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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란인 OUT”…비자 취소·입국 금지 칼 빼든 UAE

    “이란인 OUT”…비자 취소·입국 금지 칼 빼든 UAE

    아랍에미리트(UAE) 정부가 자국 내 이란인을 대상으로 비자 취소 및 입국 금지 카드를 꺼냈다. 1일(현지시간)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UAE는 최근 이란 국적자의 입국과 환승을 전면 금지하고, 수십 년간 거주해온 이란인들의 체류 비자를 예고 없이 취소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해외여행 중이던 이란인 거주자들이 귀국하지 못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으며, 두바이 내 이란계 병원과 학교, 사회단체들도 잇따라 폐쇄됐다. UAE 당국은 국가 안보 확보를 위해 거주 정책을 전면 재검토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조치는 이란이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격을 받은 직후 UAE를 향해 약 2500발의 드론과 미사일을 발사한 것에 대한 보복 차원이다. 이란의 공격은 두바이의 대표 건물인 팜 주메이라 인공섬, 버즈 알 아랍 호텔, 공항 등 주요 시설을 겨냥했다. UAE에는 약 50만명에 달하는 이란인이 거주하고 있다. 이란은 서방의 제재를 피하는 창구로 UAE를 활용하며 현지 상권과 금융 시장에 막대한 자금을 공급해왔다. 전문가들은 이번 전쟁이 양국 관계에 영구적인 상처를 남길 것이라고 전망했다. UAE는 자국 내 이란 자산을 동결하는 등 가용한 모든 압박 수단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은 상태다. 특히 경제적 압박을 넘어 군사적 대응까지 검토하고 있다. WSJ은 UAE가 이란에 의해 봉쇄될 위기에 처한 호르무즈 해협을 무력으로 재개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며, 이는 UAE가 걸프국 중 처음으로 직접적인 교전국이 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전했다.
  • 트럼프 “호르무즈는 남 일?”…종전 장담 뒤 동맹에 청구서 돌렸다 [핫이슈]

    트럼프 “호르무즈는 남 일?”…종전 장담 뒤 동맹에 청구서 돌렸다 [핫이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전이 2~3주 안에 마무리 국면에 들어갈 수 있다고 다시 장담했다. 하지만 그는 호르무즈 해협 문제는 미국이 아니라 원유를 실어 가는 나라들이 더 나서야 한다는 뜻도 내비쳤다. 미국은 전쟁을 밀어붙이고 뒤처리는 동맹과 수입국들에 넘기려 한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일(현지시간) 대국민 연설에서 이란의 핵무장 능력을 꺾고 해군과 공군, 미사일 전력을 무력화하는 것이 미국의 목표라고 밝혔다. 그는 미국이 전략적 목표 달성에 근접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동시에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은 그 항로를 쓰는 나라들이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취지의 메시지도 냈다. AP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 일본, 한국 등 아시아 국가들도 해협 문제 해결에 더 나서야 한다는 인식을 드러냈다고 전했다. 문제는 이 발언이 나온 시점이다. 호르무즈 해협은 세계 에너지 수송의 핵심 통로다. 전쟁 여파가 커지면서 중동 공급 차질은 이미 세계 시장으로 번졌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3월 미국 정제연료 수출은 하루 311만 배럴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유럽향 수출은 27% 늘었고 아시아향 수출은 두 배 이상 뛰었다. 미국 액화천연가스 수출도 같은 달 사상 최고치를 찍었다. 미국은 반사이익을 얻지만 유럽과 아시아는 더 비싼 연료를 사서 충격을 버티는 구조가 선명해진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연설에서 “곧 끝난다”는 낙관론을 폈지만 출구전략은 더 또렷해지지 않았다. 로이터통신은 그가 미국 내 전쟁 피로감과 휘발유 가격 상승을 의식해 조기 종결론을 부각했다고 전했다. AP통신도 트럼프 대통령이 장기전 우려를 누그러뜨리려 했다고 짚었다. 하지만 그는 추가 타격 가능성은 열어뒀고 해협이 열릴 때까지 압박을 이어갈 뜻도 숨기지 않았다. ◆ “곧 끝난다” 했지만 더 선명해진 전후 청구서 동맹들은 이미 다른 계산에 들어가 있었다. 프랑스는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가 호르무즈에서 공격 작전을 수행하는 기구가 아니라며 미국 구상에 선을 그어 왔다. 영국도 미국을 제외한 35개국과 호르무즈 재개방 방안을 논의하는 회의를 추진해 왔다. 미국식 군사 압박보다 외교와 제한적 국제 공조 쪽으로 무게가 옮겨가는 흐름이다. 일본도 서둘러 움직였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일본과 프랑스는 호르무즈 재개방과 이란전 종식을 위해 공조를 강화하기로 했다. 일본은 원유 수입의 약 90%를 중동에 의존해 이미 비축유 활용에 들어갔다. AP통신도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일본 정상 간 회동에서 항행 자유 회복과 긴장 완화가 핵심 의제로 다뤄졌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필요한 나라가 직접 나서라”는 메시지가 가장 먼저 압박하는 대상이 이런 아시아 수입국들이라는 뜻이다. 이 대목에서 남는 질문은 단순하다. 호르무즈 해협을 누가 다시 열 것인지, 막힌 물동량은 누가 풀 것인지, 오른 유가와 연료비는 누가 감당할 것인지다. 트럼프 대통령의 메시지는 결국 “미국이 다 떠안을 일은 아니다”에 가까웠다. 종전 가능성을 말하면서도 전후 부담은 미국 바깥으로 밀어낸 셈이다. 에너지 시장 불안도 더 커지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 수장은 중동발 공급 차질이 4월 유럽 경제에도 본격 충격을 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미 하루 1200만 배럴 이상의 공급 손실이 발생했고 4월 손실은 3월보다 더 커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호르무즈는 미국 일이 아니다”라는 식의 메시지가 동맹국들에 더 차갑게 들릴 수밖에 없는 이유다. ◆ 유럽은 이미 군사 압박보다 외교 해법으로 기울었다 유럽의 대응은 이번 연설 이전부터 트럼프 대통령 구상과 결이 달랐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프랑스는 “나토는 유로·대서양 안보를 위한 동맹이지 호르무즈 공격 작전을 수행하는 기구가 아니다”라고 못 박았다. 프랑스 정부는 미국이 나토를 중동 작전에 더 깊이 끌어들이려는 구상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영국도 미국과 다른 해법을 찾아왔다. 가디언에 따르면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미국을 제외한 다자 협의 틀을 통해 호르무즈 재개방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바레인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상선 보호 결의안을 밀어붙였지만 러시아와 중국, 프랑스 등의 반대로 강경한 집행 문구는 빠졌다. 미국식 군사 압박보다 외교와 제한적 국제 공조 쪽으로 무게가 실리는 흐름이다. 결국 이번 연설의 핵심은 “2~3주면 끝난다”는 약속보다 “그다음 부담은 미국이 다 지지 않겠다”는 신호에 더 가까웠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핵무장 시도를 막고 군사력을 꺾었다고 자평했다. 그러나 해협 정상화와 물동량 복구, 유가 충격 완화는 여전히 남아 있다. 미국이 만든 전쟁의 청구서를 결국 동맹과 수입국들이 먼저 받아들게 됐다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 광주·전남 유학생 왜 초비상인가…“지방대 생존 걸렸다”

    학령인구 급감의 직격탄을 맞은 지방대학이 ‘유학생 확보’에 사활을 건 가운데, 광주·전남 지역 대학가에 비상이 걸렸다. 외형상 유학생 수는 빠르게 늘고 있지만, 졸업 후 지역 정착으로 이어지지 못하는 ‘이탈 구조’가 고착화되면서 대학과 지역경제 모두 지속가능성에 적신호가 켜졌다는 지적이다. 여기에 일부 유학생의 체류 관리 강화와 출국 제한 조치까지 겹치며, 유학생 정책 전반에 대한 재점검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1일 교육부에 따르면 2025년 기준 국내 대학 유학생은 25만3,434명으로 전년 대비 21% 증가하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정부의 ‘30만 유학생 유치’ 정책, 비자 규제 완화, K-콘텐츠 확산 등이 맞물리며 증가세를 견인했다. 특히 구조 변화가 뚜렷하다. 과거 어학연수 중심에서 벗어나 학부·대학원 등 학위과정 비중이 70%를 넘어서며 ‘장기 체류형 유학생’이 주류로 자리 잡았다. 출신국 역시 중국 중심에서 베트남, 우즈베키스탄, 몽골 등으로 다변화되는 양상이다. 문제는 이 같은 성장이 ‘지방대 생존 전략’과 맞물려 있다는 점이다. 학령인구 감소와 등록금 동결로 재정 압박이 심화되면서, 유학생은 사실상 정원 유지와 재정 보전을 위한 핵심 수단으로 자리 잡았다. 일부 대학에서는 외국인 비율이 20%를 넘어서며 구조적 의존도가 높아지는 모습도 나타난다. 광주지역 유학생 구조는 2025년 기준 광주 외국인 인구 약 3만5,000명 가운데 유학생 비중은 20.4%로 가장 높다.사실상 ‘외국인=유학생’ 구조가 형성된 셈이다. 대학별로는 호남대가 1,200명 이상으로 가장 많고, 전남대·광주여대·송원대 등이 뒤를 잇는다. 일부 사립대학은 유학생 유치에 사실상 생존을 의존하는 상황이다. 그러나 가장 큰 문제는 정주율이다. 광주지역 유학생의 졸업 후 지역 정착률은 5%에도 미치지 못한다. 대부분 수도권이나 본국으로 이동하면서, 지역은 ‘교육만 제공하고 인재는 유출되는’ 구조가 반복되고 있다. 지역 대학 관계자는 “유학생을 1만 명 이상으로 늘리는 정책이 추진되고 있지만, 취업과 비자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단순 숫자 확대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전남은 광주와 달리 ‘산업 연계형 유학생 구조’가 특징이다. 전체 외국인 중 유학생 비중은 7% 수준으로 낮지만, 최근 3년간 유학생 수가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국립순천대와 목포대를 중심으로 한 ‘양강 체제’가 형성돼 있으며, 동신대·세한대·초당대 등이 뒤를 받친다. 특히 농생명, 해양, 보건, 항공 등 지역 산업과 연계된 학과 중심으로 유학생이 유입되고 있다. 국적별로는 베트남이 45.6%로 압도적이며, 중국과 우즈베키스탄 등이 뒤를 잇는다. 취업과 체류를 염두에 둔 ‘목적형 유학생’ 비중이 높은 것이 특징이다. 다만 현실은 여전히 ‘산업 인재’라기보다 ‘노동력 보완’에 가까운 수준이다. 졸업 후 지역 기업으로의 연계가 원활하지 않아, 상당수가 수도권이나 타 산업으로 이동하는 구조가 반복되고 있다. 유학생 증가는 분명 지역경제에 일정 부분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 등록금 수입은 물론, 주거·소비·생활 서비스 분야에서 내수 효과를 유발한다. 지역 경제계 관계자는 “유학생이 지역 산업으로 유입되지 못하면 단순 소비 인구에 머물 뿐, 생산 인구로 전환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최근 광주출입국사무소의 체류 관리 강화와 일부 유학생에 대한 출국 제한 조치가 지역 대학가에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불법체류 및 학사 관리 문제를 차단하기 위한 조치지만, 대학 현장에서는 유학생 유치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대학들은 “관리 강화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과도한 규제는 유학생 유입 자체를 위축시킬 수 있다”며 “유치와 관리 사이 균형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 귀국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 귀국

