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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민간인 사찰 이쯤에서 덮겠다는 건가

    민간인 불법사찰에 대한 검찰의 재수사가 흐지부지 끝날 것 같다. 검찰은 지난달 장석명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과 김진모 전 청와대 민정수석실 민정2비서관을 불러 조사했으나 이들은 검찰수사에 대한 압력행사 등 관련 의혹을 부인했다. 엊그제는 정정길·임태희 전 청와대 비서실장에 대해 서면질의서를 보냈으나 수사에 도움이 될 만한 답변이 올 것 같지는 않다. 구색 갖추기에 솜방망이 조사로 일관했으니 성과가 나올리 만무하다. ‘사즉생’(死則生)의 각오로 수사에 임하겠다는 검찰의 공언(公言)은 허언(虛言)이 되고 말았다. 검찰은 장진수 전 국무총리실 주무관의 잇단 폭로로 지난 3월 이번 사건에 대해 재수사에 나섰으나 추가로 밝혀낸 것은 미미하다. 자칭 몸통이라고 주장한 이영호 전 청와대 고용노사비서관과 최종석 전 청와대 행정관을 불법사찰에 대한 증거인멸 혐의로 구속했을 뿐 증거인멸의 윗선은 누구이고 불법사찰의 비선이 어떻게 구성됐는지 등은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불법사찰에 관여한 혐의로 추가기소된 진경락 전 국무총리실 기획총괄과장이 작성한 문건에서 보듯 청와대 고위층 어디까지 보고가 됐고 누가 개입했는지와 이 사건 무마를 위해 건네진 ‘관봉 5000만원’의 출처도 새롭게 밝혀진 것이 없다. 부실수사는 어느 정도 예견된 것이다. 사건 당시 권재진 법무부 장관이 청와대 민정수석으로 일해 수사의 장애요인이 됐기 때문이다. 검찰은 윗선 개입 여부의 단서를 찾기 위해선 청와대 장석명 비서관과 김진모 전 민정비서관을 강하게 추궁해야 했으나 비밀리에 불러 조사한 뒤 더 이상 추가조사가 필요없다며 면죄부를 줬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사안의 민감성 때문인지 검찰 수사는 한없이 굼떴다. 이런 면죄부·면피성 수사를 수긍하고 받아들일 국민은 아무도 없다. 우리는 검찰 재수사가 시작되기 전 특별검사제를 도입, 불법사찰 및 권력기관의 은폐의혹을 규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 등 정치권은 하루 빨리 국회를 열어 이번 사건을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논의해 주기 바란다. 특검 외에 국정조사와 청문회도 가능할 것이다.
  • 임태희·정정길 서면조사… 檢 ‘민간사찰’ 속전속결

    민간인 불법사찰 및 증거인멸 사건을 재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팀장 박윤해)은 지난달 31일 임태희(56)·정정길(70) 전 청와대 대통령실장에게 서면질의서를 각각 보냈다고 3일 밝혔다. 앞서 지난달 30일과 31일 각각 ‘입막음용 관봉 5000만원’을 마련했다는 의혹과 증거인멸 개입 의혹이 제기된 청와대 민정수석실의 장석명(48) 공직기강비서관과 김진모(46·현 서울고검 검사) 전 민정2비서관을 비공개 소환한 데 이어 두명의 전직 대통령실장에 대한 조사까지 진행함으로써 검찰의 재수사는 사실상 마무리 수순에 접어든 것으로 보인다. 검찰 관계자는 “임 전 실장과 정 전 실장과 관련된 의혹을 확인하기 위해 서면질의서를 보냈지만 답변서는 아직 오지 않았다.”며 “답변서가 도착하면 내용을 검토한 뒤 추가 조사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임 전 실장은 2010년 7월 검찰의 1차 수사가 시작될 당시 대통령실장에 임명됐으며 불법사찰 관련 증거인멸 등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재판받던 이인규(56) 전 공직윤리지원관과 진경락(45·구속기소) 전 기획총괄과장의 가족에게 명절위로금을 건넨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임 전 실장은 또 지난해 2월 진 전 과장이 중앙징계위원회에 제출한 진술서를 통해 ‘이영호(48·구속기소) 전 청와대 고용노사비서관이 불법사찰과 증거인멸을 지시했다.’는 내용을 파악하고도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 전 실장은 공직윤리지원관실이 설치된 2008년 6월부터 대통령실장을 지냈으며, 이 전 비서관으로부터 지원관실의 사찰 내용을 보고받은 뒤 이를 이명박 대통령에게 직접 보고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검찰은 진 전 과장이 작성한 것으로 알려진 ‘공직윤리지원관실의 업무추진 지휘체계’ 문건에서 보고라인이 ‘공직윤리지원관→BH 비선→VIP(대통령) 또는 대통령실장’ 순서로 기재된 사실을 파악, 서면을 통해 정 전 실장에게 불법사찰 내용의 인지 여부와 이 대통령에게 보고한 사실이 있는지 등을 질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이 불법사찰 내용과 증거인멸 등을 보고받았을 것이라는 정황은 관련자 진술 등을 통해 여러 차례 제기된 바 있다. 특히 장진수(39) 전 지원관실 주무관은 자신과 관련된 사안이 VIP(이 대통령)에게 보고됐다는 말을 후임자한테 들었다고 폭로하는 등 이 대통령의 관련성을 여러 차례 제기했다. 하지만 검찰은 이 부분에 대한 판단을 유보할 것으로 전망된다. 검찰은 민정수석실과 관련된 내용에 대해서조차 “이 전 비서관 등이 부인하고 있다. 앞으로 나가지 못하고 있다.”며 민정수석실이 증거인멸 등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규명할 수 없다는 점을 강조해 왔다. 결국 민정수석실 비서관들에 이어 두 전직 대통령실장에 대한 서면조사 등 ‘면피성 수사’를 끝으로 민간인 불법사찰 및 증거인멸 재수사는 마무리될 공산이 커졌다. 이 대통령을 비롯한 권력핵심과 관련된 의혹이 풀리지 않은 상태에서 수사가 마무리되면 또다시 부실수사 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최재헌기자 goseoul@seoul.co.kr
  • 민주몫 부의장 후보들 득실계산 분주… 4일 경선

    국회의장으로 충청도 출신 친박근혜계 강창희 새누리당 의원이 당선됨에 따라 국회 부의장 자리를 놓고 민주통합당 후보들의 경쟁이 본격화됐다. 후보로 나선 이석현 의원과 박병석 의원은 오는 4일 국회의원 워크숍에서 치러질 부의장 선출을 놓고 자신의 승리를 자신했다. 이 후보는 의원들에게 전화를 돌리며 한표를 호소했고, 박 후보는 초선들에게 ‘의정 노하우’가 담긴 세 차례 편지를 보내는 등 정성을 기울였다. 이 후보는 1일 서울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국회 내 여야 대치가 심각할 때는 국회 부의장이 조정력을 발휘해 대화의 물꼬를 터야 한다.”면서 “그러려면 아무래도 다선 의원이 부의장을 하는 게 낫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5선이고 박 후보는 4선이다. 특히 충청 출신 강 의원(대전)이 국회의장이 된 만큼 지역구 분배 차원에서 수도권(경기 안양 동안갑)이 지역구인 이 후보가 부의장 당선에 유리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온다. 이에 대해 박 후보는 “4선 이상이면 크게 다선 의미가 없다.”고 일축한 뒤 “부의장은 여야 간 협상력이 중요한데 2008년 한·미 소고기 협상 당시 정책부의장이었던 나는 협상창구인 임태희 전 의장과 합의안을 만들어 3개월간 표류하던 국회를 정상화시켰다.”며 자신이 적임자임을 부각시켰다. 충청 대선 표심을 겨냥한 새누리당에 맞서 대전이 지역구인 박 후보를 오히려 최소한의 맞대응 카드로 써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17~18대 국회에서 열린 세 차례 부의장 선거에서는 모두 차수 낮은 후보가 당선됐다.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민정실 면피용 조사… 민간사찰 재조사도 ‘꼬리’ 자르나

