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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행나선 신혼부부의 까닭모를 해프닝 ‘쉬-쉬-쉬-잇!’

    극단 산울림이 오는 6월말까지의 일정으로 마련한 현대연극 페스티벌의 첫 작품 ‘쉬­쉬­쉬­잇’(이현화 작·채윤일 연출)이 3월1일부터 4월7일까지 산울림 소극장 무대에 오른다. 현대연극 페스티벌은 현대연극의 레퍼토리들을 통해 연극의 정통성과 현대인의 모습을 찾아보기 위한 기획.4월 ‘하녀들’(장 주네 작·이윤택 연출)에 이어 5∼6월엔 ‘고도를 기다리며’(S.베케트 작·임영웅 연출)가 차례로 팬들을 맞는다. ‘쉬­쉬­쉬­잇’은 지난 1976년 극단 자유가 김정옥현 문예진흥원장의 연출로 초연한지 26년 만에 무대화한작품. 여행에 나선 신혼부부의 행복한 시간들이 까닭모를사건과 해프닝에 의해 무참히 파괴돼가는 사건을 추리극형식으로 꾸몄다. 폭력이 끈질기게 이어지면서도 마지막 반전의 재미와, 웃음기를 빼놓지 않는 게 특징이다. ‘불가불가’‘0.917’‘카덴자’‘산씻김’의 명 콤비이현화·채윤일이 오랜만에 호흡을 맞췄다.남윤길 이훈경전국환 박호석 등 출연.화·수·목 오후7시30분 금·토 오후4시·7시30분 일 오후3시,(02)334-5915김성호기자 kimus@
  • 신시뮤지컬 ‘갬블러’ 日순회공연

    신시뮤지컬컴퍼니(대표 박명성)가 제작한 뮤지컬 ‘갬블러’가 일본 공연기획사 민주음악협회(民主音樂協會)의 초청으로 내년 5월18일부터 6월26일까지 40여일간 일본 도쿄(東京) 등 13개 도시에서 순회 공연된다. 일본 간사이 TV 관계자의 주선으로 성사된 공연은 민주음악협회가 25억원 가량을 투자하며 신시측이 6억원의 개런티를 받아 무대장치와 의상을 그대로 가져가고 항공료,체류비 등은 민주음악협회에서 부담한다. 극단 산울림 임영웅 대표가 연출을 맡아 초연 멤버인 남경주 허준호와 최정원 주원성 김선경 등이 출연한다.공연지는 월드컵 경기가 치러지는 오이타,시즈오카,요코하마,사이타마를 비롯해 후쿠오카,히로시마,나고야 등이 포함될예정이며 오사카 공연도 추진중이다. ‘갬블러’는 영국 프로그레시브 록밴드 알란 파슨스 프로젝트와 함께 활동했던 에릭 울프슨이 각본을 쓰고 작곡한 독일 뮤지컬이다. 김성호기자
  • ‘차범석·장민호’ 50년 결산무대

    차범석과 장민호. 차범석이 해방이후 한국 극작과 연출의 최고봉을 지켜왔다면 장민호는 해방이후 최대의 배우로 손꼽힌다. 한국 현대연극사의 산 증인이요 쌍두마차인 두사람의 연극인생 50년을 결산하는 무대가 공교롭게도 나란히 마련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극단 산울림이 차범석의 연극계 등단 50주년을 기념해 30일부터 11월25일까지 산울림 소극장에서 공연하는 ‘그 여자의 작은 행복론’(임영웅 연출)과 극단 신화가 31일부터 11월11일까지 동숭아트센터 동숭홀에서 갖는 ‘그래도 세상은 살만하다’(김영수 연출).‘그 여자의 작은 행복론’이 차범석의 연극인생을 정리하는 자신의 창작극이라면 ‘그래도 세상은…’는 장민호의 자서전적 연극으로 성격지어진다. [그 여자의 작은 행복론] 지난해 발간된 차범석 희곡집 ‘통곡의 땅’ 수록 작품중 하나로 극단 산울림 대표 임영웅이무대화할 것을 제의해 공연이 성사됐다.임영웅이 연출을 맡았고 손숙이 주연으로 출연,극작과 연출 배우 3박자에서 모두 눈길을 끄는 작품이다. 1951년 극작·연출·주연을 맡아 공연한 ‘별은 밤마다’를 데뷔작으로 꼽는다고 할때 올해는 꼭 차범석의 연극계 입문 50주년이 되는 해.2년 전에 소극장 무대를 겨냥하고 썼던것을 조금 다듬어 무대에 올렸다.주로 대극장용 희곡을 써온 그가 관객과의 자연스런 교감과 사실적인 분위기를 염두에두고 만든 이례적인 작품이기도 하다. 남편의 전처가 낳은 아들과 사랑에 빠진다는 그리스 신화‘페드라’의 이야기가 모티브.두번째 남편까지 잃은 여인이 첫 남편의 전실 아들에 대한 집착이 용납받을 수 없는 금지된 사랑이라는 사실을 안 뒤 절망끝에 자살하고 그후 그 아들과 친 딸간에 벌어지는 갈등을 다루고 있다.타이틀롤의 손숙과 이찬영 예수정 전현아 최석진이 호흡을 맞춘다. [그래도 세상은 살만하다] 40여년간 장민호와 함께 연극 동지로 곁을 지켜온 이근삼이 수 년간의 자료조사와 대담을 통해 탈고해 우정의 선물로 헌정한 작품. 1947년 성극 ‘모세’로 데뷔한뒤 50여년간 170여 작품에서 주역을 맡은 장민호의 화려한 연기생활 이면에 감춰진 인간적 고뇌와 절망,그리고 재기의 순간을 이근삼 특유의 위트와 페이소스로 그려낸다.연기만을 천직으로 알고 살아오다가 70대 중반 아내와 사별한 노배우가 외동딸마저 미국으로 시집을 가고 노후를 대비하여 모아두었던 돈마저 사기로 날리게된 후 겪는 인간과 인생에 대한 절망과,역경에도 굴하지 않는 노교수,후배 연기자 등 이웃 사촌들의 삶을 대비함으로써 도전과 희망을 이야기한다. 20대 초반에 단신 월남해 연극 영화 라디오 TV드라마를 통해 해방이후 대한민국 최고의 배우로 군림했으나 아들이 사업에 실패해 전재산을 압류당한 충격으로 40여일간 병원에서 생사를 넘나드는 절망의 순간을 겪기도 했던 그의 인생과너무 닮아있다.출연 작품중 백미로 손꼽히는 ‘파우스트’‘리어왕’‘맥배드’‘줄리어스 시저’등의 명 장면이 현실과 환상을 넘나들며 펼쳐진다.노배우에 장민호가 직접 출연하며 요즘 최고의 배우로 꼽히는 윤주상과 국립극단의 간판 김재건의 앙상블도 기대되는 부분이다. 김성호기자 kimus@
  • 포커스/ 연극 ‘가시고기’ 27일부터

    장기 베스트셀러인 조창인의 소설 ‘가시고기’가 극단 산울림에 의해 연극화돼 27일부터 산울림소극장 무대에 올려진다.‘가시고기’는 백혈병에 걸린 소넌과 그 소년을 극진히 간호하는 아버지의 따뜻한 사랑을 그린 작품.자신이가진 모든 것을 자식에게 내어주고 정작 자신은 소리없이죽어가는 부정(父情)을 그려 숱한 이들의 눈물샘을 자극했었다. 임영웅씨가 연출한 연극 ‘가시고기’는 불치병에 걸린 부자의 이야기에 머물지 않는다.죽어가는 아들을 위해 희생하는 부성을 통해 우리 삶에서 진정한 가치는 무엇인지 생각하게 한다.지난 20일 극의 사실성을 높이기 위해 아버지역의 안석환이 아들 역에 캐스팅된 이동근(창서초등학교6년)의 머리를 직접 깎는 삭발식을 갖기도 했다.5월말까지화·목 오후7시30분 수·금·토 오후4시·7시30분 일 오후3시.(02)334-5915. 김성호기자 kimus@
  • [대한광장] 한국 희곡의 미래

