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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안부 망언’ 日올림픽상, 무능·무책임 행진에 일본도 ‘깜짝’

    ‘위안부 망언’ 日올림픽상, 무능·무책임 행진에 일본도 ‘깜짝’

    “그런 것도 답변하지 못해서야 올림픽 담당상(장관)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까.” 국회에서 한 의원이 사쿠라다 요시타카(68) 일본 올림픽상을 추궁한다. 사쿠라다 올림픽상이 답변에 나선다. “(승리보다는) 참가하는 데 의의가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지난 13일 도쿄신문 조간에 실린 만평의 내용이다. 사쿠라다 올림픽상의 무능력과 무책임을 ‘올림픽 정신’에 빗대 풍자한 것이다. 2020년 도쿄 올림픽·패럴림픽의 정부측 총괄사령탑을 맡고 있는 사쿠라다 올림픽상의 부적절한 발언들이 연일 일본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집권 자민당의 7선 중진의원인 사쿠라다 올림픽상은 위안부 피해자 관련 망언 등으로 지난달 내각 지명 때부터 우리나라에서 입길에 올랐던 인물이다. 그는 2016년 1월 자민당 회의에서 위안부에 대해 “직업으로서의 매춘부였다. 그것을 희생자인양 하는 선전공작에 너무 현혹당했다”고 발언했다. 앞서 2014년에는 ‘고노 담화’는 날조된 것이라고 말해 극우 인사로서 본성을 드러내기도 했다. 사쿠라다 올림픽상이 임시국회 개회 이후 20여일 동안 이어온 무능과 무책임의 발언들이 어록을 만들어도 될 만큼 쌓이다 보니 TV에서 연일 인기있는 소재로 다뤄지고 있다. 그 정도가 심하다 보니 “이러다가 500일 앞으로 다가온 올림픽을 제대로 치를 수나 있겠느냐”는 현실적인 우려도 커지고 있다.그는 “2020년 도쿄올림픽의 비전을 알고 있느냐”는 국회의원의 질문에 “모든 사람들이 자기 베스트를 목표로 한다”는 엉뚱한 답을 했다. ‘미래를 바꾼다‘로 정한 도쿄올림픽 비전 캐치프레이즈도 모르고 있었던 셈이다. 전체 올림픽 예산 중 정부의 몫이 얼마인지에 대한 물음에도 “1500엔”(약 1만 5000원)이라고 답해 여당 의원들로부터도 실소를 자아냈다. 서둘러 “1500억엔”이라고 정정했다가 나중에 보좌진의 말을 듣고 다시 1725억엔으로 번복했다. 지난달에 이미 폐막한 인도네시아 장애인 아시아경기대회의 개최 시기를 “2028년”이라고 잘못 말했고, 야당 측 질문자인 렌호 입헌민주당 참의원 간사장의 이름을 ‘렌포’라고 잘못 부르기도 했다. 북한 올림픽 선수단의 도쿄올림픽 참가 문제와 관련한 기자들의 질문에 “총리 관저와 외무성이 정할 일로 내 담당이 아니다”라고 말했다가 담당 업무도 잘 모른다는 비판을 받았다.결국 그는 지난 13일 사과 기자회견을 열었다. 지난 5일 참의원 예산위원회에서 렌호 간사장의 질문에 제대로 답변하지 못하면서 “사전에 질문을 통보하지 않았다”고 부적절한 발언을 한 데 대해 “관계자 여러분에게 폐를 끼친 점에 대해 사과한다”고 했다. 렌호 간사장의 이름을 잘못 부른 것도 사과했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과정에 비춰봤을 때 비슷한 실수나 무책임한 발언은 계속될 것으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입헌민주당의 스지모토 기요미 국회대책위원장은 “이래서야 올림픽이 제대로 열릴 수 있겠는가”라고 지적했고, 같은 당 후쿠야마 데쓰로 간사장은 “아베 총리의 사쿠라다 올림픽상 임명에 대해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고 공격했다. 같은 자민당의 가토 가쓰노부 총무회장조차 “국회는 국민들이 듣고 있는 중요한 장소이므로 확실하게 대응해 주었으면 좋겠다”고 질책성 발언을 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박용진 3법·양진호 방지법…두 손 놓은 국회

    이익단체 로비·한국당 반대에 부딪혀 관련법안 심사小委 문턱조차 못 넘어 국민청원성 입법 연내 처리 사실상 좌절 비리유치원 근절을 위한 ‘박용진 3법’과 직장 내 갑질 근절을 위한 ‘양진호 방지법’의 연내 입법이 사실상 무산되는 양상이다. 이익단체의 로비와 자유한국당을 중심으로 한 야당의 반대 등으로 개혁이 좌절되는 셈이어서 비판 여론이 빗발치고 있다. 국회 교육위원회는 12일 법안심사소위원회를 열고 유치원 비리 근절을 위해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주도한 유아교육법·사립학교법·학교급식법 개정안, 즉 박용진 3법을 심사했으나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지난 9일 의원들의 저조한 참석으로 이날 다시 한번 법안심사소위가 열렸지만 한국당 소속 법안심사소위 위원인 곽상도·전희경 의원이 반대하면서 법안이 소위 문턱조차 넘지 못하게 된 것이다. 한국당은 “한국당도 12월 초에 관련 법안을 낼 예정인 만큼 박용진 3법과 함께 병합 심사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법안 심사를 미루는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다음주쯤 다시 법안심사소위를 열어 박용진 3법을 심사하기로 해 오는 15일 본회의 처리는 불발됐다. 다음주 법안심사소위를 통과한다 하더라도 12월 임시국회가 열리지 않는 한 연내 처리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양진호 한국미래기술 회장의 직원 폭행 영상 공개로 더욱 주목을 받은 ‘갑질방지법’, 즉 ‘직장 내 괴롭힘 방지 및 피해근로자보호법’도 법제사법위원회에 발이 묶여 있다. 이날 법사위 법안심사제2소위 안건에조차 포함되지 않았다. 등촌동 전처 살인사건으로 관심이 집중된 가정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도 방치된 상태다. 한국여성의전화 등 여성단체들은 기자회견을 열고 “가정폭력처벌법은 폭력 가해자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폭력으로부터 침해받은 가족구성원의 인권을 보장받기 위한 것이어야 한다”며 관련 법 처리를 촉구했다. 유일하게 연내 처리에 청신호가 켜진 법안은 음주운전 처벌 강화를 골자로 한 도로교통법 개정안과 특정범죄 가중처벌법 개정안, 즉 ‘윤창호법’이다. 민주당 홍영표, 한국당 김성태, 바른미래당 김관영 원내대표는 이날 문희상 국회의장 주재로 열린 국회 정례회동에서 윤창호법을 이번 정기국회에서 신속하게 처리하기로 합의했다. 이 법은 만취 운전자 차에 치여 숨진 윤창호씨 사고를 계기로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것이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소상공인 지원·기업 규제 혁신 ‘투 트랙 경제 활성화법’ 합의