    민정실 면피용 조사… 민간사찰 재조사도 ‘꼬리’ 자르나

    민간인 불법 사찰 및 증거인멸 사건을 재수사 중인 검찰이 불법사찰·증거인멸 지시 ‘윗선’과 장진수(39) 전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 주무관에게 ‘입막음’조로 전달된 돈의 출처와 명목 등을 규명하지 못한 채 수사 마무리 채비를 하고 있다. 검찰은 이달 중순쯤 수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팀장 박윤해)은 청와대 민정수석실의 장석명(48) 공직기강비서관과 김진모(46·현 서울고검 검사) 전 민정2비서관을 지난달 30일과 31일 각각 불러 조사했다고 1일 밝혔다. 장 비서관은 류충렬(56) 전 총리실 공직복무관리관이 지난해 4월 장 전 주무관에게 건넨 ‘관봉 5000만원’과 관련돼 있고, 김 전 비서관에 대해서는 증거인멸 지시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검찰 관계자는 “장 비서관이나 김 전 비서관 모두 관련된 의혹을 부인하는 취지로 진술했다.”면서 “더 이상 민정수석실 관련자들에 대한 소환조사는 없다.”고 말했다. 검찰이 주요 조사대상자였던 이들 전·현직 민정수석실 비서관 소환을 비공개로 진행한 데다 오후 늦게 출석하는 것을 용인하고, 이례적으로 이들의 부인 취지 진술 내용을 공개한 것 등과 관련, 일각에선 ‘형식적인 조사’ ‘면피용 수사’라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특히 관봉 5000만원의 출처와 관련, 장 전 주무관이 “류 전 관리관이 ‘장 비서관이 마련한 돈’이라고 했다.”고 진술했고, 특이하게도 한국은행 띠지로 묶인 5만원권 신권 1000장 묶음이어서 출처 규명이 상대적으로 쉬울 것으로 예상됐지만 검찰이 “나는 그 돈과 무관하다.”는 장 비서관의 진술에서 더 이상 앞으로 나가지 못한 점은 수사의지를 의심케 하는 대목이다. 결국 비서관급 인사들만 한 차례 소환한 뒤 민정수석실 관련 수사를 끝냄으로써 검찰이 ‘꼬리 자르기’를 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검찰 관계자는 “지난달에 수사를 끝내려 했다.”면서 “증거인멸이 이뤄졌을 당시 민정수석이었던 권재진 법무장관은 사퇴하지 않는 한 조사하기 힘들고, 의혹이 제기된 임태희 전 대통령실장 등 청와대 고위직들도 조사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검찰은 불법 사찰 몸통으로 지목된 박영준(52·구속) 전 지식경제부 차관을 지난달 31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신문조서를 받았다고 밝혔다. 박 전 차관은 지원관실을 동원해 민간기업을 불법 사찰하고, 이상휘(49)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을 통해 지난해 9월 청와대 인근 커피숍에서 장 전 주무관에게 입막음 대가로 700만원을 건네라고 지시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박 전 차관이 개입한 것으로 보이는 사찰의 경우 민간인 피해 유무보다는 업무처리 과정에서의 불법 여부를 살펴보고 있다.”면서 “다시 불러 조사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김승훈·최재헌기자 hunnam@seoul.co.kr
  • ‘D -200’… 대선 드라마 시작된다

    ‘D -200’… 대선 드라마 시작된다

    19대 대한민국 대통령 선거(12월 19일)가 2일로 200일을 남겨두고 있다. 이번 대선은 역대 어느 대선보다 전체 일정이 늦어지고 있다. 제1 야당인 민주통합당의 경우 유력 대선주자 그 누구도 출마를 공식 선언하지 않았다. 새누리당도 정몽준 전 대표, 김문수 경기지사, 이재오 전 특임장관, 임태희 전 대통령실장 등 비박(비박근혜) 주자들만 출마를 선언했을 뿐이다. 올해와 마찬가지로 총선과 대선이 겹쳐 있던 1992년 14대 대선의 경우 5월에 여당인 민자당은 김영삼, 야당인 민주당은 김대중을 대통령 후보로 확정했다. 직전인 17대 대선을 제외하고는 역대 여야 후보는 이르면 4월, 늦어도 7월에 결정됐다. 그만큼 올해 대선 지형도가 혼돈 양상인 걸 방증하는 셈이다. 대선 경선 시점 역시 늦춰질 가능성이 적지 않다. 여야 모두 국민적 관심을 모을 수 있는 블록버스터급 대선 후보 경선을 희망하고 있지만 오는 7월 27일 개막하는 영국 런던올림픽 일정을 피해야 한다는 의견이 적지 않다. 여야 경선 시기도 런던올림픽 폐막일(8월 12일) 이후로 순연될 수 있다. 대선 후보 확정이 늦어질수록 여야 최종 주자들에 대한 자질 검증도 압축적으로 이뤄질 수밖에 없다. ‘늦은 대선’의 피해는 국민에게 짐지워진다. 이광재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 사무총장은 “대통령을 뽑는 건 대형 점보기를 비행시키는 것과 같다. 그런데 후보 선출 기간이 짧다 보면 항법과 방향도 모르는 기장을 뽑을 수 있다. 얼굴과 이미지로만 선출하게 된다.”고 우려를 제기했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국민이 예측가능하게 대선을 만들어야 하는데 올해는 2007년 17대 대선보다도 더 늦어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며 “안철수 원장이 대선 시기를 늦추며 야권 주자들의 지지율을 잠식하는 엑스맨 역할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기존의 여야 후보들은 어느 정도 검증이 됐지만 안 원장은 검증은커녕 추상적인 인물로 그가 말한 복지·평화·정의는 이미 20년 전부터 나온 정책 키워드”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오는 9일 열리는 당 대표 등 차기 지도부 선출 전당대회 이후가 대선 스타트 시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친노 유력 주자인 문재인 상임고문은 지난달 30일 싱크탱크인 ‘담쟁이포럼’을 출범하며 대선 플랜 가동에 돌입했다. 그는 당 대표 경선이 끝나는 9일 이후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할 계획이다. 이달 중에 외곽 조직인 ‘문재인의 친구들’도 띄울 예정이다. 여의도 정치판에서는 새내기 격인 문 고문은 당내 구도가 문재인 대 반(反)문재인으로 흘러가면서 고전하는 양상이다. 대선 출마를 놓고 전략적 모호성을 지속하고 있는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은 참여정부 춘추관장 출신인 유민영씨를 언론 담당으로 영입하며 특유의 ‘메시지 정치’를 이어가고 있다. 서울대 1학기 학사 일정이 끝나는 6월 말 이후가 그의 출마 시기로 점쳐지고 있다. 김두관 경남지사는 당 대표 경선에서 ‘영남 대표성’이 부각되면서 ‘잠룡’에서 유력 대선주자로 발돋움했다. 오는 12일 자서전인 ‘아래로부터’ 출판기념회를 기점으로 대선 행보를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은 지사 임기가 하프라인을 넘는 다음달 1일 이후 대선 출마를 선언할 것으로 본다. 손학규 상임고문은 당내 지지모임을 기반으로 경제·복지 정책의 전문가 이미지를 쌓고 있다. 측근들은 출마 시점을 전당대회 이후로 보고 있다. 민주당의 ‘좌클릭’에 부담감을 갖고 있는 중도층이 손 고문의 주요 지지층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정세균 상임고문은 정치 1번지 종로 당선을 기점으로 대선주자로 변신했다. 그는 “저평가 우량주는 장이 본격적으로 서면 평가를 받게 된다.”며 이달 중으로 출마 시점을 저울질하고 있다. 새누리당 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장도 이달 중순 출마가 점쳐지고 있다. 박 전 위원장 측근 의원들은 “이미 대권에 도전하는 게 기정사실이 된 만큼 출마 선언 자체에 큰 의미를 두지 않고 있다.”는 반응이다. 다만 선언적 의미에서 박 전 위원장이 국민들에게 대선 후보로서의 비전을 밝히는 자리는 필요한 만큼 6월 중순쯤으로 시기를 잡고 있다. 올해 대선 지형을 뒤흔들 대형 변수도 적지 않다. 여야 모두 화두는 ‘단일화’다. 새누리당은 선진통일당 등 보수 진영의 연대가 핵심이다. 지난달 29일 선진당 대표로 선출된 이인제 의원이 “대선 후보를 100% 내겠다.”고 밝힌 만큼 보수 표가 분산될 수 있다. 보수 단일화도 고려될 수 있는 상황이다. 야권에서는 민주당 대선 후보와 안 원장의 단일화가 관건이다. 민주당은 안 원장이 현 집권 세력의 정치적 확장성에 반대하고 있다는 입장에서 ‘진보 진영의 편’으로 보고 있다. 안 원장이 민주당 후보와 단일화 경선에 나설 경우 대선 판세를 좌우할 결정적 변수가 될 것이라는 게 정치권의 공통된 시각이다. 이현정·허백윤기자 ipsofacto@seoul.co.kr
  • 이상휘, 장진수에 건넨 ‘입막음 돈’ 출처 조사