    한불문화상 제2회 시상식이 지난달 15일 파리 포부르-생트오노뢰에 있는 엥테랄리에 서클에서 열렸다.이 상은 프랑스에 한국문화(문학 미술 조각 음악 무용 등)를 널리 알리는데 공헌한 개인이나 단체를 대상으로 한다.작년에는 프랑스생고뱅회사가 기증한 상금으로 네 명의 수상자를 뽑았다.올해는 카르푸 후원으로 6명이 영광을 안았다. 그중 눈길을 끄는 것은 에르베 페조디에와 한유미씨가 함께번역한 희곡 ‘맹진사댁 결혼’(원작 오영진)과 ‘초분’(원작 오태석)이다.그 의미는 희곡이 번역되었다는 데 그치는게 아니다. 프랑스극단이 이 작품을 올해에 공연할 예정이어서 문화선전의 효과가 곱절로 늘어난다.다양한 극작 활동을해온 페조디에는 프랑스 연극의 대사호흡이나 억양을 잘 고려해 번역한 점이 돋보였다.심사위원 7명도 이 점을 인정해만장일치로 수상을 결정했다.아마 프랑스어로 공연하더라도관객이 이해하기에 무리가 없을 것이다.게다가 ‘맹진사댁결혼’은 희극이어서 우리 특유의 해학을 맘껏 자랑하면서웃음을 자아낼 것으로 보인다. 유럽문화 전통에서 희곡은 한나라의 문화수준을 가늠하는척도라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비록 텔레비전이나 영화에 밀려 관객수는 많이 줄었지만 역사와 함께 호흡해온 장르다.프랑스인 16%가 요즘도 꾸준히 공연장을 찾을 정도다. 지금까지 한국 극단이 프랑스에 공식초대를 받고 공연한 적이 드물고 한국 희곡이 프랑스에서 불어로 공연된 적도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그 의미가 크다.한국극단의 첫 공식 초대공연은 1989년 아비뇽 국제연극제에서 극단 ‘산울림’의 ‘고도를 기다리며’다.한국어로 아비뇽 아르모니극장서 10일동안 공연했다.‘고도를 기다리며’는 사뮈엘 베케트가 파리에서 쓴 희곡으로 1950년에 출판,1953년 로제 블랭이 연출하면서 무명작가인 베케트를 세계적 스타로 발돋움시킨 대표작품이다. 원작이 세계적으로 유명하고 프랑스 국립극장인 ‘코미디프랑세즈’에 자주 오르는 레퍼토리인지라 프랑스 관객들에겐 한국 연극의 수준을 간접적으로 비교할 수 있는 자리였다. 더구나 임영웅씨가 연출한 이 작품이 당시 한국에서 많은연극상을 휩쓴 상황을 감안하면 ‘한국 연극의 얼굴’이라고해도 지나친 표현은 아니었다.게다가 아비뇽 연극제가 지구촌의 대표적 연극잔치인지라 그 반응이 궁금했다. 외국 관객들과 각국 광대들의 열정이 거리와 공연장을 가득메우고 있었다.작품이 무대에 오르자 호기심 반 기대 반 하며 함께 작품을 보던 프랑스 연극애호가들의 반응은 뜨거웠다.주인공으로 나온 전무송 주호성의 열연으로 언어를 모르는 관객들에게도 많은 감동을 주었다.좋은 원작에 연출가의창의력과 배우들의 열연이 어울려 또 하나의 ‘고도’가 나온 셈이다. 그 후 주목을 받은 한국 작품으로 자유극단의 ‘피의 결혼’(가르시아 로르카 작)과 ‘햄릿’(셰익스피어)을 들 수 있다.‘피의 결혼’은 파리의 테아트르 뒤 몽드에서 공연하여무대장치와 의상뿐만 아니라 판소리까지 곁들여 이 작품의비극성을 절묘하게 엮어냈다.90년대 초반 한불 문화교류의일환으로 일주일동안 ‘테아트르 드 롱푸앵’에서 공연한 ‘햄릿’역시 성황이었다.두 작품 모두 극단 대표인 이병복씨의 한국미를 살린 무대장치와 의상이 주는 독창성이 빛났다. 여기에 연출가 김정옥씨의 서구 연출기법 감각이 가세해 큰호응을 받았다.공연장은 프랑스 관객들의 감탄으로 가득 찼다.언어장벽을 무너뜨릴 수 있는 불어자막 사용도 한몫했다. 새삼스레 케케묵은 추억을 떠올리는 것은 연극 나아가 예술이 지닌 ‘보편적 언어’로서의 구실을 강조하기 위해서다. 얼마전 한국 신문을 통해 ‘지하철 1호선’‘난타’등 한국공연물의 해외시장 진출이 화제임을 알았다.그러나 정작 중요한 것은 이런 한두 작품의 ‘반짝성 나들이’가 아니라 계속적인 수출일 것이다.제2·제3의 ‘지하철 1호선’이 나오기 위해선 한국 공연계에 창작품이 많아야 한다.그러기 위해정책적인 지원이 끊이지 않아야 한다.비록 당장엔 돈이 보이지 않는 연극이더라도 먼 훗날을 보고 거름을 뿌리는 자세로. ■이 병 주 파리7대학 교수·한국학
  • 21세기 문화정책위 발족

    문화관광부는 중장기 문화예술정책 개발과 자문을 위해 정진홍(鄭鎭弘) 서울대 종교학과교수 등 각계 인사 15명으로 ‘21세기 문화정책위원회’를 발족시켰다. 21세기 문화정책위는 한달에 1∼2차례 전체회의를 열어 문화현장과 수요자 중심의 문화예술 정책개발과 문화정책 현안에대한 자문기능을 맡는다. 다음은 21세기 문화정책위원 명단. ▲강교자(康喬子) 대한YWCA연합회 사무총장 ▲강준혁(姜駿赫) 추계예술경영대학원장 ▲김정호(金井昊) 향토문화진흥원장▲김홍식(金鴻植) 명지대 교수 ▲박은주(朴恩珠) 김영사 대표 ▲성제환(成濟煥) 게임종합지원센터 소장 ▲송미숙(宋美淑) 성신여대 교수 ▲이상만(李相萬) 다움문화예술기획연구회 이사장 ▲임영웅(林英雄) 연출가·예술원 회원 ▲전명옥(全明玉) 코코엔터프라이즈 대표 ▲정무형(鄭茂亨) 한림대 교수 ▲정진홍 ▲주진숙(朱眞淑) 중앙대 교수 ▲주철환(朱哲煥) 이화여대 교수 ▲홍기삼(洪起三) 동국대 교수서동철기자 dcsuh@
  • 최고 연기파 무대 열연 “설레는 4월”

