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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재오 “배신당한 건 한번으로 족하다” 지역구서 거취 고심

    이재오 “배신당한 건 한번으로 족하다” 지역구서 거취 고심

    이재오 특임장관이 9일 칩거에 들어갔다. 집무실에도 나오지 않았다. 평상시처럼 이른 아침 지하철을 타고 출근,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 1층 체력단련실에서 1시간 동안 운동만 하고는 다시 지역구로 발길을 돌렸다. 이번 주에는 약속된 일정만 소화하고 대부분 지역구에 머물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희생양이 직업 아니다” 이 장관은 자신의 거취 문제를 놓고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4·27 재·보선 참패와 지난 6일 한나라당 원내대표 경선 패배의 책임이 자신에게 집중되고 있는 데 따른 부담감이 꽤 크다는 게 측근의 전언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유럽 3개국 순방에서 돌아오는 이달 중순쯤 거취 결정이 있을 것이란 관측도 있다. 한 측근은 “임명권자의 선택에 달려 있긴 하지만 당사자로서 본인의 거취를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 장관의 직업이 ‘희생양’은 아니지 않으냐.”고 푸념했다. 이 장관 역시 경선 이후 사석에서 “배신은 한번으로 족하다. 희생양도 한번이지, 희생양이 직업은 아니지 않으냐.”고 토로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경선 전에는 자신의 트위터에 “누군가에게 배신을 당했을 때 ‘허 참 그게 아닌데’라고 웃어넘겨라.”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 이면에 원내대표 경선 결선투표에서 중립진영인 황우여 후보 쪽으로 돌아선 이상득계에 대한 서운함이 묻어났다. 이 장관은 2008년 5월 18대 국회 첫 원내대표 경선에서도 이상득 의원과 갈등을 빚다가 미국행을 택한 바 있다. 이 장관은 다만 특임장관직 사퇴를 현실 정치 복귀 코스로 설정하고 있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측근은 “이 장관의 고민은 국정운영의 부담을 덜어줘야 한다는 차원”이라면서 “물러나더라도 당지도부로 돌아가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측근 “여의도 돌아가지 않을 것” 한 친이계 의원도 “‘여의도 정치’에 매몰되어선 큰 그림을 그릴 수 없다.”면서 “국민의 뜻을 좇아 좋은 정책을 만들고 체감할 수 있게 하다 보면 자연히 기회가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이 장관은 특임장관직에서 사퇴하더라도 세를 결집해 당권 경쟁에 뛰어들기보다는 당분간 민심 현장에서 큰 정치를 향한 밑그림을 그릴 공산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이상득 “MB 포용정치 할 것”

    이상득 “MB 포용정치 할 것”

    대통령 특사로 남미 방문 길에 오른 한나라당 이상득 의원은 “이명박 대통령이 앞으로 중도 실용노선으로 포용하는 정치를 해 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상득 계보 형체도 없다” 이 의원은 8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윌셔 그랜드 호텔에서 열린 교민들과의 간담회에서 ‘국내의 정치적 안정이 중요하다.’는 한 교민의 질문에 사견임을 전제로 “국민이 화합, 국익 위주로 컨센서스를 맞추는 게 중요하다.”면서 이같이 말했다고 9일 그의 한 측근이 전했다. 이 측근은 이재오 특임장관의 ‘배신’ 주장과 관련, “이른바 이상득 계보의 형체가 남아 있기는 하냐.”고 반문하면서, “이 의원은 자칫 오해를 살 것을 우려해 엄정 중립을 강조했었다.”고 소개했다. 이 측근에 따르면 이 의원이 이번 LA 방문에서도 “나는 지난 2009년 8월부터 정치를 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뒤 자원외교에만 치중했다. 남미와 아프리카, 중동 등 17개국을 11차례 방문해 17명의 대통령을 만났다.”고 밝혔다. 간담회 개최에 대해서는 “LA는 자원외교차 10여 차례 경유했어도 한 번도 교민들을 만나지 못했다.”면서 “외국에서 열심히 생활하며 모국에 기여하는 여러분들에게 감사하다는 이야기를 하기 위해 이 자리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정치 중단 자원외교만 치중 이 의원은 이어 “한국의 산업화가 발전됐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미국과 유럽, 일본에 비해 뒤처져 있다. 우리가 수출 의존도가 높은 만큼, 원자재 확보가 가장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간담회에는 이 의원을 비롯해 한나라당 강석호·이은재 의원, 이서희 LA 민주평통회장, 스칼렛 엄 LA 한인회장, 이창엽 새 LA 한인회장, 김춘식 LA 한인상공회의소 회장 등 20여명이 참석했다. 이지운기자 jj@seoul.co.kr
  • 이규형 주중대사 초고속 아그레망 왜?

    이규형 주중대사 초고속 아그레망 왜?

    이규형 신임 주중 대사가 내정된 지 16일 만인 지난 7일 주중 대사로 공식 임명됐다. 전임인 류우익 전 주중 대사가 내정에서 임명까지 한달이 걸렸던 점을 감안하면 초고속 임명인 셈이다. 정부 당국자는 8일 “이 신임 주중 대사가 당초 신임 주일 대사와 함께 다음주쯤 임명될 것으로 예상됐으나 중국 정부의 아그레망(주재국 동의) 절차가 빨리 이뤄졌고, 류 전 대사가 귀국해 임명도 앞당겨졌다.”고 말했다. 이 대사는 유럽 순방을 떠난 이명박 대통령이 오는 15일 귀국, 신임장을 받는 대로 이르면 다음주 말쯤 출국해 중국 측에 신임장 제정을 요청한 뒤 본격 업무를 시작할 예정이다. 이 신임 대사의 임명 과정에서 눈에 띄는 것은 ‘초스피드’로 이뤄진 중국 정부의 아그레망 절차다. 중국 정부로부터 아그레망을 받으려면 보통 4주쯤 걸리는데 이 신임 대사는 신청한 지 8일 만인 지난달 29일 아그레망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류 전 대사가 17일, 신정승 전 대사가 40여일 걸렸던 것과 비교하면 대폭 단축된 것이다. 정부 당국자는 “한·중 관계 및 신임 한국 대사 인사에 대한 중국 측의 높은 관심이 반영된 결과로 본다.”며 “특히 류 전 대사가 지난 7일 귀국하면서 업무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한 중국 정부의 조치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우리 정부도 이 신임 대사의 아그레망이 예상보다 빨리 나오자 8일 만인 지난 7일 임명장을 수여했다. 류 전 대사는 아그레망을 받은 뒤 14일 만에 임명장을 받은 바 있다. 외교 소식통은 “그동안 주중 대사가 바뀌더라도 전임 대사가 상당 기간 체류해 업무 공백이 거의 없었지만 이번에는 류 전 대사가 귀국해 정부가 임명을 서두른 것 같다.”고 말했다. 류 전 대사는 지난 7일 오후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정부는 또 주유엔 대사에 김숙 전 국정원 제1차장을 임명했다. 유엔은 아그레망 절차가 없어 신속하게 임명이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친이계 분화·비주류 연대… 전대 앞두고 ‘권력지형’ 재편

    친이계 분화·비주류 연대… 전대 앞두고 ‘권력지형’ 재편

    100대 60에서 64대90으로. 4·27 재·보궐 선거와 지난 6일의 원내대표 경선을 분기점으로 한나라당 내 권력지형의 변화가 가시화되고 있다. 주류인 친이(친이명박)계와 비주류인 친박(친박근혜)계, 그리고 중립 진영의 소장파로 나눠졌던 3각 구도가 친이재오계 대 친이상득계, 친박계, 수도권 초·재선 중심의 소장파 등의 연대 구도로 변하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 직계는 갈수록 희미해지고 있다. 앞으로 비상대책위원회와 전당대회를 둘러싼 당권 경쟁이 본격화될수록 세력 재편 움직임도 더욱 뚜렷해질 것으로 보인다. 원내대표 경선에서 90표를 모은 신흥 비주류 연대에 의해 ‘2선 퇴진’ 대상으로 지목된 이재오 특임장관의 입지 약화가 권력지형 재편의 원인 가운데 하나가 되고 있다. 원내대표 경선에서도 친이계 주류를 대표해 결선투표에 나선 ‘안경률-진영’ 후보는 64표를 획득하는 데 그쳤다. ‘함께 내일로’, ‘국민통합포럼’ 등 당내 최대 계파 모임을 자랑했던 친이 주류 입장에선 예상치 못했던 초라한 성적이다. 내년 총선에서 위기감을 느낀 친이계 수도권 초·재선과 이상득계의 이탈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당초 세력에서 뒤졌던 황우여 원내대표가 1, 2차 투표 내내 수위를 지킨 점, 1차 투표에서 탈락한 이상득계 이병석 후보가 얻은 33표가 황 의원 쪽에 집중된 점 등이 이를 방증한다. 정권 후반기에 접어들며 당내 대안 그룹인 친박계와의 제휴를 모색하려는 당내 소규모 세력들이 내건 ‘쇄신’이라는 명분이 연대에 주효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런 연대 움직임은 내년 총선과 대선이 다가올수록 더 공고화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한 의원은 “개별 의원들 입장에선 계파에 앞서 공천과 당선에 더 비중을 둘 수밖에 없다.”면서 “이런 측면에서 기존 계파의 경계를 뛰어넘으려는 시도가 계속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른 의원은 “궁극적으로 한나라당 내 계파는 주류인 친박과 비주류인 반박으로 재편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원내대표 경선에서 ‘64표’의 결집력을 재확인한 친이재오계의 반격을 배제할 순 없다. 공천권을 둘러싼 당권 경쟁이 본격화될 전당대회를 앞두고 ‘친박 대 비박(非朴)’ 구도를 굳히며 재결속을 시도할 수도 있다. 친이계 한 의원은 “친이계는 이명박 정부의 성공을 위해 모인 거지 ‘이재오’ 개인의 계보가 아니다.”면서 “(새 원내지도부와 비주류가) 방향을 어떻게 잡아 가는지 지켜보고, 우리가 더할 게 있으면 더할 것”이라며 여운을 남겼다. 홍성규·허백윤기자 cool@seoul.co.kr
  • “겸허히 수용… 당 발전 동력됐으면”

