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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전협정 60년] “지척의 北기정동에 형님 두고도 60년간 못 만나”

    [정전협정 60년] “지척의 北기정동에 형님 두고도 60년간 못 만나”

    병역과 납세의 의무를 면제받지만 평생 농사지은 경작지의 땅 한평조차 마음대로 소유할 수 없는 곳. 시집온 며느리는 주민이 될 수 있지만 시집간 딸은 주민이 아니어서 친정 왕래조차 쉽지 않았던 곳. 최북단 군사분계선 남쪽 비무장지대(DMZ) 안에 유일하게 존재하는 민간인 거주지 대성동 마을의 얘기다. 대성동 마을은 ‘남북 비무장지대에 1곳씩 마을을 둔다’는 정전협정 규정에 따라 북측의 기정동 마을과 함께 1953년 8월 조성됐다. 행정구역상 경기 파주시 군내면 조산리이며 현재 50여 가구 200여명이 거주하고 있다. 대대로 이 마을에서 생계를 일궈 온 주민들은 정전협정이 체결되면서 영문도 모른 채 ‘특별구역’ 주민으로 60년을 살아왔다. 대성동 마을에서 나고 자라며 60년 분단의 ‘나이테’를 몸에 새긴 마을 주민 박필선(80), 김경래(77)씨를 3일 파주시 문산읍에서 만났다. 대성동 마을은 최근 남북 간 군사 긴장이 고조되면서 출입이 더 엄격히 제한되고 있다. “전쟁이 난 건 그날 아침에 알았어요. 그 전에도 포 쏘는 소리는 종종 들어서 양측이 또 교전을 하나 보다 했는데 웬걸, 전쟁이 터졌다는 거예요. 임진강을 건널 배도 없고 해서 그냥 살았죠.” 김씨는 14살이 되던 해 이 마을에서 전쟁을 맞았다. 밤에는 한국군이, 낮에는 인민군이 마을을 들락날락하는 바람에 마을 청년들은 숨을 죽인 채 3년을 살아야 했다. 인민군이 국군으로 위장하고 마을로 들어오는 바람에 환영을 나갔다가 붙잡혀 간 마을 주민도 한둘이 아니라고 했다. 잡혀간 주민 중 돌아온 사람은 거의 없었다고 한다. 박씨는 걸어서도 갈 수 있는 옆 마을 기정동에 친형님을 두고도 60년간 만나지 못했다. 박씨는 “왕래를 못 하니 아직도 큰형님이 기정동에 사는지, 돌아가셨는지 알 수가 없다”면서 “아직도 지척인 옆 마을에 사신다고 생각하고 위안으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판문점에서 정전협상이 한창일 때도 마을 청년들은 총을 들고 마을을 지켜야 했다. 협상이 벌어지는 동안 판문점 반경 2㎞ 내에서는 교전이 금지됐지만 양측 군대가 조금씩 밀고 들어오면서 판문점과 1.5㎞ 떨어진 이 마을에서는 총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김씨는 “마을 청년 13명이 소총을 들고 지켰다”며 “마을 산기슭에까지 포탄이 날아들 때도 있었다”고 회상했다. 그렇게 마을을 지켜냈지만 휴전 이후에도 대성동의 수난은 계속됐다. 1997년 도토리를 줍던 마을 주민 홍승순씨 모자가 북한군에게 끌려갔다가 5일 만에 풀려났고, 이보다 앞선 1975년에는 마을 부근에서 북한군 2명이 농부를 강제로 납치하기도 했다. 김씨는 “1960년대에 마을 주민 한 명이 북한군에 의해 사살됐는데 어찌나 끔찍하던지, 그때는 정말 떠나고 싶었다”고 말했다. 지난해 10월에는 북한의 ‘임진각 군사적 타격’ 위협에 마을의 모든 주민이 잠시 벙커 신세를 지기도 했다. 박씨와 김씨는 “남들은 우리 마을이 병역도, 납세 의무도 없다며 부러워하지만 꼭 그렇지만도 않다”고 입을 모았다. 그럼에도 박씨는 “통일이 돼 집도 논도 없이 설령 빈손으로 이 마을을 떠나게 된다 하더라도 가장 큰 희망은 통일”이라고 말했다. 문산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정전협정 60년] 北초소까지 1.2㎞… “우리도 北도 항상 상대 주시”

    [정전협정 60년] 北초소까지 1.2㎞… “우리도 北도 항상 상대 주시”

    임진강 하구부터 강원도 고성까지 240여㎞를 가로지르는 비무장지대(DMZ)는 정전 협정의 산물이다. 협정은 무력 충돌을 방지하기 위해 군사분계선(MDL)으로부터 양측 모두 2㎞씩 뒤로 물러나 너비 4㎞의 완충 지대를 설치하도록 했다. 하지만 정전 체제 60년이 이어지면서 DMZ는 ‘화약고’로 변했다. 북한군은 1960년대부터 DMZ 내부로 슬금슬금 초소를 옮겼다. 뒤질세라 우리 군도 일부 초소를 MDL 쪽으로 북상시켰다. 강원 철원군 ‘철의 삼각지대’에 자리 잡은 천왕봉 OP(관측소)도 그중 하나다. 6사단 청성부대가 주둔하는 이곳은 당초 남방한계선 이남에 있었지만 1975년 제2땅굴이 발견되면서 군사정전위원회의 승인을 얻어 1.4㎞ 북쪽으로 초소를 옮겼다. 천왕봉 OP에서 MDL까지는 불과 600m. 가장 가까운 북한군 GP(감시초소)는 1.2㎞다. 말 그대로 최전방이다. 천왕봉 OP 중대장 김방한(30·학군 44기) 대위는 “6·25전쟁이 끝나지 않은 전쟁이라는 걸 잠시도 잊은 적이 없다”고 입을 뗐다. 그는 “MDL에서 불과 300m 떨어진 지점까지도 수색, 매복을 들어가는데 그곳에선 육안으로도 적의 활동을 볼 수 있다. 물론 저들도 늘 우릴 지켜보고 있다”면서 “우리만큼 저쪽도 똑같이 준비하기 때문에 긴장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 대위는 북한의 무력시위가 고조되던 지난 3월 부임했다. 그는 “민간에서는 북한의 특이 동향이 발생할 때 위협을 느끼겠지만 이곳은 늘 무슨 일이 벌어질 것 같은 상태이기 때문에 달라질 건 없다”고 말했다. 지난달 초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인근 오성산 초소에 출몰했을 때 북한군의 움직임이 분주해지면서 긴장이 고조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는 어떤 도발에도 대응할 수 있도록 최상의 준비를 하고 있는데 가끔 군기 사고에 대해 민간인들이 ‘군이 썩었다’는 식으로 매도하면 장병들은 사기가 꺾일 수밖에 없다”면서 “북한이 언제든 다시 위협해 올 수 있는 만큼 후방에서 진심 어린 응원을 해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철원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檢 전두환추징팀 “신발 한짝이라도 찾아올 것”

    채동욱 검찰총장이 4일 전두환 전 대통령의 미납 추징금에 대해 다시 한번 철저한 추징을 주문했다. 채 총장은 이날 정례 간부회의에서 전 전 대통령 추징금 추적전담팀(팀장 김민형 검사)에게 “정의를 바로 세운다는 관점에서 접근하라”고 강조했다. 또 전두환 추징금 태스크포스(TF)를 총괄하는 유승준 대검 집행과장은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국내 및 해외를 포함해 여러 가능성을 두고 최대한 (전 전 대통령의 추징금을) 추징하도록 하겠다”면서 “신발 하나라도 잡는 마음으로 열심히 뛰겠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전 전 대통령의 장남 전재국(54) 시공사 대표가 2006년 문을 연 경기 연천군의 야생화단지 ‘허브 빌리지’ 조성에 전 전 대통령의 비자금이 사용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지중해 휴양지를 본떠 만든 허브 빌리지는 5만 7000여㎡ 규모로, 임진강이 한눈에 내려다보여 절경을 이루는 곳이다. 전 대표는 2004~2005년 본인 명의로 땅을 매입한 뒤 2005년 5월 야생화단지 조성에 착수, 이듬해 봄 문을 열었다. 2009년부터는 펜션단지를 조성해 목조건물 10여개에 객실 40개를 운영하고 있다. 펜션을 포함해 건물만 20여채에 이른다. 임진강을 접한 데다 도로를 끼고 있어 이 일대에서 가장 비싼 가격에 거래되는 곳 중 하나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땅의 공시지가는 전 대표가 땅을 매입하기 시작한 2004년 당시 3.3㎡당 3762원에서 올해 36만 3000원으로 9년 만에 100배 가까이 올랐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 한국인이 으뜸으로 치는 황복

