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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숫자 대신 한글로 가는 시계, 투자 한번 해 보실래요”

    “숫자 대신 한글로 가는 시계, 투자 한번 해 보실래요”

    시간을 숫자가 아닌 한글로 표현하는 ‘한글시계’. 지난 2일 크라우드펀딩 중개업체 ‘와디즈’ 홈페이지에 신생 정보통신기술(ICT) 업체 ‘대디스랩’과 경기 분당 경영고등학교 발명 동아리 ‘이카루스’ 학생들이 함께 발명한 한글시계 제품을 소개하는 동영상이 올라왔다. 아직 시중에 나오지 않은 이 제품의 목표는 40일간 250만원을 모으는 것이다. 100% 목표 금액을 달성하면 모인 자금으로 물건을 만들어 참여자들에게 보내지만, 목표 금액이 안 모이면 상품은 사업화되지 못하고 모인 돈은 모두 돌려줘야 한다. 제품에 대한 상세 설명과 크라우드펀딩 참여 방법이 적힌 아래쪽에 궁금한 점, 개인 의견 등 수백 개의 댓글이 달렸다. 20일 경기 성남 판교 H스퀘어를 방문한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인터넷으로 찬찬히 제품 설명을 읽은 뒤 ‘결제하기’를 클릭했다. 2만 9900원짜리 반(半)제품을 선택한 임 위원장은 230번째 한글시계 크라우드펀딩 참여자가 됐다. 크라우드펀딩은 대중을 의미하는 ‘크라우드’(crowd)와 자금을 모은다는 의미의 ‘펀딩’(funding)이 결합한 것으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서 사업자금을 모으는 것이다. 물건뿐만 아니라 최근 개봉한 영화 ‘연평해전’도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제작비를 모았다. 내년 1월 ‘크라우드펀딩법’(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개정안) 시행을 앞두고 자금 조달의 새로운 길이 열린 벤처업계 분위기도 한층 밝아졌다. 앞으로는 후원금 형식뿐만 아니라 성장 가능성이 있는 사업에 일반인도 쉽게 참여해 그 수익을 나눠 가질 수 있게 됐다. 하지만 크라우드펀딩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투자자 한도와 참여 기업을 더욱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여전히 높다. 임 위원장은 이날 크라우드펀딩 관련 업체들과의 간담회에서 “창업한 지 7년 이상 지난 기업도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자금을 조달할 수 있도록 시행령에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크라우드펀딩이 신생 기업을 지원하기 위한 것이지만 기존 금융회사가 소화하지 못하는 부분을 지원하는 측면도 있고, 예상치 못한 비즈니스 형태도 있기 때문이라는 지적에서다. 우태하 오믹시스(생물정보연구개발업체) 대표는 “스타트업 기업이면 업종과 상관없이 3·5·7년 등으로 자금 규모 등이 정해져 있는데 업종에 따라 필요한 자금 규모나 시점이 다르다”면서 “바이오벤처는 창업한 지 6~9년 사이에 제품 하나를 완성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일반인 투자 한도(연간 기업당 200만원, 전체 500만원 한도)와 전매제한(1년간 되팔기 금지)을 풀어 달라는 요청도 잇따랐다. 이에 대해 임 위원장은 “새로 도입되는 제도라 처음부터 규제를 완전히 없앤 다음에 제한해 나가기보다 범위를 조금씩 확대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면서 “다만 벤처캐피탈이나 에인절 투자자를 전매제한이 없는 전문 투자자 범위에 포함시키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규제를 두는 대신 유인책으로 코넥스나 코스닥 시장으로 가기 전 단계에서 투자자들이 자금을 회수할 수 있도록 2차 시장(세컨드리 마켓) 등 회수 시장을 활성화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크라우딩 업계 관계자들은 이 밖에도 외국인 투자자와 에인절 투자자, 일반 투자자들이 참여할 수 있는 저변을 확대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신생 기업에 대해 온라인으로 자금을 모집하는 방식인 만큼 투자자 보호에 대한 필요성도 제기됐다. 천창민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투자자 교육을 법적으로 규제하지는 않지만 불특정 다수를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 만큼 중개업체는 반드시 크라우드펀딩의 속성과 위험에 대해 설명해야 크라우드펀딩 산업이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일반투자자들은 중개업체 사이트를 통해 투자하려는 기업에 대해 파악하고 SNS로 의견이나 정보를 교환하며 해당 기업이 발행한 증권을 매입할 수 있다. 한 기업당 연간 200만원까지 투자할 수 있으며, 청약금액이 모집예정금액의 80% 이하일 경우 증권발행이 취소된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임종룡 “금융위 권한 금감원 대폭 넘긴다”

    임종룡 “금융위 권한 금감원 대폭 넘긴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17일 금융위가 행사하는 일정 규모 이하의 ‘금전제재권’을 포함한 다양한 업무 권한을 금융감독원이 직접 수행하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사실상 금융위 권한을 금감원에 대폭 넘기겠다는 의미다. 그간 정책이나 제재 등을 놓고 양측이 이견을 벌인 사례가 적지 않았던 데다 권한과 책임을 명확히 나누기가 쉽지 않은 만큼 향후 시행 방안에 관심이 쏠린다. 임 위원장은 경기 고양 국민은행 연수원에서 열린 금융위-금감원 합동 워크숍에서 이런 내용의 협력 강화방안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방안에는 인허가 심사나 조사감리 발표 때 금감원의 역할을 강화하고, 금감원으로의 위탁사항도 확대하는 내용을 담았다. 또 법령이나 감독규정의 제·개정과 주요 정책 마련 같은 업무를 추진할 때 두 기관이 긴밀히 협의하도록 업무 과정을 완전히 재설계하기로 했다. 임 위원장은 “시스템과 관행으로 정착시켜 나갈 것이며 위탁사항 확대나 금전 제재 부담 분담도 긴밀히 협의해 처리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우리銀 매각’ 임종룡 고심초사

