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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씨줄날줄] ‘의원 무노동 무임금’ /구본영 논설위원

    지난 2001년 봄. 이만섭 당시 국회의장과 여야 원내대표단의 북유럽국 방문을 취재할 때였다. 의회정치의 모범국인 핀란드·노르웨이의 의회 건물은 뜻밖에 수수했다. 웅장하기 그지없는 여의도 의사당에 익숙했던 기자에겐 퍽 인상적이었다. 19대 국회가 법정 개원일(6월 5일)을 넘기고도 언제 열릴지 감감무소식이다. 호화판 시비 속에 제2의원회관까지 지어놓고 의원들은 하릴없이 세월만 보내고 있는 꼴이다. 그래도 한가닥 염치는 남아 있는가 싶었다. 여당이 ‘의원 무노동 무임금’ 원칙 도입을 공언할 때까지는. 그러나 이마저도 자칫 구두선으로 끝날 판이다. 새누리당이 6대 쇄신안 중의 하나로 내놓은 이 방안에 대해 야권은 물론 여당 내에서도 반론이 제기되면서다. 사실 우리 의원들의 특권은 선진국 기준으로도 과도하다. 헌법상 3권분립 취지에 따른 면책특권이나 불체포특권은 그렇다 치자. 국유 철도 및 비행기·선박 무료 이용 등 크고 작은 특혜가 200가지가 넘는다. 한 의회 전문가가 “선진국 중에서도 한국처럼 의원에게 운전기사 역할을 하는 비서관까지 지원되는 나라는 거의 없다.”고 했을 때 기자는 반신반의했다. 며칠 전 미국 상무부 장관이 손수 운전 중 교통사고를 냈다는 소식을 접할 때까지는…. 물론 의정활동을 제대로만 한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국민 입장에서도 의원 1인당 연간 최소 5억원이라는 예산이 아깝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법안 발의권을 의회가 쥐고 있는 미국 다음으로 많은 7명의 보좌진을 거느린 우리 의원들의 평균 입법 건수를 보라. 내각제 요소를 가미한 상황에서 정부 발의 안건을 감안해도 생산성은 바닥이다. 더욱이 정기국회 이외에 짝수 달마다 임시국회를 열도록 돼 있으나 헛바퀴만 돌리기 일쑤다. 그런데도 여당의 ‘무노동 무임금’ 추진을 민주통합당 당직자들이 “인기영합적 구호”라고 폄훼하며 낯 두꺼운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은 논외로 치자. 새누리당의 일부 의원들이 반대 논거로 내놓은 ‘강의 준비론’도 가관이다. 즉, “교수의 강의만 노동이 아니라 강의를 준비하는 시간도 노동시간”이라는 주장이다. 하지만, 의정활동 준비는 비회기인 홀수 달이면 충분하지 않은가. 회기 중에도 외유나 골프 등으로 ‘날건달 체질’을 버리지 못하는 의원들을 숱하게 보아온 터다. 19대 의원들은 선량(選良)이 아니라 한량(閑良)이란 말을 듣지 않으려면 의정활동을 제대로 하든지, 국민의 혈세를 반납하든지 택일해야 한다. 구본영 논설위원 kby7@seoul.co.kr
  • 19대 첫 약속 ‘5일 개원’ 물 건너가

    여야의 19대 국회 원구성 협상이 난항을 거듭하면서 ‘5일 개원’ 약속이 사실상 물 건너갔다. 여야가 국회의장단 선출을 위한 ‘원포인트 개원’에 합의했지만 민주통합당은 원구성 협상이 마무리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개원식에 응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여야가 말로만 민생을 외칠 뿐 정쟁에만 몰두하고 있다는 비난을 면키 어려워 보인다. 새누리당 이한구 원내대표는 4일 서울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5일에 (임시국회) 공동 소집을 하기로 해 놓고 거대 야당인 민주당이 약속을 이행하지 않겠다며 투정을 부리고 있다.”면서 “본회의 시간에 맞춰 기다려 보는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민주당 박지원 원내대표는 이날 서울 서초구 양재동 교육문화회관에서 열린 워크숍에서 “새누리당에서는 개원식만이라도 해 놓자고 하지만 개원하더라도 식물국회가 된다.”고 맞섰다. ‘5일 개원’을 가로막는 것은 평행선을 달리는 여야 원구성 협상이다. 여야는 상임위원장 배분을 10대8로 하는 데는 합의했다. 하지만 특정 상임위원장 자리 배분을 놓고 첨예한 신경전이 이어지고 있다. 5일 오전 양당 원내수석 간 회담에서도 돌파구를 찾기는 쉽지 않을 듯하다. 새누리당 김기현 원내수석부대표는 “외교통상통일위원회나 국방위원회를 야당에 넘기는 방안을 제안했지만 거절당했다.”면서 “국가 안전 보장이라고 여당이 맡고 야당은 전혀 책임이 없다는 것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이런 방안에 대해 당내에서도 반발이 나왔다. 유승민 의원은 자료를 통해 “눈과 귀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이는 한마디로 집권 여당이기를 포기하고 정권 재창출의 의지조차 보이지 않는 한심한 발상”이라고 비난했다. 야당도 여당의 제안에 관심 없다는 태도다. 민주당 박기춘 원내수석부대표는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 정무위, 국토해양위 가운데 하나를 넘겨 달라는 입장에서 변함이 없지만 여당은 법사위를 넘길 것을 요구해 합의가 힘들다.”며 버텼다. 새누리당은 ‘원포인트 개원’을 위해 5일 예정된 본회의에 응하기로 합의했지만 민주당은 이에 응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황비웅기자 stylist@seoul.co.kr
  • 산으로 가는 院구성 협상

    19대 국회 원 구성 협상이 난항을 거듭하고 있다. 여야가 6월 임시국회 소집요구서를 제출했지만 상임위원장 배분 문제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오는 5일로 예상됐던 원포인트 본회의 개최도 불투명한 상황이 됐다. 상임위원장 의석수를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이 각각 10대8로 하는 데에는 의견을 좁혔지만 어떤 위원회를 가져갈지를 두고는 여전히 제자리걸음이다. ●상임위장 10대8 접근… 배분 이견 민주당 박지원 원내대표는 1일 오전 라디오 인터뷰에서 “(원포인트 국회에) 합의한 적도 없고 5일에 가능하지도 않다.”면서 “상임위원장 배분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5일 원포인트 본회의만 개회해서 국회 정·부의장을 선출하고 출발해도 역시 식물국회일 뿐이다. 그것은 야당을 무시하는 행위이기 때문에 응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새누리당 몫이었던 국회 정무위원회와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국토해양위원회 가운데 하나를 민주당 위원장으로 배려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 새누리당은 겸임 상임위였던 윤리위를 언급했다가 국방위나 외교통상통일위를 야당 몫으로 주겠다고 한 것으로 전해졌다. 여야 협상에 참여했던 박기춘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국가 안보를 담당하는 외교·국방 상임위를 야당에 넘기겠다고 해 오히려 황당했다.”고 말했다. ●여야 원내 저녁회동 계획도 취소 새누리당도 현재 입장에서 양보가 어렵다는 입장이다. 특히 지금까지 야당 몫이었던 법제사법위원회를 새누리당 위원장이 맡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한구 원내대표는 “지난 18대 국회에서 법사위로 인해 정상적인 국회가 열리지 못한 경우가 너무 많았다.”면서 “법사위를 여당 몫으로 바꿔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민주당에서 요구하는 정무위나 문방위의 경우 각각 국무총리실 민간인 불법사찰·저축은행 사태, 언론사 파업 등 첨예한 문제들이 걸려 있어 난색을 표했다. 여야 원내대표는 당초 이날 저녁 회동을 갖고 협상에 나설 예정이었지만 접점의 기미가 보이지 않자 전격 취소했다.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 19대 첫날 “종북 나가라”

