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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의도 “드디어 北손님”

    북측 인사가 16일 사상 처음으로 우리 국회를 방문한다.8·15광복 60주년을 기념해 지난 14일 남쪽 땅을 밟은 ‘8·15민족대축전’ 북측 방문단의 첫 공식 국회 방문이다. 김기만 국회의장 공보수석은 15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8·15 민족 대축전’에 참석한 북측 대표단 중 10여명이 16일 오전 11시 국회로 찾아와 김원기 국회의장과 환담을 나누기로 했다.”면서 “이 자리에는 김기남 북 노동당 중앙위원회 비서와 임동옥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부위원장 등 북측 인사 10여명과 우리측 김덕규·박희태 부의장, 임채정 국회 통일외교통상위원장, 배기선 국회 남북관계특위위원장 등이 배석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들 북측 인사는 이 자리에서 남북 교류협력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눌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여야 지도부 및 국회 상임위원장단, 국회 남북관계특위 위원 등도 참석키로 했다.북측 대표단도 200여명이 오찬을 겸해 국회를 방문하기로 돼 있어 국회 사무처는 휴일인 15일 식탁을 배열하는 등 분주한 하루를 보냈다. 김 의장은 최근 “새로운 관계로 진전하기 위한 대북 경제협력의 증진이라든가 개성공단을 우리측 남북경협의 전초기지로 삼아야 한다는 점을 거듭 강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차기 대권구도를 내다보는 그의 의중을 꿰뚫게 하는 대목이다.김 공보수석은 이에 대해 “김 의장은 17대 국회 개원 당시부터 줄곧 남북 국회회담 성사의 중요성을 강조해 왔고, 이번 행사도 그를 위해 오래전부터 준비해온 것”이라면서 “이 행사가 북측대표단의 현충원 방문에 이어 이번 8.15 민족대축전의 의미를 풍성하게 하는 성과를 갖게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박지연기자 anne02@seoul.co.kr
  • 與 DJ직계 12명 “국정원이 오해 풀어라”

    ‘DJ를 달랠 묘수는 없는가.’ 도청정국이 한 원인이 돼 입원한 김대중(DJ) 전 대통령의 마음을 달래려는 여권의 몸부림이 안쓰러울 정도다. 청와대와 열린우리당 지도부가 나섰지만 해빙의 기미가 좀처럼 보이지 않자 12일부터는 ‘옛 친위대’가 직접 나섰다. 배기선 사무총장 등 김 전 대통령의 참모 및 각료 출신 의원들이 이날 조찬모임을 갖고 ‘DJ 엄호’에 나섰다. 이는 일각에서 일고 있는 음모설과 관련해 자신들의 순수성을 믿어달라는 ‘애원’으로 해석된다. 모임 뒤 전병헌 의원은 “미림팀의 존재는 온데간데 없이 국민의 정부 시절에도 마치 조직적인 도청이 있었던 것처럼 이해되고 있는 상황에 대해 안타깝다는 인식을 함께 했다.”고 말했다. 도청이 더 이상 없다는 내용의 대국민 광고를 게재한 사실도 상기시켰다.당시 청와대 정책기획수석이었던 김한길 의원은 “김 전 대통령의 지시를 받아 관계부처와 점검회의 등을 거쳐 불법도청이 없었다는 결론을 내렸고 이를 신문광고를 통해 국민에게도 알렸다.”고 말했다. 국정원에 대한 섭섭한 감정도 숨김없이 드러냈다. 지금처럼 걷잡을 수 없는 상황이 벌어진 것엔 국정원의 미숙한 브리핑이 원인을 제공했다는 것이다. 동교동과의 오해를 풀기 위해선 세부사항에 대한 국정원의 추가발표가 있어야 한다는 데도 의견을 같이했다. 전 의원은 “일부 현장에서 불법적인 내용이 일부 있을 수 있지만 그것이 대통령에게 보고되거나 인지하도록 조직적으로 벌어지진 않았을 것”이라면서 일각에서 일고 있는 ‘DJ 인지설’을 일축했다. 모임에는 전병헌·이용희·임채정·김한길·유선호·김춘진·김현미·안병엽·윤호중·조성태·최성 의원 등 12명이 참석했다. 국민의 정부에서 교육부 장관을 지냈던 이해찬 국무총리도 이날 병원을 찾아가 김 전 대통령의 쾌유를 기원하는 과일바구니를 전달하고, 김 전 대통령과 30분 가까이 대화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열린우리당은 이번 사태로 술렁이고 있는 호남 민심을 다잡기 위한 대책마련에도 착수했다. 이날 시·도당위원장 회의를 열어 현 상황을 설명하면서 적극 진화에 나섰다. 문희상 의장은 “평생을 민주화와 인권, 평화를 위해 몸바친 김 전 대통령의 업적은 결코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박준석 황장석기자 pjs@seoul.co.kr
  • KBL ‘실패한 쿠데타’

    한국농구연맹(KBL)이 11일 제11기 제2차 이사회 및 임시총회에서 참석한 9개 구단의 만장일치로 김영수(63) 현 총재를 3년 임기의 제5대 총재로 재추대했다. 고수웅 사업본부장은 유임됐으며, 신임 경기본부장에는 김인건 전 태릉선수촌장이 선임됐다. 또한 현 집행부의 임기가 시즌 중인 11월22일로 만료되는 점을 감안해 8월31일로 앞당겨 종료시키고 9월1일부터 새 임기를 시작하도록 조정했다. ‘쿠데타’는 없었다. 당초 지난해 4월 김영수 총재 체제가 시작되면서 KBL 내홍의 조짐은 잠복해 있었다. 경기인 출신들의 모임인 경기인협의회는 지난달 25일 김 총재의 ▲보복성 인사조치 ▲KBL 운용 전횡 등에 대해 강도 높은 비판 성명을 내기도 했다. 게다가 농구인 출신들은 인사 등에서 김 총재가 최소한의 예우도 없다며 불만이 팽배해 있는 상태였다. 실제로 경기인협의회가 중심이 돼서 일부 구단과 함께 열린우리당 당의장을 지낸 임채정 의원을 총재로 영입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임 의원이 적극적인 의지를 보이지 않는 데다 총재 선임의 칼자루를 쥐고 있는 KBL 이사회의 협조도 얻지 못해 결과적으로 ‘실패한 쿠데타’로 끝나고 말았다. 지난달 농구인협의회의 성명서 파동 이후 KBL이사회(단장대표 최형길)가 지난 1일 긴급간담회를 갖고 “일부 농구인들이 별도의 총재를 추대하려는 것은 총회 고유의 권한을 위협하는 것”이라고 확실한 제동을 걸어 ‘쿠데타의 불씨’를 진화했다.박록삼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與 대연정 몰이 ‘野~好~’가 없다

    與 대연정 몰이 ‘野~好~’가 없다

    대연정을 향한 여권의 대대적인 바람몰이가 바야흐로 시작됐지만 당 안팎의 5대 걸림돌이 있어 진통이 예상된다. 열린우리당은 당내 연정 논의기구인 ‘국민통합을 위한 정치개혁추진단’ 회의를 갖기로 하는 등 노무현 대통령의 ‘대연정 구상’을 뒷받침하기 위한 후속대책 마련에 착수했다. 당 싱크탱크인 열린정책연구원의 임채정 원장 등은 1일 한나라당 김기춘 여의도연구소장을 방문해 연정에 대한 토론회 개최를 요청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나라당,‘무시 전략’ 한나라당은 시종 “연정을 통한 선거구제 개편 등 정치개혁보다는 도탄에 빠진 민생·경제 챙기기가 우선”이라고 반응한다. 대연정을 ‘재집권을 위한 여권의 꼼수’ 내지는 ‘노 대통령의 퇴임 후 정치적 영향력 유지를 위한 발판’으로 의심하고 있다. 박근혜 대표는 얼마전 “국민의 고단한 삶을 외면하고 국민을 불안하고 불편하게 하는 정치라면 존재 의미가 없다.”면서 “정치인만의 정치, 정치권력을 갖고 투쟁하는 정치인들은 모두 국민이 심판하는 시대가 왔다.”며 노 대통령을 에둘러 비판했다. ●여당내 ‘노골적’ 반발 여당 내 시각도 극과 극이다. 소장파 일부 의원들의 반발은 의외로 강하다.“열린우리당이 노 대통령 개인의 것이 아니지 않으냐.”는 언급도 나온다. 향후 ‘반기’를 들고 나설 가능성이 점쳐질 정도다. 소장파 일부는 지난 주말 소규모 모임을 갖고 이 문제를 논의하는 등 움직임을 구체화하고 있다. ‘아침이슬´ 소속인 우원식 의원은 31일 “한나라당과 연정을 하려면 무엇하러 정권교체를 했는지 납득하기 어렵다.”고 했고, 당 386의 대표격인 송영길 의원도 “이게 과연 제대로 된 정공법이냐의 의문이 강하게 든다.”며 거부감을 숨기지 않았다. ●‘미묘한’ 호남 민심 대연정에 반대해온 열린우리당 신중식 의원은 급기야 “여당의 입장에 변화가 없다면 다른 둥지에서 새 정치를 모색하겠다.”며 사실상 탈당 의사를 표명했다. 그는 “지도부가 계속 ‘예스 맨’으로 있고 변화조짐이 없다면 8월 말까지 논의결과를 지켜본 뒤 거취에 대한 결단을 내리겠다.”고 했다. 전남 고흥·보성이 지역구인 신 의원의 행동은 호남, 특히 전남 민심을 대변하고 있다는 점에서 당내 일반적 반발과는 또 다른 양상으로 비쳐진다. ●노사모도 논란 속으로 노 대통령의 가장 든든한 지원 세력이었던 노사모마저 논란에 휩싸인 점은, 연정이 탄력성을 갖기 쉽지 않을 것임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청와대와 열린우리당, 각 의원의 홈페이지에는 한나라당과의 연정 제안에 대한 논의가 격렬하게 진행 중이다.‘차라리 열린우리당을 해산하라.’는 주문에서부터 ‘노무현 대통령의 진정성을 이해하자.’는 제안까지, 지금까지 어떤 현안보다 찬반 주장이 갈린다. ●블랙홀,X파일 여권이 당내 반발이나 야당의 무관심, 호남 민심 등을 다독여 대연정 논의를 이끌어 간다 해도 이른바 ‘X파일’까지 돌파할 수 있을지에도 의문이 제기된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설령 내용이 공개되지 않는다 해도,X파일은 정치권에 대한 극도의 국민적 거부감을 유도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정치인끼리의 야합으로 비쳐질 수 있는 연정 논의가 힘을 받을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열린우리당은 오는 12일 당의 최고의결기구인 중앙위원회를 소집, 당내 의견수렴에 나선다. 전광삼 이지운기자 hisam@seoul.co.kr
  • 연정대상 민주? 민노? 우리당 의원들 ‘동상이몽’

