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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동산 어떻게 될까] ‘침체 터널’에 갇힌 집값…거품 더 빠질듯

    [부동산 어떻게 될까] ‘침체 터널’에 갇힌 집값…거품 더 빠질듯

    부동산 시장에는 언제쯤이나 따스한 햇볕이 들까. 지난해 내내 부동산 시장을 짓눌렀던 무거운 구름이 걷히고 부동산 시장이 살아나기를 정부나 투자자 모두 바라고 있다. 하지만 바람일 뿐 올해에도 부동산 시장은 침체의 터널을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오히려 비구름이 길게 드리워지면서 침체의 정도가 지난해보다 더 심각해질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갖가지 경기 부양책을 내놓고 있지만 짧은 시간에 부동산 시장을 되살리기에는 한계가 따를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부동산 시장은 일반 경기 흐름이나 정책의 방향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다. 일반 경기 침체는 곧바로 기업 투자 감소와 긴축 경영으로 이어지고 파장은 금융권의 돈줄 죄기로 번지기 마련이다. 불똥은 곧 부동산 시장 침체로 옮겨 붙는다. 때문에 일반 경기가 침체하면 부동산 시장은 바로 고꾸라지고 원상태로 되돌리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린다. 그런 점에서 최근의 일반 경기 침체는 외환위기 때와 다르게 해석된다. 갑작스러운 충격으로 인한 경기침체가 아니라 오랜 기간에 걸친 내수부진, 기업 투자의욕 감퇴 등과 같은 구조적인 문제들이 겹쳐 일어난 침체로 보아야 한다. 갑작스럽게 맞은 KO펀치가 아니라 그로기상태에서 당한 타격이라서 회복에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 시장도 투기억제정책, 수요 감소와 공급 증가, 세제 강화 등이 겹쳐 하루아침에 회복되기를 기대하는 것은 무리다. ■ 주택 주택경기는 특히 일반 경기와 정책변화에 바람을 많이 탄다. 그런 면에서 새해 주택시장은 지난해에 이어 깊은 불황이 점쳐진다. 지난해 워낙 깊은 나락으로 떨어져 쉽게 회복할 수 있는 기력을 잃은 데다 경기가 전반적으로 살아날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정부의 옥죄기 주택정책 기조도 좀처럼 풀리지 않고 있다. 아파트값은 새해에도 하락세를 면치 못할 것이 확실시된다. 하락 기울기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수도권 외곽과 서울 변두리에서 뚜렷하게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김용순 주택공사 주택도시연구원 수석연구원은 새해 집값·전셋값의 동반하락을 점쳤다. 김 박사는 집값은 연간 3% 정도 빠질 것으로 내다봤다. 공급과잉과 투기억제책에 따른 매수심리 위축을 원인으로 꼽았다. 크게 증가한 신규 아파트 입주물량이 급격한 수요감소를 가져왔다고 보는 견해다. 올해 신규 입주 주택은 지난해 입주 물량(44만 8000가구)보다 많은 52만가구 정도로 예상된다. 무주택자가 줄어들어 수요는 그만큼 줄어든다는 얘기다. 특히 수도권 아파트 입주 물량이 크게 증가한다. 지난해 15만 5000가구 수준이던 신규 아파트 물량이 새해에는 19만 5000가구로 4만 가구가 늘어난다. 공급 과잉은 투기억제 대책과 맞물려 가격 하락을 압박하는 가장 큰 요인이다. 전셋값은 하락폭이 더 커 연간 4∼5% 떨어질 것으로 보았다. 신규 아파트 입주 증가에 따른 공급과잉과 역전세난 확산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한국건설산업전략연구소도 올해 집값이 평균 3∼4%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으며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매매가는 3.5%, 전셋값은 5.0% 각각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정책의 변화도 집값 하락을 더욱 부채질한다. 재건축개발이익환수제 실시 방침이 나오면서부터 서울 강남 재건축 아파트값이 곤두박질친 것만 보아도 집값이 정책의 흐름에 얼마나 민감한 지 알 수 있다. 종합부동산세 도입, 주택가격 공시제, 과표 현실화 등도 아파트값 하락을 압박하는 수단이다. 다주택·고급주택 보유 자체만으로 무거운 재산세를 물리는 종부세는 수요를 크게 위축시키고 있다. 실거래 기반의 과표현실화 역시 아파트 거래를 오므라들게 하고 있다. 아파트를 사고팔 때 내는 거래세가 지금보다 3∼4배 올라가기 때문에 거래 자체가 끊긴다. 주택가격공시제 역시 집값을 실거래가에 맞춰 매기는 제도로 세금 줄이기가 원천적으로 봉쇄되는 만큼 거래 욕구를 크게 감소시킬 것으로 전망할 수 있다. 청약시장도 불황을 모면하기 어려울 것으로 점쳐진다. 지방 아파트 시장 미분양은 그만두고라도 분양성이 좋다는 수도권까지 빈집이 늘고 있다. 수도권은 새해에 입주물량이 가장 많기 때문에 시장 침체가 더욱 깊어질 수 있다. 다만 판교신도시는 사상 최고의 청약경쟁률이 예상된다. 투기과열지구 해제, 분양권 전매금지 완화 정책의 변화가 따르는 지역도 청약시장이 다소 움직일 수 있다. 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 토지 집값 하락 예상과 달리 토지 시장은 약보합세를 띨 것으로 보인다. 거래가 증가하고 가격이 급등하는 호황은 기대할 수 없지만 주택보다는 거래 규제 강도가 느슨하기 때문에 투자자들이 토지 시장으로 눈을 돌릴 수 있기 때문이다. 대형 국책사업 착공, 택지지구 개발지구 주변은 소폭이나마 오를 가능성도 크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새해 땅값을 지난해(3.0%)보다 둔화된 1∼2% 상승할 것으로 예측했다. 한국토지공사는 평균 0.6%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한국건설경제협의회는 전반적으로 땅값 상승률은 둔화되나 신도시 건설지역 및 지역균형발전계획에 따른 개발예정지역을 중심으로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연간 3% 정도의 상승률을 점쳤다. 거래가 활발하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은 전반적인 경기 침체로 투자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기업의 투자의욕이 감소하고, 충청권을 중심으로 불었던 사재기 바람이 진정되고 있는 것을 근거로 한다. 각종 지역개발 호재가 이미 반영돼 거래가 활발히 이뤄졌고 가격도 오를 만큼 올라 추가 상승 여력이 소진된 것도 더이상 가격 상승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하지만 국지적인 상승이 예상되는 곳도 있다. 충청권도 신행정수도 건설 후속대책이 최종 확정되면 주변 토지 시장이 다시 꿈틀거릴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당초 후보지로 예정했던 연기·공주지역 토지를 사들이겠다는 방침을 세웠고 이르면 2월말 행정수도의 윤곽을 발표할 예정이다. 기업도시 주변, 공공기관 이전 예정 지역은 땅값 상승과 거래 증가가 따를 수밖에 없다. 대규모 택지개발지역 주변 땅값도 상승 곡선을 그릴 것으로 전망된다. 종합부동산세 과세대상에 농지, 임야 등이 빠지면서 유동 자금이 주택에서 토지로 이동할 가능성도 커졌다. 농지법 개정으로 도시민의 농지 소유 제한 완화도 땅 투자를 끌어들이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 분명하다. 그러나 전반적인 부동산 경기 침체로 급등이나 거래 활성화는 기대할 수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 오피스 상가·오피스 시장도 침체를 벗어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상가 부진을 예상하는 근거는 뭐니뭐니 해도 내수부진에서 찾을 수 있다. 소비자들이 지갑을 열지 않음에 따라 문을 닫는 업소가 늘고 있는 추세다. 소형 상가뿐 아니라 대형 상가도 입점이 안 된 경우가 수두룩하다. 권리금은 그만두고 보증금이라도 돌려받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건축물의 분양에 관한 법률 개정으로 오는 4월부터 선시공 후분양제도가 도입되면서 분양규제도 따른다. 이에 따라 공급량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상가114 유영상 소장은 “법 개정에 따라 상가도 토지매입과 건축허가를 마친 뒤 공개분양을 실시해야 하므로 안전한 투자여건이 조성되겠지만 공급 비용을 증가시켜 분양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오피스 시장도 밝지 않다. 경기침체로 신규 창업이나 사업 확대를 꺼리는 바람에 사무실 수요가 줄어들고 있다. 비용을 줄이기 위해 사무실 면적을 줄여 이사하는 경우도 흔하다. 빈 사무실 증가와 임대료 하락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환경이다. 오피스 정보를 제공하는 샘스에 따르면 서울 중심권과 강남권 등 대형 빌딩이 밀집한 곳에서 공실률이 증가하고 임대료도 떨어지고 있다. 서울 도심이나 강남권역도 공실률이 5%대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흔히 연초에는 건물주들이 임대료를 올렸으나 파이낸스센터, 흥국생명 빌딩 등 대형 빌딩에도 빈 사무실이 늘어나고 있어 새해 임대료 상승은 크게 둔화될 것으로 보인다. 강남 외곽 빌딩들은 전세를 보증부 월세로 돌리면서 임대료를 깎아주고 있는 추세다. 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 서울·수도권4곳 임대단지 지정

