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입구
    2026-03-28
    검색기록 지우기
  • 2026-03-28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21,911
  • 미국 공습 안 통했나…이란 미사일 기지 앞 뿌려진 ‘지뢰’의 정체 [밀리터리+]

    미국 공습 안 통했나…이란 미사일 기지 앞 뿌려진 ‘지뢰’의 정체 [밀리터리+]

    미국이 이란의 이동식 미사일 발사대를 막기 위해 공중에서 대전차 지뢰를 살포했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이란 남부 시라즈 인근에서 “참치통조림처럼 생긴 폭발물”이 흩어져 있다는 현지 주장과 사진이 퍼졌다. 미 군사 전문 매체 워존(TWZ)은 26일(현지시간) 해당 물체가 미군의 살포식 대전차 지뢰인 BLU-91/B 계열일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다만 미 중부사령부(CENTCOM)는 관련 질의에 답하지 않았고 출처 역시 독립적으로 완전히 검증된 단계는 아니다. 이번 의혹이 주목받는 이유는 단순한 공습을 넘어 ‘길목 봉쇄’라는 새 전술 카드가 읽히기 때문이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지난 한 달 가까이 이란의 미사일 기지와 생산시설, 발사 지점을 집중 타격해 왔지만 이란은 발사 수를 줄이면서도 미사일 공격을 이어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란의 발사 능력이 초반보다 90% 이상 줄었어도 완전히 제거되진 않았고 더 깊숙한 내륙 기지와 이동식 발사 체계가 여전히 버티고 있다고 전했다. ◆ 입구 때리고 길까지 막나…지하 기지 ‘발사 동선’ 노렸을 가능성 워존이 주목한 지점은 사진과 영상이 포착된 장소다. 보도에 따르면 문제의 물체 일부는 시라즈 남쪽 카파리 일대에서 확인됐으며 해당 지역은 시라즈 남부 미사일 기지와 가까운 곳으로 거론된다. 지하 기지 출입구나 주변 도로에 지뢰를 뿌려 이동식 발사대와 재장전 차량, 지원 차량의 움직임 자체를 묶어두려 했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런 방식은 군사적으로 꽤 논리적이다. 공습으로 갱도 입구를 때려도 완전히 무력화하지 못하면 결국 발사대가 다른 출구나 주변 도로를 통해 빠져나와 다시 발사에 나설 수 있다. 반면 살포식 대전차 지뢰는 좁은 진입로와 우회로를 함께 차단해 중장비 이동을 어렵게 만들 수 있다. 매체는 원격 살포형 지뢰가 이런 임무에 적합하며 이란의 미사일 발사 능력을 더 약화하려는 목적이라면 충분히 설명할 수 있는 선택지라고 짚었다. 실제로 사진 속 물체는 미군의 ‘게이터’ 공중살포 지뢰 체계에 쓰이는 BLU-91/B 계열 대전차 지뢰와 매우 흡사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게이터는 항공기에서 여러 개의 지뢰를 넓게 살포해 특정 지역 접근을 막는 체계다. 워싱턴포스트(WP)도 전문가들을 인용해 해당 물체가 미국산 대전차 지뢰로 보인다며 항공기에서 살포됐을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이 체계는 자기장 변화를 감지해 차량을 노리는 방식으로 알려져 있으며 일정 시간이 지나면 자폭하도록 설계돼 있지만 그전까지는 민간인에게도 위험이 될 수 있다. ◆ 공습만으론 안 끝난 이란 미사일전…남는 건 ‘불발탄 논란’ 이번 의혹은 미국과 이스라엘이 아무리 강하게 때려도 이란의 미사일 위협을 완전히 지우지 못하고 있다는 현실과 맞물린다. WSJ는 이란이 초기에 페르시아만 인근 기지를 주로 활용하다 큰 피해를 본 뒤 더 안쪽 내륙 기지와 장거리 미사일 운용으로 버티고 있다고 전했다. 결국 발사 능력을 끝까지 끊으려면 생산시설 타격뿐 아니라 발사대의 이동 경로와 재배치 능력까지 묶어야 한다는 계산이 깔렸을 수 있다. 문제는 후폭풍이다. WP에 따르면 이란 현지에서는 이미 민간인 사상 주장까지 나왔고 인권단체들은 대전차 지뢰라도 민간 지역에 남을 경우 심각한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미국이 실제로 이 지뢰를 사용했는지는 아직 공식 확인되지 않았지만 사실로 굳어질 경우 전장 효율성 못지않게 국제규범과 민간 피해 논란이 커질 가능성이 크다. 결국 이번 사안의 핵심은 두 갈래다. 하나는 미국이 공습만으로는 끊어내지 못한 이란의 미사일 발사 체계를 상대로 ‘길목 봉쇄’라는 더 거친 카드를 꺼냈는지다. 다른 하나는 그 카드가 사실이라면 이란의 미사일 전력을 더 빠르게 마비시킬 수 있을지 아니면 불발 지뢰와 민간 피해 논란만 키울지다. 지금까지 확인된 것은 시라즈 인근에서 미국산으로 추정되는 대전차 지뢰형 물체가 발견됐다는 정황과 미군이 이에 대해 침묵하고 있다는 사실 정도다. 미군의 침묵은 이번 의혹을 더 키우는 배경이 되고 있다.
  • [산림백서] 산불, 국가 시스템을 위협하는 재난

    [산림백서] 산불, 국가 시스템을 위협하는 재난

    지난해 우리가 겪은 산불은 분명한 경고였다. 2025년 한 해 산불 발생 건수는 459건으로 최근 10년 평균(529건)보다 적었다. 그러나 피해 면적은 10만㏊로 10년 평균 대비 7배를 웃돌았다. 단 6건의 대형 산불이 전체 피해의 99%를 차지하며 대형 산불의 위험성을 경고하고 있다. 이제 ‘얼마나 자주 불이 나는가’가 아니라 ‘단 한 번의 불이 얼마나 치명적으로 사회 시스템을 붕괴시킬 수 있는가’로 주요 지표가 변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산불은 더이상 나무만 태우는 자연재해로 끝나지 않는다. 기후변화로 건조한 날씨가 길어지고 순간 강풍이 잦아지면서 산불이 일상화, 대형화하고 있다. 불길이 예측하기 어려운 속도로 확산하면서 대형화된 산불은 숲을 태우는 것을 넘어 송전망을 끊고 통신 기지국을 집어삼키며 주거 단지를 초토화했다. 더욱이 원자력발전소와 같은 국가 핵심 기반 시설까지 위협한다는 점에서 산불은 ‘국가 시스템’을 위협하는 재난이 됐다. 2025년 산불 발생의 68%는 산림 외부, ‘산림 인접지’에서 시작됐다. 산불이 숲 안에서 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활동 영역에서 발생해 숲으로 확산하고 있는 것이다. 거대한 재난의 시작점이 구시대적 ‘관행’에 자리하고 있다. 입산자 실화와 쓰레기 및 논·밭두렁 소각이 여전히 산불의 주된 원인이다. “내 땅에서 내 쓰레기를 태우는데 무슨 상관이냐”는 안일한 고집과 농산 폐기물 소각이라는 악습이 국가적 재난의 불씨가 되고 있는 것이다. 이제 관용의 시대를 끝내야 한다. 고의적인 방화뿐 아니라 부주의로 인한 실화도 공동체 안전을 파괴한 대가에 상응하는 강력한 처벌이 이뤄져야 한다. 징벌적 손해배상에 준하는 책임을 물어 ‘소각 행위는 곧 범죄’라는 인식을 사회에 각인시켜야 할 때다. 행정적 권한의 ‘사각지대’도 해결이 시급하다. 현행 규정에 산림청은 산림 내부만 관리할 수 있어 산불의 ‘입구’가 되는 산림 인접지 주택가나 농경지에 대한 예방 조치에 한계가 있다. 산불이 자주 산림 밖에서 유입되는 현실을 고려할 때 산림청의 예방 및 관리 권한을 산림 인접지까지 확대·강화하는 법적 근거 마련이 절실하다. 불이 난 뒤 헬기를 띄우는 대응보다 불이 나지 않도록 인접 지역을 통제하고 관리하는 예방이 경제적이고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특히 ‘방화’는 사회 안전을 심각하게 위협한다는 점에서 살인·강도·성폭행과 함께 4대 강력 범죄에 포함된다. 산불 위험 시기에 산림 인접지에서 허가받지 않은 불을 다루는 행위를 ‘준방화’ 행위로 규정해 강력히 제재할 수 있도록 법과 제도를 정비해야 한다. 기술적 대응 역시 병행돼야 한다. 인공지능(AI) 기반의 산불 감지 시스템과 위성 및 드론을 활용한 실시간 감시 체계, 고도화된 기상 예측 정보의 활용 등은 초기 대응 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할 수 있다. 이러한 기술은 단순한 보조 수단이 아니라 대형 산불 시대에 필수적인 인프라로 자리잡아야 한다. 산불 예방은 정부 역할만으로 완성될 수 없다. 국민 개개인이 공포에 가까운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 건조한 봄철 산림 인접지에서의 소각 금지는 불편함이 아니라 국민 모두의 의무다. 우리는 지난해 값비싼 교훈을 얻은 바 있다. 산불은 ‘안전과 안보’의 문제다. 한순간의 방심으로 백 년의 숲과 이웃이 삶터를 잃는 비극이 반복되지 않도록 제도적 강제와 국민적 절제가 맞물리는 강력한 안전망을 구축해야 한다. 더이상 불타는 산림을 보고 싶지 않다. 김동현 전주대 소방안전공학과 교수
  • ‘왕사남’ 단종 유배길, ‘케데헌’ 누빈 성곽길… 시간 품은 길[서울 로드]

    ‘왕사남’ 단종 유배길, ‘케데헌’ 누빈 성곽길… 시간 품은 길[서울 로드]

