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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7개 혐의 296쪽 공소장… ‘사법농단 정점’ 양승태 재판 시작

    47개 혐의 296쪽 공소장… ‘사법농단 정점’ 양승태 재판 시작

    법정 출석 없이 변호인 통해 입장 낼 듯 박병대·고영한 재판 준비절차도 진행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사건의 ‘정점’으로 꼽히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재판 절차가 시작된다. “조물주가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하듯 공소장을 만들어 냈다”며 검찰을 비판한 양 전 대법원장 측과 검찰이 공소장을 놓고 초반부터 치열한 공방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부장 박남천)는 25일 오전 10시 양 전 대법원장의 첫 공판준비기일을 연다. 공모자로 함께 재판에 넘겨진 박병대·고영한 전 대법관의 재판 준비절차도 진행된다. 공판준비기일에는 피고인 출석 의무가 없어 세 사람은 법정에 나오지 않을 가능성이 높지만 변호인을 통해 검찰의 공소사실에 대한 입장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양 전 대법원장은 각종 재판개입 및 판사 블랙리스트 관여 등 혐의가 47개에 이르고 공소장 분량도 296쪽에 달한다. 그러나 양 전 대법원장은 공소장 내용들을 모두 부인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26일 열린 보석심문 과정에서도 검찰의 공소사실을 놓고 “내 생각에는 너무 어처구니없다”, “무에서 유를 창조한 게 아니고 무에서 무일 뿐”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또 “무소불위 검찰에 대응해야 하는데 나는 무기가 하나도 없고, 20만쪽의 수사기록이 내 앞을 장벽처럼 가로막고 있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박·고 전 대법관 측은 일부 사실관계는 인정하더라도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죄가 성립되지 않는다는 취지의 주장을 펼치며 혐의를 부인할 것으로 보인다. 고 전 대법관 측은 22일 검찰이 ‘공소장 일본주의(一本主義)’를 위배했다는 의견서를 재판부에 냈다. 공소장에 혐의 사실뿐 아니라 이와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설명을 대거 써놔 재판부가 유죄 심증을 갖도록 했다는 취지다. 이는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 측에서도 첫 공판준비기일에 내놨던 주장이다. 양 전 대법원장 등은 공소 사실부터 건건이 문제 삼으며 초반부터 검찰과 치열한 신경전을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임 전 차장의 재판에서는 이번 주부터 사건에 연루된 현직 법관들에 대한 증인신문이 이뤄진다. 26일 임 전 차장이 검찰에 임의제출 형식으로 낸 이동식 저장장치(USB)에 대한 증거 능력을 두고 양측이 공방을 벌인 뒤 28일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실 심의관을 지낸 시진국 창원지법 통영지원 부장판사에 대한 증인신문을 갖는다. 재판부는 시 부장판사를 통해 일제 강제징용 손해배상 소송사건 등에 대해 행정처 윗선에서 어떤 지시가 내려왔는지를 확인할 예정이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인사]

    ■국토교통부 ◇부이사관 승진 △장관실 장관비서실장 김효정 △기획담당관 김헌정 △도시정책과장 이상주 △철도건설과장 임종일 ◇과장급 전보 △대전지방국토관리청 도로시설국장 신원규 △서울지방국토관리청 하천국장 이윤우 △익산지방국토관리청 도로시설국장 임배석 ■고용노동부 ◇부이사관 승진 △고용정책실 고용보험기획과장 정원호 △직업능력정책국 직업능력정책과장 하헌제 △산재예방보상정책국 산재예방정책과장 임영미 △산재예방보상정책국 산업보건과장 고동우 △운영지원과장 김유진 ■국민권익위원회◇고위공무원 전보 △심사보호국장 민성심 ■한국대학교육협의회 ◇실장급 △대학혁신지원실장 정유석 △대학입학지원실장 김현준(파견교수) ◇부장·팀장급 △운영지원부장 조준범 △기획홍보팀장 임현창 △혁신지원팀장 김정희 △입학기획팀장 신숙경 △입학지원팀장 전현정 △대입포털TF팀장 윤종성 △대학정보공시센터장 이재혁 △정보화표준팀장 구안규 △연구1팀장 이성은(2팀장 겸직) △평가기획팀장 서지영 △연수1팀장 김병진 △연수2팀장 김선욱 △교양기초교육원 사무국장 신미나 ◇ 파견교사 △대입상담센터 오수석
  • [인사] 국토교통부

    ■ 부이사관 승진 △ 장관실 장관비서실장 김효정 △ 기획담당관 김헌정 △ 도시정책과장 이상주 △ 철도건설과장 임종일 ■ 과장급 전보 △ 대전지방국토관리청 도로시설국장 신원규 △ 서울지방국토관리청 하천국장 이윤우 △ 익산지방국토관리청 도로시설국장 임배석
  • [박상익의 사진으로 세상읽기] 인생의 봄

    [박상익의 사진으로 세상읽기] 인생의 봄

    청춘은 인생의 봄이다. 자아에 눈뜨고 열정을 불태우는 시기다. 이성을 사랑하기도 하지만, 진정한 스승을 만나 영혼의 고양을 추구하는 젊음도 있다. 스승 괴테를 만나 내적 향상과 완성의 열정을 불태운 인물 에커만(1792~1854)이 대표 사례다. 가난한 청년 에커만은 24살 때 괴테의 이름을 처음 듣고 시집 한 권을 샀다. 괴테의 시를 읽고 또 읽으면서 말할 수 없는 행복에 젖었다. 경탄과 애정이 날마다 자라났고, 1년 내내 그의 작품에 빠져 있었으며, 괴테 이외의 것은 생각하지도 말하지도 않았다. 대학에 진학할 형편이 못 되었지만 그를 돕겠다는 부유한 후원자들이 곁에 있었다. 그들은 에커만이 ‘돈이 되는 학문’을 하겠다면 돕겠다고 약속했다. 에커만은 처음엔 거절했지만, 다음 순간 세상의 압도적인 대세에 순응하기로 했다. 생계를 위한 학문으로 법률 공부를 택했다. 그러나 대학에서 법학 강의를 들으면서도 그의 마음은 언제나 옆길로 새고 있었다. 그의 영혼을 온통 사로잡고 있던 것은 문학과 예술, 그리고 더 높은 인간적 향상이었다. 마침내 2학년 때 법률 공부를 그만둔다. 괴테를 찾기로 한다. 괴테는 그가 진정으로 신뢰하는 인도(引導)의 별로 날마다 우러러보는 인물이었다. 괴테를 향한 그의 사랑과 존경심은 뜨거웠다. 마침내 1823년 괴테의 자택을 방문한다. 31살 청년과 74세 대가의 첫 만남이었다. 괴테의 풍모는 압도적이었지만, 다정하게 건네준 말 덕분에 서먹서먹한 분위기는 순식간에 사라진다. 괴테가 자택 옆에 마련해 준 거처에 머물면서 에커만은 스승의 임종까지 9년간 제자이자 친구이자 비서로 곁에 남는다. 에커만은 괴테의 곁에 있는 것만으로도 말할 수 없이 유쾌하고 편안해진다. 그는 자신의 영혼이 송두리째 그에게 바쳐졌다는 느낌이 든다. 진정한 대가, 위대한 스승을 만날 때의 행복을 마음속 깊이 깨닫는다. 괴테가 한마디 말도 하지 않아도, 그와 가까이 있는 것만으로도 자신의 교양이 높아지는 것을 느낀다. 이야말로 축복받은 인생의 봄이 아닌가. 손에 책을 든 노신사가 장터에서 화사한 봄꽃을 감상하고 있다. 이 순간 그의 내면에는 어떤 ‘인생의 봄’이 스쳐 가고 있을까.
  • 셀프 변론하던 임종헌 “검사님 웃지 마세요”

    셀프 변론하던 임종헌 “검사님 웃지 마세요”

    재판장 “그건 내가 지적할 사안” 꼬집어 “재판 서두르자” “준비 부족” 일정 공방 28일부터 前행정처 심의관 증인신문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사건으로 기소된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이 법정에서 검사의 태도를 지적했다가 재판장에게 주의를 들었다. 임 전 차장은 19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6부(부장 윤종섭) 심리로 열린 2차 공판에서 직접 변론을 펼치며 검찰과 날 선 공방을 벌였다. 특히 공보관실 운영비 명목으로 예산 3억 5000만원을 대법원장 격려금으로 썼다는 혐의에 대해 임 전 차장은 “공보관실이라는 기구나 조직이 편제돼 있지 않아도 실질적으로 법원장, 수석부장판사, 공보판사 등이 공보·홍보 활동을 하고 있다”며 “부처의 상황적 예산 편성 전략의 하나로, 사회통념상 허용된다”고 주장했다. 그때 맞은편의 한 검사가 웃자 임 전 차장은 정색하며 “검사님 웃지 마세요”라고 말했다. 재판장은 임 전 차장에게 “방금 검사를 향해 지적한 건 변론 내용은 아닌 것 같다. 그런 건 재판장이 지적할 사안”이라면서 “앞으로 그런 발언을 삼가 달라”고 꼬집었다. 임 전 차장은 “주의하겠다”고 자세를 낮췄다. 신경전은 재판 말미까지 이어졌다. 검찰은 “피고인이 기소된 뒤 4개월이 지나도록 실질적인 입증활동을 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210명이 넘는 증인신문을 해야 하고 1차 기소 사건에 대해서만 증인신문 기일이 총 68회 소요된다”며 재판 절차를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임 전 차장은 “구치소에서 쭈그리고 앉아서 기록을 보는데 양의 한계가 있다. 구치소 불도 9시면 꺼진다”며 물리적인 시간이 부족하다고 호소했다. 재판부는 강제징용 손해배상 관련 공소사실부터 증인신문을 시작하자는 검찰의 요청을 받아들여 시진국·정다주·박상언 전 행정처 심의관을 증인으로 채택하고 28일부터 증인신문을 하기로 했다. 유영재 기자 young@seoul.co.kr
  • 임종헌 “검사님 웃지마세요”…재판장 “그건 재판장이 지적할 일”

