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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한광장] 정치공방의 허실

    조선시대에는 반좌율(反坐律)이란 형벌이 있었다.거짓 고자질한 사람에게 같은 죄를 과하는 법률을 말하는데,예를들어 어떤 사람을 사형죄로 고발했다가 무고로 밝혀질 경우그가 대신 사형을 당하는 형벌이었다. 그래서인지 조선시대에는 무고가 그리 많지 않았다. 그러나 당쟁이 격화하면서 정적 제거를 위한 조직적 무고사건들이 발생하기 시작했다.선조 때 동인 김성일(金誠一)이 경연에서 “요즈음 벼슬아치들은 방자하게도 탐욕한 짓을 마음대로 자행합니다”라고 논박하자 기다렸다는 듯이같은 당의 허엽(許曄)이 구체적인 이름을 댔다.서인 중진윤두수(尹斗壽)가 진도군수 이수(李殊)에게 뇌물을 받았다는 것이었다.동인 이발(李潑)은 한 걸음 더 나아가 ‘윤두수의 동생 근수(根壽)와 그 조카 현(睍)은 간사한 자'라며 그가족까지 공격했고, 서인 김계휘(金繼輝)가 이에 맞서 윤두수의 무고를 주장하며 이발과 허엽을 비난해 이 사건은 당파간 싸움으로 확대되었다. 동인들은 윤두수의 뇌물을 보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진도의 공납(貢納)업자 장세량(張世良)을 자신들이 장악한사헌부로 끌고 와 심하게 형신(刑訊:고문)했다.장세량이 보관하고 있는 쌀은 모두 공물로서 안독(案牘:장부)과 일치했으므로 사실 형신받을 이유가 없었으나 그는 몸이 성한 곳이 없을 정도로 심한 고문을 받았다. 조선은 사죄(死罪)에 해당하지 않는 혐의는 세 번의 형신까지만 허용했는데,장세량은 아무런 물증도 없이 세 번 이상의 심한 형신을 받아 표적수사라는 세간의 비난이 드높았고 장세량은 끝내 혐의를 부인했다. 그러자 당황한 동인들은 이수와의 숙원(宿怨)으로 증언을자처한 진도의 한 저리(邸吏:서울에 파견와 있는 지방 아전)의 물증 없는 증언을 토대로 윤두수 형제를 공박했다.그시시비비를 가려야 할 선조는 당초 동인의 모함으로 판단해장세량을 석방하고 수사를 중지시켰다가 동인 승지 송응개(宋應漑)가 수사 계속을 요구하자 그를 파면시켰다. 그러나 동인들이 장악한 양사(兩司:사헌부와 사간원)에서진도 저리의 공초를 근거로 논박을 계속하자 윤두수,윤근수,윤현을 파직시키는 것으로 타협하고 말았다.그 결과 실체적 진실은 모호한 채 사건은 동인의 정치적 승리로 돌아갔다. 그러나 이 사건의 여파는 심각한 것이었다.최소한 사대부의 양식에 기초해 운영되던 조선의 정치체제는 이제 진실여부보다는 어느 당인가가 중요한 가치기준으로 변한 것이다.선조실록이 “이 사건 이후로는 동인에 가담한 자들이날로 늘어났으며……일찍이 서인에게서 소외되었던 자들은모두 동인에 붙어서 요지에 앉아 권세를 부리며 감정을 풀었다”고 적고 있듯이,사대부의 정의보다는 정당의 이익과개인의 이해가 앞서는 사회가 되고 말았다.그 결과 급기야통신사로 일본에 갔다온 동인 대표가 ‘일본이 침략이 없을것'이라고 서인과 달리 보고하는 지경에까지 이르렀던 것이다. 지금 우리나라는 ‘윤두수가 이수의 뇌물을 받았다'는 식의밑도 끝도 없는 게이트들이 난무하고 있으나 한번도 실체적진실이 밝혀진 적은 없다. 이런 게이트의 결과로 누가 이득을 보았는가 여부보다 중요한 것은 실체적 진실을 밝히고그 진실에 따라 사실이면 사실대로,무고면 무고대로 엄중히처벌하는 일이다. ‘아니면말고'식의 정치폭로가 실체도 없이 국민들의 가치관을 계속 흔들 때 임진왜란을 목전에 두고도 ‘일본의 침략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던 그 망국적 당쟁이 오늘에 재연되지 않는다고 누가 보장하겠는가. 이덕일 역사평론가
  • 경복궁 복원계획 어떻게

    26일의 흥례문(興禮門)복원 기념낙성식과 더불어 경복궁복원사업이 새 차원으로 올라선다.흥례문 권역의 복원은 경복궁 복원의 3단계 사업으로 실행되었지만 이 권역의 복원완료는 보다 큰 상징적 의미를 지닌다.일제가 1916년 조선총독부 건물을 지었던 곳이고 일반 건축과 차별되는 왕궁양식을 어느 곳보다 명확하게 보여주기 때문이다. 90년 침전·동궁·흥례문·태원전 및 광화문 등 5개 권역으로 나누어 시작한 경복궁 복원사업은 총1,789억원을 투입하여 2009년까지 추진하는 대역사다.경복궁 복원은 단순한왕궁 복원이 아니라 서울 한복판에 민족정기와 자존심을 다시 세우는 역사적 작업으로 받아들여져 큰 관심을 모았다. 1단계 사업은 침전 권역으로 95년 왕의 침전인 강녕전(康寧殿)과 중전의 침전 교태전(交泰殿) 등 12동(794평)이 복원되었다.다음이 왕자들이 살던 동궁 권역으로 94년부터 5년 동안 자선당 등 18동(352평)과 건춘문(建春門) 등 고건물 5동이 옛 모습을 되찾았다. 이번에 낙성하는 흥례문 권역은 광화문과 근정문 사이로 96년 복권공사를 시작했다.1년 앞선 95년 11월 옛 조선총독부 건물이 철거돼 복원의 터가 닦여진 뒤 98년 말 흥례문이 복원되면서 본격적인 궤도에 올랐다. 남은 곳은 왕의 비빈들이 살던 태원전(太元殿) 권역과 광화문(光化門) 및 기타 권역으로 1,105억원이 투입된다. 경복궁 북서쪽 태원전 권역은 2003년까지 25동(469평)을복원하고 주변을 정비할 예정이다.이 지역에 주둔하던 수도방위사령부 30경비단은 96년 이전했다. 마지막 단계인 광화문 및 기타 권역은 2009년 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광화문을 현 위치에 목조건물로 다시 짓고 방향도 원래대로 돌릴 계획이다.동남쪽으로 32개동(1,091평)의 건물을 복원하고 집옥재등 12동을 보수하고 주변을 정비한다. 경복궁 복원사업이 예정대로 끝나도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오는 것은 아니다.대원군과 고종이 임진왜란 때 불타버린경복궁을 중건할 당시에는 건물이 330여 동(1만5,600여평)에 달했으나 2009년 복원사업 완료 시의 건물은 129동(6,180평)에 그쳐 40%만이 복원되는 셈이다.그러나 90년 복원사업 직전에는 단 36동밖에 남아있지 않았다. 이종수기자 vielee@
  • 구례 화엄사에 ‘華嚴石經’ 복원된다