    서울에 국민임대주택단지 2곳이 지정되는 등 수도권 국민임대단지 개발이 본격화된다. 건설교통부는 수도권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해제 예정지 4곳을 국민임대주택단지를 조성하기 위해 택지개발예정지구로 지정했다고 31일 밝혔다. 택지개발예정지구로 지정된 4곳은 서울 신내2지구(6만 3000평), 서울 강일2지구(18만 3000평), 경기 고양 삼송지구(149만 1000평), 수원 호매실지구(94만 7000평) 등으로 총 개발면적은 268만평이며 총 4만 8000가구 가운데 국민임대는 2만 5800가구이다. 신내2지구와 강일2지구는 국민임대단지로는 서울의 노른자위 지역에 들어서는 임대단지여서 서울지역 무주택 서민들의 관심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지구별 가구수는 신내2지구 2400가구(국민임대 1600가구), 강일2지구 5500가구(3700가구), 고양 삼송지구 2만 2000가구(1만 1000가구), 수원 호매실 1만 9000가구(9500가구) 등이다. 국민임대단지는 서민들의 주거난 해소를 위해 그린벨트 해제예상지역에 건립하는 것으로, 전용면적 18평 이하 임대주택을 절반 이상 짓도록 하고 있다. 일반 공공임대주택과 달리 분양전환이 안된다. 입주 자격은 60㎡는 전년도 도시근로자 가구당 월평균 소득의 100% 이하,50∼60㎡는 70% 이하,50㎡ 미만은 50% 이하여야 하며 청약저축에 가입해야 한다. 임대료는 시중 전세가의 50∼70% 수준이다. 김성곤기자 sunggone@seoul.co.kr
  • [내년 경제운용 계획] 예산 당겨쓰고 民資유치 ‘경제 살리기’

    정부가 경기부양과 성장동력 확충을 위해 구상해 온 ‘종합투자계획’이 29일 윤곽을 드러냈다. 정부와 공기업만으로는 성장 재원(財源) 조달에 한계가 있는 만큼 연기금 등 민간자본을 최대한 많이 유치해 일자리와 사회기반시설 확충의 엔진으로 삼겠다는 의도다. ●정부 “3마리 토끼 잡는다” 정부가 밝히는 종합투자계획의 목적은 크게 3가지. 고용을 창출해 청년실업자에게 일자리를 주고, 투자처를 못 찾고 있는 400조원의 시중 부동(浮動)자금과 연기금 등에 고수익 투자처를 제공하는 동시에 사회기반시설을 확충하겠다는 것이다. 주요 사업분야는 ▲공공시설에 대한 민간자본 유치 ▲고속도로 건설 조기 추진 ▲정보기술(IT)·에너지 투자 확대 ▲임대주택 활성화 ▲공기업 투자 확대 등이다. 정부는 내년 2월까지 세부사업을 확정하고, 상반기 중 사업자 지정을 해 하반기부터는 첫 삽을 뜨겠다는 계획이다. ●공공건설에 민간자본 유치가 핵심 정부는 도로, 철도 등 사회간접자본은 물론이고 국·공립학교, 군인 주거시설, 공공건설 임대주택, 보육시설, 노인 의료복지시설, 자연휴양림, 수목원 등에까지 민간자본을 끌어들이기로 했다. 이미 학교 체육관·국립대 기숙사(이상 교육부), 경찰서(경찰청), 하수도시설(환경부) 등을 각 부처들이 민간투자 대상사업으로 점찍은 상태다. 민간자본 유치과정에서는 ‘BTL(Build-Transfer-Lease)’방식이 도입된다. 민간이 공공시설을 짓고 직접 운영을 해 수익을 얻는 기존 방식과 달리 시설을 지어 이를 정부에 빌려준 뒤, 정부가 주는 임대료로 투자금을 회수하는 방식이다. 민간 입장에서는 정부로부터 고정된 액수의 돈을 받기 때문에 해당 시설의 수익성 여부에 상관없이 과감한 투자를 할 수 있다. ●고속도로 조기 건설과 IT·에너지투자 확대 정부는 기존 고속도로의 운영권을 매각해 새 고속도로 건설을 앞당기기로 했다. 영동선과 서울외곽선 등 수익성 좋은 유료도로의 관리권을 민간에 팔면 향후 6년간 5조원의 재원을 확보할 수 있으며, 이를 고속도로 건설에 투입할 경우 21개 노선의 공기를 평균 2년씩 단축시킬 수 있다는 게 정부의 계산이다. 또 행정 데이터베이스(DB)구축, 국가재난관리시스템 등 IT 분야에 내년에만 4233억원을 투입해 청년 실업자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고, 에너지절약시설 등 에너지분야에도 2645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종합투자계획의 성패를 가를 가장 중요한 변수는 재원조달이 정부 뜻대로 될지 여부다. 국민연금 등 연기금 동원에 대한 논쟁이 아직 마무리되지 않았고 기금관리기본법 등 실행의 전제가 되는 법률안들이 국회를 통과하지 못한 상황에서 수조원 규모의 투자계획이 차근차근 진행되리란 보장이 없기 때문이다. 일부에서는 미래 건설수요를 앞당겨 활용하는 데 대한 부담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김태균기자 windsea@seoul.co.kr
  • 다음 제주이전 8개월 손익계산서