    신현송(왼쪽)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가 30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과 국제결제은행(BIS) 등에서 활동한 거시경제·국제금융 전문가인 신 후보자는 31일부터 시청역 인근에 마련된 후보자 사무실로 출근해 청문회 준비에 나선다. 뉴스1
  • “나프타 지키려다 리튬 잃을라”… 수출 통제에 깊어지는 ‘고심’

    “나프타 지키려다 리튬 잃을라”… 수출 통제에 깊어지는 ‘고심’

    석유화학 산업의 쌀로 불리는 나프타의 수출을 전격 통제한 것을 놓고 정부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국내 정유사 생산분을 내수용으로 돌려 석화업체와 플라스틱·고무 등 제조업체의 수급에 숨통을 틔우려는 불가피한 조치이지만, 한국산 나프타를 수입하지 못하게 된 교역국의 무역 보복에 노출될 우려도 있기 때문이다. 앞서 산업통상부는 나프타를 경제안보 품목으로 지정한 데 이어 지난 27일 0시부로 국내 정유사가 생산한 모든 나프타 제품의 수출을 금지했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지난 2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나프타를 지키려다 리튬과 에너지라는 더 큰 흐름을 잃는다면 그것이야말로 소탐대실”이라며 정부의 수출 통제 결정을 겨냥했다. 그는 “국내 생산 기반을 지키기 위한 불가피한 결정”이라고 전제했다. 그러면서 “상황이 깊어질수록 다른 석유화학 품목으로 통제를 확대해야 한다는 요구도 커질 것이며, 진짜 문제는 이제부터”라고 밝혔다. 이어 “(수출을) 닫아거는 순간 충격은 밖으로 퍼지지 않고 우리에게 되돌아온다”며 수출 통제의 역효과를 우려했다. 그러면서 “해법은 ‘절제’다. 필요한 건 더 강한 통제가 아닌 정교한 운영”이라며 에너지 절약을 강조했다. 산업부 측도 29일 “김 실장의 우려를 충분히 이해한다”면서 “다만, 나프타의 수출 물량이 국내 전체 생산분의 11%에 불과하고 정유사와도 잘 소통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나프타 수출 제한에 문제가 생기면 김정관 산업부 장관이 다시 수출을 승인하면 된다”고 말했다. 한국산 나프타의 최대 수출국은 중국이다. 이어 일본, 싱가포르에도 다량 수출되고 있다.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소재인 리튬의 최대 수입국은 중국이며, 칠레에서도 상당 물량을 수입하고 있다. 나프타와 리튬의 교집합은 ‘중국’ 이다. 김 실장도 중국과의 나프타 거래 중단에 따른 ‘무역 보복’을 염두에 두고 수출 통제의 부작용을 언급했을 가능성이 있다. 이에 대해 산업부는 “기존 해외 거래처와 계약상 문제는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이날 KBS 일요진단에 출연해 “상황이 더 심각해지면 (자원안보 위기 경보를) 3단계(경계)로 올려야 한다”면서 상향 조건에 대해 “국제유가가 120~130달러까지 간다든지 여러 가지 종합적인 상황을 보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민간에도 협조를 부탁드리기 위해 차량 부제를 도입해야 하지 않을까 보고 있다”고 언급했다. 국제유가가 120~130달러까지 오르면 차량 5부제를 민간에도 의무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 내부 갈등 딛고 딴 銅… 스노보드 크로스 매력 널리 알리는게 새 목표[스포츠 라운지]

    내부 갈등 딛고 딴 銅… 스노보드 크로스 매력 널리 알리는게 새 목표[스포츠 라운지]

    초등때 야구, 구타 심해 중학때 관둬부친 지인의 권유로 스노보드 입문중3때 발목 부상… 근육 복구 불능‘평창’ 계기로 마음에 ‘재기’ 불 지펴‘베이징’선 경쟁자와 충돌, 결선 좌절이번엔 메달 후보 안 꼽혔어도 ‘기적’ 2008년 8월 23일 중국 베이징 우커송 야구장. 3-2로 앞서긴 했지만 9회말 1사 만루라는 위기 상황에서 마운드에 오른 건 당시 ‘국내 최고의 싱커볼 투수’ 정대현이었다. 2스트라이크 노볼 카운트에 몰린 쿠바 타자 율리에스키 구리엘은 정대현의 3구째에 방망이를 휘둘렀고, 공은 유격수 박진만 앞으로 굴러갔다. 이어 2루수 고영민과 1루수 이승엽으로 연결, 한국의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이 확정됐다. 당시 해설자로 이를 중계했던 허구연 현 한국야구위원회(KBO) 총재는 벅차오르는 기쁨에 환호성만 질러댔다. 이 모습을 TV로 지켜봤던 초등학교 5학년 이제혁은 그 순간 ‘야구 선수가 되고 싶다’는 생애 첫 꿈이 생겼다. 곧바로 부모님을 졸라 지역 리틀야구부에 가입해 야구를 시작했다. 전 국민이 환호성을 토해냈던 그 짜릿한 기억에 중학교도 야구부가 있는 곳으로 진학했다. 하지만 꿈을 좇아 온 학교에서 인생 첫 시련을 맛봤다. “그땐 중학생인데도 너무 많이 맞았어요. 감독이며 코치며 심지어 야구부 선배들까지 ‘기합’이라는 명목으로 구타가 너무 심해서 바로 그만뒀죠.” 어느덧 ‘아재’ 반열에 올랐다고 소개한 이제혁(29·CJ대한통운)의 유년기는 오르막과 내리막 장애물이 반복되는 길 위를 달리는 스노보드를 탄 것만 같았다. ‘무명’이던 스노보더 이제혁의 이름을 대중에 널리 알린 건 지난 8일 이탈리아 코르티나담페초에서 열렸던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패럴림픽(장애인올림픽) 스노보드 크로스 결선 무대였다. 대회 전 메달 후보로 거론조차 되지 않았던 그는 레이스 중 앞서 달리던 선수와 부딪히는 위기마저 극복하고 세 번째로 결승선을 통과, 대한민국 장애인 스노보드 역사상 첫 패럴림픽 메달인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지난 23일 경기 용인아르피아종합운동장에서 만난 이제혁은 “이렇게 일정이 잡힐 줄도 모르고 병원 치료부터 받는 바람에 복장이 불량하다”며 인터뷰에 털모자를 쓰고 온 것에 양해부터 구했다. 지난 17일 입국한 그는 곧바로 머리에 자라난 혹을 절제하는 치료를 받았다. 지난 3년간 대표팀 내부 문제로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은 탓인지 이번 대회를 앞두고 머리에 원인 모를 혹이 생겨 계속 커졌고, 대회가 끝나자마자 병원부터 찾았다고 했다. 이제혁은 “대회가 끝나고 한국에서 이렇게 큰 환대를 받으리라고는 생각도 못하고 치료부터 받는 바람에 이재명 대통령의 청와대 초청 오찬에도 이 모자를 쓰고 가는 ‘불충’을 저질렀다”고 웃었다. 어쩌면 이제혁에게 패럴림픽 동메달은 기적에 가까운 일이었다. 그는 전 대표팀 감독 A씨의 횡령 등 비위 의혹을 동료들과 함께 고발했던 2025년 7월 이후부터는 운동에 온전히 집중할 수 없었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는 A씨가 ‘선수들이 주거지(감독실)를 무단으로 침입했다’며 선수들을 고발해 관련 조사까지 받아야 했다. 이제혁은 그간의 고충을 토로한 뒤 “어쩌면 제 목소리에 힘을 더하기 위해서라도 메달이 간절했을지도 모르겠다”고 씁쓸해했다. 야구를 포기하고 방황하던 시절 그를 다시 잡아준 건 스노보드였다. 아버지 지인의 권유로 처음 접한 스노보드에서 자유와 해방감을 느꼈다. 여전히 국내에는 비인기 종목이지만, 속도와 점프 경쟁이 혼합된 스노보드 크로스의 매력에 푹 빠졌다. 그러나 중학교 3학년 여름 스케이트보드로 훈련을 하다 왼쪽 발목을 크게 다쳤고, 치료 과정에서 2차 감염으로 주변 근육이 복구 불능 상태로 손상됐다. 그는 장애 진단에도 이를 악물고 선수 생활을 이어가려 했지만, 비장애 선수들에 비해 크게 떨어진 기량에 벽을 느끼고 결국 스키장을 떠나야 했다. 이제혁은 “그때는 스키장과 스노보드를 쳐다보기도 싫었다”고 했다. 스노보드를 향한 열정이 식었던 그에게 2018 평창올림픽은 ‘다시 일어서야겠다’는 마음속 불을 지폈다. 선수가 아닌 심판으로 평창대회 스노보드 크로스에 참여한 이제혁은 현장에서 느낀 희열에 힘입어 다시 설원 위에 섰고 패럴림픽 도전이라는 새로운 꿈을 품었다. 첫 패럴림픽이었던 2022 베이징 대회에서는 레이싱 도중 경쟁 상대와 충돌해 넘어져 준결선에도 오르지 못한 채 차가운 설원에 뜨거운 눈물을 쏟았다. 출전 과정이 순탄하지 않았던 이번 대회에서는 “모든 잡념은 떨치고 오직 나 자신만 믿고 달렸다”고 했다. 그는 “예선을 거쳐 결선에 오르면서 눈을 감고 수없이 많은 시뮬레이션을 돌려봤는데, 어떠한 상황을 가정하더라도 내가 3등 아래로 떨어지는 장면은 없었고 그게 현실이 됐다”고 결선 출발 신호를 기다리던 당시를 떠올렸다. ‘메달을 따고 인터뷰 기회가 생긴다면 꼭 하고 싶은 말은 무엇이었나’라는 질문에는 “저는 제가 유명해지고 더 알려지는 건 바라지도 않는다”면서 “딱 하나 욕심이 있다면 이번 성과를 계기로 스노보드 크로스라는 종목이 더 널리 알려지고, 저변이 확대되는 것. 그래서 한국 스노보드 크로스가 성장하는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 카타르 “한국 등 LNG 장기 공급계약 불가항력”