    다음달 중순 나란히 무대에 오를 서울시극단의 ‘세일즈맨의 죽음’과 극단산울림의 ‘세자매’가 요즘 연극계 최대 화제작으로 떠오르고 있다. 세계적 극작가인 아서 밀러와 안톤 체호프의 대표작이라는 ‘탄탄한 하드웨어’에 국내 최고 연기자들의 앙상블이라는 ‘경쟁력있는 소프트웨어’를 결합함으로써 작품성과 흥행성을 두루 만족시킬 대형 히트작으로 주목받고 있는 것.‘세일즈맨의 죽음’은 10년만에 무대에 서는 탤런트 이순재와 윤소정,김갑수 트리오를 내세웠고,‘세자매’는 이른바 여성연극인 3인방으로 불리는 박정자,손숙,윤석화를 처음으로 한무대에 세운다. 4월12∼30일 세종문화회관 소극장에서 공연하는 ‘세일즈맨의 죽음’(연출김도훈)은 60대의 늙은 세일즈맨 윌리와 아내 린다,그리고 두아들 비피,해피의 갈등을 통해 현대사회와 가족의 문제를 그린 작품.화려한 꿈과 희망에 넘쳤던 청춘을 가족부양에 다 날리고 피폐해진 몸과 마음으로 남은 인생을 정리하는 한 평범한 가장의 모습에서 현대인의 서글픈 자화상을 발견하게 하는 연극이다.아서 밀러는 이 작품으로 미국 최고문예상인 퓰리처상과 연극상인 토니상을 수상했다. 92년 ‘밤으로의 긴 여로’이후 모처럼 연극에 출연하는 이순재는 꼭 22년만에 윌리역을 다시 맡았다.78년 세종문화회관 소극장 개관기념공연때 45세의나이로 60대의 배역을 소화했던 그가 이번 무대에서 실제 나이와 비슷해진윌리역을 어떻게 형상화할지 관심거리.“그때도 나름대로 윌리의 심리를 이해하고 연기했지만 아무래도 나이가 주는 한계가 있었다.20년의 세월이 흐른 만큼 거기서 얻어진 연륜을 담아 더욱 현실감있는 윌리를 보여주겠다”는게 그의 답변이다. 당시 여운계가 연기했던 아내 린다는 다양한 이미지의 연기자 윤소정이 바통을 이어받고,이정길이 맡았던 큰아들 비프역으로는 김갑수가 출연한다.김갑수는 22년전 이 작품에서 식당보이로 연기생활을 시작했고,윤소정의 남편인배우 오현경 역시 62년 공연작에서 해피로 출연했다하니 세사람 모두 이 작품과는 남다른 인연이 있는 셈.세월을 건너뛰어 다시 한무대에 서게 된 이순재와 김갑수,그리고 이들과 첫호흡을 맞추는 윤소정이 어떤 화음을 들려줄지 기대된다.(02)399-1647∼8. 13일 문예회관 대극장에서 막올리는 ‘세자매’(연출 임영웅)는 지난 30년간 한국을 대표하는 여배우의 자리를 굳건히 지켜온 박정자,손숙,윤석화를 한자리에 불러모은 것만으로도 충분히 호기심을 자극하는 연극이다.한국 리얼리즘 연극의 기초를 다진 ‘고(故)이해랑 11주기’를 기념해 이해랑연극상을 수상한 세 배우를 캐스팅했다. 러시아의 거장 안톤 체호프의 ‘4대극’중 하나인 이 작품은 러시아혁명이전 한 지방도시에 사는 세자매의 인생을 다루고 있다.여학교 교장인 첫째 올리가(박정자),결혼생활에 불만을 갖고 딴 남자를 사랑하는 둘째 마샤(손숙),그리고 천방지축인 막내 일리나(윤석화).각자 다른 개성을 지닌 이들 세자매가 현실의 벽에 부딪쳐 삶의 희망인 모스크바행을 접고,답답하고 불안한 일상을 살아나가는 과정을 섬세하게 묘사한다.무대에서나 실제 모습에서나 독특한 개성과 매력을 지닌 이들의 불꽃튀는 연기대결이 벌써부터 연극계를 후끈 달아오르게 하고 있다.30일까지.(02)334-5915. 이순녀기자 coral@
  • 다시 무대로 돌아온‘그여자’손숙

    나른한 봄날 까무룩이 잦아든 꿈처럼 배우에서 일약 장관으로,또 한순간에‘부도덕한 공직자’로 이리저리 휘둘렸던 그 여자,손숙이 연극배우로 돌아온다.16일부터 산울림소극장에서 공연되는 임영웅 연출의 모노드라마 ‘그여자’가 복귀 무대.그가 내각에 발탁되는 일이 없었더라면 지난 8월 무대에 올랐을 이 작품은 86년 초연당시 중년여성들에게 폭발적인 호응을 얻었던시몬느 드 보봐르 원작의 ‘위기의 여자’를 1인극으로 새롭게 각색한 것이다. 중류층 가정의 현모양처로 22년을 살아온 ‘그 여자’에게 어느날 남편이 애인이 있음을 고백한다.사랑과 결혼에 전 인생을 걸어온 주인공은 날벼락같은 남편의 고백에 충격을 받지만 이로인해 처음으로 자신의 자아를 진지하게성찰한다. 매주 수요일 낮공연(오후3시)후에는 손씨와 친분이 두터운 문화계 지인들이초대돼 관객과 대화를 나눈다.17일 방송인 김승현씨를 시작으로,손석희 정미홍 정은아 오숙희 배금자 구성애 신달자 김자영 김종찬씨 등이 차례로 출연할 예정이다.2000년1월23일까지,화·목·일 오후3시,수·금·토 오후 3시·7시.월 쉼.(02)334-5915
  • [리뷰] 산울림 ‘고도를 기다리며’

    신생극단 산울림이 임영웅 연출로 독일 작가 사무엘 베케트의 ‘고도를 기다리며’를 국내 초연한 건 지난 69년이었다.그로부터 30년의 세월이 흐른 지금,극단 산울림과 임영웅 그리고 ‘고도…’를 서로 떼어놓고 생각하기는 어렵다.그동안 산울림의 ‘고도…’는 국내 연극계는 물론이고 89년 프랑스 아비뇽연극제,90년 아일랜드 더블린연극제를 비롯해 수차례의 해외 공연에서도아낌없는 찬사를 받았다. 그 ‘고도…’가 산울림 창단 30주년 기념공연 겸 서울연극제 특별초청작으로 다시 무대에 올랐다.산울림의 공연으로는 열네번째,임영웅에게는 열한번째 연출이다.지난 12일 관객들과 함께 객석에서 첫 공연을 지켜본 임씨의 얼굴은 어느때보다 밝아보였다.“매번 최선의 배역이라고 생각하지만 이번 공연의 앙상블은 그 이상의 것”이라고 자부한 연출자로서의 직감이 어긋나지않았음을 무대에서 확인한 때문일까. 97년 공연이후 2년만에 다시 호흡을 맞춘 안석환,한명구,정재진,김명국 등 4명의 중견배우는 한층 원숙하고 조화로운 연기로 극을 안정감있게 끌어갔다. 앙상한 나무 아래서 언제 올지 모르는 ‘고도’를 기다리는 두 사내와 그들곁을 지나치는 또다른 두 남자의 얘기를 2시간20분동안 지루하지않게 들을수 있었던 것은 이들의 흡인력있는 연기 덕분이었다. 안석환은 유연한 몸짓과 독특한 말투로 응석받이 에스트라공을 몸에 맞춘듯자연스럽게 형상화했다.이미 한번의 블라디미르와 두번의 럭키역을 해낸 한명구는 이번 무대에서 코믹하면서도 비극적인 블라디미르의 내면을 깊이있게표출해 관객의 공감을 이끌어냈다. 포악하지만 어딘가 비장미가 숨어있는 듯한 포조역의 김명국,딱 한번의 대사를 높낮이없이 속사포처럼 마구 쏘아대는럭키역의 정재진도 흠잡기 어려운 연기를 보여줬다. 오래 곰삭은 술은 혀끝이 아니라 오감으로 음미하듯 30년 무르익은 산울림의 ‘고도…’에서도 그같은 정직한 연륜이 묻어난다.한그루의 나무조차 배경이 아니라 배역으로서 무언가 말을 건네는 듯한 느낌을 주는 무대였다.17일까지,문예회관 대극장(02)760-4800이순녀기자
  • 인간존재 의미 되묻는 日 희곡 ‘친구들’