    “겸허히 수용… 당 발전 동력됐으면”

    한나라당 원내대표 경선에서 예상치 못한 성적표를 받아든 친이계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한 채 사태 추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재오 특임장관은 이날 투표 후 특강을 위해 제주도를 찾아 “의원들의 뜻을 겸허히 받아들인다.”면서 “오늘 결과가 당 발전의 동력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고 한 측근이 전했다. 이는 경선 결과가 계파 갈등으로 비화되는 것을 경계하고 당 전체의 결속을 강조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그러나 경선에 앞서 두 차례나 결속 모임을 가졌던 친이재오계 의원들이 느끼는 충격은 적지 않은 상황이다. 친이재오계 핵심 의원은 “이제 주류와 비주류가 바뀌고, 신주류가 등장했다고 봐야 한다.”고 평가했다. 또 다른 의원도 “이 장관이 (비주류에) 길을 열어주고 당과 일정 부분 거리를 둘 수밖에 없지 않겠나.”고 내다봤다. 다만 이번 경선 결과를 친이재오계의 몰락으로 해석하는 데는 경계하는 심리가 역력하다. 이 장관의 측근은 “투표 과정에서 친이재오계의 이탈표는 없었다.”면서 “친이계 소장파와 친이상득계와의 분열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친이재오계와 함께 친이계를 양분해 온 친이상득계의 생각은 다르다. 한 의원은 “이 장관과 달리 이상득 의원은 경선에 개입하지 않았기 때문에 분열로 해석하는 것은 맞지 않다.”면서 “주류 교체론이라는 바람에 힘이 실린 결과일 뿐”이라고 해석했다. 또 다른 의원도 “파벌이나 계파가 아니라 당 쇄신이라는 방향성을 중심으로 뭉쳐야 한다는 데 공감한 결과”라면서 “(친이상득계가) 앞으로 계파 갈등의 완충·조정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비주류 뜨고 친이계 입지 약화… 쇄신·변화 바람 몰아칠듯

    비주류 뜨고 친이계 입지 약화… 쇄신·변화 바람 몰아칠듯

    한나라당이 ‘이재오’를 버리고 변화를 택했다. 6일 한나라당의 새 원내대표 경선결과는 ‘황우여-이주영’ 후보의 승리보다는 친이(친이명박)계 주류를 이끌어 온 이재오 특임장관의 패배에 방점이 찍힌다. 이 장관은 이번 경선에서 ‘안경률-진영’후보를 후원하며 주류의 결집을 다독였지만, 결과는 참혹했다. 소장파가 주도한 ‘주류 2선 퇴진론’도 더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당내 역학관계뿐 아니라 당·청관계에도 상당한 파장이 예고됐다. ●소장·중진·친박, 승리 견인 당초 약체로 분류됐던 ‘황·이’ 후보는 1, 2차 경선에서 각각 64표, 90표를 끌어모으며 경선 내내 수위를 지켰다. 예상치 못했던 승리는 소장파와 수도권 초·재선 의원들이 이끌고, 친박(친박근혜)계의 암묵적인 지지가 떠받쳤다. 무엇보다 ‘반(反) 이재오’ 기류가 황 후보의 당선을 견인했다. 당내에선 이 장관이 지난 재·보선기간 동안 친이계 모임을 주도하는 등 선거에 개입하는 듯한 인상을 내비쳐 민심의 반감을 샀다는 책임론이 거셌다. 개혁성향 초선 의원 모임인 ‘민본21’ 소속 한 의원은 “재·보선 참패 뒤 주류의 전횡을 막지 못하면 더 이상의 미래는 없다는 위기감이 쇄신에 대한 공감대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이 장관이 전날 밤 의원들에게 전화를 돌리며 안 후보에 대한 지지를 당부했다는 소문도 부작용을 낳았다. 이 장관은 측근인 진수희 보건복지부장관과 함께 이날 투표에도 참여했다. 한 소장파 의원은 “(이 장관이)끝까지 당권을 틀어쥐려다가 된서리를 맞은 격”이라고 말했다. 경선전 막판에 친이계 주류에서 제기된 ‘박근혜-이재오’ 공동대표론이 친박계를 자극한 것도 친이계의 패인으로 분석된다. 친박계 한 중진 의원은 “지난 주말부터 황 후보 쪽으로 여론이 기울었다. 1차에선 지역별로 투표하더라도 결선에선 표를 모으기로 했다.”고 귀띔했다. 황·이 후보는 중립 진영 중에선 친박 성향으로 분류된다. 1차 투표에서 3위로 탈락한 ‘이병석-박진’ 후보가 얻은 33표 가운데 26표가 결선 투표에서 황 후보 쪽으로 쏠린 것도 이런 기류를 방증한다. 결과적으로 ‘이재오계’ 입장에선 비주류는 물론 결선에 돌입할 경우 전략적 연대를 기대했던 ‘이상득계’에게마저 버림받은 격이다. 당내 역학구도의 재편 움직임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친이 주류의 입지 약화가 시발점이 될 수 있다. 친이계는 상당한 충격에 빠졌다. 이 장관 역시 결선 투표 직후 제주 평상포럼 특강을 위해 투표장을 나서며 내내 굳은 표정을 유지했다. 그의 한 측근은 “이제는 친이 주류가 위기에 내몰렸다.”며 당혹스러워했다. 이상득 의원도 고향 후배인 이병석 후보의 탈락으로 예전만 못한 입지를 드러냈다. 이 의원은 다만 경선 직후 “(결과는) 괜찮다. 나는 당내 현안에 대해선 일체 관여하지 않기로 한 사람이다.”라며 애써 의연한 반응을 보였다. 반면 친박계와 소장파 등 비주류는 운신의 폭을 넓힐 기회를 얻었다. 당장 민본21과 재선급 모임인 ‘통합과 실용’ 등 소장파 의원 33명은 경선 직후 여세를 몰아 연합 결사체인 ‘새로운 한나라’의 출범을 선언했다. 앞으로 비상대책위원회 구성과 오는 7월 초로 예정된 전당대회에서도 쇄신 바람을 이어가겠다는 각오도 내비쳤다. 친이계의 위축으로 ‘박근혜 역할론’이 연착륙할 공간도 넓어졌다. 내년 총선에 대한 당내 위기감은 박 전 대표 쪽으로의 기울기를 가속시킬 수 있다. 당·청 관계의 변화도 예고된다. 황 신임 원내대표는 경선 내내 ‘수평적 당·청관계 설정’을 약속해 왔다. 이창구·홍성규·허백윤기자 cool@seoul.co.kr
  • 우리사회 소통점수 평균 41.8점 ‘낙제’

    우리나라 국민들이 생각하는 ‘소통 점수’는 낙제점 수준인 것으로 드러났다. 특임장관실은 지난 2월과 4월 두 차례에 걸쳐 성인남녀 1000여명씩 모두 2000여명을 대상으로 사회 현안 및 가치관에 대한 여론조사를 벌인 결과 응답자들이 매긴 우리 사회의 소통관계 평균점수가 100점 만점에 41.8점에 불과하다고 4일 밝혔다. 정부와 국민 사이의 소통 점수는 46.5점, 국회와 국민 사이의 소통 점수는 37.1점에 불과했다. 특히 우리나라 사회지도층을 신뢰하지 않는다는 응답도 65.2%나 됐다. 가족과 대화를 나누는 시간은 하루 평균 1시간 4분이었다. 삶에 있어 가장 중요하다고 보는 것은 건강(48.9%)과 가족의 행복(33.9%)인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적 풍요가 가장 중요하다고 응답한 경우는 8.1%에 그쳤다. 지금 자신이 행복하다는 응답은 82.7%로 매우 높게 나왔고,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살아가는 데 만족한다는 응답도 78.3%나 됐다. 응답자 가운데 가장 많은 43.0%는 양육비 부담이 저출산의 원인이라고 답했다. 저출산·고령화 관련 예산을 확대해야 한다는 응답자는 86.6%였지만, 이를 위해 추가로 세금을 거둬야 한다는 응답자는 20.9%에 그쳐 조세 부담에 대한 거부감을 보였다. 양성평등과 관련해 남성이 우월한 사회라는 응답이 48.8%나 됐다. 하지만 남성이 가사를 전담하는 데 공감한다는 의견도 69.4%로 매우 높게 나왔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한·EU FTA 단독 처리 안팎