    19대 첫날 “종북 나가라”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은 19대 국회 임기 첫날인 30일 ‘종북 논란’에 휩싸인 통합진보당 이석기·김재연 의원을 퇴출하기로 사실상 뜻을 모았다. ‘자진 사퇴’냐 ‘의원직 박탈’이냐의 형식 문제만 남은 것으로 보인다. 박지원 민주당 원내대표 겸 비상대책위원장은 기자간담회에서 “이·김 두 의원은 민주적 절차에 따라 비례대표 경선이 이뤄지지 않았다.”면서 “법적으로 징계할 방법이 있다.”고 밝혔다. 박 위원장은 이어 “국회 윤리특별위원회 징계는 임기 시작 이후 일어난 일을 제소해 다룰 수 있지만, 이와 별개로 자격심사 항목에 해당될 수 있다.”면서 “그러나 윤리특위 심사를 거쳐 본회의에서 재적의원 3분의2 찬성을 얻는 절차를 거치려면 상당한 기일이 필요하므로 정치적으로 이들의 자진 사퇴를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지금 문제가 되는 김형태·문대성 의원도 자진 사퇴하는 게 19대 국회를 위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헌법 64조에 따르면 국회는 의원의 자격을 심사해 징계할 수 있다. 국회법 138조에서도 의원의 자격에 이의가 있을 때는 30명 이상의 연서로 국회의장에게 자격심사를 요구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박 위원장의 이 같은 언급은 문제 의원들의 자진 사퇴를 유도하되, 이러한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징계 절차에 돌입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새달 1일로 200일을 남겨 놓은 대통령 선거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차단하려는 의도도 깔린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통합진보당 구당권파의 당원비대위는 논평을 통해 “제1야당의 대표답게 신중하게 발언하라.”고 불쾌감을 표시했다. 새누리당도 압박 수위를 높여나가고 있다. 이한구 원내대표는 “민주당에 (이·김 의원) 제명을 협조해 달라고 요청하고 있다.”면서 “민주당이 협조하면 (제명안 의결정족수인 재적의원) 3분의2가 확보될 테니까 그렇게 되면 (제명) 절차를 밟겠다.”고 말했다. 김기현 원내수석부대표도 “국회법 138조 자격심사 조항에 따라 부정한 방법으로 후보 자격을 취득한 사람은 자격을 박탈하는 절차를 취해야 한다.”면서 “민주당도 이·김 의원을 배제하는 데 동참해 달라.”고 촉구했다. 새누리당과 민주당은 또 이·김 의원에 대한 제명에 앞서 종북 논란을 빚고 있는 통진당 소속 의원들에 대한 상임위원장직 배분 금지, 상임위 배정 제한 등의 조치도 취할 계획이다. 한편 양당은 원내수석부대표 회담을 통해 다음 달 5일 임시국회 소집요구서를 국회에 제출하기로 합의했다.장세훈·강주리기자 shjang@seoul.co.kr
  • 국회선진화법 이르면 2일 처리

    국회선진화법 이르면 2일 처리

    ‘몸싸움 방지법’으로 불리는 국회선진화법(국회법 개정안) 수정안이 이르면 2일 국회 본회의에 상정될 전망이다. 그러나 현재로선 통과 여부를 장담하기 힘든 상황이다. 민주통합당은 법안에 찬성하기로 당론을 정한 반면 새누리당에서는 일부 중진 의원을 중심으로 반대 의사가 확고해 본회의 표결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황우여 “설득 마무리… 찬성 많아” 실제 정의화 국회의장 직무대행과 새누리당 정몽준·김무성·이경재·김영선·남경필·서병수·이한구 의원 등은 30일 여의도의 한 음식점에서 오찬 회동을 갖고 국회선진화법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특히 대다수 의원들은 수정안에 대한 반대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정 의장대행은 “신속 처리제 지정 요건을 재적 의원 5분의3 이상으로 하면 야당이 반대하는 어떤 법안도 통과시킬 수 없다.”는 의견을 고수했다. 정 의원도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방해)가 한번 들어오면 못 고친다.”고 반대했다. 서병수·이한구 의원은 “법안에 문제가 있다는 점에는 동의하지만 민생법안 59개를 포기할 거냐가 핵심”이라며 유보적인 태도를 취했다. 오찬 중간에 도착한 남 의원만 “완벽하지는 않지만 여야가 항상 바뀔 수 있는 상황이므로 법안 자체만으로도 값어치가 있다.”며 찬성 의견을 나타냈다. 이 자리에는 고흥길 특임장관도 참석했지만 별다른 의견을 제시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여당 중진 의원들의 반대에도 새누리당 원내대표단은 소속 의원들을 상대로 막판 설득 작업에 주력하고 있다. 황우여 원내대표는 이날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의원들을 상대로 한 오찬, 만찬을 통해 설명 작업을 계속하고 있다.”면서 “당에서 소속 의원들을 상대로 수정안에 대한 찬반 의견을 취합했는데 반대보다 찬성 의견이 많다.”고 전했다. ●MB, 민생법안 처리 거듭 촉구 민주당과의 협상도 막바지 단계에 접어들었다. 자구 수정 문제를 놓고 물밑 협상이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새누리당 김세연 원내수석부대표 대행은 “큰 쟁점이 새로 나온 것은 없기 때문에 논의가 있더라도 세부적인 것일 뿐 크게 문제될 것은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명박 대통령은 KBS 라디오를 통해 중계된 제89차 라디오연설에서 “민생개혁 법안들은 여야 문제를 넘어 국민을 위한 시급한 현안인 만큼 18대 국회가 끝나기 전에 임시국회를 열어 반드시 처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황비웅기자 stylist@seoul.co.kr
  • ‘폭력’으로 문열고 ‘불임’으로 끝맺다