    일본의 대표적 극작가 아베 고보의 ‘친구들(友達)’이 국립극장 무대에 오른다.지난 93년 예순아홉의 나이로 타계한 아베 고보는 생전 노벨문학상 후보로 자주 거론될만큼 탁월한 소설가이자,연극집단 ‘아베 고보 스튜디오’를 거점으로 독자적인 연극활동을 편 극작가로도 이름높다. 이번 무대는 국립극단이 올 한해 의욕적으로 기획한 ‘한·중·일 동양3국연극 재조명시리즈’의 하나로,‘아Q정전’(중국)‘무의도기행’(한국)에 이은 마지막 작품.일본 신극협의회,베세토 일본위원회의 추천을 받아 선정된‘친구들’은 67년 발표이후 지금까지 일본에서는 물론이고 미국 브로드웨이,유럽 등 세계 여러나라에서 각광받는 일본의 대표 희곡이다. 국내에서는 70년대초 영역본을 중역해 간이극장에서 잠깐 공연된 적이 있지만 원문을 그대로 옮겨 정식 무대에 올리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게다가 국립극단이 일본 작품을 공연하는 것도 처음이어서 의미가 더욱 새롭다. ‘친구들’은 실제 일어나지는 않지만 ‘있을 법’한 얘기를 통해 인간존재의 의미를 되묻는 블랙코미디.어느날 밤 결혼을 앞둔 독신 샐러리맨 아파트에 아홉명의 낯선 일가족이 들이닥치면서 극이 시작된다.이들은 공동체의식과 휴머니즘이란 ‘선의’를 내세워 자신들의 ‘침입’을 정당화하는가 하면,‘친구’라는 미명하에 집주인의 일거수일투족을 간섭한다. 폭력을 쓰지않는대신 ‘미소’와 ‘딴소리’로 일관하는 이들에게 경찰도 별 도리가 없다. 다수의 자유를 주장하는 민주주의 혹은 공동체의식이 개인의 자유를 억압하는 우스꽝스런 현실에 대한 신랄한 조롱인 셈이다.연출을 맡은 임영웅씨는“웃으면서 보지만,보고나면 소름끼치는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극중 공동체의식은 여러 의미로 해석이 가능하다.임씨는 “공동체의식은 군국주의,제국주의의 광기와도 연결된다”며 “일본 우익이 한반도 침략을 ‘내선일체’‘대동아공영’이라고 주장하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국립극단 단원으로 지난해 TV드라마 ‘홍길동’에 캐스팅된 이후 ‘흐린날에쓴 편지’‘토마토’등으로 일약 스타덤에 오른 탤런트 김석훈이 주연을 맡았다.“대사가 많은데다 주로 고성을 질러야 돼 체력소모가 많다”는 그는갑자기 스타가 된 이후 점점 본래 모습을 잃고 있는 듯한 요즘의 자신과 극중 주인공간에 비슷한 점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문예진흥원장인 차범석씨가 원작에 충실한 번역을 했으며,‘명성황후’에서진가를 발휘한 박동우(무대미술)최보경(무대의상)이 스태프로 참여한다.15∼24일 국립극장 소극장.(02)2274-1151∼8. 이순녀기자 coral@
  • 창작극 ‘가시밭의 한송이’ 주연 윤석화

    이미 두편의 연극(딸에게 보내는 편지,신의 아그네스)을 전쟁하듯 치른데다뒤늦게 덜컥 잡지경영(월간 객석)에까지 뛰어든 그에게 이번 작품은 사실 무리한 스케줄이었다.한해 3편은 25년 연기생활에서 아주 드문 경우.게다가 ‘초보 경영인’으로 신경써야할 일이 어디 한두가지인가. “다른 연출자의 작품이었다면 아마 고사(苦辭)했을 거예요”당분간 ‘남의인생’이 아닌 ‘현실의 삶’에 충실하려던 윤석화(44)를 무대위로 불러낸건 다름아닌 연출가 이윤택.연극계의 내로라 하는 스타배우,스타연출가지만이상하게도 무대에서 만날 기회는 여지껏 한번도 없었다. “인연을 맺는게 말처럼 쉽지 않은가봐요.만날때마다 늘 ‘한번 같이 해야지’하면서도 잘 안됐거든요”오랜 기다림끝에 둘을 맺어준 작품은 이윤택이직접 쓴 ‘가시밭의 한송이’.극단 산울림의 창단 30주년 기념 창작극으로내달 8일 산울림소극장에서 첫공연을 갖는다. 80년 언론검열하에서 당시의 정세를 일기예보에 빗댄 기사를 썼다가 혹독한고문을 당한 신문사 동료 남녀기자가 18년뒤 모스크바에서 재회한다.고문후유증으로 남자는 왼쪽 발목을 자주 삐고,여자는 굽은 등을 낙타처럼 지고 산다.“시대의 아픔을 남녀간의 사랑으로 풀어가는 얘기예요.소위 ‘운동권’후일담인데 주제가 무겁기때문에 연기는 오히려 아주 편하고 일상적인 느낌으로 하려고 해요.대신 시적인 대사를 얼마나 절제되고 호소력있게 전달하는가가 관건이죠”연기자에게 ‘쉬운 작품’이 어디 있겠는가마는 이때문에 ‘가시밭…’은 배우를 몇배 더 힘들게 하는 연극이다. 산울림 임영웅 대표가 연출을 맡아달라고 했을때 ‘주연 윤석화’를 조건으로 내건 연출자와 ‘이윤택 작품’이라는 말에 두말않고 출연을 결정한 배우인 만큼 첫작품임에도 손발이 척척 들어맞는다.한번 말하면 단박에 알아듣는 윤석화의 똑똑한 연기에 이윤택은 ‘그래,바로 그거야’를 연발하고,자신도 몰랐던 끼를 순간적으로 끌어내는 이윤택의 빼어난 능력에 윤석화는 내내감탄하며 연습에 몰입한다.상대역인 송영창과도 오랜 인연으로 호흡이 잘 맞는다. “80년대를 온몸으로 앓았던 이들에겐 용서와 위로를,요즘 젊은이들에겐 ‘아,저런 삶도 있었구나’하는 점을 일깨워주고 싶다”는 윤석화는 당시 미국 유학중이라 방관자로서 시대에 빚진 느낌을 이참에 다소나마 덜겠다는 나름의 의미를 덧붙였다.이 작품이 끝나면 정말 좀 쉴 생각이라고.대신 순수예술잡지가 사라져서는 안된다는 일념으로 무작정 뛰어든 ‘객석’의 사장직에전념할 계획이다.“때가 되면 연극재단을 만들려고 모아둔 돈 4억5000만원을 쏟아부었다”는 그는 좋은 책을 만드는 것은 편집인들의 몫이고,자신은 옆에서 그들을 잘 도와주는 역할을 충실히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이 시대의 탁월한 연출가와 배우,이윤택·윤석화의 첫 앙상블은 10월10일까지 이어진다.(02)334-5915이순녀기자 coral@
  • 윤석화 300회 장기공연 작품

