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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 성동구 ‘민생 후원’ 2제] 성수동 ‘수제화 학교’ 만들고

    서울 성수동 일대가 ‘수제화의 메카’로 다시 발돋움한다. 성동구는 전통 수제화 기술이 사라지는 것을 막고 영세업체의 경영난 극복을 돕기 위해 성수동 중소기업종합지원센터에 제화 전문 인력 양성 교육장을 이달 중에 신설한다고 9일 밝혔다. 주민들이 손수 디자인한 구두를 만들어 신어 볼 수 있는 구두 학습장도 마련한다. 115㎡ 규모의 교육장에는 구두 갑피 제작용 작업 평상과 재봉틀 등 수제화 작업용 장비도 설치된다. 내년부터 해마다 30여명의 제화 기능공 등 전문 인력을 배출하게 된다. 지난 8월 성동수제화사업주협회 소속 70여개 업체가 지하철 2호선 성수역 부근에 만든 마을기업 ‘수제화 공동판매장’(SSST) 활성화도 지원한다. 성수동 일대는 구두 관련 제조업체가 600여개나 밀집돼 있어 수도권 구두 물량의 70% 이상을 공급하는 등 오랜 전통을 지닌 수제화의 중심지였지만 최근 인건비와 임대료 상승, 전문 인력 부족 등으로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고재득 성동구청장은 “일자리 창출과 영세 제조업 기반 회복을 위해 경영 및 수출 지원뿐 아니라 전문가 양성을 통해 지역 경제를 되살릴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말했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지자체, 드라마세트장 마구 짓더니…

    지자체, 드라마세트장 마구 짓더니…

    지방자치단체들이 관광객 유치를 위해 경쟁적으로 설립 또는 유치한 드라마·영화 세트장에 자주 불이 나면서 대책 마련이 요구된다. 우후죽순처럼 들어선 세트장이 지역의 애물단지로 전락한 사례도 많다. 9일 전남 순천시에 따르면 지난 6일 밤 11시쯤 조례동의 ‘사랑과 야망’ 드라마 세트장에서 화재가 발생해 건물 3동을 태우고 1000여만원의 재산 피해를 냈다. 2006년 4만여㎡ 부지에 조성된 이 세트장에는 1960~80년대 순천 읍내의 거리와 달동네, 서울의 변두리 모습 등이 조성돼 있다. 앞서 지난해 10월 새벽 경기 파주시 드라마 세트장에서도 불이 나 건물 1동이 전소됐다. 2009년 1월에는 광주 북구 오룡동의 영화 ‘화려한 휴가’ 세트장에서 불이 났고, 2008년 3월에도 경북 문경새재 도립공원 세트장에서 불이 나 관광객들이 대피하는 소동을 빚었다. 또 2006년에는 강원 속초시 드라마 ‘대조영’ 세트장에서, 2005년 3월에는 광주 남구 양과동 세트장에서, 2003년 3월에는 충북 충주시 세트장에서 불이 나 촬영이 중단되기도 했다. 드라마 야외 촬영장이 관광지로 부상하면서 전국에 48개가 난립하고 있다. 과거에는 지자체가 민간 세트장 건립을 유치했는데, 최근에는 아예 시·군 예산으로 세트장을 지어 놓고 촬영지 선정을 위한 홍보전까지 펼치고 있다. 드라마 세트장에 화재가 빈발하는 것은 촬영을 위해 급조하다 보니 근본적으로 심야시간대 화재에 취약한 구조로 돼 있기 때문이다. 일회성으로 제작되는 만큼 내구성은 전혀 고려되지 않은 채 대다수가 목조나 합판, 스티로폼으로 지어져 있다. 인명 피해는 적어도 재산 손실이 클 수 있다. 상황이 이런데도 화재 대비책은 소화기와 용역업체에서 파견 나온 직원 1명 이하가 근무하는 게 전부다. 경보음이 울리는 시스템이나 스프링클러 설치 등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따라 관광객에게 외면받은 채 매년 수천만원의 관리비만 들어가는 세트장을 스스로 철거하는 지자체도 있다. 충북 제천시는 내년 상반기까지 2000년과 2001년에 각각 14억여원의 시비를 들여 만든 세트장을 철거하기로 했다. 임대료와 건물 보수비로 매년 4000만원 이상이 들어가던 곳이다. 지역 시민단체 관계자는 “전국적으로 제대로 수익을 올리는 드라마 세트장은 거의 손에 꼽을 정도일 것”이라면서 “인기 영화나 드라마가 종영되면 수십억원짜리 세트장도 함께 수명을 다한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울산 박정훈·순천 최종필기자 choijp@seoul.co.kr
  • LH, 노숙인 쉼터·부랑인시설 거주자도 공공임대주택 입주 자격 부여

    앞으로 노숙인 쉼터나 부랑인 시설 거주자도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공급하는 매입·전세 임대주택에 입주할 수 있게 된다. LH는 자사가 공급하는 공공임대주택에 입주할 수 있는 주거취약계층 대상자를 확대하고, 입주 절차와 비용 부담을 완화해주는 내용으로 제도를 개선해 이달부터 시행한다고 6일 밝혔다. 이를 위해 올해 766가구, 내년 말까지 1104가구 등 비주택 거주자용 임대주택 1870가구를 확대 공급할 계획이다. 이번 조치로 그동안 비주택 거주자 가운데 쪽방, 비닐하우스, 고시원 등 거주자에게만 제공되던 다가구·다세대 매입임대와 전세임대주택에 앞으로는 노숙인 쉼터나 부랑인 시설 거주자도 입주할 수 있게 됐다. 대상은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운영하는 노숙인 쉼터나 부랑인 복지시설에 입소해 3개월 이상 거주한 무주택 가구주이며, 전년도 도시근로자 가구당 월 평균 소득의 50%(3인 이하, 200만원) 이하여야 한다. LH는 비주택 거주자의 임대주택 입주 신청부터 입주까지의 대기기간을 종전 3개월에서 1개월로 줄였다. 또 자활실적(근로실적) 우수자 중 지자체장이 추천한 경우 보증금의 50%를 무이자로 융자해주고, 6개월 이상 장기 미임대 상태인 주택에 입주할 경우 임대료의 50%를 감면해 준다. 자세한 사항은 LH 홈페이지(www.lh.or.kr)나 전월세지원센터(1577-3399), LH콜센터(1600-1004) 등에 문의하면 된다. 김성곤기자 sunggone@seoul.co.kr
  • 美, 개인소득 22개월만에 ↓… 엔고 日, 해외투자 나서고

    미국 버지니아에 사는 마이크 햄턴은 요즘 고민이 많다. 버지니아와 메릴랜드 일대에 콘도와 상가를 10여채 갖고 있는 그는 2008년 금융위기를 맞기 전까지만 해도 임대수입으로 한달에 4만 달러 정도를 벌었다. 하지만 요즘은 경기불황으로 그가 소유한 상당수의 부동산이 임대되지 않고 있다. 그는 “과거 경기가 좋았을 때 벌어놓았던 돈을 지금 다 까먹고 있다.”고 한숨을 쉬었다. 실제 지난 6월 뉴욕·뉴저지한인유권자센터가 실시한 ‘플러싱 한인상권 공실률 실태 조사’ 결과, 유니언 스트리트와 노던블러바드, 먹자골목으로 불리는 머레이힐 상권 등 3개 지역의 상점 공실률이 평균 11.6%에 달했다. 공실률이 5% 미만에 불과했던 3~4년 전에 비해 2배 이상 급증했다. 부동산이 잘 안 팔리고 임대가 잘 안 되자 주인들이 손실을 보전하려 그나마 임대가 잘되는 지역의 임대료를 올리면서 서민들의 임차료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게다가 미국 소비자들의 8월 개인소득은 전월보다 0.1% 줄어 1년 10개월 만에 처음으로 감소세를 나타냈다. 일본에서는 올해 1월 3일 1만 228.92포인트를 기록한 닛케이지수가 동일본 대지진 이후 하락세로 돌아서 30일 8700.29포인트를 나타냈다. 주가 하락은 그나마 주식시장을 지키던 개인 투자자들의 발길을 해외로 돌리게 했다. 주오 미쓰이 자산운용의 다라오카 나오테루 매니저는 “해외 경제의 전망이 어둡고 엔화까지 강세를 보이면서 개인 투자자들이 일본 주식시장을 피하고 있다.”고 말했다. 도쿄 이종락·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저소득층 대학생에 1000가구 임대