    태조 때 쌓은 18.6㎞ 중 13.7㎞ 남아총 6개 코스 작년 방문객 5580만명처음 찾는다면 평탄한 숭례문 구간백악 구간 경사 가팔라 난이도 최상인왕 구간은 서울 명품 야경 한눈에 태조 이성계는 1392년 조선을 건국하고 3년 뒤 수도를 개경(개성)에서 한양(서울)으로 옮기면서 가장 먼저 도성을 쌓았다. 전국에서 차출된 19만 7400여명이 98일 만에 총길이 18.6㎞의 성곽을 축조했다. 북악산과 낙산, 인왕산 능선을 따라 이어지는 한양도성은 500여년 동안 서울의 울타리로 소임을 다했다. 하지만 근대화 과정에서 시나브로 모습을 잃어갔다. 1899년 도성 안팎을 연결하는 전차 개통과 함께 기능을 상당 부분 상실했고, 1907년 일본 왕세자 방문을 앞두고 길을 넓힌다는 이유로 숭례문 좌우 성벽이 철거됐다. 1908년 평지의 성벽 대부분이 헐렸다. 1925년에는 일제가 남산에 조선신궁, 흥인지문(동대문) 옆에 경성운동장을 지으면서 성벽을 헐어 석재로 썼고, 민간에서도 집을 짓기 위해 훼손하는 일이 비일비재했다. 1968년 북한 무장공비 31명이 청와대 습격을 목적으로 침투한 ‘김신조 사건’(1·21 사태)을 계기로 숙정문 주변부터 복원이 시작됐다. 문화유적으로 정체성 변화에 맞춰 서울성곽이란 이름을 쓰다가 2011년부터 한양도성이란 공식명칭을 얻었다. 전체 구간의 70%인 13.7㎞ 구간이 남아 있다. 총 8개의 문(4대문·4소문) 중 숙정문(북대문)과 창의문(북소문)을 제외한 나머지는 헐리거나 소실돼 새롭게 복원(서대문·서소문 제외)됐다. 조선시대에도 한양도성을 따라 걸으면서 풍경을 감상하는 여행을 ‘순성(巡城)’이라 부르며 즐겼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K팝 데몬 헌터스’(케데헌)의 인기 덕분에 낙산공원 성곽길 코스가 유명세를 탔지만, 지금도 한양도성은 전체 구간을 걸어서 이동할 수 있다. 지난해 한양도성을 찾은 국내외 방문객은 총 580만명에 이른다. 한양도성을 처음 접한다면 숭례문(남대문) 구간이 제격이다. 강북삼성병원이 있는 돈의문 터에서 남산 입구 백범광장까지 도심을 가로질러 평지로 이동하는 구간이다. 남아 있는 성벽은 없지만 서울역사박물관과 덕수궁 돌담길 등을 지날 수 있어 서울을 처음 찾은 관광객들에게 안성맞춤이다. 백범광장에서 남산을 타고 장충체육관으로 이어지는 목멱산 구간은 다산 성곽길로 불린다. 당시 공사를 담당했던 이들의 이름이 새겨진 ‘각자성석(刻字城石)’도 볼 수 있다. 성곽길 곳곳에 숨겨진 맛집과 카페를 찾는 재미도 쏠쏠하다. 흥인지문에서 장충체육관으로 이어지는 흥인지문 구간 역시 성벽은 없어졌지만 한양도성의 역사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는 한양도성박물관,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등이 있어 필수 코스로 넣을 만하다. 정확한 기록은 남아 있지 않지만, 역대급 흥행을 이어가고 있는 영화 ‘왕과 사는 남자’의 단종이 1457년 6월 노산군으로 강등된 뒤 강원도 영월까지 쫓겨가는 700리(280㎞) 유배길에도 흥인지문은 등장한다. 야사에서는 창덕궁에서 출발한 단종이 흥인지문을 나와 청계천 영도교에서 정순왕후와 작별한 것으로 전한다. 다만 일각에서는 광희문(남소문)으로 나갔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시체가 나가는 문이라는 뜻의 ‘시구문(屍口門)’으로도 불린 광희문은 한양에서 죽은 시신을 한양 밖으로 옮길 때 통과하는 문이었다. 시신은 모두 사대문 밖으로 옮겨 묻어야 했는데 광희문이 당시 묘지가 많았던 수철리(현 금호동)의 길목이었기 때문이다. 흥인지문 북쪽으로는 케데헌 성지순례 코스인 낙산 구간이 나온다. 산이 있는 구간 중 가장 완만하고 길게 뻗은 도성에 설치된 조명 덕분에 밤에는 로맨틱한 풍경을 연출한다. 오래된 집을 유지하며 건물 외벽 그림 등을 볼 수 있는 장수마을과 이화마을도 이곳에 있다. 한양도성의 북쪽인 백악산과 인왕산을 연결하는 백악·인왕산 구간은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해야 한다. 혜화문에서 창의문으로 이어지는 4.7㎞ 백악 구간은 도성에서 가장 높은 백악마루(해발 342m)를 포함한다. 경사가 가팔라 한양도성 6개 코스 중 가장 난이도가 높다. 백악마루에서 청운대로 내려가는 길에는 15발의 총탄이 박힌 소나무에서 김신조 일당과 군경이 총격전을 벌인 흔적을 찾을 수도 있다. 창의문에서 돈의문 터로 이어지는 4.0㎞의 인왕 구간에서는 서울의 명품 야경을 감상할 수 있다. 강북삼성병원에서 출발해 90분쯤 올라가면 인왕산 정상에서 사대문 안 도심이 한눈에 들어온다. 해 질 무렵 올라가면 낮의 풍경과 야경을 동시에 감상할 수도 있다.
  • 낙조에 흘려보낸 못난 마음… 그래서 당신은 잘 지냈나요[박상준의 문장 여행]

    낙조에 흘려보낸 못난 마음… 그래서 당신은 잘 지냈나요[박상준의 문장 여행]