    국무총리실 민간인 불법 사찰 및 증거인멸 사건에 청와대 인사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대부분 현 정권 실세그룹인 ‘영포(경북 영일·포항)라인’이다. 특히 불법 사찰을 주도한 공직윤리지원관실 설치와 활동, 증거인멸 과정 등에 영포라인의 핵심인 박영준(52·구속 기소) 전 지식경제부 차관이 관여한 흔적이 짙어지면서 박 전 차관이 이번 사건의 ‘몸통’일 가능성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이번 사건을 재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팀장 박윤해)은 이상휘(49)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이 지난해 9월 추석을 전후로 세 차례에 걸쳐 장진수(39) 전 지원관실 주무관에게 전달한 ‘입막음 자금’의 출처 등에 대해 수사 중이라고 30일 밝혔다. 검찰은 이 전 비서관이 박 전 차관의 부탁을 받고 장 전 주무관에게 증거인멸 입막음조로 700만원을 건넨 것으로 보고 있지만 이 전 비서관은 전날 검찰조사에서 “형편이 어렵다는 소식을 듣고 100만원씩 모두 300만원을 건넸을 뿐 박 전 차관과는 무관하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이 전 비서관 역시 영포라인으로 분류되는 경북 포항 출신으로 박 전 차관과 개인적 친분도 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박 전 차관과 이 전 비서관은 필요하면 추가로 소환할 수 있고 장 전 주무관도 조만간 불러 조사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면서 “현재 돈의 출처와 대가성을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사건과 관련해 청와대 고위 인사가 등장한 것은 이 전 비서관까지 모두 네 번째다. 앞서 검찰은 임태희 전 대통령 실장이 2010년 1차 수사 과정에서 장 전 주무관과 이인규 전 공직윤리지원관, 진경락 전 기획총괄과장에게 금일봉을 전달한 사실을 파악했다. 장 전 주무관은 또 “류충렬 전 총리실 공직복무관리관이 5000만원을 건넬 때 ‘장석명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이 마련한 돈’이라고 말했다.”며 장 비서관의 ‘역할’을 밝혔다. 이영호(49·구속 기소) 전 청와대 고용노사비서관이 별도로 장 전 주무관에게 2000만원을 건넨 과정도 파악됐다. 검찰은 청와대 인사들이 장 전 주무관에게 현금을 잇달아 전달한 것이 증거인멸 폭로를 막기 위한 일종의 ‘입막음’ 성격이 크다고 보고 돈 전달자를 중심으로 혐의점과 연결고리를 파악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특히 이들이 하나같이 장 전 주무관과는 업무 공조 경험이 없고 개인적인 친분도 없는 상태에서 단순히 “처지가 안타까워 돈을 모아줬다.”고만 진술하고 있다는 점에서 ‘핵심 인물’을 보호하기 위한 일종의 ‘말 맞추기’일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검찰은 박 전 차관의 역할 규명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박 전 차관에 대해서는 ‘영포라인’을 중심으로 구성된 지원관실의 불법 사찰을 보고받은 비선라인이라는 의혹과 함께 차명 휴대전화를 이용해 증거인멸 과정에도 개입한 정황이 이미 포착된 상태다. 검찰은 박 전 차관이 2008년 7월 창원의 S건설 대표로부터 울산시 발주 사업시행권을 수주할 수 있도록 해 달라는 청탁 명목으로 1억원을 받은 뒤 지원관실에 경쟁업체인 T사에 대한 불법 사찰을 지시했다는 의혹과 관련, 이번 주 중 박 전 차관을 다시 불러 조사할 계획이어서 그와 관련된모든 의혹을 규명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최재헌·홍인기기자 goseoul@seoul.co.kr
  • 강기갑, 이석기·김재연 사퇴시한 25일로 연기 왜

