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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열린세상] 인간의 얼굴을 한 공동체/김정기 한양대 교수·언론정보대학원장

    [열린세상] 인간의 얼굴을 한 공동체/김정기 한양대 교수·언론정보대학원장

    고향의 후배가 전화를 걸어 왔다. 친구 아들이 수강한 과목에서 받은 낮은 학점 때문이었다. 담당 교수에게 점수에 대해 문의했는데 시원한 설명 대신 핀잔을 받은 모양이다. 실망한 새내기 신입생인 아이가 교수에 대한 불신감을 토로했고, 질풍노도의 시기를 겪는 민감한 자식 아이가 교육 무용론에라도 빠질까봐 친구의 걱정이 크다는 것이다. 그래서 대부분 대학은 학점에 대한 문의와 정정하는 제도를 마련하고 있으니 근거 자료를 가지고 담당 교수에게 겸손하게 설명하고 필요하면 적극 주장해도 된다고 일러주었다. 그러나 포기했다는 후문이다. 여러 추정이 가능하지만 그냥 감수하기로 판단한 모양이다. 근래 갑(甲)과 을(乙), 강자(强者)와 약자(弱者)의 문제가 우리 사회를 뜨겁게 달구었다. 본사의 물량 밀어내기로 대리점이 파산에 이르렀고, 목숨을 던지며 부당함을 알린 가장의 비극이 사회를 울렸다. 빠듯하더라도 자녀를 공부시키고 늙은 부모와 함께 살 수 있게 만든 골목 상권의 붕괴로 단란한 가정이 해체되는 것을 보며 야만의 얼굴을 한 시장에 분노감이 커졌다. 약자의 수난이 시장에 한정되는 것은 아니다. 암수술로 죽게 된 남편을 병원으로 보내서 치료 한번만 받게 해달라는 아내의 애간장 끊는 울부짖음에 꿈쩍도 않는 교도소 관계자는 “형집행 정지가 그렇게 쉽게 되는 게 아니다”라고 답했다. 그러나 꿈 많은 청춘의 여대생을 살인 교사한 무기징역수 윤모 여인은 2007년부터 병원 특실 생활과 외출로 도합 4년을 교도소 밖에서 지냈다. 돈이 많다는 이유로 강자가 된 그 여인이 애용한, 그 어렵다는 형집행 정지는 또 다른 강자인 의사·검사·변호사의 방조 없이는 이루어지기 어렵다(SBS, 그것이 알고 싶다, 2013년 5월 25일). 약자를 보호하려는 이른바 을을 위한 입법이 본격적으로 시도되고 있는 건 다행이다. 지난 2일 임시국회에서 ‘금융기관이 임차인에게 보증금을 우선 면제한 후 임대인으로부터 상환’ ‘대기업의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 방지’ ‘가맹점에 대한 매장 리뉴얼 강요 등 불합리한 계약 방지’ 등의 내용이 담긴 법안이 통과되었다. 입법의 폭과 깊이를 넓히는 일과 함께 이미 시행 중인 조치에 대한 보완도 필요하다. 2006년에 도입된 여성고용 우대 조치의 경우 2010년의 조사에 따르면 1000명 이상을 고용하고 있는 회사의 51%인 335개 회사, 500~999명을 고용하고 있는 회사의 55.9%인 513개 회사에서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여성고용인과 여성관리자의 비율도 모두 10%대로 여전히 매우 낮다. 약자에 대한 법적 보호조치의 전형인 미국의 소수인종보호조치(affirmative action)는 고용, 교육, 비즈니스 분야에서 역사적으로 차별을 받아 온 소수 인종과 여성을 우대하는 적극적인 선택성을 포함한다. 이 조치가 순탄하게 탄생하고 성장해온 건 아니다. 유색인종을 백인과 분리하고 권리를 제한하는 짐 크로 법에 대항하여 남북전쟁, 흑인노예해방, 흑인인권운동, 시민권운동 등 오랜 세월 동안 피와 땀, 논쟁과 소송의 혹독한 과정을 겪어야 했다. 상원에서 54일간의 필러버스터를 거쳐 1964년 6월 19일 존슨 대통령의 사인으로 소수인종의 평등권을 보장하는 시민권 법안(Civil Rights Act)이 효력을 발생하게 된 것이다. 그러나 아직도 이 조치에 대한 찬반 논쟁과 실제 적용을 둘러싼 법적 다툼은 현재진행형으로 되풀이되고 있다. 거대 자본을 앞세워 나만 잘 먹고 잘 살겠다는 강자 독식에 희생되는 을의 수난은 멈추어져야 한다. 강자의 편법으로 인한 을의 눈물과 분노를 어루만지는 인간의 얼굴을 한 공동체를 만들어야 한다. 강자의 탐욕에 의한 약자의 파산을 경쟁과 효율의 시장논리로 강변하지 말자. 사람의 본질과 가치를 소중하게 여기는 공동체의식, 이념의 도그마에 물들지 않은 균형잡힌 역사의식, 물신(物神)주의에 함몰되지 않는 인간애에 토대하는 대한민국 표 약자 보호 공동체철학이 필요하다.
  • 安, 존재감 부각-재·보선 勢 규합 두 토끼 잡기

    安, 존재감 부각-재·보선 勢 규합 두 토끼 잡기

    국회 입성 후 첫 임시국회를 마친 안철수 무소속 의원의 고민이 깊다. 국가정보원 국정조사 및 서해 북방한계선(NLL) 공방 정국에서 존재감을 드러내기가 녹록지 않았다. 안 의원의 싱크탱크 격인 ‘정책네트워크 내일’이 8일 토론회 주제를 ‘국가정보원 개혁’으로 선정한 것도 이런 고민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국정원 개혁을 정치 개혁과 새 정치로 연결시키며 주도권을 찾아보려 하고 있다. 지난 6일 경남 창원에서 연 지역 세미나에서 안 의원은 여야가 2007년 남북정상회담 회의록을 열람키로 한 것과 관련, “정보기관의 월권과 잘못을 지적해야 할 국회가 위법을 의결하고 잘못을 추인했다”면서 여야를 싸잡아 비판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안 의원이 자신만의 의제를 만들지 못하고 여야 이슈에 끌려가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야권의 한 인사는 “안 의원이 임시국회 동안 기대했던 만큼 이렇다 할 성과를 내놓지 못했다”면서 “을 지키기나 진주의료원 등의 해법에 대해서도 민주당을 뒤따라가는 형국에 불과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안 의원 입장에서는 이슈에 끌려가는 모습으로 보일 수 있다는 위험에도 불구하고 국정원 문제를 외면할 수 없다는 딜레마가 있다”면서 “이는 제3세력의 한계이기도 하다”고 지적했다. 안 의원 측 내부적으로는 10월 재·보궐 선거를 앞두고 ‘출구 찾기’도 최대 고민이다. 10월 재·보선 지역이 예상보다 크게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는 데다 후보로 나설 인재 찾기도 쉽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이다. 안 의원이 직접 지난 5월 안철수 세력의 10월 재·보궐 선거 출마를 밝힌 것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안 의원 측 관계자는 7일 “좋은 사람을 찾는 게 쉽지 않다”면서 “안 의원이 앞으로 성공할지는 10월 선거에 달렸다. 이때 성공하지 못하면 상당히 어렵다고 본다”고 말했다. 안 의원도 지난 5일 대전 지역 세미나에서 “힘이 부족하다는 것을 절실히 느낀다”고 토로하며 “대안 세력을 만들어야 한다. 힘을 모아 좋은 분들을 더 많이 정치권에 진출시키고 국민의 목소리를 제대로 대변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재구성 양상 띠는 여야 정치지형 분석