    ‘우리銀 매각’ 임종룡 고심초사

    경영권도 보장할 수 없다. 투자 수익도 장담할 수 없다. ‘반찬’(매각 조건)이 부실하니 ‘손님’(매수자)도 뜸하다. 우리은행 민영화 4전5기의 현주소다. 금융위원회 산하 공적자금관리위원회마저 매각방식 등에 대해 이렇다 할 설명이 없다. “이달 중 매각 안을 내놓겠다”던 임종룡 금융위원장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금융권도 회의적인 반응이다. 14일 금융위와 금융권에 따르면 전날 열린 공자위 전체회의는 소득 없이 끝났다. 한 공자위 관계자는 “과점주주(寡占株主) 방식에 주안점을 두면 어떤 장단점이 있는지 의견만 교환한 간단한 자리였다”고 설명했다. 경영권 프리미엄을 얹어 파는 방식을 완전히 접은 것은 아니지만 이미 네 차례나 실패한 터라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쪽으로 기운 분위기다. 과점주주 방식은 특정 주주에게 경영권을 넘기지 않고 몇몇 주주에게 지분을 나눠 파는 것이다. 열쇠를 쥐고 있는 금융위도 과거와 달리 경영권 프리미엄에 더이상 집착하지 않는 기류다. 프리미엄 포기는 공적자금 회수 극대화라는 원칙에 위배되기 때문에 역대 금융위원장은 쉽사리 ‘결단’을 내리지 못했다. 문제는 당국이 이런 의지를 드러냈는데도 사겠다고 나서는 ‘임자’가 없다는 데 있다. 금융위 고위 관계자는 “수요 조사를 해 봤는데 눈에 들어오는 곳이 없다”면서 “과점주주가 됐든 뭐가 됐든 사겠다는 사람이 있어야 넘기는데 큰일”이라고 토로했다. 수요 조사에서는 ‘엘리엇 사태’의 후폭풍으로 투기자본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사모펀드(PEF) 외에는 후보가 나타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 공자위원은 “온갖 방안을 검토 중이지만 획기적인 묘안이 없는 게 사실”이라고 털어놓았다. 금융권에서는 일부 지분을 남기고 20~30% 지분을 다수 투자자에게 쪼개 파는 방안 등을 거론한다. 소수 지분 매각은 부담이 적은 데다 민영화 이후 경영 개선 효과가 나타나 주가가 올라가면 그때 나머지 지분을 좀 더 비싼 값에 팔 수 있다는 논리다. A은행 고위 관계자는 “우리은행 주가가 당국이 원하는 수준에 못 미치긴 하지만 기다린다고 해서 주가가 오를 거라고 확신할 수 없다”며 “지분을 분할 매각해 1차로 주당 1만원 선에서 팔고, 그 뒤에 수익성 등을 개선한 후 2차 매각에서 더 높은 가격에 파는 방식으로 (1차 매각 때 손해 본 것을) 만회하는 게 공적자금을 그나마 빨리 회수하는 지름길”이라고 주장했다. 이렇게 하려면 손해를 감수해야 한다. 이날 우리은행 주가는 9450원을 기록했다. 공적자금 원금을 회수하기 위해서는 1만 3500원은 돼야 한다는 게 정부의 계산이다. 공자위 일각에서도 “지분을 분산하면 부재지주로 인해 지배구조가 취약해진다”는 반대 기류가 있다. 하지만 올 초 “우리은행 몸값을 높이겠다”던 이광구 우리은행장의 장담과 달리 기업 가치는 자꾸만 떨어지고 있다. 저금리 기조가 길어지면서 우리은행의 자기자본이익률(ROE)은 올 3월 말 6.6%로 1년 전(7.3%)보다 후퇴했다. “(우리은행에) 제대로 된 주인을 찾아주겠다”던 임 위원장의 취임 일성도 갈수록 빛이 바래고 있다. 임 위원장의 의지가 부족한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헐값에 팔았다”는 비판에 신경 쓰다 보니 차일피일 시간만 끌고 있다는 것이다. 매각 시기를 내년으로 미룰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B은행 고위 임원은 “매각 방식조차 확정짓지 못하고 수요자부터 찾는 건 우스운 일”이라면서 “어떤 전주가 가격은커녕 조건도 알지 못한 채 덜컥 사겠다고 하겠느냐”고 냉소했다. 또 다른 공자위원은 “금융위가 주도적으로 국회나 관련 기관과 협의해 원칙을 정하는 노력이 아쉽다”고 말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공자위, 우리은행 매각 방식 결론 못 내… 이달 내 도출 어렵나

    금융위원회 산하 공적자금관리위원회(이하 공자위)가 13일 우리은행 매각방식을 논의했지만 결론에 이르지 못했다. 이에 따라 이달 안에 다섯 번째 민영화 복안을 내놓겠다던 금융위 구상이 지켜질지 의문이다. 이날 공자위는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이달 중에 우리은행 매각 방식을 발표하겠다고 밝힌 이후 소집돼 초미의 관심을 끌었지만 결론 도출에 실패했다. 공자위 관계자는 “매각 방식을 결정하지 않은 가운데 시장 수요를 조사하다 보니 수요자의 입장도 불분명해지는 문제가 있었다”고 고충을 털어놓았다. 당초 4~5개 주주에게 지분을 나눠 파는 과점주주 방식의 매각이 유력하게 거론됐지만 관심을 보이는 전주(錢主)가 많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서민금융 안정 vs 부실위험 증가… 은행권 중금리대출 딜레마

    서민금융 안정 vs 부실위험 증가… 은행권 중금리대출 딜레마

    SC은행은 시중은행 중에선 가장 먼저 2005년부터 중금리 대출인 ‘셀렉트론’을 팔았다. 은행의 추가 대출이 힘든 직장인 고객(25~55세)을 대출 모집인을 통해 대거 끌어들이며 한때 수신 잔액이 2조 1000억원에 이를 정도로 히트를 쳤다. 연 6.87~18% 금리를 적용해 은행에도 원가 대비 수익률이 높은 효자 상품으로 자리잡았다. 하지만 이 상품은 2013년 말께 폐지됐다. 최고 1억원 한도, 월급의 12배까지 대출해 주면서 부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났기 때문이다. 금융권의 따가운 시선도 부담이었다. “은행이 저축은행처럼 고금리 신용대출 장사를 하고 있다”는 성토가 이어졌다. 그런데 최근 금융권에선 ‘중금리 대출’이 다시 화두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여러 차례 “은행에서 10%대 중금리 대출을 취급해 달라”고 당부하고 있을 정도로 중금리 대출을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졌다. 시중은행들이 속속 중금리 대출 시장에 뛰어들며 “중금리 대출이 활성화되면 서민금융 안정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적지 않지만 “SC은행 사례처럼 부실 관리의 한계로 반짝 상품에 그칠 것”이라는 우려도 적지 않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최근 발표한 ‘국내 중금리 대출시장 현황 및 발전 방향’ 보고서에서 은행권의 ‘사각지대’인 중간 신용등급(5~6등급) 고객이 1216만명이라고 분석했다. 백종호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수석연구원은 “가계 신용대출 시장이 시중은행의 연 3~4%대 저금리와 2금융권의 연 15~34.9% 고금리로 나눠져 있다”며 “중간 신용등급을 위한 10% 안팎의 중금리 대출 시장은 찾아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최근 시중은행이 내놓고 있는 중금리 대출이 제대로 자리잡는다면 ‘갈 곳 없던’ 중간 신용등급 고객의 금리 부담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부실 관리가 여전히 큰 과제다. 시중은행들이 중금리 대출을 내놓으며 보증보험사에 끊임없이 ‘구애의 손길’을 보내는 것도 이 같은 맥락이다. 지난 5월 말 출시돼 현재까지 3500건(약 140억원)이 팔린 우리은행의 ‘위비뱅크’는 서울보증보험의 100% 보증을 이용하고 있다. 기업은행도 서울보증보험과의 제휴를 통한 상품 출시를 추진했지만 무산됐다. 이를 두고 정재욱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은행의 부실 위험을 보증기관에 떠넘기는 폭탄 돌리기”라고 지적했다. 결국엔 시중은행들이 엄격한 심사나 자격 제한을 통해 부실률이 높은 고객을 미리 솎아낼 것으로 보인다. 이달 말쯤 중금리 대출을 출시할 A은행 관계자는 “중간 신용등급 고객에 대한 정보가 없는 상태에서 무작정 중금리 대출을 늘릴 수 없다”며 “기존 거래 고객 중 한도가 더 필요한 고객들에게만 제한적으로 운용할 것”이라고 전했다. 최근 신한은행에서 출시한 ‘스피드업 직장인 대출’과 하나은행의 ‘하나이지세이브론’도 신용등급 7등급까지 ‘문호’를 개방했지만 소득이 있는 직장인만 대상이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몇 달간 상품을 운용해 보고 부실이 발생하는 고객군의 특성을 감안해 일정 소득 이하나 특정 신용등급군은 앞으로 대출을 제한하고, 한도를 줄이는 방식으로 위험 관리를 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시중은행의 중금리 대출이 유명무실해질 것이란 우려가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과거에도 시중은행들이 일부 중금리 대출을 다뤘지만 까다로운 심사 기준으로 대출 규모가 미미했다. 실제 B은행에서 2012년 9월 출시해 지난달 판매를 중단한 중금리 대출은 한 달 평균 40건 정도만 팔렸다. C은행 관계자는 “금융 당국이 까다롭게 건전성 관리를 요구하면서 부실 위험이 높은 저신용 고객에게 돈을 빌려 주라는 것부터가 난센스”라며 “금융 당국 입김에 휘둘려 어쩔 수 없이 상품은 취급하고 있지만 대출이 나가면 나갈수록 은행의 부실 위험이 커지는 구조”라고 토로했다. 2금융권 고객 잠식에 대한 불만도 적지 않다. 특히 전체 이용 고객 중 절반이 6~7등급인 저축은행 업계가 가장 큰 타격이 예상된다. 강경훈 동국대 경영학부 교수는 “은행들이 기존엔 신용등급 6~7등급은 무조건 거절했는데 이 중에는 성실상환자도 있을 것”이라며 “정부가 공과금이나 납세 실적이 좋은 저신용자를 골라 은행에 연계해 주면 부실 관리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정 교수는 “현재 금융시스템 안에서 은행에 억지로 중금리 대출을 만들라고 하면 전체 시장만 교란시킬 뿐”이라며 “은행이 일부 자금을 출자해 기금을 만들어 중금리 대출을 취급한다면 손실이 나도 부실이 은행으로 전이되는 것을 차단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거래소, 지주사 전환 뒤 내년 말 상장