    한 편의 영화 같은 봄날‘파반느’ 스크린에 비친 도시고가 아래 이화달팽이길가로등 불빛 아래 나눈 진심용기와 희망을 품은 동네한 줄의 사랑 담은 책방방산종합상가 A동 132호빛나지 않는 존재들의 반짝임서로가 서로를 발견하는 곳그래서, 그곳 이름이 ‘그래서’“사람들이 말하는 꿈같은 일이란 실은 별다른 일이 아니야. … 그냥 살아가듯이 그냥 사랑하는 거야. 기적 같은 사랑이란 그런 거라구. 보잘것없는 인간이 보잘것없는 인간과 더불어…누구에게 보이지도, 보여줄 수도 없는 사랑을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나가는 거야.”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박민규) 中 외롭고 막막하여 단단한 벽, 자꾸만 세상의 바깥으로 떠미는 원심의 힘. 이데올로기가 된 외모와 그마저 수정 가능한 자본이 지배하는 세상에서, 소설 속 요한은 스스로를 지킬 수 있는 구심은 사랑을 상상하는 능력이라고 말한다. 누군가를 향한 맹목의 사랑은 애당초 현실에서 일어날 수 없었던 일이므로. 거친 숨을 내쉬며 낙산의 계단을 오르다가, 가쁜 숨들이 오가는 시장을 거닐다가 문득 뒤를 돌아보면 나를 닮은 그들이 있다. ●사뿐사뿐 이화동 영화 ‘파반느’를 보고 원작 소설을 다시 꺼내 읽는다.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위즈덤하우스)는 못생긴 ‘그녀’, 상처를 가진 ‘나’ 그리고 요한의 사랑과 우정에 관한 이야기다. 박민규 작가는 “아주 못생겼어도 나를 사랑했겠느냐”라는 아내의 질문을 받고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도시를 살아가는 우리는 누구나 품 안에 못생긴 상처 하나씩을 안고 살아간다. 소설 속 그녀를 연기한 고아성 배우의 말을 빌리면, 아름다워야만 한다는 세상의 묵시와 그러므로 더 아름다워지고 싶다는 욕망의 이면에는 우리 각자의 “사랑할 자신이 없는 못난 마음”이 있다. 영화 ‘파반느’는 영상에 익숙한 오늘의 세대와 같이 도시 속을 거닐며 그 상상을 조금 더 익숙한 언어로 풀어놓는다. 소설 속 그 무대는 1980년대의 서울이다. 하지만 영화는 그 도시가 정확히 어디인지, 어느 시대를 살아가는지 말하지 않는다. 대신 많은 장면을 서울에서 촬영했다. 이종필 감독은 오늘의 서울에서 용기와 희망이 되는 장소들을 찾아 카메라에 담는다. 이화동, 방산시장, 신촌의 창전동 골목, 주인공들이 배드민턴을 치던 연희동 궁동공원, 신수동 도프레코드 같은 쌈지의 장소는 오래도록 변하지 않은 서울의 동네다. 그래서 영화가 그린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의 도시는 노란색 조명처럼 따뜻하다. 그 가운데 이화동은 나(영화 속 경록)와 그녀(영화 속 미정)의 사랑이 시작되는 장면으로 인해, 가장 밝게 빛난다. 영화 속 미정의 집은 이화달팽이길 위쪽 골목이다. 이화달팽이길은 그 모양이 달팽이 집 문양과 비슷해 달팽이길이다. 높은 옹벽을 마주한 채 다리 아래에서 위로 나선을 그리며 오른다. 경록과 미정이 가로등 불빛 아래, 봄 햇살 같은 진심을 주고받던 장소는 이화달팽이길 위쪽의 충신4나길과 낙산성곽서길 사이 콘크리트 계단 앞이다. 그리고 다음 날, 미정은 나비처럼 손끝을 팔랑거리며 이화동 계단을 경쾌하게 내려온다. 찬란한 하루의 시작, 그때 미정은 처음으로 고개를 든 채 걷는다. ●한양도성 그리고 고궁을 걷는 길 미정의 집에서 조금 더 오르면 낙산성곽서길이다. 서울 한양도성 가운데 비교적 걷기가 편하고 전망이 빼어나며 쉼터가 많은 구간이다. 영화가 담지 못한 장면의 바깥에서, 미정과 경록은 한양도성을 동무 삼아 낙산 정상과 한양도성박물관 사이를 반복해 오래 걷지 않았을까. 사람들과 부대끼지 않으며 내 사는 도시의 전경을 곁에 두고 나란히 걸을 수 있는 길은, 막 사랑에 빠진 이들이 서로를 곁눈질하고 발을 맞추기에 알맞다. 또 해 질 녘에는 서로의 수줍은 마음을 붉게 물든 노을 속에 숨길 수 있다. 그 길에서 두 사람은 “서로의 손을 놓지 못하는 인간들은, 그래서 서로를 포기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현실의 연인들은 낙산 정상에서 곧장 창신동 쪽으로 넘어가기도 한다. 낙산5길의 채석장전망대 카페 낙타는 옛 채석장 산기슭에 기댄 ‘十’자 모양의 건물이다. 카페 낙타의 ‘一’자에 해당하는 내부에서는 창신동과 숭인동 군락과 동망봉이 보인다. 동망봉(東望峰)은 슬픈 역사가 깃든 장소다. 그 이름은 동쪽을 바라본다는 뜻이다. 동쪽은 영화 ‘왕과 사는 남자’에도 나오는 단종의 유배지 청령포를 가리킨다. 단종의 비 정순왕후는 82세까지 동망봉 정업원(청룡사)에서 지내며 단종을 그리워했다. 동망봉 반대편은 옛 한양의 압도적인 풍경이 금세 그 쓸쓸함을 지운다. 성곽을 곁에 두고 걷기에는 이화동 낙산성곽서길이 좋지만 한양도성을 포함한 전망은 한양도성 일대보다 낙산5길이 낫다. 한양도성과 남산 위 N서울타워와 시가지 전경은 들뜬 마음을 한껏 더 부풀게 한다. 그래서 주변의 카페나 식당은 하나같이 그 전망을 품고 있다. 옥상 전망대, 테라스의 난간, 실내의 통창, 주택을 개조한 자그마한 방 등 형태가 다양해 선호대로 택할 수 있다. 영화 ‘파반느’가 이화동에서 사랑을 시작했다면, 소설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가 택한 장소는 고궁이다. ‘가고 싶은 곳 없어요?’라는 나의 말에 그녀는 얼마간 머뭇거리다 ‘고궁’이라고 답한다. ‘어느 한가한 도서관을 열 배는 확장’시켜 놓은 옛 궁궐을, 두 사람은 자주 찾는다. 그때 고궁을 걷는 그녀의 마음은 사랑에 대한 믿음과 상실에 대한 두려움, 왕녀와 시녀 중 어느 쪽에 속했을까. 소설에 고궁의 이름은 나오지 않는다. 고궁을 나와서는 화랑에 들렀고 드립 커피를 마셨다고만 쓰여 있다. 궁궐을 따라 걷는 코스는 정동길이나 국립현대미술관이 있는 사간동 일대가 운치 있다. 그러나 소설의 두 사람에게는 사람이 적어 한적한 창덕궁 서쪽 원서동이 적당하다. 창덕궁 돈화문에서 원서동빨래터까지 700m 남짓한 거리는 북촌에서도 가장 고즈넉한 골목이다. 곧 창덕궁 후원의 숲과 맞닿아 푸르고 길이 끝날 즈음에는 종로구립 고희동미술관이 반긴다. 우리나라 최초의 서양화가 춘곡 고희동이 40여 년간 머문 옛집에는, 고희동 화백과 동료 예술가들의 작품을 전시한다. ‘군방자재(群芳自在)’는 고희동 외 일곱 명의 작가가 같이 그린 작품이다. 매화와 국화와 수선화가 계절과 무관하게 한데 피어 있어 오래도록 들여다보게 한다. 봄날에는 창덕궁 역시 그냥 지나칠 수 없다. 고궁의 봄은 어디든 아름답지만 봄꽃으로만 치자면 단연 창덕궁이다. 특히 성정각 담을 낀 후원의 입구는 매화의 천국이다. 겹겹이 붉은 자시문 앞 만첩홍매를 시작으로 사람들의 발걸음을 붙잡는다. 낙선재 쪽으로 가지를 드리운 수양벚나무는 이르지만 여느 꽃들은 3월 하순이면 활짝 피어난다. 그즈음 성정각 안쪽에서는 담 위로 높게 자란 살구꽃이 곱다. ●그래서 책방, 방산시장의 숨은 발견 영화와 소설에는 세 사람이 근무하는 백화점 ‘유토피아’와, 멀지 않은 단골 술집 ‘켄터키HOPE’가 자주 등장한다. 영화는 유토피아를 나와서 희망(HOPE)을 찾아가는 길로 방산종합시장을 택한다. 어느 날 경록은 사람을 상대하는 것보다 비를 상대하는 게 쉽다는 미정 쪽으로 제 옷이 젖는 줄도 모르고 우산을 기울이며 걷는다. 그 또한 방산종합시장 동남쪽 오거리에서 촬영한 장면이다. 방산종합시장은 6·25 전쟁을 전후해 미군의 식료품이 거래되는 ‘양키시장’이었으나 1976년 옛 방산국민학교 터에 시장이 개설되며 지금의 형태를 갖췄다. 지류와 인쇄, 포장 재료가 주를 이루고 판촉물 가게가 여럿이다. 다른 존재를 빛나게 하는, 주연보다 조연들의 시장인 셈이다. 이종필 감독이 방산시장을 택한 건 그런 이유가 있지 않았을까. 빛나지 않는 존재들의 반짝임. 그리고 시장 안에는 정말 그런 장소가 숨어 있다. 박민규 작가는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에서 요한의 입을 빌려 “인간은 하나의 극을 가진 전선 같은 존재”라고 썼다. 그러므로 서로가 서로의 영혼에 불을 밝히고 서로를 발견해야 한다고. 방산종합상가 A동 2층 132호에 있는 책방 ‘그래서’는 방산시장의 발견이다. 상가는 무뚝뚝한 복도를 사이에 두고 라벨, 인쇄, 포장 자재를 다루는 사무실과 작업실이 마주한다. 그 틈에 뿌리내려 7년을 살아낸 책방은 낯설어 진귀하다. 이현행, 오주현 씨는 책방 안에서 좋아하는 사람들을 만나면 자꾸만 묻는다. 그래서 요즘은 어떻게 지내요? 그래서 어떻게 됐어요? 그래서 당신은 어떻게 사는지, 어떤 꿈을 꾸는지, 어떤 책을 읽고 있는지. 그래서, 책방의 이름이 ‘그래서’다. 작고 사소한 존재들을 응원하는 그들만의 방식이다. 책방에 그치지 않는다. 전시하는 쇼룸과, 워크숍이 이뤄지는 워크룸까지 포함한다. 때로는 방산시장에서 남은 자투리 종이처럼, 쓸모를 다한 것들을 지역 예술가와 되살리는 프로젝트를 하는데, 이는 전시로, 워크숍으로 그리고 다시 기록으로 남겨져 순환한다. 그렇게 책방과 연을 맺은 작가들이 방산시장 안에 하나둘 자리를 잡고 연대한다. 아직은 대여섯 곳에 불과하지만 첫 프로젝트로 6월 서울국제도서전 기간에 맞춰 ‘서울자체도서전’을 열 계획이다. ●두릅과 귀여운 할머니 ‘장래희망은, 귀여운 할머니(좋은 여름)’를 쓴 하정 작가의 여름맨션(A동 3층 78호)도 그중 한 곳이다. 작가의 작업실이지만 책이나 굿즈를 파는 곳이기도 해 누구에게나 열려 있다. ‘장래희망은, 귀여운 할머니’는 작가가 여행 중에 덴마크 모녀를 만나 빚은 추억의 기록이다.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와는 또 다른 방식으로 서로의 삶을 밝히는 이야기라 좋다. 그렇게 방산시장을 오가다 보면 간판 하나, 상자 하나, 라벨 하나도 예사롭지 않다. 작은 것들의 반짝임이 자꾸만 눈에 밟힌다.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의 주인공 그녀는 스스로를 오래전 “마음속에서... 얼굴을 도려낸 여자”라고 고백했다. 하지만 인간은 서로를 사랑하는 한 “스스로의 기대를 저버릴 수 없는 동물”이다. 그녀 또한 사랑을 추억하므로 소설의 바깥에서 귀여운 할머니로 늙어가고 있지는 않을까. 방산시장을 나와서는 ‘희망’으로 옮겨간다. 퇴계로 방면으로 10여 분 거리에는 두릅이라는 술집이 있다. 영화 ‘파반느’에서 세 사람의 단골 술집 켄터키HOPE의 외관이 두릅을 빌려왔다. 켄터키HOPE의 간판이 빛나던 자리에는 다시 두릅의 한자인 ‘吻頭(문두)’가 걸려 있다. 김도현 씨는 작은 선술집을 내고 싶어 주류 도매업체와 기획사에서 일하며 두릅을 준비했다. 두릅 하면 자연스레 나물이 떠오르는데 실은 이유 없이 붙인 이름이다. 그래서 로마자 표기는 Dureup에서 ‘eu’(이유)가 없는 Durp다. 영화 ‘파반느’에서는 호프(HOP)에 ‘E’가 붙어 희망(HOPE)이 되었던가. 자신의 가게에 ‘세월이 묻는 게 좋다’는 그의 말이 기억에 남는다. ‘파반느’의 두 주인공이 즐겨 찾기에는 힙(hip)한 술집이기는 하다. 글·사진 박상준 여행작가
  • 지뢰 깔고 방공망 배치… 이란, 원유 수출기지 하르그섬 ‘배수진’

    지뢰 깔고 방공망 배치… 이란, 원유 수출기지 하르그섬 ‘배수진’

    美, 호르무즈 개방 위해 점령 검토이스라엘 “봉쇄 지휘 사령관 제거”이란 “홍해 입구까지 막을 것” 위협 이란이 미국의 지상군 공습에 대비해 핵심 원유 수출 기지인 하르그섬에 대한 방어를 대폭 강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25일(현지시간) CNN은 소식통을 인용해 이란이 최근 몇 주간 미군의 하르그섬 장악 작전에 대비해 현지에 추가 군사 병력과 방공망을 배치했다고 보도했다. 이란은 대인 지뢰와 대전차 지뢰 등 섬 주변에 ‘함정’을 설치했으며, 미군이 상륙할 가능성이 있는 해안선에도 지뢰를 설치한 것으로 전해졌다. 보도에 따르면 이란은하르그섬에 기존 다층 방어 체계에 더해 최근 휴대용 지대공 미사일 시스템(MANPADS)도 배치했다. 이어 이란 정규군(아르테시)의 알리 자한샤히 육군 사령관은 26일 국경 부대를 찾아 장병을 격려했다고 이란 매체를 통해 공개했다. 미국은 전 세계 원유 수송량의 20%가 지나가는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을 압박하기 위해 이란 원유 수출의 90%를 담당하는 하르그섬을 점령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미 육군 정예 82공수사단 소속 병력이 투입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와 함께 이스라엘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해 온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알리레자 탕시리 해군 사령관을 제거했다고 AP통신이 26일 보도했다. 다만 군사 전문가들은 미군이 지상 작전을 감행할 경우 막대한 인명 피해가 따를 것이라고 우려한다. 특히 이란이 주변 걸프국에 대규모 보복 공격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또한 이란은 미국이 지상 공격을 감행하면 수에즈 운하로 향하는 홍해 입구도 봉쇄하겠다고 위협했다. 이란 군 관계자는 현지 반관영 타스님 통신에 “적이 이란의 섬이나 영토에서 지상 작전을 시도하거나, 해상 작전으로 이란을 타격하려 한다면 기습적으로 다른 전선을 열 것”이라고 했다. 이 관계자는 예멘과 지부티 사이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거론했다. 아랍어로 ‘눈물의 문’이라는 이름의 이곳은 좁은 구간은 폭 약 29㎞지만 해상 원유 물동량의 10% 이상이 통과한다.
  • 호르무즈도 모자라 홍해 입구까지?…이란, ‘새 전선’ 경고 [핫이슈]

    호르무즈도 모자라 홍해 입구까지?…이란, ‘새 전선’ 경고 [핫이슈]