    소상공인 지원·기업 규제 혁신 ‘투 트랙 경제 활성화법’ 합의

    文·여야 모두 “경제 상황 위중” 공감대 탄력근로제 확대 합의… 주52시간 보완 “경사노위 논의 뒤 2월까지 입법 마무리” 정의당은 탄력근로·규제완화에 반대뜻 文 “채용 비리 전수조사 1월 완료 지시”문재인 대통령과 여야는 5일 소상공인·자영업자, 저소득층 등 경제적 약자를 위한 입법을 추진하는 동시에 기업의 투자와 규제 부담을 덜어주는 혁신 법안을 처리하는 ‘투 트랙’ 협력을 약속했다. 특히 문 대통령과 여야 모두 현재의 경제 상황이 좋지 않다는 데 인식을 함께한다는 내용이 합의문에 담겼다.자유한국당은 이양수 원내대변인 총평을 통해 “이번 회동의 가장 큰 성과는 대통령을 비롯한 여야 5당 원내대표 모두가 현 경제 상황의 위중함, 즉 경제위기 상황에 대한 인식을 함께했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주 52시간 근로시간 단축 보완책으로 탄력근로제를 확대한다는 구체적 합의도 나왔다. 여야는 일단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의 사회적 대화 후 국회에서 입법을 추진하지만 경사노위 논의가 여의치 않으면 이번 정기국회 또는 내년 2월 임시국회에서 탄력근로제 확대 입법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1~2년 기다릴 사안도 아니고 대화가 안 되면 국회에서 입법하겠다”고 말했다.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도 “연내 입법을 청와대가 수용했다”며 “지금 위기에 대해 대통령도 각별하게 생각하고 있는 것 같았다”고 전했다. 여야정은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한 규제혁신도 신속히 추진하기로 했다. 특히 지난 7월 여야 합의로 처리돼 내년 본격 시행을 앞둔 정보통신융합법, 지역특구법 등을 일일이 거론하며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4차 산업혁명 관련 규제혁신 법안을 적극 추진하기로 했다. 다만 윤소하 정의당 원내대표가 탄력근로제 확대와 규제완화에 분명한 반대 뜻을 밝혔고, 합의문에 그 내용이 담겼다. 광주형 일자리 지원, 취업비리 근절과 채용공정성 실현에는 여야정 의견이 일치했다. 야 4당이 요구한 공공기관 채용비리 국정조사와 관련해 문 대통령은 “국조는 국회서 정해서 할 일이고 다만 정부는 정부에서 할 일이 있기 때문에 (국민권익위와 정부 채용비리근절추진단에) 늦어도 내년 1월 말까지는 조사를 완결해 2월 초 발표하도록 하라고 지시했으니 참고해 달라”고 했다고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가 전했다. 이날 회의에서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과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교체와 관련한 직접적 대화는 없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김관영 원내대표가 “‘투 톱’ 교체가 반드시 시장을 중시한다는 사인을 주실 수 있도록 하면 좋겠다” 등의 내용을 문서로 정리해 문 대통령에게 별도 전달했다. 손지은 기자 sson@seoul.co.kr
  • [관가 인사이드] “예산·국정 감시 ‘기대 이하’… 국민에 도움 되는 상시국감 필요”

    [관가 인사이드] “예산·국정 감시 ‘기대 이하’… 국민에 도움 되는 상시국감 필요”

    정부 핵심 재정 총괄 기재부 감사 파행 의원들 준비 부족… 예년과 다르지 않아 박용진·유민봉 ‘스타’ 손혜원·김진태 ‘최악’ 700개 기관 3주 겉핥기 감사 불만 많아 “요청 자료 준비에 밤샘 현실 이해 안돼”지난 10일부터 시작된 2018년 국회 국정감사가 지난 29일 종합감사를 끝으로 종착점에 이르렀다. 올해 국감은 취임 2년차를 맞은 문재인 정부에 대한 사실상 첫 감사라는 점에서 관심이 뜨거웠다. 그렇다면 국감 대상자인 공무원들은 이번 국감을 어떻게 평가하는지 이야기를 들어봤다. 30일 정부부처에 따르면 교육위원회 국감에서는 비리가 적발된 사립유치원 명단이 공개돼 파장을 일으켰다. 교육부는 분노한 국민 여론에 떠밀려 부랴부랴 유치원 비리 근절 대책을 발표했다. 행정안전위원회에서는 서울교통공사 정규직 전환 과정에서 임직원 친인척 채용 특혜가 있었다는 폭로가 나와 공공기관 고용세습 논란이 불거졌다. 이후 다른 상임위에서도 관련 의혹이 쏟아졌고, 야4당은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를 요구했다. 외교통일 분야에서는 남북 공동선언과 남북 군사합의서의 비준을 두고 여야가 공방을 벌였다. 이에 대해 공무원들은 올해 국감이 “대체로 평이했다”고 진단했다. 기획재정부 고위 관계자는 “사립유치원 비리와 서울교통공사 고용세습 문제 등이 터져 일반 국민들에게 강한 인상을 줬다. 하지만 정부 예산이 제대로 쓰이고 있는지를 살피고 국정이 적절히 운영되는지를 감시한다는 국감의 본래 취지에서 볼 때는 예년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기대 이하라는 뜻”이라고 평가했다. 정부세종청사의 한 공무원은 “부처 업무의 핵심인 재정을 총괄하는 기재부를 감사해야 할 기재위 국감이 재정정보 유출 사건으로 파행만 거듭했다.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감사에서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일자리 해법이나 소상공인연합회와의 갈등에 대해 제대로 답변하지 못했지만 의원들이 빈틈을 파고들어 치밀하게 따져 묻지 못했다. 이 모두가 국감 준비가 부족했던 탓”이라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몇몇 의원들은 제대로 된 이슈를 생산해 공직사회의 주목을 받았다. 사립유치원 비리를 공론화한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최고 스타라는 것에는 이의가 없었다. 하지만 공무원들은 공공기관 임직원 친인척 채용 특혜 의혹을 제기한 유민봉 자유한국당 의원에 대한 칭찬도 아끼지 않았다. 정부서울청사 고위 관계자는 “교수 출신이어서 그런지 몰라도 국감 자료를 열심히 공부해 사안을 숙지한 상태에서 질문한다는 걸 알 수 있었다”면서 “자신이 뭔가를 잘못 이해하고 있다는 점을 알려주면 권위의식 없이 순순히 받아들이는 점 또한 매우 인상 깊었다”고 전했다. 반면 국감 최악의 의원을 알려 달라는 질문에 대해서는 대부분 답변을 꺼렸다. 일부는 손혜원 민주당 의원을 지목했다. 손 의원은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감에 출석한 선동열 야구 국가대표팀 감독에게 “사퇴하라”고 윽박질렀다. 문체부의 한 주무관은 “손 의원이 야구라는 스포츠를 잘 모르고 감사에 나섰던 것 같다. 상대방에 대한 예의 없이 소리만 지르는 듯한 모습이 교양 없어 보였다”고 꼬집었다. 김진태 한국당 의원을 거론한 이도 있었다. 김 의원은 정무위 국감에서 지난 9월 동물원을 탈출했다가 사살된 퓨마에 대해 질의한다며 벵골 고양이를 데려와 논란이 됐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방송 화면에 잠깐이라도 잡혀 전파를 타고 싶었던 것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던 것 같았다”고 지적했다. 행안부의 한 사무관은 조원진 대한애국당 의원을 언급했다. 조 의원은 지난 8월 임시국회 때 “대한민국 어떻게 될 것인가”라는 다소 엉뚱한 질문을 해 담당 공무원들을 당황케 했다고. 행안위의 경기도 감사때도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가족 관계 관련 녹취 파일을 틀겠다”고 해 논란이 됐다. 공무원들은 올해 감사에서 무엇이 가장 불만이었을까. 해마다 나오는 얘기지만 700개가 넘는 감사대상 기관을 불과 3주 정도에 모두 점검하는 ‘겉핥기식 감사’에 대한 토로가 많았다. 의원들이 하루 30곳이 넘는 기관을 감사한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인 데다 정작 국감에서는 쓰지도 않을 자료를 요청해 공무원들이 몇 주간 밤을 새워 가며 준비해야 하는 현실이 이해되지 않는다고 입을 모았다. 실제로 올해 국방위원회 국감에서는 단 하루 만에 피감기관 32개에 대한 감사를 진행했다. 질문을 하나도 받지 않고 넘어간 곳이 29개나 됐다. 한 피감기관 담당자는 “의원들이 특정 기관 1~2곳에 질문을 쏟아내면 우리는 내심 쾌재를 부른다. 올해도 국감을 편하게 넘길 수 있어서다. 하지만 이런 식의 국감이 과연 국민에게는 어떤 도움이 되는지 모르겠다. 공무원들이 좀더 피곤해질 수 있겠지만 1년 내내 감사를 진행하는 상시국감 체제를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일본 국민 52% “아베 총리 개헌안 제출 반대”

