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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도 넘은 민주노총 몽니 지속해선 안 된다

    사회적 대화 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가 끝내 민주노총이 빠진 채 오는 22일 ‘불완전체’로 출범한다. 민주노총의 참여를 독려하며 기다렸던 경사노위가 더는 기다릴 수 없다며 그제 운영위원회에서 공식 출범을 추인했다. 경사노위는 노동 현안뿐 아니라 사회안전망 확충과 양극화 해소, 국민연금개혁 등 이해가 맞선 사안들을 각 경제주체가 협의를 통해 해법을 찾자는 기구다. 그래서 소상공인과 여성, 비정규직, 청년 등까지 대표로 참여시켰는데 주축인 민주노총이 자리를 걷어차 버린 것이다. 대신 민주노총은 경사노위 출범 하루 전날인 21일 예정대로 노조법 개정 등을 촉구하는 총파업을 벌인다고 한다. 민주노총의 경사노위 불참은 교원노조 합법화와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부진, 탄력근무제 확대 등 정부의 노동정책에 대한 불만 때문이라고 한다. 불만이 있다고 참여조차 거부하는 것은 책임 있는 경제주체의 자세가 아니다. 민주노총이 촛불집회를 이끌고, 열악한 노동 현장의 문제를 세상에 드러내 이를 개선하는 데 크게 기여한 것을 모르는 바 아니다. 그 덕에 촛불집회 이후 1년간 민노총 가입자가 10만명이나 늘었다고 한다. 문제는 커진 덩치와 높아진 위상에 걸맞은 역할은 외면하고 기득권 지키기에 골몰하고 있다는 것이다. 광주시와 현대차가 자동차 회사를 설립하고 임금은 낮춰서 일자리를 창출하는 이른바 ‘광주형 일자리’ 사업은 임금 하락을 우려한 민주노총 소속 현대차 노조의 반대로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실업자가 100만명이 넘고 청년실업률이 10%를 넘나든다. 노조조차 구성하지 못한 채 열악한 환경에서 일하는 중소기업의 노동자들에 비하면 민주노총은 귀족노조의 집합체라는 비판도 나온다. 오죽하면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민주노총과 교원노조는 더이상 사회적 약자가 아니다”라고 했겠는가. 이 발언에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은 어제 “무지하고 오만한 말”이라고 비판했지만, 국민의 공감이 어디에 있는지 숙고해 보아야 한다. 민주노총의 총파업 등으로 노동운동에 대한 국민의 인식마저 왜곡될까 두렵다.
  • 양대노총 “탄력근로 공동대응”…文정부·노동계 악화일로

    양대노총 “탄력근로 공동대응”…文정부·노동계 악화일로

    오늘 양대노총 위원장 회동…공조 논의 노동계 “수당 줄고 주52시간 의미 퇴색” ‘친노동’ 정책을 표방했던 문재인 정부와 노동계의 관계가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다. 여야가 탄력근로제 확대를 위한 관련법 개정안을 연내 처리하기로 합의한 데 대해 양대 노총은 공동대응한다는 방침이다.8일 노동계에 따르면 김명환(왼쪽) 민주노총 위원장과 김주영(오른쪽) 한국노총 위원장은 9일 만나 탄력근로제 확대 대응방안을 논의한다. 회동 후 정부와 양대 노총의 대립 전선이 만들어질 가능성이 높다. 두 위원장은 여권에서 추진 중인 탄력근로제 단위기간 확대에 대한 노동계 차원의 공조 방안을 집중적으로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와 여당이 핵심 지지층인 노동계와 대립각을 세우게 된 데는 사회적 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 영향이 컸다. 민주노총이 경사노위에 들어오지 않고 ‘11월 총파업’까지 선언하자 사실상 정치적 지지를 거둔 것이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경제가 많이 어려운데 노동계에서 총파업을 한다니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질 것”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여야정 상설협의체에서 탄력근로제 단위기간 확대를 합의하고 노동계가 반발하자 당정의 비판 수위는 더 높아졌다.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노동계도 무조건 반대만 하지 말고 대화에 참여해 달라”고 말했다.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도 지난 6일 국정감사에서 “민주노총이 더이상 사회적 약자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제 상당한 사회적 책임을 나눠야 하는 힘 있는 조직”이라고 작심 비판했다. 민주당이 최대 지지층이었던 노동계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탄력근로제 기간 확대를 밀어붙이는 이유는 침체된 산업계, 자영업자의 상황을 고려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여당은 자영업자도 충분히 포용해야 한다”며 “민주노총이 반발하는 건 잘 알고 있지만 국민연금 등 다른 요구사항을 듣는 것으로 해결해야 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노동계 입장은 단호하다. 탄력근로제 단위기간이 늘면 노동자의 초과근무수당이 줄어들고 근로시간 단축의 본래 목적인 고용 확대도 흔들리게 된다. 주 52시간 근무제로 ‘과로사회’에서 벗어나겠다던 정부의 취지도 퇴색돼 노동자의 건강이 위협받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지금껏 사회적 대화를 통한 개혁을 추구했던 한국노총이 민주노총과 공동 대응하겠다고 나선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이번 회동은 양대 노총이 공조를 강화하는 것을 보여 주는 상징적인 장면이 될 전망이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野 ‘자기 정치’ 임종석 십자포화… 任 “자리 무거움 되새길 것”

    野 ‘자기 정치’ 임종석 십자포화… 任 “자리 무거움 되새길 것”

    최근 문재인 대통령의 해외 순방 중 비무장지대(DMZ) 지뢰 제거 작업 현장을 선글라스를 끼고 방문해 야당의 집중포화를 받으며 ‘자기 정치’ 논란에 휩싸였던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6일 여야 국회의원들 앞에 섰다.임 실장은 국회에서 열린 국회 운영위원회 청와대 국정감사에 출석해 화살머리고지 선글라스 논란에 대해 “억울해하기보다 이 자리의 무거움을 되새기고 옷깃을 여미는 계기로 삼겠다”고 자세를 낮췄다. 또 임 실장은 자신이 해설을 맡아 청와대서 제작한 영상에서 통문번호가 유출돼 ‘안보 불감증’ 논란이 제기된 데 대해 “저희들의 불찰이 분명히 있었다”고 사과했다. 다만 임 실장은 “국방부로부터 군사기밀에 속하는 사안은 아니나 군사훈련상 비공개를 원칙으로 하고 있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해명했다. 임 실장에 대한 공격은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를 맡고 있는 김성태 의원이 앞장섰다. 김 의원은 문 대통령의 자서전 ‘운명’을 펼쳐들며 “대통령 부재중에는 비서실장이 청와대를 지키는 역할을 해야 한다”며 “이것은 문 대통령 자서전에 나오는 구절”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통령 귀국 이후에 장·차관, 국정원장 데려가 폼을 잡더라도 잡아야지 말이야”라고 힐난했다. 같은 당 김승희 의원은 “눈이 부셔서 선글라스를 꼈다”는 임 실장의 답변에 “권위주의 타파를 위해서 노력했던 86세대, 전대협 출신이 선글라스를 끼고 시찰하는 모습에서 국민들은 권좌에 있는 사람, 권위주의의 상징적 사람들을 떠올렸을 것”이라고 했다.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에 대한 공격도 나왔다. 김성태 의원은 조 수석이 국감에 불출석한 사유로 ‘신속한 국정 대응’이라고 제출한 데 대해 “신속하게 대응해야 한다는 사람이 본인이 자기 정치를 위한 SNS 활동은 시간적 여유가 있느냐”고 비꼬았다. 이어 임 실장에게 “조 수석이 문 대통령하고 동급으로 노는 사람이냐. 왜 안 나오느냐”고 불만을 표했다. 김 의원은 자신의 발언 도중 마이크가 잠시 작동하지 않자 “또 야당 탄압을 한다”고도 했다. 임 실장, 조 수석에 이어 주영훈 대통령 경호처장의 ‘자기 정치’ 지적도 나왔다. 김삼화 바른미래당 의원은 주 처장을 대신해 출석한 신용욱 차장에게 “경호처장이 매번 대통령 옆에서 사진이 찍히는 게 올바른 경호가 맞는 것이냐”고 지적했다. 또 “경호처장은 ‘페북스타’냐”며 경호처의 SNS 활동을 비판했다. 노동 현안 관련 질의에서 임 실장은 “민주노총과 전교조를 더 이상 사회적 약자라고 보지 않는다”고 말했고, 윤소하 정의당 의원은 “굉장히 문제가 있는 발언”이라고 지적했다. 임 실장은 “민주노총은 상당한 사회적 책임을 나눠야 하는 힘있는 조직”이라며 “정부 출범 후 노사정 대화 모델로 여러 문제를 극복하고자 하는데 여전히 힘에 부친다”고 말했다. 이날 국감에서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가급적 올해 안에 종전선언이 가능하도록 관련국들과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했다. 또 실무급 종전선언 가능성에 대해서 “형식에 대해서도 상당히 열려 있고 여러 가지 방안이 가능할 것 같다”고 시인했다. 교체설이 나오는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에게 장석춘 한국당 의원은 “나가시려면 빨리 나가라. 함께 잘사는 나라를 말하던데 함께 다 죽는 나라가 되겠다”고 공격했다. 장 실장은 “코스피 급락, 각종 경제지표 악화 등을 볼 때 경제위기라고 인식할 만한 근거가 많다”는 유의동 바른미래당 의원의 질의에 “국가 경제가 위기에 빠졌다는 표현은 경제적 해석으로만 할 때 굉장히 과한 해석”이라고 반박했다. 장 실장은 또 부동산 정책과 관련해 “(사회수석실에서) 경제수석실로 이관하려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장 실장의 발언은 9·13 부동산 대책 마련 시 대출 등 금융 분야 대책에 대해 경제수석실이 함께 참여하는 등 경제 정책적 고려 필요성을 강조한 것”이라며 “이관 여부를 뜻한 것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한편 여야 의원과 청와대 참모진이 정회 중 국회 앞 식당에서 평양냉면으로 저녁식사를 함께해 눈길을 끌었다. 애초 김성태 의원은 리선권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장의 ‘냉면 목구멍’ 발언을 직접 선보이겠다며 국회를 나섰지만, 참석자들에 따르면 직접 발언하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손지은 기자 sson@seoul.co.kr
  • 임종석 “민주노총·전교조 더이상 사회적 약자 아냐”