    이란이 전 세계 원유 수송의 핵심 통로인 호르무즈 해협에 이어 홍해 입구까지 위협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 섬이나 남부 지역을 겨냥해 지상 또는 해상 작전에 나설 경우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둘러싼 새로운 전선을 열 수 있다는 주장이다. CNN은 25일(현지시간) 이란 반관영 타스님 통신을 인용해 이란 군 소식통이 적이 이란 섬이나 영토 일부를 상대로 지상 작전에 나서거나 페르시아만과 오만해에서 해상 움직임으로 이란에 비용을 강요하려 한다면 “우리는 기습적으로 다른 전선을 열 것”이라고 전했다고 보도했다. 이 소식통은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직접 거론하며 긴장이 더 높아지면 그곳에서 실질적인 위협을 만들 능력과 의지를 모두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바브엘만데브 해협은 홍해와 아덴만, 인도양을 잇는 전략 요충지다. 이곳은 수에즈 운하로 향하는 해상 항로의 관문이다. 원유와 액화천연가스(LNG)를 포함한 글로벌 물동량이 이 해협을 지난다. 호르무즈 해협만 흔들려도 국제 에너지 시장은 크게 출렁일 수 있다. 홍해 입구까지 동시에 불안해지면 충격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 하르그섬 건드리면 홍해까지?…이란이 꺼낸 ‘해협 2개’ 카드 이번 경고는 미국이 이란 핵심 섬 지역에 군사 행동을 검토한다는 관측과 맞물려 나왔다. 이란 군 소식통은 미국이 호르무즈 해협 문제를 더 거칠게 밀어붙이면 또 다른 해협이 새로운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미국이 호르무즈를 둘러싸고 무모한 행동에 나서면 또 다른 해협이 새 도전이 될 수 있다는 취지다. 이 발언은 최근 불거진 하르그섬 긴장과도 이어진다. 하르그섬은 이란 원유 수출의 핵심 거점이다.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 섬 점령이나 해상 압박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커지자, 이란도 해상로 전체를 흔드는 방식으로 맞대응할 수 있음을 내비친 셈이다.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의회 수장도 같은 날 엑스(X·옛 트위터)에 “적들이 역내 한 국가의 지원을 받아 이란 섬을 점령하려 한다는 정보를 확보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실제 행동이 이뤄지면 해당 국가의 핵심 기반시설을 지속적이고 가차 없이 공격하겠다고 경고했다. 다만 어느 나라를 지목한 것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 후티 변수까지 겹치나…홍해 항로 불안 다시 커진다 바브엘만데브 해협은 이란 본토와 직접 맞닿아 있지 않다. 그래도 시장은 이 지역 위협을 가볍게 보기 어렵다. 예멘의 친이란 무장세력 후티 반군이 이미 홍해에서 선박 공격을 벌인 전력이 있어서다. 이란이 직접 움직이지 않더라도 친이란 세력을 통한 간접 압박 가능성은 다시 커질 수 있다. 결국 이번 발언은 단순한 위협 메시지에 그치지 않는다. 호르무즈 해협에 이어 바브엘만데브 해협까지 동시에 흔들릴 수 있다는 신호이기 때문이다. 하나는 걸프 원유 수송의 목줄이고, 다른 하나는 수에즈로 이어지는 해상로의 입구다. 두 곳이 동시에 흔들리면 국제유가와 해상 운임, 글로벌 공급망 불안이 한꺼번에 커질 수 있다. 중동 전쟁은 이미 국경을 넘어 에너지 시장과 해상 물류를 흔들고 있다. 이제 관심은 이란의 이번 경고가 단순한 심리전에 그칠지, 실제 해협 위협으로 번질지에 쏠린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다음 선택에 따라 전쟁의 무대가 호르무즈를 넘어 홍해 입구까지 넓어질 가능성도 커졌다.
  • 서초, 방치 전기자전거 바로 치운다

    서초, 방치 전기자전거 바로 치운다

    서울 서초구는 4월부터 서울시 최초로 보행로에 방치돼 통행을 방해하는 공유 전기자전거를 직접 수거한다고 23일 밝혔다. 서초구는 이날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기자설명회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정영준 부구청장은 “서울시 조례에 따라 전동 킥보드는 불법 주정차 시 즉시 견인이 가능하지만 전기자전거는 여기 포함되지 않아 최근 대여 업체들이 킥보드보다 전기자전거 중심의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면서 “도로교통법에 근거해 지방자치단체에서 주정차 위반 전기자전거를 직접 수거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서울시 킥보드·전기자전거 운영 현황에 따르면 전기자전거는 2022년 5230대에서 2025년 4만 1421대로 약 8배 늘었지만 같은 기간 킥보드는 4만 5991대에서 1만 4933대로 67.5% 줄었다. 접수된 불법 주정차 전기자전거 민원은 2023년 4100건에서 2024년 4700건, 2025년 5300건으로 2년만에 29.2%가 늘었다. 구가 직접 지역 내 전기 자전거 대여업체 4곳을 방문해 확인한 결과 대부분의 업체가 민원 숫자에 비해 상담 인력을 적게 운영하고 있었다. 구는 이번 조치가 전기자전거로 인한 통행 불편을 줄이고 안전사고를 예방할 수 있는 기반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우선 4월 27일부터 보행 안전이 필요한 구역을 ‘즉시 수거 구역’으로 지정하고, 이곳에 주정차된 전기자전거를 3시간 이내 수거한다. 대상 구역은 점자블록 및 보도 중앙, 지하철역 출입구 전면 및 버스 정류소 5m 이내, 건널목 3m 이내, 자전거도로 등 5곳이다. 주민들은 구 홈페이지와 현수막 등에 안내된 QR코드를 통해 신고할 수 있다. 아울러 전기자전거 및 킥보드 주차구역 53곳을 추가로 설치해 주차구역을 총 150곳으로 확대한다. 전성수 구청장은 “서초구는 안 된다고 멈추는 행정이 아니라 가능한 방법을 끝까지 찾아 실행하는 적극행정을 통해 주민이 안전할 수 있는 보행 환경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 영덕서 또 노후 풍력발전기 사고… 화재로 작업자 3명 사망

    영덕서 또 노후 풍력발전기 사고… 화재로 작업자 3명 사망

    20년 수명 다한 설비 교체 작업 중기둥·날개 내부서 각각 추락한 듯 지난달에도 도로 위로 기둥 넘어져경찰, 안전 수칙 준수 여부 등 조사 경북 영덕 풍력발전기 화재로 정비 작업자 3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를 포함해 최근 노후 풍력발전기와 관련한 사고가 잇따르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3일 경북 영덕군과 기후에너지환경부, 경북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 11분쯤 영덕읍 창포리 풍력발전단지 내 19호기에서 불이 나 유지·보수업체 직원 3명이 숨졌다. 이들은 발전기 내부에서 블레이드(날개) 균열부 수리 작업을 진행 중이었다. 1명은 화재 발생 이후 1시간 45분, 나머지 2명은 4시간 만에 사망이 확인됐다. 화재는 발전기 날개 3개가 연결된 중앙 허브 부분에서 시작됐다. 화재로 날개 2개가 떨어지면서 불은 인근 야산으로 번져 5시간 20분 만에 완진됐다. 소방 당국은 헬기 15대와 장비 50대, 148명을 투입했으나 발전기 허브까지 높이가 78m에 달하면서 늦은 시간까지 내부 진화 작업을 이어갔다. 작업자들은 제대로 된 대피 시도를 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발전기 기둥 하단의 출입구 안쪽에서 발견된 1명은 추락한 것으로 추정됐다. 뒤늦게 발견된 2명은 떨어진 날개 내부에서 각각 수습됐다. 단지 내 발전기는 지난달 2일 21호기가 날개 파손으로 기둥이 꺾여 도로 위로 넘어지면서 가동이 모두 중단된 상태였다. 탄소섬유 소재인 날개가 가동 중지 기준에 못 미치는 풍속 환경에서 부서지는 등 위험성이 있다고 판단됐기 때문이다. 이곳에 들어선 발전기 24기(사유지 10기·군유지 14기)는 2004~2005년 조성됐으며 20년의 설계 수명을 다해 설비 교체 등을 준비하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점검 작업과 설비 교체 등을 마무리하면 기후부 및 전문가 합동 조사 등을 거쳐 발전단지 재가동 여부가 결정될 예정이었다. 영덕 풍력발전기 꺾임 사고 8일 뒤 경남 양산시 에덴밸리 인근 야산에서는 2011년 설치된 풍력발전기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앞서 지난해 11월과 같은 해 5월에도 강원도 평창군 대관령 목장 근처에 있는 풍력발전기와 경북 영천시 화산에 자리한 풍력발전기에서 불이 났다. 최근 풍력발전기 사고가 잇따르자 기후부는 가동한 지 20년이 지난 노후 풍력발전기, 화재가 발생한 발전기와 같은 제조사 발전기를 대상으로 긴급 안전 점검을 벌이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화재 발생 당시 사망자들은 풍력발전기 상단에서 작업 중이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업체 관계자 등을 상대로 안전 수칙 준수 및 과실 여부 등을 조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 10만 인파 BTS 컴백 공연, 안전사고 ‘0’

    10만 인파 BTS 컴백 공연, 안전사고 ‘0’

    서울시는 지난 21일 광화문광장 일대에서 방탄소년단(BTS) 컴백 공연이 체계적인 인파 관리 속에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고 22일 밝혔다. 주최 측 추산 10만 4000여 명의 인파가 몰렸으나 안전사고는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다. 시는 공연 결정 직후부터 오세훈 시장이 주재하는 점검회의를 포함해 총 7차례의 분야별 합동회의를 열고 안전관리 대책을 수립했다. 특히 공연 이틀 전에는 오 시장이 직접 무대 주변과 지하철 출입구 등 현장을 찾아 동선 분리 펜스 설치 상태를 점검했다. 행사 당일에는 시와 관계기관 3400여명과 주최 측 투입 인원을 합해 총 8200여 명의 안전 인력이 투입됐다. 시는 세종문화회관에 마련된 ‘통합 현장본부(CP)’를 중심으로 행정안전부, 중구·종로구, 경찰, 소방, 하이브 등과 함께 실시간 상황을 통합 관리했다. 청소 및 환경 정비도 신속하게 이뤄졌다. 시는 인력 274명과 차량 53대를 투입해 390개 쓰레기통에 대한 수시 수거를 진행하고, 공연 종료 후에는 3시간 만에 1차 정비를 마쳤다. 이어 이튿날 새벽 6시까지 도로 물청소를 끝으로 약 40t의 쓰레기를 수거하고 차량 통행을 정상화했다. 외국인 관람객을 위한 ‘환대 서비스’도 돋보였다. 120다산콜재단은 외국어 상담 인력을 자정까지 연장 운영했으며, 620여명의 통역 안내사를 현장에 배치했다. 아울러 7개 국어 안내 방송과 다국어 안전 문자를 발송해 글로벌 팬들의 편의를 높였다. 오 시장은 “현장에서 헌신해 준 모든 공직자와 질서 있고 성숙한 관람 문화를 보여준 시민과 ‘아미’ 여러분께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 공연 보다 아프면 세종대왕 동상·숭례문 옆 진료소… 무정차역 대신 종각·안국역 이용하세요