    강기갑, 이석기·김재연 사퇴시한 25일로 연기 왜

    강기갑 통합진보당 혁신비상대책위원장이 당초 예고한 시한을 넘기며 사퇴를 거부하고 있는 이석기·김재연 비례대표 당선자 등의 사퇴 시한을 25일로 늦췄다. 검찰의 당원명부 압수수색을 둘러싼 내부 반발을 수습하고 당선자들의 출당을 위한 명분을 쌓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새누리당은 부정 선거 논란을 일으킨 일부 통진당 당선자들에 대한 국회 제명안을 개원 협상 때 민주통합당과 논의하겠다는 입장이어서 향후 사태 추이의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신당권파인 강 위원장은 23일 비대위 회의에서 “지붕을 고치고 있는데 안방에 도둑이 들었다. 당의 (부족한) 자정노력이 (검찰 압수수색) 사태의 빌미를 준 게 아닌가 반성하고 있다.”면서 “25일 정오까지 비례대표 당선자 및 후보자들의 사퇴서가 당에 들어오지 않으면 최후의 수단밖에 남지 않는다.”고 출당·제명 조치를 시사했다. 그는 “14명의 경쟁명부 비례대표의 총사퇴 집행은 혁신비대위가 해야 할 첫 번째 도의다. 당의 부족과 잘못으로 발생한 상황에 대해 함께 책임지고 새로운 모습으로 거듭나자.”고 호소했다. 이는 검찰 압수수색의 책임 공방 속에 출당을 밀어붙일 경우 신·구 당권파 간 갈등이 확대될 수 있다는 점이 고려됐다. 중앙당의 출당조치를 피하려 경기도당으로 당적을 변경하기까지 한 이·김 당선자에게 자진 사퇴 기회를 한 번 더 줘 제명의 명분을 보완한다는 의미도 있다. 실제 경기동부연합의 구당권파와 같이 사퇴 거부 당선자들의 당기위 제소에 반대했던 부산·울산·경남연합 측도 이러한 당의 절차에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통진당 새로나기 특별위원회’를 출범시켜 다음 달 30일까지 대중 정당으로 거듭나기 위한 혁신 과제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구당권파는 그러나 거듭 반발했다. 광주·전남연합 소속의 김선동 의원은 라디오방송에서 “주범으로 매도되는 이·김 당선자가 사퇴하면 부정 선거 의혹을 시인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검찰의 압수수색과 관련, “진상조사위가 의혹 부풀리기식으로 발표하고 언론이 기정사실화하고 확대해서 검찰에 압수수색의 빌미를 제공한 게 아니냐.”며 신당권파와 언론을 비판했다. ‘반(反)혁신비대위’인 당원비대위는 오전 당원 명의로 강 위원장의 직무집행과 중앙위 사퇴안 의결에 대해 효력을 정지하는 ‘강기갑 혁신비대위원장 직무집행정지 및 중앙위 안건 결의 효력정지 가처분’을 법원에 신청했다. 이들은 “중앙위 회의를 속개하지도 않은 상태에서 전자투표로 안건을 상정, 표결했다는 건 있을 수 없는 명백한 절차상 하자로 이에 근거한 혁신비대위나 위원장직은 폐지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이에 대해 이지안 통진당 부대변인은 “혁신비대위는 당을 대표하는 정통 기구로 적법성에 문제가 없고 법원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런 가운데 새누리당은 민주당과 협의해 부정 선거를 치른 통진당 당선자를 제명하겠다고 압박했다. 이한구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통진당이 출당시킨다고 의원직을 유지 못하는 게 아니기 때문에 해결 방법은 제명밖에 없다. 단독 추진보다 민주당에 제안해 원내 개원 협상 테이블에 올려 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임태희 전 대통령실장도 “국회가 개원하면 윤리위에 해당 당선자를 회부하고 의원자격을 심각하게 훼손한 데 대해 모든 국회의원 직무와 자격을 일단 정지시키는 규정을 마련해야 한다.”며 의원 제명기준을 완화하기 위한 ‘원포인트 개헌’ 국회를 열 것을 강조했다. 박기춘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협의는 할 수 있지만 제명이 가능한지는 지금 단계에서는 답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미희 당원비대위 대변인은 “국민의 선택에 의해 뽑혔고 큰 문제가 있는 것도 아닌데 제명 논의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불쾌해했다. 강주리·황비웅기자 jurik@seoul.co.kr
  • 임태희, 문제의원 퇴출 운동 제안

    새누리당의 대선 후보 경선 참여를 선언한 임태희 전 청와대 대통령실장은 20일 통합진보당 일부 비례대표 당선자의 사상편향 논란과 관련, ‘문제의원 퇴출을 위한 국민참여운동’을 공개 제안했다. 임 전 실장은 국회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며칠 전 국회의원 제명 요건을 완화하고 국민소환을 통해 문제 의원을 제명할 수 있는 일명 ‘통합진보당 사태 방지법’을 제안했는데 많은 분이 공감과 지지를 표명해 줬다.”면서 “(개헌을 위해) 200명이 넘는 국회의원을 모으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지만 국회의원은 국민의 머슴으로, ‘3분의2가 모일 수 있겠느냐’는 반문은 머슴이 할 말이 아니며, 머슴은 국민이 모이라고 하면 모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임 전 실장은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부정하는 사람이 국회의원이 돼 아무 제약 없이 활동한다면 정치상황에 따라 국정원, 검찰, 청와대에 그들의 사람이 들어가지 않는다고 장담할 수 있느냐. 이것이 작은 일이냐.”고 반문하고 “국민 여러분께 간절히 호소한다. 국민의 이름으로 ‘국회의원들은 모두 모여라‘, ‘대통령이 발의를 검토하라’고 명령해 달라.”고 촉구했다. 그는 “문제 의원 제명 요건 완화에 찬성하는 모든 시민단체가 성향에 관계없이 한자리에 모여 국민참여운동을 시작하자.”고 제의하고 “100만명의 서명을 받고 1000만명의 동의를 얻으면 의원들은 모일 것이고 대통령도 발의를 검토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황비웅기자 stylist@seoul.co.kr
  • 신당권파, 이석기·김재연 ‘국회 제명’ 검토

    신당권파, 이석기·김재연 ‘국회 제명’ 검토

    비례대표 국회의원 부정 선거 논란의 책임을 지고 경쟁 부문 비례대표 후보자 전원 사퇴를 결의한 당 방침에 반발해 의원직 사퇴를 거부하고 있는 구당권파 이석기·김재연 비례대표 당선자에 대해 통합진보당 신당권파가 급기야 국회 제명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원내 제1, 2당인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 의원들의 협조를 구해 국회 내에서 정식으로 의원 제명 절차를 밟겠다는 것이다. 부정 경선으로 만신창이가 된 당의 환부를 과감히 도려내고 새롭게 쇄신해야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고 진보 정당으로서 미래를 기약할 수 있다는 절박감의 발로로 해석된다. 18일 통합진보당에 따르면 신당권파는 이·김 당선자에 대한 대응 방안으로 두 가지 안을 만들었다고 한다. 복수의 신당권파 관계자는 “첫째는 내부적으로 반드시 이·김 당선자를 사퇴시키기 위해 노력할 것이고 사퇴가 여의치 않을 경우 새누리당, 민주당과 힘을 합쳐 국회 차원에서 두 사람을 제명시키는 쪽으로 공조를 제안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다양한 경로로 민주당에 제명 추진을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도덕성’이라는 진보 정당의 핵심 가치에 치명타를 입힌 내부의 적을 외부의 힘으로 쳐내는 ‘이이제이’(以夷制夷)를 택한 극약처방으로 풀이된다. 국회 제명 절차는 윤리특별위원회와 본회의를 거쳐 표결로 결정된다. 하지만 민주당은 “왜 우리 손에 피를 묻혀야 하느냐.”고 떨떠름해했다는 후문이다. 민주당은 야권 연대 맹신을 4·11 총선 패배의 주요 원인으로 분석하며 대선 전략 수정을 시사했었다. 야권 연대 결별을 경고한 셈이다.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이 이날 비대위에서 야권 연대 추진 여부를 놓고 의원총회를 소집하겠다고 밝힌 것도 심상치 않다. 그는 “야권 연대에 깔린 어둠이 걷히는 게 아니라 더 깜깜한 밤이 되는 것 같다.”면서 “필요성에 절감하지만 모든 문제의 해결은 통진당이 국민의 마음을 얻기 위해 결정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때문에 신당권파에서는 대선 야권 연대 과정에서 쇄신한 당의 모습을 민주당에 보여야 한다는 의견까지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전날 강기갑 비상대책위원장은 박 비대위원장을 예방해 “(이·김 당선자 등 비례대표) 당선자들이 당 중앙위원회의 (사퇴) 결의를 따르고 쇄신할 수 있도록 노력할 테니 야권 연대를 잘해보자.”고 말했다고 한다. 부정으로 당선된 의원들을 실질적으로 배제할 수 있도록 한 ‘통진당 사태 방지법’을 제안한 임태희 전 대통령실장을 포함해 새누리당은 연일 통진당 부정 경선 연루자의 사퇴를 촉구하고 있다. 민주당이 열쇠를 쥔 셈이다.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문제의원 방지法’ 임태희 여론몰이

