 낙성봉불식, 축복식을 갖고 일제히 문을 열었다고 밝혔다. 김두겸 남구청장은 “사람들이 이용할 수 있을 만큼의 작은 종교 시설물이 한 에 건립된 것은 아마 세계에서 처음일 것”이라면서 “종교 화합은 물론 주민 화합을 위해 조성한 만큼 이곳이 많은 사람에게 볼거리와 평온함을 전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 구청장은 또 “기네스북 한국기록원을 통해 가장 작은 교회, 절, 성당의 등재 절차를 밟고 있다.”면서 “기네스북에 오르면 호수공원이 세계인들의 명소로도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기독교의 ‘호수교회’는 높이 1.8m, 너비 1.4m, 길이 2.9m 크기다. 1~2명이 간신히 기도할 수 있는 작은 공간이지만, 설교할 수 있는 강대상과 함께 옆에는 십자가, 성경책, 찬송가 등이 비치돼 있다. ▲불교의 ‘안민사’는 높이 1.8m, 너비 1.2m, 길이 3m로 작지만 그래도 불상과 목탁, 염주, 향로, 불전함이 마련돼 있다. ▲천주교의 ‘성베드로 기도방’도 높이 1.5m, 너비 1.4m, 길이 3.5m로 십자고상과 마리아상, 장의자가 안에 있다. 3곳 모두 기도를 위해 한 사람이 안으로 들어가면 다음 사람은 건물 밖에서 기다려야 한다. 교회와 절, 성당의 외형이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전통적인 외관이어서 마치 장난감처럼 보이는 것이 재미있다. 각 시설물은 나무숲으로 둘러싸여 있어서 맑은 공기와 함께 평온함을 느낄 수 있다. 남구는 3대 종교 시설을 10m 간격으로 나란히 건립한 것은 종교적 화합뿐만 아니라 주민들에게 희망과 화합의 메시지를 함께 전해 주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세계 곳곳에는 각종 미니 종교 시설이 만들어져 있지만, 3대 종교 시설이 한곳에 나란히 자리한 것은 선암호수공원이 유일하다고 한다. 현재 캐나다의 한 교회(The living water wayside chapel)가 세상에서 가장 작은 교회로 기네스북에 등재됐지만, 호수교회는 이보다 1.3m가량 작아 비공식적으로 가장 작은 교회인 것으로 파악됐다. 한편 제주 마라도에도 주민과 외지 관광객을 위해 교회와 절, 성당이 오밀조밀 모여 있지만, 이곳처럼 가장 작은 시설은 아니다. 울산 박정훈기자 jhp@seoul.co.kr
  • 박원순 “변화에 대한 갈망이 승인… 안철수와 함께 가고 싶다”

    박원순 “변화에 대한 갈망이 승인… 안철수와 함께 가고 싶다”

    범야권 무소속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는 야권 통합 경선에서 승리한 것에 대해 ‘변화에 대한 갈망의 표출’이라고 규정했다. 박 후보는 4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여의도 정치가 시민들의 소박한 소망조차도 반영하지 못한 것이 가장 큰 힘이었다.”면서 “이번 선거는 기존 정치의 부정적 행태와 시민들의 새로운 정치와의 싸움”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여기서 패배한다면 모두의 몰락으로 이어질 것”이라면서 범야권의 지지를 호소했다. 인터뷰 도중 손학규 민주당 대표가 경선 패배의 책임을 지고 대표직에서 사퇴하겠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민주당 입당을 저울질하고 있는 박 후보는 “대표 공백이 생기면 나로서도 힘든 일“이라면서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다음은 일문일답. →서울시장 후보 경선에서 언제쯤 이길 것 같다고 생각했나. -오전에는 안 될 수도 있겠구나 생각했다. 11시 반쯤 나와 보니 가족이나 연인, 유모차 끌고 오는 사람들이 3분의2로 바뀌었다. 조직도 없고, 동원력도 없지만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참가할 수 있는 동인을 만들어 낸 것 같다. →큰 격차를 예상했나. 