    임종석 “민주노총·전교조 더이상 사회적 약자 아냐”

    운영위 국감 출석…“상당한 사회적 책임 나눠야”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은 6일 “민주노총(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과 전교조(전국교직원노동조합)가 더이상 사회적 약자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임종석 실장은 이날 국회 운영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노동문제와 관련한 정의당 윤소하 의원 질의에 이같이 말하며 “노조라고 해서 과거처럼 약자일 수는 없어 민주노총이 상당한 사회적 책임을 나눠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민주노총과 전교조 내부에서도 이런저런 어려움이 있다 해도 사회적 협력 틀을 만들기 위해 힘을 써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임종석, 김동연·장하성 교체설에 “근거없다고 볼 수 없다”

    임종석, 김동연·장하성 교체설에 “근거없다고 볼 수 없다”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은 6일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의 교체설과 관련해 “장 실장과 김 부총리는 진즉부터 책임감을 갖고 언제든 책임을 지겠다고 인사권자에게 얘기했으니까 결정은 인사권자가 하실 것”이라고 밝혔다. 임종석 실장은 이날 국회 운영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김 부총리와 장 실장의 교체설 보도가 근거 없는 내용인가’라는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의 질의에 “꼭 그렇다고 볼 수는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임종석 실장은 ‘연말 청와대를 비롯한 부처 개각은 어느 정도 할 것이냐’는 김 원내대표의 추가 질의에는 “특별히 따로 계획을 정하고 있는 것은 없다”며 “전적으로 인사권자가 계획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여야 ‘임종석 DMZ 방문’ 공방…임종석 “옷깃 여미는 계기로 삼겠다”

    여야 ‘임종석 DMZ 방문’ 공방…임종석 “옷깃 여미는 계기로 삼겠다”

    청와대를 상대로 한 6일 국회 운영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최근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의 비무장지대(DMZ) 방문으로 여야 간 공방이 벌어졌다. 앞서 임 실장은 남북공동선언 이행추진위원장 자격으로 지난달 17일 남북 공동 유해발굴을 위해 지뢰 제거 작업이 진행 중이었던 강원 철원군 DMZ 화살머리고지를 방문했다. 서훈 국가정보원장, 조명균 통일부 장관, 정경두 국방부 장관도 함께 있었다. 이후 야권에서는 임 실장이 ‘자기 정치를 한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이날 국정감사에서도 야당 의원들 사이에서 임 실장의 DMZ 방문을 비판하는 발언이 쏟아져 나왔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임 실장이 전방 시찰할 때 대통령이 유럽 순방을 가 있었다”면서 “대통령이 귀국한 이후에 남북공동선언 이행추진위원회 위원장 자격으로 장관, 차관, 국정원장을 데리고 가서 폼을 잡더라도 잡았어야 한다”고 했다. 김 원내대표는 “대통령 비서실장이 정위치를 지켜야지”라고 쏘아붙였다. 같은 당의 성일종 의원도 “나라 운영을 어떻게 그렇게 하는가”라면서 “대한민국 대통령이 외국에 출타했는데 국방부 장·차관, 통일장관, 국정원장이 한꺼번에 DMZ에 들어가도 되느냐”고 거들었다. 이에 임 실장은 “국내에서 가까운 곳인데, 서울에서 가니 35분 걸리던데 연락이 완전히 이뤄지는 상황에서 자리가 비워졌다고 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맞섰다. 또 “남북합의 사업 중 가장 보람 있는 현장이 바로 유해발굴 사업 현장이라 위원회가 결정해서 갔다”면서도 “오해를 받는 데 대해서는 억울해하기보다는 자리가 갖는 특수성과 무거움을 다시 한번 되새기고 옷깃을 여미는 계기로 삼겠다”고 말했다. 신동근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임 실장은 대통령이 임명한 남북공동선언 이행추진위 위원장인데 국방·통일장관과 평양공동선언·판문점선언 이행 점검을 위해 공식적으로 지뢰제거 작업 현장을 점검했다”면서 “왜 문제가 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최근 청와대 홈페이지에는 임 실장이 DMZ를 방문한 영상이 공개됐다. 그런데 영상에 우리 측 전방감시초소(GP) 위치 관련 정보가 노출돼 논란이 됐다. 임 실장은 “국방부에 문의한 결과 이게 군사기밀에 속하는 사항은 아니지만 군사훈련상 비공개에 속한다는 답변을 들어 바로 수정하고 사과드렸다”면서 “그 점은 이 자리에서도 다시 한 번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날 국정감사에서도 청와대 민정수석의 불출석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김성태 원내대표가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의 불출석 문제를 지적하자 임 실장은 “국회의 오랜 관행을 잘 아실 것”이라면서 “부당한 측면도 있지만 관행도 있어서, 바꾸려면 국회 내부에서 조금 더 논의를 해주시길 바란다”고 맞받아쳤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포토] ‘인공눈물 처방중’ 장하성 정책실장

    [포토] ‘인공눈물 처방중’ 장하성 정책실장

    6일 국회에서 열린 국회 운영위원회의 청와대 국정감사에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 임종석 비서실장,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이 참석했다. 사진은 대통령비서실 장하성 정책실장이 국정감사 도중 인공눈물을 넣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고전의 향연-옛 선비들의 블로그] 81세에 정승 발탁된 원칙주의자 허목… 조선 유학사에 뚜렷한 족적