    ■與, 투톱 리더십 조율 과제 6월 임시국회에서 새누리당은 황우여 대표와 최경환 원내대표 간의 견해 차를 노정했다. 두 사람은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공개, 진주의료원 폐업 등 현안마다 사사건건 부딪쳤다. 국정원 대화록 공개 국면에서 황 대표는 공개 반대, 최 원내대표는 전면 공개를 주장했다. 진주의료원 폐업 사태 때 최 원내대표는 폐업반대를 외쳤지만 황 대표는 지자체 고유권한이라며 논의를 유보했다. 둘 다 모두 조용하고 내세우지 않는 스타일인지라 갈등으로 표출되지 않았을 뿐 이런저런 일에 미묘한 분위기가 종종 연출될 수밖에 없었다. 양 대표의 불협화음으로 인해 ‘당 지도부가 하는 일을 알려 하지 말라’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정도였다. 황 대표 체제는 지난 몇해간 한나라당·새누리당에 전례없이 긴 리더십이다. 지난 6월 들어 집권 2기를 맞으며 ‘장기 순항 중’이다. 새누리당은 한나라당 시절인 2008년 퇴임한 강재섭 대표 이후 2년 임기를 채운 당 대표가 전무하다. 황 대표는 앞서 중도하차했던 정몽준·안상수·홍준표 대표를 반면교사 삼아 ‘조용한’ 행보를 지향해왔다. 그러면서도 ‘어당팔’(어수룩해 보여도 당수가 8단)이란 별명처럼, 고공 플레이를 통해 청와대와 의견을 조율하며 현안에 대처하는 등 중진의 면모를 보여줬다. 이런 가운데 박근혜 정권의 최대 실세로 꼽히는 최경환 의원이 원내 사령탑을 맡았다. 그는 강한 여당을 외쳤지만, 휘두르지는 않았다. 지식경제부 장관 출신으로 실무형인데다 소통부재 논란을 딛고 8표차로 당선된 만큼 그동안 당내 소통에 치중한 측면도 컸다. 당내 초선의원 모임인 ‘초정회’ 등 각종 모임을 꾸준히 찾아다니면서 당내 의견을 조율하는 데 시간을 많이 할애했다. 민주당 전병헌 원내대표와도 수시로 소주잔을 기울이는 등 대야 스킨십도 넓혔다. 다만 그런 과정에서 정작 당 대표와는 소통이 안 됐고, 황 대표 역시 당내 고공 플레이에는 소홀하는 등 서로 한계를 드러냈다. 범친박계로 당권을 장악한 황 대표로서는 친박 핵심 실세인 최 원내대표를 비롯한 새 원내 지도부가 부담스러웠을 수 있다. 두 사람의 성격상 일단 드러난 문제는 어떻게든 해소하고 지나갈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당내 투톱의 알력 때문에 정부 초반 ‘강한 여당’을 만들기에 실패했다는 평가는 서로에게 짐이다. 7·8월 정상회담 대화록 국회 열람이나 국정원 댓글 의혹 국정조사 등 휘발성 높은 사안을 놓고 두 사람이 어떤 합일 행보를 보일지 주목된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野, 친노·신주류 역전 기류 국가정보원 정치개입 의혹을 둘러싼 논란과 서해 북방한계선(NLL) 공방이 민주당의 정치지형에 변화를 촉진하고 있다. 친노무현(친노)계의 복귀와 신주류의 존재감 약화로 요약된다. 지난해 대선패배와 5·4전당대회 이후 정치적 공간이 줄어들었던 친노가 국정원 논란에서 주도적 역할을 하면서 목소리를 다시 높이고 있는 것이다. 문재인 의원을 구심점으로 친노가 재결집하고 있어 당 안팎에서는 친노가 ‘친문재인계’로 재편된다는 분석까지 나온다. 김한길 대표의 신주류의 비중은 상대적으로 줄어드는 모양새다. 문 의원은 지난달 김 대표가 ‘선(先) 국조-후(後) 회의록 공개’ 방침을 발표한 뒤 몇 시간 만에 ‘전제조건 없는 회의록 원본 전면공개’를 주장해 김 대표를 머쓱하게 만들었다. 또 지난달 29일 김 대표와 만난 자리에서 별다른 언급 없이 “내일 기자회견을 하겠다”고 일방 통보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 날 노무현 전 대통령의 NLL포기 발언이 확인되면 ‘정계를 은퇴하겠다’는 문 의원의 발표에 김 대표 측은 적잖이 당황했다고 한다. 이처럼 문 의원과 친노의 일련의 주도적인 움직임을 통해 정치 공간을 빠르게 회복하고는 있지만, 당내 주도권까지 가져가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우선 친노의 분화 가능성 때문이다. 친노의 또 다른 아이콘인 안희정 충남도지사는 ‘회의록 원본 공개 반대’를 주장하며 문 의원과는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친문과 친안(친 안희정)으로의 분화 가능성이 제기된다. 또 잠룡들과 거물급 정치인들도 10월 재·보궐선거와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대거 복귀한다. 다음 달에는 독일 체류 중인 손학규 상임고문이, 9월에는 김두관 전 경남지사도 귀국한다. 여기에 지방선거 재선을 목표로 하고 있는 박원순 서울시장, 안 충남지사, 송영길 인천시장과 정동영·정세균 상임고문도 활동반경을 넓히고 있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4일 “지금은 문 의원이 대선 후보였다는 프리미엄을 가지고 있지만 차기 후보군들이 본격적으로 활동하면 잠룡 가운데 한 명이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당내 이 같은 경계심을 의식해서인지 문 의원 측도 “진실을 밝혀야 한다는 사명감 때문에 공방에 나서고 있을 뿐”이라며 일련의 행동이 친노의 복귀로 비쳐지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김한길 대표와 전병헌 원내대표 등 새 지도부는 대여 투쟁과는 별도로 주도권을 유지할 목적으로 당 개혁과 정책 수립 등에 주력하려 하고 있다. 김효섭 기자 newworld@seoul.co.kr
  • 여야, 과학벨트 놓고 충청민심 잡기 경쟁