    다음 제주이전 8개월 손익계산서

    인터넷 포털사이트 ㈜다음커뮤니케이션의 본사 제주 이전 사업인 ‘즐거운 실험’에 대해 궁금해하는 사람들이 많다. 한때 테헤란밸리 사람들은 ‘다음’의 제주 이전을 ‘즐거운 실험’이 아니라 ‘위험한 실험’이라고 비야냥거린 적도 있을 정도다. 제주 이전과는 무관한 일이지만 ‘다음’이 지난 8월 초 미국 인터넷 업체인 라이코스 인수를 발표한 이후 코스닥시장에서 5만원선을 호가하던 주가가 2만원대까지 떨어지고 40%를 넘었던 외국인 보유 지분율이 한때 17%대까지 주저앉자 이같은 위기감을 ‘본사 제주 이전’과 연결 지으려는 사람들도 없지 않았다. 이처럼 ‘다음’의 제주 이전에 관심이 많은 것은 커뮤니케이션, 온라인쇼핑, 오락, 금융 비즈니스 등을 펼치고 있는 국내 굴지의 인터넷 기업인 ‘다음’의 새 둥지 틀기 실험 성패가 수도권 기업 지방이전의 모델 케이스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수도권기업 지방이전의 모델 케이스 ‘다음’은 2014년까지 본사를 제주도로 이전하기로 하고 지난 3월 제주도·제주대·제주시와 제주이전을 위한 ‘상호지원 협약’을 체결했다. 제주 이전을 계획한 것은 문화 및 산업기반은 취약하지만 자연환경·청정성·국제자유도시 등 지식산업이 발전할 수 있는 기본조건이 양호하다는 판단에서다. 제주도가 제시한 법인·소득세 5년간 100%, 이후 2년간 50% 감면, 재산·종토세 8년간 감면, 취득·등록세 면제, 연구기자재에 대한 관세면제, 시설 투자비 및 고용·훈련보조금 지원 등 조건도 마음에 들었다. ‘다음’은 지난 4월 인터넷 지능화연구개발팀(NIL팀) 20명과 미래전략본부팀 15명을 제주로 보낸 데 이어 지난 7월에는 제주시 노형동 현대해상화재빌딩 8층에 미디어본부를 개설했다. 현재 84명이 근무하고 있다. 상주 1호인 연구개발팀은 제주시와 가까운 북제주군 애월읍 유수암리의 통나무펜션을 매입, 개조해 사옥으로 사용하고 있다. 지난 8월 노무현 대통령이 방문했던 바로 그 곳이다. 노 대통령은 당시 이재웅 사장에게 “이전시간과 비용 등 단계별로 닥치는 문제, 그리고 10년 후 직원 자녀들의 교육문제 등도 고려해 전체적으로 시뮬레이션을 만들어 봤으면 좋겠다.”면서 “다른 기업들이 지방으로 이전할 경우에 대비한 예측 모델을 만들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3차로 나눠 이전 계획 차근차근 추진 ‘다음’은 제주 부분이전 이후 산업자원부가 추진하는 제주 지역혁신특성화 시범 사업자로 선정된 데 이어 SK텔레콤 등과 함께 정보통신부가 추진하는 제주도 텔레매틱스 시범도시 구축사업자로 선정되는 등 제주에서의 성장동력을 착실히 갖춰 나가고 있다. 제주입성 4개월 만에 국비만 57억원이 지원되는 2개 사업을 따낸 셈이다. 지난 9월에는 1차사옥 부지로 제주시 오등동 난지연구소 서쪽 4000평을 26억원에 매입했다. 지난 8일 건축허가를 신청했으며 이달중 건축허가가 나오면 바로 공사에 들어가 늦어도 내년 10월까지는 건물을 완공할 계획이다. 부지매입비 중 50%는 국가균형발전법상의 용지매입비 지원규정에 따라 산업자원부와 제주도, 제주시가 함께 이달 말까지 부담한다. 제주도와 제주시는 앞으로 건축 인허가 등의 행정편의와 교통 및 기반시설비로 2억 5000만원을 더 지원할 계획이다. 김도윤 신프로젝트팀 과장은 “올해 본사에서 80여명이 이전했지만 작업장이 두 군데로 분산돼 있어 본격적인 실험이라고 보기는 힘들다.”면서 “오등동 1차사옥은 제주로 이전한 미디어본부 및 미래전략본부 직원과 본사에서 옮겨올 100여명 등 200명가량이 근무할 수 있는 규모로 건립돼 3차테스트 본거지로 활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이 본사 이전을 최종 결정하면 제주대 인근 아라동 일대에 조성중인 33만평 규모의 제주첨단과학단지내에 자리잡을 가능성이 크다. 이곳은 지난 10월 산업시설용지 43%, 주거·근린생활시설 등 지원시설용지 21.8%, 도로·주차장·공원 등 공공시설용지 35.2%의 국가산업단지로 지정됐다. 건설부 산하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가 내년 6월부터 공영개발 방식으로 개발에 들어가 2011년 말 마무리하게 된다. ‘다음’은 내년 100여명의 직원을 추가로 제주도로 옮기는 3차 테스트를 진행한다. 그리고 세 차례에 걸친 2년간의 실험을 통해 커뮤니케이션·정보·기업환경 검증 등 이전 가능성에 대해 긍정적인 결과가 나올 경우 본격적인 본사 이전 작업에 들어간다. 이전은 2006년 주주총회에서 결정하게 되며 이전이 확정되면 2007년부터 2014년까지 단계적으로 이전사업을 추진한다는 복안이다. ●이전에 따른 문제점 ‘다음’의 제주 이전은 여전히 ‘실험’ 중이다. 이전사업이 결코 순조롭지만은 않기 때문이다. 제주도 등은 ‘다음’ 본사의 제주 이전을 돕기 위해 행정·제도적 지원방안을 마련하고 제주국제자유도시특별법 등에 따라 각종 지방세 감면, 시설 투자비 및 고용·훈련보조금 지원 등 각종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이전 당사자 입장에서는 미흡한 게 한두 가지가 아니다. 우선 인적네크워크 유지가 서울에 비해 원활치 않다. 직원 거의가 서울 출신으로 친인척이나 동창 또는 친구를 쉽게 만나지 못하는 외로움이 있다. 이전에 따른 세제 혜택도 완전히 해결되지 않았다. 당초 본사 이전시 5년간 법인세 100%,2년간 50%가 감면된다고 하지만 이전 인원 비율과 이전 인원의 연봉비율을 함께 적용하고 있어 실제 혜택은 5년간 36%,2년간 18%로 실효성이 떨어졌다. 그러나 재정경제부가 50% 이상 이전할 경우 인원비율이나 연봉비율 중 한 가지만 적용하기로 해 다음으로서는 100%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아직 개정안이 국회에 계류 중이다. 필요한 정보수집 대상이 없는 미흡한 산업 인프라와 영세한 협력업체 환경 등도 풀어야 할 과제다. ‘실험’의 성패는 이런 문제들을 어떻게 해결해 나가느냐에 달려 있다. 결과에 따라 ‘즐거울’ 수도 ‘위험할’ 수도 있다. 제주 김영주·서울 주현진기자 chejukyj@seoul.co.kr ■ 김종현 다음 신프로젝트 팀장 “회사만 옮겨오는 것이 아니라 직원들의 생활근거지가 전혀 다른 환경으로 바뀌는 데 애로가 없다면 오히려 이상한 일이지요. 그러나 올해 선발대로 도착한 제주 상주 직원 모두가 크고 작은 애로를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 회사도 많은 힘을 실어주고 있어 좋은 결과를 맺으리라고 봅니다.” 김종현(31) 다음커뮤니케이션 미래전략본부 신프로젝트팀장은 본사 제주이전과 관련, 직원들의 ‘제주적응’에 다소 어려움이 있지만 곧 이겨낼 것이라고 자신감을 나타내 보였다. 그가 꼽은 첫째 애로는 ‘외롭다.’는 것. 직원 연령이 평균 29.5세로 이중 60%가 미혼이다. 또 맞벌이 부부가 많아 ‘기러기 아빠’나 ‘기러기 엄마’가 될 수밖에 없다. 회사도 이런 점을 감안, 공사를 불문하고 직원들이 비행기를 탈 일이 있으면 1만원만 본인이 부담토록 하고 나머지 항공료는 모두 지원해 주고 있다. 그는 “직원들이 원룸을 빌릴 경우에도 1년치 임대료를 무상 지원해주고 있으며 아파트 입주자에게는 이사비용 전액과 대출이자를 물어주는 등 회사측이 쏟는 ‘직원 기살리기’는 대단하다.”고 소개했다. 자녀 교육문제에 대해서도 “아직은 자녀들이 어리고 몇 안돼 개인적으로 육아나 보육에 신경쓰고 있지만 인원이 늘어나고 이후 본사이전이 확정될 경우 회사차원의 직장 보육시설이나 초등교육 이상 부분에 대한 단계적 대비책도 나오리라고 본다.”며 “그러나 직원들의 자녀교육과 주거문제 등을 언제까지 기업이 해결할 수는 없는 문제이므로 이전기업 직원들에 대한 지방자치단체와 정부차원의 장기적이고 정책적인 해결책이 나와야 타 기업들의 지방이전도 순조롭게 진행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근 자체 설문조사 결과 이주 직원들의 근무나 생활환경 만족도가 70%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나 ‘즐거운 실험’은 일단 안정적으로 진행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제주 김영주기자 chejukyj@seoul.co.kr
  • [빌딩X파일] 서울 교보타워

    [빌딩X파일] 서울 교보타워

    강남대로에 우뚝 솟은 교보타워는 묵직한 중량감이 마치 유럽의 중세시대 성을 연상케 한다. 스위스의 세계적인 건축가 마리오 보타가 설계했으며 적색 쌍둥이 건물로 지난해 5월 완공된 젊은 건물이다. 지하 8층∼지상 25층, 연면적 2만 8000여평이며 교보생명을 비롯해 두산중공업, 까르푸, 소니뮤직, 옥션 등 국내 대기업과 다국적기업,IT기업이 주로 입주했다. 여기에는 레스토랑과 은행, 진료시설, 서점 등이 부대시설로 들어 있다. 광화문 교보빌딩처럼 지하 1∼2층에는 국내 최대규모인 3600평의 교보문고 강남점이 애서가들을 유혹한다. 광화문점에 비해 500여평이 더 크며 음반매장도 함께 있다. 북마스터의 책상담실을 포함해 어린이 테마 공간, 이벤트홀, 스낵코너 등도 갖춰져 만남의 장소로 애용된다. 게다가 이곳에서는 앉아서 책을 읽을 수 있어서 주머니 가벼운 애서가들의 쉼터로 자리잡았다. 1층에는 직장인들의 취향을 고려해 샌드위치바와 커피숍, 레스토랑 등이 입점했다. 이 일대가 강남역 상권에서 다소 떨어져 있어서 인근 사무실 입주자들에게 인기가 높다. 일반 은행업무와 프라이빗뱅킹을 취급하는 우리은행 교보타워지점은 2층에 200평 규모로 넓게 자리잡았다. 금융자산이 10억원을 넘는 초우량 고객을 대상으로 한 VIP지점으로 이름값이 높다. 빌딩 입주자들은 호텔 수준의 부대시설 때문에 구태여 외부로 나갈 필요가 없다. 건물 안에서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다. 이를 위해 4층에는 치과 등 진료시설을 확보했다. 지난해에는 서울시에서 주관하는 ‘우수 화장실 공모전’에서 청결도와 쾌적성, 시설 등에서 높은 점수를 받아 다중이용부문 동상을 수상했다. 4층 이상 일반 임대사무실의 평당 기준임대료는 월 6만 5000원, 보증금은 65만원이며 관리비는 평당 월 2만 8500원이다. 쾌적한 사무공간으로 현재 임대율은 100%에 달한다. 이유종기자 bell@seoul.co.kr
  • 치킨전문 또래오래 300호점 개점