    한·EU FTA 단독 처리 안팎

    한·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이 4일 막판 진통 끝에 한나라당의 단독 처리로 통과되자 여야의 입장은 극명하게 갈렸다. 한나라당은 단독 처리에 대한 부담을 안게 됐고, 민주당은 안팎에서 극심한 정체성 논란에 시달릴 전망이다. 한나라당은 민주당의 지난 2일 여·야·정 합의안 파기를 강하게 비판했다. 김무성 원내대표는 오후 2시에 소집한 첫 번째 의원총회에서 “오늘 비준동의안을 처리하지 못하면 무능한 당으로 낙인 찍혀 설 자리를 잃게 된다.”며 소속 의원들에게 ‘비상 대기령’을 내렸다. 지도부는 외국 출장을 위해 인천공항에 나가 있던 의원들과 이재오 특임장관, 진수희 보건복지부 장관, 유정복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정병국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등 국무위원을 겸직하는 의원들까지 불러들이며 단독 처리를 위한 준비에 나섰다. 김 원내대표는 본회의 의결 정족수를 넘는 150여명의 소속 의원이 참석할 것으로 확인되자 오후 3시 20분쯤 본회의장으로 옮겨 민주당의 선택을 기다렸다. 이어 한나라당은 오후 8시 30분 두 번째 의총을 열고 단독 처리를 의결했다. 오후 10시쯤 박희태 국회의장의 본회의 개의가 선언된 뒤 민주노동당 이정희·강기갑 의원과 한나라당 이군현 의원이 각각 비준동의안 반대, 찬성 토론을 벌였다. 오후 10시 47분쯤, 박 의장은 비준동의안 통과를 선언했다. 민주당은 이날 두 차례 비공개 최고위원회와 세 차례 의원총회를 통해 ‘비준안 처리 연기’를 결정했다. 한나라당의 단독처리에 본회의 ‘보이콧’으로 맞섰다. 손학규 대표는 한나라당의 단독 처리에 대해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의사 일정을 공식적으로 합의한 것도 아닌 상태에서 강행 처리한 한나라당은 집권 여당의 자격이 없다.”고 맹비난했다. 의원들은 하루 종일 이어진 릴레이 회의에서 ‘노선 갈등’을 여과 없이 드러냈다. 오전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는 지난 2일 여·야·정 회동에서 박지원 원내대표가 ‘성급하게’ 합의했다는 비판이 쏟아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박 원내대표를 제외한 최고위원 전원이 ‘처리 반대’를 주장했다. 험악한 분위기는 비공개 의총까지 이어졌다. 찬반 입장이 팽팽하게 엇갈렸다. 손 대표가 최종 입장을 정리했다. ‘여·야·정 합의안’을 철회시켰다. 야권 연대에 균열을 가져오고 피해 대책이 미흡하다는 이유에서였다. 하지만 물리적 충돌을 피하고 본회의 보이콧이라는 소극적 반대를 결정, ‘발목잡기’ 논란을 최소화했다. 중도층을 의식한 결정으로 보인다. 박지원 원내대표는 “야권 연대·연합도 필요하지만 책임 있는 민주당의 모습도 필요한 것 아니냐.”며 시종일관 비준안 처리를 설득했다. 구혜영·허백윤기자 koohy@seoul.co.kr
  • 이재오 “분노·배신 웃어넘겨라” 트위터 글

    이재오 “분노·배신 웃어넘겨라” 트위터 글

    4·27 재·보궐선거 패배 이후 침묵을 지켜 왔던 이재오(얼굴) 특임장관이 당내에서 제기되는 책임론에 대해 우회적으로 불편한 심경을 드러냈다. 이 장관은 3일 트위터에 “아들아, 가슴 깊이 분노가 치밀 때가 있을 것이다. 그때 하늘을 보고 허허 웃어 보아라.”, “누군가에게 배신을 당했을 때 ‘허참 그게 아닌데’ 하고 웃어 넘겨라.”는 글을 올렸다. 아들에게 충고하는 식의 글이지만, ‘분노’와 ‘배신’ 등 예사롭지 않은 표현을 쓴 것은 주류 퇴진론 등 자신을 겨냥한 움직임이 나오는 데 대한 불쾌감을 표출한 것 아니냐는 의견이 정치권에서 나오고 있다. 특히 이 장관은 재·보선 이후 현안과 관련된 언급을 피하며 신중한 태도를 보여 왔던 터라 분노와 배신의 주체가 누구인지 등을 두고 이 글이 더욱 시선을 끌었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옴부즈맨 칼럼] 20·30·40대 유권자의 마음 얻는 법/이연주 한국청년유권자연맹 운영위원장

    [옴부즈맨 칼럼] 20·30·40대 유권자의 마음 얻는 법/이연주 한국청년유권자연맹 운영위원장

    4·27 재·보선. 20, 30, 40대들의 선택은 또 한번 세상을 놀라게 했다. 예고된 반란이었건만 여당을 비롯한 정치권은 그 후유증으로 혼란에 빠져 있는 듯하다. 서울신문 4월 29일 자 이재오 특임장관 지하철 출근 동행기사 중 한나라당의 젊은 세대 공포증에 대한 질문에서 여권의 실세 중 한 사람인 이 장관은 “젊은 사람들이 한나라당을 그냥 싫다고 하니…. 이유를 찾아 봐야지.”라고 답했다. 물론 이번 선거는 물가 대란, 전세금 상승, 구제역 파문, 저축은행 사태 등의 경제 위기와 신공항 백지화, 과학벨트 분산, 한-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 오역, 4대 강 등 국책사업 혼란 등으로 정부와 여당에 대한 불신과 반감이 투표에 크게 작용했을 것이다. 그러나 투표성향이 정당 중심에서 이미 인물 중심으로 변해 있는 상황에서 인지도, 호감도, 당선 가능성에서 압도적 우위를 점했던 여당 후보들이 그러지 못한 야권 후보들의 위력 앞에 무너진 원인은 바로 높은 투표율에 있다. 투표는 국민의 생각을 읽을 수 있는 가장 정확한 척도이다. 투표율이 높을수록 국민의 생각과 마음이 왜곡되는 정도가 덜한 것이다. 41%에 달하는 20, 30대 청년유권자와 40대를 더하면 전체 유권자의 63% 이상을 차지하는 중요한 계층이다. 이번 재·보궐선거에서 20~40대 유권자들의 투표율이 높아지리라 예측하는 목소리에 정치권과 기성세대들은 반신반의했던 것 같다. 이번 선거를 세대 간의 투표대결로 몰아간 정치권에 보란 듯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라는 신무기를 지닌 젊은 세대들이 또 한번 승리한 것이다. 지난해 지방선거에 이어 투표 참여 독려 문자와 인증 샷 올리기 캠페인 등은 구시대적 선거운동 방식에 대해 강한 경고의 메시지를 보낸 셈이다. 우리는 시대정신을 말한다. 내년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어떤 정당과 어떤 지도자가 시대정신을 읽어내어 비전을 제시해 줄 것인지 기대하고 있다. 인터넷을 빼고 시대의 문화를 말할 수 없듯이, 새로운 세대의 등장과 세계관을 이해하지 않고는 시대정신을 말할 수 없을 것이다. 20~40대를 지배하고 있는 시대코드는 무엇일까. 이것을 읽어낼 수 있다면 그들의 마음을 얻는 데 성공할 수 있을 것이다. 2002년 월드컵과 대통령선거 과정을 기점으로 우리 사회는 새로운 세대의 등장과 새로운 문화코드를 접하고 있다. 인터넷 효과, 광장응원, 촛불집회, 정치 참여 등 ‘참여’와 ‘감동’의 새로운 문화를 생산하고 소비하던 10, 20, 30대 세대들이 지금의 20, 30, 40대를 형성하고 있다. 이들의 문화를 이해하려면 그 속에 담긴 중요한 속성을 먼저 이해해야 한다. 바로 ‘게릴라성 대중’과 ‘놀이정신’이다. 이들 세대에게 있어 대중이란 유랑하는 주체이자 생산하고 소비하는 주체들의 집합체이며 마치 게릴라와 같은 형태로 문화를 주도해 나가고 있다. 가상공간과 현실공간을 자유자재로 넘나들고 융통성과 실용성을 추구하는 이들에게 이념이나 기존의 권위 등은 더는 가치판단의 중요 수단이 되지 못한다. 어떤 이익이나 특별한 이해관계가 없지만 일상생활 속에서 지속적으로 즐겨지는 것, 바로 ‘놀이’는 이들 세대에게 있어서는 결코 빼놓을 수 없는 속성이다. 혼자 놀면서도 끊임없이 새로운 관계를 맺어 함께 노는 놀이문화에 SNS나 인터넷은 가장 일반적이면서도 필수적인 장난감이고, 광장은 가장 선호하는 놀이터이다. 월드컵 응원놀이에서 시작된 놀이문화는 정치영역으로까지 확산되었고 ‘나는 세상을 바꿀 수 있다.’라는 의식을 담은 투표놀이로 나타나고 있다. 이들 세대의 가치관과 세계관을 이해하지 않고서는 결코 이들의 마음을 얻을 수 없다. 문제는 ‘놀이’는 속성상 계속 더 놀고 싶어 하는 마력을 지니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놀았던’ 20~40대들이 이번 재·보선에서도 놀이를 지속했고, 내년은 대대적으로 놀 수 있는 총선과 대선이 기다리고 있으니 얼마나 신이 날까.
  • ‘주류 vs 비주류’ 한나라당 원내대표·정책위의장 후보 출사표