    여야, 과학벨트 놓고 충청민심 잡기 경쟁

    새누리당과 민주당이 4일 동시에 대전시에서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충청권 최대 현안인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사업 수정안을 놓고 공방을 벌였다. 새누리당은 수정된 과학벨트사업 지원을, 민주당은 원안 사수를 주장했다. 여야가 임시국회가 끝나자마자 대전으로 간 것은 충청권이 내년 6·4지방선거 승패는 물론 2016년 총선과 이후 대선 승부의 열쇠를 쥐고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인 것 같다. 과학벨트 수정안은 거점지구의 핵심 시설인 기초과학연구원(IBS)을 대전 유성구 둔곡·신동 지구가 아닌 기존의 엑스포과학공원에 입주시키는 내용이 골자다.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는 유성구 한국전자통신연구원에서 개최한 최고위원회의에서 “과학벨트는 미래에 대한 투자이니 국민이 한마음으로 지원하고 집권여당으로서 최선을 다해 뒷받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전 대덕이 지역구인 박성효 의원은 “수정안이 빈껍데기”라는 민주당을 의식, “야당이 이것을 정쟁 요소로 몰고 갈 우려가 있다”면서 과학벨트에 대한 당과 정부의 가시적인 노력을 주문했다. 대전 동구 출신 이장우 의원 등 다른 참석자들도 민주당을 공격했다. 김한길 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지도부는 대전시 동구 삼성동에 있는 민주당 대전시당에서 ‘과학벨트 원안 추진을 위한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과학벨트 수정안을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며 쟁점화를 시도했다. 김 대표는 “정부와 대전시가 (3일) 내놓은 과학벨트 수정안은 제2의 세종시 수정안이나 다름없다. 민주당은 과학벨트 원안 사수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강조했다. 장병완 정책위의장은 “수정안은 기능지구가 기능을 상실하도록 만들었고, 이 경우 일개 과학 단지로 전락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양승조 최고위원은 “수정안은 청원군·세종시·천안시와 연계되는 기능지구 역할을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며 정부여당을 비판했다. 새누리당과 민주당은 당분간 국회에서는 국정원 대선개입 국정조사에서 진실 가리기 공방을 펼치면서, 민생현장에서는 민심 잡기 경쟁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이춘규 선임기자 taein@seoul.co.kr
  • 여야 “싸우면서 일한 6월국회” 자평… 단합모드로

    여야가 6월 임시국회를 끝내더니 ‘우애’를 과시하고 있다. 새누리당과 민주당 원내지도부는 지난 2일 본회의 산회 직후 서울 여의도 국회 건너편 설렁탕집에서 저녁 회동을 갖고 폭탄주 러브샷과 덕담을 나눴다. 새누리당 최경환, 민주당 전병헌 원내대표와 새누리당 윤상현, 민주당 정성호 원내수석부대표, 운영위 소속 의원 등 10여명이 함께했다. 우연히 같은 식당을 찾은 김한길 민주당 대표까지 합류했고 김 대표가 밥값을 냈다. 2차는 근처 호프집으로 옮겨 이어졌고 새누리당이 계산을 했다. 공공의료원, 국가정보원 대선 개입 의혹 국정조사가 끝나는 다음 달에는 등산을 함께 가기로 즉석에서 의기투합까지 했다고 한다. 여야 원내지도부는 6월의 성과에 상당히 흡족해하는 분위기다. 각각 새 원내지도부 출범 이후 데뷔 무대인 6월 국회는 국정원 댓글 사건 의혹 국정조사,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공개 등으로 여러 차례 파행 위기를 겪었다. 그런 가운데서도 본회의를 열고 법안을 처리한 데 대해 스스로들 높이 평가하고 있다. 최 원내대표는 3일 회의에서 “233건의 법안 처리로 역대 임시국회 가운데 가장 많은 법안을 처리했다”고 ‘실적’을 내세웠다. 전 원내대표도 기자간담회를 열고 “앞으로 비상상황이 아니라면 일하면서 싸우고 싸우면서 일한다는 원칙을 지키겠다”고 강조했다. 다만 새누리당에서는 이날 황우여 대표가 “우리가 계획한 것만큼의 성과는 내지 못했다고 자성한다”며 반성을 앞세워 묘한 분위기가 형성됐다. “111건의 법안을 제·개정할 예정이었는데 아직 65건이 미제로 남아 있다. 심도 있는 논의를 위해 최선을 다해야겠다”며 법안 미처리를 부각시킨 것이다. ‘뼈 있는 말’을 놓고 당내에서는 황 대표와 최 원내대표 사이에 그간 쌓였던 불만이 불거진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둘은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공개 문제로 야당과의 대치 등에 대한 의견이 달라 내심 서로 불편해하는 모습을 여러 차례 보였다. 우회적 대처를 강조한 황 대표와 정면돌파를 선택한 최 원내대표 사이에 전략의 괴리가 있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무상보육 지원 확대 국회 처리를”

    “무상보육 지원 확대 국회 처리를”

    박원순 서울시장과 송영길 인천시장, 김문수 경기도지사 등 수도권 시도지사들이 무상보육사업의 국비지원 확대 등을 국회에 재차 촉구했다. 이들은 2일 오전 국회 앞 여의도 렉싱턴호텔에서 전병헌 민주당 원내대표와 조찬회동을 갖고 지난달 19일 작성한 ‘참된 지방자치 발전을 위한 서울·인천시·경기도 공동합의문’을 전달하고 협조를 당부했다. 이 자리에서 박 서울시장과 송 인천시장은 “지방재정에 큰 부담이 되고 있는 영·유아 보육비의 국가 분담비율을 높여야 한다”며 영·유아보육법 개정안의 조속한 국회처리를 당부했다. 김 지사도 “심각한 지방재정문제는 특정 정당이나 지방만의 문제라 할 수 없다”면서 “보육예산은 국가적이고 국민적인 큰 문제로 받아들여 국회가 조속히 해결해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전 민주당 원내대표는 “생색은 중앙정부가 내고 모든 책임은 지방정부에 떠넘기는 무책임한 행정을 해서는 안 된다”면서 “여야가 1년간 논의해 합의한 것인 만큼 영·유아 보육법의 조속한 처리에 매진할 것이다“고 화답했다. 앞서 수도권 시·도지사 3명은 지난달 19일 국회와 정부를 상대로 영·유아보육법 개정안을 6월 임시국회에서 반드시 통과시켜달라는 내용의 합의문을 공동으로 발표했으나, 임시국회 통과가 무산됐다.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6월 국회 ‘일하는 국회’ 체면은 세웠다

    6월 국회 ‘일하는 국회’ 체면은 세웠다

    6월 임시국회에서 주요 경제민주화 법안과 의원 특권 내려놓기 법안을 처리하는 등 여야가 ‘일하는 국회’ 체면은 세운 모양새다. 6월 임시국회 회기 마지막 날인 2일 본회의에서 98건의 법안 및 의안을 처리하고 국가정보원 댓글 의혹 사건 진상 규명을 위한 국정조사계획서를 승인했다. 대표적인 쇄신법안으로 꼽혔던 의원 겸직·영리업무 금지, 국회 폭력에 대한 피선거권 박탈, 의원연금 폐지 등 일명 ‘특권 내려놓기 3종’ 법안은 본회의 문턱을 넘었다. 전날 법사위에서 막판 보류됐던 특정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에 관한 법(FIU법) 개정안은 이날 뒤늦게 법사위를 통과해 본회의에서 처리됐다. 이 법은 지하경제 양성화를 위해 금융정보분석원(FIU)의 금융거래정보를 국세청에 제공할 때 이를 당사자에게 통보하도록 했다.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주택임대차보호법 처리로 앞으로 모든 상가건물 세입자에게 5년간 계약갱신청구권이 주어지고 재건축을 이유로 상가 건물주가 세입자를 강제로 쫓아낼 수 없게 된다. 또 임차인이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면 금융기관이 임차인에게 우선 변제하고, 추후 임대인으로부터 이를 상환받을 수 있게 된다. 그러나 민주당이 요구한 전월세 상한제 도입, 임차인 계약갱신청구권 신설은 이번에 국회 처리가 무산됐다. 영유아 보육료·양육수당 등 무상보육 예산에 대한 국고보조금 비율을 상향조정하는 영유아보육법 개정안은 전날 법사위 처리가 무산되면서 9월 정기국회로 넘어갔다. 프랜차이즈법은 가맹본부가 예상매출액을 부풀리기 하더라도 처벌하지 못했던 현행법의 맹점을 시정한 것으로, 앞으로 매출 부풀리기 행태를 저지르면 가맹본부의 허위·과장광고 혐의로 형사 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 경제민주화 입법은 일정부분 결실을 이뤘지만 재계 반발과 속도조절론 속에 기대보다 못 미치는 수준에서 입법화되는 데 그쳤다. 일감 몰아주기 규제법안이 대표적이다. 규제대상이 모든 계열사에서 총수일가가 일정 지분을 보유한 계열사로 축소되고 ‘총수일가 지분 30% 룰’이 삭제되는 등 재계 입장이 상당 부분 관철되면서 당초 정부안보다 규제 수위가 대폭 후퇴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박 대통령 대선 공약인 ‘신규 순환출자 제한’을 위한 공정거래법 개정안,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강화하는 금융회사지배구조법 개정안 등은 상임위에서 제대로 논의되지 못했다. 이른바 ‘남양유업 방지법’인 대리점 거래 공정화법 개정안도 9월 정기국회로 넘어갔다. 대리점의 밀어내기 기준, 대리점 범위 등을 놓고 정무위에서 결론을 내지 못한 탓이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ICT법·특권 내려놓기법 법사위 통과