    정부가 저소득층 대학생에게 1000가구의 전세임대주택을 연말까지 공급한다. 국토해양부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8·18 전·월세시장 안정방안’의 후속조치로 대학생용 매입 임대주택 305가구 외에 별도의 전세임대를 추가로 공급한다고 27일 밝혔다. 월 임대료는 8만~12만원으로 저소득가구의 대학생 주거비 부담을 더는 데 방점이 찍혔다. 이에 따라 LH는 28일부터 서울·경기·6대 광역시에서 대학가 인근 다가구주택(원룸 포함)을 빌려 대학생에게 전세임대로 공급할 계획이다. 다음달 4일부터 입주신청을 받고 24일까지 입주자를 선정한다. 입주자는 물량이 확보되는 대로 입주할 수 있다. 입주 대상자는 기초생활수급자, 한부모 가정 대학생, 아동복지시설 퇴소자 중 대학생이다. 다만 수도권이나 광역시에 소재한 대학에 재학 중인 학생이어야 한다. 전세 임대기간은 2년이다. 입주자로 선정되면 거주하고 싶은 전세주택을 선택해 LH에 통보하고 입주절차를 밟으면 된다. 정부지원 전세보증금 한도는 수도권 7000만원, 지방 광역시 5000만원이다. 월 평균 소득이 지난해 도시근로자 가구당 월 평균 소득의 50% 이하(2010년 3인가구 기준 200만 3830원)인 대학생 자녀는 2순위 입주 대상자다. 임대료는 지역별로 보증금 250만~350만원에 월 8만~12만원이다. 1가구에 대학생 2명이 공동으로 거주할 경우 부담액은 절반으로 줄어든다. 예컨대 서울 서대문 인근의 대학에 재학 중인 기초수급자 자녀 김모군이 전세임대(보증금 350만원·월 임대료 12만원)를 얻으면 인근 전·월세(보증금 1000만원·월세 40만원)의 3분의1가량 비용만 지불하고 거주할 수 있다. 문의는 LH 홈페이지(www.LH.or.kr)나 1600-1004로 하면 된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지방시대] 공간 임대사업과 전세 문제/장희순 강원대 부동산학과 교수

    [지방시대] 공간 임대사업과 전세 문제/장희순 강원대 부동산학과 교수

    공간을 빌려주고 돈을 받는 형태의 비즈니스를 공간임대업이라 한다. 부동산 공간임대는 사무실, 공동주택, 점포, 공장, 창고, 농지, 광업용 토지, 기타 여러 가지의 부동산권리를 임대하고 임대료를 받는 부동산업의 하나다. 임대 형태에 따라 월세·사글세·전세·선납제 등으로 나뉘어지고, 집을 빌려주는 주체가 누구인가에 따라 공공임대와 민간임대로 구분할 수 있다. 주택시장에 임대주택이 나오는 경우는 자신이 살던 집을 남에게 빌려주는 경우, 별도로 소유하고 있는 집을 빌려주는 경우, 또 자신의 집을 빌려주고 자신은 남의 집을 빌려 사는 형태 등 시장에 공급되는 주택유형이나 임대사정도 다양하다. 하지만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 임대주택의 개념과 그 밑바탕에는 비즈니스적 사고가 깔려 있다. 공공임대주택은 사회적 약자를 위한 복지적 의미가 강하지만, 민간임대주택은 복지개념보다는 사업적 개념이 강하다. 즉, 수익률이 전제된다. 임대주택의 전형은 매달 월세를 지불하고 일시적으로 거주하는 방식이다. 주택의 임대방식은 매월 들어오는 수입에 대해 집주인이 어떻게 생각하는가에 따라 다르다. 매월 일정액의 월세 수입을 선호하기도 하고, 전세보증금처럼 목돈을 원하는 집주인도 있으며, 대학가처럼 학생들의 입·퇴거가 빈번한 지역에서는 1년치 선세를 선호하기도 한다. 이렇게 집주인이 어떤 형태의 임대를 선택하는가는 개인적인 사정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시장상황에 의존해서 의사결정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집주인들은 시장이 어떤 형태로 변하고 있는가에 주목하고, 그 변화에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가를 염두에 두는 것이다. 최근 정부의 전세 대책 발표에도 불구하고 전세금이 계속 오른다고 한다. 일부에서는 이러한 문제의 발생 원인으로 전세 대책의 현실성 결여나 통계의 오류, 부동산중개업소의 담합 등을 들고 있다. 그렇다고 부동산중개업소를 두들겨서 마녀사냥식의 분풀이라도 해야 할까. 안타까운 일이지만, 이러한 인식은 전세난 해결에 도움을 주지는 못한다. 우선, 지금의 전세 문제는 주택 공급의 부족에 기인한다기보다는 주택 수는 고정된 채 전세에서 월세로 임대형태만 바뀜으로써 전세형의 주택이 시장에서 사라진 데 있다고 본다. 즉, 집주인이 선호하는 임대방식이 바뀌었고, 이는 주택가격 하락과 전세보증금 운용에 따른 자본가치의 하락에 대한 집주인들의 불안감이 동시에 작용한 결과라 생각된다. 다음으로 재건축 등 일시적인 주거이전 수요의 발생과 보금자리주택에 기존 임차인들이 흡수될 경우 임대인들이 받을 시장 충격에 대한 반발심리가 작용한 복합적인 결과에 기인한 것으로 판단된다. 집주인들이 본격적으로 주택을 비즈니스 대상으로 인식하고 수익률을 고려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러한 시장 변화를 규제나 행정적 조작으로 해결하려 해선 안 된다. 전세문제 해결의 가장 근본적인 대책은 집주인의 불안감을 해소시켜 주는 일이다. 이를 위해서는 전세보증금의 운용에 대한 완화, 혹은 전세보증금의 수익률을 유지시킬 수 있는 금융조치가 필요하다. 이와 더불어 주택임대에는 높은 사회성이 요구된다는 점을 집주인들에게 인식시키고, 주택이 필요한 사람에게 합리적인 조건으로 임차가 가능하도록 행정조치를 강구해야 한다.
  • [뉴 캅스-수사버전을 올려라] 고발장 받고도 임의파기… 청소년 윽박질러 진술 받기도