    임종헌 “검사님 웃지마세요”…재판장 “그건 재판장이 지적할 일”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사건으로 기소된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이 법정에서 검사의 태도를 지적했다가 재판장으로부터 주의를 들었다. 임 전 차장은 19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6부(윤종섭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2차 공판에서 본인이 직접 나서 주요 쟁점에 대한 ‘변론’을 폈다. 그는 우선 공보관실 운영비 명목의 예산 3억 5000만원을 현금화해 대법원장의 격려금으로 사용했다는 혐의에 대해 “공보관실이라는 기구나 조직이 편제돼 있지 않아도 실질적 의미에서 법원장과 수석부장판사, 공보판사를 중심으로 공보·홍보 활동을 수행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런 대외활동에 필요한 경비를 공보관실 운영비 예산으로 편성하는 건 각 부처의 상황적 예산편성 전략의 하나로, 사회 통념상 허용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임 전 차장이 이 같은 주장을 펴자 공소유지에 참여한 한 검사가 웃었고, 이를 본 임 전 차장은 정색하며 “검사님 웃지 마세요”라고 지적했다. 이에 검찰은 즉각 반발하며 재판장에게 “이건 주의를 주셔야 할 것 같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재판장은 임 전 차장에게 “방금 검사를 향해 지적한 건 변론 내용은 아닌 것 같다”며 “그런 건 재판장이 지적할 사안”이라고 꼬집었다. 임 전 차장은 재판장이 “앞으로 그런 발언을 삼가달라”고 지적하자 “주의하겠다”고 자세를 낮췄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임종국 서울시의원, 제로페이 릴레이 챌린지 참여

    임종국 서울시의원, 제로페이 릴레이 챌린지 참여

    서울시의회 차원에서 핀테크 기술 집약체인 ‘제로페이’ 사용인증으로 ‘제로페이’의 이용을 권장하고, 사용편의 및 운영목적을 홍보하는 ‘제로페이 챌린지’가 진행되고 있다. 임종국 의원(더불어민주당, 종로 2)은 서울시의회 기획경제위원회 유용 위원장과 종로구의회 유양순 의장에게 동참자로 동시 지목받아 ‘제로페이 챌린지’를 수행했다. 임 의원은 13~14일 양일에 거쳐 챌린지 달성을 위해 장애인직업재활시설 생산품 판매점인 ‘행복 플러스 가게’와 정부의 동네슈퍼 육성 지원책으로 탄생한 ‘나들가게’에 방문해 제로페이를 사용하며 실제 제로페이 이용자인 소상공인과 사용자들의 의견을 청취했다. 임 의원은 “지급결제 수단은 1세대 현금, 2세대 신용카드를 거쳐 3세대 모바일카드, 4세대 간편결제 서비스로 발전해왔다. 제로페이는 4세대 간편결제 서비스로 핀테크 기술과 함께 소상공인 지원이라는 정책을 융합한 지자체 정책으로 상당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며 “제로페이가 지속적으로 풀어야할 과제는 제로페이를 사용자들의 편의와 왜 제로페이를 써야하는지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는 일이라 생각되는 만큼 단순홍보중심이 아닌 지속적인 발전·접목이 필요할 것이라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서 임 의원은 “핀테크 기술을 통한 소상공인 지원이라는 제로페이의 근본적인 목적을 달성하고 사용자의 공감이 수반되는 제로페이 정책으로 발전시키기 위해 서울시와 의회차원의 진지한 고민과 도전이 필요할 것이라 생각한다”며 “제로페이 챌린지를 수행하며 만난 사용자들께서 해주신 다양한 의견을 토대로 서울시 제로페이 정책실천의 보완·발전을 위해 의정활동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임 의원은 제로페이 챌린지 다음주자로 서울시의회 임만균·최웅식· 채유미 의원과 종로구의회 노진경 의원을 지목했다. 한편 임 의원은 현재 서울시의회 운영위원회와 기획경제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서울시의회 더불어민주당 정무부대표를 역임하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리갈하이’ 이순재, 짝사랑녀 등장 “인기남을 향한 애정공세”

    ‘리갈하이’ 이순재, 짝사랑녀 등장 “인기남을 향한 애정공세”

    오늘(15일) ‘리갈하이’의 이순재를 짝사랑하는 여인 성병숙이 첫 등장한다. JTBC 금토드라마 ‘리갈하이’(극본 박성진, 연출 김정현, 제작 GnG프로덕션, 이매진 아시아)에서 고스펙의 만능엔터테이너 구세중(이순재)은 인기만발이다. 신사적인 매너에 못하는 게 없는 실력파이기 때문. 고태림(진구)은 구세중이 없으면 생활이 어려울 정도고, 서재인(서은수)도 고태림 법률 사무소에서 의지할 사람은 구세중 뿐이다. 그 외에도 강기석(윤박), 김이수(장유상), 송은혜(김호정) 판사 등 모두가 구세중을 향해 호감을 내비친다. 그러나 지난 10회에서는 구세중의 안타까운 과거가 드러났다. “제가 한때 교도소에 있었다면 믿으시겠습니까”라며 시작된 이야기. 변호사를 잘못 고른 탓에 2년을 복역했던 것. “누명을 벗기 위해서 매일같이 편지를 썼습니다. 그때 제 안사람이 병에 걸려 임종을 앞두고 있었어요”라는 구세중은 “다행이 재심 청구가 받아드려져 임종을 지킬 수가 있었습니다”라고 했다. 그때 구세중을 도운 사람이 바로 고태림의 아버지였다. “처음엔 그분의 유일한 혈육에게 은혜를 갚겠다는 마음이었죠. 근데 막상 와보니까 여기가 좋더라고요. 적어도 고변같이 유능한 변호사 옆에 있으면 나처럼 억울한 누명을 쓰고 옥살이하는 사람은 없을 테니까요”라며 고태림의 일거수일투족을 관리하게 된 사연을 털어놓았다. 과거 이야기를 통해 아내에 대한 애정과 고태림과의 인연을 엿보였던 구세중. 새롭게 등장해 마음을 전하는 오여사(성병숙)와는 어떤 인연을 맺게 될까. 오늘(15일) 공개된 스틸에는 페도라를 쓴 멋진 신사 구세중과 환한 미소를 보이는 여인 오여사의 투샷이 담겼다. 그간 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높은 인기를 보였지만, 이는 구세중의 전화 통화나 일상의 대화를 통해서만 전해졌는데, 그를 짝사랑하는 여인이 처음 모습을 드러낸 것. 벌써부터 두 사람의 인연이 기대를 불러일으키는 가운데, 관계자에 따르면 “구세중을 향한 오여사의 애정은 거침없다”며 “구세중과 오여사의 첫 만남부터 두 사람의 관계의 귀추는 방송을 통해 지켜봐 달라”고 전했다. 고태림 법률 사무소의 만능맨 구세중과 오여사의 앞으로의 이야기가 궁금증을 자아내며, 본 방송의 기대를 높인다. ‘리갈하이’ 제11회, 오늘(15일) 밤 11시 JTBC 방송.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인사] 구리시

    ■ 4급 전보 △ 도시전략사업단장 안대봉 ■ 4급 승진 △ 경제재정국장 이성재 △ 안전도시국장 김문섭 ■ 5급 전보 △ 기획예산담당관 소완기 △ 여성가족과장 양근모 △ 문화예술과장 방희준 △ 도시계획과장 이민용 △ 건강증진과장 이순영 △ 일자리경제과장 엄진숙 △ 기업지원과장 이인균 △ 세정과장 조명아 △ 징수과장 정경호 △ 복지정책과장 김의규 △ 평생학습과장 김용직 △ 안전총괄과장 김영선 △ 도로과장 이왕선 △ 자동차관리과장 남치우 △ 총무과장 김문수 △ 토지정보과장 간광애 △ 보건행정과장 김병기 △ 환경과장 차용회 △ 교문2동장 안권호 △ 수택3동장 왕창순 ■ 5급 승진 △ 소통공보담당관 직무대리 윤성진 △ 위생안전과장 직무대리 조환기 △ 노인장애인복지과장 직무대리 김현수 △ 정보통신과장 직무대리 황병진 △ 도시개발과장 직무대리 최영호 △ 도시재생과장 직무대리 원종렬 △ 수택보건지소장 직무대리 엄재우 △ 시립도서관장 직무대리 박덕제 △ 수택1동장 직무대리 임종선
  • 흙으로 빚은 도자의 미 …광주 남한산성아트홀서 도자기 전시회

    흙으로 빚은 도자의 미 …광주 남한산성아트홀서 도자기 전시회

    경기 광주시 남한산성아트홀에서 조선백자 도자기의 원료인 백토로 만든 도자기 전시회가 13일~19일까지 열린다. 이번 전시회는 ‘불꽃 흙으로 빚어진 조선미학의 혼’이란 주제로 15인의 광주 도예인이 참여했으며 조선백자인 청화백자운용문호 재현품을 비롯한 50여점의 작품이 전시됐다. 특히, 이번 전시회에 출품된 작품들은 ‘조선백자’의 원료인 백토(白土)가 광주시 역동에 소재한 역세권 부지개발 과정에서 출토돼 이를 재료로 조선의 백자와 분청사기로 재탄생했으며 백자의 단아하고 기품 있는 자태를 선보여 전시회를 찾은 관람객들의 갈채를 받았다. 이날 전시회 개막식에는 신동헌 시장을 비롯해 소병훈·임종성 국회의원, 박현철 시의회 의장 등 50여명이 참석했다. 신 시장은 “조선왕실 500년 도자의 발자취를 엿볼 수 있는 이번 전시회는 그 시대의 백토를 사용해 만든 도자기라는 것만으로도 그 의미와 가치가 매우 크다”며 “이번 전시회를 통해 조선백자의 맥을 잇고 도자산업을 발전시키겠다”고 밝혔다.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존엄한 죽음을 말하다] 2000명의 생각을 들었습니다…‘존엄한 죽음’ 에 대한 정답은 없었습니다

