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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 자기결정권 없는 장애인 불임수술

    [단독] 자기결정권 없는 장애인 불임수술

    “부모가 불임수술 결정 찬성” 62.9%반인권 비판에도 양육 현실은 ‘고통’“장애인 육아 전폭 지원”도 51.8%뿐국민 3명 중 2명은 인권 침해 논란에도 부모가 발달장애인(지적·자폐) 자녀의 불임수술을 결정하는 것에 대해 ‘용인해야 한다’고 밝혔다. 양육 현실의 어려움을 감안한 것으로 보이지만 장애인의 자기결정권 침해를 당연하게 여기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국가 돌봄과 지원이 빈약해 양육 책임을 장애인 가족이 모두 떠안을 수밖에 없는 우리의 장애인 복지 현실을 드러낸 대목이기도 하다. 20일 ‘장애인의 날’을 앞두고 서울신문과 한국장애인인권포럼, 공공의창 공동기획으로 ‘리서치DNA’가 만 19세 이상 성인 1001명을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62.9%는 부모 등 주변인의 권유에 의한 장애인 불임수술에 찬성했다. ‘의사결정을 내리기 어려운 장애인이더라도 최소한의 자기결정권을 존중해야 한다’는 의견은 37.1%에 그쳤다. 장애인, 특히 발달장애인의 불임수술을 부모가 결정하는 일은 드러나지 않았을 뿐 공공연하게 이뤄지고 있다. 2011년 장애인 실태조사를 봐도 임신한 여성장애인의 58.4%가 인공임신중절을 선택했다. 이 가운데 51.5%는 본인 의사로, 48.5%는 주위 권유로 이런 결정을 내렸다. 발달장애인은 주위에서 권유한 사례가 더 많았다. 반인권이란 비판을 감수하면서 발달장애인의 부모들이 이런 선택을 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양육 문제 때문으로 해석된다. 22살 발달장애 자녀를 둔 이은자(49)씨는 18일 서울신문 주최 간담회에서 “인권운동가들은 발달장애인이 아이를 갖는 것을 막는 것 자체가 반인권적이라고 하지만, 부모가 장애인이라면 태어날 아이 또한 상상하기 힘든 상황을 겪는다”며 “이를 알면서도 어느 부모가 발달장애인 자녀가 출산하는 것을 바라겠느냐”라고 반문했다. 그럼에도 발달장애인이 걱정 없이 양육할 수 있도록 정부가 전폭적으로 지원해야 한다는 데는 보수적인 응답 성향을 보였다. 51.8%는 ‘장애인 자녀의 육아를 국가가 전폭적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답했지만, 42.2%는 ‘비장애인보다 조금 더 높은 수준으로’, 6.1%는 ‘비장애인과 같은 수준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답했다. 이권희 한국장애인인권포럼 대표는 “발달장애인에게 어릴 때부터 본능을 통제하는 교육 기회를 제공하고, 발달장애인 자녀를 지역사회가 함께 양육하는 시스템을 갖출 때 부모도 잔인한 선택을 강요받지 않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이정미 “임신 14주까지 조건없이 중절”… 낙태죄·모자보건법 개정안 첫 발의

    경제적 사유 인정·배우자 동의는 삭제 3당 원내대표 임시국회 일정 합의 불발 정의당 이정미 대표는 15일 형법상 낙태죄를 폐지하고 여성의 자기결정권을 확대하는 내용의 형법과 모자보건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헌법재판소가 지난 11일 현행 낙태죄 조항에 대한 헌법불합치 결정 후 국회에서 발의된 첫 법안이다. 이 대표는 국회 정론관에서 “개정안으로 인공임신중절에 대한 여성의 어떤 처벌도 불가능하도록 했다”며 “기존 낙태죄로 인한 형법상 처벌은 사문화된 내용이기 때문에 개정된 법률에 근거해 최대한 안전한 인공임신중절을 하도록 처벌조항을 바꿨다”고 설명했다. 형법 개정안은 ‘태아를 떨어뜨리다’는 부정적 의미를 갖는 낙태라는 용어를 ‘인공임신중절’로 바꿨다. 특히 부동의 인공임신중절로 부녀를 상해 또는 사망에 이르게 했을 경우 각각 징역 7년 이하와 징역 3년 이상으로 처벌을 강화했다. 모자보건법 개정안은 임신 14주까지 조건 없이 인공임신중절이 가능하게 했고 이후 임신 중기인 22주까지는 사회·경제적 사유를 인공임신중절 사유에 포함시켰다. 또 배우자의 동의가 있어야 인공임신중절이 가능했던 조항을 삭제하고 성폭력범죄 행위로 임신했다고 인정할 만한 이유가 있는 경우 인공임신중절이 가능토록 했다. 법안 발의에는 정의당 의원 6명 전원과 바른미래당 김수민·박주현·채이배 의원, 무소속 손혜원 의원이 참여했다.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 의원은 참여하지 않았다. 헌법재판소가 관련 법개정 시한을 2020년 12월 31일로 정한 만큼 다양한 낙태죄 폐지 법안이 발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민주당 의원들은 별도 법안 발의를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홍영표 민주당, 나경원 한국당,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이날 4월 국회 의사 일정을 논의했지만 이미선 헌법재판관 후보자의 인사청문보고서 채택 여부에 대한 이견으로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원내대표들은 탄력근로제 단위기간 확대, 최저임금 결정 체계 개편 등이 시급하다는 데는 공감했지만 각론에서 이견을 보였다. 정부의 추가경정예산안 접수와 다음달 8일 종료되는 홍 원내대표의 임기 등을 고려할 때 4월 임시국회에서 쟁점법안 심사가 쉽지 않다는 전망이 나온다.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이정미 “낙태죄 폐지법 발의”…22주 이내 중절 가능

    이정미 “낙태죄 폐지법 발의”…22주 이내 중절 가능

    이정미 정의당 대표가 15일 낙태죄 폐지를 골자로 한 형법과 모자보건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헌법재판소가 지난 11일 낙태죄를 헌법불합치로 판단한 후 국회에서 발의된 첫 법안이다. 이 대표는 임신 14주 이내에 임신부 본인 의사로 인공임신중절이 가능하도록 했고, 태아를 떨어드린다는 의미의 ‘낙태’라는 용어를 모두 ‘인공임신중절’로 바꿨다. 이 대표가 발의한 형법 개정안은 부녀가 약물 등의 방법으로 낙태할 때와 부녀의 촉탁이나 승낙을 받아 낙태하게 할 때 이를 처벌하도록 한 현행 규정을 전부 삭제했다. 또 부녀의 승낙 없이 낙태하게 해 상해를 입힌 사람에 대한 처벌을 징역 5년 이하에서 징역 7년 이하로, 사망하게 한 사람에 대한 처벌을 징역 10년 이하에서 징역 3년 이상으로 각각 강화했다. 부정적인 의미를 담은 낙태라는 용어는 모두 인공임신중절로 바꿨다. 아울러 모자보건법 개정안은 임신 14주일 이내 임신부는 본인의 판단에 의한 요청만으로도 인공임신중절수술이 가능하도록 했다. 보건복지부 조사에서 3개월 내의 임신중절이 94%로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난 점, 이 시기의 인공임신중절이 의료적으로 매우 안전한 점 등을 고려한 법안이라고 이 대표 측은 설명했다. 개정안은 또 14주부터 22주까지의 인공임신중절 사유에서 우생학적·유전학적 정신장애를 삭제하고, 사회·경제적 사유를 추가했다. 22주를 초과한 기간의 인공임신중절은 임신의 지속이나 출산이 보건의학적 이유로 모체의 건강을 심각하게 해치고 있거나 해칠 우려가 있을 때로 제한했다. 이 밖에 배우자의 동의가 있어야 인공임신중절이 가능하도록 한 조항을 삭제했다. 성폭력 범죄로 인해 임신했다고 인정할 만한 이유가 있을 때는 임신중절을 허용하도록 했다. 이 대표는 국회 정론관 기자회견에서 “낙태죄는 우리 사회가 여성을 아이 낳는 도구이자 자기 결정을 할 수 없는 존재로 취급해왔음을 보여주는 거울”이라며 “헌법불합치 결정은 절반의 여성독립선언으로, 이제 국회가 여성의 진정한 시민권 쟁취를 위해 이 독립선언을 완성할 때”라고 강조했다. 법안 발의에는 정의당 의원 6명 전원과 바른미래당 김수민·채이배 의원, 민주평화당 박주현 의원, 무소속 손혜원 의원 등이 참여했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도 별도 법안 발의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관계법 개정 전 ‘낙태 의사’ 처벌 유보… 미프진 구입은 불법