    [뉴 캅스-수사버전을 올려라] 고발장 받고도 임의파기… 청소년 윽박질러 진술 받기도

    1954년 형사소송법 제정 이후 57년 만인 지난 6월, 경찰의 숙원인 ‘수사 개시권’이 명문화됐다. 검사 지휘에 관한 구체사항을 대통령령으로 제정하는 ‘수사권 조정 2라운드’ 싸움 역시 불과 2개월 남짓 남은 상황이었다. 서울신문은 독자적인 수사주체로 처음 인정을 받은 경찰이 현장에서 어떻게 사건을 처리하고, 얼마나 국민의 생명과 안전에 힘을 쏟았고 쏟고 있는지 등을 살필 계획이다. 또 신고·수사 절차에서의 잘못된 관행과 제도, 부족한 시스템 등 수사 전반을 둘러싼 고질적인 병폐와 문제점, 원인을 짚고 해법을 모색할 방침이다. 국민이 신뢰할 수 있는 수사주체로 거듭날 수 있도록 대안을 제시하기 위해서다. ‘뉴 캅스(New Cops), 수사버전을 올려라’라는 시리즈는 크게 ▲피의자에서 피해자 중심의 수사로 ▲과학적 수사가 해답이다 ▲국민의 경찰로 가는 길 등으로 나눠 다룰 예정이다. 형사정책연구원·인권연대·경찰대·시민단체 등의 관계자로 ‘전문 자문단’을 구성, 조언을 들었다. white@seoul.co.kr로 제보 및 의견을 받는다. ●자문단=곽대경(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 박행렬(대전대 경찰학과 교수), 오창익(인권연대 사무국장), 유정현(한나라당 의원), 이동희(경찰대 법학과 교수), 이수정(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 이윤호(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 표창원(경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 한국형사정책연구원 ●특별취재팀=백민경, 이영준, 윤샘이나, 김진아기자 경찰은 지난해부터 지난달까지 국민권익위원회로부터 121건의 시정권고를 받았다. 권익위가 경찰 수사과정에서 발생한 과실과 인권침해, 직권남용 등 부당함이 인정돼 개선하라는 행정지도를 내린 것이다. 시정권고 처분이 내려지지는 않았지만 경찰의 수사과정과 태도 등에 부당함을 느낀 국민들의 민원 신청건수는 이보다 훨씬 많았다.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보호하고 공공질서 유지에 힘써야 할 경찰이 기본적인 의무를 다하지 않아 국민에게 피해를 입힌 경우가 그만큼 많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권익위 시정권고 현황을 중심으로 경찰의 불합리한 수사관행과 수사상 과실로 국민들이 입은 피해사례를 살펴본다. ●6시간 방치 60대 남성 결국 숨져 2006년 12월 초. 112신고센터에 경북 포항시 항구우체국 앞에 한 60대 남성 A씨가 술에 취해 쓰러져 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출동한 경찰이 A씨를 발견했을 때 다행히 의식은 남아 있었지만 비까지 내린 혹독한 겨울 날씨에 몸은 이미 언 상태였다. 경찰은 A씨를 병원이 아닌 지구대로 데려갔다. A씨는 그 뒤로 차가운 지구대 의자 위에서 6시간 이상 방치됐다. 평소에도 술에 취해 지구대를 자주 들락거렸기 때문이다. 이날 오후 의식을 잃은 A씨는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결국 숨을 거뒀다. 항의하는 유족에게 경찰은 “주취자의 안정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했다.”고 형식적인 해명을 했다. 그러나 지구대 안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에는 경찰의 잘못된 대처가 고스란히 담겼다. 경찰은 A씨에게 냄새가 난다며 신문지로 얼굴과 가슴 쪽을 덮고, 가슴을 발로 차기도 했다. 결국 경찰은 폭행사실 등 과오를 시인했다. 권익위는 지난해 12월 해당 경찰서에 대해 ‘보호조치 대상자 처리매뉴얼 위반’에 대해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하라는 권고를 내렸다. ●사적인 용도로 개인정보 조회 경찰이 수사상의 필요에 의한 것처럼 속여 자신과 민사소송 중인 상대방의 개인정보를 무단으로 조회한 직권남용 사례도 있었다. 지난해 12월, 서울에 사는 한 40대 남성 B씨는 사적인 이유로 서울의 한 경찰서에 재직 중인 C경감과 민사소송을 진행하다 황당한 경험을 했다. C경감이 B씨 가족의 주민번호와 은행계좌정보 등 개인정보를 재판에 증거로 제출한 것이다. C경감은 B씨 가족의 은행 계좌가 개설된 지점, 이사를 간 시점까지 세세한 정보를 모두 알고 있었다. 권익위의 조사결과 C경감은 수사과정상 필요한 정보라며 수개월 동안 B씨의 거주정보를 조회해 오고 있었다. C경감은 또 은행 콜센터에 자신이 경찰이라고 밝히며 B씨 가족의 개인정보를 요청했다. 권익위는 당시 C경감이 소속된 경찰서에 시정권고를 내렸고 C경감은 경찰 내부 징계위원회에도 회부돼 감봉조치를 받았다. ●청소년·장애인 등 인권보호 뒷전 인천에 사는 중학교 3학년생 D군은 경찰에 연행돼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인권침해를 당했다고 권익위에 진정서를 냈다. D군은 이른바 ‘일진회’ 멤버로 인근 학생들을 대상으로 500만원을 빼앗는 등 상습공갈 및 협박, 특수절도 혐의로 조사를 받게 됐다. 경찰 조사과정은 문제투성이였다. 겁에 질린 D군을 윽박질러 진술을 하게 하는가 하면 늦은 시간 조사가 끝난 뒤 차비도 없는 D군을 혼자 돌려보냈다. 경찰은 보호자나 변호인이 입회했을 때만 청소년을 조사할 수 있다는 범죄수사규칙을 위반해 결국 D군의 진술은 모두 효력이 없게 됐다. 이 밖에도 경찰은 D군에게 “바른대로 말하지 않으면 교도소 간다.”라고 겁을 주고 욕설을 퍼붓는가 하면 밤 9시에 조사를 마칠 때까지 밥도 주지 않았다. 권익위는 사회적 약자인 청소년에 대해 욕설과 폭언을 하고 인권보호수칙을 지키지 않았다며 경찰에게 시정을 권고했다. 해당 경찰들은 자체적으로 열린 징계위원회에서 견책처분을 받기도 했다. ●“내 업무 아냐”… 수개월 기다려야 경찰이 수사를 오랫동안 지연시켜 공소시효가 지나 버리는 등 수사 지연과 업무태만도 도마에 올랐다. 경남 통영시의 한 어촌마을에 사는 70대 노인 E씨는 마을에 조직된 어촌계에서 왕따를 당하는 등 마을사람들과 불화가 있었다. E씨는 경찰서에 마을사람 중 한명을 명예훼손으로 고소하면서 “어업피해 보상과 관련한 어촌계 내부의 비리를 알고 있다.”는 내용의 고발장을 제출했다. 그러나 담당경찰은 비리사건은 자신의 업무가 아니라면서 담당자를 찾아 연락을 주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경찰은 E씨가 고발장을 제출한 지 두 달이 지나도록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 참다 못한 B씨가 6개월 뒤 직접 경찰서를 찾아가 자초지종을 물었지만 그제서야 “고발장이 제대로 접수되지 않았다.”는 어이없는 답변만 늘어놓았다. 화가 난 B씨는 고발장을 내놓으라고 했지만 경찰은 “문서를 이미 파기했다.”며 사과했다. 권익위는 경찰이 제출한 고발장을 접수해 수사하지 않고, 임의로 없애 범죄수사규칙을 위반한 것으로 결론지었다. 전남 여수의 한 어촌계장이 6년간 저질러 온 임대료 횡령, 편취 등의 각종 범죄행위를 알면서도 묵인해 공소시효를 넘기게 한 경찰도 있었다. 마을 주민 F씨는 어촌계장이 6년간 공동어업권을 무단으로 빌려주고 임대료를 횡령하거나 여수 인근의 무인도인 수리섬의 소유권 이전을 두고 돈을 챙기는 등 각종 비리를 저질렀다며 어촌계장을 고소했다. 그러나 수사의뢰를 받은 경찰관은 수수방관했다. 특히 경찰은 어촌계장의 혐의에 대한 공소시효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않은 탓에 지난해 6월 공소시효가 지났다. ●접수하면 신고자 보호 나 몰라라 경찰은 사건의 신고자, 목격자 등에 대한 보호를 소홀히 해 오히려 이들이 피해를 입은 사례도 포함됐다. 40대 남성 G씨는 길거리에서 폭행사건을 목격하고 112에 신고했다가 되레 봉변을 당했다. G씨는 그날 경기도 부천에 일을 보러 갔다가 중년으로 보이는 한 남성이 길거리에서 여성을 마구 때리는 모습을 보고 곧바로 경찰에 알렸다. 잠시 뒤 경찰이 현장에 도착하자 방금 전까지 때리고 맞던 남성과 여성의 태도가 180도 달라졌다. 맞던 여성은 경찰에게 자신을 때린 사람은 G씨라며 거짓말을 했다. 여성이 막무가내로 우기는 통에 경찰도 G씨를 폭행 피의자로 생각하고 남녀와 함께 경찰차 뒷좌석에 태웠다. 다행히 현장을 떠나기 직전 또 다른 목격자가 “때린 사람은 G씨가 아니라 다른 남자”라고 진술해 오해는 풀렸지만, 경찰이 목격자 진술을 듣기 위해 차에서 내린 사이 뒷좌석에 나란히 앉아 있던 남녀는 G씨의 멱살을 잡고 얼굴을 때리며 분풀이를 했다. G씨는 사건을 신고하고도 억울하게 피해를 입은 피해자가 됐다. 권익위는 “경찰이 신고자 보호에 소홀해 충분히 예방할 수 있던 피해를 입혔다.”고 시정권고했다.
  • 선진국 주택임대제도는