    카타르 “한국 등 LNG 장기 공급계약 불가항력”

    카타르 국영 에너지 기업인 카타르에너지가 24일(현지시간) 한국을 포함한 주요국들과의 장기 액화천연가스(LNG) 공급 계약에 대해 ‘불가항력’을 선언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미국과 이란간 중동전쟁에 따른 에너지 공급 절벽 위기가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번 발표는 중동전쟁이 시작하고 최근 이란의 미사일 공격으로 카타르 LNG 생산 시설이 심각하게 파손됨에 따라 정상적인 계약 이행이 불가능해졌음을 공식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지난 19일 사드 알카비 카타르에너지 최고경영자(CEO)는 “한국·중국·이탈리아·벨기에로 향하는 LNG 장기 계약에 대해 최장 5년간 불가항력을 선언해야 할 수도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카타르는 미국, 호주와 함께 글로벌 3대 LNG 생산국이다. 중동전쟁과 함께 주요 LNG 시설이 피격을 받아 수출용량의 17%가 손상됐으며 이를 복구하려면 3~5년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은 카타르산 LNG의 주요 수입국 중 하나로, 연간 약 900만~1000만t을 들여오고 있다. 이 가운데 장기계약 물량은 연간 610만톤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가스공사는 미국·호주 등으로 LNG 공급망을 다변화하면서 카타르 의존도를 20% 미만으로 낮췄다고 설명한 바 있다. 하지만 부족분을 현물시장에서 채우게 될 경우 산업계뿐 아니라 일반 가정의 가스요금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란은 이스라엘이 이란 남부의 최대 가스전인 사우스파르스를 폭격하자 이에 대한 보복으로 카타르와 아랍에미리트,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 산유국의 에너지 시설을 보복 공습한 바 있다. 한편 한국은행이 이날 발표한 지난달 생산자물가지수(잠정)는 1월(122.56)보다 0.6% 높은 123.25(2020년=100 기준)로 집계됐다. 지난 2023년 12월부터 2024년 5월까지 이후 최장기간 상승세가 이어진 것이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의 전쟁이 본격화한 3월에는 생산자물가가 더 오를 것으로 보인다.
  • “아이 건드린 목사였다”…들키자 미국으로 잠적, 결국 잡혔다 [핫이슈]

    “아이 건드린 목사였다”…들키자 미국으로 잠적, 결국 잡혔다 [핫이슈]

    아동 대상 범죄 혐의로 수배된 멕시코 출신 전직 목사가 미국으로 도피했다가 결국 붙잡혀 본국으로 넘겨졌다. 21일(현지시간) 미국 폭스뉴스 등 외신에 따르면 멕시코 국적의 전직 목사 살바도르 수아소-가르시아는 미성년자를 상대로 한 부적절한 행위 혐의로 자국에서 수배된 상태에서 미국으로 이동한 뒤 잠적했다. 미 국토안보부(DHS)는 그가 2021년 합법 입국했지만 이후 관련 혐의가 제기되면서 비자를 취소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후 남부 캘리포니아 일대에서 은신하며 행적을 숨겼다. 미 국경순찰대는 추적과 감시 끝에 지난 6일 캘리포니아 레몬그로브에서 그를 검거했다. 현지 매체는 그가 전기회사 로고가 붙은 차량을 운전하던 중 위치가 드러났다고 전했다. 체포 과정에서 별다른 저항은 없었다. 당국은 그를 멕시코 연방 검찰에 인계했다. 그는 현지에서 수사받는다. 구체적인 혐의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 수배자 잇단 검거…“비범죄 분류” 논란 재점화 당국은 같은 시기 또 다른 멕시코 국적 수배자도 체포했다. 살인 혐의를 받는 실비아 델 로사리오 토레스-카스트로는 지난달 26일 캘리포니아 애너하임에서 붙잡혔다. 그는 2023년 불법 입국한 뒤 도주를 이어왔다. 수사 당국은 두 사건 모두 국경을 넘나드는 정보 공유와 표적 감시로 위치를 특정했다고 설명했다. 미 국토안보부는 이번 사례를 두고 일부 이민자 분류 기준의 한계를 지적했다. 해외에서 중대한 범죄 혐의로 수배된 인물이 미국 내에서는 범죄 전력이 없는 사례로 분류되는 경우도 있다는 것이다. 당국은 국제 공조를 통해 이런 사례를 지속해 추적하고 있다고 밝혔다. ◆ 해외 도주해도 끝 아니다…형량도 더 무겁다 이처럼 국경을 넘어 도피하더라도 추적을 피하기는 쉽지 않다. 국제 공조 수사를 통해 결국 검거되는 사례는 국내외에서 반복되고 있다. 국내에서도 범행 후 해외로 도피했다가 인터폴 적색수배와 현지 경찰 협조로 체포돼 송환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수사 당국은 출입국 기록과 통신·금융 내역 등을 추적해 소재를 특정한 뒤 국제 공조로 검거를 진행한다. 형량 수준도 국가별로 차이를 보인다. 한국은 범행 내용과 반복성에 따라 징역 수년에서 무기징역까지 선고가 가능하다. 최근에는 처벌 수위가 강화되는 추세다. 반면 미국은 아동 대상 범죄에 대해 가장 강한 처벌 체계를 갖춘 국가 중 하나로 꼽힌다. 혐의를 세분화해 적용하고 형량을 누적하는 구조 때문에 실제 선고가 수십 년 이상으로 늘어나는 사례가 많다. 일부는 종신형까지 이어진다. 멕시코 등 중남미 국가도 관련 범죄 처벌을 강화하는 흐름으로, 아동 대상 범죄는 중형 이상 선고가 일반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사건은 국경을 넘더라도 수사를 피하기 어렵다는 점을 보여준다. 미국과 멕시코 간 공조가 강화되면서 도주 범죄자 검거는 앞으로도 이어질 전망이다.
  • 가스전 보복… 중동발 ‘에너지 대란’

    가스전 보복… 중동발 ‘에너지 대란’

    이스라엘이 이란의 최대 규모 가스전을 폭격하고 이란은 카타르를 비롯한 주변국 가스 시설에 보복 공격을 단행하며 중동 전쟁이 ‘에너지 전쟁’으로 확산하고 있다. 중요 에너지 인프라가 공격 목표가 되며 중동 전쟁은 글로벌 경제를 뒤흔드는 ‘경제 전쟁’ 국면으로 전환하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이스라엘은 18일(현지시간) 이란 최대 가스전인 사우스파르스와 남서부 해안 아살루예의 천연가스 정제시설 단지를 공습하며 이번 전쟁에서 처음으로 이란 에너지 생산 시설을 타격했다. 이번 공습은 이란에게 ‘목숨’ 같은 에너지 공급원을 정밀 겨냥한 것이다. 공습으로 이란 사우스파르스 가스전의 3, 4, 5, 6 광구 가동이 중단됐고 사우스파르스에서 뽑아낸 천연가스를 정제·가공하는 아살루예의 파르스특별경제에너지단지(PSEEZ)도 손상을 입었다. 이에 이란은 이튿날 카타르 북부 해안 라스라판 지역의 국가 핵심 에너지 시설을 탄도미사일로 공격했다. 카타르 측에 따르면 가스 액화 시설 등 광범위한 피해가 발생했다. 라스라판은 액화천연가스(LNG)를 비롯해 석유화학, 발전, 담수화 시설 등이 밀집한 카타르 대표 에너지 산업 중심지다. 글로벌 LNG 공급량의 20%를 담당하는 이곳이 멈추면 아시아, 유럽 등 가스 수입국에 타격이 불가피하다. 이스라엘과 이란이 에너지 인프라를 ‘맞불 공습’하며 이번 중동 전쟁은 세계 경제를 볼모로 한 경제 전쟁 양상으로 번지고 있다. 그동안은 극단의 공격을 주고받으면서도 가스전·정제공장 등 에너지 생산 시설을 건드리지 않았지만, 이제는 그러한 ‘레드라인’마저 넘은 모습이다.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가 공격을 예고했던 사우디아라비아 서부 홍해 연안의 아람코·엑손모빌 합작정유시설(SAMREF·삼레프)에도 드론 공격이 이어졌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호르무즈 해협의 우회 수출로까지 위협한 것이다. 아울러 전쟁이 끝나더라도 인프라 재건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에너지 공급 차질이 지속될 것이란 우려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미국이 2003년 이라크를 침공하면서 에너지 생산 기반 시설이 손상돼 복구에 2년이 걸렸다고 짚었다. 이런 가운데 중동으로 이동 중인 미 해병대가 일주일 내에 도착해 호르무즈 해협 주변과 이란 남부 페르시아만 섬을 장악하고 해상 통행 안전을 확보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로이터통신은 트럼프 행정부가 이란 석유 수출의 90%를 담당하는 하르그섬에 지상군을 투입하는 방안도 논의 중이라고 전했다.
  • ‘역대 최고 성적’ 패럴림픽 선수단 금의환향