승리의 원동력은 무엇이었나. -비중이 컸던 참여 경선이 예측 불가능한 상황이라 불안했던 부분이 있었다. 감동을 연출한 시민들의 참여는 결국 변화에 대한 갈망이라고 생각한다. 정치가 시민들의 소박한 소망조차도 반영하지 못한 것이 가장 큰 힘이었다. →깨야 할 낡은 정치는 무엇이고 새 정치의 실체는 무엇인가. -낡은 정치는 시민들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스스로 창피하게 느끼는 것들이다. 이해관계가 다른 다양한 집단들의 갈등과 대립이 정치라는 용광로를 통해 해소돼야 하는데, 오히려 갈등의 진원지가 되고 있다. 또 네거티브 방식의 선거에 너무 질려 있다. 그런 변화에 대한 바람이 새로운 정치다. →민주당 입당에 대한 전제조건으로 변화와 혁신을 내걸었는데, 조건이 충족되면 입당도 가능한가. -처음부터 무소속이 되겠다고 하진 않았다. 민주당의 존재, 위상을 무시하고 가겠다는 생각은 추호도 한 적이 없다. 민주당을 넘어서서 새로운 정치의 변화를 만들어 달라는 요구가 저를 통해 투영됐다. 민주당 스스로 미래 비전을 짧은 시간이지만 고민할 수 있을지에 달려 있다. 무소속이나 제3의 정당은 양대 정당에 익숙한 한국 사회에서 쉽지 않다. →야권 연대, 통합이 중요한데, 이를 주도할 복안이 있나. -혁신과 통합, 연대는 우리 시대 화두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인천 지역에선 비교적 완벽한 연대가 이뤄졌다. 이번 선거와 내년 총·대선에서 야권이 승리하려면 반드시 그렇게 해야 한다. 공동선거대책본부를 만들고, 승리하면 시정운영협의회를 만들어야 한다. →범야권 지지층을 결집하는 문제가 관건인데. -제 정치력이기도 하다. 민주당이 여기서 승리해야 내년 총선으로 이어지는 과정에서도 나머지가 원만하게 이뤄진다. 여기서 만약 패배한다면 모두의 몰락으로 이어질 것이다. →시장이 되면 가장 하고 싶은 일은. -소통의 리더십이 가장 중요하다. 일방적으로 토해 내고 공무원 닦달하는 것보다 경청하고 공감하는 것이 선행돼야 한다. 또 협치의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시민들의 아이디어도 힘이 크다. 결국 공무원인데 창조적으로 일할 수 있는 분위기, 상향식 의사전달 구조를 만들어 내야 한다. →통합 경선 과정에서 신상에 대한 의혹 제기가 많았는데 심경은. -정치란 이런 거구나 새삼 깨닫게 됐다. 공공기관의 장이 되려면 검증받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근거도 없고, 상식에도 맞지 않는 의혹들은 바람직하지 않다. 아름다운 재단에 대한 의혹은 기부 문화를 일궈 온 국민들에게 폐를 끼치는 것이다. 대기업 기부는 재단에 한 것이고, 풀뿌리 단체에 전달되게 한 것이다. →재벌 문제가 핵심인 것 같다. 서울시 경제 비전과 맞물려 어떻게 규정할 것인가. -21세기는 정부, 기업, 시민사회의 경계가 무너지고 있다. 원칙 범위에서 협력할 것은 협력해야 한다. →시민후보 타이틀로 선거를 치를 것인가, 범야권 후보로 정권 심판론을 들고나올 것인가. -지난 10년이 기본적으로 심판돼야 한다. 10년을 분석해 보면 새로운 리더십의 문제와 과거 리더십의 문제가 일치한다. 한나라당의 10년이 어떻게 됐는지 시민들이 안다면 한나라당보다는 범야권 후보를 지지할 것이다. 한나라당은 과거 패러다임에 갇혀 있다. (나 후보에 대해서는) 사실 잘 모른다. 개인적으로 특별한 인연이 없어 연구는 해야 할 것 같다. →박근혜 전 대표가 나 후보를 지지한다고 밝힘에 따라 중도층의 이동이 예상된다. -야권이나 진보 진영에서 날 공격하는 사람이 많았다. 이는 스펙이 넓다는 뜻이기도 하다. 박 전 대표는 이번 선거에서 입장을 취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이번 선거의 패러다임은 새로운 변화를 바라는 편과 구시대를 바라는 편의 싸움이고, 기존 정치의 부정적 행태와 새로운 정치, 시민들의 정치와의 싸움이다. 