    전세는 우리나라만의 독특한 문화, 경제생활 방식으로 불린다. 보증금을 맡겨둔 뒤 일정 기간이 지나면 되돌려 받는 주택임대차 제도로, 기원에 대해서는 학자마다 의견이 다양하다. ●국내 ‘사글세’, 美·英 ‘렌트’ 방식과 유사 조선시대에 기원했다는 설이 일반적이지만 틀을 갖춘 것은 일본과의 개항 이후 부산, 인천, 경성 등으로 인구가 몰리면서부터다. 주택 수요가 늘면서 살던 집을 부분 임대하던 것이 산업화 이후 도시화가 진행되면서 현재와 같은 방식으로 자리 잡았다는 설명이다. 전통적인 주택 임대 방식에는 ‘사글세’도 있다. 매달 일정 금액을 지불하는 월세와 비슷하다. 다만 사글세는 임대 기간의 월세를 합해 미리 선불로 지급하고 매달 차감해 가는 방식이다. 보증금도 없어 미국, 영국 등 선진국의 임대 방식인 ‘렌트’와 일맥상통한다. 이런 관점에서 전세의 쇠퇴와 월세(혹은 보증부 월세)의 급증은 집값 상승의 기대감이 사라진 상황에서 임대시장의 자연스러운 흐름으로 봐야 한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우리나라 주택시장 상황과 비슷한 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 캐나다, 일본 등은 임대 방식으로 대부분 순수 월세나 렌트를 활용 중이다. 보증금 없이 매월 조금씩 임대료를 받거나 한번에 임대료 총액을 미리 받는 식이다. 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극심한 주택시장 침체를 경험한 미국에서는 집값 하락과 상승 기대감 실종으로 한국과 비슷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미국 하버드대 주택연구센터(JCHS)의 ‘2011년 미국 주택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전체 집값은 평균 5% 하락한 반면 월간 임대료는 평균 5% 상승했다. 지난해 월간 임대료는 평균 11.6%나 올랐다. 대출을 갚지 못해 압류된 24만 8000여 가구의 주택을 임대주택으로 돌려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호주 월세 상승률 3%… 무주택자 고통 가중 미국발 금융위기의 영향을 받은 호주도 최근 전년 대비 월세 상승률이 3%에 이르렀다. 우리나라처럼 추후 주택 수요보다 주택 공급이 부족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무주택자들이 임대료 상승 외에도 주택 가격 상승으로 고통받는 점이 다르다. 호주 부동산분석업체 SQM리서치의 조사에 따르면 호주 전체 주택 가운데 임대주택 비율은 1.8%로 세입자들을 더욱 괴롭히고 있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월세에 짓눌려 노후생활 꿈도 못 꾼다

    최근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80㎡대(24평형대) 아파트 임대를 고려했던 박모(48)씨는 중개업자의 제안에 깜짝 놀랐다. 집주인이 보증금 5000만원에 월세 200만원을 요구했기 때문이다. 박씨에게 반전세 임대를 권유했던 인근 M중개업소 관계자는 “(기존 거주자들은) 학군 수요로 들어온 사람들이 대부분이라 월세 가격이 계속 올라도 쉽게 떠나려 들지 않는다.”면서 “결국 임대시장에서 월세가 보편화되지 않겠느냐.”고 되물었다. 23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주택 매매 가격 안정에 따른 임대시장의 급격한 반전세·월세 변화 추이가 서민들의 주거복지를 통째로 흔들고 있다. 급하게 온 ‘월세시대’에 우리나라의 고유한 주택임대차 제도인 전세가 결국 사라질 것이란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임일섭 농협경제연구소 거시경제센터장은 “전세주택 공급은 매매 가격의 지속적인 상승에 대한 기대를 전제로 한 것”이라며 “매매 가격이 안정되고 추가 상승에 대한 기대심리가 사라진다면 전세주택의 공급은 빠르게 위축돼 월세로 전환되거나 (전세주택이) 매매시장에 나오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전세금을 레버리지(지렛대)로 주택을 구입한 뒤 집값 상승분만큼 이익을 취하는 국내 시장의 생리에 따른 것이다. 임 센터장은 “매매 가격 안정 기조가 정착될 경우 임대 가격의 상승압력이 가속화되고 궁극적으로 전세가 월세로 대체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문제는 서민층의 주거 비용 증가에 따른 주거 불안 심화다. 1980년대 후반 매맷값과 전셋값이 동반 상승하면서 사회문제로 비화된 적이 있다. 2000년대 집값 상승기에는 전셋값이 상대적으로 안정됐다. 매매 가격 급등은 무주택 서민층에 상대적 박탈감을 가져 오지만 전셋값 급등은 기본적인 생존권을 위협한다는 차이가 있다. 특히 1980년대에는 연간 20%에 육박하는 전셋값 상승에도 불구하고 우리 경제가 고성장을 구가해 실질소득이 빠르게 증가하면서 충격을 흡수했다. 또 월세가 보편화된 선진국에선 다양한 연금 혜택 덕분에 부담이 한결 가볍지만 우리는 상황이 다르다. 이처럼 주거 복지가 흔들리는 가운데 주택바우처제는 정부가 주거 복지를 위해 적극적으로 내세울 수 있는 제도로 손꼽힌다. 재산과 월 소득이 일정 수준 이하인 가구를 대상으로 매월 최대 15만원 안팎의 돈을 지원하는 것이다. 혜택을 볼 수 있는 전국의 가구 수는 최대 24만여 가구로 추정된다. 국토해양부는 2008년부터 제도 도입을 서둘렀으나 예산 부족으로 번번이 좌절됐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다. 허윤경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선진국도 과거에 임대주택을 공급하다 바우처로 옮겨 가는 추세”라며 “수혜자가 원하는 지역의 주택을 선택해 거주할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미국같이 대기수요가 많다는 단점도 있다.”고 말했다. 박재룡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공감하지만 지급 기준이 나라마다 다르고 임대주택 정책과 어떻게 병행할지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대부분의 선진국에서 임대료 상한제를 시행해 임차인을 보호하는 것도 도움이 되고 있다. 예컨대 영국은 1965년부터 모든 등록 임대주택에 공정임대료제를 도입했다. 일종의 금액 상한선을 두고 관리하는 것이다. 독일은 공공임대주택에는 금액 상한제를, 민간임대주택에는 개정 민법에 따른 인상률을 각각 적용하고 있다. 프랑스는 임대료 인상률이 전국 건축비 지수 상승률의 80%를 넘지 못하도록 했다. 일본은 철저한 계약존속 보호제를 통해 사실상 세입자를 보호하고 있다. 특별한 결격 사유가 없는 한 계약이 자동 연장돼 임대료 인상을 목적으로 한 일방적인 계약 해지를 어렵도록 했다. 김남근 참여연대 변호사는 “임대료를 시장 상황에만 맡겨두는 선진국은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고기잡이 배 만들며 공복의 자세 깨달아”