    ‘문제의원 방지法’ 임태희 여론몰이

    통합진보당 이석기·김재연 비례대표 당선자를 둘러싼 갈등이 장기화되자 이들의 국회 입성을 법적으로 막아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대권 도전을 선언한 임태희 전 대통령실장은 17일 문제 있는 국회의원에 대한 제명 요건을 강화하는 내용의 이른바 ‘통합진보당 사태 방지법’을 제안했다.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부정하거나 부정으로 당선된 사람을 실질적인 제도로 배제할 수 있어야 한다.”면서다. 통진당 사태를 두고 여야가 각각 역풍과 야권 연대 등을 감안해 거리를 두고 있는 가운데 임 전 실장이 여론몰이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임 전 실장은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실상 의결이 불가능할 정도로 (국회의원 제명에 대한) 의결 정족수가 높은 데다 동료 의원에 대한 온정주의가 겹쳐 사실상 제명이 불가능했다.”면서 “이런 문화가 결국 통진당 사태를 보며 전 국민이 분노하면서도 그들이 스스로 그만두지 않는 한 막을 수도 없는 참담한 상황을 만든 것”이라고 지적했다. 임 전 실장은 헌법 제64조에 명시된 국회의원 제명 요건을 현재 국회 재적의원 3분의2 이상 찬성에서 과반 찬성으로 고치는 방안을 제안했다. 전체 국회의원 300명 가운데 200명 이상의 찬성을 얻어내기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이유에서다. 임 전 실장은 제명안이 국회 윤리위원회를 통과할 경우 소속 정당에 국고보조금 및 해당 의원의 세비 지급을 중단하는 조치도 제안했다. 이에 따르면 국회의원의 면책특권 및 불체포 특권도 박탈되고 국가 기밀에 대한 정보를 열람하는 것도 금지된다. 임 전 실장은 이와 함께 국회의원에 대한 국민소환제 도입을 주장했다. 현재 지방자치단체의 장 및 지방의회 의원을 대상으로 실시되는 주민소환제를 국회의원에게도 적용하자는 것이다. 임 전 실장은 이 같은 내용을 이날 오전 새누리당 김기현 원내수석부대표에게 전달했고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전했다.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 ‘박영준·이영호가 비선 親盧인사 퇴출이 과제’ 불법사찰 수사 새국면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이 VIP(이명박 대통령)에게 충성하는 ‘비선’ 조직에 의해 신설·운영되고, 사찰 내용은 비선 인사를 거쳐 대통령 또는 대통령실장에게 보고됐다는 문건이 발견됐다. 이에 따라 검찰은 박영준(52·구속) 전 총리실 국무차장과 이영호(48·구속기소) 전 청와대 고용노사비서관을 비선 인사로 보고, 이들이 불법 사찰에 개입한 증거를 확보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검찰의 수사가 새로운 국면을 맞은 것이다. ●2008년 8월 진경락씨 작성… ‘靑 비선→대통령실장’ 보고 민간인 불법 사찰 및 증거인멸 사건을 재수사하고 있는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팀장 박윤해)이 16일 확보한 ‘공직윤리지원관실의 업무추진 지휘체계’(2008년 8월 28일 작성) 문건에는 지원관실 신설 목적 및 성격, 지휘·보고 체계, 당면과제, 운영상 유의사항 등이 자세하게 기록돼 있다. 문건에 따르면 ‘공직윤리지원관실은 노무현 정권 인사들의 음성적 저항과 일부 공직자들의 복지부동으로 인해 VIP의 국정수행에 차질이 빚어지자’ 이를 타개하기 위해 설치됐다. ‘공직사회의 기강확립과 사기진작을 위해 일하는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서’라는 것이다. ‘VIP의 원활한 국정수행을 뒷받침하는 데다 레임덕 방지를 위해서도 긴요’하다고도 했다. 특히 ‘비선 조직은 야당의 정치 공세에서 자유롭고, VIP의 부담도 덜 수 있다.’는 이유를 들었다. 지휘체계에 대해서는 ‘일상적인 공직기강 업무는 국무총리가 지휘하지만 특명사항은 VIP에게 절대 충성하는, 일심(一心)으로 충성하는 친위조직이 비선에서 총괄지휘한다.’고 명기돼 있다. 보고 체계와 관련해서는 최대한 줄이되 경중을 고려, ‘일반 사항은 총리에게 보고하지만 특명사항은 청와대 비선을 거쳐 VIP 또는 대통령실장에게 보고한다.’고 적혀 있다. ●전직 총리실 조사관 “이영호씨 입 열면 현정권 무너질 것” 주장 문건에는 이영호 전 비서관이 지원관실의 막후 실세임을 보여 주는 정황도 나온다. ‘자체 기획하거나 VIP 지시사항은 BH 공직기강팀과, 첩보·인지 등 기타 비공식적으로 추진된 내용은 고용노사비서관과 사전 조율’이라고 써놓고 있다. 비선 실세인 이영호 전 비서관이 이인규 전 공직윤리지원관이나 진경락(45·구속기소) 전 기획총괄과장에게 사찰을 지시하고, 이들을 통해 보고받은 내용을 대통령 또는 대통령실장에게 보고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와 관련 전직 총리실 조사관 A씨는 “이 전 비서관이 지원관실 사찰 내용을 대통령에게 직보했다.”면서 “이 전 비서관이 입을 열면 현 정권은 무너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문건은 노무현 정부 인사들의 퇴출이 당면과제 중 하나라고 적고 있다. ‘전 정권 말기에 대못질한 코드인사 중 MB 정책기조에 부응하지 못하거나 저항하는 인사에게 사표 제출 유도’라는 문구와 함께 ‘2008년 9월 현재 공기업 임원 39명, 필요시 각 부처 감사관실 동원할 것’이라는 계획도 담았다. 정권 출범 초기 노무현 정부에서 임명한 공기업 사장 등을 퇴진시키기 위해 회유와 압박을 가한 의혹이 불거졌던 사실과 일치하고 있다. 문건 작성일인 2008년 8월 이후 대통령실장은 정정길씨와 임태희씨다. 검찰은 이 문건을 김경동 전 지원관실 주무관의 휴대용저장장치(USB)에서 확보했으며, 진 전 과장이 해당 문건을 작성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김승훈기자 hunnam@seoul.co.kr
  • 與 대권경쟁 ‘개헌론’ 새 변수

    與 대권경쟁 ‘개헌론’ 새 변수

    새누리당 이재오 의원이 대권 출마 선언 이후 개헌론에 시동을 걸었다. 14일 국회도서관 강당에서 개최한 ‘4년 중임 분권형 대통령제 개헌’ 토론회에서다. 개헌 필요성에 대한 관심과 여론을 조성하려는 움직임에 비박(비박근혜) 주자들도 동조하며 개헌론이 여당 대권 경쟁 변수의 한 축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 의원은 토론회 주제 발표에서 “배추값부터 통일 문제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을 대통령이 직접 챙기는 권력구조하에서는 성공한 대통령을 기대하기 어렵다.”면서 “이런 사회적 갈등과 부패로 없어지는 돈이 1년에 300조원 가까이 된다.”고 분권형 개헌을 역설했다. 이어 자신이 구상해 온 이원집정부제 성격의 개헌안을 공개하면서 여야 대선 후보들에게 개헌 끝장 토론을 제안했다. 앞서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도 이 의원은 개헌 가능성에 대해 “국회에서 발의, 국민투표를 거치면 (집권) 6개월 안에 충분하다.”면서 “하려는 의지만 있으면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선 주자인 정몽준 의원도 토론회에 참석해 비박 연대의 개헌 연대 가능성에 힘을 실었다. 정 의원 측에서 먼저 참석 의사를 전해 온 것으로 전해진다. 이재오계인 진수희·권택기 의원, 김해진 전 특임차관 등도 모습을 보였다. 정 의원은 축사에서 “18대 국회에서 개헌 논의를 못 한 것은 제1당인 (당시) 한나라당의 책임이 제일 크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청와대에서 임기 초에는 권력 누수 현상이 생긴다고 안 했고 임기 후반부엔 차기 (대통령) 되실 분이 안 했으면 좋겠다고 해서다. 그럼 우린 언제 헌법에 대해 토론하느냐.”고 반문했다. 정 의원은 전날 “4년 중임제는 부정적이지만 대통령 권력 분산을 위한 개헌에는 찬성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권력 분점’ 측면에선 이 의원과 개헌 논의를 함께 할 가능성이 열린 것으로 풀이된다. 비박 주자들은 대선 국면에서 ‘개헌’이라는 큰 틀을 공유하는 한편 각론에서 다양한 목소리를 키우며 연대의 몸집을 불려 나갈 것으로 보인다. 대선 경선 도전을 선언한 임태희 전 대통령실장도 이날 개헌론에 가세했다. 임 전 실장은 라디오 인터뷰에 출연해 “개헌론 논의를 시작할 때도 됐다고 생각한다.”며 긍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그는 “1987년 헌법이 지금까지 오고 있는데 우리 헌법의 옷을 시대 변화에 맞게 고칠 때가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4년 중임제에 대해서는 “사석에서 고민을 많이 했다. 일종의 ‘네이션 리빌딩’(국가 개조)에 관한 문제”라고 대답을 유보했다. 이재연·최지숙기자 oscal@seoul.co.kr
  • 안철수, 카이스트·충남대 교수와 스터디그룹… 대선행보 ‘속도’