    노무현 대통령의 ‘연정(연합정부) 구성’ 발언으로 4일 정치권은 술렁거리고 있다. 열린우리당 지도부는 이날 “일반적 수준의 발언”이라고 진화했지만, 소속 의원들은 연정 대상에 대한 서로 다른 입장을 드러내는 등 ‘동상이몽’을 보였다.‘러브콜’의 대상인 민주노동당과 민주당은 “가능성이 없다.”고 일축했으며, 한나라당은 “노 대통령 특유의 오기 정치가 발동됐다.”고 비판했다. 문희상 열린우리당 의장은 상임중앙회의에서 “그동안 노 대통령은 기자회견이나 연설 등에서 ‘소연정’, ‘대연정’ 등 구체적인 이야기도 했는데 이번도 그런 선에서의 발언”이라며 “(연정에 대한)당과의 협의는 없었다.”고 강조했다. 문 의장은 전날엔 노 대통령의 지난달 24일 연정발언 여부에 대해 기자가 확인에 들어가자 “그런 발언을 한 적이 없다.”고 부인했었다. 임채정 열린정책연구원장도 “연정은 현실성이 없다. 대통령이 여소야대에서 답답해서 한 소리이며, 사안별 정책연합은 가능할지 모르겠다.”고 밝혔다. 신기남 국회 정보위원장은 “다른 나라에서도 다 하는 연정을 해야 한다.”면서 “지역정당인 민주당보다는 이념이나 가치관이 잘 맞는 민주노동당과 해야 한다.”고 밝혔다. 신 위원장은 연정의 방법론으로 “장관직 주는 것 말고 다른 것도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한나라당,“오기정치 시동” 한나라당은 노 대통령의 ‘연정구상’에 의혹의 눈초리를 보냈다. 임태희 원내수석부대표는 “국민을 위해서 연정을 한다면 좋은 일이지만, 지금처럼 정권 이익을 늘리는 차원에서 연정을 추진한다면 국민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전여옥 대변인도 논평에서 “여소야대 상황에서 절대로 밀릴 수 없다는 노 대통령 특유의 오기 정치의 실천전략”이라며 “현재의 바닥 지지율로는 힘들다고 생각해서 나온 발상인데 국민이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지 않다.”고 역설했다. 맹형규 정책위의장은 “연정 대상으로 거론되는 민주노동당이나 민주당의 당 정체성이 흔들릴지도 모르는 도박을 할 이유가 없다.”며 “실현가능성이 없는 카드”라고 일축했다. ●민노·민주당 “가능성 없다” 일축 천영세 민주노동당 의원단대표는 이날 통화에서 “민노당이 연정대상이 되지 않는다는 점은 누구보다 노 대통령이 잘 알고 있을 것”이라면서 “정책연대·연합이라면 모를까, 열린우리당과는 코드가 근본적으로 안 맞는다.”고 연정 가능성을 일축했다. 심상정 의원단 수석부대표는 논평을 내 “연정론은 국면전환을 위한 성동격서식 ‘생뚱정치’의 일환”이라며 “연대를 하려면 개혁을 요구하는 국민, 민생파탄으로 신음하는 서민들과 연대하라.”고 힐난했다. 유종필 민주당 대변인은 “노 대통령이 국정실패에 대한 탈출구로 연정을 생각하는 것 같은데, 그보다는 열린우리당 당적을 이탈하고 초당적 국정운영을 하는 것이 현 난국의 해결책”이라고 비판했다. 이종수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與, 재외동포법 부결 후폭풍

    재외동포법 개정안이 29일 국회에서 부결되자 열린우리당 게시판이 한때 다운되고 각 인터넷 사이트에도 항의 글들이 쏟아지는 등 거센 후폭풍이 일고 있다. 30일 열린우리당 홈페이지 ‘국민의 소리’ 게시판에는 “정말 실망이다.” “기득권을 옹호하는 이유가 뭐냐.” “이젠 지지를 철회하겠다.”는 글들이 도배되고, 검은 리본(▶◀)과 ‘근조(謹弔)’ 표시를 하는 네티즌들도 많았다. 이른바 ‘홍준표 재외동포법’으로 일컬어지는 이 법안은 ‘병역 의무를 피하기 위해 한국 국적을 포기한 사람에 대해 재외동포로서의 혜택을 박탈’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것으로 표결 끝에 부결(찬성 104명)됐다. 열린우리당측이 곤욕을 치르게 된 것은 반대나 기권을 한 의원 가운데 한나라당은 37명인데 반해 열린우리당은 83명으로 훨씬 많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열린우리당을 비난하는 네티즌들의 글이 몰리면서 당 홈페이지는 이날 오후 3시간여 동안 접속이 다운되는 소동이 빚어지기도 했다. 표를 점검해 보면 찬성은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와 김무성 사무총장, 강재섭 원내대표 등 66명과 열린우리당 유시민 상임중앙위원, 임채정·민병두 의원 등 27명, 민주노동당 노회찬·단병호·권영길 의원 등 5명, 민주당 이낙연 의원 등 4명이다. 반대는 열린우리당 ‘386의원’인 이인영·우상호·이화영·한병도·노영민·김현미·정봉주·정청래 의원 등 45명, 한나라당 정형근·이한구·전재희·진영·엄호성·주호영·주성영 의원 등 15명이다. 기권은 김원기 국회의장을 비롯해 열린우리당 문희상 의장과 김명자·이미경·한명숙 상임중앙위원과 유인태 의원 등 38명, 한나라당 김용갑·남경필·원희룡 의원 등 22명이다. 열린우리당 민병두 전자정당위원장은 당 홈페이지 접속장애 사태와 관련,“‘조선닷컴’이 ‘근조 열린우리당, 홍준표법 부결에 화난 네티즌’ 제하 기사를 실으면서 당 홈페이지에 자동 연결되도록 해 네티즌의 항의를 조직화한 측면이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한나라당 홈페이지 게시판에도 항의 글들이 올라왔으나 법안을 발의한 홍준표 의원의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격려성 글이 이어져 대조를 이뤘다. 반대표를 던진 열린우리당 이인영 의원은 “의도적 병역 면탈자를 응징하자는 국민 감정을 이해하지만, 법리적으로 볼 때 과잉 규제로 적당하지 않다.”고 이유를 밝혔다.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文의장, 黨기강잡기 착수