    “고기잡이 배 만들며 공복의 자세 깨달아”

    “봉사하는 마음을 배우고 갑니다.” 지난 19일 오후 캄보디아 시엠립 톤레삽 호수 강변에 위치한 중크니어 마을에 대한민국 신임 사무관 16명이 나타났다. 중앙공무원교육원이 올해 처음으로 도입한 해외봉사 프로그램에 참여한 새내기 공직자들이다. 다음달 정식 임용을 앞두고 있다. 중공교는 해외 현장봉사를 통한 글로벌 리더십을 신임 사무관들에게 심어주기 위해 이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사무관 113명이 7개조로 나뉘어 참여한 봉사 활동은 한국국제협력단(KOICA)의 협조 아래 지난 14일부터 23일까지 캄보디아·필리핀·몽골·우즈베키스탄·베트남·에콰도르·파라과이 등 7개 개발도상국에서 진행된다. 중크니어 마을은 전체 1400가구 가운데 800여 가구의 주민 6000여명이 수상가옥에서 생활할 만큼 배가 중요한 생활도구다. 생선을 잡아 그날그날 끼니를 해결하고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는 등 배가 없이는 무엇 하나 해결되는 게 없을 정도다. ●113명 7개 개도국서 열흘간 활약 이런 사정을 감안, KOICA는 지난 2월부터 이곳에서 ‘배 지원 사업’을 하고 있다. 지금까지 캄보디아어로 ‘툭’이라는 이름의 작은 고기잡이 배(가로 1.2m, 세로 5.5m) 98척을 만들어 주민들에게 연 30달러라는 저렴한 임대료로 제공하고 있다. 이날 찾은 작업장은 슬레이트 지붕이 한낮 열대 태양열을 그대로 머금어 후텁지근했다. 턱 밑으로 연신 굵은 땀방울이 뚝뚝 떨어지는데도 새내기 사무관들은 한눈 한번 팔지 않고 작업에 열중했다. 배에 매달려 정성껏 사포질을 하다가도 동네 꼬마들이 구경하러 몰려들면 풍선이나 사탕을 나눠주며 잠깐씩 어울려 주기도 했다. 김기열(30·일반행정직렬) 사무관은 “우리들의 작은 도움으로 기뻐하는 주민들을 보면서 봉사활동이 얼마나 보람 있는 일인지 배운다.”면서 “우리나라로 돌아가서도 이 마음 그대로 국민에게 봉사하는 공무원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최영환(26·재경직렬) 사무관은 “한국을 알고, 한국인을 좋아하는 이곳 주민들을 통해 ‘원조받는 나라’에서 ‘원조하는 나라’로 바뀐 우리나라의 위상을 새삼 깨닫게 됐다.”며 “달라진 위상에 걸맞게 앞으로 우리 국민들에게 보다 나은 행정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원조하는 나라 한국위상 실감” 오후 3시 99번째로 완성한 배는 6명의 아이를 키우는 속사론(50·여)의 가정에 전달됐다. 한화로 하루 750원 정도인 임대료를 물어가며 빌린 배로 강가의 푸성귀들을 뜯거나 바구니 등을 만들어 팔아 생계를 유지해온 그로서는 경사였다. 그는 “한 달 넘게 기다려 우리 집에도 배가 들어왔으니 앞으로는 살림살이가 많이 나아질 것 같다.”면서 “배가 없어 애들을 학교조차 못 보낼 때가 잦았는데 이젠 걱정이 없다.”며 환하게 웃었다. 중공교 관계자는 “이번 해외봉사 등을 통해 신임 사무관들이 국제사회에서 한국의 역할을 재인식하고, 글로벌 정책역량을 함양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글 사진 시엠립 김양진기자 ky0295@seoul.co.kr
  • “홍대 앞 지나친 상업화 우려”

    “홍대 앞 지나친 상업화 우려”

    홍대 앞거리는 반박의 여지 없이 분명히 ‘젊음의 거리’다. 하지만 그 거리를 활기차게 만들어 가는 데는 젊음의 열정과 창조적 예술 말고도 다양한 영역의 노력과 지원이 필요하다. 담당 구의 행정적 지원도 빼놓을 수 없다. 따라서 서울 자치구 기관장 중 최고령인 박홍섭(69) 마포구청장의 각별한 ‘홍대 사랑’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박 구청장은 적어도 한 달에 한 번은 홍대 앞거리로 나가 지역 예술인들의 목소리를 듣는다. 지난달 27일 끝난 홍대 앞거리 축제 ‘서울프린지페스티벌’에도 참석해 현장을 꼼꼼히 둘러보고 관계자들을 만났다. 박 구청장은 5일 “홍대 앞거리는 예술가들이 스스로 모여 독특한 문화생태계를 만들어 낸 곳”이라며 “이곳이 지닌 가치와 경쟁력은 전국에서 거의 독보적”이라고 소개했다. 마포구에 따르면 현재 홍대 앞거리에는 음악, 미술, 공연 등 총 8개 분야 2459개 문화공간이 존재하며 서울프린지페스티벌, 홍대거리미술전 등 6개의 지역축제가 자발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자유롭게 작품을 판매하고 거기에 공연까지 곁들여지는 홍대 근처 놀이터의 프리마켓도 성황이다. 박 구청장은 이런 자생 문화가 힘을 잃지 않고 잘 자랄 수 있게 돕는 것을 담당 구의 역할이라고 보고 있다. 특히 그는 2000년대 이후 이 지역이 고도로 상업화되면서 예술가들이 이탈해 가는 현상을 심각하게 보고 있다. 박 구청장은 “임대료 상승 탓에 남은 예술단체나 문화공간도 겨우 버티는 실정”이라며 “상업화 문제에 대해 머리를 맞대고 고민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관련 정책도 이런 시각에서 많이 나왔다. 마포구는 프린지페스티벌 등 예술 축제에 꾸준히 재정 지원을 하고 있으며, 올해 상반기에는 지역밀착형 문화사업 추진을 위해 홍대 앞을 중심으로 ‘문화자원 데이터베이스’ 작업을 벌이기도 했다. 이 자료를 활용해 관내 문화자원 실태를 파악하고 각 수요에 걸맞은 실질적인 지원을 할 계획이다. 올 하반기부터는 예술 활동의 홍보·안내 통로가 될 ‘문화예술 전용 게시판’, ‘문화공간 전용 안내판’도 차례로 제작한다. 박 구청장은 또 예술가 이탈을 근본적으로 막기 위한 공공문화시설도 생각하고 있다. 이 지역 예술가들이 지가와 임대료 문제로 곤란을 겪지 않고 예술활동을 할 수 있도록 구에서 직접 공간을 마련하겠다는 얘기다. 그는 “서울시가 홍대 앞에 건립한 ‘서교예술실험센터’가 그런 역할을 잘하고 있지만 한 곳으로는 부족하다.”며 “다양한 기능과 역할을 할 공공문화시설을 조성할 것”이라고 했다. 장기적으로 박 구청장은 홍대 지역의 문화를 발전시켜 독특한 관광 자원으로 만들겠다는 구상을 하고 있다. 지하철 2호선, 공항선, 경의선 교통 입지가 우수한 데다 서울시가 이 지역을 서울형 특화산업지구로 지정, 디자인·출판 산업을 중점 지원하기로 해 발전 동력은 충분하다. 박 구청장은 “이미 홍대 앞거리는 젊은이들의 트렌드를 이끌어 가는 문화의 메카로 자리 잡고 있다.”며 “이를 문화 산업으로 발전시키고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도록 구 차원의 전략을 계속 고민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마지막 달동네 ‘백사마을’ 옛 모습 살려 재개발