    “손님과 날은 잡아 놨는데 복은 없고, 그런데 어부 한 분이 복을 잡았노라고 연락이 왔어요. 가서 무작정 달라고 했죠. 1㎏에 90만원을 줬습니다. 내 평생 그런 거래는 처음 해봤어요. 어쩝니까, 약속은 약속인데….” 아무리 미식도 좋지만 호사가처럼 들먹거리기에는 씁쓸한 얘기다. 그렇게 황복이 더 귀할 때도 있었다. 올해도 몇 마리 나오지 않았지만 음식점 수족관에 8마리가 노란 줄을 선보이며 헤엄치는 것을 보고 왔다. 그래도 ㎏ 당 25만원을 호가한다. 회와 탕 등 두루 내주는 것이 많아 1㎏이면 4인이 맛을 본다. 그러니 설령 꼭 황복을 먹지 않더라도 제철진객은 진객이다. 한국 사람들이 가장 맛있는 복이라고 여기는 황복은 귀한 만큼 독이 강해서 중독 위험도 크다. 따라서 반드시 경험 있는 전문가가 조리한 것을 먹어야 한다. 복어의 독은 테트로도톡신이다. 그 위력은 청산가리의 10배가 넘는다고 한다. 중독되면 입술이나 혀끝 마비가 오며 구토와 함께 몸이 경직되고 호흡곤란이 오는데 마땅히 해독제가 없다. 그만큼 미식과 위험사이에서 줄타기를 해야 하는 음식이다. 복어는 전 세계적으로 120~130종이 있다. 그러나 식용 가능한 종류는 참복과 황복, 자주복, 까치복, 밀복, 졸복 등 몇 종류 되지 않는다. 황복은 몸 옆구리에 노란색 줄무늬가 있어 ‘황금복’이라는 애칭을 지녔다. 배는 은색이며 등은 회갈색이다. 일반 복어보다 2~3배 커서 약 40㎝는 된다. 임진강에서 잡히는 것을 최고로 쳐준다. 여행수첩 자유로를 따라 드라이브하는 파주여행은 어쩌면 소풍처럼 가볍고 경쾌하다. 서울 마포에서 1시간 안쪽이면 닿을 수 있기 때문이다. 임진강을 따라 포구 주변에 황복은 물론 장어, 매운탕, 참게탕 집들이 즐비하다. 봄은 황복과 장어가 살찌지만 가을은 참게탕 철이다. 황복을 하는 집은 많지 않으니 미리 전화를 넣어놓는 것이 좋다. 계절맛집(지역번호 031) ‘두포나루터’ (954-7007, 황복, 민물매운탕, 자연산 장어), ‘임진대가집’(953-5174, 황복, 민물매운탕, 참게탕), 원조 두지리 매운탕(958-5377, 황복, 매운탕, 참게장), 호남매운탕’(958-3338, 황복, 메기 매운탕, 자연산 장어)
  • [손현주의 계절 밥상 여행] (5) 파주 임진강 황복

    [손현주의 계절 밥상 여행] (5) 파주 임진강 황복

    “황복? 알았네” 딱 두 마디, 노루꼬리만한 통화였다. 파주어촌계 박영숙(58)씨는 들고 있던 젓가락을 밥상에 놓고 벌떡 일어섰다. 뭔가 감이 온다. 내 손도 카메라를 집어 들었다. 수조차 시동이 걸렸다. 난 허락된 동행이나 되는 듯 무작정 차에 올라탔다. 낡은 트럭은 사이렌처럼 앵앵거리며 봄 논둑을 달렸다. 배꽃 하얗게 핀 언덕을 지나 검문소를 끼고 곤두박질치듯 내려간 곳은 임진강 장파리 나루터. 햐, 강이다. 노을이 물 위로 노랗게 쏟아지는 봄 강이다. 대놓은 쪽배 서너 대가 몸을 부딪치며 수런거린다. 어부는 박씨를 확인하자 서둘러 배에 올라 물속에 담가놨던 망을 꺼냈다. “다섯 마릴세” 앉은뱅이 저울에 올려진 황복 다섯 마리는 딱 2㎏이다. 즉석에서 현찰이 건네진다. 영화 속 ‘거래’를 목도한 느낌이다. 그새 놀은 내려앉고, 어부는 아껴둔 황복 한 마리를 양동이에 넣고 사라졌다. 늙은 아내가 기다리는 저녁밥 시간이다. 복숭아꽃 봉오리가 툭툭 터지는 4월 20일경에서 6월 초까지 딱 50여일. 임진강에서 태어나 바다로 나갔던 치어가 산란을 하기 위해 다시 강을 거슬러 올라와 독을 품는 기간이다. 그래서 미식가들은 강의 돼지라고 불리는 이 하돈(河豚)을 맛보기 위해 산에 진달래꽃만 피면 북쪽을 쳐다보며 안달이 난다. 하돈이라. 문헌을 보면 황복이 산란기에 돼지 울음 소리를 낸다고 하여 붙여졌다는데, 가만히 황복을 들여다보면 돼지를 닮기도 했으니 강을 유영하는 돼지로 은유한 조상들은 얼마나 풍류가 넘치는가. 별스러운 인생아, 꽃잎처럼 저며 놓은 천하의 진미 황복 회를 먹다가 강나루로 뛰다니 나도 어쩔 수 없는 글쟁이다. 하지만 미식가라면 캐비어, 트러플, 푸아그라와 함께 4대 진미로 꼽는 황복의 때를 놓치고 싶지 않을 것이다. 옛 시인의 표현대로 ‘복사꽃 피고 진 뒤 빈 가지만 마주하다니. 서글퍼라! 하돈 맛도 모르고 지났구나’라고 1년을 아쉬워하며 노래해야 한다면 정말로 서글프니까. 한 달 전부터 다짐을 받아 놨던지라 복집 주인 심한구(44)씨는 두루 마음을 써 준다. 독을 제거하고 1㎏ 회를 뜨는데 걸리는 시간은 30여분. 제일 먼저 젓가락이 간 것은 뱃살이다. 뜨거운 물에 살짝 넣었다가 건진 뱃살은 부드럽고 연하다. 씹히는 질감이 역시 최고의 부위다. 하지만 수컷에서 나오는 고단백 정소(이리)가 빠질 수 없다. 특히 복의 이리는 독이 없다. 살짝 데쳐서 참기름과 약간의 간을 하여 먹는다. 비위가 약한 사람은 망설이게 되니 눈 질끈 감고 마시듯 후루룩 들이켜야 옳다. 씹을 새 없이 목젖을 타고 넘어가는 고소한 맛이 일품이다. 어쩌니 해도 꽃잎처럼 얇게 떠 놓은 회만큼 복을 탐미하게 하는 부위는 없다. 접시바닥이 환하게 비치도록 낱장으로 펼쳐놓은 회를 보니 이것이야말로 강의 봄꽃이지 싶다. 복 요리에는 꼭 미나리가 등장한다. 해독작용을 하기 때문이다. 마침 식당 주인의 어머니가 근처에서 뜯었다는 야생 돌미나리가 상에 올랐다. 살갗처럼 저민 회를 한 겹 앞 접시 위에 얹어놓고 고추냉이를 살짝 발라 돌미나리 대에 돌돌 감는다. 스치듯 간장을 찍어 입 안에 넣고 씹으니 잘강잘강 그 풍미가 여간 좋은 것이 아니다. 살점 사이로 돌미나리 향이 곁들여져 입안은 환하게 봄 호사다. 왜 중국 북송 시대의 시인 소동파가 황복이 나오는 철이면 정사를 게을리 하고 그 맛을 탐했는지 알 것 같다고, 짐짓 우스갯말이라도 해야 할 듯하다. 아니 “사람이 한 번 죽는 것과 맞먹는 맛”이라는 극찬이 꼭 설득력 있는 것은 아니지만 봄날의 낭만을 섞으면 무슨 표현이 아까우랴. 미나리 없이 간장만 살짝 찍어 씹어보니 쫄깃하며 담백한 맛이 그래서 복어 중 으뜸이라고 하는가 싶다. 꼬들꼬들한 복어껍질은 미나리와 함께 새콤달콤하게 무쳤고, 한쪽에서는 맑은 탕이 끓는다. 술꾼들은 한 잔 해야 한다. 복어 지느러미를 태워 뜨겁게 내린 정종 한 잔 마셔야 풍류가 살아날 것이니까. 비위가 허락하는 사람은 산수유처럼 샛노란 황복 쓸개주를 노려봐도 좋겠다. 술 먹고 난 다음날 복집으로 달려가듯이 미나리와 콩나물만 넣고 맑게 끓인 탕이 주는 향수는 크다. 와르르 끓어오르고 그 시원한 국물을 훌훌 퍼먹으며 알알해진 속을 달래본다. 먹고 나니 슬쩍 입안이 마르고 갈증이 느껴진다. 아무리 독을 잘 제거했다고 해도 미세한 독은 남아있기 마련이니 ‘독을 맛 봤구나’ 싶다. 적당한 독은 몸을 뜨겁게 하는 등 나이 든 사람들에게 이로운 작용을 한다고는 하지만 무조건 ‘잘 먹어야 한다’. 문득 남해에서 한 어부가 “독이 많아 국물이 퍼런 것을 먹어야 진짜재”하던 말이 떠올라 피식 웃음이 나왔다. 그러니 옛사람들도 복은 늘 미식의 첫손이면서 경계의 대상이었다. 조선시대 부녀자 생활지침 규합총서(閨閤叢書)를 보면 “피와 알이 독이 많아서 잘못 먹으면 반드시 사람이 왕왕 죽으니, 사람이 그것을 모르지 아니하되, 한때 맛을 밝혀 해를 입는 이가 있으니 애달프다”고 적고 있다. 또 “곤쟁이젓(생 새우젓)이 복어 독을 푼다”고 비방을 적고 있다. 이렇게 독을 무서워하면서도 복 예찬은 끊이지 않았다. 영조때 겸재의 친구였던 이병연(1671~1751)은 풍요로운 봄날 풍경을 이렇게 그리고 있다. ‘늦봄에는 복어국/ 첫여름에는 웅어회/ 복사꽃잎 떠내려 올 때/ 행주 앞강에는 그물치기 바쁘다’ 그런데 이렇게 시인묵객을 사로잡고 지천이었던 황복은 모두 어디로 갔을까. 치어를 방류하고 봄이면 그물을 뽀득뽀득하게 빨아 던져놔도 들어서질 않는다. 곧 복사꽃은 지는데 1년 강 농사 80%를 차지하는 이 봄 그물이 비어 있으니 어부들은 근심이 가득하다. 임진강이 노랗게 저물어 간다. 글 사진 손현주 음식평론가 marrian@naver.com
  • [길섶에서] 금강산과 임진강/서동철 논설위원