    불교 화엄경(華嚴經) 국내 전래의 모태로 여겨지는 ‘화엄석경(華嚴石經)’이 조계종 제19교구 본사인 전남 구례화엄사에 복원된다. 18일 조계종과 화엄사 측에 따르면 화엄사가 주축이 돼화엄사 대웅전 뒤에 보존각을 세워 화엄석경 파편들을 보존,2010년까지 화엄석경을 원래의 모습대로 완전 복원한다.이와 관련,오는 26일 화엄사에서는 화엄석경의 제작연대를 비롯해 돌의 출처와 재질,화엄석경의 서체 등을 규명하는 ‘화엄석경 복원 학술세미나’가 개최된다. 화엄석경이란 ‘해동의 화엄종조’로 통하는 신라 의상대사(625∼702년)가 670년쯤 화엄사를 중창하면서 화엄경을석경(石經)으로 조각한 뒤 동시에 지은 장육전(丈六殿) 사면 벽에 두른 것.임진왜란 때 화엄사가 소실되면서 파괴됐으나 1960년대 초부터 파편들을 수습,보관돼 왔으며 90년보물 제1040호로 지정됐다. 현존하는 석경 편은 61년에 수습된 1만4,000여점과 최근수습된 2,000여점 등 1만 6,000여점.이 돌 조각에는 두세자에서부터 50자 이상의 경문들이 새겨져 있으며 부조(浮彫) 선각(線刻)형 두 종류가 있다. 복원을 주도할 화엄사는 백제 성왕 22년(544년) 인도 스님 연기조사가 창건한 화엄 종찰.2년전 현 주지 종걸 스님 취임 이후 불교계 인사와 문화재위원,불교사학자 10명으로 구성된 자문회의와 ‘화엄석경 보존복원 연구팀’을 구성해 화엄석경 보존·복원을 위한 기본 연구조사를 진행해왔다. 화엄사 화엄석경 도감인 종서 스님은 “화엄석경은 대승경전 중에서도 교학·사상적으로 불교의 핵심을 가장 깊게 담고 있는 경전을 돌에 새겼다”며 “화엄 사상은 또 삼국통일을 이루어내는 데 일조한 만큼 석경 제작과 조각의의의를 되살려 남북의 화해와 평화정착,통일의 원력을 세우고자 한다”고 복원 의미를 강조했다. 김성호기자 kimus@
  • 초등교과서 오류 ‘투성이’

    현행 초등학교 6학년 1학기 국어 읽기와 사회 교과서의 13개 문장에 오류가 있거나 어법이 맞지 않아 수정 및 보완이필요한 것으로 11일 밝혀졌다.다음은 감사원이 지난 3월 실시한 교육부에 대한 감사에서 지적한 대표적인 오류 사례다. [‘국어 읽기’교과서] ‘충청북도 음성에 있는 꽃동네 요양원을 세운 최기동 할아버지 이야기는 우리에게 귀감이 된다’(9쪽)는 문장에서 요양원을 세운 사람은 오웅진 신부인데도 마치 최 할아버지가 세운 것으로 잘못 기술했다. 11쪽의 ‘민간에 전해 오는 알기 쉬운 말을 속담이라 한다’는 ‘민간에 전해 오는 알기 쉬운 말’이 다 속담이 아니라고 감사원은 지적했다.73쪽 ‘새벽 안개를 헤치며 …고속도로를 달렸다.…햇살을 가슴으로 안으며 버스는 신나게 달렸다’는 새벽은 날이 밝을 녘을 뜻하며,해뜨기 전이어서 햇살을 볼 수 없기 때문에 잘못된 표현이다. [‘사회’교과서] ‘고조선에는 몇 가지 법이 있었고,청동과 철로 된 무기도 만들었다’(8쪽)의 경우 두 문장이 같은 자격으로 연결돼 있어 ‘고조선에는 …만들었다’는 표현은주술관계가 어긋난다. 26쪽의 ‘일본은 1592년 우리 나라를 침략해 왔다.이를 임진왜란이라 한다’는 침략해 온 것 자체가 ‘임진왜란’이아니기 때문에 ‘이로 인한 전쟁을 임진왜란이라 한다’로바꿔야 한다.57쪽의 ‘홍대용은 천문학에 관심이 많아 지구가 돈다는 것을 주장했어요’도 ‘관심이 많아’ 주장한 것이 아니라 ‘연구해’ 주장했다는 등으로 표현해야 한다. 감사내용을 자문한 국립국어연구원의 한 연구원은 “교과서는 우리의 글과 말을 배우는 학생들에게 가장 정확한 사실과 의미를 전달해야 하는,모범적인 글이어야 한다”면서 “명백한 오류가 있는 내용은 수정·보완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말했다. 정기홍기자 hong@
  • [기고] 日총리 방한 기대와 우려

    10월15일에 한일정상회담이 열린다는 정부의 발표를 듣고,또 한번 우리 정부가 기회주의적 일본 사람에게 끌려 다닌다고 느끼게 되었다.국민의 분노와 배신감이 팽배할 때는 정부가 일본정부를 다시 상대하지 않을 듯이 무리하게모든 관련 행사를 취소했다.그러나 겨우 2∼3개월만에 ‘일본이 성실하게 요청하고 있다’는 이유로 다시 한일정상회담을 연다는 것은 일본이 ‘이용호 게이트’라는 늪에빠진 한국정부에 좋은 기회를 제공하는 듯싶기도 하다. 한일관계의 정상화와 일본의 과거사에 대한 사과의 표시가 양국 정부사이에 공식적으로,수차에 걸쳐 있었음에도불구하고 한국인의 가슴을 어루만지고 그 한을 씻어주지못하는 까닭은 어디에 있는가라고 질문을 여러 차례 받은일이 있다.그 때마다 나는 늘 다음과 같은 전해들은 이야기가 되살아난다. 임진왜란 때 조선에 와서 전투를 치르던 일본의 한 장수가 “조선사람들은 소 잔등이에 앉은 쇠파리 떼와 같아 꼬리를 휘저으면 모두 날아갔다가 또다시 날아와 앉아서 소잔등이를 가렵게 한다”며 그가 느낀 바를 이렇게 설명했다.결국 소가 피하지 않고서는 피할 수 없는 불편한 관계라는 것이다. 한국백성의 끈질긴 저항과 풀어지지 않는 원한은 양국 정부가 ‘쇠꼬리’를 휘두르듯 간헐적으로,서로 자국내 정치에 편하고 유리한 시기에만 정치행사를 하기 때문에 그 마음을 쓰다듬지 못한다고 생각한다.역사적으로 씻을 수 없는 과오를 저지른 일본측의 정상들과 회담하면서 무슨 사과를 받은들 우리 국민의 한 많은 그 가슴을 씻어 줄 수있을까? 한 나라 정상의 이름을 거론하며 비판하는 것은 그리 즐거운 일은 아니다.이번에 고이즈미 총리의 경우는 한국 사람에게 더 많은 원한을 갖게 했으며 한국인에 대한 예(禮)를 더욱 실추했다고 생각한다.교과서의 내용에 관한 것이나 야스쿠니(靖國)신사에 참배하는 일,또는 해외 파병을위한 자위대 조직법의 개정이나 유사시법의 정비에 대한입장에 있어서 한국 사람들의 입장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일본 국내정치의 필요에 의하여 행동하는 것 같았다. 호소카와,무라야마,그리고 고이즈미로 이어지는 총리들이무슨 말로 사과를해도 한국민의 정서에는 또 속임수라고느껴진다. 그래서 예가 아니라고 하는 것이다.더욱이 테러전에 대응하는 일본 자위대의 파병은 일본 우익의 기회주의적 군비확장이 아닐까라고 의구심을 주고있는 지금에 김대중 대통령과 고이즈미 총리가 미국의 대 테러전을 지원하는 공조체제를 구상한다면 이번의 정상회담은 또 한번의 ‘쇠꼬리’ 휘젓기가 될 것이다.또한 우리 정부와 일부의사람들이 열정을 쏟고 있는 월드컵을 위해서 양국의 정상이 할 일이 무엇일까 궁금하다.우리의 경우는 월드컵 행사가 정부 일이지만 일본은 후지쓰의 광고회사인 사기업이유치한 행사인 것이다. 한일정상회담에 기대하는 것은 한국인의 정서를 존중하고이해하지 않고서는 또다시 한국민의 분노와 저항을 불러올 것이라는 점을 알았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윤정석 숙명여대 교수
  • 일본인들이 고려박물관 만든다