    마지막 달동네 ‘백사마을’ 옛 모습 살려 재개발

    한옥 보전에 앞장서온 서울시가 1960~70년대 근·현대 건축물을 보전하면서 달동네 거주자의 주거권을 보장하는 재개발을 처음으로 시도한다. ‘아날로그 서울’을 추억하고 싶은 사람들은 앞으로 백사마을을 방문하면 1970년대의 깊은 정취를 느낄 수 있다. 서울시는 서울의 마지막 남은 달동네로 불리는 노원구 중계본동의 백사마을 주택재개발구역 18만 8899㎡ 중 약 23%인 4만 2000㎡를 보존구역으로 설정해 1960∼70년대 서민들의 집과 그 집들이 형성한 끝없이 이어지는 골목길, 가파른 계단길 등을 고스란히 보존해 재개발한다고 5일 밝혔다. 김효수 서울시주택본부 본부장은 기자간담회에서 “백사마을은 과거를 간직한 저층집 354채와 새 아파트 1610여 가구가 공존하며 서울의 근·현대사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개발하겠다.”고 밝혔다. 백사마을은 1967년 도심 개발로 강제 철거를 당한 청계천과 영등포 지역 등의 주민이 옮겨 오면서 형성됐는데, 1971년 개발제한구역으로 묶였다가 2008년 1월 개발제한구역에서 해제되기 전까지 신규 주택이 단 한 채도 들어서지 못했다. 그 결과 서울에서 거의 유일하게 1970년대 서민들의 주거 형태를 온전하게 간직한 지역으로 남았다. 주택 노후로 2009년 5월에 재개발 구역으로 지정돼 고층 아파트를 지을 예정이었다. 그러나 인문·도시경관·주거복지 전문가와 사진작가들이 사라져 가는 주거지 생활사로서 지역 보존이 필요하다고 주장해 고심하던 끝에 서울시가 보존구역으로 지정한 것이다. 보존되는 주택은 SH공사에서 매수해 백사마을 주민과 세입자 750가구에 최우선적으로 내놓을 예정이다. 40여년이 지나 보수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노후·불량 주택들의 외관은 1970년대 모습을 남기고, 내부는 살기 편하도록 현대식으로 리모델링한다. 김 본부장은 “원래 살던 분이 계속 살면서 백사마을의 공동체를 살릴 수 있도록 하는 것이 1차적 목표”라며 “임대료는 임대 아파트보다 싸겠지만, 현재 기준이 없어 ‘창의적’으로 설정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는 내년부터 사업시행인가 등 사업에 본격적으로 착수해 2016년 완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서울 명동 임대료 세계 9위

    서울 명동이 세계에서 가장 임대료가 비싼 쇼핑타운 9위를 기록했다. 글로벌부동산컨설팅사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C&W)는 최근 1년간(2010년 6월~2011년 6월) 전 세계 63개국, 278개 주요 번화가의 임대료 추이를 조사한 결과 명동은 ㎡당 월평균 임대료가 60만 8100원으로 나타나 9위에 선정됐다고 1일 밝혔다. 이는 작년 동기간 대비 0.6% 오른 값이다. 강남역과 압구정 상권은 각각 작년보다 2.7%와 12.9% 올라 상승폭이 더 컸지만 실제 임대료는 50만 9920원, 13만 8566원으로 국내 임대료 1위인 명동에 미치지 못했다. 한편 뉴욕 5번가는 임대료 상승폭 21.6%를 기록하면서 10년 연속 세계에서 임대료가 가장 비싼 상권의 자리를 지켰다. 명동을 제외한 아시아 상권 중에서는 홍콩 코즈웨이 베이와 일본 도쿄의 긴자거리가 각각 2,3위를 차지했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전남 김치찌개 전국서 가장 비싸

    전남 김치찌개 전국서 가장 비싸

    행정안전부가 전국 16개 시·도를 대상으로 지방공공요금·외식비·채소류 등 10개 품목 가격을 조사한 결과 서울과 전남 지역의 외식비가 전국 평균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행안부는 지난 8일부터 3일간 약 200명의 물가조사원을 동원, 전국 65개 시·구의 2318개 업소의 품목별 판매가격을 조사해 25일 공개했다. 행안부가 조사한 서민생활 10개 품목은 ▲전철료 ▲시내버스료 ▲삼겹살 ▲돼지갈비 ▲설렁탕 ▲김치찌개 ▲된장찌개 ▲자장면 ▲배추 ▲무 등이다. 배추와 무는 기상여건 등에 따라 일자별·지역별로 가격 변동 폭이 큰 특성을 감안해 평균가격 산출에는 제외했다. 6개 품목으로 된 외식비의 경우, 서울과 전남에서 모든 품목이 전국 평균보다 비싼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서울은 서민물가의 척도인 자장면 가격이 4263원으로 전국(평균 3954원)에서 가장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전남은 김치찌개(5760원)와 된장찌개(5740원)가 전국에서 가장 비싼 것으로 조사됐다. 김치찌개와 된장찌개의 전국 평균가격은 각각 5243원, 5134원이다. 행안부 관계자는 “서울의 외식비는 가게 임대료 등의 영향으로 다른 지방보다 높은 것이 이미 잘 알려졌지만, 이번 조사를 통해 전남의 외식비가 예상 밖으로 높게 책정됐다는 것을 알게 됐다.”면서 “전남의 물가가 높은 이유는 파악되지 않았지만, 이번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지방 물가 완화를 유도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삼겹살은 1인분 가격이 제주도가 1만 1800원으로 가장 비싼 반면 대구는 가장 낮은 7533원이었다. 전국 평균은 9439원으로 조사됐다. 지난 17일 전통시장이 아닌 마트를 대상으로 조사한 배추와 무 가격은 2㎏ 안팎 짜리를 기준으로 지역별·마트별 편차가 컸다. 서울의 A 마트에서는 2㎏ 배추 한 포기를 4200원에, 대구의 B 마트에서는 같은 무게의 배추 한 포기를 2980원에 판매하고 있었다. 6대 도시(서울·부산·대구·인천·광주·대전)의 전철 요금은 평균 1015원, 16개 시·도 시내버스 요금은 평균 1022원으로 지역 편차가 크지 않았다. 행안부는 이번 비교·공개를 시작으로 앞으로 매달 지역별 주요 물가와 함께 가격 변동폭도 공개할 방침이다. 박성국기자 psk@seoul.co.kr
  • “인생 마칠 때까지 세계와 교감하고 싶어”

    “인생 마칠 때까지 세계와 교감하고 싶어”