    남북한의 망향가라면 ‘그리운 금강산’과 ‘임진강’이 대표적이다. 작곡가 최영섭이 1961년 내놓은 ‘그리운 금강산’은 1972년 남북적십자회담이 열리면서 가사가 바뀌는 곡절을 겪었다. ‘짓밟힌 자리’와 ‘맺힌 원한’, ‘더럽힌 지’가 평양 측을 자극할 수 있다는 의견이 있었기 때문이다. 원작 시인 한상억은 이 대목을 ‘예대로인가’와 ‘맺힌 슬픔’, ‘못 가본 지’로 손질했지만 글자 그대로 북한공연용이었다. 고종환이 작곡한 ‘임진강’은 1957년 발표됐다. 북한 국가를 작사한 박세영이 만든 ‘내 고향 남쪽땅 가고파도 못 가니, 임진강 흐름아 원한 싣고 흐르느냐’는 노랫말은 그대로 ‘그리운 금강산’의 북한판이다. 체제 선전이 본격 등장하는 2절의 가사를 부담스러워하는 우리 가수들이 조금씩 바꾸어 부르는 것도 닮은꼴이다. 개성공단 관계자들이 임진강을 건너 돌아온다. 금강산 관광이 중단된 지 5년 만이다. 금강산과 임진강은 어찌 이런 것까지 닮았나. 남북이 공통의 노랫말인 ‘원한’부터 고쳐부르기로 합의하면 어떨까 상상해 본다. 서동철 논설위원 dcsuh@seoul.co.kr
  • 물 넘치던 한탄강 홍수터, 웃음 넘치는 휴식터로

    물 넘치던 한탄강 홍수터, 웃음 넘치는 휴식터로

    경기 포천지역 한탄강 상류지역 홍수터가 새로운 관광자원으로 탈바꿈한다. 홍수터란 평소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장마철에 홍수조절을 위해 댐을 막으면 물에 잠기는 구역이다. 포천시는 22일 2015년까지 231억원을 들여 한탄강댐 홍수터에 트레킹코스와 오토캠핑장 등 레저·휴식시설을 조성하는 ‘한탄강댐 주변지역 정비사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시는 이에 앞서 한탄강댐 수몰지역 주민으로 구성된 지역발전협의회에 홍수터를 중심으로 23개 사업을 추진하는 내용의 계획을 발표했다. 서장원 시장은 “댐 건설로 고향을 떠나 이주하는 주민들이 빠른 시일 내 정착하도록 한탄강댐 홍수터 활용 사업을 차질 없이 추진해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계기를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서 시장은 댐 건설로 인한 위기를 경제 활성화 기회로 만들었다. 우선 올해는 사정리 화적연에 오토캠핑장을 만들고 한탄강 일주 자전거 트레킹 코스를 조성한다. 또 중1리에 관광휴게소와 농산물판매장을 조성하고 운산리 한우관광목장, 운산리·대회산리 전망대 등을 2015년까지 단계적으로 만들기로 했다. 한탄강댐 홍수터는 한탄강댐 건설로 수몰되는 창수면 운산리를 비롯해 영북면 소회산·대회산리, 관인면 중리·삼율리·사정리 등에 있다. 면적은 8.6㎢로 여의도와 비슷하다. 100년 빈도의 큰 홍수 때만 물에 잠기도록 설계됐기 때문에 평소 홍수터 내에서 레포츠 활동이 가능하다. 시는 1년 중 10일 정도만 물에 잠기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시는 한탄강 홍수터 개발사업이 끝나면 연간 관광객 160만명, 일자리 5000여개가 새로 만들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역 주민들은 개발 기대감도 높다. 지역발전협의회 소속 김모(51)씨는 “댐 건설로 지역 경제가 위축되지 않을까 걱정이 많았는데 홍수터가 관광객들을 끌어들이는 시설로 탈바꿈하게 돼 다소 마음이 놓인다”고 말했다. 한탄강은 ‘대교천 현무암협곡’, ‘비둘기낭 폭포’, ‘아우라지 베개용암’ 등 천연기념물이 있는 데다 ‘화적연’과 ‘멍우리협곡’ 등 빼어난 관광지가 많아 휴가철 수도권 관광객들의 발길이 줄을 잇고 있다. 시는 이 사업과는 별도로 2011년부터 한탄강 수몰지구에 생태관광지를 조성하고 있다. 2011년 래프팅 시설을 개장했으며 래프팅 2코스 출발 지점에 조성된 오토캠핑장은 올여름부터 이용이 가능할 전망이다. 한편 한탄강댐은 내년 완공을 목표로 1조 1244억원을 들여 높이 83.3m, 길이 694m, 총저수량 2억 7000t 규모로 건설되고 있다. 댐은 평소 물을 흘려보내다가 장마철에만 일시적으로 막아 연천·포천 지역과 임진강 하류 파주지역까지 홍수를 조절하게 된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임진강 아이스하키 재현

    임진강 아이스하키 재현

    6·25전쟁 정전 60주년 및 한국·캐나다 수교 50주년을 맞아 3일 서울광장 스케이트장에서 열린 ‘임진강 아이스하키 재현 행사’에서 캐나다 아마추어팀 회원들이 서로 편을 짜 친선 경기를 하고 있다(아래 사진). 이 행사는 전쟁 중인 1952~53년 캐나다 참전 병사들의 사기를 높이기 위해 임진강에서 열렸던 아이스하키 경기(위 사진)를 재현한 것이다. 박지환 기자 popocar@seoul.co.kr
  • 60년 전 ‘임진강 하키’ 서울광장에