    18대 국회는 결국 ‘역대 최악의 국회’라는 오명을 벗지 못한 채 끝나게 됐다. 시작부터 몸싸움과 폭력이 난무하는 국회였고, 막판에는 ‘불임국회’ 논란 속에 초라하게 막을 내린 것이다. 18대 국회는 시작부터 삐걱거렸다. 개원 초 여야가 원구성에 합의를 못해 83일간 공전을 거듭했다. 특히 개원 전부터 ‘미국산 쇠고기 수입’ 문제로 여야 간 공방만 주고받다가 7월 10일이 돼서야 첫 임시국회 본회의를 개최했다. 개원 이후에도 여야의 격한 대립과 몸싸움은 일상화됐다. 사상 최악의 ‘폭력 국회’였다. 2008년 12월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에서 새누리당 전신인 한나라당 의원들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을 단독 상정할 때는 야당 의원들의 거센 저항 속에 ‘전기톱’과 ‘해머’, ‘분말소화기’까지 등장했다. 2009년 7월 미디어법 처리를 놓고 여야가 동시에 본회의장을 점거하면서 주먹다짐이 일어나기도 했다. 예산안은 4년 내내 한나라당에 의해 단독 처리됐다. 2008년부터 2010년까지 4대강 사업 예산으로 여야 간 대치가 계속됐고, 결국 예산안 부실심사에 이어 여당의 강행처리, 야당의 점거농성이라는 공식이 되풀이됐다. 18대 국회 후반기도 ‘점입가경’이었다. 2011년 11월에는 한나라당이 본회의장을 기습 점거해 비공개로 한·미 FTA 비준동의안을 처리하려 하자, 민주노동당 김선동 의원이 국회의장석 앞에서 ‘최루탄’을 터뜨려 순식간에 본회의장을 아수라장으로 만들었다. 이런 대립 속에서도 여야는 ‘국회의원 기득권 지키기’에 있어서만은 똘똘 뭉쳤다. 2011년 8월말 ‘여대생 성희롱 발언’ 파문을 일으킨 강용석 전 한나라당 의원 제명안은 무기명 투표로 부결시켰다. 여론의 질타로 없던 일이 되기는 했으나 단체나 기관 등으로부터 자유롭게 정치후원금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이른바 청목회법, 즉 정치자금법 개정안 처리에도 한통속의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2012년 2월에는 자기 텃밭 선거구를 단 한 곳도 줄일 수 없다고 맞서며 오랜 줄다리기를 벌인 끝에 국회의원 의석수를 299석에서 300석으로 늘리는 선거구획정안을 의결, ‘밥그릇 챙기기’라는 비난을 자초했다. 황비웅기자 stylist@seoul.co.kr
  • 새누리, MB정부와 ‘분명한 선긋기’

    4·11 총선 이후 ‘우클릭’하고 있다는 비난을 받던 새누리당이 이명박 정부와 확실한 ‘선긋기’에 나섰다. 총선 승리 후 ‘도로 한나라당’이 되고 있다는 안팎의 비난에 직면하자, 당 차원에서 KTX 민영화 반대 입장을 재확인함으로써 현 정권과의 정책적 ‘차별화’를 강조한 것이다. 아울러 새누리당은 민간인 불법사찰 관련 특검 법안과 불법사찰방지법도 차질없이 추진해 현 정권의 각종 비리와 ‘거리두기’를 시도하겠다는 심산이다. 새누리당 이주영 정책위의장은 24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정부의 KTX 민영화 강행과 관련, “정부의 추진방식이 국민들의 갈등을 불러일으킬 우려가 있고 국민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지대한 만큼, 먼저 국민들의 폭넓은 공감대를 형성하고 그 결과에 따라서 추진해야 한다고 본다.”면서 “정부 측에 이 사안에 대한 논의를 국회에 맡겨 줄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지난 19일 국토해양부는 시민단체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철도 경쟁체제 도입을 위한 ‘수서발 KTX 운송사업 제안 요청서’를 발표한 바 있다. 이는 비난 여론에도 불구하고 KTX 민영화를 강행하겠다는 정부의 의지를 보인 것이다. 이에 대해 이 정책위의장은 “이러한 추진방식에 대해서 일부에서는 방향을 미리 정해 놓고 일방적으로 추진하려고 한다는 국민적인 비판과 오해의 시각이 있는 만큼, 사업추진방식에 대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정책위의장의 발언은 전날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이 민생탐방차 강원을 방문했을 때 KTX 민영화 반대 입장을 밝힌 것과 맥을 같이한다. 박 위원장은 지난 23일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를 방문한 자리에서 “지금과 같은 KTX 민영화는 반대한다.”면서 “정부가 철도산업을 어떻게 이끌어 갈 것인가 장기 비전을 마련하고, 마련된 장기비전에 따라 어떻게 민영화할지 결정해야 한다.”고 지적했었다. 이런 박 위원장의 발언을 당 정책위 차원에서 당론으로 재확인한 것은 최근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의 금품수수 의혹이 청와대로 불똥이 튀면서 보다 적극적인 차별화 전략을 펼쳐야 한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새누리당은 또 총선 과정에서 불거진 ‘불법 민간인 사찰’ 관련 특검법안을 발의하는 것은 물론 불법사찰방지법안 제정 논의도 가속화하고 있다. 불법사찰방지법 태스크포스(TF) 팀장인 김정훈 의원은 서울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노무현 및 이명박 정부의 민간인 불법 사찰의혹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에 관한 법률’을 국회 의안과에 제출했다.”면서 “5월에 임시국회를 열어 발의가 되면 좋겠지만, 안 될 경우 19대 국회가 열리면 다시 발의해서라도 처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황비웅기자 stylist@seoul.co.kr
  • [與野 ‘당권 전쟁’ 본격 점화] 의장단·黨수뇌부 구성할 중진 ‘인물난’