    성폭행 등 제외 당장 낙태 시술은 안 돼 당국 “유산유도제 허가 대비 정보 수집” 헌법재판소가 낙태죄에 대해 헌법불합치 판결을 내리면서 낙태죄는 사실상 사문화됐지만, 아직 낙태를 범죄로 규정한 현행법은 살아 있다. 내년 형법 등 관계법을 개정하기 전까진 의료 현장의 혼란이 불가피해 보인다. 예상되는 논란과 문제점을 Q&A 형식으로 풀어봤다. Q.낙태 수술 의사의 1개월 자격 정지 규정은 어떻게 달라지나. A.정부는 헌재의 낙태죄 헌법불합치 결정에 따라 관계법을 개정할 때까지 낙태 수술 의사의 1개월 자격 정지 행정처분을 보류하기로 했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14일 “형법 조항을 위반해 1개월 자격 정지 행정처분 대상이 된 사안을 처리하지 않고 지금도 유보하고 있다”면서 “법 개정 전까지 계속 유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앞서 복지부는 지난해 낙태 허용 범위 이외의 불법 낙태 수술을 한 의사에겐 1개월 자격 정지에 처하는 ‘의료관계 행정처분 규칙’을 공포했다. 이에 반발해 당시 산부인과의사회는 정부가 ‘비도덕적 진료 행위’로 규정한 인공임신중절수술(낙태 수술) 전면 거부를 선언했다. 복지부 측은 “형법이 어떻게 개정되느냐에 따라 제도 개선을 검토하고 그에 따른 후속 조치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형법 개정 후 근거 조항 자체가 사라지면 ‘낙태 수술 의사 1개월 자격 정지’ 처분 또한 폐기될 것으로 보인다. Q.당장 낙태 수술 요구가 들어오면 의료 현장에선 어떻게 해야 하나. A.헌재가 헌법불합치 판결을 내렸다고 당장 모자보건법에서 허용한 경우를 제외한 낙태가 ‘합법’이 되는 것은 아니다. 새 법조항이 만들어질 때까진 현행법이 적용된다. 복지부는 의료 현장의 혼란을 고려해 법 개정에 맞춰 관계 전문가의 의견을 수렴해 구체적인 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Q.원치 않는 임신을 하게 됐다면, 당장 낙태 시술을 받을 수 있나. A.의사의 낙태 수술과 마찬가지로 임신부의 낙태도 모자보건법에서 정한 성폭행이나 친족에 의한 임신 등 법적 예외 사유를 빼고는 모두 불법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관계법 개정 전까진 현행법에 따라 모자보건법에서 허용하는 범위 내의 낙태만 하라는 게 헌재의 결정 취지”라고 설명했다. Q.미프진 등 유산유도제도 구입할 수 있나. A.유산유도제 구입도 아직까진 ‘불법’이다. 형법과 모자보건법이 개정되더라도 의약품이 시장에 나오려면 따로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식약처 관계자는 “위법 사항이 해소된다고 해서 지금 인터넷에 불법 유통되고 있는 미프진 등 유산유도제가 합법화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불법 사항이 해소되고 식약처의 인허가를 받아야 약국이나 병원에 약이 나갈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 유산유도제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고 있다. 법 개정 이후 허가 요청이 들어올 상황에 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사설] 사회인식 변화 반영한 66년 만의 낙태죄 위헌 결정

    1953년 제정 이후 요지부동이었던 낙태죄가 66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헌법재판소는 어제 형법상 낙태 처벌 조항에 대해 헌법 불합치 결정을 내리고 2020년까지 법 개정을 하라고 했다. 그 기한까지 법이 개정되지 않으면 낙태죄 규정은 폐지된다. 이번 헌재의 결정은 2012년 합헌 결정과 달리 낙태 허용 범위를 넓히자는 변화된 사회인식을 반영한 결과로 보인다. 1950년대 사회 분위기와 가치에 근거해 만들어진 낙태죄는 여성들의 자기결정권, 건강권, 생명권 등 기본권을 침해해 왔다. 또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6개 국가 중 30개 국가가 본인 요청 및 사회경제적 이유에 의한 임신중절을 허용하고 있는 세계적 추세 등을 감안한다면 많이 늦었지만 환영할 만한 결정이다. 합법 낙태는 2017년 기준 3787건이지만, 불법 낙태는 연간 5만건 정도로 추산된다. 많은 여성이 형법 269조 1항 ‘자기 낙태죄’에 따라 불법의 영역으로 등떠밀렸다. 제대로 된 의료적 보호를 받지 못하는 여성들이 늘어난 만큼 그들의 건강과 안전은 위협받을 수밖에 없었다. 의료인들에게 적용됐던 형법 270조 1항 ‘동의 낙태죄’ 또한 마찬가지였다. 법과 현실의 괴리를 더이상 방치하지 않는 것은 국가의 중요한 책무 중 하나다. 물론 태아의 생명권 보호라는 측면에서 낙태죄 폐지를 반대했던 이들의 입장에서는 이번 헌재의 결정을 받아들이기 어려울지 모른다. 태아의 생명권 존중이라는 주장 또한 충분한 타당성을 갖고 있다. 하지만 임신 지속 여부에 대한 여성의 판단은 태아가 살아갈 사회경제적 조건과 동떨어져 있지 않다. 태어난 아이들의 삶의 조건을 공적으로 적극 부조하지 않는 사회에서 태아의 생명권을 논하는 것은 공허하거나 비현실적인 주장이 될 수밖에 없다. 종교계나 일부 시민사회에서 진행됐던 소모적인 대립은 이번 헌재 판결을 기점으로 더이상 없어야 한다. 우리가 추구하는 세상은 여성이 경제적·사회적 불안과 공포 없이 마음 놓고 아이를 낳아 기를 수 있는 세상일 것이다. 그 과제의 실현을 위해 국가는 행복추구권에 대한 역할을 지속해야 할 것이다. 남은 과제는 국회가 헌재 헌법불합치 결정의 정신을 대폭 반영해 2020년 12월 31일까지 모자보건법상 임신중절의 허용 한계를 대폭 넓힌 개정안 등 관련법을 보완하는 것이다. 이와 함께 낙태죄 폐지에 따른 생명경시 풍조 등 부작용과 잘못된 인식의 확산을 막을 수 있는 적절한 입법 내용도 갖춰야 한다. 또 중고등 교육 과정을 통한 더욱 구체적인 인권 교육 등도 필요하다.
  • 모자보건법 개정 작업 속도낼 듯… 과거 처벌은 소급 적용 안돼

    모자보건법 개정 작업 속도낼 듯… 과거 처벌은 소급 적용 안돼

    민주당 “조속 개정” 한국당 “후속 조치” 정의당 “임신 12주 내 허용” 법안 준비 사회·경제적 사유 허용 신규 조항 가능 수사·재판 ‘스톱’… 무혐의·무죄 가능성11일 헌법재판소가 낙태 처벌 조항이 헌법에 맞지 않는다며 2020년 12월 31일까지 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결정하면서 공은 국회로 넘어갔다. 정부와 여당은 물론 야당도 헌재 결정을 존중해 입법화에 나서겠다고 밝혀 법 개정 작업은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다만, 낙태 허용 시기와 기준이 쉽게 합의될 것 같지는 않다. 만일 국회가 내년 말까지 법을 개정하지 않으면 현행 처벌 조항은 자동으로 효력을 상실한다. 우선 정비해야 할 법은 위헌 판결을 받은 형법과 낙태 허용이 가능한 예외기준을 명시한 모자보건법이다. 모자보건법은 유전학적 정신장애 또는 신체 질환이 있는 경우, 전염성 질환이 있는 경우, 강간이나 근친상간에 의한 임신일 때, 임신이 여성의 건강을 심각하게 해칠 우려가 있을 때에 한해 임신 24주 이내의 낙태만 허용하고 있다. 모자보건법을 개정한다면 임신 12주, 24주, 36주 등 임신 주기에 따라 낙태 허용 범위를 달리 적용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정의당은 임신 초기인 12주 이내에 임산부 요청에 따라 의사 상담을 거쳐 낙태를 허용하는 내용의 모자보건법 개정안을 준비하고 있다. 사회·경제적 사유에 의한 낙태를 허용하는 조항이 새로 들어갈 수도 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지난 2월 발표한 ‘2018 인공임신중절(낙태) 실태 조사(여성 1만명 대상)’에서 낙태를 한 이유(복수 응답)로 33.4%가 ‘학업, 직장 등 사회 활동에 지장이 있을 것 같아서’, 32.9%는 ‘경제 상태상 양육이 힘들어서’(고용 불안정, 소득이 적어서 등)라고 답하는 등 다양한 사유로 낙태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장영수 고려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미혼모나 원정 낙태 문제, 불법 낙태 시술로 인한 건강 문제 등 현재의 낙태 법리 체계는 많은 문제를 일으킨다”면서도 “낙태의 기간만 제한할 것인지 아니면 낙태를 하는 사유나 여건까지 제한할 것인지가 논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법 개정 전까지는 낙태 시술을 한 여성과 의료진에 대한 수사 및 재판이 일단 중단되거나 진행하더라도 무혐의 또는 무죄 선고로 끝날 가능성이 크다. 대검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검찰에 접수된 낙태죄 위반 사건 84건 가운데 13건만 재판에 넘겨졌다. 올해는 지난달까지 21건이 검찰에 접수됐지만 기소된 사건은 없다. 이미 처벌받은 사람들에 대해선 이날 결정이 소급 적용되진 않지만, 재심 청구가 받아들여질 수 있다. 법무부, 보건복지부, 여성가족부 등 관련 부처는 공동 입장문을 내고 “후속조치를 차질 없이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은 “조속히 형법 및 모자보건법 개정에 나설 것”이라고 했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도 “헌재 결정을 존중한다”며 “충분한 논의와 국민적 공감대에 따라서 후속조치를 하겠다”고 말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유영재 기자 young@seoul.co.kr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팩트 체크] 낙태 허용해도 낙태율 상향 일시적… 美 합법화 후 16→ 29→15%