    60년 전 ‘임진강 하키’ 서울광장에

    서울시는 3일 오전 9시 30분 서울광장 스케이트장에서 한국전 당시 열렸던 아이스하키 경기를 재연하는 ‘임진강 하키게임’ 이벤트를 갖는다고 31일 밝혔다. 이날 시범 경기를 하는 선수단은 임진컵 대회 우승팀인 ‘게코스’(Geckos)로, 60여년 전 임진강 얼음판 위에서 시합을 벌였던 캐나다 부대원들을 상징하는 유니폼을 입고 경기를 펼친다. 캐나다 출신 올림픽 여자 스피드스케이팅 금메달리스트인 카트리나 르메이돈(42)은 특별 게스트이자 명예심판관으로 참석한다. 아이스하키 시범 경기를 마친 뒤에는 ‘캐나다 볼 하키 코리아’ 회원들이 자원봉사자로 참여해 어린이들에게 하키를 가르쳐 준다. 스케이트장 주변에서는 주한 캐나다대사관이 캐나다 국가기록청(LAC)의 협조를 받아 한국전 참전 캐나다 병사들의 임진강 하키경기 모습을 담은 사진전을 연다. 한창 전쟁 중이던 1952년 두껍게 얼어붙은 임진강에서는 캐나다 군 부대끼리 아이스하키 경기를 펼쳤다. 병사들은 강이 얼어 아이스하키를 즐길 수 있을 만큼 한반도의 겨울이 캐나다와 비슷하다는 데 반가워하며 참혹한 전쟁의 한복판에서도 아이스하키로 고향을 떠올리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는 얘기가 전해 내려온다. 2013년은 휴전협정 체결 60주년이자 한국과 캐나다의 국교 수립 50주년이 되는 해다. 캐나다는 올해를 ‘한국전 참전용사의 해’로 정했다. 서울시와 우호도시 협정을 체결한 캐나다 수도 오타와시는 이를 기념해 오는 10일 오전 11시(현지시간) ‘임진클라식’이라 불리는 아이스하키 게임을 열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송한수 기자 onekor@seoul.co.kr
  • [종교플러스]

    서울대교구 합창단 5일 연주회 천주교 서울대교구 평신도사도직 단체 소속 수아비스 합창단은 5일 오후 8시 서울 혜화동성당에서 연주회를 연다. 창단 이후 첫 연주회인 이날 행사에서는 라인베르거의 ‘Requiem in d op.194’ 초연과 함께 개구리 소리, 임진강, 하늘, 눈꽃송이 등 다양한 레퍼토리를 선보인다. 특히 그레고리안 선율에 의한 ‘라우다테 도미눔’, ‘우비 카리타스’ 연주가 눈에 띈다. 수아비스 합창단은 합창 음악을 통한 선교와 전례봉사를 목적으로 지난 2010년 창단된 아마추어 합창단이다. 김대선교무 자랑스런 한국인 대상 원불교 평양교구장인 김대선 교무가 4일 사단법인 한국언론인연합회에서 주최하는 ‘2012 자랑스런 한국인 대상’ 인권신장부문 대상을 수상했다. 김 교무는 원불교 교정원 문화사회부장과 원림문화진흥회 이사장을 6년간 지내면서 북한 이탈 새터민들의 인권 신장 활동을 통해 국내 정착을 돕고, 종교 간 협력과 남북교류 활동에 기여한 공을 인정받았다. 한국언론인연합회는 “한국 역사 문화에 대한 강좌와 순례 프로그램 운영, 다양한 법률 지원 등을 통해 탈북민 정착과 인권신장·권익 사업을 전개해온 점을 높이 평가했다.”고 밝혔다. 한국교회희망봉사단 쪽방촌 봉사 한국교회희망봉사단은 24, 25일 서울 용산구 동자동 쪽방촌 주민을 대상으로 나눔행사를 갖는다. ‘쪽방 주민들과 함께하는 성탄절’을 주제로 한 나눔행사는 ▲고령의 쪽방촌 주민과 1대1 결연 ▲쪽방촌 주민과의 김장나눔 ▲풀빵손수레 창업지원 ▲쪽방촌 성탄 잔치 ▲성탄문화 공연 등으로 진행된다. 특히 65세 이상 쪽방촌 주민 40명을 대상으로 하는 ‘1대1 결연식’에는 교회 청년들이 참여할 예정이다. 청년들은 이날부터 주민들과 매달 식사, 문화 활동을 같이하는 생활나눔 프로그램에 참여한다. 조계종 사회복지재단 나눔축제 조계종 사회복지재단은 6일 서울 종로구 부암동 AW컨벤션센터에서 ‘제14회 전국불교사회복지대회-한국불교자비나눔 대축제’를 연다. 지난 한 해 자비나눔 활동에 헌신해온 불교 사회복지 실천가들을 위한 축제. 행사는 ‘불교사회복지포럼’과 자비나눔 실천가들을 발굴·포상하는 ‘자비나눔 대법회’, 만찬으로 진행된다. 오후 2시부터 시작되는 ‘불교사회복지포럼’에서는 최경구 경기대 교수를 좌장으로 유승무(중앙승가대)·이성기(인제대)·조기룡(동국대) 교수가 참석해 사회 양극화의 위기 극복과 사회통합 방안을 모색한다.
  • [김문이 만난 사람] 세계무대 데뷔 10년 앞두고 단독공연 갖는 팝페라테너 임형주