    4·30 재·보선 이후 ‘살얼음판’을 걷듯 위태롭게 보였던 열린우리당 문희상 의장 체제에 잔뜩 힘이 실리는 분위기다.‘최고위급 평당원’인 노무현 대통령이 지난 27일 당원들에게 보낸 편지 덕이다. 한 초선의원은 28일 “대통령의 메시지는 ‘이제 문 의장을 그만 물먹이고, 제대로 도와달라.’는 격려의 뜻 같다.”고 전했다. 당 지도부도 노 대통령의 발언을 잔뜩 반기면서 대책 마련에 골몰하는 눈치다. 당 의장-원내대표로 연결되는 ‘투톱체제’에서 노 대통령이 의장의 ‘손’을 들어줬다는 평가도 없지 않다. 이에 따라 문 의장을 중심으로 당 전체가 ‘화합’해야 한다는 쪽에 무게가 실릴 전망이다. 당장 노 대통령이 제안한 ‘당 기강을 관리할 기관’을 주문한 것도 이미 문 의장 체제가 최근 추진하고 있는 당 윤리위원회 강화와 맥이 닿아 있다는 것이다. 문 의장의 한 측근은 “그동안 당 윤리위원회가 제대로 활동하지 못했을 정도로 유명무실했다.”면서 “이제 윤리위 활동을 본격화하고, 필요할 경우 제제도 해 ‘기강’을 바로잡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당에서 정한 당론과 어긋나는 얘기를 하거나, 그런 행동을 보였던 일 등이 윤리위 논의 대상에 포함된다는 설명이다. 마침 새 윤리위원회는 29일 첫 회의를 앞두고 있어 주목된다. 김태홍·임종인·홍미영·조일현·유선호·문석호 의원 등 14명이 참석하는 윤리위는 앞으로 제소가 접수된 날부터 1개월 이내에 신속히 조사에 착수할 방침이다. 또 소집 후 1개월 이내에 조사 결과보고서를 상임중앙위 회의에 반드시 제출하도록 해 실질적 집행력을 높였다. 윤리위 제소 대상자가 출석요구·조사에 불응하거나 거짓 진술을 할 때는 징계를 내릴 수도 있어 확실한 ‘군기잡기’라는 평도 나온다. 장영달 상임중앙위원은 “당 조직원이 저지른 해당행위에 대해 적당히 넘어가는 것이 지금까지 일종의 관행이었지만 앞으로는 열심히 하는 분들은 포상하고,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단호하게 대처하겠다.”고 밝혔다. 문 의장이 최근 사무총장제를 부활시켰고, 배기선·임채정 의원 등 중진급 의원들을 당 요직에 배치함으로써 중앙당의 기능과 역할을 대폭 강화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는 평가도 나온다. 또 당 의장의 권한을 강화하고, 의장 중심으로 일사불란한 운영체제를 구축하는 데도 속도를 낼 것으로 알려졌다.박지연기자 anne02@seoul.co.kr
  • 與당직 중진 전면배치

    열린우리당 문희상 의장이 재야출신의 중진 의원들을 당직에 전면 배치하고, 사무총장제를 부활해 그동안의 ‘무기력증’에서 벗어나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초선 위주로 짜여졌던 주요 당직에 ‘정치력 있는’ 3·4선 의원들을 투입함으로써 계파간 노선 갈등을 완화하고 내년 지방선거 등을 앞두고 증앙당을 강화하려는 목적으로 분석된다. 문 의장은 22일 “열린정책연구원장에 4선인 임채정 의원을 내정한 데 이어 부활되는 사무총장에 3선인 배기선 의원을 임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날 “특히 사무총장제 부활은 24일 예정된 중앙위원회의에서 당헌·당규 개정이 확정돼야 하지만 사무총장 밑에 2명의 부총장(의원)을 두고 조직과 자금을 각각 관리하게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문 의장은 “‘당 3역’의 하나였던 사무총장을 실무단위의 사무처장으로 지위를 낮춘 것은 탈(脫)권위주의를 위한 것이었지만, 이제 음성적인 정치자금도 없고, 과거 사무총장 산하에 있던 정책위원회가 원내대표 밑으로 들어가는 등 큰 변화가 있기 때문에 사무총장제가 부활한다고 해도 문제될 것이 없다.”고 설명했다. 문 의장의 사무총장제 부활에 대해 재야파의 장영달 상임중앙위원과 개혁당파의 유시민 상중위원은 ‘반대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현재 최규성 전 사무처장이 “당의장이 당헌당규를 개정해서는 안 된다.”며 반대하고, 일부 개혁당파쪽에서 “권위주의 시절로 돌아가면 개혁이 되겠느냐.”며 반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당내 대세는 “문 의장에게 힘을 모아주자.”는 쪽이다. 다만 중앙위원회의는 중앙위원 87명(선출직 81명, 당연직 등 6명) 중 3분의2가 찬성해야 당헌·당규를 개정할 수 있다. 이 때문에 배 의원의 사무총장 임명은 끝까지 가봐야 하는 상황이다.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우리당 “계파모임 자제… 문의장 중심 단합”

    우리당 “계파모임 자제… 문의장 중심 단합”

    열린우리당 문희상 의장을 비롯한 전·현직 지도부는 12일 서울 마포에서 만찬회동을 갖고 여권 갈등 수습책을 집중 논의했다. 이번 만찬이 지난 4·30 재보궐 선거 참패 이후 확산일로에 있던 당·정·청 갈등, 염동연 전 상임중앙위원의 사퇴 이후 불거진 호남의원들의 탈당설, 고건 전 국무총리를 중심으로 한 정계개편설, 유시민 의원 등 개혁당파에 대한 안영근 의원의 노골적인 탈당 요구 등으로 어수선해진 당을 정상화할 계기가 될지 관심거리다. ●‘염 의원 사퇴서 반려하자’ 이날 만찬은 이부영 전 의장의 초청으로 이뤄졌고, 당 의장을 지낸 임채정 의원과 정동영 통일부 장관, 원내대표를 역임한 김근태 보건복지부 장관, 그리고 정세균 원내대표 등이 참석했다. 논란의 중심에 있던 유시민 상중위원은 개인사정으로 참석하지 못했지만 “결정에 따르겠다.”는 약속을 했다고 박영선 의장 비서실장이 밝했다. 애초 참석자가 아니었던 염동연 전 상중위원도 참석했다. 전병헌 대변인은 “이부영 전 의장은 염 전 상중의 사퇴에 대해 ‘성급했던 것 아니냐.’고, 이미경 상임중앙위원도 ‘남아서 같이 수습했어야 했는데, 무책임했던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면서 “염 의원은 ‘내가 당을 너무 사랑해서 그렇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이미경 상중위원과 임채정·이부영 전 의장 등은 “염 의원의 사퇴서를 반려해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염 의원이 “나를 두번 죽이는 일이다.”며 거절했다고 한다. 박병석 의원이 “여러 가지 오해가 있으니 계파 모임을 자제하자.”고 제안했다. 김근태 장관도 “의원들이 발언을 자제하고 인내해야 한다.”면서 “문 의장 중심의 단합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문 의장은 “심기일전해서 전직 지도부의 지원과 상중위원의 협력을 통해 당을 주도적으로 이끌겠다.”고 밝혔다고 박 비서실장은 전하면서 “앞으로 전·현직 지도부 모임이 정례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장영달,“분열을 부채질하지 마라” 한편 “개혁당파와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다.”는 발언으로 ‘개혁당파 출당 논란’을 일으킨 안영근 의원은 이날 서울 영등포 중앙당사에서 기자 간담회를 자청해 “개혁당파의 출당을 요구한 사실이 전혀 없고,‘고건 전 총리 중심의 정계개편’ 발언도 전혀 사실무근”이라고 발언내용을 전면 부인했다. 그가 개혁당파와 재야파는 물론 자신이 속한 ‘안개모(안정적개혁을 위한 의원모임’로부터도 집중 포화를 받은 뒤였다. 안개모 소속의 정장선 의원도 전날 “안 의원의 발언은 매우 부적절했고, 당에서 실용과 개혁으로 구분지어 반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비판한 뒤 안개모를 탈퇴했다. 장영달 상임중앙위원도 같은 날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누가 누구를 배척해야 한다느니 누구는 당을 떠나라거니 하는 어리석은 국민 배반적 언행들로 분열을 부채질하려는 사람이 있다면 결코 국민으로부터 용서받지 못할 것”이라고 강력 경고했다. 문소영 박지연기자 symun@seoul.co.kr
  • 열린정책硏원장에 임채정의원 내정

    열린정책硏원장에 임채정의원 내정

    임채정 전 열린우리당 의장이 열린정책연구원 원장에 내정된 것으로 3일 알려졌다. 이는 4·30재보선 패배 이후 당의 인적쇄신이 요구되는 상황에서 이뤄지는 문희상 의장의 첫번째 인선으로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지난 8월 창립된 정책연구원의 초대 연구원장이 초선인 박광명 의원인데 반해 임 전 의장은 당의장까지 지낸 4선 의원이라는 점에서 앞으로 열린정책연구원의 역할에 무게가 실리게 될 것이라는 평가다. 임 전 의장의 측근은 이날 “문 의장으로부터 최근 정책연구원장직을 맡아달라는 요청을 받았다.”면서 “빠르면 다음주 중에 임명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임 전 의장의 소장 임명은 지난달 말 전북 무주에서 열린 ‘국회의원·중앙위원 워크숍’에서 당 우위의 당정관계 재정립 문제가 제기된 상황에서, 열린우리당이 정책정당으로 도약하기 위한 노력의 하나로 이해되고 있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與 ‘힘있는 無계파’ 뜬다