    ‘주류 vs 비주류’ 한나라당 원내대표·정책위의장 후보 출사표

    한나라당의 새 원내대표-정책위의장에 도전하는 안경률-진영, 이병석-박진, 황우여-이주영(가나다순) 의원이 3일 일제히 출마 선언을 했다. 이번 원내대표 경선 결과는 4·27 재·보선 패배 이후 불거진 여권 쇄신 방향을 가늠할 수 있어 주목된다. 특히 당 주류와 비주류 간 경쟁 구도가 형성돼 향후 비상대책위원회 구성 및 대표 선출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안경률·이병석 의원은 모두 친이(친이명박)계이지만, 안 의원은 친이재오계로 분류되고, 이 의원은 친이상득계에 속한다. 주류가 분열돼 나온 셈이다. 안 의원은 탄탄한 ‘조직 표’가 강점이고, 이 의원은 대구·경북 의원 및 영남권 친박(친박근혜)계의 지지를 기대하고 있다. 비주류 중립 후보인 황 의원은 소장·중립파 및 일부 친박계가 우호적이다. ■ 안경률·진영 安 “그릇 많이 깨봤다… 정책 주도 자신있다” “고위 당·정·청 9인 회동은 물론 실무 당정회의의 논의 구조를 뜯어고치겠다.” 한나라당 원내대표 경선에 나선 안경률 의원은 3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폭탄 선언식 정책 발표로는 국민 여론을 수렴하는 데 한계가 있고, 정부보다는 집권 여당이 중심에 서야 할 정책도 적지 않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국회 행정안전위원장인 안 의원은 친이(친이명박)계 최대 모임인 ‘함께 내일로’ 대표도 맡고 있다. 원내 수석부대표와 사무총장 등을 역임한 주류 핵심 인물이다. 안 의원은 “대통령과 가깝다. 역설적으로 들릴지 몰라도 (대통령에게) 세게 해도 진정성을 의심받지 않는다.”면서 “설거지도 그릇을 많이 깨 본 사람이 잘하듯 주류로서 정치 1선에 선 경험을 살려 정책을 주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18대 국회 마지막 원내대표다. 공부하고 눈치보는 데 시간을 다 보낼 수는 없지 않으냐.”면서 다른 비주류 후보보다 비교 우위에 있다는 점을 내비쳤다.4·27 재·보선 패배에 따른 당 쇄신 방안은 조만간 꾸려질 비상대책위원회가 주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안 의원은 “비대위에서 당헌·당규 개정, 공천 개혁 등 당 쇄신을 주도할 수 있도록 힘을 실어줘야 한다.”면서 “비대위에 세대·계파별 대표의 참여를 보장하고, 지역을 순회하며 여론을 수렴하는 모습도 보여 줘야 한다.”고 제안했다. 당내 소장파를 중심으로 한 ‘주류 퇴진론’과 관련해서는 “이명박 정부가 성공할 수 있도록 끌고가야 하는데, 그럼 누가 일하느냐.”며 부정적 입장을, ‘박근혜 역할론’에 대해서는 “당의 소중한 자산들이 도와야 한다. 다만 어떤 형태로 참여할지는 당사자와 논의해야 한다.”고 긍정적 입장을 각각 나타냈다. 안 의원의 러닝메이트인 정책위의장 후보는 진영 의원이다. 안 의원은 “친이·친박(친박근혜) 간 계파 대립을 더 이상 도외시할 수 없다.”면서 “저는 친이계 핵심인데 친박계 핵심이었던 진 의원을 파트너로 삼아 통합의 가교가 되겠다.”고 말했다. 박근혜 전 대표의 비서실장 출신인 진 의원은 복수의 원내대표 경선 후보들에게 ‘러브콜’을 받을 정도로 능력을 인정받고 있다. 진 의원은 “(정책위의장으로서) 청와대 눈치를 보는 것은 정치 본질에 대한 훼손이자 모독”이라면서 “그런 일은 결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이병석·박진 李 “재보선은 정책 실패 … 靑과 대립 부적절” “여당 지도부가 청와대에 몸을 곧추세우고 대립각을 세우는 게 진정한 지도자처럼 비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3선의 이병석 의원이 3일 원내대표 경선에 출사표를 던지며 “이명박 정부의 성공과 정권 재창출을 위해 징검다리 역할을 하겠다.”고 선언했다. 4·27 재·보선 패배 뒤 거세게 몰아치는 당내 쇄신 바람몰이에 대해선 확고한 소신과 방향점을 제시했다. 그가 내놓은 진단은 ‘정책 실패’, 처방은 ‘정책 개발’이다. 이 의원은 “정부와 한나라당이 서민들의 꿈, 중산층의 꿈을 현실화하는 적절한 정책을 내놓지 못한 것이 참패의 핵심”이라고 지적했다. 그가 이번 경선에서 ‘당 정책위의 위상 재정립’을 핵심 공약으로 내세운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그는 “서민과 중산층의 꿈을 이뤄주는 정책, 그들이 체감할 수 있는 정책을 관철시키는 당·정·청 구도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당내 일각에선 이 의원을 두고 ‘영포 라인’ ‘이상득 의원의 아바타’라며 힐난하기도 한다. 화를 낼 만도 한데 이내 차분히 해명하는 그의 태도는 얼핏 ‘달관’한 듯했다. “동향이고 중·고교 선후배 사이이니 이상득 의원과 친한 것은 천륜”이라면서도 “그러나 위기 상황에서 당의 쇄신과 변화를 이끌어가겠다는 원내대표 후보의 충정을 계파·계보적 시각에서 접근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박근혜 역할론’에 대해서도 신중했다. 그는 “우리가 함부로 개입해서 얘기할 여지가 없다. 박 전 대표가 판단할 고도의 정치적 행위”라며 “인위적인 틀에 끼워 맞추는 것에는 국민이 동의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그러나 ‘이재오 책임론’을 두고는 준엄한 태도를 보였다. “(이 장관이 선거 기간에 의원들과 회동하며 선거에 개입하는 듯한 모습을 비친 것은) 국무위원으로서 신중치 못한 행동이었다. 오해를 살 여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친이재오계 대표 주자 격으로 출마한 안경률 후보와 중립 진영의 지지를 받는 황우여 후보에 대해선 “물이 깊지 않은데 배를 띄울 수 있겠느냐.”면서 “당내 여러 인프라 자원과 네트워킹이 되어야 대야 협상, 청와대와의 공조 등을 제대로 할 수 있다.”며 차별화를 시도했다. 이 의원의 러닝메이트로 나선 박진 정책위의장 후보는 “서로 소통·화합할 수 있는 당을 만들고,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정책 콘텐츠 개발을 통해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겠다.”고 말했다. 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황우여·이주영 黃 “3년간 실패한 지도부… 읍참마속 쇄신을” “계파 대리인들이, 3년 동안 실패한 세력이 다시 지도부에 선출된다면, 국민들은 한나라당이 변했다고 생각하겠습니까.” 4선의 황우여(인천 연수구) 의원은 늘 온건파로 분류됐다. 그러나 원내대표에 도전하면서 ‘날 선’ 언어를 쏟아냈다. 그는 “총선·대선 승리를 위해서는 ‘읍참마속’의 쇄신이 필요하다.”면서 “비정상적인 줄 세우기와 소통 단절의 장막을 쳐 왔던 주류 세력의 2선 후퇴는 국민의 명령”이라고 단언했다. 이재오 특임장관이 최근 강조한 ‘주류 역할론’에 대해서는 “낯 두꺼운 변명”이라면서 “국민의 준엄한 심판 앞에 우리 당은 또다시 맷집 자랑을 하고 있다.”고 일갈했다. 이는 이 장관이 지원하는 것으로 알려진 안경률 의원을 겨냥한 공격이다. 황 의원은 또 다른 경쟁자인 포항 출신의 이병석 의원을 향해서도 “영포 라인이 더 이상 정권에 부담을 줘서는 안 된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그의 최대 원군은 수도권 중심의 소장파이다. 친박(친박근혜)계도 우호적이다. 초·재선 소장파 모임인 ‘민본 21’은 이미 “안경률, 이병석은 안 된다.”고 성명을 낸 바 있다. 따라서 황 의원은 이들의 요구를 적극 수용할 수밖에 없다. 그는 “소장파들이 64세인 나를 지지하는 이유는 공천권을 볼모로 한 계파 싸움을 끝내 달라는 것”이라면서 “‘청와대 거수기’라는 오명을 씻어 달라는 소장파의 요구는 합당하고, 그 속에 당의 미래가 있다.”고 강조했다. 친박계로 보는 시각도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친박계가 나를 친박으로 안 본다.”며 선을 그었다. 소장파들이 그에게 정말로 표를 몰아 줄까? 황 의원은 “알 수 없다.”면서 “친이(친이명박)계 중에서도 나를 찍는 분이 있을 것이고, 소장파 중에서도 안 찍는 분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다만 “중립지대의 중앙광장을 형성하지 않으면 우린 망한다.”고 덧붙였다.원내대표 출마를 포기하고 황 의원과 짝을 이뤄 정책위의장에 도전하는 이주영(3선·경남 마산갑) 의원은 확실한 정책 전환을 강조했다. 이 의원은 “부자 정당, 웰빙 정당 이미지를 벗기 위해 과감한 민생 정책을 펼치겠다.”면서 “부자 감세 철회를 통해 보육정책과 생애·맞춤형 서민 정책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방적인 밀어붙이기식 정부 정책은 당이 앞장서서 막겠다는 약속도 했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친이계 “朴·李 공동대표 체제로” vs 친박·소장파 “계파 해체·주류 퇴진을”

    친이계 “朴·李 공동대표 체제로” vs 친박·소장파 “계파 해체·주류 퇴진을”