    [고전의 향연-옛 선비들의 블로그] 81세에 정승 발탁된 원칙주의자 허목… 조선 유학사에 뚜렷한 족적

    ‘예기’(禮記)에서는 ‘대부가 칠십이 되면 벼슬에서 물러난다’(大夫七十而致事)고 했다. 동양에서는 고래로 이 조항이 고위 공직자의 은퇴 시기를 정하는 기준으로 사용됐다. 그런데 조선 후기에 칠십도 아닌 팔십 대에 우의정으로 발탁된 인물이 있다. 미수(眉) 허목(許穆·1595∼1682)이 그 주인공이다.# 조정을 뒤흔든 한 통의 상소 조선시대에 70세가 넘도록 정승으로 재직한 사람이 없지는 않았다. 대표적으로 세종대 명상 황희는 87세까지 정승의 직위에 있었다. 그러나 그는 64세에 우의정이 된 뒤로 20년 가까이 줄곧 정승 자리를 지킨 사례다. 그런데 허목은 이와 달리 거의 평생을 재야의 학자로 지내다 81세가 돼 우의정으로 발탁됐다. ‘백세시대’라는 말이 익숙해진 현대라도 흔하지 않을 일인데, 그 시대에 이처럼 파격적인 인사가 이루어졌다는 것은 흥미로운 일이다. 그것이 가능했던 상황과 허목이라는 인물이 궁금해진다. 허목이 우의정에 발탁된 과정은 매우 드라마틱하다고 하겠다. 1660년 66세로 사헌부 장령이 된 허목이 올린 한 장의 상소 때문이었으니 말이다. 그 상소는 ‘예송’이라 불리는 논쟁의 발단이었다. 소현세자가 일찍 세상을 떠나 효종이 인조의 두 번째 장자로서 나라를 이어받았으니, 대왕대비께서 효종을 위해 재최 삼년복을 입어야 예법에 맞는데, 지금 예를 강등하여 기년복을 입으셨습니다. 서자(庶子)를 세워 후사로 삼은 경우에는 삼년복을 입지 못하니, 첩자(妾子)이기 때문입니다. -‘기언’ 추정상복실례소(追正喪服失禮疏) 1659년에 효종이 승하했을 때 효종의 어머니 자의대비의 복제(상복 차림에 대한 규정)를 기년복으로 정한 것이 오례(誤禮)라는 주장이었다. 이 상소에서 가장 중요한 대목은 ‘기년복은 효종을 인조의 적자가 아닌 첩자로 본 데서 나온 것’이라는 말이었다. 부왕 효종의 국상 복제가 잘못 정해졌다는 것만도 놀랄 일인데, 효종을 첩자로 취급했다는 말에 현종은 펄쩍 뛸 수밖에 없었다. 복제를 다시 검토하라는 엄명이 내려졌다. 기해년 복제는 송시열의 주도하에 서인들이 정한 것이었다. 실상 송시열은 효종을 서자로 본 것이지 첩자로 본 것은 아니었으나, 예학에 정통한 허목이 ‘의례’(儀禮)의 ‘상복조’를 근거로 제시한 주장은 매우 논리적이었다. 하지만 집권 서인들은 장자와 차자를 구분하지 않은 ‘경국대전’에 근거한 것이라며 기왕에 정한 복제를 그대로 밀고 나갔다. 더 큰 파장을 막기 위해서라도 달리 방법이 없었던 것이다. 결국 허목의 상소는 채택되지 못했고, 그가 삼척 부사로 좌천되는 것으로 일은 일단락했다.# 15년 뒤에 일어난 일대 반전 1674년 효종의 비 인선왕후가 죽었을 때 예송이 재연됐다(갑인예송). 시어머니인 자의대비의 복제를 대공(大功·9개월)으로 정하면서 서인들이 효종을 서자로 보았다는 사실이 드러났던 것이다. ‘경국대전’에는 장자·차자와 달리 장자부·차자부에 대한 복제가 기년복·대공복으로 구분됐기 때문이다. 갑인예송은 서인 고관들과 현종 사이에서 전개됐으나, 이 과정에서 15년 전 허목이 올렸던 상소가 다시 크게 부각됐다. 복제 문제로 서인의 주요 인사들이 축출되고 남인들이 대거 등용되면서 정국이 개편됐다. 그러다 현종이 서거하고 숙종이 즉위하면서 더 큰 반전이 일어났다. 숙종이 81세나 된 고령의 허목을 우의정으로 전격 발탁한 것이다. 왕실 복제의 중요성은 짐작할 수 있지만, 허목의 상소 한 통이 15년이 지난 뒤까지 그토록 큰 파급력이 있던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허목이 왕실 예제의 특수성을 인정했기 때문이다. 송시열의 예론은 보편적 규범을 따르기 때문에 국왕도 사대부와 동일하게 다루어진다. 즉, 효종이 왕위를 계승했더라도 차자이므로 장자로 대우할 수 없다고 본 것이다. 반면 허목은 효종이 왕위를 계승한 만큼 적장자의 예를 따라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국왕은 사대부와 동일시할 수 없는 절대적 존재임을 인정한 것이다. ‘군약신강’(君弱臣强)이라 지칭되는 현종대를 이어 즉위한 숙종은 이 점을 매우 중요하게 받아들였을 법하다. 실추된 왕실의 권위를 바로잡고 왕권을 강화하려면 그에 맞는 논리가 필요했을 테니 말이다. 허목의 상소에는 그에 맞는 정치이념이 제시돼 있었던 것이다.# “말을 하면 반드시 글로 써서 살펴보다” 이런 뚜렷한 행적 때문인지 허목은 사람들에게 정치가로 각인돼 있다. 그러나 그는 조선 유학사에 뚜렷한 족적을 남긴 뛰어난 학자였다. 허목의 학문적인 업적과 특색을 잘 살펴볼 수 있는 게 바로 ‘기언’이다. 나는 말을 조심해야 한다는 성현의 가르침을 두려워하여 평소에 말을 하면 반드시 글로 써서 날마다 살펴보며 힘썼다. 그러므로 이 글을 ‘기언’이라 이름하였다. -‘기언’ 자서(自序) ‘기언’은 허목이 직접 엮은 문집이다. 일반적으로 특정 인물의 사후에 그 제자나 후손이 유작을 정리해서 만드는 것이 문집임을 생각하면, 기언을 자편한 것은 매우 특별한 일임을 알 수 있다. 게다가 허목은 ‘기언’이라는 독특한 이름도 스스로 정했다. 기언은 ‘말을 기록하다’는 뜻이다. ‘언’은 모범이 될 만한 말과 글, 곧 진리이다. 그런 측면에서 보면 ‘기언’은 평범한 문집이라기보다 후대에 남기려는 의도로 적었던 ‘언’, 다시 말해 허목 나름의 진리라고 하겠다. 기언은 육경(六經)을 근본으로 삼고 예악(禮樂)을 참고하고 백가(百家)의 변론을 널리 포괄한 것이다. 이 글은 간략하면서도 두루 갖추어졌고, 장황하면서도 체제는 엄격하다. -‘기언’ 자서(自序) ‘자서’의 한 대목에서도 그런 자부심을 느낄 수 있다. ‘기언’에서 볼 수 있는 또 하나의 독특함은 글을 수록한 방식이다. 문집에 사용되는 문체별 분류가 아닌 학, 예, 문학, 고문, 유림 등 주제별 분류 방식을 택했다. 허목이 문체보다는 글에 담긴 내용과 사실(진실)을 중시했기 때문이다. 이 점은 ‘말을 기록하다’라는 기언의 뜻과도 상통한다. ‘기언’ 편집 작업은 88세로 임종할 때까지 계속됐다. 허목은 이 과정에서 스스로 서문을 두 번이나 지었다. 기언의 표제(標題)는 유서(類書)처럼 주제별로 되어 있는데, 이는 모두 선생이 직접 편집한 것이다. 그러므로 선생이 만든 기준에 따라 간행한다. 학(學)·예(禮)·유림(儒林) 등 편목(篇目)은 중복된 듯하지만, 그렇게 한 데에는 선생의 깊은 뜻이 담겨 있는 것 같아 함부로 고치지 않는다. -‘기언’ 범례(凡例) 허목 사후 문집 출판을 담당한 제자는 범례에서 이렇게 밝혔다. ‘기언’의 독특한 구성에 대해 ‘선생님의 뜻’이라며 독자들에게 이해를 구한 것을 보면, 그 제자들도 기언의 편집 의도를 잘 이해하지 못했다는 뜻이 된다. 허목의 구상은 그만큼 독창적이었다. 어쩌면 그는 제자들이 자신의 의도에 맞게 문집을 엮지 못할 것으로 생각해 직접 편집했던 것인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허목은 ‘기언’을 완결하지 못했다. 범례에 언급되었듯 수고본에는 중복으로 수록된 작품도 있고 표제와 내용이 일치되지 않은 곳도 있다. 그렇지만 제자들은 첨삭을 가하지 않고, 허목이 머릿속으로 구상하며 엮어 가던 모습 그대로 ‘기언’을 간행했다. 유례없이 독특하고 독보적인 문집 ‘기언’은 이렇게 탄생했다. 미완성의 ‘기언’이 완성을 본 셈이다. 조순희 한국고전번역원 교수●기언(記言) 모두 93권 방대한 문집 원집·속집·별집 나눠져 모두 93권에 달하는 방대한 문집이다. ‘원집’과 ‘속집’은 허목이 직접 엮었다. 80세 이전 저술을 정리한 게 원집이고, 그 이후 저술과 원집에 빠진 글을 수록한 게 속집이다. 허목 사후에 제자들이 원집과 속집에 빠진 글을 정리해 붙인 ‘별집’은 문체별 분류 방식을 따랐다. 1689년 숙종의 명으로 간행했다. 연보는 5대손 허뢰가 1772년 간행했다. 한국고전번역원에서 2006∼2008년 번역해 8책으로 출간했다.
  • 160분간 화기애애… 협치 의미 담은 ‘탕평채 오찬’, 김성태 ‘靑 참모 자기 정치’ 비판… 文, 발언 적기도