    안철수, 카이스트·충남대 교수와 스터디그룹… 대선행보 ‘속도’

    범야권 대권주자인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대선 행보 속도가 빨라지는 기류다. 안 원장이 정치적 행보에 대해 구체적인 입장을 밝히고 있지는 않지만 그의 주변과 정치권에서는 대선 출마를 짐작하게 하는 다양한 정황이 늘어나고 있다. 무엇보다 사람들이 조직화돼 가는 양상이다. 민주통합당의 한 관계자는 9일 안 원장이 카이스트 교수로 재직하던 시절 인연을 맺은 카이스트·충남대 교수를 중심으로 스터디그룹을 운영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스터디그룹은 특히 운영에 필요한 제반 사항을 안 원장 측에서 지원한다는 설까지 나돌면서 스터디그룹이 향후 진행될 대선정국에서 안 원장의 ‘싱크탱크’ 역할을 맡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정치인들에 의한 자생적 지지모임 결성도 포착되고 있다. 본격적인 대선 행보에 나설 경우에 대비, 사전에 지지기반을 구축하겠다는 모임들이 다수 생겨나고 있다. 특히 이번 총선에서 예상 밖 부진으로 사실상 대권에서 거리가 멀어진 한 인사의 외곽조직 인사들이 안 원장 쪽으로 속속 ‘전향’하고 있다는 얘기도 나돌고 있다. 안 원장은 지난 8일 오후 경기 수원시 영통구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에서 비공개로 진행된 입학설명회를 가진 뒤 보도진이 대선 행보에 대해 질문해도 “죄송합니다.”, “꽃이 예쁘게 피었네요.”라는 말만 했다. 대선이나 정치 얘기는 일절 하지 않았다. 안 원장 측 인사도 9일 “지난 3월 27일 서울대에서 밝힌 입장과 특별하게 달라진 것이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당시 안 원장은 강연과 질의응답을 통해 “내가 만약 사회에 긍정적인 발전을 일으킬 수 있는 도구로만 쓰일 수 있으면 설령 그게 정치라도 감당할 수 있다.”고 정치 참여 가능성을 열어 놓았다. 따라서 민주통합당은 물론 여권의 ‘안철수 구애’도 여전하다. 대선출마를 공식 선언한 임태희 전 대통령실장은 이날 안 원장과 민주당 정세균 전 대표와 함께 제3세력을 형성할 가능성이 있음을 내비쳤다. ‘희망2013승리2012원탁회의’도 성명을 통해 진보개혁세력 연대의 재구성을 촉구하면서 “안철수 지지세력까지 껴안아야 한다.”고 권고했다. 이춘규 선임기자 taein@seoul.co.kr
  • 大權도전 임태희 “박근혜, 킹메이커 역할해야”

    大權도전 임태희 “박근혜, 킹메이커 역할해야”

    임태희 전 대통령실장이 8일 18대 대통령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새누리당 내에서는 김문수 경기도지사와 정몽준 전 대표, 안상수 전 인천시장에 이어 네 번째다. 임 전 실장은 이날 서울대학교 SK경영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저는 지금 이 순간 한국 정치의 구태의연한 틀을 부수는 일을 시작한다.”며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그는 지난 40년간 한국 정치를 영남과 호남이라는 두 축의 싸움으로 규정했다. 그는 “만일 박근혜 위원장이 대통령이 되면 상대 측에서는 유신망령이 되살아났다고 할 것이고, 문재인 상임고문이 대통령이 되면 노무현 대통령·열린우리당이 환생했구나 하고 생각할 것”이라면서 “이제는 박정희 전 대통령과 노무현 전 대통령의 틀을 넘어서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위원장에게 대선 출마 포기를 요구하는 것으로 해석되는 발언도 있었다. 그는 “박 위원장이 킹메이커 역할을 하시는 것이 가장 정치적으로 필요한 때”라면서 “지난 40년간 이런 구태의연한 틀을 깨고 새로운 정치의 틀을 여는 디딤돌이 돼 달라.”고 제안했다. 그러면서 지난 대선에서 친이(친이명박)·친박(친박근혜) 어느 계파에도 속하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했다. 다른 비박(비박근혜) 후보들과의 연대 가능성에 대해서는 “다른 출마자들과의 연대 문제는 또 하나의 구태의연함”이라고 일축했다. 자신의 출마가 이명박 대통령의 의중을 담은 게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서도 “그런 의심도 구태의연한 틀에서 상황을 보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청와대와는 (출마를) 상의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임 전 실장은 행시 24회의 정통 경제관료 출신으로 16대 국회에 정계에 입문한 뒤 3선 의원을 지냈다. 2007년 한나라당 경선 이후 이명박 대선후보·당선인 비서실장, 고용노동부 장관, 대통령실장 등 요직을 거치며 이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떠올랐다. 한편 친박근혜계 의원들은 임 실장의 발언과 관련, “어처구니없다”는 반응을 보였으며 윤상현 의원은 당 홈페이지에 글을 올리고 “당의 최대 자산인 박 위원장을 향해 황당한 낙인찍기를 하는 것도 구태의연한 분열주의적 주장”이라면서 “이런 식이라면 임 전 실장의 출마를 ‘MB시즌2’라고 한들 어찌 반박할 수 있겠는가. 통합의 리더십과도 거리가 멀다.”고 비판했다. 황비웅기자 stylist@seoul.co.kr
  • 親朴의 역공…“김문수·이재오 경선 희화화”