    2일 산울림소극장 연습실에는 장문의 편지가 낭독되고 있었다.정통 연출을고집해온 임영웅씨와 스타 연극배우 윤석화가 다시 ‘딸에게 보내는 편지’를 고치고 다듬고 있다. 윤석화(44)는 시종 낮은 톤으로 ,철없지만 딸사랑은 남다른 35세 여가수 멜라니를 연기하고 있다.복잡다기한 감정과는 어울리지 않는 톤이다. “일부러 대사 다듬는 수준으로 절제하고 있습니다.다음 주부터 피치를 올릴겁니다”. ‘딸에게…’는 윤석화가 못잊을 작품.92년 3월 초연이후 신들린 연기로 화제를 몰고다니며 12월까지 300여회 장기공연했다.유학까지 미뤘다.우리 관람풍토에서는 이례적으로 ‘전원 기립박수’를 받은 감흥도 맛보았다. “‘신의 아그네스’지방공연이 지난 주에 끝나 녹초가 된 상태에서 평소에도 ‘혀가 돌돌 말릴’ 정도로 힘이 필요한 모노드라마를 옮기느라 힘이 듭니다.특히 나긋한 읊조림과 휘몰아 치듯 빨리 내뱉는 장면의 반복,멜라니의‘감정의 내재율’에 빠져드는 것은 에너지가 많이 필요하거든요”. 얼굴엔 피곤기가 역력하다.하지만 그에겐프로에게서만 뿜는 특유의 근성이 묻어난다.세트로 돌아가 금새 일희일비하는 철없는 엄마 멜라니가 된다.편지를 읽다 눈물을 글썽거리는가 하면 어느새 경쾌하고 멋들어지게 한 곡을뽑아낸다. 무대생활 25년을 맞은 그는 이번 공연에 남다른 의미를 부여한다. “배우 윤석화가 아니라 ‘인간 윤석화’로서 관객과 호흡한다는 기분으로편안하게 연기할 겁니다.25년이라면 연기생활의 한 전환점이라고 볼 수 있는데 이번 무대로 ‘아직도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줘 말없음표보다는 느낌표를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아놀드 웨스커가 쓴 이 작품은 가슴이 커져와 아프다고 호소하는 11세 딸에게 들려주는 인생이야기다.초연때와는 달리 이제 가정을 갖고 ‘거울 앞에돌아온’ 윤석화가 들려줄 편지에 임영웅씨가 거는 기대도 크다.“‘노래할수 있는 여배우를 위한,노래가 있는 다섯 대목의 연극’이란 작가의 설명이아니더라도 이 작품은 마치 윤석화를 위해 태어난 듯하다.어린 엄마가 아닌삶의 원숙미가 묻어날 것이다”.9일부터 7월4일까지.(02)334-5915李鍾壽
  • 백범 추모공연 졸속 우려

    오는 6월21일부터 7일간 세종문화회관 무대에 오를 ‘백범 김구주석 서거 50주기 추모 민족대가극’이 비틀거리고 있다.관련단체의 주도권 다툼이 법정으로까지 이어질 조짐을 보이면서 정작 공연에 필요한 준비가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이에 따라 김구선생의 일대기를 그린다는 취지를 살릴 수 있는 공연이 될지 우려된다. 이 가극은 지난 해 8월15일 추모공연준비위원회(위원장 신창균)가 출범하면서 본격적으로 추진됐다.당시 박인배 민족예술인총연합(민예총) 기획실장이연출을 맡고 고은 시인이 극본을 쓰기로 계획됐다.그러나 준비위와 민예총의 극한 대립이 가속화되면서 이같은 구도가 백지화되는등 파열음이 증폭되고있다. 준비위는 공연이 석달 앞으로 다가와 한창 연습에 몰두해야 할 요즘 극본(차범석)과 연출(임영웅),음악(원일)등을 새로 섭외했다. 공연준비위의 김인수 집행위원장은 “민예총이 지난해 11월 국회 예결위를상대로 국고지원 신청 로비를 펼쳐 3억원의 예산을 책정받는 등 준비위의 주최권을 침해했다”면서 “준비위의 공연추진을방해하고 일정에 큰 차질을가져온 데 따라 지난 8일 박실장 등 민예총 관련 인사들을 ‘사기미수’혐의로 고소했다”고 밝혔다.그는 또 “새로운 인물이 어느정도 섭외된 만큼 민예총을 배제하고 공연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박실장은 “일일이 맞대응할 필요성을 느끼지 않는다”면서 “공연 과정을 잘 모르면서 비이성적으로 행동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와 관련,이승진 문화관광부 지역문화예술과장은 “양 단체가 서로 탓만하고 있다”면서 “준비위가 사업계획서를 내면 민예총 계획서와 비교하여결정할 계획이지만 끝까지 이들이 싸우면 제3의 단체를 물색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공연계는 이같은 ‘이전투구’에 안타까움을 털어놓고 있다.뮤지컬 연출가 M씨는 “100여명의 출연진이 2시간30분가량 공연할 경우 적어도 6개월이상 준비해야 한다”면서 “현재 상태가 이어지면 공연 수준은 뻔하다”라고 개탄했다.다른 연극 연출가는 “백범 선생의 추모공연을 둘러싸고 잡음이 이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라며 “9월이나 내년으로미뤄 졸속 공연을 피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 ‘엄마는‘ 모녀역 박정자·우현주씨

    극단 산울림은 창단30돌을 기념하는 ‘명무대 시리즈’첫 작품으로 ‘엄마는 오십에 바다를 발견했다’(드니즈 샬렘 작·임영웅 연출)를 내세웠다. 산울림의 ‘역사’ 임영웅씨는 “이전 작품 중 4편과 창작극 2편을 올리는데 작품성, 관객 반응, 좋은 배우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박정자씨가 주연한‘엄마는…’을 으뜸으로 올렸다”고 전한다. 공연을 이틀 앞둔 19일.마무리 작업에 한창인 박정자씨는 소품 하나하나의위치를 바로잡으며 예의 꼼꼼함과 한결같은 ‘완벽지향’을 보여주었다. “귀엽기도 하고, 어찌보면 철없는 엄마이면서 누구나 갖고 있음직한 성격입니다.초연이후 쌓인 삶의 연륜을 녹여 사람사는 냄새를 물씬 풍기려고 해요.자연스런 연기로 스펀지가 물을 먹듯 관객과 일치감을 이루고 싶어요”. 박정자씨의 철저한 연기관은 딸로 나오는 우현주에게 좋은 교재다.“친구의 딸 이전에 연극계 후배로서 인정사정 보지 않고 다그치고 있다”고 말한다.에너지가 부족해 막판 집중력이 떨어지는 점을 보완하라고 혹독하게 주문하고 있다.‘프로의 세계엔 신인이 용납되지 않는다’는 지론을 전수하고 있는 것이다. “생각이 짧고 경험이 모자란 저에겐 많이 배울 기회입니다.같은 지적을 여러번 받아도 잘 고쳐지지 않을 땐 속상해서 집에서 실컷 울기도 하죠.”뉴욕대에서 연기를 전공한 우현주도 내공의 부족을 체감하고 있다.“초연을 본이후 박선생님을 늘 동경했다”면서 “서른살 이전에 저런 명배우와 함께 이런 작품을 한번 했으면 좋겠다고 맘 먹은 적이 있다”는 ‘신기한’ 이력도덧붙인다. “힘든 얘기를 해도 열린 자세로 받아들이는 현주가 기특하다”“야단 맞아서 많이 알게돼 고마워요.”서로를 보듬는 모습에서 91년 국내초연의 감동이 재연되리란 느낌을 준다.딸의 회상형식으로 보여줄 ‘동물적인 모성애’는3월28일까지 소극장 산울림에서 만날 수 있다.화·목 오후7시,수·금·토 오후 3시·7시 일 오후3시,월 쉼.(02)334-5915李鍾壽 vielee@
  • 신나는 노래와 춤 뮤지컬 무대 풍성