    160분간 화기애애… 협치 의미 담은 ‘탕평채 오찬’, 김성태 ‘靑 참모 자기 정치’ 비판… 文, 발언 적기도

    홍영표 “우리 정치에 부족한 협치 제도화” 김성태 “비판할 건 비판, 협력할 건 협력” 김관영 “최저임금 등 허심탄회하게 얘기” 장병완·윤소하 “소수당에 귀 기울여달라”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5당 원내대표가 5일 청와대에서 사상 처음으로 가진 여야정 국정상설협의체는 예정보다 1시간가량 길어진 2시간 40분 동안 열릴 만큼 진지하게 진행됐다. 협치의 의미를 담은 ‘탕평채’ 앞에서 여야정은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지만 그 속에서도 야권은 견제자로서의 날카로운 비판을 빼놓지 않았다. ●文, 도열한 원내대표들에 “편하게 계시라” 문 대통령은 지난 8월 여야정 국정상설협의체 정례화 합의에 여야 5당 원내대표가 모두 응해준 점을 부각하며 밝은 표정으로 손님을 맞았다. 특히 사전 환담장에 도착해 원내대표가 일렬로 선 모습을 보고 “편하게 계시라니까요”라며 참석자의 웃음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가벼운 인사 후 회의장으로 이동한 문 대통령은 “여야 각 정당 원내대표를 모시고 여야정 국정상설협의체를 공식 출범하고 1차 회의를 갖게 돼 매우 기쁘고 반갑다”며 “여야정 국정상설협의체가 앞으로 정례적으로 발전해나가려면 (협의체가) 정치 현안과 입법 과제를 그때그때 해결해나가는 실질적인 협치의 틀로서 작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성태·홍영표 첫 발언권 놓고 “먼저 하시라” 협상 테이블에서 숱하게 논쟁을 벌여온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도 이날 만큼은 양보에 힘을 쏟았다. 한병도 청와대 정무수석이 문 대통령 인사말 직후 김성태 원내대표에게 먼저 발언권을 주자 김성태 원내대표는 “그러지 마시라. 그래도 제1당 원내대표가 먼저 해야지”라며 손사래를 쳤다. 이에 홍 원내대표가 “그래도 먼저 하시라”고 한 발 물러서자 김 원내대표는 “대통령이 계시지만 그래도 1당 대표는 1당 대표”라며 재차 발언권을 넘겼다. 먼저 발언권을 얻은 홍 원내대표는 “여야정 협의체는 우리 정치에 부족한 협치를 제도화할 수 있는 중요한 장치”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김 원내대표도 “이 모임은 사회적 갈등을 해소하면서 또 경제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좋은 자리”라고 화답했다. 그러면서도 정부의 ‘국정 운영 방식’, ‘평양공동선언 비준’, ‘소득주도성장 정책’, ‘고용세습 채용비리 국정조사’ 등을 일일이 언급하며 문 대통령을 향해 쓴소리를 했다. 문 대통령은 김 원내대표의 말을 경청하며 고개를 끄덕이기도 했다.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민주당과 한국당 사이에 이견이 있으면 저희가 잘 중재하겠다”며 잠시 얼어붙었던 분위기를 풀었다. 장병완 민주평화당 원내대표와 윤소하 정의당 원내대표는 문 대통령에게 소수당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달라고 요청했다. 윤 원내대표의 발언이 끝나자 김성태 원내대표는 추가 발언을 요청했다. 그는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 이해찬 민주당 대표, 이낙연 국무총리의 정례 회동은 권력의 사유화로 비칠 수 있으니 중단시켜달라”고 건의했다. 문 대통령은 노란 메모장에 김 원내대표의 발언을 적었다. 당초 오전 11시 20분부터 40분간 회의를 진행한 뒤 1시간 동안 오찬이 이어질 예정이었지만, 야당 대표의 발언이 이어지면서 오찬은 오후 1시에 비로소 시작됐다. 오찬에는 문 대통령과 여야 원내대표, 임종석 비서실장, 장하성 정책실장,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한병도 정무수석이 참석했다. 청와대는 오찬 메뉴로 녹두묵과 고기볶음, 미나리, 김 등이 들어간 탕평채를 내놓았다. 청와대 관계자는 “치우침이 없는 조화와 화합의 의미를 담아 메뉴를 준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文 “2월 만나는 거 합의문 들어갔나” 웃음꽃 문 대통령은 마무리 발언에서도 분위기를 주도했다. 문 대통령은 농담조로 “다음에 언제 만나는 거죠?”라고 물었고 ‘2월에 만나는 겁니다’라는 답이 나오자 “그러면 2월에 만나는 것으로 합의문에 들어가 있습니까?”라고 말해 참석자와 함께 웃었다고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소개했다. 각 당 원내대표는 이번 회동에 대해 후한 평가를 내렸다. 홍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굉장히 좋은 분위기 속에서 국정 전반에 대해 기탄없이 얘기를 나눴다”며 “야당의 날카로운 지적도 있었지만 많은 합의를 도출한 건 큰 결실”이라고 강조했다. 김 원내대표는 “여야 간 의견을 허심탄회하게 교환하는 자리가 됐다”며 “야당도 비판할 건 비판하고, 협력할 건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김관영 원내대표는 “문 대통령에게 일자리 문제, 최저임금 인상 문제, 고용세습 채용비리 국정조사, 낙하산 인사, 인사청문회 결과 수용 등에 대해 얘기했다”고 소개했다. 이근홍 기자 lkh2011@seoul.co.kr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국가균형발전 최우선과제는 강호축 개발”

    “국가균형발전 최우선과제는 강호축 개발”

    “강원~충청~호남을 연결하는 강호축이 개발돼야 불균형한 국가가 바로 섭니다”국가균형발전을 위한 강호축 토론회가 5일 국회에서 열렸다. 서울~부산을 연결하는 경부축 중심 개발로 국가불규형이 심화됐다는 공감대가 확산되면서 강원·충청·호남 8개 시·도와 더불어민주당 변재일(청주청원)·민주평화당 박지원(전남목포) 의원 등이 공동개최했다. 이처럼 많은 지자체가 정부를 상대로 한 목소리를 내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이다. 주제발표에 나선 정초시 충북연구원장은 “예산, 인구, 산업단지 등 모든 면에서 경부축이 월등히 앞서고 있다”며 “편중된 발전은 지역주의 심화와 국가경쟁력 약화로 이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강호축은 생태·관광·문화의 보고로 불리는 백두대간이 있고, 생명·건강·에너지산업을 주도하고 있어 잠재력이 큰 곳”이라며 “4차국가균형발전 5개년 계획에 강호축이 반영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 원장은 강호축 철도 단절구간 고속화사업, 생명건강산업 광역 클러스터 육성, 백두대간 국민쉼터 조성 등을 시급한 강호축 개발사업으로 제시했다. 이어 문대섭 한국철도기술연구원 본부장, 송우경 산업연구원 박사, 김영준 문화관광연구원 박사, 김시곤 서울과학기술대 교수, 임종일 국토교통부 철도건설과장 등이 패널로 참가해 강호축 발전계획과 실현방안을 토론했다. 토론회에 앞서 이날 8개 시·도 지사는 강호축 연계협력 사업의 조속한 추진을 정부에 촉구하는 공동건의문을 발표했다. 강호축 개념을 처음 제시한 이시종 충북지사는 “강호축이 개발되면 강원과 호남간 인적·물적·문화적 교류와 상호소통이 강화될 것”이라며 “원시림같은 강호축에 4차산업혁명 기술을 도입해 미래먹거리를 창출하자”고 강조했다. 청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여야정 국정협의체 첫 회의 종료…2시간 30분 넘게 대화