    열린우리당의 임채정 전 의장을 비롯해 3선의 배기선 의원, 유인태 서울시당위원장 등 재선 및 중진의원들이 ‘무(無)계파 모임’을 당내 최대 계파로 구축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17일 알려졌다. 중량급 의원들이 대거 참여하는 이 모임은 구당파-재야파-개혁당파 등 3파전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는 세력구도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돼 파장이 예상된다. 또한 문희상 의장 등 새 지도부가 노선 투쟁 등으로 리더십을 발휘하는 데 제동이 걸린 상황에서 이 모임의 역할이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최근 열린우리당은 지난 4·2전당대회에서 GT(김근태)계와 개혁당파(유시민 의원)가 연대해 DY(정동영)계와 갈등하는 양상을 빚었다. 일부 계파가 과도하게 전당대회에 개입하는 등으로 불협화음을 노출시키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무계파 모임’이 양대 세력 사이에서 완충작용을 할 것이라는 분석이 대두되고 있다. 이 모임의 한 참석자는 “열린우리당에 DY계도,GT계도, 개혁당파도 아닌 의원들이 최소 70∼80명”이라면서 “특정 계파의 이익을 대변하지 않으면서 당의 화합과 발전, 정권 재창출, 국가의 미래를 고민할 수 있는 모임이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시했다. 이 모임에는 임 전 의장을 비롯해, 배기선 의원, 김덕규 국회의장 비서실장, 임종석·송영길·민병두·우상호 의원과 원혜영 정책위의장, 김부겸 원내수석부대표 등이 주도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최근 국회에서 과거사법이 통과된 직후 이 모임 소속 의원들은 긴급 회동을 갖고 지도부 중 4명이 당론에 반대 또는 기권표를 던진 데 대해 비판했다고 한 참석자가 전했다. 그는 “과거 민주당이 ‘동교동’에 따라 투표했지만 동교동이 사라진 지금은 네티즌이 ‘동교동’이라고 비판하면서 재발 방지책 등을 논의했다.”고 말했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정동영장관 모친상 빈소 정·관·재계 조문 줄이어

    정동영 통일부장관이 4일 모친상을 당하면서 빈소가 차려진 서울 강남성모병원에는 ‘차기 대권주자’라는 위상에 걸맞게 각계 인사의 조문 행렬이 5일에도 이어졌다. 정 장관 등 유족들은 조화와 조의금을 사절했지만, 조화가 줄을 이으면서 리본만 떼 보관하느라 애를 먹었다. 빈소에는 영정 좌우로 노무현 대통령과 김대중 전 대통령이 보낸 조화가 자리한 가운데 김원기 국회의장과 이해찬 국무총리, 정진석 천주교 서울대교구장이 보낸 화환도 눈에 띄었다. 김 국회의장과 이 총리가 4일 오후 10시를 넘겨 빈소를 찾아 김종빈 검찰총장 등과 함께 한동안 담소를 나눴다. 김우식 대통령 비서실장과 고영구 국정원장도 조문했다. 열린우리당에서는 문희상 당의장과 염동연ㆍ유시민 상임중앙위원을 비롯, 임채정 전 의장, 천정배 전 원내대표 등 마치 당사를 옮겨놓은 듯했다. 한나라당의 경우 박근혜 대표는 유승민 대표비서실장을 보내 위로의 뜻을 전했고 김문수·박계동 의원이 조문했다. 민주노동당에서는 천영세 의원단 대표와 권영길 의원이, 민주당은 한화갑 대표와 김효석 정책위의장이, 자민련은 김학원 대표가 빈소를 찾았다. 반기문 외교통상부장관과 오영교 행정자치부장관, 윤광웅 국방부장관, 변양균 기획예산처장관, 진대제 정보통신부장관, 임동원 전 통일부장관 등 전·현직 장관들도 눈에 띄었다. 이 밖에도 윤종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황우석 서울대 교수, 명계남씨, 김윤규 현대아산 부회장 등이 빈소를 찾았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생각나눔] 의원들 ‘법안 앵벌이’

    지난 2월 초 국회 본회의장. 열린우리당 임채정 당시 의장이 교섭단체 대표연설에 열을 올리는 사이 한나라당 A의원은 몸을 잔뜩 낮추며 의석 사이를 누비고 있었다. 이리저리 살피다 낯익은 동료를 발견하면 재빨리 달려가 서류뭉치와 펜을 건넸다. 그가 귀엣말로 소곤거리면 ‘먹잇감’이 된 상대방은 서류는 들춰보지도 못하고 종이에 이름을 적었다. 초선이 많은 17대 국회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서명 강요’ 현장이다. ●“내 얼굴 봐서 사인 해줘” A의원의 ‘법률안 장사’는 김원기 국회의장이 폐회를 선언할 때까지 계속됐다. 이렇게 30분 가까이 발품을 팔아 10여명의 서명을 받았다.A의원은 대개 ‘만만해 뵈는’ 초선과 여성을 주로 공략했다. A의원이 동료의 서명에 목을 매는 이유는 국회법 79조 때문이다. 동료 의원 10명 이상의 찬성 서명을 첨부해야 법률안을 제출할 수 있도록 한 규정이다. 문제는 17대 국회가 워낙 의욕이 넘치다 보니 6일 현재 의원 발의건수가 1266건이나 될 정도로 활동이 왕성해 의원들이 일일이 검토할 시간도, 여력도 없다는 것이다. 국회 생활이 10년째라는 한 보좌관은 “전에는 의원회관 우편함에 법률안을 넣어두고, 기껏해야 전화를 걸어 부탁하는 게 관례였는데 요즘엔 의원들이 직접 본회의장과 상임위 회의장에서 ‘얼굴’을 무기로 ‘서명 앵벌이’에 나선다.”고 설명했다. 열린우리당 수도권 초선인 B의원은 본회의장에서 법률안 서명을 받다가 중진 유인태 의원에게 따끔한 충고를 들은 케이스.B의원이 “형님, 저 좀 도와 주세요.”라며 서류를 내밀자 유 의원은 “본회의장에서는 이런 것을 부탁하는 게 아니야. 의원회관으로 서류를 보내라.”고 호통을 쳤다고 한다. 한나라당 비례대표인 C의원은 얼마 전 보좌관에게 “친한 의원이 종이 쪽지만 하나 들고 와서 무작정 사인을 해달라니 어쩔 수 없어 이름을 적었다.”고 말했을 정도다. 한나라당 진영 의원은 ‘얌체족’ 때문에 골머리를 앓았다고 말했다. 같은 당 대구·경북(TK) 초선인 D의원이 한꺼번에 법률안 5개를 스테이플러로 찍어 회람을 돌렸기 때문이다. 진 의원은 “3개에만 사인하고 싶었는데, 서명할 공간이 딱 하나밖에 없어서 이름을 썼더니, 나중에 보니 5개 법안 모두에 찬성한 것으로 돼 있었다.”고 전했다. ●“취지에 공감해야 서명하죠” 관료 출신인 열린우리당 오제세 의원은 “평소 소신과 완전히 정반대로 배치되는 것만 아니라면, 다소 고개가 갸우뚱해지는 법안에도 서명할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같은 당 이인영 의원은 “입법은 전문적 지식을 갖춘 정책 보좌관들의 조언이 필수적이기 때문에 본회의장에서 즉석으로 서명하면 법안 안정성을 해칠 우려가 있다.”고 우려했다. 참여연대 의정감시센터 이지현 팀장은 “법안 발의 건수가 많다고 의정활동을 꼭 잘하는 것은 아니므로 실제로 그 법안이 어떤 내용을 담고 있는지 꼼꼼히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문소영 박지연기자 anne02@seoul.co.kr
  • “북핵 안보리 회부 반대”

    정부와 열린우리당은 20일 미국 조야 일각에서 거론되는 북핵 문제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부 및 대북 경제제재 가능성에 대해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다. 당정은 이날 국회에서 정동영 통일부 장관, 김성곤 제2정조위원장, 임채정 국회 통일외교통상위 위원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협의회를 열어 이같이 입장을 정리했다. 김성곤 위원장은 브리핑을 통해 “북핵 문제를 안보리에 회부하고 대북경제 제재를 실질적으로 검토하겠다는 미국측 입장이 보도되고 있지만 현 상황에서 안보리 회부 및 경제제재에도 찬성할 수 없다는 것이 정부의 입장이고 당도 이에 동의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한국과 미국 간에 안보리 회부와 관련해 협의중인 것은 없다.”고 말했다. 반 장관은 “안보리 회부 여부는 전략적인 문제로 추후 상황 전개에 따라 한·미간에 협의할 사안이며 현재 진행중인 노력이 성공하지 못할 때의 대안으로 일반적 차원에서 나오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상연 김준석기자 carlos@seoul.co.kr
  • [지자체장’정당공천’논란] “정당정치 실현초석”vs”부정부패 연결고리”