    임신 초기 중절… 출산 직전 낙태 땐 처벌 낙태때 부작용 경험 20% vs 안도감 99% 11일 헌법재판소가 낙태를 처벌하는 형법 규정에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지만 낙태죄 폐지를 둘러싸고 상반된 주장이 계속 제기되고 있다. 주요 쟁점의 사실 관계를 따져봤다. ①낙태죄를 폐지하면 낙태율이 올라간다 → 대체로 사실 아님 2012년 헌재는 낙태죄 합헌 결정을 내리면서 “사회·경제적 사유로 인한 낙태까지 허용하면 생명 경시 풍조가 확산될 우려가 있다”고 봤다. 하지만 해외 사례를 보면 꼭 그렇지는 않다. 미국은 ‘로 대 웨이드 판결’ 이후인 1973년 낙태를 합법화했는데 당시 16.3%였던 낙태율은 1980년 29.3%까지 높아졌다가 2014년 14.6%로 떨어졌다. 모두를위한낙태죄폐지공동행동 나영 집행위원장은 “합법화 직후에는 비율이 일시적으로 올라갈 수도 있지만, 이는 해야 할 사람들이 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②출산 하루 전 아이를 꺼내 죽여도 처벌하지 않는다 → 사실 아님 일각에서는 “낙태를 허용하면 출산 직전에도 아이를 죽일 수 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헌재는 이날 결정에서 낙태를 허용할 수 있는 ‘임신 초기’를 ‘임신 22주 내외’라고 언급했다. 실제 인공임신중절은 비교적 초기에 이뤄진다. 2018년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실태조사에 따르면 인공임신중절을 경험한 여성 756명의 95.3%가 임신 12주 안에 임신중지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③낙태한 여성들은 트라우마에 시달린다 → 판단 유보 인공임신중절 수술을 하면 우울증이 생기고 트라우마에 시달리게 된다는 주장이 있다. 김길수 생명운동연합 대표는 “한국에서 인공임신중절 후 출혈, 요통, 복통 등 부작용을 경험한 사례가 많게는 약 20% 가까이 보고됐고 이들은 죄책감, 우울증 등 정신적 후유증까지 앓고 있다”고 말했다. 반론도 있다. 윤정원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여성위원장은 “2015년 국제학술지 ‘플로스 원’(PloS One) 연구에 따르면 여성의 99%가 임신중지 결정을 후회하지 않는다고 답했고 오히려 안도감을 가장 많이 느꼈다”면서 “수술 전후 사회가 여성들을 어떻게 대하는지에 따라 다르다”고 강조했다. ④낙태죄 폐지는 여성의 자기결정권을 해친다 → 사실 아님 낙태죄 폐지 반대 측은 낙태를 강요하는 남성에게서 아이의 생명권을 보호하기 위해서라도 낙태죄를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낙태죄는 일차적으로 부녀에게 형법상 책임을 묻는 법이기 때문에 낙태를 교사한 남편 등에 책임을 묻는 것과는 관계가 없다. 또 협박, 폭행 등으로 여성의 자기결정권이 침해된 경우 현행법으로도 처벌할 수 있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불법 낙태, 66년간 여성의 죄만 물었다

    합법 중절 사유 확대 시도 번번이 무산 11일 헌법재판소의 헌법불합치 결정으로 역사의 뒤안길로 접어든 낙태죄는 일제강점기 형법의 유산이었다. 일제가 1912년 만든 조선형사령은 낙태한 여성에게 1년 이하의 징역, 의사 등 낙태에 이르게 한 자는 3개월 이상 5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고 규정했다. 해방 후 1953년 형법 제정 당시 낙태죄 존치를 옹호한 입법자들은 6·25전쟁 후 인구 증가의 필요성, 생명 존중, 성도덕 유지 등을 근거로 들었다. 처벌 조항은 통과됐고 낙태를 한 여성과 낙태를 도운 사람 모두를 처벌하는 낙태죄의 틀은 66년이 지난 지금까지 유지되어 왔다. 형법상 죄로 규정됐지만 낙태는 암묵적으로 허용되어 왔다. 산아 제한 정책이 실시되던 1960년대에는 원치 않는 출산을 피하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됐다. 정부도 인구 억제를 위해 초기 인공임신중절 비용을 지원했다. 이후 1973년 모자보건법 통과로 낙태가 예외적으로 허용된다. 우생학적·유전학적 정신장애나 신체질환 등 한정된 경우에만 인공임신중절 수술을 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후 합법적 인공임신중절 사유를 넓히려는 시도들이 있었으나 종교계 등의 반발로 번번이 무산됐다. 모자보건법이 1999년까지 다섯 차례 개정되는 동안에도 큰 변화는 없었다. 2009년에는 시행령 개정에 따라 인공임신중절 허용 기간이 임신한 날부터 28주에서 24주로 변경돼 낙태 요건이 더 엄격해졌다. 그러나 낙태는 암암리에 지속됐다. 처벌 조항이 있어도 실제 처벌은 거의 없었고, 여성들은 불법 낙태를 하는 모순적 상황이 이어졌다. 이런 가운데 2012년 낙태죄로 기소돼 재판을 받던 조산사 송모씨가 헌법소원을 제기하며 낙태죄는 처음 헌법재판소 심판대에 올랐다. 2012년 합헌 결정이 내려진 지 5년 만인 2017년 두 번째 헌법소원이 제기되자 낙태죄를 둘러싼 사회적 논의는 폭발하기 시작했다. 여성계를 중심으로 폐지 운동이 일었고 낙태죄 폐지 청와대 국민청원에 23만여명이 동의해 정부가 답변하기도 했다. 지난해 3월 유엔 여성차별철폐위원회가 정부에 ‘모든 임신중절의 비범죄화, 처벌조항 삭제’를 촉구하는 등 국제적 관심도 이어지며 폐지 여론을 거들었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불편제거 시류 편승하면 우리세대, 훗날 고려장 대상될 수도”

    “불편제거 시류 편승하면 우리세대, 훗날 고려장 대상될 수도”

    낙태죄 합헌유지 소수의견 보니“우리 세대가 상대적인 불편요소를 제거하는 시류·사조에 편승해 낙태를 합법화한다면 훗날 우리조차 다음 세대의 불편요소로 전락해 안락사, 고려장 이름으로 제거대상이 될 수도 있다.” 11일 헌법재판소가 낙태한 여성과 이를 도운 의사를 처벌하는 형법 조항이 헌법에 합치하지 않는다며 관련 법규를 개정하라고 결정한 가운데 일부 재판관은 결정문에서 “태아 역시 헌법상 생명권의 주체”라며 이같은 소수 의견을 밝혔다. 보수 성향으로 분류되는 조용호·이종석 재판관은 ‘자기낙태죄’와 ‘의사낙태죄’는 모두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두 재판관은 “태아와 출생한 사람은 생명의 연속적 발달과정 아래 놓여 있어 태아와 출생한 사람 사이에 근본적 차이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출생 전의 생성 중인 생명을 헌법상 생명권의 보호대상에서 제외한다면 생명권 보호는 불완전한 것에 그치고 말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생명권의 제한은 곧 생명권의 완전한 박탈을 의미한다”며 “임신한 여성의 자기결정권에 비해 태아 생명권 보호를 보다 중시한 입법자의 판단은 존중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태아의 독자적 생존가능 시기를 구분한 다수의견에 대해선 “태아 생명권을 보호하고자 하는 공익의 중요성은 태아의 성장상태에 따라 달라진다고 볼 수 없다”며 “임신중 특정한 기간엔 여성 자기결정권이 우선하고 그 이후엔 태아 생명권이 우선한다고 할 수도 없다”고 반박했다. “독자적 생존능력을 갖추었는지 여부를 기준으로 할 경우 식물인간 등 병원의 중환자실에 누워있는 사람들에 대하여도 같은 논리가 적용될 우려가 없지 않다.”고도 했다.다수의견이 언급한 낙태의 ‘사회·경제적 사유’에 관해서도 “개념과 범위가 매우 모호하고 그 사유 충족 여부를 객관적으로 확인하기도 어렵다”며 “결국 임신 여성의 편의에 따라 낙태를 허용하자는 것인데 이를 허용할 경우 현실적으로 낙태의 전면 허용과 동일한 결과를 초래해 일반적인 생명경시 풍조를 유발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사회적·경제적 사유에 의한 낙태 허용은 결국 여성의 ‘편의’에 따라 생명박탈권을 창설하는 것”이라고도 했다. 사회·경제적 사유들은 그 자체로 원래부터 존재하던 것이지, 낙태를 처벌함으로 생기는 문제가 아니라고도 했다. 이어 “헌법 전문은 ‘자유와 권리에 따르는 책임과 의무를 완수하게 하여’라고 선언하고 있다. 성관계라는 원인을 선택한 이상 그 결과인 임신·출산에 책임져야 하는 것이 헌법정신에도 맞는다”며 “임신 여성은 ‘임신상태’란 표지를 제거해 행복을 찾을 게 아니라 태아를 살려 행복을 찾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현실에서 임신한 여성은 모성보호를 충분히 받지 못하고 있어 국가는 낙태 형사처벌 외에 미혼부 등 남성 책임을 강화하는 ‘양육책임법’ 제정, 미혼모에 대한 사회적 안전망 구축, 모성보호정책, 임신 부부에 대한 적극 지원과 육아시설 확충 등 낙태를 선택하지 않도록 유도하는 입법을 해야 한다”고 제도개선을 제언했다. 의사낙태죄 조항에 대해선 “선고유예 또는 집행유예 선고의 길이 열려 있어 책임과 형벌 간의 비례원칙에 위배되지 않는다”며 “의료업무종사자가 태아 생명을 박탈하는 시술을 한다는 점에서 비난 가능성 또한 커 벌금형을 규정하지 않은 것이 헌법상 평등원칙 위배라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형법 270조1항(의사낙태죄)은 의사가 낙태시술을 한 경우 2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도록 정하고 있다.한편 모자보건법 제14조 제1항은 ① 본인 또는 배우자가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우생학적 또는 유전학적 정신장애나 신체질환이 있는 경우, ② 본인 또는 배우자가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전염성질환이 있는 경우, ③ 강간 또는 준강간에 의하여 임신된 경우, ④ 법률상 혼인할 수 없는 혈족 또는 인척 간에 임신된 경우, ⑤ 임신의 지속이 보건의학적 이유로 모체의 건강을 심히 해하고 있거나 해할 우려가 있는 경우 중 어느 하나에 해당되는 경우에 한하여 의사가 본인과 배우자(사실상의 혼인 관계에 있는 자 포함)의 동의를 얻어 인공임신중절수술을 할 수 있다고 규정하였다. ② 제1항의 경우에 배우자의 사망·실종·행방불명, 그 밖에 부득이한 사유로 동의를 받을 수 없으면 본인의 동의만으로 그 수술을 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다. 같은 법 제28조는 “이 법의 규정에 의한 인공임신중절수술을 받은 자 및 행한 자는 형법 제269조 제1항 제2항 및 형법 제270조 제1항의 규정에 불구하고 처벌하지 아니한다.”라고 정하고 있다.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국내 낙태 2017년 기준 5만건…양육·사회활동 지장 이유