    이르면 내년 말쯤 한국거래소가 주식시장에 상장된다. 금융위원회는 2일 금융개혁회의를 열어 거래소를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한 뒤 기업공개(IPO)하는 내용의 거래소 개편안을 확정했다. 코스피와 코스닥 등은 각각 분리돼 지주회사 밑 자회사로 편입된다. 이를 위해서는 법(자본시장법)을 고쳐야 한다. 금융위는 올해 법 개정안의 국회 통과를 목표로 내년에 ‘한국거래소지주’(가칭)를 출범시킨다는 구상이다. 이어 내년 말이나 내후년 초에 한국거래소지주를 상장할 방침이다. 미국·일본 등 주요 선진국의 거래소는 대부분 상장돼 있다. 이번 개편으로 기능이 강화되는 코스닥 자회사는 중소·벤처기업을 포함한 모든 성장·기술형 기업을 위한 거래소로 육성된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거래소 내 2위 시장에 머물던 코스닥 시장이 별도 법인으로 분리되면 첨단기술 기업과 신형 벤처기업의 자금 조달 및 회수 기능이 활성화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코스피와 코스닥의 경쟁 체제를 통해 투자→회수→재투자로 이어지는 선순환 체계를 강화하겠다는 복안이다. 거래소가 상장할 경우 발생하는 상장 차익은 거래소가 그동안 독점적 지위로 얻은 이익이 누적된 것이라는 점에서 공익재단 설립 등 사회 환원 장치를 강구할 방침이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코스피·코스닥 경쟁 통해 체질개선 유도

    코스피·코스닥 경쟁 통해 체질개선 유도

    지금의 한국거래소(KRX)는 2005년 증권거래소, 코스닥위원회, 선물거래소 등 4개 관련 기관이 합쳐져 출범한 조직이다. 당시 초대 이사장인 이영탁 전 국무조정실장이 상장(IPO)을 추진했으나 기획재정부의 반대에 부딪혀 성공하지 못했다. 이번에는 금융위원회가 IPO를 추진하겠다고 나섰다. 거래소 구조는 통합 이전처럼 돌아가지만 지주회사라는 ‘우산’이 씌워졌다. 코스피와 코스닥을 각각의 자회사로 경쟁시켜 체질 개선을 유도하겠다는 게 핵심이다. 궁극적으로는 대체거래소(ATS) 도입 등 진정한 경쟁 체제 구축과 코스닥 시장 건전화 방안 마련, 거래소 상장 차익의 사회 환원 문제를 어떻게 매듭짓느냐가 성공의 변수다. 금융위는 2일 개편안을 발표하면서 유가증권시장, 코스닥시장 등 시장 간 상호경쟁이 제한돼 서비스 질이 떨어지고 시장 발전이 정체된다고 지적했다. 그 근거로 상장 실적을 들었다. 우리의 코스닥과 비슷한 미국의 나스닥은 2012년부터 2014년까지 411건, 대형주 중심의 뉴욕증권거래소(NYSE)는 349건을 상장시켰다. 그런데 거래소(KRX)는 114건에 불과하다. 경제 규모가 다르긴 하지만 외부감사 대상 기업 중 600여개가 유가증권시장, 9000여개가 코스닥시장 상장 요건을 충족하고 있는데 연간 신규 상장이 40건에 불과한 것은 거래소의 상장 유치 노력이 미흡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특히 신생 기업이 문제였다. 바이두 등 중국의 신흥 인터넷 기업은 적자 상태에서도 나스닥에 상장했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이날 “세계적 게임 개발 업체인 한국 기업 넥슨이 2011년 우리 시장을 놔두고 일본거래소(JPX)에 상장한 것은 두고두고 뼈아픈 사례”라며 거래소 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경쟁 체제가 도입되면 주식 거래 비용 인하 등도 기대할 수 있다는 게 금융위의 분석이다. 이는 뒤집어 보면 투자자 보호이기도 하다. 거래소에 따르면 1996년 코스닥시장 개설 후 지금까지 상장 폐지된 기업이 494개다. 이 중 80%(392개)가 정보기술(IT) 거품기에 상장됐다. 코스닥 분리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은 이때의 학습효과 탓이 크다. 벤처업계 관계자는 “코스닥시장 활성화라기보다는 진입 장벽을 낮춰 투자 자금을 회수할 수 있는 길을 열어 주려는 효과가 더 커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임 위원장은 “코스닥을 (상장도 폐지도 많은) 다산다사(多産多死) 시장이 아닌 우리 산업의 성장 동력으로 키울 것”이라면서 “상장 활성화 측면과 투자자 신뢰 보호 측면을 고려해 적절한 기준을 세워 나가겠지만 지금의 상장 기준은 이익요건을 중심으로 과도하게 경직돼 있다”고 말했다. 상장 기준 완화를 시사하는 대목이다. 거래소는 증권사들이 100% 지분을 갖고 있다. 2007년 상장 논의가 한창일 무렵 거래소는 3700억원을 출자해 자본시장발전재단(가칭)을 설립하겠다는 안을 내놨다. 이 중 1700억원을 상장차익 반환 몫으로 책정했는데 당시에도 규모 적정성을 두고 논란이 뜨거웠다. “상장 차익 처리는 주주들이 결정할 문제이지 정부가 나설 사안이 아니다”라는 주장(박창균 중앙대 교수)도 있다. 거래소 체제를 개편하는 목적은 내부 경쟁을 촉발시키기 위해서다. 또 하나의 문제는 외부 경쟁이다. 김준석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이후에도 독점 구조가 유지된다면 간섭, 통제는 계속될 수밖에 없다”면서 “그렇게 되면 조직 구조만 옥상옥으로 바뀔 뿐 변하는 게 없다”고 우려했다. 김 연구위원은 “ATS가 빨리 도입돼야 하고, 해외거래소와의 제휴를 통해 글로벌 플레이어로 경쟁 환경에 더 빨리 뛰어들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2013년 관련 법 개정으로 ATS 도입 근거는 있다. 거래소 노조는 “결국 코스닥 분리 의도를 관철하려는 정치적 꼼수”라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지주회사 체제가 되레 비효율적이고 투자자 보호에도 취약하다는 주장이다. 애초 금융위는 코스닥 분리를 추진했으나 노조와 정치권 등의 반대로 ‘지주회사 내 자회사 설립’ 절충안으로 돌아섰다.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현장 소통 “좋아요” 성과 우선 “글쎄요”