    박근혜 정부의 ‘창조경제’를 뒷받침하는 핵심 법안을 비롯한 여야 중점 법안 상당수가 1일 본회의에 상정됐다. 국회 법제사법위는 이날 전체회의에서 113건의 법안에 대한 심사 끝에 111건을 가결 처리했다. 특히 새누리당이 당력을 집중한 ‘정보통신 진흥 및 융합 활성화 등에 관한 특별법’은 이날 숙려기간 5일이 지나지 않았다는 이유로 심의 안건에는 빠져 있었으나, 여야 간사 간 합의에 따라 추가로 상정돼 통과됐다. 박영선 법사위원장이 이날 전체회의 모두발언에서 “여야 원내대표 간 합의했다는 법안이 어떻게 합의했는지 정리돼 (나에게) 전달된 적도 없고, 파악해 보면 사람마다 모두 말이 달랐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면서 여야 원내대표가 합의한 ICT법 처리에 제동이 걸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이 밖에 대기업의 부당 내부거래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는 내용의 ‘일감 몰아주기 규제법’, 편의점 등 가맹점주의 권익을 보장하기 위한 ‘프랜차이즈법’, 산업 자본의 은행지분 보유 한도를 현행 9%에서 4%로 제한하는 내용의 ‘금산분리 강화법’ 등 주요 경제민주화 법안도 법사위를 통과했다. 의원의 겸직금지와 의원연금 폐지안을 담은 ‘의원 특권 내려놓기’ 법안도 6월 임시국회 막차를 탔다. 그러나 박근혜 정부가 지하경제 양성화를 위해 추진해 온 ‘금융정보분석원법’(FIU법)은 또다시 제동이 걸렸다. 법사위는 2일 본회의에 앞서 법사위를 열어 FIU법을 처리한다는 방침이지만 민주당의 반대가 거센 상황이라 공을 넘겨받은 여야 원내대표단이 입장을 정리할 수 있을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野 “7월 임시국회 열자”… 與 “안돼”

    여야가 7월 임시국회를 열지 말지를 놓고 티격태격하고 있다. 민주당은 1일 7월 국회 개원을 공식 요구하고 나섰다. “새누리당의 2007년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사전 유출 의혹에 대한 청문회를 실시해야 한다”는 것이 주된 이유로 보인다. 또 6월 국회의 민생법안 처리 성적이 지지부진하다는 점도 ‘7월 국회’를 주장하는 근거가 되고 있다. 전병헌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6월 국회에서) ‘을’(乙)의 눈물을 닦아주는 국회를 천명했지만 아쉬운 부분이 많다”면서 “민생과 민주주의 수호를 위해 7월 국회를 열 필요가 있다”며 새누리당에 협의를 요청했다. 이어 “회의록 유출 문제로 광화문에서 촛불집회가 계속되고 있다”면서 “국회는 문제를 제기하는 것을 넘어서 문제를 해결하는 곳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철수 무소속 의원도 민주당에 힘을 실었다. 안 의원은 이날 낸 보도자료에서 “2일 본회의로 국회가 마무리되면 민생법안과 을(乙) 지키기 숙제는 9월 정기국회로 밀리게 된다”면서 “정치적 대립과 할 일을 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라며 7월 국회 개최를 요구했다. 새누리당은 이 같은 야권의 주장을 ‘정치적 제스처’라고 보고 있다. 민주당이 국회 본회의장 공사로 7월 국회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새누리당이 회의록 사전 입수 논란을 숨기려는 의도가 있는 것처럼 보이기 위한 ‘여론전’을 펼치고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본회의를 열어야 할 일이 있는 것도 아니고 다루어야 할 일은 상임위에서 충분히 다루고 있는 중”이라는 반응이다. 최경환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공공의료 정상화를 위한 국정조사가 진행 중이고 국정원 댓글 사건도 여야 합의로 국정조사 계획서 의결을 앞둔 상황”이라면서 “물리적으로 7월 국회를 열기도 어렵고, 사리에 맞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민생과 동떨어진 정쟁을 위한 국회인 만큼 국민도 순수한 마음으로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사설] 여야 언제까지 소모적 NLL 논란인가

    2007년 남북 정상회담 대화록을 놓고 여야 간 공방이 점입가경이다. 6월 임시국회 내내 국가정보원 댓글 사건에 이은 국가정보원의 대화록 공개로 이전투구를 벌인 것도 모자라 국가기록원 원본의 공개 여부를 둘러싸고 또다시 논란을 벌이고 있다. 야당의 장외투쟁으로까지 이어진 서해 북방한계선(NLL) 공방을 둘러싼 정치권의 혼란은 이젠 더 이상 눈뜨고 보기 어려울 정도다. 민생을 먼저 돌보겠다는 다짐이 빈말이 안 되도록 여야는 대화록 사전유출 의혹을 규명하는 선에서 소모적인 NLL 논쟁을 마무리하길 바란다. 국정원이 2007년 노무현-김정일 남북 정상회담 대화록을 공개하면서 촉발된 NLL 공방은 문재인 민주당 의원이 그제 “노 전 대통령의 NLL 포기 발언이 사실로 드러나면 정계를 은퇴하겠다”면서 국가기록원의 대화록 열람을 제안하면서 다시 점화됐다. 그러자 새누리당은 민주당의 ‘열람’ 요구에 한 술 더 떠 ‘공개’로 맞불을 놓았다. 윤상현 원내수석부대표는 “열람만 하고 내용을 말하지 못하면 논란이 증폭되니 대통령 기록물로 지정된 정상회담의 음원과 녹취록 등도 공개하자”고 했다. 그간의 싸움에도 성이 안 차 이제 제2 라운드 정쟁을 벌이자는 여야를 보니 한심하기만 하다. 대통령 기록물관리법에는 재적의원 3분의2 찬성이 있어야 대통령 기록물을 열람할 수 있다. 이때도 열람은 제한적으로 가능하지만 공개는 못한다. 그러니 실제 여야 간 합의가 이뤄져도 국가기록원의 대화록 공개는 사실상 어렵다는 얘기다. 그런데도 여야는 마치 말만 하면 대화록 공개가 가능한 양 당리당략에서 못 벗어난 채 제 주장만 앞세우니 국민들을 기만하는 것 아닌가. 더구나 민주당에서는 박지원 전 원내대표나 안희정 충남지사가 “공개를 반대한다”며 당 지도부와도 엇박자다. 여야가 6월 임시국회 내내 NLL 공방 등으로 날을 지새우면서 여론은 여와 야 모두에 등을 돌리고 있다. 여야 공히 정당 지지율이 떨어졌다는 것이 이를 방증한다. ‘국민행복’(새누리당), ‘을(乙) 지키기’(민주당) 등을 외치면 뭐하나. 실제 관련 민생 법안이나 경제 민주화법 챙기기에 나몰라라 한 데는 여야가 따로 없었다. 대선 공약 민생입법 처리도 51개 중 9개만 처리했고, 을 지키기 입법도 35개 중 고작 3개만 통과됐다. 민주당은 어제 7월 국회 개원을 주장했다. 민생법안은 소홀히 다루면서 다시 정치 공세의 장을 열겠다는 속내가 아니길 바란다. 민생법안 처리를 위해서는 국회를 열어야 한다. 하지만 똑같은 NLL 대화록을 놓고도 실체적 진실을 떠나 아전인수 격으로 해석하면서 싸움을 벌여온 여야가 아닌가. 7월 한달 또 대화록 정쟁에만 올인해 무더위에 지친 국민들을 속터지게 해서는 결코 안 될 것이다.
  • ‘거래절벽’ 세율 손보면 살아날까