    일본 국민 52% “아베 총리 개헌안 제출 반대”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헌법 개정과 관련해 “다음 임시국회에 개정안을 제출하는 것을 목표로 해야 한다”고 말한 데 대해 절반 이상의 일본 국민이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TV아사히계의 방송네트워크인 JNN이 이달 13~14일 실시해 15일 보도한 10월 국민여론 조사에 따르면 아베 내각을 지지한다는 응답은 51.7%였다.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45.6%였다. JNN은 “조사방법에 차이가 있어 단순비교는 어렵지만 지지 응답이 더 우세해진 것은 지난 3월 이후 7개월 만”이라고 설명했다. 얼마 전 아베 총리가 자민당 헌법 개정안을 다음 임시국회에 제출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말한 데 대해서는 “반대”가 52%로, “찬성”의 33%를 20%포인트 가까이 웃돌았다. 자민당은 지난 3월 현행 헌법 9조 1항(전쟁 포기)과 2항(전력보유·교전권 불인정)을 그대로 둔 채 자위대의 존재를 명기하는 개헌안을 마련한 상태다. 아베 총리는 이르면 내년 7월 참의원 선거때 헌법 개정에 대해 찬반을 묻는 국민투표를 실시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아베 총리가 이달 2일 실시한 내각 및 당직 개편에 대해서는 “평가한다”가 25%, “평가하지 않는다”가 51%로 부정적인 응답이 긍정적인 응답의 2배를 넘었다. 특히 아소 부총리 겸 재무장관의 유임에 대해서는 57%가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아베 내각이 가장 우선적으로 해야 할 과제에 대해서는 ‘연금·의료 등 사회 보장’ 51%, ‘경기·고용’ 44%, ‘저출산·고령화 및 육아’ 33% 순이었으며 ‘헌법 개정’은 12%에 그쳤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아베 짙어진 극우 내각… 위안부 망언·개헌파 등 13명 대거 기용

    아베 짙어진 극우 내각… 위안부 망언·개헌파 등 13명 대거 기용

    방위상 이와야…군사 대국화 임무 맡을 듯 문부과학상에 ‘야스쿠니 공물’ 시바야마 개헌 가속화·내년 참의원 선거 승리 겨냥 측근 전진배치·파벌 안배로 당 불만 제거지난달 ‘3기 연속 집권’에 성공한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2일 내각과 자민당 당직을 개편했다. 각료(장관) 19명 중 13명이 새 인물로 교체됐고, 당 지도부에도 변화가 있었다. 아베 총리는 이번 인선에서 ‘헌법 개정’과 내년 여름 ‘참의원 선거 승리’에 초점을 맞췄다. 친정체제 강화 차원의 ‘측근 전진 배치’와 당내 불만 제거를 위한 ‘파벌 안배’가 두드러진다는 분석이다. 과거 망언을 일삼았던 인물들도 기용되면서 극우 색채가 한층 짙어졌다. 아베 총리는 이날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을 통해 발표된 내각 개편에서 당내 주요 세력 수장이자 정권 재창출 공신인 아소 다로 부총리 겸 재무상을 유임시켰다. 스가 장관, 고노 다로 외무상, 세코 히로시게 경제산업상, 모테기 도시미쓰 경제재생담당상 등도 재신임됐다.방위상에는 ‘아소파’의 이와야 다케시 전 자민당 안보조사회장이 임명됐다. 그는 개헌과 집단적 자위권 행사를 지지하는 우익 인사로, 군사 대국화의 임무가 맡겨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지난 8월 일본 종전기념일에 아베 총리를 대신해 전범들이 합사된 야스쿠니신사에 공물료를 납부했던 시바야마 마사히코 자민당 총재 특보는 문부과학상이 됐다.극우 성향 인사들도 입각했다. 일본군의 위안부 강제 연행을 부인하며 ‘인터넷 우익’과 교감해 온 가타야마 사쓰키 의원이 지방창생상에, 2016년 “군 위안부는 매춘부”라고 발언했던 사쿠라다 요시타카 의원이 올림픽상에 기용됐다. 요미우리신문은 “아베 총리가 정권의 골격을 유지하면서 당 총재 선거에서 자신을 지지해 준 각 파벌을 배려했다”고 평가했다. 아베 총리는 이날 내각 개편과 별도로 발표한 자민당 간부 인사에서 니카이 도시히로 간사장과 기시다 후미오 정조회장을 유임시켰다. 그러나 개헌안의 국회 제출 승인 권한을 쥐고 있는 총무회장에는 자신의 측근인 가토 가쓰노부 후생노동상을 새로 앉혔다. 헌법개정추진본부장에도 최측근인 시모무라 하쿠분 전 문부과학상을 기용하는 등 개헌 추진을 위한 기반을 정비했다. 아베 총리는 올가을 임시국회에 헌법 9조 개정안 제출하겠다고 공언해 왔다. 내년 참의원 선거를 겨냥한 선거대책위원장에는 아마리 아키라 전 경제재생상을 임명했다. 2016년 대가성 자금수수 의혹으로 물러났던 인물임에도 불구하고 선거 총괄을 위해 최측근을 기용했다. 극우 여성 정치인으로 잦은 말썽을 일으켜 온 이나다 도모미 전 방위상은 수석부간사장에 기용될 것으로 알려졌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日 ‘아베 시대’ 3년 더… 3연임 성공 첫 메시지 “개헌”

    日 ‘아베 시대’ 3년 더… 3연임 성공 첫 메시지 “개헌”

    자위대 설치 근거 마련… 외교 마찰 우려 내년 참의원선거 염두 초반 속도전 전망 내년 11월 20일 역대 ‘최장수 총리’ 기록아베 신조(63) 일본 총리가 20일 집권 자민당 총재선거에서 압승을 거두며 역사상 최장기 집권 총리로서 발판을 마련했다. 70%에 가까운 높은 지지율로 총재 및 총리 3연임을 확정 지은 그의 일성은 “헌법 개정”이었다. 일본이 정식으로 군대를 보유해 ‘전쟁을 할 수 있는 국가’로 나아갈 수 있는 법적 근거를 헌법에 명시하겠다는 그의 공언은 향후 한국, 중국 등 주변국의 강력한 반발을 예고하고 있다.아베 총리는 이날 총재선거에서 이시바 시게루(61) 전 간사장을 압도적인 표차로 누르고 승리, 2021년 9월까지 3년간 ‘아베 시대’를 연장했다. 의원내각제인 일본에서는 국회 다수의석 정당의 총재가 총리가 된다. 자민당은 전체 국회 의석 707석 중 57%인 405석을 차지하고 있다. 아베 총리는 전체 810표(국회의원 405표, 당원 405표) 중 68.3%인 553표를 얻었다. 올 2월부터 제기된 이른바 ‘모리·가케 스캔들’ 등 파문으로 한때 ‘3연임 불가론’에 좌초할 뻔했던 그는 자민당 특유의 파벌구도 내에서 형성된 ‘대안부재론’을 동력으로 승세를 굳혔다. 아베 총리는 오는 23~28일 미국 뉴욕 유엔총회에 다녀온 뒤 다음달 초 내각·당직 개편을 시작으로 2006~2007년의 1기 집권을 포함, 4번째 임기의 막을 연다. 아베 총리는 이날 “당원과 당 소속 국회의원 여러분과 함께 헌법 개정에 매진해 나가겠다”며 당선 소감의 첫 발언부터 ‘개헌’을 앞세웠다. 그는 “확실하게 앞을 향해 일본의 새로운 모습, 새로운 나라 만들기에 도전할 것”이라며 “희망이 넘치고 자긍심을 가질 수 있는 일본을 아이들 세대에 넘겨줄 수 있도록 전력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베 총리는 선거 국면에서 맞상대인 이시바 후보와 달리 ‘조속한 헌법 개정’을 강조하며 당장 올가을 임시국회에 헌법 9조 개정안을 제출하겠다고 공언해 왔다. 자위대의 설치 근거를 마련해 군대 보유국으로서 지위를 국내외에서 인정받겠다는 게 핵심이다. 그는 전쟁을 포기하고 전력 및 교전권 보유를 금지한 이른바 현행 ‘평화헌법’의 개정에 대해 반대여론이 강한 것을 의식해 우선은 이 조항들은 그대로 두고 자위대 설치 근거만 추가하는 식으로 수정안을 마련한 상태다. 일본 정가에서는 아베 총리가 헌법 개정 등에 있어 속도전을 펼칠 것으로 보고 있다. 내년 7월로 예정된 참의원 선거 전망이 현재로서는 불투명하다는 게 주된 근거 중 하나다. 앞선 참의원 선거에서 자민당이 워낙 압승을 했기 때문에 그때만큼의 의석을 확보하기란 불가능한 상황에서 악재들이 발생하면 더 이상 차기 총리에 도전할 수 없는 아베 총재는 급격히 ‘레임덕’에 빠질 수 있다. 이 때문에 3연임 출범 초의 기세를 바탕으로 강하게 밀어붙일 가능성이 높다. 아베 총리는 앞으로 1년 2개월만 중도 퇴진 없이 자리를 지키면 통산 총리직 재임 일수 2887일이 되는 내년 11월 20일, 가쓰라 다로(1848∼1913) 전 총리를 누르고 역대 최장수 총리 기록을 세우게 된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정치권, 소상공인 생존권 문제에 진정성 갖고 나서야”