    공연 보다 아프면 세종대왕 동상·숭례문 옆 진료소… 무정차역 대신 종각·안국역 이용하세요

    3년 9개월 만에 완전체로 귀환하는 방탄소년단(BTS)을 ‘직관’하는 건 설레는 일이다. 하지만 26만여명이 운집하는 광화문 일대에서 다치거나 아프면 어떻게 해야 할까. 교통통제와 무정차 통과를 한다는데 버스와 지하철은 어디서 타야 할까. 21일 ‘BTS 컴백 라이브: 아리랑’ 공연 당일 서울시는 3곳의 현장 진료소와 1곳의 이동형 중환자실을 운영한다. 현장 진료소는 세종대왕 동상, 서울도시건축전시관, 숭례문 옆에 있다. 세종대왕 동상과 서울도시건축전시관(프레스센터 맞은편) 옆 진료소는 오후 2~11시, 숭례문 옆 진료소는 오후 6시부터 자정까지 운영한다. 이동형 중환자실은 역사박물관 앞 인도에 있고 오후 2~11시 문을 연다. BTS 소속사 하이브가 운영하는 의료부스도 있다. 의정부 터(2곳)와 종로구청 부지, 이순신 동상, KT 광화문 빌딩, 교보생명 사옥, 포시즌 호텔, 동화면세점 앞, 동아일보 옆, 뉴서울호텔, 종로경찰서 교통정보센터, 도시건축전시관에서 오후 2~11시 이용할 수 있다. 서울시 홈페이지 ‘교통·안전 종합안내’(https://www.seoul.go.kr/welcome2026)에서 자세한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티켓 부스에 배치된 리플릿에 있는 QR 코드로도 연결된다. 지하철 1·2호선 시청역과 3호선 경복궁역은 오후 3시부터, 5호선 광화문역은 오후 2시부터 오후 10시까지 무정차 통과한다. 시청역 주변에서는 서대문역(5호선)과 을지로입구역(2호선), 광화문역 인근에선 종각역(1호선), 경복궁역 사용자는 안국역(3호선)이 가장 가깝다. 시청·경복궁역은 오후 3~10시, 광화문역은 오후 2~10시 모든 출입구가 폐쇄된다. 시내버스는 우회 운행한다. 세종대로·사직로·새문안로를 거치는 51개 노선(마을·경기버스 포함하면 86개 노선)이 임시로 우회한다. 20일 오후 9시부터 세종대로 우회가 시작됐고 21일 오후 4시부터 사직로·새문안로 구간도 우회로 전환된다. 21일 오후 11시부터 정상 운행된다.
  • 힙스터 해방구, 직장인 산책로… 모두의 발길 행복한 옛 철길 [서울 로드]

    힙스터 해방구, 직장인 산책로… 모두의 발길 행복한 옛 철길 [서울 로드]

    연남사거리~용산구 문화체육센터 경의선 지하화로 ‘6.3㎞ 쉼터’ 조성연남동 구간은 MZ·외국인의 ‘성지’대흥동 벚꽃길·염리동 느티나무길‘길에는 주인이 없고, 그 길을 가는 사람이 주인이다’ 조선 영조 때 실학자 신경준은 ‘도로고(道路考)’에 이렇게 썼다. 소설가 김훈은 ‘허송세월’에서 “길은 소통의 통로란 의미”라고 풀었다. 오래 전부터 길을 중심으로 사람과 재화, 서비스가 움직이고 건물이 들어섰다. 이처럼 길은 도시의 경쟁력이자 풍경이며 삶을 비추는 거울이다. 600여년 역사의 서울에는 많은 길이 있다. 영화 ‘왕과 사는 남자’의 단종이 쫓겨갔던 유배길부터 3·1 운동과 4·19 혁명, 6월 민주항쟁, 2002년 월드컵, 두 번의 탄핵 촛불까지, 역사의 변곡점마다 길이 있었다. ‘서울 로드’에서 이 길에 담긴 과거와 현재, 미래를 풀어보려 한다. 1904년 일본 제국주의가 대륙 침략과 수탈을 목적으로 용산에서 신의주까지 부설한 ‘경의선’은 남북 분단 후 철로가 끊기고 주변 개발이 이어지면서 본래 기능을 잃어갔다. 1975년 여객 운송이 중단됐고 2008년 지하화가 시작됐다. 지상 공간을 공원으로 만드는 작업도 함께 이뤄졌다. 2012년 3월 대흥동 구간을 시작으로 염리동, 새창고개, 연남동, 원효로, 신수동, 와우교에 이르는 6.3㎞ 길이의 경의선숲길이 2016년까지 차례로 완성됐다. 특히 2015년 개방된 연남동 구간은 ‘연트럴(연남동+센트럴)파크’로 불리며 외국인 관광객들까지 몰려드는 명소가 됐다. 경의선숲길에서 가장 유명한 곳은 연남사거리에서 홍대입구역까지 이어지는 ‘연남동 구간’이다. 1.2㎞ 길이의 이 구간은 힙하고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곳곳에 기찻길과 간이역을 닮은 쉼터가 나타나고 길게 뻗은 은행나무 행렬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홍대입구역과 연결돼 있고 예쁜 카페와 식당, 느낌 있는 술집이 즐비해 젊은이들로 붐빈다. 젊은이들의 열기에 기가 빨릴 것 같다면 쓱 훑고 다음 코스로 넘어가면 된다. 홍대 앞 와우교부터 서강대역까지 조성된 ‘와우교 구간’이 나타난다. 370m 길이의 이 구간에는 철길과 기차가 운행되던 당시 ‘땡땡거리’라 불리던 철도건널목이 복원돼 있다. 이 길의 원형이 ‘철도’였음을 가장 잘 드러내는 곳이다. 연남동에 비해 조용하고, 앉아서 책을 읽거나 사색을 즐길 의자도 마련됐다. 데이트를 즐길 생각이라면 이곳이 제격이다. 신수·대흥·염리동 구간은 봄철 산책길로 추천할 만하다. 1.3㎞로 경의선숲길에서 가장 긴 구간이다. 특히 대흥동 구간은 4월에 벚꽃이 흐드러져 눈이 호강한다. 봄이 지날 쯤이면 염리동 구간의 메타세쿼이아길과 느티나무 터널도 좋다. 아이들과 함께 산책하러 간다면 ‘선통물천’(先通物川) 표지석도 찾아보자. 1925년 만들어진 선통물천은 아현천과 봉원천을 연결하는 합류식 인공하천이다. 과거 마포나루로 물건이 들어오면 이곳에 먼저 풀렸기 때문에 ‘물건이 먼저 드나드는 하천’이란 이름이 붙었다. 960m 길이의 새창고개·원효로 구간은 공덕역에서 효창역까지 이어진다. 구불구불한 고갯길과 탁 트인 전망 테라스, 자연암석을 만날 수 있다. 원효로를 넘어가면 용산구 문화센터가 보이는데 이곳이 경의선 숲길의 시작점이다. 연남동과 와우교, 신수·대흥·염리 구간이 청년, 주민들의 공간이라면 새창고개·원효로 구간은 직장인들의 오아시스다. 한낮이면 쏟아져 나온 직장인들이 간단히 점심을 해결하고 커피를 들고 걷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경의선숲길 6.3㎞를 모두 주파했다면 ‘심화 버전’으로 넘어가 보자. 숲길이 개방된 지 10년이 지나면서 최근에는 새로운 작은 길들이 만들어져 재미를 더한다. 대표적인 곳이 미로길이다. 동진시장 골목으로 불렸던 이곳은 한 번 들어가면 빠져나오기 힘들다. 분위기 있고 예쁜 식당, 카페가 많아 MZ들이 몰린다. 최근에는 팝업스토어도 하나둘 생기고 있다. ‘팝업의 성지’ 성수동과 비교하기는 어렵지만 작은 이벤트들이 이어져 재미를 더한다. 연남동 끝자락과 가좌역이 있는 경의중앙선 철도가 만나는 삼각지대에는 세모길도 있다. 가죽공방, 와인숍, 테일러 숍과 스튜디오들이 자리를 잡아 입소문이 났다. 갤러리, 아트숍, 작업실 등과 개성 있는 가게들이 포진해 상업화로 밀려난 ‘홍대 감성’을 지키고 있다. 전통적으로 화교들이 많이 살던 동네라 내공 있는 중국집도 많다. 딤섬과 만두로 유명한 연남동 ‘연교’, 대흥동 ‘정정’이 대표적이다. 연트럴파크는 물론 골목길에도 ‘분위기 깡패’ 카페들이 많아 보물찾기하는 재미가 있다.
  • 파국으로…‘이곳’ 향하는 美 병력 수천 명, 최악의 전쟁 결국 시작 [핫이슈]

    파국으로…‘이곳’ 향하는 美 병력 수천 명, 최악의 전쟁 결국 시작 [핫이슈]