    일본의 도쿄(東京) 도심 신주쿠(新宿區)에 과거 한·일 관계사를 보여주는 박물관이 일본인들에 의해 건립된다. 3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KNCC)에 따르면 일본인과 재일교포 등 400여명으로 구성된 ‘고려박물관을 만드는 모임’(이사장 쇼지 츠토무,東海林)은 오는 12월7일 개관을 목표로 신주쿠 제2한국광장 빌딩9층에 ‘고려박물관’을 건립중이다.3,000만엔(円) 정도가 소요돼 75㎡ 규모로 완성될 박물관은고려시대부터 임진왜란,조선통신사,3.1운동과 안중근 의사활동 등을 포함한 고대와 중세,근현대의 한.일관계사 관련자료 130여점을 상설 전시한다. ‘고려박물관을 만드는 모임’은 1990년 한 재일교포가 일본의 일간지에 일본정부에 대해 한.일 관계사를 전시할 박물관 건립을 촉구한 글을 투고한 게 계기가 돼 같은해 9월 투고를 본 도쿄도(東京都) 이나기시(稻城市) 주민들이 모여 박물관 건립에 나섰으며 현재 회원이 400여명에 달한다. 김성호기자 kimus@
  • 2001 길섶에서/ 政敵들의 대좌

    영조 때,조정이 발칵 뒤집힌 대보단(大報壇) 사건이 있었다.대보단은 임진왜란 당시 원군을 보내준 명(明)나라의 은혜에 보답하기 위해 명 황제 신종(神宗)과 마지막 황제 의종(毅宗)의 제사를 지내던 곳.조선조가 창덕궁 후원에 이 단을설치한 것은 숙종30년(1704)년으로 명은 이미 망하고(1644년) 없을 때였으니 가위 동방예의지국이라고 할 만 했다. 이 대보단 제사 때문에 청(淸)과 조선 사이에 외교문제가발생 했다.청이 대보단 제사 이야기를 듣고 노발대발,해명을 요구한 것이다. 해명사절로 나선 유척기(兪拓基)는 청나라로 가는 길에 경기도 장단의 이종성(李宗城)을 찾았다.소론의 영수인 이종성은 노론 집권으로 정계를 은퇴하고 칩거중이었다.유척기는노론의 영수.두 사람은 대대로 불목(不睦) 하는 정적(政敵)이지만 나라의 명운이 걸린 문제 앞에서는 머리를 맞댔다.산전수전 겪은 두 원로의 밀담 끝에 유척기는 무릎을 치며 일어 섰다.그리고 대보단 문제는 말끔히 해결됐다.여야 정치인들이 한번쯤 들어 볼만한 야사(기계유씨와 경주이씨 집안의구전) 한토막이다. 김재성 논설위원
  • [전통주 이야기] (14) 김천 과하주

    경북 김천의 지명은 금천(金泉)샘물에서 유래됐다.그만큼 물 맛이 뛰어나다.임진왜란 당시 명나라 이여송(李如松)장군이 김천지역을 지나다 샘물을 마시고는 중국 금릉(金陵)에 있는 과하천 물맛과 같다고 한 일화도 전해지고 있다.이 샘물로 빚은 술이 과하주다. 김천의 가장 오래된 향토지인 금릉승람에는 다른 지역 사람들이 과하주 빚는 방법을 배워서 똑같은 방법으로 만들어 봐도 과하주 특유의 맛과 향기가 나지 않는다고 기술돼있다.물이 다르기 때문이라는 것. 과하주 생산에는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다.일제시대 때 김천주조회사에서 생산하다 2차 세계대전으로 중단됐고 광복뒤 생산이 재개됐었으나 한국전쟁으로 자취를 감추었다. 이를 91년 김천에서 의료와 문화사업을 하던 고 송재성(99년 작고)옹이 항토학자들의 조언과 과거 문헌을 토대로재현했다.현재는 송옹의 둘째아들인 송강호(宋剛鎬·62)씨가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과하주에 들어가는 재료는 간단하다.찹쌀과 누룩가루 2종류뿐이다.찹쌀을 김천시 대항면 항천리 과하주공장 지하 180m에서끌어 올린 암반수에 담궜다가 24시간 뒤 건져 고두밥을 찐다.고두밥을 섭씨 18도정도의 저온 건조실에서식힌다.여기에 누룩을 우려낸 암반수를 섞어 발효실에서 30일정도 저온 숙성시키면 과하주가 된다.도수가 16도인 과하주는 황갈색이 돌며 약간 단듯하면서도 곡주 특유의 은은한 향기가 나는 게 특징이다. 올해부터는 도수를 높여 23도짜리 과하소주도 시판된다. 과하주를 증류시켜 30도인 소주를 만든 뒤 여기에 16도인과하주를 절반 섞으면 23도짜리 과하소주가 된다. 과하주는 700㎖ 한병에 1만2,000원,과하소주는 700㎖ 1만7,000원이다.문의 (054)436-4661. 김천 한찬규기자 cghan@. ■이근구 향토사학가의 맛평가. “과하주는 무슨 맛이라고 설명할 수 없는 게 특징입니다” 김천향토사연구회장 이근구(李根龜·82)옹은 과하주의 맛을 딱 부러지게 말하지 않았다. 그러면서도 혀끝에 감치는 맛은 어느 술도 흉내낼 수 없다고 말했다.자연스럽고 부드러우면서도 곡주 특유의 은은한 향기는 애주가들에게 사랑을 받을만 하다는 것이다. 91년 과하주 재현 때 향토사학가의 대표로서 자문하기도한 이 옹은 과하주의 이같은 맛은 물이 다른데다 향료 등의 첨가제를 전혀 사용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조선시대 때 과하주는 궁중의 공물로 진상되었고사대부 집안의 귀빈 접대용으로 사용했다”는 조선주조사등 각종 문헌의 글을 인용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김천 한찬규기자
  • “역사는 신화가 아닌 과학”