    최승재 소상공인연합회 회장은 “소상공인 생존권 문제에 대해 정치권이 진정성 있게 나서지 않으면 제2, 제3의 집회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5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정부가 소상공인과 제대로 소통하면 투쟁 동력이 약해질 것”이라면서 “정부가 진정성 있는 태도를 보이고 소상공인들이 체감할 수 있는 정책이 나오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최 회장이 정치권에 진정성을 요구하는 데에는 소상공인 관련 법안이 패키지로 묶여 지난 8월 임시국회 문턱을 넘지 못한 것에 대한 항의의 의미도 담겼다. 소상공인 관련 민생법안이었던 상가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이 인터넷전문은행규제완화법, 규제프리존법 등 다른 쟁점 법안들과 함께 패키지로 묶인 상황에서 여야가 합의점을 찾지 못해 지난달 임시국회에서 처리가 무산됐다. 최 회장은 “정치권은 소상공인을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말고 법안에 주력해달라”고 호소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사설] 2분기 성장률 0.6%, 정부·국회 규제혁신에 사활 걸어야

    한국은행이 어제 발표한 ‘2018년 2분기 국민소득(잠정)’을 보면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397조 9592억원(계절조정계열)으로 전 분기보다 0.6% 증가하는 데 그쳤다고 한다. 지난해 4분기 -0.2%에서 올해 1분기 1.0%로 반짝했다가 2분기에 다시 주저앉은 것이다. 이 추세라면 정부와 한은이 당초 3.0%에서 2.9%로 낮춘 올해 목표 성장률 달성이 쉽지 않아 보인다. 오는 10월 성장률 전망치를 2.8%로 낮출 것이라는 비관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더 암울한 것은 세부 지표다. 건설투자는 1분기 1.8%에서 -2.1%로 돌아섰고, 설비투자 증가율은 -5.7%, 지식재산생산물투자는 -0.7%였다. 3, 4분기 성장률을 가늠해 볼 수 있는 3대 투자 지표가 모두 역성장한 것은 2012년 2분기 이후 처음이라고 하니 예사롭지 않다. 국민총소득(GNI)도 1.0% 감소했다고 한다. 지난해 4분기 -1.2%에서 올해 1분기 1.3%로 개선됐지만, 반년 만에 다시 고꾸라진 것이다. 걱정스러운 것은 내년이다. 경제는 고꾸라지는 것은 한순간이지만, 일으켜 세우려면 많은 시간과 함께 서민 등 각 경제주체의 희생이 뒤따라야 한다는 것을 우리는 외환위기와 글로벌 금융위기에서 절절하게 체험한 바 있다. 그런데도 정치권은 이에 대한 해법을 놓고 갑론을박할 뿐 한 발짝도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8월 임시국회가 열렸지만, 여야 대표들이 합의한 규제완화 법안들조차 처리하지 못하고 빈손으로 마무리했다. 여당마저도 문재인 대통령의 규제혁신 1호 법안인 ‘인터넷 전문은행에 관한 특례법’(은산분리 규제완화 법안)에 제동을 걸었다. 그제 개원한 정기국회에 이들 규제완화 법안과 일자리 창출과 성장을 견인할 450조 5000억원의 ‘슈퍼예산’이 넘어가 있지만, 벌써 국정조사 등 정치 이슈들에 뒷전으로 밀릴 조짐을 보이고 있다.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이 어제 국회를 찾아 문희상 국회의장과 여야 지도부, 상임위원장을 찾아다니며 규제완화 법안의 처리를 호소했다고 한다. 지난해 11월 정기국회에 이어 두 번째다. 그만큼 규제완화는 절실하다. 이제 여당은 물론 야당도 규제완화에 눈과 귀를 열어야 할 때다. 이번 정기국회에서만큼은 규제완화 법안들을 반드시 처리해 경제활력 회복에 힘을 보태야 한다. 정부·여당도 소득주도성장을 위해서라도 단기적으로 일자리 창출에 효과가 있는 사회간접자본(SOC) 투자를 추가하고, 혁신성장에 매진해야 한다. 경제가 고꾸라지면 소득주도성장도 설 자리가 없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 日아베, 여당 총재 적합도에서 경쟁자 따돌려

    日아베, 여당 총재 적합도에서 경쟁자 따돌려

    자민당의 총재선거를 2주 앞두고 발표된 여론 조사에서 총재에 적합한 인물로 아베 신조 총리가 경쟁자를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3일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지난 1~2일 전화 여론조사를 한 결과, 선거 출마 의사를 표명한 아베 총리와 이시바 시게루 전 자민당 간사장 중 누가 차기 총재에 어울리느냐는 질문에 아베 총리가 32%, 이시바 전 간사장이 29%로 나타났다. ‘이 중에는 없다’는 응답은 28%였다. 자민당 지지층으로 응답자를 한정하면 아베 총리 쪽이 65%로, 이시바 전 간사장을 꼽은 비율(18%)보다 더 많았다. 하지만 이번 가을 임시국회에서 개헌안을 제출하겠다는 아베 총리의 방침에 대해선 반대(38%)가 찬성(20%)보다 많았다. ‘모르겠다’는 응답은 33%였다. 아베 총리는 현행 헌법 9조에 자위대의 존재 근거를 명기하는 내용의 개헌을 추진하고 있다. 이번 조사에서 아베 내각 지지율은 37%로, 지난 7월 조사와 같았다. 마이니치 조사에서 내각 비지지율이 지지율보다 높은 것은 6회 연속이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사설] 막 오른 정기국회, 민생 최우선 원칙 꼭 지켜져야

    문재인 정부 출범 후 두 번째 정기국회가 오늘부터 100일간 열린다. 문 정부 집권 2년차를 맞아 여야가 중점 법안을 놓고 치열한 공방을 벌일 가능성이 큰 데다 특히 야당이 470조원이 넘는 슈퍼예산에 대한 현미경 심의와 정부의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겨냥한 총공세를 벼르고 있어 어느 때보다 험로가 예상된다. 더욱이 북·미 비핵화 협상 교착으로 한반도 정세가 새로운 고비를 맞은 가운데 4·27 판문점 선언의 국회 비준과 지난주 중폭 개각에 따른 인사청문회 등 중대 현안이 겹쳐 있어 이번 정기국회의 중요성은 더욱 크다고 할 것이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국정과제 입법 실현, 민생경제 회복, 한반도 평화 정착을 이번 정기국회 목표로 제시한 가운데 자유한국당은 어제 성명을 통해 “잘못된 방향으로 내달리는 정부의 정책을 바로잡고 오로지 민심을 바라보며 정책과 예산을 심사해 민심 국회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바른미래당도 “국민의 눈높이를 맞추어 국민의 실생활과 직결된 민생을 우선시하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기대만 부풀리다 빈손으로 끝난 8월 임시국회에서 보듯 여야는 항상 말로는 민생 우선과 협치를 내세우지만, 성과는 그에 훨씬 못 미쳤던 게 사실이다. 정쟁 과열로 파행을 거듭하다 졸속·부실 국회로 끝나는 걸 한두 번 봐온 게 아니다. 이번 정기국회에선 여야 모두 민생을 최우선 기준으로 삼아 가시적인 성과를 반드시 이끌어 내겠다는 엄중한 각오로 협치에 임할 것을 주문한다. 여야는 우선 임시국회에서 처리하기로 했다가 약속을 지키지 못한 민생·경제 법안부터 조속히 통과시키는 데 매진해야 할 것이다. 상가임대차보호법, 기업구조조정촉진법 등은 영세 세입자나 형편이 어려운 중소기업들이 하루하루 손꼽아 가며 기다리는 법안들이다. 인터넷전문은행설립특례법안, 지역특구법,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처럼 경제 활성화를 뒷받침하는 규제개혁 법안도 더는 늦춰져선 안 된다. 여야가 큰 틀에선 합의하고, 세부 항목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해 임시국회에서 불발 처리했다고 하는데 민생 우선 원칙을 고려한다면 오는 14일로 예정된 이번 정기국회 첫 본회의에서 반드시 처리하는 게 마땅하다. 정부 예산안에 대한 꼼꼼한 심사는 국회의 가장 기본적인 임무다. 장관 후보자의 자질 검증도 철저히 이뤄져야 하는 건 두말할 나위 없다. 다만 그 배경과 실행은 정쟁이 아닌 국민과 민생을 위한 것이어야 한다. 그래야 국민의 신뢰를 얻는 국회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다.
  • [사사건건] 막아라, 은행 ‘재벌 사금고’ 될라… 허하라, 시대착오적 강제규제다