    국내 낙태 2017년 기준 5만건…양육·사회활동 지장 이유

    헌법재판소가 임신 초기(12주) 낙태를 금지하고 이를 어기면 처벌하도록 한 형법 규정을 위헌이라고 결정하고 2020년 12월 말까지 법 조항을 개정하라고 결정하면서 국내 낙태실태에 대해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11일 보건복지부가 한국보건사회연구원(보사연)에 맡겨 낙태 실태조사를 벌인 결과를 보면, 2017년 한 해 동안 이뤄진 낙태는 약 5만건인 것으로 나타났다. 보사연은 2018년 9월 20일∼10월 30일 만 15∼44세 여성 1만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방식으로 낙태실태를 조사했다. 보사연에 따르면 2017년 인공임신 중절률(1000명당 임신중절 건수)은 4.8%로, 한해 시행된 인공임신중절은 약 4만 9764건으로 추정됐다. 조사 결과 낙태한 이유(복수응답)로는 ‘학업, 직장 등 사회활동에 지장이 있을 것 같아서’가 33.4%로 가장 많았다. 이어 ‘경제 상태상 양육이 힘들어서(고용 불안정, 소득이 적어서 등)’ 32.9%, ‘자녀계획(자녀를 원치 않아서, 터울 조절 등)’ 31.2% 등이었다. 다음은 ‘파트너(연인, 배우자 등 성관계 상대)와 관계가 불안정해서(이별, 이혼, 별거 등)’ 17.8%, ‘파트너가 아이를 원하지 않아서’ 11.7%, 태아의 건강문제 때문에‘ 11.3% 등의 순이었다. 전체 응답자 가운데 성 경험이 있는 여성은 7320명(73%), 임신 경험이 있는 여성은 3792명(38%)이었다. 이 가운데 낙태 경험 여성은 756명으로 성 경험 여성의 10.3%, 임신 경험 여성의 19.9%를 차지했다. 낙태 경험 여성의 낙태 당시 평균연령은 29.4세로 나타났다. 연령별로 보면 25∼29세 227명(30%), 20∼24세 210명(27.8%)으로 20대가 절반 넘게 차지했다. 이어 30∼34세 172명(22.8%), 35∼39세 110명(14.6%), 40∼44세 23명(3.1%), 19세 이하가 13명(1.7%)이었다. 이런 낙태 추정치는 2005년 조사(34만 2433건)의 약 7분의 1, 2010년 조사(16만 8738건)의 약 3분의1수준이다. 보사연은 낙태가 줄어든 이유로 피임이 많이 보급돼 폭넓게 활용되고 응급(사후)피임약도 많이 쓰이며, 만 15∼44세 여성 인구가 계속 줄어든 점을 꼽았다. 실제로 피임 관련 조사를 보면 콘돔 사용은 2011년 37.5%에서 2018년 74.2%로 2배가량 늘었다. 경구피임약 복용도 2011년 7.4%에서 2018년 18.9%로 증가했다. 피임하지 않은 여성의 절반(50.6%)은 ’임신이 쉽게 될 것 같지 않아서‘ 피임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그다음으로 ’피임 도구를 준비하지 못해서‘(18.9%), ’파트너가 피임을 원치 않아서‘(16.7%), ’피임방법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해서‘(12%) 등의 순이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선고유예 늘어가는 낙태죄… 헌재, 처벌 조항 ‘위헌’ 결론 내릴까

    선고유예 늘어가는 낙태죄… 헌재, 처벌 조항 ‘위헌’ 결론 내릴까

    11일 특별 선고기일에 선고 가능성 높아 진보성향 재판관 늘어 전향적 입장 관측 입법으로 초기 낙태 제한적 허용 가능성 위헌 안 내리고 헌법 불합치 결론 전망도 2017년 1심 14건 중 10건 ‘선고유예’ 받아 처벌 둘러싼 ‘사회적 논의’ 염두에 둔 판결헌법재판소의 낙태죄 판단이 곧 나온다. 헌재는 오는 18일 서기석·조용호 헌법재판관의 퇴임을 앞두고 11일 특별 선고기일을 열 예정이다. 이날 낙태죄 헌법소원 사건에 대한 선고가 내려질 가능성이 크다. 헌재 관계자는 4일 “특별 선고기일에 낙태죄 사건이 포함될지는 8일 확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헌재는 지난해 2월 낙태죄 처벌 조항인 형법 269조와 270조가 위헌인지 확인해 달라는 헌법소원 사건을 접수해 심리해 왔다. 형법 269조 1항(자기낙태죄)은 부녀자가 약물, 기타 방법으로 낙태한 때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했다. 의료진의 낙태를 처벌하도록 한 형법 270조 1항(동의낙태죄)은 의사나 한의사 등이 부녀자의 동의를 얻어 낙태 시술을 하면 2년 이하의 징역에, 동의가 없었을 땐 3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헌재는 지난해 5월 공개변론을 가졌지만 재판관들이 의견을 모으지 못했고 9월 5명의 재판관이 퇴임했다. 이후 지난해 9월과 10월 새 재판관들이 취임하면서 9명 체제가 완성됐다. 특히 진보 성향의 헌법재판관들이 늘어나 전향적인 입장이 나올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유남석 헌재소장은 인사청문회 당시 “최상위 기본권인 태아의 생명권이 우선 보호받아야 하지만 임신 초기 단계에 원하지 않은 임신을 한 여성의 자기 결정권도 존중돼야 한다”는 의견을 국회에 제출했다. 이은애 재판관도 “현행법의 낙태 허용 범위가 지나치게 좁은 게 아닌가 생각한다”면서 “준비되지 않은 임신의 경우 출산에 선택권을 부여하되 (임신)기간이나 사유에 따라 적정한 선에서 제한하는 게 낫지 않을까 싶다”고 밝혔다. 중도 보수 성향으로 꼽히는 이영진 재판관도 “외국에선 24주 이내 낙태를 허용하는 법이 있는 점 등을 참조해 입법정책적으로 국민 의사를 모아 결정해야 한다”는 뜻을 내놓았다. 진보 성향인 이석태·김기영 재판관은 공개적인 의견표명이 없었지만, 처벌에 신중한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처럼 다수의 재판관들이 초기 낙태의 필요성을 인정하거나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어 낙태죄 처벌 조항에 대해 위헌 결정을 내리지는 않더라도 입법으로 초기 낙태를 제한적으로 허용해야 한다는 헌법 불합치 결론은 나올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모자보건법 14조에 명시된 임신중절수술 허용 기준을 넓히라고 주문할 수도 있다. 헌재는 2012년 8월 낙태를 도운 조산사의 헌법소원 제기에 대해 낙태죄를 합헌으로 결정했다. 그러나 당시에도 심리에 참여한 8명의 입장이 합헌 4명, 위헌 4명으로 팽팽히 맞섰다. 다만 위헌 정족수(6명)에는 미치지 못했다. 이후 일선 법원에서는 낙태죄를 둘러싼 사회적 논의를 염두에 둔 판결이 잇따랐다. 법원에서조차 낙태죄 처벌이 사실상 사문화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법원행정처 사법연감에 따르면 2017년 낙태죄로 새로 재판에 넘겨진 사건은 8건에 불과했다. 그해 1심 판결이 선고된 14건 가운데 10건은 선고유예 판결을 받았다. 선고유예는 일정 기간 형의 선고를 유예하고 그 유예기간이 별다른 사고 없이 지나면 형의 선고를 면제하는 것이다. 2016년에는 24건이 재판에 넘겨졌고, 1심에서 25건이 유죄 판결을 받았지만 13명이 집행유예, 7명은 선고유예 판결을 받았다. 가장 최근 유죄가 확정된 것은 지난해 4월 임신 5주 만에 임신중절수술을 받은 박모(29·여)씨 사건이었다. 수원지법 형사13단독 김효연 판사는 박씨에게 벌금 100만원형을 선고유예하면서 “낙태 처벌에 대해 충분한 사회적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인 것으로 보이고 그에 따라 사실상 국가 형벌권의 행사를 자제해 온 상황”이라고 판시했다. 인천지법 형사항소4부(부장 김현미)도 지난해 1월 “여성의 자기 결정권 및 태아의 생명권을 둘러싼 사회적 논란이 있다”며 임신 9주에 임신중절수술을 받은 김모(28·여)씨와 시술 의사 권모(67)씨에게 각각 벌금 100만원형과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1년의 선고를 유예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책꽂이]