    새누리당이 새 지도부 구성 작업에 본격 착수했다.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회는 19일 전체회의를 열어 당 대표 등 새 지도부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를 다음 달 15일 일산 킨텍스에서 개최하기로 하고, 전당대회 준비위원회를 구성했다. 전당대회 준비위는 권영세 사무총장을 위원장으로 해 조동원 홍보기획본부장, 김영우 제1사무부총장, 박대출(경남 진주갑) 당선자, 손수조(부산 사상) 전 총선 후보 등 14명으로 꾸려졌다. 당 대표 선출에는 종전처럼 선거인단 20만명이 참여한다. 경선 관리를 위해 김수한 당 상임고문을 위원장으로 하는 총 11명 규모의 선거관리위원회도 이날 구성했다. 원내대표 및 정책위의장 선출을 위한 당선자 대회는 임시국회가 끝난 뒤인 5월 초순에 치러질 전망이다. 그러나 유력 대권 주자인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의 ‘대세론’과는 달리 국회의장단과 당 수뇌부 구성은 의외로 난항이 예상된다. 무엇보다 인물난이 심각하다. 당 지도부를 구성할 4선급 이상 중진이 많지 않은 것이다. 실제로 원내 1당 수성에도 불구하고 19대 국회 입성에 성공한 중진급은 10여명에 불과하다. 제1당의 최다선 2명이 국회의장·부의장을 맡아 온 관례와 잠재적 대선 주자 등을 제외하면 실제로 대선까지 최전방 공격수 역할을 할 지도부 ‘경우의 수’는 매우 한정적인 셈이다. 당내 5선 이상은 최다선인 정몽준(7선) 의원을 비롯해 강창희(6선), 이재오·황우여·남경필·정의화(5선) 의원 등 6명에 불과하다. 4선은 서병수·이한구·정갑윤·정병국·이주영·심재철·원유철·송광호·이병석 의원 등 9명이다. 지도부 후보에서 사실상 열외인 비박(非朴)계 정몽준·이재오 의원을 빼면 국회의장과 당 대표 후보로는 강창희, 황우여 의원 등 중진만 남는다. 정의화 의원은 18대 국회에서 국회부의장을 역임해 운신의 폭이 넓지 않다. 원외 당대표 후보로는 김무성 의원 등이 하마평에 올라 있지만 대권 주자, 당 대표 모두 원외일 경우 부담이 커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힘을 받고 있는 ‘수도권 젊은 세대 대표론’에서 후보군을 찾자면 남경필·정병국 의원 등으로 제한된다. 원내대표 역시 4선급 중진이 맡는 관례와 친박계를 감안하면 서병수·이한구·정갑윤 의원 등이 겨우 손에 꼽힌다. 여기에 이주영 의원은 18대에서 이미 정책위의장을 지내 원내대표 이상을 노려야 한다. 이병석·원유철 의원 등도 원내대표 출마의 뜻을 내비쳤지만 친이계라는 부담이 따른다. 정책위의장으로는 서병수·이한구 의원 등이 물망에 오르지만 ‘4선급 의장’이라는 난관에 부딪친다. 이럴 경우 원내대표는 5선, 당 대표도 그 이상에서 찾아야 하기 때문이다. 18대에선 원내대표 4선 황우여, 정책위의장 3선 이주영 체제였다. 정책위의장은 선수에 관계없이 대선 공약과 국민과의 약속을 실천할 젊은 정책통으로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안종범·강석훈·이종훈 당선자 등 정책 브레인들이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사설] 18대 국회 민생법안이라도 처리하고 끝내라

    ‘최루탄 국회’ 등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18대 국회가 다음 달 29일이면 종료된다. 4·11 총선이 끝난 지 얼마 안 돼 온통 19대 국회의원 당선자에 관심이 쏠려 있지만 18대 의원들의 임기는 아직 한달 이상 남았다. 물론 선거가 끝나고 당락이 결정돼 파장 분위기이지만 국민을 위해 마지막 책무를 다해야 할 시간이 남아 있다. 여야가 국회를 열어 국민생활과 직결된 민생법안만이라도 처리해 주기를 당부한다. 현재 18대 국회에 계류된 법안은 6450건에 이르며 이 가운데 상당수가 민생과 직결된 법안이다. 그러나 국회가 열리지 못한다면 이들 법안은 모두 휴지통 속으로 들어가게 된다. 슈퍼마켓이나 편의점에서 간단한 의약품을 살 수 있도록 한 약사법 개정안은 지난 2월 국회에서 처리 직전까지 갔다 무산됐고, 육·해·공 3군의 합동성을 강화하려는 국방개혁법안, 중국어선의 불법조업을 방지하는 법안 등도 국회라는 특급호텔에서 낮잠을 자고 있다. 또 국회에서의 몸싸움을 방지하기 위해 여야가 공들여 만든 국회선진화법안도 마찬가지 신세다. 여야는 이런 점을 의식해 25일쯤 임시국회를 열 계획이지만 실제 열릴지는 미지수다. 총선에서 승리한 새누리당은 개원에 적극적이지만, 한명숙 전 대표가 선거에 책임을 지고 사퇴한 민주통합당은 사정이 녹록지 않기 때문이다. 정치권이 뒤숭숭하다고 해서 국회가 마냥 손을 놓아서는 국민에 대한 도리가 아니다. 정부는 18대 마지막 국회에서 온실가스 배출권 할당·거래법안, 약사법 개정안, 장애인 성폭력 피해자에게 변호사 선임을 지원하는 내용을 담은 성폭력 처벌 특례법 개정안 등 40여개 민생·개혁법안은 반드시 처리되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국회도 성의 있는 자세를 보여야 마땅할 것이다. 민생법안들은 그동안 정치 현안과 연계돼 처리가 지연돼 왔다. 그러나 18대 마지막 국회에서는 여야가 줄다리기할 특별한 쟁점이 없어 여건은 좋은 편이다. 의원들도 정파적 이해를 떠나 허심탄회하게 법안을 다룰 수 있다. 4·11 총선에서 많은 현역 의원들이 낙선한 것이 부담으로 작용하겠지만, 여야 지도부가 정치력을 발휘하면 충분히 법안을 심의할 수 있다고 본다. 낙선 의원들도 국민을 위해 한 그루 사과나무를 심는다는 심정으로 법안 처리에 적극 협조해야 할 것이다.
  • 박재완 “수도권 부동산 거래 실종… 활성화 방안 고민”

    정부가 거래 실종상태인 수도권 부동산 경기 살리기 대책 마련에 나섰다.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16일 서울 중구 남대문로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CEO간담회 조찬강연에서 “지방은 그래도 거래가 상당히 있는데, 수도권에는 거래 자체가 실종됐다.”면서 “부동산 거래를 활성화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부동산대책과 관련, 황우여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수도권 부동산 거래 활성화를 위해 18대 국회 종료 전 임시국회를 열어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 중과 폐지를 위한 세법 개정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여당과 정부의 잇따른 발언으로 인해 당정이 5월 중 부동산 거래 활성화 대책을 발표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세계 경제와 관련, 박 장관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선행지수가 4개월 연속으로 오르고 있고, 우리나라 OECD 기준 선행지수도 두 달 연속 올랐다.”면서도 “2008년 리먼 브러더스 사태가 터지면서 세계경제가 10년에 걸친 호황을 마치고 불황에 접어들었는데, 장기적으로 앞으로 5년은 장기불황 한가운데에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 장관은 선진국보다 낮은 소득세 세수를 보강하되 경제활동인구의 40%가량이 소득세를 내지 않는 문제점을 개선하겠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박 장관은 “조세연구원이 2009년 귀속분 소득세를 분석한 결과 우리나라 총소득 지니계수는 소득세를 매긴 뒤 3.2% 감소하는 데 그쳤다.”면서 “소득세를 부과하면 캐나다에서는 10.9%, 영국은 8.1%, 미국은 6.5%씩 지니계수가 감소한다.”고 말했다. 소득세 부과로 지니계수가 크게 감소한다는 것은 소득세에 따른 소득재분배 효과가 더 크게 발생한다는 얘기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4·11 총선 이후] 여야 “국회선진화법 임기내 처리”