    여야정 국정협의체 첫 회의 종료…2시간 30분 넘게 대화

    국회와 정부가 국정 전반을 논의하기 위해 가동된 ‘여·야·정 국정상설협의체’의 첫 회의가 5일 열렸다.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5당 원내대표들은 회의와 오찬을 함께 하며 2시간 30분 넘게 만났다. 이번 회의에는 문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 홍영표·자유한국당 김성태·바른미래당 김관영·민주평화당 장병완·정의당 윤소하 원내대표가 참석했다. 각 당 원내대변인이 배석했고, 청와대에서도 임종석 비서실장, 장하성 정책실장,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한병도 정무수석, 김의겸 대변인 등이 자리를 함께 했다. 첫 ‘여·야·정 국정상설협의체’ 회의는 문 대통령과 각 원내대표들의 모두발언을 시작으로 이날 오전 11시 22분부터 낮 1시까지 98분 동안 진행됐다. 이후 대변인단을 제외하고 문 대통령과 각 당 원내대표, 청와대 비서실장·정책실장·안보실장·정무수석은 60분 가량 비공개 오찬을 진행했다. 결국 이날 문 대통령과 5당 원내대표들은 회의와 오찬을 거치며 총 158분(2시간 38분) 동안 대화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모두발언에서 “요즘은 경제와 민생이 어렵고, 남북관계를 비롯해 국제정세가 아주 급변하고 있어서 협치를 바라는 국민의 기대가 매우 높다”면서 협치에 대한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여야 원내대표들은 모두발언에서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 대북정책, 내년도 예산안뿐만 아니라 국회에서 추진 중인 공공기관 채용비리 의혹 국정조사, 사법농단 의혹을 규명하기 위한 특별재판부 설치 등에 대한 의견을 밝혔다. 비공개 회의에서도 이와 관련한 논의들이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사설] 여·야·정 협의체 첫 회의, 생산적 민생 경쟁 기대한다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5당 원내대표가 참여하는 여·야·정 상설협의체가 오늘 첫 회의를 연다. 지난 8월 중순 문 대통령과 여야 원내대표가 청와대 회동에서 협치와 소통의 필요성에 공감하며 분기별 협의체 회의에 합의한 이후 3개월여 만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 1일 시정연설에서도 “국민의 삶을 더 나아지게 하고 한반도에 평화를 정착시키는 일에 정부와 국회, 여와 야가 따로 있을 수 없다”며 “11월부터 시작하기로 국민들께 약속한 여·야·정 국정 상설협의체가 협력 정치의 좋은 틀이 되길 바란다”고 거듭 밝혔다. 소통과 타협은 항상 필요하고 소중하지만, 서로 생각과 판단의 격차가 클수록 그 진가가 빛을 발한다. 현재 위기의 경제상황과 불안한 평화정책 등 각종 현안에 대한 정부·여당과 야당 간 인식의 차이는 심각하다. 진단이 다른 만큼 해법을 둘러싼 갈등도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당장 오늘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예산 국회가 파행으로 치달을 수도 있는 위급한 상황이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내년도 예산안 470조 5000억원에 대한 ‘원안 사수’ 의지를 다지고 있는 반면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이를 ‘세금중독예산’으로 규정해 20조원을 삭감하겠다며 벼르고 있다. 이런 시점에 대통령과 여야 원내대표가 한자리에 모여 허심탄회하게 의견을 나누는 기회를 갖는 건 시의적절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문제는 모처럼 성사된 이번 대화가 별다른 성과 없이 보여 주기에 그치거나 소모적인 정쟁으로 갈등을 심화시키지 않을까 하는 우려다. 어제 민주당과 한국당이 내놓은 입장을 보면 동상이몽에 가까워 보인다. 여당은 민생과 경제, 개혁 관련 입법들에 대한 공감대 형성이 이뤄지길 강조하면서도 “국회가 해야 할 숙제가 있다”며 야당이 반대하는 판문점선언 비준 동의를 꺼내 들었다. 반면 한국당은 소득주도성장 등 경제정책 노선 변경,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 경질, 고용세습 국정조사 등을 요구할 것이라고 한다. 여·야·정 각 주체가 공식적인 대화의 장에서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하는 건 물론 바람직한 일이다. 하지만 일방통행이 돼서는 곤란하다. 상대의 주장에 귀를 열지 않고, 기존 입장만 고집한다면 협치는 요원하다. 민생과 일자리 창출을 최우선 순위에 두고, 서로의 견해 차이를 줄이려는 설득과 노력이 필요하다. 국정을 이끄는 청와대와 여당이 마땅히 먼저 모범을 보여야 한다. 야당도 타협의 정신을 외면해선 안 된다. 이번에도 알맹이 없는 정치권의 말싸움에 시간을 낭비하기엔 서민의 삶이 너무나 고달프다.
  • [사사건건] 공정성 vs 위헌성… 특별재판부 설치 ‘여의도 전쟁’

    [사사건건] 공정성 vs 위헌성… 특별재판부 설치 ‘여의도 전쟁’