    [지자체장’정당공천’논란] “정당정치 실현초석”vs”부정부패 연결고리”

    지방자치제도가 시행된 지 11년째를 맞고 있다. 그동안 지역의 행정을 책임질 단체장을 주민 스스로 뽑는 지방선거도 3번 치렀다. 내년이면 4번째 지방선거가 치러진다. 하지만 내년 선거부터 단체장을 뽑는 선거방식을 한번 바꿔보자는 목소리가 불거지고 있다. 각 정당들이 후보자를 공천하는 ‘자치단체장 정당공천제’를 폐지하자는 것이다. 단체장들이 중앙정치권에 예속되는 부작용과 공천과정에서의 부패를 없앨 수 있다는 것이 폐지를 주장하는 이유다. 전국 234개 시·군·구 단체장들의 모임인 ‘전국 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회장 권문용)’가 앞장서 정부 및 중앙 정치권에 수년째 폐지를 요구하고 있지만 정작 관련법을 개정해 줄 위치에 있는 중앙 정치권의 반응은 여전히 냉랭하다. 최근 열린우리당 김희선 의원이 지역구 단체장의 공천헌금수수 혐의를 받으며 법정에서 시시비비를 가리게 됐다. 또 지난해 1월에는 한나라당 박재욱 의원에게 공천헌금을 제공한 혐의로 윤영조 경산시장과 김상순 청도군수 등 2명의 단체장이 구속 수감 되기도 했다. 이에 앞서 지방선거가 치러진 지난 2002년 6월에는 당시 한나라당 청송·영덕·영양지구당 위원장이던 김찬우 의원이 군수출마 예정자들로부터 공천대가로 수억원을 받았다는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되는 등 단체장의 공천과 관련된 잡음은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다. ●공천헌금은 비리 잉태 당국의 조사결과 공천헌금은 수억원대에 이르는 등 액수 또한 일반 서민들이 생각지도 못할 엄청난 거액을 주고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런 공천과정에서 오가는 거액은 결국 단체장이 재임기간 중 부정부패에 연루될 개연성을 높여주게 마련이다. 권문용 전국시장·군수·구청장 협의회장은 “헌금을 주고 공천된 후 당선된 사람은 재임기간 동안 그 돈을 찾고 싶은 마음이 생기게 마련이다.”며 “결국 공천헌금은 단체장의 비리로 연결될 소지가 많다.”고 말했다. 그의 말처럼 단체장들이 임기중 비리에 연루되는 사례는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협의회가 지난 1기 단체장의 사법처리 여부를 조사한 결과 234명 가운데 50명에 달했다. 이 가운데 21명이 뇌물수수 등의 혐의로,27명은 선거법위반 혐의로 밝혀졌다. 단체장 비리는 선거가 치러지기전에 음성적으로 오가는 거액의 공천헌금에서부터 시작된다는 주장을 뒷받침하고 있는 셈이다. ●공천이 곧 당선 왜 거액의 돈이 거래될까. 공천만 받으면 당선이 확실시 된다고 믿기 때문이다. 이는 다분히 지역정당의 성격이 강한 우리의 정치상황에 바탕을 두고 있다. 서쪽은 무슨 당, 동쪽은 무슨 당 식의 중앙정치권의 구도와 맥을 같이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 전국 기초자치단체장의 정당별 분포를 보면 이를 단적으로 알 수 있다. 대구, 부산, 경남·북 등 경상도지역은 한나라당 단체장 일색 인데 반해 광주, 대전, 전남·북 등은 열린우리당과 새천년민주당이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그 지역을 기반으로 하는 정당의 공천만 받으면 후보의 자질이나 경력과는 상관없이 당선이 되니 정당의 입장에서는 주민의 일꾼보다는 당에 헌신할 수 있는 기여도를 공천의 최대 덕목으로 삼게 된다. 따라서 정당공천제는 부패하고 무능한 인물이 손쉽게 지역 정계에 진출할 수 있는 통로가 된다. 반면 유능하고 열심히 일할 수 있는 인물은 출마의 기회조차 없어져 지방자치의 질을 저하시키는 악순환이 거듭되고 있다. 주용학(전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 선임연구원)는 “우리나라 정치체계는 지역구도를 바탕으로 한 정당의 영향력이 절대적이다.”며 “이는 지방자치단체장이 정당 및 중앙의 영향권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주요 원인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지방정치 틀 새로 짜야 기초단체장에 대한 공천을 없애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반대하는 입장도 만만찮다. 임채정 열린우리당 전 대표는 최근 한 토론회에서 “기초자치단체장의 공천제도 폐지와 찬성 주장이 비등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자신은 폐지에 무게를 두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코리아리서치센터가 최근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일반국민의 59.4%, 단체장의 80%가 폐지를 주장하는 반면 국회의원은 56%가 정당공천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이들은 정당공천제는 중앙정치와 지방정치를 연계시켜 정치신인의 중앙무대 진출을 가능케 하고 ‘정당정치’라는 현대 민주주의를 실현하는 바탕이 된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해 임승빈(명지대 행정학과)교수는 “현재 지방정치에서의 정당참여의 가장 큰 문제점은 중앙의 이슈가 지방선거에 미치는 영향이다.”며 “이는 곧 지방정부의 질이 저하되는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상반된 양측의 입장에 대해 학계에서는 제도보완을 거론하고 있다. 우선 각종 비리로부터 단체장을 자유롭게 하기 위해 ‘후원회제도’ 도입을 추천하고 있다. 민봉기(동아대 법학과)교수는 “단체장의 음성적인 금품수수 관행을 근절하고 선거자금 모금을 현실화, 투명화함으로써 단체장이 부정을 저지를 소지를 최소화할 수 있다.”며 후원회제도의 도입을 주장한다. 물론 후원회제도 또한 단체장이 인허가권, 용도변경권 등 막강한 권한을 가지고 있어 ‘합법을 가장한 대가성 후원’의 부작용도 만만찮은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외국의 사례 우리보다 먼저 지방자치를 실현한 미국, 일본 등 외국은 지방자치단체장에 대한 정당공천 비중이 낮다. 미국의 경우 주단위 선거는 정당의 주도로 실시되나 지방선거에는 정당참여가 허용되는 곳과 금지되는 곳이 3대7로 정당참여를 배제하고 있다. 예를 들어 뉴욕주에서는 지방선거에 정당이 관여하지만 캘리포니아주에서는 정당의 관여를 제도적으로 배제하고 있다. 전국적으로 2520개의 지방정부 중에서 80.8%인 2035개 지역에서 정당의 공천을 받지 않는 정당비표방(non-Partisanship) 원칙을 채택하고 있다. 일본은 지방선거에서 정당의 참여를 허용하고 있다. 그러나 일본의 지방선거결과는 투표선택에 있어 정당보다는 후보자가 중시되는 경향이 뚜렷하다. 최근(지난 2000년)에 조사된 기초자치단체장의 소속정당을 분석한 결과 시장의 경우 99.6%, 정촌장 99.5%, 특별구장 100%가 무소속인 것으로 나타났다. 주용학 박사는 “자치의 역사가 오래된 나라일수록 지방정치에 중앙정치권이 개입하는 사례가 적다.”며 “기초자치단체장에 대한 정당공천은 제고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 김희철 서울 관악구청장 김희철 서울 관악구청장은 새천년민주당의 공천으로 현재 2번째 임기를 수행하고 있다. 하지만 그 역시 “내년 지방선거부터는 정당의 입김이 배제되어야 한다.”며 공천제도 폐지에 앞장서고 있다. 그를 통해 자치현장에서 느끼는 정당공천제에 대해 들어본다. 어떤 폐해가 있는가. -무엇보다 부정부패를 잉태하는 씨앗이 되고 있다. 공천이 곧 당선이 되는 식의 지역구도에서는 돈이 오고갈 수밖에 없다. 그동안 사법처리받은 많은 단체장과 국회의원들을 통해 그 예를 쉽게 찾아볼 수 있을 것이다. 또 지난 2002년 6·13 지방선거를 되돌아보면 더욱 명확해진다. 지역살림을 이끌어나갈 단체장을 뽑는 선거가 마치 중앙당의 정치적 입장을 전달하는 거대한 대리전으로 전락했다. 그해 12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치러진 터라 지방선거가 대통령선거의 전초전 양상으로 번져 정당간의 피터지는 대결의 장이 됐다. 공천제로 인해 단체장은 유권자·주민의 눈치를 보는 것이 아니라 공천권을 가진 중앙당이나 지역구 국회의원의 환심을 사기 위해 노력하게 된다. 자연스레 정치성향이 높은 후보가 공천받게 돼 전문성 있는 유능한 인재의 등용을 가로막게 된다. 업무상 정치권의 도움이 필요한지. -단체장은 주민들의 일상생활에 불편함이 없도록 하는 행정 서비스를 제공하는 행정 책임자다. 다시 말해 정당의 정책이나 정치 이념이 지방행정에 개입해야 할 부분은 전혀 없다. 그동안 업무를 수행하면서 정당의 도움이 필요했던 적은 없었다. 공천제가 폐지되면 현직이 너무 유리해지는 것 아닌가. -성격상 기초단체장은 지역주민들과 자주 접하는 만큼 단점 또한 그대로 노출된다. 현직이 무조건 유리하다고 볼 수 없는 점이다. 시도지사협의회 등이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기초자치단체장의 경우 초선이 56.5%에 달하는 반면 재선은 22.6%,3선은 12.4%에 불과하다. 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 林의장 “박대표 지도자수업 제대로 받은듯”