    [존엄한 죽음을 말하다] 2000명의 생각을 들었습니다…‘존엄한 죽음’ 에 대한 정답은 없었습니다

    에필로그서울신문 탐사기획부는 ‘존엄한 죽음을 말하다’ 연재를 위해 지난 5개월간 2000명에 달하는 사람들의 생각을 들어 봤습니다. 친구의 안락사를 위해 스위스까지 동행한 사람을 만났습니다. 안락사를 고려 중인 한국인 디그니타스 회원도 인터뷰했습니다. 위암 말기 부친과 희귀병을 앓는 모친이 한날한시 목숨을 끊은 사연을 취재했습니다. 일반인을 포함해 환자, 의사, 법조인 1791명도 설문조사했습니다. 무의미한 연명의료를 중단해 달라며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작성한 81명의 의견도 들었습니다. 호스피스 병동에서 자원봉사하며, 임종을 앞둔 사람들도 만났습니다. 존엄한 죽음을 위해 안락사를 허용하자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병마의 끝자락에서 숨만 쉬는 환자에게 고통을 견디게만 하는 건 그 누구를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합니다. 부작용을 우려하거나 종교적 신념으로 반대하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악용하는 사례가 늘 것이고, 결국 돈 없는 사람만 벼랑 끝으로 몰릴 것이라고 외칩니다. 충분한 논의와 토론을 거쳐 결정하자며 입장을 유보하는 이들도 있었습니다. 그렇게 ‘죽을 권리’를 보는 시선은 첨예하게 엇갈렸습니다. 안락사는 ‘뜨거운 감자’와 같은 주제입니다. 쉽게 쥘 수도 내려놓을 수도 없습니다. 지난 5개월간 취재를 함께한 탐사기획부 다섯 명의 기자도 3대2로 찬반이 갈립니다. 신문사 내에서도 워낙 급진적인 주제라 공감을 이끌기 어려울 거라는 우려가 있었습니다. 찬성과 반대 어느 한쪽에 무게중심을 두지 말라는 조언도 이어졌습니다. ‘존엄한 죽음’을 찾아보겠다며 시작한 연재였지만, 정답을 이끌어 내지는 못했습니다. 처음부터 없는 정답을 찾으려 했는지도 모릅니다.다만 우리 사회에 존재하는 여러 안타까운 죽음을 목격할 수 있었습니다. 말기암 환자였던 40대 남성은 안락사를 허용하는 스위스에서 고통 없이 숨을 멈추게 하는 약을 마셨습니다.<서울신문 3월 6일자 4면·7일자 8면> 한날한시 스스로 목숨을 끊은 부산 노부부는 죽음을 결심한 직후 만든 두 사람의 인형 속에서 환하게 웃었습니다.<8일자 4면> 희귀병과 끝까지 싸우다 스물다섯 꽃다운 나이에 눈을 감은 정유준씨는 투병 기간 쓴 시집을 어머니에게 선물하는 의연한 모습을 보였습니다.<12일자 8면> 탐사기획부는 이들 중 누구의 죽음은 존엄했고 누구는 그렇지 않았다고 평가할 자격도, 능력도 없었습니다. 그럼에도 연재를 진행한 건 ‘보다 나은 삶’을 위해 ‘죽음’에 대해 터놓고 이야기할 때가 됐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몸이 너무 아프고, 나이가 많이 들어, 마음이 병들어 죽고 싶다는 사람에게 “그런 말은 꺼내지도 말라”고 하기보다는 왜 죽음을 선택하려는지 귀 기울여 보았으면 합니다. 그래야 좋은 죽음을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알 수 있기 때문입니다. 죽음의 문제에서 결국 환자가 원하는 게 무엇인지가 핵심이 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이런 모든 과정을 거쳐서 도달한 최종 선택지가 ‘죽음’이라면 아름다운 이별을 준비할 수 있도록 돕는 것도 우리 사회의 책무라고 생각합니다. 정유준씨가 죽음을 앞두고 쓴 시집 한 소절을 인용하면서 연재를 마치려 합니다. 어쩌면 이 글귀에 존엄한 죽음에 대한 해법이 담겨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입니다. “허락된 시간이 얼마나 남았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언제까지 그대로일 수 있을지는 누구도 답해 줄 수 없다. 그저 지금이 가장 소중하다. 지금 내 모습이 가장 아름답다.”(정유준씨의 시집 ‘내가 널 기억할게’에서) 탐사기획부 tamsa@seoul.co.k 탐사기획부 유영규 부장, 임주형·이성원·신융아·이혜리 기자
  • [존엄한 죽음을 말하다] “안락사 시행은 이르지만 논의는 시작해야…사회적 돌봄 제공하는 의료복지 구축부터”

    [존엄한 죽음을 말하다] “안락사 시행은 이르지만 논의는 시작해야…사회적 돌봄 제공하는 의료복지 구축부터”