    여야가 내년도 예산안 심의와 민생법안 처리를 두고 공방을 벌이는 가운데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사법행정권 남용과 재판 개입 의혹 등 사법농단 사건에 대한 국회 차원의 논의가 어떻게 진행될지 관심이 쏠린다.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은 지난달 25일 사법농단 관련 특별재판부 추진에 합의했지만 국회선진화법상 한국당의 동의 없이는 정기 국회 내 법안 통과가 힘든 상황이다. 이에 따라 여야가 정기 국회 내에 특별재판부, 법관 탄핵 소추, 국정조사 등 ‘사법농단 국회 3트랙’에 대한 합의점을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여야, 사법농단 특별재판부 설치 이견 계속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한국당 김성태, 바른미래당 김관영 원내대표가 4일 방송에 나와 가진 토론에서도 가장 쟁점이 된 사안은 특별재판부 설치 문제였다. 홍영표·김관영 원내대표는 사법농단 진상규명을 위해 특별재판부 구성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홍 원내대표는 “공정한 재판을 통해서 사법부가 다시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받고 권위를 되찾는 계기를 만들려면 공정한 재판을 해야 하고 그것은 특별재판부밖에 없다”며 “최근에는 사법농단과 연루된 고위 인사가 검찰에서 만약 기소하면 무죄를 해버리겠다는 식으로 세력을 규합한다는 말까지 나오기 때문에 더이상은 방치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관영 원내대표도 “사법부가 스스로 자정능력이 있어서 공정한 재판부를 꾸리면 좋을 텐데 지난번 압수수색 영장 발부 과정에서 지나치게 엄격한 잣대와 납득되지 않는 이유를 들어 기각하면서 사법권에 대한 국민적 불신이 굉장히 높아졌다”며 “검찰의 수사가 정상적으로 진행될 수 없는 상황이 됐기 때문에 영장전담판사부터 특별재판부를 구성해서 검찰 수사와 재판이 제대로 될 수 있도록 사법농단 사태로부터 자유로운 재판부를 구성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렇지만 김성태 원내대표는 삼권분립 훼손이 우려되고 헌법에 위배된다며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그는 “한국당이 특별재판부를 반대하는 가장 큰 이유는 청와대와 집권당인 민주당이 고의적이고 정치적인 의도를 가지고 고용세습 국정조사를 덮기 위한 수단으로 들고 나왔기 때문”이라며 “특별재판부를 하려면 사법 불신이 국민들로부터 조장된 현실에 대해 사법부 수장인 김명수 대법원장부터 그만두게 한 이후에 가지고 나와야 한다”고 반박했다. ●여야, 특별재판부 관련 합의점 찾을까 김관영 원내대표는 “국회에서의 법안 통과라고 하는 것이 제1야당의 동의가 없으면 통과가 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며 “한국당에서 우려하는 위헌의 가능성, 삼권분립 훼손의 가능성 등을 제거해서 야당도 받을 수 있는 안을 만들어 보려고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특별재판부후보추천위원회 구성에서 소위 시민단체라고 생각되는 기타 전문가 단체의 추천 몫을 제거하고 다른 공정한 방법으로 하는 방법도 있다”며 “예를 들면 대한변호사협회에서 10명을 추천하고 그중 국회에서 ‘비토권’을 갖고 나머지 5명을 확정해서 주면 대법원장이 그중에서 임명하는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홍 원내대표도 “김 원내대표가 말한 대로 추천위원회를 시비가 걸리지 않도록 공정하게 하면 된다”며 “편향된 평가를 받을 수 있는 시민단체를 배제하는 것에 동의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성태 원내대표는 “결국 특별재판부후보추천위원회 9명의 추천위원을 최종적으로 임명하는 것은 문재인 정권의 코드인사인 김명수 대법원장”이라며 “무작위 배당의 원칙을 무시하고 특정 사건을 위해서 특정재판부를 구성하는 것은 재판의 공정성을 심각히 저해하는 행위”라고 반대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그는 “재판부 배당을 사법부가 아닌 일반 시민단체까지 참여해서 특별재판부를 구성하겠다는 것은 헌법 101조의 위반”이라며 “특별재판부 구성은 시민단체의 재판농단이자 문재인 정권의 맞춤형 재판부가 만들어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민사회, 법관 탄핵 소추 요구 여야가 특별재판부와 관련한 정쟁을 벌이는 사이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법관 탄핵 소추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강해지고 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등 시민단체가 참여한 ‘양승태 사법농단 대응을 위한 시국회의’는 지난달 30일 사법농단에 적극 관여한 권순일 대법관, 이규진·이민걸 서울고법 부장판사, 김민수 창원지법 마산지원 부장판사, 박상언 창원지법 부장판사, 정다주 울산지법 부장판사 등 6명을 탄핵 소추해야 한다고 공개 제안했다. 국회에서 법관에 대한 탄핵 소추는 재적의원 3분의1 이상이 발의하고 재적의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의결하도록 돼 있어 국회 내 공감대가 필수다. 그러나 현재 국회 법관 탄핵 소추에 대해 공개적인 찬성 의견을 보인 의원은 정의당 소속 의원 5명과 민주당 박주민 의원 등 6명에 불과하다. 특별재판부 추진에 동의한 민주당과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등은 여전히 국회 법관 탄핵 소추에 대해선 유보적 입장을 보이고 있다. 민주당은 제1야당인 한국당을 설득하는 과정에서 특별재판부 추진이 우선이라는 입장이다.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도 사법농단 의혹 사건에 대한 국정조사는 검찰 수사에 앞서 시기상조인 측면이 있고 탄핵 소추는 최후의 수단이므로 특별재판부 설치를 우선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일단 탄핵 소추를 하려면 헌법이나 법률을 위반했다는 증거가 뒷받침돼야 하는데 법관에 대한 수사는 아직 진행 중이어서 헌법·법률을 위반했다는 증거를 국회가 확보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이유에서다. 김관영 원내대표는 “검찰 수사가 진행되는 상황에서 아직 시기상조”라고 설명했다. 한국당 윤영석 수석대변인은 “판사 탄핵과 사법부 대상 국정조사는 성립되지 않는 이야기”라며 “일단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이 구속됐으니 검찰의 공정한 수사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주민 의원 특별재판부법률안 사법농단 국회 3트랙에 대한 여야 간 이견이 고조되면서 결국 논의의 시작점은 지난 8월 민주당 박주민 의원이 대표 발의한 ‘양승태 전 대법원장 재임 기간 중의 사법농단 의혹사건 재판을 위한 특별형사절차에 관한 법률안’과 ‘양승태 전 대법원장 재임 기간 중의 사법농단 의혹사건 피해자 구제를 위한 특별법안’이 될 것으로 보인다. 법안에 따르면 이 법의 적용 대상 사건은 법원 내 국제인권법연구회 모임 동향 파악 및 개입 등에 관한 사건 등 법관 사찰과 재판 개입 의혹이 불거진 사건이다. 해당 사건의 전심 재판에 관여했거나 같은 재판부 또는 양 전 대법원장 시절 법원행정처에 근무했던 법관, 양 전 대법원장이 임명을 제청한 대법관 등은 직무집행에서 배제된다. 압수·수색·검증·체포 또는 구속영장의 청구에 대한 심사를 전담할 특별영장전담법관을 1명 이상 추천위원회의 추천에 따라 대법원장이 임명한다. 판사 3명씩으로 구성된 1심 특별재판부와 항소심 특별재판부 판사도 추천위원회의 추천에 따라 대법원장이 임명한다. 특별재판부의 판결문에는 합의에 관여한 모든 판사의 의견을 표시하도록 했고 재판 과정 기록 및 중계를 목적으로 한 녹음·녹화·촬영을 허가해 재판의 투명성을 기하도록 했다. 또 사법농단으로 공정성이 침해된 사건 당사자의 피해 구제를 위해서 국무총리 소속의 사법농단 피해구제위원회를 두고 재심 사유의 특례와 소송비용 면제, 소멸시효 완성의 항변 금지 등도 인정하도록 했다. 박정은 참여연대 사무처장은 “특별재판부법 통과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법 통과를 위해서라도 법관 탄핵 소추와 국정조사 추진을 선제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법은 내가 제일 잘 알아” 사법농단 키맨의 묵비권

    “법은 내가 제일 잘 알아” 사법농단 키맨의 묵비권

    檢, 비공개 수사하며 15일까지 구속 연장 추가 조사 뒤 직권남용 등 재판 넘길 듯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에 대한 구속기한을 오는 15일까지 연장하고 ‘윗선’ 수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검찰은 추가 조사 뒤 임 전 차장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길 방침이다. 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사법농단 수사팀(팀장 한동훈 3차장)은 최근 임 전 차장에 대한 추가조사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하고 구속기한을 열흘 연장했다. 형사소송법에 따라 검찰은 구속 피의자의 신병을 기본 10일, 최장 20일간 확보할 수 있다. 검찰은 임 전 차장이 재판거래, 법관 사찰, 대법원 비자금 조성 등 사법농단 의혹 전반에 연루돼 있는 ‘중간 책임자’라고 보고 있다. 지난 27일 임 전 차장을 구속한 검찰은 이후 열흘간의 조사 진행 상황에 대한 언급을 피하는 한편, 이규진 전 양형위원회 상임위원 등 주요 사법농단 관련자들도 비공개로 부르는 등 ‘물밑’ 수사를 이어왔다. 그러나 임 전 차장이 구속된 뒤 “부당 수사”를 주장하며 모든 진술을 일체 거부하면서 검찰 수사는 ‘윗선’으로 향하는 길목에서 정체된 상황이다. 임 전 차장은 검찰 조사에서 묵비권 행사로 일관하며 변호인도 대동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임 전 차장의 구속영장 청구서에 차한성·박병대·고영한 전 법원행정처장 및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공범으로 적시돼 있어 이달 초 이들에 대한 소환이 시작될 것이라는 전망도 팽배했다. 그러나 임 전 차장 수사가 지연되면서 남은 구속기한인 열흘 내에 양승태 사법부 최고위층 4명을 모두 조사하는 것은 물리적으로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임 전 차장 기소 이후에야 본격적인 소환이 시작될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한편 법원 내부에선 임 전 차장 구속 이후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법원내부망 ‘코트넷’을 통한 설전이 이어지고 있다. 판사들은 대체로 심야 조사, 법원 통로 이용 등 기존 검찰 관행을 비판하거나, 검찰 압수수색의 위법성을 주장하고 있다. 특히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 파기환송심 재판장으로서 사법농단 의혹에 직접적으로 연루된 김시철 서울고법 부장판사는 두 차례에 걸쳐 검찰 압수수색의 위법성을 주장했다. 김 부장판사는 자신이 올린 글을 전체 메일로 동료 법관들에게 보낸 것으로도 알려졌다. 이에 대해 사건 당사자인 판사가 여론전을 의식하듯 글을 올리는 모습이 부적절하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 장하성의 고별사? 김동연은 말 아껴