    농협 목우촌의 치킨 전문점인 ‘또래오래’가 22일 경남 김해시 내동에 300호점을 열었다. 지난 2003년 6월 경기도 일산 하나로마트에 1호점을 연 이후 최단시간 300호점 돌파기록을 세운 것은 물론,200호점을 오픈한 지 두달여 만에 100호점을 더 내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목우촌의 ‘또래오래’는 프라이드치킨 등 치킨류 9종을 비롯해 불고기버거·치킨버거 등을 판매하는 치킨전문 브랜드이다. 남성우 농협 계육가공분사 사장은 “100% 국내산 농협 목우촌의 닭고기만을 사용해 맛이 뛰어나고 위생적이어서 어린이들의 간식용으로 사랑받고 있다.”며 “오는 2007년까지 1000호점 개점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래오래’가 급성장세를 보이는 것은 무엇보다 시설비(3000만원·10평 기준가)가 저렴한 데다 목우촌이 엄선해 한결같이 국내산 질좋은 닭고기만을 제공하고 있는 덕분이다. 특히 점포 크기가 8∼10평 규모로 배달 위주의 사업이라 굳이 비싼 임대료를 물어가며 A급 입지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전국 300개 매장의 월 평균 매출액은 900만∼1000만원, 월 평균 순이익은 300만∼350만원이다. 김규환기자 khkim@seoul.co.kr
  • 中, 베이징 한국학교 봉쇄…600명 등교 못해

    |베이징 오일만특파원|중국 학교에 세들어 있는 한국 국제학교가 16일 중국 학교측의 정문 봉쇄로 수업이 중단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베이징(北京) 창핑(昌平)구 취난(渠南)촌에 위치한 한국 국제학교는 이날 일부 건물을 임대한 중국 위잉(育英) 학교측이 학생들의 등교시간에 맞춰 한국 국제학교 정문을 일방적으로 봉쇄, 초·중·고생 600여명 전원이 등교하지 못한 채 집으로 돌아갔다고 밝혔다. 중국 학교측의 이같은 조치는 지난 10월22일 탈북자 29명에 이어 15일 또다시 탈북자 4명이 한국 국제학교에 들어온 데 따른 것으로, 향후 탈북자 진입 방지를 위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 학교측은 건물주인 중국 학교측이 아무런 사전통보 없이 봉쇄 조치를 취한 데 대해 유감을 표시하고 조속한 정상화 조치를 요구했으나 중국측은 응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국제학교 관계자는 “중국 공안 관계자들이 전날 밤늦게까지 중국 학교 강당에서 회의를 한 점으로 미뤄 이들의 지시에 의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외교 채널을 통해 해결하지 않으면 수업중단 사태가 장기화될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한국 국제학교는 지난 1998년 개교, 현재 670여명의 학생이 재학 중이며 자체 건물이 없는 탓에 6년 동안 4번이나 이사를 다녔다.2002년 9월 위잉학교측에 연 35만달러의 임대료를 내고 있으며 지난 6월부터 왕징(望京) 부근 라이광잉(來廣營)에 학교 건물을 신축 중이다. oilman@seoul.co.kr
  • 미분양 소형 매입 임대사업 해볼까

    미분양 소형 매입 임대사업 해볼까

    내년 상반기부터 미분양 아파트를 매입, 임대 사업을 벌이는 사업자에게 각종 세제 혜택이 주어진다. 과거 금융위기때 미분양 아파트를 줄이기 위해 사용됐던 세제 혜택들이 이번에도 다시 주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서울·수도권 지역 미분양 아파트 가운데 임대사업용으로 활용 가능한 중소형 아파트에 수요자들이 많이 몰릴 것으로 보인다. 특히 서울에서는 재건축 소형 의무비율에 따라 25.7평 이하를 60% 짓도록 돼 있어 10∼20평형대 소형 아파트가 내년부터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중소형 아파트는 부동산 경기가 좋지 않은 데다가 비싼 분양가 등으로 미분양이 나는 경우가 많다. 대신 대부분 강남권에 자리잡고 있어 임대에는 큰 어려움이 없다는 것이 장점이다. ●2가구이상 매입 세무서에 등록해야 임대사업을 하려면 본인이 소유하고 있는 주택 외에 2가구 이상의 주택을 매입해 관할 세무서에 임대사업자로 등록을 해야만 세금혜택을 받는다. 또 임대 개시 10일 전에는 임대사업자 거주지 구청 주택과에 계약기간, 보증금, 임대료를 신고해야 한다. 세무서에도 임대개시 후 3개월 이내에 임대조건을 신고해야 한다. 임대사업자에 대한 세금면제 혜택은 금융위기를 전후해 생겼다. 그러나 지금은 시효가 만료돼 새로 진입하는 사업자에게는 혜택이 돌아가지 않는다. 실제로 미분양 매입 임대는 1998년 3월1일부터 같은 해 12월 말일 사이에 매입한 미분양 주택에 대해서만 세금 감면 혜택이 주어진다. 현재 상태에서는 미분양 주택을 사서 임대사업을 해도 세제 혜택은 받을 수 없다. 따라서 정부가 새롭게 미분양 임대사업자에 대한 세제혜택 부여 방안을 확정했을 때 임대사업에 착수해야 한다. 현재 정부가 마련 중인 대책은 과거 미분양 주택 매입임대사업자에게 주었던 것과 비슷한 수준이 될 전망이다. 특히 국민주택규모 이하의 주택에 대해서는 과거처럼 취·등록세를 절반가량 감면해 주고,5년 임대후 팔면 양도세를 전액 감면해주는 선이 될 것으로 업계에서는 전망하고 있다. ●수익성은 별로, 세제혜택에 주목하자 서울의 경우 임대사업자의 임대소득이 연 5∼6%선에 그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일부는 이자율에도 못 미쳐 ‘역마진’이 발생한다고 하소연하기도 한다. 전세물량이 풍부한 데다가 경기침체로 수요가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물론 역세권으로 입지여건이 좋은 곳은 연간 8∼10%의 고수익을 내기도 하지만 그런 경우는 드물다. 임대사업자는 월세를 선호하지만 아예 월세보다는 전세로 전환하는 경우도 많다. 목돈이 들어가는 임대사업만을 목표로 하기에는 무리가 따른다는 것이다. 그러나 임대사업때 주어지는 세제혜택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강남권 등의 미분양 주택을 사서 5년가량 임대사업을 한 후 팔때 양도세를 면제받게 되면 여기서 생기는 차익이 만만치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강남권의 아파트 시세는 바닥권에 근접하고 있는 추세다. 내년에 바닥권에 도달했을 때 소형 아파트를 사서 임대사업을 하게 되면 그 과정에서 가격이 오를 수 있고, 이 때 시세차익을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강남 재건축 소형의무화 물량 노릴만 전통적으로 임대사업은 역세권 소형평형이 강세를 보였다. 역세권은 미래가치를 평가함에 있어 가장 우선 순위에 드는 만큼 무엇보다 인근 전철이나 버스 같은 교통편리성이 우선돼야 한다. 다만, 이런 역세권 아파트는 미분양이 그리 많이 나지 않는다는 것이 약점이다. 따라서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 가운데 소형 의무비율에 따라 마지못해 지어지는 소형아파트가 투자대상으로는 적격이라는 분석이다. 이들 아파트는 미분양이 많이 나기 때문이다. 내집마련정보사 김영진 사장은 “세금과 관련, 임대소득의 경우 종합소득세에 합산 과세되고, 주택의 보유수에 따라 세금이 달라지기 때문에 임대사업에 앞서 세금 문제는 반드시 꼼꼼히 따져 봐야 한다.”고 말했다. 김성곤기자 sunggone@seoul.co.kr
  • [‘개성냄비’ 나오던 날] 北공단 제품 8시간만에 南 백화점에