    ‘존엄한 죽음’에 대한 해법 - 전문가 좌담서울신문이 6회에 걸쳐 ‘존엄한 죽음을 말하다’를 연재한 건 높아진 한국인의 삶의 질과 달리 죽음의 질은 제자리걸음이기 때문이다. 여전히 많은 사람이 고통 속에서 삶을 마감한다. 임종 직전까지 무의미한 연명의료를 지속하다가, 삶을 정리하고 가족과 마무리할 시간도 없이 죽음을 맞고 있다. 김명희 국가생명윤리정책원 사무총장, 박지영 상지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신현호 법률사무소 해울 변호사, 윤영호 서울대 의대 가정의학과 교수(가나다 순)를 서울신문 본사로 초청해 ‘존엄한 죽음’에 대한 해법을 물었다. 이들은 아직 걸음마 단계인 호스피스 돌봄을 확대하고 병원이 아닌 환자 중심으로 개편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안락사에 대한 사회적 논의를 시작하되 사회적 돌봄을 충분히 제공하는 의료복지 체계 구축이 우선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래야 안락사를 도입하더라도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좌담은 유영규 탐사기획부장이 진행을 맡았다. -시행 1년을 맞은 연명의료결정법(존엄사법)에 대한 평가는. 김 총장 우리가 그동안 금기시했던 죽음에 대한 논의를 공식화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 법을 통해 의사와 환자, 보호자가 죽음에 대해 소통할 수 있는 창구를 열었다. 그동안은 임종이 임박환 환자에 대한 연명의료를 언제까지 지속할지에 대해 결정하지 못하고 서로에게 부담을 떠넘겼다. 하지만 이 법이 마련되면서 서로 논의를 통해 임종 시기를 결정할 수 있게 됐다. 신 변호사 존엄사법이 말기 환자에 대한 의료를 내팽개치는 일종의 ‘고려장’법 아니냐고 오해하는 분들이 있다. 오히려 ‘말기 환자 권리보호법’이라고 생각한다. 과거에는 중환자실에 환자를 데려갔다가 치료를 중단할 수 없어서 파산할 때까지 퇴원하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이 때문에 아파도 병원에 가지 못하는 환자가 많았다. 이 법의 시행으로 환자가 원하면 치료를 중단할 수 있기 때문에 언제든 병원에 갈 수 있게 됐다. 박 교수 존엄사법 시행 후 실제 현장에서 보면 임종을 앞둔 환자와 가족들이 죽음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 예전처럼 처절하지 않다. 과거에는 개인이 혼자 죽음에 대해 고민해야 했다. 하지만 이제는 법과 제도 안에서 개인이 어떤 죽음을 선택하고 어떤 치료를 중단할지 선택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윤 교수 하지만 아직 시작 단계에 불과하다. 매년 28만~29만명이 사망하는데, 이 중 0.1%만이 본인이 사전에 직접 작성한 사전연명의료의향서에 따라 임종을 맞았다. 가야 할 길이 멀다. 단순히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작성하는 것을 넘어 품위 있는 죽음의 진정한 정의가 무엇인지, 이를 위해 필요한 조건들은 뭔지 논의해야 한다. 구체적인 목표를 세우고 그에 맞는 정책과 조직과 예산이 갖춰져야 한다.-연명의료 중단과 호스피스 돌봄이 나아가야 할 방향은. 윤 교수 말기 환자의 고통을 줄이는 완화 의료나 호스피스 돌봄이 최소 임종 6개월 전부터 제공돼야 한다. 하지만 현재는 임종기가 다 돼서야 호스피스에 입소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환자의 남은 삶이 3~6개월 이내로 판단되면 치료 과정에서도 언제든지 완화 의료나 호스피스 돌봄을 제공하는 시스템이 마련돼야 한다. 신 변호사 호스피스는 종교인이나 사회복지사, 봉사자가 중심이 되고 의료진은 보조적인 역할을 하는 게 이상적이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반대다. 호스피스는 원래 회복 가망이 없는 노숙인 환자를 수녀원으로 데려가 죽을 때까지 편안하게 돌보는 데서 시작됐다. 호스피스가 선진화된 독일 등에선 의료진이 중심 역할을 하는 우리나라 호스피스를 보면 깜짝 놀란다. 윤 교수 존엄한 죽음을 위해선 육체적 고통을 완화하는 의료 영역뿐만 아니라 정신적, 경제적 문제까지 전반적으로 돌보는 사회복지영역과 환자들의 손과 발이 되는 봉사자의 역할이 중요하다. 하지만 우리는 의료 영역만 강조되는 게 현실이다. 미국은 호스피스 전체 돌봄 과정에서 최소 5%는 봉사자가 담당하도록 의무화하고 있다. 독일도 봉사자가 130시간의 교육을 받고 2년간 의무적으로 활동한다. 봉사자 교육 비용은 정부가 지원한다. 김 총장 호스피스가 선진화된 국가 대부분은 의료진과 사회복지사, 봉사자가 왕진을 가는 형태의 가정형 호스피스가 주축을 이룬다. 우리나라의 경우 가족구조, 주거형태, 사회·경제적인 문제들로 아직은 많은 사람이 병원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가정에서 마지막을 보내고 싶어 하는 사람들에게는 가정형 호스피스 등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박 교수 우리나라 사회복지 체계도 억지로 연명의료를 강요하는 부분이 많다. 예를 들어 사회복지사가 아픈 노인을 발견했는데 그대로 두면 방임이 된다. 그래서 그들을 입원시키고 병원에서 운명할 수 있도록 설득해야 한다. 의사로부터 직접 이들의 사망 선고를 받아야 사회복지사로서의 역할을 다하는 것이다. 결국 집에서 임종을 맞고 싶다고 강하게 원해도 시스템이 이를 불가능하게 만든다. 존엄한 죽음을 위한 사회 전반의 문화와 제도 변화가 필요하다. -여론조사 결과 안락사 찬성이 80%를 넘었다. 이에 대한 생각은. 김 총장 서울신문 보도를 통해 안락사 도입 여론이 생각보다 높다는 걸 알았다. 많은 사람이 자신의 죽음에 대해 생각하기 시작한 시대인 것은 사실인 것 같다. 하지만 죽음을 스스로 책임지고 결정하는 문화가 우리나라에 구축됐다고 보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일단 치료비를 자신의 능력으로 감당할 수 있는 사람이 많지 않다. 자녀들에게 간병과 경제적 도움을 받는 상황에서 오로지 자신의 의지에 따라 안락사 여부를 결정하는 건 힘들 수밖에 없다. 무의미한 연명의료를 중단해 달라며 제출된 연명의료의향서를 봐도 환자 스스로 쓴 경우는 3분의1에 불과하다. 나머지 3분의2는 보호자의 합의로 쓰였다. 이들의 연명의료 중단 결정이 과연 명확하게 자발적인 것이었는지 아직까진 의문스러운 부분이다. 윤 교수 안락사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는 데는 동의한다. 하지만 시행은 시기상조다. 환자가 안락사를 요구하는 이유는 크게 네 가지로 나눌 수 있다. 병의 고통이 극심한 육체적 문제, 심각한 우울증을 앓는 등 정신적 문제, 치료비로 인한 경제적 문제, 비참하게 사는 걸 원치 않는 존재론적 문제다. 이 중 육체적·정신적·경제적 문제는 사회가 해결해 줄 수 있는 영역이다. 이런 문제로 안락사를 선택한다는 건 죽음을 자발적으로 선택했다고 보기 어렵다. 죽음을 선택할 수밖에 없게 몰아세운 사회 제도적인 모순들을 개선하는 게 우선이다. 박 교수 안락사를 제도화거나 정책화하는 데는 시간이 오래 걸리겠지만 논의는 빨리 시작해야 한다. 윤 교수가 말한 안락사를 원하는 네 가지 이유는 사실 자살의 원인이기도 하다. 이런 문제를 사회에 호소하거나 도움받을 수 없는 사람들이 자살을 선택하는 것이고 이는 심각한 사회문제다. 삶을 더 유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어떻게 마무리해야 할 것인가에 대한 논의가 시작돼야 한다. 죽음을 앞둔 당사자와 그 가족, 사회가 생각하는 존엄한 죽음에 대한 시각은 서로 다를 것이고, 이를 합의하는 과정은 오래 걸릴 것이다.신 변호사 안락사 시행이 시기상조라는 데 동의한다. 그러나 안락사를 요구하는 여론이 높아진 만큼 논의를 시작할 적기라고 본다. 안락사는 의사가 직접 치명적 약물을 주입하는 적극적 시행과 환자의 죽음을 인위적으로 앞당기고자 영양분 공급 등을 중단하는 소극적 시행으로 나뉜다. 그런데 어떤 경우에는 환자의 생명을 유지하고자 공급한 영양분이 암세포를 활성화시키고 상태를 악화시키기도 한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영양분 공급을 중단하는 소극적 안락사가 오히려 환자를 위해 필요한 때도 있다. 윤 교수 우리 사회는 영양분 공급 중단이 굶겨 죽인다는 선입견을 품고 있어 특히 받아들이기 어려워한다. 하지만 신 변호사 말대로 영양분을 공급하는 게 환자에게 고통을 주는 등 해를 가하는 상황이 있다. 이럴 땐 공급을 중단하는 게 맞지만, 현행법상 처벌 대상이라 그러지 못한다. 법 때문에 환자에게 비윤리적인 행위를 하는 것이다. 공론화돼야 할 부분이다. -안락사 논의는 어떤 식으로 이루어져야 하나. 윤 교수 풀어 가는 방식이 중요하다. 연명의료결정법 시행 목적은 궁극적으로 존엄한 죽음을 가능케 하는 것이다. 그런데 단순히 연명의료 중단에만 초점을 맞추다 보니 존엄한 죽음의 토양을 마련하는 데 소홀한 실정이다. 안락사 논의도 이런 식으로 진행돼선 안 된다. 안락사를 허용하는 것보다 사회적 돌봄을 충분히 받을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 그래야 사회·경제적 부담으로 삶을 마무리하려는 부작용을 막을 수 있다. 김 총장 연명의료결정법도 20년에 걸친 논쟁 끝에 시행된 것이다. 무의미한 연명의료 중단을 원하는 목소리가 쌓이고 다양한 논의를 거쳐 입법화된 것이다. 안락사도 이런 과정을 충분히 거쳐야 한다. 사회적으로 준비되지 않은 상황에서 무리하게 제도 안으로 편입시키면 부작용이 생길 가능성이 크다. 신 변호사 안락사를 허용하는 네덜란드나 벨기에 같은 나라는 의료가 거의 무상으로 이뤄지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개인이 부담해야 하는 의료비가 여전히 상당한 수준이다. 이런 상황에서 섣불리 안락사를 허용하면 결국 돈에 떠밀려서 안락사를 선택할 가능성이 크다. 순수하게 자기 뜻이 아닌 죽음을 선택할 수 있는 것이다. 결국 사회안전망 확보가 우선이다. -사회적 여건을 따지지 않고 개인적인 안락사에 대한 생각은. 박 교수 안락사의 필요성을 부정할 순 없다. 서울신문이 스위스에서 안락사를 선택한 40대 남성의 사연을 보도했다. 이 남성이 단순히 통증과 고통만으로 스위스행을 결정한 것은 아닐 것이다. 가장 역할 수행이 불가능해지고 삶의 이유를 찾지 못하는 등 존재론적 고민도 했을 것이다. 육체적으로 극심한 고통에 시달리고 더는 인간다운 생활을 할 수 없다고 생각될 경우, 죽음을 준비하고 결정할 수 있는 선택의 길을 뚫어 주는 건 굉장히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윤 교수 진통제로 환자의 고통을 완화할 수 있다면 적극적으로 사용해야 한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선 이마저도 잘 안 되는 상황이다. 진통제로도 통증 관리가 불가능하고 의학적으로 다른 대안이 없다면, 스위스에서 시행하고 있는 안락사의 한 형태인 의사 조력자살(의사가 처방한 치명적인 약을 환자가 스스로 마시는 행위)에 대해 논의해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물론 사전에 정밀한 시스템 구축이 필수적이다. 김 총장 안락사는 반대하지만, 의사 조력자살에 대해선 찬성한다. 조력자살은 환자가 죽음을 결심하면 의사가 간접적으로 개입하는 형태다. 의사가 약물을 직접 주입하는 적극적 안락사나 영양 공급 등을 중단해 환자의 죽음을 인위적으로 앞당기는 소극적 안락사는 반대한다. 신 변호사 2~3개월밖에 살 수 없고, 신체가 썩어 문드러지는 극한의 고통을 겪는다면 의사 조력자살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다만 순수하게 본인의 결정으로 안락사가 가능하려면 사회적으로 충분한 돌봄을 받을 수 있는 여건이 돼야 한다. -우리나라는 마약성 진통제 처방이 세계에서 가장 적은 나라에 속하는데. 김 총장 임종기 환자의 통증 완화에 사용되는 약물이 모르핀 등 마약성 진통제다. 한국 의사의 모르핀 사용률이 해외에 비해 많이 떨어지는 게 사실이다. 개선이 필요하다. 그런데 모르핀은 환자의 고통을 줄여 주기도 하지만 과도하게 사용할 경우 오히려 상태를 악화시킨다. 이게 종종 의료 현장에서 문제가 된다. 모르핀 사용으로 환자가 사망할 수도 있기 때문에 의료진 입장에선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신 변호사 한번 모르핀을 투여하면 한 달 뒤에는 18배나 많은 용량을 써야 같은 진통 효과를 낼 수 있다고 한다. 그만큼 내성이 강하다. 모르핀의 과도한 투여는 죽음도 앞당길 수 있다. 이것이 법적 처벌 대상인가에 대해선 논란이 있지만, 치료를 위한 모르핀 투여로 인해 죽음이 앞당겨지는 것은 책임을 묻지 않아야 한다는 게 형법 학계의 통설이다. 윤 교수 국내 의료계에 모르핀이 들어온 지 벌써 15년 정도 됐다. 문제는 모르핀을 제대로 쓰고 있는지, 어느 정도 사용량이 적절한 수준인지 조사와 평가를 안 하고 있다. 과다하게 쓰면 호흡곤란으로 환자가 사망에 이를 수 있지만 환자의 고통을 조절하기 위해 써야 할 필요가 있는 약물이다. 현재 모르핀을 사용하는 상황이 어떤지, 어느 정도로 개선해야 하는지에 대한 평가와 판단을 할 수 있게 정부가 나서야 한다. -우리가 존엄한 죽음을 맞을 수 있도록 국가와 사회가 해야 할 일은. 신 변호사 돌봄 시스템을 환자 중심으로 바꿔야 한다. 우리는 모든 게 공급자 중심이다. 그래서 병원이나 시설에 입원하고 여기서 죽음을 맞는다. 임종기 환자에게 가장 좋은 죽음은 내가 자던 침대에서 치료받고 일상을 영위하다 떠나는 것이다. 자신이 살던 곳에서 가족들 손 붙잡고 있다가 편하게 떠나는 게 많은 사람이 원하는 죽음일 것이다. 그러려면 집이든 직장이든 의료진이 찾아와 돌보는 체계가 구축돼야 한다. 2009년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존엄사 인정 판결을 받은 ‘김 할머니’도 인공호흡기를 제거하기 전 온 가족이 모여 애틋하게 마지막 인사를 했는데, 이게 바로 존엄한 죽음이라고 느꼈다. 박 교수 낯선 공간과 모르는 사람 속에서 떠나는 걸 원치 않는 사람들이 많다. 나의 시간이 담긴, 나의 공간에서 맞이하는 죽음이 존엄한 죽음이지만 많은 사람이 병원에서 사망하고 있다. 정부는 국민이 어떤 죽음으로 인생을 마무리하는 게 행복할지 깊이 있는 고민을 해야 한다. 단순히 장례비를 지원하는 게 아닌, 행복하게 죽음을 맞을 수 있는 다양한 옵션을 만들어야 한다. 우리나라엔 그런 옵션이 없다. 병원에서 홀로 사망하는 경우가 대다수다. 존엄한 죽음이 무엇인지 개념을 정립하고, 삶을 마감하는 다양한 길을 열어 주는 게 국가의 책무다. 윤 교수 고통을 완화해 주는 것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삶을 잘 정리하고 떠나도록 하는 것이다. 물질적인 유산은 물론 정신적인 유산, 자신이 존재한 가치를 주변 사람들에게 남기고 떠나는 게 존엄한 죽음이다. 이런 죽음을 맞을 수 있게 하려면 중장기적인 계획이 필요하다. 연명의료결정법도 정부가 5년마다 종합계획을 수립하도록 하고 있다. 정부가 나서서 말기 환자에 대한 우리 사회의 돌봄이 얼마나 필요한지, 어느 정도 인력과 재정이 투입돼야 하는지 중장기적으로 설계해야 한다. 선진국 수준의 완화 의료 및 호스피스를 제공할 경우 무의미한 연명의료를 하는 비용의 20~40%를 절감하면서 존엄한 죽음을 확대할 수 있다. 캐나다는 개인이 아름다운 마무리를 할 수 있도록 죽음의 권리를 담은 ‘모든 캐나다인의 권리’를 만들었다. 영국은 매년 국가가 나서서 ‘좋은 죽음’을 정의한다. 탐사기획부 tamsa@seoul.co.kr 탐사기획부 유영규 부장, 임주형·이성원·신융아·이혜리 기자
  • ‘낀’ 백수 탁현민, 페북에 ‘구’백수 양정철·‘신’백수 임종석 사진 올려