    ‘봇물이 터졌다.’ 한나라당은 2일 국회에서 의원 연찬회를 열어 4·27 재·보궐 선거 패배에 따른 당 쇄신 방안에 대한 ‘끝장 토론’을 벌였다. 안상수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가 총사퇴를 선언한 가운데 열린 이날 연찬회에서는 위기의 원인과 해법 등을 놓고 주류와 비주류가 확연한 입장차도 드러냈다. ●주류 “당력 결집” 비주류 “주류 퇴진” 위기 극복 해법으로 주류인 친이명박(친이)계는 ‘당력 결집’을 내세웠다. 반면 친박근혜(친박)계와 소장파 등 비주류는 ‘주류 퇴진’에 초점을 맞췄다. 당 초선의원 모임인 ‘민본21’ 간사인 김성태 의원은 “주류 독식에 의해 국정이 운영되다 보니 오만불손해졌다.”면서 “계파를 해체하고, 주류는 2선으로 퇴진해야 하며, 개혁적 인사로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소장파 김성식 의원도 “2선 후퇴하라는 소리는 안하지만 공간을 열어 달라.”면서 “예컨대 이재오 특임장관이 교육부장관으로 옮기면서 인사권을 놓아주는 방향이 어떻겠느냐.”며 주류 핵심인 이 장관을 우회적으로 공격했다. ●“MB에 NO라 말하는 사람 없다” 이에 대해 친이계 이군현 의원은 “당력을 모으는 게 우선”이라면서 “공동 대표 체제도 한 방법”이라고 밝혔다. 이 의원은 또 연찬회장 밖에서 기자들과 만나 “당력을 모으려면 계파가 없어져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어렵다.”면서 “친이계 좌장인 이 장관과 친박계 대표인 박근혜 전 대표가 공동 대표를 맡아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는 ‘주류 배제론’에 대한 반발로 해석된다. 친이계 안경률 의원도 “친이가 뭘 잘못했느냐. 집단지도체제인 만큼 모두 책임져야 하는 것 아니냐.”고 항변했다. 연찬회에서는 당·정·청에 대한 가감 없는 비판도 쏟아졌다. 차명진 의원은 “이번 재·보선 참패에서 드러난 민심은 정권에 대한 심판인데, 아직도 대통령이 옹고집을 부리고 있으니 문제”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조진형 의원은 “청와대 정무수석이나 장관에게 전화를 걸면 콜백이 없다.”면서 당·정·청 소통 부재를 꼬집었다. 임동규 의원은 “당이 청와대만 쳐다보고, 대통령 정책에 노(No)라고 하는 사람도 없다.”고 지적했다. 남경필 의원도 “분위기가 이대로 진행되면 내년 총선에서 (2004년 노무현 대통령) 탄핵 때보다 더 심한 결과가 나올지 모른다.”고 우려했다. ●백가쟁명식 당 쇄신론 ‘봇물’ 당의 체질 개선을 위한 ‘새판짜기’ 아이디어도 봇물을 이뤘다. 초점은 우선 새 지도부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 방식에 모아졌다. 대의원이 아닌 전체 당원들이 참여하는 방식으로 바꿔야 줄서기 관행 등을 근절할 수 있다는 것이다. 남 의원은 “비상대책위원회에서 전(全) 당원 투표제, 대표·최고위원 분리 선출 등을 구체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소장파 김용태 의원은 “당헌·당규를 개정, 내년 총선 전에 대선후보 선출을 위한 프라이머리를 개최하자.”면서 “국회의원 공천도 현역 의원의 경우 당 지지도에 비해 후보 지지도가 낮을 경우 자동 탈락시키고, 기초단체장·기초의원 정당공천권도 포기하는 자기 희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친박계 이성헌 의원은 “세대별 대표를 구성원으로 하는 ‘국민쇄신위원회’를 구성하자.”고 요청했다. 강석호·안효대 의원 등은 “보수 대연합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미래 권력’인 차기 대선주자들의 역할론에 대해서는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신지호 의원은 “당 지도부와 최고위원회의에 실질적인 힘을 가진 분들이 없기 때문에 제대로 운영되지 못하고 있다.”면서 “아바타 정치를 끝내야 한다. 대선 후보로 나올 분들이 당 중심에 서야 한다.”고 요구했다. 반면 김성식 의원은 “대선주자를 끌어들이자는 논리는 내년 총선 판을 모면하려는 의도가 아닌가 의구심을 가질 수 있다.”고 부정적 입장을 보였다. 친박계 서병수 최고위원도 “박 전 대표가 나서면 당·청 관계에 부자연스러운 상황이 일어날 수 있다.”면서 “내년 총선에 앞서 자연스럽게 나설 수 있는 공간이 만들어질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전체 의원 171명 중 140여명 참석 날 선 공방은 연찬회 시작 전부터 이뤄졌다. 민본21은 회동을 갖고 주류 퇴진을 촉구했다. 정태근 의원은 회동 후 “청와대가 중심이 된 정책이 민심 이반 상황을 가져온 것이니 이를 수정해야 한다는 얘기가 있었다.”고 전했다. 연찬회 도중에는 홍준표 최고위원과 정몽준 전 대표가 각각 기자들과 만나 ‘대권·당권 분리’ 규정 개정 여부를 놓고 장외 공방을 벌였다. 대선후보 경선출마자는 선거일 1년 6개월 전에 당 대표 등 선출직 당직에서 물러나야 한다. 홍 최고위원은 “당권·대권을 분리한 이유는 공정한 경선을 위한 것”이라면서 “이를 합치자는 주장은 경선이 필요없다는 것이며, 조급함에서 비롯된 함진아비 정치”라고 비판했다. 정 전 대표는 “‘여당은 계속 여당 한다’는 주장과 마찬가지”라면서 “선출직 당직을 맡은 분이 대선 후보가 돼야 좋다고 국민들이 결정했을 때 당 내부 규정 때문에 못한다면 그런 모순이 어디 있느냐.”고 반박했다. 당 원외위원장협의회도 이날 성명을 통해 “쇄신 논의가 의원 중심으로 이뤄져 국민과 당원들의 요구를 제대로 수렴할지 우려된다.”면서 “논의는 의원총회가 아닌 당원협의회에서 진행돼야 한다.”면서 장외 공방전에 가세했다. 그러나 이날 연찬회는 저조한 참석률 등으로 김이 빠진 모양새도 연출했다. 연찬회 시작 당시만 해도 전체 의원 172명 중 140여명이 출석했으나, 발언이 이어질 때는 100명 안팎의 의원들만 자리를 지켰다. 게다가 주류 핵심인 이 장관과 이상득 전 국회부의장 등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때문에 연찬회장을 빠져나오는 의원들 상당수는 “이래서야 당이 바뀌겠는가.” 또는 “실천력이 있을지 회의적이다.”라는 등 자조적인 반응이었다. 연찬회 내용 중 일부 민감한 표현은 브리핑에서 빠지는 등 ‘각색 의혹’을 낳기도 했다. 김무성 원내대표는 연찬회에 앞서 “비공개로 하는 대신 여과 없이 브리핑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일부 의원들이 자신의 발언을 기자들에게 이메일이나 문자메시지 등을 통해 전달한 내용과 브리핑 내용이 차이가 나는 등 혼선을 빚기도 했다. 홍성규·장세훈 허백윤기자 shjang@seoul.co.kr
  • [4·27 재보선 후폭풍] 한나라 의원 3인이 말하는 ‘黨 쇄신’ 방향은