    [‘개성냄비’ 나오던 날] 北공단 제품 8시간만에 南 백화점에

    실질적인 첫 남북 경제협력 제품이 나왔다. 시범단지조성 사업 첫 삽을 뜨기까지 남북간 해결해야 할 전제 조건도 많았지만 경협의 필요성 앞에서는 남북이 한마음이었다. 본격적인 남북경협의 물꼬를 튼 개성공단 첫 제품 생산 현장을 다녀왔다. ●오전 10시 개성서 생산, 오후 6시 서울에 냄비라고 해서 누런 양은 냄비를 떠올렸다면 오산이다. 컨베이어 벨트에서 반드르르 윤이 도는 스테인레스 냄비가 밀려나오자 남한 ‘아줌마’들은 “어머 어머”를 연발했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도 신기한 듯 냄비를 뒤집어보았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의 눈가에는 잠시 물기가 스쳤다. 이 역사적 순간을 끝내 보지 못하고 세상을 등진 남편(정몽헌 회장)의 얼굴이 어른거렸으리라. 앳된 얼굴의 북한 여자 근로자도 덩달아 상기됐다. 황해북도 개성시 봉동리 벌판에 주춧돌을 놓은 개성공단은 그렇게 남북한이 지켜보는 가운데 힘찬 출발을 알렸다.2004년 12월15일 오전 11시가 조금 넘은 시간이었다.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이 소떼를 몰고 판문점을 넘은 지 6년, 남북당국이 개성공단 조성에 합의한 지 꼭 4년여만이다. 더 입이 벌어질 일은 잠시 뒤에 벌어졌다. 포장된 냄비들이 8t 트럭에 분주히 옮겨졌다. 트럭은 군사분계선과 자유로를 부지런히 내달려 오후 4시30분쯤이면 서울 소공동 롯데백화점 특설매장 진열대에 냄비 1000세트를 풀어놓는다고 했다. 판매가격은 1만 9800원. 남한에서 만든 비슷한 냄비값(5만원)의 절반도 안된다. 이날 개성산 냄비는 남한 백화점에서 15분만에 400여세트가 팔려나갔다. ●패자부활 기업이 입주 1호로 남측 참관단 385명을 태운 버스 15대가 경복궁 앞을 출발한 것은 오전 7시50분. 신원 확인을 위해 지체된 시간을 빼면 서울 한복판에서 불과 두시간 남짓만에 개성공단에 도착했다. 멀찍이 파란 지붕의 주방기기 제조업체 리빙아트 공장이 눈에 들어왔다. 당초 리방아트는 시범단지 입주기업 15곳 선정 때 탈락했었다. 중도포기한 업체 덕분에 극적으로 패자부활한 기업이 개성공단 입주 1호가 됐다는 사실이 흥미롭다. 리빙아트 김석철 회장은 “냄비뿐 아니라 프라이팬, 솥단지 등 연간 300만개 제품을 생산할 계획”이라고 했다. ●현정은 회장 남다른 감회 현정은 회장이 마이크 앞에 섰다. 현 회장은 “올해 안에 1호 제품을 내겠다는 약속을 지켰다.”면서 “남북이 민족경제공동체를 이룰 수 있다는 무한한 가능성도 확인시켜줬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어 “호된 질책과 비판을 마다 않고 오랜 기간 막대한 대가를 치르며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을 개척해온 현대아산 임직원들에게도 감사한다.”며 의미심장한 말을 곁들였다. ●북한 직원 월급 6만원 리빙아트 공장에 채용된 북한 주민은 255명. 남한 본사에서 파견나온 100여명에게 집중적으로 기술을 전수받은 뒤 생산라인에 투입됐다. 인근 봉동리에서 트럭을 타고 출퇴근한다는 ‘접착반’ 소속 윤은별(37)씨는 “힘들지 않으냐.”는 물음에 “동족끼리 일하는데 뭐가 힘들겠습네까.”하며 호탕하게 받아넘겼다. 월급은 6만원. 남북당국이 합의한 최저임금(57.7달러) 수준이다. ●전기는 남한서, 전화는 협상중 한국전력은 조만간 북한에 전신주를 설치,1만 5000㎾를 공급한다. 공장부지 임대료는 평당 14만 9000원. 매출순익의 10∼14%를 무는 세금도 5년간 면제된다. 남한에 물건을 보낼 때는 관세도 없다. 시범단지 안에 은행(우리은행)이 있어 자유송금도 가능하다. 다만, 전화는 아직 고민거리다. 공장파견 직원들이 남한가족과 통화할 때마다 비싼 국제전화 요금을 물고 있다. 국내전화로 바꾸는 방안을 놓고 막판 협상이 진행 중이다. 순간,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시범단지 옆으로는 중장비들이 여전히 분주히 오가며 땅을 다지고 있었다. hyun@seoul.co.kr
  • 소각장 공동이용 물꼬 트이나

    서울시내 3개 자치구에 설치돼 있는 자원회수시설(쓰레기소각장)을 다른 자치구도 함께 쓰도록 하는 협상에 시동이 걸려 귀추가 주목된다. 서울시는 12일 기금운용협의회에서 강남구 일원동 자원회수시설 인근 지역 주민 2934가구에 대해 주민지원기금 36억원을 이달부터 6개월간 아파트 관리비, 임대료, 주거환경개선비 등의 명목으로 지급하는 데 합의했다고 밝혔다. 서울시 한상렬 청소과장은 “그동안 시와 협상 테이블에 앉기조차 거부하던 주민들이 시와 합의를 본 것은 1994년 시설건설계획이 발표되면서 계속됐던 시와 자치구, 주민들간의 10년여에 걸친 대립에 종지부를 찍는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시는 주민지원기금의 배분이 성공적으로 이뤄짐에 따라 강남구 관내에서 나오는 쓰레기만 소각해 가동률이 20%에 그치고 있는 강남시설을 다른 자치구와 나눠 쓰는 협상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고 있다. 양천구와 노원구, 마포구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서울시내 자원회수시설은 강남구 일원동, 양천구 목동, 노원구 상계동 등 3곳이 가동 중이며, 내년 3월 준공되는 마포까지 포함하면 하루 3000t의 쓰레기를 소각할 수 있다. 그러나 마포를 제외한 3곳의 평균가동률은 전국 평균 77%에 훨씬 못미치는 20∼30%에 그치고 있다. 광역시설로 만들었으나 주민반대에 부딪쳐 관내 쓰레기만 소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는 이를 시정하기 위해 쓰레기 반입 수수료를 가동률에 따라 차등 적용하도록 조례를 개정했다. 이에 따라 향후 이들 3곳에서 운영 중인 자원회수시설의 반입 수수료는 지속적으로 인상된다. 그러나 공동이용 합의시에는 지속적으로 임대료 등 인센티브가 제공된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지자체 구내식당 파리 날린다

    지자체 구내식당 파리 날린다

    지방자치단체 구내식당들이 썰렁하다. 주 이용자인 공무원들이 찾지 않기 때문이다. 연말 연시를 맞아 사정은 더욱 심각하다. 이 때문에 연간 수천만∼수백만원씩의 임대료를 내는 구내식당 운영자들은 울상이다. 반면 시·군청 인근 식당가는 공무원들의 행렬로 북적대고 있다. ●시·군청 부근 식당가는 북적 경북 경산시청 구내식당의 경우 1식 5찬의 중식을 3000원에 제공하고 있지만 이달들어 하루 평균 점심식사를 하는 공무원은 50여명선. 상주 공무원 600여명의 8%에 불과한 수준이다. 불과 수개월전만 해도 80∼90여명이 이용했지만 연말이 가까워지면서 부쩍 줄었다. 이같은 불황으로 식당 운영권자 김모(40·여)씨는 최근 ‘시청 구내식당 식사하러 오세요’라는 문구를 새긴 대형 현수막을 제작, 시내 곳곳에 내걸고 외부 손님 끌기에 나섰다. 김씨는 “평상시에도 공무원들의 이용이 저조했지만 최근 들어 눈에 띄게 감소했다.”면서 “구내식당 운영으로 연간 3000만원의 임대료를 갚기는커녕 빚더미에 앉을 판”이라고 울상지었다. ●업자 “임대료도 못건져” 울상 500여명의 공무원이 근무하는 포항시청 구내식당도 하루 평균 식사(끼니당 3000원) 인원이 40∼50명선에 그치고 있다. 그러나 시청 인근 식당가는 점심때면 공무원들로 붐비고 있다. 연간 임대료가 1000만원인 경주시청 구내식당은 최근 점심식사 제공을 중단했다.560여 본청 직원 가운데 구내식당을 찾는 공무원이 없기 때문. 고작 라면이나 빵 등을 팔아 푼돈을 만질 뿐이다. 전남도청 구내식당도 지난 달부터 점심식사(끼당 1500원) 이용자가 이전 하루 평균 350명에서 200명 이하로 떨어졌다. 감소폭이 예년에 비해 두드러진다. 구내 식당 여직원은 “지난해 연말에도 줄었지만 이처럼 크지는 않았다.”면서 “그 이유를 모르겠다.”고 말했다. 또 라면과 김밥, 토스트를 찾는 사람도 하루에 줄잡아 40∼50명은 됐으나 지금은 20명도 안된다는 것. 도청 한 남자 직원은 “연말이면 바빠 구내식당을 이용하기 마련인데 이상한 현상”이라고 말했다. ●바쁜 연말에 더 심각 ‘기현상’ 식당 운영권자들도 “중견 영양사들이 짠 식단이 외부 식당에 비해 손색이 없는 데도 공무원들이 외면하는 이유를 모르겠다.”며 고개를 저었다. 한 시민은 “불황으로 온 나라가 난리이지만 공무원들은 상대적으로 그 여파가 적은 모양”이라며 씁쓸해 했다. 이에 대해 지자체 관계자들은 “구내식당이 어렵다는 것은 알지만, 그렇다고 강요할 수는 없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대구 김상화 광주 남기창기자 shkim@seoul.co.kr
  • “경영권 걱정 안해 부동산 개발 주력”