    ‘역대 최고 성적’ 패럴림픽 선수단 금의환향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패럴림픽에서 금메달 2개, 은메달 3개를 따내며 올림픽과 패럴림픽을 통틀어 단일 대회 최다 메달을 목에 건 김윤지(앞줄 오른쪽 두 번째)를 비롯한 선수단이 17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해 최휘영(가운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한국은 금메달 2개, 은메달 4개, 동메달 1개(종합 13위)로 역대 최대 성과를 거뒀다. 뉴스1
  • [사설] 특사경까지 검사 지휘권 폐지… 빈대 잡으려다 민생 잡을라

    [사설] 특사경까지 검사 지휘권 폐지… 빈대 잡으려다 민생 잡을라

    이재명 대통령이 어제 특별사법경찰(특사경)의 검사 지휘 조항을 삭제하도록 정부에 지시했다. 여당 내 강경파 달래기 조치로 풀이된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검찰개혁 2단계가 마무리됐다”며 중대범죄수사청·공소청 설치법안을 내일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하기로 했다. 그러나 법안을 뜯어보면 과연 민생에 이로울지 의문을 접기 어렵다. 우리나라 특사경 제도는 세계적으로 유례없이 방대하다. 환경·식품·노동·관세·산림·철도·공원·출입국·보훈에 이르기까지 50여개 분야에 2만여명이 활동한다. 이들은 수사 전문가로 별도 채용된 인력이 아니라 검사장이 지명하는 일반 행정공무원이다. 지금까지는 수사 개시 단계에서의 법리 판단, 영장 청구 적법성 검토, 과잉 수사 제어 기능을 검찰 지휘로 수행하며 법리적 공백을 메워 왔다. 검사의 특사경 수사 지휘권을 폐지하면 세 가지 경고등이 동시에 켜진다. 첫째, 환경·노동·금융 당국 같은 규제기관이 행정 목적을 위해 피규제자를 압박하는 수단으로 수사권을 남용하는 과잉 수사의 위험이다. 둘째, 법리 판단 안전망 없이 수사를 진행하다 증거 수집 오류와 절차 위반으로 사법적 처벌을 못 하게 되는 부실 수사의 위험이다. 셋째, 역량 한계로 사실관계 규명이 표류하는 수사 지연의 위험이다. 이미 중대재해 사건에선 특사경인 근로감독관의 송치와 검찰의 보완수사 요구가 되풀이돼 2년 이상 질질 끄는 수사가 속출하고 있다. 특사경은 수사 종결권도 없어 검찰에 사건을 전건 송치해야 한다. 검사 지휘가 사라지면 수사는 특사경이, 종결은 검찰이 하는 구조에서 둘을 잇던 고리마저 끊어진다. 수사와 종결 사이 법리적 책임 주체가 실종되는 셈이다. 결국 특사경 지휘 조항을 삭제하려면 수사 종결권·인지 수사권·영장 청구 절차 등 연결된 제도들도 줄줄이 손질해야 현장 혼란을 최소화할 수 있다. 검찰권 남용을 손보려다가 민생 현장에 피멍이 들 수 있다. 집권당이 강행하는 개혁 입법들이 지금 하나같이 민생은 뒷전이다.
  • 뒤통수 아픈 트럼프…독일 “우리 전쟁 아닌데?” 팩폭 날려, 한국 입장은? [핫이슈]

    뒤통수 아픈 트럼프…독일 “우리 전쟁 아닌데?” 팩폭 날려, 한국 입장은? [핫이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 등 7개국에 호르무즈 해협 호위를 위한 군함 파견을 요구한 가운데, 독일 등 동맹국이 강한 거부 의사를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은 16일(현지시간) “미국의 동맹국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호르무즈 해협 파병 요청을 거부하고 있다”면서 “독일은 참여를 확실히 거부했고 일본과 호주는 지원을 위한 선박 파견 가능성이 낮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보리스 피스토리우스 독일 국방장관은 “유럽 함대가 도움이 될지 모르겠다”면서 “미국이 전쟁을 일으켰으니 미국이 책임져야 한다”고 일갈했다. 이어 “이건 우리의 전쟁이 아니다. 우리가 시작한 게 아니다. 미국이 시작한 전쟁”이라고 강조했다. 요한 바데풀 독일 외무장관도 15일 독일 공영방송 ARD와의 인터뷰에서 유럽연합(EU)이 아스피데스의 활동 영역을 호르무즈 해협까지 확대할 가능성을 매우 낮게 평가했다. 아스피데스는 홍해·아덴만 등 해역에서 선박 보호와 항행의 자유를 목표로 순찰·정보 제공·방어 임무를 수행하는 EU 호위함대다. 바데풀 장관은 “유럽연합 함대가 호르무즈 해협에 당장 필요한 상황이 아니며 무엇보다 독일의 참여는 전혀 불필요하다”면서 “우리가 미국과 이스라엘에 요구하는 것은 먼저 우리에게 이번 전쟁의 구체적인 목표와 현재 진행 상황 등의 정보를 공유해 달라는 것이다. 그런 다음에야 우리와 이 전쟁을 어떻게 끝낼 것인가를 의논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누가 참여하는지 기억하겠다”중국뿐 아니라 동맹국들마저 군함 파견 요구에 미온적인 반응을 보이자 트럼프 대통령은 “지원을 받든 받지 않든 이것만은 확실하게 말할 수 있다. 내가 그들에게도 전달했듯이, 우리(미국)는 (참여 여부를) 기억할 것”이라며 강하게 압박했다. 지난 15일에는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와 전화 인터뷰에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를 향해 “회원국이 여기에 협력하지 않는다면 매우 암울한 미래(very bad future)에 직면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해당 발언에서 한국을 특정하지는 않았으나 이미 미 행정부 당국자들까지 나서서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국가의 협력은 논리적이라는 메시지를 연이어 내놓고 있다. 사실상 나토 회원국뿐 아니라 한국과 일본 등 동맹국에도 위협적으로 군함 파견을 요구한 셈이다. 동맹국을 포함한 여러 나라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군함 파견 요구와 거센 압박을 두고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된 직접적인 원인은 미국과 이스라엘의 대이란 군사작전임에도 불구하고, 해협이 봉쇄되자 그 해결을 호르무즈 해협에 의존하는 에너지 수입국들에 떠넘긴 셈이기 때문이다. 주한 미군 숫자 부풀리며 압박하는 트럼프트럼프 대통령은 16일에도 한국 등을 다시 거론하며 호르무즈 해협 호위를 위한 작전에 참여하라는 압박을 이어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집무실에서 기자들에게 “우리는 일본에 4만 5000명의 병력을 두고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한국에도 4만 5000명의 병력을 두고 있고, 독일에도 4만 5000~5만 명의 병력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미군 주둔 규모는 사실과 차이가 있다. 주일미군은 약 5만 명, 주한미군은 약 2만 8500명, 주독 미군은 약 3만 5000명 수준이다. 우리 정부는 미국의 공식 파병 요청은 아직 없다며 신중한 태도를 이어가고 있다. 국방부 대변인은 “한·미 양국은 긴밀하게 소통하고 신중히 검토해 나갈 것”이라는 입장을 되풀이했으나 당장 일각에서는 아덴만에서 임무 중인 청해부대의 투입 가능성이 거론되는 상황이다. 그러나 전쟁 중인 호르무즈 해협에 우리 부대를 파견하는 것은 지나친 위험 부담이라는 지적이 쏟아진다. 2020년 미국과 이란의 갈등이 고조됐을 당시 청해부대의 임무가 확장된 적은 있지만, 현재는 엄연히 전시 상황인 만큼 국회 비준을 통과해야 하는 숙제도 있다. 무엇보다 안전에 대한 국민의 우려가 크다는 점이 우리 정부의 선택을 더욱 어렵게 만들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아덴만 해협에서 활동 중인 청해부대에는 4400t급 대조영함이 파견돼 있다. 그러나 대조영함이 기뢰 제거를 위한 소해함이나 소해헬기는 갖추고 있지 않다. 또 우리 영해에서 작전 중인 소해함이나 미국이 기대하는 대공대함 능력을 갖춘 이지스함이 파견되려면 최소 2주 이상 걸리는 만큼,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를 수락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 한국이 트럼프의 ‘군함 요구’ 거부하면 벌어질 일…‘적반하장’ 위협 나왔다 [핫이슈]

    한국이 트럼프의 ‘군함 요구’ 거부하면 벌어질 일…‘적반하장’ 위협 나왔다 [핫이슈]