    [4·27 재보선 후폭풍] 한나라 의원 3인이 말하는 ‘黨 쇄신’ 방향은

    4·27 재·보궐선거 패배로 지도부가 총사퇴를 선언한 한나라당이 고민에 빠졌다. 등 돌린 민심을 다시 어떻게 돌려놓을지, 내년 총선을 진두지휘할 당 대표를 누구로 내세울지 등을 놓고 백가쟁명식 해법이 쏟아지고 있다. 논쟁의 근저에는 앞으로 짜여질 ‘새판’에서 밀리지 않겠다는 의도도 깔려 있다. 친이명박계와 친박근혜계, 중도적 입장에서 당 쇄신을 주장해 온 소장파 등 계파별 입장을 인터뷰를 통해 들어 봤다. ■ 소장파 김성태 의원 “박근혜 카드만이 살길… 전대출마 해달라” “도대체 얼마나 더 당이 위기에 빠져야 나설 것인가. 박근혜 전 대표는 전당대회에 나와야 한다.” 한나라당 내 개혁성향 초선의원 모임인 ‘민본21의’ 공동간사인 김성태 의원은 29일 당 쇄신의 주체이자 결정체로서 ‘박근혜 카드’를 꺼내 들었다. 김 의원은 의원회관 사무실에서 가진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박 전 대표의 전대 출마는 진정한 위기 상황을 가장 솔직하게 보여 줄 수 있는 카드다.”라며 이렇게 말했다. 친박계 일각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박 전 대표에게 당 운영권을 보장해야 나설 수 있다.’는 전제조건을 제시하고 있는 것과 관련, 김 의원은 “소극적인 모습”이라고 일축했다. 그는 “당헌·당규에 따라 당권을 확보하고 행사하면 된다. 당권을 갖고 정부의 일방적이고 독선적인 국정운영을 막으면 된다.”면서 “대통령이 권한을 넘겨줘야 할 수 있다는 식의 구시대적 논리를 이젠 우리 스스로 뛰어넘어야 한다는 게 쇄신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4·27 재·보선 패배의 원인을 “이명박 정부의 독선적이고 일방적인 국정운영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청와대의 거수기 노릇에 대한 뼈아픈 자성”, “이 대통령의 당에 대한 인식 전환”을 쇄신의 방향으로 제시했다. 그는 “이 대통령도 정권을 만들어 준 당을 위한 역할을 고민해야 한다. 의원들이 굴레에서 벗어나 일을 할 수 있게 만들어 줘야 한다.”면서 “청와대와 정부에 대한 질타가 이어지더라도 그걸 거부해선 안 된다.”고 꼬집었다. 김 의원은 이날 오전 이 대통령의 “남 탓하는 정치인은 성공 못한다.”는 발언에 대해서도 “당내에서 이번 재·보선 참패의 진정한 의미를 곱씹고 당·정·청의 일대 혁신을 부르짖는 사람들에게 던진 메시지”라고 해석한 뒤 “(이 대통령은)이런 엄중한 시기에서도 MB정권의 성공만을 위해 거수기 역할을 해야 하는 게 당의 역할이라고 생각하고 있는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고 맞받았다. 그는 분당을 공천 분란의 두 축인 이재오 특임장관과 임태희 대통령실장도 비난의 대상에 올렸다. “이들이 내놓은 입장들이 당의 분란과 국민적 오해를 불러일으켰다. 또 선거가 진행되는 동안 특정 계파끼리만 모이고 하는 걸 어느 국민이 비판하지 않겠는가.”라고 말했다. ‘민본21’은 안상수 대표를 몰아붙여 새 원내대표 경선일을 당초 오는 2일에서 6일로 연기시키고, 의원연찬회 소집을 관철시켰다. 김 의원은 ‘바람직한 새 원내대표·비대위원장·당 대표상’에 대해 “청와대를 향해 할 말을 하고 필요하다면 결기를 모아 대응하는 소신과 배짱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비대위원장에 대해선 “청와대에 재·보선 참패에 대한 책임을 요구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당의 구심점이 없다는 비난에서 대해서도 “대통령의 거수기 역할만 하다 보니 리더십이 사라진 것”이라면서 “이젠 초계파적으로 나서야 한다. 민본21부터 탈계파를 결의하겠다.”고 말했다. 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친박계 현기환 의원 “朴대표가 앞장서야 한다는 것은 어불성설” “위기의 한나라당을 구하기 위해 박근혜 전 대표가 나서야 한다는 것은 진정성이 결여된 정치공학적인 주장이다. 주류 역할론이나 세대 교체론도 마찬가지다.” 4·27 재·보궐선거 패배 이후 한나라당에서 부상하는 ‘박근혜 역할론’과 관련, 친박계 현기환 의원은 29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선거에서) 국민들로부터 호되게 회초리를 맞고도 친이·친박 따지는 사람들은 아직 정신을 못 차린 것”이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같은 맥락에서 박 전 대표 등 차기 대선주자들이 당 운영에 참여해야 한다는 주장에도 부정적이다. 지금은 당권·대권 분리 규정에 따라 대선주자들은 오는 6월부터 당직을 맡을 수 없다. 현 의원은 “당권·대권 분리 규정을 통해 국민들이 상상한 그림은 이명박 대통령이 정부를 맡고, 박근혜 전 대표가 당을 주도하는 것이었다.”면서 “그동안 주류가 당권을 독식하다가 이제 와서 상황 논리에 근거해 특정인이 당직을 맡도록 당헌·당규를 바꾸자는 것은 어불성설이자 위인설관”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대신 “박 전 대표를 포함한 여권 대선주자들에게는 올 하반기 이후 총선·대선 정국을 주도할 수 있는 정치적 공간, 국민과 접촉할 수 있는 활동 공간을 만들어 주면 된다.”고 제안했다. 따라서 당 쇄신안의 핵심은 인물 교체가 아닌 정책 변화에 둬야 한다는 입장이다. 현 의원은 “누가 당직을 맡든 국민 신뢰를 회복하는 노력이 중요하며, 서민경제 살리기를 정책의 최우선 순위에 둬야 한다.”면서 “청와대는 민심의 창구인 당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경청한 내용은 정부를 통해 집행하는 구조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이런 취지를 살릴 수 있는 인물, 청와대·야당과 충분히 소통할 수 있는 중립적 인사가 나서야 한다.”면서 “당 대표든 원내대표든 세몰이 식으로 의원들을 줄세워 계파를 따지면 망하자는 것이다. 지금까지도 제도보다는 운영을 잘못해서 특정 계파가 독식하는 구조가 됐던 것 아니냐.”고 강조했다. 이는 사실상 ‘주류 배제론’에 힘을 실어 준 것으로 해석된다. 이러한 언급이 개인적 견해인지 친박계 중론인지를 묻는 질문에 현 의원은 “친박계는 이심전심으로 컨센서스(동의)가 있으며, 이로 인한 행동이나 태도에도 어느 정도 일치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현 의원은 “이번 선거 결과는 충격이 아니다. 이미 예견된 패배였다. 따라서 호들갑을 떨 일도 아니다.”면서 “이명박 정부가 국가경제 위기는 극복했을지 몰라도 서민경제는 나아진 게 없다. 기업 위주의 정책으로 서민들이 느낀 소외감과 박탈감이 이번 선거 결과로 나온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또 “선거를 통해 국민들이 정부와 여당에 실망한 마음을 가감없이 표출했으니, 이제 수습의 책임은 한나라당에 있다.”면서 “진정성을 보여 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친이계 권택기 의원 “뺄셈정치로 당력 소모땐 더 큰 버림 받아” “어느 누구도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서로에게 삿대질하면서 뺄셈정치를 하는 순간 국민들로부터 더 큰 버림을 받을 것이다.” 한나라당 친이계 권택기 의원은 29일 4·27 재·보선 결과를 두고 당 안팎에서 제기되는 ‘주류 책임론’에 대해 이렇게 밝혔다. 특히 이재오 특임장관의 책임에 대해서는 “객관적 사실을 두고 서로 책임을 이야기해야지 마녀사냥 식으로 가서는 안 된다.”고 반박했다. 권 의원은 그러면서 “국민들은 한나라당에 여당으로서의 국정 안정에 대한 책임과 170석 넘는 거대 당으로서의 성숙된 변화를 원할 것”이라면서 “그런데 또 계파간의 싸움처럼 특정인에 대해 책임론을 제기하면, 국민들에게는 제대로 된 반성이 아니라 또다시 희생양을 찾는 것으로 비쳐진다. 이분법적으로 가는 순간 큰 저항에 부딪힐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소장파 등에서 친이 주류를 ‘청와대 아바타’로 비유하며 “새 지도부에 나서면 안 된다.”고 주장하는 데 대해 “주류가 잘못했다는 것은 일정부분 통감한다.”면서도 “여당으로서 국정운영에 대한 무한 공동책임을 질 중심축은 있어야 한다.”고 맞받아쳤다. 이어 “단지 이명박 정부를 만들었다고 해서 주류 역할을 할 수 있겠느냐. 명분이 없으면 못 한다.”면서 “더 큰 명분을 갖고 국민의 신뢰를 받을 수 있다면 그들이 주류가 돼야 한다는 것에는 공감한다. 대신 지금의 책임을 어떻게 질지는 같이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우리 스스로가 돌아보면 나를 비롯해 모두가 각각의 아바타였다.”는 말도 덧붙였다. 권 의원은 또 “지금 한나라당이 가장 주목해야 할 핵심적인 문제는 중산층의 이반과 30~40대와의 괴리”라면서 “중산층을 두껍게 하기 위한 정강정책들을 재검토해야 하고 그에 맞는 소통통로를 만들어야 진정한 세대교체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젊은 지도부·세대교체론이 마치 원로 퇴진론으로 비쳐지는 데 대한 우려도 드러냈다. 그는 “당의 중진과 원로그룹들이 받쳐주는 세대 중심축을 만드는 동시에 정두언·나경원·원희룡·남경필 의원, 3선 이상 또는 당 최고위원을 지냈던 사람들 가운데 30~40대와 소통할 수 있는 구조를 제대로 만들어서 그 의견을 당으로 끌어들일 수 있는 게 변화의 가장 큰 방향”이라고 강조했다. 권 의원은 재·보선 이후 청와대 개편 움직임에 대해서 “지금 시점에서 청와대에 ‘순장조’만 남기는 게 바람직하며, 되도록 당과 편하게 이야기할 사람들이 돼야 한다.”면서 “대통령이 민심을 직접 아는 것도 중요하지만 당을 통해 한 단계 걸러 가는 민심을 아는 게 더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재오 장관의 당 복귀 가능성에 대해서는 “그런 생각을 안 갖고 있는 걸로 안다. 당에 들어오면 또 친이·친박 양대 진영의 싸움 구도로 몰릴 텐데 본인이 모든 것을 감수하고 오겠느냐.”면서 “‘박근혜 역할론’처럼 이 장관이 옷 벗고 와서 당을 추슬러 달라는 요청이 있을 때는 깊은 고민을 하겠지만 지금은 본인이 원한다고 해서 들어올 수 있는 공간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 이재오 “국민 원하는 것 실천하는 게 중요”

    이재오 “국민 원하는 것 실천하는 게 중요”

    이재오 특임장관은 29일 한나라당의 4·27 재·보선 참패와 관련, “선거에 지고 이기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국민이 무엇을 원하는가를 잘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고 그걸 생각하는 것이 더 급하다.”고 말했다. 이 장관은 충남 예산 충의사에서 열린 매헌 윤봉길 의사의 상하이 의거 79주년 기념 및 제38회 윤봉길 문화축제 기념식에 앞서 지역 기자들과 만나 “선거에서 지고 이기는 것은 흔히 있는 일”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이 장관은 선거 기간 동안 당내 친이(이명박)계 모임 주도, 경남 김해을의 특임장관실 직원 수첩 분실 사건 등으로 다소 곤혹스러운 입장인 점을 감안한 듯 선거 이후 현안 언급을 가급적 자제하며 ‘신중 모드’를 유지하고 있다. 이 장관은 평소 즐기는 트위터에서도 침묵을 지켰다. 전날 독도에 대한 감상과 미국 찰스 랭글 하원 의원을 만난 사진만 올린 데 이어 이날도 지난달 미국 방문 때 조 바이든 부통령과 함께 찍은 사진만 올렸을 뿐이다. 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손학규 ‘맑음’ 박근혜 ‘안개’ 유시민 ‘비’

    손학규 ‘맑음’ 박근혜 ‘안개’ 유시민 ‘비’