    ■日 교과서 왜곡 관련서 잇따라. 일본 역사교과서 왜곡사건을 계기로 한·일 관계사에 대한관심이 높아진 가운데 문제가 된 교과서의 실체를 파헤친 책 2권이 동시에 출간됐다.또 이에 때 맞춰 일본에 유학중인한 신세대 외교관의 일본탐구서가 출간돼 눈길을 끈다. ●위험한 교과서=역사는 과학이다.이번 ‘새로운 역사교과서를 만드는 모임’(새역모)에서 만든 교과서가 문제가 되는것은 바로 이 평범한 사실을 정면으로 위배하기 때문이다.다시 말해 이들은 ‘역사는 과학이 아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래서 신화나 전설로 전해오는 이야기가 엄연히 역사교과서에 ‘역사적 사실’로 수록돼 있다.이들은 “역사를 배우는것은 과거의 사실을 아는 것이 아니라 과거 사실에 대해 과거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했는가를 배우는 것”이라고 주장한다.이런 관점에서 이들은 일제의 침략전쟁은 당시 일본정부나 일본국민들이 정당하고 합법적인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식민지 지배 등은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심지어 문제의 교과서 저자 가운데 한사람은 ‘종군위안부’가 일본 내에서 ‘공동변소’라는 은어로 사용돼 왔음을 일컬어 “교과서에 ‘화장실 구조의 역사’를 쓸 필요는 없다”고 주장하기도 했다.저자 타와라 요시후미는 문제의 교과서를 천황 중심의 내용으로,헌법개정을 주장하는 ‘위험한교과서’로 규정한다.이 책 후반부에는 새역모의 중심인물과 그간의 경과,개악저지운동 등도 집대성돼 있어 자료가치가크다.저자는 현재 일본출판노동조합연합회 교과서대책부 부부장으로 20여년간 교과서문제 전문가이다.일본교과서 바로잡기운동본부 옮김.역사넷 8,000원. ●엉터리 일본 역사교과서 바로잡기=그동안 나온 일본 관련서적들이 대부분 전문연구자나 성인용이었다면 이 책은 어린이용이다.우선 구성이 만화와 쉬운 글로 돼 있다.역사·교양전문 만화가가 한 주제를 만화로 소개한 다음 현직 역사교사가 일본교과서가 왜곡,기술한 내용을 소개하고 다시 이를 역사적 사실에 근거해 바로잡아 보이고 있다. 전반부에는 일본 역사교과서 왜곡이 어떻게 진행돼 왔는지,왜곡교과서를 만든 단체가 어떤 모임인지를간략히 설명하고 있다.이어 본문에서는 ‘일본이 가야를 다스렸다?’(임나일본부설)‘임진왜란때의 침략이 조선출병이라고?’‘일본은조선의 근대화를 도왔다?’(식민지근대화론)‘동학농민운동이 폭동이라고’‘안전을 위해 한국을 병합했다?’‘군대 위안부는 공중화장실?’‘한국전쟁에 한국군은 없었다?’등 25개 항목을 구체적으로 다루고 있다.박종관 글·그림,송영심글.문공사 7,000원. ●일본은 악어다=올해 갓 서른의 신세대 외교관으로 일본 연수중인 저자 신상목이 일본을 악어에 비유해 접근한 점이 특이하다.그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일본인들을 원숭이,너구리혹은 일벌이나 개미에 비유한 것과 달리 일본의 ‘에토스’를 악어에 빗대고 있다.그는 이같은 비유가 단순히 악어의외모만을 연상한 것이 아니라 사회의 발전단계,국가의 운영방식,개개인의 생활양식,가치관 등 구조적인 행태차원에서연상되는,고차원적인 이미지라고 설명한다. 그는 성경과 일본신화 속에 나타나는 악어에 대한 묘사로부터 일본과 악어와의 관계를 설명한다.강력한 보호막과이빨,날카로운 발톱과 지구력이 강한 체질,거기에 남들은 알아 듣기 어려운 이중성과 양면성으로 무장한 미소와 눈물.그는 일본이야말로 악어의 힘과 지혜를 두루 갗춘 최강자의 모습을보여주고 있다고 분석한다.일본에 대한 편견과 컴플렉스를떨쳐버린 신세대 외교관인 저자는 “한일관계는 과거사문제라는 ‘시한폭탄’을 안고 있어서 항상 살얼음판을 걷는 신세를 면하기 어렵다”고 진단하고는 “쓸데없는 선입견과 가당찮은 희망적 사고를 버리고 균형된 시각으로 일본을 바라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인북스,9,000원. 정운현기자 jwh59@
  • 임진왜란 戰犯 ‘저승 재판’

    일본의 교과서 왜곡 문제가 한·일간 첨예한 외교분쟁을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해양수산부의 한 공무원이 객관적 자료를 근거로 한 역사소설을 펴내 화제다. 해양수산부의 방기혁(房奇爀·46·세종연구소 파견) 부이사관이 펴낸 책은 3권짜리 역사소설 ‘평(平)’.행정고시 23회인 방씨는 지난 88년부터 91년까지 일본 홋카이도(北海道) 영사관 부영사로 근무할 당시 방대한 자료를 모아 소설을 썼다. 소설의 무대는 임진왜란(1592∼1598년)과 전후 20∼30년. 임진왜란 종결 400주년을 맞아 저승에서 ‘진상규명특별법정(재판장 염라대왕)’을 열어 도요토미 히데요시(豊臣秀吉)에게 사형을 선고하는 등 관련자들의 죄를 심리,상벌을 내리는 전범재판의 기록형식을 취하고 있다. 소설 이름 평(平)은 십(十)팔(八)놈(一)이라는 뜻을 담고있다.‘一’은 일본의 ‘노’ 발음나는 글자와 비슷하다는것이다.조선왕조실록에서는 도요토미와 고니시 유키나가(小西行長),가토 기요마사(加藤淸正) 등의 성을 모두 ‘평’으로 기록하고 있다. 소설은 도요토미의 개인적 야욕에서 비롯된 임진왜란의 실상과 임진왜란 발발 전의 일본과 조선 양국의 국내정황,명나라의 참전을 유도하기 위한 조선의 외교활동 등이 구체적으로 소개돼 있다.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았던 도요토미의개인 및 가족사,집권과정도 자세히 소개하고 있다. 방씨는 “소설이 우리나라와 일본에 대한 정확한 역사적지식을 전파하는 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말했다. 김성수기자 sskim@
  • [굄돌] 일본인, 기습에 능한 까닭은?