    [4·11 총선 이후] 여야 “국회선진화법 임기내 처리”

    여야가 18대 국회가 종료되기 전에 임시국회를 열 계획이라고 15일 새누리당 황우여 원내대표가 밝혔다. 황 원내대표는 15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오는 25일쯤 원포인트 국회를 열어 국회선진화법 등을 처리하도록 야당과 협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국회선진화법은 ‘몸싸움’ 차원에서 마련된 것으로 국회의장의 직권상정 권한을 최소화하고, 시간 무제한 토론제도를 도입해 소수당이 충분히 주장을 펼 수 있도록 해 여야의 충돌사태를 방지하는 것을 핵심으로 하고 있다. 민주당 김진표 원내대표도 이날 임시국회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19대로 넘어가면 또 이해관계를 따지게 되기 때문에 직권상정을 원천 배제하고 소수 정당이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이번에 법안 처리를 해야 한다.”면서 국회선진화법 통과 의지를 내비쳤다.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이날 현재 18대 국회에 계류된 법률안은 6450건으로, 오는 임시국회에서 처리하지 못하면 폐기된다. 황 원내대표도 “본회의가 열리면 살릴 수 있는 법안은 살리겠지만 대부분 없어질 것”이라면서 ”부동산활성화법 등 일부라도 민생법안은 좀 통과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새누리당은 북한의 로켓 발사와 관련한 대북 결의안, 북한 인권법안, (민간인 불법사찰) 특검법 등을 처리할 계획이어서 민주당과의 마찰도 예상된다. 한편 감기약 등 가정상비약을 편의점 등 슈퍼마켓에서 판매하도록 하는 약사법 개정안은 여야의 의지 부족으로 처리되지 못할 전망이다. 각군 참모총장에게 지휘권을 부여, 신속 대응이 가능하게 하자는 취지로 마련된 국방개혁안도 자동폐기될 것으로 보인다. 강주리·이재연기자 jurik@seoul.co.kr
  • 주거용 오피스텔 주택보증 가능

    오는 6월부터 주거용 오피스텔이나 노인복지주택 등도 한국주택금융공사의 주택보증을 통해 은행 등에서 전세자금을 빌릴 수 있게 됐다. 서종대 한국주택금융공사 사장은 21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지난 2월 주택금융공사법 개정안이 임시국회에서 통과됐다.”면서 “이에 따라 오는 6월 20일부터 주거용 오피스텔, 노인복지주택도 주택보증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공사법에서 주거 목적의 ‘주택’에 대해서만 주택보증이 가능했지만 이번 개정으로 준주택 중 주거용 오피스텔, 노인복지주택(실버주택)도 추가적으로 주택보증이 가능하게 됐다. 또 서 사장은 기대수명은 늘어나는데 집값은 하락 추세를 이어가면서 주택연금에 대한 재정 부담이 급증할 가능성이 커 주택연금에 대한 대대적인 수술을 할 계획이라고 했다. 그는 “선진국 사례 등에 비춰볼 때 지난해 말 7000계좌 정도 가입한 주택연금이 오는 2030년이면 100만 계좌까지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면서 “주택연금 상품에 대한 용역을 발주할 계획인데 1인당 연평균 수령액이 늘수록 재정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어 혜택을 조금씩 줄여야 한다.”고 밝혔다. 이외에 U-보금자리론 신청절차를 전화 문의 없이 100% 인터넷 신청이 가능하도록 개선, 신청일부터 대출승인까지 평균 10~14일 걸리던 소요시간을 약 3~7시간으로 단축했다. 대출신청고객이 제출하던 주민등록등본, 건강보험 납입증명서 등 서류를 공사가 직접 관련부처에서 확인토록 한 결과다. 우대형 보금자리론, 징검다리 전세자금보증 등 서민주거 복지 확대를 위한 신상품도 출시했다. 우대형 보금자리론은 서민주택 자금대출 대상을 부부합산 연소득 2500만원 이하에서 4500만원까지 확대한 상품이다. 제2금융 고금리 대출을 은행권 대출로 전환해 주는 징검다리 전세자금보증은 부부합산 연소득 2000만원 이하 가구에는 최대 5000만원, 3000만원 이하 가구엔 7500만원까지 지원한다.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 ‘몰염치’ 18대 국회

    18대 국회의 몰염치가 도를 넘었다는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국회의원 의석수를 300석으로 늘리는 공직선거법 개정안은 법제사법위원회를 넘어 일사천리로 본회의에서 통과됐다. 그러나 국민 편의 증진과 직결된 가정상비약 동네 슈퍼 판매 허용이나 중소기업 지원 등을 골자로 하는 동반성장 관련 법안들은 줄줄이 보류됐다. 여야 모두 의석수 챙기기와 4·11 총선 표심에만 관심을 둘 뿐 정작 민생은 외면한 셈이다. 국회 법사위는 27일 108개 법안 중 46개만 처리했다. 심의가 진행되지 못해 본회의 상정이 무산된 법안은 60여개에 이른다. 우여곡절 끝에 법사위까지 올라온 약사법은 의원 정족수 미달로 본회의에 가보지도 못했다. 대기업 정보기술(IT) 계열사의 공공 시스템통합(SI) 사업 참여를 전면적으로 제한한 게 핵심인 소프트웨어산업 진흥법 개정안은 심의도 하지 못한 채 상정이 무산됐다. 또 중소기업 제품 구매 촉진을 지원하는 법안이나 장애인·노인·임산부 등에 대한 편의 제공을 의무화한 법안 등 사회적 약자 보호 방안 등도 빠졌다. 2월 본회의가 마지막 법안 처리 기회였지만 결국 실기했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여야는 다음 달 2일 법사위를 다시 열어 이들 법안을 처리한다는 방침을 세웠지만 최종 관문인 본회의 개최는 불투명하다. 이번 임시국회 회기는 3월 15일이다. 여야 모두 시간이 있다고 장담하지만 4월 총선을 코앞에 두고 본회의 개최가 현실적으로 여의치 않다는 게 중론이다. 물론 18대 국회가 끝나는 5월 29일까지 법적으로는 법안 처리가 가능하지만 선거 이후 본회의 개최는 거의 전례가 없다. 결국 18대 국회에서 처리가 무산된 법안은 일괄 폐기된다.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 관계자 모두 이날 “상대당이 미온적이었다.”고 남 탓만 했다. 안동환기자 ipsofacto@seoul.co.kr
  • MB “국방개혁, 미룰 수 없는 시급한 과제”

    MB “국방개혁, 미룰 수 없는 시급한 과제”