    [사사건건] 막아라, 은행 ‘재벌 사금고’ 될라… 허하라, 시대착오적 강제규제다

    “은행이 재벌의 사금고가 되는 것을 막기 위해 산업자본의 은행 지분 보유 한도를 낮춰야 한다. 대주주가 된 기업의 부실이 은행에 전이되면 금융시스템 안정성에도 치명적이다.” “국내 은행의 경쟁력을 높이려면 산업자본도 은행에 진출할 수 있게 해야 한다. 대주주에 대한 우려가 있다면 검사·감독 기능을 강화하면 된다.”‘은산분리’를 둘러싼 논쟁은 늘 비금융주력자(산업자본)의 은행 지분 소유를 어디까지 허용할 것이냐는 문제로 귀결된다. 한쪽에서는 재벌은 은행의 대주주가 돼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고 또 다른 한쪽은 강제적인 지분 제한은 금융산업 발전을 가로막는 규제라고 말한다. 이 과정에서 산업자본의 은행 지분 보유 한도를 둘러싼 다양한 숫자들이 등장한다. 4%가 우리나라 은산분리 규정을 상징하는 숫자라면 9%·25%·34%·50% 같은 숫자는 산업자본의 은행 진출 길을 터 주기 위한 제각각의 대안이다. 인터넷전문은행에 한해 은산분리를 완화하자는 논의가 끝내 마무리되지 못하고 9월 국회로 넘어온 만큼, 당분간 이 암호 같은 숫자들은 온갖 함의를 머금은 채 계속해서 사람들 입에 오르내릴 것이다. ●기업 주주권 행사 막으려‘ 5%보다 낮은 4%’ 산업자본의 은행 지분 보유 한도에 대한 규정은 은행법 16조의 2에 있다. 일명 ‘은산분리 조항’으로 ‘비금융주력자는 은행의 의결권 있는 발행 주식 총수의 100분의4를 초과해 은행의 주식을 보유할 수 없다’고 돼 있다. 즉 산업자본은 은행의 주인이 될 수 없고 설령 지분을 갖더라도 4%까지만 허용하겠다는 것이다. 4%는 1994년 은행법이 개정되면서 처음 등장했다. 당시 법 개정 과정에서 제시된 재무위원회 검토보고서를 보면 “과점 주주의 담합에 의해 산업자본이 은행을 지배할 가능성과 상법상 5% 이상을 소유하면 ‘주주총회 소집 청구권’ 및 ‘이사해임청구권’ 등을 행사해 은행 경영을 주도할 가능성을 감안했다”는 대목이 나온다. 상장사 지분 5%를 소유할 경우 주주권한을 행사할 수 있는 여러 방법이 생긴다. 이에 따라 감독당국도 5% 이상을 보유하면 공시를 의무화하고 이후 지분 변동에 대해 신고하도록 하고 있다. 즉 산업자본이 주주권 행사를 통해 은행 경영에 간섭하는 것을 막으려는 고민 끝에 5%보다 낮은 4%가 제시된 것이다. 고동원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1982년 제정된 은행법이 8% 제한을 가지고 있었는데 그 절반으로 정치적 타협이 이뤄진 측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외국의 경우 통상 5%, 10%, 25% 등 5의 배수로 한도가 정해지는 점을 감안하면 우리나라는 독특한 4% 규정을 20년 넘게 유지하고 있는 셈이다. ●9%때 은행지분 늘린 곳 없어… 실효성 논란 은산분리의 상징처럼 여겨지던 ‘4%’가 잠시 흔들렸던 때가 2009년이다. 당시는 이명박 정부 2년차로 규제 완화의 바람이 한창 불던 때였다. 결국 국회에서는 산업자본의 은행 소유 지분 한도에도 손을 대면서 상한선을 9%로 높였다. 다만 당시 제출된 법안들을 보면 대부분 한도를 10%까지 설정해 뒀다. 은행법이 비금융주력자(산업자본)가 아닌 일반 동일인에게는 10%까지 은행 지분을 가질 수 있도록 했기 때문에, 비율을 조정해 양측을 똑같이 대우하자는 취지였다. 그러나 은산분리에 반대하는 측과 기존 4%의 두 배인 8%로 올리자는 주장 등이 뒤섞이면서 9% 한도를 설정하는 것으로 일단락됐다. 4년 뒤인 2013년 국회에서 다시 은산분리를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커지면서 4%로 한도가 재설정된다. 경제민주화를 내세운 박근혜 전 대통령은 공약에서 이미 산업자본의 은행 지분 보유 한도 축소를 약속했고, 김기식 전 금융감독원장이 중심이 된 당시 야당 의원들도 은산분리 강화에 앞장섰다. 은산분리 9% 규칙이 4년 동안만 유지된 채 폐기된 이유다. 또 9%로 지분 한도가 잠시 늘어난 기간에도 은행지분을 늘린 산업자본이 없었던 것으로 나타나면서 법의 실효성 논란도 제기됐다. 2013년 이후 잠잠하던 은산분리 논쟁은 인터넷전문은행인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가 설립된 2017년 전후로 다시 불거졌다. 다만 이때부터 지분 한도를 둘러싼 대안은 모두 인터넷전문은행에만 적용되는 것일 뿐 일반 은행의 ‘4% 한도’와는 무관하다. 2일까지 국회에 발의된 관련 법 중 가장 낮은 지분 한도를 제시한 것은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의원의 안이다. 산업자본이 최대주주가 아닌 경우에 한해 25%까지 은행 주식을 갖게 하자는 게 골자다. 당초대로 금융자본이 1대 주주자리를 갖는다면 산업자본은 경영 간섭은 제한되지만 증자에는 큰 힘을 발휘할 수 있다. ●“美, 무조건 25%미만 보유 가능한 것 아냐 ” 이 25% 한도는 미국의 은산분리 규제를 차용한 측면이 크다. 미국은 은행지주회사법에 따라 산업자본이 은행을 지배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25% 미만으로 지분을 보유할 수 있게 해놨다. 이에 대해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과 교수는 “미국은 5~25% 사이에서는 당국이 들여다보고 판단하겠다는 것”이라면서 “무조건 25% 미만으로 보유 가능하다고 해석하는 것은 오류”라고 설명했다. 실제 미국은 산업자본이 은행 지분의 5%가 조금 넘는 지분을 갖더라도 실질적으로 지배하고 있다고 판단되면 규제에 들어간다. ●국회 문턱 못 넘은 인터넷은행법 향방 주목 지난 8월 임시국회 논의 과정에서 여야가 지분 한도 34%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입법에는 실패했다. 다만 34% 한도가 25%, 34%, 50% 규칙 중 중간에 위치하고 금융위원회도 긍정적인 입장을 보여 여전히 합의 가능성이 높은 비율로 여겨진다. 민주당 정재호 의원과 바른미래당 김관영 의원이 대표발의한 인터넷전문은행 특례법에 등장하는 34%는 산업자본에 2대 주주 자리를 보장해 최소한의 경영권을 인정하면서 1대 주주의 독단적인 의사결정을 견제할 수 있는 수준이다. 실제 상법에 보면 주주총회의 특별결의가 3분의2(66.66%) 찬성으로 의결되기 때문에 산업자본이 3분의1(33.33%)에 1%를 더한 34% 지분을 갖게 되면 특별결의에 언제든지 비토권을 행사할 수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특별결의는 회사의 운명을 가르는 인수합병(M&A)이나 정관을 바꾸는 것처럼 큰 결정을 말하기 때문에 지분 34%를 확보해 비토권을 갖는다는 것은 매우 큰 의미”라고 전했다. 한편 자유한국당 강석진·김용태 의원이 제시한 50% 지분 한도는 사실상 산업자본이 단독으로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수준이다. 별도 지분보유 규제 없이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통해 관리감독을 하고 있는 유럽연합(EU)의 규제안과 유사하다. 이 중 김 의원 안을 보면 모든 비금융주력자에게 은행 대주주가 되는 길을 열어 주면서도 대주주를 대상으로 한 신용공여는 차단해 뒀다. 진입 규제보다는 사후 규제에 방점을 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지난달 국회에 출석해 “34%든 50%든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이 인터넷은행의 경영권을 확실히 가질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인터넷전문은행 특례법이 8월 국회의 문턱은 넘지 못했지만 인터넷은행 활성화를 위해 산업자본의 지분 한도를 늘려야 한다는 점엔 여야가 공감하는 만큼 올해 국회 통과는 유력한 상황이다. 문재인 대통령도 은산분리 대원칙을 지키면서 인터넷전문은행이 운신할 수 있는 폭을 넓혀야 한다는 입장을 내놓기도 했다. 한 국회 관계자는 “최종 합의가 되지 않았기 때문에 지분 한도 논의도 원점에서 다시 시작될 것”이라며 “아예 은산분리 완화에 반대하는 의견도 많아 어느 선에서 정리될지 예측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 장하성 “소득주도성장과 혁신성장은 반드시 같이 가야 할 ‘필연의 관계’”