    [책꽂이]

    팩트체크 저널리즘(김양순 외 5명 지음, 나남 펴냄) 가짜뉴스가 난무하는 가운데 저널리즘이 지켜야 할 ‘팩트 체크’의 개념과 기법을 알려 주는 책. 내일신문 정재철 기자, KBS 김양순 기자 등 현직 언론인들과 박아란 언론재단 선임연구원 등 전문가들이 참여해 실전 경험과 이론을 조화했다. 312쪽. 2만원.인간의 성에 관한 50가지 신화(페퍼 슈워츠·마사 켐프너 지음, 고경심 외 2명 옮김, 한울엠플러스 펴냄) 어느덧 신화가 돼 버린 성에 관한 편견을 뒤집는 저작. 각각 워싱턴대 사회학 교수, 성 건강 전문가인 저자들은 피임약과 임신중절, 동성애자의 육아와 일생, 남녀의 생식기 등에 관한 편견들에 대해 사회학·심리학·생물학 연구 기록과 실례를 들어 알기 쉽게 파헤쳤다. 464쪽. 3만 9500원.도시로 읽는 조선(규장각한국학연구원 엮음, 글항아리 펴냄) 한반도의 도시들이 어떻게 역사 속 특별한 장소가 됐는지 사료에 입각해 재현했다. 한양을 시작으로 전통문화의 보고인 전주, 천혜의 자연을 품고 조선의 학자들을 키워낸 변산, 제국주의 질서 속 조선의 위치를 명백히 보여 주는 인천 등 아홉 곳의 도시를 톺아본다. 272쪽. 1만 8000원.아메리카의 망명자(아리엘 도르프만 지음, 황정아 옮김, 창비 펴냄) 칠레 사회민주화운동에 참여하고 군부독재에 저항한 세계적 작가 아리엘 도르프만의 망명기를 담은 회고록. 1973년 9·11 피노체트의 쿠데타로 망명길에 나선 후 파리와 암스테르담을 거쳐 다시 아메리카로 귀환한 자신의 여정을 2001년 두 번째 9·11을 겪은 다음의 시점에서 돌아본다. 480쪽. 1만 6000원.소년을 위한 재판(심재광 지음, 공명 펴냄) 서울가정법원의 소년부 판사인 저자가 소년법과 소년보호제도를 설명한 책. 요즘 소년들이 저지르는 잘못은 무엇인지, 소년보호재판은 형사재판과 어떻게 다른지, 소년법의 문제는 무엇이며 어떻게 진화해야 하는지 만화를 곁들여 상세히 설명한다. 344쪽. 1만 7000원.빈센트 나의 빈센트(정여울 지음, 21세기북스 펴냄) 지난 10년간 네덜란드, 벨기에, 프랑스 도시 곳곳을 찾아다니며 기록한 빈센트 반고흐의 흔적을 기록한 에세이집. 세간의 외면과 오해, 비난과 멸시에도 불구하고 자신만의 방식으로 그림을 그린 고흐. 그를 알아가는 여정은 예술과 문학에의 탐구이자 ‘나’를 찾아가는 여행이었노라 작가는 고백한다. 356쪽. 1만 6000원.
  • “애 안 낳는 젊은세대 타박만 해서 될 일인가… 사회부터 변화해야”

    “애 안 낳는 젊은세대 타박만 해서 될 일인가… 사회부터 변화해야”