    ‘낀’ 백수 탁현민, 페북에 ‘구’백수 양정철·‘신’백수 임종석 사진 올려

    탁현민 대통령 행사기획 자문위원이 12일 페이스북에 양정철(왼쪽 사진에서 왼쪽) 전 청와대 홍보기획 비서관과 임종석(오른쪽)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함께한 사진 2장을 올렸다. “‘구(舊)’백수와 ‘신(新)’백수의 동경산책- 촬영은 백수도 아니고 백수도 아닌 것도 아닌 ‘낀’ 백수”라는 글과 사진에서 두 사람은 일본 도쿄 시내에서 나란히 웃고 있다. 구백수는 더불어민주당 민주연구원장으로 정계 복귀하는 ‘원조 친문’(친문재인) 양 전 비서관을, 신백수는 지난 1월 물러난 ‘신친문’ 임 전 실장을 지칭하는 것으로 보인다. 낀 백수는 청와대 의전 비서관실 선임행정관을 그만둔 탁 위원 자신을 뜻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원조 친문과 신친문 간 세력 경쟁 우려를 불식하고 통합 이미지를 부각하려는 사진이라는 해석이다. 페이스북 캡처
  • [인사] 구리시

    ■ 4급 승진 △이성재 △김문섭 ■ 5급 승진 △김수호 △박덕제 △여호현 △윤성진 △임종선 △황병진 △김현수 △조환기 △엄재우 △원종렬 △최영호
  • 법정 선 임종헌 “사법농단 공소장, 검찰發 미세먼지”

    법정 선 임종헌 “사법농단 공소장, 검찰發 미세먼지”

    혐의 전면 부인…“기억 안 난다” 진술도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으로 구속 기소된 임종헌(60·사법연수원 16기) 전 법원행정처 차장이 재판 거래 의혹의 단서가 된 문건들에 대해 “내부에서 중요 과제에 대해 여러 방안을 아이디어 차원에서 검토하고 작성된 것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검찰 공소장에 대해서는 ‘검찰발 미세먼지’라는 표현까지 쓰며 비판했다. 임 전 차장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6부(부장 윤종섭) 심리로 11일 열린 1차 공판기일에 출석해 사법농단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그가 기소 뒤 법정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처음이다. 임 전 차장은 “사법부가 재판 거래를 통해 정치권력과 유착했다는 것은 전혀 사실이 아닌 가공의 프레임이라는 것을 자신 있게 말씀드린다”고 주장했다. 이날 임 전 차장은 양승태 전 대법원장 지시에 따른 일제 강제징용 소송 등 재판 거래 행위(직권남용), 행정부 상대 이익 도모(공무상 비밀누설), 정운호 게이트 관련 재판 개입(개인정보보호법 위반) 등의 혐의를 모두 부인했다. 사실관계가 전혀 기억나지 않는다거나, 그러한 사실관계가 있더라도 죄가 성립되지 않는다는 취지였다. 특히 법원행정처가 특정 재판의 향후 시나리오 등을 검토한 문건들에 대해 임 전 차장은 “주요 재판에 대해 다양한 행정 목적을 달성하는 차원에서 어느 정도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면서 “부득이하게 (행정처) 의견을 개진하거나 재판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받은 적은 있지만 법관 의견을 침해한 것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이는 지난달 말 양 전 대법원장이 보석 허가 심문에 출석해 “법원의 재판 프로세스(과정)에 관해서 이렇게 이해를 잘 못 하고 있는지를 뼈저리게 느꼈다”며 검찰을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과 궤를 같이한다. 임 전 차장은 발언을 마무리하며 “여론몰이식 보도와 빗발치는 여론의 비판 속에 변명 한마디 제대로 못 하고 여기까지 왔다”면서 “공소장 켜켜이 쌓여 있는 검찰발 미세먼지로 형성된 신기루에 매몰되지 말고 무엇이 진실인지 충실히 심리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또 재판부가 앞으로 집중심리하겠다는 입장을 밝히자 “피고인에게 충실한 방어권을 줄 수 없다면 본말이 전도된 집중심리에 지나지 않는다”면서 기일을 여유롭게 잡아 달라고 요청했다. 유영재 기자 young@seoul.co.kr
  • 부족한 호스피스 병상…아쉬운 임종, 결국은 시스템·인력 문제

    부족한 호스피스 병상…아쉬운 임종, 결국은 시스템·인력 문제

    지난해 2월 4일 시행된 ‘연명의료결정법’으로 임종을 앞둔 환자가 품위 있는 죽음을 선택할 수 있는 최소한의 기회가 열렸다. 하지만 정작 연명 의료를 중단한 환자들의 평안한 임종을 돕는 호스피스 기관은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호스피스는 말기 상태에서 극심한 통증을 겪는 환자들에게 불필요한 의료 행위를 배제하는 대신에 통증 완화에 집중하면서 정신적·영적 돌봄을 제공하는 서비스다. 우리나라는 1963년 ‘마리아의 작은 자매회’ 수녀들이 강원 강릉 갈바리의원에서 임종자들의 간호를 시작한 게 시초다. 아시아권에서는 가장 먼저 시작됐지만 전문기관 및 인력 부족, 홍보 부족 등으로 활성화는 더디기만 하다. 11일 중앙호스피스센터에 따르면 호스피스 완화의료 전문기관(입원형)의 수는 전국 84개, 병상수는 1341개다. 한 해 암으로 사망하는 환자수가 7만~8만명에 이르는 것을 감안하면 턱없이 부족하다. 그나마 이용자수가 조금씩 증가해 2017년에는 암 사망자의 22%가 호스피스를 이용한 것으로 집계되지만, 미국(52.0%)이나 캐나다(40.8%), 영국(46.6%), 대만(39.0%) 등과 비교하면 열악한 수준이다. 특히 서울, 부산 등 대도시에서는 호스피스 병상이 부족해 대기자가 줄을 서거나 입원 기간이 2~3주가 지나면 퇴원을 권고받는 일도 적지 않다. 아픈 환자들도 하다 하다 안 될 때 마지막으로 호스피스를 찾는 경향이 뚜렷했다. 2017년 호스피스 이용 환자들은 사망하기 평균 한 달 전(30.3일)에 호스피스에 처음 등록했다. 그나마도 이용자 4명 중 1명(23.4%)은 호스피스를 일주일도 채 이용하지 못하고 사망했다. 임종이 임박해서야 호스피스를 찾는 사례가 많다는 얘기다. 윤영호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환자들이 삶을 잘 마무리하려면 적어도 6개월 전부터 호스피스가 연계되는 것이 바람직하다”면서 “조기에 호스피스를 통한 완화의료가 제공되면 오히려 생존 기간이 늘어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고 강조했다. 호스피스 이용자가 대부분 암환자에게 집중되고 있다는 점도 한계로 꼽힌다. 정부는 2017년 8월부터 암 이외에도 만성폐쇄성폐질환, 만성간경화, 후천성면역결핍증(AIDS)까지 호스피스 병동을 이용할 수 있게 했다. 하지만 그해 연말까지 이용자 중 암 환자가 아닌 경우는 16명에 그쳤다. 서울신문이 대한의료사회복지사협회와 함께 지난 1~2월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작성자 81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심층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81.3%가 호스피스를 이용하겠다고 답했다. 그러나 동시에 ▲끝까지 의학기술에 의지하려는 환자나 가족의 태도(36.5%) ▲호스피스에 대한 부정적 인식(28.4%) ▲대상자 및 시기 판단의 어려움(25.7%) ▲호스피스 기관 및 인력 부족(23.0%) 등이 호스피스 활성화에 어려움을 겪는 요인으로 꼽혔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과 함께 왕진 제도를 부활시킨 가정형 호스피스 등 다양한 시스템을 연계할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은다. 2016년 3월 시범사업으로 시작한 가정형 호스피스는 환자들이 친숙한 공간에서 의료 서비스를 받는다는 점에서 만족도가 높다. 경기 파주시에 사는 전모(52·여)씨는 암의 일종인 가성점액종으로 투병하면서 지난해 11월부터 국립암센터 가정형 호스피스를 이용하고 있다. 일주일에 한 번씩 의사나 간호사, 사회복지사가 방문해 전씨의 증상을 살피고 24시 전화상담도 받는다. 전씨의 남편 최모(57)씨는 “의료진이 주기적으로 집으로 와서 살펴봐 주니까 너무 좋다”면서 “주변에서 돈을 얼마나 내야 하느냐고 묻길래 7000원(1회·암환자 본인부담 5% 적용) 정도라고 하면 다들 놀란다”고 말했다. 윤미진 국립암센터 가정전문간호사는 “의료진 입장에서도 환자와 보호자가 편안하게 느끼는 환경에서 환자의 질환뿐만 아니라 심리 상태와 인간적인 부분들을 공유하고 보다 전인적인 완화의료를 제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아직까지 가정형 호스피스를 제공하는 의료기관은 전국 33곳에 불과하다. 사망 전 가정형 호스피스를 이용한 사람들의 이용 횟수도 1회에 그친 경우가 대부분(2017년 기준 83%)이었다. 가정형 호스피스가 닿지 않는 지역이 많은 데다 환자를 돌볼 가족이 없는 경우 입원형 호스피스에 대한 선호도가 높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송인규 중앙호스피스센터 선임연구원은 “질환 초기에는 기존의 병원에서 완화의료를 제공하고, 환자가 말기에 접어들면 가정형·입원형 호스피스가 집중적으로 개입하는 방식으로 호스피스를 설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혜리 기자 hyerily@seoul.co.kr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4명 중 1명 “시한부 판정 땐 적극적 안락사 신청할 것”