    호르무즈 해협의 자유로운 통행 보장을 위해 한국 등 5개국을 지목해 군함 파견을 요구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또다시 위협적인 발언을 쏟아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와 전화 인터뷰에서 “호르무즈 해협의 혜택을 누리는 나라들이 그곳에서 나쁜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돕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며 동맹국들에 다시 한번 군함 파견을 요구했다. 이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를 향해 “회원국이 여기에 협력하지 않는다면 매우 암울한 미래(very bad future)에 직면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해당 발언에서 한국을 특정하지는 않았으나 이미 미 행정부 당국자들까지 나서서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국가의 협력은 논리적이라는 메시지를 연이어 내놓고 있다. 사실상 나토 회원국뿐 아니라 한국과 일본 등 동맹국에게도 위협적으로 군함 파견을 요구한 셈이다. 동맹국이나 나토 회원국이 호르무즈 해협의 자유를 위해 구체적으로 무엇을 해야 하느냐는 질문에 트럼프 대통령은 “무엇이든 (지원이) 필요하다”면서 기뢰 제거선을 언급했다. 그는 “‘악당’들을 제거해 줄 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고 파이낸셜타임스는 이를 두고 트럼프 대통령이 미군의 골칫거리가 된 이란의 드론과 기뢰 등을 제거하기 위한 유럽의 특수부대 지원을 원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트럼프로부터 시작된 호르무즈 봉쇄인데…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14일) 한국·중국·일본·영국·프랑스 등 5개국을 향해 호르무즈 해협으로 군함을 파견하라고 요구했다. 5시간 뒤에는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석유를 받는 국가들은 그 해협을 관리해야 한다”며 “미국은 아주 큰 도움을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실상 해협의 관리 주체로 미국이 아닌 5개국을 앞세운 것이다. 이는 미국이 유조선을 호위할 군함이 부족하고 군사작전에 따른 위험도가 높아지자 결국 중동 원유에 의존하는 나라들을 압박한 것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보름째 이어지는 이번 전쟁에서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사실상 봉쇄함으로써 국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이상으로 치솟고 이로 인한 인플레이션 등 경제난이 심화한 것에 대응하기 위해 다른 나라들을 전쟁에 끌어들이려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무엇보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발언을 두고 책임감이 떨어진다는 비판이 쏟아진다.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된 직접적인 원인은 미국과 이스라엘의 대이란 군사작전임에도 불구하고, 해협이 봉쇄되자 그 해결을 호르무즈 해협에 의존하는 에너지 수입국들에 떠넘긴 셈이기 때문이다. 트럼프 요구 받은 5개국 모두 ‘미지근’한편 트럼프 대통령의 호르무즈 해협 군함 파견 요구를 받은 한국 등 5개국은 신중하게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청와대는 15일 “한·미 간에 긴밀하게 소통하고 신중히 검토해 판단해 나가겠다”며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다. 오는 19일 미·일 정상회담을 앞둔 일본은 외무성을 통해 “일본은 자국의 대응을 스스로 결정하며 독자적인 판단이 기본 원칙”이라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요청에 따라 즉각적으로 해군 함정을 파견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주미 중국대사관 대변인은 CNN 방송에 중국은 즉각적인 적대행위 중단을 촉구하고 있다고만 밝히고, 트럼프 대통령의 요청에 대해선 직접적인 답변을 하지 않았다. 프랑스와 영국도 명확한 답변을 하지 않은 상태다. NBC는 “이들 국가가 결국 어떤 조치를 할지는 아직 지켜봐야 하지만 각국의 미온적인 반응은 호르무즈 봉쇄 사태가 빠르게 해결될 것이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기대에 찬물을 끼얹는 모습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영국 싱크탱크인 왕립합동군사연구소(RUSI)의 H.A. 헬리어 선임 연구원은 NBC에 “트럼프가 언급한 국가들이 모두 침묵하고 있는데 이는 꽤 의미심장하다”고 평가했다.
  • 26만 아미, 1.2조원 쓴다… 보랏빛 ‘BTS노믹스’

    26만 아미, 1.2조원 쓴다… 보랏빛 ‘BTS노믹스’

    ‘아미’ 도시·국가 간 이동해 파급력해외발 서울 여행 검색량 155%↑편의점 재고 100배·안전인력 확대스위프트, 투어로 3조원 넘는 수익“BTS 투어 총매출 최대 2.7조 추산” 방탄소년단(BTS)의 컴백 공연이 오는 21일 열리는 서울 광화문광장에 최대 26만명의 ‘아미’(BTS 팬클럽)가 몰릴 것으로 예상되면서 일대가 BTS 특수 기대감으로 들썩이고 있다. 4년간 군 복무 공백기를 마친 BTS가 이번 공연을 시작으로 월드투어에 나서면서 콘서트 개최지마다 경제 활성화 효과를 낳는 이른바 ‘BTS노믹스’(BTS+이코노믹스)가 본격화할 전망이다. 관광업계 관계자는 15일 “단일 공연을 위해 전 세계 관광객이 동시다발적으로 입국하는 사례는 사실상 처음”이라며 “골목상권부터 백화점, 면세점까지 유례없는 특수에 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숙박 플랫폼 호텔스닷컴에 따르면 지난달 14일 BTS 투어 계획 발표 이후 48시간 동안 해외발 서울행 여행 검색량은 전주 대비 155% 늘었다. 또 6월 공연 예정지인 부산 검색량은 2375% 급증했다. 이르면 16일부터 아미들의 인천국제공항 입국이 시작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광화문, 시청, 명동, 남대문 일대 호텔은 만실에 가까운 예약률을 기록 중이다. BTS의 이번 복귀는 2023~2024년 세계 경제 화두였던 미국 인기가수 테일러 스위프트의 ‘스위프트노믹스’와 비교되고 있다. 스위프트는 당시 ‘디 에라스’ 투어를 통해 개최지의 내수를 활성화하며 경제적 파급력을 입증했다. 이른바 도시국가인 싱가포르는 2024년 3월 공연 때 스위프트 공연으로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2.3%에서 3.5% 이상으로 상향한 바 있다. BTS 역시 글로벌 팬덤을 국경 너머로 끌어들이는 강력한 유입력을 갖춰 스위프트의 파급력을 넘어설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팬들 사이에 ‘BTS 성지순례’로 불리는 콘서트 후 국내 관광 수요는 개최지를 넘어서는 경제 효과를 기대하도록 한다. 빌보드에 따르면 2023년 3월부터 2024년 12월까지 진행된 스위프트의 투어는 총 21억 달러(약 3조 1500억원)의 수익을 올렸다. IBK투자증권에 따르면 이번 콘서트부터 내년 3월까지 계속되는 BTS 세계 투어의 총 매출액은 최대 2조 7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은 2022년 보고서에서 BTS 국내 콘서트 1회당 관광 소비지출과 교통비, 숙박비 등에서 최대 1조 2000억원의 경제적 파급효과가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영국 가디언은 2021년 BTS의 ‘퍼미션 투 댄스’ 당시 미국 LA 공연은 4일간 1억 달러(약 1500억원) 이상, 라스베이거스 공연은 1억 6000만 달러(약 2400억원) 이상의 수익이 창출됐다고 보도했다. 공연을 일주일 앞둔 현장에서는 ‘아미 맞이’를 위한 전방위 비상 체계가 가동 중이다. 편의점 GS25는 간편식과 돗자리, 휴대전화 충전기 등 공연 관람객 수요가 높은 상품 물량을 대거 확보했다. CU도 광화문 인근 점포의 주요 상품 재고를 평소보다 최대 100배 늘렸고 현장 인력도 대거 늘릴 예정이다. 서울 남대문 인근 본점에서 BTS 팝업 행사를 진행 중인 신세계백화점은 행사를 대비해 안전 인력을 2배 늘렸다. 롯데백화점도 안전요원을 1.5배 증원하고 명동 일대를 보라색 조명으로 연출하는 행사를 진행한다. 이 외에도 명동과 광화문에 자리 잡은 숙박·식음 매장들은 외국인 응대를 위한 대비책을 세우고 있다. 공연이 열리는 광화문광장 인근 매장은 안전관리를 위해 공연일에 아예 문을 닫거나 운영 시간을 오후 4시까지로 단축한다는 곳도 많다. 세종문화회관은 오는 21일 예정된 공연을 모두 취소했다. 대규모 인파 운집에 대비해 이동통신 3사도 ‘휴대폰 먹통’ 사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특별 대책 마련에 나섰다. SK텔레콤은 ‘에이원(A-One)’, KT는 ‘W-SDN’ 등 최첨단 시스템을 통해 공연 당일 실시간 트래픽 변화를 모니터링하며 통신 품질을 관리한다.
  • 캄보디아 단속 피해 베트남으로 옮긴 한국인 보이스피싱 조직 검거 [여기는 동남아]

    캄보디아 단속 피해 베트남으로 옮긴 한국인 보이스피싱 조직 검거 [여기는 동남아]

    한국인 보이스피싱 조직이 캄보디아의 단속을 피해 베트남으로 근거지를 옮겼다가 현지 당국에 검거됐다. 이 조직은 국내 업체들을 상대로 총 12억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베트남 현지 언론 VN익스프레스에 따르면 베트남 북부 박닌성 경찰은 지난 10일 조직원 체포 사실을 발표하고 현재 추가 수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조직의 총책으로 지목된 손모(42)씨는 “캄보디아에 거주 중인 중국인 다후(Da Hu)라는 인물이 조직원을 모집해 전화사기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최근 캄보디아 당국의 불법 콜센터 단속이 강화되자 손씨는 조직원들에게 베트남으로 이동할 것을 지시했다. 조직원 7명은 지난 1월 13일 하노이 노이바이 국제공항을 통해 베트남에 입국했으며 한국인에 대한 무비자 입국 혜택을 활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2월 초 박닌성 합린 지역의 한 주택을 임차해 새로운 범행 거점으로 삼았다. 손씨는 텔레그램을 통해 한국인 조직원들을 관리하며 역할을 배분하고 성과에 따른 보너스와 벌칙을 정하는 방식으로 조직을 운영했다. 그는 사기 대화 대본을 제공하며 조직원들에게 숙지할 것을 요구했고 수년간의 사기 경험을 토대로 수법을 고도화하도록 독려한 것으로 드러났다. 범행 대상은 국내 소매점과 유통 대리점이었다. 수법은 치밀한 2단계 방식으로 이뤄졌다. 먼저 조직원이 업체에 전화해 외교 기관 관계자를 사칭하며 긴급하고 수익성 높은 대량 주문을 넣겠다고 접근했다. 업주가 이에 속아 납품업체를 물색하기 시작하면 이번에는 손씨가 직접 공급업체로 위장해 나타나 시중가보다 낮은 가격에 물건을 공급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이후 계약금 50% 또는 전액 선불 송금을 요구하고 다후가 관리하는 계좌에 자금이 입금되는 순간 일체의 연락을 끊고 전화와 메시지를 차단해 흔적을 지웠다. 다후는 조직원들에게 테더(USDT) 가상화폐로 급여를 지급했으며 월 급여는 2000~7000 USDT(약 270만~950만원) 수준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국은 캄보디아와 베트남 양국에서의 범행을 합산한 피해액이 총 12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베트남에서만 약 20건의 사기 행각을 벌여 6억 2260만원을 빼앗은 것으로 파악됐다. 현지 당국은 조직의 추가 공범과 국제 범죄 네트워크에 대해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 외국인 278만명 시대, 못 받쳐주는 ‘20세기 비자’[홍희경의 탐구]