    ‘거래절벽’ 세율 손보면 살아날까

    주택시장에 기어이 ‘거래 절벽’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4·1부동산대책’ 가운데 거래 활성화 차원의 임시조치였던 취득세 감면 시기가 30일로 종료된 데다 후속조치 역시 국회에서 발목이 잡혔기 때문이다. 반짝 대책으로 끝나면서 정책의 신뢰성 추락과 시장 혼선으로 내성만 키웠다는 지적이 나온다. 여기에 계절적 수요 감소까지 겹치면서 하반기 주택시장은 다시 침체로 빠져들 것이라는 우려를 낳고 있다. 주택시장을 위축시키는 가장 큰 요인은 취득세 감면조치 종료. 집값이 큰 폭으로 오르지 않고 제자리를 맴돌 시기에는 세제 감면이 거래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4~6월 거래가 반짝 증가한 것도 취득세 감면 혜택을 노린 거래로 분석된다. 과거 일정 기간 취득세를 감면했을 때에도 거래가 크게 증가하는 현상은 뚜렷하게 나타났었다. 정부도 취득세 감면 효과를 부정하지 않는다. 하지만 일시적인 연장은 하지 않기로 했다. 대신 취득세를 비롯한 부동산 관련 세제를 땜질 방식으로 주물럭거릴 게 아니라 전반적으로 손을 보면서 법제화할 계획이다. 지방세 확보와 직결된 만큼 취득세는 낮추고 대신에 지방세 부족을 벌충하기 위해 재산세를 현실화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정부와 여당은 이르면 이달부터 취득세 세율 자체를 낮추는 지방세법 개편작업을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하루아침에 이뤄질 수 있는 사안은 아니다. 정부부처 간 이해관계가 얽혀 있고 법에 손대기 위해서는 국회를 통과해야 한다. 4·1대책 가운데 하나인 리모델링 수직 증축 허용에 따른 거래 활성화 효과도 물거품이 됐다. 주택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발목이 잡혔기 때문이다. 정부는 6월 임시국회에서 주택법 개정안이 통과되면 하위 법령 정비와 준비를 거쳐 내년부터 허용할 방침이었다. 정부는 8월 임시국회나 9월 정기국회 통과를 기대하고 있다. 리모델링 수직 증축을 허용한다고 당장 사업이 활성화되고 거래가 증가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거래 증가와 가격 회복 효과는 무시할 수 없다. 특히 재건축 사업이 사실상 막힌 현실에서 뚜렷한 대안이 없기 때문에 분당 등 1기 신도시에서는 주택시장 활성화의 단비로 받아들였다. 리모델링 추진 단지 주민들은 국회가 회복 조짐을 보이던 시장에 찬물을 끼얹었다며 반발하고 있다. 거래 활성화의 또 다른 장애물인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폐지(소득세법) 역시 국회에 발목이 잡혔다. 기존 주택 거래와 직접적인 연관은 없지만 주택시장 규제 법률인 분양가상한제 탄력운영(주택법) 역시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결국 하반기 주택 시장은 침체가 이어지고, 수요자들은 정부의 후속 조치를 기다리는 눈치작전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실수요자 중심의 반짝 거래 증가는 기대되지만 4~6월과 같은 거래 증가는 이어지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가을 이사철에 저가매수가 가능한 소형·역세권 중심의 거래시장이 한 차례 열릴 것으로 기대되나 회복 움직임 등 매매가 상승 전망은 긍정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다만 취득세 감면조치는 끝났지만 생애최초주택구입자의 취득세 감면, 미분양·신축주택의 양도세 감면 혜택은 아직 종료되지 않아 극히 제한적인 수요는 살아 있다. 또 정부가 취득세율 인하 법률 개정을 하면서 효력을 소급 적용한다는 방침을 세울 경우 거래 중단이나 가격 급락은 막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세종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당정 ‘취득세 1~2%로 인하’ 본격 착수

    집값의 2~4% 수준인 현행 주택 취득세율을 1~2%로 낮추는 방안에 대해 정부와 여당이 본격적인 논의에 나선다. 취득세율을 한시적으로 낮추지 않고 법정세율 자체를 인하하기 위해 법 개정을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취득세는 지방자치단체의 가장 큰 세원이어서 세수 감소분 보전대책을 놓고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간 진통이 예상된다. 30일 새누리당과 기획재정부·국토해양부·안전행정부 등에 따르면 정부는 주택 거래세인 취득세의 세율이 거래 활성화에 걸림돌이 된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하고 이 문제를 당정 차원에서 논의키로 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임시국회가 3일 마무리되면 취득세 체계 개편 작업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시적 감면이 끝나는 1일부터 9억원 이하 주택은 1% 포인트(1→2%), 9억원 초과 주택은 2% 포인트(2→4%), 12억원 초과 주택은 1% 포인트(3→4%)씩 각각 취득세율이 높아진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법정 취득세율을 깎으면 지방재정은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면서 “지방재정 보전책이 마련되지 않은 상태에서 세율 인하는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세종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반쪽’ 6월국회