    현장 소통 “좋아요” 성과 우선 “글쎄요”

    “취임 초기부터 지나치게 성과에 연연한다. ‘그럴듯한 그림’만 내놓으면 정작 2년 뒤 나타날 부작용은 누가 책임지나.”(A보험사 고위 임원) “현장의 얘기를 많이 들어 준다. 수용 여부를 떠나 들어 주는 것만으로도 속이 후련하다.”(B은행 임원) 임종룡표 ‘금융개혁 100일’을 둘러싼 엇갈린 평가다. 금융위원회는 1일 임종룡 위원장 취임 100일을 기점으로 ‘중간평가’ 성격의 설문결과를 발표했다. 금융권 인사와 기업인 등 110명에게 의견을 물은 결과 우호적인 여론이 높았다. 하지만 ‘노력’과 ‘노련함’은 차이가 있다. 금융 당국의 ‘비공식 행정지도’가 여전하고 금융사도 별반 달라진 게 없다는 쓴소리도 나왔다. 평가를 관통하는 세 가지 키워드는 ‘현장’ ‘성과’ ‘임 과장’이었다. ■현장 소통 임 위원장은 농협금융 회장을 지냈다. 그래서인지 현장과의 소통 노력이 돋보인다는 칭찬이 많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시장 친화적으로 금융개혁 방향을 설정하고 규제를 완화한 것은 의미가 있다”면서 “민간에서의 경험이 정책적으로 반영됐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설문에 답한 사람 가운데 금융개혁을 체감한다고 응답한 비율(42%)은 절반이 채 안 됐다. 임 위원장도 이날 “많은 제도를 바꾸고자 하는 결정은 했지만, 시장과 현장에 반영되도록 하는 건 충분치 못해 스스로 반성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성과 우선주의 익명을 요구한 금융권 고위 임원은 “(임 위원장이) 기존 정책을 파악하기도 전에 바로 성과를 내는 일부터 시작했다”면서 “지금 당장은 좋은 평가를 받을지 몰라도 사후 리스크 관리 측면에서는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그 예로 은산분리(은행자본과 산업자본 분리) 완화, 대부업 금리 인하 등을 들었다. 개혁 속도가 너무 빠르다는 목소리도 있다. 더 큰 문제는 금융개혁에서 가장 중요한 혁신이나 내부통제 수준에 대한 온도 차다. 금융사들이 규제 완화를 보완할 수 있는 내부통제 기능을 갖추고 있는지에 대해 금융권 최고경영자의 50%와 실무자의 85%가 그렇다고 답했지만 학계·연구원은 5%만 동의했다. ■임 과장 임 위원장은 쉴 틈 없이 국·과장들과 ‘브레인 스토밍’을 하고 브리핑도 때로 직접 한다. 지나치게 꼼꼼하게 챙겨 ‘임 과장’이라는 별명이 따라다닌다. 임 위원장은 “(이런저런 어려움을) 직원들이 (국가 경제를 위해 일한다는) 보람으로 이겨 낼 것”이라고 말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절절포’ 외쳤던 임종룡도 “비 올 때 우산 뺏지 말라”

    ‘절절포’ 외쳤던 임종룡도 “비 올 때 우산 뺏지 말라”

    금융지주 회장 시절 규제 완화는 절대로 절대로 포기해선 안 된다(절절포)고 외쳤던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22일 은행장들에게 “비 올 때 우산을 뺏지 말라”고 주문했다. 시장 논리보다는 경제를 먼저 생각하라는 뜻으로 해석된다. 한국거래소를 지주회사 체제로 만들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임 위원장은 이날 저녁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하영구 은행연합회장 및 16개 시중은행장들과 만나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로 소비가 줄고 경제가 위축돼 업체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이럴 때 대출한 돈을 회수한다거나 금융거래를 중단하는 것은 비 올 때 우산을 뺏는 전형적 행태인 만큼 삼가 달라”며 “메르스로 타격을 입은 소상공인이나 중소기업 지원에 은행권이 앞장서 달라”고 요청했다. 서민·취약 계층을 위한 맞춤형 지원과 가계부채 관리도 거듭 주문했다. 임 위원장은 “우리은행의 ‘위비모바일대출’, 신한은행의 ‘스피드업 직장인 대출’ 등과 같은 중금리 대출상품을 적극적으로 내놔 달라”고 말했다. 은행장들은 좀 더 과감한 규제 완화 등을 건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임 위원장은 앞서 새누리당 부산 지역 의원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한국거래소를 지주회사 체제로 개편할 방침”이라며 “이는 단순히 코스닥시장을 분리하려는 것이 아니라 경쟁력 확보를 위해 거래소 시스템을 개선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주회사 전환은 거래소의 바람이기도 하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인터넷은행’ 연내 1~2개 시범인가… 기업도 50% 지분 소유