    4명 중 1명 “시한부 판정 땐 적극적 안락사 신청할 것”

    “나중에 치료도 무의미하고 그럴 때 ‘우리는 자식들 고생시키지 맙시다’ 그렇게 남편이랑 둘이서 늘 얘기를 해왔어요. 자식들도 고생이고 나도 고생이고. 그러지 말라고 미리 쓰러 왔어요.” 지난달 25일 서울대병원을 방문해 상담을 받고 사전연명의료의향서에 서명한 김신자(77·여)씨는 “작성하기 참 잘한 것 같다”고 되뇌었다. 뭔가 아쉬운 듯 “그런데 아예 못 움직이거나 치매에 걸리게 되면 치료도 영양 공급도 나는 안 했으면 좋겠어…”라고도 덧붙였다. 지난해 2월 ‘존엄사법’으로 불리는 연명의료결정제도가 시행된 이후 무의미한 연명의료가 남발되는 일이 줄어들고, 전반적으로 품위 있는 죽음이 가능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실제 연명의료의향서를 작성하러 온 사람들의 상당수는 제도가 좀더 확대됐으면 한다고 입을 모았다. 서울신문이 대한의료사회복지사협회와 함께 지난 1~2월 서울대병원·전북대병원·국립암센터·충남대병원 등 4개 종합병원에서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작성자 81명을 대상으로 ‘연명의료결정제도’와 존엄사에 관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상당수는 소극적 안락사나 적극적 안락사를 염두에 두고 온 것으로 나타났다. 현행 연명의료결정법에서는 임종기 환자에 한해 심폐소생술, 인공호흡기, 혈액 투석, 항암제 투여 등 4가지 연명의료를 중단할 수 있다. 상담 전 사전연명의료의향서에 대해 어떻게 알고 왔느냐는 물음에 응답자들은 ‘임종기 연명의료 중단’(62.5%·복수 응답) 외에도 ‘병이 말기 상태일 때 언제든 수술이나 치료 중단’(20.0%), ‘뇌사나 식물 상태일 때 영양분 공급 중단’(12.5%), ‘병이 말기 상태일 때 안락사 요청 가능’(13.8%)으로 답했다. 본인이 말기 판정(시한부)을 받았을 때 어느 정도까지 선택할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4명 가운데 1명꼴(24.7%)로 ‘적극적 안락사나 조력 자살을 신청하고 싶다’고 답했다. 또 가족이나 가까운 지인이 원할 때에도 4명 중 1명(24.7%)은 소극적 안락사를, 14.6%는 적극적 안락사나 조력 자살에 동의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현행 연명의료결정법의 대상과 시기, 방법의 범위를 보다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컸다. 연명의료 중단을 넘어 소극적 안락사를 허용해야 한다는 의견이 32.5%로 가장 많았으며, 적극적 안락사까지 허용해야 한다는 의견도 31.3%에 달했다. 연명의료 중단의 범위를 말기환자까지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은 17.5%, 현행 유지 의견은 18.8%에 그쳤다. 운영 체계도 손질할 부분이 많다. 개인이 작성한 사전연명의료의향서는 국립연명의료정보처리시스템에 등록되는데, 문제는 의료기관 윤리위원회가 설치된 병원에서만 조회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현재 상급병원은 대부분 조회가 가능하지만 요양병원 등에는 윤리위원회가 없는 곳도 많다. 경우에 따라서는 환자가 의식이 없고 임종이 임박했음에도 환자가 사전에 작성해 둔 연명의료의향서를 병원에서 곧바로 확인해 볼 수 없다는 얘기다. 숙련된 상담 인력과 상담 후 복지시스템과의 연계 필요성도 제기된다.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상담을 맡고 있는 김예진 서울대병원 의료사회복지사는 “상담 과정에서 돌봄이나 경제적 문제, 노년기 우울감, 자살 충동 등 여러 가지 문제들을 발견하게 되는데 이를 사회복지 시스템과 적절히 연계할 수 있는 체계가 없고, 기관에 따라 상담의 질도 차이가 크다”면서 “행정적인 문서 작성을 넘어 임종에 관한 의사결정인 만큼 온전하게 자기 결정을 할 수 있도록 전체적인 시스템 정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호스피스 병동의 사랑 따뜻한 배웅, 그래서 평화로운 끝맺음