    일본 오키나와에 주둔하던 미 해군 강습상륙함 USS 트리폴리와 해병대 병력이 싱가포르 인근 말라카 해협을 통과해 중동으로 향하고 있다. 이들의 최종 목적지는 하르그섬, 키시섬, 호르무즈섬 등 이란 남부 해안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월스트리트저널은 18일(현지시간) “현재 트리폴리함을 비롯한 상륙함 3척과 해병대 병력 2200명으로 구성된 미 해군 상륙준비단(ARG)과 해병기동부대(MEU)가 중동으로 향하고 있다”면서 “이들은 다음 주쯤 도착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이어 “이들 병력이 중동에 도착하면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을 위해 하르그섬, 키시섬, 호르무즈섬 등 이란 남부 해안의 섬 점령 작전에 투입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언급된 해병기동부대(MEU)는 함정을 이동 기지 삼아 작전하는 부대로, 지휘·지상전투·항공전투·군수지원 등 4개 요소로 구성된다. 이들은 해상·공중을 통해 기습 상륙 작전을 수행해 교두보를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해병대 2200명을 포함한 병력이 섬 점령에 투입되면 미국이 이란 정권에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을 압박할 새로운 카드를 손에 얻을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란의 상선 공격에 대응하기 위한 기지로 활용할 가능성도 있다. ‘이란의 젖줄’ 하르그섬 노리는 미국일본에 주둔하던 미 해병대 병력이 가장 먼저 노릴 것으로 예상되는 곳은 하르그섬이다. 이란 본토에서 28㎞ 떨어진 작은 섬인 하르그섬은 매년 약 9억 5000만 배럴의 석유를 취급하며, 이곳의 해상 터미널을 통해 이란 석유 수출 물량의 약 90%가 통과해 ‘이란 경제의 생명줄’로 불리는 곳이다. 로이터 통신은 “하르그섬이 이란 경제에서 차지하는 중요한 역할을 고려할 때, 섬의 석유시설을 파괴하는 것보다 장악하는 게 더 나은 옵션으로 여겨질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하르그섬 장악은 USS 트리폴리에서 상륙정을 발진시키고 전략폭격기 F-35기를 투입해 군사작전을 펼치는 구조로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미군이 호르무즈 해협 통행을 위협하는 이란의 고속정과 미사일을 무력화할 수 있도록 하르그섬을 제외한 해협 내 다른 섬들을 점령하는 시나리오도 있다. 해협 입구에 위치한 케슘섬은 규모와 위치상 이란 정권의 해협 봉쇄를 무력화할 수 있는 주요 전략적 목표로 여겨진다. 공항이 있는 키시섬이나, 이란 정권이 소형 공격함을 주둔시킨 호르무즈섬 점령도 현재 중동으로 향하는 미 해병대 병력의 주요 임무가 될 수 있다. 이 경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 본토에 지상군을 투입하지 않고도 전쟁에서 승리했다고 주장할 수 있는 명분을 얻게 된다. 지상군 투입이 의미하는 ‘진짜 전쟁’미국은 현재 중동으로 향하는 해병대 병력 외에도 이란의 고농축 우라늄 재고 확보를 위한 지상군 파병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기자들에게 “지상 작전은 전혀 두렵지 않다”며 특수부대가 현장에 투입될 가능성을 열어뒀다.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최근 의회에서 고농축 우라늄을 탈취할 작전은 특수부대가 직접 들어가야 달성할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이 경우 특수부대를 투입해 고난도 작전을 펼쳐야 하는데, 이는 미국의 현대전 역사상 가장 위험한 작전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고농축 우라늄을 탈취하기 위해 먼저 은닉된 장소를 정확히 파악해야 하는 숙제가 있고, 어렵게 탈취에 성공하더라도 보관 용기가 파손될 경우 맹독성 방사능 가스가 유출돼 미 특수부대원들의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 우라늄이 담긴 용기가 서로 밀접해 있다면 연쇄 핵반응이 일어날 최악의 상황까지 고려해야 한다. 트럼프 행정부가 해병대 병력을 이란 남부 섬들에 배치하든, 특수부대를 우라늄 탈취 작전에 동원하든 중요한 것은 결국 지상군 투입이 현실이 된다는 사실이다. 앞서 공화당은 트럼프 대통령이 시작한 이번 전쟁이 지상군을 투입하지 않았기 때문에 헌법적 의미의 전쟁이 아니라고 주장한 바 있다. 이 논리대로라면 미국은 지상군 투입을 통한 ‘진짜 전쟁’을 코앞에 두고 있는 셈이며 이는 중동 전역을 더욱 거센 불바다로 만들 수 있다는 우려가 쏟아진다.
  • “아미 위한 김밥 메뉴” “크리스마스급 대목”… 광화문 상권 들썩

    “아미 위한 김밥 메뉴” “크리스마스급 대목”… 광화문 상권 들썩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김밥집을 운영하는 50대 임모씨는 오는 21일 그룹 방탄소년단(BTS) 광화문 공연을 앞두고 ‘메뉴 통합’을 결심했다. 돼지고기나 소고기, 향이 강한 채소를 넣지 않은 ‘원조 김밥’만 판매한다. 임씨는 18일 “세계 각국 팬들이 모이는 행사인 만큼 종교·문화적 차이를 고려해 누구나 부담 없이 먹을 수 있는 메뉴로 정했다”며 “기존 12종 김밥 메뉴를 하나로 줄이고, 물량은 평소의 세 배로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BTS 공연으로 ‘아미’(BTS 공식 팬덤)를 비롯해 최대 26만명이 광화문 일대에 몰릴 것으로 예상되면서 인근 상인들은 일찌감치 손님맞이에 나섰다. 광화문광장 서쪽 골목의 한 이탈리아 음식점은 공연 관계자들의 단체 예약으로 분주했다. 식당 매니저 전범수(27)씨는 “당일에는 사실상 크리스마스 대목 수준으로 영업을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광화문광장에서 직선거리로 약 1㎞ 떨어진 서울 중구 명동 일대에는 환전소가 하나 둘 늘어나고 있다. 환전소 입점 공간이 부족해지면서 서울지하철 2호선 을지로입구역 지하상가에도 환전소가 들어섰다. 명동에서 공인중개사를 하는 소병택(64)씨는 “중국인 관광객은 현금 사용 비중이 높은 편이라 공연이 가까워질수록 환전 수요가 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대로변과 달리 골목 상권은 BTS 특수에서 한 걸음 떨어져 있다. 세종문화회관 후문 인근에서 설렁탕집을 운영하는 국모(69)씨는 “주로 단골 장사를 해서 관광객 손님이 크게 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예 공연 당일 휴업한다는 안내문을 내건 식당들도 눈에 띄었다. 관계 당국은 행사 당일 대규모 인파가 몰릴 것에 대비해 안전 관리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정부는 19~21일 공연장 일대인 종로구·중구 지역에 대해 테러 경보를 ‘관심’에서 ‘주의’로 격상할 예정이다. 관계기관은 주요 행사장과 다중이용 시설에 대한 경계와 순찰을 강화한다. 박정보 서울경찰청장은 광화문 일대를 돌며 테러 및 안전사고 대비 태세를 점검했다. 경찰은 행사 당일 72개 기동대와 특공대 등 경찰관 7000명 가량을 투입한다. 아울러 16~21일엔 광화문광장 일대에서 집회를 열겠다고 신고한 시민단체들에게도 제한 통고를 내렸다. 공연 당일에는 광화문에서부터 서울광장까지 31개 게이트와 금속탐지기를 설치하고 오전 7시부터 안전점검을 시작한다. 서울경찰청은 BTS 공연무대 관람이 가능한 구역 바깥으로 ‘인파 관리선’을 설정하고, 그 안에 약 10만명이 들어갈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1㎡당 2명 이상이 몰리지 않도록 추가 인파 유입을 차단해 압사 사고 등을 막기 위한 조처다. 공연장 일대 불심검문도 강화한다. 광화문 일대 일부 회사들은 직원들에게 주말 출근을 자제해 달라는 공지를 내렸다. 광화문 디타워에서 근무하는 조은선(44)씨는 “공연 전후 극심한 혼잡이 예상돼 주말 출근을 자제하라는 전체 공지가 내려왔다. 전날 오후부터 반차를 쓰는 경우도 많다”고 전했다.
  • 무정차·QR안내·통역 지원… 26만 아미, 광화문서 ‘BTS앓이’

    무정차·QR안내·통역 지원… 26만 아미, 광화문서 ‘BTS앓이’

    20일 밤부터 세종대로 차량 통제공연 당일 광화문·시청·경복궁역 오후 2시  ~ 저녁 10시 무정차 통과 서울신문사 광장선 응원봉 제공 ‘군백기(군 복무+공백기)’를 마치고 3년 9개월 만에 완전체로 돌아오는 방탄소년단(BTS)의 ‘BTS 컴백 라이브: 아리랑’ 공연이 나흘 앞으로 다가왔다. 서울시와 관계기관은 광화문 일대에 최대 26만명의 ‘아미’(BTS 공식 팬덤)가 집결할 것으로 보고, 이들이 안전하게 공연을 즐기고 귀가할 수 있도록 막바지 점검에 들어갔다. 17일 서울시에 따르면 공연이 열리는 21일 지하철 1·2호선 시청역과 3호선 경복궁역은 오후 3시부터 밤 10시까지 무정차 통과한다. 공연장과 직접 연결되는 5호선 광화문역은 1시간 이른 오후 2시부터 무정차 통과한다. 3개 역사의 출입구 29곳도 모두 통제되며 광화문역(2~7번, 9번)과 시청역(1~8번, 12번) 출입구는 행사 당일 아침부터 폐쇄된다. 광화문에서 덕수궁까지 이어지는 세종대로로 진입하는 버스 노선(총 62개)은 종각역과 서대문역 등으로 우회 운행한다. 중앙버스전용차로를 지나는 노선은 오전 8시부터 무정차 통과하고 오후 4시부터는 우회 노선으로 돌아서 이동한다. 차량 통제도 이뤄진다. 객석이 설치되는 광화문광장부터 서울광장까지는 공연 전날인 20일 오후 9시부터 공연 다음 날인 22일 오전 6시까지 통제된다. 사직로(정부서울청사 교차로~경복궁 사거리)는 21일 오후 4~11시까지, 새문안로(새문안로 교차로~종로1가 사거리)와 광화문 지하차도는 21일 오후 7시부터 11시까지 통제한다. 서울시는 교통·안전 안내를 온오프라인 통합으로 제공한다. 시는 홈페이지에서 해당 정보를 실시간으로 알린다. 서울도서관 외벽의 대형 현수막과 티켓부스에 비치될 해치 포토카드형 리플릿에 삽입되는 QR 코드로도 안내 페이지에 연결된다. 120다산콜센터에는 영어, 중국어, 일본어, 베트남어, 몽골어 등 외국어 지원 인력을 공연 전날과 당일에 추가 편성한다. 공연 지정석이 설치되는 세종대로 옆 서울신문사 광장 전광판에서는 20일 오후부터 21일 늦게까지 소속사 하이브가 제작한BTS 멤버 7명(RM, 진, 슈가, 제이홉, 지민, 뷔, 정국)의 환영 메시지가 반복적으로 송출돼 아미들의 뜨거운 함성을 끌어낼 것으로 기대된다. 서울신문사 앞마당(서울마당)은 관람객들이 쓰는 첨단 응원봉을 받는 장소로 활용된다. 하이브가 운영하는 팬덤 플랫폼 위버스를 통해 주문한 관객들에게 제공되는 응원봉은 반도체 칩이 내장된 첨단 제품이다. 모든 빛의 색깔과 깜박거림을 중앙통제 방식으로 조절해 객석까지 무대의 일부로 활용할 수 있다. 공연장 전체가 거대한 무대로 변하면서 현장 관객은 물론, 넷플릭스를 통해 공연을 지켜보는 전 세계 팬들에게 벅찬 감동을 안길 것으로 보인다.
  • 구순의 톱질, 나뭇결에 새긴 ‘순간’

    구순의 톱질, 나뭇결에 새긴 ‘순간’