    일본인들은 “하게 되었습니다”란 표현을 잘 사용한다.예를 들어 “취직을 했습니다”보다 “취직을 하게 되었습니다”란 말에 익숙하다.자신의 의지로 한 행동에 대해서도 ‘자연히 그럴 수밖에 없었다’는 생각을 담는다.또한 남이 호의를 베풀면 우리는 “감사합니다”라고 하는 반면,그들은 “죄송합니다”라고 인사한다.자신이 해야 할 일을 남이 해주었기에 스스로 점잖지 못했다는 표현인 것이다.이렇듯 자신보다 남을 배려할 줄 아는 일본인이 역사를 왜곡했다는 것은언뜻 이해되지 않는다. 일본의 서점에 가면,과거를 기술한 역사관계 서적이 대단히많은 반면 미래 관련 서적은 상대적으로 적다는 사실을 알수 있다.국민성이 구심적인 일본인들은 역사에 관심이 많으며 미래에 대해서는 그다지 관심이 없는 듯 하다.또한 일본인만큼 ‘일본인론’을 좋아하는 국민은 드물다고 스스로 인정할 정도로 그들은 자신을 논리화하는 데 관심이 많다.그래서 한국과 중국,그리고 일본 지성인의 수정 요구에도 불구하고 일본정부는 “현행 검인제도의 틀 안에서 최선을다했다”는 해명만 앵무새처럼 반복한다.딱하다. 일본인은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지 않으며 화나는 일에도 분노를 표출하지 않는다.필자가 유학시 경험한 바로,일본인은길가에서건 집에서건 고함을 지르며 싸우는 일이 없다.남편과 부인,주인과 아랫사람이 다투는 것을 금하며,표면적으로는 항상 평온과 예의를 갖춘다.하지만 그들은 때를 기다릴줄 안다.남과 의견이 맞지 않으면 침묵을 지키며,상대가 억울하여 모든 말을 토할 때 기꺼이 들어주고 본심을 알아낸다.그리고 기습을 한다.우리는 임진왜란이나 진주만 공격과 같은 역사에서 이같은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서부영화에서 보는 결투장면을 사무라이 영화에서는 볼 수 없다.상대의 약점을 파악한 후에 기습하는 것이 그들의 전술이다. 우리는 뻔한 답변을 듣고 흥분할 필요가 없다.분에 찬 나머지 너무 쉽게 본심을 보이기보다 일본에 대해 체계적으로 연구할 필요가 있다.일제 강점기에 이미 경험했듯이 문화왜곡은 보이지 않게 우리에게 다가오고 있다. 8·15 광복절이 얼마 남지 않았다.일본이 고개 숙일만큼 치밀한 전략이 필요한 ‘때’이다. 임장혁 국립민속박물관 전시운영과장
  • 日조선통신사 행렬 재현행사 취소

    일본에서 조선통신사 행렬을 재현하는 2001 평화의 행진이 취소됐다. 2001 평화의행진 추진위원회(상임 위원장 이원식 한림대교수 등 3인)는 18일 “한·일 양국 청년들이 서로의 문화를 이해하고 잘못된 역사 인식을 바로잡아 양국의 발전적인 관계를 모색하기 위해 이 행사를 준비했으나,일본이 역사 왜곡을 통해 역사에 대한 잘못을 부정하고 차세대에게잘못된 역사를 가르치려 하고 있는 상황에서는 치를 수 없다고 판단해 내년으로 연기한다”고 밝혔다. 추진위는 “이 행사의 의미이자 주체인 조선통신사는 일본이 임진왜란에 대해 사죄하고 역사에 대해 반성하면서선진 문화국인 조선에 사절단을 보내달라고 요청해 외교사절단으로 파견한 것”이라면서 “그러나 일본 교과서는 조선통신사의 파견 동기 등을 은폐한 채 결과만 기록하고,일본인들이 상주할 수 있도록 배려해 부산 초량에 설치한 왜관을 조선내 일본영토로 변질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주혁기자 jhkm@
  • 신간 맛보기

    ◆달콤한 인생(최인호 지음,문학동네 펴냄)=‘70년대 작가군의 선두주자’‘청년문화의 기수’로 불리며 새로운 감수성의 문학을 열어 보인 작가가 1982년 ‘위대한 유산’이후 20년만에 낸 소설집.‘최근에 탈고한 신작 ‘이별 없는 이별’과 ‘달콤한 인생’을 비롯해 ‘산문’‘몽유도원도’‘이상한 사람들’등 6편의 중단편이 실렸다.표제작인 중편‘달콤한 인생’은 파우스트 테마를 밑그림으로 인생유전의 드라마를 감싸는 작가의 종교적 시선이 두드러진 작품.또‘몽유도원도’는 백제 21대 개로왕이 꿈 속에서 절세 미인을 만난 삼국사기의 도미설화를 새롭게 풀어놓은 작품이다. 작가는 “문학의 향기가 저절로 옷깃에 스며 너울너울 사람을 따라오는 나비,그런 호접과 같은 단편소설을 쓰고 싶다”고 말한다.8,000원. ◆에밀 뒤르케임의 사회학(민문홍 지음,아카넷 펴냄)=한국의 사회학 공동체는 지금까지 주로 막스 베버의 사회학에 관심을 기울여 왔다.또한 1980년대의 민주화운동은 중견 사회학자들로 하여금 사회구성체론이라는 이름으로 마르크시즘을학문적으로 연구하는 계기를 제공했다.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고전사회학자 에밀 뒤르케임은 구조기능주의의 기반을 제공한 보수적 사회학자 혹은 동양사회의 특수성을 고려하지 않은 서구중심적,보편적 사회학 이론을 추구한 사회학자로 자연스레 배척당했다.그러나 저자(기독교 사회과학연구소장)는 뒤르케임의 사회학은 한국사회가 필요로 하는 현대성,탈현대성과 관련된 소중한 문제제기가 담겨 있다고 강조한다.‘뒤르케임학파의 동양사회론’‘뒤르케임과 탈현대성논쟁’등 9장으로 이뤄졌다.2만원. ◆도자기와의 만남(전충진 지음,리수 펴냄)=우리 도자사를말하면서 피해갈 수 없는 나라가 일본이다.일본의 영원한영웅으로 추앙받는 오다 노부나가.그가 공을 세운 자에게영토 대신 도자기를 상으로 내리면서부터 일본은 조선의 도자기에 집착하기 시작했다.이후 임진왜란과 정유재란을 거치면서 극도로 궁핍해진 일본의 영주들은 ‘부의 원천’으로 인식된 도자기 제작을 위해 조선 도공 1,000여명을 납치해갔다.일본은 도요토미 히데요시 통치로부터 400여년간태평성대를 누리며 도자기를 더욱 발전시킬 수 있었다.반면조선은 병자호란으로 이어지는 전화로 사회가 뿌리째 흔들리면서 도자기문화도 쇠멸의 길을 걸었다.그러나 ‘모방의나라’ 일본이 결코 흉내낼 수 없는 것이 우리 도자기의 정신임을 새삼 강조한다.1만3,000원. ◆모반의 역사(한국역사연구회 지음,세종서적 펴냄)=묘청은요설로 사람들을 현혹한 요승이었나,실패한 개혁자였나? 홍륜의 난에서 볼 수 있는 공민왕의 숨겨진 면모는? 우리 정치사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 17명의 모반자들을 골라 그들의 꿈과 야망,좌절된 발자취를 파헤쳤다.‘대동사회’를 꿈꾸며 체제변혁을 이루려 했던 조선 중기의 풍운아 정여립,세도권력과 지역차별에 신음하는 농민들을 위해 열정을 불태운 저항 지식인 홍경래,“천하에 가장 두려운 존재는 오직 백성뿐”이라며 부패한 정권에 경고장을 날린 허균,태조 이성계를 대신해 태종에게 화살을 겨눈 조사의,선덕여왕당시 여왕의 즉위를 문제 삼아 반역을 꾀한 비담 등이 이야기의 주인공.‘해석되고 굴절된’ 역사의 본모습을 추적,복원한다는 게 책의 의도다.1만원.
  • 대마도는 우리땅 노래 열풍