    호스피스 병동의 사랑 따뜻한 배웅, 그래서 평화로운 끝맺음

    서울신문은 지난 1월 21~25일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호스피스 병동에서 자원봉사자로 생활하며 삶과 죽음의 경계선에 서 있는 사람들의 모습을 기록했다. 죽음을 논하는 데 폐쇄적인 우리 사회에서 호스피스 병동은 자유롭게 죽음을 말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공간이다. 생의 끝자락에서 환자와 가족들은 죽음을 받아들이고 누구보다 최선을 다해 오늘을 산다. 남은 날이 많지 않다는 걸 모두가 알기 때문이다. 삶의 마지막 정류장에 마주친 세 가족의 이야기를 담아 봤다.“어머니, 두려우실 땐 지금 옆에 있는 자녀분들의 목소리를 기억하세요.” 지난 1월 21일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호스피스 완화의료센터의 한 병동. 봉사자가 임종을 앞둔 환자를 어루만지며 나지막이 속삭이자 환자 얼굴에 뜨거운 눈물이 흐른다. 눈조차 뜨지 못한 채 거친 숨만 몰아쉬는 순간에도 늙은 어미는 ‘자식’이란 말에 반응했다. 호스피스 병동은 마지막 정류장이다. 다양한 사연을 품은 승객이 이곳에 잠시 머물다 종착역으로 떠난다. 길을 떠나기 전 누군가는 의연하고, 누군가는 극도의 고독과 공포를 느끼지만 바람은 같다. 얼마 남지 않은 삶을 부디 평화롭게 마무리하길 빈다. 병동 의료진과 사회복지사, 자원봉사자들은 마지막 배웅을 돕는다. 자원봉사자들은 병동에 없어선 안 될 존재다. 욕창을 막으려 2시간 간격으로 환자의 자세를 바꿔 주고, 발마사지와 목욕 등을 시키며 환자의 위생을 관리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환자가 바라는 일을 들어주는 것이다. 소소한 바람도 예외는 없다. 사소해 보여도 한 인간의 마지막 소원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호스피스 봉사 16년차인 예은주(58)씨는 “언제 이별할지 모르는 환자들에겐 ‘내일은 없다’는 생각으로 순간순간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아버지와 회에 소주 한 잔 마시는 게 소원이라는 환자를 위해서 술상을 차린다든지, 병동에서 마련한 작은 결혼식의 사회자가 되기도 한다. 환자가 원하면 병동은 노래방이 되기도 한다. 트로트부터 랩까지 그저 목청 높여 부른다. 22일 302호 병실이 그랬다. 성가를 부르던 봉사자들에게 권진숙(62) 환자가 “후나(나훈아) 오빠 ‘사랑’ 부탁해요”라고 외치자 성가대는 기다렸다는 듯 모드전환했다.“이 세상에~ 하나밖에, 둘도 없는 내 여인아~.” 옆에 있던 의료진과 간병인까지 하나둘씩 떼창에 가담하면서 병동은 순식간에 나훈아 콘서트장이 됐다. 간만에 웃음소리가 병동을 가득 채웠다. “고통스러운 치료를 중단하고 편안하고 행복하게 남은 시간을 보내고 싶다는 생각뿐이에요.” 연명의료 중단을 결정하는 건 생각처럼 쉽지만은 않았다. 권씨는 2014년 12월에 난소암 말기 판정을 받았다. 곧바로 수술에 이어 항암 치료까지 들어갔지만 차도가 없었다. 암 병동에 입원해 2차 항암 치료도 해 봤지만 몸이 버티질 못했다. 약에 취해 종일 늘어져 잠만 자야 했다. 이건 아니지 싶었다고 했다. 얼마 남지 않은 날이지만 맑은 정신으로 보내고 싶었다. 권씨는 지난 1월 18일 연명의료 계획서를 작성하고 호스피스 병동에 왔다.“병동 식구들과 함께 노래하고, 꽃꽂이도 하고, 이런저런 이야기도 하는 시간이 고맙고 즐거워요.” 물 한 모금조차 넘길 수 없는 몸이지만 표정만은 밝다. 이날 미술치료에서 권씨는 난생처음 종이로 복주머니를 접었다. “누구에게 주고 싶냐”는 질문에 권씨는 “임신한 첫째 며느리에게 줄 선물”이라며 잠시 말을 멈춘다. 암 병동에서부터 만나 권씨와 단짝 친구가 된 김진옥(62) 간병인은 “항암 치료를 받을 때보다 표정이나 기력이 나아져서 다행”이라면서 “이렇게 좋은 사람에게 왜 병이 찾아왔는지 모르겠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권씨는 하루에도 수차례 병동을 돌며 운동한다. “제가 얼마나 더 살지 아무도 모르잖아요. 이렇게 웃다 보면 손주 얼굴도 보고 갈 수 있을지도 모르겠어요.” 권씨는 웃으며 퇴근 후에 찾아올 아들을 기다렸다.위로받아야 하는 이는 환자뿐만이 아니다. 사랑하는 사람이 죽어 가는 모습을 고스란히 지켜봐야 하는 가족의 가슴은 말 그대로 찢어진다. 호스피스에선 보호자들의 심리 상태도 늘 예의주시한다. 이 때문에 보호자들은 피교육자임과 동시에 모니터링 대상자다. 이별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고통스러워하는 경우엔 환자가 세상을 떠난 후에도 심리상담을 제공하기도 한다. “딸기를 너무 먹고 싶어 하는데 그거 한 입을 줄 수 없다는 게 가슴이 미어져요. 평생 한이 될 것 같아요” 24일 보호자 교육에서 만난 정유준(25)씨의 어머니 권은주(52)씨가 하염없이 눈물을 흘린다. 이날은 임종기 환자에게 보호자가 어떤 역할을 해 줘야 하는지를 교육하는 자리. 아들에게 먹을 것을 주면 안 된다는 건 이미 어머니도 잘 알고 있었다. 다만 말을 들어줄 사람이 필요했다. 간호사는 “충분한 포도당을 투여하니까 절대 굶기는 게 아니에요”라며 권씨를 꼬옥 안아 줬다. 초등학교 교사를 꿈꾸던 아들 유준이는 2013년 교대에 입학했다. 하지만 같은 해 신경 속에 종양이 생기는 희귀병이 찾아왔다. 암 덩어리를 일년에 한 번꼴로 잘라 내야 했다. “차라리 날 데려가 달라”고 기도했다. 아들을 품고 5년간 문이 닳도록 병원을 오갔지만 야속하게도 암은 너무 빠르게 아들을 삼켰다. 이제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아들을 떠나보내야 한다. 유준이는 투병 기간 동안 시를 썼다. 짧은 생애 속 갑작스레 다가온 죽음, 그리고 가족과 친구들에 대한 애정을 적었다. 2017년 크리스마스는 시집을 만들어 엄마에게 선물했다. “선물을 받고 펑펑 울었어요. 오히려 유준이는 자기의 죽음을 알면서도 의연하고 담담하게 받아들이더군요. 그게 너무 대단해요.” 호스피스에 가겠다고 말한 것도 아들이다. 떠날 시간이란 걸 직감한 듯했다. 통곡하는 엄마의 눈물을 닦아 줬다. 호스피스 병동에 들어온 지 얼마 안 돼 유준이의 상태는 안 좋아졌다. 권씨는 “잠시 집안일을 보고 오니 갑자기 유준이 목소리가 안 나오기 시작했다”면서 “좀더 옆에 있어 줄 걸 하는 후회가 든다”고 말했다. 하지만 목소리를 잃은 그날도 유준이는 웃었다. 참기 어려운 통증 속에서도 손짓과 입모양으로 늘 어머니와 주변을 향해 감사 인사를 전했다. 이제 유준이는 이 세상에 없다. 취재진이 병동을 떠난 뒤 얼마 못 돼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을 전해 들었다. 어머니에게 안부전화를 걸었다. 수화기 너머 권씨의 목소리가 들렸다. “투병 기간 내내 유준이가 고생했는데 마지막 시간이나마 통증을 조절하며 떠날 수 있게 된 걸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편안한 이별을 선물해 준 병동 식구들에게 감사해요. 도움을 받았으니 저도 받은 만큼 봉사할 계획이에요.”김순례(82)씨는 올 초 담도암 4기 진단을 받았다. 김씨는 크게 놀라거나 동요하지 않았다. 의사와 가족에게 사전에 작성해 둔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꺼내 보였다. 무의미한 치료 대신 평화롭게 여생을 마치겠다는 선언이기도 했다. 김씨가 비교적 죽음 앞에 의연할 수 있었던 것은 일찍부터 시작한 봉사활동의 덕이기도 하다. 김씨는 30년간 성당 연령회를 통해 아픈 환자들을 돌보고 장례 절차를 돕는 일을 했다. 타인의 죽음을 보며 자연스레 아픈 순간이 오면 존엄하게 죽음을 받아들이겠다고 결심했다. 이곳 호스피스 병동과도 인연이 깊다. 5년 전 말기암 선고를 받은 김씨의 남편도 이곳에서 삶을 마감했다. 김씨의 큰아들 조희성(56)씨는 어머니가 아프시다는 소식에 미국 시애틀에서 달려왔다. “어머니는 자식을 위해 악착같이 사신 분이세요. 어렵게 생계를 이어 갈 때도 본업에 부업까지 하면서 자식들을 과외까지 시키셨어요. 그 덕에 제가 이렇게 살고 있는데···혹시나 임종도 지키지 못할까 봐 가슴이 미어집니다.” 조씨는 먹고사는 일 때문에 일주일 뒤 미국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했다. 대신 조씨의 아내가 남아 어머니를 돌본다. 한 달 뒤 조씨는 미국에서 취재진에게 애타는 마음을 전해 왔다. 당시 통증 완화치료 후 퇴원했던 김씨는 지난주 다시 입원한 상태다. 통증이 잡히지 않아 고통받고 있다. 미국에서 어머니의 상태를 전해 들을 수밖에 없는 조씨는 하루하루 마음이 무너져 내린다. “통증으로 고통이 심하시다고 하네요. 그래도 며느리들과 기도하실 때 제일 편안해하신답니다. 어차피 가셔야 한다면 고통 없이 천국으로 가셨으면 해요. 가장 큰 바람입니다.” 이혜리 기자 hyerily@seoul.co.kr
  • 임종헌 “자신 향한 검찰 수사는 가공의 프레임이자 미세먼지”

    임종헌 “자신 향한 검찰 수사는 가공의 프레임이자 미세먼지”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으로 기소된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이 법정에서 검찰의 수사와 공소사실을 ‘가공의 프레임’이자 ‘검찰발 미세먼지’라고 주장했다. 임 전 차장은 오늘(1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6부(윤종섭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첫 정식 공판에 피고인으로 출석했다. 임 전 차장은 공소사실을 전면 부정했다. 그는 자신의 ‘재판 거래’ 혐의에 대해 “지난 사법부가 재판 거래를 통해 정치 권력과 유착했다는 것은 결코 사실이 아닌 가공의 프레임”이라며 “검찰이 수사와 공소장을 통해 그려놓은 경계선은 너무 자의적”이라고 비판했다. 이어서 그는 “사법부 독립이라고 해서 유관 기관과의 관계를 단절한 채 유아 독존할 수 없는 게 현실”이라며 “정치 권력과 유착하는 것과 (유관 기관과) 일정한 관계를 설정하는 건 전혀 차원이 다른 문제”라고 항변했다. 임 전 차장은 ‘재판 관여’ 혐의에 대해서도 “법원행정처는 다양한 행정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어느 정도 관심을 갖고 일선 법원의 주요 재판을 모니터링할 수밖에 없다”며 “이것이 일선 법관의 양심을 꺾거나 강제로 관철한 건 아니었다”고 반박했다. 법원행정처에서 작성한 각종 보고 문건에 대해서도 “브레인스토밍하듯 아이디어 차원에서 작성한 것으로서 이슈를 확인하고 적절한 방안을 찾아가기 위한 내부 문서였다”며 “그것이 바로 직권남용으로 연결된다는 검찰 논리는 도저히 수용할 수 없다”고 말했다. 또 “그동안 검찰이 수사 과정에서 펼친 피의사실 공표를 통한 일방적인 여론전은 이제 끝났다”며 재판부에 “공소장 켜켜이 쌓인 ‘검찰발 미세먼지’로 형성된 신기루에 매몰되지 말고 무엇이 진실인지 충실히 심리해달라”고 호소했다. 이에 검찰은 임 전 차장이 ‘가공의 프레임’이나 ‘미세먼지가 만든 신기루’ 등의 용어를 사용하며 검찰을 비판한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며 유감을 표명했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꽃 같은 아들을 이제 떠나보냅니다” 호스피스 병동 르포