    林의장 “박대표 지도자수업 제대로 받은듯”

    열린우리당 임채정 의장이 31일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에게 정치적 성향을 떠나서 인간적 호감을 느낀다.”고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임기 종료를 이틀 남겨둔 31일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구원투수’를 마치는 소회를 피력한 뒤 마지막 대목에선 상대 당 대표를 예우하는 얘기를 꺼냈다. 그는 지도부 일괄 사퇴로 인한 리더십 공백을 메우기 위해 지난 1월5일 과도기구인 ‘임시집행위원장직’을 떠맡았고,4·2전당대회에서 새 의장에게 전권을 넘겨주게 된다. 임 의장은 이날 “구원투수로 나서서 폭투없이 구원승을 거뒀다.”면서 3개월을 자평하는 자리에서 박 대표와의 일화를 소개했다. 임 의장은 “지난 2월 설 명절에 박 대표가 인편을 통해 의원회관으로 선물을 보내 왔더라. 사기로 된 냄비로 비싸지도 않고 소박한 선물이었다. 그걸 받고서 ‘지도자 수업을 받아서 그런가.’ 싶으면서 박 대표의 인간적 여유와 깊이가 느껴졌다.”고 말했다. 임 의장은 작은 답례품으로 상주 곶감을 보냈다고 했다. 이어 임 의장은 “박 대표의 조신한 태도 때문에 인간적인 호감을 갖게 한다.”면서 “우리 세대는 올드패션이다 보니 여성 정치인들이 여성성을 뛰어넘는 듯이 지나치게 언행하는 것이 그렇게 좋게 보이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 정치적 해석을 우려한 듯 “박 대표가 가진 정치적 성향과 내용은 별개”라고 선을 긋고 “그는 강한 사람이지만 청순하고 가련하게 보여서 지지를 유도하기도 한다.”고 평했다. 임 의장은 “우리당은 실험적 요소가 많은 ‘개척정당’”이라고 정의하면서 “올바른 방향으로 진행하는 만큼 2% 부족한 부분은 채워 나가야 한다.”고 평가했다.4·30재보선과 관련해 충남 공주·연기, 아산 지역 등의 공천 잡음으로 정체성이 훼손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임 의장은 “지초북행(至楚北行·초나라에 이르려고 하면서 북쪽으로 간다)은 마음과 행동이 상반되는 것을 비유하는 것인데, 개혁은 배 타고 내려가는 것으로 직진만 하면 좌초된다.”고 덧붙였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뒷골목 맛세상] 여의도의 맛집들