    “행복한 인생을 보고 싶을 때는 부탄을, 삶의 의미를 찾고 싶을 때는 인도를, 자아 성찰의 기회를 원한다면 서아프리카 말리를 추천합니다.” 여행가로서 전 세계 192개국을 여행해 기네스북에 등재된 이해욱(73) 전 KT 사장의 여행기 ‘세계는 한 권의 책, 나는 그 책을 끝까지 읽고 있다’가 출간됐다. ●소말리아 등 여행 금지된 세 나라만 못가 그는 1993년 은퇴 후 배낭을 메고 유럽 땅을 밟은 뒤 중남미를 거쳐 지난해 3월 남미 가이아나 여행을 끝으로 192개국의 여정을 마무리했다. 전 세계 195개국 가운데 그의 발길이 닿지 않은 나라는 정부가 여행을 금지한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소말리아뿐이다. 이 전 사장은 한국기록원으로부터 세계일주 인증도 받았다. ‘세계는 한 권의 책’는 여행 내내 동반자였던 부인과 함께 썼다. 그가 192개국을 여행하는 데 걸린 시간은 은퇴 시점을 기점으로 자그마치 18년. 한번 여행을 떠날 때마다 40~50일이 걸렸다. ●“최고의 여행지는 잉카 유적 마추픽추”여행기에는 개인사뿐 아니라 세계 곳곳의 체험담도 녹아 있다. 그는 퉁가를 무비자 국가로 잘못 알고 갔다가 추방당했고, 아프리카 베냉에서는 괴한에게 납치당하는 고초를 겪기도 했다. 이 전 사장이 꼽은 여행 베스트 국가와 유적지 소개가 부록으로 달려 있다. 그는 최고의 여행지로 잉카문명을 증언하고 있는 마추픽추를 꼽았다. 192개국의 이동 경로를 표시해 한눈에 여행 코스를 볼 수 있도록 했다. 그는 “앞으로의 인생 계획도 여행이다. 세계와 여전히 교감하고 싶고, 가 보지 못한 나라 3곳에도 꼭 발을 디디고 싶다.”며 “인간의 상상력을 뛰어넘는 곳이 많아 인생을 마칠 때까지 여행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여행 비용은 전액 자비로, 부동산 임대료 및 저축으로 충당하고 있다. 이 전 사장은 최근 하나HSBC생명이 조사한 ‘직장인 노후준비 실태’ 설문에서 은퇴 생활의 롤모델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안동환기자 ipsofacto@seoul.co.kr
  • 日정부, 후쿠시마 원전 주변토지 임차

    일본 정부는 지난 3월 동일본 대지진으로 방사성물질에 오염된 후쿠시마 제1 원자력발전소의 주변 토지를 장기 임차해 주민들에게 실질적인 보상을 제공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아사히 신문이 22일 보도했다. 장기간 사람이 거주할 수 없게 된 원전 주변의 토지를 임차해 해당 주민들에게 임대료를 지불하는 방식이다. 이에 따라 일본 정부는 사고 원전 반경 3㎞ 이내 지역과 사고 원전 반경 20㎞ 이내인 경계구역 가운데 방사선량이 높아 주민 거주가 불가능한 지역의 토지를 일괄 임차할 계획이다. 당초 민주당은 방사성 물질에 오염된 토지를 정부가 매입하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조상 때부터 살아온 토지를 잃는 데 대한 주민의 상실감과 거부감을 고려해 장기 임차로 방향을 잡았다. 정부는 후쿠시마 제1원전의 냉각이 정상화하는 시점에 경계구역을 해제하는 방안을 고려했으나, 문부과학성 조사결과 원전 반경 20㎞ 이내 35개 지점의 연간 누적 방사선량이 20m㏜(밀리시버트)를 크게 웃도는 것으로 나타나 해당 지역에 대한 경계구역 해제를 유보했다. 연간 누적방사선량 20m㏜는 주민에게 전원 대피령을 내린 ‘경계구역’ 설정의 기준이었다. 원전에서 3㎞ 떨어진 오쿠마마치에서는 연간 누적방사선량이 508m㏜에 이를 것으로 추정됐다. 100m㏜가 넘을 것으로 보이는 지역은 15곳이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 법 개정에 최소 3~4개월 가을 전셋값 잡기엔 역부족

    정부의 전·월세 시장 안정화 방안에 대해 전문가들은 코앞에 닥친 올가을 전세난을 해소하는 데는 미흡하다는 부정적 시각을 드러냈다. 이번 대책이 세제와 주택공급, 자금지원이 망라된 종합 처방이기는 하지만 단기간에 공급을 확대할 수 있는 방안은 포함돼 있지 않기 때문이다. ●세제 파격지원 투기수요 유입 우려 박원갑 부동산1번지 연구소장은 “수요를 조절해야 하는 매매시장과 달리 전세는 수요를 조절하기가 쉽지 않아 단기적으로 효과를 보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제도가 시행되기 위한 법률 개정과 운용계획 변경에만 최소 3~4개월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전·월세 소득공제 확대(소득세법 개정)와 주거용 오피스텔 임대사업자 등록 및 세제 지원(임대주택법 및 지방특례제한법 개정), 전문임대주택 관리회사 도입(임대주택법 개정) 등은 12월에나 추진이 가능하다. 핵심인 수도권 매입임대사업자 세제지원 요건 완화(소득·종부·법인세법 시행령 및 소득세법 개정)도 10~12월 순차적으로 이뤄진다. 임대사업자들이 대출을 이용, 임대사업을 하면 대출이자를 전세나 월세로 떠넘겨 오히려 전·월세 가격 상승을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팀장은 “전세물량 부족은 주로 아파트에서 일어나는데 임대사업자들은 원룸 등의 매입을 선호한다.”면서 “통상 월세를 선호하는 임대사업자의 특성상 임대료 상승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고 말했다. 파격적인 세제 지원으로 인해 주택시장에 투기 수요가 유입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오피스텔(주거용)에도 임대주택에 버금가는 세제 혜택을 준다는 계획 때문이다. ●임대업자 월세 선호… 가격 상승 초래 이 밖에 소형주택 전세보증금에 대한 소득세 과세 배제의 혜택이 연간 최고 10만원 안팎에 불과해 전시성 대책이란 비판도 나온다. 조민이 에이플러스 리얼티 팀장은 “재건축·재개발 이주 수요를 분산하는 방안은 재산권 침해의 여지가 있다.”며 “생애 최초 주택 구입자금 금리인하도 부부 합산 연소득이 4000만원 이하여야 가능해 까다롭다.”고 말했다. 조명래 단국대 도시계획부동산학부 교수도 “정부가 그동안 주택 소유를 전제로 한 주택정책만 펼쳐 오다가 전·월세 등 임대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대책을 내놓으니 땜질식 처방만 나온다.”면서 “시프트와 같은 전세전용 주택 공급을 확대하는 등 국가가 근본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임일섭 농협경제연구소 거시경제센터장도 “전세 대출을 늘리는 ‘대증요법’은 전셋값이 오를 때마다 한도를 계속 올려야 해 근본 대책이 될 수 없다.”고 말했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임대·금융소득 직장인 건보료 더 낸다