    “꽃 같은 아들을 이제 떠나보냅니다” 호스피스 병동 르포

    “편안하고 행복하게 남은 시간 보내고 싶어요”환자 마지막 소원 술상 차리고 깜짝 결혼식 까지봉사자들 “내일은 없다는 생각으로 항상 최선”서울신문은 지난 1월 21~25일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호스피스 병동에서 자원봉사자로 생활하며 삶과 죽음의 경계선에 서 있는 사람들의 모습을 기록했다. 죽음을 논하는 데 폐쇄적인 우리 사회에서 호스피스 병동은 자유롭게 죽음을 말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공간이다. 생의 끝자락에서 환자와 가족들은 죽음을 받아들이고 누구보다 최선을 다해 오늘을 산다. 남은 날이 많지 않다는 걸 모두가 알기 때문이다. 삶의 마지막 정류장에 마주친 세 가족의 이야기를 담아 봤다. “어머니, 두려우실 땐 지금 옆에 있는 자녀분들의 목소리를 기억하세요.” 지난 1월 21일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호스피스 완화의료센터의 한 병동. 봉사자가 임종을 앞둔 환자를 어루만지며 나지막이 속삭이자 환자 얼굴에 뜨거운 눈물이 흐른다. 눈조차 뜨지 못한 채 거친 숨만 몰아쉬는 순간에도 늙은 어미는 ‘자식’이란 말에 반응했다. 호스피스 병동은 마지막 정류장이다. 다양한 사연을 품은 승객이 이곳에 잠시 머물다 종착역으로 떠난다. 길을 떠나기 전 누군가는 의연하고, 누군가는 극도의 고독과 공포를 느끼지만 바람은 같다. 얼마 남지 않은 삶을 부디 평화롭게 마무리하길 빈다. 병동 의료진과 사회복지사, 자원봉사자들은 마지막 배웅을 돕는다.자원봉사자들은 병동에 없어선 안 될 존재다. 욕창을 막으려 2시간 간격으로 환자의 자세를 바꿔 주고, 발마사지와 목욕 등을 시키며 환자의 위생을 관리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환자가 바라는 일을 들어주는 것이다. 소소한 바람도 예외는 없다. 사소해 보여도 한 인간의 마지막 소원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호스피스 봉사 16년차인 예은주(58)씨는 “언제 이별할지 모르는 환자들에겐 ‘내일은 없다’는 생각으로 순간순간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아버지와 회에 소주 한 잔 마시는 게 소원이라는 환자를 위해서 술상을 차린다든지, 병동에서 마련한 작은 결혼식의 사회자가 되기도 한다. 환자가 원하면 병동은 노래방이 되기도 한다. 트로트부터 랩까지 그저 목청 높여 부른다.22일 302호 병실이 그랬다. 성가를 부르던 봉사자들에게 권진숙(62) 환자가 “후나(나훈아) 오빠 ‘사랑’ 부탁해요”라고 외치자 성가대는 기다렸다는 듯 모드전환했다.“이 세상에~ 하나밖에, 둘도 없는 내 여인아~.” 옆에 있던 의료진과 간병인까지 하나둘씩 떼창에 가담하면서 병동은 순식간에 나훈아 콘서트장이 됐다. 간만에 웃음소리가 병동을 가득 채웠다. “고통스러운 치료를 중단하고 편안하고 행복하게 남은 시간을 보내고 싶다는 생각뿐이에요.” 연명의료 중단을 결정하는 건 생각처럼 쉽지만은 않았다. 권씨는 2014년 12월에 난소암 말기 판정을 받았다. 곧바로 수술에 이어 항암 치료까지 들어갔지만 차도가 없었다. 암 병동에 입원해 2차 항암 치료도 해 봤지만 몸이 버티질 못했다. 약에 취해 종일 늘어져 잠만 자야 했다. 이건 아니지 싶었다고 했다. 얼마 남지 않은 날이지만 맑은 정신으로 보내고 싶었다. 권씨는 지난 1월 18일 연명의료 계획서를 작성하고 호스피스 병동에 왔다. “병동 식구들과 함께 노래하고, 꽃꽂이도 하고, 이런저런 이야기도 하는 시간이 고맙고 즐거워요.” 물 한 모금조차 넘길 수 없는 몸이지만 표정만은 밝다. 이날 미술치료에서 권씨는 난생처음 종이로 복주머니를 접었다. “누구에게 주고 싶냐”는 질문에 권씨는 “임신한 첫째 며느리에게 줄 선물”이라고 잠시 말을 멈춘다.암 병동에서부터 만나 권씨와 단짝 친구가 된 김진옥(62) 간병인은 “항암 치료를 받을 때보다 표정이나 기력이 나아져서 다행”이라면서 “이렇게 좋은 사람에게 왜 병이 찾아왔는지 모르겠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권씨는 하루에도 수차례 병동을 돌며 운동한다. “제가 얼마나 더 살지 아무도 모르잖아요. 이렇게 웃다 보면 손주 얼굴도 보고 갈 수 있을지도 모르겠어요.” 권씨는 웃으며 퇴근 후에 찾아올 아들을 기다렸다. 위로받아야 하는 이는 환자뿐만이 아니다. 사랑하는 사람이 죽어 가는 모습을 고스란히 지켜봐야 하는 가족의 가슴은 말 그대로 찢어진다. 호스피스에선 보호자들의 심리 상태도 늘 예의주시한다. 이 때문에 보호자들은 피교육자임과 동시에 모니터링 대상자다. 이별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고통스러워하는 경우엔 환자가 세상을 떠난 후에도 심리상담을 제공하기도 한다. “딸기를 너무 먹고 싶어 하는데 그거 한 입을 줄 수 없다는 게 가슴이 미어져요. 평생 한이 될 것 같아요” 24일 보호자 교육에서 만난 정유준(25)씨의 어머니 권은주(52)씨가 하염없이 눈물을 흘린다. 이날은 임종기 환자에게 보호자가 어떤 역할을 해 줘야 하는지를 교육하는 자리. 아들에게 먹을 것을 주면 안 된다는 건 이미 어머니도 잘 알고 있었다. 다만 말을 들어줄 사람이 필요했다. 간호사는 “충분한 포도당을 투여하니까 절대 굶기는 게 아니에요”라고 권씨를 꼬옥 안아 줬다. 초등학교 교사를 꿈꾸던 아들 유준이는 2013년 교대에 입학했다. 하지만 같은 해 신경 속에 종양이 생기는 희귀병이 찾아왔다. 암 덩어리를 일년에 한 번꼴로 잘라 내야 했다. “차라리 날 데려가 달라”고 기도했다. 아들을 품고 5년간 문이 닳도록 병원을 오갔지만 야속하게도 암은 너무 빠르게 아들을 삼켰다. 이제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아들을 떠나보내야 한다.유준이는 투병 기간 동안 시를 썼다. 짧은 생애 속 갑작스레 다가온 죽음, 그리고 가족과 친구들에 대한 애정을 적었다. 2017년 크리스마스는 시집을 만들어 엄마에게 선물했다. “선물을 받고 펑펑 울었어요. 오히려 유준이는 자기의 죽음을 알면서도 의연하고 담담하게 받아들이더군요. 그게 너무 대단해요.” 호스피스에 가겠다고 말한 것도 아들이다. 떠날 시간이란 걸 직감한 듯했다. 통곡하는 엄마의 눈물을 닦아 줬다. 호스피스 병동에 들어온 지 얼마 안 돼 유준이의 상태는 안 좋아졌다. 권씨는 “잠시 집안일을 보고 오니 갑자기 유준이 목소리가 안 나오기 시작했다”면서 “좀더 옆에 있어 줄 걸 하는 후회가 든다”고 말했다. 하지만 목소리를 잃은 그날도 유준이는 웃었다. 참기 어려운 통증 속에서도 손짓과 입모양으로 늘 어머니와 주변을 향해 감사 인사를 전했다. 이제 유준이는 이 세상에 없다. 취재진이 병동을 떠난 뒤 얼마 못 돼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을 전해 들었다. 어머니에게 안부전화를 걸었다. 수화기 너머 권씨의 목소리가 들렸다. “투병 기간 내내 유준이가 고생했는데 마지막 시간이나마 통증을 조절하며 떠날 수 있게 된 걸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편안한 이별을 선물해 준 병동 식구들에게 감사해요. 도움을 받았으니 저도 받은 만큼 봉사할 계획이에요.”김순례(82)씨는 올 초 담도암 4기 진단을 받았다. 김씨는 크게 놀라거나 동요하지 않았다. 의사와 가족에게 사전에 작성해 둔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꺼내 보였다. 무의미한 치료 대신 평화롭게 여생을 마치겠다는 선언이기도 했다. 김씨가 비교적 죽음 앞에 의연할 수 있었던 것은 일찍부터 시작한 봉사활동의 덕이기도 하다. 김씨는 30년간 성당 연령회를 통해 아픈 환자들을 돌보고 장례 절차를 돕는 일을 했다. 타인의 죽음을 보며 자연스레 아픈 순간이 오면 존엄하게 죽음을 받아들이겠다고 결심했다. 이곳 호스피스 병동과도 인연이 깊다. 5년 전 말기암 선고를 받은 김씨의 남편도 이곳에서 삶을 마감했다. 김씨의 큰아들 조희성(56)씨는 어머니가 아프시다는 소식에 미국 시애틀에서 달려왔다. “어머니는 자식을 위해 악착같이 사신 분이세요. 어렵게 생계를 이어 갈 때도 본업에 부업까지 하면서 자식들을 과외까지 시키셨어요. 그 덕에 제가 이렇게 살고 있는데···혹시나 임종도 지키지 못할까 봐 가슴이 미어집니다.” 조씨는 먹고사는 일 때문에 일주일 뒤 미국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했다. 대신 조씨의 아내가 남아 어머니를 돌본다. 한 달 뒤 조씨는 미국에서 취재진에게 애타는 마음을 전해 왔다. 당시 통증 완화치료 후 퇴원했던 김씨는 지난주 다시 입원한 상태다. 통증이 잡히지 않아 고통받고 있다. 미국에서 어머니의 상태를 전해 들을 수밖에 없는 조씨는 하루하루 마음이 무너져 내린다. “통증으로 고통이 심하시다고 하네요. 그래도 며느리들과 기도하실 때 제일 편안해하신답니다. 어차피 가셔야 한다면 고통 없이 천국으로 가셨으면 해요. 가장 큰 바람입니다.” 이혜리 기자 hyerily@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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