깊이 개입하면 한나라당이 지거나 하는 상황이 됐을 때 본인의 위상을 잃을 가능성도 있다. →박 후보를 도와줬으면 하는 정치인이 있나. -좋은 정치인들과 함께 가야 한다. 내가 안착하면 좋은 분들이 정치권으로 들어와서 정치가 시민 한가운데로 들어갈 수 있는 ‘바로미터’가 된다. 안철수 원장 같은 사람이 그렇다. →후보 확정 후 안철수 원장과 통화했나. -오늘 아침 이메일을 보냈다. 아직 답장은 안 왔다. 서울시장을 꿈꿨다면 여러 정책적 생각이 있었을 것이다. 여기 와서 펼칠 수 있도록 장을 만드는, 협치하는 과정에서 돕고 실천할 수 있도록 하겠다. →안 원장과 단일화를 약속하는 과정에서 박 후보는 서울시장, 안 후보는 대선을 주고받았다는 얘기가 있다. -그런 생각이 있었다면 그런 양보를 못 한다. 안 원장에게 더 이상의 요청을 한다는 것은 염치(없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어쨌든 제 힘으로 선거를 잘 치르는 것이 제 의무다. →손학규 민주당 대표가 경선 패배 책임을 지고 사퇴의사를 밝혔다. -당원에게 책임감을 느끼겠지만 민주당이 거대 정당인 만큼 함께 가야 하지 않겠나. 대표 공백이 생기면 힘들다. 나로서도 너무 힘든 일이다. 당 대표로서 공조직이 함께 움직이는 것과 손 대표 개인이 도와주는 것이 같겠나. 구혜영·윤설영기자 koohy@seoul.co.kr
  • [사설] 나경원-박원순 실현가능한 정책 경쟁하라

    한나라당 나경원, 무소속 박원순 후보 간 서울시장 보궐선거 선거전이 본격화됐다. 그제 범야권의 국민참여 경선에서 시민운동가 출신 박원순 변호사가 제1야당 후보인 민주당 박영선 의원을 누르고 단일후보로 선출되면서다. ‘안철수 돌풍’에 이은 박 후보의 예선전 승리는 역설적으로 기성 정치에 대한 국민적 불신감의 농도를 말해준다. 나·박 두 후보진영이 여태까지의 온갖 구태에서 벗어나 팩트(사실) 위주의 검증과 실현가능한 정책 제시 등 책임 있는 자세로 선거전에 임해야 할 이유다. 여야는 이번에 유례 없이 짜여진 서울시장 선거구도의 의미부터 곱씹어 봐야 한다. 박 후보의 민주당 입당 가능성이 열려 있긴 하지만, 1000만 서울시민의 삶을 좌우할 선거전에서 여야 대결 구도가 깨졌다는 사실이다. 후보를 못낸 책임을 지고 민주당 손학규 대표가 사의를 표명했지만, 이는 야당의 굴욕이기에 앞서 정당정치의 위기를 웅변한다고 봐야 할 것이다. 그 근저엔 무한 정쟁과 ‘안 되면 말고’식 공약경쟁 등 여야의 무책임한 정치행태에 대한 유권자들의 짙은 불만이 배어 있음은 불문가지다. 까닭에 서울시장 보선에 나서는 각 정당과 후보는 실현가능한 비전을 제시해 유권자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 우선 박 후보는 기성 정치권에 대한 시민사회의 쇄신 열망을 타고 예선을 통과했지만, 인기영합주의에 찌든 구태를 답습하는 순간 유권자의 지지도 물거품처럼 순식간에 사라질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주변 몇몇 운동가들의 입김에 휘둘려 한강 수중보 철거 약속을 불쑥 입에 올렸다가 슬그머니 주워담는 식의 행보가 이어져서는 안 된다는 뜻이다. 나 후보도 마찬가지다. 그제 비(非)강남권 아파트 재건축 연한 완화 등을 약속했지만, 구체적 재원 마련 대책도 함께 제시해서 표를 의식한 졸속 공약이 아님을 스스로 입증해야 할 것이다. 한나라당이 박 후보에 대해 청문회 수준의 검증을 벼르면서 여야 간 정책대결보다 더 거센 네거티브 공방이 점쳐지고 있다. 구태 재연이 우려되는 대목이다. 물론 박 후보가 더 이상 비판자로만 머물 위치가 아닌 만큼 대기업 기부금, 배우자 회사에 일감 몰아주기 등 각종 의혹을 진솔하게 석명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여야는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흠집내기나 무차별 폭로전은 정치불신을 낳을 뿐임을 명심해야 한다.