    장하성 “소득주도성장과 혁신성장은 반드시 같이 가야 할 ‘필연의 관계’”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이 31일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과 혁신성장은 선택의 문제도, 선후의 문제도 아닌 반드시 같이 가야 할 ‘필연의 관계’”라고 말했다. 장 실장은 이날 충남 예산에서 열린 2018년 정기국회 대비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워크숍에서 ‘소득주도성장과 문재인 정부 정책 방향과 목표’라는 주제로 강의를 했다. 강의에 앞서 배포한 발제문에서 장 실장은 “최근 일각에서는 소득주도성장과 혁신성장을 선택의 문제로 보고 소득주도성장을 포기하고 ‘규제혁신을 통한 혁신성장’에 집중하라고 한다”며 “과거 정부에서도 녹색성장, 창조경제 등 투자 중심의 성장정책을 10여년 실시했지만 결과는 성장잠재력을 높이지 못했다”며 소득주도성장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최근 고용과 가계소득 등 경제 지표가 악화되면서 보수 야당을 중심으로 소득주도성장을 폐기해야 한다는 주장이 거세지자 문재인 정부의 ‘경제 브레인’인 장 실장이 소득주도성장 엄호에 적극 나선 모습이다. 장 실장은 “고용률과 취업자수가 증가 추세”라면서도 “그럼에도 취업자 증가 규모가 둔화된 원인이 무엇인지, 평균가계소득과 임금 근로자의 소득이 늘었는데도 저소득층의 소득은 감소하고 자영업자가 어려운 원인이 무엇인지를 밝혀 정책을 세심하게 보완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장 실장은 “다행히 희망의 싹이 조금씩 자라고 있다”며 여타 경제 지표가 긍정적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올해 경제성장률은 잠재성장률 수준인 2.9%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며 “수출은 5개월 연속 500억 달러를 상회하고 있고 특히 상반기 수출은 역대 최대 실적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생산가능인구를 기준으로 한 고용률도 어느 때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며 “올해 들어 신설 법인 숫자는 사상 최대 수치를 보이고 있고 신규벤처투자 역시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장 실장은 문재인 정부의 3대 경제정책 기조인 소득주도성장과 혁신성장, 공정경제의 선순환 체계를 빠르게 만들겠다고 공약했다. 장 실장은 “혁신성장을 통해서 좋은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야 가계소득을 늘리기 위한 기반이 확충된다”며 “가계소득이 늘어야 새로운 상품에 대한 소비가 늘고 이것이 신산업분야에 대한 기업의 투자를 촉진한다”고 말했다. 이어 “불공정한 갑을관계, 기술탈취, 과도한 경제력 집중을 해소하려는 공정경제는 이 두 정책이 성공할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장 실장이 소득주도성장과 함께 혁신성장을 함께 강조한 것은 최근 민주당 일각에서 문재인 정부의 ‘우클릭’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자 의원들에게 직접 해명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 원내지도부가 인터넷전문은행의 은산분리 규제 완화 등 규제혁신을 추진하자 당내 일부 의원이 당의 진보적 가치를 훼손하는 일이라며 반발했다. 결국 당내 의견을 좁히지 못하고 지난 30일 8월 임시국회 본회의에서 관련 법안 처리가 불발된 바 있다. 장 실장은 “정책은 늘 양면성을 가지고 있고 그로 인해 하루하루 생존을 걱정해야 하는 분들이 더 고통받는 결과를 낳기도 한다”면서도 “문재인 정부는 수십년 만에 경제운용의 패러다임의 전환을 이루려고 한다. 경제구조를 바꾸는 데는 시간이 걸리지만 반드시 함께 잘 사는 결과를 이룰 것”이라며 강의를 마무리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인터넷은행법·기촉법 국회 처리 무산… 시장 혼선 불가피

    8월 임시국회에서 금융 규제 개혁의 핵심으로 떠오른 인터넷전문은행법과 기업구조조정촉진법 처리가 불발로 끝났다. 당분간 시장의 혼선도 불가피해 보인다. 30일 금융위원회 등에 따르면 이날 열린 8월 국회 마지막 본회의에 두 법안은 상정되지 못했다. 인터넷은행에 한해 은산분리(산업자본의 은행지분 보유 제한) 규제를 완화하자는 방향 자체에 대해 정부는 물론 여야도 공감대를 형성했지만 정작 대주주가 되는 산업자본의 범위를 놓고 합의에 실패했다. 자유한국당은 모든 산업자본에 대해 은산분리 규제를 풀어야 한다고 주장한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원칙적으로 자산 10조원 이상의 대기업집단을 제외해야 한다고 맞섰다. 금융위는 정보통신기술(ICT) 비중이 50% 이상인 산업자본에 대해서만 예외적으로 대주주 자격을 허용하는 대안을 제시했지만 이 역시도 삼성전자나 SK텔레콤 등은 통계 분류상 ‘제조업’에 속해 인터넷은행 사업이 불가능해진다. 금융위는 여야와 협의해 9월 정기국회에서 인터넷은행법 개정안을 처리한다는 계획이지만 시민단체는 물론 여당 내 일부에서도 은산분리 취지에 어긋난다는 강경 기류가 형성돼 있어 속단하기는 이르다. 기존 인터넷은행 2곳의 자본 확충은 물론 제3의 인터넷은행 인가에도 일정 부분 차질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앞서 금융위는 이르면 다음달 금융산업경쟁도평가위원회를 열어 인터넷은행에 대한 추가 인가를 확정할 계획이었다. 금융위 관계자는 “법안 통과 전에 인가 작업을 진행할 수는 있지만 기존 규제가 유지되는 상황에서 기업들이 관심을 가질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다만 여야는 인터넷은행에 한해 산업자본의 지분 보유 한도를 현행 4%에서 34%로 완화하기로 가닥을 잡았다. 인터넷은행이 사업을 확장하려면 IT 기업들이 증자에 참여해야 하는데 지분 보유 한도가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이와 관련, “은산분리 완화는 지분 한도를 올리는 것이 핵심인데 ICT 기업이 인터넷은행의 경영권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는 입장이다. 또 워크아웃의 근거가 되는 기촉법은 소관 국회 상임위인 정무위원회에서 유효기간을 5년 연장하는 내용의 개정안이 의결돼 입법이 유력해 보였지만 정작 법사위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기촉법이 통과될 경우 시장에서 자발적으로 구조조정을 할 유인이 사라지고 정부가 구조조정에 개입할 수 있다는 우려를 씻지 못한 탓이 컸다. 기촉법은 2001년 한시법으로 제정된 후 네 차례 연장을 거듭하다 지난 6월 30일 시한이 만료됐다.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 민생 잊은 ‘망각 국회’

    민생 잊은 ‘망각 국회’