    장하성의 고별사? 김동연은 말 아껴

    문재인 정부 1기 ‘경제 투 톱’인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의 동반교체가 임박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이들이 4일 나란히 국회를 찾았다. 지난 8월 최악의 고용지표 대응 고위 당·정·청 회의 이후 3개월 만이다.장 실장은 ‘문재인 대통령에게 공식적인 사의를 표했느냐’는 질문에 “인사 문제는 내가 관여할 사안이 아니다”라고 손사래를 쳤다. 다만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더불어민주당 간사인 조정식 의원과 일종의 ‘고별인사’를 나누는 모습이 포착됐다. 장 실장은 조 의원에게 악수하며 “앞으로 할 일이 더 많겠다”는 말을 건넸다. 장 실장의 모두 발언도 일종의 ‘고별사’로 읽혀졌다. 장 실장은 “경제를 소위 시장에만 맡기라는 일부 주장은 한국 경제를 더 큰 모순에 빠지게 할 것”이라며 “변화 과정에서 고통받는 일부 국민과 자영업자, 중소기업에 다시 한 번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김 부총리도 거취를 묻는 질문에 “여러 번 밝혔는데 지난 번 혁신성장 관계장관회의 끝나고 한 이야기 그대로다”라며 말을 아꼈다. 그는 지난 1일 관계장관회의 후 “지금 상황은 경제 운용을 책임지는 것이 제 책임”이라고 말해 묘한 여운을 남겼다. 내각 임명제청권을 가진 이낙연 국무총리는 개각 문제에 대해 “인사와 관련해 총리가 먼저 나서 이야기하는 건 부적절하다”고 밝혔다. 다만 임명제청권 행사 시기와 내각 교체 폭을 묻자 “지켜보시면 알 것”이라고 여운을 남겼다. 이날 회의에는 장 실장의 후임으로 거론되는 김수현 청와대 사회수석, 김 부총리의 후임으로 알려진 홍남기 국무조정실장이 한자리에 함께해 눈길을 끌었다. 홍 실장은 ‘청와대 인사검증이 진행 중이냐’는 질문에 “드릴 말씀이 없다”며 “확정된 게 아무것도 없고 그냥 거론되는 정도로 이해를 해 달라”고 답했다. 민주당 내에서는 ‘선(先) 김동연·후(後) 장하성’의 시간차 교체설도 나온다. 민주당 관계자는 “두 사람을 모두 바꾸면 경제정책 실패라는 잘못된 시그널이 갈 수도 있다”며 “장 실장은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 등과 함께 2기 청와대 참모진 교체 대상에 포함될 수도 있다”고 전했다. 손지은 기자 sson@seoul.co.kr
  • 탁현민, 거취 질문에 “쓰임이 있을 때까지 남는 게 도리”

    탁현민, 거취 질문에 “쓰임이 있을 때까지 남는 게 도리”

    지난해 제19대 대선 과정에서 불법 선거운동을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실 선임행정관이 1심에 이어 2심에서도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탁 행정관은 거취 문제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제가 쓰여야 한다면 쓰임이 있을 때까지는 그에 따르는 게 제 도리”라고 답했다. 서울고법 형사6부(부장 오영준)는 공직선거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탁 행정관에게 1심과 같은 벌금 70만원을 2일 선고했다. 재판부는 “선거법 위반 정도가 경미하고 대통령 선거에 미친 영향도 극히 미미할 것으로 보인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탁 행정관은 대선 사흘 전인 지난해 5월 6일 서울 마포구 홍대입구역 근처에서 열린 ‘프리허그’ 행사 때 문재인 당시 대선 후보의 선거홍보 음성을 배경음향으로 튼 혐의로 기소됐다. 현행 공직선거법은 선거관리위원회에 신고하지 않은 확성기나 오디오 기기를 활용한 선거운동을 금지하고 있다. 당시 이 행사는 문재인 후보가 사전투표를 독려하면서 투표율이 25%를 넘기면 홍대 거리에서 프리허그를 약속한 데 따라 진행됐다. 검찰은 또 탁 행정관이 투표 독려 행사용 장비와 무대 설비를 ‘프리허그’ 행사에 그대로 사용한 것은 그 이용대금만큼 문재인 후보에게 정치자금을 기부한 것이라고 보고 탁 행정관에게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도 적용했다. 앞서 1심 재판부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는 유죄로,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는 무죄로 각각 판단한 뒤 위반 정도가 경미하다며 벌금 70만원을 선고했다. 2심 재판부도 그 판단이 맞다고 봤다. 선고가 끝난 뒤 탁 행정관은 거취 문제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제 의지는 이미 말씀드렸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쓰여야 한다면 쓰임이 있을 때까지는 그에 따르는 게 제 도리인 것 같다”면서 “제 의지보다 우선되는 게 있다. 우선하는 것에 따라 저도 움직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렇게 오래 걸리지는 않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연말까지 행정관직을 유지할 것인지를 묻는 질문에는 “그걸 모르겠다. 어쨌든 제 의사는 말씀드렸고, 제가 결정하는 부분이 아니다”라고 답했다. 재판을 마치고 돌아가는 탁 행정관에게 일부 시민은 “첫눈 올 때가 됐으니 나가라”는 등의 말을 하며 욕설을 내뱉기도 했다. 탁 행정관은 지난 6월 30일 일부 기자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를 통해 “이제 정말로 나가도 될 때가 된 것 같다”며 사의를 표명했다. 탁 행정관은 “여러 차례 사직 의사를 밝혔지만, 저에 대한 인간적인 정리에 (청와대가) 쉽게 결정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굳이 공개적으로 사직 의사를 밝힌 이유”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청와대는 지난 7월 1일 탁 행정관의 사의를 반려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탁 행정관에게 ‘가을에 남북 정상회담 등 중요한 행사가 많으니, 그때까지만이라도 일을 해 달라. 첫눈이 오면 놓아주겠다’고 했다”면서 “사의를 간곡하게 만류했다”고 밝혔다.청와대가 탁 행정관의 사표를 수리하지 않자 여성단체들은 강하게 반발했다. 탁 행정관은 저서 ‘남자마음설명서’에서 ‘등과 가슴의 차이가 없는 여자가 탱크톱을 입는 것은 남자 입장에선 테러를 당하는 기분’ 등의 표현으로 거센 비판을 받았다. 또 공동저자로 참여한 다른 책 ‘말할수록 자유로워지다’에서는 ‘임신한 선생님들도 섹시했다’ 등의 표현으로 지탄을 받았다. 탁 행정관은 ‘상상력에 권력을’이라는 제목의 책에서도 ‘일반적으로 남성에게 룸살롱과 나이트클럽, 클럽으로 이어지는 일단의 유흥은 궁극적으로 여성과의 잠자리를 최종적인 목표로 하거나 전제한다. 이러한 풍경들을 보고 있노라면 참으로 동방예의지국의 아름다운 풍경이라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어찌 예절과 예의의 나라다운 모습이라 칭찬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라고 써 논란이 됐다. 젠더정치연구소 여세연과 한국성폭력상담소는 지난 7월 12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탁 행정관을 청와대에서 보호하는 이상 젠더폭력을 발본색원하겠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말을 믿을 수 없다”면서 “‘첫눈이 오면 놓아주겠다’와 같은 같은 ‘낭만적’ 수사는 성폭력 사실을 지우고 가해자를 감싸주는 강간 문화를 강화할 뿐이다. 고위 공직자의 왜곡된 젠더의식을 관용하는 시대는 끝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서울포토]칼둔 아부다비 행정청장과 악수하는 임종석 비서실장

    [서울포토]칼둔 아부다비 행정청장과 악수하는 임종석 비서실장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2일 오후 서울 시내의 한 호텔에서 칼둔 칼리파 알 무바라크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행정청장과 인사하고 있다. 2018.11.02 청와대제공
  • 재수나 운을 믿는 사회… 메르스보다 무서웠다