    [김문이 만난 사람] 세계무대 데뷔 10년 앞두고 단독공연 갖는 팝페라테너 임형주

    어느 날 그에게 정결한 여신이 다가왔다. ‘은색으로 빛나는 정결한 여신이여. 이 신성한, 이 신성한 태고의 나무들, 우리에게 향하소서, 당신의 아름다운 얼굴을. 아~ 구름에 끼지 않고 안개에 가려지지 않은 아~ 지상에 평화를 뿌리소서, 당신이 천국을 만드소서~’ 벨리니의 오페라 ‘노르마’에 나오는 아리아 ‘정결한 여신이여’의 일부 대목이다. 마리아 칼라스(1923~1977)가 불러 세계적으로 유명해졌다. ‘칼라스의 노르마냐 노르마의 칼라스냐’고 할 정도였다. 비록 마리아 칼라스는 세상을 떠났지만 불멸의 디바 소프라노의 전설로 남아 있다. 1998년의 일이다. 겨우 12살 나이에 공개방송 프로그램 ‘이소라의 프로포즈’에 나가 ‘마법의 성’과 ‘아르헨티나여, 울지 말아요’를 불러 시청자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클래식 오버 앨범(클래식, 뮤지컬, 팝 등)을 내는 등 한국 음악계의 ‘신동’이 탄생했다는 찬사가 쏟아졌다. 그러나 부모의 반대가 컸다. 아버지는 장차 기업의 최고경영자(CEO)가 되기를, 어머니는 외교관이 되기를 간절히 원했다. 남자가 음악을 하면 안 된다는 부모의 고집 또한 셌다. 할 수 없이 신동은 음악을 접기로 했다. 방황이 시작됐다. 그렇게 3~4개월이 흘렀다. 그러던 어느 날 우연히 마리아 칼라스의 ‘정결한 여신이여’라는 영혼의 소리를 듣게 됐다. 단박에 매료됐다. 이때부터 성악가로 방향을 틀었으며 ‘정결한 여신이여’는 단골 레퍼토리가 됐다. 이후 신동은 예원학교, 줄리아드 예비학교(영재교육) 입학은 물론 하는 공연마다 ‘최연소’라는 수식어를 만들어 내며 세계 무대에 우뚝 섰다. 세계적인 팝페라테너 임형주(27)씨. 벌써 세계 무대에 데뷔한 지 10년이 된다. 국내 데뷔는 15년이다. 이를 기념하기 위해 오는 18일 오후 6시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아주 특별한 공연을 한다. 대관 심사가 까다롭기로 유명한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국내 모든 아티스트를 통틀어 조수미, 조용필, 조영남 이후 네 번째 단독 콘서트를 펼친다. 특히 1988년 개관 이후 역대 최연소인 27살의 나이로 가지는 공연이어서 더욱 주목된다. 1부는 ‘클래식 스타일’로 이탈리아·독일·한국의 가곡들로 꾸며진다. 2부는 ‘팝페라 스타일’로 뮤지컬·팝·재즈·가요 등의 장르를 넘나든다. 그의 대표곡들뿐만 아니라 팝페라 히트곡, 드라마 OST 주제가 등도 함께 꾸며져 깊어 가는 가을을 아름다운 선율로 수놓을 예정이다. 오페라 극장에서 열리는 공연인 만큼 50인조의 코리안 내셔널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6인조 댄서팀이 볼거리를 제공한다. 지난 5일 오후 서울 염곡동에 있는 ‘아트원문화재단’에서 임씨를 만났다. 인터뷰를 앞두고 머리 손질과 간단한 화장을 하고 있었다. 약간 긴 머리에 깨끗한 동안(童顔)이 인상적으로 다가왔다. 무슨 얘기부터 꺼낼까 생각하다 최근 그가 일본에 다녀왔다는 것이 떠올라 먼저 일본 공연이 어땠는지 물었다. “도쿄 시나가와 큐리안 대극장 무대였습니다. 일본에서 데뷔한 것도 10년이 됩니다. 그래서 제 이름 석 자를 내걸고 독창회를 하게 돼 감회가 남다르더군요. 특히 요즘 한·일 관계가 조금 경색돼 있잖아요. 120분 넘게 공연을 가졌는데 앙코르 곡으로는 우리의 가곡 ‘임진강’을 불렀습니다. 이때 두루마기 한복을 입었습니다. 일부에서 한복 입는 것을 만류했지만 당당히 한복 차림으로 다시 무대에 섰지요. 공연이 끝나고 일본 기자들이 ‘역시 임형주의 음악은 위대하다’는 찬사를 보냈고 일부 팬은 ‘한복을 입은 모습에 크게 감동을 받았다’고 하더군요.” 국내 팬들은 주로 30~40대인데 반해 일본에서는 50~60대까지 폭이 넓어졌다는 것을 실감했다며 웃는다. 특히 국내 팬클럽 회원 30여명이 자비를 들여 가며 비행기 타고 원정을 와 너무 고마웠단다. 일본에서는 ‘형주 오우지(왕자)’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인기가 높다. 그 다음에는 ‘아트원문화재단’이 궁금해졌다. 그는 달변 수준이었다. 어떤 질문에도 지체 없이 답이 줄줄 나온다. “2008년에 설립된 비영리 재단입니다. 국내 데뷔 10년, 세계 데뷔 5년을 맞이하면서 어머니께서 ‘그동안 네가 번 돈을 다 모아 놨으니 어디에 쓰고 싶으냐’고 하시더군요. 저는 얼른 좋은 일에 쓰고 싶다고 했지요. 재능은 있으나 가정 형편이 어려워 음악 공부를 못 하는 후배들을 가르치고 싶다고 했습니다. 제가 비록 20대이지만 좋은 일 하는 데는 나이가 필요 없잖아요. 그래서 서울시에 100억원을 기부채납해서 이 위치에 재단을 설립하게 됐지요.” 현재 ‘멘토&멘티’ 프로그램을 통해 4기째 17명의 학생들이 공부하고 있다. 개인 레슨비도 재단에서 대납한다. 아트원 홀, 갤러리 등을 두어 다양한 예술공간도 마련했다. 특히 재단 산하에 유치부를 두어 어린이교육사업에도 정열을 쏟고 있다. 지난 3년 동안 사재를 털어 운영해야 할 정도로 어려움이 많았으나 올해 들어 조금 나아졌다고 귀띔한다. 유치부 어린이들에게는 7세까지 재단에서 지원해 주고 있다. 어린이 얘기가 나오자 얼른 그의 어린 시절로 화제를 돌렸다. “유치원이나 초등학생 때에는 미술대회와 웅변대회에 자주 나갔는데 특히 미술인 경우 대상을 많이 받았습니다. 초등학교 4학년 때에는 방과후 특활반이라는 것이 있었죠. 동요 부르기반에 들어갔더니 선생님이 저에게 ‘너는 참 잘 부른다. 장차 성악가로 대성할 수 있다’고 하더군요. 그때 전국 동요대회에 나가 1등을 여러 번 했습니다. 음악적 재능을 인정받은 셈이지요. 기분이 우쭐해지면서 노래 부르는 것을 좋아하게 됐습니다. 나중에 가수 신승훈이나 조성모씨 같은 발라드 가수가 돼야겠다고 생각도 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어머니와 친분이 있는 삼성영상사업단 관계자를 만나게 됐다. 저녁 자리였는데 즉석에서 노래를 하게 됐다. 감탄한 그 관계자는 임씨에게 “너는 프로로 데뷔해야 한다.”라고 하면서 어머니에게 당장 계약하자고 제의를 했다. 그래서 그의 첫 앨범이 나오게 됐고 언론과 방송 등을 통해 알려지면서 공개방송 프로그램에도 출연했다. 하지만 부모의 반대로 음악을 중단했다가 마리아 칼라스의 목소리를 듣고 다시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곧바로 성악을 두 달가량 공부하고 예원학교에 입학했으며 매번 실기 1등을 차지하면서 수석 졸업을 하게 된다. 이때 청소년 음악대회에 나가 웬만한 상은 거의 휩쓸 정도로 진가를 발휘했다. 국내에서는 경쟁자가 없다는 생각에 시야를 세상 밖으로 넓혔다. 영재들만 가르친다는 줄리아드 예비학교로 유학을 떠났다. 하지만 이때에도 부모의 반대가 있어 임씨는 잠시 미국 여행을 다녀온다는 핑계를 대고 미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사실 그날 이후 미국에서 승부를 걸기 전까지는 한국에 오지 않겠다고 결심했습니다. 부모님을 속인 셈이지요. 곰팡이가 나는 반지하 방에서 혼자 살면서 인터넷 등 수소문 끝에 뉴욕 메트로폴리탄 메조 소프라노인 웬디 호프먼의 집을 무작정 찾아갔습니다. 때마침 그의 남편이자 루치아노 파바로티의 수석 반주자를 만나게 됐고 여러 번 설득 끝에 오디션을 보게 됐습니다. 그 자리에서 웬디 호프먼은 ‘내가 너를 기꺼이 받아줄 테니 집으로 자주 오라’고 하더군요. 그러면서 정통 성악보다는 팝페라 뮤지션의 대가가 되라고 했습니다. 이후 스승과 제자의 연을 맺게 됐습니다.” 타고난 노래 솜씨는 미국에서도 통했다. 줄리아드 예비학교 입학 때 보기 드물게 심사위원들로부터 박수갈채를 받으며 만장일치로 합격하는 기록을 세웠다. 이 자리에서 다음 해 열릴 오페라 주역까지 제의받았을 정도였다. 그러던 어느 날 학과장이 곱고 맑은 높은 소리는 훌륭하지만 파바로티나 도밍고 같은 큰 성량을 내기 위해선 이탈리아에서 공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에 오페라의 본고장인 피렌체 음악원에 들어갔다. 그렇지 않아도 웅장하고 육감적인 바로크 음악에 관심이 많았던 터라 선뜻 받아들였다. 이 무렵 그는 한국에 잠시 들러 노무현 대통령 취임식 때 최연소 애국가 독창자로 등장해 많은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이것이 인연이 돼 2003년 6월 카네기홀에서 독창회를 하게 되면서 세계 무대에 그의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마리아 칼라스가 아니었다면 아마 대중가수가 됐을 것이라고 말하는 그에게 음악 외적으로 어떤 일에 관심이 있느냐고 하자 “어릴 적에는 화가나 뉴스 앵커, 신문기자가 되고 싶었다.”면서 지금도 보는 신문이 10여 종류가 되며 꼭 소리 내어 읽는 버릇이 있다고 했다. 신문을 보면 논리정연해지고 많은 지식을 얻을 수 있단다. 지난해 ‘올해의 신문 읽기 스타상’(신문협회)을 받기도 했다. 인터뷰를 마치면서 여자 친구에 대해 묻자 “없어요. 이상형은 강수연, 이영애, 심은하 같은 스타일”이라고 대답했다. 공연 때 단골 앙코르 곡은 무반주 ‘어메이징 그레이스’이며, “조수미 선배는 롤모델이고 나중에 마리아 칼라스 같은 불멸의 음악가가 되는 것이 꿈”이라면서 해맑게 웃는다. 선임기자 km@seoul.co.kr ◆27세 임형주는 누구 독집앨범만 12장… 한국인 최초·최연소 ‘유엔 평화메달’ 수상도 1986년 5월 서울에서 태어났다. 예원학교 성악과를 수석 졸업했으며 뉴욕 줄리아드 음대 예비학교 성악과를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합격했다. 이탈리아 피렌체에 있는 산펠리체 음악원을 졸업(학사)했다. 현재 오스트리아 빈 슈베르트 음대 성악과 ‘초청학생’으로 석사과정에 재학 중이다. 1998년 국내 무대에 데뷔했고 2003년 뉴욕 카네기홀에서 세계 데뷔 독창회(세계 남성 성악가 중 최연소)를 시작으로 뉴욕 링컨센터, 로스앤젤레스 할리우드볼과 월트디즈니콘서트홀, 파리 살 가보, 네델란드 콘서트 헤보, 잘츠부르크 미라벨궁전, 빈 콘체르트 하우스, 일본 국제포럼, 타이완 국부기념관 등에서 공연했다. 2003년 노무현 대통령 취임식 때 역대 최연소로 애국가를 선창했다. 베를린교향악단 및 빈교향악단, 도쿄 필하모닉, 체코 심포니 등과 협연했다. 주요 음반으로는 40만장이 팔린 1집 ‘샐리 가든’을 비롯해 2집 ‘실버 레인’, 3집 ‘미스티 문’, 4집 ‘더 로터스’까지 4장의 정규 앨범을 포함해 최근까지 총 12장의 독집 앨범을 내놓았다. 2003 미국 USO협회 ‘명예 기여훈장’ (역대 최연소), 2005 일본 NHK ‘홍백가합전’ 트로피(한국 클래식 음악가 중 최초), 2010 유엔본부 ‘유엔 평화메달’을 각각 수상했다. 유엔 평화메달은 한국인 최초이며 역대 전 세계 수상자 중 최연소다.
  • 장남교 붕괴, 잘못된 시공순서 탓