    6월 임시국회가 다음 달 2일 폐회를 눈앞에 두고 있지만 여야의 당초 다짐과 달리 기대 이하의 성적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 당초 민생·대선공약 입법, 일자리 창출, 경제민주화를 바탕으로 한 사회적 약자 보호를 표방하며 ‘일하는 국회’에 대한 약속으로 시작했지만, 국정원의 대선 개입 의혹 국정조사를 놓고 씨름을 거듭하다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원문 공개와 새누리당의 대선 전 원문 입수 의혹, 민주당의 녹음 파일 불법 유출 파문 등 정쟁으로 얼룩진 회기의 막을 내릴 태세다. 의원 겸직 금지 등 특권 내려놓기 법안, 새누리당 대선 공약인 ICT 진흥 특별법의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 의결 등 부분적인 성과도 거두기는 했다. 하지만 상임위원회별로 파행이나 진통을 겪으면서 주요 법안 다수는 이번에도 빛을 보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법사위에서 논의 중인 상설특검·특별감찰관제 도입 법안은 여야 입장차가 커서 6월 처리 여부가 불투명하다. 당초 6월 처리를 목표로 했지만 여당은 정치적 의혹 사건 발생 시 신속히 특검을 임명하는 ‘제도특검’을, 민주당은 별도 조직·인력을 갖춘 ‘기구특검’을 각각 고집하고 있다. 환노위도 6월 국회의 뇌관이었던 노동 쟁점 법안들을 다음 회기로 넘겼다. 정리해고 요건 강화, 통상임금 산정방식 변경 등 근로기준법 개정안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한 탓이다. 여론의 관심이 쏠렸던 ‘가습기 살균제 흡입독성 화학물질에 의한 피해 구제법안’도 처리되지 못했다. 경제민주화 분야에선 대기업의 일감 몰아주기를 규제하는 공정거래법 개정안 등이 통과됐지만 기존 불공정 거래 행위 금지 조항을 보강하는 쪽으로 축소되면서 ‘후퇴’ 논란이 일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盧·金 정상회담 회의록 공개] 靑, 국정원과 ‘사전교감설’ 선 긋기

    청와대는 25일 국가정보원의 2007년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공개와 관련해 전날에 이어 이틀 연속 이렇다 할 반응을 내놓지 않았다. 다만 회의록 공개에 앞서 청와대와 국정원의 ‘사전 교감설’에 대해서는 선 긋기를 분명히 했다. 청와대 측은 전날 박근혜 대통령의 발언 직후 국정원이 회의록을 공개한 정황을 근거로 사전 교감설이 제기되자 “민주당 김한길 대표가 대통령에게 서한을 보낸 것도 사전에 짜고 한 일이냐”면서 전면 부인했다. 청와대는 남재준 국정원장이 회의록 공개 전에 박 대통령에게 보고를 했는지에 대해서도 확인해 주지 않았다. 청와대는 또 국정원이 국회 정보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의원 등에게 배포한 회의록 전문과 발췌록을 공식적으로는 받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일부 참모진이 회의록을 입수한 의원실을 통해 관련 자료를 넘겨받았을 가능성은 남아 있다. 청와대는 이렇듯 이번 사안에 대해 공식 입장은 물론 사적 의견이 나가는 것도 극도로 피하는 분위기다. 당장 박 대통령의 중국 국빈 방문에 부담이 될 수 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6월 임시국회에서 법안 처리 등과 관련해 야당의 협조가 필요한 만큼 야당을 자극하지 않겠다는 뜻도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민주당 등 야권이 사전 교감 여부를 집중 추궁해 나갈 경우 새로운 논란으로 부각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청와대는 이번 공개가 북한의 반발을 불러올 수 있다는 지적과 관련, “박 대통령의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는 변함없이 계속될 것”이라면서 대북 정책 기조에 변화가 없다는 점을 내비쳤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 [盧·金 정상회담 회의록 공개] 국정원 국조 ‘산 너머 산’… 특위구성·조사범위 등 기싸움 예고

    [盧·金 정상회담 회의록 공개] 국정원 국조 ‘산 너머 산’… 특위구성·조사범위 등 기싸움 예고

    여야가 25일 국가정보원의 대선 개입 의혹에 대한 국정조사에 전격 합의함에 따라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전문 공개 파장이 국정조사 국면으로 일정 부분 흡수된 형국이다. 새누리당은 회의록 공개로 여야 대립이 격화돼 6월 임시국회가 파국 위기에 내몰리자 한 발 물러서 야당의 국정조사 요구를 수용하는 모양새를 취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전날 “국정원과 관계없다”며 대선 개입 의혹에 대해 명확히 선을 그은 데다 현 정부가 아닌 전 정부의 책임인 만큼 정치적 부담감에서도 비교적 자유롭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기회에 국정조사로 정치적 부담을 털고 가자”는 기류도 강하다. 국정원을 감싸는 듯한 인상을 줘 불필요한 의혹을 키울 필요가 없다는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회의록 전문이 공개되면서 새누리당은 결과적으로 ‘선(先) 대화록 공개, 후(後) 국정원 국정조사’라는 소기의 목적을 달성한 측면도 있다. 민주당도 일자리 창출 등 민생현안이 논의될 6월 임시국회를 외면하기에는 부담이 적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전면적인 장외 투쟁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았지만, 대신 회의록 공개에 대한 반격의 공간을 원내에 마련한 만큼 이를 충분히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국정조사를 통해 향후 국정원의 국내 정보 수집 기능을 없애고 해외·대북 파트에 집중하도록 국정원 개혁 여론까지 유도하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여야가 가까스로 국정조사에 합의했지만 특위 구성, 위원장 선임부터 신경전은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특위 구성을 정당별 의석수 기준으로 할지, 여야 동수로 할지부터 기싸움이 예상된다. 여야가 번갈아 특위 위원장을 맡는 관행상 이번 위원장은 민주당 몫이지만 국가정보기관에 대한 초유의 국정조사라는 점에서 새누리당도 욕심을 내고 있다. 상대 당 저격수로 나설 위원도 관심이다. 새누리당에선 정문헌, 권성동, 김진태 의원 등이, 민주당에선 신경민, 정청래, 김현 의원 등이 거론된다. 국조계획서에 포함될 조사 범위, 대상 기관, 증인 채택 범위를 놓고도 여야 간극이 크다. 새누리당은 민주당의 국정원 여직원 감금, 매관매직 의혹까지 파고들 방침이다. 그러나 민주당은 ‘국기문란 사건’으로 규정한 국정원의 대선 개입 의혹으로 범위를 국한시키겠다고 선을 긋고 있다. 이 과정에서 민주당 관계자들을 참고인·증인으로 부를지 여부를 놓고도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윤상현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는 “(민주당의 대선 개입 의혹까지) 전체적으로 다 포함되는 방향으로 간다”고 말해, 민주당 선대본부장이었던 김부겸 전 의원 등을 증인으로 신청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민주당도 전·현직 국정원장과 권영세 주중대사 등 대선 개입 의혹에 등장한 인물들을 무더기로 증인 신청할 공산이 크다. 조사가 시작되면 대선 개입 의혹 배후로 지목된 경찰·국정원 간부들과 새누리당 핵심인사들의 ‘커넥션’ 등 폭로전도 예상된다. 정상회담 회의록 진위 여부, 국정원 공개의 적법성을 놓고 공방전이 펼쳐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민생·경제민주화 법안 6월 처리 물 건너가나