    맞벌이하며 두 명의 아이를 키우는 처지에서 보면 저출산은 특별한 문제가 아니라 경제·사회적 압력에 대한 개인과 가족의 합리적인 대응에 따른 당연한 결과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선뜻 누구에게 아이를 키우는 기쁨에 대해 이야기하고, 아이를 가질 것을 권하기는 매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대한민국의 저출산은 극복해야 할 과제인가. 아니면 사회가 저출산 현상에 적응해야 하는가. 저출산의 현실을 인정하지 않은 채 아이를 낳지 않는 젊은 세대를 타박하며 사회적 압력을 더 강화하는 것이 바람직한가. 일자리 등 인간적 삶을 영위할 수 있는 조건을 마련해주지 못하는 사회가 저출산을 걱정할 자격이 있을까. 저출산과 관련해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왜 그렇게 되었는지에 대한 차분한 검토가 우선되어야 한다.●한국, 세계 최저 출산율 0.98명 기록 2018년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은 0.98명을 기록하였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35개국 가운데 합계출산율 0명대는 대한민국이 유일하다. 1971년 100만명이 넘는 신생아가 태어났으나, 2018년에는 32만 7000명에 그쳤다. 50년도 안 되어 3분의1 토막이 난 셈이다. 2020년대 중반부터는 출생아가 사망자보다 적어지면서 인구 자연 감소가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림 1] 출산율 하락의 원인은 가임여성의 감소, 출산연령 상향, 혼인 감소 등이 주된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주 출산 연령인 만 30~34세 여성 인구는 2017년 16만 9000명에서 2018년 15만 6000명으로 5% 감소하였다. 여기에 평균 출산연령은 32.8세로 2017년에 비해 0.2세 높아졌으며, 혼인건수는 2012년 이후 매해 감소하고 있다. 20~49세 여성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49%는 독신이다. 2000년 29.6%이던 여성 독신자 비율은 2016년 49%로 높아진 것이다. 최근에는 결혼 적령기 남성의 결혼 감소세도 가팔라지고 있다. 남성 결혼 적령기로 분류되는 만 30~34세 남성의 결혼건수는 2017년에 2016년에 비해 10.3% 감소하였다. 출산율이 높아질 어떠한 희망도 보이지 않는 것이 2019년 대한민국의 모습이다. [그림 2] 정부는 2006년부터 저출산 대책을 수립 시행하면서 지금까지 150조원의 예산을 쏟아부었다. 문재인 정부도 저출산 대책 명목으로 집행된 예산이 60조원이다. 출생아 한 명당 투입된 예산은 2006년 465만원에서 2018년에는 6669만원으로 10배 이상 늘었다. 그렇지만 저출산 기조가 바뀌기는커녕 더 가속화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일까?●합계출산율 2명은 돼야 현재 인구 유지 가능 합계출산율 2명은 현재의 인구를 유지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간주된다. 우리나라에서 합계출산율 2명선이 무너진 것은 언제일까? 1970년 4.53명을 기록하였던 합계출산율은 13년 후인 1983년 2.06명을 기록하며 급속히 낮아졌다.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이 시기부터 인구관리정책이 시행되어야 했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 1983년 7월 29일 인구시계가 4000만명을 넘어서자 신문들은 ‘핵폭탄보다 더 무서운 인구폭탄’이라는 기사를 쏟아냈다. 전두환 대통령은 40명의 가족계획 유공 의사를 초청해 인구정책을 거국적으로 추진할 것을 강조하였으며, 가족계획협회는 인구 증가 억제를 위해 2자녀 영세민을 대상으로 임신중절을 확대할 것을 정부에 건의하였다. 출산 억제에 초점을 맞춘 인구정책은 그 이후에도 한참 유지되다가 1996년에야 산아제한정책이 폐지되었다. 정책의 관성이 현실의 판단을 불가능하게 한 것이다. 권위주의 정부의 정책 집행력을 감안할 때 만약 1980년대 중반 인구정책을 전환했다면 다른 결과를 가져왔을 것이다. 21세기를 맞이한 2001년과 2002년 우리 사회는 다시 급격한 출생아 감소라는 충격을 경험하였다. 2001년 마이너스 14.35%의 가장 큰 출생아 감소와 더불어 연간 신생아 60만명 선이 무너졌다. 2002년에는 출생률 마이너스 12.76%의 감소와 더불어 출생아 수가 40만명대가 되었다. 1983년과는 달리 당시 참여정부는 2005년 저출산고령화기본법 제정, 2006년 제1차 저출산고령사회기본계획을 발표하는 등 적극적으로 대처하였으나 추세를 되돌리기에는 이미 늦었다. 이후 20015년까지 43만~45만명을 유지하며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던 출생아 수는 2016년 40만명을 턱걸이한 후 결국 2017년 35만 7000명, 2018년 32만 6000명을 기록하면서 2000년대 초반과 유사한 급속한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 출생아 수의 감소는 지속적인 흐름이 아니라 계단형으로 급격하게 추락하기 때문에 미리 대응하는 것이 힘들다.[그림 3] ●비혼 관계의 출산 꺼리는 문화적 배경도 한 몫 저출산의 원인에 대해서는 육아시설 부족, 양육비용 부담 등 보육환경이 문제라는 인식이 보편적이다. 육아와 관련된 제도를 정비하고, 출산 및 양육과 관련한 더 많은 복지제도가 시행된다면 저출산 추세를 극복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실제 폴란드의 경우 자국 내 합계출산율은 1.4명 수준인데 비해 복지수준이 양호한 영국이나 독일에 거주하는 폴란드인들은 2.1명 수준에 이르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를 비롯한 동아시아 국가의 국민은 출산·양육 및 복지제도가 우리나라보다 더 잘 갖춰진 나라에 가더라도 여전히 낮은 출산율을 기록하고 있다. 2017년 미국에서 여성 1000명당 신생아 수를 인종별로 비교한 결과 우리나라를 포함한 아시아인의 경우 1.597명으로 평균 1.765명보다 낮음은 물론 백인, 히스패닉 등 모든 인종을 통틀어 가장 낮은 출산율을 기록하였다. 캐나다에서도 이민 1세대와 이민 2세대는 한국을 포함한 동아시아인들의 출산율은 0.79~0.87명으로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이 결과의 원인에는 비혼 관계의 출산을 극도로 꺼리는 문화적 배경이 있다. OECD 평균 혼외출산율은 39.9%를 기록하는 데 비해 우리나라의 경우 1.9%에 불과하다. 프랑스, 노르웨이, 덴마크, 스웨덴 등은 혼외출산율이 50%를 넘어서고 있으며, 이러한 높은 혼외출산율이 안정적인 출생률 유지에 큰 도움을 준다. 한국의 사회·문화적 환경을 고려해봤을 때 이러한 높은 혼외출생률을 기대하기 힘든 만큼 단순한 출산 및 양육환경의 개선을 통해 저출산 현상을 극복하겠다는 목표는 가까운 미래에 달성하기 어렵다고 볼 수 있다. ●마카오 등 동아시아 국가들 모두 ‘골머리’ 시야를 넓혀 우리 주변의 동아시아 국가들을 살펴보면 공통적으로 저출산으로 고민하고 있다. 인구밀도가 높은 마카오(0.95명), 싱가포르(0.83명), 대만(1.12명)이 낮은 출산율을 기록하고 있다. 세계 최고의 인구를 자랑하는 중국(1.6명) 역시 계속 낮아지는 출산율로 고민하고 있다. 동아시아 국가들은 많은 인구에 기반한 저렴한 인건비, 높은 인구밀도를 통한 효율성의 극대화를 통해 급속한 경제발전을 이루어왔다. 그러나 이러한 과정은 대도시 주택가격 상승과 과도한 교육열로 극심한 경쟁과 스트레스를 유발하였다. 이러한 경쟁에서 낙오한 다수가 발생하였으며, 결국 이는 경제적 양극화, 그리고 결혼과 출산에 대한 의지를 상실하게 해 저출산을 고착화시키는 결과를 가져온 것이다. 더욱이 최근 들어 청년들에 대한 일자리 공급마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자 이 세대들은 결혼과 출산으로 이어지는 경쟁에 출전하는 대신 경기장을 떠나기로 암묵적으로 합의한 것이다. [그림 4] 노동자가 파업을 통해 사용자에게 자신의 요구와 의지를 받아들여 줄 것을 요구하는 것처럼, 동아시아의 청년세대들 역시 ‘출산과 결혼 파업’을 통해 기존 체제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고 변화를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저출산은 우리 사회를 무너뜨릴 시한폭탄 같은 존재로 간주되고 있다. 생산가능인구가 감소하면서 저성장, 저소비, 저고용이 가속화되면서 경제활력이 감소하고, 군 병력이 부족해지고, 국민연금을 비롯한 사회보장체계가 붕괴할 것이라는 공포스러운 전망이 당연하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과연 그럴까? 한국 경제는 세계적으로 높은 대외의존도를 보이고 있다. 국민총소득(GNI) 대비 수출입 비율은 84%에 이르고 있다. 이러한 높은 대외의존도는 반대로 국내 소비에 기반한 내수의존도가 낮은 효과를 거둔다. 인구의 감소가 발생해도 경제적 위축은 우리나라의 경제구조상 크지 않으며, 대외교역의 비중 확대 등으로 충분히 상쇄할 수 있다. 국민연금도 피라미드형 인구구조와 제조업 위주의 완전고용을 전제로 한 역사적으로 매우 드문 상황을 기본으로 간주한 복지체제로서 인구 및 고용형태의 변화를 감안해 보았을 때 지속 가능성은 높지 않다. 후속세대에게 책임을 떠넘기지 않는 복지체계를 마련한다면 저출산은 결코 복지사회를 위협하는 존재가 아니다. 다소 냉소적일 수 있지만, 더 근본적으로 한국사회의 청년 실업, 임금 불평등, 주택가격 상승, 환경오염 등의 문제는 인구감소로 해결될 수 있다. 인공지능(AI)과 로봇 등이 우리 곁에 성큼 다가와 있다. 새로운 기술의 등장과 발전은 일차적으로 인간을 노동에서 배제하는 쪽으로 흘러가며, 이후 새로운 직업과 시장을 만들어내면서 새로운 고용이 필요한 흐름을 보여온 것이 산업혁명 이후 기술진보의 일관된 흐름이다. AI와 로봇기술의 발전은 인간이 담당하고 있던 노동의 영역을 급속히 대처한다. 독일 아디다스의 스피드팩토리는 기존 인력의 60분의1 수준인 10명으로 연간 50만 켤레의 신발을 생산한다. 컨설팅 업체 맥킨지의 분석에 따르면 미국 내 800개 직업의 2000개 작업 가운데 45%(2조 달러 규모)는 자동화가 가능한 것으로 분류된다. 가까운 미래에 일자리의 감소된다는 의미다. 세계 주요 국가들은 모두 AI와 로봇기술의 발전에 힘쓰며 동시에 인간의 일자리 보호를 고민한다. 일자리 감소보다 더 빠른 출생의 감소는 오히려 기술발전 탓에 발생할 갈등을 최소화해 더 빠른 변화를 가능하게 할 수 있다. 저출산은 이러한 측면에서 보면 미래의 부담을 덜어주는 긍정적 요소라 할 수 있다. ●결혼 제도에 기대지 않아도 평등한 삶 살도록 북유럽 등 비교적 높은 출산율을 기록하고 있는 산업국가의 공통점은 사람을 귀중하게 여긴다는 점이다. 지금의 저출산 흐름은 내가 겪고 있는 고통과 어려움을 다음 세대에 넘겨주지 않으려는 집단적 인식의 결과이다. 단순히 어린이집이 더 많아지고, 학교에서 더 늦게 아이들을 봐준다고 해서 아이를 낳고 키울 만한 사회가 되는 것은 아니다. 더 안전하고 쾌적하게 삶을 살 수 있고, 타의에 의해 경쟁에 내몰리지 않으며, 결혼이라는 제도에 기대지 않아도 평등하게 삶을 살 수 있어야 한다. 남을 밟고 올라서지 않아도 존중받으며 살 수 있는 그런 사회를 만드는 것이 우리에게 주어진 과제일 것이다.
  • “낙태죄 처벌도, 낙태 허락도 거부” 낙태 위헌 촉구 나선 여성단체