    ◎‘지붕위의 바이올린’­유태인 가족의 고단한 삶/‘넌센스’­관객 100만 돌파한 코미디뮤지컬/‘브로드웨이 42번가’­김성원·유인촌 등 유명배우 출연 ‘지붕위의 바이올린’‘브로드웨이 42번가’‘넌센스’. 뮤지컬의 대명사로 불릴만큼 인지도가 높은 유명 공연들이 연말 잇따라 무대에 오른다. 서울시립뮤지컬단이 27일∼12월4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강당에서 ‘지붕 위의 바이올린’을 공연하고 뮤지컬전문극단 대중은 ’넌센스’를 12월11일부터 인켈아트홀에서 3개월동안 장기공연에 들어간다. 또 한국뮤지컬협회는 이날부터 31일까지 호암아트홀에서 ‘브로드웨이 42번가’를 공연한다. 유례없는 경기침체로 많은 비용이 드는 뮤지컬을 선뜻 제작하기 어려운 실정에서,모처럼 접하게 되는 공연 러시다. 특히 3편이 제각각 다른 성격의 작품들이라 팬들의 관심이 더욱 높아졌다. ‘지붕 위의 바이올린’은 김진태 박정자를 비롯,서울시립뮤지컬 단원 70여명이 등장하는 잔잔한 선율의 가족 뮤지컬. 가난하고 박해받는 고단한 유태인의 삶을 통해 가족사랑과 이웃간 우애를 그린 작품으로,어려운 요즘같은 시절에 가족과 이웃의 소중함을 새삼 느끼게 해준다. 볼거리 위주의 브로드웨이 뮤지컬과는 달리 ‘Sunrise,Sunset’등 귀에 익은 애절한 멜로디로 우리의 정서와도 잘 맞는다. 연출 임영웅(극단 산울림대표). 평일 오후 4시·7시30분,일 오후 3시·6시30분(단 27·28일 오후 7시30분)(02)399­1669 ‘넌센스’는 지난 91년 초연이래 양금석 박정자 양희경 하희라 신애라 임상아 등 인기 여배우들의 출연으로 더욱 유명해진 뮤지컬 코미디. 이번 공연은 그동안의 스타 위주 공연에서 탈피,김계선 김태리 조련 신수진 지종은 등 전문 뮤지컬가수로 꾸민 것이 특징. 100만 관객 돌파 기념으로 마련한 무대로,초연때 공연한 인켈아트홀에서 7년만에 다시 막을 올린다. 연출 강영걸. 평일 오후 4시30분·7시30분,토·일,공휴일 오후 3시30분·6시30분.(02)766­8551 스타를 꿈꾸는 코러스걸의 좌절과 성공을 그린 ‘브로드웨이 42번가’는 화려한 무대와 현란한 춤,그리고 경쾌한 선율로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는전형적인 브로드웨이 뮤지컬. 뮤지컬 발전기금을 마련하고자 기획한 특별공연으로 김성원 유인촌 등 유명배우와 전수경 주원성 박철호 등 선 굵은 뮤지컬 스타들이 대거 출연한다. 지난해 이 작품으로 데뷔한 양소민과 손지원 등 연극인 2세가 주인공 페기 역에 더블 캐스팅된 점도 이채롭다. 양소민은 탤런트 양재성의, 손지원은 연출가 손진책과 연극배우 김성녀 부부의 딸이다. 평일 오후 7시30분,토 오후 4시·7시30분,일·공휴일 오후 3시·6시30분.(02)508­8555
  • ‘혈맥’·‘오구’/새로운 연출 색다른 재미/리바이벌 연극 2편

    ‘하늘아래 새것 없다’ 좋은 창작희곡이 가물에 콩나듯 하는 연극판 실정에 더욱 실감스런 말.‘더 재미 있어진’ 리바이벌 연극 두편이 그래서 상대적으로 관심을 끈다.국립극단 ‘혈맥’(12∼21일·서울 국립극장 소극장)과 연희단거리패 ‘오구’(17∼7월30일·서울 정동극장). ‘혈맥’은 사실주의 극작가 김영수의 48년작.산비탈 방공호에 깃들어 사는 거복이네,땜질쟁이네,지식청년 원칠네 등을 통해 가난,무질서하고 절망적이던 해방공간을 희비극으로 그린 사실주의 희곡 고전.그간 무수히 공연됐지만 이번엔 국립극단이 해마다 한편씩 마련할 ‘한국연극재발견’시리즈 첫주자다.임영웅의 선굵은 연출과 조련된 국립극단 연기자들의 만남도 기대해봄직.정상철·백성희·김재건·권복순등 출연.평일 하오 7시30분,토·일 하오 4시.274­1151. 한편 89년 첫선보인 ‘오구’는 죽은자를 진혼하는 ‘산오구굿’에서 골격을 따온 작품.특히 지난해 정동극장 한달 공연서 크게 히트한뒤 올해부터 정동극장 상설 레퍼토리가 된다. 해마다 6월이면 다시 만져져정동극장에 오르는 것.이참에 정동극장이 기존에 운영중인 ‘외국인 대상 문화관광상품’ 목록에도 올라 영어·일어 자막해설 등이 따라붙는 등 대접받는다.이윤택 극·연출.강부자 주역.평일 하오 7시30분,토·일 하오 3시·6시30분(화·금·7월22·23일 쉼).773­8960.
  • 연극연출가 채윤일(이세기의 인물탐구:153)