    외국인 278만명 시대, 못 받쳐주는 ‘20세기 비자’[홍희경의 탐구]

    중간기술 인력 K-CORE 비자 신설E계열 비자 39개, 3단계로 단순화도입 일정은 없고 평가 기준 모호현재 제조·농업 등 단순노무 위주국적 다양… 언어 장벽이 안전 사각숙련 후 투자 회수 시점 돌려보내외국인 요양보호사 33%만 현장에농가계절근로자 운영 과정도 삐걱정부 부처·지자체 간 협력이 중요 #1 22년 만의 이민정책 대개편 선언 이재명 정부의 이민정책 설계도가 공개됐다. 지난 3일 법무부가 발표한 ‘2030 이민정책 미래전략’이 그것이다. 저숙련 단순인력(E-9 비자)과 전문직(E-7)으로 양분된 취업 비자 구조에서 벗어나 그 사이를 채울 중간기술 인력을 국내에서 직접 육성하는 K-CORE 비자를 신설하고, 농어업 숙련 비자를 신설하며, 뿔뿔이 흩어진 E계열 비자 39개를 3단계로 단순화하기로 했다. 2004년 고용허가제 도입 이후 22년 만에 가장 큰 구조개편 선언이다. 현장은 오래전부터 이 선언을 기다렸다. 외국인 계절근로자 없이는 농산물 수확이 안 되는 농가, 요양보호사 자격증을 딴 외국인 2만명 중 실제 현장에 투입된 건 10명뿐인 돌봄 시스템, 25만 유학생을 받지만 졸업 후 취업률은 5.8%에 그치는 대학들. 체류 외국인이 278만명을 넘어선 나라의 현장이 이렇다. 그러나 미래전략이 염두에 둔 시점은 2030년. 발표된 내용들의 상당수는 아직 ‘추진 계획’ 단계에 머물러 있다. K-CORE 비자는 도입 일정이 없고 농어업 숙련 비자 평가 기준이 모호하며, 비자 체계 단순화는 부처 협의라는 벽 앞에 서 있다. #2 2004년에 멈춘 비자 제도 지난해 12월 말 기준 국내 체류 외국인은 278만 3000명. 법무부는 올해 중 300만명 돌파를 예상했다. 전체 인구의 약 5.5%다. 20년 전 50만명에서 5배 이상으로 성장했다. 유학생과 숙련 이민자가 특히 증가했다.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10년간 유학생(D-2)은 9만 4000명에서 30만 1000명으로 3.2배, 전문인력(E-7)은 4만 7000명에서 10만 4000명으로 2.2배가 됐다. 20여년 전에 비해 지금의 한국에서 부족한 업종도 달라졌다. 국내 생산연령 인구가 2020년 3730만명에서 2030년 3417만명으로 313만명 줄어드는 데다 고령화로 인해 돌봄 수요가 늘면서다. 법무부 연구용역 결과 2030년까지 전체 산업에서 최소 112만 5000명이 부족해질 것으로 추산되는데 제조업만 25만여명, 사회복지업이 22만여명이다. 한국으로 오는 이민자의 구성도, 앞으로 국내 인력이 부족해질 산업군도 바뀌었는데 외국인에게 발급되는 비자 제도의 뼈대는 거의 바뀌지 않았다. 2004년 도입된 고용허가제(E-9) 설계 그대로 제조업·농업·건설업에서 일할 단순노무 인력 위주의 비자 체계다. 고용허가제의 모델이 된 독일의 ‘가스트아르바이터’(Gastarbeiter·손님 노동자)는 일할 때만 쓰고 보내는 방식으로 1960년대 설계되었다. 숙련이나 포용의 개념이 결여된 ‘20세기의 비자 제도’다. #3 달라진 이민자 국적, 제도 그대로 비자 체계에 큰 변화가 없었던 22년 동안 비자 이용자의 구성은 크게 변했다. 2004년 고용허가제가 설계될 때의 암묵적 전제는 ‘어느 정도 한국어가 통하는 사람’, 즉 중국 동포였다. 지난해 말 기준 체류 외국인 국적을 보면 중국(중국 동포 포함)이 35.2%(98만 670명)로 여전히 1위지만 50%가 넘었던 10년 전에 비해선 비중이 줄고 있다. 이들이 빠져나가는 자리를 채운 건 베트남(12.1%·33만 7000명)과 우즈베키스탄(3.7%·10만 2000명)이다. 2024년 말 기준 중국 동포 64만명 중 60세 이상이 24만명으로 고령화 추세가 뚜렷하다. 중국 동포가 고령화로 빠져나가는 자리를 한국어에 익숙하지 않은 젊은 인력이 채우다 보니 안전 지시를 알아듣지 못해 산업재해가 발생할 위험이 커지고 있다. 이에 한국컴플라이언스협회는 지난해부터 외국인 근로자의 산업현장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산업안전보건 한국어 통역사’ 자격시험을 주관하기 시작했다. 협회 김은성 이사장은 11일 “외국인 근로자의 국적 구성이 빠르게 바뀌면서 현장의 언어 환경이 크게 달라졌다”면서 “안전교육과 작업지시를 정확히 전달할 수 있는 전문 통역 인력이 확보돼야 외국인 산업재해를 실질적으로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4 숙련도 93% 때 강제 출국 위기 제도와 함께 외국인 근로자 고용을 둘러싼 사회의 통념도 22년 전에 머물러 있다. 중소기업중앙회가 2024년 실시한 외국인 고용 사업장 조사에선 그 간극이 드러났다. 외국인을 고용하는 이유는 과거처럼 ‘인건비 절감’을 위해서가 아니다. 응답 사업주의 90.6%가 “내국인을 구하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산업연수생 제도 시절(1993~2003년) 외국인 남성 노동자의 임금은 내국인의 65.9% 수준이었으나 지난해 이 비율은 95.8%로 바뀌었다. 과거 외국인들이 한국에서 돈을 번 뒤 고향으로 다시 가길 원하는 경우가 많았다면, 최근 조사에선 체류 외국인의 48.3%가 영주자격 취득을 희망한다고 응답했다. 그러나 E-9 비자의 최장 체류 기간은 4년 10개월이다. 입국 초기 외국인 근로자의 업무 숙련도는 53.8%, 3년이 지나면 93.0%까지 올라간다. 딱 강제 출국 직전이 된다. 숙련에 드는 비용은 사업주가 부담한다. 언어 교육, 기술 훈련, 시행착오, 관계 형성. 투자 회수가 시작되려는 시점에 제도가 노동자를 돌려보낸다. 사업주도 손해고, 노동자도 손해다. 물론 E-7 비자로 전환해 더 오래 남는 길이 있긴 하지만 연간 쿼터가 2500명으로 30만명 규모인 E-9 비자의 극히 일부를 수용할 수 있다. #5 외국인 요양보호사 규제 복잡 애초에 제조업 중심으로 설계된 비자 제도의 빈틈은 점점 외국인력 수요가 늘어나는 서비스·돌봄 영역에서 더 뚜렷하게 드러난다. 이를테면 병원 병실에서 환자를 돌보는 간병인의 대부분은 중국 동포인데, 이들이 고령화되면서 간병하던 이들이 간병을 받아야 할 세대로 유입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 대응해 정부는 2024년 7월부터 국내 체류 중인 외국인 유학생이 요양보호사 자격증을 취득하면 E-7 비자로 바꿔 장기체류할 길을 열었다. 현재 국내 외국인 요양보호사 자격 취득자 2만여명 중 6600여명이 실제 요양보호사 일을 하고 있다. E-7 비자 인력이 늘더라도 요양보호사를 내국인 직원의 20% 범위 안에서만 고용할 수 있는 국민보호직종으로 묶은 또 다른 규제를 풀지 않는 한 이들의 현장 투입이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6 E-9 하나로만 받는 한국 인력 교육과 현장 배치의 미스매칭은 국제적으로도 벌어지는 일이다. 필리핀 가사관리사가 홍콩·싱가포르로 향할 때는 가사도우미 전용 취업허가를 받는다. 사우디아라비아·아랍에미리트(UAE) 등 중동 국가들은 필리핀과 양국 간 협약으로 가사·돌봄 인력의 직종별 송출 경로를 갖췄다. 이들 나라에서 가사관리사 이용료는 월 100만원 안팎이다. 같은 인력이 한국에 오면 발급되는 비자는 E-9, 비자에 적용되는 최저임금에 맞춘 월급은 200만원을 넘었다. 비자가 달라지면 인력의 지위도, 비용도, 제도의 지속 가능성도 달라진다. 한국은 그 자리에 E-9 하나를 두고 있다. 자국에서 해외 취업 훈련을 받았지만 아예 한국으로 못 오는 직종도 있다. 베트남은 1992년부터 간병과 노인 돌봄을 해외 송출 직종으로 운영해 왔다. 전문대와 4년제 대학에서 훈련받은 인력이다. 일본은 2014년 베트남과 경제연대협정(EPA)을 체결하고 이 인력을 요양보호사 후보자로 수용했다. 일본은 인도네시아, 필리핀과도 같은 협정을 맺고 있다. 보내는 나라는 직종을 나눠 훈련시키고 받는 나라는 비자를 나눠 외국인력 유입 경로를 만들어야 하는데, 한국에는 그 경로가 부재했다. #7 “비자 방정식, 합의와 협력 필수” 지난해 7만 5000명, 올 상반기 9만 8000명이 배정되며 비자제도 성공 사례로 꼽히는 농가계절근로자 제도(E-8) 운영 과정에서도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비위생적인 숙식을 제공하고 임금을 체불하거나 브로커가 과다한 수수료를 떼는 문제, 외국인 근로자들이 무단이탈하거나 도망가 불법체류자가 되는 일 등이 벌어지는 것이다. 지자체가 현장 수요에 맞춰 신속하게 인력을 배정할 수 있다는 것이 계절근로자제의 장점이지만, 권한이 분산된 만큼 중앙의 관리·감독이 미치지 못하는 한계도 있다. 법무부는 향후 농어업 숙련 비자 신설로의 제도 확대를 예고했으나, 계절근로자제에서 반복된 임금체불·브로커 문제를 새 비자 체계에서 어떻게 차단할지에 대한 구체적 방안은 내놓지 않았다. 법무부가 체류 자격을 손보면 고용고용부와 산업통상부가 업종 예외를 달고 지자체가 별도 규정을 얹는 식의 비자 제도 개편을 되풀이하는 한 22년 된 비자 체계의 기본구조는 바뀌지 않을 것이다. 노민선 중소벤처기업연구원 중소기업정책연구실장은 “비자 제도는 국내 고용 여건, 송출국과의 외교 관계, 다문화 정책의 방향까지 함께 설계해야 하는 고차방정식”이라면서 “부처 간 협의, 중앙정부와 지자체 간의 협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홍희경 논설위원
  • 이란, 최후의 수단 쓰나…FBI도 놓친 ‘비밀 통신’ 포착, 정체는? [핫이슈]