    지난달 경기 파주 임진강에서 발생한 장남교 붕괴사고의 원인이 잘못된 시공 순서 때문인 것으로 드러났다. 국토해양부 건설사고조사위원회는 파주 장남교 상판 구조물 붕괴사고의 원인을 조사한 결과 이 같은 결론을 내렸다고 1일 밝혔다. 지난달 22일 파주 장남교 공사 도중 교각 상판이 붕괴하면서 근로자 2명이 숨지고 12명이 중상을 입었다. 조사결과 사고 원인은 다리의 상부 슬래브용 콘크리트를 타설하는 과정에서 상판에 과도한 압력이 가해져 교량 받침이 이를 지탱하지 못해 발생한 것으로 밝혀졌다. 조사위 관계자는 “상판을 받쳐 줄 콘크리트 블록을 먼저 설치하고 다른 작업을 진행했어야 한다.”면서 “하지만 상판 보강용 콘크리트 블록이 마르지 않은 상태에서 작업을 진행하면서 사고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시공 순서를 지키지 않아 발생한 인재라는 것이다. 위원회는 장남교의 경우 시공법이 혼재되어 있어 시공사가 혼돈을 일으킨 것으로 보고 앞으로 비슷한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이번 사고와 관련한 특허공법에 대해 시공 방법을 명확히 하도록 했다. 국토부는 위원회의 사고조사결과보고서를 검토해 시공업체와 감리업체, 참여기술자 등에 대한 행정처분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또 동일공법이 적용된 시설물 13개에 대해 정밀안전진단을 실시하도록 발주 담당 기관에 통보할 방침이다. 김동현기자 moses@seoul.co.kr
  • 파주 장남교 붕괴… 또 인재

    파주 장남교 붕괴… 또 인재

    지난 22일 파주 임진강 장남교 붕괴 사고는 교량건설 선진국인 우리나라의 체면을 구긴 ‘인재형 사고’다. 감리는 물론이고 공법 적용까지 의심받고 있다. 이 사고로 근로자 17명 중 14명이 15m 다리 아래로 추락해 2명이 숨지고 12명이 다쳤다. 장남교는 파주 적성면과 연천 장남면을 연결하는 길이 539m 다리로, 이 중 파주 적성면과 접한 55m짜리 상판 1개가 붕괴됐다. 23일 현장 검증이 실시됐으나 정확한 사고원인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분석 결과가 나오는 다음 달 15일쯤 밝혀질 것으로 보인다. 2008년 2월 착공해 2013년 4월 완공 예정인 장남교는 경기도 도로사업관리소가 발주해 태영건설 컨소시엄(코오롱글로벌, 한양, 태윤)이 시공사로 참여했다. 태영건설이 45%로 가장 많은 지분을 갖고 있다. KG엔지니어링과 평화엔지니어링이 감리를 맡았다. 이날 현장검증에서 정확한 사고 원인을 밝혀내지는 못했지만 ▲가설물의 지지대 부실 ▲콘크리트 타설 불균형 ▲지지대 변형 등이 사고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우선 다른 구간과 다르게 적용된 공법이 사고 원인으로 작용했을 수 있다는 추정이다. 다른 구간은 상판을 80m씩 차례로 연결하는 ILM공법(일명 밀어내기 공법)이 도입됐지만 사고 구간은 55m 길이의 상판을 세 가닥으로 나눠 하나씩 현장에서 직접 타설하는 공법이 사용됐다. 이는 장남교가 북한과의 접경지역에 설치돼 군 협의 과정에서 유사시 다리를 폭파하기 쉽게 설계됐기 때문이다. 직접 콘크리트 타설 과정에서 상판 양측의 무게 불균형이 원인이 됐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특히 장남교는 ‘혼합공법’이 적용된 사례 가운데 가장 큰 규모의 공사라는 점에서 공법적용 적절성에 대한 빈틈없는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 가설물의 지지대가 부실하게 시공돼 상판이 자체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붕괴됐다는 추정도 나온다. 장충식기자 jjang@seoul.co.kr
  • 한반도 ‘태풍전야’… 숨죽인 서해안

    한반도 ‘태풍전야’… 숨죽인 서해안

    북상 중인 제15호 태풍 ‘볼라벤’이 최대 500㎜의 ‘물폭탄’을 예고하고 있어 큰 피해가 우려된다. 볼라벤의 최대 고비는 남부지역은 28일 오전, 중부지역은 이날 밤이 될 전망이다. 기상청은 볼라벤이 26일 오후 9시 현재 중심기압 920h㎩(헥토파스칼), 순간 최대풍속 53㎧의 초강력 태풍으로 성장해 일본 오키나와 북동쪽 40㎞ 해상에서 시속 20㎞로 제주를 향해 이동하고 있다고 밝혔다. 태풍특보는 27일 새벽 제주도를 시작으로 밤에는 전국 대부분 지역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이날 오후 9시쯤 서귀포시 남서쪽 약 220㎞ 부근 해상을 통과하는 볼라벤은 925h㎩에 51㎧의 세력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서해로 상륙할 경우 2002년의 루사(965h㎩·33㎧)나 2003년의 매미(954h㎩·40㎧)보다 더 큰 피해를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 정부는 태풍 및 재해 관련 공무원 3500여명에게 태풍이 우리나라를 벗어날 때까지 근무하도록 하는 등 ‘24시간 비상근무’ 체제에 돌입했다. 맹형규 행정안전부 장관은 26일 시·도 부단체장과 영상회의를 열고 ▲인명피해 우려 지역의 출입 통제 ▲급경사지 등 붕괴 위험지 주민의 사전 대피 등을 당부했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전국 17개 시·도 교육청에 등·하교시간 조정과 휴교 조치를 검토하라는 안내문을 보냈다. 또 재난대책본부와 시·도 교육청 담당자 사이에 비상연락망(핫라인)을 준비, 돌발 상황에 대비토록 했다. 소방방재청은 경보 기준 수위인 3m에 도달한 임진강 횡산수위국에 경보를 발령하고, 야영객들을 대피시키는 안전조치를 내렸다. 26일 서해안은 ‘폭풍전야’ 같았다. 연평도 당섬부두에 있는 꽃게잡이 어선 39척은 서로 밧줄로 묶여져 있고 작은 배 14척은 크레인에 의해 땅 위로 끌어올려지고 있었다. 일부 어선은 아예 인천 연안부두로 피항을 했다. 주민들은 비닐하우스를 점검하는 한편 농작물 주변에 배수로를 파는 작업에 열중하고 있었다. 전남 완도 등 서해안 지역 어민들은 어류와 전복 등 양식어장을 점검하고 단수·정전에 대비해 발전기나 비상 양수기를 준비하는 등 구슬땀을 흘렸다. 태풍의 길목에 위치한 제주도는 이날 오전부터 읍·면·동사무소를 통해 주민들에게 1시간마다 태풍 피해 예방요령 등을 방송하는 한편 전 공무원 비상근무 체제에 들어갔다. 도는 27일 오전부터 한라산 등반과 올레길 탐방을 전면 통제하고 모든 해수욕장은 임시폐쇄했다. 제주 전역에서 실시 중인 환경대축제도 일시 중단하고 27일 예정된 세계자연유산센터 개관식은 다음 달 2일로 연기했다. 전북지역은 지난 13일 집중호우 이후 장마가 지속돼 지반이 매우 약해진 상태로 태풍이 많은 비를 동반할 경우 큰 피해가 우려됨에 따라 도는 태풍정보를 실시간으로 파악, 신속 대응에 나서기로 했다. 정부대전청사 박승기·서울 신진호 인천 김학준기자 sayho@seoul.co.kr
  • ‘세계 3대 무장사단’ 국군부대 어딘가 했더니…