    ◎연극외엔 무엇도 관심없는 ‘외곬’/76년 ‘홍당무’로 데뷔… 모두 30여편 무대 올려/‘산씻김’ ‘카덴짜’로 “창작극 재미없다” 통념 불식 연출가 채윤일은 친구들과 만나고 헤어질때 왔느냐갔느냐고 인사를 건네는 법이 없다.용산고때부터의 만년단짝이며 연극배우인 김동수마저 그를 ‘알 수 없는 사람’으로 단정짓는다.예를 들어책을 읽거나 혼자 할일이 생기면 소리없이 자취를 감춰버리고 아무리 달콤한 감언이설에도 마음에 들지않는 일은 막무가내로 거절해버린다.그는 결혼하지 않은 지금도 도대체가 ‘고독을 모르는 사람’이어서 연극외엔 그 무엇에도 관심을 두지 않는 것 같다. ○무대마다 화제 불러 76년 ‘홍당무’연출을 첫무대로 연극계에 데뷔했을때 그는 한동안 ‘문화적 게릴라’니 ‘연극계를 강타하는 무서운 아이’ 등의 형용사에 둘러싸여 있었다.그리고 30여편이상의 연극을 무대에 올리는동안 무난하게 그냥 넘어가는 법이 없이 그때마다 요란한 화제와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그중에서도 84년 초연된 ‘0.917’은 어린이를 벗겨 무대에 내세워 집중포격을 받는가 하면 ‘카덴짜’는 잔혹한 냉소와 살기로 관객의 등덜미를 바늘로 찔러댄다. 지난 93년,‘불의 가면-권력의 형식’의 경우엔 이 연극이 막을 올리기도 전에 한 일간지가 ‘벗기기 위험수위- 연극 이대로 좋은가’ 제하의 유추보도를 했다고해서 그는 매스컴을 향해‘몰지각한 허위’‘날조’‘왜곡보도’등의 험구를 거침없이 쏟아내기도 했다.소설가 강석경은 후에이 연극을 보고 ‘다른 사람을 앞질러가는 참신하고 엉뚱한 연출솜씨로 우리를 놀라게 한다.같은 작품이라도 얼마든지 달라질수 있음을 일시에 증명해보인 예로 평했다. 그의 연출포인트는 어둠의 공포가 아닌 백색의 조명속에서 살벌하고 섬뜩한 이미지로 등장인물들을 할키고 꼬집는다.무대위에는 시뻘건 핏물이 넘쳐 흐르고 시퍼렇게 멍든 여배우의 양쪽 유두는 전극에 연결되어 전기고문을 가하는가 하면 벌거벗다시피한 여성연기자가 천정에 매달린채 온몸에 누적된 황량한 갈증을 절규로 풀어낸다. 스토리전개도 상식적인 틀에서 벗어난 의외성과 모험성이 도출되지만 내부에 도사린 테마는 역사를 깊이 조망하는 지성인의 시선이며 광부가 광맥을 캐듯이 자기자신속에 잠재된 또 하나의 자신을 도저하게 폭로하는 분해성이 대담하다. ○극단 산울림 창단멤버 그래서 ‘새로운 시각의 센세이셔널리즘’이란 찬사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괴기극’‘난해극’이라는 비난을 면치 못했고 그를아끼고 기대해 마지않던 이해랑씨도 오죽하면 ‘채윤일의 연극언어는 도무지애 매모호하다’고 회의를 표하기도 했다. 그러나 역사의 전환기에서 권력과 지식인 사이의 갈등과 지식인의 역사적 책임을 묻는 질문을 통렬하게 추적하여 어디서 막을 올리건간에 관객이 ‘구름처럼’ 몰려들었다. 그는 80년이래 창작극만을 공연하기로 천명한 이래 ‘창작극이 재미없다’는 통념을 불식시키고 ‘창작극 나름대로의 매력과 맛’을 적시에 제시해냈다.‘0.917’‘산씻김’‘카덴짜’‘불가불가’가 그랬고 ‘역사는 사실,연극은 허구지만 연극이 역사보다 더 진실할 수 있다’는 자세로 ‘연극에서는 형식이 문제가 아니라 살아있는 역사의 힘이 연극에 담겨야 한다는 작업태도를 지킨것’으로 정평이 나있다. 채윤일은 함남 원산에서 원상상고 출신인 부친 채봉기씨와 일본에서 산부인과를 공부하던 어머니 김순남씨 사이에서 태어났다.어머니는 월남후 원로배우 고설봉씨와 아동극단 동연을 창단한 연극인이다.윤희·승희씨 등 두여동생은 연극배우이고 남동생 윤진씨는 상업미술을 하는 예술가 가족.채윤일은 고교시절 연세대가 주최한 전국고교문예콩쿠르에서 시부문 장원을 한 것이 계기가 되어 연세대 국문과에 진학,그러나 4개월만에 대학을 중퇴하고 최하원 감독 밑에서‘독짓는 늙은이’‘나무들 비탈에 서다’의 조감독노릇을 했다.그러다가 69년 임영웅연출의 연극 ‘고도를 기다리며’를 보고 난해한 작품을 밀도있게 해석해낸 연출솜씨에 반해 연극도 문학이상일수 있다는 신념에서 70년에 극단 산울림의 창단멤버가 되었다. 자그마한 체구의 채윤일,상대방을 설득하는 힘이 끈질겨서 자신의 소신을 분명하게 펴기 때문에 연극계에서는 달걀로 바위를 치는 ‘독종’으로 소문나 있다.35세가 넘도록 어머니에게 차비를 타가지고 다니다가 84년에 막올린‘카덴짜’가 만 1년간이나 500회 공연을 기록하는 바람에 그는 드디어 ‘흥행을 만드는 연출가’로 부상되었고 오랜 가난과 무거운 빚에서 벗어났다. ○흥행 만드는 마술사로 그러나 그에게 연극을 하게해주었고 언제나 객석을 지키던 단골관객이자 매니저이던 어머니의 죽음으로 한동안 충격에서 혜어나지 못하는듯 했다.검은테 안경속에서 두눈을 반짝이면서 그는 배우가 연기의 리듬과 강약에서 흠을보이면 ‘연기 못한다’는 말을 서슴지 않는다.‘모든 예술은 인생을 이야기하는 것’이란 전제아래서 ‘상황을 날카롭게 표현하는 정공법이 아닌’그만의 상징적이고도 우회적 방법으로 연극을 성립하지만 유진 오닐의 ‘밤으로의 긴 여로’를 좋아하는 것을 보면 그의 연극은 전통을 바탕으로 한‘파격’에 틀림없다.괴상한 연극을 하려는 것이 아니라 자신만의 감성과 시선으로 새롭게 작품을 조명하려는 의지다. 내년에는 스위스에서 열리는 세계연극제에 ’산씻김’으로 참가,‘가장 한국적인 것이가장 세계적’임을 국제무대에서 입증해 보일 예정이다.참으로아름다운 것은 모방에 의한 것이 아니라 천재성과 결부된 감성에 의한 창조성일 것이다.따라서 그는 상상력과 근면과 개성없이는 명성을 얻을수 없다는 영국배우 마이켈 레드그레이브의 주장을 이어가는 예술가다.그 시대엔 그시대를 풍미하는 재사가 등장한다고 했던가. 그런 맥락의 천재적 창조성으로 관객의 요구를 충족시키는 채윤일이야말로 차가운 계절에 얼어붙은 마음을 녹이는 ‘정의의 사도’가 아닐수 없다. □연보 ▲1946년 함남 원산 출생 ▲1961년 서울용산고 졸업,연세대 주최 제1회 전국고교생 문예콩쿠르 시부문 1등, 연세대 국문과 중퇴 ▲1976년 극단 산울림 J르나르작 ‘홍당무’로 연출데뷔, 정하연 문호근 오종수 김동수 등과 극단쎄실극단 운영 ▲1977년 이상의 ‘날개’ 연출 ▲1979년 조세희의‘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외 창작극시리즈 ▲1984∼85년 ‘0.917’공연 ▲1985∼86년 ‘카덴짜’공연, 아시아경기대회 문화예술축전 개막행사 ‘동방의 빛과 영광’ 총연출 ▲1987년 ‘불가불가’ 연출 ▲1989년 ‘오구-죽음의 형식’ 연출 1991년 91’일본 타이니 앨리스 페스티발 ‘카덴짜’ 참가 ▲1993년 ‘불의 가면-권력의 형식’ 연출참가 ▲1997년 서울 세계연극제 ‘산씻김’ 연출참가 현재­극단 쎄실극장 대표·소극장 산울림 예술감독 한국백상예술대상(87년) 동아연극상 작품상·평론가협의회제정 ‘올해 최우수 예술가’ 선정(88년) 한국 백상예술대상 연출상(95년)
  • 도쿄 게토·고도를 기다리며/세계연극제 화제 2선