    ‘우리의 섬 대마도/고려시대에서 조선에 이르기까지 우리의 은혜를 입은 곳/…/역사의 소용돌이 속에서 쓰시마란 이름으로 바뀌어/…/대마도를 반환하라’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과 역사교과서 왜곡 등으로 반일감정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대마도는 우리땅’이라는노래가 인터넷을 통해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97년 KBS 목포가요제에서 대상을 수상한 ‘아랑’이라는여가수(K대학 관광학과2)가 한국어와 일본어(韓國の つしま)로 부른 이 노래는 최근 네티즌들 사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이 노래는 지난달 18일 인터넷 ‘다음’ 카페의 ‘데뷰클럽’(http:/usic2.daum.net/singer)에 처음 선보인 뒤 각종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무료 배포되고 있다.제목이 엉뚱한것 같지만 가사 내용은 국내 역사학자들의 검증을 거쳤을정도로 역사적인 사실에 근거하고 있다. 작사자 한빛코리아 대표 최동국(崔東國·45)씨는 “독도영유권에 대한 억지 주장을 펴는 일본에 대해 방어적으로대응해서는 안된다”면서 “대마도가 고려시대 이래로 고려·조선의 지배아래 있었으며,임진왜란 당시 도요토미 히데요시(豊臣秀吉)도 대마도를 조선영토로 간주했다는 역사적인 사실을 열거했다”고 말했다. 조현석기자 hyun68@
  • 근정전 상량문 발견

    조선왕조 왕궁 경복궁의 정전(正殿)인 근정전(勤政殿·국보제223호) 중건의 배경을 알려주는 상량문(上樑文)등 6종류 11개의 문화재급 자료가 발견됐다. 문화재청은 내년말 완공을 목표로 근정전의 해체복원공사를하던 중 지붕 밑에서 길이 13.5m·폭 77㎝의 붉은 명주천에고종4년(1867년) 작성된 상량문을 찾아냈다고 8일 밝혔다.당시 공사관계자 156명의 직책과 이름을 적은 흰색 명주천,흥선대원군 이하응의 중건공사 주도를 칭송한 붉은 명주천도나타났다.‘水’(수)자를 써놓은 종이 등도 발견돼,임진왜란으로 소실된 경복궁을 흥선대원군이 복원하면서 불을 얼마나 염려했는 지를 말해준다. 김주혁기자 jhkm@
  • 집중취재/ 위기의 기초학문…인문학박사 80%가 실업자

    기초학문의 위기감으로 학계와 대학가가 술렁이고 있다.인문·사회·자연계 교수들은 기초학문의 지원을 촉구하는 성명을 내며 정부의 대책을 요구하고 나섰다.교수들은 학부제의 실시와 함께 모집단위 광역화를 ‘학문 편중현상’을 초래한 가장 큰 원인으로 꼽는다.취업과 직결되는 인기학과와비인기학의 불균형을 낳았기 때문이다.동시에 기초학문, 즉비인기학과 전공 교수들의 위상 자체도 흔들리고 있다. ■학생들의 학과 편중 95년과 98년 각각 시행에 들어간 학부제와 모집광역화로 학생들의 학과에 대한 선호도가 그대로 나타났다. 서울대 자연대의 천문·지질·해양학과 등은 지원자가 급감,30∼40명이던 정원이 절반 이하로 줄었다.또 서울대는 99년부터 전공별 정원의 20%까지 전과를 허용해 ‘학과 서열화’를 부추겼다.예를 들어 지난해 서울대 인문대의 전과생30명 가운데 14명이 경영대,10명이 법대, 농생대의 전과생17명 가운데 절반이 공대로 옮겼다. 자퇴생들도 마찬가지다.99년 129명,지난해 204명,올해 219명 등으로 해마다 늘어나는 서울대 자퇴생들의 90% 이상은서울대나 다른 대학의 인기학과에 재입학했다.서울대 대학원의 경우도 인문·사회·자연대 등 기초학문의 충원율은 70% 안팎에 불과한 실정이다. ■낮은 취업률 기초학문과 실용·응용학문 분야의 취업률의차이는 확연하다. 올해 경북대 인문대학 졸업생의 취업률은41.4%, 사회대는 45.1%인 반면 경상대는 72.1%,공과대는 79.1%로 큰 차이를 보였다. 인문사회연구회 조사에서도 인문학에 만족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로 대학생의 30.6%가 ‘취업 전망 불투명’을 꼽았다.연세대 김농주 취업담당관은 “배출 인력이 비슷한 상황에서 기초학문과 응용학문 전공 학생의 평균 취업률이 20% 정도 차이가 난다”면서 “기업들의 인력채용 기준도 학문의 편중 현상을 부추긴다”고 분석했다. ■남아도는 박사인력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의 최근 연구에 따르면 지난해까지 박사학위를 받고도 취직을 못한 박사실업자(시간강사 포함)는 36.5%인 1만3,454명에 이른다.분야별실업률은 인문계 54.4%인 4638명,사회계 31.7%인 2,798명,이학계 41.8%인 3,149명,공학계 18%인 2,869명으로 집계됐다. 특히 인문계열 가운데 국문학·철학박사의 실업률은 각각82.2%,역사학은 76.5%였다.지난해 박사학위를 받은 역사학·철학·국문학 박사의 실업률은 각각 92.9%,83.7%,81.8%에이르렀다. 이학계에서는 수학이 72.7%로 가장 높다.반면 전기전자·정보통신·생명공학 분야의 미취업률은 평균 10∼20%에 머물렀다. ■연구 개발비 푸대접 정부와 대학측의 응용학문에 대한 편중 지원도 기초학문의 위기를 심화시켰다. 연세대가 올해 ‘BK21’ 국고지원비 중 기초학문에 지원하는 금액은 53억원에 불과한데 비해 응용학문은 2배가 넘는135억원에 이른다.지난해 과학기술부의 이공계열 연구지원비 가운데 기초과학 연구사업에는 1,700여억원이 지원된 반면 응용학문에는 4,300여억원이 지원됐다.99년을 기준으로교육부가 조사한 서울대의 교수 1인당 연구개발비는 인문·사회계가 1,993만6,000원인데 비해 이공계는 1억813만2,000원으로 5배 가량 차이가 났다. 박홍기·안동환기자 hkpark@. *전문가 제언. 인문·사회·자연계등 기초학문 연구자들은 학문의 가치를 실적 위주로 평가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달라져야 한다고입을 모은다. 기초학문은 단기간에 성과를 내기 어려운데다 결과물도 가시적이지 않은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따라서 정부에서도 기초학문의 육성에 대해 확실한 지원책을 내놓아야 한다는 것이다. ‘서강포럼’ 대표인 서강대 정요일 교수(국문학)는 “철학·문학·수학·물리학 등 기초학문은 꽃과 열매(응용과학)를 생산하는 나무의 뿌리와 같다”면서 “생산성과 효율만을 우선시하는 근시안적 교육정책은 조만간 우리 사회에 심각한 타격을 입힐 것”이라고 경고했다.정 교수는 “기초학문의 육성을 위해 학부제의 재검토와 기초학문 전공학부에대한 재정적·비재정적 지원책이 요구된다”고 밝혔다. 이화여대 자연과학부 김성구 교수(물리학)는 ‘조총론’을예로 들며 기초과학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임진왜란 전 일본인들은 별다른 과학적 기반 없이도 포르투갈 상인들이 건네준 조총을 응용,10년만에 더 훌륭한 조총을 만들수 있었지만 오늘날 전투기,인공위성등은 기초과학의 뒷받침 없이는 모방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물리학·수학·화학 등 기초과학의 기반 없이는 응용과학의 발전을 기대할 수 없다”면서 “기초과학에대한 투자는 생산논리를 앞세운 민간기업이 아닌 정부와 대학이 확고한 철학을 가지고 육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미국의 MIT,시카고대 등이 공대생들을 대상으로 시행하고 있는 역사철학·물리·수학과목 등의 ‘의무학점제’ 도입도추천했다. 성균관대 손동현 교수(철학과)는 “학문을 경제적 이해관계로만 바라보아서는 안된다”면서 “기초학문의 육성은 개별 대학 차원에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닌 만큼 정부가구체적 기초학문지원 프로그램을 세워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류길상 박록삼기자 ukelvin@. *美·日기초과학 현황. ◆ 미국. 미국 교육부가 지원하는 기관 가운데 ‘과학·수학 ·환경교육을 위한 정보교환소’라는 곳이 있다. 학생들이 상업적 기술이나 컴퓨터,기계 등 2차적이고 현실적용도가 높은 쪽으로 쏠리는 것을 방지하고 학교에서 기초교육을 소홀히 다루는 것을 교정하기 위해 설립된 기관이다. 실용과학이 극도로 발달한 미국의 기술문명은 수학,물리학,화학 등 기초학문을 발판으로 버티고 있다.우주항공국(NASA)을 위시한 수많은 연구소 종사자들이 수학적 계산에 매달려 나노(Nano·10억분의 1)과학에 도전하고 우주의 암흑물질을 규명해내며 신천지에 도전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워싱턴 최철호특파원 hay@. ◆ 일본. 일본에서는 좀처럼 ‘기초과학’이 화제가 되지 않는다.그만큼 기초과학을 중시한다. 기초과학을 서구에 의존하고 있다는 80년대 ‘무임승차론’의 반성을 토대로 90년대 초부터 “우리 손으로 기초과학을 닦자”는 분위기가 무르익었다. ‘21세기의 과학’으로 불리는 생명과학연구에 필수적인방사광 가속기가 한국에는 포항공대 한 곳밖에 없다.그러나일본에는 효고(兵庫) 이화학연구소를 비롯,여러 곳에 있다. 국가와 기업의 지원도 세계 최고다.일본의 한해 연구비 총액은 미국(28조9,000억엔)에 이어 2위(15조7,000억엔)지만국내총생산(GDP)과 대비하면 3%대로 1위다. 기초분야 육성을 위해 설립된 일본 과학기술진흥사업단(JST),일본 학술진흥회의(JSPS)의 한해 예산(3,000억엔)은 한국의 과학기술부 예산과 맞먹는다. 자연과학의 연구인력도 59만7,000명으로 미국에 이어 세계2위다. 기초분야에서는 20만명이 과학 미래를 다지고 있다. 도쿄 황성기특파원 marry01@
  • ‘황진이’ ‘이순신’ 재단장 무대