    대학생 이후 작품 170점 선보여아르헨티나 나무에 전기톱 조각‘노래하는 나무’ 등 생명력 발현“목재 보다가 톱 들면 공간 보여톱과 내가 하나 돼야 작업 수월” “나의 원동력은 하나 된 생각과 정신이에요. ‘이것을 이겨내지 못하면 아무것도 할 수 있는 일이 없다’는 생각이 저를 지탱했죠. 고국에서 대규모 회고전이 열리는 순간이 오리라고는 상상도 못 했습니다.” 조각가 김윤신(91)은 나무다. 끝이 보이지 않는 아르헨티나 대평원에 우뚝 서 하늘과 땅을 이어주는 존재이자 뜨거운 햇볕과 거센 바람을 맨얼굴로 부딪치며 굵은 뿌리로 땅의 양분을 한껏 빨아들이는 원시적 존재. 조각을 삶의 가장 숭고한 목표로 삼아 70여년 동안 이어온 김윤신의 생애 첫 회고전 ‘김윤신: 합이합일 분이분일’(合二合一 分二分一)이 경기 용인시 호암미술관에서 17일 개막한다. 1982년 개관한 호암미술관이 한국 여성 작가의 개인전을 여는 건 처음이다. 전시에는 그가 홍익대 조각과에 입학한 이후 지금까지 제작한 1500여점 가운데 잃어버린 1960년대 이전 작품을 제외하고 판화, 조각, 회화 등 170여점을 선보인다. 김윤신은 해방과 전쟁이라는 격동기에 성장하고 전후의 척박한 예술 환경 속에서 자리매김한 1세대 여성 조각가다. 1970년대 초 수직 형태의 추상 조각을 선보이며 독창적 예술세계를 구축했다. 1983년 돌연 안정적인 교수직과 작가로서의 명성을 뒤로한 채 한국을 떠나 아르헨티나로 향했다. 분신(分身)과도 같은 좋은 나무들이 그곳에 있었기 때문이다. 상대적으로 목질이 무른 한국 나무와 달리 단단한 아르헨티나 나무를 만나면서 그는 전기톱을 들기 시작했다. 전기톱을 만난 작가는 ‘순간’에 집중해 자연의 원초적 생명력을 역동적으로 표현할 수 있게 됐다. 구순이 넘은 나이에도 그는 여전히 작업복을 입고 전기톱과 씨름한다. 전시장에서 만난 작가는 “작업의 구상을 미리 하면, 이미 ‘지나간 것’이 돼버리곤 한다”며 “이 나무가 어떤 성질을 가졌는지 며칠 동안 보다가, 딱 느낌이 왔을 때 톱을 들면, 그때부터 공간이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그 순간 톱과 내가 하나가 돼야 작업이 자연스럽게 하고자 하는 대로 된다”고 덧붙였다. 이런 작업 과정은 이번 전시의 부제이자 그가 1970년대 후반부터 작품의 제목으로 지속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합이합일 분이분일’의 이념과 맞닿아 있다. 작가와 재료가 하나가 되어(合) 작품이라는 또 다른 하나가 탄생(分)한다는 의미다. 톱질과 망치질 자국으로 가득한 그의 조각은 생명력과 원시성이 발현되는 현장이다. “어릴 적 매일 새벽이 되면 어머니가 저를 데리고 산에 가셨어요. 작은 돌을 하나 찾으면, 어머니가 그 위에 촛불을 켜고 기도를 하셨어요.” 전시장 입구에 적힌 그의 말은 1층 한가득 탑처럼 쌓인 나무들의 근원을 알 수 있게 한다. 작가가 추천한 작품인 미국 뉴욕 구겐하임 미술관 소장작 ‘합이합일 분이분일’은 보는 각도에 따라 풍기는 느낌이 다르다. 앞에서는 나무 조각 안에 굵은 뼈대가 들어선 것 같은 것처럼 보이고 옆에서 보면 촘촘히 자리 잡은 허리뼈를 보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이 작품이 전시에 선보이는 것은 처음이다. 수평적인 작품들도 인상적이다. 타국의 나무로 만들어졌지만, 한복 저고리 혹은 한옥 지붕과 같은 곡선을 품고 있다. 이 밖에도 2000년대부터 작가가 열정적으로 몰입하기 시작한 남미 느낌이 물씬 풍기는 회화와 작가가 나무로 만든 조각을 알루미늄으로 캐스팅한 뒤 아크릴 채색을 더한 뒤 ‘회화-조각’이라고 명명한 최근작 ‘노래하는 나무 2013-16V1’도 만날 수 있다. 전시는 6월 28일까지.
  • 트럼프, 또 거짓말 탄로…미군의 ‘이란 학교 오폭’ 진짜 원인 밝혀졌다 [핫이슈]

    트럼프, 또 거짓말 탄로…미군의 ‘이란 학교 오폭’ 진짜 원인 밝혀졌다 [핫이슈]

    미국·이스라엘의 군사 작전 과정에서 최소 175명이 숨진 이란 초등학교 미사일 공습에 대한 오폭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미군의 오인 공격 원인이 공개됐다. 뉴욕타임스는 11일(현지시간) 미국 당국자 및 이번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지난달 28일 이란 초등학교 공격에 대한 책임이 미군에 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결론이 나왔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번 공격은 미군이 초등학교 옆에 있는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의 해군 기지를 겨냥하는 과정에서 표적을 잘못 설정한 탓에 발생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확인됐다. 국방정보국(DIA)이 당시 공습에 나선 미군 측에 제공한 데이터가 오래전 정보를 토대로 한 것이었고, 미군은 업데이트되지 않은 예전 정보를 사용해 공습 좌표를 설정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폭격을 받은 학교와 이슬람혁명수비대 해군 기지가 매우 가까운 위치에 있고, 해당 학교는 과거 혁명수비대가 해군 기지로 활용한 적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뉴욕타임스는 위성 사진을 직접 분석한 결과 2013~2016년 사이 이 학교가 생겨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학교 건물이 이 무렵 군 기지와 울타리로 분리됐고, 학교로 통하는 출입구 세 곳이 새로 생겨났으며, 학교 주변에 있던 감시탑은 제거됐다. 미 당국자들은 뉴욕타임스에 “이번 조사 결과는 아직 예비 조사 단계에서 나온 내용”이라면서도 “왜 오래된 정보가 공습 좌표 데이터로 사용됐는지 등에 대한 의문점이 남아 있다”고 밝혔다. 이어 “DIA가 최신 정보를 가지고 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는 DIA 정보를 바탕으로 한 미군의 공격에서 또다시 오인 공격으로 인한 무고한 민간인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을 암시한다. 인적 사고 아닌 기술적 오류일 가능성은?당시 공습에 나선 미군이 표적을 설정하는 과정에서 인공지능(AI) 데이터 분석 프로그램을 사용한 것으로 알려짐에 따라 수사관들은 ‘프로그램 오류’로 학교가 표적이 됐을 가능성도 수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현재까지 조사 결과상 이번 오폭은 기술적 오류보다는 데이터 오제공 등 인적 오류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수사관들의 결론이다. 현재 수사관들은 국방정보국과 중부사령부 외에도 위성사진을 분석하는 국가지리정보국(NGA)이 업무를 제대로 수행했는지도 조사하고 있다. 미국이 데이터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해 오폭을 저지른 일은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1999년 코소보 전쟁 당시 미국이 유고슬라비아의 무기 공급 조달처를 공습하려다 베오그라드 주재 중국대사관을 폭격했다. 당시 미 중앙정보국(CIA)은 “인력 부족으로 데이터베이스 유지 관리를 하지 못했다”면서 잘못된 표적 정보를 제공한 사실을 인정한 바 있다. 당시 미군은 정보기관이 해당 위치를 확인했다는 가정하에 공습을 개시했고, 3명이 사망했다. ‘이란 자작극’ 주장했던 트럼프, 예비 조사 결과 반응은?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군이 이란 군사 작전에서 오폭을 저질러 어린아이들이 목숨을 잃었다는 지적이 쏟아지자 황당한 논리로 부인한 바 있다. 그는 지난 7일 도버 공군기지에서 “그 공격은 이란이 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란의 무기 정확도는 매우 떨어진다”며 폭격의 주체가 이란이라고 주장했다. 또 미국 내부에서 이란 학교를 공습한 미사일이 토마호크라는 주장이 나오면서 미국 책임론이 확산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또다시 이를 부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초등학교의 오폭 사고가 미군의 토마호크 때문이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 책임을 지겠느냐’는 질문에 “토마호크는 가장 강력한 무기 중 하나지만 다른 나라에도 판매되고 사용되는 무기다. 이란도 일부 토마호크를 가지고 있고 더 많이 갖기를 원한다”고 답했다. 토마호크가 다른 국가에도 판매되는 무기인 만큼 이란도 가지고 있을 가능성이 있으며 이란이 이를 이용해 오폭했을 수 있지 않느냐는 의미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번 중동 사태 교전국 중 토마호크를 가진 나라는 미국이 유일하다고 입을 모은다. 이어 미군 오폭 의혹과 관련한 예비 수사 결과가 나온 후에 기자들로부터 관련 질문을 받은 트럼프 대통령은 “모르겠다(I don’t know about that)”고 답했다.
  • “이란 핵시설 노린다”…영국 집결 B-52, 한 번에 32톤 투하 ‘괴물 폭격기’ [밀리터리+]

    “이란 핵시설 노린다”…영국 집결 B-52, 한 번에 32톤 투하 ‘괴물 폭격기’ [밀리터리+]