    여권 내 비박(비박근혜)계가 잇따라 대선 출마를 선언하고 있는 가운데 친박(친박근혜)계의 ‘역공’이 시작됐다. 전날 새누리당 이정현 의원이 정몽준 전 대표를 비난한 데 이어 2일에는 새누리당 이상돈 비상대책위원이 비박계 대선주자들을 정조준했다. 이 비대위원은 평화방송 라디오 인터뷰에서 비박계 대선주자들의 대선 출마와 관련, “지지율이 1%, 2%, 심지어는 그것도 안 되는 분들이 저마다 대선후보가 되기 위해 경선에 나가겠다고 하면 잘못하면 경선 자체를 희화화시키지 않겠는가.”라고 말했다. 그는 또 “너나없이 대선 후보에 출마하는 것은 기현상”이라면서 “대통령 경선 자체를 아주 우습게 만들어 버리지 않는가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 비대위원은 비박계 대선주자들을 한 명씩 거론하며 조목조목 비판했다. 그는 정몽준 전 대표에 대해서는 “2002년 대선 때 (후보단일화로) 노무현 당시 민주당 후보를 대통령으로 만든 장본인이고 2010년 지방선거에서는 당 대표로서 한나라당이 참패해 결국 당이 몰락하는 계기를 만든 사람이 아닌가.”라고 공격의 날을 세웠다. 그는 이어 “이재오 의원, 김문수 경기도지사 같은 경우도 과거에 한때는 민중당인지 뭔지 했던 사람들이고 실패한 이명박 정권의 한 축을 이룬 사람들”이라면서 “자신들이 걸어 온 길을 반성해야 할 부분이 많은 분들이 너나없이 대통령 후보가 되겠다는 현상은 분명 정상은 아닌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 비대위원은 조만간 대선출마를 밝힐 예정인 임태희 전 대통령 실장에 대해서는 “대통령 실장을 지냈다는 것, 특히 실패한 청와대의 실장을 지냈다는 것을 가지고 대통령 출마할 자격이 되는가. 그것도 굉장히 이상하다.”고 말했다. 이미 대권출마를 선언한 안상수 전 인천시장에 대해서는 “인천 재정을 파탄에 빠뜨려 2010년 지방선거 때 인천시장과 구청장, 시의원, 구의원에서 완전히 한나라당을 전멸시킨 장본인”이라고 비난했다. 황비웅기자 stylist@seoul.co.kr
  • 1+8, 龍들의 수싸움

    예상 밖 과열 양상이다. 새누리당 대선후보 경선 얘기다. 그렇다고 ‘박근혜 대세론’이 꺾이거나 주춤하고 있는 것도 아니다. 4·11 총선 직후 당내 대선후보 간 ‘경선 무용론’이 제기됐던 흐름의 연장선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선주자별로 복잡한 셈법이 작용하고 있다는 데서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새누리당 대선경선에는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을 비롯해 김문수 경기도지사, 정몽준 전 대표, 이재오 전 특임장관, 임태희 전 대통령실장, 안상수 전 인천시장 등의 출마가 유력한 상황이다. 김태호·정두언 의원 등도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다. 김 의원 측은 출마 여부에 대해서는 즉답을 피하면서도 “정치적 흐름을 주의깊게 보고 있다.”고 가능성을 열어 뒀다. 정 의원도 “내 역할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면 얘기하겠다.”고 밝혔다. 여기에 ‘당외 인사’인 정운찬 전 총리 역시 경선에 뛰어들 가능성이 있다. 박 위원장을 포함해 무려 9명의 주자가 경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렇듯 여권의 대선후보 경선은 형식 면에서는 다자 구도이지만 내용 면에서는 박 위원장의 독주 체제다. 무엇보다 지지율 격차가 현격하기 때문이다. 박 위원장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30~40%대 지지율을 꾸준히 유지하는 반면 나머지 후보들은 높아야 1~3%대에 불과하다. 경선이 마무리되는 오는 8월까지 4개월여 동안 이러한 판세가 뒤집힐 가능성도 아직은 적어 보인다. 앞서 1997년 신한국당 대선후보 경선 때도 마찬가지였다. ‘9룡 체제’ 속에서도 이회창 후보의 독주로 마감했다. 여권 관계자는 “비박(비박근혜) 후보들이 후보 단일화 등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내지 못하면 승산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더욱이 비박 후보들이 후보 단일화를 통해 박 위원장을 추월할 가능성도 현재로선 낮아 보인다는 게 중론이다. 박 위원장에 대항할 수단으로 ‘비박 연대’가 거론되고 있지만 각 후보들의 노림수가 다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듯 대선주자들이 터진 봇물처럼 앞다퉈 나서는 것은 각각 대선 과정에서의 정치적 노림수가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8월 대선후보 경선에서 박 위원장이 후보로 선출되더라도 12월 대선까지의 여정에서 수많은 변수가 발생할 수 있는 만큼 ‘대선후보 넘버2’의 자리를 확보해 놓겠다는 계산도 있고 이와 달리 대선 승패와 관계없이 대선후보 경선을 ‘포스트 박근혜’에서의 주도권을 확보하는 발판으로 삼으려는 의도도 있다는 것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대선 국면 못지않게 대선 이후 국면에서 정치적 공간을 확보하기 위한 치열한 수싸움이 이뤄질 것”이라면서 “비박 후보들의 단일화도 이러한 셈법을 바탕으로 가능 여부를 따질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다른 관계자는 “박 위원장에 대한 틈새 공략을 통해 적어도 세력을 구축해 나가는 전략을 쓸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위원장 주변에서 비박 대선주자들의 ‘박근혜 비판’ 발언에 대해 선별 대응하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일일이 맞대응하는 것 자체가 정쟁에 빠져드는 것일 뿐만 아니라 민생 최우선 기조와도 맞지 않고, 이는 박 위원장의 대선 행보에도 이로울 게 없다는 전략적 판단이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정 전 대표가 지난달 29일 “당내 민주주의가 실종됐다.”고 박 위원장을 비판하자 친박계 윤상현 의원이 “왜곡된 사실로 비난하는 것은 적전 분열만 가져온다.”며 자제를 요청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장세훈·최지숙기자 shjang@seoul.co.kr
  • 박근혜 독주견제… 與 대선판 ‘다자구도’로 급속 재편

    새누리당 대선후보 경쟁이 점입가경 양상이다. 4·11 총선 직후만 해도 ‘박근혜 대세론’에 막혀 주춤하는 모양새였으나, 최근 비박(非朴·비박근혜)계 인사들이 잇따라 출사표를 던지면서 다자 구도로 급변하고 있다. 차기 대선은 물론 차차기 대선까지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이는 만큼 후보 간 합종연횡 가능성이 최대 변수로 꼽힌다. 임태희(왼쪽) 전 대통령실장은 30일 “늦어도 5월 중순 이전에 새누리당 대선 후보 경선 합류를 공식 선언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김태호·원희룡 의원 등의 거취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은 차차기 대선 후보군으로도 거론되고 있는 만큼 임 전 실장의 출마 선언은 다른 잠재적 후보들의 출마 선언을 이끌어 내는 기폭제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4·11 총선에서 3선 고지에 오른 소장·쇄신파 정두언 의원도 대선 출마와 관련한 구체적인 움직임은 없으나, 가능성은 열어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비박 잠룡 3인방’ 중 정몽준 전 대표와 김문수 경기도지사가 이미 대권 도전을 선언한 데 이어 친이(친이명박)계 핵심인 이재오 의원은 이달 10일쯤 출마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안상수(오른쪽) 전 인천시장도 이달 6일쯤 경선 출마의 뜻을 밝힐 계획이다. 이렇듯 당내 비박 후보만 8~9명에 이르는 데다 장외 거물급 주자인 정운찬 전 총리까지 가세할 경우 여권의 대선 후보 경선판은 더욱 확대될 수 있다. 숫자만 놓고 보면 1997년 신한국당 대선 후보 경선 당시 ‘9룡(龍) 시대’를 능가하는 것이다. 다만 당시에는 확실한 대표주자가 없었으나, 지금은 압도적 지지율로 독주 체제를 형성하고 있는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이 있다는 점이 차이다. 비박 주자들은 ‘경선 규칙’을 고리로 박 위원장 흔들기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은 서로 각자도생하며 ‘몸집 불리기’를 한 뒤 6∼7월쯤 단일화하는 시나리오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 일각에서는 비박 후보 간 단일화를 통해 박 위원장과 1대1 구도가 형성될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당장 정몽준·이재오·김문수 3인방은 완전국민경선제(오픈프라이머리) 도입을 촉구하며 박 위원장을 압박하고 있다. 나아가 “박근혜 1인 지배체제”, “대세론은 허상” 등 강도 높은 비판 발언을 연일 쏟아내면서 박 위원장과의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임 전 실장 역시 경선 규칙 변경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다만 방점은 다른 곳에 찍혀 있다. 임 전 실장은 “오픈프라이머리 도입 얘기가 나오지만 더 중요한 것은 연령·지역별 선거인단 조정이 필요하다는 것”이라면서 선거인단 확대에 무게중심을 실었다. 당 관계자는 “경선 규칙을 바꾸려면 경선 후보 모두가 합의해야 가능한 만큼 박 위원장이 키를 쥐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면서 “비박 주자들이 한목소리로 경선 규칙 수정을 압박할 경우 전면적 또는 부분적으로 경선 규칙을 손질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전망했다. 비박 주자들의 지지율이 저조한 데다 정치적 색깔도 달라 ‘찻잔 속의 태풍’에 그칠 것이라는 시각도 존재한다. 당 일각에서는 친이계 인사들이 대선 경쟁에 잇따라 뛰어들자 ‘보이지 않는 손’이 개입하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도 나오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가 이날 “이명박 대통령의 ‘대선 불(不)개입’ 의지가 확고하다.”고 선을 그은 것도 이런 기류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씨줄날줄] 관운(官運)/곽태헌 논설위원