    이명박 대통령이 국방개혁안 처리를 사실상 무산시킨 여야 정치권에 대해 강한 유감의 뜻을 나타냈다. 이 대통령은 28일 충남 계룡대에서 열린 장교 합동 임관식에 참석, 축사를 통해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을 3년여 앞둔 시점에서 지휘구조를 보완하고 전력을 보강해 독자적인 방위능력을 갖추는 것은 한시도 미룰 수 없는 시급한 과제”라며 ‘국방개혁’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하는 것으로 정치권을 비판했다. 이 대통령은 “과학기술의 발달로 전쟁의 양상이 크게 바뀌고 있다. 여기에 맞춰 합동성을 강화하고 지휘체계를 일사불란하게 정비하는 것은 전 세계 군의 공통적 추세”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 대통령은 “국방개혁은 우리 군의 체질을 근본적으로 개선, 싸워 이길 수 있는 군을 만드는 것이며 앞으로 중단 없이 지속돼야 한다.”면서 “불필요하거나 중복된 조직과 자원을 효율적으로 재편하는 데 계속 힘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지휘체계 일원화 추진 ‘야심만만’ 이 대통령이 의욕적으로 추진한 국방개혁안은 지난 13일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아예 안건에서도 빠지면서 18대 국회에서는 사실상 물 건너갔다는 평가를 받는다. 국방부는 2010년 천안함 사건과 북한에 의한 연평도 포격 도발이 발발하자 지난해 3월 가이드라인인 ‘국방개혁 307’을, 5월에는 기본계획인 ‘국방개혁 11-30’을 발표한 바 있다. 국방개혁의 핵심은 이원화된 지휘체계를 일원화해 보다 효율적으로 싸우는 군대를 만들자는 것이다. 군정권(인사·교육·군수지원)만 행사하던 육·해·공군 참모총장에게 군령권(작전지휘)까지 부여해서 유사시 효율적인 작전 지휘가 가능한 전투형 군대로 바꾼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상부지휘구조 개편을 통해 현재 444명에 달하는 전체 장성의 15%(60여명)를 오는 2020년까지 감축하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군 내부 ‘밥그릇 싸움’에 발목 국방부 관계자는 “군 참모총장이 합참의장의 작전 지휘하에 직할 작전 부대를 직접 지휘하도록 해 작전능력을 강화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국방개혁안을 놓고 여야 간 이견을 보여 왔고, 군 내부의 ‘밥그릇’ 싸움도 치열하게 펼쳐져 왔다. 특히 해·공군 출신 예비역들은 ‘육군 독식을 위한 통합군제’라며 크게 반발해왔다. 국방부 관계자는 이에 대해 “일부 해·공군 예비역 장성들이 육군의 지휘를 받는 것에 대해 부정적으로 생각할 수 있으나 천안함 침몰 사건 때도 합참의장과 해군총장 간의 업무분담이 사안마다 달라 군정·군령권 이원화의 비효율성이 불거진 적이 있다.”면서 “예산 압박을 많이 받는 현재의 군 지휘구조상 중첩된 부문을 줄이는 것은 세계적 추세”라고 밝혔다. ●일각 “4월 임시국회서 처리될 수도” 그러나 여야 간 이해관계가 충돌하는 데다 이미 정치권이 모두 4·11 총선 체제로 돌입하고 12월 대선까지 앞둔 상황이라 국방개혁안은 사실상 ‘용도폐기’됐다는 의견이 중론이다. 다만 군 일각에서는 여전히 총선 후 4월 임시국회에서 처리될 수도 있다는 일말의 기대감을 저버리지는 않고 있다. 하종훈기자 artg@seoul.co.kr
  • 부동산시장 레임덕… 주요정책 무산?

    부동산시장 레임덕… 주요정책 무산?

    정권의 임기 말이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레임덕’이 부동산 시장에도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올 2월 임시국회가 파행된 데 이어 18대 국회 마지막 회기인 5월 임시국회도 정상 운영이 어려워지면서 정부의 주요 부동산 정책이 수장될 위기에 놓인 것이다.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써브는 이명박 정부 들어 대책 발표 이후 실행되지 않은 주요 정책을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우려가 제기된다고 24일 밝혔다. 앞서 1990년대 후반부터 승승장구해 온 부동산 시장에 ‘거품 붕괴 괴담’이 고개를 들 무렵 현 정부는 부동산 경기부양에 ‘다걸기’를 했다. 집권 초기에는 종합부동산세를 무력화시켰고, 양도세 중과와 분양가상한제 등 강력한 규제들도 차례로 무장해제시키려 했다. 지난해에만 여섯 차례의 부동산대책을 꺼냈지만 처진 부동산 시장에는 ‘약’이 없었다. 전셋값은 여전히 불안했고, 주택 거래는 지난달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다양한 세제 혜택과 규제 완화에도 주택업계는 한숨만 몰아쉬고 있다. 침체의 늪이 깊어지는 가운데 일각에선 총부채상환비율(DTI) 자율화 등의 극약처방까지 거론됐다. 그러나 이런 상황에서도 지난해 정부가 내놓은 12·7대책 중 상당수는 아직 세부 내용조차 검토되지 않고 있다. 12·7대책에서 유예가 아닌 폐지로 선회한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폐지가 대표적이다. 여태껏 국회에 정부안도 제출되지 않았다. 이대로라면 4월 총선 이후 19대 국회로 넘어가 새로운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 앞서 참여정부는 2005년 이후 다주택자에게 양도차액의 50~60%를 중과하는 정책을 잇따라 시행했지만, 현 정부 출범 이후 제도 유예상태가 이어졌다. 유예는 올해 말 일몰 예정으로, 현재 취득·양도 주택에는 기본세율(6~35%)이 부과된다. 마찬가지로 12·7대책에 포함된 토지임대부 임대주택 도입도 걸음마 단계다. 임대사업자가 토지를 장기간 빌려 임대주택을 공급하는 내용이 핵심으로 임대주택법 개정이 전제조건이다. 하지만 법안 개정은 여전히 검토 중이다. 임대사업자가 택지소유권을 확보해야만 사업추진이 가능하다는 뜻이다. 재건축 초과이익 부담금은 제도를 폐지하거나 개발이익환수제 도입 취지를 감안, 2년간 부과 중지한다는 대책이 발표됐으나 국회에선 논의조차 개시되지 않았다. 시행 여부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주택경기 침체로 유명무실해진 분양가상한제는 줄곧 폐지가 논의돼 왔으나 여전히 국회 계류 중이다. 정부는 지난해 3·22대책부터 주택거래 활성화를 앞세워 폐지를 강조해 왔다. 김정은 부동산써브 연구원은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정책 기조의 변화 가능성이 커 주요 부동산 대책의 시행이 불투명해졌다.”면서 “정부는 남은 임기 동안 집중해야 할 부동산 정책의 방향을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놀부 심보” “무례”… 선거구협상 ‘평행선’