    이란, 최후의 수단 쓰나…FBI도 놓친 ‘비밀 통신’ 포착, 정체는? [핫이슈]

    미국·이스라엘과 전쟁 중인 이란이 미국 등 서구권 국가에서 위장 중인 ‘잠복 요원’을 움직일 가능성이 제기됐다. ABC뉴스는 9일(현지시간) “미 정부가 이란에서 발신된 것으로 추정되는 암호화된 통신을 포착해 이를 사법 당국에 전달했다”면서 “미 정부는 해당 통신이 이란 외부에 있는 ‘잠복 요원’에게 보내는 작전 개시 신호일 수 있다고 보고 있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 정보당국이 포착한 암호화된 통신은 지난달 28일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전임 최고지도자가 이스라엘의 폭격으로 제거된 직후 여러 국가에 걸쳐 전송됐다. 통신 내용은 암호화돼 있었고 암호화 키를 가진 수신자에게 전달되는 형태로 확인됐다. 이를 받은 잠복 요원은 인터넷이나 휴대전화 네트워크 없이도 지시를 전달받을 수 있다. 해당 잠복 요원은 일명 ‘슬리퍼 셀’(Sleeper Cell)로 불린다. 평상시에는 일반 시민으로 살아가다 특정 명령이 내려오면 활동을 시작하는 비밀 조직 또는 요원을 의미한다. 주로 정보 수집과 파괴 공작, 테러, 암살 등을 위해 수년 또는 수십 년 동안 잠복한다. 미 당국은 이와 관련해 “발신국 외부에 배치된 잠복 요원을 활성화하거나 지시를 내리려는 의도일 수 있다”면서도 “현재까지 이와 관련한 작전상의 위협은 없는 상태”라고 밝혔다. FBI도 놓친 슬리퍼 셀미국을 겨냥한 잠복 조직은 2001년 미국에서 거주하던 이들이 사전에 비행 훈련을 받은 뒤 비행기 자폭 테러를 일으킨 9·11 테러를 기점으로 확산했다. 당시 알카에다는 영어가 능통하고 서구 생활이 가능한 19명의 ‘슬리퍼 셀’을 선발해 미국으로 보냈다. 이 중 4명은 플로리다와 애리조나주 비행학교에서 훈련받고 비행 자격증까지 취득하며 물밑에서 철저하게 테러를 준비했다. 이 과정에서 한 연방수사국(FBI) 요원이 이들의 동태를 수상하게 여기고 상부에 보고했지만, 테러 직전까지 FBI는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잠복 요원은 평소 학생이나 사업가, 이민자 등 평범한 신분을 유지하며 눈에 띄는 활동을 하지 않기 때문에 사전 탐지가 매우 어렵기 때문이다. FBI도 놓친 슬리퍼 셀은 유럽 각지에서 다양한 테러를 저질렀다. 2021년 스웨덴에서는 아프가니스탄 난민으로 입국한 부부가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와 연결된 암살 요원일 가능성이 제기돼 체포됐다. 당시 이들은 유대인 지도자를 암살할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2015년 벨기에 브뤼셀에서는 이슬람국가(IS) 소속의 잠복 요원들이 수개월에서 수년 잠복해 있다가 연쇄 폭탄 테러를 저질렀다. 이듬해인 2016년에는 독일에서 시리아 난민으로 들어와 1년 이상 잠복 생활을 한 IS 요원이 음악 행사장 인근에서 자살폭탄 공격을 저지르기도 했다. ‘순교’ 강조하는 이란, 바짝 긴장한 서방 국가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은 그동안 잠복해 있던 슬리퍼 셀을 깨우고 대규모 인명피해로 이어질 수 있는 테러의 위협을 높였다. 이란은 신정 체제와 최고지도자를 위한 죽음을 ‘순교’로 포장하고 이를 선전 도구로 활용해 왔다. 실제로 미국·이스라엘의 공습 이후 이란의 고위 성직자 아야톨라 나세르 마카렘 시라지는 모든 무슬림이 ‘순교자의 피’에 대한 복수를 할 의무가 있다는 내용의 파트와(율법학자가 내리는 종교적 해석)를 발표하고 미국과 이스라엘을 주요 가해자로 규정했다. 크리스 스웨커 전 FBI 부국장은 폭스뉴스에 “만약 헤즈볼라나 하마스 조직이 미국에서 폭력적인 행동을 할 가능성이 있다면 바로 지금”이라고 분석했다. 이미 개전 바로 다음 날인 지난 1일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에서는 이란 국기 셔츠를 입은 세네갈 국적의 남성이 총격전을 벌여 3명이 사망했고, 3일에는 캐나다 토론토의 한 유대교 회당에서 총탄 자국이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노르웨이 오슬로에 있는 미국 대사관 건물 앞에서도 폭발이 발생했다. 한편 잠복 조직의 활동 가능성과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은 “예의주시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이에 대한 매우 정확한 정보를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 전쟁발 에너지 수급 다변화… 미국, 원유 대체 수입국 부상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전쟁이 일주일째 이어지면서 중동 원유의 대체 수입국으로 미국이 부상하고 있다. 8일 에너지 업계에 따르면 국내 석유 기업들은 최근 중동 사태를 계기로 서부텍사스산 원유 등을 중심으로 원유 수입선 다변화를 적극 모색하고 있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추가적으로 기존에 거래하던 미국, 브라질, 캐나다 등 중남미 쪽 원유를 더 들여올 방안이 없는 지 확인 중”이라며 “전 세계가 동일한 상황이라 당장 수입량을 늘리기 쉽지 않아 기존에 교류하던 루트를 통해서라도 대체 방안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중동 이외 지역에서 원유를 수입해오는 기업에 운송비를 지원하는 등 수입선 다변화를 추진해왔다. 한국무역협회 통계 서비스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원유(MTI 1310 기준) 수입액 총 753억 달러(약 111조 8200억원) 가운데 중동 국가 수입 비중은 68.8%로 2016년(85.2%)에서 크게 낮아졌다. 천연가스의 중동 의존도는 2019년 44.9%로 절반에 육박했으나 지난해 19.7%까지 낮아진 상태다. 특히 지난해 7월 관세 협상에서 4년간 1000억 달러 규모의 미국산 에너지 구매를 약속하는 등 트럼프 행정부의 통상 전략과 맞물리면서 에너지 수급 다변화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우리 정부는 미국 정부가 제안했던 미국 루이지애나주 액화천연가스(LNG) 수출 터미널 건설을 대미 투자 1호 프로젝트의 후보군에 올려 검토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 가스업계 관계자는 “액화천연가스(LNG)는 이미 가스전 단계부터 장기 계약으로 미국, 호주 등과 계약한 기업이 많아 당장 수급에 차질이 생기진 않을 것”이라며 “다만 20% 비중의 단기 물량은 중동산을 구매하는 경우가 많아 단기 물량을 저렴하게 수입할 수 있는 곳이 있는지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앞으로도 호르무즈 해협으로 원유가 들어올 수 있을지 불확실성 자체가 커진 상황”이라며 “국내에서 비축유를 활용하거나 기존에 들어오던 물량 중 미국산을 일시 확대하는 방안 등 중동 이외 지역에서의 대체 도입선을 검토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 두바이 체류 91명 입국… 110여명은 귀국길 난항