    “어디에 투자해야 돈 되는지 찾는 일로 보내고 있습니다.” 정몽규 현대산업개발회장이 부동산 박사로 돌아왔다. 서울 강남구 삼성동 신사옥으로 입주한 뒤 10일 기자들과 만난 정 회장은 만남 내내 부동산 개발에 대한 얘기를 나눴다. 강남구 역삼동 스타타워(옛 아이타워)를 싸게 매각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는 “당시 상황으로서는 최고의 조건이었고, 부동산 개발회사는 특정 사옥에 연연할 필요가 없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돈이 된다 싶으면 정든 사옥도 팔 수 있다.”며 “부동산 회사가 개발 이익을 남기고 사옥을 옮기는 것은 결코 흉이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 부동산업자는 시장 환경에 유연하게 대처하고 결단을 빨리 내려야 한다는 말도 덧붙였다. 외국인 지분이 63%에 이르는 회사인 만큼 경영권 확보를 걱정해야 하지 않느냐는 물음에는 “(경영은)잘하는 사람이 하면 된다. 제대로 경영하지 못하면 쉬어야 하지 않겠느냐.”며 경영에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어 “어디에 투자해야 돈을 벌 수 있는지, 어떤 사업을 펼쳐야 회사 이익이 극대화되는지 공부하기도 바쁘다.”고 말했다. 부동산 기사도 일회성 기사보다는 심층 분석기사를 찾아 읽는다고 소개했다. 부동산 정책과 관련, 뼈있는 말도 했다. 그는 “국민들의 포트폴리오 구성을 억지로 규제하면 오히려 부작용이 커진다. 부동산을 통해 부를 축적한 것이 무조건 나쁘다는 인식을 버려야 한다.”는 소신을 밝혔다. 부동산 시장 활성화와 관련해서도 부동산 전문가답게 “정부는 인위적으로 시장에 개입하기보다는 거래를 활성화시키고 시장경제 원리에 맡겨야 한다.”며 “거래를 옥죄는 정책보다는 차라리 부유세를 부과하는 편이 낫다.”고 강조했다. 식사 도중, 식당(현대사옥 지하 임대식당)을 많이 찾아주고 널리 알려달라고 부탁했다. 이유인즉 “이 식당이 돈을 많이 벌어야 임대료를 더 올려받고 건물 가치가 올라가지 않겠느냐.”고 답했다. 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 [사설] 방위비분담 美 요구 지나치다

    미국이 한국정부에 대해 주한미군 방위비분담금을 대폭 올리도록 요구하고 있는 것은 최근 한반도 주변상황을 감안할 때 타당하지 않다. 한국은 용산 미군기지 이전비용을 모두 대기로 했다. 자이툰부대의 이라크파병 경비도 부담하고 있다. 단계적인 주한미군 감축계획이 마련되고 있으며, 한강 이남으로 기지이전 이후 광역기동군화 전환 논의가 조만간 시작될 예정이다. 앞으로 미군 주둔은 대북 전쟁억지력 외에 중국 견제 등 미국의 전략적 이해에 따라 이뤄진다고 보아야 한다. 방위비분담금을 올려야 할 이유를 어디에서도 찾아보기 힘들다. 그런데도 미국은 지난 8,9일 서울에서 열린 제2차 분담금 협상에서 어거지에 가까운 요구들을 내놓았다. 가장 불쾌한 대목은 C4(지휘·통제·통신·컴퓨터) 현대화비용 부담요구다. 지난 10월 한·미간 용산기지이전 협정이 타결되면서 미국은 협정에 포함시키지 못한 C4비용을 분담금으로 돌려줄 것을 요청했다. 양국간 이를 둘러싼 갈등이 심화될 조짐을 보이자 이달초 요구를 철회하겠다는 뜻을 비공식적으로 전해왔다. 그래놓고 공식회의에서 다시 이 문제를 꺼낸 것이다. 협상용이라고 치부할 수 있겠지만, 미국이 이번 절충을 합리적인 선에서 끝낼 의지가 있는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미국측은 C4와 함께 공공요금, 임대료, 시설유지비를 분담금 항목에 추가하자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궁극적으로 45% 안팎인 한국의 분담금 비율을 75%까지 높이려는 의도를 가졌다는 분석이다. 올해 우리의 방위비분담액은 6억 2300만달러다. 적은 액수가 아니다. 분담금 증액은 있을 수 없으며, 이번에 적정 수준의 감액을 반드시 관철시켜야 한다. 유동적 정황을 고려해 분담금협정 유효기간도 되도록 단기간으로 설정할 필요가 있다.
  • [빌딩 X 파일] 명동 유네스코회관

    서울 중구 명동 입구에 자리잡은 11층짜리 유네스코 회관. 쉽게 떠올리기 힘들겠지만,1967년 완공 당시에는 전국에서 손꼽히는 최신식 고층 건물이었다. 엘리베이터는 시내 명물로 통했었다. 건물 주인인 유네스코 한국위원회는 8층과 10층을 나눠 쓰고 있다. 이 건물에서 가장 볼 만한 곳은 유네스코가 운영하는 ‘작은누리(nuri.unesco.or.kr)’라는 생태공원.12층 옥상에 올라가면 190평 규모의 숲이 펼쳐진다. 옥상을 방수처리한 뒤 30∼50cm 두께의 흙을 깔아 야생덤불숲과 풀꽃동산, 연못, 텃밭을 만들어 놓았다. 반경 1.5㎞ 안에 있는 남산에서 날아온 새들의 쉼터가 되기도 한다. 중국대사관에서부터 덕수궁까지 서울명소가 한눈에 들어오는 조망도 일품이다. 2층에 위치한 서울청소년문화교류센터(미지센터·www.mizy.net)는 서울시가 세워 유네스코가 위탁운영하고 있다. 청소년을 위한 복합문화공간으로 자리잡았다. 센터내 ‘미지까페’에서 인터넷 서핑, 디지털 비디오디스크(DVD) 시청, 음악감상, 보드게임 등을 즐길 수 있다.‘모임터’는 세미나·공연 등을 하기 좋도록 빔프로젝터, 텔레비전, 비디오, 스크린 등이 갖춰져 있다.24세가 넘은 성인은 2만원 안팎의 이용료를 내야 하지만, 청소년은 공짜로 쓸 수 있다. 단,1주일 전에 신청해야 한다. 11층 꼭대기에 있는 레스토랑은 과거 ‘스카이 파크’라는 경양식집이 있던 자리. 귀한 집 자식이 명동성당에서 결혼하면 식사대접을 이 곳에서 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유명한 식당이었다. 그러나 97년 화재 발생 뒤 리모델링을 거쳐 3년 전 다시 문을 열었다. 이밖에 유네스코 회관에는 병원, 피부관리실, 증권사, 사채업자 사무실 등이 있다. 이런 사무실들이 자리잡고 있는 덕에 유네스코 회관은 연간 40억원의 임대료(건물가는 350억원대 안팎)를 거둬들이는 ‘캐시카우’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임대료는 유네스코의 기금으로 적립돼 국내 교육·문화·과학·청소년 사업 등에 골고루 쓰인다. 김유영기자 carilips@seoul.co.kr
  • 美 “C4비용 한국분담”

    미국은 8∼9일 열린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 2차 협상에서 C4(지휘·통제·통신·컴퓨터) 현대화 비용과 공공요금, 임대료, 시설유지비 등을 방위비 분담 항목에 추가시킬 것을 계속 요구한 것으로 확인됐다. 우리측은 이를 원칙적으로 반대했으나,C4가 아닌 극히 일부 사항에 대해서는 수용 가능성을 내비친 것으로 알려졌다. C4 현대화 비용은 한때 미국이 한국에 대한 부담 요구를 철회한 것으로 알려져 왔다. 미국이 다시 이 문제를 제기하고 나선 것이 관철을 위한 것인지 협상용인지는 불분명하다. 정부 당국자는 9일 협상종료 직후 비공개 브리핑을 통해 “주둔비용·분담금 항목과 협정유효기간 등을 논의했으며,1차 협상에서 크게 진전된 것은 없으나 좀더 구체적인 자료와 의견을 교환했다.”고 전했다. 양측은 내년 1월 초쯤 워싱턴에서 제3차 고위급 협상을 갖기로 했다. 이지운기자 jj@seoul.co.kr
  • 걸음마 뗀 ‘희망가게’ 1, 2호점