    ‘세계 3대 무장사단’ 국군부대 어딘가 했더니…

    한국 육군에는 기동군단이라는 것이 있다. 기동군단에는 맹호부대로 잘 알려진 ‘수도기계화사단’과 ‘20사단 결전부대’가 있다. 그 중 결전부대는 기동군단의 주공(主攻)을 맡는 한국 육군 최고전력의 부대로 모든 최신무기가 가장 먼저 배치된다. 역시 최신무기인 K-21 보병전투장갑차도 20사단에 가장 먼저 보급되어 현재 20사단의 모든 기계화보병대대가 K-21 보병전투장갑차로 완편이 돼 있다. 20사단의 전력은 미군을 제외한다면 세계에서 세 손가락 안에 들 수 있는 사단 전력이라 생각된다. 120mm 주포에 3세대급 전력을 가진 K1A1 전차로 구성된 기갑전력, 세계 2위급의 K-9 자주포와 신뢰성 있는 K-55 자주포로 구성된 포병전력에 더해 40mm 주포에 9명의 보병을 수송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K-21 보병전투장갑차의 완편은 20사단을 명실상부한 최강사단으로 만들어 놓았다. K-21 보병전투차는 분당 300발의 발사속도에 최대 30cm의 철갑을 관통할 수 있는 40mm 주포를 장착하여 세계 최강이라는 미 육군의 M2A3 브래들리 보병전투차보다 훨씬 강력한 공격력을 보유하고 있다. 또한 740마력의 디젤엔진으로 25t 중량을 움직여 최고시속 70km의 강력한 기동성능을 보유하고 있다. 몇 번의 시행착오는 있었지만 자체 도하 기능을 가지고 있어서 공병의 도움 없이 강을 건널 수 있기 때문에 적에게는 더욱 위협적이다. 우리 육군의 입장에서 자체 도하 기능은 아주 중요하다. 통일을 이루기 위해서는 4개의 강을 건너야 하기 때문이다. 적이 방어진용을 갖추기 전에 임진강·예성강·대동강·청천강 등 4개의 강을 얼마나 신속하게 도하하여 공격할 수 있느냐에 따라 전쟁이 길어질 수도 짧아질 수도 있으며, 중국군의 개입을 막을 수도 있는 것이다. 그런 차원에서 K-21 보병전투장갑차의 자력 도하 기능과 앞으로 기동군단의 주력전차가 될 K-2 흑표전차의 심수도하 기능은 통일로 가기 위한 중요한 기능인 것이다. 20사단 번개대대(대대장 박준범 중령·육사 50기)는 지난 16일부터 2주 간 대대급 전술훈련과 사격훈련을 하였다. 과거에 사용하던 K-200 장갑차와는 차원이 다른 전투력을 보여주었다. 40mm 주포를 쾅쾅 쏘며 적진을 점령해 나가는 수십대의 K-21 보병전투장갑차들을 보니 맹호부대를 비롯한 육군의 모든 기계화보병사단과 기갑여단에 하루 빨리 배치되어야 되겠다고 느껴졌다. 특히 번개대대는 이빨이 딱 맞아 돌아가는 것 같은 전술능력을 보여줌과 동시에 그동안 한국육군 기갑전력에게 수차례 지적되었던 조종수의 밀폐조종 문제를 완전히 불식시켜주는 완벽한 조종능력과 정확한 사격능력을 보여주었다. 글·사진 신인균 자주국방네트워크(www.kdnnews.co.kr) 대표
  • ‘세계 3대 무장사단’ 국군부대 어딘가 했더니…

    ‘세계 3대 무장사단’ 국군부대 어딘가 했더니…

    한국 육군에는 기동군단이라는 것이 있다. 기동군단에는 맹호부대로 잘 알려진 ‘수도기계화사단’과 ‘20사단 결전부대’가 있다. 그 중 결전부대는 기동군단의 주공(主攻)을 맡는 한국 육군 최고전력의 부대로 모든 최신무기가 가장 먼저 배치된다. 역시 최신무기인 K-21 보병전투장갑차도 20사단에 가장 먼저 보급되어 현재 20사단의 모든 기계화보병대대가 K-21 보병전투장갑차로 완편이 돼 있다. 20사단의 전력은 미군을 제외한다면 세계에서 세 손가락 안에 들 수 있는 사단 전력이라 생각된다. 120mm 주포에 3세대급 전력을 가진 K1A1 전차로 구성된 기갑전력, 세계 2위급의 K-9 자주포와 신뢰성 있는 K-55 자주포로 구성된 포병전력에 더해 40mm 주포에 9명의 보병을 수송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K-21 보병전투장갑차의 완편은 20사단을 명실상부한 최강사단으로 만들어 놓았다. K-21 보병전투차는 분당 300발의 발사속도에 최대 30cm의 철갑을 관통할 수 있는 40mm 주포를 장착하여 세계 최강이라는 미 육군의 M2A3 브래들리 보병전투차보다 훨씬 강력한 공격력을 보유하고 있다. 또한 740마력의 디젤엔진으로 25t 중량을 움직여 최고시속 70km의 강력한 기동성능을 보유하고 있다. 몇 번의 시행착오는 있었지만 자체 도하 기능을 가지고 있어서 공병의 도움 없이 강을 건널 수 있기 때문에 적에게는 더욱 위협적이다. 우리 육군의 입장에서 자체 도하 기능은 아주 중요하다. 통일을 이루기 위해서는 4개의 강을 건너야 하기 때문이다. 적이 방어진용을 갖추기 전에 임진강·예성강·대동강·청천강 등 4개의 강을 얼마나 신속하게 도하하여 공격할 수 있느냐에 따라 전쟁이 길어질 수도 짧아질 수도 있으며, 중국군의 개입을 막을 수도 있는 것이다. 그런 차원에서 K-21 보병전투장갑차의 자력 도하 기능과 앞으로 기동군단의 주력전차가 될 K-2 흑표전차의 심수도하 기능은 통일로 가기 위한 중요한 기능인 것이다. 20사단 번개대대(대대장 박준범 중령·육사 50기)는 지난 16일부터 2주 간 대대급 전술훈련과 사격훈련을 하였다. 과거에 사용하던 K-200 장갑차와는 차원이 다른 전투력을 보여주었다. 40mm 주포를 쾅쾅 쏘며 적진을 점령해 나가는 수십대의 K-21 보병전투장갑차들을 보니 맹호부대를 비롯한 육군의 모든 기계화보병사단과 기갑여단에 하루 빨리 배치되어야 되겠다고 느껴졌다. 특히 번개대대는 이빨이 딱 맞아 돌아가는 것 같은 전술능력을 보여줌과 동시에 그동안 한국육군 기갑전력에게 수차례 지적되었던 조종수의 밀폐조종 문제를 완전히 불식시켜주는 완벽한 조종능력과 정확한 사격능력을 보여주었다. 글·사진 신인균 자주국방네트워크(www.kdnnews.co.kr) 대표
  • 보험금 타려… 노숙인 살해뒤 ‘본인 사망’ 위장

    서울경찰청은 노숙인 여성을 살해한 뒤 자신이 죽은 것처럼 사망 신고를 한 뒤 34억여원의 보험금을 타내려 한 무속인 안모(44·여)씨와 친언니(47), 안씨의 동거남 김모(41)씨, 보험설계사 최모(42·여)씨 등 4명을 살인 혐의 등으로 구속했다고 11일 밝혔다. 또 안씨의 범행을 도운 남동생과 지인 2명, 허위진단서를 발급해준 의사 등 4명을 사기와 의료법 위반 등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기도 평택 원룸 건축에 투자했다가 실패, 수억원의 빚을 진 안씨는 지난해 11월 S사와 D사에 모두 34억원의 생명보험에 가입한 뒤 12월 30일 영등포역 일대에서 자신과 나이와 인상 등이 비슷한 노숙인을 발견, 강서구 화곡동 집으로 유인해 살해했다. 안씨는 한약에 미리 준비한 10일분의 수면제를 타서 먹게 했다. 수면제 과다복용으로 위장한 것이다. 안씨는 친언니 등을 시켜 병원에서 자신의 사망진단서를 발급받았다. 노숙인의 시신을 화장, 임진강 인근에 뿌린 뒤 사망진단서를 근거로 보험사 2곳에 보험금 34억원을 신청했다. 김동현기자 moses@seoul.co.kr
  • 女노숙인, 무당이 건넨 한약 먹고 갑자기