    4·27 재·보궐 선거 결과에 따라 여야의 예비 대선주자들의 희비도 엇갈리고 있다. 향후 위상은 물론 정치적 역학관계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한나라당의 경우 이번 선거에서 김태호 전 경남지사가 사실상 ‘원맨쇼’를 펼쳤다. 경남 김해을 국회의원 선거를 승리로 이끌면서 단숨에 차기 대표주자 반열에 오를 수 있는 토대를 닦았다. 지난해 국무총리 후보로 지명된 뒤 청문회 과정에서 낙마해 궁지에 몰리기도 했으나, 재기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태호 대표주자 토대 마련 서울 중구청장 재선에서는 최창식 후보가 승리를 거두면서 중구를 지역구로 둔 나경원 최고위원과 오세훈 서울시장의 입지가 탄탄해질 전망이다. 나 최고위원은 서울 한복판에서 ‘국민참여경선’이라는 정치실험을 통해 선거에서 승리한 만큼 ‘나경원표 공천개혁’도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최 신임 구청장이 ‘오세훈 사람’으로 분류되는 점을 감안하면 오 시장 역시 취약한 당내 입지를 넓혀 나가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반면 선거 개입 논란의 중심에 섰던 이재오 특임장관은 일정 부분 운신의 폭이 좁아질 것으로 보인다. 정운찬 전 국무총리의 분당을 공천 개입, 선거 중립의무 위반 등의 논란을 겪으면서 선거 패배의 단초를 제공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정몽준 전 대표도 울산 동구청장 선거에서 민주노동당 김종훈 후보가 당선됨에 따라 정치적 위상에 금이 갔다. ●오세훈·나경원 운신 폭 커져 이번 선거에서 거리를 뒀던 박근혜 전 대표의 경우 직접적인 영향권에서는 벗어났다. 그러나 공동 책임론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다. 향후 당내 쇄신론에도 어떤 형태로든 대응할 수밖에 없어 ‘사후관리’에 관심이 쏠린다. 한나라당 소속 김문수 경기지사는 같은 경기지사 출신인 민주당 손학규 대표가 분당을 발판 삼아 원내 진입에 성공한 만큼 정치적 타격이 예상된다. 반대로 경기지사를 지낸 이력이 김 지사의 경쟁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견해도 나온다. 민주당에서는 손 대표가 이번 선거 승리로 확고한 대선주자로 인식된 가운데 다른 야권의 대선주자들에게는 비상이 걸렸다. 전직 당 대표인 정동영·정세균 최고위원은 겉으로는 손 대표의 승리를 축하하지만 불편한 속내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손 대표가 패배할 경우 대안세력으로 등장하겠다던 그림을 그렸던 두 사람은 전략수정이 불가피해졌다. 지난 대선에 출마했던 정동영 의원은 낙선과 탈당 등으로 와해된 조직을 재정비하던 차에 부담이 가중됐다. 지난해 10·3 전당대회에서 손 대표에 이어 차점자였던 그로서는 손 대표라는 장벽을 어떻게 넘어야 할지 고민이 깊어지는 상황이다. 정세균 의원도 조직 정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이번 선거에서 손 대표와 호흡을 맞춘 박지원 원내대표 바람이 거세 당권 도전도 쉽지 않은 상태다. ●이광재 前 지사 화려한 부활 이광재 전 강원지사는 민주당 최문순 후보를 강원지사로 만들면서 부활했다. 열세였던 판세를 뒤집은 것도 내부고발자 등 탄탄한 지역조직을 갖춘 이 지사의 힘으로 평가받는다.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지사직에서 물러난 그는 피선거권 박탈로 내년 대선을 기대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그러나 차차기 대선을 노려볼 만한 계기를 잡았다.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친노 진영의 갈등을 수습한 뒤 야권 단일 후보를 만들어내면서 존재감을 부각시켰다. 그러나 결정적인 순간마다 한발 뒤로 물러서는 듯한 모습을 보여 대권주자 면모로는 약하다는 이미지를 심어줬다. 국민참여당 유시민 대표는 진퇴양난에 빠졌다. 경남 김해을 국회의원 선거 패배에 대한 책임론이 제기되면서 대선 흥행카드는 될 수 있어도 대권주자로는 점점 멀어지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받고 있다. 장세훈·강주리기자 shjang@seoul.co.kr
  • 지도부 총사퇴 與 혼란

    지도부 총사퇴로 권력 공백이 생긴 한나라당이 피아(彼我) 구분이 불분명한 동시다발적 전투 상태로 접어들고 있다. 계파 구분 없이 저마다 쇄신을 외치지만 서로 겨냥하는 쇄신의 대상이 다르고, 방법도 제각각이다. 혼돈을 수습할 주체와 대안이 마땅치 않아 사태가 장기화될 수도 있다. 초·재선 소장파 모임인 ‘민본21’은 28일 오전 긴급모임을 갖고 근본적인 당 쇄신과 국정운영 변화, 당·정·청 관계 재정립, 원내대표 선출 연기와 의원연찬회 소집 등을 요구했다. 김성식 의원은 “청와대가 호루라기를 불면 다 된다는 식의 ‘호루라기 정치’를 철회해야 한다.”면서 “원내대표 경선이 주류의 ‘아바타’라고 여겨지는 사람들만의 경쟁으로 치러진다면 국민은 한나라당을 믿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소장파의 공세가 거칠어지자 주류 측 다수파를 대표하는 이재오 특임장관이 이날 저녁 급히 측근 의원들을 마포의 한 식당으로 불렀으나, 상황이 여의치 않아 다음 기회로 미뤘다. ●이상득·친이직계, 이재오계 견제 주류 측은 다음 달 2일로 예정된 원내대표 선거를 그대로 치르겠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다가 이날 밤 결국 6일로 연기하기로 했다. 이들이 원내대표 경선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것은 이를 계기로 당 주도권을 계속 유지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소장파와 일부 친박(친박근혜)계는 “가장 먼저 쇄신돼야 할 이재오 특임장관이 자신의 직계인 안경률 의원을 원내대표로 밀어붙이고 있다.”고 비판한다. 확실한 대립각은 소장파와 주류 사이에 형성돼 있다. 그러나 주류 중에서도 친이재오계와 친이상득계, 친이(명박)직계 간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이들은 모두 대통령의 레임덕을 막아야 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지만 친이상득계와 친이직계가 친이재오계를 견제하려는 흐름은 점점 뚜렷해지고 있다. 친박계는 “아직 나설 때가 아니다.”라는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박 전 대표가 섣불리 나섰다가는 대권 플랜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 친박계의 한 의원은 “박 대표가 전면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의 의도가 불순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내년 총선이 막막해진 수도권 소장파를 중심으로 무대 전면으로 박 전 대표를 끌어내려는 움직임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당의 한 핵심 관계자는 “박 전 대표가 소장파와 손을 잡느냐, 이상득 의원과 손을 잡느냐가 결국 가장 큰 관건”이라고 말했다. ●정몽준 “미래 리더 전면 나서야” 한편 여권 잠룡 중 한명인 정몽준 전 대표는 “미래를 이끌 리더들이 전면에 나서 당을 책임져야 한다.”면서 “관리형 지도체제로는 변화를 가져올 수 없다. 선출당직과 대선주자를 분리한 당헌당규를 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권·당권 분리 규정이 폐지되면 잠룡들이 당권에 뛰어들 길이 열리게 된다. 이는 ‘대권주자 조기 등판론’과도 연결된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재·보선 결과 부끄럽지만 관여 안해…난 인사에 개입하는 더러운 놈 아니다”

    “재·보선 결과 부끄럽지만 관여 안해…난 인사에 개입하는 더러운 놈 아니다”

    이명박 대통령의 친형인 한나라당 이상득(얼굴) 의원이 다음 달 5일부터 15일까지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남미 볼리비아와 페루를 잇따라 방문한다. 이 의원 측 관계자는 28일 “이 의원이 다음 달 5일 특사 자격으로 볼리비아와 페루를 방문할 예정”이라면서 “이번 남미 방문도 자원외교 차원에서 이뤄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에보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을 만나 양국 간 리튬 개발에 관한 진전된 협의를 하고 페루에서는 에너지 협력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전해졌다. 남미 방문에는 한나라당 강석호·이은재 의원과 김신종 한국광물자원공사 사장, 김홍경 한국항공우주산업 사장, 최홍식 하나금융연구소 대표 등이 동행한다. 당 안팎에서는 이 의원의 남미행을 두고 4·27 재·보선 결과로 지도부가 사퇴하는 등 당이 혼란을 겪는 동안 이 의원이 당내 문제에 거리를 두게 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다. 이에 대해 이 의원은 이날 오후 기자들과 만나 “누가 그런 바보 같은 소리를 하느냐.”면서 “내가 1년 전부터 계획한 것이다. 여러분들이 비즈니스를 좀 이해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이 의원은 재·보선 결과에 대해 묻자 “부끄럽다.”면서도 “나는 정치에는 일체 관여하지 않는다. 관여해서도 안 된다.”며 정치 사안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다만 이 의원은 최근 민주평통 사무처장 인사를 놓고 이재오 특임장관과 권력투쟁을 했다는 의혹에 대해 “이상직이라는 사람은 일면식도 없고 스친 적도 없다.”면서 “내가 인사에 개입을 안 한다고 하면 절대로 안 한다. 약속은 지킨다.”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업자들에게 내가 해외에서 어떻게 처신하는지 물어봐라. 나 바보도 아니고, 그런 더러운 놈 아니다.”라면서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이재오 “강남 출신 분당주민, 용인수지 가는 통에…”

    이재오 “강남 출신 분당주민, 용인수지 가는 통에…”