    “낙태죄 처벌도, 낙태 허락도 거부” 낙태 위헌 촉구 나선 여성단체

    여성들이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낙태죄 위헌 판결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낙태에 대한 처벌도 허락도 거부한다면서 여성의 인권을 지켜달라고 주장했다.‘세계 여성의 날’인 8일 ‘모두를 위한 낙태죄 폐지 공동행동’은 헌법재판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지난 100일 동안 낙태죄 위헌 판결을 촉구하며 헌재 앞에서 1인 시위를 열어왔다. 이 시위는 오는 4월까지 지속될 예정이다. 시위에 참석한 여성들은 임신을 중지한 여성을 형사처벌하고 범죄화하는 낙태죄에 대해 위헌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주최 측은 “우리는 낙태에 대한 처벌도 허락도 거부한다”며 “국가의 인구관리를 위해 만들어진 우생학적 모자보건법 안에서 인공임신중절 사유를 허락받고, 증명해야 하는 상황에 머무르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들은 기자회견에서 “여성이 자신의 삶에서 어떤 결정을 내리는 데에는 저마다의 복잡하고 다양한 맥락이 있다”며 “그 맥락을 가장 숙고하여 합리적 결정을 내리는 것은 여성 그 자신”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러나 유독 여성의 임신중지에 대한 결정에서만 ‘정말로 책임 있는 결정인지’를 법을 통해 다시 묻고 국가의 허락을 거쳐야 가능하다는 것은 무슨 의미인가”라며 “여성의 주체적 선택을 규율하는 낙태죄는 폐지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서울 도심 곳곳에서는 여성을 위한 여러 행사가 열렸다. 광화문 광장에서는 탈연애선언이 주최하는 ‘정상연애’ 장례식 퍼포먼스가 열렸다. 이들은 선언문을 통해 “남성중심주의로 한정된 정상 연애 이데올로기에서 벗어나자”고 주장했다. 또 청소년 페미니즘모임과 노동당은 성평등 학교를 만들자는 메시지를 담은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 [사설]낙태죄 논란, 현재의 합리적 판단 기대한다

    그제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보건복지부 용역으로 진행한 15~44세 여성 1만명을 상대로 한 인공임신중절에 대한 실태조사 결과발표에 따르면, 75.4%에 달하는 여성들이 형법 269조 낙태 부녀자 처벌 조항 및 270조 낙태 의사 처벌 조항의 개정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사실상 ‘낙태죄 폐지’를 요구한 것이다. 현재 형법은 낙태 여성에 대해 1년 이하 징역 또는 200만원 이하 벌금형에 처하고 있으며, 낙태를 도운 의사에 대해서는 2년 이하의 징역형을 내리고 있다. 낙태죄를 둘러싼 실정법과 현실의 큰 괴리를 보여주는 통계다. 이와 함께 낙태의 예외적 허용을 담고 있는 모자보건법 14조의 낙태 허용 사유 확대도 요구했다. 현재 모자보건법에서는 우생학적·유전적 정신장애나 전염성 질환을 가진 경우, 성범죄 또는 친족간 임신의 경우, 모체의 건강을 심각하게 해할 우려가 있는 경우 등 다섯 가지로만 제한하고 있다. 응답 여성의 절반 가까운 48.9%가 이를 개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실제 이별·별거·이혼 등으로 인한 낙태 허용 요구는 51.4%에 달했으며, 경제적 어려움과 사회활동을 낙태 허용 사유로 삼아야 한다는 응답 또한 32.9%를 차지했다. 그동안 낙태 폐지 여론은 헌법소원과 입법 보완 등의 개선노력으로 이어졌으나 구체화된 것은 없다. 헌법재판소는 2012년 8월 낙태죄에 대한 헌법소원 심판에서 합헌과 위헌 의견이 4대 4로 팽팽히 맞서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헌재 위헌 결정은 재판관 6인 이상의 찬성이 있어야 가능하다. 정부에서도 2008년 모자보건법을 시대 변화 추이에 맞게 바꾸려 했지만, 종교계 반발에 부딪쳐 논의를 진척시키지 못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6개 회원국 중 30개 국가가 사회활동과 경제적 이유의 낙태를 허용하고 있음을 굳이 들지 않더라도 낙태를 했다는 이유로 여성을 처벌하는 현실은 변화하는 시대 가치와 맞지않는다. 임신, 출산문제는 국가의 관리 대상이 아닌, 개인의 자기결정권에 따른 선택으로 존중되어야 한다. 원칙적으로 낙태 자체가 불법으로 치부되며 처벌을 받는 탓에 불법 임신중절술을 받다 자궁 천공 등 후유증을 겪거나 우울과 불안에 시달리고 있는 것이 한국 사회 여성의 현실이다. 또한 임신, 출산, 육아가 남녀 공동의 책임임에도 여성만이 홀로 신체적, 법적 책임을 져야 하는 것 또한 시대 조류와 맞지 않다. 현재 헌법재판소에는 2017년 제기된 자기낙태죄와 의사낙태죄에 대한 헌법소원 사건이 3년째 계류 중이다. 오는 4월 초 특별기일을 잡아 선고할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낙태 허용시 종교계의 반발은 여전히 클 것이고, 첨예한 논란 또한 불가피한 일이겠지만 임부의 자기결정권을 존중하는 합리적 판단을 나오길 기대한다.
  • 남성은 빠진채 여성만 범법자로… 헌재는 ‘형법 삭제’ 응답할까

    남성은 빠진채 여성만 범법자로… 헌재는 ‘형법 삭제’ 응답할까

    낙태 여성·의료인만 법적처벌 대상에 미혼 커플 26% “파트너가 낙태 요구”강간 등 이유땐 임신주수 고려 말아야 10명 중 3명 “인터넷서 불법정보 습득” 55% 우울·불안 등 경험… 건강권 침해“낙태죄 법적 책임에 남성은 빠져 있다.” 정부가 14일 발표한 ‘2018 인공임신중절(낙태) 실태 조사(여성 1만명 대상)’에서 낙태죄의 근거법인 형법 개정에 찬성한 7535명(75.4%) 중 가장 많은 66.2%는 ‘인공 임신중절 때 여성만 처벌하기 때문에’를 이유로 들었다. 복수응답을 허용한 이 조사에서 65.5%는 ‘인공 임신중절의 불법성이 여성을 안전하지 않은 환경에 노출시키기 때문에’, 62.5%는 ‘자녀 출산 여부는 기본적으로 개인의 선택이기 때문에’라고 답변했다. 낙태의 모든 법적 책임을 여성에게만 묻고 국가와 남성의 책임을 배제한 현행 형법에 대한 여성들의 비판 의식이 정부 실태조사에서도 뚜렷하게 나타난 것이다. 이번 조사가 낙태죄 폐지 논란에 다시 불을 댕길지 주목된다. 형법은 ‘부녀가 약물 기타 방법으로 낙태하면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만원 이하 벌금’(제269조)에 처하고, 임신중절수술을 한 의료인은 ‘2년 이하의 징역’(제270조)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헌법재판소는 이 조항에 대한 헌법소원을 심리 중이다. 모자보건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응답한 여성 4888명(48.9%)의 절반 이상은 ▲강간·근친상간(91.2%) ▲태아 이상 또는 기형(74.0%) ▲미성년자 임신(71.3%) ▲모체의 생명 위협(69.9%) ▲모체의 신체적 건강 보호(65.5%) ▲모체의 정신적 건강 보호(60.7%) ▲이별·별거·이혼 등(51.4%)의 사유에 대해 ‘임신주수와 상관없이 임신 중절을 허용해야 한다’고 답했다. 또 자녀를 원치 않거나 터울 조정을 위한 낙태, 경제적 어려움으로 인한 낙태는 각각 50.1%, 45.0%가 ‘임신주수를 고려해 허용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조사에서 32.9%는 낙태 사유로 ‘경제적 상태상 양육이 힘들어서’를 들었는데, 이는 2011년 실태 조사 때의 응답 비율(16.4%)보다 높았다. 여성의 자기결정권뿐 아니라 생명권과 건강권도 중요하게 고려해야 한다는 인식이 이 조사에 담겼다. 실제로 여성 10명 중 3명은 인터넷으로 낙태 정보를 습득한 것으로 나타났다. 낙태 뒤 8.5%가 자궁 천공 등의 후유증을 앓았으나 이 중 43.8%만 치료를 받았고, 절반이 넘는 54.6%는 우울·불안·자살 충동을 경험했으나 14.8%만 치료 받았다. 모자보건법에서 허용한 아주 예외적인 사유를 제외하고는 낙태가 불법인 탓에 여성의 건강권이 침해되고 있는 것이다. 임신과 출산에 대한 남녀 공동의 책임의식도 비교적 낮았다. 여성이 임신 사실을 파트너에게 말했을 때 43.0%는 “너의 의사와 선택을 존중하겠다”고, 34.0%는 “아이를 낳자”고 했으나 20.2%는 “임신중절을 하자”고 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파트너가 임신중절을 요구한 비율은 미혼 커플(26.2%)이 가장 높았다. 전체 응답자 중 낙태를 경험한 여성은 756명(7.6%)이었다. 이 중 과거 한 차례 이상 임신한 적이 있는 여성(3792명)의 19.9%가 낙태를 경험했고, 10.1%는 낙태를 고려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2017년 국내 낙태 건수는 약 5만건으로 2011년 발표된 16만 8000건에서 크게 줄었다. 조사를 수행한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이소영 연구위원은 “피임 증가, 가임 여성 인구의 자연 감소가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OECD 회원국 83%, 사회경제적 이유도 허용…69%인 25개국 본인 요청만 있어도 낙태 가능