    [뒷골목 맛세상] 여의도의 맛집들

    누가 뭐라고 해도 여의도는 우리나라 정치와 경제, 문화의 중심지다. 국회가 있고, 증권가가 있으며 게다가 방송 3사가 한꺼번에 몰려있다. 이런 식이라면 권력과 금력을 비롯한 무소불위의 강력한 힘이 한자리에 모여 있는 셈이다. 아니, 또 있다. 단일교회로는 그 크기나 신도의 숫자에 있어서 세계에서 으뜸으로 꼽힌다는 순복음 중앙교회가 있으며, 가장 높은 63빌딩이 있다.1970년대만 해도 고작 군용비행장이 그 쓰임새의 전부였던 넓고 황량한 모래벌판이 30년이 조금 넘는 기간에 나라의 중심을 차지하는 땅이 될 줄 누가 알았으랴. 권력이며 금력이 모여 있는 여의도에 자연스럽게 맛집들 또한 넘쳐나지 않을 수 없다. 얼핏 보면, 하늘이 낮다고 치솟은 금융가의 빌딩들, 고급아파트단지 일색의 살벌한 풍경 속에 어디 한 구석 사람냄새라고는 맡을 수가 없다. 그러나 조금만 자세히 보면 빌딩 사이사이의 내면 도로 안에 사람냄새가 물씬 풍기는 맛집들이 넉넉하게 숨어 있다. 사람냄새가 풍기는 맛집에 어찌 도타운 정이 없으랴. 그리하여 샐러리맨들을 위시한 여의도 주민들은 마치 캄캄한 어둠 속에서 불을 찾아 모여드는 불나방이처럼 기꺼이 정이 도타운 맛집들을 찾아서 모여든다. ●살벌한 풍경속 도타운 인심 자랑 여의도 백화점 앞 백상빌딩 1층에 율도(02-784-8877)라는 일식집이 있다. 실내 디자인이며 객실 분위기는 얼핏 보기에 여느 일식집과 다를 바 없는 그저 평범한 일식집일 뿐이다. 그러나 주인 내외를 만나는 순간 율도의 인상은 전혀 달라진다. 안주인 마정수씨도 그렇지만 특히 바깥주인 이춘형씨를 만나는 순간, 대뜸 끌려드는 끈끈한 정을 어쩔 수가 없다. 무엇보다도 순박하고 착한 표정이며 충청도 사투리의 어눌한 말투가 사람으로 하여금 보자마자 전혀 스스럼없이 마음을 열게 만드는 것이다. 이를테면 그이는 타고난 천성이 사람을 좋아하여 누구와도 격의 없이 어울리는 다정다감한 이다. 그리하여 그이는 손님과 인사만 나누었다 하면 열이면 열 그 자리에 합석하여 함께 즐기는 이다. 율도를 처음 찾는 이라도 그곳에서 주인 되는 이춘형씨에게 바가지를 씌우기란 손바닥 뒤집듯 쉬운 일이다. 그저 그이를 자리에 불러서 서로 인사를 나누고 술을 한잔 건네면 된다. 만일 어느 정도 드나들어서 서로 얼굴을 아는 이라면, 주인 되는 이가 먼저 술병을 들고 손님을 찾는 일도 드물지 않다. 그리하여 술이 몇 순배 돌면, 그이가 먼저 종업원을 부른다. “꽃게 간장이 잘 익었던데, 그것 좀 가져와요. 생태깍두기도 잊지 말고.” 그러면 이번에는 종업원 대신에 안주인 마정수씨가 어린아이 머리통만한 꽃게장이 담긴 접시를 들고 나타난다. 그러고는 그이 또한 싱글벙글 웃으며 기꺼이 손님이 건네주는 술잔을 받는다. 그리고 안주인이 다시 한번 종업원을 부른다. “아무래도 회가 부족한 것 같은데, 도미나 방어뱃살로 한 접시 더 가져와요.” 일찍이 1970년대 우리나라 일식업계의 대부격이라고 할 수 있는 북창동의 미조리에서 갓 스물의 젊은 나이로 소위 ‘칼질’을 처음 배워서 ‘이다바’가 되었다가 마침내 여의도의 일식집 주인까지 오른 이춘형씨는 술이 취하면 농담 한 마디를 빼놓지 않는다. “지가유, 충청도 유구 촌놈으로 마침내 여의도까지 입성했구먼유, 저그 저 지하도를 못 건너가서 그렇지유.” 이춘형씨가 가리키는 지하도 저편에는 물론 국회가 있다. 그런데 그이가 국회를 들먹이는 데는 충분히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1970년대부터 1980년대까지 암울한 군사독재정권 시절에 율도를 드나들며 거의 공짜로 먹고 마시던 소위 운동권 인사이자 한편 백수건달인 많은 이들이 1990년대가 되자 너나없이 국회의원이 되어 지하도를 건너간 것이었다. 이해찬, 임채정, 김근태, 김부겸, 이길재, 유인태, 원혜영, 유시민, 배기선, 설훈 등등. 그런가 하면 시인 신경림을 위시해서 소설가 현기영, 극작가 안종관 등의 문인들이나 동아투위 출신의 기자로 연합통신 사장을 지낸 김종철이며 출판사 사장 김학민도 모두 그이가 ‘거둬 먹인’ 이들이었다. 횟집 주인 이춘형씨가 뜬금없이 운동권인사들과 어울리게 된 것은 순전히 그이의 외삼촌 되는 성래운 교수 때문이었다. 몇 해 전에 벌써 고인이 되었지만, 연세대학교에서 교육학을 가르치던 성래운 교수가 하루아침에 해직교수가 되어 감옥까지 가게 된 것은 박정희 시절에 전남대학교의 송기숙교수 등과 어울려 발표한 ‘우리의 교육지표’ 때문이었다. 이른바 이 땅의 민주화교육을 위한 지침으로 여겨지는 이 ‘우리의 교육지표’ 때문에, 성래운 교수는 참으로 오랫동안 일자리를 잃고 교단이 아닌 운동권 인사들과 어울렸는데, 주머니가 가벼운 이들의 술자리로 자연스럽게 조카 이춘형씨의 율도를 제공한 것이었다. ●‘거둬 먹인’ 인사들 이젠 정·관계 주역 운동권 시절 성래운 교수는 교육학 전공 교수보다는 낭송시인으로 더 유명했는데, 그이는 무려 100여편에 이르는 시들을 모두 암송하여 민주화 운동의 무슨 행사에서는 물론, 뒤풀이 자리에서도 낭랑하고 아름다운 목소리로 기꺼이 낭송을 하고는 했다. 그이의 시낭송은 거기에서도 끝나지 않고, 조카 이춘형씨의 결혼식 주례를 맡고서도 주례사 한 마디 없이 양성우 시인의 ‘겨울공화국’을 낭송하는 것으로 끝마쳐 신혼의 부부는 물론 하객들을 아연 긴장하게 만들기도 하였다. 서슬 푸른 유신시절 양성우 시인은 바로 ‘겨울공화국’이란 시 때문에 감옥에 가있고, 시인 고은과 조태일마저도 다름 아닌, 겨울공화국을 시집으로 펴냈다는 이유 때문에 역시 감옥살이를 하는 중이었다.‘…총과 칼로 사납게 욱박지르고/논과 밭에 자라나는 우리들의 뜻을/군화발로 지근지근 짓밟아대고/밟아대며 조상들을 비웃어대는/지금은 겨울인가/한밤중인가/논과 밭이 얼어붙는 겨울 한때를/여보게 우리들은 우리들은/무엇으로 달래야 하는가….’ 결혼식에서 주례가 잘 살으라는 주례사는 하지 않고 불온한 시나 낭송해대니 앳된 신혼부부는 얼마나 무서웠으랴. 율도의 자랑은 점심 때 나오는 율도정식이다.1인분 3만 5000원의 율도정식에는 모듬생선회에다가 제주갈치탕이라는 다른 집에서는 구경할 수 없는 탕에 제주갈치구이, 초밥, 새우튀김, 메로구이 등이 뒤따른다. 제주갈치탕은 이춘형씨가 제주도의 갈치국에 전라도의 갈치조림을 충청도식의 탕으로 변형시켜낸 것인데, 무, 감자, 시래기, 토란대, 호박에 청양고추며 파, 마늘을 넣어 끓여낸 갈치탕은 갈치국의 시원한 맛과 갈치조림의 진하고 고소한 맛을 함께 살려낸 셈이다. 또 하나 자랑은 도시락인데, 소위 1997년 IMF초기의 김대중 대통령당선자 시절에 임창렬 부총리와 함께 국회에서 살다시피 하면서 점심이며 저녁까지 도시락으로 때울 때, 바로 하루에 100여개 이상씩 공급했던 일화가 있는 도시락이다. 이밖에도 점심메뉴로는 장어구이, 도미머리구이, 장어덮밥, 회덮밥, 전복죽, 은대구탕 등이 있다. 그러나 뭐니 뭐니 해도 율도의 으뜸은 단연 회 뜨는 솜씨에 있다. 이춘형씨의 칼잡이로서의 30년을 훌쩍 뛰어넘는 경력 끝에 나오는 회는 다른 집보다 두터우면서 길고 가는 회뜨기가 자랑인데, 회뜨기 자체만으로도 입안 가득히 감겨드는 맛은 일품이다. 저녁에 나오는 특생선회는 1인분에 7만원인데, 방어뱃살, 도미뱃살, 도미, 농어뱃살, 광어, 광어뱃살, 전복 등이 오르고, 곁들여 나오는 안주에는 키조개, 뿔소라, 개불, 문어, 고둥, 곰피, 붉은 새우에 비단멍게, 홍삼, 홍어내장, 산마 등이 따른다. 원효대교를 건너 여의도를 접어들어 직진하면 KBS별관과 인도네시아 대사관이 나오는데, 그 직전의 네거리를 넘어서는 왼편 가각 우정빌딩 1층에 서글렁탕집(02-780-8858)이 있다. 지금부터 30년 전 여의도의 절반 정도가 개발이 되지 못하고 아직은 황량한 벌판으로 남아있을 때, 일찍 자리를 잡은 서글렁탕집은 여의도에서는 그야말로 터줏대감 같은 맛집일 터이다. 처음에 설렁탕집을 했는데, 설렁탕과 발음이 비슷하면서도 주인이 서글서글 인상이 좋다는 손님들의 한 마디에 힌트를 얻어 서글렁탕집으로 했다는 이 맛집은 뜻밖에도 삼겹살 양념구이로 유명한 집이다. ●공짜로 먹기엔 미안한 선지해장국 모르기는 해도 삼겹살을 양념간장에 발라 숯불에 석쇠를 올려 구워먹는 식으로는 전국에서 처음일 것이라는 주인의 단언이 그대로 수긍 가는 집이기도 하다. 원래 삼겹살을 간장에 발라 숯불에 구워먹는 식은 청주와 충주 일대에 옛날부터 전해오고 있었는데, 우연히 그 맛을 본 주인이 서글렁탕집만의 양념간장을 개발한 것이다. 삼겹살에 바르는 달콤하면서도 부드러운 양념간장은 손님들 사이에서는 양념소스로 더 알려졌다. 계피, 흑설탕, 초콜릿, 마늘, 파 등의 양념에 간장을 부어 만드는데, 바로 이 간장에 서글렁탕집만의 숨겨진 비밀이 있는 모양이다. 서글렁탕집의 주인은 모두 4명이다. 형 홍정원, 동생 홍동원 형제에다가 형의 부인 손승인, 동생의 부인 장덕순 이렇게 4명이서 30년 가까운 세월 동안 사이좋게 홀이며 주방을 맡아 식구끼리 운영하고 있다. 아니, 또 있다. 형의 아들 홍주성이 대학을 휴학하고 홀에서 서빙을 하며 서글렁탕집의 비법을 전수받고 있는 중이다. 어쩌면 이런 가족끼리의 운영이 서글렁탕집의 도타운 정과 함께 1인분 7000원짜리 삼겹살 치고는 양이며 질이 넘쳐난다 싶게 풍성한 이유인지도 모른다. 이런 풍성함이 옛날 TBC시절부터 직원들의 입소문을 타고 번져 서글렁탕집을 일약 유명하게 만들었을 것이다. 서글렁탕집에서는 삼겹살을 시키면 상추며 깻잎 같은 야채와 파무침에 곁들여 선지해장국 한 그릇이 공짜로 나오는데, 그 진하고 고소한 국물맛이며 뚝배기에 가득한 선지덩이가 어쩐지 공짜로 먹기에는 미안한 기분이다. 그뿐이랴. 삼겹살을 먹다보면 어느새 대형 콜라 한 병까지 터억, 탁자에 놓이기 마련이다. 이 콜라도 공짜인 것은 물론이다. 서글렁탕집에서는 삼겹살 이외에도 등심이며 염통과 콩팥도 있고,4000원하는 설렁탕과 내장탕, 그리고 3000원하는 선지해장국도 있다. ■김치요리 모두 모인 ‘김치방’ KBS별관을 따라 골목을 돌아들면 오른편으로 두일빌딩이 나오는데, 이 두일빌딩 1층에 김치방(02-780-2489)이 있다. 김치방은 상호 그대로 김치로 만든 요리 일색인 김치 전문집이다. 김치전골, 김치국밥, 김치국수, 김치주먹밥, 김치전, 두부김치, 김치해물전, 그리고 하다못해 묵은 김치에 돼지고기와 홍어를 곁들여 먹는 삼합까지, 얼핏 김치로 만들 수 있는 요리는 거의 다 있는 셈이다.2만 4000원짜리 삼합을 빼고는 가격이 저마다 3000원에서 5000원 안팎인데, 그중에 김치국수와 김치국밥은 김치방에서 자랑스럽게 내놓는 메뉴이다. 김치국수는 주인 되는 김진주씨의 시부모님이 함경도 출신인데, 겨울이면 집에 손님이 올 때마다 시어머니가 갖은 전과 함께 만들어 내놓는 김치국수를 어깨 너머로 배운 솜씨에다가 본인의 손맛을 가미한 것이다. 먼저 김치를 담글 때 김치통이 절반 못 담기게 양을 조절하여 김치를 담고, 그 위에 돌을 눌러놓은 다음에 맑은 생수를 부어넣는 식이다. 그렇게 김치를 숙성시킨 다음에 보름 정도 냉장으로 보관했다가 국수사리에 김치국물과 김치를 얹어낸다. 그이는 김치국수의 국물 맛을 내기 위하여 처음에는 여러 가지로 시행착오를 겪었는데, 김치에 사골육수를 붓거나 멸치국물을 부어보고, 새우국물도 부어본 중에 가장 맛깔스러운 것은 뜻밖에도 아무런 가미 없이 생수만 부은 김치였다. 돼지고기를 넣는 김치전골과는 달리 김치국밥은 해물을 위주로 한다. 굴, 홍합, 새우, 오징어를 넣고 멸치국물을 육수로 하여 김치와 콩나물을 넣어 끓여 내는데, 그 담백함이란 얼핏 상상이 안 될 정도이다. 이렇듯 김치국밥이나 김치국수에 3000원짜리 김치주먹밥까지 곁들이면, 주인 되는 이의 넉넉한 품성과 함께 먹는 일의 즐거움이 새삼스러울 터이다.
  • “정당공천·3선연임 제한은 위헌”