    미국이 막강한 화력을 자랑하는 전략폭격기 B-52를 영국 전진기지에 집결시키면서 중동 전쟁의 긴장 수위가 다시 높아지고 있다. B-52는 한 번 출격에 최대 약 32톤의 폭탄을 투하할 수 있는 미 공군의 대표적인 전략폭격기다. 이번 배치는 이란의 지하 핵시설 타격 능력을 갖춘 미군 전략 자산들이 유럽과 중동 인근으로 전진 배치되는 신호탄으로 풀이된다. 영국 공영방송 BBC와 미국 군사전문 매체 워존(TWZ) 등에 따르면 9일(현지시간) 영국 글로스터셔 페어퍼드 공군기지에는 미 공군 B-52H 전략폭격기 3대가 추가 전개됐다. 이 기지는 유럽에서 드물게 미국 전략폭격기를 운용할 수 있는 전진기지로, 이란을 겨냥한 장거리 공습 작전의 핵심 거점으로 평가된다. 같은 기지에는 이미 초음속 전략폭격기 B-1B ‘랜서’도 배치돼 미국의 장거리 타격 전력이 점차 집결하는 양상이다. 영국 정부는 미국이 자국 기지를 활용해 이란 미사일 시설을 선제 타격하는 작전을 수행하도록 승인했다. ◆ 영국 전진기지 집결…이란 공습 속도 높인다 군사 전문가들은 폭격기 전진 배치가 공습 작전 효율을 크게 높일 것으로 본다. 워존은 미 본토에서 폭격기를 출격시키면 왕복 장거리 비행이 필요하지만 영국 기지를 활용하면 출격 횟수를 늘리고 항공기 부담도 줄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인도양의 미군 전략기지 디에고 가르시아 역시 장거리 폭격기 운용 거점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 지하 핵시설 타격의 핵심 무기 ‘MOP 벙커버스터’ 지하 깊숙한 핵시설을 파괴할 수 있는 초대형 벙커버스터도 다시 주목받고 있다. 대표적인 무기가 ‘초대형 관통폭탄’(MOP)으로 불리는 약 13톤급 폭탄(GBU-57)이다. 이 무기는 두꺼운 콘크리트와 암반을 관통해 지하 깊은 벙커를 파괴하도록 설계됐다. 다만 MOP는 스텔스 전략폭격기 B-2 ‘스피릿’이 운용하는 대표적인 무기다. 이번에 영국에 전개된 B-52는 MOP 대신 약 2.3톤급 벙커버스터 GBU-28과 GBU-31 JDAM 정밀유도폭탄 등 다양한 관통형 폭탄을 운용한다. B-52가 쏟아붓는 수십 발의 정밀 벙커버스터는 지하 시설의 입구를 봉쇄하거나 환기 시설을 무력화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 70년 된 폭격기지만 여전히 미군 핵심 전력 B-52는 1952년 첫 비행을 하고 1955년 실전 배치된 미 공군 대표 전략폭격기다. 이후 여러 차례 개량을 거치며 지금까지도 미군 장거리 타격 전력의 핵심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이 폭격기는 순항미사일과 정밀유도폭탄, 핵무기 등 다양한 무기를 운용할 수 있는 미 공군의 대표적인 장거리 전략폭격기다. 이 같은 대량 무장 탑재 능력과 장거리 작전 능력 덕분에 B-52는 스텔스 전략폭격기 B-2 스피릿과 함께 지하 핵시설 공격과 장거리 전략 폭격 임무의 핵심 전력으로 꼽힌다. B-52는 베트남전 대규모 폭격 작전인 라인배커 II 작전과 걸프전, 최근 시리아·이라크에서 이슬람국가(IS)를 겨냥한 공습까지 거의 모든 주요 미국 전쟁에 투입됐다. 지금까지 약 740대가 생산됐으며 현재 약 58대가 현역으로 운용되고 있다.
  • “외로운 주민 없도록”… 도봉, 예방 중심 마음건강 안전망 구축 [현장 행정]

    “외로운 주민 없도록”… 도봉, 예방 중심 마음건강 안전망 구축 [현장 행정]

    상담·소통·개방형 돌봄 공간 오픈서로 대화하고 라면도 먹는 쉼터“아무 걱정 없이 놀다 가는 복지관” “친구와 대화를 나누고 오락도 즐길 수 있는 옛 방앗간 같은 공간이 될 것입니다.” 오언석 서울 도봉구청장은 지난 4일 방학동 방아골종합사회복지관에 문을 연 ‘서울마음편의점 도봉 2호점’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도봉구에 두 번째 ‘마음 방앗간’이 마련됐다”며 “아무런 걱정 없이 편안한 마음으로 복지관을 찾아 여러 프로그램을 즐기고 재미있게 놀다 가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날 개소식 행사에는 오 구청장을 비롯해 주민 80여 명이 참석했다. 마음편의점은 서울시의 ‘외로움 없는 서울’ 정책의 일환으로, 고립감을 느끼는 시민이 편의점을 찾듯 수시로 방문해 상담과 소통, 정서적 지지를 받도록 한 개방형 돌봄 공간이다. 구는 지난해 11월 특별조정교부금을 확보해 이 곳을 조성했다. 지난해 8월 문을 연 창동종합사회복지관 1호점에 이어 두 번째다. 편의점 내부는 명상과 운동, 독서가 가능한 ‘마음충전 재충전존’과 영화 상영이 가능한 소강당, 라면 등 간단한 취식이 가능한 소통 공간으로 구성됐다. 행사장 입구에서는 기부에 쓰일 ‘라면탑’을 쌓고, 축하 메시지를 적어 남기는 이벤트가 열렸다. 편의점이 들어선 복지관 4층은 본래 아이들을 위한 ‘딴짓 놀이터’와 ‘어린이 쉼터’였다. 구는 기존의 편안한 분위기를 이어가되, 이용 대상을 성인 고립 가구 등 전 세대로 확장하고 전문 상담 기능을 강화했다. 복지관의 단골 이용객이라는 중학생 김시아(15)양은 “딴짓놀이터를 생각하면 ‘여름’과 ‘북적북적’이라는 단어가 떠오른다”며 “친구들과 함께 파자마 파티를 했던 편안한 공간이 앞으로도 많은 사람으로 북적거리는 공간이 됐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주민 엄혜자(85)씨도 “(복지관은) 매일 우리의 쉼터였던 곳”이라며 “나이가 있든 없든, 혼자든 함께든 서로 대화도 하고, 라면도 먹으며 누구나 편하게 와서 마음을 쉬어갈 수 있는 곳이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편의점에서는 앞으로 ▲외로움 자가진단 ▲마음건강 상담 ▲주민 교류 프로그램 ▲정서지원 활동 ▲지역 자원 연계 등이 상시 운영된다. 일반 이용자부터 관계 단절 위험군까지 단계별 지원 체계를 구축하고, 복지·보건·의료기관이 협력하는 민관 연계망을 구축해 예방 중심의 마음건강 안전망 역할을 할 예정이다. 오 구청장은 “이곳이 외로움과 고립감을 느끼는 도봉구민들이 편안히 방문하여 소통할 수 있는 플랫폼이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 골목에서 키운 ‘청년 사장님 꿈’… 서울 전역으로 퍼진다

    골목에서 키운 ‘청년 사장님 꿈’… 서울 전역으로 퍼진다

    28명 수료자 중 21명이 창업 성공 상권·입지 분석 등 전문가 컨설팅“세무·마케팅 도움받아 사업 정착” “1년간 힘겹게 버티고 있었는데 시의 지원을 받은 뒤 매출이 40% 정도 뛰어 상권에 자리 잡게 됐습니다.” 서울 영등포구 선유로운 상권에서 3년째 수프카레 식당 ‘카레모토’를 운영 중인 대표 이인제(31)씨는 “창업 초기 식자재도 비싸게 구하는 등 주먹구구로 운영해 마이너스가 많이 났다”며 “시에서 세무부터 마케팅까지 도움을 받았는데 이후 재방문과 신규 유입 고객 비율이 7대3으로 맞춰지면서 안정적 운영이 가능하게 됐다”며 이렇게 말했다. 서울 마포구 하늘길 상권에서 6년 동안 예술을 통해 미식 경험을 설계한 ‘마벨메종’ 대표 최신영(33)씨는 “창업 당시 모든 걸 찾아보고 결정해야 하는 과정이 제일 어려웠다”고 털어놨다. 그는 “사업을 키우기 위해서는 브랜드 미션과 타깃 고객층에 대한 정의가 필수인데 시의 도움이 컸다”며 “멘토에게 ‘내가 파는 아이템을 식당 메뉴판이라고 생각하고, 하는 일을 금액으로 나열해 봐라’는 컨설팅을 받아 첫 단추를 제대로 끼울 수 있었다”며 웃었다. 지역 상권에 새 활력을 불어넣을 청년 창업가를 발굴해 키우는 ‘지역가치 창업가 양성사업’이 청년 창업의 성공 사다리가 되고 있다고 서울시가 10일 밝혔다. 이 사업은 로컬브랜드 상권에 창업을 희망하는 청년을 육성해 골목상권의 자생력과 경쟁력을 키우는 데 목적이 있다. 선발된 청년 창업가는 2년 동안 시의 지원을 받는다. 시는 상권·입지 분석 교육, 전문가 컨설팅, 최종 선발 시 최대 3000만원의 사업화 자금 등을 지원한다. 외식·공간 기획·마케팅 등 분야별 전문가가 공간 구성, 고객층·가격대 설정까지 지원해 초기 창업 위험을 줄이고 정착을 돕는다. 시는 2022년부터 로컬브랜드 상권과 연계해 예비 창업가를 양성해 왔다. 현재까지 총 28명이 양성과정을 수료하고 이 중 21명이 창업에 성공했다. 오는 4월부터는 신규 참여자 24명을 모집한다. 최종 선발된 16명에게 창업 자금을 지원하고 심화 교육 과정을 운영한다. 올해는 분야별 전문가 컨설팅을 강화해 창업 준비 과정에서 겪는 시행착오를 줄일 계획이다. 시에 거주하는 만 19~39세 예비 창업가로 로컬브랜드 5기 상권 내 창업을 희망하면 지원할 수 있다. 5기 상권은 강서 마곡미술길, 광진 건대입구 청춘대로, 동작 노량진만나로, 중구 광희동 중앙아시아거리다.
  • 개혁신당, 후보 유세 동선·전략 짜 주는 ‘AI 사무장’ 공개

    개혁신당이 6·3 지방선거 후보자들의 유세 동선과 전략을 짜주는 애플리케이션(앱) ‘인공지능(AI) 선거 사무장’을 9일 공개했다. AI 사무장은 AI를 통해 이용 교통수단, 유세 강도나 연령 등 후보자 특성과 선거 지역의 유동 인구 데이터를 결합해 최적화된 유세 동선을 짜준다. 출퇴근 시간대에 인구가 밀집되는 지하철역 입구를 유세 활동지로 추천해주는 식이다. 이날 국회에서 직접 시연에 나선 이준석 대표는 “유세 지역구도 헷갈릴 수 있는 정치 신인들도 전면에 나설 수 있도록 지원하는 앱”이라고 소개했다. 이 대표를 비롯해 선거를 치렀던 당원들의 노하우가 담긴 이 앱은 위성항법장치(GPS)를 이용해 후보자들의 유세 활동 수행도를 평가하고, 유세가 미진한 지역을 추가로 추천한다. 챗봇을 통해 후보자가 ‘오늘 비가 오니 이에 맞춰 일정을 짜달라’고 요청하면 실내 위주의 유세 동선을 제안한다. AI 사무장은 개혁신당 ‘99만원 선거 실험’ 패키지의 핵심 장치 중 하나다. 공천 심사비와 정당 기탁금을 없앤 데 이어 선거운동도 AI를 통해 비용을 낮춘다. 이 대표는 “향후 공개할 시스템이 (이외에도) 7~8개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