    두바이 체류 91명 입국… 110여명은 귀국길 난항

    “공항 이동하는 길에 미사일 보여”동남아 경유해 인천공항에 도착李 “군용기 등 모든 수단 총동원”이란 전역 여행금지 지역 지정 “공항으로 이동하는 길에도 미사일이 날라가는 게 보여 온몸에 소름이 돋았습니다. 저는 운좋게 도착했지만 현지에 남아 있는 분들은 괜찮을지 정말 걱정됩니다.” 5일 오후 4시 20분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B입국장 앞에서 만난 김재성(69)씨는 이렇게 말하며 참았던 긴장감을 쏟아냈다. 김씨는 “현지에서는 미사일 폭발음이 ‘쿵쾅’하며 계속 들리는 등 사실상 전쟁터였다”면서 “비행기가 계속 뜨지 않아 집에 돌아갈 수 있을 지 계속 불안했다”고 말했다. 중동 지역으로 여행에 나섰다가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으로 현지에 발이 묶였던 한국인 관광객 91명이 이날 차례대로 귀국했다.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 체류 중인 관광객 520여명 중 415명이 항공편을 확보했으나 아직 구하지 못한 관광객 110여명이 남아 있다. 하나투어 패키지여행을 하던 관광객 36명은 지난 4일 두바이를 빠져나와 대만 타이베이를 경유해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김연숙(64)씨는 “딸과 여행을 갔는데 아부다비에 폭탄이 떨어져 모든 일정이 취소됐다. 죽어도 한국에서 죽어야지 하는 생각으로 왔다”며 눈물을 글썽였다. 모두투어 관광객 39명도 타이베이에 도착한 후 대한항공 편으로 갈아타 이날 오후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참좋은여행 관광객 16명도 두바이를 벗어났다. 여기어때투어 관광객 23명은 전날 오전에 한국으로 들어왔다. 이밖에 이집트 카이로 등 일부 국가에 체류 중인 관광객 수백명도 귀국길에 오르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항공편을 구하지 못해 발만 동동 구르는 사례도 있다. 이날 새벽 출발 예정이던 두바이~인천 에미레이트항공 직항편이 결항하면서 여행사들은 대체 항공편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란 공습이 시작된 다음날인 지난 1일과 2일 전 세계 항공편은 각각 3156건, 3150건 취소됐다. 3일과 4일에도 각각 2655건과 2590건이 결항되는 등 중동 지역을 중심으로 하늘길이 막히고 있다. 육로 이동 역시 여권 유효기간 등 각종 제약이 겹치면서 일부 교민과 관광객은 사실상 현지에 고립된 상태다. 그리스 여행을 마치고 귀국하던 중 카타르 도하에서 엿새째 발이 묶인 임신 9주차인 김모씨는 여권 만료일이 6개월 미만으로 사우디아라비아의 ‘e-비자’를 거절당했다. 그는 “이동이 어려운 사람에 대한 정부 지원이 절실하다”고 호소했다. 외교부는 이날 이란 전역을 여행금지 지역으로 지정하고, 체류중인 한국인들에게 철수할 것을 요청했다. 외교부에 따르면 이란 교민 1명은 주이란대사관의 지원으로 지난 4일 투르크메니스탄으로 대피했다. 전쟁 발발 이후 현재까지 총 25명의 교민이 이란에서 빠져나왔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임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필요하면 우방 간 공조도 하고, 군용기와 전세기, 육로 교통 등 가능한 모든 수단을 총동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현 외교부 장관도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전세기를 띄우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탈리아나 체코 등 일부 국가는 두바이에 있는 자국민을 오만 등 인접 국가로 이동시킨 뒤 전세기나 특별기를 통해 귀환시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 [단독] “고립되면 죽는다, 유일한 탈출길 육로로 바레인 빠져나와”

    [단독] “고립되면 죽는다, 유일한 탈출길 육로로 바레인 빠져나와”

    28일 1.7km 떨어진 미군기지서 굉음여권·노트북 등 짐만 챙겨 뛰쳐나와나흘 만에 사우디 거쳐 英서 비행기“조금만 늦었더라도 탈출 못 했을 것”이집트 한인회, 대피 교민들에 숙소긴급 외교채널 통해 입국 거부 넘겨전쟁 공포 틈타 합성 영상·가짜뉴스“탈출시켜 주겠다” 10배 돈 요구도 “다리가 끊기면 바레인 섬에 갇히게 되고, 비행기를 놓치면 언제까지 전쟁터에 남을지 모른다는 생각에 죽을 힘을 다해 앞만 보고 움직였습니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군사 충돌로 중동 지역에 전운이 짙게 드리운 가운데, 미군 기지가 있는 바레인 주페어 지역에서 탈출한 한국인 강은수(25)씨는 4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긴박했던 탈출 상황을 이같이 전했다. 세계보건기구(WHO) 소속인 그는 지난달 28일(현지시간) 급하게 여권과 노트북만 챙겨서 대피한 지 4일만에 사우디아라비아에 도착했다. 그는 현재 사우디와 영국 런던을 거쳐 한국으로 향하는 1만㎞가 넘는 ‘피란 릴레이’에 몸을 싣고 있다. 강씨가 이상 징후를 감지한 건 지난달 28일 오전 11시 48분(이하 현지시간)이다. 아파트에서 약 1.7㎞ 떨어진 미군기지 방향에서 굉음이 울렸고, 33층 아파트 건물이 크게 흔들렸다. 강씨는 “바닥이 출렁이고 유리창이 모조리 깨지면서 ‘이대로는 죽겠다’ 싶었다”면서 “이에 여권과 노트북만 챙겨서 33층 계단을 내려가 로비에서 수 시간 대기했다”고 떠올렸다. 공포에 떨던 그를 움직이게 한 건 ‘고립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었다. 간단한 짐만 챙겨 주페어에서 약 10㎞가량 떨어진 암와즈로 몸을 옮겼지만, 미사일과 드론 공격 소식이 이어지면서 불안은 가라앉지 않았다. 그는 “특히 바레인과 사우디아라비아를 잇는 유일한 육로 ‘킹 파드 코즈웨이’ 봉쇄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이곳을 떠나야겠다고 마음 먹었다”고 말했다. 결국 지난 3일 오후 1시 주바레인 한국대사관과 연락해 탈출 경로를 모색했다. 같은 날 오후 6시 5분 WHO 지원 차량을 통해 사우디 담맘으로 국경을 넘었다. 이후 사우디 젯다를 경유해 5일 오전 8시 30분 영국 런던으로 향하는 항공편을 확보했다. 강씨는 “폭격 자체보다 더 두려웠던 건 길이 막히는 상황이었다”며 “조금만 더 늦었더라면 다리와 항공편 모두 다 막히고, 전쟁통에 휘말렸을 것”이라고 말했다. 피란 행렬은 중동 각국에서 이어지고 있다. 이스라엘에서는 지난 3일 오전 한국인 113명을 태운 버스 3대가 이집트를 향해 출발했다. 이스라엘 장·단기 체류자들이 탑승한 버스는 텔아비브와 갈릴리, 예루살렘에서 각각 출발해 약 18시간 만에 카이로 한인타운에 도착했다. 생업을 위해 남편은 현지에 남고 아내와 아이만 제3국으로 이동해 이산가족이 되는 사례도 많다. 이강근(61) 이스라엘 한인회장은 “피란길에 오른 이들은 ‘이번이 마지막 전쟁이길 바란다’는 마음을 품고 떠났다”고 전했다. 긴박한 상황 속에서도 동포애는 빛났다. 주이집트 한인회와 교민들은 이집트 국경을 넘은 대피 교민들에게 무료로 숙소와 식사를 제공하며 도움의 손길을 건넸다. 이 회장은 “젊은 층들은 알아서 호텔을 구해 이동할 수 있었지만 대피 교민 중에서는 정보 접근이 어려운 고령자와 거동이 불편한 환자도 포함돼 있었다”며 “교민들이 한 마음으로 숙소와 아침 식사까지 제공하는 등 많은 도움을 줬다”고 말했다. 이란 테헤란에서 탈출한 교민 24명과 이란 국적 가족 4명은 투르크메니스탄 국경에서 입국 거부 위기에 처했으나, 우리 정부의 긴급 외교 채널 가동으로 전원 국경을 넘는 데 성공하기도 했다. 전쟁의 공포를 틈타 가짜뉴스 등이 확산하며 사회적 혼란을 부추기는 모습도 나타나고 있다. 소셜미디어(SNS)에서는 확인되지 않은 군사 동향과 인공지능(AI) 합성 영상이 빠르게 퍼지며 교민과 여행객의 불안을 키우고 있다. 지난 3일 50만 팔로워를 보유한 한 엑스(X) 계정에 ‘사우디아라비아가 곧 이란을 공격한다’는 내용의 글이 올라왔다. 이는 순식간에 중동 지역 한인 교민과 여행객 단체대화방에 ‘긴급 속보’로 퍼졌다. 원 기사는 한 이스라엘 고위 당국자가 “사우디가 곧 이란을 공격할 것이라고 의심하지 않는다”고 한 발언을 인용한 것이었다.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서 12년째 거주 중인 김모씨는 “아랍에미리트가 직접 폭격을 받은 것처럼 보이는 영상이 SNS와 유튜브에 공유됐지만 실제로는 다른 국가에서 촬영된 영상이었다”며 “AI로 만든 랜드마크 폭격 사진이나 미사일 합성 영상도 많이 돌아다녔다”고 말했다. 불안한 상황에서 돈을 노리고 위험한 루트로 탈출하는 모집 글도 등장했다. 강명영 카타르 한인회장은 “단체 채팅방에 ‘배를 타고 오만으로 탈출할 수 있다’는 위험한 모집 글도 등장했다”고 전했다. 현재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는 등 페르시아만의 긴장도가 높아진 상황에서 해상 탈출이라는 위험한 제안까지 나온 것이다. 또 사우디 국경까지 차량으로 이동해 주겠다며 평소 가격의 최대 10배 수준인 1인당 2200리알(약 90만원)을 요구하는 사례도 있다고 한다. 강 회장은 “불안한 여행객들이 신뢰할 수 없는 택시 등을 이용해 잘못된 루트로 탈출을 시도했다가 위험에 빠질까봐 걱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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