    폐쇄적인 봉건주의 유교사회에서 남성보다 더 자유로운 삶을불꽃처럼 살다간 예기(藝妓) 황진이. 임진왜란 당시 뛰어난전술과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은 용맹으로 조국을 구한 성웅충무공 이순신(1545-98). 황진이의 출생·사망년도는 알 수없지만 화담 서경덕(1489-1546)을 유혹했다 하니 이순신보다는 30∼40세 정도 위인 셈이다. 한 세대의 시차를 두고 큰 족적을 남긴 두 인물의 삶을 그린창작오페라 ‘황진이’와 ‘이순신’이 나란히 국내 무대에오른다.두 작품 모두 해외에서 큰 반향을 불러일으킨 작품이다. 서양의 음악적 논리와 건축미 속에 동양의 색깔을앉혀 한국 전통음악을 세계 음악언어로 격상시킨 한국오페라단의 작품.지난 99년 초연 이후 지난해 한·중 수교 8주년기념 베이징 공연과 지난달 2002 월드컵 공동개최 기념 일본공연에서 열광적인 찬사를 받았다. 이 오페라는 총4막으로 구성됐다.중종 때 개성 황진사의 서녀(庶女)로 태어난 황진이는 시재(詩才)에 뛰어났고 용모도출중했으나 가문과 출신을 중시하는 관습의 벽을 뛰어넘을수없었다. 15세 때 이웃집 총각이 그녀를 짝사랑하다 상사병으로 죽은것을 계기로 운명을 예감하고 자유롭게 살겠다며 기적에 이름을 올린다. 명월이가 돼 수령 벽계수, 대승 지족선사,학자서화담, 명창 이사종 등 당대 명인들과 교류하고 사랑하면서불후의 작품들을 남긴다. 황진이의 시조를 서양 오페라의 아리아 대신 사용했고,바라춤 학춤 기생무 북춤 등 한국 고전무를 대거 삽입해 총체적인 한국 미의 극치를 보여준다.6월 13∼16일 오후7시30분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02)587-1950.구상 원작,영화감독이장호 연출,이영조 작곡.황진이 역에 김유섭 신지화 더블캐스팅. 충무공이 조정의 모함을 받고 갈등하는 대목에서장렬한 최후를 맞기까지를 총4막에 담은 성곡오페라단의 이탈리아어 작품. 지난 98년 충무공 순국 400주년을 기념해 충남 아산 현충사등에서 초연된 뒤 지난해 이탈리아의 로마 오페라극장에 진출,갈채를 받았다.당초 이탈리아의 니콜로 이유콜라노가 5음계 중심으로 작곡했으나 절정에 도달하는 과정이 소멸되는현상이 나타나 지난해 주세페 마주카와 니콜라 사말레가 7음계 중심으로 개작했다. 이번 공연에서는 이순신을 흠모한 나머지 일본 장수 고니시의 사랑을 뿌리쳐 그의 칼에 숨진 기생 초월의 아리아가 추가됐고 음정 등을 일부 수정,한국 정서를 보여주는 데 그치지 않고 극적 전환 효과도 살릴 수 있도록 보완했다.강강수월래 승전무 화관무 등에는 한국의 전통리듬이 사용된다. 6월 8∼10일 오후7시30분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연출 장수동,이순신 역에 박치원 강신모. 김주혁기자 jhkm@
  • 서울大토론회 日‘새역모’회장 妄言메시지 파문