    한 달에 200만원을 보수로 받는 30대 직장인 김모씨는 매달 5만 6400원(기업 부담금 5만 6400원)의 건강보험료를 낸다. 친구인 정모씨도 같은 보험료를 낸다. 다만 정씨는 근로소득 외에 자신의 건물에 가게를 유치한 대가로 월 500만원의 임대료를 받고 있다. 하지만 김씨와 정씨의 건보료는 5만 6400원으로 같다. 고액의 임대·금융소득을 올리는 직장인이라도 근로소득만으로 건보료를 책정하다 보니 생기는 불합리한 현상이다. 그러나 앞으로는 모든 종합소득에 건강보험료가 부과돼 소득이 많은 정씨가 건보료를 더 내는 방향으로 부과체계가 바뀐다. 의사·변호사 등 고소득 전문직과 고액의 임대소득을 올리는 건물주, 기업주 등이 우선 대상이 된다. 보건복지부는 17일 자문기구인 제6차 보건의료미래위원회 전체회의를 열어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건보료 부과체계 개선 방안을 심의·의결했다고 밝혔다. 현재 직장 가입자는 소득의 2.82%(나머지 2.82%는 기업 부담)만 건보료로 낸다. 앞으로는 근로소득에 대한 보험료 적용 비율인 ‘5.64%’를 종합소득에도 적용하게 된다. 임대·금융·사업·연금소득 등이 여기에 해당된다. 근로소득 외에 종합소득세를 내고 있는 직장가입자는 전체 1276만명 가운데 12%인 153만명이다. 복지부는 이 가운데 종합소득이 월 400만원 이상인 5만명 이상의 고소득 직장 가입자에게 건보료를 추가 부과하기로 하고 세부 적용 기준을 마련하기로 했다. 아울러 건보료를 내지 않는 피부양자 인정조건에 모든 종합소득을 반영해 ‘무임승차’를 차단하는 방안도 함께 추진하기로 했다. 복지부는 이 같은 방안을 종합해 9월 정기 국회에 건강보험법 개정안을 제출할 방침이어서 이르면 내년부터 부과체계 변경안이 시행될 전망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다만 은퇴자같이 실질소득이 낮은 취약계층의 부담을 낮추기 위해 지역가입자의 재산·자동차 등에 대한 보험료 부담 비중은 단계적으로 축소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복지부는 효율적인 인적자원 관리 차원에서 사실상 무의미해진 의사 인턴제도를 폐지하는 대신 레지던트 수련기간을 진료 과목별로 차등화하는 방향으로 의사 수련체계를 개편하기로 했다. 또 동네 의원의 불필요한 병상 증설을 억제하는 대신 종합병원이 지역 의료서비스의 중심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종합병원 병상 기준을 현행 100병상에서 300병상으로 늘리는 방안도 추진하기로 했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학원, 보충수업·논술첨삭비 못 받는다

    학원, 보충수업·논술첨삭비 못 받는다

    오는 10월부터 학원들은 수강료 이외에 교재비·모의고사비·재료비·피복비·급식비·기숙사비 등 6가지 경비만 추가 징수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지금껏 받아온 보충수업비, 자율학습비, 문제출제비, 논술비(첨삭지도비), 온라인콘텐츠 사용비 등은 기타 경비로 인정되지 않기 때문에 요구할 수 없다. 학원의 차량 운용에 따른 차량비는 교습료에 포함해 별도로 받을 수 없다. 교육과학기술부는 16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학원의 설립·운영 및 과외교습에 관한 법률 시행령 및 시행규칙을 입법예고했다. 시행령과 규칙은 경과 기간을 거쳐 10월 중순쯤 시행된다. 정부가 학원들이 공식 교습료에다 불·편법적으로 붙여 학부모들의 부담을 키운 16종에 이르는 기타 경비 중 6종만 경비로 인정, 나머지를 받을 수 없도록 법적 장치를 마련한 것이다. 대학입학금처럼 학원에 등록할 때 부과해온 입원료와 학원건물임대료, 반별 정원비, 사용료 등 학원 운영을 위해 당연히 학원들이 책임져야 하는 항목인데도 학부모들에게 별도 경비로 떠넘겼던 비용도 징수할 수 없다. 학원들이 받을 수 있는 6가지 기타 경비는 ▲강의에 사용되는 주·부교재비 ▲외부 공인기관에서 구입한 모의고사 시험지 구입 명목의 모의고사비 ▲실습수업에 필요한 재료비 ▲유아 대상 학원의 유니폼 제작을 위한 피복비 ▲유아 대상 학원의 급식비 ▲기숙학원의 기숙사비 등이다. 학원들은 공포된 학원법에 따라 교습비와 6가지 기타 경비를 공개하고 영수증을 의무적으로 발급해야 한다. 새로 학원의 범주에 포함된 온라인 업체나 입시컨설팅 업체도 똑같이 적용받는다. 학원들의 거센 반대를 불렀던 학파라치 신고포상금 가운데 학원·교습소의 불법행위에 대한 포상금은 내린 반면 개인고액 과외에 대한 포상금은 올렸다. 미신고 개인과외 교습자를 신고하면 지급하던 월 교습비의 20%(200만원 한도)를 50%(500만원 한도)로 높였다. 학원·교습소의 미등록·미신고 교습행위자 신고포상금은 50만원에서 20만원으로, 교습비 초과징수자와 교습시간 제한 위반자에 대한 신고포상금은 30만원에서 10만원으로 인하했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값싼 고급 원룸” 대학생 낚는 임대사이트

    “값싼 고급 원룸” 대학생 낚는 임대사이트

    2학기 개강을 앞두고 살 집을 찾는 대학생들을 상대로 과장·허위 ‘원룸 임대 중개 사이트’들이 난립, 형편이 어려운 대학생들을 힘겹게 만들고 있다. 중개업체는 잘 꾸민 원룸 사진에 값싼 임대료로 대학생들을 꾄 뒤 광고와는 크게 다른 비싼 원룸을 권하는 상술을 부리고 있는 것이다. 대학생 송모(22·여)씨는 한 달에 30만원짜리 고시원 생활에서 벗어나기 위해 원룸을 찾다가 모 중개업체 사이트에서 서울 구로구의 저렴한 원룸을 발견했다. 전자레인지·세탁기·옷장 등이 갖춰진 보증금 200만원에 월세 20만원짜리 방이었다. 사진도 핑크빛으로 화사했다. 그러나 중개업자는 송씨가 직접 방문, 문의하자 “그 가격대에 맞는 것은 없다.”며 낡은 다세대주택의 간이 화장실이 있는 허름한 방을 보여 줬다. 송씨가 “광고와 다르지 않냐.”고 따지자 중개업자는 “원하는 집은 그 가격대의 2~3배는 줘야 구할 수 있다.”며 딴전을 부렸다. 송씨는 결국 고시원으로 되돌아올 수밖에 없었다. 과장 광고로 대학생들을 현혹하는 원룸 사이트 찾기는 어렵지 않다. 그러나 사이트들이 실제 사진을 쓰는 곳은 거의 없다. 대부분 펜션, 견본 주택, 비싼 원룸 등의 사진을 게시하고 있다. 게다가 전철역과의 거리, 세부 옵션, 낮은 가격 등을 표기해 사진상 원룸이 실제 거래되는 원룸인 것처럼 속이는 곳도 적잖다. 심지어 한 업체는 다른 업체들과의 차별화를 내세워 ‘국내 1위, 실사진’이라며 허위 광고까지 했다. 업체들은 “어쩔 수 없다.”며 변명만 늘어놓았다. “집주인들이 동의하지 않아 실사진을 올릴 수 없다.”, “실사진을 올려놓으면 문의 전화가 거의 오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원룸 중개 임대 업체의 치졸한 수법은 명백한 표시광고법 위반이다. 허위·과장 광고를 한 임대 사업자는 표시광고법 위반으로 시정조치나 과징금 등의 처벌을 받을 수 있다. 공정거래위원회의 고발에 따라 형사처벌도 가능하다. 공정위 측은 “실제 계약을 하지 않는 등 직접적 피해를 입지 않았다 하더라도 허위 광고 사례 등을 캡처해 공정위에 직접 신고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중개업자에 대한 제재는 미약한 실정이다. 공인중개사의 업무 및 부동산 거래 신고에 관한 법률에 공인중개사 사무소가 사이트를 만들어 허위로 광고할 경우 영업을 금지하거나 자격을 취소시키는 조항이 없기 때문이다. 국토해양부 관계자는 “이들을 직접 처벌하려면 입법 과정을 거쳐야 하지만 어려운 점이 많다. 다만 피해자가 적극적으로 신고, 공정위를 통해 형사처벌되면 등록 취소나 3년간의 자격 정지 조치를 할 수는 있다.”고 말했다. 김진아기자 j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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