    4·11 총선을 50여일 앞두고도 정치권이 선거구 획정에 대한 결론을 내지 못한 채 소모전만 거듭하고 있다. 여야는 지난 9일 선거구 획정 합의안 도출에 실패한 뒤 16일을 2차 시한으로 잡았지만 이날 협상도 또다시 실패했다. 영·호남에서 몇 석을 줄이느냐를 놓고 당리당략에 빠져 한 치의 양보 없이 대립각만 세우는 모양새다. 민주통합당은 이날 위헌 소지가 있는 강원 원주, 경기 파주를 분구하고 세종시를 늘리는 대신 영남에서 2석, 호남에서 1석을 줄이는 ‘3+3’ 수정안을 들고 나왔다. 전체 선거구 가운데 인구수가 적은 경남 남해·하동, 경북 영천, 전남 담양·곡성·구례를 인근 지역구와 합하는 내용이다. 전날 영·호남에서 2석씩 총 4석을 줄이고 강원 원주, 경기 파주, 세종시와 비례대표 1석을 늘리는 내용의 새누리당 수정안을 거부한 데 이어 새로운 대안을 들고 나온 것이다.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소속 민주당 간사인 박기춘 의원은 기자회견에서 “영·호남에서 2석씩 줄이자는 새누리당의 수정안은 놀부 심보”라면서 “그 논리대로라면 국가예산, 공무원 수도 반반씩 나눠야 할 것”이라고 반발했다. 그러면서 “공교롭게 선거구 내 인구수가 가장 적은 3곳이 모두 영남이기 때문에 우리가 한발 양보해 호남에서 1석을 줄이는 최후 방안을 새누리당에 제시한다.”면서 “이 안이 받아들여지면 국회선진화법 처리는 물론 상임위와 본회의도 정상적으로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개특위 소속 새누리당 간사인 주성영 의원은 민주당의 제안에 대해 “예의와 정치 도의에 어긋난다.”며 사실상 거부 의사를 밝혔다. 주 의원은 “각 시도별 평균 인구수 대비 국회의원 수를 비교해 보면 영·호남 의원 수가 각각 18%, 6% 과대평가돼 있다.”며 “1석씩이든 2석씩이든 국회의원 수를 줄인다면 이 두 지역에서 똑같이 줄여야 한다.”고 맞섰다. 여야의 선거구 획정이 ‘네 탓 공방’으로 흐르면서 임시국회 일정이 파행으로 치달을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18대 국회 폐기 위기 ‘국방개혁안’ 운명은

    정부가 의욕적으로 추진해온 ‘국방개혁안’이 18대 국회에서 ‘용도 폐기’될 것으로 보인다. 오는 16일 본회의 일정이 끝나면 정치권 전체가 4·11 총선 체제로 돌입하기 때문에 재논의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 총선 이후 여야 의석과 구도에 변화가 생기는 데다 연말 대선을 앞두고 있어 개혁안의 처리 동력은 더 떨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여야·육해공 등 이해 충돌 국회는 13일 열린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국방개혁안은 아예 안건에서 뺐다. 새누리당은 과반 의석을 보유하고도 개혁안을 추진하지 못했다. 민주통합당은 4월 임시국회 또는 19대 국회에서 논의하자는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국방개혁안은 이번에도 ‘이해관계의 충돌’로 제대로 된 논의를 유도하지 못했다. 여야에 더해 육·해·공군, 현역 및 예비역 사이에서도 여러 의견이 격돌했다. 해·공군 출신 예비역들은 “육군 독식을 위한 통합군제”라고 반발했다. 개혁안이 각군 참모총장이 갖고 있는 인사권·군수지원·교육 등 군정권(軍政權)과 합동참모의장이 보유한 군사작전 등 군령권(軍令權)을 하나로 합치려 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군 지휘체계를 합참의장 지휘 아래 두고 참모총장들도 군령권을 갖도록 바꿔 유사시 작전 지휘의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취지였지만, 3군과 예비역들의 의견이 엇갈렸다. 이 문제는 2010년 천안함 사태 당시 해군 작전사령부가 사건 발생 보고를 합참의장이 아닌 참모총장에게 먼저 해 즉각적인 대응에 나서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으면서 현안으로 부상했다. 개혁안이 장기 표류할 조짐을 보이면서 군 당국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2015년 12월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을 한국군이 가져오는 것에 대비해 효율적 지휘 체계로 바꾸려는 계획에 차질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국방부는 개혁안에 따라 상부 지휘구조를 재편하고 새 한·미 연합방위 작전 체계를 검증하기 위해서는 3년 안팎의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국방부 관계자는 “현재 지휘 구조로는 전작권 전환 작업에 지장을 초래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육군 독식 위한 통합군제” 반발도 군 당국은 희망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 군 고위 관계자는 이날 “17대 국회 때 4월 총선이 끝난 뒤 여야가 자동 폐기 위기에 처했던 21개 법안을 이틀 만에 처리했다.”면서 “표를 의식해 반대 입장을 밝혔던 의원들 중 상당수가 총선이 끝난 뒤 개혁안 통과에 찬성할 것으로 본다.”고 주장했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부실 저축銀 피해자 지원 특별법’ 정무위 소위 통과

    대표적 선심성 법안으로 불리는 ‘부실 저축은행 피해자 지원 특별조치법안’이 9일 결국 국회 정무위원회 법안심사소위를 통과했다. 형평성 문제를 들며 예금자보호법 한도인 5000만원 이상의 예금을 보상하는 데 예산·기금 등을 사용할 수 없다고 강력하게 버티던 정부도 손을 드는 모양새다. 여·야의 계획대로 조만간 국회 본회의에서 법안이 통과되면 이르면 5월 중에 보상이 시작된다. 거센 포퓰리즘 논란이 예상된다. ●이달중 본회의 통과… 5월부터 시행 특별조치법안에 따르면 2008년 9월 이후 영업정지된 18개 저축은행의 예금주(5000만원 이상 예금자) 및 불완전 판매로 인정된 후순위 피해자들은 피해액의 55% 이상을 보상받을 수 있다. 대상 저축은행은 경은·도민·대전·보해·부산·부산2·삼화·에이스·으뜸·전북·전일·전주·중앙부산·제일·제일2·토마토·파랑새·프라임(가나다순)저축은행이다. 법은 공포 후 3개월 후부터 적용된다. 정무위는 이달 중 본회의에서 법안을 통과시킬 계획이다. 따라서 이르면 오는 5월부터 저축은행 피해자들은 예금보험공사에 설치된 ‘보상심의위원회’에 피해 보상을 신청할 수 있다. 위원회는 보상금 신청자의 학력, 연령, 피해액에 따라 보상금을 자율적으로 정하지만 보상금은 피해액의 55% 이상이어야 한다. 보상 재원(피해보상기금)으로는 저축은행의 분식회계로 잘못 납부된 법인세 환급금, 감독분담금, 예금보험공사 계정 등을 합해 약 1000억원을 마련할 계획이다. 단, 저축은행 피해자들은 피해보상기금이 만들어진 뒤 6개월 이내에 보상을 신청해야 한다. 또 부정한 방법으로 보상금을 받거나 알선한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받게 된다. 금융계는 이번 법안에 대해 예금자 보호의 근간을 흔드는 전형적인 포퓰리즘 법안이라고 비난했다. 특히 2008년 9월 이전에 저축은행 영업정지로 피해를 본 사람들과 형평성이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법 시행 이후 저축은행의 영업정지가 더 있을 경우 예금자 보호 한도를 적용할 명분이 없다는 비난도 있었다. 금융 당국 관계자는 저축은행의 부실을 키우는 꼴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카드 수수료율 인하안’도 의결 한편 영세 가맹점의 신용카드 수수료율을 우대하는 여신전문금융업법 개정안도 의결됐다. 신용카드사가 수수료율을 정할 때 정당한 이유 없이 가맹점별로 수수료율을 차별하지 못한다는 내용이다. 가맹점별 세부 기준은 금융위원회가 정하게 된다. 김석동 금융위원장은 “영세 카드 가맹점의 수수료율을 금융위원회가 정하는 것은 카드사가 공기업이 아니므로 시장원리에 맞지 않고, 원가 분석도 불가능해 집행이 불가능하다.”고 국회에서 발언했으나 원안대로 의결됐다. 개정안이 이달 임시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 현재 전체 가맹점의 신용카드 평균 수수료율은 2%대인데 자영업계의 요구대로 1.5~1.8% 수준으로 낮아지게 된다. 금융위는 여신금융협회의 수수료 관련 연구 용역 결과가 이달 말 나오는 대로 공청회 등을 통해 세부 기준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 “약사법 2월 개정 불발땐 공천배제 운동”