    민생·경제민주화 법안 6월 처리 물 건너가나

    6월 임시국회가 ‘서해 북방한계선(NLL) 정국’으로 급속도로 얼어붙으면서 경제 민주화, 민생법안 처리 전망이 안갯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다음 달 2일 끝나는 임시국회가 후반전으로 접어들었지만 상임위마다 현안들이 방치돼 있는 상황이다. 주요 법안 심사를 위한 상임위별 법안심사소위는 이번 주라도 막판 스퍼트를 해야 하지만 상임위와 법사위가 공전한다면 6월 국회가 파행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앞서 여야는 2월 임시국회에서 정부조직법 처리 대치로, 4월 임시국회에서 추가경정예산안을 놓고 허송세월했다가 “6월 국회만큼은 민생법안에 머리를 맞대자”고 다짐했었다. 경제 민주화 법안과 갑을(甲乙) 상생 법안은 여야 모두 우선처리법안으로 분류했지만 전망은 불투명하다. 프랜차이즈 가맹사업자들의 권리보호를 위한 가맹사업법은 4월 국회 때 숙려기간이 지나지 않았다는 이유로 법사위에서 보류된 이후 오는 26일 전체회의에서 재논의할 예정이지만 여야 이견이 만만치 않다. 가맹사업점의 예상매출액을 산정하는 문제를 놓고 새누리당 일부 의원들이 추가 논의를 요구하고 있다. 역시 법사위에 계류 중인 FIU법(특정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은 민주당 박영선 법사위원장이 민간인 사찰 방지책에 대한 개정안을 내놓고 있어 법사위에서 병합심사를 거쳐야 할 전망이다. 새누리당 권성동 법사위 간사는 23일 “FIU법과 가맹사업법이 함께 처리되거나 아니면 아예 처리가 무산될 것 같다”고 전했다. 노동선진화 법안들을 벼르고 있던 환경노동위 역시 공전 중이다. 당장 근로시간 단축·정리해고 요건 강화·통상임금 개편 등 안건이 산적해 있지만 환노위 법안심사소위는 지난주 여야 신경전 끝에 파행했다. 부동산 활성화를 위한 법안 중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폐지는 야당 반발로 처리가 무산됐다. 분양가 상한제 탄력운영법안 역시 민주당이 당론으로 반대하는 상황이다. 주택바우처 및 행복주택 도입 방안은 6월 국회에 상정조차 되지 못했다. 리모델링 수직증축 법안은 새누리당 내에서도 “서울 강남권에 혜택이 돌아가 강북권과의 형평성에 문제가 있다”며 이의가 표출됐다. 밀양송전탑 건설과 관련, 송전탑 건설 지역 주민을 지원하는 내용의 ‘송·변전설비 주변지역 보상지원법안’은 산업통상자원위에서 처리가 유보된 상황이다. 무상보육 예산 지원을 늘리는 영유아 보육법도 서울시 등 일부 지자체에서 9월 이전 예산소진 전망이 나왔지만 정기국회로 넘어갈 것으로 보인다. 안종범 새누리당 정책위부의장은 이날 “6월 임시국회 회기가 연장되지 않으면 여러 민생 법안 처리가 어려울 것 같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사설] 정쟁 접고 민생법안 6월 국회서 꼭 처리하길

    여야 모두 민생 법안 처리에 ‘올인’하겠다고 다짐한 6월 임시국회의 표류는 안타까운 일이다. 새누리당과 민주당이 국가정보원의 대선 개입 논란에 이어 노무현 전 대통령의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공개를 놓고 첨예하게 대치하면서 민생 현안 심의가 사실상 ‘올스톱’됐기 때문이다. 어느 때보다 많은 민생 법안이 기다리고 있는 국회라는 점에서 걱정은 더욱 크다. 법안 가운데는 경기 침체에 따른 민생의 고통을 덜어줄 경제 회생 방안과 시장질서의 공정한 재편으로 경제의 체질을 튼튼하게 하는 내용이 상당수에 이른다. 정치권도 당초 6월 임시국회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한결같이 “이번에는 민생을 위한 입법을 제대로 하는 데 중점을 둘 것”이라고 공언한 사실을 잊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럼에도 막상 회기가 끝나가는 마당에 민생은 접어두고 정치공세에만 매달리는 모습은 실망스럽다. 6월 임시국회는 그렇지 않아도 첩첩산중이었다. 여야가 민생 현안에만 집중해도 성과를 장담하기 어려울 만큼 이견이 적지 않은 사안이 곳곳에 포진해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이른바 갑을(甲乙) 사이의 그롯된 거래 관행을 바로잡는 경제민주화 관련 입법의 우선 처리를 목표로 삼았다. 반면 새누리당은 경제민주화의 속도조절론을 펴면서 창조경제를 바탕으로 경제의 활력을 찾고 일자리 창출 등 당면 과제의 해결 방안에 초점을 맞추었다. 하지만 지금 경제 현안은 정치 현안에 밀려 제대로 논의조차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 더불어 이번 임시국회에서 처리하기로 여야가 합의한 국회의원 겸직 금지와 연금제도 개선 등 ‘의원 기득권 내려놓기’ 법안도 슬그머니 뒷전으로 밀어놓고 있다. 정치를 협상의 예술이라고 한다. 한쪽이 전부를 얻는 결과는 전쟁터에서나 나온다. 그럼에도 여야는 지금 한 걸음도 물러서지 않는다. 민심을 잡는 경쟁이 또한 정치의 본령이라지만, 국민의 고통을 볼모로 벌이는 경쟁을 정치라고 부를 수는 없는 일이다. 정쟁이 아닌 정치를 해야 한다. 이번 임시국회는 여야 모두 새로 뽑은 원내대표 체제에서 맞은 첫번째 국회이기도 하다. 이제라도 한치 앞을 내다보지 못하는 원내전략에서 벗어나 민생 법안 처리에서 실리를 얻고, 명분도 여야가 나누어 챙기는 성숙한 협상 솜씨를 보여주기 바란다. 무엇보다 여야는 내년 지방선거를 비롯한 각종 선거를 염두에 둔 정치적 계산법으로 6월 임시국회에 임해서는 안 된다. 벌써부터 배를 산으로 보낼 수는 없다.
  • 여야 대립 격화… 6월국회 ‘꽁꽁’

    새누리당은 23일 서해 북방한계선(NLL)과 관련한 노무현 전 대통령의 2007년 남북정상회담 대화록을 조건 없이 완전히 공개하자고 제안했다. 윤상현 원내수석부대표는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당은 대화록을 공개하자면서도 전제 조건을 달고 있다”면서 “이는 진실을 회피하고 대화록을 보지 않겠다는 것으로 말과 속생각이 전혀 다른 전형적인 정치 위장술”이라고 말했다. 윤 수석부대표는 노 전 대통령의 비서실장이었던 민주당 문재인 의원이 대화록을 전면 공개하자고 제안한 것과 관련, “국회의원 재적 3분의2 이상의 동의가 필요한 대통령기록물관리법에 따르자는 것은 우리가 요구하는 수준이 아니다. 여야 간 합의만 있다면 일반문서로 지정해 공개하면 된다”고 거듭 공개를 촉구했다. 민주당 김한길 대표는 이날 오후 서울 영등포 당사에서 ‘국가정보원 국기문란 국정조사 촉구 국회의원·지역위원장 긴급 연석회의’를 열고 “무조건 즉각 국정조사에 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지금 국가 권력기관의 대선 개입과 진실 은폐에 대한 국민적 분노가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다”면서 “사태가 이렇게 엄중한데도 새누리당은 ‘NLL 발언록’으로 국정원 국기문란 국조를 가리려 한다”고 주장했다. 여야의 대치가 가파르게 지속되면서 ‘갑을 상생 법안’ 등 갈 길이 바쁜 6월 임시국회 역시 얼어붙고 있다. 한편 민주당 박용진 대변인이 이날 브리핑을 통해 “수시로 독대해 보고하는 국정원이 여당 의원들의 발췌록 열람 관련 내용을 청와대에 보고하지 않았을 리 없다”고 주장한 데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국정원장이 대통령을 수시로 독대해 보고한다는 주장은 틀린 말이며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김효섭 기자 newworld@seoul.co.kr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NLL 대화록 공개 파문] 국조 덮으려는 與 “즉각 全文 공개”… 물타기라는 野 “국조 먼저”