    노무현 전 대통령이 취임한 직후 차관급이지만 영향력은 웬만한 장관급 이상인 국세청장에 누가 낙점될지가 관심사였다. 국세청 출신 2명이 1, 2순위에 올랐고, 재정경제부(현 기획재정부) 세제실 출신 2명이 3, 4순위에 올랐다. 국세청 출신들이 너무 치열하게 경쟁하는 양상을 보이자, 청와대는 국세청 출신 모두를 제외시키고 외부 출신으로 방향을 틀었다. 대구·경북(TK) 출신이 3순위였지만, 4순위였던 호남 출신 A씨가 국세청장이 됐다고 한다. 국세청장을 발표하기 직전 역시 영향력이 막강한 자리인 경찰청장에 TK 출신이 낙점되면서, 국세청장은 호남 출신 몫으로 정리됐다는 게 정설로 돼 있다. 1년 뒤인 2004년 3월. 기획예산처 예산실장에는 호남 출신인 B씨가 임명됐다. 예산실장은 장관급 1급이라는 말을 듣는 막강한 자리다. 당시 기획예산처 장·차관 모두 영남 출신이었다. TK 출신 예산전문가가 있었지만, 총선이 얼마남지 않은 상황에서 예산실장까지 영남 출신이 할 경우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정무적 판단이 있었다고 한다. A씨, B씨 모두 그뒤 장관도 지냈다. 둘 다 금배지를 달았고, 4·11 총선에서 재선됐다. 운이 좋은 관료는 대통령과 비슷한 지역 출신이라 출세하기도 하고, 대통령과 출신지역이 다를 때에는 지역 안배 차원에서 승진하기도 한다. 노 전 대통령 시절에는 사법시험 동기(17회)들이 요직에 발탁됐다. 임태희 전 대통령실장이 청와대에 있을 때에는, 임 전 실장의 행정고시 동기(24회)들이 출세했다. 임 전 실장이 동기들을 봐줬기 때문이라는 설이 파다했다. 지나친 운명론으로 보일 수 있겠지만 옛말에 관운(官運)이라는 게 있다. 사주에 관운이 있는지를 확인한 뒤 사법시험이나 행정고시를 보는 게 좋다는 말까지 있다. 이명박 정부 들어서는 대통령과 같은 고향인 소위 ‘영포(영일·포항) 라인’이 잘나갔다. 경찰의 대표주자는 이강덕 서울지방경찰청장이었다. 그는 청와대 공직기강팀장, 치안비서관, 부산·경기지방경찰청장을 차례로 지내고 서울지방경찰청장에 발탁됐지만, 결정적인 순간에는 영포라인이라는 게 걸림돌이 됐다. 그제 김기용 경찰청 차장이 이강덕 청장을 제치고 경찰청장에 지명됐다. 김 후보자는 초등학교를 졸업한 뒤 중·고등학교 과정을 검정고시로 마쳤다. 9급 공무원과 공기업 직원으로 근무하며 방송통신대를 졸업했고, 어렵다는 행정고시에 합격했다. 노력하지 않는 사람에게는 관운도 비켜가지 않을까. 곽태헌 논설위원 tiger@seoul.co.kr
  • 깃털 뽑은 檢 “사찰수사 이제부터다”

    국무총리실 민간인 불법사찰 및 증거인멸 사건 재수사를 지휘하는 송찬엽 서울중앙지검 1차장은 4일 “사실상 수사는 오늘부터 시작”이라고 말했다. 재수사 착수 20일 만에 이영호 전 청와대 고용노사비서관과 최종석 전 청와대 행정관 등 핵심 피의자 두 명을 동시에 구속하는 성과를 낸 검찰이 사실상 본격적으로 ‘윗선’ 규명에 나섰다. 날이 밝자마자 이 전 비서관과 최 전 행정관을 구치소에서 소환해 조사를 시작하는 등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수사팀에 주어진 시한은 사실상 이들의 구속만기 때까지 20일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심적 부담감이 적지 않아 보인다. 지금까지는 수사팀의 능력이라기보다 장진수 전 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 주무관의 폭로에 ‘무임승차’한 성격이 없지 않다. 게다가 이 전 비서관은 증거인멸 지시를 공개적으로 자인하기도 했다. 결국 검찰의 명예회복은 불법사찰과 증거인멸을 지휘한 ‘윗선’을 어디까지 밝혀낼 수 있느냐에 달린 셈이다. 이 전 비서관이 ‘몸통’을 자처했지만 이는 ‘윗선’을 보호하려는 자충수였다는 지적이 제기됐었다. 수사의 난관은 적지 않다. 불법사찰과 증거인멸 과정에 모두 관여한 진경락 전 지원관실 기획총괄과장이 소환을 거부하고 있는 데다 혐의를 밝혀줄 자료들이 1차 수사 직전 증거인멸로 상당 부분 사라지고 없는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검찰이 이른바 공직윤리지원관실의 비선 의혹이 제기된 ‘영포라인’을 비롯한 핵심 실세들의 역할을 규명해 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박영준 전 국무총리실 국무차장이나 이상득 새누리당 의원, 임태희 전 대통령실장, 권재진 법무장관 등이 의혹의 중심에 있다. 폭로 당사자인 장 전 주무관에게 건네진 8500만원의 출처를 규명하는 것도 과제다. 이 전 비서관이 이우헌씨를 통해 선의로 건넸다는 2000만원, 변호사 비용 조로 이동걸 고용노동부 장관 정책보좌관이 건넨 1500만원, 장석명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이 류충렬 전 총리실 공직복무관리관을 통해 건넨 것으로 알려진 5000만원 등으로 아직까지 정확한 출처는 드러나지 않았다. 수사팀이 20일 안에 그동안 제기된 각종 의혹을 밝혀내지 못한다면 이번에도 ‘부실·축소 수사’ 비난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다. 수사팀의 발걸음이 바쁜 이유다. 최재헌기자 goseoul@seoul.co.kr
  • 언론노조, 임태희 前실장 고소

    전국언론노동조합과 언론개혁시민연대는 4일 임태희 전 대통령실장 등 전직 청와대와 총리실 관계자 18명을 불법 언론사찰과 증거인멸을 시도한 혐의 등으로 검찰에 고소했다. 이들은 오후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MB정권이 자행한 언론 장악과 민간인 사찰의 실체가 드러났다.”면서 “누가 지시하고, 어떤 계통으로 보고되고, 어떤 체계로 통제됐는지 밝혀 그 책임을 지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동현기자 mose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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