    ‘인터넷은행’ 연내 1~2개 시범인가… 기업도 50% 지분 소유

    삼성·LG 등 재벌을 뺀 일반 기업도 인터넷전문은행(이하 인터넷은행) 지분을 최대 50%까지 소유할 수 있게 된다. 올해 안에 시범 인터넷은행이 1∼2개 탄생한다. 1992년 평화은행(우리은행에 흡수합병) 이후 23년 만에 새 은행이 등장하는 셈이다. 일단은 법 개정 없이 시범인가 형태로 추진하지만 궁극적으로는 산업자본의 은행자본 소유를 최대 4%로 규제한 은행법 개정이 필요하다. 사실상 ‘은산분리’(은행자본과 산업자본의 분리)를 허무는 것이어서 국회 통과 과정에서 논란과 진통이 예상된다. 인터넷은행 자체의 수익성 확보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금융위원회는 18일 이런 내용의 인터넷은행 도입 방안을 발표했다. 인터넷은행은 오프라인 점포 없이 온라인으로만 예금·대출 업무 등을 취급하는 은행이다. 인건비와 점포 유지비 부담 등이 덜한 만큼 금융소비자 입장에서는 대출 금리 및 각종 수수료 인하 효과 등을 기대해 볼 수 있다. 관건은 누구에게 이런 은행을 허용할 것인가 하는 점이다. 금융위는 삼성·LG·SK 등 상호출자 제한 대상인 재벌 계열사 1684곳(6월 1일 기준)만 빼고 모든 일반 기업(산업자본)에 최대 50%까지 지분을 가질 수 있도록 했다. 물론 ‘인터넷은행’에 한해서다. 다음카카오, 다우(키움증권), 미래에셋 등은 ‘인터넷은행 1호’ 자리를 넘볼 수 있게 됐다. 네이버는 인터넷은행에 관심이 없다. 재벌이 아니더라도 대주주의 사금고화는 차단해야 하는 만큼 관련 규제는 강화했다. 대주주에게 돈을 빌려줄 수 있는 한도가 일반 은행은 자기자본의 25%까지이지만 인터넷은행은 10%까지만 가능하다. 대주주가 발행한 주식도 인터넷은행은 사들일 수 없다. 문턱(최저자본금)은 시중은행의 절반인 500억원으로 낮췄다. 이런 조건을 달아 금융위는 연내 1∼2개 인터넷은행을 시범인가할 방침이다. 9월에 일괄 신청을 받은 뒤 10~11월 심사를 거쳐 12월에 예비인가, 내년 상반기에 본인가를 내줄 계획이다. 우선은 현행 법 아래서 시범인가를 내주겠다는 게 금융위 설명이다. 따라서 시범은행에 참여하는 기업은 은행 지분을 4%까지만 가질 수 있다. 나중에 법 개정이 이뤄지면 50%까지 허용이 가능하다. 은산분리 논쟁 소지가 커 정면 돌파보다는 우회 공략 전술로 풀이된다. 시범 인터넷은행이 좋은 반응을 얻으면 은산분리 완화 반대 주장을 누그러뜨리는 데다 국회에서의 법 개정이 훨씬 수월해질 것이라는 계산이 엿보인다. 하지만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는 “한 번 예외를 허용하면 순식간에 (산업자본에) 은행 빗장이 열리게 될 것”이라며 ‘반대 투쟁’을 예고했다.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할 경우 인터넷은행은 시범사업에서 끝날 공산이 높다. 빈기범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인터넷은행이 나온다고 해도 직접적인 부가가치를 기대하기는 힘들다”면서 “핀테크의 핵심은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의 참여가 관건인데 은산분리 조항은 국회에 넘겨둔 채 시범인가만 먼저 내주는 것은 성과 보여 주기에 지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절절포’(규제 완화는 절대 절대 포기 안 한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의 ‘꼼수’라는 비판도 나온다. 인터넷은행의 영업범위는 일반은행과 똑같다. 최대한 ‘먹고살 길’을 열어 줬다는 게 금융위의 설명이지만 인터넷뱅킹 서비스가 세계 최고 수준인 일반 은행과의 차별화가 쉽지 않다. 이 때문에 인터넷은행의 경쟁 상대는 저축은행이 될 것이라는 관측도 많다. 정희수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금융시장에 새로운 플레이어가 들어오면 경쟁이 유발돼 소비자 혜택이 기대된다”면서도 “인터넷은행이 기존 은행(및 저축은행)과의 경쟁에서 살아남으려면 온라인 쇼핑몰 등과의 제휴를 통해 특화된 사업 모델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예컨대 전자상거래에서 출발한 일본의 라쿠텐은행은 고객이 라쿠텐몰에서 결제하면 할인과 포인트 혜택을 준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年 34.9% 대부업 금리 상한선 낮춘다

    연 34.9%인 대부업계 금리 상한선이 낮아진다. 가계부채 대책도 다음달 나온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17일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대부업계가 기준금리 인하 등 여러 금융여건 변화로 법상 최고금리를 인하할 여력이 있고 인하가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금융위는 대부업계 금리 상한을 하향조정하는 내용 등을 담은 서민금융 지원 방안을 다음주에 발표할 예정이다. 법 개정이 필요해 국회를 통과해야 하지만 이미 대부업 이자율 상한을 연 29.9%(신동우 의원), 30%(박병석 의원), 25%(김기식 의원)로 낮추는 대부업법 개정안이 의원입법 형태로 발의돼 있어 별 어려움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임 위원장은 가계부채가 임계치를 넘어섰다는 국회의원들의 지적에 대해 “(관계부처 합동 가계부채관리협의체에서) 부분적 관리 강화 방안에 합의했다”며 7월에 가계부채 대책을 내놓겠다고 밝혔다. 이달 말 예정된 기획재정부의 하반기 경제정책방향 발표 때 기본방향을 제시하고 구체적 방안은 7월에 발표하겠다는 설명이다. 상호금융권의 과도한 외형 확장을 억제하고, 토지·상가 담보대출 등 비(非)주택 관련 대출관리 방안 등이 담길 것으로 보인다. 토지·상가 담보 대출의 경우 담보인정 기준을 강화하고 담보평가의 객관성을 높이는 방안이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기관을 상대로 분할상환 대출 취급을 많이 할 수 있도록 하면서 분할상환 관행의 정착을 유도하는 내용도 담길 전망이다. 임 위원장은 카드 수수료 인하 주문과 관련해서는 “자금 조달 측면에서 볼 때 카드 수수료도 인하할 요인이 있다”고 말했다. 금융위는 여신금융협회 등과 적정 수수료를 정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임 위원장은 복합점포에 보험사를 입점시키면 보험설계사가 타격을 받는 등 부작용이 심각할 것이라는 지적이 쏟아지자 “복합점포에 보험사가 입점하더라도 방카슈랑스 룰(특정 보험사 상품 판매비중이 25%를 넘지 못하도록 한 규정)은 유지할 것”이라며 “보험설계사가 어려워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금융위, 법적 근거 없는 ‘숨은 규제’ 일괄 폐지

    금융 당국이 행정지도, 모범규준, 가이드라인, 지침 등 숨은 규제를 찾아내 폐지하고, 꼭 필요한 규제는 유형화해 일일이 합리화 여부를 검토하고 개선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금융사의 가격·수수료·경영판단사항 등에 대한 당국의 개입도 제한된다. 금융위원회는 15일 임종룡 위원장 주재로 열린 제1차 금융규제개혁 추진회의에서 금융규제개혁작업단을 구성해 이런 방향의 규제 개혁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우선 감독 규정과 세칙 가운데 법적 근거가 없는 규제는 일괄 폐지된다. ‘금융기관 업무위탁 규정’처럼 법적 근거가 없는 규제에 대해선 일괄 폐지하거나 필요하면 상위법에 명시하기로 했다. 규제 목적에 따라 시장질서, 소비자보호, 건전성, 영업행위 등 네 가지 유형으로 나눠 시장질서와 소비자 보호에 필요한 규제는 강화하고, 건전성 규제는 국제 기준에 맞춰 정비하기로 했다. 영업행위와 관련한 규제는 폐지하거나 완화한다. 금융위는 자체규제심사위원회에 금융규제 옴부즈맨을 추가하고 기존 규제를 개정할 때 일몰 설1정을 의무화하기로 했다. 금융 분야에 ‘규제비용 총량제’ 도입도 추진한다. 이는 규제를 신설·강화할 때 다른 규제의 폐지·완화를 통해 규제비용 총량을 유지하도록 하는 제도다. 금융위는 사전 규제에서 사후 책임을 강화하고, 오프라인 규제를 온라인 시대에 맞도록 정비하기로 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경제 블로그] 금융권 준법감시인과 감사 ‘밥그릇 싸움’