    여야는 21일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2007년 남북정상회담 중 ‘서해북방한계선(NLL) 포기 발언’에 대한 대화록 전문 공개 등을 놓고 ‘치킨게임’ 양상을 보이고 있다. 새누리당은 대화록 내용 가운데 충격적인 내용이 있는 만큼 전문을 공개해도 손해 볼 것 없다는 입장이다. 반면 민주당은 새누리당의 NLL 공세를 국정원 정치·대선 개입 의혹에 대한 ‘물타기’로 규정하고, 선(先) 국정원 국정조사 후(後) NLL 대화록 전문 공개로 맞섰다. 이날 복수의 여당 관계자들과 새누리당 정보위원에 따르면, 노 전 대통령은 NLL 문제에 대해 “내가 봐도 NLL은 숨통이 막힌다. 이 문제만 나오면 벌떼처럼 들고 일어나는데 NLL을 변경하는 데 있어 위원장과 내가 인식을 같이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10월 정문헌 새누리당 의원이 통일부 국정감사에서 주장한 “땅따먹기 하려고 제멋대로 그은 선….”이라는 대목은 발췌록에는 없다고 여당 관계자들은 전했다. 북한이 핵을 보유하는 것은 ‘방어용’이라는 취지의 발언도 있었다. 노 전 대통령은 “내가 전 세계를 돌아다니면서 북한이 핵 보유를 하려는 것은 정당한 조치라는 논리로 북한 대변인 노릇을 열심히 하고 있으니까 북한이 나 좀 도와달라”고 언급했다. 이밖에 대화록에는 노 전 대통령이 2005년 미국의 북한에 대한 방코델타아시아(BDA) 제재와 관련, “분명한 미국의 실책”이라고 비판한 부분과 “NLL을 평화협력지대로 만들자”고 주장한 부분도 있었다고 여당 관계자들은 전했다. 새누리당은 민주당의 국정원 사건 국정조사 요구를 잠재울 수 있는 카드로 수면 위로 부상한 NLL 대화록 논란이 손해 볼 것 없다는 계산이다. 최경환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주요당직자회의에서 “발췌 본이 조작된 게 아니라는 것을 확인하기 위해 전문을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새누리당의 ‘물타기’ 시도에 밀리지 않겠다며 역공에 나섰다. 민주당은 대화록을 공개해도 손해 볼 것 없다는 자체 판단을 내리고, 국정원 사건 국정조사를 먼저 한 후에 대화록을 공개할 수 있다며 ‘맞불’을 놨다. 다만 장외투쟁에 나서는 문제에 대해서는 6월 임시국회 파행의 책임을 덮어쓸 수 있다는 점 때문에 고심 중이다. 지난해 민주당 대선후보였던 문재인 의원도 정면으로 승부수를 띄웠다. 문 의원은 이날 긴급 성명을 통해 “새누리당이 국정원의 선거공작에 대한 국정조사를 무산시키는 것을 막아야 한다”면서 “정상회담 대화록과 녹음테이프 등 녹취자료뿐 아니라 NLL에 관한 준비회의 회의록 등 회담 전의 준비 자료와 회담 이후의 각종 보고 자료까지 함께 공개하면 진실이 선명하게 드러날 것”이라고 밝혔다. 문 의원은 2007년 남북정상회담 당시 청와대 비서실장을 지냈다. 안철수 무소속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에게 “(국정원 대선개입 의혹 사건과 여야의 NLL 진실 공방은) 개별 사안이며 국정조사는 이미 여야가 합의했으니 진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민주당은 NLL 대화록 발췌본을 열람한 서상기 정보위원장과 새누리당 소속 정보위원인 윤재옥 의원 등을 공공기록물 관리법 위반 혐의로, 발췌록 열람을 허용한 남재준 국정원장, 한기범 국정원 1차장을 국정원법 위반으로 서울 중앙지검에 고발했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메가톤급 파장… 정치게임 최종 승자는?

    메가톤급 파장… 정치게임 최종 승자는?

    새누리당과 민주당이 ‘국정원 대선 개입 사건 국정조사’와 노무현 전 대통령의 2007년 남북 정상회담 중‘북방한계선(NLL) 포기 취지 발언 공개’를 놓고 21일 정면충돌했다. 양측 모두 고도의 정치적 노림수를 가진 고난도 정치게임을 펼치고 있다. 국정조사 피감기관을 피하려는 국가정보원의 의도까지 뒤엉켜 더욱 복잡해졌다는 분석까지 나온다. 지난해 대선 때 소동을 일으켰던 NLL 대화록이 재등장한 것은 국정원 대선 개입 사건 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요구를 ‘물타기’하려는 새누리당의 의도로 비쳐졌다. 실제 국정원 대선 개입 국정조사로 수세로 몰렸던 여권이 NLL 발언을 공개하며 공세로 전환하고, 민주당은 수세로 바뀐 형국이다. 6월 임시국회 핵심의제였던 민생과 경제민주화는 실종됐다. 민주당은 NLL 발언 대응 수위를 고심하느라 이날 최고위원회의를 늦게 개회할 정도로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김한길 대표가 대화록 전문 공개를 요구하면서 새누리당에 재반격을 가했지만 국정원 대선 개입사건 국정조사를 한 뒤 NLL 대화록을 공개하자는 우회적 반격이었다. 입장이 옹색해 직공을 피한 인상을 줬다. 무소속 안철수 의원과 새 정치 경쟁을 하는 상황도 민주당의 입지를 어렵게 한다. 새누리당은 발언록 즉각 공개로 응수했지만 포기 취지 발언을 짜깁기했다는 반격도 받았다. 사회 갈등이 증폭되면 제 궤도에 오른 박근혜 정부 국정운영에 부담을 줄 수 있다며 찜찜해했다. 시국선언에 나선 대학가를 자극할 것도 우려했다. 정치권이 민생을 외면, 살림이 더 팍팍하다는 국민들의 불만 분출 가능성도 있다. NLL 공방이 국격(國格) 하락 논란으로 연결되는 것도 부담이다. 국정원이 대선 직전 NLL 대화록 공개를 거부하다 반년 뒤 태도를 바꿔 공개한 배경을 둘러싸고 정치적 논쟁도 거세다. 새누리당은 당 소속 의원들이 국정원에 자료 제출을 요구해 열람한 것이 ‘공공기록물’이라 법적 문제가 없다고 하지만 민주당은 보호기간 중의 ‘국가기록물’이기 때문에 국회 재적의원 3분의2 이상의 찬성 의결이 필요했다며 열람이 불법이라고 공격했다. 새누리당과 민주당의 셈법은 복잡하다. 난해한 고차방정식 풀기다. 양측은 당분간 상대방이 받아들이기 힘든 요구 사항을 계속 제기하면서 주고받기식 공방을 이어갈 것 같다. NLL 발언 공방은 야권의 안보관에 대한 공세 측면도 있어 사회 전반이 좌우 이념 대결로 치달을 우려도 있다. 정치권이 예상하지 못한 국정혼선을 초래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춘규 선임기자 tae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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