    폭염·한파 자연재난 포함 등 38개 법안은 처리국회가 8월 임시국회에서 처리하기로 한 핵심 민생법안이 여야 논의 과정에서 발목이 잡혔다. 여야 3개 교섭단체가 민생·경제 일부 법안을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문재인 대통령이 ‘규제혁신 1호’로 꼽은 인터넷전문은행 특례법 등 규제완화법안 처리가 결국 불발됐다.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30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8월 임시국회 마지막 본회의에서 핵심 민생법안 처리를 할 수 없게 됐다고 밝혔다. 김성태 원내대표는 “여야는 8월 국회에서 어려워진 경제 여건과 일자리 창출을 위해 규제완화·민생경제법안을 신속히 처리하기로 합의했지만 아직 상임위원회별로 미세한 내용 조정이 필요해 오늘 본회의에서는 처리가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홍 원내대표도 “지난 3개월간 여야가 많은 노력을 해 왔지만 일부 법안을 통과시키지 못한 데 대해 국민께 송구한 마음”이라며 고개를 숙였다. 처리가 불발된 법안은 인터넷전문은행 특례법, 규제프리존법, 지역특구법, 서비스산업발전법,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 기업구조조정촉진법 등이다. 국회는 핵심 민생법안을 제외한 채 이날 오후 본회의를 열고 각 상임위에서 올라온 법안 중 비쟁점 법안 38개를 합의 처리했다. 폭염과 한파를 자연재난으로 규정하는 내용의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 개정안, 경찰관의 심리치료 지원을 골자로 한 경찰공무원 보건안전 및 복지기본법 개정안 등이 국회 문턱을 넘었다. 김성태 원내대표는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는 정보통신기술(ICT)융합법,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서는 산업융합촉진법 등의 합의를 이뤘다”며 “나머지 상임위에서도 빨리 협의를 해서 지역산업발전 및 일자리 창출을 위해 노력하는 국회가 되겠다”고 말했다. 처리 여부를 놓고 관심을 모았던 상가임대차보호법 등은 최대한 빨리 의견을 모아 다시 본회의를 열어 처리하겠다는 계획이다. 홍 원내대표는 “상가임대차보호법 등은 국회 처리가 늦어질수록 피해 보는 사람이 생길 수 있다”며 “내일 민주당 전체의원 워크숍이 있어 바로 본회의를 열긴 어렵지만 어려운 중소기업이 법안 처리를 기다리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민생법안을 통과시키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이근홍 기자 lkh2011@seoul.co.kr
  • [씨줄날줄] ‘빈손 국회’/김성곤 논설위원

    [씨줄날줄] ‘빈손 국회’/김성곤 논설위원

    국회는 다른 이름도 참 많다. 그리고 대부분 부정적이다. ‘식물국회’와 ‘동물국회’, ‘방탄국회’, ‘통법부’, ‘청와대 여의도 출장소’, ‘세금도둑’, ‘규제완화의 무덤’, ‘규제공장’까지…. 해방 이후 1948년 5월 10일 총선으로 출범한 제헌의회 이후 73년의 의정사에서 궂은일 좋은 일 많이 했을 텐데 왜 이렇게 국회가 오명을 뒤집어쓰고 있을까. 한마디로 말하면 국민의 기대에 못 미치기 때문이다. 법안은 국회에 가면 각 당의 이해관계가 엇갈려 부지하세월이다.경제를 살리자는 데는 모두 한목소리지만 정작 규제완화 법안이 국회에 가면 뒷전이다. 2011년 상정된 서비스발전기본법은 이렇게 7년을 국회에서 잠을 자고 있다. 19대 국회에 1만 8000여건의 법안이 상정됐다가 처리되지 못하고 57% 정도가 폐기됐다. 20대 국회 상반기에는 처리율이 20%에 그쳐 1만 건이 넘는 법안이 계류 중이다. 이 중 상당수는 임기 말에 폐기되는 운명을 맞이할 것이다. 그런 국회가 대통령의 의중이 실린 법안은 신속히 처리해 통법부란 말을 듣곤 했다. 2014년 초 박근혜 전 대통령이 관심을 보였던 국가안전보장회의(NSC)법과 외국인투자촉진법이 단 5분 만에 통과된 게 대표적인 사례다. 법안이 국회를 통과했다고 좋아할 것만도 아니다. “새 옷 입고 들어가서 누더기 입고 나온다”는 게 국회다. 제출된 법안을 여야가 입맛대로 뜯어고치다 보니 누더기가 된다는 의미다. 대표적인 게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이른바 ‘김영란법’이다. 공직자가 4촌 이내의 친족과 관련된 업무를 할 수 없도록 규제하는 이해충돌방지 규정이 국회심의 막판에 빠졌다. 국회의원과 관련된 선출 공직자들이 ‘공익을 목적으로 제3자의 고충 민원을 전달하는 행위’를 문제 삼지 않기로 했다. 이러니 국회의원에 대한 국민의 불신도 높아 지난 3월 ‘국회의원에게 최저시급을 주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에 28만명이 서명했다. 5월 여론조사에선 ‘국회에 무노동 무임금 원칙을 적용해야 한다’는 응답이 80%가 넘는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여야가 8월 임시국회 폐회를 하루 앞둔 29일 밤늦게까지 상가임대차보호법, 인터넷전문은행 특례법 등 굵직굵직한 규제완화 법안들을 놓고 줄다리기했다. 앞서 지난 16일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원내대표의 청와대 오찬 회동에 이어 다음날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자유한국당 김성태, 바른미래당 김관영 원내대표가 조찬 회동에서 8월 임시국회에서 민생 및 규제개혁 법안 처리를 합의했다. 오늘 본회의에서는 당시의 합의정신이 제대로 발현돼 ‘빈손 국회’라는 오명을 벗었으면 한다. sunggone@seoul.co.kr
  • ‘극적 반전’ 없으면 인터넷전문은행법 8월국회 처리 불투명

    인터넷 전문은행 규제 완화를 위한 은산분리(산업자본의 은행 지분 보유 제한) 완화 법 개정 논의가 또 불발됐다. 국회 정무위원회는 27일 제2차 법안심사제1소위원회를 열어 인터넷전문은행에 대해 은산분리 규제를 완화해 주는 내용의 은행법 개정안 2건과 인터넷전문은행특례법 4건을 병합 심사했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앞서 여야 원내 지도부가 규제개혁 법안과 민생 법안을 8월 임시국회에서 처리하자는 공감대를 이뤘지만 각론을 두고 기싸움이 이어지는 모양새다. 지난 24일에 이어 2차 회의를 가진 각당 정무위 의원들은 핵심 쟁점인 지분 보유 완화 대상을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야당은 모든 산업자본에 인터넷은행 지분 보유를 열어주자는 입장”이라며 “은행법을 전면 재수정해야 하는 것이며 동시에 국민적 합의가 필요한 사안”이라고 말했다. 반면 법안 1소위 위원장인 김종석 자유한국당 의원은 “여당은 지분 보유 완화 대상에 대기업 재벌 집단을 원칙적으로 빼자는 것이고, 야당은 모든 기업에 지분 보유를 열어주되 금융위원회의 대주주 적격 심사를 통해 걸러내자는 것”이라며 “사실상 국내 30대 대기업 중 대주주 적격 심사를 통과할 곳은 없기 때문에 표현이 다를 뿐 내용에는 큰 차이가 없다”고 했다. 지분 보유 한도와 관련한 논의는 이뤄지지 않았지만 여야는 산업자본의 지분보유 한도를 현행 10%(의결권 행사시 4%)에서 34%로 올리는 쪽으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여야 원내대표들이 합의한 사안이다. 이처럼 소위 단계에서부터 제동이 걸리며 인터넷전문은행 규제완화법의 8월 임시국회 통과도 불투명해졌다. 정무위 전체회의, 법제사법위원회 심사 등을 거쳐 30일 본회의에서 법이 통과되려면 적어도 28일까지는 합의안이 도출돼야 한다. 김종석 의원은 “시간이 촉박하다. 극적인 반전이 없다면 8월 처리는 어렵다고 봐야한다”며 “내일 여야 3개 교섭단체 원내대표와 정책위의장이 만날 예정이지만 합의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정무위는 이날 법안소위에서 여야 합의로 의결된 기업구조조정 촉진법(기촉법)을 통과시켰다. 통과된 기촉법은 기존 기촉법의 주요 내용은 유지하되 법 시행일로부터 5년을 유효기간으로 한다. 기촉법은 워크아웃으로 부실징후가 있는 기업의 회생을 지원하는 법안으로 2001년 한시법으로 제정된 후 네 차례 연장됐다가 지난 6월 30일부로 일몰 폐지됐다. 이근홍 기자 lkh2011@seoul.co.kr
  • 文 핵심공약 ‘지방분권’ 1년 넘게 표류중