    [경제 블로그] 금융권 준법감시인과 감사 ‘밥그릇 싸움’

    “금융 개혁이 성공하려면 우선 카드사 고객정보 유출이나 동양사태 같은 큰 사고가 나선 안 된다. 뒤처리에 발목 잡혀 정작 앞으로 나가지 못한다. 그런데 이런 사고를 막기 위한 규제를 오히려 걷어 내야 하는 상황이라 ‘자율적 책임경영’이 정말 중요하다. 그러려면 금융사 스스로의 내부 통제가 필수적이다.” 한 금융 당국 고위 관계자가 털어놓은 말입니다. ‘집안 단속’이 잘 돼야 금융 당국도 채찍 위주의 제재식 검사에서 벗어나 신성장 동력을 찾을 수 있게 전폭 지원할 수 있다는 이야기지요. 그런데 자율적 내부 통제를 강화하는 방안 중 하나인 ‘준법감시인’ 역할 강화가 쉽지만은 않다고 하네요.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지난 4월 ‘은행권 준법감시인 현장 간담회’를 열었을 때도 이런 분위기는 이미 감지됐습니다. 준법감시인들은 “권한이나 역할이 애매해 ‘고유 업무’를 잘 못하겠다”고 입을 모았다네요. 준법감시인은 통상 금융사 직원들이 ‘사고’를 치지 않도록 사전적으로 상시 통제·감시하는 역할을 합니다. 그런데 입지가 모호한 상황에서 조직 ‘넘버 2’인 감사의 눈치를 보느라 활발히 활동할 수 없다는 얘기지요. 이 때문에 문제 발생 억제보다는 정보 수집부터 대관 업무 등 안팎의 잡다한 겸업을 하고 있다는 겁니다. 준법감시인들은 “직원들의 불공정 행위를 잡아내려면 상시 검사도 하고 사후 감사까지 할 수 있어야 유기적으로 전후 원인을 파악해 재발을 막을 수 있다”고 강조합니다. 반면 감사들은 지금도 업무가 중복되는데 검사 권한까지 주는 것은 과도하다고 반박합니다. 금융 당국 관계자는 “결국 밥그릇 싸움인데 이견 조율이 쉽지 않아 두 달이 다 되도록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고 토로합니다. 준법감시인들은 6월 국회에 기대를 겁니다. ‘금융회사 지배구조 개선 관련 법안’이 통과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입니다. 이 법안에는 은행이 사외이사 구성부터 준법감시인 등 각각의 역할을 명확하게 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어 지금보다 준법감시인의 ‘목소리’가 더 커질 것으로 봅니다. 물론 금융사는 반갑지만은 않습니다. 감사든, 준법감시인이든 입김이 세지면 결국 시어머니 ‘말발’만 더 세지는 셈이니까요. 그들만의 영역 다툼 속에 금융사 내부 단속이 늦어지면 금융 개혁도 요원해집니다. 갑(甲)들의 밥그릇 싸움 말고 현명한 역할 분담을 기대해 봅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경제 블로그] 법규 위반 확인 ‘비조치 의견서’ 활성화

    [경제 블로그] 법규 위반 확인 ‘비조치 의견서’ 활성화

    최근 금융감독원이 내는 보도자료의 첫 번째 장에는 늘 ‘창의적 금융, 비조치 의견서로 도와드립니다’라는 문구가 적혀 있습니다. 비조치 의견서란 금융사들이 상품을 개발하거나 새로운 영업 방식을 시도할 때 법규 위반에 해당하지 않는지를 미리 금융 당국에 확인받는 것입니다. 금융사들 입장에서는 나중에 발생할 수 있는 논란에 대비해 면죄부를 받는 셈이지요. 비조치 의견서는 2005년 도입됐지만 10년간 접수 건수는 10건에 불과했습니다. 당국의 소극적인 태도로 신청해도 빠르고 명확한 답변을 받아내기 어려웠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올해 금융감독원에는 4월부터 최근까지 두 달여 만에 37건(은행7·카드사13·저축은행4·보험6·증권5·자산운용2)의 비조치 의견서가 접수됐습니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취임 이후 규제 개혁을 위해 유권해석과 비조치 의견서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도록 한 덕분입니다. 금융사들은 의견서를 제출하고 45일 내에 결과를 문서로 회신받을 수 있게 돼 일하기가 훨씬 수월해졌다고 합니다. 허용이 될지 안 될지 몰라 시간을 끌던 일들을 척척 진행할 수 있게 됐다고요. 규제를 최대한 완화하는 쪽으로 관대한 해석이 많은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금융사들의 리스크와 법규 위반 등을 관리 감독해야 하는 금감원의 입장에서는 여간 부담스러운 일이 아니라고 토로합니다. 면죄부를 주는 만큼 사후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는 당국이 짊어져야 하기 때문입니다. 비조치 의견서에는 대개 애매한 사안들이 많기 때문에 뒤늦게 해석의 차이가 발생할 수도 있고 특정 사안에 따라서는 다르게 적용될 수가 있는데 “금감원이 괜찮다고 했다”며 항변할 수 있다는 것이지요. 한편에선 전자금융업자나 금융사만 신청 자격이 있어 이제 막 핀테크를 시작하는 스타트업 회사들은 이를 활용할 수 없다는 불만도 있습니다. 한 금감원 직원은 “이러다 또 큰 사고가 나면 또다시 옛날로 돌아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면서 “결국은 ‘뫼비우스의 띠’처럼 돌고 도는 것 아니겠냐”고 얘기합니다. 정책도 뫼비우스의 띠처럼 정해진 답은 없겠지만 앞면을 볼 땐 뒷면도 함께 봐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메르스 공포] 메르스 테마주·루머 집중감시…당국, 시세조종 행위 등 단속

    금융 당국이 메르스 관련 테마주와 악성 루머에 대해 집중 감시에 나섰다. 금융위원회는 자본시장조사단과 금융감독원, 한국거래소와 함께 메르스 관련 종목에 대한 시세조종 행위 등에 합동 대응하겠다고 8일 밝혔다. 메르스 테마주로 언급되는 종목의 반복적 고가 매수를 통한 시세 조종 유인, 과도한 허수 주문, 초단기 시세 관여와 상한가 굳히기 등이 집중 단속 대상이다. 인터넷 증권게시판 등을 통해 메르스 관련 풍문을 유포해 주가가 급등할 것처럼 매수를 부추기는 행위도 주요 감시 대상에 포함된다. 거래소는 메르스 관련 급등 테마주를 ‘투자주의’, ‘경고’, ‘위험’ 등 시장경보 종목으로 지정하고 시세 관여 등의 불건전 매매에 대해서는 즉시 수탁거부 등의 조치를 취할 예정이다. 한편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오는 15일 시행되는 증시 가격 제한폭 확대와 관련해 “신용융자 등으로 투자자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시장 동향을 면밀히 점검하라”고 거래소와 금감원에 주문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MB정권 ‘녹색금융’처럼… 기술금융도 사라지나요”

    “MB정권 ‘녹색금융’처럼… 기술금융도 사라지나요”