    “약사법 2월 개정 불발땐 공천배제 운동”

    시민단체들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의 이른바 ‘상비약 슈퍼 판매’ 법안에 대한 미온적인 대응과 관련해 들고일어났다. 소비자시민모임 등 시민단체들이 구성한 ‘가정상비약 약국 외 판매를 위한 시민연대’는 8일 서울 중구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복지위가 7일 전체회의를 열고도 감기약 등 상비약의 약국 외 판매를 담은 약사법 개정안에 대한 법안심사소위원회 일정도 잡지 않고 폐회한 것을 강도 높게 비난했다. 또 “개정안이 2월 임시국회에서 처리되지 않으면 복지위 위원장인 이재선 자유선진당 의원 등을 비롯한 복지위 소속 의원들에 대해 공천 배제 운동을 펴겠다.”고 밝혔다. 조중근 상임공동대표는 “여론의 따가운 눈총을 의식해 마지못해 복지위 회의에 올렸지만 법안 소위 일정도 잡지 않고 폐회했다.”면서 “일단 상정만 하고 끝내려는 것은 가정상비약 약국 외 판매를 염원하는 국민을 기만하고 우롱하는 처사”라고 비판했다. 시민연대는 임시국회에서 법안이 통과되지 못할 경우 1차 책임이 있는 위원장인 이 의원, 간사인 신상진 새누리당 의원·주승용 민주통합당 의원을 공천에서 배제토록 각 당에 강력히 요구하겠다.”면서 “상황에 따라 추가적인 공천 배제 의원 명단도 공개하겠다.”고 말했다. 최옥주 부산시민연대 상임공동대표는 “약국 외 판매를 찬성하는 92% 국민의 바람을 무시하고 약사들 표만 생각하는 정략적인 국회의원들은 국민의 준엄한 심판을 받아야 한다.”면서 “국민의 갈망을 저버리는 국회의원을 용서하지 말자.”고 주장했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사감위 불법도박 감시센터 사업자에 ‘치유 부담금’ 징수

    사감위 불법도박 감시센터 사업자에 ‘치유 부담금’ 징수

    경마, 카지노 등 사행산업 사업자는 올해부터 순매출액의 0.5% 내에서 ‘도박중독예방 치유 부담금’을 내야 하고, 재단법인 ‘도박문제관리센터’가 설립돼 연 300억원 이상 규모의 부담금을 관리·운용하며 도박중독 치유 업무를 총괄하게 된다. 또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사감위)에 올 하반기 불법 도박 감시·신고센터를 설립해 불법 도박에 대한 감시·감독권한을 강화하게 되며, 국내총생산(GDP) 대비 현재 0.606%인 사행산업 매출액을 올해 0.593%, 2013년까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수준인 0.58% 이하 수준으로 낮춰 가기로 했다. 정부는 이 같은 내용의 ‘도박중독 및 불법도박 줄이기 종합대책’을 마련, 오는 10일 국가정책조정회의를 거쳐 발표한다. 김황식 국무총리 주재로 열리는 국가정책조정회의에는 문화체육관광부, 기획재정부, 농림수산식품부 등 관계 부처 장관들이 참석한다. 관련 부처들은 이날 결정된 내용을 시행·집행하기 위해 시행령을 마련하는 등 후속 조치에 들어간다. 사행산업 사업자의 치유 부담금 의무 부과 등의 내용을 담은 사감위 개정법은 16일 임시국회에서 통과시켜 하반기부터 시행할 계획이다. 국회 법사위에 계류 중인 이 법안은 여야 공감대 속에 이번 임시국회에서의 처리가 확실시된다. 사행산업 사업자는 지난해 26억원 등 해마다 20억원 남짓한 분담금을 내왔으나, 올해부터는 법적 부담금을 내게 됐다. 당초 사감위법 개정안은 불법도박에 대한 자료제출 및 관계자 출두 및 의견진술 요구권 등을 포함한 단속권한을 갖도록 하려 했으나 사법권 고유업무를 침해를 우려하는 법무부의 반대로 사감위가 감시·감독 권한을 강화하는 선에서 조정하게 되는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현재 불법도박의 규모는 합법적인 사행산업의 3배 규모가 넘는 55조~56조원쯤으로 추정된다. 사행산업 이용자는 2002년 2400만명에서 2010년 3900만명으로, 매출액은 2011년 17조 3000억원 규모로 빠르게 증가해 왔다. 우리나라의 도박중독 유병률은 6.1%로 영국(1.9%), 호주(2.4%) 등 다른 나라에 비해 2~3배 높다. 국무총리 소속 사감위의 김욱환 기획총괄팀장은 종합대책 마련 및 사감위법 개정 등과 관련, “사행산업 사업자들의 사회적 책임을 제도화하고, 사행산업 이용자에 대한 보호를 강화하겠다는 뜻이 담겨 있다. 범정부 차원에서 이에 대한 의지를 밝힌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종합대책은 사행산업 전체 매출액 등 총량 규제를 법에 근거해 보다 구체적으로 할 수 있도록 했으며 사감위 감독 대상에 소싸움도 포함시켰다. 지난해 9월부터 시행된 소싸움은 합법적 사행산업이지만 공공기관의 감시·통제가 이뤄지지 않았다. 사감위는 카지노, 경마, 경륜, 경정, 복권, 체육진흥투표권(스포츠 토토) 등 6개 사행산업에 대해서만 감독해 왔다.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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