    상당수 법률상 허용 땐 시술비도 지원 그리스·스위스 건보로 거의 혜택받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36개국) 중 30개국(83.3%)은 여성이 사회 활동이나 경제적인 이유로 낙태하는 것도 허용하고 있다. 임신부 본인이 의사에게 요청하면 낙태할 수 있게 한 국가도 25개국(69.4%)이었다. 한국보다 훨씬 폭넓게 낙태를 허용하고 있다. 사실 한국처럼 낙태를 임신 주수와 관계없이 법률에서 정한 아주 예외적인 일부 사유를 제외하고 전면 금지한 나라는 전 세계적으로 몇 곳이 안 된다. 정부가 14일 발표한 ‘2018 인공임신중절(낙태)실태조사’에 따르면 2017년 기준 국내 연간 낙태 건수는 약 5만건이다. 낙태한 여성과 의사를 처벌토록 한 형법 269조와 270조는 현실적으로 이미 사문화된 지 오래다. 외국도 무조건 낙태를 허용한 것은 아니다. 다만 낙태 결정 과정에서 여성의 자기결정권, 생명권, 건강권이 충분히 반영되도록 하고 있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의 보고서를 보면 OECD 회원국 중 대다수가 임신부의 생명 위협(35개국)과 건강(34개국) 등의 사유로 낙태를 허용하고 있다. 25개국은 ▲임신부의 생명 ▲신체·정신건강 ▲강간·근친상간 ▲태아 이상 ▲사회경제적 요인 ▲본인 요청 등의 낙태 사유를 모두 허용한다. 게다가 OECD 회원국의 상당수는 법률에서 허용한 이유의 낙태라면 의료 서비스와 시술에 필요한 비용도 지원하고 있다. 특히 그리스와 스위스 등은 국가가 건강보험으로 비용 대부분을 지원한다. 반면 한국은 낙태가 불법이어서 임신부의 건강과 생명이 위험에 노출돼 있다. 우선 수술 비용이 비쌀 뿐만 아니라 의료 사고가 생겨도 구제받기 어렵다. 국회입법조사처 도규엽 입법조사관은 지난해 ‘낙태죄에 대한 외국 입법례와 시사점’에 대한 보고서를 내고 “세계 많은 나라들이 태아생명 보호의 필요성을 충분히 인정함에도 우리에 비해 상당히 완화된 규제 정책을 취하고 있는 것은 낙태 관련 현실과 법의 괴리를 줄이고 실효적 대응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노력”이라고 설명했다.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여기는 남미] “14살에 세번째 임신” 심각한 멕시코 10대 출산

    [여기는 남미] “14살에 세번째 임신” 심각한 멕시코 10대 출산

    멕시코에서 10대 임신이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코아우일라주의 한 병원에서 14살 소녀가 남자아기를 출산했다. 인권보호를 위해 몬클로바에 사는 미성년자로만 언론에 소개된 소녀의 임신은 이번으로 벌써 3번째였다. 두 번은 임신중절로 아기를 지웠지만 결국은 어린 엄마가 됐다. 병원 관계자는 "매뉴얼에 따라 14살 소녀의 출산 사실을 검찰에 알렸다"며 "적절한 보호조치가 뒤따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코아우일라주에선 지난해에도 비슷한 사례가 있었다. 14살 소녀 2명이 아기를 출산했다. 1명은 두 번째 임신, 또 다른 1명은 세 번째 임신이었다. 2016년엔 13살 소녀의 임신 사실이 알려져 사회에 충격을 줬다. 멕시코 당국은 10대 엄마들이 학업을 계속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약속하는 한편 보호자들로부터 책임각서를 받았다. 관계자는 "이런 경우 엄마와 아기가 모두 미성년이라 대응이 쉽지 않다"며 "아기가 잘 자라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10대 엄마가 사회적으로 낙오되지 않도록 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멕시코는 10~14살 미성년의 임신과 출산에서 세계 1위다. 미성년임신예방전략이라는 정책이 집행되고 있지만 10~14살 미성년의 임신은 2012년 1000명당 1.9명에서 2015년 2.1명으로 늘어났다. 10~14살 임신과 출산이 특히 많은 주(州)는 코아우일라, 소카테카스, 오악사카, 바하 칼리포르니아 등지다. 당국자는 "10~14살 임신을 완전히 사라지게 하겠다는 게 전략의 취지였지만 실현이 쉽지 않다"고 털어놨다. 피임도구를 적극적으로 공급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지만 이것도 쉽지 않다. 정부기관인 청소년임신예방프로그램에 따르면 멕시코 여자청소년의 24.8%는 피임도구를 구하지 못해 피임을 하지 못하고 있다. 관계자는 "피임도구를 사용하지 못하는 사람이 가장 많은 연령대가 10대"라고 말했다.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 경찰 낙태의심 산부인과 다녀간 26명 조사에 여성단체 반발

    경찰이 경남지역의 한 산부인과를 다녀간 26명에 대해 낙태 여부를 확인에 나서 여성단체들이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경남여성단체연합 등 경남지역 여성단체들은 24일 경남지방경찰청 수사과를 찾아 관계자를 면담하고 항의 서한을 전달했다고 25일 밝혔다. 이들 단체는 “개인 의료정보 수집을 통한 경찰의 반인권적인 임신중절 여성을 색출하는 수사를 규탄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어 “여성의 건강권 보장을 요구하며 낙태죄 폐지 등을 촉구하고 있는 사회 상황에 대한 인식이 전혀 없는 경찰이 시민 안전과 치안을 위한 민중의 지팡이가 맞는가”라고 비판했다. 이들의 항의 방문은 최근 경남지역 내 한 경찰서가 해당 지역 모 산부인과를 찾은 여성 26명을 대상으로 낙태 여부를 조사한 사실이 드러난 데 따른 것이다. 경찰은 지난 9월 해당 산부인과에서 낙태 수술을 한다는 진정을 접수하고, 지난달 영장을 발부받아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해당 병원을 이용한 26명의 인적사항을 확보했다. 경찰 관계자는 “낙태죄를 둘러싼 사회 상황을 잘 인식하고 있다”며 “진정이 접수됐기 때문에 26명에게 낙태 사실을 물은 것은 맞지만, 낙태를 한 것으로 확인된 여성을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했을 뿐 입건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20일에는 한국여성민우회가 성명을 내고 “낙태죄 폐지에 대한 사회 요구가 뜨겁고 헌법재판소가 낙태죄 위헌성을 검토하는 이 시점에 낙태죄로 여성을 처벌하는 데 열을 올리는 경찰 행태에 분노를 금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창원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가톨릭 국가 아일랜드 낙태 허용...한 여성의 비극적 사망 6년 만에 시행

    가톨릭 국가 아일랜드 낙태 허용...한 여성의 비극적 사망 6년 만에 시행

    전 국민의 86%가 로마 가톨릭 신자로 유럽에서도 낙태에 대해 가장 보수적인 국가로 꼽히는 아일랜드가 낙태를 허용한다. 영국 BBC방송 등은 13일(현지시간) 아일랜드 의회 상원에서 임신 12주 이내의 낙태를 제한적으로 허용하는 ‘임신중절법안’이 통과했다고 보도했다. 이 법안은 마이클 히긴스 대통령이 서명하는 대로 곧바로 시행된다. 아일랜드 국민은 지난 5월 국민투표에서 찬성 66.4%로 낙태를 불법으로 규정해 처벌해 온 헌법 조항을 35년만에 폐지했다. 레오 바라드카르 아일랜드 총리는 투표 결과에 대해 “우리가 보고 있는 것은 아일랜드에서 일어나는 조용한 혁명의 정점” 말했다. 1983년 수정헌법으로 발표된 이 조항은 잔인했다. 낙태를 할 경우 최대 14년 형의 중형을 선고하는 처벌까지 명문화돼 있었다. 그 탓에 약 17만명의 임산부가 영국 등에서 ‘원정 낙태’를 했다고 집계될 정도로 현실과 동떨어져 있었다. 아일랜드에서 낙태 허용 문제는 지난 150년이나 논쟁거리였다. 1861년 처음으로 낙태금지법이 제정된 후 영국으로부터 독립한 이후에도 굳건히 유지됐다. 그런 보수적이고 견고했던 낙태금지 여론이 반전된 데는 한 여성의 비극적 죽음이 연관돼 있다. 2012년 치과의사였던 31세의 인도 여성 사비타 할라파나바르는 임신했지만 태아가 생존하기 어렵다는 진단을 받고 낙태 수술을 하려 했으나 병원에서 거부당했다. 결국 할라파나바르는 태아가 숨진 후 뒤늦게 수술을 받다가 패혈증으로 따라 숨졌다. 이 사건으로 아일랜드 의회 앞에 수천 명의 시위대가 몰려가 정부 대처를 요구했고, 전국에서 촛불 추모집회까지 열렸다. 이번에 의회를 통과해 시행을 앞둔 낙태허용 법안은 임산부의 신체적·정신적 건강이 위험하거나 태아에게서 치명적인 이상이 확인될 경우 12주 차까지 의료기관이 임신중절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시몬 해리스 아일랜드 보건장관은 트위터를 통해 “낙태 허용법을 현실로 만들었다”며 환영했다. 그러나 아일랜드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영국령 북아일랜드에서는 낙태가 금지돼 있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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