    “기술금융도 (정권 바뀌면) 녹색금융처럼 사라지는 것 아닙니까.” 지난 20일 금융위원회가 주관한 ‘기술금융 실태조사 현장실사 간담회’에서 나온 도발적인 질문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가 금융위 측에 “정부를 믿고 기술금융을 계속 지원해도 되는 것이냐”며 녹색금융 얘기를 꺼내든 것이다. 기술금융에 대한 금융권의 불안감을 단적으로 보여 주는 방증이다. 기술금융은 담보가 없는 중소기업에 기술평가서(TCB)를 바탕으로 대출해 주는 상품이다. 비슷한 성격의 관계형 금융도 있어 ‘교통정리’ 및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관계형 금융은 은행이 기업의 성장 초기 단계부터 맞춤형 금융 지원과 컨설팅을 제공해 주는 상품이다. 기술금융은 금융위, 관계형 금융은 금융감독원의 ‘야심작’으로 불린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는 이달 초까지 한 달여에 걸쳐 금감원, 금융연구원, 기술보증기금과 공동으로 ‘기술금융 실태조사 현장실사’를 벌였다. 29일 임종룡 금융위원장과 시중은행장들이 머리를 맞대는 ‘금요회’에서 은행권 의견을 마지막으로 들은 뒤 다음달 중 기술금융 개선안을 내놓을 예정이다. 기술금융 지원 실적을 주로 반영했던 혁신성 평가 항목 중에 ‘정성적 평가’(직원 교육 시스템, 기술평가DB 및 인프라 구축 노력 등) 배점을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기술금융 경쟁이 과열 조짐을 보이고 있고 TCB 신뢰도가 높지 않다”는 시중은행들의 지적을 일부 반영해서다. 금융 당국은 기술금융 부문 혁신성 평가 항목 개편작업에 맞춰 ‘관계형 금융’ 혁신성 평가도 손질해 내놓을 방침이다. 하지만 금융권에선 제도 전반의 ‘수술’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가장 큰 불만이 기술금융과 관계형 금융의 ‘중첩’이다. 사실상 지원 대상이 중복되는 경우가 많지만 ‘상전’이 금융위와 금감원으로 나뉘어져 있어 실적 집계 및 혁신성 평가가 별도로 진행되고 있다. 한 은행 관계자는 “A은행에서 먼저 B기업과 관계형 금융 협약을 맺어도 이 기업이 C은행에서 기술금융 대출을 받으면 A은행의 관계형 금융 실적에서는 빠진다”며 “관계형 금융과 기술금융에 대한 은행 간 정보 공유가 이뤄지지 않다 보니 시간과 비용 낭비가 크다”고 털어놓았다. 또 다른 관계자는 “기술력이 우수한 기업에 초기에 기술금융을 지원하고 성장 과정에 맞춰 관계형 금융을 적용하면 될 일을 굳이 분리해서 지원하라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특히 출시 1년이 채 안 되는 관계형 금융의 경우 벌써부터 상품 지속성에 대한 의구심이 적지 않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전임(최수현) 금감원장이 내놨던 정책상품인지라 최근엔 금감원에서조차 관계형 금융을 그다지 주문하지 않는다”며 “관계형 금융을 계속 끌고 가야 하는 것인지 몰라 답답하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기술금융과 관계형 금융의 기본 취지에는 공감한다. 다만 이 두 상품이 이명박 정부의 녹색금융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선 은행 이외에도 다양한 금융주체들이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줘야 한다고 지적한다.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과 교수는 “벤처캐피탈의 투자 성공률도 10~20%에 불과한데 기술금융은 은행에 과도한 위험 부담을 안겨 주고 있다”고 말했다. 박기홍 하나금융경영연구소 기업금융팀장은 “벤처는 업종과 기술이 세분화돼 있어 은행이 이를 검증하는 데 한계가 있다”며 “벤처 부문에 전문성을 지닌 캐피탈이 은행과 함께 참여해 기술금융 및 관계형 금융을 활성화할 수 있는 모델을 구축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어느 공무원의 고백

    어느 공무원의 고백

    고등학생 아들을 둔 금융위원회의 한 국장급 간부는 올 초 아들의 학교 교실을 찾았다. 학부모가 직접 진행하는 진로 탐색 수업에 공무원을 소개하기 위해서였다. 리얼리티를 살리기 위해 이 간부는 자신이 속한 금융위 국·과장들의 프로필을 꼼꼼히 준비해 갔다. 프로필을 펼친 순간 그는 아차 싶었다. 죄다 ‘서울대’ 출신에 ‘행정고시’ 합격생들이었기 때문이다. ‘에이’ 하는 반응이 학생들 사이에서 터져 나왔다. 한 학생은 작은 목소리로 “서울대 안 나오면 금융위 공무원 못 하겠네” 하고 자조 섞인 냉소를 뱉어 냈다. 그 자신도 서울대 출신인 간부는 “조직 안에 있을 때는 별로 못 느꼈는데 막상 내 손으로 꺼내 놓고 비교해 보니 출신 성분 편중이 심하긴 하더라”라고 털어놓았다. 금융위는 정부 부처 중에서도 유난히 ‘경기고·서울대(KS)-행시’ 라인이 두드러진다. 전체 직원의 70% 정도가 고시 출신일 정도다. 공시생(공무원시험 준비생)들 사이에서 ‘비고시인들의 무덤’으로 불리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런 금융위에서 최근 ‘파격’이 벌어졌다. 지난 19일 비고시 출신이 3급 부이사관으로 승진 발탁된 것이다. 송재근(53) 금융위 감사담당관이 주인공이다. ‘KS’는 기본이고 서울대 상대나 서울대 법대 아니면 비주류로 취급되는 분위기 탓에 송 감사담당관의 승진은 ‘이변’으로까지 불린다. 금융위 과장급 이상 가운데 비고시 출신은 송 감사담당관을 포함해 2명밖에 없다. 비고시 출신인 한 사무관(5급)은 “엘리트 출신으로 무장된 조직에서 비고시 출신은 논외나 다름없다고 생각했다”면서 “이번 인사가 비고시 출신들에게는 상당히 고무적”이라고 전했다. 여기에는 인사에서도 혁신이 필요하다는 임종룡 위원장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특정 학벌과 고시 편중이 심하다는 안팎 비판 여론도 감안한 포석으로 보인다. 금융위 국장급 이상 14명 가운데 임 장관(연세대)만 빼고는 모두 서울대 출신이다. 5급 이상 사무관 111명 중 고시 출신만 67명이다. 송 감사담당관은 단국대 독어독문과를 졸업하고 1988년 7급 공채로 당시 재무부(현 기획재정부) 이재국에서 일을 시작했다. 금융위 축구단 감독도 맡고 있다. 사랑봉사단을 결성해 15년째 노숙인 무료급식소와 장애인 시설도 찾고 있다. 이런 안팎의 활약상이 인사에도 반영됐다는 후문이다. 송 감사담당관은 “비고시 후배들에게 희망을 준 것 같아 기쁘다”면서 “일찍 포기하는 후배들을 볼 때면 때때로 마음이 아팠는데 앞으로 금융위에서도 열심히 하면 과장, 부이사관, 나아가 국장도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경제 블로그] 가계부채 관리협의체까지 만들고도… 해법찾기 시각차