    28일 오전 5시 45분 서울 은평구 구산동 주택가. 골목 막다른 집의 남색 대문이 열리더니 서류가방을 손에 든 이재오 특임장관이 걸어 나왔다. 이 장관은 지난해 8월 취임한 이후 매일 같은 시간 집에서 나와 연신내역에서 지하철을 타고 세종로 정부중앙청사로 출근하고 있다. 40여분 동안 동행한 이 장관의 출근길은 어느 때보다도 무거운 분위기였다. 얼굴에는 트레이드 마크인 ‘함박웃음’보다 쓴웃음이 더 자주 스쳐 갔고, 가라앉은 목소리에서는 전날 재·보궐선거에서의 뼈아픈 패배감이 묻어나는 듯했다. 이 장관은 이번 재·보선 내내 논란의 중심에 서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선거 초반에는 ‘정운찬 분당을 출마설’의 배후로 지목됐다. 막판에는 친이계 모임을 주도해 선거전략을 논의하고, 경남 김해을 지역의 동향을 파악한 특임장관실 직원 수첩이 발견되면서 선거개입 논란에도 휘말렸다. 그런 이 장관에게 “선거 결과가 생각대로 나온 것이냐.”고 어렵게 첫 질문을 던졌다. 대답 대신 한숨만 내쉰 이 장관은 “참, 우리 기초단체장은 어떻게 됐느냐.”고 기자에게 되물었다. 전날 격전지 결과를 주시하느라 다른 지역은 신경 쓸 여유도 없었던 것처럼 보였다. 김해을에서 당선된 한나라당 김태호 후보의 ‘나홀로 선거운동’을 언급하자 “나처럼 선거운동을 한 사람만 됐네.”라고 쓴웃음을 지었다. ‘당색’을 뺀 덕분에 당선될 수 있었던 아이러니를 지적하자 이 장관은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특임장관실 수첩과 관련해 김 후보의 당선으로 책임론을 빗겨간 것 아니냐고 물었더니 “나도 이야기가 나온 뒤 출장부를 가져오라고 해서 확인하고 알았는데, 시민사회팀장이 원래 현안이 있는 곳에 가서 민심을 듣고 오는 일을 하는 자리”라면서 “선거에 개입한 내용이 있는 것도 아니지만, 야당에는 충분히 호재였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장관은 분당을에서의 패인은 젊은 유권자들의 마음을 돌리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분당의 주민 구조가 옛날 같지가 않다. 전에는 강남에 살던 사람들이 많이 와서 살았는데 이제 그런 사람들은 대부분 용인 수지 쪽으로 간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또 “이렇듯 지역구 유권자 구조에 큰 변화가 생기면서 40대 이하 젊은 사람들이 68%를 차지하게 됐다. 그 사람들 절반만 투표한다고 해도 34%인데, 못 당한다.”고 고개를 내저었다. “지금 서울도 40대 이하 유권자가 많다.”는 설명에서는 내년 총선에 대한 위기감도 느껴졌다. 이에 한나라당의 ‘젊은층 공포증’을 꼬집자 “당연히 같이 안고 가고 싶지만 쉽지가 않다. 싫어하는 이유가 있으면 그 이유를 찾아서 없애면 되는데, 젊은 사람들이 한나라당은 그냥 싫다고 하니… 이유를 찾아봐야지.”라며 말꼬리를 흐렸다. 정운찬 동반성장위원장을 분당을 후보로 염두에 뒀던 것으로 알려진 이 장관에게 강재섭 후보가 인물론에서 뒤진 것 아니냐고 ‘유도심문’을 던졌다. 수차례 질문에도 묵묵부답이던 그는 “분당을은 토박이 이런 것도 없으니까….”라고만 답했다. 선거 패배에 대한 책임을 언급하자 “지도부에서 적절히 알아서 대응할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번 선거의 승자는 역시 손학규 대표인 것이냐.”는 질문에 이 장관은 “손 대표가 이제 완전히 민주당 사람이 된 것”이라고 답했다. 하지만 이로 인한 대권구도 변화에 대해서는 “대선이 아직 2년이나 남았고, 그 사이 또 정치지형이 어떻게 바뀔지 아무도 모르는 것”이라면서 “이번 선거만 봐도 알 수 있지 않느냐.”고 말했다. 출근길 내내 이 장관은 “한나라당이 잘해야 한다. 정말 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기든 지든 민심을 정말 엄중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도 했다. 다른 사람이 아니라 스스로에게 되뇌이듯 같은 말을 몇번씩 반복했다. “지난해 지방선거 때 우리가 깨지고, 내가 들어온 선거에서 우리가 확 뒤집지 않았느냐. 그런데 1년 만에 또 이렇게 뒤집히고…. 민심이 참….” 이 장관이 지하철을 기다리며 푸념하듯 내뱉은 ‘민심’의 무게는 어느 때보다도 무거워 보였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이재오 특임 “휴~”

    이재오 특임 “휴~”

    경남 김해을에서 한나라당 김태호 후보가 ‘신승’하면서 이재오 특임장관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게 됐다. 이 장관은 선거 기간 내내 논란의 중심에 서 있었다. 당 일각에선 “분당을 및 강원도 공천에 이 장관이 깊숙이 개입했다.”고 주장해 왔다. 더욱이 지난 20일에는 당내 친이계 모임인 ‘함께 내일로’ 소속 의원들을 불러 선거 작전 회의를 해 야당으로부터 고발을 당했다. 특히 선거 막판에 김해을에서 불거진 ‘특임장관실 직원 수첩’ 논란은 이 장관을 더욱 곤혹스럽게 했다. 국민참여당은 “이 장관이 관권선거를 주도했다.”며 또다시 고발장을 검찰에 접수했다. 만일 김태호 후보가 패했다면 패배의 책임 중 상당 부분이 이 장관에게 돌아갈 뻔했다. 더욱이 철저하게 ‘개인기’로 야권 단일후보를 누른 김 후보는 당초 친이계가 ‘차기 주자’로 키우기 위해 총리로 발탁했던 인물이다. 이 장관의 당내 최대 경쟁자인 박근혜 전 대표에 맞설 대항마가 등장한 것은 이 장관에게 반가운 일이다. 분당을에서 강재섭 후보가 패한 것도 이 장관에겐 큰 부담이 되지 않는다. 당초 이 장관은 강 후보 대신 정운찬 전 총리를 지지했기 때문이다. “정 전 총리를 끝까지 설득해 후보로 내세웠으면 승산이 있었다.”고 주장할 근거가 생긴 셈이다. 하지만 소장파와 친박계를 중심으로 “이번 패배의 가장 큰 책임이 이 장관에게 있다.”는 주장이 강하다. 한 소장파 의원은 “김 후보의 당선과 상관없이 당 지도부 뒤에서 선거판을 조종하고, 과도하게 개입해 민심의 반발을 부른 책임을 피할 수 없다.”면서 “이 장관에 대한 당내 비판이 이전보다 훨씬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새달 대폭개각·黨 전면쇄신론 대두… 패배 후유증 거셀 듯

    새달 대폭개각·黨 전면쇄신론 대두… 패배 후유증 거셀 듯

    이명박 정부에 대한 ‘중간평가’ 성격이 짙었던 4·27 재·보선에서 여권이 사실상 패배하면서 정국이 요동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는 27일 저녁 한나라당의 전통적인 ‘텃밭’인 경기 분당을에서조차 예상을 깨고 완패하자 깊은 침묵에 빠졌다. 공식반응도 일절 내놓지 않았다. 이명박 대통령의 레임덕(임기말 권력누수 현상)도 한층 빨라지면서 국정운영의 주도권도 흔들릴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이런 분위기에서 감지되듯 선거의 후폭풍이 몰려오면서 여권은 한동안 내부 갈등에 휩싸일 전망이다. 당·정·청 전면 쇄신론이 한층 힘을 얻으면서, 이 대통령은 그동안 구상했던 여권 개편 작업에 본격적으로 돌입하게 된다. 이미 인선작업이 올초부터 진행된 만큼 개각은 이 대통령의 최종결심이 서면 다음 달 중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주로 경제부처를 중심으로 4~5개 부처 장관이 교체대상으로 거론된다. 이미 사퇴의사를 밝힌 유정복 농림수산식품부 장관과 ‘장수장관’인 이만의 환경부 장관, 정종환 국토해양부 장관을 비롯해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 현인택 통일부 장관 등이다. 선거 패배를 딛고 집권 후반기 새로운 분위기에서 국정을 운영하기 위해 개각 폭이 더 커질 가능성도 남아 있다. 개각과 맞물려 있는 청와대 개편도 조만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재·보선은 공천도, 선거도 모두 당에서 한 것”이라면서 선거결과에 대해 ‘거리두기’에 나섰지만, 벌써부터 분당을에 강재섭 후보를 밀었던 것으로 알려진 임태희 대통령 실장이 선거 패배의 책임을 지고 물러나야 한다는 요구가 당에서 나오고 있다. 임 실장의 거취와 상관없이 2~3명의 청와대 수석비서관이 바뀔 가능성도 있다. 임 실장의 경우, 이 대통령의 신임이 여전히 두텁고 쉽게 사람을 바꾸지 않는 이 대통령의 인사 스타일을 감안할 때 그대로 갈 것이라는 의견도 남아 있기는 하다. 당도 지도부를 중심으로 대폭적인 물갈이가 예상된다. 위기감이 극에 달한 수도권 의원들을 중심으로 안상수 대표 등 지도부 총사퇴를 포함해 다양한 쇄신 요구가 잇따를 것으로 전망된다. 수도권 최대 ‘텃밭’인 분당을 패배는 곧 내년 총선에서 서울 강남권도 위험할 수 있다는 불안한 시그널이기 때문이다. 서울의 한 재선 의원은 “설마했던 최악의 상황이 발생한 만큼 전혀 예상하지 못한 방법으로 곳곳에서 쇄신 요구가 강하게 분출할 것”이라면서 “대통령의 탈당을 요구하는 것도 시간 문제”라고 말했다. 공천과 선거 과정에 개입한 이재오 특임장관에 대한 비난도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책임론을 둘러싸고 친이(이명박)계와 친박(박근혜)계의 갈등은 물론 친이계 내부의 충돌도 예상된다. 5월 2일로 예정된 원내대표 선거는 물론 조기 전당대회가 가시화되면 당 대표를 놓고 계파별·그룹별 이합집산도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대선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는 박근혜 전 대표를 둘러싼 기류에도 변화가 감지된다. 총선 위기의식이 높아진 만큼 박 전 대표를 전면에 내세워야 한다는 목소리가 당장 커질 것으로 보이지만, 손학규 민주당 대표 등 야권 주자들이 힘을 받으면서 박 전 대표 이외의 주자도 키워야 한다는 주장도 나올 법하다. 가장 큰 문제는 쇄신을 주도할 대안 세력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친이 직계의 한 의원은 “쇄신 요구 분출은 당연한 현상이지만 해결책이 나오지 않은 채 분열만 가속화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우려스럽다.”고 걱정했다. 김성수·이창구기자 ss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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