    일본 역사교과서 왜곡을 주도한 ‘새로운 역사교과서의 모임’(새역모)의 회장 니시오 간지(西尾幹二·66)가 최근 국내 역사학회가 주최한 토론회에 “일본 역사교과서에 대한한국의 수정요구는 내정간섭이며 예의없는 행위”라는 등 망언을 담은 메시지를 보내 물의를 빚고 있다. 21일 한·일민족문제학회에 따르면 니시오 회장은 지난 18일 서울대 경영대학원 국제회의실에서 ‘일본 역사교과서 문제에 대한 일본인의 인식은 어떠한가’라는 주제로 열린 토론회에 보낸 메시지에서 이같이 주장,국내 역사학자들의 거센 반발을 샀다. 그는 “일본인들은 한국이 중국에 오랜기간 동안 지배받은것에 대해 매달리지 않고 일본의 지배를 받은 사실에만 매달리는 것은 무엇 때문인지 의아해 하고 있다”면서 “일본도주권국가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되며 최소한의 예의를 지켜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니시오의 메시지는 이날 토론자로 나온 일본 분게??주(文藝春秋)에서 활동하는 저널리스트 가토 아키라를 통해 발표됐으며 니시오가 국내 역사학계에 자신의 뜻을 밝힌것은 처음이다.니시오는 “교과서 문제는 국내 문제이며 이에 대한 한국의 대응은 분명한 내정간섭”이라며 수정 의사가 없음을분명히 했다. 그는 또 임진왜란을 ‘조선출병’이라고 표현한 것과 관련,“도요토미 히데요시(豊臣秀吉)가 기독교를 금하고 중국문화권에서 이탈하기 위해 벌인 것”이라면서 “일본의 각종 전쟁 참여는 세계 대세에 어쩔 수 없이 휘말려들어간 것”이라고 강변했다. 니시오는 “일본의 역사 교사와 교과서 집필자들은 좌익성향이 너무 강해 일본 보수계 지식인들의 고민거리”라면서“새역모는 회원 1만명의 회비로 운영되는 단체로,배후에 흑막(배후조정자)은 없다”고 주장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서울대 사범대 정대성 초빙교수,광운대 일본학과 김광열 교수,일본 역사문제연구소 상임연구원 안자코 유카와,산케이신문 서울지국장 구로다 가츠히로 등 100여명이 참석,열띤 논란을 벌였다. 조현석기자 hyun68@
  • 5·18 21돌기념식 정치권 움직임

    광주민주화운동 21주년 기념식이 열린 광주 5·18묘역은여야가 당사를 이곳으로 옮겨놓은 게 아닌가 싶을 만큼 정치인들로 가득했다.특히 5·18 공식 기념식에 처음 참석한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를 예전과 달리 광주 시민들이 따뜻히 맞아 눈길을 끌었다. 또 정치인들에 대한 시민과 대학생들의 야유 및 묘역 진입 저지 등이 일절 없었으며,지난해 술판을 벌여 구설수에 올랐던 여야 386의원들도 별도 모임 없이 참배만 했다. ◇여야 지도부 설전=묘역 관리사무소에서 조우한 여야 지도부는 5·18민주유공자법 처리를 놓고 신경전을 벌였다. 먼저 민주당 김중권(金重權)대표가 “민주유공자법 처리를 도와달라”고 말하자,이 총재는 “6·25 참전용사 등 다른 유공자들과 한꺼번에 묶어 기본법을 만드는 게 바람직하다”고 받았다. 이에 김 대표가 “그렇게 하면 재정이 엄청나게 필요하다”고 강조하자,이 총재는 “법 얘기는 나중에 하자”고 화제를 돌렸다.김 대표는 ‘구 정권 인사’라는 이미지를 의식한 때문인지 기념식 후 기자간담회를 갖고 “5·18의 진상을 알게 된 것은 13대 국회 청문회때”라고 말했다. ◇이 총재의 호남 민심 잡기=한나라당은 이 총재의 광주방문에 맞춰 민심 잡기를 위해 공을 들인 흔적이 역력했다.민주당은 19명의 현역 의원이 광주를 찾은 반면 한나라당은 28명의 의원이 대거 이 총재를 수행했다.특히 이 총재가 광주공항에 도착하자 한나라당 광주·전남 지구당원 50여명이 도열,열렬한 박수로 환영했다. 이 총재는 망월동묘역에서 김 대표와 대화 도중 “임진왜란때 이순신(李舜臣)장군이 왕에게 올렸다는 ‘약무호남시무국가(若無湖南 是無國家;호남이 없으면 국가도 없다)’란 글귀가 공항에 걸려 있더라”고 상기시키기도 했다. 또 기념식이 끝난 뒤 30분 이상 묘역을 일일이 돌며 비석을 어루만지고 시민들과 포옹을 하는 등 친근감을 표시했다. 시민들도 이 총재에게 “오시느라 고생 많았다”고 덕담을 하는 등 성숙한 시민 의식을 보였다. 반면 김 대표는 “오늘은 영령들을 추모하러 온 것이지세를 과시하기 위해 온 게 아니다”고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광주 김상연기자carlos@
  • 고이즈미 “”교과서 못고친다””

    정부는 8일 2002년도 일본 중학교 역사교과서 8종의 내용가운데 한국 강제병합 미화,군대위안부 문제 누락,임나일본부(任那日本府)설의 기정사실화 등 모두 35개 항목의 재수정을 일본 정부에 공식 요구했다. 한승수(韓昇洙)외교통상장관은 이날 오전 데라다 데루스케(寺田輝介) 주한 일본대사를 불러 A4용지 36쪽 분량의 재수정 요구안과 우리 정부의 입장을 담은 비망록(Aide-Memoire)을 전달하고 일본 정부의 조속하고 성의있는 조치를 촉구했다. 한 장관은 이 자리에서 “우리 정부가 수정을 요구하는 것은 일본 역사교육에 간섭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역사교과서의 왜곡이 미래지향적인 한·일 우호관계를 훼손하고,지역정서에도 바람직하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데라다 대사는 “한국 정부의공식 입장을 무겁게 받아들인다”면서 “한국의 입장을 진지하고 충분히 음미하도록 본국 정부에 정확하고 신속하게전달하겠다”고 말했다고 정부 당국자가 전했다. 이날 정부가 전달한 35개 재수정 요구 항목 가운데 우익성향인 ‘새로운 역사교과서를 만드는 모임’이 펴낸 후소샤(扶桑社) 교과서가 25개 항목으로 가장 많았고,나머지 기존7종의 교과서에서 10개 항목이 포함됐다. 정부 분석결과 후소샤 교과서는 ‘일본을 향해 대륙에서 한개의 팔뚝이 돌출했다’며 한반도 위협설을 주장하고,임진왜란을 ‘조선 출병’ 등으로 왜곡 기술한 것으로 드러났다.후소샤 교과서는 또 ‘근대화를 돕기 위해 군제개혁을 지원했다’며 조선의 근대화과정을 일방적으로 해석하고,‘일부 병합을 수용하자는 목소리도 있었다’며 한국 강제병합을 호도한 것으로 분석됐다.특히 후소샤 교과서를 비롯,5개교과서는 군대위안부 문제를 누락하는 등 일본군의 잔혹행위를 고의로 은폐한 것으로 지적됐다.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일본 총리는 8일 한국 정부의 역사교과서 재수정 요구에 응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고이즈미 총리는 이날 오후 기자회견에서 “재수정은 안되지만 한국의 주장도 성실히 받아들여 어떤 대응이 가능한지 적극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역사학자·전문가를 통해 더 좋은 방향으로가자고 전부터 이야기해 왔다”고 말해 한·일 양국 학자들의 교과서 공동연구 등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시사했다. 고이즈미 총리는 한국의 재수정 요구가 내정 간섭이 아니냐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 “결과를 보고 비판을 받는 것은괜찮다”고 부정했다. 도야마 아쓰코(遠山敦子)문부과학상은 한국 정부의 재수정 요구에 대해 재수정은 기본적으로 불가능하다면서도 “명백한 잘못이 있을 경우 정정도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박찬구 홍원상기자·도쿄 황성기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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