    女노숙인, 무당이 건넨 한약 먹고 갑자기

    서울경찰청은 노숙인 여성을 살해한 뒤 자신이 죽은 것처럼 사망신고, 34억여 원의 보험금을 타내려 한 무속인 안모(44·여)씨와 친언니(47), 안씨의 동거남 김모(41)씨, 보험설계사 최모(42·여)씨 등 4명을 살인 혐의 등으로 구속했다고 11일 밝혔다. 또 안씨의 범행을 도운 남동생과 지인 2명, 허위진단서를 발급해준 의사 등 4명을 사기와 의료법 위반 등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기도 평택에 원룸 건축에 투자했다가 실패, 수억 원의 빚을 진 안씨는 지난해 11월 S사와 D사에 모두 34억원의 생명보험에 가입한 뒤 12월 30일 영등포역 일대에서 자신과 나이와 인상 등이 비슷한 발견, 강서구 화곡동 집으로 유인해 살해했다. 안씨는 한약에 미리 준비한 10일분의 수면제를 타서 먹게 했다. 수면제 과다복용으로 위장한 것이다. 안씨는 친언니 등을 시켜 병원에서 자신의 사망진단서를 발급받았다. 노숙인의 시신을 화장, 임진강 인근에 뿌린 뒤 사망진단서를 근거로 보험사 2곳에 보험금 34억원을 신청했다. 김동현기자 moses@seoul.co.kr
  • 조선 후기 콘텐츠의 보고 ‘임원경제지’ 개관서 나왔다

    조선 후기 콘텐츠의 보고 ‘임원경제지’ 개관서 나왔다

    ‘조선판 브리태니커’로 불릴 만한 조선 후기의 실학서 ‘임원경제지’의 개관서가 최근 나왔다. ‘임원경제지’(林園經濟志)는 조선 후기 실학자 풍석 서유구(徐有?·1764~1845)가 30여년에 걸쳐 쓴 책으로 총 54책 113권에 2만 8000여 가지의 지식을 담았다. 흔히 농경서로 알려졌지만, 조선 후기 실용백과사전이라고 보는 것이 책의 성격에 더 가깝다. 농사, 경제, 축산, 의학, 문학, 상업, 의례, 공업, 건축 등 모든 분야에 대한 전문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특히 의학을 기술한 ‘보양지’와 ‘인제지’ 부분은 광해군 때 완성된 허준의 ‘동의보감’과 비슷한 규모다. 단일 저작으로는 조선 최대의 저술이라고 할 수 있을 만큼 방대하고, 전문적이다 보니 필요에 따라 일부만 번역됐을 뿐 책 전체가 번역된 적은 없다. ●서유구, 정약용과 비견될 ‘실학 대가’ 이번에 나온 ‘임원경제지 개관서’(씨앗을뿌리는사람 펴냄)는 이같이 방대한 임원경제지의 구성과 구조 등에 대해 해제를 달고, 왜 중요한 책인지를 대중적으로 설명한 책이라고 볼 수 있다. 풍석 서유구는 어떤 사람인지, 실학의 대가로 알려진 다산 정약용(1762~1836)과 비교할 때 임원경제지는 어떤 수준인지 등이 들어 있다. 고려대 유전공학과를 나와 이 책의 번역에 벌써 10년째 매달리고 있는 정명헌 임원경제연구소장은 지난 11일 기자간담회에서 “2003년부터 학자 42명이 번역에 참여해 3년 동안 초벌 번역을 마쳤다.”면서 “2014년 3월 번역 완간을 목표로 정본화 작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본으로 만든 뒤 초벌 번역한 것을 교정해 나가면 전집 55권으로 나오게 된다. 정 소장은 “정약용은 89학번, 서유구는 90학번으로 같은 시대의 실학자”라고 말했다. 두 사람 모두 정조가 사랑한 ‘초계문신’으로, 정약용은 1789년에 갑과 2위로, 서유구는 1790년 병과 14위로 과거를 통과해 관리가 됐다. 재미있는 것은 정조는 시경 강의에서 500개의 시험문제를 제시하는데 정약용의 답변 중 채택된 답변은 117개로 채택률 20.2%이고, 서유구는 181개의 답변이 채택돼 31.3%에 이른다. 과거시험 결과는 정약용이 더 똑똑했지만, 시경 강의 답안 채택률을 보면 서유구가 더 똑똑했다. 이렇게 똑똑한 서유구는 벼슬을 살다가 작은아버지 서형수의 전라도 유배 등으로 벼슬이 떨어지고, 1806년 고향인 경기도 장단으로 낙향해 18년간 임진강변 장단에서 농사짓고, 물고기 잡으며 저술에 들어간다. 이때 그는 경학보다 실용 학문에 심취한다. 임원경제지에 나오는 실용 기술들은 대체로 서유구가 직접 해보고 써넣은 것으로 보면 된다. 논에 물을 대는 데 사용하는 ‘자승차’(自升車) 같은 큰 기구부터 베개 만드는 법, 밭의 두둑과 고랑을 만들어 생산량을 늘리는 법, 다양한 재료로 만드는 술과 음식에 관한 정보 등 구체적인 지식을 담았다. 다시 그가 벼슬에 나간 것은 1823년이다. 조선 후기 경학의 대가답게 규장각 제학과 예조판서, 호조판서, 홍문관 제관과 제학, 사헌부 대사헌 등을 역임한다. 아쉽게도 정승의 반열에는 들지 못했다. 또한 벼슬길에 다시 올랐을 때 귀향해 자신이 보고 겪고 느꼈던 조선 후기 가난한 국가 경제를 개선하기 위한 정책을 마련하지 않은 것도 아쉽다. 서울의 세도가, 이른바 경화세족(京華世族)이었던 그는 자신의 삶을 반성하고 “사대부들이 일상을 개혁하면 국가 경제와 문화를 바꿀 수 있다.”고 강조했지만 정책을 통해 빛을 보지는 못한 것이다. 임원경제연구소의 민철기 번역팀장은 “임원경제지는 조선 후기 생활상을 구체적으로 재현하고 있어 전통음식 복원, 신약 개발, 드라마·영화의 문화 콘텐츠, 테마파크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할 수 있는 콘텐츠의 보고”라고 말했다. ●전액 민간 후원금으로 번역작업 서유구의 임원경제지는 현재 학문하는 사람들에게도 큰 교훈을 준다. 책은 모두 252만자로 구성돼 있는데, 이 중 서유구가 중국·일본 책에서 인용한 부분을 아주 정확하게 기록했고, 인용이 부실한 대목도 명확하게 지적해 놓았다. 그 결과 서유구가 직접 자신의 생각과 기술을 저술한 부분이 46만 9000자로 전체 책의 18.6%라고 밝혀 낼 수 있었다. 이는 21세기 대한민국의 학자들이 박사 학위 논문을 무작위로 베끼고, 자기 복제를 반복하는 행태와는 아주 다른, 엄격한 학문 태도다. 책의 번역에는 도올 김용옥의 제자들인 다양한 전공자와 직업인들이 매달리고 있다. 고전번역원이 아니라 전액 민간 후원금으로 진행된 점도 특이하다. 일본 오사카 부립 나카노시마 도서관에 있는 ‘임원경제지’ 초고, 고려대·연세대·규장각의 필사본을 종합해 정비하고, 분야별로 초벌 번역을 마치는 데 10억원이 들었다. 번역 완간까지 25억원 정도가 더 필요하다. 글 사진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환경플러스] 덕유산 ‘금강모치’ 보호 캠페인

    국립공원관리공단은 깃대종으로 지정된 금강모치 보호를 위해 외래 어종 퇴치 작업과 치어 3000마리 방사를 할 계획이다. 깃대종이란 국립공원별로 생태·지리·문화적 특성을 살려 보호하고 있는 야생 동식물을 말한다. 금강모치는 한강과 임진강의 최상류 지역, 북한의 대동강과 압록강 등에 분포한다. 산소가 풍부하고 수온이 낮은 물속에서만 서식해 2010년에 기후변화 생물지표종으로 지정됐다. 덕유산 구천동계곡에서 금강모치의 서식을 위협하는 가장 큰 천적은 무지개송어와 산천어 등 어린 금강모치를 잡아먹는 외래 어종이다. 공단은 포식자를 퇴치하기 위해 작살과 투망을 이용한 포획 작업에 돌입했다. 또 금강모치 개체 수를 늘리기 위해 무주군과 함께 치어 3000마리를 10월경 방사할 예정이다. 금강모치는 잉어과에 속하며 몸길이 7~8㎝로 등지느러미 아랫부분에 검정색 반점이 있다. 주로 물속의 작은 곤충이나 갑각류, 동물성 플랑크톤을 먹고 사는데 1급수를 나타내는 지표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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