    걸음마 뗀 ‘희망가게’ 1, 2호점

    겨울비가 내리던 지난 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재동 ‘미재연’의 유리문을 열자 십 수년전 유행했던 최성원의 ‘제주도의 푸른밤’의 따뜻한 선율이 10평 남짓한 가게 안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벽 한쪽에는 캄보디아 여성이 새긴 목각새(木刻鳥)가 사장 김모(38)씨와 함께 반갑게 맞았다. “장떡이 좀 짜지 않을까 모르겠네요.”잠시 뒤 김씨가 내 온 새싹비빔밥을 한 숟가락 배물었다. 이내 봄을 알리는 향긋한 풀냄새가 입 안 가득 스며들었다. 지난 8월 문을 연 미재연은 시민사회단체 ‘아름다운재단’에서 모자 가정의 자립을 돕는 공동 매장인 희망가게 1호점이다. 아름다운재단에서 대출받은 9000만원과 여러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아 아담한 한식전문점으로 태어난 미재연은 아스팔트 위의 고단한 삶에 지친 시민들에게 6개월째 단아하고 풍성한 먹을거리로 초록색 봄소식을 알리고 있었다. ●헌재 재판관과 영화배우도 단골 미재연은 ‘아름답고 재미있고 자연이 있는 식탁’이라는 조어. 창업자인 김모, 이모(38), 박모(29) 등 세 명의 모자 가정 아주머니 이름에서 한 자씩 따 왔지만 풀어보니 더 그럴싸했다. 미재연은 음식점으로는 이제 막 걸음마를 뗀 상태. 아직 널리 알려지지 않은데다 불경기의 여파로 하루 손님은 100명을 채우지 못한다. 건물임대료와 재료비를 빼면 세 아주머니들의 생계비로도 빠듯한 형편. 결국 한 배를 탔던 박씨는 지난달 가게에서 손을 뗐다. 처음 장사에 뛰어든 터라 각종 세금과 서류를 내는 것도 아직 낯설다. 그러나 이들은 여전히 희망의 ‘새싹’을 틔우고 있다. 소박하지만 온갖 정성이 담긴 미재연의 식탁이 입소문을 타고 있기 때문이다. 주고객은 시민사회단체 관계자와 20·30대 직장인들. 헌재 재판관과 유명 영화배우 등 저명 인사들도 단골이 됐다. 이씨는 “멀리 지방은 물론 일본인 관광객들까지 찾아오곤 한다.”면서 흐뭇해했다. ●수입금으로 장애아동 도울 것 아주머니들의 가장 어려운 문제는 육아. 이씨는 친정엄마가 10살 된 아들을 맡아주지만 김씨는 아침마다 세살배기 딸을 보육원에 보내야 하는 게 가슴 아프다. 방송통신대에 재학까지 하고 있어 하루에 딸과 함께 지내는 시간은 고작 1시간 남짓이다.“돈을 벌면 딸과 단 둘이 여행을 가는 게 꿈”이라고 털어놓을 정도다. 매상이 시원치 않다 보니 다른 모자 가정의 자립을 위한 기부를 거의 못 하는 것도 마음에 걸린다. “얼마 전 한 할아버지가 질 낮은 휴지를 팔아달라고 오셨어요. 그래서 식사 대접을 하면서 ‘우리도 힘들다. 될 수 있으면 오지 말아달라.’고 부탁드렸죠. 받은 만큼 많이 돌려드리지 못하니까 어쩔 땐 마음이 ‘짠’ 해서 도망가고 싶을 정도예요.” 그러나 미재연 아주머니들은 이미 희망가게의 ‘맏언니’다. 지난달 30일 개업한 희망가게 2호점 아주머니들에게도 온갖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국제적인 나눔도 시작했다. 가게 한 켠에서 제3세계의 가난한 여성들이 만든 수공예품을 수입·판매하고 수익을 돌려주는 ‘대안무역’도 펼치고 있다. 앞으로의 계획은 앞으로 계속 생길 희망가게의 ‘굄돌’이 되는 것. 희망가게 창업을 준비하는 어머니들을 위해 식당을 실습 장소로 개방하는 것은 물론, 한달에 한 번씩 희망가게 아주머니들이 함께 기댈 수 있는 ‘희망가게 네트워크’를 만들 계획이다. 이씨는 “수입이 생기면 적은 돈이라도 신경계통 장애로 고통받는 아이들을 위한 기금을 마련하고 싶다.”면서 “지금은 미재연에서 사람들이 ‘녹색 먹을거리’를 먹고 건강하고 편안히 산다면 바랄 게 없을 것”이라면서 밝게 웃었다. ●중계동에 2호점 문 열어 노원구 중계동에 문을 연 한식집 ‘얼큰한게 땡기는 날’은 희망가게 2호점. 공동사장 이미경(38), 고정희(35)씨가 아름다운재단에서 지원 받은 6000만원으로 가게를 차렸다. 개점 당일 수익인 23만 4000원을 성매매 피해 여성 쉼터인 ‘막달레나의 집’에 기부하는 등 문을 열자마자 이웃 사랑을 실천하고 있다. 이씨는 “일산에서 김밥집을 한 경험이 있지만 제대로 장사를 하는 것은 처음이라 걱정이 태산”이라면서도 “가게가 자리를 잡으면 저소득 모자 가정과 인근 공부방을 돕는 등 받은 것의 몇 갑절을 갚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풍성한 녹색 먹을거리 미재연의 주 메뉴는 새싹비빔밥과 버들영양돌솥밥. 푸드 스타일리스트 오정미씨의 작품인 새싹비빔밥은 적·삼색 무순과 적양배추싹 등 6가지 새싹이 들어간다. 인공조미료를 넣지 않는데다 고기도 뺄 수 있어 향기롭고 담백한 새싹의 맛 그대로 만끽할 수 있다. 버들영양돌솥밥은 미재연에서 개발한 음식. 돌솥 안에 들기름과 들깨가루를 넣어 지은 밥에 표고버섯과 시금치, 느타리를 얹었다. 이밖에 김치전골과 된장비빔밥, 각종 파전 등 다양한 한식을 즐길 수 있다. 가격도 6000원을 넘지 않는 등 저렴한 편. 후식인 오미자감잎차, 꽃차 등도 자랑거리다. ‘얼큰한 게 땡기는 날’의 대표 음식은 매운맛의 진수를 보여주는 매콤 칼국수. 아주머니들이 직접 개발했다. 도토리전, 해물파전 등을 안주 삼아 동동주도 한 잔 걸칠 수 있다. 유기농 배추와 충북 음성의 고춧가루로 만든 김치와 김치찌개도 빼놓을 수 없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후견기관과 지원 실태 ‘자립매장운동’은 말 그대로 저소득층이 자립할 수 있는 매장을 마련해 주는 운동이다. 자립매장운동은 기존 사회복지 운동이 가난한 사람들을 시혜의 대상으로만 바라봤다는 반성에서 출발했다. 자립매장운동은 빈곤층에게 일자리를 주고 급여를 제공하는 것과는 달리, 스스로 사업체를 운영할 수 있게 사업자금을 빌려준다. 물고기를 주는 대신 물고기를 잡는 법을 알려주는 셈이다. 자립매장운동의 시초는 1973년 브라질에서 시작된 ‘액션(Accion)’.4년 동안 885명에게 융자를 제공하는 성과를 올린 액션은 이후 남미 14개국으로 전파됐다.1991년에는 미국으로 건너가 7개 지역에서 성공적으로 시행되는 등 선진국의 빈곤층에게도 자립매장운동이 적용될 수 있음을 보여줬다. 최근 아프리카에도 진출한 액션은 2002년 현재 60만명에게 5억 7000만달러의 대출 혜택을 주고 있다. 방글라데시의 그라민(Grameen)은행도 대표적인 자립매장운동.1983년 교수 출신인 무하마드 유누스에 의해 설립됐다. 빈곤층 여성을 주 고객으로 지금까지 1만 2000여명이 혜택을 받았다. 말레이시아, 필리핀 등 개발도상국뿐 아니라 프랑스, 캐나다 등 선진국에도 진출했다. 이밖에도 영국, 이탈리아 등 유럽에서도 자립매장운동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국내는 90년대부터 생겨난 자활후견기관이 자립매장운동의 씨앗을 뿌렸다. 관악자활후견기관 등 전국적으로 모두 200여개가 있는 자활후견기관은 직영 사업체에서 빈곤층에게 일정 기간 경험을 쌓게 한 뒤, 창업 지원을 한다. 그러나 영세한 규모에 체계적인 지원이 이뤄지지 못한 탓에 실제로 창업한 경우는 미비한 편이다. 본격적인 자립매장운동 기관은 2000년 그라민은행의 한국 지사 격으로 만들어진 ‘신나는 조합’. 또 2002년에는 국민, 조흥 등 시중 은행이 출자한 사회연대은행이 출범했다. 그러나 신나는 조합은 대출금이 평균 100만원 선에 그치고, 사회연대은행은 대출 조건이 까다롭다는 한계가 있었다. 반면 올해 첫 선을 보인 아름다운재단의 희망가게는 1인당 3000만원까지 대출이 가능하고, 사업의 성공 가능성보다는 모자 가정의 자립에 중점을 둔다는 게 장점이다. 재단은 내년부터는 대출 규모를 확대, 매년 4∼5군데의 희망가게를 열 계획이다. 또 음식점 뿐 아니라 미장원, 수공예전문점 희망가게도 생길 예정이다. 아름다운재단 아름다운세상 기금사업팀 정경훈(28) 팀장은 “자본금 50억원의 이자로 창업 지원을 하기 때문에 계속 희망가게를 낼 수 있다.”면서 “희망가게가 일종의 네트워크화가 되면 사회적 약자들이 서로 보듬으며 살 수 있는 일종의 ‘대안 사회’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백문일의 국제경제 읽기] 억만금 주고도 못사는 ‘신용’