    ◎도쿄 게토/외피속에 감춰진 일본의 이면 요즘 세계의 연극계에서는 실험이라는 한 낱말로 뭉뚱그릴수 없는 다양한 형식과 내용의 탐색이 진행중이다.일본 가이타이샤 극단의 ‘도쿄 게토’는 이번 세계연극제의 해외 공식초청작중 가장 전위적인 작품. 대사가 배제된 무대,따라서 일체의 설명이 없다.대신 전자음악·영상·시각예술·구조물 등 다양한 종류의 무대요소들이 적극 활용된다.또 배우의 신체·음악·간단한 소품들이 표현의 주재료로 사용된다. 등장인물은 9명의 여자와 그들을 지배하는 2명의 남자.이들은 부자나라 일본과는 동떨어져 있다.무표정한 얼굴에 메마른 동작.모든 겉치레를 배격하며 분쟁과 갈등·통제·조작·폭력으로 받은 모든 상처를 노출시킨다.그를 통해 사이버·펑크화된 도쿄의 외피속에 감춰진 인간의 힘을 되찾으려 한다. 9∼12일 하오7시30분 서울 문예회관 대극장. ◎고도를 기다리며/정체불명의 인물 고도를 기다리는 두 사나이 이야기 이 작품으로 69년 산울림극단이 만들어지고 85년 산울림소극장의 문을 연 극단 산울림의 대표작.‘고도란 무엇인가’­ 이 화두에 대한 연출가 임영웅씨의 28년에 걸친 열번째 물음이기도 하다. 사무엘 베케트에게 노벨문학상을 안겨주었던 희곡을 각색한 것으로 이른바 ‘부조리극’의 효시로 인정될 만큼 비현실적인 내용들로 채워졌다. 두 떠돌이 사나이가 시골 길가의 앙상한 나무 아래에서 정체불명의 인물 고도(Godot)를 기다린다.거기에 기이한 두 사나이가 나타나 한데 어울리다가 사라진다.잠시후 한 소년이 나타나 “고도가 오늘밤에는 못오고 내일은 꼭 온다”는 말을 전하고 사라진다.막이 바뀔 때마다 앞의 내용이 반복된다.다른 점이 있다면 결코 포기하지 않는 두 떠돌이 사나이가 점차 변해간다는 것뿐 고도는 결코 오지 않는다. 안석환·한명구·정재진 등 연기력 위주로 배역을 짰다.2∼10월 15일 서울 신촌 산울림소극장.화∼목 하오7시30분,금 4시·7시30분,토·일·공 3시·7시(월 쉼).334­5915.
  • 연극계 불황 끝이 없다/“많은 작품비해 낮은 질” 관객들 외면

    ◎일부 화제작 빼곤 공연표기 잇따라 연극계 불황에 끝이 없다. 연극불황이 어제오늘의 얘기는 아니지만 최근의 상황은 「최악」이라고 연극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대학로의 경우 장기공연중인 김민기의 록뮤지컬 「지하철 1호선」(극단 학전)을 제외하고는 흥행작이라 불릴만한 연극이 없다.지난 94년 초연이후 무기한 연장공연중인 「지하철 1호선」은 여전히 주말공연때 보조의자를 동원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 반면 지난 9월까지 큰 인기를 모았던 「비언소」(극단 차이무)는 연장을 거듭하면서 더이상 관객을 끌어들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또 흥행의 보증수표라 불리는 임영웅 연출,손숙 출연의 「담배피우는 여자」(극단 산울림)의 경우 공연초기에는 주부관객이 들다가 최근 급격한 하락을 보여 「산울림 신화」가 깨질 전망이다.명예퇴직 등 중년남성의 비애를 그린 「중년의 남자에겐 미래가 없다」(공연기획 열린판)도 마찬가지 경우다.공연초에 워낙 사회적 관심을 끌어 연극계 안팎에서 기대한 작품이었으나 정작 관객들의 발길을 끌어모으지못해 이달말 막을 내리고 지방공연에 들어갈 예정이다. 거물 오태석이 2년만에 선보인 「여우와 사랑을」도 예상과 달리 관객이 없어 고전중이다.이 작품은 오태석 특유의 날카로운 풍자가 덜해 그의 팬들로부터도 큰 지지를 받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한국연극 최대의 흥행작 「불 좀 꺼주세요」를 만든 작가 이만희,연출가 강영걸의 합작품 「아름다운 거리」(극단 대학로극장)는 그나마 관객이 많이 드는 편이지만 평균 객석의 절반정도 차는 실정이다. 이처럼 처음부터 화제를 모았던 작품을 제외한 나머지 연극들은 더욱 암담한 상황이다.두달여간 공연한뒤 최근 막내린 한 모노드라마는 관객이 한사람도 오지 않아 공연을 못한 경우도 있다.다른 연극들도 낮공연(하오4시30분)에 4∼5명의 관객을 앉혀놓고 공연을 하는 때가 많다. 이에 대해 연극기획자 K씨는 『전체 경제상태가 워낙 좋지않은데다가 연말로 접어들면서 공연장을 찾는 관객이 급격히 줄어든 것으로 본다』면서 『하지만 무엇보다 연극의 양은 늘어났지만 질이 떨어지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밝혔다.
  • 작가 장정일·김형경씨 희곡·소설/옴니버스·1인극으로 무대 올린다

    ◎극단 무천 「이세상 끝」­실내극·어머니·긴여행 묶은 ‘탈현실’ 심리/산울림 「담배 피우는 여자」­추락사한 이웃집 중년여자에 대한 회상 젊은 층에게서 인기를 얻고있는 소설가 장정일과 김형경의 원작을 바탕으로 한 연극 두편이 비슷한 시기에 무대에 오른다. 극단 무천(대표 김아라)이 창단5주년 기념으로 오는 20일부터 11월3일까지 대학로 바탕골소극장에서 장정일의 희곡3부작 「실내극」 「어머니」 「긴 여행」을 한데 묶은 옴니버스연극 「이 세상 끝」을 올리고,극단 산울림은 10월1일부터 12월29일까지 김형경 원작 「담배피우는 여자」를 손숙의 1인극으로 공연하는 것.이들 작품은 원작자들의 개성있는 작품성이나 제작극단의 무게로 연극팬들의 남다른 기대를 갖게 한다. 「너에게 나를 보낸다」,「너희가 재즈를 믿느냐」에 이어 장정일의 작품 가운데 3번째로 연극으로 만들어지는 「이 세상 끝」은 원작 「실내극」등이 희곡만으로 발표돼 일반인에게는 그리 알려지지 않은 작품.옴니버스형식에 걸맞게 중견연출가 3명이 각각 한 작품씩을 연출한다.김철리가 「실내극」을,채승훈이 「어머니」,김아라가 「긴 여행」을 맡는다. 장정일 특유의 풍자와 감성이 돋보이는 작품으로 현실사회에 만연된 부조리를 거부하고 이 세계에서 도피하려는 현대인들을 그릴 예정. 「실내극」은 아들이 훔쳐온 생활비로 살던 어머니가 어느날 아들을 대신해 절도를 하고 감방생활이 오히려 현실보다 편하다고 여겨 아들과 함께 다시 절도를 한다.역시 감방이 무대인 「어머니」는 감방생활을 같이하는 죄수 「큰 주먹」과 「흰 얼굴」의 동성애적 연인관계를 묘사하고 「긴 여행」은 무임승차한 소녀와 사내가 기차 지붕위에서 만나 사랑하게 된다는 이야기.배우 안석환과 서주희가 세작품에서 배역을 바꿔가며 출연하는게 볼거리다. 극단 산울림이 무대에 올리는 김형경의 「담배피우는 여자」는 올 이상문학상 후보작으로 올랐던 소설.등단작 「새들도 제 이름을 부르며 운다」에 이어 김형경의 작품가운데 두번째로 연극화된다. 중진 임영웅 연출의 이 작품은 아파트 베란다에서 떨어져 죽은 이웃집 여자에 대한중년여자의 회상으로 시작된다.이웃집 여자는 처녀시절부터 흡연가였으나 남편은 아내의 흡연을 허용하지 않고 폭력을 행사한다.여자는 남편의 구타를 피하다 추락사를 당한 것. 고립된 일상에서 살아가는 한 가정주부의 내면고백을 통해 사회와 가정의 폭력에 대항하는 여성의 항변을 담은 연극으로 그동안 「딸에게 보내는 편지」 「위기의 여자」 등 산울림이 주도해온 여성연극의 맥을 이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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