    재수나 운을 믿는 사회… 메르스보다 무서웠다

    살아야겠다/김탁환 지음/북스피어/640쪽/1만 7500원“우리는 진짜 무서운 게 따로 있어요. 아이가 병으로 죽느냐 사느냐 하는 판에, 메르스 무섭다고 다른 병원에 갈 수 있겠어요?” 2015년 6월, 소위 ‘메르스 병원’의 소아청소년통원치료센터에서 만난 아이 엄마는 말했다. 이곳은 소아암 환자들이 항암치료를 받는 곳이다. 그러면서도 아이를 좇는 엄마들 눈은 시시각각 매섭게 변했다. 아이들이 꼼지락거리며 병원 비품을 만지려고 할 때마다 “나쁜 병균 많다고 했지, 엄마가!” 라는 말이 날아 들었다. 소설 ‘살아야겠다’는 전작 ‘거짓말이다’로 세월호 참사를 톺아봤던 김탁환 작가의 신작이다. 이번에는 메르스다. 정부와 병원과 공동체에 대한 믿음이 깨진 자리에 어울리는 사자성어가 유행했다. ‘각자도생’(141쪽)이라는 말처럼 ‘각자도생’이 정언 명령이었던 시대에 대한 기록이다.메르스 환자가 발생했던 F병원에 각자의 사정을 가진 세 사람이 나타난다. 악성 림프종 재발을 의심해 검사 받으러 온 치과의사 김석주, 아버지의 임종을 맞은 수습기자 이첫꽃송이, 병약한 동생을 챙기는 출판물류회사 베테랑 직원 길동화. 그들은 같은 날, F병원 응급실에서 메르스에 감염된다. 메르스가 지나간 자리는 이들에게 상상도 못할 상흔을 남긴다. 동화씨는 ‘더러운 손’이 만진 책을 꺼리는 사람들에 의해 일하던 회사에서 쫓겨나고, 친척의 죽음을 애도하러 왔다가 애꿎게 메르스에 걸린 첫꽃송이의 친척들은 더 이상 예전처럼 상냥할 수가 없다. 심지어 석주씨에게 메르스는 ‘현재진행형’이다. ‘마지막 메르스 환자’인 석주씨의 검사 결과는 꾸준히 음성과 양성을 오간다. 그에게 전염력이 없다는 사실은 의료진도 인정하지만, 새로운 격리 해제 기준이 나오지 않는 이상 그는 음압병실(내부 기압을 인위적으로 떨어뜨려 병실 내부의 바이러스가 퍼져나가는 걸 방지하는 병실)을 빠져나갈 수 없다. 메르스 환자라는 이유로 제대로 된 림프종 검사도 받을 수 없다. ‘스마일 보이’로 불리던 석주씨조차 ‘파멸의 우물로 곤두박질친 짐승의 울음’(341쪽)을 울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이쯤 되면 그는 메르스 환자인가, 림프종 환자인가. 책은 꽤 두껍지만 어렵지 않다. 생소한 의학 용어들이 더러 등장하지만 이상하게 어렵다는 느낌이 없다. 단문이면서도 간결한 문체가 이해를 돕는 까닭이다. 뭣보다 최근의 역사를 기록하는 일의 고단함에도, 부지런히 나서는 ‘기록노동자’ 작가 덕분인 듯하다. 작가는 말한다. “삶과 죽음을 재수나 운에 맡겨선 안 된다. 그 전염병에 안 걸렸기 때문에, 그 배를 타지 않았기 때문에, 내가 아직 살아 있다는 ‘행운’은 얼마나 허약하고 어리석은가.”(631쪽) 아이 엄마의 말처럼 무서운 건 따로 있었다. 국가적 재난 앞에서 행운에 기대하는 개인, 그렇게 굴러가는 사회. 그게 메르스보다 더 무서웠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사법농단 수사에 ‘48쪽 짜리 딴지’ 건 고법 부장판사

    檢 비판하며 2차례 걸쳐 억울함 토로 소장 판사들 중심으로 반박글 줄 이어 “수사 대상자가 일방적 주장 부적절” 검찰의 ‘사법농단 의혹’ 수사가 진행되는 동안 입을 닫고 있던 법원 내부에서 파열음이 터져 나오고 있다.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의 구속을 계기로 양승태 사법부 최고위층에 대한 수사가 본격화하자 고위 법관들이 검찰 수사를 비판하며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고, 소장 판사들이 이를 반박하며 대립하는 모양새다. 특히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재판 개입 의혹에 얽힌 당사자와 사법농단의 피해자로 꼽히는 법관이 직접 맞붙었다. 김시철 서울고법 부장판사는 1일 법원 내부망인 코트넷에 ‘서울중앙지검 사법농단 의혹 수사에 관해 법원 가족들께 드리는 글(2)’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지난달 29일 검찰이 피의사실과 관련 없는 이메일 자료를 ‘별건 압수’하는 등 위법한 압수수색을 벌였다고 비판하는 글을 올렸다가 박노수 전주지법 남원지원장으로부터 “사실관계를 명확히 해달라”는 요구가 나오자 답변을 한 것이다. 김 부장판사는 이날 A4 용지 48페이지 분량의 글을 통해 압수수색의 위법성을 거듭 강조하면서 특히 자신은 사법농단과 무관하다고 해명했다. 그는 2015~16년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의 댓글 사건 파기환송심 재판장을 맡았는데 최근 발견된 당시 법원행정처 문건 중에는 이 재판에 양승태 대법원이 개입한 정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김 부장판사는 끝내 파기환송심 선고를 하지 않고 2017년 2월 서울고법 민사부로 자리를 옮겼다. 그는 “문건의 작성자나 경위, 구체적 내용을 전혀 알지 못한다”면서 “문건 작성 행위가 저의 업무에 현실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결과는 구조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한 판사는 익명으로 “글 대부분이 자기가 위법한 짓을 안 했고 자기 사건과 관련해 행정처의 직권남용이 없다는 사실관계 및 법리다툼”이라면서 “수사 중인 사안에 대해 참고인이 재판에 영향을 미칠 사안을 장외에서 판사들을 상대로 죄가 아니라고 토로하는 것은 직무윤리 위반이 아닌지 심각하게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박 지원장도 “수사 중인 사안의 관련자가 수사 절차 외에 있는 법원 구성원들을 상대로 해당 사안의 혐의가 성립되지 않는다는 일방의 주장을 미리 전달하는 것으로 그 자체로 매우 부적절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박 지원장은 2016년 서울중앙지법 단독판사회의 의장 선거에 출마했다가 당시 행정처로부터 사찰을 당한 피해자로 꼽힌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사법농단 수사에 ‘48쪽 딴지’ 건 판사

    검찰의 ‘사법농단 의혹’ 수사가 진행되는 동안 입을 닫고 있던 법원 내부에서 파열음이 터져 나오고 있다.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의 구속을 계기로 양승태 사법부 최고위층에 대한 수사가 본격화하자 고위 법관들이 검찰 수사를 비판하며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고, 소장 판사들이 이를 반박하며 대립하는 모양새다. 특히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재판 개입 의혹에 얽힌 당사자와 사법농단의 피해자로 꼽히는 법관이 직접 맞붙었다.  김시철 서울고법 부장판사는 1일 법원 내부망인 코트넷에 ‘서울중앙지검 사법농단 의혹 수사에 관해 법원 가족들께 드리는 글(2)’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지난달 29일 검찰이 피의사실과 관련 없는 이메일 자료를 ‘별건 압수’하는 등 위법한 압수수색을 벌였다고 비판하는 글을 올렸다가 박노수 전주지법 남원지원장으로부터 “사실관계를 명확히 해달라”는 요구가 나오자 답변을 한 것이다.  김 부장판사는 이날 A4 용지 48페이지 분량의 글을 통해 압수수색의 위법성을 거듭 강조하면서 특히 자신은 사법농단과 무관하다고 해명했다. 그는 2015~16년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의 댓글 사건 파기환송심 재판장을 맡았는데 최근 발견된 당시 법원행정처 문건 중에는 이 재판에 양승태 대법원이 개입한 정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김 부장판사는 끝내 파기환송심 선고를 하지 않고 2017년 2월 서울고법 민사부로 자리를 옮겼다. 그는 “문건의 작성자나 경위, 구체적 내용을 전혀 알지 못한다”면서 “문건 작성 행위가 저의 업무에 현실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결과는 구조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한 판사는 익명으로 “글 대부분이 자기가 위법한 짓을 안 했고 자기 사건과 관련해 행정처의 직권남용이 없다는 사실관계 및 법리다툼”이라면서 “수사 중인 사안에 대해 참고인이 재판에 영향을 미칠 사안을 장외에서 판사들을 상대로 죄가 아니라고 토로하는 것은 직무윤리 위반이 아닌지 심각하게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박 지원장도 “수사 중인 사안의 관련자가 수사 절차 외에 있는 법원 구성원들을 상대로 해당 사안의 혐의가 성립되지 않는다는 일방의 주장을 미리 전달하는 것으로 그 자체로 매우 부적절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박 지원장은 2016년 서울중앙지법 단독판사회의 의장 선거에 출마했다가 당시 행정처로부터 사찰을 당한 피해자로 꼽힌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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