    얼마전 미국의 한 신용카드사로부터 편지를 받았다. 신용한도를 6만달러까지 줄테니 카드를 신청하라는 내용이다. 서명만 하면 월 한도가 6000만원인 신용카드를 보내준다는 셈이다. 특파원 생활을 마친 지 얼마 안돼 아직도 미국에 사는 거주자로 알고 있다. 만약 카드를 발급받은 뒤 대금을 갚지 않으면 어떻게 될까. 신용불량자로 등록되겠지만 미국에만 가지 않는다면 무슨 탈이 생기겠는가. 미국 내 재산은 은행계좌에 남긴 7달러가 전부다. 그럼에도 ‘무일푼’에게 거액의 신용을 제공한 카드사는 과연 제 정신인가. 미국에서 말하는 ‘신용(credit)’은 우리의 생각과 다르다. 한국에서는 아직도 신용과 ‘부(富)’를 동일시한다. 은행에 거액을 맡기면 대출 등급이 올라간다. 신용카드도 ‘골드’나 ‘VIP’로 받을 수 있다. 미국에서는 어림도 없다. 수억원을 예치해도 사회 전반에 통용되는 신용과는 무관하다. 신용은 한마디로 소비자의 ‘약속이행’이지 대출용 ‘담보가액’이 아니다. 대출이자와 할부금, 전화·전기료, 인터넷 요금, 상수도료 등을 제때 내느냐가 최우선이다. 억만금을 싸들고 미국에 간 사람도 처음 신용은 ‘제로’이다. 현금만 계속 쓰면 신용은 평생 제자리 걸음이다. 반면 월급이 100만원이라도 자동차 할부금만 꼬박꼬박 갚으면 신용은 쑥쑥 올라간다. 갑부보다 약속을 잘 지키는 서민에게 금융기관의 문턱을 낮추는 세상이다. 특파원으로 3년간 공과금과 임대료, 할부금 등을 잘 냈더니 약속을 잘 지키는 소비자로 평가했다. 신용등급이 높아지면 주택담보대출(모기지론) 이자와 보험료 등이 낮아진다.“이 사람에게는 돈을 떼일 염려가 없다.”는 일종의 보증수표 역할을 한다. 때문에 미국에서는 누구나 신용관리에 무척 신경쓴다. 카드사도 마찬가지다. 결제대금 중 일부만 갚아도 연체자로 몰지 않는다. 신용불량자가 꽤 되지만 무소득층에서 양산되지는 않는다. 미 연방무역위원회(FTC)는 이달부터 개인의 신용정보를 인터넷으로 확인해주는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다. 각종 대출현황뿐 아니라 개인의 모든 금융거래와 신용의 흐름을 보여준다. 신용불량자를 미연에 방지하고 소비자에게 경각심을 일깨우는 동시에 더 좋은 금융조건을 제공하려는 조치다. 카드를 남발하다 신용불량자만 양산한 한국의 상황은 상상할 수가 없다. 소비자 신용평가를 ‘묵힌 돈(stock)’이 아닌, 금융거래를 바탕으로 한 ‘소득의 흐름(flow)’으로 보는 노력이 필요할 때다. mip@seoul.co.kr
  • ‘선박펀드’ 투자수익 짭짤하네

    저금리 추세와 해운경기 호조에 힘입어 선박펀드에 대한 투자열기가 갈수록 치솟고 있다. 선박펀드가 일반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인 투자대상으로 자리잡고 있다 5일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지난 3일 마감한 ‘아시아퍼시픽 2호 선박펀드’ 공모 결과 96억원 모집에 4211억원이 청약돼 청약경쟁률 43.8대 1을 기록했다. 개인 80%, 기관 20%로 배정된 이번 공모에서 기관의 청약경쟁률은 3대 1에 그쳤지만 개인 경쟁률은 54대 1로 선박펀드 공모 경쟁률 중 최고를 기록했다. 선박펀드는 선박운용회사가 선박 매입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금융기관이나 개인투자자의 자금을 모아 설립하며 해운업체로부터 받는 임대료를 투자자에게 돌려주는 구조다. 지난 3월 ‘동북아 제1호 선박투자회사(선박펀드)’를 시작으로 현재 16개 펀드가 해양부의 인가를 받았다. 이 가운데 8개 펀드가 공모를 마쳤고 4개 펀드는 증권거래소에 상장됐다.KSF선박금융이 설립한 ‘아시아퍼시픽 2호’는 5200만달러짜리 중고 유조선을 사들인 뒤 홍콩 해운회사에 임대해 수익을 올리게 된다. 선박펀드로 돈이 몰리는 이유는 연 5.8%의 고정수익률에 배당소득 비과세 혜택 등을 감안하면 실질적으로 연 8% 안팎의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해양부 관계자는 “선박펀드를 이용한 선박 확보가 해운업체의 일반적인 선박 확충 수단으로 정착될 것”이라고 말했다. 해양부는 선박투자회사 관련 태스크포스를 만들어 투자자 보호책 등 제도 보완에 주력할 방침이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빌딩 X파일]종로 연강빌딩

    [빌딩 X파일]종로 연강빌딩

    연강빌딩은 종로5가 한국기독교회관에서 종로5가 우체국으로 향하는 골목길에 자리잡고 있는 건물이다. 연강홀 건물로 더 많이 알려져 있다. 연강빌딩은 지하 5층, 지상 10층, 연면적 9000여평(약 3만㎡)으로 높이는 42.7m로 그리 크지 않은 건물이다. 1993년 두산그룹 창립 100주년 기념사업의 하나로 그룹 창립자인 고(故) 연강(蓮崗) 박두병(朴斗秉) 회장의 생가 자리에 지어졌다. 장학·학술 재단인 연강재단이 소유주다. 연강빌딩의 ‘얼굴’은 연강홀.‘대중문화의 고급화’와 ‘고급문화의 대중화’를 기치로 만들어진 연강홀은 국내의 대표적인 문화예술 공연장이다. 지하 1층부터 지하 3층에 위치한 연강홀은 447석 규모로 400여개의 특정 장면 입력이 가능한 조명장치, 음향설비 등 부대 시설이 국내 공연장 가운데 최고 수준이다. 연강홀의 주된 레퍼토리는 뮤지컬이다. 현재 뮤지컬 ‘아이 러브 유’가 무대에 올려지고 있다. 물론 고전음악과 대중음악, 국악, 연극, 무용 등 다양한 장르의 공연이 펼쳐진다. 연강홀 로비에는 220여평 규모의 전시공간도 있다. 또 분수대와 벤치가 놓여 있는 소공원은 주민들과 직장인들의 휴식 공간뿐 아니라 각종 이벤트 행사장으로도 사용된다. 주차장은 300여대 규모로 넉넉한 편이다. 일반인들이 대관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문화 예술 공연장이라는 설립 취지에 따라 문화공연에만 대관이 한정돼 있기 때문이다. 지상 1층부터 10층까지는 사무실로 사용되고 있다. 연강재단 사무실을 비롯, 두산그룹 계열사들이 입주해 있다. 삼성화재,LG화재 등 보험사 지점과 미국계 광고회사 매캔에릭슨도 들어와 있다. 임대료는 광화문 등 시내 중심부 빌딩의 절반 수준으로 알려졌다. 연강홀을 제외하고 연강빌딩에서 일반인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은 지하 1층의 생맥주집 ‘비어할레’다. 이곳은 대부분의 안주가 1만원을 넘어 싼맛은 없지만 다양한 종류의 정통 독일식 생맥주를 즐길 수 있다. 연강홀 관람객과 직장인들에게 인기가 높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홈쇼핑서 부동산도 판다

    홈쇼핑서 부동산도 판다

    홈쇼핑 최초로 부동산이 상품으로 나왔다. 현대홈쇼핑은 지난달 30일 밤 10시50분부터 20분간 수익형 부동산 상품인 ‘신제주 메르헨하우스’ 분양 광고를 방송했다.2일과 다음주 1차례 등 모두 3차례에 걸쳐 방송할 예정이다. 현재 법적으로는 홈쇼핑이나 온라인에서 부동산 상품 판매가 불가능하다. 그래서 부동산 시행사의 분양광고 형식을 빌렸다. 물론 방송위원회 등으로부터 사전 문의 등을 통해 문제가 없는지 확인한 뒤 사전제작을 했다. 이번에 선보인 ‘신제주 메르헨하우스’는 한국토지신탁이 제주도 연동 택지개발지구에 지은 원룸형 오피스텔이다. 지하 3층, 지상 15층,2개동 규모로 총 907실 중 350실이 호텔식 서비스와 주거공간이 결합된 레지던스로 위탁 운영된다. 시설관리에 신경쓰지 않고 매월 일정 임대료 수입을 올릴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한국토지신탁이 2년간 전문운영관리회사를 통해 연 10%의 임대수익을 보장해 주며 2년 후에는 운영 실적에 따라 수익이 배정된다.10평,20평이 있으며 평당 분양가는 510만원이다. 현대홈쇼핑 관계자는 1일 “저금리시대에 마땅히 투자처를 찾지 못하는 고객들이 몰리고 있다.”면서 “220명이 상담을 받아 모두 계약할 경우 110억원의 매출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최광숙기자 bor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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