    기초자치단체장의 정당공천제도와 3선연임 제한 규정이 위헌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특히 지방선거를 1년여 앞둔 시점에서 상당수 기초단체장들이 조속한 관련법 개정을 요구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동아대 법학과 신봉기 교수와 경희대 법학과 오준근 교수는 30일 프레스센터 20층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지방정치제도 개선 대토론회’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토론회에서 기초자치단체장의 정당공천제와 후원회제도에 대한 발제자로 나선 신교수는 “두 제도 모두 지방자치 수준의 입법권행사에 있어 입법자의 입법 재량권 한계를 벗어났다.”면서 “위헌성을 판단하는 기준인 과잉금지의 원칙에 비추어 볼 때 현행 기초단체장 정당공천제는 위헌”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현행 기초단체장 정당공천제도는 공천과정뿐만 아니라 당선 후에도 단체장이 중앙정치에 예속되는 경향이 크고 이로 인해 부정부패·고비용 선거구조 등의 폐단이 초래된다.”며 정당공천제의 폐해를 지적했다. 단체장의 3선 연임제한에 대한 발제자로 나선 오 교수는 “국민의 공무담임권을 침해하고, 주민의 자율적 선출권을 제한하는데 따른 목적의 정당성과 수단의 적합성 및 법익의 균형성이 인정되지 않아 3선 연임제한은 헌법 적합성을 인정받기는 어려울 것으로 생각된다.”며 철폐를 주장했다. 그는 또 “이 제도를 만든 중요 이유중의 하나였던 자치단체장 전횡의 방지는 주민소환제 도입 등으로 대안을 찾을 수 있다.”고 제안했다. 이같은 주장에 대해 임채정 열린우리당대표는 “중앙 정치권에서도 정당공천제와 3선연임 제한의 위헌성이 제기되고 있다.”면서 “조만간 당론을 확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전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회장 권문용 서울강남구청장)는 토론회에서 제기된 문제점들을 행정자치부와 중앙정치권 등에 건의, 내년 지방선거전까지 관련법규의 개정을 촉구할 방침이다. 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 [여의도in] 林의장 “우리당은 ‘女風당당’ 근거지”

    ‘여∼풍(女風)당당 열린우리당.’ 열린우리당 여성의 힘이 무섭다. 지난 26일 경기도당 위원장에 초선 비례대표인 김현미의원이 재선·3선의 지역구 의원을 제치고 당선되는 이변을 연출했는가하면 27일 서울시당 선거에서도 원외의 서영교부대변인이 쟁쟁한 현역 의원들을 모두 제치고 일약 3위로 뛰어올랐다. 지난 12일 초선 비례대표인 윤원호의원은 부산시당 위원장을 차지하며 일찌감치 막강한 ‘우먼파워’를 예고한 바 있다. 이로써 당의장 선거에 묻혀 자칫 시들해질 뻔한 시·도당 선거에서도 ‘막판 대흥행’을 불러일으켰다. 임채정 의장도 한껏 고무됐다. 임 의장은 28일 집행위에서 “지역 경선은 여성파워의 도약이 특징이었고 우리당이 여성파워의 근거지임이 확인됐다.”고 여성의 약진을 높게 평가했다. 김 경기도당위원장은 “다음 총선에서 한나라당 김영선 의원을 꺾겠다는 얘기가 젊은 대의원들에게 어필한 것 같고 민주당 출신 대의원들이 표를 주신 것 같다.”면서 “앞으로 비회기에는 수원의 도당 사무실에서 살 예정”이라고 말했다. 윤 부산시당위원장은 “우리당이 부산에서 ‘집권 야당’이 아닌 실질 여당의 기능을 회복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서울광장] ‘東北亞 균형자’/김경홍 논설위원

    [서울광장] ‘東北亞 균형자’/김경홍 논설위원

    국력은 오기나 울분으로 뒷받침되지 않는다. 자신감만으로도 부족하다. 실력이 바탕이 되어야 진정한 국력이다. 국력의 공식적인 측정방법은 없다. 대체적으로 경제력과 군사력, 인구와 국민들의 잠재적 역량 등이 고려될 것이다. 한 조사연구소는 한국의 객관적 국력지수가 세계 190여개국 가운데 10위라고 평가했다. 우리의 경제규모도 세계 10위 정도되니까 한국도 명실상부한 세계 강대국의 일원이다. 최근 일본의 독도도발 이후 한국의 외교적 역할과 관련한 담론이 무성하다. 크게 두가지 흐름을 보이는 것 같다. 하나는 우리가 스스로를 과소평가하고 있기 때문에 자신감을 가지고 주변국에 할 말을 하는 외교로 나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다른 쪽은 현실을 무시한 말만 앞서는 외교로는 고립을 자초할 것이라는 걱정이다. 둘 다 옳은 얘기다. 자신감을 가지고 당당한 외교를 펼쳐야 하는 것도 맞고, 현실을 고려해 신중하게 대처해야 하는 것도 당연하다. 변화무쌍한 상황에서 무 자르듯 할 문제는 아니다. 노무현 대통령은 그저께 “동북아의 평화와 번영을 위해 한국이 ‘캐스팅 보터’로서 균형자 역할을 해 나갈 것”이라는 외교방향을 밝혔다. 한편에서 정동영 통일부장관은 한·미동맹을 기본축으로 한·일협력과 한·중협력을 강조하는 동북아 균형자 외교론을 거론했다. 팽창 일변도의 미국과 중국, 일본 사이에서 한국이 균형있는 조정자 역할을 할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그러나 아직 우리가 이처럼 적절한 외교를 구사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도 않고, 주변국들도 한국의 조정자 역할을 탐탁하게 여기지 않는 것 같다. 주변상황을 둘러보면. 일본은 미국과 동맹을 강화하며 일본자위대의 해외파병의 길을 텄고, 유엔안보리 상임이사국 진출까지 힘을 모으고 있다. 일본은 2002년부터 필리핀과도 안보협력 체제를 모색하고 있다. 미국은 몽골과의 군사협력도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한편으로 중국은 동북공정과 함께 러시아와의 협력관계를 복원하고 합동군사훈련까지 계획하고 있다. 동북아 정세는 지금 미·일의 북진정책과 중·러의 남진정책이 대립하고 있는 형국이다. 가운데 끼어있는 한국과 북한의 처지가 곤궁하다. 누구나 아는 얘기지만 국제질서란 토론장에서 진리를 찾고 합의하는 과정이 아니다. 오히려 뒷골목 주먹세계의 질서와 닮았다. 힘 센 놈이 말발도 세고 더 가지기 마련이다. 안타깝게도 한국은 세계 10대 국력이라고는 하지만 이들 주변국가들보다는 군사력 등 객관적 국력에서 뒤진다. 게다가 북한이라는 불확실성의 혹마저 붙이고 있다. 말처럼 주도적이거나 균형자로서의 역할이 쉽지 않다. 하지만 어렵다고 해서 균형자 역할을 위한 노력을 포기해서는 안 된다. 자신감을 잃을 필요도 없다. 힘을 기를 때까지는 틈새전략도 있다. 누구와도 등을 돌려서는 안 된다. 병법 36계에는 주변에 큰 세력들에 둘러싸여 있을 때 대처하는 계략들이 있다. 서두르지 말고(欲速不達), 상대보다 먼저 일을 착수하고(先手必勝), 웃음 뒤에 칼날을 숨기고(笑裏藏刀), 남의 칼로 상대를 죽이는(借刀殺人) 계략이다. 한국의 외교방향과 관련해 한나라당의 박근혜 대표는 도광양회(韜光養晦·빛을 가리고 힘을 기른다)라고 했고, 열린우리당의 임채정 당의장은 유소작위(有所作爲·적극 참여해 원하는 대로 한다)라고 했다. 어차피 한국은 후발주자다. 어디로 가야 할 지는 자명하다. 김경홍 논설위원 hon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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