    “대통령 분권 의지 있기는 하나” 비판 대두  문재인 정부의 핵심 공약인 ‘지방분권’이 1년 넘게 표류하고 있다. 대통령이 취임 때부터 약속한 “연방제 수준의 지방분권”이 정책 우선순위에서 밀려나 있다는 징후가 곳곳에서 포착된다. 정부는 지방분권의 두 축인 ‘재정분권’(국세와 지방세 비율 개편, 지방소득세·소비세 인상 등)과 ‘자치분권’(자치경찰제, 주민참여·자치 강화 등)의 최종안 발표 일정을 넘기고도 이렇다 할 설명조차 내놓지 않고 있다. 지난 5월 개헌안 부결 이후 ‘대통령이 분권 의지를 상실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26일 정부 관계자와 학계 등에 따르면 대통령 소속 자치분권위원회 ‘범정부 재정분권 태스크포스(TF)’는 지난 4월 전문가 의견을 정리한 재정분권 권고안을 청와대에 보고했다. 하지만 청와대는 4개월이 지난 지금까지도 대통령 의견이 반영된 종합대책을 확정하지 못한 채 기존 권고안만 대폭 손질했다. 자치분권위와 재정분권TF가 “공약 후퇴”라고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지난해 말 발표하기로 했던 재정분권 종합대책은 예정 시기보다 8개월이 지난 지금도 제자리걸음이다.  재정분권TF 권고안은 지방 소득·소비세를 늘려 현재 8대2 수준인 국세와 지방세 비중을 6대4까지 바꾸는 게 핵심이다. 이 계획대로라면 지방재정은 지금보다 10조원 이상 늘어난다. 익명을 요구한 TF 관계자는 “기존 권고안에 기획재정부 입김이 반영되면서 실제 지방재정의 증가 폭은 2조~3조원으로 쪼그라들었고 일부 지자체는 되레 재정 부담이 커지게 생겼다”고 털어놨다.  자치분권도 다르지 않다. 이번 주 ‘제2국무회의’ 형식으로 열리는 문재인 대통령과 민선 7기 시·도지사 간 첫 간담회에서는 핵심 의제였던 ‘자치분권 로드맵’이 빠지고 일자리 문제만 논의한다. 자치분권 적용 범위를 두고 청와대와 지자체 간 이견이 커 합의에 이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6월까지 마무리 짓겠다던 자치경찰제 기본계획과 각종 주민참여·자치 관련 법률 역시 감감무소식이다. ‘고향사랑기부제’(주민이 지자체에 기부하면 정부가 세액공제 혜택 제공)는 이낙연 국무총리가 올 상반기 법률안 제정을 공언했지만, 지난 16일 열린 임시국회 법안심사소위조차 통과하지 못했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최근 청와대는 ‘소득주도성장’ 안착과 다음달 남북 정상회담 준비에 올인하는 분위기다. 지방분권은 관심 밖에 있다”고 전했다. 이창원 한성대 행정학과 교수는 “지방분권 개념이 국민 실생활에 직접 와닿지 않는 데다 지난 6월 지방선거와 개헌을 연계하지 못해 정부가 이슈를 응집할 동력을 잃어버렸다”고 분석했다.  서울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세종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우리도 깎았으니 너희도 깎아라”… 정부 특활비 삭감 벼르는 국회

    “우리도 깎았으니 너희도 깎아라”… 정부 특활비 삭감 벼르는 국회

    국회가 특수활동비를 사실상 폐지하기로 한 가운데 야권을 중심으로 ‘정부 특활비 삭감’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번 주부터 본격적인 2017회계연도 결산 심사가 시작되는 상황에서 국회발 특활비 개혁바람이 행정부와 사법부 등으로 번질지 주목된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장인 자유한국당 안상수 의원은 지난 17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19년도 정부 예산안에 목적 외 사용되는 특활비의 대폭적인 삭감 편성을 촉구한다”며 “정부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국회 심사 과정에서 철저히 따져 불요불급한 예산은 전액 삭감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올해 정부 부처에 편성된 특활비 예산 7917억원 중 불가피한 경우가 아니면 미사용분은 반납하는 게 도리”라고 덧붙였다.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도 같은날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이번 8월 임시국회 뿐만 아니라 올해 정기국회를 ‘특활비 폐지 국회’로 삼겠다”며 “정부 각 부처에서 깜깜이로 사용했던 특활비에 대해 이번 결산부터 현미경 심사를 하고 내년도 본 예산심사에서도 불필요한 특활비는 대폭 삭감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정부여당에 비교적 호의적이었던 민주평화당과 정의당도 이번만큼은 한국당과 같은 목소리를 내고 있다. 정동영 평화당 대표는 17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국회 특활비 100% 전면 폐지, 여기에 정부와 공공기관 특활비 100% 폐지를 당의 결의로 추진하고자 한다”며 국회 특활비·공공기관 특활비 완전 폐지를 당론으로 채택했다. 최석 정의당 대변인은 19일 서울신문과 통화에서 “정부, 공공기관 특활비도 원칙적으로 완전 삭감해야 한다는 게 정의당의 입장”이라면서 “만약 특활비가 필요한 부분이 있다면 정부가 그 필요성을 직접 증명해야 하며, 사용 후에는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밝혔다. 국회 특활비 폐지에 동참한 여당은 야권의 칼끝이 정부를 향하자 난처한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강병원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지난 17일 논평을 통해 “행정부는 기획부서라 할 수 있는 입법부와 달리 정책을 집행하는 집행기관으로, 외교·안보·정보·수사 등 사용처가 분명하기 때문에 국회 특활비 전면 폐지와 같은 관점으로 접근하는 것은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시민단체 등은 정부도 특권 폐지라는 국민 요구에 부응해야 한다며 변화를 촉구하고 있다. 박근용 참여연대 집행위원은 “특활비를 통해 예산을 낭비하는 정부 기관들도 많기 때문에 일반 행정부나 사법부, 대법원 등의 특활비는 없애도 된다고 본다”며 “정치권에 있던 불필요한 예산들이 많이 감액 됐으니 앞으로 국회가 정부의 특활비를 유심히 들여다 볼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상병 인하대 정책대학원 초빙교수는 “국회는 국민의 대표 기관으로서 이번에 스스로 특활비를 폐지했다”며 “비정상의 정상화를 위해 행정부도 경찰 등을 제외하고는 전면적으로 특활비를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근홍 기자 lkh2011@seoul.co.kr
  • 여야 협치 본격 신호탄 ‘규제 개혁’ 법안 30일 본회의 처리

    여야 협치 본격 신호탄 ‘규제 개혁’ 법안 30일 본회의 처리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 바른미래당 등 여야 3개 교섭단체 원내대표가 지역특구법(지역특화발전특구 규제특례법 개정안)과 규제프리존법 등 규제 개혁 관련 3개 법안을 오는 30일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하기로 했다. 전날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5당 원내대표가 오는 11월 여·야·정 상설협의체를 헌정 사상 첫 가동하기로 합의한 데 이어 구체적인 법안 처리까지 의견을 함께한 것이다. 민주당 홍영표, 한국당 김성태, 바른미래당 김관영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조찬회동을 하고 합의문을 발표했다. 규제프리존법은 지역특구법과 규제프리존 특별법, 규제프리 3법을 병합해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서 심사한 뒤 본회의에서 처리할 계획이다. 지역특구법은 김경수 경남지사가 의원 시절 발의한 법안이다. 규제프리존 특별법은 이학재 바른미래당 의원이, 규제프리 3법은 추경호 한국당 의원이 각각 발의했다. 여야는 상가임대차보호법 처리에는 공감했지만 계약갱신요구권 기한 문제를 놓고 이견이 있어 좀 더 논의하기로 했다.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는 “상가임대차보호법도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원칙적으로 통과시키기로 합의했다”며 “세부적 내용에선 교섭단체들이 좀 더 합의할 필요가 있으니 오늘 완전한 합의로 마무리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홍 원내대표는 “민주당이나 바른미래당은 (계약갱신요구권 보장 기간을) 10년을, 한국당은 8년을 주장하고 있다”며 “저는 (법안 처리를) 되는 방향에서 결론을 내보려고 한다”고 밝혔다. 한편 홍 원내대표는 전날 문 대통령과 여야 5당 원내대표의 청와대 오찬 회동과 관련, 야당의 참여에 감사 인사를 했다. 그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무엇보다 여·야·정 상설협의체 구성에 흔쾌하게 동의해준 야당 대표들에게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 중요한 건 협치정신의 실천”이라면서 “그 첫 시작이 8월 법안 처리로 여야가 합의한 대로 주요 민생경제 법안과 규제혁신 관련 법안을 8월 임시국회에서 반드시 처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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