    [경제 블로그] 가계부채 관리협의체까지 만들고도… 해법찾기 시각차

    지난 8일 ‘가계부채 관리협의체’의 여섯 번째 회의가 열렸습니다. 가계 빚이 한달 새 8조 5000억원 늘어났다는 한국은행의 ‘4월 가계부채 통계’ 발표를 앞두고 있었지만, 관련 협의체는 이렇다할 해법을 찾지 못한 채 헤어졌습니다. 금융위원회, 한은, 기획재정부, 국토해양부 등 가계부채를 책임지고 있는 기관들이 모여 지난 3월 첫 회의를 가진 뒤 두 달이 다 되어 가지만 고민만 하는 모양새입니다. 가계부채 협의체는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취임 전 국회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아이디어를 제시해 만든 것입니다. 당시 금융위가 가계부채 구조를 조금이나마 개선하겠다며 안심전환대출을 내놓았는데 또 다른 한쪽에서 국토부는 ‘돈 빌려 집 사라’는 대출 상품(1%대 수익공유형 모기지)을 내놓는 등 엇박자가 계속되자 관계기관이 머리를 맞대기로 한 것입니다. 그런데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 가계 빚은 지난달 역대 최대 증가세를 찍었습니다. 증가 속도가 더욱 빨라지는 추세입니다. 가계부채 협의회에 모인 기관들은 가계부채에 대해 “관리 가능한 수준”이라고 대외적으로 입을 모으지만, 이를 바라보는 시각에는 차이가 존재합니다. 이달 기준금리를 동결한 한은은 “가계부채 증가세가 쉽게 꺾일 것 같지 않다”며 심상치 않다고 봅니다. 하지만 현 시점에서 뭔가 ‘조치’에 나서면 간신히 활기를 되찾기 시작한 부동산 시장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게 기재부 시각입니다. 금융위는 가계부채를 억제할 정도는 아니지만 위험관리 필요성은 있다고 느낍니다. 금융위 관계자는 “가계부채가 통제 가능한 수준인지에 대한 의견부터 하나로 모아져야 대책을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털어놓았습니다. 가계부채 관리협의체는 이번 주에 일곱 번째 회의를 갖습니다. 힘을 합쳐 큰 짐을 잘 들어보겠다던 협의체가 책임만 나눠 갖는 것은 아닌지 걱정됩니다. 책임이 분산되면 그에 따른 비판도 나눠 가질 테니까요. 그 사이 ‘소득보다 무거운 가계부채’는 우리 경제를 더욱 짓누를 것입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경제 블로그] 경남기업 사태 겪고도… 성동조선 지원 압박하는 정치권

    [경제 블로그] 경남기업 사태 겪고도… 성동조선 지원 압박하는 정치권

    지난 7일입니다. 서울 중구 태평로 신한은행 본점엔 오전 일찍부터 검찰 수십 명이 압수수색을 나왔습니다. 경남기업의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과정에서 금융 당국의 외압 논란, 특혜 지원 여부와 관련된 수사가 하루 종일 진행됐습니다. “올 것이 왔다”는 신한 임직원들의 탄식이 쏟아졌죠. 검찰 수사 결과를 지켜봐야겠지만 ‘관리의 신한’ 이미지에는 치명타를 입은 것이 사실입니다. 신한은 철저한 여신 관리로 “1억원짜리 기업 대출도 허투루 나가지 않는다”고 정평이 나 있습니다. 신한의 이러한 위험관리 시스템은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농협금융 회장 시절 ‘벤치 마킹’을 지시할 정도였죠. 그런 신한의 ‘물 샐 틈 없던 시스템’도 외풍(정치금융)에는 맥없이 흔들렸던 모양입니다. 그런데 같은 시간 국회에선 성동조선 채권단 최고경영자(CEO)들이 참석한 간담회가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경남 통영·고성이 지역구인 이군현 새누리당 의원이 긴급 소집한 간담회입니다. “성동조선 문제를 논의하자”던 간담회는 “지역 경제를 위해 채권단이 지원해 달라”는 이 의원의 당부로 끝을 맺었습니다. 이날 간담회를 두고 금융권에선 “(경남기업 사태를 겪고도) 정치인들이 아직 정신을 못 차렸다”는 불만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채권단은 성동조선 정상화가 더이상 어렵다고 보고 있습니다. 최근 5년 동안 1조 9000억원이나 지원했지만 지난해에도 3395억원의 영업손실이 났으니까요. 정치권 압력에 못 이겨 추가 지원을 해봤자 ‘밑빠진 독에 물 붓기’라고 대놓고 말합니다. 그런데도 정치권은 추가 지원을 노골적으로 요구합니다. ‘지역경제 살리기’라는 명분으로 그럴싸하게 포장했지만 실상은 내년 총선을 의식한 지역 표심(票心) 잡기로 보입니다. 이한구 새누리당 의원은 최근 “한국 금융산업의 현실이 마치 조선시대 여성의 처지처럼 억눌려 있다”며 금융권 안팎의 ‘정치금융’ 자정을 촉구했습니다. 시어머니(정치권)와 시누이(금융 당국) 눈치를 보며 기(氣)를 펴지 못하는 금융권에서 삼성전자와 같은 글로벌 금융사가 배출되지 못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 같습니다.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 경남기업 세 번째 워크아웃 특혜 정황 포착

    경남기업 워크아웃 특혜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정치권에 이어 금융권에서도 이른바 ‘성완종 리스트’가 터질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는 그동안 정치권을 겨냥한 특별수사팀 수사에 세간의 이목이 집중된 사이 금융권 특혜 의혹을 파헤치는 데 집중했다. 7일 압수수색을 실시하며 금융권을 정조준한 것도 2013년 10월 경남기업이 3차 워크아웃에 들어가는 과정에서 외압이 행사된 구체적인 정황을 포착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검찰은 이미 참고인 조사 등을 통해 김진수 전 금융감독원 부원장보 등이 경남기업 실사를 담당한 회계법인과 채권단 관계자를 수차례 접촉해 무상감자 없는 출자전환이 이뤄지게 한 것으로 보고 있다. 기업의 빚을 탕감해 주는 대신 회사 주식을 받는 게 출자전환이다. 대개 대주주가 부실 경영의 책임이 있다고 보고 무상감자가 함께 진행된다. 결과적으로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은 158억여원의 이익을 얻었고 채권단은 경남기업의 상장 폐지로 800억원이 넘는 손실을 봤다. 검찰은 이르면 다음주 김 전 부원장보와 실무자인 최모 팀장을 직접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 또 조영제 전 부원장을 비롯한 금감원 수뇌부의 지시로 특혜가 주어졌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어느 선까지, 어떤 의도로 개입했는지 확인할 계획이다. 정·관계 고위 인사들의 입김이 있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검찰이 확보한 성 전 회장의 다이어리에는 그가 최수현 전 금감원장과 김 전 부원장보를 수차례 만난 기록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팔성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 임종룡 당시 NH금융지주 회장(현 금융위원장) 등의 이름도 나온다. 검찰은 의혹에 얽힌 금감원 간부들이 충청 출신인 점도 눈여겨보고 있다. 김 전 부원장보는 충남 논산, 조 전 부원장은 충북 충주, 최 전 원장은 충남 예산 출신이다. 최 전 원장은 경남기업의 워크아웃 신청 두 달 전인 2013년 8월에도 조 전 부원장과 함께 성 전 회장의 충청포럼에 참석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의 한 고위 관계자는 “기업 구조조정엔 큰 책임이 따르기 때문에 금감원 국장급이 혼자 했다고 보기 힘들다”며 “윗선 지시가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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