  • 시민정치, 野대표를 베다

    시민정치, 野대표를 베다

    ‘안철수 바람’을 탄 무소속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의 약진으로 기성 정치권이 ‘혼란의 도가니’로 빠져들고 있다. 제1야당으로서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후보를 내지 못하게 된 민주당은 손학규 대표가 사의를 표명하는 등 패닉(공황) 상태에 빠졌고, 한나라당도 나경원 후보에 대한 범계파 차원의 지원 체제를 서두르는 등 시민사회 세력의 거센 도전 앞에서 한껏 긴장한 모습이다. 민주당 손 대표는 4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 박영선 후보가 전날 범야권 통합경선에서 패배한 데 책임을 지고 당 대표직 사퇴 의사를 밝혔다. 지난해 10월 3일 당 대표로 선출된 지 꼭 1년 만이다. 손 대표는 “통합경선을 통해 축복 속에 박원순 후보가 단일후보로 선출됐지만 60년 전통의 제1야당이 후보를 내지 못한 것은 엄연한 사실”이라며 “민주당 대표가 정치적, 도의적 책임을 지고 물러나는 것이 국민과 당원에 대한 도리”라고 밝혔다고 이용섭 대변인이 전했다. 손 대표는 다만 “앞으로 백의종군의 자세로 박원순 후보의 승리를 위해 맨 앞에서 몸 바쳐 뛸 것”이라며 “그것이 통합 후보를 더 떳떳하게 지원하는 길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손 대표는 오후 사퇴 기자회견을 가질 예정이었으나 한명숙 전 총리와 김진표 원내대표 등 전·현직 의원 10여명이 의원회관 사무실을 점거하다시피 하며 사퇴를 만류하는 바람에 회견은 취소됐다. 손 대표의 사의 표명으로 범야권의 서울시장 선거 공조는 차질이 예상된다. 무소속 박원순 후보는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민주당 대표가 공석이 되면 저로서도 너무나 힘든 일”이라며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박 후보는 6일 선관위 후보 등록을 앞두고 민주당 입당 여부를 결정할 예정인데, 손 대표의 사의 표명이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한나라당의 움직임도 긴박해졌다. 시민사회 진영이 제1야당을 꺾는 모습을 지켜본 한나라당은 2008년 18대 국회의원 선거 이후 처음 친이(친 이명박)·친박(친 박근혜) 진영이 모두 참여하는 범계파 선거대책기구를 구성, 나경원 후보 총력 지원에 나서기로 했다. 그동안 나 후보 지원 여부를 놓고 고심을 거듭해 온 박근혜 전 대표도 이날 나 후보 지원에 적극 나서겠다는 뜻을 밝혔다. 박 전 대표는 이와 관련, 전날 김정권 사무총장이 전화를 걸어 나 후보 지원을 요청하자 “돕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박 전 대표의 지원에 앞서 당은 박 전 대표의 ‘생애주기별 맞춤형 복지정책’의 골간을 담은 ‘평생 맞춤형 복지정책’을 마련, 오는 10일 의원총회에서 당론으로 확정할 방침이다. 한나라당은 아울러 서울시장 선거까지 남은 기간 박 후보의 대기업 기부금 모금 등 논란이 제기된 사안에 대한 파상적인 검증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홍준표 대표는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박 후보가) 인사청문회 대상이라면 이미 낙마했을 것”이라며 “2001년부터 10년간 아름다운재단이 대기업으로부터 모금한 액수가 수백억원에 이르고, 그 수백억원이 어떻게 쓰였는지가 앞으로 검증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홍 대표는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기성 정치권이 여론의 불신을 받고 있는 현실은 여야 모두가 반성할 일”이라고 말했다. 전광삼·구혜영기자 hisa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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